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수요광장] 대의민주주의와 투표율

국민의 신성한 권리 행사로서유권자에 투표참여 호소만으론대의민주주의 지킬 수 없다20대 투표율 높이기 위해선선관위·정부 제도적 뒷받침과정치인들의 노력 선행돼야중앙선관위는 지난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선거인에 대한 편의제공과 TV·라디오 방송광고뿐만 아니라 투표참여 문자메시지 발송 및 홍보 캠페인 실시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여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투표율은 2008년 제18대 총선 투표율보다 8.1% 상승한 54.2%에 불과하여 1988년 제13대 총선 투표율 75.8%를 기준으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이와 같은 투표율 하락추세가 계속된다면 제18대 총선 투표율이 46.1%였던 점을 고려할 때 오는 4월 치러질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투표율이 50%대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직접민주주의의 실현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국회의원 선거의 투표율이 하락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투표율 하락의 이유를 일부 언론에서는 주요 정당 후보자의 인지도가 높지 않고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정책적 이슈가 없으며 투표일 당일 날씨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선거학자들은 투표율 하락의 대표적인 요인으로 유권자의 특성(도시지역과 농촌지역, 남성과 여성, 연령 등), 선거에 대한 관심과 인지 정도 등을 지적하고 있다. 역대 총선거에서 보여준 유권자의 특성과 선거에 대한 관심, 후보자에 대한 인지의 정도 등은 과거 투표율 추세를 이해하고 다가오는 제20대 총선거의 투표율을 제고하는데 많은 시사점을 준다. 특이할 만한 것은 과거에 비해 최근 선거에서는 도시와 농촌 지역이라는 거주지역에 따른 투표율의 차이는 크게 줄었지만 남성에 비해 여성의 투표율이 낮은 성별에 따른 격차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연령인데 이는 우리나라 유권자의 투표참여에 가장 분명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다. 즉 연령이 낮은 20대의 유권자는 30대∼50대 유권자에 비해 투표율이 현저히 낮은 것이다. 연령별 투표율의 차이는 유권자의 소속 집단에 따라 속성과 지향하는 가치가 상이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층에서는 사회참여의식과 책임의식 및 정치경험이 부족하고 나이가 들수록 정치적인 경험과 책임의식이 쌓이다가 노년에 가서는 시들어 가는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여성과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를 폭넓게 진단하면 '정치적 무관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 무관심'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할 수 있다. 하나는 정치체제에 대한 실망감으로 참여하기를 거부하는 부정적인 면이 있고, 또 하나는 정치체제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하여 참여하지 않는 면이 있다. 전자에 의한 정치적 무관심은 선거결과에 대해 부정적이고 반항적일 수 있으나 후자에 의한 정치적 무관심은 선거결과에 부정적이거나 반항적이지 않다. 하지만 '만족적 무관심의 표현'이라 하더라도 정부를 구성하고 대표자를 선출하는 절차적 민주주의 핵심이 선거라고 할 때 소수의 참여에 의해 대의제를 실시한다는 것은 분명한 문제이다.대의제 민주주의는 국민의 참여 속에 선거를 통해 이루어진다. 선거는 국민의 의사를 집약하고 이에 따라 구성된 정부의 정통성을 부여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국민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도를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서 의미를 갖는다. 정치적 무관심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는 많은 논란이 있겠지만 투표율 하락의 결과는 국민으로부터 지지가 없는 정치체계와 대표성이 결여된 정부라는 의미에서 대의민주주의의 위기이다.유권자들에게 국민의 신성한 권리 행사로서 투표참여를 호소하는 차원만으로는 대의민주주의를 지켜나갈 수 없다. 무엇보다도 20대의 젊은 유권자의 투표율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중앙선관위를 비롯한 정부의 법적 제도적 뒷받침과 아울러 정치인들의 각성과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역대 총선거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이 기록되기를 기대한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6-01-26 최일문

[수요광장] 손을 내밀어 주는 세상은 참 아름답다

글로벌 구호기관 적십자사는기부금 사용처·내역법 따라 투명·낱낱이 공개해국민들의 소중한 '1만원 나눔'을위기가정·어려운 이웃들에게큰 희망으로 전달 합니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습니다. 단지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 사랑이 그렇습니다. 요즘 31개 시장 군수와 의장을 오전 오후로 나눠 방문하고 있습니다. 적십자특별회비를 전달받기 위해섭니다. 먼 길도 멀지 않게 다가옵니다. 추운 날씨도 춥지 않게 느껴집니다. 손을 내밀어 주는 따뜻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는 곳마다 많은 지역 적십자봉사원들이 함께합니다. 나눔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지금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값진 것입니다. 나눔은 남을 돕겠다는 배려에서 나옵니다. 나눔도 릴레이 됩니다. 주는 것은 받는 것보다 아름답습니다. 이는 주위를 여유롭게 하고 선순환하게 합니다. "우체통에 꽂힌 적십자회비 고지서를 보고 놀랐다. 8천원 정도였던 회비가 1만원으로 인상되었기 때문이다. 납부할지말지 고민하다가 의무는 아니니까 일단보류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일방적 인상을 이해하기 힘들다. 나는 그 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접한 바 없다. 한 사람에겐 1만원이지만 우리나라 전체로는 어마어마한 금액일 것이다. 적십자사는 회비 인상에 앞서 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명확한 자료부터 공개했어야 했다." 어느 일간신문 독자마당에 투고한 글 전문입니다. 독자 한 분만의 궁금증이나 의견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작년까지는 각 시도(市道)마다 회비가 달랐습니다. 올해부터 정부와 협의하여 세대주의 적십자회비를 1만원으로 단일화하였습니다. '국민성금형태'로 전 국민이 동일한 금액으로 참여합니다. 적십자사 홈페이지나 세대주에게 보내드린 지로용지에도 한 해 회비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상세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적십자사는 글로벌 재난구호기관입니다. 취약계층결연 및 생계지원, 재난이재민구호, 저소득층지원, 안전 및 보건교육, 공공의료, 해외재난 구호 등 다양한 영역에 사용됩니다. 국가로부터 받는 예산지원은 없습니다. 오직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내주는 적십자회비로 위기가정 및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전합니다. 적십자는 생명입니다. 소중한 1만원의 나눔이 큰 희망이 됩니다. 어마어마하게 생각하는 적십자회비 국민모금은 전체 국민의 25%, 공공기관 모금은 고작 4%에 머물고 있습니다. 나눔의 지혜는 어느 계층한테만 의무처럼 지워지는 짐이 아닙니다. 나보다 덜 가진 이들에게 '사회의 거름'을 내놓는 세상은 참 아름답습니다. 돈은 퇴비와 같아서 그것을 싸두면 악취가 풍깁니다. 그것을 살포하면 땅을 비옥하게 만듭니다. 기부자는 '자신이 낸 성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제대로 전달되는 지'를 궁금하게 생각하기에 독자투고처럼 그럴 것입니다. 요즘 여기저기서 성금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금액 30억원 이상을 받는 45개 공익법인의 기부금 투명성 평가 자료가 H일보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A~F등급으로 나눠져 발표됐습니다. A등급은 적십자사를 포함한 단 두 곳뿐이었습니다. B등급 10곳, C등급 15곳, D등급 8곳, F등급 10곳이었습니다. 기부자들은 너나없이 모금한 기부금의 쓰임새를 투명하게 공개하기를 바랍니다.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나눔과정 윤리성과 투명성요구'에 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부단체나 기관의 회계결산서 공개 시 반드시 '기부금 사용내역, 기부금 사용처'를 밝혀주길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적십자사는 그 어떤 기관보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거 '경영공시'와 함께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감사원법에 따라 모든 적십자 사업 활동과 결과를 낱낱이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G공기업 직원들이 작년연말에 불우이웃돕기를 위해 각출한 성금 1억6천만 원을 어느 기관단체에 전달할 것인가를 투표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기부금의 투명성 때문일 것입니다. 투명함은 가장 좋은 정책입니다. 적십자사는 글로벌 구호기관입니다. 이것이 적십자사의 정체성입니다. 투명성이 강조되는 이유입니다./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6-01-19 김훈동

