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자선야구대회 외면한 부천시

부천에선 매년 '부천소아환우 돕기 자선야구대회'가 열린다. '야구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뜻있는 부천지역 아마추어 야구인들이 4년전 모여 만든 소박한 자선대회다. 갈고 닦은 실력을 겨루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귀중한 물건을 자선경품으로 선뜻 내 모아진 기금 전액은 소아환우 돕기에 쓰인다.올해도 '제4회 소아환우돕기 부천야구인DAY-자선야구대회'가 열린다. 만화인들로 구성된 만화스와 개그콘서트 메세나야구단, 부천성모병원야구단, 부천소방서야구단 등 10여개팀이 참가하는 만큼 열기도 뜨겁다. '777손톱깎기세트'부터 '야구장대관 이용권'까지 자선경매 물품이 100개가 넘을 정도로 쇄도,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그런데 올해 대회를 부천에선 볼 수 없다. 경기장을 대회 주최측에서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오는 10월18일 서울 경찰청의 지원을 받아 경찰청 프로야구 2군 경기장이 있는 고양 벽제 야구장 등에서 열리게 된다. 자선야구대회 준비위측은 지난 3월부터 부천야구연합회에 야구장 대관을 요청해 왔으나 '대관 여유가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도 야구장 대관이 힘들어, 연초부터 신경을 써 왔음에도 실패한 것이다. 자선야구대회측은 대회장소를 고양 벽제야구장으로 부득이 바꿔야만 했다. 이마저도 '만화스' 단장을 맡고 있는 이현세 작가의 도움(?)이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대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행사 당일 선수가족과 응원단 등이 고양 벽제 야구장까지 이동하기 위해 셔틀버스를 운행할 수밖에 없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까지 연출될 판이다. 부천야구협회측은 뒤늦게 10월 중순 대관이 가능하다고 연락해 왔다고 한다. 대관 요청 때는 무시하더니, 경찰청과 협의를 통해 고양 벽제야구장으로 개최장소를 공지한 이후 대관이 가능하다는 것은 '무슨 경우 인지' 자선야구대회측은 분통을 터트렸다.자선대회 준비측 관계자는 "부천시내 소아환우를 돕기위해 지난 3년간 개최해 온 자선야구대회를 고양서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유독 특정 야구단체에 대관해 주지 않아 반발을 샀던 부천시의 야구행정이 자선야구대회까지 미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부천시의 야구장 운영방식이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시민이 시장이다'란 슬로건을 내걸은 시장의 시정 운영방침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거꾸로 가는 행정인듯 싶다./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2014-09-16 전상천

진로 교육

"참으로 애매합니다. '진학이냐, 진로냐' 학생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데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하겠습니다."얼마 전 우연히 의정부의 한 고등학교에서 듣게 된 진학상담 교사의 하소연이다.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의 일반고 교사들은 진학과 진로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고3'자녀를 둔 수많은 학부모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툭 하면 뒤바뀌는 입시제도의 고질적인 문제가 불러온 현상이다.대다수 학생들이 다니는 일반고는 여러 면에서 자사고와 특성화고에 밀리고 있고 대학입시에서도 불리한 입장이다. 최근 교육부가 공개한 '대학 신입생 출신고교 유형별 현황'을 보면 올해 서울대 입학생 중 일반고 출신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서울대 입학생 전체 3천369명 가운데 일반고 출신은 46.7%인 1천572명에 그쳐 지난해 52.7%에서 6%포인트 떨어졌다. 그 자리에 올해 처음 입시를 치른 자율고 출신 수험생들이 진입했다. 내년 학년도 대입부터는 일반고에 다소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일선 교사들의 생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교육과정 운영이 자유로운 자사고나 특목고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학생부 교과전형도 수능 최저를 반영하기 때문에 일반고에 유리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입시경쟁이 불리하다면 진로교육으로 선회해야 하지만 이 역시 만만찮다. 직업교육·예능교육 등 거점학교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효과는 예상보다 미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실 대부분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진로탐색은 행사성 교육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교사 수가 이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고 기간제교사를 둔다 하더라도 '땜질식'에 그쳐 교육의 질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진로교육을 포기해야 할까? 진로교육은 입시위주 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했다. 청소년들이 개개인의 소질을 발견하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을 일반 고교마저 포기한다면 우리의 교육은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다.다행히 일부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오히려 다양성 교육의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학생 개개인에 맞춘 진로교육을 시도한다면 자사고나 특성화고가 할 수 없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희망을 내놓고 있다. 결코 희망만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새 일반고에서 진로교육의 성과가 현실화되고 있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4-09-14 최재훈

대체 매립지 선정 신중해야

인천시가 이달 중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대체 부지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천 서구 백석동에 위치한 쓰레기매립지는 1992년 2월 개장했다.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이 포화상태에 달하자 서울시와 환경부가 각각 300억원, 150억원을 부담해 대체 매립지를 인천에 마련한 것이다. 수도권매립지는 서울시민과 경기도민 등이 쏟아낸 쓰레기를 20년 넘게 받았다. 인천이 서울의 인후(咽喉)가 아닌 배설(排泄)구가 된 것이다. 지난해까지 이곳에 버려진 쓰레기는 1억2천792만t이나 된다. 8.5t트럭으로 1천505만대 분량이다. 악취와 먼지 등 수도권매립지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수도권매립지는 2016년 말 사용이 종료된다. 인천시는 "매립사업(기간) 연장은 없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서울시와 경기도는 "대체 매립지 확보가 불가능하다" "쓰레기 수용용량을 고려하면 2044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며 매립사업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에 대비해 2011년 12월 폐기물처리시설 확충계획을 수립했다. 지난해 4월에는 폐기물처리시설 확충에 관한 용역에 착수했다. 지난 6월, 폐기물처리시설 확충계획을 수립한 지 2년반 만에 용역이 완료됐다. 현재 인천시는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대체 매립지 위치, 소각·하수슬러지 처리시설 확충을 위한 세부사항 등을 검토하고 있다.유정복 시장은 최근 시의회 시정질문 답변에서 "9월부터 매립지조성에 대한 행정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달 중 대체매립지 위치를 발표하겠다는 것인데,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울시민들의 압박이 거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체매립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다.최근 옹진군의 영흥도가 대체매립지 후보지 5곳 가운데 가장 유력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그곳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 (가칭)'쓰레기 대체매립장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옹진군청은 '청정지역에 폐기물매립장 절대 불가' 제목의 보도자료까지 냈다. 시는 한 곳을 대체매립지로 선정해야 한다. 하지만 어디든 주민 반발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인천이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천시가 어설픈 계획발표로 내부 분란을 자초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4-09-02 목동훈

