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국가가 인천에 진 빚

'만들어진 간첩' 최종길 교수 투신자살 사건'동일방직 똥물 투척사건' 중정의 조작 탄압이제는 '평화도시'로 지정 지원하면 어떨까6년제 인천중학교, 그러니까 지금의 제물포고등학교는 간첩 양성소로 취급받던 때가 있었다. 1970년대 초반이 그랬다. 당시엔 유신체제를 떠받치기 위한 간첩 조작 사건이 횡행했다. 남자를 여자로 바꾸는 것 말고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던 중앙정보부가 주도했다. 대표적 사례가 서울대 법대 최종길 교수 사건이다. 최종길 교수는 독일에 유학한 민법 전공자였는데, 1973년 간첩으로 몰려 억울한 죽임을 당했다. 의문사 1호로 불렸다. 중정은 조사받던 중 간첩죄를 실토하고 7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그의 동생이 당시 중정 요원이었다. 언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중정 요원의 가족이 간첩이라니. 인천중학교를 나왔다는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인천중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최종길 교수는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고, 독일 유학을 갔다. 최 교수의 인천중학 동기동창 중에 이재원이란 인물이 있었다. 유럽 거점 간첩 총책으로 중정이 몰던 사람이었다. 덕적도 출신인 그의 동생 이재문도 제물포고를 나왔는데 형제 간첩으로 중정은 가닥을 잡아가고 있었다. 파리 유학생 출신의 노봉유란 인물도 중정은 유럽 간첩단의 주요 조직책으로 그려넣고 있었다. 그 노봉유 역시 인천중학을 나왔다. 중정은 친동생이 중정 요원으로 있는데도 불구하고 최종길 교수가 인천중 출신이란 이유로 간첩으로 둔갑시켰다. 같은 학교 동창생들이어서 그럴듯한 그림이 나온다고 중정은 생각했다.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중정의 간첩 조작 사건이었고, 그 과정에서 고문에 의해 최 교수는 사망한 거였다.작년에 나온 책 '만들어진 간첩'은 최종길 교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최종길 교수의 동생이자 중정 요원이기도 했던 최종선은 사건 직후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동료 요원들의 감시를 피해 당시 상황을 기록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정신병원이라고 판단해서였다. 이 기록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만들어진 간첩'에는 인천중학 동창생 간첩단 사건이 중정에 의해 조작되었다는 것 말고도 1970년대 후반 대한민국 노동운동사에 신화처럼 등장하는 '동일방직 똥물 투척 사건'도 중정의 공작에 의한 거였다는 사실도 폭로하고 있다. 동일방직 사건 당시 최 교수의 동생 최종선은 중정 경기도지부에 근무하고 있었다. 사무실이 바로 인천 남동구 간석동에 있었다. 최종선은 중정이 어떻게 동일방직 노동자들을 탄압했는지 그 현장에서 지켜봤던 그대로 진술하고 있다.'만들어진 간첩'을 읽으면서 인천중학을 나온 그 '간첩'들이 간첩으로 몰리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을 계속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다. 분명 우리 사회가 더 나아졌을 거라고 믿는다. 최종길 교수 사건과 동일방직 사건은 국가 기관에 의한 조작이고 탄압이었다. 이 두 사건 말고도 인천에 국가가 행한 수많은 잘못이 있다. 조봉암을 간첩으로 엮어 죽인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인천은 근대화란 미명 아래, 그리고 서울의 발전을 위해 온갖 혐오시설을 떠안아야 했다.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의 역사를 보노라면 국가가 인천에 진 빚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이제는 국가가 인천에 진 빚을 갚을 차례다. 분단의 현장 도시이자 유신의 억울한 피해 도시인 인천을 '평화 도시'로 지정하고 지원하면 어떨까./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8-01-03 정진오

[데스크 칼럼]기억(記憶)

한국전쟁후 70년 실향민 삶 이야기 다룬 기획그들의 육성 증언 담아낸 한 시대의 역사기록1년여간 연재… 그동안 고생한 동료들에 박수대학에 입학했을 때가 30년 전인 1987년이었다. 그해에는 유난히 많은 사건과 사고가 발생했다. 새해 첫날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수백 명 학생이 시위에 나섰다. 당시엔 세계적으로도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1월 14일에는 최근 개봉한 영화 '1987'의 소재인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대생 박종철 군이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던 중 숨졌고, 그해 5월 18일 광주민주화운동 7주기 추모 미사에서 고문치사와 관련된 정부의 은폐 조작이 폭로됐다. 한 달 뒤 6월 9일 연세대 정문에서 경영학과 2학년인 이한열이 전경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쓰러져 7월 5일 숨졌다. 이한열 열사가 쓰러진 다음 날 넥타이부대까지 합세한 '6·10항쟁'은 대통령직선제와 민주화 시국사범 석방 등을 담은 '6·29선언'을 이끌어냈다. 8월 29일 용인의 (주)오대양 공장에선 집단 자살한 32명이 변사체로 발견됐다. 10월 12일엔 국회가 대통령 직선제 개헌안을 가결해 헌법 제10호(제9차 개정 헌법)가 공포됐다. 11월 29일에는 북한 공작원 김현희가 대한항공 858편을 폭파해 탑승객 115명 전원이 숨졌다. 1987년에 일어난 사건 하나하나가 다큐멘터리나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였다.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던 해 스무 살 언저리 나이였던 한 청년은 이제 구순에 접어들었다. 전쟁 발발 30여 년 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총에 맞아 숨졌다. 다음 해인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한국전쟁을 겪었던 그 청년의 나이가 지금 기자의 나이와 같을 때였다. 스무 살 시절 참혹했던 전쟁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던 사람에게 현직 대통령이 믿었던 국가정보기관 수장에게 총에 맞아 죽고 "북한 간첩이 연루돼 광주에서 폭동이 일어났다"는 정부의 거짓말에 또다시 전쟁이 일어날 것만 같았던 기억은 생생했을 것이다. 1980년 초등학생이었던 기자에게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30년 전은 기억에 없는 세월이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겪고 살아왔던 30년 전인 1987년은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겪고 살아온 30년과 겪어보지 못한 30년 세월에는 '기억'에 따라 세월의 거리감이 좁혀지기도 멀어지기도 한다.경인일보가 올해 6·25 전쟁을 전후해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실향민들의 애환을 담은 기획기사를 연재했다. 취재 기자들의 말을 빌리면 아픈 기억을 묻고 살아온 이들에게 옛 기억을 더듬어 달라는 것은 아물어가는 상처를 덧나게 하는 것이라 조심스러웠다고 한다. 실향민들의 기억은 전쟁 전과 그 이후로 나뉘어 있었다. 첫 30년 전 기억은 고향과 가족이었다. 자신이 살았던 어릴 적 고향의 모습, 그리고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 가족과 헤어지게 된 기억이었다. 이후의 30여 년의 기억은 제2의 고향인 인천에서 살아온 고단한 삶에 관한 것이었다.한국전쟁 후 70년 실향민 삶을 기록한 '실향민 이야기, 꿈엔들 잊힐리야'는 취재 과정에서 말하는 사람이나 듣고 쓰는 사람 모두 숙연했다. 70년을 거슬러 온 이들은 삶과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그들의 육성 증언을 담아내려면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었다. 그들의 '기억'은 단순한 실향민의 삶이 아니라 '한 시대의 역사(歷史)'였기 때문이다. 기자에게는 기록으로 남겨야 할 중요한 과제였다. 취재팀은 사료와 자료를 꼼꼼히 뒤져가며 실향민들의 기억을 확인했다. 지금도 취재팀원들의 자리에는 한국전쟁사와 관련한 각종 사료를 비롯해 오래전 출판된 북한 지역의 지리, 인문, 경제서 등의 고서(古書)가 수북하다. 1년여 동안 연재한 마지막 기사(50회)가 오늘 자 9면에 실렸다. 휴일도 반납하고 무덥고, 추운 날 사무실에서 새벽까지 기사를 쓴 동료들에게 늦게나마 지면을 빌려 박수를 보낸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7-12-27 이진호

[데스크 칼럼]경기도지사 선거 복지논쟁?

