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월요논단] 왕 실장의 자격

주요시정 합리적 방안 선택해추진되도록 정책 조율하고공직자들은 엄격히 관리문제점 발생땐 즉시 바로 잡아야부디 인천과 시민들을 위한새로운 비서실장 모델되길 기대'왕 실장, 회전문 인사, 특정 지역 챙기기'. 제목만을 보면 청와대 소식 같다. '학연·지연·직급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 수행능력이다'. 답변 역시 자주 듣던 말이다. 인천의 왕 실장이 논란이다. 당사자인 조동암 비서실장에게는 이런 논란들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까. 그는 1975년 공직 생활을 시작하여 인천경제청 차장으로 영예롭게 공직생활을 마쳤다. 그런 그가 다시 복귀하자 억측과 무성한 말의 잔치가 넘쳐난다. 나는 그가 문화관광체육국장으로 일할 때 함께 했다. 그러나 인천유나이티드 FC 대표이사로 간 후 제때에 시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당시 인천 FC의 재정상황 등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였지만 그는 억울했을 것이다. 그러나 유정복 시장이 취임하면서 안전행정국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었다.예상치 못한 비서실장으로의 복귀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원조라 할 수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생각했다. 되돌아보니 오래된 인연이 새롭다. 20여년전 장학생 모임의 회장이었던 그 분과 함께 잠시 활동을 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서로 가는 길이 달라서 거의 뵙지 못하였다. 그를 다시 기억하게 만든 것은 몇 년 전 모친상을 당했을 때다. 외국 출장 중 황망한 소식을 듣고 귀국한터라 제대로 연락하지 못했다. 그런데 며칠 후 조전과 경조환이 배달되었다. 야인생활을 하시던 오랜 동안 연락이 없었고, 새로 이사 간 집 주소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을 때였다. 겉봉투를 보고 아내가 물었다. 그 분이냐고.김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유신헌법은 물론이고, 초원복집 사건이나 노무현 탄핵사건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부 국민들에게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이념적 지향점에 대한 평가는 별도의 문제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그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하였다. 무엇이 그를 그 자리에 가도록 하였을까. 김 전 실장을 보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창했다는 '3엄3실(三嚴三實)'을 떠올렸다. '본인 수양, 권력사용, 자기관리'에 엄격해야 하며, '일을 도모하고, 창업하는 자세 그리고 사람 됨됨이가 진실'해야 한다는 세 가지가 그것이다.김 전 실장이 그 가운데 몇 가지를 갖추고 있는지 잘 모른다. 그러나 인상 깊은 장면을 가끔 경험했다. 평소 의사로 자랑스럽게 여기던 아들이 사경을 헤맬 때도 그는 청와대를 지켰다. 부모로서 왜 눈물이 없겠는가. 몇 분 어른들과 함께 위로를 할 겸 점심시간에 근처에서 기다렸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이 해외에 계신 때에 자리를 비울 수 없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가 권력을 둘러싼 온갖 억측과 음해에 맞설 때 마다 함께 힘들어 했던 분들이 가족이었을 것이다. 청와대를 떠난 후 갑자기 일본을 다녀오는 뉴스를 보면서 사모님의 건강을 걱정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정작 단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그의 카리스마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절제 그리고 책임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박 대통령이 그를 선택한 것도 그런 점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시 주석의 뜻을 빌어 조 실장에게 몇 가지 당부 드리고 싶다. 본인은 물론 일부 공직자나 주변인물들이 특권이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권한을 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주요 시정이 현실에서 출발하여 합리적인 방안을 선택해 추진되도록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 그리고 공직자들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즉시 일깨워 바로 잡아야 한다.왕 실장은 왕도 도승지도 아니다. 행동으로 말하는 자리다. 그래서 지금의 그 자리를 더 힘들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정은 합리적 정책의 집행이 핵심이며, 엄격한 감독이 동반될 때에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조동암 비서실장이다. 부디 인천과 시민들을 위한 새로운 비서실장의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16-01-31 김민배

[월요논단] 누리 과정 대상 (만 3~5세) 수준의 도의회 난투극

도의회 의장은 공석이고 도지사는 고발 당하고…복잡한 예산집행 문제 풀기위한성실한 정책적 고민 대신정치적 입장 내세운 '난장판'지방의회수준 새삼 깨닫게 해경기도민의 2016년 새해는 제9대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괴성과 몸싸움 때문에 극악스러웠다. 도의원들의 악쓰고 멱살 잡고, 욕하는 모습은 과거 도끼로 문을 부수고, 최루탄을 터뜨리던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전국적으로 방송된 이들의 폭력적 난장판을 보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진다. 이들이 이러한 난장판을 연출한 이유가 만3~5세 유아의 심신 건강과 조화로운 발달을 돕고 민주 시민의 기초를 형성하기 위한 국가 무상보육 관련 예산 즉, 누리과정 예산 편성 때문이라는 사실이 기막히다.난장판 의회는 도교육청 예산 편성 과정에서 이미 예견돼 있었다. 작년 9월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구(舊)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도의원들은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위해 중앙정부(교육부)가 지원 지방교부금으로 지원한 것을 도교육청 예산에 편성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와 경기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 마련을 도교육청 예산이 아니라 별도 예산으로 책정하지 않으면 경기도교육청이 제시한 누리과정 3차 추경 예산 1천79억여원 전액을 삭감하겠다고 선언한 후 이를 실행에 옮겼다. 이들의 이러한 행위는 새누리당 출신 박근혜 대통령 공약인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정 교육감이 집행권한을 갖는 학교 운영 관련비용, 교육환경 개선 관련비용 등에 쓸 돈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 과정에서 벌어진 난장판 사태는 한정된 예산에서의 정책적 우선순위 결정문제 때문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실제로 국가가 돈이 많으면 더민주 측 의원들 주장처럼 별도 예산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운영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돈이 없다. 나라가 돈이 없어서 중앙정부가 어떤 정책(누리과정)에 얼마의 예산(1천79억원)을 투입할지 선별적으로 결정하고 이를 도교육청에 지방교부금 형식으로 예산을 보내면 이를 도교육청이 집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도의회 다수당인 더민주 소속의원들은 이 구조가 잘못됐다며 시행령 개정을 요구하며 거부한 것이다. 그 타당성 여부를 떠나 그런 주장을 할 정도로 이 문제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이 사태를 수습하고 책임을 져야 할 더민주 소속 도의회 의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예산안 협의로 진통을 겪으면서도 경기도 의회 의원들은 이미 전국 최고 수준인 연봉을 다시 최고 상한선(1.9%)까지 올려 6천300만원 넘게 책정한 것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지 납득되지 않는다. 도민 복지 정책인 무상보육 예산은 삭감하고 자신들의 봉급은 올리는 이 모습은 과거 국회의원들이 했던 못된 짓(?)과 흡사하다. 여기에 불난 곳에 불을 끈다며 도지사가 긴급 편성한 준예산에 대해 더민주 소속 한 총선 예비후보는 누리과정 비용을 준예산에서 편성해 집행하는 것이 실정법 위반이라며 도지사를 특경법상 배임과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법적으로 어떤지 잘 모르지만 급한 불 끄는 사람이 옆집 소화기를 이용한다고 고발하는 것을 경기도민이 아니 그 지역구민이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 겉으로는 누리과정 예산이 지방교부금으로 내려와 도교육청 예산 편성 어쩌고 하는 복잡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정된 예산에서 정책적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지다가 폭력적 난투극을 벌인 것 같아 씁쓸하다. 누리과정 예산 문제는 아직도 합의되지 않았고 경기도 의회 의장직은 공석이며 도지사는 고발당했다. 누리과정과 교육환경 개선이라는 복잡한 예산 집행 문제를 풀기 위한 성실한 정책적 고민 대신 정치적 입장을 내세우며 벌인 폭력적 난장판 경기도 의회의 모습은 우리나라 지방의회 수준이 아직도 누리과정 대상 (3-5세) 수준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더 늦기 전에 경기도 의회는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바란다./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2016-01-24 홍문기

