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스승이 제자에게 부정행위 조장

며칠 전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도저히 있어서는 안될 사건이 있었다. 교육부가 주관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르면서 이 학교 일부 교사들이 집단 부정행위를 조장했다는 것이다.이 학교에 재학중인 한 학생이 국민권익위원회와 이청연 당시 인천시교육감 당선자의 페이스북을 통해 폭로한 내용을 간추리면 이렇다. "성적이 높은 학생들에게 답을 크게 쓰라고 지시하고 뒷자리에서 성적이 낮은 학생이 답안을 볼 수 있도록 하거나 시험 감독이 평가 도중 자리를 비우는 등의 일이 있었다", "어떤 선생님은 교실에서 커닝페이퍼가 돌고 있는 모습을 뻔히 보면서도 '선생님은 투명인간이다, 나는 여기 없는거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해당 학교 측도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라는 게 무엇인가. 교육부가 교육과정을 개선하거나 학습결손 학교와 학생을 파악해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도입한 제도이다. 이 시험을 위해 교육부는 9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했고, 전국 중3·고2 학생 110만명이 참여했다. 평가결과에 대한 불신까지 초래할 수 있는 이번 사안을 두고 해당 학교 측이 내놓은 해명은 기가 찰 정도다. "개인 성적에 안들어가는 시험이다 보니 자는 학생도 있는데 잠을 깨우고 독려하는 과정에서 말 실수가 있거나 교사가 과욕을 부린것 같다"는 것이다. 평가의 공정성을 훼손함으로써 전국 110만명의 학생들 노력의 결과를 자칫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는 사안을 대하는 태도치고는 현실인식이 너무 안이하다.인천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의 기말고사가 끝나는 이달 9일 이후 정식 감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시교육청은 일부 교사들의 일탈행위가 아니라 학교측이 집단 부정행위를 묵인했을 가능성도 감사를 통해 들여다본다고 하니 일단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둘러싸고는 그동안 이런저런 부작용이 지적돼 왔다. 학업 성취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교육 과정을 개선하고자 한다고는 하지만,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치러지다 보니 학교간 과열 경쟁, 서열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번 사건 역시 학교간 과열 경쟁이 빚어낸 산물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일부 교사들의 집단 부정행위 조장사실을 외부에 알린 해당 학생은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 어떠한 부정행위도 기꺼이 하겠다는 선생님들의 부정행위에 대한 조치를 부탁드린다. 학교는 공교육의 핵심 기관이며 공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들께서 아이들 앞에서 당당하게 부정행위를 조장했다"고 일갈했다. 같은 기성세대로서 나 역시 한없이 부끄러운 오늘이다./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4-07-01 김도현

이재정 신임 도교육감에 바란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이 있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가정은 공동생활이 이루어지는 최소 단위이자, 출발점이다. 따라서 공동체의 근간인 가정이 화목하지 않으면 가족 구성원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의심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일어나 결국 반목되고, 외부의 일도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재정 교육감 당선자는 7월1일 취임을 하게되면 '경기교육家'의 가장이 된다. 가장은 가정의 화목을 책임져야 한다. 가족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야겠지만, 구심점이 되는 가장의 역할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더구나 '경기교육家'는 현재 몹시 아픈 상태다. 세월호 사고로 인해 너무나 큰 상처가 생겨 버렸다. 어떠한 치료제로도 완벽한 치유를 할 수없는 큰 상처이지만, 신임 교육감은 이 상처를 완화해야 할 책임이 있다. 상처가 덧나거나, 깊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치료를 해줘야 한다. 또다른 곳에 유사한 또다른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구성원을 다독여야 하고, 예방할 수있는 경기교육家만의 백신도 개발해야 한다.또 이 당선자는 일부 가족들을 이끌고있는 새로운 규칙인 '혁신학교'도 완성해야 한다. 전임 교육감이 실험적으로 진행해 확대해 온 혁신학교가 선진 프로그램 등으로 학교 문화를 새롭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초중고교간 연계 부족과 일부 교사들의 인식 부족으로 아직까지 확실한 자리를 잡지는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많다. 일각에서는 혁신학교를 경기교육의 학력 수준을 떨어뜨리는 주원인으로 꼽거나, 학교 문화를 저해하고, 교권을 떨어뜨리는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한다. 이러한 지적들은 그동안 도입 초기에 생길 수있는 부작용일 수 있겠지만, 이제는 정착기이자 완성을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모든 우려와 책임의 몫은 당선자에게로 넘어갔다.특히 당선자는 구성원간 심각한 갈등을 빚고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가족 구성원의 하나인 전교조 회원들이 다소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나 전교조 문제 해결을 놓고 많은 교육계 관계자들은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중 13개 시·도에서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가운데 이 당선자가 자연스럽게 13명의 진보교육감 중 수장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환영할 일이지만, 전국 교육을 책임지고 이끄느라 경기교육家에 등한시하지나 않을까 작은 우려들을 내놓고 있다. 전국의 교육감들과 연계해 교육정책을 올바르게 이끄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안의 큰 상처와 새로운 규칙 등을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방향을 잡아주길 바라는 마음들이 크기 때문이다./김대현 사회부 차장▲ 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4-06-29 김대현

출발선에서 끝을 바라보다

"이젠 당선의 기쁨은 잊고, 4년후 내려질 시민의 평가를 생각하며 긴장감을 갖고 의정활동을 하셨으면 합니다."얼마전 만난 한 공직자가 불쑥 꺼낸 말이다. 뭔가 뼈있는 말인 것 같아 이런 말을 꺼낸 이유를 물었더니 한번 맞혀보라는 듯 웃어넘긴다.오는 7월1일이면, 각 자치단체는 물론 각 기초·광역의회가 일제히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사회분위기 등을 감안해 대부분 별도의 행사없이 조용하게 업무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행사만 단출할 뿐이지 내부조직은 일사불란하게 돌아간다. 신임 단체장이 들어선 곳은 업무인수작업을 마무리하느라 바쁘고, 재신임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조직을 재정비하고 새롭게 구성된 의회와 손발을 맞추느라 분주하다. 특히 광주의 경우, 광주 역사상 최초로 3선 자치단체장이 탄생해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 높을 뿐 아니라 시의회는 상당수가 초선의 새인물로 구성돼 집행부와 어떤 그림을 그려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광주시민들은 7대 시의회가 집행부와 조화를 이뤄 이번 민선6기에서는 그동안 흐지부지했던 지역발전에 속도감을 붙이고 너른고을 광주의 이미지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말그대로 '맑고 풍요로운 새광주'가 되길 누구보다 바라고 응원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7대 광주시의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벌써부터 무성한 소문(?)에 휩싸여 있다. 서두에서 꺼낸 공직자의 일침은 사실 이같은 소문에서 기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들리는 얘기로는 '모 의원이 벌써부터 공무원 길들이기에 들어갔다' '시장과 각을 세우기 위해 집행부와 사사건건 충돌할 것이다' '그 어느때보다 불통의 상대가 될 것이다' 등등 공직사회를 자극하는 얘기가 많다. 이에 '시작도 하기 전에 끝을 생각하라'는 취지의 공직자 말은 뭔가 돌려서 한 얘기로 들린다.사실 광주시의회는 9명의 의원중 재선에 성공한 3명을 제외하고는 6명이 초선이다. 그렇지만 공직사회는 그 어느때보다 이번 의회구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당선자들의 언행과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의회와 집행부간에 불필요한 자극만 야기시키고 있다. 이에따라 7대 시의회가 시작도 하기전에 선입견에 휩싸인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28만 광주시민들은 다음달 새롭게 시작되는 광주시정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저마다 '광주 발전을 이끌 일꾼이 되겠다', '시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선거기간 목청 높여 외쳤던 공언을 가슴깊이 새겼으면 한다. 출발선상에서 끝을 바라보자. 4년후 시민들의 평가가 어떠할지 다시금 생각해보고 당선시 초심을 잃지 말았으면 한다./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4-06-24 이윤희

