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3번 국도변 자영업자들의 한숨

어떤 이에게 행복한 일이 다른 누군가에겐 불행이 된다는 말이 있다. 요즘 광주 3번 국도변 자영업자들을 보면 왠지 이런 말이 떠오르게 된다.지난달 말 우여곡절 끝에 성남~장호원 간 자동차전용도로의 1공구 미개통구간이 개통됐다. 이로써 도로가 완전히 개통된 것은 아니지만 광주시 초월읍 쌍동교차로부터 성남시 대원분기점 구간 14.6㎞의 통행이 가능하게 돼 사실상 광주구간은 상당 부분 개통 효과를 보게 됐다. 출퇴근시간대는 물론 주말에 극심한 정체를 보이고 있는 3번 국도의 만성적 교통체증이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여 많은 이들이 반색을 하고 있다.하지만 시름에 잠긴 곳도 있다. 한때 3번 국도변에서 상가를 운영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업이익이 보장되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3번 국도를 거치지 않고도 광주에서 이천이나 여주 등 수도권 동남부지역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울상이다. 교통여건이 개선돼 운전자들은 만족도가 높아지겠지만 국도변 상인들은 매출 감소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통행량과 밀접한 주유소 등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를 관통하는 3번 국도변은 가구거리로도 알려졌지만 이곳도 여파를 피하긴 힘들 것으로 예견된다. 실제 성남~여주 복선전철은 올해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개통을 앞두고 있다. 현재 공정률 73%에 접어들어 오는 12월 모든 공사가 끝나는 대로 시험운전에 들어가게 된다. 지난 2002년 착공해 사업비 총 1조6천554억원이 투입되는 성남~장호원 간 자동차전용도로는 오는 2017년 12월이면 준공될 예정이며 성남시 여수동부터 이천시 장호원읍까지 논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광주는 각종 교통 호재에 따른 분산효과로 교통여건이 개선될 전망이지만 광주를 관통하는 주요 도로이자 황금알 상권으로 분류되던 3번 국도변은 일종의 반사적 불이익이 예상되는 것이다.그나마 3번 국도 주변으로 대단위 아파트 건설이 예정되고 있다는 것이 어떤 위안이 될지 모르겠다.사실 3번 국도변의 이런 상황은 이미 도로 계획이 발표되던 수년 전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하지만 이렇다 할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울 따름이다. 아직 시간은 있다. 교통 여건 때문이 아니라 확고한 경쟁력으로 광주의 3번 국도변 상권을 찾을 수밖에 없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5-05-10 이윤희

피터팬이 그리운 이유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봄이다. 더욱이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을 비롯해 가족 구성원을 한 번쯤 더 되돌아보게 되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그래서 5월에는 사람들의 입가에 항상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평소에 갖고 싶은 장난감을 받아들고는 이불 속에서 누가 가져갈까 꼭 끌어안고 잠들던 어린 시절의 기억, 맞춤법은 틀려도 진심으로 써내려간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는 아이의 편지를 기억하는 부모, 학창시절 놀고 싶은 마음도 모른 채 ‘공부해라’며 혼내던 선생님의 말이 되려 감사해 지는, 5월은 그런 달이다.그렇게 많은 사람이 웃고 있지만 그런 웃음 속에서도 소외된 사람들이 있다. 경제적 문제로 인해 어린이날 아이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부모, 그런 사정을 알고 아무런 내색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여전히 우리 주변에 많다.아예 부모와 자식간의 정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결혼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이혼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결혼 스펙’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연애,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를 포기했다는 ‘5포 세대’가 늘고 있고, 자신의 (결혼) 조건에 맞지 않는다면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결혼정보회사에서는 성혼율을 높이기 위해 (회원) 가입 조건으로 키·몸무게·학력은 물론 재직증명서·원천징수증명서를 요구하기도 한다.최근 한 케이블 채널에서는 ‘25살 넘어서까지 동정을 유지하면 초능력이 생긴다’는 황당한 설정으로 졸업후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데 취업도 되지 않고, 스펙 때문에 연애도 못 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애환을 다룬 드라마도 등장했다.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살아가면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것은 인간의 권리이자 사회의 의무다. 그렇다면 사회는 최소한 그런 기회 정도는 만들어 줘야 하지 않을까. 사회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다고 설명하지만, 그 또한 제한된 기회라고 젊은이들은 항변한다.요즈음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피터팬이 살고 있는 ‘네버랜드(Naverland)’를 그리워하는 것, 그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5-05-05 최규원

문학산 정상부 개방해야

인천 문학산 정상부에 군부대가 있다. 근데, 중요 군사장비가 없고 군인도 상주하지 않고 있다. 무늬만 군부대인 셈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군부대가 눌러앉은 땅 대부분이 인천시 소유지라는 것이다. 인천시민의 땅을 군부대가 깔고 앉아 있는 것이다. 그것도 수년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인천시민의 땅을 차지하고 있다.군에 따르면 문학산 정상부에 미군 방공포대가 들어선 것은 1965년 6월 1일이다. 이 진지를 한국군이 인수해 1977년 방공포병 부대를 창설했다. 2000~2005년 봉재산 미사일 기지를 영종도로 이전할 때, 문학산 진지에 있던 통제장비도 영종도로 옮겨졌다. 현재 문학산 군부대에는 12개 동의 시설과 군·소방 무선통신망 운용을 위한 무인중계기 등 장비 일부만 있다. 상주하는 군인도 없다.하지만 문학산 정상부는 여전히 ‘군사기지·군사시설 보호구역’(통제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때문에 정작 ‘땅 주인’(인천시민)은 출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부대 주둔으로 인해 유적도 훼손됐다. 미군이 주둔할 때 문학산성(인천시 기념물 제1호) 성벽이 많이 헐리고 봉수대가 소실됐다. 한국군 인수 후에는 산성 안에 있던 우물이 매몰됐다고 한다.문학산 정상부를 통제보호구역에서 해제할 계획은 없는지 군에 물었다. 군은 “적의 공중 공격을 차단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장소이기 때문에 유사시 방공 작전 수행을 위한 주요 진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현재는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별도의 해제 계획은 없다”고 답변했다. 쉽게 말하자면,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거나, 전쟁이 터졌을 때를 대비해 해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송도국제도시 조성 등 공유수면 매립으로 인해 인천의 지형이 많이 바뀌었다. 더욱이 봉재산과 문학산에 있던 미사일 발사 기지와 통제 장비도 10년 전 영종도로 이전한 상태다. 군이 인천시에 시유지 사용료를 내고 있는 것도 아니다.군은 문학산 정상부 개방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인천시민의 땅을 인천시민에게 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문학산 정상부는 군의 계획대로 유사시에만 진지로 활용하면 된다. 군이 유사시에 문학산 정상부를 주요 진지로 쓰는 것까지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5-05-03 목동훈

