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인천시교육청 예산안 처리를 보면서

인천시의회가 지난 16일 2조7천743억원 규모인 인천시교육청의 2015년도 교육비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을 확정했다. 내년도 시교육청 예산 가운데 시의회 심사과정에서 최대 쟁점이자 관심사는 혁신학교와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려던 무상급식 예산이었다. 중학교 무상급식 관련 예산은 전액 삭감됐고, 혁신학교 관련 예산도 만신창이가 됐다. 시교육청이 당초 요구했던 혁신학교 관련예산 16억2천여만원중 6억2천여만원만 확보됐다. 교육혁신지구 운영비(10억원)도 전액 삭감됐다.혁신학교와 중학교 무상급식 실시는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올 6·4지방선거에서 내걸었던 핵심 공약이다. 인천 교육의 변화를 갈망하던 시민들은 이청연 후보를 적임자로 선택했다. 그가 내세웠던 혁신학교와 중학교 무상급식은 결국 인천시민이 선택한 공약이자 정책이다.인천의 무상급식이 초등학교에 머물러 있는 사이, 타 시·도에서는 고등학교 무상급식까지 나갔다. 인천시교육청은 잇단 설득에도 인천시가 중학교 무상급식 예산지원을 거부하자 일부 군·구와 예산을 절반씩 부담해 중학교 1학년에게 무상급식을 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그렇지만 인천시의회는 무상급식을 시행하지 않는 타 군·구와의 형평성을 들어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중학교 무상급식은 인천과 대전 2곳만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인천과 대전지역 학생들만 차별을 받고 있는 셈인데, 형평성에 문제가 없는 것일까?혁신학교와 교육혁신지구 예산도 인천시의회는 타 지역과의 형평성과 시교육청의 준비 미흡을 들어 삭감했다. 인천에서는 처음 도입하는 혁신학교가 정착할 때까지는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이다. 학교 구성원들이 저마다의 상황에 맞춰 학교를, 교실을 만들어갈텐데 시행착오를 전혀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듯한 인천시의회의 요구는 지나친 것 같다. 올 9월 혁신학교 준비교를 선정, 운영하겠다며 요구했던 예산도 준비 미흡을 들어 전액 삭감했다. 9월이후 시교육청과 일선 교사들이 혁신학교 출범을 위해 들인 노력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반대를 위한 반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인천시의회의 내년도 시교육청 예산안 처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교육이 정쟁의 대상으로 변질된 듯한 느낌을 받아 학부모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웠다. 2014년도 열흘이 채 남지 않았다. 교육이 정쟁의 대상이 되는 적폐는 지는 해와 함께 영원히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4-12-21 김도현

도박에 깨져버린 '코리안 드림'

조용한 광주에 얼마전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연출됐다.인적이 드문 광주의 한 시골마을, 짙은 어둠이 내려앉자 외딴 공장으로 건장한 남성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고 이내 삼엄한 경비가 시작됐다. 주말을 맞아 공장이 가동하지 않는 이곳에 낯선 이들이 하나 둘 몰려들자 곧 그들만의 판이 열렸다.지난 7일 오전 1시10분께 광주시 삼리에 소재한 가구공장에서 불법도박을 벌이던 베트남인 26명이 현장을 급습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주말에 비어있던 가구공장에서 베트남 도박의 일종인 속비아(일명 홀짝)를 벌였으며, 도박을 총괄한 구모(32)씨 등 2명에 대해선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나머지는 단순도박자로 조사후 귀가조치됐으나 이들중 9명은 불법체류자로 확인돼 강제출국 수순을 밟고 있다.이날 도박은 베트남 출신 조직폭력배들이 도박판을 개설한 뒤 자국인들에게 시간당 1만원을 받고 판을 운영했으며, 1천400만원 상당의 판돈이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도박판에 참여하기 위해 창원, 대구 등 전국 각지의 베트남 근로자들이 몰려들었으며 20~30대 젊은층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현장에 있던 경찰 관계자는 조금만 시간적 여유를 두고 급습했더라면 판돈이 억대를 넘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수천만원대 판돈이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통상 베트남 조폭들이 뒤를 봐주고 진행되는 도박판은 억대를 넘기기 일쑤라고 하니 이번 건도 그럴 개연성이 충분해 보인다. 사실 코리안드림을 이루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들에게 이 금액은 어마어마한 액수일 것이다. 실제 1천400만원은 베트남에서 우리 돈으로 3억5천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집 한채는 장만할 수 있는 금액인 것이다. 이런 돈을 도박으로 하루아침에 날린 이들의 심정은 어떨까. 산업연수생 등 여러 방법으로 한국에 오기 위해 거액을 썼을 것이고, 이 비용을 갚기 위해 몇년은 고생했을터. 자국에서 이들을 믿고 기다리는 이들도 있을텐데 꿈의나라 한국에서 범법자가 돼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니 허탈할 것이다. 여기에 경찰의 단속을 피해 도주하던 4명은 2층에서 떨어져 2명은 허리를 다치는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 입원중이라고 하니 몸도 마음도 아픔이 클 것이다.누가 이들에게 도박을 왜 했느냐고 묻자 "빨리 돈을 벌고 싶어서"라고 했단다. 사람사는게 어디나 비슷한 것 같다. 한탕주의의 유혹이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으니 말이다./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4-12-16 이윤희

