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단상

 

[아침단상]경기도청 이전 후를 생각한다

경기도청은 수원화성이 있는 팔달산자락에 자리 잡고 지대도 높아 전망이 좋은 곳입니다. 잔디광장도 있고 산자락은 사시사철 다양한 색상과 다른 정취가 느껴지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감도는 최고의 환경을 갖추고 있지요. 벚꽃이 필 무렵에는 청사를 개방해 수십만의 도민이 찾는 명소이기도 합니다.30년 넘는 세월을 그곳에 몸담아 일을 했지요. 그런 경기도청이 광교신도시로 이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도청은 67년 수원으로 이전해 근대유산으로 지정된 구관만 있다가 신관이 들어서고 지방자치시대가 다시 시작되면서 경기도 의회 건물이 들어서고 잇달아 식당이 있는 제2, 제3별관이 들어섰지요. 다행히 도청 주변은 문화재보호구역이라서 크게 변한 건 없습니다. 도지사 공관 옆 화서아파트가 철거된 후 공원이 만들어지고 도청 후문 뒤 아파트도 철거된 후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지요. 도지사 공관도 새로 단장되어 도민들에게 개방되는 등 주변 환경은 오히려 개선되고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도청 후문 쪽 화서동에서 26년을 살았지요. 도지사 공관 뒤 산자락 오솔길을 걸어서 출·퇴근을 했습니다. 봄이면 새순(筍)이 돋고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여름에는 싱그러운 신록에 비 내리는 길도 분위기 있었지요.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알록달록한 가을단풍과 겨울엔 자박자박 눈길을 걷는 것이 행복했습니다.오랫동안 모시고 함께 일했던 전 부지사님과 도청 앞 정자에서 도청 이전에 따른 인터뷰를 했지요.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후배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도 해달라고 하더군요. "공무원은 단순한 월급쟁이가 아니다. 사명감을 가지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일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자기관리 잘하고 청렴하면 늘 당당하고 위엄이 생긴다는 것을 가슴에 담고 공직생활을 하라"는 말도 들려주었지요. 교통도 좋고 광교 산자락과 호수공원이 어우러진 곳으로 도청이 이전을 합니다. 좋아지는 환경에 걸맞게 공직후배들이 보다 심기일전해서 도정발전을 위해 사력(死力)을 다해주면 좋겠습니다.도청이 광교 신청사로 이전하면 도 산하기관 들이 입주를 한다지요. 이곳은 의미가 깊은 곳입니다. 단순히 사무실 공간으로 쓰이기보다는 공연장과 전시, 숙박 시설로 개조하고 K-POP이나 뮤지컬 등을 상설공연하고 미술작품과 문화유산을 상설 전시하면 사시사철 관광객이 찾아들 것입니다. 중국이나 유럽엘 가면 인상시리즈 공연이나 오케스트라 공연을 언제든지 감상할 수 있어 수 많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주춤했던 한류 열풍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 관광객들이 K-POP 공연을 볼 수 있는 공간은 없지요. 팔달산 자락은 훌륭한 공간이 될 것입니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행궁, 경기도박물관과 백남준 미술관, 한국 민속촌, 에버랜드는 물론 화성 융건릉과 제부도 해안갯벌 등을 잇는 훌륭한 한류 관광벨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원의 명물 왕갈비, 통닭거리 등과 접목시키면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한류의 관광명소로 바뀔 것입니다.도청을 이전하면 주변지역이 슬림화될 우려가 있어 도시재생사업도 추진한다고 하지요. 이곳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있는 역사적인 곳입니다. 수원화성 성곽의 고풍스러운 환경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고 역사문화도시로서의 품위와 가치를 살려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공간으로 바뀌기를 소망합니다./홍승표 시인·前 경기관광공사 사장홍승표 시인·前 경기관광공사 사장

2019-11-05 홍승표

[아침단상]일본의 경제침략, 21세기 왜관난출 사건

日, 새로운 국제질서 초조함 느껴민주적 역량의한 위기극복 무경험군국주의·전체주의 유혹에 취약한국, 역사적 고비마다 역경 극복경제·민주주의 발전 동북아 주체로지난 2일 아베 정권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은 우리와의 외교 관계를 자신의 입맛대로 끌고 가겠다는 뜻이다. 이는 1872년 일본이 일으킨 왜관난출 사건과 비견된다. 왜관난출 사건은 1683년 조선과 에도막부가 맺은 부산 초량 왜관 설치 조약의 핵심인 '허락 없이 왜관을 벗어난 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조항을 깨트린 사건을 일컫는다. 메이지 유신을 단행한 일본이 '조-일 관계'의 기본 틀을 정상적인 협상이 아닌 무력으로 파괴할 수 있다는 의미로 당시 조선침략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결국 1873년 6월 일본 거류민 보호를 명분으로 한 정한론이 등장해 치열한 찬반 논쟁 끝에 이와쿠라의 내치우선론에 따라 조선 출병은 연기됐다. 하지만 내부 준비를 마친 일본은 1875년 강화도에 800명의 군대를 파견하는 운요호 사건을 일으켜 끝내 조선 출병을 단행한다. 역사에서는 왜관난출과 정한론의 배경으로 일본 내부 정치적 모순을 꼽고 있다. 내부의 정치적 모순을 외부로 돌려 해소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권력 재편이 이뤄져 '메이지 6년 10월 정변'이란 일본 최초의 내각 위기로 기록됐다.# 군국주의와 전체주의 유혹에 취약한 일본현재 일본은 심각한 정치·경제 위기가 똬리를 틀고 있다. 중국에게 세계 경제 2위를 내준지 오래됐으며 경제성장률은 2017년 1.7%, 2018년 0.7%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국가채무 비율은 233%에 달한다. 이는 OECD 평균(113%)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일본경제의 뇌관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국제무대에서도 점차 자리를 잃고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에 따른 동북아 정세 변화에 재팬 패싱(Japan Passing)이란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미국 식민지라는 소리까지 듣는 일본으로서 재팬 패싱은 재앙에 가깝다. 일본은 2016년 트럼프의 등장을 미국이 예전처럼 자신들을 보호하고 지탱해주는 기둥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란 신호로 받아들였다. 아베가 개헌을 추진하고 군사 강국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이처럼 이번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나 개헌 추진은 일본의 초조함에서 비롯됐다. 일본에게 21세기형 왜관난출 사건이 필요한 이유다. 일본은 제2차대전 전범국가였으나 1951년 샌프란시스코 조약으로 미국으로부터 면죄부(?)를 받았다. 그 후 강력한 미-일 동맹에 힘입어 세계 2위 경제 국가를 달성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미국으로부터 이식된 민주주의는 외피만 썼을 뿐 스스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경험이 없다 보니 시민역량은 전무하다. 이는 역사 범죄에 대한 국민적 반성을 가로막고 언제든지 과거로 회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위기에 대응할 내적 역량이 없음을 방증한다. 그 결과 새로운 국제 질서가 형성되자 위기의식이 퍼지면서 국가적 초조함이 불기 시작했다. 이처럼 일본은 민중의 민주적 정치 역량을 통한 위기 극복 경험이 없다 보니 군국주의와 전체주의 유혹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위기대처 능력, 한국이 훨씬 앞서한국은 밑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쟁취한 국가다. 100년 전, 전 민중이 일제에 맞서 3·1 만세 혁명을 통해 세계 최초로 민주공화제 헌법을 채택했다. 그 후 역사적 고비마다 민중의 민주적 역량으로 역경을 헤쳐온 경험이 있다. 경제적으로는 GDP 기준 세계 12위이며 지난해 세계 일곱 번째로 30-50클럽에 가입했다. 아베 정권의 경제 침략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이라는 얘기다. 나아가 남북 평화경제로 일본보다 더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한국은 경제 개발과 민주주의를 완성하면서 동북아 질서의 주체로 나설 수 있게 됐다. 더구나 2016년 촛불혁명은 한국의 세계적 위상을 일본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끌어올렸다. 따라서 위기에 대처하는 방식이 19세기 조선과 전혀 다르다. 이에 반해 아베 정권은 19세기에 머물러 있다. 당시 정한론 논쟁처럼 내부 모순을 외부에서 해결하고자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일본은 임진왜란, 정한론, 만주사변, 태평양 전쟁 등 위기를 외부 침략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내부는 군국주의와 전체주의로 단속했다. 그만큼 위기에 약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끝은 엄청난 패망이었음을 역사는 말하고 있다./김준현 더불어민주당 김포을 지역위원장 (전 경기도의원)김준현 더불어민주당 김포을 지역위원장 (전 경기도의원)

2019-08-08 김준현

[아침단상]어떻게 책을 읽어야만 할까?

