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국민을 만만하게 보는 나라

여주시 가남읍의 작은 마을 대신1리. 아주 오래 전부터 농사를 지으며 평화롭게 살아온 이곳은 20여가구 50여명의 주민들이 별다른 걱정없이 오순도순 지내온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마을 주위를 낮은 구릉이 감싸고 그 사이로 넓은 평야가 펼쳐져 곡식이 잘 여물고 흔한 수해 한번 입지않은 살기좋은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평화로운 마을에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정부가 이천에서 여주를 거쳐 충주와 문경을 잇는 철도를 건설키로 하면서, 마을 가장자리를 철로가 지나게 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첫 주민설명회를 할 때도 '설마…'했다. 노선이 마을을 조금 벗어나게 해달라고 의견을 내놓고 기다렸다. 하지만 올 1월 공청회때도 노선은 바뀌지 않았고, 지난달 또 한번의 주민설명회를 할 때도 역시 주민들의 의견은 조금도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철도시설공단측은 똑같은 내용만 되풀이해 내놓으며 "철도 노선은 수차례의 검토를 통해 이뤄졌고, 추가 변경은 곤란하다"라는 일방적인 입장만 반복했다. 결국 주민들의 불만과 분노가 터졌다. 주민설명회장은 철도시설공단을 성토하는 자리가 됐고, 몇몇 주민들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주민설명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주민들은 한마디씩 했다. "시골사람들이라고 우습게 보는거여. 그까짓 마을 하나 망가지는건 일두 아니라는 거 아니겄어…"주민들이 반발을 하거나 말거나, 철도시설공단측은 이날 설명회로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마무리했다. 설명회 자리에서도 당당하게 "더이상 설명회는 없다. 올 하반기부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결국 주민설명회는 사업 진행을 통보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이미 그들에게는 '주민'은 없고, 오로지 '사업'만이 있을 뿐이었다.마지막 주민설명회는 세월호 참사가 빚어진 이후에 진행됐다. 가뜩이나 '국민들을 지키지 못하는 정부'와 '시늉만 내는 대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런 꼴을 보고나니 마음이 더욱 착잡해졌다. 세월호 참사와 여주 시골마을의 일이 무엇이 다르랴. 국민의 안위와 행복은 안중에도 없다는 점에서 결국 일맥상통이다. 같이 있던 기자가 한마디 거든다. "만약 저 마을에 높은 사람 집이 있었다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렇다. 우리는 아직 그런 나라에 살고 있다. 국민을 만만하게 보는 나라, 국민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나라, 국민들의 아우성을 '귀찮은 일'쯤으로 취급하는 나라다. 슬픈 일이다. 이제 곧 선거다. 선거는 국민들이 '선택'을 하는 시간이다. 국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국민을 만만하게 보는 후보는 필요없다. 이번 지방선거로 부족하다면, 다음 번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도 있다. 잊지말고 국민들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길만이 살 길이다./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2014-05-13 박상일

문화예술계 침체, 언제까지?

긴축 재정에 따른 문화예술분야 예산 삭감에다 6·4지방선거, 세월호 침몰사고 등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경기지역 문화예술계가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물경기 침체와 복지예산 확대 등으로 올해초 경기지역 문화예술계는 '예산삭감'이란 직격탄을 맞았다. 워낙 문화예술분야 예산이 경기도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보니 일률적인 예산 삭감만으로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경기도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공기관인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도문화의전당은 현재 긴축예산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관들은 결원이 생겨도 인력 충원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고 기존에 해왔던 사업들도 대폭 축소해 운영하는 등 '개점휴업'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도내 각 시·군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각종 문화예술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향후 사업들도 구체적인 일정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이에 따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문화예술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지자체의 재정 여건과 지방선거, 세월호 침몰사고 여파 등으로 인해 각 지자체들은 현상 유지에도 급급한 상황이다.문화예술계는 감축된 예산의 경우 지방선거 이후를 기대하고 있다. 각 지자체장의 문화마인드가 어떠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떤 인물이 당선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많은 문화예술인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각 후보들의 문화 관련 공약을 세심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라도 추경을 통해 최소한의 예산 수혈을 내심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세월호 침몰사고 여파는 가뜩이나 예산 삭감과 지방선거로 인해 신음하고 있는 문화예술계를 더욱 침체의 늪에 빠져들게 했다. 우선 5월 가정의 달에 들어서면서 대거 기획됐던 어린이날 공연 등 각종 문화예술 행사들이 취소·연기되거나 축소됐다. 물론 이에 따른 물질적인 손해는 감수해야 했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유가족들의 심정을 헤아리고 사회적인 애도 분위기를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언제쯤이면 침체됐던 문화예술계가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우선 세월호 침몰사고가 유가족들과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현명하게 처리되기를 바란다. 사고처리가 원만하지 못할 경우 그 후폭풍이 문화예술계에도 한동안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방선거를 통해 문화마인드를 가진 지자체장들이 대거 선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선출된 지자체장의 문화마인드에 따라 문화예술계의 정상적인 복귀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김신태 문화부 차장▲ 김신태 문화부 차장

2014-05-11 김신태

'주인'인 시민을 들러리 세운 부천FC

부천FC 2차 공모 청약 대금 1억1천여만원이 감쪽 같이 사라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부천FC는 유소년팀 숙소 건립을 위한 공사비 마련을 위한 2차 유상증자에 나섰다. 이에 유소년팀 발전을 위해 학부모 등을 중심으로 시민들은 부천FC 시민공모주 2만2천주를 매입했다. 그러나 주식 매입자들은 주주명부에 등재되지도 못했다. 때문에 지난 3월에 열린 부천FC 주총에 참여하지 못해 주주로서의 신성한 권리조차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시민구단인 '부천FC'를 돕기 위한 방편으로 선한 의지를 갖고 주식을 샀지만 정작 주주로는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이다. 한마디로 '들러리'만 서고 만 것이다.뒤늦게 부천시가 해명에 나섰다. 부천FC 사무국이 유상증자에 대한 등기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운영자금 부족을 이유로 증자대금을 임의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주주의 정당한 권리행사에 대한 조금의 불편도 발생되지 않도록 부천FC의 재정확충 및 내부시스템을 정비하는 한편 부천시의 지도감독 권한의 엄정한 행사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여전히 부천FC를 둘러싼 의구심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부천FC가 아직도 주식 청약 대금을 어느 곳에 사용했는지 그 사용처 등도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숙소 건립용도로 시민주를 모집해 놓곤 다른 곳에 지출했지만 책임을 지는 이도 없고, 책임을 묻는 이도 없다. 쉬쉬 하는 소리만 들린다. 들쑤셔서 사태를 심각하게 만들지 말란 얘기가 공공연하게 오간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주식을 매입했던 일부 학부모 주주들은 자녀들을 위해 입 다물란 얘기에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최근엔 부천FC 주주들중 청약대금 반환을 요구하는 이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주식매입대금을 굳이 돌려 주지 않아도 법적으론 문제가 안된다. 하지만 반환기일이 언제인지 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채 시민공모주 매입대금을 돌려줄테니 더이상 문제 삼지 말라고 한단다. 시민구단이 '주인'인 시민들에게 호된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게다.그 속셈이 왠지 궁금하다. 안돌려 줘도 되는 돈을 주주들에게 주겠다는 심사는 무엇인지 통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부천FC는 지난 해에 수십억원대의 적자를 봤다고 한다. 구단 운영을 책임져야할 이들의 사과는 커녕 명확한 해명도 듣지를 못했다. 시민들의 혈세인 부천시 보조금과 시민들과 기업 등이 낸 후원금 등을 어떻게 썼기에 적자가 됐는지 조차 모른다. 시민의 돈을 어떻게 사용했는 지를 사법당국이 밝혀내야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확한 원인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상, 부천시민은 여전히 '봉'이다. /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2014-05-07 전상천