살기 무서운 나라

김장 덕분에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요즘은 절인 배추를 주문해 힘든 작업이 절반으로 줄어든데다가 파며 마늘이며 생강 같은 재료들도 손질이 잘 된 것을 사서 쓰니, 저녁까지 갈 것도 없이 오후 세시쯤에 뒷정리까지 깔끔하게 끝이 났다. 김장의 재미는 뭐니뭐니해도 배추에 잘 삶아진 돼지고기와 김장소, 싱싱한 굴을 넣어 싸먹는 보쌈이다. 해가 떨어지기도 전에 한자리에 둘러앉아 수다를 떨며 보쌈 먹기에 여념이 없다. 역시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예상대로 '팔달산 사건' 이야기가 튀어나왔다. 거리로 친다면 팔달산에서 2~3㎞ 밖에 안떨어진 곳에 사는 우리 식구들에게 걱정이 쏟아졌고, 특히 중학생 딸아이에게는 "절대 나다니지 말고 집에 꼭 붙어있어라"라는 신신당부가 전해졌다. 수능을 끝내고 친구들과 여행갈 생각에 부풀어있던 조카에게도 "꿈도 꾸지마라. 절대 안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불똥이 튀었다.비록 범인은 붙잡혔다고 하지만, 팔달산 사건이 가져온 후유증이 만만치가 않다. 다들 무서워 못살겠다며 아이들을 단속하고 어른들도 밖에 나가기를 꺼린다. 여기에 최근 일어났던 각종 사건들까지 떠올리며 "세상이 이렇게 흉흉한데 도대체 정부는 뭐하는 거냐"고 비판까지 쏟아낸다. 뒤돌아 보니, 1975년 김대두 사건부터 1986~91년 화성 연쇄살인사건, 1994년 지존파 사건, 1996년 막가파 사건, 2000년 정두영 사건, 2002년 용인 연쇄 살인사건, 2004년 유영철 사건, 그리고 2009년 강호순 사건 등등 섬뜩한 사건들이 줄줄이 이어져 왔다. 이렇게 수시로 터지는 강력사건들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들은 매년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으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솔직한 얘기로 이땅에서 범죄를 완전히 뿌리뽑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까워 보인다.역사적으로 살펴볼때 끊임없이 발생하는 범죄 속에서 '치안'과 '범죄'는 마치 동전의 앞뒷면처럼 공존하며 평행선을 달려왔다. 우리 곁에는 늘 범죄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번 사건을 놓고 치안의 문제점을 찾아 철저히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이쯤에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돌려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정말로 우리가 무서워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나는 가끔 한번씩 터지는 무서운 범죄보다, 힘들고 외로워 죽음을 택하게 하는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더 무섭다. 그건 '누군가'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2014-12-14 박상일

예산전쟁

예산전쟁으로 온 지자체가 난리다. 쓸 곳은 늘어난 반면 세금은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건전한 재정을 운영하는 지자체라면 불필요한 쓰임새를 줄이고, 필요불급한 일에만, 그것도 예산을 아껴서 지출하는 재정운영의 묘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요즘 지자체들은 좀 처럼 쓸 곳은 줄이려 하지 않는다. 심지어 빚을 내서 사업을 한다. 자신의 임기내 치적을 쌓기 위해 미래 자산인 공공용지도 마구 내다 판다.결식아동 등 저소득층을 지원할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도 '특정'학교 지원예산은 오히려 늘어났고, 도로를 파 보도를 놓은 지 얼마 안돼 또다시 뒤엎는 등 토목분야의 예산낭비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지역축제의 예산낭비나 무늬만 국제적인 축제만 해도 수두룩하다. 수십억원씩 쏟아부은 국제행사에 고작 수만명 다녀가는데 그친다. 연간 100억원 넘는 운영비를 쓰는 문화시설이나 예술단체도 지자체장을 위한 동원행사나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에 머무른다.예총 등 예술단체에 지원되는 예산, 민간단체에 위탁 혹은 지원되는 예산에 대한 성과도 초라하다. 지자체마다 예산집행에 대한 감사도 부실하고, 문제가 많다고 해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비호세력 탓인지, 표를 의식해선지 선뜻 예산을 삭감하지 못한다.지방의원들도 한 몫 거든다. 예산낭비 행정을 질타했던 지방의원들은 문제가 많은 사업의 예산을 삭감하지 않는다. 특정 축제를 운영하는 주체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면서도 기구통합 혹은 축소 등을 제도적으로 강제하려는 시도조차 않고 있다. 특히 지방의회의 행정사무 감사를 감시하는 의정모니터단도 예산을 편성·심의하는 예산 전쟁판에서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다. 집행부의 정책·예산 집행에 대한 사후적인 감시가 행정사무감사라면 예산심의는 사전적인 감시로 더욱 중요한데도 이를 외면하고 있는 공동체를 종종 보곤한다.내년에는 경제가 더욱 어렵다고들 한다. 부족한 살림살이지만 그나마 나눠 쓰려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엄정한 평가를 통해 보여주기 위한 축제나 부실한 민간위탁 보조금 사업에는 일몰제 혹은 제로섬 방식의 예산편성 원칙을 정해 대폭 축소 혹은 폐지,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방지하길 바란다. 서민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길 기대해 본다./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2014-12-09 전상천

또 다른 준비가 있어야 한다

얼마전 한 여론조사에서 수능을 마친 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곳으로 나이트클럽이 뽑혔다. 수험생들의 스트레스를 짐작할만하다.대학수학능력시험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인생에서 가장 힘든 여정을 마친 수험생들이 중압감에서 해방되고 싶은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다. 문제는 보편적인 이해의 선을 넘어 탈선으로 치닫는 호기심이다. 경찰은 거리에 쏟아져 나오는 수험생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느라 매년 골머리를 앓는다. 일선 경찰들은 단속에 한계를 느낀다는 푸념을 쏟아낸다. 어쩌면 대다수 수험생들이 보기에 이는 기우일 수 있다. 하지만 매년 이맘때면 해방구로 뛰쳐나온 청소년들의 도를 넘은 행동들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게 현실이다. 누구나 겪는 '성장통'이려니 하고 덮기에는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가정과 학교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따뜻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수능을 마치고 졸업까지 3개월여 시간은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여겨지는 기간이다. 잘 활용하면 인생의 유익한 경험과 지혜를 얻을 수도 있다. 때문에 사회에서는 이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 제공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견문을 넓히기 위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학생들도 늘어 국제공항에는 연말 청소년 여행객들로 만원이라고 한다.과도한 일탈로 인생의 오점을 남겨서는 결코 안된다. 앞으로 수많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길러야 할 시기다. 자신에게 이처럼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긴요한 시기를 청소년들이 방황과 방탄으로 낭비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자신의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조언한다. 주변에 자신보다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도우며 자신을 돌이켜 보고 무언가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좀더 넓은 세계로 첫발을 내딛는 시점에 인생설계를 그려볼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매년 되풀이 되는 수험생 탈선은 사회적 비용의 낭비와 소모를 가져오고 있다. 가정과 학교는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또 경찰 등 사법기관의 단속도 능사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경쟁만으로 내몰 것이 아니라 회복, 이른바 '힐링의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 경쟁자만 보지 말고 공동체를 볼 수 있어야 청소년들의 수능탈선을 줄일 수 있다. 사회는 1등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4-12-07 최재훈

