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수요광장]경기도차원의 통일재단 설립을 제안하며…

연천군의 남북유소년축구처럼대치국면 상관없이 추진돼야이러한 민간교류가 활발해지면진정한 통일 밑거름 되기 때문대북교류·경제·문화협력사업지속 추진될 수 있기를 바랄뿐박근혜대통령이 2014년 3월 28일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을 발표하면서 토픽제목으로 선정한 통일대박론은 한마디로 신선한 발표였다. 그동안 통일에 대해서 보수진영은 반대, 진보진영은 찬성하는 것이 보편적인 흐름이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의 통일대박론은 이러한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우리 사회 내부의 통일논의를 둘러싼 갈등과 반목을 일거에 정리했다. 드레스덴선언의 통일대박론 효과는 대단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들도 통일에 대한 특집을 다루면서 통일은 단번에 한반도 성장동력의 핵으로 격상되었다. 그후 드레스덴선언 후속조치로 DMZ세계평화공원이 통일대박의 상징적인 사업으로 떠올랐다. 통일의 상징이 된 DMZ세계평화공원을 유치하기 위해 파주, 연천, 철원, 고성 등 지방자치단체의 경쟁은 치열했다. 이 치열함이 반영되어 유형별로 여러 개의 평화공원을 설치하자는 제안도 등장했다. 이 모두가 통일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때만 해도 개성공단은 잘 돌아가고 있었다.그러나 북한의 2번에 걸친 핵실험과 30여 번에 걸친 미사일 발사로 남북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되기 시작했다. 통일대박에 대한 더 이상의 논의도 없었고, DMZ세계평화공원입지 선정에 대해서도 더 이상 진척이 없었다. 급기야 남북간의 유일한 연결고리였던 개성공단도 문을 닫게 되었다. 지자체 및 민간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던 경제협력 사업은 물론이고 문화체육교류사업 마저 표류하기 시작했다. 일순간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통일대박의 분위기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중앙정부 차원의 안보와 외교의 강공책은 이해도 되고 필요하지만, 개성공단을 포함한 민간교류의 중단은 향후 남북관계 정상화의 모색을 생각할 때 매우 아쉬운 점이 많다. 물론 중앙정부 정책이 지자체 및 민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지만, 그 영향을 최소화하여 민간차원의 교류를 유지해야 하는 것을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일순간에 모든 것이 중단되는 현실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민간차원의 교류도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에 일정부분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는 남북 간의 민간교류도 정부의 통제 하에 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모든 채널이 끊어지게 되는 '전부' 아니면 '전무'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남북의 민간교류를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일정부분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통일은 중앙정부차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지방정부는 손 놓고 있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과 민간, 개인과 집단 등 각자의 역할이 동시에 수반되어야 통일에 의한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외교·안보와 연관된 부문은 중앙정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경제협력, 문화, 교육같은 부문은 민간의 역할도 중요하다. 연천군에서 추진하고 있던 남북유소년축구와 같은 사업들은 남북의 대치국면과 상관없이 추진되어야 할 사업들이다. 이러한 작은 민간교류의 사업들이 활발히 추진되어야 진정한 통일의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방정부 차원의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 차원의 통일재단의 설립을 제안해 본다. 경기도 통일재단 설립을 통해 경기도가 추진하고자 하는 남북평화경제특구사업, 접경지역지자체가 추진하고자 하는 대북교류협력사업, 민간의 경제협력 및 문화협력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기를 바란다./최주영 대진대 교수최주영 대진대 교수

2017-01-31 최주영

[수요광장]선진국 문턱에 서서

'난 괜찮고 너만 문제' 따지기전각자 자기역할 못함을 반성하고신뢰·배려 사회분위기 조성 필요세계변화 선도 창조성 기르고문화시민의식·자긍심도 키워야이를위한 국민공감 얻는 노력 필수외국생활에서 국적기만 보아도 가슴이 뭉클했던 20년 전 OECD 가입은 우리에게는 획기적 사안이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요즈음의 우리 사회는 너무 안타깝다. 헬조선, 3포시대, 흑수저 등 자부심보다는 자신과 나라를 깎아 내리는데 열심이다. 그것은 선진국 시민으로서 올바른 모습은 아니다. 선진국이 과연 어떤 나라를 지칭하는지를 알고 싶어 사전을 찾았다. 경제개발이 앞선 나라를 후진국 또는 개발도상국에 대비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해 놓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고소득국가인 중동 산유국 등은 선진국이라 불리지 않는다고 했다. 경제적 발전은 과학, 기술, 정치, 사회제도나 문화적 측면의 발전이 전제되기 때문에 선진국은 단순히 경제만이 아니라 이들을 망라한 종합적인 판단아래 비교 우위적인 나라가 선진국으로 불린다고 했다.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은 세계 9위수준이고, 세계 6위의 수출대국이 되었다. 지난 25년간 OECD국가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우리를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라 칭하기에는 미진하다. 경제 쪽에서도 부정적 이슈가 하루가 다르게 언론을 뒤덮고 있고, 38개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삶의 질 28위, 환경 질 37위 등 각종 지표는 우리가 자긍심을 갖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최근 들어 고급두뇌유출도 급격히 늘고 있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서도 뒤지고 있으며, 이른바 리셋 국정 하에 정책의 연속성도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 5년마다 서랍 속에 들어가는 한국의 경제 전략을 가지고 어떻게 지속적 투자와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정치권의 무감각한 요구에 춤을 추는 영혼 없는 공무원들도 문제이지만 이를 묵인하고 있는 국민들의 책임도 적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완전한 선진국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그 첫째는 우리 자신과 사회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철저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 재벌이 문제이고, 공무원이 문제라고 하지만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된 것은 우리 국민 각자가 자기가 있어야 할 곳에서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괜찮고 너만 문제라는 의식을 버리고, 자기의 위치에서 어떻게 고치고 바뀌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둘째로, 신뢰와 배려가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우리의 큰 문제는 신뢰가 결여된 사회 속에 있다는 것이다. 내가 권력과 가깝지 않으면 뒤처진다고 생각하니 권력층과 가까워지려고 하고, 그 속에서 부패나 비리가 생기고 소외된 사람들의 원망이 늘어나게 된다. 정부와 시민, 공급자와 수요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윗사람과 아랫사람간 서로 어떻게 신뢰를 늘릴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자료들이 공개되고 공유되어야 하며, 서로에 대한 배려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셋째로는 그동안 우리 사회를 이끌어왔던 그 저력을 다시 복원하거나 혁신해야 한다. 지난날우리의 발전 근간에 우수한 교육이 있었다는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 교육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큰 영토나 풍부한 자원을 갖지 못한 우리나라에서는 세계변화를 미리보고 이를 선도할 수 있는 창조성을 기르고 협력과 배려하는 사회에 능동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길러내도록 바뀌어야 한다. 공직자들의 자세도 크게 바뀌어야 한다. 국민의 공복 자세와 투철한 국가관과 희생정신, 미래를 보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넷째로는 우리를 자랑스럽게 만들 문화시민의식의 배양과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장기간의 플랜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하고 있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방황을 이제 마감하고, 자랑스러운 내 나라, 내 자손들이 든든하게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나라를 만들기에 모두 함께 하자./최계운 인천대 교수·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최계운 인천대 교수·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2017-01-24 최계운

[수요광장]국격(國格)이 떨어지고 있다

정부 수립후 최악의 권력게이트정치권은 민생경제 무관심 일관위기에 빠진 나라 구하려면새로운 국가 목표·전략 세우고정치·경제 협치로 가는 새판 짜국민마음 묶고 희망 부풀게 해야국가에 대한 국민의 '바람'이라는 자원에는 한계가 있다. 국민의 바람이 자주 꺾이면 꿈도 희망도 없어지게 마련이다. 우리는 정부 수립이후 최악의 권력게이트를 겪으면서 공정한 국가, 온전한 국민주권이 보장되는 나라에 대한 바람이 수포로 돌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국민들이 꿈과 희망을 품지도 못하고 실천되지 못하는 국가에서는 나라의 품격이 생겨나기 힘들다.한 나라가 정체상태에 빠지는 건 언제인가? '법과 제도가 쇠퇴하면서 지대(Rent)를 추구하는 특권층이 경제와 정치를 지배할 때'다. 2세기 전 국부론을 쓴 '아담 스미스'의 통찰이 지금 우리나라의 총체적 난맥상을 관통하고 있다. 탄핵정국과 추악한 국내 정치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일어나고 있다. 국내기업의 해외시장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니까 국가브랜드의 위상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구조조정이 부진하고 천문학적 숫자의 가계부채, 거기다 정치적 불확실성을 들어 한국에만 불리하게 경제성장률을 2.6%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가브랜드는 넓은 의미로 보면 국가의 품격의 다른 표현이다. 우리나라의 국격은 부패하고 무능한 대통령, 삼류 정치를 일삼는 저질 국회의원, 정경유착의 반 시장 기업인, 무능한 교육부와 대학들이 앞장서서 떨어뜨리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 브랜드는 실제 능력 만큼 대우받지 못한다. 품질이 같은 제품일지라도 일본이나 독일제품보다 30~40% 가량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얼마 전 문광부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브랜드 슬로건으로 'Creative Korea'를 발표했다. 하지만 브랜드 슬로건이 창의성이 없고, 국가의 핵심전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슬로건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한국을 딱 표현해주는 '한 방'이 없다. 또한 현 정부의 정책 기조인 창조경제와 혼돈될 수 있다. 국가브랜드가 소중한 것은 해외에서 '대한민국'이란 브랜드를 보고 우리 국민이나 기업의 제품, 서비스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브랜드 하나 국민 마음에 쏙 들게 만들지 못하는 나라이다.정치권에서는 보수와 진보가 물고 뜯느라 민생경제에는 무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치는 한국경제에 또 다른 리스크이다. 지금까지 국회가 규제 완화 법안의 발목을 잡으며 신사업 발굴과 투자확대에 따른 가계소득 증가와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틀어막아 왔다. 경제는 정치와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정치권은 당과 이해관계를 떠나 기업 활력 회복 등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 현재의 정치경제 시스템으로는 2만 달러를 넘어서기 힘들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한국의 정치행정을 둘러싼 제도, 규범, 관행은 산업화 시대에 머물러 있다.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려면 새판을 짜야한다. 민생경제를 살리려면 공장의 엔진 소리를 되살리고 젊은이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주고, 망가진 자영업자들이 일할 의욕을 되살려내야 한다. 구조개혁을 위한 창의적 대안을 찾고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을 살려내야 한다. 무엇으로 한국의 국격을 올릴 것인가? 국가 지도자를 대표로 하여 그 뒤에서 국가를 위해 새로운 국가 목표와 전략을 만들어 내야 한다. 정치, 경제시스템의 새판을 짜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꿈과 희망을 부풀게 해야 한다. 그래야 국격이 생겨난다. 이제 우리의 정치경제는 거버넌스, 즉 협치로 가야 한다. 혼란과 갈등의 시대에는 집단지성이 깨어있어야 한다. 어느 지도자도 믿을 수 없다. 집단과 공동체의 이성이 날카롭게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원제무 한양대 교수원제무 한양대 교수

