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곳간에서 인심난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속담이 있다. 먹고 살만큼 형편이 넉넉해야 남을 동정하고 도울 수 있다는 뜻이다. 같은 뜻의 사자성어로 가급성시(家給成市)란 말도 있다. 넉넉한 살림으로 인정을 베풀어 문전이 성시를 이룬다는 뜻이다.최근 경기도교육청의 감원 결정으로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는 기간제 교사들을 보면 아쉬운 마음에 이 속담이 생각난다. 그렇다고 경기도교육청의 정책을 탓하고 싶진 않다.경기도교육청의 빈 곳간이 문제다.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예산 상당 부분이 삭감된 상태다. 나름대로 긴축해 예산을 편성한 상태에서 또 1조원 이상이 삭감됐다. 각종 사업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도교육청은 급기야 한솥밥을 먹던 기간제 교사들을 내치는 결정을 하게 됐다. 감원 대상은 학생들의 진로진학 상담 교사와 다문화 학생들의 언어습득 등을 도왔던 기간제 교사 등이다.진로진학 상담 교사들은 지난 2011년에만 해도 경기도교육청이 정교사를 전직시켜 도내 학교 곳곳에 배치하는 등 진로교육 활성화 정책으로 우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올해 돌연 400여 명의 진로진학 기간제 교사에 대한 감원을 결정했다. 다문화 언어 강사도 상황은 비슷하다.경기도교육청이 학생들의 진로교육이나 다문화 학생들의 언어교육 등에 대한 교육정책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곳간이 비었기 때문에 ‘고통분담’차원에서 기간제 교사를 줄이고, 그들의 업무를 일반 교과 교사들에게 맡긴다는 것이다. 일반 교사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업무의 과부하로 인해 본연의 교과 수업 등에 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특히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누리과정 예산도 똑같은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의 집행주체를 놓고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싸움과정에서 누리과정 예산은 4~5개월 치 밖에 편성되지 못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 아이를 보내고 있긴 하지만, 지원금이 중단되는 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경기도교육청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넉넉한 곳간에 사람들이 모인다는 속담과는 반대로 곳간이 빈 경기도교육청에는 교육가족들의 반발과 원성만 자자한듯하다./김대현 사회부 차장▲ 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5-02-10 김대현

관광자원 활용으로 지역경제 발전

한 도시의 이미지는 역사와 경제, 문화, 인구, 규모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들어진다.그런 면에서 오산시는 지난 10년 사이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화성과 평택, 용인 그리고 수원시 등 대도시에 둘러싸여 있는 오산시는 어느새 자족 도시로서의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인구는 1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고 대형 할인점도 3개나 들어섰다. 평생교육도시로의 밑거름 완성과 교육과 복지 도시를 지향하며 작지만 강한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하지만 여전히 경기도 내 오산시는 그저 작은 도시다. 대한민국 교통의 축인 경부고속도로가 도심을 관통하고 있지만, 관광 및 휴양지가 없어 그저 스쳐 지나가는 도시일 뿐이다.‘오산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관광객을 끌어모아야 한다. 임진왜란 때인 1593년(선조 26) 권율(權慄) 장군이 왜적을 물리쳤던 산성인 독산성이 오산시에 있다는 것은 큰 자원이자 보물이다.여기에 권율 장군이 왜적과 싸울 때 말 등에 쌀을 뿌려 물이 풍부한 것으로 위장했다는 이야기가 있는 ‘세마대’ 또한 스토리화 된 관광상품을 만들기에 손색이 없다. 최근에 확인된 궐동에 위치한 궐리사(闕里祠)에 있는 400년 된 은행나무도 제대로 홍보만 된다면 오산시를 한 번쯤 찾지 않을까. 궐리사가 조선 시대 공자를 모신 사당이었다는 내용도 활용가치가 높다.오산의 전통 시장인 오뫼 장터를 비롯해 서랑동 문화마을 사업까지 오산시의 관광 자원은 무궁무진하다. 여기에 UN군 초전기념관을 활용한 일선 학교에서의 교육과 가족 단위의 방문도 관광 상품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시 기획감사관이 시 공무원의 의견을 모은 ‘오산시가 해야 할 일 300가지’ 자료집 발간은 큰 의미가 있다. 오산시 관광 개발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제 및 교육, 복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지역경제 발전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문화와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욱 값지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도 그 수십, 수백 배에 달하는 지역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일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언론 등을 통한 홍보를 통해 문화 관광 대도시로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5-02-08 조영상

봄을 기다리며

오늘은 입춘(立春)이다. 말 그대로 만물이 깨어나기 시작하는 날이다. 하지만 우리들의 마음에는 여전히 봄이 오지 않을 모양이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각종 사건·사고를 접하는 우리들의 마음에는 여전히 봄은 먼 것만 같다. 아침마다 눈을 뜨면 접하는 소식이 사랑받고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에 대한 폭력, 이유 없는 살인 사건, 철저하지 못한 관리로 인한 대형 인명 사고라니 차라리 꿈이었으면 하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그렇다고 다시 눈을 감을 수 없는 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현실이다.아침이면 직장에 나가야 하고, 그 직장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울고 웃고 하는 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의 일상이다. 그중에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직장인들의 비애가 되레 희망인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 희망은 다르지만, 모든 사람이 꿈꾸는 것은 행복한 삶일 것이다. 첼리스트 요요마는 ‘행복이란 이미 숱하게 겪어본 감정’이라며 ‘아직 맛보지 못한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더 큰 행복을 쫓느라 나의 마음을 잃었을 뿐’이라고 말했고, 디즈니 캐릭터 곰돌이 푸도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다’고 말한다.이 추운 겨울 다시는 봄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낙담하지만 그래도 봄은 온다. 다만 그 봄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고 때로는 봄이 지나가도 그다음 봄이 올 때 그 봄을 알아챌 수 있는 그 차이다.행복은 강요한다고 해서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때로는 행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옆에 있다고 알려줘야 한다.매일 아침 마음을 무겁게 아프게 하는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조금만 마음을 열어보자. 평소에는 알람 소리에도 일어나지 못했는데 눈을 떠보니 아직 알람이 울리지 않았을 때 나를 위해 칭찬을 해보자! 그러면 하루가 달라질 것이다. 사람의 말은 자신에게 하는 예언이라고 한다. 말에는 불가사의한 힘이 있어서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고 한다.희망이 없으면 희망을 찾고 찾아도 없으면 만들어 보자. 그러면 늘 답답하던 일상에도 여유가 생길 것이고 그리고 그 여유는 희망과 행복을 찾아줄 것이다. 봄이 안 오면 봄을 만들어보자. 그 작은 실천으로 얼어붙은 이 사회에 봄의 기운을 불어넣어 보자./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5-02-03 최규원

