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흠경각을 복원하라

임금침실 강녕전 지근거리 위치양부일구·자격루 등 설계조선 최고의 과학연구소 불구현 정부 창조과학 발전 말하며복원 방치… 한심하다 못해 참담박 정부 묶인자물쇠 빨리 풀기를대한민국 수도 중심부에 있는 경복궁 근정전 바로 뒤에 조선 임금들의 침실이었던 강녕전이 있고, 강녕전 가까운 곳에 '흠경각'이 있다. 세종이 밤낮으로 과학 연구에 몰입하기 위해 1438년에 세운 흠경각. 지금은 큰 자물쇠로 잠겨 있어 복원된 건물만이 침묵 속에 찾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는 곳이다.'흠경'이라는 이름은 유교의 5대 경전 가운데 하나인 '서경'에 "공경함을 하늘과 같이 하여, 백성에게 시간을 알려 준다[欽若昊天, 敬授人時]"는 말에서 따온 이름이다. 천문을 관찰하여 백성에게 시간을 알려 준다는 '관상수시(觀象授時)'는 임금의 가장 큰 책무였다. 세종은 바로 그 책무를 가장 충실하고 정확하게 지킨 임금이었다. 세종의 관상수시 정책의 핵심은 1434년에 제작한 앙부일구였고 역시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 개량에 개량을 거듭하여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킨 자동 물시계인 자격루였다. 흠경각은 바로 자격루 시계를 중심으로 한 각종 천문 기계를 설치하고 세종이 수시로 드나들며 연구하던 곳이었다. 한밤중에도 시계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 궁녀들이 귀신 나오는 집이라고 쑥덕거렸다는 뒷이야기가 전하는 곳이기도 하다.김돈이 정리한 흠경각기(세종실록)에 의하면 "대호군 장영실이 건설한 것이나 그 규모와 제도의 묘함은 모두 임금이 마련한 것"이라고 분명히 밝혀 세종이 직접 기획하고 설계에 참여하여 장영실로 하여금 세우게 한 조선 최고의 과학 연구소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내부 설비를 복원하지 않은 흠경각은 빈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역사 전문가이자 극작가인 신봉승은 2009년에 공개 칼럼에서 "을 복원할 궁리도 못하면서 과학기술의 발전을 입에 담는 우리 정부의 몰지각은 한심하다 못해 참담하다는 생각이들 뿐이다(데일리안http://www.dailian.co.kr)."라고 질타한 적이 있다. 이러한 질타를 위정자들과 문화재청 관리들이 듣지 못해서인지 그로부터 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흠경각은 옛 영화를 그리워하며 자물쇠라는 포승줄에 묶여 분노의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흠경각 복원의 필요성은 조선왕조실록 기록을 통해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기술로도 놀라운 실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시간을 맡은 인형 하나가 붉은 비단옷 차림으로 산을 등지고 섰으며, 인형 무사 셋은 모두 갑옷 차림인데 하나는 종과 방망이를 잡고서 서쪽을 향해서 동쪽에 섰고, 하나는 북과 부채를 잡고 동쪽을 향해 서쪽에서 약간 북쪽으로 가까운 곳에 섰고, 하나는 징과 채찍을 잡고 동쪽을 향해서 서쪽에서 약간 남쪽으로 가까운 곳에 서 있어서, 매양 시간이 되면 시간을 맡은 인형이 종 치는 인형을 돌아보고, 종 치는 인형도 또한 시간을 맡은 인형을 돌아보면서 종을 치게 되며, 두 시간(경)마다 북과 부채를 잡은 인형이 북을 치고, 매점마다 징과 채를 잡은 인형은 징을 치는데, 서로 돌아보는 것은 종 치는 인형과 같으며, 경·점마다 북 치고 징 치는 수효는 모두 보통 시행하는 법과 같다."기록의 일부만 봐도 이 정도다. 세종의 놀라운 과학 업적은 자동 시계 자격루가 발명된 세종 16년 1434년부터 훈민정음이 창제된 세종 25년인 1443년 사이 10년에 집중된다. 그 기간의 딱 중간 지점인 1438년에 온갖 과학 발명품을 집약시켜 집대성한 통합과학 연구소 흠경각이 세워진다. 흠경각은 민본주의와 과학과 문화의 꽃을 상징한다. 그렇다면 다시 지금의 흠경각을 보라. 일제가 한국의 기를 죽이기 위해 박은 쇠말뚝 같은 묵중한 자물쇠를 박아 놓았다. 숨이 턱턱 막힌다.최근에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중심지였던 베네치아를 다녀왔다. 그들은 철저한 역사 유물 보존과 복원을 통해 진정 우리에게 역사란 무엇인지를 철저하게 보여주고 가르쳐주고 있다. 그런 그들의 성실한 노력 덕에 관광객 폭주라는 경제 이익까지 얻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명백한 기록이 남아 있는 것조차 복원을 못하고 역사 유물의 가치를 한없이 떨어뜨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와 과학을 중요하게 여긴다니 지켜볼 일이다. 그렇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경복궁 안에 있는 흠경각을 제대로 복원하라. 흠경각은 세종의 철학과 과학, 민본주의 정치 이상과 현실의 결정체였다./김슬옹 세종대 겸임교수

2013-04-02 김슬옹

잘해주기는 쉬워도 가르치기는 어렵다

폭력 잇따르는 학교 현장공리에 치중 인성교육 소홀탓가르치는 일 '敎鞭'이라 하는데회초리를 든다는 뜻교육은 큰 사랑 전제로 이뤄져야믿음 주는 스승·부모 역할 중요교사가 아들을 때렸다는 이유로 교사들에게 폭언을 하고 담임교사를 폭행한 학부모가 구속됐다고 한다. 이런 일이 어쩌다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과연 교육은 누구를 위한 것이며, 학교는 필요하기나 한 것인가. 이제 교육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에 와 있다. 2010년 진보성향의 교육자들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시기 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서울 동작구 한 초등학교 교사의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과 피해 학생들의 증언이 나와 파문이 일었고 6학년 담임교사는 직위해제 되기에 이르렀다.학생인권조례도 필요하겠지만 교권조례도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다. 아니 어린 학생들의 미래를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교권부터 바로 서야 할 것이다. 언론에 의하면 중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잠을 보충하고 상쾌하게 학원에 간다고 한다. 학교가 황폐화되고 믿을 만한 교사가 없다면 이보다 더 큰 불행이 있겠는가. 자기 자식이 최소한의 윤리나 기강도 무너진 학교에 다니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무엇보다 가정이 먼저다. 얼마 전 모 일간지에서 읽은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의 글이 지금도 생생하다. 자기도 어린이지만 요즘 애들이 너무 예절을 지키지 않아 한 마디 하고 싶다고 했다. 어느 날 학원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그 안에는 다른 어린이와 부모가 같이 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어린이가 자기네 집인 양 하도 쿵쾅쿵쾅 뛰는 바람에 짜증스러웠지만 아무 말도 못했으며, 거기서 그 어린이의 부모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오늘날 공리(功利)교육에 치중하면서 인성교육을 소홀히 한 결과이다.전통적인 서당교육을 보자. 서당에도 여러 유희학습이 있고 가마싸움 등 집단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루는 아이 셋이 놀고 있었는데, 아저씨가 떡 네 개를 주면서 똑같이 나눠 먹으라면서 떠났다. 어떻게 나눠 먹어야 하는가가 문제다. 하나씩 나눠 갖고 남은 하나까지 삼등분해서 나눠 먹으면 된다. 하지만 훈장은 그 대답에도 만족하지 못한다. 가까이 들판에 서있는 작은 돌부처와 넷이서 하나씩 나눠 먹는다는 것이 정답이란다. 놀이도 남을 배려하는 인성교육과 연계되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인성교육에 치우치다 보니 실용교육이 도외시되었던 점 등의 부작용도 있었다.교육은 큰 사랑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 조선 실학자 이덕무가 어린이의 본성과 좋아하는 취미 등을 함부로 막지 말라고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마침내 이덕무는 스승의 자질을 문제 삼아 아이들의 입장에서 인품과 지혜 없이 지식과 재주만 뽐내는 자를 스승으로 삼지 말기를 충고하고 나섰다. 이율곡이나 정다산이 부모에 대한 자식의 효도에 앞서 부모로서의 자식 사랑을 먼저 언급한 사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잘해주기는 쉬워도 진정 사랑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오늘날 체벌을 없애야 한다는 이름 아래 사랑의 매까지 증발해버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고대 희랍 스파르타의 축제일로 '회초리 치는 날'이 있었음을 상기하게 되는 것도 내 자녀들의 미래를 생각하는 진정한 우려 때문이 아닌가. 수원의 모 고교는 학원에 갈 필요가 없을 정도로 딱 부러지게 공부를 시키고 생활습관도 제대로 가르치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학부모들은 학년 초에 떡매 수 십 개를 손수 만들어 학교에 전달한다고 한다. '떡매'는 엄격한 생활지도를 상징하는 수성고의 전통이다. 가르치는 일은 '교편(敎鞭)'이라 하는데, 회초리로 든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어른다운 어른이 없다'고 큰 걱정이다. 문제는 배우는 아이들이 아니라 '철없는 어른들'이라는 것이다.어느 시대든 스승과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교육은 신뢰에서 출발한다. 스승과 제자 사이의 믿음, 동료 교사 간의 믿음, 학부모와 학교 간의 믿음이 없으면 희망을 기대할 수 없다./이화형 경희대 중앙도서관장

