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오늘의 창] 절박함에서 빼든 카드, 우리 실정에 맞추자

우리 사회에서 임금피크제가 노동계의 현안(청년실업 해소까지)을 해결해 줄 만병통치약이 될 순 없지만, 고령화가 극심해지는 기업 환경에 맞춰서 시행되어야 한다는 견해는 지배적이다.일부의 극렬한 반대 속에서도 지난달 노사정이 대타협을 이끌어낸 데는 청년 고용 문제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일반적으로 고령자 고용안정에 기여하는 임금피크제가 기업 차원에선 청년 근로자의 채용 동기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세대 간의 상생 고용’을 위해 임금피크제를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도 다수의 전문가가 내고 있다. 현실적으로 우리 기업들이 연공형이 완전히 배제된 직무급과 성과연봉제 운용이 어려워서 임금피크제라는 보완적 보상제도를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임금피크제의 순기능으로서 가져가야 할 신규채용은 노사뿐만 아니라 세대 간의 협력과 상생이 필요한 제도이므로, 큰 틀에서 피크 감액률과 신규 채용자수를 합리적으로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세계경제포럼(WEF)은 최근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를 140개국 중 26위에 올려놨다. 하지만 노사 간 협력 분야 132위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정리해고 비용(117위), 고용 및 해고 관행(115위) 등이 100위권 밖에 있다. 정부가 노사정 대타협을 주도하며 노동개혁에 나서고 있지만, 구조적인 노동시장 문제를 해결하기에 아직까진 부족하다는 분석이다.WEF와 함께 국가경쟁력을 평가하는 양대 기관으로 꼽히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지난 5월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도 우리나라는 평가 대상 61개국 중 25위(지난해 26위)를 기록했다. 노사 관계에서는 57위로 꼴찌 수준이다.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청년 일자리를 늘리려면 우리 실정에 맞는 유연한 노동시장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노사정 대타협안(임금피크제)이 만병통치약이 될 순 없다. 하지만 노사정이 상생의 정신으로 유연하고 안정된 노동시장을 만들어 가야 하는 출발 지점에 섰다./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5-10-13 김영준

[오늘의 창] 갑과 을

‘갑’과 ‘을’은 원래 횡렬로 나열된 순서의 개념으로 쓰이는 60갑자 중 천간(天干)의 하나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이 두 낱말이 상하 종적인 개념으로 변질돼 널리 쓰이고 있다. 아마 계약 관련 공문서상의 흔히 양 당사자를 나타내는 용어로 쓰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갑은 주로 고용주나 사용자 등이며 을은 피고용인, 제공자 등으로 실상 갑이 을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갑이 이러한 위치를 악용해 을에게 권력을 행사하며 부당한 요구를 할 경우 이는 문제가 된다. 이른바 ‘갑질’이라고 하는 불공정하고 부당한 행위가 지금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8.6%가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아마도 이는 갑질이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권력행사’인 것으로 간주하고 직장 내 실태를 조사한 내용일 것이다. 이러한 갑질은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해 부패와 범죄, 퇴보 등 각종 부정을 양산하고 있다. 문제는 갑질이 부정에 그치지 않고 사회의 비생산성을 불러 사회 전체의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예컨대 기업이 특정 지역에 공장이나 물류창고 등 생산시설을 짓기라도 하면 기업의 담당자가 공무원을 ‘갑으로 모셔야 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러한 병폐는 이제 우리 사회 깊숙이 뿌리 내려 거의 웬만한 조직에 자리 잡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움을 넘어 두려움을 안기고 있다.요즈음 고령화 시대로 치달으며 노인들의 삶은 더욱 고달파지고 있다. 돌봐줄 가족 없이 외롭게 사는 노인 중에는 폐지수집으로 생계를 연명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폐지수집은 유일한 생계수단이며 중요한 일자리다. 그런데 이러한 인생 최후 보루에 있는 생활 전선에서도 갑의 횡포가 활개 치고 있어 불우한 노인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고 있다고 한다. 일부 폐지수집상은 노인들이 애써 모은 폐지를 값어치가 없다고 돌려보내거나 값을 제대로 쳐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인들은 그래도 항의 한번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한다. 항의하면 수집상과의 거래가 끊어져 유일한 생계수단마저 잃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 갑질이 얼마만큼 만연해 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위협하는지 보여주는 한 단면일 것이다./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5-10-12 최재훈

탁상행정(卓上行政)

탁상행정이라는 말이 있다. 현실적이지 못한 행정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흔히 정부부처나 자치단체 소속 공무원들이 민원현장을 둘러보거나,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이론적으로만 추진하는 정책을 비유해 사용하곤 한다.탁상행정은 혈세를 비롯해 행정력과 인력 낭비뿐 아니라 주민 불편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론’과 ‘실제’의 차이를 넘어서 행정과 현장의 괴리로 인한 정책적 파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정부가 최근 교육현장에서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 통일부는 청소년들의 통일인식을 높이기 위해 초·중·고교마다 통일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통일부는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교 학생 11만6천명을 대상으로 통일교육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이중 53.3%가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통일부는 우선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과 학교 통일교육 내실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이후 협약에 따라 학교별 교육과정이나 창의적 체험활동 교과 시간에 통일교육을 편성해 교육하도록 한다는 것이다.하지만 통일부의 이 같은 계획은 교육현장에서 적용 시킬 수 없다. 일선 학교의 교육과정은 이미 학년 시작 전 세부 단원별 편성이 마무리된 상태다. 또 학년별 교육과정 편성은 초·중·고교 학생 모두 입학과 동시에 졸업까지의 일정이 짜여 있다. 때문에 간혹 수년 후 대입 정책이 바뀔 때마다 일선 학교에서는 대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특히 통일부가 통일 교육시간으로 제시한 학교별 창의적 체험교과 시간은 이미 학교폭력 예방, 학생인권, 흡연예방 등으로 학년별 의무교육활동 계획이 세워져 있어 변경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 일선 학교에서는 통일교육이 도덕·사회·국사·윤리 등 기존 교과목마다 별도의 단원으로 편성이 돼 있기 때문에 신규 과목으로 교육한다는 것은 중복교육이라는 입장이다. 교육현장을 둘러보지 않고 실정을 무시한 통일부의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통일교육은 필요하다. 특히 청소년들의 통일인식은 다가올 미래, 통일에 대한 계획을 긍정적이고 구체적으로 잡을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즉흥적이거나, 탁상행정으로는 안된다. 기존 교과목에서 조금씩 편성된 통일관련 내용을 포괄적으로 포함한 별도의 교재도 만들어야 하고, 또 정규 교과시간도 편성해야 한다.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지역별 또는 학교별 ‘복불복’식 통일교육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김대현 사회부 차장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5-10-07 김대현

