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기초노령연금 공약, 원안대로 지켜져야

부모 부양에 지친 50대이상박근혜 공약에 압도적 지지 불구슬그머니 없었던 일 될까 불안전체 노인에 20만원 지급안이세부계획서 차등 지급으로 변질명절 부엌수다방은 들끓었다설 연휴가 끝나고 나면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밥상머리에서, 부엌에서 나눈 수많은 이야기들이 설 민심으로 모여 정책 결정에 반영되기도 하고, 몰랐던 이야기, 또 굳이 몰라도 될 이야기들이 전국을 한 바퀴 돌면서 여론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번 설도 예외는 아니었다.우리집에서도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공약 실천 문제가 주된 관심사였다. 특별히 부엌수다방의 주 메뉴는 기초노령연금 문제였다. 부엌수다방 참가자 대부분이 새누리당 텃밭인 경상도 거주자인 데다 89%가 투표에 참여해 박근혜 후보 당선에 지대한 공헌을 한 50대, 특히 여성인 며느리부대원인 만큼 입장과 팩트에 대한 이해 정도가 각기 다르고 그 해법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분명하게 갈리지 않은 의견은 공약대로 기초노령연금은 지불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우리나라 인구고령화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만들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노인 빈곤 문제이다.지금 어르신의 노력으로 다음 세대인 우리는 세계경제 10위권의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정작 이 시대를 물려준 노인의 빈곤율은 45%로 OECD 국가 중 최악의 성적을 보여준다. 이러다보니 이번 대선 과정에 노인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공약에 관심이 많이 갈 수밖에 없었다.당장 내 문제에 더해 부모 부양문제에 지친 50대 이상 국민은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의 기초노령연금을 제공하겠다는 박근혜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그러나 인수위가 집권 로드맵을 짜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이미 여러 차례 슬그머니 없었던 일이 되어버린 수많은 공약처럼 기초노령연금도 흐지부지되는 것이 아닌지 온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애초 정부 예산 시스템이나 선거과정 인기몰이에 감추어진 空約을 찾아내는 측에서는 과연 이 공약이 지켜질지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연 약 7조원에 달하는 재원 조달방안이 불분명하고, 세부적인 운영방안도 분명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그런데 이런 우려는 인수위에서 실제 세부계획을 짜는 과정에서 사실이 된 것 같다. 국민연금 연계를 포함해 매우 많은 설들이 떠돌았는데 설 연휴 후 첫 보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을 4그룹으로 나누어 국민연금 미가입자 중 하위 70% 노인에게는 월 20만원의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그룹은 국민연금 가입 여부와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것이 최종 안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당장 생계가 어려운 노인과 상위계층 노인의 경우 20만원의 의미는 크게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논란 과정에서 보였듯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노령연금 역시 복지 철학과 복지 원리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모든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을 제공해야 하는 이유는 박정희 대통령이 잘해서가 아니라 이분들의 노고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오늘의 발전에 기여한 것을 이제는 인정하고, 부의 분배 문제의 책임을 어르신께 돌리지 말자는 것이다.일부에게 세금을 거두고 일부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별적 복지가 아니라 그 기여를 인정해 모두에게 복지를 제공하고 모두가 재정적 책임을 지는 보편적인 복지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나라 복지를 발전시키는 길이 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제도가 될 것이기 때문에 전 노인을 대상으로 한 기초노령연금제도는 꼭 지켜내야 한다.며느리의 모임처 부엌수다방 수준은 여기까지였다. 연금 300만원을 받을 예정인 집이나 개인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가정이나, 그나마도 전혀 준비가 없는 집 한 채가 전 재산인 가족이나 연금과는 별도로 국가는 모든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올 추석에는 부엌수다방 주제가 뭐가 될지 궁금하다. 최소한 기초노령연금은 아니길 바란다.

2013-02-12 한옥자

한글을 통한 지식 소통의 선구자, 헐버트

올해는 미국인으로서 한국의 독립운동과 한글 발전에 아주 큰 공을 세운 헐버트(Hulbert, H. B.) 박사 탄신 150주년이고, 그가 한국에서 서거한 지는 64주년이 되는 해이다.지난 1월 26일이 탄신 기념일이었고 그가 묻혀 있는 서울 합정역 근처의 양화진 묘소에서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회장·김동진) 주최로 조촐하게 기념식이 열렸다. 사실 우리 국민 모두가 이 날을 기려야 하는데 대다수 국민이 제대로 모르기조차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다행히 국가보훈처가 헐버트 박사를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7월의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하였다.1886년 육영공원 교사로 입국알파벳보다 뛰어난 문자에 충격3년간 한글과 한국어 배운끝에한글전용 교과서 '사민필지' 펴내1892년 한글의 우수성·과학성학술차원 논설통해 세계에 알려헐버트는 미국 신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 나이인 1886년에 고종의 초청으로 육영공원 교사로 한국에 왔다. 기울어가는 극동의 작은 나라에 온 이 푸른 눈의 젊은 외국인으로 하여금 온 몸을 바쳐 한국을 위해 일하고 싸우게 한 동기가 무엇이었을까 새삼 궁금해진다. 여러 동기가 있었겠지만 가장 큰 동기는 한글의 힘이었을 것이다.이미 강대국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있는 작은 나라에 영어 알파벳보다 더 과학적인 우수한 문자가 있다는 사실에 그는 놀랐고 그러한 놀라운 문자를 지배층과 지식인이 제대로 쓰지 않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소통이 중요한 교육을 위한 각종 책이 한문이거나 한자 중심이라는 사실이 그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19세기 후반에는 한글 소설이 널리 퍼지는 등 꽤 한글이 힘을 얻고 있었지만 나라 전체로 보면 훈민정음, 곧 한글은 철저히 비주류 문자일 뿐이었다. 18세기의 박제가, 박지원, 정약용 같은 실학자들조차 한글을 철저히 외면한 반한글 역사가 19세기까지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헐버트는 개인교수를 통해 3년간 한글과 한국어를 온몸으로 배운 끝에, 조선에 온 지 4년만인 1890년(고종 27년) 스스로 한글전용 인문지리 교과서인 '사민필지(士民必知)'를 펴내게 된다. 우리 스스로 한글 전용 교과서를 낼 깜냥을 내지 못하던 시기에 외국인이 먼저 이런 교과서를 낸 것이다.헐버트는 '사민필지' 서문에서 "중국 글자로는 모든 사람이 빨리 알 수도 없고 널리 볼 수도 없는데 조선 언문은 본국의 글일 뿐더러 선비와 백성과 남녀가 널리 보고 알기 쉽다. 슬프다! 조선 언문이 중국 글자에 비하여 크게 요긴하건만 사람들이 요긴한 줄도 알지 못하고 업신여기니 어찌 아깝지 아니하리오"라고 하며 당시 조선의 현실을 개탄하였다.이 책이 나온 지 4년이 지난 1894년에 비로소 한글을 주류 문자로 인정한 고종의 국문(한글) 칙령이 나왔지만 조선과 고종은 외국인 충고를 따르지 못하고 국한문 혼용으로 시대적 타협을 꾀했다. 1895년 오늘날의 헌법이라 할 수 있는 홍범 14조가 한글로 나왔지만 한문, 국한문 혼용과 나란히 병기 형태로 나온 것이다. 다행히 1896년 독립신문이 한글만으로 나온 것은 헐버트의 힘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사민필지'를 펴낸 지 2년 후인 1892년에는 그는 학술 차원에서 한글의 우수성을 'The Korean Alphabet Ⅱ'란 논설로 세계에 알린다. 헐버트는 이 글에서 "문자사에서 한글보다 더 간단하게 더 과학적으로 발명된 문자는 없다"라고 평가하였다.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의 실체를 해외에 제대로 소개한 셈이다.세종대왕은 백성을 가르치기 위한 교육을 가장 큰 목표로 훈민정음을 창제했다. 책을 통한 지식 나눔으로 이어지지 않는 문자는 진정한 문자가 아니다. 정약용이 집필한 500권이 넘는 책이 위대한 내용을 담고 있기는 하나 제대로 소통할 수 없는 한문으로 되어 있었기에 그것이 담은 진정한 실용과 삶의 지식 또한 사회 변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조선의 사대부 관료들은 한글전용 '사민필지'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지는 못하고, 1895년 이 책을 오히려 국한문 혼용체로 바꿔 역사를 되돌려 놓았다.올해 한글 탄생지인 서울 경복궁 근처에 헐버트 동상이 세워질 예정이라고 한다. 외국인 동상이라 한류와 세계화 시대의 한글의 의미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배재학당에서 가르치고 독립신문 발간에도 같이 관여한 주시경 선생 동상과 더불어 세워진다고 하니 더욱 의미깊은 일이다.

