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정책선거를 기대하며

오는 6월 4일은 지방자치단체장·교육감·지방의원을 뽑는 날이다. 인천시장 선거의 경우,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새누리당 후보 경선을 앞두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송영길 현 인천시장으로 확정된 상태다. 이들 외에도 통합진보당 신창현 인천시당 위원장, 정의당 김성진 인천시당 위원장 등도 인천시장 선거전에 뛰어들었다.새누리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의 후보가 결정되는 등 인천시장 후보는 어느 정도 드러났다. 하지만 인천시장 선거에서의 정책적 쟁점은 아직 없는 듯하다. 인천시 부채 문제가 선거 쟁점화됐지만, 해결 방안 모색보다는 후보간 '네탓 공방'에 그치고 있어 안타깝다. 이러다 정책 대결이 실종되는 건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유권자들이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으론 인물·정당·정책(공약) 등이 있다. 조금이라도 자신과 관계가 있거나,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될 것같은 후보를 선택하려는 유권자도 있을 것이다.정책 선거의 중요성은 더 이야기할 나위가 없다. 후보들은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 대결을 통해 자신의 공약을 검증받아야 한다. 또한 정책 대결은 후보와 유권자가 지역 현안에 대해 소통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계기도 된다.유권자는 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를 통해 정책을 선택한다는 말도 있다. 인천시장 선거는 인천시민이 인천시의 정책을 선택하는 중요한 행사인 셈이다.내달에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들의 공약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후보는 이달말 결정되고,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인천시장은 내달 둘째 주 또는 셋째 주부터 선거전에 본격 뛰어들 예정이다. 통합진보당 신창현 후보와 정의당 김성진 후보는 분야별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5월은 인천시민들에게 매우 중요한 달이다. 인천시장 여야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이 이달밖에 없기 때문이다. 후보들은 일자리 창출, 신도시와 구도심간 균형 발전, 교육 수준 향상, 인천시 부채문제 해결, 아시안게임 성공적 개최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는 같지만 이행 방안은 제각각일 것이다.이들 공약을 어떤 방법으로 이행할 것인지, 소요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설익은 공약에 현혹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인천시민들은 공약 이행과 인천 발전을 실현할만한 인물이 누구인지 판단해야 한다.'6·4 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인천시민이 주체로 나서 인천시장 후보의 공약을 검증하고, 후보들은 정책을 통해 시민의 선택을 받는 선거를 기대해 본다. /목동훈 정치부 차장▲ 목동훈 정치부 차장

2014-04-20 목동훈

규제 암덩어리, 외화내빈(外華內貧)

지난 1981년부터 가동한 반월국가산업단지(안산스마트허브)와 시화국가산업단지(시흥스마트허브)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혁신단지로 지정된데 이어 국토교통부의 재생사업지구로 지정됐다.안산스마트허브만 보더라도 2021년까지 재생사업지구 조성에 3천471억원, 혁신단지 조성에 981억원 등 4천452억원이 투입된다. 노후 산단이라는 오명에서 첨단산업단지로 부활할 호기를 맞게 됐다.이에 지난 10일 경기도지사 및 안산·시흥시장, 안산·시흥지역 국회의원 6명, 한국산업단지공단,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등 29명이 참여하는 '스마트허브 창의혁신 정책포럼'을 발족했다.때맞춰 정부는 '규제=암덩어리'라며 연일 규제완화 정책을 내놓고 있고, 경기도 역시 5대 규제개혁 세부 추진전략 발표로 화답하고 있다.그러나 정작 안산·시흥스마트허브내 기업인들은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며 코웃음이다.'반월·시화산업단지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 배출시설 허가(신고) 제한지침'이란 것이 있다.지난 1997년 시화호가 '죽음의 호수'로 변한데 이어 공단의 악취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전국적인 환경오염의 대명사가 됐다.환경부는 부랴부랴 시화산단은 1997년 9월 25일부터, 반월산단은 2004년 8월 7일부터 지침을 적용, 특정 대기·수질오염물질 및 악취물질 81종을 사용·발생하는 신규 배출시설의 허가(신고) 및 기존 업체의 증설 등을 전면 제한했다. 2002년 10월 1일 권한을 위임받은 경기도는 지침을 확대 개정했다. 전국 901개 산업단지 중 유일한 지침이다.수도권 산업폐기물의 20%를 처리하는 A업체는 지난 2011년 구리화합물을 0.055㎎/ℓ나 발생하는 선별기 대신 0.012㎎/ℓ만 발생하는 건조기로 교체하려 했으나 신규 시설이라며 반려됐다. B반도체도 특정 수질유해물질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수조원의 경제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공장 증설을 포기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되는데 안산의 반도체는 왜 안 되느냐는 소리도 나왔다. 최초 공단 입주 기업중 30% 안팎이 지침 때문에 떠났다는 비공식 통계가 있을 정도로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국회가 2011년 9월에, '스마트허브선도경영자협의회'가 지난해 5월에 지침 폐지를 건의했으나 묵묵부답이다.시화호의 COD(화학적 산소 요구량)가 1997년 17.3PPM에서 2013년 바닷물 수준인 3PPM 이하로 감소했고, 악취 민원도 1천384건에서 235건으로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폐지가 안되면 개정이라도'라는 목소리에도 요지부동이다. 기업인들이 코웃음치는 이유다./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4-04-15 이재규

