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소통을 위한, 소통의 교육

[경인일보=]올해로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0주년이 되었다. 전쟁은 우리에게 많은 고통과 상처를 안겨주었다. 건물과 시설은 물론 인간성마저 파괴해 버리는 고통의 경험을 가진 세대는 전쟁이라는 용어 자체도 사라지기를 바랄 것이다. 누구나 전쟁과 갈등을 넘어 평화와 화해·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기를 소망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이런저런 일들로 고조된 긴장 상태에서 일어난 천안함 사건은 남북 관계를 예전의 대결 국면으로 되돌려놓은 느낌이다. 대북선전용 확성기를 다시 설치하겠다고 하니까 이를 파괴하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 확성기는 과거 남북대결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자기 체제를 선전하고 상대 체제를 비난하는 도구로 사용되던 것이다. 이는 일방향적 통고 수단이지 쌍방향적 소통 수단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확성기의 재등장은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요즘 우리 사회는 대화의 논리보다 확성기의 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듯하다. 집단간 갈등이 발생하면 서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확성기를 동원하여 상대방보다 더 큰 소리로 자신의 논리와 주장을 전달하고 관철시키고자 한다. 이와 같은 확성기의 사용은 큰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확성기로 증폭된 자신의 주장과 논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니까 마치 소통이 잘 된 것으로 느낄 수도 있지만, 그것은 다른 집단의 목소리가 확성기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을 따름이지 진정한 소통과 설득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확성기에 의해 자신의 목소리가 묻혀버린 사람들은 이에 대항하여 자신만의 확성기를 준비하게 된다. 그 결과 갈등이 해결되기는커녕 더 큰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사회의 다원화에 따라 사람들의 삶의 지향과 방식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하나의 정치 공동체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상호 소통과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 각자가 자신의 주장을 확성기에 담아 증폭시킨다면 그것은 대화가 아닌 독백이 될 것이며, 우리 공동체는 점차 갈등과 분열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욕구를 자제하고, 상대방의 말에도 귀 기울이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소통을 위한, 소통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언젠가 이런 애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 손으로 아이를 안고 다른 손에 가방을 든채 버스를 타려고 정류소 팻말 위치에 서 있었는데, 타려는 버스가 오더니 자기가 서 있는 곳까지 오지 않고 버스로 달려온 사람들만 태우고서는 그냥 떠나버리더라는 것이다. 가까스로 다음 버스를 탔지만 문제는 버스에서 내릴 때도 생기더라는 것이다. 조심스럽게 승강구로 나가는데 버스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넘어질 뻔 했다는 것이다. 미리 승강구로 나와 대기하게 하는 우리의 관행은 건강한 보통 사람들에게는 별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신체장애자나 부자유스러운 사람들에게는 매우 불편하고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버스 승객들의 안전을 위하여 정차 후에 자리에서 일어나 내리는 것을 규칙으로 정한 나라도 있다니, 우리나라도 버스 문화를 이런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이 얘기를 한 사람도 이러한 경험이 없었다면 우리나라 버스 문화가 신체 부자유자들에게 얼마나 불편하고 위험한가를 아마 깨닫지 못했을 것이고, 버스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양한 집단의 소통을 위한 교육은 이와 같이 자신과 다른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의 생활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아이들에게 노인들의 신체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인체험학습을 실시하는 것도 세대간 소통을 위한 하나의 의미있는 교육방식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소통을 위한 교육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교육자와 학습자간, 또 학습자 상호간의 원활한 소통 체험이 선행되어야 한다. 교육자가 학습자에게 교육 내용을 주입시키는 일방통행식 교육은 소통을 위한 교육 방식으로 적합하지 않다. 이러한 일방통행식 교육을 통해 집단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학습자들에게 모순과 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의 밝은 소통과 건전한 토론문화 정착, 갈등 관리와 상생공동체의 발전을 위하여 소통을 위한, 소통의 교육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2010-07-04 정동권

6·2 지방선거가 남긴 과제

[경인일보=]6·2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은 투표율, 줄투표 현상, 깜깜이 선거 우려 등 세가지라고 지적할 수 있다. 첫째, 54.5%라는 투표율은 15년만에 이루어낸 최고의 투표율이다. 여당은 60대 이상 보수층의 결집을 기대했고, 야당은 젊은층이 몰릴 것을 기대했다. 어느 연령층에서 실제 기대에 부합했는지는 더 분석을 해 보아야 할 일이다. 이러한 높은 투표율에 대하여는 단문 블로그인 '트위터'가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이끌었다는 분석도 있다. 둘째, 줄투표 경향이다. 대부분의 선거 전문가들은 광역단체장은 정당을 보고 선택하는 경향이 있지만, 기초단체장은 지역일꾼을 뽑는다는 성향이 있다고 분석한다. 이번에 처음으로 1인 8표 투표가 시행되었다. 이로 인해 유권자는 후보자를 잘 모르고 1, 2번을 줄투표한 경향이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앞으로 연구해야 할 과제이다. 셋째, 깜깜이 선거 우려이다. 정치인들은 '노풍'과 '북풍'으로 비유하기도 했지만, 천안함 이슈에 정책이 묻혀 공보물만 보고 8표를 선택한 경우가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지방선거가 정책선거로 바뀌어야 하는 것은 앞으로 연구되어야 할 과제이다.6·2 지방선거는 '돈안드는 선거로 가는 길목'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예전보다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몇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도 있다. 첫째, 후보자들의 법정선거 비용문제이다. 경기도지사 선거비용 제한액은 40억7천300만원이다. 이 선거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후보자들은 후원금을 모금하거나 당으로부터 지원을 받기도 했으며, 펀드조성을 통해 선거후 이자를 붙여 반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채택했다. 물론 15%이상을 득표하면 돌려받기는 하지만, 후보자들에게 그 많은 돈을 모금한다는 것은 원초적으로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시스템이다. 앞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둘째, 공직선거법은 후보자들이 유권자의 호별방문을 금지하는 등 새로운 선거운동 방법을 채택했다. 이러한 선거운동방법은 도시지역에는 타당할지 모르겠지만, 농촌지역의 경우 후보자들을 알리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셋째, 재외국민과 외국인 유권자 문제이다. 재외국민은 선거전 재외공관에 직접 가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하고 투표일에 다시 재외공관에 가야 한다. 유권자 투표 편의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또한 복수 국적자의 경우 자진신고를 하지 않는 한 한국 당국에서 이를 알 방법이 없기 때문에 선거의 공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보완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선거권을 가진 외국인 유권자들의 경우, 후보자들의 선거공약 이해에 한계가 있어, 외국인을 위한 배려 문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넷째, 후보자 초청 토론회의 문제이다. 4년전 5·31 선거에서는 후보자들의 토론회 참여 강제방안이 없었으나, 6·2 지방선거에서는 불참하는 경우, 4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는 등 나름대로 후보자 토론회가 활성화 되는 듯했다. 그러나 후보자들이 열띤 토론은 했는데, 유권자들이 토론내용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적었던 점 등은 풀어야 할 과제이다.6·2 지방선거를 접근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원래는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이다. 그러나 6·2 지방선거 일부는 정당공천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정치적인 측면에서 접근하여 보면 여당에는 '반성'을, 야당에는 '기회'를 준 것 같다. 야당이 지방정부를 잘 견제했기 때문에 선거에서 표를 많이 주었다기 보다는 앞으로 견제의 역할을 제대로 한번 해보라는 유권자들의 절묘한 선택이라고 본다.한편 여당 역시 많은 표를 등에 업고 독주하기 보다는 바닥 민심과의 소통을 원하는 유권자들의 표의 반란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6·2 지방선거에 대한 민심이 어느 한쪽에 기울기보다는 여와 야에 절묘한 선택을 한 유권자들의 깊은 뜻을 정치인들이 헤아렸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4년뒤 유권자들은 다시 표의 반란을 일으킬 것이다.