2013-02-06 김슬옹

법의 준수는 최소한의 양심이다

자동차 운전대만 잡으면 누구나 거칠어진다는 말들을 한다. 한 번은 내 앞에서 함부로 운전하는 사람에게 화를 내다가 같이 타고 있던 아이들로부터 지적을 받고는 무척 민망해 한 적도 있다. 교통법규 하나가 그렇게 하찮은 것인가. 자신들을 위해 스스로 정해놓은 법을 지켜야하는 것은 당연하다.천안함 등 사회이슈 왜곡 많고온라인 탈법 처벌규정 없어 방치사회지도층에서 일반국민까지모두가 '준법 불감증' 빠져있어우리가 OECD 평균수준 준법 땐年 1%포인트씩 추가 성장 가능보는 데서도 안 지키면서 보이지도 않는 양심은 무슨 양심인가 하며 나 혼자 의로운 양 중얼거릴 때도 많다. 너무 바빠서일까. 손해라고 생각해서일까. 우리는 정신없이 살고 요령 피우기 십상이다. 법을 또박또박 지키는 걸 보기 힘들며, 매사에 듣기도 싫은 꼼수를 부리기 일쑤다. 법과 원칙을 피해가며 얻는 속도와 분량에서 만족하는 듯도 하다.잔재주를 부리고 우쭐대기까지 하는 모습에는 안타깝기까지 하다. 그래도 자신이 불리하다 싶으면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호통을 친다. 법이 중요하긴 한 모양이다. 하기야 법 아닌 것이 어디 있으며,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것이 '법치' 아니었는가.작년에 보았던 '광해, 왕이 된 남자'도 역사 속의 사실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광해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만만치 않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역사는 승자가 쓰다 보니 인조에 의해 쫓겨난 광해가 폭군으로 그려졌으나 그는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도 백성들의 신망을 얻고 있었고 즉위 후 백성 편에서 개혁정치를 펼쳤다.뇌물이 성행하고 세금 착복도 많아 백성의 원성이 자자하던 당시 왕은 대동법이라는 세제개혁을 단행한 것이다. 이 법제로 토지를 가진 농민들은 종전의 공납제에 비해 훨씬 부담이 덜해졌고, 땅이 없는 농민은 세금부담에서 해방되었다. 지주들과 상인들은 극렬하게 반발했고 왕은 그들과 멀어져갔다. 그리고 모화주의자들에게 쫓겨나 광해는 제주도에 갇혀 생을 마쳐야 했다.다산 정약용은 일찍이 수령을 지내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탐관오리들의 실정을 보았고, 경기도 암행어사로 나가 지방행정의 부패상과 농민의 빈곤상을 왕에게 보고하는 등 직분을 다하였다. 연천지방을 순찰하다가 목격한 농민들의 비참한 생활상과 지방관리들의 횡포는 그의 삶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그는 순찰을 마친 뒤 "깨진 항아리 새는 곳은 헝겊으로 때웠으며 / 무너져 내린 선반은 새끼줄로 얽었도다"라고 시를 읊었고, 전 연천현감 김양직과 전 삭녕군수 강명길을 탄핵하여 처벌케 했다. 정조의 총애를 받고 있었던 김양직과 강명길을 과감하게 징계했던 것이다.인터넷환경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탈법행위들에 대해 법률의 미비로 처벌하지 못하는 현실은 답답하며, 단속에 걸린다 해도 처벌 규정이 약해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며칠 전 고등학생 44%가 10억원이 생긴다면 1년간 감옥에 가도 좋다고 하는 뉴스를 듣고 경악해야 했다. 무엇보다 법을 지키지 않는 건 정말 심각한 문제다. 한국은 현재 사회지도층부터 일반국민에 이르기까지 준법 불감증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심야 소란으로 수면을 방해하거나,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거나, 거리에서 방뇨하는 등 기본 질서를 지키지 않아 얼마 전 경범죄로 처벌된 숫자가 일본의 수 십 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나로호 발사 실패 과정에서 러시아와 맺은 계약서만 들여다보면 그대로 드러날 내용이 과장되고 왜곡되는 모습이 연출되었다.천안함 폭파 침몰사건에 대한 최근 감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보고 과정 전반에서 은폐 왜곡 조작 등이 난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는 지금 준법 하나에 온갖 범법, 불법, 탈법, 편법, 위법이 범벅된 사회 속에 살고 있다.법을 잘 지키는 것이 정치 선진화, 경제 민주화의 관건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우리 국민이 OECD평균 수준으로 법과 질서를 지킨다면 연평균 1%포인트씩 추가 성장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밝힌 바도 있다. 좀 불편하더라도 법을 지키는 양심을 회복하자. 최소한의 양심도 없이 어떻게 우리가 지켜야 할 이 나라를 살아갈 자격이 있는가. 내 가정의 미래를 위해서도 법을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 법을 지키는 떳떳한 국민이 되고 의젓한 어른이 되자.

2013-01-30 이화형

물 공급과 피크전력 수요의 절감

지금 우리나라의 에너지 문제는 두 가지 관점에서 심각한 사항이다. 하나는 지구온난화를 줄이기 위하여 화석연료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려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은 일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전력 피크 수요를 어떻게 줄여서 온 나라가 정전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을 것인가에 대한 일이다.우리나라 에너지문제 심각전력 절전기준 실효성 적어온나라 정전되면 불편 가중'배수지·대규모저수지 이용물공급 체계 운영방법 개선'전력 피크부하 줄일 수있어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여건에 전력 공급 불가능 사태가 일어난다면 우리의 산업생산 기반이 붕괴되고 국민들의 실생활 불편은 엄청나게 클 것이다. 이와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언젠가부터 TV뉴스 시간에 예비전력량에 관한 내용이 등장하기 시작했다.급기야 지식경제부와 한전에서는 '전력 절전 기준'을 만들어 관공서나 공장, 가정 등에 절전을 위한 노력을 당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실효성도 떨어진다고 들었다. 전력사용량에 대한 문제는 전력사용 총량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피크 사용량 문제가 먼저 나타난다. 전력은 특성상 저장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피크 사용량이 곧 시설용량이 된다.즉, 최대로 사용되는 시간의 용량에 맞추어 시설을 설치하거나 증설해야 한다. 문제는 전력생산 시설을 계획하고 설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데 있다. 전력 부족량 문제가 보이기 시작하면 이미 새로운 시설을 설치하기에는 너무 늦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지식경제부와 한전에서는 피크 부하를 줄이는 방법으로 요금체계를 개선하여 경부하, 중부하, 최대부하 시간대로 나누어 단가를 최대 3.5배까지 다르게 부과하고 있지만 전력예비율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해법으로 전력요금의 인상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생산원가 상승 효과와 서민 생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전력사용의 피크 부하를 줄이기 위해 물공급 체계의 운영방법 개선 방안이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가장 쉬운 방법으로 상수도 운영 체계내 배수지와 대규모 수용가 저수조 운영방법을 개선하여 피크 전력을 줄일 수 있다.인천시 자료에 따르면 상수도 운영에 사용되는 전력비용은 120억원 정도이며, 최근 개편된 전력요금 체계 개선방안을 적용할 때 20% 정도 요금인상이 예상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물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와 같은 피크 전력을 줄이고 요금을 절감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미 운영되고 있는 배수지와 대규모 수용가 저수조 운영방법을 개선하는 방안이다.이는 개인이나 공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물의 양을 줄이라는 것이 아니며, 또한 사용에 불편을 초래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취수장에서 물을 취수하여 가압장과 정수장을 거쳐 공장이나 아파트 저수조에 이르는 물을 공급하는 데 사용되는 펌프를 피크시간대에는 사용량을 줄이고 경부하 시간대인 심야시간에 사용량을 늘리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시설을 특별히 설치할 필요가 없이 약간의 시설보완과 운영 프로그램만 완비되면 가능한 일이다.인천시에서 갖고 있는 대수용가 저수조의 용량은 현재 91만6천t으로, 인천시민이 하루에 사용하는 용량에 육박하는 용량이다. 원래 배수지나 대규모 저수조는 원활한 물 공급을 위한 목적으로 설치한 것이며, 12시간 이상 물을 저장할 수 있도록 환경부에서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운영 방법의 개선은 물의 저장능력을 전력의 저장능력 강화와 같은 개념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국가적 최첨단 사업인 전력의 '스마트 그리드 사업' 중 가장 핵심 개발기술인 전력의 저장능력을 강화시키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 것이다.이와 같은 배수지나 대수용가 저수지를 이용한 피크전력을 경감시키는 방법을 인천에서 성공적으로 시행한 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것도 바람직하다. 전국적으로는 대수용가 저수조는 1천500만t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나 광역상수도를 책임지고 있는 K-water 등이 동참하면 훨씬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현재 K-water 수도권본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력비만도 400억원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와 같이 피크전력을 줄일 수 있는 또 다른 사례가 있는지 점검해 보고, 각각의 사례에 대한 적절한 방안을 찾아서 전력의 피크 수요를 줄여 나감으로써 최악의 전력대란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지 말도록 해야 한다.

2013-01-23 최계운

여기 사람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월9일 또 쌍용차 노조원이 자살 기도를 해 뇌사상태라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쌍용에서 2009년 첫 자살자를 낸 이후 벌써 23번째 죽음을 넘어 24번째 시도입니다.자살은 한 인구집단의 정신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대리지표(proxy indicater)이면서 개인의 쇠락 뿐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배경의 타락을 보여줍니다. 최근 출판된 미국의 정당 성격과 자살률과의 관계를 통계로 풀어낸 길리건 교수의 보고서는 자살이 결코 한 사회의 정치적 입장과 관계가 없지 않음을 보여 줍니다.하루평균 43명씩 자살하는 한국사회의 방관속 죽음 행렬 이어져국민행복·대통합 외친 박 당선인일은 '밥', 그래서 일은 '생명'일자리로 불평등 문제 해결하길부디 쌍용차 노동자등에 희망을오늘은 이 이야기를 좀 하고 싶습니다. 하루 평균 43명씩 자살하는 우리나라는 8년째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인다고 합니다. 유명 연예인부터 우울증에 걸린 어떤 어머니의 동반 자살 소식까지도 사실은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애써 개인 문제로 치부를 해 봅니다.그러나 왕따를 당하다가 몸을 던지는 중·고등학생이나 취업 고민에서 벗어날 길 없어 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인 죽음을 택하는 젊은이, 최악의 경제 상황에서 하루 사는 것이 고통의 하루 연장이라서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 택하는 죽음 등은 병든 우리사회의 적나라한 모습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그 중에서도 충분히 죽음을 피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모르쇠하는 사이 죽음 행렬이 이어지는 곳은 해고자와 그 가족의 죽음입니다. 한진중공업이 그렇고 쌍용자동차가 그렇고, 그리고 언론 뒤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지만 지금도 진행 중인 여러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그렇습니다.박근혜 당선자가 선거과정에서 가장 목청 높여 주장한 것은 사회통합입니다. 100% 모든 국민이 행복한 한국사회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무엇이 국민을 행복하게 할까요? 올 연초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시아 6개국인들의 생활 만족도를 조사해 발표했습니다.그 결과에 따르면 6개국인들 중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만족도가 가장 낮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도인의 생활만족의 중요요인은 가족 관계인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불만족 요인은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했답니다. 단순 비교를 하면 우리는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보다는 월등 잘사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만족하지 못할까요? 문제는 상대적 빈곤감이라고 생각합니다.불평등의 문제지요. 길리건 교수의 연구보고서에서도 자살은 상대적 불평등, 치욕, 절망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원인을 찾고, 제거한다며 쏟아붓는 예산을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정책, 즉 일자리를 만드는데 투자함으로써 일을 통해 자존감을 유지하도록 하는 정책을 제안합니다.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쌍용자동차는 2005년 1월 중국 상하이 차에 매각되면서 난파에 휩싸이기 시작했습니다. 매각 과정에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와 고용 승계를 노조와 합의했지만 약속은 공염불이 됐고 실적 악화 속에 정리해고와 그에 맞선 노조의 파업이 되풀이됐습니다. 그 이후 긴 대치 속에서 지금까지 23명의 노동자와 가족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또 한명이 중태에 빠져 있습니다.노동을 통해 살아가는 모두에게 '일'은 밥입니다. 그래서 '일'은 생명입니다. 한 정신과의사가 더 이상의 죽음을 볼 수없다며 쌍용해고자 및 해고자 가족을 지원하는 상담활동을 하면서 '여기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고 소리치고 있습니다. 그녀는 너무 늦게 찾아와서 미안하다는 말로 그들과 첫 만남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쌍용사태와는 직접적 고리를 찾을 수 없는 정신과 의사 한명도 생업을 뒤로한 채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사회 통합을 넘어 대통합을 이야기하는 박근혜 정부의 첫걸음이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에서 출발하길 요구합니다. 그래서 지금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많은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출발점이 되어 주길 기대합니다.

