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수요광장] 중국 명예 시민증을 받고

20년전 심장병 수술받은 청년중국서 감사인사차 온다는 전화…16년전 ‘여연’이 위험한 수술 성공모성애에 보답한 것같아 ‘뿌듯’선진국 한국이 조상의 나라임을자랑스러워하는 옌볜사람들2015년 9월 10일 자로 중국 훈춘시 인민정부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이 시민증을 받으면 무슨 특혜가 있거나 비자 면제라도 되는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그냥 명예일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명예라는 것이 곁에서 보기에 실속 없이 체면만 세워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나로서는 그동안 중국 옌볜지역에서 겪었던 지난 족적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훈춘 시청 4층에서 시민증을 받으면서 사진을 찍고 악수를 하는 순간 옌볜에 와서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 그리고 그 동포의 조상들 그들을 생각하며 방문했던 나의 지난날들이 생각났다. 얼마 전 중국에서 전화가 왔다. 옌볜 말투였다. ‘선생님 저 기억하시겠습니까? 선생님이 20년 전 수술해준 누구입니다’ 하면서 시작하는 전화였는데 듣고 보니 20년 전 한국에 속초 늘사랑회 김상기 회장이 소개하고 이길여 회장님의 후원으로 길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당시 3살짜리 아이가 이제 22살이 되어 건강하게 지낸다고 인사차 오겠다는 전화였다. 외과의사는 수술해준 환자가 몇 년이 지나 잊힐만할 때 건강하게 잘살고 있다고 인사하겠다고 온다는 것처럼 큰 선물이 없다. 나는 실제로 환자들이 명절 때마다 ‘선생님 그냥 와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살려주셨는데 선물도 못 드리고… ’ 할 때마다 ‘무슨 소리예요. 내가 수술해준 분이 이렇게 건강하게 잘살고 있는 것처럼 큰 선물이 어디 있어요?’ 하곤 한다. 수술 당시 3살이었던 훈춘 아이가 청년이 되어 병원 외래 맨바닥에 큰절 하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보람은 심수가행(심장수술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옌볜에 복지 병원이라는 작지만 아름다운 병원이 있다. 지금은 옌볜대학부속병원이 되었지만 흉부외과 노중기 선생이란 분이 15년 이상 헌신적으로 조선족 심장병 아이들을 위해 수술도 해주고 그들의 가정을 방문하면서 사랑을 실천해온 병원이었다. 그 병원에서 매년 시간을 내어 심장병 수술을 해주었던 수많은 심장병 환자들도 잘살고 있는지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옌볜에 사는 여연이 엄마가 내 사무실 문을 두드린 것은 1999년도 봄이었다. 길병원 심장센터 앞에 늘어서 있던 주공아파트 거리에 벚꽃이 한창 피었다가 아쉽게 질 때쯤이었으니까 4월 초순이 조금 지난 때였을 것이다. 중국에서 촬영한 심장 사진과 검진 결과를 내려놓고 딸을 다짜고짜 살려달라고 하였다. 선천성 심장병 중에서 매우 심한 심내막상 결손증이었는데 한국에 있는 다른 이름있는 병원을 다 돌아다녔으나 거절당하고 마지막으로 나를 찾았다는 것이었다. 어려운 환자를 수술하다가 잘못되면 병원은 물론이고 집도의의 망신도 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안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그 딸을 가진 모성애는 달랐다. 여연이 엄마는 매일 내 사무실을 찾았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무릎을 꿇고 앉아 내 딸을 살려달라고 빌었다. 수술결과는 좋았다. 여연이는 지금 결혼도 하고 아들도 낳아서 지난해에는 감사하다고 엄마와 같이 찾아와 사진도 찍었다. 그 모성애를 보여주었던 분도 옌볜 아줌마였다.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에 시진핑 주석 곁에서 러시아 푸틴과 같이 서 있었던 장면을 옌볜 조선족 동포들은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비록 국적은 중국이지만 그들은 아직도 한국이 조상의 나라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고 그들의 조국 한국이 자랑스럽게 세계에서 당당한 선진국 대열에 서 있음을 이야기한다. 중국에 있는 56개 소수민족 중 가장 교육열이 높고 처음 자치주로 선포된 지린성 옌볜지역은 언젠가 우리 조국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통일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고 그 밑거름이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언젠가 38선이 무너지고 대한민국의 KTX가 그리고 우리의 고속버스가 평양을 지나 옌볜으로 달릴 때 나도 조금은 통일을 위해 노력했었노라고 그 시민증을 보여주고 싶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5-10-13 박국양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행정

지자체, 인력·재정 뒷받침 안돼지역간 불균형 초래하는 등효과 적고 전문성도 떨어져재원과 복지욕구간 괴리에서생기는 문제점 해결위해선충분한 예산 확보가 급선무다양한 유형과 높은 수준으로 요구되고 있는 지역 주민의 복지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지역사회의 기능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집행되는 사회복지행정의 실태는 효과적으로 사회복지기능이 수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행정의 최 일선에 위치한 읍·면·동의 업무 수행상 지역주민의 욕구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 등이 대표적일 수 있다. 왜냐하면 지역주민의 복지 증진에 대한 직접적인 행정의 집행은 시·군·구를 통하여 이루어지고, 구체적으로 읍·면·동의 사회복지공무원을 통하여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현행 사회복지행정의 전달체계가 수요자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연계를 이루면서 주민의 복지욕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느냐에 대한 논란인 셈이다. 지역 차원의 사회복지 수준은 차별성 있는 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주민의 의사가 적극 반영된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실행에 옮기는 과정을 통해 달성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적 특성과 지역주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복지기능이 어떤 방향으로 정립되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답은 지역의 특수성(현지성), 행정의 책임성, 복지서비스의 전문성에 기초하여 지역 주민의 복지욕구를 수용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체계와 사무를 확립하는 것이다.일반적으로 사회복지란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 대하여 물질적, 심리적 안정 등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기 위한 공·사 기관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노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행정조직의 목적은 지역주민들의 복지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데 있고 이를 위하여 무엇보다도 목적달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여야 한다.하지만 사회복지공무원의 과다한 업무량과 책임만이 부과되어 있는 현실은 공무원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단순, 반복적이며 수동적인 업무 집행을 초래하게 되어, 소신 있고 질 높은 서비스의 제공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이는 곧 행정의 책임성을 고려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는 복지사무는 수요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의 선별적 복지 제공이라는 소극적 업무 집행의 문제점으로 인하여 지역의 특수성(현지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더군다나 시·군·구 또는 읍·면·동이 중앙정부나 광역자치단체의 정책과 예산을 단순하게 전달하는 역할에 무게가 실리게 되면 주민들의 다양한 복지욕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지역복지 프로그램 개발과 기획 및 지역복지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전문성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국가는 국민의 기본적 생계를 보장하고 생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는 주민 가까이에 있으면서 주민의 생활과 관련된 사무를 직접 처리하고 복지를 증진시키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해야 할 책무를 가진다.그러나 인력과 재정적 뒷받침이 이루어지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의 복지행정은 지역 간 불균형을 초래하는 등 효과가 적고 오히려 지방재정에 부담이 되어 현지성, 책임성 그리고 전문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간 수없이 지적되어온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행정과 관련된 문제점들은 결국 재원과 복지욕구 간의 괴리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에 충분한 복지예산의 확보가 요구된다.마침 지난 달 8일 발표된 2016년 정부예산안에 따르면 복지분야 총 지출은 122조9천억원이며 이중 보건복지부 예산은 55조6천억원에 이른다. 아무쪼록 예산안의 심의·처리 과정을 통하여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충분한 재정적 지원이 이루어짐으로써 지역실정에 맞는 충실한 사회복지행정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10-07 최일문

