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쓰레기 매립 전쟁

서울시·환경부 "4자협의체 통해 논의 할것""매립연장 절대불가"-"협상통해 실마리 찾자"4자협의 앞서 지역내 다양한 목소리 수렴해야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3일 "인천시민의 고통과 일방적 희생만 강요하는 현재의 수도권매립지 정책은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며 "현재 상황에서 매립지 사용 연장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2016년까지로 돼 있는 매립지 종료시한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환경부와 서울시가 갖고 있는 수도권쓰레기매립지의 지분을 인천시로 넘기고, 매립지관리공사도 인천시로 넘기라고 요구했다. 1992년 매립지 개장 이후 20여년간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인천시민이 겪은 환경피해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니 매립지 지분을 갖고 있는 서울시와 환경부, 지분은 없지만 쓰레기매립지를 활용하는 경기도가 인천시의 요구사항을 포함해 매립지와 관련한 모든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4자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매립지 매립용량은 2017년 말 포화상태에 달한다고 한다. 현재 매립중인 2매립장은 86%가 찼고, 2017년 11월이면 더 이상 매립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3매립장(307만1천㎡)과 4매립장(338만㎡) 부지가 2매립장 바로 옆에 있지만 기반공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사용할 수 없다. 그동안 서울시와 환경부는 3·4매립장을 활용하면 2044년까지 매립지 사용이 가능하다며 3매립장의 조속한 착공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서울시와 인천시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기반공사에만 57개월이 소요되는 3매립장은 아직 손도 못대고 있다. 매립지공사는 서울시와 인천시가 매립지 사용 연장에 합의한다면 단계별 공정을 통해 3매립장을 부분 개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매립지공사는 "연내 수도권매립지 사용기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017년 말에는 쓰레기 처리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유 시장의 말대로 쓰레기 매립이 종료되면 수도권 지역의 쓰레기 대란은 불보듯 뻔하다. 수도권매립지로 반입되는 쓰레기의 비중은 서울 44.5%, 경기 38.9%이고 인천은 16.5%다. 대부분이 인천 밖에서 들어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이곳에 버려진 쓰레기는 1억2천792만t으로 8.5t 트럭으로 1천505만대 분량에 이른다. 축구장 500개 넓이의 매립장에 수도권에서 배출되는 쓰레기 1만4천t이 처리되고 있다. 유 시장의 발표가 있은 후 서울시와 환경부는 "수도권 매립지의 소유권 일부 또는 전부를 넘기는 방안을 4자 협의체를 통해 논의할 것"이라며 "수도권 매립지 소유권과 면허권 일부 또는 전부가 인천시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인천시의 지분 요구를 받아들이고 매립 연장을 논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유 시장의 발표에는 20년 넘게 쓰레기 매립지역에서 고통을 겪은 인천시민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정책이 필요하고, 그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들어가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유 시장의 발표가 4자간 합의를 통해 매립지 연장을 유지하려는 포석이라고 해석하기도 하고, 일부 언론은 매립지 연장 불가라는 당초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인천지역에서도 '매립 연장 절대 불가' 주장과 '협상을 통해 실리를 찾자'는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자간 협의체를 통한 대화에 앞서, 지역내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해 '쓰레기 매립 전쟁'이 또다른 지역내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기를 바란다./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문체부장▲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문체부장

2014-12-07 이영재

'십상시' 경기도

남지사 특보라인 교체 '누적됐던 과실 문책' 인듯'분명한 책임소재 따른 것인지' 도내부 의견분분연정 출발점에서 '십상시'는 반면교사 삼을만 해정윤회 씨 동향 관련 문건에 등장한 '십상시(十常侍)'가 화제다. 중국 후한말 영제때 조정을 농락한 10여명의 환관을 지칭하는 십상시는 출처에 따라 이름과 인원에 약간의 차이가 있어 후한서에는 12명, 삼국지연의에서는 10명이 주인공이다.무지몽매한 군주를 에워싸고 권력과 부를 탐한 십상시는 우리 정치권에서도 절대 권력자의 눈귀를 가리며 탐욕을 채우는 무리를 빗대는 도구로 쓰임이 잦았다. 농간을 부리는 권세가들을 싸잡아 비난하기에 이보다 적합한 비유가 있을까 싶을만큼 최적의 인용 수단으로 애용되곤 했다. 비난하는 입장에서는 굳이 10명을 꼭 채울 필요도 없어, 대여섯명이 타깃이면 너덧명을 보태면 됐고, 10명이 넘으면 한둘을 빼면 그만이었다. 문건에서 거론된 '십상시'도 '문고리 권력 3인방' 외에 실체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7명을 한데 묶었다.십상시에의 비유가 더욱 효과적인 것은 호가호위하는 가신그룹을 겨냥하면서도 실상은 절대 권력자의 무능과 불통을 맘껏 조롱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있다. 후한 십상시가 위세를 떨칠 수 있었던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장양과 조충같은 십상시의 수장들을 부모로 따랐던 허수아비 군주 영제에 기인한 터, 2012년 대선 당시 야권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진영의 김무성·서병수·이학재 등을 십상시로 지목한 것도 궁극에는 박 후보를 흠집내는데 목적이 있었다. 보수책사 윤여준이 2000년대 초반 이회창 총재의 주변 인물들을 십상시로 일컬었던 것도 맥이 닿아 보인다.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최고 권력기관인 청와대에서 십상시라는 말이 등장한 건 국민들로서도 모욕적인 일이다. 타락하고 무능한 지도자에, 탐욕에 빠진 가신들의 농단에 놀아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되니 도대체 국격의 꼴이 말이 아니다.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는 그룹내에서 이런 표현이 나왔다는 것도 그냥 흘려버릴 수 없는 부분이다. 서로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앞세우며 헤게모니와 권력암투에 골몰했다는 방증이 된다. 야권이 절호의 찬스로 여기는 건 당연하다. 자기들 입으로 먼저 꺼낸 얘기가 아니니 국가원수 모독 운운하는 시빗거리도 걱정없고, 대선 이후 존재감없이 수세에 몰렸던 국면을 한방에 전환시킬 꽃놀이패이기도 하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최근 측근 특보라인에 대한 대대적 손질에 나섰다. 출범 반년여가 지난 상황에서 도정 운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겠으되, 일각에선 취임 이후 누적됐던 크고작은 과실에 대한 문책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연정이라는 한국 정치사에 기록될 새로운 시도에 주력하는 동안 도정 난맥과 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지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특보라인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빅파이 프로젝트 행정처리 과정에서의 잡음, 도의회 의장·도교육감간 3자 조찬회동을 둘러싼 혼선 등의 문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남 지사의 특보라인 교체는 어쩌면 남경필식 책임정치와도 맥락이 통할지 모른다. 하지만, 특보라인 교체가 분명한 책임소재 분석에 따른 것인지에 대해서는 도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분분하다. 지사에게 전달되는 이야기들이 과연 객관적이고 다양한 경로에 의한 것이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발(發) 십상시 논란을 남 지사의 경기도정에 견주는 것은 터무니없다. 다만 그가 정치철학이자 소신으로 추진해 온 연정의 출발점에서 십상시는 타산지석·반면교사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언로가 제한되고 자기검열이 느슨해지는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 바로 권력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배상록 정치부장▲ 배상록 정치부장

2014-12-03 배상록

어설픈 무상정책이 만들어낸 복지의 역설

선거 승리위해 앞뒤 안가린 정치권 포퓰리즘정당, 재정상황 아랑곳없이 정책 마구 쏟아내저소득층엔 무상복지, 소득자엔 일부 유료화 필요요즘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파동을 보면서 3~4세 아이를 둔 부모들은 불안하다. 교육당국은 돈이 없다고 난리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정치권이 무분별하게 쏟아낸 복지정책 때문에 벌써 '복지 파산'상태다. 수천억원의 보육료 예산을 마련할 길이 없는 교육당국은 내년도 어린이집 보육료를 편성하지 않겠다며 초 강수를 뒀다. 어린이집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다. 일단 내년도 부족한 보육료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정치권이 합의하면서 당장 급한 불은 끈 듯하다. 그러나 보육문제는 끝이 아닌 시작일 뿐이다. 2016년에는 어떻게 할 것이고 그 다음해는 무엇으로 예산을 만들 것인지 걱정이다. 현재 국내 경제상황은 당분간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수천억원의 예산을 무상정책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 사실 무상급식이나 보육료 지원은 국민들의 요구가 아니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이었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각종 복지정책을 쏟아낸 정치권의 발상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책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 지방자치단체는 교육청에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네 탓만 하고 있다.공공선택이론 중에 다운즈 모형이란 것이 있다. 각종 공공정책이 투표의 논리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정당은 정권을 창출하고 집권하기 위해 '득표 극대화' 정책을 만든다. 유권자인 국민은 자신의 욕구와 이익을 위한 '순편익 극대화'를 추구하며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정당에 투표한다. 정치인과 유권자의 이익이 맞아 떨어져서 합리성이나 경제이론에 근거하지 않은 정책들이 선택된다. 정치권은 이같은 이론을 바탕으로 무상정책을 쏟아냈다. 결국 정당은 표를 얻기 위해 정확한 재정상황은 아랑곳 하지 않고 무상복지정책을 양산해 냈고 이를 실행하는 지방자치단체는 돈이 없어 '파산' 직전이다. 세상에 누가 공짜를 싫어 하겠는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속에서 공짜로 아이들에게 밥을 주고 교육을 시켜주겠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문제는 돈이다. 가정에서도 한달 수입을 감안해 먼저 쓸 돈과 나중에 쓸 돈을 계산하며 경제를 꾸린다. 돈 나올 구멍은 없는데 아무 생각없이 돈을 쓰는 사람은 '주책(생각이 없이 되는 대로 하는 짓)'이다. 그런데도 한 나라의 살림을 꾸려가는 정부와 정치권은 가정경제만도 못하게 재정을 운영하고 있다.쉬운 말로 세금을 더 거둬들이면 된다고 말한다.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거둬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쓰겠다는 것이다. 맞는 말인데 너무 무책임하게 들린다. 복지는 '행복과 이익'이다. 복지국가는 '행복을 추구하는 나라'다. 1944년 영국 노동당 정부는 이상적인 사회보장제도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무상의료는 물론 무상보육·무상교육·무상주택·무상연금·무상장례까지 그야말로 무상복지로 천국같은 삶을 누릴 수 있다.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유토피아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문제는 돈이다. 한정된 재정을 어떻게 추가로 확보하고 유용하게 사용하느냐다. 무상급식·보육료 문제가 단적인 예다.학교나 어린이집의 노후시설 개선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학대받는 어린이나 고아원 예산도 뒷전이다. 저소득층의 학비지원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계층이 외면된 무상복지는 오히려 '복지의 역설'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무상복지와 유상복지의 조화가 필요하다. 소외된 저소득층에 대한 무상복지는 하되 일정소득 이상은 일부 유료화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박승용 사회부장▲ 박승용 사회부장