'대선급' 선거 與 후보 넘치고 野 인물난 무상교복·준공영제 '복지 포퓰리즘' 난무 경제등 정책 실종돼… 도민들 선택 주목보수에서 진보로의 정권교체 후 첫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인천지역에서 내년 6월13일 실시되는 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를 겨냥해 뛰고 있는 예비주자는 줄잡아 5천여 명이다. 이중 전국민적 관심사는 당연히 '대선급' 경기도지사 선거이다. 여야 간 대선 경선출마 후보들의 전초전으로 치러질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대 민선 지사들이 모두 대선경쟁에 뛰어들었기에 관심도는 더욱 증폭된다. 더욱이 지난 4차례(16년) 선거에서 연속으로 보수진영에서 도지사를 배출해 이번엔 도민들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정치권은 여당 후보가 난립하고 야권 후보는 단일화 현상을 빚고 있다. 먼저 여권에선 이재명 성남시장이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이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서 '사이다'발언으로 인기를 모았고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도 높은 인지도·적합도·지지도를 갖추고 있어 명실공히 여권 내 유력 주자로 떠올랐다. 여기에 맞서 전해철 도당위원장(안산 상록갑)과 양기대 광명시장이 뛰고 있다. 친문재인계로 범친노의 지원을 받고 있는 전해철 위원장은 자타 공인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이다. 여기에 언론계 출신의 양기대 시장이 여권 후보 경쟁구도를 삼각편대로 구축하기 위해 날을 갈고 있다. 여권 내에선 경선이 곧 당선으로 인식돼 본선보다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경선이 갈수록 치열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도가 과반을 넘기 때문에 민심이 여권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저격수로 알려진 4선 중진의 안민석 의원(오산)도 지사 출마를 검토하는 등 후보군이 넘쳐난다. 반면에 야권에선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지사의 독주체제이다. 국민의당과 통합문제가 걸려 있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후보 공천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나서는 인물이 드물다. 그래서 남경필 지사는 꽃놀이 패를 들고 있다. 야권에선 대통령과 여당 지지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다 보니 지사 선거에 도전해 보겠다고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인사조차 찾기가 힘들다. 자연스레 야권 단일 또는 야권 연합후보로 나설 공산이 커졌다. 기울어진 운동장에 선뜻 나서겠다는 인사가 없어 자연스레 추대 분위기다. 승리하면 여권 유력 대선후보를 꺾은 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곧바로 야권 대권후보로 올라설 수 있다. 불리한 선거 지형에서 떨어져도 본전인 셈이다.현재의 불공평한 운동장에서 여권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공천의 중요 잣대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면에 야권은 당선 가능성이 후보 공천의 포인트이다. 이런 까닭에 국가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지역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도할 정책은 실종될 수 밖에 없다. 오로지 표를 긁어모으기 쉽고 편한 '퍼주기식 복지 포퓰리즘'정책만이 난무하고 있다. 무상교복을 필두로 청년수당, 일하는 청년시리즈, 준공영제 등을 놓고 유력주자인 남 지사와 이 시장이 지루한 샅바 싸움만 벌이고 있다.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4차 산업육성 등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도지사 선거는 도민의 축제이다. 누가 더 도민의 행복과 삶의 질을 끌어 올리고 행복한 우리 동네를 가꾸어 갈 수 있는 능력과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느냐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여야 한다. 사마천 사기의 화식열전에는 '1년을 살려면 곡식을 심고 10년을 살려면 나무를 심고 100년을 살려면 덕을 베풀라'는 구절이 있다. 바다와 같은 국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성난 파도가 되어 배를 뒤집기도 한다. 도민들은 1년 먹는 것도 중요하고 10년 먹는 것도 중요하고 100년을 살아갈 터전마련도 중요하다. 도민들이 과연 어떤 후보를 선택할지 6개월후를 지켜보자./김학석 정치부장김학석 정치부장

2017-12-24 김학석

[데스크 칼럼]인천 아리랑

일제 수감자들 강제노역 지친몸 달래던 노래‘잔치마당’ 단원들 영화음원 역추적 악보 복원 26~28일 송도 트라이보울에서 연주 앞둬 관심 문제1: '아리랑'과 '쓰리랑'의 엄마는 누구인가?힌트, 진도아리랑의 노랫말 속에 정답이 있다. 노랫말 중에 '아리랑'과 '쓰리랑'은 '아라리'가 낳았음을 암시(?)하는 대목'이 있기 때문이다. 정답은 '아라리'다. "아리랑, 쓰리랑, 아라리가 낳네(났네)". 아리랑과 쓰리랑을 아라리가 낳았다고 하지 않는가. '났네'를 '낳네'로 읽는, 즉 우리말의 '동음이의'(同音異義) 현상을 해학적으로 적용한 유머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아재개그의 원조 격이라고 할까? 이처럼 문법 다 무시하고 단지 동음이의어로 히트를 친 유머로는 '덩달이 시리즈'가 있다. '덩달이 시리즈'를 기억하는 세대라면 같이 한번 웃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해묵은 유머를 한번 꺼내 보았다.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정선아리랑 등 우리나라에는 지역에 따라 가사와 리듬이 다른 아리랑이 50여 종류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인천 아리랑은 생소하다. 기자 또한 서양 음악에 이어폰 꽂을 줄은 알아도 인천 아리랑은 들어볼 시도조차 해본 적이 없었음을 고백한다. 그런데 얼마전 인천 아리랑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생판 본 적 없는, 음표와 박자, 화음까지 완벽하게 표기된 오선지 악보도 입수(?)했다.인천의 전통예술 공연단체인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의 공연소식이 계기였다. 이 공연은 '인천아라리'라는 이름으로 오는 26~28일 인천 송도 트라이보울에서 열리는데 잔치마당이 '인천 아리랑'을 연주한다는 소식이었다.흥미로운 것은 인천 아리랑이 무대에 오르게 된 배경이다. 바로 얼마전 개봉한 영화 '대장 김창수'가 세월에 묻혀있던 인천 아리랑을 무대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잔치마당 측의 설명은 기자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 영화에서는 청년시절의 백범 김구선생이 인천감옥소에서 수감생활을 할 때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철도 공사에 강제동원돼 노역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인천 제물포 살기 좋아도~, 왜인 위세로 못살겠네~"수감자들이 곡괭이질을 하며 지친 몸을 달래고자 노래를 부르는데 그 노래가 바로 인천 아리랑이다. 영화를 본 잔치마당 단원들은 곧바로 영화에 나오는 인천 아리랑의 음원을 역추적했고, 오래전 호머 헐버트 박사가 인천 아리랑을 채보해 기록으로 남겨놓은 사실을 알아냈다. 헐버트 박사는 조선 말기와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쓴 미국 감리교 선교사이자 교육자로 "한국인에게 아리랑은 쌀과 같은 존재"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러한 기록을 토대로 김영임 명창의 앨범에서 인천 아리랑을 찾아내 음원 대조작업을 거쳐 인천 아리랑을 악보로 복원한 것이다. 잔치마당은 공연에서 오리지널리티에 충실한 전통 버전과 재즈를 가미한 퓨전 버전 등 2곡의 '인천 아리랑'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아리랑에서 기껏해야 유머나 떠올리는 기자의 인식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가 인천 아리랑 악보의 음표 하나 하나에 깃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기왕 '아리랑'과 '쓰리랑'의 엄마를 찾는 문제로 글을 시작했으니 2번 문제를 내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려 한다. '문제 2: 아리랑과 쓰리랑의 아빠는 누구일까?'/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7-12-20 임성훈

[데스크 칼럼]전환의 순간에 멈춰선 대한민국

문재인 정부가 청산할것은 보수·진보 적폐'진보 날개'로만 날면 진전없이 선회만할 뿐 보수 제역할 못하니 그들 가치 포용해 주길2016년 12월 9일 국회가 촛불의 힘을 빌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뒤 맞은 2017년 새해는 진공상태였다. 권력의 진공이 빚어낸 거대한 블랙홀 입구에서 대한민국은 새 시대의 도래를 꿈꾸는 동시에 구시대의 소멸을 예감하며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 막막함보다는 권력구조의 개편, 사회질서의 재편, 국민의식의 전환을 통해 대한민국의 신생을 소망하는 기운이 훨씬 강했다. 정치권력들 사이의 손익계산과 이로 비롯된 정쟁마저 사소해 보였다. 잘만 하면 블랙홀을 통해 대한민국은 신세계로 순간이동이 가능할 것 같았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하면서 새 세상으로의 시간 이동 스위치를 켰고, 5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의 선출로 신세계를 향한 엔진이 점화된 줄 알았다.2017년, 격변의 한해를 다 보낸 지금 대한민국은 여전히 블랙홀 입구에서 서성이는 형국이다. 시대의 전환은 없었고 구태의 수렁은 깊었다. 잔상에 집착해 현실을 놓치고, 미시(微視)에 갇혀 거시(巨視)를 잃었다.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전 정권의 국정농단에 대한 사법처리가 본격화된 지 오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됐고, 최순실은 얼마 전 법정에서 늙어 죽을 정도의 형량을 구형받았다. 전 국정원장들과 전 청와대 수석들이 줄줄이 형무소와 구치소에 수감됐고, 청와대 권력에 가까웠던 구 여권 실세들은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적폐청산이 인적청산으로 일사불란하게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적폐를 가능케 했던 제도와 규범과 의식의 전환은 미미하다. 적폐청산의 대상과 시기를 보수정권과 보수집권시기로 국한했기 때문이다. 보수 적폐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불구속 수사원칙을 무시하고, 보수정책을 폐기하려 공론화위원회를 앞세워 대의정치의 본산인 국회가 무력해졌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고공행진이지만, 여론의 일각에서는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행해지는 새로운 권력 적폐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세상을 세울 제도와 규범과 의식의 전환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이미 죽은 자들이 매일 등장하는 뉴스가 대한민국의 미래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질문하기 시작했다.광장의 언어만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또 다른 한계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농단에 분노한 광장의 촛불로 탄생한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광장의 분노는 집권의 동력일 수는 있어도 국정의 동력이 될 수 없다. 정권은 분노로 바꿀 수 있지만, 국정은 분노 이상의 대안이 있어야 가능하다. 문 대통령이 취임해 마주한 국정 현안은 다층적이고 국제현실은 살벌하다. 분노의 언어에 진정성으로 공감하는 게 전부였던 광장의 문법으로는 풀 수 없는 현안이자 현실이다. 대통령은 진정성을 갖고 북한과 중국을 관리했지만, 그들이 대통령의 의도대로 관리되고 있다는 심증이 없다. 오히려 대통령의 진정성이 무시당하고 조롱당하는 현실에, 민족적 열패감만 커지고 있다. 촛불혁명으로 선출된 권력의 자부심 때문일까. 문재인 정부는 여전히 광장에 머물러있는 듯하다.박근혜 탄핵 이후 보수정당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문재인 정부가 보수 적폐를 청산하는 일은 시체에 칼질하기만큼 쉬운 일이었고, 광장의 기억에 머물러있는 골수 지지층의 환호는 뜨겁다. 보수정당의 지리멸렬 덕분에 장기집권을 꿈꿀 수 있어서인가. 국정을 대하는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의 자세는 미시의 세계에 갇혀있다. 새해에는 문재인 정부가 보수의 좌절까지 포용하는 거시적 국정 시야를 갖추길 바란다. 청산해야 할 것은 보수와 진보의 적폐이지, 보수와 진보의 가치가 아니다. 한반도를 뒤덮은 위기의 그늘이 짙다. 지금처럼 진보의 날개로만 날면 앞으로 못 가고 선회만 할 뿐이다. 보수정당이 제 역할을 못 하니 집권세력이라도 보수의 가치를 포용해야 하지 않겠나.마키아벨리는 "인간은 권력을 가지면 가질수록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이 서툴러 점점 남이 참기 어려운 존재가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이 참기 어려운 존재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

