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수요광장] 지방자치단체장의 리더십

의사결정 위해선 정보공유 등공무원 참여 기회 확대 필요또한 관리자의 능력 개선과인적자원개발 프로그램 통해효율적 행정 기반 다질수 있어높은 직무 만족과 성과 유도한다우리나라의 전면적인 지방자치는 1991년 기초의회와 광역의회 의원선거 그리고 1995년 전국동시 지방선거(기초·광역의회, 기초·광역단체장)를 거쳐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 민주정치의 꽃이라 불리는 지방자치는 정치적으로 주권보장과 참여민주주의 확립에 기여하고 행정적으로는 지방자치행정의 효율성, 책임성 그리고 대응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무엇보다도 지방자치는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과 권력의 분산을 통해 형식주의, 절차주의, 획일주의, 무사안일을 완화시키는 길을 열었고 주민의 참여와 통제를 통해 지역사회의 현안과 주민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다. 하지만 재정자립도로 대표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열악한 재정상태는 중앙정부 의존도를 가중시키는 대신 행정적 자율성은 더욱 약화시킴으로써 주민과 가장 밀접하게 접촉하며 대민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하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행정의 큰 장애요인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지역 주민들의 욕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면 결국 중요한 가치로 대두되는 것은 지방자치행정의 효율성이다. 세계화의 영향이 지방자치단체에 까지 미치고 있는 무한경쟁 속에서 국내외적으로 비교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행정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제한된 양과 질의 자원을 ‘투입’함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마다 다른 성과가 ‘산출’된다는 것은 관리·운영상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효율적인 것이란 자원을 최대한 이용하여 높은 수준의 업적을 이룩하고 나아가 조직의 목적과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며 이해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지방자치단체가 효율적인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요소들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강조되는 것은 행정기관의 기능적 전문화, 조직의 규모, 의사결정의 분권화, 구성원(공무원) 의 직무만족 및 지식·기술 수준, 단체장의 리더십 등이다.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들 요소 중에서 단체장의 리더십은 효율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이다. 효율적 지방자치행정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민주적이고 쇄신적이며 기업가적 창조성을 가진 리더의 역할이다. 특히 의사결정의 분권화를 추구하는 단체장의 경우 정보를 공유하고 참여를 확대하는 등 공무원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화함으로써 행정서비스의 대응성과 유연성을 증대시키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단체장의 리더십은 공무원들의 업무능력 향상, 직무훈련 강화, 관리자의 관리능력 개선, 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의 도입 등을 통하여 효율성 향상의 기반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공무원들의 높은 직무만족과 직무성과를 유도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에 대한 비판 중에는 지역사회 특유의 귀속주의(학연, 지연, 혈연)에서 자유롭지 못한 단체장 그리고 재당선을 위해 독주(獨走)하는 단체장에 대한 지적이 언제나 빠지지 않는다. 이는 한정되어 있는 자원의 배분을 왜곡시킴으로써 효율성에 역행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오늘날과 같은 복잡 다양한 사회구조에서 단체장의 획일적이며 일방 하향적인 리더십 체계로는 효율적 행정을 하기 곤란하며, 나아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교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행정의 효율성을 상실함으로써 주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지방자치는 존립할 수 없으며 그 중심에 단체장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12-01 최일문

[수요광장] 적십자회비, 아직도 세금 같나요?

재난으로 고통받는 이재민과소외되고 어려운 취약계층에사랑과 용기 북돋아 주는인도주의적 차원의 기부…자발적으로 1년에 한번 내는정성 담긴 ‘소중한 성금’성공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에서 비롯됩니다. 하지만 나누지 않는 성공은 실패와 동의어입니다. 가장 많이 득을 보는 사람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베푸는 이들입니다. 행복이란 뭔가를 움켜쥐거나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베풀 때 찾아옵니다. 오랫동안 나눔과 선행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으로부터 좋은 사람으로 인식됩니다. 배려나 돌봄의 행위는 조금 손해 보는듯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그 행위를 나만 하고 있다는 박탈감이나 고독감 때문입니다. 배려와 나눔, 돌봄이 사회적인 감각으로 번져가고 일종의 문화로서 형성되려면 누군가가 먼저 그것을 행해야 합니다. 먼저 행하는 누군가가 나타나기만을 모두 기다리기만 한다면, 그 선한 기대와 의지에도 불구하고 나눔 문화는 생겨나지 않습니다. 한 알의 씨앗을 심지 않고서 열매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남북 이산가족 상봉장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심한 경쟁 속에 선발되어 상봉장에 나온 가족이 적십자 봉사원을 보며 “저 해마다 적십자회비 내고 있어요.” 누구도 묻지 않았는데 “적십자가 이렇게 좋은 일 하는 줄 몰라서요” 하더랍니다. 적십자는 남북 이산가족 만남의 통로이자 유일한 창구입니다. 한 나라의 분쟁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할 때 유엔이 나섭니다. 유엔이 나서지 못할 때 적십자가 나섭니다. 적십자는 독립국가에만 있습니다. 올해 한국적십자가 태어난 지 110년입니다. 최근 기부금이 감소하는 걸 안타까워하고 기부문화 발전에 국회가 앞장서야 한다는 취지로 기부천사와 함께하는 나눔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참여한 국회의원들이 “나눔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도 없었다”며 어려웠던 젊은 날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진정한 성공은 나눔을 통해 완성된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주변의 도움으로 꿈을 실현한 이들의 고백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어려운 계층이 많습니다. 복지와는 거리가 먼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들입니다. 사는 게 점점 각박해지는 세태입니다. ‘베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치매에 덜 걸린다’는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발표한 연구 자료가 눈에 띕니다. 돈을 남들에게 나눠주게 하고, 투자하고, 그냥 가지고 있게 하는 등 세 그룹으로 나누어 1년 후 우울증 증상을 보니 ‘돈을 나눠준 그룹이 가장 낮았다’라는 겁니다. 더불어 살고 베풀면서 봉사활동을 하라는 메시지입니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곳저곳에서 ‘세금’이란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세금이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살림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이 소득의 일부분을 국가나 자치단체에 내는 돈입니다. 종류도 많습니다. 납세의무는 있지만 그만큼 부담스럽다고 느낍니다. 경제발전을 위해 쓰이는 영양제인데도 그렇습니다. 아직도 1년에 한 번 내는 적십자 회비를 ‘세금’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세금이 아닙니다. 자발적 의사에 의해 재난 시 구호나 법으로 도움 받지 못한 취약계층을 위해 쓰라고 내주는 성금(誠金)입니다. 정성으로 내는 돈입니다. 적십자는 인도주의 사업 재원조성을 위해 전 국민 세대주 및 사업자를 대상으로 국민 성금 모금활동을 합니다. 2016년 모금이 12월 1일부터 시작됩니다. 배부되는 지로용지나 가상계좌, CD/ATM, 공과금수납기, 휴대폰결제 등 참여방법이 다양합니다. 자율납부입니다. 올해 도민이 낸 적십자회비는 세월호, 메르스, 화재 등 각종 재난을 당한 이재민과 소외된 이웃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적십자는 생명입니다. 마법의 노란조끼를 입은 적십자 봉사원의 발걸음 소리만 들어도 가슴에 물결이 일렁인다고 합니다. 나눔과 돌봄, 배려가 폭포수 같은 활력이 되어 이 사회를 지탱하고 아픔을 씻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 단지 희망의 판타지만은 아닐 것입니다. 삶이 신산(辛酸)할수록 눈물이 많습니다. 낙담한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랑과 나눔이 화수분처럼 쏟아지기를 바랍니다./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11-24 김훈동

[수요광장] 이런 사람이 대통령 될 수 있을까?

여러가지 결격사유 갖고 도전해당선됐던 역대 대통령들꿈을 이룬 가장 중요한 요인은‘할수 있다’고 자신을 믿었던것당신도 난관에 봉착해 있다면희망 잃지말고 극복해 보세요첫째, 사형선고 받은 사람중죄는 물론 경죄라도 있으면 대통령 출마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인 만큼 사형선고 받은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것입니다. 둘째, 장가 두 번 간 사람이성문제로 루머만 돌아도 결국은 출마를 포기합니다. 대선기간 동안 끊임없이 공격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장가를 두 번 간 사람은 대통령 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셋째, 대학 못나온 사람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의 원수로서 행정부의 실질적인 권한을 갖는 역할이기 때문에 당연히 대학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더구나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세계 최고수준이기 때문에 대통령 하려면 최소한 대학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런데 역대 대통령을 분석해보았더니 사형선고 받은 대통령이 두 명이나 있었습니다. 박정희, 김대중대통령. 장가를 두 번 간 대통령은 여럿 있었습니다.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대통령. 대학을 못나온 대통령도 두 명이나 있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대통령.보통사람들은 사형선고 받고, 장가 두 번 가고, 대학 못나오면 당연히 출마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포기하겠지만, 그들은 달랐습니다. 왜 그럴까요? 반대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명문대학을 나오고, 다양한 스펙을 가진 사람들도 많습니다만 그들 중 도전을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바로 생각의 차이입니다. 여러 가지 결격사유를 갖고 도전했던 그들의 ‘결함있는 스펙’이 대통령 당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결국에 그들이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자신이 할 수 있다고 믿는 생각차이입니다. 보통사람들이 생각할 때는 열악한 상황과 환경을 가진 사람들이 시도하는 도전은 무모하다고 판단하겠지만, 그들은 그것을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듯합니다. 저는 그들의 판단에 동의합니다. 결국 무모한 도전이란 없는 것입니다. 희망과 도전은 자신을 믿는 데서부터 출발합니다.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자신의 눈으로는 보이는 것입니다. 더구나 그들은 자신이 보는 것을 믿습니다. 희망은 원래 잘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 손 뻗으면 쉽게 잡히는 것을 희망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 면에서 그들은 탁월한 안목을 가진 것입니다. 자신의 희망을 보고 믿고 도전하는 안목이죠.현실도 그렇습니다. 글로벌경제 악화에 따라 한국경제도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중국경제는 지난 30년간 고도성장을 유지하다가 지금은 동력을 잃고 추락하는 중이고, 일본은 편법경기부양의 역효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으며 그리스와 유럽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며칠 전 있었던 세계를 경악하게 만든 프랑스테러는 지구전체를 위기로 몰아가는 듯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80퍼센트가 수출로 이루어져 있어서 더욱 심각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 만나본 CEO는 파산걱정, 직장인은 구조조정걱정, 실업자와 졸업생들은 구직걱정에 밤잠을 자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모두들 고민이 한결같습니다. ‘지금 마주하고 있는 현실적인 절망과 고통을 내가 이겨나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고 번민합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런 좌절과 고통에 별 영향을 받지 않고 극복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따라서 지금처럼 모두가 힘들 때, 당신도 난관에 봉착해있다면 한번쯤 다르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 그런 사람도 대통령이 됐는데, 나도 이 정도 상황이라면 한번쯤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11-17 송진구