[월요논단] 권력의 뜻을 거스르는 자의 가치

셰익스피어 '겨울이야기'로맨스이며 질투 다뤘지만통제를 원하는 권력자 욕망과정의의 실현에 관한 연극…권력 휘두르는 권력자에 맞서정의를 실천하는 자 간절하다올해는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400주기가 되는 해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상연되고 있다. 국립극단에서도 지난 1월 10일부터 셰익스피어 말년의 작품 '겨울이야기'가 상연되는 중이고 하반기에는 '십이야'가, 4월에는 중국화극원의 '리처드3세' 초청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셰익스피어의 위대성을 새삼 되풀이할 필요는 없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사유와 인식으로 인도하는 그의 작품은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무엇보다 인간사회의 역학, 그 정치성을 기반으로 인간에게 중요한 것을 환기하는 데 탁월하다. 현재 공연되고 있는 '겨울이야기'만 해도 그렇다. 단순하게 보면 그냥 로맨스이고 질투에 관한 작품이다. 그러나 이는 통제를 원하는 권력자의 욕망과 이를 넘어서는 정의의 실현에 관한 연극이다. 이 작품은 시칠리아의 왕 '레온테스'가 아내 헤르미오네와 친구 보헤미아의 왕 폴릭세네스의 관계를 의심하여 결국은 왕비와 자식을 모두 잃고 15년을 자책과 고통에 시달리다가 다행히도 되찾는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양치기의 딸로 자라난 레온테스의 딸 페르디타와 폴릭세네스의 아들 플로리젤이 사랑이 빠지고 이들 사이를 반대하는 아버지 폴릭세네스를 피해 시칠리아로 와서 레온테스의 보호를 받는 사건이 엮여 전개된다. 불륜과 질투, 영아유기, 신분을 넘어선 사랑 등 오늘날 막장 드라마의 기원이 되는 흥미진진한 화소가 총출동한다. 물론 그뿐이었다면 그냥 잊혀졌을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그 같은 진부하고 뻔한 사건 위에서 지금/여기에서 중요한 현재적 문제를 탁월하게 제기한다. 이번 '겨울이야기'에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 것은 왕을 섬기되 왕의 명령을 거역하는 정의의 힘이었다. 시칠리아의 왕 레온테스는 친구 보헤미아의 왕 폴릭세네스가 더 머물러달라는 자신의 부탁은 거절하였으면서도 아내 헤르미오네의 권유는 받아들여 더 머물겠다고 하자 두 사람 사이를 의심한다. 얼핏 보면 레온테스의 의심은 개연성이 부족하다. 더 머무르라 만류하다 못해 아내에게 지원을 요청하고는 아내가 친구를 붙잡는 데 성공하자 곧바로 의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권력자의 심리이다. 자신의 명령은 소용없는데 다른 사람의 명령이 수용되었을 때 권력자는 분노한다. 그 분노가 아내와 친구에 대한 것이기에 불륜으로 의심되는 것이고 만약 이것이 신분이나 계급의 관계일 때는 반역, 거역, 불복종의 문제가 된다. 그리고 이는 곧바로 카밀로의 '거역'과 연속된다.이 교만한 권력자는 급기야 신하 카밀로에게 보헤미아의 왕 폴릭세네스를 살해하라 명령한다. 카밀로는 레온테스의 잘못을 알기에 왕의 명령이지만 따르지 않는다. 오히려 폴릭세네스를 보호하여 함께 보헤미아로 탈출한다. 그리고 카밀로는 다시 폴릭세네스 왕을 거역한다. 아버지 레온테스에게 버림 받고 양치기의 딸로 자라난 페르디타는 보헤미아의 왕자 플로리젤과 사랑에 빠진다. 폴릭세네스 왕은 변장하고 아들에게 와서 연인을 부왕에게 소개하고 사랑을 허락받으라 권유한다. 그러나 몇 번을 권해도 아들이 말을 듣지 않자 격분하여 아들을 버리고 양치기와 페르디타를 벌하겠다고 협박한다. 자신의 말보다 아내의 말이 힘을 가진 것을 알자 이들을 의심하는 레온테스 왕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카밀로는 사랑하는 연인을 떼어놓는 것이 옳지 않다고 보고 폴릭세네스 왕을 거역하여 이들 젊은 연인을 시칠리아로 보내어 결국 부녀상봉을 가능하게 한다. 아울러 레온테스 왕의 곁에서 왕이 자책하며 후회하도록 직언을 계속하는 파울리나 부인도 왕이 충분히 반성할 때까지 왕비 헤르미오네를 숨겨두었다가 조각이 살아난다는 이벤트를 벌여 왕과 왕비를 다시 만나게 하니 이 또한 권력자를 위해 거짓을 감수하며 진실을 지키는 능동성을 의미한다. 권력자가 정의보다 권력을 휘두르는 데 열중하는 징후가 역력하다. 감히 그 뜻을 거슬러 정의를 실천하는 자가 간절하다./윤진현 인문학연구실 오만가지 대표윤진현 인문학연구실 오만가지 대표

2016-01-17 윤진현

[월요논단] 우리 경제와 기업의 자금조달

올해 미국 금리인상 앞두고불안한 금융시장 대비책 필요기업들 성장위해선 신규 주식과회사채 발행해 자금 조달하고정확한 정보·합리적 신용평가로투자자관리 무엇보다 중요하다의욕적이고 진취적인 붉은 원숭이의 해,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 첫 주 금융시장은 요동을 쳤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중국 증시의 잇단 폭락과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주식시장의 코스피주가지수는 지난 8일 한때 1천900선을 깨면서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하면서 1천917로 마감을 했다. 기준금리가 되는 국고채 3년물은 지난 4일 1.634%였고, 8일에는 1.665%로 마감해 약간 상승했다. 달러 환율은 4일 1천189원으로 시작했다가 주중 1천200원을 돌파하였고, 주말에는 1천199원으로 마감했다. 올해의 화두가 미국의 금리 인상인데 작년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금리를 0.25% 상승으로 결정, 제로금리 시대의 종언을 고했다. 앞으로 올해 중에 금리를 1.375%로 상승시킨다고 한다.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세계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미국 채의 수요가 늘어나 돈이 미국으로 몰린다. 자연스레 자금력이 약한 나라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해진다. 우리나라 경제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금리 인상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은 기축통화 발행국이기 때문에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다. 그토록 많은 빚이 있어도 국가에서 달러를 발행하면 해결되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달러가 부족하여 IMF체제를 맞이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200억달러가 부족해서 몇 년간 온갖 수모를 다 당했다. 이제는 외환 보유고도 많이 쌓아놨고,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상당하기 때문에 기초 체력이 어느 정도 튼튼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세계 유가의 하락은 석유가 부족한 우리에서는 당장에 좋을 듯 보이지만, 건설업의 중동 수주액 하락과 석유시추선과 해양 플랜트의 수요 감소로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우리 경제의 체질은 내수 쪽이 약하다는 데 있다. 가계부채의 증가와 자영업자 수가 많다는 문제점이 있다. 특히 자영업자의 경우는 다른 나라에 비해 식당이나 커피전문점 등이 지나치게 많은데 이에 대한 해결책도 필요하다.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 미래의 새로운 신산업을 발굴해야 하는 것이다.개인 자영업자보다 기업들이 많아져야 한다. 기업들이 성장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으로 주식시장에서 새롭게 주식을 발행하거나 사채 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법이 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도 되지만 직접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발행해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또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회사채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렇게 주식시장과 회사채 시장에서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한 금액은 상당히 많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도 미공개정보를 이용하는 등 주가조작을 통하여 불공정한 거래행위가 있었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투자자 보호문제가 발생되었고, 회사채의 부실한 신용평가, 유통시장의 부당한 거래 관행 등 근절되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우리나라 증권시장 여건이나 전망으로 볼 때 회사채는 기업의 유리한 자금조달 수단이다. 사채는 투자자에게도 투자 대상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회사채 시장이 발전하려면 기업과 사채관리회사 그리고 신용평가기관의 역할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은 투자자에게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사채관리회사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건전한 계약을 체결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사채의 신용을 평가하는 신용평가기관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를 수행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 유가 하락, 미국 금리인상 등 대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변수가 우리 경제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경제주체들이 각자 맡은바 소임을 성실히 수행한다면 우리 경제는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해 굳건히 성장해 나갈 것이다. 그 일환으로 기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주식시장과 회사채시장의 건전한 육성은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김두환 한경대 법학과 교수김두환 한경대 법학과 교수

2016-01-10 김두환

[월요논단] 병신년(丙申年) 병신(病身) 짓 하지 않으려면…

의정부 화재·메르스 사태 등황당·기막힌 일 많았던 한해안전의식·기본원칙 준수 교훈위기 이용하는 정치인들 답답우리 사회 ‘부끄러운 자화상’2016년 공동체 정신 깨달아야한 해를 돌이켜 보면 황당하고 기막힌 일이 많았다. 지난 1월 4명이 죽고 128명이 다친 의정부 화재의 주 원인은 신고 13분 만에 도착한 소방차가 불법주차로 인해 화재 현장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3월에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가 피습 당했고, 4월에는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교육하는 일본 교과서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때 정치권은 계파싸움과 막말논란으로 세월을 보냈다. 6월부터는 메르스 확산으로 수 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고, 9월에는 남북 군사 대치 상황이 비등점에 다다르면서 20·30대의 대북관이 주목을 받았다. 10월에는 내년 4월에 있을 총선 공천권과 관련해 여당의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과 야당의 계파 갈등 등이 극에 달했다. 11월은 국사 교과서 국정화로, 12월에는 민주노총 폭력시위와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 조계사 피신이 이슈가 됐다. 일련의 사건들을 돌이켜보면서 우리 사회는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첫째, 올 한해 사건·사고는 우리에게 평소에 준비돼 있어야 대처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줬다. 불의에 그리고 부지불식(不知不識) 간에 벌어지는 각종 참사는 사고초기 짧은 시간에 집중해 해결해야 한다. 세월호도 그렇고 의정부 화재도 그랬다. 사건·사고가 의례 그러려니 하고 여기는 순간 시간이 지나면서 참사가 됐다. 그리고 그 시간을 줄여주는 것은 평소의 안전의식과 기본원칙 준수였다. 그것을 소홀히 한 우리는 올초 의정부 화재를 비롯해 단순 사건·사고로 끝낼 일을 참사로 겪은 것 같아 안타깝다. 둘째, 올 한해 우리는 사소한 것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쓴 것은 아닌지 반성해봐야 할 것 같다. 잘 알지도 못하고, 실체도 없고, 그래서 실현도 불가능 한 것을 온 국민과 언론이 매달려 갈등을 빚은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그 난리를 쳤지만 아무도 아무것도 구체적(예: 소송 등)이지 않았고, 노동법 개악·비정규직 운운하며 폭력 시위는 있었지만 노동법을 어떻게 개정할지 공론을 형성하는 작업을 시작도 못했다. 민주화를 외치며 온갖 주장을 외친 사람들의 실체는 공천권을 목표로 한 계파 싸움의 명분에 불과했음이 이제는 명료해지고 있다. 셋째, 올 한 해 우리는 정말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고 이를 안다고 해도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몰라 우왕좌왕 한 것 같다. 대표적인 경우가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이었다. 국민은 아무 것도 아닌 줄 알았다가, 곧 다 죽을 것이라는 괴담에 시달렸고, 아무도 믿지 않은 채 열심히 손 씻다 보니 메르스가 끝났다는 정부 발표에 어처구니 없어 했다.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 문제는 정부는 물론 여야 정치권, 국민 등 모두에게 공동체 생존을 고민하게 했다. 그 와중에 정부는 특정 대형 병원 눈치를 보다가 대응시기를 놓쳤고 일부 지자체 장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해 튀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는 메르스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위기 상황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것, 이 위기를 기회로 이용해 정치적 입지를 굳히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아 마음이 답답해진다.일본은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고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의 위협 속에 있는데도 우방국인 미국 대사가 서울 복판에서 피습당하는 것이 우리사회의 현실이어서 부끄럽다. 법질서를 유린해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폭력 시위를 정당화하려는 노력이 야당의 입장이고, 불법행위를 위한 복면에 이러저러한 이유를 대는 비양심과 비윤리에 대한 비판이 논란거리가 되는 것이 2015년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2016년에는 우리 공동체가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깨닫고, 이의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한 해가 되기 바란다. 그래야 우리 모두 병신년 (丙申年) 병신 (病身) 같은 짓 하지 않고 무사히 한해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2015-12-27 홍문기

