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따뜻한 연말이 그립다

살기 바빠서·가정 중요해서… ‘건조해진 만남’가장 큰 이유 ‘내’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 아닐까한국의 큰 힘 중 하나인 ‘우리’가 무너질까 걱정벌써 연말이다. 달력을 한 장 더 넘기면서도 의식하지 못하다가, 엊그제 찾아간 나혜석거리 광장에서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를 맞닥뜨리고서야 연말임을 실감했다. 그러고 보니 달력에 약속도 촘촘하게 들어차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송년회 시즌'이 돌아온 것이다. 12월은 식당과 술집들이 연중 최고로 꼽는 성수기다. 예약이 넘치고 매상도 쭉쭉 오르는 행복한 달이다. 한 잔 얼큰히 취한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대리기사와 택시기사들까지 한결 바빠지는 시즌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즈음에 술을 한 잔 마시고 대리기사를 부르거나 택시를 타면 슬쩍슬쩍 물어보곤 한다. "요즘은 손님 좀 있죠?" 보통은 돌아오는 대답이 "요즘엔 쪼금 할만합니다"쯤 된다. 택시기사 얼굴에 웃음이 번지면 그다음부터는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집까지 가곤 한다. 택시기사나 손님이나 서로 기분이 좋은 시간이다. 엊그제도 12시가 좀 넘어 택시를 잡았다. 평소 같으면 곧바로 택시가 잡혔겠지만, 좀처럼 택시가 오지 않아 추위와 싸우며 10분이 넘게 기다렸다. 택시에 앉으며 "어휴~ 연말이라 택시가 금방 안잡히네요. 요즘 손님 좀 있죠?"라고 이번에도 슬쩍 한마디를 던졌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이 영 시원치 않았다. "뭐, 저녁에 잠깐 반짝하고는 손님 하나도 없습니다."예상했던 대답이 아니라 잠깐 당황했다. "연말인데 한잔 드신 손님들 많지 않나요?" "다들 10시면 집에 돌아가기 바쁘고 11시면 거의 끝납니다. 저기 택시들 기다리는거 안보이세요?" 가리키는 곳을 보니 큰길 가 택시정류장에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다. 바로 인근이 먹자골목인데 택시정류장 앞은 썰렁했다. 택시 밖에 나와 담배를 피워 문 택시기사도 눈에 들어왔다. "그렇군요, 큰일이네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요즘 밤 풍경이 예전 같지 않다. 밤 10시가 넘으면 서둘러 문을 닫는 식당들이 많아졌고, 야간 손님이 많은 먹자골목도 자정이 되기 전부터 파장 분위기가 난다. 택시기사 말처럼 밤 11시면 술자리들이 끝나는 셈이다. 식당들 매출도 예전 같지가 않다고 한다. 적당히 먹고 적당히 빨리 끝내기 때문이다. 모임이나 술자리가 일찍 끝난다는 것은 가족의 입장에서야 환영할 일이겠지만, 마치 '숙제'를 끝내듯 서둘러 모임을 정리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뭔가 쓸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찍 끝나고 늦게 끝나고의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무언가가 빠진 것 같은 허전한 느낌, 껍데기만 남은 느낌, 건조해진 느낌이랄까.살기가 바빠서, 가정이 중요해서, 건강을 생각해서, 다음날 할 일이 걱정돼서…, 만남이 허전하고 건조해진 '이유'를 굳이 들자면 금세 머리에 떠오르는 것만도 여러 가지를 꺼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볼 때, 가장 큰 이유는 '우리'보다 '내'가 더 중요해진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가 중요해지다 보니 그만큼 손해보려 하지 않고, 내어주려 하지 않고, 피곤하려 하지 않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이 가진 가장 큰 힘 중 하나라는 '우리'가 무너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누군가와 소주를 한 잔 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가슴이 따뜻했던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진심으로 좋아서, 진심으로 즐거워서 하는 만남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나 스스로도 남에게 가슴을 내어 보이지 않았다는 자책도 해 본다.어쨌든 12월이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그동안 소흘했거나 아쉬웠던 만남을 따져보고 부족했던 것을 메꿔야 할 시기다. 선후배나 동료들과도, 친구들과도,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들과도 따뜻한 가슴을 나눠야 하겠다. 그래야 2018년을 열심히 살아갈 힘이 생길테니까./박상일 경제부장박상일 경제부장

2017-12-06 박상일

[데스크 칼럼]'로봇세'

로봇은 이미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어공감대 이끌어내기 위해 '稅도입' 논의 필요다만 정부 발표대로 '인간 중심'은 계속돼야마이크로소프트사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올해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봇세'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노동자'들이 자신의 수입에 소득세, 사회보장세 등을 내고 있는 만큼 '로봇'도 동일한 일을 할 경우에는 이와 비슷한 수준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은 로봇에게도 세금을 부과해 세수 부족을 보충하는 동시에 사회가 로봇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자리 감소와 사회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미국과 유럽에서는 '로봇세'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 의회는 올해 2월 로봇에게 '특수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 전자인간'의 지위를 부여하자고 의결했다. 로봇에게 세금을 도입할 법적 근거를 확보한 셈이다.반면 우리나라에서 이에 대한 논의는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지금 세계 각국의 연구소들은 향후 '로봇'과 '자동화' 때문에 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국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는 46개 국가와 800여 개 일자리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향후 13년간 세계 노동력의 5분의 1인 8억 명이 '로봇'과 '자동화'로 인해 실직할 것으로 전망했다.하지만 이 연구소는 새로운 일자리도 5억5천500만~8억9천만 개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노동자의 8~9% 가량이 새로운 일자리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이 연구소는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로봇의 영향을 받는 만큼 모두 변해야 하고 새롭게 일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각국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도 2025년 국내 직업종사자의 61.3%가 AI·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국세청이 최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국세행정 발전 논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한 대학생은 '로봇세'를 도입해 실업자에게 도움을 주자는 아이디어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 대학생은 '우리나라 로봇세 도입 방안에 대한 연구' 논문에서 '로봇세'를 거둬서 로봇 사용의 확대로 일자리를 상실하는 이들을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방안을 해외 사례를 통해 검토했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로봇세' 도입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로봇은 이미 인천공항에서 관광객을 안내하는 등 우리 일상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이와 관련한 논의는 이제부터라도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공감대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이런 논의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 올 충격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로봇제조업체 등을 중심으로 한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로봇세'에 대한 논의는 필요해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말 '혁신성장을 위한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공장 무인화, 노인 간병·간호의 로봇 담당 등 정부가 목표로 세운 2022년의 미래상이 담겨 있다.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로봇세' 도입을 위한 연구와 논의를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자.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부가 발표한 대로 '사람 중심', 즉 '인간 중심'의 사회는 쭉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2017-12-03 김신태

[데스크 칼럼]아폴로 하이웨이의 귀환

경인고속도로, 아폴로 11호 달 착륙한 날 '개통'50년 달려온 도로 일반도로로 전환 인천시 관리엄마품 같은 仁川에 돌아왔으니 탈바꿈 시켜야경인고속도로가 일반도로로 전환하는 12월 1일부터 자동차 제한 속도가 100㎞에서 80~60㎞로 낮아진다는 걸 알리는 현수막이 얼마 전부터 인천 시내 곳곳에 나붙었다. 출퇴근 시간마다 교통체증에 시달리면서도 통행료를 꼬박꼬박 물어야 했던 경인고속도로가 이제 인천 시내 도로가 된다는 거다. 개통한 지 벌써 50년이 다 되었다. 1973년에 나온 '인천시사'를 펼쳤다. 1969년 7월 21일(시사에는 20일로 돼 있음) 개통했는데 이날은 마침 미국의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 승무원들이 달에 착륙한 날이었다. 그리하여 경인고속도로는 미국인들의 달 착륙을 기념하여 정말 어처구니없게도 '아폴로 하이웨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해 8월에는 인천항으로 들어온 아폴로 11호 모형이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면서 '아폴로 하이웨이'를 거쳐 서울로 가서 퍼레이드를 벌였다는 신문기사도 있다. 대한민국의 경인고속도로가 미국의 도로가 된 듯한 느낌이다.세계 최강을 지향하던 미국은 우주 개발 경쟁에서 소련에 선두를 빼앗긴 뒤 10년여 만에야 아폴로 우주선 달 착륙으로 만회할 수가 있었다. 미국인들이 기뻐해야 할 사건을, 마치 우리가 미국인이라도 되는 양 최초의 고속도로 이름에 '아폴로'를 붙였다. 건설부가 명명한 그 이름은 '하이웨이 아폴로'라고 쓰기도 했다. 아무튼 '아폴로 하이웨이'가 우리의 자존심을 많이 상하게 했는지, 인천시가 그동안 발간해 온 시사(市史)에서는 어느 순간 그 이름이 사라졌다. 1973년에 나온 시사에 처음 등장한 '아폴로 하이웨이'라는 경인고속도로의 새로운 이름은 1982년과 1993년 발간된 시사에는 등장하는데 그 이후 나온 시사에서는 별다른 설명 없이 그냥 빠져버렸다. 경인고속도의 수명이 50여 년 만에 다하는 마당에 이와 관련하여 무척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가 없다.우리나라 고속도로 사업의 시작을 알린 경인고속도로 이전에는 도로의 포장 공사도 미군이 맡아서 했다. 인천에서 서울을 오가는 도로는 '서울~인천 선(線)'으로 불렸다. 바로 '경인로'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 경인로를 비롯한 모든 도로의 아스팔트 포장 수리 업무는 미군이 담당했다. 인천시와 경기도의 예산으로 경인로의 아스팔트 포장 사업을 벌이기 시작한 게 1955년 즈음부터다. 그것도 '이승만 대통령 각하의 분부'에 의해서였다. 도로 포장 사업도 대통령 지시가 있어야 이뤄지던 그런 시절이었다. 거짓말 같은 이 이야기는 1956년도에 발간된 '경기도지(京畿道誌)'에 나온다.경인고속도로에 얽힌 옛날 얘기를 하는 것은 이 도로가 주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경인고속도로의 착공과 개통이 국가 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다. 그렇게 50년을 달려온 경인고속도로가 이제 인천시의 관리 아래 들어온다. 바로 이 순간, 경인고속도로는 인천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도로의 상징 아이콘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아폴로 우주선이 소련에 빼앗겼던 미국의 자존심을 되찾아 주었듯이, 엄마 품 같은 인천에 귀환한 '아폴로 하이웨이'는 이제 우리에게도 새로운 자랑거리가 돼야 한다. 인류의 달 착륙만큼이나 획기적인 '경인고속도로의 탈바꿈'을 인천에서 만들어 내자.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아폴로 하이웨이'의 귀환이 될 터이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7-11-29 정진오

