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지방선거 1년 앞으로

지역 정치권 '지방선거'로 무게중심 쏠려출마예상자 잰걸음 현 자치단체장 레임덕진보진영 3연승·야권 반격 여부 관전포인트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당선으로 막을 내린 대통령 선거가 한 달(5월9일) 조금 넘었다. 중앙 정치권은 문재인 정부의 조각과 후속인사, 그리고 이를 견제하기 위한 야권의 움직임 등 여야 간 치열한 기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초반 민심잡기에서 밀리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도 험지와 같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장관 청문회에서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결정적 하자가 없다며 청문채택 강행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5대비리(병역면탈, 세금탈루,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논문표절) 공직 배제 원칙에 어긋나는 장관후보자는 낙마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에 지역 정치권의 관심은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2018년 6월13일)로 급속히 쏠리고 있다. 현역 자치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물론이거니와 출마예상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동문 체육대회와 향우회 등 지역 내 각종 대소 모임에 출마예상자들이 얼굴을 내밀고 눈도장을 찍고 있다. 차기 도지사 선거를 겨냥한 정치권 인사들도 줄잡아 20여명에 이르고 있다. 시장 군수 출마를 저울질하는 후보들도 자치단체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대략 10~20명이 거론되고 있다. 지방의회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인사들도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협위원장이나 지역위원장을 찾아 눈맞춤에 여념이 없다.덩달아 자치단체장의 리더십이 현장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지 못하는 레임덕도 시작됐다. 임기말에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경기도의 경우에도 경기도시공사 사장 임명을 놓고 노조까지 반대하고 나서자 남경필 지사가 임명을 늦추고 있다. 한국도자재단 대표는 몇 달째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공석으로 놔둔 채 사실상 방기하고 있다. 이달 말이면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원장도 임기만료가 돼 서둘러 후임자를 물색해야 한다. 산하단체의 대표 선임이 늦어지면 업무공백으로 이어져 총체적 레임덕으로 돌아온다. 그 폐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오게 된다. 도정·시정 공백을 초래할 수 있는 레임덕은 인사로 풀어야 한다. 지방의원들도 임기 1년을 앞둔 현재 집행부에 대한 견제구가 잘 듣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임기 초반에는 각종 자료요구 시 즉각적인 피드백이 왔는데 요즘은 깜빡했다며 대응 속도가 느려지면서 레임덕을 피부로 느낀다고 한다. 이 틈을 지방선거(시·도지사, 시장·군수, 시·도의원, 시·군·구의원) 출마예상자들이 파고들고 있다. 유력 출마후보들은 벌써부터 공직자들에게 공약 마련을 위한 각종 자료를 요구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으로 대변되는 진보진영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며 선출직 3종 세트를 연거푸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앞서 2014년 지방선거 압승에 이어 2016년 총선에서도 다수당의 지위를 거두며 야권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보수정권 9년 동안 진보진영은 지방선거(2010년, 2014년)에서도 연이어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으로 대변되는 보수진영은 앞선 2번의 지방선거에서 연전연패를 당해 최악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경기도의회를 포함한 현재의 지방권력도 더불어민주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여권 기초 단체장이 곳곳에 널려 있다. 이번에도 진보진영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3연전을 승리로 장식하게 될지 아니면 야권의 대반격이 시작될지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 줄 것인지, 반대로 견제에 나설 것인지가 내년 지방선거를 보는 관전 포인트의 시작이다./김학석 정치부장김학석 정치부장

2017-06-11 김학석

[데스크 칼럼]사라지는 것들과 주차장

100년 가까운 애경사 건물 순식간에 사라져 동화마을 주차장 만들기위해 철거 한다지만편의위한 사라짐에 많은 이들 일쑤 '아쉬움''사라지는 것들은 일쑤 우리를 그리움에 젖게 한다'.기자 초년병 시절, 한 선배의 글에서 접했던 문장이다. 수인선 협궤열차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담았다는 설명을 어렴풋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문장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은 '일쑤'라는 단어의 쓰임새 때문이다. 여기에서 '일쑤'는 명사가 아닌 부사로 쓰였다. 명사로서의 '일쑤'로 문장을 재구성한다면 '사라지는 것들은 우리를 그리움에 젖게 하기 일쑤다' 정도로 쓸 수 있겠다. 그러나 '일쑤'가 '드물지 아니하게 흔히'란 뜻의 부사로 활용된 서두의 문장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단어의 위치(정확히는 품사) 하나 바뀐 것인데 더 절절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것 같다.얼마 전 오래된 건축물 하나가 사라지는 현장에서 이 문장을 다시 떠올린 적이 있다. 인천 중구 송월동 애경사 건물의 철거 현장에서다. 무너져 내린 벽돌 더미와 목재 부스러기….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옛 건축물의 잔해에는 '사라진 것'이 토해낸 허무와 비애가 깃들어 있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이 건축물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데는 두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인천시 중구가 지난달 30일 이른 아침 인근 동화마을의 주차장을 조성한다며 전격적으로 철거작업을 단행한 것이다.비록 법적으로 보호받는 문화재는 아니라 하더라도 인천의 개항 초기 주요 산업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자료라는 게 이 건축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 중구는 인근 동화마을의 주차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건축물을 허물었다. 물론 중구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주차난으로 인한 주민과 관광객들의 불편을 외면할 수 없고, 10여년 전부터 건물에 고물상이 들어서면서 환경 피해를 호소해 온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을 수도 없었을 터이다.중구와 주민들의 입장 모두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사실 주차장을 조성하기 위해 근대건축물이 헐린 사례는 애경사뿐 만이 아니다. 인천 최초의 소아과로 알려진 신포동 자선소아과, 근로보국대합숙소, 조일양조장과 동방극장 등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건물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공교롭게도 주차장이 들어섰다.자동차는 대표적인 현대문명의 이기(利器) 중 하나다. 그런 면에서 주차장은 현대문명이 제공하는 편의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인프라라 할 수 있다. 결국 이들 주차장은 현대사회에서 오래된 것의 가치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증거물인 셈이다.이처럼 '편의를 위한 사라짐'은 '오래된 것'의 숙명일까? 애경사 철거현장을 보기 위해 옆 건물 계단을 오를 때, 참담한 표정으로 벽돌더미를 내려다보던 한 사진작가와 마주쳤다. 오래전에 애경사를 촬영한 적이 있다는 그는 "건물은 그대로 두고 내부를 주차장으로 활용했어도 되었을텐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말처럼 건물 내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거나, 아니면 애경사 건물이 비누공장이었던 점에 착안,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비눗방울 이벤트나 스토리텔링으로 동화마을과 연계하는 방안 등이 행정관청 주도로 논의됐다면 어땠을까? 실현 가능성은 차치하더라도, 최소한 많은 이들이 일쑤 아쉬움에 젖지는 않았을 듯싶다./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7-06-07 임성훈

[데스크 칼럼]쿠바 위기와 한반도 위기

트럼프와 케네디, 시진핑과 흐루시초프 달라북한, 문제해결의 까다로운 주체로 몸집 불려'한반도 위기' 文대통령 초인적 외교역량 요구 북핵 관리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치가 예사롭지 않다. 미국은 국제사회가 포괄적이고 전면적인 대북제재로 북한의 핵 보유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외교적 립서비스로는 이에 동조하면서도 실제로는 북한 핵을 현 수준에서 관리하겠다는 태도다. 사드(THAAD)는 북핵 문제로 충돌하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적 대립을 상징한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 본토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기 전에 중국이 북한을 관리해주기를 원한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탄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중이다. 미국으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선택한 것이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의 한반도 전개였다. 중국은 이를 전혀 다르게 해석한다. 요지는 사드가 북한용이 아니라 중국용이라는 것이다. 사드체계의 핵심인 강력한 레이더가 중국 감시용으로, 미국의 동북아패권 주도 의지가 담겨있다고 반발한다.북핵과 사드를 둘러싼 미·중의 대립은 미·소간의 1962년 쿠바위기를 연상시킨다. 1962년 당시 소련은 미국의 턱 밑인 쿠바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했다. 단초는 1년 전 미국이 쿠바의 카스트로 체제를 전복하기 위해 쿠바 난민을 앞세워 무장 쿠데타를 시도했다 실패한 피그스만 사건이었다. 소련은 사회주의 동맹국 쿠바를 방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전격적으로 미국의 앞마당에 핵미사일을 꽂았다. 미국 대통령 케네디는 절체절명의 정치적 위기에 빠졌고, 케네디의 위기는 세계의 위기였다. 미국내 강경파의 주장대로 쿠바를 폭격한다면 그것은 곧바로 인류의 멸절을 부를 핵전쟁을 초래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쿠바의 소련 미사일 기지를 용납한다면 미국의 리더십은 나락에 떨어지고 미국의 안전이 결딴날 판이었다.결국 핵전쟁으로 인한 공멸의 공포가 미국의 케네디와 소련의 흐루시초프를 협상의 장으로 이끌었다. 미국은 쿠바 불침공과 소련의 앞마당인 터키에 배치한 핵미사일 철수를 약속했고, 소련은 쿠바에서 미사일을 철수시켰다. 케네디는 쿠바위기를 종결하자마자 소련에 핵실험 금지 조약을 제안했다. 쿠바위기가 세계를 '운명의 날'에 직면하게 했던 악몽을 함께한 케네디의 제안에 흐루시초프가 호응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하핵실험을 제외한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부분적 핵실험 금지조약'이 그해 체결됐다. 조약 발효 직후 케네디는 암살됐지만, 1963년 한해의 여정으로 케네디는 역사적 인물로 기록됐다.쿠바위기와 한반도위기는 양극패권의 충돌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미·소의 충돌이 미·중의 경쟁으로 바뀌었고, 분쟁의 진원이 쿠바에서 한반도로 옮겨졌다. 하지만 현재의 한반도위기는 쿠바위기에 비해 위기의 다층적 양태와 당사국의 다자화로 인해 한층 심각하고 복잡하다. 미국은 미 본토를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실질적인 위협으로 규정하고 있다. 경제봉쇄는 물론 북핵기지 정밀타격을 거론한다. 중국은 미국의 사드전개를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해, 한국을 겨냥한 경제보복을 단행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사드 정밀타격 가능성도 언급했다. 또 미국의 트럼프는 케네디와 중국의 시진핑은 흐루시초프와 다르다. 북한은 관리 가능한 종속변수가 아니라 문제해결의 까다로운 주체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대한민국은 미·중 패권의 한복판에서 북한의 핵위협을 마주하는 형국에 서 있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 이들 중 누가 방아쇠를 당기든, 끔찍한 재앙은 모두 우리의 몫이다.문재인 정부의 최대 현안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한반도위기의 관리와 해소이다. 현재의 한반도위기는 문 대통령에게 초인적인 외교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이 케네디와 같이 위기를 종결하고 한반도 데탕트를 실현하는 외교적 반전을 이루어내길 바라고 또 원한다. 그래서인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냉대받는 외교현실이, 국방부를 기강문란 조직으로 낙인찍는 현실이 영 불편하다./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

