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문학산에 광복 70주년 기념탑을

미사일 기지였던 ‘문학산 군부대’ 기능 상실‘새로운 인천의 모습’ 디자인 하기를 바라해방이후 풀지 못한 숙원 이루는 계기될 것비류 백제의 전설을 간직한 문학산 정상에 광복 70주년 기념탑을 세우라니, 이게 대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할 것이다. 인천 문학산에서는 참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군부대가 철책으로 산 정상을 막고는 있는데, 정작 그 안에 군인은 없다. 그 부지는 당연히 국방부 소유일 것이라고 여겼는데 알고 보니 인천시 땅이다. 점유 비용도 내지 않고 있다.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 놀라운 점은, 군부대가 어떻게 문학산에 소유권 변경이나 점용료도 없이 지금껏 눌러앉을 수 있었는지 그 경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인천시 관계자가 없다는 데 있다. 미군 부대가 먼저 들어섰다는데 언제 어떤 절차를 거쳤으며, 어떠한 부대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무기 체계를 갖고 주둔했는지 정도는 땅 주인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런저런 자료를 찾다가 1965년 말, 의사이자 사진작가 이종화 선생이 10여 년의 발품을 팔아 정리한 향토자료 사진집 ‘문학산’을 다시 보게 되었다. 당시 윤갑로 인천시장이 그 책의 서문을 썼다. 윤갑로 시장은 ‘비록 국방상 불가피하였다고는 하지만 2000년의 이끼가 낀 갖가지 유물과 산성, 그리고 봉화대까지를 삽시에 잃었다는 것은 참으로 서운하기 그지없다’고 애통해 했다. 이종화 선생이 1952년에 답사할 때만 해도 돌로 쌓은 외성은 그나마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던 듯하고, 토성인 내성은 무너져 그 흔적만 남았던 듯하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기 전에는 임진왜란 때 문학산성 전투에서 왜군을 물리친 것으로 전해지는 김민선 부사(府使)를 기리는 안관당도 있었다고 한다. 이종화 선생이 답사할 때는 안관당이 파괴되어 주춧돌만 흩어져 있었다고 한다. 일제가 김민선 부사의 사당을 그냥 놔두었을 리가 없다.이종화 선생은 사라지기 전의 문학산의 모습만을 남긴 게 아니라 또 다른 이야깃거리도 전하고 있다. 사진집 ‘문학산’에는 ‘해방 후 이 산 위에다 해방탑을 건립하기로 추진되어 그 도면이 인천시장 댁에 걸려 있었는데, 그 결실을 보지 못했다’는 대목도 들어 있다. 해방과 함께 인천시민들은 임진왜란 승전의 땅 문학산에 해방탑을 세워 일제에 짓눌려 온 민족정기를 고취하고자 했다. 그러던 것이 미 군정 시기의 혼란과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1959년, 느닷없는 군부대 공사가 시작되었다. 1958년 가을, 인천시는 문학산성 동문(東門)을 보수해 새로 세우기까지 했다. 검여 유희강의 글씨가 새겨졌다. 인천예총의 전신인 문총(文總) 회원들은 안관당지에 위령탑을 세우기로 의견을 모았다. 군부대 주둔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리고는 무자비하게 공사를 벌였다. 산 정상부를 싹둑 잘라 평평하게 만들었다. 문화재가 온전할 리 없다. 당시 사진을 보면 문학산의 모습이 처참할 지경이다.이제, 미사일 기지로 쓰이던 문학산 군부대는 그 기능을 상실했다. 문학산 북쪽에 머물던 인천의 도심이 송도신도시며, 영종도 신도시, 청라 신도시 등으로 크게 확장되면서 지대공미사일 기지의 역할을 외곽지역으로 넘겨 줄 수밖에 없게 되었다. 광복 70년, 올해야 말로 해방 직후 만들었다던 그 ‘해방탑’의 도면을 다시 꺼내 들고 문학산에 새로운 기념탑을 우뚝 세울 때다. ‘인천의 가치’를 들고 나온 유정복 시장 아래에서의 인천시는 2천년 전의 비류도 불러내고, 한반도에서 몇 안되는 임진왜란 승전의 혼령도 불러내고 하여 새로운 인천을 디자인하기를 바란다. 문학산의 ‘광복 70년 기념탑’은 해방 이후 지금껏 풀지 못한 숙원을 이루는 길이 될 것이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5-05-06 정진오

경기I뱅크, 애향심이 경쟁력이다

남지사, 지방은행 재설립·자존심 회복 ‘속내’관련법 걸림돌·타지역 은행 잇단 진출 ‘산넘어 산’되돌릴 수 없는 ‘인터넷 뱅크호’ 도민 힘 합쳐야1998년 6월 29일. 경기도 지방은행은 사형선고를 받았다. 지난 1967년 인천광역시에서 인천은행으로 출범한 뒤 72년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면서 상호를 변경한 경기은행은 만 31년만인 98년 한미은행에 흡수합병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퇴출당한 지 17년만인 지난 2월 23일 남경필 도지사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청회를 열고 경기 인터넷뱅크(I-Bank·인터넷은행) 설립을 공식 선언하면서 경기도민을 위한 경기도 지방은행 재탄생의 신호탄을 쐈다. 경기 인터넷뱅크 설립은 남 지사의 경기도민은행 설립 공약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당초 남 지사는 경기 북부에 경기도민은행 설립 계획을 추진했으나 정부의 지방은행 인가 난색, 기존 시중은행들의 반대, 은행 설립에 따른 재정부담 등 3가지 악재와 맞물려 인터넷 은행 설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때마침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핀테크(PIN-TECK)산업 활성화 등 최근 정부의 인터넷 뱅크 활성화 로드맵과도 맞아 떨어지는 상황에서 경기신용보증재단을 통한 경기 인터넷 뱅크 설립이 골든타임이라고 여긴 것이다. 형태는 다르지만, 옛 경기은행의 부활을 시도하며 경기도 지방은행 재설립을 통한 경기도민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강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경기분도론 등이 끊이지 않는 경기북부 주민들의 균형발전에 대한 상대적 소외감이 높아지면서 패션 디자인산업 중심지 육성, 통일대비 도로와 철도 교통 인프라 확충 등 성난 민심 달래기용으로도 경기 인터넷뱅크 설립이 설득력이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인터넷 뱅크 설립의 걸림돌인 은행법(자본금 1천억원 이상), 금융실명제법(개인정보보호법 등에 관한 법률), 금산분리법(비금리 4% 규정) 등 3가지 법률에 대한 완화를 정부가 수용해야 가능한 상황이다. 남 지사는 정면돌파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저소득 서민들의 금융 수요가 늘고 있지만, 제도권 금융은 여전히 이용이 어렵고, 대부업체는 30%가 넘는 고금리로 서민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어 이 사이를 메울 서민금융이 필요하다”며 인터넷 은행 설립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조만간 경기인터넷 뱅크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상반기 중으로 구체적 로드맵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최근 이 업무를 전담할 경기신용보증재단 상근이사도 선임했다.예고없는 돌발변수도 찾아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3월 27일 금융 규제개혁 일환으로 지방은행의 경기도 영업구역 진출을 허용했다. 현행 법은 지방은행의 경우 해당 연고 지역과 서울 및 세종시, 6대 광역시에만 점포를 낼 수 있었다. 이 때를 기다리기라도 한듯 전북은행은 곧바로 정관을 바꾸고 급기야 지난달 24일 수원 인계동에 수원지점을 개소하며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경기도에 입성했다. 이러한 발빠른 대응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실한 기업이 많지 않은 호남지역에서만 영업해서는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는데다 호남 출신 기업인과 출향 경기도민들을 대상으로 ‘애향심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전국구 은행으로 도약하려는 대구은행이 3일 오는 7월 안산 시화공단에 경기도 첫 지점을 내기로 결정했고, 부산은행도 경기권 금융시장 판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기도내 산재한 기존 1, 2 금융권들은 경기인터넷 뱅크도 모자라 지방은행까지 경기도에 몰려올 경우 전국 최대 금융격전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경기인터넷 뱅크호는 출항한 것이나 다름 없다. 귀항의 명분도 없다. 도지사 한 사람의 의욕만으로는 순항이 어렵다. 경기도민의 애향심이 곧 경쟁력이다./김성규 경제부장▲ 김성규 경제부장

