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10년전 평양 순안 공항의 기억

평온하고 안정적인 곳 '세계의 과녁' 돼 버려'정릉사' 절 뒤꼍에 사격 연습장 보고 갸우뚱 숨기지 말고 모두 보이면 '남북화해'도 가능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최근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미국을 염두에 둔 미사일 도발을 잇따라 감행했다. 그러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완전히 파괴하겠다(totally destroy)"는 고강도 경고로 맞섰다. '순안발 미사일 사태'가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순안(順安)'은 '순화(順和)'와 '안정(安定)'의 앞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순하고 편안하고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실제 순안비행장 일대의 풍경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특히 하늘에서 내려다본 순안 부근의 바닷가는 그렇게도 평온하고 잔잔할 수가 없다. 그런데 지금 순안은 세계가 주목하는 '뇌관'으로 부상했다.기자는 꼭 10년 전인 2007년 3월 25일 오후 5시, 평양 순안공항 상공을 날고 있었다. '김일성종합대학 과학도서관 참관단' 일원으로 평양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단장은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북한이 순안비행장에서 태평양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게 10년 전 순안공항에서의 기억이었다. 3박4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 '참관단'은 첫날 평양 양각도호텔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임종석 단장은 "우리 민족끼리 힘과 지혜를 모으면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는 게 많다", "머지않아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북미관계도 정상화 할 것"이라고 말했었다.깜짝 놀랄 만한 얘기였다. 이를 토대로 경인일보는 '남북정상회담 8월설 떠올라'란 제목으로 제2차 남북정상회담 예측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제2차 정상회담을 2007년 10월에 가졌다. 임종석 단장의 말처럼 세계가 놀랐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당시 평양에서 임종석 단장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세부적 논의를 은밀히 진행했던 듯하다. 그런 점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산파'라고 할 수가 있다.그 뒤 10년, 평양 순안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군사위성의 감시 초점이 되었다. 일본 열도를 지나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고, 그 미사일에 핵을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면서 평양은 이제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세계가 겨냥하는 과녁이 되었다. 그 사이 천안함 폭침도 있었고 연평도 포격 사건도 터지면서 거의 전쟁 직전 상태까지 간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북미 간에 고강도 전쟁 위기로 치닫지는 않았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을 불허한다는 김정은과 트럼프가 수많은 사람을 전쟁 걱정에 사로잡히게 하고 있다.'참관단'은 평양 방문 기간에 동명왕릉을 관람했다. 그 입구에 '정릉사(定陵寺)'란 절이 있었다. 스피커에서는 목탁소리가 흘러나왔고, 짧은 머리에 승복을 입은 스님 2명이 손님을 맞으면서 '성불하십시오'라며 인사를 건넸다. 기자는 안내원의 눈을 피해 슬쩍 정릉사 용화전 뒤꼍으로 갔다.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격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게 아닌가. '절'과 '사격 연습'이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는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절간의 사격 표지판을 숨길 게 아니라 모두에게 내놓을 수 있을 때 진정한 남북의 화해는 가능할 터이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7-09-20 정진오

[데스크 칼럼]21세기 흑사병

국정원 댓글, 소문 사실확인 안한점 악용 사례엄청난 정보 관리 한계있지만 안보·사회질서붕괴시킬수 있는 '가짜뉴스' 관리 철저히 해야1949년 남미 에콰도르 한 라디오 채널에서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었다. 화성인들이 지구를 침공해 도시를 파괴하면서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다는 뉴스 형식의 방송이었다. 이어 정부 관계자 역할을 맡은 성우가 시민들에게 "침착히 대응해달라"는 담화를 발표했다. 각본에 의한 드라마였지만 내용은 뉴스보도 형식이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라디오를 듣고 있던 시민 수천 명이 공포에 질려 거리로 뛰쳐나온 것이다. 드라마 내용을 사실로 착각한 시민들은 공황 상태에 빠졌고, 도심 기능은 마비상태에 빠지기 시작했다. 방송국은 사태가 심각해지자 '화성 외계인 침공'은 드라마 방송이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수차례 정정방송을 내보냈다. 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군중들은 격분한 나머지 폭도로 돌변해 급기야 방송국에 불을 질렀다. 드라마가 얼마나 실감 났으면 수천 명의 시민이 외계인 침공을 사실로 받아들였을까. '정보전염병', '정보흑사병'으로 불리는 불확실한 정보로 인한 사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인터넷, 휴대전화 진화로 세계인이 동시에 정보를 교환하고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SNS가 발달하면서 전파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파급력도 커지고 있다. 처음 악소문을 퍼뜨린 사람을 처벌한다고 해도 이미 퍼진 악소문은 막을 방법이 없다. 이런 악소문은 전달되는 과정에서 더욱 부풀려지고 확대 재생산되는 악순환의 특징을 갖고 있다. SNS를 활용한 여론 형성, 인터넷 민주주의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국경을 넘어 모든 지구인이 하나의 이슈에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내놓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SNS상에서는 단순한 의견에서부터 최고 전문가 수준의 정보가 공유될 정도로 원하는 것을 '검색'만 하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순기능에 비해 정보전염병으로 인한 피해는 단순하지가 않다. 에콰도르의 라디오 드라마 방송처럼 순식간에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경제, 정치, 안보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요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어느 분야 관계자들이나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SNS상의 '평판'이다. 정치인의 말실수, 기업 회장의 갑질, 대형 프랜차이즈의 잘못 조리된 음식으로 인한 질병 발생, 유명인의 사생활 등 어느 분야를 가릴 것 없이 SNS상에 민낯으로 드러나고 있다. 정치인 한 명, 기업 하나쯤 곤경에 처하게 하려면 인터넷에 악소문만 올리면 된다. 그다음에는 알아서 확대 재생산돼 급속도로 퍼진다. 우린 이미 2008년 배우 최진실씨가 루머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을 경험한 바 있다. 현재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국정원 대선 개입 댓글 사건의 경우 인터넷상에서 소문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점을 악용한 사례다. 거기에 익명성, 정보전달의 신속성, 소문의 파급성이 더해져 거짓이 사실로 여겨지기도 했다. 지난 미국과 프랑스 대선에선 언론 보도인 것처럼 위장한 '가짜 뉴스'가 판을 치면서 혼란을 겪었다.우리 정부는 최 씨 사망 이후 사이버모욕죄, 허위사실유포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교묘하게 진화하는 허위정보에 대처하기 위한 검증시스템도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진국들은 이미 악성루머, 허위사실 유포 등 '정보전염병'에 대처하기 위해 최고위기관리자(CRO·Chief Risk Officer)를 만들고 별도의 대응팀을 꾸리고 있다. 기업 홍보를 넘어 자신들에 대한 평판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인터넷망을 통해 세계가 연결된 상황에서 엄청난 정보를 관리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가 안보와 사회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는 허위정보에 대한 관리는 절대 소홀해서는 안 된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7-09-17 이진호

[데스크 칼럼]경기연정 졸혼?

남지사 '청년시리즈 사업 예산' 전액 삭감 등선거 앞두고 도의회 민주당과 잦은 불협화음연정 핵심축 '파기라는 이혼' 양측에 큰 부담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경기 연정'이 파열음을 내며 이혼 위기를 맞고 있다. 연정은 지난 2014년 6월 지방선거에 당선된 남경필 지사가 내세운 대표공약으로 대한민국 정치권은 이를 '협치'로 받아들였고 학계에선 연구대상으로 올려놓았다.연정의 대표 상품으론 야당 추천인사를 사회통합부지사(현 연정부지사)로 임명하고 여야 도의원들을 연정위원장으로 위촉해 도정에 직접 참여토록 했다. 또 연정합의문에 따라 도시공사, 신용보증재단, 문화재단 경기연구원 등 일부 도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도입했다. 경기도 현안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내기 위한 20개 항목에 걸친 정책합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여야간 경쟁적인 의정활동을 펼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반면 지난 3년간 수차례 고비도 넘겼다. 도의회의 예산안처리 불발에 따른 준예산 사태, 남경필 지사의 새누리당 탈당 및 바른정당 대선후보 경선참여 과정 등에서 연정위기론이 불거졌다. 그때마다 남 지사와 도의회 여야는 연정의 틀은 유지돼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갖고 풀어냈다.그러나 지난 도의회 임시회를 거치면서 연정 정신이 아직도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데 동의하기는 쉽지 않다. 도의회 일각에서 연정의 핵심축인 남 지사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정책제동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연정파기 수순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음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는 풍경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남 지사의 '채무 제로' 선언에 대해 민주당 김종석 도의원은 '도지사 선거용'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도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은 대한민국 청년을 위한 정책으로 남 지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일하는 청년 시리즈(마이스터 통장, 청년연금, 복지포인트)' 사업예산 205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대신에 내년 본예산에 담는 조건을 붙였다. 일하는 청년시리즈 사업은 남 지사가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청년 일자리 정책이다. 청년들의 염원이 담긴 정책이다. 청년들이 직접 정책시행을 목마르게 기다리며 여야 정치권에 읍소하기도 했다.하지만 민주당측은 남 지사의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를 앞두고 부적절한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질 교통정책인 '버스 준공영제' 도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한채 수면 아래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선거용이라는 분석때문이다.이들 사례에서 보듯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남 지사와 도의회 민주당과의 불협화음이 잦아지면서 자연스레 연정도 이혼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여야는 경쟁자가 될 수밖에 없는데 도정과 도민을 위한 연정이 계속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실상 어떻게 종료 선언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정치권에선 연정부지사의 사퇴 시기가 연정의 파혼 시점으로 해석하고 있다.연정의 핵심 축에 있는 남 지사와 도의회 교섭단체 대표들은 연정은 선거와 관련없이 도민을 위한 것으로 특별한 상황변화가 없다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만큼 부담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각에선 연정파기라는 이혼은 양측 모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자연스레 요즘 유행하는 졸혼의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분석도 나오고 있다.지금 경기연정은 계속 이어갈지, 파기되면 시기는 언제가 될지, 아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별한 선언없이 졸혼처럼 각자도생으로 지방선거에 임할지 시계제로 상태다./김학석 정치부장김학석 정치부장

