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나고야 의정서'

의약·화장품 등 원료 수입해 제조 로열티 지불정부·업계 대응책 마련 움직임 뒤늦은감 있어이젠 발효된 상태… 국내산 대체 등 검토 필요지난 17일자로 우리나라는 '나고야의정서' 당사국이 됐다. 그렇지만 아직 대부분의 국민들은 '나고야의정서'의 파급효과에 대해 모르고 있다.'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라 해외 생물 유전자원을 수입해 의약품 등을 제조하면 당사국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타격을 받을 품목들은 당장 동·식물성 원료를 사용하는 제품 전체다. 관련 업계는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는 화장품과 식료품, 생명산업계 등이다.관련업계에서는 원료 수출입과정에서 상호 기업 간 마진이 발생하고 관세 등의 비용 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나고야의정서' 발효는 기업에게 이중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같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로열티를 지급하게 되면 제품 가격은 인상될 수밖에 없고 결국 소비자는 기존보다 높은 가격에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나고야의정서'는 특정 국가의 생물·유전자원을 상품화하려면 해당 국가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이중 이익의 일부도 나눠야 한다는 국제협약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9월 서명했고 올해 5월 19일 비준서를 유엔 사무국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비준서를 낸 날 기준으로 90일째인 지난 17일부터 정식 발효됐다.그럼에도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 6월 국내 바이오업계·연구계 종사자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나고야의정서 이행과 관련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응답은 8%에 그치는 등 국내 관련 업계의 대응은 여전히 소극적인 상태다.다행스럽게도 오는 31일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화장품협회는 나고야의정서 인식제고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키로 해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주목받고 있다. 또한 화장품업계를 중심으로 TF를 구성,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을 추진키로 했다.정부도 환경부와 미래과학창조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 등 관련 정부 기관 등을 중심으로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정부는 국립생물자원관에 유전자원정보관리센터를 둬 나고야의정서와 관련된 기관의 업무를 지원하고 산업계 등에 나고야의정서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 업무를 맡기기로 했다.하지만 정부와 관련 업계들이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뒤늦었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중 절반이 천연물의약품 원료가 되는 생물자원의 절반 가량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자칫 이를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등과 연계시킬 경우 국내 업계에 대한 파급 효과는 클 수 밖에 없다. 이제는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된 상태다. 늦었지만 생물 유전자원의 원산지와 대상 여부, 이익 공유에 따른 원가 상승폭 등을 파악하고 국내산 대체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하다.국내 제약사의 경우 합성의약품(화학물을 합성한 약)의 비중이 높아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일부 의견도 있지만 생물자원 보호 조치 강화에 따른 자원 수급 불안정, 유전자원 사용료(로열티) 상승, R&D 지연 등의 어려움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2017-08-23 김신태

[데스크 칼럼]뒷모습이 아름다운 인천을 위하여

유정복 시장의 '각급 기관장 인사' 최대 고민인천과 타지역 중요하게 연결할 수 있는 인재경험 많고 대인관계 넓은 그런 사람들 왔으면유정복 인천시장의 이번 주 최대 고민은 각급 기관장 인사가 될 듯하다. 인천경제청장도 공석이고 인천발전연구원, 인천관광공사의 대표 자리가 비어 있다. 일부 유관기관의 대표자와 주요 간부 자리도 채워야 한다. 최근에는 누가 이들 자리에 올 것인지가 인천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사람을 쓰는 문제와 사람을 보내는 일이 난제 중의 난제다. 지금 대표자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기관의 대표자들은 다들 예정된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예정된 임기를 다하지 못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모습은 인천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유정복 시장은 그동안 '인천 주권 정책'을 내세워 왔다. 이는 주변부에 머물던 인천을 중심의 지위에 올려놓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서울의 변두리로만 인식돼 온 인천을 서울과 동등한 중심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거다.무엇이 되었든지, 중심이 된다는 것은 주변을 아우른다는 거다. 인천이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인천 이외의 지역에서 사람이 몰려들어야 한다. 인천의 인재는 인천 이외의 지역과 교류할 줄 아는 역량을 지녀야 한다. 문화분야만 놓고 보면, 모든 것의 중심지였던 서울에서 인정하는 문화예술인이 인천에 있을 때 인천의 문화는 크게 번성했다. 인천의 현대 초등교육의 기반을 다진 백파 조석기(1899~1976) 선생은 대표적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나 청록파 시인 박목월 등과 깊이 교유했다. 인천의 향토사학계에 우뚝한 최성연(1914~2000) 선생은 일석 이희승이나 천경자 화백과 가까웠다. 또 우리나라에 '흑인시'라는 낯선 장르를 탄생시킨 배인철(1920~1947)은 박인환, 김기림, 오장환, 김광균, 임호권, 이병철, 정지용, 서정주 같은 당대 최고의 문인들과 어울릴 줄 알았다. 이들이 활동하던 시기 인천의 문화적 수준도 한껏 드높았다.어느 지역이든 배타적이 되어서는 절대로 다른 지역보다 나아질 수가 없다. 배타적인 도시에는 타 지역의 수준 높은 사람들이 오지를 않는다. 인천시의 기관이나 단체 인사에서도 이런 점을 반영했으면 한다. 유정복 시장은 인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의 유명 대학을 나와서 중앙부처의 주요 자리를 경험했다. 그의 정치적 역량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쌓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유정복 시장이 인천을 너무 강조하는 나머지 인천 이외의 것을 의도적으로 피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고는 한다. 또한 자신이 나온 특정 학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는 한다. 인천의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인천에서 얼마나 활동을 했느냐는 것도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지만 앞으로 인천을 위해 어떠한 일을 할 준비가 되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특정 학교 일색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될 일이지만 그렇다고 의도적으로 특정 학교를 배제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유정복 시장이 새로 뽑을 사람들은 인천과 타 지역을 중요하게 연결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되었으면 한다. 중앙부처의 경험도 풍부하고, 대인관계도 넓은 그런 사람이 많이 모였으면 싶다. 조석기와 최성연, 배인철이 활동하던 그런 폭넓은 인천을 기대한다. 또한, 깔끔하게 그만두고, 아름답게 떠나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사람이든 도시든 떠날 때가 아름다우면 모든 게 최상이 아니겠는가./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7-08-20 정진오

[데스크 칼럼]우리에게 휴가란

대부분 해외·국내로 여행가야 하는 고정관념쉬지 못하고 틀에 박힌 일정 '또다른 스트레스'쌓인 여독 풀기위해 엄마·아빠는 휴식이 필요직장·학교·군대 등의 단체에서 일정한 기간 쉬는 일 또는 그런 겨를을 휴가(休暇)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휴가라고 하면 해외든 국내든 어딘가 여행을 가야만 한다는 고정관념 같은 것이 있다. 평상시 일에 쫓겨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부족한 부모(상당수는 아빠들이겠지만)들에게 휴가는 일 년 중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하다. 휴가의 절정기가 7월 말부터 8월 둘째 주에 몰리는 것은 날씨가 좋은 때이기도 하지만 방학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할 수 있는 휴가만 손꼽아 기다리다 보니 어디로든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다. 휴가 때 해외로 떠나려면 연초부터 여행지를 검색하고 항공권과 숙박시설을 예약해야 하는데 이것도 부지런하지 않으면 꿈도 꾸지 못한다. 국내 여행도 최소 2~3달 전에는 미리 숙박시설을 찾아야 예약할 수 있다 보니 휴가 전부터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하기는 마찬가지다.올여름에도 많은 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7월 말과 8월 둘째 주 사이에 휴가를 보냈다.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한 이후 연일 이용객이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급격히 늘었다. 해외여행의 대부분은 여행사가 구성한 '패키지여행'이다. 여행사의 일정대로 새벽부터 차량을 타고 여기저기 유명하다는 곳을 둘러보고 나면 면세점이나 관광상품 판매점을 의무적으로 들러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나마 요즘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교육적이고 경험을 쌓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여행방식이다. 시간에 쫓겨 주마간산(走馬看山)식의 해외여행에서 남는 것은 "나, 해외 갔다 왔다"뿐이다. 정신없이 휩쓸려 다니다 보면 보고 느낀 것도 없이 며칠간의 일정은 허무하게 지나간다. 해외여행의 추억이라는 게 인증용으로 SNS에 올릴 휴대전화기로 찍은 사진 몇 장이 전부다. 돌아오는 가방 안에는 관광지 이미지가 새겨진 열쇠고리 꾸러미나 양주, 면세 담배가 대부분이다. 좀 더 쓰면 현지 면세점에서 구매한 고가의 향수, 가방이나 지갑, 시계 정도다.국내 휴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 계곡과 해수욕장에는 어느 곳이라 할 것 없이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뤘다.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뒤 어렵게 휴가지에 도착하면 아빠들은 마치 '의례(儀禮)'를 치르듯 정성스럽게 숯불을 피운다. 휴가의 최고 이벤트인 고기를 굽기 위해서다. 휴가 둘째 날 아이들이 계곡이나 바다에 잠시 몸을 담갔다가 돌아오면 아빠들은 또다시 고기를 굽기 위해 숯불을 피운다. 중간에 닭도 삶아 먹고 부침개도 하고 소시지나 감자, 고구마도 구워 먹지만 휴가지에서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굽지 않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요즘은 저녁 식사를 끝내고 노트북이나 휴대용 스크린으로 영화도 한두 편 보면서 즐겁게 지내기도 한다지만 셋째 날도, 넷째 날도 아빠들은 어김없이 숯불을 피운다. 올여름 휴가도 예년과 다르지 않게 열심히 숯불에 이것저것 구워 먹고, 마신 기억뿐이다.여행을 떠나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은 힘들어도 즐겁다. 문제는 도착해서 어떻게 보내느냐다. 찌든 일상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충전이나 휴식을 즐기지 못하고 틀에 박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또 다른 '여행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휴가라면 너무 서글프지 않겠는가. 여독(旅毒)을 풀어야 일상으로 돌아가도 힘들지 않다. 그래서 올여름 가족과 함께 힘든 휴가를 다녀온 아빠, 엄마들에겐 휴식이 필요하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7-08-16 이진호