선진화되고 있는 ‘경기 경찰’에 박수를

지난달 16일께다. 오전 일찍 경기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이하 여청과) 성폭력수사대에서 급하게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성폭력수사대는 부서 이름과 같이 성폭력을 전담으로 수사하는 부서로 피해자 노출 및 가해자가 특정하기 어려워 웬만해서는 보도자료 배포 및 언론에 사건을 밝히기를 꺼린다. 부서 특성상 아동 및 청소년, 그리고 장애인 성폭행 등 사건 자체가 매우 예민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날 긴급하게 배포된 자료 내용은 더욱 기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수원서부경찰서 소속 일선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한 경위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긴급체포 됐다는 내용이다.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해 알게 된 여고생을 보호하고 상담해 준다는 명목으로 접근해 강제추행을 한 혐의 내용이다. 자료를 눈으로 직접 확인 하고도 믿기 힘들었다. 그동안 경찰관의 비위 사건이 있을 때 철저히 ‘내 식구 감싸기’로 일관하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경기경찰은 자료를 통해 피해자의 아픔이 조기에 치유될 수 있도록 심리치료와 상담을 진행한다고 했다. 해당 경찰은 언론사 보도 이후 구속과 함께 현재는 파면된 상태다.수원서부경찰서는 발칵 뒤집혔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지만 어떻게 언론에 보도자료까지 뿌리며 ‘공개를 할 수 있느냐’는 섭섭함이다. 그것도 긴급체포 시에 공개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하지만 이번 경기경찰청 여청과의 발빠른 모습은 적절했다는 평가다. 비위 사건을 꼭꼭 숨기려다 더 큰 사건으로 키운 과거와 달리 제 식구 먼저 감시하고 적극적으로 수사한다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피해자의 상처까지 치유해주겠다는 경찰의 의지가 ‘믿음직함’으로 다가왔다.이처럼 김종양 경기경찰청장 취임 이후 경기경찰의 변화가 크다. 형사·수사는 물론 각 참모 부서의 언론대응 관도 변하고 있다, 그만큼 경찰이 투명해지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언론을 담당하고 있는 경기경찰의 홍보 기능도 더욱 세련돼졌다. 무조건적인 보도자제 요청 보다는 적극적인 해명과 빠른 사건 전달, 그리고 언론과의 유대관계 증진으로 그 어느 때보다 선진화됐다는 평이다.이번 여청과의 사례를 보듯이 국민을 믿게 하는 경찰의 모습은 경찰 스스로 아픈 곳을 밝히고 치유해 나가는 모습이며, 시민들은 이를 기대할 것이다./조영상 사회부 차장조영상 사회부 차장

2015-10-04 조영상

그 누구도 괜찮지 않다

최근 실내 장식 및 공기정화, 관상수로 다육식물이 주목받고 있다. 산세비에리아·관음죽·파키라·행운목·선인장·아레카야자 등 이름도 다양한 이들 다육식물은 광합성과 호흡을 하며 유해물질을 흡수해 포름알데히드, 휘발성유기화합물, 중금속 등 새집증후군의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정집은 물론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 됐다. 특히 다육식물은 줄기나 잎 또는 식물 전체가 두껍고 수분을 많이 가지고 있어 큰 관리가 필요 없기 때문에 너도나도 다육식물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다육식물 역시 무관심으로 놔둘 경우 말라죽는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은 ‘괜찮겠지’하며 방치하는 경우를 흔히 목격하게 된다. 조금만 관심을 가져준다면 그 식물의 효능으로 더욱 쾌적한 환경이 될 수 있음에도 말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흔히들 저 사람은 ‘씩씩하니까’ ‘착하니까’ ‘화를 내지 않으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이 ‘괜찮다’고 여기는 사람들 역시 마음의 상처를 받고 좌절도 하고 고민에 빠지는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결국 그 누구도 괜찮지 않다. 수년째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삶 역시 녹록지 않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그 때문인지 추석을 맞아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려는 온정의 손길도 많이 사라지는 분위기다.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오롯이 물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문제겠지만 그저 마음만으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것 그 또한 어불성설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최소한의 배려와 마음가짐, 따뜻한 시선만으로도 각박한 사회 분위기는 바뀔 수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한다. 그저 주변 사람들의 기분과 분위기에 맞는 칭찬과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 사람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행복한 위로가 될 수 있다. 그 마음가짐만으로도 사회는 시나브로 변화할 것이다.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사회보다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관심을 두는 것만으로 이 사회는 조금 더 따뜻해 질 수 있다. 이러한 마음이 모일 때 우리는 모두 괜찮을 수 있다.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5-09-30 최규원