울며 겨자먹기

지난해 초 남양유업 사태로 촉발됐던 '갑을논란'으로 공정위 등 정부기관이 나서 불합리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불공정 거래 관행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국내 가구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선 한샘이 대리점주들에게 제품을 강제로 구매토록 하는 이른바 '밀어내기'를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에서 알 수 있다.대리점마다 할당된 월 매출을 채우지 못하면 담당 영업사원(TR)이 일방적으로 부족분에 대해 물품을 미리 주문해 매출액을 맞추는 방식이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심지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엔 대리점 재계약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등으로 '갑의 횡포'를 부려왔다는 것이다.대리점주들은 '혹시라도 영업에 피해를 입을까,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본사측은 '밀어내기에 대한 강요는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지만 여운이 남는 대목이 아직 많다.갑을로 표현되는 계약관계에서 발생한 불공정 행위는 단지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업계에서는 그저 받아들여야하는 현실로 여겨져 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소기업계에 바야흐로 봄날이 찾아온 듯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끝장토론'을 통해 중소상공인들이 겪는 규제로 인한 피해에 대해 과감한 개혁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중소기업 유관기관들은 일거리가 크게 늘었다. 그만큼 약자들의 기대도 한껏 부푼 상태다.이보다 앞서 현 정부는 이미 지난해 손톱 밑 가시로 표현되는 각종 불공정 행위 및 경영애로를 뿌리뽑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하지만 과연 1년간 얼마나 가시가 뽑혔는지, 그로인해 중소상공인들의 경영 상황이 나아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그래서인지 이번 만큼은 뭔가 보여줄 것이라는 정부의 강한 의지도 엿보이지만 정작 중소기업 현장에선 여전히 반신반의한다. 지난해 박 대통령은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고 공정한 시장경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밝힌 만큼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이제는 실천할 때이다.표준 계약과 약관을 통해 계약 당사자들간 불공정 거래를 막고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에 모든 경제활동 주체들이 동참해야 할 것이다.그래야만 맵다고 울면서도 억지로 겨자를 먹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리는 억울한 우리 이웃들이 사라질 수 있다./이성철 경제부 차장▲ 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4-04-13 이성철