[수요광장] 의사가 생각하는 의사, 환자가 원하는 의사

환자없는 의사는 ‘무의미’내게 주어진 인술의 사명을베풀수 있어 감사할 따름…같은 태양아래 기쁘건 슬프건힘든 인생 앞서거니 뒤서거니의지하는 사이이기에 ‘숙명’수술을 주업으로 하는 외과의사라 나는 월요일부터 수요일은 수술을 주로 하고 목·금요일은 외래방문환자를 보는데 만나는 환자분들은 하루에 30~50명 정도이다. 요즘은 지원자도 거의 없고 인기가 땅에 떨어진 지 오래되어 한숨도 말라버린 흉부외과지만 그래도 어려운 심장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한 생명을 보고 있노라면 히말라야를 정복한 것만큼 뿌듯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외래는 수술상담을 하러 처음 오는 환자 분들도 있고 수술 후에 정기적으로 약을 타러 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나는 특성상 환자분이 어디 사는데 자녀가 몇이 있고 올 때 사소한 선물이라도 사오면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서 진료기록에 꼼꼼히 적는 편이어서 다음 방문할 때는 그 기록을 보고 항상 고맙다고 인사를 건넨다. 혹여 올 때가 된 환자가 오지 않으면 전화번호를 찾아서 집으로 전화하기도 하는데 가족으로부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몇 십 년 동안 나누었던 정 때문에 허전해지면서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세월을 느끼기도 한다. 전문의가 된 지 30년이 넘었으니 오랫동안 보는 환자들은 어쩌면 가족처럼 정도 들어서 진료실에서 헤어질 때조차 아쉬운데 하물며 이제는 영영 볼 수 없을 때에랴. 그래서 나이가 드신 분일수록 손도 잡아주고 살포시 안아주기도 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서로 아쉬워하고 나면 어느새 하루해가 짙은 노을을 남기고 낙엽을 스치는 바람 소리와 함께 스러져 간다. 오늘 하루 나는 얼마나 의사로서 환자에게 필요한 사람이었는가를 돌아보면서 그만큼 존재가치를 되돌아보기도 한다. 의사는 환자 때문에 사는 것이다.“잘 지내셨지요? 무슨 증상이 새로 생기거나 약 부작용은 없으시지요? ” 종일 매번 같은 말을 물어보면서 오후 늦은 시간이 되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힘들기도 하지만 환자가 없는 의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에게 주어진 인술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음을 감사할 따름이다. 명절 때 선물을 사오지 못해 미안하다고 어쩔 줄 몰라하는 환자에게는 “무슨 말이세요. 제가 환자분의 속을 제일 깊이 들여다본 사람입니다.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이 저에게 가장 큰 선물이지요”라고 말하는 재치도 늘었다. 우리나라는 현재 심장사의 법률로는 수술할 때마다 살인자(?)가 되기도 하지만 사람의 가슴을 열고 심장을 멈춘 뒤에 심장 속의 피를 빼내고 심장을 수술하는 나 말고 누가 그 사람의 속을 더 깊이 들여다본 사람이 있을 것인가? 최근에 85세 된 할머니 한 분이 외래를 찾아오셨다. 관상동맥이식술이라는 어려운 수술을 받고 10년째 외래에서 약을 타러 다니시는 분인데 오실 때마다 ‘내가 죽어야 하는데 죽어야 하는데… 억지로 죽을 수도 없고…’ 하는 분이었다. 이 할머니는 아들이 둘이 있는데 남편은 일찍 여의고 한 아들은 간암으로 죽고 다른 아들은 정신병원에 있었다. 어쩌면 살아있는 것이 죄송하고 미안해서 동내 노인정에도 안 다닌다고 한다. 병원에 올 때마다 조용히 한숨만 쉬면서 인생이야기를 들려주시는데 외래에 방문할 때면 아무리 바빠도 그동안 사는 이야기를 들어주곤 했다. 서러운 한풀이 이야기가 끝나면 두 손을 벌려 안아주곤 하였는데 등을 돌리고 쓸쓸히 돌아서는 그 할머니를 보면서 내가 처방해주는 약보다는 그분의 인생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더 필요한 처방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같은 태양 아래서 기쁘건 슬프건 인생의 힘든 부분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의지하는 의사와 환자의 숙명이리라.때로는 그렇게 힘든 심장수술, 중환자실의 호흡기 치료를 견디고 퇴원한 후에 자살하는 분들도 보는데 ‘수술만 잘해주면 뭐하나. 환자가 살아있어야지… 수술보다 중요한 것이 또 있구나’하고 속상해하기도 한다. 아침이면 ‘오늘 환자를 볼 때 복권에 당첨된 사람처럼 가장 행복한 웃음으로 맞이하게 하소서. 신체와 정신을 같이 치료하게 하소서’ 기도하기도 하고 절대 힘든 표정을 짓지 말자고 다짐하기도 한다. 환자가 없는 의사가 무슨 의미인가? 나의 인생을 바꾸어준 멘토 중의 한 분은 가천길재단의 이길여 회장님이다. 추운 겨울날 산모의 가슴을 열고 진찰을 할 때 혹시 놀랄까 봐 미리 가슴속에 청진기를 품고 있었다는 ‘따뜻한 청진기’는 잘 알려진 환자 사랑의 표현이다. 이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하루가 즐거워지는 가슴 따뜻한 스토리이다. 그분의 환자에 대한 열정은 어머니의 사랑처럼 무의식 속에서도 나를 이끌어준다. 의사는 환자 때문에 사는 것이다.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버리는 날 나는 의사로서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것이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5-11-10 박국양

[수요광장] 공무원 시험 광풍을 접하며

요즘 젊은이들 극심한 취업난불안정한 일자리·비싼 생활비로결혼·출산·꿈 포기하게 만드니공무원 열망은 지나치지 않아그들에게 무한경쟁 바라기보다기성세대 책임없는지 자성해야2015년도 7급 지방직 공무원 경쟁률이 전국 평균 125대 1을 나타냈다. 경기도는 무려 263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도 일반행정직 9급은 25.2대 1, 서울시 사서 9급은 무려 457대 1이다. 공무원 중 대통령의 경쟁률이 2012년 7대 1, 2007년 10대 1이니까 경쟁률로만 비교하면 대통령보다 7급, 9급 공무원 되기가 훨씬 어렵다. 이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의 열풍은 ‘광풍’이 되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전체 취업 준비생 63만여 명 중 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22만여 명으로 34.9%에 이른다. 2014년 청소년통계에서는 직업선택의 주된 요인이 ‘적성·흥미(34.2%)’이고 선호하는 직장 1위가 ‘국가기관(28.6%)’ 이며 취업시험 준비 1위를 ‘일반직 공무원(31.9)’이 차지했다. 자료상으로만 보면 적성과 흥미를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선호 직장과 공무원 시험 준비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고 진로교육 또한 매우 성공적인 셈이라고 우겨볼만 하다.그런데 지난 4월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가 대학생 8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발표한 보도를 보면 공무원을 준비하는 이유 중 ‘평생직장(56.9%)’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연금 등 노후보장(26.7%)’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국가를 위해 일하고자’하는 이유는 5.1%에 불과했다. 그러니 공무원을 원하는 주된 이유는 ‘적성과 흥미’ 보다는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일한 후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아 보인다.대개 어린 시절에는 잘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중심으로 미래의 희망을 꿈꾼다. 그래서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은 주로 과학자, 운동선수, 교사, 연예인 등이다. 그러나 시간이 잠시 흘러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 그 자리를 공무원, 교사, 전문직 등이 차지하게 된다. 일부 학부모들의 시각에서는 비로소 철이 든 결과이다.누구에게나 직업은 자신의 삶이며 성취와 자아실현의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이다. 특히 공무원은 명예를 중시하며 평생 자기관리가 필요하므로 안으로는 자아실현을 위해, 밖으로는 공익의 실현을 위해 단순한 직업 이상의 사명감과 가치를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성세대들은 공무원 시험의 광풍 속에 푹 빠져 있는 수많은 ‘공시생’들을 보며 안정적인 삶만을 추구한다는 아쉬운 마음이 앞설 수 있다. 하지만 88만원 세대, 달관세대, 7포세대, 이케아세대 그리고 빨대족 등 20대를 지칭하는 다양한 신조어들이 생겨난 배경에는 오랜 기간 누적되어온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기성세대는 30여 년 전 12%대의 경제성장률 속에서 사회에 진출하였지만 현재의 젊은이들은 극심한 취업난, 불안정한 일자리, 치솟는 생활비 등의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결혼도, 출산도, 꿈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궁지에 몰려 있으니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열망을 지나치다고 보기 어렵다. 그들에게 노력이 부족하다든가 진짜 어려움을 모르는 나약한 세대라고 말하며 무한경쟁에서 이겨낼 것을 요구하기보다 기성세대의 책임은 없는지 먼저 자성하여야 한다. 오늘날 취업준비생들이 겪고 있는 고통의 싹을 틔우는데 기여한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지금도 공무원이 되기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들을 이해하고 격려한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11-03 최일문