감동은 기교가 아니라 진실에서 온다

화마 딛고 주인과 재회한 개 서로를 챙기는 모습에 ‘감동’ 우리들 주변엔 홀몸노인 등 도움 절실한 구성원들 많아 사랑과 인정 오가는 나눔이 우리 민족 고유의 마음씨다 남이 울면 따라 우는 것이 공명(共鳴)이다. 남의 고통이 갖는 진동수에 내가 가까이하면 할수록 커지는 것이 공명 인 것이다. 함께 슬퍼할 줄 알면 희망이 있다. 서로 손을 잡을 수 있기에 그렇다. 사흘간의 한가위 연휴도 끝났다. 연휴 중에 본 TV프로 동물농장에 나온 개가 감동을 전한다. 아직도 개의 영상이 지워지지 않고 선명하다. 시골 마을에서 노모와 함께 지내는 홀아비와 기르던 개가 주인공이다. 손쓸 수 없게 일어난 화마(火魔)로 노모는 돌아가고 홀아비는 심한 화상을 입는다. 묶여있던 개도 한쪽 다리에 화상을 입고 겨우 살아남았다. 홀로 남은 개는 타다만 집을 드나들며 주인을 찾는 듯 밤이면 울부짖는다. 수소문 끝에 서울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개 주인을 찾는다. 평소 파지(破紙)를 주우며 홀아비와 함께 지내던 개는 주인의 흩어진 옷가지에서 잠을 잔다. 뒤늦게 입원 중인 홀아비에게 개의 상태를 영상으로 보여준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얼마 후, 개는 절뚝거리는 다리를 수의사가 치료하여 정상을 되찾았다. 병원도움으로 서울 병원으로 개를 데려갔다. 주인을 보자 한달음에 달려가 안긴다. 마치, 주인이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살피는 듯 주인의 몸 이곳저곳을 훑어보는 개를 보노라니 내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 모습이 설득력 있게 감동을 전한다. 감동은 기교가 아니라 진실에서 나온다. 주변엔 개만도 못한 사람도 많다. 많은 자녀가 있는데도 홀로 사망한 노인의 소식이 전해진다. 평생 모은 재산 다 물려줬는데도 자녀들이 나 몰라라 하는 뉴스도 들린다. ‘개만도 못한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에 입맛이 씁쓰레하다. 효경(孝經)에도 불효보다 더 큰 죄는 없다고 했다. 효는 마지막 인륜(人倫)이란 말이 실감 난다. 누구나 출세 같은 욕심을 갖지만 결국 남을 생각하는 이타심(利他心)을 가질 때 자신에게 이득이 돌아온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 사랑을 나누어 주면 마법적으로 그 사랑을 베푼 나한테는 더 풍부한 사랑이 들어온다. 인생을 흔히 학교에 비유한다. 죽는 날까지 배움의 연속이라는 얘기다. 각자의 성적표는 배우려는 의지나 역량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빠짐없이 등록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학교는 공평하다. 개도 키워준 은혜를 안다. 하물며 인간이 은혜를 베푼 부모에게 그럴 수가 있을까. 우리나라에는 개와 연관된 속담이 유독 많다. “너하고 말하느니 개하고 말하겠다” 우둔하여 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사리(事理)를 인식하지 못하여 도무지 이해를 못 하는 경우다. 오늘 하루 무슨 좋은 일을 할까. 오늘은 누구를 기쁘게 해 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을 맞는 이들은 행복하다. 우리 주변에 홀몸노인이나 결손 아동, 다문화가족, 북한 이탈주민 들을 자발적으로 돕는 것은 아는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도움이 필요한 같은 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우리네 의식에는 친척이나 친지는 가까운 사람이지만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사회는 자기와 관련이 없는 것 이라 생각하는 무관심이 아직도 지배적인 듯하다. 아니다. 나나 우리가 먼저 있고 그다음에 사회가 있다기보다 나와 우리가 있는 동시에 우리 사회가 있는 것이 아닐까. 널리 알려질 것을 바라고 하는 나눔은 진정한 나눔이 아니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중요한 이유다. ‘돈은 퇴비와 같아서 그것을 싸두면 악취를 풍긴다. 그것을 살포하면 땅을 비옥하게 한다.’ 이런 금언도 맥을 못 추는 사회가 되면 안 된다. 오늘날은 물질적 여유를 누리는 사회다. 나눔의 논리보다는 억누름의 논리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복지사회는 단순히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사회만이 아니다. 사랑과 인정이 오가는 인간다운 사회다. 이웃의 어려운 처지를 함께 걱정하고 도울 줄 아는 너그럽고 착한 인정이 우리 민족의 고유한 마음씨가 아닌가. 한가위를 보내며 가진 것을 나누고 서로 위하는 마음과 함께 한없는 열의와 커다란 기쁨과 깊은 감사 속에 시작하는 오늘이길 기원한다. 삶이 깊어지고 두터워질 것이다.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09-29 김훈동

고민 그만, 행동 개시

능력있는 자도 상황파악 불구 ‘혹시 내가…’라는 비관에 빠져 때로는 무지한 사람의 무모한 용기를 배울 필요 있다 분석만 하지말고 덤벼야 기회를 잡을수 있기 때문 살다 보면 지혜나 능력 없는 돌쇠들이 얄팍한 지식으로 얻은 자신의 판단을 마치 지구상에서 자신만이 알고 있는 유일한 정답인 양 우악스럽게 밀어붙이고 그대로 돌진하는 경우를 종종 만납니다. 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얘기를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문제를 야기시키는 사고가 일어납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능력을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 결과 이런 사고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반면 충분한 경험이 있고 지혜로운 사람들이 의외로 자기확신을 못하고, 행동하지 못해서 능력 없고 우악스러운 사람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것을 종종 봅니다. 왜 지혜나 능력 없는 사람들은 지혜나 능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자기확신이 강한 것일까요? 지혜나 능력 있는 사람들은 그 분야에 충분히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자기확신이 없는 것일까요? 이 의문은 더닝 크루거효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더닝 크루거효과는 코넬 대학교의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 교수가 코넬 대학교 학부생을 상대로 독해력·자동차운전·체스·테니스 등 여러 분야의 능력을 대상으로 실험해서 만든 이론입니다. 실험결과 능력이 없는 사람이 상상적 우월감으로 자신의 실력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하는 현상을 야기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능력이 없는 사람의 착오는 자신에 대한 오해에서 기인한 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의 착오는 다른 사람에 대한 오해에서 기인한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또한 그들은 찰스 다윈의 “무지는 지식보다 더 확신을 가지게 한다”와 버트런드 러셀의 “이 시대의 아픔 중 하나는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무지한데, 상상력과 이해력이 있는 사람은 의심하고 주저한다는 것이다”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서울 안 가본 사람이 가본 사람을 이기고,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맞는 대목입니다. 능력 있고 현명한 사람들은 상황을 파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해봐야 되겠냐?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라는 비관론에 빠집니다. 이들은 타인과 비교할 때 자신의 가치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장고 끝에 악수 두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능력 없는 사람의 행동이 오히려 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은 일단 결정하고 행동하기 때문이죠.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에게서도 이런 현상이 종종 발견됩니다. 리더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 중에 하나는 판단을 내리지 않고 유보하는 것입니다. 리더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A안을 선택하자니 B가 걸리고, B안을 선택하자니 C가 걸립니다. 시간은 흐르고 선택의 유효기간은 지나가 버립니다. 그래서 리더가 판단을 유보하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보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합니다. 왜냐면 어떤 식이든 판단을 내린다는 것은 성공확률이 50대 50이지만, 판단을 유보하고 결정을 내리지 못해서 기회를 놓치면 성공확률이 0%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능력 있는 사람도 때로는 무지한 사람의 무모한 용기를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분석만 하지 말고, 비관만 하지 말고 덤벼보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도 풀리지 않는 문제 앞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이제 고민은 그만하고 행동을 개시해 볼 것을 권합니다.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09-22 송진구

생활안전체계 구축과 안전복지

재난·재해 발생 대응위해선 민·관협력 체계 구축과 중앙·지방정부 포함한 각 조직간 원활한 소통… 구성원들 역량강화 위한 교육·훈련프로그램 내실화 중요 안전은 인간 고유의 기본 욕구이지만 절대로 안전한 상태는 존재하지 않으며 재난의 발생도 예측하기 어렵고 특히 대규모 재난 시 일상적 대응능력은 대부분 열세성을 갖게 된다. 그런데 태풍이 온다 하더라도 방재역량으로써 환경적 대비와 주민 대응역량이 갖추어지면 태풍은 재난이 아닌 자연현상에 불과한 것이며, 교통사고의 경우에도 부주의한 운전자, 위험한 환경, 그리고 안전 불감증의 피해자가 결합돼야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주어진 환경과 인적·물적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안전함의 정도가 결정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안전에 대한 개념이다. 생활안전에 대한 개념은 재난과 분리해 일상적 안전사고의 범주로 보는 견해도 있고, 재난·재해를 포함해 생활에서 일어나는 안전문제를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확대된 영역의 관점도 있다. 외국의 사례나 세계보건기구의 안전도시 개념, 그리고 정부의 안전정책 방향 등을 고려할 때 생활안전이란 재난·재해를 포함하는 확대된 개념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일상적 주민 생활주변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의 피해가 확대되었을 때를 재난·재해라고 할 수 있고, 예방적 활동의 중요성과 함께 종합적 안전관리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도 생활안전을 포괄적인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안전복지와 관련해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제3조에서 규정한 ‘안전관리’에 대한 정의는 재난이나 그 밖의 각종 사고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복지란 좋은 건강, 윤택한 생활, 안락한 환경들이 이루어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다. 그러므로 안전복지란 사람들의 안전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서비스들의 범주 또는 사회적 노력, 사회적 서비스, 그 노력과 관련된 일체의 체계, 실천 활동 등으로 정의할 수 있다. 태풍 루사·매미·에위니아 등 대형 자연재해 현장과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화재, 태안 원유유출, 그리고 최근의 세월호 침몰 등 사회재난 현장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생활안전 실태를 조사한 사례연구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정부주도의 업무구조 하에 정부와 민간부문, 민간단체 간 그리고 기업체 등과 협력의 어려움 등이 있었으며 현장 대응능력이 약한 중앙정부 중심의 조직구조에도 문제가 있음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조직간 소통문제, 인적·물적 자원관리 문제, 맞춤형 서비스 부재 등이 조사되었다. 구성원들 간에도 전문성 부재와 역할분담 및 연계성 미흡 등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사례분석은 국민들에게 보다 신속하고 적절한 안전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포괄적 생활안전체계 구축이라는 정책적 과제를 요구한다. 생활안전체계를 구축하는데 있어 첫째, 민관 협동 및 연계의 조직구조, 둘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포함한 각 조직간 협업체계의 핵심인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 셋째, 구성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훈련프로그램 확대 등이 우선 내실화·공고화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과제들이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강조되고 지적되어야 하는 이유는 세월호 참사의 사례에서 보듯이 사고 자체의 기술적 원인보다는 재난관리의 전 과정에서 드러난 잘못된 관행과 실수, 현실에선 작동하지 않는 형식적인 법령과 제도 등 안전관리체계 자체에 원인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측하지 못한 재난으로 지구촌이 신음하고 생활주변에도 안전에 대한 끊임없는 위험이 잠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의 안전을 전제로 하지 않고는 복지를 생각할 수 없다. 생활안전체계 구축을 통한 안전복지야말로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미래지향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09-08 최일문

넓고 깊은 휴머니티 키운 ‘희망나눔 페스티벌’

