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천년, 새천년의 시작점

'고려건국 1100년'·'경기정명 1000년' 좋은 콘텐츠 몇년전부터 추진해왔던 사업 선거 앞두고 '위축'중요한 시점 할일 많은데 '시민없는 천년' 무의미우리는 어떤 행사의 가치를 따질 때 통상 '10주년' '20주년' 등 십년 주기 행사에 보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100주년'이라 하면 그 특별함이 더해지고, '1천년'이라고 하면 굳이 말해 무엇하랴.올해 2018년은 '경기 천년의 해'다. 고려 현종이 수도의 외곽지역을 '경기(京畿)'라고 처음 불렀던 때인 1018년 이후 1천년이 지난 것이다. '경기(京畿)'라는 지명이 붙여진 '경기 정명(定名)'이 1018년이었다면, 그보다 100년 앞선 918년은 고려 건국의 해였다. 올해 1천100년을 맞게 된다. 이에 고려의 임시 수도였던 강화도가 소재한 인천에서는 '고려건국 1천100년'을, 경기도에서는 '경기 정명 천년'에 의미를 부여하며 수년 전부터 다양한 사업 및 행사를 추진 중에 있다. 2018년 경기·인천이 천년의 세월을 넘은 이슈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이는 역사적 의미도 의미거니와 마케팅의 관점에서도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다.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역사적 의미를 되살려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미래로 나아갈 추진력을 얻는 기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시끌벅적하게 이를 알려 시너지를 얻어도 좋으련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지자체 및 문화예술·학술기관 등 관련 단체들만 분주할 뿐 정작 시민들의 관심은 덜한 듯하다.경기 천년, 고려건국 1천100년이란 좋은 콘텐츠가 있지만 시민들과의 연결고리가 부족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실무를 맡은 관계자들의 얘길 들어보면, 이런 상황이 특별할 것도 없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정치색이 들어가면 빛이 바래는 법.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해의 소지를 줄이려다 보니 위축되는 모양새라고 말한다. "몇년 전부터 추진해 왔던 사안이고, 순수한 목적으로 진행되는데 선거가 가깝다 보니 당론에 따라 입장이 엇갈린다. 지자체장의 소속 정당에 따라 반대 당에선 '선심성'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자칫 선거운동으로 비춰 질 소지가 있어 제대로 사업을 밀고 나가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현직 지자체장들만 빛을 보게 되는 것 아니냐는 견제의 눈길에 '괜히 트집 잡히느니 조용히 있겠다'는 관계자들의 생각도 일부 숨어있다고 한다.올해 '정명(정도) 천년'을 맞은 곳은 경기도 뿐만 아니다. 전라도 역시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았다. 경기와 같은 시기인 고려 현종 9년인 1018년, 지금의 전북 일원인 강남도와 전남, 광주 일원인 해양도를 합치고 전주와 나주의 앞 글자를 따 '전라도'가 생겼다. 이에 광주시, 전라남도, 전라북도 등 3개 시·도는 올해 '전라도 천년'을 맞아 함께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이미지 개선, 문화관광 활성화, 기념행사, 학술문화행사, 문화유산 복원 등 7대 분야 30개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나섰다. 똑같이 지방선거를 치르는데 이곳은 3개 시·도가 뜻을 모아 학술, 관광, 체육행사까지 전방위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천년을 맞았다는 것은 새천년으로 나아가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이 중요한 시점에 우리가 해야할 일은 너무도 많다. 과거와 현재를 철저하게 기록하고 또 알려야 할 것이며, 미래를 위해 시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시민들이 빠진 천년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천년'은 시민이 있어 가능했고,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해야 할 것이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8-03-11 이윤희

[데스크 칼럼]처럼

'미투'로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난 무엇을 해야하나"아침은 오고 말 것"이라며 분연히 일어설때 아닌가'시대'에 앞장 설 수 없는가… 강주룡·윤동주詩처럼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걸출한 여성 노동운동가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강주룡(1901~1932)을 들겠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평양 평원고무농장에서 일하던 강주룡은 1931년 5월 을밀대 지붕 위에 올랐다. 12m 높이였다. 사다리도 없이 긴 광목을 던져 잡고 올랐다. 평양에서 가장 높으면서도 사람이 많이 지나는 곳이었다. 열악한 노동 현실 속에서도 쥐꼬리 임금마저 일방적으로 깎았던 일제의 공장주를 소리 높여 고발했다. 한반도 첫 고공농성의 순간이었다. 9시간 반 만에 경찰에 붙잡혀 옥에 갇힌 강주룡은 단식투쟁을 벌였다. 풀려났다가 또다시 잡혀 들어갔다. 또 단식투쟁이었다. 임금삭감을 철회하지 않으면 굶어 죽겠다고 버텼다. 공장은 강주룡의 얘기를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동료들은 임금이 원상 회복되었으나 풀려난 강주룡은 그 이듬해 8월 평양의 빈민굴에서 서른한 살 젊디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밥을 굶으면서 옥고를 치르느라 얻은 병 때문이었다. 자신의 생명을 바쳐 동료 여성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한 첫 노동 운동가 강주룡을 당시 신문은 '을밀대의 옥상녀'라 표현했다.온 나라가 '미투(#Mee Too·나도 당했다)'에 휩싸여 있다. '안희정 사태'가 그 정점에 섰다. 시중의 이야깃거리로는 남북정상회담 얘기마저 압도하고 있다. '미투'가 처음 시작된 할리우드에서는 이제 '타임스 업(Time's Up·한 시대가 끝났다)' 운동이 일고 있다 한다. 우리 역시 '미투'를 넘어 '새 시대 운동'으로 갈 태세다. 무엇인가에 눌려 말 못하던 이들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거기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뒤에 서서 팔짱을 낀 채 말로 하는 것과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에는 크나큰 차이가 있다. 이제는 남자들도 '미투'에 나설지 모른다. 조직의 눈치를 보느라, 가족의 부양 책임감에, 참았던 각종 부조리를 고발하는 남자들이 나타날 때 '사회'는 크게 바뀔 거다. 남녀 없이 불합리의 사슬을 끊어내고 떨쳐 일어설 때 '한 시대'는 끝이 난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던진 '을밀대의 옥상녀' 강주룡처럼.'처럼'이란 두 글자를 제목으로 삼은 책이 있다. 윤동주(1917~1945)의 시 평론집이자 윤동주 평전이라고 할 수 있는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의 '처럼'. 윤동주의 시 '십자가'에서 따왔다. '괴로웠던 사나이,/행복(幸福)한 예수·그리스도에게/처럼/십자가(十字架)가 허락(許諾)된다면'. '십자가'의 한 구절만 읽어도 나보다는 남을 위해 예수처럼 행복한 마음으로 피 흘려 희생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절절하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랐던 윤동주의 또 다른 시는 우리는 과연 강주룡처럼 행동할 수 있을 것인가를 되묻게 한다.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쉽게 쓰여진 시'의 일부다.'미투'로 '시대'가 바뀌고 있는 이 순간에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내 주변에는 등불을 밝혀 내몰아야 할 어둠은 없는가. 언제까지 나는 남의 얘기만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해야 하는가. 이제 그 시대는 끝났다고, 그리하여 아침은 마침내 오고 말 것이라고 외치면서 분연히 일어설 차례가 나에게 오지는 않았는가. 내가 가진 알량한 것들을 죄다 버리고, 눈에 밟히는 모든 것을 내던지고, '시대'를 앞장서서 맞이할 수는 없는가. 강주룡처럼, 윤동주의 시처럼./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8-03-07 정진오

[데스크 칼럼]용기를 주는 아름다운 빛

사회 어두운 곳 비추고 용기있게 진실 밝히며부정에 맞서는 '나홀로 등대지기들' 점점 늘어'미투'가 힘얻고 사회적 약자들 용기·위안 얻어등대는 오래전부터 어둡고 적막한 바다를 운항하는 선원들에게 배의 위치, 위험한 해안선, 험난한 여울과 암초, 항구의 안전한 입구 등을 알려주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등대에는 반드시 갖춰야 할 두 가지 조건이 있는 데 어떤 조건에서도 식별이 쉬워야 하고, 다른 등대와 뚜렷하게 구별돼야 한다. 이런 이유로 각국 정부는 등대마다 등의 색과 일정한 시간 빛의 깜박이는 횟수로 고유의 표시방식을 부여하고 있다. 이 표시방식은 국제항로표지협회(IALA)에서 고시해 국제적으로 통용된다. 요즘은 위성장치인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를 이용해 위치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등대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상황에 따라 등대의 아날로그 방식이 GPS 같은 전자장비보다 훨씬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인천 앞바다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 등대'의 등질(빛의 특성)은 백섬광으로 10초 1섬광(FI W 10s)으로 표시한다. 동해안 최북단 통일전망대와 금강산이 가까운 곳에 있는 '대진 등대'는 백섬광 12초 1섬광(FI W 12s)이다. 무슨 얘긴가 하면 팔미도와 대진 등대에서 비추어지는 빛은 밝은 흰색으로 각각 10초에 한 번, 12초에 한 번씩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일정한 속도로 거울 반사판이 등 주위를 360도 회전하면서 빛을 반사하는 것인데 보는 쪽에서는 등대 불빛이 일정한 속도에 맞춰 깜박이는 것처럼 보인다. '속초 등대'는 백섬광 45초 4섬광(FI(4)W 45s), 울산시 '화암추 등대'는 백홍호섬광 20초 1섬광(AI FIWR 20s)으로 표시되는데 각각 45초에 4번, 20초에 한 번씩 빛을 반짝인다. 백홍호섬광은 흰색과 빨간색 양면렌즈가 20초마다 두 가지 불빛을 발하는 것으로 '주변에 암초나 위험물이 많으니 조심하라'는 뜻이다.등대마다 중복되지 않게 고유의 표시방식을 부여하는 것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혼돈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등대가 보유한 고유의 빛 색과 깜박이는 횟수를 마음대로 바꾸거나 매번 다르게 표시한다면 해상을 운항하는 배들은 혼란과 위험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등대를 설치할 때 부여된 표시방법은 철거되는 날까지 그대로 운영하는 게 관행이다.등대는 예전부터 '희망', '진실', '자유' 등 긍정의 상징으로 많이 쓰여왔다. 부정·부패와 싸우는 힘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사회나 시대가 옳지 못한 선택을 할 때마다 각자 위치한 자리에서 소신 있게 위험을 알리는 등대가 있었다. 부정한 권력과 부패한 자본을 지적한 내부 고발자, 무능한 정권과 타락한 사회를 비판하는 언론, 원칙도 개념도 없는 개발을 감시하고 탐욕스러운 금권(金權)을 경계하는 시민단체 등은 우리 사회가 올바르게 나아갈 곳을 비추는 등대로 여겨졌다.그러나 자신들의 잘못이 드러나는 것을 바라지 않은 세력은 이런저런 이슈를 만들어 '빛'을 일시적으로 감추거나 흐지부지 덮어 깎아내리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부고발자를 기밀누설자로 처벌하고, 시민단체는 먹이(?)만 주면 대들지 않는 하이에나처럼 치부했다. 언론은 기레기(기자 쓰레기)로 몰아세우고, 온라인상에서 떼로 덤벼들면서 진실을 호도(糊塗)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추는 등대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진실을 밝히는 용기 있는 등대지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등대를 지키는 것은 노래 가사처럼 거룩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비난과 조롱에 굴하지 않고 부정(不正)에 맞서는 '나 홀로 등대지기'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미투'가 힘을 얻고, 억울함을 당한 사회적 약자들이 용기와 위안을 얻고 있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8-03-04 이진호

