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오늘의 창]도시철도 사업비 300억 지원받을 권리

'경기도의 도시철도 지원 분담금 300억 원을 확보하라!'김포 도시철도 건설사업의 도비 확보가 지역 최대 현안 과제로 떠올랐다. 유영록 김포시장이 국회의원 등 선출직 의원과 전 공직자에게 강력히 주문한 행정 과제이기 때문이다. 오는 2018년 개통을 앞둔 김포 도시철도는 대규모 SOC 사업임에도 최근까지 단 한 푼의 국·도비를 받지 못한 채 김포시 자체 재원만으로 공사를 추진해 왔다.이에 따라 1기 한강신도시 입주 등으로 인구가 급증, 덩달아 증가한 사회복지문화비 등을 제대로 운용치 못했다. 심지어 관련 예산을 대거 삭감해 주민들의 삶의 질 저하에 따른 불만만 키워왔다.김포시는 지난 2014년부터 도시철도 사업에 매년 수백억원씩 우선 편성하다 보니 3년째 신규사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예산 부족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에 3년간 참아온 시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는 게 지역 분위기다.특히 최근 경제불황이 가속화됨에 따라 세수확보에 비상이 걸리는 등 김포시의 재정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자칫 철도 개통시한을 지키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쏟아져 나오고 있을 정도다.그러나 '경기 민생 2기 연정' 협상단에 참여한 김포 출신의 조승현 경기도의원이 도시철도 건설사업에 도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 냄에 따라 청신호가 켜졌다.연정 합의문에 '대규모 택지개발 등으로 급증하는 교통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4개 철도노선(김포와 하남, 별내, 진접) 건설사업을 지원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김포시의회 신명순 의원은 "경기도는 민자사업으로 진행된 용인과 의정부의 철도사업에도 운영비를 지원했고, 부천 지하철 7호선 연장에도 사업비를 지원한 전례가 있는 만큼 김포시에도 300억원의 공사비를 지원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일각에선 김포가 경기도의 예산지원을 받지 못할 만큼 '천덕꾸러기'로 치부될 것이라면, 이참에 경제생활권이 유사한 인천시로 행정구역을 재편해야 한다는 성급한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경기도는 인구 35만의 작은 지자체인 김포시에 대한 도시철도 건설비를 지원하는 게 타당하다. 접경지역 지자체인 김포시가 군사시설 주둔에 따른 각종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는 점만 고려해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는 충분하다. /전상천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junsch@kyeongin.com전상천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2016-10-16 전상천

[오늘의 창]값진 열매 맺기위해 소통·노력 전제돼야

이달 초 열린 제225회 안양시의회 임시회에서는 '안양 테크노밸리 조성 사업'이 최대 화두였다.안양 테크노밸리는 시가 오는 2025년까지 박달동 일원 342만㎡에 상업·주거 복합기능의 주거단지와 IT산업, R&D(연구단지)가 들어서는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이다.시는 제2회 추경 예산안을 다룬 이번 임시회에 '안양 테크노밸리 조성 사업'과 관련한 사업 추진 용역비를 상정했다. 시는 현재 전체 가용 면적 가운데 90% 이상이 개발이 끝났고 재정자립도 또한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이에 시는 안양의 백년대계를 위해 반드시 이 사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2억4천800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편성해 이번 임시회에 상정했다.이 사업에 대한 계획은 지난 7월 열린 민선 6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대중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후 박달동 주민을 비롯 안양시민, 언론인, 공무원 등 각계각층의 부류에서 이 사업 진행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관심을 이어갔다. 시의회 등 지역 정가에서도 여·야 구분 없이 안양시 구성원으로 사업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지난달 27일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이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원안대로 통과될 것이라 여겼던 시는 당혹감에 휩싸였다. 부랴부랴 집행부는 삭감에 대한 원인 찾기에 나섰다. 시의회는 집행부가 사전 협의도 없이 관련 예산을 상정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시의원들은 "'안양 테크노밸리 조성 사업'은 시의회 차원에서도 관심이 높고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본다"며 "하지만 아무리 필요한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사전 협의 없이 관련 예산을 무턱대고 통과시켜 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시는 "국방부의 탄약대대 이전이 전제되어야 하는 사업이고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시의회와 사전 협의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말하며 시의회의 지적에 고개를 숙였다. 결국 이 예산은 지난 4일 열린 제225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진통 끝에 의결됐다.하나의 사업이 실행에 옮겨지기까지는 책임이 뒤따르는 법이다. 소통을 전제로 어려움을 극복해나간다면 열매는 값진 결실로 돌아올 것이다. /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2016-10-11 김종찬