만고의 진리

화성 공동형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놓고 수원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애초 매송면 36만4천㎡ 부지에 건축 총면적 1만3천858㎡ 규모로 짓겠다는 화성시 계획에 화성·부천·안산·광명·시흥 등 5개 지자체가 사업비 일부를 분담하겠다며 뛰어든 상황이다.이에 화성시 매송면 인근인 수원 호매실 등 수원 서부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화성 공동 화장장이 건립되면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 배출로 환경 파괴는 물론 주민의 건강 및 생활권 위협, 집값 하락 등이 우려된다며 화장장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공통된 인식을 하고 있지만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일 수밖에 없다. 반면 여주시는 바로 인접한 강원도 원주시가 추진하는 광역화장장 건립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뜻을 밝히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원주시는 영동고속도로 문막나들목 인근에 11만9천여㎡ 규모로 강원도 횡성군과 여주시가 참여하는 광역화장장 건립을 제안했다. 여주시는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시민 대다수가 광역화장장 건립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밝힘에 따라 올해 하반기까지 분담금 58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다수 여주시민이 원주시·횡성군과의 화장장 건립에 찬성하는 이유는 화장장이 없어 겪고 있는 불편함 때문이다. 단순한 이유다. 여주시민들은 용인이나 충북 제천, 충주 화장장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는 상황으로 시는 화장을 장려하기 위해 1계당 50만원씩 보조금을 지급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원주광역화장장이 건립되면 30분 이내에 접근할 수 있어 불편이 해소되고 비용도 절약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화장 문화의 확산에 따라 반드시 필요한 시설인 화장장의 부족은 결국 시민들 본인들의 비용과 시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인접 지자체가 참여하는 광역화장장 건립이라는 똑같은 문제에 대해 이렇게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한쪽은 갈등, 다른 한쪽은 상생.결론부터 말하자면 화장장 문제에 참여하고 있는 각 지자체는 모두가 수평적인 입장에서 논의와 협의가 이뤄져야 갈등을 풀 수 있을 것이다.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생이라는 대원칙 말고는 다른 도리가 없다. 우리는 흔히 상생을 이야기하면서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을 즐겨 사용한다. 당장 손해는 본다 해도 미래를 위해 후대를 위해 무엇이 옳은 선택인가를 생각한다면 ‘갈등’을 해소하고 ‘상생’을 추구해야 함은 만고의 진리일 것이다./이성철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이성철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2015-04-28 이성철

수년째 이어지는 유통업계 ‘다윗과 골리앗 싸움’

코스트코(costco.co.kr), 전 세계 671개 매장(2014년 12월 현재)에 회원 7천120만여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지난 1994년 진출해 고양 일산, 광명, 의정부점 등 11개 매장을 운영 중인 세계 최고의 미국계 대형 할인마트. 프랑스계 창고형 대형 할인마트인 까르푸를 비롯해 월마트 등이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실패해 철수할 때에도 꾸준히 사업을 확장했다.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삼정동 일원 45만9천987㎡ 규모로 조성되는 부천오정물류단지에 들어설 예정인 코스트코의 입점 저지를 위한 유통업계의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인 김상희·김경협 의원과 서영석 경기도의원, 김문호 부천시의장과 서헌성·한선재·강동구·이진연·최갑철·박병권·우지영·윤병국 의원, 박기순 전통시장 상인연합회장, 백원선 부천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 백선기 부천시민연합 대표 등이 결사 항전 중이다.경기도와 부천시가 지원하고, 부천시수퍼마켓협동조합이 운영할 ‘중소유통공공도매물류센터’ 건립 시 판매품목 중복으로 관련 업종 2만여 소상공인·업체들이 연간 1천268억원의 매출 감소, 765개소 폐업 위기 등 이른바 유통상생법 전면 위배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사업시행자인 LH가 불과 20일 사이에 1·2차 입찰을 진행한 후 ‘미분양’이라고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서둘러 3차 입찰을 함으로써 사실상 코스트코를 유치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기도 승인조건인 ‘지구단위계획에서 정한 허용 용도로 변경해 공급한다’는 규정에 따라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는 행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주요 주장이다. 특히 LH가 지난 2012년 5월 부천시와 경기도에 경기도 승인조건이었던 ‘대형마트 제한’을 ‘미분양 시 지구단위 계획 허용용도에 따라 재공급’으로 강력히 수정 요청한 것과 입찰 예정가격이 529억9천272만원이었는데 2번 유찰 이후인데도 계약은 651억8천104만5천원으로 120억원이나 높게 체결된 것 등이 사전에 코스트코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일단 지난 17일 열린 부천시 건축심의위원회에서는 벌말로 및 석천로 등 주변 도로의 상습정체에 따른 교통대책 미흡 등으로 건축심의를 보류해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코스트코 역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 데다 LH는 코스트코와의 분양 계약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다윗과 골리앗 싸움’의 결과가 너무 뻔해 보인다./이재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이재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2015-04-26 이재규