2017-01-17 원제무

[수요광장]지금이라도 대학은 '체육 특기생' 학습권 보장 적극 나서야

기초 교양·전공 지식 쌓지않는 한세계적 선수로 성장할 수 없어유능한 지도자로의 변신 불가능대학, 학교 홍보용 활용하기 앞서이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제대로 된 학습권 보장해 줘야지난 9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마지막 청문회가 열렸다. 이 날도 덴마크에서 체포된 정유라의 대학 부정입학, 기업의 특혜지원과 관련된 특위 위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최근 체육 특기생 제도 논란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고교 시절 기량이 뛰어난 운동선수에게 대학 입학 시 특혜를 주는 이른바 체육 특기생 제도는 1972년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도입됐다. 당시에는 스포츠 성적이 곧 국위 선양이라 믿었기에 국가가 전면에 나서 '엘리트 스포츠 정책'을 주도했다. 지난 40여 년간 이 제도에 일부 변화는 있었지만 큰 틀이 유지되어 오면서 근본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이런 상황 속에서 정유라 사건을 계기로 모든 대학의 체육 특기생 학사 관리 실태를 조사한다는 교육부의 발표에 대해 학사 관리 개선 취지는 이해하면서도 지금까지의 관행과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교수들에게만 물으려는 교육부의 조치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문득 필자는 몇 해 전 국내에서도 상영된 바 있는 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미국프로풋볼리그(NFL)에서 활약 중인 흑인 선수 '마이클 오어'의 성공 실화를 다룬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 약물 중독자인 친모와 강제로 헤어진 후, 여러 가정을 전전하며 커가던 오어의 체격과 남다른 운동 신경을 눈여겨 본 미식축구 코치에 의해 상류계층이 다니는 사립학교로 전학하게 되지만 이전 학교에서의 성적이 안 좋아 운동은 시작조차 할 수가 없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보호 가정에서 쫓겨난 그를 같은 학교 학부모인 '리 앤'이 집으로 데려와 가족으로 받아들여 결국 대학 최고의 미식축구 선수로 키워 낸다는 감동적인 내용이다. 영화에서도 잘 나타나 있지만 오어가 대선수로서의 잠재력을 갖고 있었지만 학업성적이 미달해 미식축구 선수로 뛸 수 없게 되자 앤과 교사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성적을 끌어올리게 되고 마침내 선수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고등학교 졸업반이던 오어는 또 한 번 벽에 부딪히게 된다. 다름 아니라 학교 성적이 대학 체육 특기자 선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인데, 결국 가족들의 도움으로 그는 체육 특기자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게 된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교육 현장에서도 체육 특기생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외국 사례에서도 많이 소개되어 있지만 문광부와 교육부 공동으로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 과정을 거치는 동안 유망 선수들을 유기적으로 관리하는 전문적인 기구를 설립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현재와 같은 단속 위주 정책은 지난 수십 년간 배출된 체육 특기생 출신 선수, 지도자,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 모두를 잠재적 범법자로 취급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방치해 오다 시피 한 체육 특기생 제도를 한 순간에 뜯어 고치려 하기 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정상적인 선발과정을 통해 입학한 체육 특기생들을 일종의 특혜 받은 수혜자로 보기에 앞서 대학이 과연 이들에게 제대로 된 학습권을 보장해 주었는지의 문제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대학 교수들의 성적 기록부를 조사하고, 단속하는 교육부의 일회성 조치가 과연 얼마나 효력이 나타날지 의문이다. 현재 우리는 이른바 엘리트 스포츠 정책부터 재고해야 할 것으로 본다. 체육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기초 교양과 전공 지식을 축적하지 않는 한 세계적 선수로 성장할 수 없을 뿐더러 유능한 체육 지도자로의 변신도 불가능할 것이다.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대학이 체육 특기생 학생들을 학교 홍보용으로 활용하기에 앞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학습권을 보장해 주어야 할 것으로 본다./문철수 한신대 교수문철수 한신대 교수

2017-01-10 문철수

[수요광장]새해에는 치유·포용·상생의 도시를 만들어 가자

상처받은 국민 마음 보듬어 주는소통·위로 치유의 도시정책 우선국정농단으로 분노에 차 있는평범한 시민·사회적 약자 포용서로간의 반목·불협화음 없는상생의 도시 만들면 갈등도 줄어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은 어떤 도시에 살고 싶어 할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행복한 도시, 감동하는 도시, 안전한 도시, 건강한 도시, 정의로운 도시, 생태도시, 지속가능한 도시 등 저마다 꿈꾸는 도시의 모습은 다를 수 있다. 정유년의 도시는 어떤 도시상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다. 중세의 암울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의 소망에서 르네상스시대의 이상도시가 탄생했고, 산업혁명시대의 암흑과도 같은 여건에서 탈피하고자 전원도시운동이 시작되었다. 이처럼 새로운 도시, 사람이 살고 싶은 도시는 시대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정유년에 우리가 바라는 도시상은 어떤 거창한 표어가 있는 도시라기보다 '병신년의 암울한 상황을 치유해 주는 도시'여야 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지난 해 우리 국민 모두는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위정자로부터 깊은 상처를 받았다. 그리고 이 깊은 상처가 대립과 반목과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것을 그대로 방치해 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정치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치유의 방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도시도 예외는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공존해 가는 도시에서도 이 암울한 상황을 그대로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자체가 표방하는 행복한 도시, 감동하는 도시, 함께하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정유년에는 다음과 같은 마음의 도시정책이 담겨져 아픈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 줘야 한다.첫째, 국민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어 주는 치유의 도시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도시정책을 수립하는 위정자는 올해는 경제도시, 명품도시, 일류도시라는 거창한 표어보다는 시민들과 소통하고, 시민들을 위로하고, 시민들이 치유될 수 있는 도시정책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야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작금의 국정농단이 소통을 배제한 불통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백번 인지하여 시민들과 공감하는 도시, 시민들과 소통하는 도시, 시민이 주인이 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치유의 도시를 만들어 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모든 국민이 행복한 포용의 도시정책을 펼쳐야 한다. 국정농단의 대표적인 사업이라 할 수 있는 문화융성사업과 동계올림픽 관련 육성사업은 다수가 누릴 수 있는 포용의 사업이 아니라 일부 엘리트계층만을 위한 목적사업이기 때문에 국정농단의 표적이 된 것이다. 국정농단사업으로 분노에 차있는 평범한 시민들을 포용할 수 있는 도시, 특히 저소득층, 노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들이 차별없이, 배제없이 도시의 혜택을 두루 누릴 수 있도록 포용의 도시를 만들어 가야 한다. 셋째, 서로간의 반목과 불협화음이 없는 상생의 도시정책을 펼쳐야 한다. 국정농단은 국정농단의 죄를 처벌하는 것으로 그쳐야 하는데 그렇치 못하고 보보갈등, 보혁갈등과 같은 남남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거대한 이념의 갈등을 도시정책으로 치유할 수 없겠지만 상생의 도시정책을 펼친다면 갈등을 최소화할 수는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 사회는 신구시가지의 갈등, 재정자립도가 차이가 나는 지자체간 갈등,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갈등, 남북경협의 갈등 등 도시공간을 두고 치열한 갈등이 전개되고 있다. 이런 갈등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도시의 미래는 없기 때문에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상생의 도시정책으로 상생의 도시를 만들어 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최주영 대진대 교수최주영 대진대 교수