[오늘의 창] 시골 학교의 기적, 관심을 기울이자

김현숙(45·여) 씨는 잠실에 살던 2012년 8월 인천 강화군 양도면으로 이사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양도초등학교로 전학 온 아이는 "모든 선생님이 내 이름을 알고, 애들을 다 예뻐해"하는 것을 신기해했다. 며칠 뒤 엄마는 아이에게서 "행복하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유수연(41·여) 씨는 한 방송국에서 '즐거운 학교'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으로 2012년 봄 양도초 계절학교를 아이와 함께 '취재'했다. 인천 계양구의 집에 온 아이는 엄마에게 "양도초에서는 일주일이 한 시간 같았는데, 여기서는 하루가 일주일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고, 엄마는 전학을 결정했다.김 씨와 유 씨의 아들은 양도초를 졸업하고 다시 도시로 나가는 대신 인근 동광중에 진학했다. 이들과 상황이 비슷한 가족들이 모여 '공동체 구성'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동광중 학부모, 산마을고등학교 협동조합 학생들과 함께 '진강산 마을학습 공동체'를 최근 만들었다. 진강산은 양도면 인근의 산 이름이다.공동체는 양도초 근처 폐가를 보수해 '사랑방'을 만들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아이들이 모여 우정을 쌓은 '택이방'처럼 꾸미는 것이 목표다. 공동체 구성원들은 '재능 기부'를 통해 아이들에게 사자소학을 가르치고, 파워포인트 교육을 했다. 부모들은 '진로 교육', '대화법'을 공부했다. 또 '동네 마실'을 통해 부모와 아이들이 강화 각 지역을 직접 돌며 배우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강화군 '시골 학교' 여러 곳이 자연 학교 프로그램을 가동해 폐교 위기를 극복하는 내용을 경인일보가 보도하고 한 달 가량이 지났다. 이들의 성공을 기반으로 이어진 '마을 공동체'는 현재진행형이다. 이처럼 교사, 학부모, 주민이 뜻을 모아 마을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이끄는 사례가 얼마나 있을까. 그런데도 강화군, 인천시 등 행정 기관은 여전히 무관심하다. 양도초 등의 성공 이후 전입 인구가 몇 명인지조차 모르니, 전학을 결심해도 집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거리거나 전세 계약 2년 만에 2배 이상 오른 전셋값에 당혹스러워하는 젊은 부부들의 어려움을 짐작 조차 못할 것이다. 강화 시골 학교의 '작은 기적'을 지속 가능한 '물결'로 바꾸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6-10-04 김명래

[오늘의 창] 영유아 무료 독감예방접종 혼란의 원인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7일 "10월 4일부터 12월 말까지 생후 6~12개월 미만 영아 약 32만명을 대상으로 전국 지정의료기관(보건소 제외)에서 독감 무료예방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예방접종 사업을 실시한다는 것은 물론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런데 이번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75%나 축소된 것이어서 영유아 자녀가 있는 부모들과 의료계 관계자들은 허탈해 할 수밖에 없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영유아에 대한 무료 독감 예방접종 사업은 사실 더불어민주당이 20대 총선에서 내 놓은 '의료비 절감 공약'의 일환이다. 더민주 국회의원들 중심으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에 대한 예산 제안이 이뤄졌고, 여야 합의로 지난 9월 2일 관련 예산 280억원이 추가경정예산에 편성됐다. 원래 여야는 내년부터 만 6세 미만 영유아에 대해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추석을 앞두고 관련 사업을 앞당겨 시행키로 하고, 대상을 만5세까지의 영유아로 한정한 것이다. 사실 첫 단추는 여기서부터 잘 못 끼워졌다. 원래 백신은 최소 1년 전부터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여야가 추석 민심을 겨냥해 사업을 앞당기기로 결정하면서 백신 확보가 안 돼 문제가 커진 것이다. 결국 질병관리본부는 "예산 확보는 됐지만 백신 확보를 하지 못해 생후 6개월~59개월까지의 영유아 213만명에서 생후 6~12개월 미만 32만명으로 무료 접종 대상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 측의 안일한 업무처리는 문제를 더욱 확산시켰다. 이런 사태를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대비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백신 물량확보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것을 미리 인지하고 해외에 있는 백신 회사를 통해 독감 백신 구매를 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또 현재 일선 병원에서 이미 확보하고 있는 0.5CC 백신에서 0.25CC만 덜어내 맞추면 당초 계획대로 만 5세 미만 영유아 모두에게 무료접종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고 질병관리본부에 수차례 건의했지만 이런 의견은 완전히 묵살됐다. 예산은 국회의원들의 것도, 정부 관료들의 것도 아니다. 국민들의 것이다. 예산을 세우고 집행할 때는 부디 국민들에게 최대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김선회 정치부 차장 ksh@kyeongin.com

2016-10-02 김선회

[오늘의 창] 한진해운 사태로 본 인천 위기관리의 무능함

안이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개시 이후 모두가 넋 놓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천항에는 여파가 크지 않다는 말만 곧이곧대로 믿었던 거다. 한진해운이 인천항에서 처리하던 컨테이너 물동량이 적었고 대체 선박도 투입해 이렇다 할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하지만 크게 간과한 것이 있었다. 한진해운 사태의 불똥이 기업으로 튈지 몰랐던 거다. 아니, 몰랐던 게 아니라, 관심이 없었던 거다.경인일보는 이달 초 한진해운 사태로 인천 수출기업들의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을 확인해 최초 보도했다. 인천 중소기업 등이 생산한 제품을 싣고 미국과 유럽 등지로 가던 선박들이 각국의 입항 거부로 바다에 발이 묶였던 거다. 정해진 기한에 제품을 못 보내 손해배상을 물어 할 처지에 놓인 거다. 이뿐인가. 선박 운임은 2배 가까이 뛰면서 수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의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전전긍긍했다. 기업 현장에선 그야말로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도 기업 피해 상황을 다루는 언론 보도들이 뒤따랐다.인천시를 비롯해 거의 모든 인천 경제기관·단체들은 경인일보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상황 파악을 전혀 못 하고 있었다. 인천 경제를 지탱하는 수도권 최대 규모의 남동국가산업단지 등을 관리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지역본부(본부장·박동철), 인천 4천 개 수출기업을 회원사를 둔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본부장·안용근) 등은 취재 과정에서 "피해 사례가 접수되지 않아 몰랐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기업이 피해를 신고할 창구도 제대로 열어놓지 않고 하는 엉뚱한 소리였다. 중소기업 지원의 중심축인 인천지방중소기업청(청장·박선국)도 깜깜하긴 마찬가지였다. 시는 또 어떤가. 경인일보 보도 당일 오전 유정복 시장이 주관한 간부회의에선 "인천항은 이상 무"라는 식의 한심한 보고가 있었다.한진해운 사태가 '인천 경제 위기관리 능력'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6-09-27 임승재

