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인천시교육청의 두 잣대

인천시교육청이 최근 처리한 두 가지 사안을 지켜보면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하나는 최근 단행했다가 일부 철회한 진로진학상담 교사 인사요, 또 하나는 무더기 탈락사태를 초래한 올해 일반계 고입 전형이다. 두 사안 모두 본인들이 희망한 학교를 배정받지 못하면서 불거진 일인데, 인천시교육청의 대처는 극명하게 엇갈렸다.인천시교육청은 지난 14일 단행한 인천공립학교 교원 인사 가운데 일부 진로진학상담 교사의 인사를 철회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진로진학상담 교사들은 지난해까지는 희망하는 학교를 대부분 배정받았지만, 올해는 일부 교사들이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지 못했다. 원치 않은 학교를 배정받은 교사들이 불만을 제기하자 인천시교육청이 한 발 물러선 것이다. 2010학년도부터 도입한 진로진학상담 교사의 인사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빈자리가 많다보니 별다른 잡음이 없었지만, 이제는 교사가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기존 학교에 배치됐던 교사들이 다른 학교로 옮기길 희망하면서 빚어진 결과였다.인사에 불만을 제기한 진로진학상담 교사들의 주장을 정리하면 대략 이렇다. 과거와 달리 자신이 희망한 학교로 배정받지 못하는 교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천시교육청이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끔 교사들한테 충분하게 사전설명을 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500여명의 무더기 탈락사태를 예견하고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올해 인천지역 일반계 고입 전형과 유사한 점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일부지만 교사들은 구제를 받았고, 학생들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인천시교육청이 뒤늦게 공개한 '2014학년도 후기 평준화 고교 탈락자 진학현황'을 보면, 일반고에 응시했다가 떨어진 437명이 특성화고로 진학했다. 계열을 바꾸고 싶지 않았던 학생 37명은 집과 멀리 떨어진 영종·강화 등 특수지역으로 진학했다. 17명은 광명이나 부천 지역의 평생교육시설 등으로 떠났다. 14명은 공교육을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보겠다고 했고, 7명은 유학길에 오르겠다고 한다.일부 진로진학상담 교사들의 인사를 철회한 것에 대해 인천시교육청은 "좀 더 합리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기준을 찾으려다 보니 불가피하게 인사를 정정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일반고 전형은 개인의 적성과 희망 등은 무시하고 '성적'으로만 진행했는데, 그렇다면 그것은 '좀 더 합리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기준'이었는지 되묻고 싶다. 목청껏 소리를 낸 교사들은 구제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침묵으로 일관한 수백여명의 학생은 애써 외면하는 게 교육당국의 참모습은 아닐 것이다./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4-02-25 김도현

희망의 봄

2010년 10월 이후 중단됐던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됐다.지난 20일 1차 상봉단을 시작으로 23일 2차상봉까지 온갖 우여곡절끝에 60년간 남과 북으로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부둥켜 안고 반가움과 기쁨의 눈물을 흘릴수 있는 자리가 이뤄진 것이다.정말 기쁜일이 아닐 수 없지만 반세기 넘는 시간동안 그리움에 사무쳐야 했던, 또 기다림속에 생을 마감해야 했던 지난 날을 생각하며 서러운 눈물을 흘리는 상봉자들을 보니 가슴이 저렸다.앞서 지난 16일 밤엔 뜻밖의 사고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 타바에서 한국인이 탑승한 관광버스를 상대로 폭탄테러가 발생해 우리 국민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했다.여행위험지역에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채 여행을 한 여행사와 여행객들의 부주의가 사고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있지만 우리 국민들의 피해가 발생한 점은 분명 안타까운 일임에 틀림없다.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새도 없이 바로 다음날 17일 밤에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이 붕괴해 부산외국어대 신입생과 재학생 등 100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인재(人災)가 또 벌어졌다.기다리고 기다리던 대학 입학을 목전에 두고 스무살도 되지 않은 청춘들의 생이 불과 몇초만에 지고 말았다.설레는 맘에 즐거워야했던 신입생 환영회는 순식간에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바뀌었다.현재 경찰이 사고 조사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지만 결국 지붕 상판패널의 부실한 시공이나 사후 관리가 붕괴 참사의 직·간접적 원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또 하나의 인재임이 드러나 온 국민들에 충격을 주고 있다.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23일 폐막했다. 우리 국민 뿐만 아니고 전세계인들은 올림픽에 열광하며 때론 환호했고 때론 좌절과 분노를 삼켜야 했다.승부가 판가름 나는 경기이다 보니 메달색을 놓고 전 세계 사람들은 울고 웃었다.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피와 땀을 흘리며 인내해 온 우리 선수들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하지만 이제는 다 끝난 일. 편파판정에 불운까지 겹친 선수들을 보며 온 국민이 마음 아파했지만 경기내내 뿌듯한 순간이 더욱 많았다는 점에 위안을 삼아야 한다.지난 한주동안 정말 다사다난했다. 흔히 연말에 하는 말이 어떻게 지금 이순간에 딱 어울리는지 답답하다.겨울이 다 지난 듯하다. 이제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눈앞에 와있다. 무거운 마음을 다 털어내고 이제는 밝은 희망을 볼 때가 됐다./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4-02-23 이성철

위안부 할머니에게 보내는 응원 편지

2014년은 세계 1차 대전(1914~1918)이 발발한 지 꼭 '100주년이 되는 해'다.이에 '2014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 조직위는 전쟁의 위험과 그 파괴적인 결과에 대해 인류에 경고하기 위한 특별 기획전을 마련했다. 세계대전을 다룬 '자크 타르디전'과 여성에게 가해진 폭력과 불평 등에 관한 '길에서, 그녀가 만나다' 등의 기획전들이 전쟁으로 인한 인류의 부조리를 집중 조명했다.한국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주제로 한 한국만화기획전(展) '지지 않는 꽃'을 앙굴렘축제에서 선보였다. 전세계에 위안부 문제를 알리며 현재까지도 사과하지 않는 일본의 잘못된 역사관을 만화로 질타, 세계인들과 소통해 뜨거운 성원을 받았다.유독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과해야할 당사자인 일본만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국만화기획전 '지지 않는 꽃' 관련 기자회견을 중단토록 전방위적인 로비를 해 무산시켰다. 또 앙굴렘축제 공식 전시 프로그램에 계획된 전시를 하지 못하도록 앙굴렘축제조직위에 압력(?)를 행사하다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축제에 마련된 일본만화 부스를 무단 철수하는 결례를 하기도 했다.한국 전통의 화선지에 수묵채색 기법으로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로 동원돼 상상할 수 없는 고초를 겪는 소녀의 일대기를 장엄하게 그려 낸 '나비의 노래'(그림·김광성, 글·정기영)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눈시울을 절로 붉히게 만드는 등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렸던 것이다.전시장 한편에 세워진 '소원줄' 벽에는 전 세계인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전하는 응원메시지가 모여 만들어질 정도여서 전세계 언론이 주목했다.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 50여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평균 나이가 88세의 고령으로, 대부분 거동이 어렵거나 병원에 입원중이다.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이 같은 절실함에 18일부터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을 시작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다룬 한국만화기획전 '지지 않는 꽃'이 전국 순회 앙코르전이란 대장정에 나선다. 이 전시회에 가능한 많은 분들이 관람해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대한민국의 의지를 전세계에 보여줄 수 있길 기대한다. '소원줄' 벽에 자녀들과 함께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응원메시지를 남겨보는 건 얼떨까!/전상천 지역사회부 차장