주어진 교과서에 대한 이해자신이 설정한 문제해결 중요정확한 맥락도 짚어야독서의 모든 과정 거치면앎에서 삶으로 나가는 지름길수업 시간에 어떤 방식으로 독서를 해야 할까? 우리는 일반적으로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거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책과 만난다. 그러나 수업 상황에서의 교과서 읽기는 학습 목표가 주어지고 그에 맞는 읽기 자료를 분석하게 된다. 또한 학습 활동을 통해 인지적인 앎의 지평을 넓히면서 수업이 마무리되기 십상이다. 그러다 보니 책 읽기를 좋아하는 학생들도 수업 시간에는 다소 지루함을 느끼거나, 자신의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책 읽기를 다소 소홀히 한다. 이것은 독서의 실제성과 수업 시간의 책 읽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독서의 실제성을 수업 시간에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일단 주어진 읽기 자료나 교과서에 제시된 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교과서에 제시된 읽기 자료는 학습 목표를 충실히 이해하기 위한 텍스트다. 이것은 저자가 관심을 갖고 있거나 저자 자신의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해놓은 텍스트로, 교과서를 만든 이들이 제시해놓은 읽기 자료이다. 이러한 저자 중심의 텍스트를 독자 중심의 텍스트로 변환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 해결 과정으로서의 독서 방법이 필요하다. 먼저, 자신에게 놓인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어진 학습 목표를 과연 이해하고 있는지, 내가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문제를 인식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는 자신이 그동안 학습했던 내용들을 떠올리거나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상황을 점검하는 지성화의 단계가 필요하다. 교과서에 제시된 준비 활동이 이러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자신이 해결하고 싶은 것들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문제를 확정하는 단계다. 이러한 과정이 끝나면 제시된 학습 목표에 맞게 교과서의 읽기 자료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제시된 내용의 모든 것을 다 분석하거나 이해할 필요는 없다. 주어진 학습 목표에 맞는, 자신이 설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요에 따라서는 교과서에 제시된 읽기 자료의 전문을 찾아 읽거나 관련된 텍스트를 찾아 읽으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두 번째, 맥락화 과정이 중요하다. 독서 상황에서 맥락은 항상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맥락이 관여하고 있다고 해서 독자가 자신의 독서 경험에 맥락을 직접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반영 여부는 맥락을 자신의 독서 상황에 반영하는지의 유무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독서 상황에 주어진 맥락을 자신의 문제 상황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맥락화에는 인식의 상관성과 텍스트 간 상관성을 기초로 하는 방법이 있다. 먼저, 인식의 상관성에 기초한 방법이란 여러분의 현재 경험을 과거의 경험이나 미래에 겪게 될 경험에 연결시키거나 자신과의 대화를 지속적으로 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즉, 현재 자신의 독서 상황에서 설정한 문제를 과거의 독서 경험과 연관시키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서 계획을 세우는 활동 등을 말한다. 또한 '타자화된 나'와 대화를 통해 자신의 문제나 독서 상황을 끊임없이 점검해 나아가는 방법을 말한다. 주의할 점은 맥락화의 초점이 텍스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의 독서 경험이나 독자 자신에게 있다는 점이다. 세 번째, 텍스트 간 상관성에 기초한 방법이다. 이것은 텍스트A로 텍스트B를 이해하고, 다시 텍스트B로 텍스트A를 이해하면서 자신의 해석 텍스트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분이 A라는 텍스트를 읽고 있다면, A텍스트의 난도나 이해 정도에 따라 B텍스트를 활용하여 A텍스트를 이해하는 방법이다. 만약 A텍스트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 다소 어려운 B텍스트를 활용하여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주의할 점은 텍스트 간 상관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여러분이 만들어 내는 해석 텍스트로 이들을 융합하지 않는다면, 두 개의 텍스트를 활용하는 방법은 의미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책을 읽는 방법에는 왕도가 없다. 그러나 자신의 문제를 인식한 후, 독서 경험을 한다면, 수업 상황에서도 독서의 실제성을 회복하는 한편 앎에서 삶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일 수 있다./이희용 안산 대부고 교사·교육학 박사이희용 안산 대부고 교사·교육학 박사

2019-07-23 이희용

[아침단상]행정수요 140만, 성남시를 특례시로

市승격 46년만에 새로운 도약 계기지역 정치권·시민들 한마음 염원민원·예산·재정자립도 '전국최고'지정요건 '인구 100만명' 보다는'실제적 행정수요'로 기준 삼아야20세 이하 U-20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준우승했다.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3대 1로 패하였다. 2점 차로 아쉽게 졌지만, 우리 국민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우승팀과 준우승팀 모두에게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지방자치는 스포츠 경기와 다르다.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때, 그 기준을 단순히 그 도시의 인구수에 따라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지금 96만 성남시민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특례시가 되기를 염원하고 있다. 1973년 7월 1일부로 시로 승격한 이후 성(남한산성)의 남쪽에 있다고 유래된 '성남시'가 46년 만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특례시 지정을 위해 온 시민이 나섰다. 지역의 정치권도 여·야 할 것 없이 특례시 지정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다. 성남시의 거리는 특례시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과 응원 문구로 넘쳐나고 있다.그런데 현 정부는 특례시 지정의 요건을 단순히 도시인구 100만명을 그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러면 극단적으로 만약 어떤 도시의 인구가 99만9천999명이라면 이 도시는 특례시가 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1명이 모자라니 특례시가 될 수 없다는 말인가? 국가행정은 축구 경기가 아니다. 축구 같은 스포츠 경기는 숫자 1로도 그 승패의 기준이 될 수 있지만 특례시 지정을 단순히 인구수만 가지고 결정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많다. 물론 특례시 지정요건의 하나로 인구수가 참고 사항은 될지언정 절대기준일 수는 없는 것이다.96만 성남시민은 특례시 지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만약 인구수로 특례시를 지정하는 정부안이 상식적이고 원칙적이라면 내일부터 우리 성남 시민들은 서명 운동을 할 것이 아니라 전국의 지인들에게 성남으로 주민등록을 옮기는 주소지 이전 운동을 해야 할 것이다. 96만 명의 시민이 나선다면 4만 명의 주소를 성남시로 옮기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특례시가 무엇인가? 지방자치가 무엇인가? 지방의 행정을 지방 정부에 맡기는 것이다. 그럼 단순 인구수보다 그 도시의 지방 행정수요를 중요한 기준으로 세워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하며 '민주주의의 꽃'이라고도 한다. 지방자치란 지방의 문제는 가능하면 지방정부에 맡겨 지방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례시 지정 이유 또한 그런 원칙에서 일정규모 이상의 지방 자치단체에게 중앙정부의 권한을 위임하고자 하는 것이 그 근본적인 취지이다. 성남시 인구는 현재 96만 명이지만 위치적으로 경기도의 중심에 있고, 교통이 편리하며 첨단산업이 입주해 있는 미래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지방자치 단체 중 하나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주거비 및 생활비가 많이 드는 성남시에 주소지를 두고 있지는 않지만, 일자리는 성남에 있는 경우가 많다. 주소지 등록 인구는 96만이지만 주간에 활동하며 행정서비스를 원하는 행정수요는 140만 명이나 된다.다시 말해서 특례시 지정의 기준은 인구수는 도시의 규모를 파악하는 1차적인 기준으로 하고, 실제로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행정수요를 특례시 지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성남시는 시민들의 민원 발생 건수도, 예산도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많으며, 재정자립도도 최고로 높다. 이런 성남시가 특례시가 되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공무원 1명이 담당하는 민원인이 350명으로 너무 많다는 것이다. 특례시가 되어 공무원을 더 뽑으면 시민들에게 좀 더 세심하고 좀 더 친절하고 빠른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성남시 재도약의 길목에 특례시가 있다.다시 월드컵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지난 16일 새벽, 성남시 야탑역 광장은 U-20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성남시민들의 함성으로 붉게 물들었다. 4강에서 세네갈을 승부차기 끝에 이기고 결승전에 오른 이후 짧은 시간에 성남시청 소속 체육정책담당 공무원들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성남시민들을 위해 길거리 응원전을 준비한 것이다. 이날 우리 대표팀을 응원하는 시민들을 위해 어둠 속에서 묵묵히 일하는 성남시 공무원들을 보면서 왜 성남시가 특례시가 되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았다. 이제 특례시 지정의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지방자치제도를 스포츠로 보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행정수요 140만, 성남시를 특례시로…./이종면 성남시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이종면 성남시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

2019-06-27 이종면

[아침단상]매실을 담그며

일일이 속 꼭지까지 후벼 파고커다란 두 함지박 만큼 세척 말려3개월간 애지중지 돌보는 힘든과정비로소 아내의 고생과 정성 알게돼이젠 감사한 마음으로 마실 것매실 담그는 철이 다가왔나 보다. 아내는 며칠 전부터 안절부절못해 야단이다. 몇 년 전부터 이맘때가 되면 겨울철 김장하듯 매실 담그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되어버렸다. 매실을 담가야 그 원액으로 김치도 담그고, 고기 재우는데도 쓰고, 음식에 설탕 대용으로 쓸 수 있다면서 담그기 시작했다. 또한 남편 위해 담근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어도 페트병 한가득 채워서 냉장고에 넣어두기도 한다. 그때부터 마시기 시작한 것이 어쩌다 떨어지기라도 하면 아내에게 채근하기 바쁘다. 피로회복에 좋다고 하지만 과음한 날 아침에 컵 반에 물 가득 넣고 타 마시면 갈증도 해소되고 술도 깨 아침저녁으로 한잔 씩 먹는 게 일상화된 지 오래다. 며칠 전 휴일 아침에 아내는 뜬금없이 "오늘은 농산물시장에 매실이나 사러 갑시다" 하기에 "오늘은 당신도 아는 우리 친구 아들 결혼식에 가봐야 하지 않아? 다음에 가지 그래" 하고 집을 나섰다. 부득이 아내는 농산물시장에 혼자 가서 매실을 사왔다. 오후 느지막 집에 혼자 있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집 앞이니 얼른 내려와 매실이나 가지고 올라가라는 것이었다. 마뜩지 않게 생각하며 내려갔더니 차에서 주섬주섬 내리는 것이 혼자서는 도저히 운반할 양이 아니었다. 큰 매실 두 자루에 양파 한 자루, 감자, 무, 수박 한 통까지 한 짐은 족히 넘었다. 매실만 사려다가 오후 끝장에 떨이한다기에 이것저것 샀다고 하는데 둘이서 양손에 들고 몇 번이나 옮겨야 했다. 그날 저녁 미안한 마음에 아내가 시키는 대로 무엇이든 꼼짝없이 할 수밖에 없었다. 플라스틱 함지박 가득히 매실을 쏟아붓더니 매실 꼭지를 떼어야 한다는 것이다. 별것 아니다 싶어 TV를 보면서 꼭지에 붙은 가지만 골라 땄더니 아내가 보더니 일일이 속에 붙은 꼭지까지 후벼 파야 쓴맛이 안 난다는 것이다. 무려 두 시간 이상을 꼼짝 않고 앉아서 했더니 손끝은 물론 허리까지 아파왔다. 아내는 겨우 그걸 갖고 그러느냐며 밤늦도록 자기 몸 반만 한 항아리를 끙끙대며 베란다에 옮겨놓고 두 함지박이나 되는 매실을 일일이 세척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물기가 있으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며 하루 종일 잘 말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 뿐만 아니다. 매실 양만큼의 설탕을 켜켜이 뿌려대고 약 3개월 동안 어린애 돌보듯 돌봐야 좋은 매실 원액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벌컥벌컥 마셔 댄 매실액이 이런 과정을 거쳐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비로소 알게 되었다. 언젠가는 꼬막조개가 식탁에 올라와 맛있게 먹은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그것 또한 삶아 까서는 양념을 한 다음 다시 껍데기 속에 일일이 넣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었다. 쉽게 먹지만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부터는 아내한테 다음부터는 다신 하지 말라고 당부해도 "아니 다행이요" 한마디로 위안 삼을 뿐이다. 비단 이것뿐만 이겠는가? 정말 아내가 가족들을 위해 하는 일은 너무나 많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음식 타박도 해왔고 남들 다하는 일이라고 하찮게 여겼던 일들이 이렇게 힘든 정성을 쏟아야 된다는 사실에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 부끄러운 생각마저 들었다.그러나 이번에 담근 매실액은 매일 마실 때마다 아내의 고생과 정성을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마실 것이다./황흥구 인천광역시 문인협회 이사황흥구 인천광역시 문인협회 이사