[데스크 칼럼]배고픔에 지친 아내

옳은 말·잘못 지적 '나쁜 사람'으로 찍혀 쫓겨나권력·부 유지위해 최고권력자에 충성할 수밖에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부패 권력 행태·결말 같아조선 광해군 시대 이이첨(李爾瞻, 1560~1623)은 권력의 정점에서 국정을 농단하다 인조반정 후 참형된 간신(姦臣)이다. 그에 대한 자료를 보면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광릉에 있는 세조 능의 위패를 지켜 선조의 총애를 받았다. 1608년 문과중시(文科重試)에 장원했다. 시강원(侍講院) 사서(司書)로 있으면서 세자 광해군을 가르치는 교사를 역임하여 신임을 쌓았다. 선조 때 대북의 영수로서 광해군이 적합함을 주장했다. 광해군 즉위 후 조정에서 소북파를 숙청했다. 영창대군을 죽게 하고 김제남을 사사시켰다. 폐모론을 주장, 인목대비를 유폐시켰다. 인조반정 뒤 참형됐다.'고 정리돼있다. 이이첨은 관직에 나선 이후에도 미천한 집안 출신으로 경계를 받았으나 젊었을 때는 기개가 있고 지조를 아는 선비였다고 한다. 그런 이이첨이 간신으로 변한 이유는 '배고픔에 반 실성한 아내' 때문이었다. 그는 살림이 어려워 끼니를 잇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책 읽기에만 몰두해 집안을 돌보지 않았다. 어느 날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방 벽에 얼굴을 대고 뭔가를 핥고 있었다. 이이첨이 아내의 어깨를 잡아당겨 보니, 얼굴이 먼지와 눈물로 얼룩진 채 반쯤 실성한 상태로 주린 배를 채우려고 벽지에 발라져 있던 풀기를 핥고 있었던 것이다. 이이첨은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고 집을 뛰쳐나가 당대 권력자들을 찾아 나섰다. 그는 권력가들에게 아첨한 끝에 광해군의 총애를 받았고, 원했던 권력과 부를 손에 쥐고 전횡을 일삼다 비참하게 인생을 마쳤다.배고픔을 참지 못해 벽에 발라져 있는 풀을 핥는 아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무리 기개와 지조가 강한 선비라고 해도 정신줄을 놓은 아내를 옆에 두고 책만 읽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이이첨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선택한 것이 부패한 권력이었다는 것이다. 이이첨의 개인 사정은 눈물겹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잘못 선택했다. 결국, 그로 인해 자신과 아들들까지 화를 입었기 때문이다.이이첨의 콤플렉스는 '배고픔에 지쳐 실성한 아내'였다. 과거에서 장원한 재원이 요즘 말로 '눈이 돌아' 선비의 지조를 굽히고 아첨으로 벼슬길에 나섰다. 거기에 광해군의 신임은 그의 인생에 '독(毒)'이 됐다. 최고 권력을 쥔 사람에게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부를 이용해 부정하게 권력에 기대려는 수요가 넘쳐났기 때문이다. 부패한 권력과 부의 결말은 '파국(破局)'이었다. 이이첨도 말년에 "나는 부귀가 넘치고 죄가 커 화를 면치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정권이 바뀐 이후 전 정권하에서 최고 정보기관 수장을 지냈거나 최고 국방기관의 장을 지낸 인사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벌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그럴 수밖에 없었지 않겠느냐. 최고 권력자 잘못이지 명령에 복종한 것을 두고 너무 심하게 다루는 것 아니냐"는 반응과 "국정을 농단하고 권력자에게 아첨을 일삼고 뇌물을 준 행위는 처벌받아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까지 시각도 다양하다. 부패한 권력에서 충신(忠臣)은 살아남기가 힘든 법이다. 옳은 말을 하고 잘못을 지적하는 순간 최고 권력자의 눈 밖에 나고, '나쁜 사람'으로 찍히면 자리에서 쫓겨나는 세상이다. 그러한 정권에서 권력과 부를 포기하지 않으려면 최고 권력자에게 충성(?)을 다할 수밖에 없다. 조선 시대나 지금의 대한민국이나 부패한 권력의 행태와 결말은 다르지 않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7-11-26 이진호

[데스크 칼럼]박근혜 전 대통령을 어찌 하오리까

13개 범죄혐의로 '8개월째' 구속 수감중국민들 하수인 처벌보다 朴처리 더 관심현정부 어떤 형벌 내릴지 역사가 지켜봐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을 통해 실권을 장악했다. 고려 창왕을 폐하고 공양왕을 세웠다. 그런 다음 덕이 없고 어리석다는 이유로 공양왕마저 폐위한 뒤 강원도 삼척으로 유배를 보냈다. 후환이 두려웠는지 2년 후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최영 정몽주 등 열거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피를 보고 고려왕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조선왕조가 들어섰다. 이른바 역성혁명이다. 혁명에는 적지 않은 피가 흐른다.조선왕조에서도 반란은 이어졌다. 태종 이방원은 2차례에 걸친 왕자의 난을 일으켜 실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세자인 이복동생과 조선건국의 설계자 정도전을 살해하고 왕권을 움켜쥐었다. 태종의 손자인 세조는 조카인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했다. 계유정난으로 불리는 이 사건으로 김종서, 황보인, 사육신 등 단종 호위무사들이 무참히 살해됐다. 단종은 강원도 영월로 유배를 떠났다가 2년 후 사사됐다.연산군 시절엔 이조참판을 지낸 성희안, 박원종 등이 재위 12년간 폭정에다 국가의 기틀을 흔들어 놓은 연산군을 몰아낸 중종반정을 일으켰다. 조선왕조에서 신하들이 반란을 일으켜 왕을 바꾼 첫 번째 사건이다. 폐위된 연산군은 강화도로 유배됐고 2개월 후 병사했다. 광해군 시절에도 서인(西人) 세력이 정변을 일으켜 광해군을 왕위에서 몰아내고 능양군 이종을 왕으로 옹립한 인조반정을 성공시켰다. 광해군도 폐위돼 강화도에 유배되었다가 제주도로 옮겨졌고 18년 후에 사망했다. 조선왕조 정변과정에서 수많은 신하가 피를 토하며 죽어갔다.현대사에서도 군사쿠데타와 정권교체로 많은 사람이 역사의 단죄를 받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5·16'쿠데타로 18년 장기집권 후 부하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뒤이어 '12·12'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도 쿠데타로 집권했다. 군사정부 시절,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많은 시민이 아스팔트에 피를 뿌렸다. 문민정부를 내세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역사바로세우기 차원에서 전·노 전 대통령을 반란죄와 내란죄로 사형과 무기징역에 처했다. 그러나 1997년 12월 22일 국민 대화합을 명분으로 관련자를 모두 특별사면·석방함으로써 두 전직 대통령은 구속 2년여 만에 출옥했다.박정희 전두환 군사정권의 최대 피해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용서와 화해'라는 국민통합 차원에서 정치보복을 철저히 금지시키며 당선인 신분으로 전·노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받아들였다. 다시는 이 땅에 자신과 같은 정치보복 피해자가 없기를 염원했다. 이어 집권한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에 주안점을 두면서 야권과 국민으로부터 정치보복이라는 인상을 받지 않았다. 촛불 혁명을 통해 권좌에서 쫓겨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단죄가 길어지고 있다. 또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측근들을 수사대상에 올려놓으면서 야권 일각에서 정치보복이라는 반발이 일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대놓고 정치보복을 주장하고 있다. 장·차관 출신과 굴지의 재벌 기업 총수들이 국회 청문회에 섰고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됐다. 정보기관 수장과 국방장관을 역임한 인사들도 줄줄이 포승줄에 묶여 영어의 신세가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적폐청산이란 명목으로 수백명이 검찰 포토라인에 서며 구속과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나라 체면이 말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고 권력자의 실각 후에는 주변인들까지 엄청난 단죄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말 제 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 13개 범죄혐의를 받아 8개월째 구속 수감 중이다. 아직 1심 구형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들도 조금씩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들은 정권 하수인에 대한 처벌보다 박 전 대통령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더 관심이 많다. 현 정부가 어떤 형벌로 박 전 대통령을 다스릴 것인지 역사가 지켜보고 있다./김학석 정치부장김학석 정치부장

