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봄길 단상

시는 그냥 다가오지 않는다감탄하고 느낄때 다가온다그래야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시작되고, 사랑이 끝나는곳에서도 사랑이 되어 한없이걸어가는 사람’이 될 수 있다하루가 다르게 아파트 담장이 달라지고 있다. 산수유와 매화의 향이 봄기운을 알리더니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담장 울안에서 개나리꽃 망울들이 서로 삐죽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사람 심장만 수술하며 살던 나로서도 출근길에 보이는 밝은 봄의 전령들을 보면서 마음이 화사해짐을 감출 수 없다. 봄을 느낄 수 있는 우리의 삶은 그래도 행복하다.누구나 좋아하는 것들이 있지만 우리는 대부분 인생의 피곤함에 지쳐가면서 어쩌면 나도 모르게 원치 않는 것들에 취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취미로 즐기는 영화, 운동, 등산, 음악, 미술 등이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도 하지만 때로는 술과 노래에 취하기도 하고 도박이나 음식에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파스칼이 말하듯이 무언가 채워지지 않으면 안 되는 ‘마음의 공간’이 우리의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어서 그 공간을 무엇인가로 채우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혼자만이라고 느끼는 주말이면 봄길을 걸으며 은빛 행복을 꿈꾸는 시심을 가져보는 것도 나쁠 것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잊히지 않은 하나의 몸짓’이 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정호승 시인의 ‘봄길’이라는 시가 있다. 운율이 좋고 의미가 마음에 들고 외우기가 쉬워서 즐겨 암송하는데 좋은 자리에서 건배사 대신 읊어주곤 한다. 여기에 ‘길’이라는 말이 내가 근무하는 병원의 이름과 같아서 더 마음에 드는지도 모르겠다.시는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은 순수를 사랑한다. 소위 먹고사는 일과는 상관없지만 마음에 드는 시를 외우거나 좋은 책을 읽고 음미하는 감동은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하루 일을 끝내고 술과 회식으로 하루를 피곤하게 마무리하는 것도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아담한 찻집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들과 앉아서 시를 암송해보는 여유도 우리는 필요한 것이다. 시와 문학을 알아야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하늘에는 별이 있고 땅에는 꽃이 있듯이 우리 마음에는 시를 읊을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시는 함축이다. 시는 감동이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낡은 잡지에 표지처럼 통속’하지만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의 기차역에서 시는 우리를 울게도 만들기고 기쁨에 환호성을 지르게도 한다. 사랑은 받지 않아도 될 만큼 부자도 없고 줄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도 없는 것처럼 시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대학 때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연극을 본 적이 있다. 1970년대 대학을 다녀본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 포스터에서라도 보았을 만한 연극인데 사무엘 베케트의 원작을 연극화한 것이다. 당시 대학초년생으로 문사철에 대해 깊이 접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두 사람이 고도를 기다리며 나누는 기차역에서의 대화가 이렇게 따분하고 참 이상한 연극도 있구나 의문을 품기도 하였다. 왜 노벨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은 이렇게 어려운가? 이후 사무엘 베케트의 다른 작품과 그의 문학세계를 조금 이해하고 나서야 나는 그 작품을 다시 접하게 되었고 어떻게 보면 그 인생의 따분함이야말로 사무엘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란 걸 알게 됐다. 그 사무엘 베케트는 언젠가 말했다. ‘인생은 자신의 허허로움을 이겨내는 과정이라고...’.이제는 내 이야기가 아니라 내 자신이 ‘눈을 뜨고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래도 담장 넘어 전해주는 개나리의 따사한 봄길이 주는 의미 앞에서는 인생의 허허로움은 잊어버리고 봄이 오는 기대감에 시인처럼 마음이 설렐 뿐이다. 인생은 누구나 어쩌면 고도를 기다리다가 오지도 않는 고도에 지쳐가는 따분한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에겐 ‘스스로 봄길이 되어’ 걸어갈 수 있는 선택이 주어져 있다.시는 절대로 그냥 다가오지 않는다. 감탄하고 놀라고 피부로 느끼고 스스로 다가갈 때 시가 다가온다. 그래야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되고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 사랑이 되어 한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될 수 있다.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4월의 봄길을 채우는 우리 경인일보 독자들이 되기를 바란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5-03-31 박국양

신뢰사회 회복을 위한 연구자들의 책임

연구부정행위는 실제로법적 책임을 묻는데 한계연구자·기관·학술단체는윤리위반 예방하고 사후조치로공정한 조사 이뤄질 수 있도록인식 재고를 위한 노력 필요이완구 국무총리는 인사청문회를 앞둔 지난 2월 초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표절 의혹이 제기된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인용(표시 등)은 소홀히 했을 수 있지만 참조(문헌 명기)는 기본적으로 하려고 노력했다”며 “20년이 넘은 논문을 지금의 엄격한 잣대로 본다면 지적(표절 의혹)이 맞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각 언론에서는 당시 후보자의 논문 표절이 도덕성과 관련되어 있으므로 인사청문회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연일 주요 뉴스로 보도하였다.이렇듯 표절을 비롯한 위조, 변조, 부당한 저자표기, 중복게재 등 연구부정행위의 문제는 연구윤리를 위반한 당사자 개인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즉, 당사자인 개인과 다른 연구자들의 신뢰 저하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계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사회 문제이다. 공직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마다 빈번히 문제가 되고 있는 학위논문 표절을 포함한 다양한 연구부정행위가 지속해서 재발하는 것은 학문(연구)활동에 대한 불신과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는 사안으로서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숙제 베끼기가 논문표절 됩니다”와 같은 기사는 초등학생에서부터 대학생은 물론 연구자에 이르기까지 부정직한 우리 사회의 우려스러운 풍조를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우리 사회는 대학 혹은 연구기관이나 학술단체의 연구자들이 지닌 전문성을 인정하고 높게 평가하는 만큼 그들에게 청렴, 공정성, 신뢰와 정직 같은 높은 도덕성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연구자들에게 가장 부족한 덕목으로 신뢰와 정직이 지적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이것이 연구윤리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바로 인식하고 준수해야 하는 이유이다.연구윤리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연구부정행위를 예방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하며 연구부정행위가 발생된 경우에는 신속하고 공정하며 체계적인 검증(조사)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에서 연구윤리에 관한 제도정비는 2006년의 황우석 사건이 계기가 되었으며 2007년 교육과학기술부 훈령으로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이 공포되면서 본격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서울교대 이인재 교수는 연구윤리란 “연구자가 정직하고 성실하게 책임 있는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 또는 행동양식”으로서 연구자들에게는 의무이자 도리이며 원칙이다. 따라서 연구자들이 마땅히 준수하여야 할 규범으로 인식하고 연구를 수행할 때 연구의 진실성과 신뢰를 증진시킬 수 있다. 그러나 높은 학력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와 양적 성과를 중시하는 학계의 과열된 경쟁적 연구 분위기 속에서는 연구자들의 정직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생기게 되므로 연구윤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확립하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연구부정행위에 대하여 실제로 법적 책임을 묻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연구자 스스로의 노력과 학문공동체 차원의 윤리의식 제고가 필요한 이유이다. 그러므로 연구자는 연구부정행위가 나타나지 않도록 지속해서 자각하여야 하며 대학, 연구기관 및 학술단체 등에서는 우선 스스로 연구윤리 위반을 예방하고 사후조치로서는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성원 전체의 인식 재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바람직한 연구수행 또는 연구 진실성 확보를 위해서는 연구자들의 연구윤리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교육과 정책이 이루어져야 하며, 아울러 연구자는 연구수행의 전 과정에서 항상 주의 깊게 살피고 반성하여야 할 것이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03-24 최일문

기부와 나눔의 바람이 우릴 춤추게 한다

세상이 각박 해졌다지만주변에 좋은 사람 많아마음 먹으면 기부·나눔얼마든지 할수 있어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고행복지수도 높아져음식은 만든 이와 먹는 이가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도 온전히 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메신저입니다. 기부와 나눔은 이처럼 사람과 사람의 소통을 돕고 닫힌 문을 열어주는 열쇠가 됩니다. 한 주 전에 삼성전자와 함께 하는 ‘해피맘’ 협약식을 경기적십자사에서 가졌습니다. 도내 취약계층 임신부에게 출산용품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지자체들도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적십자사가 5년 전부터 시작한 ‘해피맘’ 프로그램이 올해는 2억원의 후원금으로 1천여명의 저소득 임신부에게 60만원 상당의 출산용품을 지급합니다. 출산강좌와 함께 태교음악회도 열립니다. 태어날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희망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기부와 나눔의 거름이 있어야 우리들이 사는 세상은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밀어주고 끌어준 기부와 나눔의 힘, 우리 사회를 춤추게 합니다. 높고 험한 산만이 명산이 아닙니다. 새로운 기술만이 좋은 기술이 아닙니다. 기술이라는 것이 그 효용으로 사람을 더욱더 편하게 해주는 것에 존재의 이유가 있듯 구호와 봉사의 도움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장 적합하고, 빠르게 그리고 쉽게 삶의 애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기부와 나눔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가장 필요한 자산입니다. 주변을 웃음짓게 만듭니다. 행복의 온도를 높여줍니다. 미래 사회의 주역이자 가족의 근간이 될 자녀 출산용품을 지원하는 일은 기업이 시민의식을 발휘해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실행하는 만족도가 아주 높은 프로그램입니다. 기부와 나눔에 팔 걷은 삼성 임직원의 온기가 퍼져갑니다. 세상이 삭막해졌다고, 사람들이 각박해졌다고 말하지만, 둘러보면 착하고 좋은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이들이 마음을 나눠 세상은 더 따뜻하고 아름다워집니다. 많은 것을 가지고도 나눌 줄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풀꽃같이 가진 것이 적어도 나누는 기쁨을 누리며 이웃에게 봉사하는 즐거움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장미의 향기는 그 꽃을 준 손에 항상 머물러 있다”라고 아더 베야르가 말했습니다. 나눔과 봉사의 마음으로 함께 사는 세상의 따뜻함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손에선 항상 짙은 사람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사람은 자신이 쓸모 있는 존재임을 느낄 때, 그리고 자기보다 원대한 그 무엇과 하나의 끈으로 이어져 있음을 느낄 때 삶의 활력이 샘솟습니다. 산모(産母)는 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오드리 헵번은 “나이가 들면 왜 손이 두 개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의 온기가 어우러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적십자가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입니다. 맘만 먹으면 기부와 나눔은 모두가 할 수 있습니다. 행복지수가 높아집니다. 개인의 품격을 높입니다.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와 나눔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 기쁨입니다. 그것은 그렇게 하는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시켜줍니다. 나의 기부와 나눔이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걸 경험하는 것은 기쁨이자 감동입니다.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는 나눔에 대해 “100m달리기에서는 필요하지 않지만, 마라톤 경주에서 진가(眞價)를 발휘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기부와 나눔을 베푸는 그 순간에는 그것의 중요성을 알 수 없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그것의 중요성을 알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기부와 나눔은 우리 삶을 관통하는 도도한 흐름의 방향타가 되어야 합니다. 주변에 목표를 이룬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눠야 더욱 넘치고 행복해진다”고 말입니다. 뭔가를 받았다고 명예롭게 된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명예는 뭔가를 줌으로써 받는 보상이기 때문입니다. 기부와 나눔으로써 더욱 커지는 행복의 기적을 체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기원합니다./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03-17 김훈동