국민 먼저 힘내야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2주일이 지났다. 여전히 배에서 구조되지 못한 90여명이 실종자로 남아있다. 이번 참사는 세월호 피해자 가족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비탄에 젖게 했다. 때문에 언론뿐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관심사는 '세월호'다. 뉴스를 지켜보며 무기력증과 분노를 호소하는 사람이 곳곳에서 속출할만큼 이번 사고는 너무도 참혹했다.지난 24일부터 단원고 일부 학생들은 정상 등교를 하고 있다. 슬픔을 접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지만, 그 고통의 크기를 생각하면 결코 쉬운 일도 아니고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당연하다. 아무것도 해줄 것없이, 그저 안타깝게 희생자 가족들을 지켜봐야 하는 안산지역 주민들 역시 상처가 아물기까지는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들은 위로받아야 하고 격려받아야 한다.그러나 사회심리학자, 과거 유사사고 피해자들은 슬픔과 비통의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피해자 가족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심리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조심스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집단 트라우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매정한 이야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희생자를 애도하고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는 마음이, 막연한 무기력증과 뒤섞여서는 안된다.슬픔과 아픔은 온몸으로 나누되, 그들이 하루라도 더빨리 상처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국민들이 힘이 돼줘야 한다.한 희생자의 부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이 나를 버렸다. 그래서 나도 대한민국을 버리려 한다'는 말을 했다. 누가 이 말을 반박할 수 있을까. 이 내용을 접한 사람들은 공감과 더불어 재난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흡한 아니 사실상 방치하다시피 한 허점투성이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왜곡된 속보 경쟁에 매달려 부정확하고 자극적인 내용 전달, 예의를 벗어난 취재행태 등으로 피해자 가족뿐 아니라 국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언론 역시 겸허한 반성이 필요하다.슬픔을 추스르기에는 아직 시간이 이르다. 하지만 마냥 슬퍼만 하는 것은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도리가 아닐 수도 있다. 자신의 자리에서 각자 조금씩 힘을 내는 것이 어쩌면 절망에 빠진 희생자 가족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쉽고도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4-04-29 최규원

아동방임, 더 이상 방치 안된다

'세월호'가 주요 현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세인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사건·사고가 적지 않다. 뒤처리가 결코 흐지부지 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가 '인천 쓰레기 더미 속 4남매 사건'이다. 코를 찌르는 악취와 온갖 썩은 오물이 뒤덮인 집안에서 유치원생에서 고등학생까지의 4남매가 수년간 방치됐던 이 사건은 아동방임 실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방임은 아동학대 유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그러나 '울산·칠곡 계모사건'처럼 학대 사건에 가려져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지 못했다. 학대와 달리 외부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 특성이 큰 탓이다. 그런 측면에서 학대 보다 오히려 더 큰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게 방임이다.방임이 지속되면 상당수가 정서적·신체적 가해 등 2차적인 중복학대로 이어지면서 극단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최근 발간한 '2012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를 보면, 2012년 학대로 숨진 아이는 모두 10명. 이 중 8명은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이 방임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3명은 방임만으로 사망에 이르렀고, 방임에 신체·정서학대 등이 합쳐진 '중복학대'로 숨진 아이가 5명이었다.'울산·칠곡 계모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아동학대 방지 대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대책은 아동의 신체를 가해하는 행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방임은 관심 밖이었다. 심지어 오는 9월 시행에 들어갈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도 방임과 관련한 별다른 내용은 없다고 한다.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아동보호기관 관계자들이 방임에 대한 내용을 강화하라는 의견을 냈지만, 정작 법안에는 이런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대와 달리 사회적 관심을 끌지 못하는 방임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준 씁쓸한 단면이다.이 시점에서 아동복지 선진국의 사례는 우리가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아동복지협회는 아동 방임을 ▲부적절한 음식 ▲부적절한 옷차림 ▲부적절한 의료적보호 14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정리하고 있다. 각 유형별 사례도 매우 구체적이다. 이를테면 '부적절한 옷차림'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거나 단추가 떨어져 있는 경우, 겨울에 따뜻한 옷을 입지 않고 있는 경우다. 아이의 숙제를 봐주지 않는 경우와 술자리에 아이를 데려가는 것도 방임유형으로 정의하고 있다.'세월호' 처럼 대형 사건·사고가 터지면 뒤늦게 문제점과 대책을 찾아 허둥대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 아동방임, 더 이상 방치해둬서는 안된다./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4-04-27 김도현