2017-11-22 김학석

[데스크 칼럼]승강제가 뭐길래

2부리그 강등 앞두고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축구에 재미를 더했지만 '피가 마르는' 경쟁다시 살아남은 '생존왕' 인천에 박수를 보낸다2016년 11월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가 수원에 1대 0으로 앞선 상태에서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눈 깜짝할 사이, 구름처럼 몰려나온 팬들로 그라운드가 가득 찼다. 한국 프로축구 사상 첫 사례로 기록될 진풍경이었다.그리고 꼭 1년이 지난 11월 5일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또 하나의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인천과 전남과의 경기였다. 이 경기장에선 인천 서포터스 2명이 그라운드로 내려가 심판에게 항의하던 중 이 장면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는 전남 구단 직원을 팔꿈치로 가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관중 난입이라는 지난해의 원죄(?)에다 전남 직원 폭행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인천은 무관중 경기 징계까지 우려해야 했다.1년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두 경기,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진 이들 경기의 타이틀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축구에 관심이 없는 이들이 경기장을 지나쳤다면 무슨 결승전이 벌어지는 줄 알았겠지만 정작 두 경기는 '꼴찌'들의 경기라고 해도 무방한 최하위권 팀들의 매치였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해 자웅을 겨룬 경기가 아니라 2부리그로 강등되지 않기 위한, 다시 말해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인천의 경우, 전남과의 경기에서 이겼더라면 1부리그 잔류를 확정 지을 수 있었기에 더없이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사실 이들 경기는 승강제가 도입되지 않았더라면 밋밋했을 것이다. 경기 내용이 이처럼 치열했을 리 없고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그리 많지 않았을 게 뻔하다. 확실히 2013년 국내 프로축구에 도입된 승강제는 하위권 팀들의 생존경쟁에 불을 붙이면서 축구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순기능에도 불구, 승강제가 '잔인한' 스포츠 시스템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스테판 지만스키'의 저서 '축구자본주의'에서도 엿볼 수 있다. '스테판 지만스키'는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승강제의 속성을 이렇게 설명한다."프로 축구 리그에서는 상위 빅클럽만 돈을 벌고, 하위 클럽들은 재정난에 시달린다. 빅클럽은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며 더욱 많은 돈을 벌고, 더욱 좋은 선수를 사들인다. 하위 클럽은 강등돼서 더 가난해진다. 그래도 상위 리그로 갈 수 있으리란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오늘도 공을 찬다."이 대목에서 인천이 부진에 부진을 거듭할 때 구단의 한 고위 관계자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이기형 감독을 격려하기 위해 식사 자리를 마련했는데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밥을 한술도 뜨지 못하더라는 거였다. 강등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는 선수는 물론 프런트 또한 예외가 아니었을 터이다. 그런 인천이 지난 18일 상주와의 홈경기에서 승리하면서 1부 리그에서 살아남았다. 열악한 재정, 국가대표 한 명 없는 빈약한 선수층에 매 시즌 강등후보군으로 분류되면서도 막판에 특유의 생존본능을 발휘하는 구단이 인천이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승리로 인천은 승강제 도입 이후 도·시민구단 가운데 단 한 번도 강등되지 않은 유일한 팀이라는 독보적 커리어도 쌓았다. 어차피 승강제는 하위팀이 거쳐 가야하는 정글이다. 이곳에서는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이다. 그래서 인천은 강팀이다. '생존왕' 인천 유나이티드, 그리고 '이기는 형' 이기형 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기회가 된다면 이 감독이 따뜻한 밥 한 그릇 맛있게 먹는 모습도 보고 싶다./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7-11-19 임성훈

[데스크 칼럼]위기의 보수정당이 가야할 길

'박 전대통령 탄핵' 진정한 사과·대속도 없이문패만 바꿔 갈라져 서로 '적폐'·'배신' 대치한국·바른정당, 기막힌 현실까지 원죄로 수렴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위기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바른정당 통합파의 합류로 의석수를 늘렸지만, 당내는 여전히 반박파와 친박파의 대치가 여전하다. 연말에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은 또 한번 내분의 소용돌이를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바른정당은 축소된 당세를 국민의당과의 중도통합론으로 극복해보려 하지만, 두당이 딛고 있는 상이한 정치적 기반이 연약한 정책연대 가능성을 압도하는 형국이다. 리얼미터가 13일 공개한 설문결과에는 보수 제1당인 자유한국당의 지지도(18.6%)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48.2%)에 한참 못미치고, 자칭 개혁보수 바른정당(5.5%)은 정의당(5.8%)에 뒤져있다.보수 유권자들은 2016년 새누리당의 공천 추태에 절망하면서도 국회 의석의 40%(122석)를 채워주었다. 과거 단일 보수정당이 40% 안팎의 지지를 받았던 시절을 생각하면, 현재 20%대의 보수정당 합계 지지율은 그들의 정통성을 흔드는 수치다. 상당수의 보수세력이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거나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보수의 적통을 자임하고, 바른정당은 건전보수의 대표를 자처하지만, 지지율만 보면 전체 보수세력의 대의정당 자격에는 족탈불급이다.보수정당의 지리멸렬은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허물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보수이념에 삶의 가치를 뿌리내린 보수세력 전체를 대변할 정당의 부재는 민의의 일각과 일익을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보수정당의 갈등과 대립이 보수층의 이익을 대변할 정치적 입지를 축소하는 현실로 인해 보수층이 간직해 온 합리적 가치가 국정의 중심에서 이탈하면, 그 결과는 보수만의 절망으로 끝나지 않는다. 진보정당의 무한질주와 진보층의 가치독점으로 인해 국정의 균형이 무너진다. 견제 없는 권력의 질주는 그 자체로 민주주의를 위협한다.혁신 보수정당의 정립은 보수층의 대의기능을 원상복구해 국정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정당의 환골탈태는 지난한 일이다. 지향해야 할 혁신의 방향은 분명하지만 현실적 정치이익을 희생할 정치인은 드물어서다. 이대로라면 내년 지방선거는 엄연히 존재하는 보수층의 규모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방적 결과로 끝날 수도 있다. 다시 말하지만 1당 독주는, 그것도 진정한 민의가 아니라 경쟁세력을 대의할 정당의 부재로 인한 1당 독주는 국가와 국민은 물론 집권당에도 불행한 일이다.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진정한 혁신 보수정당으로 환생해야 한다. 환생을 위해 원죄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대속(代贖) 과정을 거쳐야 한다. 원죄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방임해 탄핵당했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사태에 책임을 공유해야 할 새누리당은 대통령 탄핵에 대한 진정한 대국민 사과가 없었다. 대통령 탄핵사태를 대신 사죄할 대속도 없었다. 대통령의 권력을 대행했던 측근 실세들 중 단 한명도 정계은퇴를 선언한 사람이 없었다. 새누리당을 버리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이름만 바꾸었을 뿐이다. 문패만 바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서로를 적폐보수, 배신보수로 낙인찍어 대치중이다. 자유한국당은 두명의 친박 좌장을 출당시키는 문제로 반박과 친박간의 공방이 치열하다. 대속의 과정으로는 시기도 모양새도 다 망친 상황이다.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은 지금이라도 원죄를 벗을 대속을 고민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을 포함해 보수 2대 정권의 국정원장 4명이 법대에 서게 된 기막힌 현실까지 원죄로 수렴할 각오로 과거의 자기 적폐와 결별을 선언해야 한다. 보수정당의 신생은 이렇게 시작되어야 한다./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