[월요논단] 소리의 원인

인간의 도리 어긋나고 있기에저마다 살기도 바쁜 형편인데사람들이 광장에 모여소리 내는 것은 세상의 이치소리 없애겠다고 서슬푸른 칼을휘두르기전 근본부터 반성해야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당나라 말기에 ‘의산 이상은(義山 李商隱, 813~858)’이란 시인이 있었다. 당쟁에 휘말려 관료로서는 불행하였고 45세를 일기로 사망하였으나 전통적인 시작(詩作) 방식을 거부하고 개인적인 감정을 미적으로 승화하면서 깊은 인간애를 추구한 특출한 시인이었다. 시인으로서 그의 명성은 생존 시에 이미 공고한 것이었으며 그의 반역적 성향은 이후 세대에 두고두고 영향을 미쳤다. 그의 작품 중에 ‘낙씨정에 묵으며(宿駱氏亭)’라는 시가 있다. 일곱 자로 된 4행시, 칠언절구인데 시재가 둔하여 아름다운 우리말로 번역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 의미를 단순히 해석해도 그 아름다움과 깃든 뜻이 심오하다. 대나무로 둘러싸인 연못은 티 하나 없고 물가 난간도 깨끗한데(竹塢無塵水檻淸) 그리움은 아득히 첩첩한 성에 막히었네(相思초遞隔重城). 흐린 가을 날씨는 흩어지지 않으니 서리는 늦어지는데(秋陰不散霜飛晩) 마른 연잎을 남겨두어 빗소리를 듣노라(留得枯荷聽雨聲). 얼핏 보기에는 쓸쓸한 정취가 두드러진다. 늦은 가을, 그리움에 사무쳐 빗소리를 듣는 슬픔이 애절하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애상이 아니다. 여기에는 제 때 오지 않는 시운(時運)과 이에 대응하는 인간의 책무가 엄연하다. 첫 행의 의미는 깨끗함이다. 죽오(竹塢)란 대나무가 마치 방죽처럼 연못을 둘러싸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물을 모아두었다는 의미의 수함(水檻) 또한 연못으로 사람들은 이곳을 티 없이 깨끗하게 정돈해 두었다. 옛사람들이 연못을 가까이 했던 것은 늘 자신을 비춰보고 반성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단정하게 가꾼 연못가에 나와 앉으니 그리운 것, 보고 싶은 것이 떠오른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 감정은 첩첩한 중성에 갇혀 나가지 못한다. 그리움이나 사랑은 사적으로 해석되기 쉽지만 인간의 솔직한 본성이다. 그리움이나 사랑이 쉬 전달되지 못하고 막히는 세상은 좋은 세상이라 할 수 없다. 최근에 이르러 젊은이들이 3포 세대니 5포 세대라 자조하니 젊은 사람들이 본성 중의 본성인 사랑을 포기하는 세상이란 말 그대로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없는 세상이다. 무엇보다 기성세대의 반성과 변화가 필요한 세상인 것이다. 지금도 그렇거니와 이상은이 살던 당나라 말기도 그러했다. 어떤 세상이기에 그리움을 첩첩 막는가. 절기는 서리가 내려야 하는데 내리지 않고 음산하게 흐린 가을날씨가 흩어지지 않는 때이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 하늘이 높은 멋진 계절이다. 그러나 때가 되면 가고 눈서리 휘몰아치는 겨울이 와야 한다. 아무리 춥고 힘들어도 겨울이 추워야 봄이 기름진 법이다. 그런데 수확도 끝나고 물가도 깨끗하게 치워두었다. 죽오, 수함을 깨끗하게 정돈하고 겨울맞이 준비를 끝내두었지만 흐리고 음산한 가을날씨는 사라지지 않고 서리조차 늦어지고 있다. 떠나가야 할 것이 가지 않는 것은 세상의 이치, 인간의 도리를 거스르는 일이다. 우리는 보통 어려운 시기를 겨울에 견주고, 찬서리에 견준다. 그러나 이상은은 난세를 겨울에 비유하는 상투적인 표현을 넘어 그것이 무엇이든 제때를 지키지 않는 것이 재앙이라는 진실을 적시하였다. 세상이 그러할 때 사람이 할 일은 무엇인가. 현실을 감추지 않는 것이다. 연못가를 깨끗이 치웠으나 마른 연잎을 모두 거둬들이지 않은 것은 눈이 내려야 할 겨울에 비가 내릴 것을 경계한 뜻이다. 너푼너푼한 연잎이 말라서 물 위에 떠 있는 것이 좋은 경치일 리 없다. 더구나 거기에 초겨울 빗방울이 후두들기는 소리는 심란하고 울적한 것이다. 그러나 우울한 심회를 돋울망정 마른 연잎을 거둬 소리를 죽이지 않는 것은 빗소리가 요란해도 그것은 연잎의 문제가 아니라 때 아니게 쏟아지는 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저마다 살기도 바쁜 터에, 음산한 날씨는 건강에도 해로운 터에,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소리를 내는 것은 세상의 이치, 인간의 도리가 어긋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리를 없애겠노라 서슬 푸른 칼을 휘두르기에 앞서 소리를 자초한 근본을 반성해야 할 것이다./윤진현 인문학연구실 오만가지 대표윤진현 인문학연구실 오만가지 대표

2015-12-20 윤진현

[월요논단] 사법시험 존치논의

많은 국민들 사법시험폐지 반대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이법조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작은 희망의 사다리가 필요국회, 국민의 뜻에 따라법안처리 해주길 기대해 본다지난 3일 법무부는 전문 조사 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사법시험 폐지를 당분간 유예하고 좀 더 논의를 계속하자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지 판단할 자료가 충분치 않고, 좀 더 연구와 분석이 필요한 상황에서 2017년 폐지될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4년간 그 폐지를 유예하고,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법시험 폐지 관련 대안에 대해서는 첫째, 로스쿨 제도를 통하지 않고도 변호사가 될 수 있게 별도의 시험에 합격하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둘째, 로스쿨의 입학, 학사 관리, 졸업 후 채용 등 전반적으로 로스쿨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 셋째, 불가피하게 사법시험 존치가 논의될 경우에는, 현행 사법연수원과 달리 별도 대학원 형식의 연수기관을 설립하여 자비로 연수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위와 같은 발표가 있자 전국 로스쿨 학생들이 집단으로 자퇴서를 내고 집단행동에 들어갔으며, 로스쿨 교수들이 사법시험 폐지유예를 철회하라고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사법시험 존치를 원하는 준비생들은 대규모 집회를 가지고, 대한법학교수회와 전국법과대학 교수회, 사시 폐지 반대 전국대학생연합 등 단체들은 로스쿨 측에 맞서 사법시험 존치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법무부는 4일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유예 결정이 최종은 아니라고 번복했다. 이러한 갈등이 깊어지자 10일 대법원은 법조인 양성제도 관련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대법원, 정부 관계부처 등 관련 국가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협의체는 변호사단체, 법학교수단체 등 이해관계 단체의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 사시 존치 여부와 로스쿨 제도 개선 등 관련 현안을 논의하여 합리적 해결 방안을 도출하자고 발표했다. 사법시험을 폐지하기로 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2007년에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로스쿨법)’이 제정되었고, 현재는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이 병행해 실시되고 있으나, 사법시험은 변호사시험법에 따라 2016년 2월에 1차 시험을 마지막으로 치르고, 2017년 2차와 3차 시험을 실시하면서 폐지하기로 했던 것이다. 2018년부터는 법조인 양성제도가 일원화되어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경우에만 법조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로스쿨을 시행해 본 결과 몇 가지 문제점이 나타났다. 고비용 구조의 로스쿨에서 지원하기로 했던 장학금이 충분하지가 않았고, 도입 취지와 달리 다양하고 전문화된 인력 양성이 아닌 시험 위주의 교과목 편성, 철저한 학사관리의 미흡, 특성화 전문화 교육의 부족, 공개되지 않는 변호사시험 성적 등의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최근 언론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자녀의 로스쿨 졸업시험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보도되기도 해 국민들이 로스쿨 제도에 곱지 않은 시선을 주기도 했다. 이렇게 노출된 문제점에 대해 사법시험은 폐지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등록금 대비 충분한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고, 제도 개선으로 문제점을 해결하면 되며, 로스쿨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이 합의로 통과된 제도라고 맞서고 있다. 법무부가 로스쿨 제도를 통하지 않고도 변호사가 될 수 있게 별도의 시험에 합격하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했는데 다각도로 현 제도에 대해 검토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제 사법시험 존치 문제는 법학교육제도와 법조인양성제도의 문제 수준을 벗어나 국민의 커다란 관심사로 부각하고 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많은 국민이 공정성의 대명사인 사법시험의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이 법조계에 진입할 수 있는 작은 희망의 사다리가 필요하다. 국회에서 사법시험 관련 법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국민의 뜻에 따라 법안을 처리해 주길 기대해 본다./김두환 한경대 법학과 교수김두환 한경대 법학과 교수