2017-01-03 최주영

[수요광장]물 관리 기본법, 이제는 통과시켜야 한다

물 복지는 돈 있고 없고 상관없이가장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정부 부처간 업무 이기주의로물 관리법 제정 '수년째 표류'20대 국회에 다시 상정된 법안반드시 처리 모두 혜택 받아야팔당댐에 가득찬 물을 보면서 수도권 내 물 부족을 생각할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게 넘치는 것처럼 보이는 팔당댐의 용량은 2억 t으로, 수도권 2천500만 주민이 1개월간 사용하는 분량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왜 비가 오지 않아도 수도권 내 물 부족이 없을까? 그것은 팔당댐 상류에 팔당댐의 30배 용량을 가진 소양강댐과 충주댐이 있어서 매달 팔당댐에 필요한 용량을 보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물 공급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광역상수도의 1년 총 매출이 1조2천억원인데, 그것의 2배인 2조원이 훨씬 넘는 돈이 정수기 사용과 생수 구입에 쓰인다. 제대로 된 수돗물이 공급되고, 이를 국민들이 직접 음용한다면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돈이다. 이렇게 낭비되는 돈의 일부만 상수도에 제대로 투자된다면 파주와 같은 스마트워터시티가 가능하며 국민들이 직접 수도꼭지에서 물을 음용할 수 있어 모든 국민에게 이른바 물 복지가 가능한데, 이 같은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도시화가 급증하고, 각종 개발이 활발해 지고 있다. 이 와중에 불투수층이 적어지면서 땅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빗물이 적어지고, 이것이 원인이 되어 광화문이나 강남의 홍수를 가중시키며 과거에는 충분히 견디던 가뭄을 심화시킨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도 적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혜택을 받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강 상류와 하류에 거주하는 국민들 간에 물을 바라보는 모습이 다르고, 물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에 사는 국민들 사이에도 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이러한 물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는 여러 형태의 물 분쟁을 야기하고 있다. 한탄강 상류부에 위치한 강원도와 하류에 위치한 경기도의 의견대립을 비롯하여 대구와 구미의 물 갈등, 부산과 경남, 전북의 먹는 물 공급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곳곳에서 물 공급과 사용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내년 우리나라 예산의 30% 이상이 복지 예산이라는 방송을 들었다. 여러 형태의 복지가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복지는 건강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고 또한 깨끗하고 건강한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관점에서 이른바 물 복지는 돈이 있는 것과 없는 것에 상관없이 가장 기본적으로 누려야 하는 권리가 되어야 하고, 이를 명문화하는 법안, 즉 물 관리 기본법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에 대한 공 개념이나 물 복지 개념을 제대로 확립하고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본법의 제정이 수년간 표류하고 있다. 필요성은 모두가 인정하지만 부처 간의 이기주의 때문이란다. 우리나라보다 늦게 논의를 시작했던 일본에서는 이미 법안이 통과되어 사용되고 있다.물에 대한 기본법이 없어 물에 대한 공개념이나 관리를 위한 기본적인 원칙이 부재한 가운데 여러 부처에 산재되어 있는 물 관리 업무를 각자의 역할에 따라 처리하다 보니 각종 물 관련 법률간 상충되는 일이 생기고, 일관성도 떨어지고 있다. 우리는 가끔 씩 부처가 다른 정부인양 오해 할 때가 있다. 우리 부의 방침이라는 용어가 난무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정부는 하나가 아닌가? 단지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려다 보니 부처를 나누어 놓은 것이지,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부처의 이름이 바뀌고, 업무가 통합 또는 나뉘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따라서 모든 업무를 생각할 때 내 부처의 이익만을 대변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편리하고 좋은 서비스를 할 것인지, 미래 세대에게 튼튼한 자산을 남겨줄 것인가가 판단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20대 국회에 다시 물 관리 기본법이 상정되어 있다. 이번에야말로 각자의 이기주의는 내려놓고, 물 관리 기본법을 통과시켜서 물에 대한 공개념이 확립되고, 국민 모두가 충분한 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최계운 인천대 교수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최계운 인천대 교수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2016-12-27 최계운

[수요광장]도시 속의 예술, 예술 속의 도시

도시를 걷다가 마음에 드는예술작품 만나면 숭고함 느껴그것이 바로 도시의 품격이다시정지도자·예술가·전문가들서로 지혜 모아 창의성 기반으로도시의 예술성 제대로 키워내야왜 눈으로 보이는 똑 같은 도시경관이라도 사람이나 예술가마다 다르게 해석하는 것인가? 겸재 정선은 먹 붓과 화선지만 달랑 가지고 북악산에 올라 인왕산, 남산, 관악산, 청계산, 남한산까지 먹빛으로 그려냈다. 겸재는 비구름, 하늘, 솔바람을 모두 여백으로 비워 놓았다. 그는 사물을 다 드러내지 않는 여백의 미를 남겨 논 것이다. 세잔은 자신이 그렇게 감동을 받아 명작을 남겼던 생트 빅투아르 산의 풍경을 매일 보고 지나가는 농부가 그 풍경에 대해 전혀 어떤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것에 대해 놀랐다고 한다. 오스카 와일드는 안개 속의 런던이라는 경관에 대해 평소 사유하는 사람은 '안개가 아름답다'고 느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안개로 인해 감기 걸릴라'라는 말을 대신 한다고 한다. 상상력이 풍부한 예술가는 같은 경관이라도 나름 독특한 시각으로 이해하고 사유한다. 이런 창의적 사고가 창조공간을 만들어 내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시와 음악, 미술, 공연 등 예술은 사람들에게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준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기'에서 바로 창의력이 나온다. 창조경영이나 창조도시의 출발점은 바로 예술이다. 때론 창의성이 인본주의 도시에 반하는 도시계획 철학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도시건축가인 르코르비지는 근대화란 미명 아래 도시계획에서 과거의 모든 것을 지우는 설계원리를 제시한다. 역사와 관계없이 주거, 상업 등으로 지역지구화(zoning)했다. 초고층과 대로위주의 도시를 만들었다. 초고층 중심의 고밀도 도시가 들어서면서 도시의 시간을 지워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한 것이다.도시나 지역이 생존하려면 그 도시만의 독특한 예술성이 있어야 한다. 예술성이란 시민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역사와 전통, 그리고 현재를 아우르는 예술성이란 가치에서 나오는 것이다. 도시의 미술관이나 극장, 그리고 공공예술은 현대인의 창조성을 자극하는 산소탱크이다. 시민들에게 창의적인 공간은 절실하다. 예술가의 혼과 끼가 묻어있는 작품은 사람들 마음속의 감성을 건드리고 뇌에 창조적 영감을 준다. 이 때문에 뉴욕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모마(MoMA)나 구겐하임미술관을 찾는다. 제철소와 철광석 광산의 도시 빌바오가 프랭크 게리라는 건축가를 잘 만나 '구겐하임 뮤지엄'이란 세계의 건축아이콘으로서 반짝반짝 빛을 발하고 있다. 런던 테임스 강변의 문 닫은 화력발전소가 모던 갤러리로 변신하여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화력발전소 하나가 통째로 전기가 아닌 예술과 문화를 생산하는 '문화발전소'로 탈바꿈한 것이다.도시문화는 시대, 시대 마다의 마음의 표현이다. 거리를 걷다가 공연이든, 갤러리든, 공공예술이든 마음에 드는 예술작품을 만나면 숭고함과 감동을 느끼게 된다. 정성이 있고 마음의 나눔이 다가오는 예술작품에 더 눈길이 가게 마련이다. 그게 바로 도시의 품격이다. 공공을 위한 예술에는 이상이 있어야 한다. 이상이 그 도시를 추동하고 이끌어 가는 정신이 아닌가. 예술·문화적으로 강한 창조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창조계급이 몰려들어야 한다. 창조도시는 창조적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고 예술가는 물론 기업인, 과학자, 공무원, 주민 등이 혁신적 방향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문화가 살아 있는 도시이다. 도시에는 창조성을 창출할 수 있는 예술성, 경관성, 쾌적성이 있어야 한다. 플로리다의 '3T'(기술, 인재, 관용), 제이콥스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토대로 한 창조적 커뮤니티' 등이 갖추어진 도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시정지도자나 예술가, 전문가들이 해야 할 일은 서로의 지혜를 모아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도시의 예술성을 제대로 키워내는 일이다./원제무 한양대 교수원제무 한양대 교수

2016-12-20 원제무

[수요광장]'우리 대학들이 상아탑의 기능을 회복하길 바라며'

세계 유수기업들의 인문학도들창의력으로 엄청난 성과에 자극국내 기업도 인문학적 교양 갖춘신입사원 채용하려는 노력 보여더 늦기전 다양한 인재 육성하는기반 조성에 대학들 매진해야한 해를 보내며 자주 쓰는 단어이지만 그야말로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이 어울리는 2016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여러 가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고, 지난 7일 2017학년도 수능 성적이 발표됐다. 수능일 당시 학생들의 반응을 통해 이른바 '불수능'이라는 예측이 나왔고, 특히 상위권의 변별력이 강화됐다고 한다. 원하는 점수를 얻지 못한 학생들은 일찌감치 내년도 수능 준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매년 반복되는 수험생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생각하며 우리의 대학이 처한 현실을 되돌아보았다.흔히 대학을 상아탑으로 표현하고 있다. 상아가 코끼리의 엄니이고 고가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상아탑은 귀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이 상아탑이라는 표현은 사실 아카데미즘이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는 점을 비꼬는 경향이 강한 표현이기도 하다. 이 상아탑(象牙塔)의 어원은 프랑스의 평론가 생트 뵈브(Sainte Beuve)가 세속적인 생활에 관심을 두지 않고 고고한 예술지상주의 입장을 취한 19세기의 프랑스 문인 알프레드 드 비니(Alfred de Vigny)를 평가한 말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상아탑의 의미가 현대에 와서 긍정적으로 변용되었지만, 이른바 대학을 상아탑이라고 일컬을 때에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현실의 맥락과 다름'이라는 의미가 내포된 것이다. 현실 이상의 중요한 가치들을 가르치고 연구하거나, 현실에 쓸모없는 것들을 가르치고 연구한다는 의미인 셈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 사회는 대학과 사회, 엄밀하게 말해 이상과 현실 사회의 괴리를 용인하기 어려운 상황에 돌입하게 되었다.특히 전통적인 인문학 분야인 이른바 문사철(文史哲)은 취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학문으로 취급받게 되었고, 많은 학과가 비자발적으로 융합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졸업생의 취업률을 통해 학문의 가치를 평가받는 시대가 되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대학은 '진리'와 '정의'를 배우는 상아탑이라기보다는 취업을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쯤으로 여겨지고 있다.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대 젊은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학문 분야는 공학계열이었다. 5년 전인 2011년에 비해 공학계열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커졌다는 사실(11년 40.8%→16년 52.4%)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2011년에 가장 많이 선호하는 학문이었던 인문사회계열에 대한 선호도(11년 50.8%→16년 41.2%)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우리는 이쯤에서 대학의 존재 가치에 대해 다시금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기업의 생산 현장과 괴리된 학문은 정말 쓸모없는가? 경제 시스템의 효용성과 미래 가치에 대한 논의만 필요하고, 인간성과 인류의 역사에 대한 논의는 불필요한 것인가? 사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필요하긴 한데…'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대학은 기업에 바로 적응할 수 있는 인력을 키워내야 한다는 명제와 당장 결과를 낼 수는 없지만 우리 사회의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명제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정부의 교육정책은 전자의 방향 쪽으로 대학을 유도하고 있다. 한편, 최근 국내 기업들에서도 인문학적 교양을 가진 사원들을 뽑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구글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인문학도들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엄청난 성과들을 낸 것에 자극을 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인문학적 토양이라는 것이 결코 단시간에 형성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개간하고, 거름을 주어 토질을 좋게 함으로써 땅심을 키워야만 진정 영양가 높은 작물을 키워낼 수 있는 것이다. 얼핏 보면 이것이 상아탑에 틀어박혀 쓸데없는 짓을 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더 늦기 전에 우리 대학들이 다양한 인재들을 길러낼 수 있는 기반 조성에 매진해야 할 것으로 본다./문철수 한신대 교수문철수 한신대 교수