[수요광장] 기적을 만드는 비밀

자신이 뭔가를 이루고 싶다면가능성 없다는 부정적 생각 말고오로지 믿음 하나로 실천해야 수많은 장애물과 절망이 닥쳐도결코 포기하지 말고 도전한다면성공이라는 기적 스스로 만든것얼마 전 YTN에서 감동적인 뉴스보도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인도의 한 노인이 혼자 산을 깎아서 길을 만든 실화였습니다. '마운틴 맨'으로 알려진 다시락 만지씨라는 실존인물의 이야기였습니다. 이 실화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만지씨가 젊은 시절 아내와 산길을 오르다 아내가 심하게 다쳐서 위급한 상황이 되었는데 산이 가로막혀 병원에 가지 못하고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만지씨는 사랑하는 아내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만들겠다는 각오로 염소 세 마리를 팔아서 장만한 정과 망치로 산을 깎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만지씨가 저러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말렸지만 만지씨는 산을 깎는 일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혼자의 힘으로 산을 깎아 폭 8m, 길이 110m의 길을 만들어냅니다. 길이 완성되자 병원까지 55km였던 길이 15km로 단축되었습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만지씨가 산을 깎아 만든 그 산길을 따라 걷고 차가 다닌다고 합니다. 만지씨가 산을 깎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22년이었습니다. 이런 기적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이야~그 양반 대단하네. 어떻게 그런 기적 같은 일을 만들었을까' 라고 감동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감동 만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그런 기적을 만들어내서 주인공이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적을 만들어 스스로 주인공이 되는 사람들에게는 비밀이 있습니다. 그들은 인간의 마음속에는 하나의 믿음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것에 대한 믿음은 하나의 통로만을 허용합니다. 하나의 믿음은 다른 믿음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즉, 자신이 어떤 일을 이룰 수 없다고 믿는 순간 자신이 그 일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갖지 못하는 것이고, 자신이 이룰 수 있다고 믿는 순간 그 일을 못 이룬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 것입니다. 결국 자신의 문제입니다. 기적을 이룬 사람들은 자신이 그 일을 이룰 수 있다는 하나의 믿음만이 마음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믿었고 도전했으며 마침내 이루어낸 것입니다.만약에 우리도 만지씨와 같은 상황이라면 산을 뚫고 길을 내는 일을 시도했을까요? 아마 대부분은 그런 엄청난 시도를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산을 뚫어야만 내 아내와 아이를 살릴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요? 당연히 뚫겠죠.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산을 뚫는 일에만 전념할 것입니다. 물론 만지씨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23년이 걸릴 수도 있고, 25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지씨 같은 기적을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세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면 당신도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당신이 무엇인가를 이루고 싶다면 안될지도 모른다는 부정적인 생각은 갖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 오로지 하나의 믿음만을 가져야 합니다. 믿음은 하나의 통로만 허용하기 때문이고 믿음은 생각은 물론 몸까지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그런 하나의 믿음을 가진 다음 지금 즉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믿음을 갖고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중간에 수많은 장애물이 당신을 시험에 들게 하고 절망에 빠트릴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여기에서 무너집니다. 셋째, 그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한다면 그 기적은 다른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당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기적이 될 것입니다. 올해는 당신 자신이 기적을 만드는 주인공이 돼볼 것을 권합니다./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6-01-12 송진구

[수요광장] 크로노스의 시간과 카이로스의 시간

먹고 자고 출근하고 일하다나이 먹는 의미없고 반복되는시간은 누구에게나 있지만깊이있는 인생의 의미 찾으려는진실한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면그 해가 바로 2016년이 되길…심장 외과의 세계적인 대가 중의 한사람인 프랑스의 카펜티어 박사는 심장 판막 4개 중 하나인 승모판막을 여자에 비유해서 승모판막이란 여자와 같아서 알면 알수록 모른다고 하였지만 55년 양띠에 태어나 이순(耳順)의 나이가 되기까지 오로지 심장 수술만을 업으로 삼고 환자와 숨 쉬고 환자 곁에서 산전수전을 겪어 온 나로서도 인생에 대해 묻는다면 정답을 말하기가 힘들다. 인생에 정답이 있을까?세상에는 있는 것이 세 가지가 있고 없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늘에는 별이 있고 땅에는 꽃이 있고 우리 마음에는 사랑이 있지만, 비밀이 없고 공짜가 없고 인생에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 아닌가 싶다. 내가 나를 행복하게 할 것인가. 다른 사람이 나를 행복하게 할 것인가? 환경적 요인은 나를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 2015년 메르스와 2014년 세월호 등으로 야기된 절망, 안타까움, 배신, 후회, 미련, 분노, 서러움 등이 얼마나 우리를 힘들게 하였는가?그리스어로 시간에는 두 가지 말이 있다. 하나는 크로노스이고 다른 하나는 카이로스이다. 크로노스가 단순하게 흐르는 일 년 365일, 하루 24시간의 시간이라면 카이로스는 어떤 운명적인 의미의 시간을 말한다. 자기가 낳은 자식마저도 삼켜버리고 흐르는 세월 앞에서 모든 것을 사라지 게 만드는 무정한 크로노스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만났던 그때 그 순간만은 나에게 소중한 카이로스인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크로노스는 똑같이 흘러가지만 각자에게 카이로스는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2016년 새해 아들의 눈을 보면서 ‘아버지는 너밖에 없어, 힘내’라고 말을 해보자. 아내의 손을 잡고 산책을 하면서 ‘당신 나하고 살아줘서 고마워, 더 건강해야 해’ 하고 이야기해 보자. 해 질 녘의 노을을 같이 보면서 딸의 손을 잡고 ‘우리 딸 사랑해’ 라고 속삭여주자. 직원들에게 ‘당신 때문에 우리 회사가 이렇게 성공했어. 고마워. 월급을 더 많이 주어야 하는데’ 라고 말해주자. 힘들고 배고픈 이웃들에게 ‘부족해도 나누어 먹읍시다’라고 말하자. 2016년이란 새로운 크로노스를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나의 카이로스로 만들어내는 것은 환경이 아니라 나의 의지의 몫이다. 먹고 자고 일어나고 출근하고 일하다 나이가 들어버린 의미 없는 크로노스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깊이 있는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는 진실한 카이로스의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져야 한다면 그 해가 바로 2016년이 되기를 바란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에게 2016년 새해 다음과 같은 기도를 전합니다. 당신의 손에는 언제나 할 일이 있기를 당신의 발에는 언제나 길이 나타나기를당신의 주머니에는 항상 동전이 남아있기를바람은 항상 당신의 등 뒤에서 불고당신이 가는 길에 비가 내릴지라도 곧 무지개가 뜨기를…친구를 사귀는 데는 빠르고적을 만드는 데는 느리기를…그리고 하나님이 항상 당신과 함께 하기를…/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6-01-05 박국양

[수요광장] 정책선거를 위한 매니페스토

선심성·헛 공약 남발 예방하고지연·혈연·학연·지역주의에 의한투표 행태를 개선하며정책에 따른 선거권 행사하도록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과건전한 사회운동으로 정착돼야우리는 지금까지 반세기 넘게 수많은 선거를 경험했다. 그리고 정치권에서는 어김없이 선거공약 경쟁이 재현되어 왔다. 후보자는 표를 얻기 위해 예산이나 실현 가능성은 뒷전에 두고 애매모호한 장밋빛 공약을 나열하기 일쑤였고 당선된 후에는 헛된 약속이 되는 것이 다반사였다. 유권자들 또한 자신이 선택한 후보자가 어떻게 공약을 실현할 것인지에 대해 확인하지 않고 물질적 자극, 감정적 이념 또는 분위기에 반응하거나 지역 정당 일체감이라는 심리성향에 따라 투표해 온 사례를 부인할 수 없다.이러한 후보자와 유권자의 투표행태의 문제점으로 인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지난 2006년 5·31지방선거 이후 깨끗한 선거문화정착과 정책선거를 만들기 위한 매니페스토(manifesto)를 도입하였다. 매니페스토 운동은 정당이나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공약을 제시할 때 ‘목표’, ‘우선순위’, ‘기간’, ‘공정(工程)’, ‘예산’ 등을 수치로 명기하여 검증과 평가를 쉽게 하자는 운동이다. 따라서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을 선거전에 검증하고 당선 후에 평가할 수 있게 하여 정당과 후보자에게는 공약을 내는 데 신중하게 하고, 유권자에게는 투표에 대한 효능을 높여 합리적 정책선거로 유도하자는 것이다.매니페스토가 일반 공약과 다른 점은 공약의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확실하게 내세워 실행을 위한 재정적 근거와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이는 정권을 잡은 정당 혹은 당선된 후보자와 유권자 사이에 계약으로서 성격을 부여하기 때문에 다음 선거에서 그 정당과 당선자는 매니페스토의 실현도를 명시하고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매니페스토에 의하면 구체화하고 명확하게 각종 정책의 우선순위와 사업목표, 방향, 구체적인 달성을 위한 공정표, 재원마련방안 등을 제시하게 된다. 또한 국민에 대한 정보제공수단이 되어 알 권리 충족뿐만 아니라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를 선별하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개별정당, 개별 후보자의 개별적인 정책들에 대해 형식화된 요건들을 비교 판단하게 함으로써 공약의 개발 및 책임성이 담보될 수 있다. 이러한 매니페스토의 특성은 국민의 정치참여를 유도하고 민주주의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매니페스토는 정당 및 후보자·유권자들의 인식 부족, 현직 후보와 도전 후보의 정보 불균형 그리고 공약평가 방법·결과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 등 여러 가지 어려움과 문제점에 직면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재원과 주민 숙원·민원의 공개, 사회단체 및 선거관리위원회의 홍보와 교육,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며 매니페스토 평가지표에 의한 공약평가결과의 공정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특히 매니페스토 운동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공약의 제시, 실현과 검증, 심판이라는 순환과정을 실행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제도적으로 확립하여야 한다. 이러한 검증과 심판이 없다면 선거가 끝난 뒤 공약은 뒷전이고 민생과 무관한 마음대로 정치가 자행되어 정책선거는 요원하다 할 것이다.선거구 획정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고 여야 정당은 당내 갈등에 빠져 정책선거의 실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는 와중에도 지난 12월 15일부터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내년 4월 총선거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이 개시되었다. 선심성 막개발, 헛공약을 막아내고 지연·혈연·학연과 지역주의에 의한 투표행태를 개선하며 정책에 의한 투표를 유도하기 위해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과 건전한 사회운동으로서 매니페스토 운동의 활성화를 제안한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12-29 최일문