‘판도라의 상자’ 산지경사도 완화

“어휴, 그건 판도라의 상자를 또 여는 건데….” “이슈임에는 분명 하지만 기사화하는 것은 시기상….” 얼마 전 광주시의 산지경사도와 관련해 재밌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이참에 기사화 해보자’는 생각으로 몇몇 기관 및 지자체 관계자들을 만나 얘기를 나눠보니 대부분 부정적인 말을 쏟아냈다. 일부 관계자들은 수년 전 있었던 광주시 경사도 완화 논란(경사도 완화를 골자로 하는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이 발의됐으나 각계 입장차이로 부결된 일)을 의식한 탓인지 어떤 식으로든 이슈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사실 한달 전 쯤인가 광주의 한 시민단체 임원이 산지경사도와 관련해 공론화 자리를 마련했으면 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일반적으로 볼 때 산지경사도 완화는 시민단체가 통상 반대하는 현안이기 때문에 먼저 공론화하기 힘든 상황에서 참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유를 듣고 보니 오히려 열린 마인드일 수도 있겠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 전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연보전권역 규제 완화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에서 ‘4년제 대학이 들어오면 뭐하고 자연보전권역이 풀리면 뭐하느냐. 차라리 조례로 묶여 있는 경사도를 하루빨리 완화해 개발수요가 넘쳐나는 지역 내 숨통을 틔워달라’는 의견이 개진됐다고 한다. 광주시는 지난 2010년에도 통·이장 협의회로부터 개발행위 허가시 산지경사도 기준 완화를 요청하는 건의서가 접수돼 공론화된 바 있다. 당시 통·이장 협의회는 ‘광주시는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호로 인해 상수원규제를 받고 있는 실정에서 산림개발 경사도기준을 타 시군보다 더욱 강하게 규제하고 있어 이를 완화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들은 광주시는 전체면적 중 산림이 약 70%를 차지하고 있고, 인접한 이천과 여주시의 경우 경사도가 높은 산림이 상대적으로 광주시보다 적음에도 불구하고 산지개발 가능 경사도를 25도로 규정하고 있다며 광주시는 20도 미만으로 규정한 경사도 기준을 25도로 완화해 달라는 게 주요 골자였다. 지금 상황에서 보면 경사도완화는 시점이 문제인 것 같다. 언젠가는 재논의돼야 할 이슈임에는 분명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칫 정치적으로 매도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사도가 완화되든 그렇지 않든 간에 공론화되는 자체가 부담스럽고, 이미 곳곳에서 난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사도완화는 더 큰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는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경사도 관련 현안은 광주시의 뜨거운 감자다. 문제를 간과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서 과거 이분법적 사고로 논란만 불거졌다면 이제는 합리적 대안을 갖고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5-09-29 이윤희

맹탕 국정감사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인천시 국정감사가 지난 21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3년 만의 국감인 터라, 의원들의 날카롭고 강도 높은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천시는 2013년 전국체전, 2014년에는 아시안게임 준비를 이유로 국감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의원들의 국감 준비가 부족했던 탓인지, 인천에 이슈가 없었던 것인지 한마디로 ‘맹탕 국감’이었다. 올 인천시 국감에서는 송영길 전 시장과 유정복 현 시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규모, 시청사 건립 관련 연구용역, 민자로 추진될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이관 문제 등이 주로 다뤄졌다. 이들 사안은 이미 지역신문 등을 통해 알려진 내용으로, 이날 국감에서 새롭게 드러난 사실은 거의 없었다. 민선 5·6기 시장 업무추진비 논란은 동일 기간에 누가 업무추진비를 더 많이 썼느냐가 쟁점이었다. 업무추진비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직무 수행과 정책 추진 등에 사용하는 비용을 말한다. 사용 규모와 방식(현금·신용카드)보다는 용도에 맞게 효율적으로 썼느냐가 중요한 것 같은데, 국감에선 이런 부분까지 다뤄지지 않았다. 의원들은 시청사 건립 관련 연구용역 문제를 ‘재정난’과 연계해 질타했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시청사 신축이 꼭 필요하냐 혹은 가능하냐는 것이었다. 인천시도 당장 시청사를 신축할 생각이 없다. 계획을 갖고 시청사 신축을 준비해 나가겠다는 것이 인천시의 입장이다. 그나마 국감에서 하나 건진 것은 의원들도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었다. 한 의원은 “고속도로 기능 회복과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하루빨리 지하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고, 다른 의원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를 위해 애써 달라”고 했다. 시민들의 통행료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의원들이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은 참 다행이다. 하지만 사업 주체인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이 같은 질의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게 맞는 것 같다. 이런 질의는 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 또는 시정질문에서 할 내용이다. 기존 언론 보도 내용을 되풀이하고, 지방의회 행감과 중복되는 ‘지자체 국감’은 폐지해야 한다. 지방의회는 지자체를, 국회는 중앙부처·국가공기업을 감사하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5-09-22 목동훈