2017-11-15 윤인수

[데스크 칼럼]道문화의 전당, 기대되는 1년 실망 없길…

건립된지 26년, 내년 시설 개선 공사로 휴관달라진 음향·객석·무대장치 기대감 크지만대부분 안전분야… 발주처인 경기도가 간섭"공부는 경기도에서 하고, 노는 건 서울 가서 노는 게 진리 아닌 진리가 돼 버렸죠."얼마 전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도내 20여 곳의 대학교를 다니며 경기도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의외로 많은 도내 대학생들이 지역에서 문화시설을 즐기지 않고 서울로 간다고 답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문화시설은 노래방과 당구장 등 유흥시설 정도고, 진정 이들이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의 공연장은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그러나 정말 그럴까. 지난 2013년 기준으로 경기도 공연시설을 보면 124개로 전국의 12.6%가 도내에 분포한다. 전국 공연시설의 54.8%를 차지하는 수도권에서는 서울(377개) 다음이고, 인천(38개)보다는 4배 가까이 많다. 물론 인구 10만 명당 공연시설로 보면 서울 3.7개, 인천 1.3개, 경기도 1.0개로 전국평균(1.94개)보다 적지만 경기도의 공연시설은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는 상황이다.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문화생활에 갈증을 느끼는 것은 왜일까.사실 물량공세보다 중요한 것이 질적 만족감이다. '음악 좀 듣는다'하는 클래식 애호가들은 유독 서울 쏠림 현상이 심하다. 예술의전당이니 롯데콘서트홀이니 하며 조금 더 울림 좋은 곳을 찾아다닌다. 지난해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의 경우, 개당 100만원에 달하는 일본제 객석의자(2천개)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국내 최초로 무대 높이를 연주자들의 취향대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2억원대에 달하는 스타인웨이 사의 피아노도 무려 6대나 비치해 관객들의 기대감에 부응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이 내년 한 해 휴관하고 시설개선 공사에 들어간다. 도 전당의 공연시설에 아쉬움을 가졌던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 명성에 걸맞은 공연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서다. 그동안 도 전당은 공연장으로만 봤을 때 많은 아쉬움을 드러내 왔다. 문예회관으로 건립된 일종의 다목적 건물에서 전문성 있는 공연들이 이뤄지다 보니 시스템이 공연 자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건립된 지 26년이란 시간은 시설 노후화를 가속화했다.이제 한두 달 후면 공사에 들어간다. 그런데 시작도 않은 공사에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많은 이들은 음향이니 객석이니 무대장치 등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데 공사항목은 설비·배선 등 안전시설이 대부분이라고 하니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안전공사는 늘 이뤄지는데 뭔가 선택과 집중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공사의 발주처도 경기도다. 자기 집 고치는데 시어머니가 와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꼴이다. 본인이 거주하는 집의 문제점은 본인이 잘 아는 법이다. 더욱이 문화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하드웨어는 경기도가 맡고, 소프트웨어만 도 전당이 전담하는 식은 높아진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예산문제가 발목을 잡는다면 도민들의 문화생활 질을 높이는 사안인 만큼 민간 후원이라도 받아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미 국내외 많은 공연장에서 후원자를 명시한 콘서트홀이나 일례로 객석의자에 후원자 이름을 넣어주는 윈윈전략은 수없이 시도됐고 거부감 또한 적다. 경기도 대표 공연시설이 잠정적으로 1년간 휴관한다는 것은 도민들에게 불편을 감수하게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변화에 대한 더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7-11-12 이윤희

[데스크 칼럼]독도와 경기도

한 광역정부의 '독도사랑' 지역 논리로 무색방한 트럼프 만찬에 오른 '독도새우' 계기로'일본의 야욕' 새정부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 8일 오전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일제히 '독도새우'가 올랐다. 지난 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 문재인 대통령과 만찬에 '독도 새우'를 사용한 메뉴가 포함된 것에 대해 일본정부는 "역사와 영토 측면에서 자국의 주장을 선전하는 장이 되고있다"고 해석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이와 함께 최근 117주년 독도의 날을 맞아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독도를 향한 사랑과 인연이 새삼 화제다.경기도와 도의회는 지난 2017년 1월 독도에 위안부 피해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했다. 일본 정부가 방위백서·학습지도요령해설서 등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허황된 주장을 포함 시킨 이후 일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지방공무원 신분인 도의원들이 일본과의 외교적 문제, 직접 모금활동에 나설 수 없는 법적인 문제 등으로 표류 중이다.당시 독도를 관할하는 경상북도 측의 볼멘소리도 주된 장애요인 중 하나였다. "왜 경기도의회가 관할지역도 아닌 독도를 두고 왈가왈부 하느냐"는 불만이 경상북도·도의회 안팎에서 제기된 것이다.올해 2월 전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 회의에서도 '독도 소녀상' 추진에 전국 광역의회가 함께 힘을 모으자는 경기도의회의 건의가 경북도의회 측의 거센 반발로 사실상 무산됐다. 당위성과 실효성 여부, 구체적인 방법론 등 진지한 토론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이 같은 이유로 대한민국의 중심 광역단체인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독도에 대한 사랑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한 광역정부의 독도사랑이 전국 지자체 차원의 제대로 된 검토와 논의조차 진행되지 못한 채 지역 논리 앞에서 무색해진 셈이다.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연결될 경우 독도는 경상북도에 소재한 지역, 해양수산부가 관리하는 국유지·천연보호구역을 넘어 '소중한 우리 땅'으로 강조돼야 하는데….필자도 대한민국 영토 주권과 연결된 독도 문제는 특정 기관·단체만의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이듯, 이를 위한 독도 수호 활동 역시 지역 논리로 구분 지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일각에서는 보여주기식 사랑보다는 철저한 논리를 개발해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호사카 세종대 교수는 "일본은 왜곡된 논리지만 초등학교 5·6학년부터 상당히 논리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국민 대부분 독도가 우리 땅인 건 알고 있지만 논리적으로 설명을 하지못한다"는 것이다. 악의적 의도와 왜곡된 논리로 추진하는 일본의 교육이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진실을 덮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구글의 영어사이트(www.google.com) 검색창에 'dokdo'나 'takeshima'를 치면 일본의 주장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이는 구글의 '악의적 편집' 때문이라는 민간 사이버 외교사절단의 주장도 간과해서는 안된다.언제나 조용할 때 야욕을 축적하고 발휘하는 저들의 못된 습성을 파악하고 침착하되 명확하고 냉철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독도에 대한 정부의 공식논평은 지난 4월을 마지막으로 아직 발표가 없다.한국을 방문한 트럼프 미 대통령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초대하고 독도 주변에서 잡히는 '독도새우'를 사용한 만찬이 지금까지의 정부 메시지다. 당장 일본정부가 '한일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항의의 뜻을 밝히고 있다. 새 정부가 야욕의 일본정부를 향한 대응 기조를 어떻게 설정할지 궁금하다.독도는 우리 모두의 아픈 손가락이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독도 사랑이 결실 맺기를 기원한다./김환기 사회부장김환기 사회부장

2017-11-08 김환기

[데스크 칼럼]경제의 톱니바퀴를 돌려라

한발 늦은 '4차산업혁명' 과감·신속성 필요돈 분배·순환 잘되는 내부경제 시스템 중요오랫동안 곪아온 문제 흔들림없이 추진해야현재 우리 경제는 '위기 상황'이다. 주가가 뛰고 수출이 역대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라는 뜻이다. 침몰하는 거대한 배를 몇몇 구조선이 다시 건져 낼 수 없는 것처럼, 삼성전자나 현대·기아자동차 같은 몇몇 기업의 노력으로 한국 경제가 금세 힘을 내 일어설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경제의 상태를 환자에 비유하자면, 오랜 영양실조와 혈액순환 장애로 골골 하는 중증 환자 정도 될 것 같다. 기본적인 체력이 바닥까지 떨어진 환자에게 영양제 한 두 방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내놓는 정책 한 두 가지로 경제에 활기가 돌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지금은 한 나라의 경제가 알아서 자급자족하는 시대가 아니다. 거대한 글로벌 시장과 맞물려 돌아가는 체제다. 우리 경제 역시 다르지 않다. 글로벌 시장이라는 엄청나게 큰 기계에 크고 작은 톱니바퀴들을 연결하고, 거기에 작은 톱니바퀴들을 잘 붙여서 '한국 경제'라는 기계가 구석구석까지 팡팡 돌아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 들이밀 크고 작은 톱니바퀴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하나고, '한국 경제'라는 기계의 내부가 매끈하게 잘 돌아갈 수 있느냐가 또 하나다. 첫 번째 것은 우리의 산업 경쟁력에 대한 얘기다. 산업 경쟁력은 사람으로 치면 '기초체력'과 비슷한 점이 많다. 평소에 꾸준한 운동으로 온몸을 골고루 발달시켜야 기초체력이 좋아지듯이,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 육성을 해야 비로소 좋아지는 것이 산업경쟁력이다.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지 않고 방치하면 운동을 안 한 사람처럼 체력이 떨어져 비실비실해진다. 우리 경제가 영양실조와 기초체력 부족 증상을 나타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과 같은 혁신기술들이 대표적인데,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이 같은 혁명적 변화를 예상하고 산업을 육성해 왔다. 독일이 지난 2011년 정부는 물론 학계와 기업들까지 폭넓게 참여하는 '인더스트리 4.0'을 구성한 것이나, 미국이 2013년부터 정부 주도로 '스마트 아메리카 챌린지' 사업을 추진해 온 것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겨우 지난달에야 대통령 직속으로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출범했다. 그동안 세계가 거대한 물결에 속속 동참하고 있는데 사실상 넋을 놓고 있었다는 얘기다. 세계 경제의 추세를 빨리 파악하고 관련 산업을 공 들여 육성해야 하는데 이미 한 발 늦은 것이다. 늦었으니 따라잡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과감하고 신속해야 한다. 그나마 정부가 연구개발과 기술혁신형 창업에 과감한 지원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 다행이다. 연구개발과 창업은 산업 육성의 핵심이고 기본이다. 연구개발은 기술의 질을 높이는 것이고 창업은 기술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인데, 두 가지가 서로 시너지를 내며 쉴 새 없이 확대 재생산을 할 때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경쟁력 있는 기술과 상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내부 경제 시스템이다. 산업이 아무리 잘 돌아가 돈을 펑펑 벌어도 그것이 한 군데 몰려 정체돼 있으면 다른 곳은 녹슬고 빈약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돈이 몰리거나 빠져나가지 않고, 골고루 분배되고 잘 순환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기적 요소에 돈이 몰리거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익 차이가 지나치게 벌어지거나, 개인들이 벌어들인 돈을 대출 이자 갚는데 쓴다면 톱니바퀴가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다. 역시 정부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나서고는 있는데 워낙 오랫동안 곪아 온 문제라 쉽지가 않다. 이런저런 문제들이 앞을 가로막는다. 이럴 때 방법은 딱 한가지다. 흔들리지 말고 똑바로 앞을 보고 갈 것./박상일 경제부장박상일 경제부장

