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오늘의 창]국민의 심판이 두렵지 않은가

가관(可觀).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대로 풀이하면 '꼴이 볼만하다는 뜻으로, 남의 언행이나 어떤 상태를 비웃는 말'이다. 요즘 국회 꼴이 딱 이렇다.지난 11일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초심으로 돌아가 참다운 국회 정신을 되살리자'는 다짐은 어느새 온데간데 없다. 여야는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째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대해 충돌하면서 국민 앞에 보여줄 수 있는 추태란 추태는 모두 보여줬다. 패스트트랙을 관철시키려는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4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자유한국당 간에 고성과 막말, 폭력, 고발 등이 난무했다. '동물국회'가 부활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무엇보다 이 기간 '금배지를 단 그들'에게서는 의회민주주의도 국민도 보이지 않았다. 여야 간 합의로 국정을 살피라고 국민이 명령한 의회민주주의 대신 당리당략이 앞섰고,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데 대해선 어느 누구도 국민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려는 '네 탓 공방'만 치열했다. 최소한 국민은 여야 모두에게서 "죄송하다" 이 한마디쯤은 듣고 싶었을 것이다.그래서인지 요즘 국회 상황에 대한 견해를 물어보면 "부끄럽다"는 말을 참 많이 듣는다. 물어보는 족족 "꼴도 보기 싫다"고 한다. 그들이 피 터지게 싸우는 사이 이렇게 우리 국민들 사이에선 정치 혐오 현상만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외 경제상황에 적신호가 켜졌는데도 점점 고달파지는 국민의 삶은 뒷전에 놓고,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정치인들의 모습에는 실망과 함께 비난이 저절로 딸려온다.국민들은 이번 '동물국회'에 대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생각이 없다. 그때 그 자리에 있던 모두는 적어도 국민 앞에서 패자다. 그들이 다시 선택받게 될 1년 뒤, 그들의 손에 쥐어질 초라한 성적표가 곧 국민의 심판이 될 것이다. /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kyt@kyeongin.com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2019-04-29 김연태

[오늘의 창]야외에서 즐긴 한·중·일의 거리공연

지난 주말 모처럼 가족들과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을 찾았다. '2019 동아시아 문화도시 인천' 행사 개막을 맞아 주말 내내 예술회관 야외광장에서는 한·중·일 대표 거리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열린 광장 축제'가 펼쳐졌다. 화창한 날씨에 거리 공연까지 이어지며 수천명의 인파가 몰린 주말 예술회관 야외광장은 프랑스 파리나 뉴욕의 센트럴파크가 부럽지 않은 거대한 야외 공연장으로 변해 있었다. 한·중·일 9개 팀은 코미디 드로잉 퍼포먼스, 광대 마임 저글링쇼, 아크로바틱 등 수준 높은 거리 공연을 광장 이곳저곳에서 선보이며 인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광장에는 별도의 무대가 설치돼 있지 않아 관객들은 바닥에 둘러앉아 예술가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공연을 지켜봤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어지니 시민들의 공연 몰입도는 더 높아 보였고 여기저기서 손뼉을 치거나 환성을 자아내는 등 호응도 좋았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물론 휠체어를 타고 봄나들이를 나온 복지시설의 장애인 학생들이 눈에 띄었고 동료들과 함께 공연을 보러온 외국인 노동자들도 있었다. 양손에 철가방을 든 중국집 배달원 아저씨도 잠시 멈춰 신기한 듯 공연을 지켜봤다.광장 자체가 무대가 되고 주위를 지나가는 모든 이들이 관객이 될 수 있는,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공연이 주말 내내 광장에서 이어졌다. 유명 연예인이 나오지 않아도,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 근사한 시설에서의 공연이 아니었어도 이날 예술회관 야외광장을 찾은 인천 시민들은 그 이상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집으로 돌아갔을 게 틀림없다. 주말 오후 내내 광장 이곳저곳을 다니며 공연을 관람한 우리 가족은 너무 많은 공연에 깊이 빠져들었다. 무료로 보았다는 게 미안할 뿐이다. 내 집 앞 공원과 광장이 세종문화회관이 되고 예술의전당이 될 수 있는,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곁에 두고 생활할 수 있는 도시. 인천이 지향해야 할 문화정책의 해답이자 열쇠를 지난 주말 예술회관 야외광장에서 찾았다./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9-04-28 김명호