선거의 끝, 다음 선거의 시작

선거가 끝났다. 세월호 참사라는 엄청난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또 한번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교육청의 수장(首將) 뽑기가 끝났다. 예상했던 결과가 나왔든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왔든, 정당한 절차를 거쳐 당선자가 결정됐고 다음달 1일이면 선택을 받은 이들이 새롭게 4년간의 업무를 시작한다. 이미 자치단체장 당선자들은 공무원들을 차례차례 불러 업무보고를 받으며 민선 6기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얼굴에는 당당함과 희망이 가득하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낙선자들은 조용히 뒷선으로 물러날 채비를 하고 있다. 지금은 쓸쓸한 얼굴로 무대에서 내려와야 하는 입장이 됐지만, 아마도 이들중 꽤 많은 이들이 다음 4년을 기약하며 와신상담(臥薪嘗膽)에 들어갈 것이다. 4년 후, 아니 어쩌면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한달 후에, 이들중 누군가가 의기양양하게 당선 만세삼창을 부를지도 모른다. 그렇게,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것이 선거의 묘미(妙味)다. 어쨌든, 선거 결과를 놓고 각 정당 관계자들이며 후보들과 선거운동원들, 또 주민들까지, 나름대로 입맛에 맞게 당락의 원인을 분석하며 한바탕 입씨름을 벌였을 것이다. 누구는 지역의 정치적 성향이 당락을 결정했다고 할 것이고, 누구는 후보자의 오랜 활동과 사람됨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할 것이고, 누구는 세월호 사건과 정치적인 여러 사건들이 유권자들의 결정을 갈랐다며 나름 근거있는 분석으로 목소리를 높였으리라. 선거라는 게 워낙 수많은 변수들이 상호작용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복잡한 과정이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분석과 주장들 중 어느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리다고는 딱 잘라 말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가만히 지켜보면서 다시금 확인한 것이 있다. 유권자들이 지난 4년간 꾸준히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4년간 우리 단체장이 어떻게 시정을 펼쳐왔는지, 지난 선거에서 낙선했던 후보가 그동안 어떻게 지역에서 활동해 왔는지, 우리 지역의 국회의원과 각 정당들은 우리지역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등등을 유권자들은 잘 지켜보며 기억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런 이유로, 여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후보가 떨어지기도 하고, 현직 단체장이나 의원이 낙선의 고배를 마시기도 하고, 와신상담·절치부심했던 후보가 당선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어쨌든 선거는 끝났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이제 4년후의 선택을 위해 다시 '지켜보기'를 시작할 것이다. 당선자는 더욱 열심히 분발해 공약을 실천하고 지역발전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며, 4년후 또다른 도전에 나설 숨은 후보들은 지역을 위한 고민과 민심 얻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다음 선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2014-06-22 박상일

문화가 있는 날을 아십니까?

'문화가 있는 날'을 아세요? '문화가 있는 날'이란 전국의 문화시설의 문턱을 낮추고 국민 생활속 문화 향유 확산을 위해 정부의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제도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밝힌 국정운영 4대 기조의 하나인 문화융성을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중 하나다. 정부는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정해 영화관을 비롯한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 등 전국의 다양한 문화시설의 요금을 할인하거나 무료로 국민들이 좀 더 쉽게 문화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문화가 있는 날'의 혜택은 다양하다. 영화관 관람비를 5천원으로 할인하고 스포츠경기는 50%를 할인해 준다. 국립극장과 국립국악원 등은 특별 무료 공연을 진행하고 각종 전시회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에 관람이 가능하다. 경복궁과 창덕궁, 융·건릉 등의 문화재는 문화가 있는날에는 무료로 개방한다. 그러나 '문화가 있는 날'을 평일로 정한 것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가족과 친구들끼리 마음 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보통 주말인데 평일에 '문화가 있는 날'이라니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주말에 할인행사를 하게 되면 해당 업체가 수익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정부가낸 고육지책일 수도 있다. 그렇다보니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문화가 있는 날'의 혜택을 누리고 싶어도 누릴 수가 없다. 누구를 위해 만든 제도인지 의심이 들게 만드는 대목이다.정부는 '문화가 있는 날'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그다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보통 미술관과 박물관 등은 오후 6시면 문을 닫는다. 도서관의 경우 열람실은 오후 늦게까지 문을 여는데 '문화가 있는 날'과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정부는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한 참여 기관·단체가 봇물을 이룬다고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정부의 '문화가 있는 날'의 홈페이지를 보면 6월의 마지막 주 수요일인 25일 '문화가 있는 날', 경기도의 경우 부천에 있는 단 하나의 공연장이 참여하고 있을뿐이다. 미술관의 경우 보통 오후 5시나 오후 6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일반적인 직장인들은 회사(?)의 배려가 없으면 관람에 엄두를 낼 수 없다. 현실과 동떨어진, 주말도 아닌 평일에 '문화가 있는 날'을 지정해 놓고, 지원도 하지 않는 '문화가 있는 날'을 만들어 놓고 문화융성을 내세우는 정부의 모습에 아쉬움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그에 대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이 적다면 이것은 또 하나의 전시행정의 하나일 수밖에 없다.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한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김신태 문화부 차장▲ 김신태 문화부 차장