생명이나 다름없는 귀한 '물'

걱정이다. 온다던 비는 겨우 시늉만 하다 끝났다. 예전같으면 수시로 함박눈이 내려 조금씩 녹으면서 숲이며 하천에 물이 흘러야 할 때인데, 겨울 같지 않은 온도에 눈마저 별로 내리지 않아 가뭄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언론에서 심각한 가뭄을 걱정하는 뉴스가 이어지고 있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심각한 가뭄을 남의 일처럼 여긴다는 것이다.사실 전 지구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물 부족 문제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전국의 하천이나 지하수는 20~30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말라가고 있다. 가까운 농촌지역에 나가보면 그동안 농사 짓는데 쓰던 지하수가 끊겨, 수백만원씩 들여 더 깊이 관정을 파거나 인근의 하천에 펌프를 놓고 길게 호스를 연결해 물을 끌어다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기저기서 더 깊이 더 크게 관정을 파다 보니 주변의 지하수가 말라버려 이웃간에 싸움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아서, 지자체마다 한해 수백건씩 쏟아져 들어오는 이런 민원들을 처리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뭄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수도권 거의 전역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광역상수도 덕분이다. 2천만이 넘는 수도권 주민들 대부분은 날이 가물거나 말거나 24시간 내내 깨끗한 물을 마음껏 쓰는 행복을 누리고 있다. 수도권의 큰 공장들도 한강의 물줄기에서 끌어다쓰는 깨끗한 물 덕분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최근 문제가 된 OB맥주의 물값 논란은 이런 대형 공장들이 얼마나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지, 또 남한강에서 물을 끌어다 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를 일깨워 주기도 했다. 문제는, 수도권의 주민들이나 기업들이 이처럼 물을 '물 쓰듯' 할 수 있는 배경에 상수원 인근 주민들의 말 못할 고통이 자리해 있는 것을 너무도 쉽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시간에도 팔당상수원과 연결된 양평·하남·여주·남양주·가평 등은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그늘에 묶여 온갖 불편을 감내하고 있다. 좋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공장이나 공동주택 조차 마음대로 짓지 못하는 고통을 참다못해 자치단체장이나 정치인들이 규제를 풀어달라고 목메이게 호소하는데도 이제는 별 관심들이 없어 보인다. 흔히 커다란 문제가 생긴 후에야 뒤늦게 고마운 것과 잘못된 것을 안다. 심각해져가는 물 부족 상황에서 광역상수원에 지나치게 의존하다가는 언젠가 큰 일이 날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라도 물 귀한 줄 알고,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다양한 물 자원을 확보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살아있는 이들에게 깨끗한 물은 '생명'이나 다름없다./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2015-01-27 박상일

인기 영합주의 인사 화 불러올 수도

부천이 신년 벽두부터 인사문제로 시끌시끌하다.시·군 인사교류 차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도(道) 출신 공직자들에게 부천에서 명예롭게 퇴직(?)할 것을 인사담당부서가 종용, 일부 직원이 "고향인 수원으로 보내달라"고 불만을 터트리고, 인사적체에 불만이 큰 일부 직원은 "도의 낙하산 인사 철회를 받아들이면 안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경기도로 가기를 희망하는 공직자의 청을 접수한 도는 부천과의 인사협의에 난항을 겪으면서 전체적인 시군인사를 단행하지 못하는 걸림돌로 작용, 양측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 게다가 경기도와 시군간의 인사교류에 대한 시의회 개입(?)의 타당성 논란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부천시의회 의장이 지난 16일 도청 앞에서 '경기도의 낙하산 인사교류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서자, 19일 일부 의원은 "인사문제는 의회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월권설'을 주장하고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등 공방이 일기도 했다. 부천시의회의 전체 의견이 아닌데도 시의원들의 내부공감 혹은 의견수렴도 없이 '부천시의회 타이틀'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정치적 욕심(?)이라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부천은 그동안 인사철마다 복도통신(?)을 넘어서는 루머에 가까운 소문이 공직사회를 뒤흔들었다. 공직 서열순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능력위주의 발탁인사를 할 것인지를 놓고 이견을 빚는 차원을 넘어섰다. 인사고과 결과 1등인 후보가 매번 인사에 누락된 것을 두고 하는 불평이 아니다. 향우회 혹은 정치권의 인사 개입설(?)이 끊이지 않고, 공식적인 발표도 없는데 승진자가 결정됐다고 외곽에서 먼저 거론돼 언론에 보도된 뒤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인사가 단행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부천시 행정 조직개편도 마찬가지다. 재선에 성공한 시장은 행정조직 개편을 단행한 지 6개월만에 또다시 개편론을 꺼내들고, 반드시 필요하다며 만들었던 조직을 필요없다며 살생부에 올려 부서가 해체될 위기에 직면, 공직자들이 일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오는 4월 조직개편과 함께 이뤄질 4급을 포함한 대규모 승진보에 그 어느 때보다 직원들의 관심이 뜨겁다.부천시는 소탐대실의 인사를 하면 안된다. 순리를 넘어 무리하게 몰아붙이는 도와의 인사교류 중단은 도와 시간의 업무협조 난항 등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게 분명하다. 이번에 4급을 부천서 차지했으면 5급은 숨통을 열어줬다가 다시 조이는 게 맞다. 부천서 인사교류를 요청, 도로 올라간 고위직도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정치적으로 지지를 얻기 위한 제스처에 공직사회가 춤을 춰선 안된다. 특정 부서에 시의 주요 현안사업을 모두 몰아주는 식의, 사업을 위한 조직개편도 바람직하지 않다.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하지만 기준점을 잃어버린 인기영합주의 인사는 꼭 화를 불러올 수 있다./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2015-01-25 전상천