[데스크 칼럼]남경필 지사 vs 이재명 시장

대선서 밀려 재도약 징검다리 삼겠다는 것지방선거 10개월 앞두고 여권 지지도 강세與, 現구도 '연장'할지·野 '견제'할지 궁금가을의 길목에 접어들면서 내년 6월 실시 예정인 지방선거에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도내 정치권의 관심도 자연스레 경기도지사 선거에 몰입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경기도지사 자리에 대해 '대선주자의 무덤'이라는 비아냥(?) 소리도 들린다. 역대로 전·현직 도지사들이 대선판에선 힘 한번 못써보고 주저앉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전 지사 등은 당내 경선조차 통과하지 못한 채 주저앉았다. 그런 자리인데도 여야의 중진 정치인들은 체급(?) 향상을 위한 디딤돌로 생각하고 견제구를 날리며 출마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정치권 시계는 벌써 10개월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특히 내년 도지사 선거는 대선주자간 대결로 역대급으로 성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도민의 관심은 물론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내년 지사 선거에서 당선되면 곧바로 확실한 대선주자급으로 대우를 받으며 차기 대선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수 있다. 이 때문에 호사가들은 벌써부터 잠룡들의 대결구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정치권 인사들은 캠프 구성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대고 있다.먼저 현직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바른정당의 공천을 받아 재도전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된다. 지난 대선에서 당내 경선에 나섰지만 본선무대를 밟지는 못했다. 이번 재도전을 계기로 다시한번 대선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당내 경쟁그룹이 존재하지 않아 경선없이 단독후보로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에선 지난 대선 후보경선에서 지지율 2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이재명 성남시장의 도지사 출마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기 도지사 후보적합도 조사에서 50%대를 근접하고 있는 이재명 시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남경필 지사를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으면서 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한층 높여놨다. 이 시장은 "남 지사는 장점이 많은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치켜 세웠다.민주당에선 전해철의원, 염태영 수원시장, 김만수 부천시장, 양기대 광명시장 등도 절대강자 이 시장을 상대로 경선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정의당에선 지난 대선 본선무대를 밟았던 심상정 의원의 재도전 설도 흘러나온다. 결국 지난 대선에서 밀린 인사들이 내년 도지사 선거를 재도약을 위한 징검다리로 삼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물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후보를 내겠지만 정치권에선 단일화를 통해 범보수 야권 단일후보로 남 지사를 지원하지 않겠냐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다. 국민의당도 자체 후보를 내겠지만 현재로선 뚜렷한 주자가 없어 민주당과의 연합공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은 '남경필 지사 VS 이재명 시장'의 양자대결 또는 여기에 심상정 의원이 포함되는 삼자대결로 집약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5당 체제에서 모두 후보를 내는 가능성도 배제할순 없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이는 지난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긍정적인 평가가 70%대의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고 민주당 지지도는 50%대 안팎의 박스권을 형성하면서 여당 후보가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야권 후보들은 지금 떨고 있다. 내일 당장 선거를 치르면 전멸이라는 위기 의식을 안고 있어 단일화의 문이 열린 것이다. 야권은 아직도 지방선거가 10개월 남았다며 민심 이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야권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의 독주·독선을 국민이 견제하는 구도가 살아 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대통령 국회 지방자치단체까지 선출직 3대 요직을 사실상 여권이 차지한 현재 구도가 내년에도 이어갈지 아니면 견제에 나설지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궁금하다./김학석 정치부장김학석 정치부장

2017-08-13 김학석

[데스크 칼럼]아스투리아스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인천공원

자매결연 러시아 도시에 조성될 공원한국전통 양식 아닌 일본식으로 계획 '부조화의 결정판' 결단코 막아야 한다 클래식기타 연주자들이 필수적으로 거치는 곡 중 하나가 '아스투리아스(Asturias)'라는 곡이다. 주제부의 절묘한 리듬과 선율이 인상적인 이 곡은 스페인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이삭 알베니즈(Isacc Albeniz)'가 작곡했다. 클래식 기타계의 '젊은 거장'으로 꼽히는 '밀로쉬 카라다글리치'는 어린 시절 록 기타리스트를 꿈꾸다 이 곡을 듣고는 바로 클래식 기타로 전향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이건음악회의 연주자로 초청된 적이 있는데 아쉽게도 건강에 이상이 생겨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그를 대신해 환상적인 만돌린의 세계로 안내한 '아비 아비탈'의 멋진 연주로 위안을 삼았던 기억이 새롭다. 아스투리아스는 스페인 북부 지역의 지명이다. 알베니즈는 스페인의 각 지역을 여행하면서 얻은 영감을 작품으로 옮겨 각 지방의 이름을 제목으로 붙인 8곡의 '스페인 조곡'을 완성했는데 아스투리아스는 그중 다섯 번째 곡이다. 기자 또한 학창시절 이 곡에 매료돼 스페인에 갈 기회가 생기면 꼭 아스투리아스를 방문하겠다는 마음을 품은 적이 있다.흥미로운 것은 이 곡이 원래 피아노곡으로 작곡됐다는 점이다. 일반인에게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 곡은 기타곡으로 편곡된 후 오히려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이제는 기타 음악의 최고 정점에 놓여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음악 애호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는 작곡자인 알베니즈도 예상하지 못한 일일 터이다. 물론 아스투리아스는 피아노로 연주해도 멋지고 아름다운 곡이다. 그런데 기타곡으로 들을 때, 더욱 더 전율을 느낀다. '전설'이라는 부제 때문인지는 몰라도 생판 들어본 적 없는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전설이 저절로 떠오르는 듯하다.왜 그럴까? 기자는 지역과 악기의 궁합이 제대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잘 알려지다시피 기타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악기다. 지역의 정서를 담은 악기로 지역의 색채를 노래했으니 그야말로 찰떡궁합이 아니겠는가.최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벌어진 '황당한 일'을 접하면서 새삼 아스투리아스의 기타 선율이 귓전에 맴돈다.아스투리아스가 기타곡으로 편곡되면서 조화의 미를 보여줬다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사례는 부조화의 결정판으로, 궁극의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다.경인일보 취재 결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크론슈타드에 조성될 예정인 '인천공원'이 한국전통공원 양식이 아닌 일본식으로 계획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상트페테르부르크시 홈페이지에 올라온 영상물을 보면 출입문이며 누각이며, 한국이 아닌 일본의 한 공원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정부가 자매결연 도시인 인천시를 기념하기 위해 '인천공원'을 조성키로 한 것까지는 좋은데, 한국식과 일본식 공원을 구분하지 못해 탈이 난 듯 싶다. 어쨌거나 '일본식 인천공원'이 조성되는 것은 결단코 막아야 한다. 인천공원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판소리나, 동양화 대신 가부키나 일본화를 떠올려서야 되겠는가. 아스투리아스란 곡이 어째서 편곡 후에 더 빛을 발하는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 싶다./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7-08-09 임성훈