2017-06-04 윤인수

[데스크 칼럼]문학계 거목 시인 고은 혼돈에 서다

이중규제에 시달리는 광교산 일부 주민들 무상 제공한 주택 거론 시인향해 "떠나라"생각지 못한 고민 안겨드렸나 싶어 '착잡'내기라도 할 기세다. 조금 보태서 얘기하면 말이다.지난 2013년부터 수원에 거주하고 있는 고은 시인과 관련해 최근 벌어진 일련의 일들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정작 시인 본인은 아무런 입장표명도 하지 않고 있는데 수원을 '떠난다' vs '떠나지 않는다' 식으로 말들이 무성하다.일련의 일들을 정리해보자. 지난달 중순께 수원 광교산주민대표협의회 소속 광교산 주민들은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법 등 이중 규제 때문에 주민들은 주택 개·보수조차 마음대로 못하는데, 수원시가 시인은 특별대우를 하고 있다"며 고은 시인의 광교산 퇴거를 주장하고 나섰다. 시인의 집 앞은 물론 수원 광교산 입구에 수원시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은 주택을 거론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고은 시인을 향해 떠나라는 내용의 현수막까지 내걸었다.일이 이렇게 되자 수원시 주민자치위원장들을 비롯 수원지역 문인들은 "고은 시인을 지키고, 문학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지역을 대표하는 수원문인협회의 경우,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 문학계의 큰 별로, 인문학 도시 수원의 문화브랜드를 더 높이고자 삼고초려 끝에 모셔온 분이다. 그런데 지금 몇몇 시민의 금도를 벗어난 행동에 우려가 깊다"고 말했다. 사실 해당 협회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수원시가 대표성,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시민 혈세인 부지까지 제공해가며 고은 시인 문학관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기만 행정"이라면서 "고은문학관이 아닌 수원문학관을 건립해야 한다"며 고은 시인 측과 날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누구보다 앞장서 시인을 지키는데 전력을 다하겠다며 굳은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문단 입장에서 맏어르신 같은 분을 휘둘리게 한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데 공감했을 터이다.솔직히 사안 자체만 놓고 본다면 이번 일은 이중 규제에 시달리는 일부 주민들이 격한 감정 속에 주장을 펴려다 일어난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다. 시인 본인도 이렇다 할 언급이 없으시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거처 문제를 놓고 공론화되는 양상이다. 혹자는 시인이 지인들을 통해 '수원을 떠날 생각이 없다는 의중을 보였다'는 얘기도 있고, 또 다른 쪽에선 '더 이상 수원에 있을 수 있겠냐는 심경을 털어 놓았다'는 정반대의 말까지 나돌고 있다. 도대체 시인의 의중을 전달한다는 '지인'들의 정체가 누구인지도 궁금하고, 시인은 한 분인데 왜 다른 얘기가 나오는 것인지도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한 발 더 나가 최근엔 시인이 고향인 군산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자, 일부 군산시민은 '이번 기회에 시인을 모셔와 창작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시인이 지난달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만인의 방'을 조성키로 하고, 시인의 소장품을 기증받아 안성의 서재를 재현하기로 했다는 것에도 큰 의미를 부여, 서울시와도 어떤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당혹스럽고 급박해진 것은 수원시가 됐다. 이에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 30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수원시가 불법적으로 한 게 없다. 삼고초려로 모셔온 보물을 걷어차려는 행동에 시가 아무 일도 못 한다면 무슨 꼴이겠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한다. 수원시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이렇다 할 대책을 내 놓기도 애매하고 복잡할 심경일 것이다.시인 입장에서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름 수원지역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해 왔고, 안정을 찾으며 창작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에서 흔들어 놓다니'. 이런 심정이 아닐까. 집 앞에 있는 현수막을 볼 때도 착잡할 것이다. 큰 틀에서 보면 시인의 거주지는 수원이지만 그는 수원만의 시인이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이다. 시인의 작품세계에 대해 잘 모르는 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고은' 시인이라는 존재를 모르는 이는 적을 것이다. 그는 그 자체로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계 거목이다. 시인에게 문학적 고민의 깊이를 더하게끔 수원으로 모셔왔는데 생각지 못한 고민을 안겨드리는 것 아닌가 마음이 좋지 않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7-05-31 이윤희

[데스크 칼럼]돈은 돌아야 돈이다

수출 늘고 대기업 이윤은 엄청난데서민 손엔 돈 없고 '백수' 넘치는 현실새 정부 '돈맥경화' 악순환 해결 기대출근 준비를 마치고 나올 때 세 가지를 챙겨 넣는다. 자동차 열쇠, 휴대전화, 그리고 지갑이다. 자동차 열쇠와 휴대전화는 차에서 바로 꺼내 놓으니 좀처럼 잊는 일이 없지만, 지갑은 가끔 깜박하는 날이 있다. 뒤늦게 뒷주머니가 허전한 것을 알았을 때 난감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꼼짝없이 사무실에 붙어앉아 눈치만 봐야 한다. 저녁 약속이라도 있는 날이면 정말 큰 일이다. 그 난감함을 피하기 위해 한때는 차에 비상금이나 신용카드를 숨겨놓기도 했다. 그만큼 돈에 매여 사는 셈이니 어찌 보면 씁쓸하기도 하다. 돈 만큼 우리 곁에 늘 붙어있고,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또 있을까? 돈이 생겨서 웃고, 돈 때문에 싸우고, 돈이 없어 슬프고, 돈을 쓰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아마도 우리네 삶인 듯싶다.돈(화폐)의 역사는 꽤 오래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의 4대 문명 중 가장 오래된 메소포타미아문명 때부터 돈과 관련된 기록이 있다고 한다. 물론 당시는 지금과 같은 동전이나 지폐가 아닌 은(銀)이 돈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후 철(鐵)로 만들어진 돈이 나왔지만, 이런 돈을 쓰는 것은 대부분 지배계급이었다. 일반 서민들이야 이런 돈을 쓸 능력도 없었고 돈이 그렇게 흔한 것도 아니어서, 오랫동안 곡식 등의 현물로 세금을 내거나 거래를 했다. 한참 후에 국가가 나서서 공인된 화폐를 만들고 널리 쓰이게 한 것은 점차 경제의 규모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생산이 늘어나고 인구가 밀집하는 도시가 발달하면서 현물 거래의 불편을 없애고자 국가가 돈을 찍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돈은 거래를 도와 경제를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한 일종의 도구인 셈이다. 하지만 돈은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부작용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부(富)의 축적'이다. 예전에도 지배계급들은 막대한 생산물들을 걷어 축적했지만, 돈이 생겨나면서 부의 축적이 훨씬 쉽고 빨라졌다. 결국 돈은 본래의 취지에서 이탈해 부와 권력의 원천으로 자리를 잡는다. 이렇게 한참 돈 이야기를 한 이유는 돈이 본래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살아나는데, 지금 우리 경제가 딱 그 문제에 걸려있다. 우스갯소리로 '돈맥경화'라는 말이 나올 만큼 돈이 돌지 않는다. 수출이 잘 되고 대기업들은 이윤을 엄청나게 내고 있다는데, 그 돈이 돌지를 않아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돈이 돌지 않으니 돈을 손에 쥐지 못한 서민들이나 중소상인들은 돈을 쓸 수가 없고, 그래서 장사가 안되니 일자리도 늘지 않아 '백수'들이 넘쳐난다. 일자리가 없어 돈을 벌지 못하니 다시 소비를 못하고 경제가 침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국 우리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깨야 하는데, 그걸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은 정부 뿐이다. 하지만 이전 정부는 그것을 깨는데 사실상 실패했고, 경제가 위기에 몰렸다. 새 대통령은 그것을 잘 알기에 선거 공약과 취임사에서 일자리 문제, 대기업의 문제, 공정한 거래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도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징금 강화 방침을 통해 대기업의 '자기들끼리 나눠 먹기'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름 아닌 '돈을 돌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런 새 정부의 의지가 앞으로 얼마나 실천되고 효과를 거둘지는 두고 볼 일이다. 어쨌든 새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꽤 고민을 한 듯하다. 국민들을 '성적'을 매길 준비가 돼 있다. 새 정부가 돈을 잘 돌게 해, 적어도 이 과목에서는 '우등상' 받기를 기대해 본다./박상일 경제부장박상일 경제부장

