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경기지역 프로축구단

성적 못잖게 생존위한 남다른 몸부림기업후원 물품 유치·사회공헌 활동 사활1·2부 분할 6년째… 지자체에 기대기보다자체 수입창출 운영방안 고민해야 할때최근 경기지역 축구팬들에게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팀은 K리그 최고 명문 구단 중 하나로 꼽히는 수원삼성이 아닌 부천FC와 성남FC다.K리그2에 속한 구단이 축구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건 사실 드문 경우다. 하지만 이 두팀은 비슷한거 같지만 서로 상반된 상황 때문에 축구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K리그2 개막전 부천FC가 1위를 질주할거라는 예상을 한 축구 전문가와 팬은 많지 않았다. K리그2에는 K리그1에서 강등된 팀들이 많다. 이들 팀은 다시 K리그1로 복귀하기 위해 리그 평균 운영비 보다 많은 운영비를 책정해 좋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부천FC는 K리그1에 오르기 위해 야심차게 선수들을 영입한 팀들보다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리그 평균보다 낮은 운영비로 운영되고 있는 팀이 부천FC다.반면 성남FC는 지난해 연말 시의회의 반대로 필요한 예산 70억원 가운데 15억원만을 확보했다. 그리고 최근 나머지 55억원 가운데 40억원을 부활시키려 했지만 시의회에서 부결됐다. 표면적으로는 구단과 시의회간의 갈등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사실 이번 사건은 한국프로축구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다. 성남구단이 연고지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받는 운영비는 부천구단보다 2배 이상 많다.수년전 스코틀랜드의 셀틱FC와 일본프로축구 우라와 레즈 구단을 방문했을때 구단 관계자들은 구단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관람권 판매에서 확보한다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그에 못지 않은 금액을 광고와 후원으로 확보하고, 이를 위해 비시즌 기간 사활을 걸고 마케팅 활동을 한다고 덧붙였었다.비단 축구만이 그런건 아니다. 일본프로야구의 유일한 시민야구단인 히로시마도 입장권 판매, 광고와 후원사 모집으로 야구단 운영비의 8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라쿠텐도 모기업에 기대기 보다는 구단 운영비를 독자적으로 확보해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입장객의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 해외프로스포츠구단들은 살아 남기 위해 사활을 건다.하지만 한국 프로스포츠구단들은 재정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등한시 하는 경향이 있다. 대신 기업구단들은 모기업에, 시민구단들은 연고지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의지하는 경향이 크다. 시의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성남구단은 한때 1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썼었다. 하지만 전체 운영비 중 시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벌어들인 돈은 크지 않았다. 물론 모두 그런건 아니다.K리그2에 속한 구단 중 부천만 이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상위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건 아니다. 안산그리너스FC도 부천구단 못지 않은 열악한 재정 속에서도 상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고 군인 선수들의 팀인 아산무궁화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특히 부천구단과 안산구단, 안양구단은 성적 못지 않게 생존을 위한 몸부림도 남다르다. K리그2에서 재정이 열악한 구단으로 꼽히는 부천구단과 안산구단, 안양구단 등은 지역 기업에 현금 후원에 국한하지 않고 후원물품 유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안양구단은 유명 치솔회사와 협약을 맺고 구단 로그를 넣은 상품을 개발해 판매 수익 일부를 받기로 했고 막내 구단 안산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1년에 수십차례의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K리그가 1부리그와 2부리그로 나뉜지 6시즌째다. 시민구단이기 때문에 기초지방자치단체에 기대기 보다는 이제는 프로스포츠단으로서 자체적으로 수입을 창출해 운영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할때다./김종화 문화체육부장김종화 문화체육부장

2018-04-08 김종화

[데스크 칼럼]선비 같은 정치인, 어디 없소

가식·과장 없이 '보이는 그대로'솔직하게 화폭에 담은 조선 초상화가지방선거 맞아 '선비정신' 생각하게 해정직한 후보 당선돼 청량제 역할 하길…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1958~2009)은 피부가 하얗게 변하는 백반증을 앓고 있었다. 마이클 잭슨이 백인이 되기를 원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피부 미백 치료를 받았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는데 피부가 하얘진 게 실제로는 피부병이었던 거다. 피부 백반증, 흔하지 않아 우리와는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흥미롭게도 조선시대 그림에서 찾을 수가 있다. 조선 영조 때 문신 송창명의 초상화. 이 초상화는 피부과 의사인 이성낙 가천대 명예총장이 독일의 학술지에 발표해 세계 최초의 백반증 그림으로 인정받았다. 이 초상화를 보면 이마와 왼쪽 뺨이 위아래로 하얗다. 왼쪽 귀도 그렇다. 얼굴 피부와 선명히 대비되어 흉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보이는 그대로 그리겠다는 화가의 작가정신을 송창명이 받아들였기에 세계 최초의 백반증 그림은 가능했을 터이다. 이성낙 가천대 명예총장이 최근에 펴낸 책 '초상화, 그려진 선비정신'에 나온다.조선의 초상화는 서양이나 중국, 일본의 초상화와 다른 게 한 가지 있다. '털끝 하나 머리털 한 가닥이 조금이라도 차이가 나면 다른 사람'이라던 초상화 원칙에 따른 세밀함이다.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에는 오른쪽 눈썹 위 아마에 난 아주 작은 사마귀까지 그려져 있다. 임금의 얼굴에 감히 혹을 그려 넣은 거다. 문신 홍진의 초상화는 주먹만하게 부풀어 오른 코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문신 서직수의 초상화에서는 한 모공에서 털이 세 가닥 나온 것까지 그렸다. 순조 때 무신 신홍주의 초상에는 턱수염 속에 숨은 혹까지 묘사했다. 천연두를 앓아 생긴 마맛자국도 조선의 초상화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초상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을 비롯한 세력가들의 독점물이다. 권세를 쥔 모델이 동의하지 않고서는 흠이 될 게 뻔한 얼굴의 티를 그대로 그릴 수는 없었을 터이다. 초상화의 피부병 흔적은 조선의 것에서만 나타나는 고유한 특질이라고 이성낙 명예총장은 말한다. 이는 서양은 물론이고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보기가 어렵다고 한다.조선의 초상화가 가식이나 과장을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화폭에 담아 온 것은 정직함으로 대표되는 선비정신의 발현이라고 이 명예총장은 얘기한다. 조선의 선비들은 자신에게 부정적 이미지로 작동할 단점까지도 그대로 남기는 것에 기꺼이 동의했다. 그 점이 서양이나 중국, 일본과 다른 우리 선비들의 정신세계라는 게 이 명예총장의 해석이다. 너무나 솔직했던 조선시대 초상화들을 보고 있자니, 사진만 찍으면 얼굴을 밝게 하고 점을 빼놓고 하여 너무나도 치열하게 '뽀샵'에 매달리는 요즘 세태가 극명하게 대비되어 겹쳐진다. 어느새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뽀샵의 달인들이 돼 있다. 조선을 관통해 온 초상화 정신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정직함의 결정체인 선비정신을 6·13 지방선거를 맞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누구에게 물어도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집단은 정치권이다. 수사나 재판을 받는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발뺌하기 일쑤다. 증거가 다 드러났는데도 일단 부인하고 본다. 거짓말의 달인들이다. 국회의원의 특권이 사회문제로 떠오를 때마다 그들은 누구도 예외 없이 다 내려놓겠다고 말하고는 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때뿐이다. 불체포특권을 비롯하여 국회의원의 특권은 여전하다. 지금 6·13 선거판에서도 국민들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후보자들은 넘쳐난다. 그러나 명함 속 사진은 여지없이 뽀샵이다. 예년과는 달리 이번 선거에서는 정말 솔직하고 정직한 정치인이 한 사람만이라도 당선된다면 우리 정치판은 그로 인하여 청량제가 될 게 분명하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8-04-04 정진오

