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소통' 없는 행정은 죽은 하천이다

부천은 요즘 어수선하다. 심곡복개천의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둘러싸고 인근 주민 간 찬반 양론으로 갈라져 민-민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복원 반대쪽은 70억원의 도비지원 중단으로 인한 예산문제, 공사 전후의 교통문제, 생태하천 복원시 효용성 의구심, 주변 상인 상권보호대책 등을 들어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주민들은 반대투쟁위를 결성, 물리적 행동을 천명한 상태다.찬성 주민들은 "심곡천의 생태하천 복원은 환경적 치유로 주민 주거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다"며 "복원 반대가 곧 반환경적이다"고 반박한다. 부천시는 친수공간 확보로 청소년에게 놀이 학습공간을 제공하고, 원도심지역 균형발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견인 등의 이유를 내세워 강행의지를 보이고 있다.갈라진 민심은 화장장 유치를 놓고 빚은 주민갈등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한데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업예산 부족 이유가 당초 지원키로 한 예산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면 '예산지원 약속을 지키라'며 경기도에 항의하는 게 정상인데, 부천시도 지방의회도 움직이지 않는다. 효용성이 떨어지면 제대로 된 친환경적 하천을 만들기 위한 대안을 제시, 설계에 반영하라고 시민사회가 촉구하지도 않는다.교통문제도 그렇다. 인간중심의 교통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도 대폭 확장과 자전거도로 신설을 더욱 강조, 도심내 차량흐름을 줄이는 게 타당한데 차량 정체를 우려한다. 하천 폭과 길이가 짧고, 물 흐르는 양이 적어 하천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여서 수량 확보가 문제고, 환경부의 획일적인 비합리적인 사업규제가 더 큰데도 정작 공론화되진 않고 있다.제대로 된 하천 복원을 위한 지방정부의 의지도 수상하다. 반대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결정된 일이니 따라오라고만 한다. 제기된 문제에 대한 검증을 거부하고, 대화 노력도 없다. 청계천 복원 당시 반대 상인과 서울시 국과장이 무려 4천200번이나 대화를 했다고 한다. '시민이 주인'이라는 부천시의 행정슬로건이 무색할 정도다.민심을 달래야 하고, 설득해야 한다. 심곡천에 물이 흐르지 않으면 죽은 하천이듯, 부천행정이 주민과 소통하지 않으면 주인 없는 도시로 전락하게 된다. 한겨울 땅을 파고 공사할 것이 아니면 시민의견을 더 듣고 모두가 수긍하는 안을 찾아야 하며, 시간은 충분하다고 본다. 봄바람이 부는 날, 모든 주민이 심곡천 복원공사 착공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2014-10-28 전상천

국적없는 아이들에 대한 무관심

'개방'으로 세계를 품에 안은 대한민국에는 아이러니하게도 '국적없는 아이들'이 태어나 자라고 있었다. 그 수는 파악조차 할 수 없다. 경인일보에 이들의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왜 우리나라에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는지', 그 원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을 수 있길 바랐다.해답은 취재 과정에서 차츰 드러났다. 다름 아닌 '무관심'이었다.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대다수 나라들이 국적에 관해서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사실이다. 국익과 국민정서 등 고려해야 할 여러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와는 무관하다. 무국적 아동들은 불법 체류자와는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 아이들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모에 의해 태어나 자라고 있을 뿐이다.이 아이들이 우리나라에 살고있는 한 인권국가로서 국경없는 '보편적 인권'은 보호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불행히도 원칙만 있을 뿐 이를 실천에 옮기는 법과 제도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기획시리즈의 마무리 단계에서 정부와 국회, 주한 외국대사관 등 여러 관련 기관에 무국적 아동에 대한 견해를 듣고자 인터뷰에 앞서 서면질의를 보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하나같이 '곤란하다'는 궁색한 답변 뿐이었다. 물론 매우 민감한 사안임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답을 회피하는 진짜 이유는 정작 딴 곳에 있는 듯했다.그동안 우리 정부는 물론 관련 기관들은 이러한 비극에 관심이 없었거나 외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인권을 다루는 국가 독립기관에서조차 서면 질의에 난색을 표할 정도였다. 이 기관은 인류보편적인 인권 보호를 주요 업무로 하는 곳이다. 입법기관인 국회에서도 이에 대한 답변을 해줄 의원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이유는 사안의 민감성이라기보다 무관심에 더 무게가 실렸다. 그동안 관심을 두지않고 있다 별안간 질문을 받으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국이 UN의 '아동권리협약' 가입국임에도 이를 이행하는 법과 제도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바라건대 지금이라도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최소한의 기본인권조차 보호받지 못해 비참하게 살아가는 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인권국에 합당한 조치를 서두르길 바란다.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4-10-26 최재훈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토요일마다 계획되지 않은 채로 살아가는 나를 보며 항상 시간을 낭비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다 남구학산문학원이라는 곳에서 '펀빌리지'라는 우리 지역을 알고 이해해 활동하는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15주 동안 열심히 참여했다. (중략) 펀빌리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나는 한층 더 성숙한 내가 된 것 같다."인천 남구학산문화원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 '펀빌리지'(FUN Village)에 참여한 한 학생의 수기 내용이다. 이 학생은 수기에서 "내 자신이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계획해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시켜 본 적이 없었다"며 "나와 우리들 생애의 첫 프로젝트였고, 무사히 마치고 나서 '나는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했다.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초등·중등학생들에게 미술·음악·역사·연극·영화·문학·미디어 등의 문화예술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주5일수업제'가 전면 시행된 2012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인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경우, 사업 첫해 700명의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16개 프로그램에 1천154명의 학생들이 참가하는 등 '학교 밖' 문화예술체험·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그런데 올해 사업비가 연초계획의 절반수준으로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인천시는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 때 예산절감을 이유로 시부담금의 절반만 세웠다. 이에 따라 국비도 줄어들게 됐다.시 문화예술과는 올 정리(2차)추가경정예산에서 시비부족분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결산 작업인 정리추경에서 사업비를 확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당장 성과가 보이는 사업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토요일 갈 곳이 마땅치 않은 맞벌이·저소득층 가정 아이들,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는 '미래 꿈나무'에게는 중요한 사업이다.시는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신설,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 등으로 인해 재정난을 겪고 있다. 재정운영을 정상화하고 빚을 갚기 위해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것도 잘 안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까지 축소시켜야 하는 것일까. 경제적 또는 정치적 논리로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사업마다 몇퍼센트씩 일률적으로 사업비를 삭감하는 방식의 예산절감은 문제가 있다. 인천의 미래와 발전을 위한 사업이 무엇인지, 시가 좀 더 고민해 주기를 바란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4-10-21 목동훈