[수요광장] 이산가족, 만남의 강은 쉼 없이 흘러가야한다

이번 상봉신청자 13만명중고작 3.1%만 만남 성사대부분 70대이상 고령자들로흘릴 눈물도 얼마 남지 않아인도적 차원서 정례화 급하다이제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사랑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에.” 중국 작가 위지안의 말입니다. 이산가족 만남도 나중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합니다. 대부분 고령에다 병약(病弱)해져 거동도 불편하고 기억이 흐려지기에 그렇습니다. 며칠 동안 1년8개월 만에 이어진 이산가족상봉에 대한 뉴스와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가족들입니다. “누나 봤다” 환호하며 얼싸안는 동생 모습, 엉엉 우는 여동생을 정답게 다독이는 오빠.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서럽고, 반가워하는 모습이 눈시울을 따갑게 합니다.이런저런 사연과 만남이지만 두 차례 상봉단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분들이 있습니다. 여든넷인 할머니는 열아홉에 결혼한 후 신혼생활 6개월 만에 “열흘만 있다가 온다”던 남편을 65년 만에 만났습니다. 당시 뱃속에 3개월이던 아들은 예순다섯 살이 되어 처음으로 “아버지”를 부르며 큰절을 했습니다. 남편이 사라진 후 이사도 가지 않고 행여나 남편이 돌아올까 기다린 세월입니다. 신혼 때 신었던 구두마저 못 버리고 놔둘 정도였습니다. 37년 전부터는 돌아가셨을 거로 생각하고 제사를 지내왔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아흔여덟 할아버지는 두 딸에게 줄 꽃신을 사 갖고 만났습니다. 6·25전쟁 때 북한군 징집으로 가족들과 헤어졌습니다. 당시 일곱 살, 세 살이었던 두 딸에게 고추를 팔아 예쁜 꽃신을 사다 주겠다고 약속한 것을 65년 만에 지켰습니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상봉 장면들입니다.남북의 교류는 전 국민의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에게는 익숙한 이야기지만,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은 당시의 아픔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통일은 미래세대를 위해 꼭 이뤄져야 합니다. 상처로 얼룩졌던 역사의 상처가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섭니다.이산가족 상봉을 마치고 돌아온 가족들은 만난 기쁨보다 또다시 헤어진 아픔에 먹먹해 합니다. 상봉의 형식도 고작 두 시간 이어지는 여섯 번의 만남이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하룻밤만이라도 같이 자면서 기나긴 세월 못다 한 이야기를 확 풀어봤으면 하는 소망일 것입니다.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 경쟁을 뚫고 겨우 잡은 만남의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입니다. 이젠 흘릴 눈물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70대 이상 고령자가 82%를 넘습니다. 고령화로 매년 수천 명이나 사망하고 있습니다. 찔끔찔끔 만남으로는 상당수의 이산가족이 헤어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한(恨)을 가슴에 품고 이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습니다.대한적십자사에 9월말 상봉신청자가 약 13만 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고작 3.1%만 이번 상봉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는 이산가족도 너무 많습니다. 혈육의 단절을 가져온 이산가족의 문제는 금세기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비극이자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산가족 방송자료가 세계 사람들의 심금까지 울려 유네스코의 인류문화 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지구 상에서 비극적 이산 사례가 남아 있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다른 나라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민족이 풀어야할 과제입니다. 남북당국의 뒷받침 아래 남북적십자사를 통해 제네바 협약에 의거 금강산 면회소를 이용한 수시 만남과 서신 교환 등 왕래를 이어갈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정례화에 손사래만 치는 북한을 어떻게든 설득하여 ‘만남의 강’이 쉼 없이 흘러가도록 해야 합니다. 인도적 차원에서 수십 년간 그려왔던 혈육들을 만나게 정례적인 상봉행사가 되길 바랍니다. 마침 북한 적십자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적십자 회담을 통해서 다각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이번 상봉행사가 끝나면 상시접촉(정례화)과 편지교환 등 이산가족 관련 문제를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무쪼록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설령 이념이 대립한다고 해도 인도적 견지에서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이젠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10-27 김훈동

[수요광장] 말에는 귀신이 있다

인간은 자신의 말에 세뇌되며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다미래의 일은 알 수 없기에그 일이 이뤄질 수도 있고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기왕이면 희망적인 말이 좋다예로부터 말에는 귀신이 있어서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일이 일어나고, 나쁜 말을 하면 재앙이 일어난다고 믿어왔습니다.매 상황마다 부정적이고 절망적인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신기하게도 그런 일만 일어납니다. 그런데 항상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 역시 신기하게도 그런 좋은 일만 일어납니다. 그 이유는 말의 귀신은 뇌 속에서 내가 종일 내 뱉는 말을 녹음기처럼 한마디도 빼놓지 않고 자동 저장하고 실행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그대로 저장되고, 사람은 자기가 말한 그대로의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말을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혼자 있을 때의 말을 조심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남들이 있으면 말을 그나마 조심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남들이 듣지 않는다고 함부로 말을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말을 극도로 조심해왔습니다. 남 앞에서 하지 못할 말은 혼자 있을 때도 하지 않았고, 낮말은 새를, 밤 말은 쥐를 경계하여 조심해왔습니다. 말이 갖고 있는 불가사의한 힘 때문입니다. 어떤 할아버지께서 주무시다가 허리가 너무 아파서 잠을 더 이상 이룰 수 없었고 화장실도 다녀올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할멈, 나 허리에 파스 좀 붙여줘요. 허리가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할머니는 주무시다 말고 파스를 찾아서 할아버지 허리에 붙여드렸고, 할아버지는 허리아픈게 거뜬하게 나아서 화장실도 다녀오시고 잠도 편히 잘 주무셨습니다. 그런데 새벽에 할머니는 자신이 할아버지 허리에 붙여놓은 파스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허리에 붙어있는 것은 파스가 아니고 파스처럼 생긴 중국집 홍보용 스티커였습니다. 할머니가 눈이 어두워서 중국집 스티커를 파스인 줄 알고 할아버지 허리에 붙인 것 이었습니다.파스가 아닌 중국집 스티커를 붙인 할아버지의 허리가 나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파스를 붙여달라고 한 자신의 말이 뇌 속에 녹음되어서 반복적으로 재생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파스를 붙였으니 허리가 낫겠지 라고 생각한 것입니다.말은 이토록 신기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의 생각은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더 무서운 힘이 말에 있습니다. 생각이 익어야 말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말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쓰는 음성기호입니다. 그래서 말이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의지를 그대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이 뱉은 말에 세뇌되는 유일한 동물입니다. 미래의 일은 알 수 없습니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인지라 그 일이 이루어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알 수 없는 미래에 관하여 기왕이면 희망적인 말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거든, 되고 싶은 사람이 사용하는 말을 따라 해보시기 바랍니다. 말에는 귀신이 있어서 당신이 한 말을 모두 저장하고 실행해서 결국 당신이 되고 싶은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10-20 송진구