2014-06-17 김신태

부천 관광산업의 허구성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부천에선 재선 수성에 나선 김만수 부천시장의 '문예회관 건립' 공약이 핵심 쟁점으로 떠 올랐다. 재정여건이 악화된 부천이 1천400억원을 들여 문예회관을 건립하는 것보다는 복지 등 시민을 위한 필수적인 사업을 수행하는 게 더 낫다는 주장이 경쟁 후보측으로부터 제기됐다. 당시 협소한 시민회관이 노후화돼 개보수에만 수백억원이 소요되고, 신축할 경우 700~800억원 상당의 예산이 수반되는 점을 고려할 때 문예회관을 짓는 게 더 타당성이 있다고 김시장측은 반박했다.이 처럼 예산낭비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굳이 김 시장이 굳이 문예회관을 지으려는 이유는 뭘까? 부천 춘의·도당동 등 노후화된 굴뚝 산업으론 더이상 지역경제를 견인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대신 영화와 만화, 애니메이션 등 황금알을 낳는 '클린' 문화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부천 3대축제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함이다.현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부천필이나 세계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는 Pifan, Bicof, Pisaf 등 부천 3대 문화축제는 '돈먹는 하마'란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부천필은 전용 공연장 부재(?)로 제기량을 관객에게 보여줄 수 없어 티켓파워를 갖지 못하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은 연일 매진이다. 반면 부천시민회관에선 공연티켓이 공짜(?)로 나돈다. 공연시설 노후화도 심각하다. Pifan 국제영화제 개막식은 체육관서 진행되고, 만화·애니메이션축제는 전시·공연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때문에 영상·전시·공연산업으로의 도약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된 연주를 할 전문공연장이나 엑스포·전시 등을 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 조차 없는 실정에서 부천의 문화산업은 아직 갈길은 멀기만 하다. 문예회관 건립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지점이다. 더욱 중요한 부분은 문예회관이 건립됐다 하더라도 관광산업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점이다. 아무도 봐주지 않을, 이용하지 않을 문화시설을 짓는데만 주력하는 건 재정이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정부에게 '독'에 다름 없다.부천은 최근 폐소각시설인 '삼정소각장'을 4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 한국을 대표하는 '장소 재생'의 핵심거점 시설로 재생, 세계적인 관광자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상동 길병원을 짓는대로 부천시를 국제의료관광도시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야심찬 계획도 세우고 있다.그러나 부천은 정작 '문화'만 있고 '관광'은 없다. 관광이 있다해도 구호만 요란할 뿐이다. 부천엔 문화를 활성키 위해 혈세를 지원하는 조직만 있고, 부천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쓰도록 만들 조직은 없기 때문이다.부천은 오는 7월1일 공식 출범하게 될 민선6기 지방정부에 대비, 조만간 문화기획단 신설 등을 골자로 한 행정기구 개편을 단행한다. 단 부천에 관광산업을 담당하는 과는 없다. 당초 관광과를 신설하겠다는 전언은 있었지만 지방선거가 끝난 뒤 함께 사라졌다. 관광팀장과 2~3명의 직원이 다른 없무와 함께 관광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다. 아마 여행사를 관리하는 게 전부일 수 있다. 영화 등 부천 3대 축제에 관광객을 전세계에서 유치하기 위한 전략 등을 세워 추구한다는 건 어쩌면 부천에선 꿈이다.이 때문에 부천에 관광산업은 없다고들 꼬집는다. 지역주민의 배를 불려줄 일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골멘 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린다. 아무리 좋은 물건은 만들어도 해외 등지에서 사줄 사람이 부천에 오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라고 고충을 털어놓는다.의료관광도 보건소내 1명의 직원이 맡고 있다. 말단 직원인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없다. 행정을 총괄하는 부시장이 총괄하는 TF팀을 운영하기 전에는 부천 의료관광은 요원하다.삼정소각장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든다고, 뻥을 쳐도 너무 나갔다. 지역주민의 주머니를 채워 줄 '골든 달러'를 벌어들일 문화와 연계된 관광산업을 키워내지 못한다면 4년은 또 '무위'(無爲)로 돌아가 유권자들의 심판을 피하긴 어려울 듯 하다./전상천 지역사회부 부천주재기자▲ 전상천 지역사회부 부천주재기자

2014-06-15 전상천

중앙 정치화는 '지방정치 위기'

세월호 참사의 충격 속에서 어느덧 6·4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우선 모든 당선자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이번 6·4 지방선거는 과거 어느 때보다 조용한 선거로 치러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방선거가 중앙 정치논리에 휘둘리는 모습을 이번에도 어김없이 노출했다.각 당 유력 정치인들이 세를 몰아 지방 곳곳을 누비며 지역 현안과는 동떨어진 중앙 정치이슈만을 쏟아내며 지역 축제를 흐려놓았다. 지방선거가 지역 유권자들의 선거 축제가 될 것이라는 바람은 이번에도 그저 바람으로 남게 됐다. 결국 지방선거가 정권다툼의 축소판이 되고 말았다. 이러한 중앙 정치논리가 지방선거를 휘저어 놓으면서 지방정치에 대한 염증과 주민 분열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나라의 풀뿌리 민주주의는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지방정치의 실종, 지방은 없고 중앙만 존재하는 중앙정치 독점주의가 그것이다. 이는 중앙과 지방의 공멸을 초래할 수도 있다. 지방선거의 한 유권자로서 당선자들에게 바란다.민선 6기를 이끌어갈 당선자들은 앞으로 중앙 정당에 예속된 정치인이 아니라 지역 일꾼으로서 자신을 지지해준 유권자들의 바람을 실현하는 데 매진할 수 있길 바란다. 갈등과 반목이 아니라 소통과 화합으로 지방을 만들어 가길 말이다. 또 주민들을 지지파와 반대파로 나눠 정치세력화하지 않길 말이다. 지방선거의 중앙 정치화는 지방정치에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 당선자들은 이제 중앙 정치를 떠나 내가 사는 지역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복지·고용·교육·노인문제 등 산적한 지역 현안들을 지방정치를 통해 해결하려는 주체적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지역에 당면한 위기와 기회 요인을 냉정히 검토하고 대비해 차별화·특성화된 지방정치가 구현돼야 한다. 또 지역간 협력을 통해 중앙 집중 현상을 막고 지역간 양극화 현상에도 대처해야 한다. 이것이 6·4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지역 유권자들은 믿고 있다.자치행정과 자치의정이 계층 중립성을 견지해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주민참여제도는 자치행정의 중요한 기초이자 부정과 독선적 행정을 막는 수단이 된다. 새로이 당선된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이러한 주민참여제도를 소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주민참여 예산제도의 도입 등 지역발전을 위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방자치의 결실을 맺어가길 바란다. 유권자들은 자신의 귀중한 한 표로 결정된 당선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정책들을 기대하면서 동시에 선거 중에 내놓았던 공약의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평가할 것이다.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4-06-11 최재훈