2013-01-16 한옥자

그래도, 책이 희망이다

지난해는 독서의 해였지만 독서 분위기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입시와 영어몰입 정책으로 독서와 출판시장을 죽이다시피 한 정부 아래에서 독서문화를 다시 꽃피우는 것은 사막에서 꽃을 피우는 일보다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사람들이 책을 멀리하고 작은 서점들이 사라지고 빈사 상태에 이른 출판 산업의 원인은 매우 복합적이지만 그 중심에는 현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이 놓여 있다.빈사상태에 이른 출판산업현정부 잘못된 교육정책 한 원인EBS 출판권 밀어주기는다양한 관점의 공교육 무너뜨려'책나라 F.M 방송' 만들어지면독서문화 다시 꽃피울수 있을까특히 절대 권력의 교과서조차 무력화시킨 EBS 출판권 몰아주기는 다양한 지식을 다양한 관점에서 가르쳐야 하는 교사들을 앵무새 문제풀이 기술자로 전락시켜 마치 진시황이 지식인의 비판을 막기 위해 그들을 책과 함께 생매장한 분서갱유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더불어 중소 출판업자들, 다양한 저자들도 생매장되었다. 대신 EBS에 목맨 몇몇 출판업자와 인세 갑부가 된 선생님들과 저자들만 거대 공룡으로 거들먹거리게 하는 해괴한 공룡 시대를 열었다. 물론 현대판 분서갱유를 막지 못한 필자를 비롯한 지식인들, 교육자들, 출판인들, 정치가들은 그 역사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급기야 아사 직전의 출판업자들이 힘을 모아 출판문화산업을 살리기 위한 긴급 제안으로 지난해 말부터 '책나라 F.M 방송(임시제목)' 만들기 운동을 펴고 있다. 현장에서 하루하루 피를 말린다는 그들의 발기인 선언문은 분을 삭이는 수준을 넘어섰는지 너무도 장중하여 비장미까지 던져 준다. "오늘 우리의 빛나는 전통문화를 날줄로 삼고, 그동안 우리가 못 가진 외래문화를 씨줄로 삼아 '한국형 세계문화'라는 비단을 짜서 인류문명에 이바지해야 할 때에 이를 뒷받침할 한국의 출판문화산업이 가쁜 숨을 몰아쉬는 '빈사상태'에 빠져 있습니다."이보다 더 장중한 호소가 어디 있을까. 해서 이 호소는 이렇게 이어진다. "이 지경에 이른 원인들을 굳이 따지기에는 너무 겨를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출판이 죽으면 학문이 시들고, 찬란한 예술도 꽃필 수 없으며, 과학·기술은 남의 흉내 내기에 바빠지게 됩니다. 그러면 산업은 말할 것 없고 경제도 허물어집니다. 출판이 무너지면 마침내 언론도 무너집니다.따라서 출판문화산업이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는 그 종사자들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좀 더 곰곰이 생각하면, 안으로는 대학을 포함한 제도 교육의 문제이고, 국민 창조력의 문제이며, 밖으로는 정치·경제·사회, 곧 국가 총체적 저력의 문제이자 민족 정체성의 문제이기도 합니다."새롭게 출범하는 새 정권이 제발 철저한 자아성찰로 독서와 출판에 관한 정책을 올바로 짜기를 바란다. 학부모들의 참고서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 EBS 책으로만 공부하게 했다는 현 정부의 애절한 변명을 모르는 바 아니다.그렇다면 천문학적인 영어참고서값을 줄이기 위한 정책은 왜 펴지 않는가. 많고 비싼 참고서값이 문제라면 공교육을 제대로 키우고 도서관을 더욱 발전시킬 일이지 EBS 공룡화로 공교육과 도서관을 황폐화하려 하는가.지난 정권 시절에 학력고사나 수능 수석 합격자들의 한결같은 기자회견이 귓전을 때린다. "교과서만 보았어요." 교과서만 보았다는 것이 진실인지 의아스럽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그보다 더한 비극이 어디 있을까. 저런 영재조차 수많은 책을 멀리하고 교과서만 보았으니 말이다. 지금은 수석합격자 이벤트가 없어졌지만 수능에서 모든 과목 1등급 받은 수재들이 "EBS 책만 보았어요"라고 외치게 할 것인가.교과서와 EBS책만으로는 다면 사고력을 전제로 하는 독서와 논술 교육은 불가능하며 그런 정책이야말로 학교와 공교육을 죽이는 지름길이다.'책나라 F. M 방송'이 과연 빈사상태의 한국 출판문화산업의 활성화와 그들의 말대로, 전국 어디서 언제나 누구라도 책 읽기 문화를 즐기고 높여 마침내 전 국민을 '사색하는 인간' '생각하는 백성' 으로 이끌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임은 틀림이 없다.

2013-01-09 김슬옹

큰 꿈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새해 벽두가 되면 만나는 사람들끼리 부지런히 덕담을 나누며 서로가 잘 되기를 빌어준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비록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건강하십시오'라는 평범한 말을 주고받을지라도 그 안에 담긴 염원을 생각하면 달리 더 좋은 인사도 없을 듯하다. 너나 할 것 없이 꿈을 얘기하고 희망을 가져보는 것은 당연하다.정직과 성실을 기반으로 한창의·장인정신이 국가미래의 결정활달하고 도전적인 우리 청춘들물질·개인적 만족에 치우쳐눈앞의 목표만 좇아서는 안돼큰 그릇 만들고 가치있게 채워야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라고 하며 꿈의 크기가 삶의 크기라고도 한다. 강태공은 나이 여든 살에 이르러서도 언젠가는 성공하리라는 꿈을 버리지 않았고, 다시 굴러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시지프스가 무거운 바윗돌을 끊임없이 산 위로 밀고 올라갈 때도 희망이 있었기에 허무를 견디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꿈과 희망은 우리를 바로 세우고 이끌어가는 힘이 있다.그러나 그 꿈과 희망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심각하다. 더구나 일상에서 추구하는 행복과 건강 등의 꿈이 쉽게 구현되지 않는 걸 보면 그 이상의 꿈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지난한 과정일 것인가는 상상하기 힘들지 않다.오이의 맛있는 부분을 먹기 위해서는 꼭지부터 먹어야 한다고 배웠고, 대팻날을 가는 시간이 대패질을 하는 시간보다 길다는 것을 몸으로 받아들였기에 더욱 그러하다. 우리는 목표를 향한 과정의 험난함과 창조를 위한 여정의 고통을 짐작할 수 있다.'방망이 깎던 노인'이라는 수필이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듯이 물건을 물건답게 만들어야 한다는 장인정신을 고취시키는 글이었다. 하루 종일 방망이 하나를 깎아서야 무슨 돈을 벌겠느냐며 빨리 해달라고 독촉하는 손님의 청을 어겨가며 공들여 방망이를 깎음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노인의 모습은 치열하기까지 했다.어머니의 정성과 사랑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옷과 맛있는 음식이야기가 담겨 있던 '설'이라는 글도 기억이 난다. 한 땀 한 땀 온 힘을 다해야 예쁜 옷이 되며, 푹 고아야 진국의 깊은 맛이 난다. "송곳 하나를 벼려도 하루가 걸린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전통적 과학기술 세계가 우리에게 가져다 준 지혜라 하겠다.정직과 성실에 기반한 창의정신, 장인정신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 이탈리아가 세계적인 문화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장인의 숨결이 살아있었기 때문이다.학문이든 예술이든 마찬가지다. '격물치지(格物致知)'라고 사물의 이치를 천착하여 확고하게 알아야 진정한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서권기문자향(書卷氣文字香)'이라고 가슴속에 만 권의 책이 있어야 그것이 흘러 넘쳐 그림과 글씨가 될 것이다.어설프게 공부하여 세상을 혼란스럽게 해서는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 꼴이 된다. 어느 탤런트가 TV에서 "한 장면을 위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연기하는 것은 '조금 더'의 차이가 큰 감동을 준다는 것을 아는 까닭입니다"라고 했던 광고문구는 매우 인상적이다. 어느 국악인은 "음악에 알이 박히려면 마음이 성장해야 한다"고도 말했다.오늘날 젊은이들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은 활달하고 도전적이다. 하버드대의 교지편집장도, 경영대 학생대표도 한국인이라 듣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점이라면 먼 꿈보다는 눈앞의 목표를 좇는 현실주의적 성향을 들 수 있다.따라서 의지의 부족도 문제가 된다. 정신적 가치의 지향보다는 물질적 만족이 우선시되고, 사회적 인식보다 개인적 만족에 관심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우리는 큰 그릇을 만들고 그곳에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으로 가득 채운 뒤 하나 하나 풀어놓고 맨손으로 떠나야 한다. 동물과 달리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던 그 '이름'까지 지우고자 했던 법정스님이 생각난다. 버리고자 했기에 영원히 아름답고 향기롭게 남은 분이다.순수를 지키기 위해 그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의 모습에서 강직함을 느끼는 건 나만이 아닐 것이다. 창조의 길은 험하고, 큰 그릇은 쉬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니 꿈과 희망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기에 그 결과는 더욱 고귀하고 위대하지 않은가.

