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힘 좀 뺍시다

문재인 대통령, 권위에서 힘뺀 잇단 서민행보국민들과 권력자가 스스럼없이 마주하는 모습뉴스거리조차 안되게 자연스럽게 자리잡아야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한 후보의 지지자와 전화통화를 한 적이 있다. 유세현장을 누비느라 정신이 없다는 그는 대통령 후보의 곁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에 상당한 자긍심을 느끼는 듯했다. 과시라도 하듯 후보가 당선되면 자기는 곧바로 청와대로 갈 것이라며 잔뜩 고무돼 있었다. 무슨 언질을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청와대에 가 있는 듯했다. 억양과 톤으로 미루어 볼 때, 아마도 그때 그의 어깨는 잔뜩 힘이 들어가 하늘로 솟구치고 있었으리라.이 대목에서 잠시 '어깨의 힘'을 다른 측면에서 분석(?)해 본다.전문 연주자이든 아마추어 연주자이든 악기를 다뤄본 사람들은 힘이 들어가면 제대로 된 연주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 특히 어깨에 힘이 들어갈 경우, 악기와 직접 접촉하는 팔과 손, 손가락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름다운 선율을 내는 것은 요원하다. 힘이 필요할 듯 싶은 타악기도 마찬가지다. 가령 드럼을 친다고 할 때, 잔뜩 힘이 들어간 상태에서 32비트 같은 속주는 불가능하다.전문연주자들이 무대에서 연주를 할 때 음색과 기교는 물론이고 몸짓마저 우아하게 보이는 것은 힘을 빼는 경지를 넘어 강약과 완급으로 힘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반면 초보연주자들은 긴장감으로 위축된 탓에 어깨에 힘이 들어간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정도 기량을 키워 악보를 소화할 수 있게 됐을 때, 그제서야 비로소 힘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한다.스포츠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힘만 쓴다고 되는 게 아니다. 힘이 잔뜩 들어간 경직된 다리에서 좋은 킥이 나올 수 없고, 힘을 기반으로 한 뻣뻣한 스윙으로는 비거리와 방향성 향상을 기대하기 힘들다. 범위를 인간관계로 확대해 봐도 접목할 부분은 충분하다. '사람을 대할 때 목의 힘을 빼야 한다'는 말과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에서는 무언가 교집합의 빗금이 읽힌다.그렇다면 권력 또한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 국민은 '권력' 하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권위와 힘을 떠올렸다. 이는 권력자와 국민 간 불통의 원인이 되기 일쑤였다.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은 힘을 뺀 듯하다. 그의 모습에서 권위로 부풀어 오른 '어깨뽕'은 보이지 않는다. 우선 출근길에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면서 사진 촬영에도 흔쾌히 응하는 등 권위의 상징 중 하나인 '경호'의 힘을 뺐다. 청와대 비서실장, 수석 비서관들과 함께 잔디밭에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고 청와대 직원식당에서 직접 밥을 퍼담으며 직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기도 한다. 권위의 벽돌로 쌓아올린 불통의 성벽, 그 안에서 눈과 귀를 닫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비되기 때문인지 문 대통령의 서민 행보는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사실 문 대통령이 뺀 것은 힘이 아니다. 정확히는 과도한 권위와 엄숙주의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거나 목에 깁스한 권력 주변부의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서인지 '탈권위'가 '힘을 빼는 것'으로 비치는 착시현상이 빚어진 듯싶다. 힘이든 탈권위든, 국민과의 소통에 관한 한 문 대통령의 이러한 힘 빼기는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국민과 권력자가 스스럼없이 마주하는 모습이 더 이상 뉴스거리조차 되지 않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자리잡을 때까지다./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7-05-14 임성훈

[데스크 칼럼]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정한 국민통합 '최종 책임자역' 각인해야적대적 정당 포용 리더십 발휘 정치 변할것야당 '몽니'·여당 '욕심'에 갇히지 않길 바라이제 새 문(門)이 열리는가.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문재인의 취임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경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한 무정부 상태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안도감은 고스란히 새 대통령의 리더십이 과거 대통령들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승화되고 있다. 반면에 탄핵의 후유증으로 분열된 민심이 여전하고 갈등추구형 정치 지형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걱정도 그 못지 않다.다행히 문 대통령은 심란한 민심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조각난 민심을 수렴할 의지도 내비쳤다. 임기 첫날 첫 대국민 메시지에서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역사의 서판에 '대통령 문재인'의 역할을 미리 새김으로써 자신의 행보를 구속시킨 것이다. 배수진의 각오다. 국민통합의 실천방안으로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의 결별, 청와대의 권위를 버린 광화문 대통령 시대 개막. 국정운영 동반자로서의 야당 포용. 탕평인사 등등. 후보시절 수없이 반복했던 약속이지만,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번 강조하니 약속의 엄중함은 더하다.취임 전후의 행보도 신선했다. 대선에서 경쟁한 야당 후보들에게 위로 전화를 돌렸고, 야당 대표를 차례로 만나 국정 협조를 요청했다. 청와대에서는 첫 기자회견을 가졌고, 그 자리에서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후보자, 청와대 비서실장을 대동해 일일이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에게 인사 배경을 직접 설명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대통령의 리더십은 언행으로 대중에게 각인된다. 문 대통령은 임기 첫날 개방적이고 탈권위적인 소통형 리더십을 보여주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첫날이다. 문재인 대통령 앞에는 하루를 뺀 5년의 임기가 남아있다. 분명히 수많은 우여곡절이 펼쳐질 테고 구절양장을 거쳐야 한다. 하루하루가 위기이고 외롭게 결단해야 하는 고독한 자리를 인내해야 한다. 최고지도자의 고통은 모든 분야의 최종 책임을 오롯이 감당하는데 있다. 박근혜 전대통령은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최종 책임을 방임해 스스로 지옥문을 열었다. 미국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집무실 책상에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새긴 명패를 놓아두었다고 한다. 트루먼의 명패는 각 분야 최고 지도자들이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고 또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도덕률이다.문 대통령이 약속한 진정한 국민통합은 국민에 대한 최초의 국정 설명자이자 최종 책임자라는 대통령의 역할을 스스로 각인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속한 정당을 벗어나 적대적 정당을 포용할 용기를 발휘할 수 있다. 임기 내내 이러한 리더십을 진정성을 갖고 일관되게 보여준다면 우리 정치는 달라질 수 있다. 정치문화가 호전되면 사회가 밝아지고, 경제가 변화하고, 국민의 삶이 개선될 것이다. 정치공학적 이해관계에 구속된 현실 정치인들은 해낼 수 없는 일을 문재인이 해내길 바란다.물론 그의 리더십은 쉴새 없이 도전받을 것이다.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과 정권과의 적대적 대치를 통해 정치적 자산을 유지하려는 야당의 행태가 하루 아침에 바뀔리 없다. 겉으로는 국민통합이라는 여당의 대의를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권력의 과실을 분점하려는 여당의 욕심도 예전과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야당의 몽니와 여당의 욕심에 갇히지 않기를 바란다. 임기 첫날 국민에게 밝히 국민통합 선언을 매일 아침 정독하고 집무실로 향하기를 바란다. 역대 대통령과 달리 소박하고 실무적으로 대통령직을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 정적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자연인 문재인으로 돌아가는 날, 대한민국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윤인수 편집국 국차장 (총괄부국장)윤인수 편집국 국차장 (총괄부국장)

2017-05-10 윤인수

[데스크 칼럼]국민이 바라는 새 대통령

단합·통합 실천 정의로운 국가건설 앞장환심용 공약 거두고 새로운 스케줄 짜야퍼주기 정책 아닌 곳간 채울 계획이 중요장미대선의 주인공은 9일 자정쯤 결정된다.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으로 우린 준비안된 초유의 대통령을 맞이하게 된다. 새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임기가 시작되고 산적한 현안은 풀기도 쉽지 않다. 글로벌 시대에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풀어나갈수 있는 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국제정세는 구한말보다 더 어렵게 꼬여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구한말엔 주변 4강이 한반도 지배권을 쟁취하기 위해 다투었다. 그러나 지금은 주변 4강에다 북한까지 더 복잡하게 얽키고 설켜 있다. 국민들은 새 대통령에게 아래와 같은 것들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경인일보가 전국 8개 유력 지방신문사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와 공동으로 한국갤럽에 의뢰(4월30~5월1일)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유권자 3천77명을 대상으로 '19대 대선 관련 국민 인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이 풀어야 할 우선 해결과제 상위 10건을 숙제로 제시했다. 크게는 경제활성화, 북한문제, 사회문제로 귀결된다.최우선 과제는 경기회복/경제활성화(17.3%), 일자리 창출(14.3%), 서민을 위한 정책추진(2.3%) 등 33.9%가 경제문제의 어려움 해소를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 다음으론 튼튼한 안보(12%), 사드배치문제(3.4%), 북한핵문제 해결(2.5%), 남북관계개선(2%) 등 19.9%가 대북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론 적폐청산(3.7%), 국민대통합(3%), 부정부패척결(2.1%) 등 사회난맥상 해결을 요청하고 있다. 이를 풀어보면 통합의 리더십으로 나라를 이끌고 일자리 창출과 북한문제 해결·저성장 탈피에 주력하라. 이념적 프레임에 갇힌 낡은 정치에서 벗어나 경제 활성화와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통합의 정치를 펼쳐 달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그러나 전국 표밭 현장을 누비는 대선후보들은 이 같은 국민들의 요구를 뒷전으로 밀고 있다. 득표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상대후보의 약점을 캐고 헐뜯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과도한 복지공약과 사회보장 등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사탕발림식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증세 등 국민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정책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누가 고통스런 희생을 요구하며 표를 구걸하겠는가?국민들은 과도한 복지정책으로 망가진 남유럽의 그리스와 중남미 베네수엘라를 오롯이 기억하고 있다. 국가부도위기를 맞고 있는 이들 나라는 정치권의 과도한 무상복지정책과 부자들의 탈세, 부패, 도덕적 해이 등이 어우러지면서 고물가의 악몽속에서 고통스런 삶을 영위하고 있다. 우리 정치권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9일 자정에는 이런 대통령 당선자를 보고 싶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나를 지지했거나 나를 지지하지 않았거나 국민은 하나입니다. 나를 반대했던 사람들에게도 적극 다가가겠습니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단합·통합이란 염원을 한치 흐트러짐 없이 실천해 반칙과 특권없는 정의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합니다." 새 대통령은 선거과정에서 환심을 사기 위해 살포했던 무차별적 공약을 가다듬고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스케줄을 짜야 한다. 곳간을 열어 구휼하는 정책은 필요치 않다. 곳간을 어떻게 채워 나갈 것이냐가 중요하다. 전세계적으로 대국민 퍼주기 정책의 결말이 어떠 했는지는 국민이 다 알고 있다. 새 대통령은 10일부터 국민들의 청구서를 받게 된다. 본인이 남발한 약속어음의 만기가 이날부터 도래하기 시작했다. 부디 이번엔 부도수표가 아니길 바란다./김학석 정치부장김학석 정치부장

