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정치권에도 올스타전을 만들자

KBO처럼 매년 인터넷·모바일 투표방식 이용나라 어려울때 스포츠보다 정치로 위로 받길 기대국민 마음 헤아리는 정치인 득표수 많았으면…야구·축구·농구·배구 등 프로스포츠를 보면 시즌 중간이든, 시즌을 마치는 시기에 ‘올스타전’이라는 이벤트 경기가 열린다. 팬들의 투표를 통해 해당 시즌에 가장 ‘핫한’ 선수들을 뽑고, 팀을 나눠 일종의 ‘팬과 함께하는 파티’를 여는 것이다. 올스타로 선발된 선수는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해당 분야의 최고가 됐음을 인정받는 순간이니까.스포츠는 우리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1980년대 들어 프로가 출범하기 전부터 스포츠의 국가대항전은 언제나 국민적 화제였다. 프로스포츠가 출범하면서 자기가 응원하는 팀의 경기 결과를 매일 매일 확인하고, 환호하는 현상은 이제 일상이 됐다. 프로선수들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고 막대한 부(富)도 차지할 수 있다. 1960~70년대만 해도 초등학교 생활기록부 장래희망을 적는 항목에 정답처럼 써 있던 의사·판사·검사 등도 최근에는 ‘프로선수’가 가장 많을 정도라고 한다.예전에는 30대만 들어서면 은퇴해야 한다는 운동선수의 직업수명 때문에 운동에 소질이 있는 자식에게도 ‘공부하라’고 다그치는 부모가 많았다. 지금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프로선수’가 되기 위해 엘리트과정을 시작하는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대기업에 다니는 것보다 몇 배의 연봉을 받을 수 있고 명예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의 바람처럼 이들이 프로선수가 돼서 꿈을 펼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고 한다.스타가 된 선수들의 성장 과정은 그래서 보는 이에게 감동을 준다. 어릴적부터 일상처럼 겪어야 했던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운동량과 그에 따른 고통, 반복된 부상. 꿈을 이루고 정상에 오른 뒤에도 쉼 없이 다시 시작해야 하는 뼈를 깎는 노력 등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대단하다. 그래서 팬들은 그 선수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에 박수를 보내 주는 것이다. 올스타전은 그래서 관중들에게는 최고 선수들이 주는 최고의 서비스가 되고, 올스타에 뽑히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스스로 채찍질하게 하는 또 다른 훈련 과정일 수도 있다.이쯤에서 우리 정치권에도 올스타전을 도입해 보면 어떨까 싶다. 우리나라는 국회의원들이 이끄는 중앙 정치무대는 물론 시·도의원, 구·군의원이 이끄는 지역 정치무대가 형성돼 있다. 시민단체와 민간단체가 나서 의정활동을 잘한 의원을 선정해 시상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각자 기준대로 판단하고 시상하는 이런 시상식 말고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올스타전’이 필요하다. 올스타전 투표는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매년 해 온 인터넷과 모바일 투표 방식 등을 택하면 되지 않을까?올해 올스타전에 출전한 24명 선수들이 받은 표수는 모두 2천500만표를 넘었다. 이는 60.6%의 높은 득표율을 보인 17대(2004년) 총선의 투표자 수 2천158만여 표뿐 아니라 19대(2012년) 총선의 투표자 수 2천180만여표를 넘어서는 수치다. 300명의 국회의원보다 24명의 프로야구 선수가 더 많은 표를 얻었다. 물론 KBO의 투표방식이 반드시 1인 1표를 고수한 건 아니다. 하지만 국민적 애정이 정치보다 스포츠에 더 깊다는 걸 보여주는 수치가 아닐까 싶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정치인이 조금 더 많아진다면, 국민은 어려울 때마다 스포츠축제로 위로받기보단 신나는 정치축제를 보면서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정치 올스타전’시대가 오면, 프로야구 올스타전 득표수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으면 좋겠다./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5-07-19 이영재

얼리버드와 최저임금

시급 ‘6천30원’… 노사간 관점 극명하게 엇갈려노동계 기대치 못미치는 공수표만 남발한 정부청년일자리 늘려 저임금·소득격차 해소 주력해야‘얼리버드’(early bird).이명박 정부 시절 특히 회자됐던 말 중 하나다.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얼리버드론은 ‘아침형 인간=성공’이라는 등식과 맞물려 있었다. 이 등식을 굳게 믿고 많은 직장인이 자신의 체질과 무관하게 새벽마다 벌떡벌떡 일어났다.여기에서 딴죽을 걸어본다.벌레 한 마리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 꼬물꼬물 기어 다닌다고 치자. 그 벌레는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다른 벌레보다 먼저 새에게 잡아먹혀 버린다. 벌레 입장에서는 ‘아침형 벌레=사망’이란 등식이 성립하는 셈이다.이렇듯 관점을 달리해보니 일찍 일어나는 것과 그 결과물, 다시 말해 인과관계에 엄청난 오류가 발생한다.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 시급을 올해보다 8.1% 인상된 6천30원으로 결정했다. ‘6030’을 바라보는 노사 간 관점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마치 새와 벌레의 입장에서 각각 맞이하는 아침 같다. 인상률만 놓고 보면 2008년 8.3% 인상 이후 가장 높다. 경총은 이와 관련해 “고율의 최저임금을 결정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물론 소규모 영세사업자 입장에서 볼 때, 최저임금 인상은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여력이 있는 사업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당연히 수용해야겠지만 더 이상 허리띠 졸라맬 여력조차 없는 통닭집, 동네 점포 사장님들은 근심이 앞선다. 그렇다면 근로자 입장은 어떤가. “국민의 삶이 100원짜리 몇 개의 흥정으로 치환됐다”는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의 논평은 시급 인상분 450원에 대해 느끼는 근로자들의 체감도를 여실히 보여준다. 대학생들이 주로 뛰어드는 아르바이트 시장에서 하루 4시간 일하고 받는 최저임금으로 식료품을 구매해보니 콩나물 한 봉지 더 살 수 있게 되더라는 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이를 잘 부연해 준다. 이처럼 최저임금에 대한 노사 간 시각차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양대 노총이 최저임금 결정에 이의신청을 내기로 하는 등 올해엔 최저임금을 둘러싼 진통이 특히 심한 것 같아 우려가 앞선다. 사실 여기에는 정부의 잘못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올 초부터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강조해 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내수를 살리려면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릴 수밖에 없다”며 최저임금 논의의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노동계의 기대치는 한껏 부풀어 올랐으나 결과는 당초 노동계가 요구한 시급 1만원은 커녕, 두자릿수 인상률이라는 기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부가 공수표만 남발한 셈이다.이제라도 정부는 공수표 남발로 인해 실추된 공신력을 만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늘려 저임금 노동자를 줄이고, 소득격차 해소에 주력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타격을 입을 소규모 영세사업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도 마련해야 할 터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아침에 일찍 깨어있다면 그게 바로 진정한 ‘얼리버드’다./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5-07-12 임성훈

카레이스키

고려인은 우리가 지켜가야 할 ‘살아있는 역사’태권도 시범단 공연 ‘한국인 저력’에 눈시울강인하고 성실한 그들은 ‘우리의 핏줄’ 이었다‘카레이스키’. 요즘 세대들은 잘 모르는 단어일 수도 있다. 카레이스키는 러시아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를 말한다. 즉, 일제강점기 러시아 사할린(Sakhalin)에 끌려간 부모 때문에 평생 무국적으로 살아야 했던 고려인들을 일컫는 말이다. 사할린 강제 징용 피해자의 후손들이었던 그들은 풀뿌리처럼 흩어져 평생 이국땅에서 살아왔다. 조국은 고려인들의 아픔까지 잊어버린 채 하루 살기에 바쁘다. 하지만 고려인은 잊혀진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도 우리가 지켜가야 할 살아있는 역사다.이런 시점에서 지난 4일 러시아 사할린주 사할린스크시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광복 70주년, 경인일보 창간 70주년, 러시아 전승 70주년’ 등 ‘트리플 70’을 기념해 경기도에서 태권도 시범단과 경제인들이 사할린주를 방문한 것이다. 그들을 잊고 살았던 우리였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사할린주에는 50여만 명이 살고 있다. 이 중 고려인들은 2만5천여 명으로 적지 않은 수치다.이번 행사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기도 태권도와 경제인들이 동포들을 찾은 깊은 의미가 있다. 행사명도 ‘한국-러시아 스포츠 페스티벌 겸 경제교류’로 정했다. 경기도 경제인들은 사할린 상공회의소 회원들과 의견을 나누며 러시아 판로 개척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할린 시민들은 한국의 경제를 이끌고 있는 경기도 상품을 살펴보며 ‘원더풀’을 외쳤다.행사 개막일에 열린 경기도 태권도시범단의 공연은 한 맺힌 우리 동포들 뿐만 아니라 이번 행사를 위해 방문한 관계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30분간 진행된 태권도 시범은 그저 태권도 동작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한 편의 드라마를 연상시켰다. 절도있는 동작과 격파시범은 물론 K-POP과 어우러진 율동, 거기에다 화려한 퍼포먼스까지 종주국 태권도의 기개를 사할린 시민들에게 보여줬다. 함께한 우리 동포들은 한국의 저력을 느끼며 자부심을 갖게 됐다.이제 고려인이라 부르지 말자. 누가 뭐래도 그들은 한국인의 핏줄이고 우리 동포다. 강인함과 근면함, 성실함과 슬기로움은 우리의 근본이었고,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지탱해 온 근거다. 우리 동포들은 낯선 곳에서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성공을 이루며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다. 현지인들보다 더 빨리 부를 쌓아 사회 각계에 진출했고, 동포들의 높은 교육 수준은 이미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구 소련 붕괴 후 중앙아시아 동포들은 인종 차별에 다시 한 번 울었지만, 그들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와도 수교하고 긴밀하게 경제협력을 강화하며 살아왔다. 이들의 힘과 저력은 한국의 저력에 밑거름이 됐다.비록 4박 5일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한국-러시아 스포츠 페스티벌 겸 경제교류는 큰 성과를 이뤄냈다. 한국 경제의 중심 경기도 경제인들이 사할린 상공회의소와 업무협약을 통해 양국 경제 교류에 물꼬를 텄다. 이는 우리 동포들에게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한편 자부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스포츠도 양국 발전에 가교역할을 했다. 축구를 비롯해 태권도, 유도 등이 이미 사할린과 교류를 추진해 왔고, 앞으로는 동계스포츠와 장애인 스포츠도 교류할 계획이다.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카레이스키’, ‘고려인’. 분명 우리가 알아야 하고 반드시 챙겨야 할 대상이다./ 신창윤 체육팀장▲ 신창윤 체육팀장