좋은 인맥을 만드는 비법

대부분 사람들은자기가 더 갖기위해다른 사람과 갈등이 생기지만길게 보면 크게 도움 안됩니다좋은 인맥을 만나는 방법은내가 먼저 주는 것입니다얼마 전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재미있는 일화를 하나 발견하고 무릎을 쳤던 적이 있습니다. 현재 화교계 최고의 갑부로 꼽히는 리카싱회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리카싱회장이 자신의 운전기사가 30여년 동안 일을 마치고 은퇴할 때 기사를 불러서 노고를 위로하며 3억6천만원짜리 수표를 건넸다고 합니다.그랬더니, 운전기사는 “뜻은 감사하지만 받지 않겠습니다. 저도 36억원을 모았습니다” 하더랍니다. 리카싱회장이 기이하게 여겨 물었습니다. “아니, 자넨 월급이 100만원 밖에 안되었는데, 어떻게 그런 거액을 모았는가?” “제가 차를 몰 때, 회장님이 뒷자리에서 전화하는 것을 듣고, 땅 사실 때마다 저도 조금씩 사 놓았고요, 주식을 살 때 저도 따라서 약간씩 구입했더니 36억원이 되었습니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지는 것이 확실합니다.우리도 살면서 주디를 돕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좋은 인맥’을 만나기를 고대하죠.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면에는 그들을 도왔던 사람들이 숨어있습니다. 외부의 막강한 조력자이기도 하고, 내부의 파트너이기도 하죠. 그런데 막연히 기다린다고 좋은 인맥을 만날 수는 없습니다. 좋은 인맥을 만나는 데는 비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먼저 줘라’입니다.제가 나이트클럽에 처음 갔을 때가 대학 2학년 때였습니다. 친구들이 춤추는 것을 보다가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 제 어깨를 잡고 주무르기 시작하는 겁니다. 저는 깜짝 놀라서 돌아보니 웨이터였습니다. 그 상황을 수습하고 손을 씻으러 갔더니 그 웨이터가 따라와서 수건을 주고, 음료수를 주고, 향수를 칙~칙 뿌려주는 것이었습니다.‘이 사람이 왜 이럴까?’ 생각하고 나가려고 하는데 출구에 조그만 통이 놓여있고 거기에 돈이 수북한 것이었습니다. 순간 ‘아~ 이게 팁이라는 거구나’ 라고 생각하고 팁을 놓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앉아서 생각했습니다. ‘야~신기한 일이네. 내가 왜 팁을 주고 왔지?’ 그리고 다시 한번 상황을 복기해 보았습니다. 그 웨이터가 “학생, 내가 학생 어깨 주물러주고, 수건 주고, 음료수 주고, 향수 뿌려주면 나 돈 줄래?” 물었더라면 저는 당연히 “왜 아저씨가 나를 주물러요?”하고 팁을 주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팁을 준 이유는 바로 먼저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때 만든 법칙이 ‘Give = Take + α’ 입니다. 주면 받습니다. 지금은 받지 못하더라도, 준 사람에게는 받지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받습니다.제가 매주 ‘MBC TV특강’ 프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인맥의 왕 박희영회장’이 출연했습니다. 박회장은 관세사출신으로 직함이 다른 명함이 무려 16개나 됩니다. 3만명이 넘는 대단한 인맥을 가졌습니다. 어떻게 그런 대단한 인맥을 구축했는지 물었더니 ‘51: 49법칙’ 덕분이랍니다. 남과 공을 나눌 때 상대에게 51을 주고 자신이 49를 갖는 원칙이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더 갖기 위해 사람들과 갈등이 생기지만 길게 보면 크게 도움이 안 되더라는 것입니다. 줘야 받습니다. 당신이 이룬 자산을 생각해 보세요. 그 자산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그 자산은 내가 땅속이나 바다에서 건진 것이 아닙니다. 누구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오랜 시간 여러 사람에게서 왔지만 따져보면 내가 먼저 주었기 때문에 내게 온 것입니다.좋은 인맥은 마냥 기다린다고 오지 않습니다. 좋은 인맥을 만나고 싶거든 먼저 줘보세요. 먼저 주면 리카싱회장의 기사보다 더 좋은 인맥을 만날 수 있습니다. 더 좋은 인맥을 만나는 답은 먼저 주는 것입니다. 먼저 줘야 받습니다./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03-10 송진구

대학 신입생에게 보내는 편지

사회의 떳떳한 구성원으로서목표가 있어야 합니다꿈은 신입생 여러분의 특권소중한 꿈 만들고 성취해졸업식으로 승화시키길청운의 꿈을 안고 제가 처음 대학에 입학할 때인 1975년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헌법이후 그야말로 매일같이 시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첫 입학식에서는 총리가 축사를 할 때 대학원생들이 줄줄이 퇴장하지를 않나, 입학식이 끝날 무렵부터 교문앞에서 투석전이 벌어지고, 그 와중에 알몸으로 벗어 제 낀 한 학생이 경찰저지선으로 달려가면서 최루탄이 터지고 처음으로 맛보는 매서운 눈물, 두들겨 맡으며 연행되는 학생들….대학교 정문에는 시위를 막기위해 경찰서가 신설되어 매일 등교할 때 전경들이 곤봉으로 시위를 진압하는 훈련을 봐야 했으며 신입생 환영회가 명동 코스모스백화점 옆에 있는 튀김집에서 열렸는데 이념서클에 가입하라는 선배들과 밤늦게 논쟁을 하기도 하는 등 저의 신입생 생활은 일년 내내 그야말로 시대적 충격속에서 헤매였던 기억이 납니다.당시에는 먹고 살기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야 했던 산업화시대와 삶의 평등을 외치는 민주화시대간 갈등의 전선에 대학생들이 서 있었지요.분노와 갈등속에 분신으로 호소하는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자라고 있었고 결국 10·26사태와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이어지더니, 신군부정권의 등장으로 이어지는 질풍노도의 시대였습니다. 5·16과 4·19세대처럼 대학생활이 낭만보다는 투쟁, 학업보다는 참여가 화두였던 시절이었습니다. 의학공부를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 본과시절에도 공부보다는 이러한 외부적 요인에 의해 나의 대학생활은 고통만이 남게 되었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대가 나에게 겪게 해준 아픈 상처들은 지금도 앙금처럼 내마음 깊은 곳에 저장되어 있습니다.그래도 우리 세대들은 1988년 올림픽, 1998년 IMF의 금모으기운동, 그리고 2002년 월드컵응원을 통해 힘들었지만 산업화시대의 새마을 운동처럼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간직하고 있습니다.지금 대학교 캠퍼스에 첫발을 내딛는 2015년 신입생 여러분들의 이슈와 비전은 무엇입니까? 무엇에 목말라 합니까? 여러분들은 무슨 꿈을 꾸며 무슨 도전의식을 갖고 살 것입니까? 시대적 이슈, 자신의 문제, 사회적 목표가 있습니까? 이념과 투쟁이 사라진 시대, 투표하는 학생이 없어서 학생회장 선출이 안된다는 대학교, 성추행이 이슈가 되는 작금의 캠퍼스 소식에 마음이 우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러분이 이러한 문제를 이겨내야 하는 우리의 희망입니다.신입생들이여!이제 사회의 떳떳한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에게서 주어지는 목표가 아닌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마음속 깊이 나를 움직이게 하고 꿈꾸게 하고 나에게 외치는 그 숭고한 무엇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나의 미래이고 꿈이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여러분에게 달려있습니다.나 자신은 물론 이웃과 국가를 위한 비전을 가지십시오. 대학교 4학년은 그러한 비전을 이루는 못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꾸는 꿈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합니다. 꿈은 신입생 여러분들의 특권입니다. 입학식때 받았던 축하의 고마운 뜻을 아름답고 소중한 꿈을 만들고 성취하는 졸업식으로 승화시켜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5-03-03 박국양

위기 가정의 버팀목 ‘희망풍차’

