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 꿈과 희망주는 실업대책 내놔라

젊은이들 취업난에 3포·5포 넘어 'N포세대''내노력으로 사회경제적 지위상승' 방법 찾아줘야정부·대기업도 '청년취업 최우선' 적극 나설 때우리나라에서 자신의 노력만으로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매년 줄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자식 세대의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지고 있단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년마다 나오는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를 분석,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 연구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의 세대에서 열심히 노력하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응답이 2009년 37.6%에서 2011년 32.3% → 2013년 31.2% 등으로 그나마 30% 선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22.8%로 20% 선으로 뚝 떨어졌다. 내 노력으로 계층 상승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는 사람이 10명 중 2명꼴에 불과한 셈이다.올 1월 청년(15~29세) 실업률이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청년 실업률이 9.5%로 1월 기준으로 16년 만에 최고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려고 하는 취업 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를 고려한 체감실업률은 11.6%로 작년 3월(11.8%)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취업준비생은 60만9천명으로 1년 새 4만5천명(8.0%) 늘었다. 반면 청년 취업자 수는 394만2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만5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 1월 기준으로 연령대별 취업자 수를 보면 50대는 11만5천명, 60세 이상은 19만4천명이 늘어 청년층 취업자보다 증가 폭이 더 컸다. 30대 취업자도 1만명 증가하는 등 전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증가했지만 40대는 4천명 줄었다.우리나라의 기업구조를 수치로 보면 대기업 0.1%, 중견 중소기업 2.8%, 소기업·소상공인 97.1%에 달한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평균 임금이 대기업의 62%에 불과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 2008년 이후 격차가 가장 큰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 대기업의 80% 수준이던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2009년 65%, 2011년 62.6%로 점점 벌어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 대기업 정규직 대졸 신입사원 초임 연봉은 3만7천756달러로 일본보다 39% 많다. 그만큼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일본보다 크다는 걸 보여준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에 들어가려는 사람은 많지만 들어가기 어렵고,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 청년층이 낮은 임금수준 때문에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다 보니 대기업이나 금융회사, 공무원이나 공기업에 들어가려는 취업준비생은 늘어만 가고 청년실업률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우리나라 억대 연봉자가 52만명에 달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억대 연봉은 꿈같은 얘기'일 수밖에 없다. 청년들은 심각한 취업난으로 3포(연애, 결혼, 출산 포기)와 5포(3포+내집마련, 인간관계 포기)를 넘어 꿈과 희망, 삶의 가치까지 포기하는 'N포세대'가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청년들에게 '자신의 노력만으로도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일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줄 방법은 무엇일까. 청년 취업을 최우선 과제로 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문만큼 정부 부처와 대기업들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이영재 인천본사 경제부장이영재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6-03-02 이영재

[데스크 칼럼] 주택연금 활성화는 청년 정책 우선에 있다

집 안 물려주고 '노후자금 사용계획' 부모들 늘어가입 늘리려면 자식세대 주거문제와 병행 필요젊은층 위한 이상적 주택정책 마련 간과해선 안돼이제 우리나라의 전형적 고령화 사회 흐름은 전혀 생소한 문제가 아닌 일상이다.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도 노후 준비가 미진해 늘 걱정거리다. 특히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의 적자와 고갈을 걱정해야 하고 그래 봤자 훗날 용돈 수준이 될 연금에 목메야 하는 우리 노후를 생각하면 실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겐 지금 이 문제와 관련해 자유로운 세대는 없어 보인다. 퇴직 이후 노후에 대해 더 공부하고 살 궁리를 해야 하는 '제2의 인생 전쟁'을 다시 치러야 할지 모를 불안감이, 그래서 늘 주변에 엄습하나 보다. 부족한 노후자금에 대처할 방안만 있다면 우리 사회에 팽배한 이 같은 불안감도 상당 부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와중에 최근 소유 주택을 이용해 평생 또는 일정 기간 노후생활자금을 지급 받는 주택연금 방식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살고 있는 집을 금융권 설정을 통해 부족한 노후를 보장받자는 식이다. 뚜렷한 묘안 마련에 목말라 있던 정부 입장에서는 사회안전망 확보차원에서 주택연금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눈치다. 담당 기관인 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의 움직임이 예전과 달리 역동적으로 보이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연유로 보인다. 우선 기관 가입 권유와 홍보가 예전과 달리 눈에 많이 띈다. 지난 설 명절 이후엔 "어르신들의 주택연금 가입문의가 명절을 기점으로 평소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는 이례적 보도까지 나온다. 사실이라면 가족 간 모처럼 만남이 부모봉양과 주택 상속 등으로 어색했을 법도 하다. 이처럼 팍팍해지고 있는 우리 현실이 소중한 가족 울타리까지도 위협하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주택연금과 관련된 기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황당한 사례에 많이 직면한다. 부모와 친자식 간 상의 끝에 한 연금가입 결정을 며칠 뒤 며느리가 알고 찾아와 막무가내식 해지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가입을 둘러싸고 친자식과 부모봉양에 따른 각서도 난무하는 등 연금 가입에 얽힌 볼썽사나운 가족 간 다툼이 주금공 상담 창구에 쌓여만 간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주택연금이 완숙한 정책으로 자리 잡기 위한 산통일 수도 있다. 주금공 설문조사에 따르면 집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노후자금으로 쓰겠다는 의향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한다. 살던 주택을 노후의 긴요한 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부모들의 의향과 의지가 많이 반영된 시대적 변화다. 다만 이나마도 평생 주택을 보유해야만 누릴 수 있는 호사란 본질적 문제로 아쉬움을 남길 뿐이다.대체로 일반 서민들의 자산 대부분은 부동산, 특히 주택에 집중돼 있다. 부모들은 주택에 관한 한 자식대로 물리는 상속 의무감에 유독 집착하는 성향도 보인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라도 덥썩 가입자가 늘지 않는 이유다. 시간이 더 흘러 자식세대의 부모 봉양에 따른 짐과 부담이 주택연금제도를 대세로 만들 공산도 크다. 하지만 현 사정을 감안해 우리가 절대 간과해선 안 될 일이 있다. 주택연금 가입 활성화 관건이 노후세대보단 자식 세대, 즉 청년들의 주거 문제와 병행해 함께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전 재산인 집을 참담한 여건에 노출된 자식들을 놔둔 채 이를 담보로 덥석 연금에 가입할 부모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젊은 층을 위한 이상적 주택정책 마련이 주택연금 정책의 효과를 좌우할 키를 쥔 셈이다. 주택연금문제 해법이 청년 주거 정책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심재호 경제부장심재호 경제부장

2016-02-28 심재호

[데스크 칼럼] 다시 수인선에 몸을 싣고

'최초'라는 수식어 붙은 협궤열차와 자기부상열차닮은점은 '객차수 2량'… 다른점은 '바퀴'와 '자기력'반가운 재개통 '협궤열차 추억'에 오르고 싶어진다■풍경 1= 열차가 언덕을 올라가다 멈춘다. 아침 시간, 레일에 이슬이 맺혀서다. 기관사가 검은 교복의 학생들에게 소리친다. "학생들, 내려서 레일에 모래 좀 뿌려!" 학생들뿐만이 아니다. 어른들은 뒤에서 열차를 민다. 기관사는 물론 통학생, 보따리 상인, 좌판 아주머니, 회사원 등 삶의 방식이 제각각인 사람들이 어느덧 '운명 공동체'가 된다. 힘에 부쳐 멈춰 버린 열차도 마찬가지다. 이윽고 열차가 움직인다. 이 순간만큼은 열차를 움직인 에너지는 석탄도, 경유도 아닌 승객들의 땀이다.■풍경 2= 열차가 레일 위를 미끄러진다. 소음이나 진동은 느껴지지 않는다. 열차가 궤도 위를 8mm가량 뜬 상태로 주행하기 때문이다. 열차는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역사(驛舍)를 빠져나와 호텔 등 첨단빌딩이 위용을 자랑하는 신도시를 가로지른다. 순간 열차 내부의 창문이 뿌옇게 흐려진다.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는 지역에서 자동으로 창문이 흐려지는 첨단 기능이 구현된 것이다. 열차 내부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지만 기관사는 보이지 않는다. 원격제어를 통해 무인운행을 가능케 하는 첨단 기술 덕이다. 풍경1은 수인선 협궤열차의 마지막 기관사인 박광수씨의 '추억'이고 풍경 2는 얼마 전 개통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에 처음 탑승했을 때의 기자의 '기억'이다. 협궤열차의 추억과 자기부상열차의 기억이 동시에 떠오르는 것은 한 달 남짓한 시차를 두고 자기부상열차의 개통과 수인선 인천구간 개통이라는 '궤도의 역사'가 인천에서 이어지기 때문이리라. 자기부상열차와 협궤열차는 닮은 점이 꽤 있는 것 같다. 우선 두 열차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 수인선에 처음 투입된 협궤열차는 수원기관차 사무소에서 조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협궤용 증기기관차이다. 인천 소래역사관 앞에 전시되어 있는 바로 그 증기기관차이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또한 국내 최초의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다. 자기부상열차의 객차수가 2량인 것도 협궤열차의 운행 끝 무렵, 객차 수가 2량(주말 3량)에 불과했던 점과 닮은꼴이라면 닮은꼴이다.다른 점을 들자면 무엇보다 '바퀴'를 꼽을 수 있겠다. 자기력을 이용하는 자기부상열차에는 바퀴가 없다. 당연히 철로에서 발산되는 열차 고유의 '소리'도 없다. '철거덕 철거덕', 바퀴가 레일 연결점을 지날 때의 리드미컬한 소리, 저 멀리 철둑길에 울려 퍼지던 기적소리는 열차의 진화 양상으로 볼 때, 조만간 가슴으로만 들어야 할 듯 싶다.열차가 멈춰버렸을 때의 풍경 또한 확연히 다르다. 자기부상열차 또한 운행이 중단된 적이 있다. 전력공급 케이블에서 불이 났기 때문인데 승객들은 비상 대피로를 이용해 빠져나왔다. 멈춰버린 열차를 승객과 기관사가 합심해 다시 움직이게 하는 웃지 못할 풍경은 자기부상열차의 궤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학생들에게 모래를 뿌릴 것을 주문하는 기관사의 걸걸한 목소리도 자기부상열차에선 들을 수 없다. 이 대목에서 협궤열차와 관련해 한 언론계 선배가 썼던 표현이 다시금 떠오른다. "사라져가는 것들은 일쑤 우리를 그리움에 젖게 한다." 지난 2012년 수인선 오이도~송도 구간이 개통될 당시, 기자는 이 지면을 빌어 '수인선에 몸을 싣고'란 제목 아래, 딱 한 번 타 본 협궤열차의 추억을 되새겨 본 적이 있다. 갈수록 아련해지는 기억을 복원하고 싶어서일까? 수인선 인천구간 개통 소식을 접하니 다시 협궤열차에 몸을 싣고 싶어진다./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6-02-24 임성훈