'요즈마펀드'외면당하는 영세 기업

'세월호 침몰사고'로 전 세계인들이 비통에 빠져있는 가운데 잠시 국내 경제 얘기를 해볼까 한다. 올해 1/4분기 상당수 경제지표들이 긍정적 성과를 그리며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깊숙이 속을 들여다보면 밝은 전망만은 아니다. 왜냐면 중소기업들이 여전히 자금난에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자금 여건이 취약한 기업들이 모여있는 경기북부지역은 그 정도가 심하다.지역 기업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자금난의 주요 원인은 변할 줄 모르는 정부기관과 금융권의 대출 관행에서 찾을 수 있다. 기업에 자금을 대는 정부 공공기관이나 은행권은 한마디로 '차별 아닌 차별'로 중소기업을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우선 대출시 가장 중요한 신용 측면을 따져보자. 기업을 상대로 자금을 융자하는 한 공공기관은 회사 대표의 주택 보유 여부를 따져 무주택자는 신용등급을 2단계나 강등시킨다. 집 없는 대표는 기업 신용대출에서도 설움을 당한다. 사설 보증기관도 중소기업을 홀대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자이행 보험서의 경우 신용이 부족한 기업에는 리스크를 우려, 보험서 발행을 꺼리고 있다. 기관 자체 신용평가 기준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용이 부족한 기업이란 결국 자금력이 없는 기업을 말하고 있다.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생산품 납품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보증기관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시중 은행들은 대출이자에 매우 민감해 이자율이 요동을 친다. 자금시장에 약간의 이상변동이 감지되면 기업 재평가 작업에 들어간다. 그리고는 대출이자를 높인다. 대출이자는 부채비율과도 직결된다. 은행은 기업의 부채비율이 오르면 오른 부채비율만큼 다시 금리를 올린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이러한 자금악순환을 겪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채 비율이 자본금 대비 차입금으로 산출돼 10억원의 자본금으로 창업한 기업인이 30억원을 은행에서 빌리면 부채 비율이 300%가 된다. 이는 기술력 하나만을 믿고 창업한 기업인에게는 버텨내기 힘든 악조건으로 작용한다. 어렵게 자본을 끌어들여 세운 기업이 운전자금을 마련못해 문을 닫는 일이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올해 초 경제개혁 3개년 계획 발표때 이슈로 떠올랐던 '요즈마펀드'가 우리나라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정부의 돈을 받는 창업투자회사들의 투자 성향이 바뀌어야 한다. 창업투자회사라면 창업인의 기술력과 사업력 등 미래 성장가치가 투자 기준의 일순위가 돼야 마땅하나 실상은 투자금 회수에 치중하다 보니 자금력있는 기업에 자금이 몰리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이처럼 창투사들이 기업 재무제표에만 매달리다보니 벤처기업이나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투자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4-04-22 최재훈

정책선거를 기대하며

오는 6월 4일은 지방자치단체장·교육감·지방의원을 뽑는 날이다. 인천시장 선거의 경우,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새누리당 후보 경선을 앞두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송영길 현 인천시장으로 확정된 상태다. 이들 외에도 통합진보당 신창현 인천시당 위원장, 정의당 김성진 인천시당 위원장 등도 인천시장 선거전에 뛰어들었다.새누리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의 후보가 결정되는 등 인천시장 후보는 어느 정도 드러났다. 하지만 인천시장 선거에서의 정책적 쟁점은 아직 없는 듯하다. 인천시 부채 문제가 선거 쟁점화됐지만, 해결 방안 모색보다는 후보간 '네탓 공방'에 그치고 있어 안타깝다. 이러다 정책 대결이 실종되는 건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유권자들이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으론 인물·정당·정책(공약) 등이 있다. 조금이라도 자신과 관계가 있거나,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될 것같은 후보를 선택하려는 유권자도 있을 것이다.정책 선거의 중요성은 더 이야기할 나위가 없다. 후보들은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 대결을 통해 자신의 공약을 검증받아야 한다. 또한 정책 대결은 후보와 유권자가 지역 현안에 대해 소통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계기도 된다.유권자는 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를 통해 정책을 선택한다는 말도 있다. 인천시장 선거는 인천시민이 인천시의 정책을 선택하는 중요한 행사인 셈이다.내달에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들의 공약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후보는 이달말 결정되고,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인천시장은 내달 둘째 주 또는 셋째 주부터 선거전에 본격 뛰어들 예정이다. 통합진보당 신창현 후보와 정의당 김성진 후보는 분야별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5월은 인천시민들에게 매우 중요한 달이다. 인천시장 여야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이 이달밖에 없기 때문이다. 후보들은 일자리 창출, 신도시와 구도심간 균형 발전, 교육 수준 향상, 인천시 부채문제 해결, 아시안게임 성공적 개최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는 같지만 이행 방안은 제각각일 것이다.이들 공약을 어떤 방법으로 이행할 것인지, 소요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설익은 공약에 현혹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인천시민들은 공약 이행과 인천 발전을 실현할만한 인물이 누구인지 판단해야 한다.'6·4 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인천시민이 주체로 나서 인천시장 후보의 공약을 검증하고, 후보들은 정책을 통해 시민의 선택을 받는 선거를 기대해 본다. /목동훈 정치부 차장▲ 목동훈 정치부 차장

2014-04-20 목동훈

규제 암덩어리, 외화내빈(外華內貧)

지난 1981년부터 가동한 반월국가산업단지(안산스마트허브)와 시화국가산업단지(시흥스마트허브)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혁신단지로 지정된데 이어 국토교통부의 재생사업지구로 지정됐다.안산스마트허브만 보더라도 2021년까지 재생사업지구 조성에 3천471억원, 혁신단지 조성에 981억원 등 4천452억원이 투입된다. 노후 산단이라는 오명에서 첨단산업단지로 부활할 호기를 맞게 됐다.이에 지난 10일 경기도지사 및 안산·시흥시장, 안산·시흥지역 국회의원 6명, 한국산업단지공단,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등 29명이 참여하는 '스마트허브 창의혁신 정책포럼'을 발족했다.때맞춰 정부는 '규제=암덩어리'라며 연일 규제완화 정책을 내놓고 있고, 경기도 역시 5대 규제개혁 세부 추진전략 발표로 화답하고 있다.그러나 정작 안산·시흥스마트허브내 기업인들은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며 코웃음이다.'반월·시화산업단지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 배출시설 허가(신고) 제한지침'이란 것이 있다.지난 1997년 시화호가 '죽음의 호수'로 변한데 이어 공단의 악취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전국적인 환경오염의 대명사가 됐다.환경부는 부랴부랴 시화산단은 1997년 9월 25일부터, 반월산단은 2004년 8월 7일부터 지침을 적용, 특정 대기·수질오염물질 및 악취물질 81종을 사용·발생하는 신규 배출시설의 허가(신고) 및 기존 업체의 증설 등을 전면 제한했다. 2002년 10월 1일 권한을 위임받은 경기도는 지침을 확대 개정했다. 전국 901개 산업단지 중 유일한 지침이다.수도권 산업폐기물의 20%를 처리하는 A업체는 지난 2011년 구리화합물을 0.055㎎/ℓ나 발생하는 선별기 대신 0.012㎎/ℓ만 발생하는 건조기로 교체하려 했으나 신규 시설이라며 반려됐다. B반도체도 특정 수질유해물질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수조원의 경제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공장 증설을 포기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되는데 안산의 반도체는 왜 안 되느냐는 소리도 나왔다. 최초 공단 입주 기업중 30% 안팎이 지침 때문에 떠났다는 비공식 통계가 있을 정도로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국회가 2011년 9월에, '스마트허브선도경영자협의회'가 지난해 5월에 지침 폐지를 건의했으나 묵묵부답이다.시화호의 COD(화학적 산소 요구량)가 1997년 17.3PPM에서 2013년 바닷물 수준인 3PPM 이하로 감소했고, 악취 민원도 1천384건에서 235건으로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폐지가 안되면 개정이라도'라는 목소리에도 요지부동이다. 기업인들이 코웃음치는 이유다./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4-04-15 이재규