[데스크 칼럼]'미투'·'위드유', '제3의 사회민주화운동'

잘못된 상황과 제도 '일그러진 권력'의 또다른 버전권력자들 성폭력 반드시 척결해야 할 '불평등 문제'공정사회 지향한다는 의미로 '촛불'과 같은 힘 지녀지금 한국사회의 화두는 단연 '미투(ME TOO·성범죄 피해 사실 폭로)'와 '위드유(WITH YOU·미투운동 지지)' 운동이다.서지현 검사와 함께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임은정 검사는 검찰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루시퍼 이펙트'에 나오는 한 구절을 첨부했다. "시스템은 한 개인의 반대를 착각으로, 두 사람의 반대를 감응성 정신병으로 매도할 수 있지만, 세 사람이 같은 편에 서면 함부로 하기 어려운 힘이 있다."'루시퍼 이펙트'(웅진지식하우스, 2007)는 미국의 유명한 심리학자인 필림 짐바르도 교수가 지난 1971년 스탠퍼드 교도소에서 충격적인 실험을 한 뒤 무려 35년 후에 쓴 책이다. 그는 잘못된 상황과 제도가 사람을 악(惡)하게 만드는 현상을 '루시퍼 이펙트'라고 명명했다. '잘못된 상황과 제도'를 주목한다면, 임 검사가 '루시퍼 이펙트'를 꺼내든 것은 인용 구절 자체의 함의를 뛰어넘는 힘이 있다.'잘못된 상황과 제도'는 바로 '일그러진 권력'의 또 다른 버전이다. '미투' 운동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성폭력 가해자들은 하나같이 그 조직이나 분야의 권력자들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주 20~50대 성인남녀 1천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투·위드유' 운동과 관련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71.6%가 성폭력의 본질적 문제로 '권력관계'를 꼽은 것은 당연하다. 성차별(남녀관계)을 선택한 응답자는 28.4%이었다. 가해자들은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성적 폭력을 가했다. 권력과 성 그리고 하급자 위치의 여성이라는 삼중 기재에 묶인 피해자들은 고통 속에서 숨죽이며 살아왔다. 우리 사회의 낮은 인권의식과 성폭력 불감증은 피해자들을 더욱 옭아맸고, 권력자들의 상습적인 성폭력과 이를 묵인해 온 우리 사회의 오랜 관행을 고발하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위드유'는 이에 대한 우리 사회가 보내는 일종의 '화답'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8.6%가 '미투'·'위드유' 운동을 지지한다고 했고, 74.4%는 동참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관음적 또는 정치적 시선으로 '미투'·'위드유'를 바라보는 일부에 대해 국민 대부분이 권력자의 성폭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척결해야 할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라고 꾸짖고 있는 것이다. 여야 정치권이 이런 '미투'·'위드유' 운동에 반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젠더폭력대책TF를 가동하고 '이윤택 처벌법', '갑질 성폭력 방지법' 등을 발의하겠다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도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며 사회 곳곳에 뿌리 박힌 젠더 폭력을 발본 색원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용기 있게 사실을 밝힌 피해자들이 2차 피해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쯤 되면 일반시민들이 먼저 나서고 정치권이 뒤따른 '촛불'이 연상되지 않는가! 촛불을 든 일반 시민들은 국정 농단과 권력 남용을 규탄하며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고 외쳤다. '미투'·'위드유' 운동도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에 분노하며 결국은 공정 사회를 지향한다는 면에서 '촛불'과 동일 선상에서 한국 사회를 바꿔놓을 힘을 가졌다고 본다. 우리 시민들은 왜곡된 정치권력·경제권력에 대항해 정치민주화·경제민주화 운동을 진행해왔다. '미투'·'위드유' 운동에 대해 '제3의 사회민주화운동'이라는 다소 거창한 명칭을 붙이고 싶은 이유다./김순기 정치부장김순기 정치부장

2018-02-28 김순기

[데스크 칼럼]ICT강국, 올림픽을 이끌다

다운로드 속도 LTE보다 20~1천배 빠른 '5G'100대 카메라 180도 촬영 '타임슬라이스' 눈길싱크뷰, 초고화질 영상 실시간 전송 생동감 줘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겨울철 스포츠 축제다.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총 92개국에서 2천925명의 선수가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하지만 이번 동계올림픽에 선수 못지 않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한국의 정보통신 기술이다. 외신들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선보인 정보통신기술(ICT)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통신업체는 평창동계올림픽 통신부문 공식 파트너사로 참가해 대회통신망 구축과 운용을 맡았다.한국은 이번 올림픽을 '첨단 ICT 올림픽'으로 치르겠다고 일찌감치 예고했다. 5G 이동통신 기술을 선보였고 UHD(초고화질화면) 방송으로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대회장 주변 곳곳에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IT서비스 체험관을 열어 외국 관람객들한테 호평을 받았다.5G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20Gbps로 현재 LTE 속도보다 20~1천배 빠르다. 데이터 지연시간도 0.01초(10ms)에서 0.001초(1ms)로 줄었다. 결론적으로 5G는 LTE보다 전송속도가 20배 빨라지고 지연시간이 10분의 1로 줄어들어 연결 가능한 디바이스가 10배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올림픽 경기장에선 5G 기술이 곳곳에서 빛을 냈다. 초대용량 라이브 전송기술 기반의 옴니뷰를 비롯해 타임슬라이스, 싱크뷰 등 '5G 실감형 서비스'를 봅슬레이,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크로스컨트리에서 자유롭게 선보였다. 특히 이들 종목에선 '타임슬라이스'라는 새로운 중계 기법이 도입돼 눈길을 끌었다. 타임슬라이스는 100대의 카메라가 180도 각도에서 동시에 촬영해 경기 장면을 보다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고 하니 놀라울 정도다. 물론 경기장을 둘러싼 100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한 고화질 이미지를 전송하려면 5G 통신이 필수적이다.싱크뷰는 초소형 카메라에 통신 모듈을 부착해 초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서비스다. 서로 다른 영상을 동기화시키는 기술을 통해 선수 시점의 영상과 중계화면을 골라서 시청할 수 있다. 마치 선수가 된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옴니뷰는 크로스컨트리 같은 장거리 레이싱 종목에서 특정 지점 및 선수의 경기 모습을 입체적으로 감상한다. 이 기술은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경기에서 첫선을 보였는데, 크로스컨트리 경기복에 부착된 GPS 센서와 코스 곳곳에 있는 5G 모듈 탑재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영상을 제공받는다.우리나라의 세계 최초 5G는 글로벌 ICT 리더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평창 동계올림픽 파트너 초청 프로그램 목적으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관계자와 다수의 통신 업계 리더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찬사를 보냈다. 이들의 공통된 평가는 한국의 5G 기술이 올림픽 방식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번 5G는 올림픽에 처음으로 적용한 사례여서 앞으로의 올림픽에도 적용받을 전망이다.하지만 옥에 티도 있었다. 바로 이번 개막식에서 미국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드론(무인기)을 이용해 펼친 공중 쇼다. 인텔은 자사 소형 드론 '슈팅 스타' 1천218대를 상공에 날려 오륜기와 스노보드 선수 형상을 멋지게 그려내 관람객들에게 감탄사를 자아냈다. 1천 대가 넘는 드론을 조종사 한 명이 컴퓨터 한 대로 조종했다니 놀랍다. 대회 개최국이자 세계적 IT(정보기술) 강국인 한국이 우리 힘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신창윤 경제부장신창윤 경제부장