[데스크 칼럼] 신념의 야합 對 패권의 폐단

여야, 선거구획정 미룬채 후보 공천기준 놓고 난장유권자 선택희망 없으니 구태에서 벗어나기 힘들어한국정치, 위험한 존재로 진화중이란 두려움 커져4월 13일 20대 총선까지는 불과 1달 20여일 남짓이니 바야흐로 총선국면이다. 하지만 선거판은 깜깜하다. 남북 긴장상황이 간단치 않고, 선거판 자체도 불투명하다. 여야는 선거구획정은 미룬채 총선후보 공천기준을 둘러싸고 난장을 벌이고 있다. 유권자들은 정당의 후보와 공약을 찬찬히 들여다 볼 새도 없이 투표장에 나가야 할 판이다. 더 큰 걱정은 이번 총선이 신념의 야합 대 패권의 폐단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점이다. 유권자가 선택할 '희망'이 안 보인다는 얘기다.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공천권을 장악하는 원톱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야권의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도 그의 처분만 따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더민주의 공천권이 김종인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집약된 만큼이나, 정국을 바라보는 내부의 신념은 갈래갈래 흩어지고 꼬이고 있으니 기괴하다.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을 놓고 김 대표와 문 전대표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김 대표가 전방을 찾아 '북한체제 궤멸'을 거론하자 당 대변인실은 괴멸과 궤멸의 낱말풀이까지 해가며 용어를 변경했다 확정하는 소동을 벌였다.김 대표의 우클릭 발언에 문 전대표를 비롯해 이종걸 원내대표, 정청래 의원 등 더민주 핵심 구성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정적인 저항은 없다. 오히려 납작 엎드린 형국이다. 김 대표의 합리적인 정세판단이나 반우향우 발언이 합리적 중도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선거공학을 인정하기 때문인 듯 하다. 더민주 지도부는 김 대표처럼 말할 수 없다. 정체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당 내분으로 비화된다. 선거를 위해서는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려야 하는데 자신들은 할 수 없으니, 김 대표에게 청부한 형국이다. 청부 기간이 끝나면 원점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는 더민주에 합리와 이성을 이식시켜 자신의 정치·경제 철학을 실현시킬 생각일 테지만, 선거후를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는가. 더민주 핵심 지도부 입장에서 김 대표는 신의 한 수, 한번 쓸 패에 불과할 수 있다.국민의당은 더욱 가관이다. 친노세력의 패권에 저항해 패권정치 청산을 강조하며 창당한 국민의당이 보여주는 신념의 야합은 더욱 자심하다. 패권 지양을 강조하면서 천정배, 정동영 전의원과 손잡고 호남패권을 지향하는 행보는 신선했던 안철수의 이미지와 상충한다. 햇볕정책을 실패로 규정한 이상돈과 대표적인 옹호론자인 정동영이 한배에 올랐으니 대북정책은 모호해졌다. 안철수 대망론을 위한 다른 신념들의 모호한 동거는 한시적이라 봐야 한다.새누리당도 문제다. 일여다야(一與多野) 필승론 때문인가, 공천 갈등의 수준이 원색적이고 천박하다. 겉으로는 상향식 공천과 전략공천의 충돌로 보이나, 실상은 패권을 지키려는 세력과 패권을 세우려는 세력간의 이전투구이니 원색적이다. 친박계의 공천기준이 비박과 곁박을 뽑아내고 진박을 이식하자는 수준이고, 비박의 공천기준은 현역을 살리자는 것이니 천박하다. 어떻게 대통령과의 친소가 공천 기준이 될 수 있는건지, 그걸 태연히 떠들어도 되는건지 의문이다. 새누리당은 영원히 패권을 유지하고 주도할 것이라는 착각속에 시대정신과 결별 중이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절대권력이라 오판한 탓이다.야당들이 자초한 신념의 야합과 여당이 키워 온 패권의 폐단이 충돌하니, 유권자의 선택기준도 구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선택할 신념과 희망이 없으니 지연, 학연이라는 구시대의 기준과 계층과 세대별로 대립하는 양상에 기대야 할 판이다. 한국정치가 한국을 위협하는 그 어떤 세력보다 점점 한국에 위험한 존재로 진화중이라는 두려움이 커지는 요즈음이다./윤인수 문화부장윤인수 문화부장

2016-02-21 윤인수

[데스크 칼럼] 종합형 스포츠 클럽에 대한 고찰

전국 30개, 다양한 연령·계층 원하는 종목 즐겨여성체육인 주축 수원 '코리아하이파이브' 눈길은퇴선수 지원과 재능기부 새로운 문화 만들어최근 국내 스포츠계에는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최근 치러진 유소년축구대회를 통해 알 수 있다. 수년 전 만해도 유소년축구대회는 취미로 즐기는 클럽보다는 엘리트 스포츠의 산실인 학원(학교) 축구가 대세를 이뤘다. 즉, 학원 축구를 통해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이 육성됐고, 이 선수들이 나아가 프로팀과 국가대표로 발탁돼 한국 스포츠를 이끌었다. 하지만 현재는 학원 축구보다 클럽 축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클럽 축구 꿈나무들은 학원 축구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를 벌이며 유소년 축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우리나라는 그동안 학생들이 운동을 자유롭게 즐기고 배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 못했다. 학생들이 엘리트 선수로 육성되기 위해선 학업을 포기해야 했고, 학교 운동부에 들어가야만 가능했다. 그러나 운동선수로 성공한다는 것은 '하늘에 별 따는 것'처럼 어렵다. 대다수가 중도에 부상으로 인해, 아니면 외부 환경(?)에 의해 운동을 포기해야 했다. 한 명의 스포츠 스타가 탄생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선수가 중도에 운동을 포기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물론 부작용도 심각했다. 상급학교 진학과 관련 일부 학부모들과 지도자들의 부정부패는 잊을 만하면 언론 매체에 보도됐고, 일부는 경기에 승리하려고 심판을 매수하는 등 꿈나무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 이 같은 폐해는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지원하는 종합형 스포츠클럽은 지역별로 나뉘어 지도자들이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종합형 스포츠클럽은 다양한 연령·계층의 지역주민(학생)이 원하는 종목을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체육시설중심 공공클럽을 말한다. 2013년 9개소, 2014년 9개소, 2015년 12개소를 추가, 현재 총 14개 시·도에서 30개 종합형 스포츠클럽이 운영되고 있다.종합형 스포츠클럽은 평균 7종목 이상을 운영하고 있어 학생들이 다양한 운동 종목을 통해 체력 증진 및 실력을 키울 수 있다. 여기서 재능이 뛰어난 학생들은 선수로 길러진다. '사회 체육의 천국'이자 '스포츠 강국' 독일은 3천만명의 국민이 11만 개의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을 정도다.이에 발맞춰 경기도 수원에선 종합형 스포츠클럽인 (사)코리아하이파이브 스포츠클럽(이하 클럽)이 활동 중이다. 이 클럽은 100명의 여성체육인을 중심으로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주축이 돼 2014년 4월 2일 창립됐다. 현재 클럽은 '은퇴 선수 지원 및 재능기부위원회'(이하 위원회)와 '그린메이트(green mate)'를 연계해 새로운 스포츠 문화를 만들고 있다.클럽의 올해 목표는 최소 10개 종목에 회원들을 엘리트 선수로 등록하는 것이다. 특히 클럽은 위원회를 통해 종목을 활성화 시키고, 전문 지식이 풍부한 은퇴 선수들이 직접 강사로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일자리 창출의 기회도 주고 있다. 클럽과 연계되는 그린메이트 또한 스포츠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그린메이트는 국내 최초로 여성 프로골퍼들이 만든 기부단체로 박인비, 최나연, 유소연 등 15명의 프로 골퍼가 속해 있다.우리나라는 3월 27일 새로운 스포츠 시대를 연다. 엘리트 스포츠인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을 다룬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되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서 종합형 스포츠클럽의 활성화는 미래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다./신창윤 체육부장신창윤 체육부장

