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유기준 장관 인천 방문 유감

인천항만公-선광, 신항 B터미널 개장방식 갈등‘부분이냐… 전체냐’ 따라 수십억差 양보 못해‘역지사지’만 강조할뿐 해법 제시없어 실망감다소 엉뚱한 가정을 하나 해본다.한 아이를 놓고 서로 자기 자식이라고 우기는 두 여인에게, 솔로몬의 ‘아이를 둘로 자르라’는 명판결(?) 대신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내세워 “서로 입장 바꾸어서 생각해보라”고 권유했다면 어땠을까?“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기를 제가 빼앗으려 했군요. 아기가 너무 갖고 싶은 나머지 제가 잠시 그릇된 생각을 했나 봅니다.”“듣고 보니 그쪽 입장도 이해가 가네요. 얼마나 아기가 갖고 싶었으면…. 제가 입양기관이라도 알아봐 드릴까요?” 이런 대화가 오갔을까?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짐작컨대 솔로몬이 자리를 뜬 후, 두 여인 모두 머리카락 한 움큼씩은 뜯겨 나갔으리라. 두 여인의 인성이 순수의 결정체라면 모를까.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찾은 인천에서 ‘역지사지’를 꺼내들었다. 지난 20일 오찬을 겸해 열린 인천지역 해양수산 업·단체 간담회 자리에서였다. 이 자리에서 유 장관은 인천항만공사와 부두운영사인 (주)선광 간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인천신항 B터미널 부분개장 문제와 관련해, “역지사지의 자세로 두 기관이 잘 해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여 봄’. 시대를 초월해 언제나 유효한, 인간 사회에서 가장 이상적인 소통의 지혜다. 그런데 유 장관이 내뱉은 ‘역지사지’는 귀에 좀 거슬린다. 항만공사와 선광간 갈등이, 역지사지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지나도 한참 지났기 때문이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유 장관의 ‘역지사지’는 현실진단력 부재가 배출한 난센스다.항만공사와 선광 간 갈등은 부두 전체 구간 800m 가운데 410m를 우선 부분 개장하려는 선광에 대해 항만공사가 전체 개장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최근에는 항만공사가 선광과의 실시협약 해지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이 밝혀지면서 송도신항 개장이 상당기간 지연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로 ‘갈 데까지 가보자’ 작심한 듯한 갈등 형국은 마치 마주 보고 질주하는 기관차를 연상케 한다. 사실 이 같은 갈등의 배경을 들여다보면 서로 양보하기 힘든 나름의 이유가 있다. 송도신항 B터미널의 전체 부두임대료는 연간 90억원이다. 부분개장이냐 전체개장이냐에 따라 수십억원의 돈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역지사지’의 반대말로는 자기 논에 물 대기, 즉 자기에게만 이롭게 되도록 생각하거나 행동함을 이르는 말인 ‘아전인수’(我田引水)를 꼽을 수 있다. 항만공사와 선광과의 대립을 한 자의 뜻을 조금 변형해 ‘아전인수전’(我錢引受戰)으로 표현하면 이 또한 난센스 일까? 어쨌든 그만큼 치열하다.상황이 이런데 “서로 한번 입장 바꿔 생각해 보세요”라는, 도덕선생님 입에서 나와야 어울릴 법한 유 장관의 제안이 두 이해당사자의 귀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도 ‘맹자’(孟子)의 ‘이루편(離婁編)’에서 비롯됐다는 이 고사성어의 의미를 다시 음미하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지는 않았을 터이다. 아니나 다를까, 뭔가 해법을 제시해주길 기대하면서 유 장관을 맞았던 인천항만업계는 극도의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인사청문회에서 송도신항 부분개장 문제가 거론됐던 만큼, 유 장관은 솔로몬의 지혜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고심의 흔적이 엿보이는 대안을 갖고 인천을 방문했어야 했다. 유 장관이야말로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인천을 바라봐야 할 것 같다./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5-03-22 임성훈

반갑다 ‘kt wiz’

드디어 지난 14일 수원서 역사적인 첫 경기경기도 유일한 구단이란 사실 잊지 말아야홈팬 경기장으로 불러모을 적극적 자세 필요수원 kt wiz의 참가로 프로야구가 올해 10구단 시대를 맞았다. 지난 1982년 3월 27일 6개 팀으로 출발한 한국 프로야구가 33년 만에 10개 구단으로 증가한 것이다. 10구단의 주인공은 단연 수원 kt wiz다. 이를 기념하듯 kt wiz는 지난 1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구 수원야구장)에서 개장식을 열고 첫 홈 경기를 가졌다. 당시 수원팬들은 10구단을 축하하기 위해 2만여명이 경기장을 찾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물론 수원에서, 그것도 수원 홈 팀이 경기를 치렀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그동안 수원에서 경기를 가진 팀들은 모두 수원팀이 아니었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긴 했지만, 수원시민들은 그저 남의 팀을 응원하며 부러워만 했다. 주로 인천을 주 무대로 경기·강원의 연고권을 가진 구단이 권리를 행사했기 때문이다.그도 그럴 것이 경인지역 프로야구단의 발자취는 창단과 해체의 연속이었다. 프로야구 출범 초기 인천을 연고로 삼미 슈퍼스타즈가 탄생했지만, 삼미 해운의 적자 누적과 경영난으로 해체를 맞았고, 청보 핀토스가 바통을 이어갔지만 청보그룹이 도산하면서 야구단을 더 이상 꾸려가지 못했다. 청보 핀토스를 인수한 태평양 돌핀스는 1994년 경인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매각사태가 빚어지면서 결국 현대 유니콘스가 명맥을 유지했다.현대 유니콘스는 1996~1999년 시즌까지 인천 및 경기도, 강원도 지역을 연고로 사용한 뒤 2000년 시즌부터 참가한 SK 와이번스에게 인천 연고지를 내주는 대신 서울로 이전할 계획이었지만, 모기업 현대그룹의 재정난으로 수원야구장을 2008년 3월 해체될 때까지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현대 유니콘스는 수원에 머물며 2000년과 2003년, 200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궜지만, 서울팀이라는 구단 운영에 수원팬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당시 한국시리즈가 벌어진 수원 구장에는 홈 관중보다 타 구단 응원단이 더 많을 정도였다.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된 후 수원에서 더 이상 야구 경기를 볼 수 없었다. 현대를 인수한 넥센(당시 우리 히어로즈)이 목동구장으로 홈구장을 옮겼기 때문이다.그러나 수원시민들은 야구를 희망했고, 7년 뒤인 2015년 3월 14일 마침내 수원에서 역사적인 경기가 열렸다. 거대 통신사인 kt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kt wiz를 탄생시켰고, 수원으로부터 5년간 운영할 수 있는 독립채산제까지 부여받는 등 10구단에 걸맞은 유니폼을 입었다. 경기장도 첨단 야구장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메이저리그 경기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훌륭하다.앞으로 kt wiz가 할 일은 야구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모으는 것이다. 팬이 없는 프로 경기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kt wiz는 수원시민 뿐만 아니라 경기도민의 구단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울시는 LG트윈스,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 등 3개 구단이 생존해 있지만, 경기도는 kt wiz가 유일하다. kt wiz가 얼마만큼 수원시민, 나아가 경기도민을 홈 팬으로 끌어모을 지는 구단의 적극적인 자세에 달려 있다. 물론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야구 프로그램 개발과 관내 엘리트 야구부에 대한 지원 사업 등은 kt wiz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수원시민들은 이제 kt wiz라는 야구단을 가졌다. 팬이라면 누구나 야구장에서 펼쳐질 선수들의 멋진 경기 모습과 감동 마케팅을 원한다. 수원팬 모두가 ‘반갑다 kt wiz’라는 말을 할 정도로 그런 kt wiz가 되길 희망한다./신창윤 체육팀장▲ 신창윤 체육팀장

2015-03-18 신창윤

건강한 사회의 조건

부패척결은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능력만큼 분수껏 살고 스스로 만족하는게 중요남과 똑같아야 한다는 평등 도그마에서 탈피해야정부가 부패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완구 총리의 담화를 통해 사회 곳곳에 단단하게 똬리 틀고 있는 구조화된 부패를 발본색원(拔本塞源)하겠다고 다짐했다. 검찰과 경찰 등 공권력을 총동원해서라도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는 부패의 싹을 아예 잘라내겠다는 것이다. 총리의 담화가 아니더라도 역대 어느 정부에서나 부패 척결은 당연한 화두였다. 부정부패가 건강한 사회를 좀먹는 암적 존재라는 건 국민들이 알고 있는 상식이고 그런 부패를 척결하겠다는데 반대할 국민은 없다.다만 일부에서 고개를 갸웃하는 건 시기가 독특했기 때문이다. 과거의 예를 보면 새로 들어서는 정부마다 흐트러진 공직기강을 다잡고 정권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집권 초기에 부정부패 청산을 화두로 들고 나왔다. 특이하게도 현 정부는 집권 3년 차를 넘어서는 중반기에야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일부에서 왜 하필 지금? 하는 의구심을 가질만도 하다.의구심은 뒤로하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하기 위해서는 부패척결은 고통스럽지만 거쳐야 할 과정이다. 부패 때문에 사회가 문란해지고 철옹성처럼 단단해 보이던 제국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예를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역사를 들춰보면 부패로 멸망한 사례가 너무 많다. 통일 신라와 고려가 멸망한 가장 큰 이유는 집권층에 만연한 부패와 사치 풍조였다. 중국 최초의 제국이던 진나라가 그렇고 한나라와 명나라가 멸망한 과정 역시 그렇다. 천 년 제국을 자랑하던 로마가 멸망한 이유 중에서 빠지지 않는 부분 역시 집권층의 부패와 도덕적 타락, 그로 인한 극도의 이기주의와 사회·국가에 대한 헌신성의 쇠락이다. 오죽하면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의 시진핑이 집권하자마자 호랑이든 파리든 모조리 때려잡겠다며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을까.부패의 뿌리는 그만큼 깊고 질기고 단단하다. 이브에게 독이 든 사과를 권했던 뱀의 사악한 유혹이 부패의 시작이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그런 질긴 부패를 척결하는데 공권력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공권력을 동원한 강제는 부패척결의 필요조건일 수는 있어도 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권력을 동원한 처방은 눈앞의 곪은 상처를 도려내는 것과 같다. 고름이 빠져 나오면 당장은 나은 듯 보이지만 상처는 안으로 파고든다.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고름만 짜낼 것이 아니라 근인(根因)을 제거해야 한다.근인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의식이 바뀌는 것이다. 돈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많고 적음에 연연하지 않으며 필요한 만큼 내 분수만큼 살겠다는 사회의 변화가 먼저여야 한다. 돈 많은 것이 나쁠 이유는 없다. 그래도 돈의 색깔을 따질 필요는 있다. 이렇게 얘기하면 무슨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건 돈이 많다고 행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히말라야 산 기슭에 부탄이라는 나라가 있다. 나라도 작고 삶의 형편도 그리 넉넉하지 않다. 세계 최빈국을 겨우 면할 정도로 가난한 나라라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그럼에도 세계 행복지수를 논하면 이 나라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외부인의 눈으로 보면 형편없이 못사는 국민들이지만 그들은 다른 사람이 잘사는 것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질투하지도 않고 원망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능력만큼 분수껏 사는 게 중요하다고 여긴다. 바로 자족(自足)이다.자족할 수 있는 사회, 그게 건강한 사회다. 무리한 욕심을 내지 않으니 부패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지금 필요한 건 안분자족(安分自足)이다. 분수를 알고 스스로 에게 만족할 줄 아는 변화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 황금만능의 추한 자본주의에 찌든 우리 사회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건 바로 그것이다. 남과 내가 똑같아야 한다는 절대적 평등의 도그마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건강한 사회 건강한 자본주의는 생각의 건강함에서 시작된다./박현수 인천본사 편집제작국장▲ 박현수 인천본사 편집제작국장