2015-05-03 김성규

책 읽는 소리가 들리는 인천 만들자

판사·검사·언론인·기초단체 앞다퉈 ‘독서 붐’인천서 가장 오래된 책방 문 닫으려다 다시 열어삶속에 문학의 향기 나는 ‘진짜 책의 수도’ 되길…건조한 법조문과 씨름하며 각종 송사로 하루를 팍팍하게 살 것 같은 판사들. 이런 판사들이 모여 일하는 인천지법에 2년 전부터 소설과 수필·시 등 두꺼운 법전과는 거리가 먼 문학작품을 품에 안고 다니는 판사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북스 홀릭’. 인천지법 판사들이 2년전 모여 만든 독서 동아리 이름이다. 15명의 판사가 활동 중인데. 회원들의 추천과 투표를 통해 이달의 책을 선정한 뒤, 모임이 있는 날 식사를 하면서 토론을 벌인다고 한다. 이 동아리 회원들은 그동안 읽은 책 중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것’이 가장 인기가 높았다고 얘기한다. 회원 중 10명이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30대 워킹맘 판사라 그럴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판사들은 바쁜 와중에도 독서모임으로 인해 틈틈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세 자녀를 두고 이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는 이효선 판사는 “판사들은 2~3년 마다 근무지가 바뀌지만 독서모임은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작은 희망을 말했다. 아무리 바빠도 마음의 양식 얻기에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인천지역 기초자치단체들도 책읽기에 여념 없다. 인천 남구는 올해의 책을 선정해 5월부터 독서릴레이를 시작한다. 황선미의 ‘어느날 구두에게 생긴 일’, 김중미의 ‘모두 깜언’, 성석제의 ‘투명인간’ 등 3권을 각각 어린이·청소년·성인 부문 올해의 책으로 뽑았다. 연령대 별로 선정된 책을 읽고 한 줄 소감을 적어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게 된다. 10월에는 작가를 초대해 북 콘서트도 연다고 한다. 부평기적의도서관도 매년 ‘대표 도서’를 선정해 주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는 박효미의 ‘블랙아웃’이다. 지역의 아동센터와 복지관, 병원, 특수학교 등에 점자도서, 점자통합도서, 입체도서 등 특수 서적을 지원해 주는 ‘BOOK 소통’ 사업도 벌인다. 생활속의 독서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2015년 4월 23일 인천은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책의 수도’로서 지위를 부여받았다. 1995년 유네스코는 총회에서 4월 23일을 ‘세계 책의 날’로 지정, 책의 출판 장려와 독서증진을 위해 책의 수도를 선정하기로 했다. 2001년 스페인 마드리드가 첫 책의 수도가 됐고, 5개 대륙을 안배해 세계 책의 수도를 선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된 인천은 앞으로 1년간 유네스코와 공동으로 저작권, 출판문화산업 등과 관련해 국내외 교류는 물론 도서 및 독서와 관련된 행사를 주관하게 된다. 1년간 세계에서 책과 관련한 가장 많은 행사들이 열릴 계획이다.얼마 전 인천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인 ‘대한서림’이 문을 닫으려다 인천시민들의 관심과 응원에 힘입어 폐업 방침을 번복했다. 경인일보가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하자 인천지역 각계 각층에서 격려가 이어졌고, 김순배 대표는 다시 문을 열기로 결정했다. 경인일보 인천본사 간부들도 대한서림을 방문해 전 직원들이 읽고 싶어 했던 책을 단체로 구입했다. 인천지검의 김진모 검사장도 직원 30여명과 함께 이 곳에 들러 모두에게 책을 사주기도 했다. 이후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정성 어린 발길은 자칫 폐업으로 ‘책의 수도 인천’의 오명이 될 수 있었던 가장 오래된 서점을 다시 유지하는 힘이 되고 있다.말뿐인 책의 수도가 아니라 책 읽는 소리가 도시 곳곳에서 새어 나오고 삶 속에서 문학의 향기가 배어 나오는 진짜 책의 수도 인천이 되길 갈망해 본다./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5-04-29 이영재

박근혜 대통령 순방징크스

전국 뒤흔든 ‘成리스트’… 이완구 총리 사의 표명언론 수십차례 사건 열거 ‘순방리스크’ 쓴소리우연 겹친 징크스일뿐 정략적 활용 억지스러워스포츠엔 유독 징크스(Jinx)가 많다. 메이저 리그의 보스턴 레드삭스가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트레이드한 뒤 80년이 넘도록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밤비노의 저주’는 그 중에서도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축구경기에서 공을 골대에 맞춘 팀이 패배한다는 골대 징크스, 신인 때 펄펄 날던 선수가 다음 해만 되면 죽을 쑨다는 2년차 징크스도 단골 메뉴다. 선수들의 개인적 징크스도 다양해, 한동안 타이거 우즈가 붉은 셔츠를 입고 나서 동반자들을 주눅 들게 하더니 최근엔 김세영의 빨간 바지가 믿기 어려운 기적적 샷들과 오버랩 되며 징크스 대열에 합류했다. 홈런칠 때 입은 유니폼을 다음 경기에 다시 입는다는 이승엽, 레이스 마다 수염을 기른다는 이봉주, 오른쪽부터 스케이트를 신어야 경기가 잘 풀린다는 김연아 등 숱한 선수들이 저마다의 징크스를 안고 ‘감히’ 거스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일상에서도 세차만 하면 꼭 비가 온다거나 특정 숫자를 재수 없다고 믿는 애교 섞인 징크스, 시험이나 면접을 앞두고 절대로 미역국을 먹지 않는 것처럼 이미 관습화된 징크스도 있다. 징크스는 재수 없고 불길한 현상에 대한 인과관계적 믿음이지만, 몇 차례의 우연을 짐짓 보편화 시켜 스스로 징크스라고 믿어버리는 경우가 더 많다. 타이거 우즈는 여전히 붉은 셔츠를 입고 경기에 나서지만 더는 골프황제의 위용을 찾아보기 어렵고, 경험이 축적돼 2년차에 훨씬 더 빛을 내는 선수도 더 많다. 일부 선수들이 2년차에 부진을 겪는다지만, 그건 신인 때의 성과에 자만해 노력을 게을리 했거나 상대팀이 치밀한 분석을 통해 대응에 나선 까닭이다. 통계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골대를 맞히고 경기에 이기는 경우가 골대를 맞추고 지는 경우보다는 훨씬 많을 법 하다. 활발하게 공격한 쪽이 골대를 맞출 확률도 높고, 당연히 이길 확률도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성완종 파문과 이완구 총리의 사의 표명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징크스’가 또 한 번 화제에 올랐다. 몇몇 언론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인턴 성추행 추문에서 남재준 전 국정원장의 남북정상회의록 공개, 이석기 내란음모,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 사퇴, 그리고 최근 리퍼트 미국 대사 피습에 이르기까지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 빚어진 십수 차례의 대형 사건들을 열거하며 ‘순방 리스크’라는 표현까지 썼다. 순방의 성과가 퇴색해 버린 것을 빗댄 표현이되, 악재가 끊이지 않는 정부에 대한 냉소의 의미도 섞여 있는 듯 하다. 여기에 일부에서는 순방 징크스를 통해 대통령을 조롱거리로 만들고 싶은 의도까지 내비치기도 했다.두세 차례만 우연이 되풀이 돼도 징크스 운운하는 판에, 대통령 외국 순방때 마다 10차례 이상 큼직한 사건들이 발생했으니 호들갑을 떠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사건으로만 치자면야 대통령이 외국에 있을 때보다 국내에 있을 때가 훨씬 더 빈번할 터, 대통령이 국내에 있다는 사실을 굳이 결부시키지 않을 뿐이다. 대통령의 순방 징크스가 술자리 호사가들의 안주거리로 족한 얘기인 건 맞다. 하지만 ‘대통령이 나가기만 하면 일이 터진다’며 비아냥거리거나 이를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건 아무래도 좀 치졸하고 억지스럽다. 세차만 하면 비가 오는 것이 아니라, 세차를 자주 하지 않아서 비오는 날 세차한 아쉬움의 기억이 강렬한 것이다./배상록 정치부장▲ 배상록 정치부장

2015-04-26 배상록

대한민국 국무총리

비리 의혹에 휘말린 이총리 ‘최단기 재임’ 불명예박대통령 ‘국가개혁 적임자 찾겠다’ 했지만 실패책임은 대통령… 차기총리 지명자 누가 될지 걱정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괄하는 역할을 맡는다.(대한민국 헌법 제86조 제2항)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권한대행자로서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 수행이 없을 때 그 권한을 대행한다. 국무회의 부의장으로 정부의 주요정책을 심의하고 행정 각부를 통괄한다. 헌법에 보장된 국무총리의 권한이다. 이처럼 막강한 권한과 책임이 있기에 국무총리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자리다.하지만 요즘 국무총리 자리는 지나가던 개도 쳐다보지 않는다고 한다. 대통령이 국무총리로 지명해도 아예 손사래를 친다고 한다. 지난 2000년 6월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도입한 이후 더 그렇다. 사실 청문회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대통령이 국무총리를 지명하면 형식적인 국회 동의를 거쳐 임명됐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총리 지명자는 본인은 물론 가족과 사돈의 팔촌까지 모든 사생활이 까발려지면서 깊은 상처만 남겼다. 설령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국무총리에 임명돼도 존경보다는 비난의 대상이 된다.역대 국무총리는 이완구 현 총리를 포함해 모두 43명이다. 이 가운데 장면·백두진·김종필·고건은 두 번의 총리를 지냈다. 역대 총리 가운데 재임 기간이 가장 짧았던 사람은 제6대 총리 허정으로 65일간 재임했다. 당시는 윤보선 대통령 때로 정치적 혼란기였다.반면 박정희 대통령 시절 정일권 총리는 2천416일(6년 7개월)로 최장기 재임기록을 세웠다. 역대 총리의 직업군으로 보면 전·현직 국회의원이 20명으로 가장 많았고 국무위원 12명 등 정무·조정 능력이 검증된 인물들이 대다수다.국회의 승인을 받지 못해 낙마한 총리 지명자도 12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2000년 6월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낙마한 총리 지명자는 6명, 그중 절반인 3명이 박근혜 정부 때다. 박 대통령은 취임하면서부터 개혁을 부르짖었다. 그러나 총리로 지명된 정홍원은 세월호 참사도 있었지만 그다지 존재감이 없었다. 두번째인 이완구 총리 역시 부패와의 전쟁을 외쳤지만 본인이 비리의혹에 휘말려 이미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최단기 재임이라는 불명예만 남았다. 총리라고 다 똑같은 총리는 아니다. 국무총리 정무비서관을 지낸 이재완씨가 쓴 ‘대한민국 국무총리’에서 역대 정권마다 총리의 특징을 이렇게 표현했디.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는 ‘단순히 대통령 보좌 역할이 아니라 독자적인 업무를 강조했다’고 한다. 그에 따라 한승수 총리는 ‘자원외교’,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의 해결사로 나섰다.또 노무현 정권에서는 ‘야구로 비유해 대통령을 구단주로, 총리는 감독’으로 표현했다. 과거 청와대가 관장했던 정책홍보 및 정책현안 조정을 총리가 진두지휘했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당시 김종필 총리에게 국가정보원장이 한달에 두번씩 총리실을 방문해 보고할 정도로 막강했다.김영삼 정권에서는 5년 재임 동안 6명의 총리가 경질되면서 ‘국면전환용’이였다는 것이다. 노태우 정부는 당시 군정 연장이라는 비난을 의식한 듯 정치색이 옅은 학자들을 중용하고 주 1회 종리와 대면하며 국정을 논했다고 한다. 전두환 정권에서는 호남 출신 인사를 집중 등용, 탕평책을 폈고 박정희 정권에서는 행정의 안정을 도모했다고 평가했다.그렇다면 박근혜 정권에서 총리의 역할은 무엇일까. 박 대통령은 정권 출범 당시 총리의 자격은 ‘국가개혁의 적임자로 국민이 요구하는 사람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완전 실패다. 대통령은 사람 보는 눈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다음 총리 지명자는 누가 될지 정말 걱정이다./박승용 사회부장▲ 박승용 사회부장