2010-06-27 소성규

제 노릇 잘하기

[경인일보=]제(齊)나라 경공(景公)이 공자(孔子)에게 정치를 물었다. 그러자 공자는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며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고 말했다. '논어-안연'편의 내용이다. '~다워야 한다'는 것은 각자에게 맡겨진 노릇을 잘해야 한다는 뜻이다. 수백 쪽이 넘는 정치학 교과서들보다 이 한 마디가 훨씬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은 현실 정치의 난맥상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총체적인 혼란에 빠져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국가 안보에 중대한 문제가 있음이 밝혀졌고, 지방선거가 끝나자 여야 혹은 보수와 진보세력은 국민의 뜻을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해석하며 마주 달리는 기차들처럼 충돌을 거듭하고 있다. 수뢰(收賂)와 권력남용 등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의 독직(瀆職) 사건이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탈세나 주가조작 등 기업인들의 탈선도 수시로 드러나고 있다. 추상같은 법의 권위로 범죄를 다스려야 할 검찰이 민간인들로부터 돈과 접대를 받아온 부끄러운 관행도 일부이긴 하지만 드러나고 있다. 학교장과 행정직을 돈과 연줄로 사고 팔아온 비리나 빗나간 이념교육으로 어린 학생들을 오도하는 일부 교사들의 행위는 갈 데까지 가버린 교육계의 한심한 현실이다.그 뿐인가. 아동 성폭행 사건들의 범인 대열에 이제는 나이 든 어른들까지 끼어들고야 말았다. 우리는 천안함 사건을 통해 기강이 무너진 군의 현실을 보게 되었다. 감사원의 조사가 군의 특성을 무시한 채 진행되었다고 아무리 항변을 해도 엄연한 군기(軍紀)의 붕괴를 합리화할 수는 없다. 안보의 현장에서 사건은 언제나 생길 수 있다. 사건이 발생한 것도 큰일이지만 사건의 수습 과정이 지리멸렬했던 것에 대하여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군인으로서 '제 노릇'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결과를 가지고 국정을 이끌고 있는 여당은 참패를 인정하면서도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승리에 도취된 야당은 무리한 요구로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각자가 추구하는 이념에 따라 국론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으며, 심지어 어떤 시민단체는 천안함 사건을 논의하는 유엔 안보리에 정부를 헐뜯는 편지를 보내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정치인들이나 시민단체가 '제 노릇'을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학교장과 행정직을 돈이나 연줄로 사고파는 행위,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에게 편향된 이념교육을 시키는 일 등에서 우리 교육의 붕괴를 점치게 되는 것도 교육자들이 '제 노릇'을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이치는 간단하다. 모두가 '제 노릇'을 하면 된다. 자기의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면, '제 노릇'이 나올 수 없다. 공익과 공리(公理), 도덕적 판단을 우선하여 법이 부여한 임무를 수행하고 권리를 행사하면 충실한 '제 노릇'이 된다. 일의 수행 과정에서 꼼수를 부린다면 그건 결코 '제 노릇'이 아니다. 꼼수는 자신을 망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선진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도 지도층의 꼼수 때문이다. 지도층의 꼼수는 국민들을 오도한다. 국민들까지 꼼수의 유혹에 넘어가면 사회는 대책 없는 혼란에 빠진다. 앞서 공자에게 정치를 물었던 제나라의 경공은 "임금이 임금 노릇 못하고 신하가 신하 노릇 못하고 아비가 아비 노릇 못하고 자식이 자식 노릇 못하면 비록 곡식이 있으나 어찌 먹겠는가?" 라고 덧붙였다. 지도층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사회를 총체적으로 혼란스럽게 만들어 놓은 채 태연히 밥을 먹을 수는 없다. 아비 노릇, 자식 노릇을 못하는 것은 사실 '제 노릇'을 못하는 임금과 신하가 있기 때문이다. 지도층만 '제 노릇'을 잘 해도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지금 우리나라 현실이 구한말의 혼란기를 닮았다는 평을 하는 논자들도 있다. 돌고 도는 게 역사라지만 지도층이 '제 노릇'을 못하는 것만큼은 닮아서 될 일이 아니다. 꼼수를 버리고 모두가 '제 노릇'을 성실히 수행하는 대장정(大長征)에 참여할 때다.

2010-06-21 조규익

핵 그리고 사람

[경인일보=]사람들은 머리가 복잡하고 생각할 것들이 생기면 산을 찾고 자연을 찾는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많은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고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비우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신은 우리의 작은 머리로 정리되지 않으며 작은 가슴으로 담아낼 수 없다. 그저 느끼고 감사할 따름이다. 자연과 산의 고요를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이 고요는 '내심낙원' 즉 내 안에 우주의 원리가 있고 내 밖에 일어나는 사건으로 내 고요를 깰 수 없다는 것이다. 내 밖에서 나를 괴롭힌다고들 하지만 실은 내 안에서 그 사건을 소화할 능력이 없어서이다. 나를 비우는 일을 하지 못하고 내 안에 인간적인 나를 가득 갖고 있으면 이 놈의 이 인간적인 '나'라는 기준에 의해서 우리는 상처받는 것이다.내 밖에서, 우리 밖에서 요란한 일 최고는 북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문제라고 생각한다.우리의 형제이고 자매인 북한 동포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6·15민족위원회 공동대표 자격으로 열 차례 가량 평양을 다녀왔다. 갈 때 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북한은 도저히 사람이 사는 곳이 못 된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초라함 그리고 조직의 감시와 압박으로 늘 긴장된 모습들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외부 언론을 차단하고 김일성 부자를 신격화하고 신앙을 백성들에게 강요하는 사이비 광신 종교 집단이 북한 사회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김일성 수령은 아직도 우리 안에 살아 계신다."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 거리 곳곳에 써 놓은 이런 구호들에서 사이비 종교의 섬뜩한 기운을 느낀다.북한은 왜? 이런 사회를 조성했을까? 정치적 배경은 뒤로 하고 라도 그들의 지도자들의 욕심이 분명하다. 한 사람을 위해 존립했던 국가는 이미 왕정시대에 모두 지나갔다. 그런데도 북한의 김일성 부자는 국가의 지도자로서 양심을 저버리고 자기 백성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이다. 백성을 볼모로 이제 지구촌을 들쑤시는 생떼를 쓰는 것이다. 집안에서도 문제아가 생기면 부모로서는 두 가지 선택 밖에 없다. 엄하게 벌을 주거나 타이르는 것이다. 그 전에 부모는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벌을 주면 말을 들을 자식인지 아닌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닐 것 같으면 타이르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자식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만일 포기한다면 더 큰 재앙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 실험이 바로 이런 꼴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타이를 수 있는 권한이 우리 남한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그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미국은 우리 민족과는 혈연이 아니라서 그런지 포기 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사실 미국도 핵을 갖지 말았어야 했다. 한반도의 비핵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구촌의 비핵화가 중요한 것이다. 핵으로 평화를 이루는 일은 언어도단이다. 그래서 핵보유국은 핵보유국을 양산하게 될 위험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 핵이 인류를 얼마나 엄청나게 파괴했는 지는 2차 세계대전을 통해서 우리는 통감하고 있다. 그런데도 인간들은 왜 핵이 자기들을 지켜 준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바보 같은 인류의 태도를 보고 갑갑해 하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우리나라가 한심하게 느껴진다. 이럴 쯤이면 찾고 싶은 곳이 산이다. 초록이 깊어 가는 산에서 내 안으로 들어가 '내심낙원'에 빠지고 싶다.

2010-06-13 홍창진

학력경쟁과 입시위주교육에 대한 역사적 성찰

[경인일보=]우리나라 교육의 특징으로 과열 학력 경쟁과 입시 위주 교육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상급학교 진학 단계에서 벌어지는 학력 경쟁이 우리 역사속에서 등장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최근 이와 관련된 연구들이 조금씩 축적되고 있는데, 이들 연구에 의하면 대체로 1920년대와 1930년대를 거치면서 이러한 학력 경쟁과 입시 위주 교육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고 한다.이 시기에 학력경쟁 체제가 조성된 배경에는 우선 학력과 직업을 연계시키는 일제의 정책과 실력양성 운동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부추긴 진학 열기가 있었다. 일제는 당시 법조인, 교사, 의사 등과 같은 선호 직업을 학력에 연계시키는 정책을 폈는데, 이것이 사람들을 학교로 끌어들이는 주요 계기가 되었으며, 이에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는 실력 양성의 필요성이 학교에 대한 수요를 더욱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학교로 몰려왔지만, 당시 학교는 이들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1910년대까지만 해도 일제는 한반도에 대학과 같은 고등교육기관을 설립하지 않았으며, 초등과 중등교육기관마저도 그 수업연한을 짧게 하고 교육 과정도 저수준의 실업교육 위주로 운영하였다. 그러던 것이 1920년대에 들어 초·중등교육의 수업연한 연장과 교육과정 개편, 그리고 경성제국대학의 설립이 이루어지면서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이 연결되는 학력체제 즉 학력의 사다리가 만들어졌다. 학교로 몰려온 사람들은 이러한 학력의 사다리를 서로 오르려고 하였다. 그런데 일제는 중등과 고등교육기관 설립을 억제하는 정책을 폈기 때문에 상급학교로 올라갈 때마다 학력의 사다리가 급격히 좁아지는 병목현상이 발생하였고, 이에 따라 치열한 학력경쟁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연유로 등장한 학력 경쟁은 개인 사이뿐 아니라 학교간의 경쟁으로도 나타났다. 이는 지금도 그러하듯이 당시에도 학교의 명성이 상급 학교 진학 성적에 따라 좌우되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상급학교 진학 성적 향상을 위한 소위 입시위주 교육의 양태, 이를 테면 비입시 교과목의 배제나 축소, 입시 주요 과목의 수업시수 확장 등과 같은 파행적 교육 과정의 운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반복 학습을 통한 지식의 암기가 강조되면서 인성교육이 실종되었다는 비판이 일기도 하였으며, 과외학습이나 자율학습 등이 성행하고, 학교별 또는 학교연합 모의고사가 실시되기도 하였다. 필자의 세대가 대학 입학을 준비할 때도 흔히 겪었던 이러한 교육의 모습이 1920년대와 1930년대 학교 현장에서 형성되었던 것이다.이와 같은 학력 경쟁과 입시 위주의 교육이 세 번의 세대를 거쳐 진행되면서 우리의 교육을 특징짓는 핵심 용어가 되었다. 나는 이러한 학력 경쟁과 입시 위주 교육이 이제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반성적 성찰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첫째, 만연된 학습 소외현상의 문제이다. 학습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성장을 도모하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과정이 보람있고 즐거운 과정이 되기보다는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칠 정도의 지나친 욕구 유보와 인내심을 강요하고 있어 일종의 극기 훈련 과정처럼 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학생들이 학습활동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소외되어 있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둘째, 입시 도구적 교과 인식의 문제이다. 국어, 영어, 수학을 주요 과목으로 보고, 단기간 암기로도 고득점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사회와 과학을 암기 과목으로 보는 일제 강점기로부터의 전통적 인식의 지속은 바람직하지 않다. 입학시험과 관련하여 교과의 중요성과 의미를 평가하려는 이러한 태도는 학생들이 성장해야 할 방향과 목표는 무엇이고, 그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는 어떤 교과를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 학습해야 하는가에 대한 교육 본연의 논의와 인식을 생략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제는 교과 내용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도 모르면서 단지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인내하는 학습자가 아니라, 자신의 성장과 관련하여 교과의 의미를 이해하고, 즐겁고 보람있게 공부하는 학습자들이 넘치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이다.