2017-09-13 김학석

[데스크 칼럼]사투리에서 교훈을 얻다

충청도 유머 '그렇게 바쁘면 어제 오지 그랬슈~'막상 닥쳤을때 허둥대지 말고 미리 준비하란 뜻정치·경제·사회 전분야 면밀분석 미래 대비해야웃을 일 하나 없는 요즘이다. 세상 돌아가는 게 어수선하기그지 없다.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기에 현실이 더욱 사위스럽지 않은가 싶다. 세간의 분위기와 어울리지는 않지만 오래된 유머 한 토막을 꺼내 본다. 사투리에 얽힌 유머인데 특정 지역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님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서울 사람이 차를 몰고 충청도의 시골 길을 가고 있었다. 그런데 앞차가 너무 느리게 가는 것 아닌가. 열차 건널목에서 차가 정지했을 때 서울 사람이 앞차 운전자에게 따져 물었다. "아니, 1차선 도로에서 그렇게 천천히 가면 어떻게 합니까?" 그러자 앞차 운전자가 충청도 특유의 톤으로 한마디 내뱉는다. "그렇게 바쁘면 어제 오지 그랬슈."기가 막히다. 1분 1초를 따지는 현대의 일상 속에서 10분 전, 한시간 전도 아니고 무려 하루 전에 오라니…. 충청인들의 느긋하고 넉넉한 성정을 이렇게 적확(的確)하게 드러내는 유머가 또 있을까 싶다. '아버지, 돌 굴러가유'에 이른 충청 사투리의 최고봉이 아닐 수 없다.어쨌든 충청도 운전자의 이 한마디는 충청도를 대표하는 공식(?) 유머가 된 듯싶다. 실제로 휴가철 성수기에 충청도의 한 해수욕장 인근 도로에는 '그렇게 바쁘면 어제 오지 그랬슈-안면파출소·예비군 안면읍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꽉 막힌 도로에서 '한번 웃고 가라'는 현지인들의 배려에 많은 운전자가 잠시나마 짜증 대신 미소를 머금었을 게 분명하다.그런데 유머라고 하기에는 뭔가 심오한 함의가 엿보인다. 문장을 곱씹을수록 '막상 일이 닥쳤을 때 허둥대지 말고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교훈이 가슴에 와 닿는다. 사실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미리 준비하지 못해 낭패를 겪는 경우가 어디 한두 가지인가. 역대 정권이 되풀이했던 갖가지 시행착오는 준비성 부족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최근 청소년 범죄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는 것 또한 기성세대가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준비를 미루었기 때문이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한 박자 빠른 슈팅이 골로 연결되는 것도 시차의 범위만 축소했을 뿐 발빠른 준비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기자 또한 미리 탈고했더라면 이렇게 마감 시간에 임박해 빈약한 지성과 게으름을 탓하며 머리를 쥐어짜고 있지는 않았을 터이다. 그런 점에서 '어제 오지 그랬슈'는 유머를 넘어 준비부족에 대한 일종의 일갈이다.물론 미리 준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준비'라는 분자는 '여유'라는 분모를 가질 때 존립이 가능한 게 사실이다. 여유의 크기는 제각각이고 준비를 할 여유가 없는 상황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지금은 이 유머에 깃든 교훈이 더없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북핵, 국방, 외교, 경제, 청소년, 자연재해 등 전 분야에 걸쳐 철저히 준비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현 상황은 없는 여유라도 쪼개야 하는 절박함을 강요한다. 면밀한 분석을 통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여기저기서 켜지고 있다. 오늘은 내일의 어제다. 달리 말하면 내일은 오늘의 결과물이다. 후회하지 않을 결과물로 안내할 혜안의 리더십이 더없이 보고싶은 요즘이다./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7-09-10 임성훈

[데스크 칼럼]오늘을 지켜내야 내일이 있다

北, 핵보유국 지위에 '주체적 생존권' 요원전술핵 재배치여부 묻는 공론화 검토해야성주외 사드 포대 추가배치 히든카드 필요지난 칼럼에서 예고한 대로 북한은 6차 핵실험에 성공하면서 국제사회, 최소한 동북아 정세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대한민국에서는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할지를 놓고 논란을 벌이지만, 북한은 이제 우리 인식의 차원을 벗어난 국가로 거듭나고 있다. 북한은 이제 미국의 주적이다. 미국은 북한을 미국에 가장 위협적인 세력으로 인정하고 모든 군사적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상태다. 미·북 대결이 동북아 정세의 메인 스트림으로 고착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의 6차 핵실험 직후 초강력 대북제재를 강조하면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는 한국군 미사일의 탄두중량 제한을 없애기로 하는 등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의미있는 변화지만 대세 주도형이 아닌 추세 종속형 행보로 보여 안타깝다. 북한에 대한 인내가 거듭 배신당하고, 동맹인 미국과 북핵 해법과 관련해 수차례 이견을 보인 끝에 다다른 행보의 변화여서다.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한 현실에서 오늘 대한민국이 반드시 확보해야 할 것은 주체적 생존권이다. 북한의 핵무장은 우리의 생존을 동맹인 미국과 일본의 보호와 지원, 중국과 러시아의 이해와 협조에 의탁할 수준을 넘어선 전대미문의 위협이자, 전인미답의 국난이다.주체적 생존을 위한 첫번째 선택은 동등한 전력의 확보다. 북한이 핵으로 무장했다면 우리의 대응도 같은 수준이어야 한다. 전술핵 재배치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때가 됐다. 정부 차원의 결단이 힘들다면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중단 여부를 공론화위원회에 맡겼듯이, 전술핵 재배치 여부를 확정할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검토해야 한다. 비아냥이 아니다. 직접민주주의를 선호하는 현 정부와 집권여당이라면, 국민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북한 핵에 대한 자위의 수단이 무엇인지 국민의사를 직접 확인해야 정체성에 합당하다. 국민 여론조사도 시행해 볼 만하다. 공론화위원회 설치, 국민 여론조사는 그 시도 자체가 북핵 문제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절박한 위기의식을 보여주는 시그널이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북핵 해결 의지를 압박할 수 있고, 내부적으로는 전술핵 재배치의 명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성주 이외의 지역에 사드 포대를 추가배치하는 방안도 히든카드로 포켓에 넣어 둘 필요가 있다. 전술핵은 우리가 배치를 원한다 해도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미국이 전술핵 재배치를 망설일 경우 사드를 매개로 한·미 공동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사드는 한국도 필요하지만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완결하는 전술적 의미도 있다. 북한 핵미사일에 대해 한국은 전술핵으로, 미국은 사드로 공동의 방어망을 구축할 수 있는 점을 활용해야 한다.하지만 전술핵 재배치나 사드포대 추가배치의 궁극적 목적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이다. 북한의 핵무장을 해제하기 위한 유일하고도 유효한 수단은 우리의 핵무장이다.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후 남한은 전술핵을 철수시킨 반면, 북한은 핵무장 국가로 성장했다. 비핵화 공동선언은 휴지조각이 됐고, 남북의 비대칭 전력은 0:100이 됐다. 북한의 핵무장 해제 협상을 시작하려면 남북 핵전력 규모를 최소한 50:100으로 조정해야 한다. 서로 내줄 것이 있어야 협상을 시작할 것 아닌가. 전술핵 재배치 이후 즉각적인 한반도 핵무장 동시해제 협상에 돌입하면 된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공인하에 핵전력 폐기를 약속하고 이행한다면, 우리는 언제든 전술핵과 사드를 철수시키면 된다. 남북 평화공존을 위한 협상은 그 이후 가능하다.전술핵 재배치나 사드포대 추가배치는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진보 진영은 정권의 배신행위로 규정할 테고, 중국은 더욱 강력한 경제보복에 나설 것이다. 당장은 국내외 위기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고 그런 상황이 정권의 운명을 위협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을 지킬 힘 없이 내일의 평화를 얘기하는 것은 몽상가의 언어유희다. 문재인 정부가 현실의 언어로 국가의 오늘을 지켜 내일의 평화를 견인해내기 바란다./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