[데스크 칼럼]짝짝이 신발을 확인하는 방법

한쪽으로 치우친 취재 사달이 나기 쉬워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재차 확인 필수올해 62회째 맞는 '신문의 날' 표어'가장 좋은 적금, 신문 읽는 지금' 신선술에 취한 양반 한 명이 말을 타려는데 하인이 나서며 말했다. "취하셨습니다. 가죽신과 나막신을 하나씩 신으셨어요." 그러자 양반이 꾸짖으며 말했다. "길 오른편에 있는 자는 나더러 가죽신을 신었다 할 터이고, 길 왼편에 있는 자는 나막신을 신었다 할 터이니, 무슨 문제라는 말이냐." 연암 박지원의 '낭환집서'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양반의 말대로라면 오른편과 왼편에 선 사람들은 각각 "양반이 가죽신과 나막신을 신은 것을 봤다"고 했을 것이다. 한쪽에만 서 있으면 말을 타고 가는 사람의 신발을 짝짝이로 신었는지 제대로 신었는지를 분간할 재간이 없다.한 시대의 흐름이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의 현안을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짝짝이 신발을 보는 것과 같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가 옳다, 그르다 할 것 없이 자신들이 본 것만을 주장하고 다투게 될 것이다. 자신들이 본 것을 맹신하는 사람들이 "너희가 본 것은 틀렸다"고 하는 이들을 적(敵)으로 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걱정되는 것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런 일이 얼마나 많이,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는 거다.짝짝이 신발을 신은 양반의 모습을 보도한다면 기자는 어디에서 취재해야 할까. 길 오른편도, 왼편도 아닌 가운데에서 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스웨덴 출신의 작가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은 "언론이 칭찬받을 만한 지점은 사실을 모으는 단순한 능력이 아니라 그 사실의 타당성을 알아내는 기술에 있다"고 했다. 취재하고 보도하는 일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에겐 어깨가 으쓱해지는 멋진 말이다. 하지만 취재 현장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수습 시절 "취재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가능성을 봐야 한다.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한다"는 잔소리(?)를 정말 귀가 따갑게 들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날수록 취재하면서 더 힘들고,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한쪽만 보지 않고, 모든 면을 보는 일'이다. "귀찮아서, 시간이 없어서, 답변을 해주지 않아서, 믿을 만한 사람의 말이라서"라는 핑계를 대면 사달이 나기 쉽다. 초년병 시절 기사를 고쳐주던 선배는 "완전히 소화하고 나면 설명이 쉬워진다. 저도 모르니까 글이 어려워진다. 모르는 것을 감추려고 글을 현란하게 쓴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아직도 전 세계 27억명이 종이신문을 읽고, 8억명 정도가 디지털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다고 한다. 종이신문의 기사를 오려 붙이고, 밑줄 그어 읽고 또 읽는 독자들이 있는 것은 편집의 매력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제는 신문도 지면과 인터넷판을 결합해 심층적이고 신속한 보도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교육현장에서도 신문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을 하고 있다. 직접 취재도 하고 기사와 논평을 쓰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의 교양수준이 높아졌다고 한다. 신문을 만들면서 기사를 배치하고 제목을 다는 편집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학생이 많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어쭙잖게 취재방식이 어쩌고 신문 환경이 저쩌고 하는 넋두리를 늘어놓는 것은 '신문의 날'을 맞아 한 번쯤 돌아보고 싶어서다. 1957년 4월 7일 창립한 한국신문편집인협회는 '독립신문( 獨立新聞)' 창간 61주년(1896년 4월 7일 창간)을 기념하기 위해 4월 7일을 '신문의 날'로 정했다. 올해는 독립신문 창간 61년을 기념해 '신문의 날'을 지정한 지 다시 61년이 지난 해이기도 하다. 횟수로는 62회째를 맞는 신문의 날 표어로 장주영(24)씨의 '가장 좋은 적금, 신문 읽는 지금'이 선정됐다. 디지털 세대인 20대 초반 독자의 응모작이라 그런가 올해 표어가 신선하고 반갑게 느껴진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8-04-01 이진호

[데스크 칼럼]'격동의 시대' 차기 도지사 '혜안(慧眼)'을 바란다

경기도, 제1 광역지자체이자 대한민국의 축소판6·1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한 여야후보들'격동 사안' 해결할 수 있는 넓은 안목·비전 기대격동의 시기다.우리 개개인의 삶, 더 나아가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현안들이 무더기로 우리 앞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지금 우리나라는 '격동의 시기'다.외국인들이 보기에 우리나라만큼 다이내믹한 사회는 또 없다. 해방 이후 6·25 전쟁을 제외하더라도 제주 4·3사건, 4·19혁명, 5·16 군사쿠데타, 12·12사태,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항쟁에서부터 최근의 촛불에 이르기까지 '격동' 또 '격동'이었다. 그 사이 후진국에서 산업화·민주화 과정을 거쳐 중진국으로 도약했고, 선진국 진입을 상징하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또 다른 '격동의 시대'를 건너고 있다. 그것도 한둘이 아니다. 미투 운동, 개헌, 남북·한미정상회담, 중미무역전쟁, 20대의 공정성 반란, 출산 절벽, 미세먼지, 빈부격차 등이 전방위적으로 쏟아져 나온 상태다. 기존처럼 총·칼·피·최루탄·화염병·대규모 시위와 구호는 없지만, 하나하나가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한국 사회의 패러다임과 운명을 뒤바꿔 놓을 '격동'의 사안들이다. '미투 운동'의 경우 우리 사회의 오랜 관행으로 군림해온 왜곡된 성 권력과 불평등·차별에 대한 항거이기에 그렇다. '개헌'은 권력구조·선거제도 개편, 권력기관 개혁 등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수술대 위에 올려놓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38년 만에 대통령 개헌안 발의권을 행사했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기에 시기와 내용이 문제일 뿐 거스를 수 없는 시대 과제로 자리 잡은 상태다.'남북·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정착으로 나아갈지 세계적 이목이 쏠린 사안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안보특보는 "한반도의 역사적 변곡점을 가져올 중요한 이벤트"라고 규정했다. '중미 무역전쟁'은 중국산 수입 상품에 관세 폭탄을 퍼부은 미국의 선제공격과 이에 대한 중국의 보복 공격으로 촉발됐다. 양국이 절충점을 찾지 못한다면 세계시장 전체가 난장판이 되고 한국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외환위기 때 태어났거나 성장기를 보낸 20대들은 다른 세대보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이념에 좌우되지 않는다. 번번한 직장도, 집도 갖기 힘들어진 유일한 세대라고 자조하고 상당수가 미래에 희망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공정성에 어긋나는 사안에 대해서는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20대의 공정성 반란'은 조만간 우리 사회의 주축이 될 20대의 문제이기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출산 절벽'은 '지난해 총 출생아 수가 35만7천700명으로 전년 대비 4만8천500명 감소했다'는 지난 2월 통계청 발표로 구체화됐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 인구는 오는 2027년에 정점이 이른다. 이후부터는 인구가 감소한다는 의미로 '고령화' 문제와 맞물려 심각한 상황이다. 이밖에 갈수록 심각해지는 빈부격차, 미세먼지 등도 한국 사회를 뒤흔드는 사안이라는 점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6·13 지방선거'가 80여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차기 경기도지사를 노리는 인물들의 면면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남경필 현 경기도지사가 후보로 결정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전 성남지장·전해철 의원·양기대 전 광명시장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대도시·중소도시·농촌·어촌·남북 접경지역 등을 두루 품은 제1의 광역지자체인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이자 심장이다. '격동의 사안'들 역시 경기도와 밀접히 연계돼 있다. 그런 면에서 차기 경기도지사 선거에 뛰어든 후보들이 경기도에만 국한하지 않고 우리나라 전체를 아우르는 '혜안(慧眼)'과 '비전'을 비춰주길 기대해본다./김순기 정치부장김순기 정치부장

2018-03-28 김순기

[데스크 칼럼]인천 1호선 역세권 아파트 값

송도 제외한 역주변 계속 낙후된 것으로 판단교통혼잡 해결했지만 구도심 재생 도움 안돼지하철 노선 느는데 회생길 못찾아 안타까워신문에 끼워 넣은 전단, 포털 사이트 등 온라인에서 돌아다니는 주거·상업시설 분양 광고에서 '역세권(驛勢圈)'이란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역세권은 '기차나 지하철역을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주변 거주자가 분포하는 범위'란 사전적 의미가 있다. '초역세권' '더블 역세권'이란 표현도 있다. 초역세권은 지하철역과 매우 가깝다는 뜻이고, 더블 역세권은 인근에 지하철역이 2개나 있다는 얘기다. 대중교통이 편리하다는 것을 강조할 때 사용하는 용어들이다.역세권의 범위는 정의돼 있지 않다. '역세권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도 철도역과 그 주변 지역을 말한다고 두루뭉술하게 돼 있다. 보통 '지하철역 반경 500m 이내'를 역세권이라고 하는데, 도보 20~30분 거리 등 지하철역을 걸어 다닐 만한 곳에 있으면 '역세권 아파트'라고 홍보한다.내가 사려는 아파트나 상가가 역세권에 위치하느냐 그 범위를 벗어나느냐는 중요하다. 집값 상승에 중요한 요인이 되는 데다 전세나 월세를 놓을 때도 '역세권 밖 물건'보다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하듯 역세권 여부는 집값, 자녀 교육 환경, 직장 거리 등과 더불어 주거지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최근 눈에 띄는 보도자료가 있었다. 부동산114(www.r114.com)가 배포한 '가장 비싼 수도권 지하철 노선… 황금라인 9호선이 아니다?'란 제목의 자료다. 부동산114는 수도권 21개 지하철 노선별로 역세권(도보 10분 이내) 아파트 가격을 조사해 비역세권(도보 11~20분) 아파트값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역세권 아파트가 비역세권 아파트보다 평균 5천800만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조사 대상에는 경인전철, 인천도시철도 1호선과 2호선, 수인선, 공항철도 등 인천과 관련된 노선도 포함됐다. 경인전철과 인천 1·2호선 내용에 자연스레 눈이 갔다. 경인전철 역세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3억9천181만원으로, 21개 노선 가운데 16위에 머물렀다. 인천 2호선은 3억4천만원으로 17위에 그쳤고, 인천 1호선(2억7천671만원)은 20위에 이름을 올렸다.더욱 씁쓸한 것이 있다. 인천 1호선 역세권 아파트는 비역세권 아파트보다 1천93만원 싼 것으로 조사됐다. 역세권보다 비역세권 아파트 가격이 비싼 노선은 21개 중 인천 1호선, 수인선, 의정부경전철 등 3곳뿐이었다.부동산114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인천 1호선 송도국제도시 구간은 역세권 아파트 가격이 비역세권보다 비싸고, 매매가격도 높게 형성돼 있다. 나머지 구간이 평균을 깎아 먹은 셈이다. 이미윤 책임연구원은 역사 주변 생활 인프라(교육·편의시설) 조성 여부, 노선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송도를 제외한 인천 1호선 주변은) 계속 낙후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인천은 인천역, 동인천역, 주안역, 부평역 등 경인전철 주요 역사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된 도시였다. 하지만 남동구·연수구·서구에서 택지 개발이 이뤄지고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이 진행되면서, 경인전철 역세권은 활기를 잃은 지 오래다. 1999년 10월 개통한 인천 1호선은 인천 도심의 교통 혼잡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지만, 역세권 활성화 등 구도심 재생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인천역과 동인천역 주변을 되살리는 재생사업도 늦어지고 있다.인천 1호선 주변 아파트값 하나로 구도심 회복 속도를 평가하기 어렵다. 아파트값이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서울 7호선 청라 연장, 송도~서울 GTX 등 지하철 노선은 늘어날 예정인데 구도심은 회생의 길을 찾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8-03-25 목동훈