2015-07-08 신창윤

앞으로 3년, 묘지명(墓誌銘)을 쓰듯이

시민 대부분 ‘시장·구청장이 누구’인지 몰라주민 잃어가는 지방자치 공허한 외침일 뿐단체장들 ‘묘지명’ 쓴다는 각오로 1년 반성해야시인 정호승의 작품 중에 ‘새들을 위한 묘비명’이란 게 있다. ‘여기//가장 높이 나는 새가 되고 싶었던//밥 먹는 시간보다//기도하는 시간이 더 길었던//새들의 노숙자 한 마리 잠들어 있다’. 다섯 줄짜리 밖에 안 되는 아주 짧은 분량이지만 읽을수록 긴 여운을 준다. 생각해 보자. 나는 영락없는 이 묘비명의 주인공 새 신세가 아닌가. 늘 남들보다 더 얻기 위해 애썼다. 학생 때는 더 나은 성적을, 졸업하고는 대우가 더 좋은 직장을, 더 잘난 배우자를, 더 뛰어난 자식을 갖고자 몸부림쳐 온 일생이다. 시인은 우리네 인생을 새에 빗대 깊은 반성에 잠기게 한다. 이름만 ‘새’라고 붙였지 실상은 ‘인간의 묘비명’인 셈이다.묘비명은 보통 사람이 죽은 뒤에 그의 인생을 정리해 기록하게 마련이지만,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어느 순간 자신의 죽음을 상정하고 지나온 인생을 반추하는 글을 짓기도 했다.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이나 ‘자만시(自挽詩)’ 등이 그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냉정히 돌아보기에는 죽음을 전제한 것 이상이 없을 듯하다. 이런 점에서 정호승의 시는 ‘죽음’으로, ‘새’로 하여 내 삶을 두 번이나 객관화하면서 자화자찬이나 변명이 끼어들 여지를 미리 차단했다. 삶을 반추하고 더 나은 생을 위하자는 데 변명이나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다면 그게 제대로 되겠는가. 내 인생을 남의 것 바라보듯 하는 게 잘된 ‘자찬묘지명’의 최대 강점이리라.7월 1일부터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일제히 2년차 일정을 시작했다. 광역이건 기초건 가리지 않고 단체장들의 취임 1주년 인터뷰가 쏟아지고 있다. 단체장들은 대개가 지난 1년의 성과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저 ‘자기 자랑’ 일색이다. 단체장들은 늘 관내 주민 수를 입에 달고 다닌다. 몇 십만 명이니 몇 백만 명이니 하면서 은근히 자신의 뒤에는 그 많은 주민이 버티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것이다.그러면 주민들에게 단체장은 어떠한 존재일까. 며칠 전 부서원들과 인천시장 취임 1주년 기획회의를 하면서 어떤 꼭지를 준비할 것인지를 놓고 이야기했다. 분야별 공약 이행이 어떻고 하는 식의 통과 의례적 기사보다는 기자가 주민과 단체장을 직접 연결하는 매개가 될 수 있는 것을 준비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렇게 해서 지하철에서 만난 주민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싸늘했다. 인천시민이면서도 절반 가까이가 시장의 이름조차도 모른다고 했고, 구청장이 누구인지는 대부분이 모르고 있었다. 이 정도라면 명함만 ‘구청장’이라고 팠을 뿐이지 실질적 주민의 대표자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구의원이나 시의원은 사정이 더 심한 지경이다.지방자치가 본격화한 지 20년이 지났다. 주민 없는 지방자치는 공허한 외침일 뿐이다. 4년 임기 중 1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단체장들은 묘지명을 스스로 쓴다는 각오로 자신의 1년을 반성해 보길 바란다. 주민조차도 그 이름을 모른다는데 과연 그 대표자는 역할을 제대로 한다고 할 수가 있을까. 많은 경우 단체장들은 1년 단위로 매기는 성과에 집착한다. 외자유치를 얼마나 했느니, 일자리를 얼마나 늘렸느니 하는 것들이다. 2년이면 임기 절반이 지난 것이고, 3년이면 다음 선거에서 내세워야 할 것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게 마련이다. 그렇게 강조했던 일들이 내가 죽은 뒤에도 주민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을까. 남들은 나의 묘비명에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겸허히 생각해 보자./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5-07-01 정진오

메르스가 일깨운 공공의료

규모·숫자 OECD 3분의 1 수준 ‘위기대처 한계’민간 ‘수익 급급’ 환자위한 시스템 만들지 못해“이젠 국가안보 차원에서 지원” 커지는 목소리국회에서 지난 26일 열린 ‘메르스 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보건의료 발전 방안 긴급 심포지엄’에서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김진용 과장은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확진 환자를 보고 있는 서울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의료진 감염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고 있는데, 삼성서울병원에서 의료진 감염이 계속 나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답을 던졌다. 1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하는 감염병을 대비하려고 상당한 비용을 투자하는 민간병원이 과연 있겠느냐는 거다. 그 역할을 공공의료기관인 국립의료원과 지역 의료원들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김 과장은 “환자 1명만 보더라도 간호사는 최소 2명이 있어야 하고, 레벨D 보호구(전신 보호복과 고글(안경), 의료용 마스크, 장갑, 덧신 등이 포함된 보호장비)는 20세트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인천의 한 종합병원장이 레벨D 보호구 세트가 5세트나 있다며 자랑스럽게 말하는 걸 들었다. 이 병원은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립중앙의료원은 돈은 되지 않더라도 꾸준히 훈련을 하고있다”며 “전 직원이 감염병 보호장구를 입고 벗는 훈련을 하고 경진대회까지 연다”고 소개했다. 훈련을 위해 투자를 하는 것, 이런 점이 민간병원과 결정적인 차이점이라는 것이다. 김 과장은 이날 “지방의료기관을 복지부 산하기관으로 해 국가적 위기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조승연 인천의료원장도 최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조 원장은 메르스를 겪으면서 국내 의료시스템의 모든 문제를 드러냈다고 했다. 이른바 ‘빅 파이브’ 병원에 전국의 환자가 집중돼 입원을 위해 3일에서 5일까지 응급실에 대기해야 하는 문제, 수익을 내기 위해 다인실 위주로 병실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문제 등 민간 병원의 한계가 그대로 표출됐다는 것이다. 선진국은 공공의료기관이 의료체계의 중심에 있는데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은 규모나 숫자 면에서 OECD 국가 평균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해 국가적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한계 상황을 맞기도 한다는 것이다. 최근엔 메르스 사태로 내원 환자 등이 크게 줄면서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공공의료기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도 했다.며칠 전 대학병원 의료진들과 함께한 저녁 자리에서도 주제는 당연히 메르스였다. 한 의사에게서 질문을 받았다. “의료진의 사명감은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세요?” 사전적 의미에서 사명감은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면서 가슴속에 쌓아 온 직업 정신이 아닐까요”라며 나름 의사 정신을 강조한 답을 건넸다. 하지만 이 의사는 “틀렸다”고 했다. 그리곤 “의사의 사명감은 외부의 요구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운을 뗐다. 메르스로 인해 국가는 위기 상황에 있고, 이로 인해 환자와 그 가족들이 두려워할 때 ‘일선에 있는 의사로서 당연히 환자와 가족, 국가와 함께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민간 대형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중심에 서 있는 것도 사명감 부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수익에 급급하니 정작 환자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의료진들은 이번 메르스 사태가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일깨웠다고 했다. 이젠 국가 안보 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5-06-28 이영재