2017-05-28 박상일

[데스크 칼럼]공급 과잉 다세대주택, 해법 없나

수요 고려하지 않은채 무분별하게 신축'빈집 수두룩' 지자체 건축허가 신중 필요'일본, 보육시설등 활용 방법' 참고해 볼만최근 경기도 내 개발이 활발한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보다 건축허가가 쉬운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 원룸 등을 짓기 위한 건축이 진행 중이다.하지만 문제는 이들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원룸 등이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한꺼번에 다세대주택 등의 공급이 크게 늘면서 이와 비례해 빈집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경기도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말 기준 경기도내 빈집은 14만4천893가구에 달한다. 아파트가 8만1천184가구, 단독주택이 1만1천393가구, 연립주택이 9천474가구, 다세대주택이 4만1천242가구, 비거주용 건물 내 주택이 1천600여 가구였다.특히 주한미군 기지 이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평택지역의 경우에는 빈집이 1만7천여가구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이 화성시로 1만4천500여가구, 안산시 9천600여가구, 용인시 9천100여가구, 수원시 8천500여가구 순 이었다. 이 같은 도내 총 빈집 수는 5년 전인 2010년 말 15만4천99가구보다 6%(9천206가구)가 줄었다.그러나 단독주택 빈집이 3만1천648가구에서 1만1천393가구로, 64% 감소하고 아파트 빈집도 12.5% 감소한 반면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의 빈집 수는 같은 기간 2만7천902가구에서 5만716가구로 81.8%나 급증했다.전체 빈집에서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18.1%에서 2015년 35%로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현재 경기도의 경우 빈 연립주택 및 다세대주택의 증가는 평택과 수원 등 개발이 활발한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은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 등이 아파트 건축보다 주차장 확보와 학교시설 등에서 건축허가가 쉬운 상황에서 수요를 적절히 고려하지 않은 채 건축이 무분별하게 추진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특히 평택의 경우 주한 미군 이전을 염두에 두고 다세대주택 등의 건설이 한동안 경쟁적으로 이뤄진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무분별한 다세대주택 공급은 도심지 내 주차난 악화와 함께 학교 등 교육시설 등에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물론 빈집이 늘어나면서 범죄 등에서도 취약점을 보일 수 있다.여기에 금융권 대출을 받아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 등을 신축한 뒤 제대로 분양하지 못하게 되면 건축주의 경제적 손실과 함께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지자체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자체들은 도시계획조례 등을 통해 도로 및 공공기반 시설 등을 갖추지 않은 건축허가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 사유재산인 다세대 주택 등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마땅한 대응방법이 없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다세대주택 미분양(빈집) 등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이와 관련 정부는 최근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빈집 특례법)'을 제정, 내년 2월 시행키로 했다. 200채 미만의 노후·불량 아파트는 '소규모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고 5년 이상 방치된 미분양주택은 '빈집'으로 분류해 공공임대주택 등으로 활용하기로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일본 정부가 펀드를 조성해 빈집과 점포를 보육시설이나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것도 공급과잉인 다세대주택의 해법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이외에도 다양한 정책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새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2017-05-24 김신태

[데스크 칼럼]70년 동안 가지 못한 엽서 한 통

한국전쟁때 부부의 애틋한 연정 담긴 편지혹시나 트럼프가 '러시아 스캔들' 돌파구로한반도 택하지 않을까 엉뚱한 걱정 앞선다여기 엽서 한 통이 있다.가을이 되었구려. 편지를 두 번 했는데, 갔는지. 나는 몸 성히 일을 보고 있습니다. 모두 당신이 염려하여 주는 덕택이요. 아이들은 잘 있는지. 폭격에 고생 많이 하겠소. 조석 식사가 걱정이겠습니다. 이곳 상급을 통하여 그곳으로 생활에 대한 수속을 하여 보겠소. 당신이나 나나 원수를 거꾸러뜨릴 때까지 고생하며 분투합시다. "정애의 건강을 빌며" 끝.67년 전인 1950년 9월 18일, 전쟁의 와중에 황해도에 나가 있던 남편이 인천의 아내에게 보낸 것인데 전달되지 못했다. 부부의 애틋한 연정이 짧디짧은 글에 녹아 있다. 왜 헤어지게 되었는지는 자세히 알 길이 없지만 추측할 수는 있다. 이 엽서 한 장은 또한 당시 시대상도 조금은 엿보게 한다. 한국전쟁 때 미군이 노획한 북한 문서 중 편지들을 골라 묶어 펴낸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란 책에 실렸다. 이 책의 별책 주소록에 있는 바로는 황해도 벽성군의 문규원 씨가 경기도 인천시 관동 2가 2 문규원 씨 앞으로 보냈다. 아마도 인천에 자신의 명패가 달린 집에서 살던 남편 문규원이 전쟁 통에 황해도로 넘어간 듯싶다.엽서 속으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자. 남편은 '상급을 통하여 그곳으로 생활에 대한 수속을 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아, 황해도 벽성군의 북한 쪽 어느 기관에서 일하는 듯하다. '아이들의 안부'를 언급하고 있으니 끝 부분의 '정애'는 부인의 이름일 터이다. '가을이 되었다'고 했으니 한국전쟁이 터진 6월 25일 직후 여름에 집을 나가 계절이 한 번 바뀌었음을 보여준다.엽서를 부친 9월 18일은 인천상륙작전이 있고 나서 사흘 후이다. 인천에서는 인민군이 자취를 감추었을 때다. 부인 '정애'와 아이들의 생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런데 남편 문규원은 인천에 여전히 폭격이 가해지는 것으로 알 뿐 유엔군의 상륙작전이 성공했음은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이들 문규원 씨 가족은 만났을까 아니면 지금까지 이산가족으로 남았을까. 궁금하다.여기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단어가 하나 있다. '조석 식사'. 지금 같으면 '세 끼 식사를 해결하느라 얼마나 힘이 드느냐'고 해야 할 것을 '조석 식사가 걱정이겠다'고 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도회지 인천에서도 하루 세 끼 식사가 보편화 되지 않았음을 알게 한다. 아침과 저녁에만 가족끼리 둘러앉아 정식으로 밥을 먹었을 뿐, 지금처럼 점심까지 먹지는 않았던 듯하다. 하루 세 끼니는 출퇴근이 본격화한 현대적 개념이라고 한다.이 엽서 한 장을 보고 있노라니 엉뚱하게도 자꾸만 미국 생각으로 옮아간다. 이 엽서를 고이 보관한 미국이 아니었더라면 이 편지는 지금까지 남아 있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누구 것인지를 막론하고 기록을 보존하려는 미국의 그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또 한 가지가 있는데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다. 혹시라도 '러시아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가 문제 해결의 돌파구로 한반도를 택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드는 것을 억누를 길이 없다. 지금까지 미국이 수행한 여러 전쟁의 기원을 살펴보면 그럴 만한 개연성은 충분하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전쟁의 와중에 편지가 오가는 상황이 또 다시 벌어져서는 안 된다. 70년 가까이 배달되지 못한 이 엽서 한 장은 우리에게 다시는 이런 엽서가 쓰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웅변한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7-05-21 정진오

[데스크 칼럼]복수(福壽) 합시다

정권 바뀔때마다 前정권에 '정치적 복수'문대통령, 국민과 소통·슬픔 달래려 애써이젠 걱정없이 건강하고 행복해지길 기대역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前) 정권에 대한 공과(功過)를 따지는 일들이 빈번했다. 말이 좋아 공과를 따지는 것이지 속내는 전 정권에 대한 '복수(復讐)' 성향이 강했다. 전 정권이 벌인 정책을 헤집고 비난하는 것부터 시작해 전 대통령과 측근 인사들에 대한 비리수사가 벌어지고 구속되는 등 '피바람'이 불기도 했다.지난 정권도 형식과 내용은 달랐어도 정치적 반대 세력에 압박과 불이익을 주려는 '복수 정치' 행태가 드러났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자신에게 반하는 인사들을 철저하게 외면했다. 최순실 등 몇몇을 제외한 측근들하고도 제대로 소통하지 않았던 박 전 대통령에겐 자신 뜻에 반하는 사람은 '적(敵)'이었다. 불순한 사람이고, 청산의 대상이었다.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강박증이 컸다. 대선 막판까지 치열하게 접전을 벌인 문재인 후보가 친구이자 정치적 동료였던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아 출마했기 때문이었다. 접전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이듬해인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면서 박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세월호 참사를 기리는 '노란 리본'은 당시 정부에 반하는 표식처럼 인식됐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후 리본을 단 상당수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국장(國葬) 현장에서 애도하고 추모했던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노란 리본 =반 박근혜'라고 단정한 듯한 행동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과 측근들은 야당 정치인과 자치단체장을 지지하거나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정부 시행령 폐기를 촉구하고 시국선언에 나선 문화예술인에게 지원을 끊고 불이익을 주기 위해 비밀리에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기도 했다.이번 19대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恨)을 풀기 위한 '복수(復讐)정치'를 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이번 대선 막바지에 야당들은 '철저한 보수 궤멸', '적폐청산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등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문재인 후보가) 집권하면 복수정치를 하겠다는 공개 선언"이라고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에서 '복수정치'가 이뤄질지 아닐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전 정권에 대한 정치적 복수는 바람직하지 않다. 과거 정권이 잘못을 저질렀다면 마땅히 사법기관이 맡아 처리하면 된다.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행복'이라는 말을 잊고 지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쁜 일보다 참담하고, 슬프고, 억울하고, 분노하게 만든 일이 더 많았다. 다행히도 많은 국민이 매서운 추위를 참고 의연하게 대처한 덕에 '희망'을 찾을 수 있게 됐다.단순히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서가 아니다. 부정한 정권을 무너뜨리고 새 정권을 창출해낸 국민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준 것이다. 이는 앞으로 이 나라 정권이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준엄하게 가르쳐준 교훈이다. 국민이 언제든지 뜻을 모으면 정의와 역사를 바르게 세울 수 있다는 것을 국민 스스로 증명해 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모든 국민은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우린 그동안 너무 우울하고 불행했다. 이젠 조금 더 행복해져도 된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제대로 '복수(福壽)'하는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려 하고, 슬픔에 빠진 국민을 달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다. 더는 광장에서 추위에 떨면서 나랏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복수(福壽) 정치'가 매일매일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7-05-17 이진호