2017-09-06 윤인수

[데스크 칼럼]셋째는 생각만 해도 예쁘다지만…

현행 다자녀 혜택 3자녀 가정에 집중된 상황경기도를 비롯 올해 출산율 '역대 최저' 예상인구정책 큰 그림에 '2자녀 가정'에도 관심을"첫째 아이는 예쁜 일을 해야 예쁘고, 둘째는 보기만 해도 예쁘고, 셋째는 생각만 해도 예쁘다."얼마전 만난 아동전문가가 자녀에 따라 느껴지는 애정도(?)가 다르다며, 다둥이 부모들이 흔히 하는 우스갯소리라며 전해준 말이다. 그 자리에 세 아이를 둔 부모는 없었지만 다들 그 말에 공감했고, 셋째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말 뿐이고 어느 누구도 셋째에 대한 계획이나 희망을 구체화해 얘길 꺼내지 못했고 얘긴 더이상 진전되지 않았다.셋째 아이가 주는 행복감을 알아서였을까. 최근 성남시의회에서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셋째 자녀 출산 장려금 1억원'이란 파격적 조례안이 추진돼 화제가 됐다. '셋째 자녀 출산 때 최대 1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10년에 걸쳐 분할)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이 지난달 성남시의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주도로 재발의된 것이다. 결국 여야 의원들의 난상토론과 수차례 정회를 거듭하는 진통 끝에 무산(의원 자진철회)되긴 했지만 이를 놓고 온라인상에선 갑론을박이 계속됐다.사실 이 조례가 통과되리라고 본 이들은 없었을 것이다. 해당 의회조차도 재정문제와 타 지역과의 형평성, 부작용에 대한 대비가 미비한 점 등을 들어 개정안에 반대하거나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관심이 쏟아졌던 것은 파격적 제도를 넘어 출산정책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을 것이다.온라인상에 쏟아진 의견을 보면 "안될 거라 생각은 하지만 이건 정말 저출산에 가장 현실적 대안인 듯" "셋째 아이에 1억원, 그냥 포기한다" "1억원이 아니라 10억원을 줘야한다" "1억원을 줘도 키울 곳(국공립 어린이집)이 없다" 등 관련 댓글이 도배를 했다. 대체적으로 '하나 낳기도 힘든데 셋은 고사하고 둘만 나아도 혜택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실제 현행 다자녀 혜택을 보면, 3자녀 가정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지역별로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다자녀카드'의 경우, 출발은 3자녀 이상의 가정에 혜택을 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카드 발행의 주체인 일부 지자체들이 2자녀 이상 가정으로 수혜자를 확대해 가면서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지자체들이 3자녀 이상의 가정으로 특정짓고 있다.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더욱 관심이 많은 주거혜택(주택청약 등)은 3자녀 이상의 가구에 대한 혜택이 주를 이룰 뿐 2자녀 가구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다. 경기도를 비롯 올해 우리나라 출산율이 '역대 최저'가 될 것이라고 한다.경기도는 영유아 인구 감소와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해 2029년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지금의 저출산 기조가 지속될 경우 2033년이면 도내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내 출산율은 2011년 1.31명에서 지난해 1.19명으로 떨어진 상태다. 국가 차원에서도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출생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출생아수는 40만6천200명으로 전년보다 7.3%(3만2천여명)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출산율(1.68명)과 비교해서도 우리나라는 1.24명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경기도 관계자는 "2020년까지 경기도의 출산율을 1.5명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에는 저출산과 고령화 등을 위시한 인구정책 5개년 종합계획에 대한 큰 그림을 얘기하며 용역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빅 픽처'를 그리는데 있어 3자녀 가정 뿐 아니라 2자녀 가정에도 좀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해본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7-09-03 이윤희

[데스크 칼럼]자치경찰제의 동력

추진 앞두고 내부에서 찬반의견 엇갈려 자치단체·의회 구체적 논의기구 '미흡'조직 쪼개기 등 반론, 성사될 수 있을까 #"경찰이 자치단체 소속으로 들어가면 도지사, 시장은 물론 자치단체 의회의 입김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될까 우려된다. 경찰청장이 수사권을 가져오려고 자치경찰제를 수용한 것 아니냐는 풍문이 돈다. 자율방범대라는 비웃음을 살수도 있다." 수원 남부경찰서 김모 경장.#"사복과 정복경찰은 명확히 하는 일이 구분돼 있다. 사복은 정보, 수사업무와 범인 검거에 몰두해야 하고 정복은 지역, 경비 등 범죄예방과 대민서비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수당 현실화는 자치경찰에서 가능하다." 수원중부경찰서 박모 경위.자치경찰제 추진을 앞두고 젊은 경찰들을 포함한 일부 경찰관들은 권한축소 및 위상약화를 우려하고 있고 한편에서는 시민의 인권을 가장 잘 기약할 수 있는 것이 자치경찰이며 지향점 또한 시민의 인권보호라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최근 정부는 100대 과제로드맵에서 '광역단위의 자치경찰제 도입'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에따라 2017년부터 자치경찰 관련 법률을 제·개정하고 2018년 시범 실시를 거쳐 2019년 전면 시행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자치경찰제 추진을 위한 경찰 내부 추진상황이나 진행절차를 살펴보면 개선동력의 지속성에 의구심이 든다.행정안전부 등 자치경찰제 도입 추진 전담기관과 자치경찰제의 실질적인 주체인 광역 시·도 등이 늦어도 연말까지 자치경찰 관련 법률을 제·개정하는 절차를 준비해야 한다. 경찰개혁위원회의 자치경찰에 대한 권고안이 11월쯤 나온다고는 하나 아직 논의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경기도와 경기도의회 등에서 창구를 지정해 구체적 추진을 논의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지 않는다.최근 이철성 청장은 "250여개인 국가경찰 사무 권한을 100개 정도 자치경찰에 대폭 이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자치경찰 권한을 경범죄처벌법 위반 적발과 교통, 환경 등 22개 분야로 한정한 것을 볼 때 크게 양보한 것을 알 수 있다. 수사권조정을 위해 일부 손실을 각오하고 있다는 측면이 엿보인다.절호의 기회를 맞은 수사권독립을 획득하기 위해서다.그러나 경찰 내부에서 떠도는 11월 수뇌부 인사설을 놓고 보면 내부 추진동력이 지속될까 하는 의구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새 정부의 강한 의지가 자칫 성숙되지 않은 경찰 내부 자세로 쉽게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경찰청장과 지방청장의 싸움에서도 동력이 저하됐다. 과연 자치경찰제였으면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까?경찰청장과 지방청장 불화의 출발점을 차치하고, 이른바 '민주화의 성지 홍보문'이 자치경찰제에서 이뤄졌다면 이 같은 내부균열이 발생했을까.경찰은 촛불집회에서 질서를 지키는 시민들의 행동을 지켜봤다. 자치경찰의 특성상 경찰이 지역 정서를 보듬는 좋은 사례가 됐을 것이다.자치경찰제란 지방분권의 이념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경찰권을 부여하고, 경찰의 설치·유지·운영에 관한 책임을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는 제도를 말한다. 그동안 지방직으로 무늬만 경찰? 조직 쪼개기? 광복 후 경찰조직 70년을 흔들 자치경찰제라는 다양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제도는 개선을 향해 가고 있다.잘 추진될 수 있을까./김환기 사회부장김환기 사회부장

2017-08-30 김환기

[데스크 칼럼] '식량 대란' 남의 나라 얘기일까?

우리나라, 유전자 조작 농산물 수입국가 1위위해성 제대로 터지면 끔직한 상황 맞을수도'식량 자급률 높이기' 생존권 문제로 인식해야 한 번 혼이 난 셈이다. 그동안 먹거리 걱정은 별로 안 하고 살다가 생각지도 않던 '살충제 계란 파동'이 터졌으니 말이다. 비록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값이 금값이 되기는 했어도, 계란을 못 먹을 것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안 했으니 적잖이 당황스럽기도 했다. 특히 안전한 먹거리에 예민한 젊은 부모들은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 같다. 국내산 먹거리는 그나마 안전하다는 신뢰마저 와르르 무너진 셈이니 이젠 다른 먹거리까지 걱정을 해야 할 상황이다. 국내산 뿐 이랴. 우리보다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유럽 선진국에서 먼저 터진 일이어서 충격이 더 컸다. 작년 11월부터 이어진 AI 사태에 이어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까지 지켜보면서 '이제는 정말 먹거리 걱정을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먹거리들의 파동이 아니라, 한번은 정말 큰 '식량 대란'이 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훨씬 더 짙어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보릿고개'라는 말이 정말 구시대의 유물 같은 말이 됐다. 우리 아버지나 할아버지 때만 해도 보릿고개 때 하루 한 끼를 못 먹을 만큼 굶주리고 결국 견디지 못하고 굶어 죽는 경우도 있었다. 어르신들은 지금도 그때 얘기를 꺼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하신다. 그동안 아무리 농업 기술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생산하는 식량이 갑자기 우리를 배부르게 할 만큼 늘었을 리는 없다. 우리가 단 몇십 년 만에 그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나 풍족하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외국에서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수입 농축산물 덕분이다.관세청의 무역 통계를 돌려보니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곡물의 양만 1천466만6천여t이다. 가장 많이 수입하는 옥수수가 979만t, 밀은 443만t을 수입했다. 작년 우리나라 쌀 생산량이 419만7천t 가량이니,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다. 그나마 밀가루나 전분, 과자, 빵과 같이 가공된 것을 제외한 수치다.우리나라는 식량(곡물)자급률이 20%대로, OECD 국가 중 거의 꼴찌 수준이다. 특히 밀과 옥수수 자급률은 1%도 안될 만큼 절대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어떤 이유로든 식량을 수입하지 못하게 되면 굶어 죽게 된다는 뜻이다. 지난 2012~2013년 역대 최악의 세계 곡물 파동이 있었다. 이상기후로 미국에 대가뭄이 든 것이 큰 원인으로, 밀과 옥수수 가격이 단번에 2배로 뛰었다. 곡물파동은 앞서 2010년에도, 2008년에도 빚어졌다. 이상기후가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예전보다 훨씬 심각한 곡물 파동과 이에 따른 식량 무기화 가능성을 우습게 볼 수 없다. 또 하나 문제는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이다. 우리나라는 식용 GMO 수입 1위 국가다. 2015년 기준으로 GMO 수입량이 1천23만7천t이었다. 그 해 곡물 수입량의 70%다. 지금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GMO의 위해성 문제가 한번 제대로 터지면 끔찍한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는 식량 자급 문제를 거의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농업이 황폐화 되고 있는데도 어쩔 수 없는 일로 치부한다. 우리 농업을 지키고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일을 생존권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굶고 살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TV에서는 오늘도 극심한 식량난으로 굶주리고 있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따뜻한 온정을 보내자는 공익광고가 나오고 있다. 뼈만 앙상하게 남아 숨만 헐떡이고 있는 그 아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오죽하랴. 그게 우리 아이들이 아니란 사실이 그저 감사할 뿐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박상일 경제부장박상일 경제부장