2015-03-16 박현수

경기도 문화, 춘래불사춘

재단·전당, 기업인 영입·조직개편 혁신 단행도의회 예산항목 조정따라 ‘예산 독립 봉쇄’경기도지사가 직접 살펴 특단의 조치 취해야지금 경기도 일선 문화행정은 중대한 도전이 진행 중이다. 경기문화재단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이사장을 비롯해 이사회에 기업인들을 대거 영입했다. 모두 책임경영, 자율경영을 위한 신임 대표들의 결단이다. 그동안 경기도는 문화관광분야 산하기관들에 끊임없이 자율경영을 강조해왔다. 도 문화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만큼, 도가 지원하는 재정에 의존하지 말고 독자적인 생존 기반을 마련하라는 요구였다.조창희 경기문화재단 대표는 조직혁신으로 화답했다. 사무처 중심의 조직을 4개 본부 체제로 확 바꾸었다. 재단을 경기도 전체 문화정책의 비전을 세우고 실천하는, 명실상부한 문화정책 총괄 기관으로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4개 본부장과 미술관, 박물관 등 산하 기관장직을 개방형 공모제를 통해 충원하고, 본부 소속 팀장직도 내부 공모제로 개방했다. 능력 있는 인사가 책임지고 자율적으로 문화정책을 세우고 실행하라는 메시지다. 지금까지 사무처가 수립한 정책과 예산에 따라 수동적이고 제한적인 기능을 발휘했던 조직을 환골탈태시킨 것이다.정재훈 문화의 전당 대표는 조직 대신 실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삼고초려의 정성으로 최창원 SK케미컬 부회장을 이사장으로 영입하고, 선임직 이사의 대부분을 기업인으로 구성하는 전례 없는 이사회 개편을 단행했다. 이사회라지만, 문화의 전당 후원회로 달리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포진이다. 정 사장 입장에서는 문화계 인사들이 폼이나 잡는 이사진보다는 메세나 능력을 보유한 기업들로 채우는 것이 전당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이 같은 결단은 필연적으로 전당 이사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정 사장은 시비로 인해 치를 대가 보다는 후원회 성격의 이사회가 전당에 가져올 이익이 클 것으로 생각했음직 하다.조창희 대표의 조직개편과 정재훈 대표의 이사회 개편은 경기도의 열악한 문화환경, 특히 취약한 재정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어느 수단이 더 효율적인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조직개편이든 후원그룹 조성이든, 위기에 처한 일선 문화행정을 살리려는 자구노력이 틀림없다.그런데 이런 자구노력이 허망해졌다. 자력갱생을 뒷받침할 예산 독립이 봉쇄됐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재단, 전당 등도 문화분야 산하기관의 사업 예산을 출연금에서 민간경상사업 보조금으로 변경한 경기도 예산안 때문이다. 지금까지 기관이 도가 출연한 사업예산을 자율적으로 집행했던 것이, 도에 일일이 사업계획서를 보고하고 승인받아 건건이 사업비를 타서 쓰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예산환경에서 책임과 자율경영을 강조한 재단의 조직개편이 꽃피울 수 있는지, 기업 메세나에 방점을 둔 전당의 이사회 개편이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예산 독립이 봉쇄된 상태에서 재단의 창의적인 정책 개발과 예산집행의 콜라보레이션은 힘들어진다. 사업예산과 이사진의 후원을 결합시켜 시너지를 발휘하려는 전당의 의도 또한 벽에 부딪히게 됐다. 올해부터는 초지일관, 도에서 허가받은 사업만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검사받는 종속기관으로 전락하게 됐다. 자율경영을 위해 획기적인 변화를 모색하던 독립기관이 졸지에 경기도 사업소쯤으로 격하된 셈이다. 사단은 경기도 새해 예산안을 심의한 도의회 예결위 소위에서 예산항목을 전격적으로 조정하면서 비롯됐다. 이미 사단은 벌어졌고 그 후유증은 심각할 것이 확실하다. 누구를 지목해 탓하기보다는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살고자 혁신을 꾀하는 산하기관에 지원은 커녕 예산으로 목을 조르는 현실을 방치하는 행정이라면 절망적이다. 경기도지사가 직접 살펴서 묘안을 내기 전엔 경기도 문화계에 봄은 없을 것이다./윤인수 문화부장▲ 윤인수 문화부장

2015-03-15 윤인수

조합장 동시선거의 속살

고령조합원 많은곳 시장·군수 뽑는 정당선거 착각정책설명회 등 허용 안해 고작 악수 청하는 정도조합원을 위한 정책선거로 법개정 없인 의미 없어농협은 국민정서상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금융기관이다. 전국 방방곡곡 오지 지역에서도 유일한 금융기관으로 지역 농협만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농협의 역사는 국가재건최고위원회가 농업은행과 농업협동조합을 1961년 8월 15일 통합시켜 ‘신토불이(身土不二)’란 슬로건을 내걸고 전국의 농업협동조합을 한데 묶어 첫발을 내디뎠다. 정부의 구조개혁으로 지난 2000년 7월 1일 축협중앙회와 인삼협동조합중앙회를 통합해 지금의 농협중앙회로 재탄생했다. 농협은 이에따라 1차 통합일을 기점으로 올해 54주년을 맞고 있으며 창립기념일은 당초 8월 15일에서 7월 1일로 변경했다.통합 전에는 농업은행이 1958년 4월 1일 대한금융조합연합회와 휴전선 이남에 있던 금융조합의 단위조합들을 기반으로 설립된 농업계 특수은행이 있었다. 또 다른 하나는 1958년 4월 1일 설립된 농업협동조합이다. 이 두 기관이 통합해 종합농협(농협중앙회)이 탄생 된 것이다. 그러나 다시 2000년 7월 1일 축협중앙회와 인삼업협동조합을 통합하고 새로운 농협중앙회로 출범한다. 농협은 이어 지난 2012년 3월 2일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지주사 형태로 분사시켜 현재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로 분리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처럼 수차례 통합과 분리를 계속하면서 전형적 농촌도시인 소규모 시·군 지역부터 도·농 복합지역, 대도시지역 등을 망라한 최대 규모의 금융기관으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농협의 변화는 올해 또다시 시작된다. 바로 전국 지역 농·축·인삼·품목조합의 조합장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원년이기 때문이다. 물론 산림청이 관리하는 산림조합과 수협중앙회가 지도 감독하는 지역 수협도 마찬가지다. 경인지역에서는 경기도 177개 지역조합과 인천시 21개 지역조합 등 총 198개 조합에서 동시선거가 치러진다. 출마후보만도 경기 486명, 인천 63명 등 총 549명이다. 평균 2.8대1의 경쟁률이다. 단독 후보만이 등록해 무투표로 당선 확정된 조합만도 33개다. 중앙선관위가 최종 발표한 확정 선거인 수는 경기지역 27만4천901명, 인천지역 1만9천994명 등 총 29만4천895명이다.이번 동시 선거법은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비통에 잠긴 지난해 6월 국회를 최종 통과해 시행의 효력을 얻었다. 그러나 법이 통과된 이후에 일반 국민들은 물론이고 투표권을 가진 지역조합원들조차 조합장 동시선거에 대한 체감을 못할 정도로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연이어 터진 안전사고에 국민적 공분이 컸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속에 동시선거의 닻은 올려졌고, 후보등록이 시작되고 나서야 선거법상 각종 부작용과 논란들이 쏟아졌다. 가장 큰 문제의 이슈는 70대 이상 고령 조합원 유권자들이 많은 지역일수록 이번 선거가 마치 시장·군수를 뽑는 정당선거로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기호배정에서 1번을 받은 후보는 여당, 나머지는 야당후보로 인식되는 웃지 못할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또한 후보자 개인만으로 선거운동을 제한해 가족조차 후보를 도와줄 수 없는 실정이다. 후보가 누군지 조차 잘 모른다는 ’깜깜이선거’논란속에 정작 후보에게도 정책설명회나 토론회 등의 선거방식을 허용하지 않아 어깨띠 매고 돌아다니며 악수를 청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현직 조합장인 한 후보의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여기에 있다. 지역 내 유일한 금융기관이 농협인 곳도 많은 현실에서 “이 건 아니다. 조합장을 위한 조합이 아닌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진정한 대표조합원을 뽑을 수 있는 정책선거로의 법개정 없이는 동시선거의 의미가 없다”고 고백했다./김성규 경제부장▲ 김성규 경제부장