2017-12-17 윤인수

[데스크 칼럼]'안정된 경기도' 원하는 도민들

올 한해 가장 듣고 싶었던 뉴스 '안정'이었는데남지사의 '경기도 포기' 이벤트성 해프닝 파장내년엔 '경기 천년' 걸맞게 '안정감' 또 바란다인문학 강의에 청중이 몰리는 건 이제 새삼스런 일도 아니다. 최근 몇년새 우리사회에 불어온 인문학 열풍은 여전히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다.문화센터에 인문학 강의가 개설되고, 직장인들을 위한 '퇴근길 인문학 행사'도 심심찮게 열리고 있다. 성별과 나이대를 가리지 않고 인문학에 몰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칠 전 중동신화 관련 인문학 강의에 참석했다. 평소 가졌던 '신화'에 대한 호기심에 일회성 청강을 하게 됐다. 그런데 막상 강의 목차를 보니 흥미로만 접근하기에는 심히 전문적이고 난이도도 높았다. 강의 주최 측에 물어보니 "이 정도면 석·박사를 대상으로 하는 전공강의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의에 다양한 연령대가 자리했고, 특히 50~60대가 눈에 띄었다. 청강생들은 지적 갈증에 목말라서인지 심도깊고 다소 어려운 강의였지만, 강의에 집중하며 내용을 받아적느라 입시생 버금가는 열기를 뿜어냈다. 신화학자 문형선 박사는 "강의를 들으면서 많은 이들이 안정감을 찾는 듯하다. 특히 신화는 주인공이 갖은 역경을 겪지만 결국엔 모든 일이 안정될 것이라는 믿음감에 좋아하는 것 같다.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결말에 불안해하지 않고 이 같은 인문학에 열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강의를 들은 50대 여성도 "인문학 강의를 듣다 보면 그동안 내가 얼핏 알아왔던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게 되고, 마음의 위안이 된다"고 얘기했다.올 초 경기연구원이 연례적이지만 의미있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연말, 2017년을 앞두고 경기도민들(2016년 12월 기준, 경기도 거주 1천명 대상)에게 '새해소망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의식조사가 이뤄졌다. 먼저 2017년 개인적 소망을 묻는 질문에 도민들은 건강증진(14.2%), 복권당첨(8.8%), 마음의 평온(8.3%) 순으로 답했다. 2017년 경기도정에서 중시해야 하는 분야로는 복지(19.7%), 도시 및 주택(11.7%), 취업(9.9%), 산업·경제(8.8%), 환경(7.3%), 교육(7.1%) 순으로 우선순위를 뒀다. 2017년 경기도정에서 가장 듣고 싶은 뉴스로는 안정된 경기도(14.1%), 청렴한 경기도(9.7%), 교육비 부담이 없는 경기도(9.1%), 일자리가 더 생기는 경기도(8.8%) 순으로 중요도를 응답했다. 이를 근거로 요약해 보면 경기도민은 올 한해 본인과 가족의 건강증진, 서민주거복지 등 '안정'에 방점을 둔 삶을 바랐다.지난 12일 밤 경기도의 수장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내일 경기도를 포기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렇다할 설명도 없이 올려진 글에 많은 도민들은 당황하며 충격적이란 반응을 보였고 이를 본 도민들은 수백 건의 댓글을 통해 불만을 드러냈다. 이튿날 아침, 남 지사는 다시 글을 올려 13일 '광역서울도 도시형성과 수도권 규제혁신'을 주제로 열리는 토론회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낱 이벤트성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그 파장이 적지 않았다. 안정된 삶을 원하는 도민 입장에서 '수장이 삶터를 포기하겠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해 적잖이 놀란 것이다.내년은 경기 정명 천년을 맞는 해이다. 도민들은 경기 천년에 걸맞은 안정감을 원한다. 과감한 발언이나 제도가 한순간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을진 모르겠다. 하지만 경기도를 포기한다는 각오와 용기로 어떤 일을 추진한다는 것에 대해 도민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7-12-13 이윤희

[데스크 칼럼]어머니의 손맛과 MSG

짠맛·단맛·매운맛·신맛에 감칠맛의 'MSG'어머니의 그 나물·국물 손맛 비결이었다니…그렇지만 순수한 맛 떡·식혜·한과가 그립다미원과 미풍의 치열한 싸움이 있었다. 1974년 신선로표 미원과 제일제당 미풍간, 조미료 회사들의 마케팅 전이다.앞서 국내 최초 조미료로 첫 선을 보인 '미원'이 출시됐다. '맛의 기원'이라는 뜻을 가진 미원(味元) 역사의 시작이다. '강하지 않고 부드러운 맛' '신선로표 미원'이 처음 선보인 미원의 콘셉트다.이후 후발 조미료 미풍이 탄생한다. 이 조미료 전쟁에서 재미있는 것은 삼성과 대상(당시 미원)의 대결이다.당시 삼성그룹 안에 있었던 제일제당은 조미료 시장에 뛰어들어 미풍, 아이미, 3.4 등을 내놓으면서 엄청난 판촉전을 펼쳤지만, 결국 미원을 이기지 못했다. 고 이병철 회장이 "왜 조미료만 1위를 못하느냐"고 다그쳤다는 사실은 유명한 일화로 회자되고 있다.제일제당은 '조미료는 미원'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해 천연 성분을 넣은 조미료 '다시다'를 출시했고, 비슷한 개념의 조미료인 대상의 '맛나'를 결국 앞섰다. 한을 푼 셈이다.소비자의 마음을 바꿀 수 없다고 보고 시장을 아예 바꾼 것이다.이렇게 전쟁을 치른 두 그룹이 한때는 사돈이 되기도 했다.조미료는 그것이 가진 자극작용이 취각·미각을 돋우고 각 소화선의 분비를 촉진하므로 식욕이 증가하고 소화가 잘 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인공 조미료 MSG( Monosodium Glutamate)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한 성분으로 우리와 같이 국문화가 발달한 일본의 한 학자가 다시마의 감칠맛을 내주는 글루탐산에 착안해 만든 것이 시초가 됐다.MSG는 짠맛, 단맛, 매운맛, 신맛에 이은 제5의 맛이라고 불리는 '감칠맛'을 낸다. 된장, 김치, 고추장같이 발효 음식에도 들어 있는 성분이라고 한다. MSG는 식생활이 고기보다는 야채 위주인 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소비되는데 한국도 발효 조미료를 많이 먹는 나라에 속한다고 한다.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발효 조미료는 연간 100만t 정도고 국내 소비량은 연간 4만5천t으로 파악된다. MSG는 밥상에 나물을 무치고 국을 끓여 올린 오랜 세월 우리 입맛을 길들였다.MSG가 본격출시되던 시절에 자란 50~60대. 고향을 떠나 산업현장에서 일하다 이제는 뒤를 돌아볼 여유가 생긴 사람들이고 그들의 입맛 저변에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어머니가 있다.아주 어릴 적 어머니가 음식 만들 때 화학조미료를 쓰는 것을 보고 왜 그걸 넣느냐고 물었더니 그래야 맛있다는 것이다.맛이 달라지는 것이 신기해 조미료를 손에 조금 뿌려 혀를 대보았다. 느끼한 이걸 조금 넣는데 전체 국 맛이 이렇게 달라질수 있을까 생각했다. 요리 만들기를 좋아하는 필자는 음식에 MSG를 넣는다. 만들 때마다 신기함을 느낀다. 맛이 나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맛있다고 한다.얼마 전 행주산성에서 가진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50대 중반의 친구들은 이거 옛날에 먹던 맛이라고 호들갑에 가까운 감탄을 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화학조미료를 듬뿍 넣어 맛을 낸 음식일 텐데… 그럴 수 있다. 그리고 탓할 수도 없다. 우리는 어머니의 그 나물과 국물의 손맛을 먹고 자랐기 때문이다.그러나 떡과 산적, 식혜와 조청, 한과는 MSG와는 무관한 순수한 어머니의 손맛에서 나왔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어머니의 손맛이 더 그리워지는 계절이다.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 시절 어머니의 손맛이 MSG 때문이었다면 서글픈 일일까?/김환기 사회부장김환기 사회부장