2017-05-07 김학석

[데스크 칼럼]문화·예술인 열악한 처우, 누가 시련을 안겨주는가

예술인 절반 생계유지 어려워 타직업 종사'빈익빈부익부' 갈수록 심화 상실감만 키워 국가지원금 받는 체계 문턱 높아 포기 일쑤#얼마전 한 모임에서 격론이 일었다. 책을 출간해 인세로 먹고사는 작가를 과연 직업으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전업작가'라는 말도 있는데 왜 이런 얘기가 나왔을까. 평소 여러 작가와 친분이 깊고 그 세계를 잘 아는 친구가 "우리나라에 출판 인세만으로 먹고 살만한 작가는 손에 꼽는다. 작가를 업으로 삼고,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 중 대다수는 힘들게 살고 있으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투잡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엄격히 말해 작가는 생계유지 수단으로 봤을 때 직업이라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그래서 찾아봤다. 각종 직업과 관련된 국가적 통계를 총괄하고 있는 고용노동부의 워크넷을 찾아본 결과, 한국직업사전에 '작가'라는 직군이 존재했고, 그것도 63건으로 세분화됐다. 직업전망에 대해선 한국고용정보원을 인용, '2013~2023 인력수급전망'에서 2013년 작가 및 관련 전문가 취업자 수는 1만4천700명으로 2008년 1만6천명 대비 1천300명(연평균 -1.6%) 감소했다. 특히 문학작가의 경우는 국내 경기 침체에 따라 영향력 있는 문예지의 폐간이 현실화되고, 창작 작품의 판매 수 감소, 기업 후원이 줄어드는 등의 요인으로 시장을 위축시켜 문학작가의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공연만 많으면 뭐합니까. 빛좋은 개살구죠". 가정의 달이자 전국적으로 축제 및 행사가 가장 많이 열리고 그로 인해 각종 문화·예술행사도 만개하는 5월이다. 분야별 차이는 있겠지만 문화·예술인들의 활동도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시즌이다. 하지만 극단에 몸담고 있는 연극인 A씨는 몸만 고달프지 경제적 상황은 볕 들 날이 없다고 자조적으로 말한다.실제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16개 시·도 14개 분야 예술인 5천8명(1대1 면접조사)을 심층 분석해 지난해 발표한 '2015년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예술인 가구의 총수입은 평균 4천683만원, 하지만 예술 활동으로 벌어들인 연평균 수입은 1천255만원이었다. 분야별로는 방송(3천957만원), 만화(2천2만원), 영화(1천876만원), 음악(1천337만원), 연극(1천285만원) 순이었다. 연수입 1천만원 미만을 버는 분야도 상당했는데 무용(861만원), 사진(817만원), 미술(614만원)이 있었고, 문학은 214만원으로 지난해 중소기업 근로자 평균 월급인 294만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연봉'을 받았다. 이런 탓에 예술인의 절반(50%)은 예술 활동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다른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상 두 가지 사안을 단편적으로 얘기했지만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의 열악한 처우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갈수록 심화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상실감만 키워놓는다. 그 간극을 정부가 나서서 메워주면 좋으련만 여의치 않은 것 같고, 그렇다면 적어도 간극을 더 벌리지는 말아야 할 텐데. 요즘 현실을 보면 바닥으로 더 내리꽂는 것만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정부는 올해부터 국가지원금을 받는 모든 단체 및 개인에게 'e나라도움'이라는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지원받도록 했다. 하지만 일부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은 '높은 시스템 문턱을 넘느니 차라리 보조금 받는 것을 포기하겠다'며 양손을 들었다. 창작활동을 하다 보면 일상에 소홀한 것이 다반사인데 국가지원금을 받기 위해 넘어야 할 문턱(은행이 신용도 등을 이유로 카드발급을 거절하거나 시스템 이해가 어려운 상황)이 너무 높아 수개월 공들여 준비한 예술프로그램도 포기하고 현실에 무릎 꿇고 만 것이다.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문화·예술인들의 국가지원을 확대해도 모자랄 마당에 누가 이들에게 시련을 안겨주는 것인지. 정부는 다시 한 번 곱씹어 봤으면 한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7-05-03 이윤희

[데스크 칼럼]또 다시 봄을 빼앗기나

미세먼지탓 외부활동 곤란 대기질 'OECD 하위'중소사업장 중금속등 오염물질 배출 관리안돼환경부·경기도 아스콘공장 조사결과 발표 미뤄벌써 봄이 무르익었다. 칙칙한 겨울 끝에 찾아온 목련·개나리·진달래 등이 '안녕'하며 화사한 색깔로 봄을 알렸고, 벚꽃은 분홍빛으로 자기 몸을 불사르며 잠시 세상을 비추다 스러져갔다.5월의 장미가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고 외칠 때 쯤이면 우리는 갈수록 짧아지는 봄과 또 다른 의미의 '안녕'을 해야 한다. 이상화 시인이 울분과 저항으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고 은유했던 그 봄과 말이다.봄은 그렇게 세상사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정체를 꽃에 담아 스스로 드러내고 숨는다. 부끄러운 듯 '안녕'하며 나타났다가 준비 안된 연인에게 갑작스레 '안녕'하듯 사라진다. 그래서 희망을 상징하는 봄이 더 소중하고 애틋한지 모르겠다.하지만 요즘 봄을 맞이하는 우리는 '안녕'하지 못하다. 미세먼지 때문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는 한탄 속에 봄에게 '안녕이라는 말을 건네는 것은 사치가 돼 버렸다. 미세먼지로 인해 아이들은 운동장을 빼앗겼고 어른들은 봄나들이를 빼앗겼다.미세먼지는 한때 우리나라의 '봄 불청객'을 자처했던 황사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꿰찼다. 황사는 중국 내몽골 사막의 모래와 흙먼지가 강한 바람을 타고 한반도 쪽으로 넘어오면서 발생한다. 미세먼지는 여기에다 중국 공업지대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중금속 등의 오염물질이 더해져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그 질이 다르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보다 작은 '미세먼지(PM10)'와 지름이 2.5㎛보다 작은 '초미세먼지(PM2.5)'로 분류된다. 기도·폐·심혈관·뇌 등 신체 각 기관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천식·호흡기 질환·협심증·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등을 유발한다. 심지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1군 발암물질에 석면, 벤젠과 함께 미세먼지를 포함했을 정도다. 와중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국제 대기질 평가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대기질이 180개 국가 중 173위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내놨다. 보고서는 덧붙여 미세먼지와 오존으로 인해 지난 2010년 1만8천여명이 조기 사망했으며, 오는 2060년에는 5만5천여명이 조기 사망할 것으로 예측했다. 상황이 이 정도니 시민들이 아침에 일기예보다는 미세먼지 예보를 먼저 챙기고 그 정도에 따라 외출을 삼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문제가 심각해지자 대선 후보들도 앞다퉈 미세먼지와 관련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중국에 대한 강력한 대응'에서부터 '미세먼지 환경기준 강화' '낡은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석탄 발전 감축' 등 그 내용도 다양하다.전문가들은 말한다. 실효성 있는 대책은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인 오염물질 배출을 얼마나 규제하고 관리하느냐에 있다고. 중국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나라 실태를 들여다보면 배출 시설과 관련해 수도권에서는 대형 사업장에 대해 총량관리제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밖과 중소형 사업장의 배출시설은 사실상 관리가 거의 되지 않아 전국적으로 약 5만개 시설이 오염물질을 그대로 배출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기도에만 47개가 산재해 있는 아스콘 공장들이다. 벤조피렌을 포함해 각종 특정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나왔지만, 규제는 고사하고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환경부와 경기도가 최근에 정밀조사를 진행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그 결과에 대한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서구 선진국들이 특별히 관리하는 특정대기오염물질의 경우 기준치마저 정해져 있지 않은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언제나 그렇듯이 문제는 실천이다. 또다시 봄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봄은 '안녕'해야만 한다./김순기 사회부장김순기 사회부장