2010-06-06 정동권

경기도지사 후보 공약의 촌평

[경인일보=]4년 전 5·31 동시지방선거가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후보들의 장밋빛 공약(空約)부터 참신한 공약(公約)에 이르기까지 지역발전을 위한 노력들이 줄을 이었다. 이번 제5회 6·2 전국 동시지방선거 또한 비슷한 양상이다. 정치인들에 대한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바꾸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은 역시 정치인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한반도의 중심이자 대한민국 산업의 메카인 경기도지사 후보의 공약을 분석하는 일은 한반도의 앞날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다.경기도지사 선거 책자형 선거공보에 의하면,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는 '더 낮은 곳으로 더 뜨겁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김문수 후보의 대표 공약은 최고시속 200㎞ 쌩쌩 경기도(GTX 3개 노선 동시 착공), 대륙으로 세계로 무한 비상 경기도(서해안 산업 육성), 마지막 한 분까지 무한돌봄(위기가정 무한돌봄 사업 확대), 365일 24시간 보육 부모안심 교육(꿈나무 안심학교 확대, 부모안심 기숙학교 설립), 그리고 31개 시·군의 지역공약 등이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는 '함께 꾸는 꿈이 경기도를 바꿉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유시민 후보의 대표 공약은 굽이쳐 흐르는 한강, 살아나는 지류하천(4대강 사업 반대·실개천 살리기), 도민을 섬기는 복지, 효도하는 경기도(공공보육체계 획기적 개선·공교육 정상화·방과후 학교의 질 향상·어르신들 살피고 효도하는 경기 구현), 평화를 토대로 세계로 열린 경기도(환황해 평화산업 지대 만들기·군사시설 합리적 운영 및 휴전선 생태평화지대 실현), 그리고 31개 시·군의 지역공약 등이다.여러 곳에 발표된 두 후보의 공약을 총평해 보면, 유시민 후보는 복지·산업 콘셉트, 김문수 후보는 건설·산업 등의 개발 콘셉트로 평가하는 견해도 있다. 기본적으로 후보 각자의 정치적 신념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교육분야 공약에서 더욱 뚜렷하다. 경기도 교육국 설치와 무상급식에 대한 후보간 견해차는 명확하다.두 후보는 자신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조달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두 후보 모두 재원문제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김문수 후보는 SOC 투자사업을 위하여 민자유치를 하겠다고 한다. 민자유치는 당장 경기도의 재정부담은 적을지 모르겠지만, 국가적으로 민자유치사업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자칫 세금먹는 하마가 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유시민 후보의 복지공약 역시 재정문제에서 우려되는 점이 있다. 사람은 자유롭게 이동하기 때문에 경기도민에 대한 사회복지 서비스의 투자성과는 전국적으로 흩어진다. 그래서 복지지출에는 중앙정부의 몫이 커야 한다. 재정의 시각에서는 경기도를 위한 자치정책으로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본인이 제시한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정책적 보완을 계속할 것이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점이 있다. 경기도는 지리적으로 경기남부지역과 경기북부지역으로 확연히 나뉘어 있고, 경기남북의 지역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이 큰 과제이다. 경기북부지역은 경기남부지역에 비하여 주민등록 인구상으로는 25.7%, 예산규모상으로는 19.4%, 지역내 총생산인 GRDP는 17.8%, 대학교 수는 15.4%, 문화기반시설은 21.8%, 의료시설은 24.2%, 도로연장 24.4%로, 모든면에서 매우 열악해 같은 경기도내에서도 지역 불균형이 매우 심각하다. 이런 점에서 경기분도론은 정치인들의 대표적 공약이기도 했으며, 경기도 2청사의 자율권 부여 문제는 늘 논의되고 있는 이슈이다. 또한 경기북부지역은 다른 지자체와 달리 남북대치 상황에 있는 접경지역이다. 그래서 여러 가지 규제가 있는 지역이다. 국가안보의 혜택은 전국민이 누리고 있다. 통일과 통일 이후를 준비하는 경기북부지역에 한반도의 미래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당선자에게 바란다.

2010-05-30 소성규

유세(遊說) 유감

[경인일보=]6월 2일 지방선거 투표일이 한 주일 남짓 남았다. 전국적으로 유세가 시작되어 온갖 말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하면, 선거판에서 후보들이 내뱉는 대부분의 말들은 공수표(空手票)였다. 뻔히 거짓인줄 알면서도 들어주는 것이 순박한 민심이다. 상당수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말이 진짜인지 거짓인지를 굳이 따지는 일이야말로 부질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사람의 입을 통해서 빠져나온 말은 들어줄 사람의 귀를 선택하지 않는다. 감언이든 진실이든, 그들은 자신들의 말을 퍼부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려 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 행위를 '유세'라고 착각한다.유세란 후보자 자신 혹은 자신이 속한 정당의 주장을 선전하며 돌아다니는 행위다. '유(遊)'는 각처를 돌아다닌다는 뜻이고, '세(說)'는 상대방을 설득한다는 뜻인데, 원래 중국에서 나온 말이다. 과거제도가 생기기 전 각지의 현인(賢人)들은 등용되어 자신의 생각을 정치에 반영시킬 목적으로 제후들을 찾아다녔다. 지금은 어떤 문제에 대하여 현책(賢策)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각종 연줄들을 동원하거나 언론매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국정의 책임자로부터 발탁될 기회를 노리기도 하지만, 그 옛날에는 직접 제후들을 만나 자신의 생각을 설득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었다.공자는 56세부터 14년간 제자들과 함께 천하를 주유(周遊)하며 각국의 제후들을 만나 유세를 펼쳤으나, 끝내 뜻을 관철하지 못한 채 고향에 돌아가 후진들의 교육에 전념했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허둥대며 돌아다니는가? 말재주를 부리고 있지는 않는가?"라고, 유세 도중 만난 미생묘(微生畝)는 공자에게 모욕에 가까운 언사를 던졌다. 그러자 공자는 "감히 말재주를 부리는 것은 아니고, 완고함을 미워하는 것입니다."(논어-헌문편)라고 대답했다. 미생묘는 공자의 유세에 혐의의 눈길을 보냈고, 그에 대해 공자는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완고한 제후들은 그것을 보지 못한다'고 비판한 것이다. 공자는 "법률과 형벌로 백성을 다스리면, 백성들은 법망을 피하고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예로써 다스리면 부끄러워하여 바로잡힐 것"(위정편)이라 설파했으며, 계강자(季康子)란 대부가 도둑을 근심하자 "그대가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면 설사 국민들에게 상을 준다 해도 도둑질을 하지 않을 것"(안연편)이라고 일갈했다. 말하자면 공자의 유세는 감언이설의 말재주가 아니라 좋은 정치에 관한 강의였던 셈이다. 공자가 보기에 제후들이 세상의 변화를 깨닫지 못하고 자신의 아집에 사로잡혀 백성들을 올바로 이끌지 못하는 것이 광정(匡正)해야 할 당시의 문제적 현실이었다. 그래서 노구를 이끌고 천하를 주유하며 유세에 나선 것이었다. 따라서 그가 유세하고 다닌 목적은 벼슬자리나 녹봉(祿俸)에 있지 않았다. 부와 권력을 탐해서가 아니라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할 목적으로 제후들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 나선 길이었다. 그러나 그런 포부가 제후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자 고향에 돌아가 후진들의 교육에 남은 생을 바침으로써 유세의 참뜻을 후세에 남겨줄 수 있었던 것이다.설득의 대상이 제후 한 사람에서 다수의 주민들로 바뀌었을 뿐 지금도 유세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제후가 정치의 주체였으나, 지금은 주민들이 정치의 주체이자 대상이다. 그 당시 공자가 상대방이 듣기 좋은 말만 내뱉었다면, 어디서든 벼슬 한 자리 정도는 쉽게 얻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누구를 만나든 진심을 말하고자 했다. 진심으로 상대방을 설득하여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참된 의미의 유세다. 잔뜩 화장한 얼굴로 선거판에 등장하여 실현시킬 수 없는 약속들이나 남발하며 한 표를 호소하는 감언이설에 넘어갈 유권자는 이제 거의 없다. 지방정치는 나라 전체의 정치를 든든히 세워주는 바탕이다. 지방정치를 식물의 생태계에 비유하여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바야흐로 유세장의 소음이 나라 전체를 들썩거리게 하지만, 유세의 참뜻이 진심과 겸손에 있음을 아는 후보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게 유권자 대부분의 생각이다.