유정복 당선자가 기억해야 할 약속들

"딸아이가 자주 가는 놀이터 그네가 너무 낡고 고장 나 있다며 시간 나면 들러봐 달라고 카톡에 글을 남긴 승하 어머님. 솔직히 못 가봤지만 조만간 꼭 가겠습니다. 구청과 함께 시설점검단을 만들어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모래부터 시설물까지 꼼꼼히 살펴서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히 챙겨 나가겠습니다."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가 지난 1일 후보자 방송연설에서 한 말이다. 올 3월 초 안전행정부 장관 자리를 내놓고 인천시장 출마를 전격 선언한 유정복 국회의원. 그는 지난 4일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를 2만여 표차로 제치고 인천시장에 당선됐다. 그는 선거운동 중 정책공약 이행은 물론 많은 것을 인천시민들에게 약속했다.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약속도 그 중 하나다.유정복 당선자가 후보 시절 전면에 내세운 것은 '힘 있는 시장론'이다. 그는 방송연설에서 "인천의 가치를 높이려면 중앙정부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제가) 시장이 되어야 인천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했다. 그는 4월 3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인천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큰 짐을 지고 있다"며 "300만 시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시장으로 우뚝 서겠다"고 했다.올 연말이면 내년도 정부 예산이 확정될 예정이다. 벌써 '유정복호'는 얼마만큼의 국비를 확보할 수 있느냐의 시험대에 서 있는 것이다. 물론, 얼마 남지 않은 인천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깨끗하고 능력있고 힘 있는 시장으로서 부채·부패·부실 3부를 해결하고 희망이 넘치는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5월 19일 인천경기기자협회 주최 토론회)'인천시 부채 문제'와 '측근 비리' 등 송영길 후보의 실정을 집중 공격한 선거운동 전략이 적중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유정복 당선자는 "운명의 바다로 뛰어들었다" "인천시장에 출마한 것은 선택이 아니라 숙명"이라고 말해왔다. 인천시 부채 문제 해결 역시 유정복 당선자의 운명이 됐다.기억에 남는 약속은 또 있다. 유정복 당선자는 5월 14일 새얼아침대화 대담토론회에서 "눈에 드러나는 사업 못지않게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가 월등히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3월 10일 인사차 경인일보를 방문한 자리에선 "국회의원은 여야가 있지만, 시장은 그렇지 않다. 시민의 시장이지 어느 당의 시장이 아니다"고 했다. 유정복 당선자는 문화예술 공약이 빈약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인천 문화예술 발전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 인천지역 여야 의원들이 인천 발전을 위해 하나 되는데 앞장서 주길 바란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4-06-08 목동훈

공약(公約)과 공약(空約), 그래도 투표다

감히 단언컨대 공약(公約)으로 시작해 결국 공약(空約)으로 흐지부지되는 수십년 정치권의 적폐(積弊)를 모르는 유권자는 이젠 없다. 또 그것이 정치에 대한 고질적인 불신으로 이어진 것은 알만한 유권자는 다 안다.불과 1년6개월 전 치른 대통령 선거도 결국 공약(空約)으로 끝난 것을 유권자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선거와 관련 대표적인 것이 '기초단체장 정당 공천 폐지'다. '풀뿌리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정착', '지방정치의 중앙정치 예속화, 공천 비리와 이권·특혜, 지역주의 해결'이라며 불과 6개월전까지도 국민들을 현혹시킨 사람들이 지금 대한민국 정치권을 움직이는 핵심 정치인들이다.그런데도 우리 유권자들은 선거가 끝난 뒤 그들의 말 바꾸기에 무감각할 정도로 이력이 나 있음에도 또다시 선거때면 어김없이 그들이 던지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든다.당장 유권자없는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있는 도교육감 후보들은 '평교사 15년 이상 담임·보직교사 전원에 교감 자격연수 부여', 세월호 참사의 비통함에 젖어있는 '안산 단원고 폐교', '자사고 폐지, 특목고 정책 전면 전환' 등의 이벤트성 말잔치를 벌이고 있다.돌이켜 곰곰이 생각해 보면 유권자들이 그 유혹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제도가 없다는 말이 더 설득력이 있을 듯하다.예를 들어 모든 당선자들을 대상으로한 중간평가제도를 법적으로 도입하거나, 또는 다음번 선거에 앞서 객관적 검증(정치권의 참여 또는 자가검증 배제)을 통해 허무맹랑한 '공약(空約)'을 한 후보는 사전에 컷오프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모색할 만하다. 먼 미래의 일일 것이다.그럼 지금 당장 가능한 수단은?유권자들은 공약과 정책을 꼼꼼히 따져 보고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책이나 공약만으로는 후보들간의 차별성이 없는 것을 왜 유권자에게 투표하라고 윽박지르냐'는 항변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이 또한 정치권의 적폐가 낳은 폐단일 것이다.그래도 투표다. 투표소에 가기 전 30분이라도 각 가정에 배달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안내문·선거공보'를 찬찬히 읽어보자. 그래서 그중 설득력있는 공약(公約), 그마저 없으면 그나마 덜 '황당한(?)' 공약을 내세운 후보를 찾아보자. 세월호 참사의 비극을 겪고있는 안산시 단원구의 사전투표율이 8.42%로 경기도내에서 최하위, 전국에서도 뒤에서 10번째이고, 안산시 상록구 역시 8.85%로 도내 6위, 전국에서도 뒤에서 21번째인 것이 유감이 되지않기 기대해 본다./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4-06-03 이재규