세월호 유가족 울리는 SNS, 엄벌백계해야

우리 속담에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舌是斬身刀), '사람의 혀 아래에 도끼가 들었다'(舌底有斧)는 말이 있다. '칼에는 두 개의 날이 있지만 사람의 입에는 백 개의 날이 있다'는 베트남 속담도 있다. 중국 송나라때 이방(李昉)이 편찬한 책 '태평어람'(太平御覽)에도 '병(病)은 입으로 들어오고, 화(禍)는 입에서 나온다'고 했다.최근 세월호 유가족들을 상대로 한 SNS를 보면, 유가족들을 조롱·비방하고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는 것이 도를 넘은 수준이다. 아예 유가족들을 패륜집단으로 몰기까지 한다. 반(反)사회적·반(反)인륜적 범죄 행위나 다름없다.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4월16일부터 안산 단원경찰서가 악성 댓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89명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 가운데 6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1명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고, 1명을 내사종결했다. 21명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중이다.범죄 유형별로 보면 모욕이 75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명예훼손 8건, 사자 명예훼손 4건, 기타 2건 등이다. 이모(16·고1)군은 '죽으면 보험금 타고 부모들 땡잡았네'라는 글을 올렸다 입건됐다. 황모(30)씨는 '유가족이 대단한 벼슬인지 알고 지껄이는 ○○○다'라고 올렸고, 72세의 최모씨는 '유가족대표는 국민 60%가 박근혜 대통령을 목숨 바쳐 지지한다는 사실을 까먹었다'고 했다. '유족들이 배상금을 노리고 농성을 한다' '시체 장사를 하고 있다'는 악담도 나돌고 있고, 이보다 더한 극단적 비방들도 SNS에 수두룩하다.법의 심판이 진행되고 있다. 세월호 침몰 당시 배안에서 희생자들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는 극단적인 허위 글을 올린 정모(26)씨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세월호 현장책임자가 구조와 시신 수습을 막고 있다'는 유언비어를 유포한 김모(30)씨도 징역 1년이 선고됐다. "조사 과정에서 모든 네티즌들이 유족에게 사과하는 뜻을 전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지만 묵과할 일이 절대 아니다.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 가슴에 두번 비수를 꽂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이든 엄벌해야 한다. 일벌백계(一罰百戒)가 아닌 백벌백계(百罰百戒)도 부족하다./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4-08-31 이재규

존재 자체로 화제인 '스트라디바리우스'

지난 6월 미국 밀워키 경찰서는 도난 당한 500만달러(약 51억원)짜리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되찾아 공개했다. 당시 외신에 따르면 밀워키 교향악단 바이올린 수석 소유의 이 바이올린을 훔쳐 달아난 일당이 검거됐으며, 악기 또한 안전한 상태였다.스트라디바리우스는 이탈리아의 바이올린 장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가 만든 바이올린을 비롯한 현악기를 지칭한다. 스트라디바리는 500여대의 바이올린 등 1천여대의 현악기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현재 전세계에 50여대만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극소수만이 유통되면서 현존하는 악기중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화려하면서도 영롱하고 깊이 있는 소리를 낸다고 연주자들은 평가한다.스트라디바리우스의 재료는 단풍나무·등나무·버드나무 등이다. 현악기는 현을 그을때 생기는 울림이 악기 앞판과 뒤판을 거쳐서 전달되는데,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제작되던 17~18세기 유럽의 추운 날씨로 인해 바이올린 목재 밀도가 높아진 것이 비결이라는 분석도 있다. 희귀하고 고가인터라 스트라디바리우스는 공연장에서 등장 자체로 화제를 몰고 다닌다.지난해 국내의 한 연주회장에 스트라디바리우스 4대가 한 무대에 올랐다. 당시 미디어들은 '4대의 악기 나이를 합하면 1천200살이 넘는다' '경매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 1대에 170억원에 낙찰된 적도 있다' 등 연주자나 연주회의 프로그램보다 악기 4대에 초점을 맞춘 보도물을 양산했다.국내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에게도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따라붙는다. 장유진은 2013년 일본의 무네쓰구 에인절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상금과 함께 스트라디바리우스 '레인빌'(1697년산)을 2년간 무상으로 대여받았다. 이 콩쿠르 우승 이후 장유진은 국내외 연주회 무대를 스트라디바리우스로 장식하고 있다.2010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국제콩쿠르를 제패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한국명 강주미)도 콩쿠르의 창설자인 조세프 깅골드가 사용했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4년간 대여받으면서 화제를 모았다. 미래의 기술로도 구현해 내지 못할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높은 가격과 함께 더욱 화제를 끌 것이다./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4-08-26 김영준