[수요광장] 만원의 자발적 성금, 나눔의 씨앗이다

세상은 점점 살기 좋아진다지만주변을 둘러보면 도움의 손길을기다리는 사람들 적잖이 많아어려움 처한 이들에게 관심 갖고아픔을 함께 나누며 배려하는따뜻함이 번지는 세밑됐으면…“제 앞에 안 떨어진 불은 뜨거운 줄 모른다”는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자신이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어렵고 괴로운 남의 일을 알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엊그제 늦은 저녁에 용인 기흥 쪽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다급한 목소리로 사고 개황을 알려주면서 “현장에 적십자봉사원 40여명을 동원하고 급식차를 보낸다”는 담당 팀장의 보고였습니다. 진화작업은 새벽녘에서야 끝났습니다. 올 한 해 의정부 아파트 화재 때도, 고양 터미널 화재 때도, 김포 물류창고 화재 때도 그랬습니다. 재난현장에 적십자봉사원은 제일 먼저 나와 봉사활동을 펼치고 맨 마지막에 철수 했습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스스로 마음이 우러나서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들 덕분에 주변은 온기(溫氣)가 감돕니다. 대가나 자신의 이해에 상관없이 몸과 마음을 다해 헌신하는 적십자봉사원들의 가치를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봉사를 한다는 것은 혜택을 받는 사람도 기쁜 일이지만 봉사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일입니다. 봉사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주고받는 이들의 훈훈한 교감 때문입니다. 이들은 언제나 지역사회에 희망 에너지를 전파합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자원봉사 역량을 키워나갑니다. 요즈음 회자(膾炙)되는 말에 ‘박사보다 더 고귀한 학위’가 있다고 합니다. 학사, 석사, 박사보다 더 높은 학위는 밥 한 끼를 기꺼이 사는 마음을 가진 ‘밥사’가 좋고 그보다는 힘들 때 고민을 함께 들어주며 술 한 잔 사 주는 ‘술사’가 더 높다고 합니다. 욕망보다는 가진 것에 만족하며 매사에 고마움을 느끼는 ‘감사(感謝)’가 한 단계 더 값지다고 합니다. 또한 그 보다는 남과 나누면서 더불어 희망의 세상을 만드는 ‘봉사(奉仕)’가 가장 높고 귀한 학위라고 합니다. 변해가는 인심의 세태를 보면 왠지 그저 우스갯소리 같지만 않게 다가옵니다. 우리나라는 대학진학률이 71%로 높습니다. 입학을 위해 세계 최고수준의 사교육비를 부담하고 입학 후에도 비싼 등록금을 부담하는 우리네 부모님들입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식 교육에 헌신합니다. 미국은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66%입니다. 지난해 OECD가 실시한 ‘국제성인 역량조사’에서 우리나라 전문대졸은 39%, 4년제 대졸이상은 24%가 자신의 학력보다 낮은 학력으로도 충분한 직업에서 일하고 있는 ‘과잉 학력’이라고 답했습니다.세상은 점점 살기 좋아진다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산타 할아버지 같은 사람을 기다리는 이가 많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무기력에 빠질 수도 있고 집안 사정이나 형편이 좋지 못해 속으로 앓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움의 손길을 뻗칠 필요가 있습니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우리 사회에 화두가 된지도 오랩니다.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을 일컫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와 합친 말입니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기부문화 확산에 나서야 합니다. 기부와 나눔은 거부하지 않는 열린 마음에서 나옵니다. 기부는 다른 사람을 돕겠다는 배려심에서 나옵니다. 12월초부터 가가호호 세대주 앞으로 적십자회비 지로용지가 배부되고 있습니다. 1년에 단 한번 내주는 ‘만원의 자발적 성금’은 바로 민들레 홀씨처럼 나눔의 씨앗을 뿌리는 일입니다. 어려울수록 나누고 배려하는 우리 민족 특유의 따뜻함이 번져나가길 바랍니다. 열 사람이 밥 한술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이 된다는 십시일반(十匙一飯)의 뜻을 우리 모두 음미해 보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나눔을 실천하는 열기가 후끈해야 합니다. 추운 겨울 녹이는 따뜻한 나눔이 주변을 훈훈하게 만들기에 그렇습니다. 넘치는 이웃사랑에 행복이 가득한 세밑이면 좋겠습니다./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12-22 김훈동

[수요광장] 실패가 주는 선물

자만심으로 가득차 있었는데매사 겸손함을 배우게 되고절박함 속에서 내 자신을 발견모든게 감사하다는 교훈도 얻어지금 실패라는 고통 겪고 있다면모든 방법 동원해 이겨내 보세요요즘 경기가 IMF 직전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는 평가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강의장에서 만나는 분들이 사업에 관해서 비관적인 얘기를 많이 합니다. 얼굴에 수심이 가득 차 있는 분들을 볼 때 남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사업을 하다가 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는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심각했었습니다. 그 엄청난 심리적 절망감을 감당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자주 가던 사우나에 갔는데 그 사우나 매장에서 반바지를 입고 면도기, 삶은 계란을 파는 사람이 갑자기 엄청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아~ 저 사람은 월급날이 되면 월급을 받아서 사랑하는 가족과 행복하게 살 수 있겠구나. 나도 저 사람처럼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월급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지는 해를 보면서 눈물 흘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옥과 같은 절망의 터널을 뚫고 나와서 돌아보니 실패가 저한테 준 선물이 엄청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실패를 통해서 다음과 같은 선물을 받게 되었습니다. 첫째, 겸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철저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할 수 밖에 없다는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실패는 제게 자만심을 내려놓고 겸손을 갖도록 가르쳐주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만나는 사람들의 얘기를 경청합니다. 만나는 모든 사람이 제 스승인 셈이죠. 매사를 겸손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선물을 받은 것입니다. 둘째, 맷집을 키웠습니다. 죽을 정도의 실패와 고통을 경험하고 나니 어지간한 상처는 제게 아픔을 주지 못합니다. 실패와 상처에 대한 내성, 단단한 맷집이라는 선물을 받게 된 것입니다. 셋째,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실패의 늪에 빠지면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그곳에서 포기하고 멈춰있든지, 아니면 상황을 전환시키기 위해서 새로운 도전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알지 못하던 나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됩니다. 절박한 상황을 헤치고 나오면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넷째, 무모한 도전을 하지 않게 됩니다. 인간은 타고난 호기심 때문에 무모한 도전을 하게 됩니다. 호기심은 비 온 뒤에 솟아나는 죽순처럼 자랍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성공할 거야’라는 착각을 하게 되죠. 그러나 커다란 실패를 경험하고 나니 어떤 것이 무모한 도전인지를 알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무모한 도전을 하지 않음으로써 실패를 줄일 수 있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다섯째, 감사를 배웁니다. 모든 것이 감사할 뿐입니다. 그날 이후로는 사우나 매장에서 면도기, 삶은 계란 파는 사람도 예사로 보이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감사할 뿐입니다. 감사라는 매우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결국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입니다. 실패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재기와 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도 만약 지금 실패라는 고통스러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견디고 이겨내 보기 바랍니다. 극복해내기만 한다면 당신도 매우 훌륭한 선물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실패는 절망의 끝이 아니라, 선물을 받기 위한 시작이라는 생각도 듭니다./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12-15 송진구

[수요광장] 유머와 미소는 진화의 산물

해학과 웃음이 흐르는 거리는그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며국민들에게 여유를 준다대립과 테러·증오·시위로찌들어가는 세상일수록유머와 미소 잃지 않았으면…세상이 유머를 잃어가고 있다. 유머를 잃어버린 만큼 세상이 점점 무서워져 간다. 미국은 하루가 멀다 하고 총기 난사사건이 터지고 프랑스는 폭탄테러로 전 국가가 슬픔 속에 빠져있고 필리핀은 한국인 납치사건으로 시끄럽다. 세계 어느 나라도 이제 마음 놓고 다닐 수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 단순한 살인 강도사건은 아예 알리바바의 도둑 이야기처럼 순진하기까지 하다. 작금의 세계는 좌우대립에서 빈부의 양극화로, 종교대립을 지나 죽여야 할 사람과 죽이는 사람으로 대량살상의 밥상을 차려놓고 다음 세대를 기다리고 있다. 어디 다른 나라뿐인가? 우리나라에서도 남북분단도 서러운데 선거 때마다 사람들을 도깨비처럼 붉은 빨갱이로 만드는 것도 모자라 서로를 이념의 칼날로 도마질 하고, 친구와 가족을 양편으로 가르고, 물대포를 쏘는 사람과 물대포를 맞는 사람의 장벽을 만들고 있다. 21세기 정신사의 강을 우리는 이념의 대립 속에서 헤엄쳐 건네지 못하고 빠져 허우적거리는데 언론과 정치인들이 줄을 던져 구하기는커녕 문제만 더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웃고 싶어도 웃을 수 없는 지금 무엇이 문제인가?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실시하는 정신병 진단의 질문항목 중에는 ‘유머를 알면 하나 해보세요’하는 항목이 있다고 한다. 즉 정신병에 걸린 사람일수록 유머를 할 수 없는데 그 이유가 뇌세포 속에 유머가 차지하는 부위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욱이 잘 웃지 않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 치매에 걸리는 확률도 높아진다고 하니 젊을 때부터 유머감각을 유지하는 것은 주위 사람들에게도 활력이 될 뿐만 아니라 본인의 노년생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등동물일수록 이러한 유머를 발달시키는 전뇌구조가 없다. 즉 인간만이 가지는 진화의 산물은 희망, 배려, 약속, 희생, 칭찬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유머와 미소야 말로 진화의 산물이다. 동물은 웃지 않는다.직장에서 일하는 직원 중에 한 번도 웃지 않는 직원이 있다. 마주치면서 인사를 해도 웃지를 않고 유머를 해도 화난 표정을 바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새내기 직원이 머리를 굽히고 인사를 해도 본체만체 지나간다. 한번은 이런 직원을 두고 내기를 한 적이 있다. ‘저 친구 웃기는 사람은 10만원 준다’라고…. 슬프게도 몇 년이 지나도 그 10만원이 지출이 되지 못했지만 더 걱정되는 것은 가족들은 어떻게 저 굳어진 얼굴을 견디고 살까 하는 것이다. 그 친구가 웃음을 짓는 날 나는 10만원이 아니라 100만원도 지출을 하고 싶다. 우리말 중에 얼굴이라는 말은 ‘얼’이라는 단어와 ‘굴’이라는 단어가 합성되어 나타난 말인데 ‘얼’은 ‘얼이 빠졌다’ ‘배달의 얼’처럼 정신이나 영혼을 뜻하는 말이고 ‘굴’이라는 말은 터널을 뜻하는 통로를 의미한다. 즉 얼굴의 의미는 ‘영혼이 드나드는 통로’라는 뜻이다. 이러한 얼굴이 밝고 유머와 미소로 넘치는 사람은 영혼이 밝은 것이요 얼굴이 어두운 사람은 영혼이 어둡다고 볼 수 있다. 서울거리를 걷는 어른들의 표정에서 얼굴이 밝은 사람을 얼마나 만나는가? 그 얼굴들만 보아도 그 나라가 얼마나 건전한 나라인가를 즉 영혼이 얼마나 밝은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시골에서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사라진 지 오래지만 서울의 거리를 다녀보면 바쁜 얼굴, 화난 얼굴, 슬픈 얼굴, 무표정한 얼굴은 보아도 밝게 웃으며 유머로 대화를 나누는 얼굴은 보기가 힘들다. 유머와 미소가 흐르는 거리는 그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며 국민에게 여유를 주고 각 개인에게 세련된 품위를 유지시켜주는 조미료다. 독재국가나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유머 대신 기계처럼 경직된 방송국의 쇳소리만 날 뿐이다. 테러와 증오와 시위로 찌들어가는 세상일수록 유머와 미소를 잃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5-12-08 박국양