2010-05-24 조규익

문화는 미래다

[경인일보=]일전에 동료 신부 몇이 시내 식당에서 점심을 같이 한 적이 있다. 식사를 마치고 같이 나와서 한참을 갔는데 뒤에서 주인 아줌마의 소리가 들렸다. "여봐요! 계산을 하고 가셔야죠!" 아뿔싸! 우리 일행 중에 아무도 계산을 하지 않고 무심결에 식당을 나오고 만 것이다. 보통 외식을 하게 되면 신자들의 초대를 받아 그들과 함께 하게 되기 때문에 신부들은 습관적으로 외식할 때 밥 값을 내지 않는다. 그러나 신부들끼리 식사를 했으니 습관적으로 아무도 계산을 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이른바 언론, 검찰, 경찰 분야에 계신 분들이 주로 밥 값을 내지 않고 또 다른 의미에서이겠지만 조폭들도 밥 값을 내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러나 이들은 힘의 원리에서 주로 부탁받는 쪽이라 그런다고 하지만 신부들은 무슨 이유에서 동행인들이 밥을 살까? 그것은 신자들이 신부 수입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신부들의 월급은 지역교구별로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60만원 내외이다. 처자식이 없고 사택에서 밥 주니까 이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하여 책정된 액수인 것 같다. 그러나 내 개인으로 보면 참으로 빠듯한 돈이다. 자동차 기름 값으로 반 정도 나가고 나면 책 몇 권 사기도 손이 떨린다. 이렇게 빠듯한 살림 가운데도 나머지 대략 25만원의 여유 돈을 내가 어디에다 쓰고 있는지 관찰해 보았다. 나도 놀란 일이지만 공연장에 갔다가 뒤풀이에 쫓아가서 그 뒤풀이 값을 치르는 데 거의 소모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모자라면 신용카드까지 써 가며 비용을 지출하고 금액이 연체되어 다음달에는 전철을 이용해 가며 갚아 나갔다. 요즘 연극에 관심이 많아서 공연 관계자를 자주 만나곤 한다. 이분들을 만나면서 이분들에게 없는 돈을 쪼개서 밥 값을 자진해서 내곤 한다. 왜냐하면 연극계의 현실이 너무 열악했기 때문이다. 수입은 고사하고 연극을 하기 위해 부업은 당연히 해야 하는 실정이었다. 심지어는 부업을 해서 번 돈을 연극 제작에 기부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의 한 사람으로서 비록 박봉이지만 기꺼이 밥 값을 내고 싶었다.한 시대의 공연문화 활성화 정도를 보면 그 사회의 문화 수준을 읽을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나라의 문화 수준은 월급 60만원짜리 천주교 신부가 공연문화 활성화를 위해서 뒷풀이 비용을 기부해야 하는 수준이다. 언론계의 기자도 검찰 경찰 조폭에게도 대접을 받는 신부가 기부하는 이 현실을 보면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요즘 공연문화의 최고 인기는 뮤지컬이다. 그래서 뮤지컬은 그나마 조금 자활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 분야도 몇몇 성공한 작품에 불과하다. 아직도 창작 뮤지컬은 연극 수준과 별 차이 없다. 문화는 먼저 정부가 나서야 한다.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먼저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본다. 현행 정부의 공연문화 활성화 정책이라는 것이 극단별로 공연이 오를 때마다 예산의 10% 정도 지원해 주는 수준이다. 그나마 정책 당국의 예산 범위 내에서 가능한 일이다. 국가 미래 비전을 생각할 때 정부가 통 큰 결심을 했으면 좋겠다. 첫째 공연 예술인 자체를 지원하는 일이다. 무형문화재 제도를 공연 예술인들에게 확대하여 기초 생활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생활이 보장되어야 문화 예술에 혼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공인된 예술 단체가 기획한 작품에 대해서는 제작비의 50%를 지원하자는 것이다.문화에 투자하면 국민의 정서적 수준이 높아진다. 문화 수준이 높은 국민은 비록 가난해도 행복해 할 줄 안다. 이해의 충돌 때문에 계층 간에, 지역 간의 갈등의 최고조를 달리고 있는 요즘 새로운 문화 비전의 제시로 국민 갈등을 해소하자.

2010-05-17 경인일보

저소득 계층을 위한 교육적 배려 필요

[경인일보=]우리나라 교육 문화를 얘기할 때 높은 교육열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자녀가 영유아 단계일 때부터 시작하여 대학진학 단계에 와서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이와 같이 높은 교육열에는 자녀의 성장을 돕기 위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 주려는 부모의 마음도 담겨있지만,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학력을 갖추어 높은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도록 해야겠다는 세대를 이은 계층 이동의 욕구도 적지 않게 반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 사회에서 학교교육이 사회적 지위 획득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초·중등, 고등교육의 학력 체계가 형성된 1920~30년대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일제는 사람들이 선호했던 의사, 법조인, 교사, 관료, 은행원 등과 같은 주요 직업과 특정 학력을 연계시키는 정책을 폈는데, 이것이 한국인들을 학교로 끌어들이는 동기로 작용하였다. 학교가 계층 상승의 통로로 인식되면서 학력 경쟁은 점차 치열해졌으며, 그 와중에 가정형편은 어렵지만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대학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사례들이 적지 않게 나타나기도 하였다. 흔히 '개천에서 용 났다'는 이야기로 표현되는 이러한 사례들이 언론과 주위 입소문을 통해 회자되면서 빈곤층 부모들도 자녀교육에 대해 큰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현상은 사라져가고 있다. '개천에서 용 났다'는 얘기가 '개천에서 용 써봐야 소용없다'는 말로 바뀌어 씁쓸한 우스갯소리로 되어버린 것이다. 왜 그 '개천 용'이 될 가능성이 이다지 희박해진 것일까? 그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로서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학업성취도와 대학 진학 상황을 결정하는데 있어 힘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싶다. 실제로 부모의 학력, 소득, 사회적 지위 등이 높을수록 자녀의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국내외 연구들이 적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의 한 보고서에 의하면 빈곤층 가구가 빈곤에서 실질적으로 벗어날 확률은 6.2%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보고서에서는 그 이유를 빈곤층의 교육비 지출이 상위층에 비해 현저히 적은데서 찾고 있다. 요컨대 고소득층은 자녀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여 자녀로 하여금 높은 학업 성취와 고학력자가 되게 함으로써 그 학력이 사회적 지위 획득을 용이하게 하는데 비해, 저소득층은 반대의 결과를 낳게 됨으로써 교육을 매개로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자녀에게 대물림되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사회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계층구조가 고착화된다는 것은 저소득층의 미래 희망이 작아짐과 아울러 사회적 갈등 가능성이 커짐을 의미한다. 이는 또한 잠재력있는 저소득층 자녀들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장됨으로써 국가 차원의 인적자원 활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우리 사회의 잠재력있는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사회통합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저소득층에게 실질적인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다각도로 정책적 노력을 해야 하겠지만, 어린이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필자의 입장에서 두 가지 정도를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영유아기의 교육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 달라는 것이다. 최근 유아교육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커져가고 있지만, 영유아기의 성장 환경이 이후 지능 및 의식구조의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저소득층 영유아들의 환경을 성장에 적합하도록 조성해 주는 교육복지 정책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성장을 위한 실질적 교육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무상의무교육의 질을 한 단계 높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학교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학비 이외에도 다양한 학습활동 보조비가 소요되며,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한 보건복지 비용도 필요하다. 저소득층의 경우 이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학비면제보다 한 단계 높은 교육복지 정책이 요구되는 것이다.

2010-05-09 정동권

거주 외국인·다문화가족에 관한 법정책의 방향

[경인일보=]1년 12개월 중에 기념할 날이 가장 많은 달은 5월이다. 근로자의 날(1일),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입양의 날(11일), 스승의 날/가정의 날(15일), 성년의 날(17일), 5·18 민주화 운동기념일(18일), 발명의 날(19일), 세계인의 날(20일), 석가탄신일/부부의 날(21일), 방재의 날(25일), 바다의 날(31일) 등 무려 14가지가 있다. 4월 10가지, 10월 12가지 보다도 많다.그중에 5월20일 세계인의 날이 있다. 세계인의 날은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법률 제8442호, 2007.5.17. 제정) 제19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동법 제19조는 "국민과 재한 외국인이 서로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면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매년 5월20일을 세계인의 날로 하고, 세계인의 날부터 1주간의 기간을 세계인 주간으로 한다"고 하고 있고, "세계인의 날 행사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무부장관 또는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 또는 특별자치도지사가 따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 취지에 따라 정부 및 각 지자체는 다양한 행사를 치르고 있다.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외국인 이주 노동자와 결혼 이민자의 수가 가시적으로 증가하여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08년 9월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수는 117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추세를 반영하여 2007년에는 재한외국인 처우기본법, 2008년에는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제정되었고, 행정안전부는 거주 외국인 지원 표준 조례를 제정하여 외국인 및 다문화 가족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국인 정책에 대하여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은 최근 중앙일보 경영경제 월간지 포브스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중국·베트남 등지에서 10~15년에 걸쳐 아시아계 남녀 100만명씩 모두 200만명의 이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우리나라도 외국인 이민 장려책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그러나 현행 재한외국인 처우기본법 및 다문화가족지원법의 경우 그 제정목적의 출발점이 명백히 다름에도 외국인에 대한 통괄적 규정을 두고 있음으로 인해 상호 중복적인 규정이 되고 있다. 따라서 재한외국인 처우기본법은 주재 외국인이나 외국인 노동자 등에 대한 인권 및 국적 취득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다문화가족지원법의 경우에는 장래 한국국적을 취득하게 될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한국사회에 대한 동화모델을 중심으로 규율되어야 할 것이다.한편 지자체의 표준조례안의 경우 구체적인 행위규범으로서의 성격보다는 선언 규정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보다 구체적인 실천적인 내용을 포함할 수 있도록 수정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행안부 등의 경우 지자체에 대한 교부금의 지급에 대하여 인센티브의 지급 등의 방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대부분의 외국인 시책자문위원은 외국인 관리에 관련한 관공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형식주의적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시책 자문위원회의 역할이 조례상으로는 (1) 외국인 주민지원 시책 기본계획 및 계획의 변경, 개별시책, (2) 외국인 주민 및 외국인 주민 가정에 대한 지원에 관한 사항, (3) 외국인 주민의 지역사회 적응 프로그램의 운영에 관한 사항, (4) 외국인 주민과 함께 하는 지역공동체 구현에 관한 사항 등 다양하나 그 구체적인 절차와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못해 상징적인 역할만을 행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정책 결정시 외국인 평등지수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양성평등을 위한 양성평등 지수처럼 각 정책이 외국인 및 국제결혼 가정을 고려하고 있는지 여부를 고려하도록 하는 외국인 평등지수 제도를 각종 정책에 도입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하다.