2016-02-17 신창윤

[데스크 칼럼] 소잃고 외양간 지금이라도 고치자

"왜들 저러는데"서 "심상찮네"로 여론 급선회군사분계선·접경지역 주민들 '살얼음판'개성공단 예고된 재앙에 정부 무대책 마음 아파모 종편 방송에 '이만갑(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탈북 동포들을 불러놓고 북한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대한 자신들의 경험담을 들려주고 대한민국과의 이질성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가를 보여주는 게 주 내용이다. 출연자 중에는 꽤 오래전 탈북한 사람부터 하나원을 갓 출소한 풋내기 탈북자, 전문가 집단에서 일했던 석학에서부터 탈영한 귀순병에 이르기까지 출신 성분도 다양하다. 북한의 실상이 어떠한지를 코믹풍으로 알려주며 북한 주민들의 고달픈 삶에 대한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곤 한다.설 연휴에 맞춰 북한이 인공위성 실험을 포장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국제사회를 경악케 했다. 정작 국민 대다수 첫 반응은 "북한이 뭘 또 쏘았데. 도대체 왜들 저런데"하는 식으로 시큰둥했다. 여태껏 그랬듯이 "북한이 돈이 또 궁한가 보지"하며 어린아이 젖달라고 보챈다는 정도의 인식이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우리 국민의 안보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미국은 초강력 대북제재법안을 상·하원에서 전례 없는 속전속결로 통과시키고 일본 또한 조총련 등의 대북송금 원천봉쇄 등 긴급한 대응을 보였다. 앞서 정부가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개성공단 전면 가동중단'이라는 최후의 대북제재 카드를 꺼낸 이후 미국과 일본의 북한 압박 수위와 속도가 빨라진 건 사실이다.국민들도 이제서야 "이거 심상찮네. 전쟁이라도 나는 것 아닌가?"하며 극도의 민감한 반응으로 급선회했다. 북한도 개성공단 전면폐쇄, 군사보호구역선포, 개성공단 내 모든 자산 동결, 개성공단 남측근로자 전원추방 등 초강수 대응에 이어 6·15남북공동선언 파기 등 사실상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강대강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불과 1주일만에 벌어진 일들이다. 군사분계선 주변은 이미 남북한 모두 전시상황에 대비한 전운이 감도는 긴장감으로 팽팽하다. 특히 경기도와 인천시는 북한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곳이기에 서해 5도민들은 물론 경기북부 주민들의 긴장도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형국이다.개성공단기업협회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중단선언에 납품예정인 완·부자재조차 가져오지 못해 파산위기에 직면했다. 경기도 38개, 인천시 16개 기업을 포함해 124개 업체가 같은 처지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불가항력적인 안보위기 상황에서 벌어진 조치로 피해기업들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국민 세금으로 전액을 보상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라고 못 박았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할 수밖에 없는 정부 입장을 이해해달라는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하지만 개성공단이 가동된 지 올해로 13년째다. 그동안 크고 작은 실랑이로 간헐적 중단 사태가 10여 차례 이어졌고 지난 2013년에는 무려 5개월동안 중단된 전례도 있다. 남북경제협력의 상징 아이콘으로 설립된 개성공단이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언제든 북한의 태도변화로 입주기업들에 막대한 피해가 닥칠 수 있다는 건 상식수준이다. 그런데도 여태껏 공단이 폐쇄될 경우 우리 기업들의 피해 및 보상 등에 관한 위기관리대응 매뉴얼조차 만들어 놓지 않은 책임은 분명 정부에 있다. 위험을 감수하고 적지에 들어가 돈을 벌어오는 입주기업인들은 예고된 재앙에 정부가 그동안 손 놓고 있었다는 것에 더 마음이 아프고 속상한 것이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개별적인 언론 노출에 극도로 민감하다. 자칫 자신들의 말 한마디가 행여 국가에 해가 될까 노심초사하고 북으로 들어가 일을 해야 하는 특수 신분인 탓에 북한이 자신들의 말과 행동을 문제 삼을까 봐 극도의 조심을 해온 습관 때문일게다. 내부결속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만큼 소는 잃었어도 지금이라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김성규 사회부장김성규 사회부장

2016-02-14 김성규

[데스크 칼럼] 원숭이 해에 생각하는 기본

양력 새해첫날, 음력상징 쓰는 우 범하지 말아야높은자리 상징 원숭이 '실수·실패' 부정적 모습도이번총선 탐관오리 벌하는 참일꾼 많이 뽑혔으면…설날은 이제서야 밝았는데 올해 띠 동물인 원숭이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말이 벌써 오래된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2016년 1월 1일이 시작되었을 때 이미 새해 인사 문자로, 신문기사로 원숭이의 해임을 선언해 버렸다. 이는 양력과 음력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빚어진 큰 잘못이다. 2016년 새해 첫날과 병신년(丙申年) 설날은 엄연히 다르다. 양력과 음력의 차이는 해와 달의 구분 만큼이나 크다. 해를 달이라 할 수 없고, 달을 해라 부를 수 없는 것처럼 차이가 크다. 그러나 언론보도를 보면, '2016년 1월 1일 0시 0분. 붉은 원숭이 해가 밝았다'는 식의 기사가 넘쳐났다. 사실 관계에 엄격해야 할 언론부터가 잘못에 앞장선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국내 문학계의 한 축을 이끌게 된 인천 출신 문학 평론가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설 명절이 시작되기 전에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만난 이 문학평론가는 1월 1일에 TV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면서 말을 꺼냈다. 새해 첫날에 애를 낳은 아이의 엄마가 화면에 잡혔는데, 거기에서 올해가 원숭이 해인데 원숭이 띠인 아기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란 것이었다. 아직 엄연한 을미년 양띠 해인데도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원숭이 해라고 말하는 세태는 사회적 병폐라는 게 이 분의 생각이었다. 그는 이런 병적 현상을 오히려 언론이 부추기고 있다면서 제발 언론이 나서서 이 문제부터 바로잡아 달라고 했다.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작은 잘못에서 큰 잘못이 생겨나고는 한다. 제방의 작은 구멍은 자꾸 커져 결국 제방을 무너뜨리게 된다.원숭이는 '높은 자리'를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원숭이를 나타내는 한자와 제후를 의미하는 한자 발음이 같은 데서 그렇게 인식돼 왔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 전통 예술의 소재로 원숭이는 자주 쓰이고 했는데, 원숭이가 벌꿀을 따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나 원숭이가 게를 잡는 모습의 그림 등은 높은 관직을 좇는 양반 계층에서 선호한 것들이었다. 마침 국회의원 총선거가 두 달 남짓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지역별 편차가 크기는 하지만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는 이번 총선이 내년 대선과 그 이듬해 지방선거로 이어지는 연속 선거전의 기선 잡기 차원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우리 전통의 원숭이 그림이 상징하듯 원숭이 해에 배지를 다는 선량들은 한자리 차지한 것처럼 유난을 떨 가능성이 높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게 있다. 기본을 찾는 일이다. 양력 새해 첫날인데 굳이 1개월이나 뒤에 올 음력에서 상징을 끌어다가 설날 행색을 내는 잘못을 다시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숭이에는 '높은 자리'를 상징하는 긍정적 면도 있지만 '실수'나 '실패'를 이야기 하는 부정적 모습도 담고 있다. 특히 우리 선조들은 '관(冠) 쓴 원숭이'란 말을 탐관오리의 대명사처럼 썼다. 이는 잔재주로 백성을 속이고, 눈앞의 작은 이익만 노리면서 경박하게 굴다가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의미다.올 설 명절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시끄럽게 시작했다. 올해는 또 총선으로 시작해 정국이 어수선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올해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기본을 바로 세울 수 있는, 탐관오리를 벌할 수 있는 그런 자질을 갖춘 참 일꾼이 많이 뽑혔으면 좋겠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6-02-10 정진오

[데스크 칼럼] 인천과 가치 재창조

인구 300만 돌파 3대도시의 '새로운 비전 선포''시민, 주인의식 갖고 정체성 확보' 하자는 취지'재창조 할 가치' 무엇인지 자세한 설명 있어야인천광역시의 인구가 300만 돌파를 눈앞에 뒀다. 올 하반기에는 국내 특별·광역시 가운데 세 번째로 인구 30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인천의 인구(주민등록인구 기준)는 292만5천815명, 여기에 외국인 5만7천669명을 더해 인천시 인구수는 298만3천484명이 된다. 1만6천516명만 더해지면 300만명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인천의 인구는 지난 1979년 말 104만3천744명으로 처음 100만명을 넘어선 이래 13년만인 1992년 말에는 207만616명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경제자유구역과 대규모 택지개발 등으로 인구 유입이 계속되면서 대부분 군·구에서 인구가 지속해 증가하는 추세다. 50만명을 넘어선 기초단체만도 부평구, 남동구, 서구 등 3개 구로 늘었다.인천시는 300만 인구로 '국내 3대 도시'가 되는 올해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인천만이 가진 고유한 가치를 찾아 발전시켜 나가는 '인천 가치 재창조사업'이 그 중심에 있다. 이 사업은 '우리는 인천'이라는 슬로건 아래 인천시가 갖고 있으면서도 가치를 간과했거나 과소평가한 것 중에서 시민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 미래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정복 시장은 "인천 가치 재창조 사업은 시민이 인천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정체성을 제대로 확보하고자 하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유 시장은 이 사업의 중요성을 반영하듯 산하 10개 구·군을 연두 방문하면서 인천 가치 재창조를 주제로 한 주민 참여토론을 벌이고 있다. 각 자치단체와 주민들이 함께 고민해 주제를 선정하고, 함께 그 주제를 달성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연두 방문에서 대부분 기초단체는 지역 민원 해결을 위한 도시 발전을 지향점으로 삼았다. 가치재창조 사업의 주요한 과제로 '지역발전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그리곤 인천시에 지역개발 비용 지원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치 재창조사업' 개념 이해에서부터 인천시와 기초단체 간의 괴리가 얼마나 큰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되고 있는 셈이다.인천시민들은 아직 시가 제시한 '가치 재창조사업'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명확한 정의가 없는 사업이다 보니 누구도 '가치 재창조'를 주제로 얘기하려 들지 않는다. 이번 연두 방문의 토론회 자리가 논의의 시작점이 아닐까 싶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창조 경제'라는 단어가 언론을 통해 무수히 언급됐지만 이 뜻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박 대통령 취임 3년이 됐지만, 국민들 사이에서 '창조경제'라는 단어는 아직도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다. 어쩌면 국민들에게 '창조경제'는 의미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 그저 행정용어로 남을지도 모른다.유 시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가치를 재창조해 인천을 자랑스러운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초, 최고(最古)의 역사와 문화, 168개의 섬, 국제공항과 항만, 경제자유구역 등 인천시가 이미 가지고 있는 가치들에 대해 수없이 강조해 왔다. 그리곤 "이제는 무수한 가치를 가공하는 재창조의 실현이 우리의 몫"이라고 했다. 하지만 인천의 가치가 무엇인지 우선 알아야 하고, 재창조해야 할 가치들을 발굴해야 하는 작업이 '우리의 몫'이라고 한다면 먼저 시민들에게 자세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 유 시장의 '가치 재창조'는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와 달리 시민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얘깃거리가 됐으면 좋겠다./이영재 인천본사 경제부장이영재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6-01-31 이영재