‘발전소 유치’ 다음 세대위해 신중해야

때아닌 라면·과자 포장지 등 폐비닐을 소각해 전기와 열을 생산·판매하는 민간 발전소 유치를 놓고 김포가 시끄럽다. 김포시는 포스코에너지가 제안한 신재생에너지 열병합발전시설사업 유치에 고심하고 있다. 시는 지난 8일 양촌읍 학운 3산단 내에 포스코에너지가 2천900억을 투입할 ‘폐비닐 소각 열병합발전시설사업’ 입주 가능성을 김포시의회에 타진했다. 산단 내 부지 3만3천㎡를 포스코에너지에 분양하는 것이기에 시의회 승인을 받아야 할 사안이 아님에도 굳이 시의원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었다. 시의원들은 “전국 최초의 폐비닐 소각장이어서 유해물질 배출 차단 여부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하지만 시는 여전히 소각장 유치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시가 3천여억원을 지급보증한 학운 3산단 분양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실리를 염두에 둔 탓이다. 겉으로는 발전소 인근 주민에 대한 재정적 지원으로 유치를 희망하는 민의가 수렴됐고, 유해물질도 첨단기술로 차단할 수 있다며 그럴듯하게 포장한다. 누군가 시민의 주거권을 담보로 실익을 챙기려 하는 의도가 무겁게 드리워져 있다.이는 너무 안이한 생각이다. 정책 결정 담당자나 참모들이 김포를 폐비닐 소각처리장으로 전락시키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매립장을 찾지 못한 검단 쓰레기매립장은 결국 2차, 3차로 확대돼 김포 일부까지 편입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다. 한데 발전소까지 유치하면 장차 ‘수도권 폐비닐 소각처리장’이란 오명을 쓰게 된다. 열병합발전소가 김포에서만 나오는 폐비닐만을 처리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전력 판매 등 이윤 극대화를 위해 처음엔 서울의 폐비닐을 거둬들이고, 이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할 것이 자명하다.특히 포스코에너지가 제안한 ‘발전소에서 배출될 유해물질의 법적 기준치 이하의 기술적인 차단 여부’에 대한 판단은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발전소가 미치는 영향권이 김포 한강신도시뿐만 아니라 검단신도시 인근까지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양측 주민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야 한다. 나아가 김포가 폐비닐 처리장이 되면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는 김포 농산물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지역경제도 타격을 입을 것이다. 단기적인 실리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김포의 미래를 그려야 한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시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만 들어가도 쉽게 알 수 있다. 자칫 이 분야의 전문가를 자처하는 자들만의 ‘집단지성’(?)으로 발전소 유치를 결정짓지 말아야 할 것이다./전상천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전상천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2015-04-21 전상천

왕곡동 교정타운, 동전의 양면

요즘 의왕시와 안양시의 최대 이슈가 바로 의왕시 왕곡동 교정타운 조성계획이다.교정타운은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와 서울소년원뿐만 아니라 안양시에 있는 안양교도소와 서울소년분류심사원 등 4개 시설을 의왕시 왕곡동 골사그네 92만5600㎡에 조성하겠다는 것으로, 대신 의왕시 내손동에 있는 예비군 훈련장은 안양시 박달2동에 이전할 예정이다.그러나 의왕시 고천동을 중심으로 찬·반의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14일 오전 고천동 주민들이 시청을 방문해 강하게 항의를 한 것처럼 오히려 반대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교정시설의 경우, 혐오시설은 아니더라도 기피시설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당연히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지고 그만큼 시민들이 반발하는데도 최소한의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무조건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라고만 치부할 수도 없다. 또한 비공개 원칙을 일방적으로 깬 채 교도소 이전만을 부각한 안양 쪽의 언론플레이에 이은 의왕시의 소극적인 대응이 교정타운의 찬반이 확대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지금까지 함구하던 의왕시는 시청 홈페이지 공지사항 코너에 ‘교정타운 추진상황 및 개발방향’을 설명하는 것으로 첫 공식입장을 밝혔다. 의왕시는 교정타운, 법무타운, 정보기술(IT)타운 및 주변 지역이 개발되면 250여만㎡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할 수 있어 12조원의 민간투자 유발효과가 예상되는 등 지역 발전을 10년 이상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중앙정부가 교정시설 이전 재배치 계획을 확정해 발표하면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당장 내가 가진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까봐 우려하는 주민들에겐 뜬구름을 잡는 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의왕시는 협약체결 때까지 주민 공청회를 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하는 시민들은 한쪽의 주장에만 쉽게 현혹될 수밖에 없다.왕곡동 교정타운은 동전처럼 분명히 장·단점이 공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의왕시가 밝힌 대로 장점이 단점보다 크다면 소극적인 입장표명이 아닌 공청회 등 적극적인 의견수렴 과정과 주민 설득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문성호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문성호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2015-04-14 문성호

경기도 행정부지사의 스탠다드

박수영 경기도 행정1부지사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보면 어떨까? 전문적인 분석 기법은 아니지만 경기도 공무원 등의 구전 등에 따른 기자의 자의적 분석 정도는 가능할 듯 싶다. 행정을 잘 알지 못하는 경기도민 이라면 ‘박수영’이라는 이름이 낯설 수 있다. 대중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로서,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실무의 선봉장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판교테크노밸리 활성화’, ‘경기도 친환경급식 대타협’, ‘구제역 총괄대응’,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수습’ 등이 그가 경기도에 와서 해낸 대표적 일들이다. ‘유능한 행정가구나’라는 것은 유추할 수 있다. 박 부지사에 대한 빅데이터를 통해 회자 되는 단어는 ‘해결사’와 ‘조정자’ 등이다. 경기도의 현안 사항 중 누구도 풀지 못한 엉킨 실타래를 전문(?)적으로 풀어왔기 때문에, 박 부지사를 떠올리는 주요 데이터가 된 듯싶다. 실제 그는 지난해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 당시 유족과의 대표 협상자로 나서 유족을 위로하고 장례와 보상의 명확한 기준을 통해 조기 타결을 이끌어 냈다. 당시 협상과 중재는 일명 ‘판교 모델’로 불리며, 갈등 치유의 긍정적 사례를 만들었다. 무상급식과 관련한 갈등에서도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의회가 극심한 갈등을 겪을 때도 조정자 역할을 했다. 당시 도와 적대적 관계였던 경기도교육청도 적장(敵將)의 행정적 혜안(慧眼)만은 인정했다. ‘판교밸리’, ‘감액 추경’ 등 “잘했다”고 평가받은 일들이 그를 통해 기획·추진됐다. 김문수·남경필 등 여당 소속 도지사를 연이어 보필하고 있지만, 야당 소속 강득구 도의회 의장에게도 “박 부지사만큼 행정을 잘 알고 정무적 감각이 있는 인물은 드물다”는 평가를 받았으니, 이에 대한 이견도 크진 않은 셈이다. 물론 그는 완벽한 인물은 아니다. 다양한 정책·인사 추진과정 등에 있어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부지사 자격을 논할 때 ‘박수영’이라는 기준이 생긴 걸 보면, 경기도 행정부지사의 ‘스탠다드’라는 평가가 적절해 보인다. 4월 23일이면 박 부지사의 취임 2주년이다. 박 부지사의 능력이 앞으로 어떤 곳에서, 어떻게 활용될 지도 관심사다./김태성 정치부 차장▲ 김태성 정치부 차장