국정감사 무용론, 유감

올해 국정감사가 7일 남았다. 정치부 시절 국회를 출입했던 경험에 따르면 '끝물이요, 파장이다'. 특히 비록 하루 만에 '회군'했지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개헌 발언과 성남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여파로 더욱 그렇다. 국감 무용론이 또다시 스멀스멀 고개를 든다.다소 결이 다르지만 제4공화국 시절 '부패와 관계기관의 사무진행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국정감사권을 삭제했던 것과 오버랩된다. 애초 여야는 지난 1월 '분리 국감' 실시에 합의했다. 국정감사의 내실을 기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로 오히려 지난 9월 30일에야 국감일정에 합의하면서 국감 무용론을 스스로 자초했다.'버럭·호통 국감' '재탕·삼탕 국감'도 국감 무용론의 단골 소재다.여기에 피감기관들은 여지없이 다양한 형태로 국감 무력화 시도를 통해 국감 무용론 확산에 가세한다. '보안문서' '비공개 자료' 등 갖가지 이유를 대며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 같은 내용인데도 국회의 제출요구서상의 제목과 자신들의 문서 제목이 다르다며 '자료가 없다'고 버티는 것 역시 관행 중 관행. 늑장 제출, 엉터리자료 제출 등 수많은 수법이 동원된다. 올해 백미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 감사원의 늑장자료 제출이다.증인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무한 대결도 국감 무용론을 부채질한다. 재벌 총수의 증인채택 문제는 단골 소재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무성 대표의 딸이 부정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수원대 이사장 등 '재력과 권력 실세'들의 증인출석을 놓고 해당 상임위가 연일 파행이다.극히 일부 언론들도 국감 무용론에 편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다 태울 수는 없는 일'이다.비록 제4공화국 시절 잠시 사라졌지만 제헌의회부터 제3공화국까지 헌법상에 국정감사권을 규정해 왔으며 제5공화국 헌법에서도 국정조사권(國政調査權)으로 변경됐고, 1987년 제6공화국 헌법에서 국정감사권으로 부활됐다. 입법기능과 함께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은 국회 존재의 이유다. '국감 무용론'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국회에 달려 있다./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4-10-19 이재규

인문학 열풍, 우리 사회는 변하고 있나?

2010년 즈음 우리 사회에 인문학 열풍이 불었다. 당시 종교와 NGO 단체가 주관하는 인문학교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경희대학교는 2011년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개설해 모든 학부생들에게 1년동안 교양 필수로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수업을 듣게 했다.3~4년 지난 현재 인문학 열풍은 더욱 뜨겁다. 사회적 트렌드로 확산된 인문학은 대기업 공채의 지원자 평가항목에 포함되는 단계로 발전했다. 올해 주요 기업들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지원자들이 역사와 문학·예술 등 각 분야에 대한 풍부한 소양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해당 분야의 문제를 추가 출제하고, 에세이를 제출하게 하는 등 다양한 평가를 실시했거나, 실시할 계획을 세웠다.2010년께 국내 인문학자들은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와 과학기술로 대표되는 '발전'에만 치중한 나머지 인간의 본성이나 가치, 윤리관 등을 도외시해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켰고,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고 인문학 열풍의 원인을 들며 반겼다.그러나 지난 4월 세월호 침몰 사건과 최근의 대청도 지뢰 폭발로 간벌 작업중이던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까지 올해 유독 우리나라에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났다. 올해 사건사고 대부분은 인재여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또한 자살률도 수년째 줄지 않고 있다.우리 사회의 인문학이 한낱 유행이나 구호에 그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최근 서점가에서는 "소위 문사철(문학·역사·철학)의 유행속에 인문학은 통상적인 경영이나 경제 분야 등의 책에도 가미된다"고 설명한다. 인문학의 색깔을 입혀야 잘 팔리기 때문이란다.20세기 초반 12음기법을 창안한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아르놀트 쇤베르크는 음악의 유희·순응(상업)적 태도를 부정했다. 그는 음악이 '진실'을 일깨워 주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예술은 장식이어선 안된다. '진실(Wahrheit)'이어야 한다"고 했다. 1세기 전 쇤베르크의 '음악윤리'는 후대 작곡가들에게 의식과 함께 음악어법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우리 사회와 구성원들이 인문학의 본질이 아닌 허울만을 좇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각자의 위치에서 돌아봐야 할 때다./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4-10-14 김영준