2017-04-30 김순기

[데스크 칼럼]암과 스트레스와 정치

경제 살리고 자주국방… 후보마다 큰소리토론회 보는 국민들 가슴에 와 닿지 않아암 걸리게 하는 대통령 이젠 안보고 싶다작년부터 슬픈 소식이 연이어 날아왔다. 가까운 선배의 아내가, 정말 친한 동창 녀석이, 아직 한창 나이의 후배가 연이어 비보(悲報)를 전했다. "암에 걸렸어."소식을 듣는 내 가슴도 '덜컥'하는데, 진단을 받은 순간 본인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너무도 흔하게 암 환자의 고통을 접하고 있는 우리에게 암은 말 그대로 '공포'나 다름없다. 하지만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이들 중 두 사람은 치료를 잘 받아 위기를 넘겼다. 한 사람은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 간절하게 빌어본다. 나머지 한 사람도 다시 건강을 되찾게 해 달라고. 우리나라는 사망 원인 중 암에 의한 사망이 압도적으로 가장 많다. 2015년을 기준으로 암에 의한 사망은 인구 10만 명 당 150.8명이나 된다. 두 번째 사망원인인 심장질환의 55.6명의 거의 3배다. 심장질환에다가 3위 뇌혈관질환(48.0명), 4위 폐렴(28.9명), 5위 자살(26.5명)까지를 몽땅 합쳐야 암 사망률과 비슷해 진다. 정부는 이런 암 사망을 줄이기 위해 꽤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이 '조기진단'이다. 암을 초기 단계에서 발견해 치료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년이 되면 암을 찾아낼 수 있는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게 했다. 건강보험을 통해 검사비용도 해결해 주었다. 하지만 암 사망률을 줄이지는 못하고 있다. 인구 10만 명 당 암 사망자 수는 지난 2005년 133.8명에서 10년간 거의 줄어들지 않고 계속 높아졌다. 이쯤 되면 정부의 정책에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당연해진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문제는 암 발생의 원인을 찾아 제거하지 못하고 발생한 암을 빨리 찾아내려고 하는 데 있다. 물론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암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그렇지 않은 환경으로 바꾸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암 발생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지속해서 받게 되면 몸의 저항력이 떨어지는데, 암세포를 공격하는 방어 시스템도 약화돼 암이 짧은 시간에 증식할 수 있게 된다. 우리 몸 어딘가에서 계속 생겨나는 암세포가 방어시스템에 의해 소멸되지 않고 거침없이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암에 걸릴 확률을 낮추려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그 외에도 유전적 문제, 대기 오염, 주거 환경, 음식물 섭취, 각종 약물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암 발생과 예방에서 스트레스의 중요성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국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과 정부가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스트레스를 덜어 주기는커녕, 오히려 국민들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하고 있는 모양새라 더 한심하다. 뻥뻥 터지는 대형 사건·사고들, 하루하루가 고달픈 팍팍한 직장,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 속에서 시달리는 국민들이 암에 걸리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해 보인다.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후보자들이 표심을 끌어오기 위한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거의 매일같이 TV에서 토론회가 진행된다. 지역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고, 자주국방을 하겠다고 후보마다 큰소리를 친다. 하지만 선거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TV 토론회나 유세를 지켜보며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들이 내놓은 공약은 가슴에 와 닿지 않고, 그들이 벌이는 거침없는 상대 후보 비방은 차라리 귀를 막고 싶게 한다. 이들 후보 중 한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 과연 대통령이 된 후 국민들을 지옥 같은 스트레스에서 건져줄 수 있을까? 국민들을 암에 걸리게 하는 대통령은 이제 그만 보고 싶다./박상일 경제부장박상일 경제부장

2017-04-27 박상일

[데스크 칼럼]목숨을 건 토론과 소통

대선후보들 토론, 목숨 담보 안할지라도국민마음 움직일 수 있는 순수한 열정과진정한 정책 제시한다면 한표 던질 수도미국의 백인 여의사 말로 모건(Marlo Morgan)이 호주 원주민 '참사람 부족'을 따라서 넉 달간 죽음의 사막 여행을 하고 난 뒤인 1994년 펴낸 책 '무탄트 메시지'는 여러모로 놀라운 광경을 전해준다. 모건은 처음 이 부족의 초청을 받아 호주 사막에 도착한 뒤 자신이 입은 것 가진 것, 모든 것을 불에 태워야 했다. 문명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모건에게는 목숨을 건 여행이었다. 펼쳐지는 것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보고 느낀 것과는 전혀 다른 신세계였다. 그 원주민들은 문명인들을 '무탄트'라 불렀다. 돌연변이란 뜻이다. 문명인 스스로 그들이 사는 터전을 파괴하는 행위를 도저히 정상적으로 볼 수가 없었기에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그들이 보기에 돌연변이가 아니고서야 생명의 원천인 대지를 파헤치고, 강을 더럽히고, 나무를 마구잡이로 베어내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모건과 함께 여행한 '참사람 부족'은 62명이었다. 이들이 돌연변이인 백인 여의사를 자신들의 내밀한 곳으로 끌어들여 그들의 속살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몇 차례의 고비가 있었다. 이 무탄트를 왜 부족 행사에 초대해야 하는지, 그를 왜 부족의 신성한 장소에 들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이해하지 못하는 일원이 있었다. 답은 토론이었다. 어떨 때는 그 62명의 부족이 사흘에 걸쳐 토론한 경우도 있었다. 그때마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했다. 그는 일방적으로 결론을 이끌지 않았다. 토론 과정을 거쳐 전 부족이 하나로 움직이게 하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것은 오로지 리더의 몫이었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 중의 하나가 '지구를 떠나자'는 거였다. 가히 충격적이다. 개그 프로에 나오는 '지구를 떠나거라'는 얘기가 아니다. 이들은 누구도 아이를 낳지 않음으로써 자연스럽게 부족이 멸종을 맞도록 하는 데 의견일치를 봤다. 그 결론을 위해 얼마나 많은 토론이 있었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토론이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영어의 신세가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난히 토론을 싫어했다. 자신이 임명한 비서진이나 장관들과도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일을 꺼렸다. 일일이 얼굴을 보면서 하는 식이 아니라 비선 라인의 얘기를 은밀한 방식으로 참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여러 문제가 터지자, 소통을 하겠다고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도 배석한 장관들에게 '대면 보고가 꼭 필요하냐'고 억지웃음을 지으면서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소통 약속은 거짓이었다.'참사람 부족'이 아이를 낳지 않는 방식으로 멸종하자고 스스로 결론을 내린 토론은 목숨을 담보로 한 것이었다. 종족의 목숨을 더 이상 잇지 않기로 하는 문제를 다루는 토론은 상상만 해도 무시무시하다. 거기에 무슨 흉계가 있을 것이며 기만술이 있겠는가. 대선 후보들은 앞으로 있을 토론에서는 목숨을 걸지는 않을지라도 순수한 열정과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진정성 있는 정책을 제시했으면 한다. 그렇게 할 때에만이 비로소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게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소통이다. '소통(疏通)'이라고 할 때의 '소'자는 아이를 밴 만삭의 임신부가 서 있는 상태에서 양수가 터진 모습에서 따왔다고 한다. 아이를 낳는 것 또한 산모나 아이나 목숨을 거는 일이다. 그만큼 신성하다. 목숨을 담보로 한 토론이나 출산처럼 후보들의 모든 것을 거는 그런 진정한 약속에 한 표 던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7-04-19 정진오

[데스크 칼럼]대선무대 팬클럽과 광신도 차이

팬클럽, 좋아하는 스타에 열광 상대방엔 무관심광신도급, 지지후보 홍보·경쟁자 안티활동 병행누가 정책·비전으로 미래한국 이끌지 검증 필요'5·9 장미대선'시장에 나올 상품이 결정됐다. 유권자들은 이제 시장개장 신호(15~16일 등록)를 기다리고 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시장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후보, 국민의당 안철수후보, 바른정당 유승민후보, 정의당 심상정후보 등 원내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5명이 당내 경선을 통해 본선 시장에 출시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들은 당내에서 본선 경쟁보다 더 치열한 예선을 치르면서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다. 이제는 본선에 올라 상대 당 후보와 또다시 물고 뜯는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전과 정책 대결을 펼치며 진검승부를 겨룰 예정이다.후보들은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상품성 포장과 사양에 열을 올리면서 덩달아 경쟁 상품은 문제점이 많다고 깎아내리고 있다. 국민들은 천하대권이 누구에게 넘어갈지 궁금증을 안고 지켜보고 있다. 공개된 대선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출시된 상품 중 상당수는 이미 연예인·스포츠 스타를 능가하는 팬클럽까지 등장해 상품 소개에 진력하고 있다. 심지어 응집력과 순도에선 교주 수준을 능가하는 광신도까지 나타나는 등 폭넓게 마니아를 형성하고 있는 제품도 눈에 띈다. 일각에선 벌써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신상품이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그러나 팬클럽은 순수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게만 열광하는 수준이다. 또 다른 스타에겐 관심도 없고 눈길도 주지 않는다. 스타의 허물이 드러나면 깨끗이 잊고 새로운 스타를 찾아 떠난다. 서포터스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후보로서 팬클럽을 형성했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다. 역대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폭넓은 팬클럽을 형성한 경우다. 이들은 나름대로 시대정신과 함께 지역·계층·세대란 백그라운드 병풍으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반면에 올 대선시장에 등장한 광신도급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특정상품 홍보와 함께 경쟁상품에 대한 마타도어와 안티 활동도 서슴없이 병행한다. 이들 중 일부는 지지후보의 상품성에 나타난 허물은 보지 않고 외면한다. 더구나 맹목적인 지나친 상품홍보와 상대후보 비난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례로 최순실사건 관련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이 태블릿 PC에 대한 의혹제기를 하자 문자폭탄과 18원 후원금이 입금되는 등 조직적인 안티 활동으로 경쟁자에 심각한 상처를 주기도 했다. 또 당내 경선을 앞두고 일부 대선주자에게 폭탄문자가 쇄도, 대선출마 꿈을 접게 만들기도 했다. 상대 후보의 흠집과 무능력, 약점 등 과거를 들춰내고 있다. 경쟁 상대는 무조건 과거회귀형이라며 깎아내리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런 행동은 유권자의 올바른 상품선택을 흐리게 할 수 있어 안타깝다. 특정후보를 좋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상대후보를 증오하거나 미워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 선택한 후보에게 또 다른 짐을 안겨 줄 수도 있다. 대선후 국민대통합이라는 명제를 던져주는 우를 범할 수 있다.이제 대선시장의 폐장 시간이 한달도 남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부터 국민에게 제시된 정책과 비전이 과연 선진한국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공약에 해당되는지, 미래 전략에 대한 검증의 시간이다. 국민을 위해 발행하겠다는 약속어음이 실천 가능한 것인지,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저마다 상품성을 자랑하고 있다. 온갖 공약을 들이밀고 제품의 사양까지 다양성을 갖춘 멀티 플레이어임을 강조하고 있다.유권자들은 어떤 상품을 통해 5년간 나라 살림을 맡길지 선택(5월9일)해야 할 시기에 쫓길 수 있다. 흠집 많은 후보보다는 최악의 경우가 아닌 차선의 선택을, 국가와 민족을 위해 과연 누가 적임자인지, 선택의 시간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썩은 상품이 포장된 것인지, 아니면 너무 오래된 사양을 갖춰 현실에서 사용 불가능한 제품인지를 발품을 팔아서라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김학석 정치부장김학석 정치부장