2017-12-10 김환기

[데스크 칼럼]따뜻한 연말이 그립다

살기 바빠서·가정 중요해서… ‘건조해진 만남’가장 큰 이유 ‘내’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 아닐까한국의 큰 힘 중 하나인 ‘우리’가 무너질까 걱정벌써 연말이다. 달력을 한 장 더 넘기면서도 의식하지 못하다가, 엊그제 찾아간 나혜석거리 광장에서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를 맞닥뜨리고서야 연말임을 실감했다. 그러고 보니 달력에 약속도 촘촘하게 들어차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송년회 시즌'이 돌아온 것이다. 12월은 식당과 술집들이 연중 최고로 꼽는 성수기다. 예약이 넘치고 매상도 쭉쭉 오르는 행복한 달이다. 한 잔 얼큰히 취한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대리기사와 택시기사들까지 한결 바빠지는 시즌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즈음에 술을 한 잔 마시고 대리기사를 부르거나 택시를 타면 슬쩍슬쩍 물어보곤 한다. "요즘은 손님 좀 있죠?" 보통은 돌아오는 대답이 "요즘엔 쪼금 할만합니다"쯤 된다. 택시기사 얼굴에 웃음이 번지면 그다음부터는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집까지 가곤 한다. 택시기사나 손님이나 서로 기분이 좋은 시간이다. 엊그제도 12시가 좀 넘어 택시를 잡았다. 평소 같으면 곧바로 택시가 잡혔겠지만, 좀처럼 택시가 오지 않아 추위와 싸우며 10분이 넘게 기다렸다. 택시에 앉으며 "어휴~ 연말이라 택시가 금방 안잡히네요. 요즘 손님 좀 있죠?"라고 이번에도 슬쩍 한마디를 던졌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이 영 시원치 않았다. "뭐, 저녁에 잠깐 반짝하고는 손님 하나도 없습니다."예상했던 대답이 아니라 잠깐 당황했다. "연말인데 한잔 드신 손님들 많지 않나요?" "다들 10시면 집에 돌아가기 바쁘고 11시면 거의 끝납니다. 저기 택시들 기다리는거 안보이세요?" 가리키는 곳을 보니 큰길 가 택시정류장에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다. 바로 인근이 먹자골목인데 택시정류장 앞은 썰렁했다. 택시 밖에 나와 담배를 피워 문 택시기사도 눈에 들어왔다. "그렇군요, 큰일이네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요즘 밤 풍경이 예전 같지 않다. 밤 10시가 넘으면 서둘러 문을 닫는 식당들이 많아졌고, 야간 손님이 많은 먹자골목도 자정이 되기 전부터 파장 분위기가 난다. 택시기사 말처럼 밤 11시면 술자리들이 끝나는 셈이다. 식당들 매출도 예전 같지가 않다고 한다. 적당히 먹고 적당히 빨리 끝내기 때문이다. 모임이나 술자리가 일찍 끝난다는 것은 가족의 입장에서야 환영할 일이겠지만, 마치 '숙제'를 끝내듯 서둘러 모임을 정리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뭔가 쓸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찍 끝나고 늦게 끝나고의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무언가가 빠진 것 같은 허전한 느낌, 껍데기만 남은 느낌, 건조해진 느낌이랄까.살기가 바빠서, 가정이 중요해서, 건강을 생각해서, 다음날 할 일이 걱정돼서…, 만남이 허전하고 건조해진 '이유'를 굳이 들자면 금세 머리에 떠오르는 것만도 여러 가지를 꺼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볼 때, 가장 큰 이유는 '우리'보다 '내'가 더 중요해진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가 중요해지다 보니 그만큼 손해보려 하지 않고, 내어주려 하지 않고, 피곤하려 하지 않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이 가진 가장 큰 힘 중 하나라는 '우리'가 무너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누군가와 소주를 한 잔 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가슴이 따뜻했던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진심으로 좋아서, 진심으로 즐거워서 하는 만남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나 스스로도 남에게 가슴을 내어 보이지 않았다는 자책도 해 본다.어쨌든 12월이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그동안 소흘했거나 아쉬웠던 만남을 따져보고 부족했던 것을 메꿔야 할 시기다. 선후배나 동료들과도, 친구들과도,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들과도 따뜻한 가슴을 나눠야 하겠다. 그래야 2018년을 열심히 살아갈 힘이 생길테니까./박상일 경제부장박상일 경제부장

2017-12-06 박상일

[데스크 칼럼]'로봇세'

로봇은 이미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어공감대 이끌어내기 위해 '稅도입' 논의 필요다만 정부 발표대로 '인간 중심'은 계속돼야마이크로소프트사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올해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봇세'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노동자'들이 자신의 수입에 소득세, 사회보장세 등을 내고 있는 만큼 '로봇'도 동일한 일을 할 경우에는 이와 비슷한 수준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은 로봇에게도 세금을 부과해 세수 부족을 보충하는 동시에 사회가 로봇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자리 감소와 사회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미국과 유럽에서는 '로봇세'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 의회는 올해 2월 로봇에게 '특수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 전자인간'의 지위를 부여하자고 의결했다. 로봇에게 세금을 도입할 법적 근거를 확보한 셈이다.반면 우리나라에서 이에 대한 논의는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지금 세계 각국의 연구소들은 향후 '로봇'과 '자동화' 때문에 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국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는 46개 국가와 800여 개 일자리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향후 13년간 세계 노동력의 5분의 1인 8억 명이 '로봇'과 '자동화'로 인해 실직할 것으로 전망했다.하지만 이 연구소는 새로운 일자리도 5억5천500만~8억9천만 개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노동자의 8~9% 가량이 새로운 일자리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이 연구소는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로봇의 영향을 받는 만큼 모두 변해야 하고 새롭게 일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각국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도 2025년 국내 직업종사자의 61.3%가 AI·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국세청이 최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국세행정 발전 논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한 대학생은 '로봇세'를 도입해 실업자에게 도움을 주자는 아이디어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 대학생은 '우리나라 로봇세 도입 방안에 대한 연구' 논문에서 '로봇세'를 거둬서 로봇 사용의 확대로 일자리를 상실하는 이들을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방안을 해외 사례를 통해 검토했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로봇세' 도입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로봇은 이미 인천공항에서 관광객을 안내하는 등 우리 일상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이와 관련한 논의는 이제부터라도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공감대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이런 논의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 올 충격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로봇제조업체 등을 중심으로 한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로봇세'에 대한 논의는 필요해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말 '혁신성장을 위한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공장 무인화, 노인 간병·간호의 로봇 담당 등 정부가 목표로 세운 2022년의 미래상이 담겨 있다.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로봇세' 도입을 위한 연구와 논의를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자.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부가 발표한 대로 '사람 중심', 즉 '인간 중심'의 사회는 쭉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2017-12-03 김신태

[데스크 칼럼]아폴로 하이웨이의 귀환

경인고속도로, 아폴로 11호 달 착륙한 날 '개통'50년 달려온 도로 일반도로로 전환 인천시 관리엄마품 같은 仁川에 돌아왔으니 탈바꿈 시켜야경인고속도로가 일반도로로 전환하는 12월 1일부터 자동차 제한 속도가 100㎞에서 80~60㎞로 낮아진다는 걸 알리는 현수막이 얼마 전부터 인천 시내 곳곳에 나붙었다. 출퇴근 시간마다 교통체증에 시달리면서도 통행료를 꼬박꼬박 물어야 했던 경인고속도로가 이제 인천 시내 도로가 된다는 거다. 개통한 지 벌써 50년이 다 되었다. 1973년에 나온 '인천시사'를 펼쳤다. 1969년 7월 21일(시사에는 20일로 돼 있음) 개통했는데 이날은 마침 미국의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 승무원들이 달에 착륙한 날이었다. 그리하여 경인고속도로는 미국인들의 달 착륙을 기념하여 정말 어처구니없게도 '아폴로 하이웨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해 8월에는 인천항으로 들어온 아폴로 11호 모형이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면서 '아폴로 하이웨이'를 거쳐 서울로 가서 퍼레이드를 벌였다는 신문기사도 있다. 대한민국의 경인고속도로가 미국의 도로가 된 듯한 느낌이다.세계 최강을 지향하던 미국은 우주 개발 경쟁에서 소련에 선두를 빼앗긴 뒤 10년여 만에야 아폴로 우주선 달 착륙으로 만회할 수가 있었다. 미국인들이 기뻐해야 할 사건을, 마치 우리가 미국인이라도 되는 양 최초의 고속도로 이름에 '아폴로'를 붙였다. 건설부가 명명한 그 이름은 '하이웨이 아폴로'라고 쓰기도 했다. 아무튼 '아폴로 하이웨이'가 우리의 자존심을 많이 상하게 했는지, 인천시가 그동안 발간해 온 시사(市史)에서는 어느 순간 그 이름이 사라졌다. 1973년에 나온 시사에 처음 등장한 '아폴로 하이웨이'라는 경인고속도로의 새로운 이름은 1982년과 1993년 발간된 시사에는 등장하는데 그 이후 나온 시사에서는 별다른 설명 없이 그냥 빠져버렸다. 경인고속도의 수명이 50여 년 만에 다하는 마당에 이와 관련하여 무척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가 없다.우리나라 고속도로 사업의 시작을 알린 경인고속도로 이전에는 도로의 포장 공사도 미군이 맡아서 했다. 인천에서 서울을 오가는 도로는 '서울~인천 선(線)'으로 불렸다. 바로 '경인로'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 경인로를 비롯한 모든 도로의 아스팔트 포장 수리 업무는 미군이 담당했다. 인천시와 경기도의 예산으로 경인로의 아스팔트 포장 사업을 벌이기 시작한 게 1955년 즈음부터다. 그것도 '이승만 대통령 각하의 분부'에 의해서였다. 도로 포장 사업도 대통령 지시가 있어야 이뤄지던 그런 시절이었다. 거짓말 같은 이 이야기는 1956년도에 발간된 '경기도지(京畿道誌)'에 나온다.경인고속도로에 얽힌 옛날 얘기를 하는 것은 이 도로가 주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경인고속도로의 착공과 개통이 국가 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다. 그렇게 50년을 달려온 경인고속도로가 이제 인천시의 관리 아래 들어온다. 바로 이 순간, 경인고속도로는 인천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도로의 상징 아이콘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아폴로 우주선이 소련에 빼앗겼던 미국의 자존심을 되찾아 주었듯이, 엄마 품 같은 인천에 귀환한 '아폴로 하이웨이'는 이제 우리에게도 새로운 자랑거리가 돼야 한다. 인류의 달 착륙만큼이나 획기적인 '경인고속도로의 탈바꿈'을 인천에서 만들어 내자.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아폴로 하이웨이'의 귀환이 될 터이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7-11-29 정진오