2015-04-12 김태성

대기업임원 연봉공개에 따른 사회상

지난해에 이어 최근 대기업 임원들의 연봉이 공개됐다.연간 보수 5억원 이상 등기이사(임원)의 연봉 공개를 명문화한 자본시장법에 따른 것으로, 지난달 31일 회계연도를 감안한 사업보고를 통해 대기업 임원들의 보수가 공개된 것이다.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한 해 동안 146억원을 받으며 올해 대기업 ‘연봉킹’에 올랐다.일부 재벌 총수 등이 등기임원에서 빠지면서 이번에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종균 사장의 실제 연봉 순위는 5~6위 권에 자리할 것이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삼성을 단적인 예로 들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연봉만이 공개됐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경우는 공개가 안 됐다. 등기임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등기임원은 법적 권한과 책임을 지는 임원이다. 이사회에서 표를 행사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비등기임원의 경우, 기업의 필요에 따라서 임원직을 주지만 법적 실체는 없다. 재벌 총수 등이 비등기임원이라는 장막 뒤에 숨으면서 해당 기업의 주주들과 시민이 원하는 임원들의 모든 연봉이 공개되지 않은 부분은 책임경영을 부르짖는 대기업과 오너들이 가슴에 새겨야 할 부분이다.대기업 임원들의 연봉 공개에 자신을 ‘미생’으로 생각하는 많은 직장인은 믿기 어려운 금액에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기업에서 사업 보고한 다음 날인 4월 1일(만우절) 언론에서 공개되기 때문에 차라리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할 정도다.요 며칠간 국내 포털 사이트의 대화방이나 개인 SNS에는 대기업 임원들의 연봉 공개에 대한 이야기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댓글과 댓글로 이어진 결론은 대기업이 연봉은 높지만 울타리(평생직장)가 되어 주지 못하는 부분들을 이야기하며 스스로 위로하는 식으로 갈무리 된다.생산적 견해들이 댓글에 달리기도 한다. 대기업에 다니진 않지만, 자신의 회사와 업무를 사랑하며 열심히 일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는 글들이다.봄 햇살과 산들바람에 대기업 임원들의 연봉 공개까지, 이 땅의 대다수 직장인의 마음을 흔드는 때이다.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굳건히 두 발을 딛고 서서 ‘미생’에서 궁극의 ‘완생’을 추구하는 직장인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싶다./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5-04-07 김영준

‘복지부동’이 화를 키우고 있다

미군 사격훈련장인 영평사격장에서 불과 400여m 떨어진 곳에는 107년의 역사를 간직한 영평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얼마 전 이곳을 찾았다.고즈넉한 건물에는 오랜 역사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났다. 하지만 이 학교가 초연한 겉보기와 달리 사격장에서 나는 소음과 진동의 고통으로 속이 곪을 대로 곪았을 것이라 생각하니 왠지 가슴 한구석이 아렸다.학교를 찾은 그 날도 하늘에는 전투 헬기들이 굉음을 내며 날아다니고 있었다. 바로 옆 사람이 하는 말도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로 요란했다. 아이들이 올망졸망 모여 앉아 수업하는 교실 안도 바깥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얼마 후 사격장에서 쿵쿵거리는 벌컨포 포격 소리와 헬기의 굉음이 울리자 교실 창이 흔들렸다. 하지만 아이들은 잠깐 멈칫할 뿐 별로 개의치 않았다. 지축을 뒤흔드는 포 소리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해맑은 표정을 보자 가슴이 더욱 아팠다.학교에서는 이러한 일이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었다. 무려 60년 이상 참아온 고통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땅이 울리고 고막을 찢을 듯한 진동과 소음이 계속되고 있는 데도 학교에는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다는 거였다. 도시의 그 흔한 방음벽조차 찾을 수 없었다. 말 그대로 그냥 참는 것이다.이 학교에서 오래 근무한 고위 교직자를 만나고는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 대해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기자를 이상하게 바라봤다. 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받은 인상은 교사로서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권을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상황이 외부로 알려져 혹여 자신의 인사에 지장을 받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다. 문득 복지부동의 전형이란 생각이 들었다. 복지부동은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시청 담당 공무원은 한술 더 떴다. 사격장 인근 마을의 안전대책을 묻는 기자에게 “새삼스럽게 왜 지금 그것이 문제 되냐”는 어이없는 답변을 했다.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라는 식이었다. 괜히 나서다 화만 당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한 학교 관계자와 똑같은 태도였다. 오히려 화를 키우고 있는 건 여기저기 숨어 있는 복지부동이었다. 외부에서 “바보처럼 왜 참고만 있어”라는 비아냥을 듣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이들의 복지부동 때문에 영평사격장 인근 마을 주민들과 우리의 꿈나무들은 그 오랜 세월 고통 속에 살아야 했다. 풀뿌리 민주주의 시대 주민을 대변해야 하는 지자체조차 복지부동으로 침묵하고 있었던 것이다./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5-04-05 최재훈

수학여행(修學旅行)