2013-01-02 이화형

'몽골 인천희망의 숲' 2단계 사업

2008년 수십명의 인천시민들이 몽골을 향했다. 매년 봄 반갑지 않게 찾아오는 손님, 황사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지구환경을 보전하겠다는 포부를 가슴에 안았다. 그들은 2008년 몽골 정부와 사막화 방지를 위해 협약을 맺고 1단계로 3년 기간 동안 '몽골 인천희망의 숲' 조성사업을 펼쳐왔다.시민들 자발적인 참여로3년동안 사막화 지역에5만여 그루 나무 심어2단계는 민·관 함께 참여하는거버넌스 형태가 바람직유엔기관과 협력도 효과 클 것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동안 몽골 사막화 지역 32㏊에 5만2천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바양노르솜 내 학교 10군데에 200그루의 나무를 식재하였다. '몽골 인천희망의 숲' 조성사업은 인천시민운동 차원으로 진행되었다. 유치원생에서 고등학생까지 돼지 저금통을 내놓았다.어린이에서 청소년, 60대까지 인천시민 200여명이 몽골 바양노르솜 등지를 방문해 나무를 심었고, 현지인들과 교류를 했다. 사막화 방지를 주목적으로 설립된 시민단체인 푸른아시아와 손을 잡고 몽골정부에서 지정해 준 바양노르솜에 황사 발생 방지를 위한 나무와 유목민인 몽골인들의 정착을 돕기 위한 유실수인 '차차르간'(일명·비타민)나무 등을 식재하였다.'몽골 인천희망의 숲' 조성사업은 인천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사업이었다. 시민들이 3년동안 매년 1억원에서 1억2천만원을 모금했다. 기금은 묘목 비용뿐만 아니라 방목하는 가축으로부터의 피해를 막기 위한 펜스 설치나 식재후 3년여 기간 동안 식재묘목에 물을 주고 관리하기 위한 비용으로 사용되었으며, 식재묘목의 70% 이상이 생존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이를 위하여 인천내 환경전문가와 활동가 모임인 인천환경원탁회의와 인천대 인천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현재 인천녹색환경지원센터), 인천YWCA,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경실련 등이 나섰고 인천의 종교단체와 사회단체, 기업체, 주민들이 동참했었다.1단계 3년간의 사업을 마무리하면서 다각도로 사업 성과에 대한 결산과 향후 방향 모색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인천시민들의 환경의식과 사막화 방지에 대한 열망을 알 수 있었고 몽골의 사정이 우리와 매우 다르다는 것도 알았다.여러 채널을 통하여 제기된 가축 방목 문제는 긴 세월동안 유목으로 생활해 온 그들에게 생활 터전을 따로이 마련해 주지 않고서는 그저 푸념뿐인 것도 알았다. 이렇게 3년간 진행된 '몽골 인천희망의 숲' 1단계 사업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사업이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다.1단계 사업이 몽골지역에 단순히 나무를 심고 지구적 환경의 중요성을 우리 시민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실천사업 수준이었다면 2단계는 보다 세밀한 계획과 산·학·관·민이 함께 힘을 합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여러 차례의 논의와 심포지엄을 통하여 2단계 사업 방향 전환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실시하였다.최근 인천의 시민단체 한 담당자가 몽골에 몇 년 동안 파견되고 인천시의회와 인천시가 몽골 식재를 위한 예산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면서 '몽골 인천희망의 숲' 2단계 사업에 대한 논의가 재개되었다. 2단계 사업은 향후 몽골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와 연계, 몽골대사관 또는 영사관과의 협조, 현지 교민들과의 교류, 향후 국제사회에서의 역할 등을 감안하여 관과 민이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형태가 바람직하다.수원시가 몽골에 '수원시민의 숲' 조성을 위해 창립한 '휴먼 몽골사업단'이나 경남도가 바양노르솜 50㏊에 '경남도민의 숲' 조성과 동시에 창원에서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총회를 개최했던 것도 참고해 봄직하다. 그리고 이번부터는 단순한 나무 식재보다는 사막화를 가속시키는 호수의 고갈 문제나 토양의 황폐화 등에 대한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과 연계하여 유기적으로 접근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특히, 인천이 내년부터 사무소를 유치하는 유엔 GCF나 이미 인천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유엔기관과 협력하여 이 사업을 추진하면 더욱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인천지역내에서 보다 폭넓은 의견 수렴과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기회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2012-12-26 최계운

2013년,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 되어야

오늘은 18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이다. 유권자들의 마음과 뜻이 투표를 통해 합쳐지는 날이다. 선거란 후보의 비전과 정책을 중심으로 유권자들이 다양한 통로를 통해 대화와 토론을 거쳐 대표를 뽑는 절차이다.오늘의 선거,안으로는 서민이 어깨를 펴고청년이 희망을 갖게되며밖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열고통일의 길로 나아가는시작점이 되길 염원해본다곧 선거는 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와 쟁점이 부각되는 과정이요, 그 대안과 접근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오늘의 선거를 통해 국민통합의 기반을 다지고, 또 선출되는 대통령이 취임하는 2013년이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유력한 두 후보가 모두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교체를 이야기하고,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걸 보면, 우리나라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며칠 전 일본 총선에 이어 오늘 치러지는 우리 대통령 선거로 한반도와 그 주변국가의 지도력 교체가 마무리된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체제의 출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의 복귀, 일본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의 집권, 북한 김정은 체제의 출범 등 새로워진 각국 정치지도자들과 우리 대통령이 만들어갈 앞으로 5년 역사는 세계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최근 한반도 주변은 19세기 말과 같은 거대한 세력변화가 일어나면서 영토와 역사인식을 둘러싼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19세기가 중국이 쇠하고 서구 열강과 일본이 주도권을 행사하면서 주변의 분쟁이 발생했다면, 오늘날은 중국이 다시 부상하면서 기존의 국제관계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역사적으로 볼 때 주변 강대국 간의 세력변화는 언제나 한반도 운명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19세기말 격변기에 내적으로는 봉건왕조를 쇄신하여 근대화하지 못하고, 대외적으로는 변화하는 주변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그 어두운 유산이 오늘의 분단 상황으로 귀결되고 있다.이제 새로운 변화가 태동하고 있는 2013년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튼튼히 해 가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휴전협정체제를 평화협정체제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것이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시대를 여는 것이며, 동북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협력의 기초를 다지는 길이 될 것이다.다음으로 내적으로는 새로운 시대상황에 부합하는 발전체제와 패러다임을 정착시키는 일이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우리나라가 민주화시대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기존의 권위주의적 발전체제를 실질적으로 극복하지 못했다.군사통치의 폭압은 물러갔지만 우리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적 기득권 구조는 혁파되지 못해 경제적 양극화와 정치 불신, 계층 및 세대 간의 갈등은 심화되어 왔다. 유력후보 모두가 방법의 여하를 떠나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정치개혁을 최대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전 세계가 경제적 위기에 처한 조건 속에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국가운영과 발전의 원리를 정착시키지 않고는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정치지도자 몇 사람의 영웅적 결단과 희생만으로 이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후보들의 공약을 생산해 낸 오늘 우리사회 현실에 대한 절박한 문제의식을 국민적으로 함께 나누고, 국민의 지혜와 힘을 바르게 결집할 때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국민통합이 긴요하고 소중한 것이다.어떤 사회이든 인간이 사는 곳에는 대립과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이 같은 대립과 이견을 전제하고 참된 소통과 대화를 기초로 타협을 이끌어낼 때 국민통합이 달성되며 국민역량의 온전한 발휘가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국가지도자의 개방적 지도력은 새 시대 출발의 중요한 전제가 될 것이다.아무쪼록 오늘 선거가 우리 모두 희망을 갖고 참여하는 선거가 되며, 그 결과 2013년은 안으로는 중산층과 서민이 어깨를 펴고 청년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며,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여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염원해 본다.

2012-12-19 한옥자

훈민정음 창제일, 문자의 날로 기념하자

세종은 47살 때인 음력 1443년 12월에 훈민정음 28자를 창제하고 50살 때인 1446년 9월 상한(1~10일)에 '훈민정음'이란 책을 통해 새 문자를 백성들에게 알렸다. 공교롭게도 북한은 창제한 날을 기념하고 남한은 반포한 날을 기념하고 있다.북한은 창제한 날 기리고남한은 반포한 날만 기념창조적 문자 한글 만든 날국가에서 기념일로 지정해야언어는 남북 연결할 수 있는 끈통일 위해 두 날 함께 받들어야분단의 아이러니이지만 이제는 남북이 연계하여 창제한 날과 반포한 날을 함께 기려야 한다. 필자는 창제한 날은 문자 기념일로, 반포한 날은 한글날로 기리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물론 필자는 또물또세종 한말글연구소에서 지난해 남한 최초로 기념 행사를 한 바 있다. 이제는 민간 단체에서만 할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해야 한다.남한 쪽에서는 반포한 날을 양력으로 환산한 10월 9일을 한글날로 기념하고 있으므로 한글날 자체를 바꿀 필요는 없다. 그러나 훈민정음 창제일은 어떤 방식으로든 기려야 한다. 1443년 12월에 이미 훈민정음 28자가 완벽하게 창제되었기 때문이다.하층민을 배려하고 가장 창조적인 문자를 만든 날을 기념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기념한다는 것인가. 따라서 10월 9일은 한글날로, 훈민정음 창제 기념일은 문자의 날로 기념했으면 한다. 훈민정음은 영국의 존맨이 "모든 알파벳의 꿈"이라고 격찬한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문자에 대한 보편적 이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반포날은 배달겨레 문자로서의 특수성을 살리고 창제날은 인류 문자의 보편성을 기리자는 것이다.문제는 훈민정음 창제일을 특정 날짜로 잡을 수 없다는 점이다. 훈민정음 창제에 대한 최초 기록은 세종실록 12월 30일 달별 기사로 "이 달에 임금이 언문 28자를 지었는데 훈민정음이라 일컫다(是月, 上親制諺文二十八字)"라고 했기 때문이다. 12월 어느 날인지 알 수 없다. 그것이 당연할 것이다.세종은 문자 창제를 비밀리에 해 오다가 어느 날 갑자기 공식적으로 새 문자 창제를 알린 것이 아니라 집현전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알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특정한 날에 공식 발표를 하였다면 사관에 의해 정확한 날짜가 기록되었을 것이다. 달별 기사라는 사실은 그런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따라서 우리는 일정한 기준을 세워 기념일을 세우면 그만이다. 그렇다면 먼저 음력 12월의 특정 날을 정해 양력으로 환산하여 기념일을 정하는 방법이 있다. 북한에서는 음력 12월의 중간인 15일을 양력으로 환산하여 1월 15일을 훈민정음 창제 기념일로 삼고 있다.이렇게 양력으로 환산하면 훈민정음 창제 연도가 1444년이 되어 1443년의 상징성이 사라지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세종실록 기록일이 음력이라 하여 현대 시각으로 양력으로 연도까지 바꿔 가며 기념일을 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많다.연도의 상징성과 실체성을 살리기 위해 12월에 한다면 첫째 날인 12월 1일, 실록 기록 날짜인 12월 30일, 아니면 12월 마지막 주 토요일 가운데 하나를 선정할 수 있다. 다만 12월은 연말 분위기 때문에 차분한 기념일로 설정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양력으로 환산한다면 북한식의 1월 15일을 따르거나 아니면 1월 30일 또는 공휴일 지정 부담 없이 늘 변함없이 기념할 수 있는 1월 마지막 주 토요일을 기념일로 삼을 수 있다.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훈민정음 창제날을 한 번도 기념한 적이 없다. 북한도 들리는 말로는 제대로 행사를 치르지 않고 있다. 이제 창제날은 훈민정음의 보편적 가치를 기려 문자의 날로 승화시켜 국제적인 기념일로 삼아야 한다. 남북 이질화가 심화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남북을 연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끈이 한글이다.새로운 기념일 제정은 중론을 모아야 하겠지만, 남북 통일을 전제로라면 훈민정음 창제 기념일은 북한 날짜인 1월 15일을 수용하고 반포 기념일은 남한의 한글날인 10월 9일을 북한이 수용해 남북이 함께 기린다면 통일에도 이바지할 수 있는 기념일이 될 것이다.