'한인상대 필리핀 범죄'언제까지…

필리핀 마닐라 인근에서 또다시 한국인 상대 피살사건이 발생했다. 그것도 한인들이 몰려 거주하는 북부 관광도시 앙헬레스의 한 야외식당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한 40대 남성이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은 것이다. 지난 2월에도 앙헬레스에서 한국인 1명이 괴한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바 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해에 모두 13명의 한국인이 피살됐고 올해들어서도 이미 4명이 살해되는 등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6년전 쯤인가. 필리핀 마닐라로 '전쟁이 지나간 자리…'라는 주제로 동료 기자와 해외취재를 다녀온 바 있다. 저녁을 먹은 뒤 마닐라 해변을 걷고 있던 기자들에게 난데없이 현지 경찰 2명이 따라오라며 인근 파출소로 끌고 갔다. 파출소 쪽방으로 데려간 경찰들은 난데없이 문을 걸어 잠갔다. 그런 경찰은 느닷없이 권총을 꺼내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맥주캔을 들고 해변을 걸어다녔다는 이유다. 이같은 행동은 "필리핀에서는 불법이다"며 감옥에 3년간 가든지 아니면 한국돈 5천만원을 내야 풀어준다고 했다. 눈앞이 깜깜했다. 해외 취재를 온 기자라며 영문으로 된 프레스카드까지 건네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현지 경찰에 현금 20만원 정도 빼앗기고 호텔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처음 보는 외국인, 그것도 기자라고 밝혔는데도 눈앞에 권총을 겨누는 현지 경찰의 모습에 무섭기도 하고 황당하기만 했다. 지금도 그때 일만 생각하면 오싹하다.그 후부터 한국에서 필리핀내 한인 총격 사건 뉴스를 심심치않게 전해 들었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현지 재외교포 살인사건부터 한국인 사업가를 상대로 한 암매장 사건까지…. 거기에 국내 조직폭력배들의 사업구역과 도피처가 되고 있는 곳도 필리핀이다.그러나 들려오는 것은 사건 보도일뿐 국가적 차원의 대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자국 국민이 이렇게 피해를 입고 있는데 언제까지 내버려 둘 것인가. 필리핀 경찰로부터 피해를 입어 영사관에 신고한 본 기자도 돌아온 답은 "필리핀은 원래 그런 나라다. 뺏긴 돈을 찾기 힘들다"였다.필리핀은 골프 관광객들부터 가족 관광, 그리고 사업차로 떠나는 내국인이 매년 몰리는 곳이다. 하지만 여행사들은 이런 위험성을 전혀 알리지 않는다. 국가적 차원의 조치가 없다면 이런 사건 사고는 계속 발생할 것이고 한국인들만 표적을 삼는 범행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다. 우리 정부의 빠르고 정확한 조치를 기대해 본다.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4-04-08 조영상

염불보다 '잿밥'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다'는 속담이 있다. '염불' 또는 '잿밥'으로 통칭되기도 하는 이 속담은 언제부턴가 민생법안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일은 외면하고 잇속(당리당략)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정치인들을 비유하는 대표적인 비아냥식 표현으로 사용되곤 한다.최근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딱 그짝이다. 학생과 교육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거나 휘둘리는 것을 막기 위해 정치에서 분리시켜 놓은 교육감 선거가 정치인들의 선거보다 오히려 더 정치적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현재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도교육감 출마자는 모두 13명이다. 이 중 8명은 보수 성향의 후보로, 4명은 진보, 1명은 중도 후보로 분류된다. 또 후보들 중 일부는 출마과정에서부터 교육적 순수성이 없어 보이는가 하면 그동안의 개인적 활약(?) 역시 교육감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인사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 출마자들은 제각각의 성향별 진영에 등록을 해 일원이 됐고, 소속(?) 진영별 단일후보를 만드는 데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출마자들은 경기교육을 이끌 핵심공약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딱 '잿밥'으로 보이는 이유이다. 4년간 경기교육을 이끌 수장에 도전하면서, 아무런 계획조차 없는 것이다.출마자들은 입을 모아 "아무리 좋은 정책도 당선이 되지 못하면 시행할 수 없고, 당선이 되려면 단일후보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는 변명들을 늘어놓고 있지만, 구체적인 공약도 없는 출마자들이 함께 치러질 정치인들의 선거에 업혀(?) 당선만을 위해 억지로 매달리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특히 대부분의 출마자들은 현재 상대 진영의 후보를 직접으로 공격하거나, 직전 교육감의 핵심정책을 비난 또는 옹호하면서 자신의 성향을 알리는 데만 급급하다. 이러한 모습이 아무런 준비없이 '등 떠밀려서' 또는 '만만해 보여서' 출마를 하곤 했던 구세대 정치인들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 보인다. 교육에 대한 고민과 열정보다는 개인적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 흉해 보이기까지 한 이유다.교육감은 정치인이 될 수 없다. 훗날 도지사와 러닝메이트제가 돼도, 교육부지사제로 제도가 바뀌어도 정치인은 될 수 없다. 100년을 내다봐야 하는 교육이 포퓰리즘이나 정치적 성향별 교육정책에 휘둘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마음 편히 학업에 열중하며 즐겁게 학창시절을 보내야 국가의 미래가 있다. 이러한 고민들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라야 하는 출마자들이 단일후보 또는 당선에만 급급해 상대 진영 또는 후보를 비난하는 데에만 시간을 쏟는 것은 시간낭비일 수밖에 없고, 또 그런 교육감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눈에도 바람직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김대현 사회부 차장▲ 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4-04-06 김대현