2016-12-13 문철수

[수요광장]서울외곽순환도로 요금인하 빠른 결정 원한다

북부구간 2184원까지 인하 검토60년 희생 경기북부주민들 위해개통당시 저렴한 요금이었다면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 남지만정부정책 능동적인 지자체에 위안빠른 시일내 확정 적용되길 바라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퇴계원~일산구간의 요금은 4천800원으로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재정고속도로 요금 2천900원에 비해 1.7배 높아 지역민의 불만이 매우 높았다. 이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통행료 인하방안 설명회를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했다. 이 연구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의 요금을 2천184원 까지 인하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금번 설명회를 시작으로 지역·전문가의 의견수렴을 거쳐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고, 전문기관의 검토와 협상 등 실무절차를 거쳐 내년 말 통행료 인하를 목표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면서도 노선과 요금에 얽힌 과거의 일이 생각났다. 서울외곽순환도로는 초기에는 북한산관통도로사업으로 불리어 지다가 2001년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명명되어진 사업으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사업이다. 북한산국립공원의 환경파괴와 사찰 등 문화재 파괴 등을 이유로 불교계 및 환경단체가 반발하여 2003년에 국무총리실 산하에 북한산관통도로 노선재검토 위원회가 설치되었다. 이 위원회는 찬성하는 전문가와 반대하는 전문가 5인씩 동수로 구성하였으며 필자는 반대하는 전문가의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도시계획 전문가로 지역개발을 위해 필요한 도로를 반대한다고 여러 곳에서 원성이 매우 높았다. 그때마다 현재의 노선보다 경기북부지역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노선이 있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즉, 현재의 노선보다 의정부 위쪽으로 노선을 우회한다면 경기북부지역의 개발 잠재력을 더욱 높일 수 있고, 결국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경기북부지역의 발전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정부에서는 우회노선으로 변경하면 3천억원의 예산이 더 들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안보로 피해를 받고 있는 경기북부지역의 배려를 위해 3천억원을 국비로 지원하자는 방안을 제시했었다. 물론 이 대안은 채택되지 않고 현재의 노선으로 결정되었다. 현재 노선보다 더 우회하는 노선이 결정되었으면 경기북부지역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에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 노선 결정을 위해 치열한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눈길을 끄는 자료가 있었다. 퇴계원~일산구간의 요금이었다. 아마도 대략 6천600원 하는 요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확정된 요금은 아니고 계획요금이었다. 그러나 너무 비싼 요금이라 구체적인 근거를 요구했었다. 그때 정부에서는 4천원대 까지 요금을 인하할 수 있다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아마도 현재의 요금액과 비슷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도 국비로 건립된 경기남부의 외곽순환고속도로 요금에 비해 비싸다고 판단되어, 요금인하를 위해 당시 경기북부지자체장과 시의원들에게 호소했지만 도로개통이 우선이라고 판단하여 다들 호응하지 않아 요금인하 주장을 접어야 했었다. 물론 위원회의 목적이 노선을 재검토하는 것이었지 요금을 조정하는 위원회가 아니었기 때문에 더 이상 요금인하를 주장하는 것도 무리라 판단했다. 노선변경이 안된 것만큼이나 많은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노선재검토위원회에서 노선협의가 실패하고, 노무현대통령의 직권에 의해 현재의 노선으로 결정되고, 개통된 이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다닐 때 마다 비싼 요금을 더 인하하지 못한 아쉬움이 못내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었다. 그러던 차에 13년이 지나 경기북부지자체장들을 중심으로 요금인하주장이 제기되는 것을 보고선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 생각했다. 안보를 위해 60년 동안 희생한 경기북부지역 주민을 위해 개통당시부터 저렴한 요금이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남지만 정부정책에 수동적이었던 당시의 상황에 비교해 능동적인 지자체의 움직임이 다소의 위안이 되었다. 발 빠른 움직임으로 내년 말까지 가지 않고, 빠른 시일 내에 요금인하가 결정되어 적용되기를 바란다./최주영 대진대 교수최주영 대진대 교수

2016-12-06 최주영

[수요광장]글로벌 약속과 우리의 책임 있는 자세

국제적 약속은 전문가들 검토후지속가능한지 판단 신중히 다뤄OECD국가답게 반드시 지켜야세계적 이슈 우리의 역할 찾고공무원·공기업 직원 능력 개발과국민들 교육 강화시키는 전략 필요 글로벌 시대. 전 세계는 기후변화, 물안보, 이산화탄소 저감 등의 무수한 환경 문제를 비롯하여 인권, 기아와 가난, 전쟁과 테러, 빈부 격차 문제 등 크고 작은 사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우리나라 역시 이 같은 글로벌 이슈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했고, 그 와중에 무수한 약속도 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냉철하게 그 약속들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잘 진행된 것도 있지만 그 밖의 여러 부문에서 세계와 국민을 대상으로 했던 약속들이 정부가 바뀌는 즉시 유야무야된 사례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이명박 정부 때 국제적 규모의 녹색성장이 그러하다. 녹색성장은 2005년 '유엔 아시아·태평양 환경과 개발장관 회의'에서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 개념으로 등장하였다. 이명박 정부는 국가발전 전략으로 녹색성장을 추진하였으며 녹색성장을 주관하는 주체가 우리라 공언되었으나, 정부가 바뀐 후에는 우리의 역할이 없어져 관련 부처는 물론이거니와 이를 지켜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퇴색해 버린 현 시점에서 사람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쉽게 무감해지고, 아예 체념한 상태가 되어 버린 듯하다.또 녹색성장과 관련한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GCF)도 마찬가지이다. GCF는 국제연합(UN)의 기후변화 협약을 근거로 한 기후변화 사업 지원 기금으로 2012년 10월 인천에 사무국이 유치 확정되었으나, 4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GCF 사무국을 유치했다는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GCF 출범 당시 중국의 대리이사국 자격을 보유하였으나 지난해 이마저도 다른 나라에 넘겨주게 되어 GCF의 의사 결정에 거의 참여하지 못하는 실정이며, GCF 사업에 우리나라가 참여한 실질적인 내용도 거의 전무하다. 또한 녹색도시로 도약한다는 약속도 공언에 불과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는 녹색성장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창조경제가 들어섰다. 현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도 정권이 바뀐 뒤에는 또 어떤 이름으로 불리게 될지, 아예 물거품처럼 사라지지는 않을지 모를 일이다. 때문에 이에 투입된 많은 인력과 예산, 시간, 노력 등이 허비되는 것에 대한 염려와 이 같은 일들이 반복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것을 해야 한다.첫째, 국제적인 약속은 대표성을 지닌 관련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다각적인 차원에서의 정보공유와 정책시행의 결과에 대한 세심한 검토 후에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지속가능한지 반드시 그 세부과정과 결과치를 예측해 보아야 하고, 구체적으로 계획하여야 한다.둘째, 일단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우리는 이미 OECD국가이다. 말에 대한 책임과 언행일치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이 국가정책결정 부분에서도 반영되어야 할 가치이다.셋째, 우리의 경제력은 세계 10위권으로 세계적 이슈에 대한 우리의 역할이 꼭 있어야 한다. 그리고 꼭 달성하려고 노력도 해야 한다. 넷째, 우리의 글로벌 마인드를 증진시키는 데에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들의 능력도 개발되어야 하고, 국민들의 교육도 강화되어야 한다.모든 국민이 느끼고 있듯이, 지금 국가는 여러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이뤄낸 배경을 바탕으로 우리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는다. 각자의 위치에서 준비하고, 실행하고, 마무리 짓는 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잘 해낼 수 있으며, 선진국의 위치를 공고히 할 것이라 확신한다./최계운 인천대 교수·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최계운 인천대 교수·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2016-11-29 최계운