[수요광장] 지방자치단체장의 리더십

의사결정 위해선 정보공유 등공무원 참여 기회 확대 필요또한 관리자의 능력 개선과인적자원개발 프로그램 통해효율적 행정 기반 다질수 있어높은 직무 만족과 성과 유도한다우리나라의 전면적인 지방자치는 1991년 기초의회와 광역의회 의원선거 그리고 1995년 전국동시 지방선거(기초·광역의회, 기초·광역단체장)를 거쳐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 민주정치의 꽃이라 불리는 지방자치는 정치적으로 주권보장과 참여민주주의 확립에 기여하고 행정적으로는 지방자치행정의 효율성, 책임성 그리고 대응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무엇보다도 지방자치는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과 권력의 분산을 통해 형식주의, 절차주의, 획일주의, 무사안일을 완화시키는 길을 열었고 주민의 참여와 통제를 통해 지역사회의 현안과 주민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다. 하지만 재정자립도로 대표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열악한 재정상태는 중앙정부 의존도를 가중시키는 대신 행정적 자율성은 더욱 약화시킴으로써 주민과 가장 밀접하게 접촉하며 대민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하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행정의 큰 장애요인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지역 주민들의 욕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면 결국 중요한 가치로 대두되는 것은 지방자치행정의 효율성이다. 세계화의 영향이 지방자치단체에 까지 미치고 있는 무한경쟁 속에서 국내외적으로 비교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행정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제한된 양과 질의 자원을 ‘투입’함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마다 다른 성과가 ‘산출’된다는 것은 관리·운영상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효율적인 것이란 자원을 최대한 이용하여 높은 수준의 업적을 이룩하고 나아가 조직의 목적과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며 이해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지방자치단체가 효율적인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요소들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강조되는 것은 행정기관의 기능적 전문화, 조직의 규모, 의사결정의 분권화, 구성원(공무원) 의 직무만족 및 지식·기술 수준, 단체장의 리더십 등이다.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들 요소 중에서 단체장의 리더십은 효율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이다. 효율적 지방자치행정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민주적이고 쇄신적이며 기업가적 창조성을 가진 리더의 역할이다. 특히 의사결정의 분권화를 추구하는 단체장의 경우 정보를 공유하고 참여를 확대하는 등 공무원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화함으로써 행정서비스의 대응성과 유연성을 증대시키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단체장의 리더십은 공무원들의 업무능력 향상, 직무훈련 강화, 관리자의 관리능력 개선, 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의 도입 등을 통하여 효율성 향상의 기반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공무원들의 높은 직무만족과 직무성과를 유도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에 대한 비판 중에는 지역사회 특유의 귀속주의(학연, 지연, 혈연)에서 자유롭지 못한 단체장 그리고 재당선을 위해 독주(獨走)하는 단체장에 대한 지적이 언제나 빠지지 않는다. 이는 한정되어 있는 자원의 배분을 왜곡시킴으로써 효율성에 역행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오늘날과 같은 복잡 다양한 사회구조에서 단체장의 획일적이며 일방 하향적인 리더십 체계로는 효율적 행정을 하기 곤란하며, 나아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교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행정의 효율성을 상실함으로써 주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지방자치는 존립할 수 없으며 그 중심에 단체장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12-01 최일문

[수요광장] 적십자회비, 아직도 세금 같나요?

재난으로 고통받는 이재민과소외되고 어려운 취약계층에사랑과 용기 북돋아 주는인도주의적 차원의 기부…자발적으로 1년에 한번 내는정성 담긴 ‘소중한 성금’성공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에서 비롯됩니다. 하지만 나누지 않는 성공은 실패와 동의어입니다. 가장 많이 득을 보는 사람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베푸는 이들입니다. 행복이란 뭔가를 움켜쥐거나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베풀 때 찾아옵니다. 오랫동안 나눔과 선행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으로부터 좋은 사람으로 인식됩니다. 배려나 돌봄의 행위는 조금 손해 보는듯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그 행위를 나만 하고 있다는 박탈감이나 고독감 때문입니다. 배려와 나눔, 돌봄이 사회적인 감각으로 번져가고 일종의 문화로서 형성되려면 누군가가 먼저 그것을 행해야 합니다. 먼저 행하는 누군가가 나타나기만을 모두 기다리기만 한다면, 그 선한 기대와 의지에도 불구하고 나눔 문화는 생겨나지 않습니다. 한 알의 씨앗을 심지 않고서 열매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남북 이산가족 상봉장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심한 경쟁 속에 선발되어 상봉장에 나온 가족이 적십자 봉사원을 보며 “저 해마다 적십자회비 내고 있어요.” 누구도 묻지 않았는데 “적십자가 이렇게 좋은 일 하는 줄 몰라서요” 하더랍니다. 적십자는 남북 이산가족 만남의 통로이자 유일한 창구입니다. 한 나라의 분쟁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할 때 유엔이 나섭니다. 유엔이 나서지 못할 때 적십자가 나섭니다. 적십자는 독립국가에만 있습니다. 올해 한국적십자가 태어난 지 110년입니다. 최근 기부금이 감소하는 걸 안타까워하고 기부문화 발전에 국회가 앞장서야 한다는 취지로 기부천사와 함께하는 나눔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참여한 국회의원들이 “나눔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도 없었다”며 어려웠던 젊은 날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진정한 성공은 나눔을 통해 완성된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주변의 도움으로 꿈을 실현한 이들의 고백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어려운 계층이 많습니다. 복지와는 거리가 먼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들입니다. 사는 게 점점 각박해지는 세태입니다. ‘베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치매에 덜 걸린다’는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발표한 연구 자료가 눈에 띕니다. 돈을 남들에게 나눠주게 하고, 투자하고, 그냥 가지고 있게 하는 등 세 그룹으로 나누어 1년 후 우울증 증상을 보니 ‘돈을 나눠준 그룹이 가장 낮았다’라는 겁니다. 더불어 살고 베풀면서 봉사활동을 하라는 메시지입니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곳저곳에서 ‘세금’이란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세금이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살림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이 소득의 일부분을 국가나 자치단체에 내는 돈입니다. 종류도 많습니다. 납세의무는 있지만 그만큼 부담스럽다고 느낍니다. 경제발전을 위해 쓰이는 영양제인데도 그렇습니다. 아직도 1년에 한 번 내는 적십자 회비를 ‘세금’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세금이 아닙니다. 자발적 의사에 의해 재난 시 구호나 법으로 도움 받지 못한 취약계층을 위해 쓰라고 내주는 성금(誠金)입니다. 정성으로 내는 돈입니다. 적십자는 인도주의 사업 재원조성을 위해 전 국민 세대주 및 사업자를 대상으로 국민 성금 모금활동을 합니다. 2016년 모금이 12월 1일부터 시작됩니다. 배부되는 지로용지나 가상계좌, CD/ATM, 공과금수납기, 휴대폰결제 등 참여방법이 다양합니다. 자율납부입니다. 올해 도민이 낸 적십자회비는 세월호, 메르스, 화재 등 각종 재난을 당한 이재민과 소외된 이웃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적십자는 생명입니다. 마법의 노란조끼를 입은 적십자 봉사원의 발걸음 소리만 들어도 가슴에 물결이 일렁인다고 합니다. 나눔과 돌봄, 배려가 폭포수 같은 활력이 되어 이 사회를 지탱하고 아픔을 씻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 단지 희망의 판타지만은 아닐 것입니다. 삶이 신산(辛酸)할수록 눈물이 많습니다. 낙담한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랑과 나눔이 화수분처럼 쏟아지기를 바랍니다./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11-24 김훈동

[수요광장] 이런 사람이 대통령 될 수 있을까?