인천학생체육, 기초종목 기반 다지자

제43회 소년체육대회에서 인천시선수단은 역대 대회 최고 등위인 4위(비공식)에 다시 한 번 등극했다. 지난달 24~27일 인천광역시 일원에서 열린 올해 소년체전에서 시선수단은 금 29, 은 35, 동 46개로 모두 110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2000년 인천에서 열린 제29회 대회(금 34, 은 27, 동 41개)에서 거둔 종합 4위에 다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차지한 4위를 제외한 시선수단의 최고 성적은 지난 2011년 경남 진주에서 열린 제40회 대회 때 달성한 종합 6위(금 31, 은 36, 동 43개)였다.이번 대회에서 시선수단은 개인종목과 단체종목 모두 토너먼트에서 상당수의 선수(팀)들이 1회전을 통과하는 등 우승권에 근접한 선수(입상자) 뿐만 아니라 선수단 전체적 역량도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선수단이 전체적으로 걸출한 성적을 거뒀지만, 기초 종목 육성의 필요성은 재차 확인됐다.제40회 대회때부터 시선수단이 육상과 수영에서 따낸 금메달 개수는 육상 3·수영 6개를 시작으로 제41회 육상 1·수영 5개, 제42회 육상 2·수영 4개, 올해 대회 육상 1·수영 6개이다. 상위권 진입을 노리는 시선수단으로서, 금메달이 가장 많이 걸린 육상(49개)과 수영(82개)에서 획득한 메달수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대회때마다 시선수단은 육상과 수영에서 1~2명의 다관왕을 배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상적으로 5명 정도의 선수만이 두 종목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고 있는 것이다. 육상의 경우 스포츠 꿈나무들이 인기있는 일부 종목으로 몰리면서 선수 저변이 약화됐고, 수영은 학교 체육 시스템이 아닌 특정 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센터에서 기량을 연마한 선수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울시선수단이 수영에서 메달을 독식하고 있는 원인이 이같은 최근 추세에서 기인한다.시교육청은 올해 소년체전 폐막 직후 기초 종목의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역 학생체육 시스템을 재편하는 방안도 구상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들어 인천체육의 질을 높이고 있는 제도, 즉 각 지역 교육지원청별로 나눈 특성화 종목 집중 육성과 지도자들의 전문성 향상(성과급 지급을 통한 보상 강화) 등은 유지하면서 학교체육 위주의 지역 학생체육의 기본 틀을 탄력있게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발전 방안이 조만간 실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시교육청과 시체육회, 가맹경기단체는 유기적인 선수 육성을 토대로 장기적 관점에서 인천체육의 기반을 다져야할 출발점에 섰다./김영준 인천본사 문체부 차장▲ 김영준 인천본사 문체부 차장

2014-06-01 김영준

책임과 반성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그 여파는 여전하다. 사고의 전말이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온 국민의 근심은 더욱 커져만 갔고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대한민국 경제는 한순간에 얼어붙었고 각종 지표는 걱정스러운 결과로 나타났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여행사와 음식점, 동네 슈퍼 등 소상공인 4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10명 중 8명이 경영상 타격을 입었다고 응답했다. 소상공인 가운데 77.8%가 타격을 받고 있다고 답했고 그렇지 않다는 답은 12.2%에 그쳤다. 특히 세월호 사고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소상공인 중 79%가 매출이 줄었고, 감소폭은 37.2%에 달했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여행사와 숙박, 음식업, 운수업 등에서 타격이 심했다. 국민들의 경제활동은 한순간에 올스톱됐다. 요즘엔 소비하는 행위가 죄스러운 일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4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소비자심리지수는 105로 전달에 비해 3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큰 문제는 세월호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정부조차 국내 경제의 정상화에 대해 명확한 전망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경제적 고통이 서민들과 자영업자에게 집중되고 있어 내수경기 둔화가 악화되는 '내수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강조하고 있다.이번 사고에 국민 모두가 쇼크를 받았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은 정부의 시스템화된 국정운영을 기대한다. 업무 부처를 떠나 대한민국 정부가 하나의 몸통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바란다. 의학용어로 응급환자가 목숨을 건질 최소한의 시간이란 뜻인 '골든 타임'이 있다. 정부는 바로 지금이 쓰러진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골든 타임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이번 기회에 썩은 뿌리는 거둬내고 새로운 변화의 근간을 이뤄야 한다. 정부기관과 민간기업간의 유착을 끊고 사회 곳곳에 퍼진 안전불감증을 거둬내고 새로운 경제 도약을 위한 성장동력을 찾아 나서야 한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통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누구의 책임과 잘못을 탓하기보다 나 자신의 잘못부터 반성하는 분위기가 퍼져나가고 있다. 바로 이것이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힘이다. 대한민국은 살아있다. /이성철 경제부 차장▲ 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4-05-27 이성철

정부 비판 전에 내탓 먼저 헤아리길

'잘 되면 내탓이고, 안되면 남의 탓….'지난 한 주 각 정당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사무실 개소식이 잇따라 열렸다. 과거보다 떠들썩하고 요란하진 않았지만 저마다 자신을 내세우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 행사를 펼쳤다.그러나 지역 선거 후보들의 사무실 개소식에 빠짐없이 나오는 것이 있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을 너나 할 것 없이 개소식 서두에 올리고 있다. '무능한 정부, 책임 회피 대통령…'. 정부를 비판하는 수식어는 다양하고 억양도 세다. 맞다. 이런 정부에 대한 비판을 부정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입이 열개라도 정부는 할 말이 없다. 얼마전 한 대학에서 들은 인문학 교수의 강의가 떠오른다. 지금과 같은 정국 혼돈속에 과연 우리가 남의 탓만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세월호 선장을 잘못 교육시킨 선생님과 부모에게도 책임이 있고 아무 것도 도와주지 못한 우리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인문학 교수도 잘못했고 바로 우리 자신 모두에게 책임과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남 탓을 하기 전에 '내 탓'을 먼저 돌아보자는 것이다.시시콜콜 정부만 비판하는 바로 그 비판자, 본인은 책임이 없을까. 과연 "내가 죄인이고 책임지겠다"고 말하는 정치인은 왜 볼 수 없는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게 신랄하게 비판하는 현 정치인은 물론, 후보자들은 이런 참사가 일어나기 전에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관련 조례를 한번 상정해 봤는지, 후보자들은 또 크건작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자기 자신부터 돌아봐야 한다. 시끄러운 유세는 아니지만 본격적인 선거가 돌입됐다. 전국 수백명의 후보자들은 지금도 마이크를 잡고 '무능한 정부'를 외치고 있다. 지금 정부는 온갖 비판에 옴짝달싹 못하는 지경에 놓여 있다. 나라를 바꿀 것도 아니고 대통령을 바꿀 것이 아니면 지금 사태의 책임을 지고있는 그들에게 최소한의 기회는 줘야 한다. 무조건 잘못했고 죄인이라고 채찍질 할게 아니라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정책과 아이디어를 함께 공유하고 책임져야 할 때다.잘못된 것이 있으면 함께 고쳐나가고, 또 잘 한 것이 있으면 칭찬해 주는 정치인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4-05-25 조영상