2019-06-25 황흥구

[아침단상]어떤 효행의 교육적 유품

日 '유품정리업' 블루오션 사업고령사회 진입 우리 현실에 '시사''정책적 어젠다' 관심 시급'웰다잉 문화'와 함께노인복지로 다뤄지길 기대우리나라 효행설화의 대표적인 내용으로 삼국사기 열전의 자기 넓적다리 살을 베어 부모의 약으로 삼은 향덕(向德)과 성각(聖覺) 그리고 자기 몸을 종으로 팔아 부모를 봉양하고자 한 지은(知恩)을 들 수 있다. 오늘날의 가치관에서 볼 때 이를 공감하는 데에는 분명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효가 오륜의 으뜸으로 아름다운 윤리적 미덕임에는 틀림이 없다. 필자가 공직생활 중 일산에서 만난 17년 지인의 현대판 효행설화로 비견될 수 있는 사례가 있어 펜을 들었다.평생을 교육자와 서예가이셨던 아버지의 삶의 궤적을 한 권의 책으로 준비하여 탈상 날 제단에 바친 교훈적인 효행은 미담을 넘어 가정 및 사회교육 그 자체이다.유통분야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하고 현재 유통산업진흥 관련 단체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지인의 남다른 효행이다. 지난해에 10년 전 부모님을 향한 효심의 108배를 시작한 통도사에서 39만4천200배를 기리는 의식(회향식) 또한 인상적이었다.아버지께서 살아생전의 교육자 생활상과 각종 자료, 2년여 병상에서의 서예체 일기와 형제 가족들의 지극한 간병 모습 그리고 운명 후의 장례식과 묘소에서부터 탈상까지 자손들의 행실을 글과 사진으로 담아 유품으로 바치는 효행을 실천했다. 필자로서는 처음 대하는 광경이 되어 속으로 자부했던 나 자신의 부족한 효를 부끄럽게 했다.유품, 고인이 남기고 간 물품을 말하지만 이 유품은 자손의 손으로 만들어진 소중한 가보의 걸작품이다. 아직도 얼마 동안의 시묘살이를 더 담아 마무리한다고 출간이 미루어지고 있어 아쉬움을 갖게 한다. 이 책자는 고인이 남긴 어느 귀중품보다 훌륭한 형이상학적인 유품이 될 수 있다. 그 안에는 고인의 가문, 훈육과 가르침이 담겨 있을 것이다. 조상님을 기리는 날에 모여 손자들이 책의 내용을 번갈아가며 낭독한다면 가정화합은 물론 교육적으로도 효행의 전수 차원에서 크게 유익하겠다는 생각이 든다.필자가 이 효행을 소개하고 싶은 데에는 그만한 연유를 갖고 있다. 지난해 말 설립된 한국유품정리관리협회 회장을 맡고 있어 의미 있는 유품 소재를 담아 아직 우리나라에 부족한 유품정리의 사회적 인식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유품정리사의 민간자격등록 신청에 대한 관련 부처들 간의 회피로 처리가 지연되고 있음을 안타깝게 지켜보게 된다. 유품정리업의 행정제도화에 대한 실태를 알려 행정적 공론화를 제기하려는 소명의식 때문에 효행의 사례를 소개한 것이다. 2006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의 유품정리업은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되어 2010년 NHK방송에서 '무연(無緣)사회'를 주제로 문제점을 제시하는 방영이 계기가 됐다. 인생을 마무리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의 '종활(終活)문화'가 파급되면서 지금은 유품정리업이 블루오션 사업이 됐다. 특수청소업과 함께 1천여개에 달하는 기업과 매년 3천여명을 배출하는 유품정리사 자격증 제도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음은 지난해 말 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직시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어쩌면 정책적 어젠다로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 많이 지나고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근자에 '노인복지론' 책자를 보면서 유품정리에 대한 한마디의 언급이 없음을 보고 이제는 웰다잉(well-dying) 문화와 함께 노인복지의 한 단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복지에 유품정리가 반듯하게 다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오영학 전 경기도 문화복지국장오영학 전 경기도 문화복지국장

2019-06-13 오영학

[아침단상]문화유산은 부가가치의 새로운 원천이다

'문화적 가치' 경제발전 원동력민족 정체성 일깨워주는 역할중요한 지리적 여건 갖춘 '연천'자연생태 복원등 관광인프라 구축'지역경제 활성화' 유일한 길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 한국경제는 아프리카의 후진국 가나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도대체 비교의 대상조차 안될 것 같겠지만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문명의 충돌'이란 베스트셀러로 학계와 독서계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미국의 석학 사무엘 헌팅턴은 로렌스 해리슨과 공동으로 엮어 펴낸 '문화가 중요하다' 서문에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1990년대 초, 나는 가나와 한국의 1960년대 초반 경제자료들을 검토하게 되었는데, 1960년대 당시 두 나라의 경제상황이 아주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서 깜짝 놀랐다. 무엇보다 양국의 1인당 GNP 수준이 비슷했으며 1차 제품(농산품), 2차 제품(공산품), 서비스의 경제 점유 분포도 비슷했다. 30년 뒤 한국은 세계 14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산업 강국으로 발전했으나 가나는 그러하지 못했다. 가나의 1인당 GNP는 한국의 15분의 1수준이다. 이런 엄청난 발전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물론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그는 '문화'가 결정적 요인이라고 생각했다.문화의 중요성은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중요성의 차원을 넘어 '문화적 가치가 경제발전의 근본적인 동인'이라는 파격적인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문화유산이란 장래의 문화적 발전을 위해 다음 세대 또는 젊은 세대에게 계승·상속할 만한 가치를 지닌 과학, 기술, 관습, 규범 따위의 민족 사회 또는 인류 사회의 문화적 소산, 정신적·물질적 각종 문화재나 문화 양식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 문화유산은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알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집약한 개념으로서 '민족혼'과 '민족의 얼'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은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가 숨 쉬고 있는 민족 고유의 정신적 뿌리에 해당한다. 우리 민족정신이 깃든 전통문화는 오늘날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관계로부터 발생하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1세기 국제사회에서 요구되는 세계변화는 단지 서구의 사고와 행동을 따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존중하고 공감하며, 지구촌을 삶의 무대로 하여 공존하는 자세를 갖추는 일이 더 중요하다.이렇게 볼 때 세계화의 기초는 각 민족이 자신들의 민족 문화를 계승하고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있다고 하겠다. 사실 문화는 우리의 삶의 방식이고 가치관이며 역사적으로 그 사회가 만들어낸 산물이지만, 오늘날에는 산업과도 결합되면서 부가가치의 새로운 원천이 되고 있다. 따라서, 그 지역의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고 계승·발전시켜나가는 것은 당연한 현실인 것이다. 전통문화의 계승은 단순한 복고주의나 국수주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오늘의 생활 여건에 맞게 조상들의 지혜를 적용하여 실천하고 계승·발전시킬 의무가 있는 것이다.연천은 삼국시대부터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는 지역이다. 선사시대, 청동기시대, 삼국시대, 고려, 조선시대, 근대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자산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민선시대 이후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해왔고 군민 대부분 1차 산업에 종사해왔으나 농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지역경제는 날로 침체되어 갔다. 청년들은 떠나고 인구는 계속 감소하여 25년 후면 지방소멸이라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현실은 암담하다. 우리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에겐 많은 문화자산과 맑고 깨끗한 자연생태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보존하고 복원하는 등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길만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뛰어난 문화는 그 지역주민의 자긍심이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통적인 민족문화와 보편적인 세계 문화의 조화로운 공존을 추구하면서 가장 한국적인 세계를 우리의 문화자산을 통해서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김석표 연천군 문화유산팀장김석표 연천군 문화유산팀장

2019-04-18 김석표

[아침단상]블록버스터와 경쟁하는 방법

지난 3월 5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세계 최대규모의 독일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에 참가한 64개국은 한결같이 그들의 자연을 자랑하고 있었다. 마치 자연을 테마로 한 블록버스터 경연장 같았다. 뉴질랜드 남섬, 미국의 국립공원, 중국의 장가계 등을 마치 현장에서 보는 듯했다. '이들 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의 자연이 과연 경쟁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냉정하게 우리가 지닌 관광콘텐츠는 어떠한가? 프랑스의 에펠탑, 이집트의 피라미드, 중국의 만리장성,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등. 우리의 랜드마크는 무엇이고, 이들에 비해 우리의 관광콘텐츠는 얼마나 독창적인지 의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은 한 번이면 족해'라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2018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관광객 비율은 중국 31.2%, 일본 19.2%, 대만·홍콩 11.8%인 반면, 미국·유럽 등 서양국가는 모두 합쳐 10%도 안된다. 소비력 있는 서양권 관광객들이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대한민국으로 오게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냉정하고 심도 있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실마리는 우리만의 개성, 바로 한국문화에 있다. 최근 한국관광을 이끄는 한류 중 하나인 케이 무비를 보자.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와 '써니'는 제작비가 각각 40억원도 되지 않지만 각국에 리메이크·수출되고 있다. 또 '극한직업'은 제작비만 23배 이상 차이나는 블록버스터 '알리타: 배틀엔젤'을 이기고 관람객 1천600만명을 넘어섰다. 비결은 무엇인가? 우리만의 인간미, 다이내믹함, 소소한 일상에 있다.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의 삶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거리의 불빛은 새벽까지 꺼지지 않고, 밤에 주문한 물건을 다음 날 새벽에 받고, 인터넷 속도는 아우토반 그 이상이다. 우리에겐 흔한 일상이 그들에겐 흥미로움의 대상인 것이다. 관광도 다르지 않다. 이러한 것들을 체계적으로 관광상품화해야 한다. 남들과 똑같은 것으로 경쟁할 이유가 없다. 대한민국만의 차별화된 무기로 승부해야 한다./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