2018-02-21 신창윤

[데스크 칼럼]'#MeToo 운동' 그 이후 주목할 것들

검찰·문학·영화·연극계 등 전방위로 확산가해자 단죄위해선 '명예훼손죄 개정' 필요'#With You' 되도록 법·제도정비 뒤따라야지난 해 10월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 '킹스 스피치', '시카고' 등 명작들을 만든 미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이자 영화감독인 하비 와인스타인(Harvey Weinstein)이 여배우 등을 상대로 수십 년 간 성추행과 성폭력을 벌였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시작된 '#MeToo 운동'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과 성폭력이 폭로되자 미 배우 앨리사 밀라노(Alyssa Milano)는 트위터에서 '#MeToo'운동을 제안했고,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펠트로 등의 유명 배우들이 동참하면서 영화계를 넘어 언론, IT, 스포츠, 정·재계 등을 뒤흔들며 전 세계로 퍼졌다.지난 1월 29일 창원지검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는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나는 소망합니다'란 제목으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안태근 전 검사에 의해 "장례식장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작성하면서 대한민국판 '#MeToo' 운동이 촉발됐다.대검찰청은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 회복을 위한 조사단'을 발족, 이번 주 초 안태근 전 국장 소환을 예고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앞서 지난 12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소속 김 모 부장검사를 긴급 체포한 데 이어 15일 밤 구속했다.지난해 12월 발행된 '황해문화'에 발표된 시인 최영미의 시 '괴물'도 뒤늦게 재조명되고 있다. 문단의 원로 시인이 성폭력을 일삼고 있다는 내용이 폭로됐고, 최 시인은 지난 17일 SNS에 "1992년 등단 이후 제가 원하지 않는 신체적 접촉을 했던 남자는 네 명이다, 민족문학작가회의와 가까운 문인들"이라고 추가 폭로했다.영화계에선 유지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 프로그래머가 "영화제 전 고위 간부를 지낸 원로 영화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연극계에선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10여년 전 지방 공연 때 겪었던 일을 공개하자 연출가이자 극작가인 이윤택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과거 배우를 성추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한국판 '#MeToo' 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그러나 미국판 '#MeToo' 운동이 있기 전 지난 2016년 한국판 '#MeToo' 운동의 시초로 문단의 성폭력 폭로가 있었고 지목된 작가들이 공개 사과했고, 제자들을 성폭행한 B시인은 1심에서 징역 8년을 받는 등 단죄도 이뤄졌다.문제는 시간이 지나고 가해자들이 태도를 바꿔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남발하며 피해자(폭로자)들은 '홀로' 긴싸움을 벌어야 했다.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반년 가까이 수사기관을 오가며 스스로 무죄를 입증해야만 했다.허위사실이 아닌 내용을 퍼뜨렸더라도 내용에 따라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 있도록 한 현행법 때문이다.영혼 없는 사과와 몇 마디 반성만 남긴 채 '이 또한 지나가리라'며 숨 고르기 하는 수많은 가해자를 제대로 단죄하기 위해선 명예훼손죄 개정과 관련 제도 마련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는 이유다.최근 여성노동인권 운동가와 함께 한 자리에서, 이 운동가는 사견임을 전제로 여권 운동가들이 '#MeToo' 운동에 동참하지 못하는 이유로 '2차 피해' 등 깊은 고뇌를 드러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MeToo' 운동에 동참하는 여성(혹은 남성)이 자신이 겪은 일을 두고 불운이나 자책으로 돌렸던 과거 체험에서 벗어나고, 개인적인 일로만 치부했던 일들이 사회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였다는 인식으로 진화하길 바란다. 사회 전체가 나서 '#With You'가 되도록 법과 제도의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이재규 사회부장이재규 사회부장

2018-02-18 이재규

[데스크 칼럼]참 오랫동안 기다린 봄

문대통령-김여정 만남 전 세계가 깜짝한반도 전쟁위기 끔찍한 상황보다 좋아평화의 싹 트는 봄바람 불었으면 좋겠다봄이 오려나 보다. 그렇게 지독한 추위가 이어지더니 어느덧 봄 기운이 느껴진다. 제대로 봄이 오려면 아직도 몇 번은 찬 바람을 견뎌야 하겠지만, 지난달부터 내내 이어졌던 것같은 매서운 동장군은 이제 거의 물러가지 않았나 싶다. 벌써 몇몇 곳에서는 봄 소식이나 다름없는 '고로쇠 축제' 준비를 한다고 하니 봄이 코 앞인 것은 틀림이 없다.누가 그랬을까. 혹독한 겨울이 있기에 봄이 더 반갑다고. 아마도 추운 겨울만 이어지거나, 더운 여름만 이어지거나, 혹은 살기 좋다는 봄이나 가을 날씨라도 1년 내내 이어진다면 무언가를 기다리는 재미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연중 춥거나 연중 더운 지역에 사는 것이 별로 좋지 않다고 하니 맞는 말이겠다. 어쨌든 그렇게 혹한을 지내고 맞는 봄은 더 반갑고도 반갑다.지독한 추위 뒤에 오는 봄은 신기할 만큼 때를 딱 맞춰 남북관계에도 찾아왔다. 당장이라도 미사일이 날아가고 전쟁이 날 것처럼 찬바람이 몰아치더니, 갑자기 훅 하고 훈풍이 불어왔다. 급기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했다는 깜짝 놀랄 소식까지 전해졌다. 앞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인천공항에 비행기를 내려 입국하는 모습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였다. 너무도 갑자기 찾아온 봄 바람이어서 한편으로는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문득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봄이 찾아오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때가 돼서 봄이 온 것일까? 천만에 말씀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북한의 신뢰가 없었다면 꿈도 못 꿀 일이다.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지만, 결국 지난 시간 동안 북한과 차곡차곡 쌓아놓은 과정이 있었기에 이처럼 봄이 찾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거기에 북한의 전략적인 계산과 국제 정세가 더해졌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이번 훈풍이 그냥 찾아온 게 아니라는 것은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남쪽을 찾아온 북한 응원단 단장이 '제2의 6·15시대 여는 첫걸음 될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아도 그렇다. 그들의 기억 속에는 6·15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증거다. 지난 김대중 정부를 거치면서 쌓아놓은 믿음과 기대가 여전히 살아서 작용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어쨌든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여정 부부장이 올림픽 개막식에서 손을 맞잡는 모습이나 나란히 앉아 여자 아이스하키를 응원하는 모습, 청와대에서 만나 활짝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 등은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한쪽에서는 지금 상황을 '봄' 이라고 하는 것에 불만을 터뜨릴지도 모르겠다. '속지 말라'고, 아니면 '끌려가지 말라고' 충고를 하는 이들도 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들었다는 불만은 이미 많이도 터져 나왔다. 하지만 아무리 이런저런 것들을 다 놓고 따져도, '한반도의 봄'은 긍정적인 면이 부정적인 면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가 높아지고 그 때문에 미국과 중국·일본까지 뒤죽박죽으로 얽혀 충돌하는 끔찍한 상황보다는 평화의 봄 바람이 부는 것이 훨씬 더 좋다. 작년 내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미국·중국과의 사드 갈등과 중국의 '사드 보복'이 줄줄이 이어지고, 그것으로 인해 엄청난 후유증까지 빚어졌던 일은 다시 생각해도 끔찍하다.어쨌든 봄이다. 모처럼 맞는 따뜻한 봄이다. 날씨도 하루 이틀 반짝 추웠다가 다시 풀린다고 한다. 얼어붙은 땅 속에서 기나긴 겨울을 지난 생명들이 봄을 앞두고 서서히 몸을 풀기 시작할 것이다. 따뜻해진 햇볕을 받으며 나무마다 새순이 돋아나듯, 한반도에도 평화의 싹이 움터 올랐으면 좋겠다. 그래, 너무 오랫동안 추웠다. 이제는 봄이 올 때도 됐다./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

2018-02-11 박상일

[데스크 칼럼]e-나라도움 하십니까?

기재부 운영 '국가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문화예술인 "지원 받기 너무 어렵다" 불만개통 1년 혼란 여전… 도움 안돼 "폐지를"처음 만나 어색할때 가볍게 화제를 모을수 있는 대화거리가 '날씨'다. 날씨는 어느 누굴 만나건 한 공간내 공통된 조건이고, 큰 이견차가 없기에 동질감을 느낄수 있는 화제로 딱이다. 모두에게 동질감을 갖게할수 있는 대화거릴 찾긴 쉽지 않다. 저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사안을 느끼는 온도차가 다르기 때문이다.그런 관점에서 봤을때 요즘 문화예술계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선 대동단결하는 모양새다. 바로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 'e나라도움'이다. 출입처나 업계 관계자들을 만날때면 으레 '오늘은 뭘로 얘길 풀어가나'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러나 요즘은 '안녕하세요?' 인사하듯 'e나라도움하세요?'라고 첫마디를 시작하면 술술 얘기가 전개돼 이슈거리에 대한 고민이 줄었다. 열이면 열 모두 짜놓은 듯 한목소리로 주제거리에 화답한다. 공통된 대답은 "어렵고, 힘들다.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 누굴위한 것이냐."지난해 1월 (1차)개통한 e나라도움은 간단히 말해 '국가보조금을 단 1원이라도 지원받는다'면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이다. 더 정확히 말해 운영부처(기재부)가 공식 정의한 개념은 '국고보조금의 예산 편성·교부·집행·정산 등 보조금 처리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 정보화해 통합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보조금이 꼭 필요한 국민들에게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가 운영하는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모든 국가보조금 사업에 국민의 세금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시스템인 것이다.시스템의 시작은 지난정부 시절인 지난 2014년 12월,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종합대책을 마련하면서 그 핵심과제로 e나라도움을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이 첫걸음이었다. 이후 2015년 10월 기획재정부 내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구축추진단'이 설치됐고, 이듬해인 2016년 12월 e나라도움 구축과 운영의 근거를 마련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됐다. 이에따라 지난해 1월 보조금 교부와 집행기능 등의 기능을 갖춘 e나라도움시스템이 1차 개통했고, 그해 7월 보조금 정산, 중복·부정 수급 검증, 정보공개 등을 포함해 전면 개통됐다.문제는 1원이라도 국가보조금을 지원받는 문화예술인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돈을 받아야 하는데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다. 문화예술인은 물론 이들을 지원하는 관련 기관들 역시 그야말로 아비규환인 상태다. 급기야 일부 문화예술인들은 이 시스템 자체를 지난 정부의 '적폐'로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지나치게 세분화되고 복잡한 시스템 구조는 'IT 기술자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불만이 넘쳐났고, 시스템 개통 1년이 흘렀음에도 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문화예술계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시스템에 대해 '폐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운영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시스템 개선'을 얘기하고 나서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정확히 9개월 전 칼럼을 통해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문화·예술인들의 국가지원을 확대해도 모자랄 마당에 누가 이들에게 시련(e나라도움시스템)을 안겨주는 것인지. 정부는 다시 한 번 곱씹어 봤으면 한다'로 마무리되는 글을 썼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없고 오히려 예전보다 더 힘들다는 얘기뿐이다.상황은 또 변해 올해 최저임금이 시행돼 뭔가 나아질 것을 기대했지만, 문화예술계는 여전히 배고프다는 이들 투성이다. 시급 7천530원, 월급으로 환산해 157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는 최저임금 시행이 한달을 넘었지만 문화예술인은 나아진 것을 느끼지 못한다고 토로한다. 한 문화계 관계자는 "문화예술계는 나름의 특성이 있다. 공장에서 물건을 뚝딱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고, 다양한 방식의 문화예술활동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낸다. 그렇다 보니 노동을 제대로 인식받지 못하는 일도 많고, 더더욱이 이를 시스템으로 관리한다는 것은 업계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한다.다시한번 얘기하고 싶다. 살맛 나는 세상을 위해 정부가 조금 더 (문화예술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줬으면 한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8-02-07 이윤희