불황 극복

1주일 뒤면 추석이다. 4일간의 연휴를 코 앞에 두고 이번 한 주 동안 일이 손에 잡힐지 걱정이다. 하지만 들뜬 마음과는 달리 국내 경제는 축 처져 있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로 경기가 바닥을 치고 난 뒤 불과 1년도 채 안돼 또다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내수부진은 장기화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의 체감경제는 더 우울한 상황이다. 청년들의 실업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내수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매출이 줄어들면서 경영에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지역내 업체들의 추석 연휴 및 상여금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더라도 예년보다 상여금 지급을 하지 못하는 업체가 더 늘었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조치와 증시폭락의 영향으로 국내 기업들은 휘청거리고 얼어붙은 소비는 장기 침체의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정부가 추석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추석 전후 한 달 동안 전국 3천여개 백화점·전통시장 등이 참여하는 세일행사를 갖기로 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로 보여진다. 특히 정부는 이번 추석 연휴가 내수 회복의 결정적 전환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서민층이 경기회복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가위 스페셜위크(9월14~25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10월1~14일) 등을 내실있게 운영해 ‘추석연휴 효과’를 극대화할 것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추석 자금을 지원하고 세정 지원책 등도 밝혔다. 정부의 노력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이 같은 정책과 대책의 혜택이 모든 계층과 분야를 막론하고 골고루 미치도록 운용의 묘를 살리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생필품과 차례용품에 대한 원활한 공급은 물론 물가관리에 충실해야 할 것이고, 중소업체들의 자금 활용을 도와 생산과 유통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여기에 기업들 특히 대기업들도 경기회복을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 매출 경쟁에 몰두하면서 자사 이익에만 급급하기 보다는 협력사들과의 상생을 통해 경제 활력을 불어넣고 창출한 이윤을 국가와 지역 사회에 보탬으로써 국가적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인식이 필요한 때다. 정부의 효과적인 정책 마련과 함께 모든 경제 주체들의 불황극복 의지가 이번 추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 이성철 경제부 차장▲ 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5-09-20 이성철

사랑과 관용이 결여되는 사회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는 ‘인간이 변화시킬 수 있고 변화시켜야만 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며 변해야 하는 것 중에 인간의 이기심을 꼽았다. 지금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면 이기심으로 빚어진 폐해가 갈수록 심각해짐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이를 두고 ‘세상이 각박해지고 있다’며 탄식하기도 한다. 얼마 전 터키 해변에 떠내려온 시리아 세살배기 아이의 주검은 세상을 충격에 빠트렸다. 내전을 피해 탈출한 난민을 유럽의 많은 나라가 고개를 돌렸고 한술 더 떠 이들의 길을 가로막은 나라도 있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우리 주변을 보더라도 이기심의 폐해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한민국 최악의 참사로 남을 ‘세월호 사건’을 비롯해 매년 되풀이되는 노사갈등하며, 요즘 새삼 주목받는 ‘불효자식 방지법’ 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널려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심이 이웃의 위험을 모른 체하고 남의 불행에 쾌재를 부르기도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낳고 있다. 어느 시대, 어디서건 이기심은 존재했지만, 오늘날 위험스러운 것은 이기심이 미화되고 이타적인 행동이 ‘바보스럽다’며 놀림의 대상이 되는 묘한 풍조가 불고 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인가 남에게 양보하는 것이 손해로 비치고, 남을 돕는 것이 주제넘은 일로 여겨지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주택가에서 주차 때문에 언쟁을 벌이는 일은 이제 흔한 일상이 됐고 건널목에 아직 보행자가 있어도 신호가 바뀌자마자 경적을 울리거나 그 앞을 쌩하니 달리는 차들이 당연시되고 있다. 이러한 시각으로 볼 때 며칠 전 광주광역시 도심 한복판에서 목격된 장면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일일 수 있다. 한 청년이 어디선가 달려와 건널목에서 지팡이를 짚고 한발 한발 힘겹게 걸음을 떼는 할머니를 부축했다. 이 청년은 할머니가 건널목을 다 건널 때까지 느린 걸음에 맞춰 함께 걸었고 기다려준 차량에 고개 숙여 인사까지 하고는 다시 가던 길로 바쁘게 사라졌다. 이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감동받은 많은 사람의 댓글이 오르며 할머니를 도운 청년은 ‘선행남’으로 화제가 됐다. 급기야 이 선행남을 찾아 표창하겠다는 경찰의 공지문까지 등장했다. 사랑과 관용이 결여돼 가는 요즘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일화가 아닐 수 없다.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5-09-16 최재훈

코리아 고스트, 난민

바닷가에 잠들어 있는 세살배기 아이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에 관한 사진 한 장이 SNS 등 전 세계로 타전되면서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우리 사회도 난민 문제의 심각성에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난민은 한국 사회를 어슬렁 거리며 떠돌아다니는 ‘유령’으로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실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은 듯, 유령 취급하고 있다. 여전히 난민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전쟁 등으로 삶의 터전을 떠나 시리아 등지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난민을 받아들이는데 참으로 인색하다. 한국 기초 지자체에선 처음으로 김포시의회가 최근 난민법을 생활차원에서 보완·시행하겠다는 취지로 난민지원조례를 제정했다. 난민인정을 받기 이전의 그들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심지어 가뜩이나 어려운 나라 경제, 혹은 지자체 살림을 핑계(?) 삼아 난민지원 정책 자체를 비난하기까지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도가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크다며 재의결을 김포시에 요청해 왔다. 2년 전 시행된 난민법이 규정한 난민지원대상 폭을 확대한 것이 문제가 됐다. 난민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난민에 준한 상황에 부닥친 그들을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든 게 잘못이라는 것이다. 지난 10일부터 추경 등을 처리키 위한 임시회에 들어간 김포시의회는 주중에 난민지원조례에 대해 재의결에 나선다. 정당별 견해차가 커 이 조례를 재의결할 찬성 의원 수가 한 표 부족, 난민조례 폐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기초 시의회가 통과시킨 난민지원조례가 쓰레기통에 버려질 상황인데도 정치, 혹은 상황 논리에 기대 이 사회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내 일이 아니라는, 시급한 상황이 아니라는, 진영논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선한 의지의 각 정당소속 의원들, 난민지원단체 혹은 시민사회조차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 결과, 비 자발적으로 모국을 떠나 한국에 들어온 난민들을 또다시 사지(死地)로 내몰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때 나라를 잃고, 전쟁에 휘말렸을 때 전 세계로 난민을 눈물로 보냈던 국가였다. 벌써 망각하고 있다. ‘나와 함께 살아갈 난민은 정작 외면한 채 세계 난민지원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고 외치는 우리 사회의 가면을 벗어버릴 날이 속히 오기를 희망한다. /전상천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전상천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2015-09-13 전상천