[데스크 칼럼]창업밖에 할 게 없어요

자영업자 대출 조건 더 까다로워져 사정 열악창업희망자 지난해 보다 1.5~2배 가량 늘어나최저임금 인상에 인건비 부담 해소 방안 기대생계를 위해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영업자들의 살길이 더욱 팍팍해졌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 당국은 오는 26일부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시행키로 해 자영업자들의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 이번 대출 여신심사의 주요 골자는 은행이 1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에 대해 자영업자의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을 살펴보고 업종별 한도에 맞게 대출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자영업자 대출에 도입되는 LTI는 주택담보대출의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비슷한 개념이다.금융당국은 LTI 지표 운영 현황, 규제의 필요성 등을 통해 앞으로 LTI 비율을 관리지표로 활용할지를 결정하는데, 2016년 기준 자영업자의 1인당 평균 대출은 3억2천만원, 소득은 4천300만원으로 LTI는 약 7.5배였다. 따라서 시중은행은 LTI를 참고지표로 표기만 하고, 대출 여부는 차주의 소득이나 자산, 담보, 사업성 등을 평가하고 결정할 계획이어서 대출 조건이 더욱 까다롭게 됐다. 게다가 금융당국의 이번 방침은 사실상 한도 내에서만 대출받게 만드는 구조여서 자영업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열악해질 게 뻔하다.은행 또한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해 관리대상 업종을 지정, 업종별 한도를 운영한다. 대출 규모, 대출 증가율 등을 고려해 매년 3개 이상의 관리대상 업종을 선정하고 한도를 설정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소매·음식업·부동산임대업은 은행들이 공통으로 관리대상 업종으로 선정한 탓에 이 업종 자영업자들의 신규 대출 타격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그럼에도 창업자들은 한가닥 희망으로 창업에 기댄다.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2회 프랜차이즈 서울에는 총 2만6천여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이는 지난해의 1.5∼2배 수준으로 창업에 대한 열망이 높다는 증거다.대다수의 예비 창업자들은 연령이 높다. 재취업은 이미 문이 막혔고,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기도 쉽지 않아 결국 창업 쪽으로 문을 두드린다. 전문가들은 이번 창업 아이템으로 단연 무인점포가 대세였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높아지면서 예비창업자들이 인건비를 중요한 고려 요소로 생각한 것이다.그러나 창업은 그리 녹록지 않다.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4천300여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5천300여개(2016년 기준)에 달한다.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큰 미국과 일본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3천여개, 2천여개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많은 수준이다. 그만큼 가맹사업에 뛰어드는 생계형 예비창업자들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지만 폐점률도 높다는 얘기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114개의 가맹점이 생기고 66개가 문을 닫는 것으로 조사됐다.하지만 예비창업자들은 일정한 자본금만 있으면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고 가맹본부의 경영 실적을 제대로 파악하면 창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 프랜차이즈 산업을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한다. 창업 예비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난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대란 때보다 더 살기 어렵다고 말이다. 생계를 위해 창업한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과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하루빨리 마련됐으면 한다./신창윤 경제부장신창윤 경제부장

2018-03-21 신창윤

[데스크 칼럼]풀뿌리 민주는 요원한가?

이해관계에 얽힌 의원 선거구획정 법안관련과거 국회나 현재 광역의회나 여론외면 여전1995년 부활 '풀뿌리' 굴절·왜곡돼도 전진을"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지난 2014년 10월 30일,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과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박대출 대변인의 브리핑이다.헌법재판소는 이날 "인구 편차 상하 50%를 기준으로 국회의원 지역선거구를 정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25조 2항의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지역표는 선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4헌마53)에서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국회의원 상하 인구 편차를 2대 1로 하라는 이야기다.헌재는 다만 법적 공백을 우려해 2015년 12월 31일 시한으로 입법자(국회)가 법을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하기로 한다고 밝혔다.그러나 국회는 헌재의 불합치 결정일로부터 1년 5개월이나 지난 2016년 3월 3일 '인구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농산어촌의 지역 대표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단서를 달고 헌재 결정을 따랐다.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조차도 90일 이상 불법상태에 방치했다.2년여가 흘러 '6·13 지방선거'의 광역·기초의원 정수를 늘리고, 선거구를 획정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 5일 국회를 통과했다.국회는 역시나 선거구 획정 시한(선거 6개월 전, 지난해 12월 13일)을 훌쩍 넘긴 것은 물론 예비후보 등록 시작일(3월 2일)보다도 3일이나 지각을 했다.개정안은 제주특별자치도와 세종특별자치시를 제외하고 지역구 시·도의원(광역의원)을 현행 663명에서 690명으로 27명 증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치구·시·군의회 의원(기초의원) 총 정수는 현행 2천898명에서 29명 늘어난 2천927명으로 조정됐다.이에 따라 경기도의회 의원 정수는 128명에서 142명(비례대표 포함)으로 14명이 늘었고, 도내 31개 기초의원 정수는 431명에서 447명으로 16명이 늘어났다.기초의원 관련, 인구 편차 기준 애초 67명의 증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초의원 1인당 평균 인구수는 전국 평균(1만7천852명)의 1.7배, 서울시(2만3천939명)의 1.25배, 특히 전남(7천811명)의 3.8배 수준이 됐다.민의의 대변자인 국회의원, 광역의원, 시·군·구 의원의 주민 대표성은 같아야 한다. 주민을 대표해 국정을 견제하고, 광역행정을 견제하고, 시·군·구 행정을 견제할 뿐이다.'욕하면서 배운다'고 했다. 국회에 이어 광역의회 역시 민의를 촘촘히 담아내고 주민 여론의 다양성을 위해 3~4인 선거구를 늘려달라는 여론을 외면했다. 애초 2곳을 요구했던 경기도를 비롯해 인천과 서울, 부산 등이 4인 선거구를 '0'으로 만들었다. 거대 정당의 독식 구조로 가겠다는 것이다.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 교수 장하준은 2010년 11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를 통해 "200년 전에 노예해방을 외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100년 전에 여자에게 투표권을 달라고 하면 감옥에 집어넣었습니다. 50년 전에 식민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면 테러리스트로 수배당했습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는 계속 발전합니다. 지금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합니다"고 갈파했다. 지난 1995년 수많은 난관을 뚫고 부활시킨 '풀 뿌리 민주주의'가 왜곡되고 굴절돼도 계속 전진해야 할 것이다./이재규 사회부장이재규 사회부장

2018-03-18 이재규

[데스크 칼럼]오늘 본 뉴스는 괜찮으셨나요?

사실확인 없이 자극적인 기사로 '포털뉴스 경쟁'질 낮은 콘텐츠로 '뒤죽박죽 유통' 정부 수수방관'언론을 언론답게' 미투 이어 사회가 해결할 과제 대도시의 밤이 낮처럼 환한 것은 이제 일상처럼 너무 익숙한 일이 됐다. 모두 깊이 잠들어 있어야 할 새벽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잠들지 않고 움직인다. 그야말로 밤낮이 없는 세상이다. 이렇게 밤낮조차 없어진 세상에는 그만큼 쉴 새 없이 24시간 내내 수많은 정보들이 오간다. 통계를 돌려보면 우리 신문사의 온라인 기사를 가장 많이 찾아 읽는 시간이 밤 10시가 넘어서다. 새벽에도 뉴스를 찾아 들어오는 사람들이 꾸준히 있다. 신문사 입장에서는 이런 사람들도 소중한 독자들이어서 별 수 없이 24시간 밤낮 없이 기사를 서비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다른 언론사들도 이런 현실을 똑같이 인식하고 있다 보니, 이제는 새벽에도 기사 경쟁이 만만치 않다. 무언가 뉴스가 될 소재가 터지면 순식간에 수십 개 혹은 수백 개의 기사들이 우르르 쏟아진다. 그 빠르기가 정말 상상을 넘어선다. 그야말로 '24시간 뉴스 경쟁'이다.문제는 이렇게 새벽까지 계속되는 뉴스 경쟁이 점점 더 큰 부작용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심화된 경쟁은 필연적으로 기사의 '내용'보다 '속도'를 중요시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먼저 기사를 송고해 포털사이트 뉴스검색 결과에서 상단에 노출되기 위한 경쟁이다. 한정된 인력을 '24시간 체제'로 운영하면서 이런 속도 경쟁까지 하려다 보니, 당연히 '팩트 체크'에서 약점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오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더 큰 부작용은 뉴스가 점점 더 자극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적은 기사로 큰 효과를 내려는 욕심 때문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이해하고 넘어가기에는 수위가 위험할 만큼 심각하다. 표현뿐 아니라 내용까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나든다. 올바른 것을 지켜가야 할 언론의 사명을 놓고 볼 때,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단적인 예가 요즘 사방에서 터지는 '미투(#Me Too)' 관련 기사다. 대부분이 '폭로'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미투 관련 사건들의 특성상 내용 자체가 극도로 자극적이고 자칫 일방적인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 제대로 사실 확인을 거치거나 표현을 걸러내지 않은 채 배포되면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키게 되는데, 포털에 노출된 기사들을 읽다 보면 정말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기사를 제대로 거르지 않은 탓이다.이런 잘못된 기사의 경우 당사자의 피해와 이에 따른 소송으로 입을 언론사의 피해도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우리 사회가 입게 될 정서적인 피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사회 구성원들에게 아주 광범위하면서도 치명적인 상처를 남길 뿐 아니라, 회복 또한 쉽지가 않다. 미투 확산 이후 불거지고 있는 남성들에 대한 막연한 혐오나 여성들을 의식적으로 멀리하는 '펜스룰'과 같은 문제는 이 같은 정서적인 피해가 적지 않음을 증명한다.언론사에 근무하면서 스스로 이 같은 문제들을 지적하는 이유는 우리 언론이 처해 있는 현실이 답답해서다. 지금 우리 언론은 자본주의 구조 속에 '방치'돼 있는 상태다. 뉴스 유통의 상당 부분이 포털을 통해 이뤄지는 기형적인 유통구조가 해결책을 못 찾고 있고, 질 낮은 뉴스 콘텐츠들이 뒤죽박죽으로 유통되고 있는 상황을 정부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난립된 언론들로 인해 언론사들의 경영 환경마저 악화될 대로 악화된 지 오래다.언론사 스스로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신념을 지켜갈 의무가 있는 것은 맞다. 그 점은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 하지만 정부 또한 언론이 제대로 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의무가 있고, 독자들 역시 '언론 같지 않은 언론'을 스스로 걸러낼 수 있는 성숙한 의식이 필요하다. 어쨌든 지금의 혼란은 그대로 두기에는 피해가 너무 크다. 언론을 언론답게. 미투에 이어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큰 과제다./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