2014-11-30 박승용

김우중과의 못다한 대화

대우차 살리지 못한 것인지… 안한 것인지…김 前회장은 지금 어떤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억울하지 않나요" 묻자 초연해서일까 말 아껴"네 엄마에게 일러바치겠다?"'금융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이종태 저)란 책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GM의 통상임금에 얽힌 일화가 소개된다. 그런데 책의 한 대목이 기분을 언짢게 만든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자존심을 건드린다.내용은 이렇다. GM 애커슨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기 직전인 2013년 5월 초 한국GM 노조를 미국 디트로이트 본사로 초청해 먼저 만났다. 애커슨 회장은 이 자리에서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생각은 없으나 노사관계가 걱정되고 이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GM노조는 당시 노동자 9명이 '고정상여금의 통상임금 반영'에 대해 '임금반환 소송'을 제기해 둔 상태였다. 저자의 표현대로 말썽꾸러기 어린이에게 "네 엄마에게 이르겠다"고 겁주는 것처럼 한국GM 노조에게도 '대통령에게 이르겠다'고 한 것이다.이어지는 한국GM 노조원의 전언은 황당했던 당시의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그런 이야기가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노동자들의 시민으로서 권리를 침해할 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소리 아닌가. 한국은 삼권분립이 존재하는 나라다. 어떻게 보면 이 발언엔, GM이 한국을 보는 관점이 담겨있다. 한국 같은 정치 후진국에서는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사법부든 노조든 '깨갱'할 거라는…." 책을 덮고 나서도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다. 그러면서 '만약 한국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가 살아있었다면'이라는 가설에까지 생각이 미쳤다.1999년 대우그룹의 해체는 당시 무려 60조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기업파산으로 기록된다. 과연 대우는 회생불가능한, 또는 회생시킬 가치가 없는 기업이었을까? '김우중과의 대화'의 저자인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학 교수는 책머리에서 "한국정부는 대우가 신흥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벌인 자동차 투자를 '부실'로 단정하고 유동성을 지원해 살리기보다 대우그룹을 해체시키는 길을 택했다"며 당시 정부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GM을 살린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GM 또한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도산 위기를 맞았다. 그런데 미국 정부의 대응방식은 한국과 확연히 달랐다. GM을 구제하는 게 현실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 총 495억달러(약 59조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해 4년 만에 회생시킨 것이다.GM의 사례를 들여다보니 십수년 전 읽었던 '대우자동차 하나 살리지 못하는 나라'라는 책의 제목이 다시 떠오른다. 대우차를 살리지 못한 것인지, 안 한 것인지, 무엇이 국익에 바람직했는지 이제 제대로 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미래를 위해서.대우사태 당시 '수출금융만 정상화시켜 주면 성공할 수 있다'며 정부에 간절히 지원을 요청한 김우중 회장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그러던 차에 얼마 전 그의 생각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인천경영포럼 조찬강연회 강연차 인천을 찾은 것이다. 강연에 앞서 지역 경제인들과 담소를 나누는 자리에서 질문을 던져보았다. "(대우그룹이 해체된 것이)억울하지 않으십니까?"모든 것에 초연해서일까. 말을 아끼던 그는 정중하게 인터뷰를 다음 기회로 미뤘다. 못다한 대화의 아쉬움은 '사람을 키워야 미래가 있다'는 그의 강연으로 달래야 했다. 그러나 울림은 컸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이 기업인은 이제 새로운 대화를 시도하는 듯했다./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4-11-26 임성훈

월드컵재단, 누구를 위한 기관인가

생체·축구진흥 프로그램 없고 임대사업만 열 올려웨딩홀 뷔페시설 용도변경 없이 불법영업 묵인도시민위한 재단 바로 서려면 정관부터 지켜야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 후 2003년 3월6일 재단법인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재단)이 도민들의 환영속에 탄생했다. '경기도2002년월드컵수원경기추진위원회'의 전신인 재단이 월드컵의 성공 개최와 한국 축구 사상 첫 4강 진출을 이어가기 위해 설립된 것이다.하지만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경기도와 수원시가 경기장을 짓기 위해 부담해야 할 사업비 6대4 비율이 문제였다. 이는 현재까지도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됐다. 전국 10개 월드컵경기장 중 2개 지방자치단체가 맡고 있는 곳은 수원월드컵경기장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고스란히 재단의 이사진에도 반영됐다. 이사장은 도지사가, 부이사장은 수원시장이 각각 당연직으로 맡았고, 경기도기획조정실장과 문화체육관광국장,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수원시 문화교육국장, 수원시체육회 사무국장 등 경기도와 수원시가 당연직 이사로 나란히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경기도와 수원시의 마찰이 빚어졌고, 결국 수원시의 몇몇 인사가 사무총장을 맡는 현상도 나타났다.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 재단의 방만한 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1본부 1실 6팀 35명으로 구성된 재단은 올해 미션으로 '스포츠 복합문화 융성을 통한 도시민 행복 증진'을 내세웠다. 하지만 도시민들을 위한 생활체육 및 축구 진흥사업 프로그램은 없었고, 대신 임대사업과 대관료만 챙기기에 바빴다.재단의 사업 수입을 보면 임대사업으로만 42억여원을 벌어들였다. 스포츠센터가 연간 20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최근 계약한 성스뷔페가 10억여원, 월드컵컨벤션웨딩홀이 8억5천여만원 순이다. 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수원 삼성과 챌린지(2부리그) 수원FC 경기 사용료를 비롯해 행사·광고·시설 대관 등으로 30억여원을 거둬들이는 등 지난해에만 모두 72억여원의 수입을 올렸다.재단이 임대사업에 열을 올리게 된 배경에는 자립 경영이 한 몫했다. 2006년부터 출연금(도비·시비)을 받지 않으면서 자립 경영에 나선 재단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임대 업체에 고스란히 부담을 떠넘겼다. 이런 구조 때문에 임대 업체들은 또다른 하위 업체에 높은 임대료를 요구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도·시민의 혈세로 지어진 재단이 또한번 서민들을 힘들게 하는 상황을 만든 셈이다. 그럼에도 재단은 불법 영업을 묵인했다. 월드컵컨벤션웨딩홀의 뷔페시설을 용도 변경하지 않은 채 영업하도록 묵과한 것이다. 게다가 재단은 웨딩홀·뷔페시설이 있으면서도 또다른 뷔페 업체를 인근에 임대시키는 등 상도덕마저 저버렸다.재단에는 정관이 있다. 정관 제1장 총칙 제3조 목적에는 '국내 축구 발전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경기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체육·문화시설의 공간을 제공하는 등 지방체육진흥과 도민의 화합을 도모하며, 세계 축구 발전과 인류평화에 기여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 제4조 사업에는 '월드컵경기장의 효율적인 관리 및 운영을 비롯 축구 발전과 진흥사업, 임대사업 및 집행, 종합스포츠센터 관리·운영 등'이 명시됐다.그러나 현재 재단은 정관을 지키지 않고 있다. 초창기에는 아마추어 유소년 축구사업과 4개국 초청 축구대회, 해외 프로팀 친선 경기 등 축구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도민들에게 다가갔지만, 최근에는 프로축구 K리그를 제외하곤 이렇다할 사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도·시민들을 위한 재단이 진정 바로 서기 위해선 정관부터 제대로 지켜야 하지 않을까싶다./신창윤 체육팀장▲ 신창윤 체육팀장