울며 겨자먹기

지난해 초 남양유업 사태로 촉발됐던 '갑을논란'으로 공정위 등 정부기관이 나서 불합리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불공정 거래 관행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국내 가구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선 한샘이 대리점주들에게 제품을 강제로 구매토록 하는 이른바 '밀어내기'를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에서 알 수 있다.대리점마다 할당된 월 매출을 채우지 못하면 담당 영업사원(TR)이 일방적으로 부족분에 대해 물품을 미리 주문해 매출액을 맞추는 방식이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심지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엔 대리점 재계약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등으로 '갑의 횡포'를 부려왔다는 것이다.대리점주들은 '혹시라도 영업에 피해를 입을까,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본사측은 '밀어내기에 대한 강요는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지만 여운이 남는 대목이 아직 많다.갑을로 표현되는 계약관계에서 발생한 불공정 행위는 단지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업계에서는 그저 받아들여야하는 현실로 여겨져 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소기업계에 바야흐로 봄날이 찾아온 듯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끝장토론'을 통해 중소상공인들이 겪는 규제로 인한 피해에 대해 과감한 개혁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중소기업 유관기관들은 일거리가 크게 늘었다. 그만큼 약자들의 기대도 한껏 부푼 상태다.이보다 앞서 현 정부는 이미 지난해 손톱 밑 가시로 표현되는 각종 불공정 행위 및 경영애로를 뿌리뽑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하지만 과연 1년간 얼마나 가시가 뽑혔는지, 그로인해 중소상공인들의 경영 상황이 나아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그래서인지 이번 만큼은 뭔가 보여줄 것이라는 정부의 강한 의지도 엿보이지만 정작 중소기업 현장에선 여전히 반신반의한다. 지난해 박 대통령은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고 공정한 시장경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밝힌 만큼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이제는 실천할 때이다.표준 계약과 약관을 통해 계약 당사자들간 불공정 거래를 막고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에 모든 경제활동 주체들이 동참해야 할 것이다.그래야만 맵다고 울면서도 억지로 겨자를 먹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리는 억울한 우리 이웃들이 사라질 수 있다./이성철 경제부 차장▲ 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4-04-13 이성철

'한인상대 필리핀 범죄'언제까지…

필리핀 마닐라 인근에서 또다시 한국인 상대 피살사건이 발생했다. 그것도 한인들이 몰려 거주하는 북부 관광도시 앙헬레스의 한 야외식당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한 40대 남성이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은 것이다. 지난 2월에도 앙헬레스에서 한국인 1명이 괴한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바 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해에 모두 13명의 한국인이 피살됐고 올해들어서도 이미 4명이 살해되는 등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6년전 쯤인가. 필리핀 마닐라로 '전쟁이 지나간 자리…'라는 주제로 동료 기자와 해외취재를 다녀온 바 있다. 저녁을 먹은 뒤 마닐라 해변을 걷고 있던 기자들에게 난데없이 현지 경찰 2명이 따라오라며 인근 파출소로 끌고 갔다. 파출소 쪽방으로 데려간 경찰들은 난데없이 문을 걸어 잠갔다. 그런 경찰은 느닷없이 권총을 꺼내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맥주캔을 들고 해변을 걸어다녔다는 이유다. 이같은 행동은 "필리핀에서는 불법이다"며 감옥에 3년간 가든지 아니면 한국돈 5천만원을 내야 풀어준다고 했다. 눈앞이 깜깜했다. 해외 취재를 온 기자라며 영문으로 된 프레스카드까지 건네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현지 경찰에 현금 20만원 정도 빼앗기고 호텔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처음 보는 외국인, 그것도 기자라고 밝혔는데도 눈앞에 권총을 겨누는 현지 경찰의 모습에 무섭기도 하고 황당하기만 했다. 지금도 그때 일만 생각하면 오싹하다.그 후부터 한국에서 필리핀내 한인 총격 사건 뉴스를 심심치않게 전해 들었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현지 재외교포 살인사건부터 한국인 사업가를 상대로 한 암매장 사건까지…. 거기에 국내 조직폭력배들의 사업구역과 도피처가 되고 있는 곳도 필리핀이다.그러나 들려오는 것은 사건 보도일뿐 국가적 차원의 대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자국 국민이 이렇게 피해를 입고 있는데 언제까지 내버려 둘 것인가. 필리핀 경찰로부터 피해를 입어 영사관에 신고한 본 기자도 돌아온 답은 "필리핀은 원래 그런 나라다. 뺏긴 돈을 찾기 힘들다"였다.필리핀은 골프 관광객들부터 가족 관광, 그리고 사업차로 떠나는 내국인이 매년 몰리는 곳이다. 하지만 여행사들은 이런 위험성을 전혀 알리지 않는다. 국가적 차원의 조치가 없다면 이런 사건 사고는 계속 발생할 것이고 한국인들만 표적을 삼는 범행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다. 우리 정부의 빠르고 정확한 조치를 기대해 본다.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4-04-08 조영상