[데스크 칼럼]배고픔에 지친 아내

옳은 말·잘못 지적 '나쁜 사람'으로 찍혀 쫓겨나권력·부 유지위해 최고권력자에 충성할 수밖에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부패 권력 행태·결말 같아조선 광해군 시대 이이첨(李爾瞻, 1560~1623)은 권력의 정점에서 국정을 농단하다 인조반정 후 참형된 간신(姦臣)이다. 그에 대한 자료를 보면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광릉에 있는 세조 능의 위패를 지켜 선조의 총애를 받았다. 1608년 문과중시(文科重試)에 장원했다. 시강원(侍講院) 사서(司書)로 있으면서 세자 광해군을 가르치는 교사를 역임하여 신임을 쌓았다. 선조 때 대북의 영수로서 광해군이 적합함을 주장했다. 광해군 즉위 후 조정에서 소북파를 숙청했다. 영창대군을 죽게 하고 김제남을 사사시켰다. 폐모론을 주장, 인목대비를 유폐시켰다. 인조반정 뒤 참형됐다.'고 정리돼있다. 이이첨은 관직에 나선 이후에도 미천한 집안 출신으로 경계를 받았으나 젊었을 때는 기개가 있고 지조를 아는 선비였다고 한다. 그런 이이첨이 간신으로 변한 이유는 '배고픔에 반 실성한 아내' 때문이었다. 그는 살림이 어려워 끼니를 잇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책 읽기에만 몰두해 집안을 돌보지 않았다. 어느 날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방 벽에 얼굴을 대고 뭔가를 핥고 있었다. 이이첨이 아내의 어깨를 잡아당겨 보니, 얼굴이 먼지와 눈물로 얼룩진 채 반쯤 실성한 상태로 주린 배를 채우려고 벽지에 발라져 있던 풀기를 핥고 있었던 것이다. 이이첨은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고 집을 뛰쳐나가 당대 권력자들을 찾아 나섰다. 그는 권력가들에게 아첨한 끝에 광해군의 총애를 받았고, 원했던 권력과 부를 손에 쥐고 전횡을 일삼다 비참하게 인생을 마쳤다.배고픔을 참지 못해 벽에 발라져 있는 풀을 핥는 아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무리 기개와 지조가 강한 선비라고 해도 정신줄을 놓은 아내를 옆에 두고 책만 읽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이이첨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선택한 것이 부패한 권력이었다는 것이다. 이이첨의 개인 사정은 눈물겹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잘못 선택했다. 결국, 그로 인해 자신과 아들들까지 화를 입었기 때문이다.이이첨의 콤플렉스는 '배고픔에 지쳐 실성한 아내'였다. 과거에서 장원한 재원이 요즘 말로 '눈이 돌아' 선비의 지조를 굽히고 아첨으로 벼슬길에 나섰다. 거기에 광해군의 신임은 그의 인생에 '독(毒)'이 됐다. 최고 권력을 쥔 사람에게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부를 이용해 부정하게 권력에 기대려는 수요가 넘쳐났기 때문이다. 부패한 권력과 부의 결말은 '파국(破局)'이었다. 이이첨도 말년에 "나는 부귀가 넘치고 죄가 커 화를 면치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정권이 바뀐 이후 전 정권하에서 최고 정보기관 수장을 지냈거나 최고 국방기관의 장을 지낸 인사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벌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그럴 수밖에 없었지 않겠느냐. 최고 권력자 잘못이지 명령에 복종한 것을 두고 너무 심하게 다루는 것 아니냐"는 반응과 "국정을 농단하고 권력자에게 아첨을 일삼고 뇌물을 준 행위는 처벌받아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까지 시각도 다양하다. 부패한 권력에서 충신(忠臣)은 살아남기가 힘든 법이다. 옳은 말을 하고 잘못을 지적하는 순간 최고 권력자의 눈 밖에 나고, '나쁜 사람'으로 찍히면 자리에서 쫓겨나는 세상이다. 그러한 정권에서 권력과 부를 포기하지 않으려면 최고 권력자에게 충성(?)을 다할 수밖에 없다. 조선 시대나 지금의 대한민국이나 부패한 권력의 행태와 결말은 다르지 않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7-11-26 이진호

[데스크 칼럼]박근혜 전 대통령을 어찌 하오리까

13개 범죄혐의로 '8개월째' 구속 수감중국민들 하수인 처벌보다 朴처리 더 관심현정부 어떤 형벌 내릴지 역사가 지켜봐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을 통해 실권을 장악했다. 고려 창왕을 폐하고 공양왕을 세웠다. 그런 다음 덕이 없고 어리석다는 이유로 공양왕마저 폐위한 뒤 강원도 삼척으로 유배를 보냈다. 후환이 두려웠는지 2년 후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최영 정몽주 등 열거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피를 보고 고려왕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조선왕조가 들어섰다. 이른바 역성혁명이다. 혁명에는 적지 않은 피가 흐른다.조선왕조에서도 반란은 이어졌다. 태종 이방원은 2차례에 걸친 왕자의 난을 일으켜 실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세자인 이복동생과 조선건국의 설계자 정도전을 살해하고 왕권을 움켜쥐었다. 태종의 손자인 세조는 조카인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했다. 계유정난으로 불리는 이 사건으로 김종서, 황보인, 사육신 등 단종 호위무사들이 무참히 살해됐다. 단종은 강원도 영월로 유배를 떠났다가 2년 후 사사됐다.연산군 시절엔 이조참판을 지낸 성희안, 박원종 등이 재위 12년간 폭정에다 국가의 기틀을 흔들어 놓은 연산군을 몰아낸 중종반정을 일으켰다. 조선왕조에서 신하들이 반란을 일으켜 왕을 바꾼 첫 번째 사건이다. 폐위된 연산군은 강화도로 유배됐고 2개월 후 병사했다. 광해군 시절에도 서인(西人) 세력이 정변을 일으켜 광해군을 왕위에서 몰아내고 능양군 이종을 왕으로 옹립한 인조반정을 성공시켰다. 광해군도 폐위돼 강화도에 유배되었다가 제주도로 옮겨졌고 18년 후에 사망했다. 조선왕조 정변과정에서 수많은 신하가 피를 토하며 죽어갔다.현대사에서도 군사쿠데타와 정권교체로 많은 사람이 역사의 단죄를 받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5·16'쿠데타로 18년 장기집권 후 부하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뒤이어 '12·12'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도 쿠데타로 집권했다. 군사정부 시절,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많은 시민이 아스팔트에 피를 뿌렸다. 문민정부를 내세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역사바로세우기 차원에서 전·노 전 대통령을 반란죄와 내란죄로 사형과 무기징역에 처했다. 그러나 1997년 12월 22일 국민 대화합을 명분으로 관련자를 모두 특별사면·석방함으로써 두 전직 대통령은 구속 2년여 만에 출옥했다.박정희 전두환 군사정권의 최대 피해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용서와 화해'라는 국민통합 차원에서 정치보복을 철저히 금지시키며 당선인 신분으로 전·노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받아들였다. 다시는 이 땅에 자신과 같은 정치보복 피해자가 없기를 염원했다. 이어 집권한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에 주안점을 두면서 야권과 국민으로부터 정치보복이라는 인상을 받지 않았다. 촛불 혁명을 통해 권좌에서 쫓겨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단죄가 길어지고 있다. 또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측근들을 수사대상에 올려놓으면서 야권 일각에서 정치보복이라는 반발이 일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대놓고 정치보복을 주장하고 있다. 장·차관 출신과 굴지의 재벌 기업 총수들이 국회 청문회에 섰고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됐다. 정보기관 수장과 국방장관을 역임한 인사들도 줄줄이 포승줄에 묶여 영어의 신세가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적폐청산이란 명목으로 수백명이 검찰 포토라인에 서며 구속과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나라 체면이 말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고 권력자의 실각 후에는 주변인들까지 엄청난 단죄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말 제 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 13개 범죄혐의를 받아 8개월째 구속 수감 중이다. 아직 1심 구형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들도 조금씩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들은 정권 하수인에 대한 처벌보다 박 전 대통령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더 관심이 많다. 현 정부가 어떤 형벌로 박 전 대통령을 다스릴 것인지 역사가 지켜보고 있다./김학석 정치부장김학석 정치부장