‘교육활동의 하나로서 교사의 인솔아래 실시하는 여행’ ‘학생들이 평상시에 대하지 못한 곳에서 자연 및 문화를 보고 들으며 지식을 넓힌다’.수학여행(修學旅行)을 정의하는 말들이다. 표현은 다르지만 수학여행을 교육활동 또는 지식을 넓히는 산교육으로 정의하는 데 이견이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수학여행의 유래에서도 분명 교육활동으로 규정한다.명확하진 않지만, 혹자는 18세기 영국 귀족들이 자녀가 교육과정을 마무리 지으며 1~2년간 유럽을 여행하도록 한 것이 수학여행의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여행 역시 가정교사와 함께 다니며 어학실력을 키워줌과 동시에 유럽내 다양한 문화를 흡수하도록 한 교육활동으로 표현된다.또 다른 이들은 신라의 화랑으로부터 수학여행이 유래됐다고 말한다.화랑들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고, 정신수양을 하기 위해 매일같이 공부하는 집과 학교의 틀을 벗어나 ‘크고 좋은, 멋있고 훌륭한’ 세상과 경치를 보며 몸가짐과 정신을 가다듬기 시작한 것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 역시 현장교육으로 표현하고 있다.이러한 현장교육이 사라지고 있다. 상당수 학교가 수학여행을 가지 않고 있는 것이다.물론 세월호 사고 이후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많다.상당수 학교는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혀 수학여행을 당일치기 소풍이나 교내 축제로 대체하고 있다. 또 일부 학교는 세월호 사고 이후 학생안전과 관련한 조례가 제정되면서 수학여행 추진 시 안전요원 의무배치, 교육지원청 컨설팅단 의무점검 등의 까다로운 절차와 규정으로 포기하기도 한다.학생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학창시절의 소중한 추억과 정당한 교육활동을 학생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배제하고 제외하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어른들이 안전수칙만 준수한다면 충분히 안전한 수학여행이 될 수 있는데도 아예 빼앗고 있는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도 토로하고 있다.기자 역시 학생들의 평생 추억이 될 ‘작은 숨구멍’마저 닫혀 버리는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 없다./김대현 사회부 차장▲ 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5-03-31 김대현

언론에 무감각한 오산시… 쓴소리 받아들여야

“언론보도요? 글쎄요…. 그거 누가 써준다고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관심들이 없어서….”인터넷이 발전되면서 컴퓨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뉴스 검색은 일상화된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언론 홍보가 중요해 졌다는 의미다. 기관들이 언론 홍보에 힘을 쏟는 이유다. 하지만 언론보도에 있어 거꾸로 가는 지자체가 있다. 바로 오산시다. 언론보도에 대한 스크랩을 전혀 하지 않는 등 일선 공무원들의 언론 무관심은 물론, 자신과 관련된 보도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의 볼멘소리는 어느새 언론 무관심, 무대응으로 변한 지 오래다.오산시는 지난해 말부터 언론보도 스크랩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기존에는 시관련 모든 언론보도를 시청 공무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내부 전산망을 통해 모두 공개했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청 공무원들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직접 검색을 하든가, 아니면 수십 개의 신문을 직접 뒤져야만 ‘우리 동네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이처럼 스크랩을 하지 않게 되면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담당 부서의 부서장은 물론 팀장·직원들까지 자신과 관련된 보도조차 모르고 있을 때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홍보성 기사건,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건 눈과 귀가 막힐 수밖에 없는 이유다. 거기에 대한 후속 조치도 미흡해지게 된다. 문제가 있다고 지적이 되면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하는데 매우 무감각하다. 이것이 오산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언론관으로 일선 공무원들이 언론을 바라보고 있는 현실이다.시청의 한 직원은 “내부망에 언론보도 스크랩이 없어지면서 시청이 어떻게 돌아가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알기 힘들다. 오히려 모르고 있다가 경기도 감사부서에서 연락해 오면 부랴부랴 내용을 파악하고 있을 정도다. 부서에 들어오는 신문도 과장 책상에 놓여 있는데 우리 같은 직급 낮은 직원들이 신문을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이런 이유에서 일까. 매일 한 두건 정도 되는 시 보도자료 내용도 제대로 된 것이 없다는 평가다.언론의 주요 기능은 비판과 감시에 있다. 하지만 오산시는 그 쓴소리를 귀에 담지 않으려고 한다. 시 간부들 조차 언론보도에 무감각하니 전체 직원들도 홍보에 관심이 없다. 쓴소리는 과감히 받아들여 개선하고, 시 전반에 대해 기획적으로 홍보하고 투자해 투명하고 발전된 오산시를 기대해 본다./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5-03-29 조영상

뭉치면 산다!