여러가지 결격사유 갖고 도전해당선됐던 역대 대통령들꿈을 이룬 가장 중요한 요인은‘할수 있다’고 자신을 믿었던것당신도 난관에 봉착해 있다면희망 잃지말고 극복해 보세요첫째, 사형선고 받은 사람중죄는 물론 경죄라도 있으면 대통령 출마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인 만큼 사형선고 받은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것입니다. 둘째, 장가 두 번 간 사람이성문제로 루머만 돌아도 결국은 출마를 포기합니다. 대선기간 동안 끊임없이 공격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장가를 두 번 간 사람은 대통령 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셋째, 대학 못나온 사람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의 원수로서 행정부의 실질적인 권한을 갖는 역할이기 때문에 당연히 대학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더구나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세계 최고수준이기 때문에 대통령 하려면 최소한 대학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런데 역대 대통령을 분석해보았더니 사형선고 받은 대통령이 두 명이나 있었습니다. 박정희, 김대중대통령. 장가를 두 번 간 대통령은 여럿 있었습니다.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대통령. 대학을 못나온 대통령도 두 명이나 있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대통령.보통사람들은 사형선고 받고, 장가 두 번 가고, 대학 못나오면 당연히 출마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포기하겠지만, 그들은 달랐습니다. 왜 그럴까요? 반대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명문대학을 나오고, 다양한 스펙을 가진 사람들도 많습니다만 그들 중 도전을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바로 생각의 차이입니다. 여러 가지 결격사유를 갖고 도전했던 그들의 ‘결함있는 스펙’이 대통령 당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결국에 그들이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자신이 할 수 있다고 믿는 생각차이입니다. 보통사람들이 생각할 때는 열악한 상황과 환경을 가진 사람들이 시도하는 도전은 무모하다고 판단하겠지만, 그들은 그것을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듯합니다. 저는 그들의 판단에 동의합니다. 결국 무모한 도전이란 없는 것입니다. 희망과 도전은 자신을 믿는 데서부터 출발합니다.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자신의 눈으로는 보이는 것입니다. 더구나 그들은 자신이 보는 것을 믿습니다. 희망은 원래 잘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 손 뻗으면 쉽게 잡히는 것을 희망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 면에서 그들은 탁월한 안목을 가진 것입니다. 자신의 희망을 보고 믿고 도전하는 안목이죠.현실도 그렇습니다. 글로벌경제 악화에 따라 한국경제도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중국경제는 지난 30년간 고도성장을 유지하다가 지금은 동력을 잃고 추락하는 중이고, 일본은 편법경기부양의 역효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으며 그리스와 유럽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며칠 전 있었던 세계를 경악하게 만든 프랑스테러는 지구전체를 위기로 몰아가는 듯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80퍼센트가 수출로 이루어져 있어서 더욱 심각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 만나본 CEO는 파산걱정, 직장인은 구조조정걱정, 실업자와 졸업생들은 구직걱정에 밤잠을 자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모두들 고민이 한결같습니다. ‘지금 마주하고 있는 현실적인 절망과 고통을 내가 이겨나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고 번민합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런 좌절과 고통에 별 영향을 받지 않고 극복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따라서 지금처럼 모두가 힘들 때, 당신도 난관에 봉착해있다면 한번쯤 다르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 그런 사람도 대통령이 됐는데, 나도 이 정도 상황이라면 한번쯤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11-17 송진구

[수요광장] 의사가 생각하는 의사, 환자가 원하는 의사

환자없는 의사는 ‘무의미’내게 주어진 인술의 사명을베풀수 있어 감사할 따름…같은 태양아래 기쁘건 슬프건힘든 인생 앞서거니 뒤서거니의지하는 사이이기에 ‘숙명’수술을 주업으로 하는 외과의사라 나는 월요일부터 수요일은 수술을 주로 하고 목·금요일은 외래방문환자를 보는데 만나는 환자분들은 하루에 30~50명 정도이다. 요즘은 지원자도 거의 없고 인기가 땅에 떨어진 지 오래되어 한숨도 말라버린 흉부외과지만 그래도 어려운 심장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한 생명을 보고 있노라면 히말라야를 정복한 것만큼 뿌듯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외래는 수술상담을 하러 처음 오는 환자 분들도 있고 수술 후에 정기적으로 약을 타러 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나는 특성상 환자분이 어디 사는데 자녀가 몇이 있고 올 때 사소한 선물이라도 사오면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서 진료기록에 꼼꼼히 적는 편이어서 다음 방문할 때는 그 기록을 보고 항상 고맙다고 인사를 건넨다. 혹여 올 때가 된 환자가 오지 않으면 전화번호를 찾아서 집으로 전화하기도 하는데 가족으로부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몇 십 년 동안 나누었던 정 때문에 허전해지면서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세월을 느끼기도 한다. 전문의가 된 지 30년이 넘었으니 오랫동안 보는 환자들은 어쩌면 가족처럼 정도 들어서 진료실에서 헤어질 때조차 아쉬운데 하물며 이제는 영영 볼 수 없을 때에랴. 그래서 나이가 드신 분일수록 손도 잡아주고 살포시 안아주기도 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서로 아쉬워하고 나면 어느새 하루해가 짙은 노을을 남기고 낙엽을 스치는 바람 소리와 함께 스러져 간다. 오늘 하루 나는 얼마나 의사로서 환자에게 필요한 사람이었는가를 돌아보면서 그만큼 존재가치를 되돌아보기도 한다. 의사는 환자 때문에 사는 것이다.“잘 지내셨지요? 무슨 증상이 새로 생기거나 약 부작용은 없으시지요? ” 종일 매번 같은 말을 물어보면서 오후 늦은 시간이 되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힘들기도 하지만 환자가 없는 의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에게 주어진 인술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음을 감사할 따름이다. 명절 때 선물을 사오지 못해 미안하다고 어쩔 줄 몰라하는 환자에게는 “무슨 말이세요. 제가 환자분의 속을 제일 깊이 들여다본 사람입니다.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이 저에게 가장 큰 선물이지요”라고 말하는 재치도 늘었다. 우리나라는 현재 심장사의 법률로는 수술할 때마다 살인자(?)가 되기도 하지만 사람의 가슴을 열고 심장을 멈춘 뒤에 심장 속의 피를 빼내고 심장을 수술하는 나 말고 누가 그 사람의 속을 더 깊이 들여다본 사람이 있을 것인가? 최근에 85세 된 할머니 한 분이 외래를 찾아오셨다. 관상동맥이식술이라는 어려운 수술을 받고 10년째 외래에서 약을 타러 다니시는 분인데 오실 때마다 ‘내가 죽어야 하는데 죽어야 하는데… 억지로 죽을 수도 없고…’ 하는 분이었다. 이 할머니는 아들이 둘이 있는데 남편은 일찍 여의고 한 아들은 간암으로 죽고 다른 아들은 정신병원에 있었다. 어쩌면 살아있는 것이 죄송하고 미안해서 동내 노인정에도 안 다닌다고 한다. 병원에 올 때마다 조용히 한숨만 쉬면서 인생이야기를 들려주시는데 외래에 방문할 때면 아무리 바빠도 그동안 사는 이야기를 들어주곤 했다. 서러운 한풀이 이야기가 끝나면 두 손을 벌려 안아주곤 하였는데 등을 돌리고 쓸쓸히 돌아서는 그 할머니를 보면서 내가 처방해주는 약보다는 그분의 인생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더 필요한 처방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같은 태양 아래서 기쁘건 슬프건 인생의 힘든 부분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의지하는 의사와 환자의 숙명이리라.때로는 그렇게 힘든 심장수술, 중환자실의 호흡기 치료를 견디고 퇴원한 후에 자살하는 분들도 보는데 ‘수술만 잘해주면 뭐하나. 환자가 살아있어야지… 수술보다 중요한 것이 또 있구나’하고 속상해하기도 한다. 아침이면 ‘오늘 환자를 볼 때 복권에 당첨된 사람처럼 가장 행복한 웃음으로 맞이하게 하소서. 신체와 정신을 같이 치료하게 하소서’ 기도하기도 하고 절대 힘든 표정을 짓지 말자고 다짐하기도 한다. 환자가 없는 의사가 무슨 의미인가? 나의 인생을 바꾸어준 멘토 중의 한 분은 가천길재단의 이길여 회장님이다. 추운 겨울날 산모의 가슴을 열고 진찰을 할 때 혹시 놀랄까 봐 미리 가슴속에 청진기를 품고 있었다는 ‘따뜻한 청진기’는 잘 알려진 환자 사랑의 표현이다. 이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하루가 즐거워지는 가슴 따뜻한 스토리이다. 그분의 환자에 대한 열정은 어머니의 사랑처럼 무의식 속에서도 나를 이끌어준다. 의사는 환자 때문에 사는 것이다.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버리는 날 나는 의사로서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것이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5-11-10 박국양