[수요광장]지역 경제… '플랫폼'만이 살길이다

앞으로는 새로운 융합기술자원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 입힌 플랫폼 만드는정부만이 최후의 승리자 될 것공공부문도 토지·주택·마케팅등인프라 구축해 이용토록 해줘야"현재를 즐겨라.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우리를 거두라"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에서 기숙학교에 새로 부임한 키팅 선생이 학생들을 놓고 '카르페 피엠(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을 속삭이는 장면이 퍽 인상적이다. 그의 강의스타일이 '죽은 시인의 사회'를 재결성하게 만들었고 소심남인 토드 앤더슨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여기서 '시'는 교사와 학생들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플랫폼', 즉 토론의 마당이 된다. 요즘 플랫폼하면 구글이 떠오른다. 구글은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단말기(디바이스)로 이루어진 'CPND 생태계'에서 탄탄한 플랫폼을 통하여 콘텐츠부터 네트워크, 디바이스까지 통합하면서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제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시대라기보다는 '구글라이제이션' 시대라는 말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구글이 온통 사람들의 삶을 이끌어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플랫폼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 즉 마당이다. 자신만의 플랫폼을 가진 정부나 기업이 미래의 성공과 부를 지배한다. 브랙시트와 트럼프의 미국대통령 당선으로 앞으로 보호무역주의와 국수주의로 인해 세계화의 속도가 느려지고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국가 이미지와 파워가 줄고 중국과 러시아의 힘이 커질 것이다. 이런 여건에서 한국에는 강력한 리더십을 기반으로 한 정치경제 플랫폼이 절실한 시기이다. 브랙시트 반대파는 경제와 정치적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탈퇴파는 역사, 문화라는 독립적 플랫폼의 가치를 주장했다. 국내 정치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와 국가운영시스템이라는 플랫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경제는 바닥이고, 정치는 후진국이고, 사회는 양극화이고, 대외관계는 불안이다. 외교는 굽신, 경제는 불신, 남북관계는 등신이라던 이명박 정부의 '삼신정부'보다 현 정부는 현저히 더 못하는 것 같다.한국경제가 성장, 투자, 소비 등 모든 분야에서 무기력해 보이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2차례 금융위기를 힘들게 넘겼지만 지금은 위기를 헤쳐나갈 돌파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 경기가 무기력증에 빠지면 경계해야 할 것이 경제의 정치화이다. 낡고 부패한 정치적 플랫폼이 경제를 지배하면 비효율성이 극에 달할 수 있다. 경제의 정치 플랫폼화가 지나치게 되면 경제추락이 빨라져 남미처럼 성장을 멈춘 채 서서히 주저앉게 된다. 앞으로는 새로운 융합기술, 네트워크, 자원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입힌 플랫폼을 만들어 내는 정부만이 최후의 승리자가 될 것이다. 정부 등 공공부문에서도 토지, 주택, 데이터, 정보, 마케팅 등 인프라를 플랫폼을 통해 깔아주고 기업이나 일반인들이 쉽게 사용하게 있게 해 주어야 한다. 경기도는 현재 다양한 플랫폼을 깔아주고, 이 플랫폼을 중간 매체로 하여 모든 공공인프라가 구축되고, 여기서 중소 스타트업체들이 참여하여 생산성을 극대화 시키는 시스템을 만들어 준다. 오픈 플랫폼 형식의 새 기술을 개발하여 전통적 기술과 융합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공유적 시장경제 체계를 지향하고 있다. 경기도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육성하기 위해 오픈 플랫폼을 깔아 판교 테크노밸리로 기업이 들어오게 한다.정부나 일반기업이나 사회적 기업이 플랫폼을 개발해 확장하고, 역동적이고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제부터 '구글처럼 개방하고, 페이스북처럼 공유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원하는 프로젝트를 플랫폼에 모아 새로운 성공방정식에 도전해야 한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는 기업과 가계를 위하여 정부 관료와 정치인들은 제대로 된 경제, 정치 플랫폼을 깔아주고 이 위에서 이들이 성실하게 일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대 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그득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 스스로 통찰력과 지혜를 가지고 미래를 꿈꿔야 할 시점이다./원제무 한양대 교수원제무 한양대 교수

2016-11-22 원제무

[수요광장]'어려운 시국'이지만 대입 수험생들의 선전을 기대하며

최순실 딸 정유라 입학·학사특혜의혹 사실로 드러나자수험생들 엄청난 박탈감 느껴국정농단 사태로 청소년 마음에커다란 상처 남겨줘 '가슴 먹먹' 무력감 크지만 건강함을 믿는다내일은 2017학년도 대입 수능일이다. 수험생들은 초등학교부터 시작해 지난 12년간 쌓아 온 실력을 모두 발휘해야 하는 날이기도 하다.그런데 지난 주말 수능 시험을 불과 닷새 앞둔 수험생들이 '고 3인 우리는 연필 대신 촛불을 들었습니다' 라는 피켓을 앞세우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착잡하기만 했다. 또 다른 학생들은 '역사의 중심엔 늘 청소년이 있다'는 의미심장한 구호를 내걸기도 했다.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온 나라를 헤집어 놓으면서 수능 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이 집회에 참여하게 된 것은 성실하게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여지없이 무너져 버린 상실감 때문이 아닐까?필자 스스로도 요새 학생들 앞에 서면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앞서 할 말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노력과 성실이 삶의 우선 가치가 돼야 한다고 가르쳐 왔을 텐데 이번 사태로 그 믿음이 완전히 무너져 버린 느낌이다. 지금 같은 상황 속에서는 "열심히 공부해서 수능 점수 잘 받으면 정말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나요?"라는 학생들의 질문에 학부모도 교사도 자신 있게 답변할 수 없을 것이다. 일제 강점기, 한국동란을 거치면서 폐허가 되었던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주목받는 국가가 된 것은 자녀들에 대한 부모의 교육열 때문이라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바탕에 깔려 있었던 믿음은 이른바 금수저와 흙수저 차별 없이 대학 입학은 엄정한 공정성이 담보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최순실 씨 딸 정유라의 입학·학사 특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많은 수험생들은 엄청난 박탈감을 느끼게 되었고, 사회 정의라는 개념에 대해 불신과 회의감마저 들었으리라 본다.돌이켜 보면 수험생 시기에 1979년 10·26 사태, 1980년 5·18 광주민주항쟁을 경험한 80, 81학번 이후 이번이 수험생들에게 가장 힘든 수능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지난 30여 년 전과 달리 지금은 대입 전형 공정성에까지 불신감이 들 정도여서, 가뜩이나 컨디션 조절이 중요한 시기에 마음을 다잡지 못하는 자녀, 제자들을 바라보는 학부모와 교사들의 속도 타 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최근 부정적인 사회 이슈가 끊이질 않으면서 수험생들의 고민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쏟아지고 있는데, '금수저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걸', '장래 희망을 포기하게 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등 이른바 '순실증'으로 인한 수험생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한계치를 넘어선 것 같다. 이처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우리 청소년들 마음에 아물기 어려운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는 점을 생각하니 정말 가슴이 먹먹하기만 하다. 오죽하면 수능 1주일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뛰쳐나왔을까? "이기적인 마음에 촛불집회에 나가겠다는 아이들을 말렸다. 내 아이들이 희생해 가며 나라를 바꾸기보다 차라리 이 나라를 떠날까 싶다"라는 어느 학부모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이 지경까지 되었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수험생들의 무력감이 극에 달한 상황이지만 나는 이들의 건강함을 믿는다. '나쁜 어른'들을 보면서, 자신들은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우리 젊은 세대의 외침 속에서 한 줄기 희망을 느낀다. 한편, 정말 말도 안 되는 사회 부조리를 직접 목격한 청소년들에게 앞으로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해 주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 기성세대들의 책무라 생각해 본다.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다행히도 올해는 수능 한파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부디 수험생들의 마음속에도 한파가 없었으면 한다. 어려운 시국이지만 우리 수험생들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문철수 한신대 교수문철수 한신대 교수

2016-11-15 문철수

[수요광장]기후변화 시대의 요구, 탄력형 물 인프라 구축

기후변화 대응은 완화 못지않게상승 온도에 대비 적응전략 필요배수·관로·저수형태 등 변화로다른 나라보다 먼저 능동적이고과학적 접근으로 발전한다면세계 물산업 주도하는 기회 생겨2010년, 2011년 및 2014년에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 중심지인 광화문, 강남역과 우면산 일대에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미래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 OECD에 속한 국가로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의 여러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 나가야 하는 나라, 선진국 대열에 속하여 물, 전기, 도로 등 각종 사회적 인프라는 이미 완비되었고, 그 기초 아래 첨단산업만 발전시키면 되는 나라로 인식해 왔던 터라 우리나라의 심장부가 이처럼 폭우나 산사태에 맥없이 무너져 내린 것에 국민 모두 아연실색했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 내 홍수나 큰 가뭄 등 재해가 나지 않자 우리의 뇌리 속에 이와 같은 일이 언제 일어났는지조차도 기억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가 다시 큰 재해가 일어나면 그때서야 '누구의 책임이다', '시스템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또다시 난리를 칠 것이다. 이제 우리도 좀 더 차근차근 실태를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미리 준비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 아울러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원인을 보다 근본적으로 살펴보고 구체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물 문제는 여러 면에서 다른 나라와 다르다. 강수의 계절적 치우침이 심하고, 지역적 차이도 크다. 인구는 많고, 국토 자체가 그다지 넓지 않아 1인당 가용수량이 세계평균의 5분의 1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더군다나 도시화가 심화해 물을 사용하는 지역과 물을 담수하는 지역도 다르다. 짧은 시간 동안에 확장된 도시가 많아 지하에 깔린 인프라가 계획적이지 못한 곳이 많다. 이를 어떻게 잘 보완하고 잘 관리해 나가느냐 하는 문제는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큰 과제이기도 하다.물 인프라는 여러 인프라 중에서 변동성이 특히 강하다. 언제 어느 정도 비가 올지 아무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과거의 형태와 유사하게 비가 올 것이라는 가정 아래 확률 분석을 하여 각종 계획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가정한 것과 다른 형태의 비가 내리는 경우 이에 대하여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크게 만들 수도 없다. 더군다나 최근과 같이 기후변화 영향을 많이 받는 경우에는 과거의 패턴과는 매우 다르다. 최근의 분석결과는 강우패턴이 과거와 크게 달라서 단위시간 당 강우 강도가 커지고 남부지방은 강우량이 크게 늘어나는 데 비하여 중부지방은 오히려 줄어든 경우도 많다. 수위에 영향을 주는 바닷물의 수면상승도 심각하다.무엇보다도 기후변화로 인하여 늘어난 강우량이나 더 커진 단위시간 당 강우 강도로 인하여 부족할 수밖에 없는 인프라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에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모든 하수관을 다 바꾸거나 부족한 관을 새로이 매설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개념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할 "탄력성 인프라 체계"를 정립하여 이를 준비하고 기존체계를 보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결정이 있어야 한다.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은 주로 탄소 배출량 감소등 주로 완화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기후변화 완화 못지않게 기후변화 적응에 신경을 써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상승하는 온도에 대비한 적응전략이 있어야 하며, 가장 심각하게 고민할 부분이 물 문제이다. 기존 또는 신규 인프라를 어떻게 탄력형으로 만들어 나갈까 하는 것에 대한 국가적 전략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탄력형 체계에는 배수체계, 관로 형태, 저수 형태 등의 변화가 수반된다. 우리가 이에 대하여 다른 나라보다 먼저 능동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적극적 발전방향을 만들어 나간다면 세계 속에 또 다른 형태의 물 산업을 주도하는 기회가 우리에게 생겨날 것을 확신한다./최계운 인천대 교수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최계운 인천대 교수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2016-11-08 최계운