2014-11-23 신창윤

가칭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에 대하여

기부채납 문화시설 現産브랜드 들어갈 이유없어지역미술계 빅바이어로 작품구매땐 권력 더 커져문화예술인들 어정쩡한 미소 이유 이젠 짐작경인일보 문화부는 지난 주말 가칭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명칭을 둘러싼 논란을 보도했다. 기부채납 문화시설에 기업의 상품명을 포함시키는 게 맞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사실 논란과 시비가 인 지는 꽤 됐다. 올해 초 문화부 데스크를 맡아 지역 문화계 인사들과 안면을 트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귀에 포착된 정보였다.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시비와 논란의 내용은 의미심장한데 정식으로 문제삼는 인사들이 없었다. 뒷담화 수준은 모를까 공론장에 나서기는 곤란하다 했다. 애매한 태도와 어정쩡한 미소의 배경, 궁금했다.가칭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이름을 둘러싼 시비는 간단하다.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수원시에 수천세대의 아파트를 짓는다. 공사가 가능하려면 인허가권과 용적률 조정권을 쥔 수원시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공사가 완료되면 기업은 엄청난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시가 당당하게 요구한다. 우리가 이익 실현을 허가한다면 당신들은 수원시와 수원시민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현산은 미술관을 지어 수원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한다. 미술관을 지어 헌납하더라도 손해보는 장사가 아닌 것은 현산도 수원시도 알기 때문에 가능한 행위, 심하게 표현하면 상호이익을 교환하는 거래였다.기부채납의 정의와 의미가 명쾌하기 때문에 미술관 이름을 둘러싼 시비는 당연하고 문제해결도 어렵지 않다. 수원시 관계자들의 해명을 간단히 요약하면 '기업의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배려'다. 기부와 기부채납을 헛갈리고 있다. 현산이 아무 조건없이 순수한 자기 자본으로 미술관을 지어 수원시에 기부한다면 '정세영미술관'이라 명명한다 해서 누가 반대할까. 기부채납은 기부와 거리가 멀어도 아주 멀다. 현산의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가 이름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 현산 설립자 정세영 회장 컬렉션만을 위한 갤러리를 상주시킬 명분도 없다.막내 기자가 기부채납의 다른 사례를 취재했다. LH는 판교신도시 개발이익으로 성남시에 기부채납한 400억원대 판교도서관과 판교청소년수련원에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KT&G는 대구시에 160억원 규모의 부지와 공장건물을 문화예술공간으로 기부채납했다. KT&G측은 "기업이 수익을 얻은 공간을 시민에게 의무적으로 기부채납한 걸 두고 모범적이라는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비보도를 요청했단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명칭 논란의 해법은 나와 있다. 현산이 아무런 흔적없이 약속대로 미술관을 수원시민에게 인계하면 그걸로 끝이다.문화부 데스크를 담당한 지 1년 가까이다. 이제 짐작할 수 있다. 미술관 명칭에 문제있다 뒷담화하면서도 공론장에선 침묵해야 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심정 말이다. 그들의 애매한 태도와 어정쩡한 미소의 의미를 이제는 알겠다. 미술관 이름 논란에서 정작 가슴 아픈 건 이 대목이다.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지역 미술계의 빅 바이어다. 미술관이 작품을 구매하기 시작하면 그 권력은 더욱 커진다. 작품 전시를 위해 미술관 대관을 희망하는 예술인들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미술관과 직접 관련이 없어도 시에서 문화예술 지원금을 받았거나 받아야 할 개인이나 단체도 많을 것이다. 문화행정에서 문화예술인들은 전적으로 '을'이다. 앞장서 행정과 척을 지면 결과의 쓴맛을 감수할 각오가 필요하다. 문화예술인들에게 문화권력은 없다. 예술적 자존심과 문화의 정체성에 예민한 문화예술인들이 당연히 제기해야 할 문제를 뒷마당에 숨겨놓은 이유를 이렇게 짐작한다면 과민하고 편파적인가.현산은 가칭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라는 현장 안내판을 세워놓고 미술관 건립에 여념이 없다. 시청은 이렇다 저렇다 반응도 없다. 가칭 '수원아이파크미술관'에서 아이파크라는 브랜드를 지워야겠다는 오기가 꾸역꾸역 솟구친다./윤인수 문화부장▲ 윤인수 문화부장

2014-11-19 윤인수

대장간에 대하여

'대장장이 눈과 손' 없이는 담금질 제대로 안돼힘겨운 망치질 없이도 '그럴듯한 연장' 안나와'늙어가는 대장간' 당국이 나서서 보호해야요 며칠 사이 몇 차례나 대장간에 갈 일이 있었다. 40대 후반이 되도록 대장간은 처음이었다. 단원 김홍도나 기산 김준근 등 조선 후기 풍속화가들이 남긴 그림에서나 옛 대장간 모습을 보아 온 터였고, 요새 대장간 풍경은 간혹 보도 사진에서나 보았을 뿐이었다. 대장간에 가기 전까지는 대장간에 대해 무척 잘 알고 있는 듯 여겼다. 어릴 때 농촌에서 살았기 때문에 보습, 곡괭이, 삽, 호미, 낫, 쇠스랑 등 대장간에서 만드는 농기구와 친숙했기 때문이었다. 뒤늦게 현장에서 확인한 실제 대장간은 책상머리 생각과는 달랐다. 어릴 때 솔가지를 쳐 땔나무 하던 육철낫을 만드는 광경도 보았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우리가 얼마나 기본에 취약한지를 말이다.대장간은 우리 사회의 기본 중의 기본이 되는 산업 현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공장보다도 활기가 넘쳐야 하고 열기가 뜨거워야 한다. 하지만 직접 가 본 '공업 도시 인천'의 대장간은 활력을 잃었고, 싸늘하기만 했다. 공장이 많고, 어업 인구가 많고, 각종 선박들이 즐비하고, 농민까지 있는, 그래서 어느 도시보다도 대장간이 붐벼야 하는 인천의 일명 철공소 골목에서 영업 중인 대장간은 네 곳에 불과했다. 또한 네 곳 모두 1인 기업이었다. 대장장이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했다. 그나마 모두 노인들이었다. 대장간 일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서라고 했다. 대장간은 쇳덩이를 불에 달구어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곳이다. 불을 다뤄야 하고, 쇠를 두드리고 잘라야 하는 곳이다. 힘이 필요한 곳이다. 그런데 젊은 사람이 없었다. 인천 대장간의 미래는 10년을 내다보기 어렵게 되었다.대장간을 찾는 손님은 그래도 꾸준했다. 별의별 물건을 요구하는 사람도 많다. 이 손님들도 이제 얼마 후면 다 중국 대장장이들에게 일을 맡겨야 할지 모른다. 대장간의 물건도 벌써부터 중국산이 지배하고 있다. 대량 생산이 필요한 물건의 경우 견본만 우리 대장간에 맡긴 뒤 그것을 중국에 보내 나머지를 주문하는 식이라고 한다. 섬에서 굴을 따는 데 쓰는 도구인 조새조차도 중국에서 만든 게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중국에 있는 대장장이들이 한국의 갯벌에서 쓰이는 도구를 만들고 있는 세상이다. 아무리 경제논리가 앞선다지만 이것은 아니다 싶었다.인간이 도구를 사용하는 한 대장간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그런데 그 대장간이 우리 사회에서 늙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그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모른다는 점이다. 대장간에서 만드는 물건과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물건은 질적으로 다르다. 공장에서 할 수 없는 게 있기 때문이다. 쇠의 특성에 따라 달리해야 하는 담금질이라는 것은 대장장이의 눈과 손이 아니고서는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일반적으로 쓰는 물건이야 담금질이 보통으로 돼 있어도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특수한 용도의 도구일 경우 그에 걸맞은 담금질이 꼭 필요하다. 대장간이 없다면 우리는 그 특수한 도구를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대장간 보호는 이제 개인에게 맡겨서 될 일은 아닌 듯싶다. 당국이 나서야 할 만큼 급박하고 절실한 지경에 이르렀다. 많은 사람이 대장간을 찾는다면 정책도 뒤따를 것이다. 과정의 중요함을 함께 이야기하고픈 아들딸이 있다면 대장간에 가 보자. 예를 들어, 어린 아들딸이 가수가 되기까지의 고통은 염두에 두지 않고 무대 위의 화려함에만 빠져 가수가 되겠다고 야단이라면 토론할 장소로 대장간이 제격일 듯하다. 달궈지지 않고, 망치로 맞지 않고 그럴듯하게 나오는 연장이 없듯 힘겨운 과정 없이 달콤한 결과는 없다는 것을 대장간은 이야기해 줄 것이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4-11-16 정진오