알권리 침해하는 과잉 통제

최근 의정부에서 발생한 화재는 또 한번 '인재'로 확인되며 국민들을 불안에 빠뜨렸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에서도 드러났듯이 사고 직후 정확한 사고상황 전달은 사고원인 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았다. 세월호 사고 당시 관계 당국의 정보 감추기와 잘못된 정보 보고로 한때 '승객 전원 구조'라는 어처구니 없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음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의정부 아파트 화재 당시 사고 현장에는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사망자가 잇따르자 대형 참사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불길은 고층 아파트 3곳을 삼킬듯 덮쳤고 소방차들은 좁은 도로와 불법 주차 차량들로 진입조차 힘겨워했다. 이토록 급박한 상황이 눈앞에 전개되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취재진의 현장 접근은 더욱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다. 150여대의 소방장비가 줄이어 출동하고 공중에는 소방헬기 4대가 번갈아 비행하고 있었다. 또 현장에는 위험성을 고려 접근제한선이 통상 거리를 넘어 쳐 있었다. 한마디로 취재진의 사고상황 파악이 매우 어려운 지경이었다. 사망자와 부상자 등 사고 피해현황 취재도 공식 보고라인을 찾기 어려워 우왕좌왕했다. 때문에 각 언론사 기자들은 각자 여러 방법을 동원해 정확한 사고 보도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다행히 현장에는 사고 상황을 즉각적으로 취합하는 이동상황실이 있었다. 수많은 취재진은 이곳에 몰려들 수밖에 없었다. 좀더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이러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취재진이 상황실 버스에 접근하자 입구부터 관계자들에게 봉쇄당했다. 취재를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내 취재하려는 기자와 이를 결사 막으려는 관계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고 일대 소란이 벌어졌다. 사고 현황이 무슨 '1급 기밀'이라도 된단 말인가. 기자들은 모두 어이없어 했다. 사고의 위험이 있거나 안전 차원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와는 무관한 상황실과 포토라인에서의 취재를 막는다는 것은 도를 넘은 과잉통제임이 분명했다. 의정부 소방서의 과잉통제는 부작용으로 드러났다. 정확한 사고보도가 늦춰지면서 화재현장 주변 도로에는 사고소식을 모르는 차량들이 사고 1시간이 지나도록 몰려들었고 경찰은 이를 통제하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 정확한 사고 정보는 생명과도 직결된 국민의 중요한 알권리에 속한다. 의정부소방서의 과잉 취재 통제는 분명 이러한 정당한 알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였다./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5-01-18 최재훈

풀뿌리정치인의 최고위원 도전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이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에 출마했다. 박 구청장은 새정치연합 기초자치단체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생활 현장이 정치를 바꾼다'는 신념으로, 새정치연합 풀뿌리 정치인을 대표해 최고위원 경선에 나왔다. 우리나라 정당사에서 기초단체장이 최고위원을 지낸 적은 없다고 한다. 때문에 '2·8 전당대회'에서 첫 기초단체장 최고위원이 탄생할지 주목된다.박 구청장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후보등록을 마쳤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우리 새정치연합뿐 아니라 정치 전반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며 "생활 현장의 요구에 대해 정치가 답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정치가 여의도(중앙)에 갇혀 있다"며 "정치를 전국(지방)으로 확대해야 국민이 요구하는 진정한 정치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박 구청장은 '지방분권 개헌 추진'도 약속했다. 그는 "지방의 운명을 지방정부가 스스로 결정하고 개척해 나갈 수 있게 헌법적 권위를 부여해야 한다"며 "지방분권 개헌을 당론으로 만들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지방분권은 통치 권력이 중앙정부에 집중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에 분산돼 있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불합리한 재원 배분으로, 지방정부의 재정운용 여건은 악화되고 있다. 중앙정부는 중요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하지 않는 등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중앙정부가 특정 정책을 일률적으로 지방정부에 적용하고, 지방비 분담까지 요구하는 것도 문제다. 보편적 사회복지 정책, 교육분야 정책 등이 대표적이다.전북 전주시는 '밥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이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 집에 아침 도시락을 배달해 주는 사업이다. 광주광역시 광산구는 '365일 36.5℃ 광산형 마을자치공동체 운동', 인천시 남구는 '통두레 운동'을 통해 마을공동체 회복에 힘쓰고 있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곳은 지방정부다. 지방정부가 정책을 만들면 중앙정부가 이를 뒷받침해 가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 최고위원에 '풀뿌리 정치인'이 한명쯤은 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풀뿌리 정치인이 직접 당지도부가 돼 '여의도'가 아닌 '전국'의 목소리를 내는 날을 기대해 본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5-01-13 목동훈

안산 고잔신도시와 시화MTV

1992년 조성이 시작된 안산 고잔신도시는 분당·일산·평촌·중동·상동 등 1기 및 화성 동탄, 수원 광교 등 2기 신도시들과 달리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성했다. 90년대 초 LH의 전신인 토공과 주공이 추진한 1기 신도시보다 저밀도로 계획하고 녹지비율도 높였다. 인구밀도는 157명/㏊로 분당(198명/㏊), 일산(176명/㏊)보다 낮고, 녹지비율은 23%로 일산 (22.5%), 분당(19%)보다 높은데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그때나 지금이나 '신도시'란 명칭이 낯설다.공업단지 배후도시, 시화호를 둘러싼 환경오염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이런저런 이유중 하나는 폭 1~2m인 협소한 보도로 신도시가 조성됐는데도 안산시가 덜커덕 수공으로부터 인수받았다는 것이다. 등하교 학생들에게는 정말 '고통 길'이다. 엄마들이 들고 일어났다.이에 시는 지난 2008년부터 신도시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다. 폭 5m까지 보도를 확장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7년동안 총 30여억원을 투입해 매년 0.7~1.28㎞를 개선했지만 전체 13.2㎞ 중 겨우 5.07㎞만 완료했다. 남은 8.13㎞는 오는 2022년까지 최소 50억원 이상을 더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수공이 투입했어야 할 돈과 노력을 안산시가 하고 있다.상업지역 면적 역시 3.1%로 다른 신도시에 비해 턱없이 낮은데도 광덕로를 중심으로 집중 배치한데다 공용 주차장 역시 턱없이 부족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수공이 고잔신도시에 이어 시화호 북측간척지내 983만6천㎡ 규모로 조성하는 시화MTV사업의 인수인계 협의가 지난해 12월부터 진행 중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광역교통개선대책의 핵심 중 하나인 해안도로 건설공사는 지난해 11월26일에야 입찰공고가 났다. 외곽간선도로 개설·MTV IC 개통 등 주요 교통대책이 크게 변경되거나 늦어지면서 입주 기업들이 최소 10여년 동안 최악의 교통대란을 겪을 전망이다. 노외 주차장 부지 면적이 8만4천693㎡(0.86%)에 그치고 있어 주차 전쟁도 예상된다. 상업지역도 무려 9.3%에 이르는데다 시화호쪽에 집중배치돼 고잔신도시 상가의 전철을 밟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산시가 고잔신도시 인수과정에서의 우를 또다시 범하지 않기 바란다./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5-01-11 이재규