애물단지 된 다세대주택

광주지역을 처음 방문하는 이들이 으레 하는 말이 있다."여긴 무슨 다세대주택이 이리도 많냐"는 것이다. 광주가 도농복합지역이라지만 도시고, 농촌이고 집을 지을 수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다세대주택이 자리한다.인근 성남·용인의 대단위 아파트촌을 봐온 이들은 이러한 광주의 모습에 의아해한다. 다세대 주택이 즐비한 게 흠은 아니지만 도시계획 측면에서 본다면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선다는 것은 향후 많은 문제요소를 내포한다. 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은 한정돼 있는데 다세대주택만 늘어나면 결국엔 포화상태를 넘어 과부하가 된다. 이로 인한 교통체증·주차난·상하수도 문제 등은 사회적 비용문제는 물론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사실 이는 미래의 모습이 아니라 지금도 관내 곳곳에서 발생하는 민원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광주지역에서 다세대주택은 매달 20~30건씩 신축되고 있으며 최근 2년간의 인허가 현황만 보더라도 700건 가까이 이뤄졌다. 지난해에는 허가 빈도가 크게 증가해 재작년 155건에 비해 3배가 늘어난 476건을 기록했다. '빌라 천국'이라는 오명이 사그라들기는 커녕 굳건히 이어져 오고 있는 셈이다. 아파트로 대변되는 공동주택 건설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동 단위는 물론 읍·면 단위에 이르기까지 시 전역에 걸쳐 확대되는 추세다. 이처럼 다세대주택이 러시를 이루는데는 수질오염총량제의 영향이 크다. 일정 규모 이상 건축물의 경우 하수물량을 배정받아야 하고 이로 인해 대단위 주택사업에 한계가 많다보니 자연히 건축이 수월한 다세대주택에 건축업자들이 공을 들이는 것이다. 더군다나 공동주택은 기반시설까지 확보해야 하지만 다세대주택의 경우 일정 조건만 맞으면 허가가 이뤄지다보니 기반시설 조성은 지자체의 몫이 된다. 기반시설 조성이라는게 한두푼 드는 것도 아니고, 이 부분에서 지자체의 역량이 발휘돼야 하지만 갈수록 재정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돌파구를 찾고자 대단위 공동주택 건설을 활성화하려 하지만 경기불황 등 여러 원인에 의해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다보니 광주가 본의 아니게 다세대 중심지가 되고 있다.현재 관내에서 사업 승인을 받은 지구단위사업 지역은 32개에 이르지만 흐지부지한 상황이다.이런 상황에 대해 이번 6·4지방선거에 도전하는 광주시장 후보자들은 저마다 공감대를 표하며, 비전을 내놓고 있다. 광주의 난개발을 저지하고 도시계획을 새로이 짜겠다는게 공통된 공약이다. 이 분위기대로라면 너른고을 광주의 비전이 기대된다. 부디 공약(公約)이 빌 공(空)자의 공약(空約)이 되질 않길 바란다./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4-04-01 이윤희