2017-11-05 박상일

[데스크 칼럼]단톡방의 유혹

업무 지시·내용 공유 '순기능' 무시 못해'역기능' 감안 "규제" 목소리 여전히 높아기본 틀에서 상황 맞게 효율적 운영 필요카카오톡, 네이버 밴드는 물론 문자 메시지 등 하루 동안 쉴새 없이 울리는 수신음. 평일은 물론 휴가 중이라도 이 수신음에서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이를 애써 무시하다가는, 또 '확인'을 안 했다가는 중요한 일인데 왜 '확인'을 하지 않았느냐는 '핀잔(질책)'을 듣기 일쑤다.확실하게 전화 통화로 한다면 일의 '경중(輕重:가벼움과 무거움)'을 따지기 쉽겠지만 카톡이나 밴드, 문자 메시지 등에 올라와 있는 문자(글)로는 일의 '경중'을 따지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만든 도구인 '단톡방'이 이제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반대로 '족쇄'가 되고 있다.단톡방을 이용해 업무지시를 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근로시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며 정치권 등 일부에서는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용노동부도 최근 대표적인 단톡방의 하나인 카카오 측에 '퇴근 후 카카오톡 금지' 협조 요청을 했다. 그리고 저녁 늦게 보내는 업무지시 메시지가 아침에 전달되는 '예약 전송' 기능을 추가해 달라고 했다.하지만 카카오 측은 "퇴근 후 연결되지 않을 권리는 기능 개선이 아니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이미 채팅방별 알림 관리, 단체 채팅방 탈퇴 및 재초대 거부 등의 기능이 있다"고 답하면서 정부의 요구 채택은 쉽지 않게 됐다.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우리나라 국민의 메신저 사용 현황과 메신저 단체채팅방(이하 단톡방)에 대해 20~50대 성인남녀 1천 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에서도 같은 분위기다. "단톡방에서 나가고 싶었으나 못 나간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70.8%로 조사되는 등 사용자의 약 70%가 메신저에서 쏟아지는 과도한 대화와 정보 때문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단톡방에서 나가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그 이유에 대해 절반 정도(48.7%)가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심기를 불편하게 할까 봐"라고 밝혔다.전제 조사 대상의 64.7%는 "참여하고 싶지 않은 단톡방에 초대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이 중 52.5%는 "참여하고 싶지 않은 단톡방에 초대되면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특히 70.4%는 "단톡방을 사적인 공간으로 인식한다"고 답했음에도 79%가 직장동료나 업무관련자가 있는 단톡방의 경우 공적인 공간으로 인식한다는 것에 대해 주목해야 했다.단톡방을 '사적'인 이야기를 풀어 놓는 곳이 아닌 '업무 지시 또는 공유'를 하고 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이 이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점이 문제다.물론 단톡방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동안 업무 지시 또는 업무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던 차에 단톡방이 생긴 것은 희소식이다. 이처럼 일부 관리자들은 '단톡방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일일이 개인마다 전화를 걸어 업무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되고, 또 다수의 사람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업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그럼에도 단톡방에 대한 '역기능'을 감안,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를 규제하기 위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업무 특성상,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를 '단톡방의 지옥'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사회적 논의를 통해 '단톡방'의 일률적인 제한 보다는 기본적인 틀에서 상황에 맞는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2017-11-01 김신태

[데스크 칼럼]부평미군기지 환경오염 발표를 듣고

미군이 오염 그들 돈으로 정화시키는게 당연한국보호 위해 주둔 했다면 환경도 보전해야'세계의 경찰' 자칭… 어처구니없는 일 없어야 부평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환경부가 발표했다. 복합적 토양오염이라고 한다. 정부는 반환 절차가 진행 중인 미군기지 내부 환경조사 결과를 반환에 앞서 한·미 간 합의로 미리 공개한 것은 처음이란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이 자신들이 기지 내에서 행한 온갖 오염 행위를 얼마나 인정하고 그 피해를 온전히 복구할지는 알 수가 없다. 그동안의 미군 태도로 볼 때는 영 그럴 것 같지가 않다. 미군이 순순히 자기 책임을 인정하고 정화 작업 등 그 대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선 경우가 없다. 해외 파견 미군은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로 행세해 왔다.부평 땅은 예전부터 참으로 많은 군사적인 아픔을 안고 있다. 미군은 해방 직후, 그러니까 1945년 9월 8일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인천에 진주하면서 그 질긴 인연을 아직까지도 이어오고 있는데, 인천항에 입항한 미군이 우선 신경을 쓴 곳이 부평이었다. 일본군의 핵심 군수기지가 부평에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군은 1930년대 후반 중일전쟁을 일으키면서 군수기지를 부평에 건설했다. 병장기를 만든다고 하여 조병창이라고 불렀다. 미군이 인천에 진주하면서 부평의 일본군 군사시설은 곧바로 미군기지로 전환되었다. 해방과 함께 등장한 미군은 1949년 한반도 미군철수 때부터 1950년 9·15 인천상륙작전 때까지 1년여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부평을 떠난 적이 없다.70년이 넘게 인천에 주둔해 온 미군과 관련해 아직도 그 진상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게 많다. 그중에서도 부평에서 벌어진 반공 포로 탈출과 학살 사건이 주목할 만하다. 1953년 6월 18일 전국에서 반공 포로들이 석방된 날 부평의 반공 포로들만 석방되지 못했다. 포로들은 들고 일어섰다. 그리고 그 다음 날 탈출을 감행했다. 이미 감시병력은 한국군 헌병에서 미군 헌병으로 바뀐 뒤였다. 포로석방 조치 하루가 지난 6월 19일 반공 포로들이 철조망을 넘자 미군들은 기관총을 갈겼다. 500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탈출에 성공한 포로는 1천500여 명의 수용자 중 300여 명이었다. 이는 당시 반공 포로로 있던 박종은의 수기 '포로수용소생활 1,200일 실화, PW'에 전하는 내용이다.부평의 반공 포로들은 미군기지 건설작업에 동원됐다. 대통령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풀려나지 못한 포로들이 미군의 총에 맞아 죽었다. 당시 신문들은 탈출사건 이후 850명이 부평에서 논산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1천500명에서 절반가량이 줄어든 850명만 남았었다는 얘기다. 박종은이 증언한 것처럼 300여 명이 탈출했다고 하더라도 350명이 더 있어야 한다. 탈출사건 때 사살됐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 사건은 철저히 묻히고 잊혀왔다. 생각할수록 어처구니가 없다.반려견이 싼 배설물은 반려견 주인이 치우는 게 기본적인 펫티켓이다. 이게 바로 원인자 부담이라는 거다. 미군이 오염시킨 토양과 물은 미군의 돈으로 정화시키는 게 당연하다. 미군은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주둔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말이 맞는다고 하면, 미군은 환경오염으로부터도 한국을 보호하는 게 당연하다. 개 주인도 지키는 에티켓을 세계의 경찰이라 자칭하는 미군이 지키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어처구니없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말이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7-10-29 정진오

[데스크 칼럼]집주인과 사냥꾼

北, 핵기술 '설마'하는 동안 실질적 위협 닥쳐도둑맞은 주인처럼 '…하기만 해봐라'식 안돼'무조건 대화'는 쫓아오는 늑대에 먹이 주는꼴#1. 한밤중에 도둑이 물건을 훔치려고 호시탐탐 집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이를 목격한 집 주인은 속으로 "설마 들어올 수 있겠어. 들어오기만 해봐라. 가만두지 않겠다"며 지켜봤다. 도둑이 담장을 넘자 집주인은 "집 안으로 들어오기만 해봐라. 혼쭐을 내주겠다"고 다짐했다. 도둑이 집 안으로 들어오자 집주인은 "안방으로 들어오기만 해봐라. 몽둥이찜질로 두들겨 패주겠다"고 생각했다. 도둑이 결국 안방으로 들어오자 집주인은 숨죽여 자는 척했다. 그러면서 "물건만 훔치기만 해봐라. 다리를 부러뜨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도둑은 아무런 제재도 없이 금품을 들고 유유히 달아났다. 집 주인은 도둑이 나간 뒤 "다시 오기만 해봐라. 그땐 뼈도 못 추리게 하겠다"며 소리를 쳤다.#2. 추운 겨울 산속에서 사냥꾼이 10여 마리의 늑대 무리에게 쫓기고 있었다. 마차를 달려 도망가던 사냥꾼은 잡은 고기를 늑대 무리에게 던졌다. '던져준 고기를 먹고 쫓아오지 말라'는 거였다. 늑대 무리는 사냥꾼이 던진 고기를 나눠 먹으면서 쫓기를 멈췄다. 그것도 잠시 고기를 다 먹은 늑대들이 다시 사냥꾼을 쫓기 시작했다. 이러기를 수차례 반복하다 결국 사냥꾼은 잡은 고기를 늑대에게 다 내어주고 말았다. 고기를 먹고 힘을 낸 늑대 무리는 결국 끝까지 쫓아와 사냥꾼마저 자신들의 먹잇감으로 만들었다. 집주인은 당차게 도둑과 맞서지 못해 소중한 재산을 빼앗겼고, 사냥꾼은 늑대가 지쳐 쓰러져 못 쫓아올 수 있었는데도 불안한 마음에 고기를 던져주다 목숨을 잃었다.만일 국가가 이런 위협을 받고 있고, 그런 위협이 되풀이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북한이 앞서 일화에 나오는 도둑이고 맹수라면 우리는 집주인처럼 외면하고, 쫓기는 사냥꾼처럼 먹이를 던져주는 일을 되풀이할 것인가. 지금 여야가 북핵에 대한 대응 방안을 두고 각기 다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군사적 옵션', '김정은 참수 작전' 등 극단적인 표현까지 불사하면서 한반도를 전쟁위기 상황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십 수년 전 북한이 핵시설을 가동하겠다고 할 때만 해도 우리 정부는 "핵무기까지 발전할 수 있는 기술력이나 재원이 낮다"고 평가했고, 이후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때도 소형 핵탄두 제작 기술에 의문을 제기했다. 액체연료에서 고체 연료로 발전시키는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질적 위협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등 북한의 핵기술을 애써 낮게 평가했다.최근 북한이 발사한 중장거리 미사일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거리 미사일도 문제지만 세계 각국이 우려하는 것은 여기에 핵탄두가 장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북한의 핵무기는 막연한 것이 아니라 실체가 있고, 실현 가능한 현실이 됐다. 북한의 핵기술을 폄하하고 '설마'하는 동안 북한 핵은 실질적 위협으로 코앞에 닥쳐온 것이다.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도 북이 핵을 쉽게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대화로 풀고 북한이 원하는 것을 주기만 한다면 핵을 포기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것을 얻고 난 뒤에도 또 다른 것, 더 큰 것을 원할 때마다 유용하게 사용할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당장 전쟁을 벌이자는 게 아니다. 도둑맞은 집주인처럼 'OO 하기만 해봐라'는 식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아직 우리 안 마당에 폭탄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혹시라도 '무조건 대화로 달래는 것'만이 북핵에 대처할 유일한 방법으로 생각한다면 늑대에게 먹이를 던져주면서 쫓아오지 말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7-10-25 이진호