특권의 의미

지난 4월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국회가 지난 7일 '2014년도 국정감사'에 돌입했다. 이날 국토교통위원회의 첫 피감기관으로 국감일정이 계획된 한 공기업을 직접 찾아가 의원들의 질의와 피감기관의 응답을 취재하기로 했다.국감이 시작되는 오전 10시, 위원장의 국감 시작을 알리는 방망이질이 끝나자마자 한 의원이 손을 번쩍 들고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다. 마이크를 켠 그 의원은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피감기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질책하기 시작했다.의원은 '뭐하러 현관앞에 직원들이 다 나와서 의원한테 인사를 하느냐' '화장실에 새로 산 수건에다 칫솔·면도기·방향제 등이 놓여져 있던데 왜 쓸데없이 돈을 쓰느냐' 등등 다소 의외의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의원은 "여기에 대접받으러 온 거 아니다"며 "요즘 국회의원들 특권이다 뭐다해서 비난이 쏟아지는 판에 이런 관행부터 고쳐야 한다"고 말을 맺었다.지난달 여의도에서 벌어진 '대리기사 폭행사건'을 계기로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특권이 다시 세간의 관심으로 떠올랐다. 국회의원은 한해 1억원이 훌쩍 넘는 세비를 받고, 국민의 혈세로 봉급을 주는 보좌진을 여러명 거느린다. 게다가 단 하루라도 의원배지를 달았다면 65세가 넘어 매달 120만원의 연금을 지급받는다.헌법에는 면책과 회기중 불체포특권을 보장하고 있는 등 그야말로 특권이 무려 200여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국회의원들이 이같은 특권을 누릴만한 자격과 함께 그만큼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따져보면 국민들은 절대 인정하려 하지 않을 뿐더러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를 것이다.세월호 참사로 5개월 남짓 공전을 거듭한 끝에 국회가 열려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정감사 준비기간이라고 고작 며칠이 전부인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유익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지만 국회의원들이 해야 할 책무를 그나마 하고 있다는데 대해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이번 국감을 통해 여야는 정책감사를 뿌리내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정책감사의 본질은 '의원특권'을 내려놓고 피감기관에 대해 구태한 갑질을 자행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만 국민들로부터 특권을 누릴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이성철 경제부 차장▲ 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4-10-12 이성철

견제·소통으로 성공한 오산시의회를 기대하며

얼마전 오산시청 앞 한 조그만 식당에서의 일이다. 지인들과 저녁을 하기로 한 식당에 20여명 가까운 오산시의회 의원들과 직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초저녁부터 술을 한잔 하나 둘러보니 김치찌개에 단출하게 식사를 즐겼다. 시끄러운 모습도 아니었다. 후다닥 식사만 하고 금방 자리를 일어섰다. 시의회 문영근 의장은 영화 '명량'을 직원들과 함께 보기로 했다며 발걸음을 옮겼다.새정치민주연합의 문 의장뿐 아니라 새누리당의 이상수 부의장과 또다른 의원 2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한달에 한번 정도는 이렇게 시의원과 의회 직원간 정기적인 문화행사를 벌이기로 한 것이다. 민선7기 오산시의회가 초반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의원과 의회 직원간 소통의 자리가 잦아지고 있다. 시의원간 소박한 소통의 자리도 이어지고 있다. 소속 당은 다르지만 저녁 당구 한판에 간단한 소주 한잔을 하며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오산시의회가 새롭게 출발한지 5개월째다. 대부분 초선의원들로 구성된 시의회는 초반 소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직원들은 물론 시의원간 대화의 자리가 남다르다. 과거 도넘은 의회와 집행부의 갈등은 지자체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됐다. 지나친 갈등으로 의회의 본 기능이 상실되는 등 지역발전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곤 했다.집행부에 대한 시정질문에는 정책질의 보다는 감정을 앞세운 인신공격성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고 다른 당은 물론 같은 당 의원들간에도 흠집내기성 발언으로 시민의 눈총과 언론의 질타를 받아왔다. 이 모든 것은 불통의 원인으로 시집행부는 물론 의회 내부의 견제와 균형을 깨는 일이 다반사였다.오산시의회 의원은 7명이다. 서로 간 소통만 잘 한다면 역대 그 어느 시의회보다 최고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지금과 같은 서로간의 만남과 소통이 지속적으로 이뤄질때 이룰 수 있다. 초심이 흔들리면 안된다. 그 초심을 유지하면서 시민의 복지와 시 발전을 위한 의회활동을 펼쳐야 한다. 그래서 지금의 시의회가 기대되고 어떤 의정을 펼칠지 기다려진다./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4-10-05 조영상

삶의 휴식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배우는 말 중 하나가 '빨리빨리'라고 한다.우리나라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빠르지 않으면 왠지 모를 답답함과 함께 짜증을 내는 버릇이 생겼다.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을 봐도 거의 대부분의 승객은 스마트폰에 열중할 뿐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이겠지만, 공기가 답답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빨리빨리'는 우리의 생활 패턴과 환경까지 바꿔놨다. 인터넷과 SNS의 핫 이슈를 모르면 단순히 유행에 뒤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벽을 쌓고 사는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한다. 다소 뒤처질 수 있지만 이를 대하는 태도는 무시를 넘어 공격적인 성향을 띠기도 한다. 실제로 연예인이 트위터 등 SNS에 실수로 말을 한 번 잘못하면 이를 꼬투리잡아 공식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지만, 어느새 이러한 태도를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가끔은 섬뜩하다는 생각이 든다.'빨리빨리'가 대한민국의 성공에 일조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여전히 '빨리빨리'를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잠시 쉬는 것조차 무언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만큼 '빨리빨리'가 우리 몸에 스며든 까닭이다.'빨리빨리'를 강조하다 보면 주변의 많은 것들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스쳐 보내게 된다. 스쳐가는 것들이 모두 소중한 것은 아니겠지만 가끔은 잊었던 것들이 지친 삶의 위로가 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자. 학창시절 떨어지면 마치 죽을 것 같았지만, 어느새 세월이 흘러 잊힌 친구에게 전화를 받았다고 생각해 보라! 잊힌 친구의 목소리만으로 각자 나름 화려했던 학창시절의 기억들이 찰나에 영화처럼 지나가며 지친 삶에 한 줄기 활력소가 됐음을 누구나 한번쯤 겪어 보지 않았는가.매일 직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치열하게 전투를 하고 있는 그대들에게 과연 '빨리빨리'는 무엇일까. 삶의 전부는 아니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이 자신을 다그치기보다 가끔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라. 그 곳에서 내가 잊고 지낸던 기쁨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4-09-30 최규원