2012-12-12 김슬옹

진정한 조화

지천명의 나이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느낀다. 일부러 남을 멀리 할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사람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고 인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살고 있는데도 그러하다.관계는 인간의 삶에서 중요'어떡하면 남들과 잘 지낼까'누구나 화합에 대해서 고민전체속에서 개성을 중시하는 것민주적·창의적인 조화의 기본다름을 인정하는 자세 필요평소에는 편안하고 좋은 사이이다가도 일로써 만나는 관계가 될 때면 예기치 않게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인간의 다른 이름을 '관계'라고 하듯이 결국 관계가 우리의 삶에서 관건인 것 같다. 이러한 점은 공적인 생활에서는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어떡하면 학교나 직장이나 공공의 일터에서 남들과 원만한 관계를 이루며 잘 지낼 것인가 모두가 고민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화합이나 조화의 가치에 그토록 연연해 하는지 모른다.얼마 전 '경기도문화의전당'에 국악 공연을 보러 갔다. 공연의 주제는 화합과 조화였다. 국악과 외국음악, 관현악과 타악의 만남이었는데, 특히 작은 중국의 양금이나 인도의 타블라(북)가 거대한 한국 관현악과 협주하면서 또렷하게 자기 소리를 내는 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거대한 힘을 가진 것은 작은 것을 배려하고 비록 작지만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때 진정한 조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가장 이상적인 부부상은 각자 단단해지는 것이라 하지 않는가. 부족한 사람들이 만나 서로 보완을 통해 각각 충실해질 수 있다는 논리이리라. 그래서 다를수록 더 멋진 부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고. "부부가 똑같애", "부부가 닮았어"라고 하는 표현은 전적으로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조화는 궁극적으로 창조로 이어진다고 본다. 이 창조적인 조화와 관련하여 공자의 '예(禮)'가 떠오른다. 공자의 최대관심사는 예였다. 그는 주나라의 사회질서가 붕괴되고 자신의 고향인 노나라의 국정이 문란해지는 것을 뼈아프게 지켜보면서, 예를 통해서 현실을 바로잡고 싶어 했다.예는 개인의 사회적 역할을 전제로 하는 규범이다. 공자의 꿈과 주장인 예는 바로 '이름을 바르게 하라'는 정명(正名)사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제나라 경공이 정치가 뭐냐고 물었을 때 공자는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고 했다.인(仁)을 바탕으로 한 공자의 위민정치사상은 이처럼 예를 다해 정직하게 책임을 다하는 것이었다.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예요, 그 예를 통해서 인이라는 전체적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겠다.불현듯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도 생각난다. 동물원에 가보면 호랑이가 인간을 외면한 채 다른 곳을 주시하는 것 같다. 대자연을 종횡무진 뛰어다녀야 할 맹수를 우리 속에 가두어 놓은 인간을 얼마나 원망하고 저주할까.몇 년 전 사무실에 있었던 작은 화분 속에 철사로 감아 사람들의 마음대로 모양을 만들어 놓은 여린 소나무가 얼마 되지 않아 시들어 죽었던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 강아지를 교미를 못하게 거세하고, 짖지 못하게 성대수술을 하며, 변 처리를 고려해 먹이대신 알약을 먹인다고 한다. 꽉 끼는 귀여운 옷을 입혀 집안에서 기르면서 미안해 하기는 커녕 즐거워만 하고 있는 건 과연 옳은 것인지.사람은 사람다워야 하고 동물은 동물다워야 할 것이다. 모든 존재가 자기의 자리에 있을 때 아름답고 자신의 역할을 다할 때 존재의 이유에 답하는 길이 될 것이라 여긴다.전체 속에서 개성을 중시하는 것이 민주적인 조화라 한다. 우리가 좋아하고 추구하는 조화가 진정한 창조적 조화가 되려면, 그 조화는 정명사상에서 시사하듯 어느 가족, 어느 집단, 어느 사회든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역할(책임)을 다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하겠다.어른은 어른답고 학생은 학생다우면 얼마나 정당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이이구동(以異求同)'이라고, 다름을 인정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2012-12-05 이화형

GCF유치와 물 관리 책임자의 임기

즈음 인천은 바쁘다. 특히 기후변화 문제로. 마치 인천이 기후 변화에 관한한 세계의 메카가 된 것 같다. 물론, 어떠한 변화가 필요할 때나 방향을 선회할 때 특정 이벤트나 중요한 정책을 활용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정책이나 사안의 중심이 되는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이에 잘 대처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인천, 국제기구 유치 걸맞은환경 기초역량 다져야 할 때시민과 밀접한 수자원 문제상수도사업본부장 잦은 교체장기계획 수립·추진 어려워소신있는 사업 추진 보장해야GCF(녹색기후기금)에 대해서도 이젠 차분한 지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GCF 자체에 대하여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하여 알려진 바와 같이 기금 마련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하여는 많은 조정과 노력이 필요하다.이를 위하여 좀더 지혜를 모으고 좋은 방안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아마 UN이나 정부, 인천이 나름대로의 로드맵이 있을줄 안다. 인천에서는 시민들의 지나칠 정도의 성급한 기대, 국가간 당기고 미는 긴 협상 과정을 잘 알려주고 기다릴 줄 아는 시민의식도 신경을 써야 할 사안이다.리우선언, 세계물포럼, 교토의정서, 녹색성장연구소, 그리고 기후변화기금 등이 나름대로 연결고리를 갖고 추진되어 오는 사안이며 많은 연구와 검토 또는 다방면에 걸치는 의견 교환을 통하여 눈에 보일듯 말듯하면서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진행되어 온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인천 나름대로의 기초역량을 튼튼히 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이제 인천에서는 어떠한 기초역량을 튼튼히 하고 어떠한 관점을 가지고 기초체력을 키울 것인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인천의 여건을 충분히 검토해 보고 중·장기적으로 추진해 나갈 사안을 찾아서 나름대로 로드맵을 만들고 시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필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인천의 물 문제 핵심을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자들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잡지중 하나인 '네이처'에서 제시된 기후변화로 인하여 발생되는 문제들에는 생물의 다양성 문제, 온도 상승에 따른 생태계 변화, 질소의 순환문제, 수자원 고갈 또는 불균형 문제, 해수 상승 문제 등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이중에서 우리 실생활에 가장 가깝게 다가오는 문제가 수자원이나 해수 상승 등을 포함하는 물 문제이기 때문이다.이제는 그동안 인천이 과연 어떠한 관점에서 물 문제를 풀어왔는지 되짚어보아야 한다. 어느 지역에 물이 모자라면 에너지 사용의 과다를 가리지 않고 먼곳에서 물을 공급하기 위하여 추가로 시설을 설치해 오지 않았나.어떤 수질문제가 터지면 인천 나름대로의 해결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에서 어떻게 했나를 보고 그대로 따라가는 일을 반복하지나 않았는지를 묻고 싶다. 시민들에게 제시되는 자료가 정말 정확한 자료인지, 미래의 물 문제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미리 예측하고 이에 대하여 충분히 연구하고 대비해 나가고 있는지를 짚어보아야 할 것이다.그래야만 단순히 돈만 바라보고 국제기구를 유치하는 인천이 아니라 지구의 기후문제를 진정으로 생각해서 관련 기구를 유치하고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인천시라는 것을 인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물 관리 책임자로 충분한 실력과 소신을 가진 공무원이 올 수 있고 이런 공무원들이 소신을 갖고 물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풍토가 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인천의 시민들은 매일 음용하는 수돗물을 책임지는 상수도사업본부장이 누구인지 관심이 적다.발령이 난지 몇 달이 되지않아 또다른 책임자가 오고, 바뀐 책임자가 몇 개월동안 업무를 파악하고 제대로 일을 할 만하면 또다른 사람으로 바뀌어서 장기적 계획은 고사하고 기존 시설의 운영조차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물 관리책임자가 충분히 사안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이에 대하여 소신있게 일을 추진해 나가도록 충분한 임기를 보장해 주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미래 물 공급 계획은 어떠한지, 에너지 대책은 있는지, 국제공항이라고 자랑하는 인천공항의 물공급 라인이 바다속 한가닥 연결로 충분한 것인지, 물 재사용 계획이나 끊임없이 제기되는 수질사고 문제에 대한 사전 대처 방안이 있는지를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려주어야 한다.그래야만 GCF 관련하여 인천을 찾는 외국인들이나 개발도상국에게 우리의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고 물 시범도시 인천을 벤치마킹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명실상부한 국제도시, 환경도시 인천의 위치가 굳건히 마련될 것이다.

2012-11-28 최계운

나는 이런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

올해는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동북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 정권이 교체되는 매우 중요한 해이다. 물리적 거리는 아주 멀지만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이 얼마 전 대통령 선거를 끝냈고, 중국도 후진타오 시대가 끝나고 시진핑의 시대가 개막되었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 3월 선거를 끝냈고, 일본은 며칠 전 중의원 해산을 공식 선언한 뒤 다음달 16일 총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이제 한 달여 뒤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작은 것이라도 귀담아듣고약속지키는 따뜻함·의리낙엽보며 눈물 흘릴줄 아는감성과 낭만 가졌으면…한반도 100년 결정할 선거선택은 국민의 손에 달려지형적 위치 때문인지 지난 100년을 돌아보면 한반도는 이 나라, 저 나라가 들쑤시고, 침략하고 지배하고, 겨우 해방이 되나 했더니 다시 새로운 국가가 이런저런 이유로 내정을 통치하면서 지난 50여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그 언저리를 못 벗어난 상태로 오늘을 맞이했다. 아직도 논란 속에 있는 건국절과 광복절 논란, 위태로운 남북 대치 상황, 때만 되면 들고 일어나는 남북 문제를 앞에 둔 남남 갈등이 그 유산으로 남아있다. 이 상황에서 지금 우리나라는 향후 100년간의 한반도 운명을 결정할 중대한 선거 국면에 와 있다. 후보들은 모두 그럴듯한 말로 자기가 가장 적합한, 준비된 지도자라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보도 자료나 텔레비전 뉴스만으로 후보 간 차이를 알 수 없어 답답하다. 모든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하고, 평화를 주장하고 생태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5년의 경험을 통해 단어는 같지만 그 개념은 달라도 너무 다른 것을 경험했다. 정의가 그렇고, 녹색이 그렇다. 평화가 그렇고 복지가 또 그랬다. 그래서 국민은 너무 혼돈스럽고 복잡하다. 현재 나온 공약만으로는 후보 간 차이를 아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 어느 후보가 체류탄과 국민의 눈물로 이룩한 87년 체제를 넘어서 6·15선언으로 상징되는 남북관계의 정상화와 진전, 평화체제의 구축과 함께 복지사회, 공정·공평사회, 생태전환을 키워드로 하는 2013년 체제를 구축하는 데 가장 적합한 후보가 될까?영화 이야기로 내가 만나고 싶은 대통령 이야기를 하려 한다. 시대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데 영화만 한 게 없다는 것이 평소 내 생각이었다. 예를 들면 '동막골'이라는 영화 한 편이 던진 한반도 갈등의 본질과 화해 메시지는 어떤 명강사의 강연이나 통일 운동가의 20~30년간 활동보다 크고 깊었다. 마찬가지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는 2012년 대선 국면의 우리 지도자 상에 대한 답을 아주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영화 내용은 조선 역사의 한 귀퉁이 작은 기록 하나를 작가의 상상력을 동원해 만들어 낸 이야기일 뿐이다.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 하나로 본인 의사와는 관계없이 15일 동안 임시 왕에 오른 광대 하선은 좌충우돌 궁궐 생활을 하면서 상식과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사람과 백성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 끝 무렵 -어쩌면 이 장면이 감독이 기대하는 이 시대 지도자 상일 수도 있지만- 명나라의 파병을 결정해야 하는 논의 과정에 임진왜란 당시 파병을 통해 조선을 도운 명나라의 은공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다수의 친명파 요구에 향후 조선 주변 국가의 변화(청나라)와 주변국가 간의 관계개선까지를 고려한 주권자로서의 외교적 결정은 속을 시원하게 했다. 나는 이런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 광해라는 영화 속 가짜 왕처럼 하찮은 무수리의 이야기라도 귀담아 들어 줄 수 있는 따뜻함과 작은 것이라도 약속은 지킬 줄 아는 의리, 어떤 경우에도 사람의 소중함을 우선하는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나고 싶다. 가끔은 시장 통에서 우연히라도 만날 수 있는 보통사람이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 또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눈물을 흘릴 줄 아는 감성과 일과를 마친 늦은 시간 청와대에서 트럼펫을 멋들어지게 불 수 있는 낭만을 가진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나고 싶다. 더해 2013년 이후 동북아를 중심으로 벌어질 복잡한 외교무대에서 한반도 평화와 공존을 위해 다수 친명파의 요구를 과감히 물리치고 백성을 중심에 두었던 영화 '광해'의 가짜 왕 역할을 과감히 해 낼 수 있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나고 싶다. 이제 한반도의 운명 결정은 30일이 채 남지 않았다. 선택은 국민의 손에 달렸다.