[데스크 칼럼] 농협중앙 회장선거, 정치권도 배워라

고질적 지역주의 초월한 '영·호남 협력' 눈길'특정지역 후보만 당선가능' 오랜 지방색 깨트려국민적 분열조장 취했던 정치권에 중요한 메시지최근 치러진 농협중앙회장의 선거는 우리 선거사에 중요한 업적과 교훈을 남겼다. 영·호남 간의 고질적 지역주의를 초월한 흔치 않은 결과가 우선이고, 특정 지역 후보만의 당선이 가능했던 오랜 지방색을 깬 결과가 그 두번째로 보인다. 시작 전부터 선거 분위기는 경상도 일색으로 끝났던 예전과는 분명 다른 토양을 형성했다. 영남 출신 3명, 수도권 출신 2명, 호남 출신 1명 등 마치 황금비율식의 지역 후보군 형성이 그 배경이다. 또 하나의 흥미 거리는 최초의 비영남권 후보의 당선, 영호남 간 협력, 수도권 후보자의 결선진출에 따른 다른 후보자와의 역학 관계 등이었다. 당연히 많은 시나리오가 가능했으나 역시 으뜸은 지역주의를 초월한 영호남의 협력체계 구축 여부였다. 당시 선거에 참여했던 한 대의원에 따르면 당시 선거장 분위기는 김병원 당선인(호남)과 최덕규 후보(영남)가 서로 막역한 사이였다고 한다. 비록 영호남으로 출신지가 다르나 결선투표에 올라가는 후보를 지지하자는 사전 공감대도 형성돼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를 믿거나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골 깊은 지역감정에 서로가 손을 잡겠냐는 슬픈 정치 현실이 덧칠된 까닭이었다. 후보자 간 친분도 이를 극복지 못할 것이란 우려감으로 변했다. 하지만 영남 대의원들 사이에 퍼진 '호남권이면 어떠냐'는 인식이 의외의 결과를 만들었다. 선거전 믿지 못할 일들이 현실이 되면서 역대 최초의 호남권 회장이 탄생했다. 상대적 관심거리였던 수도권 출신의 당선 기대감은 '예선 1위'정도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예선 1위 후보가 결선에서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농협회장 선거 결과는 그야말로 한편의 드라마였다. 1차 투표에서 경기도 출신 후보가 1위(104표)를, 호남 출신의 김 당선자가 2위(91표)를 차지했다. 지역적 편견을 조금만 보태면 영남표는 수도권 후보로 당연히 와야 했다. 후보 경쟁력, 지역적 성향 등을 감안한 당시 분위기였다. 하지만 1·2위 간 결선투표는 영남권 표심이 대거 호남으로 이동하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만들었다. 선거전까지 김 당선인의 경력은 흠잡을 데가 없다는 평가였으나 당선에 확신을 주진 못한 상태에서였다. 지역주의를 초월한 농협 대의원들의 합작은 이렇게 선거사에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마침내 세 번째 도전으로 3수 끝에 당선된 김 당선인은 '준비된 회장'이란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결선투표 직전 특정 선거인단에 후보 지지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는 문제가 불거지는 후문을 남겨 일단 모양새는 빠졌다. 연대를 가능케 할 정도로 후보자 간 밀도 있는 내용의 '딜' 등이 있었는지 알 도리도 없다. 하지만 지역감정 골에 빠져 국민적 분열을 조장해 반사이익을 취해왔던 우리의 정당 정치에 중요한 메시지 만큼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선거 후 당시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영호남 지역 벽을 허문 인상적 사례"란 평도 같은 맥락이다. 최종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겠지만 복지 농촌 건설을 통해 234만 농업인 조합원이 웃으며 농사지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당선 소감을 밝힌 당선자의 뜻이 희망하는 대로 펼쳐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남과 호남이 지역적 이해관계와 계파를 초월한 결과를 보여준 선거에 박수를 보낸다./심재호 경제부장심재호 경제부장

2016-01-27 심재호

[데스크 칼럼] 도박장보다도 못한 책임정치

대통령, 공약으로 강한 의지 드러냈던 '누리과정'보육대란 이어진다면 '줬다 뺏는' 형국 되고말아책임 주체들 서로 떠미는 교육현실 안타깝기만모니터에서 금화가 우수수 쏟아진다. 수십 번 베팅 끝에 겨우 한번 나온 보너스인데 짜릿한 쾌감이 밀려 온다. 이전에 쏟아부은 본전생각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진다. 정해진 시간까지만 게임을 하기로 동반자들끼리 철석같이 '맹세'(?)를 하지 않았다면 '일' 냈을지도 모른다. 그 '일'이라는 게 조금만 더하자고 조르는 정도였겠지만….지난 주말 강원도를 방문한 차에 '체험'을 빙자해 잠시 짬을 내 강원랜드 카지노에 들러보았다. 순전히 관광의 일환이었지만 막상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려니 아쉬움이 남는다.'사람들이 이래서 도박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출구로 향하다 보니 카지노 한편에 비치된 몇몇 책자가 눈에 들어온다. 강원랜드 측에서 발간한 도박중독예방 현상공모전 수기 작품집들이다. 중독관리센터 등 도박중독을 치료하는 기관을 소개하는 유인물도 비치돼 있었다. 무료로 배포하는 책자인지라 눈에 띄는 몇 권을 챙겨 옆구리에 끼웠다. 어찌 보면 앞뒤가 안 맞는다. 도박장을 마련해 놓고 도박중독 치료 프로그램이라니. 그야말로 병 주고 약 주는 식 아닌가.그래서인지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책장을 넘기기 전까지만 해도 이들 책자는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일종의 '전시 도서'로만 느껴졌었다. 그런데 막상 도박의 늪에서 빠져나온 사연들을 접하다 보니 이들 책자는 어느덧 '권장 도서'로 바뀌고 있었다. 특히 간간이 나오는 '책임도박'(Responsible gambling)이란 용어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도박문제에 대한 책임은 허가권을 가진 국가와 운영권을 가진 사행업체, 그리고 게임을 즐기는 당사자 모두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와 사행업체, 이용자 모두 도박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것을 한마디로 '책임도박'이라고 합니다."책임도박에 대한 설명을 접하다 보니 현재 교육계 최대의 이슈인 '누리 과정'에까지 생각이 미친다.좀 거칠게 표현하면, '누리과정'에 관한 한 우리의 정치나 행정은 도박문제의 책임을 함께 공유하자며 책임도박을 내세운 카지노보다도 못한 듯하다. '누리과정'을 놓고 벌어진 일련의 과정을 돌이켜 보자. 교육부와 교육청, 지자체장과 지방의회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정면으로 맞붙는 양상이다. 그야말로 책임 실종 사태다. 누리과정이 도입된 이후 교육부를 거쳐간 장관이 3명이나 되지만 그 누구 책임지는 이 없다. 수조원이 드는 새 사업을 벌여놓고 재정을 충당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충실하지 않은 것은 무책임의 결정판이다. 제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누리과정을 핵심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다. TV에 나와서는 "0~5세 보육은 국가가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유아 교육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이처럼 국민들의 기대를 잔뜩 부풀려 놓더니 이제는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누리과정 문제가 해결이 안돼 보육대란으로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줬다 뺏는' 형국이 되고 만다. 그것은 '병주고 약주는' 것보다 더 저열한 행위다. 차라리 준다고 하지나 말지. 넓은 의미로, 국가 기관이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정치를 책임정치라 한다. 하물며 도박장에서조차 책임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는데, 책임의 주체들이 정작 책임을 외면하는 우리의 교육현실에 안타까움이 앞선다./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6-01-24 임성훈