혁신학교는 명칭일 뿐이다

인천과 이웃한 경기도에서 혁신교육을 지역사회와 연계해 마을교육공동체로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한다. 마을교육공동체는 교육을 중심으로 학교·마을·자치단체가 역할을 분담해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혁신학교를 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경기도에 비해, 혁신학교를 준비하고 있는 인천은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다.암담한 교육현실의 대안으로 혁신학교가 확산 추세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올 9월 현재 전국 600여 초중고교가 혁신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모든 혁신학교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부작용이나 문제점도 있을 것이다. 다만 학생이나 학부모·교사들이 학교생활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입을 모으는 것은 아직 혁신학교가 아닌가 싶다.인천시의회는 이달초 인천시교육청이 내년 3월 혁신학교 출범을 위해 필요한 준비예산 전액을 삭감하면서 '준비가 덜 됐다' '예산낭비만 초래할 일회성 사업이다'는 빨간딱지를 붙였다. 혁신학교가 학력저하를 불러오고, 비혁신학교와의 역차별 등에 대한 우려도 쏟아냈다. 준비부족을 제외한 나머지 이유는 섣부른 예단일 수 있다고 본다.충청북도교육청의 혁신학교 관련 예산도 도의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혁신학교를 준비하는 교사들이 전교조 소속인 점이 작용했다는 언론보도다. 내년 예산 확보도 불투명하다는데, 인천시교육청도 사업재검토까지 요구하고 있는 새누리당 소속 인천시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넘어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인천시교육청은 혁신학교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사후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10월부터 11월까지 초등과 중등 각각 160명씩 모두 320명의 희망교사를 대상으로 혁신학교 직무연수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시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도 준비중이다. 일부 교사와 학부모들은 십시일반으로 강사료 등을 모아 혁신학교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이 파악한 인원만 700~800명 가량 된다.혁신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치유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본다. 주목하는 것은 지금의 학교는 변해야 한다는 점이다. 명칭이 혁신학교일 뿐이지, 본질은 무너진 현재의 학교를 다시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수단과 방법일 것이다. 인천시교육청은 혁신학교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설득력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인천시의회도 교육을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교육 그대로의 모습으로 접근했으면 한다./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문체부 차장▲ 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문체부 차장

2014-09-28 김도현

광주, 부동산 훈풍의 온도차

얼마 전 광주지역 부동산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며 돛을 달아주자는 내용으로 글을 쓴 바 있다. 최근 분양을 마친 광주지역 한 아파트는 평균 3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완판'됐고, 그동안 미분양에 시달리던 건설사들도 속속 물량을 해소하며 숨통을 트고 있다. 10년간 답보상태에 머물던 수십 개의 지구단위사업들도 하나 둘 속도를 내며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알리고 나섰다. 불과 얼마 전까지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중대형 평형이 부동산 훈풍에 힘입어 오히려 메리트를 갖게 됐으니 격세지감이란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이러한 부동산시장 분위기 속에 바빠진 건 건설사뿐만이 아니다. 실수요자를 비롯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큰손들도 광주지역에 눈을 돌리며 몰려들고 있다. A사 아파트는 지난달 분양 당시 수십 개의 떴다방이 등장해 광주에 쏠린 관심을 단편적으로 입증하기도 했다.그러나 들썩이는 시장 분위기와 달리 행정당국인 광주시는 조용하다. 훈풍에 돛을 달기보다 경계만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역세권개발에 전력투구하겠다며 공언했지만 이렇다 할 개발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 활성화 분위기에 맞춰 사업을 추진하려는 사업자들은 '시가 좀 더 역동적으로 나서 주기를 바라지만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며 입을 모은다.광주시 오포읍은 '제2의 분당'으로 불린다. 실제 분당과 가까워 분당권 생활이 가능하고 일부 지역은 학군까지 분당권에 속한다. 부동산 시세는 분당의 절반 내지 3분의 2 수준이지만 분당권 생활이 가능해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수요를 충당할 공동주택 공급은 부족하다. 공동주택사업에 장벽이 높다 보니 다세대주택만 즐비한 실정이다.최근 이곳에서 공동주택사업을 하려던 한 건설사는 타 비도시지역보다 낮은 용적률 적용을 받는 데 대해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부동산 수요가 많은 지역이고, 사업성을 맞추기 위해선 용적률 상향이 필요하지만 교통여건 등을 이유로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 상정조차 안 되자 너무하다며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난개발은 막아야 한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제한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광주지역에 분 훈풍을 경계할 것이 아니라 이용해야 한다. 정부의 규제개혁 기조에 발맞춰 광주시가 큰 밑그림을 그려 나가길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4-09-23 이윤희