지금은 다양화·다원화 시대 서로 의논하고 차이를 존중하며 타협·조정이 불가피한 사회 청소년기부터 가정·학교에서 나눔을 배우고 실천 한다면 평생 이웃 돌아볼 인성 갖출것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무더운 여름 기운도 꺾인 듯, 하늘 높은 가을의 문턱 9월을 맞이했습니다. 엊그제 수원실내체육관에서는 ‘희망나눔페스티벌’이라는 뜻 깊은 자리가 펼쳐졌습니다. 도내 청소년 2천여 명이 모여 온종일 기아(飢餓)체험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희망을 나누는 행사입니다. 1만원의 기부금을 내면서 스스로 참여했습니다. 제3세계 청소년들에게 전해줄 우정의 선물과 재난구호품, 에코백 등을 만들고 식량난을 겪고 있는 또래 친구들을 생각하며 나눔문화를 실천했습니다. “빛을 퍼뜨릴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은 촛불이 되거나 또는 그것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것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이날 프로그램을 통해 촛불이 되고 거울이 되고자 다짐했습니다.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경기도교육청부교육감·수원교육장·경기도행정부지사·수원시장 등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었습니다. 모금된 1억5천여만원 기부금은 나라 안팎의 어려운 또래 친구들에게 공부방을 만들어 주고,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친구들의 수술비와 병원비를 지원하는 데 사용됩니다. 특히 대한적십자사 홍보대사 엄홍길 산악인이 청소년들과 나눔토크를 가졌습니다. 네팔 지진현장 등 지구촌 재난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활동한 생생한 경험들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는 네팔 오지 산간마을에 15개, 수도 카트만두에 1개의 학교를 지어주고 있을 정도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어 참가한 청소년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이어서 지구촌 곳곳에서 굶주린 친구들의 생활을 직접 체험해보는 ‘배고픔을 함께 나눠 봐요’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하루 한 끼 먹고 있는 영양 죽은 우리나라의 미숫가루와 비슷합니다. 참여한 청소년들은 아프리카의 하루 한 끼 식사를 체험하며 저개발국 친구들의 배고픔을 몸소 느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먹을 쥐면 그 속엔 아무것도 없지만 손바닥을 펴면 온 세상이 그 안에 있습니다. 욕심의 손으로 자신의 것을 꼭 쥐고 있으면 그 이상을 얻을 수 없습니다. 태양을 품는 꽃처럼 쥐고 있던 손을 활짝 펴서 나누는 페스티벌입니다. ‘한국가정은 흔히 애정공동체가 아니라 대입프로젝트 공동체’라고 평가할 정도로 청소년은 성적과 진학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통계가 이를 말해줍니다. 오늘날 청소년문제·학원폭력 등으로 인성교육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가치 있는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을 우리는 인격자라고 말합니다. 교육이 지식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흐르기 쉬운 지식편중교육에서 벗어나 인간형성 그 자체와 인류의 가치실현이라는 인간교육 즉 인성교육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희망나눔페스티벌’을 통해 경쟁 위주의 입시제도와 학업부담으로 인한 긴장감 속에서 물적·인적·생명 나눔을 실천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스스로 책임감과 도덕적으로 성장하며 자신감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청소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입니다. 21C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는 넓고 깊은 휴머니티(humanity)를 지닌 인간상을 기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적십자의 인도주의는 바로 ‘인간의 존엄성’입니다. 개인은 서로가 독특하고 유일하며 가치 있는 존재입니다. 지구촌이라는 글로벌(global)의식도 지녀야 합니다. 현재의 사회문제는 한 지역에 제한된 국부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구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세계는 한 배에 탄 같은 운명 공동체입니다. 지금은 다원화·다양화 사회입니다. 서로가 ‘같은’ 것이 아니라 ‘다름’이 당연시 되고 그것에 대한 인정과 가치, 의미를 부여하는 사회입니다. 남과 나와 다르기 때문에 서로 의논하고 그 차이를 존중하며, 타협과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사고와 가치의식을 지닌 청소년이 돼야 합니다. 인성 변화의 최종 열쇠는 청소년 자신이 가지고 있습니다. 청소년기부터 가정과 학교·사회에서 나눔을 배우고 실천한다면 일생동안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희망나눔페스티벌’은 그 의미가 자못 큽니다.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09-01 김훈동

일단 기차를 타라

희망이란 스스로 개척하는 것먼저 간 사람 발자국을 믿고우직하게 따라 갔다면‘땅위의 길’ 만드는 것선택 앞에서 망설이지 말고시도해 보세요, 길은 많으니까‘희망이란 것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이나 마찬가지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게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중국의 사상가 루쉰의 글입니다. 전에 이 글을 읽고 마음에 쿵 하고 울림이 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우리는 선택 앞에서 망설이게 됩니다. 이 길이 맞을까 틀릴까, 갈 거냐 말 거냐의 기로죠.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시간은 흘러가 버리고 기회 역시 흐르는 강물처럼 내 앞을 지나버리고 맙니다. 선택을 앞에 둔 사람들에게 이런 제안을 합니다.“어느 정도 결심이 섰으면 일단 기차에 타세요.” 대구에서 서울 가는 기차가 있고, 부산 가는 기차가 있습니다. 완전히 반대방향의 기차죠. 대부분 사람들은 큰 틀에서의 의사결정은 주저 없이 합니다. 부산행이냐, 서울행이냐의 선택이죠.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깊게 생각해보니 서울행은 결정했는데 가고 싶은 곳이 인천인지, 강릉인지, 서울인지 명확하게 판단이 서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대구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생각한 후에 그때서야 ‘아~ 그래. 내가 인천을 가야 하는구나’ 결정하고 서울행 기차를 타려는데, 그 사이에 기차는 대구를 출발해서 구미를 거쳐 대전을 지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미 지나버린 기차죠. 그때 아쉬움을 갖습니다. ‘아~ 서울방향으로 정해졌을 때 일단 서울행 기차를 타고 가면서 인천, 강릉, 서울 중 구체적으로 가야 할 곳을 결정했더라면 지금쯤 대전을 지날 수 있을 텐데….’우리 인생도 그런 것 같습니다. 모두들 나름대로 성심을 다해 선택했지만, 그 선택이 명확하게 성공한다고도 할 수 없고 성공 못 한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시도하지 못합니다.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시도합니다. 길을 나서는 것이죠. 그들은 얘기합니다. “먼저 간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가려고요. 그러다 보면 그 사람들이 간 곳까지는 가지 않을까요?” 실제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벤치마킹할 대상을 정하고 그 인물이 지나간 궤적을 따라갑니다. 그 다음 사람 역시 똑같이 앞사람의 발자국을 따라가죠. 지혜로운 눈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 사람들은 결국 성취를 이룹니다. 루쉰이 말하는 땅 위의 길은 이때 생깁니다.그런데 동일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성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먼저 간 사람들, 성공한 사람들이 먼저 간 그 길을 보고도 따라갈 시도도 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나름대로 이유는 있습니다. 자신이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길을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래서 그 길은 내 길이 아니라고 단정하는 사람들입니다. 인생에서 가본 길이 어디 있습니까? 인생길은 누구나 처음 가는 길입니다. 나이와 경험에 관계없이 누구나 처음으로 오늘을 만납니다. 자신이 가보지 않은 길이라고 언제까지나 망설이고,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출발하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언젠가는 인생의 준엄한 질문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그동안 당신은 무엇을 했습니까?”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인생이 내게 주는 선택의 역습입니다. 성취를 이룬 사람들도 처음부터 확신을 갖고 출발해서 성취를 만들어 내는 경우보다, 시도하고 출발하면서 서서히 자신의 확신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확신은 살아있는 생물입니다. 관리를 잘못하면 즉시 죽어서 없어지지만, 관리를 잘하면 상상할 수 없는 크기로 자라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선택을 믿고 소처럼 우직하게 그 길을 갑니다. 그것이 결국 더 큰 성취를 만들어 냅니다. 그렇습니다. 희망이란 결국 내가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먼저 간 사람의 발자국을 믿고 우직하게 따라간 것이 원래는 없던 길, 땅 위의 길을 만든 것입니다. 당신도 혹시 선택 앞에서 갈등하고 있다면 일단 기차에 올라타십시오. 방향은 가다가 바꾸면 됩니다./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08-25 송진구

일본 총리의 담화를 듣고

진실한 말을 하는 지도자가그 나라 국력을 키우는건데아베 총리가 광복절을 맞아내뱉는 거짓말 들으면서우리는 무엇을 후대에물려줄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광복절 발표된 일본 총리의 담화라는 것을 보았다. 일본국민들에게야 인기를 누리고 있는 총리로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나라의 장래가 걱정 된다. 사람이 살면서 다른 사람과의 대화는 비언어적 대화도 있겠지만 70%는 언어적 대화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표정이나 태도를 통해서 주고받는 대화, 음악이나 그림도 언어라고 할 수가 있으나 사람의 내밀한 정신세계를 정확하게 표현하려면 아무래도 언어라는 도구를 이용해야 가능하다고 하겠다.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외부세계와 자신과의 대화는 단지 언어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는 주장도 하였지만 아무튼 언어의 중요성은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돌아가신 대학생선교회 김준곤 목사님이 설교 때 즐겨 인용하시던 말이 기억이 난다. ‘종은 울릴 때까지 종이 아니며 / 편지는 쓸 때까지 편지가 아니고 / 사랑은 말할 때까지 사랑이 아니다’좋은 말은 좋은 대화를 이끌어내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해준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값을 수 있고 반대로 말로 인해 평생 원수도 되고 국가 간에 전쟁도 일어난다. 말은 그만큼 중요하다. 인간이 동물과 달리 가지고 있는 이 말은 대뇌 부피만큼 인류의 진화에 큰 공헌을 해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렇게 중요한 말이 행동과 달라진다면 특히 지도자의 말이 왜곡되고 거짓되면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유달리 전쟁을 많이 겪은 우리 민족은 국가적 재난이 있을 때마다 누구 편을 들고 무슨 말을 해야 살 수 있을 것인가를 몸으로 체험해왔다. 그 결과 말 다르고 행동이 달라져 있는지도 모르지만, 요즘처럼 말의 진실성이 추락한 시대도 없는 것 같다.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하는데 처칠의 말마따나 정말 국민을 존경했다면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특히 선거전에 뱉어내는 거짓말을 들으면서 어떻게 저 사람은 자존심도 없을까 하고 오히려 그 사람의 얼굴을 보기가 부끄러울 때가 있다. 말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여기며 말을 생명처럼 진실하게 취급하는 사람이 많을 때 사회는 진실한 사회가 되고 그 격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이해인 수녀의 ‘나를 키우는 말’이란 시가 있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 나도 정말 행복해서 /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 내 마음도 더욱 순수해지고…’말과 글은 사람의 진실을 담아내고 있고 그 생각과 영혼을 나타낸다. 말과 행동이 일치한 사람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진실한 말을 통해 자존심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을 때 그 사회와 국가는 품격이 높아진다. 지금은 못살고 힘들어도 거짓말을 적게 하는 지도자들은 그들의 자존심을 자녀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것이다. 그 나라의 청소년들은 미래가 밝다. 이웃 나라 지도자가 광복절을 맞아 뱉어내는 거짓말을 들으면서 우리는 무엇을 후대에 물려줄 것인가를 생각한다. 우리야 말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단지 GDP가 얼마나 증가 되었는가 보다 정직과 진실을 자랑해야 하며 그 자존심이 밑바탕이 되어 자랑스러운 후대의 반석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그런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5-08-18 박국양