얼마 전 남한산성 외곽 일대의 식당을 돌며 협박을 일삼은 일당 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이들은 광주시 중부면에 소재한 남한산성 외곽의 유명 맛집 및 식당 등을 돌아다니며 업주 및 종업원을 상대로 음식 대금을 갈취하는 등 상습적으로 공갈과 업무방해, 협박 등을 일삼아 구속됐다.그동안 소문으로만 듣던 이들이 구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속 시원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고향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지난 2013년 5월부터 최근까지 총 21회에 걸쳐 광주 엄미리 등 남한산성 외곽 일대 식당을 다니며 장검과 회칼 등을 소지하고 위협을 가해왔다. 한 식당의 경우, TV 맛집 프로그램에 방송되는 등 영업이 잘되는 것을 보고 동업을 제의했다 거절당하자 식당 업주를 수차례 폭행하는 등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겁먹은 피해자들이 어떠한 반항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주범 심모 씨의 선후배들까지 가세해 식당 업주 및 종업원을 오랜 기간 위협해온 것으로 조사됐다.광주경찰서 강력팀은 이번 사건을 2개월여간 내사하면서 피의자들을 전형적인 ‘동네 조폭’으로 규정했다.흉기 등을 소지하고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는 피해자들을 지속해서 괴롭혔기 때문인데 후문으로는 수사를 맡았던 강력팀 형사들이 피해진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대다수 피해자가 보복이 두려워 진술을 거부했고, 이에 형사들은 주 3회 이상 손님을 가장해 피해식당을 방문하며 피해자 심리안정 지원과 증거자료 수집을 동시에 해 혐의구증에 주력했다고 한다.동네 조폭이 언제부터 남한산성 일대에서 활개를 친 것인지, 또 다른 피해는 없는지 알아보고자 남한산성 인근 상인들과 얘기를 나눴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남한산성 외곽은 피해가 잦았지만 산성 내의 상인들은 이렇다 할 피해가 없었다는 것이다.왜 이런 상황이 생겼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남한산성 내 식당들은 상인회가 똘똘 뭉쳐 있어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 돕고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네트워크가 탄탄했다.반면 외곽지역은 식당도 드문드문 있거니와 서로 정보를 교환할 이렇다 할 네트워크나 관계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아 피의자들이 이러한 점을 노린 것으로 분석됐다.‘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다소 지나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뭉치면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이 이번에도 여실히 증명된 듯하다.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5-03-25 이윤희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최근 다중인격을 다룬 드라마 캐릭터들이 등장, 인기를 끌고 있다.다중인격이란 한 사람이 2개 이상의 인격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으로, 극의 내용을 풀어가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또한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 속에서도 종종 등장한다.하지만 다중인격은 엄밀히 말하면 질병이다. 전문용어로는 해리성 정체장애, 다중인격장애라고도 한다. 의학계에서는 다중인격에 대해 간단한 이중인격에서부터 수십 개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한 사람 안에 여러 개의 인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내부에서 오랫동안 형성된 정신 상태의 일부분들이 일시적으로 그 사람의 전체를 조종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여러 가지의 인격까지는 아니지만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있고 그 감정을 시의적절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다중인격장애 환자로 치부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착한 사람 아니면 나쁜 사람처럼 이분법적으로 구분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러한 다중인격이 최근 들어 왜 주목을 받고 있을까. 누구나 현재의 삶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더 좋은 환경과 능력을 갖추고 싶어하는 또 다른 나를 만들고 싶은 욕구는 아닐까.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 보면 내 안에 내가 없기 때문은 아닐까.자기 성찰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루 중 아니 스마트시대가 시작된 이후 개인 소셜네트워크는 물론 개인이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쏟아내는 정보에 대해 과연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되물어보자. 혹시 무심코 그저 습관처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거나 공유하는 전달자로만 살고 있지는 않은지….널리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과연 그 정보에 대해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했는가. 개인 본인의 의견이나 감정 없이 단순 정보 등의 전달(또는 공유)만 하는 습관적 행동은 아니었을까. 이러한 행동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칼이 될 수도 있고 그 대상이 본인이 될 수도 있다. 철학적으로 개개인의 정체성 문제를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저 다른 사람이 그랬다니까 아무런 의심 없이 듣고 ‘카더라’식으로 마구잡이식의 공유 형태로 전달하는 행동은 지양돼야 한다. 나를 한번 되돌아보라. 나는 과연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5-03-23 최규원

강화·옹진, 인천 편입 20년

강화군과 옹진군이 경기도에서 인천으로 편입된 지 20년이 됐다.1995년 3월 1일 경기도 강화군과 옹진군, 김포군 검단면이 인천에 편입됐다. 이로 인해 당시 인천 행정구역은 330.41㎢에서 954.13㎢로, 인구는 219만8천 명에서 230만3천명으로 증가했다. 광역시에 걸맞은 도시 규모를 갖추게 된 셈이다. 이후 인천의 행정구역과 인구는 도시개발 등의 영향으로 각각 1천47㎢, 296만명으로 크게 늘었다.정부가 강화군과 옹진군 인천 편입을 추진했을 당시, 주민들 반발이 심했다. 그러면서도 주민들 가슴 한편에는 경기도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1994년 인천시가 옹진군 주민들을 설득하고자 만든 자료를 보면, ‘20%이상 증가된 특별예산 편성으로 각종 숙원사업을 조기에 완료할 예정’이라고 돼 있다. ‘경기도는 예산(7조1천775억원)이 인천시(1조5천653억원)보다 많지만, 인구가 550만명 더 많고 면적은 32배가 더 넓어 서울 경계에 도로 하나 시원히 못 넓히는 실정이다. 인천시는 송도 신시가지와 영종 공항 건설 등에 투자하고 있으며, 영종·용유는 국제자유도시로 조속히 개발될 예정’이라는 내용도 있다.송도가 국제도시로 개발되고 영종에 국제공항이 들어섰지만, 강화·옹진 주민들의 삶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은 듯싶다. 20년이 지난 지금, 어쩌면 강화·옹진 주민들은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강화군 주민들은 경기도 김포시를 거쳐야 인천에 갈 수 있어, 지리적으로 고립된 모양새다. 청라~초지대교 간 해안도로, 영종~강화교량 건설 사업 등도 답보 상태에 있다. 옹진군 주민들은 심각한 식수난, 중국어선 불법 조업, 여객선 결항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인천시 재정운용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시비 보조금도 크게 줄었다. 2009년과 2015년 시비 보조금을 비교하면, 강화군은 670억원에서 388억원으로, 옹진군은 542억원에서 295억원으로 감소했다.인천시는 도시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인천 가치 재창조 - 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편입 이후, 강화·옹진 주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크다고 한다. 섬 프로젝트가 강화·옹진 주민들에 더욱 관심을 두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5-03-18 목동훈