[데스크 칼럼]핫이슈로 떠오른 광역버스 준공영제

'남경필표 추진사업 반대 동의해줄 것' 요구 이재명 성남시장, 민주당 자치단체장에 공문상급단체 정책 졸속이라며 동참 강요 글쎄?남경필 경기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광역버스 준공영제 시행 여부가 연말 정국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청년정책에 이어 두 번째이다. 준공영제가 내년 도지사 선거를 겨냥한 여야 유력 후보 간 2차 대전으로 확전되고 있다. 선공은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이 시장은 지난 20일 도내 15곳의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들에게 '남경필표' 광역버스 준공영제 추진에 대한 반대에 동의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 '월권' 논란도 빚고 있다. 성남시의 공문내용을 요약하면 경기도가 추진 중인 준공영제는 각 시군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않으니 반대해 줄 것과 23일 예정된 제13차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를 통해 시군 협의체를 다시 만들자는 게 주요 골자이다. 심지어 협의체 구성 동의서에는 버스 준공영제 사업의 졸속추진 반대에 동의하는 사인을 요구했다.성남시의 선공에 경기도가 즉각 반격에 나섰다.이승기 경기도 대변인은 22일 '이재명 성남시장의 불통, 독선과 오만이 도를 넘었다'고 논평을 냈다. 이승기 대변인은 "광역버스 준공영제는 도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란 것을 모든 이가 다 안다. 왜 유독 이재명 시장이 준공영제를 반대하고 나서는지, 도민안전보다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충격이다"라고 반박했다.이 대변인은 "나만 옳고, 법 위에 내가 있고, 내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고 있다. 이 시대가 거부하는 '제왕적 권력'의 모습 그대로다. 이 시장은 더 이상 민주주의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 1천300만 도민이 이 시장의 가식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준공영제는 지난 1년간 도내 시군 단체장들이 참여한 도와 시군 간 2차례 상생 토론회에서 충분히 논의가 됐고, 버스조합 등과 9차례 걸쳐 논의하고 참여의사를 밝힌 시군이 22곳이다. 광역버스 노선이 지나는 도내 24개 시군 가운데 성남시와 고양시만 불참의사를 밝혔다.이 시장의 준공영제 반대 공문에 대한 민주당 내 시선도 곱지 않다. 지역 정치권은 "도내 22곳 지자체가 의회 동의 등 내부협의 절차를 거친 것을 졸속이라고 하는 것은 다른 지자체를 모욕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 더욱이 준공영제 반대에 사인을 요구하는 것은 유력한 도지사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것을 반영한 일종의 '정치적 압박'이고, 자기가 안들어 가니 남들도 들어가지 말라는 건 강요이자 잘못된 것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앞서 양측간 공방은 청년정책을 둘러싸고도 논쟁을 벌였다. 남 지사가 한발 앞서 나갔다. 남경필표 '일하는 청년 시리즈'는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해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 낸다는 저소득 청년복지 정책이다.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합법 정책이 됐다. 이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청년배당'은 각 가정의 구매력을 확대하고 일정 정도의 소득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으로 현재까지 사회보장위원회의 동의를 받지 못해 위법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자체가 새로운 사회보장제도를 시행할 때는 사회보장위원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여야 정치권은 모두 자당 소속 단체장을 측면 지원하면서 경쟁자를 깎아 내렸다.지역 정치권은 내년 6월 도지사 선거를 8개월 앞두고 여야 유력 도지사 후보들이 벌써부터 치열한 선거전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남경필 도지사의 정책에 대해 반대의견을 피력할수는 있다. 그러나 다른 당과 상급단체의 정책을 졸속이라며 단체장들에게 나를 따라 반대에 동참해 달라거나 강요하는것은 아닐성싶다./김학석 정치부장김학석 정치부장

2017-10-22 김학석

[데스크 칼럼]나쁜 개는 없다 나쁜 주인이 있을 뿐

분쟁·민원 줄이기 위해 '반려견 놀이터' 조성삶의 여유 산물 아닌 사회구성원간 갈등 결과타인 배려·불쾌감 안주는 노력 순전히 주인몫 반려견을 키우는 이들에게는 분명 귀가 솔깃할 만한 소식일 듯싶다. 인천시가 '반려견 정책'을 추진한다는 보도다. 도심 공원 곳곳에 반려견을 위한 전용 놀이터를 조성하는 게 골자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설문조사 결과다. 인천시가 최근 인터넷과 SNS를 통해 반려견 놀이터 조성의 찬반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무려 85.3%가 찬성했다고 한다. 인천시민 10명 중 8~9명이 찬성한 셈이다. 이 설문조사 결과를 액면 그대로 믿어야 할까? 단순히 반려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뭔가 석연찮다. 애견인들이야 반려견 놀이터에 놀이용 계단과 사다리, 물놀이장 등 놀이시설과 급수시설까지 갖추어진다니 더 없이 반길 일이겠지만, 소중한 세금으로 사람도 아닌 개를 위한 시설을 만드는 것에 대한 반감 또한 상당할 터인데 말이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반려견을 키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비애견인 또한 상당수다. 혹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만 설문조사에 응한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들어 다시 설문결과를 들춰봤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역시 의외였다. 찬성이 63%로 반대 37%를 훨씬 웃돌았다. 그렇다면 설문조사 결과에 어떤 함의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이러한 궁금증은 반려견 미소유자들이 꼽은 찬성 이유에서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었다. 반려견 미소유자의 상당수가 '비애견인과 반려견의 접촉 빈도 완화', '무서움 등에 따른 안전 확보' 등을 찬성 이유로 꼽은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응답이 찬성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반려견 놀이터 찬성이 단지 반려견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한 듯하다. 한마디로 반려견과의 '격리'를 원하는 비애견인들의 심리가 일정 부분 반영된 설문결과라는 분석이 가능하다.아니나 다를까. 인천시가 밝힌 반려견 놀이터 조성 취지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반려견을 둘러싼 각종 분쟁과 민원을 줄이기 위해 반려견 놀이터 조성을 추진했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6월 현재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개물림 사고 건수는 147건이라고 한다.이쯤 되면 애견인들은 반려견 놀이터 조성을 보다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듯싶다. 반려견 놀이터가 동물애호적 관점이나 삶의 여유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진보적 도시문화의 산물이 아니라, 사회구성원간 갈등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갈등의 원인 제공자가 반려견이 아니라 반려견의 주인이라는 점(기자 또한 반려견의 주인이기에 감히 말할 수 있다)에서 더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잠'에서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나쁜 동물은 없어. 단지 배고픈 동물과 이미 먹이를 먹어 배가 부른 동물이 있을 뿐이야." 동물은 본능대로 행동한다. 개의 목줄을 풀어놓고 "우리 개는 물지 않는다"고 말하는 자체가 모순이다. 반려견을 키우면서 타인을 배려하고,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순전히 주인의 몫이다. 내년이면 조성될 반려견 놀이터 안에서도 마찬가지다./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7-10-18 임성훈