두개의 시선

'상생(相生)'이라는 단어, 각 분야와 업종을 망라하고 우리사회에서 참 많이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특히 대기업의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유통업계에 대형마트가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생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뭔가 모자란 상황이다.유통공룡이라고까지 표현되는 유통대기업들의 막무가내식 물량공세에 골목상권은 벼랑끝으로 밀려나면서 정부에서 상생을 위한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촉진에 관한 법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상생의 기본은 대기업이 독식하지 않고 중소기업의 영역을 보호하고 인정하며 침범하지 않는 공공선(公共善)으로 이해된다.현실은 어떠한가. 상생관련 법안이 제정된 후 대형 유통매장의 지역내 입점이 다소 주춤하는가 싶더니 요즘들어 어느샌가 또다시 슬그머니 들어서면서 지역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경기 남부지역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인 롯데몰이 수원에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상인과의 상생논의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이를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양측 당사자들과 그들의 본심에 의구심을 보이는 사람들. 그들의 시선이다.롯데몰 입점으로 인해 인근 전통시장의 매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상생발전기금 규모를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몰이 지원하겠다는 금액은 현금과 시설지원 등 대략 130억원. 하지만 상인회측은 현금 500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쇼핑몰 입점으로 시장 상인들의 피해가 어느정도 될지 제대로 추산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서로가 주장하는 정도의 차이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렇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은 양측의 싸움을 그저 '돈을 적게 주려는 쪽'과 '돈을 많이 받아내려는 쪽'의 줄다리기로 이해하고 있다.이와함께 골목상권과의 상생차원에서 대형유통업체의 이익 지역환원 및 사회공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책임이라는 지적도 있다.지역에서 영업활동을 하려면 지역과의 상생은 당연히 지켜야 할 덕목이다.소비자들은 어느쪽 편을 들지 않는다. 단순한 구색맞추기가 아닌 진정으로 지역사회의 유통생태계를 지켜주려는 대형 유통업체의 본심을 보길 원하고, 무조건 약자라는 입장에서 떼를 쓰는듯한 전통시장의 모습은 보지 않길 원할 뿐이다./이성철 경제부 차장▲ 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4-08-24 이성철

공무원 창의적 아이디어 '행복도시' 만든다

"천원의 행복을 아시나요. 예산 많이 쓴다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은 아닙니다."오산시는 작은 도시다. 예산도 인근 수원시나 화성시처럼 조 단위가 아니다. 그저 작은 도시만큼 예산도 고만큼이다.최근 오산시의 행정을 보면서 행복지수가 꼭 예산규모와 비례하지는 않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일선 공무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덕분이다. 얼마 전 오산시는 아이들의 여름방학을 맞아 시청 광장에 슬라이드와 유아풀장 등 물놀이시설 5종을 설치했다. 엄마의 손을 잡고 시청을 찾은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물놀이에 신이 났다. 엄마들도 시청 인근 그늘진 곳에 돗자리를 깔고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입장료는 1천원. 돈을 내는지 지키는 사람도 없다. 자율적인 분위기에 그저 아이들 물놀이 하는 모습이 좋을 뿐이다. 물놀이 기획은 시 문화체육과 한 공무원의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월 급여를 더 주는 것도 아닌데 본인이 기획하고,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시설물을 점검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덕분에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시민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우리 아이들을 즐겁게 해준 훌륭한 기획이 됐다. 덕분에 안전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마쳤다.오산시의 또 다른 기획도 눈에 띈다. 오산시 꿈두레도서관에서 올해 처음 연 독서캠프와 독서캠핑장이다. 1박2일 동안 아빠 또는 친구와 함께 침구류를 챙겨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하루를 묵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유리로 된 천장을 바라보며 책을 읽고 대화하는 프로그램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프로그램이다. 이 모든 것은 무료로 오산시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오산시의 두 사례는 큰 예산이 아니더라도 시민들의 행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기존에 있는 시설과 공간을 잘 활용하면 저비용 고효율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이 모든 것은 공무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획에서 나왔다. 수천·수억원의 예산을 쏟아붓는 것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행복도시를 만들면 누가 공무원을 '철밥통'이라고 하겠는가. 창의적인 공무원을 찾아내 포상하는 것은 단체장이 해야 할 의무이자 몫이다.공무원을 만나보면 무궁무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지닌 분들이 많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쉽게 묵살당하고 버려지는 일을 수없이 경험했다. 천원의 행복을 만들어 준 오산시 행정이 타 시군의 모범으로 전해지기를 기대해 본다./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4-08-19 조영상

조삼모사(朝三暮四)

중국 송나라에 원숭이를 키우는 저공이란 인물이 있었다. 좋아해서 키우던 원숭이 수가 늘어나자 저공은 먹이인 도토리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게 됐다. 이에 저공은 원숭이를 모아 놓고 "이제부터는 도토리를 아침에 세개, 저녁에 네개씩 주겠다"고 말했다. 원숭이들은 모두 반발했다. 그러자 저공은 "그렇다면 아침에 네개, 저녁에 세개를 주겠다"고 바꿔 말했다. 이에 원숭이들은 좋아하며 수긍했다.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유래다. 잔 술수를 이용해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것을 표현하는 것으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사자성어다.경기도교육청이 2학기부터 강력한 시행의지를 보이고 있는 '초·중·고 9시 등교'가 '조삼모사'가 아닌가 싶다. 등교시간은 학교장 재량이다. 학교장이 학교급별 또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실시하도록 돼 있다. 그런 재량권을 도교육청이 빼앗아 9시 전면 등교를 실시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최근 '2학기부터 등교시간 9시 변경'공문을 도내 지역 교육지원청에 발송했다.시행을 확정하기 전 이재정 교육감은 공식자리마다 9시 등교를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많은 학생과 학부모의 호응을 얻었다. 학생들의 '수면권' '건강권'보장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흡사 받을 양이 정해진 도토리중 일부를 더많이 먼저 받아 이득을 보는 듯했다.그러나 시행이 확정될 즈음부터 반대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9시 등교를 하게 되면, 늦은 등교시간 만큼 하교시간도 늦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부각됐다. 또 9시에 등교하게 되면 등교전 학원의 새벽반을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이 가능해지면서, 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학생들의 건강권이나 수면권을 해칠수 있는 것이다. 또 맞벌이 가정의 부모 출근 시간과 학생들의 등교시간이 겹치거나, 오히려 많이 늦어져 일부 학생들이 방치되는 시간까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특히 전국 동시시행이 아니라 경기지역만 시행하는 늦은(?) 등교에 대해 상당수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만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또 대다수 학부모들은 1시간 또는 30분 늦게 학교를 간다고 해서, 밥을 못먹었던 아이가 밥을 먹고 다닐 수 있게 된다거나, 수면시간이 늘어난다는데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반대급부를 모두 무시한채 9시 등교를 강행해야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는 정책에 대해 시범도 없이 전면 시행해야만 하는 이유도 모르겠다. 학교생활은 사회인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최근 일찍 출근해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하는 출퇴근 탄력제를 시행하는 직장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9시 등교가 원숭이들의 도토리 이상이 될지 의문스럽다./김대현 사회부 차장▲ 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4-08-17 김대현