2019-03-25 유동규

[아침단상]함께 만드는 성평등세상 - 3.8 세계여성의 날에 부쳐

111년전 미국 女노동자 '빵·참정권' 요구우리나라 해방 후 '조선부녀총동맹' 활동여성지위 높아졌다지만 법제도·현실 미비불평등한 문화 바꾸는 것 우리 모두의 일2018년 우리는 #미투의 거대한 물결을 보았습니다. #미투는 1991년 김학순 여성인권운동가의 일본군성노예문제의 증언으로 시작되어 작년에는 우리 사회 성차별 문화를 수면 위로 올리며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했습니다.다가오는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11년 전, 1908년 3월 미국의 여성 섬유노동자 수만명이 뉴욕 루터거스 광장에서 빵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인 것을 시작으로, 1909년에는 미국 전 지역 2만여명의 여성노동자들이 "세계 모든 나라에서 여성의 정치적 권리를 인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것을 기념하여 1910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3월 8일을 여성의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우리나라에서도 해방 후 '조선부녀총동맹'이 1946년과 1947년 3월 1일부터 8일까지 부녀해방투쟁 기념주간으로 설정하고 기념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후 맥이 끊겼다가 1987년 '한국여성단체연합' 창립 후 꾸준히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년 기념식에는 올해의 여성운동상과 성평등 디딤돌, 걸림돌을 선정하여 발표하며,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다양한 이슈와 과제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올해도 3월 8일 광화문 광장에 모여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려 합니다. 1989년 창립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수원여성회는 성불평등한 사회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민주적이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여나가고 있습니다. 창립 초 일하는 여성이면서 엄마이기도 한 여성들의 가장 큰 숙제였던 아이돌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4년 영아를 대상으로 하는 올망졸망놀이방을 시작으로 영유아 보육법 제개정, 방과후 보육운동을 진행하여 2007년 7월 만들어진 수원시보육조례 제정을 시민들과 함께 했습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볼 수 있는 학교의 도서관에 '경기도 좋은학교도서관 만들기 협의회'를 만들어 경기도 전역에 학교도서관 사서를 파견하는 사업도 진행했습니다.우리 사회의 성불평등한 법제도를 바꾸기 위해서 '가정폭력방지법' 제정, '호주제 폐지운동'에 함께하고 지금은 성평등한 문화를 만들기 위해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지역의 시민들을 만나 성평등 교육을 하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평등한 수원시를 만들기 위해 수원시 정책모니터링, 수원시의회 방청단을 꾸려 활동하고 있습니다.그간 법제도 개선과 성불평등한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여성들이 노력해 왔고 수원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수원여성회도 30년을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여성의 지위와 역할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법제도 변화의 현실은 미비합니다. 2019년 2월 현재, 국회에서 가결된 미투 관련 법안은 소수에 불과하고 미투 관련한 국가 예산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성평등한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습니다.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잠시만 생각해주십시오. 여성문제라고 말해지는 모든 것들은 '사회문제'입니다. 가족, 직장, 명절문화 등등 불평등한 문화를 바꾸고 만들어 나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우리 사회의 불합리한 문제가 있다면 사회 구성원 전체가 관심을 갖고 바꿔나가야 합니다. 더 이상 #미투가 없는 세상을 위해…./조영숙 수원여성회 대표조영숙 수원여성회 대표

2019-03-03 조영숙

[아침단상]인천 중구 용동 239번지

대학시절 추억공간 찾은 '까페 깐느' 거리문화예술계 어르신들 스토리 줄줄이 엮고그 곳 변천사 들려주는 '경동만두' 사장님옛 얘기 흘러가지만 터는 그 자리 지켜줘인천 중구 용동 239번지. 며칠 전에도 그곳에 가보았다. 1974년 가을에 가 보았으나, 거기가 어디였는지 기억 속에 막연했던 '까페 깐느'가 있던 자리. 정확하게 말하면 '까페 떼아트르 깐느'(살롱형 소극장)가 있던 곳이다. 어린 시절 나의 활동 구역이었던 답동로터리에서 동인천역을 향해 가다, 애관극장 들어가는 길 지나서 바로 나오는 골목길 모퉁이에 있는 건물. 현재는 신포시장 쪽에서 건너다보이는 큰 길가 경동만두(용동 239-6) 다음다음 집 보청기 간판이 달린 낡은 건물 2층, 경동기원이 바로 그곳이다.'이렇게 작은 공간이었나.' 주소지를 가리키는 모바일 폰 약도를 들고 찾아갔을 때 느낀 소감이었다. 여성 연출가가 거의 없던 시절에 포부를 안고 대학생이 되어 극단 '고향' 연출부에 입단한 첫해에 극단 '고향'의 제8회 정기공연이자 나의 두 번째 조연출작품 '늦가을의 황혼'(뒤렌마트 작)을 공연하며 '까페 깐느'와 함께했던 추억은 매우 크다. 대학 수업시간에 스승과 제자로 만나 1969년 창단된 극단 '고향'의 연출부로 인도해 주신 이원경 선생님 덕분에 서울 '까페 떼아트르'와 인천 '까페 깐느'를 요일별로 오가면 공연했다. 극단의 박용기 선생님이 연출을 맡고, 당대 KBS와 TBC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하던 '고향'의 창단동인들, 민욱·곽동현·정운용 선배들이 출연했다.요즘은 카페라는 말이 흔하게 쓰이고 있지만, 당시 카페는 기존한 다방에 견주어 '신식다방 + 연극', '살롱형 소극장' 등의 개념으로 소개됐다. 서울 명동의 대연각호텔 옆에 극단 '자유극장'의 이병복 대표와 부군 권옥연 화백이 프랑스 유학파로서 1969년에 국내 최초의 '까페 떼아트르'를 만들었는데 '차와 연극'을 꼭 앞에 붙여 표현했고, 그 당시 신문기사들을 보면 '찻집(劇場)'이란 표현을 많이 쓰기도 했다. 1974년 여름, 27세 나이로 '까페 깐느'를 연 이우용씨는 인천 출신으로 '자유극장' 단원이었다. '고향' 단원인 민욱과는 친구사이였다고 한다. 그 인연으로 '까페 깐느'가 탄생하고 극단 '고향'은 개관 공연을 하게 되었으니, 그 첫 작품은 극단 고향 제6회 정기공연 이영규 작 '적'(강영걸 연출)이다. 세월이 지나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 45년의 시간이 흘러 극단 50주년을 앞두고 50년사를 홈페이지에 정리하는 중에 '까페 깐느'와의 소중하고 특별했던 인연을 기록하고 있다. '깐느'와의 추억을 공유하는 극단의 생존자는 강영걸(연출)·정운용(배우) 선배들뿐이다. 가끔 지역 문화예술계 어르신들을 보면 "혹시 1974년에 '까페 깐느'라는 곳에 가보셨어요? 용동 239번지에 있었는데요"라고 묻는다. "어, 그럼. 그 일대가 239번지야. 거기서 연극 봤어, 참 재밌었어!" 인천 토박이이신 백발의 시인 김윤식 선생께서 기억하는 연극의 스토리를 줄줄 엮어내신다. 기억의 끝에서 끊어지는 스토리를 조금씩 거들며 이어가다가 "뒤렌마트가 쓴 '늦가을의 황혼'이에요"라고 했더니 "아. 그렇구나. 그래 외국 사람이 쓴 거야. 마지막 장면에 등장인물이 고층에서 떨어지는 순간 연출은 매우 임팩트를 느끼게 했다"고 회상했다. 선생께선 객석 가운데로 긴 통로를 설치한 무대장치를 그리고 그 위에 배우의 동선을 그리며 설명도 덧붙였다. 설명 후 "제가 조연출한 작품이에요." 오랫동안 잠재우던 추억을 공유하고 나니 새삼 반가웠다.용동 239번지부터 239-1~6까지를 친절하게 확인해 주고 239번지 변천사를 들려준 또 다른 토박이 '경동만두' 강국봉 사장은 그 터에서 태어나서 65년째이다. 그는 식당을 연 지 36년 됐다는데, '까페 깐느'자리에 '청자다방'이 오랜 기간 있었고 경동기원은 들어 온 지 2~3년 됐다고 한다. 여기서 만두를 사 들고 신포시장을 지나 중구청 방향의 '카페 흐르는 물'로 가니 주인장 안원섭씨가 반겨줬다. 만두를 전하니 방금 경동기원에서 왔노라 한다. 흐르는 물처럼 옛 얘기는 흘러가지만, 터는 그 자리를 지켜준다./박은희 연출가·극단 고향 대표박은희 연출가·극단 고향 대표