국립·민간어린이집 벽 허무는 노력 필요

매년 연초만 되면 국공립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기 위한 엄마들의 사투가 벌어졌다. 그나마 서울·경기지역 일부만 가능했던 어린이집 인터넷 입소대기 신청(아이사랑보육포털)이 지난해 4월부터 경기도 전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엄마들의 눈치싸움이 다소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민간어린이집 원아 학대사건 등으로 인해 엄마들의 신뢰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수그러들었던 국공립어린이집 선호도는 다시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국공립에 비해 비싼 민간어린이집의 보육료도 엄마들의 발길을 돌리는데 한 몫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때문에 엄마들은 아이들이 행복하고,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 해소 및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은 국공립어린이집 뿐 이라고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오죽하면 국공립어린이집 입학을 놓고 엄마들 사이에서는 ‘로또’라고 불린다. 지난해 안양시가 영유아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지역사회복지계획 수립 관련 복지욕구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 중 69%가 국립어린이집을 선호했다. 그러나 현재 안양지역 국공립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영유아는 지난 7월 31일 기준으로 1만5천331명 중 2천204명에 불과하다. 전체 어린이집 555개소 가운데 국공립이 32개소 밖에 안되기 때문으로, 학부모들의 욕구를 반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로인해 학부모들은 민간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는 막대한 예산부담 등의 이유로 선뜻 학부모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양시가 국공립어린이집과 민간(가정)어린이집간 발생하는 보육료 차액 등을 보존해 주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 민간어린이집 준공영화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해법을 제시하고 나섰다. 민간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부모들에게 추가 보육료부담을 없애주고, 아이들에게는 국공립수준의 보육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사업개시가 내년 3월인데 벌써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국공립어린이집을 선호하는 학부모들의 욕구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지자체가 내세우는 예산부족이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잠재우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안양시도 재정자립도가 갈 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연 26억원을 투입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안양시처럼 국공립 어린이집을 당장 늘릴 수 없다면 지자체가 나서 수적으로 월등히 많은 민간 어린이집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과천) 차장▲ 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과천) 차장

2015-09-08 김종찬

대한민국 복싱 국가대표 ‘신종훈’

인천 복싱은 전국에서 알아준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전에서도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4번째 우승이었다. 인천에는 한국 복싱을 대표하는 간판선수가 있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인천시청 소속 신종훈(26)이다. 오랜 침체기에 있는 한국 복싱에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긴 장본인이다. 복싱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누려야 할 신종훈이 눈물을 머금고 가슴에 달았던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의 꿈도 그렇게 내려놓았다. 신종훈은 국제복싱협회(AIBA)와 프로복싱(APB) 진출 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던 지난해 5월 AIBA 직원이 내민 영문으로 된 문서에 ‘등 떠밀리듯’ 서명한 게 그의 발목을 잡았다. APB는 WBA(세계복싱협회)나 WBC(세계복싱평의회)와 달리 선수들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에 출전할 수 있다. 그래서 신종훈도 한때는 APB를 무척 뛰고 싶어 했다. AIBA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신종훈에게 별안간 그가 서명한 문서를 내밀며 APB 출전을 통보했다. 그러면서 전국체전 등 국내 대회 출전을 막고 APB 경기를 1년에 5~6회 뛰는 대가로 겨우 1천만원(각 경기당 약 180만원)의 보수를 주겠다고 알렸다. 아마추어 복싱 선수에게 국내 대회를 뛰지 말라는 건 소속팀(인천시청) 옷을 벗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신종훈의 후배인 함상명(용인대)에겐 APB를 뛰면서 국내 대회 출전도 허용한다는 점에서 형평성의 문제도 있다. AIBA는 APB를 안 뛰며 맞서는 신종훈에게 1년 6개월의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내년 4월이 돼야 이 징계가 풀린다. 대한민국 복싱 선수가 이 단체에 의해 징계를 받는 현실도 참 의아한데, 대한복싱협회는 한술 더 떠서 자국 선수 구제는커녕 AIBA의 입장만을 두둔하려는 듯한 태도로 복싱팬들의 원성까지 샀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신종훈을 그토록 치켜세우던 협회는 지난해 12월 한국 복싱 100주년을 맞아 개최한 ‘2014 복싱인의 밤’에 신종훈을 초청하지 않았다. 포상금도 신종훈만 지급하지 않았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복싱을 시작했다는 신종훈은 기자에게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동안에는 저와 가족만을 위해 앞만 보고 운동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으로 운동하죠.”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팀 차장▲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팀 차장