[데스크 칼럼]힘 좀 뺍시다

문재인 대통령, 권위에서 힘뺀 잇단 서민행보국민들과 권력자가 스스럼없이 마주하는 모습뉴스거리조차 안되게 자연스럽게 자리잡아야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한 후보의 지지자와 전화통화를 한 적이 있다. 유세현장을 누비느라 정신이 없다는 그는 대통령 후보의 곁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에 상당한 자긍심을 느끼는 듯했다. 과시라도 하듯 후보가 당선되면 자기는 곧바로 청와대로 갈 것이라며 잔뜩 고무돼 있었다. 무슨 언질을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청와대에 가 있는 듯했다. 억양과 톤으로 미루어 볼 때, 아마도 그때 그의 어깨는 잔뜩 힘이 들어가 하늘로 솟구치고 있었으리라.이 대목에서 잠시 '어깨의 힘'을 다른 측면에서 분석(?)해 본다.전문 연주자이든 아마추어 연주자이든 악기를 다뤄본 사람들은 힘이 들어가면 제대로 된 연주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 특히 어깨에 힘이 들어갈 경우, 악기와 직접 접촉하는 팔과 손, 손가락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름다운 선율을 내는 것은 요원하다. 힘이 필요할 듯 싶은 타악기도 마찬가지다. 가령 드럼을 친다고 할 때, 잔뜩 힘이 들어간 상태에서 32비트 같은 속주는 불가능하다.전문연주자들이 무대에서 연주를 할 때 음색과 기교는 물론이고 몸짓마저 우아하게 보이는 것은 힘을 빼는 경지를 넘어 강약과 완급으로 힘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반면 초보연주자들은 긴장감으로 위축된 탓에 어깨에 힘이 들어간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정도 기량을 키워 악보를 소화할 수 있게 됐을 때, 그제서야 비로소 힘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한다.스포츠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힘만 쓴다고 되는 게 아니다. 힘이 잔뜩 들어간 경직된 다리에서 좋은 킥이 나올 수 없고, 힘을 기반으로 한 뻣뻣한 스윙으로는 비거리와 방향성 향상을 기대하기 힘들다. 범위를 인간관계로 확대해 봐도 접목할 부분은 충분하다. '사람을 대할 때 목의 힘을 빼야 한다'는 말과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에서는 무언가 교집합의 빗금이 읽힌다.그렇다면 권력 또한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 국민은 '권력' 하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권위와 힘을 떠올렸다. 이는 권력자와 국민 간 불통의 원인이 되기 일쑤였다.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은 힘을 뺀 듯하다. 그의 모습에서 권위로 부풀어 오른 '어깨뽕'은 보이지 않는다. 우선 출근길에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면서 사진 촬영에도 흔쾌히 응하는 등 권위의 상징 중 하나인 '경호'의 힘을 뺐다. 청와대 비서실장, 수석 비서관들과 함께 잔디밭에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고 청와대 직원식당에서 직접 밥을 퍼담으며 직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기도 한다. 권위의 벽돌로 쌓아올린 불통의 성벽, 그 안에서 눈과 귀를 닫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비되기 때문인지 문 대통령의 서민 행보는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사실 문 대통령이 뺀 것은 힘이 아니다. 정확히는 과도한 권위와 엄숙주의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거나 목에 깁스한 권력 주변부의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서인지 '탈권위'가 '힘을 빼는 것'으로 비치는 착시현상이 빚어진 듯싶다. 힘이든 탈권위든, 국민과의 소통에 관한 한 문 대통령의 이러한 힘 빼기는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국민과 권력자가 스스럼없이 마주하는 모습이 더 이상 뉴스거리조차 되지 않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자리잡을 때까지다./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7-05-14 임성훈

[데스크 칼럼]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정한 국민통합 '최종 책임자역' 각인해야적대적 정당 포용 리더십 발휘 정치 변할것야당 '몽니'·여당 '욕심'에 갇히지 않길 바라이제 새 문(門)이 열리는가.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문재인의 취임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경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한 무정부 상태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안도감은 고스란히 새 대통령의 리더십이 과거 대통령들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승화되고 있다. 반면에 탄핵의 후유증으로 분열된 민심이 여전하고 갈등추구형 정치 지형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걱정도 그 못지 않다.다행히 문 대통령은 심란한 민심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조각난 민심을 수렴할 의지도 내비쳤다. 임기 첫날 첫 대국민 메시지에서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역사의 서판에 '대통령 문재인'의 역할을 미리 새김으로써 자신의 행보를 구속시킨 것이다. 배수진의 각오다. 국민통합의 실천방안으로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의 결별, 청와대의 권위를 버린 광화문 대통령 시대 개막. 국정운영 동반자로서의 야당 포용. 탕평인사 등등. 후보시절 수없이 반복했던 약속이지만,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번 강조하니 약속의 엄중함은 더하다.취임 전후의 행보도 신선했다. 대선에서 경쟁한 야당 후보들에게 위로 전화를 돌렸고, 야당 대표를 차례로 만나 국정 협조를 요청했다. 청와대에서는 첫 기자회견을 가졌고, 그 자리에서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후보자, 청와대 비서실장을 대동해 일일이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에게 인사 배경을 직접 설명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대통령의 리더십은 언행으로 대중에게 각인된다. 문 대통령은 임기 첫날 개방적이고 탈권위적인 소통형 리더십을 보여주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첫날이다. 문재인 대통령 앞에는 하루를 뺀 5년의 임기가 남아있다. 분명히 수많은 우여곡절이 펼쳐질 테고 구절양장을 거쳐야 한다. 하루하루가 위기이고 외롭게 결단해야 하는 고독한 자리를 인내해야 한다. 최고지도자의 고통은 모든 분야의 최종 책임을 오롯이 감당하는데 있다. 박근혜 전대통령은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최종 책임을 방임해 스스로 지옥문을 열었다. 미국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집무실 책상에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새긴 명패를 놓아두었다고 한다. 트루먼의 명패는 각 분야 최고 지도자들이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고 또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도덕률이다.문 대통령이 약속한 진정한 국민통합은 국민에 대한 최초의 국정 설명자이자 최종 책임자라는 대통령의 역할을 스스로 각인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속한 정당을 벗어나 적대적 정당을 포용할 용기를 발휘할 수 있다. 임기 내내 이러한 리더십을 진정성을 갖고 일관되게 보여준다면 우리 정치는 달라질 수 있다. 정치문화가 호전되면 사회가 밝아지고, 경제가 변화하고, 국민의 삶이 개선될 것이다. 정치공학적 이해관계에 구속된 현실 정치인들은 해낼 수 없는 일을 문재인이 해내길 바란다.물론 그의 리더십은 쉴새 없이 도전받을 것이다.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과 정권과의 적대적 대치를 통해 정치적 자산을 유지하려는 야당의 행태가 하루 아침에 바뀔리 없다. 겉으로는 국민통합이라는 여당의 대의를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권력의 과실을 분점하려는 여당의 욕심도 예전과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야당의 몽니와 여당의 욕심에 갇히지 않기를 바란다. 임기 첫날 국민에게 밝히 국민통합 선언을 매일 아침 정독하고 집무실로 향하기를 바란다. 역대 대통령과 달리 소박하고 실무적으로 대통령직을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 정적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자연인 문재인으로 돌아가는 날, 대한민국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윤인수 편집국 국차장 (총괄부국장)윤인수 편집국 국차장 (총괄부국장)