2018-12-23 박은희

[아침단상]미래 인천을 가꿔가는 글로벌 교육의 현장

미래의 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교육의 모습이 달라진다면 대학은 이에 맞춰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저출산 추세는 대학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 2021년엔 입학 정원이 입시생보다 6만 명 이상 많아지리란 예측도 나온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대학은 어떻게 변신해야 할지 엄중한 질문이 교육계를 덮친 지 오래다. 모든 학생이 스마트폰을 쥐고 세상의 어떤 정보든 터치 몇 번으로 얻을 수 있는 요즘, 강의실에 학생을 모아 두고 지식을 주입하는 20세기 교육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더구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무장한 로봇이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온다. 알려진 문제를 잘 푸는 능력밖에 없는 사람은 기계에 대체될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 세대에게 가르칠 것은 질문에 잘 답하는 법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하는 법이다. 발견되지 않은 문제를 스스로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아내 실행하는 능력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고 함께 일하는 방법이다. 넓은 시야로 세계인과 어깨동무하고 지내는 마음이다. 이런 교육을 가능케 하는 길에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대학들도 여러 시도를 하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다양한 방법으로 더 많은 시도가 이뤄질수록 성공 확률은 높아진다는 점이다. 전통적 강의 대신 프로젝트 방식으로 수업하거나, 교수가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학생들이 주도해 토론과 설명을 하면 어떨까? 외국에서 온 학생과 교수들도 함께 어울려 공부하는 환경은 어떤가? 해외 명문 학교의 교육 및 운영 노하우를 접목하면? 이런 노력이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이뤄지고 있다. 송도 인천글로벌캠퍼스에 유치한 해외 대학들도 좋은 예다. 한국뉴욕주립대와 조지메이슨대, 유타대, 겐트대 등의 세계 유수 대학이 특색 있는 교육을 제공한다. 공학, 패션, 경영학 등 각 대학이 강점을 지닌 교육 과정을 국내에서도 받을 수 있다. 이곳에서 글로벌 교육은 이미 현실이다. 학생은 외국에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학부모는 자녀에게 다양한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 해외유학으로 인한 외화와 인재 이탈을 막을 수 있으니 국가적으로도 이득이다. 한국뉴욕주립대의 경우 한국 국적 학생 중 외국 고등학교에서 공부한 비중이 42%에 이르고, 국내 고등학교 출신 학생 중 절반 이상이 해외유학을 준비한 경험이 있다. 인천글로벌캠퍼스 대학들은 해외로 나갔을 인재를 도리어 국내로 끌어들이는 거점이 됐다. 해외 명문대들이 최근 전략적으로 유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음을 볼 때, 송도의 해외 대학 유치는 인재를 한국에 모으기 위한 선견지명의 결과라 하겠다. 더구나 이 대학들은 고립된 섬이 아니다. 지역 사회와 어울리며 인천과 송도를 문화적·학문적·경제적으로 풍성하게 하고 있다. 1천여 명에 이르는 학생과 교수, 교직원이 인천의 일원이 되었다. 2012년 개교 이래 한국뉴욕주립대에서만 등록금 등으로 900억 원에 가까운 경제 효과가 일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총 정원 1천347명을 모두 채우면 연간 536억 원의 경제적 가치를 일으키리란 전망이다. 한국뉴욕주립대는 인천 지역 중고등학생의 미래 탐색을 돕는 방문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올해에만 7천500명에 가까운 지역 학생이 학교를 찾아 세계 무대를 뛰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얻고 갔다. 산학협력과 연구 활동도 활발하다. 짧은 기간 안에 90건에 가까운 과제를 수행했고 규모는 300억 원이 넘는다. 아프리카 국가에 태양광 설비를 지원하는 등 세계와 이웃하는 데도 앞장선다. 중요한 기여는 또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고 보다 매력적인 도시로 가꿔나가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교육 기관이 자리 잡음에 따라 여러 국제기구와 해외 기업들이 인천을 선택하고 있다. 단지 교통이나 통신 인프라, 제도적 혜택이 전부가 아니다. 내국인과 외국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환경, 글로벌 기업 및 국제기구들이 대학과 학문적 교류를 할 수 있는 여건 등 사회문화적 토대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혁신 기업들의 성장에 스탠퍼드대학 등 주변 고등교육기관의 기여가 절대적이었듯, 인천 역시 국내외 혁신 기업과 교류하며 영감을 불어넣고 미래를 이끌 인재를 길러낼 환경이 꼭 필요하다. 그러한 풍성한 문화적 토양을 쌓는 데 인천글로벌캠퍼스 대학들이 기여하고 있다. 더 많은 해외 대학을 유치해 보다 다양한 실험이 이뤄져야 한다. 그럼으로써 학생들에겐 새로운 길이 열리고, 지역은 새로운 활력을 얻을 것이다./김춘호 한국뉴욕주립대 총장김춘호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2018-12-20 김춘호

[아침단상]인천신청사계획 건축문화재단과 함께

'인천건축문화제' 대한민국 축제 자리매김소통의 장 마련위해 '건축문화재단' 필요인천 재창조 '신청사' 건립 시작을 권고국가적 차원 '녹색건축' 바람과도 같은 맥인천은 모든 면에서 서울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고 현재도 그렇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들은 민심의 중심에 있는 인천의 원로들, 전문가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으나 정작 당선 이후에는 논공행상에 치우치다 보니 때를 놓치는 게 일상이 됐다. 6·13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인천의 수장이 된 박남춘 인천시장은 "저 혼자만의 승리가 아닌, 300만 시민 모두의 승리"라며 "새로운 인천특별시대를 열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 당선 소감처럼 신임시장은 300만 시민과 함께 인천의 새로운 시작을 목표로 한반도 평화경제중심도시로 도약, 평화와 번영을 향한 두 번째 개항, 원도심과 신도시가 어우러지는 재창조 도시 건설, 수도권 교통 중심도시, 역사와 문화가 있는 국제 관광도시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반드시 실천하여 살기 좋은 인천이 되기를 희망하며, 건축 전문가로선 건축이 문화로서 뿌리내릴 수 있길 꿈꾼다. 이를 위해서 두 가지의 과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 우선, '인천건축문화재단' 설립을 적극 권고한다. 이 재단의 설립은, 인천시 건축기본조례 제10조에 건축문화 진흥과 관련 법인단체와 정보기술의 교류 및 협력체계 구축 등을 위한 건축문화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는 규정을 활용하면 된다. 인천시는 2013년 '건축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완료했으나 아직도 '건축문화재단'설립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이 연구용역에서 권고하고 있고, '인천건축문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다수의 민·관·학계 전문가들이 기대하고 있는 재단이 설립되기를 바라고 있다. 올해로 제20회를 맞는 '인천건축문화제'는 유치원생부터 초, 중, 고, 대학생, 시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대한민국의 대표 건축 축제로 자리매김해 왔으나, 일회성으로 확보되는 예산 계획으로 더 이상 성장할 수 없기에 시급한 건축문화재단 설립을 통해 명실상부한 소통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 다음으로, 인천의 재창조는 '인천 신청사' 건립부터 시작하기를 권고한다. '인천 신청사'는 인천의 랜드마크가 돼야 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인천에 어울리는 역사적이고 혁신적인 계획이 돼야 한다. 300만 시대에 적합한 질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신청사 건립이 필요하다 판단돼 진행 중이던 '인천 신청사' 건립이 정부 투자심사에서 재검토받은 사실이 오히려 새로운 기회로 느껴지며,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일고 있는 녹색건축의 바람과도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본다. 국토부,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공동주최하고 대한건축사협회가 주관하는 '녹색건축 한마당' 행사가 2011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국제콘퍼런스, 그린리모델링 사업전시, 재활용자재 활용,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시행 등이다. 또한 최근 국토부에서 '여러분의 생각으로 녹색건축의 미래를 디자인해주세요'라는 '녹색건축물 기본계획 대국민 정책대안 공모전'을 오는 8월 26일까지 시행 중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 녹색 바람의 중심에 인천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최근 '녹색 기후산업 육성 및 지원에 대한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국내 에너지 소비의 약 20%를 차지하는 건축부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문가 노력의 중요성을 건의했고, '인천 신청사'를 녹색건축으로 건립하기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는 임기 중 성과를 내려 하기보다는 중장기계획을 세우고, 시민과 전문가의 아이디어 공모가 최우선이라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인천건축문화재단' 설립과 '인천 신청사'의 녹색건축 건립이라는 두 과제의 해결은 새롭게 시작되는 인천을 세계 속의 인천으로 우뚝 세울 것이다. 아울러 이 두 과제의 해결은 현재 인천시와 인천시건축사회, 경인일보가 공동주최하는 '인천건축문화제'의 건축학생공모전을 '국제학생공모전'으로 발전시킬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녹색건축으로서의 '인천 신청사'는 서울의 명소로 자리매김한 이화여대 복합신축학사의 경우처럼 인천의 명소로서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다. 이화여대 복합신축학사는 '골짜기 개념 도입'으로 필요 시설들은 지하화하고 상부에는 녹색광장으로 어울림을 꾀한 친환경 디자인으로 학생과 시민, 전문가들에게 경종을 울렸다./류재경 인천광역시건축사회 회장·건축사류재경 인천광역시건축사회 회장·건축사

2018-07-23 류재경

[아침단상]가맹분야 징벌적 손배제 도입 환영

불공정거래 조사권·조정권 부여공정위 문 두드리지 못했던프랜차이즈 가맹업주 숨통 기대다양한 형태 신고 대거 접수각종 불공정거래에 대한 개선'촉진제'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지난 3월 30일 국회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 법안에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주를 모집하면서 사실과 다르거나 사실을 부풀려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와 계약의 체결·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은폐·축소해 가맹점주가 손해를 입은 경우, 가맹본부가 그 손해의 3배 범위안에서 배상책임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 대해 상품·용역의 공급, 영업 지원 등을 부당하게 중단·거절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배상책임을 지도록 명시한 것이 골자다.경기도는 이번 가맹사업 분야에서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환영한다. 가맹점의 권리 보장확대는 물론,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공정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상생 협력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에서다. 이번 법안 통과에는 경기도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경기도는 지난 2016년 8월부터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속해서 건의해 왔으며, 이어서 9월에는 '경기도 경제민주화 포럼'을 열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의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끝으로, 지난해 연말에는 김성원 국회의원과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는데 이르렀다.경기도는 이번 법안이 그간 알게 모르게 자행됐던 일부 가맹본부의 '갑질' 행태에 철퇴를 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했던 것처럼 전체 근로자 5명 중 1명이 '자영업자'인 우리나라 경제여건 상 이 법안이 가져다줄 긍정적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정도 법적 시스템만으로는 골목상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사장님들에게는 아직 부족한 조치라는 것이 경기도의 판단이다.왜냐하면 가맹본부의 허위과장 광고와 기만적인 정보제공, 부당한 거래거절로 피해를 입은 가맹점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하더라도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최소 수개월에서 심지어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로 인해 공정위의 결론을 기다리는 동안 가맹본부로부터 입은 피해를 복구하지 못해 폐업까지 이르는 가맹점들도 부지기수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데에는 구조적 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힌다. 지속되는 취업난과 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자영업자들이 대거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가맹 분야와 관련된 분쟁도 '폭증'하고 있다. 이 같은 '프랜차이즈 대란' 속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중앙부처 조직과 인력만으로는 모두 처리하기 어려운 것이 그간의 현실이었다. 따라서 중앙부처 외에 광역자치단체에도 가맹사업에 대한 분쟁조정권과 조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경기도의 입장이다. 가맹점주들이 겪고 있는 불공정 피해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광역지방자치에서도 불공정 행위에 대한 신고를 받아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간 분쟁을 조정하거나 불공정행위 여부에 대해 직접 조사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한다.이처럼 광역자치단체에도 가맹분야에서의 불공정거래 조사권과 조정권이 부여된다면, 그간 공정거래위원회의 문턱을 높다고 느껴 쉽게 문을 두드리지 못했던 프랜차이즈 가맹업주들에게도 숨통을 틔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다양한 형태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신고들이 대거 접수되고, 이는 가맹점주들이 겪었던 각종 불공정거래에 대한 개선에 '촉진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현재 국회에는 광역자치단체에 가맹분야 불공정거래 분쟁조정권과 조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경기도는 하루속히 이 법안이 통과되길 고대하고 있다. 앞으로 광역자치단체가 불공정행위에 대한 일상적인 조사와 감시를 통해 가맹점주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리길 기대해본다./길관국 경기도 공정경제과장길관국 경기도 공정경제과장