2010-05-02 소성규

장관의 탄식

[경인일보=]최근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은 '지식의 빈곤을 절감한다', '세계의 중심이 되기에 우리의 지식수준은 어림없고, 너무나 모자라다'는 요지의 한탄을 기자들에게 털어놓았다. 자존심을 생각한다면, 한 나라의 경제수장으로서 쉽게 할 수 없는 말이다. 그래서 그의 말은 그간 세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고 목에 힘을 주던 국민들을 당혹스럽게 만든 '폭탄선언'이기도 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국제회의에 자주 참석, 선진국의 경제계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던 그였다. 그들의 대화에는 예술이나 문화 등 폭 넓은 교양에서 전문적인 경제정책까지 두루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객관적인 면에서 윤 장관의 소양을 의심할 만한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공부를 했고, 재무부와 재정경제원의 요직을 두루 역임했으며 금융감독원장을 거쳐 이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그 스스로가 '무식함'을 토로했다면, 그 고백 속에는 우리의 문제적 현실을 아프게 지적하려는 복합심리가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아는 게 없는 것이 '무식'이고, 지혜롭지 못한 것이 '무지'다.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라도 지혜롭지 못할 수 있고, 배운 게 없어도 지혜로울 수 있다. 따라서 그의 말은 우리의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강하게 요구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하루 중 밥 먹고 쉬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를 깡그리 배움에 쏟아붓는다. 그런 지옥 같은 관문을 통과한 사람들 중 일부가 엔진역할을 하며 이끌어가는 게 우리나라다. 그런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윤 장관이 '우리는 아는 것이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자녀교육에 열성인 나라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우리나라만큼 공교육, 사교육에 많은 재원을 투입하는 나라가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국격(國格)의 향상'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모두가 무식하다면 무언가 잘못되었음에 틀림없다. 육체적, 심리적으로 심한 압박을 받을 정도로 아이들이 공부에 몰두해온 것이 우리의 현실임에도 그 결과가 '무식'이라면, 우리는 대체 공교육과 사교육을 통해 무엇을 가르치고 배웠단 말인가. 현재 유치원부터 중등학교까지의 교육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준비 단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대부분의 교사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듯 '중등학교는 대학에 골인하기 위한 관문'에 불과하다. 따라서 '좋은 인간'을 만드는 것보다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학교 당국이나 학부모 모두의 유일한 목표일 수밖에 없다. '폭 넓은 교양과 훌륭한 인성의 바탕 위에 지식을 쌓는 것'이 교육의 보편적인 목표라면, 바탕을 도외시한 채 도구로서의 지식 획득에만 주력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일단 대학만 들어가면 그런 바탕은 저절로 마련되는 것으로 착각한다. 필수 영양소처럼 인간 성장의 단계마다 필요한 것이 교양교육과 인성교육인데, 우리는 대학에 들어가서 한꺼번에 그런 영양소들을 공급해도 되는 것처럼 착각한다. 아이들의 교육 실조(失調)가 대학에 들어왔다고 치유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스스로 찾아서 공부할 수 있는 훈련을 받지 못한 아이들, 입시에만 초점을 맞추어 요령껏 자라온 아이들이 대학에 적응하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국가나 사회가 아닌 학생들이 수요자라고 착각하는 대학들은 그들 나름의 생존법을 강구하고 애를 쓴다. 학생들의 마음이 떠나가면 대학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수들로 하여금 거친 지식을 '말랑말랑하게 씹어서' 학생들의 입속에 넣어 주길 요구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걸 대학들은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라고 강변한다. 그런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어린 시절 받지 못한 예술이나 교양교육을 제대로 시켜 줄 리 없고, 학생들 또한 부족한 영양소를 스스로 찾아서 보충할 리는 더더욱 없다. 지금처럼 교수들이 입으로 잘근잘근 씹어준 전공지식을 간신히 받아먹고 자란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의 중추를 이룰 때, 우리들의 입에서 '우리는 무식하다'는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무식함에 대한 자성을 많이 할수록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크겠지만, 국민들 스스로가 무식하다는 사실 조차도 알지 못하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심각한 문제다.

2010-04-25 조규익

질투에서 사랑 찾기

[경인일보=]질투란 자기는 갖지 못했는데 남은 갖고 있는 재능이나 능력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비하시키려고 애쓰는 부덕을 말한다. 예컨대 이웃이 땅을 사면 기뻐해주고 축하해 주어야 하는데 배가 아프다는 우리 속담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남의 기쁨이나 축복을 겉으로는 축하하지만 속으로는 억울해하는 좋지 못한 심리이다. 부덕하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인간인 이상은 이 부덕을 안 범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무릇 인간이라면 사는 일 자체가 번뇌라 아니할 수 없다. 그 번뇌를 불가에서는 세심하게 살펴 108가지라 하지 않았던가! 질투는 인간 번뇌의 주요한 주범이라고 생각 한다. 이 질투라는 속스러운 기운이 우리 안에 언제든지 도사리고 있어서 이 질투를 잘 다스리면 그 만큼 마음의 평화를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언제부턴가 질투를 다스리는 법을 체득하게 되었다. 주소록 파일을 열어서 내가 알고 있는 지인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면서 체크를 해 보았다. 이 사람이 정말 일이 잘 풀려서 내가 잘 된 것처럼 기쁘다고 생각하면 'O' 아니면 'X' 중간 정도면 '#' 표시를 해 보았다. 오히려 관계가 먼 사람들은 중간이 많이 나왔다. 그러나 정말 친한 그룹에서는 부끄럽게도 거의 'O' 표시를 할 수 없었다. 내가 봐도 한심한 노릇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을 어떻게 하겠는가. 사랑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질투의 반대말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소록 파일에서 더도 말고 두 사람을 택해서 사랑의 대상 목표로 삼았다. 한 해에 이 두 분을 마음으로부터 사랑하여 그가 잘 되면 내가 잘 된 것처럼 기뻐할 수 있도록 하자고 결심했다. 그래야 그 만큼 내 사랑이 커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메일도 그 사람들에게 자주 보내고 일부러 식사 약속도 하면서 사랑하려고 애를 썼다. 매일 아침기도 지향도 그 두 분을 위해 두었다. 내 사랑이 전해져서 였을까! 그 두 사람들도 내게 무척이나 다정하게 바뀌었다. 이렇게 해서 매해 두 명씩 필자의 사랑 다이어리에 'O'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 만큼 내 마음은 평화로워졌다. 질투도 사랑으로 다스리면 다스려지는 것이다. 수행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수행은 바로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주소록을 열어 보고 각자 질투의 성적표를 체크해 보자. 아마도 우리 모두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얼마나 이기적으로 사랑하고 있는지를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겉으로는 엄청 친하고 잘 지내는 친구같아도 속내를 알고 보면 질투의 화신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친형제에게도 'O'표를 못주는 사람이 있다. 기껏해야 배우자 혹은 자녀 외에는 그 어떤 사람에게도 'O'표를 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는 배우자에게도 못주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다. 이런 사람들은 동료를 인정 못하고 자기 안에 빠져 매일 속앓이를 하고 살아야할 것이다. 주위 사람들과 항상 부딪치고 싸우고 반목하고 살아야할 것이다. 얼마나 괴로운 인생인가!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사는 기쁨을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 'O'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나는 그만큼 행복한 사람인 것이다.살면서 내 주위의 사람들이 얼마나 고귀한 사람들인가! 나의 이웃이 없이는 내가 없는 것이다.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해야 한다. 사람들은 사랑하는 일이 너무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사랑은 이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사랑의 다이어리를 만들자. 돈 벌기 위해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다이어리만 열심히 정리하지 말고 사랑하기 위한 다이어리를 만들고 사랑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자. 한 해 한 해 나의 사랑의 다이어리에 'O'표를 늘리는 기쁨을 만끽해 보자!

2010-04-18 홍창진

교육정책에 관한 열정과 냉정 사이

[경인일보=]우리나라에서 학교 교육은 전 국민의 관심사이고, 교육에 관한한 우리 국민 모두가 전문가로서 자임하기 때문에 교육 관련 문제는 국가 정책의 가장 민감한 문제 가운데 하나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연초부터 현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추진해온 학교 다양화 및 자율화 정책, 미래형 교육과정 개정과 시행, 입학사정관 제도 확대, 대학 통폐합 및 구조조정, 국립대학 교수 성과 연봉제 등 정부의 다양한 교육정책 시행 계획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새롭게 시도되는 여러 교육 정책들이나, 학교교육에 대한 사회적 불만은 우리 사회의 교육이 지금보다 더 개선되었으면 하는 이해 당사자들의 열망을 담고 있다. 정부가 초중등 및 대학 교육정책 방안을 열정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현실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제시이며, 미래 한국 사회를 한발 앞서서 준비하고자 하는 이 정부의 의지 표현으로서 당연하고 자연스런 일이다. 더 나아가 새로운 정책 제시는 일부 인순고식(因循姑息)하는 교육계를 자극하고 깨우치는 채찍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관련 부처가 어떤 교육 정책을 냉정하게 검토하고 토론하며 숙고하는 단계를 소홀히 하고, 단순히 지금 학교 현장에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성급하게 그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열망에 충실하여 이를 일방적이고 하향 방식으로 제안한다면 이러한 정책은 한국 사회의 전통과 현실, 그리고 교육의 본질을 간과하는 우(愚)를 범할 수 있다. 근래 각종 매체를 통해 공지되는 우리 사회의 교육 정책은 필자로 하여금 이 정책을 교육에 대한 열정과 냉정 사이에서 고민하게 만든다. '알묘조장(苗助長)'과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우화를 통하여 우리 교육 정책의 방향을 음미해 보자. 춘추전국시대 송(宋) 나라의 어떤 농부는 "모(苗)를 심은 다음 날부터 매일 논에 나가 모를 돌보면서 이 모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루종일 심은 모를 뽑아 올려놓고(苗助長)는 피곤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와 자신의 아들에게 '나는 오늘 모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온 종일 정말 열심히 일했다'고 자랑하였다. 아들이 놀라서 논에 나가 보니 이미 모든 모들이 말라 죽었다"는 이야기가 '맹자'에 인용되어 있다. 맹자는 이 우화를 통하여 사람들은 어떤 일을 도모함에 반드시 어떤 결과가 금방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열망을 갖기 마련인데, 만약 성급함과 조바심만이 지배하는 열망은 오히려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자라는 생명의 본성을 일그러지게 하기 쉽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맹자는 특히 정치가들에게 농부가 농사일을 하면서 마치 봄이나 여름 한 철로 꽃피우고(生), 열매 맺고(長), 추수(收)해서 갈무리(藏)하는 일 년의 일거리를 다 하려는 진지한 열정이 지나쳐, 오히려 이 열정과 조급함이 생명을 가꾸고 살리는 일보다 생명을 죽이게 되는 실수로 이어진다는 것을 일러주고 싶었을 것이다.교육정책에 관한 이러한 열정의 맞은 편에 인간의 차분한 인내와 불굴의 노력을 통하여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는 '우공이산'의 우화를 맞세울 수 있다. 인간의 인내심과 의지와 관련하여 이 우화는 '열자'편에서 인용되는 이야기로써, "90세의 늙은 우공은 자신이 살고있는 집이 산에 막혀 불편하자 이 산을 옮기기로 하고, 조그만 삼태기에 흙을 퍼 나르면서 산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주위에 사람들이 죽을 날이 얼마 남지않은 노인네가 산을 옮긴다고 비웃으며 만류하자, '내가 죽는다 하더라도 아이들은 남고 그 아이들이 커서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이 또 자식을 낳고 자자손손 대가 이어질 것이고, 산을 옮기는 작업도 계속되어 반드시 이 산이 옮겨져서 편편해질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일을 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이 우화에서 우리는 인간을 키우는 교육 정책의 다양한 제안은 구성원들의 열정과 열망에서 시작하지만 참된 인간 완성은 오랜 기다림과 진지함, 쉬지 않는 헌신과 노력, 인간에 대한 신뢰를 통하여 이룰 수 있다는 교과서적인 진리를 확인할 수 있다. 기원전 7세기 제 환공을 도와 제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든 명재상 관중(管仲)은 "일 년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으며, 십 년의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고, 일생의 계획은 사람을 키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고 하면서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가는 교육은 하루아침이나 한 해의 일거리로서가 아니라 인간의 전 생애와 국가와 사회의 미래가 달린 거대한 과업임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과연 백년대계인 교육을 성급한 열정만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았는지 냉정하게 돌아볼 때이다.