[데스크 칼럼] 통합체육 시대

건강 챙기고 재능있는 사람 전문선수 육성 '큰 의미'지도자 열악한 처우개선 분석후 적절한 조치 필요모든 국민 스포츠 좋아하고 스타 꿈꾸는 날 오기를2016년은 한국 체육계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한해다. 엘리트 체육을 이끌어 온 대한체육회와 생활 체육을 전담한 국민생활체육회가 3월까지 통합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앙의 통합추진위원회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단체 통합 법정 기한인 오는 3월 27일 이내에 통합을 완료하고, 통합체육회 회장 선거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인 8월 5~21일 이후인 10월 31일 전까지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같은 사항은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2016년 3월 27일까지 통합하도록 한 '국민체육진흥법'을 준수하기 위함이다.중앙 단체보다 시·도 체육회의 행보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대전광역시를 비롯해 인천광역시에 이어 지난해 말 경기도도 통합체육회를 출범시켰다. 특히 경기도는 통합체육회 명칭을 '경기도체육회'로 정했으며, 가장 먼저 조직체계를 구성했다. 경기도체육회 조직은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을 아우르기 위한 1처 1본부장 3부 9과 체제로 확장 시켰다. '세계 속의 경기체육'답게 가장 먼저 통 큰 조직을 완성한 것이다.통합체육회는 온 국민이 평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그런 생활체육의 기반에서 엘리트 체육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선진국형 시스템으로 나아가기 위해 마련됐다. 즉, 그동안 선수 육성은 학원 스포츠에 의한 학부모들의 투자, 그리고 지도자와 선수 개개인의 실력에 따라 유망주가 배출됐다. 학원 스포츠는 철저하게 학교장 및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다뤄져 운동부 해체와 창단을 반복했고, 학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쌈짓돈을 '회비'라는 명목으로 냈다. 이 같은 이유로 일부 유망주들은 스포츠와 등을 돌리며 자신의 꿈을 접었고, 일부 선수는 방황의 끝에서 희망을 포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통합체육은 생활(사회) 속에서 스포츠를 통해 건강을 도모하고, 재능있는 사람은 전문 선수로 육성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같은 종목끼리 이어져 한울타리 안에서 전문 선수가 배출된다는 점도 기존 엘리트 체육과 차별화된다.물론 클럽(동아리) 속에서 전문 선수가 육성되기 위한 선행 조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지도자들의 처우개선일 것이다. 배드민턴, 탁구, 축구 등 대부분 종목은 선수 출신의 지도자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통해 꿈나무들을 지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 대다수 지도자가 1년 계약직인 데다 성적을 내지 못하면 곧바로 퇴출당하는 등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 시민들의 스포츠 교실을 운영해오던 생활체육 지도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통합체육은 앞으로 이런 부분을 잘 분석하고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통합체육회가 되면서 스포츠인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있다. 통합체육이라는 명목으로 '예산을 삭감하지나 않을까'라는 두려움이 바로 그것이다. 두 단체가 하나로 합쳤다는 이유로 예산을 줄인다면 통합체육을 체계적으로 바꾸는데에도 큰 의미가 없다.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스포츠도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올림픽에서 스포츠 강국들은 모두 부자 나라가 아닌가.스포츠는 국민을 건강하게 만들고 나아가 사회를 부강하게 한다. 또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통해 국민을 하나로 결집 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스포츠를 흔히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까지 표현한다. 동물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스포츠의 세계에서도 약육강식만 존재한다. 그럼에도 스포츠는 진정한 멋이 있다. 정정당당하게 경기를 치른 후 패자는 승자를 존경하고,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모든 국민이 스포츠에 소외당하지 않고, 누구든지 스포츠 스타를 꿈꾸는 통합체육 시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신창윤 체육팀장신창윤 체육팀장

2016-01-17 신창윤

[데스크 칼럼] 겸손과 이익, 그리고 선거

'자만한 자는 손해, 겸손한 자는 이익' 하늘의 道정치인들 선거철엔 낮추지만 당선만 되면 '돌변'이번 만큼은 한결같은 사람 많이 배출됐으면…눈에 잘 띄는 집안 한쪽에 고이 모시듯 하면서 아침저녁으로 바라보는 찻잔 세트가 하나 있다. 찻잔으로는 쓰지 않고 그저 보기만 할 뿐이다. 인천 서구청이 재작년 하반기부터 외부 손님들에게 기념품으로 주기 시작한 녹청자 찻잔이다. 녹청자의 미(美)를 감상할 만한 미적 수준에 다다르지 못했으면서도 그 찻잔을 마치 오래된 고려청자 다루듯 하는 것은 찻잔 겉면에 박힌 세 글자 때문이다. '謙受益(겸수익)'. 중국 최고(最古)의 역사서이자 정치 철학서로 꼽히는 '서경(書經)'에 나오는 이 말을 인천의 대표 서예가 검여(劍如) 유희강(1911~1976)이 그의 독특한 서체에 담았다.겸수익(謙受益). 겸손하면 이익을 본다는 얘기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몇 날 며칠을 바라봐도 언뜻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자기를 낮추는 데 이익이 있다는 말은 온갖 방식으로 자기를 드러내는 데 익숙한 요즘 시대에는 받아들이기 더더욱 어렵다. 겸수익은 겸손의 반대말인 자만·교만과 대비해 읽어야 한다. '서경'에서도 그렇게 설명하고 있다. '자만한 자는 손해를 부르고 겸손한 자는 이익을 받는 것이 하늘의 도(道)이다'. 그래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아무튼 중국 고대 경전의 중요 덕목으로 '겸손'이 등장했다는 것은 그 시절의 사회 풍조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겸손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듯싶다. '요새 애들은 버릇없다'는 얘기를 아주 오래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입에 달고 살았던 것처럼 말이다.검여 유희강은 인천 서구 시천동 출신으로, 중국 위주의 서풍 일색이던 우리나라 서예계에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특히 왼손으로 쓰는 '좌수서'에 일가를 이룬 인간 승리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1968년 중풍으로 쓰러져 오른쪽이 마비되면서 모두가 그의 서예 세계가 끝났다고 평가했으나 불굴의 투혼을 발휘한 끝에 그는 왼손으로 다시 일어섰다. 그런 그가 1973년에 '겸수익'을 썼다. 그의 좌수서가 최고 경지에 이르렀을 때다. 그는 정점에 다다랐을 때 '겸손'을 떠올린 것이다. 검여의 겸수익은 그래서 남다르다. 기념품으로 받은 녹청자 찻잔의 글씨를 검여가 쓰지 않았다면 아마도 찻잔이나 물 잔 신세를 면치 못하고 날마다 설거지통에서 덜그럭거렸을 것이다.선거철이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은 겸손 그 자체가 된다. 그런데 되고 나면 그만이다. 자만과 교만으로 넘친다. 선거운동기간 내내 허리를 굽히고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던 그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돌변한다. 거짓 겸손이 가득한 그들이, 자신들이 잘나서 뽑힌 줄로 선량행세를 하니 우리에게 이익이 뒤따를 턱이 없다. 4년 내내 자기 밥그릇만 챙기고, 당리당략에 골몰하던 그들이 또다시 겸손 모드로 전환해 우리 앞에 나서고 있다. 이번만큼은 한결같은 겸손함을 가진 사람이 많이 배출되었으면 좋겠다.사족을 하나 달자면, 서구청의 녹청자 찻잔 어디에도 서구청의 이름이나 마크가 없다. 단지 찻잔 바닥 뒷면에 '녹청자박물관'이란 다섯 글자 표기만 흐릿하게 했을 뿐이다. 서구청은 녹청자의 상징 지역이 서구이고, 검여의 고향 또한 서구라는 자부심에서 아마도 별다른 표식을 달지 않은 듯하다. 직접 드러내지 않는 고품격 겸손함이다. 다른 지자체의 기념품도 이런 서구청의 겸손함을 닮았으면 한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6-01-13 정진오

[데스크 칼럼] 더이상 경기도민을 우롱하지 마라

남지사 "누리과정 예산 해법 허리띠 졸라 매겠다"도의회 더민주·도교육청 "근본적 해결책 아니다"수원시 "지원중단 막겠다"… 일부 지자체 동참의사"엄마, 아빠 저 사람들 왜 그래? 우리 때문에 싸우는 거야?"초등학교 취학 전 연령대인 어린이집·유치원 아이를 둔 부모들이 새해 벽두부터 볼썽사나운 정치판 뉴스에 아이들 보기에 낯이 민망하다고들 아우성이다. 새해 선물로 친지들로부터 받은 책가방, 학용품 등을 자랑하며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가정의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우리 사회 미래 주역들이 볼모로 비쳐지는 씁쓸한 2016년 병신년 새해풍경이다. 사실 일반인들에게는 용어조차 생소한 '누리과정(만3~5세 보육과정)'이 예산 편성을 둘러싼 정부와 광역 교육청, 광역 자치단체 간의 힘겨루기가 치킨게임(좁은 도로 양쪽 끝에서 서로를 향해 마주 달리는 이판사판의 대치상황을 비유하는 말)으로 치달은 지 오래다.법적인 해석과 입장은 교육부, 국회, 경기도,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 모두 각자의 명분은 충분하다 못해 헌법 위에 군림할 정도로 논리정연하다. 하지만 정작 그 대상인 어린이집 원생과 유치원생, 이들의 학부모, 이를 바라보는 가족들 등 결국은 경기도민들이 우롱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도민의 한 사람으로 통탄스럽고 부끄럽고, 언론인의 한사람으로서도 통렬한 책임을 느낀다.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0일 '보육대란' 문제에 대한 해법이 안 나오면 경기도의회와 협의해 올해에는 경기도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책임지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남 지사는 이날 '누리과정 예산 관련 경기도 입장' 발표를 통해 "중앙정부, 국회, 교육청과 해법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한 이후에도 문제 해결이 안 되면 경기도가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말했다. 우선 1∼2월분 900여억원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소요 예산에 대해 도비로 지원한 뒤 정부에서 이때까지도 누리과정 해법을 마련하지 않으면 올해 전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도가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책임지겠다는 뜻"이라고 못 박았다.하지만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반응은 냉담했다. "남 지사의 오늘 제안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유일한 해결책은 박근혜 정부에 있다. 조속히 예비비 편성, 사회적 협의기구 구성에 나서라"고 요구했다.다만 "남 지사 제안의 배경을 살펴본 후 당의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도교육청도 "남 지사의 발언은 근본적인 해결책도 아니고 누리과정 예산은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일단 도의회 진행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특히 "남지사 생각대로 도 예산이 지원돼도 어린이집의 경우 도에서 도교육청으로 예산을 전입한 뒤 다시 경기도로 예산을 전출시켜야 하는 웃지 못할 진풍경이 벌어진다"며 "이런 거라면 정부예산이든 광역단체 예산이든 법률상 구체화시키면 될 일이다"라고 말했다.보다못한 수원시가 앞서 지난 7일 전 지역 어린이집에 안내문을 배포해 '시비를 우선 투입하는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누리과정 지원중단사태는 막겠다'고 나섰다. 염태영 수원시장의 발언 다음날인 지난 8일 경기도는 환영의 뜻을 밝히며 시·군 부단체장 연석회의를 열었고 용인과 평택, 안성 등 일부 다른 지자체도 동참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일선 시군마다 재정여건이 달라 경기도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잇따랐다. 아울러 도내 35만여명의 어린아이들의 학습보육권을 볼모로 진흙탕 싸움에 허우적거리는 동안 준예산 사태에 막혀 꿈쩍도 못 하는 민생사업들이 허리케인으로 변해 다가올 4·13 총선에 휘몰아치는 줄 그들은 아는지 모르겠다./김성규 사회부장김성규 사회부장