2012-11-20 한옥자

한글날 공휴일 지정에 따른 당장 해야 할 일

드디어 내년부터 한글날이 공휴일이 된다. 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공휴일 지정을 반대하던 행정안전부가 국민 여론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 참으로 잘한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얼른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한글날 제정의 기준이 되고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현재 민간(간송미술관) 관리에서 국가 관리 체제로 돌리고 학술적으로 재조명하는 것이다.훈민정음 문자해설서 해례본현재 간송미술관이 소유권국보로서 보존은 잘됐지만폐쇄적으로 접근 막아제대로된 연구조차 못해국가차원에서 관리해야세종은 1443년 음력 12월에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신하들과 함께 연구 보완 끝에 1446년 음력 9월 상순에 훈민정음 문자 해설서인 '훈민정음(해례본)'을 출판했다. 간행 날짜인 음력 9월 상순의 마지막 날인 9월 10일을 양력으로 바꾼 날이 10월 9일 한글날이다. 이 책 이름과 문자 이름이 '훈민정음'으로 같다 보니 책은 흔히 훈민정음 해례본이라 부른다. 더욱이 이 책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인류의 유산이 되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1940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발견되었고 그 책을 간송 전형필 님이 사들여 현재 서울시 성북구에 있는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또 다른 훈민정음 해례본이 2008년에 상주에서 공개되었다고 하나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채 재판에 휘말려 현 소장자가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어 아직은 원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그런데 놀랍게도 간송본도 전문가에게조차 실체가 공개되지 않은 채 반세기가 넘게 흘러오고 있다. 원 책의 영인 과정조차 불투명한 채 이에 대한 무수한 논문과 논의가 '카더라' 식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이러다 보니 그 책이 정말 세종이 1446년에 펴낸 최초 원본인지 후대에 다시 펴낸 것인지 의심스러운 상황까지 왔다. 이 지경까지 온 것은 간송미술관이 보존과 관리를 이유로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접근을 막았기 때문이다. 그 덕에 보존은 잘 되었지만 우리는 반세기 넘게 국보를 국보답게 연구조차 못하고 소모적 학술 담론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간송미술관은 한두 해에 한 번 유리창 전시를 통해 모두 66쪽 가운데 두 쪽만을 드러내 보이는 공개를 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제는 전문가에게 공개해 검증과 연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일제 강점기에 훈민정음 해례본을 사들여 보존해온 간송 전형필 선생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것이다. 세계 문화유산인 국보에 대한 배타적 권리는 간송의 정신이 아니다.우리 후손들이 간송의 정신을 더욱 이어갈 수 있도록 국가관리 체제로 돌려야 한다. 당연히 소유권은 간송미술관으로 하되 관리체제를 국가 체제로 돌린다면 오히려 간송미술관을 더욱 살리는 일이다. 물론 국가는 간송미술관의 숭고한 정신을 존중하고 경제적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이 1940년에 안동에서 발견되어 간송이 보존하게 된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일본은 임진왜란과 일제 강점기에 한반도에 침입하여 수많은 사람을 잔혹하게 학살하고 비참하게 죽게 만든 범죄 못지않게 우리의 역사를 담은 수많은 역사 자료를 불태웠으며, 조작 폐기하고 약탈해 갔다. 1940년은 이러한 일제의 잔혹한 침략 행위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이다. 만일 간송이 이 책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고 일제 손에 넘어갔다면 우리는 우리 겨레의 위대한 정신 유산을 잃을 뻔했기 때문이다. 이런 책의 실체를 제대로 밝히는 일은 간송의 후손과 우리가 시급히 해야 할 일이다. 한글날이 국경일로서 더욱 빛나게 하고 그 가치를 빛내기 위해 문화재 보호법을 개정해서라도 훈민정음 해례본의 실체를 다시 밝혀야 한다. 지금 드러난 훈민정음 해례본의 여러 내용은 지금으로부터 70여 년 전에 간송의 배려로 몇몇 학자들이 밝혀낸,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이다.원본 확인에 가장 중요한 판심이나 글자체, 종이 지질조차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다. 물론 그 몇몇 학자들의 학문적 경륜과 업적을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나마 그런 학문적 업적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훈민정음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해 올 수 있었다. 그 분들의 업적을 제대로 드러내기 위해, 훈민정음 해례본의 진정한 가치를 위해 더욱 발달된 과학 기술과 학문적 업적을 바탕으로 그 실체를 밝혀야 한다.

2012-11-13 김슬옹

한국의 미래, 여성에게 바라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 '여성대통령'에 관한 논란이 많다. 꼭 여성이기에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 여성후보를 두고 '생식기만 여성' 운운하는 것은 듣기에 너무나 민망하다. 평소 한국 전통 여성의 역할과 위상에 대해 새롭게 인식해오던 터에 이번 대선에 3명의 여성후보가 나온 것을 보니 세상이 많이 달라졌고 바야흐로 한국여성사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 대선 후보 논란 많지만신라엔 3명의 여왕이 있어…앞으로는 문화의 시대여성이 중심이 되어부드럽고 정직한 방법으로미래를 이끌어야신라시대에 선덕, 진덕, 진성 여왕 등 3명의 여왕이 존재했다는 점은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여성이 국가신으로 숭배되고 제사장으로 군림하던 전통이 오랫동안 뿌리내리고 있던 사회가 여왕을 탄생시키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무엇에 대해서든 한쪽으로 치우친 논의는 경계해야 하지만 부정적인 요소에 긍정적 요소가 묻히도록 버려두는 우를 범하지도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역사상 여성들의 삶에는 부정적으로 인식될 만한 것들이 있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그것들이 가치 있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가령 여성이 가부장제도와 남성에 의해 억압을 받았다고 할 수 있으나 개인의 양보를 기본으로 하는 가족의 화합, 자신의 희생을 통해 이루어내는 공동체적 질서는 존중받을 만했다. 부모에게 절대 복종하기를 요구했던 점은 안타까우나 부모를 공경하던 정신만큼은 본받을 만하다. 결혼이후 사랑보다 가계계승의 의무를 우선시했던 점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부부 사이에 신의를 중시하며 남편에게 조언했던 것은 지혜로운 일이다. 여성에게 일방적으로 열녀가 되기를 원했던 점은 잘못이나 윤리의식만큼은 나름대로 의의가 있다. 여성의 개가를 금지하거나 억제하려던 것은 한계로 지적되지만 자녀에 대한 책임에 따라 이혼을 경계했던 점은 의미있게 여겨진다. 지금도 부부의 이혼과 재혼에서 중요한 부분은 자녀 문제일 것이기 때문이다. 여성이 자녀교육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했던 점 또한 매우 소중하다. 아이를 목욕시킨 물조차 함부로 버리지 않을 정도로 자녀에 대해 조심하는 태도를 지녔던 전통 여성들의 생명에 대한 외경심은 계승할 만한 가치가 있다.가족, 친척들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했던 점은 벅찬 일이었으나 동서(同壻)간의 화목 등 집안의 화합을 위해 노력했던 점은 아름다운 일이 될 것이다. 많은 제사를 받들고 손님을 맞이해야 하는 등 여성들이 겪었던 고달픔은 안타깝지만 웃어른을 섬긴다거나 남을 배려하는 정신만큼은 귀하다. 과도한 노동은 문제이나 무엇보다 가정경영의 책무를 다한 점은 긍정적이라 하겠다. 근면한 살림꾼으로서 소임을 다하려 했던 진지한 모습에 대해서는 정당한 평가가 따라야 할 것이다. 여성의 지적능력을 경시했고 여가를 충분히 즐기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나 정성과 책임으로 가정을 이끌고 검소와 청렴으로 살았던 점은 인정받아야 한다.과거를 힘으로 상징되는 무력과 남성의 시대라고 한다면 앞으로는 여성과 문화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 이 새로운 미래시대는 여성이 중심이 되어 부드럽고 정직하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본다. 이럴 때 여성은 우리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하겠다.특히 20세기의 세계화는 서구화였다면 21세기의 세계화는 '탈서구화'이자 '아시아화'라고 한다. 서양은 힘을 통한 선택을 중요시한다면 한국을 포함한 동양은 자연의 순리를 통한 중용을 중시한다. 즉 한국문화는 조화와 배려를 존중하는 여성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한국 최초의 페미니스트 나혜석이 '여자도 인간'이라고 외치면서 조선의 가부장제와 남성 중심적 사회에 온몸으로 맞섰던 것이 1920~30년대였다. 이제 100여 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여성 대통령후보가 나와 여성이 맘껏 뜻을 펼치며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니 처음에 내린 눈이 녹아 땅을 차게 한 후에야 눈이 쌓인다는 말이 떠오른다. 앞으로 여성문화는 과거에서 배울 것은 기꺼이 찾아 배우고 배울 것이 없으면 버릴 것을 배우는 지혜로운 모습이 되기를 바란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면서도 전통시대에 보여준 화합과 배려, 신뢰와 원칙, 경영과 청렴 등의 여성성을 긍정적으로 수용하여 한 단계 나아가야 한다. 그리하여 진정한 인간해방의 평안한 삶이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세상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2012-11-06 이화형