2013-03-27 이화형

'세계 물의 날' 단상

동아시아 유일 물 시범도시 인천물 문제 줄이기 다양한 노력에도식수원·홍수범람 등 과제 산적관련 사업 전체적 검증위해관청·시민·NGO 등 힘모아실질적인 해결방안 만들어야지구상에 인구가 늘어나고 경제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많은 국가에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어 강이나 바다가 오염됨으로써 먹을 수 있는 물이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이러한 물 관련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물 자원을 보호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국제사회 차원의 노력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노력은 1967년 세계물평화회의를 시작으로 1972년 국제연합 인간환경회의, 1977년 국제연합 수자원회의를 개최한 바 있으며, 1981년에 국제 식수공급과 위생에 대한 10년 계획을 수립하는 등 UN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수행되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UN에서는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하여 1992년 12월 제47차 UN 총회를 통하여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 선포하였다. 올해는 UN에서 10년 만에 다시 정한 물의 해로서 '세계 물 협력의 해'를 주제로 하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물에 대한 심각성을 되새기고 불평등과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협력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부터 3월 22일을 '물의 날'로 제정하였다.인천광역시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제5차 세계물포럼을 통하여 지정된 동아시아 유일의 물 시범도시(Water Champion City)이며, GCF 사무국 유치로 인하여 물과 환경에 대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잠재력을 가진 도시이다. 그동안 국내 최초의 민관 합동 환경단체인 인천하천살리기 추진단 활동, 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한 인천물선언, 세계도시물포럼 등 다양한 활동으로 물 문제를 줄여나가기 위하여 노력해 왔었다. 특히나 물복지 향상과 물관련 불평등 해소를 위하여 첨단기술을 접목한 물관리 기술인 Smart Water Grid가 인천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발전 잠재력은 크지만, 얼마나 노력을 해나가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그러나, 인천광역시는 여전히 식수원이 없어 수십 킬로미터 밖에서 상수 원수를 취수해야 하는 입장이며, 140여개의 도서지역 중에서는 연륙도서를 제외하면 수돗물 공급이 여전히 원활하지 않은 곳이 많다. 또한, 복원사업이 진행된 일부 주요 하천을 제외한 대부분의 하천이 복개되거나 크게 오염되어 생태계가 파괴되어 있으며, 지대가 낮고 평탄하여 홍수발생의 위험이 매우 높은 등 다양한 물 문제를 떠안고 있다.이제 인천에서는 실행중인 물 관련 사업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인천시에 산재한 물 문제에 대하여 해결할 수 있는지, 더 필요한 사업은 없는지 검토하고 조율하여 물순환 체계의 건전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선진적인 물순환 체계를 확보하여 물 시범도시답고, 또한 GCF 사무국이 있는 도시다운 물 관련 정책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이번 '세계 물의 날'을 통하여 인천시에 있는 관청, 일반시민, NGO, 전문가 집단 등이 뜻을 모아 인천광역시의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에 대하여 뜻을 모으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인천의 크고 작은 오염된 하천을 과거와 같이 항상 물이 흐르고 생태계가 살아있는 하천으로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하고, 인천 워터프론트의 통합적 관리를 통하여 생태계가 살아있고,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바닷가를 제공하며, 먹는 물 공급과 수자원 확보를 위하여 최첨단 Smart Water Grid 기술을 적용하는 등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을 논의하고 그 해결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가 그 역할에 충실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세계 물의 날'을 통하여 물에 관심있는 공무원, 일반시민, NGO, 전문가 집단 등이 모두 모여 그 뜻을 함께 하겠다는 다짐이 필요한 때이다./최계운 인천대 교수

2013-03-20 최계운

국민이 행복한 나라 부탄의 비밀은

히말라야 깊은 산중여행자가 '가고싶은 나라' 1위무상교육·의료 평등 삶 보장가난하지만 '행복'이 국정지표젊은여성 기도 "인류 평화" 감명한국도 신뢰의 정치를… 고민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꼽는 가고싶은 나라 1위가 '부탄왕국'이라고 한다. 이유야 여러가지겠지만 히말라야 깊은 산중에 위치해 어디를 보아도 설산이 보이는 아름다운 풍광과 아직도 전통 복장을 입고, 전통 가옥이 그림같은 나라에 대한 호기심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좀 다른 관심을 가지고 지난 겨울 부탄을 다녀왔다. 97%의 국민이 행복을 느끼는 나라, 부탄 정부는 '행복'이라는 극히 추상적인 개념을 어떤 입법 과정을 거쳐 어떤 정책기조로 국민의 삶에 녹아있는지에 대한 학문적 관심과 그런 정부하에 국민들의 실제적 삶은 어떤지에 대한 호기심이었다.부탄은 인도와 중국을 경계로 히말라야 깊은 산중에 숨겨진 인구 70만명의 작은 나라이다. 2008년 5대 국왕인 남겔왕축이 자발적으로 국민을 설득해 입헌군주제로 전환하기 전까지는 왕의 자리가 세습되는 절대군주제 나라로 공장도, 고속도로도, 철도도 없이 험산에 둘러싸여 국민 대다수가 농업과 목축업에 종사하는 아주 가난한 나라이다. 국가를 유지하는 예산의 대부분은 지형을 이용해 생산되는 전기를 인도에 수출하여 얻는 비용과 여행자들에게 받는 입국비(1일 체재비가 250달러), 그리고 약간의 농산물 수출에 의존한다. 정부는 그 비용을 가지고 건강한 시민을 길러내기 위한 무상교육과 평등한 삶을 보장하는 무상의료를 실시하고 강대국을 지향하기보다는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국정지표로 삼고 있다. 은둔의 왕국이 처음 국제사회의 관심권에 들어오게 된 것은 1976년 제4대 국왕인 신게왕축이 'GDP가 아닌 국민들의 행복지수(GNH·Gloss National Happiness)를 기준으로 나라를 통치하겠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당시 전세계를 이끄는 중요한 흐름인 물질적 삶을 측정하는 대표 지표인 국내총생산(GDP)보다는 지속가능 발전을 포함하는 GNH 발표에 실제 국제사회는 너무 상식밖 주장이라는 반응이었고,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그러나 40년이 지난 지금, 세계는 부탄에 집중하고 있다. 행복은 신자유주의 정책의 막장을 보고부터 세계 각국의 중요 정책지표가 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들여다보면 내용은 좀 다르지만 박근혜 정부 역시 '국민행복'을 국정목표로 세우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책은 그 국가가 처한 상황과 국제 정세 흐름, 국민적 욕구를 통합해 세워지게 된다. 당시 왕은 부탄이 위치한 지리적 위치와 산업화에 대한 국민의 기대, 그리고 부탄 고유의 공동체 문화와 불교 중심 종교관을 유지하면서 국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방법으로 GNH를 채택했다고 한다. 40년 전 만들어진 GNH의 내용은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사회 및 경제 발전', '문화 보존 및 진흥', '환경보호', '굿거버넌스' 등 4개 축을 중심으로 해서 9개 부문 33개 지표로 구체화되어 있다. 이 지표는 그 나라 모든 정책에 우선하는 기초 가치로 법률로 제도화 하고 있다.그렇다면 내가 가서 직접 본 부탄의 모습은 어떤가?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비교적 행복해 보였다. 부탄은 국가 전체가 청결하였고, 친절하고, 평온한 모습이었다. 한국 드라마를 보아 한국말로 인사를 하던 야채가게 처녀, 서점에서 만난 사진작가, 사원에서 만난 중년 여성, 사원 탑돌이를 하는 노인까지 걱정이 없이 편안하다고 말하고, 그 표정 역시 편안해 보였다. 출근길에 사원을 돌며 기원하는 젊은 여성의 기원은 '인류 평화와 공존'이라고 한다. 그 순간 내가 너무 왜소해 보였다.잠깐 머무름으로 한 사회를 평가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나온 국왕과 정부에 대한 신뢰는 부탄의 큰 자산이고 정말 괜찮은 지도자를 둔 부탄 국민의 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사회의 지도자를 포함해 정부 정책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에 시민사회 단체의 역할을 고민하면서, 자본주의의 침략으로부터 그곳이 잘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여행을 마쳤다./한옥자 경기시민사회포럼 공동대표

2013-03-13 한옥자

희귀 난치병 환자와 가족들이 희망을 갖는 나라

희귀암 투병하며10년을 동병상련 '기부천사'난치병 환자들에게병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잘못된 의료시스템·정부 제도약자 지원은 통치의 기본덕목위장관기저종양(GIST)이라는, 방사선 치료조차 안 되는 희귀암을 앓고 있는 암환자이면서 더 어렵고 힘든 이를 10년이나 도와 온 사람. 병실 치료보다는 기부공연행사를 통해 희귀난치병 환자에게 희망을 나눠온 사람. 지금은 병세가 악화돼 그의 따뜻하면서도 감동적인 강의를 들을 수 없게 된 사람. 기부 천사 김성환(44)이 바로 그 사람이다.필자도 2011년 어느 강연장에서 그를 처음 만나, 삐쩍 마르긴 했지만 일반인보다 더 자주 웃는 이 사람이 진짜 환자인가 의심을 하기도 했다. 그 당시도 8년 전에 병원에서 포기한 사람이었지만, 나눔의 마음이 하늘을 움직여 이 정도의 사회생활을 가능하게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김성환은 본인 강의보다는 기부 공연이나 기부 강연 행사를 열어 희귀난치병의 실상을 알리고 서로 돕는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더 힘써 왔다. 필자도 그의 그런 운동 방식에 감동하여 따뜻한 겨울나기 재능 기부 공연을 한 바 있다. 2011년 12월 10일, 피아노와 시가 만나 이루는 아름다운 밤이라는 공연으로 피아니스트 우영은씨가 이야기와 피아노를 맡고 나는 10여 편의 시를 낭송했다.그는 이런 행사 기획의 천재이기도 했다. 공연은 늘 보는 것으로만 여겼던 나에게 큰 무대 공연의 주인공이 되게 하는 마력이 그에게 있었다. 덕분에 고등학교 때부터 외롭고 힘들 때 외워온 시낭송 재능도 맘껏 뽐내고 중증장애인 박시순님이 운영하는 샬롬의 집에 기부까지 할 수 있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행사가 많은 분들에게 난치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모으는 구실을 했다는 점이다. 올해도 김성환과 함께 이런 행사를 이어갈까 했지만 힘들 듯하다. 그는 지금 움직이기조차 힘들 정도의 힘겨운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난치병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병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잘못된 병원 의료 시스템과 그것을 조장하는 정부의 잘못된 제도이다.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병원비는 선진국 수준이다. 그러나 문제는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분야가 너무 많고 치료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중증 환자와 가족들이 병보다는 이러한 잘못된 의료 제도와 사회 통념에 더 절망하여 희망을 잃어간다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다.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선택 진료는 우리나라 병원에만 있는 잘못된 의료시스템이다. 꼭 필요한 진료까지 치료비의 질적 차이로 결정된다면 의사들의 인술의 가치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더욱이 중증 환자들은 특정 의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으므로 선택 진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는 모순을 안고 있다. 최소한 중증 환자들한테는 선택 진료 제도를 없애거나 의료보험이 적용되어야 한다.이러한 병원비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환자들의 경제활동을 가로막는 무서운 사회 통념이다. 정부 기관이나 대기업조차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을 지키지 않고 있고, 설령 운이 좋아 취업이 되었다 해도 배려 부족으로 제대로 근무하기 힘들다.박근혜 새 정부가 4대 중증 질환의 비급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감동적인 정책을 내놓아 많은 지지를 받았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의료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 난치병 문제는 환자 사회적인 문제고 국가 차원의 문제다. 의료비 제도 개선도 다급하지만 난치병 연구비를 지원하고 그들의 경제활동을 돕는 사회 변혁이 절실하다.박근혜 새 정부가 난치병 지원 정책을 축소하는 것은 아닌가 논란이 되고 있다. 국가 예산의 총체적 문제이기는 하지만 제도 개선을 통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소외된 약자에 대한 정책은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의 문제도 아닌 통치자가 당연히 해야 할 기본 정책일 뿐이다. 난치병에 대한 불합리한 제도와 사회 통념을 나눔으로 극복하고자 재능을 기부해 온 김성환이 다시 웃음을 나눌 수 있기를 빌고 또 빌어 본다./김슬옹 세종대 겸임교수