[수요광장] 중국 명예 시민증을 받고

20년전 심장병 수술받은 청년중국서 감사인사차 온다는 전화…16년전 ‘여연’이 위험한 수술 성공모성애에 보답한 것같아 ‘뿌듯’선진국 한국이 조상의 나라임을자랑스러워하는 옌볜사람들2015년 9월 10일 자로 중국 훈춘시 인민정부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이 시민증을 받으면 무슨 특혜가 있거나 비자 면제라도 되는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그냥 명예일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명예라는 것이 곁에서 보기에 실속 없이 체면만 세워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나로서는 그동안 중국 옌볜지역에서 겪었던 지난 족적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훈춘 시청 4층에서 시민증을 받으면서 사진을 찍고 악수를 하는 순간 옌볜에 와서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 그리고 그 동포의 조상들 그들을 생각하며 방문했던 나의 지난날들이 생각났다. 얼마 전 중국에서 전화가 왔다. 옌볜 말투였다. ‘선생님 저 기억하시겠습니까? 선생님이 20년 전 수술해준 누구입니다’ 하면서 시작하는 전화였는데 듣고 보니 20년 전 한국에 속초 늘사랑회 김상기 회장이 소개하고 이길여 회장님의 후원으로 길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당시 3살짜리 아이가 이제 22살이 되어 건강하게 지낸다고 인사차 오겠다는 전화였다. 외과의사는 수술해준 환자가 몇 년이 지나 잊힐만할 때 건강하게 잘살고 있다고 인사하겠다고 온다는 것처럼 큰 선물이 없다. 나는 실제로 환자들이 명절 때마다 ‘선생님 그냥 와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살려주셨는데 선물도 못 드리고… ’ 할 때마다 ‘무슨 소리예요. 내가 수술해준 분이 이렇게 건강하게 잘살고 있는 것처럼 큰 선물이 어디 있어요?’ 하곤 한다. 수술 당시 3살이었던 훈춘 아이가 청년이 되어 병원 외래 맨바닥에 큰절 하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보람은 심수가행(심장수술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옌볜에 복지 병원이라는 작지만 아름다운 병원이 있다. 지금은 옌볜대학부속병원이 되었지만 흉부외과 노중기 선생이란 분이 15년 이상 헌신적으로 조선족 심장병 아이들을 위해 수술도 해주고 그들의 가정을 방문하면서 사랑을 실천해온 병원이었다. 그 병원에서 매년 시간을 내어 심장병 수술을 해주었던 수많은 심장병 환자들도 잘살고 있는지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옌볜에 사는 여연이 엄마가 내 사무실 문을 두드린 것은 1999년도 봄이었다. 길병원 심장센터 앞에 늘어서 있던 주공아파트 거리에 벚꽃이 한창 피었다가 아쉽게 질 때쯤이었으니까 4월 초순이 조금 지난 때였을 것이다. 중국에서 촬영한 심장 사진과 검진 결과를 내려놓고 딸을 다짜고짜 살려달라고 하였다. 선천성 심장병 중에서 매우 심한 심내막상 결손증이었는데 한국에 있는 다른 이름있는 병원을 다 돌아다녔으나 거절당하고 마지막으로 나를 찾았다는 것이었다. 어려운 환자를 수술하다가 잘못되면 병원은 물론이고 집도의의 망신도 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안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그 딸을 가진 모성애는 달랐다. 여연이 엄마는 매일 내 사무실을 찾았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무릎을 꿇고 앉아 내 딸을 살려달라고 빌었다. 수술결과는 좋았다. 여연이는 지금 결혼도 하고 아들도 낳아서 지난해에는 감사하다고 엄마와 같이 찾아와 사진도 찍었다. 그 모성애를 보여주었던 분도 옌볜 아줌마였다.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에 시진핑 주석 곁에서 러시아 푸틴과 같이 서 있었던 장면을 옌볜 조선족 동포들은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비록 국적은 중국이지만 그들은 아직도 한국이 조상의 나라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고 그들의 조국 한국이 자랑스럽게 세계에서 당당한 선진국 대열에 서 있음을 이야기한다. 중국에 있는 56개 소수민족 중 가장 교육열이 높고 처음 자치주로 선포된 지린성 옌볜지역은 언젠가 우리 조국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통일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고 그 밑거름이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언젠가 38선이 무너지고 대한민국의 KTX가 그리고 우리의 고속버스가 평양을 지나 옌볜으로 달릴 때 나도 조금은 통일을 위해 노력했었노라고 그 시민증을 보여주고 싶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5-10-13 박국양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행정

지자체, 인력·재정 뒷받침 안돼지역간 불균형 초래하는 등효과 적고 전문성도 떨어져재원과 복지욕구간 괴리에서생기는 문제점 해결위해선충분한 예산 확보가 급선무다양한 유형과 높은 수준으로 요구되고 있는 지역 주민의 복지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지역사회의 기능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집행되는 사회복지행정의 실태는 효과적으로 사회복지기능이 수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행정의 최 일선에 위치한 읍·면·동의 업무 수행상 지역주민의 욕구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 등이 대표적일 수 있다. 왜냐하면 지역주민의 복지 증진에 대한 직접적인 행정의 집행은 시·군·구를 통하여 이루어지고, 구체적으로 읍·면·동의 사회복지공무원을 통하여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현행 사회복지행정의 전달체계가 수요자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연계를 이루면서 주민의 복지욕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느냐에 대한 논란인 셈이다. 지역 차원의 사회복지 수준은 차별성 있는 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주민의 의사가 적극 반영된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실행에 옮기는 과정을 통해 달성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적 특성과 지역주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복지기능이 어떤 방향으로 정립되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답은 지역의 특수성(현지성), 행정의 책임성, 복지서비스의 전문성에 기초하여 지역 주민의 복지욕구를 수용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체계와 사무를 확립하는 것이다.일반적으로 사회복지란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 대하여 물질적, 심리적 안정 등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기 위한 공·사 기관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노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행정조직의 목적은 지역주민들의 복지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데 있고 이를 위하여 무엇보다도 목적달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여야 한다.하지만 사회복지공무원의 과다한 업무량과 책임만이 부과되어 있는 현실은 공무원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단순, 반복적이며 수동적인 업무 집행을 초래하게 되어, 소신 있고 질 높은 서비스의 제공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이는 곧 행정의 책임성을 고려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는 복지사무는 수요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의 선별적 복지 제공이라는 소극적 업무 집행의 문제점으로 인하여 지역의 특수성(현지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더군다나 시·군·구 또는 읍·면·동이 중앙정부나 광역자치단체의 정책과 예산을 단순하게 전달하는 역할에 무게가 실리게 되면 주민들의 다양한 복지욕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지역복지 프로그램 개발과 기획 및 지역복지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전문성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국가는 국민의 기본적 생계를 보장하고 생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는 주민 가까이에 있으면서 주민의 생활과 관련된 사무를 직접 처리하고 복지를 증진시키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해야 할 책무를 가진다.그러나 인력과 재정적 뒷받침이 이루어지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의 복지행정은 지역 간 불균형을 초래하는 등 효과가 적고 오히려 지방재정에 부담이 되어 현지성, 책임성 그리고 전문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간 수없이 지적되어온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행정과 관련된 문제점들은 결국 재원과 복지욕구 간의 괴리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에 충분한 복지예산의 확보가 요구된다.마침 지난 달 8일 발표된 2016년 정부예산안에 따르면 복지분야 총 지출은 122조9천억원이며 이중 보건복지부 예산은 55조6천억원에 이른다. 아무쪼록 예산안의 심의·처리 과정을 통하여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충분한 재정적 지원이 이루어짐으로써 지역실정에 맞는 충실한 사회복지행정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10-07 최일문

감동은 기교가 아니라 진실에서 온다

화마 딛고 주인과 재회한 개 서로를 챙기는 모습에 ‘감동’ 우리들 주변엔 홀몸노인 등 도움 절실한 구성원들 많아 사랑과 인정 오가는 나눔이 우리 민족 고유의 마음씨다 남이 울면 따라 우는 것이 공명(共鳴)이다. 남의 고통이 갖는 진동수에 내가 가까이하면 할수록 커지는 것이 공명 인 것이다. 함께 슬퍼할 줄 알면 희망이 있다. 서로 손을 잡을 수 있기에 그렇다. 사흘간의 한가위 연휴도 끝났다. 연휴 중에 본 TV프로 동물농장에 나온 개가 감동을 전한다. 아직도 개의 영상이 지워지지 않고 선명하다. 시골 마을에서 노모와 함께 지내는 홀아비와 기르던 개가 주인공이다. 손쓸 수 없게 일어난 화마(火魔)로 노모는 돌아가고 홀아비는 심한 화상을 입는다. 묶여있던 개도 한쪽 다리에 화상을 입고 겨우 살아남았다. 홀로 남은 개는 타다만 집을 드나들며 주인을 찾는 듯 밤이면 울부짖는다. 수소문 끝에 서울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개 주인을 찾는다. 평소 파지(破紙)를 주우며 홀아비와 함께 지내던 개는 주인의 흩어진 옷가지에서 잠을 잔다. 뒤늦게 입원 중인 홀아비에게 개의 상태를 영상으로 보여준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얼마 후, 개는 절뚝거리는 다리를 수의사가 치료하여 정상을 되찾았다. 병원도움으로 서울 병원으로 개를 데려갔다. 주인을 보자 한달음에 달려가 안긴다. 마치, 주인이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살피는 듯 주인의 몸 이곳저곳을 훑어보는 개를 보노라니 내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 모습이 설득력 있게 감동을 전한다. 감동은 기교가 아니라 진실에서 나온다. 주변엔 개만도 못한 사람도 많다. 많은 자녀가 있는데도 홀로 사망한 노인의 소식이 전해진다. 평생 모은 재산 다 물려줬는데도 자녀들이 나 몰라라 하는 뉴스도 들린다. ‘개만도 못한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에 입맛이 씁쓰레하다. 효경(孝經)에도 불효보다 더 큰 죄는 없다고 했다. 효는 마지막 인륜(人倫)이란 말이 실감 난다. 누구나 출세 같은 욕심을 갖지만 결국 남을 생각하는 이타심(利他心)을 가질 때 자신에게 이득이 돌아온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 사랑을 나누어 주면 마법적으로 그 사랑을 베푼 나한테는 더 풍부한 사랑이 들어온다. 인생을 흔히 학교에 비유한다. 죽는 날까지 배움의 연속이라는 얘기다. 각자의 성적표는 배우려는 의지나 역량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빠짐없이 등록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학교는 공평하다. 개도 키워준 은혜를 안다. 하물며 인간이 은혜를 베푼 부모에게 그럴 수가 있을까. 우리나라에는 개와 연관된 속담이 유독 많다. “너하고 말하느니 개하고 말하겠다” 우둔하여 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사리(事理)를 인식하지 못하여 도무지 이해를 못 하는 경우다. 오늘 하루 무슨 좋은 일을 할까. 오늘은 누구를 기쁘게 해 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을 맞는 이들은 행복하다. 우리 주변에 홀몸노인이나 결손 아동, 다문화가족, 북한 이탈주민 들을 자발적으로 돕는 것은 아는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도움이 필요한 같은 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우리네 의식에는 친척이나 친지는 가까운 사람이지만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사회는 자기와 관련이 없는 것 이라 생각하는 무관심이 아직도 지배적인 듯하다. 아니다. 나나 우리가 먼저 있고 그다음에 사회가 있다기보다 나와 우리가 있는 동시에 우리 사회가 있는 것이 아닐까. 널리 알려질 것을 바라고 하는 나눔은 진정한 나눔이 아니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중요한 이유다. ‘돈은 퇴비와 같아서 그것을 싸두면 악취를 풍긴다. 그것을 살포하면 땅을 비옥하게 한다.’ 이런 금언도 맥을 못 추는 사회가 되면 안 된다. 오늘날은 물질적 여유를 누리는 사회다. 나눔의 논리보다는 억누름의 논리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복지사회는 단순히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사회만이 아니다. 사랑과 인정이 오가는 인간다운 사회다. 이웃의 어려운 처지를 함께 걱정하고 도울 줄 아는 너그럽고 착한 인정이 우리 민족의 고유한 마음씨가 아닌가. 한가위를 보내며 가진 것을 나누고 서로 위하는 마음과 함께 한없는 열의와 커다란 기쁨과 깊은 감사 속에 시작하는 오늘이길 기원한다. 삶이 깊어지고 두터워질 것이다.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09-29 김훈동