조직문화와 CEO

바람직한 문화는 조직으로 인해변화를 예측하고 적응하게 해위기를 넘긴 IBM처럼최고경영자가 상황에 맞는비전과 전략·가치를제시하는 리더십이 있어야IBM은 세계 최대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컴퓨터 제조회사였다. 현재는 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판매 및 기업 컨설팅과 서비스가 주요 사업이다. 창립 이래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중 하나가 된 IBM의 성공은 거액의 연구 개발비, 탁월한 영업정책 그리고 강력한 노무관리가 배경이 되었다. 그러나 2002년 CEO를 맡은 새뮤얼 팔미사노는 “IBM은 더 이상 컴퓨터 회사가 아니다”라고 선언함으로써 하드웨어 기반의 컴퓨터 회사를 벗어나 첨단 지식과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로 변신하였다.이와 같은 변신은 기업문화의 획기적인 혁신을 의미한다. 1980년대 중반 급변하는 세계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1990년대 초반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된 IBM은 1993년 루 거스너가 CEO로 취임하면서 기업 개선에 착수하여 주력 사업군을 제품 생산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하기 시작하였고 팔미노사에 이르러 오늘날 세계에서 손꼽히는 컨설팅 회사의 하나로 탈바꿈한 것이다.IBM은 과거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적 조직문화에서 현재는 도전적, 창의적 혁신을 추구하는 대표적 기업이 되었으며 구성원들의 모험, 상상력, 용기를 높이 사고 혁신과 창의성을 지원하며 유연한 의사결정과 환경변화에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유기적인 조직 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IBM의 과거 조직문화는 위험회피, 의사결정의 집권화, 회사정책에의 순응, 종신고용, 규범의 중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반면 현재는 의사결정의 분권화, 동기부여, 성과와 연결된 보상시스템,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조직구조 등으로 요약된다. 이와 같은 변화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혁신을 추구하는 조직문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환경이자 동력이다.조직문화가 중요한 것은 그것이 구성원들에게 공유되는 가치와 믿음이며 사고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정신적 배경으로 구성원들이 결집될 때 조직 내외부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한 취업포털에서 지난 4월 직장인 회원을 대상으로 ‘직장인과 조직문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0.3%가 조직문화 때문에 이직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한 ‘조직문화의 긍정적 변화가 애사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89.2%가, ‘조직문화의 긍정적 변화가 직원의 근속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92.7%가 ‘그렇다’고 답변해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확인해 주고 있다.그렇다면 조직문화는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그리고 왜 조직마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갖고 있는 것일까. 조직문화는 조직 내의 여러 형성요인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형성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인은 최고경영자라고 할 수 있다. 조직은 규모가 크든 작든 설립자 또는 CEO의 특정한 가치와 믿음을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며 조직문화는 그의 비전과 전략을 반영하여 조직목적의 실현과 성공 과정을 거쳐 제도화된다. 조직문화가 형성되고 구성원들에게 전달되면 조직은 유기체와 같이 그 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힘이 작용 되는데 이것이 조직문화를 좀처럼 바꾸기 힘든 이유이다. 그래서 어떤 조직이든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조직문화를 관리할 수 있는가, 통제할 수 있는가, 바람직한 상태로 변화시킬 수 있는가 하는 점을 과제로 안게 된다. 1980년대 위기를 경험한 IBM의 사례는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조직문화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결과이며 가장 큰 책임은 CEO의 몫이었다.현재의 조직문화는 과거 특정시점, 특정상황에서 형성된 것이다. 그래서 환경요인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문화를 계속 유지하려 한다는 것은 조직 효과성을 저해하는 요인을 내포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바람직한 문화는 조직으로 하여금 변화를 예측하고 변화에 적응하게 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IBM의 CEO인 거스너와 팔미노사의 사례에서 보듯 조직 상황에 적합한 비전과 전략, 가치를 제시하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조직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조직성과의 제고와 목적 달성의 열쇠는 최고경영자가 쥐고 있는 것이며, 실패의 책임 또한 우선 최고경영자에게 있음이 강조되는 것이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08-11 최일문

희망나눔명패달기 캠페인에 나선 이유

나눔은 사람과 사람을이어주는 ‘사랑의 다리’다다익선으로 눈앞 효과만보려는 기부 유도보다가치를 중요시하는 운동이기에정치인에게도 그뜻 알리고 싶어“남에게 선행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 기쁨입니다. 그것은 그렇게 하는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합니다.” 조로아스터가 한 말입니다.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면, 아무리 눈코 뜰 새 없이 바빠도 그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한 국가의 발전은 경제소득이 얼마인가에만 달린 것이 아닙니다. 특히 사회의 공익을 위한 자원봉사와 기부행위가 사회발전을 위한 중요한 문화 척도입니다. 최근에 이러한 활동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선진국의 수준에 비해 뒤처지고 있습니다. 기부와 나눔이 감성적 차원의 일시적 참여나 보여주기식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공익적인 정신이 생활 속에 잠재되어 행동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나눔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입니다.경기적십자는 나눔을 이어주는 ‘희망나눔명패달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희망풍차’는 희망의 에너지를 만드는 적십자의 새로운 바람입니다. 희망풍차의 네 날개인 저소득 아동, 노인, 북한이주민, 다문화가족에게 봉사원 두 명이 한 가족과 결연이 되어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이들 4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 안전망 강화에 기여하기 위한 맞춤형 통합서비스입니다. 새로운 나눔문화를 만들어가는 국민참여 캠페인입니다. 매월 3만원 이상 정기후원자에게 ‘어려운 이웃을 돕는 후원자’임을 표시한 다양한 형태의 ‘희망나눔명패’를 달아드리는 캠페인입니다. 현재 경기도 출신 국회의원 29명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비례대표의원을 포함한 58명 전원을 대상으로 추진 중입니다. 의원회관에 명패를 달기 위해 나설 때 하나같이 사람의 가슴 속을 확 열어 주는 것과 같은 감동을 받습니다. 여러 가지 감정 중에서 나눔·베풂이 가진 에너지의 파장이 가장 크기 때문인 듯합니다. 기부나 나눔은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것입니다. 마음의 평온함이 아름다운 대지를 이룹니다. 기쁜 마음이 사람 사이의 온정과 자애를 자아냅니다.우리나라는 해마다 복지예산을 지속해서 확대하는 등 저소득층 취약계층 삶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힘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복지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이를 위해 나눔과 기부문화 확산이 중요합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수준 20%대에 있는 국민의 기부노력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반면, 소득수준 90%대 국민의 경우 기부노력 정도가 가장 낮았습니다. 고소득층의 기부를 어떻게 이끌어 낼 수 있는가가 개인 기부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핵심과제임을 보여줍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실천모형을 만들어 내고, 그러한 존경받는 모형들을 우리 사회에서 이끌어내고 확산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눔은 규범과 모형에 의해서 확산되고 심화되기 때문입니다.경기적십자는 ‘희망페스티벌’을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나눔체험을 통한 나눔습관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나눔은 행동을 통해 뇌에 보존되는 습관입니다. 나눔 행동을 어려서부터 교육이나 체험을 통해서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는 일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기부는 세금과 달리 시민들의 자발적 행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사회통합에도 기여합니다.식물은 물과 햇빛을 필요로 합니다. 물은 물질적인 양분이고 햇빛은 비물질적인 양분입니다.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뤄야 식물이 잘 자랍니다. 사람도 조직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명패달기를 통한 기부나 나눔은 물질적 양분입니다. 사회적공감대는 비물질적 양분입니다.희망나눔명패달기는 다다익선(多多益善)으로 당장의 효과만을 노리는 기부 유도보다는 미션과 가치를 중요시 하는 캠페인입니다. 그간 주로 시민만을 대상으로 벌여온 캠페인을 정치지도자에게도 그 뜻을 알려 적십자가 추구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인도주의사업’을 펼쳐가고자 하는 이유입니다./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08-04 김훈동