속수무책 발본색원 유비무환

호흡기질환으로 국제적 망신 당하는 현실 ‘씁쓸’메르스 종식돼도 제2·3 전염병 또 엄습할 수 있어경제 마비되는 홍역 또 치른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사스)유비무환(有備無患)·(신종플루)발본색원(拔本塞源)·(메르스)속수무책(束手無策)’. 전혀 연관성이 없는 사자성어가 항간에 회자되고 있다. 그 속내를 알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자식 키우는 앵그리맘들이 많다. 중동산 독감 일종인 메르스가 국내에 들어와 지난달 20일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지 꼬박 한달이 지났다. 신규 감염 확진자와 사망자 확산세는 확연히 꺾였지만, 정부 당국조차 종식선언을 운운할 단계는 아니라고 말한다. 병원공개를 미뤄 초기대응에 실패한 정부가 또다시 양치기 소년 불신을 자초할 까 우려하는 심정일 게다. 지난 한 달 동안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마비였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메르스가 사람들의 생각과 일상생활의 패턴까지 바꿔놓았다.특히 메르스 1차 진원지인 평택을 비롯한 수원, 화성 등 경기도 지역경제는 굳이 구체적 손실을 헤아리지 않더라도 대인 기피증 현상까지 불러올 정도로 소비를 위축시켰다. 심지어 매일 아침, 저녁으로 들르는 동네 슈퍼는 물론 미용실, 목욕탕, 칼국수 가게 등 골목상권들이 처참하게 당했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메르스 추가 확진자와 격리자, 사망자가 얼마나 더 늘어났는지에 대한 실시간 생중계 보도에만 촉각을 곤두세울 뿐, 폐업위기로 치닫는 소상공인과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는 정부나 자치단체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고 있다.세계무역기구(OECD) 가입국인 대한민국이 이토록 전염병에 속수무책이었던가? 반도체, 조선 등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외 신뢰도가 이까짓 호흡기질환 하나 정도 잡지 못해 국제적 망신을 당해야 하는 현실에서 무기력해진다고 씁쓰레하는 사람들이 많다. 홍콩과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매년 방학 때면 오고 가던 교환학생 파견을 저지할 정도로 창피를 당하고 있다.돌이켜보면 지난 2003년 전 세계적으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 창궐했을 때 발 빠른 초동 대처로 국내 감염자 수는 3명 선에서 그쳤다. 이어 2009년 들이닥친 H1N1인플루엔자(일명 신종플루)가 한국을 삽시간에 공포에 몰아넣었다. 적지 않은 사망자(20명)가 발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발 빠른 대응으로 위기를 관리했다. 당시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별다른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마스크 쓰고, 손만 잘 씻으면 나와는 무관한 질병이라는 식의 덤덤한 태도였다. 오히려 구제역과 조류독감이 터져 돼지고기와 닭고기 가게들이 쑥대밭이 됐었을지언정 사스와 신종플루때는 실물경제와는 동떨어진 ‘의료계가 알아서 해결할 일’로 믿고 잊어버렸다. 이후 발전을 거듭한 의료기술과 시설은 해외에서 원정 치료를 받겠다며 외국인 및 교포 환자들이 몰려와 의료관광지로 급부상했다. 그래서 이번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안일하고 미숙한 초동대처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며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이다. 2차 진원지가 삼성이 운영하는 병원 때문이라는 세간의 억측이 무리가 아닌 듯 싶을 정도다.이번 메르스 사태가 종료된다 할지라도 제2,제3의 전염성 질환은 또 엄습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때마다 나라전체 온 국민이 거기에 함몰돼 대중교통조차 이용하길 겁낼 정도로 일상경제가 마비되는 홍역을 또 치러야 한다면 더이상 우리의 미래는 없다. 작금의 세계경제가 심상치 않다. 미국이 하반기 금리인상을 검토하고, 일본의 엔저 후폭풍으로 수출기업들이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초비상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인하해 경기부양에 나섰지만 가계부채는 매월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자칫 부실채권으로 금융계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는 시한폭탄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교훈삼아 유비무환이란 사자성어가 우리 사회 키워드로 정착됐으면 한다./김성규 경제부장▲ 김성규 경제부장

2015-06-21 김성규

괴담에 흔들리는 건강하지 못한 대한민국

근거없는 루머 퍼트려 불안과 공포심 조장차후엔 ‘아니면 말고’식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이젠 국민들 표현방법도 합리적으로 변할때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쇼크로 온 나라가 난리다. 보건당국의 미숙한 대처로 확산된 메르스는 국민들을 공포속으로 몰아넣었다. 게다가 확인되지 않은 괴담까지 퍼지면서 대한민국은 멘붕 상태다. SNS와 트위터 등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진 괴담으로 국민들은 불안괴 공포에 떨고있다. 더 큰 문제는 정체없이 떠도는 괴담으로 대한민국의 위상 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10만여명의 관광객이 한국방문을 취소하고 한국인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 처음부터 국민들이 메르스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감염되지 않도록 대처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었다. 하루에도 수십명씩 감염자가 발생하고 확진 판정을 받는데도 정부만 심각성을 모르고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그러는 사이 SNS 등 인터넷에는 괴담이 퍼졌고 이것이 사실인것처럼 입으로 전파돼 메르스보다 빠르게 확산됐다. 경기 남부 7개지역 학교가 휴업을 하게 된 것도 괴담이 쓰나미처럼 확산됐기 때문이다. 화성 동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메르스에 감염, 자가격리됐고 학생들도 전염됐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시작됐다. 근거도 없는 괴담은 학부모들의 입과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퍼져 동탄지역은 순식간에 공포에 휩사였다. 결국 루머의 발단이 됐던 초등학교는 학부모들의 항의에 휴업을 결정했고 휴업사태는 경기도내 절반이 넘는 학교로 번졌다. 불안감이 커진 학부모들은 또다른 괴담을 양산하면서 경기도내 절반이 넘는 학교가 휴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괴담으로 대한민국이 큰 혼란을 겪은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2008년 한미 FTA 협상 당시 ‘광우병’파동은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한미 FTA가 시행되면 미국의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만 수입해 우리가 그것을 먹고 광우병에 걸린다는 괴담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같은 괴담으로 한국사회는 FTA를 반대하는 여론으로 들끓었고 6살 난 아이부터 80세 노인들까지 촛불집회에 동참했다. 하다못해 공중파 방송사까지 나서 광우병이 마치 현실인 처럼 국민들을 호도하며 우리 사회를 불안과 공포속으로 몰아 넣었다. 하지만 지금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린 사람이 있는가. 오히려 미국산 쇠고기의 시장 점유율은 훨씬 높아졌다. 하지만 ‘아니면 그만이지 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광우병 파동과 비슷한 시기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미네르바’사건은 또 어떤가, 미네르바라는 필명을 가진 사람이 한국경제의 어두운 면을 그럴듯하게 조명하며 한국경제가 곧 붕괴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한 실업자가 인터넷에 올린 낙서 수준의 글 때문에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또 천안함과 세월호 침몰 사고로 많은 국민들이 아파하고 힘들어 할 때도 각종 괴담으로 국민들을 자극했다. 정말 부끄럽다. 근거도 정체도 없는 괴담으로 대한민국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왜 거짓과 선동에 흔들리는 것일까. 유감스럽지만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정부에 책임이 있다. 괴담의 실체에 대해 정부가 아무리 해명을 해도 신뢰관계가 무너진 국민들에게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 또 하나는 성숙하지 못한 국민의식이 아닌가 싶다. 거짓과 괴담이 온 사회를 휘젓는 병리현상으로 정치권이나 정부, 사회에 대한 불신과 반감을 표출해왔다. 건강하지 않은 사회는 작은 루머에도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이제 국민들도 변화돼야 한다. 표현의 방법도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바꿔야한다. 그래야만 사회가 건강해진다.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다. 장기간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메르스 여파까지 덮치면서 국가와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괴담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국민의식이 필요한 때다. /박승용 사회부장▲ 박승용 사회부장

2015-06-17 박승용

실패학의 도로

WHO, 지난해 메르스 검역강화 ‘황색등 권고’정부, 우왕좌왕 ‘장롱면허’ 수준의 미온적 대처에러 발생때 순발력 있게 상황정리 능력 필요운전 중 교차로를 앞두고 신호등에서 황색등이 켜진다. ‘주의’를 하라는 교통신호다. 운전자는 곧바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현재 속도와 정지선까지의 거리, 뒤차와의 차간거리 등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브레이크를 밟을 것인지, 아니면 빨리 교차로를 벗어나기 위해 액셀을 밟을 것인지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브레이크를 밟을 경우에는 두세번 브레이크를 밟는 등의 행위로 뒤차에 자신의 의도를 알린다. 교차로를 그냥 지나칠 때에는 비상등을 켜거나 상향등을 깜박이는 것으로 다른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준다.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다시 들춰보게 된 책이 있다. 일본 심리학자가 쓴 ‘실패학’ 관련 서적으로, 책이 나온 지 15년이 지났다. 책이 발간될 즈음 일본에서는 실패나 사고의 사례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사회가 공유하고 실패학을 새로운 학문분야로 발전시키자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한다. 이에 힘입어 일본에서는 실패를 교훈으로 삼기 위한 여러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왔고 이 책 또한 그중 하나다.앞서 운전사례는 인간을 정보처리 장치에 비유해 인재, 즉 휴먼에러(human error) 발생 가능부분을 입력(신호등 인지)·매개(판단·의사결정)·출력(동작의 계획·수정)과정 등으로 단계별로 나눠 소개한 대목이다.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운전대를 잡은 정부는 어떤가? 우선 입력과정에서부터 에러를 범한 것은 분명한 듯 하다.세계보건기구(WHO)가 메르스의 국가간 전염의 가능성이 급증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회원국들에게 메르스 감염예방과 검역을 강화할 것을 권고한 게 지난해 5월이다. 그러나 정부는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했다. 운전 중 코앞에 황색등이 켜졌는데 눈을 감아버린 형국이다.적색등이 들어온 교차로에선 우왕좌왕하면서 ‘장롱면허’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WHO 합동 평가단의 지적처럼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개가 제일 중요한데도 ‘괴담’에만 집착한 나머지 위기관리 시스템에 혼선을 야기하고 말았다. 이러니 출력과정 또한 제대로 될 리 없다. 중국으로 출장 간 한국인 메르스 의심환자가 현지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것은 뒤차에 대한 배려 없이 운전하다 뒤차를 사고현장으로 끌어들이는 ‘출력과정에서의 에러’를 떠올리게 한다.그간 실패와 시행착오의 경험을 그 어느 곳보다 축적한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아 타이어가 펑크 나고, 차가 퍼지고…. 얼마나 많이 실패학의 도로를 질주했던가. 그런데도 운전실력은 향상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세월호라는 대형사고가 난 게 바로 1년 전인데도 말이다.엊그제 인천신항에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크루즈에서 내리지 않으려는 관광객을 위해 ‘찾아가서 보여주는’ 특별한 공연이 열린 것이다. 그야말로 관광객은 배 안에, 무대는 부두에 설치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다.해외 관광객을 어떻게든 잡아 보려는 취지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보여줘야 할 것은 K-POP이나 치어리더들의 역동적인 댄스가 아니다. 에러가 발생했을 때 순발력있게 상황에 적응하고, 오류를 수정하고 변화하는 능력, 바로 실패학의 학습효과다./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5-06-14 임성훈