2014-02-18 전상천

순수성 되살린 사람들면 됐으면…

얼마 전 인사에서 편집국 지역사회부로 발령났다. 지역사회부는 내근부서다. 기자생활 13년간 주로 출입처를 맡아 취재와 기사작성을 하는 외근업무를 해왔던 터라 처음에는 다소 낯설었다. 또 하루종일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해 지루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지루해 할 틈이 없이 바쁜 부서다.지역사회부는 경기도내 30개 시군을 담당한다. 본사권인 수원시를 제외한 30개 시군의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전 분야에 걸친 기사를 받아 본사 각 부서에 배분하고, 또 주요 기사를 중심으로 지면을 제작한다.또 사람들면을 제작한다. 사람들면은 도내 각 기관과 단체, 개인 등의 경조사는 물론 행사, 미담 등의 이야기를 발굴해 싣는 면이다. 전체 지면 중 가장 많은 개수의 기사가 들어가는 면이고, 전통적으로 독자층이 가장 두터운 면이기도 하다.사람들면의 기사 한 줄로, 수십~수백~수천만원의 성금이 모이기도 하고, 신문에 '나' 또는 내가 속한 단체, 기관, 동호회가 소개돼 즐거워 하기도 한다. 또 개인 또는 기관, 단체의 선행과 미담이 주를 이루는 면으로 사회적 문제나 정치성이 배제된 가장 순수한 면이기도 하다.하지만 최근들어 기관을 중심으로 사람들면의 활용이 다소 왜곡돼 가는 것 같다. 사람들면을 담당한지 한 달이 채 안 됐지만, 기관명만 보면 무슨 기사인지 다 알 수 있다.현재 도내 일선 소방서들의 핫 아이템은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자정결의대회'이다. 일선 경찰서는 모두가 '강압적 졸업문화 개선을 위한 캠페인'에 주력하고 있다. 또 도내 전 학교에서는 저마다 이색졸업식을 한다고 난리다. 소방서, 경찰서, 학교발 각각의 기사는 모두가 같은 내용이다.경험상 정부 또는 상급기관의 정책과 방침에 맞춰 기관별로 똑같은 행사를 개최하고, 보도자료를 생산해 출입기자에게 보도를 요청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신문보도를 통해 정부나 상급기관의 정책에 맞춘 행사를 개최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아쉽다. 행사 내용도, 참석 대상도 모두가 똑같다. 때문에 보여주기식 자정결의를 하는 것 같고, 캠페인을 하는 것만 같다. 같은 정책과 방침이라도 소방·경찰서별 또는 학교·지역별 특성을 고려하고 감안한, 또 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진실한 행사나 캠페인이 아닌 것 같아 아쉽다.사람들면의 주 고객(?)들이 당초의 순수성을 되살려줬으면 좋겠다./김대현 지역사회부 차장

2014-02-17 김대현

에어바운스 사고와 안전 불감증

지난달 18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 내 어린이 놀이시설 키즈파크에서 에어바운스가 왼쪽으로 기울어지는 일이 발생해 인천 모 초등학교 2학년 A(9)군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에어바운스에서 놀다 변을 당한 아이는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경찰은 A군 사망 원인을 질식사로 보고 있다. 함께 놀던 아이들에게 깔려 숨을 쉬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그날 저녁 집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던 아내가 대뜸 말했다. "송도컨벤시아 키즈파크에서 사고 났네!" 인터넷에서 사고 기사를 본 것이다.남의 일 같지 않았다. 이날 9살, 7살짜리 두 아들과 함께 송도컨벤시아 키즈파크에 놀러 가려 했었다. 아내에게 일이 생기는 바람에 키즈파크에 놀러 가는 계획을 취소하게 됐고 가족 나들이도 무산되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같은 나이의 사내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 입장에서 가슴이 아렸다. 하마터면 A군이 아닌 내 아이가 사고를 당할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어린아이들은 키즈파크를 무척 좋아한다. 애들은 키즈파크를 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뛰어놀곤 했다.'안전요원이 신속하게 조치를 취했다면 그 아이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까움을 넘어 화까지 치밀었다.이번 일이 있기 전에도 여러 차례 안전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특히 키즈파크 운영 업체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예견된 인재(人災)'라는 비난까지 나온다.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업체 대표와 안전관리 책임자를 입건했다. 또 송도컨벤시아를 운영하고 있는 인천도시공사가 키즈파크 업체로부터 VIP 무료초대권 수백 장을 받은 점, 업체가 한 달 넘게 무허가로 키즈파크를 운영한 점에 주목, 도시공사와 업체간 유착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관련자들의 죄 유무와 경중은 법원에서 가려지겠지만, 어쨌든 숨진 A군이 살아 돌아오지는 못한다.사람들은 신문, 방송,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수많은 뉴스를 접한다. 하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 놀이시설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이 한두 번인가.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학원이나 유치원에서 단체로 놀이시설 또는 수영장에 놀러 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면 '혹시 내 아이가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앞으로는 어른들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또 다른 아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놀이시설 운영자들은 안전을 최우선시해야 한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4-02-12 목동훈