[데스크 칼럼]"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방선거 앞두고 후보자 서로 잘났다고 야단국민위해 결정적 순간 희생할 각오 돼 있는지"정치판에 방해"… 떠나려는자 오히려 잡아야 "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영국인들의 가슴을 적셔 온 희생정신의 상징 언어다. 주인공은 로렌스 티투스 오츠(1880~1912). 오츠는 영국인들의 우상이 된 로버트 스콧(1868~1912)의 남극 탐험대원이었다. 로버트 스콧 탐험대는 비록 노르웨이 출신의 로알드 아문센보다 1개월 정도 늦게 남극 극점에 도달하는 바람에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지만 영국인들에게는 이미 국가적 영웅이었다. 첫 남극 도달의 영예는 아문센이 가져갔지만 국민적 위상에서는 스콧이 뒤지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귀환하지 못하고 최후를 맞은 스콧 탐험대의 '영국 신사도적 마지막 모습'에 있었다. 미국도 1950년대 이후 남극 극점에 기지를 구축해 놓고 있는데, 그 이름이 아문센-스콧 기지다.스콧 탐험대에서 말 관리를 맡았던 오츠는 남극점 도달 이후 귀환과정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동료들한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었다. 강력한 폭풍설에 휘말려 대원 모두가 위태로웠다. 오츠는 스콧 탐험대의 귀환에 자신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동료들을 위해 스스로 희생해야 한다고 작정했다. 탐험 대장인 스콧에게 말했다. "잠시 바깥에 나갔다 오겠습니다. 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츠의 이 마지막 말은 스콧의 일기에 적혀 있었기에 세상에 알려졌다. 스콧 일행도 끝내 귀환하지 못하고 남극에서 생을 마쳤다. 안전장소에서 불과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였다.영국 국민들은 오츠가 스스로 탐험대에서 벗어나 목숨을 버림으로써 탐험대를 살리려 한 그 숭고한 희생정신에 감동했다. 그러면서 그 마지막 말에 담긴,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조심스러움에 눈물을 흘렸다. "나는 틀렸으니 먼저들 가세요"라고 한 것도 아니고, 자신이 잠시 바깥에 나갔다 올 터인데 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니 기다리지 말고 떠나라는 말이었다. 코끝이 찡하다. 우리는 어느 조직에 있든지 간에, 나 자신이 남들에게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고 결론을 얻었을 경우 오츠처럼 남들을 위해 결연히 나를 희생할 각오는 되어 있는가. 그러면서 오츠처럼 나를 내세우지도 않고 불평하지도 않고 겸손한 자세로 마지막 말을 할 수가 있겠는가. 영국인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오츠의 그 마지막 말에 마음을 두는 이유는 희생정신과 그 희생조차 드러내지 않는 겸손함에 있을 터이다.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각 정당은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셈법에 바쁘다. 정치권은 모든 정책 초점을 선거에 맞추고 있다. 후보자들도 마찬가지다. 서로 내가 잘났다고 야단이다. 그 방식도 가지가지다. 정치인 중에 어느 한 사람이라도 내가 국민들의 더 나은 삶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국민들을 위해 나를 희생할 각오는 돼 있는지 모르겠다. 결정적인 순간에 '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죽음으로 나아간 오츠처럼 할 수 있는 우리의 정치인이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 이번 선거에서는 티투스 오츠와 같은 마음을 가진 정치인이 하나라도 나왔으면 좋겠다. 내가 우리 정치판의 행로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아 정계를 떠나겠다는 정치인이 하나라도 있다면 우리는 그를 어떻게 해서라도 정치판에 남아 있게 해야 할 터다. 국민을 볼모로 삼는 정치인들이 득시글거리는 이 판을 언제쯤 바꿀 수 있을지. 걱정이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8-02-04 정진오

[데스크 칼럼]제사와 상투

허생원 시절 양반같이 돈에 집착 불법 저질러역대 권력자 깨끗한 임기 마무리 약속했지만의지·실천없어 우리사회 병폐 나아지지 않아'한양 부자 변 씨에게 일만 냥을 빌린 허 생원, 과일과 말총 장사로 큰돈을 벌어 무인도를 사다.'17세기 후반 조선 팔도를 뜨겁게 달군 희대의 경제사건이 벌어졌다. 무일푼으로 끼니조차 잇지 못하던 생원 한 명이 단시간 내 100만 냥을 벌어 도적무리를 교화해 먹거리와 살 곳을 마련해주고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했다는 얘기가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다.조선 후기 부(富)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허 생원의 일화는 대략 이렇다. 가난한 살림에 글만 읽던 허 생원은 어느 날 돈을 벌어 오라는 부인의 핀잔을 듣고 한양 최고 부자인 변 씨에게 만 냥을 빌린다. 그는 경기도 안성으로 내려가 모든 종류의 과일을 모조리 사들였다. 그러자 과일이 없어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때 허 생원은 갖고 있던 과일을 시장에 내다 팔고 목돈을 쥐게 된다. 허 생원은 이 돈을 들고 제주도로 가서 말총(선비들의 상투에 쓰는 망건의 재료. 말의 목에 있는 갈기나 꼬리에 있는 털)을 모두 사들였다. 그는 상투를 틀지 못한 선비들에게 말총을 비싸게 팔아 또 한 번 큰돈을 번다.허 생원은 그렇게 번 돈으로 섬 하나를 산다. 그는 도적들을 찾아가 소 한 마리와 여자 한 명을 데리고 와서 자신이 사들인 섬에서 살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온 나라의 도적들이 섬으로 들어가자 나라가 조용하고 평화로워졌다. 이곳에서 도적들과 3년간 농사를 짓던 허 생원은 지금 일본의 나가사키(長崎)에 흉년이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동안 거둔 곡식을 팔아 백만 냥을 벌었다. 그는 이 돈으로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고 변 씨에게 빌린 돈의 열 배인 십만 냥을 갚는다. 연암 박지원의 한문 소설인 '허생전(許生傳)'의 한 대목을 살짝 각색해봤다.허 생원은 '사재기'와 '독점'으로 큰돈을 벌었다. 요즘 같으면 '도덕적 해이'나 '불법성 투기'라는 비난을 받았을 법한 일이다. 사안에 따라선 처벌받거나 과징금을 물 수도 있다. 그러나 소설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시 양반들이 목숨같이 떠받들고 있던 유교의 주요한 덕목인 '제사'와 '상투'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조상을 기리는(제사) 것과 부모가 물려준 신체를 가꾸(상투)는 것은 유교사상의 근본인 예(禮)와 효(孝)의 중요한 덕목이었다. 하지만 사회를 이끌어 가야 할 양반들이 내실 없는 형식에만 너무 얽매이다 보니 나라 살림은 점점 피폐해지고, 백성의 고통은 더 깊어져만 갔다. 실학자 박지원은 이런 세태를 비판하고 백성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싶어 했던 것으로 보인다. 소설 속 허 생원이 양반들이 소중히 여기는 약점(제사와 상투)을 이용해 돈을 모아 가난을 구제한 것도 소위 지도층이라고 하는 양반의 무능을 꼬집은 것이다.이 시대에도 허 생원이 살던 시절의 양반과 유사한 사회지도층이 존재한다. 내실 없는 형식에 갇혀 있던 조선 시대 양반들은 그사이 그들의 지위를 이용해 재력가로 변신했다. 일부 돈에 눈이 먼 현시대 양반들은 목숨처럼 여기는 '돈(錢)'을 지키려고 불법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뿐인가. 늘 그랬듯이 최고 권력은 세무·사법· 특혜라는 칼을 휘둘러 압박했고, 그런 권력에 기대려고 검은 뒷돈이 오갔다. 어느 해를 가릴 것 없이 권력과 연루된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역대 모든 권력자는 취임사에서 정경유착의 비리를 척결하고, 깨끗하게 임기를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혜를 주거나 검은돈을 받는 일도 절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일한 만큼 대우받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수 없이 다짐만 하면 무얼 하겠는가. 의지와 실천 없는 한 우리 사회의 병폐는 절대로 나아질 수 없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8-01-31 이진호