2015-04-22 박승용

습관(習慣)

OK저축은행, 자만했던 삼성화재 잡고 ‘우승 돌풍’주눅 안들고 “기적 이루자”며 패배감 떨쳐낸 결과잘못된 관행 안고치면 대형사고 또 당할 수도“우승을 하지 못해도 얻은 것은 있습니다. 지나고 나니까 더 많은 것이 보이네요.”한국에서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만큼 많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스포츠인은 없다. 신 감독은 V리그 2014~2015시즌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으며 실업리그를 포함해 19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킨 명장이다. 그러나 19차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는 막내구단 OK저축은행에 패했다. 신 감독이 패한 건, 이번이 3번째라고 한다. 그런 명장이 패배에 대해 얼마나 낯설었을까. 하지만 그는 “우승을 못 해도 얻은 게 있다”고 한다. 바로 선수들과 자신이 7년 연속 챔프전 우승을 하면서 생긴 ‘교만에 대한 습관’이라고 했다. 즉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지나친 나머지 자만감에 모두가 도취 됐다는 것이다.1등 만이 살아남는 스포츠에 있어 습관은 무서운 전염병과도 같다. 삼성화재처럼 늘 우승하는 팀은 자신감이 넘쳐나기 때문에 하위 팀들은 그들을 쉽게 뛰어넘지 못한다. 현대캐피탈이나 대한항공, LIG손해보험이 늘 우승 문턱에서 삼성화재의 벽에 눌려 승리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하지만 올해 프로배구는 달랐다. 창단 2년밖에 안된 신생팀 OK저축은행이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럼 막내구단인 OK저축은행이 어떻게 우승할 수 있었을까. 이들에겐 형식적인 습관이 없었다. 아직 2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서 선배팀들 에게 결코 주눅이 들지 않았고, 젊은 선수들은 패배의 쓴맛을 보면서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최연소 사령탑 김세진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기고 싶다’는 의욕을 늘 가슴속에 품게 했다. 오죽하면 이들의 유니폼 상의에 ‘기적을 일으키자’는 문구를 넣었을까. 이런 이유로 어린 선수들은 패배의 습관을 떨쳐버렸고, ‘경험 부족’을 패기로 당당히 맞섰다.OK저축은행은 ‘We Ansan!’ ‘기적을 일으키자!’ ‘안산에 용기를!’이라는 대형 현수막을 걸고 이번 시즌을 치렀다. 안산은 1년 전인 지난해 4월16일, 지워지지 않을 아픔인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 대다수가 살았던 도시다. 지역 주민들이 슬픔에 잠겨 있던 지난해 7월 OK저축은행은 ‘우리는 안산이다’는 의미의 새 슬로건 ‘We Ansan!’을 발표했다. 슬로건의 ‘We’와 ‘An’을 같은 붉은색으로 칠해 ‘위안’이 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올 초에는 모기업을 상징하던 기존 엠블럼을 아예 ‘We Ansan!’으로 바꾸면서 안산 시민들을 가슴속에 새기는 등 다른 프로팀들이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일을 했다.우리는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도 습관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학업에 열중하는 학생들은 오전부터 야간까지 학업에만 몰두한다. 이는 하루, 1개월, 1년 동안 반복되는 습관에 사로 잡힌다. 직장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1년을 그렇게 보낸다. 그러면서도 후회한다. ‘왜 습관을 버리지 못했을까’라고 말이다.1년 전 우리는 잊지 못할 큰 사건을 눈앞에서 지켜봤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30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를 목격했다. 사고 1년이 지난 현재에도 우리 안팎에는 잘못된 습관을 고치지 못하고 있다. 사회는 여전히 안전불감증에 묻혀 있고, 언제 어디서 인재로 인한 대형사고가 발생할 지 모른다. 어린 학생들의 넋에 대한 위로는 말뿐이다. 이제라도 잘못된 습관을 바꾸자. 남을 비판하기보다 이해하고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보자./신창윤 체육팀장▲ 신창윤 체육팀장

2015-04-15 신창윤

상춘상념(賞春想念)

벚꽃거리 발길 막아선 ‘버려진 양심’ 쓰레기더미무법·부조리로 ‘세월호침몰’… 유족 분노 식지않아마음 헤아리는 정치·행정·시민의식 있었다면…지난 주말, 아내와 꽃구경을 겸한 산책에 나서면서 작정했던 광교산을 등지고 수원화성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미 광교산에 가 있던 지인이 봄꽃을 감상하라며 보내준 휴대폰 사진이 문제였다. 광교 호수변을 따라 도열한 벚나무들이 구름 처럼 피워낸 꽃무리도 장관이었지만, 그 사이사이 알록달록 군집을 이룬 상춘 인파의 규모도 대단해 잘못하다간 꽃 보다 사람 구경에 눈이 아릴까 싶어 처음의 작정을 접은 것이다.길머리를 화성 성곽으로 잡은 건 잘한 일이었다. 화서문에서 시작해 사람에 치이는 일 없이 성곽 옆 오솔길을 따라 오르며 벚꽃이며 개나리와 진달래, 목련을 골고루 완상하는 재미가 삼삼했다. 경기도청 쪽으로 뻗은 팔달산 중산간 도로 일부는 차량진입이 통제돼 상춘객들의 발걸음을 넉넉하게 품었고, 공간의 여백 만큼이나 사람들의 표정도 여유로웠다. 산책의 호사는 여기까지. 도청이 가까워지면서 차량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좁은 인도로 몰린 사람들의 일렬종대가 주전부리를 파는 노점상들과 섞였고, 기어이는 연이어 등장한 쓰레기 더미가 발길을 막아섰으니 말이다.거푸 마주한 쓰레기 동산들은 혐오스러웠다. 방금 전 꽃으로 씻은 눈이 아니던가. 그러다 아내 손에 쥐어진 커피 캔이 눈에 들어왔다. 산책 전에 목을 적시려 샀던 것인데 이미 빈 지 오래건만 버릴 곳이 없어 하냥 동행한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지나오면서 쓰레기통을 본 기억이 없다. 찬찬이 둘러보니 아내 모양으로 손에 각양각색의 쓰레기를 손에 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쓰레기 동산을 지날 때 마다 보여준 그들의 행태가 자연스럽게 구분됐다. 어떤 이는 쓰레기 동산이 구세주인 양 손을 비웠고, 다른 이는 손을 털어야 하나 마나 주위 눈치를 살피고, 또 다른 이는 꿋꿋하게 손 쓰레기를 지켜냈다. 정말 안타까운 건 쓰레기 동산 한, 두개는 그냥 지나치던 이들도 세번째 동산 쯤에서는 손을 비우는 장면이었다. 에그 조금만 참지….쓰레기 동산의 시초는 어린 아이가 흘린 과자봉지 하나였을 수 있다. 양심이 꺼져버린 인사의 무단투기가 시작이었을지도 모른다. 시작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나 이후 무수한 사람들이 양심의 시험에 들었고, 시험에 탈락한 자들의 작은 쓰레기가 모여 동산을 이루었을 것이다. 화가 났다. 상춘객이 몰릴게 뻔한 계절의 주말, 시에서 간이 쓰레기통이라도 설치하고 비워주면 사람들이 꽃 구경 나섰다, 시험에 들 일은 없었을 것이다. 행정은 시민의 양심을 시험할 게 아니라, 그 양심이 다치지 않도록 살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행정이 사람 마음을 놓쳐서 이런 사단이 났으리라.생각이 번진다. 세월호 1주기가 턱 밑인데 유족들의 분노는 가라앉을 기미가 없다. 참사 직후 세월호 침몰은 무법과 부조리로 얼룩진 우리 시대의 침몰이라는 집단적 자성과 각성이 있었다. 누구나 세월호 승객이 될 수 있는 의식과 무의식 구조를 혁파하자고 모두가 외쳤다. 지금 세월호 참사는 유족의 몫으로 객관화되고 있다. 선체인양이 합리적인지 따지는 분위기도 참사의 객관화 타자화가 가능해진 변화 때문이다. 불과 1년만에 우리 모두의 상처가 유족만의 것으로 격하되는 상황이다. 우리는 이제 안심하고 연안여객선을 탈 수 있게 된 건가. 세월호 유족들의 분노는 이 지점에 있으리라. 우리 시대의 침몰이라는 각성이 이토록 신속하게 해체되는 과정과 상황 말이다.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정치와 행정과 시민의식이 있었다면 지금 유족들의 태도는 많이 달랐으리라.아내는 빈 캔을 끝까지 지켜 화서문 화장실에 모셨다. 가벼운 꽃길 산책이 이런저런 상념으로 번져서였나. 아내의 고생을 치하할 타이밍을 깜박 놓쳐버렸다./윤인수 문화부장▲ 윤인수 문화부장