[수요광장] 공무원 시험 광풍을 접하며

요즘 젊은이들 극심한 취업난불안정한 일자리·비싼 생활비로결혼·출산·꿈 포기하게 만드니공무원 열망은 지나치지 않아그들에게 무한경쟁 바라기보다기성세대 책임없는지 자성해야2015년도 7급 지방직 공무원 경쟁률이 전국 평균 125대 1을 나타냈다. 경기도는 무려 263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도 일반행정직 9급은 25.2대 1, 서울시 사서 9급은 무려 457대 1이다. 공무원 중 대통령의 경쟁률이 2012년 7대 1, 2007년 10대 1이니까 경쟁률로만 비교하면 대통령보다 7급, 9급 공무원 되기가 훨씬 어렵다. 이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의 열풍은 ‘광풍’이 되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전체 취업 준비생 63만여 명 중 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22만여 명으로 34.9%에 이른다. 2014년 청소년통계에서는 직업선택의 주된 요인이 ‘적성·흥미(34.2%)’이고 선호하는 직장 1위가 ‘국가기관(28.6%)’ 이며 취업시험 준비 1위를 ‘일반직 공무원(31.9)’이 차지했다. 자료상으로만 보면 적성과 흥미를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선호 직장과 공무원 시험 준비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고 진로교육 또한 매우 성공적인 셈이라고 우겨볼만 하다.그런데 지난 4월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가 대학생 8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발표한 보도를 보면 공무원을 준비하는 이유 중 ‘평생직장(56.9%)’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연금 등 노후보장(26.7%)’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국가를 위해 일하고자’하는 이유는 5.1%에 불과했다. 그러니 공무원을 원하는 주된 이유는 ‘적성과 흥미’ 보다는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일한 후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아 보인다.대개 어린 시절에는 잘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중심으로 미래의 희망을 꿈꾼다. 그래서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은 주로 과학자, 운동선수, 교사, 연예인 등이다. 그러나 시간이 잠시 흘러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 그 자리를 공무원, 교사, 전문직 등이 차지하게 된다. 일부 학부모들의 시각에서는 비로소 철이 든 결과이다.누구에게나 직업은 자신의 삶이며 성취와 자아실현의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이다. 특히 공무원은 명예를 중시하며 평생 자기관리가 필요하므로 안으로는 자아실현을 위해, 밖으로는 공익의 실현을 위해 단순한 직업 이상의 사명감과 가치를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성세대들은 공무원 시험의 광풍 속에 푹 빠져 있는 수많은 ‘공시생’들을 보며 안정적인 삶만을 추구한다는 아쉬운 마음이 앞설 수 있다. 하지만 88만원 세대, 달관세대, 7포세대, 이케아세대 그리고 빨대족 등 20대를 지칭하는 다양한 신조어들이 생겨난 배경에는 오랜 기간 누적되어온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기성세대는 30여 년 전 12%대의 경제성장률 속에서 사회에 진출하였지만 현재의 젊은이들은 극심한 취업난, 불안정한 일자리, 치솟는 생활비 등의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결혼도, 출산도, 꿈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궁지에 몰려 있으니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열망을 지나치다고 보기 어렵다. 그들에게 노력이 부족하다든가 진짜 어려움을 모르는 나약한 세대라고 말하며 무한경쟁에서 이겨낼 것을 요구하기보다 기성세대의 책임은 없는지 먼저 자성하여야 한다. 오늘날 취업준비생들이 겪고 있는 고통의 싹을 틔우는데 기여한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지금도 공무원이 되기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들을 이해하고 격려한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11-03 최일문

[수요광장] 이산가족, 만남의 강은 쉼 없이 흘러가야한다

이번 상봉신청자 13만명중고작 3.1%만 만남 성사대부분 70대이상 고령자들로흘릴 눈물도 얼마 남지 않아인도적 차원서 정례화 급하다이제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사랑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에.” 중국 작가 위지안의 말입니다. 이산가족 만남도 나중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합니다. 대부분 고령에다 병약(病弱)해져 거동도 불편하고 기억이 흐려지기에 그렇습니다. 며칠 동안 1년8개월 만에 이어진 이산가족상봉에 대한 뉴스와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가족들입니다. “누나 봤다” 환호하며 얼싸안는 동생 모습, 엉엉 우는 여동생을 정답게 다독이는 오빠.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서럽고, 반가워하는 모습이 눈시울을 따갑게 합니다.이런저런 사연과 만남이지만 두 차례 상봉단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분들이 있습니다. 여든넷인 할머니는 열아홉에 결혼한 후 신혼생활 6개월 만에 “열흘만 있다가 온다”던 남편을 65년 만에 만났습니다. 당시 뱃속에 3개월이던 아들은 예순다섯 살이 되어 처음으로 “아버지”를 부르며 큰절을 했습니다. 남편이 사라진 후 이사도 가지 않고 행여나 남편이 돌아올까 기다린 세월입니다. 신혼 때 신었던 구두마저 못 버리고 놔둘 정도였습니다. 37년 전부터는 돌아가셨을 거로 생각하고 제사를 지내왔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아흔여덟 할아버지는 두 딸에게 줄 꽃신을 사 갖고 만났습니다. 6·25전쟁 때 북한군 징집으로 가족들과 헤어졌습니다. 당시 일곱 살, 세 살이었던 두 딸에게 고추를 팔아 예쁜 꽃신을 사다 주겠다고 약속한 것을 65년 만에 지켰습니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상봉 장면들입니다.남북의 교류는 전 국민의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에게는 익숙한 이야기지만,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은 당시의 아픔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통일은 미래세대를 위해 꼭 이뤄져야 합니다. 상처로 얼룩졌던 역사의 상처가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섭니다.이산가족 상봉을 마치고 돌아온 가족들은 만난 기쁨보다 또다시 헤어진 아픔에 먹먹해 합니다. 상봉의 형식도 고작 두 시간 이어지는 여섯 번의 만남이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하룻밤만이라도 같이 자면서 기나긴 세월 못다 한 이야기를 확 풀어봤으면 하는 소망일 것입니다.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 경쟁을 뚫고 겨우 잡은 만남의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입니다. 이젠 흘릴 눈물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70대 이상 고령자가 82%를 넘습니다. 고령화로 매년 수천 명이나 사망하고 있습니다. 찔끔찔끔 만남으로는 상당수의 이산가족이 헤어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한(恨)을 가슴에 품고 이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습니다.대한적십자사에 9월말 상봉신청자가 약 13만 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고작 3.1%만 이번 상봉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는 이산가족도 너무 많습니다. 혈육의 단절을 가져온 이산가족의 문제는 금세기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비극이자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산가족 방송자료가 세계 사람들의 심금까지 울려 유네스코의 인류문화 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지구 상에서 비극적 이산 사례가 남아 있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다른 나라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민족이 풀어야할 과제입니다. 남북당국의 뒷받침 아래 남북적십자사를 통해 제네바 협약에 의거 금강산 면회소를 이용한 수시 만남과 서신 교환 등 왕래를 이어갈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정례화에 손사래만 치는 북한을 어떻게든 설득하여 ‘만남의 강’이 쉼 없이 흘러가도록 해야 합니다. 인도적 차원에서 수십 년간 그려왔던 혈육들을 만나게 정례적인 상봉행사가 되길 바랍니다. 마침 북한 적십자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적십자 회담을 통해서 다각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이번 상봉행사가 끝나면 상시접촉(정례화)과 편지교환 등 이산가족 관련 문제를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무쪼록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설령 이념이 대립한다고 해도 인도적 견지에서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이젠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10-27 김훈동

[수요광장] 말에는 귀신이 있다

인간은 자신의 말에 세뇌되며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다미래의 일은 알 수 없기에그 일이 이뤄질 수도 있고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기왕이면 희망적인 말이 좋다예로부터 말에는 귀신이 있어서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일이 일어나고, 나쁜 말을 하면 재앙이 일어난다고 믿어왔습니다.매 상황마다 부정적이고 절망적인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신기하게도 그런 일만 일어납니다. 그런데 항상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 역시 신기하게도 그런 좋은 일만 일어납니다. 그 이유는 말의 귀신은 뇌 속에서 내가 종일 내 뱉는 말을 녹음기처럼 한마디도 빼놓지 않고 자동 저장하고 실행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그대로 저장되고, 사람은 자기가 말한 그대로의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말을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혼자 있을 때의 말을 조심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남들이 있으면 말을 그나마 조심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남들이 듣지 않는다고 함부로 말을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말을 극도로 조심해왔습니다. 남 앞에서 하지 못할 말은 혼자 있을 때도 하지 않았고, 낮말은 새를, 밤 말은 쥐를 경계하여 조심해왔습니다. 말이 갖고 있는 불가사의한 힘 때문입니다. 어떤 할아버지께서 주무시다가 허리가 너무 아파서 잠을 더 이상 이룰 수 없었고 화장실도 다녀올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할멈, 나 허리에 파스 좀 붙여줘요. 허리가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할머니는 주무시다 말고 파스를 찾아서 할아버지 허리에 붙여드렸고, 할아버지는 허리아픈게 거뜬하게 나아서 화장실도 다녀오시고 잠도 편히 잘 주무셨습니다. 그런데 새벽에 할머니는 자신이 할아버지 허리에 붙여놓은 파스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허리에 붙어있는 것은 파스가 아니고 파스처럼 생긴 중국집 홍보용 스티커였습니다. 할머니가 눈이 어두워서 중국집 스티커를 파스인 줄 알고 할아버지 허리에 붙인 것 이었습니다.파스가 아닌 중국집 스티커를 붙인 할아버지의 허리가 나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파스를 붙여달라고 한 자신의 말이 뇌 속에 녹음되어서 반복적으로 재생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파스를 붙였으니 허리가 낫겠지 라고 생각한 것입니다.말은 이토록 신기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의 생각은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더 무서운 힘이 말에 있습니다. 생각이 익어야 말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말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쓰는 음성기호입니다. 그래서 말이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의지를 그대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이 뱉은 말에 세뇌되는 유일한 동물입니다. 미래의 일은 알 수 없습니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인지라 그 일이 이루어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알 수 없는 미래에 관하여 기왕이면 희망적인 말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거든, 되고 싶은 사람이 사용하는 말을 따라 해보시기 바랍니다. 말에는 귀신이 있어서 당신이 한 말을 모두 저장하고 실행해서 결국 당신이 되고 싶은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10-20 송진구