2017-04-12 김학석

[데스크 칼럼]골프의 대체역사 VS 정치의 대체역사

유소연의 '조건없는 양보' 엄청난 나비효과안철수, 양보없이 시장 나왔다면 어땠을까후보들 '실재역사'가 대체역사보다 낫기를배우기도 어렵지만 경기규칙 또한 상당히 어려운 운동이 골프인 것 같다. 얼마 전 끝난 한 LPGA 대회에서의 벌타 논란을 보면서 부쩍 드는 생각이다. 이 대회에서 선두를 달리던 한 선수가 홀컵을 불과 30㎝ 남짓 남겨놓고 공을 마크한 게 논란의 시작이다. 공을 마크한 뒤 다시 놓는 과정에서 실제 위치가 아닌 2.5㎝ 정도 떨어진 곳에 공을 놓고 퍼팅을 한 게 문제가 됐다. 무심코 저지른 실수(아마추어에게는 시비 거리도 안되는)인 듯한데, 어느 시청자의 이메일 제보로 그 선수는 무려 4벌타를 받았다. 이로 인해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고 우승은 유소연 선수에게 돌아갔다. '마크한 볼은 원래 그 자리에 놓은 뒤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규칙을 적용한 결과지만 "집에 있는 시청자가 경기위원이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 등이 맞서면서 이 벌타 사례는 지금도 골프 얘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가 됐다. 이 대목에서 타임머신의 계기판을 조금 과거로 돌려 다른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유소연의 대체역사(代替歷史)다.2017년 4월 3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미션힐스CC 다이나 쇼어 코스. 승리를 확정 지은 유소연이 대회 전통에 따라 대형 연못 '포피 폰드'에 뛰어들 참이었다. 순간, 유소연이 고개를 숙인 채 쓸쓸히 그린을 떠나는 렉시 톰프슨을 불러 세운다. 이어 갤러리를 향해 이렇게 말한다."저는 오늘의 승리를 톰프슨에게 양보하려 합니다. 그녀가 자신도 모르는 실수로 인해 쓰라린 패배의 기억을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아가야 한다는 게 같은 선수로서 안타깝습니다. 저에겐 앞으로도 우승할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자와 함께 '포피 폰드'에 뛰어들 일은 평생 없을 것입니다."유소연은 이어 톰프슨의 손을 이끌고 함께 포피 폰드에 뛰어든다. 흠뻑 젖은 두 골퍼가 서로 포옹을 하는 사이 갤러리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뜻밖의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주최측은 고심 끝에 두 선수에게 '공동우승자'라는 타이틀을 부여한다. 파장은 이제부터다. 이 소식은 전파를 타고 세계 곳곳에 퍼졌고, 각 언론은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줬다며 극찬의 기사를 쏟아낸다. 유소연은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되면서 올해의 선수상까지 거머쥔다. 또 광고와 인터뷰, 강연요청이 쇄도하면서 본의 아니게 우승 상금을 훨씬 웃도는 상업적 효과까지 거둔다.대체역사는 하나 또는 여러 역사적 사건들이 다르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담은 문학 장르를 말한다. 그러나 보다 많은 분야에서 '대체역사적' 상상은 가능하다. 정치 또한 예외가 아니다. 가령,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지지율 50%를 넘던 안철수가 지지율 5%에 불과한 박원순에게 후보직을 양보하자 곧바로 대선지지율 1위로 등극하는 '안철수 현상'이 불어닥친 적이 있다. 정치권에서 불가능해 보였던 '아무런 조건 없는 양보'가 유소연의 대체역사처럼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온 것이다. 만약 안철수가 시장 선거에 출마했다면 안철수 현상이 가능했을까?사실 유소연의 대체역사는 정치의 계절을 맞아, 당시 큰 이슈가 됐던 안철수 현상을 모티브로 재구성해본 발칙한(?) 상상에 불과하다. 그러기에 유소연 선수가 거둔 우승의 가치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절대 아니었음을 거듭 강조하는 바이다. 대선이 한달 남았다. 남은 시간, 대선 주자들은 저마다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 정치공학적 분기점을 찾느라 온힘을 쏟을 것이다. 그리고 그 분기점에서는 무수히 많은 갈래의 대체역사들이 탄생할 것이다. 역사책에 기술되는 실재역사가 대체역사보다 낫기를 바랄 뿐이다./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7-04-09 임성훈

[데스크 칼럼]보수 유권자가 주도할 정치 실험

진보·진보형 중도세력 주도 대선판도 결정이기기 위한 지지기반 확장 대상 보수층뿐무언의 요구, 한국정치 어떻게 변화시킬지5.9 대선 대진표가 확정됐고 대선까지 한 달 남짓 남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한 국가적 내우외환을 감안하면 대선까지의 한 달여 기간도 길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래도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 매어 바느질할 수 없고 우물 앞에서 숭늉 달랄 수도 없는 일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일이다. 우리에게 닥친 위기의 규모와 수준이 간단치 않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이고 국민은 짧은 시간 안에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할 부담을 안게 됐다.운동장은 기울었다. 박 전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지리멸렬하게 분열된 보수진영의 홍준표(자유한국당), 유승민 후보(바른정당)의 지지율은 저조한 상태에서 답보 중이다. 미안한 얘기지만 극적인 상황의 반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두 당 모두 보수의 적자를 강조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훼손된 보수층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선도적 자기 혁신이 없었고, 여전히 작은 패권에 집착하고 있어서다. 사정이 이러니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대선판을 주도하고 있다. 진보와 진보형 중도세력이 보수 무풍지대에서 자웅을 겨루는 형국이다.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판이다.보수 유권자들은 빈손이다. 보수진영의 대표주자가 없는 대선판은 최초의 경험이다. 미증유의 변화는 늘 역사에 변곡점을 남긴다. 그래서 감히 보수 유권자의 선택이 한국 정치의 질적 변화를 가져오리라 예측해본다. 일각에선 보수층의 표가 갈 곳을 잃고 뿔뿔이 흩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는 속단이다. 보수층은 반세기 이상 정치적 이념적 지향을 함께해 온 경험을 공유한 집단이다. 보수적 정치패권의 부재를 보수 유권자의 몰락으로 등치할 수 없다. 오히려 보수 유권자들은 싫든 좋든 무조건 지지해야 할 보수패권의 부재로 인해 난생처음으로 전략적이고 실용적이며 정책 지향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자율권을 갖게 됐다.매우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보수 유권자의 집단적 자율권이 진보와 진보형 중도세력이 주도하는 대선의 판도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표심의 출구를 찾는 보수 유권자들에게 비상구를 열어주는 후보가 판세를 장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후보는 누구보다 강력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지만 바로 그 이유로 또 다른 패권정치의 혐의를 받는 역설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지지율이 박스권 안에서 머뭇대고 있다. 안철수 후보 역시 최근의 가파른 지지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역전의 결정적 지점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이기려면 지지기반을 확장해야 하고, 확장의 대상은 임 잃은 보수층뿐이다.문, 안 후보가 보수층으로 표를 확장하려면 보수진영의 안정희구 심리를 다독여야 한다. 안보와 역사문제, 산업화세력에 대한 균형적이고 실용적이며 통합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보수층을 안기 위한 비전제시를 위해 내부의 반발을 넘어야 한다는 점이다. 문 후보는 패쇄적 지지기반의 벽을 넘어야 하고, 안 후보는 호남 지지기반의 눈치를 봐야 한다. 누가 자기 내부의 벽을 깨뜨리고 상생의 대의와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십을 보일지가, 누가 우물을 탈출한 개구리가 될 것인지가 차기 대선의 관건이 될 것이다.두 야당 후보의 경쟁을 보수 유권자가 결정짓는 대선판도는 한국정치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새 대통령은 집권기반의 다양성을 확보함으로써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국가운영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보수정당에게는 보수 유권자의 실용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에서 혁신과 변화의 방향을 읽고 보수의 가치를 재창조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보수 유권자들의 무언의 요구가 한국 정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의미심장한 대통령선거 국면이 열렸다./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