2017-11-22 김학석

[데스크 칼럼]승강제가 뭐길래

2부리그 강등 앞두고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축구에 재미를 더했지만 '피가 마르는' 경쟁다시 살아남은 '생존왕' 인천에 박수를 보낸다2016년 11월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가 수원에 1대 0으로 앞선 상태에서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눈 깜짝할 사이, 구름처럼 몰려나온 팬들로 그라운드가 가득 찼다. 한국 프로축구 사상 첫 사례로 기록될 진풍경이었다.그리고 꼭 1년이 지난 11월 5일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또 하나의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인천과 전남과의 경기였다. 이 경기장에선 인천 서포터스 2명이 그라운드로 내려가 심판에게 항의하던 중 이 장면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는 전남 구단 직원을 팔꿈치로 가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관중 난입이라는 지난해의 원죄(?)에다 전남 직원 폭행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인천은 무관중 경기 징계까지 우려해야 했다.1년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두 경기,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진 이들 경기의 타이틀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축구에 관심이 없는 이들이 경기장을 지나쳤다면 무슨 결승전이 벌어지는 줄 알았겠지만 정작 두 경기는 '꼴찌'들의 경기라고 해도 무방한 최하위권 팀들의 매치였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해 자웅을 겨룬 경기가 아니라 2부리그로 강등되지 않기 위한, 다시 말해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인천의 경우, 전남과의 경기에서 이겼더라면 1부리그 잔류를 확정 지을 수 있었기에 더없이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사실 이들 경기는 승강제가 도입되지 않았더라면 밋밋했을 것이다. 경기 내용이 이처럼 치열했을 리 없고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그리 많지 않았을 게 뻔하다. 확실히 2013년 국내 프로축구에 도입된 승강제는 하위권 팀들의 생존경쟁에 불을 붙이면서 축구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순기능에도 불구, 승강제가 '잔인한' 스포츠 시스템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스테판 지만스키'의 저서 '축구자본주의'에서도 엿볼 수 있다. '스테판 지만스키'는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승강제의 속성을 이렇게 설명한다."프로 축구 리그에서는 상위 빅클럽만 돈을 벌고, 하위 클럽들은 재정난에 시달린다. 빅클럽은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며 더욱 많은 돈을 벌고, 더욱 좋은 선수를 사들인다. 하위 클럽은 강등돼서 더 가난해진다. 그래도 상위 리그로 갈 수 있으리란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오늘도 공을 찬다."이 대목에서 인천이 부진에 부진을 거듭할 때 구단의 한 고위 관계자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이기형 감독을 격려하기 위해 식사 자리를 마련했는데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밥을 한술도 뜨지 못하더라는 거였다. 강등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는 선수는 물론 프런트 또한 예외가 아니었을 터이다. 그런 인천이 지난 18일 상주와의 홈경기에서 승리하면서 1부 리그에서 살아남았다. 열악한 재정, 국가대표 한 명 없는 빈약한 선수층에 매 시즌 강등후보군으로 분류되면서도 막판에 특유의 생존본능을 발휘하는 구단이 인천이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승리로 인천은 승강제 도입 이후 도·시민구단 가운데 단 한 번도 강등되지 않은 유일한 팀이라는 독보적 커리어도 쌓았다. 어차피 승강제는 하위팀이 거쳐 가야하는 정글이다. 이곳에서는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이다. 그래서 인천은 강팀이다. '생존왕' 인천 유나이티드, 그리고 '이기는 형' 이기형 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기회가 된다면 이 감독이 따뜻한 밥 한 그릇 맛있게 먹는 모습도 보고 싶다./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7-11-19 임성훈

[데스크 칼럼]위기의 보수정당이 가야할 길

'박 전대통령 탄핵' 진정한 사과·대속도 없이문패만 바꿔 갈라져 서로 '적폐'·'배신' 대치한국·바른정당, 기막힌 현실까지 원죄로 수렴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위기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바른정당 통합파의 합류로 의석수를 늘렸지만, 당내는 여전히 반박파와 친박파의 대치가 여전하다. 연말에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은 또 한번 내분의 소용돌이를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바른정당은 축소된 당세를 국민의당과의 중도통합론으로 극복해보려 하지만, 두당이 딛고 있는 상이한 정치적 기반이 연약한 정책연대 가능성을 압도하는 형국이다. 리얼미터가 13일 공개한 설문결과에는 보수 제1당인 자유한국당의 지지도(18.6%)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48.2%)에 한참 못미치고, 자칭 개혁보수 바른정당(5.5%)은 정의당(5.8%)에 뒤져있다.보수 유권자들은 2016년 새누리당의 공천 추태에 절망하면서도 국회 의석의 40%(122석)를 채워주었다. 과거 단일 보수정당이 40% 안팎의 지지를 받았던 시절을 생각하면, 현재 20%대의 보수정당 합계 지지율은 그들의 정통성을 흔드는 수치다. 상당수의 보수세력이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거나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보수의 적통을 자임하고, 바른정당은 건전보수의 대표를 자처하지만, 지지율만 보면 전체 보수세력의 대의정당 자격에는 족탈불급이다.보수정당의 지리멸렬은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허물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보수이념에 삶의 가치를 뿌리내린 보수세력 전체를 대변할 정당의 부재는 민의의 일각과 일익을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보수정당의 갈등과 대립이 보수층의 이익을 대변할 정치적 입지를 축소하는 현실로 인해 보수층이 간직해 온 합리적 가치가 국정의 중심에서 이탈하면, 그 결과는 보수만의 절망으로 끝나지 않는다. 진보정당의 무한질주와 진보층의 가치독점으로 인해 국정의 균형이 무너진다. 견제 없는 권력의 질주는 그 자체로 민주주의를 위협한다.혁신 보수정당의 정립은 보수층의 대의기능을 원상복구해 국정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정당의 환골탈태는 지난한 일이다. 지향해야 할 혁신의 방향은 분명하지만 현실적 정치이익을 희생할 정치인은 드물어서다. 이대로라면 내년 지방선거는 엄연히 존재하는 보수층의 규모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방적 결과로 끝날 수도 있다. 다시 말하지만 1당 독주는, 그것도 진정한 민의가 아니라 경쟁세력을 대의할 정당의 부재로 인한 1당 독주는 국가와 국민은 물론 집권당에도 불행한 일이다.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진정한 혁신 보수정당으로 환생해야 한다. 환생을 위해 원죄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대속(代贖) 과정을 거쳐야 한다. 원죄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방임해 탄핵당했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사태에 책임을 공유해야 할 새누리당은 대통령 탄핵에 대한 진정한 대국민 사과가 없었다. 대통령 탄핵사태를 대신 사죄할 대속도 없었다. 대통령의 권력을 대행했던 측근 실세들 중 단 한명도 정계은퇴를 선언한 사람이 없었다. 새누리당을 버리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이름만 바꾸었을 뿐이다. 문패만 바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서로를 적폐보수, 배신보수로 낙인찍어 대치중이다. 자유한국당은 두명의 친박 좌장을 출당시키는 문제로 반박과 친박간의 공방이 치열하다. 대속의 과정으로는 시기도 모양새도 다 망친 상황이다.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은 지금이라도 원죄를 벗을 대속을 고민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을 포함해 보수 2대 정권의 국정원장 4명이 법대에 서게 된 기막힌 현실까지 원죄로 수렴할 각오로 과거의 자기 적폐와 결별을 선언해야 한다. 보수정당의 신생은 이렇게 시작되어야 한다./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

2017-11-15 윤인수

[데스크 칼럼]道문화의 전당, 기대되는 1년 실망 없길…

건립된지 26년, 내년 시설 개선 공사로 휴관달라진 음향·객석·무대장치 기대감 크지만대부분 안전분야… 발주처인 경기도가 간섭"공부는 경기도에서 하고, 노는 건 서울 가서 노는 게 진리 아닌 진리가 돼 버렸죠."얼마 전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도내 20여 곳의 대학교를 다니며 경기도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의외로 많은 도내 대학생들이 지역에서 문화시설을 즐기지 않고 서울로 간다고 답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문화시설은 노래방과 당구장 등 유흥시설 정도고, 진정 이들이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의 공연장은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그러나 정말 그럴까. 지난 2013년 기준으로 경기도 공연시설을 보면 124개로 전국의 12.6%가 도내에 분포한다. 전국 공연시설의 54.8%를 차지하는 수도권에서는 서울(377개) 다음이고, 인천(38개)보다는 4배 가까이 많다. 물론 인구 10만 명당 공연시설로 보면 서울 3.7개, 인천 1.3개, 경기도 1.0개로 전국평균(1.94개)보다 적지만 경기도의 공연시설은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는 상황이다.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문화생활에 갈증을 느끼는 것은 왜일까.사실 물량공세보다 중요한 것이 질적 만족감이다. '음악 좀 듣는다'하는 클래식 애호가들은 유독 서울 쏠림 현상이 심하다. 예술의전당이니 롯데콘서트홀이니 하며 조금 더 울림 좋은 곳을 찾아다닌다. 지난해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의 경우, 개당 100만원에 달하는 일본제 객석의자(2천개)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국내 최초로 무대 높이를 연주자들의 취향대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2억원대에 달하는 스타인웨이 사의 피아노도 무려 6대나 비치해 관객들의 기대감에 부응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이 내년 한 해 휴관하고 시설개선 공사에 들어간다. 도 전당의 공연시설에 아쉬움을 가졌던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 명성에 걸맞은 공연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서다. 그동안 도 전당은 공연장으로만 봤을 때 많은 아쉬움을 드러내 왔다. 문예회관으로 건립된 일종의 다목적 건물에서 전문성 있는 공연들이 이뤄지다 보니 시스템이 공연 자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건립된 지 26년이란 시간은 시설 노후화를 가속화했다.이제 한두 달 후면 공사에 들어간다. 그런데 시작도 않은 공사에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많은 이들은 음향이니 객석이니 무대장치 등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데 공사항목은 설비·배선 등 안전시설이 대부분이라고 하니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안전공사는 늘 이뤄지는데 뭔가 선택과 집중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공사의 발주처도 경기도다. 자기 집 고치는데 시어머니가 와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꼴이다. 본인이 거주하는 집의 문제점은 본인이 잘 아는 법이다. 더욱이 문화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하드웨어는 경기도가 맡고, 소프트웨어만 도 전당이 전담하는 식은 높아진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예산문제가 발목을 잡는다면 도민들의 문화생활 질을 높이는 사안인 만큼 민간 후원이라도 받아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미 국내외 많은 공연장에서 후원자를 명시한 콘서트홀이나 일례로 객석의자에 후원자 이름을 넣어주는 윈윈전략은 수없이 시도됐고 거부감 또한 적다. 경기도 대표 공연시설이 잠정적으로 1년간 휴관한다는 것은 도민들에게 불편을 감수하게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변화에 대한 더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7-11-12 이윤희