갑자기 생계유지어렵게 된 이웃들이적십자와 함께 꿈과 희망 품을 수 있도록올해도 노란색 지로용지에나눔을 실천해 주세요“진정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떻게 베풀 수 있는지 터득한 사람뿐이다.” 알베르트 슈바이처가 한 말입니다. 도움을 주더라도 상대의 마음에 불편을 주는 도움은 상대를 위한 도움이 아닙니다.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한 나를 위한 도움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한 달간 도내 시군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적십자회비 집중모금을 위해서였습니다. 그간 남경필 도지사를 비롯하여 강득구 도 의장, 시장, 군수, 시·군 의장이 특별회비를 내주어 모금행렬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어느 기초단체장은 더 많이 조성해 적십자가 벌이는 재난구호 등 다양한 인도주의 사업을 도와주겠노라고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배석한 지역의 적십자봉사원들이 용기를 얻었습니다.살다 보면 누구나 어려움을 겪습니다. 야심차게 하던 사업이 망할 수도 있고 열심히 하던 일이 원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말 뜻하지 않은 화마로 집과 모든 재산을 잃고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돼 실의에 빠진 파주 저소득가정에 1천만원을 긴급 지원하여 모녀에게 희망의 둥지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물론 각계가 함께 팔 걷고 나섰기 때문에 신속하게 이뤄졌습니다. 또한 보증금도 소진되고 월세가 체납되어 쫓겨난 평택 저소득가족에 1천만원을 지원하여 여섯 식구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구해 주기도 했습니다.적십자는 재난구호, 사회봉사, 국제협력, 보건 및 안전, 청소년적십자 활동, 남북교류, 혈액 사업 등을 수행하면서 위기가정 돌봄 사업을 ‘희망풍차’라는 이름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본인이나 생계를 같이하고 있는 가구 구성원이 여러 가지 사유로 생계유지가 어려울 때 긴급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주 소득자가 사망, 가출, 행방불명, 구금시설에 수용되는 등으로 다른 소득원이 없을 때,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부상으로 의료비를 감당하기 곤란한 경우, 화재나 산사태, 풍수해 등의 재난이나 임차료 연체 등의 사유로 주거가 어려운 경우에 지원합니다. 물론 엄격한 기준이 있어 솔루션위원회에서 적합 여부를 결정하여 긴급 지원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전에 지자체와 연계하여 생활실태도 면밀히 조사합니다. 지난 한해, 도내 긴급지원이 필요한 위기가정 269가구 627명에게 7억1천여만원을 지원하였습니다. 수혜자 대부분은 기초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아직도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입니다.한 국가가 못하는 것을 유엔이 하고, 유엔이 못하는 것은 적십자가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저런 법규와 제도에 걸려 위기를 맞고 있는 가정이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많습니다. 소위 말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입니다. 긴급재난구호기관으로 적십자가 나선 프로그램이 바로 위기가정지원입니다. 나눔이란 특별한 날, 대단한 사람들만 큰맘 먹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따뜻한 밥상을 마주하는 것처럼 누구나 평범하고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실천하는 나눔, 그 속에서 느끼는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망입니다. 설 연휴에 돌아본 농촌저수지에는 물이 가득히 담겨 있었습니다. 겨우내 큰 눈과 비가 내리지 않은 것을 고려할 때, 정말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적십자회비 모금은 큰 저수지에 물을 담아두는 것과 같습니다. 갈수기에 물을 대주어야 농사를 제대로 짓듯이 예기치 못한 각종 재난구호를 위해 모아두는 것입니다. 갑자기 생계유지가 어렵게 된 이웃들이 적십자와 함께 다시 꿈과 희망을 품게 만드는 재원입니다. 사랑으로 불을 밝히면 희망도 커집니다. 모두의 정성이 모여 적십자라는 저수지에 모금이 가득 채워지면 좋겠습니다. 절대적인 헌신과 봉사를 펼쳐온 세계제일의 인도주의단체인 적십자가 올 한해도 위기가정에 희망을 그리게 노란색 지로용지에 나눔을 실천해 주기 바랍니다.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02-24 김훈동

평정심을 유지하는 스트레스 관리법

좋아하는 향수·음악·영화로상처입은 오감을 달래주고매운 음식으로 엔도르핀 분비사랑하는 사람과 포옹 기쁨 만끽열받은 상태에서는 90초간복식호흡하면 火 사그라져현대를 사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가장 좋아하는 요일은 금요일이고, 가장 싫어하는 요일은 월요일입니다. 멀쩡하던 혈압이 회사만 출근하면 솟구칩니다. 보기 싫은 김 부장을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보기 싫은 김 부장을 보는 것이 바로 스트레스이기 때문입니다.스트레스는 원래 물리학 용어입니다. 고무공을 손가락으로 누를 때 쑥 들어가는 것을 스트레스, 누르는 힘을 스트레서라고 합니다. 직장에서 보기 싫은 김 부장과 만났을 때 김 부장은 스트레서입니다. 스트레서인 김 부장을 만나면 뇌의 신피질과 변연계는 즉시 협상을 시작합니다. 신피질은 계산·추리·판단을 하는 이성의 뇌고 반면 변연계는 사랑이나 공포와 같은 감정을 주관하는 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피질은 이성적입니다. ‘김 부장이 보기 싫은 인간이지만 인사 안 하고 지나치면 다음 인사고과에서 나쁜 점수를 줄 거야’라며 인사하자고 부추깁니다. 이때 변연계가 나섭니다. ‘보기 싫은 김 부장 아는체하지 말자’라고 속삭이죠. 이 둘 간의 협상에서 변연계가 이기면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게 되고 스트레스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피질이 이기면 억지로 웃고 인사하게 되죠.이런 몸 상태가 바로 스트레스입니다. 문제는 보기 싫은 김 부장, 즉 스트레서를 피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해답은 스트레서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해소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최선이죠. 그렇지 못하면 뒷목이 뻣뻣해지고 각종 스트레스로 수명이 단축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면 사망확률이 4배나 증가한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고 참아서 생긴 마음의 병이 화병입니다. 전 세계에서 오직 한국에만 존재하는 한국인 특유의 정신질환, 공인된 국제적인 질병인 화병의 명칭 ‘Hwabyung’(화병)입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감정에 충실한 변연계를 달래줘야 합니다. 저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변연계를 달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첫째, 상처 입은 오감을 달래주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향수를 몸이나 차에 뿌려서 그 향을 맡으면서 후각을 통해 기분을 좋게 합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귀를 즐겁게 하죠. 영화에 푹 빠져서 두 시간 동안은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우주를 날기도 하고, 정의의 사자가 되어 나를 완전히 놓아버립니다. 이 시간은 송진구라는 컴퓨터가 재 부팅되는 리셋시간입니다. 그리고 매운 음식(특히 닭발)을 먹습니다.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은 미각이 아니고 통각입니다. 혀에 고통을 주죠. 이때 인체에서는 이 고통을 잊게 해주려고 뇌에서 엔도르핀(endorphin)을 분비합니다. 엔도르핀은 인체내부(endo)에서 나오는 모르핀(morphine)이라고 할 만큼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줍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포옹하면서 기쁨을 느낍니다.둘째, 복식호흡을 합니다. 3초 동안 아랫배가 나올 정도로 코로 숨을 들이쉬고, 6초 동안 뱃가죽이 등에 붙을 정도로 몸 안의 모든 공기를 입으로 배출합니다. 10번 반복하면 약 90초가 소요됩니다. 그러면 화가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90초의 근거는 열 받은 상황에서 조용히 90초만 참으면 눈 녹듯이 사라지고, 못 참으면 화가 화를 부른다는 하버드 테일러 박사의 이론에 따른 것입니다. 이제 스트레스 때문에 화가 나더라도 열 받지 말고 오감을 달래주고, 복식호흡을 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해볼 것을 권합니다.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02-10 송진구

의사와 인술

봉사와 희생정신으로환자들로부터 사랑받고양심있는 의사가의료의 본질인인술 베풀수 있도록정부가 환경 만들어줘야종두법의 창시자인 제너(Jenner)의 스승이면서 미국 벤저민 프랭클린의 주치의였던 존 헌터(John Hunter)라는 사람이 있다. 1700년대 사람으로 당시 이발사가 외과의사를 했던 소위 이발사외과(Barber-Surgeon) 시절에 외과학을 과학의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헌터 박사는 끊임없는 동물실험을 통해 해부학을 배웠고, 사람의 해부를 하기 위해 도굴꾼과 밀거래를 통해 바로 사망한 사람의 사체를 다시 파내서 해부를 배웠다고 알려진 사람이다. 질병의 원인을 밝히고 치료를 위해 얼마나 헌신적 희생을 했는지는 그 당시에 유행한 매독과 임질의 임상 양상과 치료법을 알려고 환자의 고름을 본인에게 직접 주입해 임질과 매독의 진행과정을 연구하는 등 본인의 희생을 통해 의학을 발전시킨 대표적인 의학의 선구자 중 한사람이다.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진단에 필수적인 심혈관 조영술이라는 심장 정밀검사법이 있다. 이 심장조영술을 위해서는 카테터를 혈관을 통해 심장내로 삽입해야 하는데 현재는 이러한 방법이 매일 실시되고 있지만 의학 초창기에는 심장내로 이물질을 넣어서 검사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고 그런 시도를 한 의사는 의사들에게서조차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갑신정변을 거치면서 처음으로 ‘제중원’(1885년)이라는 병원이 설립된 후, 즉 한국의 근대 개화기 우리나라에 들어 온 의료선교사들과 초창기 의사선배들을 보면 그들은 인술의 화신이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역만리 타향에서 한국인들을 위해 평생을 바치고 일제의 탄압을 받으면서도 독립운동까지 마다하지 아니했고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본인이 질병에 걸려 죽기까지 하면서 희생을 했다.의사는 어떤 면에서는 성직자와 비슷한 면이 많이 있다. 하나는 다른 사람을 치료한다는 점이 같을 것이다. 의사는 사람의 질병을 다루고 성직자는 영혼의 질병을 다룬다. 두 직업 모두 봉사정신이 기본 바탕에 있어야 한다. 의사나 성직자가 자기가 선호하는 사람만 치료할 수 있는가? 나쁜 사람이나 좋은 사람이나 가리지 않고 치료해야 한다. 심지어 전쟁 중일 때는 적군일지라도 환자를 보면 치료해야 하며 이것이 거룩한 선행이라고 배운다. 성직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렇듯 의사들이나 성직자들은 상대방의 성향을 불문하고 정성을 다해서 치료해야 하는 봉사정신을 가져야 하는 운명인 것이다.또 다른 공통점은 두 직업 모두 희생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자본주의 물결 속에 의술도 필요할 때 돈을 주면 사고파는 상품처럼 변질이 되기도 했지만 본질 적으로 의사라는 직업은 성직자처럼 태생 자체가 육체적 정신적 질병을 가진 환자를 치료하는 인술을 베푸는데 전념해야 하고 부자가 되거나 권력을 가지는 속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의협에서 원격진료와 기요틴 법안들에 대한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존경을 받아야 할 의사가 길거리로 나서야 하고 투쟁을 해야 하는 최근의 사태를 보면서 마음이 아프다. 여기에서 왜 이러한 투쟁이 시작됐고 그 과정이 어떠한가를 논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의사들도 인술을 거슬려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히 시정을 해야겠지만 의료의 본질인 ‘인술’을 의사가 펼칠 수 있는 환경은 정부가 먼저 만들어 주어야 한다.대부분의 의료인들은 정부와 환자 앞에서 소위 ‘을’의 입장에 서 있다. 응급환자가 있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환자에게 달려가야 하고 가난한 환자라고 치료를 거부할 수도 없다. 양심있는 의사가 그 양심에 근거해 환자를 치료할 때 보람이 있어야 한다. 의사의 마음속에 분노를 간직하게 하는 정책은 결국 환자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의업의 본질인 ‘봉사와 희생’의 바탕 위에 ‘인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그리하여 환자들의 사랑을 받는 의사들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5-02-03 박국양