'Made in USA'가 돌아왔다

선진국들이 '제조업 부활'을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이전 세기 후반, 선진국으로 진화해 갈수록 제조업은 찬밥 취급을 받았다.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각종 폐기물들을 쏟아내는 공장은 주변 땅값을 떨어뜨리는 기피시설이 됐다. 시민들에게 제조업 종사자는 서비스업 종사자에 비해 아래라는 인식이 자리하는 등 서비스업에 밀렸던 제조업이 다시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미국은 법인세 개편, 제조업 혁신 연구소 설립, 에너지 개발에 따른 연관 제조업 활성화 전략 등을 중점 추진중이다. 이같이 미국이 '제조업 부흥'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과거 미국에서 공장이 떠나자 안정적인 고용창출 기반이 흔들렸으며, 경제도 활기를 잃었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 금융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가 결국 거품을 불러왔다는 비난이 미국 등 선진국들 내부에서 거세게 일었다.제조업 활성화 전략에 부응한 미국판 리쇼어링(Reshoring, 비용 등을 이유로 해외에 나간 자국 기업이 다시 국내에 돌아오는 현상)의 예는 애플(맥컴퓨터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전), 구글(실리콘밸리에 구글글라스 제조공장 설립), GE(중국 내 에너지 절약형 온수기 시설을 미국 루이빌로 이전), 포드(멕시코에서 운영하는 픽업트럭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이전 계획) 등을 들 수 있다.더해서 중국 내 인건비가 오르고, 미국에서 셰일가스 붐으로 에너지 비용이 크게 내려가면서 중국의 제지 업체인 산둥 트랜린제지, 중국 최대 소시지 업체인 솽후이 등도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투자를 늘리고 있다.일본은 6대 산업부흥전략과 법인세율 개편을 중심으로 제조업 발전 기반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 IT와 제조업의 융합을 통해 제조 생산 패러다임의 전환을 목표로 2010년부터 꾸준하게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독일은 제조업 살리기의 모범적 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제조업 혁신 3.0' 전략 방안이 나오면서 제조업 부흥에 힘을 싣고 있다. 전자와 제조업이 강점인 우리나라는 독일의 경우를 참조한다면 IT와 제조업의 융합을 통한 좋은 성과를 내고, 양질의 일자리 또한 늘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올해에는 국가적 차원의 제조업 R&D 정책 수립, 범부처 차원의 프로젝트 관리, 규제 해소 등을 통한 '제조업 업그레이드 전략'이 발효되고 실효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5-01-06 김영준

반성과 기대

2015년 을미년 새해가 밝은 지 5일째다. 하루 사이에 해넘이와 해돋이를 보며 만감이 교차한 순간을 맞은 기억이 금세 일상속에 묻혀버리는 느낌이다. 바로 며칠 전, 그러니까 지난해 마지막날 경기와 인천 지역경제의 한해를 정리한 기사를 출고한 바 있다.해돋이를 맞기 전 그래도 뭔가 정리를 하고 넘어가는 것이 옳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었는데 이 기회를 통해 정말 지나온 일년을 꼼꼼히 돌이켜 볼 수 있었던 시간을 갖게 됐다.경인지역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사고로 소비는 얼어붙었고 6월들어 복합쇼핑몰 입점을 앞두고 지역 상인들의 거센 항의는 커져만 갔다. 2월부터 시작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는 2~3개월마다 쏟아져 나오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은 꿈틀거렸다. 기사작성을 위해 당시를 회상할수록 한해가 너무나도 빨리 흘러간듯한 아쉬움에 사로잡혔다.모든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좇는다. 지나간 것을 후회하거나 집착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큼 경계하고 큰 죄인양 터부시하는 경향이 크다. 새해를 앞두고 마지막 카운트다운을 외치는 순간에 묵은 아쉬움을 털어내고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는 시점에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행복한 꿈을 꾸게 마련이다. 그게 당연한 일이겠지만 분명히 기억해야 할 한가지가 있다.새롭게 시작할줄만 알지 분명한 반성없이 새로운 목표만 세우다보니 결국 '작심삼일'로 끝나게 된다는 점이다. '작심삼일로 끝날지언정 시작이 반이라고 일단 계획을 세워야 뭔가 이뤄져도 이뤄질 것이다'라며 실천의 의지를 다잡는 사람들이 있고, '원래 새해계획은 늘 깨지게 마련'이라며 실천은커녕 목표조차 세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몇년 전 한 취업정보포털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중 6명이 '새해 목표를 지키지 못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난 적이 있다. 다들 생각하는 바겠지만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이 부족했는지 면밀히 되돌아보고 바로 그점을 고치려고 노력한다면 아마도 성공한 한해를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무쪼록 올 한해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그런 노력을 다한다면 더욱 풍요롭고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이성철 경제부 차장▲ 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5-01-04 이성철