염불보다 '잿밥'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다'는 속담이 있다. '염불' 또는 '잿밥'으로 통칭되기도 하는 이 속담은 언제부턴가 민생법안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일은 외면하고 잇속(당리당략)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정치인들을 비유하는 대표적인 비아냥식 표현으로 사용되곤 한다.최근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딱 그짝이다. 학생과 교육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거나 휘둘리는 것을 막기 위해 정치에서 분리시켜 놓은 교육감 선거가 정치인들의 선거보다 오히려 더 정치적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현재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도교육감 출마자는 모두 13명이다. 이 중 8명은 보수 성향의 후보로, 4명은 진보, 1명은 중도 후보로 분류된다. 또 후보들 중 일부는 출마과정에서부터 교육적 순수성이 없어 보이는가 하면 그동안의 개인적 활약(?) 역시 교육감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인사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 출마자들은 제각각의 성향별 진영에 등록을 해 일원이 됐고, 소속(?) 진영별 단일후보를 만드는 데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출마자들은 경기교육을 이끌 핵심공약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딱 '잿밥'으로 보이는 이유이다. 4년간 경기교육을 이끌 수장에 도전하면서, 아무런 계획조차 없는 것이다.출마자들은 입을 모아 "아무리 좋은 정책도 당선이 되지 못하면 시행할 수 없고, 당선이 되려면 단일후보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는 변명들을 늘어놓고 있지만, 구체적인 공약도 없는 출마자들이 함께 치러질 정치인들의 선거에 업혀(?) 당선만을 위해 억지로 매달리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특히 대부분의 출마자들은 현재 상대 진영의 후보를 직접으로 공격하거나, 직전 교육감의 핵심정책을 비난 또는 옹호하면서 자신의 성향을 알리는 데만 급급하다. 이러한 모습이 아무런 준비없이 '등 떠밀려서' 또는 '만만해 보여서' 출마를 하곤 했던 구세대 정치인들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 보인다. 교육에 대한 고민과 열정보다는 개인적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 흉해 보이기까지 한 이유다.교육감은 정치인이 될 수 없다. 훗날 도지사와 러닝메이트제가 돼도, 교육부지사제로 제도가 바뀌어도 정치인은 될 수 없다. 100년을 내다봐야 하는 교육이 포퓰리즘이나 정치적 성향별 교육정책에 휘둘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마음 편히 학업에 열중하며 즐겁게 학창시절을 보내야 국가의 미래가 있다. 이러한 고민들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라야 하는 출마자들이 단일후보 또는 당선에만 급급해 상대 진영 또는 후보를 비난하는 데에만 시간을 쏟는 것은 시간낭비일 수밖에 없고, 또 그런 교육감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눈에도 바람직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김대현 사회부 차장▲ 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4-04-06 김대현

애물단지 된 다세대주택

광주지역을 처음 방문하는 이들이 으레 하는 말이 있다."여긴 무슨 다세대주택이 이리도 많냐"는 것이다. 광주가 도농복합지역이라지만 도시고, 농촌이고 집을 지을 수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다세대주택이 자리한다.인근 성남·용인의 대단위 아파트촌을 봐온 이들은 이러한 광주의 모습에 의아해한다. 다세대 주택이 즐비한 게 흠은 아니지만 도시계획 측면에서 본다면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선다는 것은 향후 많은 문제요소를 내포한다. 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은 한정돼 있는데 다세대주택만 늘어나면 결국엔 포화상태를 넘어 과부하가 된다. 이로 인한 교통체증·주차난·상하수도 문제 등은 사회적 비용문제는 물론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사실 이는 미래의 모습이 아니라 지금도 관내 곳곳에서 발생하는 민원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광주지역에서 다세대주택은 매달 20~30건씩 신축되고 있으며 최근 2년간의 인허가 현황만 보더라도 700건 가까이 이뤄졌다. 지난해에는 허가 빈도가 크게 증가해 재작년 155건에 비해 3배가 늘어난 476건을 기록했다. '빌라 천국'이라는 오명이 사그라들기는 커녕 굳건히 이어져 오고 있는 셈이다. 아파트로 대변되는 공동주택 건설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동 단위는 물론 읍·면 단위에 이르기까지 시 전역에 걸쳐 확대되는 추세다. 이처럼 다세대주택이 러시를 이루는데는 수질오염총량제의 영향이 크다. 일정 규모 이상 건축물의 경우 하수물량을 배정받아야 하고 이로 인해 대단위 주택사업에 한계가 많다보니 자연히 건축이 수월한 다세대주택에 건축업자들이 공을 들이는 것이다. 더군다나 공동주택은 기반시설까지 확보해야 하지만 다세대주택의 경우 일정 조건만 맞으면 허가가 이뤄지다보니 기반시설 조성은 지자체의 몫이 된다. 기반시설 조성이라는게 한두푼 드는 것도 아니고, 이 부분에서 지자체의 역량이 발휘돼야 하지만 갈수록 재정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돌파구를 찾고자 대단위 공동주택 건설을 활성화하려 하지만 경기불황 등 여러 원인에 의해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다보니 광주가 본의 아니게 다세대 중심지가 되고 있다.현재 관내에서 사업 승인을 받은 지구단위사업 지역은 32개에 이르지만 흐지부지한 상황이다.이런 상황에 대해 이번 6·4지방선거에 도전하는 광주시장 후보자들은 저마다 공감대를 표하며, 비전을 내놓고 있다. 광주의 난개발을 저지하고 도시계획을 새로이 짜겠다는게 공통된 공약이다. 이 분위기대로라면 너른고을 광주의 비전이 기대된다. 부디 공약(公約)이 빌 공(空)자의 공약(空約)이 되질 않길 바란다./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4-04-01 이윤희

동화마을에서 길을 찾다

인천 차이나타운 바로 옆 인천시 중구 송월동 130여 가구의 담장과 벽에는 세계명작동화 등을 테마로 한 벽화가 11개 구간에 걸쳐 그려져 있다. 이 일대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그리기 시작한 벽화로, 이제는 송월동 동화마을로 불리고 있다. 이웃한 개항장과 차이나타운을 찾는 관광객들, 특히 어린아이와 함께 온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들러봐야할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29일과 30일 이틀간에 걸쳐 축제의 한마당이 펼쳐지면서 한적했던 골목이 깜짝 놀랄 정도의 인파로 채워졌다.송월동 동화마을은 처음에는 단순히 꽃길을 조성하고 지저분한 담장과 벽에 페인트 칠을 하는 것으로 출발했다. 그동안 흔히 보아왔던 벽화그리기였다. 그러는 도중에 주민들과의 소통이 이뤄졌다. 벽화작업을 위해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다가가 선호하는 그림의 종류를 물었고, 주민들은 풍경화를 그려달라는 등 적극 동참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었다.동화마을로 탈바꿈하기 전 송월동 일대는 빈집이 곳곳에 있고 주로 노령층이 노후된 주택에서 거주하는 곳이었다. 활력을 잃어버린 마을에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는 노인들의 모습에서 생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한다. 벽화작업을 진행하던 초기, 낯선 외부인을 경계하듯 집 문을 걸어닫아 놓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관광객들에게 먼저 다가가 자신이 사는 집을 공개할 정도로 달라졌다고 한다. 벽화가 동네의 외관만 바꿔 놓은게 아니라, 삶을 대하는 주민들의 태도까지 바꿔놓은 것이다.송월동 동화마을 주민들의 변화는 30년 넘게 도시계획 분야에 몸담아온 한 전문가에게 고해성사(?)를 하게끔 했다. 동화마을 사업을 기획, 추진한 윤수용 중구발전기획단장은 "그동안은 전면 철거후 개발하는 방식으로 도시개발이 이뤄지다 보니 원주민들을 더 열악한 곳으로 내모는 경우가 더 많았다. 비인간적인 방식이었다. 동화마을도 과거처럼 전면 철거방식을 취했다면 이분들이 과연 어디로 가서 어떻게 지낼지…"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송월동 동화마을은 올해 인천시로부터 '원도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으로 선정됐다. 기존 주거지를 철거하지 않고 보존·개량하는 방식이다.송월동 동화마을은 향후 도시개발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보여준 하나의 수범사례다. 송월동 동화마을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타 지자체 관계자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윤창출보다는 먼저 사람을 생각하고 삶의질 개선에 초점을 맞춘 개발행위. 그것은 도시를 아름답게 할 뿐만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과 그곳을 찾는 사람 모두에게 환한 웃음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송월동 동화마을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4-03-30 김도현