불신의 관리, 신뢰의 리더십

구멍가게·주먹구구식 조직일차적 책임은 구성원을못 믿고 관리에 치중하는최고관리자에게 있다결국 운용은 사람의 몫이고가장 영향력 있기 때문이다조직은 특정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목적으로 일정 규모의 구성원이 모여 의도적으로 구조화되고 계획된 사회적 단위이다. 쉽게 얘기해 두사람 이상이 서로 역할을 나누고 원하는 무언가를 이뤄 내고자 한다면 최소한 조직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 조직의 유형을 구분한다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 사회적 목표를 수립·집행하는 행정기관이나 정당, 사회의 안정과 규범을 유지하는 사법기관이나 경찰, 그리고 문화적·교육적 기능에 관련된 학교·교회·문화단체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어떠한 유형이든 각 조직의 존재 이유는 나름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목표를 달성하는데 조직의 형태를 갖추고 기능하는 것이 가장 유효하다는 것과도 같다. 이때 중요한 것이 소위 조직원리인데 여기에는 계층제, 통솔범위, 분업과 전문화, 명령통일, 조정 등이 포함된다. 조직원리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운용될 수 있지만 표현 그대로 기본적인 원리이므로 조직에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근본이며, 조직목표의 효율적 달성에 적용되는 일반적·보편적 원칙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학자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조직원리의 유용성을 인정하고 있다.조직원리가 바람직하게 작동하고 있는 조직은 목표달성 또는 성과 창출에 직결될 수 있을 테지만 그 반대는 조직 수명의 연장에 불과하고 끝내는 쇠퇴의 과정을 거친 후 소멸된다. 흔히 '구멍가게식, 주먹구구식'이라고 표현될 때는 외형만 조직일 뿐 내적으로는 최소한의 원리도 적용되지 않는 경우다. 그렇다면 조직원리의 구현을 통한 목표달성이나 성과창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무엇인가. '구멍가게식, 주먹구구식' 조직의 일차적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 변수와 원인을 '관리'와 '리더십'에서 찾아보자.조직원리를 무시하고 있는 '관리'의 사례는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업무를 성질별로 구분해 놓긴 했지만 그 업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무시하고 단지 관리자가 선호하는 특정인에게 일을 맡기는 경우(전문화), 부서화와 함께 계층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관리자가 조직의 말단까지 직접 관리·감독하려는 경우(통솔범위), 그나마 존재하는 계층도 권한 없는 책임이 과도해 경직화를 초래하고 비합리적인 인간지배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계층제), 구성원의 행동통일이 필요할 경우 합리적인 조정의 방법을 택하기 보다는 오로지 관리자의 권위를 앞세운 일방적 지시에 의존하는 경우(조정), 한 사람은 한 사람의 지시를 받는다는 원리를 거꾸로 해 동일한 지시를 다수에게 함으로써 책임소재를 불분명하게 하고 조직 내의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명령통일) 등이다. 여기에 더해 구성원이 이해 못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논공행상(論功行賞) 까지 이뤄진다면 그 조직은 유지되고 있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반면에 '리더십'의 사례로서 각 구성원이 조직의 목표와 직책의 내용을 분명히 할 수 있고, 상하계층간의 의사전달이 잘되고 개인의 목표를 조직의 목표에 일치시킬 수 있으며, 구성원의 의사소통 및 사기를 향상시킴과 아울러 그들의 업적이 합리적으로 평가되고 보상돼 지속적인 조직의 성과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역할은 바로 최고관리자가 발휘하는 '리더십'에 있으며 어떤 유형의 조직이든 또 규모가 크든 작든 예외가 아니다.'관리'는 불신을 바탕으로 뒤에서 밀어 붙이는 것이고 '리더십'은 신뢰를 바탕으로 앞에서 이끄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멍가게식, 주먹구구식' 조직의 일차적 책임은 구성원을 불신하고 '관리'에 치중하는 최고관리자에게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아무리 구조화, 조직화가 잘 이뤄져 있다하더라도 결국 운용은 사람의 몫이고 최고관리자는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들에게 '관리'가 아닌 '리더십'이 요구되는 이유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01-27 최일문

나눔과 봉사도 자라납니다

우리주변 어려운 이웃을한번 더 살피고 작은정성 보낼때겨울은 더이상 춥고 외롭지 않아'사랑으로 켜는 희망' 심정으로올해도 적십자회비로희망을 키워줬으면 좋겠다연초에 K신문사를 방문하면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C국장이 평기자 시절, 경기 북부수해지역 취재차 갔다가 목격한 일화를 들려주었습니다. 주변 모두가 물바다라 도저히 접근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도로 역시 유실되어 도심지로 가는 길이 없어 이리저리 궁리하다 겨우 현장에 들어갔습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이재민들은 겨우 몸을 피해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 이재민들이 당한 수해가 '인재(人災)냐, 자연재해냐'로 설왕설래했습니다. 인터뷰를 하고 싶어도 그 누구도 응해주지 않았습니다. 표정마저 굳어 있었습니다. 당연하다 싶었습니다. C국장은 난감했다고 합니다. 그 때, 어떻게 수해로 길이 막힌 지역을 왔는지, 적십자 급식차가 수해지역에 당도했습니다. 산길을 넘고 넘어 먼 길을 돌아 왔다고 합니다. 식수도 없고 먹을 식량도 없을 때, 급식차가 이를 해결해 주었습니다. 이재민들의 얼굴이 밝아졌습니다. 뜨거운 국에 김이 나는 따뜻한 밥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C국장은 그 당시, 적십자의 가치를 절실하게 느꼈다고 전해주었습니다. 실의에 잠겨있던 이재민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환희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C국장은 "적십자는 희망이다"라고 정의해 주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이재민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걸 새삼 확인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 후로 이제껏 해마다 일정액을 적십자 회비로 납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적십자회비, 사랑을 켜면 희망이 커집니다.' 이달 말까지 적십자회비 집중모금기간에 내건 슬로건입니다. 많은 이들이 어려운 이웃에게는 큰 희망이 된다는 것을 적십자회비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어제 의정부 화재구호현장을 두 번째로 다녀왔습니다. 적십자봉사원들이 주야로 교대하며 이재민들은 물론 현장 지원인력 등에 따뜻한 급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탁봉사도 합니다. 겨울방학 중인 청소년적십자단원(RCY)들은 밤늦게까지 음식을 나르고 청소 등 허드렛일마저도 자원하여 봉사하고 있습니다. 의정부시 안병용 시장이나 최경자 시의회 의장은 "적십자 봉사원이 없었으면 이 추운 겨울날 누가 급식을 하고 구호물품을 나눠줄 수 있었을까?"하며 고마움을 표시하며 적십자특별회비를 선뜻 내 주셨습니다.한 주전에는 새벽 4시에 인천공항을 가서 필리핀으로 떠나는 18세대 65명을 환송하고 왔습니다. 적십자가 펼치는 취약계층 다문화가족 외가나들이 사업입니다. 지난해 말, 적십자홍보대사 최정원 뮤지컬배우가 재능기부한 '다문화 희망나눔콘서트 수익금'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경기도내에는 13만5천688세대의 다문화가정이 있습니다. 베트남과 중국이 57.7%를 차지하고 필리핀, 캄보디아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어려운 가정을 선정하여 가족여행을 통해 끈끈한 가족애를 느껴 올바른 정착을 돕기 위함입니다. 7박8일간 진행된 외가방문 가운데 15년 만에 방문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외가에서 부모님과 친인척과 함께 결혼식을 치르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 필리핀 현지 교회를 사전에 예약하였습니다. 피로연과 답례품도 준비하여 그들의 소원을 이뤄주었습니다. 함께한 이들이 대한민국적십자사에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물론 동행했던 다른 가족들도 외가를 다녀와 한목소리로 고마움을 서신이나 카톡 등을 통해 표시했습니다. 경기적십자사가 2008년부터 실시한 외가방문은 일곱 차례에 걸쳐 98가구 281명이 다녀왔습니다. 추운겨울날, 두툼한 외투를 입고 따뜻한 손난로를 쥐어야만 따뜻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 주변 어려운 이웃을 한 번 더 살피고 작은 정성을 보낼 때 겨울은 더 이상 춥고 외롭지 않은 계절이 됩니다. 나눔과 봉사도 자라납니다. 사랑으로 켜는 희망, 올 한 해도 적십자회비로 희망을 키워주시면 좋겠습니다./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01-20 김훈동