인천시교육청, '공감'이 우선이다

얼마전 인천시교육청 한 직원의 하소연을 들어봤다. 진보성향인 이청연 교육감이 지난달 1일 취임한 이후 몇가지 새로운 정책을 시행중인데, 그 진의가 언론을 포함 외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불통'의 고충을 얘기한 것인데, 이 교육감이 의욕적으로 도입한 주민참여형 교육장 공모제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이 교육감은 서부와 강화교육장을 공모를 통해 임용하기로 하고 절차를 밟고 있다. 장학관 등 고참급 교육전문직이 주로 임명됐지만, 공모로 전환하면서 비교육전문직을 포함해 교육장이 될 수 있는 문턱을 대폭 낮춘 것이 핵심이다. 교육감 스스로 권한인 인사권을 내려놓은 셈인데 오히려 역풍이 불었다. 교육감이 '코드인사'를 하기 위해 공모를 진행한다는 목소리가 시의회 등 이곳저곳에서 불거졌다.공모제의 경우 부교육감이 위원장인 인사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반면, 기존 임명제는 인사위원회 없이 교육감이 특정인을 교육장에 임명할 수 있다. 절차나 형식적으로 보면, 시교육청이 진의를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목소리에 섭섭함과 답답함을 느낄만도 하다. 그렇다고 '코드인사'가 흠집내기식 억측만은 아니다. 시교육청은 왜 '코드인사' 논란이 불거졌는지 되짚어보고, 제도도입의 취지 등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설명했는지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이 교육감의 공약은 시차를 두고 정책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주민참여형 교육장 공모와 사무관 승진시험의 심사제 전환에 이어 2학기부터 인천지역 초등학교에서 학년 전체가 동일한 문제로 시험을 치르는 일제형 지필고사도 폐지된다. 학급·학년별 석차에 익숙한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들이 새로운 제도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 학교장들이 이 지침을 그대로 수용할 지 관심사다. 혁신학교를 포함한 나머지 공약도 속속 정책으로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대부분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거센 저항에 좌초하거나 표류할 수 있는 것들이다.취임 이후 매주 월요일 아침 교문앞에서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는 이 교육감은 교사들도 교문 내지 교실 앞에서 학생들과 눈을 맞추며 하루일과를 시작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 교육감의 바람은 교사들이 왜 교문앞에서 학생들을 맞이해야 하는지 공감할 때 비로소 현실화될 것이다. 제아무리 좋은 제도와 정책도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뿌리내릴 수 없다. 인천교육계에 거는 기대와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깊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다./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4-08-12 김도현

상식과 보편적 가치를 논하라!

절기상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立秋)가 지났지만, 여전히 불볕더위는 우리 곁을 떠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날도 더운데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가운데 속 시원한 일은 거의 없다. 상식도 보편적 가치도 없는 일들만 연신 벌어지며 이 여름 사람들의 짜증만 돋우고 있다.언제부터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퇴근길 동료들과 술자리 안주 삼아 나눈 이야기 가운데 정치·경제·사회 그 어느 분야에서도 상식이 통하는 속시원한 이야기를 나눠본 일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난다.지난 4월 대한민국을 비통함에 빠뜨린 세월호 사태. 110일이 넘었지만, 아직도 어둡고 차가운 바다에 갇힌 채 수학여행을 마치지 못한 아이들의 안타까움은 여전하다. 하지만, 정치꾼들은 이러한 슬픔은 뒤로 한채 당리당략에 빠져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피해자들의 가슴을 연일 찢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얼마전에는 진짜사나이가 돼 돌아오겠다던 평범한 대한민국 청년이 집단 따돌림과 상습 폭력으로 주검으로 부모 곁에 돌아오는 등 상식이 통하는 일이라곤 찾아보기 어렵다. 조금 멀리 눈을 돌려보면, 이스라엘은 한달 가까이 가자지구를 공습했고, 그 결과 수백명의 아이들이 꽃을 피우지 못한채 세상을 떠났다.뿐만 아니라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한 에볼라 바이러스는 해당 지역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해 수백명이 숨지고, 수천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형 싱크홀(Sink Hole·땅 꺼짐 현상)이 발생하는 등 마치 지구종말을 다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급 재난 영화의 인트로 영상이 현실에 재현되는듯하다.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는 그렇다치더라도 인재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인재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도무지 그 일에 대해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 결국 이러한 행동의 반복은 똑같은 인재를 양산하고 결국 인간관계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뜨린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른 법'이라는 말이 있다. 아직 인간관계 회복을 위한 때는 남아있고,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싶다.인간관계의 회복이야말로 인재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개인의 이익보다 상식과 보편적 가치를 먼저 생각한다면 다툼은 당연히 사그라들 것이고 합리적인 문제해결 방법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상식과 보편적 가치를 논의하자.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4-08-10 최규원