2015-09-06 임승재

골프 대중화 밑거름 되길…

정부가 소비촉진 대책에 골프대중화 확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한 것은 환영할 만 한 일이다. 그동안 사회단체와 관련 단체들이 골프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제안을 했지만 사실상 정부가 손을 놓으면서 구체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캐디·카트선택제 실시는 선진국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국내처럼 18홀 전 홀을 캐디(경기보조원)들과 함께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북미나 유럽의 경우는 골퍼 혼자서 카트를 모는 모습이 흔하다. 하지만 국내 골프는 회원제로 시작한 고급 스포츠 문화로 일단 캐디와 카트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소위 ‘폼이 안 난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골프도 운동으로 이번 정부의 발표는 건전한 골프 문화를 위한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정책에 골프단체와 시민단체가 공식적으로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키로 했다. (사)한국대중골프장협회는 물론 한국골프소비자모임 등 관련 단체들이 골프 대중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한 것이다. 특히 대중골프장협회의 적극적인 동참은 큰 의미가 있다. 회원사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골프 대중화를 위해 참여하게 됐다. 이번 정책과 관련, 일부 대중제 골프장들의 반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우선 회원제골프장 그린피에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문제다. 회원제골프장들은 이번 정부 발표에 적지 않은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골프대중화에 있어 개소세 감면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판단은 다르다. 개소세 감면은 이번 정부의 소비촉진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회원제골프장은 회원들만을 위한 골프장으로 개소세 감면 문제는 별개라는 것이다. 우선 본인들부터 노캐디와 카트선택제를 솔선수범으로 실행에 옮기고 자구책 마련을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문제다. 골프는 이제 부유층만을 위한 전유물이 아니다. 직장인 누구나 즐길 수 있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대중화로 가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회원제 골프장의 개소세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모든 것이 절차대로 흘러가고 있다. 정부의 이번 골프 소비대책 방안은 골프대중화로 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영상 사회부 차장▲ 조영상 사회부 차장

2015-09-01 조영상

명절과 체불은 불가분의 관계?

추석 등 명절 때마다 끊임없이 언론에 보도되는 뉴스가 바로 공사현장의 ‘체불’문제다. 노동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매번 체불임금 등을 근절하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그때 뿐이라는 것이다.사실 노임, 즉 임금 체불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체불임금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커지면서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가고 있는 편이지만 타워크레인·덤프 등 장비와 자재 등 대금체불은 개별사업자 간 문제라는 이유로 좀처럼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듯하다.건설현장에서는 ‘제값은 고사하고 체불만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하소연이 나올 정도다. 게다가 당연히 받아야 할 대가를 읍소해야 하거나 일부 삭감 해야만 겨우 손에 쥐는 경우도 허다하다. 아니면 경찰에 집회신고를 내고 단체행동에 나서 발주처나 원청으로 불리는 원도급사를 압박해야만 내가 일한 대가를 받아낼 수 있다.이러한 체불문제는 민간부문 건설현장뿐만 아니라 관급공사로 불리는 공공부문 건설현장에서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사실 의왕시가 발주한 한 주민자치센터에서도 최근 대금체불 문제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공사현장에 H-Beam을 납품한 업체는 하도급사로부터 8천600만원에 달하는 자재대금을 받지 못해 시가 원도급사에 지급해야 하는 기성금 지급을 보류하고 자재대금으로 직불 처리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었다.또 덤프·크레인·굴삭기 등 장비대금 7천여만원을 받지 못한 건설노동자들은 민주노총 건설노조를 통해 집회 등 실력행사에 돌입하겠다고 발주처인 시와 원도급사를 압박한 뒤에야 시의 중재로 일주일 만에 겨우 대금을 받을 수 있었다.발주처에서는 대금이 지급됐는데도 건설근로자는 돈을 달라고 하소연을 해야 하나?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은 한결같이 “직접 계약관계가 아니다”는, 발주처와 원도급사의 무관심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다시 말해 “너희 문제이니 너희 끼리 알아서 해결하라”고 외면하다 문제가 터진 뒤 불똥이 튀기 시작하면 그때 서야 허겁지겁 해결에 나서기 때문이다.건설현장의 체불문제는 되풀이되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해결되기 쉽지 않지만 일부 지자체가 시행 중인 ‘클린페이시스템’처럼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공사현장부터 적극적으로 나설 때 해결의 첫 단추가 끼워진다./문성호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문성호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2015-08-30 문성호

정체성 찾은 오산, 이제는 자신감을 갖자

오산시는 작은 도시다. 오산읍에서 오산시로 승격된 지가 채 30년이 되지 않았다. 인구 역시 급속하게 늘어난 것치고는 이제 갓 20만 명을 넘은 수준이다. 이 때문인지 오산시의 공직사회나 시민사회에서는 오산 스스로를 낮추는 자체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그들이 말하는 오산의 경쟁력 부족 이유는 대략 이렇다. “수원·화성·용인·평택 등 대도시에 낀 형국이다. 우리는 면적과 인구가 작아 발전에 장애요소를 가지고 있다”, “가용예산 중 복지비가 너무 많다. 오산에서는 재원을 가지고 대형 사업을 하기가 힘들다”, “타지역에서 유입된 아파트 인구가 너무 많다. 오산이라는 도시 브랜드가 약해진 이유다” 등등.하지만 이들의 걱정은 자신감이 결여된 기우(杞憂)일 뿐이다. 오산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를 대표하는 교육도시로 우뚝 섰다. 교육은 시민의 정주성을 높인다. 인구 30만 시대를 기대케 하는 대표적 이유다.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을 유치하며 산업의 기반을 마련했고, 독산성·궐리사·물향기수목원 등 소위 뜨고 있는 관광자원도 갖췄다.최근에는 ‘죽미령 유엔초전기념 평화공원’ 조성 추진 등 국가적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추진에도 나섰고, 운암뜰·내삼미동 공유지 개발사업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조금 무리하더라도 박차를 가하면, 분명 사업의 성과를 낼 수 있고 도약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자신감이 문제다. “오산이어서 힘들 거예요” “우리 오산 사정 잘 알잖아요” 등 스스로를 낮추는 평가는 잘 될 일도 그르치게 할 수 있다. 때마침 오산시는 지난달 시의 상징물인 시조를 비둘기에서 까마귀로, 시화는 개나리에서 매화로 변경했다. 화성시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그대로 사용하던 상징물들을, 지역 특성과 정서를 반영해 정체성을 찾게 된 것이다. 한계를 정해 놓은 사람에게 발전은 있을 수 없다. 작은 나라인 대한민국은 열강의 틈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 발전을 이뤄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한강의 기적’도 가능했다. 작지만 강한 도시 오산시가 본받아야 하는 것은 바로 대한민국이 주는 교훈 아닐까?/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5-08-25 김태성