[수요광장] 중국 명예 시민증을 받고

20년전 심장병 수술받은 청년중국서 감사인사차 온다는 전화…16년전 ‘여연’이 위험한 수술 성공모성애에 보답한 것같아 ‘뿌듯’선진국 한국이 조상의 나라임을자랑스러워하는 옌볜사람들2015년 9월 10일 자로 중국 훈춘시 인민정부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이 시민증을 받으면 무슨 특혜가 있거나 비자 면제라도 되는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그냥 명예일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명예라는 것이 곁에서 보기에 실속 없이 체면만 세워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나로서는 그동안 중국 옌볜지역에서 겪었던 지난 족적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훈춘 시청 4층에서 시민증을 받으면서 사진을 찍고 악수를 하는 순간 옌볜에 와서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 그리고 그 동포의 조상들 그들을 생각하며 방문했던 나의 지난날들이 생각났다. 얼마 전 중국에서 전화가 왔다. 옌볜 말투였다. ‘선생님 저 기억하시겠습니까? 선생님이 20년 전 수술해준 누구입니다’ 하면서 시작하는 전화였는데 듣고 보니 20년 전 한국에 속초 늘사랑회 김상기 회장이 소개하고 이길여 회장님의 후원으로 길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당시 3살짜리 아이가 이제 22살이 되어 건강하게 지낸다고 인사차 오겠다는 전화였다. 외과의사는 수술해준 환자가 몇 년이 지나 잊힐만할 때 건강하게 잘살고 있다고 인사하겠다고 온다는 것처럼 큰 선물이 없다. 나는 실제로 환자들이 명절 때마다 ‘선생님 그냥 와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살려주셨는데 선물도 못 드리고… ’ 할 때마다 ‘무슨 소리예요. 내가 수술해준 분이 이렇게 건강하게 잘살고 있는 것처럼 큰 선물이 어디 있어요?’ 하곤 한다. 수술 당시 3살이었던 훈춘 아이가 청년이 되어 병원 외래 맨바닥에 큰절 하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보람은 심수가행(심장수술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옌볜에 복지 병원이라는 작지만 아름다운 병원이 있다. 지금은 옌볜대학부속병원이 되었지만 흉부외과 노중기 선생이란 분이 15년 이상 헌신적으로 조선족 심장병 아이들을 위해 수술도 해주고 그들의 가정을 방문하면서 사랑을 실천해온 병원이었다. 그 병원에서 매년 시간을 내어 심장병 수술을 해주었던 수많은 심장병 환자들도 잘살고 있는지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옌볜에 사는 여연이 엄마가 내 사무실 문을 두드린 것은 1999년도 봄이었다. 길병원 심장센터 앞에 늘어서 있던 주공아파트 거리에 벚꽃이 한창 피었다가 아쉽게 질 때쯤이었으니까 4월 초순이 조금 지난 때였을 것이다. 중국에서 촬영한 심장 사진과 검진 결과를 내려놓고 딸을 다짜고짜 살려달라고 하였다. 선천성 심장병 중에서 매우 심한 심내막상 결손증이었는데 한국에 있는 다른 이름있는 병원을 다 돌아다녔으나 거절당하고 마지막으로 나를 찾았다는 것이었다. 어려운 환자를 수술하다가 잘못되면 병원은 물론이고 집도의의 망신도 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안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그 딸을 가진 모성애는 달랐다. 여연이 엄마는 매일 내 사무실을 찾았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무릎을 꿇고 앉아 내 딸을 살려달라고 빌었다. 수술결과는 좋았다. 여연이는 지금 결혼도 하고 아들도 낳아서 지난해에는 감사하다고 엄마와 같이 찾아와 사진도 찍었다. 그 모성애를 보여주었던 분도 옌볜 아줌마였다.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에 시진핑 주석 곁에서 러시아 푸틴과 같이 서 있었던 장면을 옌볜 조선족 동포들은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비록 국적은 중국이지만 그들은 아직도 한국이 조상의 나라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고 그들의 조국 한국이 자랑스럽게 세계에서 당당한 선진국 대열에 서 있음을 이야기한다. 중국에 있는 56개 소수민족 중 가장 교육열이 높고 처음 자치주로 선포된 지린성 옌볜지역은 언젠가 우리 조국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통일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고 그 밑거름이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언젠가 38선이 무너지고 대한민국의 KTX가 그리고 우리의 고속버스가 평양을 지나 옌볜으로 달릴 때 나도 조금은 통일을 위해 노력했었노라고 그 시민증을 보여주고 싶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5-10-13 박국양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행정

지자체, 인력·재정 뒷받침 안돼지역간 불균형 초래하는 등효과 적고 전문성도 떨어져재원과 복지욕구간 괴리에서생기는 문제점 해결위해선충분한 예산 확보가 급선무다양한 유형과 높은 수준으로 요구되고 있는 지역 주민의 복지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지역사회의 기능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집행되는 사회복지행정의 실태는 효과적으로 사회복지기능이 수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행정의 최 일선에 위치한 읍·면·동의 업무 수행상 지역주민의 욕구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 등이 대표적일 수 있다. 왜냐하면 지역주민의 복지 증진에 대한 직접적인 행정의 집행은 시·군·구를 통하여 이루어지고, 구체적으로 읍·면·동의 사회복지공무원을 통하여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현행 사회복지행정의 전달체계가 수요자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연계를 이루면서 주민의 복지욕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느냐에 대한 논란인 셈이다. 지역 차원의 사회복지 수준은 차별성 있는 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주민의 의사가 적극 반영된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실행에 옮기는 과정을 통해 달성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적 특성과 지역주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복지기능이 어떤 방향으로 정립되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답은 지역의 특수성(현지성), 행정의 책임성, 복지서비스의 전문성에 기초하여 지역 주민의 복지욕구를 수용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체계와 사무를 확립하는 것이다.일반적으로 사회복지란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 대하여 물질적, 심리적 안정 등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기 위한 공·사 기관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노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행정조직의 목적은 지역주민들의 복지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데 있고 이를 위하여 무엇보다도 목적달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여야 한다.하지만 사회복지공무원의 과다한 업무량과 책임만이 부과되어 있는 현실은 공무원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단순, 반복적이며 수동적인 업무 집행을 초래하게 되어, 소신 있고 질 높은 서비스의 제공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이는 곧 행정의 책임성을 고려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는 복지사무는 수요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의 선별적 복지 제공이라는 소극적 업무 집행의 문제점으로 인하여 지역의 특수성(현지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더군다나 시·군·구 또는 읍·면·동이 중앙정부나 광역자치단체의 정책과 예산을 단순하게 전달하는 역할에 무게가 실리게 되면 주민들의 다양한 복지욕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지역복지 프로그램 개발과 기획 및 지역복지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전문성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국가는 국민의 기본적 생계를 보장하고 생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는 주민 가까이에 있으면서 주민의 생활과 관련된 사무를 직접 처리하고 복지를 증진시키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해야 할 책무를 가진다.그러나 인력과 재정적 뒷받침이 이루어지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의 복지행정은 지역 간 불균형을 초래하는 등 효과가 적고 오히려 지방재정에 부담이 되어 현지성, 책임성 그리고 전문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간 수없이 지적되어온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행정과 관련된 문제점들은 결국 재원과 복지욕구 간의 괴리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에 충분한 복지예산의 확보가 요구된다.마침 지난 달 8일 발표된 2016년 정부예산안에 따르면 복지분야 총 지출은 122조9천억원이며 이중 보건복지부 예산은 55조6천억원에 이른다. 아무쪼록 예산안의 심의·처리 과정을 통하여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충분한 재정적 지원이 이루어짐으로써 지역실정에 맞는 충실한 사회복지행정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10-07 최일문