GCF 사무국 유치와 인천 시민의 준비

환경분야의 세계은행이라 불리게 될 GCF(녹색기후기금) 유치가 사실상 확정되었다. GCF 사무국 유치는 국제도시 송도의 글로벌화를 촉진하고 인천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축하할 일이다. 그야말로 인천이 국제도시로서의 명분과 발전을 위한 계기를 갖게 된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일은 이를 인천의 발전과 잘 연계시켜 나가는 일이다. 단순한 국제 기금 성격 아닌지구환경보호 최소한의 조치시민들 국제적 문제 의식변화송도 다양한 국제기구 연계세계 녹색 논의 중심지 육성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이를 위해서는 GCF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GCF는 2010년 12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에서 지구상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서는 전 세계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시작되었다. 이로부터 1년 후인 2011년 12월 제17차 회의에서 GCF 사무국 창설과 조직 출범을 합의하였고 또 다른 1년이 지난 올해에 사무국의 위치를 확정한 것이다.따라서, GCF 문제는 단기간의 문제라기보다 장기간 플랜이 필요한 사항이며 GCF가 기금은 맞지만 단순한 기금이 아니라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사실을 반드시 상기해야 한다. GCF의 이름을 가진 단순한 기금이 우리 인천에 투자되는 것으로 오해하기보다는 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인천시와 인천 시민들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무엇보다도, GCF의 실제와 방향에 대하여 차분하게 분석해 보고 치밀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GCF가 왜 만들어지게 되었고 기금이 모금될 때까지 어떠한 과정이 남아 있으며 이때 우리는 어떠한 노력이나 자세가 필요한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방향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장·단기 로드맵을 만들고 인천 시민들이나 인천시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나 중앙정부에서 해야 할 일이 어떤 것이 있는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두 번째는 우리 시민들의 의식 변화가 요망된다. 중간 과정의 노력은 소홀히 하고 결과만을 우선시하는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결론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를 위한 과정이나 노력 자체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아야 한다. 따라서, GCF에 관한 시민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내 지역, 내 나라 못지않게 주변국이나 국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지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는 GCF 사무국 유치국답게 기금 모금과 운영에 대하여 충분히 검토하고 현명한 방안을 제시하여 기금이 목표대로 잘 마련되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2020년까지 연간 1천억달러를 조성한다는 내용을 갖고도 개도국과 선진국간 해석이 다르다. 개도국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천억달러씩 8년간 8천억달러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선진국들은 2020년까지 1천달러를 만들고 이어 7년간 1천억달러씩 8천억달러를 조성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기금을 누가 얼마나 내야 하는지와 어떤 분야에 기금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와 같은 국제적 현안들에 대하여 우리의 입장을 어떻게 정하고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이해시켜 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넷째는 송도를 그린 유엔(Green UN)의 중심지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번 GCF 유치 이전에 이미 송도 지역에 들어와 있는 철새사무국 등과 연계하고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나 녹색기후센터(GTC)도 이곳에 위치시켜 세계 녹색 논의의 중심이 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중앙정부와 협의하고 이들을 충분한 논리를 가지고 설득하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로, 송도경제자유구역을 말로만이 아닌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충분히 벤치마킹하여야 한다. 본국과 왕래가 용이해야 하고 각종 행정이 국제적인 정서에 맞고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의 기능을 잘 갖추어 가족들이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사무국을 단순히 사무만 보는 것으로 인식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꾸준히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도록 노력하고 지역으로부터 충분한 지원과 관심이 담보되며 중앙정부와는 긴밀한 관계가 유지될 때 GCF 사무국의 성공적 운영도 달성될 것이다.

2012-10-30 최계운

국민 투표권 평등한 관리는 국가의 책무다

나는 한때 24시간 3교대를 하는 직장을 다닌 적이 있다. 공공기관인 그 곳은 물론 노동법이 정한 시간만큼 근무를 하게 하고 법정 공휴일은 쉴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법정 공휴일이라고 당일 쉴 수 없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해당 기관의 업무가 유지될 정도의 최소 인원은 근무를 해야 하고 대신 다른 날 쉴 수 있는 구조였다. 1987년 대선 당시 직장은 서울, 집은 수원이었던 나는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근무가 끝나자마자 버스, 기차, 택시를 타고 투표장에 왔지만 이미 투표는 종료된 상태였다.아주 소중한 나의 투표권은 많은 노력을 들이고 돈을 투자했지만 시간에 막혀 전혀 행사되지 못했다. 이것이 성의 문제일까? 당시에도 왜 투표시간은 6시까지인지 너무 속상해 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 투표참여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적지 않게 종료시간에 막혀 포기해야 했던 기억이 있다. 이런 일이 내게만 있는 일일까? 투표 못해 속상했던 기억왜 6시까지만 해야만하나이런 일은 내게만 있는걸까밤을 낮처럼 사는 시대권리 행사 제약해선 안돼현실에 맞게 시간 늘려야농경사회의 하루는 해가 뜨면 시작되고 해가 지면 끝나게 된다. 투표시간도 마찬가지로 일상 시간을 투표시간으로 정해 별 의심없이 지금까지 고수해 왔다. 물론 여기에는 투표용지를 한장한장 헤아려 가며 대부분 새벽까지 혹은 다음날 정오까지 개표를 했으니 당연히 투표시간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도 반영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자연의 이치로 살아가던 농경사회가 아니라 밤을 낮 삼아 살아가는 서비스업이 주를 이루는 정보통신사회이다. 또 투표 종료 후 4~5시간이면 대부분 개표가 종료되는 시대이다. 밤새워 개표를 진행하던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들의 생활 방식 변화와 투표율 하락을 들어 이미 오래 전부터 시민단체는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해 왔다. 여기에 90%에 이르던 투표율이 최근 50%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투표 참여를 못하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 즉 출근 등이 선거 참여를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정치 세력이 주장하듯 '투표장에 가지 않는 것도 국민의사의 한 표현'이거나 '정치혐오'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3교대, 혹은 2교대를 해야 하는 순환 근무 직장도 헤아릴 수 없이 많고, 공휴일이라 해도 가게 문을 열어야 하는 생계형 자영업 종사자 수가 약 663만명 시대이다. 대형마트 직원처럼 휴일이면 더 바쁜 직종 종사자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또 과거에는 대부분 직장과 집이 인근에 위치해 설령 선거일 당일 조금 늦게 일을 마쳤다고 해도 서두르면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다.그러나 요즘은 기본 출근 시간이 1시간 이상이고 서울을 중심으로 볼 때 위성도시 거주자는 2시간이 기본이다. 이들이 업무를 마치고 서둘러도 6시 이전에 투표장에 도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선거는 국민이 주권자임을 보여주는 확실한 제도이다. 주권자가 주권을 행사하도록 하는데 법률적으로 기회만을 제공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투표할 의향이 있는 사람은 편안하고 즐겁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정부는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이것이 국민이 가진 중요한 권리에 대한 국가의 책무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투표 참여의 장애를 제거하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가장 적합한 방안으로 제안하고 싶은 것은 공직선거법이 제한하는 투표시간을 오후 6시에서 9시까지 연장하는 것이다.현실적으로 투표시간 연장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그 모든 장애 요인이 투표권이라는 중요한 국민의 권리를 제한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낮은 투표율은 단순히 투표율 문제가 아니라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정책적 결정이 이루어질 때 정치 불신, 정책 무관심을 넘어 길거리로 나서는 것이다. 따라서 투표행위를 통한 국민의 의중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향후 정국 안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또 유력 세 후보가 주장하는 국민 통합의 일차적 방식이다.국민의 기본권인 투표참여조차 제한받을 수밖에 없는 소외된 계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투표참여의 평등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제 60일이 채 남지않은 18대 대선에 투표시간 제한으로 투표장에 못 가는 국민이 한 명도 없도록 하기 위한 선거법 개정을 양당에 촉구한다.

2012-10-23 한옥자

세종형 인재 양성 가로막는 교육 제도

세종대왕은 세종 25년인 마흔일곱 살 때 훈민정음을 창제했고, 세종 28년인 쉰 살에 반포하고 32년의 통치를 끝으로 쉰네 살에 운명했다. 인류의 최고 발명품이라는 문자, 그 중에서도 최고라는 문자가 생애와 통치 막바지에 이루어진 것이다. 학문 차원으로만 본다면 오랜 세월 천문학, 음악학 등 다양한 학문에 대한 연구와 섭렵을 바탕으로 정음학을 완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훈민정음 창제가 이루어졌다. 세종은 과학자이자 음악가였으며 언어학자였다. 다양한 분야 지식 바탕현실 문제 해결해나가는사람이 '세종형 인재'이과·문과의 경직된 구분입학사정관제·독서논술교육융합형지식인 키우는 걸림돌세종의 이러한 업적을 통해 세종형 인재 유형을 설정할 수 있다. 세종형 인재는 분파적인 지식이 아닌 융합형 지식을 바탕으로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함으로써 우리의 꿈과 이상을 이뤄가는 사람이다. 융합형 지식은 여러 가지를 서로 연계시키거나 어느 하나를 중심으로 합치는 통섭식 지식이다. 훈민정음은 통섭 지식과 통섭형 인물이 아니면 창제가 불가능한 문자였다. 우리는 15세기에 위대한 통섭형 지식인이 있었기에 호사스런 문자생활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러한 통섭식 융합형 지식인을 키우는 데 세 가지 큰 걸림돌이 있다. 하나는 고등학교에서 문과와 이과를 지나치게 경직되게 나누는 것이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문과와 이과를 유별나게 나누는 대표적인 나라이다. 학생들의 진로 지도의 편의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로인한 부작용이 더 크다고 본다. 문과와 이과를 나누게 하는 기준도 수학이나 과학을 잘하면 이과, 국어를 잘 하면 문과 식의 지나친 편의주의가 넘친다. 우리가 흔히 과학 시간에 배우는 진화론만 하더라도 통섭식 접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굳이 우리 교과 식으로 얘기하면 역사 지식과 과학 지식을 철저하게 연계시켜야 진화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은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정치적, 역사적 배경과 함께 이해해야 하고 다윈의 적자생존설은 산업 발달 등과 연계시켜 이해해야 한다.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났을 당시 라마르크는 왕실 식물원 책임자였다. 당연히 혁명 세력에 의해 죽임을 당할 처지였지만 혁명군은 오히려 막대한 연구비를 주며 라마르크를 지원한다. 특정 개체의 노력에 의해 진화가 이루어진다는 라마르크의 생각이 프랑스 대혁명을 주도한 세력들의 사고방식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시대도 가고 산업 혁명의 발전으로 시스템이나 환경 변화가 중요한 시대가 열리고 다윈의 진화론이 등장하면서 라마르크의 진화론은 역사에서 멀어져 갔다. 우리처럼 이과 문과를 지나치게 나누는 교육에서는 이런 식의 진화론의 실체와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두 번째 걸림돌은 입학사정관제다. 입학사정관제는 획일적인 교과 성적이나 수능 성적이 아니라 바로 이런 통섭형 인재를 많이 뽑는데 활용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이다. 여러 대학 입학사정관들을 사적으로 만나 보니 과학 경시대회와 독서논술 대회에서 동시에 상을 받았다든가, 이과 쪽 진로를 문과 쪽으로 바꿨다든가 하면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매우 불리하거나 떨어질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일찌감치 중학교 때 꿈을 정하고 일관되게 밀고 나가는 모습을 증명해야 합격에 유리하다고 한다. 물론 그런 인재도 필요하다. 그러나 중학교 때는 과학자를 꿈꾸다가 고등학교에 와서 문학가로 바꾼 학생의 고민과 도전 정신은 왜 존중받지 못하는가. 꿈과 진로는 바뀌면 안 되는 것인가. 싸이가 줄기차게 경제학도로서의 길을 밀고나갔던들 강남 스타일이 어찌 가능키나 했을까. 세 번째 걸림돌은 입시에 좌지우지 되는 독서·토론·논술 교육 현실이다. 독서·토론·논술 교육은 궁극적으로는 범교과 교육으로 누구나가 모든 교과에서 꾸준히 교육 받거나 실천해야 하는 영역이다. 그런데 우리는 논술 보는 대학에 가거나 토론 대회 나가려는 학생들만 그런 교육을 받는다. 세종형 인재는 팔방미인형 인재가 아니다. 우리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면서도 어느 하나에 몰입하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간형이다. 이런 인재가 존중받는 사회가 되도록 교육과 사회 제도 등을 확 바꿔야 한다.