2016-01-10 김성규

[데스크 칼럼] 정치에 아이들까지 이용 하겠다고?

道 예산대란 초유의 사태 ‘누리과정 갈등’서 촉발도교육청 “정부, 대통령공약 떠넘기며 지원 안해”정부·여당 “예산 다른데 써 버리고 편성 못한다니”‘초유의’, ‘사상 최초’ 따위의 수식어는 항상 듣는 이에게 긴장감을 준다. 이런 수식어가 따라 붙는 사안들은 으레 언론매체의 윗부분을 장식하고, 국민들은 막연하게나마 뭔가 큰일이 났구나 하며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새해 벽두부터 경기도 바닥이 ‘초유의’ 일, ‘사상 최초’의 일로 시끌시끌하다. 지난해 말 경기도의회가 2016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경기도· 경기도교육청이 준예산 체제에 들어가는, 광역자치단체로는 ‘사상 최초’의 상황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싸우지 않는 정치’를 하겠다며 연정이라는 기대주를 탄생시켰던 경기도(정확하게는 경기도의회가)가 아이러니하게도 싸움 중에 가장 저급하다는 몸싸움까지 벌여가며 만들어낸 사태다. 일각에선 천신만고 끝에 자리 잡아가는 듯하던 연정의 존립 자체에까지 회의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하지만 경기도에 이런 ‘초유의’ 사태를 불러오게 한 본질적 원인이 ‘해마다 되풀이 되던’ 여야 간 누리과정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소상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야당과, 야당 성향이거나 야당의 영향 아래 있는 교육청의 주장은 ‘중앙정부가 대통령 공약이자 스스로 책임져야 할 누리과정을 교육청에 떠넘기면서, 이에 상응하는 재정은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누리과정 예산에 쓰라고 돈을 보냈는데 교육청이 다른 데 써버리고 편성하지 못하겠다고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 뻔한 양시양비론 같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맞고 둘 다 틀리다. 정부가 교육청에 내려보냈다고 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27%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시·도 전입금 등과 합해져 교육청 예산으로 활용된다. 교육청 예산의 편성과 집행은 전적으로 교육감의 권한인 만큼, 국가사무인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는 교육청의 주장은 틀리지 않다. 역시, 지방재정법 시행령에 누리과정 예산이 시·도교육청의 의무지출 경비로 지정돼 있는데도 교육청이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것은 법령 위반이라는 정부의 주장도 틀리지 않다.분명한 것은 논란의 빌미를 정부가 제공했다는 점이다. 엄밀히 말해 정부가 내려보냈다는 돈은 누리과정 예산으로 따로 챙겨준 돈이 아니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에서 일부를 누리과정 예산에 쓰도록 강제한 돈이다. 정부는 해마다 누리과정 예산이 진통을 겪자 지난해 여야 합의를 통한 법률개정이 아닌, 시행령 개정을 통해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이 지출하도록 강제하는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 이 시행령이 교부금을 ‘총액으로 교부한다’고 명시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즉 상위법을 침해한다는 논란을 야기한 것이다.이 논란의 밑바닥에는 “생색은 정부·여당이 다 내놓고, 부담은 교육청에 떠넘긴다”, “무상급식 등에 펑펑 돈을 쓰면서 정부 사업에는 몽니를 부린다”는 상대방에 대한 불만이 짙게 깔려 있다. 경기도처럼 야당이 의회 다수당인 지역에서 누리과정 예산이 전액 또는 일부 삭감되면서 진통이 더 심한 게 그 방증이다. 결국은 정치 공방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누리과정 대상 원아가 35만명에 달하는 경기도의 유치원들은 매월 4일 입금받던 누리과정 지원금을 올해는 받지 못했다. 학부모가 수업료를 내는 20일께에는 유치원들이 이 돈을 학부모들에게 청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러면 말 그대로 보육대란은 현실이 된다. 서로 아이들을 위한다면서, 실상은 아이들을 볼모로 진실 게임과 정치공방만 계속하는 것은 비겁하다. 문제 해결이 먼저이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나중이다./배상록 정치부장배상록 정치부장

2016-01-06 배상록

[데스크 칼럼] 아동학대, 정부대책은 없는가

지난해 어린이집·11살소녀 폭행 등 ‘국민적 공분’가정폭력에 대한 열악한 사회안전망 백일하에가정내 문제로 치부하는 잘못된 인식부터 개선지난해 대한민국은 아동학대로 인한 국민적 분노게이지가 1월부터 12월까지 가라앉지 않은 한 해였다. 2015년 1월 대한민국은 인천발 ‘어린이집 아동 폭행사건’으로 충격 속에 한 해를 시작했다. 어린이집 교사가 반찬을 남겼다는 이유로 네 살배기 아이의 얼굴을 강하게 때린 것이다. 교사에게 얼굴 부위를 맞은 아이는 나가 떨어졌고, 이 동영상은 ‘핵싸대기’란 제목으로 인터넷에 순식간에 퍼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작은 아이를 어떻게 무지막지하게 때릴 수 있느냐”는 어린이집 학부모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이 쌓이면서 경찰은 모든 어린이집에 대한 아동학대 전수조사를 펼쳤고, 해당 교사는 사법기관의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 또 국회는 관련법을 고쳐 어린이집 CCTV 설치를 의무화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예고 없이 인천의 어린이집을 방문,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얼마나 심각한 지를 보여주기도 했다.2015년 12월 대한민국은 ‘11살 학대 소녀사건’을 접하며 한 해를 마무리해야 했다. 2년 넘게 친아버지와 아버지 동거녀 등에게 폭행당하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11살짜리 소녀가 ‘필사의 탈출’로 인근 주민들에 의해 발견되면서 사건은 드러났다. 이 아이는 자신을 학대한 친아버지 등을 처벌해 달라고 했다. 법원은 직권으로 친아버지의 친권을 상실시켰다. 심리치료와 건강관리를 병행하고 있는 이 아이는 먹는 것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 아이는 학대받는 동안 학교 교육을 받지 못했고, 교육 당국은 어떤 보호조치도 하지 않았다. 정부는 뒤늦게 전국에 장기 결석 중인 아동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대책을 내놨다. ‘11살 학대 소녀’로 인해 가정내 아동폭력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얼마나 열악했는지에 대한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경인일보가 인천에서 아동학대 특례법에 따른 친권상실 사례를 취재한 결과 ‘11세 학대 소녀’와 같은 아동학대 사건은 또 있었다. 지난해 6월 인천 길병원에 혼수상태로 이송된 5살 여자 아이의 몸을 살피며 진찰하던 의사는 경찰에 신고했고, 친엄마의 아동학대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뜨거운 물을 붓기도 하고, 나무주걱으로 때리기도 했다. 종교단체에서 만나 함께 살던 30대 여성의 가족도 5살 여자아이의 학대에 가담했다고 한다. 검찰은 11살 학대소녀에 앞서 5살 여아의 친모에 대해 친권 상실을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인천의 첫 친권상실 사례가 됐다.2014년 8월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 및 피해자에 대한 세심한 지원과 함께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을 가정 내 문제로 치부하는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곤 “아동학대 가해자의 81.5%가 부모라는 통계가 보여주듯 아동학대 문제를 가족의 관점에서 풀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가, 지자체, 공공단체 등 1만6천여 기관에 의무화된 가정폭력 예방교육 시 아동학대 예방내용을 포함한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했고, 매월 8일을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 예방의 날’(보라데이)로 정해 집중홍보 및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사건은 줄지 않고 있다.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예방책은 장관이 인터뷰할 때 던지는 캠페인이 아니다.2016년 정부는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예방을 위해 실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6-01-03 이영재