[데스크 칼럼]정현이 더 빛나는 이유

'비인기 종목'·'동호인 스포츠' 굴레 못 벗어후원사 구하기 힘들고 정부 지원 부실한 실정유망주들 세계적 선수 위해 국민적 관심 절실지난 한 주, 국내외적으로 여러 일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화제는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한국체대)이었다.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로 꼽히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정현은 '4강(준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내며 한국을 넘어 아시아 테니스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갔다. 역대 한국 선수 메이저대회 기록을 갈아치운 것은 물론 세계랭킹과 상금에서도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을 넘어섰다.그러나 무엇보다 정현 선수가 더 빛난 것은 테니스 불모지에서 이런 성과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테니스는 '비인기 종목' '동호인 스포츠'라는 굴레에 둘러싸여 있다. 후원사를 구하기 힘들어 선수들이 자력으로 훈련비 등을 충당해야 한다는 얘기는 이미 알려졌고, 엘리트스포츠로 자리잡기에는 여타 종목에 비해 그 지원이 부실한 실정이다. 테니스부를 운영중인 초중고교 숫자도 적지만, '그러잖아도 좁은 운동장에 테니스 전용구장을 만들어 테니스부를 운영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특혜주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일부 학부모들을 이해시켜야 하는 것도 우리 테니스계의 현실이다.처음엔 테니스가 '비인기종목'이라는데 반신반의했다. 주변에 동호인들도 꽤 있고, 테니스장도 간간이 볼 수 있기에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 정현 경기 관련 취재를 지켜보며 실감하게 됐다. '동호인 스포츠' '비인기 종목'이라는 꼬리표가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것을.언론에서는 지난주 정현의 '신화' '역사'쓰기를 따라가며 그와 관련된 신드롬을 분석하고, 그의 스토리부터 가족관계 등 모든 것에 집중했다. 경인일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그의 경기가 열리는 날엔 기자들이 그 열기를 담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시민들의 열띤 반응을 생각하고 거리로 나섰다. 지난 22일 펼쳐진 정현과 前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와의 16강전이 그랬고, 24일 오전 11시 테니스 샌드그렌과 벌어진 8강전도 정현을 응원하러 많은 이들이 모였을 것이라는 막연한 모습을 그렸다. 유동인구가 많이 몰리는 역 대합실이나 병원로비, 은행 등에 갔을때 생각했던 그림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대합실엔 노인 몇분만 앉아계셨고, 병원이나 은행 그 어디서도 응원열기를 찾긴 힘들었다.그나마 정현의 모교인 삼일공고 교장실에서 김동수 교장을 비롯 테니스 코치들과 후배선수들이 한데 모여 응원하는 모습이 훈훈함을 안겼다. '피겨 김연아 선수나 수영 박태환 선수가 불모지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것과 정현이 다르지 않다'는 평가에 고개가 끄덕여졌다.삼일공고 김 교장은 "정현이 때문에 테니스 룰도 알게 됐다. 후배들이 정현이를 본받아 제 2, 3의 현이가 나와서 학교를 넘어 국가를 위해 선양했으면 좋겠다"고 기쁨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테니스 코트장이 맨바닥인데 하드코트로 깔려고 했다. 하지만 이런저런 법률적 문제로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선수가 나오는데 국가에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4강 진출 후 경인일보와 전화 통화로 심경을 밝힌 정현의 아버지 정석진씨도 마찬가지였다. "(호주 오픈이 열린 멜버른)여기에선 예선부터 정현에게 사인해 달라는 팬들이 많았다. 우리나라도 테니스 유망주들이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유망주를 잘 육성하고 관리하는 것이 지금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비인기 종목이 인기종목이 되는 것은 크게 두가지 같다. 정현처럼 훌륭한 선수가 나와 국민적 관심을 갖게되거나 여자 아이스하키처럼 정치적으로 관심을 끌어 올려 반짝 인기종목으로 육성시키는 것.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누구나 전자여야 한다는데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제2, 3의 정현이 나올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을 이어나가길 기대해본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8-01-28 이윤희

[데스크 칼럼]음악플랫폼에 음악이 없다니…

인천음악플랫폼, 준비 안된채 시 요구로 개관지방선거 앞두고 치적 과시용 전락해선 안돼진정 플랫폼다운 기능 발휘하는 날 기대한다플랫폼(platform).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용어다. 부끄럽게도 20여년 전 대우자동차 사태를 취재하기 전까지 기자는 플랫폼에 대해 기차역의 승강장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자동차의 기본이 되는 골격'이라는 특화된 의미를 몰랐기에 '플랫폼을 공유해야 한다'는 등 직원들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들은 처음에 생소하기만 했다. 그런데 플랫폼은 기차역이나 자동차산업에서만 사용되는 용어가 아니었다.요즘에는 플랫폼이 컴퓨터나 IT 또는 경제용어로 고착화한 듯한 느낌마저 든다. 컴퓨터와 관련해서는 응용 프로그램이 실행될 수 있는 기초를 이루는 시스템을 플랫폼이라 말하고 인터넷에서는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사이트를 의미한다. 더 나아가 네트워크상에서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출연하더니 이를 기반으로 상품 및 서비스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거래하는 경제활동을 말하는 '플랫폼 경제'라는 용어도 상용화된 지 오래다.이처럼 많은 분야에서 플랫폼이란 용어가 통용되고 있지만 그 응용의 폭이 본래의 뜻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 기차역의 승강장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가운데 새로운 수요와 공급, 그리고 가치가 창출되는 유무형의 기반 또는 공간이 있다면 이를 플랫폼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듯싶다.얼마 전 인천에 또 하나 새로운 분야의 플랫폼이 생겼다. 인천문화재단과 함께 옛 동인천등기소 건물에 둥지를 튼 '인천음악플랫폼'이다. 플랫폼이라는 시사성 강한 용어 때문인지는 몰라도 문을 열기 전부터 눈길이 갔다. 음악플랫폼이라는 명칭에서는 뭔가 아우라가 풍기는 듯했다. 그만큼 시민(수요자)과 음악인(공급자)을 연결함으로써 시민들의 문화자생력을 키우는 데 '기본 골격'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아시아 음악도시 중심'이라는, 인천시가 제시하는 인천음악플랫폼의 비전도 기대감을 부풀렸다.그러나 개관 다음날 정작 음악플랫폼을 둘러보니 딴판이다. 인천음악자료관에는 의자와 탁자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제막식 당일 전시회를 했다는 음악홀의 문은 굳게 잠겨 있다. 아시아음악정보센터는 그냥 사무실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특히 아쉬운 것은 음악플랫폼에서 음악을 듣는 것은 고사하고 음악과 관련한 콘텐츠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심지어 어디에 숨어있는지 '인천음악플랫폼'이란 간판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쥬라기공원'을 보러 갔는데 '아기공룡 둘리'를 본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것도 공룡 대신 도마뱀이 나오는….무엇보다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을 연 정황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러한 준비부족을 인정하기에 개관 행사에 동상이나 기념비 등에 주로 쓰는 '제막식'이라는 애매한 단어를 사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친다. 실제로 '준비가 부족해 6월 즈음 개관하려 했지만, 인천시의 요구로 제막식을 열게 됐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여러가지 추측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물론 음악대학 하나 없는 인천에서 음악플랫폼이 생겼다는 것은 더없이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기에 음악플랫폼은 치적과시용이나 전시행정의 산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인천음악플랫폼이 진정 플랫폼다운 기능을 발휘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8-01-24 임성훈

[데스크 칼럼]경기도지사 선거의 의미

지방선거, '적폐청산' vs '정치보복' 맞설 전망야, '무능정권 심판론' 거론 민심 되찾기 복안한국당, 3연패땐 '보수진영 궤멸' 절박한 심정전국민심의 바로미터이자 축소판인 경기도지사 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도는 인구 1천300만명으로 전 국민의 4분 1이 몰려 있는 데다 경제적 영향력은 이보다 더 높은 지역이다. 그래서 경기도지사 선거는 서울·인천시장 선거보다 관심도가 높다. 특히 수도권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향후 4년 주도권이 달려 있다. 야권은 붕괴위기에 몰린 보수재건의 기틀 마련이 절실하다. 따라서 여야 모두 명운을 걸고 피할 수 없는 총력전을 벌일 태세이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반을 훌쩍 넘는 대통령 지지율을 토대로 경기도지사 선거 등 이번 수도권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흔들림 없는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인 독주를 막고 보수 재건의 시동을 걸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이라는 양극단 정당에 피로감을 느낀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에 기대를 걸고 있다.이 같은 위기감 속에 여야 주요정당은 인물론을 내세워 표심을 공략할 태세이다. 지역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야말로 인물론이 승패를 좌우할 주요 변수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민주당은 외부 수혈보다는 기존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도내에선 지지도가 높은 이재명 성남시장, 전해철 국회의원, 양기대 광명시장이 본선행에 오르기 위한 경선행 열차에 탑승해 있다. 본선보다 어렵다는 당내 경선을 누가 통과할지 주목된다.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이 높아 당선 가능성 보다는 누가 더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느냐는 '충성심'이 키 포인트이다.반면에 자유한국당은 최근 복당한 남경필 지사가 유력후보군으로 등장했다. 홍준표 대표는 "경기도지사 후보군으로 남경필 지사와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을 후보군으로 놓고 있다"며 경선을 통해 후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여기에다 홍 대표는 "수원 성남 고양 등 100만 이상 도시는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밝혀 경선과 전략공천이란 투트랙으로 인물수혈 방침도 밝혔다. '당선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경선이든 전략공천이든 후보를 낼 수밖에 없다.촛불혁명으로 정권교체에 성공한 민주당은 국정운영 동력 확보를 위해 수도권 승리가 절실하다. '적폐청산 프레임'을 내세워 박근혜·이명박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을 비롯 국정원 특활비, 4대강, 자원외교 등 지난 보수정권 9년을 이 잡듯이 뒤지고 있다. 검찰수사와 부처별 자체 감사·조사 등을 통해 계속해서 지난 정부의 문제점과 잘못을 속속 밝히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수도권 승리를 발판으로 삼아 개혁작업의 추동력을 얻겠다는 것이다. 자칫 수도권 선거에서 밀리면 국정운영의 힘을 발휘 못해 야당에 끌려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은 보수정권 궤멸을 노린 정치보복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는 '적폐청산 프레임' VS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맞설 가능성이 높다. 야권은 문재인 정부의 정치보복이 도를 넘어서면서 중도 보수 성향의 밑바닥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고 분석하며 지방선거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북핵 위기와 대중국 굴욕 참사외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제혼란 등을 적극 거론하며 '좌파 무능정권 심판론'까지 들먹이며 민심을 되찾겠다는 복안이다. 한국당은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 이은 2018년 지방선거까지 내리 3연패를 당하면 보수진영이 궤멸할 수 있는 절박한 심정을 안고 보수 재건을 노리고 있다. 현명한 국민들은 과연 6월 13일 여야 대결구도 속에 어느 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까?/김학석 정치부장김학석 정치부장