[데스크 칼럼]리더십 파산

영광의 세기 연 두 정치적 세력간 반목위기 속에 놓인 국가 위해 가하는 형국영화 '남한산성' 삼배구고 서글픈 공감영화 남한산성이 화제다. 대륙의 신흥 패권(覇權)인 청나라의 침공으로 산성에 갇힌 조선의 내분과 통치자의 무기력, 백성들의 참담한 고통이 몇 세기를 격한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재생되고 있다는 '서글픈 공감' 때문이다. 최명길의 주화론이나 김상헌의 척화론은 주장 자체로는 모두 의미가 있다. 백성을 살리려면 청과 화친해야 한다는 최명길의 실리적 주장은 현실을 고려한 최상의 방책이었다. 반면 청과의 전면전을 주장한 김상헌의 척화론은 중화를 중심으로 한 조선 사대부의 세계관을 지탱해 줄 최소한의 명분이었다. 주화론이나 척화론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지향하는 가치의 차이였다. 문제는 신하들의 이견에 휩쓸려 스스로 리더십을 파산시킨 인조다. 그는 결단하지 못했다. 그 결과 군사도 잃고 백성을 사지에 몰아넣었으며 언 땅에 삼배구고를 바치는 치욕을 감수했다. 리더십 파산이 초래한 재앙이다.병자호란 당시의 조선을 오늘의 대한민국에 곧이곧대로 대입할 수는 없다. 경제대국의 면모는 그때와 다르고, 지정학적 약소국이라는 숙명은 당시와 차이가 없다. 다만 리더십 파산 현상만은 그때와 같거나 오히려 악화됐다는 걱정을 지울 수 없다.성군과 혼군의 리더십에 의해 백성의 삶이 달라지고 세대의 명암이 엇갈리는 왕조시대의 리더십과 달리, 민주주의 리더십은 대의정치를 구성하는 정당과 정치인에 의해 발현된다. 국민은 대통령과 여야 정당의 리더십을 감시하고 심판하니 예전처럼 혼군이 절대권력을 수명이 다할 때까지 독점할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이 이를 증명한다. 문제는 우리시대에 대의민주주의의 장점을 찾을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점이다. 보수세력과 진보세력의 무한 정쟁은 조선시대의 당쟁보다 훨씬 집요하고 고질적이다. 조정 가능한 실리와 명분의 충돌이 아니라 이념적 도그마의 적대적 대립의 경지에 이른 탓에 대승적, 통합적 리더십의 발휘가 불가능한 지경이다.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은 여태껏 박근혜 탄핵이 상징하는 산업화 시대의 적폐와 결별하지 못한 채 해묵은 보수 이데올로기에 갇혀있다. 그들은 산업화 세력의 공만 강조할뿐 과는 외면해왔다. 산업화 시대가 유보했거나 탄압했던 인권과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누적된 적폐를 걷어내는데 인색했다. 박근혜의 제왕적 통치행태를 방관하다 공멸했음에도 그들의 관념은 여전히 산업화 시대의 영광에 머물러있다. 국가안보라는 중요한 가치가 자유한국당의 안보 과잉 행태로 희화화되는 실정이다. 자유한국당이 유난히 안보를 강조하면 대중은 선거가 임박했음을 짐작한다. 그들에게 진보진영은 친북·종북 집단에 다름 없다.더불어민주당도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에 민주주의를 만개시킨 세력으로서의 자부심으로 그들만의 울타리를 견고하게 세웠다. 울타리 경계 밖의 정당·정치인은 적폐세력이고, 적폐세력을 지지하는 세력은 우매한 '꼰대'들이다. 지금 누리는 풍요를 산업화 시대의 결과로 인정하는데 인색하고, 민주화 시절에 체화시킨 피아, 적과 동지의 구분법으로 세상을 본다. 실리보다는 명분과 가치를 앞세워 자본과 산업을 천대하고, 적과 동맹 사이에서 좌충우돌이다.반세기 넘게 상대의 가치 있는 리더십을 가차없이 매몰해 온 시간의 누적이 국가 운명에 위해를 가하는 형국이다. 중국의 사드 몽니와 미국의 통상압력, 일본의 역사침략의 한 가운데서 북한핵 위기를 대면하고 있는 지금, 이를 극복할 대의민주주의 리더십은 파산 상태다. 산업화 시대를 거쳐 경제적 풍요를 누리고, 민주화 시대를 통해 민주주의를 꽃피우며 누려 온 대한민국 70여 년의 번영이, 그 영광의 세기를 연 두 주역의 적대적 반목으로 위기에 봉착했으니 비극적이다. 대한민국이 흥망성쇠를 순환하는 역사의 수레바퀴 어디쯤을 돌고 있는지, 정치하는 사람들의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

2017-10-15 윤인수

[데스크 칼럼]기본 에티켓, '나 하나쯤'이 아닌 '나부터'

도립 박물관·미술관 입장료 9월부터 무료화공짜·유료 관람객 프로그램 집중도 '큰 차이'공공에티켓 캠페인 다시 벌여야 한다는 주장'다만 1천원이라도 받아야 한다' vs '문화향유의 기회 확대가 먼저다'.올초 경기도립 뮤지엄(박물관·미술관)의 입장료 무료화가 거론되자 두 주장이 맞섰다. 결론적으로는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에 힘이 실렸다.경기도립 박물관·미술관 입장료를 전면 무료화하는 조례가 통과됐고, 지난 9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매월 첫째·셋째 주말만 입장료 무료)을 제외한 5개 도립 박물관·미술관의 입장료가 폐지된 것이다.이구동성으로 '다만 1천원이라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박물관·미술관 관계자들은 제도 시행 이후 연일 긴장 속에 움직인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이들이 이같은 주장을 펼친 가장 큰 이유는 '관람 분위기'였다. 이미 지난 2008년에도 정부가 국립박물관·미술관의 무료입장을 결정하면서 이같은 문제가 제기된 바 있고, 정부는 "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는데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해 업계의 반발을 희석시켰다. 하지만 정책이 확대될 때마다 관련업계에선 '문화는 공짜라는 인식만 확산시킨다'며 그 후유증을 지적해왔지만 문화 기회 확대라는 대의명분 아래 묻히기 십상이었다.여기서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놓고 공론을 벌이자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문화생활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 장벽이 낮아야 한다는 것에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한번쯤 시민들, 관람객들도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 있지 않나싶다.당시를 기억하는 이 분야 관계자들은 무료 관람객중 일부였지만 이들로 인해 기획프로그램 운영에 애를 먹었던 기억 하나쯤 가지고 있다. "입장료 무료정책은 관람객의 수준 저하를 초래하는 비극적인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한 관계자는 "일례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다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단돈 1천원이라도 지불한 관람객들은 프로그램 참여도가 높고 집중이 잘돼 큰 사고도 없다. 하지만 무료 프로그램의 경우, 집중도가 덜하고 유료와 확실히 대비되는 지점이 있다"고 주장한다.'경제심리학'이라는 책을 펴낸 경제학자 댄 에리얼리 교수는 책에서 "공짜 먹이보다는 애써 찾아 먹는 먹이가 더 맛있다"고 말한다. 공짜로 입장할 때도 그런 심리가 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10원이라도 본인의 돈을 내고 입장한 이들은 일단 '돈 아깝지 않다'는 마음을 갖기 위해 애정을 갖는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술관·박물관 등은 공공에티켓 캠페인을 다시금 벌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에티켓으로 ▲음식물은 두고 올 것 ▲카메라는 사진 촬영 기준을 엄수 ▲애완동물은 잠시 밖으로 ▲지나친 소음 자제 ▲손 대신 눈으로 볼 것 ▲작품에 기대지 말 것 등이다. 관람 전 전시회에 대한 간단한 사전조사를 하고 가거나 드레스 코드 즉 복장예절을 준수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기본적인 에티켓 만이라도 지켜진다면 성숙된 관람문화 속에 전시의 수준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얘기한다. '기본을 지키자'는 말을 하면 식상하다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 하나쯤'이 아니라 '나부터' 기본 에티켓을 지켜나갈때 더 많은 문화향유 기회가 열릴 것이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7-10-11 이윤희

[데스크 칼럼]'마이 파더스 아이스'