[데스크 칼럼]북한 핵무장에 맞서는 우리의 선택

북과 대등위한 수단은 비대칭 전력 평준화사드 대가로 전술핵 재배치 요구 국익 합당원치않지만 운명 지키려면 불가피 할 수도북한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 한반도 한구석에서 패악질을 부리던 악동에서 국제사회가 무시할 수 없는 신흥 패권국가로 발돋움 중이다. 미국을 사정권에 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시킨 직후의 현상이다. 미국이 북한을 비중있게 다루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백악관이 북한을 향해 대북 경제제재와 무력행사를 경고하는 성명을 매일 쏟아내고 있다. 급기야 무역보복으로 중국을 압박해 지난 주말 대북제재결의안을 UN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북한은 미국에게 현실적인 위협이 됐고, 미국은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려 대화든 무력이든 북한을 직접 상대하는 상황에 몰린 형국이다.핵무장 국가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1962년 쿠바위기에서 가늠할 수 있다. 미국은 구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자 쿠바해역을 봉쇄했다. 플로리다 해안에서 90마일 떨어진 곳에 소련의 핵미사일 기지가 들어서는 걸 방관하느니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였다. 케네디의 용기를 보여준 역사적 에피소드로 회자된다. 실제로 미국은 본토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전쟁이라는 옵션을 감행하는 나라다. 우리가 쿠바위기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 또 있다. 소련이 거둔 외교적 성공이다. 쿠바해역 봉쇄 직후 소련이 케네디의 겁박에 질려 미사일 기지를 철수한 것 같지만, 그 이면엔 미국의 양보가 있었다. 미국은 소련이 미사일 기지를 철수하는 댓가로 쿠바 불침공과 터키의 미사일 기지 철수를 약속했고 지켰다.쿠바위기에서 보듯이 미국은 본토의 안전과 국가이익에 매우 민감하고 안전과 이익이 위협받는 상황이면 전쟁도 마다 않는다. 그러나 핵탄두를 보유한 나라와의 전쟁은 원치 않는다. 단 한발의 핵탄두라도 미 본토에서 폭발하는 걸 용인하지 않는다. 쿠바위기 당시 미국은 소련의 10배가 넘는 핵무기를 보유했다. 하지만 비대칭 절대무기 핵폭탄은 10발이 터지나 100발이 터지나 피해의 효력은 거의 동등하다. 결국 소련은 핵무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쿠바위기를 통해 공산주의 동맹국 쿠바를 보호하고 턱밑의 위협이었던 터키의 미국 미사일 기지를 제거하는 실익을 거둔 것이다. 핵무장 국가는 무장의 경중에 상관없이 동등한 지위를 갖기에 이룬 소련의 성과였다.북한은 스스로 작성한 한반도 신냉전 시나리오로 국제사회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이미 예고된 6차 핵실험이 성공하면 역할과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이 틀림없다. 북한의 시나리오대로라면 쿠바위기에서 보듯이 미국은 북한을 실질적인 대화 파트너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미 조짐은 코리아 패싱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은 동맹인 한국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방적인 북한관리에 돌입한 상태다. 북한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평화제안을 무시하고, 핵드라이브 속도를 높일 것이 분명하다.미·북간의 직접 대결 국면이 노골화되면서 대한민국의 처지가 딱해졌다. 북한이 작성한 한반도 신냉전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역할은 없다. 외견상 한·미·일 동맹과 북·중·러 동맹의 대결양상이니 우리 역할이 전무하다 할 수는 없지만, 북한의 핵무장 능력이 확대될수록 한반도 사태의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 틀림없다. 북한에 대한 통제력을 발휘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중국은 조·중동맹의 가치를 강조하고, 동맹인 일본과는 소원하며 혈맹인 미국과는 상황인식의 차이가 현격하다.문 대통령이 한반도 상황을 주도할 운전대를 잡을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대한민국이 북한의 핵무장을 통제하고 한반도 평화정책을 주도할 정도의 대등한 대북 협상력을 확보하기 전에는 가능하지 않은 수사다. 핵무장 국가 북한과 대등하기 위한 수단은 간단하다. 핵무장을 하든, 전술핵을 재배치 하든 남북간 비대칭 전력의 평준화를 이루는 일이다. 사드가 미국 방어용이라면, 이를 전개시켜주는 대가로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는 국익에 합당할 수 있다. 물론 원치 않는 일이다 피하고 싶은 선택이다. 하지만 우리 운명이 남의 손에 결정되는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다./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

2017-08-06 윤인수

[데스크 칼럼]일·가정 양립은 가화만사성의 시작

'US오픈 불참 딸 졸업식 선택' 한국선 가능할까일·가정 양립지원제, 근본적 인식변화 못이끌어모든 일은 가정에서부터 비롯돼… 꼭 실현돼야지난 6월 미국의 최정상급 프로골퍼 필 미켈슨은 딸의 고등학교 졸업식 참석을 위해 US오픈 불참을 선언했다. 미켈슨에게 이번 대회는 큰 의미를 갖고 있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던 터였다. 골프의 '커리어그랜드슬램(Career Grand Slam)'으로 불리는 4대 메이저대회에서 그는 마스터스 대회(3승), PGA챔피언십(1승), 브리티시오픈(1승)의 우승은 거머쥐었지만 US오픈은 번번이 눈앞에서 우승 기회(6번의 준우승)를 놓쳤다. 그래서 그에게 올해 US오픈은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자 설욕의 기회로 의미가 컸다.하지만 그는 골프보다 가족을 택했다. 가족이 먼저였다. 미켈슨은 불참소식을 전하면서 "훗날 내 인생을 돌아본다면, 내가 졸업식에 참석했다는 것을 언제나 기뻐하고 소중히 여길 것이다. 부모로서의 기쁨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만약 미켈슨이 한국사회에서 이런 결정을 했다면 어땠을까. 긍정의 시각도 있겠지만 부정적 시선도 무시 못했을 것이다. '지금 제정신이야,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딸 졸업식 때문에 도전 기회를 미루다니. 아직 절실하지 않은가보군'이라고 반응하지 않았을까.일(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제도화된 지 올해로 10년이 된다. 지난 2007년 12월 남녀고용평등법의 법제명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로 변경되면서 제도화됐다. 이후에도 법은 몇 차례의 개정을 통해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한 규정이 추가되며 확충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법의 취지와는 달리 그다지 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과 캠페인도 이어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인식변화는 정부의 의지 대비 지지부진해 보인다.더욱이 새 정부들어 각종 고용정책이 급변하고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게 되면서 일·가정 양립이 우리사회에서 근본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하는 의문마저 들게 된다. 정부는 지난달 노동계와 협상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인상된 7천53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들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소상공인 사업주 532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번 결정으로 소상공인 10명중 9명이 종업원을 감축할 계획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종업원을 감축하면 상당수는 영업장 유지를 위해 사장이 종업원 몫을 감당하게 된다. 실제 조사결과에서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본인의 근로시간이 늘어날 것'을 예상한 비율은 91%였다. 과연 이들에게 정부가 말하는 일·가정 양립이라는 게 가능할까. 현재 국내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9월 기준으로 568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매년 꾸준한 증가 폭을 그리고 있지만 사실상 이들은 일·가정 양립의 소외층이라 할 수 있다.정부에서 추진 중인 캠페인 중 '일家양득'캠페인이 있다. 일과 삶의 균형으로 일도 생활도 즐겁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개선해 근로자가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면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아간다는 취지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일반 직장인들은 격무에 시달리고 그런 캠페인은 정부나 공기업, 대기업에서만 가능하다 생각한다. 그나마 초창기 직장의 눈치를 보느라 저조했던 남성 육아 휴직자수가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고용노동부가 올 상반기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의 남성 육아 휴직자 수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52.1% 늘어난 5천101명이라고 한다. 연말까지 1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남성 육아 휴직자 수가 2016년 7천616명, 2015년 4천872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증가세다.일·가정 양립은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꼭 실현돼야 한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했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결국 모든 일은 가정에서부터 비롯된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7-08-02 이윤희

[데스크 칼럼]교육의 바람직한 변화

외고·자사고 폐지논란 교육계 극명한 대립경기도교육청 교과중점학교 우수사례 참조혁명적 개선보다 적법절차·단계적 변화 필요교육계가 시끄럽다. 외고·자사고 폐지를 놓고 정부·시도교육청·시민단체들이 제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대학에 보낸 부모들 입장에서는 손자들의 대학입시까지 지켜볼 여유가 생겼지만 당장 고입을 앞둔 부모들은 그렇지 못하다.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각각 전두환·김영삼 정권 때, 자사고는 이명박 정부 때 평준화의 단점을 보완하고 수월성 교육을 위해 설립된 학교들이다.현재 전국에 외국어고 31곳, 자사고 46곳, 국제고 7곳이 있다. 새 정부는 임기 5년동안의 100대 국정과제와 로드맵을 통해 '교실혁명을 통한 공교육혁신분야'에 경쟁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진로 맞춤형 교육으로 학생의 성장지원을 과제 목표로 명시하고 있다.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위한 단계적 고교체제 개편을 추진한다는게 핵심 요지다.이들 학교가 제도도입 취지와 달리 '귀족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학원'으로 변질 됐다는 것이 현 정부의 폐지 변이다. 경기교육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즉 이들 학교의 존치와 폐지를 주장하는 시각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특권학교 폐지를 위한 촛불 시민행동' 등 교육관련단체모임은 새 정부에 외고와 자사고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촛불을 들진 않았지만 지난 겨울의 촛불집회를 계승하는 모양새로 비춰 진다.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학교 간의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특목고의 존치를 주장하는 측의 얘기는 교사 중심의 일방적인 수업 방식보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발표수업, 토론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기반으로 학생들의 창의성과 발표력을 기를 수 있는 여건마련을 위해 필요하다는 인식도 인정해야한다.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교와 학생을 보유한 경기교육의 입장과 중심은 확고하다.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한 이재정 경기교육감의 주장은 4차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혁신해야 할 교육과제로 교육 정상화를 위해 일부 학생에게만 주어지는 특권과 특혜를 배제하고, 누구나 자신의 상상력을 가지고 꿈과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 교육감은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교과 중점학교는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배움 방식으로 내 특성을 찾아 각 학교가 외고가 되고 자사고가 되는 현장교육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올해부터 부천시내 모든 고교가 참여하는 교육과정 특성화 시범지구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중점·국제화중점·예술중점·외국어중점·융합중점과정을 운영 중이다. 경기도내에는 이같은 특성화시범지구를 요구하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다.현재 전기고(특목고, 자사고 등), 후기고(일반고 등) 구분을 없애고 같은 시기에 추첨으로 선발하는 방법과 단계별 전형을 폐지하고 추첨으로 선발하는 방법등도 제시하고 있다.교육방식에 대한 질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는 강한 의견충돌이 수반될 수 있다. 이는 참교육을 향한 변화를 위한 시작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적법하게 허가된 학교를 인위적 입법으로 폐지하면 과정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고, 이어 국민의 지지도 받기 어렵게 될 것이다. 외국어고·국제고의 경우도 단계별 절차를 밟아서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 경기도교육청의 교과중점학교 사례를 중앙정부에 모델로 제시해도 좋을 것이다. 교육문제는 혁명적 개선보다는 정부와 교육계를 비롯한 해당 단체들이 적법한 절차와 현장 성공모델을 참고해 양극화 요소를 줄여나가야 한다./김환기 사회부장김환기 사회부장