'돈 냄새 공천' 방치할 건가

여야 각 정당에는 광역자치단체별로 시·도당이라는 게 있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없는 일반 국민들은 생소할지 모르지만, 중앙과 지방의 하부조직을 연결하는 아주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그 자리는 정당별로 신망있는 원내외 당협(당원협의회) 위원장이 맡아 광역단위의 정책을 조율해 중앙정치권에 반영시키고, 중앙에서는 그런 조직을 활용해 정당의 뿌리를 굳건히 내리게 한다. 선수(정치인)들 사이에선 도당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특히 지방선거가 있을 때는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헤게모니 싸움 또한 치열한 게 지방정당의 메커니즘이다.그런 면에서 경기도는 전국에서 인구도 가장 많고, 국회의원 수도 많기 때문에 정치 야심가라면 누구나 도당의 권력에 군침을 삼키기 일쑤다.그러나 새누리당 경기도당 자리는 현재 특정 세력에 의해 6개월째 '수장'을 뽑지 못하고 빈 자리로 방치되고 있다. 지난해 8월 고희선 전 의원의 별세로 공석이 된 경기도당은 아직 후임자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당헌·당규상으론 궐위이후 40일이내에 새 위원장을 선출하게 돼 있다. 그러나 중앙당 홍문종 사무총장이 후임자 인선을 계속 미루면서 숱한 뒷말만 양산한 채 문제투성이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이라면 지금 도당은 오는 6·4지방선거를 겨냥, 경기도지사와 일선 시군의 정책과 공약도 다듬어야 하고, 대선이후 멀어져간 조직도 아우르는 등 촘촘한 선거 대응에 나서야 할터.'수장'이 없다보니 경기도지사·시장·군수 후보 인선은 물론 지방선거를 앞두고 심각한 수준의 부작용만 초래하고 있다는 소식이다.경기지사 주자군의 경우 4선의 원유철·정병국 의원과 역시 4선 의원을 지낸 김영선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고 현장을 누비고 있으나 중앙에서는 여전히 중진 차출론을 꺼내들면서 김빼기를 하고 있다. '우리편 잘한다'고 해도 시원찮을 판에 우리편 흠집내기에 혈안이다.정당의 허리격인 도당의 관리가 제대로 안되다 보니 일선 선거현장에선 벌써 '돈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는 소문이다.한 입지자는 "벌써 3억원을 족히 썼을 것"이라며 "이러다 '10당 5락'(10억원 쓰면 당선되고, 5억원 쓰면 낙선한다는 속설)의 전설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 놨고, 일부에선 '돈 공천'조짐이 일면서 "'밀당'이 판치는 공천이 될 것 같다"는 해괴한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모두 도당의 관리가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정의종 정치부 차장

2014-02-09 정의종

공약(公約)

6·4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각 후보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방선거에 나설 각 후보들은 출판기념회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자신의 얼굴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일부터 시·도지사 및 교육감 선거에 나설 예비후보자 등록신청이 시작된 상태며, 21일부터는 시·도의원 및 단체장에 도전할 예비후보자 등록신청이 시작된다.각 후보자들은 지방선거에 나서면서 저마다 공약(公約)을 내세우게 된다. 군민과 시민, 구민, 도민 등에게 자신이 당선되면 이런 저런 일들을 이뤄내겠다며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바로 이때 후보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공약이다. 공약은 각 후보자들이 사회 공중(公衆)에게 어떤 일을 실행할 것을 약속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가만히 지켜보다 보면 지키지 못할, 지킬 수도 없는 공약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구의원이나 시의원에 도전하면서도 정부와 국회의원들이나 할 수 있는 공약을 남발하는 경우도 많다.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심사일 게다. 장밋빛 공약을 먼저 내세우고 나중에 안 되면 그만이라는 식의 공약…. 말 그대로 헛된 약속인 공약(空約)이다.지금 대통령 선거 당시의 공약은 집권 후 청와대와 여당인 새누리당의 최대 아킬레스 건이 되고 있다. 야당은 약속했던 기초선거 정당공천권을 폐지하자고 밀어붙이는 반면, 새누리당은 공천권 유지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최근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최근 집권 1년을 맞은 박근혜 정부의 공약이행 성적표를 공개했다. 박 정부가 대선에서 내걸었던 지역(시·도) 핵심 공약 중 50%가량이 파기, 후퇴, 지연된 상태로 추진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과 박 후보가 약속했던 시·도별 지역공약 121개(핵심공약 106개+세부공약 15개) 중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 등 60개가 파기, 후퇴, 지연된 상태란 지적이다. 점수로 환산한다면 100점 만점에 50점 수준이다. 기초노령연금이 그렇고 기초선거 정당공천권 폐지 문제도 대선 당시 약속했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물론 새누리당은 이에 대해 출범한 지 만 1년도 안 된 정부의 공약평가에 대해 대통령을 흠집내고 정치공세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맞공세를 펼치고 있다.그럼에도 대선 당시의 공약 이행상태를 보며 허탈감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이번 6·4 지방선거에서는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자들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권자들도 공약(空約)을 남발하는 후보자들을 걸러내는 현명한 판단이 중요하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자./김신태 문화부 차장

2014-02-05 김신태

인천 고교전형 과정 공개해야

최근 고교 배정을 통보받은 인천지역 중학교 3학년 졸업예정자 가운데 500여 명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이들은 일반계 고교 진학을 희망했지만,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특성화고교로 배정받았거나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섬지역 등 특수지역 일반계 고교를 선택해야만 했다.일반계 고교 진학을 희망하다 탈락해 특성화고 등으로 배정받은 학생들의 선정 기준은 '성적'이었다고 한다. 일반계 고교의 경우 추첨에 의해 학교를 배정받는 게 상식화된 지금 과거의 '성적' 기준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특성화고 대신 일반계 고교로 진학하기를 희망했을 때는 장래희망이나 특기, 적성 등 여러 요인을 감안했을 것으로 미뤄 짐작한다. 그런데 거두절미하고 '성적'을 잣대로 일반계고 전형을 진행했다면 고교평준화 정책에도 반하는 심각한 문제다.대학 입시철이면 인천의 저조한 성적표가 집중 부각되면서 특히 시교육청을 향한 질타가 쏟아지는게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성적' 전형을 진행한 배경이 혹시 인천의 저조한 성적표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은 아니었는지 의심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성화고에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의 하위권 학생들이 일반계 고교로 유입되며 전반적인 고교 학력 저하의 원인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었다. 이제는 특성화고에 떨어지고 갈 곳 없는 학생들도 일반계 고교에 갈 수 있다는 학부모와 중학교의 인식이 깨지는 것은 긍정적 측면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반적인 고교학력 저하의 원인을 중학교 성적이 낮은 일부 학생이 일반계 고교에 진학한 것에서 찾는 듯한 안이하고 무책임한 인식이다.올해 인천지역 일반계 고교 전형 결과는 교육당국의 안이한 인식이 불러온 예견된 재앙이라고 본다. 무려 500명이 넘는 학생들이 특성화고 진학을 기피하면서 정원미달 사태를 불렀고, 이는 일반계 고교 지망학생의 무더기 탈락이라는 연쇄반응을 유발했다. 이런 추세를 사전에 파악해 진로교육을 강화하든가 일반계 고교 정원을 확대하든가 했어야 했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면 '성적' 외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납득하고 동의할 수 있는 일반계 고교 진학기준을 마련했어야 한다. 특성화고 진학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올해처럼 '성적'을 기준으로만 고입 전형을 실시한다면 그것은 고교 입시 부활과 다를 바 없다.시교육청은 올해 일반계 고교 전형의 전 과정을 공개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피해학생들을 최대한 구제할 수 있는 대책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 어물쩍 넘어가려하거나 일반계 고교 진학에 탈락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집단으로 문제 제기할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된다. 재발방지 차원에서도 필요한 조치다./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4-02-03 김도현