백성마음 헤아리지 못하는 정치

예전 같지가 않다. 45억 아시아인의 축제라는 아시안게임이 인천에서 개막했다. 본격적인 축제철을 맞아 여주 도자기축제를 비롯 곳곳에서 흥겨운 축제가 벌어졌는데, 왠지 흥이 나지 않는다. 한국사회가 추욱 처지는 병에 걸린 것처럼 시들하다. 심각한 문제다.세월호사건이 터진지 5개월이 지났다. 여전히 마무리가 되지 못한 채 곳곳에서 마찰만 빚어지고 있다. 여주·이천·광주·양평 시민들은 신경기변전소와 765㎸ 초고압 송전탑 건설사업을 놓고 들끓고 있다. 쌀수입 관세화 추진으로 농민들까지 들고 일어나고 있다. 이런데도 의원 나리들은 사분오열에 성추행 등 별별 일들을 다 일으키고 있다. 국민을 가볍게 여겨 벌어지는 일이다.정치는 백성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 했다. 백성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힘겨워하는지를 헤아려, 원하는 것을 이루고 힘겨운 것을 해소해 주는 것이 정치다. 백성의 뜻을 저버리고 돈을 가진 자, 권력을 가진 자가 돼 활개치고 다닐때, 나라는 중심이 무너지고 백성들의 삶은 고통에 빠지게 된다. 정치인들은 백성의 뜻을 얼마나 헤아리고 있을까. 쓴웃음만 나오는게 현실이다. 세월호는 뒤로 접어두고, 신경기변전소를 놓고 보아도 그렇다. 슬슬 눈치보면서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사업'으로 몰아가는 모양새다. 한전과 정부가 신경기변전소와 초고압 송전탑을 쉽게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밀양에서 그렇게 난리를 치고도, 주민들이 싫다고 하는데도 기어이 밀어붙이는 게 정부의 모습이다.'어쩔 수 없다'는 게 정말 진실일까? 한여름과 한겨울 전력사용 피크기를 제외하면 남아도는 게 전기다. 새벽까지 불을 환하게 밝히는 도시, 편리함을 위해 전기에 의존하는 생활패턴, 대형화하는 전기제품, 남아도는 전기를 비축해 사용하려는 노력의 부족…, 이런 비효율을 관대하게 외면하고 오로지 생산으로 보충하는 건 좀 따져봐야 할 문제다.쌀 관세화도 마찬가지다.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변명을 하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자동차와 반도체 팔아먹기 위해 농업을 희생하는 꼴이다. 왜 아무도 '그럼 좀 덜 팔자'라고 이야기하지 않을까. 결국 희생을 강요하며 팽창위주의 정책이 막무가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인데, 그 배경에 '백성'이 아닌 '자본'이 있다는 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이다./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2014-09-21 박상일

자선야구대회 외면한 부천시

부천에선 매년 '부천소아환우 돕기 자선야구대회'가 열린다. '야구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뜻있는 부천지역 아마추어 야구인들이 4년전 모여 만든 소박한 자선대회다. 갈고 닦은 실력을 겨루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귀중한 물건을 자선경품으로 선뜻 내 모아진 기금 전액은 소아환우 돕기에 쓰인다.올해도 '제4회 소아환우돕기 부천야구인DAY-자선야구대회'가 열린다. 만화인들로 구성된 만화스와 개그콘서트 메세나야구단, 부천성모병원야구단, 부천소방서야구단 등 10여개팀이 참가하는 만큼 열기도 뜨겁다. '777손톱깎기세트'부터 '야구장대관 이용권'까지 자선경매 물품이 100개가 넘을 정도로 쇄도,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그런데 올해 대회를 부천에선 볼 수 없다. 경기장을 대회 주최측에서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오는 10월18일 서울 경찰청의 지원을 받아 경찰청 프로야구 2군 경기장이 있는 고양 벽제 야구장 등에서 열리게 된다. 자선야구대회 준비위측은 지난 3월부터 부천야구연합회에 야구장 대관을 요청해 왔으나 '대관 여유가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도 야구장 대관이 힘들어, 연초부터 신경을 써 왔음에도 실패한 것이다. 자선야구대회측은 대회장소를 고양 벽제야구장으로 부득이 바꿔야만 했다. 이마저도 '만화스' 단장을 맡고 있는 이현세 작가의 도움(?)이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대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행사 당일 선수가족과 응원단 등이 고양 벽제 야구장까지 이동하기 위해 셔틀버스를 운행할 수밖에 없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까지 연출될 판이다. 부천야구협회측은 뒤늦게 10월 중순 대관이 가능하다고 연락해 왔다고 한다. 대관 요청 때는 무시하더니, 경찰청과 협의를 통해 고양 벽제야구장으로 개최장소를 공지한 이후 대관이 가능하다는 것은 '무슨 경우 인지' 자선야구대회측은 분통을 터트렸다.자선대회 준비측 관계자는 "부천시내 소아환우를 돕기위해 지난 3년간 개최해 온 자선야구대회를 고양서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유독 특정 야구단체에 대관해 주지 않아 반발을 샀던 부천시의 야구행정이 자선야구대회까지 미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부천시의 야구장 운영방식이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시민이 시장이다'란 슬로건을 내걸은 시장의 시정 운영방침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거꾸로 가는 행정인듯 싶다./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2014-09-16 전상천

진로 교육

"참으로 애매합니다. '진학이냐, 진로냐' 학생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데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하겠습니다."얼마 전 우연히 의정부의 한 고등학교에서 듣게 된 진학상담 교사의 하소연이다.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의 일반고 교사들은 진학과 진로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고3'자녀를 둔 수많은 학부모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툭 하면 뒤바뀌는 입시제도의 고질적인 문제가 불러온 현상이다.대다수 학생들이 다니는 일반고는 여러 면에서 자사고와 특성화고에 밀리고 있고 대학입시에서도 불리한 입장이다. 최근 교육부가 공개한 '대학 신입생 출신고교 유형별 현황'을 보면 올해 서울대 입학생 중 일반고 출신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서울대 입학생 전체 3천369명 가운데 일반고 출신은 46.7%인 1천572명에 그쳐 지난해 52.7%에서 6%포인트 떨어졌다. 그 자리에 올해 처음 입시를 치른 자율고 출신 수험생들이 진입했다. 내년 학년도 대입부터는 일반고에 다소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일선 교사들의 생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교육과정 운영이 자유로운 자사고나 특목고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학생부 교과전형도 수능 최저를 반영하기 때문에 일반고에 유리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입시경쟁이 불리하다면 진로교육으로 선회해야 하지만 이 역시 만만찮다. 직업교육·예능교육 등 거점학교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효과는 예상보다 미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실 대부분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진로탐색은 행사성 교육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교사 수가 이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고 기간제교사를 둔다 하더라도 '땜질식'에 그쳐 교육의 질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진로교육을 포기해야 할까? 진로교육은 입시위주 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했다. 청소년들이 개개인의 소질을 발견하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을 일반 고교마저 포기한다면 우리의 교육은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다.다행히 일부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오히려 다양성 교육의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학생 개개인에 맞춘 진로교육을 시도한다면 자사고나 특성화고가 할 수 없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희망을 내놓고 있다. 결코 희망만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새 일반고에서 진로교육의 성과가 현실화되고 있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4-09-14 최재훈