2015-12-13 김두환

[월요논단] 전자발찌와 님비현상

언론통해 성폭력범 재범과전자발찌 훼손만 보도 됐을뿐보호관찰기관 실제적 성과는안 알려져 왜곡된 이미지만 난무주민들에 충분한 정보제공과올바른 이해 전달하는 소통 절실2013년 9월 어느 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보호관찰소 OUT!”, “우리 동네가 봉이냐! 목숨 걸고 지키자” 등의 현수막들을 내걸고 1천50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 시위는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은 성폭력범들을 관리하는 보호관찰소를 지역의 안전을 해치는 위험시설로 간주하고 시설의 이전을 반대하는 집회였다. 주변에 900여명의 경찰관들이 배치될 정도로 혼란스러웠고, 지금까지도 시장, 국회의원, 장관들까지 나서 해결을 모색해야 하는 형국에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미 여러 지역의 보호관찰소가 유사한 상황을 겪었고, 향후에도 또 다른 지역에서 이 같은 갈등이 얼마든지 발생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처럼 범죄예방의 최전선에 있는 보호관찰소가 지역사회를 위협하는 혐오시설로서 갈등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보호관찰소 이전반대집회는 ‘내 집 뒷마당에서는 안 된다(Not In My Backyard)’는 님비(NIMBY)현상의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주민들이 성폭력전과자에 대한 엄격한 관리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실행하는 기관은 그들의 이웃에는 설치하지 말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반대시위는 핵폐기물 저장시설, 송전탑, 하수처리장, 화장장, 그리고 심지어는 장애인시설 까지를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행해지고 있다. 대개 이러한 사태는 이해 당사자 간에 의사소통 체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왜곡된 정보가 난무한 상태에서 행정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생기는 갈등에서 비롯된다. 특히 보호관찰소의 경우는 무엇보다도 보호관찰업무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인해 형성된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주민들이 청사를 방문해 성폭력범 유치장이 어디에 있는지를 질문할 정도로 왜곡된 정보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에서 성폭력 흉악범죄자에 대해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논의는 2004년 20여명의 부녀자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유영철의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용산, 안양, 제주 등지에서 성폭력 전과자들에 의해 어린 여아들이 성폭행당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급물살을 타고 전개되었다. 이런 와중에 여론조사, 시민단체, 정치권의 절대적인 지지 하에 성폭력범으로부터 아동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2008년 전격적으로 도입된 제도가 흔히 전자발찌로 알려진 전자감독제도인 것이다. 그런데 언론보도를 통해 일부 대상자들의 재범과 전자발찌 훼손 사례만이 알려졌을 뿐, 실제적인 성과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아 왜곡된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성폭력범죄 재범률은 과거 14.1%에서 전자감독제도의 시행 후 1.7%로 감소했고, 전자발찌의 훼손율도 0.32%로 선진국가의 2~3%대 보다 훨씬 낮은 편에 속한다. 도주자 역시 모두 즉각 체포되었고, 보호관찰소의 반경 500m이내에서 재범을 저지를 확률 역시 0.9%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실상은 인근 주민들이 우려하는 바와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청사이전 반대 시위현장을 지켜본 어느 보호관찰관은 “주민들에게 사전에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었고 공청회와 같은 절차가 체계적으로 진행되었다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또한 국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지켜온 직장이 이웃들로부터 배척당한다는 사실은 보호관찰관들에게 상상이상의 자괴감과 상실감을 안겨주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지금은 지역사회의 보호관찰기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진정한 소통이 절실한 시점이다. 하루빨리 척박한 님비현상이 사라지고 주민들 스스로 앞장서서 자녀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제발 내 집 앞마당으로 들어오세요!”(Please In My Front Yard)라고 외치는 핌피(PIMFY)현상이 보호관찰소 주변에서도 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이백철 경기대 교정보호과 교수이백철 경기대 교정보호과 교수

2015-12-06 이백철

[월요논단] 폭력적 복면 시위로 후퇴하는 민주주의

여야와 ‘복면금지법이 집회·시위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인권위는대한민국의 안정과 성숙한민주주의를 위해 불분명한 것을명료하게 하는데 힘과 지혜를모으는게 중요한 일임을 깨달아야한국영화 ‘복면달호’에서 주인공 달호는 먹고 살기 위해 고상한(?) 록 뮤직 대신 저급한(?) 뽕짝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이것이 창피해 그는 복면을 한다. 여기서 복면은 자신의 치부를 숨기는 도구다. 도둑이나 강도도 복면을 한다. 이들은 절도·강탈·강간 행위 시 누군가 자신을 알아보면 나중에 잡힐 것을 우려해 복면을 한다. 이러한 복면행위는 검거 시 가중처벌 대상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무장단체인 IS에 비유해 집회에서 폭력행위를 하는 사람들의 복면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해 이슈가 되고 있다.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며 자신들의 가치를 강요하는 IS 테러리스트와 무고한 경찰을 상대로 폭력을 저지르고 시민들에 교통마비의 불편을 주는 폭력적 시위대의 외형적 공통점이 복면이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지적과 관련해 논란이 되는 여러 가지 이슈들은 몇 가지 관점에서 따져 볼 필요가 있다.첫째, 복면의 목적에 관한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복면은 다양한 이유로 인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복면이 불법행위를 위한 것이라면 처벌돼야 한다. 왜냐하면 그 결과가 국가가 법으로 보호해야 하는 무고한 국민의 불편과 사회질서를 지키게 하는 사람들을 다치게 하기 때문이다. 둘째, 헌법 21조 2항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조 (적법한 집회(集會) 및 시위(示威)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으로써 집회 및 시위의 권리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를 실현하는 과정에 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는 2003년 10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대한 위헌소원 결정에서 집회 참가자는 복장을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복면을 쓴 집회 참가자가 폭력 행위를 하지도 않았는데 처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헌재는 집회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는 것은 평화적·비폭력적 집회라고 명시했다. 이는 폭력을 사용한 의견의 강요는 헌법적으로 보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복면 여부가 아니라 복면의 의도가 폭력 등 불법적 행위와 관련이 있는지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복면과 폭력적 불법행위의 관계에 대한 희화화에 관한 것이다. 얼마 전 작가 이외수씨는 복면금지법이 통과되면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이 종방되는지 묻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이러한 행위는 이슈의 본질인 폭력시위와 복면 간의 관계를 모호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 이처럼 이슈의 본질을 희석하고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이슈의 희화화는 심각한 폭력시위 근절의 문제와 이 과정에서 위축될 수 있는 민주적 시위방식에 대한 고민을 무력화시킨다. 그 결과 폭력적 시위를 정당화시키고 민주적·평화적 시위의 가치를 폄훼할까 우려된다. 복면도둑과 강도는 법질서를 유린해 사회를 불안하게 만든다. 복면한 폭력시위꾼들은 헌법과 법률만으로 충분했던 평화적 시위에 특별법의 필요성을 부각시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 강도와 도둑이 복면을 한 것은 자신들의 행위가 불법임을 알기 때문이고, 폭력시위꾼들이 복면한 이유는 폭력시위가 처벌 대상임을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적 집회와 시위문화 확립을 위해서라도 분명한 것과 분명하지 않은 것은 구별돼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분명한 것은 어떤 타당한 주장을 하든 폭력시위는 처벌 대상이고, 불분명한 것은 복면한 나쁜 폭력시위자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이다. 이제라도 여야는 물론 복면금지법이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국가인권위원회도 함께 나서서 대한민국의 안정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 불분명한 것을 명료하게 하는 데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주기 바란다. 그것이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지금까지 한 여러 수사학적인 주장보다 중요한 일임을 조속히 깨닫기 바란다./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2015-11-29 홍문기

[월요논단] 목숨을 바쳐 지킬 것이 있다면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에서조씨집안 혈육 지키기위해목숨 바친 공손저구 역할 맡았던인천시립극단 배우 ‘임홍식’ 영면자신 연기분량 모두 소화하고빛난 인상 준 고인의 명복을 빈다올 하반기 국립극단 가을마당 상연작이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란 작품이다. 중국 원나라 때 기군상(紀君祥)이 진(晉)나라 때의 일을 희곡으로 쓴 것이다. 중국 CCTV에서 제작한 41부작 드라마도 소개된 바 있고 2013년에는 첸카이거 감독의 ‘천하영웅’(원제 趙氏孤兒)이 개봉되기도 하였다. 진나라에는 두 사람의 대신이 있었다. 문신으로는 조순(趙盾)이었고 무신으로는 도안고(屠岸賈)였다. 도안고는 유능한 장군이었으나 음험한 위인으로 조순을 경계하였다. 조순이 공주를 며느리로 맞아 진영공과 사돈이 되자 도안고는 더욱 시기하였고 결국 음모를 꾸며 조순을 제거하였다. 공주와 결혼한 아들 조삭 또한 죽음을 맞이했고 조씨 집안은 모조리 도륙을 당하였다. 임신 중이던 공주는 냉궁에 갇혀 조씨 집안의 유일한 혈육을 출산하였다. 공주는 이 혈손을 지키고자 문객 정영을 불러 아이를 당부하고 자결하였고 냉궁을 지키던 장군 한궐도 아기를 내보내기 위해 자결하였으며 아기를 감추기 위해 은퇴한 대신 공손저구도 자결하였다. 정영은 자신의 아들과 고아를 바꿔 아들을 희생시키고 고아를 살려내었다. 그러나 아들을 잃은 정영의 아내는 절망하여 자결한다. 끝내 살아남은 고아는 정영의 아들로 자라며 아이러니하게도 도안고의 양아들이 되어 도안고에게 무술을 전수받는다. 성장한 고아는 자신의 내력을 알게 되자 도안고를 죽여 가문의 원수를 갚는다. 상식의 시선으로 보면 ‘복수’가 뭐라고 아기 하나 살리려 수많은 사람이 죽으며 심지어 자신의 자식까지 희생하나 비판할 수 있다. 물론 타당하다. 모든 생명의 본능은 자손을 낳아 후대를 잇는 것이다. 더욱이 아무것도 모르는 죄 없는 아기를 대신 죽게 하다니 ‘희생’을 미화할 수는 없다. 작품에서도 모든 사람이 고아를 위해 죽으나 정영의 아내는 자신의 자식을 위해 죽는다. 비극은 하나가 아닌 것이다. 이는 곧 희생의 정당성, 희생의 숭고함에 대해 품어야 할 당연한 의구심을 이 작품이 버리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사실 ‘희생’을 예찬하며 강요하는 데는 대체로 비인간적이고 사악한 저의가 숨어있다. 관객이 고아의 복수보다 죄 없이 희생된 아기와 아비 정영의 고뇌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드라마란 극단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오늘의 문제를 질문하는 장르이다. 드라마에서처럼 목숨을 내놓지는 않더라도 만약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즉 이 작품 ‘조씨고아’는 우리가 정영이라면 모든 것을 희생하여 지키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를 질문한다. 죽음을 각오하고 목숨을 버려서라도 지켜야 할 것, 나는 물론이고 내 자식까지도 동원해서 지키려는 것은 무엇인가. 옛날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충성심’이거나 ‘정절’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이고 ‘해방’이었다. 지금은 그것이 무엇일까? 이 사회에서 일관되게 가르쳐 온 것은 ‘민주주의’였다. 어려서는 이승복 어린이가 롤모델이었다. 공산당이 쳐들어오면 이승복 어린이처럼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소리쳐보리라 굳은 결심이 있었다. 자라서는 목이 타도록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쳤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민주주의를 위한 이들 행동은 ‘싫다’느니 ‘타도하라’느니 모두 부정과 반대에 기반하고 있었다. 공산당이 싫다고 외친다고 저절로 민주주의가 달성되는 것도 아니고 독재를 타도하고 호헌을 철폐한다고 곧 민주주의가 꽃피는 것도 아니다. ‘조씨’가 민주주의라면 ‘고아’는 민주주의를 위한 행동인데 복수를 마친 고아는 무엇을 했을까? 반대, 타도, 철폐 너머에 어떤 행동이 있을까? 어떤 행동으로 민주주의를 지켜갈 수 있을까? 아직도 민주주의는 우리에게 목숨을 바칠 만큼 중요한 가치일까? 지금 우리의 과제다. 이 작품에서 공손저구의 역할을 맡고 있던 배우 임홍식은 11월 19일 자신의 연기분량을 모두 소화한 뒤 무대 뒤에서 영면하였다. 임홍식은 인천시립극단의 배우였고 작은 배역에도 늘 빛나는 인상을 남겼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윤진현 인문학연구실 오만가지 대표윤진현 인문학연구실 오만가지 대표