동화마을에서 길을 찾다

인천 차이나타운 바로 옆 인천시 중구 송월동 130여 가구의 담장과 벽에는 세계명작동화 등을 테마로 한 벽화가 11개 구간에 걸쳐 그려져 있다. 이 일대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그리기 시작한 벽화로, 이제는 송월동 동화마을로 불리고 있다. 이웃한 개항장과 차이나타운을 찾는 관광객들, 특히 어린아이와 함께 온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들러봐야할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29일과 30일 이틀간에 걸쳐 축제의 한마당이 펼쳐지면서 한적했던 골목이 깜짝 놀랄 정도의 인파로 채워졌다.송월동 동화마을은 처음에는 단순히 꽃길을 조성하고 지저분한 담장과 벽에 페인트 칠을 하는 것으로 출발했다. 그동안 흔히 보아왔던 벽화그리기였다. 그러는 도중에 주민들과의 소통이 이뤄졌다. 벽화작업을 위해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다가가 선호하는 그림의 종류를 물었고, 주민들은 풍경화를 그려달라는 등 적극 동참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었다.동화마을로 탈바꿈하기 전 송월동 일대는 빈집이 곳곳에 있고 주로 노령층이 노후된 주택에서 거주하는 곳이었다. 활력을 잃어버린 마을에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는 노인들의 모습에서 생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한다. 벽화작업을 진행하던 초기, 낯선 외부인을 경계하듯 집 문을 걸어닫아 놓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관광객들에게 먼저 다가가 자신이 사는 집을 공개할 정도로 달라졌다고 한다. 벽화가 동네의 외관만 바꿔 놓은게 아니라, 삶을 대하는 주민들의 태도까지 바꿔놓은 것이다.송월동 동화마을 주민들의 변화는 30년 넘게 도시계획 분야에 몸담아온 한 전문가에게 고해성사(?)를 하게끔 했다. 동화마을 사업을 기획, 추진한 윤수용 중구발전기획단장은 "그동안은 전면 철거후 개발하는 방식으로 도시개발이 이뤄지다 보니 원주민들을 더 열악한 곳으로 내모는 경우가 더 많았다. 비인간적인 방식이었다. 동화마을도 과거처럼 전면 철거방식을 취했다면 이분들이 과연 어디로 가서 어떻게 지낼지…"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송월동 동화마을은 올해 인천시로부터 '원도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으로 선정됐다. 기존 주거지를 철거하지 않고 보존·개량하는 방식이다.송월동 동화마을은 향후 도시개발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보여준 하나의 수범사례다. 송월동 동화마을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타 지자체 관계자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윤창출보다는 먼저 사람을 생각하고 삶의질 개선에 초점을 맞춘 개발행위. 그것은 도시를 아름답게 할 뿐만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과 그곳을 찾는 사람 모두에게 환한 웃음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송월동 동화마을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4-03-30 김도현