전국소년체전 제도 개선 시급하다

1위밖에 모르는 ‘성적 지상주의’ 꿈나무 좌절선의의 경쟁보다 ‘승리위한 전쟁’으로 혹사‘1~17위 차등 점수’로 소속·자신감 심어줘야‘꿈나무들의 스포츠 축제’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이하 소년체전)가 지난 2일 제주도 일원에서 막을 내렸다. 경기도는 비공식 메달집계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속사정은 개운하지 않다. 이 대회를 주최한 대한체육회의 공식적인 메달 집계 방식 종합순위가 아니라 비공식 메달집계 방식의 우승이기 때문이다. 이번 소년체전에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2만 여명의 선수 및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물론 각 경기장에는 학부모와 지도자, 학교, 교육청, 체육회 관계자 등이 어린 선수들과 팀을 격려하는 등 무척 분주했다.하지만 각 시·도교육청간의 이해득실에 따라 성적 지상주의로 변질한 소년체전은 꿈나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대신 좌절감만 안겨줬다. 경기장마다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꿈나무들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눈물을 흘리기에 바빴고, 일부 지도자들은 성적 지상주의로 얼룩진 이런 소년체전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한숨만 내쉬었다. 이 같은 일은 수년간 반복되어 온 소년체전의 현주소다.소년체전은 미래 한국 스포츠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점검하기 위해 만든 꿈나무들의 종합스포츠 축제다. 미래 엘리트 선수들을 배출해내고 나아가 국가대표를 양산한다는 점에서 소년체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소년체전이 지도자들과 어린 선수들에게 큰 상처를 주는 이유는 바로 1위 밖에 모르는 성적 지상주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그동안 대한체육회는 어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종합채점제 또는 메달채점제를 번갈아가면서 시·도 종합순위를 가렸다. 시·도간 과열 양상이 높아지자 대한체육회는 지난 1992년 제21회 대회 때부터 종합순위를 폐지하는 대신 개인시상만 실시했다. 이후 1997년 26회 대회 때부터 아예 메달 집계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도교육청간 음성적으로 메달 집계 또는 종합채점제로 순위를 정하는 상황에 이르자 대한체육회는 지난 2001년 30회 대회 때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메달 집계만 발표해 왔다.대한체육회의 메달집계 발표는 또다시 시·도교육청간 순위 경쟁의 도화선이 됐다. 점수를 매길 수 없는 상황에서 금메달 수만 고집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각 시·도교육청은 꿈나무들에게 우승만 강요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전국에서 나온 선수(팀)들은 오로지 1위를 고집하면서 훈련할 수밖에 없었고, 꿈나무들은 선의의 경쟁보다 승리를 위한 전쟁을 치렀다. 기본기에 충실해야 할 어린 선수들이 혹사당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선수들은 귀중한 은메달을 따내고도 대우를 받기는커녕 금메달을 못 땄다는 죄책감에 마음고생까지 하고 있다.이럴 바에는 차라리 종합채점을 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체육회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다. 소년체전에 출전한 선수들은 모두 소중한 우리의 미래 스포츠 자원이다. 각 시·도를 대표해서 나온 꿈나무는 출전한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 이런 선수들이 소년체전에서 어른들의 싸움에 더 는 이용당해서도, 소외 당하여서도 안된다. 일부 지도자와 전문가들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종합 채점방식’으로 전환해 주길 원한다. 미래 엘리트 선수를 위한 소년체전이라면 1~17위까지 차등으로 점수를 부여해 유망주들이 소속감을 갖게 해주는 동시에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엘리트 스포츠에선 승자와 패자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꿈나무들이 각 시·도 대표로 나온 만큼 소속감을 심어주는 게 우선이다. 비공식 메달 집계 방식이 아닌 전국체전보다 더 많은 채점이 주어질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신창윤 체육팀장▲ 신창윤 체육팀장

2015-06-10 신창윤

국민통합 의 성소 ‘독도’

광복 70주년 맞이 경기도 리더들 2박3일 일정 탐방경제이득 혈안 日 우익세력… 독도침탈 야욕 가시화청소년 영토 수호·민족의 소중함 체험장 만들어야메르스 사태에 휩싸인 뭍과 달리 독도는 말간 얼굴로 의연했다. 햇살은 독도 사면에 부딪혀 찬란하게 흩어지고, 동해는 검은 돌섬 독도로 인해 더욱 짙푸른 색으로 우리 영해를 표시했다.지난 2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경기도민과 함께하는 울릉도-독도 탐방 및 독도포럼에 다녀왔다. 경기문화재단과 사단법인 영토지킴이 독도사랑회가 주최·주관하고 경기도, 경기도의회, 경인일보가 후원하는 이 행사는 올해로 두번째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70명으로 꾸린 탐방단에는 도의원과 고양시의원, 유공자단체 간부, 문화계인사 등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이 함께했다.독도 입도일인 3일 오전, 엄청난 강풍으로 울릉도 전체가 들썩였다. 강풍재난경보가 발령되고 모든 배의 입출항이 금지됐다. 허나 독도를 친견하려 울릉도에 머문 뭍 사람들의 염원을 가납한 것인가. 다음날 하늘은 독도로 향하는 바닷길을 열어주었고, 우리는 푸른 비단을 미끄러지듯 독도로 향했다. 울릉도에서 90분 남짓의 뱃길이 끝나자 동도 선착장에 도열한 독도경비대원들의 거수경례로 독도 순례자들을 맞아주었다. 의식의 엄숙함은 우리 영해의 끝에서 영토수호의 상징으로 곧추 서있는 독도의 위용에 어울릴만 했고, 영토 순례자들의 가슴을 벅찬 기운으로 가득채웠다.해방 70년. 우리는 해방의 순간 영토의 절반을 다른 체제에 내주었다. 그리고 지금 일본의 독도 침탈야욕에 긴장하고 있다. 폭력적으로 우리에게 식민지배를 강제한 일본은, 이제 우익세력의 정치적 이득과 배타적경제수역의 확대를 노려 독도를 겨냥한 만행을 자행중이다. 내년부터 독도를 자국 영토로 기술한 중학교 교과서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베정권의 사주와 비호 아래 우익들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날이 갈수록 기승이다.한일 양국의 역사적 기록으로 보나, 실효적 지배의 세월로 보나 독도는 엄연히 대한민국 영토이다. 지난 10년간 독도를 찾은 국민이 140여만명에 이른다. 일본이 아무리 자국영토임을 주장해도 실체없는 허장성세에 불과하다. 양국의 청소년들이 시대의 주역으로 성장했을 때, 서로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며 부딪친다면 우리의 후손들이 백전백승할 것이다. 실제 대한민국 영토로서의 독도의 실체를 체감한 한국의 후예들을, 자국 역사학계가 부끄러워하는 거짓으로 꾸며진 교과서로 독도를 접한 일본의 후예들이 이길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독도에 젊은 기운을 심어야 한다. 독도를 청소년들의 국토순례의 성지로 만드는데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 청소년들이 독도를 상징이 아니라 실체로 느끼게 된다면, 언젠가 일본의 독도침략 의지는 스스로 꺾일 것이다.독도는 국민통합의 성소이다. 독도를 방문한 한국인이라면 지역과 계층, 이념과 세대를 초월해 우리 강역의 성스러운 기운으로 자연스럽게 일체감을 느낀다. 뭍에서 다투던 자들이 영토의 위대함과 민족의 소중함을 새삼 각성하는 것이다. 황홀한 일체감이다. 다양한 계층의 복잡한 이해가 얽힌 뭍의 현실에서는 좀처럼 교감할 수 없는 감정이다.메르스로 인한 혼란이 국난 수준으로 번졌다. 초기에 정부가 제대로 기능을 못했고, 정치권도 국회법 시비에 휘말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감염자는 자기 자신을 통제하지 못했고, 국민들은 공포에 매몰돼 괴담을 퍼날랐다. 정부와 정치가 국민을 소중하게 여기고, 국민들이 이웃을 배려하고 국가의 안위를 걱정했다면 지금과 같은 총체적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독도에서 체험한 영토와 민족에 대한 의미 있는 각성이 소중해진다. 국민 모두 한번 쯤 독도를 방문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모색할 수 있을 것 같기에 더욱 그렇다./윤인수 문화부장▲ 윤인수 문화부장