[수요광장]'흙수저' 도시대학사업과 '금수저' 문화융성사업

도시대학사업 예산 2천만원인데문화창조융합벨트 '7천462억원'몇백 몇천배 효과 있을지 의구심비선실세 '최순실'과 추종세력들기금 온당치 못한 곳에 쓴 의혹큰 충격과 깊은 자괴심에 빠져경기도에는 푸른경기실천협의회라는 단체가 있다. 이 단체는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경기도내 도민, 전문가, 행정, NGO 단체들이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하여 지속가능한 경기도의 발전을 추구하도록 하는 단체이다. 물론 이 단체는 1992년 브라질의 리우회담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지구를 살리기 위해 UN이 적극적으로 권장하여 설립한 기구이다. 현재 경기도에는 29개 시군에 지방의제협의회가 설립되어 있으며, 광역차원의 필요성에 의해 푸른경기실천협의회가 설립되어 활동 중이다. 필자도 4년 동안 이 단체의 공동대표를 맡은 적이 있다. 이 단체에서는 매년 경기남부와 북부지역을 분리하여 도시대학을 열고 있다. 경기북부 도시대학은 현재 10년째 운영되고 있다. 이 도시대학에서는 이론적인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주민들이 자기 마을의 적당한 대상지에 적합하고 다양한 방식의 마을개선방안을 직접적으로 수립하고, 마스터플랜도 작성해 보는 실천적인 사업이다. 도시대학을 직접 운영하면서 해마다 느끼는 것이 자기 마을을 개선하기 위한 주민의 참여도와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주민들의 실력이 전문가 수준이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있었다. 그 중에 가장 어려운 점은 1천만원의 예산으로 10개 지자체의 주민(100~150명)들과 대학을 운영해야 한다는 점이 다. 매주 한차례 8시간씩 8주 동안 대학을 운영하는데 점심과 차비는 당연히 주민 부담이고, 지도교수들의 수당도 8시간에 25만원 정도 밖에 지급하지 못하였다.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래도 100여명의 주민과 10여명의 교수진, 학생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특히 올해 경기도따복공동체에서 1천만원을 지원하여 총 2천만원의 예산으로 시행한 올해 사업은 참여주민이 상당히 늘어나는 등 매우 성공적이었다. 물론 점심과 차비, 지도교수 수당은 참여팀의 증가로 인해 넉넉하지 못해 이전과 똑같이 시행하였다.내년에도 푸른경기실천협의회와 경기도따복공동체가 공동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 지역주민의 도시대학에 대한 희망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런데 최근 미르재단이니 k스포츠 재단이니 하는 곳에서 단기간에 수백억원의 기금을 모금하고,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와 그의 추종세력에 의해 기금이 온당치 못한 곳에 쓰여 졌다는 의혹에 1천만원의 증액에도 즐거워 했던 우리들은 큰 충격과 더불어 깊은 자괴심에 빠졌다. 특히 통상 국회에 제출하는 정부예산에는 많은 양의 설명 자료를 붙여 제출하는데 반해, 최씨와 관련된 예산으로 알려진 문화창조벤처단지조성(98억원)과 문화창조융합벨트 글로벌 허브화(168억원) 등 4개 사업은 딱 두 줄 정도의 설명밖에 없었다는 어느 국회의원의 발언을 듣고 느낀 허망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2천만원 짜리 도시대학사업에도 50페이지에 달하는 사전계획서를 냈던 우리 시민들인데 말이다. 지난 3년간 문광부의 예산을 살펴보면 문화창조융합벨트의 핵심인 콘텐츠분야는 2014년에 5천185억원에서 2015년에 6천107억원, 2016년에 7천462억원으로 각각 922억원, 1천355억원 급증했다. 과연 이 문광부의 예산이 어떻게 쓰여졌으며 어떤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지 실로 궁금하다. 2천만원의 도시대학사업과 비교해서 7천462억원의 문화창조융합벨트사업은 몇 백배 아니 몇 천배의 효과를 나타내야 하는데 효과나 있는지나 모르겠다.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비선실세들의 호주머니 돈이 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이 현실이 실망스럽고 무섭다. 결론적으로 문화융성사업은 금수저를 위한 금수저 사업이고, 도시대학사업은 흙수저를 위한 흙수저 사업이었나 하는 자괴심이 가슴 한편을 떠나지 않는다. 내년에도 도시대학사업을 해야 하는데 이 사업과 관계도 없는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주민들이 과연 올해처럼 즐겁게, 행복하게, 모두가 함께하는 사업을 해나갈 수 있을지 큰 걱정이다./최주영 대진대 교수최주영 대진대 교수

2016-11-01 최주영

[수요광장]세종시, 이대로는 안된다

국가균형개발 이념 밀어붙인노무현 정권의 대표적 실패작서울 출장비 하루 7700만원교통 등 총제적 비용 천문학적국가경쟁력 높이고 비용 줄이는대안마련 국민적 지혜 모아야혼밥(혼자 밥 먹기), 혼일(혼자 일하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요즘 세종시 공무원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2003년 12월 19일 노무현 정부는 지방분권특별법, 국가균형발전기본법, 신행정수도건설을 위한 특별법의 3개 국가균형발전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노정권은 이 법들을 통해 모든 국민이 골고루 잘살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당시 노정권에 참여했던 관료, 정치인, 학자들은 우리나라가 무슨 역성혁명이나 한 것처럼 춤추고 다니는 무지와 오만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부터 세종시의 비극은 시작되었다. 국민들에게 한마디 물어보지도 않았고, 상의도 없었다. 신행정수도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세종시를 잉태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기득권층이 미워서 지배세력을 변화시키려고 이들 법을 만들었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다. 그들은 이들 법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영남과 호남,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강남과 강북 사이의 사회·공간적 불균형이 해소될 것이라는 논리에 지나치게 집착하였었다.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학자나 일부 정치인들을 수구, 꼴통, 보수, 기득권층들로 매도하면서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삼았었다. 국가균형발전이 노무현 정부의 국정 기조임이 분명해지자 '수구세력 발목잡기, 수도권 지역이기주의 때려잡기', '강남세력 죽이기'등을 실천하기 위한 비장함까지 엿보였다.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정권의 국가균형개발이라는 이념을 밀어붙여 국민의 이성을 중독시키려고 한 대표적인 실패작이다. 세종시 이전에 따른 엄청난 사회비용 증가가 이를 웅변해 준다. 세종시 공무원들이 서울(여의도 국회 등)에 왔다 갔다 하는 길에 뿌리는 출장비가 하루에 7천700만원에 달한다. 그밖에 심리적 고통에서부터 이주, 교통, 자녀교육 등에 따른 총체적 비용만 해도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른다. 요즘 세종시 이전 이후 4년 관료사회가 길을 잃었다는 모든 언론의 공통적인 진단은 매우 충격적이다. 세종시 이전이 본격화된 2013년 이후 공직을 그만둔 5급 이상 공무원이 3천296명에 달한다는 게 이를 시사해준다.경제발전을 이끌어 왔던 세종시의 고위직 관료들은 서울 중앙부서에서 밤을 새워 근무할 때처럼 국가업무에 대해 강한 책임감과 의욕을 상실해 가고 있다. 청와대나 국회의 최근의 정책 흐름이나 분위기에 대해서도 감이 약해지다 보니 절망상태에 빠져서 부서 간의 정책조율이나 기획업무에 대해 자포자기하는 세종시 관료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부작용과 실패는 당시 누구나 예견한 사항이었다. 정치인들이 포퓰리즘에 기대어 오직 충청 표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었던 까닭이다. 세종시는 수도이전이 위헌으로 결정 나자 곧바로 노무현 정권이 몰아붙인 결과물이다. 그 후 이명박 정권에서는 차기 대권을 꿈꾸는 박근혜 진영의 논리에 의해 무력화될 수밖에 없었다.지역균형이라는 정책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또 다른 수단인 혁신도시로 인해 공공기관과 공기업 121개 (수도권 소재 345개 공공기관 중)기관이 전국의 혁신도시로 산산조각이 나 흩어져 버렸다. 김천에 있는 한국도로공사나 진주에 있는 LH 직원들이 상전부서인 세종시 국토교통부를 다녀오다 보면 하루가 다 날아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세종시에 있는데 한전 전력거래소는 나주에, 한국수력원자력은 경주에 있어 위기상황 발생 시 대응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비효율의 극치인 셈이다.국가균형발전이라는 허울 좋은 편향된 시각이 오늘의 갈등과 불행을 부채질한 것이다. 국토균형발전과 같은 국토의 근간을 흔드는 정책은 국민의 편익증대와 비용감소가 수반될 때 실효를 지닌다. '사람의 번영(people's prosperity)' 은 고사하고 사람에게 불행만 주는 '지역번영(regional prosperity)'은 허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세종시가 안고 있는 비효율은 앞으로도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부서별 정책 추진에 있어서 서울과 세종 간에 사회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과 함께 공무원들이 서울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사회와 시장 변화를 쫓아 갈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주는데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원제무 한양대 교수원제무 한양대 교수