2015-03-08 김성규

중동

1970년대 수많은 가장들이 한국 성공신화 쏟아내‘제2의 중동붐’… 朴대통령 경제·세일즈외교 방점‘화약고’ 같은곳… 다른 나라들 어떻게 바라볼지중동 여성들이 몸을 가리기 위해 입는 겉옷은 종교적 성향과 지역에 따라 종류가 꽤나 다양하다.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주로 입는 아바야는 얼굴과 손발 외에 온몸을 가리는 검은색 외출복으로, 공공장소에서 이를 입지 않으면 제재를 당한다. 이란 여성들 역시 얼굴만 내놓고 몸 전체를 가리는 차도르를 입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여성들은 온몸을 가리는 것도 모자라 얼굴 부분까지 망사로 가리는 부르카를 착용한다. 두건, 스카프의 일종인 히잡과 키마르, 니캅, 샤일라 등도 지역에 따라 불리는 이름은 제각각이되, 여성의 신체를 노출 시키지 않는 종교적 이유에서 비롯된다.엄격한 복장 못지 않게 중동 여성들의 인권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각국의 성차별 지수를 조사한 보고서들은 하나같이 중동권 국가 여성들의 인권수준을 세계 100위권 이하에 포진시킨다. 남자와 접촉했다는 이유로 ‘명예살인’이 자행되고, 분쟁지역 일부 과격단체들은 ‘지하드 알니카’라는 명분으로 여성들을 사실상 위안부 형태로 전장에 끌어들이기도 한다.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조혼을 강요받고, 여전히 일부다처제가 통용된다.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약진이 보편화하고 ‘배꼽 티’에 ‘하의 실종’도 옛말이 돼 버린 요즘의 우리로서야 혀를 끌끌 찰 일이지만, 사실 우리 역시 폼 잡고 여성인권을 운운할 수 있게 된 건 그리 오래지 않았다. 고려말 여성들은 삿갓과 부채로 얼굴을 가려야 했고, 조선 시대엔 외출할 때 눈만 빼꼼하게 내놓은 채 쓰개치마를 둘렀다. 개화기를 맞으면서 이런 몸 가림 의상이 겨우 사라졌다고는 하나, 대신 한동안은 우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녀야 했다. 경찰이 자를 들고 미니스커트를 단속했던 것도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조혼과 일부다처도 형태에서만 조금 다를 뿐, 시쳇말로 중동권과 ‘도긴개긴’이다. 열 살을 겨우 넘긴 소녀들이 얼굴 한번 보지 못한 남자에게 시집을 갔고, 공식적으로 첩을 둬 차별했던 처첩제도는 오히려 부인들간 지위나 자식들의 신분 등에서 중동의 일부다처제보다도 더 봉건적이었다. 이런 동질성(?) 때문일까. 중동은 적어도 80년대까지는 우리에게 부호들이 넘쳐나는 산유국, 혹은 70년대 건설 진출과 함께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는 긍정적 이미지가 강했다. 수많은 가장들이 처자식 먹여 살리기 위해 이 열사의 땅으로 향했고, 실제 그곳에서 숱한 한국 성공신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걸프전과 시리아 내전, IS(이슬람국가) 문제에 이르기까지 서방과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중동은 언제부터인가 분쟁과 테러의 온상지라는 어두운 이미지가 덧칠되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무슬림 = 테러리스트’라는 분위기까지 형성되기도 했다.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이다. 대통령으로선,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오일쇼크로 휘청거리던 경제를 다잡는 계기로 삼았던 곳을 40여년 만에 찾은 것이어서 개인적 감회도 남다를 듯하다. ‘제2의 중동붐’을 견인해 나가겠다는 청와대의 공언처럼,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도 세일즈 외교, 경제외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동이 자원 의존도로 보나 외교적으로 보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 파트너인 만큼 대통령 순방에 거는 정·재계의 기대도 남다르다. 다만, 근래의 중동이 전 세계의 우려가 집중된 ‘화약고’같은 곳이라는 점에서, 또 그 위기에 세계 각국의 이해가 복잡다단하게 엮여 있다는 점에서 경제와 세일즈에 방점이 찍힌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다른 나라들은 어떤 눈으로 바라볼지 신경이 쓰이기는 한다. 우리나라도 언제까지 세계 문제에 한 발짝 물러서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본이 과거 경제동물 취급을 받았던 사실을 떠올린다면 지나친 비약이고 기우일까./배상록 정치부장▲ 배상록 정치부장

2015-03-04 배상록

차(茶)문화와 규방다례

조선조 양반가 여인들 음다풍속(飮茶風俗) 계승이귀례 이사장, 생활다례로 인식되도록 이끌어효(孝)·예(禮)·지(智)·인(仁) 등 인성교육도고인이 되신 이귀례 한국차문화협회 명예 이사장이 평생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는 “차(茶)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고 한다. 고인은 이 질문에 “차나무의 어린 잎을 채집해 찌거나 덖어 건조 시킨 후, 섭씨 100도로 끓인 물을 70~80도로 식혀 여기에 우려 마시는 음료”라고 답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평생을 차를 연구해 온 고인의 입장에선 스스로 생각해도 이런 답변이 속 시원하지 않았다. 오랜 세월 우리 선인들의 정성어린 손길을 거쳐 오늘에 내려온 차 정신은 몇 마디의 설명으로 할 수 없고, 오랜 마음의 수양을 통해 체득해야 진정한 차인이 될 수 있고 차(茶)가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차를 마신다는 것이 단순히 동적이고 기술적인 것만은 아니어서 간단히 정의할 수 없다는 얘기다.한국의 차는 마시는 형식(다례·茶禮)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의식(儀式)과 관련된 행다법인 의식다례(儀式茶禮)와 일상생활과 직결된 생활다례(生活茶禮)가 그 것. 한국차문화협회에서는 규방다례(閨房茶禮), 생활차 예절, 선비차 예절, 가루차 예절 등 생활다례를 실시하고 있다. ‘행다례’란 ‘정해진 형식을 갖추어 차를 내는 행위’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현대에 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빠른 시간 안에 지식과 행위방법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정형화된 방법은 매우 필요한 것이었으며, 이에 따라 근대와 현대에 있어 차인들에 의해 여러 가지 행다례가 제정되고 널리 퍼지게 되었다. 다수의 다례가 행하여지고 있으며 이러한 다례는 역사와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고 변천해 왔으나 그동안 잊혀져 있다가 연구자의 복원노력으로 재연되고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다례는 옛것을 복원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대인의 문화에서 필요에 의하여 새롭게 탄생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탄생되어야 할 것이다.이귀례 이사장의 노력으로 규방다례는 2002년 인천시무형문화재 11호로 지정됐다. 규방(閨房)의 사전적 풀이는 부녀자가 거처하는 방이다. 다례(茶禮)는 차(茶) 다루는 법과 관계되는 제반 다사법(茶事法)과 이에 수반되는 예의범절, 마음가짐까지를 포괄하는 말로 정의한다고 한다. 규방다례는 따라서 부녀자들이 방에서 행하는 차를 다루는 법과 제반 다반사를 의미한다. 규방다례란 결국 규방가사 등 이러한 규방문화, 그 중에서 조선조 양반가 여인들의 음다풍속(飮茶風俗)을 계승한 것이다. 따라서 규방다례를 생활다례로 일반인들에 인식되도록 이끌어 낸 것은 이귀례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차인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물을 끓여 찻잎을 넣고 우러나기를 기다리며 마음을 열고 상대를 대하면 그 과정에서 ‘화(火)’가 근접할 수 없는 겁니다. 내안의 자아가 정화돼 나를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태도가 절로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결국 차는 인화(人和)입니다. 특히 한국의 차문화에는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깊이 배어 있습니다.” 이귀례 이사장은 규방다례에서는 일반인들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의 차문화를 직접 체험토록 해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 차문화를 통해 우리의 미풍양속인 효(孝)와 예(禮)·지(智)·인(仁) 등 인성교육을 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리의 규방다례(차문화)가 훌륭한 관광 상품이 될 수 있고, 외국인들에게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다고도 했다. 이제 우리나라 차 문화의 큰 별을 보내드려야 하는 차인들이 힘을 모아 그 뜻을 이뤄내야 할 것이다./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5-03-01 이영재