[오늘의 창] 국감까지 가게 된 용인정신병원

부당해고 문제로 파업사태까지 벌어졌던 용인정신병원유지재단(이하 용인정신병원) 사태가 용인정신병원이 해고자 21명에 대한 징계해고 및 정리해고 조치를 취하하고 전원 복직 결정을 내리면서 정상화를 위한 모양새를 갖췄다.노조도 병원의 부당노동행위 관련 고소를 취하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환자 인권침해 및 부실경영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는 용인정신병원 노사는 지난 4월 병원 측이 직원 150명의 정리해고 방침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5월 직원 21명을 해고 통보하자 파업에 돌입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팽팽한 대립이 이어지던 중 노조가 단체협약 체결 및 정리해고 철회,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자 양측간의 갈등은 더 첨예해져 갔다. 그러던 중 8월 말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병원 측의 해고방침이 부당노동행위라는 판결을 내리고 나서 사태가 급진전됐다.노조는 파업을 철회하고 병원 복귀를 결정했으며 재단 측도 노사 간 대화자리 마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단체교섭에 힘을 기울이게 된 것이다.지난 20일 노사 교섭에서 재단은 노조원 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해 유감표명과 재발방지 약속을 서면으로 작성해 노조에 발송할 것을 결정했고 노조사무실 제공과 노조지부장의 유급 전임 근무를 인정키로 했다. 이에 노조도 병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관련 4건의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으며 노사는 이날 '노사관계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를 채택하기도 했다.앞서 용인정신병원은 무연고 의료급여 환자 차별, 작업치료를 빙자한 원장 사적행사 동원, 환자 강제 전원 시 환자복 상태 승합차 이용 등으로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용인정신병원 박원용 행정원장과 이효진 재단이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돼 인권침해 논란과 파업사태에 대해 질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국내 3대 정신병원으로 손꼽히는 용인정신병원이 병원의 규모뿐만 아니라 환자의 인권보호와 노사관계에서도 3대 병원으로 거듭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문성호 사회부 차장 moon23@kyeongin.com문성호 사회부 차장

2016-09-25 문성호

[오늘의 창] 오산시를 통해 본 '안전도시'의 조건은?

얼마 전 강원도의 한 바닷가에서는 초등학생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렸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일이 있다. 수학여행 중 바닷가를 산책하다 순식간에 사고가 났다. 이 학생이 자신의 목숨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생존수영의 한 방법인 '누워 떠있기'를 하며 구조를 기다린 덕분이다. 이 학생이 생존 수영을 배우지 않았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러면서 떠올랐다. 매년 반복되는 물놀이 사고는 과연 예방할 수 없을까. 최근에는 지진이 대한민국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며칠째 이어지는 여진으로 해당 지역 주민의 두려움이 극에 달한 상태다. 수백㎞ 떨어진 수도권에서도 지진의 여파가 감지되면서 "남의 일만은 아니구나"를 몸소 느낀다. 그 와중에 당국의 부실한 재난대응은 또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지겨울 정도로 반복적이다. 자연재해는 누구의 말처럼 하늘의 뜻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비할 수는 있다. 재해 대비는 우리의 책임이기도 하다. 더 미룰 필요도 없고 실천하면 된다. 그런 점에서 오산시의 안전도시 구축 사례는 눈여겨 볼만하다. 오산시는 전국 최초로 '무상수영교육'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초·중생을 대상으로 공교육의 테두리에서 생존수영을 가르치는 것이다. 시는 이 범위를 유치원과 어린이집 원생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오산에 사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수영을 할 줄 안다'는 꿈같은 일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다. 지진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국회 자료를 보면, 오산시는 학교 지진 내진 설계율이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60%가 넘는다. U-CITY 통합관제시스템과 재난안전 시스템을 연계하는 등 안전도시 구축에 즉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곽상욱 시장이 강조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실천 의지'다. 다른 지자체가 고민하는 단계에 오산시는 실행을 하는 셈이다. "여성·어린이·청소년 등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약속도 시민들이 믿게 됐다. 오산시와 곽 시장의 안전도시 약속에 대한 결정판이 최근 윤곽을 드러냈다. 경기도의 안전메카 역할을 하게 될 '경기도재난안전종합체험관'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그동안 안전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체험관에는 태풍·지진 등 자연 재난과 화재·교통안전 등은 물론 생활안전에 대한 콘셉트도 함께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정도면 오산시는 명실상부 안전도시 메카다. /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mrkim@kyeongin.com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6-09-21 김태성

[오늘의 창] 최고의 테너

10여 년 전으로 기억하는데,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기자들이 포지션 별로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뽑은 적이 있다. 당시 현역 최고의 선수들을 포함해서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선발한 것이다.결과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현역 선수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던 점이었다.이유를 살펴보니, 현재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면서 과거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 스탯을 찍고 있는 선수일지라도, 기자들의 어린 시절 우상에겐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유년기에 아버지와 함께 찾은 야구장에서 만나 좋아했던 최고의 선수들이 현재 접하는 선수들보다 가슴 속에 더욱 깊이 각인되어 있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플라시도 도밍고(75)가 다음달 2일 오후 7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공연을 갖는다. 20~40년 전 오페라를 좋아하는 음악팬들에게 우상이었으며, 올 연말까지 런던, 밀라노, 발렌시아에서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고 내년 시즌까지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서 푸치니의 '나부코'와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의 출연도 앞두고 있는 등 현재 음악팬들에게 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도밍고가 우리나라에서 6번째 공연을 갖는 것이다.도밍고의 이번 공연은 나이로 보나 최근 추구하는 활동 영역 등을 봤을 때 가수로선 마지막으로 한국의 음악 팬들과 만나는 무대일 확률이 높다.도밍고는 2008년 영국의 권위 있는 음악저널 BBC뮤직 매거진의 평론가들 투표를 통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테너'로 선정됐다. 쓰리 테너의 일원이었으며 오랜 라이벌인 루치아노 파바로티뿐 아니라 엔리코 카루소, 베니아미노 질리, 마리오 델 모나코 등 과거의 전설적 테너들의 평판도 넘어선 것이다. 평소 오페라를 즐겨 듣지 않는 필자가 도밍고의 진면모를 알게 된 건 1980~1990년대 제임스 레바인이 지휘하는 뉴욕 메트로폴리탄의 실황 공연 영상에서였다. 베르디의 '돈 카를로'와 '오텔로' 등이었는데, 영화배우 같은 외모를 앞세워 연극배우와 같은 연기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그는 드라마틱한 가창력을 통한 극적 표현력으로 필자의 가슴 속 깊이 각인됐다.'최고 테너'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다음 달 2일 공연은 오랜 우상으로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음악팬들에게나, '꽃중년'의 모습과 여전한 가창력을 사랑하는 현시대 음악 애호가들 모두에게 놓칠 수 없는 자리다./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2016-09-18 김영준