2018-03-14 박상일

[데스크 칼럼]천년, 새천년의 시작점

'고려건국 1100년'·'경기정명 1000년' 좋은 콘텐츠 몇년전부터 추진해왔던 사업 선거 앞두고 '위축'중요한 시점 할일 많은데 '시민없는 천년' 무의미우리는 어떤 행사의 가치를 따질 때 통상 '10주년' '20주년' 등 십년 주기 행사에 보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100주년'이라 하면 그 특별함이 더해지고, '1천년'이라고 하면 굳이 말해 무엇하랴.올해 2018년은 '경기 천년의 해'다. 고려 현종이 수도의 외곽지역을 '경기(京畿)'라고 처음 불렀던 때인 1018년 이후 1천년이 지난 것이다. '경기(京畿)'라는 지명이 붙여진 '경기 정명(定名)'이 1018년이었다면, 그보다 100년 앞선 918년은 고려 건국의 해였다. 올해 1천100년을 맞게 된다. 이에 고려의 임시 수도였던 강화도가 소재한 인천에서는 '고려건국 1천100년'을, 경기도에서는 '경기 정명 천년'에 의미를 부여하며 수년 전부터 다양한 사업 및 행사를 추진 중에 있다. 2018년 경기·인천이 천년의 세월을 넘은 이슈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이는 역사적 의미도 의미거니와 마케팅의 관점에서도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다.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역사적 의미를 되살려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미래로 나아갈 추진력을 얻는 기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시끌벅적하게 이를 알려 시너지를 얻어도 좋으련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지자체 및 문화예술·학술기관 등 관련 단체들만 분주할 뿐 정작 시민들의 관심은 덜한 듯하다.경기 천년, 고려건국 1천100년이란 좋은 콘텐츠가 있지만 시민들과의 연결고리가 부족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실무를 맡은 관계자들의 얘길 들어보면, 이런 상황이 특별할 것도 없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정치색이 들어가면 빛이 바래는 법.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해의 소지를 줄이려다 보니 위축되는 모양새라고 말한다. "몇년 전부터 추진해 왔던 사안이고, 순수한 목적으로 진행되는데 선거가 가깝다 보니 당론에 따라 입장이 엇갈린다. 지자체장의 소속 정당에 따라 반대 당에선 '선심성'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자칫 선거운동으로 비춰 질 소지가 있어 제대로 사업을 밀고 나가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현직 지자체장들만 빛을 보게 되는 것 아니냐는 견제의 눈길에 '괜히 트집 잡히느니 조용히 있겠다'는 관계자들의 생각도 일부 숨어있다고 한다.올해 '정명(정도) 천년'을 맞은 곳은 경기도 뿐만 아니다. 전라도 역시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았다. 경기와 같은 시기인 고려 현종 9년인 1018년, 지금의 전북 일원인 강남도와 전남, 광주 일원인 해양도를 합치고 전주와 나주의 앞 글자를 따 '전라도'가 생겼다. 이에 광주시, 전라남도, 전라북도 등 3개 시·도는 올해 '전라도 천년'을 맞아 함께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이미지 개선, 문화관광 활성화, 기념행사, 학술문화행사, 문화유산 복원 등 7대 분야 30개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나섰다. 똑같이 지방선거를 치르는데 이곳은 3개 시·도가 뜻을 모아 학술, 관광, 체육행사까지 전방위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천년을 맞았다는 것은 새천년으로 나아가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이 중요한 시점에 우리가 해야할 일은 너무도 많다. 과거와 현재를 철저하게 기록하고 또 알려야 할 것이며, 미래를 위해 시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시민들이 빠진 천년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천년'은 시민이 있어 가능했고,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해야 할 것이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8-03-11 이윤희

[데스크 칼럼]처럼

'미투'로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난 무엇을 해야하나"아침은 오고 말 것"이라며 분연히 일어설때 아닌가'시대'에 앞장 설 수 없는가… 강주룡·윤동주詩처럼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걸출한 여성 노동운동가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강주룡(1901~1932)을 들겠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평양 평원고무농장에서 일하던 강주룡은 1931년 5월 을밀대 지붕 위에 올랐다. 12m 높이였다. 사다리도 없이 긴 광목을 던져 잡고 올랐다. 평양에서 가장 높으면서도 사람이 많이 지나는 곳이었다. 열악한 노동 현실 속에서도 쥐꼬리 임금마저 일방적으로 깎았던 일제의 공장주를 소리 높여 고발했다. 한반도 첫 고공농성의 순간이었다. 9시간 반 만에 경찰에 붙잡혀 옥에 갇힌 강주룡은 단식투쟁을 벌였다. 풀려났다가 또다시 잡혀 들어갔다. 또 단식투쟁이었다. 임금삭감을 철회하지 않으면 굶어 죽겠다고 버텼다. 공장은 강주룡의 얘기를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동료들은 임금이 원상 회복되었으나 풀려난 강주룡은 그 이듬해 8월 평양의 빈민굴에서 서른한 살 젊디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밥을 굶으면서 옥고를 치르느라 얻은 병 때문이었다. 자신의 생명을 바쳐 동료 여성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한 첫 노동 운동가 강주룡을 당시 신문은 '을밀대의 옥상녀'라 표현했다.온 나라가 '미투(#Mee Too·나도 당했다)'에 휩싸여 있다. '안희정 사태'가 그 정점에 섰다. 시중의 이야깃거리로는 남북정상회담 얘기마저 압도하고 있다. '미투'가 처음 시작된 할리우드에서는 이제 '타임스 업(Time's Up·한 시대가 끝났다)' 운동이 일고 있다 한다. 우리 역시 '미투'를 넘어 '새 시대 운동'으로 갈 태세다. 무엇인가에 눌려 말 못하던 이들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거기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뒤에 서서 팔짱을 낀 채 말로 하는 것과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에는 크나큰 차이가 있다. 이제는 남자들도 '미투'에 나설지 모른다. 조직의 눈치를 보느라, 가족의 부양 책임감에, 참았던 각종 부조리를 고발하는 남자들이 나타날 때 '사회'는 크게 바뀔 거다. 남녀 없이 불합리의 사슬을 끊어내고 떨쳐 일어설 때 '한 시대'는 끝이 난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던진 '을밀대의 옥상녀' 강주룡처럼.'처럼'이란 두 글자를 제목으로 삼은 책이 있다. 윤동주(1917~1945)의 시 평론집이자 윤동주 평전이라고 할 수 있는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의 '처럼'. 윤동주의 시 '십자가'에서 따왔다. '괴로웠던 사나이,/행복(幸福)한 예수·그리스도에게/처럼/십자가(十字架)가 허락(許諾)된다면'. '십자가'의 한 구절만 읽어도 나보다는 남을 위해 예수처럼 행복한 마음으로 피 흘려 희생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절절하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랐던 윤동주의 또 다른 시는 우리는 과연 강주룡처럼 행동할 수 있을 것인가를 되묻게 한다.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쉽게 쓰여진 시'의 일부다.'미투'로 '시대'가 바뀌고 있는 이 순간에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내 주변에는 등불을 밝혀 내몰아야 할 어둠은 없는가. 언제까지 나는 남의 얘기만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해야 하는가. 이제 그 시대는 끝났다고, 그리하여 아침은 마침내 오고 말 것이라고 외치면서 분연히 일어설 차례가 나에게 오지는 않았는가. 내가 가진 알량한 것들을 죄다 버리고, 눈에 밟히는 모든 것을 내던지고, '시대'를 앞장서서 맞이할 수는 없는가. 강주룡처럼, 윤동주의 시처럼./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8-03-07 정진오