2015-04-12 윤인수

읽어요, 그럼 보여요

서점들 경영난에 ‘폐업할까 말까’ 절박한 처지책방이 문 닫는 도시 ‘책의 수도’ 될수 없어개막 맞춰 ‘책 읽기 시작’ 먼저 할 일이다꼭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 책의 수도’ 개막식이 오는 23일 인천에서 열린다. 유네스코가 내년 4월 22일까지 1년 동안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한 인천시는 그 슬로건을 ‘읽어요, 그럼 보여요’로 정했다. 누가 지었는지 참 예쁜 말이다. 뜻도 참 깊다. 지난 2월 하순, 음력으로 새해를 맞이하면서 ‘책의 수도에서 살게 되는데 그 시작점에서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 고민하다 책장에 장식처럼 꽂혀 있던 황석영의 장편 대하소설 ‘장길산’을 꺼내 들었다. 그냥 별생각 없이 시작한 장길산 읽기에서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인천의 미래 가치’가 눈에 들어왔다.소설의 주요 무대는 황해도 일대다. 이야기 흐름은 한양 도성과 그 주변을 바쁘게 오간다. 인천도 빼놓을 수가 없다. 강화도와 교동 섬이 한양과 해주 사이의 물류 요충지로 그려진다. 한반도 분단상황에서는 쉽사리 짐작할 수 없는 강화와 교동의 역할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한반도 통일 이후의 강화와 교동의 모습을 미리 짐작하기에 장길산 만한 게 또 있을까 싶다. 한강으로 접어들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곳도, 서울에서 물길로 황해도나 평양 쪽으로 가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곳도 강화와 교동이다. 백령도나 연평도 지역은 지금 뱃길로 4시간씩 걸려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통일이 되면 황해도 쪽에서 힘들이지 않고 갈 수가 있다. 장길산 속에는 색다른 인천의 가치가 있었다. 바로, ‘읽어요, 그럼 보여요’였다.‘책의 수도 인천’을 맞아 더 많은 사람이 책을 읽고 저마다 더 많은 가치를 찾기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 읽는 문화가 더 넓게 퍼져야 한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손쉽게 책을 접하고, 읽고, 이야기하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의 문화적 수준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인천이 맞이한 책의 수도 1년이 그 토양을 다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이런 바람이 제대로 들어맞을 것이라고는 솔직히 확신할 수가 없다. 인천시 행정은 그동안 ‘문화’보다는 ‘경제’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짙었다. 경제자유구역이란 명칭부터가 그 점을 웅변한다. 요새는 아예 인천시청 내에 ‘경제부시장’이란 직제까지 두었다. 행정 시스템의 기조가 돈 돈 돈, 돈 타령에 맞춰진 셈이다.세대를 세 번이나 거슬러 올라가는 1924년에도 인천에는 온통 돈 타령이었던 모양이다. 당시 발간되던 ‘개벽’이란 잡지는 ‘군자는 반드시 어진 마을을 택하여 기거한다는데 인천은 이와 반대로 연애소설이나 유행잡가 한 권도 사볼 만한 책방 한 곳이 없고, 돈이라면 목숨을 내기한다’는 식의 르포 기사까지 실을 정도였다. 이 기사는 그러면서 ‘산 사람의 눈깔이라도 뽑아 먹을 수만 있으면 덤벼 보려고 껄떡껄떡하는 고리대금 아귀쟁이들의 발호하는 꼴을 보고는 참말 대학목약을 찾기에 겨를이 없을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대학목약’은 당시 유명했던 안약 이름이다. 돈만 밝히는 인천 사람들을 보자니 눈병이 날 지경이라는 뜻이다. 인천에 만연한 ‘돈 밝힘증’의 이면을 신랄히 꼬집은 것이다.90년이나 지난 지금의 인천은 어떤 모습일까. 서점들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을지 말지를 고민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내몰려 있다. 서점이 문을 닫는 도시가 ‘책의 수도’일 수는 없다. ‘책의 수도’는 구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책을 읽고, 그 속에서 나름의 가치를 찾아낼 수가 있을 것인가. 모두가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도시는 구성원 모두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책 읽기, 일단 시작하고 보자. 그것이 우리가 책의 수도 개막에 맞추어 우선 할 일이 아니겠는가./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5-04-08 정진오

흥행거리(?) 돼버린 안심대출

1차, 인기폭발로 자금 20조 불과 4일만에 소진2차, 단서 제약조건 부각 안돼 신청 ‘기대 이하’금융위 “주택저당증권 발행 부담… 3차는 없다”역대 정부마다 경제위기 탈출이나 경기부양책 단골 정책이 공적자금 투입이다. 박근혜 정부도 집권 3년 차를 맞아 경제활성화정책 일환으로 서민들의 가계빚부담을 완화해 주기 위한 ‘안심전환대출’ 카드를 내놓았다.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이에 고무된 정부 경제부처들이 ‘기회는 이때다’ 싶을 정도로 추가 자금까지 연이어 방출하는 등 흥행몰이에 성공했다.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선착순으로 풀기 시작한 안심전환대출 자금 20조원이 불과 4일 만에 소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취급대상 제1금융권인 16개 시중은행 금융당국도 예상치 못할 정도로 인기가 폭발해 일부 직장인들은 월차를 내고 은행 문이 열리기도 전에 대기하면서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려는 행렬이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마치 새벽 인력시장에 일감을 얻기 위해 줄지어 모여드는 일용 근로자들의 모습과 별반 다름없는 진풍경이었다. 이런 모습이 연일 매스컴에 보도되자 정부와 금융당국은 ‘정책이 제대로 먹혔다’며 사뭇 흐뭇한 미소를 지을 법도 했다.1차 안심대출은 지난달 27일까지 대출 신청분 18만9천명, 19조8천억원으로 확정돼 풀려나갔다. 미처 선착순 대기행렬에서 번호표를 못 받은 고금리 가계대출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정부에서 추가 자금을 풀어야 한다고 시위 아닌 목마름을 호소했고, 결국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5일간 추가로 20조원을 더 풀겠다고 나서 제2의 흥행가도를 달렸다. 정책운용 방향도 1차 때와는 달리 선착순이 아닌 대출신청자를 마감 시간까지 받고 평가기준을 정해 이달 15일 확정 발표하겠다고 수정했다. 때마침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코 앞인 마당에 하늘이 내린 호기를 정부와 여당이 놓칠 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야당도 저금리로 갈아타려는 서민들의 갈증을 어떤 명분으로도 발목잡을 수가 없는 지경이었다.하지만 2차 안심대출 신청결과는 기대와 사뭇 달랐다. 5일 오후 3시 최종 집계된 수치는 대출신청자 15만6천명에 대출총액 14조1천억원으로 총액에서 무려 6조원 가량이 남아 돌았다. 2차 안심전환대출 평균액은 9천만원으로, 1차 평균액 1억500만원보다 1천500만원 적었다. 변동금리·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을 저금리의 고정금리·원금분할상환으로 바꿔 주는게 안심전환대출의 골자다. 대출 시점이 1년이 경과 해야 되고, 6개월내 이자연체가 없어야 하며 원금상환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단서 제약조건은 부각되지 않았다. 매달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해야 한다는 부담금 또한 오로지 저금리로 갈아탄다는 단순 논리 늪에 빠져 있었다.여기에 시중은행들도 기존 주택담보 대출보다 이율을 추가로 더 내린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때와 비교해 부담이자가 불과 0.1~0.3% 차이 밖에 안나 매월 원금상환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가계부채 대출자들에게 또다시 혼선을 주고 있다. 특히 정부의 공적자금 배정 형평성도 새로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실상 제1금융권보다 더 비싼 이자를 주고 대출을 받은 취약계층 서민들인 제2금융권 대출자들이나, 연체없이 원금과 이자를 매달 갚아 나가고 있는 성실 대출자들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는 점이다. 금융위는 공식적으로 ‘3차 대출은 없다’고 못 박았다. 주택금융공사 재정 여력 등을 고려해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물량이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게 이유다. 정부는 이미 추가 20조원을 다 사용할 때를 대비한 로드맵을 짜놓은 마당에 남은 6조원이라도 제2금융권 취약서민 대출자들의 갈증을 풀어줄 용기는 왜 없는 것이지 묻고 싶다./김성규 경제부장▲ 김성규 경제부장

2015-04-05 김성규

‘철새’거나 ‘먹새’거나

정동영 전의원 출마로 소란스러워진 재보선판여·야간 선거전, 어느새 ‘야·야 다툼’으로 흘러서로 물고있는 모습 조개에 부리잡힌 도요새 같아밋밋할 것 같던 4·29 재보선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예정에 없던 인천 서구강화을 선거가 추가되면서 판이 커지기도 했지만,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의 탈당과 출마로 얘깃거리가 풍성해진 까닭이다.옛 통합진보당 해산에 따라 치러지는 선거에 걸맞게, 당초 여야는 각각 종북 책임론과 경제 정당론을 내세워 표심을 공략하려 했다. 새누리당으로선 초록은 동색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과 옛 통진당을 한데 엮고 싶었을 테고, 새정치연합은 민생을 파고들어 색깔논쟁과 선을 긋고 싶었을 것이다. 나름 이유 있는 전략이요 콘셉트였겠지만 구경꾼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뻔한 선거, 정당과 해당 지역 일부 유권자들에게나 관심을 끌 법했던 이번 선거를 일거에 따끈따끈하게 만든 건 두 정치인의 행보다. 야권 텃밭인 광주에 무소속 출마한 천 전 의원의 득표력이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는가 싶더니, 이내 정 전 의원의 서울 관악 출마가 이슈의 꼭짓점을 차지했다.두 사람 모두 한때 대한민국 야권을 대표했던 정치인이지만, 특히 정 전 의원을 둘러싼 논란은 밋밋하고 심심했던 ‘다큐멘터리’ 선거를 하루 아침에 ‘예능’으로 바꿔 놓았다. 예능에는 말 잔치가 빠질 수 없는 노릇, 재보선 전패 위기에까지 놓인 새정치연합이 정 전 의원을 ‘철새’라 비난하고 나서자 정 전 의원은 새정치연합을 ‘먹새’라고 되받았다.새정치연합이 정 전 의원을 철새로 공격하는 건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는 전북 전주 덕진에서 첫 국회의원이 된 뒤 대선 실패 후엔 정계 은퇴 예상을 뒤엎고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2009년 재보선 때는 전주 덕진으로 되돌아가려다 당시 민주당이 출마를 반대하자 무소속으로 나섰고, 19대 총선 때는 서울 강남을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다. 선거 때마다 지역을 바꾼 것도 그렇지만, 일곱 차례 정당을 바꾸는 동안 네 번은 탈당, 두 번은 창당, 한 번은 당을 깼으니 철새도 이렇게 똑 떨어지는 철새가 없다.정 전 의원의 반박도 그의 정치 이력만큼이나 노련하다. “정당을 이동한 걸 철새라고 하면 철새가 맞다”면서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앉아 있는 몸이 무거워서 날지도 못하는 기득권 정치인은 먹새냐”고 맞불을 놨다. 몸담았던 새정치연합을 기득권을 챙기느라 배가 불러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먹새로 지칭해 자신의 탈당을 정당화한 셈이다. 선거를 여·야간 대결보다는 김무성과 문재인, 정동영의 싸움으로 규정해 자신을 이슈의 중심에 놓으려는 솜씨도 발휘했다.재미있는 것은 여·야간 사활을 건 싸움이어야 할 선거가 어느새 야·야간 다툼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재보선이 치러지는 4개 선거구는 각각 야당이 3곳, 여당이 1곳을 차지하고 있었고 지역별 바닥 민심도 결코 여권에 유리하지 않았다. 뜻하지 않은 야권의 자중지란을 한 발짝 물러서서 지켜보는 여권으로선 감지덕지 표정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어부지리’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13대 대선에선 김영삼·김대중·김종필의 분열이 노태우의 당선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선 여론조사 1·2위였던 문용린·고승덕이 난타전을 벌인 끝에 3위 후보 조희연이 승리를 거머쥐었다.정 전 의원의 탈당과 출마에 대한 평가는 전적으로 유권자들의 몫이다. 다만, 서로 물고서 놓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야권의 모습은 ‘철새’나 ‘먹새’라기보다는, 조개에 부리가 잡힌 바닷가 도요새에 가깝다./배상록 정치부장▲ 배상록 정치부장