설익은 동계스포츠파크 프로젝트

최근 인천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송도 사계절 동계 스포츠파크' 프로젝트 제안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민간사업자인 (주)포시즌월드가 자사의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인천시에 행정적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였다.포시즌월드는 약 4천억원을 들여 송도 LNG기지 4지구내 18만683㎡ 부지에 세계 최고·최대 동계 스포츠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높이 80m 길이 800m 규모의 슬로프, 국제 규격의 아이스링크와 컬링 경기장, 키즈·익스트림 시설, 세계 유명 아웃렛, 장비 렌털 숍, 300객실 규모의 호텔, 공연장과 주민문화시설 등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스키장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데, 슬로프의 길이가 400m라고 한다. 송도 사계절 동계 스포츠파크에 조성되는 슬로프가 두바이 실내 스키장보다 두 배나 긴 것이다.포시즌월드는 기화 과정 중 발생하는 LNG 냉각열을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활용, 사계절 내내 이용 가능한 동계 스포츠파크를 조성할 생각이다. 이 냉각열을 활용하면 에너지 사용을 70% 정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그냥 버려지고 있는 LNG 냉각열로 설비를 가동하겠다는 발상은 높이 살 만하다. LNG기지에 대한 인식이 '혐오·위험시설'에서 '친환경 시설'로 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송도에 사계절 동계 스포츠파크가 조성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포시즌월드는 제안 설명회에서 사업비 4천억원 중 3천450억원을 재무적·전략적 투자자 모집을 통해 확보하겠다고 했다. 나머지 사업비 가운데 자기자본금을 200억원으로 잡았는데, 아직 마련하지 못한 듯하다. 재무적·전략적 투자자 모집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포시즌월드는 지난해 11월 한국가스공사로부터 'LNG생산기지 안정적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냉열 공급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이는 냉각열 공급 요청에 대한 회답으로, 포시즌월드와 한국가스공사 간 협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다. 협약이 체결되려면 열 교환 설비 구축 위치, 냉각열 사용 요금 등 세부사항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사업 대상지는 시유지다. 포시즌월드는 이 부지를 매입할지, 임차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인천시가 시유지를 국내 특정 업체에 매각하거나 임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 진입로가 좁아 교통에는 문제가 없는지도 따져 봐야 한다.포시즌월드와 인천시는 지난해부터 이 프로젝트에 대해 협의를 벌여 왔다고 한다. 하지만 '냉각열 공급이 가능하다'는 한국가스공사의 답변을 얻은 것 외에 구체화된 것은 없는 듯싶다.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익은 상태에서 제안 설명회가 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목동훈 정치부 차장▲ 목동훈 정치부 차장

2014-03-23 목동훈

선거때만 자원봉사자 되는 예비후보들

"선거철은 선거철인가 봐. 정당띠 메고 갑자기 와 사진 좀 찍는거 보면…. 평소에 좀 잘하지 쯧~쯧~"오산시의 한 경로당에서 만난 70대 어르신이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평소 잠잠하던 경로당에 요즘 부쩍 낯선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이들은 빨간색, 파란색 점퍼를 입고 처음보는 어르신들의 두 손을 꼭 잡으며 한마디씩 한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도대체 무엇을 열심히 하겠다는 건지 이들이 건네는 두손이 어르신들에게는 마냥 즐겁지는 않은 것 같다.경로당 뿐만 아니다. 지난 17일 오후에는 오산시청에서 시장과 시·도의원 예비후보들이 명함 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왜 그런가 살펴보니 이날이 바로 시청에서 열리는 민방위 소집일이기 때문이다.요즘 관내 복지관도 겉으로 보기에는 일손을 하나 덜었다. 어르신들이 식판을 내밀면 밥 한 그릇 꾹 꾹 눌러 담아 "맛있게 드세요"라며 인사를 한다. 그리고는 수행비서가 사진을 찍고 관내 기자들에게 자료를 뿌려댄다. 제목은 'A예비후보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활동 펼쳐'이다. 쌀 한 줌 지원하지 않고도 생색만 잘 냈다. 덕분에 기존 봉사자들은 이들의 방문 준비에 몇배는 더 힘들어졌다.선거때만 되면 예비후보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원봉사자가 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어디든지 나타나고, 손이 부르트도록 두손 모아 악수를 청한다. 평소 다니지 않는 전통시장에서도 몇천원짜리 두부와 고등어를 사면서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며 목청을 높인다. 선거철이 다가왔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동네를 누비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여론조사가 중요해지면서 어떻게 됐든 후보 이름을 알리는데 더욱 노력을 한다. 모두 이해가 된다. 시민들에게 자기 이름을 알리는 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선거때만 되면 마음 착한 '봉사자'가 되는 이유는 뭘까.오산 뿐만 아니다. 선거때만 되면 전국에서 벌어지는 우리 시대 현주소다. 소외 계층은 선거때에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다. 겨울에 연탄 한장 없이 냉골에서 지내는 이웃들부터, 한 여름 쪽방에서 더위에 쓰러지는 노인들, 그리고 유권자는 아니어도 어려운 환경속에 꿋꿋하게 자라고 있는 어린 아이들까지…. 선거때만이 아닌 평소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우리 사회 소외 계층들이다.오늘도 각 예비후보들로 부터 보도자료가 쏟아졌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모두 똑같은 봉사활동 내용들이다. 시민들도 진정으로 평소에 누가 더 우리 지역에서 봉사를 펼쳤는지 꼼꼼히 챙겨야 할 때다./조영상 지역사회부 차장(오산)▲ 조영상 지역사회부 차장(오산)