[오늘의 창] 경찰, 개 도둑 잡으려는 의지 있는지?

올여름 전국에서는 유난히 '개 도둑'이 활개를 쳤다. 우리의 '보신 문화'와도 연관이 있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요즘 개 도난사건은 성격과 양상이 과거와 한참 다르다. 최근 발생하는 개 도난사건은 농촌보다 도시가 주 무대가 되고 있고 개 종류도 가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붙잡히는 절도범 또한 전문 '꾼'이 아닌 일반 초범이 늘고 있어 또 다른 민생범죄로 떠오르고 있다. 어쨌거나 집에서 개를 키우는 가정은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개 절도 사건에 불안해하고 있다.개 절도보다 더 큰 문제는 이에 대처하는 경찰의 대응 시스템이다. 개 절도 사건을 통해 경찰의 절도 사건 대응 시스템 전반에 허술함을 무작위로 노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를 도둑맞은 피해자들은 이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경찰과 피해자는 개에 대한 인식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인다.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가족처럼 지내 반려견 이상의 가치를 두고 있으며 희귀 종인 경우에는 상당한 자산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반면 일부이긴 하지만 신고를 접수한 경찰서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개는 개일 뿐'이다. 도난으로 인정받는 데만도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우선 도난으로 볼만한 정황이나 물증이 있어야 하고 피해자가 이를 입증해야 한다. 도난으로 접수하면 '누가 훔쳐가는 것을 봤느냐'고 되레 면박을 주기도 한다. 설사 도난이라 하더라도 절도냐, 점유이탈이냐, 업무상 중과실이냐, 중과실 장물취득이냐 등 법리도 다퉈야 한다.일단 실종이건 도난이건, 분실이건 사건이 접수되면 조사가 이뤄져야 하나 감감무소식이다. 주변에 CCTV라도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목격자나 CCTV조차 없으면 사실상 개를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려야 한다. 대다수 피해자는 개 도난을 통해 절도사건에 대처하는 경찰의 시스템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의문을 품게 된다. '과연 경찰이 도둑을 잡으려는 의지는 있는 것일까?' 개 도둑이 거리에 활보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일지도 모른다.일부에서는 지나치게 극단적인 시각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하찮은 물건이라도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경찰도 얼마든지 있다. 경찰의 인력이 부족한 것도 안다. 하지만 시스템은 다르다. 모든 것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전체는 일부만 봐도 알 수 있다. 아무리 작은 신고라도 접수에서 조사, 처리까지 일사불란하게 돌아가는 체계와 계통이 필요한 것이다. 개 절도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이에 대한 대비나 대응책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바로 이것이 민생치안이 강조되는 이유다./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6-09-13 최재훈

[오늘의 창] 교복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학생들이 입는 교복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최근 교복, 학용품, 책가방 등 20개 학생용품 696개 제품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한 결과, 여학생 하복 블라우스 10개 제품 안감에서 피부염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이 1.7~5.2배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교복은 국내 유명 업체 1곳의 것으로 국가기술표준원은 즉시 리콜 명령을 내렸다. 또 경기도교육청을 비롯 전국 시도교육청은 해당 교복 착용을 전면 금지시키고 단체 리콜 방법 등에 대해 업체 측과 논의를 벌이고 있다.그러나 이와같은 충격적인 사실은 수습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장 관계기관에서 검출 원인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또 해당 제품에 장기간 노출돼 있었던 학생들의 향후 건강에 대한 예측과 그에 따른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식품이나 즉각적인 반응이 오는 제품 등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고,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했다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검출된 발암물질의 양이 적고, 또 중요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큰 파장없이 사건이 마무리되는 듯해 아쉬울 수 밖에 없다.교복은 학생들이 매일 착용한다. 직접 피부에 닿는 데다 친구들끼리 장난을 통해 손톱에 실오라기 등이 낄 수 밖에 없고 책상에서 잠을 자다 흘린 침을 닦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단순 의류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또 향후 성인이 돼서 어떠한 악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까지 마련돼야 할 것이다.국내 교복은 크게 4곳의 유명 기업이 제조한다. 이곳 업체들은 모두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TV홍보전을 벌인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오는 브랜드의 교복을 선호하고, 마케팅의 승자는 결국 그해 가장 많은 교복을 판매하는 경쟁적 구조이다. 하지만 교복 가격을 마냥 높일 수 만은 없다. 이 과정에서 제조원가를 맞추기 위한 값싼 원단을 사용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리라.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학생들의 선호도를 높이는 것도 좋겠지만, 그에 앞서 안전하고 좋은 원단을 사용해 학부모들의 환심을 얻는 장기적인 기업전략이 절실하다고 본다. 교복은 학생들이 매일 함께하는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김대현 사회부 차장 kimdh@kyeongin.com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6-09-11 김대현