경기도가 바라보는 한·중 FTA

삼성·SK반도체 등 대기업 주력제품 몰린 허브업종별 관세인하율 어찌될지… 농민대책 뭔지…道, 지금부터라도 전담 대응기구 마련 앞장서야거대 중국 내수시장의 빗장이 풀렸다. 30개월간 지속돼온 한·중 FTA 협상은 '실질적 타결'에 방점을 찍으면서 13억 중국 거대시장에 진입하는 첫 단추를 꿴 것이다. 양국간 가장 민감해 하는 자동차와 쌀 등 농산물은 일단 제외하고 협상이 진전된 데는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경제패권을 거머쥐겠다는 야심찬 속내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한반도의 상황은 이미 여러 전문가들이 100여년전 구한말 열강의 패권 각축전에 끼어있는 상황과 유사하다는 역사적, 지정학적 분석을 잇따라 제기한 바 있다. 오히려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열강의 틈바구니속에서 3대 세습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예측불가능한 돌출행동은 소용돌이 정국을 그 어느때보다 더 복잡하고 실타래처럼 꼬이게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특히 지난 중간선거에서 여소야대 정국으로 맥이 빠지기 시작한 미국 오바마 정권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대중국 견제 압박카드의 강도를 갈수록 더 높이고 있다. 중국도 뒤질세라 미국과 한판 붙자는 식의 경제패권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한·중 FTA가 급속도로 진전된데는 이런 정치적인 배경이 뒷받침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여하튼 주사위는 던져졌다. 우리에게 얼마나 득이 되고 무엇을 얼마나 잃게 될 것인가는 우리가 어떤 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 한·중 FTA 타결 소식이 터지자마자 각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어느 업종은 웃고 또 어느 업종은 울고 등 이해득실을 점치는 전망치들이 쏟아져 나왔다.경기도는 수원, 화성, 용인 기흥 등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국내 최대 반도체 단지를 비롯해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 파주 LCD 단지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의 주력제품이 몰려있는 허브이다. 또 67만여개의 중소기업이 경기도에 산재해 있고 벤처단지의 신메카로 등장한 판교 테크노밸리 또한 경기도에 있다.이런 상황인데도 한·중 FTA 타결 선언이 나온 이후 경기도가 발표한 대응책은 거의 전무했다. 경기도 산하 경기개발연구원이 내놓은 자료는 한·중 FTA 협상 테이블이 첫 시작된 2012년 5월 당시 나온 '향후 경기도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자료가 고작이었다.물론 FTA 대응은 국가 차원의 일원화된 기구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최대 광역단체이고 업종과 공장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경기도는 소위 '위기대응팀 내지 신속대응팀'과 같은 자체 FTA 대응창구가 이미 마련돼 있어야 한다. 거대 중국시장만이 아니라 이미 FTA를 체결한 여러 나라들과의 경기도내 산업계의 대응 방안과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고 나서야 한다. 도의회도 연정 쓰나미에 휩쓸려 사회통합부지사 자리를 놓고 볼썽사나운 집안싸움만 하기보다는 '왜 경기도에는 FTA 전담 대응기구가 없냐'고 따지고 챙겨야 하는 등 행정감시자로서의 원초적 기능을 해야 한다.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대한 막대한 피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관심밖으로 밀려나 있다. 이번 한중 FTA 타결선언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는 있지만 정작 그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구체적인 관세인하율이 업종별로 어떻게 진행될 건지, 향후 물꼬를 어떻게 터줄건지 등 답답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농민단체들도 번식용 가축, 축산 가공품 일부 등은 개방키로 했는데도 모든 농축산물이 제외 품목인 것처럼 정부가 호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경기도가 앞장서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성장 동력이라고 외치는 경기도가 이번 기회에 위상을 제대로 보여줬으면 한다./김성규 경제부장▲ 김성규 경제부장

2014-11-12 김성규

해양경찰의 새 출발

中어선 우리영해 침범 불법조업 갈수록 '심각'바다수호·사고 신속대응 더욱 공고히 하길 믿어'해양경비안전본부'로 환골탈태 이제부터 시작국회가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을 해체하고 국무총리 직속의 '국민안전처'를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오는 19일 시행된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국가적 재난안전 총괄부서가 새로 생겨난다. 인천 송도에 본부를 둔 해양경찰청도 국민안전처 산하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탈바꿈한다. 해경이 갖고 있던 기능 가운데 수사·정보기능은 경찰청으로 넘겨주고, 해양에서의 경비·안전·오염방제 및 해상에서 발생한 사건의 수사기능은 그대로 해양경비안전본부가 갖게 된다. 해양경비안전본부는 국민안전처 장관의 지휘 아래 인사와 예산의 독자성을 유지하며, 해상에서 발생한 사건의 수사에 대한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하지만 초동수사 기능을 제외한 수사와 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넘겨져 본래 갖고 있던 해양 전문 수사권한은 크게 줄었다.최근 들어 중국어선들은 500~700여척의 대규모 선단을 이뤄 백령·대청 어장과 서해 특정 해역에서 불법 조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과거 북한 해역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나들며 조업하던 수준에서 우리 어장 내부에 들어와 치어까지 싹쓸이하는 대담성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인천해경은 지난 7일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한 중국어선 2척을 나포했다. 배타적경제수역에서의 외국인어업 등에 대한 주권적 권리의 행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다. 이들 중국어선은 옹진군 소청도 남서쪽 54㎞ 떨어진 해상에서 서해 EEZ를 44㎞가량 침범했다가 해군과 해경의 합동작전으로 나포됐다. 해경은 최근 중국어선 수백여 척이 서해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등 수가 늘어나자 제주와 군산 등에서 대형함정 4척을 투입시켜 해군과 합동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은 대한민국의 해양주권을 침해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을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인천해경이 이번 달에 나포한 중국어선은 모두 11척으로, 올해 나포한 전체 중국어선(34척)의 3분의 1에 달한다. 지난해와 2012년에는 각각 42척과 62척의 중국어선을 나포했다. 나포된 어선 수로 보면 예년과 비해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최근에 보이고 있는 중국어선들의 집단적 행동과 우리 영해를 깊숙이 치고 들어오는 과감성까지 감안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중국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해경 해체소식이 중국 선원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제 새로 신설되는 해양경비안전본부가 해경이 담당했던 이 업무를 맡아야 한다. 해양경비안전본부의 해양전문 수사권한은 줄었지만 우리나라 바다를 지키고, 사고에 신속히 대응하는 시스템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믿고 싶다.해양경찰청은 창설 61년 만에 해체를 맞게 됐다. 지난 4월 16일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단 등이 탑승한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는 대형 참사를 계기로 해양사고 대응체계에 대한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 지 200여일 만이다. 참사를 지켜본 국민들이 '해경 무용론'을 이끌었고, 정부와 국회가 이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 것으로 끝난 게 아니다. 이제 해양경비안전본부는 모체인 해경의 해체라는 피해 의식을 접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해경의 이름은 사라지지만 해양경비안전본부로의 환골탈태(換骨奪胎) 과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고 박수받는 기관이 되길 바란다./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문체부장▲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문체부장

2014-11-09 이영재

유정복 노믹스에 대한 짧은 생각

아무리 어려워도 필요한 예산 있는건데…가치 안따지고 무작정 칼질 '여기저기 불만'지역경제 선순환구조 잘 이끄는게 '힘있는 시장'역사적으로 볼때 경제학자로 이름을 날리면서 부를 일군 이는 리카도와 케인즈 정도라고 한다. 심지어 경제학자 중에는 빈곤으로 굶어죽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08년 경제위기가 터지고 나서 영국 여왕이 '도대체 경제학자들은 무얼하고 있었느냐'며 푸념을 털어놓았다는 이야기도 있다.물론 경제학은 '돈버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 아니다. '인간이 행하는 경제생활의 여러 측면을 연구해 그 이면에 흐르는 논리를 밝혀 내고, 그에 따라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 내고자 하는 학문'이다. 이러한 사전적 의미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거의 모든 경제학자들이 이 세상을 좀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방법을 추구한 게 사실이고, 우리는 상당부분 직간접적으로 그들의 이론과 아이디어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어쨌든 영국 여왕의 푸념이나 부와 동떨어진 삶을 산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는 경제가 그만큼 예측하기 힘든 분야라는 사실을 방증하는 듯하다. 각종 파생금융상품의 등장 등으로 더욱 복잡해진 현재의 글로벌 경제 체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실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치는 빗나가기 일쑤고 정부의 성장목표치 또한 수정을 거듭하지 않았던가.그러나 단순한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어느 정도 예측을 확신할 수 있는 영역도 있다. 바로 '긴축'이다.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긴축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가장 유효한 수단중 하나다.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다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인천시가 현재 강하게 밀어붙이는 재정긴축 기조에 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그런데 아쉬움이 남는다. 긴축은 부모에게 용돈을 타쓰는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경제활동이다. 용돈이 줄면 군것질 참고, PC방 가는 비용 아끼는 게 당연하다. 시민들이 '힘있는 시장'에게 바란 것은 이처럼 누구나 구상할 수 있는(혹은 실행할 수 있는) 단순한 방법이 아니었다. 시민들이 유정복 시장을 선택한 것은 마른수건 물 짜내듯 '고통 분담'을 수반하는 긴축이 아니라, 보다 나은 삶을 담보할 수 있는 '수완'을 발휘해 주길 바라서였다.쌀 한말로 석달을 버티라는 시아버지의 말에 쌀을 한홉씩 봉지에 넣어 나눠 천장에 매달아 놓고 매끼 한홉씩 멀건 죽만 끓여먹은 며느리가 아니라, 쌀 한말로 떡을 만들어 판 뒤 남는 돈으로 떡을 만들어 팔기를 반복해 살림을 부풀린 며느리를 바란 것이다.이처럼 기대감과 현실에 괴리가 있다 보니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들린다. 좀 거칠게 표현하면 마른수건 실밥 터지는 소리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아무리 어려워도 필요한 예산은 있는 것인데 가치를 따져보지 않고 무작정 일률적으로 칼질만 하고 있다"며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 이후에는 '재정적자를 늘려서라도 경제를 살리는데 투자해야 한다'는 중앙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페인과 그리스 등 긴축재정 정책을 편 유럽국가들의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된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힘있는 시장'의 '힘'은 수건 쥐어짜는 팔뚝의 근육을 상징하는 게 아니다.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이끄는 아이디어와 수완, 바로 시민들이 보고 싶어하는 '힘있는 시장'의 진정한 '힘'이다./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4-11-02 임성훈