부천시민연대회의의 선명성

부천에서 활동하는 각급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해 구성한 ‘부천시민연대회의’라는 단체가 있다.부천YMCA, 부천시민연합, 부천YWCA, 부천환경교육센터, 부천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의전화, 부천아이쿱생협, 부천YMCA등대생협, 부천시민아이쿱생협 등 대표적인 시민·사회단체가 총 망라돼 있다.지난 199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개혁과 지방자치제 실현을 위한 시민사회의 연대를 목적으로 결성돼 현재까지 매월 정기적인 회의체계를 갖추고 지역 현안 문제에 대안제시는 물론 지방선거와 총선 등 각종 선거에서 낙천·낙선 운동 등을 포함해 유권자들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해 왔다.이 단체가 최근 선명성과 정파성 등을 놓고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부천시민연대회의 회원사 중 한 단체의 신임 회장에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부천 원미갑) 의원의 부인 김모씨가 선출된 것.신임 김 회장은 과거에도 해당 단체의 회장을 지낸 바 있으나 김 의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에는 활동을 접었다가 최근 임원진 교체과정에서 회장직을 다시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민선 2기 지방선거에서도 당시 민주당 시장 후보의 캠프 일원이었고,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는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1번(당시 중앙당의 후보 등록 관련 서류 발급 지연으로 결국 후보 등록을 못함)을 받을 만큼 정당성이 강한 인물이다. 이로 인해 당장 1년여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에서 부천시민연대회의가 낙천·낙선운동 등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선명성·정파성에 대해 시비가 일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실제 새누리당의 경우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 낙선대상으로 지목한 시의원 후보 2명이 모두 새누리당이었던 점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일각에서도 “이해가 안 된다”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부천시민연대회의 내부에서도 “우리도 역시 매우 당혹스럽다”는 목소리가 전달돼 오고 있다. 오는 23일로 예정된 부천시민연대회의 대표자 회의에서 이 문제가 중점 거론될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의 대표적 시민·사회단체들이 설립 17년 만에 닥친 위기를 슬기롭게 잘 해결해 정치적 오해 가능성을 차단할 것을 기대해 본다. 당사자 역시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심정으로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선택을 기대해 본다./이재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이재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2015-03-15 이재규

김포의 ‘대중국 전략 기지화’

김포시 유영록 시장은 최근 ‘김포 대중국전략 기지화’를 천명하고 나섰다. ‘슈퍼 차이나’와 교류협력하지 않는 그 어떤 국가나 혹은 지방정부도 미래를 낙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다.김포는 일찍이 대중국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주목받았다. 한강 하구를 통해 바다와 강 어디든지 갈 수 있고, 인천·김포공항 등 하늘길도 열려 있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지정학상의 이점이 크다. 그래서 중국과의 교역확대를 위한 물류통로 및 기지 배후도시로 김포만한 곳은 없다. 이에 따라 중국 등 해외수출에 주력하는 기업에겐 생산·물류기지와 국제비즈니스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더 나아가 유 시장은 중국을 외국이 아닌 김포의 내수시장으로 개념 정의를 내렸다. 광역도 아닌 기초자치단체의 수장이 중국 경제영토를 우리가 직접 진출해야 할 영역으로 간주했다는 것은 발상의 전환이다. 이에 따라 김포는 대중국 전략 기지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시정을 집중하고 있다. 공직자를 대상으로 중국과 관련한 문화와 언어, 소양교육 등을 시작한 데 이어 대규모 연수단을 중국에 파견키로 했다. 게다가 김포지역 경제활성화의 목적으로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단을 꾸리고, 기업들의 진출을 돕기 위해 중국 도시들과 자매결연을 추진하는 한편, 차이나 머니 유치에 나서는 등 중국과의 경제교역 및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유 시장은 “신라가 한강유역을 점령, 대외교섭의 주도권을 확보해 통일신라를 개국했듯이, 한강을 장악한 김포가 21세기의 주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김포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신라와 백제가 한강유역과 김포반도를 통한 중국과의 경제문화교류로 새로운 문명을 받아들이고, 다시 찬란한 우리 문화를 전파해 시대 발전을 이끌었듯, 김포가 서해안권 중심도시가 돼 대중국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국가발전을 견인하는 전략 기지화할 때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김포 대중국 전략 기지화는 유영록 김포시장 개인의 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김포시 공직자뿐만 아니라 기업과 대학, 그리고 시민사회 등 모두가 일심동체가 돼야만 가능한 꿈이다. 유 시장은 중국을 통해 김포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는데 공직사회는 임기가 벌써 1년 지났다며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기업 등 지역사회도 혼자 저러다 지칠 것이라며, 전 시장들도 그러다 물러났다고 남의 집 불구경 하듯 하고 있다. 대중국 시대를 맞아 김포가 서해안권 중심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황금같은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자칫, 김포의 다음 세대들은 세계시장 진출 혹은 행복한 삶을 살아보겠다는 꿈조차 꿀 기회를 가져보지 못할 수도 있다. 혹시 중국경제 식민지가 돼 있을지도 모른다. 좀 더 당당하게, 어려운 일에 굴하지 않고 중국에 진출해야만 한다. 대중국전략 기지화에 성공했을 때에만 김포의 미래가 열린다./전상천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전상천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2015-03-11 전상천

텅 빈 ‘월암 버스공영차고지’

조성계획 10년만인 지난달 16일 준공식을 한 의왕시 월암동 ‘월암 버스공영차고지’가 20여 일 지난 지금까지도 150여 대의 버스가 가득 차 있는 제모습이 아닌 텅 빈 주차장으로 황량함마저 느끼게 한다.이달부터 일부 노선버스가 이용을 시작하면서 제모습을 갖추겠지만 당초 예상했던 모습이 되려면 적어도 올 하반기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부지면적 1만6천329㎡에 국비 47억원, 도비 37억원, 시비 124억원, 민간자본 28억원 등 사업비 236억원을 투입해 지상 3층으로 건립된 월암 버스차고지에 편의시설이 없어 버스 기사들이 이용을 거부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실공사 등의 큰 문제가 있어 사용이 금지된 것도 더더욱 아니다.오히려 버스 기사들의 복지차원에서는 월암 버스차고지 이용을 장려해야 하지만 버스 노선을 운영 중인 서울시와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다.월암 버스차고지를 이용하는 버스 노선 중 441번(강남 신사역)과 502번(서울시청, 신세계)은 경기도 G 버스가 아닌 서울시의 간선버스 노선이다. 이 노선을 운행하는 간선버스들은 서울시의 준공영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재정지원금을 지급하는 서울시의 지시와 지도·감독을 받는다.다시 말해 고천동 경수대로 바로 옆 기존 차고지에서 월암 버스차고지로 이동하면 기존 노선보다 직선거리로 5~6㎞를 더 길게 운행해야 하고 그만큼 버스 기사들의 근무시간도 늘어나게 된다. 서울시의 입장으로서는 재정지원금의 확대를 의미해 썩 내키지 않을 수도 있다.그러나 가끔은 내키지 않는 일도 해야만 하거나 손해를 보더라도 양보해야 할 때가 있다. 수도권매립지나 서울시립 승화원처럼 경인지역에 위치한 시설물은 서울시 입장에선 서울시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경기도민이나 인천시민 입장에선 수용이 어려운 혐오시설로, 몇 년이 아닌 수십년을 인내하면서 참아왔다.서대문형무소가 전신인 서울구치소도 따지고 보면 경기도가 아닌 서울 시내에 들어서야 할 시설물로, 지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대표적인 시설물 중의 하나이다.집단이기주의를 해결하는 방안은 지방자치단체간 상호 유기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민주적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처럼 무엇이 진정으로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인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문성호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문성호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2015-03-09 문성호