2017-07-30 김환기

[데스크 칼럼]올 여름에는 시장에 가보세요

대형마트·동네 슈퍼마켓과는 비교 안되는 푸짐한 양·덤… 밀고 당기는 '흥정맛과 정'옛날 통닭·쑥개떡·인절미가 자꾸 생각난다언제부터였을까. 주말에 장을 보러 갈 때면 너무도 자연스럽게 대형마트로 향한다. 주차도 편리하고 한 자리에서 웬만한 음식재료와 공산품을 모두 살 수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하다.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데다가, 계산도 한 번에 끝내니 편리한 것으로 따지면 그만한 곳이 없다. 대형마트에서 미처 사지 못한 것은 온라인쇼핑몰을 뒤진다. 집에서 택배로 척척 받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 뭔가 재미가 사라졌다.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에이~조금만 깎아주세요"나 "많이 사니 덤으로 하나만 더 주세요" 하는 흥정이 사라졌고, 단골 상점 주인과 얼굴을 맞대고 웃음을 주고받는 따뜻함도 찾을 수 없게 됐다. 금방 만들어 김이 무럭무럭 나는 튀김이며 부침개를 구석에서 쪼그리고 먹는 추억 돋는 재미도 기억 뒤편으로 가물가물 자취를 감췄다. 나는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시장통에 구멍가게를 운영하신 덕분에 시장통이 꽤 익숙하다. 대학교에 갈때 까지도 부모님의 가게와 집은 시장통 근처를 벗어나지 않았다. 장날이면 시장을 한 번씩 돌아다니며 구경했고, 그 버릇이 남아 지금도 장을 보러 다니는 것이 재미있다. 그래서일까? 언론사 경제부에 있는 동안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기사를 꽤 많이 올렸다. 전통시장을 살리는 것이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이번에는 꼭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라고 당부하곤 했다. 하지만 정작 스스로 전통시장을 얼마나 이용했는지를 돌아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연말정산 자료에 찍혀 나오는 전통시장 구매액을 볼 때마다 반성을 하는 것도 연례행사가 됐다.그렇게 전통시장을 멀리하는 사이 전통시장에서 문구점을 하던 선배의 가게가 사라졌고, 종종 애용했던 시장 순대집은 주인이 바뀌었다. 전통시장을 지날 때면 여기저기 빈 점포를 보며 한숨을 쉰다. 시장에 익숙한 나도 전통시장을 잘 찾지 않으니, 지금 젊은 사람들이야 오죽하랴.다행히도 요즘 전통시장들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변화가 한창이라고 한다. 몇몇 전통시장은 시장을 살리기 위한 사업단까지 꾸리고 꽤 재미있는 이벤트도 수시로 열고 있다. 수원 영동시장과 평택 통북시장에는 젊은이들이 주인인 가게 20여 곳이 한꺼번에 모여있는 '청년몰'도 문을 열었다. 시장에 새로운 기운이 돌고 있다고 하니 반갑기 그지없다. 내가 가입한 캠핑 동호회에서는 몇 해 전부터 '공정캠핑'이 화두로 떠올랐다. 공정캠핑은 출발하기 전에 대형마트에 들러 먹을 것을 바리바리 사서 싣고 가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준비만 하고 가서 현지 전통시장이나 소규모 상점들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연천의 한탄강오토캠핑장에서는 매년 '구석기 축제와 함께 하는 공정캠핑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캠퍼들의 참여와 호응이 좋아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생각이 난 김에 지난 주말 집 근처 시장을 한바퀴 돌아보고 순대를 한 봉지 사왔다. 5천원 어치 산 순대가 묵직하다. 집 앞 떡볶이집에서 산 순대와는 비교가 안되게 푸짐한 순대를 풀어놓고 아이들과 먹다보니 "역시 시장이 뭔가 다르긴 달라"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주말에는 시장 순대집에서 팔던 족발과 편육도 한 번 사 먹어 봐야겠다. 그 옆 통닭집에서 파는 먹음직스런 옛날 통닭도 생각나고, 그 앞 떡집에서 파는 쑥개떡과 인절미도 자꾸만 생각이 난다. 대형마트에도 이런 것들이 없지는 않겠지만, 눈앞에서 쓱쓱 썰어 넉넉히 담아주는 정(情)이 시장만 하랴.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이번 주말에 시장에 한번 가 보셨으면 한다. 옛날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재미와 넉넉한 인심을 즐기러./박상일 경제부장박상일 경제부장

2017-07-26 박상일

[데스크 칼럼]군 공항 소음 피해 대책 마련 시급하다

주민들 소송 승소하지 않는 한 보상방법 없어피해비 국가가 부담해 관련법안도 마련 안돼문제해결 위해 정부·道·국회, 적극 의지 필요국토교통부가 공항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대한 여름철 냉방시설 전기료 지원기간을 3개월에서 4개월로 늘리는 '공항소음 방지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을 개정해 지난 1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정부는 지난해부터 전국 주요 공항 주변 단독·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생활불편 해소를 위해 여름철 7~9월 3개월 동안 냉방시설 전기료를 월 5만 원씩 지원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지원기간을 6~9월로 1개월 확대키로 했다. 이와 함께 공항 주변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제정, 주민 복지와 소득 증대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면 그 사업비의 75%까지 중앙정부가 지원할 수 있게 했다.이번 법안에 따른 전국의 전기료 지원 대상 가구는 김포 7만가구, 제주 5천500가구, 김해 900가구, 울산 140가구 등 7만6천여 가구에 이른다.하지만 이번 법안은 민간공항 위주의 소음피해 지원대책이어서 군 공항 소음 피해로 인한 주민 지원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다.이에 군 공항 소재 일부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민간공항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군 공항 소음피해로 인한 지원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평택시의회는 미군 부대 K-6(험프리) 주변인 팽성읍 송화리와 K-55(오산기지) 지역인 신장동 등 8개 면·동 3만여 세대의 주민들이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신체·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며 지난 4월 국회의 '군 공항 소음피해 관련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19대 국회부터 총 13건의 군사시설 소음피해 관련 법률안 및 2건의 청원이 발의·제안됐지만 임기만료, 계류 등으로 관련 법령은 하나도 통과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평택지역의 경우 주한 미군의 평택 기지 이전 등으로 군용비행장 규모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소음기준과 방지대책 등 관련 법률이 제정되지 않으면서 현재 수많은 민원과 소송이 발생하고 있다.수원시와 화성시가 이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수원 군 공항 주변 주민들의 피해도 크다. 수원은 물론 화성, 오산, 안산 등 4곳에 달하는 주민들이 군 공항 소음피해로 수십년간 고통을 받고 있다.경기도의회도 군 공항 소음피해 대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K-55가 위치한 신장동이 지역구인 최호 의원은 최근 '경기도 군사시설로 인한 소음 피해 등 지원 조례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조례안은 경기도지사가 도내 군사시설 등에 따른 주민 소음 피해 실태를 매년 조사하고 소음피해 예방과 소음 피해에 따른 소송을 지원토록 하고 있다.경기도의회에 따르면 전국의 전술항공기지 16곳 중 4곳, 지원항공작전기지 12곳 중 4곳, 헬기전용작전기지 20곳 중 9곳이 경기도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현재 군 공항 소음 피해로 인한 별다른 보상 방법은 없는 상태다. 주민들이 스스로 변호사를 통해 소송을 하고 승소하지 않는 한 보상방법은 없다.민간공항은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소음피해 분담금을 이용요금에 포함해 지불하고 있어 그나마 제도화가 빨리 됐지만 군 공항은 그 비용을 국가가 전적으로 부담해 관련 법안 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와 경기도, 그리고 국회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군 공항 주변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권리를 '국가 안보'란 이유로 더 이상 침해받지 않도록 조속한 대책·지원 법안 제정이 필요하다./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2017-07-23 김신태