교장은 충분히 바쁘다

교장·교감의 수업참여 여부로 교육계가 시끌하다. 그동안 학교 경영자로서 교장은 고유의 업무수행을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과수업을 맡지 않았다. 교장은 우선 학교를 대표해 지역사화와의 교류 등 관계를 주도하고 있다. 또 학교장으로서 장학업무를 비롯 교사와 학부모들과의 관계 역시 책임져야 한다.간혹 학교취재를 위해 교장실에 들를 때면, 학부모와 지역사회 관계자 등이 사전약속도 없이 불쑥 들어와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다. 또 아이가 받은 불이익을 항의하기 위해 교장실로 들이닥치는 학부모도 부지기수로 많이 봤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장이 수업을 하거나 공석일 경우 불쑥 찾아온 손님은 서운하거나, 화가 날수 있다.교장은 교장실에서도 이미 충분히 바쁘다. 교감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교장·교감 역시 교사라는 경기도교육청의 논리도 부정할수 없다. 특히 "교사는 교실에 들어가야 교사다"는 이재정 교육감의 발언 역시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이 교육감은 성공회대 총장 재직시 직접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주장이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찬반 양론이 모두 합리적이고 타당한 이유가 있다. 이러한 가운데 도교육청은 교장·교감의 자율적 참여와 교과목외 인성교육 또는 훈화를 교실에서 강의해도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또 3~6시간의 부담없는 수업시수도 알렸다.이 부분만 지켜지면 될듯하다. 자율적이고, 형식없이, 교실에서 학생들과 '짬짬이' 수업시간의 만남이 지속되면 될듯하다. 교장 등도 학생들과의 이러한 만남 역시 거부하거나, 부담스럽진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 교장이전에 교육자로서 부담스러워서도 안된다는 것이 개인적 의견이다.도교육청 역시 자율적이고, 형식없는 학생들과의 만남 이상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도교육청이 더 욕심을 낸다면 학교장이 본연의 업무중 일정부분을 소홀할수 밖에 없게 돼 또다른 문제점이 생길수 있기 때문이다.도교육청은 가이드 라인이나 우수사례 홍보 등을 통해 방향제시만 해주고, '실태조사' 등을 빙자해 참여여부를 묻거나, 압력을 행사하는 모양새만 없다면 다소 늦었지만, 논란없이 시행될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교실에 들어가야 교사지만, 교장실에서 학교 구성원이나 지역사회 관계자를 만나는 업무 역시 교사인 교장의 역할이기 때문이다./김대현 사회부 차장▲ 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4-12-30 김대현

지역경제 활성화 관련 보도자료 기대

한해 해당 지자체가 어떤 일을 했는지는 지난 1년간의 보도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 1년간 어떤 일을 계획했고 실천을 했는지, 또 무엇이 개발되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해당 기관이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료에 모두 나타난다.오산시청 출입기자로서, 올 한해 언론사에 뿌려진 시의 보도자료는 어땠을까 궁금해 살펴봤다.대부분의 자료들은 동네 행사와 타기관과의 협약, 직원 교육, 그리고 오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과 복지관련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더러는 2년전 내용과 연도·날짜, 그리고 담당 과장의 이름만 바뀐 채 똑같은 내용의 보도자료가 다수 있을 정도다. 내용은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보니 그저 대충 읽고 무시해 버린 자료들이 대부분이다.보도자료를 무시하고 20만 도시인 오산시가 과연 올해 벌인 사업이 무엇이 있을까 곰곰이 따져도 봤다. 하지만 크게 떠오르지 않았다. 복지 관련 시설과 오산역환승센터건립 내용만 잔뜩 있고 정작 오산시의 살림살이와 지역 경제를 살려 줄 특별한 정책은 없었다. 민선5기때부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 유치를 기대했던 가장산업단지의 분양마저 여전히 정체다. 용인에 있던 아모레퍼시픽 공장을 오산으로의 유치를 성공시켰지만 그 효과를 전혀 느낄 수가 없다. 또 세교지구로 인한 인구수요만 늘었을 뿐 세수증대는 미미한 실정인 것이 현실이다.이는 오산시청 홈페이지 인터넷 민원창구인 '오산시에 바란다'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동네 민원과 시시콜콜한 동네 정치이야기들로만 가득차 있다.혹자는 오산시가 큰 문제없이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기자입장에서는 사실 개발수요가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공무원들은 새로운 일에 능동적이지 못하고 그저 상급자로부터 지시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시에서 가장 바빠야 할 도시과와 건설·건축과의 보도자료를 모두 합쳐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그렇다면 보도자료를 가장 많이 생산한 동 사무소와 교육·복지 부서만 가장 바빴다는 것이 정답이다.며칠 있으면 을미년(乙未年) 새해다. 내년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시민 모두가 더욱 행복해질 수 있는 보도자료들이 뿌려지기를 기대해 본다./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4-12-28 조영상

'줬다 뺏는 건' 무슨 심보?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돈은 당장의 지하철보다 더 중요한 문제일텐데 개념이 없는 사람들 같아요."하남시의회 자유게시판이 뜨겁다. 2013년부터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고등학교 무상급식을 시행해 온 하남시의회가 내년부터 '관외거주학생'에게 급식비를 50%만 지원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치사하게 먹는 것 가지고 너무 한다' '어른이 대놓고 아이들에게 차별을 가르치고 있다' 등 학부모들의 반발이 하남시의회 게시판으로 향하고 있다.당초 시의회는 고교 무상급식과 관련해 관내 학생 50% 삭감, 관외거주학생 100% 삭감키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그나마 관외거주 학생에 대해서만 50% 삭감 결정을 내렸다.시의회는 삭감 이유를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 탓으로 돌렸다. 올해 8월 착공된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에 시가 분담해야할 금액이 860억원에 달하고 완공시까지 매년 150억원 이상의 막대한 재정 투자가 계획돼 있다. 단기적으로 세입 증가가 미미해 지방채를 발생해야 하기때문에 부득불 관외 거주 고등학생 무상급식지원 예산을 50%로 축소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얼핏봐도 예산 삭감의 이유로 납득하기 어렵다. 차라리 그런 이유라면 학부모들에게 더좋은 하남을 위해 사업기간 동안 희생해 줄 것을 심정적으로 호소했으면 어땠을까? 이 방법 역시 학부모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겠지만, 더나은 미래를 위해 잠깐의 희생을 참을 수 있다는 공감대를 만들었다면 학부모들이 예산 삭감을 수긍했을 가능성도 있다.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해당 학교에 관외학생이 다닌다는 것은 유학생이 많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해 해당 학교가 좋기때문에 멀리서라도 그 학교를 가고싶다는 얘긴데, 이런 학교에 대한 지원은 커녕 유학생 급식비를 절반으로 줄인다. 그걸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는가.어른들은 늘 말한다. 아이는 우리들의 미래라고. 과연 시의회의 이번 결정이 아이들을 위한 결정이었을까. 학생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도 모자랄 판에 어른들이 대놓고 차별을 가르치려하니 말이다. 아이들에게 잘못된 행동을 가르쳐주고 그를 똑같이 따라한다고 어른이 나무란다면 그 아이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 있을까?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4-12-23 최규원