충신을 찾으려면 수첩의 이름 모두 지워야

권력중심 입성 기회 노리는 사람들로만 빼곡나라가 힘들땐 비판할 수 있는 어진 재상 필요국민위해 소통과 공존시대 이끌 충신 찾아야대통령 실장 인선을 놓고 말들이 많다. 이번에는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직언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역으로 지금까지 그렇지 못했다는 얘기다. 지금 많은 국민들은 ‘힘들어 못살겠다’고 난리다. 제발 대통령도 국민들의 어려움을 알아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대통령을 비롯해 참모들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는다. 왜 그럴까. 대통령에게 국민들의 소리를 그대로 전달할 자신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그만큼 대통령과 참모들간에 소통하는 혈관이 꽉 막혔다. 목숨을 걸고 직언하는 충신이 없다는 말이다. 누구 책임일까. 사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볼 때 직언하는 충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집권 2년간 박 대통령의 인사는 철저히 ‘수첩인사’, ‘코드인사’였다. 결과는 참담했다. 국무총리 내정자가 청문회도 열지 못한 채 잇따라 낙마해야 했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서 NO라고 말할 수 있는 충신은 기대할 수 없다. 대통령 수첩에는 코드가 맞는 사람들의 이름으로 가득 채워졌다. 권력의 중심으로 들어가기 위해 기회를 노리는 사람으로만…. 그런데도 대통령은 모른다.혹시 대통령의 수첩 한 구석에 코드가 맞지 않아 ‘나쁜 놈’이라고 갈겨 쓴 이름은 있을까. 대통령 주변에서는 ‘그런 사람도 있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집권 2년 인사를 보면서 국민들은 안다. 대통령 수첩에 적힌 사람들의 면면을. 자신의 출세를 향해 머리짓 하고 있는 그들을….옛말에 ‘집안이 가난해지면 좋은 아내가 그립고 나라가 혼란스러우면 어진 재상을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지금 우리에겐 어진 재상이 필요하다. 못 살겠다고 아우성 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하고 강하게 비판할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태평한 시대를 이룬 지도자는 늘 쓴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곧고 충직한 신하를 가까이했다.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초석이 됐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곁에는 ‘루이 하우’가 있었다. 하우는 루스벨트에게 가장 냉정한 비판자였다. 루스벨트가 아이디어를 내면 하우는 모든 문제점을 낱낱이 찾아내 비판했고 루스벨트는 모든 비판을 방어한 후에야 OK사인을 받을 수 있었다. 하우는 ‘참모의 예스는 먹기 좋은 독약’이라고 믿었고 직언과 NO를 철저히 실천한 진정한 친구였다.또 있다. 세계1차대전 이전 독일 통일의 주인공은 황제 빌헬름1세와 비스마르크다. 하지만 빌헬름1세를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철의재상’ 비스마르크의 명성에 가려서다. 이들에게 일화가 있다. 빌헬름1세는 비스마르크의 직언에 스트레스를 받고 관저에 돌아오면 자주 화를 냈다. 그는 화풀이로 닥치는 대로 물건을 집어던져 깨뜨렸다. 어느날 빌헬름1세는 화를 내며 국보급 보물을 던져 깨뜨렸다. 옆에 있던 황후는 ‘당신은 황제인데 왜 비스마르크에게 욕을 먹느냐’고 판잔하듯 물었다. 빌헬름1세의 대답이다. ‘그 사람은 총리여서 밑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있다. 그가 화를 어디서 풀겠는가. 나에게 풀 수밖에 없지 않은가. 황제인 나는 어디에 풀겠는가. 접시라도 내던질 수밖에…’라고 답했다. 독일 사람들은 지금의 독일이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비스마르크의 직언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우리도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자기를 극렬히 반대했던 최두선씨를 총리로 영입해 나라를 안정시킨 역사가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동에 이롭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할 때 국민은 평화롭다. 집권 3년차로 접어들었다. 이제 대통령은 작은 비판에도 옷깃을 여며야 한다. 그리고 ‘소통과 공존’의 시대를 이끌어 갈 충신을 찾아야 할 때다. 국민을 위해서…./박승용 사회부장▲ 박승용 사회부장

2015-02-25 박승용

고향의 실질적 의미?

유정복 시장 ‘인천 토박이’라는 사실 부각시켜제2의 고향으로 여긴 시민들 정서 간과 ‘아쉬워’보다 많은 ‘인천 사람’ 양성한다면 더욱 값질듯헌법은 형식적 의미의 헌법과 실질적 의미의 헌법으로 구분된다. 법학 뿐 아니라 거의 모든 학문 영역에서 이 같은 구분법이 사용된다.이 구분법을 ‘고향’에 적용시켜 보았다. 고향에서 돌아오는 길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였다. 공교롭게도 윤수일의 ‘제2의 고향’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물론 ‘아카데믹한’ 구분을 시도한 것은 아니다. 단지 설을 맞아 새로운 각도에서 고향의 의미를 되새겨본 차원이라고 할까.태어나서 자라고 살아온 곳 혹은 마음속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이 고향이다. 물론 이러한 사전적 의미대로라면 ‘현재 살고 있는 곳’은 ‘태어나서 자란 곳’이 아닌 이상 고향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지역에 애착을 갖고, 정을 키워나간다면 그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는 것은 가능할 듯 싶다. 달리 표현하면 ‘실질적 의미의 고향’이다. 그렇다고 원래 고향에 대한 사랑이 훼손되지는 않을 터이다.기자는 인천 토박이가 아닌 친구나 지인들에게 간혹 “자신이 인천사람이라고 처음으로 느낀 때가 언제냐?”라고 물어보곤 한다. 여러 가지 답변이 돌아오지만, 개인적으로는 ‘첫 아이 출생을 신고 하면서 (인천)주소를 쓸 때’라는 대답에 가장 공감이 간다. 사실 기자도 그랬다.고향은 부모에 의해 세상과 처음 접하게 되는 공간이다. 그래서 고향의 의미가 각별한지 모른다. 그렇다면 피붙이에게 처음 세상을 보여준 곳 또한 고향 못지않게 소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기자가 인천을 또 하나의 고향으로 가슴에 품고, 스스로를 인천사람으로 자처하는 첫 번째 이유이기도 하다.설 연휴의 끝자락에 TV를 켜니 낯익은 얼굴이 나온다. 유정복 인천시장이다. 명사 초청 좌담프로그램인데 인천 사람으로서 반가움이 앞섰다. 무엇보다 새로운 인천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욕에 믿음이 갔다. 인천사람들을 ‘짠물’로 표현하는 이유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당구 스리쿠션에 빠킹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대목에서는 꾸미지 않은 순수함이 읽혀지기도 했다. ‘인천이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둥 그럴듯한 의미를 붙인 방송용 멘트를 얼마든지 발굴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런데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방송 진행자는 ‘최초의 인천 출신 시장’이라는 수식어를 곁들여 유 시장을 소개하는 것으로 좌담을 시작했다. 방송 화면 또한 친절하게도(?) 역대 민선 시장의 사진과 출신지를 자막으로 내보내면서 전임시장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 시장도 ‘인천에 대한 원초적 애정과 사랑’이란 표현을 써가며 자신이 인천 토박이라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방송에서 오간 대화가 ‘토박이=애향심’이란 등식의 풀이과정으로 느껴졌다면 지나친 비약일까?아쉬운 부분은 토박이는 아니지만 인천을 제2의 고향으로 알고 살아가는 수많은 ‘인천 사람들’의 정서를 간과했다는 점이다. 모르긴 몰라도 역대 시장들 또한 인천을 사랑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마음은 유 시장과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유 시장 또한 김포 군수로 일할 때 철저한 김포사람이 되지 않았던가. 방송에서 추억이 담긴 물건으로, 처음 TV 광고로 내보낸 ‘김포 쌀’을 꼽았을 정도니 두말할 필요가 없을 듯 싶다.시민들에게 인천을 실질적 의미의 고향으로 인식시키고, 보다 많은 ‘인천 사람’을 양성(?)하는 일, 인천 출신 시장이 한다면 더욱 값진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5-02-22 임성훈

수도권 매립지 문제, 정부가 나서야 한다

4자협의체 합의문 이행되도록 제역할 해야수십년 고통받은 주민들 달래주는 예의 이기도국가현안으로 적극 해결하는게 모두가 사는 길속담에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고 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다. 수도권매립지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면서 새삼 이런 속담이 떠오른 건 빠른 결론을 위해 우리가 너무 서두르고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어서다. 결론을 내릴 만큼 충분한 준비가 됐는지도 의문이다. 매립지 종료기한은 2016년이다. 당장 내년이라고 생각하면 짧은 기간이지만 1년 이상 남았구나 라고 달리 본다면 아직도 시간은 충분하다. 컵 속에 절반쯤 남아있는 물을 두고 ‘절반이나 남았네’ 와 ‘절반밖에 없네’의 차이와 같다.매립지의 기한 종료를 앞둔 지역의 여론은 ‘이제 그만’이다. 더 이상 쓰레기로 인해 피해를 당하고 싶지 않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살고 싶다는 것이 시민들의 소박한 소망이다. 1989년 매립지가 만들어지고 92년 반입을 시작한 뒤부터 악취와 소음으로 인해 겪은 고통을 생각하면 그런 소망을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 해도 지금도 여름철에만 500여 건이 넘는 악취관련 민원이 들어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더 큰 문제는 이런 고통과 어려움은 외면한 채 인천을 쓰레기 매립지가 있는 환경오염도시쯤으로 인식하는 외부의 시선이다. 2천500만 수도권 주민들의 생활을 위해 매립지가 있고 그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주민들이 분명히 존재하는 데도 삐딱하기만 한 외부의 시선은 기한종료를 요구하게 하는 원인 중의 하나였다. 물론 당장 대안이 없는데 어떡하느냐는 의견도 마냥 무시하기는 어렵다. 그게 현실적인 딜레마다.주민들의 요구를 담아내고 딜레마를 해결하며 전체를 아우르기 위해서는 인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매립지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만 보다 게도 구럭도 다 놓친 20년 전의 잘못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선 인천시와 각계각층의 인사, 주민대표가 참여하고 있는 수도권 매립지 시민협의회를 활성화해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야 한다. 혼란도 있고 불편도 따르고 의견대립으로 인한 논란도 있겠지만 비 온 뒤에 땅 굳는다고 그렇게 모여진 뜻은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해당 지역이 청정지역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뒷받침도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인천의 문제는 수도권의 문제고 수도권의 문제는 대한민국의 문제다. 인천이 수도권에서 하는 역할과 수도권이 대한민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우선은 인천시와 서울시, 경기도, 환경부 등 4자 협의체가 지난 1월에 체결한 수도권매립지 정책 개선을 위한 합의문이 확실하게 이행되도록 정부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수도권매립지의 소유권과 면허권, 토지소유권의 인천시 이양은 즉각 실현돼야 하고 매립지 관리공사의 인천시 이관도 늦출 이유가 없다. 서울도시철도 7호선과 인천도시철도 1호선의 연장과 조기착공 문제에 대해서도 시원하게 답을 줘야 한다. 반입 수수료의 50%를 가산금으로 징수해 인천시 특별회계로 전입하는 문제도 매듭이 분명해야 한다. 인천시의 선제적 조치가 10조원이 넘는 가치를 창출한다는 발표가 말만이 아닌 실질적인 이득이고 주민들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정부가 앞장서서 확인시켜야 한다.매립지로 인해 상처받은 시민들의 아픈 가슴을 달래주는 것은 인천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게 수십 년 동안 고통받은 주민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매립지 문제가 밀양이나 강정마을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정부의 역할은 중요하다. 천 리 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했다. 지금 디딘 작은 첫발이 미래를 향한 거대한 첫걸음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매립지문제를 국가의 현안으로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정부가 먼저 보여줘야 한다. 그게 모두가 사는 길이다./박현수 인천본사 편집제작국장▲ 박현수 인천본사 편집제작국장