설익은 동계스포츠파크 프로젝트

최근 인천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송도 사계절 동계 스포츠파크' 프로젝트 제안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민간사업자인 (주)포시즌월드가 자사의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인천시에 행정적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였다.포시즌월드는 약 4천억원을 들여 송도 LNG기지 4지구내 18만683㎡ 부지에 세계 최고·최대 동계 스포츠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높이 80m 길이 800m 규모의 슬로프, 국제 규격의 아이스링크와 컬링 경기장, 키즈·익스트림 시설, 세계 유명 아웃렛, 장비 렌털 숍, 300객실 규모의 호텔, 공연장과 주민문화시설 등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스키장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데, 슬로프의 길이가 400m라고 한다. 송도 사계절 동계 스포츠파크에 조성되는 슬로프가 두바이 실내 스키장보다 두 배나 긴 것이다.포시즌월드는 기화 과정 중 발생하는 LNG 냉각열을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활용, 사계절 내내 이용 가능한 동계 스포츠파크를 조성할 생각이다. 이 냉각열을 활용하면 에너지 사용을 70% 정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그냥 버려지고 있는 LNG 냉각열로 설비를 가동하겠다는 발상은 높이 살 만하다. LNG기지에 대한 인식이 '혐오·위험시설'에서 '친환경 시설'로 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송도에 사계절 동계 스포츠파크가 조성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포시즌월드는 제안 설명회에서 사업비 4천억원 중 3천450억원을 재무적·전략적 투자자 모집을 통해 확보하겠다고 했다. 나머지 사업비 가운데 자기자본금을 200억원으로 잡았는데, 아직 마련하지 못한 듯하다. 재무적·전략적 투자자 모집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포시즌월드는 지난해 11월 한국가스공사로부터 'LNG생산기지 안정적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냉열 공급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이는 냉각열 공급 요청에 대한 회답으로, 포시즌월드와 한국가스공사 간 협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다. 협약이 체결되려면 열 교환 설비 구축 위치, 냉각열 사용 요금 등 세부사항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사업 대상지는 시유지다. 포시즌월드는 이 부지를 매입할지, 임차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인천시가 시유지를 국내 특정 업체에 매각하거나 임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 진입로가 좁아 교통에는 문제가 없는지도 따져 봐야 한다.포시즌월드와 인천시는 지난해부터 이 프로젝트에 대해 협의를 벌여 왔다고 한다. 하지만 '냉각열 공급이 가능하다'는 한국가스공사의 답변을 얻은 것 외에 구체화된 것은 없는 듯싶다.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익은 상태에서 제안 설명회가 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목동훈 정치부 차장▲ 목동훈 정치부 차장

2014-03-23 목동훈

선거때만 자원봉사자 되는 예비후보들

"선거철은 선거철인가 봐. 정당띠 메고 갑자기 와 사진 좀 찍는거 보면…. 평소에 좀 잘하지 쯧~쯧~"오산시의 한 경로당에서 만난 70대 어르신이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평소 잠잠하던 경로당에 요즘 부쩍 낯선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이들은 빨간색, 파란색 점퍼를 입고 처음보는 어르신들의 두 손을 꼭 잡으며 한마디씩 한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도대체 무엇을 열심히 하겠다는 건지 이들이 건네는 두손이 어르신들에게는 마냥 즐겁지는 않은 것 같다.경로당 뿐만 아니다. 지난 17일 오후에는 오산시청에서 시장과 시·도의원 예비후보들이 명함 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왜 그런가 살펴보니 이날이 바로 시청에서 열리는 민방위 소집일이기 때문이다.요즘 관내 복지관도 겉으로 보기에는 일손을 하나 덜었다. 어르신들이 식판을 내밀면 밥 한 그릇 꾹 꾹 눌러 담아 "맛있게 드세요"라며 인사를 한다. 그리고는 수행비서가 사진을 찍고 관내 기자들에게 자료를 뿌려댄다. 제목은 'A예비후보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활동 펼쳐'이다. 쌀 한 줌 지원하지 않고도 생색만 잘 냈다. 덕분에 기존 봉사자들은 이들의 방문 준비에 몇배는 더 힘들어졌다.선거때만 되면 예비후보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원봉사자가 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어디든지 나타나고, 손이 부르트도록 두손 모아 악수를 청한다. 평소 다니지 않는 전통시장에서도 몇천원짜리 두부와 고등어를 사면서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며 목청을 높인다. 선거철이 다가왔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동네를 누비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여론조사가 중요해지면서 어떻게 됐든 후보 이름을 알리는데 더욱 노력을 한다. 모두 이해가 된다. 시민들에게 자기 이름을 알리는 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선거때만 되면 마음 착한 '봉사자'가 되는 이유는 뭘까.오산 뿐만 아니다. 선거때만 되면 전국에서 벌어지는 우리 시대 현주소다. 소외 계층은 선거때에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다. 겨울에 연탄 한장 없이 냉골에서 지내는 이웃들부터, 한 여름 쪽방에서 더위에 쓰러지는 노인들, 그리고 유권자는 아니어도 어려운 환경속에 꿋꿋하게 자라고 있는 어린 아이들까지…. 선거때만이 아닌 평소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우리 사회 소외 계층들이다.오늘도 각 예비후보들로 부터 보도자료가 쏟아졌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모두 똑같은 봉사활동 내용들이다. 시민들도 진정으로 평소에 누가 더 우리 지역에서 봉사를 펼쳤는지 꼼꼼히 챙겨야 할 때다./조영상 지역사회부 차장(오산)▲ 조영상 지역사회부 차장(오산)