‘싸가지’가 인생을 바꾼다

‘싹수’, 강원·전라도 방언으로잘 될 것 같은 사람·징조를 의미몸에 익은 배려와 희생정신일상·직장서 자연히 눈에 띄어매일매일 연속적인 습관 쌓여성공하는 삶으로 이끌어나가미국의 석유재벌 폴 게티는 매우 흥미로운 가설을 내놓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부를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나눈 다음, 모두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해도 2년이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는 가설입니다. 폴 게티는 가난한 사람들은 그 사람이 어떤 일이나 행운으로 돈을 손에 쥐었다고 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술이나 도박, 사치품 구입, 사기꾼의 말에 현혹돼서 돈을 날린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부자들은 성실하고 현명하므로 그런 가난한 바보들의 돈을 회수해서 무모하지 않으면서 수익률이 높게 나오는 곳에 투자할 것이므로 다시 시작해도 부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폴 게티 가설에서 성공과 실패, 부자와 빈자를 결정하는 요인은 바로 태도입니다. 태도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결과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CEO컨설팅을 할 때 “어떤 직원을 승진시킵니까?”라고 물으면 대부분 “싸가지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함의의 응답을 합니다. ‘싸가지’는 ‘싹수’의 강원, 전라도 지역의 방언으로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될 것 같은 징조’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잘될 가능성이 애초부터 보이지 않는 사람을 가리켜 ‘싹수가 노랗다’고 했습니다. 새싹이 푸르지 않고 노랗다면 곧 죽을 운명의 상징이기 때문이죠. CEO들이 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직원이 있다고 합니다. 큰소리로 인사하고 항상 밝으며 배려와 희생정신이 탁월한 사람입니다. 입사할 때의 성적과는 관계없이 그런 싸가지, 즉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을 승진시킨다는 것입니다. 유리 가가린이 세계 최초로 우주선 조종사가 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조종사선발 마지막 지원자 20명 중 한 명이 선발되는 순간, 하나 둘 우주선에 탑승하는데 27세의 청년 유리 가가린은 조용히 신발을 벗고 우주선에 오르더랍니다. 그 모습을 본 우주선 설계자 세르게이 코뇰로프는 말합니다.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은 그의 모습에서 신뢰감이 느껴졌다. 그가 얼마나 우주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유리 가가린이 세계최초로 우주선 조종사가 된 이유 역시 태도, 즉 싸가지 였습니다.영화를 봐도 극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감독은 역할에 따라 캐릭터를 설정합니다. 주인공은 의로우며 당당하고, 바로 서고 바로 보는 자신감이 넘치는 태도를 보입니다. 상대역인 악역은 음흉하고, 시선과 태도가 바르지 못하며 타인에게 해악을 끼치는 행동을 합니다. 악역은 한눈에 봐도 싸가지가 없어 보입니다. 이러한 느낌은 현실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히 그 자리에 적합한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쩌다 운이 좋아 높은 자리에 오르더라도 거기에 적합한 태도를 갖추지 못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추락하는 것을 종종 봅니다. 태도, 즉 싸가지는 주머니 속의 송곳과 같아서 언젠가는 튀어나와서 감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연속되는 미세한 태도는 습관을 만들고 그 습관이 매일, 매월, 매년으로 연결돼서 결국은 인생을 이루고 더 나아가 그가 속한 조직의 성패까지 좌우합니다. 당신이 지금과 다른 인생을 살고 싶다면,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당신 자신과 당신 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태도를 가져보세요. 그러면 당신이 당신 자신을 대하는 태도, 상대가 당신을 대하는 태도 역시 바뀔 것입니다. 그리고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 그 하찮은 싸가지, 즉 태도가 당신의 인생을 바꾼다는 사실을./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07-28 송진구

청소년 자살은 우리 모두의 책임

감수성 예민한 10대들비정상적인 개인과 사회에 분노극단적 선택하는 경우 많아일등만이 아닌 꼴등을 챙겨야 ‘다같이 잘살아 보세’ 처럼이제는 ‘정신적 새마을운동’ 필요하나님이 하루는 베드로에게 ‘인간은 참 미련하구나’하고 말하자 베드로가 ‘왜 그렇습니까?’ 하고 묻자 하나님이 다시 대답하기를 ‘인간은 자신의 건강을 해쳐 가면서 돈을 벌고 그 번 돈으로 건강을 다시 찾기 위해 다 쓰지 않느냐?’ 하고 말하였다. 건강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뼈있는 유머다.돈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지만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즉 성공유무, 지위고하, 재산의 과다보다도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이야 말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복중의 복이라는데 의견을 달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러면 우리나라의 정신건강지수는 어떠한가?한국의 2006년도 이후 사망통계를 보면 1위가 암, 2위가 뇌졸중, 3위가 심장병인데 4위는 자살이다. 하루에 우리나라에서 자살로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가 40명에 육박하고 있으니 이번 메르스사태로 사망한 전체 환자와 거의 같은 수치다. 건강보험으로 인해 병원 접근성의 문턱이 낮아지고 소위 후진국형 질병인 감염성 질환과 교통사고는 줄어들고 있지만, 한강의 기적을 이룬 산업화 현실의 뒤안길에서 정신건강은 날로 악화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GDP가 아프리카 우간다보다 높다고 우리나라가 더 건강한 사회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물론 물질적 풍요로움도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세계 최고인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과 흡연율을 수면 아래에 두고 그냥 지나치다가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하므로 이제 서로 손을 잡고 같이 걸어가야 한다. 한때 유명인·연예인이 잇따라 자살을 하면서 사회적 이목을 끌기도 했는데 자살의 이유가 대부분이 경제적 이유가 아니라 사회적 스트레스 즉 사람과의 관계를 견디지 못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러한 관계의 파괴, 자신감의 상실, 스트레스, 성공 강박증, 우울증은 유전적인 요인도 있을 수 있지만, 사회적 양극화가 가져오는 사회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그 원인이 개인적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 요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개인의 정신적 어려움을 개인의 책임으로 묻기보다는 사회가 공동책임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고 정신적 건강에 대해서도 사회가 나서서 해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무엇이 해결책인가? 개인과 사회가 정상이 돼야 한다.비정상적인 사회에서는 정상적인 사람들이 적응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 외눈박이가 두눈박이에게 비정상이라고 외치는 시대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고 자살률이 최고가 될 수밖에 없으며 음주 소비량, 흡연율이 세계적 수위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고통이 가학적으로 지속이 되면 극단에 호소하는 개인들이 사회의 그늘을 형성하게 된다. 그런 대한민국을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을 것이다.서로 손에 손잡고 같이 가야 한다. 뒤돌아 보지 않고 혼자만 일등을 할 것이 아니라 꼴등을 뒤돌아 보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힘을 얻고 비정상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부끄럼을 당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1970년대 다 같이 ‘잘 살아보세’를 외쳤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정신적 새마을운동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5-07-21 박국양

기부는 사회적 유산

92세 할머니 아껴모은 1천만원복지재단에 모두 전달한달치 월급 내놓은 장애인…부자·기업인 고액 기부보다더 많은 감동을 주는 선행이며다음 세대를 위한 훌륭한 가치얼마전 미국의 억만장자 워런 버핏은 올해 28억4천만달러(약 3조2천억원)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그의 과거 10년간 기부금 총액은 255억 달러에 이른다. 비슷한 시기에 세계 부자순위 34위인 사우디의 알왈리드 왕자는 자신의 전 재산 320억달러(약 35조9천600억원)를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의 왕자에게 영향을 준 인물은 워런 버핏과 함께 가장 많은 재산을 기부하는 사람 중 한 명인 빌 게이츠 부부이다. 기부왕으로 불리는 빌 게이츠는 1994년부터 350억달러(약 40조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 갑부들의 재산 기부는 록펠러, 카네기, 헨리 포드부터 빌 게이츠, 워런 버핏, 엘론 머스크(테슬라 CEO), 마이클 블룸버그(전 뉴욕시장),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CEO), 조지 루커스(영화감독), 팀 쿡(애플 CEO) 등으로 맥을 잇고 있다. 지난달 빌 게이츠는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대신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억만장자가 전 세계적으로 137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2010년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설립한 ‘더 기빙 플레지’는 억만장자들에게 재산의 최소 50%를 기부할 것을 촉구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의 기부가 더욱 큰 의미를 갖는 것은 그들의 모범적 행동이 전 세계의 기부문화와 사회발전에 바람직한 변화를 일으키는 사회적 유산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이 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부자가 아직까지 없다. 어찌 된 이유인지 우리나라의 재벌 오너, 대기업 창업자, 고관대작 혹은 내로라하는 주변의 부자들에게서는 귀감이 될 만한 기부 소식이 흔치 않다. 오히려 어떤 일(사건)이 생겼을 때 사회적·법적 책임의 감경을 위해 사재의 사회환원을 약속한 후 시간이 지나 ‘악어의 눈물’이 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물론 기부는 돈이 많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또 금액의 많고 적음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아껴 모은 1천만원을 복지재단에 모두 기부한 92세 할머니,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한달치 월급을 병원 기부함에 넣은 장애인, 익명의 아너소사이어티 회원(1억원 이상 기부자), 주식 투자수익을 꾸준히 고교생의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있는 대학생, 자신의 전 재산인 자택을 장학금으로 기부한 시장 상인 등 우리 주변에는 따뜻하고 훈훈한 소식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기업인들이나 부자들의 고액 기부 소식보다 훨씬 더 많은 감동을 주는 선행이며 다음 세대를 위한 사회적 유산이다. 인간은 대부분 유산을 남기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유산은 자손이며 교훈이나 기술과 지식일 수도 있고 때로는 부동산, 돈(재물)일 수도 있다. 유한양행을 창업한 유일한 박사는 재산의 사회환원을 통해 사회적 교훈이라는 유산을 남긴 분으로 유명하다. 그는 1971년 세상을 떠나기 전 작성한 유언장에서 “손녀의 등록금을 제외한 재산을 사회에 전액 기부한다. 아들은 대학 공부를 다 시켰으니 자립해서 살라”는 뜻을 남겼다. 그는 또 “살아 있는 동안 친척들을 회사에서 다 몰아내겠다”는 소신에 따라 그의 아들과 조카를 해고했고, 1971년 이후 유일한 박사의 유족은 회사와의 인연이 끊어진 상태다. 모두가 유일한 박사와 같아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재산의 사회환원을 약속하며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든 법정스님의 ‘고요하게 살다가 조용히 떠나세나’ 중의 한 구절을 음미해 보면 조그만 유산 하나 남기고 가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다.“마지막 입고 갈 수의에는 주머니도 없는데, 그렇게 모두 버리고 갈 수밖에 없는데, 이름은 남지 않더라도, 가는 길 뒤편에서 손가락질 하는 사람이나 없도록, 허망한 욕심 모두 버리고, 베풀고, 비우고, 양보하고, 덕을 쌓으며, 그저 고요하게 살다가, 조용히 떠나세나.”/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07-14 최일문