고민 그만, 행동 개시

능력있는 자도 상황파악 불구 ‘혹시 내가…’라는 비관에 빠져 때로는 무지한 사람의 무모한 용기를 배울 필요 있다 분석만 하지말고 덤벼야 기회를 잡을수 있기 때문 살다 보면 지혜나 능력 없는 돌쇠들이 얄팍한 지식으로 얻은 자신의 판단을 마치 지구상에서 자신만이 알고 있는 유일한 정답인 양 우악스럽게 밀어붙이고 그대로 돌진하는 경우를 종종 만납니다. 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얘기를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문제를 야기시키는 사고가 일어납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능력을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 결과 이런 사고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반면 충분한 경험이 있고 지혜로운 사람들이 의외로 자기확신을 못하고, 행동하지 못해서 능력 없고 우악스러운 사람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것을 종종 봅니다. 왜 지혜나 능력 없는 사람들은 지혜나 능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자기확신이 강한 것일까요? 지혜나 능력 있는 사람들은 그 분야에 충분히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자기확신이 없는 것일까요? 이 의문은 더닝 크루거효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더닝 크루거효과는 코넬 대학교의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 교수가 코넬 대학교 학부생을 상대로 독해력·자동차운전·체스·테니스 등 여러 분야의 능력을 대상으로 실험해서 만든 이론입니다. 실험결과 능력이 없는 사람이 상상적 우월감으로 자신의 실력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하는 현상을 야기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능력이 없는 사람의 착오는 자신에 대한 오해에서 기인한 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의 착오는 다른 사람에 대한 오해에서 기인한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또한 그들은 찰스 다윈의 “무지는 지식보다 더 확신을 가지게 한다”와 버트런드 러셀의 “이 시대의 아픔 중 하나는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무지한데, 상상력과 이해력이 있는 사람은 의심하고 주저한다는 것이다”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서울 안 가본 사람이 가본 사람을 이기고,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맞는 대목입니다. 능력 있고 현명한 사람들은 상황을 파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해봐야 되겠냐?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라는 비관론에 빠집니다. 이들은 타인과 비교할 때 자신의 가치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장고 끝에 악수 두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능력 없는 사람의 행동이 오히려 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은 일단 결정하고 행동하기 때문이죠.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에게서도 이런 현상이 종종 발견됩니다. 리더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 중에 하나는 판단을 내리지 않고 유보하는 것입니다. 리더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A안을 선택하자니 B가 걸리고, B안을 선택하자니 C가 걸립니다. 시간은 흐르고 선택의 유효기간은 지나가 버립니다. 그래서 리더가 판단을 유보하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보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합니다. 왜냐면 어떤 식이든 판단을 내린다는 것은 성공확률이 50대 50이지만, 판단을 유보하고 결정을 내리지 못해서 기회를 놓치면 성공확률이 0%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능력 있는 사람도 때로는 무지한 사람의 무모한 용기를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분석만 하지 말고, 비관만 하지 말고 덤벼보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도 풀리지 않는 문제 앞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이제 고민은 그만하고 행동을 개시해 볼 것을 권합니다.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09-22 송진구

생활안전체계 구축과 안전복지

재난·재해 발생 대응위해선 민·관협력 체계 구축과 중앙·지방정부 포함한 각 조직간 원활한 소통… 구성원들 역량강화 위한 교육·훈련프로그램 내실화 중요 안전은 인간 고유의 기본 욕구이지만 절대로 안전한 상태는 존재하지 않으며 재난의 발생도 예측하기 어렵고 특히 대규모 재난 시 일상적 대응능력은 대부분 열세성을 갖게 된다. 그런데 태풍이 온다 하더라도 방재역량으로써 환경적 대비와 주민 대응역량이 갖추어지면 태풍은 재난이 아닌 자연현상에 불과한 것이며, 교통사고의 경우에도 부주의한 운전자, 위험한 환경, 그리고 안전 불감증의 피해자가 결합돼야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주어진 환경과 인적·물적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안전함의 정도가 결정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안전에 대한 개념이다. 생활안전에 대한 개념은 재난과 분리해 일상적 안전사고의 범주로 보는 견해도 있고, 재난·재해를 포함해 생활에서 일어나는 안전문제를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확대된 영역의 관점도 있다. 외국의 사례나 세계보건기구의 안전도시 개념, 그리고 정부의 안전정책 방향 등을 고려할 때 생활안전이란 재난·재해를 포함하는 확대된 개념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일상적 주민 생활주변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의 피해가 확대되었을 때를 재난·재해라고 할 수 있고, 예방적 활동의 중요성과 함께 종합적 안전관리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도 생활안전을 포괄적인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안전복지와 관련해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제3조에서 규정한 ‘안전관리’에 대한 정의는 재난이나 그 밖의 각종 사고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복지란 좋은 건강, 윤택한 생활, 안락한 환경들이 이루어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다. 그러므로 안전복지란 사람들의 안전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서비스들의 범주 또는 사회적 노력, 사회적 서비스, 그 노력과 관련된 일체의 체계, 실천 활동 등으로 정의할 수 있다. 태풍 루사·매미·에위니아 등 대형 자연재해 현장과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화재, 태안 원유유출, 그리고 최근의 세월호 침몰 등 사회재난 현장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생활안전 실태를 조사한 사례연구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정부주도의 업무구조 하에 정부와 민간부문, 민간단체 간 그리고 기업체 등과 협력의 어려움 등이 있었으며 현장 대응능력이 약한 중앙정부 중심의 조직구조에도 문제가 있음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조직간 소통문제, 인적·물적 자원관리 문제, 맞춤형 서비스 부재 등이 조사되었다. 구성원들 간에도 전문성 부재와 역할분담 및 연계성 미흡 등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사례분석은 국민들에게 보다 신속하고 적절한 안전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포괄적 생활안전체계 구축이라는 정책적 과제를 요구한다. 생활안전체계를 구축하는데 있어 첫째, 민관 협동 및 연계의 조직구조, 둘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포함한 각 조직간 협업체계의 핵심인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 셋째, 구성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훈련프로그램 확대 등이 우선 내실화·공고화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과제들이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강조되고 지적되어야 하는 이유는 세월호 참사의 사례에서 보듯이 사고 자체의 기술적 원인보다는 재난관리의 전 과정에서 드러난 잘못된 관행과 실수, 현실에선 작동하지 않는 형식적인 법령과 제도 등 안전관리체계 자체에 원인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측하지 못한 재난으로 지구촌이 신음하고 생활주변에도 안전에 대한 끊임없는 위험이 잠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의 안전을 전제로 하지 않고는 복지를 생각할 수 없다. 생활안전체계 구축을 통한 안전복지야말로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미래지향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09-08 최일문

넓고 깊은 휴머니티 키운 ‘희망나눔 페스티벌’