중국어선과 낚싯배

인천 백령도와 대청도 등 서해5도 어민들이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따른 피해 보상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이 우리 어장안까지 들어와 꽃게와 다 자란 물고기는 물론 치어와 어구까지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매년 반복되고 있다.지난달 12일 대청도·소청도 어민들이 섬에서 나와 인천시청 앞에 모였다. 어민들이 가져온 두 개의 현수막에는 '대마도는 일본땅! 독도는 우리땅! 백령·대청·소청은 중국땅?' '백령·대청·소청어민 다 죽는다. 중국 어선 불법 조업 대책 마련하라'라고 적혀 있었다.어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중국 어선들이 우리 동네까지 들어와 불법 조업을 하니, 우리는 조업을 할 장소가 없다." "중국 어선 수백 척이 섬 주변에 대기하고 있다가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 우리 어장으로 들어온다." 한 어민은 "이른 아침, 조업을 하려고 어장에 나가 보니 시커먼 중국 어선들이 이미 깔려 있었다"며 "우리 어장에서 우리가 도망가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조업을 포기한 채 뭍으로 나온 이유를 물었다. 중국 어선 때문에 어구를 놓을 곳도 없거니와, 조업할 곳이 있다해도 고기잡이에 쓸 어구가 없다고 한다. 2일 옹진군에 따르면 올 6~11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인한 어구 피해 추정액은 12억4천만원이다. 백령도 해역에서 401틀, 대청도 어장서 347틀의 어구가 손실됐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1차 피해를 입고, 어구 손실로 2차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중국 어선의 무분별한 남획은 물고기 씨가 마르는 3차 피해를 예고하고 있다.정부는 지난달 20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중국 어선 불법 조업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대책에는 3천t급 대형 함정 4척, 헬기 1대, 특공대 20명으로 구성된 '기동전단' 운영 등이 담겼다. 정부가 예상보다 빨리 대책을 내놓은 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어민피해 보상 방안이 빠졌다.이날, 정부 대책에 대한 서해5도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대청도의 한 어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구가 없어서 낚싯대로 우럭을 잡고 있었다고 한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피해를 당한 것은 확실한데, 보상받을 곳이 없다는 것은 무슨 경우인가. 우리 어선들을 낚싯배로 만들 생각인지 정부에 묻고 싶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4-12-02 목동훈

시끌시끌한 모범 우수공무원 선정

안산시 공직사회가 '2014년 모범공무원 및 우수공무원' 선정 문제를 둘러싸고 끝모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매년 연말이면 정부(행정자치부)는 전국 시·도를 거쳐 시·군·구를 통해 추천받아 모범공무원 및 우수공무원을 선정·시상한다. 모범공무원에 선정되면 3년간 매월 5만원의 수당이 지급되고, 우수공무원은 향후 징계를 받을 경우 한 단계 아래로 징계수위를 감경해 주는 특전이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안산시 몫으로 우수공무원 5명(대통령상 1명, 국무총리상 1명, 장관상 3명), 모범공무원 5명(국무총리상) 등 10명 추천됐다.시는 지난 10월 30~31일 부서별 신청과 지난 5일 공적심사위원회(위원장·김진흥 부시장)의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 경기도에 추천한데 이어 도는 지난 18일 시의 의견을 '그대로'수용해 정부에 올렸다. 이달 최종 결정이 이뤄진다. 문제는 안산시의 추천 및 공적심사위의 심사 과정을 놓고 20여일 '뒷담화'가 이어지면서 공직사회가 시끌하다는 것이다.우선 해당 부서는 10월 30일 모범·우수공무원 추천·선정 등 관련 문서를 전부서에 시달했으나 불과 하루만인 31일 마감했다. 당시 시의회 임시회가 열리던 시기였다. 그 결과 특정 국·사업소는 대상자가 단 1명도 없는 반면 모 국, 모 과의 경우 해당자가 집중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장관상은 신청자가 부족해 5명이 추천몫이었으나 3명만 대상자를 선정했다. 또다른 분야는 신청자가 1명밖에 없어 신청과 동시에 대상자로 선정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신청을 추가로 받자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공허한 메아리로 그쳤다.적정성도 문제다. 지난 2012년 발생한 2억원대 공금 횡령 등 회계비리 사건과 무관하다고 말할 수 없는 직원 2명이 표창 대상자로 선정된데 이어 연말에 명예 퇴직할 것으로 알려진 직원이 표창 대상자로 선정돼 "해도 너무했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장관상 대상자로 추천된 A직원은 애초 모범공무원상을 신청했으나 심사 결과 동점(공동 5위)이 나오자 신청자가 2명뿐인 장관상으로 돌렸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주목할 점은 그동안 '모범·우수공무원' 선정은 단체장의 입맛(?)에 맞는 공무원들을 사전에 내정하고 요식행위를 거쳐 추천했어도 뒷말이 없었으나 이번에는 '법과 원칙에 따른 공정한 절차대로 시행하라'는 사실상 첫 공정경쟁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씁쓸한 뒷맛을 낳고 있다. /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4-11-30 이재규