소비의 시대

요즘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이 확산되면서 젊은층 사이에서 이른바 '해외직구(직접구매)'가 유행이다.어린 아이들이 학교 앞 문방구나 가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처럼 가정주부나 직장인 할 것 없이 시간날 때마다 온라인 해외 직구 사이트에 접속해 사고 싶은 물건을 검색하는데 열중한다.온라인을 통한 '해외직구'는 가전제품과 의류·가방 등은 물론 유아용품·비타민 등 건강식품까지 구매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바야흐로 쇼핑에도 온라인을 타고 국경을 넘어 신자유주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셈이다.해외직구는 이미 젊은층에게 대세다. 전세계 유통망이 인터넷을 통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어 국외 소비를 막을 방도는 없다. 클릭 몇 번이면 원하는 물건을 싼 값으로 사서 며칠 안에 받아볼 수 있다. 소비자로선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소비행위를 선택하게 마련이다.해외여행에 외국 온라인 쇼핑을 통한 직구까지 확산되면서 국외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외 소비 지출은 6조4천938억원으로 분기별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와 함께 옷과 가방·화장품 등 고가 해외 브랜드 상품을 백화점보다 싸게 살 수 있는 병행수입도 유통업계 판도를 바꾸는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최근 해외 고가품의 가격거품 논쟁과 함께 병행수입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병행수입 시장 규모가 한해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정부는 제조사가 아닌 현지의 대형 할인점이나 도매상·인터넷쇼핑몰 등에서 물건을 대량 구입하는 병행수입을 활성화하기로 하고 3월께 병행수입 물품의 수입경로 다변화, 통관인증 기준 완화, A/S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수입부문 경쟁 제고 방안'을 내놓을 전망이다.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지역내 소규모 병행수입 업체도 매출 상승을 기대하면서 보유 브랜드 수와 물량을 늘리며 고객잡기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하지만 해외직구나 병행수입 등으로 인한 국외소비가 늘어날수록 안 그래도 부진한 내수 회복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국내 소비가 활성화될수록 제조업체·자영업자들의 생산 및 매출 증가, 이어 고용창출, 다시 가계소득 증가로 이어지면서 경제는 살아난다.반면 국외소비는 이런 소비의 선순환 구조가 적용되지 않아 국내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국경을 넘나드는 소비의 시대. 개인의 만족도 좋지만 국가 경제를 생각한다면 합리적 소비가 더욱 중요하다./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4-01-29 이성철

신(新) 작심삼일(作心三日)

설이 코앞이다. 설 하면 고향이다, 연휴다, 민족대이동이다 등등 떠오르는 말들이 많다. 그러나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언젠가부터 설 또는 신년이면 가장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말 중 하나가 '작심삼일(作心三日)'이다.작심삼일은 말 그대로 '결심이 사흘을 지나지 못한다'는 우리말 속담과도 같은 사자성어(四字成語)이다.신년이면 누구나 다이어트·외국어공부·금연 등 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이거나, 자기개발 등을 위한 계획을 세운다. 또 가족 또는 지인들의 요구에 등 떠밀려 계획에 동참하기도 한다.대부분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져 작심삼일에 그치고 만다. 누구나 기존 생활의 틀을 깨고, 새롭게 운동을 한다거나 새벽잠을 포기하고 외국어 학원을 다니고, 금연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얼마전 케이블TV에 출연한 한 유명 헬스트레이너가 신(新) 작심삼일을 소개했다. 다이어트와 체력 단련을 중심으로 소개한 이 트레이너의 신 작심삼일법은 계획을 세워 3일간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작심삼일이 깨지는 4일째 되는 날은 망가지라는 것이다. 하루동안은 먹고 싶은 것과 TV보기, 게으름 피우기 등 하고 싶었던 일상을 몰아서 충분히 즐기란 것이다.그리고 다음날부터는 또다시 작심삼일에 돌입하는 것이다. 그렇게 작심삼일과 망가지는 하루를 되풀이하다 보면, 결국 그 생활패턴이 몸에 익고, 다이어트와 운동효과 등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실제 일상생활에서의 운동은 일주일에 2~3회만 해도 충분하다고 입증된지는 오래전이다.이 트레이너는 운동과 상관없는 외국어 공부나 금연 등 다른 계획들도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을수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작심삼일후 좌절하지 말고, 또다시 작심삼일 계획을 세우고, 망가지고를 되풀이하다 보면 모르는 사이에 발전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언뜻 들으면 예전 코미디 프로에서나 소개됐음직한 웃기는 이야기다. 또 TV속에서는 망가진 하루후 다시 작심삼일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반발도 있었다. 그러나 이 트레이너는 "신년 계획을 세울 정도면 본인에게는 절실한 일들일텐데 3일도 못한다면, 결국엔 아무 것도 해낼 수 없다. 딱 3일만 하면 된다"고 말해 다른 출연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충분히 공감가는 이야기다. 자신의 의지를 탓하며 위안을 삼거나, 타인을 조롱하던 말에 불과했던 작심삼일의 새로운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작심삼일만 되풀이하면, 나를 이길 수 있는 것이다. 코앞의 설, 일단 작심삼일에 도전해야겠다./김대현 지역사회부 차장