[오늘의 창]표류중인 수원군공항 이전사업

수원군공항 이전 사업이 예비 '字'도 떼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개발 '청사진'이 세부적으로 구상 됐음에도 '민(民)-관(官)', '관(官)-관(官)' 등 '5자(시민포함) 간'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찬성하는 쪽도 반대하는 쪽도 급하지 않은 모양새다. 대구 지역은 난리다. 서로 유치하겠다고 극렬했던 반대가 유치전으로 돌아섰다. 왜일까. 군공항 이전에 따른 지역경제발전을 택한 것이다.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시골에 대규모 개발사업추진에 따른 돈이 유입되고, 사람이 유입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소음'도 기술력에 의해 사라져, 이들의 반기를 꺾었다. 이에 반해, 수원군공항은 예비후보지 선정 후 단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군공항이전법'에 따라 국방부와 경기도, 수원시, 화성시가 사업시행 3단계인 주민투표에 앞서 ▲이전 후보지를 선정하고 ▲이전 주변 지역 지원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해야 하지만, 지난 2017년 2월 예비 이전 후보지가 선정된 후 사업 전반에 대한 설명회조차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시민들에 의해 막혔다.아니 정치적 논리에 가로막힌 듯하다.대구의 경우 지도자가 나서 군공항을 유치하려 했다가 처음엔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혔다. 주민소환제까지 당해 눈물을 훔쳐야 했다.그러나 이제는 해당 지역에서 '3선 시장'이라는 '별칭'을 얻는다. 먹고 사는 게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 화성시의 현재는 어떤가. 인근 신도시는 하루가 멀다 싶게 발전하는데 말이다. 주인은 시민이다. 지역민을 위해서라도 고집을 피우고 있는 정치인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시민의 뜻을 섬겨야 한다. /김영래 사회부 차장 yrk@kyeongin.com김영래 사회부 차장

2019-04-25 김영래

[오늘의 창]안산에서 용(龍)난다

개천에서 용(龍) 난다는 말이 있다. 지저분한 개천에서 신성한 동물로 여겨지는 용이 태어난다는 속담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훌륭한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예전에는 돈이 없어 공부를 시킬 수 없었던 시절, 농사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좋은 대학에 입학했거나, 훌륭한 사람이 됐을 때 쓰였던 말들이다.최근에는 무상급식에 이어 무상교육 등의 복지가 추진되고 있는 만큼 고등학교까지의 학업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대학교 진학의 경우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상당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대학교 학업을 위해 등록금을 대출받아 사회에 진출하면서부터 막대한 빚을 지고 시작하는 악순환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안산시가 전국 최초로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을 추진한다. 윤화섭 시장은 최근 올 하반기부터 장애인·저소득층 가정 대학생 자녀 등을 대상으로 등록금 50%를 우선 지원한 뒤 단계적으로 지원 대상을 관내 모든 대학생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지원금은 해당 대학생들이 한국장학재단 등 다른 기관에서 받는 장학금 외에 실질적으로 내야 하는 본인 부담금의 50%이며, 연간 지원금을 최대 200만원으로 설정했다.시는 저소득층, 다자녀(3인 이상) 등 우선 지원 대상이 3천945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하고, 지원금에 해당하는 예산 29억원을 추경예산안에 편성한다는 방침이다.이후 관내 전 대학생으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안산시 내 전체 대학생은 2만300여명이다. 전체 대학생이 반값등록금 지원을 받을 경우 연간 33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시는 추산하고 있다. 시는 유사·중복 사업을 줄이고 불필요한 경상경비를 절감하는 한편 고질적인 고액 체납액 징수를 강화해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포퓰리즘 논란도 제기하고 있지만, 학업을 위해 빚을 져야 하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kimdh@kyeongin.com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9-04-24 김대현

[오늘의 창]소통의 중요성

정치권을 떠나 모든 분야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지만, 조직을 벗어나면 소통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된다.경기도체육회와 경기도교육청, 일선 학교, 종목단체 관계자들은 지난해 겨울부터 시작된 미세먼지 피해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분주했다. 그러나 분주하기만 했다. 학생 체육분야를 관리·감독하는 도교육청은 지난달 4일 미세먼지 주의·경보 발령 시 일선 초·중·고교에 '시·도지사의 권고 등 필요 시 등·하교 시간 조정, 수업단축·임시휴업 등 검토와 공공기관 운영 야외 체육시설 운영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실무매뉴얼 및 대응조치 철저' 공문만 배포했다. 공문을 접수한 체육교사 등 체육인들은 도교육청의 지침에 혀를 찼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경기장에 나갔다가 취소되면 경기장 대관비와 교통비, 숙박료, 식사비 등은 누가, 어디서 보전해 주느냐. 어쩔 수 없이 대회를 강행할 판"이라고 했다.이 상황에서 체육계 지원을 맡는 도체육회는 제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다. 장애인을 포함해 지난해 기준 경기도 체육 인구가 335만여 명에 달하는데 '경기도 실정 맞춤형' 미세먼지 대응 의견이 없다는 게 오히려 신기할 따름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취재에 나서자 한 종목단체 인사는 "도와 도교육청, 지자체, 민간이 협의만 된다면 광주 곤지암 팀업캠퍼스와 화성 드림파크 등의 시설을 대회 취소 시 대체 시설로 이용할 수 있지 않느냐"고 아이디어를 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지난달 27일 미세먼지 경보 발령 시 대회운영 조치를 담은 개선안도 훌륭한 대응안이다.도체육회와 도교육청은 도내 체육 분야 주요 담당자를 한 데 불러 의견을 종합·교환할 수 있는 장을 우선 조성해주면 된다. 이들의 의견을 취합·분석한다면 더 좋은 미세먼지 대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소통의 중요성, 이럴 때 발휘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송수은 문화체육부 차장 sueun2@kyeongin.com송수은 문화체육부 차장