이율배반

이율배반(二律背反)이라는 말이 있다. 두가지 규율이 서로 반대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서로 모순되거나 대립하는 두 명제(命題)가 동등한 타당성을 가진다는 것으로, 두가지 규율 또는 명제가 동시에 각각은 참(진실)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철학자 칸트의 결혼관은 이율배반을 보다 쉽게 설명한다. 칸트는 결혼을 강요할 수 없는 이율배반을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혼은 성행위의 의무를 포함한 계약관계이고, 사람이 나이가 먹을수록 또는 다른 이유로 계약(성행위)을 이행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계약불이행이 전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칸트의 주장을 비유하면 결국 막장 드라마에서 불륜남녀가 이별을 할때 필수대사인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지자"도 이율배반이다. 각각은 참일지라도, 사랑하는 것은 진행형이고, 헤어지자는 것은 진행을 가로막는 현재이기 때문이다.교육감 선거가 그렇다. 어찌보면 이율배반의 전형이 교육감 선거다. 정부는 학교운영위원회 구성원 등이 선거인단을 구성해 간접선거 방식으로 선출하던 시도교육감과 교육위원을 지난 2006년부터 주민 전체가 선출할 수 있도록 하는 직접선거 방식을 도입했다. 또 교육감 업무의 고유영역인 '교육'을 정치세력의 간섭이나 압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교육감 선거의 '정치적 중립'을 의무화했다. 교육자치의 본격화를 위한 교육감 직선제 선출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은 모두 각각은 맞는 말이다. 두가지 모두 정답이다. 그러나 반대로 선거는 정치와 별개로 볼 수 없다. 교육감 선거도 다르지 않다. 때문에 교육감 직선제 선거에서 정치적 중립은 있을 수 없다. 두가지 모두 대립하는, 반대의 뜻이 된다.교육감 출마자는 보수와 진보로 구분된다. 보수진영 후보는 늘 그렇듯 보수성향의 정당과, 진보진영의 후보는 진보성향의 정당과 정책과 기조를 같이 한다. 또 진영별로 교육감 후보가 정해지면, 같은 성향의 도지사 후보 등 정치인들과 유사한 형태의 선거운동이 진행된다. 흡사 선거일정을 함께 짜거나, 공유하듯이 정치인이 지나간 유세현장에는 당연한듯 같은 성향의 교육감 후보가 나타난다. 특히 다음번 교육감 선거에서는 정치인도 교육감에 출마할 수 있게 된다. '교육 경력이나 교육행정 경력 5년 이상'이었던 교육감 후보자의 자격요건이 폐지되기 때문이다. 결국 선거를 잘 치르는 정치인이나 지지를 얻고 있는 정당 소속이었던 후보자가 당선 확률이 높은 정치선거가 된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대부분이 직선제를 반대한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인정하면서도, 정치가 배제된 선거 과정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친선거'라는 표현을 한 교육감 후보자도 있다. 교육 담당 기자로서 이번이 마지막 교육감 직선제 선거가 되길 바란다./김대현 사회부 차장▲ 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4-05-20 김대현

지역구 국회의원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

"의원님이 따온 예산만 해도 몇천억입니다. 전 의원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지요. 남들 수십년 걸려 할 일을 한번에 한 것이나 마찬가지지요.""제 차엔 의원님 의정보고서가 가득합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전해주고, 의원님이 지역발전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해왔는지 알리고 있습니다."불과 2~3주전까지 광주지역 국회의원 A씨를 향한 충성심을 드러낸 이들이 쏟아내던 말들이다. 그랬던 이들이 최근 공천자 선정이 끝난 뒤 전혀 다른 말들을 내뱉고 있다."지역여론을 전혀 알지못하는 이가 국회의원이라니… 다음번에 힘들겁니다.""솔직히 의원이 지역에 와서 한 게 뭡니까. 그렇게 광만 팔아대고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겠습니다."지역구 의원을 향해 용비어천가를 불렀던 이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돌변했다. 어찌보면 공천후폭풍의 한 단면을 여실히 드러낸 대목이다. 이번 주를 기점으로 각 정당별로 공천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지방선거 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지역이 공천후폭풍에 시름하고 있다.모두가 공정하게 경선을 진행했다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새누리당의 경우 제18대 대선 공약인 '기초선거 공천권 폐지'에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이른바 '상향식 공천제'로 당론을 변경한 뒤 이를 이번 지방선거에 도입했다. 이에따라 공천심사 기준으로 도덕성, 전문성, 지역사회 공헌도, 당 기여도, 당선가능성을 고루 살핀후 단체장, 광역·기초의원에 공천자를 결정했다지만 일부에선 지역 국회의원의 입김이 중요한 기준이었을 것으로 믿는 눈치다. 공천에서 고배를 마신 후보자들은 물론 공천 과정을 지켜보던 유권자들조차 최종 라인업을 보고는 이같은 의구심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상향식 공천이 제대로 됐다면 올라올 수 없었을 일부 인물들이 이름을 올렸다"며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당초 공천제를 폐지하려다 우여곡절끝에 공천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도 개혁 공천을 내세우며 경선을 진행했지만 무성한 말들을 만들어내며 공천을 마무리지었다. 특히 안철수신당 출신인 후보들은 명함조차 제대로 내밀지 못한 채 고배를 마셨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일부는 이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사실 지방선거는 4년마다 돌아오는 민심의 시험대로, 당차원의 세력 대결을 넘어 민심의 향배를 살피는 잣대가 된다. 하지만 지금 일련의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오히려 지역분열과 민심이반만 조장하는 듯하다.각 정당이 보여준 공천 시험대는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럼에도 또한번 기회는 남아있다고 본다. 공천 과정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이들이 선거운동에서 또는 당선후 유권자들이 납득할만한 민주정치의 답안을 보여준다면 공천과정의 잡음 따윈 하나의 해프닝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4-05-18 이윤희

국민을 만만하게 보는 나라

여주시 가남읍의 작은 마을 대신1리. 아주 오래 전부터 농사를 지으며 평화롭게 살아온 이곳은 20여가구 50여명의 주민들이 별다른 걱정없이 오순도순 지내온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마을 주위를 낮은 구릉이 감싸고 그 사이로 넓은 평야가 펼쳐져 곡식이 잘 여물고 흔한 수해 한번 입지않은 살기좋은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평화로운 마을에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정부가 이천에서 여주를 거쳐 충주와 문경을 잇는 철도를 건설키로 하면서, 마을 가장자리를 철로가 지나게 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첫 주민설명회를 할 때도 '설마…'했다. 노선이 마을을 조금 벗어나게 해달라고 의견을 내놓고 기다렸다. 하지만 올 1월 공청회때도 노선은 바뀌지 않았고, 지난달 또 한번의 주민설명회를 할 때도 역시 주민들의 의견은 조금도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철도시설공단측은 똑같은 내용만 되풀이해 내놓으며 "철도 노선은 수차례의 검토를 통해 이뤄졌고, 추가 변경은 곤란하다"라는 일방적인 입장만 반복했다. 결국 주민들의 불만과 분노가 터졌다. 주민설명회장은 철도시설공단을 성토하는 자리가 됐고, 몇몇 주민들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주민설명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주민들은 한마디씩 했다. "시골사람들이라고 우습게 보는거여. 그까짓 마을 하나 망가지는건 일두 아니라는 거 아니겄어…"주민들이 반발을 하거나 말거나, 철도시설공단측은 이날 설명회로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마무리했다. 설명회 자리에서도 당당하게 "더이상 설명회는 없다. 올 하반기부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결국 주민설명회는 사업 진행을 통보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이미 그들에게는 '주민'은 없고, 오로지 '사업'만이 있을 뿐이었다.마지막 주민설명회는 세월호 참사가 빚어진 이후에 진행됐다. 가뜩이나 '국민들을 지키지 못하는 정부'와 '시늉만 내는 대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런 꼴을 보고나니 마음이 더욱 착잡해졌다. 세월호 참사와 여주 시골마을의 일이 무엇이 다르랴. 국민의 안위와 행복은 안중에도 없다는 점에서 결국 일맥상통이다. 같이 있던 기자가 한마디 거든다. "만약 저 마을에 높은 사람 집이 있었다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렇다. 우리는 아직 그런 나라에 살고 있다. 국민을 만만하게 보는 나라, 국민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나라, 국민들의 아우성을 '귀찮은 일'쯤으로 취급하는 나라다. 슬픈 일이다. 이제 곧 선거다. 선거는 국민들이 '선택'을 하는 시간이다. 국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국민을 만만하게 보는 후보는 필요없다. 이번 지방선거로 부족하다면, 다음 번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도 있다. 잊지말고 국민들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길만이 살 길이다./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박상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2014-05-13 박상일