2014-01-26 김대현

서민들을 위한 지하철

지하철이 처음 생긴 국가는 영국으로, 1863년 런던 지하에 증기기관차가 운행되면서 지하철의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지하철은 기관차의 석탄 냄새와 더러움 때문에 매우 불쾌했다고 한다.영국에 이어 1875년 터키의 이스탄불 메트로가 생겼고, 뒤이어 1896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지하철이 개통됐다. 미국의 경우 1868년에 개통된 고가철도에 이어 1904년에 뉴욕 시에 처음으로 지하철이 개통됐다.한반도에서 지하철이 생긴 것은 오히려 북한이 먼저다. 1961년에 착공된 평양지하철(부흥역~붉은별역)이 1973년 9월에 완공, 개통된 것이다. 서울 시내에는 1968년까지 노면전차가 운영됐으나, 1968년 11월 30일에 운행이 중단돼 철거됐다. 이후 대한민국 최초의 지하철은 서울시 지하철 1호선 서울역~청량리 7.8㎞ 구간으로, 1971년 4월 12일 공사가 시작돼 1974년 8월 15일 개통하게 됐다. 세계 최초 지하철 개통 이후 약 110년 만의 일이다.지하철은 누가 뭐래도 서민들의 발이다. 그만큼 지하철에 담긴 애환도 많다. 자동차로 꽉 막히는 러시아워에 지하철은 가장 안전하고 빠르게 사람들을 이동시켜 준다. 반면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은 매일아침 짐짝처럼 떠밀려 숨쉬기조차 힘든 상황에 처하기도 하고, 여성이나 노약자들은 성추행, 자리 양보 등의 문제 때문에 불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 잡상인들은 이동의 목적이 아닌 생계의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안타깝게도 생을 마감하는 방법으로 지하철 역을 찾기도 한다.요즘에 지하철(역)은 부동산 입지 조건의 가장 큰 요소로 자리매김하며 지하철을 둘러싼 주민들간의 신경전도 대단하다. 단 1m라도 내 집 근처로 지하철역이 들어서야 한다거나, 지하철 역명에 자신들이 사는 동네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며 다툼까지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지하철을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 또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최근 경기도에는 분당선 연장선 3단계 구간(망포~수원역)이 완전 개통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의 혜택을 보게 됐다. 하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무리하게 지하철역 공사를 벌이면서 개인 가옥이 무너질 정도로 재산피해를 입히기도 하고,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외국인들이 전혀 알 수 없는 표지판을 만들어 비웃음을 사기도 한다. 부디 지하철을 만들고 운영하는 주체들이 이런 세심한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써 앞으로도 더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지하철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김선회 사회부 차장

2014-01-21 김선회

인천과 인접도시 행복생활권

행정구역과 상관없이 일상생활을 하느라고 활동하는 범위를 생활권(生活圈)이라고 한다. 특히 광역철도 개통 등 교통과 통신의 발달은 생활권을 확대하고 도시 간 문화적 차이를 해소하는 요인이 됐다.우리나라 지도를 보면 인천은 경기도 김포시·시흥시·부천시와 맞붙어 있다. 김포시는 인천 육지부와 강화도 사이에 낀 지리적 특성 때문에 인천과 같은 생활권으로 볼 수 있다. 인천시내에서 강화도를 가려면 김포를 지나야 한다. 시흥시와 부천시도 도로 하나 사이로 인천과 행정구역이 갈려 있어 사실상 같은 생활권이다. 실제로 인천 부평구민들은 부천 상동에 있는 호수공원을 많이 이용한다. 반면 인천대공원은 부천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다.혹자는 안산시 대부도까지 인천과 동일 생활권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인천시는 경기도 김포시·시흥시·부천시 등 인접 도시와 연계성 있는 '지역 행복 생활권 사업'을 발굴, 공동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인천시가 이들 도시와 상호 협력 또는 공동 시행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고 있는 단계다. 인천시는 이들 인접 도시와 협의를 거쳐 대상 사업을 확정한 뒤, 국비 지원을 신청할 계획이다.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는 다음달까지 행복 생활권 사업을 공모할 예정이다.그렇다면 어떤 사업이 가능할까. 인천시가 구상 중인 사업은 인천과 부천 간 택시 시계외(市界外) 할증 요금제 폐지, 강화군으로 이어지는 김포 관할 도로 공동 관리, 인접 도시 주민들을 위한 인천가족공원 화장장 요금 체계 개선, 경인아라뱃길·인천대공원 활성화 협력 등이다.인천시 남동구와 경기도 시흥시는 '생태자전거둘레길'을 조성하고자 협의를 벌이고 있다. 이는 소래 자전거 대여소에서 소래습지생태공원, 월곶 갯골생태공원, 수인선 월곶역 자전거 대여소까지 연결되는 연장 11㎞의 자전거 둘레길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들 도시는 주민들이 행정구역에 관계없이 소래와 월곶역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반납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행복 생활권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셈이다.수도권 3개 시·도의 11개 기초자치단체로 구성된 '서부수도권행정협의회'도 공동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시와 김포시는 2007년 8월 현안 해결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 이듬해 회의에서 '광역교통 개선' 등 9건의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적도 있다.행복 생활권 사업은 공공시설을 함께 사용하거나 현안에 공동 대응해 중복 투자를 막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인천과 인접 도시 주민들이 시·도 경계를 넘어 '행복'을 공유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목동훈 정치부 차장

2014-01-19 목동훈

정치 농간에 멈춘 지방자치

기자는 지난 2013년 9월 25일자 경인일보 칼럼 '오늘의 창'에서 '정치인이 숨기고 싶은 추석민심'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추석 밥상머리에서 회자되었던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 공천 문제에 대해 말 하기 껄끄러웠던 정치권에 대한 자조섞인 비난의 글이었다. 이보다 앞서 4월 2일엔 여야 대선 후보들의 공약인 기초단위 지방선거의 공천 폐지 문제를 논의할 때가 됐다는 담론을 담아 보도하기도 했다.왜 이런 글을 연거푸 썼을까. 예전에도 그랬듯이, 선거 공약이라는 게 선거가 끝나면 유야무야되는 게 작금의 정치 현실. 더군다나 중앙 정치권에 예속돼 정치인 개개인의 돈과 조직으로 직결되는 기초단위 선거의 공천권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우리 정치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사실들이었기 때문이었다.시계 추를 지난 2012년 12월 대선으로 되돌려 보자.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누구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선거전을 펼쳤다. 단 한 표가 아쉬운 그 순간에 그들은 정치쇄신책이라며 정당공천제 폐지를 들고 나왔고, 온 국민과 철석같이 약속했다. 후보옆에서 '옳소'를 외쳤던 그들이 지금 뒤에서 공천제 폐지의 폐단을 지적하며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이다.1년동안 아무 일 하지 않던 그들이 이제 와서 국회에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해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의 선거제도를 만지고 있다. 내달 4일 도지사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고 지방선거가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인데도 아직 '게임의 룰'도 만들지 못하는 그들이다. 아니, 만들지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게 맞을 법하다. 이를 두고 정치인들 사이에선 '너무 큰 어젠다를 던져 놓고 설거지를 못하는 형국'이라는 인식이 어찌보면 더 정확할 수 있다.그러면서 여야는 서로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고 있다. 가장 주도적으로 동력을 불어넣어야 할 새누리당은 공천제 폐지가 가져올 난맥상을 지적하며, 의회기능의 통폐합을 들고 나와 물타기를 하고 있고, 더 먼저 반대의 깃발을 들었던 민주당은 이제서야 "국민에게 한 약속을 이행하라"면서 지키지 않을 경우 '중대 결심' 운운하며 최후 통첩까지 보내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게임의 룰'이 정해지지 않다 보니 지역에선 더 큰 혼선이 야기되고 있다. 당장 오는 2월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본격 선거전에 뛰어들어야 하지만 공천제가 유지될지, 폐지될지도 모르고 있고, 또 의회가 통합될 것이라는 소문은 있지만,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들의 농간에 풀뿌리 지방자치의 시계는 멈춰버렸다./정의종 정치부 차장