2013-03-06 김슬옹

한국인의 의식주문화 DNA가 달라졌나

옷차림은 예를 갖추는 수단인데몸에 딱 달라붙어 민망할 정도'밥상머리 예절'은 사라져 가고가족들 함께식사 기다릴줄 몰라이웃간 콘크리트벽 소통 차단'우리'라는 공동체의식 아쉬워며칠 전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 간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다가 마침내 살해까지 부른 사건이 벌어졌다. 이런 갈등과 분쟁이 어느 한 집에 국한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오래되었다는 점에서 문제는 심각하다. 이참에 오늘날 의식주문화에 대해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옷을 입는 걸 보면 옷이 몸에 달라붙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요, 아마도 건강에도 안 좋을 듯하다.먹는 걸 보아도 아쉬움이 남는다. 공공의 장소에서 맛있는 게 있으면 욕심을 내고, 집안에서도 함께 먹기 위해 기다리는 일이 흔치 않다. 거주의 양상을 보면 단독주택이든 아파트든 이웃이 콘크리트 벽으로 차단되어 있고, 집안에서도 각자 방에 들어가 자기만의 생활을 하고 있는 편이다.역사적으로 우리는 예를 표현하는 수단인 복식을 통해서 자신의 반듯한 마음가짐을 표출하고자 했다. 특히 상하가 분리되는 우리의 옷차림은 위아래가 하나인 중국의 치파오나 일본의 기모노와 달리 신체의 선이 드러나지 않는 만큼 활동하기에 편리하고 서양옷처럼 몸에 딱 붙지 않아 생활하기에 적합한 구조다. 물론 이는 좌식생활에 맞는 것이었으며, 이런 풍성함은 여유로움과 고상함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몸에 꼭 맞게 옷을 맞추는 여성들더러 우리들은 박복하다고 했다.양복·양장은 몸에 맞지 않으면 표가 나서 못 입지만 한복은 웬만큼 차이가 나도 입을 수 있다. 넉넉하게 마른 옷은 개인의 소유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우리' 옷이 된다. 이런 옷에 대한 개념은 자연스럽게 '옷물림'의 습속을 낳았다. 딸이 시집갈 때 어머니가 몇 달을 걸려 누비바지를 지어주면 그 딸은 다시 딸에게 전수했다. 사내아이들이 장성해서 아버지 옷을 물려받을 때는 축하의 잔치를 베풀었다.우리의 음식문화는 자기 접시의 음식만을 거두는 서양방식과 달리 맛을 함께 공유해 왔다. 찌개 같은 경우, 아예 서로의 숟가락을 그릇 하나에 넣고 휘저으면서 먹는다. '숨어서 음식을 먹으면 감기 든다'고 하는 금기어도 있다. 그릇에 남아 있는 음식 한 점을 서로가 쉽게 가져가지 못하는 것도 집단의식을 함부로 깨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우리의 문화는 '한솥밥'이라는 말로 대변할 수 있을 만큼 별다른 음식이라도 생기면 항상 이웃끼리 나누어 먹는 것이 오랜 습관이다.옛말에 '예절은 밥상머리에서 배운다'고 했다. '음식 먹을 때 잔소리 많이 하면 가난해진다'고 했던 것도 예의범절을 중시한 데서 나온 말이다. 손님이나 어른들에게 먼저 쌀밥이나 맛있는 반찬을 올리고, 웃어른이 먹던 밥상을 물려 아이들이 먹는 '상물림'의 관습이 있었다. 해방 이후 온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더라도 가장이 수저를 들 때까지 자녀들은 기다리는 편이었다.한국의 가옥은 서양처럼 두꺼운 벽과 문으로 철저히 단절된 구조가 아니다. 마루와 방, 방과 방이 종이 미닫이나 장지문으로 되어 있어 살짝 밀면 열리고 닫아도 말소리가 다 들린다. 그러므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건기침 문화도 발달했다. 개방과 소통의 기능은 대청마루에서도 잘 드러난다. 대청마루는 스스로 열린 공간이면서 방과 방을 이어줌으로써 폐쇄적인 공간마저 열린 공간으로 확장시키기 때문이다.한옥에는 벽에 붙은 창뿐만 아니라 문이 과다할 정도로 많은 편이다. 그만큼 창과 문이 소통과 개방을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넓은 마당은 햇빛을 집안에 들이고 바람의 통로가 되는 자체의 열린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외부와 내부, 건물과 건물을 이어주는 기능을 함으로써 개방과 소통의 중심 역할을 한다. 마당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넓고 빈 공간이며, 필요에 따라서는 열린 공간의 의미를 극대화시키는 존재이다. 울타리나 대문은 집에 조화되며 사람을 위압하지 않도록 밝게 열린 공간에 기여했다.우리나라만큼 '우리'라는 말이 발달한 나라도 없다. 우리는 나의 남편 나의 아내조차 '우리남편', '우리집사람'이라고 부를 정도다. 원래 우리가 지닌 공동체정신을 살려 모두 열린 의식으로 소통하는 삶을 가꾸었으면 좋겠다./이화형 경희대 중앙도서관장

2013-02-26 이화형

영흥화전 증설 논란과 단일 전력 요금

수도권 발전용량 62% 인천집중GCF유치 '환경수도 표방' 역설열악한 생활환경 삶의질 떨어져주민불편 고려 차등가격제 필요각종 계획수립·타당성평가 필수영흥화력발전소 7·8호기 증설로 인한 국가 및 지역적 논란이 크다. 지식경제부와 전력 생산을 담당하는 한전과 관련 회사들은 전력 예비량이 매우 낮은 상태에서 지속적인 발전소 건립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고, 영흥화력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인천시민과 시민단체에서는 수도권 발전용량의 62%가 인천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로 인하여 시민들의 피해가 크다는 주장이다.더 나아가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하면서 환경수도를 표방하고 있는 상태에서 대규모 수도권 매립지에 이은 대규모 발전소 건립에 따른 대기 및 주변의 환경 악화와 이에 따른 주민들의 갈등 심화, 열악한 생활환경으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아울러, 영흥화력발전소는 현재 인천지역내 사업장 총배출량 대비 황산화물(SOx) 68%, 질소산화물(NOx) 30%를 배출하고 있으며 현재 설치되고 있는 5·6호기가 2014년 준공되면 이와 같은 비율은 더욱 증가하여 인천시민의 불편을 가중시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현재, 지식경제부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상태에서 단순히 전력 생산을 증대하는 사업에 치중하기보다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첫 번째는 현재와 같은 접근 방법으로는 각종 발전소 증설 등을 통한 전력을 증설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화력발전소 건립에 따라 온실가스나 대기오염물질이 지속적으로 방출되면서 받는 피해가 발전소 인근이나 지역에 집중되고 앞으로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대한 고려가 미비한 상태에서는 그 어느 누구도 발전소 건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다.따라서, 지역 할당제를 통한 발전 용량의 자립을 유도하고 이를 기준으로 전력수급 계획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지역의 여건이나 주변상황에 의하여 이와 같은 에너지 자립이 어려울 경우에는 지금과 같은 전국적인 단일 요금제를 지양하고 자립을 이룬 지역과 그렇지 못하는 지역에 대하여 보다 과학적인 접근 방법을 통하여 주민들의 불편이나 환경영향 등을 고려한 차등 가격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이는 지금까지와 같이 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통하여 전력 소비를 평탄화한 것과 같이 전력 피크 수요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국가계획을 수립할 때 각 지역의 형평성을 고려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두 번째로는 앞으로 각종 에너지 계획에 있어 신재생에너지 용량을 획기적으로 증대할 수 있는 방안 수립과 수도시설의 연동 운영 등을 통한 공공기관이나 기업체에서의 수요조절이나 에너지 절약 등을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각종 정책적 고려가 있어야 한다.단순히, 시민들에게만 에너지 절약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설을 이용하거나, 일부 신규 시설의 설치 등을 통한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것을 시급히 파악하여 실용화해야 한다.마지막으로 발전소 건설을 포함하여 각종 유해시설 설치시 발생되는 각종 환경 비용, 간접피해 비용, 사회적 비용 등을 보다 합리적이며 객관적인 산출이 가능하도록 하고 이에 근거한 각종 계획 수립 및 타당성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이와 같은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론 정립과 적용에 대한 타당성을 객관화할 수 있는 연구와 아울러 이들의 적용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갖춘 실행 매뉴얼이 준비되어야 한다. 단순한 찬·반 논리를 떠나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각종 노력과 연구가 세심하게 수행되어야 함은 필수적이다.

2013-02-20 최계운

기초노령연금 공약, 원안대로 지켜져야

부모 부양에 지친 50대이상박근혜 공약에 압도적 지지 불구슬그머니 없었던 일 될까 불안전체 노인에 20만원 지급안이세부계획서 차등 지급으로 변질명절 부엌수다방은 들끓었다설 연휴가 끝나고 나면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밥상머리에서, 부엌에서 나눈 수많은 이야기들이 설 민심으로 모여 정책 결정에 반영되기도 하고, 몰랐던 이야기, 또 굳이 몰라도 될 이야기들이 전국을 한 바퀴 돌면서 여론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번 설도 예외는 아니었다.우리집에서도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공약 실천 문제가 주된 관심사였다. 특별히 부엌수다방의 주 메뉴는 기초노령연금 문제였다. 부엌수다방 참가자 대부분이 새누리당 텃밭인 경상도 거주자인 데다 89%가 투표에 참여해 박근혜 후보 당선에 지대한 공헌을 한 50대, 특히 여성인 며느리부대원인 만큼 입장과 팩트에 대한 이해 정도가 각기 다르고 그 해법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분명하게 갈리지 않은 의견은 공약대로 기초노령연금은 지불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우리나라 인구고령화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만들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노인 빈곤 문제이다.지금 어르신의 노력으로 다음 세대인 우리는 세계경제 10위권의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정작 이 시대를 물려준 노인의 빈곤율은 45%로 OECD 국가 중 최악의 성적을 보여준다. 이러다보니 이번 대선 과정에 노인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공약에 관심이 많이 갈 수밖에 없었다.당장 내 문제에 더해 부모 부양문제에 지친 50대 이상 국민은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의 기초노령연금을 제공하겠다는 박근혜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그러나 인수위가 집권 로드맵을 짜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이미 여러 차례 슬그머니 없었던 일이 되어버린 수많은 공약처럼 기초노령연금도 흐지부지되는 것이 아닌지 온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애초 정부 예산 시스템이나 선거과정 인기몰이에 감추어진 空約을 찾아내는 측에서는 과연 이 공약이 지켜질지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연 약 7조원에 달하는 재원 조달방안이 불분명하고, 세부적인 운영방안도 분명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그런데 이런 우려는 인수위에서 실제 세부계획을 짜는 과정에서 사실이 된 것 같다. 국민연금 연계를 포함해 매우 많은 설들이 떠돌았는데 설 연휴 후 첫 보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을 4그룹으로 나누어 국민연금 미가입자 중 하위 70% 노인에게는 월 20만원의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그룹은 국민연금 가입 여부와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것이 최종 안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당장 생계가 어려운 노인과 상위계층 노인의 경우 20만원의 의미는 크게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논란 과정에서 보였듯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노령연금 역시 복지 철학과 복지 원리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모든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을 제공해야 하는 이유는 박정희 대통령이 잘해서가 아니라 이분들의 노고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오늘의 발전에 기여한 것을 이제는 인정하고, 부의 분배 문제의 책임을 어르신께 돌리지 말자는 것이다.일부에게 세금을 거두고 일부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별적 복지가 아니라 그 기여를 인정해 모두에게 복지를 제공하고 모두가 재정적 책임을 지는 보편적인 복지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나라 복지를 발전시키는 길이 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제도가 될 것이기 때문에 전 노인을 대상으로 한 기초노령연금제도는 꼭 지켜내야 한다.며느리의 모임처 부엌수다방 수준은 여기까지였다. 연금 300만원을 받을 예정인 집이나 개인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가정이나, 그나마도 전혀 준비가 없는 집 한 채가 전 재산인 가족이나 연금과는 별도로 국가는 모든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올 추석에는 부엌수다방 주제가 뭐가 될지 궁금하다. 최소한 기초노령연금은 아니길 바란다.