[데스크 칼럼]용기를 주는 아름다운 빛

사회 어두운 곳 비추고 용기있게 진실 밝히며부정에 맞서는 '나홀로 등대지기들' 점점 늘어'미투'가 힘얻고 사회적 약자들 용기·위안 얻어등대는 오래전부터 어둡고 적막한 바다를 운항하는 선원들에게 배의 위치, 위험한 해안선, 험난한 여울과 암초, 항구의 안전한 입구 등을 알려주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등대에는 반드시 갖춰야 할 두 가지 조건이 있는 데 어떤 조건에서도 식별이 쉬워야 하고, 다른 등대와 뚜렷하게 구별돼야 한다. 이런 이유로 각국 정부는 등대마다 등의 색과 일정한 시간 빛의 깜박이는 횟수로 고유의 표시방식을 부여하고 있다. 이 표시방식은 국제항로표지협회(IALA)에서 고시해 국제적으로 통용된다. 요즘은 위성장치인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를 이용해 위치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등대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상황에 따라 등대의 아날로그 방식이 GPS 같은 전자장비보다 훨씬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인천 앞바다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 등대'의 등질(빛의 특성)은 백섬광으로 10초 1섬광(FI W 10s)으로 표시한다. 동해안 최북단 통일전망대와 금강산이 가까운 곳에 있는 '대진 등대'는 백섬광 12초 1섬광(FI W 12s)이다. 무슨 얘긴가 하면 팔미도와 대진 등대에서 비추어지는 빛은 밝은 흰색으로 각각 10초에 한 번, 12초에 한 번씩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일정한 속도로 거울 반사판이 등 주위를 360도 회전하면서 빛을 반사하는 것인데 보는 쪽에서는 등대 불빛이 일정한 속도에 맞춰 깜박이는 것처럼 보인다. '속초 등대'는 백섬광 45초 4섬광(FI(4)W 45s), 울산시 '화암추 등대'는 백홍호섬광 20초 1섬광(AI FIWR 20s)으로 표시되는데 각각 45초에 4번, 20초에 한 번씩 빛을 반짝인다. 백홍호섬광은 흰색과 빨간색 양면렌즈가 20초마다 두 가지 불빛을 발하는 것으로 '주변에 암초나 위험물이 많으니 조심하라'는 뜻이다.등대마다 중복되지 않게 고유의 표시방식을 부여하는 것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혼돈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등대가 보유한 고유의 빛 색과 깜박이는 횟수를 마음대로 바꾸거나 매번 다르게 표시한다면 해상을 운항하는 배들은 혼란과 위험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등대를 설치할 때 부여된 표시방법은 철거되는 날까지 그대로 운영하는 게 관행이다.등대는 예전부터 '희망', '진실', '자유' 등 긍정의 상징으로 많이 쓰여왔다. 부정·부패와 싸우는 힘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사회나 시대가 옳지 못한 선택을 할 때마다 각자 위치한 자리에서 소신 있게 위험을 알리는 등대가 있었다. 부정한 권력과 부패한 자본을 지적한 내부 고발자, 무능한 정권과 타락한 사회를 비판하는 언론, 원칙도 개념도 없는 개발을 감시하고 탐욕스러운 금권(金權)을 경계하는 시민단체 등은 우리 사회가 올바르게 나아갈 곳을 비추는 등대로 여겨졌다.그러나 자신들의 잘못이 드러나는 것을 바라지 않은 세력은 이런저런 이슈를 만들어 '빛'을 일시적으로 감추거나 흐지부지 덮어 깎아내리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부고발자를 기밀누설자로 처벌하고, 시민단체는 먹이(?)만 주면 대들지 않는 하이에나처럼 치부했다. 언론은 기레기(기자 쓰레기)로 몰아세우고, 온라인상에서 떼로 덤벼들면서 진실을 호도(糊塗)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추는 등대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진실을 밝히는 용기 있는 등대지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등대를 지키는 것은 노래 가사처럼 거룩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비난과 조롱에 굴하지 않고 부정(不正)에 맞서는 '나 홀로 등대지기'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미투'가 힘을 얻고, 억울함을 당한 사회적 약자들이 용기와 위안을 얻고 있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8-03-04 이진호

[데스크 칼럼]'미투'·'위드유', '제3의 사회민주화운동'

잘못된 상황과 제도 '일그러진 권력'의 또다른 버전권력자들 성폭력 반드시 척결해야 할 '불평등 문제'공정사회 지향한다는 의미로 '촛불'과 같은 힘 지녀지금 한국사회의 화두는 단연 '미투(ME TOO·성범죄 피해 사실 폭로)'와 '위드유(WITH YOU·미투운동 지지)' 운동이다.서지현 검사와 함께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임은정 검사는 검찰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루시퍼 이펙트'에 나오는 한 구절을 첨부했다. "시스템은 한 개인의 반대를 착각으로, 두 사람의 반대를 감응성 정신병으로 매도할 수 있지만, 세 사람이 같은 편에 서면 함부로 하기 어려운 힘이 있다."'루시퍼 이펙트'(웅진지식하우스, 2007)는 미국의 유명한 심리학자인 필림 짐바르도 교수가 지난 1971년 스탠퍼드 교도소에서 충격적인 실험을 한 뒤 무려 35년 후에 쓴 책이다. 그는 잘못된 상황과 제도가 사람을 악(惡)하게 만드는 현상을 '루시퍼 이펙트'라고 명명했다. '잘못된 상황과 제도'를 주목한다면, 임 검사가 '루시퍼 이펙트'를 꺼내든 것은 인용 구절 자체의 함의를 뛰어넘는 힘이 있다.'잘못된 상황과 제도'는 바로 '일그러진 권력'의 또 다른 버전이다. '미투' 운동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성폭력 가해자들은 하나같이 그 조직이나 분야의 권력자들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주 20~50대 성인남녀 1천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투·위드유' 운동과 관련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71.6%가 성폭력의 본질적 문제로 '권력관계'를 꼽은 것은 당연하다. 성차별(남녀관계)을 선택한 응답자는 28.4%이었다. 가해자들은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성적 폭력을 가했다. 권력과 성 그리고 하급자 위치의 여성이라는 삼중 기재에 묶인 피해자들은 고통 속에서 숨죽이며 살아왔다. 우리 사회의 낮은 인권의식과 성폭력 불감증은 피해자들을 더욱 옭아맸고, 권력자들의 상습적인 성폭력과 이를 묵인해 온 우리 사회의 오랜 관행을 고발하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위드유'는 이에 대한 우리 사회가 보내는 일종의 '화답'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8.6%가 '미투'·'위드유' 운동을 지지한다고 했고, 74.4%는 동참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관음적 또는 정치적 시선으로 '미투'·'위드유'를 바라보는 일부에 대해 국민 대부분이 권력자의 성폭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척결해야 할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라고 꾸짖고 있는 것이다. 여야 정치권이 이런 '미투'·'위드유' 운동에 반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젠더폭력대책TF를 가동하고 '이윤택 처벌법', '갑질 성폭력 방지법' 등을 발의하겠다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도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며 사회 곳곳에 뿌리 박힌 젠더 폭력을 발본 색원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용기 있게 사실을 밝힌 피해자들이 2차 피해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쯤 되면 일반시민들이 먼저 나서고 정치권이 뒤따른 '촛불'이 연상되지 않는가! 촛불을 든 일반 시민들은 국정 농단과 권력 남용을 규탄하며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고 외쳤다. '미투'·'위드유' 운동도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에 분노하며 결국은 공정 사회를 지향한다는 면에서 '촛불'과 동일 선상에서 한국 사회를 바꿔놓을 힘을 가졌다고 본다. 우리 시민들은 왜곡된 정치권력·경제권력에 대항해 정치민주화·경제민주화 운동을 진행해왔다. '미투'·'위드유' 운동에 대해 '제3의 사회민주화운동'이라는 다소 거창한 명칭을 붙이고 싶은 이유다./김순기 정치부장김순기 정치부장

2018-02-28 김순기

[데스크 칼럼]ICT강국, 올림픽을 이끌다

다운로드 속도 LTE보다 20~1천배 빠른 '5G'100대 카메라 180도 촬영 '타임슬라이스' 눈길싱크뷰, 초고화질 영상 실시간 전송 생동감 줘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겨울철 스포츠 축제다.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총 92개국에서 2천925명의 선수가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하지만 이번 동계올림픽에 선수 못지 않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한국의 정보통신 기술이다. 외신들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선보인 정보통신기술(ICT)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통신업체는 평창동계올림픽 통신부문 공식 파트너사로 참가해 대회통신망 구축과 운용을 맡았다.한국은 이번 올림픽을 '첨단 ICT 올림픽'으로 치르겠다고 일찌감치 예고했다. 5G 이동통신 기술을 선보였고 UHD(초고화질화면) 방송으로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대회장 주변 곳곳에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IT서비스 체험관을 열어 외국 관람객들한테 호평을 받았다.5G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20Gbps로 현재 LTE 속도보다 20~1천배 빠르다. 데이터 지연시간도 0.01초(10ms)에서 0.001초(1ms)로 줄었다. 결론적으로 5G는 LTE보다 전송속도가 20배 빨라지고 지연시간이 10분의 1로 줄어들어 연결 가능한 디바이스가 10배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올림픽 경기장에선 5G 기술이 곳곳에서 빛을 냈다. 초대용량 라이브 전송기술 기반의 옴니뷰를 비롯해 타임슬라이스, 싱크뷰 등 '5G 실감형 서비스'를 봅슬레이,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크로스컨트리에서 자유롭게 선보였다. 특히 이들 종목에선 '타임슬라이스'라는 새로운 중계 기법이 도입돼 눈길을 끌었다. 타임슬라이스는 100대의 카메라가 180도 각도에서 동시에 촬영해 경기 장면을 보다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고 하니 놀라울 정도다. 물론 경기장을 둘러싼 100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한 고화질 이미지를 전송하려면 5G 통신이 필수적이다.싱크뷰는 초소형 카메라에 통신 모듈을 부착해 초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서비스다. 서로 다른 영상을 동기화시키는 기술을 통해 선수 시점의 영상과 중계화면을 골라서 시청할 수 있다. 마치 선수가 된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옴니뷰는 크로스컨트리 같은 장거리 레이싱 종목에서 특정 지점 및 선수의 경기 모습을 입체적으로 감상한다. 이 기술은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경기에서 첫선을 보였는데, 크로스컨트리 경기복에 부착된 GPS 센서와 코스 곳곳에 있는 5G 모듈 탑재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영상을 제공받는다.우리나라의 세계 최초 5G는 글로벌 ICT 리더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평창 동계올림픽 파트너 초청 프로그램 목적으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관계자와 다수의 통신 업계 리더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찬사를 보냈다. 이들의 공통된 평가는 한국의 5G 기술이 올림픽 방식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번 5G는 올림픽에 처음으로 적용한 사례여서 앞으로의 올림픽에도 적용받을 전망이다.하지만 옥에 티도 있었다. 바로 이번 개막식에서 미국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드론(무인기)을 이용해 펼친 공중 쇼다. 인텔은 자사 소형 드론 '슈팅 스타' 1천218대를 상공에 날려 오륜기와 스노보드 선수 형상을 멋지게 그려내 관람객들에게 감탄사를 자아냈다. 1천 대가 넘는 드론을 조종사 한 명이 컴퓨터 한 대로 조종했다니 놀랍다. 대회 개최국이자 세계적 IT(정보기술) 강국인 한국이 우리 힘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신창윤 경제부장신창윤 경제부장