[오늘의 창] 300만 인천, 대구가 주는 교훈

꼭 13년 됐다. 대구시는 2003년 발표한 '대구장기발전계획-대구비전 2020'에서 대구시의 인구가 2020년 3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로 열린 문화·녹색 도시'를 비전으로 전자, 기계, 철강, 자동차 산업 연계, 한방 바이오산업 육성, 문화·디지털 영상산업 강화 등 10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대구시는 1997년 인구 250만 명을 넘어섰다. 인천시보다 2년 앞섰다. '대한민국 3대 도시', 대구시는 등등했다.대구시 인구 증가 규모는 예상과 크게 달랐다. '대구비전 2020'을 발표했던 2003년, 254만4천여 명을 정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대구시의 인구는 251만여 명이다. 일자리를 찾아 외지로 떠나는 청년층 유출과 낮은 출산율이 대구시 인구 감소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대구시에 밀렸던 인천시의 인구는 매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달 말 기준 인천의 인구가 299만6천500여 명 규모라고 밝혔다. 2000년대 들어서 본격화된 송도국제도시와 청라, 영종 등 경제자유구역 개발, 교통 등 사회 인프라의 지속적인 확충 등으로 인한 인구 유입이 인천 인구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인천시는 올해 안으로 3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도시의 인구 규모는 해당 도시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로 꼽힌다. 그런 측면에서 인천의 인구 증가는 긍정적으로 보인다.반면,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 인천 출생아 수는 2012년 2만7천780여 명을 정점으로 감소세에 있다. 지난해엔 2만5천490여 명에 불과했다. 수도권 대표 국가산업단지인 인천 남동산단은 고용인원과 가동률 등 지표에서 부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인천시의 실업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일자리와 저출산 문제는 대구시가 겪는 도시 인구 감소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인천시의 인구가 언제 감소세로 돌아설지 모르는 일이다. 일자리 확충과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지금부터라도 고민해야 한다. 인구 300만 명을 목전에 둔 인천시가 준비해야 할 건 '기념행사'만이 아닌 듯하다. /이현준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uplhj@kyeongin.com이현준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6-09-04 이현준

[오늘의 창] '문장(글)속 불쾌지수를 낮추자!'

이제 여름이 끝났다 ? 올 여름은 폭염으로 온열 질환자가 급증하고, 콜레라·말라리아가 출현했으며 더위를 감당 못한 농·수산물의 피해로 농어민들의 속은 타 들어갔다. 서민들은 전기요금 폭탄에 가슴 졸여야 했다.여기에 취재하는 직업을 가진 필자로서 한 가지를 더 추가하고 싶다. 폭염 만큼이나 짜증 섞인 글들이 난무하며 서로를 힘들게 했던 올 여름 각종 민원게시판 글들이 그것이다.무슨 소리인가 할 것이다.직업상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그 흐름을 읽어 기사에 반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 종종 여론이나 현안 등을 살펴보는 방법으로 민원게시판을 살펴보곤 한다. 그 속에는 시민들이 체감하는 현실적 어려움과 다양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글들을 만날 수 있다.하지만(개인적인 성향 차가 있겠지만) 어느때 부터인가 공격성향의 글이 많아지고 '과연 민원 해결을 위해 글을 올렸나' 싶을 정도로 상대방을 자극하는 글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 폭염때문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평소 자주 들여다보는 여러 민원게시판 중 하나가 광주시의 민원게시판이다.날이 더워서인지 올해는 글에서도 불쾌지수를 느끼게 된다. 해당 민원게시판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욱하는 것이 올라오곤 한다. 뭔가 문제가 있어 해결이 필요해 이용했을 터인데 이건 민원을 해결해달라는 건지 말싸움하자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다.담당공무원을 향해 '무뇌아냐' '외국에서 학교 다녔냐(민원 대답이 시원치 않을 때)'는 말에 '내가 낸 세금받아 뭐하냐는 거냐'는 비일비재한 표현이고, 실명을 거론하며 인신공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교통체증을 해소하는 일이 일개 공무원의 힘으로 되는 일도 아닐 텐데 실명까지 거론하며 '대책마련 미흡'을 지적하는 것은 도가 지나친 것이라 본다. 삶이 각박한 요즘, 세상살이가 힘들다 보니 화가 북받쳐 이런저런 민원 글을 올릴 것이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글을 읽으면서부터 화가 나고 열이 받는다면 과연 좋은 글일까.'말 한마디에 천냥 빚 갚는다'는 말이 있다. 글쓰기도 전략이다. 여름 폭염과도 같이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글보다는 가을의 청량함처럼 우리 주변에도 시원한 글이 많아지는 날을 기대해본다./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6-08-30 이윤희

[오늘의 창] 무엇이 그대들을 두렵게 하는가?