지금은 다양화·다원화 시대 서로 의논하고 차이를 존중하며 타협·조정이 불가피한 사회 청소년기부터 가정·학교에서 나눔을 배우고 실천 한다면 평생 이웃 돌아볼 인성 갖출것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무더운 여름 기운도 꺾인 듯, 하늘 높은 가을의 문턱 9월을 맞이했습니다. 엊그제 수원실내체육관에서는 ‘희망나눔페스티벌’이라는 뜻 깊은 자리가 펼쳐졌습니다. 도내 청소년 2천여 명이 모여 온종일 기아(飢餓)체험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희망을 나누는 행사입니다. 1만원의 기부금을 내면서 스스로 참여했습니다. 제3세계 청소년들에게 전해줄 우정의 선물과 재난구호품, 에코백 등을 만들고 식량난을 겪고 있는 또래 친구들을 생각하며 나눔문화를 실천했습니다. “빛을 퍼뜨릴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은 촛불이 되거나 또는 그것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것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이날 프로그램을 통해 촛불이 되고 거울이 되고자 다짐했습니다.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경기도교육청부교육감·수원교육장·경기도행정부지사·수원시장 등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었습니다. 모금된 1억5천여만원 기부금은 나라 안팎의 어려운 또래 친구들에게 공부방을 만들어 주고,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친구들의 수술비와 병원비를 지원하는 데 사용됩니다. 특히 대한적십자사 홍보대사 엄홍길 산악인이 청소년들과 나눔토크를 가졌습니다. 네팔 지진현장 등 지구촌 재난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활동한 생생한 경험들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는 네팔 오지 산간마을에 15개, 수도 카트만두에 1개의 학교를 지어주고 있을 정도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어 참가한 청소년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이어서 지구촌 곳곳에서 굶주린 친구들의 생활을 직접 체험해보는 ‘배고픔을 함께 나눠 봐요’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하루 한 끼 먹고 있는 영양 죽은 우리나라의 미숫가루와 비슷합니다. 참여한 청소년들은 아프리카의 하루 한 끼 식사를 체험하며 저개발국 친구들의 배고픔을 몸소 느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먹을 쥐면 그 속엔 아무것도 없지만 손바닥을 펴면 온 세상이 그 안에 있습니다. 욕심의 손으로 자신의 것을 꼭 쥐고 있으면 그 이상을 얻을 수 없습니다. 태양을 품는 꽃처럼 쥐고 있던 손을 활짝 펴서 나누는 페스티벌입니다. ‘한국가정은 흔히 애정공동체가 아니라 대입프로젝트 공동체’라고 평가할 정도로 청소년은 성적과 진학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통계가 이를 말해줍니다. 오늘날 청소년문제·학원폭력 등으로 인성교육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가치 있는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을 우리는 인격자라고 말합니다. 교육이 지식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흐르기 쉬운 지식편중교육에서 벗어나 인간형성 그 자체와 인류의 가치실현이라는 인간교육 즉 인성교육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희망나눔페스티벌’을 통해 경쟁 위주의 입시제도와 학업부담으로 인한 긴장감 속에서 물적·인적·생명 나눔을 실천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스스로 책임감과 도덕적으로 성장하며 자신감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청소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입니다. 21C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는 넓고 깊은 휴머니티(humanity)를 지닌 인간상을 기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적십자의 인도주의는 바로 ‘인간의 존엄성’입니다. 개인은 서로가 독특하고 유일하며 가치 있는 존재입니다. 지구촌이라는 글로벌(global)의식도 지녀야 합니다. 현재의 사회문제는 한 지역에 제한된 국부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구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세계는 한 배에 탄 같은 운명 공동체입니다. 지금은 다원화·다양화 사회입니다. 서로가 ‘같은’ 것이 아니라 ‘다름’이 당연시 되고 그것에 대한 인정과 가치, 의미를 부여하는 사회입니다. 남과 나와 다르기 때문에 서로 의논하고 그 차이를 존중하며, 타협과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사고와 가치의식을 지닌 청소년이 돼야 합니다. 인성 변화의 최종 열쇠는 청소년 자신이 가지고 있습니다. 청소년기부터 가정과 학교·사회에서 나눔을 배우고 실천한다면 일생동안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희망나눔페스티벌’은 그 의미가 자못 큽니다.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09-01 김훈동

일단 기차를 타라

희망이란 스스로 개척하는 것먼저 간 사람 발자국을 믿고우직하게 따라 갔다면‘땅위의 길’ 만드는 것선택 앞에서 망설이지 말고시도해 보세요, 길은 많으니까‘희망이란 것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이나 마찬가지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게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중국의 사상가 루쉰의 글입니다. 전에 이 글을 읽고 마음에 쿵 하고 울림이 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우리는 선택 앞에서 망설이게 됩니다. 이 길이 맞을까 틀릴까, 갈 거냐 말 거냐의 기로죠.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시간은 흘러가 버리고 기회 역시 흐르는 강물처럼 내 앞을 지나버리고 맙니다. 선택을 앞에 둔 사람들에게 이런 제안을 합니다.“어느 정도 결심이 섰으면 일단 기차에 타세요.” 대구에서 서울 가는 기차가 있고, 부산 가는 기차가 있습니다. 완전히 반대방향의 기차죠. 대부분 사람들은 큰 틀에서의 의사결정은 주저 없이 합니다. 부산행이냐, 서울행이냐의 선택이죠.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깊게 생각해보니 서울행은 결정했는데 가고 싶은 곳이 인천인지, 강릉인지, 서울인지 명확하게 판단이 서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대구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생각한 후에 그때서야 ‘아~ 그래. 내가 인천을 가야 하는구나’ 결정하고 서울행 기차를 타려는데, 그 사이에 기차는 대구를 출발해서 구미를 거쳐 대전을 지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미 지나버린 기차죠. 그때 아쉬움을 갖습니다. ‘아~ 서울방향으로 정해졌을 때 일단 서울행 기차를 타고 가면서 인천, 강릉, 서울 중 구체적으로 가야 할 곳을 결정했더라면 지금쯤 대전을 지날 수 있을 텐데….’우리 인생도 그런 것 같습니다. 모두들 나름대로 성심을 다해 선택했지만, 그 선택이 명확하게 성공한다고도 할 수 없고 성공 못 한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시도하지 못합니다.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시도합니다. 길을 나서는 것이죠. 그들은 얘기합니다. “먼저 간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가려고요. 그러다 보면 그 사람들이 간 곳까지는 가지 않을까요?” 실제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벤치마킹할 대상을 정하고 그 인물이 지나간 궤적을 따라갑니다. 그 다음 사람 역시 똑같이 앞사람의 발자국을 따라가죠. 지혜로운 눈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 사람들은 결국 성취를 이룹니다. 루쉰이 말하는 땅 위의 길은 이때 생깁니다.그런데 동일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성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먼저 간 사람들, 성공한 사람들이 먼저 간 그 길을 보고도 따라갈 시도도 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나름대로 이유는 있습니다. 자신이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길을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래서 그 길은 내 길이 아니라고 단정하는 사람들입니다. 인생에서 가본 길이 어디 있습니까? 인생길은 누구나 처음 가는 길입니다. 나이와 경험에 관계없이 누구나 처음으로 오늘을 만납니다. 자신이 가보지 않은 길이라고 언제까지나 망설이고,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출발하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언젠가는 인생의 준엄한 질문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그동안 당신은 무엇을 했습니까?”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인생이 내게 주는 선택의 역습입니다. 성취를 이룬 사람들도 처음부터 확신을 갖고 출발해서 성취를 만들어 내는 경우보다, 시도하고 출발하면서 서서히 자신의 확신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확신은 살아있는 생물입니다. 관리를 잘못하면 즉시 죽어서 없어지지만, 관리를 잘하면 상상할 수 없는 크기로 자라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선택을 믿고 소처럼 우직하게 그 길을 갑니다. 그것이 결국 더 큰 성취를 만들어 냅니다. 그렇습니다. 희망이란 결국 내가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먼저 간 사람의 발자국을 믿고 우직하게 따라간 것이 원래는 없던 길, 땅 위의 길을 만든 것입니다. 당신도 혹시 선택 앞에서 갈등하고 있다면 일단 기차에 올라타십시오. 방향은 가다가 바꾸면 됩니다./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08-25 송진구

일본 총리의 담화를 듣고

진실한 말을 하는 지도자가그 나라 국력을 키우는건데아베 총리가 광복절을 맞아내뱉는 거짓말 들으면서우리는 무엇을 후대에물려줄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광복절 발표된 일본 총리의 담화라는 것을 보았다. 일본국민들에게야 인기를 누리고 있는 총리로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나라의 장래가 걱정 된다. 사람이 살면서 다른 사람과의 대화는 비언어적 대화도 있겠지만 70%는 언어적 대화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표정이나 태도를 통해서 주고받는 대화, 음악이나 그림도 언어라고 할 수가 있으나 사람의 내밀한 정신세계를 정확하게 표현하려면 아무래도 언어라는 도구를 이용해야 가능하다고 하겠다.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외부세계와 자신과의 대화는 단지 언어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는 주장도 하였지만 아무튼 언어의 중요성은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돌아가신 대학생선교회 김준곤 목사님이 설교 때 즐겨 인용하시던 말이 기억이 난다. ‘종은 울릴 때까지 종이 아니며 / 편지는 쓸 때까지 편지가 아니고 / 사랑은 말할 때까지 사랑이 아니다’좋은 말은 좋은 대화를 이끌어내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해준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값을 수 있고 반대로 말로 인해 평생 원수도 되고 국가 간에 전쟁도 일어난다. 말은 그만큼 중요하다. 인간이 동물과 달리 가지고 있는 이 말은 대뇌 부피만큼 인류의 진화에 큰 공헌을 해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렇게 중요한 말이 행동과 달라진다면 특히 지도자의 말이 왜곡되고 거짓되면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유달리 전쟁을 많이 겪은 우리 민족은 국가적 재난이 있을 때마다 누구 편을 들고 무슨 말을 해야 살 수 있을 것인가를 몸으로 체험해왔다. 그 결과 말 다르고 행동이 달라져 있는지도 모르지만, 요즘처럼 말의 진실성이 추락한 시대도 없는 것 같다.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하는데 처칠의 말마따나 정말 국민을 존경했다면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특히 선거전에 뱉어내는 거짓말을 들으면서 어떻게 저 사람은 자존심도 없을까 하고 오히려 그 사람의 얼굴을 보기가 부끄러울 때가 있다. 말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여기며 말을 생명처럼 진실하게 취급하는 사람이 많을 때 사회는 진실한 사회가 되고 그 격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이해인 수녀의 ‘나를 키우는 말’이란 시가 있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 나도 정말 행복해서 /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 내 마음도 더욱 순수해지고…’말과 글은 사람의 진실을 담아내고 있고 그 생각과 영혼을 나타낸다. 말과 행동이 일치한 사람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진실한 말을 통해 자존심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을 때 그 사회와 국가는 품격이 높아진다. 지금은 못살고 힘들어도 거짓말을 적게 하는 지도자들은 그들의 자존심을 자녀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것이다. 그 나라의 청소년들은 미래가 밝다. 이웃 나라 지도자가 광복절을 맞아 뱉어내는 거짓말을 들으면서 우리는 무엇을 후대에 물려줄 것인가를 생각한다. 우리야 말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단지 GDP가 얼마나 증가 되었는가 보다 정직과 진실을 자랑해야 하며 그 자존심이 밑바탕이 되어 자랑스러운 후대의 반석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그런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5-08-18 박국양