2019-04-10 송수은

[오늘의 창]표보다 남양주시 미래를 생각하는 행정

자치단체장이 임기 중에 꺼려하는 행정을 꼽는다면, 개발제한과 하천변 불법철거라고 할 수 있다. 남양주시의 고질적인 문제는 하천 불법점유와 불법 신축건물, 산허리까지 개발하는 난개발이다. 이는 '개발 vs 보존', '시 vs 불법 주민의 관계 악순환'이라는 난제다. 특히 자치단체장들에게는 자칫 표를 잃어버릴 수 있는 정책이다. 하지만 지금 남양주에서 새로운 개혁의 바람이 일고 있다. 조광한 시장은 취임 이후 표 보다는 시의 미래를 선택했다. 지난 50~60년간 반복되어온 하천 불법영업 근절, 하천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하천 정원화 사업이 시작됐다. 매년 행정기관은 고발하고 시민은 벌금을 내고 영업하는 '고질적인 악순환'을 끊기 위해 영업주와 건축주를 만나 설득하고 이해시키면서 하천 내 불법시설물을 철거하고 있다. 시는 하천을 리조트 수준으로 정원화해 시민들에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난개발의 문제는 생태계 파괴현상까지 불러온다. 지가가 저렴한 도시외곽 농림지역과 산림을 망치고, 산 위쪽부터 파헤치는 기형적인 개발로 인하여 우수한 자연경관이 훼손되는 일은 다반사다. 진입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과 주민생활에 필요한 공공시설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 채 난개발이 이루어져 기존 공공서비스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주거환경을 악화시킨 결과, 난개발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시와 시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왔다.난개발 금지와 하천 불법건물 철거는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가 아니라 시민과 후손의 삶과 질 평가에 직결돼있다. 물론 하천변 음식업주와 토지주, 업체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표 보다 시민의 건강한 삶과 시의 미래를 선택한 '일에 미친 시장', 조광한 시장의 개혁 성공 여부는 시민의 손에 달려있다. 눈앞의 나무만 보고 병든 숲을 못 보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 이제는 시의 미래를 위해 시민들이 나설 때가 아닌가 싶다. /이종우 북부1권취재본부장(남양주·구리) ljw@kyeongin.com이종우 북부1권취재본부장(남양주·구리)

2019-04-08 이종우

[오늘의 창]수도권매립지 '폭탄돌리기' 멈춰야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대체부지 확보와 관련한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의 '폭탄 돌리기'가 다시 시작됐다. 대체 매립지를 찾는 용역을 마무리하고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이번에도 '소나기만 피하자'는 식으로 흘러갈 우려를 낳고 있다.서울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의 대체부지로서 1992년 첫 반입을 시작한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는 원래 사용 종료일이 2016년 12월 31일까지였다. 종료일이 다가오던 2010년부터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연장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됐지만 대체 매립지를 확보하지 못해 조건부 연장됐다.매립지를 연장하는 대신 환경부와 3개 시·도는 대체 매립지 확보 추진단을 구성해 2017년 9월부터 새로운 땅을 찾기로 했다. 이 용역은 4월 2일 끝날 예정이었지만, 추진단은 용역 결과가 미진하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용역을 연장해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그 사이 대체부지로 거론된 지역 민심은 요동치고 있고, 수도권매립지 주변 지역 주민들도 사용 종료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이번에도 미봉책을 내놓는다면 수도권 폐기물 대란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돌려막기식 대응으로 피해를 보는 쪽은 인천시뿐 아니라 서울시와 경기도도 마찬가지다.인천시가 공언한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현실화하지 못한다면 서울시와 경기도 폐기물의 반입을 막아야 한다는 강경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발생자 처리원칙을 근거로 서울 쓰레기는 서울에서, 경기도 쓰레기는 경기도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수도권 대체 매립지 확보의 선결과제인 사회적 합의와 지역 갈등 해소를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한시라도 빨리 공론화해야 한다. 언제까지 쉬쉬거리며 폭탄을 떠안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미 도화선에 불은 당겨졌다. 언젠가는 터질 폭탄을 애써 모르는 체 하고 후대에 짐을 떠넘기는 일이 다신 없어야 한다. /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kmj@kyeongin.com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9-04-03 김민재

[오늘의 창]국민은 어떻게 듣고 있을까

지난달 27일부터 28일 이틀에 걸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돼간다. 기대감이 컸던 만큼 회담 결렬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안타까움이 더없이 컸던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북미 간 물밑 접촉과 무엇보다 양측의 지속적인 대화 의지가 보여지는 만큼 정확한 시기를 예상할 수는 없지만 국민들의 대다수는 향후 협상에 대한 여전히 낙관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직접 하노이 회담 현장을 다녀온 취재기자로서 이후 계속해서 북미 간, 그리고 한미 간 움직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짧은 소견이지만 하노이 '핵 담판' 결렬 이후 북미 관계도 그렇지만 한미 간 다소 거리감이 있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인권 문제까지 다시 거론하면서 대북 압박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는 '남북경협' 추진으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삼을 수 있다. 그렇다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몰아가기도 무리가 있다. 한미 실무자들 간 다양한 루트의 협상과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이른바 '단톡방'에서 양국의 소통과 협의 상황에 대한 많은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로부터 나오는 대답은 "양국 간 대화채널에 전혀 문제가 없고 지속적인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의 답변이 돌아올 뿐이다. 국가 외교 문제가 '칼로 무 썰듯' 단언할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하면서도 청와대의 다소 소극적인 해명과 설명으로는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지 못하는 만큼 아쉽기만 하다. 산적한 국내 주요 현안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할 말만 하는 정부'보다는 '국민이 어떻게 듣고 있을지'를 염두해 청와대는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주길 바란다. /이성철 정치2부(서울) 차장 lee@kyeongin.com이성철 정치2부(서울) 차장