비장의 무기는 내 손안에 있다

아직 이뤄지지 않은 꿈눈으로 보이지 않지만상상으로 보고 믿는것현실에 무릎 꿇지 않고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지만나는 볼수 있는 미래의 '희망'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5년 베트남의 한 포로수용소에 수용된 미군 포로들에게 생존에 대한 기약은 없었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고문과 열병에 시달리다가 하나 둘 죽거나 미쳐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 한 사람 '조지 홀'은 다른 포로들과 달랐습니다. 그는 7년동안 수감생활을 버텨낸 후 귀국하고 불과 한달 만에 뉴 올리언즈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합니다. 살아 돌아온 것 만으로도 기적 같은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조지 홀은 포로생활을 하던 지난 7년동안 상상속에서 라운드를 했다고 합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매일 총 4천여회의 라운드를 했다고 합니다. 겨우 2평 정도의 작은 감방에 갇혀서 골프공도 없고 골프클럽도 없지만 현실의 눈을 감고, 상상의 눈으로 필드를 누빈 것입니다.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꿈과 희망을 놓지 않은 결과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와서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한 것입니다.프로골퍼들이 아마추어골퍼를 지도할 때 공을 치기전에 공이 날아가는 모습을 상상하라고 주문합니다. 이미지를 그리는 것, 즉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상상하고 친 공은 그렇지 않을 때의 공보다 정확도가 더 높습니다. 꿈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 꿈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는 자신이 그 꿈을 만들고 이룰 수 있다고 믿는 데서부터 출발합니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상상으로 보고 그것을 믿는 겁니다.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 보고 보이는 것만을 믿지만, 꿈을 이루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자신이 본 것을 믿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실 꿈은 원래 잘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 만만한 것, 손에 잡히는 것을 꿈이라고 하지 않죠. 그래서 보통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믿지 않는 특성 때문에 자신의 꿈도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따라서 꿈을 이루려면 자신의 꿈을 만들고 보고 믿어야 합니다. 그럴 때 그 꿈이 작동을 시작합니다. 골퍼가 공을 치기 전에 공이 날아가는 것을 그리는 것처럼 꿈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믿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시력이 살아있다면 꿈을 이룰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입니다.저는 손금이 특이합니다. 일자입니다. 막쥔 손금이죠. 손금을 보는 사람들은 이 손금을 백악이라고 합니다. 좋은 것 100가지를 손에 쥔 손금이라는 뜻이랍니다. 어릴 때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진구야 너는 손금이 특이하다." 집에 가서 엄마한테 물었죠. "엄마, 저는 손금이 왜 이래요?" "진구야 너는 인생이 이미 결정됐단다. 너는 둘 중에 하나라는 뜻이란다. 성공 아니면 출세."요즘처럼 과학시대에 손금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의미가 있어요. 엄마가 말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지금도 힘들 때가 오면 제 손금을 보면서 얘기합니다. '그래, 엄마가 그랬지. 나는 성공 아니면 출세라고'. 그리고 상상합니다. 힘든 위기를 극복하고 제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장면을. 그러면 기분이 금방 전환되는 것이 느껴집니다. 물론 제 꿈이 이뤄진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습니다.그래서 나폴레옹이 한 이 말을 좋아합니다. '비장의 무기는 아직 내 손 안에 있다. 그것은 희망이다.' 조지 홀은 베트남으로 7년 동안 골프전지훈련을 떠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포로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포로수용소를 골프전지훈련장소로 생각한 것입니다. 그 근원은 바로 희망입니다. 눈 앞의 현실에 무릎꿇지않고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지만 내가 보는 내 미래의 희망.새해가 시작됐습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당신만 볼 수 있는 그 비장의 무기를 보고 믿어보세요. 그것은 바로 희망입니다./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01-13 송진구

이해와 희생

양은 온순하고 주인말을 잘 들으며 고기·털·가죽까지인간에게 모두 바친다희생의 상징인 양의 해를 맞아상대방 아래에서 '이해'를 배우고'희생'을 실천하는 민족됐으면…좋아하는 영어 단어중에 'understand'라는 단어가 있다. 우리말로는 '이해(理解)하다'라고 번역이 되는 이 말은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한다'라는 뜻이지만 영어로는 'under'라는 단어와 'stand'라는 단어가 합쳐진 것이다. 영어의 뜻대로라면 '다른 사람의 아래에서 선다'라는 뜻이다.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아래에 서야 한다'는 말로도 해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보다 아래에 서는 희생도 때로는 필요하다.일전에 어느 모임에서 재미있는 심리테스트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 질문은 이러했다. '당신이 한달 동안 사막을 건너야 하는데 사자, 말, 원숭이, 양 중에서 한가지 동물만 데리고 가야 한다면 어떤 동물을 택하겠습니까?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문제였다. 각자 본인이 데리고 갈 동물을 적고 일어나서 그 이유를 설명해야 했다. 하바드 대학 정신과에서 심리 테스트를 하는데 사용된 문제라고 소개되었던 이 문제를 나도 한번 풀어 본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양을 택하였는데 그 이유를 나는 '양은 젖도 먹을 수 있고 나를 잘 따르고 저녁에는 따뜻하게 해줄 수 있으며 배고프면 잡아먹을수 있기 때문' 이라고 적었다. 사자는 심리학적으로 명예를 상징하고 말은 목적 지향적이며 원숭이는 자녀를 상징하고 양은 희생과 순종적인 성격을 나타낸다는 강사의 설명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양을 선택했던 것이 기억난다.올해가 양의 해이다. 세상의 동물중에서 평화를 상징하는 두가지를 선택하라고 하면 비둘기와 양이 아닌가 싶다. 양은 온순하고 주인말을 잘 들으며 고기, 털, 가죽까지 인간에게 모든 것을 바친다. 성경에서도 양은 고대로부터 자신의 죄를 사해주는 '희생양'으로 많이 사용되었으며 그 온순함과 주인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주인을 따르는 습성으로 인해 '목자와 양'의 비유로 언급되고 있다.사람은 동물과 다른점이 무엇일까? 동물이나 사람이나 배고프면 음식을 먹고 먹으면 배설하고 생식하고 자기 자식은 귀여워할 줄 안다.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고 싫어하면 상대방을 싫어하고 나를 미워하면 같이 미워하는 것이 동물이나 인간이나 같이 지니는 본능이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동물이 가지지 못한 고상한 행동을 추구하는 것이 있다. 남을 위한 배려, 부부간의 약속, 자식에 대한 희망,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믿음, 나에게 은혜를 베풀어준 사람에게 은혜를 값는 것, 힘들 때 참는 인내심, 개인이나 공동체를 위한 고귀한 희생 등이 그것이다. 이런 품성이 있기 때문에 사람은 동물과 다르며 만물의 영장이라고 불리게 되는 것이다.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해부학적으로 사람에게는 전두엽앞에 있는 또 하나의 구조물 즉 '전전두엽', 영어로는 'prefrontal lobe'라고 부르는 곳이 바로 이런 기능을 한다고 한다. 이 구조물은 물고기나 하등동물에는 거의 발달이 안되어 있는데 화를 잘내거나 반사회적인 인물들을 해부해 보면 이러한 전전두엽이 현저하게 축소되어 있다고 하며 희생심이 많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은 전전두엽이 크게 발달되어 있다고도 한다.희생의 상징인 양의 해를 맞아 '다른 사람 아래에 서서'(understand) '이해'를 배우고 '희생'을 실천 하는 우리 민족을 꿈꾸어 본다. 나의 희생이 없이는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5-01-06 박국양