[데스크 칼럼]독도와 경기도

한 광역정부의 '독도사랑' 지역 논리로 무색방한 트럼프 만찬에 오른 '독도새우' 계기로'일본의 야욕' 새정부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 8일 오전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일제히 '독도새우'가 올랐다. 지난 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 문재인 대통령과 만찬에 '독도 새우'를 사용한 메뉴가 포함된 것에 대해 일본정부는 "역사와 영토 측면에서 자국의 주장을 선전하는 장이 되고있다"고 해석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이와 함께 최근 117주년 독도의 날을 맞아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독도를 향한 사랑과 인연이 새삼 화제다.경기도와 도의회는 지난 2017년 1월 독도에 위안부 피해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했다. 일본 정부가 방위백서·학습지도요령해설서 등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허황된 주장을 포함 시킨 이후 일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지방공무원 신분인 도의원들이 일본과의 외교적 문제, 직접 모금활동에 나설 수 없는 법적인 문제 등으로 표류 중이다.당시 독도를 관할하는 경상북도 측의 볼멘소리도 주된 장애요인 중 하나였다. "왜 경기도의회가 관할지역도 아닌 독도를 두고 왈가왈부 하느냐"는 불만이 경상북도·도의회 안팎에서 제기된 것이다.올해 2월 전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 회의에서도 '독도 소녀상' 추진에 전국 광역의회가 함께 힘을 모으자는 경기도의회의 건의가 경북도의회 측의 거센 반발로 사실상 무산됐다. 당위성과 실효성 여부, 구체적인 방법론 등 진지한 토론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이 같은 이유로 대한민국의 중심 광역단체인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독도에 대한 사랑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한 광역정부의 독도사랑이 전국 지자체 차원의 제대로 된 검토와 논의조차 진행되지 못한 채 지역 논리 앞에서 무색해진 셈이다.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연결될 경우 독도는 경상북도에 소재한 지역, 해양수산부가 관리하는 국유지·천연보호구역을 넘어 '소중한 우리 땅'으로 강조돼야 하는데….필자도 대한민국 영토 주권과 연결된 독도 문제는 특정 기관·단체만의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이듯, 이를 위한 독도 수호 활동 역시 지역 논리로 구분 지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일각에서는 보여주기식 사랑보다는 철저한 논리를 개발해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호사카 세종대 교수는 "일본은 왜곡된 논리지만 초등학교 5·6학년부터 상당히 논리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국민 대부분 독도가 우리 땅인 건 알고 있지만 논리적으로 설명을 하지못한다"는 것이다. 악의적 의도와 왜곡된 논리로 추진하는 일본의 교육이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진실을 덮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구글의 영어사이트(www.google.com) 검색창에 'dokdo'나 'takeshima'를 치면 일본의 주장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이는 구글의 '악의적 편집' 때문이라는 민간 사이버 외교사절단의 주장도 간과해서는 안된다.언제나 조용할 때 야욕을 축적하고 발휘하는 저들의 못된 습성을 파악하고 침착하되 명확하고 냉철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독도에 대한 정부의 공식논평은 지난 4월을 마지막으로 아직 발표가 없다.한국을 방문한 트럼프 미 대통령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초대하고 독도 주변에서 잡히는 '독도새우'를 사용한 만찬이 지금까지의 정부 메시지다. 당장 일본정부가 '한일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항의의 뜻을 밝히고 있다. 새 정부가 야욕의 일본정부를 향한 대응 기조를 어떻게 설정할지 궁금하다.독도는 우리 모두의 아픈 손가락이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독도 사랑이 결실 맺기를 기원한다./김환기 사회부장김환기 사회부장

2017-11-08 김환기

[데스크 칼럼]경제의 톱니바퀴를 돌려라

한발 늦은 '4차산업혁명' 과감·신속성 필요돈 분배·순환 잘되는 내부경제 시스템 중요오랫동안 곪아온 문제 흔들림없이 추진해야현재 우리 경제는 '위기 상황'이다. 주가가 뛰고 수출이 역대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라는 뜻이다. 침몰하는 거대한 배를 몇몇 구조선이 다시 건져 낼 수 없는 것처럼, 삼성전자나 현대·기아자동차 같은 몇몇 기업의 노력으로 한국 경제가 금세 힘을 내 일어설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경제의 상태를 환자에 비유하자면, 오랜 영양실조와 혈액순환 장애로 골골 하는 중증 환자 정도 될 것 같다. 기본적인 체력이 바닥까지 떨어진 환자에게 영양제 한 두 방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내놓는 정책 한 두 가지로 경제에 활기가 돌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지금은 한 나라의 경제가 알아서 자급자족하는 시대가 아니다. 거대한 글로벌 시장과 맞물려 돌아가는 체제다. 우리 경제 역시 다르지 않다. 글로벌 시장이라는 엄청나게 큰 기계에 크고 작은 톱니바퀴들을 연결하고, 거기에 작은 톱니바퀴들을 잘 붙여서 '한국 경제'라는 기계가 구석구석까지 팡팡 돌아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 들이밀 크고 작은 톱니바퀴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하나고, '한국 경제'라는 기계의 내부가 매끈하게 잘 돌아갈 수 있느냐가 또 하나다. 첫 번째 것은 우리의 산업 경쟁력에 대한 얘기다. 산업 경쟁력은 사람으로 치면 '기초체력'과 비슷한 점이 많다. 평소에 꾸준한 운동으로 온몸을 골고루 발달시켜야 기초체력이 좋아지듯이,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 육성을 해야 비로소 좋아지는 것이 산업경쟁력이다.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지 않고 방치하면 운동을 안 한 사람처럼 체력이 떨어져 비실비실해진다. 우리 경제가 영양실조와 기초체력 부족 증상을 나타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과 같은 혁신기술들이 대표적인데,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이 같은 혁명적 변화를 예상하고 산업을 육성해 왔다. 독일이 지난 2011년 정부는 물론 학계와 기업들까지 폭넓게 참여하는 '인더스트리 4.0'을 구성한 것이나, 미국이 2013년부터 정부 주도로 '스마트 아메리카 챌린지' 사업을 추진해 온 것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겨우 지난달에야 대통령 직속으로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출범했다. 그동안 세계가 거대한 물결에 속속 동참하고 있는데 사실상 넋을 놓고 있었다는 얘기다. 세계 경제의 추세를 빨리 파악하고 관련 산업을 공 들여 육성해야 하는데 이미 한 발 늦은 것이다. 늦었으니 따라잡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과감하고 신속해야 한다. 그나마 정부가 연구개발과 기술혁신형 창업에 과감한 지원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 다행이다. 연구개발과 창업은 산업 육성의 핵심이고 기본이다. 연구개발은 기술의 질을 높이는 것이고 창업은 기술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인데, 두 가지가 서로 시너지를 내며 쉴 새 없이 확대 재생산을 할 때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경쟁력 있는 기술과 상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내부 경제 시스템이다. 산업이 아무리 잘 돌아가 돈을 펑펑 벌어도 그것이 한 군데 몰려 정체돼 있으면 다른 곳은 녹슬고 빈약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돈이 몰리거나 빠져나가지 않고, 골고루 분배되고 잘 순환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기적 요소에 돈이 몰리거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익 차이가 지나치게 벌어지거나, 개인들이 벌어들인 돈을 대출 이자 갚는데 쓴다면 톱니바퀴가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다. 역시 정부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나서고는 있는데 워낙 오랫동안 곪아 온 문제라 쉽지가 않다. 이런저런 문제들이 앞을 가로막는다. 이럴 때 방법은 딱 한가지다. 흔들리지 말고 똑바로 앞을 보고 갈 것./박상일 경제부장박상일 경제부장