2017-04-23 길관국

[아침단상] 정조가 외면한 ‘삼남길’

수레 통행 못하는 오솔길 수준화물은 사람이 짊어지고 운반정조는 경제혁명 길 건설위해‘패배와 가난의 길’을 없앴다개척할 근거도, 해서도 안되는‘삼남길 개발사업’ 중단돼야10여년 전쯤, ‘산티아고 순례길’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됐었다. 그 영향으로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이 개발됐다. 영혼이 지친 현대인들은 자기 성찰의 길을 걷는 도보여행에 열광했다. 코오롱그룹은 조선시대 한양과 충청·전라·경상의 삼남지방을 잇던 ‘삼남길’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1천리에 달하는 국내 최장의 트레일 워킹 코스를 만들겠다는 야심이었다. 민심이 기대감에 부풀자, 경기도는 전담공무원까지 배치하며 전폭 지원했다. 하지만 실패했다. 조선시대에는 도로다운 도로가 없었다. 장거리는 굽이굽이 산을 넘고 물을 건너 통행했다. 오솔길 수준이었고, 홍수나 산사태가 나면 길은 바뀌었다. ‘삼남길’이 그랬다. 당연히 수레는 통행하지 못했다. 화물은 말 잔등에 싣거나, 사람이 짊어지고 운반했다. 결과적으로 바퀴가 없는 잉카 문명의 교통과 운송이 다르지 않았다. 도로가 사라진 이유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당한 후 도로개설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도로망이 잘 정비되어 있으면, 외적이 신속하게 쳐들어온다는 것이 이유였다. 산성으로 달아날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도로가 열악해야만 했다. 도로가 없는 편이 전쟁 피해를 최소화시킨다고 믿었다. 숙종의 ‘치도병가지대기治道兵家之大忌(도로를 건설하거나 보수하는 것을 금함)’라는 말은 조선 중·후기의 국방전략과 도로정책을 잘 대변하고 있다. ‘삼남길’의 숨은 비밀이다. 조선인 뇌리 속에서 사라졌던 도로가 다시 살아났다. 청나라의 선진문물을 견학한 홍대용·박제가·박지원·홍양호 등과 같은 북학파들은 낙후된 조선의 경제를 개혁·개발하기 위해서는 수레를 상용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도로개설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조선은 도로를 닦지 않았다. 산이 많다거나, 공사가 어렵다는 것은 부수적인 문제였다. 근본적인 문제는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수구세력들의 반대였다.정조는 결단을 내렸다. 도로혁명은 현륭원 이장사업(1789년)과 함께 은밀하게 시작됐다. 한양에서 옛 수원부 읍치(융·건릉 주변)까지 가는 길은 팔달산 서로(삼남길, 현재 서부우회도로 노선에 가깝다)였다. 이장 시 거리는 ‘삼남길’이 훨씬 가까웠지만, 정조는 새로 건설한 팔달산 동로(구 1번국도 노선에 가깝다)를 이용한다. 운구행렬은 이장지에서 남쪽으로 5리 떨어진 세람교(細藍橋·한신대학교 앞)까지 내려갔다, 다시 북으로 올라왔다. 팔달산 서로보다 10리를 더 돈 셈이다. 정조에게 ‘삼남길’은 도로가 아니었다. 화성신도시를 건설하면서, 도로의 진행방향을 우선시하여 화성행궁의 좌향을 남향을 포기하고, 동향으로 했다. 행궁 앞에는 상업로인 십자가로를 만들고 ▲십자가로에서 동장대 북쪽까지 ▲십자가로에서 장안문까지 ▲장안문에서 영화정까지 신작로를 개설했다. 도시계획도로였다. 도로혁명의 진수는 시흥대로였다. 1794년(정조18) 4월, 정조는 을묘원행을 준비하며 건설했다. 거리는 남태령을 넘는 기존의 ‘삼남길’인 과천로와 비슷했으나 지세가 평평하고 넓었다. 수레운행에 대비한 도로였다. 도로 폭은 10m 정도로 수레와 사람이 자유롭게 교차 통행할 수 있었다. 1번 국도의 모체였다. 그렇게 정조는 경제혁명의 길을 건설하기 위해, 패배와 가난의 ‘삼남길’을 현역에서 은퇴시켰다. 길은 학교가 되고, 농경지가 되고, 주택이 되고, 공장 등으로 변했다. 가는 실선에서 희미한 점선으로 흔적만 남았다. 오늘날 소개되고 있는 ‘삼남길’은 옛사람이 걷던 길이 아닌, 추측으로 지명과 지명을 연결한 선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도 많은 도보 여행자들은 교통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물 위를 걷는 것’처럼 길 없는 길 ‘삼남길’을 걷고 있다. 이제 ‘삼남길’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 개척할 근거도, 개척이 될 수도, 개척이 되어서도 안 되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정조의 경제혁명 의지가 배어있는 서울 노량진에서 화성시 융·건릉까지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주찬범 화성시문화재단 이사주찬범 화성시문화재단 이사

2015-12-07 주찬범

[아침단상] 애인이 아닌 ‘사과’에 먼저 입 맞추세요

탁구공만큼 작고 입냄새 억제시키는 ‘키스 사과’껍질에 함유된 다양한 성분 ‘각종 질환예방’ 탁월깎는건 ‘알맹이 버리는셈’… 통째로 먹어야 제맛‘키스(Kiss) 사과’라는 것이 있다. 탁구공만큼 작고, 먹으면 입 냄새를 없앨 수 있는 사과다. 이 키스 사과를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에서 2014년에 개발했는데 ‘루비에스(Ruby-S)’라는 품종이다. 과실은 탁구공보다 약간 더 큰 100g 정도로 앙증맞다. 이 품종은 맛과 저장력도 뛰어나며 학교, 회사 등의 단체 급식용으로도 제격이다. 그런데 왜 키스 사과가 필요할까? 성인의 30% 정도가 입 냄새로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 입 냄새는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기 때문에 상대방이 대화를 꺼리고, 본인 스스로도 대인관계에서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입 냄새를 없애는 보편적인 방법은 치아를 자주 닦거나 구강세척제를 이용하는 것이다. 또는 녹차나 커피, 홍차 등을 마셔도 입 냄새 제거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사과가 입 냄새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사과는 어떤 작용으로 입 냄새를 억제할까? 입 냄새는 불결한 구강 위생, 잇몸 질환, 충치, 침 분비 감소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나, 주로 구강 내의 혐기성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나 침출액 등을 분해할 때 발생한다. 입 냄새의 주된 원인 물질은 메틸메르캡탄, 황화수소, 디메틸설파이드 등의 휘발성 황화합물이다. 이 중에서도 메틸메르캡탄 발생을 억제하는 것이 입 냄새를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하다. 국내 한 대학 연구에 따르면, 사과 과육의 갈변 반응에서는 퀴논(o-quinone)이라는 중간산물이 생성되는데 이것이 메틸메르캡탄을 비휘발성화 시킴으로써 입 냄새를 억제시킨다. 사과를 즙을내 얻은 추출물의 메틸메르캡탄 억제 활성을 측정한 결과, 표준용액에 사과 추출액 10mg/㎖를 첨가의 경우 73.5% 정도 구취가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화학작용 말고도 사과를 먹음으로써 증가하는 침 분비나 치아 속의 음식물 찌꺼기가 제거돼 입 냄새가 많이 줄어들게 된다. 이처럼 사과를 먹으면 건강도 지킬 수 있으니 더욱 매력적이다. 서양에는 ‘하루 사과 하나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오래된 속담이 있다. 한 건강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사과가 건강에 좋은 10가지 이유를 소개하고 있을 정도로 과학적으로도 그 효과가 증명되고 있다. 그야말로 명품 예방약이다. 사과는 껍질째 먹어야 더 좋다. 그럼 사과 껍질 속에 들어 있는 기능성 물질 몇 가지를 살펴보자. 사과 껍질 속에만 존재하는 우르솔산은 비만·노화 예방에 도움을 주고, 올레아놀릭산은 각종 암세포 생장을 억제시킨다. 퀘르세틴, 프로안토시아니딘과 같은 플라보노이드는 펙틴과 더불어 혈중 콜레스테롤 중 저밀도 지방산(LDL)을 낮춤으로써 혈압을 낮춘다. 자살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성인의 주된 사망 원인이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이라고 한다. 이 질환 예방에 사과가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류농약에 대한 염려나 습관으로 껍질을 깎고 먹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알맹이는 버리고 찌꺼기만 먹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잔류농약은 국내 생산 과실류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이다. 더욱이 맹독성, 고독성 농약도 이미 퇴출 되었으며 사용되는 농약도 며칠이면 완전히 분해되고, 수확 전에는 살포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껍질 속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농약으로 불안하다면 식초나 레몬즙을 넣은 물로 씻은 다음 흐르는 수돗물로 씻은 후 먹으면 된다. 사과가 젊은이들의 달콤한 사랑과 건강 관리에 도움을 주는 과일이 되길 기대하며 국산 사과 품종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한다./정경호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장정경호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장