2015-06-07 윤인수

애국자의 심정으로 밥먹자

4월말 경인지역 쌀재고량 17만4천톤 ‘5년새 최고’애국·애향심 마케팅과 아침밥 급식등 생각해 봐야정부도 가공용 쌀로 소비자 선호 먹거리 연구 필요쌀이 남아돈다. ‘이밥에 소고깃국’이 부(富)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때가 불과 반세기도 지나지 않았다. 5대양 6대 주에 걸쳐 전 세계인들이 즐겨먹는 주식 중 하나인 쌀이 대한민국에서 남아돈다는 얘기는 그 자체만으로 잘사는 나라를 의미한다. 옥수수에 이어 밀과 함께 인류의 3대 주식인 쌀의 역사는 무려 1만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가 지구의 기후변화를 거치면서 야생벼를 발견하고 재배벼 기술을 습득해 풍토에 따라 입맛에 맞는 쌀 품종을 개발해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필리핀, 태국 등지에서 생산되는 길고 가느다랗고 푸석거리는 ‘안남미’(인디카·indica)와 우리 국민들이 즐겨 먹는 둥글고 짧은 모양의 차진 자포니카(japonica)가 대표적인 품종이다. 세계공통의 벼 학명(學名)은 오리자(Oryza)다.이런 쌀이 전 세계적으로 소비량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재고량이 넘쳐나고 있지만 북한이나 아프리카 등 상당수 나라는 쌀이 없어 굶어 죽는 기근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특히 지난 1994년 UR(우루과이라운드) 협상 이후 20년간 유예가 종료돼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가 ‘밥쌀용’ 쌀 수입에 대한 정책의 배경과 불가피성을 설명하면서 저율관세할당(TRQ)으로 1만t 수입을 위한 전자입찰을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실시해 농민단체들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농림부는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가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출한 양허표 수정안(관세율 513% 등)을 원안대로 확정하기 위해서는 WTO에 맞게 저율관세할당제 운영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관세화 후 현행 의무수입물량(MMA·40만9천t) 이외의 수입량은 미미해, 관세화 유예를 연장하려면 WTO 협정에 따라 의무수입물량을 늘려야하는 등 대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수입하더라도 쌀 수급조절과 쌀값 하락에 따른 농가소득 보전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나마 미봉책이다. 밥쌀용 쌀은 일반적으로 가공용 쌀보다 등급이 높고 가격도 10% 가량 비싸 국내 쌀농가들과 실질적 경쟁을 한다. 게다가 지난해 수입된 밥쌀용 쌀 재고 물량만 11만t에 달한다. 이 때문에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들이 밥쌀용 쌀 수입 중단은 WTO 규정에 어긋나지 않을 뿐 아니라 올해부터 쌀 관세화 전환으로 생긴 정당한 우리의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넘쳐나는 국내 쌀 재고량이 상황을 더 꼬이게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20㎏ 3만9천927원으로, 지난해 4만2천872원와 비교해 6. 9% 하락했다. 쌀 재고량도 4월 말 기준 135만t으로 지난해 89만t과 비교해 1. 5배 가량 늘어났다. 하지만 쌀을 제외한 주요 곡물의 자급률은 밀 0. 5%, 옥수수 1. 0%, 콩(두류) 8. 4%, 보리쌀 41. 1%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경인지역 쌀 재고량과 판매부진은 더욱 심각하다. 수매가 이하 가격으로 파는 손해를 감수하는 고육책을 써도 좀처럼 재고량이 줄지 않고 있다. 지역농협은 농협대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정부와 농협중앙회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쌀 소비 자체가 늘지 않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4월말 경기·인천지역의 쌀 재고량은 전년(11만6천768t)보다 5만7천290t 늘어난 17만4천58t으로 지난 2010년 정점을 찍은 이후 최근 5년 새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해 쌀 풍작에 이어 전라·충청지역 쌀의 저가 공세에 맥을 못추고 있다. 경기·인천 농협중앙회가 나서 다양한 판촉전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고, 다가올 10월 수확기를 벌써부터 걱정할 지경이다. 현실가능한 대안 중 하나는 애국심 및 애향심 마케팅과 함께 초·중·고생 아침밥 학교급식 등을 진지하게 생각할 시점이다. 물론 무상급식이어서는 안된다. 정부도 가공용 쌀 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 먹거리 패턴연구에 선택과 집중을 할 때다. /김성규 경제부장▲ 김성규 경제부장

2015-05-31 김성규

장수 재상과 초단명 총리

황교안 총리후보 청문회 순탄치만은 않아 보여황희, 구설속 태평성대·이원익, 믿음속 난세극복나라와 국민위한 재상모습 한번쯤 보고 싶을뿐조선시대 명 재상을 말할 때 사람들 머리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아무래도 황희일듯 하다. 태종 때 육조의 판서를 두루 거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 아들인 세종 역시 자신의 세자 책봉에 반대해 유배 중이던 그를 복직시켜 중용했으니, 당대를 대표하는 명망가임에는 틀림없었을 것이다. 장수한 재상답게 황희는 어느 소가 더 일을 잘하느냐는 질문에 조심스레 답하는 농부로부터 큰 가르침을 받았다거나, 다투는 여종들의 하소연에 모두 ‘네 말이 옳다’고 말했다는 등의 숱한 일화를 남겼다. 그러나 청빈과 멸사봉공의 표상으로 알려진 명성 못지않게 그를 둘러싼 추문도 적지 않았으니, 실제 황희가 아전을 때려 죽인 사위의 살인사건을 은폐하고 권세를 이용해 친인척들의 부패를 덮으려 했다는 사실은 기록으로도 남아있다. 매관매직을 서슴지 않았다거나 죄지은 여자를 집에 숨겨주며 간통했다는 얘기에까지 이르면, 과연 이 사람이 곧은 인품과 청렴의 대명사로 불리는 게 가당한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생긴다.대중적 인지도에선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오리 정승’ 이원익은 여러모로 황희와 견줘지는 인물이다. 정유재란 이후 영의정에 오른 그는 거친 세파 속에 광해군과 인조가 즉위할 때도 각각 첫 재상으로 선택됐다. 황희의 앞뒤 맞지 않는 청빈이 ‘작위성’ 논란을 빚고 있는 데 비해, 그는 ‘비바람도 가리지 못하는 집에 떨어진 갓을 쓰고 지내 아무도 그가 재상인 줄 알지 못했다’는 얘기가 실록에 기술돼있을 만큼 청백리로 이름이 높았다. 겸양과 자기 검열에도 누구보다 철저해 무려 18회나 사퇴 상소를 올렸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황희가 여러 가지 이유로 미화된 청백리였다면, 이원익은 죽기 전 ‘절대 후하게 장사 지내지 말라’고 유서를 남길 만큼 능력과 청빈을 함께 갖춘 명재상이었다는 게 역사가들의 대체적 평가다.관점에 따라 평가는 제각각이겠으되, 이 두 재상 모두 흔치 않은 장기 재임 정승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황희는 90세의 나이로 죽기 3년 전까지 무려 18년이나 영의정으로 재직했다. 여러 가지 비위·청탁 논란에 휩싸여 파직되기도 했지만 곧바로 복직했고, 세종이 빛나는 치적을 남기며 성군으로 추앙받게 되는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원익 역시 선조와 광해군, 인조에 이르기까지 정치적으로 판이한 임금 3대에 걸쳐 영의정을 6차례나 지냈다. 조선시대를 통틀어 유일한 기록이다. 두 사람 모두 탁월한 업무 능력과 바른 성품, 그리고 왕의 절대적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왕조시대와 비견할 일은 아니지만 박근혜 정부 아래 국무총리는 가히 ‘잔혹사’라 불릴 만큼 곡절의 연속이었다. 초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도덕성 논란 끝에 낙마한 이후 정홍원 총리의 사퇴, 안대희·문창극 후보자의 낙마, 이완구 총리의 사퇴에 이르기까지, 이 정부에서의 총리·총리 후보자들은 치적은 고사하고 국민들이 채 이름을 외울 시간도 없을 만큼 초 단명과 낙마를 거듭했다. 공백기를 거치며 지명된 황교안 총리 후보자 역시 임명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본격적인 청문 절차에 들어가기도 전에 야권은 벌써부터 공안검사로서의 전력과 고액수임료 기부 약속 이행 여부, 병역기피 의혹, 종교 편향 논란 등을 가려내겠다며 날을 세우고 있는 상태다.박 대통령은 그를 집권 후반기 안정적으로 국정을 펼칠 적임자로 꼽으며 신뢰를 보냈다. 재상의 자리 보전이 전적으로 왕의 신뢰 여부에 좌우됐던 왕조시대와 달리, 황 후보자의 총리 임명은 날카로운 검증 공세를 어떻게 극복해내고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낼지에 달렸다. 그건 전적으로 그의 몫이다. 문제가 있다면 열 번이라도 낙마해야 하고, 굳이 문제 될 게 없다면 소모적인 정쟁의 도구가 돼서도 안된다.국민들은 다만, 황희가 숱한 구설을 딛고 태평성대를 이끌었던 것처럼, 이원익이 백성들의 믿음 속에 난세를 극복해냈던 것처럼, 오랜 시간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재상의 모습을 이 시대에도 한 번 쯤은 보고 싶을 뿐이다. /배상록 정치부장▲ 배상록 정치부장

2015-05-27 배상록

서해 5도서 주민들의 하소연

세월호 사고후 통제 엄격… 결항잦아 큰 불편여객선 경영난 백령도 오전 출항 6개월째 중단정부, 기상관측장비 확충·안개기준 완화 필요세월호 사고 이후 연안 여객선 운항 통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여객선의 결항이 잦아지고 있다. 섬 주민들은 운항 통제 기준이 불필요할 정도로 엄격해 일상 생활까지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서해5도 여객선 운항통제 횟수는 2013년 29회였다가 세월호 사고가 난 지난해에는 65회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지난 4월 기준, 30회를 넘어섰다. 결항이 잦아지는 이유는 기상특보에 적용 범위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인천 서해 5도서가 속한 중부 바다는 덕적도를 기준으로 먼바다(백령, 대청, 연평)와 앞바다(덕적, 자월, 북도)로 구분된다. 먼바다와 앞바다 해상의 기상 상황은 각기 다를 때가 많아 운행 여부를 따로 판단해야 하는데, 세월호 사건 이후 한쪽 바다에 특보가 내려지면 다른 쪽도 함께 운항 통제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옹진군 주민들은 인천에 나왔다가 기상악화에 따른 여객선 통제로 4박, 5박씩 여관방 신세를 지는 게 일상이 되어 버렸다. 장기간 결항이 이어지다 배가 뜨는 날이면 주민들은 새벽 2시부터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문을 두드리고, 줄을 길게 늘어서는 ‘선표 전쟁’을 치르곤 한다. 섬을 방문한 관광객이나 육지에 업무를 보러 나간 섬 주민들의 발이 묶이거나 배를 타고 통학하는 학생들까지 등교를 못하거나 등교를 하더라도 귀가하지 못하는 일까지 빚어지고 있다. 해운조합 운항관리실은 섬 주민의 고충은 이해한다면서도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주민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운항관리실 직원들이 안전관리 업무 소홀로 줄줄이 검찰에 구속되는 사태까지 겪은 터라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침 시간 백령도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여객선이 경영난을 이유로 6개월째 운항을 중단하면서 주민들은 더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주민들이 오후 배를 타고 출발하면 인천에는 저녁에 도착하다 보니 기존 1박 2일이던 인천 생활권은 2박 3일로 늘어나 버렸다. 문제의 여객선사인 우리고속훼리가 오는 7월 말까지 대체 여객선을 투입하지 않으면 사업정지와 면허 취소 등의 절차가 진행된다. 이런 가운데 해상 이동권을 보장해 달라는 서해5도 주민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강화된 운항 통제기준으로 인해 여객선 결항이 잦아지면서 생활에 큰 지장이 있지만, 정부의 대처가 소극적이기 때문이다.인천 옹진군은 백령도, 대청도 등 서해5도 주민들이 인천과 섬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통제 기준 합리화를 요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올 들어 두 차례 청와대, 해양수산부 등 정부 관계부처에 보냈다. 옹진군은 이와 함께 해운사가 경영난을 이유로 운항을 멋대로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지자체가 여객선 운영비를 보조해주는 ‘여객선 공영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주민들은 현재 육안으로 이뤄지는 비합리적 기상관측 방식을 탈피할 수 있도록 해상 기상관측장비 확충과 여객선 안개 시정기준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섬 주민들은 당장 다가오는 여름 휴가철을 걱정하고 있다. 잦은 운항 통제로 언제 발이 묶일지 모르는 섬을 관광객이 찾아오겠느냐는 것이다. 안전을 차선으로 미룰 수는 없지만, 주민들의 하소연처럼 삶의 고통도 더는 뒤로 미뤄두면 안 된다. 정부의 관심과 적극적인 해결 의지가 필요한 때다./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5-05-24 이영재