직업과 직장

무조건, 당장 남부럽지 않고월급 많은 직장 가려하지 마라적성 맞고, 재밌고, 관심 있고,전공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라그런 직업이고 직장이라야후회하지 않고 만족할 수 있다우리 사회의 문제 중 하나는 구직과 퇴직이다. 20·30대 젊은이들은 일하고 싶어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고 50·60대 중년들은 쉬고 싶어도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청년이든 중년이든 당장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대다수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직장을 얻어 '오래 다니는 것'이 절실하다.슬픈 일이지만 먹고 사는 것이 급하다는 생각이 앞서면 대부분은 놀라운 인내와 너그러움을 발휘하게 되며 자존심이나 정체성·자아실현과 같은 말들은 사치스러운 개념이 될 뿐이다. 그래서 자칫 아주 나쁜 직장에 들어가게 되면 결코 구성원들에게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이외에 충분한 급여나 보상을 해주지 않을 것이며 신분은 항상 불안해 진다. 이렇게 되면 직장은 일자리가 아닌 밥그릇이나 밥줄이 돼 버린다.그래서 청년들에게는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가 현실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학업을 마칠 즈음에는 어떤 직장에 선택될 지가 더 현실적이 된다. 원론적으로 직업은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계속 종사하는 일이고 직장은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곳이므로 직장은 직업보다 뒤에 고려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실제는 직장이 더 아쉬운 형편이다. 그러다보니 원하는 직업의 가치를 우선하기에 앞서 오래 안정적으로 일하며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직장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해 졌고 그래서 평생직장을 선호하게 됐다. 공무원이나 교사 혹은 사(士, 師)자가 뒤에 붙은 자격을 갖추고자 하는 이유다.의학이 발달하고 노년기가 길어지면서 100세시대가 곧 임박하게 됐다는 기대는 미흡한 노후보장 체제 하에서 직장을 더 아쉽게 한다. 법적으로 정년을 연장한다 한들 그 때까지 재직할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고 타의에 의해 그렇지 못하게 된다면 재취업을 하든 아니면 자영업을 하든 생계를 위한 전쟁터에 뛰어드는 수밖에 없다. 퇴직하게 되는 중년들의 입장에서 지금의 현상이 계속된다면 재취업을 위해 청년들과 경쟁해야 하는 구직이라는 전쟁터와 자영업이라는 전쟁터에서 이겨야 한다. 그런데 전쟁터라는 곳이 살아 돌아오거나 아니면 죽는 곳 아닌가. 지난 IMF사태를 겪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례를 보았는가. 전쟁터는 윈윈(win-win)이 말처럼 쉬운 곳이 아니다. 그러니 생존을 위해 싸우며 살아서 버틸 수밖에 없다.'땅콩회항'으로 회자되는 기업의 신문기사 밑에 어느 누군가 이런 댓글을 달았다. "그래도 나는 그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 아마도 그 회사에 재직하고 있는 누군가는 이런 댓글을 달고 싶어 했을 지도 모르겠다. "'황제경영'이든 '족벌경영'이든 '목구멍이 포도청'" 이라고. 대학으로 이직하기 전 다니던 회사가 적성에 맞지 않아 한때 사직서를 몇 달 동안이나 안주머니에 넣고 다녔던 필자의 경험도 '목구멍이 포도청'이었다.그래서 매년 1학년 신입생들과 마주하는 첫 강의시간에 예외없이 질문하는 것이 있다. "학생들은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가, 어떤 직장에서 일하고 싶은가. 평생 후회하지 않으며 스스로 그만두고 싶을 때까지 일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무조건 남부럽지 않다고 얘기하는 직장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마라. 당장 월급 많은 직장에 가려하지 마라. 그 대신 먼저 적성에 맞는 것, 재미있는 것, 좋아하는 것, 관심 있는 것, 잘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전공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라. 그런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면 직장은 선택하는 것이지 선택 받는 것이 아니다. 그런 직업이고 그런 직장이라야 만족할 수 있고 내가 그만두고 싶을 때 그만 둘 수 있다. 그러니 함께 노력해 보자."이제 새해 2월이면 많은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 사회로 나갈 것이다. 그들 모두 원하는 직업을 가지고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아주 오래오래 행복하고 후회없는 직장생활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4-12-30 최일문

적십자회비, 꼭 내야하나요?

따뜻한 마음의 표현으로주변에 슬픔과 외로움·고통 등어려움 겪는 사람위해작은 정성 나눠 큰 행복 얻는것내가 사랑의 불 켜면불우이웃에겐 큰 희망 되기에… 성탄절을 하루 앞둔 오늘, 우리의 도움이 먼저 필요한 이웃을 기억하며 그들에 대한 사랑의 실천을 다짐해야 하는 때입니다. 올해 최고 인기TV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장보리 역을 맡았던 탤런트 오연서가 사랑의 도시락을 들고 이런 대사(臺詞)를 합니다. "제가 전하는 작은 사랑이 어려운 이웃에게는 큰 희망이 된다는 것을 적십자회비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으로 켜는 희망, 적십자회비로 희망을 키워주세요"라고 말입니다.한 해가 저물고 새해를 맞는 시기는 모금의 계절입니다. 적십자사는 내년 1월말까지 집중모금기간으로 설정하고 가가호호 적십자회비 지로용지를 보내 '지로로 사랑을 켜주세요'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적십자회비는 나눔의 실천입니다. 나눔이란 내가 가진 것을 주고, 필요한 것을 받는 것입니다. 1년에 딱 한번, 일반세대는 8천원, 자영업을 하는 분은 3만원을 냅니다. 우리 주위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 이웃들에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모두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나눔은 돈이 많은 부자들이나, 특별한 것을 가진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적십자회비, 꼭 내야 하나요?"라는 질문도 많이 받습니다. 답변하기가 다소 난감합니다. 물론 강제는 아닙니다. 자율납부입니다. 적십자회비는 납부해주는 이들이 가진 따뜻한 마음을 표현하고, 우리 주변에 슬픔이나 외로움·아픔 등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재물을 나눠주는 일입니다. 도움을 받는 이들에게는 아주 큰 행복으로 자리할 것입니다. 모금의 목적은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기부자들의 마음을 모으는 것입니다. 20세기 성자(聖者)로 불리는 유명한 인도주의자, 의사며 철학자 알버트 슈바이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적십자는 어둠을 밝히는 등불입니다. 이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입니다." 그렇습니다. 적십자는 세계 189개국 적십자와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 재난구호 및 협력사업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역량을 가지고 활동하는 글로벌 기관입니다. 단순히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 그치지 않고 생명의 존엄성을 보호하는데 주력하는 인도주의 기관입니다.지난해 도민들이 보내주신 정성이 담긴 적십자회비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따뜻한 손길을 뻗었습니다. 수해·화재 등 재해·이재민 긴급 구호물자지원을 비롯해 취약계층 사랑의 쌀, 독거노인·다문화가정·아동청소년·북한이탈주민 생필품, 저소득 출산가정 아기물품, 아동·청소년 활동, 해외재난 및 저개발국 등을 지원하였습니다. 이밖에 지역사회 봉사활동지원 및 봉사시설운영, 이동세탁차량 운영, 나눔문화 활동 등에 쓰였습니다. 적십자는 모금과 집행의 투명성을 위해 자체 및 외부회계 감사, 보건복지부와 감사원·국정 감사 등을 통해 모금과정과 그 집행과정이 매우 투명하게 보장됩니다.고종황제 칙령으로 처음 설립된 이후 110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인도주의를 실천해 온 '광제박애(廣濟博愛) 즉 널리 구제하고 고루 사랑하라'는 적십자의 가치, 도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나갑니다.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내가 쓰고 남으면 썩혀서 버리지 말고 모자라고 없는 이웃과 나눌 줄 알고 베풀면 나의 행복은 두 배가 됩니다. 고통스런 삶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갖습니다. 삶의 지속성과 연속성을 믿기 때문입니다. 생물학적으로 부모와 자식의 삶이 연결되듯 어려움도 이웃과 이웃의 교감을 통해 삶의 극복이 이뤄집니다. 운명을 함께 나누는 행동은 숭고합니다. 적십자회비는 어려운 이들에게 사랑의 불을 켜는 일입니다. 사랑을 켜면 희망이 커집니다. 적십자회비, 꼭 내야하는 이유입니다./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4-12-23 김훈동

MBA 학생들을 이긴 유치원생들

높은 탑 쌓기 실험결과학생들 토의하다 시간만 보내고유치원생들 실패하면 '또 도전'결국 똑똑한 학생들 제쳐버려이 교훈은, 계획후 생각만 할 뿐새로운 일 시작도 못한다는 사실톰 우젝은 '마시멜로 챌린지'라는 다소 엉뚱하고 재미있는 실험을 시도했습니다. 기업의 CEO, 기업 CEO와 수행비서, 변호사, MBA 학생, 건축학도와 공학도, 유치원생 등 각 4명으로 이루어진 6개 팀을 구성하고 각 팀에게 20개의 스파게티면, 테이프 1m, 실 1m, 마시멜로 1개를 나눠준 후 18분 동안 팀원이 협동하여 최대한 높은 탑을 쌓고 마시멜로를 꼭대기에 꽂도록 했습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가장 높은 탑을 쌓은 팀이 이기는 게임입니다.예측해보면 1등은 어느 팀이 했을까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꼴찌로는 대부분 유치원생을 지목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결과는 그야말로 놀라웠습니다. 꼴찌로 예상했던 유치원생들은 당당히 3위를 차지했습니다. 1등은 건축학도와 공학도로 구성된 팀, 2등은 CEO와 수행비서로 구성된 팀, 4등은 CEO들로만 구성된 팀, 5등은 변호사들로 구성된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중상위권에 랭크 될 것으로 예상한 똑똑한 MBA 학생들은 아예 탑을 쌓지 못했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MBA 학생들은 일단 가장 좋은 탑 쌓기 방식에 대해 토의하고, 시도하다 실패하면 다시 토의 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고 말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치원생들은 일단 이런 저런 방식으로 좌충우돌하며 쌓다가 실패하면 다시 시도하고, 얼떨결에 성공하면 성공한 방식에 변형을 가하여 조금씩 더 높은 탑 쌓기에 도전하더라는 것입니다. 이 실험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비단 조직생활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리 개개인의 삶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계획을 수립하는 일에 적응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생각만 할 뿐 새로운 일은 시작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사례는 실험실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IMF때 강남에 아파트라도 사둘걸." "2005년도에 집 팔아서 딱 1년만 주식투자할 걸." "아~ 그때 금을 왕창 사둘걸."그들은 늘 '~걸 ~걸' 댑니다. 그들은 지금도 여전히 과거를 회상하며 행동하지 않죠. 그러면서 여전히 열심히 토론합니다. 이미 지난 것,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해서요.인생은 선물입니다.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선물이죠. 이 아름다운 선물인 인생은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간은 지나가면 바꿀 수 없다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시간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인생은 어제의 페이지로 돌아갈 수 없는 일기장과 같습니다. 이런저런 생각과 고민으로 아무것도 적지 않은 일기장이 어제로 넘겨진 순간 다시는 그곳에 아무 것도 적을 수 없습니다.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선물인 인생을 그냥 흘려버리는 것이죠. 사람들은 종종 후회합니다. 그런데 그 후회의 대부분은 무엇을 한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은 데서 오는 후회입니다. 지금 그것을 하고 싶지만 이미 어제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다시는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 이제 며칠 있으면 올 한 해가 지나갑니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 속으로 영원히 사라져버리는 것이죠. 올 새해에도 많은 계획들을 수립했던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공부계획, 취업계획, 승진계획, 금연계획, 다이어트계획 등.그러나 계획만 세우다가 아예 쌓지도 못하고 꼴찌 한 MBA학생 같은 경험은 없는지 한번쯤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MBA 학생들을 이긴 유치원생들의 놀라운 비법을 오늘 한번 시도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올해 안에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면 오늘 일단 한번 저질러 보세요. 그러면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4-12-16 송진구