2014년 인천에서 느낀 음악의 갈증

1813년에 태어난 바그너와 베르디가 탄생 200주년을 맞은 지난해 주인공이었다면 올해는 탄생 150주년을 맞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1864~1949·독일)의 해다.지휘자 정명훈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올해 초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영웅의 생애'를 무대에 올렸다. 탄생 150주년을 맞는 후기 낭만주의의 거장을 추모하기 위함이었다. 서울시향은 지난 5월에도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메인으로 구성한 정기연주회를 진행했으며, 오는 12월에도 슈트라우스의 작품들을 주요 레퍼토리로 올린다.김대진이 지휘하는 수원시립교향악단도 올해 '워너비 슈트라우스'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유머러스 슈트라우스' '라스트 슈트라우스' 등 각기 다른 부제를 통한 4차례의 기획 연주회로 슈트라우스를 조망하고 있다. 마르쿠스 슈텐츠가 이끄는 쾰른 필하모닉은 지난 2월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으로 국내 음악팬들과 만났다. 방대한 규모와 함께 독특한 악기 편성으로 인해 잘 연주되지 않는 '알프스 교향곡'이 외국 오케스트라에 의해 국내에서 연주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올해 국내외 음악계를 막론하고 후기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을 기리고 있다. 하지만, 인천 음악계에서 슈트라우스를 내세운 콘서트는 단 하나였다. 인천시립교향악단은 지난 10월 17일에 열린 제340회 정기연주회를 객원지휘자 정주영과 함께 슈트라우스의 작품만으로 꾸몄다. 교향시 '돈 주앙' '4개의 마지막 노래'(테너 김재형), '장미의 기사 모음곡'이 당시 레퍼토리였다.신동 음악가로서 작곡은 물론 지휘자와 피아니스트로서도 당대 최정상의 모습을 보였으며, 문학에도 일가견이 있는 등 팔방미인형 예술가였던 슈트라우스는 말러와 함께 후기 낭만주의 음악의 정점을 이룬다.슈트라우스의 해인 올해 인천에서 실연(實演)으로 그의 작품을 보다 많이 만나지 못해 아쉽다. 신문기사(뉴스)에만 시의성이 있는게 아니다. 연간 정기 연주회를 구성하는 오케스트라도 그 시기에 주목할 만한 작곡가와 작품들을 최대한 반영해야 음악애호가(시민)와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이 보다 많이 생긴다는 걸 알아야 한다.인천에서 보다 다채로우면서도 신선한 레퍼토리로 채워진 연주회를 자주 접하고 싶다./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4-11-25 김영준

혼돈의 부동산시장

지금의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벌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현 정부가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겠다고 지난해부터 연이어 내놓은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들의 내용을 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4·1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 8·28 전월세 대책, 2·26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7·24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9·1 서민주거안정방안 등 새 정책이 나오고 그에대한 보완책이 제시되면서 부동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 이들 대책의 내용을 한줄로 정리하자면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지원이다.LTV(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완화해 대출을 확대하고 주택구입을 유도하는 동시에 서민들을 위한 행복주택과 임대아파트 공급을 통한 주거안정화 조치인 것이다.상반기까지만해도 매매심리를 부추기면서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효과를 얻기에 충분해 보였다.건설사들은 앞다퉈 분양시장에 뛰어들었고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청약열풍으로 이어졌다. 누가 봐도 성공적인 대책이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게도 매매가는 요지부동이거나 오히려 일부 지역에서는 떨어지는데다 전세가 상승으로 전세가 비율이 70%를 육박하는 등 악성 전세난을 부추기는 상황으로 변질됐다. 매매를 통한 거래 활성화를 목표했던 정부는 결국 지난 10월 전셋값을 잡겠다고 전·월세 대책을 발표했다.이와함께 부동산 대출 규제완화로 가계 부실의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지금까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고개를 들었다.정부 대책의 부작용이 서민들의 피해로 돌아오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모든 정책은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 현재의 단기적 성과를 통해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위험하다.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크다는 것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단기적이고 임기응변식 대응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로드맵에 따라 한 단계씩 밟아 나가는 성실함으로 추진될 때 성공적인 대책으로 평가받을 것이다./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4-11-23 이성철

사상누각( 沙上樓閣)

사상누각(沙上樓閣)은 모래 위에 세워진 누각이란 뜻이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곧 무너지고 만다는 의미다. 요즘 우리의 '교육정책'을 보면 사상누각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로 먼 앞날을 내다보고, 큰 계획을 세워야 하는 '교육'이 한치 앞도 못보고 모래 위의 위태롭게 서 있는 모래성 같다.지난 2009년 당시 예산 확보도 하지 않은 채 덜컥 시행해 버린 무상급식 정책이, 역시 대선 공약으로 충분한 준비과정도 없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누리과정 예산이 그렇다. 선거때마다 모래 위에 하나씩 올려진 무상급식과 누리과정은 아슬아슬 버티고 서서 우리 '교육' 전체를 위태롭게 흔들고 있다. 무상급식은 시행 5년여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듯 하다. 선거후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예산을 '중단한다'고 했다가 마찰을 빚는 등 위태롭다. 또 누리과정 예산 역시 '예산주체'를 놓고 수개월째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하지만 천문학적인 무상급식과 누리과정 예산으로 인해 현재 비가 새는 학교는 수리를 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고, 학생들이 안전하게 뛰어 놀아야 하는 운동장의 인조잔디 보수공사비는 예산배정을 못해 오히려 학생들을 위협하고 있다. 또 그외 체육관 건립 등 시급성을 요하는 상당수 교육정책들도 예산문제로 중단 또는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준비과정없이 덜컥 시행해 버린 무상급식과 누리과정이 백년지대계인 우리 교육의 근간까지 마구 흔들어 대고 있는 꼴이다.큰 계획을 차근히 그려가야 할 교육누각(樓閣)이 국민적 공감대와 차근한 준비없이 포퓰리즘(populism)으로 등떠밀려 시행되다시피 하면서 때만 되면 이런저런 이유로 교육 전체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모래 위에는 누각은 커녕 작은 모래집도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단단한 땅을 물색해 공사비를 마련하고, 튼튼한 자재를 구입해 한땀한땀 내실있게 교육누각(樓閣)을 지어야 한다.교육은 정책시험장이 될수 없다. 철저히 연구하고, 준비한 검증된 정책으로 학생들이 백년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미래이기 때문이다./김대현 사회부 차장▲ 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4-11-18 김대현

'한번 찔러보고 안되면 그만?'