지진,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일 새벽 1시32분께 광주에서 리히터 규모 2.2의 지진이 발생했다. 정확하게는 광주시 서남서쪽 5㎞ 지역인 위도 37.40, 경도 127.20 지점에서 발생했고, 행정구역상으로는 광주시 직동과 중대동의 중간 지점으로, 진원은 지표로부터 14㎞ 지하인 것으로 관측됐다.처음 이 소식을 듣고 전라도 광주 어디겠거니 하며 큰 피해가 없길 바랐다. 그런데 자세히 듣다 보니 경기도 광주시라는 것 아닌가. 요즘 말로 '헐', 놀랍기도 하고 수도권에서도 지진이 일어난다는 것이 신기했다. 통상 해안가 주변이나 내륙이라도 첩첩산중이면 몰라도 도심인 수도권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니 말이다.실제 올해 관측된 규모 2 이상의 지진 가운데 수도권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기상청은 "지진계에만 기록될 정도로 약한 지진이라 별다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으나 광주뿐 아니라 성남과 서울지역 일부 시민들의 경우 미세한 진동을 느꼈다는 제보를 잇따라 접수했다고 한다. 다행히도 별다른 피해 상황은 접수되지 않았다. 하지만 진동을 감지한 시민이 있다는 것을 보면 아무리 약해도 지진은 지진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이런 가운데 이튿날인 3일 오후 4시반쯤 중국 남서부 윈난성 자오퉁시 루뎬현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해 400여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다쳤다. 가옥 1만2천여채가 무너졌고, 3만여채가 부서졌다고 전해진다. 윈난성 지진국은 "인구가 밀집해 있고 방진설계가 안 된 건물이 많은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해 피해규모가 더 불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 뉴스를 접하니 가슴이 철렁했다. 아비규환이 됐을 현지상황도 안타깝고, 강도 6.5의 지진이 수도권에 발생한 경우를 가정해 보니 아찔했다. 이날 취재 중 만난 시민과 공무원에게 질문을 던졌다. 만약 이곳에 중국의 경우와 같은 강진이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말이다.각양각색의 답이 돌아왔다. '건물 밖으로 뛰어내린다' '책상 밑으로 들어간다' '몸을 낮춘다' '기도한다' '생각해 보지 않았다' 등등. 행정당국에 물어 보니 현재 건축법상 일정규모 이상의 건물에는 방진설계를 하도록 해 문제가 없지만, 오래된 건물은 이런 법적규제를 받지 않아 강진이 발생하면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지진관련 안전교육에 대해선 대부분 "우리와는 관계없는 사안 아니냐"는 반응과 함께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적 없다는 대답을 내놓았다.규모 2의 지진과 6.5의 지진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하여 중국의 사례를 빗대어 우리 경우를 비교하는 것이 침소봉대(針小棒大)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천재지변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른다. 천재지변에 예외가 없고 예고도 없기 때문이다./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4-08-05 이윤희

선거가 남긴 교훈

꽤나 요란스럽던 7·30 재보궐 선거가 끝났다. 선거 결과를 놓고 이런저런 분석과 과제들이 쏟아져 나오고 출마자들의 신변이 변동되는 등 선거 뒷바람이 몰아치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선거는 끝났다. 선거가 끝나고 일상의 모습들로 돌아오니 선거 결과가 어찌됐든 속이 다 시원하다. 아마도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꽤나 시달림을 받아서인가 보다.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가 됐던 수원에 주소를 둔 덕이다. 이번 선거에서 보듯이 최근들어 선거에서 전화와 문자메시지, SNS 등의 매체를 통한 홍보가 부쩍 강화되면서 유권자들은 적잖이 피곤해졌다. 시도때도 없이 울려대는 전화기와 휴대전화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선거가 막판으로 달리던 지난달 27일에 '어디 얼마나 걸려오나 보자'하고 하룻동안 걸려오는 전화를 세어보았더니, 문자 메시지와 카카오톡을 빼고도 19건이나 됐다. 그날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한 보름동안은 그랬던 것 같다. 가족들은 아예 집전화를 받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서 주말 저녁마다 후보자들이 교대로 아파트 입구에 유세차를 대고 엄청난 볼륨의 확성기로 호소를 쏟아냈다. 주말을 맞아 조용히 쉬려고 했던 가족들에게 이건 거의 '공해'나 다름없었다. 뜬금없이 전화와 유세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번 선거를 돌아보며 한번 조용히 생각을 해보자는 뜻이다. 선거는 중요하다. 후보자들이 짧은 시간동안 수많은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안다. 하지만 유권자들을 만나는 방법이 점점 이렇게 일방적이 되어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많은 후보들이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보다, '원래부터 ○○출신의 사람'이니 '○○를 지낸 능력있는 사람'이니 하는 자극적이고 편협한 자랑을 일방적으로 유권자들에게 날려보내는데 힘을 많이 쏟았다. 후보자들은 유권자의 표심을 이런 일방적인 전달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는데, 사실 유권자들의 한사람으로 볼때 '이건 아니올시다'이다.선거 경험이 많은 정치인이라면 애당초 선거를 잘 치르는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다.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곳에서 오랫동안 발품을 팔며 부지런히 주민들과 소통을 해왔어야 하고, 상대 후보를 헐뜯기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내세워야 하고, 그곳의 유권자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현실적이고 꼭 필요한 공약들을 내놓아야 한다. 선거가 끝나도 전과 다름없이 겸손하게 고개 숙이는 사람이어야 다음 선거에서 주민들의 선택을 받는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이런 모습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그건 아마도 정치권에서 '선거의 기본'과 '초심'을 놓쳐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2014-08-03 박상일

생명을 지키자는 BDS운동이 주는 시사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 20일째인 29일 유엔학교에 이어 놀이터 폭격으로 어린아이 9명이 사망하는 등 사망자가 1천여명으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UN과 지구촌 국가들은 휴전을 촉구하는 등 전쟁 종식으로 무고한 희생자를 줄이기 위한 공동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국제사회는 BDS, 즉 Boycott(불매·불참), Divestment(투자중단), Sanctions(제재) 운동을 펼치고 있다.국내에선 그 일환으로 이스라엘에 자금을 후원하는 유명 커피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 온라인 캠페인이 제기되는 등 열기가 뜨거워 지고 있다. 기업이 전쟁자금을 대주고 있는데서 그 비판의 날이 예리하다.한반도에서도 그와 유사한 일이 있었다.미국의 제2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정부가 일본의 한반도 강점을 묵인하고, 러·일 전쟁을 앞두고 루스벨트 대통령 주선으로 미·영의 대기업들로부터 전비 차관을 받은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당시 앤드류 카네기의 철강회사, 제이피 모건 등 미 대기업을 통해 일본의 전쟁비용 7억엔(현재 14조원상당)을 조달했다는 사실을 '강철왕' 카네기의 편지 등을 통해 확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 내용은 지난 25일 발행한 미국의 재야 사학자 캐롤 카메룬 쇼(Carole Cameron Shaw·61·여)의 저서 'The Foreign Destruction of Korean Independence(외세에 의한 한국 독립의 파괴)'에 담겨있다.더 큰 문제는 BDS운동 대상에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카네기 등 미국 기업이 전쟁자금을 일본에 후원, 돌이킬 수 없는 큰 피해를 당했던 역사적 아픔을 갖고 있는 한국도 이젠 가해자, 즉 무기수출국이 됐기 때문이다. 한국기업들도 지난 2008년부터 5년간 227억원 상당의 무기를 이스라엘에 수출하고 있다는 것. 한국이 수출한 무기가 가자지구를 공격하는데 쓰이고 있다는데 일부 인사들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전쟁을 수행하는 국가와 이를 후원하는 기업에 대한 BDS운동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생명을 중시하자는, 전쟁이 곧 인류의 파멸을 가져올 것이라는 위기의식의 발로여서 그 의미가 크다.하루가 멀다하고 미사일을 동해상에 쏘아대는 북한과 대치중인 우리나라 심장부 서울 등지에서 언제 전쟁같은 재앙이 발생할지 모른다. 이때문에 BDS운동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핵 등의 문제에 직면한 우리 국민들의 BDS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다./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2014-07-29 전상천