인천시교육청 예산안 처리를 보면서

인천시의회가 지난 16일 2조7천743억원 규모인 인천시교육청의 2015년도 교육비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을 확정했다. 내년도 시교육청 예산 가운데 시의회 심사과정에서 최대 쟁점이자 관심사는 혁신학교와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려던 무상급식 예산이었다. 중학교 무상급식 관련 예산은 전액 삭감됐고, 혁신학교 관련 예산도 만신창이가 됐다. 시교육청이 당초 요구했던 혁신학교 관련예산 16억2천여만원중 6억2천여만원만 확보됐다. 교육혁신지구 운영비(10억원)도 전액 삭감됐다.혁신학교와 중학교 무상급식 실시는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올 6·4지방선거에서 내걸었던 핵심 공약이다. 인천 교육의 변화를 갈망하던 시민들은 이청연 후보를 적임자로 선택했다. 그가 내세웠던 혁신학교와 중학교 무상급식은 결국 인천시민이 선택한 공약이자 정책이다.인천의 무상급식이 초등학교에 머물러 있는 사이, 타 시·도에서는 고등학교 무상급식까지 나갔다. 인천시교육청은 잇단 설득에도 인천시가 중학교 무상급식 예산지원을 거부하자 일부 군·구와 예산을 절반씩 부담해 중학교 1학년에게 무상급식을 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그렇지만 인천시의회는 무상급식을 시행하지 않는 타 군·구와의 형평성을 들어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중학교 무상급식은 인천과 대전 2곳만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인천과 대전지역 학생들만 차별을 받고 있는 셈인데, 형평성에 문제가 없는 것일까?혁신학교와 교육혁신지구 예산도 인천시의회는 타 지역과의 형평성과 시교육청의 준비 미흡을 들어 삭감했다. 인천에서는 처음 도입하는 혁신학교가 정착할 때까지는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이다. 학교 구성원들이 저마다의 상황에 맞춰 학교를, 교실을 만들어갈텐데 시행착오를 전혀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듯한 인천시의회의 요구는 지나친 것 같다. 올 9월 혁신학교 준비교를 선정, 운영하겠다며 요구했던 예산도 준비 미흡을 들어 전액 삭감했다. 9월이후 시교육청과 일선 교사들이 혁신학교 출범을 위해 들인 노력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반대를 위한 반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인천시의회의 내년도 시교육청 예산안 처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교육이 정쟁의 대상으로 변질된 듯한 느낌을 받아 학부모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웠다. 2014년도 열흘이 채 남지 않았다. 교육이 정쟁의 대상이 되는 적폐는 지는 해와 함께 영원히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4-12-21 김도현

도박에 깨져버린 '코리안 드림'

조용한 광주에 얼마전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연출됐다.인적이 드문 광주의 한 시골마을, 짙은 어둠이 내려앉자 외딴 공장으로 건장한 남성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고 이내 삼엄한 경비가 시작됐다. 주말을 맞아 공장이 가동하지 않는 이곳에 낯선 이들이 하나 둘 몰려들자 곧 그들만의 판이 열렸다.지난 7일 오전 1시10분께 광주시 삼리에 소재한 가구공장에서 불법도박을 벌이던 베트남인 26명이 현장을 급습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주말에 비어있던 가구공장에서 베트남 도박의 일종인 속비아(일명 홀짝)를 벌였으며, 도박을 총괄한 구모(32)씨 등 2명에 대해선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나머지는 단순도박자로 조사후 귀가조치됐으나 이들중 9명은 불법체류자로 확인돼 강제출국 수순을 밟고 있다.이날 도박은 베트남 출신 조직폭력배들이 도박판을 개설한 뒤 자국인들에게 시간당 1만원을 받고 판을 운영했으며, 1천400만원 상당의 판돈이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도박판에 참여하기 위해 창원, 대구 등 전국 각지의 베트남 근로자들이 몰려들었으며 20~30대 젊은층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현장에 있던 경찰 관계자는 조금만 시간적 여유를 두고 급습했더라면 판돈이 억대를 넘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수천만원대 판돈이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통상 베트남 조폭들이 뒤를 봐주고 진행되는 도박판은 억대를 넘기기 일쑤라고 하니 이번 건도 그럴 개연성이 충분해 보인다. 사실 코리안드림을 이루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들에게 이 금액은 어마어마한 액수일 것이다. 실제 1천400만원은 베트남에서 우리 돈으로 3억5천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집 한채는 장만할 수 있는 금액인 것이다. 이런 돈을 도박으로 하루아침에 날린 이들의 심정은 어떨까. 산업연수생 등 여러 방법으로 한국에 오기 위해 거액을 썼을 것이고, 이 비용을 갚기 위해 몇년은 고생했을터. 자국에서 이들을 믿고 기다리는 이들도 있을텐데 꿈의나라 한국에서 범법자가 돼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니 허탈할 것이다. 여기에 경찰의 단속을 피해 도주하던 4명은 2층에서 떨어져 2명은 허리를 다치는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 입원중이라고 하니 몸도 마음도 아픔이 클 것이다.누가 이들에게 도박을 왜 했느냐고 묻자 "빨리 돈을 벌고 싶어서"라고 했단다. 사람사는게 어디나 비슷한 것 같다. 한탕주의의 유혹이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으니 말이다./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4-12-16 이윤희