대북전단 국민갈등, 정부가 부추기는 꼴

北, 풍선향해 쏜 총탄 민간지역 떨어져 촉발정부, 보수·진보 마찰때마다 애매한 태도진영논리 아닌 국민 생명과 안전 우선돼야1970~80년대 북에서 날려보낸 대남 선전용 전단인 소위 '삐라'가 어렵지 않게 발견됐다. 시골 초등학생들이 '삐라'를 줍기 위해 산으로, 들로 헤매고 다녔다. 여러명의 친구들과 어울려 돌아다니다 한 친구가 삐라를 줍기라도 하면 모두가 흥분해 경찰서로 달려갔다. 전단을 파출소에 신고하면 공책과 연필을 선물로 줬기 때문이다. 학용품이 귀하던 시절 공책과 연필을 받는 재미에 기자도 친구들과 함께 해가 저무는줄도 모르고 산과 들을 뛰어다녔던 기억이 난다. 당시 삐라에 적힌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하면 박정희 정권을 비난하는 내용이겠지만…. 당시 학교에서는 삐라를 주으면 내용을 읽지 말고 곧바로 파출소에 신고하라고 가르쳤다. 철저한 방공교육 덕(?)에 삐라를 주웠던 친구들은 마치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바짝 긴장했다.어렸을 때 즐겁지만은 않은 추억으로 잠재됐던 '삐라'가 요즘 우리 국민들을 갈등으로 몰아넣고 있다. 보수단체가 북으로 보내는 대북 전단이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사실 대북 전단이 뿌려지는 것은 새로운 사실도 아니다. 그런데도 새삼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지난 10일 연천지역에서 날린 풍선을 향해 북측이 쏜 총탄이 우리 민간지역에 떨어지면서 촉발됐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원칙없는 태도에 국민들은 더 흥분하고 있다.통일문제를 주도해야 할 장관은 처음에는 "전단 살포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 보장과 규제법 미비로 제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감에서 질타를 받자 "남북관계와 관련된 사안"이라며 슬며시 말을 돌렸다.대북전단 문제로 보수와 진보단체가 오랫동안 많은 갈등을 빚어오는 동안에도 정부는 항상 한발 물러나 있었다. 괜히 끼어들어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오랫동안 갈등이 지속되는데도 정부는 뚜렷한 원칙도, 기준도 없었다. 그냥 큰 충돌이 없기만 바랐다. 다행히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없어 그럭저럭 넘어갔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국민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전단을 담은 풍선을 향해 북측이 총을 쏘고 실탄은 우리 국민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떨어지는 실제 상황이 벌어졌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대북전단 보내기로 생존권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한창 바쁠 추수기에 생업을 포기할 만큼 그들은 절박했다. 얼마전 임진각에서 벌어진 보수단체와 주민들간의 마찰에서 보듯이 선량한 국민은 행동으로 밖에 보여줄 것이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너희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방관만 하고 있다. 마치 다른 나라 일인 듯…. 정부의 이런 모습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이다.대북전단을 통해 북한정권의 실상을 알리겠다는 보수단체의 충정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지금 남측에서 펼쳐지고 있는 대북전단 논란이 국익을 위한 생산적인 진통일까 묻고싶다.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느냐, 마느냐하는 민감한 시점에 북한체제를 비방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을 모욕하는 내용의 대북전단이 과연 국익에 얼마만큼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혹시 대북전단이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주고 도발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면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다.정부 역시 대북전단 살포 묵인과 진영논리로 가두어 놓으려는 애매한 태도는 결국 남남 갈등만 더욱 부추길 뿐이다.정부는 보수, 진보라는 진영논리가 아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가장 우선해야 한다. 국민이 우선되지 않은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박승용 사회부장▲ 박승용 사회부장

2014-10-29 박승용

전국체전을 아십니까

2000년대 들어서면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사회적 현상에 의해 스포츠 본질마저 흔들려AG·올림픽 한국저력 원동력임을 명심해야"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와 전국소년체육대회(이하 소년체전)를 아시나요."이 물음에 아는 학생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학업과 대학 진학 문제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학생들은 전국체전과 소년체전에 대해 잘 모른다고 대답한다. 요즘 20대 젊은 세대들도 국내 종합스포츠대회를 알지 못한다. 그만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에서 스포츠가 국민들의 인식서 사라졌다는 증거일 것이다.하지만 1970~80년대에는 국내 스포츠가 전성기를 맞을 때도 있었다. 그 시기 전국체전이나 소년체전에 도·시 대표로 뽑힌 학생 선수들은 학교장은 물론 교사·학생들로부터 주목받았고, 학교의 자랑이었다. 우리 학교 선수가 전국체전과 소년체전에서 우승이라도 하면 전교생들로부터 칭찬과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치르면서 아마추어 스포츠 인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국민들은 먼 이국 땅에서 벌어지는 축구 경기를 라디오와 TV를 통해 밤잠을 설쳐가며 응원했고, 그 열기는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개최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그러나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전국체전과 소년체전의 열기는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 아마추어 선수들은 일반 학생들의 눈치를 보면서 한쪽에서 훈련하는 찬밥 신세가 됐다. 또 일부 학교장은 자신의 학생 선수가 우승했을 경우 교문에 현수막을 내걸어 다른 학생들에게 알리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학생들에게 열등감(?)을 준다는 이유로 이마저도 사라지는 추세다. 이제 더 이상 우리나라에선 아마추어 스포츠가 설 곳이 없는 느낌이다.더 큰 문제는 사회적인 환경에 의해 스포츠의 본질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세월호 침몰사고는 5월 안성에서 예정된 '경기도 엘리트 스포츠 제전'인 '경기도체육대회'를 내년으로 연기시키는 상황을 만들었고, 지난 10월 17일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 환풍구 사고는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의 개·폐회식을 없애기도 했다. 세월호 침몰사고나 판교 환풍구 사태는 많은 인명 피해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스포츠축제 분위기를 자제시킨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스포츠인들은 개·폐회식이 아니더라도 대회만큼은 강행됐어야 한다는 바람이었다. 도체육대회·대축전은 모두 1년에 한 번씩 열린다. 1년 동안 수많은 선수들이 이날을 준비해 왔고, 생활체육에 참가하는 동호인들도 1년 만에 한곳에 모이기 위해 이 날을 기다려왔다. 비록 대축전은 개·폐회식을 전면 취소하고 경기만 진행했지만, 도체육대회는 내년으로 미뤄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스포츠인들은 모두 입을 모은다. "해마다 이런 사태가 일어나면 우리나라에선 절대로 스포츠행사를 열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그러면서 이번 판교 환풍구사태는 또한번 스포츠인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경기도체육회가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경기도 선수단의 결단식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도체육회장인 경기도지사와 내·외빈들은 해마다 경기도청에서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도선수단에게 격려와 용기를 심어주었지만, 올해는 이 마저도 무산됐다.전국체전은 17개 시·도 대표 선수들이 출전하는 한국 아마추어 스포츠의 최대 제전이다. 경기도는 이번 전국체전에서 종합우승 13연패에 도전한다. 얼마 전에 끝난 인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각각 아시아 2위, 세계 10위 안에 들었던 한국 스포츠. 그 원동력은 바로 전국체전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신창윤 체육팀장

2014-10-26 신창윤

영화 '인천'과 유정복 '인천의 꿈'

스타·제작비 대거 투입 영화 '인천' 최악의 평스펙 화려 '힘있는 부시장' 캐스팅 시사점 커유 시장, 전임자 정책 잘살펴야 도시 미래 밝아1980년대 벽두에 인천을 세계에 알린 영화가 있었다. '인천(Inchon)'이란 제목이 붙었는데, '오, 인천(Oh, Inchon)'이라고도 불렸다.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을 다뤘다. 이 영화는 초호화 캐스팅으로, 막대한 제작비 투입으로 국내외의 관심이 컸다. 007시리즈로 유명한 테렌스 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영국의 명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맥아더 장군역을 맡았다. 제작비로 5천만달러 가까이 들였다고 한다. 주연 올리비에의 출연료만 100만달러였다고 한다. 윤후명의 장편소설 '협궤열차'에는 '오, 인천' 얘기가 나온다. 작가는 현지로케로 인해 수인선 주변이 갑자기 활기를 띠었고, 사람들은 흥분상태에 빠져들었다고 당시 현장의 분위기를 전할 정도로 '주인공 도시'인 인천에서는 기대가 컸다. 영화는 그러나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영화 '인천'은 세계 영화사에 아직도 사상 최악의 영화 중 하나로 남아 있다.며칠 전 배국환 신임 인천시 정무부시장과 점심을 같이 할 기회가 있었다. 인천시 재정난이 이만저만 심각한 게 아니라면서 걱정이 태산이었다. 얘기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고는 했다. 옆에서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였다. 그러면서 인천의 개발청사진을 이미 머릿속에 그린 듯 이것저것 설명했다. 그는 이전의 정무부시장에 비해 행정분야 업무를 절반가량 책임지게 되는데 그 이름도 경제부시장으로 바뀐다. 그에 따른 의욕도 컸다. 그런데 그의 말 한마디가 영 신경에 거슬렸다. 그냥 정무부시장이었으면 안 왔을 거라는 거였다. 권한을 많이 넘겨받은 '힘있는 부시장'이기 때문에 수락했다는 뜻으로 읽혔다. 인천을 위해 온 게 아니라, 그 자리를 보고 왔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30여년 전의 영화 '인천'이 떠올랐다.유정복 인천시장의 당선 요인 중 하나는 '힘있는 시장론'이었다. 정권의 실세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소외돼 온 인천을 위해 많은 것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유권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유정복 시장은 그 점을 잘 알았기 때문에 행정고시에 미국 유학까지 하고, 정부의 예산을 주무르던 배국환 부시장을 캐스팅했을 것이다. 스펙만 놓고 보면 역대 정무부시장 중 가장 화려하다. 그리고 유정복 시장은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를 새로운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유정복 감독·배국환 주연의 영화 '인천의 꿈'이 제작에 돌입한 것이다. 정권 최측근에 최고의 관료 출신, 그 자체로 초호화 캐스팅이다. 그만큼 기대도 크다.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유정복 시장은 전임자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화가 그렇듯 정치도 캐스팅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전임자는 국내 학벌로는 최고라는 소위 'KS'라인에 매달려 인천을 '실패한 개발공화국'으로 만들었다는 악평을 받기도 했고, 어떤 전임자는 '국가 대표급'을 인천에 데려왔다가 망신만 당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관료생활을 한 유정복 시장은 전임자들의 정책과 사람쓰기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영화 '인천'의 참패 이유는 들인 돈과 호화 캐스팅에 맞지 않게 각기 따로 노는 데 있었다. 투자자는 '전쟁'에 종교적 색깔을 입히면서 내용을 어색하게 했고, 감독과 배우는 개런티에 더 관심이 컸다. '인천'을 다뤘지만 인천은 어떤 도시인지, 그 속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살아왔는지와 같은 실제 인천에 대한 애정은 없었다. 스타를 데려다 돈만 많이 들이면 될 줄 알았던 모양이다. 유정복 시장은 그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천의 꿈'이 미래에 빛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4-10-19 정진오