2014-03-18 조영상

관성의 법칙

요즘들어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특히 계획했던 신규공사를 잠정 중단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등 지난 한해동안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던 건설업체들이 올들어서 슬슬 사업에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게다가 얼마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올해 전국 공공부문 발주물량을 9조7천여억원으로 세우고 60% 가량을 상반기에 조기발주한다는 계획을 밝혀 한껏 고무된 상태다.이중 경기도내 쏟아지는 공사물량만 3조원이 넘는다. 주요 공사로는 하남미사A8블록 아파트 건설공사(2천93억6천400만원), 구리갈매B-2블록(1천534억4천300만원), 고양향동지구 보금자리조성공사(577억3천300만원), 화성향남2 A18블록(1천135억5천600만원), 양주옥정택지개발 A16블록(1천52억1천200만원) 등 주로 대규모 건축 및 토목공사다.또 구리갈매 수질복원센터 시설공사(304억3천600만원)와 화성동탄2지구 조경공사 3-1공구(402억7천700만원), 수원세류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 옥외기계설비(300억원) 등 조경 및 전기·통신 등 전문건설 분야도 계획돼 있다. 하지만 공사 수주에 대한 들뜬 분위기는 잠시. 오히려 지역 건설업계는 타 지역 건설사를 비롯해 대형건설사들의 끼어들기를 우려하며 처절한 수주경쟁을 벌써부터 걱정하는 눈치다.공사 규모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형공사의 경우 전국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입찰이 이뤄지다보니 지역 업체들이 참여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또 공공공사의 경우 현실 물가를 반영하지 못한 공사비 책정으로 적자시공도 감수해야 하는 불만도 크다.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속에서 심각한 생존의 기로에 선 지역 업체들이 선뜻 공사에 나설 수 없는 현재의 사업 환경을 되짚어보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게 시급하다.물리학자 뉴턴의 운동법칙 중 제 1법칙이 관성의 법칙이다.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모든 물체는 자기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한다는 것이다.안타깝게도 건설업계 현실은 지독한 침체에 꽁꽁 묶여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린채 억눌린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부동산 훈풍이 불어오고 있는 지금, 이 바람을 타고 다시 생기를 되찾은 건설업계가 예전 그랬던 것처럼 역동적으로 공사를 벌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웅크리고 있다가 일어서 걷고, 마침내 달리기 시작하면 멈추기 힘든 게 관성의 법칙이다.올해 하루라도 빨리 대한민국 경제에 관성의 법칙이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이성철 경제부 차장▲ 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4-03-16 이성철

이장패천(以掌蔽天)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자가 있다. 손바닥으로는 하늘을 가릴 수 없지만, 또 가릴 수도 있다. 손바닥으로, 본인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자신만의 하늘은 가릴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가려진 하늘은 정작 가려진게 아니다. 자신에게는 가려진 하늘일 수 있겠지만, 남들에게는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 밖에 없다. 자신의 눈만 가려 억지로 가린 하늘을 남들도 보지못할 것이란 착각속에 빠지기 때문이다.이렇게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는 대표적인 동물이 있다. 꿩이다. 꿩은 항상 조심스럽고 재빠르게 행동을 한다. 그러나 다급해지면 풀숲이나 강물속에 머리만 처박고 숨는 엉뚱한 모습을 보인다. 머리보다 훨씬 큰 몸통은 사냥꾼이나 포식자에게 그대로 노출시킨채 머리만 처박고, 숨었다는 착각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똑똑한 척'을 하는 사람을 꿩에 비유하곤 한다.얼마전 전세계인들을 속이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꿩이 나타났다. 우리의 영웅 김연아 이야기다. 지난달 20·21일 양일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트 중계를 본 세계인들은 모두 같은 하늘을 봤을 것이다.의도적으로 하늘을 덮어버린 심판들만 자신들의 손바닥만 쳐다본 꼴이다. 여기에 국제빙상연맹은 말 그대로 꿩과 같은 짓을 했다. 채점 논란이 불거지자 "판정은 엄격하고 공정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이다. 불이 붙은 전세계 여론에 기름을 붓는 행위였다. 이들의 결말은 좋을리가 없다.현재 국제빙상연맹은 모두 잠적(?)상태다. 전세계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오는 글들을 임의대로 삭제까지 했다. 또 연맹 대표전화로 항의전화가 쇄도하자 아예 받지않고 있다. 급기야 화가 난 세계 팬들이 빙상연맹에 게재됐던 심판진들의 이메일로 욕설과 항의 등을 담은 메일을 보내는 등 공격을 해대자 공개했던 메일계정도 모두 삭제해 버렸다. 특히 이후에는 어떠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채 묵묵부답이다. 밝힐 수가 없는 상황일 것이다. 여기에 최근 캐나다 모 언론에서는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획득을 위해 러시아빙상연맹은 올림픽 1년전부터 국제빙상연맹과 짜고 심판진 구성 등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1년간의 치밀한 준비와 계획은 애초부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 또는 꿩과 같은 행동이었음이 밝혀졌다. 애초부터 어리석었던 계획과 목표는 결국 올림픽 정신을 해쳐가며 '도둑질'을 한 꼴이 됐다. 결국 자신들이 제작한 메달은 가져갔지만, 세계인 모두가 함께 본 1위는 빼앗아 갈 수 없었다. /김대현 사회부 차장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4-03-12 김대현

봄바람에 개조심

봄바람 부는 요즘, 광주는 개들 때문에 난리다. 개들도 봄바람에 신이 났는지 거리를 쏘다닌다. 문제는 이러한 개들이 그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주민들에게 위협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광주는 도농도시다. 아직까지 농촌의 풍경이 많이 남아있다. 예전 시골을 생각하면 동네 바둑이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은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개들이 동네를 휘젓고 다녀도 마을사람들에게 위해가 되지 않았고 때가 되면 주인집에 찾아들어갔다. 사람들은 개만 보고도 뉘집 개인지 알만큼 마을의 일원으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하나 지금은 어떨까. 광주시 민원게시판을 보면 거리를 휘젓고 다니는 개들을 처리해달라는 민원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주인없는 개라면 유기견으로 유기견센터를 통해 처리하면 될테지만 주인이 있음에도 방치되는 개들이 적지 않다. 종류도 다양해 이른바 똥개부터 작은 애완견, 사냥개까지 종류 불문이다. 한 주부는 "시골동네이긴 하지만 주변에 유치원, 학교, 학원 등이 있어 아이들의 왕래가 많은데 크기가 작지도 않은 개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며 "어른들도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아 위협적이기까지 하다"고 호소한다.이와 관련 시나 경찰에서 중재에 나서고는 있지만 생각보다 해결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일일이 탐문해 개주인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설령 개주인을 수소문해 찾았더라도 민원사항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한다. "개가 순하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거나 "원래 개줄을 착용하지 않고 키웠으니 상관말라"는 등의 답변이 많다는 것이다. 급기야 관할 읍면동사무소에서 궁여지책으로 '개를 방치하지 말고, 이동시 목줄을 꼭 착용해달라'는 내용의 홍보 현수막까지 내걸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개주인의 사고가 중요한 상황에서 현수막 몇장 내건다고 경각심이 생길 것도 아니고 구호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이제 시대가 바뀌었고, 지역상황도 변했다. 예전처럼 개를 풀어놓고 키우다 행여나 인명피해라도 발생하면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주인이 있든 없든 일단 개들이 거리를 휘젓고 다니는 것은 광견병의 위험도 있거니와 자칫 흥분한 상태에선 사람에게 위협을 가할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각종 전염병이 창궐하는 요즘, 야생동물을 잡아먹어 각종 전염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도 귀기울여야 할 때다.반려견은 말 그대로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로, 주인이 잘 챙겨주고 보살필 때 의미가 있다. 누군가에겐 반려견이 다른 이에겐 위험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이윤희 지역사회부 차장 (광주)