2016-10-25 원제무

[수요광장]대학 문턱이 너무나도 높은 장애학생들

비장애인과 같은 교육권 갖지만습득능력 한계 있다고 보는 편견졸업해도 취업문 여는곳 드물고배려 차원의 입시제도도 부족동등하게 경쟁하지만 장애라고종종 입학 불허해 높은 벽 실감내달 17일 2017 대입 수능 시험이 치러진다. 초등학교부터 따지면 지난 12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단 하루에 쏟아내야 하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날이 아닐 수 없다. 매년 수능 시험 날 저녁 뉴스를 보면 경찰의 도움으로 시험 직전에 교문을 가까스로 통과하는 수험생, 갑자기 몸이 아파 병원에서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 하루 종일 고사장 앞에서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는 부모님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같은 또래 친구들이 대학 시험을 치르는 날에 조용히 눈물짓는 많은 장애학생들이 있다. 얼마 전 '바꿈'이라는 시민단체에서 만든 카드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장애인 교육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었다. 이들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의 취학률은 68.1%인 데 비해 장애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겨우 15.9%로 나타났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을 감안할 때 지극히 낮은 수치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어째서 대학에 진학하는 장애인의 비율이 이렇게 낮은 것인가?우선 장애인의 대학 진학을 가로 막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사회가 장애학생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즉 비장애인과 동일한 교육권을 가지고 있지만, 장애학생이 습득할 수 있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장애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해도 전문적 직업을 갖기 어렵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의 취업과 관련해 일부 제도적인 지원책을 가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편견 없이 장애인에게 취업의 문을 개방하는 곳이 많지 않다. 그리고 세 번째 이유는 기본적으로 대학 내에 장애인에 대한 배려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대학 시설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장애인들을 배려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서 대학은 재정적 문제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투자의 효율성을 이유로 사회적 당위성을 무시한 처사라 할 수 있겠다. 2009년 국가인권위 자료에 따르면, 장애학생이 한 명 이상 재학 중인 218개 대학 중 장애학생 지원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대학이 193개였으며, 장애학생 지원 관련 사항을 학칙에 반영하는 대학은 전국에서 겨우 80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장애학생을 배려하는 입시제도가 부족하다는 점과 비장애 학생들과 경쟁을 통해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입학이 불허되는 사례가 아직도 종종 발생한다는 점이다. 장애학생에게 대학의 문턱은 그 자체로 너무나도 높은 벽이다.한국 사회에서 대학의 정체성과 관련된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누군가는 대학이 현실에 맞게 준비된 직업인을 양성하고, 그에 대한 기초 소양을 닦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다른 이는 대학이 학문의 발전을 위해서 순수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종종 애초 부정적 뉘앙스였던 '상아탑'과 같은 표현이 마치 순수성을 상징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입장을 가진 사람이건 대학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보편적 가치들을 실현하는 마지막 과정의 교육기관이라는 점에는 동의할 것이다.한편, 민주주의 사회는 기본적으로 다원성에 입각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대학들이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우리는 기본교육 과정부터 교육을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배워 왔다. 이는 헌법 31조에도 명시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고등교육 기관은 이러한 기본적인 권리를 실현함에 있어서 여전히 인식적 편견을 보여주고 있다. 당연한 것을 배려로 여기는 세상은 결코 민주적 다원성이 보장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지켜나가야 할 고귀한 가치에 대해 대학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장애학생들이 꿈을 이뤄가기 위한 다양한 길이 열리고, 이들이 희망의 날개를 달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기원한다./문철수 한신대 교수문철수 한신대 교수

2016-10-18 문철수

[수요광장]수도권을 한강대도시권이라 부르는 것이 어떨까?

남지사의 수도이전론 현실화땐서울·경기·인천 뭐라 불러야할지최근 경제적 어려움 헤쳐 나가며제2 한강기적 이뤄 낡은것 버리고새로운 미래로 나가기 위한작은 출발이란 의미 어떨지…2년 전 경기도의 의뢰를 받아 경인대도시권 미래발전전략 및 추진대책 수립에 관한 연구를 시행한 적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수도권에 대도시권 정책의 도입이 필요한지와 수도권을 대체할 적절한 용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연구의 범위에 속하였다. 대도시권 정책의 필요성을 알아보기 위해, 전국에 약 300명의 도시 및 지역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도시권 정책의 도입에 대해 88%의 전문가가 대도시권 정책이 필요하고, 약 3%의 전문가만이 대도시권 정책의 도입 필요성이 없다고 응답했다.국제적인 치열한 경쟁에서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단일 도시 위주의 정책보다는 대도시권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이런 현상은 선진국에서는 발 빠르게 움직여 뉴욕대도시권, 파리대도시권, 상하이대도시권, 도쿄대도시권 등 대도시권 정책으로 전환하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도시권 위주의 정책에서 탈피하여 대도시권 위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지만 사실상 아직도 도시 위주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특히 수도권은 수도권정비계획으로 인해 규제 중심의 정책이 중심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루라도 빨리 수도권 전부를 아우르는 대도시권 정책이 필요하다.다음은 수도권을 대체할 적당한 용어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국내에서는 대도시권을 뜻하는 수도권은 발전의 대상이 아닌 규제의 상징이 더욱 강하다. 또한 수도권이라는 용어는 잘사는 지역으로 비추어져 비수도권 지역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비수도권 지역에 마음에 상처를 주는 용어로 해석되기도 한다. 조사에 따르면 비수도권에서는 수도권이라는 용어에 대한 거부반응이 상상을 초월했다. 이런 연유로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초기에 많은 전문가가 자문해준 의견 중 하나가 비수도권에 상처를 주지 않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이분법적인 용어를 쓰지 말고 보다 발전적이고, 미래를 상징하는 적절한 용어를 만들어 내라는 주문이 있었다. 그래서 당시에 거론된 것이 수도권을 서울대도시권이나 경인대도시권으로 명명하자는 것이었다. 뉴욕·파리·상하이·도쿄대도시권 등 선진국의 대도시권 명칭에서 보듯이 지역명을 딴 서울대도시권이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대도시권에 대한 명칭에서도 전문가 의견을 청취해보니 수도권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져 수도권이라는 단어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경인대도시권은 경기도가 빠지고 서울과 인천을 지칭하기는 하지만 예전부터 경인권이라는 부르던 익숙함이 있고, 경기도가 주관하는 연구에서 굳이 경기도를 강조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하에 수도권을 경인대도시권이라 명명하고 경인대도시권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였다. 하지만 경인대도시권이라는 용어는 어딘지 모르게 미래로 나아가기보다는 과거로 회귀한다는 느낌이 들어 다소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러던 차에 최근 들어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수도이전론을 듣고, 수도를 옮기게 되면 현재의 서울·경기·인천을 무엇이라 불러야 하는지 궁금증이 발동했다. 물론 수도를 옮기는 일이 현실화됐을 때 고민해야 할 일이지만 말이다. 서울대도시권이나 경인대도시권으로 부르기도 다소 무엇인가 2%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이 난 것이 한강대도시권이라 부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의 경제적 어려움을 힘차게 헤쳐나가고, 제2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미래로 나간다는 의미에서 수도권을 한강대도시권이라 부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도권을 한강대도시권이라 부르는 것이 과거의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작은 출발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최주영 대진대 교수최주영 대진대 교수

2016-10-11 최주영

[수요광장] 혁신의 성공과 기득권의 포기

혁신에는 인내와 고통 수반성공하려면 우선 목표 명확해야미래변화 대비 뛰어난 예지력과정교한 실천전략 반드시 필요무엇보다 소유했던 여러형태의기득권 과감히 내려 놓는게 중요외국을 나가면 국내에서 느끼는 감정과 다를 때가 많다. 이른바 애국자가 된 듯 느낀다. 태극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비행기만 보아도 가슴이 뿌듯할 때가 많다. 항구에서뿐만 아니라 육상에서도 '한진과 현대'라는 영문명의 컨테이너 박스가 수십개 늘어선 것을 보면서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모르지만 '세계 무역에 우리나라의 역할이 제법 있구나' 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임에 자랑스러워했던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최근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고 조선업, 철강, 건설업계의 생사 여부가 불분명하게 나타나자 '혁신'이라는 용어가 넘쳐난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런 업종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고, 지금이라도 확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이런 가운데 '왜 우리만, 왜 내가 나서야 하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약 30년 전 미국에서 유학시절을 보냈다. 당시 학위가 끝나고 귀국할 때는 삼성 TV값의 2배 이상을 지불 하고서라도 일본의 소니 제품 TV를 가지고자 하였다. 그러나 요즈음은 크게 다르다. 우리나라의 IT산업이 세계를 리드하고 있고 가전제품의 품질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했는가? 과거 어떤 기업의 회장이 외국을 방문하고 공항을 들어오면서 했던 말이 생각난다. 모두 바꾸어야만 한다고 했다. 아내만 놔두고. 그동안 우리 국민 너와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허리띠를 동여맸다. 처음에는 모방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우리의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의 방식이나 용량을 과감히 탈피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찾았다. 이른바 혁신이었다. 그때는 우리 제품 품질이 선진국에 크게 뒤떨어져 있었기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용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감이 있었다. 당시 전 세계를 움직이던 거대 기업 모두가 여기에 동참한 것은 아니었다. 전 세계를 장악하고 기득권을 갖고 있던 많은 기업이 이와 같은 변신을 소홀히 하다가 역사 뒤로 사라졌다. 매장의 맨 뒤에 놓여있던 우리나라 가전제품들도 하나둘씩 앞으로 나오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매장의 앞면에 우리나라 제품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물론, 혁신을 제대로 실천한 세계 기업들은 현재도 여전히 왕좌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이웃인 중국은 고도경제성장과 엄청난 자국시장을 바탕으로 자신감이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성장과 미래 기술력 확보는 우리를 엄청나게 압박하고 있다. 지금 해운업계의 해결책을 두고도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대기업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기도 하고, 구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하기도 한다. 몇 년 전부터 징조가 있었는데 너무 안이했다는 지적도 있고 최근의 급변하는 경제 환경 변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겪는 아픔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를 사전에 대비하지 못했던 정부를 탓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혁신을 말하기는 쉽지만 이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혁신에는 내려놓음과 인내와 아픔이 있을 수밖에 없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혁신이 더욱 어렵다.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선, 혁신의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새로운 사고나 구상에 대한 구성원간 최소한의 공감을 위한 지혜도 있어야 한다. 특히, 미래 변화에 대한 뛰어난 예지능력과 정교한 실천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가지고 있던 여러 형태의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 여기저기서 '혁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이를 정착시키는 데 실패한 사례는 많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볼 때다. 기득권을 과감하게 내려놓고 혁신을 이루고 우리 자손들에게 밝은 미래를 넘겨주면 좋겠다./최계운 인천대 교수·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최계운 인천대 교수·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2016-10-04 최계운