[데스크 칼럼]부채와 선풍기

부채, 사진·초상화 돋보이게 하는 소품 제격옆 사람에게도 바람 나눠주는 '넓은 마음씨'선풍기, 나을것 없지만 詩를 탄생시켜 '위안'선풍기를 볼 때마다 '선풍기를 발로 끄지 말라'는 어느 시인의 충고가 생각나 우습기도 하고 실제로 선풍기 앞에서 허리를 굽히는 일도 잦아지기는 했다지만, 올해처럼 선풍기에 관하여 오랫동안 마음을 쓴 적은 일찍이 없었다. 올 여름은 어디를 가나 선풍기를 손에 들고 바람을 쐬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손 선풍기의 인기가 그야말로 선풍적이다. 선풍기가 우리들의 손안으로 들어온 대신 부채를 들고 우아하게 더위를 쫓는 사람을 더 이상은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손 선풍기를 얼굴이며 겨드랑이며 몸 이곳저곳에 가져다 대며 땀을 식히는 모습을 보자니 왠지 안쓰러운 생각도 들고 기온이 예전보다 많이 오르기는 올랐구나 싶기도 하다. 그러면서 부채와 선풍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하고 가만히 생각해 본다.부채는 예술적인 면에서는 단연 선풍기를 앞선다. 글씨도 산수화도 얼마든지 품을 수 있는 부채는 그 자체로 훌륭한 예술작품이다. 미술사학자 오주석은 말했다. 부채는 조상들의 삶 속에 예술이 얼마나 가까웠던가를 웅변해준다고, 천하의 절경을 간편하게 접어 손안에 들고 다니다가 생각 날 적마다 척 펼쳐내서는 그림 속 산수가 불어내는 맑은 바람을 쏘이게 한다고, 금강산 일만 이천 봉도 내 손안에 쥘 수 있거니와 끈 끝의 선추(扇錘)에 향이라도 매달았다면 그윽한 자연의 향내까지 더하여 음미할 수 있게 한다고.부채는 선물로서의 격조도 선풍기보다는 낫다. 부채 선물 풍속은 아주 오래되었다. 당장 우리는 퇴계 이황 선생이 손자와 주고받은 편지글을 묶은 책 '안도에게 보낸다'에서 그 부채 선물 이야기를 확인할 수가 있다. 퇴계는 참 일찍이도 부채 선물을 준비했다. 퇴계는 1566년 정월에 손자와 그 손자의 장인에게 부채를 선물했다. 두 계절을 앞서서 이미 여름을 준비한 퇴계의 자상함을 엿볼 수가 있다. 퇴계는 또 그해 6월에는 손자에게 '칠선(漆扇)'을 선물하기도 했다. 칠선은 종이에 옻칠을 한 부채를 말한다. 일반 부채는 습기에 약해서 찢어지기가 쉬웠지만 이 칠선은 옻칠을 했기에 습기에도 강했을 터이다. 요즘처럼 비가 줄기차게 내리면서도 푹푹 찌는 때라면 이 칠선이 제격일 듯싶다.사진이나 초상화 속 인물을 돋보이게 하는 소품으로도 부채는 제격이다. 채용신이 그린 '황현 초상'에서 매천 황현의 오른손에는 가지런히 접힌 부채가 들려 있다. 이명기의 '채제공 초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채를 쥐었기에 두 초상 속 선비들의 기개가 더불어 빛을 발하는 게 아닌가 싶다. 과연 황현이 손 선풍기를 들고 초상화의 모델이 되었더라도, 1910년 국권을 빼앗겼을 때 "나라가 망하는 날에도 목숨을 바친 선비가 없어서야 되겠는가"라면서 자결할 수가 있었을까.부채는 또 마음 씀씀이에서도 선풍기보다는 넓다. 부채는 옆 사람에게도 바람을 나눠주고는 하는데 손 선풍기는 그저 자기 필요한 곳에만 바람을 쏜다. 부채에 비하여 나을 것이라고는 전혀 없는 선풍기는 그래도 인천 출신의 김영승 시인으로 하여금 '선풍기 시'를 낳게 하였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는다. '키 작은 선풍기 그 건반 같은 하얀 스위치를/나는 그냥 발로 눌러 끈다//그러다 보니 어느 날 문득/선풍기의 자존심을 무척 상하게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정말로 나는 선풍기한테 미안했고/괴로웠다//(이하 생략)/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7-07-19 정진오

[데스크 칼럼]선경과 SK

그룹 일부 계열사들 인천서 보여준 행동보며신뢰 없고 오직 이윤과 기업편의주의 인상만故최종현 전회장 유지 퇴색되는것 같아 씁쓸'시골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 등교 시간 지각생을 지도하던 고학년 남자 학생이 지각한 남동생을 보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머리를 뒤로 젖힌다. 이 남학생은 자신을 믿고 몰래 빠져나가려는 동생을 붙잡아 지각생 명단에 이름을 적는다. 동생이 지각한 벌로 교실 청소하고 있을 때 형이 찾아온다. 화가 난 동생은 물걸레를 던지며 형에게 투정을 부린다. 형은 미안한 마음에 동생과 함께 청소를 마친 뒤 함께 자전거를 타고 해가 지는 마을 길을 돌아 집으로 향한다' 바로 이 장면에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공과 사를 구분해야 사회가 명랑해지고 밝아집니다"라는 성우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1993년 10월 10일 오전 7시 20분 'MBC 장학퀴즈' 시작 전 방영된 전 선경(鮮京)그룹 이미지 광고다. 선경그룹과 장학퀴즈와의 인연은 44년 전인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3년부터 프로그램을 후원했고, 이듬해인 7월 故 최종현 전 회장이 프로그램의 순수성을 고려해 "사람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는 인재경영 철학을 내세우며 기업의 공익성을 강조한 광고를 내보냈다. 당시만 해도 기업의 공익성을 홍보하는 것에는 관심조차 없을 때였다. 그룹 내 임원들조차 제품 광고가 아닌 기업 이미지 광고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최 전 회장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고 한다.1970년대 국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개발'과 '성장'을 통한 경제발전이었다.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이라면 '불법'과 '부정'이 묵인되던 시절이었다. 먹고 살기 힘들다 보니 '갑질'을 따질만한 여유조차 없었다. 대기업 납품 업체들은 온갖 수모와 갑질에 시달려도 시키는 대로 하고, 달라는 대로 주어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선경그룹의 공익성 광고는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인간을 중히 여겨야 한다. 공과 사를 구분해 소비자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 미래를 위해 패기 있게 나아가자"는 캠페인 광고는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소비자의 신뢰를 강조한 선경그룹이 SK그룹으로 이름을 바꾼 뒤로 故 최 전 회장의 유지가 퇴색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SK그룹 일부 계열사들이 인천 지역에서 보여 준 행동을 보면 40년간 공익광고를 통해 강조해온 '신뢰'는 없고 오직 '이윤'과 '기업 편의주의'만 쫓는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SK건설은 남구 학익동에 4천여 세대에 이르는 대단지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주변에 녹지공원을 조성하고 수백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 대부분이 고사하자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발을 빼다 주민들의 거센 비난을 샀다. SK건설은 "아파트 입주가 끝났고. 공원을 남구에 기부채납 했기 때문에 자신들의 관리 소관이 아니다"라고 버티다 인근의 또 다른 녹지공원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지자 뒤늦게서야 공사를 위탁한 SK임업에 원인 조사와 조경계획을 다시 세우라고 했다. 작업은 덥다는 이유로 10월께나 진행될 모양이다. SK에너지도 막무가내 공사로 빈축을 사고 있다. 중구 연안부두 라이프 아파트 인근에 대형 유류 저장고 25기를 운영하는 SK에너지가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송유관 매설 공사를 벌였다. 중구청이 착공 전 주민과 협의하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SK에너지 측은 "주민단체와 논의를 했지만 반대가 심해 공사를 더 이상 연기할 수 없어 진행하게 됐다"는 변명만 늘어놨다.소비자(국민) 신뢰를 강조하고 기업의 사회공헌을 중요시한 선경그룹 고(故) 최종현 전 회장의 뜻은 지금도 존경한다. 하지만 그러한 좋은 이미지가 주민 불편이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덮기 위한 '포장용'으로 전락했다면 마땅히 고쳐잡아야 한다. SK그룹은 한번 쯤은 계열사들이 최종현 전 회장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따르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7-07-16 이진호

[데스크 칼럼]지방선거 조기과열 경인권 5천명이 뛴다

유력 출마예상자, 공직자 '줄세우고 편가르기'공무원들 맞장구에 現 단체장들 '레임덕 폐해''애처로운 노력' 현명한 국민들 지켜보고 있어 지역 정치권이 내년 6월 13일 실시 예정인 지방 동시선거를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여야 정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실세 정치인들에게 줄 대기 현상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내년 경기도에는 도지사를 비롯 도내 31개 시장·군수, 도의원, 시·군의원 등 줄잡아 700명 안팎을 선출한다. 이에 따라 4천명 이상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본격 경쟁에 돌입했다. 인천시에도 1천명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도지사 선거에는 여야 유력정당에서 20여명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주요 지역의 기초단체장 선거에도 20명 안팎의 인사들이 시장 또는 군수 출마를 겨냥하고 숨 가쁘게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삼복더위도 물러서게 만들고 있다. 특히 3선 연임 규정에 묶여 현역 단체장의 재출마가 불가한 자치단체일수록 후보군이 넘쳐나고 있다. 무주공산에서 손쉽게 당선고지를 밟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 당세가 약한 지역의 현역 단체장들도 여야 유력정당 후보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를 앞세운 민주당은 정당 지지도에서 여타 정당의 지지도를 압도하며 크게 앞서 나가고 있어 곳곳에서 후보군이 넘쳐나고 있다. 민주당 공천 희망자들은 본선보다 어려운 당내 경선을 앞둔 힘겨루기가 불을 뿜고 있다.관내 각종 행사에 얼굴 내밀기의 고전적인 수법은 필수이다.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력정치인을 만나기 위한 줄 대기와 함께 집사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부지런을 떤다. 여기다 측근임을 과시하기 위해 대소사 모임을 앞장서 주선하며 눈도장을 찍고 있다. 이처럼 1년 가까이 남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기 과열이란 열풍이 부는 것은 조기 대통령 선거로 정치 일정이 그만큼 빨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말로 예상됐던 대선이 대통령 탄핵으로 앞당겨지면서 대선에 따른 논공행상식 교통정리가 각 당에서 진행되면서 과열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대선이 여야 간 수평적 정권교체로 상징되면서 지지도에서 앞선 민주당엔 인물이 넘쳐나고 일부 야권은 인물난에 허덕이는 등 후보군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야권은 비전제시보다는 막말 공방으로 전당대회를 치른 자유한국당과 문재인 대통령 아들 관련 제보 조작사건이 터진 국민의당 등은 스스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주저앉는 모습에 국민의 실망감이 쌓여가고 있다. 덩달아 이들 정당의 공천 후보군들도 외연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 같은 지방선거 조기과열은 현직 단체장의 레임덕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유력한 출마예상자들은 공직자 줄 세우기와 함께 편 가르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공직자들이 낮에는 현직 단체장을 모시고 있지만 야간에는 차기 유력 후보 진영의 참모 역할에 더 충실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공직자들도 벌써부터 내년 이후의 승진과 보직을 담보로 보험을 들고 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도와 일부 자치단체에선 단체장의 영(令) 조차 서지 않는다는 자조 섞인 푸념마저 들리고 있다. 현직 단체장 소속 정당의 지지세가 취약한 지역일수록 이런 레임덕에 따른 폐해가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국민들은 북핵·미사일과 사드보복 등 안팎으로 곤경에 처해 있다. 여기에다 경제위기와 청년실업 등 산적한 난제가 쓰나미처럼 밀려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민적 총의 보다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물밑노력이 지금은 애처로워 보인다. 현명한 국민들이 지금 지켜보고 있다./김학석 정치부장김학석 정치부장