2019-03-20 이성철

[오늘의 창]욕속부달(欲速不達)

"취임 9개월여가 지났는데 성과가 없다. 무엇을 한 게 있냐." 성급한 일부 시민들의 성화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엄태준 시장은 "욕심내고 서두르면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의미의 欲速不達(욕속부달)을 새해 화두로 정하고 시민들께 약속한 공약과 계획된 사업들을 하나하나 실천해서 '살고 싶은 이천, 떠나기 싫은 이천'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엄 시장은 지난달 읍·면·동 현실에 맞는 현안사항을 주제로 정하고 주민들과 함께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을 열고, 주민 스스로 마을 문제를 발굴·해결하기 위한 '행복한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이천시는 소그룹 현장을 직접 찾아 자유롭게 토론하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수렴하기 위해 '이천시장이 갑니다'라는 정책을 펴고 있다. 많은 계층과 소통하기 위해 10명 이상이 원하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토론장을 열고 있다. 지난 11일 처음으로 여성회관에서 주부들의 고민거리도 들었다.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여기에 엄 시장은 매월 2개 읍·면·동을 방문, 동사무소에서 하루 일과를 소화하며 기관단체장들과 간담회, 사무소 방문 주민들의 애로사항·건의사항 청취, 면담과 현장 방문을 동시에 진행하며 해결점을 모색하는 방문 간담회도 지난주 장호원읍에서 시작했다. 엄 시장은 "민선 7기 시민이 주인인 이천 구현을 위해 올해 관내 407개 마을을 한 번씩 방문하는 것을 목표로, 시민과 일상을 공유하고 시민이 느끼는 현장소통 체감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14개 읍·면·동 중 기존 1개 면마다 나눠주는 일률적인 예산 편성보다는 407개 마을 전체 방문, 주민이 원하는 곳에 예산을 집중 투입, 이천시 1조원 예산의 가성비를 최고로 높이겠다"며 "도로 포장 등 쉽게 낼 수 있는 것보다는 취약계층·어르신·장애인등 모든 시민의 삶의 질, 행복지수 제고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엄 시장이 욕속부달과 애민(愛民) 정신을 뚜렷하게 밝히고 느끼고 있는 만큼 느긋하게 기다려 봄직하다. /서인범 지역사회부(이천) 차장 sib@kyeongin.com서인범 지역사회부(이천) 차장

2019-03-18 서인범

[오늘의 창]3·1운동 100周 행사, 안성은 지금부터가 진짜

올해는 3·1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지 100년 되는 해다. 이에 정부와 각 지자체들은 당시 민초들의 숭고한 희생과 저항정신을 기리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지난 3월 1일에 일제히 거창한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역사학계에서 '대한민국 3·1운동의 성지 중 성지'로 인정받고 있는 안성의 본격적인 3·1운동 기림행사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이유는 역사학계에서는 유명하지만 대중에게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못한 안성 3·1운동의 특수성 때문이다. 안성은 역사학계에서 인정한 '3·1운동 3대 실력항쟁지' 중 유일하게 남한에 위치한 지역이다. 안성의 3·1운동은 통신이 발달하지 못해 대도시보다 열흘 늦은 3월 11일부터 본격적인 독립만세운동이 전개됐다. 안성에서는 6천명 이상의 민초들이 원곡과 양성, 죽산면, 안성시장 등지에서 수십 차례 격렬한 독립만세운동을 펼쳤다. 특히 원곡과 양성지역에서는 주민 2천여 명이 면사무소 앞에 집결, 횃불을 들고 만세고개를 넘어 양성면으로 행진한 뒤 면사무소와 지금의 파출소인 주재소를 둘러싸고 만세시위를 벌인 결과 이 지역에 있는 모든 일본인들을 타 도시로 내쫓는 성과를 이뤄냈다. 한마디로 원곡·양성지역은 4월 1일과 2일 이틀에 걸쳐 우리나라 역사에 길이 남을 '2일간의 해방'을 맞이한 것이다. 이로 인해 안성의 3·1운동은 평안북도 의주군과 황해도 수안군과 함께 3·1운동 3대 실력항쟁지로 평가받음은 물론 민족대표 33인의 재판과정에서도 인용될 만큼 역사적으로도 고증된 독립운동의 성지다. 때문에 안성시는 3·1운동이 일어난 3월 1일이 아닌 4월 1일에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올해도 시는 다음 달 1일에 개최되는 '안성 4·1만세 항쟁 기념 2일간의 해방'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시는 성대하고 알찬 기념식을 준비해 기대를 한껏 받고 있다. 3·1운동은 한 지역에 국한된 그들만의 행사가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널리 알려야 하는 만큼 경기도민과 안성시민들만이 아닌 국민 모두가 '안성 4·1만세 항쟁 기념 2일간의 해방'을 지켜보고 응원해주길 기대한다.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2019-03-13 민웅기