도교육청 조직개편안 '북부청의 소외감'

5개월 뒤 신청사 이전을 앞둔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의 요즘 분위기는 지나치게 차분하다. '가라앉아 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얼마전 이재정 교육감 취임 후 처음 나온 교육청 조직개편안과 무관하지 않다. 직원들은 애써 속내를 드러내진 않지만 자조섞인 미소에는 상실감마저 감지된다. 이번 조직개편안의 골자는 북부청의 기획관리국을 없애고 대신 안전지원국을 신설한다는 내용이다. '세월호 참사'로 학생안전관리 기능 보강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그런데 왜 기획관리국을 없애야 하는 걸까.기획관리국은 북부청의 '척추'로 경기북부 10개 시·군의 학교 설립과 시설공사를 담당했다. 이러한 핵심 기능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이다. 이같은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북부청서 한창 활성화되던 체육 관련과와 감사과 등이 돌연 본청으로 원위치 되는 일도 있었다. 이후 교육계에서는 뒷말이 무성했다.오는 12월 북부청 신청사 이전은 체제재편을 통한 위상강화와 연결돼 있었다. 때문에 직원들은 알게 모르게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경기북부지역 교육계와 학부모들의 열망을 잘 알기에 북부청의 조직과 기능 강화를 학수고대하던 터였다.그러나 이 교육감의 첫 조직개편은 이들의 기대와는 사실 동떨어져 있다. 수원 도교육청과 의정부 북부청의 정신적 거리감을 반영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일 뒤에 나오는 교육청의 해명은 '북부청의 위상에는 변함이 없고 기능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는 지키지 못할 약속뿐이었다. 북부지역 주민입장에서는 남부에 편중된 행정이란 야속함을 저버릴 수 없다.경기북부 교육계와 학부모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그나마 경기남북 교육균형을 잡아주던 기능이 무너지면서 앞으로 교육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일부에선 이번 조직개편의 이면에 '포퓰리즘'이 숨어있다는 쓴소리도 내뱉고 있다. 기존 비슷한 기능의 교수학습지원과를 놔둔 채 관련예산도 확보되지 않은 지자체 업무성격의 안전지원국을 신설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북부청 직원들은 업무소외에 이어 인사에서도 소외되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점점 커지는 경기북부 교육수요에 걸맞은 조직확대를 내심 기대했지만 이런 희망이 어두워졌다.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앞으로 경기북부지역 1천200여 일선 학교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은 일상 업무를 보기 위해 수원 본청을 수시로 오가야 한다. 이것이 곧 닥칠 현실이다. 도교육청의 조직개편에 이러한 북부지역의 희망과 현실이 반영되길 한가닥 기대해 본다./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4-07-27 최재훈

유익한 동거를 기대한다

민선 6기 인천시, 주민 직선 2기 인천시교육청, 제7대 인천시의회가 지난 1일 출범했다. 이날 유정복 시장과 이청연 교육감은 '제7대 인천시의회 개원식'에 참석해 의원들의 당선과 개원을 축하했다.노경수 의장의 인사말에 이어 유정복 시장과 이청연 교육감의 축사가 있었다. 이청연 교육감은 축사에서 아프리카의 한 속담(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을 소개한 뒤 "모든 인천시민이 우리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돌보는 교육공동체의 큰 마을이 될 수 있도록 힘써 줄 것으로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이청연 교육감의 믿음이 깨지지 않길 바란다.민선 6기 '유정복호'와 주민직선 2기 '이청연호'가 인천시민들의 기대속에서 출항했지만, 험난한 항해가 예상되고 있다. 출항 초기부터 시와 시교육청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있다. 시교육청은 밀린 법정전출금과 학교용지분담금을 달라고 시를 압박하고 있다. 시로부터 전출금을 제때 받지 못해 교육 재정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법정전출금과 학교용지부담금은 시가 시교육청에 반드시 줘야하는 돈이다. 시도 미전출금을 조기에 연차적으로 해소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시가 이들 돈을 제때 주지 못하는데는 까닭이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세수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시는 당초 예상보다 세입이 줄 것으로 보고 '감액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준비중이다. 공약사업 추진은 꿈도 못꾸는 형편이다. 기존 사업 일부를 정리해야 하는 판이다. 시와 시교육청 모두 재정 상태가 나쁘다. 시와 시교육청은 상대의 업무를 '내 일처럼' 생각하고,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송도 포스코 자율형사립학교(자사고)를 놓고도 갈등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지난 2012년 포스코 자사고 관련 협약에서 4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진보 성향의 이청연 교육감 취임 이후 '자사고 재정 지원 불가' 방침을 세웠다. 재정난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청연 교육감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듯하다. 자사고·특목고를 재평가하고 일반고·특성화고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이청연 교육감의 공약이다. 시는 난감해하고 있다. 개교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데다, 이번 사안이 법적 공방으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단체장과 교육감의 정치적 성향이 다를 때 '불편한 동거'라는 표현을 쓴다. 유정복 시장과 이청연 교육감이 보수와 진보라는 틀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았으면 한다. '유익한 동거'가 명실상부한 교육공동체 만들기의 출발점일 것이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4-07-22 목동훈