'애물단지'로 전락한 오산 내삼미동 서울대병원 부지 활용을 놓고 시끄러웠다. 오산시가 도에 경기도청사 이전 건의서를 정식으로 제출했기 때문이다. 느닷 없었지만 나쁘진 않았다. 실현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고 도청사가 오산시로 옮기면 경제 효과는 엄청나다. 명분도 충분히 있었다. 수원의 한 도의원이 도청사 광교 이전을 적극 반대했고, 김용남 국회의원도 수원시의 특정광역시 승격 법안을 국회에서 발의했다.하지만 오산시의 도청사 이전을 위한 건의서 제출은 성급했다. 공감대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대부분의 간부들도 언론보도를 통해 관련 내용을 인지할 수 있었다. 부시장이 시의원에게 일일이 설명했다지만 일부 시의원이 '정치적인 쇼', 또는 '아직은 무리다'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보였는데 곽상욱 시장과 같은 당 도의원이 급한 마음에 도청사 이전 건의서를 제출하게 된 것이다. 돌아온 답은 경기도나 수원시나 마찬가지다. '관심없다', 그리고 '전혀 논의된 바도 없다'였다. 언론에 터지자 시와 해당 도의원조차 당황했고 본의 아니게 일이 너무 커져 버렸다. 수습하기에는 늦은 상황이었다.망신살만 뻗친 도청사 유치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까. 시 집행부도, 해당 도의원도 "본인들이 추진한 것도 아이디어를 낸 것도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모두들 건의서는 제출했지만 본인 의지가 아니었다는 회피성 발언들이다. 공통점은 있다. 오산시에 그렇게 좋은 시유지가 있다는 것이 외부로 알려지게 된 것이고 그로 인해 활용 방안이 더욱 활성화될 것 아니냐다. 무책임한 발언들이다. 정치와 행정이 합쳐 추진한 이 중요한 일이 그저 '찔러보기 식'이라니….오산시가 해당 부지에 또다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통공예체험 관광단지시설 유치다. 아직은 시작 단계다.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참신하게 기획해서 오산시의 또다른 브랜드로 만들어 나갈 수도 있다.지방자치단체에서의 대형 사업은 타당성을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 수백억·수천억원을 투입하고도 세금먹는 하마로 전락하는 것을 수없이 봤다. 지자체의 무리한 투자는 재정 악화를 만드는 요인이 된다. 오산시가 하나하나 꼼꼼하게 확인해 사업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4-11-16 조영상

관례 아닌 진심을…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겨울이 코앞이다. 바쁜 일상에 붉고 노랗게 물든 단풍을 못 보고 지나쳤을지라도 가을은 기다려주지 않은 채 이미 겨울에 바통을 넘길 준비를 마친 모양이다. 사람들도 겨울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겨울옷을 꺼내입고 두꺼운 이불로 바꾸고 에너지 절약을 위해 내복을 꺼낸다.겨울 하면 떠오르는 것 가운데 하나가 '불우이웃돕기'다. 해마다 이맘때면 연례행사처럼 대기업·공기업은 물론 각종 단체들과 개인들은 주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지자체 및 사회복지 관련 기관에 성금 및 성품을 보냈거나 준비하고 있다. 그 동안은 잊고 있었더라도 추운 겨울 어렵게 보낼 이웃들을 생각한다는 마음만으로도 이미 우리내 마음의 온도는 조금 올라갔으리라.그러나 원론적인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한다. 성금 및 성품 지원 자체를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물론 성금과 성품 그 자체로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추운 겨울 실낱 같은 희망이 되리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고 그 의도를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보내는 사람들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연례행사의 하나로 불우이웃돕기를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물어보자.어려운 이웃들은 비단 겨울만 힘든 것은 아니다. 추운 날씨 등 환경여건 때문에 더욱더 불우이웃이 생각나는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우리 주변에서 힘든 사람은 항상 존재하고 있지만, 평소에는 잊고 지내는 것도 사실이다.전쟁터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항상 주변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라고 강요할 수 없지만, 그저 겨울이라고 그들을 위한 연례행사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가 크다.관례라도 남아있는 게 어디냐고 반문한다면 필자도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우리 주변 모두가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려면 해마다 특정 계절이 아닌 매달 또는 분기, 반기 등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그 순간이라도 주변 어려운 이웃들을 한 번 더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때론 돈보다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진정한 위로가 될 때가 있음을 잊지 말자./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4-11-11 최규원

혁신학교가 뭐냐고?