2017-04-05 윤인수

[데스크 칼럼]인구대책, '학교 인구 교육'에서 답을 찾자

큰 돈 들이지 않고 장기적 효과보는 아이템실생활 접목 설명 이해 빨라 해결책도 속속미래인 아이들에게 교육 가장좋은 인구대책 초저출산 국가, 초고령화 사회, 인구절벽 등… 우리나라의 인구 실태를 보여주는 말들은 수없이 많다.저출산과 고령화 사회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솔직히 인구 문제를 얘기하는 자체가 너무 일상화된 나머지 관련 화두가 나올 때마다 '식상하다'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또 저출산 얘기야, 이렇다 할 대책도 없는데" "초고령화, 남의 일이 아니지만 어떻게 할 건데"하는 식이다.이런 속에서 인구정책과 관련된 각 기관의 속앓이는 심화되는 모양새다. 정부가 인구문제와 관련해 확고한 중심과 기조를 잡지 못하고 여러 정책만 양산하며 오락가락하는 사이 기관들도 지속적인 정책을 펴나가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형국이 됐다. 세금은 세금대로 쓰이고 있는데 결과는 시원치 않다보니 인구 관련 기관으로서 속앓이만 하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 인구정책 관련 회의에 참석했을 때 얘기다. "인구정책을 펴는 데 있어 처음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산모 대상 지원을 강화했다면, 어느 해에는 혼인율을 높여야 한다고 정책을 쏟아내고, 최근 들어선 부동산(집값, 전셋값)이나 사교육비 등 생활 전반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라 어디에 포인트를 둬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 관계자가 하소연했다.실제 십여년간 정부에서 쏟아낸 대책들을 보면 임신 및 출산 지원, 무상보육, 육아휴직, 일·가정 양립제도 확충 등 다양한 출산·양육 정책을 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어 보인다. 예산만 해도 지난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제정된 후 2006년~2015년까지 10년간 쏟아부은 돈이 총 81조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한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17명을 기록, 15년 이상 출산율이 1.3명 미만인 '초저출산 국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5명(추정치)으로 세계 224개국 중 220위로 최하위권이었다. OECD국가 중 꼴찌였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시행에 109조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저출산에 대한 사회적 책임 인식과 저출산 극복 인식개선 캠페인을 펼친다고 해서 일 이년에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투입대비 결과물은 초라하기만 하다. 한 인구정책 관계자는 "요즘은 일주일 단위로 인구통계치가 나오다 보니 담당자로서 느끼는 중압감이 너무 크다"고 하소연한다. 인구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이렇다 할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아 자괴감마저 든다는 것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지난해부터 일선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학교 인구교육'이라고 한다.사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나 실질적 혜택의 확대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국민 저마다의 인식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학교 인구교육'은 큰돈 들이지 않고, 장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아이템이다. 해당 교육의 강사로 나섰던 선생님들의 얘길 들어보면 다들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다. 한 강사는 "아이들에게 저출산·초고령화 사회에 대해 얘기하면 흥미도 떨어지고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런데 인구와 관련해 실생활과 접목해 설명하다 보면 이해가 빠르고 생각지 못한 해결책도 속속 꺼내놓는다. 아이들의 기발하고, 깜찍한 해결책 제시에 웃게 되는 일도 많다"고 말한다.흔히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라고 한다. 미래인 아이들에게 시키는 인구교육이 가장 좋은 인구대책이 아닐지./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7-04-02 이윤희

[데스크 칼럼]경기도지사, 대권후보 안되는 이유

'수도권규제 문제' 기업인·GB관계자들 몫 젊은층·서민들 교통·주거·환경에 더 관심'후보 되려면 도지사 하지 말라' 감히 주장국회 출입 기자로 활동하며 이런저런 기사를 쓰던 지난 2015년 5월 3일에 있었던 일이다."영남 충청권 의원들이 합심해 중첩 규제를 받고 있는 경기동북부지역에 대학마저 신설하지 못하도록 법안을 밀실 처리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분노의 목소리를 담아 전화로 이런 내용을 알려온 이는 경기북부지역 한 국회의원의 보좌관이었고 법안은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개정안(이하 미군공여구역법)'이었다.전후 사정은 이랬다. 4월 30일 금요일 오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서로 상반된 내용의 '미군공여구역법 개정안' 2개가 상정됐다. 이럴 경우 통상적으로 병합 심사가 이뤄지는데 이날은 1개의 개정안을 중심으로 의결이 이뤄졌다. 핵심 내용은 미군기지 반환 공여 구역이나 그 주변 지역에 한해 허용됐던 전국 대학의 이전 또는 증설을 수도권 내 대학으로 한정한 것으로 사실상 경기 동북부지역의 대학 신설이 어렵게 된다. 정부는 개정안을 반대했지만, 영남·충청권 의원들은 반강제적으로 밀어붙였다. 법안심사 소위에서 의결된 개정안은 오후에 열린 전체회의에서 단 6분만에 처리돼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겨졌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파악한 경기북부지역 국회의원이 보좌관을 통해 알려온 것이다. 개정안이 처리된 이후 영남·충청지역에는 축하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경기도에는 당연히 비상이 걸렸다. 이 개정안은 법사위에서 경기도·비수도권 의원들 간 고성까지 오가는 진통 끝에 발이 묶여 자동 폐기됐다.이는 경기도와 비수도권이 '수도권 규제' 문제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한 한 사례에 불과하다.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려는 경기도와 반대로 강화하려는 비수도권 간의 '총성없는 전쟁'은 지난 19대 국회내내 벌어졌고 20대 국회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바야흐로 '대선의 계절'이다. 각 당은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을 끝냈거나 진행 중에 있다. 이 경선에 전·현직 경기도지사 3명이 뛰어들었다. 남경필 현 지사, 손학규·이인제 전 지사가 그들이다.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다 막판에 접은 김문수 전 지사까지 더하면 이번 대선판에 이름을 올린 전·현직 지사는 모두 4명에 이른다.하지만 누구 하나 각 당의 대선 후보로 전국을 누빌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남 지사는 유승민 의원에게 완패했고, 손 전 지사와 이 전 지사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모두 대선 후보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대선 주자의 문턱에서 주저앉는 양상이다.그래서 감히…주장한다! 경기도지사는 대선 주자는 될 수 있을지언정 대선 후보는 될 수 없다고. 또, 주장한다. 그 이유는 '수도권 규제 문제' 때문이라고. 비수도권 지역에서 '수도권 규제 문제'는 대체적으로 생활밀착형이다. 개개인의 삶과 밀접한 연관을 갖기에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수도권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경기도에 반감을 품은 이들을 적지않게 접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경기도에서 '수도권 규제 문제'는 대체적으로 기업인과 그린벨트 관계자들의 몫이다. 아파트에 사는 젊은 중산층이나 일반 서민층들은 '수도권규제 문제'와 이해관계가 별로 없다. 경기도가 수도권 규제 완화를 주장해도 '그것이 나하고 무슨 상관이냐'며 교통·주거·환경 문제에 더 관심을 갖는다.'수도권 규제 완화'를 숙명처럼 껴안는 경기도지사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전국 선거 구도'라는 게 본인의 분석이다. 그래서 또다시 주장한다. 대선 주자가 되려면 경기도지사를 하고, 대선 후보가 되려면 경기도지사를 하지 말라고…./김순기 사회부장김순기 사회부장

2017-03-29 김순기

[데스크 칼럼]아이들을 위해 행복해 지자

'하늘의 별' 된 아이들 세상에 질문 던지듯 세월호의 슬픔·원망·가여움·분노 떠올라 수많은 의혹들 밝히고 더 당당하게 살아야아프다. 슬프다. 가슴이 무겁다. 어두운 물속에서 세월호와 함께 슬픔이, 원망이, 가여움이, 분노가 끌려 올라왔다. 세월호를 가득 채운 바닷물의 무게보다도, 세월호의 그 커다란 동체의 무게보다도 더 무겁고도 무거운 감정들이 세월호와 함께 물 밖으로 나왔다. 1만t이라는 세월호의 물리적인 질량인들 국민들의 가슴에 얹힌 무거움에 비할 수 있으랴. 그렇게 무겁고도 무거운 것들을 끌어안고 세월호는 3년 만에 캄캄한 어둠 속에서 떠올랐다.이제 세월호는 육지로 향한다. 켜켜이 쌓인 원망과 함께 커다란 반잠수 선박에 실려 목포 신항으로 온다. 녹슨 세월호 안에서 무엇이 나올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세월호 안을 가득 채운 원망과 분노의 폭탄이 무엇으로 점화돼 얼마나 큰 폭발을 일으킬지 예측조차 할 수 없다. 그 무시무시한 잠재력을 알기에 정치권이 숨을 죽인다. 가만히 지켜보며, 빌고 또 빈다. 그동안 원망을 품은 채 굳어버린 국민들의 가슴이 또다시 조각조각 부서지고 찢어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 달라고. 이제 그만 좀 아프게 해 달라고.드라마 도깨비에서 김고은의 대사였던가. "남은 사람은 또 열심히 살아야 해요. 가끔 울게는 되지만, 또 많이 웃고 또 씩씩하게. 그게 받은 사랑에 대한 도리예요."우리를 사랑했던, 그렇게 빛나게 웃던 아이들은 하늘의 별이 되었다. 그 아이들이 사랑했던 우리는 이렇게 남았다. 우리의 슬픔이 하늘에 닿으면 그 아이들이 또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그래서 우리는 더 열심히, 더 씩씩하게 살아야 한다. 그게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도리이니까.씩씩하게 산다는 것은, 열심히 산다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당당하게 산다는 것이다. 아파서 피하고, 슬퍼서 피하고, 두려워서 피하는 것이 어찌 씩씩한 삶일까. 그래서 세월호를 겹겹이 휘감고 있는 수많은 의혹들은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것이 어떤 모습이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별이 된 아이들과 남겨진 우리들이 억울하지 않고 슬프지 않고 어색하지 않게 그것들을 꺼내 놓은 후 갈무리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훌훌 털고 씩씩해질 수 있으니까. 참 묘하게도 세월호는 탄핵과 대선이 얽히고 얽힌 복잡한 와중에 세상에 나왔다. 기다리고 있다가 때맞춰 나온 것처럼. 마치 "자 이제 어떻게 하실래요?"라고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대답을 해야 하는 것은 우리다. 대답을 해놓고, 또 그 대답에 맞춰 살아야 하는 것도 우리다.대답은 저마다 다를지 모르겠다. 애초에 정답이 있는 질문은 아니니까. 하지만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어찌 됐든 우리는 이제 행복해질게. 더 슬프지 않고, 더 아프지 않고, 이제 행복 할게. 너희들이 우리를 걱정하지 않고 웃을 수 있게."참 행복하지 않은 나라에 살고 있어서, 그래서 아이들이 보기에 너무도 슬프고 아파서, 그건 아이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서, 그래서 "이제 행복해지겠다"고 대답하고 싶다. 우리 행복한 모습을 바라보는 아이들이 같이 행복해져서 밤하늘에서 빛날 수 있도록.힘겨운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하늘을 보자. 별이 된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늘 기억하자. 그리고 세월호에서 눈을 돌려 우리를 보자. 우리 곁에는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엄마 아빠를 바라보는 또 다른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에게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고, 우리는 그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니까 광화문을 가득 채웠던 촛불이, 또 다른 곳에서 휘날렸던 태극기가 다시 필요해지지 않게 하자. 또다시 촛불을 켜야 하는 것은, 태극기를 들어야 하는 것은 슬픔이고 불행이다./박상일 경제부장박상일 경제부장