아들 잃은 아빠의 슬픔을 노래한 에릭 클랩튼이시대 아버지들 자식 잘못으로 비난 받는 삶책임져야 할 법적·도덕적 한계 어디까지일까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네 살 배기 아들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은 '기타의 신' 에릭 클랩튼의 노래 '천국의 눈물(Tears In Heaven)'과 '내 아버지의 눈 (My Father's Eyes)' 을 들어보셨습니까.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슬픔을 노래한 두 곡은 26년 전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의 심금을 울렸다.이 노래는 지난 1991년 미국 뉴욕 맨해튼의 고층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4살짜리 아들을 기리는 내용으로 그래미상을 받았고 영화 '러시'의 주제가로 사용됐다."천국에서 너를 만난다면 이 아빠를 기억할 수 있겠니? 내가 널 천국에서 본다면 넌 변함없이 그 모습 그대로일까?" '천국의 눈물(Tears In Heaven)'의 가사 일부다.이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던 에릭 클랩튼이 당시의 심정을 고스란히 담아 만든 곡이 바로 '마이 파더스 아이스(My Father's Eyes)'다.천국에 있는 아들이 자신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눈을 보는 모습을 상상하며 노래하고 있다.세월이 약일까. 그러던 에릭 클랩튼이 어느 날 "아들 잃은 슬픔을 노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유는 "상실의 감정을 더 느끼지 않아 노래를 부르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그렇게 절절하게, 하늘을 향해 절규하듯 아들을 그리며 단절된 천륜의 아픔을 외쳤던 그가 '아들을 잃었을 때 창자를 끊는 심정으로 부르던 곡을 행복할 때도 불러야 한다는 사실에 갈등을 느낀다'고 했다.에릭 클랩튼은 "그 곡들은 이제 휴식이 필요하다. 나중에 훨씬 더 초연한 입장에서 그 곡들을 다시 소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아무리 아픈 과거나 혹독한 괴로움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 지고 희석되는 게 인생일까. 사람들은 그렇다고들 한다.필자는 맞벌이로 어린 두 아들을 키울 때 어느 여성학자를 만나 물어봤다. 어떻게 키워야 하냐고. 머리가 눈처럼 하얀 백발의 할머니 학자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함께하는 시간이 짧더라고 눈을 맞추고 진심으로 안아주고 대해 주라고.아이는 모는대로 가는 자동차가 아니다. 아이는 스스로 자란다. 가는 길이, 가진 생각이 부모와 다를 수 있다. 그러니 부모는 곁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환경을 만들어주면 된다는 것이다.노심초사 키웠던 아이들이 이제는 성장했다. 군 입대와 집 떠나 대학을 다니는 두 아이에게 감사함은 물론이다.지난 주말에는 군 제대를 두 달 남겨놓은 아들이 면회를 오란다. 피곤한 몸 휴식이 필요하지만 말년 병장에게 아이 엄마랑 시장을 본 뒤 면회를 다녀왔다.필자의 군 생활을 되돌아 볼때 두 달 뒤면 장남도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귀가해 군 생활을 잊고 늦잠에 빠질 것이다.가끔은 자식에 대한 부모 마음도 휴식이 필요한 듯하다.최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아들의 범죄행위로 도마에 올랐다. 남 지사는 범죄행위는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아들을 안아주고 싶다고 했다.수많은 정치인을 비롯한 이 시대 아버지들이 자식들의 잘못으로 비난을 받고 지적의 대상이 됐다. 그래도 이들은 아버지의 역할과 도리를 저버리지 않았다.이 시대 아버지로 살아간다는 것.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책임져야 할 법적, 도덕적 한계가 어디까지일까./김환기 사회부장김환기 사회부장

2017-10-01 김환기

[데스크 칼럼]퇴직하면 무엇을 해야 하나

중년 직장인 거의 '제2의 인생' 설계 안돼 있어 할 일 많아도 준비·훈련과정 없다면 '그림의 떡'정부, '재교육'으로 고령화·고용문제 해결해야몇 달 전 대학교 동창이 강원도 홍천에 펜션을 냈다. 20년 가까이 다니던 회사를 명예퇴직한 후, 무엇을 할 지 몇 개월을 고민하다가 나름 큰 결심을 한 것이다. 서울에서 고속도로와 국도로 두 시간 반을 꼬박 달려야 하는 산골짜기에 자리한 펜션을 퇴직금과 모은 돈을 털어 인수했다고 한다. 다른 동창들은 '남자들의 로망'까지 들먹이며 그 친구에게 부러움 섞인 눈길을 던졌지만, 막상 찾아가 보니 역시나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평소 집안 일이라고는 관심도 두지 않던 친구가 펜션에서 거의 혼자 끼니를 해결하면서 손님들 뒤치다꺼리까지 하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펜션 마당 잔디밭과 주변 나무들을 거의 매일같이 관리하느라 얼굴이며 팔뚝이 까맣게 탔고, 이제는 겨울을 나기 위해 화목보일러에 쓸 장작을 마련하고 난방장치 등을 손보느라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친구들이 부러워한다고 전해주니 친구가 웃으며 말한다. "와서 해 보라고 그래."40을 넘은 웬만한 직장인들은 퇴직 후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어보면 '시골이나 가서 밭이나 일구며 편안하게 보내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한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 은퇴를 눈앞에 둘 때까지 답답한 도시에서 쫓기며 생활했으니, 농촌의 한가한 생활이 오랫동안 부럽기도 했을 것이다. TV에서는 귀농·귀촌으로 건강도 되찾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다는 사람들의 얘기가 거의 매일같이 등장하며 중년들의 '로망'을 부채질한다. 그러다가 몇 명은 퇴직 후 큰 마음을 먹고 농촌에서 '새 출발'에 도전하지만, 결국 생각지도 않았던 현실의 벽에 가로막히게 된다. 도시생활이 힘들 듯 농촌에도 현실이 있고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을 기준으로 퇴직 연령층에 해당하는 55~64세 인구가 723만명에 달했다. 전년 같은 달 688만명보다 35만명이나 늘어난 숫자다. 이중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가 507만명에 달하고, 취업자는 494만명이라고 한다. 취업률을 계산하면 68.3%가 나오는데, 같은 달 우리나라 고용률 61.3% 보다도 높다. 나이로 봐서는 퇴직을 눈앞에 두고 있거나 이미 퇴직 했을 때지만, 젊은이들 못지않게 무언가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뜻이다. 퇴직이 끝이 아니니, 퇴직 후 할 일을 찾는 것은 거의 모든 중년 직장인들의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중년 직장인들이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다는 데 있다. 20~30년 동안 직장 일에만 매달려 있느라 '제2의 인생'에 대한 준비가 거의 안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퇴직 후 선택이 뻔하기만 하다. 우리나라에 치킨집이 넘쳐나고 커피집과 빵집이 넘쳐나고 편의점이 넘쳐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나이와 관계없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고 해도,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준비와 훈련이 돼 있지 않으니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고령화 문제와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다. 우리나라가 참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재교육'이다. 사실 이것은 개인들에게 맡겨놓을 문제는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들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고용 문제나 고령자 문제를 놓고 수많은 고민이 진행되고 있지만, 재교육의 문제는 전면에 부각되어 있지 않다. 개인들도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는 것에 대해 참 어려워 한다.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것을 배워야 또 다른 무언가를 할 힘이 생기는데, 지금 그 상태 그대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니 문제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광고판에 눈이 간다. 간호조무사 교육 홍보물이다. '장·노년이라도 누구나 배우고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고 써 있다. 그런 교육을 훨씬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하나라도 건지면, 제2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박상일 경제부장박상일 경제부장

2017-09-27 박상일

[데스크 칼럼]1인 미디어 시대

청소년들 올바른 영상 콘텐츠 시청하도록미디어 사업자 책임과 자정노력 뒤따라야규제기관 철저한 감독·교육도 필요한 시점인터넷 개인방송인 '1인 미디어'. 미디어 환경이 TV 중심의 전통적인 미디어에서 점차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뉴미디어로 옮겨가면서 '1인 미디어'는 이제 문화산업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 돼 버렸다. 하지만 '1인 미디어'가 활성화되는 만큼 그에 따른 폐해도 무시할 수 없다.인터넷 개인방송 즉 '1인 미디어'는 1명 또는 복수의 진행자가 출연한 영상콘텐츠를 정보통신망(사업자)을 통해 송신하는 것이다.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일 발표한 '1인 미디어' 관련 소비자 불만 상담에 따르면 접수된 총 152건 중 유료 서비스 환불 관련 분쟁이 95건(62.5%)으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일방적인 서비스 이용제한(19건, 12.5%), 부당결제(11건, 7.3건), 서비스 불만(9건, 5.9%), 불법방송(9건, 5.9%) 순으로 나타났다.이처럼 개인이 만든 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유통하는 '1인 미디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음란물 등을 비롯한 미성년자들에게 좋지 않은 영상들도 함께 빠르게 유통되고 있어 사회 문제화 되고 있다.소바자원이 최근 주요 1인 미디어 플랫폼 9개 업체(스트리트게이머, 아프리카TV, 유튜브, 카카오TV, 트위치, 판도라TV, 팝콘TV, 풀티비, V라이브)를 조사한 결과, 이들 플랫폼 모두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영상물을 시청할 수 있는 등 미성년자 보호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일부 플랫폼의 경우에는 성인방송의 동영상을 제외한 방송제목, 음성, 채팅 내용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유튜브는 성인인증 없이도 성인 동영상을 시청하는 방법이 블로그나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공유되면서 미성년자들이 이들 영상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규칙대로 한다면 성인인증을 해야만 해당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지만 성인인증 없이도 동영상을 보는 방법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모바일 환경에서 영상을 만들고 소비하고 공유하는 것이 익숙해진 시대다. 1인 미디어가 초기에는 게임이나 먹방 등이 대세였다면 지금은 엔터테인먼트, 뷰티 등 웬만한 모든 분야를 다루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고 있다.'1인 미디어' 시대를 맞아 1인 창작자인 '크리에이터'들의 활동도 점차 활발해 지고 있다. 이들 중에는 수십만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들도 탄생했고 최근에는 유튜브에 직접 동영상을 올리는 어린이나 초등학생들인 '키즈 크리에이터' 들도 놀라운 인기를 끌고 있다.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6년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조사'를 보면 청소년 4명 중 한명(26.7%)은 일주일에 한번 이상 1인 미디어 방송을 본다. 중학생이 32.2%로 가장 많았고, 고등학생 24.8%, 초등학생 22.6% 순이었다.유튜브나 아프리카TV, 트위치 같은 스트리밍 생방송은 이제는 청소년들에게는 일상이다.스마트폰과 함께 자라난 이 세대들에게 검색부터 오락, 커뮤니케이션은 모두 영상으로 이뤄지고 친구들과 나누는 이야기의 소재도 대부분 이곳에서 나온다.1인 미디어의 열풍은 이 시대의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에 따른 유튜브 등 사업자의 책임과 자정의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 물론 규제기관의 감독도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교육, 그리고 이들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는 각 기관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2017-09-24 김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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