문화예술계 침체, 언제까지?

긴축 재정에 따른 문화예술분야 예산 삭감에다 6·4지방선거, 세월호 침몰사고 등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경기지역 문화예술계가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물경기 침체와 복지예산 확대 등으로 올해초 경기지역 문화예술계는 '예산삭감'이란 직격탄을 맞았다. 워낙 문화예술분야 예산이 경기도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보니 일률적인 예산 삭감만으로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경기도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공기관인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도문화의전당은 현재 긴축예산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관들은 결원이 생겨도 인력 충원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고 기존에 해왔던 사업들도 대폭 축소해 운영하는 등 '개점휴업'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도내 각 시·군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각종 문화예술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향후 사업들도 구체적인 일정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이에 따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문화예술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지자체의 재정 여건과 지방선거, 세월호 침몰사고 여파 등으로 인해 각 지자체들은 현상 유지에도 급급한 상황이다.문화예술계는 감축된 예산의 경우 지방선거 이후를 기대하고 있다. 각 지자체장의 문화마인드가 어떠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떤 인물이 당선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많은 문화예술인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각 후보들의 문화 관련 공약을 세심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라도 추경을 통해 최소한의 예산 수혈을 내심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세월호 침몰사고 여파는 가뜩이나 예산 삭감과 지방선거로 인해 신음하고 있는 문화예술계를 더욱 침체의 늪에 빠져들게 했다. 우선 5월 가정의 달에 들어서면서 대거 기획됐던 어린이날 공연 등 각종 문화예술 행사들이 취소·연기되거나 축소됐다. 물론 이에 따른 물질적인 손해는 감수해야 했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유가족들의 심정을 헤아리고 사회적인 애도 분위기를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언제쯤이면 침체됐던 문화예술계가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우선 세월호 침몰사고가 유가족들과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현명하게 처리되기를 바란다. 사고처리가 원만하지 못할 경우 그 후폭풍이 문화예술계에도 한동안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방선거를 통해 문화마인드를 가진 지자체장들이 대거 선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선출된 지자체장의 문화마인드에 따라 문화예술계의 정상적인 복귀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김신태 문화부 차장▲ 김신태 문화부 차장

2014-05-11 김신태

'주인'인 시민을 들러리 세운 부천FC

부천FC 2차 공모 청약 대금 1억1천여만원이 감쪽 같이 사라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부천FC는 유소년팀 숙소 건립을 위한 공사비 마련을 위한 2차 유상증자에 나섰다. 이에 유소년팀 발전을 위해 학부모 등을 중심으로 시민들은 부천FC 시민공모주 2만2천주를 매입했다. 그러나 주식 매입자들은 주주명부에 등재되지도 못했다. 때문에 지난 3월에 열린 부천FC 주총에 참여하지 못해 주주로서의 신성한 권리조차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시민구단인 '부천FC'를 돕기 위한 방편으로 선한 의지를 갖고 주식을 샀지만 정작 주주로는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이다. 한마디로 '들러리'만 서고 만 것이다.뒤늦게 부천시가 해명에 나섰다. 부천FC 사무국이 유상증자에 대한 등기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운영자금 부족을 이유로 증자대금을 임의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주주의 정당한 권리행사에 대한 조금의 불편도 발생되지 않도록 부천FC의 재정확충 및 내부시스템을 정비하는 한편 부천시의 지도감독 권한의 엄정한 행사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여전히 부천FC를 둘러싼 의구심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부천FC가 아직도 주식 청약 대금을 어느 곳에 사용했는지 그 사용처 등도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숙소 건립용도로 시민주를 모집해 놓곤 다른 곳에 지출했지만 책임을 지는 이도 없고, 책임을 묻는 이도 없다. 쉬쉬 하는 소리만 들린다. 들쑤셔서 사태를 심각하게 만들지 말란 얘기가 공공연하게 오간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주식을 매입했던 일부 학부모 주주들은 자녀들을 위해 입 다물란 얘기에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최근엔 부천FC 주주들중 청약대금 반환을 요구하는 이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주식매입대금을 굳이 돌려 주지 않아도 법적으론 문제가 안된다. 하지만 반환기일이 언제인지 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채 시민공모주 매입대금을 돌려줄테니 더이상 문제 삼지 말라고 한단다. 시민구단이 '주인'인 시민들에게 호된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게다.그 속셈이 왠지 궁금하다. 안돌려 줘도 되는 돈을 주주들에게 주겠다는 심사는 무엇인지 통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부천FC는 지난 해에 수십억원대의 적자를 봤다고 한다. 구단 운영을 책임져야할 이들의 사과는 커녕 명확한 해명도 듣지를 못했다. 시민들의 혈세인 부천시 보조금과 시민들과 기업 등이 낸 후원금 등을 어떻게 썼기에 적자가 됐는지 조차 모른다. 시민의 돈을 어떻게 사용했는 지를 사법당국이 밝혀내야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확한 원인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상, 부천시민은 여전히 '봉'이다. /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전상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2014-05-07 전상천