뜨거운 봉사의 샘, 우리들 가슴마다 솟아올랐다

메르스 공포가 클텐데도마스크도 안쓴채 곳곳 소독자가격리 농촌일손 돕기도적십자봉사원 베푼 사랑은언제나 따뜻하고 흐뭇봉사는 모두를 이롭게하는 힘산다는 것은 고달프고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평범한 우리의 하루 속에도 신나는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걸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봉사하는 너와 내가 있어 숨통이 트이는 훈훈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면 여전히 따뜻한 인정들이 넘칩니다. 한여름이 다가옵니다. 지난 5월20일 첫 확진환자 발생 이후 전국민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 한풀 꺾인 듯합니다. 모두가 감염 걱정을 하며 손사래를 치는데 적십자봉사원들이 나섰습니다. 도내 자가격리자들을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들은 환자가 아닙니다. 어찌 보면 피해자인지도 모릅니다. 백미 10kg, 라면 1박스, 생수 한 묶음, 참치 10캔, 카레 10개를 한 세트로 묶어 이틀 분량을 이들에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제껏 도내 1천650여명의 자가격리자에게 1억원 상당의 물품이 지원되었습니다. 소독과 방역활동에도 선뜻 나섰습니다. 보건소에서 일손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인근에서 확진자가 나와 메르스 공포가 클텐데도 방제복을 입고 전통시장, 전철역 등 공공장소 일대를 누볐습니다. 부드러운 천에 소독약을 묻혀 지하철역 개찰구, 계단 손잡이, 시장 가판대 등을 박박 문질렀습니다. 먼지가 아무리 날려도 공기감염이 안 된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마스크마저 벗어던지고 작업했습니다. 지나친 불안감을 덜어주는 홍보역도 한 셈입니다. 열감지 모니터링, 메르스 예방 및 안심 홍보물과 마스크 무료배부 등 메르스 확산을 막는 일이라면 기꺼이 자원하였습니다. 메르스에 취약한 독거노인들을 방문하여 발열 등 건강체크, 수시로 안부 전화 드리기 등에 6천여명의 적십자봉사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격리대상자 중 정서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서 심리사회적지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도내 자가격리 농가일손 돕기에도 적십자봉사원들이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제때 수확을 못하는 블루베리 농가를 찾아 수확과 동시에 이를 전량 구입하여 인근 병원과 보건소 의사와 간호사, 환자들에게 제공하여 일거양득의 효과를 걷었습니다. 블루베리는 일일이 사람 손으로 따야 하는데 일꾼이 메르스 때문에 무섭다며 일하러 오지 않아 농가가 애를 태웠습니다. 감자농가에서 수확한 감자는 취약계층 세대에게 전달했습니다. 도내 여기저기에서 적십자와 함께 메르스 피해지역 농가돕기에 나섰습니다. 국민은행은 블루베리 구입에 1천만원을, 한국자산관리공사경기본부는 감자 구입에 300만원을, 농협은행 수원시지부는 쌀 2천kg을 메르스 격리자 지원물품으로 기부해 힘을 보태는 등 농가를 도왔습니다. 남을 도와줌으로써 우리 마음에 흐뭇함을 간직하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즐겁습니다. 자신의 감염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피해가 갈까봐 걱정스러워 선뜻 나서지 않을 때 적십자가 먼저 나섰습니다. 재난구호책임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모두가 꺼릴 때 “적십자가 자가격리자 지원에 나선 것”을 칭송하셨다고 합니다. 적십자봉사원들이 베푼 사랑은 언제나 따뜻하고 흐뭇합니다. 봉사가 공기처럼 우리 일상에 스며들면 크고 작은 어려움이 해소됩니다.거칠 것 없는 세월도 때로는 모진 운명에 발이 걸려 넘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정신을 단단히 붙들고 있어야합니다. 메르스에 끌려들어가지 않게 촘촘한 방역 감시망에 끝까지 동참해야 합니다. 인간은 변화를 추구하지만 동시에 안정성을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메르스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민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면 주민들이 훨씬 안정이 되고 메르스 확산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실증되었습니다. 조직을 승리로 이끄는 힘의 25%는 실력이고 나머지 75%는 팀워크입니다. 인간들은 서로 협동함으로써 필요로 하는 것을 훨씬 쉽게 마련할 수 있습니다. 협력에 의하여 사방에서 우리들을 포위하고 있는 위험을 더 쉽게 모면할 수 있습니다. 혼자는 힘듭니다. 봉사는 나와 너, 우리 모두를 이롭게 하는 힘입니다. 메르스를 극복하면서 뜨거운 봉사의 샘이 우리들 가슴마다 솟아올랐습니다./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07-07 김훈동

교도소담장 안과 밖의 시간

수감자들은 간절함에아무것도 못하는 감옥안 10년과뭐든 할 수있는 밖의 1년을맞바꾸고 싶어하는데정작 우리는 아까운 시간을무심히 흘리는것 같아 안타까워제가 강의하는 대상과 장소는 매우 다양합니다. 교도소에서부터 청와대 대통령실까지 많은 곳을 갑니다. 교도소에 강의 가는 날은 정문부터 강의장까지 들어가려면 무려 10개가 넘는 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처음에 교도소강의 갈 때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만나고 보니 서로 정도 들고 친해져서 사적인 얘기도 나눕니다. 듣노라면 안타까운 사연들이 너무나 많습니다.장기수는 만기출소 전에 사회 적응경험을 쌓으라고 일정한 기간의 가출소 휴가를 줍니다. 재소자들이 꿈에 그리던 시간입니다. 한번은 친하게 지내던 장기수 A씨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서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탈옥했습니다”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가출소 휴가를 받은 것이었습니다. 저도 반가운 마음에 맛있는 저녁을 사주려고 만났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A씨가 휴가를 나온 지 3일째 되는 날 만났는데, 그때까지 한숨도 자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랬느냐?”고 물었더니 자신뿐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이 몇 년 만에 나오면 그렇게 한다는 것입니다. 가출소 몇 달 전부터 휴가기간 동안 일정표를 분단위로 쪼개서 24시간계획을 수립한다고 합니다. 듣고 보니 이해가 가는 얘기였습니다. 담장 밖이 얼마나 그립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많을 것이며, 가고 싶은 곳이 많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그야말로 이분들에게는 시간이 금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시간이 넘쳐나니까 그 시간이 언제까지나 내 시간일 것으로 착각하고 철 지난 점퍼처럼 밀쳐놓고 심드렁하게 쳐다봅니다. 그러나 시간은 유한한 것이고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내가 보낸 시간이 나를 만들기 때문에 잘못 보낸 시간은 언젠가는 내게 치명적인 역습을 가합니다. 그래서 시간의 역습을 피할 수 있는 시간관리 매트릭스 4단계를 소개합니다.1, 중요하고 긴급한 일: 가족사고 같은 위기상황, 계약, 중요한 보고서 등 급박한 문제는 필수적으로 관리하라.2,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 건강관리, 여행, 인맥구축 등은 선택과 집중으로 관리하라. 3,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잡담전화, 형식적인 회의, 눈도장 찍는 모임 등은 줄여라.4,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 과도한 TV시청, 불필요한 인터넷 검색, 게임 등은 피하라.연구에 의하면 1,2분면에서 사는 사람들은 40%에 불과하고, 3,4분면에서 사는 사람이 60%나 된다고 합니다. 3,4분면에서 보내는 사람들은 늘 시간에 쫓기되 성과는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심하게 하루를 보내지만 5분을 숨을 쉬지 못하면 죽습니다. 시간은 이토록 소중하건만 느끼는 상황과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한 여름 뙤약볕에서 일하는 시간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은 물리적인 시간은 동일하겠지만 심리적인 시간은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교도소 담장안과 밖의 시간 역시 물리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심리적으로 다른 것입니다. 그 이유는 절실함, 간절함 때문입니다. 교도소 담장 안에 있는 사람들은 얘기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담장 안의 10년과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는 담장 밖의 1년과 맞바꾸고 싶다고. 아니 한달, 1주일과 맞바꾸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들이 그토록 원하는 담장 밖에 있는 우리는 정작,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한 움큼의 모래처럼 시간을 무심히 버리고 있지 않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06-30 송진구