2017-08-27 박상일

[데스크 칼럼]'나고야 의정서'

의약·화장품 등 원료 수입해 제조 로열티 지불정부·업계 대응책 마련 움직임 뒤늦은감 있어이젠 발효된 상태… 국내산 대체 등 검토 필요지난 17일자로 우리나라는 '나고야의정서' 당사국이 됐다. 그렇지만 아직 대부분의 국민들은 '나고야의정서'의 파급효과에 대해 모르고 있다.'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라 해외 생물 유전자원을 수입해 의약품 등을 제조하면 당사국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타격을 받을 품목들은 당장 동·식물성 원료를 사용하는 제품 전체다. 관련 업계는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는 화장품과 식료품, 생명산업계 등이다.관련업계에서는 원료 수출입과정에서 상호 기업 간 마진이 발생하고 관세 등의 비용 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나고야의정서' 발효는 기업에게 이중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같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로열티를 지급하게 되면 제품 가격은 인상될 수밖에 없고 결국 소비자는 기존보다 높은 가격에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나고야의정서'는 특정 국가의 생물·유전자원을 상품화하려면 해당 국가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이중 이익의 일부도 나눠야 한다는 국제협약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9월 서명했고 올해 5월 19일 비준서를 유엔 사무국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비준서를 낸 날 기준으로 90일째인 지난 17일부터 정식 발효됐다.그럼에도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 6월 국내 바이오업계·연구계 종사자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나고야의정서 이행과 관련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응답은 8%에 그치는 등 국내 관련 업계의 대응은 여전히 소극적인 상태다.다행스럽게도 오는 31일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화장품협회는 나고야의정서 인식제고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키로 해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주목받고 있다. 또한 화장품업계를 중심으로 TF를 구성,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을 추진키로 했다.정부도 환경부와 미래과학창조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 등 관련 정부 기관 등을 중심으로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정부는 국립생물자원관에 유전자원정보관리센터를 둬 나고야의정서와 관련된 기관의 업무를 지원하고 산업계 등에 나고야의정서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 업무를 맡기기로 했다.하지만 정부와 관련 업계들이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뒤늦었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중 절반이 천연물의약품 원료가 되는 생물자원의 절반 가량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자칫 이를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등과 연계시킬 경우 국내 업계에 대한 파급 효과는 클 수 밖에 없다. 이제는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된 상태다. 늦었지만 생물 유전자원의 원산지와 대상 여부, 이익 공유에 따른 원가 상승폭 등을 파악하고 국내산 대체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하다.국내 제약사의 경우 합성의약품(화학물을 합성한 약)의 비중이 높아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일부 의견도 있지만 생물자원 보호 조치 강화에 따른 자원 수급 불안정, 유전자원 사용료(로열티) 상승, R&D 지연 등의 어려움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2017-08-23 김신태

[데스크 칼럼]뒷모습이 아름다운 인천을 위하여

유정복 시장의 '각급 기관장 인사' 최대 고민인천과 타지역 중요하게 연결할 수 있는 인재경험 많고 대인관계 넓은 그런 사람들 왔으면유정복 인천시장의 이번 주 최대 고민은 각급 기관장 인사가 될 듯하다. 인천경제청장도 공석이고 인천발전연구원, 인천관광공사의 대표 자리가 비어 있다. 일부 유관기관의 대표자와 주요 간부 자리도 채워야 한다. 최근에는 누가 이들 자리에 올 것인지가 인천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사람을 쓰는 문제와 사람을 보내는 일이 난제 중의 난제다. 지금 대표자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기관의 대표자들은 다들 예정된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예정된 임기를 다하지 못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모습은 인천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유정복 시장은 그동안 '인천 주권 정책'을 내세워 왔다. 이는 주변부에 머물던 인천을 중심의 지위에 올려놓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서울의 변두리로만 인식돼 온 인천을 서울과 동등한 중심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거다.무엇이 되었든지, 중심이 된다는 것은 주변을 아우른다는 거다. 인천이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인천 이외의 지역에서 사람이 몰려들어야 한다. 인천의 인재는 인천 이외의 지역과 교류할 줄 아는 역량을 지녀야 한다. 문화분야만 놓고 보면, 모든 것의 중심지였던 서울에서 인정하는 문화예술인이 인천에 있을 때 인천의 문화는 크게 번성했다. 인천의 현대 초등교육의 기반을 다진 백파 조석기(1899~1976) 선생은 대표적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나 청록파 시인 박목월 등과 깊이 교유했다. 인천의 향토사학계에 우뚝한 최성연(1914~2000) 선생은 일석 이희승이나 천경자 화백과 가까웠다. 또 우리나라에 '흑인시'라는 낯선 장르를 탄생시킨 배인철(1920~1947)은 박인환, 김기림, 오장환, 김광균, 임호권, 이병철, 정지용, 서정주 같은 당대 최고의 문인들과 어울릴 줄 알았다. 이들이 활동하던 시기 인천의 문화적 수준도 한껏 드높았다.어느 지역이든 배타적이 되어서는 절대로 다른 지역보다 나아질 수가 없다. 배타적인 도시에는 타 지역의 수준 높은 사람들이 오지를 않는다. 인천시의 기관이나 단체 인사에서도 이런 점을 반영했으면 한다. 유정복 시장은 인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의 유명 대학을 나와서 중앙부처의 주요 자리를 경험했다. 그의 정치적 역량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쌓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유정복 시장이 인천을 너무 강조하는 나머지 인천 이외의 것을 의도적으로 피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고는 한다. 또한 자신이 나온 특정 학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는 한다. 인천의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인천에서 얼마나 활동을 했느냐는 것도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지만 앞으로 인천을 위해 어떠한 일을 할 준비가 되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특정 학교 일색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될 일이지만 그렇다고 의도적으로 특정 학교를 배제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유정복 시장이 새로 뽑을 사람들은 인천과 타 지역을 중요하게 연결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되었으면 한다. 중앙부처의 경험도 풍부하고, 대인관계도 넓은 그런 사람이 많이 모였으면 싶다. 조석기와 최성연, 배인철이 활동하던 그런 폭넓은 인천을 기대한다. 또한, 깔끔하게 그만두고, 아름답게 떠나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사람이든 도시든 떠날 때가 아름다우면 모든 게 최상이 아니겠는가./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7-08-20 정진오