2013-02-12 한옥자

한글을 통한 지식 소통의 선구자, 헐버트

올해는 미국인으로서 한국의 독립운동과 한글 발전에 아주 큰 공을 세운 헐버트(Hulbert, H. B.) 박사 탄신 150주년이고, 그가 한국에서 서거한 지는 64주년이 되는 해이다.지난 1월 26일이 탄신 기념일이었고 그가 묻혀 있는 서울 합정역 근처의 양화진 묘소에서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회장·김동진) 주최로 조촐하게 기념식이 열렸다. 사실 우리 국민 모두가 이 날을 기려야 하는데 대다수 국민이 제대로 모르기조차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다행히 국가보훈처가 헐버트 박사를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7월의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하였다.1886년 육영공원 교사로 입국알파벳보다 뛰어난 문자에 충격3년간 한글과 한국어 배운끝에한글전용 교과서 '사민필지' 펴내1892년 한글의 우수성·과학성학술차원 논설통해 세계에 알려헐버트는 미국 신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 나이인 1886년에 고종의 초청으로 육영공원 교사로 한국에 왔다. 기울어가는 극동의 작은 나라에 온 이 푸른 눈의 젊은 외국인으로 하여금 온 몸을 바쳐 한국을 위해 일하고 싸우게 한 동기가 무엇이었을까 새삼 궁금해진다. 여러 동기가 있었겠지만 가장 큰 동기는 한글의 힘이었을 것이다.이미 강대국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있는 작은 나라에 영어 알파벳보다 더 과학적인 우수한 문자가 있다는 사실에 그는 놀랐고 그러한 놀라운 문자를 지배층과 지식인이 제대로 쓰지 않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소통이 중요한 교육을 위한 각종 책이 한문이거나 한자 중심이라는 사실이 그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19세기 후반에는 한글 소설이 널리 퍼지는 등 꽤 한글이 힘을 얻고 있었지만 나라 전체로 보면 훈민정음, 곧 한글은 철저히 비주류 문자일 뿐이었다. 18세기의 박제가, 박지원, 정약용 같은 실학자들조차 한글을 철저히 외면한 반한글 역사가 19세기까지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헐버트는 개인교수를 통해 3년간 한글과 한국어를 온몸으로 배운 끝에, 조선에 온 지 4년만인 1890년(고종 27년) 스스로 한글전용 인문지리 교과서인 '사민필지(士民必知)'를 펴내게 된다. 우리 스스로 한글 전용 교과서를 낼 깜냥을 내지 못하던 시기에 외국인이 먼저 이런 교과서를 낸 것이다.헐버트는 '사민필지' 서문에서 "중국 글자로는 모든 사람이 빨리 알 수도 없고 널리 볼 수도 없는데 조선 언문은 본국의 글일 뿐더러 선비와 백성과 남녀가 널리 보고 알기 쉽다. 슬프다! 조선 언문이 중국 글자에 비하여 크게 요긴하건만 사람들이 요긴한 줄도 알지 못하고 업신여기니 어찌 아깝지 아니하리오"라고 하며 당시 조선의 현실을 개탄하였다.이 책이 나온 지 4년이 지난 1894년에 비로소 한글을 주류 문자로 인정한 고종의 국문(한글) 칙령이 나왔지만 조선과 고종은 외국인 충고를 따르지 못하고 국한문 혼용으로 시대적 타협을 꾀했다. 1895년 오늘날의 헌법이라 할 수 있는 홍범 14조가 한글로 나왔지만 한문, 국한문 혼용과 나란히 병기 형태로 나온 것이다. 다행히 1896년 독립신문이 한글만으로 나온 것은 헐버트의 힘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사민필지'를 펴낸 지 2년 후인 1892년에는 그는 학술 차원에서 한글의 우수성을 'The Korean Alphabet Ⅱ'란 논설로 세계에 알린다. 헐버트는 이 글에서 "문자사에서 한글보다 더 간단하게 더 과학적으로 발명된 문자는 없다"라고 평가하였다.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의 실체를 해외에 제대로 소개한 셈이다.세종대왕은 백성을 가르치기 위한 교육을 가장 큰 목표로 훈민정음을 창제했다. 책을 통한 지식 나눔으로 이어지지 않는 문자는 진정한 문자가 아니다. 정약용이 집필한 500권이 넘는 책이 위대한 내용을 담고 있기는 하나 제대로 소통할 수 없는 한문으로 되어 있었기에 그것이 담은 진정한 실용과 삶의 지식 또한 사회 변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조선의 사대부 관료들은 한글전용 '사민필지'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지는 못하고, 1895년 이 책을 오히려 국한문 혼용체로 바꿔 역사를 되돌려 놓았다.올해 한글 탄생지인 서울 경복궁 근처에 헐버트 동상이 세워질 예정이라고 한다. 외국인 동상이라 한류와 세계화 시대의 한글의 의미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배재학당에서 가르치고 독립신문 발간에도 같이 관여한 주시경 선생 동상과 더불어 세워진다고 하니 더욱 의미깊은 일이다.

2013-02-06 김슬옹

법의 준수는 최소한의 양심이다

자동차 운전대만 잡으면 누구나 거칠어진다는 말들을 한다. 한 번은 내 앞에서 함부로 운전하는 사람에게 화를 내다가 같이 타고 있던 아이들로부터 지적을 받고는 무척 민망해 한 적도 있다. 교통법규 하나가 그렇게 하찮은 것인가. 자신들을 위해 스스로 정해놓은 법을 지켜야하는 것은 당연하다.천안함 등 사회이슈 왜곡 많고온라인 탈법 처벌규정 없어 방치사회지도층에서 일반국민까지모두가 '준법 불감증' 빠져있어우리가 OECD 평균수준 준법 땐年 1%포인트씩 추가 성장 가능보는 데서도 안 지키면서 보이지도 않는 양심은 무슨 양심인가 하며 나 혼자 의로운 양 중얼거릴 때도 많다. 너무 바빠서일까. 손해라고 생각해서일까. 우리는 정신없이 살고 요령 피우기 십상이다. 법을 또박또박 지키는 걸 보기 힘들며, 매사에 듣기도 싫은 꼼수를 부리기 일쑤다. 법과 원칙을 피해가며 얻는 속도와 분량에서 만족하는 듯도 하다.잔재주를 부리고 우쭐대기까지 하는 모습에는 안타깝기까지 하다. 그래도 자신이 불리하다 싶으면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호통을 친다. 법이 중요하긴 한 모양이다. 하기야 법 아닌 것이 어디 있으며,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것이 '법치' 아니었는가.작년에 보았던 '광해, 왕이 된 남자'도 역사 속의 사실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광해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만만치 않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역사는 승자가 쓰다 보니 인조에 의해 쫓겨난 광해가 폭군으로 그려졌으나 그는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도 백성들의 신망을 얻고 있었고 즉위 후 백성 편에서 개혁정치를 펼쳤다.뇌물이 성행하고 세금 착복도 많아 백성의 원성이 자자하던 당시 왕은 대동법이라는 세제개혁을 단행한 것이다. 이 법제로 토지를 가진 농민들은 종전의 공납제에 비해 훨씬 부담이 덜해졌고, 땅이 없는 농민은 세금부담에서 해방되었다. 지주들과 상인들은 극렬하게 반발했고 왕은 그들과 멀어져갔다. 그리고 모화주의자들에게 쫓겨나 광해는 제주도에 갇혀 생을 마쳐야 했다.다산 정약용은 일찍이 수령을 지내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탐관오리들의 실정을 보았고, 경기도 암행어사로 나가 지방행정의 부패상과 농민의 빈곤상을 왕에게 보고하는 등 직분을 다하였다. 연천지방을 순찰하다가 목격한 농민들의 비참한 생활상과 지방관리들의 횡포는 그의 삶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그는 순찰을 마친 뒤 "깨진 항아리 새는 곳은 헝겊으로 때웠으며 / 무너져 내린 선반은 새끼줄로 얽었도다"라고 시를 읊었고, 전 연천현감 김양직과 전 삭녕군수 강명길을 탄핵하여 처벌케 했다. 정조의 총애를 받고 있었던 김양직과 강명길을 과감하게 징계했던 것이다.인터넷환경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탈법행위들에 대해 법률의 미비로 처벌하지 못하는 현실은 답답하며, 단속에 걸린다 해도 처벌 규정이 약해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며칠 전 고등학생 44%가 10억원이 생긴다면 1년간 감옥에 가도 좋다고 하는 뉴스를 듣고 경악해야 했다. 무엇보다 법을 지키지 않는 건 정말 심각한 문제다. 한국은 현재 사회지도층부터 일반국민에 이르기까지 준법 불감증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심야 소란으로 수면을 방해하거나,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거나, 거리에서 방뇨하는 등 기본 질서를 지키지 않아 얼마 전 경범죄로 처벌된 숫자가 일본의 수 십 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나로호 발사 실패 과정에서 러시아와 맺은 계약서만 들여다보면 그대로 드러날 내용이 과장되고 왜곡되는 모습이 연출되었다.천안함 폭파 침몰사건에 대한 최근 감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보고 과정 전반에서 은폐 왜곡 조작 등이 난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는 지금 준법 하나에 온갖 범법, 불법, 탈법, 편법, 위법이 범벅된 사회 속에 살고 있다.법을 잘 지키는 것이 정치 선진화, 경제 민주화의 관건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우리 국민이 OECD평균 수준으로 법과 질서를 지킨다면 연평균 1%포인트씩 추가 성장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밝힌 바도 있다. 좀 불편하더라도 법을 지키는 양심을 회복하자. 최소한의 양심도 없이 어떻게 우리가 지켜야 할 이 나라를 살아갈 자격이 있는가. 내 가정의 미래를 위해서도 법을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 법을 지키는 떳떳한 국민이 되고 의젓한 어른이 되자.