2017-05-10 윤인수

[데스크 칼럼]국민이 바라는 새 대통령

단합·통합 실천 정의로운 국가건설 앞장환심용 공약 거두고 새로운 스케줄 짜야퍼주기 정책 아닌 곳간 채울 계획이 중요장미대선의 주인공은 9일 자정쯤 결정된다.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으로 우린 준비안된 초유의 대통령을 맞이하게 된다. 새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임기가 시작되고 산적한 현안은 풀기도 쉽지 않다. 글로벌 시대에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풀어나갈수 있는 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국제정세는 구한말보다 더 어렵게 꼬여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구한말엔 주변 4강이 한반도 지배권을 쟁취하기 위해 다투었다. 그러나 지금은 주변 4강에다 북한까지 더 복잡하게 얽키고 설켜 있다. 국민들은 새 대통령에게 아래와 같은 것들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경인일보가 전국 8개 유력 지방신문사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와 공동으로 한국갤럽에 의뢰(4월30~5월1일)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유권자 3천77명을 대상으로 '19대 대선 관련 국민 인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이 풀어야 할 우선 해결과제 상위 10건을 숙제로 제시했다. 크게는 경제활성화, 북한문제, 사회문제로 귀결된다.최우선 과제는 경기회복/경제활성화(17.3%), 일자리 창출(14.3%), 서민을 위한 정책추진(2.3%) 등 33.9%가 경제문제의 어려움 해소를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 다음으론 튼튼한 안보(12%), 사드배치문제(3.4%), 북한핵문제 해결(2.5%), 남북관계개선(2%) 등 19.9%가 대북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론 적폐청산(3.7%), 국민대통합(3%), 부정부패척결(2.1%) 등 사회난맥상 해결을 요청하고 있다. 이를 풀어보면 통합의 리더십으로 나라를 이끌고 일자리 창출과 북한문제 해결·저성장 탈피에 주력하라. 이념적 프레임에 갇힌 낡은 정치에서 벗어나 경제 활성화와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통합의 정치를 펼쳐 달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그러나 전국 표밭 현장을 누비는 대선후보들은 이 같은 국민들의 요구를 뒷전으로 밀고 있다. 득표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상대후보의 약점을 캐고 헐뜯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과도한 복지공약과 사회보장 등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사탕발림식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증세 등 국민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정책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누가 고통스런 희생을 요구하며 표를 구걸하겠는가?국민들은 과도한 복지정책으로 망가진 남유럽의 그리스와 중남미 베네수엘라를 오롯이 기억하고 있다. 국가부도위기를 맞고 있는 이들 나라는 정치권의 과도한 무상복지정책과 부자들의 탈세, 부패, 도덕적 해이 등이 어우러지면서 고물가의 악몽속에서 고통스런 삶을 영위하고 있다. 우리 정치권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9일 자정에는 이런 대통령 당선자를 보고 싶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나를 지지했거나 나를 지지하지 않았거나 국민은 하나입니다. 나를 반대했던 사람들에게도 적극 다가가겠습니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단합·통합이란 염원을 한치 흐트러짐 없이 실천해 반칙과 특권없는 정의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합니다." 새 대통령은 선거과정에서 환심을 사기 위해 살포했던 무차별적 공약을 가다듬고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스케줄을 짜야 한다. 곳간을 열어 구휼하는 정책은 필요치 않다. 곳간을 어떻게 채워 나갈 것이냐가 중요하다. 전세계적으로 대국민 퍼주기 정책의 결말이 어떠 했는지는 국민이 다 알고 있다. 새 대통령은 10일부터 국민들의 청구서를 받게 된다. 본인이 남발한 약속어음의 만기가 이날부터 도래하기 시작했다. 부디 이번엔 부도수표가 아니길 바란다./김학석 정치부장김학석 정치부장

2017-05-07 김학석

[데스크 칼럼]문화·예술인 열악한 처우, 누가 시련을 안겨주는가

예술인 절반 생계유지 어려워 타직업 종사'빈익빈부익부' 갈수록 심화 상실감만 키워 국가지원금 받는 체계 문턱 높아 포기 일쑤#얼마전 한 모임에서 격론이 일었다. 책을 출간해 인세로 먹고사는 작가를 과연 직업으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전업작가'라는 말도 있는데 왜 이런 얘기가 나왔을까. 평소 여러 작가와 친분이 깊고 그 세계를 잘 아는 친구가 "우리나라에 출판 인세만으로 먹고 살만한 작가는 손에 꼽는다. 작가를 업으로 삼고,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 중 대다수는 힘들게 살고 있으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투잡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엄격히 말해 작가는 생계유지 수단으로 봤을 때 직업이라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그래서 찾아봤다. 각종 직업과 관련된 국가적 통계를 총괄하고 있는 고용노동부의 워크넷을 찾아본 결과, 한국직업사전에 '작가'라는 직군이 존재했고, 그것도 63건으로 세분화됐다. 직업전망에 대해선 한국고용정보원을 인용, '2013~2023 인력수급전망'에서 2013년 작가 및 관련 전문가 취업자 수는 1만4천700명으로 2008년 1만6천명 대비 1천300명(연평균 -1.6%) 감소했다. 특히 문학작가의 경우는 국내 경기 침체에 따라 영향력 있는 문예지의 폐간이 현실화되고, 창작 작품의 판매 수 감소, 기업 후원이 줄어드는 등의 요인으로 시장을 위축시켜 문학작가의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공연만 많으면 뭐합니까. 빛좋은 개살구죠". 가정의 달이자 전국적으로 축제 및 행사가 가장 많이 열리고 그로 인해 각종 문화·예술행사도 만개하는 5월이다. 분야별 차이는 있겠지만 문화·예술인들의 활동도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시즌이다. 하지만 극단에 몸담고 있는 연극인 A씨는 몸만 고달프지 경제적 상황은 볕 들 날이 없다고 자조적으로 말한다.실제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16개 시·도 14개 분야 예술인 5천8명(1대1 면접조사)을 심층 분석해 지난해 발표한 '2015년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예술인 가구의 총수입은 평균 4천683만원, 하지만 예술 활동으로 벌어들인 연평균 수입은 1천255만원이었다. 분야별로는 방송(3천957만원), 만화(2천2만원), 영화(1천876만원), 음악(1천337만원), 연극(1천285만원) 순이었다. 연수입 1천만원 미만을 버는 분야도 상당했는데 무용(861만원), 사진(817만원), 미술(614만원)이 있었고, 문학은 214만원으로 지난해 중소기업 근로자 평균 월급인 294만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연봉'을 받았다. 이런 탓에 예술인의 절반(50%)은 예술 활동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다른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상 두 가지 사안을 단편적으로 얘기했지만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의 열악한 처우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갈수록 심화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상실감만 키워놓는다. 그 간극을 정부가 나서서 메워주면 좋으련만 여의치 않은 것 같고, 그렇다면 적어도 간극을 더 벌리지는 말아야 할 텐데. 요즘 현실을 보면 바닥으로 더 내리꽂는 것만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정부는 올해부터 국가지원금을 받는 모든 단체 및 개인에게 'e나라도움'이라는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지원받도록 했다. 하지만 일부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은 '높은 시스템 문턱을 넘느니 차라리 보조금 받는 것을 포기하겠다'며 양손을 들었다. 창작활동을 하다 보면 일상에 소홀한 것이 다반사인데 국가지원금을 받기 위해 넘어야 할 문턱(은행이 신용도 등을 이유로 카드발급을 거절하거나 시스템 이해가 어려운 상황)이 너무 높아 수개월 공들여 준비한 예술프로그램도 포기하고 현실에 무릎 꿇고 만 것이다.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문화·예술인들의 국가지원을 확대해도 모자랄 마당에 누가 이들에게 시련을 안겨주는 것인지. 정부는 다시 한 번 곱씹어 봤으면 한다./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7-05-03 이윤희

[데스크 칼럼]또 다시 봄을 빼앗기나

미세먼지탓 외부활동 곤란 대기질 'OECD 하위'중소사업장 중금속등 오염물질 배출 관리안돼환경부·경기도 아스콘공장 조사결과 발표 미뤄벌써 봄이 무르익었다. 칙칙한 겨울 끝에 찾아온 목련·개나리·진달래 등이 '안녕'하며 화사한 색깔로 봄을 알렸고, 벚꽃은 분홍빛으로 자기 몸을 불사르며 잠시 세상을 비추다 스러져갔다.5월의 장미가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고 외칠 때 쯤이면 우리는 갈수록 짧아지는 봄과 또 다른 의미의 '안녕'을 해야 한다. 이상화 시인이 울분과 저항으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고 은유했던 그 봄과 말이다.봄은 그렇게 세상사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정체를 꽃에 담아 스스로 드러내고 숨는다. 부끄러운 듯 '안녕'하며 나타났다가 준비 안된 연인에게 갑작스레 '안녕'하듯 사라진다. 그래서 희망을 상징하는 봄이 더 소중하고 애틋한지 모르겠다.하지만 요즘 봄을 맞이하는 우리는 '안녕'하지 못하다. 미세먼지 때문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는 한탄 속에 봄에게 '안녕이라는 말을 건네는 것은 사치가 돼 버렸다. 미세먼지로 인해 아이들은 운동장을 빼앗겼고 어른들은 봄나들이를 빼앗겼다.미세먼지는 한때 우리나라의 '봄 불청객'을 자처했던 황사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꿰찼다. 황사는 중국 내몽골 사막의 모래와 흙먼지가 강한 바람을 타고 한반도 쪽으로 넘어오면서 발생한다. 미세먼지는 여기에다 중국 공업지대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중금속 등의 오염물질이 더해져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그 질이 다르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보다 작은 '미세먼지(PM10)'와 지름이 2.5㎛보다 작은 '초미세먼지(PM2.5)'로 분류된다. 기도·폐·심혈관·뇌 등 신체 각 기관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천식·호흡기 질환·협심증·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등을 유발한다. 심지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1군 발암물질에 석면, 벤젠과 함께 미세먼지를 포함했을 정도다. 와중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국제 대기질 평가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대기질이 180개 국가 중 173위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내놨다. 보고서는 덧붙여 미세먼지와 오존으로 인해 지난 2010년 1만8천여명이 조기 사망했으며, 오는 2060년에는 5만5천여명이 조기 사망할 것으로 예측했다. 상황이 이 정도니 시민들이 아침에 일기예보다는 미세먼지 예보를 먼저 챙기고 그 정도에 따라 외출을 삼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문제가 심각해지자 대선 후보들도 앞다퉈 미세먼지와 관련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중국에 대한 강력한 대응'에서부터 '미세먼지 환경기준 강화' '낡은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석탄 발전 감축' 등 그 내용도 다양하다.전문가들은 말한다. 실효성 있는 대책은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인 오염물질 배출을 얼마나 규제하고 관리하느냐에 있다고. 중국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나라 실태를 들여다보면 배출 시설과 관련해 수도권에서는 대형 사업장에 대해 총량관리제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밖과 중소형 사업장의 배출시설은 사실상 관리가 거의 되지 않아 전국적으로 약 5만개 시설이 오염물질을 그대로 배출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기도에만 47개가 산재해 있는 아스콘 공장들이다. 벤조피렌을 포함해 각종 특정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나왔지만, 규제는 고사하고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환경부와 경기도가 최근에 정밀조사를 진행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그 결과에 대한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서구 선진국들이 특별히 관리하는 특정대기오염물질의 경우 기준치마저 정해져 있지 않은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언제나 그렇듯이 문제는 실천이다. 또다시 봄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봄은 '안녕'해야만 한다./김순기 사회부장김순기 사회부장