2015-04-01 배상록

사정(司正), 기업 그리고 스트레스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의지 국민들 관심 높아경제위축 몰고 올 또다른 스트레스 아니길 바라미래위한 새로운 희망 메시지 전달되길 기대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검찰이 기업비리 수사라는 사정(司正)의 칼날을 꺼내 들었다. 지금은 사정 칼끝이 기업을 겨냥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어디로 향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는 이가 많다. 검찰은 포스코건설이 베트남에서 1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 중 47억원이 국내로 빼돌려져 포스코 최고위층에게 전달됐다는 혐의에 대해 강도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경남기업이 자원개발과 관련해 380억원에 이르는 정부 융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이 중 일부를 분식회계를 통해 가족 회사 등으로 빼돌렸는지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동국제강이 미국 등 해외에서 중간재 구매 등을 하면서 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100억원 이상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동국제강 관계사들이 본사 건물관리 거래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조사한다고 한다. 검찰의 수사대상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점에서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전반적인 기업비리에 대한 사정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국내 대기업들이 몸을 잔뜩 움츠리기 시작했다. 한 대기업은 전 계열사에 공무원은 물론 언론기관 관계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식사도 당분간 하지 말라는 구두지침을 하달했다고 한다.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는 본사는 물론 건설현장 직원에게 ‘업무 압박’을 최소화하라는 지침을 전했다고 한다. 이 회사는 나아가 모든 직원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전문의료기관을 지정해 ‘힐링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계획까지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비리 수사가 내부 직원의 제보로 이뤄지고 있다는 설(說)이 파다한 데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직원들의 자살 등으로 인해 자칫 기업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가 큰 탓이다. 가뜩이나 사정 바람이 거센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눈에 띄는 일’이 발생하면 안된다는 위기감에 집안 단속에 나선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정부기관이 부정부패와 적폐의 잔재를 척결하겠다는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자신들의 청렴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좋은 뜻인 것 같기는 하지만, 굳이 사정당국이 비리수사에 나선 시점에서 청렴 결의대회를 가진 이유는 뭘까. 사정대상에서 공공기관은 제외시켜 달라는 제스처 같기도 하다. 최근에 만난 경인지역의 사정기관 인사들은 한결같이 “성역은 없다”고 말한다. 확인해 봐야 할 비리정보가 많이 들어온다고도 했다. 자체적인 정보수집 활동으로 얻어낸 기업비리 말고도 동종 업계나 또 다른 경로를 통해 정치인 및 개인·기관단체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이 제보되고 있고, 그중 일부는 상당히 신뢰할 만하다는 것이다. 종합해 보면 수사범위가 상당히 확대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검찰사정이 본격화하면서 부패척결을 바라는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장기간의 경제침체 분위기가 대기업 압박으로 인해 더 지속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 듯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정의 칼을 빼들었지만 그 칼끝은 때로는 매섭기도 했고, 대상이나 사안에 따라 한없이 무뎌지기도 했다. 썩은 부위는 도려내야 전체를 건강하게 지켜낼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수술대에 올랐다. 많은 국민에게 이번 ‘부정부패 척결’을 외치는 정부의 의지가 경제위축의 또 다른 스트레스가 아닌 미래를 위한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로 전달되기를 기대한다./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5-03-29 이영재

유기준 장관 인천 방문 유감

인천항만公-선광, 신항 B터미널 개장방식 갈등‘부분이냐… 전체냐’ 따라 수십억差 양보 못해‘역지사지’만 강조할뿐 해법 제시없어 실망감다소 엉뚱한 가정을 하나 해본다.한 아이를 놓고 서로 자기 자식이라고 우기는 두 여인에게, 솔로몬의 ‘아이를 둘로 자르라’는 명판결(?) 대신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내세워 “서로 입장 바꾸어서 생각해보라”고 권유했다면 어땠을까?“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기를 제가 빼앗으려 했군요. 아기가 너무 갖고 싶은 나머지 제가 잠시 그릇된 생각을 했나 봅니다.”“듣고 보니 그쪽 입장도 이해가 가네요. 얼마나 아기가 갖고 싶었으면…. 제가 입양기관이라도 알아봐 드릴까요?” 이런 대화가 오갔을까?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짐작컨대 솔로몬이 자리를 뜬 후, 두 여인 모두 머리카락 한 움큼씩은 뜯겨 나갔으리라. 두 여인의 인성이 순수의 결정체라면 모를까.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찾은 인천에서 ‘역지사지’를 꺼내들었다. 지난 20일 오찬을 겸해 열린 인천지역 해양수산 업·단체 간담회 자리에서였다. 이 자리에서 유 장관은 인천항만공사와 부두운영사인 (주)선광 간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인천신항 B터미널 부분개장 문제와 관련해, “역지사지의 자세로 두 기관이 잘 해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여 봄’. 시대를 초월해 언제나 유효한, 인간 사회에서 가장 이상적인 소통의 지혜다. 그런데 유 장관이 내뱉은 ‘역지사지’는 귀에 좀 거슬린다. 항만공사와 선광간 갈등이, 역지사지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지나도 한참 지났기 때문이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유 장관의 ‘역지사지’는 현실진단력 부재가 배출한 난센스다.항만공사와 선광 간 갈등은 부두 전체 구간 800m 가운데 410m를 우선 부분 개장하려는 선광에 대해 항만공사가 전체 개장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최근에는 항만공사가 선광과의 실시협약 해지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이 밝혀지면서 송도신항 개장이 상당기간 지연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로 ‘갈 데까지 가보자’ 작심한 듯한 갈등 형국은 마치 마주 보고 질주하는 기관차를 연상케 한다. 사실 이 같은 갈등의 배경을 들여다보면 서로 양보하기 힘든 나름의 이유가 있다. 송도신항 B터미널의 전체 부두임대료는 연간 90억원이다. 부분개장이냐 전체개장이냐에 따라 수십억원의 돈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역지사지’의 반대말로는 자기 논에 물 대기, 즉 자기에게만 이롭게 되도록 생각하거나 행동함을 이르는 말인 ‘아전인수’(我田引水)를 꼽을 수 있다. 항만공사와 선광과의 대립을 한 자의 뜻을 조금 변형해 ‘아전인수전’(我錢引受戰)으로 표현하면 이 또한 난센스 일까? 어쨌든 그만큼 치열하다.상황이 이런데 “서로 한번 입장 바꿔 생각해 보세요”라는, 도덕선생님 입에서 나와야 어울릴 법한 유 장관의 제안이 두 이해당사자의 귀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도 ‘맹자’(孟子)의 ‘이루편(離婁編)’에서 비롯됐다는 이 고사성어의 의미를 다시 음미하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지는 않았을 터이다. 아니나 다를까, 뭔가 해법을 제시해주길 기대하면서 유 장관을 맞았던 인천항만업계는 극도의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인사청문회에서 송도신항 부분개장 문제가 거론됐던 만큼, 유 장관은 솔로몬의 지혜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고심의 흔적이 엿보이는 대안을 갖고 인천을 방문했어야 했다. 유 장관이야말로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인천을 바라봐야 할 것 같다./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5-03-22 임성훈

반갑다 ‘kt wiz’

드디어 지난 14일 수원서 역사적인 첫 경기경기도 유일한 구단이란 사실 잊지 말아야홈팬 경기장으로 불러모을 적극적 자세 필요수원 kt wiz의 참가로 프로야구가 올해 10구단 시대를 맞았다. 지난 1982년 3월 27일 6개 팀으로 출발한 한국 프로야구가 33년 만에 10개 구단으로 증가한 것이다. 10구단의 주인공은 단연 수원 kt wiz다. 이를 기념하듯 kt wiz는 지난 1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구 수원야구장)에서 개장식을 열고 첫 홈 경기를 가졌다. 당시 수원팬들은 10구단을 축하하기 위해 2만여명이 경기장을 찾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물론 수원에서, 그것도 수원 홈 팀이 경기를 치렀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그동안 수원에서 경기를 가진 팀들은 모두 수원팀이 아니었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긴 했지만, 수원시민들은 그저 남의 팀을 응원하며 부러워만 했다. 주로 인천을 주 무대로 경기·강원의 연고권을 가진 구단이 권리를 행사했기 때문이다.그도 그럴 것이 경인지역 프로야구단의 발자취는 창단과 해체의 연속이었다. 프로야구 출범 초기 인천을 연고로 삼미 슈퍼스타즈가 탄생했지만, 삼미 해운의 적자 누적과 경영난으로 해체를 맞았고, 청보 핀토스가 바통을 이어갔지만 청보그룹이 도산하면서 야구단을 더 이상 꾸려가지 못했다. 청보 핀토스를 인수한 태평양 돌핀스는 1994년 경인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매각사태가 빚어지면서 결국 현대 유니콘스가 명맥을 유지했다.현대 유니콘스는 1996~1999년 시즌까지 인천 및 경기도, 강원도 지역을 연고로 사용한 뒤 2000년 시즌부터 참가한 SK 와이번스에게 인천 연고지를 내주는 대신 서울로 이전할 계획이었지만, 모기업 현대그룹의 재정난으로 수원야구장을 2008년 3월 해체될 때까지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현대 유니콘스는 수원에 머물며 2000년과 2003년, 200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궜지만, 서울팀이라는 구단 운영에 수원팬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당시 한국시리즈가 벌어진 수원 구장에는 홈 관중보다 타 구단 응원단이 더 많을 정도였다.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된 후 수원에서 더 이상 야구 경기를 볼 수 없었다. 현대를 인수한 넥센(당시 우리 히어로즈)이 목동구장으로 홈구장을 옮겼기 때문이다.그러나 수원시민들은 야구를 희망했고, 7년 뒤인 2015년 3월 14일 마침내 수원에서 역사적인 경기가 열렸다. 거대 통신사인 kt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kt wiz를 탄생시켰고, 수원으로부터 5년간 운영할 수 있는 독립채산제까지 부여받는 등 10구단에 걸맞은 유니폼을 입었다. 경기장도 첨단 야구장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메이저리그 경기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훌륭하다.앞으로 kt wiz가 할 일은 야구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모으는 것이다. 팬이 없는 프로 경기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kt wiz는 수원시민 뿐만 아니라 경기도민의 구단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울시는 LG트윈스,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 등 3개 구단이 생존해 있지만, 경기도는 kt wiz가 유일하다. kt wiz가 얼마만큼 수원시민, 나아가 경기도민을 홈 팬으로 끌어모을 지는 구단의 적극적인 자세에 달려 있다. 물론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야구 프로그램 개발과 관내 엘리트 야구부에 대한 지원 사업 등은 kt wiz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수원시민들은 이제 kt wiz라는 야구단을 가졌다. 팬이라면 누구나 야구장에서 펼쳐질 선수들의 멋진 경기 모습과 감동 마케팅을 원한다. 수원팬 모두가 ‘반갑다 kt wiz’라는 말을 할 정도로 그런 kt wiz가 되길 희망한다./신창윤 체육팀장▲ 신창윤 체육팀장