대체 매립지 선정 신중해야

인천시가 이달 중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대체 부지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천 서구 백석동에 위치한 쓰레기매립지는 1992년 2월 개장했다.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이 포화상태에 달하자 서울시와 환경부가 각각 300억원, 150억원을 부담해 대체 매립지를 인천에 마련한 것이다. 수도권매립지는 서울시민과 경기도민 등이 쏟아낸 쓰레기를 20년 넘게 받았다. 인천이 서울의 인후(咽喉)가 아닌 배설(排泄)구가 된 것이다. 지난해까지 이곳에 버려진 쓰레기는 1억2천792만t이나 된다. 8.5t트럭으로 1천505만대 분량이다. 악취와 먼지 등 수도권매립지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수도권매립지는 2016년 말 사용이 종료된다. 인천시는 "매립사업(기간) 연장은 없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서울시와 경기도는 "대체 매립지 확보가 불가능하다" "쓰레기 수용용량을 고려하면 2044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며 매립사업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에 대비해 2011년 12월 폐기물처리시설 확충계획을 수립했다. 지난해 4월에는 폐기물처리시설 확충에 관한 용역에 착수했다. 지난 6월, 폐기물처리시설 확충계획을 수립한 지 2년반 만에 용역이 완료됐다. 현재 인천시는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대체 매립지 위치, 소각·하수슬러지 처리시설 확충을 위한 세부사항 등을 검토하고 있다.유정복 시장은 최근 시의회 시정질문 답변에서 "9월부터 매립지조성에 대한 행정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달 중 대체매립지 위치를 발표하겠다는 것인데,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울시민들의 압박이 거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체매립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다.최근 옹진군의 영흥도가 대체매립지 후보지 5곳 가운데 가장 유력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그곳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 (가칭)'쓰레기 대체매립장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옹진군청은 '청정지역에 폐기물매립장 절대 불가' 제목의 보도자료까지 냈다. 시는 한 곳을 대체매립지로 선정해야 한다. 하지만 어디든 주민 반발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인천이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천시가 어설픈 계획발표로 내부 분란을 자초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4-09-02 목동훈

세월호 유가족 울리는 SNS, 엄벌백계해야

우리 속담에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舌是斬身刀), '사람의 혀 아래에 도끼가 들었다'(舌底有斧)는 말이 있다. '칼에는 두 개의 날이 있지만 사람의 입에는 백 개의 날이 있다'는 베트남 속담도 있다. 중국 송나라때 이방(李昉)이 편찬한 책 '태평어람'(太平御覽)에도 '병(病)은 입으로 들어오고, 화(禍)는 입에서 나온다'고 했다.최근 세월호 유가족들을 상대로 한 SNS를 보면, 유가족들을 조롱·비방하고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는 것이 도를 넘은 수준이다. 아예 유가족들을 패륜집단으로 몰기까지 한다. 반(反)사회적·반(反)인륜적 범죄 행위나 다름없다.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4월16일부터 안산 단원경찰서가 악성 댓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89명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 가운데 6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1명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고, 1명을 내사종결했다. 21명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중이다.범죄 유형별로 보면 모욕이 75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명예훼손 8건, 사자 명예훼손 4건, 기타 2건 등이다. 이모(16·고1)군은 '죽으면 보험금 타고 부모들 땡잡았네'라는 글을 올렸다 입건됐다. 황모(30)씨는 '유가족이 대단한 벼슬인지 알고 지껄이는 ○○○다'라고 올렸고, 72세의 최모씨는 '유가족대표는 국민 60%가 박근혜 대통령을 목숨 바쳐 지지한다는 사실을 까먹었다'고 했다. '유족들이 배상금을 노리고 농성을 한다' '시체 장사를 하고 있다'는 악담도 나돌고 있고, 이보다 더한 극단적 비방들도 SNS에 수두룩하다.법의 심판이 진행되고 있다. 세월호 침몰 당시 배안에서 희생자들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는 극단적인 허위 글을 올린 정모(26)씨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세월호 현장책임자가 구조와 시신 수습을 막고 있다'는 유언비어를 유포한 김모(30)씨도 징역 1년이 선고됐다. "조사 과정에서 모든 네티즌들이 유족에게 사과하는 뜻을 전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지만 묵과할 일이 절대 아니다.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 가슴에 두번 비수를 꽂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이든 엄벌해야 한다. 일벌백계(一罰百戒)가 아닌 백벌백계(百罰百戒)도 부족하다./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4-08-31 이재규

존재 자체로 화제인 '스트라디바리우스'