인천시교육청의 내년도 본예산 등을 다룰 인천시의회 정례회가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예산 등이 타 시·도와 마찬가지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이청연 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혁신학교' 관련 예산도 가세할 전망이다. 혁신학교 예산과 관련해 시교육청과 시의회는 올해 9월 정면 충돌한 바 있다. 시교육청이 내년 3월 혁신학교 출범을 앞두고 준비학교 운영과 관련,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했던 2억4천여만원 전액을 준비 미흡 등을 들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했다.전국적으로 600개가 넘는 혁신학교가 운영되고 있지만, 인천에서는 낯선 게 사실이다. 시교육청이 9월24일부터 10월2일까지 시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해본 결과 혁신학교 지정, 운영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33%에 그쳤다. 설문에는 교장·교감 73명, 교사 1천536명, 학부모 5천873명, 학생(초등 5년~고등학생) 3천967명 등 모두 1만1천449명이 참여했다.이 조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혁신학교에 대한 교사들의 낮은 인지도와 참여도다. 조사에 응한 교사의 23.5%가 혁신학교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잘 알고 있다는 교사도 36.7%에 그쳤다. 자신이 근무중인 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는 것을 찬성한다는 교사 39%, 반대 23.3%로 조사됐다. 업무과중, 교사 착취를 통한 성과내기, 또다른 연구학교일 뿐이다 등 정책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 인천형 혁신학교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시의회 설득 못지않게 교사들의 불신 해소도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이청연 교육감은 인천시민들이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교육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30년 넘도록 교육 현장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고 있는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변화를 위해 자신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 답은 혁신학교다.인천시교육청 주최로 몇차례 열린 혁신학교 설명회나 연수에 참석해 본 결과 '혁신학교가 뭔데?'라는 질문에 '혁신학교는 이런 것이다'고 단정적인 답을 내놓기는 어렵다. 혁신학교는 학교마다 교실마다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굳이 표현해 보자면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따스해지는 학교'라 할 수 있을까. 혁신학교에 내 자녀가 다닌다면 학교폭력이나 왕따같은 고민은 적어도 하지 않겠다는 확신은 들었다. /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문체부 차장▲ 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문체부 차장

2014-11-09 김도현

장인(匠人)이 대접받는 사회

한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떤 분야의 장인(匠人) 또는 명장(名匠)으로 불리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벌까. 가까운 일본을 봐도 그렇고 선진국 어디서나 한 분야의 대가로 인정받으면 사회적으로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준다. 그들은 자신의 일에 무한한 자긍심을 느끼며 대를 이어 나가려는 경향이 강해 우리나라도 비슷한 사정일 것으로 판단했다.하지만 지난 몇 년간 취재를 통해 만난 여러 분야의 장인들을 보며 '아, 우리는 아직 멀었구나. 대를 이어가며 무언가를 해나간다는 게 정말 힘들구나' 하는 자조감으로 바뀌었다.얼마 전 불교 관련 목공예에 정평이 나 있는 기능장 A씨를 만났다. 억울한 사연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만남이 이뤄졌다. 수년에 걸쳐 이 분야 최고로 꼽히는 장인과 작업을 해왔는데 제대로 대금을 받지 못해 경제적으로는 물론 심적으로도 심한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취재를 하다보니 받지 못한 대금만 해도 작은 집 한 채는 너끈히 구입할수 있는 액수였다. "소송을 하지 그러냐"는 질문에 기능장의 지인 왈, "이 분야 대다수 분들이 어릴 적부터 일을 해오면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소송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설령 소송을 한다 하더라도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없어 매달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최근 인터뷰차 만난 광주왕실도자기 명장 한 분은 본인 작업실과 가마터, 자택이 있는 근사한 곳에서 명장의 여유로움을 풍기며 A기능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작품도 어지간한 것은 개당 천만원을 호가한다고 하니 '살아가며 무슨 고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러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감탄사를 연발하던 기자에게 하소연하듯 말하는 것 아닌가. 빛 좋은 개살구라고. 분명 본인 소유로 운영되고는 있지만 융자도 많고 작품이 고가이기는 하지만 판로도 그렇고 이 분야의 인식이 높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경인일보에도 소개된 바 있는 장승공예의 장인 B씨는 각종 상을 휩쓸고 그를 따르는 문하생도 많았지만 작업실 임차료를 충당하지 못해 광주 곳곳을 전전하다 결국 충청도로 이전했다. 얼마 전 만난 대리운전 기사 역시 외모가 범상치 않아 "뭐하시는 분이냐"고 묻자 "자개공예만 30여년간 해왔지만 사정이 어려워 투잡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창조경제'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한 번 묻고 싶다. 창조경제의 궁극적 목표가 일자리를 창출시켜 국가경제를 발전시키려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나라 각 분야의 숨은 장인을 발굴해 지원하라. 그러면 장인이 되기 위해 청년들도 몰릴 것이고 대를 이어 명인이 된다는 데 자부심도 커질 것이다./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4-11-05 이윤희

누구를 위한 발전인가?

참 좋은 세상이다. 워낙 눈부시게 발전하다 보니, 변화를 쫓아가기가 버거울 정도다. 인터넷은 이제 '메가(mega)'시대를 넘어 '기가(giga)'시대에 접어들었고,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으로 못하는 게 없는 시대가 됐다. TV가 주인의 움직임이나 음성을 감지해 작동하기도 하고, 자동차가 스스로 위험을 감지해 경고를 하거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이런 눈부신 발전의 가운데서도 우리나라의 기술과 산업은 정말 놀라울 만큼 앞서 달리고 있다. 요즘에는 웬만한 해외에 나가면 자꾸만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그만큼 '앞서가는' 세상에 살고 있는 셈이다. TV의 각종 광고를 지켜보면서 종종 느껴지는 뿌듯함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뿌듯함 속에 살고 있으면서도, 가끔씩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뭐가 문제일까.돌이켜보니 10여년전 우리가 상상했던 미래는 기술의 힘을 빌려 편리하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SF영화에서나 볼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행복하고 풍요롭게 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10년전의 우리를 들뜨게 했다. 가끔 제기되는 미래에 대한 걱정들은 '그렇게까지 되겠어?'라고 부정했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기둥삼아 힘든 경쟁속에서 꿋꿋이 버티며 지내왔다.그렇게 10여년의 시간이 흘렀고, 적어도 기술적·물질적인 면에서 볼때 세상은 상상했던 모습에 많이 가까워졌다. 그렇다면, 기술이나 물질이 아닌 '행복함'을 놓고 볼 때도 세상은 상상했던 모습에 가까워졌을까? "그렇다"라고 말할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 같다.행복을 놓고 우리가 빠질 수 있는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물질적인 여유가 생기면 훨씬 행복해진다'라는 것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 오해에 빠져 살고 있는 게 현실인데, 그 오해의 저변을 들춰보면 기업들의 끈질긴 전략을 만나게 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쉴새없이 기술을 개발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그걸 팔아야 살아남으니 어쩔 수 없는 문제다. 문제는 기업들이 끌고가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지고 소비요구가 너무 커지면서 사람들에게 '행복'보다는 '부담'이 되고 있다. 기업의 욕심을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기술은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빛이 난다. 늘 '사람을 생각하는 기술'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정말 사람을 위하고 있는지, 한박자 숨을 고르며 생각해 볼 때다./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2014-11-02 박상일