2017-04-30 김순기

[데스크 칼럼]암과 스트레스와 정치

경제 살리고 자주국방… 후보마다 큰소리토론회 보는 국민들 가슴에 와 닿지 않아암 걸리게 하는 대통령 이젠 안보고 싶다작년부터 슬픈 소식이 연이어 날아왔다. 가까운 선배의 아내가, 정말 친한 동창 녀석이, 아직 한창 나이의 후배가 연이어 비보(悲報)를 전했다. "암에 걸렸어."소식을 듣는 내 가슴도 '덜컥'하는데, 진단을 받은 순간 본인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너무도 흔하게 암 환자의 고통을 접하고 있는 우리에게 암은 말 그대로 '공포'나 다름없다. 하지만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이들 중 두 사람은 치료를 잘 받아 위기를 넘겼다. 한 사람은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 간절하게 빌어본다. 나머지 한 사람도 다시 건강을 되찾게 해 달라고. 우리나라는 사망 원인 중 암에 의한 사망이 압도적으로 가장 많다. 2015년을 기준으로 암에 의한 사망은 인구 10만 명 당 150.8명이나 된다. 두 번째 사망원인인 심장질환의 55.6명의 거의 3배다. 심장질환에다가 3위 뇌혈관질환(48.0명), 4위 폐렴(28.9명), 5위 자살(26.5명)까지를 몽땅 합쳐야 암 사망률과 비슷해 진다. 정부는 이런 암 사망을 줄이기 위해 꽤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이 '조기진단'이다. 암을 초기 단계에서 발견해 치료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년이 되면 암을 찾아낼 수 있는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게 했다. 건강보험을 통해 검사비용도 해결해 주었다. 하지만 암 사망률을 줄이지는 못하고 있다. 인구 10만 명 당 암 사망자 수는 지난 2005년 133.8명에서 10년간 거의 줄어들지 않고 계속 높아졌다. 이쯤 되면 정부의 정책에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당연해진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문제는 암 발생의 원인을 찾아 제거하지 못하고 발생한 암을 빨리 찾아내려고 하는 데 있다. 물론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암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그렇지 않은 환경으로 바꾸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암 발생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지속해서 받게 되면 몸의 저항력이 떨어지는데, 암세포를 공격하는 방어 시스템도 약화돼 암이 짧은 시간에 증식할 수 있게 된다. 우리 몸 어딘가에서 계속 생겨나는 암세포가 방어시스템에 의해 소멸되지 않고 거침없이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암에 걸릴 확률을 낮추려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그 외에도 유전적 문제, 대기 오염, 주거 환경, 음식물 섭취, 각종 약물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암 발생과 예방에서 스트레스의 중요성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국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과 정부가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스트레스를 덜어 주기는커녕, 오히려 국민들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하고 있는 모양새라 더 한심하다. 뻥뻥 터지는 대형 사건·사고들, 하루하루가 고달픈 팍팍한 직장,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 속에서 시달리는 국민들이 암에 걸리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해 보인다.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후보자들이 표심을 끌어오기 위한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거의 매일같이 TV에서 토론회가 진행된다. 지역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고, 자주국방을 하겠다고 후보마다 큰소리를 친다. 하지만 선거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TV 토론회나 유세를 지켜보며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들이 내놓은 공약은 가슴에 와 닿지 않고, 그들이 벌이는 거침없는 상대 후보 비방은 차라리 귀를 막고 싶게 한다. 이들 후보 중 한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 과연 대통령이 된 후 국민들을 지옥 같은 스트레스에서 건져줄 수 있을까? 국민들을 암에 걸리게 하는 대통령은 이제 그만 보고 싶다./박상일 경제부장박상일 경제부장

2017-04-27 박상일

[데스크 칼럼]목숨을 건 토론과 소통

대선후보들 토론, 목숨 담보 안할지라도국민마음 움직일 수 있는 순수한 열정과진정한 정책 제시한다면 한표 던질 수도미국의 백인 여의사 말로 모건(Marlo Morgan)이 호주 원주민 '참사람 부족'을 따라서 넉 달간 죽음의 사막 여행을 하고 난 뒤인 1994년 펴낸 책 '무탄트 메시지'는 여러모로 놀라운 광경을 전해준다. 모건은 처음 이 부족의 초청을 받아 호주 사막에 도착한 뒤 자신이 입은 것 가진 것, 모든 것을 불에 태워야 했다. 문명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모건에게는 목숨을 건 여행이었다. 펼쳐지는 것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보고 느낀 것과는 전혀 다른 신세계였다. 그 원주민들은 문명인들을 '무탄트'라 불렀다. 돌연변이란 뜻이다. 문명인 스스로 그들이 사는 터전을 파괴하는 행위를 도저히 정상적으로 볼 수가 없었기에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그들이 보기에 돌연변이가 아니고서야 생명의 원천인 대지를 파헤치고, 강을 더럽히고, 나무를 마구잡이로 베어내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모건과 함께 여행한 '참사람 부족'은 62명이었다. 이들이 돌연변이인 백인 여의사를 자신들의 내밀한 곳으로 끌어들여 그들의 속살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몇 차례의 고비가 있었다. 이 무탄트를 왜 부족 행사에 초대해야 하는지, 그를 왜 부족의 신성한 장소에 들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이해하지 못하는 일원이 있었다. 답은 토론이었다. 어떨 때는 그 62명의 부족이 사흘에 걸쳐 토론한 경우도 있었다. 그때마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했다. 그는 일방적으로 결론을 이끌지 않았다. 토론 과정을 거쳐 전 부족이 하나로 움직이게 하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것은 오로지 리더의 몫이었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 중의 하나가 '지구를 떠나자'는 거였다. 가히 충격적이다. 개그 프로에 나오는 '지구를 떠나거라'는 얘기가 아니다. 이들은 누구도 아이를 낳지 않음으로써 자연스럽게 부족이 멸종을 맞도록 하는 데 의견일치를 봤다. 그 결론을 위해 얼마나 많은 토론이 있었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토론이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영어의 신세가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난히 토론을 싫어했다. 자신이 임명한 비서진이나 장관들과도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일을 꺼렸다. 일일이 얼굴을 보면서 하는 식이 아니라 비선 라인의 얘기를 은밀한 방식으로 참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여러 문제가 터지자, 소통을 하겠다고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도 배석한 장관들에게 '대면 보고가 꼭 필요하냐'고 억지웃음을 지으면서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소통 약속은 거짓이었다.'참사람 부족'이 아이를 낳지 않는 방식으로 멸종하자고 스스로 결론을 내린 토론은 목숨을 담보로 한 것이었다. 종족의 목숨을 더 이상 잇지 않기로 하는 문제를 다루는 토론은 상상만 해도 무시무시하다. 거기에 무슨 흉계가 있을 것이며 기만술이 있겠는가. 대선 후보들은 앞으로 있을 토론에서는 목숨을 걸지는 않을지라도 순수한 열정과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진정성 있는 정책을 제시했으면 한다. 그렇게 할 때에만이 비로소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게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소통이다. '소통(疏通)'이라고 할 때의 '소'자는 아이를 밴 만삭의 임신부가 서 있는 상태에서 양수가 터진 모습에서 따왔다고 한다. 아이를 낳는 것 또한 산모나 아이나 목숨을 거는 일이다. 그만큼 신성하다. 목숨을 담보로 한 토론이나 출산처럼 후보들의 모든 것을 거는 그런 진정한 약속에 한 표 던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7-04-19 정진오