2015-02-16 박현수

우리가 사는 시대를 사색하자

한나라의 정치수준은 국민들의 수준과 비례광복70년 이전·이후 새겨보는 시간 시작돼야설연휴 모두 ‘한점 부끄럼없는 삶’ 명상해보길…광복 70년, 올해를 각별하게 맞았다. 일제의 식민통치를 벗어나 우리가 써내려온 ‘70년 연대기’는 파란만장했다. 미·소 군정으로 남북 분단의 역사가 시작됐고, 6·25동란으로 민족상잔과 이산의 역사가 또아리를 틀었다. 군사독재세력이 주도한 산업화와 반독재세력이 이끈 민주화를 거쳐 이제 정보화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이 보여준 동란 이후의 대한민국 연대기는 누구에게는 토 나오는 우편향 기록일지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 대한민국 보통사람의 연보이다.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통해 미래를 보여줄 때 의미가 있다. 과거를 거울로 삼아 현재의 의미를 각성해 미래의 좌표를 설정할 수 있는 민족과 나라여야 인류와 세계에 기여할 수 있다. 광복 70년의 의미를 제대로 기리려면 회고와 복고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지난 70년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지금 우리 시대의 의미를 각성해 다음 시대의 좌표를 세워야 한다. 새로운 전환을 위한 성찰이 없다면 올해 광복 70주년도 그동안 무미건조하게 흘려 보냈던 69번의 광복절과 매한가지가 된다.우리를 미래로 이끌어 줄 성찰의 부재로 슬픈 오늘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분야는 고질적인 퇴행적 행태로 오늘을 놓치고 미래의 도래를 가로막고 있다. 대통령은 스스로를 청와대에 유폐시켰다. 자신의 원칙과 기준에 갇혀 박정희 시대의 권위적 통치를 상기시키고 있다. 박정희 시대를 좋은 시절로 추억하는 보수세력도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 세상이다. 대통령의 만기친람. 아버지 박정희 시절에는 가능했어도, 이제는 불가능한 세상이다. 보수세력이 박근혜에 열광한 것은 박정희의 권위가 아니라 육영수의 미소였다. 이제 대중은 격리된 권위가 아니라 개방적 소통의 리더십을 원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고적 권위주의가 정치권 전체에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야당의 퇴행도 만만치 않다.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정청래는 당 대표인 문재인이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자 분기탱천했다. 이승만과 박정희를 히틀러에, 그들의 묘소를 야스쿠니 신사에 비유하며 당 대표를 비난하느라 거품을 물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자 “얼굴 두껍다”고도 했다. 역사인식의 퇴행이 이 정도면 불치에 가깝다. 우리에게 히틀러와 같은 전직 대통령이 있었고, 현충원은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와 같다는 그의 과거사 인식은 우리 공동체를 불구대천의 적대적 관계로 분리해야 가능한 사고체계의 산물이다.한 나라의 정치 수준은 국민의 수준과 비례한다. 한국 대중의 퇴행적 행태도 정치 못지 않다. ‘이케아 연필거지’로 드러났다. 광명에 문을 연 이케아가 공짜로 쓰도록 비치한 연필이 동이 났단다. 다른 나라에선 몇년이나 나누어줄 양을 두달도 안돼 거덜낸 한국인. ‘국제시장’을 통해 역경을 이겨내고 이룬 오늘의 성취를 자랑스러워 한 사람들이 ‘기브 미 초콜릿’의 시대에 갇혀있으니, 우리는 과연 오늘 우리시대의 품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부의 성취에 스며 있는 역사를 망각한 재벌 3, 4세들의 경거망동은 또 어떤가.갑오 헌해가 저물고 을미 새해가 문을 열 참이다. 이제라도 광복 70년 이전과 이후를 새겨보는 사색의 시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민족시인 윤동주가 일제가 가둔 후쿠호카 감옥에서 영면한 지 꼭 70년이 되는 날이다. 시인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기도했다. 이번 설 연휴, 사회 지도층이나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삶의 태도’를 명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가 유전적 공동체임을 일깨워 주는 ‘설’ 아닌가./윤인수 문화부장▲ 윤인수 문화부장

2015-02-15 윤인수

경평(京平)축구 의미 없다

일제치하 남·북 한팀밖에 없어 대표격으로 실시지금은 한국·북한 대표하는 축구팀 무수히 많아부활보다는 유소년축구처럼 교류전 갖는게 먼저광복 70주년을 맞아 경기도와 인천시를 비롯 강원도와 서울시가 남북 축구 교류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알리 듯 올 초부터 중국 청두에선 경기도와 강원도, 인천시가 잇따라 북한과 축구 교류전을 가졌다. 경기도는 연천군과 손을 잡고 지난 1월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2015국제남녀유소년(U-15)축구대회를 4개국 초청 형식으로 성황리에 치렀다. 이는 지난해 11월 연천군에서 열렸던 2014 제1회 국제유소년(U-15)축구대회에 이어 야심차게 준비한 남북 축구 교류전이었다. 경기도는 여세를 몰아 오는 4월께 평양에서 유소년축구대회를 개최한 뒤, 11월께 연천군에서 2회 대회를 추진하는 등 정기적인 남북 유소년 축구 교류전을 준비 중이다.일찌감치 평화컵 유소년축구대회에 관심을 보여온 인천시는 올해에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를 청두로 보내 전지훈련을 시킨 뒤, 인천 평화컵 축구대회에도 출전시키는 등 남북 축구의 명맥을 이어갔다. 강원도도 남북 축구 교류에 끼어들었다. 강원도는 경기도 유소년축구대회 기간에 맞춰 국제청소년(U-17)축구대회를 진행했다.경기도, 인천시, 강원도보다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서울시도 올해를 ‘경평축구’의 부활로 선언하는 등 발빠르게 준비 중이다. 서울시는 경평축구, 서울시향 평양공연, 인도적 지원 등에 남북교류협력기금까지 배정했다. 물론 정치권도 빠지지 않았다. 정치인들은 올해가 광복 70주년이라는 점을 내세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경평축구 부활을 외쳤다.이렇듯 4개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이 남북 축구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제는 냉철하게 되돌아 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선 경평축구 부활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경평축구는 1929∼1946년 조선의 양대 도시인 경성과 평양 축구팀의 맞대결을 일컫는 말이다. 당시 일제 치하에서 열렸던 경평축구는 남과 북에 축구팀이 한 팀밖에 없어 대표격으로 경평축구를 실시했고, 1946년 해방 후 서울운동장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경평전이 진행됐다.하지만 현재는 사정이 다르다. 한국과 북한을 대표하는 축구팀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즉, 경평축구는 의미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한국은 프로축구 K리그를 비롯해 실업팀, 대학팀 등이 활성화돼 있고, 북한도 4·25체육단과 기관차체육단, 압록강체육단, 횃불체육단 등이 선수들을 육성하고 있다.따라서 경평축구를 부활시키기보다는 남북 간 스포츠교류를 보다 체계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와 인천시, 강원도처럼 남북 유소년 축구 활성화를 통해 정기적인 교류전을 치르는 게 먼저다. 한국과 북한을 오가는 정기 교류전이야말로 남북 스포츠에서 가장 선행돼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후원 성격으로 이뤄지지만, 실제로는 민간 스포츠교류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 정치가 개입돼서는 안된다는 의미다.유소년축구가 활성화된 뒤 그다음으로는 남북간 챔피언 교류전을 만들 수 있다. 국내 K리그 챔피언과 북한을 대표하는 축구단이 함께하는 친선 경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후에는 국내 프로축구에 북한 선수들이 참여할 기회도 제공돼야 한다. 북한 축구선수 가운데에는 외국에서 뛰는 선수들이 있다. 이런 유능한 선수들이 국내 K리그에 참여한다면 국내 프로축구 시장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이처럼 남북 축구교류는 민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며, 이런 과제들이 착실히 진행돼야만 비로소 남북 스포츠교류가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신창윤 체육팀장▲ 신창윤 체육팀장