2017-07-12 김학석

[데스크 칼럼]첫 시험대 오른 문재인 정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공표한미정상회담 결실 '한반도 운전자론'에 찬물 인사청문회·경제사절단 對美향응 '시련 자초'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이 일찌감치 시험대에 올랐다. 불온한 외교 현실과 모호한 국정상황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문 대통령을 압박하는 형국이다.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를 공동의 목표로 하고 평화적 방식으로 해결한다는데 합의했다. 대통령은 지난 2일 귀국 인사말에서 "한반도의 문제를 우리가 대화를 통해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미국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귀국 직전 동포 간담회에서는 "남북관계에서도 주변국에 기대지 않고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미정상회담은 매우 만족스러웠고, 대통령의 지지세력을 고무시키기에 충분했다. '한반도 운전자론'은 한국외교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인정받은 한미정상회담의 결실을 국민에게 인상적으로 전달했다.북한이 찬물을 끼얹었다. 문 대통령 귀국 이틀만인 4일 대륙간탄도탄(ICBM) 시험발사 성공을 공표했다. 시점도 메시지도 모욕적이다. 대통령과 여당이 방미성과를 자랑할 만큼 한 직후라 정치적 타격은 크다. 대통령은 북한을 향한 자신의 호의에 걸맞은 반응과 태도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것이 상식이고 예의이고 인지상정이다. 더욱이 미국의 대북 강경론을 누그러뜨리고 온 마당 아닌가. 그런데 이토록 신속하게 선의를 짓밟고 나서니, 망신의 수준을 넘어 배신감마저 느꼈을 것이다. 정말 심각한 것은 ICBM 시험발사 성공에 담긴 북측의 메시지다. 북핵문제 해결의 당사자로 대한민국이 아니라 미국을 분명하게 지목한 것이다.현 집권세력은 초지일관 자주외교론을 앞세웠다. 남북 당사자 간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해왔고 남북정상회담을 실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도 이 같은 대북정책 기조의 연장선에 있다. 달라진 것은 김정은의 북한이 요지부동, 대화 상대로 미국을 지목하고 있는 점이다. 이래서야 문 대통령의 자주외교론이 동력을 얻기 힘들다. 상대가 상대해주지 않아서다. 이러다가 현 정부의 대북정책 자체가 무력해질 수 있다. 북의 ICBM 발사에 미사일 무력시위로 즉각 대응하고 독일 G20 정상회의 기간에 맞춰 준비했던 베를린 연설도 강경 기조로 수정한다지만, 대북 강경 기조를 마냥 유지하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문정인 특보와 같은 집권세력 내부의 반발과 좌성향 지지층의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시련의 초입에 들어섰다.국내 상황도 갈수록 예민해지는 중이다. 통치와 민생분야에서의 자가당착적 행보가 80%를 넘나드는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개운치 않은 기운을 퍼트리고 있다.내로남불로 요약되는 인사청문회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회에 요청한 인사청문 대상자 중 상당수가, 과거 더불어민주당의 청문기준이었다면 인격적 파산과 함께 낙마했을 정도로 흠집투성이였다. 야당이 낙마를 지목했던 김상곤, 송영무, 조대엽씨의 해명은 스스로의 도덕적 기준을 번복하거나 구차했다. 대통령은 김상곤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은 임명을 강행했고 송영무 국방·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는 임명 강행을 저울질 중이다.대통령이 지난 한미정상회담 때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대동해 미국에 투자 선물을 안긴 것도 개운치 않다. 국내 대기업들이 대통령을 따라가 트럼프에게 7조원의 투자계획을 전달했다. 향후 5년 재계의 대미투자가 14조원 이상이라는 집계도 나왔다. 우리 돈으로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는 장면을 지켜보는 대한민국 청년실업자의 심경은 어떨까. 천문학적 유보금을 쌓아놓은 대기업은 국내투자를 망설이고, 이제 귀족노조라는 비판도 둔감해진 대기업 노조의 기득권 지키기는 완고하다. 퇴직 연한에 몰린 베이비부머는 차례차례 프랜차이즈를 비롯한 창업현장에서 전사중이다.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대통령이 국내 일자리 창출에 써먹어야 할 대기업들을 거느리고 미국을 접대한 모양새는 무신경하고 부적절하다. 80%대의 지지는 지리멸렬한 야당이 헌납한 허상이다. 허상에 기대 인사청문회와 경제사절단의 대미향응처럼 국민을 의식하지 않는 국정운영을 감행하면 이 또한 정치적 시련을 자초하는 일이다./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

2017-07-05 윤인수

[데스크 칼럼]강산이 변해도 여전히 '빛좋은 개살구'

경기도립 시설 '입장료 무료' 도의회 통과가뜩이나 힘든 '사립' 운영 가능할지 고민'등록증 반납' 엄포용 아닌 실현될까 걱정최근에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본 적이 있는가. 아마 이곳을 찾는 대다수는 이곳이 국공립인지 사립인지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다. 내가 보고 싶은 전시나 소장품 여부가 중요하지 운영주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올초 도내에서 사립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A관장을 만났더니 다짜고짜 "우리도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문화시설인데 사립(박물관, 미술관)이라고 해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일반 기업으로 행정기관이나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어 안타깝고 어려움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설립 주체가 개인이라 할지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설립되고, 그 설립취지에 맞게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면 국공립과 동일한 지원과 혜택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립박물관이 국가적으로 보호돼야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콘텐츠의 다양성일 것이다. 국공립이 확보하지 못한 다양한 콘텐츠를 이들이 보강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문화교육의 다양성을 키워나가는 역할은 그 중요성이 지대하다. 하지만 그 역할에 비해 현실은 싸늘하기만 하다. '개인이 만들었으니 어떻게든 개인이 살아남으라는 식'이라며 A관장은 아쉬움을 표했다.얼마전 이 관장은 본의아니게 범법자가 됐다고 한다. 요즘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도시락을 싸들고 나들이 오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A관장은 박물관을 견학하는 단체도 많고 학생들이 땡볕에 앉아 도시락을 먹는 것이 안타까워 비가림막 시설을 설치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행법(자연녹지법)에 어긋난다며 어렵게 설치한 천막은 철거되고 관장은 범법자로 전락했으며, 아이들은 땡볕과 비를 피할 공간을 잃었다. 관장은 운영의 의욕을 상실했다고 한다. 시설자체가 공익을 위한 시설로, 시민들에게 좀더 편의를 제공했다고 이런 상황이 된 것이 허탈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밖에도 세제문제, 그린벨트내 박물관에 대한 규제 문제, 장애인시설 문제, 국민인식 문제 등 다양한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우리들의 얘기 좀 담아 취재 좀 해달라고 제안했다.얘기를 듣다보니 십여년전 사립박물관들을 찾아다니며 진행했던 시리즈 기사가 생각났다. 독자들에게 이색적이면서 한번 가볼만한 곳을 추천해보자는 취지의 코너였다. 하지만 취재를 거듭할수록 사립기관들의 처지에 안타까움만 커져갔다. '아, 이런 것을 보고 빛좋은 개살구라고 하는구나'하는 마음만 깊어졌다. 그때 만났던 관장들과 A관장이 하는 말이 강산이 한번 바뀌었을 시간이건만 그닥 나아진 것은 없어보였다. 오히려 심화된 듯 했다.요즘 사립시설에 들어서면 관리자들이 조명을 켜주는 일이 많다. 무슨 말이냐면 이들은 운영비도 감당하기 벅차 대다수가 관람객이 없으면 조명 및 냉난방 시설을 꺼놨다가 관람객이 오면 시스템을 가동한다. 한 사람이 방문해도 박물관 전체 조명 및 냉난방을 해줘야 하는 상황에선 서로가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현재 전기료를 교육용으로 할인해주고 있지만 큰 도움은 못된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들에게 또다른 악재가 터졌다.지난달 27일 경기도립 박물관·미술관 입장료를 전면 무료화하는 조례가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장 오는 9월 1일부터 도립 박물관·미술관의 입장료가 무료로 전환되는 것이다. 의결된 '경기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경기도어린이박물관(매월 첫째·셋째 주말만 입장료 무료)을 제외한 5개 도 박물관·미술관의 입장료를 폐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럴 경우, 도내 사립 박물관·미술관의 입지는 또다시 좁아질 수밖에 없다.문득 A관장이 걱정됐다. 때마침 연락이 왔는데 "도립 박물관·미술관 입장료를 무료화하면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주 타깃층이라 할수 있는 단체 관람객이 축소될 여지가 많아 운영이 가능할지 고민이 크다"고 했다. 해당 조례가 안건으로 올라왔을 때 사립박물관·미술관 관계자들이 꺼내들었던 '등록증 반납'이 엄포용이 아닌 현실화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짙어졌다. 상생할 대안은 없는 것인지 머리가 복잡해진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7-07-02 이윤희