대량재난에 대한 국민 슬기를 모아야

국가적 재난 ‘메르스 사태’책임소재만 따질게 아니라우리의 잘못 무엇인지깨닫고 고통 나눠야 한다그래야만 또다른 사고 발생때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로 인해 6월 한달은 나라 전체가 마스크 속에서 살아야 했다. 작은 기침도 혼자 숨죽이고 해야 하는 한달 동안 우리 모두가 겪었던 감정들은 두려움과 분노, 슬픔과 동정, 무기력과 분노 등이었을 것이다.잘못을 따진다면 감염의 진원지로 질타를 받고 있는 병원의 잘못도 있었을 것이고 초기대응을 안이하게 한 정부의 무능도 있었을 것이다. 가장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면 물론 현 정부이다. 실상을 사실대로 알리라는 국민들의 추궁에 감염의 근원지가 되는 병원과 환자의 위치를 감추어 오다가 결국 실명을 거론해야만 하는 사태를 보면서 해당 병원의 대책도 문제지만 감염 질환에 대한 전문가가 없는 복지부도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 현정부의 대응 부재가 국내에서는 언론의 난타를 받고 해외에서는 선진한국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창피를 감수해야 했다. 국가적 손실은 또 얼마인가?우리는 항상 대량재난을 겪어왔고 또 앞으로 그러한 대량재난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대구 지하철 사건, 서해페리호 사건, 삼풍백화점 사건, 세월호 사건 등등…. 우리 세대가 겪어왔던 수많은 대량재난을 통해 이제는 답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 되지 않았는가? 만약 한국의 어느 원자력 발전소가 후쿠시마처럼 파괴되었을 때를 상상해보라. 지금의 메르스가 누가 일부러 퍼트린 질환이라고는 보지 않지만 만약 악의적인 집단이 독가스 살포는 물론이고 감염된 사람을 이용하여 다중 이용시설에 침투한 뒤 세균살포, 사스, 에볼라 확산을 시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순간에 국가가 마비될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정부인가 병원인가 아니면 국민들인가?나는 감히 근본적인 문제는 물질주의에 물든 우리들의 마음에 있다고 본다. 현 메르스 사태의 실질적인 해결책에 대해서는 너무나 많은 지적을 들었을 것이다. 여기에서 또 지적하고 싶지는 않다.어려운 시간들이었다. 정보공유의 부족, 초기대응의 실수, 복지부 대책의 문제, 의심환자의 불양심적 행동, 유언비어적 불안 조성 등…. 물론 극히 일부이기는 하겠지만 우주복 같은 방역복을 입고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인의 고통을 위로는 못할망정 그 자녀까지 왕따를 시킨다는 소식을 접하고선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이기주의의 독소는 이제 도를 넘어서 너와 나를 중독시키고 있다. 이 검은 독소가 메르스보다 몇천 배 더 무서운 것을 모르고 있다. 아픈 사람을 보면 안타까워하고 죽은 사람을 보면 슬퍼해야 하고 국가적 재난에 대해 서로 도와야 함이 인간 본성이 아닌가?우리의 욕구를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메슬로우는 사람에게는 욕구 5단계가 있는데 가장 근본적인 것은 생리적 욕구이고 가장 최상위 욕구는 자아실현이라고 했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러한 인간요구 5단계중 어디에 와 있는가? 모두가 돈만 있으면 되고 나만 편하면 남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생리적 욕구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늘 그렇듯이 메르스 사건도 잊혀질 것이다. 사건마다 수많은 질문과 답이 제시되었지만 결국 세월이 지나가면서 사건은 잊혀지고 선거 때만 되면 떠드는 정치인들의 마이크 소리에 또 현혹될 것이다.이제 우리는 인간본성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양산해 낸 대립 문화, 지역 감정, 흑백 논리와 좌우 이념대립의 독버섯에 중독되어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것이 나는 메르스보다 더 무섭다.우리는 IMF때 좋은 선례를 보여주었다. 정부가 잘못했다고 해서 우리가 그 재난을 모른 척하지 않고 부담을 나누어 가지며 유사 이래 최대의 경제 위기를 지혜롭게 이겨낸 적이 있다. 이번 국가적 재난에도 우리는 조금씩 잘못을 나누어 가져야 다음 재난을 이길 수 있다. 책임소재만 따질 게 아니라 정부를 이끌고 도와주어야 한다. 복지부가 만약 이번 메르스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해서 복지부를 없애버리겠는가?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사람인 것을…. 메르스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이 되고 병상에 있는 환자들이 걱정을 털어버리고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5-06-23 박국양

메르스와 행정권력

‘페스트 모델’의 권력은사람을 위축시키는게 아니라되레 유익한 결과 이끌어 내정부 ‘메르스 확산’ 부실 대응은주어진 행정책임 행사 의무를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과 같아최근 온 국민의 관심사인 메르스 확산에 대한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의 ‘페스트의 모델’을 떠올리게 된다. 푸코는 권력의 본질을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전염병인 페스트의 사례에서 찾았는데 그것이 ‘페스트의 모델’이다.중세 페스트 선포 지역의 사람들은 각자 자기 집에 들어앉아 이웃들과도 철저하게 고립된 채 당국의 세심한 분석과 꼼꼼한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페스트 상태의 도시들은 몇 개의 구(區)로 나눠졌고 구(區)는 다시 가(街)로, 가(街) 안에 로(路)를 분리시켰다. 그리고 각자가 있도록 한정된 집 앞에는 보초가 망을 보았고 로(路) 안에는 감시인, 가(街) 안에는 감독관, 구(區) 안에는 담당관, 도시 전체에는 총독 또는 행정관이 배치되었다. 이를 통해 지역에 대한 조직과 분석이 가능했으며 현대의 행정체계가 여기에 들어있다는 것이 ‘페스트 모델’의 배경이다.푸코는 로(路), 가(街), 구(區) 그리고 도시의 책임자에 이르는 위계적이고 지속적인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일종의 거대한 권력이 생겨나고 더욱 세분화되었다고 주장한다. 감독관들은 매일 도시를 순시하며 그 도시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 기록하고 모든 집 앞을 지나치며 호명을 하여 페스트로 인해 아픈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죽은 사람 등으로 개인을 분류하였고 이것은 권력의 행사로서 ‘당국의 개입’이었다. 지속적인 조사를 통해 권력은 한 개인이 규칙을 잘 지키는가, 규정된 보건수칙을 잘 지키는가를 알기 위해 끊임없이 개인들을 평가하였는데 지속적인 관찰과 분류는 권력의 세분화이며 개인에 대한 점진적인 접근이었다.(정원식 저, 공공행정과 정치)‘페스트의 모델’의 사례에 따른다면 권력은 사람들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익한 결과를 이끌어 내는 생산적인 것일 수 있다. 이는 전염병 확산에 대비한 철저한 관찰, 기록과 같은 감시와 통제를 통해 권력의 행사가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측면이다. 중요한 것은 유익한 결과를 이끌어 내는 기술이며 푸코는 이를 ‘관리’라고 불렀다. 그러므로 핵심적인 문제는 ‘관리’능력이 된다.현대국가의 일반적 상황에서라면 행정의 범위가 확대되고 정부의 규모가 거대화됨에 따라 모든 분야에 그 영향력이 미치고, 자칫 재량권의 확대로 행정권력이 남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행정기능이 확대·강화됨에 따라 정책의 집행이 소수의 행정엘리트에 의해 남용될 여지가 많다. 그래서 물리적 강제력을 독점하고 있는 정부의 권력 행사에는 그에 상응한 내·외적 통제와 국민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메르스 확산 사태는 ‘페스트의 모델’의 배경인 중세 유럽 페스트관리 사례에 비추어 행정권력이 어떻게 활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국민이 정부에 위임한 합법적·제도적 권력의 목적은 사회의 안전보장과 질서유지를 추구하는 것이다. 정부는 주어진 권력을 행사해 일정한 행동을 하여야 할 의무를 가지며 국민들은 그 과정에서 정부의 권력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행정책임을 요구한다. 행정책임을 요구한다는 것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어떠한 행위를 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이런 점에서 이번 메르스 확산에 대한 정부의 늑장, 부실 대응이라는 지적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주어진 권력을 행사해 일정한 행동을 하여야 할 정부의 의무’에 대한 지적이며 동시에 행정책임의 전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과 다를 바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06-16 최일문