2014-03-18 조영상

관성의 법칙

요즘들어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특히 계획했던 신규공사를 잠정 중단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등 지난 한해동안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던 건설업체들이 올들어서 슬슬 사업에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게다가 얼마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올해 전국 공공부문 발주물량을 9조7천여억원으로 세우고 60% 가량을 상반기에 조기발주한다는 계획을 밝혀 한껏 고무된 상태다.이중 경기도내 쏟아지는 공사물량만 3조원이 넘는다. 주요 공사로는 하남미사A8블록 아파트 건설공사(2천93억6천400만원), 구리갈매B-2블록(1천534억4천300만원), 고양향동지구 보금자리조성공사(577억3천300만원), 화성향남2 A18블록(1천135억5천600만원), 양주옥정택지개발 A16블록(1천52억1천200만원) 등 주로 대규모 건축 및 토목공사다.또 구리갈매 수질복원센터 시설공사(304억3천600만원)와 화성동탄2지구 조경공사 3-1공구(402억7천700만원), 수원세류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 옥외기계설비(300억원) 등 조경 및 전기·통신 등 전문건설 분야도 계획돼 있다. 하지만 공사 수주에 대한 들뜬 분위기는 잠시. 오히려 지역 건설업계는 타 지역 건설사를 비롯해 대형건설사들의 끼어들기를 우려하며 처절한 수주경쟁을 벌써부터 걱정하는 눈치다.공사 규모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형공사의 경우 전국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입찰이 이뤄지다보니 지역 업체들이 참여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또 공공공사의 경우 현실 물가를 반영하지 못한 공사비 책정으로 적자시공도 감수해야 하는 불만도 크다.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속에서 심각한 생존의 기로에 선 지역 업체들이 선뜻 공사에 나설 수 없는 현재의 사업 환경을 되짚어보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게 시급하다.물리학자 뉴턴의 운동법칙 중 제 1법칙이 관성의 법칙이다.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모든 물체는 자기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한다는 것이다.안타깝게도 건설업계 현실은 지독한 침체에 꽁꽁 묶여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린채 억눌린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부동산 훈풍이 불어오고 있는 지금, 이 바람을 타고 다시 생기를 되찾은 건설업계가 예전 그랬던 것처럼 역동적으로 공사를 벌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웅크리고 있다가 일어서 걷고, 마침내 달리기 시작하면 멈추기 힘든 게 관성의 법칙이다.올해 하루라도 빨리 대한민국 경제에 관성의 법칙이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이성철 경제부 차장▲ 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4-03-16 이성철