2015-03-18 신창윤

건강한 사회의 조건

부패척결은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능력만큼 분수껏 살고 스스로 만족하는게 중요남과 똑같아야 한다는 평등 도그마에서 탈피해야정부가 부패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완구 총리의 담화를 통해 사회 곳곳에 단단하게 똬리 틀고 있는 구조화된 부패를 발본색원(拔本塞源)하겠다고 다짐했다. 검찰과 경찰 등 공권력을 총동원해서라도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는 부패의 싹을 아예 잘라내겠다는 것이다. 총리의 담화가 아니더라도 역대 어느 정부에서나 부패 척결은 당연한 화두였다. 부정부패가 건강한 사회를 좀먹는 암적 존재라는 건 국민들이 알고 있는 상식이고 그런 부패를 척결하겠다는데 반대할 국민은 없다.다만 일부에서 고개를 갸웃하는 건 시기가 독특했기 때문이다. 과거의 예를 보면 새로 들어서는 정부마다 흐트러진 공직기강을 다잡고 정권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집권 초기에 부정부패 청산을 화두로 들고 나왔다. 특이하게도 현 정부는 집권 3년 차를 넘어서는 중반기에야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일부에서 왜 하필 지금? 하는 의구심을 가질만도 하다.의구심은 뒤로하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하기 위해서는 부패척결은 고통스럽지만 거쳐야 할 과정이다. 부패 때문에 사회가 문란해지고 철옹성처럼 단단해 보이던 제국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예를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역사를 들춰보면 부패로 멸망한 사례가 너무 많다. 통일 신라와 고려가 멸망한 가장 큰 이유는 집권층에 만연한 부패와 사치 풍조였다. 중국 최초의 제국이던 진나라가 그렇고 한나라와 명나라가 멸망한 과정 역시 그렇다. 천 년 제국을 자랑하던 로마가 멸망한 이유 중에서 빠지지 않는 부분 역시 집권층의 부패와 도덕적 타락, 그로 인한 극도의 이기주의와 사회·국가에 대한 헌신성의 쇠락이다. 오죽하면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의 시진핑이 집권하자마자 호랑이든 파리든 모조리 때려잡겠다며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을까.부패의 뿌리는 그만큼 깊고 질기고 단단하다. 이브에게 독이 든 사과를 권했던 뱀의 사악한 유혹이 부패의 시작이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그런 질긴 부패를 척결하는데 공권력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공권력을 동원한 강제는 부패척결의 필요조건일 수는 있어도 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권력을 동원한 처방은 눈앞의 곪은 상처를 도려내는 것과 같다. 고름이 빠져 나오면 당장은 나은 듯 보이지만 상처는 안으로 파고든다.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고름만 짜낼 것이 아니라 근인(根因)을 제거해야 한다.근인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의식이 바뀌는 것이다. 돈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많고 적음에 연연하지 않으며 필요한 만큼 내 분수만큼 살겠다는 사회의 변화가 먼저여야 한다. 돈 많은 것이 나쁠 이유는 없다. 그래도 돈의 색깔을 따질 필요는 있다. 이렇게 얘기하면 무슨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건 돈이 많다고 행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히말라야 산 기슭에 부탄이라는 나라가 있다. 나라도 작고 삶의 형편도 그리 넉넉하지 않다. 세계 최빈국을 겨우 면할 정도로 가난한 나라라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그럼에도 세계 행복지수를 논하면 이 나라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외부인의 눈으로 보면 형편없이 못사는 국민들이지만 그들은 다른 사람이 잘사는 것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질투하지도 않고 원망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능력만큼 분수껏 사는 게 중요하다고 여긴다. 바로 자족(自足)이다.자족할 수 있는 사회, 그게 건강한 사회다. 무리한 욕심을 내지 않으니 부패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지금 필요한 건 안분자족(安分自足)이다. 분수를 알고 스스로 에게 만족할 줄 아는 변화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 황금만능의 추한 자본주의에 찌든 우리 사회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건 바로 그것이다. 남과 내가 똑같아야 한다는 절대적 평등의 도그마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건강한 사회 건강한 자본주의는 생각의 건강함에서 시작된다./박현수 인천본사 편집제작국장▲ 박현수 인천본사 편집제작국장

2015-03-16 박현수

경기도 문화, 춘래불사춘

재단·전당, 기업인 영입·조직개편 혁신 단행도의회 예산항목 조정따라 ‘예산 독립 봉쇄’경기도지사가 직접 살펴 특단의 조치 취해야지금 경기도 일선 문화행정은 중대한 도전이 진행 중이다. 경기문화재단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이사장을 비롯해 이사회에 기업인들을 대거 영입했다. 모두 책임경영, 자율경영을 위한 신임 대표들의 결단이다. 그동안 경기도는 문화관광분야 산하기관들에 끊임없이 자율경영을 강조해왔다. 도 문화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만큼, 도가 지원하는 재정에 의존하지 말고 독자적인 생존 기반을 마련하라는 요구였다.조창희 경기문화재단 대표는 조직혁신으로 화답했다. 사무처 중심의 조직을 4개 본부 체제로 확 바꾸었다. 재단을 경기도 전체 문화정책의 비전을 세우고 실천하는, 명실상부한 문화정책 총괄 기관으로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4개 본부장과 미술관, 박물관 등 산하 기관장직을 개방형 공모제를 통해 충원하고, 본부 소속 팀장직도 내부 공모제로 개방했다. 능력 있는 인사가 책임지고 자율적으로 문화정책을 세우고 실행하라는 메시지다. 지금까지 사무처가 수립한 정책과 예산에 따라 수동적이고 제한적인 기능을 발휘했던 조직을 환골탈태시킨 것이다.정재훈 문화의 전당 대표는 조직 대신 실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삼고초려의 정성으로 최창원 SK케미컬 부회장을 이사장으로 영입하고, 선임직 이사의 대부분을 기업인으로 구성하는 전례 없는 이사회 개편을 단행했다. 이사회라지만, 문화의 전당 후원회로 달리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포진이다. 정 사장 입장에서는 문화계 인사들이 폼이나 잡는 이사진보다는 메세나 능력을 보유한 기업들로 채우는 것이 전당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이 같은 결단은 필연적으로 전당 이사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정 사장은 시비로 인해 치를 대가 보다는 후원회 성격의 이사회가 전당에 가져올 이익이 클 것으로 생각했음직 하다.조창희 대표의 조직개편과 정재훈 대표의 이사회 개편은 경기도의 열악한 문화환경, 특히 취약한 재정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어느 수단이 더 효율적인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조직개편이든 후원그룹 조성이든, 위기에 처한 일선 문화행정을 살리려는 자구노력이 틀림없다.그런데 이런 자구노력이 허망해졌다. 자력갱생을 뒷받침할 예산 독립이 봉쇄됐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재단, 전당 등도 문화분야 산하기관의 사업 예산을 출연금에서 민간경상사업 보조금으로 변경한 경기도 예산안 때문이다. 지금까지 기관이 도가 출연한 사업예산을 자율적으로 집행했던 것이, 도에 일일이 사업계획서를 보고하고 승인받아 건건이 사업비를 타서 쓰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예산환경에서 책임과 자율경영을 강조한 재단의 조직개편이 꽃피울 수 있는지, 기업 메세나에 방점을 둔 전당의 이사회 개편이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예산 독립이 봉쇄된 상태에서 재단의 창의적인 정책 개발과 예산집행의 콜라보레이션은 힘들어진다. 사업예산과 이사진의 후원을 결합시켜 시너지를 발휘하려는 전당의 의도 또한 벽에 부딪히게 됐다. 올해부터는 초지일관, 도에서 허가받은 사업만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검사받는 종속기관으로 전락하게 됐다. 자율경영을 위해 획기적인 변화를 모색하던 독립기관이 졸지에 경기도 사업소쯤으로 격하된 셈이다. 사단은 경기도 새해 예산안을 심의한 도의회 예결위 소위에서 예산항목을 전격적으로 조정하면서 비롯됐다. 이미 사단은 벌어졌고 그 후유증은 심각할 것이 확실하다. 누구를 지목해 탓하기보다는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살고자 혁신을 꾀하는 산하기관에 지원은 커녕 예산으로 목을 조르는 현실을 방치하는 행정이라면 절망적이다. 경기도지사가 직접 살펴서 묘안을 내기 전엔 경기도 문화계에 봄은 없을 것이다./윤인수 문화부장▲ 윤인수 문화부장