[오늘의 창]제2 경춘국도 상향식 대안 마련을

정부는 지난 1월 제2 경춘국도 건설사업을 예비타당성(예타) 면제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러면서 "제2 경춘국도 건설을 통해 통행량을 분산, 지·정체 해소와 접근성 개선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2 경춘국도는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부터 춘천시 서면 당림리까지 4차로 간선도로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총 32.9㎞, 사업비는 약 9천억 원으로 예상된다. 경춘국도 통행량 증가에 따른 이용 불편과 각종 규제 등으로 지역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평지역 측면에서 보면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하지만 제2 경춘국도 정부 노선 안(미확정)을 두고 가평군과 춘천시가 각각의 노선을 제시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가평지역에는 또 다른 노선 안이 거론되면서 지역 간 갈등의 조짐마저 일고 있다. 예타 면제 발표 직후 가평군 의회는 임시회에서 "노선의 약 80% 이상이 가평을 지나는 만큼 가평군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 노선 결정은 부당하다"며 '제2 경춘국도 노선 가평군 제시(안) 관철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가평군도 기존 상권 보호 및 지역균형발전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남양주 금남IC~청평~하천~상색~가평~춘천 당림리로 연결하는 32㎞의 노선 안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조종면·상면 주민 등으로 구성된 '가칭 제2 경춘국도 바른 안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수동 IC~조종면 현리~가평읍 마장리~ 춘천 당림리를 연결하는 노선(안)의 의견서를 최근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 전달했다. 이처럼 가평지역사회는 대체로 정부 노선(안)에는 반대 의견으로 한목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정작 가평군 노선(안)을 두고는 이견을 보이고 있는 등 지역 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혹 이러한 이견이 자칫 소모적 대립으로 번질 경우 지역 내 갈등과 분열은 불을 보듯 뻔하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이제라도 가평군은 집행부, 의회, 주민 등이 참여하는 대표 협의체를 구성하고 하향식(top-down) 방식이 아닌 상향식(down-top)으로 대안을 마련하는 등 생산적 갈등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kms@kyeongin.com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2019-03-11 김민수

[오늘의 창]각자도생 인천교육

도성훈 인천시교육감님, 인천의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또 거리로 나서야 했답니다. 이들은 새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는 기쁨도 잠시 미뤄둬야 했습니다. 집 앞에 생긴다고 믿어왔던 초등학교 건립이 도시개발사업조합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무산될지도 모른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입니다.인천시교육청 소통도시락과 시청 시민청원 게시판에 대책을 내놓으라고 수차례 글을 올리고 기자회견도 열었던 이들의 마음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아니었겠습니까.2㎞ 가까운 위험천만한 통학 길에 매일 몸을 맡겨야 하는 어린아이들과 그걸 지켜봐야 하는 부모 마음이 어떨지는 교육감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동춘1구역 도시개발구역 내에 학교 건립이 무산된다면 아파트 입주예정자들 가운데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와 아이들의 삶은 이사한 순간부터 지옥 같은 나날이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절박한 심정과 달리 교육청은 '플랜B'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 간 교원 수급이나 학교시설 같은 교육 여건 격차를 최소화하는 시책을 마련해 실행하라고 적혀 있습니다.하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이러한 조치를 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가는 큰 낭패를 보게 될 거라는 생각이 요즘 자주 드네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만 믿고 자칫 정보확인을 소홀히 해 치러야 하는, 학부모들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 너무 커지는 현실을 인천 여기저기서 목격합니다.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인천 학부모들은 특히나 몇 배는 더 이사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천이 적어도 학부모들에게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도시가 된 것 같습니다. 학부모로서 각자 살 길을 도모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어 보입니다. 도성훈 교육감님, 부모 노릇하기 참 어려운 도시 인천입니다. /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ksh96@kyeongin.com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9-03-06 김성호

[오늘의 창]인천 유나이티드 홈 개막전

프로축구 K리그1 시민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가 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시즌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 2일 인천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개막전이 펼쳐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는 2만명에 이르는 홈 관중이 들어찼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2012년 개장한 이래 최다 관중 기록(종전 2012년 3월 11일 수원 삼성전, 1만7천662명)을 새로 쓴 것이다. 광고물 부착 등으로 판매할 수 없는 좌석이나 원정팀 응원석에 홈 팬의 입장을 제한하는 것 등을 고려하면 매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0-1로 끌려가던 후반 15분 인천의 최전방 외국인 공격수 무고사가 극적인 페널티킥 동점 골을 터뜨렸다. '골인'을 알리는 힘찬 뱃고동 소리에 이어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관중들은 커다란 북소리에 맞춰 시즌 첫 골의 주인공인 "무고사!"를 연방 외치며 열광했다. 그야말로 장관(壯觀)이었다. 베트남 축구팬들도 열정적이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자국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던 중 최근 인천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에 도전한 응우옌 콩 푸엉을 응원하러 온 것이다. 인천 구단으로서는 든든한 우군이 생긴 셈이다. 베트남 국민들이 제2의 인천 서포터스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새삼 기분이 묘했다. 주전들의 타 구단 이적 등으로 선수단에 큰 변화가 있었던 인천은 이날 제주와 공방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비록 9년 연속 '개막전 무승(4무 5패) 징크스'를 끊어내지 못했어도 무고사, 남준재, 김진야, 부노자 등 지난해 시즌 1부리그 잔류를 이끈 주전들이 녹슬지 않은 실력을 발휘했다. 새로 합류한 하마드, 허용준, 박세직 등도 선전해 올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잔류왕'이란 인천의 낡은 타이틀을 버리고 상위 스플릿 진출을 노리는 욘 안데르센 감독도 만족감을 드러냈다.인천 홈 팬들이 한껏 힘을 실어준 개막전이었다. 이제, 구단이 보답할 때다.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isj@kyeongin.com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2019-03-04 임승재