[데스크 칼럼]우리에게 휴가란

대부분 해외·국내로 여행가야 하는 고정관념쉬지 못하고 틀에 박힌 일정 '또다른 스트레스'쌓인 여독 풀기위해 엄마·아빠는 휴식이 필요직장·학교·군대 등의 단체에서 일정한 기간 쉬는 일 또는 그런 겨를을 휴가(休暇)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휴가라고 하면 해외든 국내든 어딘가 여행을 가야만 한다는 고정관념 같은 것이 있다. 평상시 일에 쫓겨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부족한 부모(상당수는 아빠들이겠지만)들에게 휴가는 일 년 중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하다. 휴가의 절정기가 7월 말부터 8월 둘째 주에 몰리는 것은 날씨가 좋은 때이기도 하지만 방학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할 수 있는 휴가만 손꼽아 기다리다 보니 어디로든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다. 휴가 때 해외로 떠나려면 연초부터 여행지를 검색하고 항공권과 숙박시설을 예약해야 하는데 이것도 부지런하지 않으면 꿈도 꾸지 못한다. 국내 여행도 최소 2~3달 전에는 미리 숙박시설을 찾아야 예약할 수 있다 보니 휴가 전부터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하기는 마찬가지다.올여름에도 많은 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7월 말과 8월 둘째 주 사이에 휴가를 보냈다.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한 이후 연일 이용객이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급격히 늘었다. 해외여행의 대부분은 여행사가 구성한 '패키지여행'이다. 여행사의 일정대로 새벽부터 차량을 타고 여기저기 유명하다는 곳을 둘러보고 나면 면세점이나 관광상품 판매점을 의무적으로 들러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나마 요즘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교육적이고 경험을 쌓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여행방식이다. 시간에 쫓겨 주마간산(走馬看山)식의 해외여행에서 남는 것은 "나, 해외 갔다 왔다"뿐이다. 정신없이 휩쓸려 다니다 보면 보고 느낀 것도 없이 며칠간의 일정은 허무하게 지나간다. 해외여행의 추억이라는 게 인증용으로 SNS에 올릴 휴대전화기로 찍은 사진 몇 장이 전부다. 돌아오는 가방 안에는 관광지 이미지가 새겨진 열쇠고리 꾸러미나 양주, 면세 담배가 대부분이다. 좀 더 쓰면 현지 면세점에서 구매한 고가의 향수, 가방이나 지갑, 시계 정도다.국내 휴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 계곡과 해수욕장에는 어느 곳이라 할 것 없이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뤘다.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뒤 어렵게 휴가지에 도착하면 아빠들은 마치 '의례(儀禮)'를 치르듯 정성스럽게 숯불을 피운다. 휴가의 최고 이벤트인 고기를 굽기 위해서다. 휴가 둘째 날 아이들이 계곡이나 바다에 잠시 몸을 담갔다가 돌아오면 아빠들은 또다시 고기를 굽기 위해 숯불을 피운다. 중간에 닭도 삶아 먹고 부침개도 하고 소시지나 감자, 고구마도 구워 먹지만 휴가지에서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굽지 않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요즘은 저녁 식사를 끝내고 노트북이나 휴대용 스크린으로 영화도 한두 편 보면서 즐겁게 지내기도 한다지만 셋째 날도, 넷째 날도 아빠들은 어김없이 숯불을 피운다. 올여름 휴가도 예년과 다르지 않게 열심히 숯불에 이것저것 구워 먹고, 마신 기억뿐이다.여행을 떠나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은 힘들어도 즐겁다. 문제는 도착해서 어떻게 보내느냐다. 찌든 일상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충전이나 휴식을 즐기지 못하고 틀에 박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또 다른 '여행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휴가라면 너무 서글프지 않겠는가. 여독(旅毒)을 풀어야 일상으로 돌아가도 힘들지 않다. 그래서 올여름 가족과 함께 힘든 휴가를 다녀온 아빠, 엄마들에겐 휴식이 필요하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7-08-16 이진호

[데스크 칼럼]남경필 지사 vs 이재명 시장

대선서 밀려 재도약 징검다리 삼겠다는 것지방선거 10개월 앞두고 여권 지지도 강세與, 現구도 '연장'할지·野 '견제'할지 궁금가을의 길목에 접어들면서 내년 6월 실시 예정인 지방선거에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도내 정치권의 관심도 자연스레 경기도지사 선거에 몰입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경기도지사 자리에 대해 '대선주자의 무덤'이라는 비아냥(?) 소리도 들린다. 역대로 전·현직 도지사들이 대선판에선 힘 한번 못써보고 주저앉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전 지사 등은 당내 경선조차 통과하지 못한 채 주저앉았다. 그런 자리인데도 여야의 중진 정치인들은 체급(?) 향상을 위한 디딤돌로 생각하고 견제구를 날리며 출마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정치권 시계는 벌써 10개월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특히 내년 도지사 선거는 대선주자간 대결로 역대급으로 성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도민의 관심은 물론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내년 지사 선거에서 당선되면 곧바로 확실한 대선주자급으로 대우를 받으며 차기 대선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수 있다. 이 때문에 호사가들은 벌써부터 잠룡들의 대결구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정치권 인사들은 캠프 구성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대고 있다.먼저 현직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바른정당의 공천을 받아 재도전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된다. 지난 대선에서 당내 경선에 나섰지만 본선무대를 밟지는 못했다. 이번 재도전을 계기로 다시한번 대선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당내 경쟁그룹이 존재하지 않아 경선없이 단독후보로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에선 지난 대선 후보경선에서 지지율 2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이재명 성남시장의 도지사 출마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기 도지사 후보적합도 조사에서 50%대를 근접하고 있는 이재명 시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남경필 지사를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으면서 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한층 높여놨다. 이 시장은 "남 지사는 장점이 많은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치켜 세웠다.민주당에선 전해철의원, 염태영 수원시장, 김만수 부천시장, 양기대 광명시장 등도 절대강자 이 시장을 상대로 경선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정의당에선 지난 대선 본선무대를 밟았던 심상정 의원의 재도전 설도 흘러나온다. 결국 지난 대선에서 밀린 인사들이 내년 도지사 선거를 재도약을 위한 징검다리로 삼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물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후보를 내겠지만 정치권에선 단일화를 통해 범보수 야권 단일후보로 남 지사를 지원하지 않겠냐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다. 국민의당도 자체 후보를 내겠지만 현재로선 뚜렷한 주자가 없어 민주당과의 연합공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은 '남경필 지사 VS 이재명 시장'의 양자대결 또는 여기에 심상정 의원이 포함되는 삼자대결로 집약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5당 체제에서 모두 후보를 내는 가능성도 배제할순 없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이는 지난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긍정적인 평가가 70%대의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고 민주당 지지도는 50%대 안팎의 박스권을 형성하면서 여당 후보가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야권 후보들은 지금 떨고 있다. 내일 당장 선거를 치르면 전멸이라는 위기 의식을 안고 있어 단일화의 문이 열린 것이다. 야권은 아직도 지방선거가 10개월 남았다며 민심 이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야권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의 독주·독선을 국민이 견제하는 구도가 살아 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대통령 국회 지방자치단체까지 선출직 3대 요직을 사실상 여권이 차지한 현재 구도가 내년에도 이어갈지 아니면 견제에 나설지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궁금하다./김학석 정치부장김학석 정치부장

2017-08-13 김학석

[데스크 칼럼]아스투리아스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인천공원

자매결연 러시아 도시에 조성될 공원한국전통 양식 아닌 일본식으로 계획 '부조화의 결정판' 결단코 막아야 한다 클래식기타 연주자들이 필수적으로 거치는 곡 중 하나가 '아스투리아스(Asturias)'라는 곡이다. 주제부의 절묘한 리듬과 선율이 인상적인 이 곡은 스페인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이삭 알베니즈(Isacc Albeniz)'가 작곡했다. 클래식 기타계의 '젊은 거장'으로 꼽히는 '밀로쉬 카라다글리치'는 어린 시절 록 기타리스트를 꿈꾸다 이 곡을 듣고는 바로 클래식 기타로 전향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이건음악회의 연주자로 초청된 적이 있는데 아쉽게도 건강에 이상이 생겨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그를 대신해 환상적인 만돌린의 세계로 안내한 '아비 아비탈'의 멋진 연주로 위안을 삼았던 기억이 새롭다. 아스투리아스는 스페인 북부 지역의 지명이다. 알베니즈는 스페인의 각 지역을 여행하면서 얻은 영감을 작품으로 옮겨 각 지방의 이름을 제목으로 붙인 8곡의 '스페인 조곡'을 완성했는데 아스투리아스는 그중 다섯 번째 곡이다. 기자 또한 학창시절 이 곡에 매료돼 스페인에 갈 기회가 생기면 꼭 아스투리아스를 방문하겠다는 마음을 품은 적이 있다.흥미로운 것은 이 곡이 원래 피아노곡으로 작곡됐다는 점이다. 일반인에게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 곡은 기타곡으로 편곡된 후 오히려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이제는 기타 음악의 최고 정점에 놓여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음악 애호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는 작곡자인 알베니즈도 예상하지 못한 일일 터이다. 물론 아스투리아스는 피아노로 연주해도 멋지고 아름다운 곡이다. 그런데 기타곡으로 들을 때, 더욱 더 전율을 느낀다. '전설'이라는 부제 때문인지는 몰라도 생판 들어본 적 없는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전설이 저절로 떠오르는 듯하다.왜 그럴까? 기자는 지역과 악기의 궁합이 제대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잘 알려지다시피 기타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악기다. 지역의 정서를 담은 악기로 지역의 색채를 노래했으니 그야말로 찰떡궁합이 아니겠는가.최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벌어진 '황당한 일'을 접하면서 새삼 아스투리아스의 기타 선율이 귓전에 맴돈다.아스투리아스가 기타곡으로 편곡되면서 조화의 미를 보여줬다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사례는 부조화의 결정판으로, 궁극의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다.경인일보 취재 결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크론슈타드에 조성될 예정인 '인천공원'이 한국전통공원 양식이 아닌 일본식으로 계획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상트페테르부르크시 홈페이지에 올라온 영상물을 보면 출입문이며 누각이며, 한국이 아닌 일본의 한 공원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정부가 자매결연 도시인 인천시를 기념하기 위해 '인천공원'을 조성키로 한 것까지는 좋은데, 한국식과 일본식 공원을 구분하지 못해 탈이 난 듯 싶다. 어쨌거나 '일본식 인천공원'이 조성되는 것은 결단코 막아야 한다. 인천공원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판소리나, 동양화 대신 가부키나 일본화를 떠올려서야 되겠는가. 아스투리아스란 곡이 어째서 편곡 후에 더 빛을 발하는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 싶다./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7-08-09 임성훈