2015-03-15 윤인수

조합장 동시선거의 속살

고령조합원 많은곳 시장·군수 뽑는 정당선거 착각정책설명회 등 허용 안해 고작 악수 청하는 정도조합원을 위한 정책선거로 법개정 없인 의미 없어농협은 국민정서상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금융기관이다. 전국 방방곡곡 오지 지역에서도 유일한 금융기관으로 지역 농협만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농협의 역사는 국가재건최고위원회가 농업은행과 농업협동조합을 1961년 8월 15일 통합시켜 ‘신토불이(身土不二)’란 슬로건을 내걸고 전국의 농업협동조합을 한데 묶어 첫발을 내디뎠다. 정부의 구조개혁으로 지난 2000년 7월 1일 축협중앙회와 인삼협동조합중앙회를 통합해 지금의 농협중앙회로 재탄생했다. 농협은 이에따라 1차 통합일을 기점으로 올해 54주년을 맞고 있으며 창립기념일은 당초 8월 15일에서 7월 1일로 변경했다.통합 전에는 농업은행이 1958년 4월 1일 대한금융조합연합회와 휴전선 이남에 있던 금융조합의 단위조합들을 기반으로 설립된 농업계 특수은행이 있었다. 또 다른 하나는 1958년 4월 1일 설립된 농업협동조합이다. 이 두 기관이 통합해 종합농협(농협중앙회)이 탄생 된 것이다. 그러나 다시 2000년 7월 1일 축협중앙회와 인삼업협동조합을 통합하고 새로운 농협중앙회로 출범한다. 농협은 이어 지난 2012년 3월 2일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지주사 형태로 분사시켜 현재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로 분리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처럼 수차례 통합과 분리를 계속하면서 전형적 농촌도시인 소규모 시·군 지역부터 도·농 복합지역, 대도시지역 등을 망라한 최대 규모의 금융기관으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농협의 변화는 올해 또다시 시작된다. 바로 전국 지역 농·축·인삼·품목조합의 조합장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원년이기 때문이다. 물론 산림청이 관리하는 산림조합과 수협중앙회가 지도 감독하는 지역 수협도 마찬가지다. 경인지역에서는 경기도 177개 지역조합과 인천시 21개 지역조합 등 총 198개 조합에서 동시선거가 치러진다. 출마후보만도 경기 486명, 인천 63명 등 총 549명이다. 평균 2.8대1의 경쟁률이다. 단독 후보만이 등록해 무투표로 당선 확정된 조합만도 33개다. 중앙선관위가 최종 발표한 확정 선거인 수는 경기지역 27만4천901명, 인천지역 1만9천994명 등 총 29만4천895명이다.이번 동시 선거법은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비통에 잠긴 지난해 6월 국회를 최종 통과해 시행의 효력을 얻었다. 그러나 법이 통과된 이후에 일반 국민들은 물론이고 투표권을 가진 지역조합원들조차 조합장 동시선거에 대한 체감을 못할 정도로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연이어 터진 안전사고에 국민적 공분이 컸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속에 동시선거의 닻은 올려졌고, 후보등록이 시작되고 나서야 선거법상 각종 부작용과 논란들이 쏟아졌다. 가장 큰 문제의 이슈는 70대 이상 고령 조합원 유권자들이 많은 지역일수록 이번 선거가 마치 시장·군수를 뽑는 정당선거로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기호배정에서 1번을 받은 후보는 여당, 나머지는 야당후보로 인식되는 웃지 못할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또한 후보자 개인만으로 선거운동을 제한해 가족조차 후보를 도와줄 수 없는 실정이다. 후보가 누군지 조차 잘 모른다는 ’깜깜이선거’논란속에 정작 후보에게도 정책설명회나 토론회 등의 선거방식을 허용하지 않아 어깨띠 매고 돌아다니며 악수를 청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현직 조합장인 한 후보의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여기에 있다. 지역 내 유일한 금융기관이 농협인 곳도 많은 현실에서 “이 건 아니다. 조합장을 위한 조합이 아닌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진정한 대표조합원을 뽑을 수 있는 정책선거로의 법개정 없이는 동시선거의 의미가 없다”고 고백했다./김성규 경제부장▲ 김성규 경제부장

2015-03-08 김성규

중동

1970년대 수많은 가장들이 한국 성공신화 쏟아내‘제2의 중동붐’… 朴대통령 경제·세일즈외교 방점‘화약고’ 같은곳… 다른 나라들 어떻게 바라볼지중동 여성들이 몸을 가리기 위해 입는 겉옷은 종교적 성향과 지역에 따라 종류가 꽤나 다양하다.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주로 입는 아바야는 얼굴과 손발 외에 온몸을 가리는 검은색 외출복으로, 공공장소에서 이를 입지 않으면 제재를 당한다. 이란 여성들 역시 얼굴만 내놓고 몸 전체를 가리는 차도르를 입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여성들은 온몸을 가리는 것도 모자라 얼굴 부분까지 망사로 가리는 부르카를 착용한다. 두건, 스카프의 일종인 히잡과 키마르, 니캅, 샤일라 등도 지역에 따라 불리는 이름은 제각각이되, 여성의 신체를 노출 시키지 않는 종교적 이유에서 비롯된다.엄격한 복장 못지 않게 중동 여성들의 인권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각국의 성차별 지수를 조사한 보고서들은 하나같이 중동권 국가 여성들의 인권수준을 세계 100위권 이하에 포진시킨다. 남자와 접촉했다는 이유로 ‘명예살인’이 자행되고, 분쟁지역 일부 과격단체들은 ‘지하드 알니카’라는 명분으로 여성들을 사실상 위안부 형태로 전장에 끌어들이기도 한다.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조혼을 강요받고, 여전히 일부다처제가 통용된다.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약진이 보편화하고 ‘배꼽 티’에 ‘하의 실종’도 옛말이 돼 버린 요즘의 우리로서야 혀를 끌끌 찰 일이지만, 사실 우리 역시 폼 잡고 여성인권을 운운할 수 있게 된 건 그리 오래지 않았다. 고려말 여성들은 삿갓과 부채로 얼굴을 가려야 했고, 조선 시대엔 외출할 때 눈만 빼꼼하게 내놓은 채 쓰개치마를 둘렀다. 개화기를 맞으면서 이런 몸 가림 의상이 겨우 사라졌다고는 하나, 대신 한동안은 우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녀야 했다. 경찰이 자를 들고 미니스커트를 단속했던 것도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조혼과 일부다처도 형태에서만 조금 다를 뿐, 시쳇말로 중동권과 ‘도긴개긴’이다. 열 살을 겨우 넘긴 소녀들이 얼굴 한번 보지 못한 남자에게 시집을 갔고, 공식적으로 첩을 둬 차별했던 처첩제도는 오히려 부인들간 지위나 자식들의 신분 등에서 중동의 일부다처제보다도 더 봉건적이었다. 이런 동질성(?) 때문일까. 중동은 적어도 80년대까지는 우리에게 부호들이 넘쳐나는 산유국, 혹은 70년대 건설 진출과 함께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는 긍정적 이미지가 강했다. 수많은 가장들이 처자식 먹여 살리기 위해 이 열사의 땅으로 향했고, 실제 그곳에서 숱한 한국 성공신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걸프전과 시리아 내전, IS(이슬람국가) 문제에 이르기까지 서방과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중동은 언제부터인가 분쟁과 테러의 온상지라는 어두운 이미지가 덧칠되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무슬림 = 테러리스트’라는 분위기까지 형성되기도 했다.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이다. 대통령으로선,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오일쇼크로 휘청거리던 경제를 다잡는 계기로 삼았던 곳을 40여년 만에 찾은 것이어서 개인적 감회도 남다를 듯하다. ‘제2의 중동붐’을 견인해 나가겠다는 청와대의 공언처럼,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도 세일즈 외교, 경제외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동이 자원 의존도로 보나 외교적으로 보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 파트너인 만큼 대통령 순방에 거는 정·재계의 기대도 남다르다. 다만, 근래의 중동이 전 세계의 우려가 집중된 ‘화약고’같은 곳이라는 점에서, 또 그 위기에 세계 각국의 이해가 복잡다단하게 엮여 있다는 점에서 경제와 세일즈에 방점이 찍힌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다른 나라들은 어떤 눈으로 바라볼지 신경이 쓰이기는 한다. 우리나라도 언제까지 세계 문제에 한 발짝 물러서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본이 과거 경제동물 취급을 받았던 사실을 떠올린다면 지나친 비약이고 기우일까./배상록 정치부장▲ 배상록 정치부장