2017-11-05 박상일

[데스크 칼럼]단톡방의 유혹

업무 지시·내용 공유 '순기능' 무시 못해'역기능' 감안 "규제" 목소리 여전히 높아기본 틀에서 상황 맞게 효율적 운영 필요카카오톡, 네이버 밴드는 물론 문자 메시지 등 하루 동안 쉴새 없이 울리는 수신음. 평일은 물론 휴가 중이라도 이 수신음에서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이를 애써 무시하다가는, 또 '확인'을 안 했다가는 중요한 일인데 왜 '확인'을 하지 않았느냐는 '핀잔(질책)'을 듣기 일쑤다.확실하게 전화 통화로 한다면 일의 '경중(輕重:가벼움과 무거움)'을 따지기 쉽겠지만 카톡이나 밴드, 문자 메시지 등에 올라와 있는 문자(글)로는 일의 '경중'을 따지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만든 도구인 '단톡방'이 이제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반대로 '족쇄'가 되고 있다.단톡방을 이용해 업무지시를 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근로시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며 정치권 등 일부에서는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용노동부도 최근 대표적인 단톡방의 하나인 카카오 측에 '퇴근 후 카카오톡 금지' 협조 요청을 했다. 그리고 저녁 늦게 보내는 업무지시 메시지가 아침에 전달되는 '예약 전송' 기능을 추가해 달라고 했다.하지만 카카오 측은 "퇴근 후 연결되지 않을 권리는 기능 개선이 아니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이미 채팅방별 알림 관리, 단체 채팅방 탈퇴 및 재초대 거부 등의 기능이 있다"고 답하면서 정부의 요구 채택은 쉽지 않게 됐다.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우리나라 국민의 메신저 사용 현황과 메신저 단체채팅방(이하 단톡방)에 대해 20~50대 성인남녀 1천 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에서도 같은 분위기다. "단톡방에서 나가고 싶었으나 못 나간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70.8%로 조사되는 등 사용자의 약 70%가 메신저에서 쏟아지는 과도한 대화와 정보 때문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단톡방에서 나가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그 이유에 대해 절반 정도(48.7%)가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심기를 불편하게 할까 봐"라고 밝혔다.전제 조사 대상의 64.7%는 "참여하고 싶지 않은 단톡방에 초대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이 중 52.5%는 "참여하고 싶지 않은 단톡방에 초대되면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특히 70.4%는 "단톡방을 사적인 공간으로 인식한다"고 답했음에도 79%가 직장동료나 업무관련자가 있는 단톡방의 경우 공적인 공간으로 인식한다는 것에 대해 주목해야 했다.단톡방을 '사적'인 이야기를 풀어 놓는 곳이 아닌 '업무 지시 또는 공유'를 하고 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이 이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점이 문제다.물론 단톡방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동안 업무 지시 또는 업무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던 차에 단톡방이 생긴 것은 희소식이다. 이처럼 일부 관리자들은 '단톡방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일일이 개인마다 전화를 걸어 업무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되고, 또 다수의 사람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업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그럼에도 단톡방에 대한 '역기능'을 감안,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를 규제하기 위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업무 특성상,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를 '단톡방의 지옥'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사회적 논의를 통해 '단톡방'의 일률적인 제한 보다는 기본적인 틀에서 상황에 맞는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2017-11-01 김신태

[데스크 칼럼]부평미군기지 환경오염 발표를 듣고

미군이 오염 그들 돈으로 정화시키는게 당연한국보호 위해 주둔 했다면 환경도 보전해야'세계의 경찰' 자칭… 어처구니없는 일 없어야 부평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환경부가 발표했다. 복합적 토양오염이라고 한다. 정부는 반환 절차가 진행 중인 미군기지 내부 환경조사 결과를 반환에 앞서 한·미 간 합의로 미리 공개한 것은 처음이란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이 자신들이 기지 내에서 행한 온갖 오염 행위를 얼마나 인정하고 그 피해를 온전히 복구할지는 알 수가 없다. 그동안의 미군 태도로 볼 때는 영 그럴 것 같지가 않다. 미군이 순순히 자기 책임을 인정하고 정화 작업 등 그 대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선 경우가 없다. 해외 파견 미군은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로 행세해 왔다.부평 땅은 예전부터 참으로 많은 군사적인 아픔을 안고 있다. 미군은 해방 직후, 그러니까 1945년 9월 8일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인천에 진주하면서 그 질긴 인연을 아직까지도 이어오고 있는데, 인천항에 입항한 미군이 우선 신경을 쓴 곳이 부평이었다. 일본군의 핵심 군수기지가 부평에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군은 1930년대 후반 중일전쟁을 일으키면서 군수기지를 부평에 건설했다. 병장기를 만든다고 하여 조병창이라고 불렀다. 미군이 인천에 진주하면서 부평의 일본군 군사시설은 곧바로 미군기지로 전환되었다. 해방과 함께 등장한 미군은 1949년 한반도 미군철수 때부터 1950년 9·15 인천상륙작전 때까지 1년여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부평을 떠난 적이 없다.70년이 넘게 인천에 주둔해 온 미군과 관련해 아직도 그 진상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게 많다. 그중에서도 부평에서 벌어진 반공 포로 탈출과 학살 사건이 주목할 만하다. 1953년 6월 18일 전국에서 반공 포로들이 석방된 날 부평의 반공 포로들만 석방되지 못했다. 포로들은 들고 일어섰다. 그리고 그 다음 날 탈출을 감행했다. 이미 감시병력은 한국군 헌병에서 미군 헌병으로 바뀐 뒤였다. 포로석방 조치 하루가 지난 6월 19일 반공 포로들이 철조망을 넘자 미군들은 기관총을 갈겼다. 500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탈출에 성공한 포로는 1천500여 명의 수용자 중 300여 명이었다. 이는 당시 반공 포로로 있던 박종은의 수기 '포로수용소생활 1,200일 실화, PW'에 전하는 내용이다.부평의 반공 포로들은 미군기지 건설작업에 동원됐다. 대통령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풀려나지 못한 포로들이 미군의 총에 맞아 죽었다. 당시 신문들은 탈출사건 이후 850명이 부평에서 논산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1천500명에서 절반가량이 줄어든 850명만 남았었다는 얘기다. 박종은이 증언한 것처럼 300여 명이 탈출했다고 하더라도 350명이 더 있어야 한다. 탈출사건 때 사살됐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 사건은 철저히 묻히고 잊혀왔다. 생각할수록 어처구니가 없다.반려견이 싼 배설물은 반려견 주인이 치우는 게 기본적인 펫티켓이다. 이게 바로 원인자 부담이라는 거다. 미군이 오염시킨 토양과 물은 미군의 돈으로 정화시키는 게 당연하다. 미군은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주둔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말이 맞는다고 하면, 미군은 환경오염으로부터도 한국을 보호하는 게 당연하다. 개 주인도 지키는 에티켓을 세계의 경찰이라 자칭하는 미군이 지키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어처구니없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말이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7-10-29 정진오

[데스크 칼럼]집주인과 사냥꾼

北, 핵기술 '설마'하는 동안 실질적 위협 닥쳐도둑맞은 주인처럼 '…하기만 해봐라'식 안돼'무조건 대화'는 쫓아오는 늑대에 먹이 주는꼴#1. 한밤중에 도둑이 물건을 훔치려고 호시탐탐 집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이를 목격한 집 주인은 속으로 "설마 들어올 수 있겠어. 들어오기만 해봐라. 가만두지 않겠다"며 지켜봤다. 도둑이 담장을 넘자 집주인은 "집 안으로 들어오기만 해봐라. 혼쭐을 내주겠다"고 다짐했다. 도둑이 집 안으로 들어오자 집주인은 "안방으로 들어오기만 해봐라. 몽둥이찜질로 두들겨 패주겠다"고 생각했다. 도둑이 결국 안방으로 들어오자 집주인은 숨죽여 자는 척했다. 그러면서 "물건만 훔치기만 해봐라. 다리를 부러뜨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도둑은 아무런 제재도 없이 금품을 들고 유유히 달아났다. 집 주인은 도둑이 나간 뒤 "다시 오기만 해봐라. 그땐 뼈도 못 추리게 하겠다"며 소리를 쳤다.#2. 추운 겨울 산속에서 사냥꾼이 10여 마리의 늑대 무리에게 쫓기고 있었다. 마차를 달려 도망가던 사냥꾼은 잡은 고기를 늑대 무리에게 던졌다. '던져준 고기를 먹고 쫓아오지 말라'는 거였다. 늑대 무리는 사냥꾼이 던진 고기를 나눠 먹으면서 쫓기를 멈췄다. 그것도 잠시 고기를 다 먹은 늑대들이 다시 사냥꾼을 쫓기 시작했다. 이러기를 수차례 반복하다 결국 사냥꾼은 잡은 고기를 늑대에게 다 내어주고 말았다. 고기를 먹고 힘을 낸 늑대 무리는 결국 끝까지 쫓아와 사냥꾼마저 자신들의 먹잇감으로 만들었다. 집주인은 당차게 도둑과 맞서지 못해 소중한 재산을 빼앗겼고, 사냥꾼은 늑대가 지쳐 쓰러져 못 쫓아올 수 있었는데도 불안한 마음에 고기를 던져주다 목숨을 잃었다.만일 국가가 이런 위협을 받고 있고, 그런 위협이 되풀이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북한이 앞서 일화에 나오는 도둑이고 맹수라면 우리는 집주인처럼 외면하고, 쫓기는 사냥꾼처럼 먹이를 던져주는 일을 되풀이할 것인가. 지금 여야가 북핵에 대한 대응 방안을 두고 각기 다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군사적 옵션', '김정은 참수 작전' 등 극단적인 표현까지 불사하면서 한반도를 전쟁위기 상황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십 수년 전 북한이 핵시설을 가동하겠다고 할 때만 해도 우리 정부는 "핵무기까지 발전할 수 있는 기술력이나 재원이 낮다"고 평가했고, 이후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때도 소형 핵탄두 제작 기술에 의문을 제기했다. 액체연료에서 고체 연료로 발전시키는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질적 위협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등 북한의 핵기술을 애써 낮게 평가했다.최근 북한이 발사한 중장거리 미사일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거리 미사일도 문제지만 세계 각국이 우려하는 것은 여기에 핵탄두가 장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북한의 핵무기는 막연한 것이 아니라 실체가 있고, 실현 가능한 현실이 됐다. 북한의 핵기술을 폄하하고 '설마'하는 동안 북한 핵은 실질적 위협으로 코앞에 닥쳐온 것이다.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도 북이 핵을 쉽게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대화로 풀고 북한이 원하는 것을 주기만 한다면 핵을 포기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것을 얻고 난 뒤에도 또 다른 것, 더 큰 것을 원할 때마다 유용하게 사용할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당장 전쟁을 벌이자는 게 아니다. 도둑맞은 집주인처럼 'OO 하기만 해봐라'는 식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아직 우리 안 마당에 폭탄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혹시라도 '무조건 대화로 달래는 것'만이 북핵에 대처할 유일한 방법으로 생각한다면 늑대에게 먹이를 던져주면서 쫓아오지 말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7-10-25 이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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