2015-11-11 정경호

풍도(豊島) 이야기

청·일전쟁과 6·25 아픔 간직했지만 ‘그림같은 섬’ 섬전체 덮은 야생화들 군락이뤄 ‘꽃향기 가득’ ‘빼어난 경치’ 사람 발길에 다치지 않았으면… 서해안 자락은 해안선이 비교적 밋밋하고 섬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백령도는 북한과 인접해 늘 긴장감이 감돌고 있지요. 북한의 포격으로 몸살을 앓았던 연평도 역시 긴장 분위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인천 아래 지역은 비교적 평온한 지역이지요. 그런데 최근엔 중국 어선들이 몰려와 싹쓸이 조업을 일삼고 있어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서해안에 풍도(豊島)라는 작은 섬이 떠 있습니다. 150여명이 사는 그림 같은 섬마을이지요. 안산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면 풍도를 만날 수 있고 인천항에서도 연결됩니다. 풍도는 청 단풍나무가 많아 풍도(楓島)로 불리었지요. 하지만 청·일전쟁의 첫 전투인 풍도해전에서 승리한 일본이 풍요롭다는 뜻의 풍도(豊島)라 했다고 전해집니다. 섬 주민들은 청·일전쟁 때 떠내려온 시신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풍도 산기슭에 무덤을 만들어 묻어주었다지요. 6·25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 UN군이 길목에 있던 풍도에 들러 태극기를 꽂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오고 있습니다. 작지만 사연이 깊은 곳이지요. 일본과 청나라의 전쟁에 우리의 땅과 바다가 피로 물들고 6·25 한국전쟁의 기억도 남아있는 섬이 바로 풍도입니다. 이렇게 아픈 기억을 간직한 채 풍도는 오늘도 잔잔한 바다 위에 누워 싱그러운 바람결에 높푸른 하늘을 보며 살아가고 있지요. 섬에 들면 80년 된 대남초등학교 풍도분교가 보입니다. 전교생이 고작 5명이지요. 고령자가 많아 청년회 나이가 60세까지라고 합니다. 뒷산엔 소정방이 심었다고도 하고 이괄(李适)의 난을 피해 풍도로 피난 왔던 인조(仁祖)가 심었다는 500년 넘은 은행나무 두 그루가 수호신처럼 서 있지요. 이 은행나무가 풍도의 상징물인 셈입니다. 마을 곳곳엔 물고기나 조개 같은 그림들이 그려져 있어 운치를 더해주고 있지요. 풍도는 야생화 천국입니다. 봄바람이 불어오면 어느새 야생화가 하나둘씩 눈망울을 굴리기 시작하지요. 양지바른 언덕을 하얗게 수놓는 바람꽃을 시작으로 노란색 꽃잎의 복수초 등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뤄 섬 전체가 꽃향기에 파묻히게 됩니다. 사진작가나 동호인들 세계에선 이미 야생화 촬영지로 각인되어 있을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지요.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꽃들이 섬 전체를 덮고 있어 야생화의 천국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은 곳입니다. TV 인기 오락프로인 1박 2일에도 소개돼 제법 유명세를 탄 곳이기도 하지요. 주민들은 구전으로 전해오는 ‘배올로네 노래’라는 민요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떠난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아낙네들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노래지요. 선착장이 없던 시절엔 섬 가까이 온 배가 풍랑으로 정박하지 못하고 섬 주변을 맴돌다 다시 떠나야만 했답니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 애태우다가 해후를 하면 아낙네들은 남편과 함께 집으로 들어간 뒤 대문에 알록달록한 치마를 걸어 놓았다지요. 남편이 돌아와 사랑을 나누고 있으니 방해하지 말아 달라는 표식이었다는 것입니다. 참 애틋한 사연이지요. 주민들의 배고픈 설움을 채워 보릿고개를 넘겨준 고마운 꽃도 있지요. 참나리 과 야생화로 풍도 섬 전역에 지천인 ‘산나리 꽃’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먹을 것이 부족할 때 풍도 주민들은 이 꽃의 뿌리를 캐어 물에 담그고 쓴 물을 빼내어 익혀서 밥 대신 먹었다지요. 마을 사람들은 먹을 것이 넉넉한 요즘에도 그 시절 그 맛이 그리워 가끔 산나리 꽃 뿌리를 캐서 밥을 해먹는다고 합니다. 섬에서 나는 여러 가지 산나물과 함께 먹으면 별미라는 것이지요. 봄이면 두릅나물이 지천이고 약초들이 넘쳐난다고 합니다. 안 피는 꽃이 없다는 야생화의 보고(寶庫) 풍도에 새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야생화 공원과 약초재배단지, 수산물 센터와 특산품 판매장은 물론 둘레 길과 탐방로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야생화 군락지와 원통형 등대, 해안산책로, 바다낚시 등 섬 전체가 새롭게 바뀌고 있는 것이지요. 풍광도 빼어나고 물도 맑아 머지않아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로 거듭날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발길에 자칫 원래 주인인 야생화가 다치거나 사라지지는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풍도가 야생화의 천국으로 오래도록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홍승표 경기관광공사 사장▲ 홍승표 경기관광공사 사장

2015-09-16 홍승표

문화융성의 중심축은 문화예술인 이다

예술가는 복지가 아니라 ‘자유’를 먹고 사는데…권력·자본앞에 말 잘듣는 도구 된것같아 ‘씁쓸’자율성 위한 축제에 ‘희망의 불씨’ 꺼지지 않길정부가 ‘문화융성’ 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로서 피부로 느끼는 것은 ‘예술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기금들이 기초예술과 순수예술 작업보다는 지역민, 지역사회, 나아가 국민과 어떻게 함께 나누고 있는가가 주요 관심사이면서 기준의 척도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예술세계를 뒷전으로 미루고 국민문화 융성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옳지않다는 것이 아니라 정책이 파도처럼 밀려오니까 예술가들이 거기에 휩쓸리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예술의 존재가 예술가 개인의 창의성이라고 볼 때 보편적 정서에 부합하는 것은 창조와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다. 문화가 ‘땅’이라면 예술은 거기에 피는 ‘꽃’이다. 문화라는 이름으로 꽃을 재배하면 예술은 제품이 되고만다.몇 달 전 한 무명 연주가가 ‘파국’이라는 말을 남기고 자살했다. 그는 청년사회적기업가로 선정되었으며 다양한 공연활동도 해오고 있었다. 또 어려운 가운데서도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재능기부까지 하면서 젊음을 공연예술에 던졌다. 하지만 그가 최종 선택한 것은 죽음이었다. 지금 이 땅에는 그러한 잠재적 자살자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문화예술가들이 겪는 빈곤은 도를 넘어 죽음의 문턱에 다달아 있다. 국내 문화예술인 67%가 월 100만원 이하의 수입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26.2%는 한 달 동안 아예 수입이 없다고 한다. 사실 예술가들도 하나의 인간이며 자신의 생명에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복지정책이나 지원금에 기대만 하는 것은 본질과 자존심에 맞지 않다. 허나 분명한 사실은 예술은 ‘예술가 내면의 표현’이고 그것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헌법 제22조에는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쓰여있다. 예술가는 ‘복지’가 아니라 ‘자유’를 먹고 산다. 그런데 지금 많은 예술가들이 ‘빵’을 위해서 자본과 정치 앞에서 눈치를 보면서 스스로 검열하는 모습은 배고픔에 비굴함만 더하게 할 뿐이다.지난해에는 ‘세월호’가, 올해는 ‘메르스’가 이 나라를 태풍처럼 휩쓸고 지나갔다. 국내 예술계도 맥없이 거기에 휩쓸렸음은 물론이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면서 필자는 의아하기 짝이없었다. 나는 기억한다. 아우슈비츠에서 유태인들이 노동하러 나가고 들어올 때 입구에서 연주를 하던 음악인들을. 그 모습은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동족들을 위한 음악이기도 했다. 가공인지 여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때도 예술가들은 죽음을 아름답게 연주하며 마감하게 해주었다고 한다. 예술행위는 그런 것이다. 괴질이 돌던, 전쟁이 나던 예술인들은 그 아픔과 슬픔과 분노를 아름답게 해 주었다. 그런데 최근 이 나라의 예술과 예술인들은 정치와 자본 앞에서 말을 잘 듣는 도구가 되어버린 것같아 적잖이 씁쓸하다. 자율적인 예술가들의 행동은 허가되지 않고 있으며, 예술가 스스로도 무릎을 조아리고 있는 듯하다. “국민 모두가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리고 사회 곳곳에 문화의 가치가 스며들게 해서 국민이 행복한 문화환경 속에서 살아가도록 하는게 중요하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문화철학 아래 최근에 예술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변방연극제’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예술은 권력과 자본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말과 함께 권력과 자본에 종속되지 않는 예술의 자율성을 위해 ‘풀뿌리 모금’으로 축제를 치르고 있는, 지금 벌어지는 예술가들의 행동에 꺼지지 않는 불의 희망을 바라본다./유진규 마이미스트▲ 유진규 마이미스트