[데스크 칼럼]북한 핵무장에 맞서는 우리의 선택

북과 대등위한 수단은 비대칭 전력 평준화사드 대가로 전술핵 재배치 요구 국익 합당원치않지만 운명 지키려면 불가피 할 수도북한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 한반도 한구석에서 패악질을 부리던 악동에서 국제사회가 무시할 수 없는 신흥 패권국가로 발돋움 중이다. 미국을 사정권에 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시킨 직후의 현상이다. 미국이 북한을 비중있게 다루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백악관이 북한을 향해 대북 경제제재와 무력행사를 경고하는 성명을 매일 쏟아내고 있다. 급기야 무역보복으로 중국을 압박해 지난 주말 대북제재결의안을 UN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북한은 미국에게 현실적인 위협이 됐고, 미국은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려 대화든 무력이든 북한을 직접 상대하는 상황에 몰린 형국이다.핵무장 국가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1962년 쿠바위기에서 가늠할 수 있다. 미국은 구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자 쿠바해역을 봉쇄했다. 플로리다 해안에서 90마일 떨어진 곳에 소련의 핵미사일 기지가 들어서는 걸 방관하느니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였다. 케네디의 용기를 보여준 역사적 에피소드로 회자된다. 실제로 미국은 본토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전쟁이라는 옵션을 감행하는 나라다. 우리가 쿠바위기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 또 있다. 소련이 거둔 외교적 성공이다. 쿠바해역 봉쇄 직후 소련이 케네디의 겁박에 질려 미사일 기지를 철수한 것 같지만, 그 이면엔 미국의 양보가 있었다. 미국은 소련이 미사일 기지를 철수하는 댓가로 쿠바 불침공과 터키의 미사일 기지 철수를 약속했고 지켰다.쿠바위기에서 보듯이 미국은 본토의 안전과 국가이익에 매우 민감하고 안전과 이익이 위협받는 상황이면 전쟁도 마다 않는다. 그러나 핵탄두를 보유한 나라와의 전쟁은 원치 않는다. 단 한발의 핵탄두라도 미 본토에서 폭발하는 걸 용인하지 않는다. 쿠바위기 당시 미국은 소련의 10배가 넘는 핵무기를 보유했다. 하지만 비대칭 절대무기 핵폭탄은 10발이 터지나 100발이 터지나 피해의 효력은 거의 동등하다. 결국 소련은 핵무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쿠바위기를 통해 공산주의 동맹국 쿠바를 보호하고 턱밑의 위협이었던 터키의 미국 미사일 기지를 제거하는 실익을 거둔 것이다. 핵무장 국가는 무장의 경중에 상관없이 동등한 지위를 갖기에 이룬 소련의 성과였다.북한은 스스로 작성한 한반도 신냉전 시나리오로 국제사회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이미 예고된 6차 핵실험이 성공하면 역할과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이 틀림없다. 북한의 시나리오대로라면 쿠바위기에서 보듯이 미국은 북한을 실질적인 대화 파트너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미 조짐은 코리아 패싱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은 동맹인 한국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방적인 북한관리에 돌입한 상태다. 북한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평화제안을 무시하고, 핵드라이브 속도를 높일 것이 분명하다.미·북간의 직접 대결 국면이 노골화되면서 대한민국의 처지가 딱해졌다. 북한이 작성한 한반도 신냉전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역할은 없다. 외견상 한·미·일 동맹과 북·중·러 동맹의 대결양상이니 우리 역할이 전무하다 할 수는 없지만, 북한의 핵무장 능력이 확대될수록 한반도 사태의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 틀림없다. 북한에 대한 통제력을 발휘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중국은 조·중동맹의 가치를 강조하고, 동맹인 일본과는 소원하며 혈맹인 미국과는 상황인식의 차이가 현격하다.문 대통령이 한반도 상황을 주도할 운전대를 잡을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대한민국이 북한의 핵무장을 통제하고 한반도 평화정책을 주도할 정도의 대등한 대북 협상력을 확보하기 전에는 가능하지 않은 수사다. 핵무장 국가 북한과 대등하기 위한 수단은 간단하다. 핵무장을 하든, 전술핵을 재배치 하든 남북간 비대칭 전력의 평준화를 이루는 일이다. 사드가 미국 방어용이라면, 이를 전개시켜주는 대가로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는 국익에 합당할 수 있다. 물론 원치 않는 일이다 피하고 싶은 선택이다. 하지만 우리 운명이 남의 손에 결정되는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다./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

2017-08-06 윤인수

[데스크 칼럼]일·가정 양립은 가화만사성의 시작

'US오픈 불참 딸 졸업식 선택' 한국선 가능할까일·가정 양립지원제, 근본적 인식변화 못이끌어모든 일은 가정에서부터 비롯돼… 꼭 실현돼야지난 6월 미국의 최정상급 프로골퍼 필 미켈슨은 딸의 고등학교 졸업식 참석을 위해 US오픈 불참을 선언했다. 미켈슨에게 이번 대회는 큰 의미를 갖고 있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던 터였다. 골프의 '커리어그랜드슬램(Career Grand Slam)'으로 불리는 4대 메이저대회에서 그는 마스터스 대회(3승), PGA챔피언십(1승), 브리티시오픈(1승)의 우승은 거머쥐었지만 US오픈은 번번이 눈앞에서 우승 기회(6번의 준우승)를 놓쳤다. 그래서 그에게 올해 US오픈은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자 설욕의 기회로 의미가 컸다.하지만 그는 골프보다 가족을 택했다. 가족이 먼저였다. 미켈슨은 불참소식을 전하면서 "훗날 내 인생을 돌아본다면, 내가 졸업식에 참석했다는 것을 언제나 기뻐하고 소중히 여길 것이다. 부모로서의 기쁨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만약 미켈슨이 한국사회에서 이런 결정을 했다면 어땠을까. 긍정의 시각도 있겠지만 부정적 시선도 무시 못했을 것이다. '지금 제정신이야,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딸 졸업식 때문에 도전 기회를 미루다니. 아직 절실하지 않은가보군'이라고 반응하지 않았을까.일(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제도화된 지 올해로 10년이 된다. 지난 2007년 12월 남녀고용평등법의 법제명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로 변경되면서 제도화됐다. 이후에도 법은 몇 차례의 개정을 통해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한 규정이 추가되며 확충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법의 취지와는 달리 그다지 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과 캠페인도 이어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인식변화는 정부의 의지 대비 지지부진해 보인다.더욱이 새 정부들어 각종 고용정책이 급변하고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게 되면서 일·가정 양립이 우리사회에서 근본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하는 의문마저 들게 된다. 정부는 지난달 노동계와 협상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인상된 7천53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들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소상공인 사업주 532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번 결정으로 소상공인 10명중 9명이 종업원을 감축할 계획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종업원을 감축하면 상당수는 영업장 유지를 위해 사장이 종업원 몫을 감당하게 된다. 실제 조사결과에서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본인의 근로시간이 늘어날 것'을 예상한 비율은 91%였다. 과연 이들에게 정부가 말하는 일·가정 양립이라는 게 가능할까. 현재 국내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9월 기준으로 568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매년 꾸준한 증가 폭을 그리고 있지만 사실상 이들은 일·가정 양립의 소외층이라 할 수 있다.정부에서 추진 중인 캠페인 중 '일家양득'캠페인이 있다. 일과 삶의 균형으로 일도 생활도 즐겁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개선해 근로자가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면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아간다는 취지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일반 직장인들은 격무에 시달리고 그런 캠페인은 정부나 공기업, 대기업에서만 가능하다 생각한다. 그나마 초창기 직장의 눈치를 보느라 저조했던 남성 육아 휴직자수가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고용노동부가 올 상반기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의 남성 육아 휴직자 수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52.1% 늘어난 5천101명이라고 한다. 연말까지 1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남성 육아 휴직자 수가 2016년 7천616명, 2015년 4천872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증가세다.일·가정 양립은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꼭 실현돼야 한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했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결국 모든 일은 가정에서부터 비롯된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7-08-02 이윤희