살기 무서운 나라

김장 덕분에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요즘은 절인 배추를 주문해 힘든 작업이 절반으로 줄어든데다가 파며 마늘이며 생강 같은 재료들도 손질이 잘 된 것을 사서 쓰니, 저녁까지 갈 것도 없이 오후 세시쯤에 뒷정리까지 깔끔하게 끝이 났다. 김장의 재미는 뭐니뭐니해도 배추에 잘 삶아진 돼지고기와 김장소, 싱싱한 굴을 넣어 싸먹는 보쌈이다. 해가 떨어지기도 전에 한자리에 둘러앉아 수다를 떨며 보쌈 먹기에 여념이 없다. 역시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예상대로 '팔달산 사건' 이야기가 튀어나왔다. 거리로 친다면 팔달산에서 2~3㎞ 밖에 안떨어진 곳에 사는 우리 식구들에게 걱정이 쏟아졌고, 특히 중학생 딸아이에게는 "절대 나다니지 말고 집에 꼭 붙어있어라"라는 신신당부가 전해졌다. 수능을 끝내고 친구들과 여행갈 생각에 부풀어있던 조카에게도 "꿈도 꾸지마라. 절대 안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불똥이 튀었다.비록 범인은 붙잡혔다고 하지만, 팔달산 사건이 가져온 후유증이 만만치가 않다. 다들 무서워 못살겠다며 아이들을 단속하고 어른들도 밖에 나가기를 꺼린다. 여기에 최근 일어났던 각종 사건들까지 떠올리며 "세상이 이렇게 흉흉한데 도대체 정부는 뭐하는 거냐"고 비판까지 쏟아낸다. 뒤돌아 보니, 1975년 김대두 사건부터 1986~91년 화성 연쇄살인사건, 1994년 지존파 사건, 1996년 막가파 사건, 2000년 정두영 사건, 2002년 용인 연쇄 살인사건, 2004년 유영철 사건, 그리고 2009년 강호순 사건 등등 섬뜩한 사건들이 줄줄이 이어져 왔다. 이렇게 수시로 터지는 강력사건들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들은 매년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으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솔직한 얘기로 이땅에서 범죄를 완전히 뿌리뽑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까워 보인다.역사적으로 살펴볼때 끊임없이 발생하는 범죄 속에서 '치안'과 '범죄'는 마치 동전의 앞뒷면처럼 공존하며 평행선을 달려왔다. 우리 곁에는 늘 범죄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번 사건을 놓고 치안의 문제점을 찾아 철저히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이쯤에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돌려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정말로 우리가 무서워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나는 가끔 한번씩 터지는 무서운 범죄보다, 힘들고 외로워 죽음을 택하게 하는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더 무섭다. 그건 '누군가'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2014-12-14 박상일

예산전쟁

예산전쟁으로 온 지자체가 난리다. 쓸 곳은 늘어난 반면 세금은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건전한 재정을 운영하는 지자체라면 불필요한 쓰임새를 줄이고, 필요불급한 일에만, 그것도 예산을 아껴서 지출하는 재정운영의 묘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요즘 지자체들은 좀 처럼 쓸 곳은 줄이려 하지 않는다. 심지어 빚을 내서 사업을 한다. 자신의 임기내 치적을 쌓기 위해 미래 자산인 공공용지도 마구 내다 판다.결식아동 등 저소득층을 지원할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도 '특정'학교 지원예산은 오히려 늘어났고, 도로를 파 보도를 놓은 지 얼마 안돼 또다시 뒤엎는 등 토목분야의 예산낭비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지역축제의 예산낭비나 무늬만 국제적인 축제만 해도 수두룩하다. 수십억원씩 쏟아부은 국제행사에 고작 수만명 다녀가는데 그친다. 연간 100억원 넘는 운영비를 쓰는 문화시설이나 예술단체도 지자체장을 위한 동원행사나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에 머무른다.예총 등 예술단체에 지원되는 예산, 민간단체에 위탁 혹은 지원되는 예산에 대한 성과도 초라하다. 지자체마다 예산집행에 대한 감사도 부실하고, 문제가 많다고 해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비호세력 탓인지, 표를 의식해선지 선뜻 예산을 삭감하지 못한다.지방의원들도 한 몫 거든다. 예산낭비 행정을 질타했던 지방의원들은 문제가 많은 사업의 예산을 삭감하지 않는다. 특정 축제를 운영하는 주체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면서도 기구통합 혹은 축소 등을 제도적으로 강제하려는 시도조차 않고 있다. 특히 지방의회의 행정사무 감사를 감시하는 의정모니터단도 예산을 편성·심의하는 예산 전쟁판에서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다. 집행부의 정책·예산 집행에 대한 사후적인 감시가 행정사무감사라면 예산심의는 사전적인 감시로 더욱 중요한데도 이를 외면하고 있는 공동체를 종종 보곤한다.내년에는 경제가 더욱 어렵다고들 한다. 부족한 살림살이지만 그나마 나눠 쓰려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엄정한 평가를 통해 보여주기 위한 축제나 부실한 민간위탁 보조금 사업에는 일몰제 혹은 제로섬 방식의 예산편성 원칙을 정해 대폭 축소 혹은 폐지,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방지하길 바란다. 서민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길 기대해 본다./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2014-12-09 전상천