[오늘의 창]희망고문(希望拷問)

지난 20일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을 발표한 서울시는 9호선 4단계 추가 연장노선인 '샘터공원~고덕강일 1지구(신강일역)' 구간을 광역철도망에 포함하는 조건부로 반영해 하남 미사강변도시까지 연결 가능성을 남겨두게 됐다. 서울시의 발표 이후 미사강변도시 대로변에는 '9호선 4단계 추가 연장노선이 서울시 도시철도망에 포함됐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정치인들의 이름과 함께 이곳저곳에 걸려 있다. 조건부로 반영된 것이 정말 환영할 만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이다. 연결 가능성은 말 그대로 가능성일 뿐이다.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데다 조건이 달성되지 않으면 한 발짝도 진행되지 못한다. 국토교통부가 9호선 4단계 추가 연장노선을 광역철도에 포함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미 서울연구원의 연구용역결과조차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KDI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는 것은 광역철도에 포함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워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예타 면제사업으로 지정되지 않는 한 예타 통과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야말로 안 될 것을 알면서도 될 것 같다는 희망을 줘서 상대를 고통스럽게 하는 희망고문이다.반대로 정치인들에게는 최상의 결과다.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조건부이지만, 강일동과 하남 미사강변도시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들어 준 셈이 됐다. 또 강동갑과 하남을 지역구로 둔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이현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9호선 4단계 추가 연장노선 백지화를 막아냈다는 역할론을 강조할 수 있다. 서울시 정무수석비서관을 역임해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하남지역위원장도 자칫 9호선 4단계 추가 연장노선 백지화로 인한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있게 됐다.환영 현수막을 걸기 전에 지난 3년 동안 하남지역 정치인들은 뭘 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지난 2016년 '고덕강일 1지구(신강일역)~미사' 1.4㎞ 구간이 국가 광역철도망에 포함될 당시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에 따른 서울 9호선 고덕~강일'과 연계하여 강일~미사 광역철도를 추진토록 조건이 붙었지만, 그동안 지역 정치인들은 뭘 했나? /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moon23@kyeongin.com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9-02-27 문성호

[오늘의 창]곽상욱 오산시장 말이 맞았다

얼마 전 만난 곽상욱 오산시장은 여느 때처럼 교육 이야기에 열을 올렸다. '교육'을 도시의 브랜드로 만들 만큼 교육의 자부심이 큰 그는, 최근 학령기에 접어드는 아동을 가진 가정들의 '교육용 오산 이주'가 늘고 있다고 자랑(?)했다. 아이들을 키우기 좋아 정주성이 덩달아 높아지자, 젊은 부부들의 오산 이주도 증가 추세라는 뜻이다. 그의 말처럼 오산시는 별다른 개발 없이도, 인구가 늘고 있다. 19년 전인 지난 2000년 인구 10만 명에 불과했던 소도시 오산은, 19년 만에 인구를 두 배 이상 늘려 22만이 거주하는 도시로 성장했다. 평균나이 36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중 하나이자, 한국고용정보원이 밝힌 우리나라에서 소멸 가능성이 가장 낮은 강소도시로도 꼽힌다. 생존수영교육, 1학생 1악기 통기타, 주한미군 장병과 다문화 주민들의 도움을 받는 외국어 교육, 일반고생 진로진학 체험을 위한 얼리버드 프로그램 등은 오산에서 시작해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됐다. 지난 2017년부터는 아예 오산백년시민대학을 만들어, 말 그대로 오산시 전역을 시민들의 대학캠퍼스로 재구성했다. 3선의 곽 시장은 자신이 처음 시장을 맡은 10여 년 전부터, 오산의 살길이 '교육'임을 확신했다. 그러나 시작이 평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작은 도시에서 시민들 먹고 살 궁리는 하지 않고, '교육' 타령만 한다는 비판도 많았다. 하지만 곽 시장은 교육을 통해 도시의 정주성을 높여 인구 수를 늘려야만 선순환 경제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끊임없이 시민들을 설득했고, 그 결과 경기도에 3명밖에 없다는 3선 시장이 됐다. 교육으로 인구를 늘리겠다는 곽 시장 말도, 결국 맞았다. 최근 인구 10만 명 붕괴를 자책하며 상복을 입고 출근했다는 경북 상주시 공무원들 뉴스가 나왔다. 1965년 26만5천명으로 지금의 오산보다도 인구가 많았던 상주시는 이달 인구 9만9천986명으로 처음 10만 명 선이 붕괴됐다. 고령화 저출산이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오산시의 교육처럼 상주시의 확고한 미래비전은 있었는지도 되돌아봐야 할 때다. /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mrkim@kyeongin.com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9-02-25 김태성