[데스크 칼럼]바람직한 검경수사권 조정모델

검·경, 10년 넘게 갈등과 '주도권 쟁탈전'이번 4R엔 국민이 양 기능싸움 심판 예상오로지 국민보호 위한 지휘권 선택받아야네 번째 싸움이 시작되고 있다. 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조정을 위한 대전이다. 수사권조정은 검·경 간 수사를 지휘하도록 명시한 형사소송법을 둘러싼 논란이다. 그간 전적은 3대 0. 일방적인 검찰의 승리로 끝났다.세 차례의 싸움을 거치면서 경찰의 인권탄압 오명 사례도 드러났고 비대 권력을 가진 검찰의 적나라한 문제점도 공론화됐었다.10년 넘게 검·경간 갈등과 주도권쟁탈전으로 이어져 온 탓에 신선도가 떨어진 느낌도 든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검찰 개혁을 목표로 수사권 조정 문제가 반복해 제기됐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첫 번째 싸움은 김대중 정부 출범때 민생치안 관련 일부 범죄에 한해 경찰에 수사권이관을 공약했고 학계·정치권에서 논의가 있었지만, 법무부 반대로 공론화되지 못했다. 두 번째 싸움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검찰개혁 의지가 높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원 속에 '수사권 조정협의체'와 '수사권 조정 자문위원회'가 꾸려졌지만, 역시 검찰의 기득권을 넘지 못했다.세 번째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11년 형사소송법 개정 전후로 전개됐다. 개정된 형소법은 경찰의 수사 개시진행권을 인정하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지휘 역시 규정했다. 곧 전개될 네 번째 싸움은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검경 간 논쟁이 아니라 국민이 양 기능 간 싸움에 직접 심판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법무부 장관 인선과정에서도 대통령은 "검찰이 무소불위 권력이 되지 않도록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창하고 있다.혹자는 법무부 장관 인선지연으로 검찰 측 창구가 없어 협상 추진을 못 하고 있지만, 일방적 경찰승리로 사실상 끝난 게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종합해 보면 현재 점수는 경찰이 다소 유리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경찰은 말을 아끼고 있다. 경찰에게 최고의 유리한 절기(?)를 맞아 자칫 분위기를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황운하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은 "비록 검찰 개혁이 화두이긴 하나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가 몹시 미흡하고, 경찰 또한 개혁 대상임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미 3차례 싸움을 통해 상대 전략과 무기는 모두 노출된 상황이다. 양 기능 간 상호 책잡히지 않으려는 집안 단속도 눈에 띈다.검찰도 할 말이 있다. 수사권을 경찰에게 주면 문제가 단번에 해결될까? 11만명의 경력과 정보, 대테러, 외사, 경비 등 준군사조직을 가진 경찰의 권한 집중과 남용은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을 요구한다. 실무에서 벌어지는 경찰의 실수, 권한남용, 적법절차 위반이 자칫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는 격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수원지검의 한 검사는 "헌법상 수사권은 검찰에 있다. 헌법 제12조와 제16조 검사의 신청에 의한 법관의 영장발부절차를 개정하는 헌법개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한다.또 다른 법조인은 "수사권조정은 검사의 사법적 지휘·통제를 전제로 경찰수사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며, 경찰의 편의나 권한확대를 위한 논리가 마치 국민을 위한 것처럼 가장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여소야대 국회도 변수다. 수사권 조정은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야당은 "인권을 내세워 검경을 통제하는 건 초법적 발상"이라며 반대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결론을 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검경은 오로지 범죄로부터 국민과 사회를 방위하고 다음 세대가 더 올바른 삶을 영위토록 하기 위한 수사지휘 권한을 선택받아야 한다./김환기 사회부장김환기 사회부장

2017-06-28 김환기

[데스크 칼럼]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하여

지금의 학교교육 설자리 없고 감옥과 같아문재인 대통령의 선거공약 '교실혁명' 정책어떻게 펼지 모르지만 아이에 희망 줬으면가슴이 철렁했다. 모처럼 간 캠핑에서 고기까지 구워 저녁을 다 먹고 막 고즈넉한 밤 시간을 즐기려고 할 때였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가 눈치를 보며 한마디를 툭 던진다. "아빠, 나 학교 안다니면 안돼?"예고 없이 불쑥 던진 딸아이의 한마디에 말문이 막혔다. '이게 웬 날벼락이냐…'. 정신을 가다듬고 물었다. "왜, 학교가 다니기 싫어?"딸아이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도 맘에 안 들고, 나중에 하고 싶은 일에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게 별로 도움도 안 될 것 같아"라고 찬찬히 설명한다. 꽃다운 10대를 교실에서만 보내지 말라고 인문계 학교 대신 특성화고를 보냈는데, 딸아이는 그것마저도 힘든가 보다."그래도 고등학교는 졸업해야지. 앞으로 네가 하고 싶은 것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아. 학교는 공부가 전부는 아니란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인간관계를 배우고, 사람들 속에서 나의 역할을 배우는 사회성을 키워야 하는 거야. 아빠는 그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학교를 그만둔다는데 찬성하지 못하겠다."딸아이의 실망한 표정에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다 어른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만들지 못한 탓이라는 생각이 솟구친다. 어쨌든 그렇게 고비(?)는 넘겼다. 아이에게 아직 청춘이 창창하게 남았으니, 앞으로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주말을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오니, 며칠 전에 이재정 교육감이 한 외고·자사고 폐지 발언이 일파만파로 번져 있다. 이 교육감은 학교를 계층화·서열화하는 외고와 자사고를 폐지하고 일반고로 전환하기 위해 앞으로 외고와 자사고 등을 재지정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것이 찬반 양론으로 나뉘어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양쪽이 불꽃을 튀기며 충돌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보니 씁쓸한 기분이 올라온다. 공부를 잘해 외고·자사고를 보낼 아이가 없으니 그저 남의 얘기 같기도 한데, 한편으로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이라는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공부'는 그저 아이들이 잘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중 하나일 뿐 이라는게 평소의 소신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공부' 하나에만 죽도록 매달려 있다. 아니, 우리 교육이 매달려 있다기 보다, 우리 부모들이 매달려 있다고 하는게 맞겠다. 그동안 '성적 지상주의'에 대한 수많은 비판과 반성이 있었지만, 현실은 여전히 거기서 별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 주변에도 벌써 자녀가 학교를 그만뒀다는 사람들이 여럿이다. 그중에는 정확한 목표와 판단을 갖고 학교를 그만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서다. 자료를 찾아보니 2015년 기준으로 한 해 동안 초·중·고등학교 학업중단 학생이 4만7천여 명이나 되고, 그중 고등학생이 2만2천500여 명이라고 한다. 그나마 많이 줄어든 것이라고 하는데도 기가 막힐만한 숫자다. 지금의 학교 교육은 아이들이 힘들어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설 자리가 없다. 그런 아이들은 학교가 그야말로 감옥이나 다름없다. 학교를 그만두는 것은 그나마 나은 편이고, 꽃 같은 목숨을 버리는 아이들도 한 해 수백 명이다. 오죽하면 10년째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일까.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공약에서 '교실 혁명'을 약속했다. 고교학점제와 수강신청제 도입, 고교서열화 해소, 문·예·체 교육 강화, 교육과정 분량과 난이도 완화 등을 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정책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에게 설 자리와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 드리는 간청이다./박상일 경제부장박상일 경제부장

2017-06-25 박상일

[데스크 칼럼]가상화폐 제도권 편입 시급

범죄수익금 처분 국고 귀속방법 찾지못해국내거래소 통한 1일 거래량 1조원대 달해제도·관련법규 서둘러 불법거래 차단 절실지난 4월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음란 사이트를 운영하는 일당을 적발했다. 그리고 이들 일당이 고객으로부터 '결제수단'으로 받은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 216개를 압수했다.'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란 가명을 쓰는 한 개발자가 2009년 1월 개발한 최초의 가상화폐다.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은 당시 2억9천여만원이었지만 그동안 시세가 급등하면서 20일 현재 7억여원으로 불어난 상태다.하지만 경찰은 이 '비트코인' 처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향후 재판에서 범죄수익금에 대한 몰수 결정이 내려지면 이 '비트코인'을 처분해 국고에 귀속해야 하지만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일반적으로 범죄수익금은 법원에서 몰수 결정이 내려지면 경찰이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의뢰해 공매 처리한다.그러나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처리에 대한 상부 지침이 정해진 게 없어 경찰은 고민이다.현재 '비트코인'은 현물이 아니라 증서로 취급받고 있다. 유가증권이나 상품으로 보기에도 모호한 상태다. 유가증권을 거래하면 세금을 내지만 현재 가상화폐 거래 시에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금과 같은 상품으로 분류해도 문제다. 금 거래 시 붙는 부가가치세가 '비트코인'에는 없다.국내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아직 어떠한 법적 지위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코인원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 일일 거래량은 1조원 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의 대표주자격인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후발주자인 '이더리움'의 시세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이처럼 지금 가상화폐 시장은 그대로 놔두기에는 덩치가 너무 커졌다.국내에서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전자 결제할 수 있는 점포가 곳곳에 생겨나고 비트코인을 현금과 같이 거래할 수 있는 현금입출금기(ATM) 설치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우리나라는 가상화폐의 사인 간 거래와 거래 중개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송금에 대해서는 외국환거래법을 적용, 금융회사가 아닌 핀테크 업체가 해외송금을 중개하는 것을 불법으로 보고 있다.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경우 중앙은행이 없고 법정화폐로 인정되기 불투명하다는 점 때문에 가상화폐가 평가절하되고는 있지만 이미 가상화폐는 송금 수단에서 결제 수단으로 그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이에 따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이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우리나라도 지난해 11월 가상통화 제도화 태스크포스를 구성, 비트코인의 본질과 법적 근거, 제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일본과 호주 등은 7월부터 비트코인을 정식 결제 수단으로 인정키로 했고 미국 뉴욕 주 등은 비트코인을 상품으로 보고 이를 거래할 때 부가가치세를 매기는 등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킨 상태다.물론 비트코인은 지금도 가격 변동성이 높아 정식 지급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기에는 불안요소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많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켜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법정화폐의 보완재로서 가상화폐를 사용해 시장 거래를 활성화하고 이에 대한 규제방안을 마련해 탈세 및 범죄에 사용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서둘러 제도적 기반과 관련 법규를 구축해야 한다. 인터넷 암시장 등을 통한 불법거래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제도적 기반 구축이 시급해 보인다./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2017-06-21 김신태