[수요광장] 협력과 공유… 음악이 답이다

서로 다른 사람, 계층, 지역제도권과 비제도권, 위와 아래를협력적 정신으로 이어주는게예술이자 정책이 할 일이다더 큰 도시적 공동선 조성 위해선고민과 방향성 잊지 말아야도시민들이 삶의 현장에서 지칠 때 산이나 공원처럼 자신들이 좋아하는 공연이 있는 곳을 찾아가면 음의 아름다움, 감수성, 해학, 시대에 대한 통찰력 같은 쾌감으로 가득히 충전되어 돌아오게 된다. 음악은 감상적이고 추상적인 영역이라 음악 듣기는 몸의 잠든 감각을 일깨워 준다. 공연을 제공하는 연주자 입장에서 보면 아름다운 앙상블을 만들어 내는 작업은 고난의 행군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첼로앙상블 리허설을 하거나 연주할 때 멜로디와 베이스, 그리고 코드와 지시어를 완벽하게 채운 악보와 이를 옮겨놓은 실제 연주 간에는 악단마다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 이 차이는 연주자의 악보에 대한 해석, 연주단 리더의 스타일, 연주기법, 연습량, 연주자의 곡에 대한 애착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연습은 혼자만의 음악 행위이고 리허설과 연주는 집단적 경험이다. 연주에서 연주자들을 괴롭히는 지시어는 '에스프레시보(espressivo)', 즉 '풍부한 표현'이다. 이 지시어를 음향으로 변환시키려면 작곡가의 의도, 연주장의 환경, 청중들의 호응도, 단원들의 표정, 리더의 지휘 등을 살펴야 하는데 이게 만만치 않은 일이다. 리허설에서는 어느 부분에서 어느 파트가 어떤 음색으로 연주해야 하는지를 협력해서 공유해야 한다. 예컨대 '점점 느리게(ritardando)'라는 지시어를 얼마나 느리게 할지를 협력적으로 의사결정 해야 한다. 연주단원들 사이의 실제 소통은 눈썹을 찡긋 올리거나, 심음 소리를 내거나, 잠시 흘낏 시선을 던지는 식의 비언어적인 공유적 동작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앙상블은 단원의 음악적 렌즈에 따라 다차원을 보려는 입체파, 일순간 감성을 담고자 구체성을 지워버린 인상파 등의 다양한 음으로 표출된다. 이때 서로 간의 상호작용과 교환은 불가피하다. 예술을 하려면 이처럼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각자의 음악적 습관을 공유된 의식의 연주영역으로 끌고 들어가기 위해선 상향식 협력이 필요한 이유이다.이와 같은 예술적 협력은 도시정부나 회사에서도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목표이자 가치가 된다. 어느 조직에서든 조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협력적 상호작용이 절대적이다. 경영과 행정이 성공하기 위해선 협력적 생태계가 가동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런 맥락에서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의 협력적 공유사회(Collaborative Economy)는 협력적 공유도시에 대한 강한 논리적 토대를 마련해준다. 협력적 공유도시라는 패러다임은 현재 우리 도시에서 시민단체, 협동조합, 아파트 입주자회의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어서 시장과 정부서비스를 보완·대체하는 '제3의 거버넌스'라고 정의되곤 한다.협력적 공유사회는 공유경제와 이념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얼마 전 포천지가 발표한 세계 유니콘 기업(1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보유한 스타트업) 중 최상위 순위 기업은 우버, 에어비앤비, 샤오미, 스냅챗, 플립카트… 모두 자산을 소유하지 않은 공유업체이다. 이들 공유기업이나 공유도시의 본질은 협력, 연결, 매개 플랫폼, 통제이다. 협력적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음과 힘을 하나로 합하여 함께 행동하는 협력정신이 있어야 한다. 협력적 도시란 생산자vs소비자, 기업vs근로자, 정부vs시민, 정부vs기업, 시민vs시민 등이 함께 삶을 살아가면서, 공유하고, 협력적으로 운영되는 공동체가 많은 도시를 의미한다.협업소비, 동료생산(peer production), 상호조합, 이익과 가치의 공유 등 협력적 상호관계에 기반을 둔 도시경제가 바로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음악이건 경제이건 바라보는 시각의 중심은 도시민들이 고통받는 현장이다. 예술과 정책 그리고 경제는 도시의 가장 아픈 곳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 서로 다른 사람, 계층, 지역 그리고 제도권과 비제도권, 위와 아래를 협력적 정신으로 이어 주는 게 예술이자 정책이 할 일이다. 이처럼 급격한 시대적 패러다임 변동 시기에는 보다 더 큰 도시적 공동선을 만들기 위한 고민과 방향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원제무 한양대 교수원제무 한양대 교수

2016-09-27 원제무

[수요광장] 2017수능 제2외국어 지원 결과로 본 '대입 정책 맹점'

아랍·베트남어 등 소수언어 선택공부 안 하고도 쉽게 등급 받아요행 바라는 수험생들 늘어나대입수능 전체 공신력 떨어져글로벌환경에 발맞춰 도입된제2외국어 평가방식 재검토해야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1월 치러지는 2017학년도 대입 수능의 제2외국어·한문 영역 지원자 중 69%인 6만5천153명이 아랍어Ⅰ을 선택했고, 이는 2005학년도 수능에서 아랍어가 채택된 뒤 가장 많은 응시생 수라고 발표했다. 최근 3년간 추이를 보더라도 2015학년도 아랍어 응시생 수는 1만6천800명에서 2016학년도에는 4만6천822명으로 급속하게 증가했다. 물론 수험생들의 아랍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거나 사회적 수요 때문이라면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비교적 실용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중국어나 일본어 등은 외국어 실력이 우수한 학생들과 경쟁해야 하고 아랍어는 절반 이상만 맞아도 1~2등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응시생이 급증하고 있다는 교육 현실이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현재 제2외국어는 대학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탐구 과목을 대체할 수 있고, 가산점을 부여하는 사례도 있어 제2외국어 응시에 대한 관심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입시 학원에서도 아랍어 시험은 매우 기본적인 단어를 찾아내거나 제시된 그림만 보고도 답을 맞힐 수 있다고 학생들을 유인하는 등 새로운 사교육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입 수능은 상대 평가이므로 응시인원이 많을수록 1등급을 받는 학생 수가 많아지게 되는데, 이처럼 많은 학생이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요행을 바라며 시험을 치르는 것은 교육적 차원에서 볼 때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 제2외국어로 아랍어를 선택한 학생이 많아진 것은 중국어나 일본어 등에 비해 월등한 실력을 갖춘 학생이 적어 상대적으로 높은 등급을 받는 데 유리하다는 인식 때문일 것인데, 실제로 아랍어를 정규 과목으로 가르치는 고등학교는 전국에 5곳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특정 외국어 쏠림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베트남어가 선택과목으로 지정되자 아랍어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선 바 있다. 베트남어가 아랍어보다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정보가 이미 수험생들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른바 '소수 언어'를 선택하면 공부를 안 하고도 손쉽게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맹점이 나타나면서 대입 수능 전체의 공신력이 저하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늘어나고 다소 어렵게 출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제2외국어 응시생 가운데 아랍어를 택한 비율은 지난해 51.6%에서 69%로 늘어난 반면, 베트남어의 경우 지난해 18.4%에서 올해는 5.5%로 급감했다. 등급 하나가 수험생들의 당락을 좌우하는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서 상당수 학생들이 요행을 바라며 아예 공부도 하지 않고 시험을 치르는 지경에 이르렀고, 즉흥적으로 선택한 제2외국어 점수로 대입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는 상황을 결코 좌시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본다. 이쯤 되면 교육적 효과와 무관한 특정 과목 선택이 대학 입학을 위한 일종의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방치하는 교육부와 교육과정평가원 등 입시 당국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할 수밖에 없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글로벌 환경에 발맞춰 영어 이외의 기타 언어 교육을 목적으로 도입된 수능 제2외국어 평가 방식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초등학교부터 12년간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열심히 대학입시를 준비해 온 수험생들에게 교육 목적과 상관없이 특정 과목 선택을 유도하는 현행 입시 제도가 너무나 가혹하다. 아울러 1점이 아쉬운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또 다른 사교육을 강요시키는 것 역시 커다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외에도 국제화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교육해 왔던 다양한 제2외국어 과목에 대한 응시생들의 비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문철수 한신대 교수문철수 한신대 교수

2016-09-20 문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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