2015-07-23 유진규

DMZ 캠프 그리브스

군사시설 활용 안보체험·예술공간으로 탈바꿈임진강 자락 산책로·임진각 주변 情景 ‘환상적’생태계 보고이자 세계평화 발신지로 변신중분단의 아픔을 딛고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을 가로지른 통일대교를 건너면 DMZ(De-Militarized Zone)가 있습니다. DMZ는 60년 이상을 전쟁의 상흔을 스스로 치유하면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전해 왔습니다. 이러한 자연환경 속에서 자생적으로 이루어진 생태계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자연생태계의 보고(寶庫)로 높이 평가받고 있지요. 녹이 슨 철조망 사이로 산양이 여유롭게 풀을 뜯고 시공간으로 날아드는 새들의 나래 짓이 분단의 현실을 잠시 잊게 합니다. 고라니는 수도 없이 많이 늘어났지요. 무리지어 다니는 멧돼지가 가끔 농사를 망쳐놓곤 합니다. 겨울철 독수리 무리가 먹이를 찾아 기웃거리는 모습 또한 DMZ에서 볼 수 있는 희귀한 볼거리이지요. 이렇게 분단의 통증이 채 가시지 않은 아픈 허리를 부둥켜안고 살아가는 이곳에 캠프 그리브스가 있습니다.캠프 그리브스는 주한미군이 주둔했던 곳이지요. 1953년부터 미군기지로 이용되다가 주둔 미군이 철수한 이후 2012년 관련 기관들이 안보체험시설로 활용키로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민통선 내에 자리 잡고 있어 희소성이 있고 임진강과 맞닿아 생태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곳이지요. 또한 인근에 판문점과 제3땅굴, 대성동 마을, 도라 전망대, 평화공원, 임진각 평화누리 등 안보관광자원이 있어 DMZ 관광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냉전 60여 년의 스토리와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소중한 가치가 인정되어 관광자원으로서의 토대가 마련되고 있습니다. DMZ 안보관광지엔 지난해 80만 이상의 관광객이 찾았지만 체류시간이 짧아 지역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지요. 캠프 그리브스를 지속 가능한 관광자원화 하는 일은 민통선 내에 근대문화자원의 창조적 재생을 통하여 새로운 경쟁력을 갖춘 관광자원의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캠프 그리브스 일대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역사공원사업이 진행되고 기본 구상도 마련되었습니다. 군사적 시설물을 그대로 활용해서 전시, 체험, 교육, 휴양, 식음 위주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지요. 안보체험 문화예술지구, 창작 예술촌, DMZ 체험관, 자연경관지구로 나누어 개발한다는 전략입니다. 이곳에 평화공원이 조성되면 금상첨화(錦上添花)겠지요. 세계생태관광협회 아시아사무국이나 유엔의 아시아사무국이 유치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이미 이곳의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2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숙박시설로 탈바꿈시켜 놓았습니다. 캠프 그리브스 유스호스텔이 바로 그것이지요. 임진강 자락을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산책로도 만들어졌습니다. 가장 전망이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옛 장교 클럽도 탈바꿈할 준비를 하고 있지요. 이곳에서 보이는 임진강과 임진각 일원의 정경(情景)은 말 그대로 환상 그 자체입니다. 캠프 그리브스를 포함한 DMZ 일원이 새로운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머지 않아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새로운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이제 이곳은 분단과 냉전의 땅에서 자유와 평화의 땅으로 바뀌는 역사적인 현장으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DMZ는 통일의 전진기지이자 중국과 유라시아로 가는 기점이고 세계로 향한 출발점입니다. 전쟁과 대립의 땅이 소통과 협력의 땅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미래와 통일을 준비하는 곳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입니다. DMZ와 캠프 그리브스는 오늘도 생태계의 보고(寶庫)이자 세계 평화의 발신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홍승표 시인·경기관광공사 사장▲ 홍승표 시인·경기관광공사 사장

2015-03-25 홍승표

어린이집 학대 동영상 가슴이 먹먹

보육교사 인성교육 강화 부적격성 가려내야근무시간·업무량 상응하는 처우개선 시급어린새싹 병들지 않게 가정·사회 관심 필요어린이집에서 교사나 원장이 어린이를 학대하거나 폭행하는 사건을 접할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지난 1월 14일에 보도된 인천 송도국제도시 어린이집 폭행사건의 동영상을 보면서 자괴감을 감출 수 없었다. 필자가 외손녀 두 명을 둔 할아버지이고, 지금껏 교육자로서 살아왔으며, 특히 인천에서 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의 총장으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 보육교사의 폭행에 보통 몸무게가 13㎏ 정도인 네 살짜리 여자 어린이가 나동그라지는 장면에 분노했고, 그 아이가 곧 일어나 음식물을 주어 담는 장면은 너무 처연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사랑으로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을 텐데, 일부 교사들의 일탈 행위 때문에 전체가 매도당하는 것이 안타깝다. 따라서 학부모와 보육교사 간에 불신을 키울 것이 아니라 어린이집 아동 폭행이나 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우리 정부에서는 큰 사고가 나면 문제의 근원을 찾아 치료하기보다는 전체를 드러내버리는 극단적인 처방을 하곤 했다. 작년 4월 세월호 침몰사고가 난 후 정부는 해양경찰이 올바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해서 해경을 해체했다. 또한 이번 송도 어린이집 사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는 해당 어린이집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다. 문제가 된 보육교사 때문에 어린이집을 폐쇄한다면 대부분의 선량한 교사들과 거기에 아이를 맡긴 맞벌이 부부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지금도 어린이집이 태부족이어서 국공립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려면 최소 1~2년은 기다려야 하는 형편인데 말이다. 어린이집에서 아동 폭행 및 학대 사건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면 당장 눈앞의 불을 끄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 첫째, 보육 교사의 양성과 임용 및 승급 과정에서 아동·보육 관련 교육과 인성 교육을 강화하고, 부적격 교사를 가려내야 한다. 현재는 학력과 보육교사 교육과정 이수에 따라 3급이나 2급 자격증을 취득한 후 각각 2년과 3년씩 현장 근무 경력을 쌓으면 1급까지 무난하게 승급한다. 보육교사의 자질을 향상시키려면 최초 자격증 취득이나 승급 시 보육교사의 자질을 엄격하게 검정하고, 보수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둘째, 보육 교사의 근무 여건과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 어린이집에서 하루 근무시간이 12시간 이상인 교사가 33.6%를 차지할 정도로 과로에 시달린다. 또한 보육교사 1명이 어린이 15명(3세 기준)을 돌볼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미국보다 2배 이상 많다. 이렇게 과중한 업무에 비해 보육교사의 월급은 적어서 1년 이내 이직률이 평균 40%에 이른다. 따라서 자질 있는 보육교사가 안정적으로 근무하도록 하려면 유치원 교사의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는 보육교사의 급여를 근무시간과 업무량에 상응하도록 조정해야 한다.셋째, 어린이집과 가정 및 사회가 어린이 보육을 함께 책임져야 한다. 국가에서 보육수당을 지급하자 전업주부도 자녀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0~2세 영아는 집에서 부모가 직접 기르는 것이 신체·정서적으로 가장 바람직하다고 한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부모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상호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리고 어린이집에서 부모, 조부모, 자원봉사자나 실습생들이 아이들 밥 먹이기, 옷 입히기, 교재 만들기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교사를 도와주고 교육활동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개선해야 한다.보육교사 자질 향상, 근무 여건 및 처우 개선, 어린이집과 보육교사 확충 등을 하려면 보육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보육교사의 열악한 근무여건과 가정의 무관심으로 말미암아 어린 새싹들이 마음의 병이 들지 않게 하려면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스페인 자유교육의 선구자인 프란시스코 페러가 말했듯 '꽃으로도 때리지 말아야 할 아이들'이 아닌가./이재희 경인교육대학교 총장▲ 이재희 경인교육대학교 총장

2015-01-28 이재희

FTA 농업파고, 위기를 넘어 도약으로

지난해 한·중 FTA가 실질적 타결이 된 지 불과 5일 만인 11월 15일 뉴질랜드와의 FTA협상이 타결됐다. 미국과 EU·호주·캐나다·중국 등에 이은 14번째 FTA며, OECD 34개 회원국의 90%가 넘는 31개국과의 FTA체결이었다.정부는 FTA 추진으로 우리나라 경제영토가 국내총생산 기준으로 전 세계의 73%로 넓어진다고 한다. 수출도 확대되고, 경제성장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농업분야와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협상과정에서 주요 품목을 양허 제외했다고는 하지만 농업 특성상 한 품목이 타격을 입으면 가격하락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최근 뉴질랜드와 체결된 FTA를 보면 우리가 처한 상황을 알 수 있다. 뉴질랜드는 세계적인 축산 선진국이며 우유 생산량의 98%를 치즈와 버터 등 가공식품으로 수출하는 낙농 강국이다. 연간 50만 톤의 유제품을 우리나라에 수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유제품 수입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호주와 미국에 이어 국내 수입쇠고기 시장 점유율이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막강한 쇠고기 수출국이어서 한우산업의 피해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제 국내 농축산물 전반에 대한 농업관리 전략이 절박한 상황이다.이에 경기도에서 할 수 있는 FTA 대응전략을 구상해 보았다.첫째, 차별화·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의 경우를 예로 들면, 토지와 수질오염이 심각한데다가 무분별한 농약사용으로 자신들이 생산한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크다. 따라서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친환경 농산물을 수출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는 소비자의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친환경 인증제도와 안전관리 제도의 정비가 필수적이다. 일단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히면 조금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둘째, ICT(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를 활용한 스마트 농업의 확대가 필요하다. ICT 기술이 적용되면 병해충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고 온도·습도·수분 등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다. 노동력이 절감되고 가격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경기도가 이러한 기술환경 변화에 대응해 ICT기술을 적용한 DMZ 첨단 친환경 과수재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단순히 농산물을 파는 것을 넘어 ICT 융복합 농업기술을 해외에 수출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셋째, 6차 산업의 활성화다. 농산물을 생산하는 1차 산업에 제조·가공의 2차 산업과 관광·서비스의 3차 산업이 더해져야 농업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6차 산업의 확대는 한류열풍이 확산되고 있는 지금이 적기라고 할 수 있다. 공격적인 한류 마케팅으로 관광객들을 농촌으로 끌어들이고 체험활동과 치유·힐링을 함께 제공해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다면 일자리 창출효과와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이끌어 낼 것이다.마지막으로 농업의 반도체라 할 수 있는 종자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제안한다. 파프리카를 예로 들면 우리가 흔히 먹는 파프리카 종자 1g의 가격은 약 12만원을 호가한다. 금 한 돈(3.75g)의 가격이 17만원 정도임을 고려할 때, 같은 무게의 파프리카 종자는 45만원으로 금값보다 비싸다. 종자산업은 적은 양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고수익산업이다. 우리나라처럼 경지면적이 작은 나라에 적합한 산업이다. 종자산업이 발달한 네덜란드는 매년 튤립·장미 등의 종자 로열티로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농업은 지금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들의 손에 달려있다. 농업인과 민·관이 협력해 농업이 새로운 도약의 길로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원욱희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장▲ 원욱희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장

2015-01-14 원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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