[데스크 칼럼]유정복 시장 3년과 인천의 운율

'인천 주권 선언' 타도시와 대결구도 아닌지역사적으로 열려있는 개방도시, 늘 포용해와특질 잘 반영하고 다른지역과 벽 세워선 안돼얼마 전부터 문학과 관련한 강좌를 듣고 있다. 매주 한 차례씩 하는 것인데 강의실까지 가자면 인천에서 2시간이나 걸린다. 대학을 졸업한 지 20년이 훌쩍 넘어서 듣는 강의라서 그런지 먼 길을 오가는 불편보다는 오랜만에 찾은 배움의 기쁨이 더 크다는 생각으로 견디고 있다. 지금까지 세 번을 들었는데, 강사들은 저마다 전공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대가들이었다. 문학 강의라는 게 따분하고 지루하게 여겨지게 마련이지만 아직은 집중력을 잘 유지하면서 재미있게 듣고 있다. 잘 가르치는 사람에게서는 그 나름의 운율 같은 게 뿜어져 나온다.운율은 시와 같은 문학에만 적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 삶에도 운율이 있어야 한다. 노래나 시에 강·약이나 높낮이가 없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우리 생활도 마찬가지다. '호사다마(好事多魔)'나 '고진감래(苦盡甘來)' 같은 옛말은 다 그런 생각의 응집일 터이다. 내공 깊은 강사들의 강의가 수강생들에게 따분하지 않은 배움을 주는 것은 가르치는 운율이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본다. 평생 한 가지만 좇아 온 그 강사마다 제각각의 운율이 있었는데, 그 운율은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을 만큼의 깊은 울림을 줬다.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 3주년을 맞았다. 며칠 전 만난 유정복 시장에게서 묘한 운율이 느껴졌다. 유 시장은 그동안 많은 시민에게 '모범생' 스타일로 비치고는 했다. '집, 도서관'만을 왕복하는 공부 잘하는 학생 같은 느낌 말이다. 그 유정복 시장이 새로 팠다면서 명함을 한 장 내밀었다. '유정복을 드립니다'. 이름과 직함, 전화번호가 있어야 할 자리에 그냥 한 구절뿐이었다. '복'이라는 글자를 크게 쓰고, 거기에 한자(福)까지 도장을 찍어 색다른 느낌을 줬다. '나, 유정복을 머슴처럼 부리라'는 뜻도, '내 마음을 받으면 당신에게 복이 될 것'이라는 뜻도 담은 중의적인 의미가 읽혔다.최초의 인천 태생 인천시장이라는 유정복 시장은 그동안 '인천 가치 재창조'를 시정의 기치로 내세워 왔다. 그 아래에서 인천 사랑이란 의미의 '애인(愛仁) 프로젝트'나 '인천 주권 선언' 같은 사업을 주요하게 진행해 왔다. 유정복 시장 4년 차에 접어드는 인천시가 꼭 염두에 두었으면 하는 게 있다. '인천 가치 재창조 사업'이 이름만 그럴듯하게 붙인 것은 아닌지 늘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사업이 인천만의 운율을 적확하게 담아내고 있는지, 그리하여 그 사업이 인천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기재로 작용하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그게 '머슴'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유정복 인천시장의 역할이다.'인천의 가치'가 다른 도시의 무엇인가를 빼앗는다거나 다른 도시에 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인천'이란 도시를 더욱 멀게 느끼게 한다면 그것은 진정으로 '인천의 가치'를 생각하는 게 아닐 터이다. 하지만 '인천 주권 선언'에서는 인천과 다른 도시 사이에 무형의 벽을 쌓는 게 아닌지 하는 그런 냄새가 물씬 풍긴다. 잃어버리거나 빼앗긴 인천의 권리를 찾자는 의미로 보일 수도 있지만 달리 말하면 다른 도시와 대결 구도를 만드는 개념이기도 하다. 인천은 역사적으로 열려 있는 개방의 도시다. 인천은 늘 다른 도시를 포용해 왔다. 이게 인천만의 운율이다. 인천 가치 재창조 사업은 이런 특질을 잘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마땅하다. 인천과 다른 지역과의 사이에 벽을 세워서는 안 된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7-06-18 정진오

[데스크 칼럼]섬마을 학생들

3~4시간 통학 도심지 학교 다닌다는 이유로농어촌특별전형 혜택 못받는 중·고생 50명불리한 교육 출발점 보완 공정한 기회줘야"어떤 사람만 출발점이 다르다면 그건 공정한 경주가 아니다."미국의 철학자 존 롤스(John Rawls)는 "능력 위주라는 개념에 걸맞으려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재능을 개발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원형트랙에서 벌어지는 장거리 육상경기의 경우 경기장 특성상 동일 선상에서 출발하면 같은 속도로 뛰더라도 바깥 가장자리에서 출발한 선수는 더 먼 거리를 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원형트랙 출발선은 같은 거리에 맞추도록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갈수록 앞으로 내놓는다. 우리나라 교육제도에서 대학 입학 시 제공하는 농어촌특별전형은 '원형트랙 육상경기 룰'과 비슷한 사례다.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수험생집단의 특성을 고려해 학교 소재지, 재학 기간, 학생 거주지, 거주 기간 등 최소한의 자격 기준을 '대학입학전형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원외로 농어촌지역 학생을 모집한다. 모집 유형은 두 가지다. '유형Ⅰ'은 학생 본인이 농어촌 소재지 학교에서 중학교 입학 시부터 고등학교 졸업 시까지 교육과정을 이수할 것과 함께 부모가 농어촌 지역에 거주해야 한다. '유형Ⅱ'는 학생 본인만 농어촌 소재지 학교에서 초·중·고 전 교육과정을 이수할 것을 요구한다. 농어촌지역은 관련법에 따라 읍·면, 도서·벽지를 원칙으로 한다. 까다로운 규정은 몇 가지 더 있다. 농어촌 특별전형 자격을 학생의 소재지가 아닌 학교로 제한한 것은 농어촌지역이라도 접근성이 좋아 시내 학교로 통학하는 경우 도시의 교육인프라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취지 때문이다.인천 옹진군 북도면 학생들은 '도서'지역에 살면서도 농어촌특별전형 혜택을 받지 못한다. 신·시·모도와 장봉도 등 4개의 섬으로 구성된 북도면에는 1972년 개교한 인천남중 북도분교가 있었으나 학생 수 감소 등을 이유로 1999년 폐교됐다. 이후 학생들은 북도면에서 배를 타고 중구 영종도에 있는 학교로 통학하고 있다. 신·시·모도는 배로 10분, 장봉도는 50분이 소요된다.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을 더하면 장봉도 학생들의 경우 통학시간만 3~4시간이 걸린다.북도면 학생들은 도시지역인 영종도에 있는 학교에 다니지만, 공항신도시와 영종하늘도시에 갖춰진 교육인프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은 여객선 운항 여건에 따라 지각·조퇴하기 일쑤고, 학원에도 다니지 못한다. 학교 야간자율학습이나 방과 후 활동도 마찬가지다. 북도면 학생들이 불리한 출발점에서 달리고 있는데도 정작 교육 당국자들은 도심지 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를 들어 공정한 기회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북도면에 학교가 없는 것은 학생 수가 적다고 폐교를 쉽게 생각하는 교육 당국자들이 저지른 일이다. 북도면 학생들이 농어촌특별전형 혜택을 받으려면 옹진군 덕적도나 영흥도에 있는 중·고등학교를 가야 하는데 여객선 직항 노선이 없어 통학이 불가능하다. 매일 아침 배와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학생들은 교통환경도 편리하고 질 높은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 비해 학업 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도심지에 친척이 있는 몇몇 학생들은 유학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만한 사정도 안 되는 학생들은 이런 불편을 최소 6년 동안이나 감수해야 한다.교육의 불평등을 수정하는 것과 타고난 재능 불평등을 수정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사회가 제공하는 기회는 최대한 공정해야 한다. 공정이라는 것은 누구나 똑같은 지점에서 출발시키는 것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학생들의 출발점을 다른 학생들의 출발점과 같게 보완해줘야 한다. 공정한 기회를 주면 뛰는 것은 그들 몫이다. 매일 배가 뜨지 않을까봐 가슴을 졸이며 통학하는 북도면 학생 중·고생은 50명이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7-06-14 이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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