‘공존(共存)’

우리사회 ‘공존’은 시대를 초월한 소중한 가치총리 내정됐던 인물 복지를 ‘공짜’로 여겨 아쉬워‘복지’를 선동적 몇마디로 왜곡시켰다면 비약일까?올해 인천시·인천시건축사회·경인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인천건축문화제’의 주제는 ‘공존’(共存)이다. 같은 사전적 의미지만 ‘두 가지 이상의 사물이나 현상이 함께 존재함’ 보다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이란 뜻풀이가 더 가슴에 와 닿는다.더구나 신도시와 구도심의 간극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건축물마저 디자인 등 여러 측면에서 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는 인천에서 아주 적절한 주제가 아닌가 싶다.행사를 함께 꾸려나가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필자 또한 건축문화제준비위원회 회의에 종종 참여하곤 한다.한번은 회의에서 건축문화제의 주제어를 놓고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Live Together’로 정한 ‘공존’의 영문 표기가 적절한지를 놓고 준비위원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간 것이다. ‘Live Together’가 공존이라는 행사 주제어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리였다. 다른 영문표기가 제시되기도 했지만 결국 한자표기(共存)는 병기하되 ‘Live Together’는 아예 빼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지금 생각해도 잘한 결정인 것 같다. 사실 공존에 대한 사유(思惟)의 깊이는 개인주의 문화에 젖어있는 서양보다 동양이 한 수 위 아닌가. 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이 어색하고 서로 밥값을 내려고 실랑이하는, 서양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문화, 그리고 그 바탕에 깔린 정신세계를 ‘Live Together’에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서양인은 자기 행위의 기준이나 정당성을 자기 내부에서 찾는다. 반면 동양인은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가 하는 것이 자신의 행위의 정당성을 담보해 준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자신을 사회로부터 고립된 존재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동양에서의 공존의식이 서양보다 앞설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과도한 공존의식이 불러오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 우리 사회에서 ‘공존’은 시대를 초월한 소중한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이처럼 우연한 계기로 공존의 의미를 되새긴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소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인사가 강사로 나섰다. 강사가 열변을 토하던 한 대목에서 박수가 터졌다. 복지정책과 관련해 자신의 주장을 역설하던 중이었다.“정치인들이 왜 자꾸 복지하자고 합니까? …중략…우리 사장님들, 직원들 월급날 돌아오면 10만원, 100만원 이게 얼마나 큰 돈인지 절실히 느끼면서 살아왔는데 정치인들이 그런 삶을 사셨던 분들이라면 그렇게 함부로 못 합니다. 지금 다 공짜로 해주겠다는 것 아닙니까. 돈은 누가 냅니까? 여기 있는 분들입니다. 그런데 생색은 정치인들이 냅니다.”물론 이 강연 내용의 큰 줄기는 정치권에 대한 일갈이다. 중소기업인들이 박수를 보낸 것도 정치권에 대한 일종의 반감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아쉬운 점은 복지를 바라보는 강사의 관점이었다. 좀 거칠게 표현하면, 복지 수혜자를 ‘공짜로 얻어먹는 군상’정도로 여기는 강사의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 한발 양보해 복지 포퓰리즘을 경계하자는 뜻으로 해석하려 해도 ‘공짜’라는 말의 잔음이 가시지 않는다. 복지는 공존에서 출발한 개념이다. 공존을 실현하는 데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사회적 수단인 복지를 선동적 몇 마디로 왜곡시켰다면 비약일까? 그 강사가 한때 대한민국의 국무총리로 내정됐던 인물이어서 더욱 씁쓸했다./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5-05-17 임성훈

전국 생활체육 대축전의 의미

이천시, 道체전·생체등 ‘성공 노하우’로 유치‘통합체육대회’ 출범 가능성에 마지막 될 수도학생 스포츠활동 등 ‘정부 대안’ 제시되길 기대전국의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이번 주말 경기도를 방문한다. 2015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이하 대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것으로, 전국에서 6만여 명의 생활체육인들이 경기도 12개 시·군을 찾는다. 이번 대축전은 14~17일까지 이천시(주 개최지)를 중심으로 성남시·용인시·부천시·안양시·화성시·평택시·시흥시·여주군·과천시·가평군·양평군 등에서 열리며, 38개 정식종목, 8개 장애인종목, 10개 시범종목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겨룬다.경기도는 사상 처음으로 이번 대축전을 갖는다. 물론 대축전을 개최하기 까지 많은 준비를 해왔다. 특히 이번 대축전의 주 개최지가 수원시·성남시·고양시 등 대도시가 아닌 인구 22만명의 소도시인 이천시라는 점에서 놀랄 만하다. 이천시는 지난해 3월 경기도생활체육회 임시이사회에서 안산시를 제치고 당당하게 주 개최지로 뽑혔다. 작은 도시가 큰 도시를 이긴 셈이다.이천시가 ‘스포츠 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점은 노하우를 착실히 쌓았기 때문이다. 조병돈 시장을 필두로 이천시는 엘리트 스포츠인 ‘경기도체육대회’와 생활체육대회인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그리고 종목별 대회 등을 잇따라 개최하면서 경기 운영 및 진행을 체험했다. 지난 2009년 중소도시로는 처음으로 제55회 경기도체육대회를 유치해 성공적으로 치러낸 이천시는 내친김에 2년 뒤인 2011년 제22회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까지 훌륭히 마치면서 장·단점을 완전히 파악했다. 이천시의 이런 치밀한 준비는 이번 대축전이 소도시인 이천시에서 열릴 수 있게 하는데 큰 자양분이 됐다.경기도와 이천시는 이번 대축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 부족한 숙박 문제는 이천시 마장면 소재 특전사 영내 숙소 170여실을 선수단의 숙소로 배정해 깔끔하게 해결했고, 도자기축제와 문화 행사를 대축전 기간에 맞춰 실시해 스포츠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행사로 키웠다. 또 대축전 기간 동안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정류소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마련하는 등 그동안 타 시·도가 해내지 못했던 일들을 준비했다. 말 그대로 생활체육 프로그램만을 고집했던 기존의 대축전 형식을 완전히 탈바꿈 시킨 것이다.사실 대축전은 올해가 마지막 무대일 수도 있다. 국민생활체육회와 엘리트 스포츠인 대한체육회가 통합체육회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통합체육회가 출범하면 전국체육대회와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은 향후 통합으로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일단 국민생활체육회는 내년에 서울시 개최를 확정한 상태지만, 통합체육회가 출범하면 대회의 형식도 바뀔 것이 자명하다.이런 시점에서 경기도가 대축전을 개최해 생활체육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는 점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이번 대축전은 강영중 국민생활체육회장이 취임 후 갖는 첫 번째 공식행사다. 강 회장은 지난 3월 제10대 국민생활체육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 단체의 통합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강 회장은 생활체육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경기도생활체육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흔히 생활체육은 복지라고 한다. 국가가 부강해 지려면 국민의 건강이 최우선이다. 그러기에 생활체육 보급 사업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내세우는 종합형 스포츠클럽을 통한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과 각계 각층에 맞는 생활체육 프로그램, 체험 스포츠 등이 이번 대축전을 통해 제시되기를 기대해 본다./신창윤 체육팀장▲ 신창윤 체육팀장