2015-11-22 윤진현

[월요논단] 인종·마약·총기

사건 발생후 구금·엄벌로사회적 비용 감소시킬 수 없다사전 예방차원서 따뜻한 정치로소수인종과 공동체 이루고극빈·소외계층의 복지와 기회를확대하는 등 근본대책 선행돼야미국의 범죄학자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범죄문제를 논할 때, 미국과 우리나라와의 차이점으로 나열하는 몇 가지가 있다. 미국만이 안고 있는 문제로서 인종, 마약, 그리고 총기를 언급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는 국가가 짊어져야 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거론하곤 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오늘날에도 사법경찰관이 흑인 청년이나 심지어는 흑인여성들에게 까지 집단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사건을 종종 접할 수 있다. 또한 흑인이 감옥 생활을 하는 비율은 백인의 6배이며, 경찰의 총격으로 흑인 청년이 숨질 확률이 백인청년보다 21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뿌리 깊은 인종차별 문제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마약과 관련해서도 미국 역대 대통령들에게 마리화나를 흡입한 적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아니요’라고 답변한 대통령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는 미국이 80년대 이래 ‘마약과의 전쟁’을 국가적 어젠다로 선포하고 강력하게 처벌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약이 전 계층을 막론하고 널리 만연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최근 콜로라도, 워싱턴을 포함 4개주에서는 기호용 마리화나가 합법화되기에 이르렀다. 미국인의 58%가 마리화나의 합법화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의 결과도 있다. 미국에서 총기소유 또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존재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총 구하기가 신선한 채소 구하기보다 더 쉽다’ 는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누구나 총기를 쉽게 소유할 수 있어서 그로 인한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11세 소년이 8세 소녀아이를 단지 애완견을 안보여 준다는 이유로 엽총을 난사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오리건 주의 대학 캠퍼스에서도 총기난사 사건으로 10여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이 사건이 올해 학교 내 총기사고로서 45번째라는 놀라운 보도도 있었다. 미국은 명실상부하게 세계의 최강국임은 분명하지만 범죄문제에 있어서만은 그 명성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총기사용으로 인한 범죄의 발생은 미국적 특수한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현재 일반인이 소유한 총기의 수는 약 2억7천만 정으로 추정될 뿐만 아니라 매년 약 500만 정씩 증가하고 있다. 이는 미국인 1인당 거의 1정의 총기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내에서 총기 사고로 매일 약 80명씩, 연간 약 3만 명이 사망한다는 통계도 있다. 그런데 근간에 미국만이 앓고 있었던 인종, 마약, 총기와 같은 문제들이 우리나라에도 서서히 나타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흑백문제와 같은 인종분규는 없지만, 타국적의 체류외국인의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서 다인종사회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타국적인에 의한 각종 범죄가 증가일로에 있다. 이들 범죄의 절대적인 수치도 증가하고 있지만 더 염려되는 것은 살인을 포함한 강력범죄의 증가율이 내국인 범죄의 증가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약사범 역시 일부 조직폭력배나 유흥업소 종사자들에 한정되었던 범위를 넘어 근간에 사회 부유층 및 일반인들에게 까지도 널리 퍼져나가고 있음이 감지되고 있다. 또한 총기와 관련해서도 최근 민간인들에 의한 엽총난사 사건이 연속적으로 발생하여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 사건들이 병영내 군인들이나 탈영병에 의한 사고가 아닌 민간인들 간의 금전적 다툼에서 총기가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총기문제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미국이 인종, 마약 및 총기문제로 치르고 있는 사회적 비용을 담 너머 남의 일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시점이 다가오지 않을까 염려가 앞선다. 따라서 오늘날 미국의 경험이 무엇을 시사하고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건이 발생한 후 위법행위를 한 소수인종을 대량구금하고 마약이나 총기사범에 엄벌만을 가하는 사후대처 방식으로는 사회적 비용을 결코 감소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보다 사전 예방적인 차원에서 따뜻한 정치로 소수인종 사회와의 공동체를 이루어야 하고, 극빈층과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와 기회를 확대하는 것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이백철 경기대 교정보호과 교수이백철 경기대 교정보호과 교수

2015-11-08 이백철

[월요논단] 국어교과서로 본 국정화 문제의 원인과 책임

야권·일부 역사단체 등에서 진정 역사교과서 검정 상황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면 헌재에 판결 맡기는것도 고민해야정치권은 교육부가 어떻게책임져야 하는지 머리 맞대야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격하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의 필요성을 강조할 정도로 정부의 국정화 의지는 강하다. 이는 역사 교과서 검정제 문제의 원인과 책임이 교육부에 있음을 자인한 것이다. 그런데 야당과 일부 사학자들은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교과서에 정부가 개입하면 정치적 중립성에 영향을 미친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런데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1992년 헌법재판소는 한 중등 교사가 제기한 국어 교과서 국정화 헌법소원에 대해 기각 결정(89헌마88)한 바 있다. 따라서 당시의 헌재 판결 내용을 살펴보면 어떤 경우에 교과서 국정화가 타당하다고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지난 1992년 헌법재판소는 국어 교과서 국정화가 헌법 제31조 등에 위배 되는지에 대해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헌재는 어떤 경우에 정부가 교과서 편찬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지 판단했다. 이를 살펴보면 첫째, 초·중·고교 교과서는 전문적인 지식의 습득이나 심오한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교과서 내용이 그렇게 구성될 경우 정부 개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교과서는 사회 구성원 각자가 독자적인 생활영역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품성과 보편적인 자질을 배양하기 위한 것으로 교육과정에서 공사립, 지역, 교육환경, 교원 자질/능력 등에 의해 교과의 과목별·내용별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만약 현재의 역사 교과서가 색다른 역사관이나 한국사에 대한 다양한 이해와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면 이는 교과서로서 국가가 개입할 여지를 크게 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헌재는 교과서가 피교육자에게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균등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일반 교육 과정에 있는 학생들은 사물의 시비, 선악을 합리적으로 분별할 능력이 미숙하므로 가치 편향적이거나 왜곡된 학문적 논리에 대하여 스스로 이를 비판하며 선별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공교육을 책임지는 정부는 이에 개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특히 교과서에 내용 중 편향성과 왜곡의 논란이 있다면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는 지금처럼 역사 교과서 편향성과 왜곡 논란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이 검정 기관인 교육부에 있고, 교육부는 이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교과서 국정화를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헌재는 세 번째 이유로, 교과서가 국민의 수학권(受學權: 교육받을 권리) 보장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헌재는 국민의 수학권은 헌법이 지향하고 있는 문화·민주·복지국가의 이념구현을 위한 기본적 토대이고, 국민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국정교과서 제도는 교과서를 정부가 독점하는 것이므로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국민 수학권 보호를 위해 학년과 과목에 따라 교과용 도서를 자유발행제로 하는 것이 온당하지 못한 경우 정부가 관여할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그리고 그 인정의 범위 내에서 국가가 이를 검·인정제로 할 것인가 또는 국정제로 할 것인가에 대하여 재량권을 갖는다고 판시했다.헌재 결정문 내용을 정리하면 교과서는 다양한 가치관을 습득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균등한 교육을 받기 위한 도구이며, 국민의 수학권 보장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교과서 내용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의 개입 정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고 그 결과는 교과서 국정화가 되는 것이다. 만약 야권과 일부 역사 단체 등에서 진정 역사 교과서 검정제 상황이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를 헌재에 판결을 맡기는 것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반대를 위한 반대는 결과적으로 교육부 과오에 대한 면죄부만 주게 될 것이다. 여야 정치권은 역사교과서 주무부서인 교육부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교육부가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역사 교과서 문제가 이념적·정략적으로 이용되기보다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2015-11-01 홍문기