[데스크 칼럼]대선무대 팬클럽과 광신도 차이

팬클럽, 좋아하는 스타에 열광 상대방엔 무관심광신도급, 지지후보 홍보·경쟁자 안티활동 병행누가 정책·비전으로 미래한국 이끌지 검증 필요'5·9 장미대선'시장에 나올 상품이 결정됐다. 유권자들은 이제 시장개장 신호(15~16일 등록)를 기다리고 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시장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후보, 국민의당 안철수후보, 바른정당 유승민후보, 정의당 심상정후보 등 원내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5명이 당내 경선을 통해 본선 시장에 출시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들은 당내에서 본선 경쟁보다 더 치열한 예선을 치르면서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다. 이제는 본선에 올라 상대 당 후보와 또다시 물고 뜯는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전과 정책 대결을 펼치며 진검승부를 겨룰 예정이다.후보들은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상품성 포장과 사양에 열을 올리면서 덩달아 경쟁 상품은 문제점이 많다고 깎아내리고 있다. 국민들은 천하대권이 누구에게 넘어갈지 궁금증을 안고 지켜보고 있다. 공개된 대선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출시된 상품 중 상당수는 이미 연예인·스포츠 스타를 능가하는 팬클럽까지 등장해 상품 소개에 진력하고 있다. 심지어 응집력과 순도에선 교주 수준을 능가하는 광신도까지 나타나는 등 폭넓게 마니아를 형성하고 있는 제품도 눈에 띈다. 일각에선 벌써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신상품이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그러나 팬클럽은 순수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게만 열광하는 수준이다. 또 다른 스타에겐 관심도 없고 눈길도 주지 않는다. 스타의 허물이 드러나면 깨끗이 잊고 새로운 스타를 찾아 떠난다. 서포터스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후보로서 팬클럽을 형성했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다. 역대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폭넓은 팬클럽을 형성한 경우다. 이들은 나름대로 시대정신과 함께 지역·계층·세대란 백그라운드 병풍으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반면에 올 대선시장에 등장한 광신도급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특정상품 홍보와 함께 경쟁상품에 대한 마타도어와 안티 활동도 서슴없이 병행한다. 이들 중 일부는 지지후보의 상품성에 나타난 허물은 보지 않고 외면한다. 더구나 맹목적인 지나친 상품홍보와 상대후보 비난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례로 최순실사건 관련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이 태블릿 PC에 대한 의혹제기를 하자 문자폭탄과 18원 후원금이 입금되는 등 조직적인 안티 활동으로 경쟁자에 심각한 상처를 주기도 했다. 또 당내 경선을 앞두고 일부 대선주자에게 폭탄문자가 쇄도, 대선출마 꿈을 접게 만들기도 했다. 상대 후보의 흠집과 무능력, 약점 등 과거를 들춰내고 있다. 경쟁 상대는 무조건 과거회귀형이라며 깎아내리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런 행동은 유권자의 올바른 상품선택을 흐리게 할 수 있어 안타깝다. 특정후보를 좋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상대후보를 증오하거나 미워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 선택한 후보에게 또 다른 짐을 안겨 줄 수도 있다. 대선후 국민대통합이라는 명제를 던져주는 우를 범할 수 있다.이제 대선시장의 폐장 시간이 한달도 남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부터 국민에게 제시된 정책과 비전이 과연 선진한국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공약에 해당되는지, 미래 전략에 대한 검증의 시간이다. 국민을 위해 발행하겠다는 약속어음이 실천 가능한 것인지,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저마다 상품성을 자랑하고 있다. 온갖 공약을 들이밀고 제품의 사양까지 다양성을 갖춘 멀티 플레이어임을 강조하고 있다.유권자들은 어떤 상품을 통해 5년간 나라 살림을 맡길지 선택(5월9일)해야 할 시기에 쫓길 수 있다. 흠집 많은 후보보다는 최악의 경우가 아닌 차선의 선택을, 국가와 민족을 위해 과연 누가 적임자인지, 선택의 시간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썩은 상품이 포장된 것인지, 아니면 너무 오래된 사양을 갖춰 현실에서 사용 불가능한 제품인지를 발품을 팔아서라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김학석 정치부장김학석 정치부장

2017-04-12 김학석

[데스크 칼럼]골프의 대체역사 VS 정치의 대체역사

유소연의 '조건없는 양보' 엄청난 나비효과안철수, 양보없이 시장 나왔다면 어땠을까후보들 '실재역사'가 대체역사보다 낫기를배우기도 어렵지만 경기규칙 또한 상당히 어려운 운동이 골프인 것 같다. 얼마 전 끝난 한 LPGA 대회에서의 벌타 논란을 보면서 부쩍 드는 생각이다. 이 대회에서 선두를 달리던 한 선수가 홀컵을 불과 30㎝ 남짓 남겨놓고 공을 마크한 게 논란의 시작이다. 공을 마크한 뒤 다시 놓는 과정에서 실제 위치가 아닌 2.5㎝ 정도 떨어진 곳에 공을 놓고 퍼팅을 한 게 문제가 됐다. 무심코 저지른 실수(아마추어에게는 시비 거리도 안되는)인 듯한데, 어느 시청자의 이메일 제보로 그 선수는 무려 4벌타를 받았다. 이로 인해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고 우승은 유소연 선수에게 돌아갔다. '마크한 볼은 원래 그 자리에 놓은 뒤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규칙을 적용한 결과지만 "집에 있는 시청자가 경기위원이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 등이 맞서면서 이 벌타 사례는 지금도 골프 얘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가 됐다. 이 대목에서 타임머신의 계기판을 조금 과거로 돌려 다른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유소연의 대체역사(代替歷史)다.2017년 4월 3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미션힐스CC 다이나 쇼어 코스. 승리를 확정 지은 유소연이 대회 전통에 따라 대형 연못 '포피 폰드'에 뛰어들 참이었다. 순간, 유소연이 고개를 숙인 채 쓸쓸히 그린을 떠나는 렉시 톰프슨을 불러 세운다. 이어 갤러리를 향해 이렇게 말한다."저는 오늘의 승리를 톰프슨에게 양보하려 합니다. 그녀가 자신도 모르는 실수로 인해 쓰라린 패배의 기억을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아가야 한다는 게 같은 선수로서 안타깝습니다. 저에겐 앞으로도 우승할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자와 함께 '포피 폰드'에 뛰어들 일은 평생 없을 것입니다."유소연은 이어 톰프슨의 손을 이끌고 함께 포피 폰드에 뛰어든다. 흠뻑 젖은 두 골퍼가 서로 포옹을 하는 사이 갤러리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뜻밖의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주최측은 고심 끝에 두 선수에게 '공동우승자'라는 타이틀을 부여한다. 파장은 이제부터다. 이 소식은 전파를 타고 세계 곳곳에 퍼졌고, 각 언론은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줬다며 극찬의 기사를 쏟아낸다. 유소연은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되면서 올해의 선수상까지 거머쥔다. 또 광고와 인터뷰, 강연요청이 쇄도하면서 본의 아니게 우승 상금을 훨씬 웃도는 상업적 효과까지 거둔다.대체역사는 하나 또는 여러 역사적 사건들이 다르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담은 문학 장르를 말한다. 그러나 보다 많은 분야에서 '대체역사적' 상상은 가능하다. 정치 또한 예외가 아니다. 가령,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지지율 50%를 넘던 안철수가 지지율 5%에 불과한 박원순에게 후보직을 양보하자 곧바로 대선지지율 1위로 등극하는 '안철수 현상'이 불어닥친 적이 있다. 정치권에서 불가능해 보였던 '아무런 조건 없는 양보'가 유소연의 대체역사처럼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온 것이다. 만약 안철수가 시장 선거에 출마했다면 안철수 현상이 가능했을까?사실 유소연의 대체역사는 정치의 계절을 맞아, 당시 큰 이슈가 됐던 안철수 현상을 모티브로 재구성해본 발칙한(?) 상상에 불과하다. 그러기에 유소연 선수가 거둔 우승의 가치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절대 아니었음을 거듭 강조하는 바이다. 대선이 한달 남았다. 남은 시간, 대선 주자들은 저마다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 정치공학적 분기점을 찾느라 온힘을 쏟을 것이다. 그리고 그 분기점에서는 무수히 많은 갈래의 대체역사들이 탄생할 것이다. 역사책에 기술되는 실재역사가 대체역사보다 낫기를 바랄 뿐이다./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7-04-09 임성훈