2017-03-26 박상일

[데스크 칼럼]곧 다가 올 '동전없는 사회'

한은, 내달부터 시범운영 사업자 12개소 선정이젠 자판기 마저 동전 대신 지폐 원하는 시대주머니속 '찰랑 찰랑' 든든한 소리 추억속으로'찰랑~ 찰랑~'.'트로트' 노래 제목이 아니다. 광고에서 보았음직 한 바람에 머릿 결이 날리는 모습도 아니다. 얼마 전까지 보통 남정네 등의 주머니 속에서 흔히 들어 보았던 소리다. 그 소리는 바로 '동전'들이 부딪히며 냈던 울림이었다. 한때는 주머니 속에 동전들의 소리만 들어도 '든든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주머니 속의 동전들이 부딪치는 소리는 듣기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한국은행은 4월부터 시작되는 '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에 참여할 12개 사업자를 최근 선정하고 준비 작업을 거쳐 업체별로 시범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이에 이들 시범사업 업체들을 통해 현금으로 물건을 산 소비자는 거스름돈으로 동전을 받지 않아도 된다. 거스름돈이 동전일 경우 이를 각 선불카드에 충전할 수 있게 돼 주머니에 동전을 갖고 다닐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소비자들은 무거운(?) 동전을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한은도 동전 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한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화폐제조비용은 1천503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5년 1천440억원보다 4.4%(63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이중 동전(주화)을 만들기 위한 비용은 537억원이다. 이미 한은은 사회적 수요가 사라진 1원과 5원짜리 동전을 지난 2006년부터 제조 발행하지 않고 있다.특히 지난해에는 동전을 녹여 구리 등 원자재를 재활용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동전 훼손 행위에 대한 처벌을 두배로 강화했다. 주화 훼손에 대한 처벌을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높인 것이다. 이 법은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했다.동전에 이어 지폐도 머지 않아 사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은행권에서도 올해 9월부터 종이 통장을 폐지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현재 일반적인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은행 창구를 직접 찾아가기보다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돈(동전과 지폐)을 보내고 세금을 낸다. 물론 아직도 많은 사람이 ATM(현금자동입출금)기란 도구를 이용해 현금을 찾아 사용하고는 있다. 신용카드 대신 현금만 받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세금이 투명한 사회가 되면 이들 ATM기는 역사적 유물로 남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그래도 지금은 동전이 있어도, 이를 사용하고 싶어도 쓸데가 거의 없는 시대가 왔다. 한때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동전 자판기'. 이제는 '동전'이 아니라 지폐를 원하고 있다. 그만큼 동전을 쓸 수 있는 곳이 없어졌다. 일부 사람들은 동전을 거슬러 받기 싫어해 현금을 갖고 있어도 일부러 '신용카드'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나마 지폐를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는 시대가 곧 다가올 수 있다.이래저래 동전과 지폐가 푸대접(?)받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아쉬움도 크다. 주머니 속에 '찰랑 찰랑'거렸던 '든든한' 소리, 지갑 속의 두터운 지폐를 조만간 볼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마련'을 생각하며 집안 서랍 속에 빼곡하게 챙겼던 수많은 통장도 추억 속으로만 남기게 되는 시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만의 생각일까? 그래도 동전 없는 사회는 분명 좋아진 사회라고 믿고 싶다. '동전(지폐)'이 '신용'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2017-03-22 김신태

[데스크 칼럼]그야말로 고릿적 화재

소래포구 불, 800여년전 '강화 화재' 닮아당국, 고려 정부때처럼 배운게 전혀 없어최첨단시대 더이상 화재없도록 대책 시급지난 주말 새벽 소래포구에 불이 나 300개 넘는 좌판 점포 중 3분의 2가 잿더미로 변했다. 평소 소래포구의 주말은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 인천 시민만이 아니라 인근 경기도나 서울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눈앞에서 배가 드나드는 광경이 펼쳐지는 포구에서의 신선한 횟감은 보는 것만으로도 회가 동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서울 사람에게 소래포구는 남다르다. 소래포구의 큰불은 2010년 이후에만 벌써 3번째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졌다.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영문인가. 어떻게 같은 자리에서 같은 유형의 화재가 몇 년마다 반복될 수가 있는가. 그 사이 관계 당국은 뭘 했다는 말인가.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민다.소래포구 화재 사건으로 열을 받자니 800여 년 전 강화도에서의 잇단 대화재가 떠올랐다. '고려사절요'는 강화도로 수도를 옮긴 이후 10여 년 사이에 3번의 큰 화재가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1234년) 봄 정월에 큰바람이 불고, 대궐 남쪽 동네 수천 호의 집이 불에 탔다' '(1236년) 3월에 시가(市街)의 남쪽 동리 수백 가(家)에 불이 났다' '(1245년) 봄 3월에 강도 견자산 북쪽 마을 민가 800여 호에 불이 나서 죽은 자가 80여 명이었고, 연경궁까지 연소되었다' 이렇게 잇따라 큰불로 엄청난 피해를 본 고려 정부는 연경궁 소실 1개월 뒤에 가서야 대책을 내놓는다. 관청 건물에 맞닿아 있는 민가를 50척 거리까지 헐어서 공간을 확보해 불이 나더라도 관청까지는 번지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주민들은 어찌 되든지 관청만 안전하면 된다는 그런 식이었다. 이건 대책이라고 할 수도 없다.800여 년 전 강화의 화재와 지금 소래포구의 불은 여러모로 닮았다. 한적할 듯싶은 강화도에서 한 번 불이 나면 수천, 수백 호의 집이 불에 탔다. 그 피해 또한 막대했다. 화재 피해가 컸던 것은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에 있던 사람 대다수가 엉겁결에 강화도로 이주하면서 민가가 다닥다닥 붙어 지어졌기 때문이다. 몽골 침입 당시 개성에는 10만 호에 달하는 집들이 있었다고 한다. 30만에서 50만 명 정도는 살았다는 얘기다. 그들이 대부분 이주한 당시 강화는 개성 실향민의 신도시였다. 소래포구 또한 실향민들이 일군 관광지나 마찬가지다. 196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지금의 소래포구 일대에는 주민 수가 10여 명에 불과했다. 포구라고 할 것도 없었다. 6·25 전쟁 와중에 황해도 등지에서 피란 나온 실향민들이 강화나 인천 동구, 중구 등지의 원주민들에게 밀리고 밀려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척박한 곳을 찾은 게 바로 소래포구 터였다. 소래포구는 그렇게 성장해 지금에 이르렀다.이번 세 번째 소래포구 화재는 최첨단 시대를 사는 관계 당국이 800년 전 고려 정부처럼 그동안 두 번의 화재에서 전혀 배운 게 없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우리 국민은 안전과 관련해서는 당국에서 하라는 대로 하는 스타일이다. 여름철 태풍 예보 기관에서 센 바람에 창문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면서 테이프를 붙이면 안심할 수 있다고 하면 곧장 문구점이며 마트로 달려가 창문이란 창문은 빼놓지 않고 엑스 표시를 할 정도다. 이런 국민들에게 그동안 당국이 내놓은 것은 고려 때나 있을 법한 말 그대로 고릿적 대책이었다. 지금이 고려시대가 아니라면, 당국은 이제 더 이상 불이 나지 않을 그런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7-03-19 정진오