2012-10-16 김슬옹

삶은 말과 글을 따라가지 못한다

요즘 대선을 앞두고 뉴스를 듣고 토론을 보며 솔찬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광고에 어린아이가 나와 "우리 아빠는 뉴스를 보고 또 뉴스를 보고…"하는 말이 나에게 하는 말 같이 들려 민망하다. 훌륭한 대통령을 기대하는 마음 하나로 관련 프로그램을 보고 또 본다. 후보들 가운데는 말을 아끼는 사람도 있고, 수사가 뛰어난 사람도 있다. 토론에 나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언변이 유창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말을 참 잘한다는 점이다. 아니, 말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이다. 어떤 사람은 남이 말을 못하게 하면서 혼자 말하려 한다. '침묵은 금'이란 말 무색하게어딜가든 쏟아지는 말… 말…두서없이 무책임하게 떠들다지적 받으면 적당한 변명뿐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건바른 언어 실천에 달려어딜 가나 둘 셋만 모여도 시끄러워 견디기 힘들 정도이다. 조용한 식당을 찾아보기 어렵고 버스에서 차분히 머리를 식혀가며 가는 것조차 지나친 호사로 여겨진다. 그 좁은 엘리베이터 안도 예외 없이 시끌벅적하다. 오죽하면 말 많은 사람들을 두고 '물에 빠지면 입만 동동 뜰 것'이라 하겠는가. 어찌 그렇게 말들을 잘 하고 왜 그렇게 말이 많은지. '침묵은 금'이라는 말이 사라진 지 오래 되었다. 옛사람들이 말을 많이 하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말에 대해 책임을 지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늘날에는 도무지 말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사람을 볼 수가 없다. 그저 근사하게 들리거나 재미있으면 되고, 나중에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으면 적당히 변명을 하면 그만일 뿐이다. 군대를 갔다 와서 4학년에 복학하여 다니던 시절의 일이다. 소설가 황순원 선생님 수업 시간이었는데, 한 학생이 거침없이 발표를 잘 하고 들어갔다. 선생님은 조용히 웃으시면서 우려 섞인 말씀을 하셨다. "너무 말을 잘 하는 걸 보니 너는 조심해야겠다." 그 순간 우리는 움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결혼하여 아이를 출산한 학우가 있어서 친구들이 약간의 돈을 걷어 과대표에게 선물로 전달하라고 했는데, 그 학생이 그 돈으로 술을 사먹은 일이 불과 며칠 전에 있었기 때문이다. 교수님께서는 마치 그런 사실을 알고 계시는 듯 제자를 심히 걱정하고 계셨다.오래 전의 일인데도 원로 여류시인 김남조 선생이 어느 날 TV에 출연하였던 일이 기억에 남아있다. 진행자가 시에 대해서 한 말씀 해달라는 요청을 하자 "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인생이 중요하지요"라는 답에 상당히 감동받았던 적이 있다. 작가야말로 '언어의 마술사'라 할 만큼 언어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비단 작가에게만 언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우리의 생활 속에서 언어는 필수적인 요소인데 문제는 그 언어가 '믿음'의 본질을 떠나서는 안 된다는 점일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이 언어에 달려 있다는 것은 믿을 신(信)자가 사람(人)과 말(言)을 합쳐 이루어진 글자임을 보면 명백하게 알 수 있다. 말과 사람이 일치할 때만이 '신(信)'의 의미가 부각되면서 인간에게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 중의 하나가 신뢰요, 신뢰는 곧 언어의 실천에 달려있다.'논어'에는 말을 경계하라는 구절이 수없이 나온다. "군자는 말이 행동보다 앞서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제자 안연이 나라 다스리는 법에 대해 묻자 공자는 "말재주 있는 사람을 멀리하라. 그는 위태롭다"고도 했다.불교 '천수경'의 첫머리에서는 "입으로 지은 죄업을 정화하는 일이 깨달음의 시작이라"고 했다. 성경 또한 "악을 저지르지 않도록 혀를 조심하고 거짓을 말하지 않도록 입술을 조심하라"고 하지 않았는가. 어쩌다 술을 많이 먹은 날은 기분이 좋기보다는 괴로울 때가 많다. 돌이켜 보면 필요도 없는 말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을 많이 한 것이 후회되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다변췌사(多辯贅辭)에 나를 풀어놓지 않으리라고 다짐을 해보기도 한다. 아무리 절제하려 해도 뜻하지 않게 말도 많이 하게 되는 현실에 살면서, 화려한 수사로 말 잘하는 사람보다는 말 없이 진실한 사람이 훨씬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2012-10-09 이화형

GCF 사무국 유치와 기후 이슈

인천시가 GCF(기후변화기금) 사무국 유치를 위하여 동분서주하고 있다. 7일에는 사무국 유치를 위한 마라톤대회를 개최한다고 하고 18일부터 20일까지 송도에서 열리는 제2차 이사회에 참석하는 이사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하여 대청소도 실시한다고 한다. 물론,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유치를 위한 주민들의 열망은 결정권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유치하고자하는 사무국의 역할이 무엇이고 의사결정권자들은 무엇을 중심으로 위치를 결정하는지를 충분히 파악하는 일이다. 원래 GCF는 2010년 12월 기후변화 당사국 회의에서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세계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컨센서스 아래 시작되었다. 당시 회의에서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서는 선진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한후 그 다음해인 2011년에 GCF사무국을 창설하는데 의견을 같이 하였다. 이들은 매년 1천억달러씩 총 8천억달러(900조원 규모) 규모의 GCF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는 8천450억달러로 알려지고 있는 IMF에 버금가는 규모이다. 이와같은 기금을 모으고 또한 운영하기 위해서는 사무국이 필요한데 이번에 GCF사무국을 어느 곳에 위치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천을 비롯하여 독일의 본, 스위스의 제네바 등 6개 도시가 유치를 위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이와같은 국제기관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결정귄자들에게 명분과 실리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우선 실리적인 면을 본다면 각 도시에서 제시하는 경제적인 기여도가 큰 것을 우선시 할 것이다. 인천에서는 매년 수백만달러의 사무국 운영비 지원과 건물의 무상사용을 약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독일의 본과 스위스의 제네바도 역시 유사한 지원을 약속하는것 같다. 그러나, 이와같은 경제적인 기여도는 향후 사무국 유치에 따른 유·무형의 경제적인 혜택과 맞물려 있다. 따라서, 무작정 지원금을 늘리기도 어려운 실정이고 이에 대한 경쟁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그 다음은 명분이다. 왜 이 지역에 사무국을 설치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사무국 입장에서 본다면 사무국에 근무하는 구성원들이 불편함 없이 가족과 함께 생활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이며, 기금 사용이 예상되는 개도국과 불편함 없이 왕래하고 의사소통하기가 좋은 장소를 선호할 것이다.물론, 각각의 도시에서는 이에 대한 장점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명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무국이 위치할 도시가 그야말로 기후변화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이를 위한 역할이 있느냐는 것이다. 사무국을 단순히 사무만 보는 것으로 인식하지 말기를 바란다. 사무국이 위치한 곳이 기후변화와 관련한 정책을 결정하거나 사업을 할 때 벤치마킹할 수 있는 장소라면 더 할 수 없이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2015년 대구에서 개최될 세계물포럼 유치때의 경험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최장소로 제안한 '대구·경북'의 대표단은 세계물위원회 집행이사들로부터 '왜 대구·경북인가?'에 대한 질문에 곤경을 치렀다. 부랴부랴 '낙동강 물 문제 해결'과 '물산업단지 육성' 등이 제시되었다. 인천을 설득력 있게 홍보하려면 GCF 기금의 목적중 하나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실시한 노력과 향후 실효성 있는 계획을 제시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와같은 노력은 지자체 차원만으로는 실효성이 매우 작다. 나머지는 기후변화 적응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이 큰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챔피언 도시로 지정된 것과 이를 위한 과거의 노력과 미래의 계획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아울러, 기후변화 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국가가 함께 노력해 나갈 과제이며, 정부, 산업계 및 시민들이 함께 노력해야만 풀릴 수 있는 문제이므로, 이른바 거버넌스가 중요한 달성수단이 되는데 인천이 거버넌스를 통한 문제 해결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등을 통한 노력 등이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다. 이와같은 거버넌스 사례를 인천에 와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다른 도시나 국가에 전파하려는 계획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국제적 관심사업을 유치하는 것은 일회성으로 달성될 수 없다. 설사 달성된다 하더라도 충분한 실리를 갖기 어렵다. 꾸준히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는 명분이나 노력이 뒷받침되고 아울러 국가와 지역으로부터의 충분한 지원이 담보되는 실리가 보장될때 GCF사무국의 유치도 성공할 수 있다.

2012-10-02 최계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