2015-02-11 신창윤

판사여! 눈을 감을 것인가 뜰 것인가

‘죄 있는듯 한데 처벌할 수 없다’는 식의 OCI재판몇백억짜리 사건 사활 걸 수밖에 없는 ‘로펌입장’판사들 선호하는 ‘파사현정’ 실현될 수 있을까?우리나라 대법원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상징물을 두고 있다. 정의의 여신상이다. 의자에 앉아 오른손엔 저울을, 왼손에는 법전을 들고 있다. 저울을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팔을 높이 펼쳐 들었다. 법전은 가슴에 당겨 잡았다. 법에 정한 대로, 법관의 양심에 따라 공평하게 판단하겠다는 의미다. 대법원 홈페이지에서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이 정의의 여신상 문양이다. 우리와는 달리 다른 곳의 정의의 여신은 왼손에 저울을,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 서 있다. 공평하게 판단해 칼을 휘두르듯 단호히 집행하겠다는 의미일 터이다. 우리가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이 정의의 여신을 그리스에서는 디케(Dike)라 부르고, 로마에서는 유스티치아(Justitia)라 한다.그리스와 로마, 그리고 영어권에서는 ‘정의’와 ‘법’을 같은 개념으로 인식한다. 어원이 같기 때문이다. 그리스에서는 ‘법(Dike)’과 ‘정의(Dikation)’의 어원이 같고, 로마에서도 ‘법(Jus)’과 ‘정의(Justitia)’가 같은 어원이다. 영어의 ‘정의(Justice)’도 여기서 출발한다. 서구에서는 고래로 법과 정의를 따로 보지 않았다. 정의를 실현하는 게 바로 법이라고 여겼다.이 정의의 여신상을 비교하다 보면 재미있는 대목과 마주하게 된다. 눈을 뜬 채로 저울을 보느냐, 감은 채로 있느냐의 차이다. 유럽의 옛 어떤 목판화에서는 광대가 뒤에서 유스티치아의 눈을 가려주는 모습을 표현해 여신이 정의를 보지 못한다고 풍자하기도 했다. 또 어떤 곳에서는 왼쪽 눈만을 가린 유스티치아상을 만들어 오히려 눈을 뜬 것이 불공평을 가져온다고 풍자한 경우도 있다. 우리 법원은 두 눈을 뜨게 했다. 눈을 뜨게 한 것은 약자를 강자로, 혹은 강자를 약자로 오인하는 일이 없도록 정확한 분별을 기하게 함일 터이다. 정의의 여신상의 눈을 가릴 것인가, 뜨게 할 것인가는 사법부의 사회 정의 구현 방식을 논하는 데 있어 무척 중요한 명제이다.지난주 금요일 서울행정법원에서는 우리 사법사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 재판이 있었다. OCI가 법인을 분할하면서 과세를 이연받아 내지 않은 법인세 등을 물릴 것이냐, 아니면 물리지 않아야 하느냐는 게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세금을 물린 국세청의 과세가 옳지 않다는 데 무게를 뒀다. 재판부가 밝힌 그 이유는 애매했다. ‘죄는 있는 듯한데, 처벌할 수 없다’는 식이었다. OCI의 법률 대리인은 국내 최대 로펌이 맡았다. 일반적 관점에서 국세청은 강자 중의 강자이지만, 법정에만 서면 그들은 약자가 된다. 거대 로펌에 맥을 못 추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규정에 묶여 몇 백만원의 변호인 선임료를 물 수밖에 없지만 기업체는 소송 가액의 몇 %를 수임료로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로펌 입장에서는 몇 백억짜리 수임 사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로펌은 돈만 된다면 뭐든지 한다’는 말이 퍼져 있다. 선악을 가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심지어 거대 로펌은 법원의 인사에도 개입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자신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법관을 담당 재판부로 배치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정의의 여신은 더 이상 저울도, 법전도 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법관이라고 해서 100% 옳은 판단만 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정의의 여신상을 대법원에 세워두고 법관이 늘 경계의 마음을 갖도록 한 것일 게다. 문제는 법원이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고 판단할 수 있느냐이다. 판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경구 ‘파사현정(破邪顯正)’은 실현될 수 있을까. 그래서 다음 재판이 기다려진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5-02-08 정진오

솔직한 경제학

정책입안 결정자들 ‘꿈의 경제학’ 논리에 함몰대통령 골프발언, 경제침체에 대한 심경 드러낸듯빚더미 LH, 차라리 저가임대 직접 공급하는게…입춘(立春)이다. 유난히 춥고 길게만 느껴지던 동장군의 기세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절기에는 어쩔 수 없는 듯하다. 봄은 사람에게 따뜻함, 희망, 새로운 도전 등의 마음을 갖게 하는 마력이 있다. 겨우내 움츠린 몸과 마음을 열고 기지개를 켜며 살아있는 생동감 속에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한번 결기라도 내던지게 하기 때문이다.나라의 경제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대통령이 정부 부처별 새해 업무 보고를 받고 올해 역점 국가시책들에 대한 보완, 수정 지시 등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제분야에서는 지난해 ‘부동산 3법’ 통과 이후 탄력을 받게 하는 경제 활성화 부수 법안들에 대한 조속한 국회 승인 처리가 시급한 상황에서 ‘13월의 폭탄’으로 변질된 연말정산 소득공제 환급이 유리지갑 봉급자들의 분노를 가중시키자 청와대와 여당 간 불협화음으로까지 번지고 있다.사정이 이러니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없어지고, 그만큼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 모든 게 다 청와대, 정부부처, 국회 등 서민들의 경제활동을 쥐락펴락하는 정책입안 및 결정자들이 솔직하지 못한 ‘꿈의 경제학’ 논리에 함몰돼 있어서다. 서민들의 삶이 실제로 얼마나 팍팍해지고 있는지, 전세난이 심각해 월세 세입자들이 생계를 어느 정도 위협받고 있는지, 자영업자들이 장사는 안되는데 각종 돈내라는 고지서는 꼬박꼬박 날아오고, 영세기업들은 세무서로부터 생뚱맞은 몇 년 치 소명자료를 요구해 얼마나 황당해 하는지 등 만물상이나 다름없는 온갖 백태가 나타나고 있다. 월세도 못 내는 자영업자가 홧김에 저지르는 충동범죄가 잇따르고, 계약금 분쟁으로 인화성 물질을 내던지는 양주 마트 방화사건 등은 이런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증세없는 복지’를 표방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은 상황이기에 이런 식의 국민정서에 반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젠 좀 모두가 솔직해져야 할 시점이다. 무상복지 시리즈로 이어지는 포퓰리즘 정책이 과연 우리 경제를 얼마나 더 버텨내게 할 수 있는지 진지한 고민과 함께 과감한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 기업들도 창조경제 눈높이에 맞춘 눈치보기식 억지투자가 아니라 지역과 중소협력사간 진정한 상생발전을 찾아야 하고, 무한경쟁의 세계시장에 선전할 수 있도록 원스톱 체제의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임기 내내 단 한 번도 거론될 거 같지 않던 ‘골프’라는 명사가 대통령의 입에서 처음 등장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당연한 거 아니냐고 시큰둥한 사소한 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오는 10월 아시아에서는 인천 송도신도시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골프대회인 ‘제11회 프레지던츠 컵’을 내세워 “공무원들도 자기 돈 내고 건전한 스포츠 활동인 골프를 치는 게 문제가 되느냐”고 구체적인 말로 부연설명까지 했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다. 역대정부때도 공무원 골프는 로비와 향응의 사치성 스포츠로 여겨 골프 금지령 내지 자제령 속에 자유롭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관가에서는 청와대 인사들이 골프를 치고 난 후 “아 이젠 우리도 해도되는구나”하고 공무원들이 골프장 출입의 잣대로 삼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대통령이 문광부장관에게 “먼저 솔선수범을 보이시죠?”라며 건전한 골프 대중화 붐 조성을 지시한 것이다. 대통령이 솔직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침체된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내수소비 촉진이 필요하고 경제활동 없이는 세원을 마련할 방법이 없고, 꼭 해야 할 복지재원마저 구할 길이 없는 게 현실경제다. 기업형 임대아파트 ‘뉴 스테이’ 정책도 부동산 경기 활성화와 서민임대주택 확대라는 취지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부채 더미에 앉아있는 LH의 미매각 용지를 싼 값에 줘서 할 바엔 차라리 LH가 저가의 임대아파트를 지어 공급하는 게 복잡하지 않다. 화려한 정책보다 상식적인 ‘솔직한 경제학’을 국민들은 배우고 싶어한다. /김성규 경제부장▲ 김성규 경제부장

2015-02-04 김성규

대한민국 아이들 만세

새해 잇따라 터진 아동학대사건 무력감 안겨줘안전하게 뛰놀고 클 수 있도록 어른들 책임져야국가도 아이들 꿈과 미래위해 의무다해야 할때‘대한민국만세’1919년 3월1일 외치던 그 함성이 아니다. 8·15 광복절마다 한 번씩 두 손을 번쩍 들면서 삼창(三唱)하던 그 소리도 아니다. 최근 국민적인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삼둥이’의 이름이다. TV를 통해 이 삼둥이의 생활상이 화면에 비쳐지면서 아이들의 행동 반경에 나타난 소재들은 어른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을 정도다. 때론 귀엽고, 깜찍하고 심지어는 대견하기까지 한 아이들의 재롱에 푹 빠진 탓이다. ‘삼둥이’ 효과는 인천시 공무원들도 웃게 만들었다. 자치단체가 1년 넘게 걸려도 성공시키기 어렵다는 도시이미지 상승 효과가 삼둥이로 인해 단기간 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삼둥이가 거쳐 간 곳들은 SNS에 실시간으로 경쟁적으로 소개될 정도니 효과도 실시간으로 나타난단다. 공중파 3사가 앞다퉈 어린이를 등장시킨 비슷한 프로그램을 주말 황금시간대에 경쟁적으로 배치하고 있는 것은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그대로 투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저출산 시대 ‘한 자녀’ 가정이 대부분인 사회적 분위기와 기성세대의 ‘내리사랑’ 정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대한민국 부모들의 내리사랑은 최근 1천250만 관객을 넘어섰다는 영화 ‘국제시장’에도 잘 나타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6·25 전쟁으로 인해 함흥부두에서 군함을 타고 부산으로 피난하는 힘겨운 인생역정을 걷는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독일 광부로 떠나야 했고, 타국의 전쟁터에 몸을 던져야 했다. 이 시기의 대한민국은 어느덧 가정과 조국을 위한 희생을 지극히 당연히 여겼고, 국기하강식때 울려 퍼지는 애국가를 들으면 그 순간 모든 것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나 가슴에 손을 올리는 애국심 표출 행위가 자연스러웠다. 그렇게 가족을 위해 평생을 살아왔으면서도 사랑 표현에는 약했던 게 우리의 아버지다. 가수 인순이는 ‘아버지’란 노래에서 “서로 사랑을 하고 서로 미워도 하고, 누구보다 아껴주던 그대가 보고 싶다. 가슴속 깊은 곳에 담아두기만 했던, 그래 내가 사랑했었다. 긴 시간이 지나도 말하지 못했었던 그래 내가 사랑했었다”고 아버지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주고 받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것이 그동안의 우리의 아버지였다.어린이집에서 학대당한 어린이의 사건을 접했을 때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우리의 아이’가 자신의 꿈을 키워야 할 어린이집에서 정신적·육체적 학대에 시달렸다는 사실에 공분했다. 지난해 ‘계모 의붓딸 학대 살인사건’을 비롯해 ‘쓰레기 더미 속에 방치된 4남매 사건’ 등이 알려졌을 때도 우리 사회는 미처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곳에서 일어났던 믿을 수 없는 사건을 경험했다. 정치권은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겠다며 법까지 새로 제정해 공포했다. 하지만 새해 들어 잇따라 터진 아동학대 사건은 어른들에게 무력감을 안겨줬다.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안전한 사회 환경 속에서 커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른들의 책임이고, 대한민국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다. 이제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가상 세계를 벗어나 현실에서 이뤄져야 한다. 우리의 아버지들이 가족과 대한민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듯이 대한민국도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위해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삼둥이들이 살기 좋은 나라 ‘대한 민국 만세’를 외칠 수 있도록 말이다./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5-02-01 이영재