정치가 아닌… 행정을 위한 연정(聯政)

'11번 대 0번'.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두번의 재임 중 도내 31개 시장·군수와의 도정협의회를 개최한 횟수다. 지난 2006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11번의 도정협의회를 개최한 반면, 2010년 7월부터 지난 6월말까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왜 이렇게 극명한 차이를 보일까?도청내 이곳 저곳에 물어봐도 명쾌한 답을 들을 수 없었지만 한 관계자가 사견임을 전제로 "단체장들의 소속 정당을 살펴봐라"고 슬쩍 흘린다.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역대 선거정보'를 보니 2006년 6월의 제4회 지방선거에서 도내 31개 단체장(당선자 기준) 소속 정당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이 28명이었고, 무소속 3명이었다.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은 단 1명도 없었다.반면 2010년 치러진 제5회 선거에서는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단체장이 19명, 한나라당이 10명, 무소속 2명이었다. 특히 수원·성남·고양·용인·부천·안산·안양 등 이른바 대도시를 민주당이 싹쓸이 했다. 예산 1조원을 넘나들고, 관할 인구도 80만~100만명을 육박하는 도시들이다.그렇다고 4년간 시장·군수와의 도정협의회를 한번도 안했다니? 여전히 의문이다. 더군다나 도내 52석인 국회의원 중 통합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29명, 한나라당 21명, 통합진보당 2명이었던 19대 국회(2012년 4월~) 전반기에도 5번이나 국회의원과의 도정협의회를 개최했는데….서부권 K단체장은 "분명한 것은 김문수 지사의 경기도정 1기때보다 2기때 도를 비롯 시·군 전체 공무원 조직은 물론 주민들의 생활에 활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고 말한다.신임 남경필 도지사가 야당과의 연정(聯政)을 들고 나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과 경색 정국으로 치닫던 당시의 상황보다는 일단 진일보했지만 아직 모를 일이다. 자칫 욕만 많이 먹고 성공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새누리당 중앙당의 속앓이도 이만 저만이 아니란다.남 지사의 연정이 성공하려면 뿌리가 되는 토대가 튼튼해야 한다. 그 토대는 시장·군수와의 도정협의회에서 찾아야 한다. 시장·군수는 남 지사와 '격'은 다를 수 있지만 같은 '단체장'이고, 도정과 시·군정이 다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시장·군수와의 도정협의회가 자칫 조금 삐걱거린다고 해서 욕 먹을 일이 아니다. 정치(政治)를 위한 연정이 아닌 행정(行政)을 위한 연정이기 때문이다./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4-07-20 이재규

광주문화원의 정상화(正常化)

'정상화(正常化)'는 비정상을 정상적인 상태로 만들거나 그렇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최근 광주문화원에 정상화대책위원회가 조직됐다. 바꿔 말하면 광주문화원에 비정상적인 사안이 발생해 바로잡고자 함을 뜻한다. 광주문화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상은 무엇인가. 지난 5월부터 문화원장 선출을 놓고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일컫는다. 광주문화원은 그동안 문화원장을 선출함에 있어 추대라는 형식을 이어왔다.그러던 것이 제8대 문화원장 선출을 놓고 양자간 경선구도가 이뤄졌다. 문화원 입장에서 보면 낯선 상황이 연출됐고, 이 과정에서 내홍이 발생했다. 결국 지난 5월 말 실시키로 한 원장 선출은 무산됐고, 이사회는 두 후보에게 '권고사퇴'를 결정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후 이사회는 재공고를 내고, 오는 8월 11일 선거를 다시 치르기로 확정했다. 여기서 마무리되면 그나마 좋았다. 최근 권고사퇴를 받은 후보자 가운데 한측이 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란 얘기가 나돌며 원장 선출을 둘러싼 공방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을 예고하고 있다.문화원은 비영리 특수법인체로, 그 지역의 정신을 기반으로 향토문화 창달을 위해 많은 일을 해오고 있다. 향토문화를 발굴, 정리하고 향토사를 펴내는 활동을 통해 지역의 향토문화의식을 고취시키고 다양한 교육 및 문화프로그램을 개발해 평생교육 진흥에도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이에 문화원을 대표하는 인물은 누구보다 그 지역의 이해도가 높고 역사와 전통을 꿰고 있어야 한다. 더불어 덕망있고 존경받는 인물이 돼야 함은 물론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소신껏 조직을 이끌며 정치색이 배제돼야 함은 두말 할 나위 없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을 지켜보면 문화원이 비정상으로 인해 모양새가 흐트러진 듯하다.광주는 그 어느 때보다 정신적 바로섬이 중요하다.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끊임없이 불기 때문이다. 광주의 역사성을 갖고 중심에 서야 할 문화원이 이번 사태에 이르렀다는 것은 안타까울 따름이다.문화원장은 여느 단체와 달리 정치적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 그럼에도 일부에서 '내가 문화원장이 되면 누구를 혹은 어떤 조직을 어떻게 하겠다'는 식의 얘기가 나도는 것을 보면 정치색에 휘둘려 권력을 쟁취하려는 자리로 변질되려는 것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정상화대책위원회'가 제 역할을 다해 문화원을 이른 시일내 정상으로 되돌려 놓길 기대해 본다./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4-07-15 이윤희