2014-01-14 정의종

스포츠도 경제다

지난해 경기도의 재정난으로 경기도 체육단체들의 예산이 직격탄을 맞았다. 경기도체육회를 비롯 경기도생활체육회·경기도장애인체육회 등 3개 체육단체들은 전년도에 비해 올 예산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30% 가까이 축소됐다. 이런 체육단체들의 예산 감소는 곧바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당장 필요한 선수들의 기자재 구입비가 줄어 선수들이 낡은 장비로 훈련과 경기에 나서야 하고, 일부는 선배들이 남겨놓은 장비를 다시 착용해야 하는 등 전력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0.001초를 줄이기 위해 첨단 장비가 난무하는 전쟁터에서 기본 장비도 착용하지 못하고 나가는 꼴이다. 선수들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도체육회는 예산 확보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중이라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지난해 '무한씽씽' 브랜드로 전국을 알린 경기도생활체육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예산도 모자라 빠듯한 생활을 이어왔지만, 올해는 본예산 13억원이 감소되는 상황을 맞았다. 이는 생활체육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하다. 도생활체육회는 예산 감소에 따른 대책으로 '경기사랑클럽최강전'을 중단하고, 우수공모사업 등을 폐지했다. 경기사랑클럽최강전은 기존 시·군 대항전으로만 열렸던 대회를 과감하게 탈피해 클럽간 경쟁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던 사업이다. 지난해까지 축구·족구·배드민턴·야구 등 4개 종목에서 최강전을 벌였지만, 올해는 이들 사업이 잠정 중단되면서 클럽 경쟁도 막을 내렸다.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35억5천여만원의 예산이 올해는 25억9천여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생활체육과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는 장애인 스포츠 정책에 큰 타격을 줄 것이 자명하다. 기존 사업은 물론 동·하계전국대회 출전비도 부족한 상황이다. 도장애인체육회는 기업과 후견인을 연계해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지만, 요즘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지원해 줄 업체가 나타날지 의문이다. 스포츠는 경제다. 세계 스포츠 2강인 미국과 중국은 현재 경제 대국이다. 예전에는 미국과 러시아·독일 등이 경제적 원천을 바탕으로 세계 스포츠를 주도해 왔다. 그러나 불과 몇년 전부터 신흥 경제 대국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스포츠 강국의 대열로 올라섰다. 중국은 어릴 적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스포츠 정책 만큼은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리 예산이 부족해도 스포츠 인재 육성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아마추어 부문에서 성공한 중국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조만간 프로스포츠도 점령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내 체육인들이 무작정 문화·체육 예산만 줄이는 한국보다 미래 스포츠를 투자하는 중국이 부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신창윤 문화체육부 차장

2014-01-13 신창윤

시티폰과 정부 정책 실패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한 케이블채널의 드라마에 등장해 향수를 일으키게 한 제품이 있다. 바로 '시티폰(CT-2)'이다. 스마트폰 중독을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는 현 시대의 청소년들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시티폰'을 말하는 것은 다소 생뚱맞은 이야기일 수도 있다.하지만 '시티폰'은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실패의 한 사례로 남아있다. 성급하고도 시대의 조류를 잃지 못해 수년 만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고서 포기한 정책이다.1997년 한국통신이 출시한 시티폰은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삐삐(무선호출기)'를 보완하기 위한 제품이었다. 당시 수신만 가능했던 '삐삐'의 음성메시지를 확인하고 연락할 수 있었던 방법은 집이 아니라면 '공중전화'뿐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시티폰'이지만 이 역시 '수신'이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가졌다. 발신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도시 곳곳에 설치된 공중전화기(무선중계기)의 반경 200m 이내에서만 발신이 가능했다. '시티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공중전화를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결정적으로 '시티폰'이 단명에 그친 것은 같은 해 등장한 PCS(개인휴대통신)폰에 밀린 것이다. 수신과 발신이 동시에 가능한 PCS폰의 폭발적인 보급으로 시티폰 가입자는 급감했고 수익성은 떨어졌다. 한때 7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던 '시티폰'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를 기록한 끝에 사업 시작 몇 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리고 한국통신은 시티폰 사업을 인수, 수천억원의 부채를 떠안아야 했다.선진국에서도 이미 실패한 서비스를, 그것도 성능이 월등한 PCS사업자 선정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시티폰 사업을 허가해 준 정부에 대한 정책실패란 지적이다.대표적인 공기업들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보금자리로, 한국수자원공사는 4대강 공사, 석유공사·광물자원공사 등은 해외자원 개발을 이유로 정부 대신 막대한 금액의 부채를 책임져야 했다. 이런 사실은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공공기관의 정상화를 언급하면서 "기업만의 잘못이 아니라 정부정책을 떠맡아서 부채가 늘어난 부분도 있다"고 인정한 부분이다.그동안 정부는 때마다 수많은 정책을 발표해 왔지만 서민들은 체감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 발표한 국정운영 방침이 제대로 지켜지기를 바라는 대목이다. 이번에는 정부 정책이 반드시 성공, 서민들의 주름진 삶을 조금이나마 보듬어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다시는 정부정책의 실패를, 그 실패를 다른 이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책임지는 모습이 보고 싶다./김신태 지역사회부 차장

2014-01-08 김신태

새해의 다짐… 내 양심은 안녕한가?