2018-01-21 김학석

[데스크 칼럼]'1987', 그리고 '지금'

영화 '1987' 뜨거운 열풍 민주주의 정착 '정주행'군부 독점 수직·비대칭 권력 수평적으로 환원해현 정당들 이념 대립 매몰 '민주적 대칭성' 망각지난해 말 30년 만에 소환된 역사, '1987'의 열풍이 지금까지 뜨겁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다. 1987년 대한민국. 굳이 영화로 되새김질 할 필요도 없이 가슴과 뇌리에 각인된 영상을 떠올리기만 해도 그때 그 광장의 뜨거운 감성이 솟구치는, 한국인만 공감할 수 있는 매우 각별한 시공간이다. 공권력이 시민 박종철을 타살한 이후 1987년 한해에 이어졌던 민주화 과정은 압축성장에 익숙했던 한국인에게도 현기증 날 정도로 전면적이었고 신속했다. 전두환의 4·13 대통령 간선제 호헌조치에 국민은 6월 민주항쟁으로 저항했다. 그 과정에서 연세대생 이한열이 목숨을 잃었고, 이한열을 대신한 국민이 거리에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쟁취했다. 그러나 노태우의 대통령 당선으로 마침표를 찍은 '1987'의 종장은 얼마나 적막하고 고요했던가. 야당 후보들의 분열로 인해 즉각적인 민정시대를 열지 못한 채 반군반민의 과도기를 거쳐야 했으니,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국민의 헌신이 허탈해졌다.체제 전복은 한 순간에 가능하지만 신체제의 안착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1987'이후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를 거쳐 문재인에 이르기까지 7명의 대통령이 등장한 30년은 민주주의 체제 정착을 위한 국가제도의 정비, 사회구조의 조정, 국민인식의 전환기였다고 봐야 한다. 이제 시작인 문 대통령을 제외하면 6명의 대통령이 이끌었던 각각의 정부는 이런저런 공과에도 불구하고 거시적 관점에서는 1987년 시작된 신체제의 안정적 지속을 위한 역사적 소임을 나누어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통령 개인의 능력은 늘 의심받았을지라도 정부 그 자체로는 1987년 6월 정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대한민국 주인은 국민이라는 1987년 신체제의 정신 내에서 정주행을 멈춘 적이 없었다. 박근혜 탄핵은 1987 정신에서 벗어나 역주행한 통치자의 말로를 보여주는 경종으로 유의미하다. 여하튼 1987이후 한세대에 걸쳐 민주주의를 지켜낼 제도와 법령의 정비로 인권은 강화되고, 사회구조의 변혁을 통해 복지가 확대되고, 국민인식은 계층간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애국애족적이다.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했는가. '1987의 정신'은 느리지만 끊임없이 그 목표를 향해 정주행해 왔다는 거시적 믿음에도 불구하고 딱 한 분야 정치는 지난 30년의 진전에 동참한 것인지 늘 의심스럽다. 국민이 스스로 회복해 맡겨준 권력을 대의해 온 정당, 정치인이 1987의 정신을 또렷이 각성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1987'의 역사적 의미는 명료하다. 군부가 독점했던 수직적 비대칭 권력을 국민이 거두어 수평적 대칭 권력으로 환원해 입법·사법·행정 3부에 맡겨준 것이다.불행하게도 한국 정당은 이념적 독선과 대립에 매몰돼 권력의 민주적 대칭성을 망각한 듯하다. 보수와 진보는 서로 지탱하고 받쳐주는 대칭적 이념인데도, 한국의 보수와 진보는 적대를 숙명처럼 여기며 관행적 대립을 반복 중이다. 정당의 독선적 태도로 인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겪는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의 혼란이 심각하다. 자연히 민생이 불안해진다. 정권마다 대한민국은 5년만 생존할 나라처럼 여기고 국정을 펼치니 국력의 낭비가 어마어마하다. 이명박의 4대강과 문재인의 4대강이 다르고, 보수정권의 원자력과 진보정권의 원자력이 어긋나고, 대북관계를 포함한 외교정책은 정권의 이념적 지향에 따라 갈지자를 그렸다. 국민이 회복시켜 준 대칭적 권력을 자신의 이념에 따라 독선적으로 행사한 정당의 폐해가 심각하다.남한 정당들의 비대칭 권력사고는 북한의 비대칭 전력(핵미사일) 만큼이나 대한민국에 위협적이다. 한국 정당들의 권력에 대한 사고방식이 국민 선택을 이유로 권력을 독점적 배타적으로 행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우리는 '1987'로부터 얼마나 벗어난 것인가. 이 화두를 잡고 '1987'을 감상할 생각이다./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

2018-01-17 윤인수

[데스크 칼럼]금연 그 어려운 길

하루에 한갑 반씩 35년째 피웠던 담배보건소 도움으로 지난해 4월 6일 끊어흡연 즐거움 대신 10분 사색은 지금도담배를 끊어보려고 합니다. 흡연을 시작한 지 35년만입니다.멋있어 보였습니다. 고교 졸업 후 재수생 시절, 입시학원 옥상에 모여 쓰고 매운 담배 연기를 하늘을 향해 내뿜었습니다. 80년대 초반 대학시절 담배는 멋 자체였습니다. 저의 흡연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이후 입대해 논산훈련소에서 한 달 15갑 지급됐던 은하수 담배는 훈련 중 조교의 "담배 일발 장전" 명령에 따라 휴식과 함께 했습니다. 당시 미국 영화배우 제임스 딘이 물고 있는 '말보로' 담배광고는 젊은이들의 선망이었습니다. 또 선글라스를 낀 홍콩 주윤발의 담배 피우는 모습에 반해 담배를 배운 친구들도 있었습니다.흡연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멋진 이미지로 가공돼 젊은이들을 움직였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주윤발 발(發) 흡연이 급속도로 늘어나자 그는 출연영화에서 성냥개비를 물고 연기를 했습니다. 다국적 담배회사는 피우면 죽는다 해도 담배를 피우고 싶어질 만큼 멋있게 광고를 제작했고, 흡연하는 멋진 모습으로 젊은이들을 깊은 함정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했습니다.당시 사회적 분위기나 담배에 대한 이해도 흡연을 부추기는데 한몫 했습니다. 시외버스와 좌석버스, 심지어 스쿨버스에도 좌석 뒤쪽에 재떨이가 부착돼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흡연을 지속해 왔습니다. 도파민의 분비가 순간 쾌감을 부추겨주고 하늘을 향해 내뿜은 담배 연기는 응어리진 스트레스를 담아 퍼져나갔습니다.그러나 이것도 독극물인지라 이겨 내기 위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밤새 술 마신 사람처럼 속풀이 국물을 찾았습니다. 그것은 체내에 축적된 니코틴, 타르 등을 배출시키고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인체의 자구책이었던 것 같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끊어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몇 번이나 다짐했습니다. 과도한 흡연으로 피로가 누적돼 상쾌한 아침을 맞아보질 못했기 때문입니다. 건강뿐이 아닙니다. 담배냄새와 가래, 담뱃값, 라이터 피해 등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았습니다.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그러던 저는 지난해 다시 금연을 시작했습니다.이후 극심한 금단증상에 시달렸습니다. 급격한 몸무게 증가와 특히 운전 중 졸음은 위험하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신호 대기에서도 졸았고 고속도로에서도 졸음이 찾아왔습니다. 덕분에 고속도로 곳곳에 있는 졸음 쉼터의 고마움을 체감했습니다. 늘어난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지금은 운동을 합니다. 한 번에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 1천440분 중 30분만 운동에 투자하면 지금보다 훨씬 건강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금연을 계획한 분들에게 도움이 될 듯해 제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보건소에 들르십시오. 가까운 곳이면 어느 보건소라도 좋습니다. 금연클리닉 상담사 모든 분이 친절합니다. 그리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얘기해 줍니다. 저에게는 '금연을 위해 의지와 싸우지 말고 스스로를 보듬으라'고 안내해줬습니다. '내 몸이 담배(니코틴)를 기다리고 있구나'를 인정하고 자신을 껴안으라는 겁니다. 저의 금연 첫날 일산화탄소 수치는 20PPM. 하루 한 갑 반(30개비)을 피웠던 저는 상담사 선생의 친절한 안내로 패치와 금연 껌의 도움을 받아 일주일을 견뎠습니다.일주일 후 체내 일산화탄소 수치는 신기하게 0PPM이 기록됩니다. 이어 사용했던 패치와 금연 껌도 한 달 반이 지나며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사색을 배웠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시간의 즐거움을 불교에서 배운 10분의 참선하는 마음으로 대체한다 생각하니 편해졌습니다. 저는 지난해 4월 6일부터 안산 단원보건소의 도움을 받아 금연하고 있습니다. 저는 금연을 지속할 계획입니다./김환기 사회부장김환기 사회부장