또 다른 준비가 있어야 한다

얼마전 한 여론조사에서 수능을 마친 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곳으로 나이트클럽이 뽑혔다. 수험생들의 스트레스를 짐작할만하다.대학수학능력시험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인생에서 가장 힘든 여정을 마친 수험생들이 중압감에서 해방되고 싶은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다. 문제는 보편적인 이해의 선을 넘어 탈선으로 치닫는 호기심이다. 경찰은 거리에 쏟아져 나오는 수험생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느라 매년 골머리를 앓는다. 일선 경찰들은 단속에 한계를 느낀다는 푸념을 쏟아낸다. 어쩌면 대다수 수험생들이 보기에 이는 기우일 수 있다. 하지만 매년 이맘때면 해방구로 뛰쳐나온 청소년들의 도를 넘은 행동들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게 현실이다. 누구나 겪는 '성장통'이려니 하고 덮기에는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가정과 학교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따뜻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수능을 마치고 졸업까지 3개월여 시간은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여겨지는 기간이다. 잘 활용하면 인생의 유익한 경험과 지혜를 얻을 수도 있다. 때문에 사회에서는 이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 제공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견문을 넓히기 위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학생들도 늘어 국제공항에는 연말 청소년 여행객들로 만원이라고 한다.과도한 일탈로 인생의 오점을 남겨서는 결코 안된다. 앞으로 수많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길러야 할 시기다. 자신에게 이처럼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긴요한 시기를 청소년들이 방황과 방탄으로 낭비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자신의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조언한다. 주변에 자신보다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도우며 자신을 돌이켜 보고 무언가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좀더 넓은 세계로 첫발을 내딛는 시점에 인생설계를 그려볼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매년 되풀이 되는 수험생 탈선은 사회적 비용의 낭비와 소모를 가져오고 있다. 가정과 학교는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또 경찰 등 사법기관의 단속도 능사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경쟁만으로 내몰 것이 아니라 회복, 이른바 '힐링의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 경쟁자만 보지 말고 공동체를 볼 수 있어야 청소년들의 수능탈선을 줄일 수 있다. 사회는 1등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4-12-07 최재훈

중국어선과 낚싯배

인천 백령도와 대청도 등 서해5도 어민들이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따른 피해 보상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이 우리 어장안까지 들어와 꽃게와 다 자란 물고기는 물론 치어와 어구까지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매년 반복되고 있다.지난달 12일 대청도·소청도 어민들이 섬에서 나와 인천시청 앞에 모였다. 어민들이 가져온 두 개의 현수막에는 '대마도는 일본땅! 독도는 우리땅! 백령·대청·소청은 중국땅?' '백령·대청·소청어민 다 죽는다. 중국 어선 불법 조업 대책 마련하라'라고 적혀 있었다.어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중국 어선들이 우리 동네까지 들어와 불법 조업을 하니, 우리는 조업을 할 장소가 없다." "중국 어선 수백 척이 섬 주변에 대기하고 있다가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 우리 어장으로 들어온다." 한 어민은 "이른 아침, 조업을 하려고 어장에 나가 보니 시커먼 중국 어선들이 이미 깔려 있었다"며 "우리 어장에서 우리가 도망가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조업을 포기한 채 뭍으로 나온 이유를 물었다. 중국 어선 때문에 어구를 놓을 곳도 없거니와, 조업할 곳이 있다해도 고기잡이에 쓸 어구가 없다고 한다. 2일 옹진군에 따르면 올 6~11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인한 어구 피해 추정액은 12억4천만원이다. 백령도 해역에서 401틀, 대청도 어장서 347틀의 어구가 손실됐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1차 피해를 입고, 어구 손실로 2차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중국 어선의 무분별한 남획은 물고기 씨가 마르는 3차 피해를 예고하고 있다.정부는 지난달 20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중국 어선 불법 조업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대책에는 3천t급 대형 함정 4척, 헬기 1대, 특공대 20명으로 구성된 '기동전단' 운영 등이 담겼다. 정부가 예상보다 빨리 대책을 내놓은 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어민피해 보상 방안이 빠졌다.이날, 정부 대책에 대한 서해5도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대청도의 한 어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구가 없어서 낚싯대로 우럭을 잡고 있었다고 한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피해를 당한 것은 확실한데, 보상받을 곳이 없다는 것은 무슨 경우인가. 우리 어선들을 낚싯배로 만들 생각인지 정부에 묻고 싶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4-12-02 목동훈

시끌시끌한 모범 우수공무원 선정

안산시 공직사회가 '2014년 모범공무원 및 우수공무원' 선정 문제를 둘러싸고 끝모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매년 연말이면 정부(행정자치부)는 전국 시·도를 거쳐 시·군·구를 통해 추천받아 모범공무원 및 우수공무원을 선정·시상한다. 모범공무원에 선정되면 3년간 매월 5만원의 수당이 지급되고, 우수공무원은 향후 징계를 받을 경우 한 단계 아래로 징계수위를 감경해 주는 특전이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안산시 몫으로 우수공무원 5명(대통령상 1명, 국무총리상 1명, 장관상 3명), 모범공무원 5명(국무총리상) 등 10명 추천됐다.시는 지난 10월 30~31일 부서별 신청과 지난 5일 공적심사위원회(위원장·김진흥 부시장)의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 경기도에 추천한데 이어 도는 지난 18일 시의 의견을 '그대로'수용해 정부에 올렸다. 이달 최종 결정이 이뤄진다. 문제는 안산시의 추천 및 공적심사위의 심사 과정을 놓고 20여일 '뒷담화'가 이어지면서 공직사회가 시끌하다는 것이다.우선 해당 부서는 10월 30일 모범·우수공무원 추천·선정 등 관련 문서를 전부서에 시달했으나 불과 하루만인 31일 마감했다. 당시 시의회 임시회가 열리던 시기였다. 그 결과 특정 국·사업소는 대상자가 단 1명도 없는 반면 모 국, 모 과의 경우 해당자가 집중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장관상은 신청자가 부족해 5명이 추천몫이었으나 3명만 대상자를 선정했다. 또다른 분야는 신청자가 1명밖에 없어 신청과 동시에 대상자로 선정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신청을 추가로 받자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공허한 메아리로 그쳤다.적정성도 문제다. 지난 2012년 발생한 2억원대 공금 횡령 등 회계비리 사건과 무관하다고 말할 수 없는 직원 2명이 표창 대상자로 선정된데 이어 연말에 명예 퇴직할 것으로 알려진 직원이 표창 대상자로 선정돼 "해도 너무했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장관상 대상자로 추천된 A직원은 애초 모범공무원상을 신청했으나 심사 결과 동점(공동 5위)이 나오자 신청자가 2명뿐인 장관상으로 돌렸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주목할 점은 그동안 '모범·우수공무원' 선정은 단체장의 입맛(?)에 맞는 공무원들을 사전에 내정하고 요식행위를 거쳐 추천했어도 뒷말이 없었으나 이번에는 '법과 원칙에 따른 공정한 절차대로 시행하라'는 사실상 첫 공정경쟁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씁쓸한 뒷맛을 낳고 있다. /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4-11-30 이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