국민들은 질문한다, 이 나라는 무엇이 문제냐고…

늘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사건사고 후속책지도자들 먼저 말아닌 행동으로 사랑 실천해야사랑이 있었다면 세월호·군폭력 등은 없었을것지난해 세월호 참사 등 사건사고로 아픔과 혼란을 겪었던 국민들은 2015년 새해를 맞으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소원을 빌었을 게다. 올해는 제발 큰 사고 없이 모두가 평화로운 한해가 되기를….하지만 새해를 시작하면서부터 또다른 사건사고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2015년을 앞두고 일부 역술인들은 올해는 그 어느해보다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예고했던 말이 떠오른다. 사람과 사람이 신뢰하지 못해 갈등과 대립으로 나라 전체가 더 혼란스럽고 어지러울 것이라는 그말이 마음 한편에서 되새김되고 있다. 역술인들이 무슨 근거로 말했는지 알수 없지만 이같은 예고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아 온몸에 닭살이 돋는다. 2015년 시작부터 온 나라가 혼란스럽다. 새해 벽두 의정부 화재로 2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형 사고가 터졌다. 인천의 어린이집 폭행 사건으로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또 '13월의 월급'으로 생각했던 연말세금정산이 올해는 세금폭탄이 되면서 서민들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처음을 보면 나중을 안다고 했던가. 국민들은 2015년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불안에 떨고있다. 그런데도 이 나라 지도자들은 국민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 아니 알면서도 외면한채 자기들만의 환상에 빠져 있다. 국민들은 질문한다. 왜 우리나라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사고로 혼란을 겪느냐고…. 도대체 무엇이 문제냐고…. 이나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의 지도자들은 언제나 꿀먹은 벙어리다. 현실성 없는 말로 순간만 모면하려 한다. 하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사랑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국민을 사랑하지 않는다. 기업인도 사랑이 없다. 내 것은 빼앗기지 않겠다고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뿐이다.사랑이 없어 이해하지 못하고 사소한 것부터 갈등하고 대립하며 치열한 싸움만 벌인다. 그 결과가 지금 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다.중국의 사상가 묵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회적 혼란은 모두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군신(君臣)도, 부자(父子)도, 형제(兄第)간에도 자기를 앞세우고 자기만을 사랑하고 자기의 이익만을 도모하기 때문에 혼란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묵자는 천하의 이로움을 일으키고 천하의 해로움을 제거해야 하는 것이 인인(仁人)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묵자는 사랑이 없는 사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강자는 약자를 억누르고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능멸하고 귀한 사람은 천한 사람에게 오만하며 간사한 자들은 어리석은 사람들을 속이게 될 것"이라고. 2천여년전 중국 사상가의 말이 우리 마음에 무겁게 와닿는다.만약 이나라에 사랑이 있었다면, 이나라 지도자들에게 국민을 사랑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국민 생활속에 사랑이 있었다면, 어이없는 사건·사고로 국민들이 아파하고 사회가 혼란스러웠을까.인천 어린이집 폭행사건이나 세금폭탄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겠다는 등 교사들의 자질을 높여야 한다는 등 난리법석이다. 세금폭탄으로 서민들이 못살겠다는 아우성에 정부는 세법 개정을 운운하고 있다. 언제나 소잃고 외양간고치는 식이다. 이제 국민들은 속지 않는다. 매번 그래왔으니까. 지도자들이 먼저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말이다.정치인은 국민을, 기업인은 근로자를, 강한자는 약한자를, 높은자는 낮은자를 사랑하고 존중할때 사회는 회복될수 있다. 사랑이 있었다면 세월호 참사도, 군 폭력도, 땅콩회항이라는 절대 갑질도, 어린이집 폭력도, 세금폭탄도 없었을게다. 그래서 2015년 시작이 더 아쉽다./박승용 사회부장▲ 박승용 사회부장

2015-01-25 박승용

땅콩회항과 O.J.심슨 사건

심슨, 재력바탕 유명변호인단 '드림팀' 꾸려통계 몰이해와 말장난 살인자 무죄로 만들어우리 재판부 올바른 판결 내릴 것으로 믿어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과 관련해 항로변경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열린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첫 공판에서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측이 항로변경죄에 대해 부인하면서 불거진 쟁점이다. 여기에다 대한항공측이 '땅콩 회항' 사건 당시 현장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항로변경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접하면서 20여년전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O.J.심슨 사건이 떠오른다. 사실 20세기 미국 최악의 범죄 중 하나로 기록된 심슨 사건과 재벌가 자녀의 '갑질'에서 비롯된 땅콩회항 사건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 이처럼 별개인 두 사건에서 교집합의 빗금이 읽혀진다. 일단 감정에 빗대면, 심슨이 연기한 영화 '총알탄 사나이'에서의 사람좋게 생긴 형사, 그리고 조 전 부사장의 진정성 없는 사과에서 뭔가 공통적 요소가 느껴진다.무엇보다 '땅콩회항' 사건의 재판 과정이 심슨 사건을 닮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선다. 일종의 예고적 기시감이라고 할까. 심슨 사건을 돌이켜 보자. 1994년의 어느날 미국 LA의 대저택에서 심슨의 전처와 그녀의 남자 친구가 변사체로 발견됐다. 이어 심슨의 집에서 피묻은 장갑이 발견되고 DNA검사 결과 희생자의 혈액으로 판명되면서 심슨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이어 미식축구 스타였던 심슨의 재력을 바탕으로 유명 변호사들로 구성된 '드림팀'이 꾸려진다. 이들은 범행과 관련한 다양한 정황 단서들이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결국 형사재판에서 무죄 평결을 이끌어냈다. 가령 피살현장에서 채취된 DNA가 심슨과 일치한 것과 관련, 두 사람의 DNA가 우연히 일치할 확률이 1만분의 1인 점을 들어 심슨이 범인일 확률이 99.99%라는 검사의 주장에 대해 심슨의 변호인단은 LA 인근의 인구가 300만명이므로 이중 약 300명의 DNA가 일치할 수 있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일종의 언어유희다.'땅콩 회항'사건에서도 내로라 하는 재벌가의 딸이 법정에 서는 만큼, 짐작컨대 드림팀 변호인단이 꾸려졌을 터이다. '항로에 대한 명백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검찰이) 지상로까지 항로에 포함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해석'이라는 주장에선 재판에 철저히 준비한 흔적이 엿보인다. 대한항공측도 사건 당시 해당 항공기의 엔진 시동도 걸리지 않았고, 17m 정도의 거리를 차량에 의해 밀어서 뒤로 이동하다가 바로 돌아온 것이므로 항로 변경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항공기 엔진이 켜져 있는지 꺼져 있는지, 얼마나 갔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항공기가 움직여 진행된 자체가 항로'라는 게 항공 전문가들의 확고한 입장이다. 이처럼 그동안 사실로 믿었던 상황(항로변경)에 반대의 논리가 제기되면서 혼선을 야기하는 형국이 심슨사건의 재판 과정을 연상케 한다. 심슨 사건 당시 대부분의 미국 국민들은 심슨을 범인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그게 당시 미국 국민들이 법감정이었다.땅콩회항 사건을 접하는 국민들의 법감정은 일단 '항로변경'쪽에 쏠려 있는 듯하다. 법감정과 법리가 일치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결과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흥미로운 것은, 과학자들이 심슨 사건에 대해 '통계에 대한 몰이해와 말장난이 살인자를 무죄로 만들어버린 오판 사례'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방증하듯 형사 재판과 별개로 피해자 가족들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는 유죄가 인정돼 심슨은 배상금을 대느라 선수 시절 받은 트로피까지 팔아야 했다. 우리의 재판부는 올바른 판결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5-01-21 임성훈

축구에서의 '1-0'과 '2-1'