비뚤어진 공기업 홀로서기

LH '30년 국민임대주택' 조기분양 추진계획 논란정부·여당도 수익으로 공급물량 늘리겠다는 발상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 메우는 꼴' 지나지 않아최근 공기업 지인들을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들의 푸념이 '왜 우리가 죄인 취급 받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 일색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들중 상당수 공기업은 신이 내린 직장이니 로또 맞은 사람들만 모인 곳이니 하는 등 세간의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으로 차별화된 특혜 집단으로 인식돼온 것이 사실이다. 공기업의 경영실적이 수백, 수천억원대 마이너스를 기록해도 억대 연봉잔치에 각종 복지 혜택이 대기업을 능가하는 대우를 받아왔기 때문이다.공기업 입사경쟁률이 고시를 비웃을 정도로 치솟고 아예 대학에서 공기업 입사 취업반과 특강이 생길 정도로 위세를 떨치기도 했다. 매년 국정감사에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인지도를 높이려는 국회의원들의 단골 공격 기관이 공기업이다. 그러면서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내로라하는 공기업 사장이나 임원 자리 하나 얻으려고 온갖 빽을 다 동원해가며 호된 질책을 하던 그들이 구성원으로 들어가려고 애를 쓰는 난센스가 판을 치고 있다.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관피아·선피아'가 우리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급부상하면서 이런 그들만의 특혜리그가 주춤해진 상태다. 특히 공기업 개혁에 대한 정부 의지가 최근 강화되면서 복지수혜폭이 대폭 줄어든 공기업이 늘어나고, 일부 공기업은 '좋은 시절은 다 끝난 것 같다'며 조직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낙하산식 공기업 사장과 임원 선임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관·선피아 척결 인사지침이 없어 눈치를 봐가며 조용해질 때까지 때를 기다리는 정·관계 사람들이 대기순번표를 받아놓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대한민국의 공기업 현주소는 어떠한가? 말 그대로 공기업(公企業)은 영리추구만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사기업(私企業)과는 달리 공익을 목적으로 존재하는 기관이다. 좀 더 많은 불특정 서민들을 위해 정부를 대신해 일을 하는 곳이고 국가로부터 세금을 지원받지 않고 스스로 적정이윤을 벌어 독자 운영해야 할 책임이 있다. 물론 업무 특성상 영업이익 자체를 낼 수 있는 곳이 없다. 정부의 지원금이나 특별기금에서 재원을 충당하는 곳이 그런 곳이다.세간의 화두는 돈을 버는 공기업이든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공기업이든 가릴 것 없이 '왜 공기업 임직원들에게 임금과 복지혜택이 지나치게 많아야 하느냐'는 시선이다.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무원 보다도 대우가 좋다보니 고위 공직자들이 퇴직 후 산하 공기업으로 가려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동네북 신세가 된 공기업들은 설립 존재 의미조차 스스로 망각하는 일탈 계획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것도 정부 여당과 공조하는 분위기다. 공기업 개혁을 위해 적자 공기업에 대한 부채 감축, 재정건전성 강화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결국 서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최소한의 혜택마저 희생제물로 삼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통합이후 140조원에 달하는 부채 감축 방안에 대해 정계·관계·시민단체 등으로부터 호된 비난이 이어지자 최근 '30년 국민임대주택'의 조기 분양을 추진하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70%이하인 저소득층의 최후 보금자리마저 일반분양으로 전환해 부채를 감축하겠다는 발상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정부 여당도 경제분과 공청회를 열어 국민임대주택을 조기 매각해 나온 수익으로 임대주택 공급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당의 기본안으로 세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임대주택법에 30년 의무임대기간이 만료되기 이전에는 매각할 수 없는데도 법개정까지 하겠다는 의지다. 국민임대를 조기매각해 공공임대를 늘리겠다는 발상이 보는 시각에 따라 임대주택 확대로 비쳐질 수 있으나 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 메우는 꼴'에 지나지 않는다. 비단 LH뿐만 아니라 모든 공기업이 이런 논리라면 민영화로 돌리는 게 나을 수도 있다./김성규 경제부장▲ 김성규 경제부장

2014-10-15 김성규

누구를 위한 군(軍)인가

대청도 지뢰 폭발 구조·이동때 軍은 없었다사투 벌이는 국민 상상했다면 신속대응 당연현장 통합 지휘할 컨트롤타워도 보이지 않아인천시 옹진군 대청도 한 야산에서 숲가꾸기 작업을 하던 민간인들이 지난 6일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물이 터지면서 2명이 죽고, 2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옹진군은 2010년부터 5개년 사업으로 매년 18억원을 들여 서해5도 산림이 우거진 야산에서 고사목·생장불량목·형질불량목 등을 중심으로 제거하는 숲가꾸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를 끝으로 이 사업은 일단락된다. 서해5도의 안보와 지리적 특성상 군사구역에서 이뤄지는 사업인 만큼 옹진군은 군부대와의 협조를 통해 사업구역을 설정하고 민간인을 투입해 작업을 벌였다고 밝히고 있다. 대청도 사업구역에는 지난달 16일부터 간벌작업이 이뤄졌고, 사고가 난 날은 이 일대의 작업을 마무리하는 날이었다.'팡'하는 폭발음과 함께 나무를 자르는 기계톱 소리가 멈췄고, 작업을 하던 인부 9명중 2명이 쓰러져 비명을 질렀다. 등에 파편을 맞은 김모(55)씨는 멀리 떨어져 작업하던 동료들에게 "나 좀 살려달라"고 외쳤다. 김씨 바로 옆 최모(44)씨는 오른쪽 다리가 훼손된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 작업반장을 맡은 정모(59)씨는 "지뢰일 수 있으니 움직이지 말자"고 주변을 정리한 뒤 119에 신고했다. 신고 후 곧 구출될 것이란 기대로 주변 나무를 절단하는 등 공간을 확보했던 근로자들은 3시간 넘게 아무런 도움의 손길도 받지 못하고 공포에 떨어야 했다. 부상당한 김씨와 최씨는 응급치료도 받아보지 못하고 현장에서 끝내 숨을 거뒀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군부대와 가까운 '군사구역'이었다. 소방헬기는 사건발생 후 2시간30분 가량이 지나 현장에 도착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곧바로 구조작업을 시작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늘을 뱅뱅 돌기만 하는 소방헬기를 쳐다보는 인부들의 마음은 타들어갔다.현장 생존자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폭발이 일어난 후 구조가 이뤄질 때까지 대한민국 군(軍)은 없었다. 구조돼 헬기에 오른 생존자들이 땅에서 구조를 기다릴 때도, 헬기로 구출돼 이동할 때도 군인을 볼 수 없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군(軍)은 폭발사고를 감안해 폭발물제거반 등 공병대원 7명과 의무중대원 5명을 꾸려 현장에 보내는데만 2시간 반 넘게 소모했다. 공병대원들은 현장까지 500m를 진행하는데 1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구조헬기가 도착하면서 사고현장에는 들어가지도 못했다. 군의관 등 의무병들은 그 뒤편에 대기했지만 부상자를 보지도 못했다. 물론 현장에 투입된 군부대 장병과 구조요원들의 안전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군사구역내에서 폭발물이 터져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국민의 모습을 떠올렸다면 보다 신속하고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했다고 본다.과연 사고현장에서 어떤 지휘관이 나와 구조작업을 총괄했는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취재한 정황을 보면 현장에서 경찰과 구조헬기 등을 통합 관리한 컨트롤타워는 없었다. 서해5도서는 언제나 적의 어떤 공격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귀신잡는 해병'들이 국민의 안전을 위해 24시간 밤잠을 설치며 눈을 부릅뜨고 있는 곳이다. 적의 어떤 도발에도 이를 섬멸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무한 반복훈련을 거듭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해병을 보는 국민들은 항상 든든하다. 국민의 안전보장과 생명보호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군의 사명이다. 하지만 민간인 2명이 현장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동안 군은 거기에 없었다. 심지어 숨을 거뒀다고 판단한 사망자 시신 한구는 밤새 현장에 방치돼 있다가 다음날이 돼서야 수습됐다. 시신을 지킬 그 누구도 현장에는 없었다. 대한민국 군(軍)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국민의 곁에서 말이다./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문체부장▲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문체부장