[월요논단] 영웅 명성황후의 몰락

日낭인에 죽지않고 살았다해도국권은 지킬 수 없었을 듯내우 해결위해 외세 끌어들이는조선왕조 몰락은 피할수 없었다국가이익보다 자신이 우선되고백성 탐학하며 민심 호도했기에…장안의 찬사란 찬사는 오롯이 독차지하는 듯한 창작뮤지컬 ‘명성황후’가 20주년을 맞았다고 한다. 작품성에 대한 과장된 평가나 역사인물 명성황후에 대한 쇼비니즘적 미화라는 비판 등 작품을 둘러싼 설왕설래야 어떻든 한때의 설레는 경험이 되기에는 충분하다. 상투적으로 지적하는 공연계의 척박한 현실을 염두에 두면 어떤 작품이든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 다행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작품으로 보면 ‘명성황후’ 캐릭터는 실물에 한참 미달하다. 이 희귀한 여성영웅을 시종 애국적인 조선의 국모로 포장하여 밋밋하기 짝이 없는 평면적인 인물이 되고 말았다. 명성황후는 15세 어린 나이에 왕비로 간택되어 무소불위 철혈정치인이던 흥선대원군 밑에서 힘을 키웠고 안팎의 적대세력이 창대한 중에도 지지세력을 모았으며 불과 22세에 대원군의 섭정을 끝장낸 대단한 여성정치가이다. 60여년 계속된 안동김씨의 세상, 10여년 계속된 대원군의 세상에서 이렇다 할 친정도, 정치세력도 없는 어린 소녀가 명실상부 조선의 여왕이 되기까지 순탄했을 리 없다. 명성황후의 일생은 셰익스피어 비극의 문제성, 왕족으로 태어나지 않은 맥베드가 못생긴 곱추로 왕위 계승에서 제외되었던 리처드 3세가 왕위를 욕망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적인 사건과 선택이 보여주는 비극성을 능가한다. 물론 대단하다는 것이 반드시 옳다거나 바르다는 뜻은 아니다. 임오군란, 그 배후를 대원군으로 지목하고 수구파와 민씨 일파의 정쟁으로 보기도 하지만 원인은 확실히 군병의 급료 때문이었다. 밀린 군료를 지급했으나 겨와 모래가 섞이고 양도 절반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국가에서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된다. 당시 이를 책임지던 자는 민겸호였고 그는 중전 민씨의 일족으로 그런 만행을 저질렀다. 이 사태의 근본적 책임자로 중전 민씨로 지목된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고 결국 중전 민씨는 궁을 버리고 도망하기까지 하였다. 이때의 경험은 중전 민씨에게는 엄청나게 치욕스러운 일이었던 듯하다. 후일 동학혁명이 발발했을 때, 고종은 청나라에 구원을 청하려 하였다. 이때 민영준이 청군을 움직이면 각국의 군사가 모두 움직이게 되는 점을 지적하며 반대하자 중전 민씨는 “내가 차라리 왜놈의 포로가 될지언정 차마 다시 임오년의 일은 당하지 않겠다”고 일갈하여 청군을 움직이게 되니 곧 청일전쟁의 시초였다. 청국이 섬나라 왜국에 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지만 일본은 승리하였고 이로부터 조선 내에서 우위를 다져갔다.‘왜놈의 포로’조차 불사하겠다던 중전 민씨는 끝내 1895년 10월 일본 공사 미우라 고로(三浦梧樓)가 지휘하는 일본 낭인들에게 살해되고 말았으니 여우를 피하려다 늑대를 만나 격이랄까. 이렇게 보면 조선의 국모라는 명성황후의 빛도 바래고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뛰어난 정치력도 의심스러우니 결국 대원군쪽에서 표현했듯 조선을 망하게 한 한낱 암탉에 불과한 것일까? 그러나 일본인의 음모가 명성황후를 향했다는 것은 당시 국정의 중심이 중궁에 있었다는 뜻이다. 비하해서 될 일이 아닌 것이다. 더구나 중전 아니라 일개 필부라고 해도 낭인의 칼부림에 그렇게 죽어서는 안 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일본 낭인의 손에 죽었다고 명성황후가 모두 옳고 잘했다고 미화하는 것도 안될 일이다. 만약 명성황후가 이때 죽지 않고 살았더라면 조선은 국권을 지킬 수 있었을까? 그렇지는 않았을 듯하다. 내우를 해결하려 외세를 끌어들이는 정권이니 조선왕조의 몰락은 피할 수 없었다. 전통적인 왕권의 중심에는 국가와 왕이 곧 하나라는 일체성이 있었다. 국가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이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 일치가 와해되고 백성이 적대세력이 되니 국가의 이익보다 일신의 이익이 우선이 되고 그러므로 백성을 탐학하고 민심을 호도하는 일이 반성 없이 자행되었다. 큰 나무는 비바람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뿌리가 썩어 무너지는 법이다. 무엇을 두려워해야 할지 다시 생각할 시점이다./윤진현 인문학연구실 오만가지 대표윤진현 인문학연구실 오만가지 대표

2015-10-25 윤진현

[월요논단] 희망의 사다리

2018년부터 로스쿨체제 일원화전문대학원 졸업해야 법조인돼사법시험 존속·폐지 주장 ‘팽팽’서민에 균등한 진입기회 제공과서비스 국민 선택권 보장 차원기존 제도도 존치시켜야해방 이후 법조인 양성제도는 1947년부터 1949년까지 ‘조선변호사시험’이 있었고, 1950년부터 1963년까지 고등고시 사법과가, 1963년부터 사법시험 제도로 바뀌었다. 2009년에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로스쿨법)’이 만들어져 현재는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이 병행해 실시되고 있다. 앞으로는 ‘변호사시험법’에 의해 ‘사법시험법’에 따른 사법시험을 2017년까지만 실시하기로 되어있다. 2018년부터는 로스쿨체제로 일원화되어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경우에만 법조인이 될 수 있다. 최근 폐지될 사법시험에 대해 계속 존치돼야 한다는 주장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서로 대립되어 있다. 사법시험 제도가 존치돼야 한다는 주장의 논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법시험이 존치돼야 한다는 주장은 로스쿨제도를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사법시험과 병행하자는 것이다. 첫째로, 경제적 장벽을 극복하여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은 로스쿨이 아니라 사법시험이다. 사회적 약자가 등록금이 비싼 고비용 구조의 로스쿨로 진학하는 것은 힘들다. 로스쿨에서 장학금을 지급한다고는 하지만 충분하지가 않다. 또한 로스쿨에서는 재정문제가 힘들어 외부 지원없이는 독자 운영이 어렵고, 재정난에 빠져 앞으로 로스쿨의 장학금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다. 둘째로,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국제화 시대를 맞아 다양하고 전문화된 법조 인력을 양성하여 국민의 다양한 기대와 법률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로스쿨의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으나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다양하고 전문화된 인력 양성이 아닌 시험과목 위주의 교과목 편성 운영, 철저한 학사관리의 미흡, 특성화 전문화 교육의 부족 등 문제점이 노출되었으나 완벽하고 철저한 보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견제하여 서로 경쟁하도록 사법시험은 존치돼야 한다. 셋째로, 로스쿨 졸업생의 변호사시험 응시기회가 5년, 5회 제한으로 시험에 낙방한 사람이 누적되면 그 합격률은 50%미만으로 하락할 수 있다. 따라서 일부 로스쿨의 입학경쟁률은 하락하고, 그것이 지속되면 운영이 어려운 로스쿨도 생길 수 있다. 우리와는 사정이 약간 다르지만 일본에서는 법률시장 불황에 따른 취업난과 학비 부담 등으로 25개 로스쿨이 문을 닫거나 학생 모집 중단을 선언했고, 2015년도 일본 로스쿨 중 정원미달이 10곳 가운데 9곳이었다. 이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외에도 공직 임용시 로스쿨 하에서의 학벌 서열화 및 고착화, 공개되지 않는 변호사시험 성적 등을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다음으로 사법시험 제도가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의 논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로스쿨에서는 등록금 대비 충분한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고, 장학제도의 지원으로 사회경제적 취약 계층 학생들에게 로스쿨 문호를 개방하여 성과를 거두고 있다. 둘째로, 로스쿨 제도에 문제가 많다는 것만으로는 사시를 존치해야 할 적극적 논거로 부족하고, 로스쿨에 문제가 있다면 제도를 개선하면 된다고 한다. 셋째로, 로스쿨은 수년간 연구결과를 토대로 해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이 합의로 통과된 제도이며, 사법시험의 폐해가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존속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법시험의 존속과 폐지에 대해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실제 로스쿨 3년간 등록금과 부대 비용은 서민들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금액이다. 균등한 법조계 진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고서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가 필요하다. 사법시험을 존치시켜 사법시험과 로스쿨 중에서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서민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사다리인 사법시험은 존치돼야 한다./김두환 한경대 법학과 교수김두환 한경대 법학과 교수

2015-10-18 김두환

[월요논단] 사형(死刑)

연쇄살인범에게 사랑하는 가족3명을 잃은 어느 피해자는“굳이, 사형 집행한다면또한번 나를 죽이는 것” 이라며오히려 “죽음을 줄게 아니라 아픔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우리나라에서 사형제도 존폐문제는 흉악범죄가 끊이지 않는 와중에서도 지속해서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올해도 국회의원 172명의 서명으로 사형제폐지 특별 법안이 공동발의 되었다. 서명한 의원의 수가 전체의 과반이 넘지만, 국민 여론은 아직까지 63대 27정도로 사형제 폐지에 대한 반대 의견이 훨씬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30일 23명에 대한 마지막 사형집행 이후 현재까지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폐지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 변협은 “사형제도 폐지가 세계적인 추세이고 인간의 생명은 그 자체가 절대적 가치를 갖는 소중한 것으로 다른 가치와 비교하여 희생되거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측면에서 사형 폐지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국민의 법 감정과 사회 여건상 사형폐지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우려도 있으므로, 사형 폐지는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민적 합의가 마련될 때 비로소 도입되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시하였다. 따라서 종국에는 폐지의 길로 들어설 것으로 예측되지만, 폐지되어야 할 이유 보다 정서적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갈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1996년 9월 5일, 사형수 M에 대한 사형집행이 예정된 미국 오리건주 세일럼 시에 위치한 교도소 앞에는 언론 취재진과 사형제도 찬반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지역신문에는 “사형집행일은 고뇌가 끝나는 날”이라는 피해자 어머니의 말과 흐느끼는 모습이 1면에 실려 있었다. 교도소 주변 도처에는 ‘신도 사형을 지지한다’, ‘사형은 자업자득, 지옥으로 보내라!’와 같은 글귀들이 쓰인 현수막들이 휘날리고 있었다. 급기야 집행 1분전에 이르러서는 60, 59, 58…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고 집행이 끝났음이 알려지자, “…랄랄랄라! 헤이! 헤이! 세이 굿바이!”라는 유행가가 합창되었다. 마치 중세시대에 사형수를 악마의 사주를 받은 자로 간주하고, 지역사회의 악마를 쫓아내는 수단으로 돌팔매질했던 집단적인 형벌을 떠오르게 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이에 맞서 한 곳에선 사형폐지의 지지자들이 모여 촛불을 들고 한 사람씩 의견을 말하고 있었다. “사형은 폭력의 되풀이일 뿐입니다. 살인을 살인으로 심판할 것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일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저 사람들은 사형집행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있어요. 자기 자식들도 사형당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시기인 1997년 추위가 유난했던 어느 겨울날, 한 여인이 외투도 없이 아들의 무덤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르고 애달프게 흐느끼고 있었다. 안타까움에 못 이겨 주변에 있던 신도들이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등에 덮어주고는 그녀를 품어주었다. 그 녀는 1997년 12월 30일 사형집행으로 세상을 떠난 어느 사형수의 어머니였다. 그녀의 아들은 천하가 공노할 죄를 지은 죄인이었지만, 그 녀에게는 끝내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던 가여운 자식이었을 것이다.매년 11월이면 파주시 광탄면에 소재하는 나사렛 묘원에서는 연고가 없는 사형수들을 위한 위령미사가 열린다. 세상에서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어 사형장에서 이슬로 사라진 영혼들에 대한 위로의 미사이다. 신부는 강론을 통해 “거듭난 삶을 통해 하느님 품에 먼저 안긴 사형수들을 위해 기도하는 우리는 그들도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있음을 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오늘 이 자리를 계기로 우리가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주신 몫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갈 때 언젠가 우리도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다짐하자“고 했다.이 자리를 함께했던 연쇄살인범에 의해 3명의 일가족을 한꺼번에 잃은 어느 피해자 가족은 못내 말을 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나라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었는데 책임 있는 사람들의 사과 한마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바라지 않는데 굳이 사형을 집행한다면, 또 한 번 나를 죽이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오히려 피해자들을 위로하고자 한다면 가해자에게 죽음을 줄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이 아픔을 나누고 서로 도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백철 경기대 교정보호과 교수이백철 경기대 교정보호과 교수