최근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강력범죄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 '사람들이 나를 무시한다'는 등의 뜬구름 잡는 이유를 댄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사람에게 해를 가하는 범죄는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할 수 없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타인이 혹은 사회가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고, 범죄는 그러한 피해의식의 발현인 경우가 많다. 그저 자신의 쾌락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특별한 경우도 있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생 된 강력범죄 대부분은 사회 문제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점점 개인화되는 현실에서 타인과의 관계성을 만들어가지 않은 채 각종 SNS(소셜네트워크)로만 관계를 맺는 등 일방적인 관계 맺기가 강력범죄의 이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SNS를 무조건적으로 폄하하거나 비난하자는 것은 아니다. SNS를 긍정적·효과적으로 사용할 경우 새로운 인간관계의 표본을 만들 수도 있고, #(해시태크) 또한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사람들조차 하나의 의견을 만들어내도록 하는 새로운 희망의 전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SNS를 자신만의 공간으로 한정하고 무조건 타인에 대한 적대감을 표출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적대감을 실제 현실에 적용하고 표출하려해 SNS의 부정적 사회 현상으로 읽힌다.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그들을 두렵게 하는 것일까.그 근본문제는 직접적인 인간관계를 맺지 않기 때문인 듯싶다. 몇 해전 사람과 인공지능과의 사랑을 다뤘던 영화가 개봉한 적이 있다. 이 영화는 색다른 소재로 현대인들의 심리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 영화가 현실인 듯싶다. 최근 발생한 묻지마 강력 범죄는 가상의 공간에서 일방적으로 표현한 감정에 대해 불특정 인물이 싫어한다는 감정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실제 해코지를 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세상은 살아갈만 한 곳이다. 우선 주변 사람들과의 스킨십이 동반된 관계를 맺자. 반드시 자신의 감정(진심)을 알아줄 그 누군가는 곁에 있다. 그는 분명 당신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며 손을 잡아주는 친구가 될 것이다. 그 사람은 반드시 곁에 있을 것이다. 아니 있다고 믿자. 믿음은 현실이 되고 자신 느끼는 두려움도 조금은 사그라질 것이다./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6-08-28 최규원

[오늘의 창] 인천 2호선과 불신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개통한 지 한 달이 안 됐다. 한데 지난달 30일 운행 첫날부터 전동차 운행이 여섯 번이나 중단된 탓인지 사고철(事故鐵), 고장철(故障鐵)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장애인 편의시설이 부족하다고 해서 '안전 지옥철'이란 별명도 얻었다. 가좌역 1번과 2번 출구 계단은 총 240개가 넘는데, 에스컬레이터가 없다. 그래서 '헬(Hell) 계단'이라 불린다.인천 2호선이 운행 첫날부터 말썽을 부리자, 유정복 인천시장은 31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그럼에도 8월 2일에는 전동차 출입문 센서 문제로 전동차 운행이 중단됐고, 3일엔 전동차의 출입문이 열리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틀 뒤 또다시 사고가 났다. 그리고 10일 독정역에선 유모차 바퀴가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끼여 전동차가 약 10분간 멈췄다. 인천교통공사는 전동차 운행 중단 등 사고가 끊이지 않자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안전요원 신호·통신 장애 대처 능력 미흡' 등 총 29건의 문제점이 드러났다.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는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2호선의 교통 편익이 사고에 가려진 것에 서운한 기색이다. 혹자는 "(2호선에 적용된) 무인운전시스템은 운행 초기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가 생기면 전동차가 자동으로 멈추게 돼 있다. 승객들은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하철은 개통 전에 시험 운전을 거치면서 문제점을 개선하고 보완하게 돼 있다. 정식 개통 후에 열 번이나 사고가 나고, 안전점검에서 30건에 가까운 지적이 나왔다는 건 큰 문제다. 지금 2호선이 시험 운전 중인지, 개통한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다.더 큰 문제는 잦은 사고와 고장이 '불신'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하철의 장점 중 하나는 정시성(定時性)이다. 정시성은 곧 신뢰다.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사고로 인해 출발·도착 시각이 예상과 달라질 수 있다면, 굳이 2호선을 탈 필요가 없을 것이다. 2호선 운행 안정화는 시민의 불신과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과 다름없다. 곧 인천시 행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작업이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6-08-23 목동훈

[오늘의 창] 소비자는 분노한다

한낮에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밤에도 가실 줄 모르니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가기만 한다. 그러다 보니 더위를 피하기 위해 주말이면 가족들을 데리고 집 근처 대형마트를 찾는 게 습관처럼 돼 버렸다. 지난 주말에도 어김없이 저녁을 간단히 챙겨 먹고 8시쯤 대형마트로 향했다. 마트 입구에서부터 꼬리를 문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주차장까지 들어가도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몇 바퀴 돌다가 겨우 한 자리를 찾아 주차하다 보니 아까운 시간만 지나고 만다. 하지만 눈치가 생겨 카트를 끌고 매장에서 나오는 한 손님을 따라가 비상등을 켜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차가 빠져나가면 곧 바로 주차를 한다. 매장 안에 들어서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금세 땀이 마른다. 북적이는 사람들에 휩쓸려 여기저기 돌다 보면 카트 안에 이것저것 물건이 쌓인다.굳이 살게 있어 마트를 찾은 것도 아니었는데 이곳에만 오면 뭐가 그리 살 게 많은지. 그렇게 한 두 시간 매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더위는 잠깐 잊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에어컨을 한 시간이라도 켜지 않으면 요금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마트를 다녀왔는데 집에 오자마자 에어컨을 틀게 된다.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마트에서 지불한 물건값에다 에어컨을 틀었으니 전기료는 당연 늘어날테고 이 더위가 이래저래 돈을 쓰게 만드니 도대체 어떻게 된 노릇인지 주머니는 가벼워지는데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각 가정마다 전월 사용 전기료 고지서가 배달되면서 마치 학창시절 성적표를 받아볼 때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듣게 된다. 사용한 전기에 대해 요금을 내는 것은 마땅히 소비자의 몫이다.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당연한 경제 원칙일 것이다. 그러나 공공재를 이용하는 모든 소비자, 국민들은 합리적인 가격 산정 원칙을 원한다.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는 것이다. 정부가 부디 이번을 계기로 국민 생활에 꼭 필요한 전기와 수도, 가스 등등 필수 공공재에 대해 서민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깊은 고민을 해주길 기대하는 바이다./이성철 경제부 차장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6-08-21 이성철