[오늘의 창]"민심, 다시 듣고 오시라"

"국민의 촛불이 쓰나미처럼 국회를 향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19일 국회의원 전원에게 보낸 서한 내용이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여야 모두에게 따끔하게 경고했다. 문 의장은 서한에서 "(국회가) 정치를 말할 자격을 스스로 잃고 있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시급한 민생법안이 쌓여가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라면서 "국민의 삶 앞에서는 이유도 조건도 필요 없다"고 질타했다. 문 의장의 발언에 공감한다. 지금 국회 현실이 그렇다. 무엇보다 '민심'이 보이지 않는다.이달 초 여야는 설 명절 동안 '밥상머리' 민심을 확인했다며 앞다퉈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언했지만,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경제는 다시 뒷전으로 밀린 모양새다. 아니, 경제는 실종됐다. 여야가 다투는 정치 현안 어디에서도 민생 경제는 찾아볼 수 없다. 여야 간 '대치'와 '갈등', '난타전', '공방'만 있다. 1월 임시국회가 그렇게 빈손으로 지나갔고, 2월 임시국회도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국회가 민생 경제에 등을 돌린 사이 국회 밖 서민들의 한숨은 점점 짙어지고 있다. 개인 화물로 생계를 잇는 한 가장은 예년과 달리 차를 몰고 나가도 마땅한 일감을 찾지 못해 수익이 반으로 줄었다고 하소연이다. 미용용품 영업사원은 미용실에 제품을 공급해도 수금이 어려워 은행 빚만 늘고 있다고 고충을 전한다. 호프 집을 운영하는 40대 자영업자는 손님이 줄어 늘 월세 걱정에 시름이 깊다. 이들 입에선 당연히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대한 불만이 쏟아진다. 공통된 발언에는 '국회'가 포함된다. TV 뉴스에서 국회 꼴은 보기도 싫단다. 내가 뽑은 국회의원이 싸움의 선봉에 선 모습을 볼 때면 복장이 터진단다. 그런데도 국회는 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보다. 아니, 듣고도 모른 척하거나 아예 듣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 국회의원들께 다시 간곡히 요청드린다. "민심, 다시 듣고 오시라." /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kyt@kyeongin.com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2019-02-21 김연태

[오늘의 창]안산에 살고싶다

안산시가 인구늘리기에 팔을 걷었다.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도시가 돼야 하는데 그에 따른 다양한 정책들을 시 차원에서 시행해 사람들을 끌어모으겠다는 것이다. 안산시는 현재 급격한 인구 감소를 겪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안산시 인구는 65만9천963명으로, 인구가 가장 많았던 2011년(71만5천600명)에 비해 5만명 이상 줄었다.인구감소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전반적인 감소세에 기본적인 의식주의 편리성과 직장, 학교 등의 문제들이 연계돼 작용한다.이에 따라 안산시는 우선 다양한 출산장려정책을 통해 자연 감소를 막기로 했다. 시는 상반기 중 조례 개정을 통해 첫째아 100만원, 둘째아 이상 300만원의 출산 장려금을 지급한다. 또 산부인과 진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임산부를 대상으로 월 2회 택시비를 지원하는 '100원 행복택시'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공직사회부터 출산 장려 및 공동육아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선도하기 위해 안산시 남성공무원에게 5일의 산후조리휴가를 주는 등 토요일과 공휴일을 합쳐 최장 21일간 아이와 산모를 돌볼 수 있도록 했다.보육·교육 정책도 연계해 시행한다. 시는 올해부터 중·고교 신입생 모두에게 교복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교복지원은 안산시에 거주하지만 관외 중·고교를 다니는 학생, 전입생, 외국인 학생 등도 모두 해당된다. 다문화도시답게 외국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누리과정비를 0~5세(기존 3~5세)까지 확대해 전 연령층의 교육비를 지원하기로 했다.일자리 정책도 다양하게 추진된다. 시는 760억원을 투자해 연내 3만5천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향후 4년간 1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또 국가산단인 안산스마트허브에 국비포함 6천67억원을 투입해 청년친화형 산업단지로 조성, 취업을 통한 자연스러운 인구 유입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인구를 늘리기 위해 출산과 교육, 일자리 등을 연계한 안산시의 전방위적 노력에 기대감이 든다. /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kimdh@kyeongin.com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9-02-18 김대현