2015-10-11 이백철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의 정치개혁 탁상공론

유권자 참여확대로 후보자의지역대표성 부각시킬지 궁금미국 오픈프라이머리와 역선택 문제·투표방식도 달라당대표들 공천 본선결과 책임국민에 떠넘기는건 아닐지 의심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논란이다. 이 제도는 안심번호 이용 대국민 여론조사를 당내 경선에서 실시하고 그 결과로 지역 총선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다. 정치개혁이란 명목으로 여야 대표가 전격 합의한 이 제도에 대해 언론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 간 갈등을 부각시키며 다양한 정치공학적 해석을 한다. 그런데 이 해석들로는 이 제도가 왜 도입되는지, 미국의 오픈프라이머리와 이 제도가 어떻게 다른지, 이 제도 도입이 선거제도적 측면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도대체 이 제도는 누구의 무엇을 위한 것일까?우선, 이 제도가 유권자 참여확대로 후보자의 지역 대표성을 정말 부각시킬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 제도는 경선여론조사 수행 시 이동통신사 배정 가상번호 사용으로 개인정보 유출 불안감을 줄여 응답률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공천을 위한 여론조사 반영 비율은 50~100%로 매우 높지만 경선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유권자 수는 매우 적고(예 300~500명/15만 유권자), 경선 후보자는 많으며(예 6~7명), 선거 초기 유권자들의 지지후보 미결정 응답률이 매우 높아(예 40~70%) 그 결과의 실효성 논란이 많다. 특히 응답률을 높여 전체 표본의 숫자를 키운다고 해도 지금처럼 유권자들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지지후보 미결정 응답이 많다면 이 제도는 무용지물이다. 이 때문에 표본 수로 여론조사 비용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서둘러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여론조사 기관의 비즈니스만 돕는 것은 아닌지 묻게 한다.둘째, 유권자가 지지정당을 밝히지 않고 예비선거 투표를 하는 미국의 오픈프라이머리와 이 제도는 역선택 문제와 투표방식에서 다르다. 오픈프라이머리는 타당 지지자가 자당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역선택을 문제삼지 않지만, 이 제도는 역선택이 심각한 문제가 된다. 미국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택한 주(洲)는 역선택이 경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미약해 이 제도를 택한다. 역선택이 문제가 되면 코커스(당원경선)나 클로즈드(자당 지지자만 참여) 프라이머리를 선택한다. 이 경우 자신의 정당활동·지지경력·후원금 납부 등이 확인돼야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투표방법도 우리는 후보자 연설만 듣고 온라인으로 투표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미국은 후보자 연설청취와 더불어 관련 정보 숙지를 바탕으로 현장 투표 전 약 1시간가량 유권자들의 각 지역 소그룹 토론 후 직접투표가 이루어진다.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마지막으로 선거 제도적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공천에 관여하는 당대표·계파수장들이 이 제도를 이용해 본선 결과에 대한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범국민적 정치참여도가 낮은 현 상황에서 이 제도는 진성 당원을 많이 확보한 경선 후보자에게 유리하다. 이는 진성 당원이 많았던 친노 후보들이 모바일 투표제 방식 경선에서 대거 승리했지만, 정작 야당은 총선·대선·지자체 본 선거에서 모두 패한 사례에서 입증된다. 그런데 공천을 주도한 야당 대표·계파 수장들은 선거 패배 책임논란에 시달렸다. 만약 이 제도가 지금 도입된다면 각 당 대표·계파 수장들은 공천 책임을 지역유권자에게 돌릴 기회가 마련된다. 이는 진성당원 과열경쟁 경선제의 문제점은 가리고, 정당의 책임정치는 희석시키며, 그 결과로 빚어진 정치 불신의 책임은 모호하게 만들어 결국 국민의 정치참여를 더욱 막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이 제도는 유권자와 정치인 모두에게 더 많은 노력·경험·시간을 요구한다. 미국의 50개주는 유권자 정치참여 수준을 고려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여전히 무수한 예외와 함께 오픈프라이머리 제도를 어떻게 활용할지 선거 때마다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복잡하고 까다로운 제도의 도입을 당내 공천갈등 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 대표가 추석날 전격적으로 합의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민주정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모르겠다. 정치권은 정치개혁이 선거제도 관련 탁상공론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겸허히 수용하기 바란다./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2015-10-04 홍문기

조삼모사의 통치기술과 원숭이의 생존전략

도토리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아침 3개·저녁 4개 준다고 타협·양보하는 것처럼 발표 원숭이 반발에 다시 아침 4개로 결정됐지만 저녁도 생각해 볼일 최근 현실정치 스타일과 흡사 조삼모사(朝三暮四)란 말이 있다. 원숭이들과 그들의 조련사가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원숭이에게 도토리를 주면서 “이제부터 아침에는 3개, 저녁에는 4개를 주겠다”고 하였다. 원숭이들은 몹시 화를 내었다. 그랬더니 조련사가 말을 바꾸었다. “그러면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주겠다.” 원숭이들이 기뻐하였다. 어려서 이 고사를 배울 때는 원숭이가 어리석다고 하였다.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일희일비하는 것이 성정이 미숙하고 시야가 편협한 탓이라 하였다. 성숙하고 지혜로운 사람이고 싶어 겉으로는 함께 원숭이를 비웃었으나 실은 속으로 앙앙하였다. 내가 원숭이라도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가 좋겠다. 왜 원숭이를 어리석다고 할까. 그러다가 ‘장자’를 배우면서 ‘조삼모사’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조삼모사(朝三暮四)와 조사모삼(朝四暮三)은 물론 다르다. 아침과 저녁이라는 중대한 시간 차이를 어찌 같다고 할 것인가. 그러나 이 같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진실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때 강의의 핵심이었다. 그 사이 머리가 컸다고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으나 솔직하게는 아침과 저녁의 차이를 넘어서 같은 것으로 볼 자신이 없었다. 나중을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은 일이 적지 않았다. 어떻게 지금 저녁을 믿고, 내일을 믿고, 나중을 믿고, 더 좋은 것이 다음에 온다는 것을 믿을 것인가. 혹자는 믿을 수 있다고 믿으라고 하였다. 본래 원숭이를 기르던 자는 원숭이를 무척 사랑하는 자였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원숭이가 너무 많아져 할 수 없이 도토리를 7개로 한정하게 되었으며 원숭이를 사랑하므로 이들과 대화하여 합의점을 만들어갔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은 더 어처구니가 없다. 원숭이를 사랑한다는 자가 능력도 생각지 않고 원숭이를 기르고 불렸으며 무엇보다 7개로 나눠 먹이는데 아침에 4개를 준다는 생각을 애초에 하지 않고 3개를 주려고 했다는 말인가? 하루 먹을 것이 뻔하다고 아침에 배 곯리고 저녁에 더 먹인다는 생각을 하는 어미는 없다. 원숭이 조련사 마음을 대변한답시고 곡학아세하는 자가 바로 이런 교활한 해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최근에는 원숭이의 어리석음이 아니라 조련사의 간교함을 비판하는 말로 ‘조삼모사’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옳은 해석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질문을 멈춰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궁금하다. 조련사는 처음부터 왜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주겠다’고 말하지 않은 것일까? 아니 그보다 아침·저녁 나눠주는 도토리를 왜 갑자기 문제 삼게 된 것일까? 최근 현실정치를 겪고 배운 결과, 여기에는 확실히 기초적인 통치 스킬이 숨어있다. 아마도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발표하기 이전에는 아침·저녁 모두 4개, 총 8개였을 것이다. 그런데 도토리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도토리가 왜 부족하게 되었는 가도 따져볼 일이다. 어쨌든 도토리를 8개에서 7개로 줄이기로 하였다. 홀수는 똑같이 나눌 수 없다. 3:4, 4:3 어느 쪽일까? 아침에 4개 주는 것이 좋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왜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준다고 발표했을까? 두말할 것 없이 타협·양보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다. 예상대로 원숭이의 반발이 있었다. 마치 양보라도 있는 것처럼 일단 아침에는 전과 같이 4개를 주기로 했다. 소위 유예기간이다. 만약 원숭이가 반발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당연히 그대로 확정이다. 원숭이가 되어 생각해 본다. 아마 원숭이들이 진심으로 만족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들에게 바뀌지 않은 진실은 하루 7개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저녁까지 시간이 있고 일단 아침을 지켰다. 저녁도 두고 볼 일 아닌가. /윤진현 인문학연구실 오만가지 대표▲ 윤진현 인문학연구실 오만가지 대표