2018-02-21 신창윤

[데스크 칼럼]'#MeToo 운동' 그 이후 주목할 것들

검찰·문학·영화·연극계 등 전방위로 확산가해자 단죄위해선 '명예훼손죄 개정' 필요'#With You' 되도록 법·제도정비 뒤따라야지난 해 10월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 '킹스 스피치', '시카고' 등 명작들을 만든 미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이자 영화감독인 하비 와인스타인(Harvey Weinstein)이 여배우 등을 상대로 수십 년 간 성추행과 성폭력을 벌였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시작된 '#MeToo 운동'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과 성폭력이 폭로되자 미 배우 앨리사 밀라노(Alyssa Milano)는 트위터에서 '#MeToo'운동을 제안했고,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펠트로 등의 유명 배우들이 동참하면서 영화계를 넘어 언론, IT, 스포츠, 정·재계 등을 뒤흔들며 전 세계로 퍼졌다.지난 1월 29일 창원지검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는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나는 소망합니다'란 제목으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안태근 전 검사에 의해 "장례식장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작성하면서 대한민국판 '#MeToo' 운동이 촉발됐다.대검찰청은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 회복을 위한 조사단'을 발족, 이번 주 초 안태근 전 국장 소환을 예고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앞서 지난 12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소속 김 모 부장검사를 긴급 체포한 데 이어 15일 밤 구속했다.지난해 12월 발행된 '황해문화'에 발표된 시인 최영미의 시 '괴물'도 뒤늦게 재조명되고 있다. 문단의 원로 시인이 성폭력을 일삼고 있다는 내용이 폭로됐고, 최 시인은 지난 17일 SNS에 "1992년 등단 이후 제가 원하지 않는 신체적 접촉을 했던 남자는 네 명이다, 민족문학작가회의와 가까운 문인들"이라고 추가 폭로했다.영화계에선 유지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 프로그래머가 "영화제 전 고위 간부를 지낸 원로 영화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연극계에선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10여년 전 지방 공연 때 겪었던 일을 공개하자 연출가이자 극작가인 이윤택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과거 배우를 성추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한국판 '#MeToo' 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그러나 미국판 '#MeToo' 운동이 있기 전 지난 2016년 한국판 '#MeToo' 운동의 시초로 문단의 성폭력 폭로가 있었고 지목된 작가들이 공개 사과했고, 제자들을 성폭행한 B시인은 1심에서 징역 8년을 받는 등 단죄도 이뤄졌다.문제는 시간이 지나고 가해자들이 태도를 바꿔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남발하며 피해자(폭로자)들은 '홀로' 긴싸움을 벌어야 했다.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반년 가까이 수사기관을 오가며 스스로 무죄를 입증해야만 했다.허위사실이 아닌 내용을 퍼뜨렸더라도 내용에 따라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 있도록 한 현행법 때문이다.영혼 없는 사과와 몇 마디 반성만 남긴 채 '이 또한 지나가리라'며 숨 고르기 하는 수많은 가해자를 제대로 단죄하기 위해선 명예훼손죄 개정과 관련 제도 마련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는 이유다.최근 여성노동인권 운동가와 함께 한 자리에서, 이 운동가는 사견임을 전제로 여권 운동가들이 '#MeToo' 운동에 동참하지 못하는 이유로 '2차 피해' 등 깊은 고뇌를 드러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MeToo' 운동에 동참하는 여성(혹은 남성)이 자신이 겪은 일을 두고 불운이나 자책으로 돌렸던 과거 체험에서 벗어나고, 개인적인 일로만 치부했던 일들이 사회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였다는 인식으로 진화하길 바란다. 사회 전체가 나서 '#With You'가 되도록 법과 제도의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이재규 사회부장이재규 사회부장

2018-02-18 이재규

[데스크 칼럼]참 오랫동안 기다린 봄

문대통령-김여정 만남 전 세계가 깜짝한반도 전쟁위기 끔찍한 상황보다 좋아평화의 싹 트는 봄바람 불었으면 좋겠다봄이 오려나 보다. 그렇게 지독한 추위가 이어지더니 어느덧 봄 기운이 느껴진다. 제대로 봄이 오려면 아직도 몇 번은 찬 바람을 견뎌야 하겠지만, 지난달부터 내내 이어졌던 것같은 매서운 동장군은 이제 거의 물러가지 않았나 싶다. 벌써 몇몇 곳에서는 봄 소식이나 다름없는 '고로쇠 축제' 준비를 한다고 하니 봄이 코 앞인 것은 틀림이 없다.누가 그랬을까. 혹독한 겨울이 있기에 봄이 더 반갑다고. 아마도 추운 겨울만 이어지거나, 더운 여름만 이어지거나, 혹은 살기 좋다는 봄이나 가을 날씨라도 1년 내내 이어진다면 무언가를 기다리는 재미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연중 춥거나 연중 더운 지역에 사는 것이 별로 좋지 않다고 하니 맞는 말이겠다. 어쨌든 그렇게 혹한을 지내고 맞는 봄은 더 반갑고도 반갑다.지독한 추위 뒤에 오는 봄은 신기할 만큼 때를 딱 맞춰 남북관계에도 찾아왔다. 당장이라도 미사일이 날아가고 전쟁이 날 것처럼 찬바람이 몰아치더니, 갑자기 훅 하고 훈풍이 불어왔다. 급기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했다는 깜짝 놀랄 소식까지 전해졌다. 앞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인천공항에 비행기를 내려 입국하는 모습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였다. 너무도 갑자기 찾아온 봄 바람이어서 한편으로는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문득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봄이 찾아오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때가 돼서 봄이 온 것일까? 천만에 말씀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북한의 신뢰가 없었다면 꿈도 못 꿀 일이다.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지만, 결국 지난 시간 동안 북한과 차곡차곡 쌓아놓은 과정이 있었기에 이처럼 봄이 찾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거기에 북한의 전략적인 계산과 국제 정세가 더해졌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이번 훈풍이 그냥 찾아온 게 아니라는 것은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남쪽을 찾아온 북한 응원단 단장이 '제2의 6·15시대 여는 첫걸음 될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아도 그렇다. 그들의 기억 속에는 6·15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증거다. 지난 김대중 정부를 거치면서 쌓아놓은 믿음과 기대가 여전히 살아서 작용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어쨌든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여정 부부장이 올림픽 개막식에서 손을 맞잡는 모습이나 나란히 앉아 여자 아이스하키를 응원하는 모습, 청와대에서 만나 활짝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 등은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한쪽에서는 지금 상황을 '봄' 이라고 하는 것에 불만을 터뜨릴지도 모르겠다. '속지 말라'고, 아니면 '끌려가지 말라고' 충고를 하는 이들도 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들었다는 불만은 이미 많이도 터져 나왔다. 하지만 아무리 이런저런 것들을 다 놓고 따져도, '한반도의 봄'은 긍정적인 면이 부정적인 면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가 높아지고 그 때문에 미국과 중국·일본까지 뒤죽박죽으로 얽혀 충돌하는 끔찍한 상황보다는 평화의 봄 바람이 부는 것이 훨씬 더 좋다. 작년 내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미국·중국과의 사드 갈등과 중국의 '사드 보복'이 줄줄이 이어지고, 그것으로 인해 엄청난 후유증까지 빚어졌던 일은 다시 생각해도 끔찍하다.어쨌든 봄이다. 모처럼 맞는 따뜻한 봄이다. 날씨도 하루 이틀 반짝 추웠다가 다시 풀린다고 한다. 얼어붙은 땅 속에서 기나긴 겨울을 지난 생명들이 봄을 앞두고 서서히 몸을 풀기 시작할 것이다. 따뜻해진 햇볕을 받으며 나무마다 새순이 돋아나듯, 한반도에도 평화의 싹이 움터 올랐으면 좋겠다. 그래, 너무 오랫동안 추웠다. 이제는 봄이 올 때도 됐다./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

2018-02-11 박상일

[데스크 칼럼]e-나라도움 하십니까?