감동은 기교가 아니라 진실에서 온다

화마 딛고 주인과 재회한 개 서로를 챙기는 모습에 ‘감동’ 우리들 주변엔 홀몸노인 등 도움 절실한 구성원들 많아 사랑과 인정 오가는 나눔이 우리 민족 고유의 마음씨다 남이 울면 따라 우는 것이 공명(共鳴)이다. 남의 고통이 갖는 진동수에 내가 가까이하면 할수록 커지는 것이 공명 인 것이다. 함께 슬퍼할 줄 알면 희망이 있다. 서로 손을 잡을 수 있기에 그렇다. 사흘간의 한가위 연휴도 끝났다. 연휴 중에 본 TV프로 동물농장에 나온 개가 감동을 전한다. 아직도 개의 영상이 지워지지 않고 선명하다. 시골 마을에서 노모와 함께 지내는 홀아비와 기르던 개가 주인공이다. 손쓸 수 없게 일어난 화마(火魔)로 노모는 돌아가고 홀아비는 심한 화상을 입는다. 묶여있던 개도 한쪽 다리에 화상을 입고 겨우 살아남았다. 홀로 남은 개는 타다만 집을 드나들며 주인을 찾는 듯 밤이면 울부짖는다. 수소문 끝에 서울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개 주인을 찾는다. 평소 파지(破紙)를 주우며 홀아비와 함께 지내던 개는 주인의 흩어진 옷가지에서 잠을 잔다. 뒤늦게 입원 중인 홀아비에게 개의 상태를 영상으로 보여준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얼마 후, 개는 절뚝거리는 다리를 수의사가 치료하여 정상을 되찾았다. 병원도움으로 서울 병원으로 개를 데려갔다. 주인을 보자 한달음에 달려가 안긴다. 마치, 주인이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살피는 듯 주인의 몸 이곳저곳을 훑어보는 개를 보노라니 내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 모습이 설득력 있게 감동을 전한다. 감동은 기교가 아니라 진실에서 나온다. 주변엔 개만도 못한 사람도 많다. 많은 자녀가 있는데도 홀로 사망한 노인의 소식이 전해진다. 평생 모은 재산 다 물려줬는데도 자녀들이 나 몰라라 하는 뉴스도 들린다. ‘개만도 못한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에 입맛이 씁쓰레하다. 효경(孝經)에도 불효보다 더 큰 죄는 없다고 했다. 효는 마지막 인륜(人倫)이란 말이 실감 난다. 누구나 출세 같은 욕심을 갖지만 결국 남을 생각하는 이타심(利他心)을 가질 때 자신에게 이득이 돌아온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 사랑을 나누어 주면 마법적으로 그 사랑을 베푼 나한테는 더 풍부한 사랑이 들어온다. 인생을 흔히 학교에 비유한다. 죽는 날까지 배움의 연속이라는 얘기다. 각자의 성적표는 배우려는 의지나 역량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빠짐없이 등록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학교는 공평하다. 개도 키워준 은혜를 안다. 하물며 인간이 은혜를 베푼 부모에게 그럴 수가 있을까. 우리나라에는 개와 연관된 속담이 유독 많다. “너하고 말하느니 개하고 말하겠다” 우둔하여 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사리(事理)를 인식하지 못하여 도무지 이해를 못 하는 경우다. 오늘 하루 무슨 좋은 일을 할까. 오늘은 누구를 기쁘게 해 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을 맞는 이들은 행복하다. 우리 주변에 홀몸노인이나 결손 아동, 다문화가족, 북한 이탈주민 들을 자발적으로 돕는 것은 아는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도움이 필요한 같은 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우리네 의식에는 친척이나 친지는 가까운 사람이지만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사회는 자기와 관련이 없는 것 이라 생각하는 무관심이 아직도 지배적인 듯하다. 아니다. 나나 우리가 먼저 있고 그다음에 사회가 있다기보다 나와 우리가 있는 동시에 우리 사회가 있는 것이 아닐까. 널리 알려질 것을 바라고 하는 나눔은 진정한 나눔이 아니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중요한 이유다. ‘돈은 퇴비와 같아서 그것을 싸두면 악취를 풍긴다. 그것을 살포하면 땅을 비옥하게 한다.’ 이런 금언도 맥을 못 추는 사회가 되면 안 된다. 오늘날은 물질적 여유를 누리는 사회다. 나눔의 논리보다는 억누름의 논리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복지사회는 단순히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사회만이 아니다. 사랑과 인정이 오가는 인간다운 사회다. 이웃의 어려운 처지를 함께 걱정하고 도울 줄 아는 너그럽고 착한 인정이 우리 민족의 고유한 마음씨가 아닌가. 한가위를 보내며 가진 것을 나누고 서로 위하는 마음과 함께 한없는 열의와 커다란 기쁨과 깊은 감사 속에 시작하는 오늘이길 기원한다. 삶이 깊어지고 두터워질 것이다.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09-29 김훈동

고민 그만, 행동 개시

능력있는 자도 상황파악 불구 ‘혹시 내가…’라는 비관에 빠져 때로는 무지한 사람의 무모한 용기를 배울 필요 있다 분석만 하지말고 덤벼야 기회를 잡을수 있기 때문 살다 보면 지혜나 능력 없는 돌쇠들이 얄팍한 지식으로 얻은 자신의 판단을 마치 지구상에서 자신만이 알고 있는 유일한 정답인 양 우악스럽게 밀어붙이고 그대로 돌진하는 경우를 종종 만납니다. 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얘기를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문제를 야기시키는 사고가 일어납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능력을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 결과 이런 사고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반면 충분한 경험이 있고 지혜로운 사람들이 의외로 자기확신을 못하고, 행동하지 못해서 능력 없고 우악스러운 사람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것을 종종 봅니다. 왜 지혜나 능력 없는 사람들은 지혜나 능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자기확신이 강한 것일까요? 지혜나 능력 있는 사람들은 그 분야에 충분히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자기확신이 없는 것일까요? 이 의문은 더닝 크루거효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더닝 크루거효과는 코넬 대학교의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 교수가 코넬 대학교 학부생을 상대로 독해력·자동차운전·체스·테니스 등 여러 분야의 능력을 대상으로 실험해서 만든 이론입니다. 실험결과 능력이 없는 사람이 상상적 우월감으로 자신의 실력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하는 현상을 야기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능력이 없는 사람의 착오는 자신에 대한 오해에서 기인한 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의 착오는 다른 사람에 대한 오해에서 기인한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또한 그들은 찰스 다윈의 “무지는 지식보다 더 확신을 가지게 한다”와 버트런드 러셀의 “이 시대의 아픔 중 하나는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무지한데, 상상력과 이해력이 있는 사람은 의심하고 주저한다는 것이다”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서울 안 가본 사람이 가본 사람을 이기고,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맞는 대목입니다. 능력 있고 현명한 사람들은 상황을 파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해봐야 되겠냐?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라는 비관론에 빠집니다. 이들은 타인과 비교할 때 자신의 가치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장고 끝에 악수 두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능력 없는 사람의 행동이 오히려 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은 일단 결정하고 행동하기 때문이죠.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에게서도 이런 현상이 종종 발견됩니다. 리더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 중에 하나는 판단을 내리지 않고 유보하는 것입니다. 리더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A안을 선택하자니 B가 걸리고, B안을 선택하자니 C가 걸립니다. 시간은 흐르고 선택의 유효기간은 지나가 버립니다. 그래서 리더가 판단을 유보하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보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합니다. 왜냐면 어떤 식이든 판단을 내린다는 것은 성공확률이 50대 50이지만, 판단을 유보하고 결정을 내리지 못해서 기회를 놓치면 성공확률이 0%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능력 있는 사람도 때로는 무지한 사람의 무모한 용기를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분석만 하지 말고, 비관만 하지 말고 덤벼보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도 풀리지 않는 문제 앞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이제 고민은 그만하고 행동을 개시해 볼 것을 권합니다.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09-22 송진구

생활안전체계 구축과 안전복지

재난·재해 발생 대응위해선 민·관협력 체계 구축과 중앙·지방정부 포함한 각 조직간 원활한 소통… 구성원들 역량강화 위한 교육·훈련프로그램 내실화 중요 안전은 인간 고유의 기본 욕구이지만 절대로 안전한 상태는 존재하지 않으며 재난의 발생도 예측하기 어렵고 특히 대규모 재난 시 일상적 대응능력은 대부분 열세성을 갖게 된다. 그런데 태풍이 온다 하더라도 방재역량으로써 환경적 대비와 주민 대응역량이 갖추어지면 태풍은 재난이 아닌 자연현상에 불과한 것이며, 교통사고의 경우에도 부주의한 운전자, 위험한 환경, 그리고 안전 불감증의 피해자가 결합돼야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주어진 환경과 인적·물적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안전함의 정도가 결정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안전에 대한 개념이다. 생활안전에 대한 개념은 재난과 분리해 일상적 안전사고의 범주로 보는 견해도 있고, 재난·재해를 포함해 생활에서 일어나는 안전문제를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확대된 영역의 관점도 있다. 외국의 사례나 세계보건기구의 안전도시 개념, 그리고 정부의 안전정책 방향 등을 고려할 때 생활안전이란 재난·재해를 포함하는 확대된 개념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일상적 주민 생활주변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의 피해가 확대되었을 때를 재난·재해라고 할 수 있고, 예방적 활동의 중요성과 함께 종합적 안전관리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도 생활안전을 포괄적인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안전복지와 관련해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제3조에서 규정한 ‘안전관리’에 대한 정의는 재난이나 그 밖의 각종 사고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복지란 좋은 건강, 윤택한 생활, 안락한 환경들이 이루어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다. 그러므로 안전복지란 사람들의 안전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서비스들의 범주 또는 사회적 노력, 사회적 서비스, 그 노력과 관련된 일체의 체계, 실천 활동 등으로 정의할 수 있다. 태풍 루사·매미·에위니아 등 대형 자연재해 현장과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화재, 태안 원유유출, 그리고 최근의 세월호 침몰 등 사회재난 현장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생활안전 실태를 조사한 사례연구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정부주도의 업무구조 하에 정부와 민간부문, 민간단체 간 그리고 기업체 등과 협력의 어려움 등이 있었으며 현장 대응능력이 약한 중앙정부 중심의 조직구조에도 문제가 있음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조직간 소통문제, 인적·물적 자원관리 문제, 맞춤형 서비스 부재 등이 조사되었다. 구성원들 간에도 전문성 부재와 역할분담 및 연계성 미흡 등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사례분석은 국민들에게 보다 신속하고 적절한 안전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포괄적 생활안전체계 구축이라는 정책적 과제를 요구한다. 생활안전체계를 구축하는데 있어 첫째, 민관 협동 및 연계의 조직구조, 둘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포함한 각 조직간 협업체계의 핵심인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 셋째, 구성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훈련프로그램 확대 등이 우선 내실화·공고화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과제들이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강조되고 지적되어야 하는 이유는 세월호 참사의 사례에서 보듯이 사고 자체의 기술적 원인보다는 재난관리의 전 과정에서 드러난 잘못된 관행과 실수, 현실에선 작동하지 않는 형식적인 법령과 제도 등 안전관리체계 자체에 원인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측하지 못한 재난으로 지구촌이 신음하고 생활주변에도 안전에 대한 끊임없는 위험이 잠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의 안전을 전제로 하지 않고는 복지를 생각할 수 없다. 생활안전체계 구축을 통한 안전복지야말로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미래지향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09-08 최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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