2013-01-30 이화형

물 공급과 피크전력 수요의 절감

지금 우리나라의 에너지 문제는 두 가지 관점에서 심각한 사항이다. 하나는 지구온난화를 줄이기 위하여 화석연료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려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은 일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전력 피크 수요를 어떻게 줄여서 온 나라가 정전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을 것인가에 대한 일이다.우리나라 에너지문제 심각전력 절전기준 실효성 적어온나라 정전되면 불편 가중'배수지·대규모저수지 이용물공급 체계 운영방법 개선'전력 피크부하 줄일 수있어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여건에 전력 공급 불가능 사태가 일어난다면 우리의 산업생산 기반이 붕괴되고 국민들의 실생활 불편은 엄청나게 클 것이다. 이와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언젠가부터 TV뉴스 시간에 예비전력량에 관한 내용이 등장하기 시작했다.급기야 지식경제부와 한전에서는 '전력 절전 기준'을 만들어 관공서나 공장, 가정 등에 절전을 위한 노력을 당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실효성도 떨어진다고 들었다. 전력사용량에 대한 문제는 전력사용 총량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피크 사용량 문제가 먼저 나타난다. 전력은 특성상 저장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피크 사용량이 곧 시설용량이 된다.즉, 최대로 사용되는 시간의 용량에 맞추어 시설을 설치하거나 증설해야 한다. 문제는 전력생산 시설을 계획하고 설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데 있다. 전력 부족량 문제가 보이기 시작하면 이미 새로운 시설을 설치하기에는 너무 늦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지식경제부와 한전에서는 피크 부하를 줄이는 방법으로 요금체계를 개선하여 경부하, 중부하, 최대부하 시간대로 나누어 단가를 최대 3.5배까지 다르게 부과하고 있지만 전력예비율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해법으로 전력요금의 인상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생산원가 상승 효과와 서민 생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전력사용의 피크 부하를 줄이기 위해 물공급 체계의 운영방법 개선 방안이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가장 쉬운 방법으로 상수도 운영 체계내 배수지와 대규모 수용가 저수조 운영방법을 개선하여 피크 전력을 줄일 수 있다.인천시 자료에 따르면 상수도 운영에 사용되는 전력비용은 120억원 정도이며, 최근 개편된 전력요금 체계 개선방안을 적용할 때 20% 정도 요금인상이 예상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물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와 같은 피크 전력을 줄이고 요금을 절감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미 운영되고 있는 배수지와 대규모 수용가 저수조 운영방법을 개선하는 방안이다.이는 개인이나 공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물의 양을 줄이라는 것이 아니며, 또한 사용에 불편을 초래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취수장에서 물을 취수하여 가압장과 정수장을 거쳐 공장이나 아파트 저수조에 이르는 물을 공급하는 데 사용되는 펌프를 피크시간대에는 사용량을 줄이고 경부하 시간대인 심야시간에 사용량을 늘리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시설을 특별히 설치할 필요가 없이 약간의 시설보완과 운영 프로그램만 완비되면 가능한 일이다.인천시에서 갖고 있는 대수용가 저수조의 용량은 현재 91만6천t으로, 인천시민이 하루에 사용하는 용량에 육박하는 용량이다. 원래 배수지나 대규모 저수조는 원활한 물 공급을 위한 목적으로 설치한 것이며, 12시간 이상 물을 저장할 수 있도록 환경부에서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운영 방법의 개선은 물의 저장능력을 전력의 저장능력 강화와 같은 개념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국가적 최첨단 사업인 전력의 '스마트 그리드 사업' 중 가장 핵심 개발기술인 전력의 저장능력을 강화시키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 것이다.이와 같은 배수지나 대수용가 저수지를 이용한 피크전력을 경감시키는 방법을 인천에서 성공적으로 시행한 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것도 바람직하다. 전국적으로는 대수용가 저수조는 1천500만t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나 광역상수도를 책임지고 있는 K-water 등이 동참하면 훨씬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현재 K-water 수도권본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력비만도 400억원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와 같이 피크전력을 줄일 수 있는 또 다른 사례가 있는지 점검해 보고, 각각의 사례에 대한 적절한 방안을 찾아서 전력의 피크 수요를 줄여 나감으로써 최악의 전력대란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지 말도록 해야 한다.

2013-01-23 최계운

여기 사람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월9일 또 쌍용차 노조원이 자살 기도를 해 뇌사상태라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쌍용에서 2009년 첫 자살자를 낸 이후 벌써 23번째 죽음을 넘어 24번째 시도입니다.자살은 한 인구집단의 정신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대리지표(proxy indicater)이면서 개인의 쇠락 뿐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배경의 타락을 보여줍니다. 최근 출판된 미국의 정당 성격과 자살률과의 관계를 통계로 풀어낸 길리건 교수의 보고서는 자살이 결코 한 사회의 정치적 입장과 관계가 없지 않음을 보여 줍니다.하루평균 43명씩 자살하는 한국사회의 방관속 죽음 행렬 이어져국민행복·대통합 외친 박 당선인일은 '밥', 그래서 일은 '생명'일자리로 불평등 문제 해결하길부디 쌍용차 노동자등에 희망을오늘은 이 이야기를 좀 하고 싶습니다. 하루 평균 43명씩 자살하는 우리나라는 8년째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인다고 합니다. 유명 연예인부터 우울증에 걸린 어떤 어머니의 동반 자살 소식까지도 사실은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애써 개인 문제로 치부를 해 봅니다.그러나 왕따를 당하다가 몸을 던지는 중·고등학생이나 취업 고민에서 벗어날 길 없어 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인 죽음을 택하는 젊은이, 최악의 경제 상황에서 하루 사는 것이 고통의 하루 연장이라서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 택하는 죽음 등은 병든 우리사회의 적나라한 모습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그 중에서도 충분히 죽음을 피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모르쇠하는 사이 죽음 행렬이 이어지는 곳은 해고자와 그 가족의 죽음입니다. 한진중공업이 그렇고 쌍용자동차가 그렇고, 그리고 언론 뒤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지만 지금도 진행 중인 여러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그렇습니다.박근혜 당선자가 선거과정에서 가장 목청 높여 주장한 것은 사회통합입니다. 100% 모든 국민이 행복한 한국사회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무엇이 국민을 행복하게 할까요? 올 연초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시아 6개국인들의 생활 만족도를 조사해 발표했습니다.그 결과에 따르면 6개국인들 중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만족도가 가장 낮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도인의 생활만족의 중요요인은 가족 관계인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불만족 요인은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했답니다. 단순 비교를 하면 우리는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보다는 월등 잘사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만족하지 못할까요? 문제는 상대적 빈곤감이라고 생각합니다.불평등의 문제지요. 길리건 교수의 연구보고서에서도 자살은 상대적 불평등, 치욕, 절망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원인을 찾고, 제거한다며 쏟아붓는 예산을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정책, 즉 일자리를 만드는데 투자함으로써 일을 통해 자존감을 유지하도록 하는 정책을 제안합니다.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쌍용자동차는 2005년 1월 중국 상하이 차에 매각되면서 난파에 휩싸이기 시작했습니다. 매각 과정에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와 고용 승계를 노조와 합의했지만 약속은 공염불이 됐고 실적 악화 속에 정리해고와 그에 맞선 노조의 파업이 되풀이됐습니다. 그 이후 긴 대치 속에서 지금까지 23명의 노동자와 가족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또 한명이 중태에 빠져 있습니다.노동을 통해 살아가는 모두에게 '일'은 밥입니다. 그래서 '일'은 생명입니다. 한 정신과의사가 더 이상의 죽음을 볼 수없다며 쌍용해고자 및 해고자 가족을 지원하는 상담활동을 하면서 '여기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고 소리치고 있습니다. 그녀는 너무 늦게 찾아와서 미안하다는 말로 그들과 첫 만남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쌍용사태와는 직접적 고리를 찾을 수 없는 정신과 의사 한명도 생업을 뒤로한 채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사회 통합을 넘어 대통합을 이야기하는 박근혜 정부의 첫걸음이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에서 출발하길 요구합니다. 그래서 지금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많은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출발점이 되어 주길 기대합니다.