2015-05-13 신창윤

염태영 시장과 정몽규 회장의 결단

‘아이파크’ 명칭 수원최초 시립미술관 사용 부당‘브랜드 사용 명분’ 현산측 지원 허구로 드러나염시장-정회장 ‘잘못된 셈법 교정’ 책임져야가칭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명칭논란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이번 주가 고비인 모양이다. 경인일보가 지난해 11월 문제를 제기한 지 달수로 일곱 달 만에 수원시와 수원시의회가 시민단체와 12일 미술관 명칭 문제 재논의를 위한 첫 모임을 갖는다. 연이어 지역 케이블방송 주최로 미술관 명칭에 대한 토론회도 열린다니,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지역사회의 공식의제로 진지하게 다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충실한 논의를 위해 그동안 경인일보가 제기했던 문제의 핵심을 짚어보고 염태영 수원시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회장이 문제 해결을 위해 내려야 할 결단을 정리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듯싶다.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파크’ 명칭을 수원시 최초의 시립미술관에 매다는 것은 부당하다. 시립미술관이 대규모 아파트건설 인허가 대가로 현산이 수원시에 기부채납한 시설이라서다. 준조세 형식의 시설에 채납 의무자의 명칭을 붙이면 국내외에 거의 최초의 사례가 된다. 더구나 미술관 부지는 수원시가 화성행궁 광장의 미관을 위해 500억원의 혈세를 들여 매입한 시민의 재산이다. 500억원 짜리 시민재산을 내주고 300억원 짜리 기부채납 시설을 받으면서 대기업 상품 명칭을 새기고, 미술관 1층 한복판에 현산 설립자를 기려 ‘포니정 갤러리’를 배치한다? 이런 식의 셈이라면 수원시가 미술관을 현산 측에 기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시립미술관 명칭 결정이 온전히 염태영 수원시장과 정몽규 현산 회장의 구두약속만으로 결정된 비민주성 또한 부당하다. 수원시는 구두약속도 계약의 일종이라 강변하지만, 민의에 의해 선출된 자치단체장이 시민 거버넌스를 무시하고 시장님 거버넌스를 앞세운 것은 자치정신의 훼손이다. 지역과 전국의 시민단체들이 이번 사태에서 주목했던 부분이다.아이파크 명칭 사용 명분으로 수원시가 강조했던 현산측의 미술관 지원이 허구로 드러났다. 수원시는 아이파크 명칭이라도 양보해야 현산측에 미술관 운영비 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왔다. 일부 지역 예술단체도 이에 동조했다. 현산측에 운영비 지원을 요구하는 공문도 발송했다. 하지만 현산은 운영비 지원은 없다는 입장에서 요지부동이다. 정말 우스운 일은 경인일보 취재 결과, 현행법상 수원시는 현산측에 운영비 지원을 요구할 수도 없고, 현산은 수원시에 현금 지원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진 점이다. 현금 지원을 받으려면 시립미술관이 공립미술관으로 인증을 받고, 조례와 법적 기구를 만들어야 하는데, 먼 훗날의 일이다. 결국 수원시는 500억원 짜리 시민재산을 내주고 300억원 짜리 건물을 받아 공립미술관의 꼴을 갖추기까지 수백억원의 혈세를 쏟아부어야 한다. 다시 셈을 해보면 수원시민이 현산에 아이파크 미술관을 헌정하는 것이다.수원시립미술관 사태는 명칭도 틀렸고, 설립과정도 불투명하고, 미술관의 비전도 부재하고, 결정적으로 수원시와 현산이 주고받은 셈도 잘못됐다. 이를 교정할 책임은 처음부터 당사자였던 염태영 시장과 정몽규 회장이 져야 한다.염 시장은 시립미술관 건립이라는 지역예술계의 열망을 실현했다는 자부를 앞세우기 보다, 어떤 미술관을 남기는 것이 자치 거버넌스에 부합하는 것인지 숙고해 전향적인 문제해결 의지를 보여야 한다. 시장은 시민 편이어야 하고, 그래야 시민들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 정몽규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아이파크 명칭 사용을 고수하는 것이 현대산업개발에 이로운 것인지,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인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시립아이파크(수원시가 세운 아이파크)’라는 양립불가한 이름으로 알맹이 없는 미술관을 세워놓은들 염 시장과 정 회장에게 무슨 자랑거리가 되겠는가./윤인수 문화부장▲ 윤인수 문화부장

2015-05-10 윤인수

문학산에 광복 70주년 기념탑을

미사일 기지였던 ‘문학산 군부대’ 기능 상실‘새로운 인천의 모습’ 디자인 하기를 바라해방이후 풀지 못한 숙원 이루는 계기될 것비류 백제의 전설을 간직한 문학산 정상에 광복 70주년 기념탑을 세우라니, 이게 대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할 것이다. 인천 문학산에서는 참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군부대가 철책으로 산 정상을 막고는 있는데, 정작 그 안에 군인은 없다. 그 부지는 당연히 국방부 소유일 것이라고 여겼는데 알고 보니 인천시 땅이다. 점유 비용도 내지 않고 있다.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 놀라운 점은, 군부대가 어떻게 문학산에 소유권 변경이나 점용료도 없이 지금껏 눌러앉을 수 있었는지 그 경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인천시 관계자가 없다는 데 있다. 미군 부대가 먼저 들어섰다는데 언제 어떤 절차를 거쳤으며, 어떠한 부대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무기 체계를 갖고 주둔했는지 정도는 땅 주인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런저런 자료를 찾다가 1965년 말, 의사이자 사진작가 이종화 선생이 10여 년의 발품을 팔아 정리한 향토자료 사진집 ‘문학산’을 다시 보게 되었다. 당시 윤갑로 인천시장이 그 책의 서문을 썼다. 윤갑로 시장은 ‘비록 국방상 불가피하였다고는 하지만 2000년의 이끼가 낀 갖가지 유물과 산성, 그리고 봉화대까지를 삽시에 잃었다는 것은 참으로 서운하기 그지없다’고 애통해 했다. 이종화 선생이 1952년에 답사할 때만 해도 돌로 쌓은 외성은 그나마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던 듯하고, 토성인 내성은 무너져 그 흔적만 남았던 듯하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기 전에는 임진왜란 때 문학산성 전투에서 왜군을 물리친 것으로 전해지는 김민선 부사(府使)를 기리는 안관당도 있었다고 한다. 이종화 선생이 답사할 때는 안관당이 파괴되어 주춧돌만 흩어져 있었다고 한다. 일제가 김민선 부사의 사당을 그냥 놔두었을 리가 없다.이종화 선생은 사라지기 전의 문학산의 모습만을 남긴 게 아니라 또 다른 이야깃거리도 전하고 있다. 사진집 ‘문학산’에는 ‘해방 후 이 산 위에다 해방탑을 건립하기로 추진되어 그 도면이 인천시장 댁에 걸려 있었는데, 그 결실을 보지 못했다’는 대목도 들어 있다. 해방과 함께 인천시민들은 임진왜란 승전의 땅 문학산에 해방탑을 세워 일제에 짓눌려 온 민족정기를 고취하고자 했다. 그러던 것이 미 군정 시기의 혼란과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1959년, 느닷없는 군부대 공사가 시작되었다. 1958년 가을, 인천시는 문학산성 동문(東門)을 보수해 새로 세우기까지 했다. 검여 유희강의 글씨가 새겨졌다. 인천예총의 전신인 문총(文總) 회원들은 안관당지에 위령탑을 세우기로 의견을 모았다. 군부대 주둔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리고는 무자비하게 공사를 벌였다. 산 정상부를 싹둑 잘라 평평하게 만들었다. 문화재가 온전할 리 없다. 당시 사진을 보면 문학산의 모습이 처참할 지경이다.이제, 미사일 기지로 쓰이던 문학산 군부대는 그 기능을 상실했다. 문학산 북쪽에 머물던 인천의 도심이 송도신도시며, 영종도 신도시, 청라 신도시 등으로 크게 확장되면서 지대공미사일 기지의 역할을 외곽지역으로 넘겨 줄 수밖에 없게 되었다. 광복 70년, 올해야 말로 해방 직후 만들었다던 그 ‘해방탑’의 도면을 다시 꺼내 들고 문학산에 새로운 기념탑을 우뚝 세울 때다. ‘인천의 가치’를 들고 나온 유정복 시장 아래에서의 인천시는 2천년 전의 비류도 불러내고, 한반도에서 몇 안되는 임진왜란 승전의 혼령도 불러내고 하여 새로운 인천을 디자인하기를 바란다. 문학산의 ‘광복 70년 기념탑’은 해방 이후 지금껏 풀지 못한 숙원을 이루는 길이 될 것이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5-05-06 정진오

경기I뱅크, 애향심이 경쟁력이다

남지사, 지방은행 재설립·자존심 회복 ‘속내’관련법 걸림돌·타지역 은행 잇단 진출 ‘산넘어 산’되돌릴 수 없는 ‘인터넷 뱅크호’ 도민 힘 합쳐야1998년 6월 29일. 경기도 지방은행은 사형선고를 받았다. 지난 1967년 인천광역시에서 인천은행으로 출범한 뒤 72년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면서 상호를 변경한 경기은행은 만 31년만인 98년 한미은행에 흡수합병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퇴출당한 지 17년만인 지난 2월 23일 남경필 도지사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청회를 열고 경기 인터넷뱅크(I-Bank·인터넷은행) 설립을 공식 선언하면서 경기도민을 위한 경기도 지방은행 재탄생의 신호탄을 쐈다. 경기 인터넷뱅크 설립은 남 지사의 경기도민은행 설립 공약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당초 남 지사는 경기 북부에 경기도민은행 설립 계획을 추진했으나 정부의 지방은행 인가 난색, 기존 시중은행들의 반대, 은행 설립에 따른 재정부담 등 3가지 악재와 맞물려 인터넷 은행 설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때마침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핀테크(PIN-TECK)산업 활성화 등 최근 정부의 인터넷 뱅크 활성화 로드맵과도 맞아 떨어지는 상황에서 경기신용보증재단을 통한 경기 인터넷 뱅크 설립이 골든타임이라고 여긴 것이다. 형태는 다르지만, 옛 경기은행의 부활을 시도하며 경기도 지방은행 재설립을 통한 경기도민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강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경기분도론 등이 끊이지 않는 경기북부 주민들의 균형발전에 대한 상대적 소외감이 높아지면서 패션 디자인산업 중심지 육성, 통일대비 도로와 철도 교통 인프라 확충 등 성난 민심 달래기용으로도 경기 인터넷뱅크 설립이 설득력이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인터넷 뱅크 설립의 걸림돌인 은행법(자본금 1천억원 이상), 금융실명제법(개인정보보호법 등에 관한 법률), 금산분리법(비금리 4% 규정) 등 3가지 법률에 대한 완화를 정부가 수용해야 가능한 상황이다. 남 지사는 정면돌파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저소득 서민들의 금융 수요가 늘고 있지만, 제도권 금융은 여전히 이용이 어렵고, 대부업체는 30%가 넘는 고금리로 서민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어 이 사이를 메울 서민금융이 필요하다”며 인터넷 은행 설립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조만간 경기인터넷 뱅크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상반기 중으로 구체적 로드맵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최근 이 업무를 전담할 경기신용보증재단 상근이사도 선임했다.예고없는 돌발변수도 찾아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3월 27일 금융 규제개혁 일환으로 지방은행의 경기도 영업구역 진출을 허용했다. 현행 법은 지방은행의 경우 해당 연고 지역과 서울 및 세종시, 6대 광역시에만 점포를 낼 수 있었다. 이 때를 기다리기라도 한듯 전북은행은 곧바로 정관을 바꾸고 급기야 지난달 24일 수원 인계동에 수원지점을 개소하며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경기도에 입성했다. 이러한 발빠른 대응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실한 기업이 많지 않은 호남지역에서만 영업해서는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는데다 호남 출신 기업인과 출향 경기도민들을 대상으로 ‘애향심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전국구 은행으로 도약하려는 대구은행이 3일 오는 7월 안산 시화공단에 경기도 첫 지점을 내기로 결정했고, 부산은행도 경기권 금융시장 판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기도내 산재한 기존 1, 2 금융권들은 경기인터넷 뱅크도 모자라 지방은행까지 경기도에 몰려올 경우 전국 최대 금융격전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경기인터넷 뱅크호는 출항한 것이나 다름 없다. 귀항의 명분도 없다. 도지사 한 사람의 의욕만으로는 순항이 어렵다. 경기도민의 애향심이 곧 경쟁력이다./김성규 경제부장▲ 김성규 경제부장