2015-03-04 배상록

차(茶)문화와 규방다례

조선조 양반가 여인들 음다풍속(飮茶風俗) 계승이귀례 이사장, 생활다례로 인식되도록 이끌어효(孝)·예(禮)·지(智)·인(仁) 등 인성교육도고인이 되신 이귀례 한국차문화협회 명예 이사장이 평생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는 “차(茶)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고 한다. 고인은 이 질문에 “차나무의 어린 잎을 채집해 찌거나 덖어 건조 시킨 후, 섭씨 100도로 끓인 물을 70~80도로 식혀 여기에 우려 마시는 음료”라고 답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평생을 차를 연구해 온 고인의 입장에선 스스로 생각해도 이런 답변이 속 시원하지 않았다. 오랜 세월 우리 선인들의 정성어린 손길을 거쳐 오늘에 내려온 차 정신은 몇 마디의 설명으로 할 수 없고, 오랜 마음의 수양을 통해 체득해야 진정한 차인이 될 수 있고 차(茶)가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차를 마신다는 것이 단순히 동적이고 기술적인 것만은 아니어서 간단히 정의할 수 없다는 얘기다.한국의 차는 마시는 형식(다례·茶禮)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의식(儀式)과 관련된 행다법인 의식다례(儀式茶禮)와 일상생활과 직결된 생활다례(生活茶禮)가 그 것. 한국차문화협회에서는 규방다례(閨房茶禮), 생활차 예절, 선비차 예절, 가루차 예절 등 생활다례를 실시하고 있다. ‘행다례’란 ‘정해진 형식을 갖추어 차를 내는 행위’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현대에 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빠른 시간 안에 지식과 행위방법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정형화된 방법은 매우 필요한 것이었으며, 이에 따라 근대와 현대에 있어 차인들에 의해 여러 가지 행다례가 제정되고 널리 퍼지게 되었다. 다수의 다례가 행하여지고 있으며 이러한 다례는 역사와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고 변천해 왔으나 그동안 잊혀져 있다가 연구자의 복원노력으로 재연되고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다례는 옛것을 복원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대인의 문화에서 필요에 의하여 새롭게 탄생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탄생되어야 할 것이다.이귀례 이사장의 노력으로 규방다례는 2002년 인천시무형문화재 11호로 지정됐다. 규방(閨房)의 사전적 풀이는 부녀자가 거처하는 방이다. 다례(茶禮)는 차(茶) 다루는 법과 관계되는 제반 다사법(茶事法)과 이에 수반되는 예의범절, 마음가짐까지를 포괄하는 말로 정의한다고 한다. 규방다례는 따라서 부녀자들이 방에서 행하는 차를 다루는 법과 제반 다반사를 의미한다. 규방다례란 결국 규방가사 등 이러한 규방문화, 그 중에서 조선조 양반가 여인들의 음다풍속(飮茶風俗)을 계승한 것이다. 따라서 규방다례를 생활다례로 일반인들에 인식되도록 이끌어 낸 것은 이귀례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차인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물을 끓여 찻잎을 넣고 우러나기를 기다리며 마음을 열고 상대를 대하면 그 과정에서 ‘화(火)’가 근접할 수 없는 겁니다. 내안의 자아가 정화돼 나를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태도가 절로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결국 차는 인화(人和)입니다. 특히 한국의 차문화에는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깊이 배어 있습니다.” 이귀례 이사장은 규방다례에서는 일반인들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의 차문화를 직접 체험토록 해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 차문화를 통해 우리의 미풍양속인 효(孝)와 예(禮)·지(智)·인(仁) 등 인성교육을 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리의 규방다례(차문화)가 훌륭한 관광 상품이 될 수 있고, 외국인들에게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다고도 했다. 이제 우리나라 차 문화의 큰 별을 보내드려야 하는 차인들이 힘을 모아 그 뜻을 이뤄내야 할 것이다./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5-03-01 이영재

충신을 찾으려면 수첩의 이름 모두 지워야

권력중심 입성 기회 노리는 사람들로만 빼곡나라가 힘들땐 비판할 수 있는 어진 재상 필요국민위해 소통과 공존시대 이끌 충신 찾아야대통령 실장 인선을 놓고 말들이 많다. 이번에는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직언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역으로 지금까지 그렇지 못했다는 얘기다. 지금 많은 국민들은 ‘힘들어 못살겠다’고 난리다. 제발 대통령도 국민들의 어려움을 알아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대통령을 비롯해 참모들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는다. 왜 그럴까. 대통령에게 국민들의 소리를 그대로 전달할 자신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그만큼 대통령과 참모들간에 소통하는 혈관이 꽉 막혔다. 목숨을 걸고 직언하는 충신이 없다는 말이다. 누구 책임일까. 사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볼 때 직언하는 충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집권 2년간 박 대통령의 인사는 철저히 ‘수첩인사’, ‘코드인사’였다. 결과는 참담했다. 국무총리 내정자가 청문회도 열지 못한 채 잇따라 낙마해야 했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서 NO라고 말할 수 있는 충신은 기대할 수 없다. 대통령 수첩에는 코드가 맞는 사람들의 이름으로 가득 채워졌다. 권력의 중심으로 들어가기 위해 기회를 노리는 사람으로만…. 그런데도 대통령은 모른다.혹시 대통령의 수첩 한 구석에 코드가 맞지 않아 ‘나쁜 놈’이라고 갈겨 쓴 이름은 있을까. 대통령 주변에서는 ‘그런 사람도 있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집권 2년 인사를 보면서 국민들은 안다. 대통령 수첩에 적힌 사람들의 면면을. 자신의 출세를 향해 머리짓 하고 있는 그들을….옛말에 ‘집안이 가난해지면 좋은 아내가 그립고 나라가 혼란스러우면 어진 재상을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지금 우리에겐 어진 재상이 필요하다. 못 살겠다고 아우성 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하고 강하게 비판할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태평한 시대를 이룬 지도자는 늘 쓴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곧고 충직한 신하를 가까이했다.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초석이 됐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곁에는 ‘루이 하우’가 있었다. 하우는 루스벨트에게 가장 냉정한 비판자였다. 루스벨트가 아이디어를 내면 하우는 모든 문제점을 낱낱이 찾아내 비판했고 루스벨트는 모든 비판을 방어한 후에야 OK사인을 받을 수 있었다. 하우는 ‘참모의 예스는 먹기 좋은 독약’이라고 믿었고 직언과 NO를 철저히 실천한 진정한 친구였다.또 있다. 세계1차대전 이전 독일 통일의 주인공은 황제 빌헬름1세와 비스마르크다. 하지만 빌헬름1세를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철의재상’ 비스마르크의 명성에 가려서다. 이들에게 일화가 있다. 빌헬름1세는 비스마르크의 직언에 스트레스를 받고 관저에 돌아오면 자주 화를 냈다. 그는 화풀이로 닥치는 대로 물건을 집어던져 깨뜨렸다. 어느날 빌헬름1세는 화를 내며 국보급 보물을 던져 깨뜨렸다. 옆에 있던 황후는 ‘당신은 황제인데 왜 비스마르크에게 욕을 먹느냐’고 판잔하듯 물었다. 빌헬름1세의 대답이다. ‘그 사람은 총리여서 밑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있다. 그가 화를 어디서 풀겠는가. 나에게 풀 수밖에 없지 않은가. 황제인 나는 어디에 풀겠는가. 접시라도 내던질 수밖에…’라고 답했다. 독일 사람들은 지금의 독일이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비스마르크의 직언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우리도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자기를 극렬히 반대했던 최두선씨를 총리로 영입해 나라를 안정시킨 역사가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동에 이롭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할 때 국민은 평화롭다. 집권 3년차로 접어들었다. 이제 대통령은 작은 비판에도 옷깃을 여며야 한다. 그리고 ‘소통과 공존’의 시대를 이끌어 갈 충신을 찾아야 할 때다. 국민을 위해서…./박승용 사회부장▲ 박승용 사회부장

2015-02-25 박승용

고향의 실질적 의미?

유정복 시장 ‘인천 토박이’라는 사실 부각시켜제2의 고향으로 여긴 시민들 정서 간과 ‘아쉬워’보다 많은 ‘인천 사람’ 양성한다면 더욱 값질듯헌법은 형식적 의미의 헌법과 실질적 의미의 헌법으로 구분된다. 법학 뿐 아니라 거의 모든 학문 영역에서 이 같은 구분법이 사용된다.이 구분법을 ‘고향’에 적용시켜 보았다. 고향에서 돌아오는 길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였다. 공교롭게도 윤수일의 ‘제2의 고향’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물론 ‘아카데믹한’ 구분을 시도한 것은 아니다. 단지 설을 맞아 새로운 각도에서 고향의 의미를 되새겨본 차원이라고 할까.태어나서 자라고 살아온 곳 혹은 마음속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이 고향이다. 물론 이러한 사전적 의미대로라면 ‘현재 살고 있는 곳’은 ‘태어나서 자란 곳’이 아닌 이상 고향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지역에 애착을 갖고, 정을 키워나간다면 그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는 것은 가능할 듯 싶다. 달리 표현하면 ‘실질적 의미의 고향’이다. 그렇다고 원래 고향에 대한 사랑이 훼손되지는 않을 터이다.기자는 인천 토박이가 아닌 친구나 지인들에게 간혹 “자신이 인천사람이라고 처음으로 느낀 때가 언제냐?”라고 물어보곤 한다. 여러 가지 답변이 돌아오지만, 개인적으로는 ‘첫 아이 출생을 신고 하면서 (인천)주소를 쓸 때’라는 대답에 가장 공감이 간다. 사실 기자도 그랬다.고향은 부모에 의해 세상과 처음 접하게 되는 공간이다. 그래서 고향의 의미가 각별한지 모른다. 그렇다면 피붙이에게 처음 세상을 보여준 곳 또한 고향 못지않게 소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기자가 인천을 또 하나의 고향으로 가슴에 품고, 스스로를 인천사람으로 자처하는 첫 번째 이유이기도 하다.설 연휴의 끝자락에 TV를 켜니 낯익은 얼굴이 나온다. 유정복 인천시장이다. 명사 초청 좌담프로그램인데 인천 사람으로서 반가움이 앞섰다. 무엇보다 새로운 인천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욕에 믿음이 갔다. 인천사람들을 ‘짠물’로 표현하는 이유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당구 스리쿠션에 빠킹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대목에서는 꾸미지 않은 순수함이 읽혀지기도 했다. ‘인천이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둥 그럴듯한 의미를 붙인 방송용 멘트를 얼마든지 발굴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런데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방송 진행자는 ‘최초의 인천 출신 시장’이라는 수식어를 곁들여 유 시장을 소개하는 것으로 좌담을 시작했다. 방송 화면 또한 친절하게도(?) 역대 민선 시장의 사진과 출신지를 자막으로 내보내면서 전임시장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 시장도 ‘인천에 대한 원초적 애정과 사랑’이란 표현을 써가며 자신이 인천 토박이라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방송에서 오간 대화가 ‘토박이=애향심’이란 등식의 풀이과정으로 느껴졌다면 지나친 비약일까?아쉬운 부분은 토박이는 아니지만 인천을 제2의 고향으로 알고 살아가는 수많은 ‘인천 사람들’의 정서를 간과했다는 점이다. 모르긴 몰라도 역대 시장들 또한 인천을 사랑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마음은 유 시장과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유 시장 또한 김포 군수로 일할 때 철저한 김포사람이 되지 않았던가. 방송에서 추억이 담긴 물건으로, 처음 TV 광고로 내보낸 ‘김포 쌀’을 꼽았을 정도니 두말할 필요가 없을 듯 싶다.시민들에게 인천을 실질적 의미의 고향으로 인식시키고, 보다 많은 ‘인천 사람’을 양성(?)하는 일, 인천 출신 시장이 한다면 더욱 값진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5-02-22 임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