2013-01-16 한옥자

그래도, 책이 희망이다

지난해는 독서의 해였지만 독서 분위기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입시와 영어몰입 정책으로 독서와 출판시장을 죽이다시피 한 정부 아래에서 독서문화를 다시 꽃피우는 것은 사막에서 꽃을 피우는 일보다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사람들이 책을 멀리하고 작은 서점들이 사라지고 빈사 상태에 이른 출판 산업의 원인은 매우 복합적이지만 그 중심에는 현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이 놓여 있다.빈사상태에 이른 출판산업현정부 잘못된 교육정책 한 원인EBS 출판권 밀어주기는다양한 관점의 공교육 무너뜨려'책나라 F.M 방송' 만들어지면독서문화 다시 꽃피울수 있을까특히 절대 권력의 교과서조차 무력화시킨 EBS 출판권 몰아주기는 다양한 지식을 다양한 관점에서 가르쳐야 하는 교사들을 앵무새 문제풀이 기술자로 전락시켜 마치 진시황이 지식인의 비판을 막기 위해 그들을 책과 함께 생매장한 분서갱유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더불어 중소 출판업자들, 다양한 저자들도 생매장되었다. 대신 EBS에 목맨 몇몇 출판업자와 인세 갑부가 된 선생님들과 저자들만 거대 공룡으로 거들먹거리게 하는 해괴한 공룡 시대를 열었다. 물론 현대판 분서갱유를 막지 못한 필자를 비롯한 지식인들, 교육자들, 출판인들, 정치가들은 그 역사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급기야 아사 직전의 출판업자들이 힘을 모아 출판문화산업을 살리기 위한 긴급 제안으로 지난해 말부터 '책나라 F.M 방송(임시제목)' 만들기 운동을 펴고 있다. 현장에서 하루하루 피를 말린다는 그들의 발기인 선언문은 분을 삭이는 수준을 넘어섰는지 너무도 장중하여 비장미까지 던져 준다. "오늘 우리의 빛나는 전통문화를 날줄로 삼고, 그동안 우리가 못 가진 외래문화를 씨줄로 삼아 '한국형 세계문화'라는 비단을 짜서 인류문명에 이바지해야 할 때에 이를 뒷받침할 한국의 출판문화산업이 가쁜 숨을 몰아쉬는 '빈사상태'에 빠져 있습니다."이보다 더 장중한 호소가 어디 있을까. 해서 이 호소는 이렇게 이어진다. "이 지경에 이른 원인들을 굳이 따지기에는 너무 겨를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출판이 죽으면 학문이 시들고, 찬란한 예술도 꽃필 수 없으며, 과학·기술은 남의 흉내 내기에 바빠지게 됩니다. 그러면 산업은 말할 것 없고 경제도 허물어집니다. 출판이 무너지면 마침내 언론도 무너집니다.따라서 출판문화산업이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는 그 종사자들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좀 더 곰곰이 생각하면, 안으로는 대학을 포함한 제도 교육의 문제이고, 국민 창조력의 문제이며, 밖으로는 정치·경제·사회, 곧 국가 총체적 저력의 문제이자 민족 정체성의 문제이기도 합니다."새롭게 출범하는 새 정권이 제발 철저한 자아성찰로 독서와 출판에 관한 정책을 올바로 짜기를 바란다. 학부모들의 참고서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 EBS 책으로만 공부하게 했다는 현 정부의 애절한 변명을 모르는 바 아니다.그렇다면 천문학적인 영어참고서값을 줄이기 위한 정책은 왜 펴지 않는가. 많고 비싼 참고서값이 문제라면 공교육을 제대로 키우고 도서관을 더욱 발전시킬 일이지 EBS 공룡화로 공교육과 도서관을 황폐화하려 하는가.지난 정권 시절에 학력고사나 수능 수석 합격자들의 한결같은 기자회견이 귓전을 때린다. "교과서만 보았어요." 교과서만 보았다는 것이 진실인지 의아스럽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그보다 더한 비극이 어디 있을까. 저런 영재조차 수많은 책을 멀리하고 교과서만 보았으니 말이다. 지금은 수석합격자 이벤트가 없어졌지만 수능에서 모든 과목 1등급 받은 수재들이 "EBS 책만 보았어요"라고 외치게 할 것인가.교과서와 EBS책만으로는 다면 사고력을 전제로 하는 독서와 논술 교육은 불가능하며 그런 정책이야말로 학교와 공교육을 죽이는 지름길이다.'책나라 F. M 방송'이 과연 빈사상태의 한국 출판문화산업의 활성화와 그들의 말대로, 전국 어디서 언제나 누구라도 책 읽기 문화를 즐기고 높여 마침내 전 국민을 '사색하는 인간' '생각하는 백성' 으로 이끌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임은 틀림이 없다.

2013-01-09 김슬옹

큰 꿈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새해 벽두가 되면 만나는 사람들끼리 부지런히 덕담을 나누며 서로가 잘 되기를 빌어준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비록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건강하십시오'라는 평범한 말을 주고받을지라도 그 안에 담긴 염원을 생각하면 달리 더 좋은 인사도 없을 듯하다. 너나 할 것 없이 꿈을 얘기하고 희망을 가져보는 것은 당연하다.정직과 성실을 기반으로 한창의·장인정신이 국가미래의 결정활달하고 도전적인 우리 청춘들물질·개인적 만족에 치우쳐눈앞의 목표만 좇아서는 안돼큰 그릇 만들고 가치있게 채워야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라고 하며 꿈의 크기가 삶의 크기라고도 한다. 강태공은 나이 여든 살에 이르러서도 언젠가는 성공하리라는 꿈을 버리지 않았고, 다시 굴러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시지프스가 무거운 바윗돌을 끊임없이 산 위로 밀고 올라갈 때도 희망이 있었기에 허무를 견디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꿈과 희망은 우리를 바로 세우고 이끌어가는 힘이 있다.그러나 그 꿈과 희망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심각하다. 더구나 일상에서 추구하는 행복과 건강 등의 꿈이 쉽게 구현되지 않는 걸 보면 그 이상의 꿈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지난한 과정일 것인가는 상상하기 힘들지 않다.오이의 맛있는 부분을 먹기 위해서는 꼭지부터 먹어야 한다고 배웠고, 대팻날을 가는 시간이 대패질을 하는 시간보다 길다는 것을 몸으로 받아들였기에 더욱 그러하다. 우리는 목표를 향한 과정의 험난함과 창조를 위한 여정의 고통을 짐작할 수 있다.'방망이 깎던 노인'이라는 수필이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듯이 물건을 물건답게 만들어야 한다는 장인정신을 고취시키는 글이었다. 하루 종일 방망이 하나를 깎아서야 무슨 돈을 벌겠느냐며 빨리 해달라고 독촉하는 손님의 청을 어겨가며 공들여 방망이를 깎음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노인의 모습은 치열하기까지 했다.어머니의 정성과 사랑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옷과 맛있는 음식이야기가 담겨 있던 '설'이라는 글도 기억이 난다. 한 땀 한 땀 온 힘을 다해야 예쁜 옷이 되며, 푹 고아야 진국의 깊은 맛이 난다. "송곳 하나를 벼려도 하루가 걸린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전통적 과학기술 세계가 우리에게 가져다 준 지혜라 하겠다.정직과 성실에 기반한 창의정신, 장인정신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 이탈리아가 세계적인 문화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장인의 숨결이 살아있었기 때문이다.학문이든 예술이든 마찬가지다. '격물치지(格物致知)'라고 사물의 이치를 천착하여 확고하게 알아야 진정한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서권기문자향(書卷氣文字香)'이라고 가슴속에 만 권의 책이 있어야 그것이 흘러 넘쳐 그림과 글씨가 될 것이다.어설프게 공부하여 세상을 혼란스럽게 해서는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 꼴이 된다. 어느 탤런트가 TV에서 "한 장면을 위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연기하는 것은 '조금 더'의 차이가 큰 감동을 준다는 것을 아는 까닭입니다"라고 했던 광고문구는 매우 인상적이다. 어느 국악인은 "음악에 알이 박히려면 마음이 성장해야 한다"고도 말했다.오늘날 젊은이들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은 활달하고 도전적이다. 하버드대의 교지편집장도, 경영대 학생대표도 한국인이라 듣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점이라면 먼 꿈보다는 눈앞의 목표를 좇는 현실주의적 성향을 들 수 있다.따라서 의지의 부족도 문제가 된다. 정신적 가치의 지향보다는 물질적 만족이 우선시되고, 사회적 인식보다 개인적 만족에 관심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우리는 큰 그릇을 만들고 그곳에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으로 가득 채운 뒤 하나 하나 풀어놓고 맨손으로 떠나야 한다. 동물과 달리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던 그 '이름'까지 지우고자 했던 법정스님이 생각난다. 버리고자 했기에 영원히 아름답고 향기롭게 남은 분이다.순수를 지키기 위해 그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의 모습에서 강직함을 느끼는 건 나만이 아닐 것이다. 창조의 길은 험하고, 큰 그릇은 쉬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니 꿈과 희망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기에 그 결과는 더욱 고귀하고 위대하지 않은가.

2013-01-02 이화형

'몽골 인천희망의 숲' 2단계 사업

2008년 수십명의 인천시민들이 몽골을 향했다. 매년 봄 반갑지 않게 찾아오는 손님, 황사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지구환경을 보전하겠다는 포부를 가슴에 안았다. 그들은 2008년 몽골 정부와 사막화 방지를 위해 협약을 맺고 1단계로 3년 기간 동안 '몽골 인천희망의 숲' 조성사업을 펼쳐왔다.시민들 자발적인 참여로3년동안 사막화 지역에5만여 그루 나무 심어2단계는 민·관 함께 참여하는거버넌스 형태가 바람직유엔기관과 협력도 효과 클 것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동안 몽골 사막화 지역 32㏊에 5만2천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바양노르솜 내 학교 10군데에 200그루의 나무를 식재하였다. '몽골 인천희망의 숲' 조성사업은 인천시민운동 차원으로 진행되었다. 유치원생에서 고등학생까지 돼지 저금통을 내놓았다.어린이에서 청소년, 60대까지 인천시민 200여명이 몽골 바양노르솜 등지를 방문해 나무를 심었고, 현지인들과 교류를 했다. 사막화 방지를 주목적으로 설립된 시민단체인 푸른아시아와 손을 잡고 몽골정부에서 지정해 준 바양노르솜에 황사 발생 방지를 위한 나무와 유목민인 몽골인들의 정착을 돕기 위한 유실수인 '차차르간'(일명·비타민)나무 등을 식재하였다.'몽골 인천희망의 숲' 조성사업은 인천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사업이었다. 시민들이 3년동안 매년 1억원에서 1억2천만원을 모금했다. 기금은 묘목 비용뿐만 아니라 방목하는 가축으로부터의 피해를 막기 위한 펜스 설치나 식재후 3년여 기간 동안 식재묘목에 물을 주고 관리하기 위한 비용으로 사용되었으며, 식재묘목의 70% 이상이 생존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이를 위하여 인천내 환경전문가와 활동가 모임인 인천환경원탁회의와 인천대 인천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현재 인천녹색환경지원센터), 인천YWCA,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경실련 등이 나섰고 인천의 종교단체와 사회단체, 기업체, 주민들이 동참했었다.1단계 3년간의 사업을 마무리하면서 다각도로 사업 성과에 대한 결산과 향후 방향 모색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인천시민들의 환경의식과 사막화 방지에 대한 열망을 알 수 있었고 몽골의 사정이 우리와 매우 다르다는 것도 알았다.여러 채널을 통하여 제기된 가축 방목 문제는 긴 세월동안 유목으로 생활해 온 그들에게 생활 터전을 따로이 마련해 주지 않고서는 그저 푸념뿐인 것도 알았다. 이렇게 3년간 진행된 '몽골 인천희망의 숲' 1단계 사업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사업이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다.1단계 사업이 몽골지역에 단순히 나무를 심고 지구적 환경의 중요성을 우리 시민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실천사업 수준이었다면 2단계는 보다 세밀한 계획과 산·학·관·민이 함께 힘을 합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여러 차례의 논의와 심포지엄을 통하여 2단계 사업 방향 전환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실시하였다.최근 인천의 시민단체 한 담당자가 몽골에 몇 년 동안 파견되고 인천시의회와 인천시가 몽골 식재를 위한 예산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면서 '몽골 인천희망의 숲' 2단계 사업에 대한 논의가 재개되었다. 2단계 사업은 향후 몽골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와 연계, 몽골대사관 또는 영사관과의 협조, 현지 교민들과의 교류, 향후 국제사회에서의 역할 등을 감안하여 관과 민이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형태가 바람직하다.수원시가 몽골에 '수원시민의 숲' 조성을 위해 창립한 '휴먼 몽골사업단'이나 경남도가 바양노르솜 50㏊에 '경남도민의 숲' 조성과 동시에 창원에서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총회를 개최했던 것도 참고해 봄직하다. 그리고 이번부터는 단순한 나무 식재보다는 사막화를 가속시키는 호수의 고갈 문제나 토양의 황폐화 등에 대한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과 연계하여 유기적으로 접근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특히, 인천이 내년부터 사무소를 유치하는 유엔 GCF나 이미 인천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유엔기관과 협력하여 이 사업을 추진하면 더욱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인천지역내에서 보다 폭넓은 의견 수렴과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기회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2012-12-26 최계운