북한 리스크 재발… 이어지는 경제악재 대비해야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불안 요인인 북한 리스크가 재발했다.지난 6월 내수 경제에 큰 타격을 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충격에서 벗어날 즈음에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증시 불안의 그늘이 엄습한 데 이어 3연속 악재이다.연내 예정된 미국의 금리 인상과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하락까지, 올해 우리 경제에 미칠 악재는 4연속, 5연속으로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우리 경제는 반복되는 북한 리스크에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기긴 했지만 현 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여타 대외 요인들까지 불안정해 예상외로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우려한다.다만 북한의 포탄 도발에 따른 준전시 상태가 대화 국면으로 전환됨으로써 초대형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일단 한숨을 돌렸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북한 포격 도발 당일인 20일 슈퍼마켓 매출은 작년 같은 날보다 7.3%, 백화점 매출은 9.3% 증가했다. 과거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있었던 사재기 등 이상 징후는 없었다. 하지만, 메르스 충격으로 2분기 성장률이 0.3%에 그친 상황에서, 연이은 악재들로 인해 해외 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반까지 낮췄다.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5%로 하향조정했다특히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국 경제가 급락하면 무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10개 국가 가운데서도 특히 한국의 충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금융시장에 불안요소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며,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큰 변수로 작용하는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하락도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유가 하락은 원유 수입국인 우리에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석유화학제품 수출 비중이 큰 한국 산업의 부진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대외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인천시도 대책을 강구해 지역 기업을 보호해야 한다. 시 차원의 합동점검대책반을 구성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하며, 지역 경제단체들도 그 어느 때보다 경각심과 긴장감을 갖고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시에 조언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5-08-23 김영준

골프대중화 변화만이 살길이다

골프는 이제 더는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렇다고 축구나 마라톤처럼 간단한 복장과 장비로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중 스포츠에 근접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직장인들에게 부담스러운 것만은 사실이다.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골프를 누구나 즐기자는 것이 경인일보가 5회 기획 보도한 ‘골프 대중화의 덫’ 시리즈의 핵심 내용이다.회원제골프장은 입회반환금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초기 공사대금을 모조리 회원권으로 충당하고 그들에게 세금 정도만 받고 운영을 하고 있으니 만년 적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덕분에 비회원들이 부담해야 할 그린피(골프장 입장료)는 회원들보다 3~4배나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대중제골프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회원제와 달리 개별소비세 면제 혜택을 받으면서도 그린피는 회원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고급화를 내세우며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 할 가격에 ‘배짱 영업’을 하고 있을 정도다.국내 대중골프를 선도하는 군산CC. 회원제 18홀에 대중 골프장만 무려 63홀이 된다. 골퍼들에게 비용 면에서 큰 부담을 주지 않는 곳으로 잘 알려졌다. 캐디선택제와 개인 전동카트 이용을 확대하면서 골프 대중화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일선 골프장은 골퍼 중심이 아니다. 간단한 식음료 반입도 금지하면서 골프장내 그늘집 가격은 고개를 절레절레하게 한다. 살짝 배가 고파 삶은 달걀 1개를 먹었는데 무려 3천~5천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현재 국내 골프는 대중골프 문화로 가는 과도기에 와 있다. 골프장 페어웨이를 개방해 결혼식을 치르는 것도 경영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가깝고 친근한 골프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문화체육관광부의 일선 골프장들에 대한 정확한 감시와 지도가 필요하다. 그린피는 물론 식음료와 카트피, 캐디피 등 부대비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주는 것도 골프 대중화를 위한 한 방법이다. 노캐디와 셀프라운딩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부실화된 회원제 골프장의 대중 골프장으로의 전환도 정부가 나 몰라라 지켜만 봐서는 안 된다. 입회금 반환문제는 전국에 있는 회원제골프장의 도미노 부도를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영란 법에 따른 접대문화 변화, 그리고 공무원 골프 금지령 또한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조영상 사회부 차장▲ 조영상 사회부 차장

2015-08-16 조영상

광주, 어느 마을주민들의 ‘골프장 단상’