의과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고함

의사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순간부터 공인이며24시간 환자용임을 잊지 말아야소명을 받들고 병상 지키며진정한 의술 펼칠때 국민들은믿음과 희망을 간직할 수 있다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보면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한다'는 말 외에도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한다'는 서약내용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대 인도의 의사서약문을 보면 '너 자신의 생명이 위태롭다 해도 환자에게 헌신하여라' '생각만으로도 환자에게 해를 주지 말라'라는 말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세종 때 편찬된 의방유취에 '의학을 배우는 사람은 반드시 의학원리에 대해 널리 보고 깊이 연구해 한시도 게을리하지 말아라' '환자에게 자비롭고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발휘해 사람을 고통에서 구원한다는 맹세를 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지요. 모두가 의사로서의 기본 마음가짐을 이야기한 것으로 21세기인 지금에도 변하지 않는 금언입니다.이러한 의학의 대선배인 히포크라테스의 인술이 21세기인 지금 의과대학을 지망하는 학생들, 또 의대를 졸업하는 의사들 마음속에 얼마나 자리잡고 있을까요? 전국 41개 의과대학에서 매년 3천400명이 넘는 의대생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한다'는 선서를 하지만 정작 의사로서 평생 이를 마음에 담고 실천하는 의사는 그렇게 많지 않은 듯합니다. 세상이 물질주의로 바뀌고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이기적인 풍토가 경쟁적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내 것을 챙기지 못하면 바보 취급을 받는 세상이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 의료인만큼은 마지막으로 인술의 사도가 돼야 하지 않을까요?의대입시 면접에서 여러분들이 했던 말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의학자가 돼 노벨상에 도전하겠다' '소위 바이탈사인(vital sign:혈압·맥박·호흡수·체온을 말함)을 잡는 생명을 구하는 의사가 되겠다'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그 병을 정복하겠다' '환자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의사가 되겠다' 등등.그렇게 약속했던 당신들이 왜 의대 졸업 후에는 가장 생명과 직결되고 낮이나 밤이나 환자 곁에 있어야 하는 흉부외과에는 지원자가 없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올해도 흉부외과 지원율은 최하위로 20~30년 후면 여러분 자신과 자녀들의 심장수술은 중국·필리핀·방글라데시 의사들에게 맡겨야 될지도 모를 정도로 흉부외과 의사의 '씨'가 마르고 있습니다. 어디 흉부외과뿐인가요. 당직이 많고 수술이 힘든 모든 과는 소위 전공의 '기피과'가 돼가고 있으니 입학 당시 여러분들의 그때 그 맹세는 다 거짓말이었단 말입니까?차라리 면접 때 "저는 집안이 어려워 수입도 좋고 정년도 보장되는 의사의 길을 가려고 이 길을 택했습니다"고 솔직했더라면 마음이 이렇게 무겁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의대를 지원했던 진정한 이유가 단지 공부를 잘해서이든 부모님이 원해서이든 직장이 안정되고 수입이 좋아서이든 이제 여러분이 알아야 할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는 가장 유능하고 실력있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는 사실입니다.자동차와 반도체로 먹고 살던 대한민국은 이제 중국에 그 자리를 물려줄 때가 올 것입니다. 벌써 삼성 휴대전화가 중국의 샤오미(小米)에 추격을 당하지 않았습니까? 우리나라가 살 길은 새로운 의료의 블루오션이며 우리가 그 길을 걸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유능한 의과학자인 당신들의 머리에 의지할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는 순간부터 공인이며 24시간 환자용이며 여러분의 전화는 환자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국민들은 그러한 여러분을 보고 박수를 보낼 것이며 진정한 의술에 감동할 것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에게는 그래도 병상을 지키는 의사들이 있구나' 하고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의과대학생들이여, 히포크라테스의 소명으로 돌아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십시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원장▲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원장

2014-12-09 박국양

평범한 진리

수많은 사회 혼란속에서도평범한 진리 지키려 노력하는많은 선량들이 있는 반면상식과 원칙·순리를남의 일처럼 인식하는사람은 누구인지 생각해 봐야상식이란 사람들이 보통 알거나 알아야 할 지식을 말하면서 동시에 사리분별·이해력·판단력의 의미로도 사용된다. 그래서 상식 밖이라든가 상식과 거리가 멀다든가 상식 이하라고 할 때는 무식하다는 의미와 함께 무례하다거나 또는 몰지각하다는 의미의 쓰임새도 갖게 된다. 원칙은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이다. 원칙은 통상의 일반인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가치 지향적인 규범이며 사회와 국가를 바람직하게 유지하는 보편적 기본 원리다.그래서 원칙의 비슷한 말에는 '법'이 있다. 원칙이 세워져 존재한다는 것은 응당 준수할 것을 전제로 하므로 원칙에서 벗어난 행동을 할 때는 마땅히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 순리는 이치나 도리를 말하는데 마치 봄·여름·가을·겨울이 순서대로 바뀌는 것과 같고, 생로병사나 길흉화복을 거스를 수 없는 것과도 같다. 이치나 도리에 따르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억지와 무리가 생기게 되므로 그 결과는 순천자흥 역천자망(順天者興 逆天者亡. '하늘에 순응한 자는 흥하고 하늘을 거스른 자는 망한다')에 비유할 수 있다.우리 주변에는 어떤 사람의 행동이나 사회현상이 상식 밖이라든가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든가 상식과 거리가 먼 경우가 있다. 또 원칙에 어긋나거나 벗어난 경우도 있고, 나아가 순리를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줄여서 말하면 원칙이 무너지고 상식에서 벗어나 순리에 역행하는 것이다. 더 줄여서 말하면 '평범한 진리'가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식과 원칙 그리고 순리라고 하는 평범한 진리가 소중하고 꼭 필요한 가치라는 것을 안다. 그런데 이런 가치가 왜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들 할까. 가치는 '옳은 것, 바람직한 것, 중요한 것, 쓸모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들여 실천해야함이 마땅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혹시 나와 나의 가족, 내가 속한 집단이나 조직은 예외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영화의 대사처럼 "너나 잘하셔야 할 가치인가."어떤 가치가 행동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인식'이라는 중간 과정이 필요하다. 인식이란 인지와는 다르다. 왜냐하면 인식은 판단이나 분별의 과정이 포함돼 있으며 단순히 알고 있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세계(생활)의 변화를 추구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옳은 것을 알면서도 안하거나 틀린 것을 알면서도 하는 것이 문제인데, 이 경우는 가치지향적인 인식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인식이 원인이다. 법이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그 중 누군가는 지킬 의사가 없거나 나는 안지켜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평범한 진리인 가치를 추구하거나 지키지 않는 것은 사실상 그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고 그 이유는 고의적인 인식불능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배경은 온 세상이 나를 위해 존재하고 움직인다는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사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단위는 개인으로부터 집단, 조직인데 상식과 원칙 그리고 순리를 도대체 남의 일인 것처럼 인식하므로 어떤 이들에게는 평범한 진리가 그저 귀찮고 불편할 따름 아닌가.우리 사회가 수많은 사건 사고와 혼란속에서도 유기체의 속성을 유지하며 움직이는 것은 평범한 진리를 성실히 지키고자 조용히 노력하는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묵묵히 감내하고 있는 인내와 고통의 대가다. 그러므로 상기해 보아야 한다. 세간의 상식과 원칙·순리와 같은 평범한 진리를 가장 크게 외치며 앞세웠던 힘센 이들은 누구인지, 그들이 얼마나 모범적이었는지, 또 얼마나 표리부동(表裏不同) 하였는지./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4-12-02 최일문

사랑과 기부는 새로운 세상을 품는다

행복은 얻기위한 대상 아닌어떠한 상황속에서든 희망을찾아내고 발견하는 능력이다적십자 인도주의정신 실현으로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희망을 전할 수 있었으면…소설도 지났다. 집집마다 김장을 하며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준비를 서두른다. 길거리에는 낯익은 자선냄비가 등장했다.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손시린 계절이다. 이웃을 생각하며 사랑을 나누는 때다. 사랑 없는 삶은 공허하다. 가족 간에도 사랑이 없으면 삶이 무의미해진다. 이웃 간의 사랑이 사라진 세상도 마찬가지다. 사랑을 잃고 나면 존재의 이유가 사라진다. 사랑의 근간이 되는 것은 공감이다. 공감없는 사랑은 언제 허물어질지 모른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 어려운 다문화가족과 북한이탈주민 등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계층이 많다. 사랑이란 돌보는 것이다. 이웃을 돌보고 관계를 돌보며 또한 자신을 돌보는 것이다. 사랑이란 일상적인 것 너머로 나를 데려다주는 것이다. 물질만능의 각박한 사회지만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려는 온정이 식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어 반갑고 자랑스럽다. 우리 사회가 건강하다는 방증이다. 국가 미래의 희망이다.온정의 손길에 이웃이 공감하고, 그 공감이 사랑의 파동을 일으키는 세밑이면 좋겠다. 기부는 사회를 새롭게 한다. 주는 손길과 받는 마음, 이를 바라보는 모두를 행복하게 한다. 이제껏 살아온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기부는 또 다른 기부를 낳는다. 우리는 어렵고 힘든 이웃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하고, 귀 기울여야 한다. 혼이 담긴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사랑은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어려운 이웃의 아주 작은 목소리에도 관심을 갖고 사랑을 베푸는 시간이 절실한 때다. 조그마한 기부가, 한마디 사랑의 말이 우리네 삶의 공간을 따뜻하고 즐거운 곳으로 만든다. 베푸는 사랑이 진정일 때,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주는 사람에게도 많은 것을 선물한다.나눔은 멀리 있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도 멀리 있지 않다. 복지 사각지대에서 힘들고 외롭게 생활고를 겪는 이들에게 사랑과 기부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아주 거창하거나 위대한 일이 아니라 사소한 일부터 시작된다.어려운 이웃의 고통과 아픔을 녹여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소금 역할을 다하는 자원봉사원들이 있어 훈훈하다. 간디는 "봉사를 위해 보낸 삶이 오직 열매 맺는 삶이다"고 했다. 봉사의 삶은 많은 이들을 위한 희망의 열매가 된다. 적십자사는 국내 최대의 인도주의 봉사단체다. 적십자 정신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마음으로 여러 기부자들의 정성이 모였으면 좋겠다. 올해보다 9.02% 늘어난 145억원의 모금을 다음달부터 시작한다.적십자회비는 재난으로 한순간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 긴급구호 활동에, 어려움에 처한 홀몸노인·조손가정 아이들·다문화가정·북한이주민 등 도움의 손길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희망을 심어주는 데 쓰인다.내년이면 대한적십자사는 110년의 역사를 맞는다.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킨다. 적십자의 핵심 정신이다. 인간이 만든 것 중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아름다운 정신이다. 서로간의 이해·협력·우정·평화를 통해 인도주의 운동을 전개하기 때문이다. 자원봉사를 통한 인적 나눔, 기부와 후원을 통한 물적 나눔, 공공의료와 헌혈을 통한 생명 나눔을 실천한다. 사랑과 기부의 에너지를 취약계층에 전해준다. 건강한 시민사회를 만드는 동력이다.행복은 대상이 아니라 재능이다. 행복은 획득하기 위한 어떤 대상이 아니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든 한 걸음 물러서서 희망을 찾아내고 발견하는 능력이다.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이 실현돼 어려운 곳곳에 희망을 전할 수 있게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4-11-25 김훈동