지난주 해가 바뀐다고 해서 무척 오랜만에 인파 속에 파묻혔다. 교통지옥을 피하기 위해 집에서 가까운 인천 정서진 해넘이 축제장을 찾았다. 본 행사격인 일몰 시각이 훨씬 지난 뒤 도착했지만, 도로를 빈틈없이 채운 차량의 홍수부터 맞닥뜨렸다. 줄잡아 1㎞를 넘는 거리를 걸어 도착해 보니 역시 인산인해. 축제장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공연이 한창이었지만, 돌아갈 걱정부터 앞섰다.개미보다 조금 크게 보이는 출연진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볼 요량으로 객석을 헤집고 앞으로 나아갔다. 이 정도면 됐다싶어 일어서서 공연을 지켜보던 한 무리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때였다. '앞에 서 계시는 분들 앉아주세요. 무대가 가려져요.' 아차! 싶었다. 무대를 향해 계단식으로 좌석이 마련돼 있는데다, 일어서서 공연을 보는 이들이 많아 무심코 따라한 행동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까지 함께 있었던 터라 내 무릎은 저절로 바닥을 향했다. 그리고 나선 함께 서 있었던 이들을 둘러봤다. 웬걸,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다시 일어나기도 그렇고, 왠지 모를 민망함에 그 자리를 떴다.평소에도 혼자 머쓱해지는 경험을 자주 한다. 단속경찰관이 없거나 무인단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은 교통신호등 앞에서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개발이 진행중인 지역으로, 차량 통행과 횡단보도 이용자가 한산한 도로가 곳곳에 있다. 낮에도 더러 있지만, 어둠이 깔린 이후에는 교통신호를 지키는 운전자만 머쓱해 지는 광경이 쉴새없이 펼쳐진다. 모든 운전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교통신호를 무시하라는 압력은 갖가지 형태로 표출된다. 경적을 울리는 것은 기본,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없는 갓길을 만들면서까지 기어코 신호를 무시하고 만다. 날 비웃기라도 하듯.1990년대 초·중반, '양심 냉장고(?)'라는 연예프로그램이 있었다. 차량통행이 한산한 새벽 시간대 교통신호를 지키는 운전자 등을 찾아내 '양심' 선물을 증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감동과 함께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도 마련해 줬다. 그때부터 강산이 2번 정도 바뀌었다. 안따깝지만 도로 위 사정은 나아지지 않은 것 같다. 그 사이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서는 등 이른바 '국격'이 높아졌지만(?)…. '양심~'시리즈라도 다시 한번 더 해야 좀 나아지려나?인천은 국제도시로 나아가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과 세계은행 한국사무소가 송도에 입주하는 등 유엔 산하기구및 국제기구 사무소도 꽤 자리하고 있다. 올해는 아시안게임도 열린다. '국격'이나 '국제도시'는 거대한 인공구조물이나 거창하고 요란한 구호만으로 성취할 수 없는 지향점이다.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의식부터 자리잡아야 한다. 새해 다짐으로 '내 양심은 안녕한가?'를 제안해 본다./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4-01-05 김도현

온고지신(溫故知新)

한해가 지고 새로운 한해가 시작했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 새로운 정부 출범과 함께 각 분야에서 갈등과 상생이 교차하며 숨가쁘게 달려온 듯하다.특히 경제계는 갈등을 치유하고 상생을 도모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한해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사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새정부의 경제정책은 경제계 구성원들간 큰 무리없이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에 중요한 의미를 더하고 있다.하지만 정작 1년간의 성과를 따져보면 그다지 만족할 만한, 칭찬받을 만한 성적표를 받을 수는 없는 분위기도 사실이다.새정부는 국가 경제의 큰틀이자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기업활동을 돕기 위해 '손톱밑가시 뽑기'라는 경제정책을 내놨다.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손톱 밑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가시 때문에 금강산 구경을 가자고 해도 다 흥미가 없는 것'이라며 규제의 철폐를 수차례 강조했고, 경제관료들은 '이번 기회에 털고 갈 것은 다 털고 가자는 취지로 규제를 대폭 풀겠다'며 손톱밑 가시뽑기의 정책적 실행 의지를 천명했다.부정부패와 부조리 척결, 경제 활성화와 상생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는 충만했다. 정치권과 사회구성원들 모두 최우선의 시대적 과제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기업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자는 데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1년도 채 안된 지금의 상황은 처음 기대했던 바와 영 딴판이다.전국적으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접수하는 손톱밑가시 뽑기 센터가 들어서고 경기도에도 지방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 지역본부에 접수창구가 마련됐다.그런데 이들 기관에서 손톱밑가시 뽑기 실적이라고 내놓은 성과는 사실상 없다.경기도의 경우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와 경기지방중소기업청에 올 한해 접수된 손톱밑 가시 민원은 100여건. 전국 1천300여건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이중 상반기에 접수된 민원 20여건 중 해결책이 제시된 사안은 단 한건도 없다.지역내 중소기업인들은 한결같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민원 접수만 받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 '기업현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현실적인 문제를 살펴본 적이 있냐' 등. 이제 또다른 정책을 내놓기에 앞서 지금의 정책에 대한 실효를 면밀히 살펴볼 일이 먼저다. 정부와 지자체, 유관기관의 역할은 해가 바뀐다고 새로울 것이 없다. 늘 해오던 것을 새해에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다. 새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새겨야 한다./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3-12-31 이성철