2013년,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 되어야

오늘은 18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이다. 유권자들의 마음과 뜻이 투표를 통해 합쳐지는 날이다. 선거란 후보의 비전과 정책을 중심으로 유권자들이 다양한 통로를 통해 대화와 토론을 거쳐 대표를 뽑는 절차이다.오늘의 선거,안으로는 서민이 어깨를 펴고청년이 희망을 갖게되며밖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열고통일의 길로 나아가는시작점이 되길 염원해본다곧 선거는 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와 쟁점이 부각되는 과정이요, 그 대안과 접근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오늘의 선거를 통해 국민통합의 기반을 다지고, 또 선출되는 대통령이 취임하는 2013년이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유력한 두 후보가 모두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교체를 이야기하고,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걸 보면, 우리나라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며칠 전 일본 총선에 이어 오늘 치러지는 우리 대통령 선거로 한반도와 그 주변국가의 지도력 교체가 마무리된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체제의 출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의 복귀, 일본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의 집권, 북한 김정은 체제의 출범 등 새로워진 각국 정치지도자들과 우리 대통령이 만들어갈 앞으로 5년 역사는 세계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최근 한반도 주변은 19세기 말과 같은 거대한 세력변화가 일어나면서 영토와 역사인식을 둘러싼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19세기가 중국이 쇠하고 서구 열강과 일본이 주도권을 행사하면서 주변의 분쟁이 발생했다면, 오늘날은 중국이 다시 부상하면서 기존의 국제관계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역사적으로 볼 때 주변 강대국 간의 세력변화는 언제나 한반도 운명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19세기말 격변기에 내적으로는 봉건왕조를 쇄신하여 근대화하지 못하고, 대외적으로는 변화하는 주변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그 어두운 유산이 오늘의 분단 상황으로 귀결되고 있다.이제 새로운 변화가 태동하고 있는 2013년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튼튼히 해 가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휴전협정체제를 평화협정체제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것이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시대를 여는 것이며, 동북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협력의 기초를 다지는 길이 될 것이다.다음으로 내적으로는 새로운 시대상황에 부합하는 발전체제와 패러다임을 정착시키는 일이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우리나라가 민주화시대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기존의 권위주의적 발전체제를 실질적으로 극복하지 못했다.군사통치의 폭압은 물러갔지만 우리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적 기득권 구조는 혁파되지 못해 경제적 양극화와 정치 불신, 계층 및 세대 간의 갈등은 심화되어 왔다. 유력후보 모두가 방법의 여하를 떠나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정치개혁을 최대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전 세계가 경제적 위기에 처한 조건 속에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국가운영과 발전의 원리를 정착시키지 않고는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정치지도자 몇 사람의 영웅적 결단과 희생만으로 이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후보들의 공약을 생산해 낸 오늘 우리사회 현실에 대한 절박한 문제의식을 국민적으로 함께 나누고, 국민의 지혜와 힘을 바르게 결집할 때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국민통합이 긴요하고 소중한 것이다.어떤 사회이든 인간이 사는 곳에는 대립과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이 같은 대립과 이견을 전제하고 참된 소통과 대화를 기초로 타협을 이끌어낼 때 국민통합이 달성되며 국민역량의 온전한 발휘가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국가지도자의 개방적 지도력은 새 시대 출발의 중요한 전제가 될 것이다.아무쪼록 오늘 선거가 우리 모두 희망을 갖고 참여하는 선거가 되며, 그 결과 2013년은 안으로는 중산층과 서민이 어깨를 펴고 청년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며,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여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염원해 본다.

2012-12-19 한옥자

훈민정음 창제일, 문자의 날로 기념하자

세종은 47살 때인 음력 1443년 12월에 훈민정음 28자를 창제하고 50살 때인 1446년 9월 상한(1~10일)에 '훈민정음'이란 책을 통해 새 문자를 백성들에게 알렸다. 공교롭게도 북한은 창제한 날을 기념하고 남한은 반포한 날을 기념하고 있다.북한은 창제한 날 기리고남한은 반포한 날만 기념창조적 문자 한글 만든 날국가에서 기념일로 지정해야언어는 남북 연결할 수 있는 끈통일 위해 두 날 함께 받들어야분단의 아이러니이지만 이제는 남북이 연계하여 창제한 날과 반포한 날을 함께 기려야 한다. 필자는 창제한 날은 문자 기념일로, 반포한 날은 한글날로 기리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물론 필자는 또물또세종 한말글연구소에서 지난해 남한 최초로 기념 행사를 한 바 있다. 이제는 민간 단체에서만 할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해야 한다.남한 쪽에서는 반포한 날을 양력으로 환산한 10월 9일을 한글날로 기념하고 있으므로 한글날 자체를 바꿀 필요는 없다. 그러나 훈민정음 창제일은 어떤 방식으로든 기려야 한다. 1443년 12월에 이미 훈민정음 28자가 완벽하게 창제되었기 때문이다.하층민을 배려하고 가장 창조적인 문자를 만든 날을 기념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기념한다는 것인가. 따라서 10월 9일은 한글날로, 훈민정음 창제 기념일은 문자의 날로 기념했으면 한다. 훈민정음은 영국의 존맨이 "모든 알파벳의 꿈"이라고 격찬한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문자에 대한 보편적 이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반포날은 배달겨레 문자로서의 특수성을 살리고 창제날은 인류 문자의 보편성을 기리자는 것이다.문제는 훈민정음 창제일을 특정 날짜로 잡을 수 없다는 점이다. 훈민정음 창제에 대한 최초 기록은 세종실록 12월 30일 달별 기사로 "이 달에 임금이 언문 28자를 지었는데 훈민정음이라 일컫다(是月, 上親制諺文二十八字)"라고 했기 때문이다. 12월 어느 날인지 알 수 없다. 그것이 당연할 것이다.세종은 문자 창제를 비밀리에 해 오다가 어느 날 갑자기 공식적으로 새 문자 창제를 알린 것이 아니라 집현전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알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특정한 날에 공식 발표를 하였다면 사관에 의해 정확한 날짜가 기록되었을 것이다. 달별 기사라는 사실은 그런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따라서 우리는 일정한 기준을 세워 기념일을 세우면 그만이다. 그렇다면 먼저 음력 12월의 특정 날을 정해 양력으로 환산하여 기념일을 정하는 방법이 있다. 북한에서는 음력 12월의 중간인 15일을 양력으로 환산하여 1월 15일을 훈민정음 창제 기념일로 삼고 있다.이렇게 양력으로 환산하면 훈민정음 창제 연도가 1444년이 되어 1443년의 상징성이 사라지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세종실록 기록일이 음력이라 하여 현대 시각으로 양력으로 연도까지 바꿔 가며 기념일을 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많다.연도의 상징성과 실체성을 살리기 위해 12월에 한다면 첫째 날인 12월 1일, 실록 기록 날짜인 12월 30일, 아니면 12월 마지막 주 토요일 가운데 하나를 선정할 수 있다. 다만 12월은 연말 분위기 때문에 차분한 기념일로 설정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양력으로 환산한다면 북한식의 1월 15일을 따르거나 아니면 1월 30일 또는 공휴일 지정 부담 없이 늘 변함없이 기념할 수 있는 1월 마지막 주 토요일을 기념일로 삼을 수 있다.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훈민정음 창제날을 한 번도 기념한 적이 없다. 북한도 들리는 말로는 제대로 행사를 치르지 않고 있다. 이제 창제날은 훈민정음의 보편적 가치를 기려 문자의 날로 승화시켜 국제적인 기념일로 삼아야 한다. 남북 이질화가 심화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남북을 연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끈이 한글이다.새로운 기념일 제정은 중론을 모아야 하겠지만, 남북 통일을 전제로라면 훈민정음 창제 기념일은 북한 날짜인 1월 15일을 수용하고 반포 기념일은 남한의 한글날인 10월 9일을 북한이 수용해 남북이 함께 기린다면 통일에도 이바지할 수 있는 기념일이 될 것이다.

2012-12-12 김슬옹

진정한 조화

지천명의 나이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느낀다. 일부러 남을 멀리 할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사람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고 인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살고 있는데도 그러하다.관계는 인간의 삶에서 중요'어떡하면 남들과 잘 지낼까'누구나 화합에 대해서 고민전체속에서 개성을 중시하는 것민주적·창의적인 조화의 기본다름을 인정하는 자세 필요평소에는 편안하고 좋은 사이이다가도 일로써 만나는 관계가 될 때면 예기치 않게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인간의 다른 이름을 '관계'라고 하듯이 결국 관계가 우리의 삶에서 관건인 것 같다. 이러한 점은 공적인 생활에서는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어떡하면 학교나 직장이나 공공의 일터에서 남들과 원만한 관계를 이루며 잘 지낼 것인가 모두가 고민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화합이나 조화의 가치에 그토록 연연해 하는지 모른다.얼마 전 '경기도문화의전당'에 국악 공연을 보러 갔다. 공연의 주제는 화합과 조화였다. 국악과 외국음악, 관현악과 타악의 만남이었는데, 특히 작은 중국의 양금이나 인도의 타블라(북)가 거대한 한국 관현악과 협주하면서 또렷하게 자기 소리를 내는 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거대한 힘을 가진 것은 작은 것을 배려하고 비록 작지만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때 진정한 조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가장 이상적인 부부상은 각자 단단해지는 것이라 하지 않는가. 부족한 사람들이 만나 서로 보완을 통해 각각 충실해질 수 있다는 논리이리라. 그래서 다를수록 더 멋진 부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고. "부부가 똑같애", "부부가 닮았어"라고 하는 표현은 전적으로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조화는 궁극적으로 창조로 이어진다고 본다. 이 창조적인 조화와 관련하여 공자의 '예(禮)'가 떠오른다. 공자의 최대관심사는 예였다. 그는 주나라의 사회질서가 붕괴되고 자신의 고향인 노나라의 국정이 문란해지는 것을 뼈아프게 지켜보면서, 예를 통해서 현실을 바로잡고 싶어 했다.예는 개인의 사회적 역할을 전제로 하는 규범이다. 공자의 꿈과 주장인 예는 바로 '이름을 바르게 하라'는 정명(正名)사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제나라 경공이 정치가 뭐냐고 물었을 때 공자는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고 했다.인(仁)을 바탕으로 한 공자의 위민정치사상은 이처럼 예를 다해 정직하게 책임을 다하는 것이었다.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예요, 그 예를 통해서 인이라는 전체적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겠다.불현듯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도 생각난다. 동물원에 가보면 호랑이가 인간을 외면한 채 다른 곳을 주시하는 것 같다. 대자연을 종횡무진 뛰어다녀야 할 맹수를 우리 속에 가두어 놓은 인간을 얼마나 원망하고 저주할까.몇 년 전 사무실에 있었던 작은 화분 속에 철사로 감아 사람들의 마음대로 모양을 만들어 놓은 여린 소나무가 얼마 되지 않아 시들어 죽었던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 강아지를 교미를 못하게 거세하고, 짖지 못하게 성대수술을 하며, 변 처리를 고려해 먹이대신 알약을 먹인다고 한다. 꽉 끼는 귀여운 옷을 입혀 집안에서 기르면서 미안해 하기는 커녕 즐거워만 하고 있는 건 과연 옳은 것인지.사람은 사람다워야 하고 동물은 동물다워야 할 것이다. 모든 존재가 자기의 자리에 있을 때 아름답고 자신의 역할을 다할 때 존재의 이유에 답하는 길이 될 것이라 여긴다.전체 속에서 개성을 중시하는 것이 민주적인 조화라 한다. 우리가 좋아하고 추구하는 조화가 진정한 창조적 조화가 되려면, 그 조화는 정명사상에서 시사하듯 어느 가족, 어느 집단, 어느 사회든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역할(책임)을 다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하겠다.어른은 어른답고 학생은 학생다우면 얼마나 정당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이이구동(以異求同)'이라고, 다름을 인정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2012-12-05 이화형