[오늘의 창] 오산시 경영혁신, 히트다 히트

#며칠 전 저녁, 곽상욱 오산시장에게 전화가 왔다. 약간 상기된 목소리의 그는 "김 기자, 우리 직원들 상 탄 이야기 들었죠?. 정말 대박이야. 기분이 최곱니다. 6급 이하 직원들의 순수한 정책 아이디어가 인정을 받은 거예요"라며 기쁨을 표시했다. 곽 시장을 함박웃음 짓게 한 오산시의 대박사건은 '넥스트 경기 창조오디션'에서 오산시 인성 에듀타운 '오독오독' 조성사업이 혁신상을 수상한 것이다. 오산시는 이를 통해 특별조정교부금 49억원을 확보했다. 혁신상의 주인공이 된 오독오독은 반려동물을 테마로 생태·생명존중·관광이 융합된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주민기피시설인 하수처리장 복개 사업 후 발생하는 상부 공간을 활용한다는 발상의 전환을 높이 평가받았다. 게다가 이는 '오비이락'이란 공무원들의 순수 학습동아리의 학습과 토론과정에서 나온 정책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경영혁신은 경제계에서 시작된 말이다. 묵은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꿔 새롭게 한다는 혁신(革新)에 경제 용어인 경영을 붙였다. 획기적인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 선을 보이거나, 기업의 관리시스템을 변경하는 것을 우리는 경영혁신이라 부른다. 애플이 위기를 딛고 내놨던 혁신제품, 최근 삼성이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해 호칭에 '님'자를 빼자는 인사제도 개편도 경영혁신 사례다. 기업들은 경영혁신을 통해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높인다. 최근에는 이 같은 경영혁신이 지방자치단체에도 전파됐다. 선출직인 시장·군수들은 천편일률적인 행정에 파격적인 정책이나 제도 개선을 선보이며, 지자체 경영혁신을 이끌고 있다.#오산시의 '오독오독'은 지자체의 경영혁신을 잘 보여준 사례다. 수직적인 공무원 조직문화를 과감히 탈피하고 수평적인 관계 형성을 강조했다. 부서라는 칸막이도 없애고 관리직에 해당하는 공무원은 아예 제외됐다. 그러자 공무원 사회에 토론 문화가 생겼고, 결제로 올라오는 정책보다 나은 혁신 정책이 공무원학습동아리를 통해 탄생했다. 앞으로 또 다른 학습동아리를 통해 터져 나올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기대도 크다. 남은 일은 이 같은 혁신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다. 냄새 때문에 골칫거리던 오산천의 하수처리장 주변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교육과 문화공간으로 변신할 그 날이 벌써 기다려진다./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6-08-09 김태성

[오늘의 창] "성적순 모의재판, 면학실 불공정하다"

"공부 잘하는 애들이 판검사 잘할 거라 생각하나 봐요."지난달 만난 인천 계양구의 한 공립중학교 학생은 학교의 모의재판을 성토했다. 판사와 검사를 성적순으로 뽑은 게 불만이었다. 판검사로 나서고 싶은 아이들이 있었지만 성적이 안 돼 신청조차 제대로 못 했다는 것이다. 학생 얘기를 더 들어봤다. "공부 잘하는 애들이 판단력도 좋은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가 공부하는 사람을 더 대접해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근 만난 인천 남구의 한 사립 고등학교 학생은 면학실이 성적순으로 운영된다고 전했다. 면학실은 독서실처럼 칸막이 책상과 개인 사물함 등이 있는 공간으로 입실 희망자가 많은 편이다. 이 학교는 1등에서 10등까지를 ○○반, 11등에서 35등까지를 ◇◇반으로 분류해 면학실 '입장권'을 나눠주고 있다. 입장권뿐 아니라 다른 혜택도 적지 않은데, 대학교수 특강 등 '특별 프로그램'이 있을 때 ○○반, ◇◇반에 수강 우선권을 주는 게 대표적 사례다. 모의재판이나 면학실 이용의 교육 기회를 성적순으로 제한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 기자가 만난 학생들의 생각이었다. 민주 시민 육성을 목표로 열리는 모의재판 구성원을 성적순으로 결정하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학교 공교육 서비스의 하나인 면학실을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게만 개방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 행위가 될 소지가 있다. 이 같은 성적순 교육에 대한 거부감은 적지 않은 학생들에게 퍼져 있다. 지난달 26일 인천시교육청이 '학생 기자단 원탁 토론'에 나온 13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성적 제일주의 해소(40%)', '평등 교육에 대한 교직원 인식 개선(15%)'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학력 향상에만 매진하는 학교는 과거의 일이다. '미래 역량'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교육부가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도입한 것도, 진로 교육 내실화와 확대를 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생이 성적으로 차별받지 않고, 열등감과 소외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제 역량을 찾아 나설 수 있게 학교가 돕는 게 시대의 흐름이다. 모의재판 판검사 후보와 면학실 이용 자격을 추첨으로 정하는 것쯤은 학교장 재량으로도 가능하다./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6-08-07 김명래

[오늘의 창] "왜 퍼주기만 하죠?"