[오늘의 창]Who Are You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는 경기도 내 농축협(161곳), 수협(1곳), 산림조합(16곳) 등 총 178곳의 조합이 참여한다.조합의 운명은 오는 3월 13일 결정된다. 4년 전 치러진 지난 1회 선거 당시에는 총 149곳의 현직 조합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선거 역시 아직 후보자 등록(2월 28일)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현직 조합장의 재선 도전 등록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선거 열기는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달리 그다지 뜨겁지 않은 상태다. 각 조합당 조합원이 수천 명에 이르지만 정작 후보군들의 윤곽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인데 이는 지난 2014년 제정된 위탁선거법이 기존 농협법이나 공직선거법보다 비상식적으로 선거운동을 제한해서다.관련법상 위탁선거운동의 주체를 후보자 본인으로만 한정하고, 농민단체나 조합 대의원협의회의 후보자 초청토론회를 불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 조합의 대의원총회 시에도 후보자의 정견을 들을 수 없도록 해 후보자의 정당한 권리 중 하나인 매니페스토 운동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게다가 후보자 본인만 선거운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결국 후보자들은 사실상 공명선거와 정책선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유권자 역시 13일에 불과한 선거운동 기간(2월 28일부터 3월 12일)과 3월 5일에서야 확인되는 투표안내문 등으로 '알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 이에 현재까지 유권자의 상당수는 후보군들이 누군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이천지역 한 조합 관계자는 "조합 내부에서 후보군들에 대한 소문은 무성하지만 정확한 실체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국회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관련법 개정안을 상정한 상태지만 관련법은 정기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현재까지 국회 계류 중이다. '당신은 누구인가'란 질문에 답을 내놓기 위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유권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관련법 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김종찬 경제부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경제부 차장

2019-02-13 김종찬

[오늘의 창]인천 홀대 프레임이 인천을 망친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핵심 기조로 삼아 여러 분야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정부가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발표한 각 시·도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 또한 각 자치단체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을 빠른 시기에 진행할 수 있게 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켜보자는 취지로 계획됐다.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핵심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을 완화하는 것에 있다. 정부가 적극 개입해 사람, 돈, 직장 등 모든 것이 집중돼있는 수도권의 힘을 지방으로 분산시켜 보자는 것이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균형발전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인천의 경우 이런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있어 샌드위치처럼 애매하게 끼어 있는 도시로 분류된다. 비수도권 도시에서 볼 때 인천은 국제공항과 항만, 대형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투자 유치, 인구 증가 등 무엇 하나 부러울 것이 없는 도시다. 반면 같은 수도권 내에 있는 서울, 경기도와 비교하면 주거환경을 비롯해 각종 산업·문화 인프라 등 모든 것이 열악하다. 비교 잣대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인천의 위상은 달라지게 된다.최근 한바탕 홍역을 치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 노선' 예타 면제 제외에 따른 반발도 비수도권 자치단체 입장에선 '배부른 자의 투정'으로 보일 수 있다.특히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일부 정치인과 단체들은 '인천 홀대론'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누가 인천을 푸대접한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객관적인 근거와 타당성, 논리가 결여된 맹목적인 '인천 지상주의'로는 중앙 정부는 물론 우리를 부러움의 대상으로 삼는 비수도권 도시들을 설득시킬 수 없다. 과자 하나 주지 않는다며 울고 보채는 방식의 감정적 대응으로는 앞으로도 계속될 국가균형발전 논리를 인천이 깰 수 없다고 본다. 왜 인천이어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객관적 데이터와 논리, 근거를 치밀하게 준비하고 여기에 지역 정치인들과 시민이 힘을 보태야만 그나마 인천이 싸울 수 있는 무기가 마련되는 것이다.국가균형발전 기조에서 피해망상적인 '인천 홀대 프레임'은 인천을 더욱 악조건 속으로 밀어 넣는 자충수가 될 뿐이다. /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boq79@kyeongin.com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9-02-11 김명호

[오늘의 창]강력범죄 이대로 좋은가

치안이 불안하다. 경찰 치안 부재 때문이 아니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터지고 있다. 동탄 원룸 살인사건도 그랬고 다음날 평택에서 발생한 살인사건도 그랬다. 치정이든 시비든 단순 폭행이 아닌 강력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일시적 화에 못 이겨 벌인 범죄가 아닌 '자포자기 범죄'다. 강력사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의 안전'이 화두다. '2차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경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동시에 경찰이 강력범죄에 임하는 자세가 강경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하지만 일선에서 뛰는 경찰은 강경한 치안활동에 따르는 책임의 무게를 체감하고 있다. 강력사건의 현행범을 체포하다 사망하거나 다치게 되면 그 책임은 경찰에게 돌아간다. 또 적법한 절차를 밟고 수사를 했어도 문제가 발생되면 그 비난의 화살 또한 경찰에 향한다. 그러나 이를 두려워하며 위험에 처한 시민을 외면하는 경찰은 없다.때문에 갈수록 강력사건이 늘어나는 상황에 경찰이 제대로 직무 수행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칼을 쓰는 범죄자에게 맨몸으로 대처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칼을 휘두르는 흉악범에게 더 강한 제압의 힘을 경찰에 부여해야 한다. 2차 피해 발생 시 그 책임의 무게를 경찰에 돌리지 않는가. 과잉이 아닌, 시민의 안전을 위해 공권력 강화를 '허'해야 한다.경찰 수뇌부도 이제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고민해야 한다. 일선 경찰들이 국민의 귀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제대로 된 지침을 만들어줘야 한다. 강력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자는데 반대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내가, 내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래 사회부 차장 yrk@kyeongin.com김영래 사회부 차장

2019-02-06 김영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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