2010-04-12 정동권

가상세계 산업발전을 위한 법정책의 방향

[경인일보=]"남편이 인터넷에서 만난 여자와 가상결혼을 해 사이버 부인을 두고 있다면 이를 부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제 부인을 두고 세컨드 라이프에서 만난 여자와 인터넷에서 각자의 아바타를 앞세워 결혼식을 올리고 가상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후저스트라트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후저스트라트의 가상부인인 스필먼은 "우리 둘 사이에는 깊은 신뢰가 있다"며 모든 것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반면 그의 현실의 부인은 가상세계에 빠져 지내는 남편의 생활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후저스트라트씨는 "단지 게임일 뿐"이라고 해명했다.가상세계는 어떠한 특정환경이나 상황을 컴퓨터로 만들고 이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실제 주변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처럼 만들어주는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인터페이스이다. 가상세계는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힘든 환경을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도 그 환경에 있는 것처럼 보여주고 조작 가능하게 하며 이를 응용한 분야는 게임 외에도 교육, 고급 프로그램밍, 원격조작, 원격위성 표면탐사, 탐사자료 분석, 과학적 시각화 등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가상세계는 미국의 린든 랩(Linden Lab)의 '세컨드 라이프'가 있다. 린든 랩이 2003년에 만든 세컨드 라이프는 인터넷 가상 현실 커뮤니티의 새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3차원 SNS이다. 전세계에 1천300만명이 넘는 회원이 세컨드 라이프를 이용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세컨드 라이프 안에서 집을 짓고 친구를 사귀고 물건을 만들어 사고 파는 등 현실과 똑같은 생활을 즐기고 있다. 국내의 가상세계 산업은 3D게임 기술개발에서 더 나아가 산업, 의료, 교육분야 등 더 많은 분야에서 장기의 계획을 두고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국내에서의 대표적인 가상세계는 SKT의 'minilife', JC Ent의 'Joycity', 열린세상 열린마음의 'Dadaworld', 누리엔 소프트웨어의 '누리엔' 등이 있다.가상세계는 새로운 정책홍보 및 결정통로로 고려되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공공기관 및 정부기관들은 물론 정치인들까지 가상세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 해양기상청, 미국 항공우주국(NASA), 스웨덴 외교부, 몰디브 외교부,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정부, 미국 국립보건원, 미국 질병예방센터 등은 가상세계 상에 기관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사용자들에게 또다른 정부와의 커뮤니케이션 통로로 제공되고 있다. 일부 정치인(미국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 한국 이명박 대통령 등)은 선거 당시 버추얼 선거캠프를 이용해 자신의 정책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회 등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세컨드 라이프에서의 정부활동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점차 가상세계에서의 정부활동도 증가할 전망이다. 중앙정부에 비해 활동이 자유롭고 정책실패의 위험이 적은 지방정부 및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가상세계에서의 활동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가상세계는 기존의 웹사이트에 비해 양질의 정보와 경험을 제공해주고 실시간 상호작용은 경험의 공유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많은 장점이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산업분야인 가상세계에 대비한 법체계는 아주 미비한 실정이다. 가상세계에 대한 법적 규율방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즉, 현재는 게임과 가상세계를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게임산업 진흥법의 개정이 필요하며, 가상세계가 실물 세계기반으로 만들어질 경우, 이에 대비한 특별한 규정이 필요한 점에서 저작권법의 개정도 필요하다. 그리고 가상세계에 관한 특수성과 발전방향을 위하여 가상세계 산업진흥을 위한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 산업 발전법의 개정 내지 가상세계 산업 촉진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2010-04-04 소성규

지도층의 막말, 떨어지는 국격(國格)

[경인일보=]전 방송문화진흥원 이사장이 '막말'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데 이어,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여성과 관련된 '사려 깊지 못한 말'로 공개사과를 해야 했고, 집권당 대표는 특정 종교에 대한 압력의 말을 했느냐 안 했느냐의 여부로 구설에 휩싸여 있다. 이들 뿐 아니라 최근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말실수가 잊을 만하면 한 번 씩 언론에 등장하곤 한다. 방송이나 통신, 혹은 입법으로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지도층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말은 우리나라 국격(國格)의 현주소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이 사건들이 공통적으로 야기시킨 문제는 지도층의 말이 갖추어야 하는 품격과 진실성에 대한 회의(懷疑), 그리고 국가 행정이나 정책에 대한 불신이다. 거짓이나 가식에서 결코 품격이 나타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품격의 바탕은 진실성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통용되고 있는 품격의 뜻은 '사람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 '사물 따위에서 느껴지는 품위' 등으로 요약된다. 그 설명들의 핵심은 '바탕과 품위'다. 예컨대, 금속공업 분야에서 쓰이는 품위란 말은 지금(地金)의 순도를 나타내는 용어다. 완벽한 상태인 100에서 불순물의 수치를 뺀 것이 그 금속의 품위라는 것이다.인간도 태어날 당시엔 가장 순수하고 깨끗하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각종 불순물이 인간의 내면에 끼게 되는데, 부단한 수양을 통해 그런 불순물이 제거되지 않을 경우 인간도 하등(下等)의 품위를 벗어날 수 없다. 신이 아닌 이상 완벽할 수는 없지만, 수양의 정도나 양에 따라 다른 사람들에 비해 높은 품위를 갖출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다.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 말이고 보면 말에 품위를 갖추는 일이야말로 인간 수양의 정도를 나타내는 표지이자 지도적 인격의 필수요건이다.공자(孔子)는 정치의 첫 단계가 정명(正名) 즉 '명분을 바르게 하는 것'이라 했다. 명분을 정하게 되면 그에 맞는 말이 있게 되고 무엇을 말하면 반드시 그에 맞는 실행이 있게 되니, 그래야 군자의 말에서 구차스러움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아무리 고상한 말이라도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교언(巧言)이나 거짓말일 뿐이다. 절제되지 못한 막말이나 책임 지지 못할 '구차스러운 말'로 국민들에게 결코 모범을 보일 수 없고, 직책을 공명정대하게 수행할 수도 없다.집권층이 방송계의 개편이나 국가의 종교 정책 등을 법적·제도적 원칙과 원리에 따라 수행한다고 믿어온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다. 그러나 나라의 법령을 제정하거나 집행하는 책임을 맡은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말들을 통해 유추되는 실상은 결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국민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살피고, 겸허하게 최선을 다 하는 자세로 그 뜻을 받들어 법을 만들거나 집행해야 하는 것이 관련 인사들의 책무다. 그러나 그들의 말만으로 미루어 본다면, 소리(小利)와 사욕(私慾)의 도구로 공적인 책무를 악용하고 있음이 분명해진다.어느 시대나 지도층이 가질 수 있는 오만은 여러 형태로 표출된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사려 깊지 못한 말인데, 그 중의 압권은 막말이다. 영국의 정치철학자 홉스(T. Hobbes)는 '인간에게 말이 있다는 것이 축복이자 저주'라고 단언했다. 합리적 사고를 할 수 있고 과학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말은 축복이지만, 일시적 욕망에 따라 무절제하게 사용함으로써 재앙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말은 인간과 세상에게 저주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남을 해치는 말은 먼저 스스로를 해치고, 피를 머금어 남에게 뿜으면 먼저 자신의 입이 더러워진다'는 태공망(太公望)의 말처럼, 툭하면 터져 나오는 지도층의 막말이나 무책임한 발언들이 자신을 망치는 것은 물론 나라까지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아름다운 말, 문채(文采) 있는 말은 하루아침에 터득되지 않는다. 그러니 어려서부터 제대로 말 교육을 받았을 리 없는 그런 인사들이 지도층으로 활보하는 건 이 땅의 비극이다. 지도층의 막말들을 보며 뜻 있는 국민들은 진심으로 나라를 걱정한다. '말 못하는 사기꾼 없다'는 경험칙에 익숙한 국민들이 사회 지도층의 허울 좋은 말이나 막말로 국격이 떨어지는 광경을 속절없이 바라보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2010-03-28 조규익