"왜 퍼주기만 하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예비 창업자 등을 지원하는 인천의 한 경제기관장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느닷없는 물음에 중소기업 등을 다각적으로 지원해 일자리를 늘리고 소비와 기업 투자 등을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답이 돌아왔다.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그런데 그게 다 국민 혈세인데 말이죠…."기자는 경제부로 발령받아 기업과 경제기관·단체 등을 출입하며 의아했던 게 한둘이 아니다. 먼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예비 창업자 등을 돕는 기관·단체가 생각보다 많다는 점에 놀랐다. 기관으로 치면, 인천시 경제산업국을 비롯해 인천중소기업청, 한국산업단지공단, 중소기업진흥공단, 인천신용보증재단 등이 있다. 경제분야 공공기관 3곳이 최근 통합 출범한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라는 긴 이름의 기관도 있다. 단체로는 인천상공회의소, 인천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기관·단체들은 수많은 지원책을 펴고 있는데, 심지어 서로 사업이 중복돼 도움을 줄 '고객'(중소기업 등)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기도 해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런데도 아직 각종 지원책을 모르거나 알아도 엄두를 못 내는 이들이 '뜻밖에' 많다는 사실도 놀라웠다.의아한 것은 또 있었다. '왜 주기만 하고 받을 생각은 안 하느냐'는 거다. 우수한 사업 아이템을 가진 이가 있다고 치자. 그에게 연구·개발, 특허, 상표, 디자인, 마케팅, 경영자금 등을 도울 기관·단체는 널려있다. 하지만 그가 성공하면 그간 지원 비용 등을 회수할 방법을 도와줄 때처럼 치열하게 고민하는 곳을 기자는 본 적이 없다. 국민 혈세 아닌가. 어려울 때 도와주고 성공하면 되돌려 받아 미래 예비 창업자 등을 위한 재원으로 다시 쓸 수는 없는 걸까. 장차 어엿한 기업인으로 성장하면 지역사회에 꼭 기부하겠다는 약속이라도 받아놓을 수 없는 걸까. 과연, 기자만의 엉뚱한 생각일까…./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6-08-02 임승재

[오늘의 창] 정리의궤 발견은 정조의 선물

지난 6월 27일 프랑스 국립동양어학교와 국립도서관을 방문했던 더불어민주당 안민석(오산) 의원, 전경목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헌관리학과 교수, 김준혁 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 경기문화재단 조두원 연구원은 조선왕조 의궤 중 그 실체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정리의궤(整理儀軌)' 실물을 처음 확인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프랑스에서 소장하고 있던 조선왕조 의궤는 '외규장각(外奎章閣) 의궤' 297권밖에 없다고 다들 생각했기에 또 다른 의궤의 출현 자체가 신선한 것이었다. 이번에 발견된 정리의궤는 정조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국왕의 열람을 위한 어람용(御覽用)이며, 한문이 아닌 한글로 기록돼 있어 기존의 의궤 역사를 다시 써야 할 판이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1827년(순조27)에 편찬된 '자경전진작정례의궤(慈慶殿進爵整禮儀軌)'를 최초의 한글본 의궤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학자들의 분석결과 정리의궤는 이보다 몇십 년 앞서 간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리의궤는 현존하는 '최초의 한글본 의궤'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특히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정리의궤(성역도)'에는 수원화성과 부속건물들을 도화서 화원들이 정성 들여 손으로 그리고, 색칠까지 해 놓아 앞으로 수원화성 및 행궁 등을 복원할 때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01년에 목판인쇄로 간행된 화성성역의궤보다 훨씬 세밀하고, 채색이 돼 있어 그동안 불분명했던 부분이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다. 현재 정리의궤의 발견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바로 수원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정리의궤에 대한 최초보도(경인일보 7월 4일자 1·3면) 이후 곧바로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정리의궤를 영인·복제하고 연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프랑스 현지 방문단이 정리의궤를 확인한 지 꼭 한 달만인 7월 27일 '정리의궤 시민 토크 콘서트'를 열고 의궤를 컬러로 출력해 행사장을 찾은 모든 이들에게 공개했다. 선조들이 남긴 문화유산의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려는 수원시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누군가 "정리의궤의 발견은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정조임금이 보내준 선물"이라고 한 말이 귓가에 맴돈다. /김선회 정치부 차장 ksh@kyeongin.com김선회 정치부 차장

2016-08-01 김선회·정치부

[오늘의 창] 거자일소(去者日疎)와 조직 변화

지난 5월 19일 서울지검 김모 검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김 검사가 작성한 유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닷 새 뒤인 24일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홀어머니와 함께 살던 김모 경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장례식이 끝난 뒤 김 경사의 유품을 정리하던 유족들이 '전 부서의 직속상관으로부터 정서적 학대를 받았고 직속상관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김 경사의 유서(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에게 보내는 탄원서)를 발견, 경인일보를 통해 공개했다.김 검사와 김 경사는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살아서 억울함을 풀거나 아예 조직을 떠났으면 마음이나마 편했을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가족들을 뒤로한 채 쓸쓸히 눈을 감는 순간까지 검찰과 경찰, 어느 쪽도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다시 말해 유리벽으로 된 방음실 안에서 김 검사와 김 경사는 조직을 향해 살려달라고 울부짖었지만, 조직 내의 그 누구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았고 이러한 모습에 너무나도 비참함을 느낀 김 검사와 김 경사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것으로 느껴진다.그러나 김 검사와 김 경사가 눈을 감은 뒤 그들이 속했던 조직이 보여준 모습은 조직이 먼저라는 사실을 감추지 않았다.김 검사의 상급 부장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 고검으로 자리를 옮겼고 김 경사의 직속상관인 A 경감도 '본인의 희망'에 따라 웬만한 인맥이 없이 갈 수 없는 곳으로 알려진 인근 성남의 한 경찰서 정보보안과 계장 자리로 이동했다. 권위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에서 비롯된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 나서기보다는 검찰과 경찰 모두 검사동일체(檢事同一體)의 원칙, 상명하복(上命下服) 강요문화 등 치부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나서는 듯한 모습이었다. 또한 조직의 윗선까지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도 전혀 없었다고 말하기 어렵다.去者日疎처럼 시간이 지나면 김 검사와 김 경사는 잊혀지겠지만. 다시는 제2, 제3의 김 검사와 김 경사가 나오지 않는 조직의 변화를 먼저 기대해 본다. /문성호 사회부 차장문성호 사회부 차장

2016-07-24 문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