2015-05-03 김성규

책 읽는 소리가 들리는 인천 만들자

판사·검사·언론인·기초단체 앞다퉈 ‘독서 붐’인천서 가장 오래된 책방 문 닫으려다 다시 열어삶속에 문학의 향기 나는 ‘진짜 책의 수도’ 되길…건조한 법조문과 씨름하며 각종 송사로 하루를 팍팍하게 살 것 같은 판사들. 이런 판사들이 모여 일하는 인천지법에 2년 전부터 소설과 수필·시 등 두꺼운 법전과는 거리가 먼 문학작품을 품에 안고 다니는 판사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북스 홀릭’. 인천지법 판사들이 2년전 모여 만든 독서 동아리 이름이다. 15명의 판사가 활동 중인데. 회원들의 추천과 투표를 통해 이달의 책을 선정한 뒤, 모임이 있는 날 식사를 하면서 토론을 벌인다고 한다. 이 동아리 회원들은 그동안 읽은 책 중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것’이 가장 인기가 높았다고 얘기한다. 회원 중 10명이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30대 워킹맘 판사라 그럴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판사들은 바쁜 와중에도 독서모임으로 인해 틈틈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세 자녀를 두고 이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는 이효선 판사는 “판사들은 2~3년 마다 근무지가 바뀌지만 독서모임은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작은 희망을 말했다. 아무리 바빠도 마음의 양식 얻기에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인천지역 기초자치단체들도 책읽기에 여념 없다. 인천 남구는 올해의 책을 선정해 5월부터 독서릴레이를 시작한다. 황선미의 ‘어느날 구두에게 생긴 일’, 김중미의 ‘모두 깜언’, 성석제의 ‘투명인간’ 등 3권을 각각 어린이·청소년·성인 부문 올해의 책으로 뽑았다. 연령대 별로 선정된 책을 읽고 한 줄 소감을 적어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게 된다. 10월에는 작가를 초대해 북 콘서트도 연다고 한다. 부평기적의도서관도 매년 ‘대표 도서’를 선정해 주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는 박효미의 ‘블랙아웃’이다. 지역의 아동센터와 복지관, 병원, 특수학교 등에 점자도서, 점자통합도서, 입체도서 등 특수 서적을 지원해 주는 ‘BOOK 소통’ 사업도 벌인다. 생활속의 독서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2015년 4월 23일 인천은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책의 수도’로서 지위를 부여받았다. 1995년 유네스코는 총회에서 4월 23일을 ‘세계 책의 날’로 지정, 책의 출판 장려와 독서증진을 위해 책의 수도를 선정하기로 했다. 2001년 스페인 마드리드가 첫 책의 수도가 됐고, 5개 대륙을 안배해 세계 책의 수도를 선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된 인천은 앞으로 1년간 유네스코와 공동으로 저작권, 출판문화산업 등과 관련해 국내외 교류는 물론 도서 및 독서와 관련된 행사를 주관하게 된다. 1년간 세계에서 책과 관련한 가장 많은 행사들이 열릴 계획이다.얼마 전 인천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인 ‘대한서림’이 문을 닫으려다 인천시민들의 관심과 응원에 힘입어 폐업 방침을 번복했다. 경인일보가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하자 인천지역 각계 각층에서 격려가 이어졌고, 김순배 대표는 다시 문을 열기로 결정했다. 경인일보 인천본사 간부들도 대한서림을 방문해 전 직원들이 읽고 싶어 했던 책을 단체로 구입했다. 인천지검의 김진모 검사장도 직원 30여명과 함께 이 곳에 들러 모두에게 책을 사주기도 했다. 이후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정성 어린 발길은 자칫 폐업으로 ‘책의 수도 인천’의 오명이 될 수 있었던 가장 오래된 서점을 다시 유지하는 힘이 되고 있다.말뿐인 책의 수도가 아니라 책 읽는 소리가 도시 곳곳에서 새어 나오고 삶 속에서 문학의 향기가 배어 나오는 진짜 책의 수도 인천이 되길 갈망해 본다./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5-04-29 이영재

박근혜 대통령 순방징크스

전국 뒤흔든 ‘成리스트’… 이완구 총리 사의 표명언론 수십차례 사건 열거 ‘순방리스크’ 쓴소리우연 겹친 징크스일뿐 정략적 활용 억지스러워스포츠엔 유독 징크스(Jinx)가 많다. 메이저 리그의 보스턴 레드삭스가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트레이드한 뒤 80년이 넘도록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밤비노의 저주’는 그 중에서도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축구경기에서 공을 골대에 맞춘 팀이 패배한다는 골대 징크스, 신인 때 펄펄 날던 선수가 다음 해만 되면 죽을 쑨다는 2년차 징크스도 단골 메뉴다. 선수들의 개인적 징크스도 다양해, 한동안 타이거 우즈가 붉은 셔츠를 입고 나서 동반자들을 주눅 들게 하더니 최근엔 김세영의 빨간 바지가 믿기 어려운 기적적 샷들과 오버랩 되며 징크스 대열에 합류했다. 홈런칠 때 입은 유니폼을 다음 경기에 다시 입는다는 이승엽, 레이스 마다 수염을 기른다는 이봉주, 오른쪽부터 스케이트를 신어야 경기가 잘 풀린다는 김연아 등 숱한 선수들이 저마다의 징크스를 안고 ‘감히’ 거스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일상에서도 세차만 하면 꼭 비가 온다거나 특정 숫자를 재수 없다고 믿는 애교 섞인 징크스, 시험이나 면접을 앞두고 절대로 미역국을 먹지 않는 것처럼 이미 관습화된 징크스도 있다. 징크스는 재수 없고 불길한 현상에 대한 인과관계적 믿음이지만, 몇 차례의 우연을 짐짓 보편화 시켜 스스로 징크스라고 믿어버리는 경우가 더 많다. 타이거 우즈는 여전히 붉은 셔츠를 입고 경기에 나서지만 더는 골프황제의 위용을 찾아보기 어렵고, 경험이 축적돼 2년차에 훨씬 더 빛을 내는 선수도 더 많다. 일부 선수들이 2년차에 부진을 겪는다지만, 그건 신인 때의 성과에 자만해 노력을 게을리 했거나 상대팀이 치밀한 분석을 통해 대응에 나선 까닭이다. 통계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골대를 맞히고 경기에 이기는 경우가 골대를 맞추고 지는 경우보다는 훨씬 많을 법 하다. 활발하게 공격한 쪽이 골대를 맞출 확률도 높고, 당연히 이길 확률도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성완종 파문과 이완구 총리의 사의 표명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징크스’가 또 한 번 화제에 올랐다. 몇몇 언론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인턴 성추행 추문에서 남재준 전 국정원장의 남북정상회의록 공개, 이석기 내란음모,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 사퇴, 그리고 최근 리퍼트 미국 대사 피습에 이르기까지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 빚어진 십수 차례의 대형 사건들을 열거하며 ‘순방 리스크’라는 표현까지 썼다. 순방의 성과가 퇴색해 버린 것을 빗댄 표현이되, 악재가 끊이지 않는 정부에 대한 냉소의 의미도 섞여 있는 듯 하다. 여기에 일부에서는 순방 징크스를 통해 대통령을 조롱거리로 만들고 싶은 의도까지 내비치기도 했다.두세 차례만 우연이 되풀이 돼도 징크스 운운하는 판에, 대통령 외국 순방때 마다 10차례 이상 큼직한 사건들이 발생했으니 호들갑을 떠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사건으로만 치자면야 대통령이 외국에 있을 때보다 국내에 있을 때가 훨씬 더 빈번할 터, 대통령이 국내에 있다는 사실을 굳이 결부시키지 않을 뿐이다. 대통령의 순방 징크스가 술자리 호사가들의 안주거리로 족한 얘기인 건 맞다. 하지만 ‘대통령이 나가기만 하면 일이 터진다’며 비아냥거리거나 이를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건 아무래도 좀 치졸하고 억지스럽다. 세차만 하면 비가 오는 것이 아니라, 세차를 자주 하지 않아서 비오는 날 세차한 아쉬움의 기억이 강렬한 것이다./배상록 정치부장▲ 배상록 정치부장

2015-04-26 배상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