국민 먼저 힘내야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2주일이 지났다. 여전히 배에서 구조되지 못한 90여명이 실종자로 남아있다. 이번 참사는 세월호 피해자 가족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비탄에 젖게 했다. 때문에 언론뿐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관심사는 '세월호'다. 뉴스를 지켜보며 무기력증과 분노를 호소하는 사람이 곳곳에서 속출할만큼 이번 사고는 너무도 참혹했다.지난 24일부터 단원고 일부 학생들은 정상 등교를 하고 있다. 슬픔을 접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지만, 그 고통의 크기를 생각하면 결코 쉬운 일도 아니고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당연하다. 아무것도 해줄 것없이, 그저 안타깝게 희생자 가족들을 지켜봐야 하는 안산지역 주민들 역시 상처가 아물기까지는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들은 위로받아야 하고 격려받아야 한다.그러나 사회심리학자, 과거 유사사고 피해자들은 슬픔과 비통의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피해자 가족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심리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조심스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집단 트라우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매정한 이야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희생자를 애도하고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는 마음이, 막연한 무기력증과 뒤섞여서는 안된다.슬픔과 아픔은 온몸으로 나누되, 그들이 하루라도 더빨리 상처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국민들이 힘이 돼줘야 한다.한 희생자의 부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이 나를 버렸다. 그래서 나도 대한민국을 버리려 한다'는 말을 했다. 누가 이 말을 반박할 수 있을까. 이 내용을 접한 사람들은 공감과 더불어 재난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흡한 아니 사실상 방치하다시피 한 허점투성이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왜곡된 속보 경쟁에 매달려 부정확하고 자극적인 내용 전달, 예의를 벗어난 취재행태 등으로 피해자 가족뿐 아니라 국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언론 역시 겸허한 반성이 필요하다.슬픔을 추스르기에는 아직 시간이 이르다. 하지만 마냥 슬퍼만 하는 것은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도리가 아닐 수도 있다. 자신의 자리에서 각자 조금씩 힘을 내는 것이 어쩌면 절망에 빠진 희생자 가족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쉽고도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4-04-29 최규원

아동방임, 더 이상 방치 안된다

'세월호'가 주요 현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세인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사건·사고가 적지 않다. 뒤처리가 결코 흐지부지 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가 '인천 쓰레기 더미 속 4남매 사건'이다. 코를 찌르는 악취와 온갖 썩은 오물이 뒤덮인 집안에서 유치원생에서 고등학생까지의 4남매가 수년간 방치됐던 이 사건은 아동방임 실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방임은 아동학대 유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그러나 '울산·칠곡 계모사건'처럼 학대 사건에 가려져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지 못했다. 학대와 달리 외부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 특성이 큰 탓이다. 그런 측면에서 학대 보다 오히려 더 큰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게 방임이다.방임이 지속되면 상당수가 정서적·신체적 가해 등 2차적인 중복학대로 이어지면서 극단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최근 발간한 '2012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를 보면, 2012년 학대로 숨진 아이는 모두 10명. 이 중 8명은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이 방임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3명은 방임만으로 사망에 이르렀고, 방임에 신체·정서학대 등이 합쳐진 '중복학대'로 숨진 아이가 5명이었다.'울산·칠곡 계모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아동학대 방지 대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대책은 아동의 신체를 가해하는 행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방임은 관심 밖이었다. 심지어 오는 9월 시행에 들어갈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도 방임과 관련한 별다른 내용은 없다고 한다.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아동보호기관 관계자들이 방임에 대한 내용을 강화하라는 의견을 냈지만, 정작 법안에는 이런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대와 달리 사회적 관심을 끌지 못하는 방임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준 씁쓸한 단면이다.이 시점에서 아동복지 선진국의 사례는 우리가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아동복지협회는 아동 방임을 ▲부적절한 음식 ▲부적절한 옷차림 ▲부적절한 의료적보호 14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정리하고 있다. 각 유형별 사례도 매우 구체적이다. 이를테면 '부적절한 옷차림'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거나 단추가 떨어져 있는 경우, 겨울에 따뜻한 옷을 입지 않고 있는 경우다. 아이의 숙제를 봐주지 않는 경우와 술자리에 아이를 데려가는 것도 방임유형으로 정의하고 있다.'세월호' 처럼 대형 사건·사고가 터지면 뒤늦게 문제점과 대책을 찾아 허둥대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 아동방임, 더 이상 방치해둬서는 안된다./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4-04-27 김도현

'요즈마펀드'외면당하는 영세 기업

'세월호 침몰사고'로 전 세계인들이 비통에 빠져있는 가운데 잠시 국내 경제 얘기를 해볼까 한다. 올해 1/4분기 상당수 경제지표들이 긍정적 성과를 그리며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깊숙이 속을 들여다보면 밝은 전망만은 아니다. 왜냐면 중소기업들이 여전히 자금난에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자금 여건이 취약한 기업들이 모여있는 경기북부지역은 그 정도가 심하다.지역 기업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자금난의 주요 원인은 변할 줄 모르는 정부기관과 금융권의 대출 관행에서 찾을 수 있다. 기업에 자금을 대는 정부 공공기관이나 은행권은 한마디로 '차별 아닌 차별'로 중소기업을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우선 대출시 가장 중요한 신용 측면을 따져보자. 기업을 상대로 자금을 융자하는 한 공공기관은 회사 대표의 주택 보유 여부를 따져 무주택자는 신용등급을 2단계나 강등시킨다. 집 없는 대표는 기업 신용대출에서도 설움을 당한다. 사설 보증기관도 중소기업을 홀대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자이행 보험서의 경우 신용이 부족한 기업에는 리스크를 우려, 보험서 발행을 꺼리고 있다. 기관 자체 신용평가 기준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용이 부족한 기업이란 결국 자금력이 없는 기업을 말하고 있다.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생산품 납품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보증기관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시중 은행들은 대출이자에 매우 민감해 이자율이 요동을 친다. 자금시장에 약간의 이상변동이 감지되면 기업 재평가 작업에 들어간다. 그리고는 대출이자를 높인다. 대출이자는 부채비율과도 직결된다. 은행은 기업의 부채비율이 오르면 오른 부채비율만큼 다시 금리를 올린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이러한 자금악순환을 겪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채 비율이 자본금 대비 차입금으로 산출돼 10억원의 자본금으로 창업한 기업인이 30억원을 은행에서 빌리면 부채 비율이 300%가 된다. 이는 기술력 하나만을 믿고 창업한 기업인에게는 버텨내기 힘든 악조건으로 작용한다. 어렵게 자본을 끌어들여 세운 기업이 운전자금을 마련못해 문을 닫는 일이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올해 초 경제개혁 3개년 계획 발표때 이슈로 떠올랐던 '요즈마펀드'가 우리나라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정부의 돈을 받는 창업투자회사들의 투자 성향이 바뀌어야 한다. 창업투자회사라면 창업인의 기술력과 사업력 등 미래 성장가치가 투자 기준의 일순위가 돼야 마땅하나 실상은 투자금 회수에 치중하다 보니 자금력있는 기업에 자금이 몰리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이처럼 창투사들이 기업 재무제표에만 매달리다보니 벤처기업이나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투자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4-04-22 최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