2018-01-14 김환기

[데스크 칼럼]우리 곁에 있는 추운 사람들

선거철 정치인들은 좋은 세상 만들것 같더니정말 어려운 사람들 위해 일하는것 같지 않아모두 구석구석 살펴 작은 나눔으로 큰힘 주자춥다. 올해 들어 큰 추위가 없다가 갑자기 눈이 쏟아지고 강추위가 찾아오니 더 추운 듯하다. 집 앞 골목길도, 아이들이 뛰어놀던 놀이터도, 아파트 단지의 광장도 이틀 동안 내린 눈이 꽁꽁 얼어붙어 찬바람이 쌩쌩 지난다. 추위는 우리나라만의 얘기가 아닌가 보다. 작년에 온 가족을 이끌고 잠시 미국 뉴욕으로 건너간 친구는 페이스북에 영하 20도가 넘는 혹한과 눈 폭탄 소식을 올렸다. 잔뜩 쌓인 눈 때문에 길이 파묻혀 밖으로 나가고 싶어도 며칠째 꼼짝 못 했고, 학교마저 휴교를 했다고 한다. 기록적인 한파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는 소식도 전했다. 그런데 그런 소식을 전하는 그 친구의 페이스북 글 아래에는 웃지 못할 댓글이 달렸다. 호주에 사는 가족이 올린 "여기는 44도. 더워서 병난다. 아구구…"라는 정 반대의 남반구 소식이었다. 뉴스에서는 유럽지역도 강풍과 폭설로 아수라장이라는 내용을 전한다. 정말 이상한 기후로 지구가 쑥대밭이 된 것 같다. 어쨌거나 이런 강추위나 폭염은 그걸 고스란히 견뎌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말도 못할 고통이다. 오늘도 출근길에 경기도청 사거리에 서 있는 '사랑의 온도탑'을 살펴본다. 연말까지 온도가 영 오르지 않더니 뒤늦게 조금씩 올라 이제 겨우 71℃(목표액 316억원을 다 채워야 100℃가 된다)에 턱걸이를 했다. 이번 겨울에는 김치 봉사나 연탄 봉사도 어째 예년 같지 않아 보인다. 다들 마음이 추워진 탓일까. 저마다 먹고 살기도 바빠져서일까. 오늘 아침 날씨처럼 찬바람이 부는 사랑의 온도탑을 지켜보는 마음이 씁쓸하기만 하다. 요즘 최저임금 때문에 난리다. 정부가 '밀어붙이기'로 최저임금을 올려 영세 중소상공인들이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게 됐다고 한다. 임금이 올라가는 대신 일자리가 줄어들어 결국 손해를 보게 됐다는 우울한 상황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정부가 각오하고 나선 일이지만 '역풍'이 만만치 않아 걱정이 된다.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풀려는 것이니 쉬울 리가 없다. 일자리가 없는, 혹은 겨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소식이 오늘 새벽 바깥의 찬바람보다 더 무서운 칼바람이 되어 가슴을 찌를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커지기 마련이니, '최저임금 시급 1만원 시대'를 꿈꿨던 이들에게 그게 쉽지 않다는 현실은 참 냉혹하기만 하다.그런데 이렇게 온통 찬바람이 부는 와중에 열기가 슬슬 달아오르고 있는 곳이 보인다. 다섯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판이다. 한 지역에서 하루에 두세 명씩 출마 선언을 하고, 누가 나오면 누가 안 된다는 둥 누가 꼭 나와야 한다는 둥 모이는 곳마다 선거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이제 하루하루가 갈수록 부쩍부쩍 열기가 오를 터이다. 선거철이 돌아오면 꼭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있다. 어깨띠를 두르신 분들이 우리 사회의 구석진 곳의 어려운 주민들을 찾아 두 손을 꼭 잡고 "좋은 세상 만들어야죠" 하며 눈웃음을 짓는 모습이다. 그때는 참 뭐든 해줄 것 같은 표정이었는데, 어째서 올해도 별로 달라진 게 없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소득 불평등이 더 심해져서 예전보다 더 팍팍한 세상이 됐다고 한다. 그분들(?)의 힘으로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모습을 바꿀 수가 없는 것일까? 아니, 이상하게도 그분들이 정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어쨌든 지금도 우리 곁에는 추위에 떨고 있는 많은 사람이 있다. 정치나 행정이 이런 사람들을 온전히 따뜻하게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 우리 정치가, 우리 행정이 더 나아질 때까지 어쨌든 우리 모두가 구석구석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우리의 작은 나눔이 그 사람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박상일 경제부장박상일 경제부장

2018-01-10 박상일

[데스크 칼럼]가상화폐와 가상계좌

정부, 시장 방치땐 자금 세탁 등 악용될 우려고액 거래 어떤 안전장치도 없어 피해 떠안아특별검사 계기로 법적 근거·법규 만들어져야비트코인(BTC), 리플(XRP), 이더리움(ETH), 에버코인(EVC), 크로스코인(CRC), 비트코인캐시(BCH), 라이트코인(LTC), 이더리움 클래식(ETC), 대시(DASH), 퀀텀(QTUM), 이오스(EOS), 에이다(ADA), 스텔라루멘(XLM), 트론(TRX), 센트라(CTR) 등등….7일 현재 글로벌 가상화폐 순위사이트에 등록된 가상화폐(암호화폐) 종류는 1천384개에 달한다. 이중 1위는 단연 비트코인이다. 이날 현재 글로벌 가상화폐 순위사이트에 형성된 1비트코인의 거래가격은 1만7천254.80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초 가격이 1천달러 남짓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7배 이상 폭등한 것이다.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도 이날 오후 1시23분 현재 1비트코인이 2천500만원 안팎을 오르내리며 거래되고 있다.그동안 과열현상을 빚고 있던 가상화폐와 관련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던 정부는 지난해 말에 이르러서야 가상계좌 신규 발급 전면 중단과 거래 실명제, 불건전 거래소 폐쇄 등의 '가상통화 투기 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하지만 정부의 특별대책 발표로 수그러들 것 같았던 가상화폐 시장의 열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8일부터 11일까지 우리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6개 은행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가상계좌)들에 대한 특별검사에 들어가기로 했다.가상화폐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개설한 법인계좌의 가상계좌를 통해 거래하고 있다. 가상계좌는 대량의 집금·이체가 필요한 기업이나 대학 등이 은행으로부터 부여받아 개별고객의 거래를 식별하는 데 활용하는 법인계좌의 자(子) 계좌다. 1개의 법인계좌 아래에 수많은 가상계좌가 있다.금융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기준 은행의 가상화폐 가상계좌 잔고는 2조670억원이었다. 이는 1년전 322억원 대비 64배 늘어난 규모다.금융당국은 이번 특별검사를 통해 시스템이 허술한 거래소는 퇴출시킨다는 방침이고 궁극적으로는 가상화폐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차단시켜 시장 냉각을 목표로 하고 있다.정부는 FIU와 금감원의 점검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1인당 가상화폐 거래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런 정부 정책에 대해 일부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서울의 한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해당 변호사는 정부의 특별대책 발표로 가상화폐 거래에서 손해를 보고 추가 가상계좌 개설을 못하게 돼 재산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는 주장이다.정부가 뒤늦게라도 가상화폐에 대한 정책을 들고 나선 것은 다행스럽다. 가상화폐 시장을 방치할 경우 규제 사각지대에서 마약 거래, 자금세탁, 탈세 등에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현재의 시스템 상황에서는 고액의 돈이 오고 감에도 어떠한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아 피해자들은 모든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이번 정부의 특별검사를 계기로 가상화폐에 대한 법적 근거와 함께 법규 신설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를 법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여야 향후 발생할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2018-01-07 김신태

[데스크 칼럼]국가가 인천에 진 빚

'만들어진 간첩' 최종길 교수 투신자살 사건'동일방직 똥물 투척사건' 중정의 조작 탄압이제는 '평화도시'로 지정 지원하면 어떨까6년제 인천중학교, 그러니까 지금의 제물포고등학교는 간첩 양성소로 취급받던 때가 있었다. 1970년대 초반이 그랬다. 당시엔 유신체제를 떠받치기 위한 간첩 조작 사건이 횡행했다. 남자를 여자로 바꾸는 것 말고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던 중앙정보부가 주도했다. 대표적 사례가 서울대 법대 최종길 교수 사건이다. 최종길 교수는 독일에 유학한 민법 전공자였는데, 1973년 간첩으로 몰려 억울한 죽임을 당했다. 의문사 1호로 불렸다. 중정은 조사받던 중 간첩죄를 실토하고 7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그의 동생이 당시 중정 요원이었다. 언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중정 요원의 가족이 간첩이라니. 인천중학교를 나왔다는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인천중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최종길 교수는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고, 독일 유학을 갔다. 최 교수의 인천중학 동기동창 중에 이재원이란 인물이 있었다. 유럽 거점 간첩 총책으로 중정이 몰던 사람이었다. 덕적도 출신인 그의 동생 이재문도 제물포고를 나왔는데 형제 간첩으로 중정은 가닥을 잡아가고 있었다. 파리 유학생 출신의 노봉유란 인물도 중정은 유럽 간첩단의 주요 조직책으로 그려넣고 있었다. 그 노봉유 역시 인천중학을 나왔다. 중정은 친동생이 중정 요원으로 있는데도 불구하고 최종길 교수가 인천중 출신이란 이유로 간첩으로 둔갑시켰다. 같은 학교 동창생들이어서 그럴듯한 그림이 나온다고 중정은 생각했다.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중정의 간첩 조작 사건이었고, 그 과정에서 고문에 의해 최 교수는 사망한 거였다.작년에 나온 책 '만들어진 간첩'은 최종길 교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최종길 교수의 동생이자 중정 요원이기도 했던 최종선은 사건 직후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동료 요원들의 감시를 피해 당시 상황을 기록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정신병원이라고 판단해서였다. 이 기록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만들어진 간첩'에는 인천중학 동창생 간첩단 사건이 중정에 의해 조작되었다는 것 말고도 1970년대 후반 대한민국 노동운동사에 신화처럼 등장하는 '동일방직 똥물 투척 사건'도 중정의 공작에 의한 거였다는 사실도 폭로하고 있다. 동일방직 사건 당시 최 교수의 동생 최종선은 중정 경기도지부에 근무하고 있었다. 사무실이 바로 인천 남동구 간석동에 있었다. 최종선은 중정이 어떻게 동일방직 노동자들을 탄압했는지 그 현장에서 지켜봤던 그대로 진술하고 있다.'만들어진 간첩'을 읽으면서 인천중학을 나온 그 '간첩'들이 간첩으로 몰리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을 계속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다. 분명 우리 사회가 더 나아졌을 거라고 믿는다. 최종길 교수 사건과 동일방직 사건은 국가 기관에 의한 조작이고 탄압이었다. 이 두 사건 말고도 인천에 국가가 행한 수많은 잘못이 있다. 조봉암을 간첩으로 엮어 죽인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인천은 근대화란 미명 아래, 그리고 서울의 발전을 위해 온갖 혐오시설을 떠안아야 했다.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의 역사를 보노라면 국가가 인천에 진 빚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이제는 국가가 인천에 진 빚을 갚을 차례다. 분단의 현장 도시이자 유신의 억울한 피해 도시인 인천을 '평화 도시'로 지정하고 지원하면 어떨까./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8-01-03 정진오