[데스크 칼럼]교육의 바람직한 변화

외고·자사고 폐지논란 교육계 극명한 대립경기도교육청 교과중점학교 우수사례 참조혁명적 개선보다 적법절차·단계적 변화 필요교육계가 시끄럽다. 외고·자사고 폐지를 놓고 정부·시도교육청·시민단체들이 제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대학에 보낸 부모들 입장에서는 손자들의 대학입시까지 지켜볼 여유가 생겼지만 당장 고입을 앞둔 부모들은 그렇지 못하다.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각각 전두환·김영삼 정권 때, 자사고는 이명박 정부 때 평준화의 단점을 보완하고 수월성 교육을 위해 설립된 학교들이다.현재 전국에 외국어고 31곳, 자사고 46곳, 국제고 7곳이 있다. 새 정부는 임기 5년동안의 100대 국정과제와 로드맵을 통해 '교실혁명을 통한 공교육혁신분야'에 경쟁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진로 맞춤형 교육으로 학생의 성장지원을 과제 목표로 명시하고 있다.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위한 단계적 고교체제 개편을 추진한다는게 핵심 요지다.이들 학교가 제도도입 취지와 달리 '귀족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학원'으로 변질 됐다는 것이 현 정부의 폐지 변이다. 경기교육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즉 이들 학교의 존치와 폐지를 주장하는 시각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특권학교 폐지를 위한 촛불 시민행동' 등 교육관련단체모임은 새 정부에 외고와 자사고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촛불을 들진 않았지만 지난 겨울의 촛불집회를 계승하는 모양새로 비춰 진다.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학교 간의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특목고의 존치를 주장하는 측의 얘기는 교사 중심의 일방적인 수업 방식보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발표수업, 토론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기반으로 학생들의 창의성과 발표력을 기를 수 있는 여건마련을 위해 필요하다는 인식도 인정해야한다.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교와 학생을 보유한 경기교육의 입장과 중심은 확고하다.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한 이재정 경기교육감의 주장은 4차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혁신해야 할 교육과제로 교육 정상화를 위해 일부 학생에게만 주어지는 특권과 특혜를 배제하고, 누구나 자신의 상상력을 가지고 꿈과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 교육감은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교과 중점학교는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배움 방식으로 내 특성을 찾아 각 학교가 외고가 되고 자사고가 되는 현장교육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올해부터 부천시내 모든 고교가 참여하는 교육과정 특성화 시범지구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중점·국제화중점·예술중점·외국어중점·융합중점과정을 운영 중이다. 경기도내에는 이같은 특성화시범지구를 요구하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다.현재 전기고(특목고, 자사고 등), 후기고(일반고 등) 구분을 없애고 같은 시기에 추첨으로 선발하는 방법과 단계별 전형을 폐지하고 추첨으로 선발하는 방법등도 제시하고 있다.교육방식에 대한 질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는 강한 의견충돌이 수반될 수 있다. 이는 참교육을 향한 변화를 위한 시작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적법하게 허가된 학교를 인위적 입법으로 폐지하면 과정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고, 이어 국민의 지지도 받기 어렵게 될 것이다. 외국어고·국제고의 경우도 단계별 절차를 밟아서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 경기도교육청의 교과중점학교 사례를 중앙정부에 모델로 제시해도 좋을 것이다. 교육문제는 혁명적 개선보다는 정부와 교육계를 비롯한 해당 단체들이 적법한 절차와 현장 성공모델을 참고해 양극화 요소를 줄여나가야 한다./김환기 사회부장김환기 사회부장

2017-07-30 김환기

[데스크 칼럼]올 여름에는 시장에 가보세요

대형마트·동네 슈퍼마켓과는 비교 안되는 푸짐한 양·덤… 밀고 당기는 '흥정맛과 정'옛날 통닭·쑥개떡·인절미가 자꾸 생각난다언제부터였을까. 주말에 장을 보러 갈 때면 너무도 자연스럽게 대형마트로 향한다. 주차도 편리하고 한 자리에서 웬만한 음식재료와 공산품을 모두 살 수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하다.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데다가, 계산도 한 번에 끝내니 편리한 것으로 따지면 그만한 곳이 없다. 대형마트에서 미처 사지 못한 것은 온라인쇼핑몰을 뒤진다. 집에서 택배로 척척 받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 뭔가 재미가 사라졌다.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에이~조금만 깎아주세요"나 "많이 사니 덤으로 하나만 더 주세요" 하는 흥정이 사라졌고, 단골 상점 주인과 얼굴을 맞대고 웃음을 주고받는 따뜻함도 찾을 수 없게 됐다. 금방 만들어 김이 무럭무럭 나는 튀김이며 부침개를 구석에서 쪼그리고 먹는 추억 돋는 재미도 기억 뒤편으로 가물가물 자취를 감췄다. 나는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시장통에 구멍가게를 운영하신 덕분에 시장통이 꽤 익숙하다. 대학교에 갈때 까지도 부모님의 가게와 집은 시장통 근처를 벗어나지 않았다. 장날이면 시장을 한 번씩 돌아다니며 구경했고, 그 버릇이 남아 지금도 장을 보러 다니는 것이 재미있다. 그래서일까? 언론사 경제부에 있는 동안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기사를 꽤 많이 올렸다. 전통시장을 살리는 것이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이번에는 꼭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라고 당부하곤 했다. 하지만 정작 스스로 전통시장을 얼마나 이용했는지를 돌아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연말정산 자료에 찍혀 나오는 전통시장 구매액을 볼 때마다 반성을 하는 것도 연례행사가 됐다.그렇게 전통시장을 멀리하는 사이 전통시장에서 문구점을 하던 선배의 가게가 사라졌고, 종종 애용했던 시장 순대집은 주인이 바뀌었다. 전통시장을 지날 때면 여기저기 빈 점포를 보며 한숨을 쉰다. 시장에 익숙한 나도 전통시장을 잘 찾지 않으니, 지금 젊은 사람들이야 오죽하랴.다행히도 요즘 전통시장들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변화가 한창이라고 한다. 몇몇 전통시장은 시장을 살리기 위한 사업단까지 꾸리고 꽤 재미있는 이벤트도 수시로 열고 있다. 수원 영동시장과 평택 통북시장에는 젊은이들이 주인인 가게 20여 곳이 한꺼번에 모여있는 '청년몰'도 문을 열었다. 시장에 새로운 기운이 돌고 있다고 하니 반갑기 그지없다. 내가 가입한 캠핑 동호회에서는 몇 해 전부터 '공정캠핑'이 화두로 떠올랐다. 공정캠핑은 출발하기 전에 대형마트에 들러 먹을 것을 바리바리 사서 싣고 가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준비만 하고 가서 현지 전통시장이나 소규모 상점들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연천의 한탄강오토캠핑장에서는 매년 '구석기 축제와 함께 하는 공정캠핑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캠퍼들의 참여와 호응이 좋아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생각이 난 김에 지난 주말 집 근처 시장을 한바퀴 돌아보고 순대를 한 봉지 사왔다. 5천원 어치 산 순대가 묵직하다. 집 앞 떡볶이집에서 산 순대와는 비교가 안되게 푸짐한 순대를 풀어놓고 아이들과 먹다보니 "역시 시장이 뭔가 다르긴 달라"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주말에는 시장 순대집에서 팔던 족발과 편육도 한 번 사 먹어 봐야겠다. 그 옆 통닭집에서 파는 먹음직스런 옛날 통닭도 생각나고, 그 앞 떡집에서 파는 쑥개떡과 인절미도 자꾸만 생각이 난다. 대형마트에도 이런 것들이 없지는 않겠지만, 눈앞에서 쓱쓱 썰어 넉넉히 담아주는 정(情)이 시장만 하랴.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이번 주말에 시장에 한번 가 보셨으면 한다. 옛날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재미와 넉넉한 인심을 즐기러./박상일 경제부장박상일 경제부장

2017-07-26 박상일

[데스크 칼럼]군 공항 소음 피해 대책 마련 시급하다

주민들 소송 승소하지 않는 한 보상방법 없어피해비 국가가 부담해 관련법안도 마련 안돼문제해결 위해 정부·道·국회, 적극 의지 필요국토교통부가 공항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대한 여름철 냉방시설 전기료 지원기간을 3개월에서 4개월로 늘리는 '공항소음 방지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을 개정해 지난 1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정부는 지난해부터 전국 주요 공항 주변 단독·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생활불편 해소를 위해 여름철 7~9월 3개월 동안 냉방시설 전기료를 월 5만 원씩 지원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지원기간을 6~9월로 1개월 확대키로 했다. 이와 함께 공항 주변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제정, 주민 복지와 소득 증대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면 그 사업비의 75%까지 중앙정부가 지원할 수 있게 했다.이번 법안에 따른 전국의 전기료 지원 대상 가구는 김포 7만가구, 제주 5천500가구, 김해 900가구, 울산 140가구 등 7만6천여 가구에 이른다.하지만 이번 법안은 민간공항 위주의 소음피해 지원대책이어서 군 공항 소음 피해로 인한 주민 지원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다.이에 군 공항 소재 일부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민간공항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군 공항 소음피해로 인한 지원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평택시의회는 미군 부대 K-6(험프리) 주변인 팽성읍 송화리와 K-55(오산기지) 지역인 신장동 등 8개 면·동 3만여 세대의 주민들이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신체·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며 지난 4월 국회의 '군 공항 소음피해 관련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19대 국회부터 총 13건의 군사시설 소음피해 관련 법률안 및 2건의 청원이 발의·제안됐지만 임기만료, 계류 등으로 관련 법령은 하나도 통과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평택지역의 경우 주한 미군의 평택 기지 이전 등으로 군용비행장 규모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소음기준과 방지대책 등 관련 법률이 제정되지 않으면서 현재 수많은 민원과 소송이 발생하고 있다.수원시와 화성시가 이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수원 군 공항 주변 주민들의 피해도 크다. 수원은 물론 화성, 오산, 안산 등 4곳에 달하는 주민들이 군 공항 소음피해로 수십년간 고통을 받고 있다.경기도의회도 군 공항 소음피해 대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K-55가 위치한 신장동이 지역구인 최호 의원은 최근 '경기도 군사시설로 인한 소음 피해 등 지원 조례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조례안은 경기도지사가 도내 군사시설 등에 따른 주민 소음 피해 실태를 매년 조사하고 소음피해 예방과 소음 피해에 따른 소송을 지원토록 하고 있다.경기도의회에 따르면 전국의 전술항공기지 16곳 중 4곳, 지원항공작전기지 12곳 중 4곳, 헬기전용작전기지 20곳 중 9곳이 경기도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현재 군 공항 소음 피해로 인한 별다른 보상 방법은 없는 상태다. 주민들이 스스로 변호사를 통해 소송을 하고 승소하지 않는 한 보상방법은 없다.민간공항은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소음피해 분담금을 이용요금에 포함해 지불하고 있어 그나마 제도화가 빨리 됐지만 군 공항은 그 비용을 국가가 전적으로 부담해 관련 법안 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와 경기도, 그리고 국회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군 공항 주변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권리를 '국가 안보'란 이유로 더 이상 침해받지 않도록 조속한 대책·지원 법안 제정이 필요하다./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2017-07-23 김신태