'소통' 없는 행정은 죽은 하천이다

부천은 요즘 어수선하다. 심곡복개천의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둘러싸고 인근 주민 간 찬반 양론으로 갈라져 민-민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복원 반대쪽은 70억원의 도비지원 중단으로 인한 예산문제, 공사 전후의 교통문제, 생태하천 복원시 효용성 의구심, 주변 상인 상권보호대책 등을 들어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주민들은 반대투쟁위를 결성, 물리적 행동을 천명한 상태다.찬성 주민들은 "심곡천의 생태하천 복원은 환경적 치유로 주민 주거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다"며 "복원 반대가 곧 반환경적이다"고 반박한다. 부천시는 친수공간 확보로 청소년에게 놀이 학습공간을 제공하고, 원도심지역 균형발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견인 등의 이유를 내세워 강행의지를 보이고 있다.갈라진 민심은 화장장 유치를 놓고 빚은 주민갈등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한데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업예산 부족 이유가 당초 지원키로 한 예산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면 '예산지원 약속을 지키라'며 경기도에 항의하는 게 정상인데, 부천시도 지방의회도 움직이지 않는다. 효용성이 떨어지면 제대로 된 친환경적 하천을 만들기 위한 대안을 제시, 설계에 반영하라고 시민사회가 촉구하지도 않는다.교통문제도 그렇다. 인간중심의 교통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도 대폭 확장과 자전거도로 신설을 더욱 강조, 도심내 차량흐름을 줄이는 게 타당한데 차량 정체를 우려한다. 하천 폭과 길이가 짧고, 물 흐르는 양이 적어 하천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여서 수량 확보가 문제고, 환경부의 획일적인 비합리적인 사업규제가 더 큰데도 정작 공론화되진 않고 있다.제대로 된 하천 복원을 위한 지방정부의 의지도 수상하다. 반대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결정된 일이니 따라오라고만 한다. 제기된 문제에 대한 검증을 거부하고, 대화 노력도 없다. 청계천 복원 당시 반대 상인과 서울시 국과장이 무려 4천200번이나 대화를 했다고 한다. '시민이 주인'이라는 부천시의 행정슬로건이 무색할 정도다.민심을 달래야 하고, 설득해야 한다. 심곡천에 물이 흐르지 않으면 죽은 하천이듯, 부천행정이 주민과 소통하지 않으면 주인 없는 도시로 전락하게 된다. 한겨울 땅을 파고 공사할 것이 아니면 시민의견을 더 듣고 모두가 수긍하는 안을 찾아야 하며, 시간은 충분하다고 본다. 봄바람이 부는 날, 모든 주민이 심곡천 복원공사 착공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2014-10-28 전상천

국적없는 아이들에 대한 무관심

'개방'으로 세계를 품에 안은 대한민국에는 아이러니하게도 '국적없는 아이들'이 태어나 자라고 있었다. 그 수는 파악조차 할 수 없다. 경인일보에 이들의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왜 우리나라에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는지', 그 원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을 수 있길 바랐다.해답은 취재 과정에서 차츰 드러났다. 다름 아닌 '무관심'이었다.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대다수 나라들이 국적에 관해서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사실이다. 국익과 국민정서 등 고려해야 할 여러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와는 무관하다. 무국적 아동들은 불법 체류자와는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 아이들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모에 의해 태어나 자라고 있을 뿐이다.이 아이들이 우리나라에 살고있는 한 인권국가로서 국경없는 '보편적 인권'은 보호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불행히도 원칙만 있을 뿐 이를 실천에 옮기는 법과 제도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기획시리즈의 마무리 단계에서 정부와 국회, 주한 외국대사관 등 여러 관련 기관에 무국적 아동에 대한 견해를 듣고자 인터뷰에 앞서 서면질의를 보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하나같이 '곤란하다'는 궁색한 답변 뿐이었다. 물론 매우 민감한 사안임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답을 회피하는 진짜 이유는 정작 딴 곳에 있는 듯했다.그동안 우리 정부는 물론 관련 기관들은 이러한 비극에 관심이 없었거나 외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인권을 다루는 국가 독립기관에서조차 서면 질의에 난색을 표할 정도였다. 이 기관은 인류보편적인 인권 보호를 주요 업무로 하는 곳이다. 입법기관인 국회에서도 이에 대한 답변을 해줄 의원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이유는 사안의 민감성이라기보다 무관심에 더 무게가 실렸다. 그동안 관심을 두지않고 있다 별안간 질문을 받으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국이 UN의 '아동권리협약' 가입국임에도 이를 이행하는 법과 제도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바라건대 지금이라도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최소한의 기본인권조차 보호받지 못해 비참하게 살아가는 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인권국에 합당한 조치를 서두르길 바란다.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4-10-26 최재훈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토요일마다 계획되지 않은 채로 살아가는 나를 보며 항상 시간을 낭비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다 남구학산문학원이라는 곳에서 '펀빌리지'라는 우리 지역을 알고 이해해 활동하는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15주 동안 열심히 참여했다. (중략) 펀빌리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나는 한층 더 성숙한 내가 된 것 같다."인천 남구학산문화원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 '펀빌리지'(FUN Village)에 참여한 한 학생의 수기 내용이다. 이 학생은 수기에서 "내 자신이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계획해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시켜 본 적이 없었다"며 "나와 우리들 생애의 첫 프로젝트였고, 무사히 마치고 나서 '나는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했다.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초등·중등학생들에게 미술·음악·역사·연극·영화·문학·미디어 등의 문화예술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주5일수업제'가 전면 시행된 2012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인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경우, 사업 첫해 700명의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16개 프로그램에 1천154명의 학생들이 참가하는 등 '학교 밖' 문화예술체험·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그런데 올해 사업비가 연초계획의 절반수준으로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인천시는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 때 예산절감을 이유로 시부담금의 절반만 세웠다. 이에 따라 국비도 줄어들게 됐다.시 문화예술과는 올 정리(2차)추가경정예산에서 시비부족분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결산 작업인 정리추경에서 사업비를 확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당장 성과가 보이는 사업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토요일 갈 곳이 마땅치 않은 맞벌이·저소득층 가정 아이들,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는 '미래 꿈나무'에게는 중요한 사업이다.시는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신설,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 등으로 인해 재정난을 겪고 있다. 재정운영을 정상화하고 빚을 갚기 위해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것도 잘 안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까지 축소시켜야 하는 것일까. 경제적 또는 정치적 논리로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사업마다 몇퍼센트씩 일률적으로 사업비를 삭감하는 방식의 예산절감은 문제가 있다. 인천의 미래와 발전을 위한 사업이 무엇인지, 시가 좀 더 고민해 주기를 바란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4-10-21 목동훈