기재부 운영 '국가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문화예술인 "지원 받기 너무 어렵다" 불만개통 1년 혼란 여전… 도움 안돼 "폐지를"처음 만나 어색할때 가볍게 화제를 모을수 있는 대화거리가 '날씨'다. 날씨는 어느 누굴 만나건 한 공간내 공통된 조건이고, 큰 이견차가 없기에 동질감을 느낄수 있는 화제로 딱이다. 모두에게 동질감을 갖게할수 있는 대화거릴 찾긴 쉽지 않다. 저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사안을 느끼는 온도차가 다르기 때문이다.그런 관점에서 봤을때 요즘 문화예술계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선 대동단결하는 모양새다. 바로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 'e나라도움'이다. 출입처나 업계 관계자들을 만날때면 으레 '오늘은 뭘로 얘길 풀어가나'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러나 요즘은 '안녕하세요?' 인사하듯 'e나라도움하세요?'라고 첫마디를 시작하면 술술 얘기가 전개돼 이슈거리에 대한 고민이 줄었다. 열이면 열 모두 짜놓은 듯 한목소리로 주제거리에 화답한다. 공통된 대답은 "어렵고, 힘들다.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 누굴위한 것이냐."지난해 1월 (1차)개통한 e나라도움은 간단히 말해 '국가보조금을 단 1원이라도 지원받는다'면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이다. 더 정확히 말해 운영부처(기재부)가 공식 정의한 개념은 '국고보조금의 예산 편성·교부·집행·정산 등 보조금 처리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 정보화해 통합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보조금이 꼭 필요한 국민들에게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가 운영하는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모든 국가보조금 사업에 국민의 세금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시스템인 것이다.시스템의 시작은 지난정부 시절인 지난 2014년 12월,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종합대책을 마련하면서 그 핵심과제로 e나라도움을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이 첫걸음이었다. 이후 2015년 10월 기획재정부 내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구축추진단'이 설치됐고, 이듬해인 2016년 12월 e나라도움 구축과 운영의 근거를 마련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됐다. 이에따라 지난해 1월 보조금 교부와 집행기능 등의 기능을 갖춘 e나라도움시스템이 1차 개통했고, 그해 7월 보조금 정산, 중복·부정 수급 검증, 정보공개 등을 포함해 전면 개통됐다.문제는 1원이라도 국가보조금을 지원받는 문화예술인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돈을 받아야 하는데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다. 문화예술인은 물론 이들을 지원하는 관련 기관들 역시 그야말로 아비규환인 상태다. 급기야 일부 문화예술인들은 이 시스템 자체를 지난 정부의 '적폐'로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지나치게 세분화되고 복잡한 시스템 구조는 'IT 기술자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불만이 넘쳐났고, 시스템 개통 1년이 흘렀음에도 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문화예술계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시스템에 대해 '폐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운영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시스템 개선'을 얘기하고 나서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정확히 9개월 전 칼럼을 통해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문화·예술인들의 국가지원을 확대해도 모자랄 마당에 누가 이들에게 시련(e나라도움시스템)을 안겨주는 것인지. 정부는 다시 한 번 곱씹어 봤으면 한다'로 마무리되는 글을 썼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없고 오히려 예전보다 더 힘들다는 얘기뿐이다.상황은 또 변해 올해 최저임금이 시행돼 뭔가 나아질 것을 기대했지만, 문화예술계는 여전히 배고프다는 이들 투성이다. 시급 7천530원, 월급으로 환산해 157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는 최저임금 시행이 한달을 넘었지만 문화예술인은 나아진 것을 느끼지 못한다고 토로한다. 한 문화계 관계자는 "문화예술계는 나름의 특성이 있다. 공장에서 물건을 뚝딱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고, 다양한 방식의 문화예술활동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낸다. 그렇다 보니 노동을 제대로 인식받지 못하는 일도 많고, 더더욱이 이를 시스템으로 관리한다는 것은 업계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한다.다시한번 얘기하고 싶다. 살맛 나는 세상을 위해 정부가 조금 더 (문화예술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줬으면 한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8-02-07 이윤희

[데스크 칼럼]"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방선거 앞두고 후보자 서로 잘났다고 야단국민위해 결정적 순간 희생할 각오 돼 있는지"정치판에 방해"… 떠나려는자 오히려 잡아야 "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영국인들의 가슴을 적셔 온 희생정신의 상징 언어다. 주인공은 로렌스 티투스 오츠(1880~1912). 오츠는 영국인들의 우상이 된 로버트 스콧(1868~1912)의 남극 탐험대원이었다. 로버트 스콧 탐험대는 비록 노르웨이 출신의 로알드 아문센보다 1개월 정도 늦게 남극 극점에 도달하는 바람에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지만 영국인들에게는 이미 국가적 영웅이었다. 첫 남극 도달의 영예는 아문센이 가져갔지만 국민적 위상에서는 스콧이 뒤지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귀환하지 못하고 최후를 맞은 스콧 탐험대의 '영국 신사도적 마지막 모습'에 있었다. 미국도 1950년대 이후 남극 극점에 기지를 구축해 놓고 있는데, 그 이름이 아문센-스콧 기지다.스콧 탐험대에서 말 관리를 맡았던 오츠는 남극점 도달 이후 귀환과정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동료들한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었다. 강력한 폭풍설에 휘말려 대원 모두가 위태로웠다. 오츠는 스콧 탐험대의 귀환에 자신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동료들을 위해 스스로 희생해야 한다고 작정했다. 탐험 대장인 스콧에게 말했다. "잠시 바깥에 나갔다 오겠습니다. 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츠의 이 마지막 말은 스콧의 일기에 적혀 있었기에 세상에 알려졌다. 스콧 일행도 끝내 귀환하지 못하고 남극에서 생을 마쳤다. 안전장소에서 불과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였다.영국 국민들은 오츠가 스스로 탐험대에서 벗어나 목숨을 버림으로써 탐험대를 살리려 한 그 숭고한 희생정신에 감동했다. 그러면서 그 마지막 말에 담긴,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조심스러움에 눈물을 흘렸다. "나는 틀렸으니 먼저들 가세요"라고 한 것도 아니고, 자신이 잠시 바깥에 나갔다 올 터인데 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니 기다리지 말고 떠나라는 말이었다. 코끝이 찡하다. 우리는 어느 조직에 있든지 간에, 나 자신이 남들에게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고 결론을 얻었을 경우 오츠처럼 남들을 위해 결연히 나를 희생할 각오는 되어 있는가. 그러면서 오츠처럼 나를 내세우지도 않고 불평하지도 않고 겸손한 자세로 마지막 말을 할 수가 있겠는가. 영국인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오츠의 그 마지막 말에 마음을 두는 이유는 희생정신과 그 희생조차 드러내지 않는 겸손함에 있을 터이다.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각 정당은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셈법에 바쁘다. 정치권은 모든 정책 초점을 선거에 맞추고 있다. 후보자들도 마찬가지다. 서로 내가 잘났다고 야단이다. 그 방식도 가지가지다. 정치인 중에 어느 한 사람이라도 내가 국민들의 더 나은 삶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국민들을 위해 나를 희생할 각오는 돼 있는지 모르겠다. 결정적인 순간에 '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죽음으로 나아간 오츠처럼 할 수 있는 우리의 정치인이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 이번 선거에서는 티투스 오츠와 같은 마음을 가진 정치인이 하나라도 나왔으면 좋겠다. 내가 우리 정치판의 행로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아 정계를 떠나겠다는 정치인이 하나라도 있다면 우리는 그를 어떻게 해서라도 정치판에 남아 있게 해야 할 터다. 국민을 볼모로 삼는 정치인들이 득시글거리는 이 판을 언제쯤 바꿀 수 있을지. 걱정이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8-02-04 정진오