연말은 바쁘다

연말, 경인일보 편집국 데스크도, 국회도 바쁘다. 경인일보 편집국은 매년 연말이면 신년맞이 준비로 분주하다. 여느 신문사도 마찬가지겠지만, 연말이면 신년부터 새롭게 구성할 지면 방향과 부서별 새로운 연중기획, 신규 필진 구성 등을 해야 한다. 또 새해의 의미를 찾고 독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1월1일자 신문도 준비해야 한다.특히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있어 더욱 바쁘다. 신년호에 경기·인천지역 전체 출마 예정자들을 소개하기로 했고, 유권자들의 선호도와 정치 성향 등을 분석한 여론조사 결과도 싣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경인일보 연말은 수개월전부터 계획과 준비를 해야 한다. 담당 부서간 또는 별도로 구성된 TF팀원간 수십여차례의 협의를 거쳐 신년 계획을 확정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계획은 '데스크회의'의 승인을 받게 된다. 편집국장을 비롯 각 부서의 장으로 구성된 데스크회의에서는 부서 또는 TF팀에서 짠 계획을 심의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 이후 담당 부서와 전담 기자가 정해진다.그러나 데스크는 바쁘다. 연말뿐 아니라 내내 바쁘다. 데스크회의는 매일 오전이면 취재 계획을 세우고, 오후에는 기사와 뉴스를 체크해 비중을 논의하고, 기사의 크기와 제목 등을 결정해야 한다. 또 전체 기사를 수정해야 한다. 이처럼 바쁘기 때문에 신년호 결정이 간혹 늦어지곤 한다. 올해의 경우 신년호에 싣기로 했던 지방선거 관련 여론조사가 공동 진행하기로 했던 모 언론사와의 조율이 늦어졌고, 뒤늦게 단독 실시가 결정돼 질문지 제작 등이 다소 늦어졌다. 급박한 순간이었지만, 그동안의 노하우와 전문기관의 도움으로 무리없이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1월2일자 신년호 게재에 무리없이 결과도 받기로 했다.그러나 선거는 다르다. 국회도 물론 바쁘다. 특히 올 연말 국회는 정부의 내년 예산 확정과 국정원개혁특위, 철도 파업 등 해결하고, 협의해야 할 사안이 산적해 있다. 모두가 시급히 결정해야 할 사안임에는 분명하다. 그렇지만 당장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 대한 결정도 급박하다. 선거는 노하우나 전문기관의 도움이나 순간적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고위 공무원 등 정치입문을 준비하는 신인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본인의 소신을 수차례 확인해야 하고, 새로운 정책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정치인은 개인이 아니라 해당 지역 유권자 전체를 대표하기 때문에 모든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 국회가 정당공천제 폐지 등 당장 5개월 앞의 선거에 대한 핵심 사안 결정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정치 신인을 비롯 출마 예정자들의 수년간의 준비와 계획이 시급히, 급박하게 변경돼야 한다면 그 혼란은 유권자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김대현 정치부 차장

2013-12-30 김대현

사랑의 시작은 대화에서부터

코레일의 KTX 수서발 자회사 설립을 놓고 철도노조 측이 '민영화'라고 주장하면서 시작된 철도파업이 17일간의 장기 파업으로 이어지며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정부와 코레일은 절대로 KTX 수서발 자회사 설립이 민영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노조 측과 야당 등이 제시한 민영화 방지를 위한 법제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어 양측의 갈등 양상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경찰은 지난 22일 철도노조 지도부가 이미 빠져나간 사실도 모른 채 언론사 건물에 위치한 민주노총 본부에 강제진입했다 별다른 성과를 못 거둬 일종의 '굴욕'을 당했다. 이날 경찰의 강제 진입은 법원이 민주노총 본부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했음에도 강행됐다는 점, 언론사가 있는 건물에 난입했다는 점 등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더구나 당시 경찰들이 건물에서 커피믹스 두 박스를 들고 나오다 한 시민에 의해 적발됐다는 소식에 대해 일제히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이런 가운데 철도운행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고, 이에 따른 안전사고도 속출하고 있다. 철도파업이 계속된다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됨은 물론 연말 연시를 앞두고 화물대란 때문에 또 한 번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재미있는 것은 일반 시민들의 반응이다. 코레일과 노조 측이 대립각을 세우며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처럼 시민들도 정부와 코레일을 지지하는 편이 있고, 당장의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철도 민영화를 막는 것이 우선이라며 노조 측을 지지하는 시민들로 나뉜다.이런 극한의 대립이 이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결국 서로의 '신뢰' 부족이고 타인의 주장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자신들이 믿고 싶은 정보, 보고 싶은 정보에만 눈과 귀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한 쪽에서 아무리 민영화가 아니라고 주장해도 다른 쪽은 철석같이 민영화라고 믿으며, 한편에선 파업의 목적이 임금 인상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반대편에서는 민영화는 겉포장일 뿐 사실은 귀족노조의 임금인상을 위한 무리한 파업이라고 믿고 있다.오늘은 성탄절이다.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강조하셨다. 남을 사랑하는 것은 남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국민들의 애환이 담긴 철도를 다시 정상궤도에 올리려면 결국은 서로 머리띠를 풀고, 곤봉과 방패를 내려놓고 차 한잔 마시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김선회 사회부 차장

2013-12-24 김선회

책읽는 도시, 인천

'인천, 책 읽는 도시로 가기 위한 창조적 전략'을 주제로 한 포럼이 최근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 다목적실에서 열렸다. 한국근대문학관장, 인천아트플랫폼·한국근대문학관을 설계한 건축사,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대학 교수, 인천의 한 도서관장, 군포시 공무원 등이 발제자로 참석했다.인천문화재단이 '책'을 주제로 포럼을 연 이유는, 인천시가 올해 7월 유네스코의 '2015년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포럼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북플랫폼'이나 '독서학교' 등 책을 매개로 교류·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전자책 산업 육성에 힘써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고,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 등을 통해 책 읽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발제도 있었다. '인천을 책 읽는 도시로 만들기' 위한 방법은 서로 달랐지만, 발제자 모두 '세계 책의 수도'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인천이 문화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게 발제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군포시 사례를 주목할 만하다.유승연 군포시 책읽는군포팀장은 '시민이 책 읽는 도시-군포시의 사례'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군포시청 1층은 도서관이나 다름없다. 군포시는 청사 1층 전체를 리모델링해 북카페로 만들었다. 2층 시장실 옆에는 15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책읽는군포실'이 있다고 한다.유 팀장은 주제발표에서 "지역의 정체성을 어떻게 확립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다 신성장동력으로 '책'을 선택하게 됐다"며 "'책 읽는 군포'를 표방한 지 3년 만에 책 읽는 도시 이미지를 정착시켰다"고 말했다. 군포시는 책 관련 인프라와 독서 생활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고 있다. 중앙도서관에 작가들의 작업 공간인 창작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이며, 향후에는 작가 전용창작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군포시는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독서문화상을 받았고, 군포시 중앙도서관은 올해 전국 도서관 운영 평가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하지만 군포시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유 팀장은 '책읽는군포국(局) 설치' '시민 공감대 형성 필요' '지자체장이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제도 마련' '군포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내실화' 등을 발전방향의 과제로 꼽았다. 이는 인천이 고민해야 할 일들이기도 하다. 책 읽는 인천 전담 조직 설치, 시민 참여 분위기 조성 전략 수립, 장기적·지속적인 독서운동 체계 구축, 차별화된 독서 프로그램 마련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인천이 진정한 '세계 책의 수도'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3-12-22 목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