국정감사 무용론, 유감

올해 국정감사가 7일 남았다. 정치부 시절 국회를 출입했던 경험에 따르면 '끝물이요, 파장이다'. 특히 비록 하루 만에 '회군'했지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개헌 발언과 성남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여파로 더욱 그렇다. 국감 무용론이 또다시 스멀스멀 고개를 든다.다소 결이 다르지만 제4공화국 시절 '부패와 관계기관의 사무진행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국정감사권을 삭제했던 것과 오버랩된다. 애초 여야는 지난 1월 '분리 국감' 실시에 합의했다. 국정감사의 내실을 기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로 오히려 지난 9월 30일에야 국감일정에 합의하면서 국감 무용론을 스스로 자초했다.'버럭·호통 국감' '재탕·삼탕 국감'도 국감 무용론의 단골 소재다.여기에 피감기관들은 여지없이 다양한 형태로 국감 무력화 시도를 통해 국감 무용론 확산에 가세한다. '보안문서' '비공개 자료' 등 갖가지 이유를 대며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 같은 내용인데도 국회의 제출요구서상의 제목과 자신들의 문서 제목이 다르다며 '자료가 없다'고 버티는 것 역시 관행 중 관행. 늑장 제출, 엉터리자료 제출 등 수많은 수법이 동원된다. 올해 백미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 감사원의 늑장자료 제출이다.증인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무한 대결도 국감 무용론을 부채질한다. 재벌 총수의 증인채택 문제는 단골 소재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무성 대표의 딸이 부정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수원대 이사장 등 '재력과 권력 실세'들의 증인출석을 놓고 해당 상임위가 연일 파행이다.극히 일부 언론들도 국감 무용론에 편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다 태울 수는 없는 일'이다.비록 제4공화국 시절 잠시 사라졌지만 제헌의회부터 제3공화국까지 헌법상에 국정감사권을 규정해 왔으며 제5공화국 헌법에서도 국정조사권(國政調査權)으로 변경됐고, 1987년 제6공화국 헌법에서 국정감사권으로 부활됐다. 입법기능과 함께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은 국회 존재의 이유다. '국감 무용론'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국회에 달려 있다./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4-10-19 이재규

인문학 열풍, 우리 사회는 변하고 있나?

2010년 즈음 우리 사회에 인문학 열풍이 불었다. 당시 종교와 NGO 단체가 주관하는 인문학교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경희대학교는 2011년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개설해 모든 학부생들에게 1년동안 교양 필수로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수업을 듣게 했다.3~4년 지난 현재 인문학 열풍은 더욱 뜨겁다. 사회적 트렌드로 확산된 인문학은 대기업 공채의 지원자 평가항목에 포함되는 단계로 발전했다. 올해 주요 기업들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지원자들이 역사와 문학·예술 등 각 분야에 대한 풍부한 소양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해당 분야의 문제를 추가 출제하고, 에세이를 제출하게 하는 등 다양한 평가를 실시했거나, 실시할 계획을 세웠다.2010년께 국내 인문학자들은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와 과학기술로 대표되는 '발전'에만 치중한 나머지 인간의 본성이나 가치, 윤리관 등을 도외시해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켰고,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고 인문학 열풍의 원인을 들며 반겼다.그러나 지난 4월 세월호 침몰 사건과 최근의 대청도 지뢰 폭발로 간벌 작업중이던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까지 올해 유독 우리나라에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났다. 올해 사건사고 대부분은 인재여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또한 자살률도 수년째 줄지 않고 있다.우리 사회의 인문학이 한낱 유행이나 구호에 그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최근 서점가에서는 "소위 문사철(문학·역사·철학)의 유행속에 인문학은 통상적인 경영이나 경제 분야 등의 책에도 가미된다"고 설명한다. 인문학의 색깔을 입혀야 잘 팔리기 때문이란다.20세기 초반 12음기법을 창안한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아르놀트 쇤베르크는 음악의 유희·순응(상업)적 태도를 부정했다. 그는 음악이 '진실'을 일깨워 주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예술은 장식이어선 안된다. '진실(Wahrheit)'이어야 한다"고 했다. 1세기 전 쇤베르크의 '음악윤리'는 후대 작곡가들에게 의식과 함께 음악어법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우리 사회와 구성원들이 인문학의 본질이 아닌 허울만을 좇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각자의 위치에서 돌아봐야 할 때다./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4-10-14 김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