조직문화와 CEO

바람직한 문화는 조직으로 인해변화를 예측하고 적응하게 해위기를 넘긴 IBM처럼최고경영자가 상황에 맞는비전과 전략·가치를제시하는 리더십이 있어야IBM은 세계 최대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컴퓨터 제조회사였다. 현재는 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판매 및 기업 컨설팅과 서비스가 주요 사업이다. 창립 이래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중 하나가 된 IBM의 성공은 거액의 연구 개발비, 탁월한 영업정책 그리고 강력한 노무관리가 배경이 되었다. 그러나 2002년 CEO를 맡은 새뮤얼 팔미사노는 “IBM은 더 이상 컴퓨터 회사가 아니다”라고 선언함으로써 하드웨어 기반의 컴퓨터 회사를 벗어나 첨단 지식과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로 변신하였다.이와 같은 변신은 기업문화의 획기적인 혁신을 의미한다. 1980년대 중반 급변하는 세계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1990년대 초반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된 IBM은 1993년 루 거스너가 CEO로 취임하면서 기업 개선에 착수하여 주력 사업군을 제품 생산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하기 시작하였고 팔미노사에 이르러 오늘날 세계에서 손꼽히는 컨설팅 회사의 하나로 탈바꿈한 것이다.IBM은 과거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적 조직문화에서 현재는 도전적, 창의적 혁신을 추구하는 대표적 기업이 되었으며 구성원들의 모험, 상상력, 용기를 높이 사고 혁신과 창의성을 지원하며 유연한 의사결정과 환경변화에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유기적인 조직 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IBM의 과거 조직문화는 위험회피, 의사결정의 집권화, 회사정책에의 순응, 종신고용, 규범의 중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반면 현재는 의사결정의 분권화, 동기부여, 성과와 연결된 보상시스템,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조직구조 등으로 요약된다. 이와 같은 변화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혁신을 추구하는 조직문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환경이자 동력이다.조직문화가 중요한 것은 그것이 구성원들에게 공유되는 가치와 믿음이며 사고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정신적 배경으로 구성원들이 결집될 때 조직 내외부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한 취업포털에서 지난 4월 직장인 회원을 대상으로 ‘직장인과 조직문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0.3%가 조직문화 때문에 이직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한 ‘조직문화의 긍정적 변화가 애사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89.2%가, ‘조직문화의 긍정적 변화가 직원의 근속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92.7%가 ‘그렇다’고 답변해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확인해 주고 있다.그렇다면 조직문화는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그리고 왜 조직마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갖고 있는 것일까. 조직문화는 조직 내의 여러 형성요인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형성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인은 최고경영자라고 할 수 있다. 조직은 규모가 크든 작든 설립자 또는 CEO의 특정한 가치와 믿음을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며 조직문화는 그의 비전과 전략을 반영하여 조직목적의 실현과 성공 과정을 거쳐 제도화된다. 조직문화가 형성되고 구성원들에게 전달되면 조직은 유기체와 같이 그 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힘이 작용 되는데 이것이 조직문화를 좀처럼 바꾸기 힘든 이유이다. 그래서 어떤 조직이든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조직문화를 관리할 수 있는가, 통제할 수 있는가, 바람직한 상태로 변화시킬 수 있는가 하는 점을 과제로 안게 된다. 1980년대 위기를 경험한 IBM의 사례는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조직문화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결과이며 가장 큰 책임은 CEO의 몫이었다.현재의 조직문화는 과거 특정시점, 특정상황에서 형성된 것이다. 그래서 환경요인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문화를 계속 유지하려 한다는 것은 조직 효과성을 저해하는 요인을 내포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바람직한 문화는 조직으로 하여금 변화를 예측하고 변화에 적응하게 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IBM의 CEO인 거스너와 팔미노사의 사례에서 보듯 조직 상황에 적합한 비전과 전략, 가치를 제시하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조직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조직성과의 제고와 목적 달성의 열쇠는 최고경영자가 쥐고 있는 것이며, 실패의 책임 또한 우선 최고경영자에게 있음이 강조되는 것이다./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08-11 최일문

희망나눔명패달기 캠페인에 나선 이유

나눔은 사람과 사람을이어주는 ‘사랑의 다리’다다익선으로 눈앞 효과만보려는 기부 유도보다가치를 중요시하는 운동이기에정치인에게도 그뜻 알리고 싶어“남에게 선행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 기쁨입니다. 그것은 그렇게 하는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합니다.” 조로아스터가 한 말입니다.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면, 아무리 눈코 뜰 새 없이 바빠도 그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한 국가의 발전은 경제소득이 얼마인가에만 달린 것이 아닙니다. 특히 사회의 공익을 위한 자원봉사와 기부행위가 사회발전을 위한 중요한 문화 척도입니다. 최근에 이러한 활동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선진국의 수준에 비해 뒤처지고 있습니다. 기부와 나눔이 감성적 차원의 일시적 참여나 보여주기식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공익적인 정신이 생활 속에 잠재되어 행동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나눔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입니다.경기적십자는 나눔을 이어주는 ‘희망나눔명패달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희망풍차’는 희망의 에너지를 만드는 적십자의 새로운 바람입니다. 희망풍차의 네 날개인 저소득 아동, 노인, 북한이주민, 다문화가족에게 봉사원 두 명이 한 가족과 결연이 되어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이들 4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 안전망 강화에 기여하기 위한 맞춤형 통합서비스입니다. 새로운 나눔문화를 만들어가는 국민참여 캠페인입니다. 매월 3만원 이상 정기후원자에게 ‘어려운 이웃을 돕는 후원자’임을 표시한 다양한 형태의 ‘희망나눔명패’를 달아드리는 캠페인입니다. 현재 경기도 출신 국회의원 29명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비례대표의원을 포함한 58명 전원을 대상으로 추진 중입니다. 의원회관에 명패를 달기 위해 나설 때 하나같이 사람의 가슴 속을 확 열어 주는 것과 같은 감동을 받습니다. 여러 가지 감정 중에서 나눔·베풂이 가진 에너지의 파장이 가장 크기 때문인 듯합니다. 기부나 나눔은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것입니다. 마음의 평온함이 아름다운 대지를 이룹니다. 기쁜 마음이 사람 사이의 온정과 자애를 자아냅니다.우리나라는 해마다 복지예산을 지속해서 확대하는 등 저소득층 취약계층 삶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힘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복지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이를 위해 나눔과 기부문화 확산이 중요합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수준 20%대에 있는 국민의 기부노력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반면, 소득수준 90%대 국민의 경우 기부노력 정도가 가장 낮았습니다. 고소득층의 기부를 어떻게 이끌어 낼 수 있는가가 개인 기부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핵심과제임을 보여줍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실천모형을 만들어 내고, 그러한 존경받는 모형들을 우리 사회에서 이끌어내고 확산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눔은 규범과 모형에 의해서 확산되고 심화되기 때문입니다.경기적십자는 ‘희망페스티벌’을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나눔체험을 통한 나눔습관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나눔은 행동을 통해 뇌에 보존되는 습관입니다. 나눔 행동을 어려서부터 교육이나 체험을 통해서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는 일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기부는 세금과 달리 시민들의 자발적 행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사회통합에도 기여합니다.식물은 물과 햇빛을 필요로 합니다. 물은 물질적인 양분이고 햇빛은 비물질적인 양분입니다.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뤄야 식물이 잘 자랍니다. 사람도 조직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명패달기를 통한 기부나 나눔은 물질적 양분입니다. 사회적공감대는 비물질적 양분입니다.희망나눔명패달기는 다다익선(多多益善)으로 당장의 효과만을 노리는 기부 유도보다는 미션과 가치를 중요시 하는 캠페인입니다. 그간 주로 시민만을 대상으로 벌여온 캠페인을 정치지도자에게도 그 뜻을 알려 적십자가 추구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인도주의사업’을 펼쳐가고자 하는 이유입니다./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2015-08-04 김훈동