2014-10-12 이영재

독일, 남경필

독일식 연정, 참신성 불구 지루한 '제자리 걸음'예산편성·인사권 나누는 분권형도지사제 카드정치철학·소신 '쉽지않은 도전' 어찌 성사될지…독일만큼 이름이 다양한 나라도 없다. 독일어로는 '도이칠란트'(Deutschland)지만 영어로는 '저머니'(Germany)다. 중국에서는 '더궈'(德國), 프랑스에선 '알르마뉴'(Allemagne)로 불린다. 우리가 독일이라고 부르는 이름은 일본어 '도이츠 (ドイツ· 獨逸)'를 한국식 한자음으로 읽은 것으로, 그 전에는 중국의 영향으로 '덕국'이라 불렀다.나라 이름이 제각각인 건, 아무래도 독일의 파란만장한 역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대 게르마니아로 알려졌던 독일 땅은 16세기 종교개혁과 19세기 신성로마제국의 심장부였다. 19세기 후반부 프랑스-프로이센 전쟁 중에 최초로 통일국가의 면모를 갖췄던 독일은 1·2차 세계대전에서의 잇따른 패전과 분단, 그리고 통일에 이르기까지 한번도 세계사의 중심에서 비켜서 있지 않았다. 독일로부터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은 나라들이 많았으니 부르는 이름도 다양했을터, 그 중 지금까지도 세계인들에게 가장 강력한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 건 나치독일의 2차대전과 전후 경제부흥이 아닐까 싶다.독일이라는 나라를 대하는 우리 국민들의 감정은 비교적 우호적이다. 홀로코스트로 대표되는 나치 독일의 만행이 당시 동맹관계였던 일본의 행태와 맞물리면서 피해자인 우리에겐 체감의 강도가 남다를텐데도 '적(敵)의 친구 = 적'이라는 공식이 성립하지는 않는다. 패전후 독일의 반성이 일본과 극명하게 대조되기 때문이려니와, 같은 분단국가였다는 동질감도 한 몫을 한 듯하다. 라인강의 기적-한강의 기적으로 오버랩되며 둘다 굉장한 경제성장을 이뤄낸 나라라는 뿌듯함도 작용을 했을 것 같다. 어떤 이에겐 가난했던 시절 수많은 우리의 누이와 아버지들을 간호사로 광부로 떠나보냈던 나라로, 또 어떤 이에겐 차범근과 손흥민에 열광하는 나라로 인식되기도 한다.공교롭게도,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후 첫 유럽 순방지로 독일을 택했다. 모두 경제교류와 투자유치에 방점이 찍힌 출장이지만, 특히 연정을 최대 화두로 던진 남경필에겐 이번 방문이 각별한 의미를 가질 듯하다. 대한민국 정치 시스템에서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연정은 그 참신성과 파괴력에도 불구하고, 석달 넘게 지루한 제자리걸음이 계속되면서 실현가능성에 의문부호가 쌓여왔다. 혹자는 남경필의 정치쇼이거나 이미지 메이킹 정도로 치부했다. 적어도 남경필이 예산편성과 인사권을 나누겠다는 분권형도지사제를 전격적으로 꺼내들기 전까지는 그렇다.남경필로서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법으로 안되면 법을 개정하고, 제도적으로 못 풀면 정치적으로 풀겠다"는 그의 워딩에선 연정이 얄팍한 쇼맨십은 아니라는 진정성이 묻어나온다. 하지만 현행법 테두리를 벗어나는 소신은 냉정하게 '인치(人治)'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야당도 야당이지만, 새누리당내에 우호세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선 자칫 법개정만 추진하다 임기를 끝내버릴 수도 있다. 정치적으로 풀린 문제는 후일 정치적 이유로 다시 꼬일 수도 있다.남경필이 정치철학이자 소신으로 믿고 있는 독일식 연정은 바이마르 헌법에 뿌리를 두고 있다. 1차대전 패전과 독일 혁명 와중에 출범한 바이마르 공화국은 가혹한 베르사이유 조약과 대공황의 시련속에서도 독일 최초의 민주 헌법과 의회 민주주의를 실현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바이마르 공화국의 혼란은 훗날 히틀러 집권의 단초가 돼 독일을 전범국가로 내몬다. 제도보다 그 제도를 다루는 사람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남경필의 도전이 어떻게 성사될지, 훗날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배상록 정치부장▲ 배상록 정치부장

2014-10-08 배상록

잊혀져 가는 그날, 그 이유는

일반인·단원고 유가족 갈라져 왜 다투는지 의문힘돼 줄 사람은 설치는 정치인·시민단체도 아냐오직 국민뿐…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170여일이 지났다. 아직도 10명은 시신도 찾지 못하고 있다. 오늘도 팽목항에는 수십명의 구조대가 검푸른 바닷물속에서 사투를 벌이며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진도에 남아있는 가족들은 매일매일 아들, 딸, 아빠를 부르며 울부짖고 있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잊었다. 남는 것은 매스컴에 나오는 유가족 대표들의 모습뿐이다.한참동안 온 나라를 노랗게 물들였던 추모 리본도,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현수막도 사라진지 오래다. 수백만명의 추모객들이 찾았던 분향소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들뜬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수백명의 어린 학생들, 오랜만에 여행을 떠났던 가족들, 새로운 삶을 찾아 가던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5개월이 지난 지금 국민들은 그날을 기억할까. 지금도 희생된 영혼들을 생각하며 아파할까. 그날의 아픔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 애절했던 마음을 간직하고 있을까. 하루 아침에 자식과 가족을 잃고 망연자실하는 유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미어져 함께 울었던 그날들, 그것은 동정이 아니었다. 정말로 온 국민이 같이 아파하고 슬퍼했었다.모두가 유가족들의 깊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족들의 주장이 조금은 억지고, 생떼처럼 느낄 때도 있었지만 그들이 겪는 아픔을 생각하며 이 정도는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렀다. 지금은 어떤가. 그날의 아픔은 이미 까마득하게 잊었다. 연일 매스컴에 등장하는 유가족 대표들과 그 언저리에서 정쟁만 벌이는 정치인들만 기억된다.한마디로 초심을 잃은 듯하다. 절망속에서 명확한 사고 원인이라도 알아야 한다며 절규하던 유가족들의 모습은 사라졌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오만방자한 행동에 서슴지 않는 막말까지, 이들은 이미 권력집단이 돼 버렸다. 얼마전 발생한 대리기사 폭행사건을 보며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소위 권력자라는 국회의원까지 자신들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으니 마치 대단한 권력을 가진 듯 착각하는 것일까. 물론 술을 먹을 수 있다. 싸움도 할 수 있다. 자식을 잃은 슬픈 마음을 그렇게라도 달랠 수 있다. 하지만 뒤처리가 비겁했다. 바로 사과하고 당사자와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했다. 그러면 국민들도 이해하려고 노력했을 게다. 뒤늦게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한 사과는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나을 법 했다.아쉬운 것이 또하나 있다. 둘로 쪼개진 유가족 대표단의 다툼이다. 어른이든, 젊은 학생이든 생명은 똑같이 귀하다. 일반인 유가족으로, 단원고학생 유가족으로 갈라져 다투는 모습을 보며 저들이 과연 무엇을 위해 저러는지 의문스럽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실망하고 있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를 애써 잊으려 하는지 모른다.유가족 대표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지금도 팽목항에서 자식의 시신이라도 찾겠다고 몸부림치는 가족들을 생각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식을 마음에 담고 삶의 현장에 돌아가 열심히 살아가려는 대부분의 유가족들을 욕먹이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 지금 당신들에게 끝까지 힘이 돼줄 사람이 누구인지를. 분명한 것은 지금 당신들 옆에서 설치고 있는 정치인도, 시민단체도 아니다. 당신들이 의지해야 할 힘은 국민뿐이다. 국민들이 돌아선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아들, 딸들을 위해서라도./박승용 사회부장▲ 박승용 사회부장

2014-10-05 박승용

임권택과 장진을 위한 변명?