지난 6월 미국 밀워키 경찰서는 도난 당한 500만달러(약 51억원)짜리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되찾아 공개했다. 당시 외신에 따르면 밀워키 교향악단 바이올린 수석 소유의 이 바이올린을 훔쳐 달아난 일당이 검거됐으며, 악기 또한 안전한 상태였다.스트라디바리우스는 이탈리아의 바이올린 장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가 만든 바이올린을 비롯한 현악기를 지칭한다. 스트라디바리는 500여대의 바이올린 등 1천여대의 현악기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현재 전세계에 50여대만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극소수만이 유통되면서 현존하는 악기중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화려하면서도 영롱하고 깊이 있는 소리를 낸다고 연주자들은 평가한다.스트라디바리우스의 재료는 단풍나무·등나무·버드나무 등이다. 현악기는 현을 그을때 생기는 울림이 악기 앞판과 뒤판을 거쳐서 전달되는데,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제작되던 17~18세기 유럽의 추운 날씨로 인해 바이올린 목재 밀도가 높아진 것이 비결이라는 분석도 있다. 희귀하고 고가인터라 스트라디바리우스는 공연장에서 등장 자체로 화제를 몰고 다닌다.지난해 국내의 한 연주회장에 스트라디바리우스 4대가 한 무대에 올랐다. 당시 미디어들은 '4대의 악기 나이를 합하면 1천200살이 넘는다' '경매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 1대에 170억원에 낙찰된 적도 있다' 등 연주자나 연주회의 프로그램보다 악기 4대에 초점을 맞춘 보도물을 양산했다.국내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에게도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따라붙는다. 장유진은 2013년 일본의 무네쓰구 에인절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상금과 함께 스트라디바리우스 '레인빌'(1697년산)을 2년간 무상으로 대여받았다. 이 콩쿠르 우승 이후 장유진은 국내외 연주회 무대를 스트라디바리우스로 장식하고 있다.2010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국제콩쿠르를 제패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한국명 강주미)도 콩쿠르의 창설자인 조세프 깅골드가 사용했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4년간 대여받으면서 화제를 모았다. 미래의 기술로도 구현해 내지 못할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높은 가격과 함께 더욱 화제를 끌 것이다./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4-08-26 김영준

두개의 시선

'상생(相生)'이라는 단어, 각 분야와 업종을 망라하고 우리사회에서 참 많이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특히 대기업의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유통업계에 대형마트가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생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뭔가 모자란 상황이다.유통공룡이라고까지 표현되는 유통대기업들의 막무가내식 물량공세에 골목상권은 벼랑끝으로 밀려나면서 정부에서 상생을 위한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촉진에 관한 법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상생의 기본은 대기업이 독식하지 않고 중소기업의 영역을 보호하고 인정하며 침범하지 않는 공공선(公共善)으로 이해된다.현실은 어떠한가. 상생관련 법안이 제정된 후 대형 유통매장의 지역내 입점이 다소 주춤하는가 싶더니 요즘들어 어느샌가 또다시 슬그머니 들어서면서 지역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경기 남부지역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인 롯데몰이 수원에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상인과의 상생논의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이를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양측 당사자들과 그들의 본심에 의구심을 보이는 사람들. 그들의 시선이다.롯데몰 입점으로 인해 인근 전통시장의 매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상생발전기금 규모를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몰이 지원하겠다는 금액은 현금과 시설지원 등 대략 130억원. 하지만 상인회측은 현금 500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쇼핑몰 입점으로 시장 상인들의 피해가 어느정도 될지 제대로 추산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서로가 주장하는 정도의 차이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렇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은 양측의 싸움을 그저 '돈을 적게 주려는 쪽'과 '돈을 많이 받아내려는 쪽'의 줄다리기로 이해하고 있다.이와함께 골목상권과의 상생차원에서 대형유통업체의 이익 지역환원 및 사회공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책임이라는 지적도 있다.지역에서 영업활동을 하려면 지역과의 상생은 당연히 지켜야 할 덕목이다.소비자들은 어느쪽 편을 들지 않는다. 단순한 구색맞추기가 아닌 진정으로 지역사회의 유통생태계를 지켜주려는 대형 유통업체의 본심을 보길 원하고, 무조건 약자라는 입장에서 떼를 쓰는듯한 전통시장의 모습은 보지 않길 원할 뿐이다./이성철 경제부 차장▲ 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4-08-24 이성철

공무원 창의적 아이디어 '행복도시' 만든다

"천원의 행복을 아시나요. 예산 많이 쓴다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은 아닙니다."오산시는 작은 도시다. 예산도 인근 수원시나 화성시처럼 조 단위가 아니다. 그저 작은 도시만큼 예산도 고만큼이다.최근 오산시의 행정을 보면서 행복지수가 꼭 예산규모와 비례하지는 않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일선 공무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덕분이다. 얼마 전 오산시는 아이들의 여름방학을 맞아 시청 광장에 슬라이드와 유아풀장 등 물놀이시설 5종을 설치했다. 엄마의 손을 잡고 시청을 찾은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물놀이에 신이 났다. 엄마들도 시청 인근 그늘진 곳에 돗자리를 깔고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입장료는 1천원. 돈을 내는지 지키는 사람도 없다. 자율적인 분위기에 그저 아이들 물놀이 하는 모습이 좋을 뿐이다. 물놀이 기획은 시 문화체육과 한 공무원의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월 급여를 더 주는 것도 아닌데 본인이 기획하고,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시설물을 점검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덕분에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시민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우리 아이들을 즐겁게 해준 훌륭한 기획이 됐다. 덕분에 안전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마쳤다.오산시의 또 다른 기획도 눈에 띈다. 오산시 꿈두레도서관에서 올해 처음 연 독서캠프와 독서캠핑장이다. 1박2일 동안 아빠 또는 친구와 함께 침구류를 챙겨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하루를 묵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유리로 된 천장을 바라보며 책을 읽고 대화하는 프로그램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프로그램이다. 이 모든 것은 무료로 오산시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오산시의 두 사례는 큰 예산이 아니더라도 시민들의 행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기존에 있는 시설과 공간을 잘 활용하면 저비용 고효율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이 모든 것은 공무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획에서 나왔다. 수천·수억원의 예산을 쏟아붓는 것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행복도시를 만들면 누가 공무원을 '철밥통'이라고 하겠는가. 창의적인 공무원을 찾아내 포상하는 것은 단체장이 해야 할 의무이자 몫이다.공무원을 만나보면 무궁무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지닌 분들이 많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쉽게 묵살당하고 버려지는 일을 수없이 경험했다. 천원의 행복을 만들어 준 오산시 행정이 타 시군의 모범으로 전해지기를 기대해 본다./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4-08-19 조영상