2015-09-20 윤진현

사회 문제와 황제펭귄의 삶

해마다 늘어가는 이혼부부 재산상속 문제로 형제간 다툼 직장에서 집단 따돌림… 눈물겨운 펭귄의 가족사랑 처럼 우리도 남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소중한 정신문화 잘 계승해야 통계청의 2014년 이혼통계에 의하면 이혼은 11만5천500건으로 전년보다 200건, 0.2% 증가하였다. 최근 몇 년동안 이혼 증가율이 주춤하기는 하였으나 1990년에는 이혼이 4만5천여 건이었으니 아직도 과거에 비해 이혼 건수는 많은 편이다. 평균이혼연령은 남자 46.5세, 여자 42.8세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2011년까지 4년이하 이혼이 가장 큰 비중이었으나, 2012년부터 혼인지속기간 20년 이상 이혼이 28.7%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성년 자녀가 없는 이혼 부부의 구성비는 50.3%로 절반을 넘어섰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간통죄의 폐지로 기혼자의 혼외 만남을 주선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가족의 해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부모가 사망하면 상속문제로 형제간에 다툼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부모를 부양한 자가 기여분을 인정받아 재산을 더 챙기려는 상속문제로 형제간에 얼굴을 붉히며 법정에서 다툼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할 때면 우울한 생각이 든다. 어릴 적부터 같이 자라면서 우애를 나눈 가족 간의 사랑에 금이 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직장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상당수의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한다는 통계가 있다. 이러한 집단 따돌림의 피해자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건강이 악화될 수 있고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남을 배려하고 아끼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필자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게 된 남극의 황제펭귄을 매우 좋아한다. 작은 생명을 지켜내는 감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황제펭귄은 서로 짝짓기를 하여 알을 낳은 뒤, 암컷은 그 알을 수컷에게 맡긴 후 먹이를 구하러 바다로 떠나고, 암컷에게 알을 건네받은 수컷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3개월을 굶으며 남극의 지독한 추위 속에서 알을 품는다. 알이 부화하면 수컷은 먹이를 구하러 떠나고, 암컷은 바다에서 돌아와 새끼를 키운다. 펭귄이 알을 부화하고 새끼를 키우기 위한 노력은 눈물겹다. 펭귄의 지극한 가족애가 없으면 새끼를 키우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한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몸을 서로 밀착시키고 바깥쪽과 안쪽의 펭귄들이 조금씩 위치를 바꿔가는 허들링이라는 행동을 하는데 이것은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펭귄들의 집단적 행동이다. 자기만 살겠다고 버티면 다른 동료가 추위에 노출되어 목숨을 잃게 될 위험에 처하는데, 자리를 바꿔가며 서로를 위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황제펭귄의 삶에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동료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과 가족을 위한 끊임없는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너무 물질적인 면에 치우쳐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우리는 정말로 짧은 시기에 세계에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그렇지만 너무 양적인 성장에만 치우쳐 앞에서 말한 사회적인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직장 동료들을 헐뜯고, 부모와 자식 간에 일어나는 유산 다툼, 갓 결혼한 부부들의 이혼, 각종 범죄들이 만연하고 있다. 이젠 서로 양보하고 사랑하는 미덕을 발휘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모두가 황제펭귄과 같은 동료애와 가족애를 지닌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살만한 가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굉장히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역사적으로 남의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다. 우리 옛날 궁궐의 담을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이가 매우 낮은데, 그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을 배척 시 하는 생각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옛 건축물에서 느낄 수 있는 남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마음을 지닌 민족이 바로 우리다. 전통적으로 가족애가 강한 민족도 우리다. 우리의 소중한 정신 문화적 가치를 잘 계승하여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 김두환 한경대 법학과 교수▲ 김두환 한경대 법학과 교수

2015-09-13 김두환

교도소와 폭력

비록 그들이 위법행위로 형을 받고 복역하고 있지만 국가는 제2의 기회 얻을수 있게 건전한 정신·건강한 몸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환경 만드는제도적 장치 마련해 줘야 최근 모 사립대학의 노령인 전 이사장이 교도소 내에서 폭력으로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해 새삼 교정시설 내 폭력이 세간의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인간에게 있어서 폭력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기간 존재해 왔지만, 어떤 형태이든 명백한 범죄행위다. 이는 작게는 개인 간의 사사로운 갈등으로 빚어지는 폭력에서부터 크게는 국가 간의 충돌로서 야기되는 전쟁행위에 이르기 까지 인간의 삶 속에서 상존해 왔다. 적어도 21세기 문명국가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가 속해있는 사회 속에서 뭇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공정하게 경쟁하며 살아가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강압적인 폭력이 개입되면, 자유롭고 공정한 소통과 경쟁의 룰이 차단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잠재력이 침해되고 만다. 이러한 폭력행위는 어디에서든 발생하고 있지만, 교도소에서의 폭력피해가 주목받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살아가는 구성원들을 얼마만큼 살펴보고 있는가를 가늠하는 지표일 뿐 아니라, 당사자들에게 있어서도 판결로 부과된 공적인 형벌 외에 더 고통스러울 수 있는 제2의 사형(私刑)까지 받게 된다는 점에서다. 비록 그들이 위법행위를 저지른 가해자라 할지라도 재판을 통해 형을 받고 복역을 하고 있는 이상, 국가는 형기 후 수용자가 적절한 문화적 환경 속에서 건전한 정신과 건강한 몸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제공해야 한다.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한 경우, 감염자들을 엄격하게 격리하되 완벽한 완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당사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에도 있지만, 퇴원 후 지역사회로의 전염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교도소 역시 죄지은 사람들에게 엄중한 징벌을 내리는 곳이지만, 더 나아가 그들이 지난 과오를 극복하고 제2의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실제로 교도소에 수용된 범죄인들 중에는 연쇄살인범과 같은 사이코페스도 있지만, 대개는 열악한 성장과정을 거쳤거나 불가피한 동기가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에서 그 당위성을 찾을 수 있다. 교도소는 본질적으로 폭력성향이 높은 사람들이 자유가 속박된 장소에서 집단적으로 장기간 기거하는 곳이다. 수용자들은 교정시설에 입소 순간부터 자기상실과 굴욕적 의식(儀式)을 거쳐야만 한다. 예외 없이 모두 정해진 시간에 반드시 기상하고 식사해야 하며, 다 함께 취침을 해야 한다. 먹고 입는 것은 물론 이름마저 번호로 바뀌고, 원하는 것을 보고 듣고 맡는 등의 오감(五感)을 향유할 자유까지 사실상 박탈된 채로 강제된 규율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비좁은 거실에서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낯선 다수와 강제로 수용되며, 혐오적인 타인의 문신이나 흉터와의 접촉도 피할 수 없을 뿐만이 아니라 외부와의 접촉 기회도 사실상 거의 차단된다. 이처럼 박탈적인 환경이 본질적으로 주어진 상황에서, 수용자의 대거 입소로 수용환경이 악화되고 증오와 분노가 팽배한 사회 내 분위기가 시설내로 전이되고 있다면, 수용자들의 폭력적 성향이 분출되는 것은 극히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수용자들의 안전과 인권이 얼마만큼 보장되고 있는가의 수준은 그 사회가 불편해하는 사회 구성원들을 얼마만큼 포용하고 있는가를 반영하는 것이다. 사회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교도소가 안전한 장소이어야 하며, 교도소가 안전한 장소가 되기 위해서는 교도소 환경이 변해야 한다. 이는 현실적인 측면에서도 대부분의 수용자들이 결국 사회로 복귀한다는 사실 때문이며, 그리고 그들이 구금 동안에 더욱 포악해진다면, 출소 후 시민들의 안전 또한 보장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일찍이 앞서가는 행형개혁가들의 ‘교도소의 이상적인 모습은 시설의 안을 밖과 최대한 유사하게 만드는 가운데 이루어지며, 안이 밖과 같아지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는 자율성을 증진하고, 외부와는 개방성을 확대시켜 교도소가 이웃 공동체 속에서 공존하는 문화적 시설로 거듭나야 한다’는 선언은 우리에게 여전히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하겠다. /이백철 경기대 교정보호과 교수▲ 이백철 경기대 교정보호과 교수

2015-09-06 이백철

원칙에 대한 신뢰의 솔선수범과 20-30세대 지지율

나라 잃은 슬픔· 동족상잔 비극지독한 가난·군사독재 항거…경험해 보지못한 20~30세대유연하고 자유분방한 삶과생활방식 추구한다고 해서법과 원칙에 무관심하지 않아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20대의 33.7%, 30대의 33.1% 만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 이 결과에 대해 야당은 박 대통령의 원칙과 신뢰 주의는 젊은 층의 유연하고 자유분방한 사고와 생활방식에는 어울리지 않는 낡은 통치철학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벌어진 남북대치 상황에서 원칙과 신뢰를 행동으로 옮긴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젊은 장병들이 제대를 연기하며 화답해 이 분석의 문제점이 확인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 우리 군은 과거와 달리 “현장 지휘관 중심”과 “선조치 후보고” 원칙을 행동으로 옮겼다. 북측의 서부전선 일대 포격에 대해 우리 군은 북측 발포지점을 즉시 포격했다. 이 상황에서 우리 청년 장병들은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미뤘고 그토록 어렵다는 취업에 성공한 제대 말년 병장은 전역을 연기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까?우리의 20~30세대는 70대처럼 민족주의로 인해 나라를 잃은 적이 없고, 60대처럼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을 겪지 않았다. 50대처럼 지독한 가난을 경험하거나, 40대처럼 무지막지한 군사독재에 항거해 본 적도 없다. 그러나 우리의 20~30세대는 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을 겪으며 북의 도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무능과 남남갈등의 모습에 혼란스러워하고 실망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이들은 전쟁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북 도발에 대응하는 방법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말로만 “백배 천배의 응징”을 하는 방식으로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신뢰를 저버리는 북한의 도발을 막을 원칙을 마련할 수 없고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사회는 언제든 남북 갈등은 물론 남남갈등에 시달린다는 것을 이들은 잘 알고 있었다. 북한의 지뢰도발 직후 국민안전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78.9%, 30대의 72.1%가 “전쟁 나면 참전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반공교육을 받지 않은 20~30세대의 이 같은 애국심의 발현은 앞으로 현 정부가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20~30세대를 상대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암시하고 있다.20~30세대는 어릴 때부터 사회지도층 인사의 비윤리성과 세월호 같은 대참사 수습과정에서 나타난 정부의 무능함을 경험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사회 공동체 위기상황에서 원칙과 신뢰를 중시한다. 평소에는 법과 윤리를 강조하지만 막상 문제가 터지면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돈 많은 사람들 편에 서느라 우왕좌왕하는 대통령과 정부를 이들은 믿지 않는다. 이들은 원칙을 지키지 않는 법 집행과 신뢰를 저버리는 불성실한 조치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는 것을 체험해 왔다. 따라서 현 정부와 정치권이 20~30세대를 상대로 이들이 경험해온 불합리한 것들을 하나씩 고쳐 나가는 노력을 실행한다면 이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들이 유연하고 자유분방한 사고와 생활방식을 추구한다고 해서 법과 원칙을 무시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것에 무관심하다고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어쩌면 지금까지 20~30세대의 현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낮은 이유는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 인사들이 입으로는 원칙을 강조하고 신뢰를 부각시키지만 실제로는 이를 솔선수범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최근의 남북 대치상황 이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박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운영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20대의 긍정적인 평가가 35.0%, 30대의 긍정적인 평가가 35.9%로 나타났다. 이는 평소 30%를 넘지 못하던 수준을 뛰어넘은 것이고 2012년 대선 지지율보다도 높다. 이러한 결과는 이번 남북 대치상황에서 67세 국가 안보실장이 43시간 동안 밤샘 회의를 반복하며 원칙과 신뢰를 행동으로 옮긴 솔선수범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라도 정부와 정치권은 무엇이 자유분방하고 유연한 사고와 생활방식을 가진 20~30세대의 지지를 얻는 방법인지 깨달아야 한다. 원칙과 신뢰를 지키기 위한 정성어린 솔선수범만이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음을 이제라도 깨닫기 바란다./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2015-08-30 홍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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