날로 늘어가는 스크린골프장이나 골프연습장을 볼 때면 ‘골프 대중화 시대’란 말이 그다지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전형적인 농촌마을에서 평범하게 일생을 살아가는 어르신들에게 골프는 아직 낯설 수 있다.며칠 전 취재차 광주 곤지암읍 상열미리 인근에 소재한 B골프장에 갔다. 항의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 것인데 다소 이른 아침임에도 골프장 정문에는 피해를 호소하는 마을주민들로 들썩였다. 젊은 층이라고 해봐야 50대이고, 70~80대 노인들과 부녀자들이 농번기 일도 접어둔 채 피켓을 들고 빨간 머리띠를 두른 채 모였다.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간략히 말하면 ‘골프장이 기존 18홀에서 9홀을 추가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주변 생태계 파괴 등 주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는 것이다.마을 이장은 “7년째 계속되는 고통에 우리가 얼마나 답답하면 이 더운 여름날, 마을 어르신까지 모시고 이런 항의집회를 하겠느냐”며 하소연을 늘어놨다. 마을을 따라 이어진 계곡은 광주에서도 대표적 청정계곡으로 피서철이면 피서객들로 북적거렸지만, 7년 전 마을과 불과 300여m 떨어진 골프장에서 확장공사를 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고 한다.사실 주민들은 지역에 골프장이 들어선다고 할 때만 하더라도 부정적 측면보다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다고 한다. 살면서 골프채 한번 잡아보지 못했던 마을 어르신들도 골프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우리 지역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되도록 참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생태계에 변화가 생기고 직접적으로 농사에 피해를 입게 되면서 골프장이 어떻게 지어지고 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게 되고 어느새 반(半) 전문가가 돼 있었다.한 주민이 말했다. “기자니까 골프쳐 봤죠? 근데 이거 알아요? 골프장이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고 골프장 관리에 또 다른 환경오염이 생기는지 말이에요.”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아무리 우리가 떠들어도 골프 칠 사람들은 칠 테고, 공사는 계속될 테지만 골프 대중화 때문에 무고한 피해자가 생기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아직 골프를 해본 경험은 없다. 하지만 혹시 필드에 나갈 일이 있다면 이곳 주민들의 말을 다시금 떠올릴 것이다. 처음부터 그 자리에 골프장이 있었던 게 아니라고…./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5-08-11 이윤희

‘솔개그늘’에서 배우는 행복

연일 찌는 듯한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휴대전화에는 수시로 ‘폭염주의보’, ‘폭염특보’ 알림 메시지가 도착한다.어찌나 더운지 조금 과하게 표현하자면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팽형(烹刑 - 가마솥에 삶는 형벌)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그래서일까. 어느 광고문구처럼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는 말을 실천하고 싶다. 그러나 아무것도 안하기에는 우리는 너무 바쁜 사회속에 살고 있다. 다행히도 이 사회는 바쁜 일상 잠시나마 쉬어가라고 여름철을 맞아 ‘휴가’를 권한다.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라는 의미지만, 언젠가부터 휴가마저도 전쟁이 돼버렸다.유명 피서지의 경우 최소 몇 주전 예약은 필수고 휴가시즌에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수 시간의 고속도로 정체를 겪는 것은 기본이고, 정작 편하게 쉬고 싶어 도착한 곳에는 수많은, 이미 도착한 인파로 가득하다. 때문에 밥 한끼 편하게 먹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그래도 휴가니까 다들 어디든 떠나니까 나도 가야지 하며 집을 떠나 휴가를 다녀온다. 한바탕 휴가전쟁을 치르고 되돌아온 일상에서 많은 사람들은 ‘휴가를 다녀왔다’는 마음만으로 위안을 얻는다. 그것이 지금을 사는 사람들의 휴가의 의미다. 그러나 그 전쟁 같은 휴가마저 보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전쟁이건 아무것도 하지 않건 휴가를 가질 수 있다는 건 어쨌든 우리 내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다. 소소한 행복은 며칠 전 지난 소서(小暑)에서도 배울 수 있다. 소서는 절기상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절기다.과거 우리 조상들은 소서 무렵부터 논매기나 풀베기에 바빠 허리를 펼 틈없이 비 오듯 땀을 흘리며 일을 하다 구름이 지나가다 만들어 준 ‘솔개그늘’에 고마워했다. 하늘을 나는 솔개가 드리운 그늘만큼 작은 그늘이지만, 실바람과 작은 그늘에도 땀을 식힐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아직 여름은 끝나지 않았다. 또 몇번의 ‘폭염주의보’, ‘폭염특보’가 내려질지 모를 일이다. 물론 폭염에 따른 예방수칙을 지켜 안전한 여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부득불 밖에서 일을 해야한다면 조상들이 솔개그늘에 고마워했던 그 소박한 마음으로 이 여름을 보낸다면 훨씬 시원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5-08-09 최규원

메르스 끝, 휴가 시작

지난달 28일 정부의 사실상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종식 선언이 있었다. 지난 두 달여간 대한민국은 메르스 공포감에 사로잡혔었다. 백화점과 전통시장, 영화관, 음식점 등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겼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경제에 큰 지장을 주기도 했다. 대한민국은 지난 한해 지독한 몸살을 앓았던 세월호 여파에서 조금씩 벗어나나 싶었는데 올 상반기 메르스의 긴급 확산으로 경제 회복은 커녕 오히려 후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p 떨어졌다.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올해 경제성장률도 2.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그리스 사태, 중국 증시가 불안한 모습에 대한민국 경제는 그리 낙관적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어찌 됐든 대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이번 메르스 사태 종식은 우리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이다.정부의 내수 살리기 노력에 기업들이 동참하고 국민들도 조금씩 소비에 나서는 분위기다.매출 급락에 한숨만 쉬어야 했던 백화점과 할인점 등 유통업계는 대규모 할인 행사 등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무엇보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를 나가는 것도 좋지만,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휴가를 국내에서 보내자는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해외든 국내든 어디로든 이번 휴가만큼은 모든 국민이 제대로 된 휴가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산업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린 근로자들에게 있어 휴가는 재충전을 위한 시간일 뿐만 아니라 당연히 즐겨야 하는 권리이기도 하다. 2년 연속 국가적 재난 상황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이제부터라도 개인 자신을 위해서라도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낼 준비를 해야 한다.이왕이면 휴가를 통해 자신의 힐링에서 시작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고 국가 경제의 회복을 가져올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값진 시간이 어디 있을까. 이번 기회를 통해 국민들이 정성을 쏟는 만큼 대한민국이 기운을 차리고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이성철 경제부 차장▲ 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5-08-02 이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