조삼모사(朝三暮四)

중국 송나라에 원숭이를 키우는 저공이란 인물이 있었다. 좋아해서 키우던 원숭이 수가 늘어나자 저공은 먹이인 도토리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게 됐다. 이에 저공은 원숭이를 모아 놓고 "이제부터는 도토리를 아침에 세개, 저녁에 네개씩 주겠다"고 말했다. 원숭이들은 모두 반발했다. 그러자 저공은 "그렇다면 아침에 네개, 저녁에 세개를 주겠다"고 바꿔 말했다. 이에 원숭이들은 좋아하며 수긍했다.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유래다. 잔 술수를 이용해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것을 표현하는 것으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사자성어다.경기도교육청이 2학기부터 강력한 시행의지를 보이고 있는 '초·중·고 9시 등교'가 '조삼모사'가 아닌가 싶다. 등교시간은 학교장 재량이다. 학교장이 학교급별 또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실시하도록 돼 있다. 그런 재량권을 도교육청이 빼앗아 9시 전면 등교를 실시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최근 '2학기부터 등교시간 9시 변경'공문을 도내 지역 교육지원청에 발송했다.시행을 확정하기 전 이재정 교육감은 공식자리마다 9시 등교를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많은 학생과 학부모의 호응을 얻었다. 학생들의 '수면권' '건강권'보장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흡사 받을 양이 정해진 도토리중 일부를 더많이 먼저 받아 이득을 보는 듯했다.그러나 시행이 확정될 즈음부터 반대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9시 등교를 하게 되면, 늦은 등교시간 만큼 하교시간도 늦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부각됐다. 또 9시에 등교하게 되면 등교전 학원의 새벽반을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이 가능해지면서, 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학생들의 건강권이나 수면권을 해칠수 있는 것이다. 또 맞벌이 가정의 부모 출근 시간과 학생들의 등교시간이 겹치거나, 오히려 많이 늦어져 일부 학생들이 방치되는 시간까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특히 전국 동시시행이 아니라 경기지역만 시행하는 늦은(?) 등교에 대해 상당수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만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또 대다수 학부모들은 1시간 또는 30분 늦게 학교를 간다고 해서, 밥을 못먹었던 아이가 밥을 먹고 다닐 수 있게 된다거나, 수면시간이 늘어난다는데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반대급부를 모두 무시한채 9시 등교를 강행해야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는 정책에 대해 시범도 없이 전면 시행해야만 하는 이유도 모르겠다. 학교생활은 사회인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최근 일찍 출근해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하는 출퇴근 탄력제를 시행하는 직장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9시 등교가 원숭이들의 도토리 이상이 될지 의문스럽다./김대현 사회부 차장▲ 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4-08-17 김대현

인천시교육청, '공감'이 우선이다

얼마전 인천시교육청 한 직원의 하소연을 들어봤다. 진보성향인 이청연 교육감이 지난달 1일 취임한 이후 몇가지 새로운 정책을 시행중인데, 그 진의가 언론을 포함 외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불통'의 고충을 얘기한 것인데, 이 교육감이 의욕적으로 도입한 주민참여형 교육장 공모제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이 교육감은 서부와 강화교육장을 공모를 통해 임용하기로 하고 절차를 밟고 있다. 장학관 등 고참급 교육전문직이 주로 임명됐지만, 공모로 전환하면서 비교육전문직을 포함해 교육장이 될 수 있는 문턱을 대폭 낮춘 것이 핵심이다. 교육감 스스로 권한인 인사권을 내려놓은 셈인데 오히려 역풍이 불었다. 교육감이 '코드인사'를 하기 위해 공모를 진행한다는 목소리가 시의회 등 이곳저곳에서 불거졌다.공모제의 경우 부교육감이 위원장인 인사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반면, 기존 임명제는 인사위원회 없이 교육감이 특정인을 교육장에 임명할 수 있다. 절차나 형식적으로 보면, 시교육청이 진의를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목소리에 섭섭함과 답답함을 느낄만도 하다. 그렇다고 '코드인사'가 흠집내기식 억측만은 아니다. 시교육청은 왜 '코드인사' 논란이 불거졌는지 되짚어보고, 제도도입의 취지 등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설명했는지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이 교육감의 공약은 시차를 두고 정책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주민참여형 교육장 공모와 사무관 승진시험의 심사제 전환에 이어 2학기부터 인천지역 초등학교에서 학년 전체가 동일한 문제로 시험을 치르는 일제형 지필고사도 폐지된다. 학급·학년별 석차에 익숙한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들이 새로운 제도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 학교장들이 이 지침을 그대로 수용할 지 관심사다. 혁신학교를 포함한 나머지 공약도 속속 정책으로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대부분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거센 저항에 좌초하거나 표류할 수 있는 것들이다.취임 이후 매주 월요일 아침 교문앞에서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는 이 교육감은 교사들도 교문 내지 교실 앞에서 학생들과 눈을 맞추며 하루일과를 시작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 교육감의 바람은 교사들이 왜 교문앞에서 학생들을 맞이해야 하는지 공감할 때 비로소 현실화될 것이다. 제아무리 좋은 제도와 정책도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뿌리내릴 수 없다. 인천교육계에 거는 기대와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깊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다./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4-08-12 김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