유비무환, 그 말은 진리다

봉사원들 재난발생 대비해마다 구호종합훈련 받아실제상황 닥칠 경우매뉴얼대로 구호 나서고이재민 심리회복까지 도와재난대처, 시간끌면 절대안돼“기다리기만 하는 자는 마중 나가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옳은 말입니다. 요즘 대한민국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공포로 휩싸여 있습니다. 이 역시 재난입니다. 하루빨리 진정되도록 온 힘을 쏟아야 합니다. 들판은 가뭄이 극심해 걱정인데 일부 도시 여기저기는 메르스로 텅 비어 있는 듯 썰렁합니다. 초기대응이 잘못되었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낱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준비가 있으면 근심할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왠지 그 말이 늘 진리라는 느낌이 확 다가옵니다.적십자봉사원 400여 명이 한 주일 전에 여주 금모래은모래 야영장에서 재난구호 종합훈련을 가졌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매년 다양한 형태의 재난이 일어납니다. 재난에 대한 책임과 준비를 통해 적십자의 사명을 실천하기 위함입니다. 단순한 행사 참여가 아니라 실제 상황을 가정하여 진지하게 진행된 종합훈련입니다. 혹자는 봉사원들이 훈련되지 않고 재난현장에 뛰어든다는 우려를 하기도 합니다. 모르겠습니다만 적십자만은 다릅니다. 재난 시 국민의 근심과 걱정을 덜어주고 이재민의 고통을 경감해 주는 게 적십자 봉사원의 임무입니다. 해마다 다양한 재난구호역량을 몸에 배게하고자 종합훈련을 가집니다.적십자사는 법적으로 ‘재난관리책임기관’입니다. 재난 발생에 대비한 교육, 훈련에 대한 조치의무도 있습니다. 이날 설정된 훈련상황은 가상태풍 경보발령과 함께 집중호우로 남한강이 범람, 저지대 주택가가 침수되어 사망, 실종자 및 이재민이 다수 발생하여 긴급구호 요청을 받은 것을 가상한 훈련입니다. 대피수용, 심리상담, 자원봉사, 구호물자반을 편성하여 반별 활동 내용을 실습 위주로 훈련했습니다. 심폐소생술, 응급처치 등을 실습하고 급식, 국수, 세탁 등 특수차량 운용교육도 실시했습니다. 이재민 수용소는 어떻게 설치하고 운영해야 좋은지, 이재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모바일 쉘터(shelter)박스를 실제 설치하여 시연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구호급식을 위한 임무수행조직을 편성하여 실제 현장에서 조리, 배식, 설거지 등의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수해는 전쟁보다 더 무섭다”는 말이 있습니다. 장마철 수해는 그야말로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적십자 봉사원들은 과거 연천지역에 700mm의 집중호우가 퍼붓던 현장에서 재난구호활동을 한 바 있습니다. 최근에도 김포제일모직창고 화재, 의정부아파트 화재 현장, 지난해에는 세월호 사고 현장과 단원고, 합동분향소 등에서 이재민을 위한 구호품 제공, 급식 등 재난구호활동을 펼친 바 있습니다. 재난 시마다 발 빠르게 구호활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것도 해마다 실제상황과 같이 훈련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방치는 녹을 부르고 녹은 부식을 부릅니다. 그것이 강철이든 사람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반복적인 교육과 훈련은 필요합니다. 어떠한 재난도 준비되어 있으면 걱정이 없습니다. 바로 유비무환입니다.경기적십자사는 경기도 내 리·동별로 단위 봉사회가 550여개 조직되어 1만8천여 명의 자발적 봉사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종합훈련뿐만 아니라 체계적으로 봉사원이 가져야 할 책무와 재난구호에 따른 다양한 교육을 이수합니다. 자신이 사는 지역이나 인근에 재난이 발생하면 매뉴얼과 재난구호지침에 따라 조직적이고 선제적으로 활동에 나섭니다. 이때 이재민의 ‘심리사회적 지지(支持)’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인명 손상, 재산손실로 고통받고 불안을 느끼는 시기에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심리사회적 지지(psychosocial support)란 재해나 위기사건을 당한 사람들의 정서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경감시켜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적십자는 100여명의 훈련된 강사가 자원봉사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늑장보다는 과잉대응이 낫습니다. 재난에 대처함에 시간을 끌면 안 됩니다. 유비무환, 그건 분명 진리임을 새삼 깨달아야 하겠습니다./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06-09 김훈동

국자는 국 맛을 모른다

도전이 두렵다는 것은도망갈 구멍이 있다는 뜻올인하지 않는 도전은결코 성공하지 못해진정 원하는걸 얻으려면죽을 힘을 다해 맞서야장사익 선생의 ‘하늘가는 길’ 앨범을 처음 구매한 때가 20년 전입니다. 한 맺힌 듯 구성진 그 목소리가 마음 깊은 곳을 울려서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곤 했습니다.몇 해 전에 장사익 선생과 오붓하게 저녁을 하면서 사연을 들어보니 그의 노래가 눈물 나는 이유가 따로 있었습니다. 고향이 충청도 광천인데 농사짓는 게 싫어서 은행원이 되려고 선린상고에 진학을 합니다. 그러나 보험회사 외판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죠. 7남매 중 맏이였는데 당시에는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그의 고난은 시작됩니다. 가구점 총무, 독서실 매니저, 전파상, 노점상, 카센터 등 25년 동안 무려 18개의 직업을 전전합니다.그러다 그는 45세 때 중대한 결정을 내립니다. “앞으로 딱 3년만 내 뜻대로 살아보자.” 마지막으로 배터리 가게를 정리한 그는 쇄납연주자로 93년·94년 2년 연속 전주대사습 장원을 따내는 기록을 세웁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노래를 시작해서 현재에 이른 것입니다. ‘찔레꽃’ ‘봄비’ ‘님은 먼 곳에’를 들으면 그 짜릿함에 지금도 눈물이 흐릅니다.그런데 그런 말을 하더군요.“저도 노래를 하기 전에 사회생활을 25년간 하면서 18번의 직업을 전전했지만, 이렇게 뒤돌아 보니까 열심히 했다고는 하는데, 죽을 힘을 다해서 한 것은 아니었더라구요. 그런데 태평소를 분 그 삼년 동안은 죽을 힘을 다해서 치열하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길이 열리고 보이더라구요.”법구경에 ‘국자는 국 맛을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현자를 가까이 하여도 그 지혜를 알지 못하고, 지혜로운 자가 현자를 가까이 하는 것은 혀가 음식 맛을 아는 것과 같이 비록 잠깐의 순간이지만 참다운 진리를 안다는 뜻입니다. 국자는 늘 국솥에서 국그릇으로 열심히 국을 나르지만 정작 국 맛을 모른다는 얘기입니다.주변에서 이런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그저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합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일한다고는 하지만 영혼 없이 그저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입니다. 영혼 없이 하는 일은 울림이 없습니다. 울림이 없으면 다른 사람을 움직이지 못하죠. 다른 사람을 움직이고, 자신이 인생을 바꾸려면 영혼을 걸고 해야 합니다. 거기에 완전히 몰입해야 하는 것입니다.도심에서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면 피하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가 아닙니다. 그러나 벌판에서 소나기를 만나 온몸이 흠뻑 젖으면 비는 더 이상 피할 두려움의 대상이 아닙니다.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 사랑이 시작될 때면 썸타고 밀당도 하죠. 서로 간에 재기도 하고, 일정한 거리도 유지하지만 사랑에 빠지면 목숨을 걸죠. 그때는 사랑을 위해 물불 안 가립니다.도전도 이와 유사합니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고려도 하고 계산도 하지만 일단 도전에 미치면 역시 물불 안 가립니다. 도전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성취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따라서 비가 두렵다는 것은 아직 온몸이 비에 젖지 않았다는 뜻이고, 사랑하면서 밀당한다는 것은 아직 사랑에 완전히 미치지 않았다는 뜻이며, 도전이 두렵다는 것은 뒤에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놓고 있다는 뜻입니다. 올인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런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천만에요. 백 년을 도전한다 한들 그런 도전은 성공하지 못합니다.그런 상태가 국솥 안에 있는 국자신세입니다. 몸은 빗속에 있고, 사랑하고 있으며, 도전하고 있지만 전부를 걸지 않았기 때문에 정작 그 진짜 맛을 모르는 것입니다.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고 싶다면, 장사익 선생의 말처럼 죽을 힘을 다해서 제대로 도전해 볼 것을 권합니다. 그럼 길이 보이고 열릴 것입니다./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06-02 송진구

세월호 사고, 자원봉사활동 체계정비 계기 삼아야

대다수 자원봉사자충분한 사전 교육이나훈련없이 위험한 현장에그대로 노출되는 상황관리자들 컨트롤타워로서의역량 키우는데 집중해야행정기관의 구호활동은 주로 획일적 서비스를 제공하며 명령과 통제가 주요 조직원리로 작동하는 관료제로 인해 소수자의 요구를 무시하게 되고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일 수 있다. 또한 외부 변화에 신축적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경직성을 띠게 된다. 그래서인지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화재, 태안 원유유출 그리고 최근의 세월호 침몰사고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이를 직접 관리해야 하는 책임을 맡고 있는 정부의 대응능력은 항상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반면에 재난현장에서 보여 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 활동은 오히려 공공부문에 못지않은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재난관리에 있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연계는 필수적인 사항으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 참여는 재난의 예방과 대비·대응·복구 등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재난현장에 모인 다양한 자원봉사자와 단체들의 역할조정이 되지 않을 경우 적절한 활동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혼란을 피하고 체계적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관리자의 개입과 역할조정이 요구되는데 이것이 자원봉사활동체계의 개선 이유다.자원봉사활동체계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과거 재난방지 경험을 바탕으로 내·외부 실패 요인을 분석해 성공적인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요인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연구에 따르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재난현장에서는 총괄관리체계가 없어 자원봉사자들이 우왕좌왕했고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임의대로 활동해 혼란을 가중시킨 바 있다.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시에는 임의적인 봉사활동 참여로 봉사자의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으로 인한 낭비가 심했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경우 자원봉사 인력 증가분에 비해 방제물품 부족현상이 발생한 것은 인력활용과 물품배분에 대한 계획, 자원봉사 인력계획과 운영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게다가 대부분의 재난현장에 참여하는 다수의 자원봉사자는 충분한 사전 교육이나 훈련이 없이 위험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현장에 그대로 노출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경우에도 “자원봉사자들이 몰렸지만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관리자들이 컨트롤타워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지난 4월 17일 안산에서 개최된 한국자원봉사포럼에서의 지적이다.대형 재난일수록 광범위한 영역에서 장기적이고 다양한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요구된다. 하지만 행정기관에서는 긴급구호를 중심으로 한 업무 편중·폭등으로 자원봉사자나 단체의 활동에 체계를 갖추어 주고 역할분담과 조정을 수행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은 일이라고 인식돼 왔다. 결국 민간부문에서 사전에 봉사단체를 중심으로 수평적 네트워크 형태의 협력체계를 갖추어 놓고 재난발생 시에는 행정기관을 중심으로 단계별로 단체별 특성에 맞는 역할을 조정, 운영하는 방안이 그간의 사례연구에서 밝혀진 문제점 해결의 대안 중 하나다.세월호 사고 이후 전국에서 모여들어 활동한 자원봉사 단체는 7천여개, 자원봉사자는 6만여명에 이른다는 것이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의 발표다. 재난사고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불행하게도 대형 재난사고가 또 일어난다면 세월호 사고의 사례와 같이 수천 개의 단체와 수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할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이 정도 규모라면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자원봉사의 차원을 넘어서도 훨씬 넘어서는 구조적인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정부에서는 재난 자원봉사활동의 촉진자로서 그리고 적극적인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재정립, 강화해 주기 바란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05-19 최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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