[데스크 칼럼] 정책 신뢰가 우선이다

정부, 가계빚 부담 이유로 대책없이 대출규제 나서현재 세계경제 저성장 등 ‘뉴노멀시대’ 서막 알려이제부터라도 시장안정과 경기회복 위해 노력해야최근의 우리 국내 부동산 시장을 들여다보면 몹시 어수선하다. 뜨겁던 아파트 분양 열기가 순간 경기과열의 경고음으로 바뀌는 등 경기가 요동치고 있다. 마치 논란이 되길 기다렸다 경기에 준비된 찬물을 끼얹은 듯 심술맞아 보인다. 종잡기 힘든 최근의 경기 행보가 시장 자율성을 해친 인위적 경기부양에서 시작된 부작용이나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만들던 과열경기가 급기야 미분양 물량이 넘치는 썰물경기로 급변한 변덕스런 시장 상황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가계 부채 우려감에 대출규제에 나선 정부의 초강수까지 경기를 단숨에 나락으로 몰고 간 상황에서 향후 시장 반응이 궁금하다. 걱정되는 것은 그저 종잡을 수 없는 경기에 누군가는 상투를 잡은 불안감에 잠을 설치고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이다.정부가 제시하는 경제 정책이라 함은 시장에 안정감을 주고 미래 예측이 가능할 정도여야 할 것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을 일년 만에 가계 빚이 걱정이라며 곧 바로 대출 규제에 나서는 등 손바닥을 바로 뒤집는 지금의 조악한 모습은 아닐 것이다. DTI, LTV 등의 규제 완화책 1년,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자율화 조치 이후 꼭 9개월여만의 상황 반전이다. 그동안 국가경제에 짐이 됐던 가계빚은 완만히 늘어왔다. 달리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고민없이 시간만 보내며 결국 집 장만 등에 나선 사람들만 불안으로 몰았다. 덕분에 수도권 재건축아파트의 가격하락은 물론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는 등 상황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대출심사 강화 까지 이어진 각종 악재를 보며 그저 집 장만을 부추겼던 정부 정책이 아이러니할 뿐이다.정책적 신뢰를 원망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데도 아직 우리의 일부 고위 경제 관료는 시장 건재를 주장한다. IMF 직후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떴다방이 장사진을 치는 등 투기장화 됐던 현장을 지켜보며 “우리의 부동산경기는 아직 건전하다”고 평가했던 당시 상황과 이상하리 만큼 많이 닮아 있다. 시장에 잘못 보낸 반복적인 시그널로 인한 불신은 “정부 정책을 반대로만 하면 돈을 번다”는 부동산 업계에 풍자된 우스갯 소리를 절로 만들고 있다. 냉탕 온탕식 부동산 정책에 상투를 잡고 결국 빚을 떠안게 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내수가 살아야 한다며 소비를 유도하던 정부가 대책과 고민없이 가계 빚 부담을 이유로 대출규제에 나선 현실을 두고 다시 이 말을 떠올릴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지금 세계 경제학자들은 경제용어를 바꿔 쓰기 바쁠 정도로 급변하는 지구 경제 최초의 상황에 놀란다고 한다. 지금 세계경제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등을 망라한 뉴노멀(New Normal) 시대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서 어려움 극복에 국민들과 함께하는 정책적 신뢰는 기본이 돼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시장에 안정적 신호를 보내고, 미래 예측 가능한 경기를 이끌어 가고자 하는 노력이 아쉬운 때다. 예고된 미 기준금리가 심사숙고 끝에 9년 6개월만에 인상을 시작했다. 충분히 예측된 결과임에도 얼마전까지 부동산 경기를 띄우며 내수를 살리려 했던 정부로서는 머쓱할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기에 경기를 띄워 가계 빚을 유발한 책임에서 정부가 결코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이를 지켜본 국민들이 과정 중 느낀 정책적인 배신감은 어찌 설명돼야 할지 궁금하다./심재호 경제부장심재호 경제부장

2015-12-30 심재호

[데스크 칼럼] 2016년 ‘도전자 수원FC’를 기대해 본다

1부리그 진출로 터줏대감 수원삼성과 ‘수원더비’팬 모으기 위해 선수수급·운영비 등 예산확보 시급EPL서 잇따라 강팀 제압한 ‘레스터 시티’ 처럼 되길올해 프로축구 K리그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수원FC일 것이다. 실업축구인 내셔널리그부터 시작해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 이어 클래식(1부리그)까지 한국 프로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기 때문이다. 올 한해 K리그의 판도를 바꾸며 새역사를 쓴 수원FC 선수들은 K리그 클래식 2연패를 달성한 전북 현대와 2년 만에 클래식에 복귀하는 상주 상무 선수들보다도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역경 속에서도 ‘하면 된다’는 일념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대업을 이룬 그들이기에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이제 수원시민과 팬들은 내년 K리그를 기대한다. 클래식은 국내 프로축구의 최고 무대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즐비하고 수억원 이상을 받는 국내·외 선수들이 한 무대에서 뛴다. 무엇보다도 내년 K리그가 기다려지는 이유는 ‘수원더비’에 있다. 클래식의 터줏대감 수원 삼성과 도전자 수원FC의 ‘수원더비’는 수원시민과 축구팬에게 있어 또 다른 볼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그러나 수원FC 선수들은 승리의 축배보다 내년 클래식 잔류가 더 걱정되는 눈치다. 자칫 ‘수원더비’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 밤잠까지 설친다. 특히 염려되는 부분은 팬 확보다. 아군이 절실한 홈 경기에서 상대 팀인 수원 삼성보다 응원단이 적으면 낭패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수원 삼성은 국내 최고의 서포터스 그랑블루를 보유한 구단이다. 그랑블루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붉은악마로부터 발전해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내년 ‘수원더비’는 축구도시 수원의 자랑이면서도 K리그 사상 첫 ‘지역더비’다. 현재 객관적인 전력면에선 수원FC와 수원 삼성의 실력 차는 크다. 수원 삼성은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2위를 기록한 팀이다. K리그 클래식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위에 올랐고, FA컵 우승(2010년), K리그 우승(2008년) 등 지난 1996년 프로무대 진출 이후 리그는 물론 각종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컵을 차지한 명문팀이다. 수원FC로서는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수원FC는 선수 수급 및 팀 운영에 필요한 예산 확보도 시급하다. 프로스포츠는 돈의 논리가 작용한다. 모든 구단이 같지는 않겠지만, 부자 구단이 우승할 확률이 높은 것이 어찌보면 프로스포츠계의 생리다. 수원FC는 내년 70억여원의 예산을 확보 중이지만, 클래식 팀들 대부분이 100억원 이상을 쓰고 있어 부담이 크다. 적극적인 마케팅과 기업 스폰서 유치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물론 희망도 있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를 보면 희망이 샘 솟는다. EPL로 쏟아져 들어온 거대 자본을 받은 구단 대부분이 순위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지만, 많은 팬들은 그들에 대항하는 이른바 ‘언더독(Underdog)’의 영향력에 열광하고 있다. 대표적인 구단은 레스터 시티다. 이 구단은 1부와 2부는 물론 하위리그까지 오르내렸지만, 올해 EPL 무대에서 강팀들을 잇따라 제압하며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레스터 시티의 제이미 바디는 11경기 연속 득점이라는 신기원을 달성하며 팀의 중심에 섰다. 아마추어축구리그와 공장일을 병행하며 밑바닥 인생을 전전했던 그였지만, 많은 노력과 투혼은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수원FC도 내년 도전자 정신으로 제2의 레스터 시티가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부터 착실한 준비와 선수들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신창윤 체육팀장신창윤 체육팀장

2015-12-20 신창윤

[데스크 칼럼] 불우함과 행복함의 차이

부자지간 갈라서고 형제간 칼부림 ‘불행한 재벌들’‘난쏘공’ 주인공 더 어려운 이웃위해 주머니 털어찌든 삶에도 웃을수 있는 행복함 생각하게 한다연말이면 언제나 그렇듯 불우 이웃이란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연탄 배달, 김장 담그기, 성금 모금 등 불우 이웃 돕기 행사가 줄을 잇는다. 우리 주변에는 처지가 딱한 불우 이웃이 생각보다 많다. 그러나 평소에는 그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고 살다가 때만 되면 야단이다. 직장이 있거나 없거나, 사업을 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간에 나 혼자 살아남기에도 벅차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한 번 생각해 본다. 도대체 누가 불우 이웃인가. 돈의 많고 적음으로 불우하냐 그렇지 않느냐를 재는 우리의 인식에 문제는 없는가. 물론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있는 사람이 불우한 것은 명확하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이 각박하게 사는 우리네 대다수 사람들은 불우하지 않은가. 가진 돈으로 따지면 남 부럽지 않을 재벌들이 그 돈 때문에 결국 부자지간이 갈라서고, 형제지간에 칼부림을 하는 그런 사람들은 불우하지 않은가.국내 소설 중 가장 많이 읽힌 것을 꼽으라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하 ‘난쏘공’)이 당장 떠오른다. 1970년대 인천의 노동자 가족 이야기다. 자동차 공장 일이 고되어 잠을 자면서도 코피를 쏟아야 하는 노동자 이야기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한 달 월세가 1만5천원인 쪽방에 사는 가족의 가계부 내역이 고스란히 나온다. 콩나물 50원, 왜간장 120원으로 시작해 25가지 정도 쓰임이 꼼꼼하기도 하다. 읽다가 책장을 더 이상 넘기지 못하고 한동안 생각에 잠기게 한 대목이 있다. 앞집 아이 교통사고 문병 230원, 길 잃은 할머니 140원, 불우 이웃 돕기 150원. 520원을 이웃돕기에 쓴 것이다. 두통약 100원, 치통약 120원을 써야 할 정도로 몸까지 불편한 사람이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흔쾌히 주머니를 터는 모습은 당시 우리 사회의 일반적 풍경이었다. 그리 멀지도 않은 불과 30~40년 전 이야기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세계적 억만장자인 중국의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얼마 전 중국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91 위안(1만6천원) 월급을 받고 교사로 일할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털어놓으면서 우리에게 부(富)와 행복(幸福)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 적이 있다. 마윈 회장은 또 이 자리에서 “돈은 누구의 소유물이 아니고 우리의 재산은 사회가 우리에게 위탁해 관리하도록 한 것”이라며 “만약 당신이 자산을 ‘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액운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부자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고 한다. 세계 부자 순위 15위 정도 되는 마윈 회장의 돈에 대한 철학은 그가 왜 세계 최대규모의 온라인 쇼핑몰을 일구게 되었는지 가늠하게 한다.가계부를 쓰던 ‘난쏘공’ 속 가족은 엄마와 삼남매 이렇게 네 식구다. 죽어라 일을 해서 버는 삼남매의 한 달 수입 총액은 8만231원이었다. 보험료 등을 빼면 엄마가 손에 쥐고 살림할 수 있는 돈은 6만2천351원이다. 당시 4인 가족 최저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이런 사람들이 길을 잃고 헤매는 할머니를 보고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주머니를 털어 차비를 댔다. 당신 자신이 불우 이웃인 그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불우한 이웃을 돕겠다면서 기꺼운 마음으로 성금도 냈다. 그리고는 행복해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웃을 수 있었던 행복한 삶과 돈이 있으면서도 더 벌지를 못해 아우성인 우리의 불우함에 대해, 또 마윈의 재산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연말이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5-12-16 정진오