[데스크 칼럼]교활한 거짓말

마음이 바른 사람은 그 말도 신중하고안정되지 못하면 말도 속되고 급하다경청하고 현명한 판단 쉽고도 어려워스스로 잘났다는 사람, 주위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은 사람, 상사든 부하든 소홀히 여기고 주변 사람들을 얕보고 아첨만 일삼는 사람들의 말은 가볍고 교활하다.말이 교활한 사람들의 눈에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고, 남의 자리가 더 높아 보이기 시작하면 그땐 정말 답이 없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당연히 높은 자리와 부(富)다. 이미 열심히 노력해서 안된다는 것을 잘 아는 터라 다른 방법을 찾게 되는데 바로 조직의 리더에게 아부하는 것이다. 리더를 현혹하기 위해 꾸미는 말 대부분은 거짓말이다. 바로 위 상사를 험담해야 그의 자리에 오를 수 있고, 다른 사람보다 업무를 더 잘할 수 있다는 거짓말을 해야 동료의 좋은 거래처를 빼앗을 수 있다. 그들에게 '열심', '최선', '노력', '장담', '솔직, '억울'이란 말은 거짓말할 때나 쓰는 것이지 진심으로 일할 때 쓰는 말은 절대 아니다.말이 교활한 사람은 자리가 높아질수록 아첨이 점점 부풀어지고 끝내 상사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다. 그런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서면 매사를 독단으로 처리한다.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말만 따르라고 한다. 결국, 다른 사람은 틀리고 나만 옳다는 자만에 빠져 일을 그르친다. 열심히 일하지 않고 거짓말과 교활한 말로 속이고 꾀어 남의 자리를 빼앗고, 쉽게 부를 얻은 사람의 특징은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지위와 권력에만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자신이 맡은 일은 당연히 자신이 아닌 부하 직원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거짓과 교활함으로 얻은 자리나 부는 좋은 결말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천 번을 생각하면 한 번쯤은 지혜로운 생각을 한다고 한다. 거짓으로 남의 것을 빼앗으면서 약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들을 잠시 겁주고 속였다고 생각하겠지만, 결국 그들에 의해 벌 받게 마련이다. 우린 이미 동서양의 역사에서 힘없고 어리석다고 여겨졌던 '민초(民草)'들이 들고 일어서 부정한 권력을 엄단하는 모습을 보았다. 겸손으로 얻는 것도 사람이고, 교만으로 잃는 것도 사람이다.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지 않으면 사람에 의해 망한다는 얘기다.문제는 말하는 것보다 제대로 듣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어수선한 시국에 여기저기서 말들은 많은데 들을 말이 시원치 않다. "겸허하게 여러 의견을 들으면 현명해지고, 한쪽의 말만 들으면 아둔해진다"는 말은 귀가 따갑게 들어왔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잘못을 들춰내거나 문제를 지적하는 말에는 반감(反感)을 쉽게 드러내면서 치켜세워주고, 잘한다는 말은 달콤하게 느껴진다. 아첨의 말에는 "저 사람 제대로 볼 줄 아네"지만, 잘못을 지적하는 쓴소리에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하는 말은 "뭐 저런 게 다 있어"다. 여씨춘추에서는 "망국의 군주에게는 직언할 수 없다"고 했다. 망국의 군주는 쓴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고, 이미 주변에 간사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는 얘기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고치고 바로잡아야 한다. 말의 잘못도 그렇다.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 없다지만 말로써 바로잡을 수 있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자신의 거짓말을 시인하고 진실을 얘기하는 것이다.말로 사람을 속이려는 사람을 경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귀 기울여 듣는 '경청(傾聽)'이다. 속이려는 말을 가려듣는 것은 현명한 일이다. 특히 상사일수록 조직의 리더일수록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구분할 줄 알아야 조직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다. "마음이 정한 사람은 그 말도 신중하고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면 그 말이 속되고 급하다"고 한다. 귀 기울여 듣고 현명하게 판단한다는 것은 쉽고도 어려운 일이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7-03-16 이진호

[데스크 칼럼]대선, 5대 관전 포인트

'진보-보수정권 10년씩 주기'로 집권 성공'야권후보 경선'·'개헌 vs 호헌 싸움' 관심'反文세력' 스크럼 짤지… '다자구도' 주목헌법재판소가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인용결정함에 따라 조기 대선정국이 열렸다. 박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가결로 그날로 전직 대통령이 됐다. 헌재가 인정한 탄핵소추 사유는 박 전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지속적으로 숨기고 헌법수호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을 위해 기업의 재산권·경영자유를 침해했으며 청와대 문건 유출을 지시 방치해 공무원 비밀엄수의무도 저버렸다는 것이 핵심요지이다. 이에따라 60일간의 대선 레이스 총성이 울렸다. 여야 정치권은 사실상 5월 9일을 제19대 대통령 선거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선거일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결정한다.정치권은 지난 연말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대선경쟁이 갈수록 무르익어가면서 5대 관전 포인트가 국민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짧은 대통령선거 기간동안 관전 포인트가 어떻게 출렁거리고 어떤 이유로 용솟음 치는지 관심을 갖고 쳐다봐야 한다.가장 먼저 들여다 볼 대목은 '진보-보수정권 10년 주기설'이다. 박 전 대통령은 5년 만기를 채우지 못했지만 직선제 이후 보수측 노태우-김영삼 정권에 이어 진보측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10년을 집권했다. 이후 다시 보수측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들어섰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보측 인사가 정권을 잡을수 있는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진보는 분열로,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정치권의 속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다음으론 '야권 대선후보 경선'이다. 야권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합계가 60%가 넘어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대선경쟁 후보인 문재인 전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빅3의 지지율이 50%를 넘는 현실을 반영하면 진보정권 수립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들의 관심도 당연히 민주당 경선에서 누가 승리를 쟁취해 낼지 주목을 끌고 있다. 당선가능성이 높다보니 국민참여 선거인단 규모도 이를 반영하듯 200만명이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간 경쟁이나,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승민 의원간 경쟁, 자유한국당의 대선 경쟁등은 국민들의 관심도에서 다소 멀어진 느낌이다.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들의 대선후보 경선은 사실상 흥행에선 성공하기 어려운 형국이다.세번째의 관전 포인트는 '개헌 VS 호헌' 싸움이다. 대선전 개헌을 매개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탈당하면서 개헌론이 불붙고 있다. 중도·보수층이 개헌을 매개로 통합에 나서면서 김종인 전 대표와 손학규 전 지사,유승민 의원 등 대선주자들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개헌이란 빅 텐트로 결집해 단일대오로 모이느냐가 관건이다. 문재인 전대표가 호헌에 가깝고 나머지 후보들은 개헌측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네번째로 점검해 볼 것은 여론조사 절대 강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반문재인'세력의 스크럼이 짜여질수 있느냐이다. 친문 패권주의로 불리는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확고부동한 3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외연 확장이 부족하다는 단점속에 견고한 콘크리트 지지층을 갖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절대강호 문재인을 견제하기 위해 나머지 후보들간의 합종연횡이 이뤄질지 두고 볼 일이다. 마지막으로 점검할 것은 양자대결이 아닌 '다자 구도'형성이다. 역대 대선은 대부분 보수-진보간 양자 대결구도였다. 그러나 이번엔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가장먼저 대선후보로 확정된 가운데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민주당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최종 결승선까지 완주할수 있는지 구경꺼리이다. 중도포기나 기권하는 정당 후보가 속출하지는 않는지 지켜보자.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정치권을 외면하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그러나 내일의 희망을 위해선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들이 정치를 외면할때 그 밥에 그 나물들이 사리사욕을 맘껏 채운다. 국민들이 두눈 부릅뜨고 견제·감시에 나설때만이 후손에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줄수 있다. 그래야 박 전 대통령 같은 탄핵 국면을 다시는 만나지 않을수 있다./김학석 정치부장(부국장)김학석 정치부장(부국장)

2017-03-12 김학석

[데스크 칼럼]김종 전 차관과 어느 심사위원장의 차이

윗선 싫어한다고 '박태환 올림픽 포기' 종용美展 심사위원장, 화가와 사이 안 좋았지만뛰어난 작품에 흔들림 없이 '최우수상' 선정얼마 전 인천의 한 체육계 인사로부터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다. 인천시가 박태환의 재영입을 추진할 때였다고 한다. 그 체육계 인사는 당시 유정복 인천시장을 거들어 박태환의 인천시청 재영입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에게 문광부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의 요지는 '위에서 싫어하는데 왜 굳이 박태환을 영입하려느냐'는 것이었다고 한다. 김종 전 차관이 박태환에게 리우 올림픽 출전 포기를 종용한 사실이 이미 드러난 만큼 그 '윗선'은 짐작이 가능한 터다. 대통령이 문광부 관계자를 '나쁜 사람'으로 낙인찍을 정도이니, 그 윗선의 수위는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여러모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한마디로 이 일화는 중앙의 스포츠 권력이 지역에까지 마수의 손길을 뻗쳐 스포츠는 물론 지방자치의 본질마저 훼손하려 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어쨌거나 눈 밖에 났다는 이유로 한 선수의 미래마저 짓밟으려 한 권력의 집요하고 추악한 이면이 드러났다는 사실은 적잖이 충격적이었다. 물론 이보다 더한 체육계 농단 사건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웬만한 비리에는 '만성'이 돼 있었지만, 빗나간 권력의 속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정도면 복수를 조직의 행동강령으로 삼고, 끝까지 찾아가 무참히 제거해 버리는 영화 속 조폭과 무엇이 다른가. 이 대목에서 그 체육계 인사, 그리고 인천시가 '윗선'의 압력에 굴복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 본다.박태환은 지난해 10월 전국체육대회에서 올림픽 메달권 기록에 근접하는 성적을 냈다. 이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4관왕에 올랐고 12월 캐나다에서 열렸던 쇼트코스 세계수영선수권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앞서 뛰었던 올림픽에서의 초라한 성적표를 상쇄시키는 결과물들을 쏟아낸 것이다. 사실 올림픽에서의 부진은 김종 전 차관의 스포츠 농단과 맞물려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훈련에 매진해야 할 선수가 마음고생으로 시간을 보내야 했으니 성적이 좋았을 리 만무하다. 박태환은 인천시의 지원에 힘입어 올림픽 이후 이를 악물었고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다시 입증했다. 만약 인천시가 박태환을 받아들이지 않았더라면 이 걸출한 수영선수는 더 이상 물살을 가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 체육계 인사는 "요즘에서야 소신을 갖고 외압에 맞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그 인사의 얘기를 전하면서 김종 전 차관을 들먹이다 보니 예전에 책에서 접한 에피소드 하나가 떠오른다.한 미술대전에서 심사위원장이 출품작들을 둘러보며 심사를 할 때였다, 한 그림 앞에서 심사위원장의 표정이 굳어졌다. 출품자가 심사위원장과 사이가 안 좋기로 미술계에 널리 알려진 화가였기 때문이다. 심사위원장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XXX"라는 욕설이었다. 이어 그는 "그림 하나는 잘 그린단 말야"라고 말끝을 흐리고는 다른 그림으로 눈길을 돌렸다. 주위 사람들은 그 화가의 입상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그 작품에는 '최우수상'이라는 리본이 달렸다.대통령 탄핵 선고일이 다가올수록 그 심사위원장과 김종 전 차관과의 간극이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권력자들이 '공'과 '사'의 사이에서 흔들림이 없었던 심사위원장의 반의 반만 닮았어도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듯싶다./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7-03-08 임성훈