2014-03-10 이윤희

감시받는 사회

1998년에 제작된 미국영화가 있다. 제목은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Enemy of the State). 이 영화는 국가가 개인을 감시하려고 할때 그 결과가 얼마나 끔찍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요즈음에도 종종 케이블TV에서 방영되고 있다.개봉 당시 이 영화에서 사용됐던 감시 장치들은 꽤 논란이 많았다. 첨단 도청장치, 초고화질 CCTV, 위성추적기 등이 과연 실현 가능하겠느냐고 말이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 스마트폰 하나면 몰래 카메라, 도청, 위성추적까지 가능해졌다. 정보통신의 눈부신 발전으로,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했던 것들이 이제는 현실이 됐다.그리고 우리는 지금 이 영화에서처럼 감시받는 사회에 살고 있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CCTV, 엘리베이터, 사무실 곳곳에 설치된 CCTV 등으로 인해 사생활을 보장할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더해 블랙박스가 설치된 차량들이 거리에 넘쳐나면서 언제 어디서나 감시를 받고 있다는 느낌은 더욱 심해졌다. 요즈음 차량용 블랙박스가 5대중 1대꼴로 설치됐다고 하니 움직이는 CCTV가 전국에 100만대가 넘는 셈이다. 문제는 공공기관 위주로 설치된 CCTV와는 달리 블랙박스 영상은 개인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사생활 침해 우려가 더욱 커졌다는 점이다.교통사고 발생시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설치했다는 블랙박스가 이제는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一擧手一投足)을 감시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블랙박스의 영상을 개인이 관리하다보니 블랙박스의 영상이 심심찮게 인터넷상에 떠돌면서 개인신상이 털리는 일까지 발생,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최근에는 블랙박스의 영상이 초고화질화되고 앞쪽뿐만 아니라 옆, 심지어는 차량 뒤쪽까지 촬영할 수 있도록 기능이 개선되면서 블랙박스를 단 차량은 말 그대로 달리는 CCTV역할을 하고 있다.물론 블랙박스의 장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 경찰도 교통사고 조사나 불법행위 감시에 블랙박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현재 블랙박스 설치와 운영, 모두 자율이다보니 동영상을 유출해도 제대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다행히도 안전행정부가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해 블랙박스 등록제 등을 도입하고 차량 앞 뒤에 블랙박스 장착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것으로는 왠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블랙박스 장착은 자율로 하더라도 영상을 확인하는 권한을 경찰로 제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볼만하다. 블랙박스 장착 이유가 교통사고 발생시 사고 책임을 가리기 위한 것인 만큼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을 경찰에게 주자는 것이다./김신태 문화부 차장

2014-03-05 김신태

남경필과 정병국

남경필 정병국(존칭 생략)…. 벌써 50대, 4·5선 의원이 됐다. 한때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이 수구꼴통의 이미지로 희망의 끝이 보이지 않았던 시절, 40대들인 그들이 당을 변화시켰다. 원희룡 의원과 함께 '남원정'이라는 이름으로 개혁의 색깔로 덧칠 할 수 있었고, 그 활약으로 노쇠정당 이미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영원한 소장파로 남을 것 같았던 그들이었지만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하고, 10년만에 정권을 탈환하자 갈기갈기 찢어지기 시작했다. MB정권 이후 안주하는 세력들이 늘어나면서 '식물조직'이라는 오명을 받았고, 박근혜정부 이후엔 남원정의 귀환을 바라는 목마름도 없지 않다.10년 전, 남·정이 한나라당 쇄신을 이끌면서 맺었던 인연은 각별했다. 영·호남 중심의 지역정치에 매몰, 경기도 사람인 두 사람은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바른 소리 한다고 온갖 수모와 모욕을 겪으면서 두 사람은 자주 '외톨이'신세가 됐고, 때론 부부간에도 같이 식사하고, 여행하면서 서로를 격려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정치적 진로를 함께 고민하기도 했다.그런 두 사람이 이제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됐다.원내대표 출마를 고수해온 남경필이 여권 수뇌부의 강권을 뿌리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두 사람이 지난해 정치적 진로를 논의하면서 남경필은 원내대표, 정병국은 도지사로 역할을 분담하고 서로 분발을 다짐했지만, 묘하게 짜여진 두 사람의 운명이 이번 지방선거 격전지인 경기도 선거의 핵으로 부상했다.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남경필이 정치적으론 '우위'로 보이지만, 인간적으로 정치적 입지를 추켜세워주며 맏형 역할을 한 정병국의 역할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처지이다. 누구의 양보를 강요할 수 없는 관계가 돼 버린 것이다. 이런 관계로 남경필이 지사 출마를 굳힌 뒤 먼저 찾아가 양해를 구한 것도 정병국이었다고 한다.정답은 선의의 경쟁이다. 지금까지 남원정의 아이콘이 개혁정치의 상징이었고, 그 이미지를 대변해 왔다. 새누리당에서도 두 사람의 경쟁은 경기도에서 내 놓을 수 있는 최선의 카드로 보인다.물론 여기엔 20대 최연소 도의원을 거쳐 4선 의원에 오른 현장의 정치인 원유철도 눈에 들어온다. 그 역시 페어 플레이를 통한 경선 붐업을 요구하고 있다. 공교롭게 남원정에서 원희룡이 빠진 자리에 원유철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경기도의 남원정이 될지 주목된다./정의종 정치부 차장

2014-03-03 정의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