[데스크 칼럼]기억(記憶)

한국전쟁후 70년 실향민 삶 이야기 다룬 기획그들의 육성 증언 담아낸 한 시대의 역사기록1년여간 연재… 그동안 고생한 동료들에 박수대학에 입학했을 때가 30년 전인 1987년이었다. 그해에는 유난히 많은 사건과 사고가 발생했다. 새해 첫날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수백 명 학생이 시위에 나섰다. 당시엔 세계적으로도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1월 14일에는 최근 개봉한 영화 '1987'의 소재인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대생 박종철 군이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던 중 숨졌고, 그해 5월 18일 광주민주화운동 7주기 추모 미사에서 고문치사와 관련된 정부의 은폐 조작이 폭로됐다. 한 달 뒤 6월 9일 연세대 정문에서 경영학과 2학년인 이한열이 전경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쓰러져 7월 5일 숨졌다. 이한열 열사가 쓰러진 다음 날 넥타이부대까지 합세한 '6·10항쟁'은 대통령직선제와 민주화 시국사범 석방 등을 담은 '6·29선언'을 이끌어냈다. 8월 29일 용인의 (주)오대양 공장에선 집단 자살한 32명이 변사체로 발견됐다. 10월 12일엔 국회가 대통령 직선제 개헌안을 가결해 헌법 제10호(제9차 개정 헌법)가 공포됐다. 11월 29일에는 북한 공작원 김현희가 대한항공 858편을 폭파해 탑승객 115명 전원이 숨졌다. 1987년에 일어난 사건 하나하나가 다큐멘터리나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였다.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던 해 스무 살 언저리 나이였던 한 청년은 이제 구순에 접어들었다. 전쟁 발발 30여 년 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총에 맞아 숨졌다. 다음 해인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한국전쟁을 겪었던 그 청년의 나이가 지금 기자의 나이와 같을 때였다. 스무 살 시절 참혹했던 전쟁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던 사람에게 현직 대통령이 믿었던 국가정보기관 수장에게 총에 맞아 죽고 "북한 간첩이 연루돼 광주에서 폭동이 일어났다"는 정부의 거짓말에 또다시 전쟁이 일어날 것만 같았던 기억은 생생했을 것이다. 1980년 초등학생이었던 기자에게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30년 전은 기억에 없는 세월이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겪고 살아왔던 30년 전인 1987년은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겪고 살아온 30년과 겪어보지 못한 30년 세월에는 '기억'에 따라 세월의 거리감이 좁혀지기도 멀어지기도 한다.경인일보가 올해 6·25 전쟁을 전후해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실향민들의 애환을 담은 기획기사를 연재했다. 취재 기자들의 말을 빌리면 아픈 기억을 묻고 살아온 이들에게 옛 기억을 더듬어 달라는 것은 아물어가는 상처를 덧나게 하는 것이라 조심스러웠다고 한다. 실향민들의 기억은 전쟁 전과 그 이후로 나뉘어 있었다. 첫 30년 전 기억은 고향과 가족이었다. 자신이 살았던 어릴 적 고향의 모습, 그리고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 가족과 헤어지게 된 기억이었다. 이후의 30여 년의 기억은 제2의 고향인 인천에서 살아온 고단한 삶에 관한 것이었다.한국전쟁 후 70년 실향민 삶을 기록한 '실향민 이야기, 꿈엔들 잊힐리야'는 취재 과정에서 말하는 사람이나 듣고 쓰는 사람 모두 숙연했다. 70년을 거슬러 온 이들은 삶과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그들의 육성 증언을 담아내려면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었다. 그들의 '기억'은 단순한 실향민의 삶이 아니라 '한 시대의 역사(歷史)'였기 때문이다. 기자에게는 기록으로 남겨야 할 중요한 과제였다. 취재팀은 사료와 자료를 꼼꼼히 뒤져가며 실향민들의 기억을 확인했다. 지금도 취재팀원들의 자리에는 한국전쟁사와 관련한 각종 사료를 비롯해 오래전 출판된 북한 지역의 지리, 인문, 경제서 등의 고서(古書)가 수북하다. 1년여 동안 연재한 마지막 기사(50회)가 오늘 자 9면에 실렸다. 휴일도 반납하고 무덥고, 추운 날 사무실에서 새벽까지 기사를 쓴 동료들에게 늦게나마 지면을 빌려 박수를 보낸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7-12-27 이진호

[데스크 칼럼]경기도지사 선거 복지논쟁?

'대선급' 선거 與 후보 넘치고 野 인물난 무상교복·준공영제 '복지 포퓰리즘' 난무 경제등 정책 실종돼… 도민들 선택 주목보수에서 진보로의 정권교체 후 첫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인천지역에서 내년 6월13일 실시되는 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를 겨냥해 뛰고 있는 예비주자는 줄잡아 5천여 명이다. 이중 전국민적 관심사는 당연히 '대선급' 경기도지사 선거이다. 여야 간 대선 경선출마 후보들의 전초전으로 치러질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대 민선 지사들이 모두 대선경쟁에 뛰어들었기에 관심도는 더욱 증폭된다. 더욱이 지난 4차례(16년) 선거에서 연속으로 보수진영에서 도지사를 배출해 이번엔 도민들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정치권은 여당 후보가 난립하고 야권 후보는 단일화 현상을 빚고 있다. 먼저 여권에선 이재명 성남시장이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이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서 '사이다'발언으로 인기를 모았고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도 높은 인지도·적합도·지지도를 갖추고 있어 명실공히 여권 내 유력 주자로 떠올랐다. 여기에 맞서 전해철 도당위원장(안산 상록갑)과 양기대 광명시장이 뛰고 있다. 친문재인계로 범친노의 지원을 받고 있는 전해철 위원장은 자타 공인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이다. 여기에 언론계 출신의 양기대 시장이 여권 후보 경쟁구도를 삼각편대로 구축하기 위해 날을 갈고 있다. 여권 내에선 경선이 곧 당선으로 인식돼 본선보다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경선이 갈수록 치열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도가 과반을 넘기 때문에 민심이 여권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저격수로 알려진 4선 중진의 안민석 의원(오산)도 지사 출마를 검토하는 등 후보군이 넘쳐난다. 반면에 야권에선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지사의 독주체제이다. 국민의당과 통합문제가 걸려 있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후보 공천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나서는 인물이 드물다. 그래서 남경필 지사는 꽃놀이 패를 들고 있다. 야권에선 대통령과 여당 지지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다 보니 지사 선거에 도전해 보겠다고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인사조차 찾기가 힘들다. 자연스레 야권 단일 또는 야권 연합후보로 나설 공산이 커졌다. 기울어진 운동장에 선뜻 나서겠다는 인사가 없어 자연스레 추대 분위기다. 승리하면 여권 유력 대선후보를 꺾은 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곧바로 야권 대권후보로 올라설 수 있다. 불리한 선거 지형에서 떨어져도 본전인 셈이다.현재의 불공평한 운동장에서 여권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공천의 중요 잣대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면에 야권은 당선 가능성이 후보 공천의 포인트이다. 이런 까닭에 국가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지역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도할 정책은 실종될 수 밖에 없다. 오로지 표를 긁어모으기 쉽고 편한 '퍼주기식 복지 포퓰리즘'정책만이 난무하고 있다. 무상교복을 필두로 청년수당, 일하는 청년시리즈, 준공영제 등을 놓고 유력주자인 남 지사와 이 시장이 지루한 샅바 싸움만 벌이고 있다.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4차 산업육성 등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도지사 선거는 도민의 축제이다. 누가 더 도민의 행복과 삶의 질을 끌어 올리고 행복한 우리 동네를 가꾸어 갈 수 있는 능력과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느냐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여야 한다. 사마천 사기의 화식열전에는 '1년을 살려면 곡식을 심고 10년을 살려면 나무를 심고 100년을 살려면 덕을 베풀라'는 구절이 있다. 바다와 같은 국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성난 파도가 되어 배를 뒤집기도 한다. 도민들은 1년 먹는 것도 중요하고 10년 먹는 것도 중요하고 100년을 살아갈 터전마련도 중요하다. 도민들이 과연 어떤 후보를 선택할지 6개월후를 지켜보자./김학석 정치부장김학석 정치부장

2017-12-24 김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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