[데스크 칼럼] ‘수원 화성(華城)’ 돌아보셨나요?’

정조 ‘여민동락 정신’·‘시대 앞선 혜안’ 담겨있어수원시, 내년 ‘화성방문의 해’ 선포 손님맞이 분주오피니언리더 ‘제대로 알기 캠페인’ 적극 나서야수원시가 2016년을 ‘수원 화성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손님 맞을 막바지 채비로 분주하다. 시가 관련 행사와 사업 예산을 편성해 시의회의 최종승인을 기다리고 있고, 각계 민간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홍보자문단과 봉사단원 등도 전국을 순회하며 수원 알리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때마침 운 좋게 수원 화성방문의 해 분위기를 한층 고양 시키는 흥행몰이에도 성공해 잔칫집 분위기다. 우선 지난 2013년말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전이 전북과 치열한 경합 끝에 수원에 KT구단 유치를 성공 시키고, 지난해 3월 kt wiz야구단 출정식에 이어 10구단 연고지로서 활약상을 드높이고 있다. 시는 서수원 일대에 전용 야구장을 건립키로 확정하고 후보지 선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올해에는 지난 9월 컨티넨탈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U-17)를 성공적으로 치른 데 이어 같은 달 2017년에 열리는 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 중심도시로 선정되는 낭보도 있었다. 여기에 지난 5일 수원 FC가 극적 승리를 거머쥐며 내년부터 1부리그로 승격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03년 창단 이후 12년만의 쾌거이자 수원 삼성과 함께 명실공히 축구메카 도시로의 위상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특히 내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한국방문의 해(2016-1018)가 시작되는 첫해다. 세계 속의 한국을 알리는 국가적 행사에 수원시는 화성(華城)을 주테마로 한 수원 화성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올인하는 해이기도 하다. 수원시는 관 주도가 아닌 수원시민 모두가 함께하는 지구촌 축제행사로 치르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이런 와중에 며칠 전 수원 화성 성곽을 둘러볼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에 초청을 받았다. 수원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는 아니지만 22년 이상 살아온 필자에겐 바람도 차가운 겨울 날씨에 다소 생뚱맞은 초청이라 솔직히 달갑지 않은 심정으로 행사장을 찾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원시민으로 20년 이상 살아온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돼지목에 진주달기’라는 속담처럼 눈앞에 보물과 진주를 두고서도 화성 한바퀴 둘러볼 생각조차 못한 데 대한 자책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조대왕의 화성건축 역사는 혜경궁 홍씨인 어머니와 사도세자 아버지에 대한 효심 등이 어려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조금 아는 게 전부였다. 화성건축을 통해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정신과 당시 국가 예산의 3분의 1을 쏟아붓는 과정에서 온갖 반발을 물리치고 강행한 정조대왕의 시대를 앞서가는 놀라는 혜안 등은 알 길이 없었다. 또한 화성 성곽 건축의 정교함과 20년 통치기간 중 13번을 다녀갈 정도로 정조의 화성에 대한 각별한 애정 등도 열정 넘치는 학예연구사의 도움이 없었다면 알기가 불가능했다. 이런 전문 학예연구사가 8명, 문화해설사 57명이 수원시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얘기도 처음 들었다.수원시가 전국 기초자치단체중 최다인구도시라는 사실은 대다수 시민들이 안다. 127만 수원시민들 중 속칭 수원 토박이라 불리는 인구는 10%에도 못 미친다. 도시가 팽창, 발전하면서 외지인들이 몰려들어 거대 수원시가 탄생 된 것이다. 2016 수원 화성방문의 해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수원시민들이 화성 한바퀴(5천744m)를 둘러 보았는지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확신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41개 동(洞)에 편성된 주민자치위원 등 동네 오피니언 리더들부터 문화해설사로 나선다는 각오로 ‘수원 화성 제대로 알기’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쳐야 한다. 내 집안 보물도 모르고 손님맞이를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김성규 사회부장김성규 사회부장

2015-12-13 김성규

[데스크 칼럼] 남경필 연정은 빛 좋은 개살구다?

불분명한 주요 파트너들 ‘들러리’라는 볼멘소리공직사회 ‘실무논의 컨트롤타워 누구인지’ 불만갓 1년… 시행착오로 본질적 가치 훼손될까 우려“밖에서 보기엔 번듯한데, 안에 들어가 보면 정리가 안된 집 같다.”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인사가 시행 1년을 맞은 연정을 이렇게 평했다. 남경필 지사에 우호적인, 아니 ‘남경필 사람’이라는 게 더 어울릴 법한 인물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의외였다. ‘대박’이라고 호들갑을 떨지는 않더라도, 평균점 이상은 주려니 했던 짐작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연정의 이름 아래 이뤄지고 있는 사안들을 조목조목 비판하던 그는 급기야 “빛 좋은 개살구”라는 표현까지 동원했다.빛 좋은 개살구라니, 겉만 번지르르했지 내용물은 아무것도 없다는 얘기 아닌가.“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더라”며 한껏 객관화시킨 이 평가의 근거는 우선 남경필 연정의 핵심 파트너가 불분명하다는 점이었다.취임 초기 남경필 연정의 파트너는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이었다. 도지사가 국회의원인 야당 도당위원장과 만나 연정의 틀을 논의할 때 사람들은 ‘당 대 당’ 연정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내 경기도의회로 주연이 바뀌었고, 나중엔 야당 몫 사회통합부지사가 연정의 한 축으로 등장했다. 1년여가 지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야당 도당, 도의회, 사회통합부지사 등 주요 파트너 모두 연정에 후한 점수를 주지는 않는 눈치다. 자신들이 ‘들러리’라는 불만도 감추지 않는다.공직 시스템과의 공조 부재도 거론된다.새 지사의 새로운 시도에 낯설어하던 공직사회는 정책수립과 예산편성 등 행정의 제반 분야에서 사사건건 연정이라는 ‘불필요한’ 걸림돌에 부딪쳤다. 야당·도의회와 연정을 한다면서 이렇다 할 매뉴얼도 지침도 없다 보니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 일쑤였다. 야당·도의회가 중요한 건 알겠는데, 도청에서 그들과의 실무 논의, 정무적 협의를 담당할 컨트롤타워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호소가 공직사회 곳곳에서 쏟아졌다. 정치인 지사의 정치 실험에 공직사회가 유탄을 맞고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이쯤 되면 연정이 빛 좋은 개살구였다는 평가도 무리는 아니다. 파트너들도, 공직사회도 불만인데 이런 연정을 뭐하러 고집하느냐는 얘기도 나올 법하다. 한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을 ‘빛’의 실상이 사실은 딱히 건질 게 없는 ‘개살구’였다면 당사자인 남경필은 말할 나위도 없고, 기대를 갖고 지켜보는 국민들도 참 많이 속상할 얘기다.하지만 연정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는 별개로, 갓 1년이 지난 연정을 실패라고 단정하는 건 아무래도 좀 성급한 느낌이다. 핵심 파트너가 누구인지 불분명하다는 비판은 야당으로, 도의회로, 교육청으로 보폭을 넓혀온 연정의 과정을 생각하면 형식 논리에 치우친 측면이 강하다. 오히려 ‘야당·도의회·교육청 모두 빼놓을 수 없는 연정 파트너’라는 반론에 대답이 옹색해질 수 있다. 혹평의 이면에는 제각각 자신을 연정의 주역이라 여기면서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밥그릇’ 셈법도 존재한다. 공직사회의 불만 역시 ‘틀’을 깨고 싶지 않은 오랜 조직문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연정 1년은 성과물보다 시행착오가 더 많았다. 남경필의 숙제이자, 곧 연정 파트너들의 숙제다.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 시행착오들로 인해 ‘싸우지 않는 정치’, ‘권한과 예산의 분배’로 대표되는 연정의 본질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젠 경기도 바닥에서 여와 야, 집행부와 도의회, 광역단체와 일선 시군이 한자리에 모여 대화하는 풍경이 그리 어색하지 않다. 싸움질에 이골이 난 우리 정치판을 생각하면 작지 않은 성과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면서 지름길이 아님을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배상록 정치부장배상록 정치부장

2015-12-09 배상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