이제는 우리가 죽을 판이다

수도권 과밀은 압축성장의 결과다. 단기간 내 경제발전을 꾀하다 보니, 균형보다는 집중에 초점이 맞춰졌다. 행정기관은 물론 기업과 공장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어졌고, 그 결과 돈도 사람도 서울로 몰렸다. 전국 팔도 사람이 몰리면서 이제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산다.‘수도권 과밀=지방 침체’라는 결과를 낳은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30여년 전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필두로 한 수도권 규제가 시작됐다. 경제적 가치가 발생하는 일을 규제로 억제한다는 뜻이다.특히 경기도는 북한과 경계한 접경지역이자 한강 수계와 연계된 수도권 젖줄이라는 미명으로, 군사·환경 규제까지 덧씌워졌다. 이른바 중첩규제다. 이 때문에 수도권에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하는 일도 쉽지 않아졌다. 지역민이 똘똘 뭉쳐도, 대학 하나 설립하는 일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다반사였다. 정치권은 이를 더욱 부추겼다. 큰 선거 때마다 ‘균형발전’이 이슈화됐다. 규제로 상대적 피해를 보던 수도권 주민들도 대다수는 마음의 고향인 지방을 위해, 그들의 무리한 요구를 눈감아 주며 양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의 불만은 더욱 높아갔다. 돈과 사람의 분산이 말처럼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방은 아예 지방만을 위한 혜택을 요구한다. 이에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지원금을 주고 각종 세제 혜택을 누리게 하는 ‘꿈같은 혜택’이 제시됐다.이때부터, 기업들이 줄줄이 짐을 싸 지방에 자리 잡기 시작한다. 기업 지방이전이 효과를 보자, 아예 수도를 지방으로 이전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물론 비현실성으로 반발을 샀지만, 행정적 수도는 결국 과천에서 충청 세종시로 옮겨졌다. 수도권에 있던 180여 개의 공공기관도 균형발전을 위해 반강제적으로 ‘지방행’이 결정됐다. 수도권은 사실상 내줄 것을 다 내줬다. 지방에서는 곳곳에 혁신도시가 건립되면서,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사이 규제에 짓눌렸던 수도권을 돌아보자.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이 떠난 과천과 성남 등은 도시 공동화현상이 우려될 지경이다. 대기업 공장 등이 떠나면서 월급날이면 돈이 풀린다던 이야기도 다 옛말이 됐다.연천·포천·가평 등을 둘러보자. 지방이 주장하는 낙후를 증명하는 곳이다. 나라의 반인 수도권의 경기 침체는 국가의 경제도 휘청이게 한다. 이 때문에 정부도 합리적인 규제완화 정책을 통해 경제의 숨통을 열어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의 반대는 극렬하다. ‘규제 완화=지방 낙후’라는 논리도 그동안의 보상을 잊은 채, 10년 전·20년 전 그대로다. 지방은 또다시 수도권규제 완화가 지방을 죽이는 일이라고 외친다. 그러나 수도권도 이제 지쳤다. 따져볼 건 따져보자. 이제는 우리가 죽을 판이다. 이번엔 지방이 양보할 차례다./김태성 정치부 차장▲ 김태성 정치부 차장

2015-03-03 김태성

가족관계 개선 시급

새해 벽두부터 유난히 ‘가족’을 새삼 되새기게 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가 잘 안다고 자신했던 가족이란 개념이 이처럼 흔들린 적도 없었다.불과 사흘 전 화성에서는 사냥용 엽총으로 가족을 잔인하게 해체한 사건이 발생, 전국을 충격에 빠트렸다. 총을 난사해 형과 형수를 살해하고 출동한 경찰관마저 숨지게 한 뒤 본인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혹한 현장을 목도해야 했다.앞서 1월에는 부의 상징인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명문대 출신 엘리트 가장이 실직에 따른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참극이 벌어졌다. 지금 전국에서는 이처럼 안타까운 가족파괴의 참극이 곳곳에서 벌어지며 국민들을 침통하게 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존·비속 살해사건 381건 중 가장 많은 188건(49.3%)이 가정불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가족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되짚어 보지 않을 수 없다.가족관이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부부를 중심으로 자녀와 손자, 손녀 등 가까운 혈육들로 이뤄진 집단이라는 사전적 의미로 볼 때 과거 대가족 전통에서 핵가족을 거쳐 소핵가족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족관의 변화에서 우리가 눈여겨 볼 점은 단순히 가족 구성원의 수적 변화가 아니다.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를 거쳐 자본사회로 접어들며 가족 구성원 간 가장 필요해진 것은 소통이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소통이 증대돼야 하나 오히려 극도로 빈곤해지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오늘날 돈을 못 버는 가장은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피를 나눈 형제가 돈 문제로 하루아침에 남보다 못한 관계로 급전직하하고 만다.언제부턴가 가족이 고민을 터놓고 나눌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아니라 부담이 되는 대상으로 변했다. 반대로 가족 구성원을 소유물로 착각하는 극단적인 생각을 지닌 이들도 있다. 소통하는 가족문화가 절실하다. 갈수록 각박한 세상이 가족까지 뒤흔들어 놓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가족을 위안으로 삼고 감정을 나누고 힘이 돼야 한다. 사회시스템 변화도 중요하지만, 가족관계 개선이 더욱 시급하다. 사업실패와 가난 등 외부적인 고통이 크다고 해서 가족을 버리는 방법을 택해서는 안 된다. ‘가족은 함께 하는 것’이라는 가장 단순한 진리를 실천하는 일부터 시작하자./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5-03-01 최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