슈틸리케감독, 개인기보다 조직력에 초점 맞춰한국, 즐겁고 공세적인 게임 눈에 띄게 펼쳐야아시아 맹주로 재도약 하기위한 필수 조건55년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조별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이번 호주 아시안컵에서 조별예선 3경기를 모두 공교롭게도 1-0 승리를 거뒀다. 조별리그 A조에서 오만, 쿠웨이트, 호주를 똑같이 1-0으로 이긴 것이다. 승리가 절실한 축구판에서 아슬아슬한 1골차 승리는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다. 혹자는 경기 내용이 시원찮다는 이유로 저평가하는 쪽도 있지만, 이기는 자가 결국 강자라며 호평하는 팬도 있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1-0 승리가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스코어라는 점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1-0 스코어를 거론하면서 자신의 축구 철학을 밝힌 적이 있다. 그는 1-0보다 2-1 승리가 좋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가 주장한 2-1 승리는 1-0 승리와 분명 다르다. 2-1 승리에는 실점의 빌미가 된 선수의 인간적 실수, 동료가 이를 감싸고 협력해 결국 승리했다는 극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축구는 개인적인 플레이가 강하면서도 11명이 시합하는 단체 경기다. 역도·육상·수영·골프 등 개인 경기는 다른 선수를 누르고 혼자 특출나면 되지만, 축구와 야구· 배구·농구 등 단체 경기는 선수들의 호흡이 하나가 돼야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우리는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축구 선수로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와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꼽는다. 이들은 자로 잰듯한 정확한 패스와 높은 골결정력으로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이들 곁에는 늘 동료 선수들의 희생정신이 깃들어 있다. 메시 곁에는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이 함께 했고, 호날두 옆에는 가레스 베일, 세르히오 라모스, 카림 벤제마 등의 도움이 있었다.슈틸리케 감독도 태극전사들에게 뛰어난 개인기보다 선수 모두가 하나되는 조직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직력을 통해 볼 점유율과 경기 지배력을 높이고 적극적 전진 패스, 슈팅으로 즐거운 축구를 하겠다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철학이다. 사실 아시아 축구가 세계 축구를 따라가기 위해선 선수 개인능력 향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빠른 스피드와 탁월한 조직력을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기술은 뒤로한 채 정신력만 추구하는 축구는 사라진지 오래다. 협동심으로 선수 개개인에 맞는 실리 축구와 팀에 녹아들어가는 선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이번 아시안컵에서도 한국 축구는 실리와 조직력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오만과의 1차전에서 후반전에 그 가능성을 봤지만,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선 졸전에 그쳤다. 호주와의 3차전에선 상대에 볼 점유율을 70%가까이 내준 채 수세에 몰렸다. 이는 부상자가 속출한데다 몸살로 다수 선수가 컨디션 난조를 겪었고, 새 전열의 조합으로 조직력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말대로 불가항력적인 환경 때문에 이런 내용이 빚어졌다.하지만 한국 축구가 아시아의 맹주로 다시 발돋움하기 위해선 슈틸리케호가 추구하는 즐겁고 공세적인 축구가 조금 더 눈에 띄게 나타나야 한다. 8강전부터는 더 강한 상대들이 살아남아 경기를 치른다. 아시안컵 2연패에 도전하는 일본을 비롯,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 랭킹에서 가장 앞선 이란, 홈 구장의 이점을 안고 있는 호주도 다시 우리가 만나야 할 상대다. 55년만에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을 들어올리기 위해선 선수들을 믿고 꾸준한 관심과 전폭적인 응원, 지지를 해주는 국민들의 염원이 필요하다./신창윤 체육팀장▲ 신창윤 체육팀장

2015-01-18 신창윤

새해 문화행정과 현장에 거는 기대

올해 경기도 문화분야 예산 다소 증액 '숨통'道문화관광국, 부족예산 의미있게 쓰는 행정 절실일선기관 신임대표들 실적경영 능력 보여줘야사회 네트워크에서 자리는 곧 책임이다. 문화부장을 맡은지 1년이다. 신문사 문화부장의 책임은 도민이 문화를 향유할 권리, 즉 도민 문화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문화행정 기관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일이다. 또한 문화 예술 각 분야의 창작활동을 널리 전파하고 창작의 질을 검증하는 일도 중요하다.하지만 척박한 문화 인프라를 감안하면 문화행정이나 문화예술 창작집단을 마음껏 비판하기는 힘들었다. 열악한 상황에서 고생하는게 눈에 보여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열악한 문화인식과 토대로 기 죽은 문화계를 대변하는 게 급해 보였다. 그래서 지난 한해 기회가 될 때 마다 문화예산 확충을 강조했다. 어느 분야이건 돈이 돌지 않고서는 활력을 기대할 수 없는게 자본주의의 상식이다. 정부에서는 문화기본법, 지역문화진흥법을 잇따라 시행했지만, 돈 없는 법문은 어처구니 빠진 맷돌이었다. 특히 경기도 문화예산은 지난해 축소일로의 정점을 찍었고, 문화현장은 질식 일보직전이었다.다행히 올해 경기도 문화분야 예산이 다소 증액됐다. 문화체육관광국에 배정된 예산이 2천497억원으로 경기도 새해예산의 1.69%이다. 지난해는 1.51%인 1천950억원이었다. 금액 기준으로는 4~5년전 수준으로 얼추 회복됐지만, 총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의 회복률은 지지부진하다. 2011년 문화분야 예산은 총예산의 2.09%였다. 그래도 감소일로의 문화분야 예산이 증액의 터닝포인트를 찍은 것만도 의미는 있다.도 예산을 지원받는 문화기관의 예산 사정도 다소 숨통이 틔었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해 179억원에서 223억원으로, 경기도문화의전당은 201억원에서 245억원으로, 경기관광공사는 77억원에서 89억원으로 늘었다.이제 예산이 늘었으니 일해야 한다. '돈을 더 넣으니 지역 문화계가 살아나더라'는 자본의 효용을 증명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우선 도 문화관광국이 변해야 한다. 쥐꼬리만한 예산을 잘게 쪼개 쓰는 작은 권력을 누리는 구멍가게 행정을 버려야 한다. 수혜자는 많지만 효용은 미미하다. 부족한 예산을 의미있게 쓰는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행정이 절실하다. 또 어차피 부족한 예산타령만 할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마케팅 행정에 집중해야 한다. 지역문화진흥법이 정한 '지역문화진흥기금'을 설치하는게 급선무다.문화행정을 집행하는 일선기관도 마찬가지다. 경기문화재단, 문화의전당은 대표 인선이 늦어 지난 하반기 조직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경기관광공사 또한 비슷한 사정을 겪었다. 이제는 신임 대표들이 자신의 문화경영 철학에 따라 조직을 개편해 실적을 보이는 경영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경기문화재단은 목전에 둔 조직개편에 빈 틈이 없는지 잘 살펴야한다. 조창희 대표는 일단 직무에 임하는 열정은 검증받았다. 지난번 도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도의원들간의 감정싸움으로 예산 증액분이 한순간에 허공으로 사라졌음에도, 묵묵히 상당부분의 예산을 살려낸 뚝심을 보였다. 조직개편 후 첫 인사가 주목된다.경기관광공사는 도정에서 잔뼈가 굵은 홍승표 신임사장의 역량이 기대된다. 경기도 대표축제로 알려진 경기항공전이 새해 예산사업에서 제외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가 과제이다. 도 행정과 인사와 예산에 정통한 경력을 관광공사에서 발휘되길 기대한다.문화의전당 정재훈 사장도 문화계 인맥을 어떻게 활용해 전당에 새 기운을 불어넣을지 인사를 통해 보여주길 바란다. 지난해 예술단원 평정기준 완화는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 본인 의지를 개입시키기 힘든 상황이었다는 해명, 올해부터는 불가능하다.문화분야 예산 숨통이 트인 만큼, 이제 도민 문화권 실현에 무게를 두고 문화행정과 문화현장을 살펴볼 생각이다./윤인수 문화부장▲ 윤인수 문화부장

2015-01-14 윤인수

수도권매립지 주권 확보 의미 크다

권한·관할권 이양됐지만 정치쟁점화 될 공산 커서울시 앞에서 '인천시內 이견' 전혀 도움 안돼정치적 이해관계, 20여년전 잘못 되풀이될뿐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가 한동안 인천을 시끄럽게 할 태세다. 지난 9일 윤성규 환경부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등 4명은 '환경부와 3개 시·도는 수도권 폐기물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들은 또 매립면허권과 매립지 토지에 대한 소유권 전체를 인천시에 양도하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관할권을 인천시로 넘기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특히 1992년 수도권매립지에 쓰레기가 처음으로 반입되기 시작한 지 23년여 만에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와 관련한 잃어버린 '행정 주권'을 되찾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가 관할 구역 안에 있었지만 이와 관련해 이렇다할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는 맨처음 농경지 조성을 목적으로 갯벌 매립이 시작되었다. 1980년 1월 당시 동아건설 측에서 공유수면 매립면허 승인을 받고, 1983년 9월부터 농경지 조성을 위한 매립공사에 착수했다. 일명 동아매립지 사업이다. 1988년 1월 매립면허가 동아건설에서 환경관리공단으로 넘어갔다. 이때 쓰레기 문제로 골치를 썩던 서울시가 300억원을 부담하고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듬해 매립 목적이 농경지 조성에서 쓰레기 매립장으로 바뀌었다. 매립 기한은 당초 2014년까지로 했다가 한 차례 변경해 2016년까지로 늘렸다. 그동안 서울시는 매립면허권도 확보했다. 매립 장소 대부분이 경기도 김포군 검단면 공유수면에 포함되어 있다가 인천시로 행정구역이 변경된 지 20년이 되도록 인천시는 손을 놓고 있었다.인천시는 1996년, 매립기한을 2014년에서 2016년으로 연장할 때에도 관할 구역에서 벌어지는 일이었지만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당시 인천시 공무원들은 쓰레기 매립지 문제에 대해 무관심했다. 몇 년 후 닥칠 사안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쓰레기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현안이 될지 내다보지 못했다. 당시 인천시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가지에서 멀리 떨어진 갯벌을 매립해 서울시의 쓰레기장을 만드는 일에 인천시가 돈을 들일 일이 없다고 봤다. 서울시가 돈을 들여 매립하고 인천시는 거기에 덤으로 쓰레기장을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 흡족해 했다.인천시는 경인일보가 2010년 8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기한 연장에 반대하는 내용의 기사를 연속으로 실을 때까지도 이 문제와 관련한 뚜렷한 입장을 갖고 있지 않았다. 경인일보는 당시 서울시가 매립지 내 아시안게임 경기장의 신축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매립 기한 연장을 슬그머니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아시안게임 경기장 문제에 매달리는 인천시 상황을 이용해 서울시가 기한 연장 문제를 매듭지으려 한다고 지적한 이 기사가 촉매제가 되었다. 기사가 연속으로 실리자 시민들의 여론이 매립지 기한 연장 불가로 모아졌고, 인천시도 기한 연장 반대 입장을 취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인천시장 후보들은 공히 매립기한 연장 반대 공약을 내세웠다.인천시는 우여곡절 끝에 매립지 권한과 매립지 공사 관할권을 넘겨받게는 되었지만 이 문제가 자칫 정치쟁점으로 번질 공산이 커졌다. 어떻게 해서든 매립지 기한 연장을 관철시켜야 하는 서울시를 앞에 놓고 인천시 내에서 의견이 갈리는 것은 전혀 인천에 도움이 안 된다. 인천시가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와 관련해 행정 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20여 년 전의 인천시 잘못을 바로잡는 계기이기도 하다.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20여년 전의 잘못을 다시는 되풀이 해서는 안 될 것이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5-01-11 정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