[데스크 칼럼]부채와 선풍기

부채, 사진·초상화 돋보이게 하는 소품 제격옆 사람에게도 바람 나눠주는 '넓은 마음씨'선풍기, 나을것 없지만 詩를 탄생시켜 '위안'선풍기를 볼 때마다 '선풍기를 발로 끄지 말라'는 어느 시인의 충고가 생각나 우습기도 하고 실제로 선풍기 앞에서 허리를 굽히는 일도 잦아지기는 했다지만, 올해처럼 선풍기에 관하여 오랫동안 마음을 쓴 적은 일찍이 없었다. 올 여름은 어디를 가나 선풍기를 손에 들고 바람을 쐬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손 선풍기의 인기가 그야말로 선풍적이다. 선풍기가 우리들의 손안으로 들어온 대신 부채를 들고 우아하게 더위를 쫓는 사람을 더 이상은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손 선풍기를 얼굴이며 겨드랑이며 몸 이곳저곳에 가져다 대며 땀을 식히는 모습을 보자니 왠지 안쓰러운 생각도 들고 기온이 예전보다 많이 오르기는 올랐구나 싶기도 하다. 그러면서 부채와 선풍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하고 가만히 생각해 본다.부채는 예술적인 면에서는 단연 선풍기를 앞선다. 글씨도 산수화도 얼마든지 품을 수 있는 부채는 그 자체로 훌륭한 예술작품이다. 미술사학자 오주석은 말했다. 부채는 조상들의 삶 속에 예술이 얼마나 가까웠던가를 웅변해준다고, 천하의 절경을 간편하게 접어 손안에 들고 다니다가 생각 날 적마다 척 펼쳐내서는 그림 속 산수가 불어내는 맑은 바람을 쏘이게 한다고, 금강산 일만 이천 봉도 내 손안에 쥘 수 있거니와 끈 끝의 선추(扇錘)에 향이라도 매달았다면 그윽한 자연의 향내까지 더하여 음미할 수 있게 한다고.부채는 선물로서의 격조도 선풍기보다는 낫다. 부채 선물 풍속은 아주 오래되었다. 당장 우리는 퇴계 이황 선생이 손자와 주고받은 편지글을 묶은 책 '안도에게 보낸다'에서 그 부채 선물 이야기를 확인할 수가 있다. 퇴계는 참 일찍이도 부채 선물을 준비했다. 퇴계는 1566년 정월에 손자와 그 손자의 장인에게 부채를 선물했다. 두 계절을 앞서서 이미 여름을 준비한 퇴계의 자상함을 엿볼 수가 있다. 퇴계는 또 그해 6월에는 손자에게 '칠선(漆扇)'을 선물하기도 했다. 칠선은 종이에 옻칠을 한 부채를 말한다. 일반 부채는 습기에 약해서 찢어지기가 쉬웠지만 이 칠선은 옻칠을 했기에 습기에도 강했을 터이다. 요즘처럼 비가 줄기차게 내리면서도 푹푹 찌는 때라면 이 칠선이 제격일 듯싶다.사진이나 초상화 속 인물을 돋보이게 하는 소품으로도 부채는 제격이다. 채용신이 그린 '황현 초상'에서 매천 황현의 오른손에는 가지런히 접힌 부채가 들려 있다. 이명기의 '채제공 초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채를 쥐었기에 두 초상 속 선비들의 기개가 더불어 빛을 발하는 게 아닌가 싶다. 과연 황현이 손 선풍기를 들고 초상화의 모델이 되었더라도, 1910년 국권을 빼앗겼을 때 "나라가 망하는 날에도 목숨을 바친 선비가 없어서야 되겠는가"라면서 자결할 수가 있었을까.부채는 또 마음 씀씀이에서도 선풍기보다는 넓다. 부채는 옆 사람에게도 바람을 나눠주고는 하는데 손 선풍기는 그저 자기 필요한 곳에만 바람을 쏜다. 부채에 비하여 나을 것이라고는 전혀 없는 선풍기는 그래도 인천 출신의 김영승 시인으로 하여금 '선풍기 시'를 낳게 하였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는다. '키 작은 선풍기 그 건반 같은 하얀 스위치를/나는 그냥 발로 눌러 끈다//그러다 보니 어느 날 문득/선풍기의 자존심을 무척 상하게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정말로 나는 선풍기한테 미안했고/괴로웠다//(이하 생략)/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7-07-19 정진오

[데스크 칼럼]선경과 SK

그룹 일부 계열사들 인천서 보여준 행동보며신뢰 없고 오직 이윤과 기업편의주의 인상만故최종현 전회장 유지 퇴색되는것 같아 씁쓸'시골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 등교 시간 지각생을 지도하던 고학년 남자 학생이 지각한 남동생을 보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머리를 뒤로 젖힌다. 이 남학생은 자신을 믿고 몰래 빠져나가려는 동생을 붙잡아 지각생 명단에 이름을 적는다. 동생이 지각한 벌로 교실 청소하고 있을 때 형이 찾아온다. 화가 난 동생은 물걸레를 던지며 형에게 투정을 부린다. 형은 미안한 마음에 동생과 함께 청소를 마친 뒤 함께 자전거를 타고 해가 지는 마을 길을 돌아 집으로 향한다' 바로 이 장면에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공과 사를 구분해야 사회가 명랑해지고 밝아집니다"라는 성우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1993년 10월 10일 오전 7시 20분 'MBC 장학퀴즈' 시작 전 방영된 전 선경(鮮京)그룹 이미지 광고다. 선경그룹과 장학퀴즈와의 인연은 44년 전인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3년부터 프로그램을 후원했고, 이듬해인 7월 故 최종현 전 회장이 프로그램의 순수성을 고려해 "사람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는 인재경영 철학을 내세우며 기업의 공익성을 강조한 광고를 내보냈다. 당시만 해도 기업의 공익성을 홍보하는 것에는 관심조차 없을 때였다. 그룹 내 임원들조차 제품 광고가 아닌 기업 이미지 광고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최 전 회장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고 한다.1970년대 국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개발'과 '성장'을 통한 경제발전이었다.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이라면 '불법'과 '부정'이 묵인되던 시절이었다. 먹고 살기 힘들다 보니 '갑질'을 따질만한 여유조차 없었다. 대기업 납품 업체들은 온갖 수모와 갑질에 시달려도 시키는 대로 하고, 달라는 대로 주어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선경그룹의 공익성 광고는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인간을 중히 여겨야 한다. 공과 사를 구분해 소비자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 미래를 위해 패기 있게 나아가자"는 캠페인 광고는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소비자의 신뢰를 강조한 선경그룹이 SK그룹으로 이름을 바꾼 뒤로 故 최 전 회장의 유지가 퇴색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SK그룹 일부 계열사들이 인천 지역에서 보여 준 행동을 보면 40년간 공익광고를 통해 강조해온 '신뢰'는 없고 오직 '이윤'과 '기업 편의주의'만 쫓는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SK건설은 남구 학익동에 4천여 세대에 이르는 대단지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주변에 녹지공원을 조성하고 수백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 대부분이 고사하자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발을 빼다 주민들의 거센 비난을 샀다. SK건설은 "아파트 입주가 끝났고. 공원을 남구에 기부채납 했기 때문에 자신들의 관리 소관이 아니다"라고 버티다 인근의 또 다른 녹지공원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지자 뒤늦게서야 공사를 위탁한 SK임업에 원인 조사와 조경계획을 다시 세우라고 했다. 작업은 덥다는 이유로 10월께나 진행될 모양이다. SK에너지도 막무가내 공사로 빈축을 사고 있다. 중구 연안부두 라이프 아파트 인근에 대형 유류 저장고 25기를 운영하는 SK에너지가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송유관 매설 공사를 벌였다. 중구청이 착공 전 주민과 협의하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SK에너지 측은 "주민단체와 논의를 했지만 반대가 심해 공사를 더 이상 연기할 수 없어 진행하게 됐다"는 변명만 늘어놨다.소비자(국민) 신뢰를 강조하고 기업의 사회공헌을 중요시한 선경그룹 고(故) 최종현 전 회장의 뜻은 지금도 존경한다. 하지만 그러한 좋은 이미지가 주민 불편이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덮기 위한 '포장용'으로 전락했다면 마땅히 고쳐잡아야 한다. SK그룹은 한번 쯤은 계열사들이 최종현 전 회장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따르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7-07-16 이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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