[데스크 칼럼]보수 유권자가 주도할 정치 실험

진보·진보형 중도세력 주도 대선판도 결정이기기 위한 지지기반 확장 대상 보수층뿐무언의 요구, 한국정치 어떻게 변화시킬지5.9 대선 대진표가 확정됐고 대선까지 한 달 남짓 남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한 국가적 내우외환을 감안하면 대선까지의 한 달여 기간도 길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래도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 매어 바느질할 수 없고 우물 앞에서 숭늉 달랄 수도 없는 일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일이다. 우리에게 닥친 위기의 규모와 수준이 간단치 않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이고 국민은 짧은 시간 안에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할 부담을 안게 됐다.운동장은 기울었다. 박 전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지리멸렬하게 분열된 보수진영의 홍준표(자유한국당), 유승민 후보(바른정당)의 지지율은 저조한 상태에서 답보 중이다. 미안한 얘기지만 극적인 상황의 반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두 당 모두 보수의 적자를 강조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훼손된 보수층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선도적 자기 혁신이 없었고, 여전히 작은 패권에 집착하고 있어서다. 사정이 이러니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대선판을 주도하고 있다. 진보와 진보형 중도세력이 보수 무풍지대에서 자웅을 겨루는 형국이다.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판이다.보수 유권자들은 빈손이다. 보수진영의 대표주자가 없는 대선판은 최초의 경험이다. 미증유의 변화는 늘 역사에 변곡점을 남긴다. 그래서 감히 보수 유권자의 선택이 한국 정치의 질적 변화를 가져오리라 예측해본다. 일각에선 보수층의 표가 갈 곳을 잃고 뿔뿔이 흩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는 속단이다. 보수층은 반세기 이상 정치적 이념적 지향을 함께해 온 경험을 공유한 집단이다. 보수적 정치패권의 부재를 보수 유권자의 몰락으로 등치할 수 없다. 오히려 보수 유권자들은 싫든 좋든 무조건 지지해야 할 보수패권의 부재로 인해 난생처음으로 전략적이고 실용적이며 정책 지향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자율권을 갖게 됐다.매우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보수 유권자의 집단적 자율권이 진보와 진보형 중도세력이 주도하는 대선의 판도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표심의 출구를 찾는 보수 유권자들에게 비상구를 열어주는 후보가 판세를 장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후보는 누구보다 강력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지만 바로 그 이유로 또 다른 패권정치의 혐의를 받는 역설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지지율이 박스권 안에서 머뭇대고 있다. 안철수 후보 역시 최근의 가파른 지지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역전의 결정적 지점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이기려면 지지기반을 확장해야 하고, 확장의 대상은 임 잃은 보수층뿐이다.문, 안 후보가 보수층으로 표를 확장하려면 보수진영의 안정희구 심리를 다독여야 한다. 안보와 역사문제, 산업화세력에 대한 균형적이고 실용적이며 통합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보수층을 안기 위한 비전제시를 위해 내부의 반발을 넘어야 한다는 점이다. 문 후보는 패쇄적 지지기반의 벽을 넘어야 하고, 안 후보는 호남 지지기반의 눈치를 봐야 한다. 누가 자기 내부의 벽을 깨뜨리고 상생의 대의와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십을 보일지가, 누가 우물을 탈출한 개구리가 될 것인지가 차기 대선의 관건이 될 것이다.두 야당 후보의 경쟁을 보수 유권자가 결정짓는 대선판도는 한국정치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새 대통령은 집권기반의 다양성을 확보함으로써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국가운영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보수정당에게는 보수 유권자의 실용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에서 혁신과 변화의 방향을 읽고 보수의 가치를 재창조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보수 유권자들의 무언의 요구가 한국 정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의미심장한 대통령선거 국면이 열렸다./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윤인수 편집국 국차장(총괄부국장)

2017-04-05 윤인수

[데스크 칼럼]인구대책, '학교 인구 교육'에서 답을 찾자

큰 돈 들이지 않고 장기적 효과보는 아이템실생활 접목 설명 이해 빨라 해결책도 속속미래인 아이들에게 교육 가장좋은 인구대책 초저출산 국가, 초고령화 사회, 인구절벽 등… 우리나라의 인구 실태를 보여주는 말들은 수없이 많다.저출산과 고령화 사회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솔직히 인구 문제를 얘기하는 자체가 너무 일상화된 나머지 관련 화두가 나올 때마다 '식상하다'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또 저출산 얘기야, 이렇다 할 대책도 없는데" "초고령화, 남의 일이 아니지만 어떻게 할 건데"하는 식이다.이런 속에서 인구정책과 관련된 각 기관의 속앓이는 심화되는 모양새다. 정부가 인구문제와 관련해 확고한 중심과 기조를 잡지 못하고 여러 정책만 양산하며 오락가락하는 사이 기관들도 지속적인 정책을 펴나가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형국이 됐다. 세금은 세금대로 쓰이고 있는데 결과는 시원치 않다보니 인구 관련 기관으로서 속앓이만 하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 인구정책 관련 회의에 참석했을 때 얘기다. "인구정책을 펴는 데 있어 처음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산모 대상 지원을 강화했다면, 어느 해에는 혼인율을 높여야 한다고 정책을 쏟아내고, 최근 들어선 부동산(집값, 전셋값)이나 사교육비 등 생활 전반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라 어디에 포인트를 둬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 관계자가 하소연했다.실제 십여년간 정부에서 쏟아낸 대책들을 보면 임신 및 출산 지원, 무상보육, 육아휴직, 일·가정 양립제도 확충 등 다양한 출산·양육 정책을 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어 보인다. 예산만 해도 지난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제정된 후 2006년~2015년까지 10년간 쏟아부은 돈이 총 81조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한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17명을 기록, 15년 이상 출산율이 1.3명 미만인 '초저출산 국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5명(추정치)으로 세계 224개국 중 220위로 최하위권이었다. OECD국가 중 꼴찌였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시행에 109조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저출산에 대한 사회적 책임 인식과 저출산 극복 인식개선 캠페인을 펼친다고 해서 일 이년에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투입대비 결과물은 초라하기만 하다. 한 인구정책 관계자는 "요즘은 일주일 단위로 인구통계치가 나오다 보니 담당자로서 느끼는 중압감이 너무 크다"고 하소연한다. 인구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이렇다 할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아 자괴감마저 든다는 것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지난해부터 일선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학교 인구교육'이라고 한다.사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나 실질적 혜택의 확대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국민 저마다의 인식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학교 인구교육'은 큰돈 들이지 않고, 장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아이템이다. 해당 교육의 강사로 나섰던 선생님들의 얘길 들어보면 다들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다. 한 강사는 "아이들에게 저출산·초고령화 사회에 대해 얘기하면 흥미도 떨어지고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런데 인구와 관련해 실생활과 접목해 설명하다 보면 이해가 빠르고 생각지 못한 해결책도 속속 꺼내놓는다. 아이들의 기발하고, 깜찍한 해결책 제시에 웃게 되는 일도 많다"고 말한다.흔히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라고 한다. 미래인 아이들에게 시키는 인구교육이 가장 좋은 인구대책이 아닐지./이윤희 문화부장이윤희 문화부장

2017-04-02 이윤희

[데스크 칼럼]경기도지사, 대권후보 안되는 이유

'수도권규제 문제' 기업인·GB관계자들 몫 젊은층·서민들 교통·주거·환경에 더 관심'후보 되려면 도지사 하지 말라' 감히 주장국회 출입 기자로 활동하며 이런저런 기사를 쓰던 지난 2015년 5월 3일에 있었던 일이다."영남 충청권 의원들이 합심해 중첩 규제를 받고 있는 경기동북부지역에 대학마저 신설하지 못하도록 법안을 밀실 처리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분노의 목소리를 담아 전화로 이런 내용을 알려온 이는 경기북부지역 한 국회의원의 보좌관이었고 법안은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개정안(이하 미군공여구역법)'이었다.전후 사정은 이랬다. 4월 30일 금요일 오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서로 상반된 내용의 '미군공여구역법 개정안' 2개가 상정됐다. 이럴 경우 통상적으로 병합 심사가 이뤄지는데 이날은 1개의 개정안을 중심으로 의결이 이뤄졌다. 핵심 내용은 미군기지 반환 공여 구역이나 그 주변 지역에 한해 허용됐던 전국 대학의 이전 또는 증설을 수도권 내 대학으로 한정한 것으로 사실상 경기 동북부지역의 대학 신설이 어렵게 된다. 정부는 개정안을 반대했지만, 영남·충청권 의원들은 반강제적으로 밀어붙였다. 법안심사 소위에서 의결된 개정안은 오후에 열린 전체회의에서 단 6분만에 처리돼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겨졌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파악한 경기북부지역 국회의원이 보좌관을 통해 알려온 것이다. 개정안이 처리된 이후 영남·충청지역에는 축하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경기도에는 당연히 비상이 걸렸다. 이 개정안은 법사위에서 경기도·비수도권 의원들 간 고성까지 오가는 진통 끝에 발이 묶여 자동 폐기됐다.이는 경기도와 비수도권이 '수도권 규제' 문제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한 한 사례에 불과하다.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려는 경기도와 반대로 강화하려는 비수도권 간의 '총성없는 전쟁'은 지난 19대 국회내내 벌어졌고 20대 국회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바야흐로 '대선의 계절'이다. 각 당은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을 끝냈거나 진행 중에 있다. 이 경선에 전·현직 경기도지사 3명이 뛰어들었다. 남경필 현 지사, 손학규·이인제 전 지사가 그들이다.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다 막판에 접은 김문수 전 지사까지 더하면 이번 대선판에 이름을 올린 전·현직 지사는 모두 4명에 이른다.하지만 누구 하나 각 당의 대선 후보로 전국을 누빌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남 지사는 유승민 의원에게 완패했고, 손 전 지사와 이 전 지사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모두 대선 후보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대선 주자의 문턱에서 주저앉는 양상이다.그래서 감히…주장한다! 경기도지사는 대선 주자는 될 수 있을지언정 대선 후보는 될 수 없다고. 또, 주장한다. 그 이유는 '수도권 규제 문제' 때문이라고. 비수도권 지역에서 '수도권 규제 문제'는 대체적으로 생활밀착형이다. 개개인의 삶과 밀접한 연관을 갖기에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수도권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경기도에 반감을 품은 이들을 적지않게 접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경기도에서 '수도권 규제 문제'는 대체적으로 기업인과 그린벨트 관계자들의 몫이다. 아파트에 사는 젊은 중산층이나 일반 서민층들은 '수도권규제 문제'와 이해관계가 별로 없다. 경기도가 수도권 규제 완화를 주장해도 '그것이 나하고 무슨 상관이냐'며 교통·주거·환경 문제에 더 관심을 갖는다.'수도권 규제 완화'를 숙명처럼 껴안는 경기도지사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전국 선거 구도'라는 게 본인의 분석이다. 그래서 또다시 주장한다. 대선 주자가 되려면 경기도지사를 하고, 대선 후보가 되려면 경기도지사를 하지 말라고…./김순기 사회부장김순기 사회부장

2017-03-29 김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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