[데스크 칼럼]제사와 상투

허생원 시절 양반같이 돈에 집착 불법 저질러역대 권력자 깨끗한 임기 마무리 약속했지만의지·실천없어 우리사회 병폐 나아지지 않아'한양 부자 변 씨에게 일만 냥을 빌린 허 생원, 과일과 말총 장사로 큰돈을 벌어 무인도를 사다.'17세기 후반 조선 팔도를 뜨겁게 달군 희대의 경제사건이 벌어졌다. 무일푼으로 끼니조차 잇지 못하던 생원 한 명이 단시간 내 100만 냥을 벌어 도적무리를 교화해 먹거리와 살 곳을 마련해주고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했다는 얘기가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다.조선 후기 부(富)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허 생원의 일화는 대략 이렇다. 가난한 살림에 글만 읽던 허 생원은 어느 날 돈을 벌어 오라는 부인의 핀잔을 듣고 한양 최고 부자인 변 씨에게 만 냥을 빌린다. 그는 경기도 안성으로 내려가 모든 종류의 과일을 모조리 사들였다. 그러자 과일이 없어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때 허 생원은 갖고 있던 과일을 시장에 내다 팔고 목돈을 쥐게 된다. 허 생원은 이 돈을 들고 제주도로 가서 말총(선비들의 상투에 쓰는 망건의 재료. 말의 목에 있는 갈기나 꼬리에 있는 털)을 모두 사들였다. 그는 상투를 틀지 못한 선비들에게 말총을 비싸게 팔아 또 한 번 큰돈을 번다.허 생원은 그렇게 번 돈으로 섬 하나를 산다. 그는 도적들을 찾아가 소 한 마리와 여자 한 명을 데리고 와서 자신이 사들인 섬에서 살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온 나라의 도적들이 섬으로 들어가자 나라가 조용하고 평화로워졌다. 이곳에서 도적들과 3년간 농사를 짓던 허 생원은 지금 일본의 나가사키(長崎)에 흉년이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동안 거둔 곡식을 팔아 백만 냥을 벌었다. 그는 이 돈으로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고 변 씨에게 빌린 돈의 열 배인 십만 냥을 갚는다. 연암 박지원의 한문 소설인 '허생전(許生傳)'의 한 대목을 살짝 각색해봤다.허 생원은 '사재기'와 '독점'으로 큰돈을 벌었다. 요즘 같으면 '도덕적 해이'나 '불법성 투기'라는 비난을 받았을 법한 일이다. 사안에 따라선 처벌받거나 과징금을 물 수도 있다. 그러나 소설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시 양반들이 목숨같이 떠받들고 있던 유교의 주요한 덕목인 '제사'와 '상투'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조상을 기리는(제사) 것과 부모가 물려준 신체를 가꾸(상투)는 것은 유교사상의 근본인 예(禮)와 효(孝)의 중요한 덕목이었다. 하지만 사회를 이끌어 가야 할 양반들이 내실 없는 형식에만 너무 얽매이다 보니 나라 살림은 점점 피폐해지고, 백성의 고통은 더 깊어져만 갔다. 실학자 박지원은 이런 세태를 비판하고 백성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싶어 했던 것으로 보인다. 소설 속 허 생원이 양반들이 소중히 여기는 약점(제사와 상투)을 이용해 돈을 모아 가난을 구제한 것도 소위 지도층이라고 하는 양반의 무능을 꼬집은 것이다.이 시대에도 허 생원이 살던 시절의 양반과 유사한 사회지도층이 존재한다. 내실 없는 형식에 갇혀 있던 조선 시대 양반들은 그사이 그들의 지위를 이용해 재력가로 변신했다. 일부 돈에 눈이 먼 현시대 양반들은 목숨처럼 여기는 '돈(錢)'을 지키려고 불법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뿐인가. 늘 그랬듯이 최고 권력은 세무·사법· 특혜라는 칼을 휘둘러 압박했고, 그런 권력에 기대려고 검은 뒷돈이 오갔다. 어느 해를 가릴 것 없이 권력과 연루된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역대 모든 권력자는 취임사에서 정경유착의 비리를 척결하고, 깨끗하게 임기를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혜를 주거나 검은돈을 받는 일도 절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일한 만큼 대우받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수 없이 다짐만 하면 무얼 하겠는가. 의지와 실천 없는 한 우리 사회의 병폐는 절대로 나아질 수 없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8-01-31 이진호

[데스크 칼럼]정현이 더 빛나는 이유

'비인기 종목'·'동호인 스포츠' 굴레 못 벗어후원사 구하기 힘들고 정부 지원 부실한 실정유망주들 세계적 선수 위해 국민적 관심 절실지난 한 주, 국내외적으로 여러 일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화제는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한국체대)이었다.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로 꼽히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정현은 '4강(준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내며 한국을 넘어 아시아 테니스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갔다. 역대 한국 선수 메이저대회 기록을 갈아치운 것은 물론 세계랭킹과 상금에서도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을 넘어섰다.그러나 무엇보다 정현 선수가 더 빛난 것은 테니스 불모지에서 이런 성과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테니스는 '비인기 종목' '동호인 스포츠'라는 굴레에 둘러싸여 있다. 후원사를 구하기 힘들어 선수들이 자력으로 훈련비 등을 충당해야 한다는 얘기는 이미 알려졌고, 엘리트스포츠로 자리잡기에는 여타 종목에 비해 그 지원이 부실한 실정이다. 테니스부를 운영중인 초중고교 숫자도 적지만, '그러잖아도 좁은 운동장에 테니스 전용구장을 만들어 테니스부를 운영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특혜주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일부 학부모들을 이해시켜야 하는 것도 우리 테니스계의 현실이다.처음엔 테니스가 '비인기종목'이라는데 반신반의했다. 주변에 동호인들도 꽤 있고, 테니스장도 간간이 볼 수 있기에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 정현 경기 관련 취재를 지켜보며 실감하게 됐다. '동호인 스포츠' '비인기 종목'이라는 꼬리표가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것을.언론에서는 지난주 정현의 '신화' '역사'쓰기를 따라가며 그와 관련된 신드롬을 분석하고, 그의 스토리부터 가족관계 등 모든 것에 집중했다. 경인일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그의 경기가 열리는 날엔 기자들이 그 열기를 담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시민들의 열띤 반응을 생각하고 거리로 나섰다. 지난 22일 펼쳐진 정현과 前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와의 16강전이 그랬고, 24일 오전 11시 테니스 샌드그렌과 벌어진 8강전도 정현을 응원하러 많은 이들이 모였을 것이라는 막연한 모습을 그렸다. 유동인구가 많이 몰리는 역 대합실이나 병원로비, 은행 등에 갔을때 생각했던 그림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대합실엔 노인 몇분만 앉아계셨고, 병원이나 은행 그 어디서도 응원열기를 찾긴 힘들었다.그나마 정현의 모교인 삼일공고 교장실에서 김동수 교장을 비롯 테니스 코치들과 후배선수들이 한데 모여 응원하는 모습이 훈훈함을 안겼다. '피겨 김연아 선수나 수영 박태환 선수가 불모지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것과 정현이 다르지 않다'는 평가에 고개가 끄덕여졌다.삼일공고 김 교장은 "정현이 때문에 테니스 룰도 알게 됐다. 후배들이 정현이를 본받아 제 2, 3의 현이가 나와서 학교를 넘어 국가를 위해 선양했으면 좋겠다"고 기쁨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테니스 코트장이 맨바닥인데 하드코트로 깔려고 했다. 하지만 이런저런 법률적 문제로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선수가 나오는데 국가에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4강 진출 후 경인일보와 전화 통화로 심경을 밝힌 정현의 아버지 정석진씨도 마찬가지였다. "(호주 오픈이 열린 멜버른)여기에선 예선부터 정현에게 사인해 달라는 팬들이 많았다. 우리나라도 테니스 유망주들이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유망주를 잘 육성하고 관리하는 것이 지금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비인기 종목이 인기종목이 되는 것은 크게 두가지 같다. 정현처럼 훌륭한 선수가 나와 국민적 관심을 갖게되거나 여자 아이스하키처럼 정치적으로 관심을 끌어 올려 반짝 인기종목으로 육성시키는 것.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누구나 전자여야 한다는데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제2, 3의 정현이 나올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을 이어나가길 기대해본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8-01-28 이윤희

[데스크 칼럼]음악플랫폼에 음악이 없다니…

인천음악플랫폼, 준비 안된채 시 요구로 개관지방선거 앞두고 치적 과시용 전락해선 안돼진정 플랫폼다운 기능 발휘하는 날 기대한다플랫폼(platform).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용어다. 부끄럽게도 20여년 전 대우자동차 사태를 취재하기 전까지 기자는 플랫폼에 대해 기차역의 승강장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자동차의 기본이 되는 골격'이라는 특화된 의미를 몰랐기에 '플랫폼을 공유해야 한다'는 등 직원들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들은 처음에 생소하기만 했다. 그런데 플랫폼은 기차역이나 자동차산업에서만 사용되는 용어가 아니었다.요즘에는 플랫폼이 컴퓨터나 IT 또는 경제용어로 고착화한 듯한 느낌마저 든다. 컴퓨터와 관련해서는 응용 프로그램이 실행될 수 있는 기초를 이루는 시스템을 플랫폼이라 말하고 인터넷에서는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사이트를 의미한다. 더 나아가 네트워크상에서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출연하더니 이를 기반으로 상품 및 서비스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거래하는 경제활동을 말하는 '플랫폼 경제'라는 용어도 상용화된 지 오래다.이처럼 많은 분야에서 플랫폼이란 용어가 통용되고 있지만 그 응용의 폭이 본래의 뜻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 기차역의 승강장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가운데 새로운 수요와 공급, 그리고 가치가 창출되는 유무형의 기반 또는 공간이 있다면 이를 플랫폼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듯싶다.얼마 전 인천에 또 하나 새로운 분야의 플랫폼이 생겼다. 인천문화재단과 함께 옛 동인천등기소 건물에 둥지를 튼 '인천음악플랫폼'이다. 플랫폼이라는 시사성 강한 용어 때문인지는 몰라도 문을 열기 전부터 눈길이 갔다. 음악플랫폼이라는 명칭에서는 뭔가 아우라가 풍기는 듯했다. 그만큼 시민(수요자)과 음악인(공급자)을 연결함으로써 시민들의 문화자생력을 키우는 데 '기본 골격'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아시아 음악도시 중심'이라는, 인천시가 제시하는 인천음악플랫폼의 비전도 기대감을 부풀렸다.그러나 개관 다음날 정작 음악플랫폼을 둘러보니 딴판이다. 인천음악자료관에는 의자와 탁자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제막식 당일 전시회를 했다는 음악홀의 문은 굳게 잠겨 있다. 아시아음악정보센터는 그냥 사무실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특히 아쉬운 것은 음악플랫폼에서 음악을 듣는 것은 고사하고 음악과 관련한 콘텐츠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심지어 어디에 숨어있는지 '인천음악플랫폼'이란 간판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쥬라기공원'을 보러 갔는데 '아기공룡 둘리'를 본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것도 공룡 대신 도마뱀이 나오는….무엇보다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을 연 정황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러한 준비부족을 인정하기에 개관 행사에 동상이나 기념비 등에 주로 쓰는 '제막식'이라는 애매한 단어를 사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친다. 실제로 '준비가 부족해 6월 즈음 개관하려 했지만, 인천시의 요구로 제막식을 열게 됐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여러가지 추측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물론 음악대학 하나 없는 인천에서 음악플랫폼이 생겼다는 것은 더없이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기에 음악플랫폼은 치적과시용이나 전시행정의 산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인천음악플랫폼이 진정 플랫폼다운 기능을 발휘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8-01-24 임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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