[데스크 칼럼]2017년 봄, 대한민국은 위기다

광장열기에 빌붙는 정치인·대권주자들욕먹을지라도 발길 돌리는 용기 보여야헌재 결정전 '승복' 약속 위기극복 첫발어둡고 음습한 기운이 대한민국을 짓누르고 있다. G2,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이 대한민국을 패권 관리의 척도로 삼아 맹렬하게 맞붙었다. 미국은 대한민국 남쪽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를 서두르고, 중국은 사드 배치 예정지 정밀타격까지 거론하며 대한민국을 적대적 수준으로 압박중이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를 비롯한 한국 기업의 중국내 경제활동을 마비시킨데 이어 자국민의 한국여행까지 봉쇄했다. 북한핵의 최대 피해자인 대한민국이 미국과 중국의 북핵 관리를 둘러싼 갈등에 짓눌리는 아이러니가 슬프다. 미 행정부가 한반도에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검토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G2 사이에서 대한민국이 고민해야 할 생존전략은 더욱 복잡미묘해지고 있다.대한민국에 깃든 불온한 기운의 발원지는 북한이다. 20대의 김정은은 고모부 장성택을 처단한 마수로 이복 형 김정남의 목숨도 거두었다. 권력의 장애물이라면 혈족의 목숨마저 거두는 결단은 그가 권력의 속성을 터득한 전제적 지도자라는 증거다. 그의 폭주가 취약한 정통성을 감추기 위한 만행이고, 결국 그 만행의 결과로 북한 엘리트들과 주민들이 그를 몰아낼 것이라는 낙관은, 그야말로 희망사항이다. 바다와 육지에서 대륙간탄도탄이 성공적으로 발사될 때마다 터트리는 김정은의 파안대소에 미국, 중국, 일본이 긴장하고 있다. 그는 20대의 철 없는 망나니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힘의 질서에 정통한 천부적 정치 승부사일지 모른다.김정은의 핵무장 질주와 이로 촉발된 대한민국에 집중된 불온한 국제정세로 모골이 송연해야 마땅한 상황이다. 위기의 관리와 극복을 위한 비상한 대응이 한창이어야 당연한 시국이다. 그런데, 정말 대단한 대한민국이다. 밖에서 몰아닥친 한파를 내부의 열기로 이겨내고(?) 있다. 탄핵정국의 열기가 국제정세의 한파를 녹이는 형국이다. 중국의 비이성적인 사드보복이 노골화된 지난 주말 각 정당은 중국에 자중을 촉구하는 형식적인 논평 한장으로 대응한게 전부였다. 대신 각당의 주요 대선 예비후보들은 촛불 민심과 태극기 군중이 벌이는 탄핵내전의 한복판으로 달려갔다. 예비후보들 대부분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민심과 이를 반대하는 민심의 충돌로 발생한 열기를 자신의 대권 에너지로 전환하려 기를 쓰고 광장을 찾는다. 광장행을 거부한 주자들도 있지만, 광장의 동력을 거부한 대가로 그들의 지지율은 남루하다.광장에서는 북핵, 사드, 중국의 도발, 일본의 망언, 국정교과서 등등 우리의 문제와 현안들이 정략적으로 해석돼 적대적 대치의 빌미로 전락한다. '촛불'도 대한민국을 위하고 '태극기'도 대한민국을 걱정한다지만, 정작 그들이 위하고 걱정하는 대한민국은 두동강의 위기를 향해 질주중이다.기사소설에 푹 빠져 자신을 편력기사로 착각한 돈키호테는 "약한자 가난한자를 돕기 위해 운명이 부여하는 그 어떤 모험에도 내 힘과 내 한 몸을 내던질 굳은 결의를 품고 모험을 찾아 고적한 들판을 헤매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을 로맨틱한 옛시절의 기사로 착각한 대가는 조롱과 수모 뿐이다. 광장으로 달려가는 대한민국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과거의 기사도에 열광해 풍차에 돌진하는 돈키호테를 본다. 우리의 진보와 보수가 혁신없이 퇴행적인 편가르기로 내부 패권에 몰두하는 동안 북한은 핵무장을 완료했고, 중국은 중화주의를 재건해 우리를 속국으로 여기고, 미국은 동맹의 이익보다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는 이기적 국가로 변했고, 일본은 여전히 후안무치한 역사관으로 우리를 조롱하고 있다.돈키호테의 종자 산초 판사는 앞뒤 없이 질주하는 주인에게 "비겁함과 무모함 양 끝 사이 중간쯤에 용기가 있다"고 말한다. 위기의 징후들이 대한민국을 유령처럼 배회중이다. 광장의 열기에 빌붙는 대한민국 정치인, 대권주자들이 무모해 보인다. 비겁하다 욕먹을지라도 무모함의 끝에서 발길을 돌리는 용기를 보여줄 때다.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 전에 여야 정당과 대권주자들이 조건없이 모여 '헌재 결정 승복'을 약속하자. 그 약속으로 부터 위기 극복의 첫 발을 떼야한다./윤인수 편집국 국차장 (총괄부국장)윤인수 편집국 국차장 (총괄부국장)

2017-03-05 윤인수

[데스크 칼럼]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 두번 울리지 마라

배상금 생존자 1억·사망자 2천만원생사여부 따라 금액 다른것도 웃긴데6월까지 안 받으면 못준다니 협박인지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다.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끌려가 일본군 위안소에서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한 여성이 가해자인 일본으로 부터 배상금을 받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그간의 삶과 역사적 인권적 차원에서 이들에게 제대로된 공식 사과와 법적배상이 이뤄져야 마땅하다.다 차치하더라도 노동권리로만 따져도 강제노동금지 규약 위반에 해당되는 사안인 만큼 적절한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 실제 한국과 일본의 노동조합들은 국제노동기구(ILO)에 군위안부 동원이 ILO의 '강제노동금지규약' 위반이라는 문제를 제기한 바 있고, ILO에서는 '일본의 위안부 동원 및 착취가 ILO규약 위반이며,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적절한 배상을 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채택되기도 했다.얼마전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을 방문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취재 겸 종종 들르는 곳인데 할머니들의 안부를 묻다 전해들은 얘기에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다.내용은 이렇다. 이곳에 계신 할머니 한 분이 잠시 고향에 다녀오겠다 하셨다. 며칠 뒤 지방에 내려갔다 올라온 할머니의 얼굴이 유난히 어두웠다. 평소와 다른 모습에 이유를 여쭈니 대뜸 '미안하다'는 말부터 꺼내셨다고 한다.이곳 관계자는 자세한 얘기를 듣지 않고도 직감했다. 화해재단을 통해 돈을 받으셨구나.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에는 할머니가 가족들과 시내에 나가 식사를 하시겠다고 하셨는데 그날 재단관계자들을 만나 서류에 사인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때에도 할머니며 그 가족들이 미안하고 씁쓸한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나눔의 집의 경우, 생활중이신 10분의 할머니 중 4분이 재단이 주는 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문제는 이 돈이 일본의 진정성 담긴 공식사과를 통한 배상금이었다면 할머니들이 떳떳하게 수령하셨을텐데 아쉬운 대목이 많다. 지난 2015년 12월28일 한일 위안부 합의가 이뤄진지 일년하고도 2개월이 지났다.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어떤 정부에서도 다루지 못하고 포기까지 했던 어려운 문제였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상의 걸 받아내서 제대로 합의가 되도록 노력한건 인정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합의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합의 과정에서 정작 피해당사자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입장은 반영되지 않아 당시에도 합의 무용론이 제기됐다. 일본 정부는 합의에 따라 내각 총리대신 명의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현하고, 10억엔을 출연해 위안부 피해자 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진정성이 의심된다. 지난해 10월 아베 총리에게 '위안부 피해자에 사죄편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느냐'는 한 일본 중의원의 질의에 그는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해 논란이 된데 이어 최근에는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며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정말 이럴려고 합의한 것인가.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재단에서 개별적으로 주는 돈이 생존자는 1억원, 돌아가신 분은 2천만원이라고 얘길 들었다. 살았느냐 죽었느냐에 따라 금액이 다른 것도 웃긴데 올 6월까지 안 받으면 못준다고 하니 이건 협박을 하는 건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누가 죄인인가' 뮤지컬 영웅의 하이라이트 대목인데 자꾸 되뇌어진다. 일본군 위안부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의 눈에 눈물짓게 만드는 이, 진정 누가 죄인이란 말인가./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7-03-01 이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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