빈 마음

[경인일보=]얼마전 이번 지방선거에 입후보하는 어느 분이 이 정부가 대북정책을 핵 포기 없이는 지원이 없다는 식으로 계속 밀고 나가면 북은 아마도 중국의 한 성 처럼 중국의 속국이 될 것이고 중국은 이 정책을 현재 진행 중이라는 심각한 이야기를 했다. 물론 진보정당의 선거에 즈음한 일설일 것이다.그러나 북이 심상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시작한 지구촌의 긴장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우선 기아에 허덕이는 북을 같은 민족으로서 외면할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가 아무리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고 하여도 남한 사회는 몹시 실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 이상 주지 말고 더 힘든 상황을 만들어야 정신을 차리고 항복할 것이다"라는 표현을 서슴 없이 쓰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그 동안 열심히 대북지원을 했던 우리들도 참으로 답답하다. 북이 이 정도로 남과 교류를 했으면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좀 신경 쓸 때도 되었는데 왜 이리 막무가내일까?그러나 어찌 하겠는가! 참고 인내해야지. 부모는 자식을 이길 수 없다고 한다. 말썽 피우고 사고치고 다니는 자식을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을 베푸는 일이다. 어떤 강압적 조처도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뿐이다. 마찬가지로 같은 형제인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은 "조금 더 참아야한다"라는 사랑의 구호를 계속해서 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굶주려 죽는 사람이 반이 넘으면 스스로 멸망할 것이다. 그때 가서 "정신 차렸냐?"하면서 추수만 하면 될 일을 왜 버릇만 나쁘게 들이냐? 한다. 이 건 아니다! 여기에는 사랑이 없기 때문이다.마음을 비우면 우리는 인내할 수 있다. 성서에 보면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가 북한을 위해 정성을 모아 사랑을 베풀면서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목표라기 보다는 염원이라고나 할까? 그것은 "빨리 북한 지도부가 변화되어 북한 주민들을 위해 체제를 변화시켰으면 좋겠다"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염원을 위해 마음을 비우고 묵묵히 자기가 처한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야 한다.세상의 모든 일이 그런 것처럼 염원 자체가 안 이루어진다고 지나치게 실망한 나머지 괴로워 하거나 원망해서는 안 된다. 지나친 집착은 또 하나의 욕심이다. 사람은 욕심에 빠지면 평정심을 잃게 되고 평정심을 잃으면 각종 감정적 교란에 빠져서 불행한 심리상태에 빠져 어떤 목표의식도 없이 표류하게 된다. 작금의 정치계가 그런 거 아닌가? 통일 자체는 관심이 없고 당리당략에 이용한다. 이번 지자제 선거에서도 예외인 것 같지 않다. 모두에 이야기 한 것 같이 통일을 위해서 전혀 관심 없던 입후보자가 중국 종속 운운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2010년 이 꽃샘 추위만 지나면 온 산야는 온갖 꽃들로 흐드러질 텐데 북은 더욱더 얼어 붙은 겨울일 것이다. 북한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연중무휴 더 추운 겨울이 될 것이다. 핵 실험으로 지구촌 왕따가 되었고, 화폐개혁의 실패는 북한 내부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이제 좀 마음을 비우고 북한의 우리 반쪽을 식구로 받아들이자! 우리 마음 속에 이런저런 조건을 비우고 빈 마음으로 북녘을 바라보자! 이제 지구촌의 모든 휴머니스트들은 이 지구상의 마지막 분단국가인 두 쌍방의 어리광을 그저 바라봐 주지 않는다. 저들끼리 일어나 화해하기를 바라고 있다. 갈라진 이 영토와 둘로 찢어진 두 가슴을 누가 하나로 만들까? 2010년 오늘 자유진영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빈 마음이 되어 먼저 손을 내밀자! 사랑은 사랑을 지닌 사람만이 베풀 수 있다. 사랑 없는 자들은 꼭 조건을 거는 잘못된 습관이 있다. 어쩌면 입적하신 법정 스님의 무소유는 이런 빈 마음을 두고 하신 말씀이 아닐까?

2010-03-21 홍창진

민주시민교육은 민주주의 발전의 동력

[경인일보=]금년 6월에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뿐만 아니라 교육감도 함께 선출하기 때문에 지난 선거와는 그 비중이 같지 않다. 선거는 대표를 뽑아서 국민 또는 주민의 권한을 대표에게 상당 부분 위임하는 것으로,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이 되는 절차이자 제도라 할 수 있다. 선거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민주주의 역시 그 기능과 역할을 바르게 할 수 없음을 익히 보아왔다. 선거 때가 되면 국민과 주민을 주인으로 섬기고 봉사하겠다던 후보자의 자세가 당선 후 돌변하는 많은 경우를 목격해 왔다. 대다수 국민들은 이러한 정치인의 행태와 후진적 정치문화를 비판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일반 국민들의 책임도 없다할 수 없을 것이다. 향후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민주시민으로서의 성숙된 의식과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러한 제도 개선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성숙된 의식을 가지고 바르게 행동하는 민주시민으로 길러내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적극적 교육을 수행하여 민주주의의 가치와 생활을 내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몇 십년 전에 초중등교육을 받은 사람들도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배우긴 했지만, 그것은 교과서를 통해서 민주주의의 형태, 선거의 원리, 삼권분립 등 박제화된 지식을 전달받았을 뿐, 정작 학교생활은 민주주의 그 자체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었다. 민주적 생활의 핵심원리 가운데 하나는 누군가의 다스림을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다스리는 자치의 원리라 할 수 있다. 학교에서부터 자치의 원리를 체화하는 것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기성세대에게 우리가 왜 법을 지켜야 하는가를 물어본다면 대다수는 사회의 혼란을 막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옳은 생각이다. 그러나 이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물론이고 군주제 사회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법을 지켜야 하는 것은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 법이 바로 우리가 만든 규칙이기 때문이다. 즉 법은 우리에 의해서 선출되고, 권한을 위임받은 대표가 국회 또는 의회에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간접적으로나마 법을 제정하는 데 참여했다고 보아야 하며, 그런 이유로 법을 지켜야하는 책임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민주사회의 자치의 원리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자치의 원리를 생활의 방식으로 체화하기 위해서는 학교생활의 경험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이와 관련하여 모 중학교에서 있었던 하나의 사례를 소개한다. 그 학교의 한 담임선생님이 학생 스스로 학급 규칙을 정하도록 하였는데, 학급회의에서 청소당번을 두지 말고 각자 알아서 자기 주변을 깨끗이 하는 것으로 학생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그리하여 청소를 책임지는 청소당번이 없는 상태로 한 달 정도를 생활하였는데, 그 결과 교실은 거대한 쓰레기통처럼 되었다. 학생들도 안 되겠다 싶었는지 결국 학급회의를 열어서 청소당번을 다시 두는 쪽으로 합의하였다. 아마 담임선생님은 청소당번 없이 각자 알아서 치우자고 하면 결국 교실이 지저분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견했을 것이다. 그리고 한달 가까이 교실을 지저분한 상태로 유지했으니 다른 선생님이나 교장·교감 선생님의 지적과 질책도 있었을 것이다. 사실 교실을 깨끗이 하는 것이 우선적인 교육목표라고 한다면 담임선생님이 직접 청소당번을 지정하고, 청소 여부를 매번 확인함으로써 이를 달성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는 교실은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겠지만,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자치의 원리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해 주지는 못할 것이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단순히 민주주의에 관한 단편적 지식을 전달하는 곳으로 머물지 않고, 민주적 생활원리를 몸과 마음으로 체득할 수 있는 장으로 거듭난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성숙된 민주시민들이 길러질 것이다. 그리고 국민 개개인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로 더욱 발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2010-03-14 정동권

군 소음법의 제정방향

[경인일보=]우리나라의 국토환경 여건상 군사활동을 위한 군용비행장 및 군 사격장은 주거지역으로부터 멀지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군용비행장 및 군 사격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한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2008년의 경우, 259건의 민원이 있었다. 이로 인한 소송은 146건(4천777억원)에 이르고 있다.이러한 점 때문에 18대 국회에서는 '군용비행장 등 소음방지 및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안'(정장선 의원 대표발의) 등을 포함한 4건의 의원입법이 발의되어 있는 상태이다. 정부에서도 2009년 12월 7일 '군용비행장 등 소음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이다.우리나라 비행장은 총 56개소(군 전용 49개소, 민간공항 7개소), 사격장은 1천472개소가 있다. 특히 소음대책이 시급한 곳으로 비행장 42개소, 사격장 77개소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즉, 수원과 대구 등의 공군비행장 12개소, 진해와 포항 등의 해군비행장 3개소, 오산과 평택 등의 미군비행장 3개소, 포천과 속초 등의 육군비행장 24개소이다. 사격장의 경우, 양평 종합훈련장과 포천 원평전자포사격장 등 72개 육군사격장이 문제이다.민간공항은 항공법에 의해 1994년부터 2008년말까지 1천470억원의 소음대책 비용이 투입되어, 방음참호, 냉방시설 설치 등의 소음대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에 군 소음대책 관련법은 존재하지 않아 민간공항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논란이 있다. 소음저감을 위한 군 자체의 노력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군의 노력은 관련법이 정비되어 있지 못하고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역주민 입장에서는 소음의 위해성, 소음 피해지역의 개발 지연 등의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따라서 지역주민의 입장에서는 지역주민의 건강한 생활환경을 보장하고, 군의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훈련여건을 확보하기 위하여 군 소음법의 제정이 필요하다.정부제출 법률안에 의하면, 소음대책 지역을 소음 영향도에 따라 제1종 구역(95웨클 이상), 제2종 구역(85~94웨클) 및 제3종 구역(75~84웨클)으로 구분하고, 소음대책지역에는 소음방지시설(방음창호) 설치, 냉방시설 설치(운영전기료 포함), 공용방송TV 시청료를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소음자동측정망 설치운영 등의 소음방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문제는 이를 위한 소요재원 확보방안이다. 군 소음법 정부입법(안) 비용추계에 의하면, 75웨클 이상 방음대책 비용으로 약 3조4천억원, 85웨클 이상 방음대책으로 8천562억원, 95웨클 이상 지역주민 이주보상사업을 포함할 경우에는 약 8조7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일본의 경우, '공공용 비행장 주변에 있어서 항공기 소음에 의한 장애의 방지 등에 관한 법률'(1967년 8월 1일 제정), '방위시설 주변의 생활환경의 정비 등에 관한 법률'(1974년 6월 27일 제정), '특정공항 주변 항공기 소음대책 특별조치법'(1978년 4월 20일 제정)을 제정하여 입법적으로 해결하고 있다.일본은 군용 항공기에 의한 주변 주민과 해당 지자체에 대한 보상 및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이를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일본은 소음도가 75웨클 이상인 지역에 대해 방음공사를 실시한다는 법을 제정하였다. 그러나 초기 단계에서는 85웨클 지역에 한정하였으며, 점차적으로 80웨클에서 75웨클 지역으로 대상지역을 확대해 오고 있다.물론 우리의 상황은 일본과 동일하지는 않다. 그러나 특정지역 주민이 안고 있는 고통과 피해에 대해서 우리 모두의 몫으로 수용하고 보상한다는 점은 참고할만하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군 소음법 제정과 이를 위한 예산확보가 절실하다. 예산이 확보되지 않는 군 소음법이 제정된다면, 현재 발생된 피해에 대해 보상은 하지 않으면서 규제만 강화하는 또 다른 규제법률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2010-03-07 소성규