GCF유치와 물 관리 책임자의 임기

즈음 인천은 바쁘다. 특히 기후변화 문제로. 마치 인천이 기후 변화에 관한한 세계의 메카가 된 것 같다. 물론, 어떠한 변화가 필요할 때나 방향을 선회할 때 특정 이벤트나 중요한 정책을 활용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정책이나 사안의 중심이 되는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이에 잘 대처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인천, 국제기구 유치 걸맞은환경 기초역량 다져야 할 때시민과 밀접한 수자원 문제상수도사업본부장 잦은 교체장기계획 수립·추진 어려워소신있는 사업 추진 보장해야GCF(녹색기후기금)에 대해서도 이젠 차분한 지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GCF 자체에 대하여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하여 알려진 바와 같이 기금 마련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하여는 많은 조정과 노력이 필요하다.이를 위하여 좀더 지혜를 모으고 좋은 방안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아마 UN이나 정부, 인천이 나름대로의 로드맵이 있을줄 안다. 인천에서는 시민들의 지나칠 정도의 성급한 기대, 국가간 당기고 미는 긴 협상 과정을 잘 알려주고 기다릴 줄 아는 시민의식도 신경을 써야 할 사안이다.리우선언, 세계물포럼, 교토의정서, 녹색성장연구소, 그리고 기후변화기금 등이 나름대로 연결고리를 갖고 추진되어 오는 사안이며 많은 연구와 검토 또는 다방면에 걸치는 의견 교환을 통하여 눈에 보일듯 말듯하면서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진행되어 온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인천 나름대로의 기초역량을 튼튼히 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이제 인천에서는 어떠한 기초역량을 튼튼히 하고 어떠한 관점을 가지고 기초체력을 키울 것인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인천의 여건을 충분히 검토해 보고 중·장기적으로 추진해 나갈 사안을 찾아서 나름대로 로드맵을 만들고 시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필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인천의 물 문제 핵심을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자들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잡지중 하나인 '네이처'에서 제시된 기후변화로 인하여 발생되는 문제들에는 생물의 다양성 문제, 온도 상승에 따른 생태계 변화, 질소의 순환문제, 수자원 고갈 또는 불균형 문제, 해수 상승 문제 등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이중에서 우리 실생활에 가장 가깝게 다가오는 문제가 수자원이나 해수 상승 등을 포함하는 물 문제이기 때문이다.이제는 그동안 인천이 과연 어떠한 관점에서 물 문제를 풀어왔는지 되짚어보아야 한다. 어느 지역에 물이 모자라면 에너지 사용의 과다를 가리지 않고 먼곳에서 물을 공급하기 위하여 추가로 시설을 설치해 오지 않았나.어떤 수질문제가 터지면 인천 나름대로의 해결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에서 어떻게 했나를 보고 그대로 따라가는 일을 반복하지나 않았는지를 묻고 싶다. 시민들에게 제시되는 자료가 정말 정확한 자료인지, 미래의 물 문제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미리 예측하고 이에 대하여 충분히 연구하고 대비해 나가고 있는지를 짚어보아야 할 것이다.그래야만 단순히 돈만 바라보고 국제기구를 유치하는 인천이 아니라 지구의 기후문제를 진정으로 생각해서 관련 기구를 유치하고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인천시라는 것을 인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물 관리 책임자로 충분한 실력과 소신을 가진 공무원이 올 수 있고 이런 공무원들이 소신을 갖고 물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풍토가 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인천의 시민들은 매일 음용하는 수돗물을 책임지는 상수도사업본부장이 누구인지 관심이 적다.발령이 난지 몇 달이 되지않아 또다른 책임자가 오고, 바뀐 책임자가 몇 개월동안 업무를 파악하고 제대로 일을 할 만하면 또다른 사람으로 바뀌어서 장기적 계획은 고사하고 기존 시설의 운영조차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물 관리책임자가 충분히 사안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이에 대하여 소신있게 일을 추진해 나가도록 충분한 임기를 보장해 주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미래 물 공급 계획은 어떠한지, 에너지 대책은 있는지, 국제공항이라고 자랑하는 인천공항의 물공급 라인이 바다속 한가닥 연결로 충분한 것인지, 물 재사용 계획이나 끊임없이 제기되는 수질사고 문제에 대한 사전 대처 방안이 있는지를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려주어야 한다.그래야만 GCF 관련하여 인천을 찾는 외국인들이나 개발도상국에게 우리의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고 물 시범도시 인천을 벤치마킹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명실상부한 국제도시, 환경도시 인천의 위치가 굳건히 마련될 것이다.

2012-11-28 최계운

나는 이런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

올해는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동북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 정권이 교체되는 매우 중요한 해이다. 물리적 거리는 아주 멀지만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이 얼마 전 대통령 선거를 끝냈고, 중국도 후진타오 시대가 끝나고 시진핑의 시대가 개막되었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 3월 선거를 끝냈고, 일본은 며칠 전 중의원 해산을 공식 선언한 뒤 다음달 16일 총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이제 한 달여 뒤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작은 것이라도 귀담아듣고약속지키는 따뜻함·의리낙엽보며 눈물 흘릴줄 아는감성과 낭만 가졌으면…한반도 100년 결정할 선거선택은 국민의 손에 달려지형적 위치 때문인지 지난 100년을 돌아보면 한반도는 이 나라, 저 나라가 들쑤시고, 침략하고 지배하고, 겨우 해방이 되나 했더니 다시 새로운 국가가 이런저런 이유로 내정을 통치하면서 지난 50여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그 언저리를 못 벗어난 상태로 오늘을 맞이했다. 아직도 논란 속에 있는 건국절과 광복절 논란, 위태로운 남북 대치 상황, 때만 되면 들고 일어나는 남북 문제를 앞에 둔 남남 갈등이 그 유산으로 남아있다. 이 상황에서 지금 우리나라는 향후 100년간의 한반도 운명을 결정할 중대한 선거 국면에 와 있다. 후보들은 모두 그럴듯한 말로 자기가 가장 적합한, 준비된 지도자라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보도 자료나 텔레비전 뉴스만으로 후보 간 차이를 알 수 없어 답답하다. 모든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하고, 평화를 주장하고 생태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5년의 경험을 통해 단어는 같지만 그 개념은 달라도 너무 다른 것을 경험했다. 정의가 그렇고, 녹색이 그렇다. 평화가 그렇고 복지가 또 그랬다. 그래서 국민은 너무 혼돈스럽고 복잡하다. 현재 나온 공약만으로는 후보 간 차이를 아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 어느 후보가 체류탄과 국민의 눈물로 이룩한 87년 체제를 넘어서 6·15선언으로 상징되는 남북관계의 정상화와 진전, 평화체제의 구축과 함께 복지사회, 공정·공평사회, 생태전환을 키워드로 하는 2013년 체제를 구축하는 데 가장 적합한 후보가 될까?영화 이야기로 내가 만나고 싶은 대통령 이야기를 하려 한다. 시대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데 영화만 한 게 없다는 것이 평소 내 생각이었다. 예를 들면 '동막골'이라는 영화 한 편이 던진 한반도 갈등의 본질과 화해 메시지는 어떤 명강사의 강연이나 통일 운동가의 20~30년간 활동보다 크고 깊었다. 마찬가지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는 2012년 대선 국면의 우리 지도자 상에 대한 답을 아주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영화 내용은 조선 역사의 한 귀퉁이 작은 기록 하나를 작가의 상상력을 동원해 만들어 낸 이야기일 뿐이다.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 하나로 본인 의사와는 관계없이 15일 동안 임시 왕에 오른 광대 하선은 좌충우돌 궁궐 생활을 하면서 상식과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사람과 백성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 끝 무렵 -어쩌면 이 장면이 감독이 기대하는 이 시대 지도자 상일 수도 있지만- 명나라의 파병을 결정해야 하는 논의 과정에 임진왜란 당시 파병을 통해 조선을 도운 명나라의 은공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다수의 친명파 요구에 향후 조선 주변 국가의 변화(청나라)와 주변국가 간의 관계개선까지를 고려한 주권자로서의 외교적 결정은 속을 시원하게 했다. 나는 이런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 광해라는 영화 속 가짜 왕처럼 하찮은 무수리의 이야기라도 귀담아 들어 줄 수 있는 따뜻함과 작은 것이라도 약속은 지킬 줄 아는 의리, 어떤 경우에도 사람의 소중함을 우선하는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나고 싶다. 가끔은 시장 통에서 우연히라도 만날 수 있는 보통사람이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 또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눈물을 흘릴 줄 아는 감성과 일과를 마친 늦은 시간 청와대에서 트럼펫을 멋들어지게 불 수 있는 낭만을 가진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나고 싶다. 더해 2013년 이후 동북아를 중심으로 벌어질 복잡한 외교무대에서 한반도 평화와 공존을 위해 다수 친명파의 요구를 과감히 물리치고 백성을 중심에 두었던 영화 '광해'의 가짜 왕 역할을 과감히 해 낼 수 있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나고 싶다. 이제 한반도의 운명 결정은 30일이 채 남지 않았다. 선택은 국민의 손에 달렸다.

2012-11-20 한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