몸의 상처 마음의 상처

마음의 상처로부터도망치는건 답이 될 수 없다움츠리지 말고 견뎌보면고통속에 내성 발달해예전의 나보다 더 강한나를 만들 수 있는 기회곤충학자가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 고치 구멍을 뚫고 나오는 장면을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고치에 난 조그마한 구멍으로 나비가 비집고 나오느라 필사의 노력을 하다 힘에 겨운 듯 잠시 잠잠해졌습니다. 죽은 것이 아닌가 하고 손가락으로 살며시 건드리자, 또 필사적인 탈출을 시도하지만 도무지 진도를 나가지 못했습니다. 몇시간을 기다렸지만 나비는 뚫고 나오지 못했습니다. 보다 못해 안타까운 마음에 가위로 주위를 조심스럽게 잘라 구멍을 넓혀주니까 나비는 쉽게 고치밖으로 나왔습니다.그런데 쉽게 나온 나비는 다른 나비들에 비해 몸통이 아주 작고 가냘프고 찌부러진 날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곧 날개를 활짝 펴 튼튼해 지겠지'하고 기대하면서 지켜봤습니다. 그러나 그 나비는 말라비틀어진 몸뚱이와 찌그러진 날개를 지닌 채, 날지도 못하고 땅바닥을 기어 다니다 얼마 못 살고 죽어버렸습니다. 곤충학자 찰스 코우만의 나비관찰기록 이야기입니다.그 나비가 왜 죽었는지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그 시간을 이겨내야만 했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근육도 생기고 날개도 발달해야 날 수 있었던 것이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난을 극복한 나비가 잘 날듯 고난과 역경을 극복한 사람만이 성공을 만날 수 있죠. 그런데 고난을 극복한다는 것은 상처를 받고 극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게 됩니다. 그 상처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몸의 상처와 마음의 상처죠. 몸의 상처는 물리적인 충격에 의해서 생기지만 마음의 상처는 물리적인 충격없이도 말이나 상황 때문에 발생합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당수의 사람은 마음의 상처 때문입니다. 현대인들은 서로 알게 모르게 상대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히죠.또한 상처는 몸과 마음에 나지만 어디에 나느냐에 따라서 상황과 결과가 다릅니다. 몸에 난 상처는 아무리 치료와 관리를 잘해도 복구가 어렵고, 최대의 성과는 원상복구입니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는 다릅니다. 치료와 관리를 하면 원상복구는 물론 그보다 훨씬 더 강력한 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최선의 결과는 100%회복에 멈추지 않고 500% 또는 1천%로 증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난과 위기를 극복한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때의 상처가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우리는 스스로 마음의 상처를 낼 필요는 없겠지만, 그 상처를 관리하고 방향을 바꿀 수만 있다면 인생을 바꾸는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마음의 상처를 받을 상황을 만나면 사람에 따라 응대하는 방법이 3가지로 나뉩니다.첫째, 도망가는 사람입니다.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도망 다니다가 끝납니다. 둘째, 움츠리는 사람입니다. 극복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움츠리는 사람이죠. 셋째, 극복하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는 것, 갖고 있지 않은 것도 모두 동원해서 상처받은 상황을 극복하려고 도전하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자신이 받은 상처가 오히려 위기를 극복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게 하는 사람입니다. "전에는 그런 상처도 견뎠는데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마음의 상처로부터 도망치는 것은 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견뎌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고통의 과정 속에서 근육과 내성이 발달하고 성장해서 결국은 자신이 견고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극복할 수만 있다면 마음의 상처는 오히려 축복입니다. 비슷한 상처를 받았다면 전보다 훨씬 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내성이 생긴거죠.마음의 상처는 힘들고 아프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내 인생을 위한 매우 훌륭한 기회였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전의 나보다 더 강한 나를 만들 수 있는 기회 말입니다. 그러니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면 잘 관리하시기 바랍니다./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4-11-18 송진구

삼성 이건희 회장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심정지후 심폐소생술까지시간은 얼마나 걸렸는지…뇌기능 회복 위해선5분을 넘기면 안된다더욱 중요한건 심정지이전에 심혈관질환 예방이다이건희 삼성회장이 2014년 5월10일 밤에 발생한 심장마비로 심폐소생술을 받은 지 6개월이 됐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워낙 비중이 있는 분이어서 심장전문의 간에 치료 결과와 과정을 두고 말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심장상태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 주치의들이 이건희 회장의 상태를 모를 리 없었을 텐데 심정지가 올 정도로 심각한 데에는 무슨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나 역시 사석에서 딱 한번 심장전문의로서 소견을 피력한 것이 이후 소위 '찌라시'성 보도로 카톡에서 공개되는 바람에 조금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건희 회장의 쾌유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심장마비와 뇌손상에 대해 의견을 적어본다.심장마비가 발생하면 전신으로 혈류가 가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사망을 초래하지만 현대의학에서는 심폐소생술을 통해 심장이 멈춘 상태에서도 전신으로 혈류를 보내는 기술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심폐소생술로 보내는 혈류는 충분치 않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추가적으로 체외순환보조장치(에크모) 또는 심실보조장치를 삽입하게 되며 본인의 심장이 다시 회복이 되면 이러한 장치는 제거하게 된다.심장이 멎으면 혈류가 없어지므로 우리 몸의 여러 장기의 손상을 가져오는데 가장 허혈에 민감한 장기가 뇌다. 간혹 추운 겨울날 얼어붙은 강에 추락한 차에서 한시간만에 구출된 아이가 심폐소생술 후 회복됐다는 보도가 있기는 하지만 매우 드문 경우고 대부분의 뇌는 실온에서 5분 이상 혈류가 없으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심정지 시간이 5분이 넘어 더 길어지면 심장·신장·폐·간장 등 다른 장기에도 손상이 초래되며 시간에 비례해서 장기의 손상은 비가역적이 된다. 즉 심장이나 다른 장기의 기능이 회복된다 해도 심정지 기간이 5분이상 길어지면 뇌기능이 정상으로 회복이 힘들게 되며 더 길어지면 뇌사에 이른다.대부분 심장으로 가는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협착에 의해 심정지가 발생하는데 심정지상태에서는 심박동의 움직임이 바로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심실이 부르르 떠는 심실세동의 상태로 바뀌게 되는데 심실세동이 발생할 때 심장에 전기충격을 가해주면 다시 심장의 박동이 회복되는 경우가 있다. 여러 상황으로 보면 이건희 회장의 심장마비 원인은 분명히 심장혈관의 협착이다. 즉 심장으로 가는 혈관의 협착이 심해 어느 한계를 넘자 심장이 견디지 못한 것인데 심장마비가 올 정도면 적어도 90%이상 심장혈관의 협착이 진행됐다고 추정된다.심정지가 발생하고 심폐소생술이 바로 시작됐다고 했는데 사실 정확하게 몇분 동안 심정지가 됐는지 누구도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순천향병원응급실에 도착해서는 심폐소생술을 바로 실시했을 것이고 곧 효과적인 혈류유지를 위해 에크모(ECMO·체외순환보조장치)를 삽입했다고 하는데 ECMO는 대퇴정맥의 혈류를 심실보조장치로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대퇴동맥으로 넣어주는 심장을 대신하는 장치다. 심장의 박동이 회복된 이후에는 삼성병원으로 이송해 에크모장치를 제거했고 심정지의 원인이 됐던 심장혈관 협착부위에 스텐트를 삽입했다고 했는데 아마도 현재는 여러 가지 뇌기능 개선을 위한 조치들을 취하면서 치료중일 것이다. 문제는 맨 처음 심정지 이후 심폐소생술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가 하는 점이다. 뇌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가장 결정적인 시간이 5분이다. 이 5분을 넘기면 안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심정지가 오기전 예방이다.이건희 회장은 선대 이병철 회장의 뒤를 이어 한국 경제의 중심에 우뚝 서신 분이다. 하루빨리 침상을 털고 다시 일어나 한국경제의 중심에 서기를 간절히 바란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4-11-11 박국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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