‘싸가지’가 인생을 바꾼다

‘싹수’, 강원·전라도 방언으로잘 될 것 같은 사람·징조를 의미몸에 익은 배려와 희생정신일상·직장서 자연히 눈에 띄어매일매일 연속적인 습관 쌓여성공하는 삶으로 이끌어나가미국의 석유재벌 폴 게티는 매우 흥미로운 가설을 내놓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부를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나눈 다음, 모두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해도 2년이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는 가설입니다. 폴 게티는 가난한 사람들은 그 사람이 어떤 일이나 행운으로 돈을 손에 쥐었다고 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술이나 도박, 사치품 구입, 사기꾼의 말에 현혹돼서 돈을 날린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부자들은 성실하고 현명하므로 그런 가난한 바보들의 돈을 회수해서 무모하지 않으면서 수익률이 높게 나오는 곳에 투자할 것이므로 다시 시작해도 부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폴 게티 가설에서 성공과 실패, 부자와 빈자를 결정하는 요인은 바로 태도입니다. 태도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결과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CEO컨설팅을 할 때 “어떤 직원을 승진시킵니까?”라고 물으면 대부분 “싸가지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함의의 응답을 합니다. ‘싸가지’는 ‘싹수’의 강원, 전라도 지역의 방언으로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될 것 같은 징조’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잘될 가능성이 애초부터 보이지 않는 사람을 가리켜 ‘싹수가 노랗다’고 했습니다. 새싹이 푸르지 않고 노랗다면 곧 죽을 운명의 상징이기 때문이죠. CEO들이 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직원이 있다고 합니다. 큰소리로 인사하고 항상 밝으며 배려와 희생정신이 탁월한 사람입니다. 입사할 때의 성적과는 관계없이 그런 싸가지, 즉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을 승진시킨다는 것입니다. 유리 가가린이 세계 최초로 우주선 조종사가 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조종사선발 마지막 지원자 20명 중 한 명이 선발되는 순간, 하나 둘 우주선에 탑승하는데 27세의 청년 유리 가가린은 조용히 신발을 벗고 우주선에 오르더랍니다. 그 모습을 본 우주선 설계자 세르게이 코뇰로프는 말합니다.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은 그의 모습에서 신뢰감이 느껴졌다. 그가 얼마나 우주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유리 가가린이 세계최초로 우주선 조종사가 된 이유 역시 태도, 즉 싸가지 였습니다.영화를 봐도 극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감독은 역할에 따라 캐릭터를 설정합니다. 주인공은 의로우며 당당하고, 바로 서고 바로 보는 자신감이 넘치는 태도를 보입니다. 상대역인 악역은 음흉하고, 시선과 태도가 바르지 못하며 타인에게 해악을 끼치는 행동을 합니다. 악역은 한눈에 봐도 싸가지가 없어 보입니다. 이러한 느낌은 현실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히 그 자리에 적합한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쩌다 운이 좋아 높은 자리에 오르더라도 거기에 적합한 태도를 갖추지 못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추락하는 것을 종종 봅니다. 태도, 즉 싸가지는 주머니 속의 송곳과 같아서 언젠가는 튀어나와서 감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연속되는 미세한 태도는 습관을 만들고 그 습관이 매일, 매월, 매년으로 연결돼서 결국은 인생을 이루고 더 나아가 그가 속한 조직의 성패까지 좌우합니다. 당신이 지금과 다른 인생을 살고 싶다면,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당신 자신과 당신 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태도를 가져보세요. 그러면 당신이 당신 자신을 대하는 태도, 상대가 당신을 대하는 태도 역시 바뀔 것입니다. 그리고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 그 하찮은 싸가지, 즉 태도가 당신의 인생을 바꾼다는 사실을./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2015-07-28 송진구

청소년 자살은 우리 모두의 책임

감수성 예민한 10대들비정상적인 개인과 사회에 분노극단적 선택하는 경우 많아일등만이 아닌 꼴등을 챙겨야 ‘다같이 잘살아 보세’ 처럼이제는 ‘정신적 새마을운동’ 필요하나님이 하루는 베드로에게 ‘인간은 참 미련하구나’하고 말하자 베드로가 ‘왜 그렇습니까?’ 하고 묻자 하나님이 다시 대답하기를 ‘인간은 자신의 건강을 해쳐 가면서 돈을 벌고 그 번 돈으로 건강을 다시 찾기 위해 다 쓰지 않느냐?’ 하고 말하였다. 건강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뼈있는 유머다.돈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지만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즉 성공유무, 지위고하, 재산의 과다보다도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이야 말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복중의 복이라는데 의견을 달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러면 우리나라의 정신건강지수는 어떠한가?한국의 2006년도 이후 사망통계를 보면 1위가 암, 2위가 뇌졸중, 3위가 심장병인데 4위는 자살이다. 하루에 우리나라에서 자살로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가 40명에 육박하고 있으니 이번 메르스사태로 사망한 전체 환자와 거의 같은 수치다. 건강보험으로 인해 병원 접근성의 문턱이 낮아지고 소위 후진국형 질병인 감염성 질환과 교통사고는 줄어들고 있지만, 한강의 기적을 이룬 산업화 현실의 뒤안길에서 정신건강은 날로 악화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GDP가 아프리카 우간다보다 높다고 우리나라가 더 건강한 사회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물론 물질적 풍요로움도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세계 최고인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과 흡연율을 수면 아래에 두고 그냥 지나치다가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하므로 이제 서로 손을 잡고 같이 걸어가야 한다. 한때 유명인·연예인이 잇따라 자살을 하면서 사회적 이목을 끌기도 했는데 자살의 이유가 대부분이 경제적 이유가 아니라 사회적 스트레스 즉 사람과의 관계를 견디지 못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러한 관계의 파괴, 자신감의 상실, 스트레스, 성공 강박증, 우울증은 유전적인 요인도 있을 수 있지만, 사회적 양극화가 가져오는 사회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그 원인이 개인적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 요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개인의 정신적 어려움을 개인의 책임으로 묻기보다는 사회가 공동책임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고 정신적 건강에 대해서도 사회가 나서서 해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무엇이 해결책인가? 개인과 사회가 정상이 돼야 한다.비정상적인 사회에서는 정상적인 사람들이 적응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 외눈박이가 두눈박이에게 비정상이라고 외치는 시대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고 자살률이 최고가 될 수밖에 없으며 음주 소비량, 흡연율이 세계적 수위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고통이 가학적으로 지속이 되면 극단에 호소하는 개인들이 사회의 그늘을 형성하게 된다. 그런 대한민국을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을 것이다.서로 손에 손잡고 같이 가야 한다. 뒤돌아 보지 않고 혼자만 일등을 할 것이 아니라 꼴등을 뒤돌아 보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힘을 얻고 비정상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부끄럼을 당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1970년대 다 같이 ‘잘 살아보세’를 외쳤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정신적 새마을운동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2015-07-21 박국양

기부는 사회적 유산

92세 할머니 아껴모은 1천만원복지재단에 모두 전달한달치 월급 내놓은 장애인…부자·기업인 고액 기부보다더 많은 감동을 주는 선행이며다음 세대를 위한 훌륭한 가치얼마전 미국의 억만장자 워런 버핏은 올해 28억4천만달러(약 3조2천억원)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그의 과거 10년간 기부금 총액은 255억 달러에 이른다. 비슷한 시기에 세계 부자순위 34위인 사우디의 알왈리드 왕자는 자신의 전 재산 320억달러(약 35조9천600억원)를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의 왕자에게 영향을 준 인물은 워런 버핏과 함께 가장 많은 재산을 기부하는 사람 중 한 명인 빌 게이츠 부부이다. 기부왕으로 불리는 빌 게이츠는 1994년부터 350억달러(약 40조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 갑부들의 재산 기부는 록펠러, 카네기, 헨리 포드부터 빌 게이츠, 워런 버핏, 엘론 머스크(테슬라 CEO), 마이클 블룸버그(전 뉴욕시장),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CEO), 조지 루커스(영화감독), 팀 쿡(애플 CEO) 등으로 맥을 잇고 있다. 지난달 빌 게이츠는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대신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억만장자가 전 세계적으로 137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2010년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설립한 ‘더 기빙 플레지’는 억만장자들에게 재산의 최소 50%를 기부할 것을 촉구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의 기부가 더욱 큰 의미를 갖는 것은 그들의 모범적 행동이 전 세계의 기부문화와 사회발전에 바람직한 변화를 일으키는 사회적 유산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이 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부자가 아직까지 없다. 어찌 된 이유인지 우리나라의 재벌 오너, 대기업 창업자, 고관대작 혹은 내로라하는 주변의 부자들에게서는 귀감이 될 만한 기부 소식이 흔치 않다. 오히려 어떤 일(사건)이 생겼을 때 사회적·법적 책임의 감경을 위해 사재의 사회환원을 약속한 후 시간이 지나 ‘악어의 눈물’이 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물론 기부는 돈이 많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또 금액의 많고 적음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아껴 모은 1천만원을 복지재단에 모두 기부한 92세 할머니,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한달치 월급을 병원 기부함에 넣은 장애인, 익명의 아너소사이어티 회원(1억원 이상 기부자), 주식 투자수익을 꾸준히 고교생의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있는 대학생, 자신의 전 재산인 자택을 장학금으로 기부한 시장 상인 등 우리 주변에는 따뜻하고 훈훈한 소식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기업인들이나 부자들의 고액 기부 소식보다 훨씬 더 많은 감동을 주는 선행이며 다음 세대를 위한 사회적 유산이다. 인간은 대부분 유산을 남기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유산은 자손이며 교훈이나 기술과 지식일 수도 있고 때로는 부동산, 돈(재물)일 수도 있다. 유한양행을 창업한 유일한 박사는 재산의 사회환원을 통해 사회적 교훈이라는 유산을 남긴 분으로 유명하다. 그는 1971년 세상을 떠나기 전 작성한 유언장에서 “손녀의 등록금을 제외한 재산을 사회에 전액 기부한다. 아들은 대학 공부를 다 시켰으니 자립해서 살라”는 뜻을 남겼다. 그는 또 “살아 있는 동안 친척들을 회사에서 다 몰아내겠다”는 소신에 따라 그의 아들과 조카를 해고했고, 1971년 이후 유일한 박사의 유족은 회사와의 인연이 끊어진 상태다. 모두가 유일한 박사와 같아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재산의 사회환원을 약속하며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든 법정스님의 ‘고요하게 살다가 조용히 떠나세나’ 중의 한 구절을 음미해 보면 조그만 유산 하나 남기고 가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다.“마지막 입고 갈 수의에는 주머니도 없는데, 그렇게 모두 버리고 갈 수밖에 없는데, 이름은 남지 않더라도, 가는 길 뒤편에서 손가락질 하는 사람이나 없도록, 허망한 욕심 모두 버리고, 베풀고, 비우고, 양보하고, 덕을 쌓으며, 그저 고요하게 살다가, 조용히 떠나세나.”/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2015-07-14 최일문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