춘궁기의 대학들을 위한 변명

[경인일보=]최근 일부 대학들의 '호화 입학식'이 경향각지의 언론매체들로부터 연일 뭇매를 맞고 있다. 학교 밖에서 연예인들을 동원하여 축제 식으로 벌이는 입학식이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대학본연의 정신면에서도 결코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사실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대의 돈을 들여 축제나 공연형식으로 입학식을 벌이는 현실을 곱게 보아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누구 못지않게 셈이 밝다고 자부하는 대학의 경영자들이나 교직원들인들 그런 원칙론을 모를 리 없다. 불행한 것은 그런 현실의 이면에는 드러내놓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지금 대학을 바라보는 자가당착적인 시선 하나가 대학인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대학도 적자생존의 논리가 지배하는 무한경쟁의 무대에 과감히 나서야 한다는 논리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일수록 대학의 자유나 자율에는 일정한 선을 긋기 일쑤다. 무한경쟁을 강요하면서도 자신들이 그어놓은 금을 넘어서면 매섭게 나무라는 것이 우리 사회의 모순된 모습이다. 그들은 걸핏하면 선진국 특히 미국의 잘 나가는 대학들로부터 빌려 온 잣대를 들이댄다. 선진국의 대학들과 다른 우리 대학들의 모습을 무조건 비판하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지식인들의 행태다. 미국 사회가 대학들에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얼마나 큰 지원을 하는지는 슬쩍 외면하고, 풍요 속에서 대학의 본질을 추구하는 그들의 행보를 따르지 못하는 우리의 대학들만 나무란다.한국의 대학들에게 2월은 피를 말리는 '고난의 계절', 일종의 '춘궁기'다. 최상위 대학은 예외이겠지만, 그 나머지 대부분의 대학들은 신입생들의 대이동으로 큰 괴로움을 겪는다. 학생 교육이라는 본연의 업무 외에 수시로 전국을 돌며 입시설명회를 갖는다거나 비싼 이미지 광고로 천문학적인 돈을 쓰는 것이 대학 1년 농사의 큰 부분이다. 그러나 수확이 제법 쏠쏠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신입생들은 사정없이 상위 랭킹 대학들로 빠져나가고, 아래쪽에서 올라온 학생들이 그 빈 곳을 채워 나가는 '대이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교사(校舍) 건축 등 요긴한 곳에 쓰려고 매년 예산을 아껴 모아둔 적립금도 '형편 좋은 돈놀이' 쯤으로 매도되는 현실에서, '잡은 토끼들'을 눈 뜨고 놓쳐야 하는 일이 대학으로서는 이만저만 곤혹스럽지 않다. 이른바 '미끼학과'가 등장하고, '이벤트성 입학식'이 나올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이런 상황이다. 그것이 일견 하지하책(下之下策) 같아 보이지만, '어떻게 하면 맘에 드는 인재들을 안 놓치고 내 품 안에 가두어둘 수 있을까?' 고심 끝에 나온 본능적 전략일 것이다. 틈만 나면 분명히 빠져나갈 줄 알면서도, 그들과 정서적 유대를 맺음으로써 '심리적으로나마' 위안을 얻으려는, 궁핍한 대학가의 곤혹스런 선택일 수밖에 없다. 동시에 그것은 변화되고 있는 이 시대의 문화의식을 암시하는 일이기도 하다. 대중문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라난 신세대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서는 그들이 대학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올 때 느낄 수 있는 생소함을 최소화 시켜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들이 '안온함'을 느낄 때 비로소 소속감을 갖게 된다는 것은 시대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대학인들만이 본능적으로 알 수 있는 사항이다. 저급한 유흥문화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이벤트성 입학식을 무턱대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대학의 문화와 대중의 유흥문화를 구분하는 일은 화이트(David Manning White)의 말대로 고급문화와 저급문화를 구분하는 전통적 엘리트주의자의 편견에 불과할 수도 있는 것이다.지금 한국의 대학들은 신자유주의의 냉혹한 현실과 대학의 전통적 본질을 요구하는 사회의 기대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딱한 처지에 놓여있다. 고급문화의 생산자이어야 할 대학이 사회로부터 역류해 들어온 유흥문화의 소비처로 전락해간다는 사실조차 깨달을 여유가 없을 만큼 대학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체질을 강화시키기는커녕 '빠져 나가려는' 인재들을 붙잡아두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하는 대학의 현실, 그 복잡한 이면을 읽어주지 못하는 사회인들의 편견이 대학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드는 요즈음이다.

2010-02-28 조규익

좋은 배우자 만나는 법

[경인일보=]31살 된 처녀가 상담을 청해서 만난 일이 있다. 이 처녀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누구나 다 아는 우리나라의 최고 기획회사에 7년간 근무하고 동료 몇 명과 홍보회사를 차려서 독립에 성공한 싱글이다. 외모로 치면 연예인급은 아니어도 꽤 인정받을 만한 정도를 갖추고 있었다. 성격도 무난하고 해왔던 경력에서 나타나듯 창의력도 뛰어난 처자였다. 그런데 얼마 전에 3년여 사귀었던 남자 친구가 이별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넌 착한 여자야! 그런데 난 딴 여자가 생겼어 미안해! 전적으로 내 잘못이니 좋은 남자 만나!"라는 진부한 한 마디를 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처자는 "난 착한 여자고, 그러면 그 여자는 어떤 여자냐?"라고 다그치다시피 물었더니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 여잔 뭐랄까…멋진 여자!"라는 것이었다. "신부님! 착한 여자와 멋진 여자의 차이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너 자신은 착한 여자라고 생각하니 아니면 멋진 여자라고 생각하니?"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이 처자는 "글쎄요! 착한 여자와 멋진 여자의 기준이 뭔지 그것을 모르겠네요!"그렇다. 착한 여자와 멋진 여자의 기준은 무엇일까! 필자도 고민을 좀 해 보기로 했다. 생각 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그 처자 남자 친구의 분류법을 근간으로 대개 여자를 5등분할 수 있다. 나쁜 여자(멍청한 여자), 평범한 여자, 착한 여자, 멋진 여자, 위대한 여자! (1)나쁜 여자-부모가 가르쳐준 습관대로 자기 의지는 전혀 없는 사람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꿈도 없이 그저 습관과 감정의 지배를 받아 살아가는 사람이다. (2)평범한 여자-꿈은 있으나 그 꿈이 다분히 비현실적이고 감성적이어서 구체적으로 실천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꿈이 수시로 변한다. (3)착한 여자- 구체적인 꿈을 가지고 있으나 실천면에서는 게으르거나 자신이 없어서 다부지게 추진하지 못한다. (4)멋진 여자-꿈도 구체적이고 자기 절제력이 있어서 꿈의 실천에 있어서도 단계별 실현목표를 세우고 열정을 불사른다. (5)위대한 여자-멋진 여자가 가지고 있는 덕목 더하기 희생이다. 멋진 여자의 노력이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라면 위대한 여자의 노력은 이웃을 향해 있는 것이다. 민족을 위해서, 인류를 위해서 기꺼이 한 목숨 바칠 각오를 지닌 사람이다.그렇다면 왜 그 처자의 남자 친구는 새로 만난 여자에게로 움직였을까? 이론대로라면 당연히 착한 여자보다 한 급수 위인 멋진 여자에게 매력을 느낀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람들은 자기의 처지는 생각하지 않고 자기보다 한 급수 위인 이성에게서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처자의 남자 친구도 3개월을 못 넘기고 새 여자에게 이별을 당했다고 한다. 이 분류법은 여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남자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좋은 남자가 멋진 여자에게 다가갔다가 보기 좋게 차인 것이다. 후회의 후회를 거듭해 보아야 소용없는 일이다. 그래서 그녀에게 그전 남자가 다시 시작하자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당연 "NO"였다. 우선 남녀간에 가장 중요한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고 분류법에 따라 그 남자를 분류해 보니 평범한 남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 남자의 출중한 외모에 가려서 그의 실체를 착각해 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남자를 만나겠냐고 했더니 당연 "멋진 남자"였다.다시 물었다 "본인은 본인을 어떤 여자라고 생각하는가?" 주저하면서 "착한 여자". 그렇다! 내가 보기에도 그 여자는 착한 여자다. 그러면 멋진 남자를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렇다! 본인이 멋진 여자가 되는 것이다. 사람은 외형이 아니라 인격이다. 인격을 멋있게 가꾸어라! 좋은 배우자가 당신의 매력에 빠질 것이다.

2010-02-21 홍창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