과유불급(過猶不及)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65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서민들은 여전히 전셋값 상승 탓에 고민이 많다. 2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사이 오른 전셋값에 대출을 받아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집을 내주고 나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다보니 요즘들어 임대아파트를 향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역시 치솟고 있다. 특히 5년이나 10년 임대 거주 후 분양받을 수 있는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는 당장 주택을 분양받을 여력이 충분치 않지만 향후 내집 마련을 고려하고 있는 예비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LH는 올 하반기에만 전국적으로 5천627가구의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를 공급키로 했다.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에는 5개 단지 4천199가구가 새 주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분양전환 임대아파트는 5년이나 10년간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하다가 의무 거주기간이 지난 뒤 감정평가 금액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 당장의 목돈이 필요하지 않은 만큼 서민들에게 있어 내 집 장만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민간 건설사들이 지은 민간 임대아파트 역시 실주거뿐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하지만 민간 건설사가 공급하는 만큼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비싸고 분양 전환시 분양가가 시세와 별반 차이 없이 책정될 가능성이 높아 정작 서민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민간임대 아파트의 경우 전환 분양가 산정으로 갈등을 겪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손해보지 않으려는 건설사와 무조건 싸게 사려는 임차인간 분양가를 두고 벌어지는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 비화되는 경우도 다반사다.정부는 10년전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란 목적으로 공공과 민간 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려왔다. 이미 우리나라 주택공급률은 100%를 넘어선지 10년이 넘었다. 그러나 여전히 내 집 한칸 갖지 못한 세입자들이 2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주택시장은 여전히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지배적이다. 사람이 사는데 있어 꼭 필요한 기본요건인 의·식·주. 이중에 요즘 사람들은 주택을 위해 나머지는 포기할 생각도 한다.정부가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내놓는 주택정책이 오히려 시장에 불안정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부분 공급을 전제로 한 정책으로 정작 수급불균형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은 부족해 보인다.'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뒷감당'하기 어려운 주택정책을 내놓기보다 과유불급을 막기 위한 묘안을 찾을 때가 됐다./이성철 경제부 차장▲ 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4-07-13 이성철

작지만 강한 도시를 바라며…

곽상욱 오산시장이 오산시 최초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것도 상대당 후보와 두배 가까운 59.4%의 득표율로 승리를 거뒀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성적표다.시민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곽 시장은 기쁨도 있겠지만 그 만큼 부담도 클 것이다. 자신을 지지해 준 시민들을 위해서 민선 6기에는 어떤 과제를 선정하고 풀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치 이상의 부담이다.지난 민선 5기 시절 곽 시장은 복지와 교육 그리고 청렴도에 가장 큰 힘을 쏟았다. 그 덕분에 기초단체장 청렴도 최우수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하지만 치적과 동시에 산적한 문제도 많다. 오산시는 좁은 도시에 벌써 인구 22만명을 넘어섰고, 적은 세수입임에도 복지와 교육에 너무 많은 예산을 퍼붓고 있다. 예산 부족으로 도로 하나 건설하기도 어렵고 더욱이 보수를 하는데도 벅찰 정도다. 구도심 골목골목에도 정비가 제대로 안돼 차 한대 세워두지 못하고 있다. 또 세교지구로 인해 인구는 늘어났지만 임대아파트 증가로 복지예산 부담은 더 가중됐다. 이제는 늘어나는 복지예산 지출에 상응하는 세 수입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돈은 쓰기는 쉬우나 벌기는 힘든 법이다.곽 시장은 평소 "인근 도시의 골프장 한 홀당 세수입이 연 1억원 정도 된다"는 말을 자주한다. 규모가 작은 오산시가 인근 화성시나 용인시에 비해 사실상 세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무작정 손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 도심속 텅 비어있는 상가 건물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베드타운을 벗어나기 위해 지역내 경제활성화와 고용이 이뤄져야 한다. 고용 창출과 기업 유치는 경부고속도로와 접해 있는 오산시가 최적의 장소지만 그런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오산시의회도 마찬가지다. 갈등과 반목의 연속이었던 지난 의회와는 달리 공존과 협력의 길로 가야 한다. 초선의원으로서 전반기 의장을 맡은 문영근 의원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다. 이제는 중앙정치보다는 풀뿌리정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현 시의원들의 더욱 날카롭고 세련된 시 집행부에대한 견제와 협조를 기대해 본다.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내가 선택했던 소중한 한 표가 개인 누군가의 이익을 위한 급행 티켓이 안되기를…./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4-07-08 조영상

사람냄새가 그립다

사람 냄새가 그립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 하루 평균 몇 분이나 대화를 하고 계십니까?각종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가족간 대화 시간은 10명 중 3명이 하루 평균 10분이 채 안 된다고 한다. 부모 자식간 대화시간도 하루 1시간이 채 안 되며 초등학생들의 경우 2명 중 1명이 30분도 안 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부부간 대화 역시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으나 5분도 안 된다는 조사결과다.언제부터 대화를 하지 않게 된 걸까? 생각의 차이, 성격이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문제가 심각하다.그러나 직접 대화가 아닌 소통과 의사결정을 위한 대화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 매개는 당연 휴대전화다. 최소 휴대전화는 음성통화 기능이 중심이었으나 부가 기능으로 마련된 문자메시지 기능으로 직접 대화를 대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SNS와 연계된 각종 메신저를 통해 대화보다 문자로 소통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직장인 A씨는 회사에서 회식이 잡히면 부인에게 메신저로 '오늘 회식 있어. 늦으니까 밥 챙겨 먹어'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메시지를 받은 부인 역시 '요새 피곤하다며 술 적당히 마시고 일찍 들어와'라며 답 메시지를 보낸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언제부터 대화가 사라지고 문자로 소통을 하게 된 거지? 문자메시지 자체를 나쁘다 할 수는 없지만, 이런 내용이라면 서로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 백과사전에는 '두 발로 서서 다니고 언어와 도구를 사용하며, 문화를 향유하고 생각과 웃음을 가진 동물' '인간의 됨됨이나 성질' 등으로 사람을 정의하고 있다. 동의어로 사용되는 인간(人間) 역시 '직립보행을 하며 사고와 언어능력을 바탕으로 문명과 사회를 이루고 사는 고등동물' '사람의 됨됨이'라고 정의한다.사전적 의미로 보면 이 글을 보고 이해하는 존재라면 사람, 인간으로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왠지 서글프다. 대화가 사라져 가고 문자소통이 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보면 어린 시절 뭐가 그리 궁금했는지 시도때도 없이 질문하고 싸우고 하던 그 시절이 그립다. 요즘 이런 문화도 많이 사라졌다고 하니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드는 것이다.과거 문자로의 소통은 편지로 대변된다. 교통 및 과학 발전의 미미로 문자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던 시절, 그래도 그때는 편지를 기다리며 설렘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그러나 지금은 실시간 문자 소통으로 설렘을 느끼기에는 너무 빠르다. 천천히 여유를 느끼며 교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아니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4-07-06 최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