'빠바바 밤~'.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베토벤 교향곡 제5번 C단조'의 제1악장 첫머리에 등장하는 4음 모티브다. '운명'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교향곡 중의 하나일 것이다. 슈만이 '운명'에 대해 "이 교향곡은 음악의 세계가 계속되는 한 몇 세기든 길이 남을 것이다"고 예견했다고 하는데 이쯤되면 슈만을 '음악계의 문어'로 불러도 될성 싶다.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베토벤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곡이 됐으니 말이다.기자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이 '빠바바 밤'으로 시작하는 1악장 도입부에 얽힌 에피소드다. 베토벤의 비서였던 안톤 신틀러가 "곡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모티브가 무엇을 뜻하는 것이냐"고 베토벤에게 물었을 때 베토벤은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고 대답했다고 한다.이 에피소드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음악계에서 논란이 있지만 기자는 사실이라 믿고 싶다. 에피소드를 접한 후 듣는 '운명'이 '이전의 운명'보다 더 의미있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인 기자가 곡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고 그래서 더 좋아하는 음악이 됐는지도 모른다.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 단 한 줄의 해설(?)이지만, 이 해설은 듣는 이에게 곡을 감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종의 안내자라는 생각이 든다. 대강의 줄거리를 알고 영화를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물론 클래식 아마추어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인천아시안게임 개·폐막식 총감독과 총연출을 맡은 임권택·장진 영화감독이 지난달 30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개막식이 한류로 도배됐다'는 일부 비판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고 한다.장 감독은 "개막식 무대를 빛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인천 시민만 해도 1천500여명에 달하고, 고은 시인과 소프라노 조수미 등 각계 문화예술인들이 동참했다"며 "이 분들의 노고를 외면하고 연예인이라고는 2명 밖에 나오지 않는 무대를 한류로 도배했다는 식의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야속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임 감독은 논란의 핵심이었던 성화 점화와 관련해 "(원래 의도는)이영애씨가 (엄마의 모습으로) 새싹으로 자라나고 있는 어린이 두명을 맞이하는 것이고, 이 어린이들이 주목받도록 하는 것이지만 중계 연출팀과 소통이 원만하지 못해 이영애씨만 부각됐다"고 했다.듣고 보니 억울할만도 하다. 어머니는 대지에 비유된다. 그런 어머니가 두 꿈나무의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 참으로 뭉클하지 않은가. 그런 '숭고한' 기획의도는 온데 간데 없이 한류스타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지고 급기야 여론의 뭇매를 맞았으니 여간 속상한 일이 아니었을 터다. 달리 말하면 달을 가리키는데 사람들이 손끝만 본 격이다.그렇다고 두 감독이 '왜곡된(?) 개막식'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45억 아시아인이 생방송으로 지켜보는 개막식의 총감독·총연출이면 실제로 비쳐지는 부분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했다. TV 화면에 이영애가 '여신'(?)이 아니라 '어머니'임을 설명하는 단 한줄의 자막이라도 나왔다면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았을까? 마치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는 설명을 듣고 운명을 감상하는 것처럼….언론과의 사전교감, 조직위와의 소통부재 상태서 개막식을 치르다 보니 '상업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카메라의 앵글은 정작 달이 아닌 손가락을 담았던 것 같다. 그것도 네일아트로 화려하게 치장한 손가락을.인천아시안게임은 오는 4일 막을 내린다. 폐막식은 '아시아는 이제 인천을 기억할 것입니다'란 주제로 열린다. "인천은 이렇게 아시아인의 가슴을 두드렸다!" 폐막식이 끝나고 나서는 이런 얘기를 듣고 싶다./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임성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4-10-01 임성훈

공허한 남한산성 조례안

경기도는 지난 19일 '경기도 세계유산 남한산성 보존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난 6월22일 제38차 세계유산위원회가 남한산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자, 이에 걸맞은 남한산성 보존관리를 위해서다.조례의 골자는 이렇다. 남한산성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보전하고 계승해야 할 경기도지사의 책무를 규정했다. 이어 남한산성 보존·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남한산성 관리위원회를 둔다고 밝혔다. 또한 남한산성 관리 실행기구로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를 두기로 했다. 경기문화재단의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이 명칭을 바꾸어 센터의 기능을 수행하는 모양이다.그런데 공허하다. 남한산성 관리주체와의 협력방안과 재정대책이 빈곤해서다. 수원화성과 달리 남한산성은 행정구역이 성남·광주·하남에 걸쳐있다. 화성 관리를 수원시가 전담하는 것과 달리 남한산성 관리는 3개 지자체의 몫이다. 관리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갈등이 발생할 경우 관리 자체가 부실해지기 십상인 구조인 셈이다. 도 조례안에는 남한산성 관리위원에 성남·광주·하남시 부단체장을 포함시켰지만, 20명으로 구성되는 위원회에서 이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정작 현장에서 남한산성을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3개시 시장의 책무와 역할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재정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조례안 17조 재정지원 조항은 '도지사는 센터의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 필요한 경비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해놓았다. 센터의 업무는 남한산성 문화유산의 복원·보수·정비·활용 등 7개 업무로 사실상 남한산성에 대한 총괄적인 관리운영을 말한다. 그렇다면 도가 예산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는 재정은 어느 정도나 될까.수원화성을 들여다보자. 수원화성 보존 및 문화재관리, 화성경관보호 토지매입 비용으로 2010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투입된 총 예산은 1천554억6천만원이다. 이중 국비지원이 435억3천만원(28%), 도비지원이 78억3천만원(5.03%)이고 수원시의 온전한 부담은 1천41억원(66.96%)이었다. 수원화성이 1997년에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됐으니, 지정 이후 총 투입 예산은 엄청난 규모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난 5년간 통계가 보여주듯이 화성관리 주체로서 수원시가 부담한 금액이 상당한데 비해, 도비 지원은 그야말로 쥐꼬리였다는 점이다.남한산성 또한 관리주체인 성남·광주·하남시의 재정투입 없이는 보존사업이 불가능하다.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남한산성 인접지역의 개발행위를 적절히 통제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토지수용 및 보상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3개 시가 재정분담을 놓고 갈등할 경우 관리는 표류하게 돼있다. 그나마 성남시를 제외하고는 재정기반이 취약하다. 결국 도의 남한산성 관리정책은 3개 시의 관리협력과 재정분담을 조정하고, 국비를 확보하는데 최대한 조력하는 일 뿐이다.도는 10월 10일까지 조례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제안한다. 우선 조례안에 관리주체인 3개시 단체장의 역할과 재정분담 조항을 조정해 담아내야 한다. 그 다음 이를 담보할 3개시의 관련조례와 거의 동시에 입법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남한산성 관리는 결국 돈의 문제에 걸려 넘어질 것이 뻔하다.경기도의 남한산성 조례제정은 당연한 후속조치이다. 중요한 것은 명실의 상부이다. 경기도가 입법예고한 '남한산성 조례안'으로는, 도의 남한산성 이벤트 사업이나 관리하고 지원하는게 고작일까 걱정이다. 경기도와 도의회, 3개시와 시의회가 같이 걱정해주길 감히 청해본다./윤인수 문화부장▲ 윤인수 문화부장

2014-09-28 윤인수

동네영화 수준의 AG 개회식

45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인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이 지난 19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16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를 슬로건으로 10월 4일까지 인천 등지에 있는 48개 경기장에서 총 36개 종목이 치러진다. 특히 북한선수단이 참가하면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원국 45개국 모두 출전하는 진정한 아시아인의 축제로 의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 주말경기를 치른 아시아 각국의 메달 경쟁이 가열되면서 아시안게임의 열기는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주최국인 대한민국은 아시아 스포츠 강국의 위상에 걸맞게 금메달 90개 이상, 5회 연속 종합 2위의 목표를 내걸었다. 중국선수단은 우리나라(831명)보다 많은 899명을 출전시켰지만 우리 선수단의 선전을 기대한다.'45억의 꿈, 하나 되는 아시아'라는 주제로 19일 인천아시안게임 개회식이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날 6만2천명을 수용하는 인천아시아드경기장에서 본개회식은 4년간 아시안게임을 기다렸던 지구촌의 관심과 참가선수단의 열정이 한데 모여 시작 전부터 현장에서 흥분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한국 영화의 거장 임권택 감독과 총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이 진두지휘한다는 이유만으로도 개회식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컸다. 하지만 기대했던 관심과 감동은 없었다. 어떤 메시지를 담으려 했는지 알아내기 어려웠다. 일부러 행사수준을 평가절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느끼기에 이번 개회식은 장동건·김수현·이영애가 주연을 맡은 '한류'를 주제로 CG(컴퓨터그래픽)를 활용한 돈 많이 들인 어설픈 동네영화 한 편에 지나지 않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4막으로 구성된 이 영화는 오래전 하나였던 아시아가 세월에 따른 지각변동으로 대륙별로 쪼개졌다가 다시 인천에서 하나가 된다는 설정을 그려냈다.효녀 심청이 눈먼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스스로 바다에 몸을 던졌고, 대한민국과 세계가 새로운 문명을 교류했던 곳도 바다라는 메시지도 담았다. 그리고 배를 타고 45개국 아시아인들이 함께 '하나'의 희망을 안고 인천항으로 향한다는 얘기다. 그리곤 미래를 열었던 도시 '인천'을 소개한다. 비류와 심청이 만나고 꿈을 가진 사람들이 척박했던 인천에 마을을 만들어 미래를 개척한다는 줄거리다. 이후 1883년 개항 이후 인천을 통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근대문물, '등대' '우체부' '전화기' '철도' 등을 하나씩 소개한다.특히 철도는 근대화의 상징이 아닌 일제식민지하에서 생겨난 일본의 야심(?)을 담은 뼈아픈 희생의 역사이기도 하다. 과연 이 작품이 역사와 인천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토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철도현장 인부들이 무대위로 올라오는 장면은 필자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군사독재 시절을 경험했던 세대에겐 아주 어두운 도시에 커다란 군화소리를 내고 발맞춰 가는 군인들의 모습을 회상시키기에 충분했다. 과연 외국의 손님들은 이날 개회식에서 무엇을 봤을까.외신들은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아시아가 인천에서 화합하고자 하는 소망을 담았다는 소식에서부터 아시아 전역에서 일고 있는 '한류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 내용을 타전한 외신도 있다. 하지만 일부 외신은 "대형 한류콘서트처럼 느껴졌다" "성대한 체육행사가 영화제같이 느껴졌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대만의 통신사인 연합보는 '사상 최악의 개회식'이라고 했다. 연합보는 또 "체육계의 영웅이 아닌 한류스타가 주인공이 된 개회식"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스포츠지 차이나스포츠데일리 리슈에이앙(26·여) 기자도 "한국 연예인을 좋아하는 중국인을 위해 만든 개회식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개회식 공연 중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오면 소리를 지르는 등 흐름을 깼다"며 "아시안게임으로는 낙제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에서 인천과 스포츠가 소외받은 느낌이다./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문체부장▲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문체부장

2014-09-21 이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