이장패천(以掌蔽天)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자가 있다. 손바닥으로는 하늘을 가릴 수 없지만, 또 가릴 수도 있다. 손바닥으로, 본인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자신만의 하늘은 가릴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가려진 하늘은 정작 가려진게 아니다. 자신에게는 가려진 하늘일 수 있겠지만, 남들에게는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 밖에 없다. 자신의 눈만 가려 억지로 가린 하늘을 남들도 보지못할 것이란 착각속에 빠지기 때문이다.이렇게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는 대표적인 동물이 있다. 꿩이다. 꿩은 항상 조심스럽고 재빠르게 행동을 한다. 그러나 다급해지면 풀숲이나 강물속에 머리만 처박고 숨는 엉뚱한 모습을 보인다. 머리보다 훨씬 큰 몸통은 사냥꾼이나 포식자에게 그대로 노출시킨채 머리만 처박고, 숨었다는 착각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똑똑한 척'을 하는 사람을 꿩에 비유하곤 한다.얼마전 전세계인들을 속이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꿩이 나타났다. 우리의 영웅 김연아 이야기다. 지난달 20·21일 양일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트 중계를 본 세계인들은 모두 같은 하늘을 봤을 것이다.의도적으로 하늘을 덮어버린 심판들만 자신들의 손바닥만 쳐다본 꼴이다. 여기에 국제빙상연맹은 말 그대로 꿩과 같은 짓을 했다. 채점 논란이 불거지자 "판정은 엄격하고 공정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이다. 불이 붙은 전세계 여론에 기름을 붓는 행위였다. 이들의 결말은 좋을리가 없다.현재 국제빙상연맹은 모두 잠적(?)상태다. 전세계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오는 글들을 임의대로 삭제까지 했다. 또 연맹 대표전화로 항의전화가 쇄도하자 아예 받지않고 있다. 급기야 화가 난 세계 팬들이 빙상연맹에 게재됐던 심판진들의 이메일로 욕설과 항의 등을 담은 메일을 보내는 등 공격을 해대자 공개했던 메일계정도 모두 삭제해 버렸다. 특히 이후에는 어떠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채 묵묵부답이다. 밝힐 수가 없는 상황일 것이다. 여기에 최근 캐나다 모 언론에서는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획득을 위해 러시아빙상연맹은 올림픽 1년전부터 국제빙상연맹과 짜고 심판진 구성 등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1년간의 치밀한 준비와 계획은 애초부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 또는 꿩과 같은 행동이었음이 밝혀졌다. 애초부터 어리석었던 계획과 목표는 결국 올림픽 정신을 해쳐가며 '도둑질'을 한 꼴이 됐다. 결국 자신들이 제작한 메달은 가져갔지만, 세계인 모두가 함께 본 1위는 빼앗아 갈 수 없었다. /김대현 사회부 차장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4-03-12 김대현

봄바람에 개조심

봄바람 부는 요즘, 광주는 개들 때문에 난리다. 개들도 봄바람에 신이 났는지 거리를 쏘다닌다. 문제는 이러한 개들이 그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주민들에게 위협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광주는 도농도시다. 아직까지 농촌의 풍경이 많이 남아있다. 예전 시골을 생각하면 동네 바둑이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은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개들이 동네를 휘젓고 다녀도 마을사람들에게 위해가 되지 않았고 때가 되면 주인집에 찾아들어갔다. 사람들은 개만 보고도 뉘집 개인지 알만큼 마을의 일원으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하나 지금은 어떨까. 광주시 민원게시판을 보면 거리를 휘젓고 다니는 개들을 처리해달라는 민원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주인없는 개라면 유기견으로 유기견센터를 통해 처리하면 될테지만 주인이 있음에도 방치되는 개들이 적지 않다. 종류도 다양해 이른바 똥개부터 작은 애완견, 사냥개까지 종류 불문이다. 한 주부는 "시골동네이긴 하지만 주변에 유치원, 학교, 학원 등이 있어 아이들의 왕래가 많은데 크기가 작지도 않은 개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며 "어른들도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아 위협적이기까지 하다"고 호소한다.이와 관련 시나 경찰에서 중재에 나서고는 있지만 생각보다 해결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일일이 탐문해 개주인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설령 개주인을 수소문해 찾았더라도 민원사항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한다. "개가 순하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거나 "원래 개줄을 착용하지 않고 키웠으니 상관말라"는 등의 답변이 많다는 것이다. 급기야 관할 읍면동사무소에서 궁여지책으로 '개를 방치하지 말고, 이동시 목줄을 꼭 착용해달라'는 내용의 홍보 현수막까지 내걸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개주인의 사고가 중요한 상황에서 현수막 몇장 내건다고 경각심이 생길 것도 아니고 구호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이제 시대가 바뀌었고, 지역상황도 변했다. 예전처럼 개를 풀어놓고 키우다 행여나 인명피해라도 발생하면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주인이 있든 없든 일단 개들이 거리를 휘젓고 다니는 것은 광견병의 위험도 있거니와 자칫 흥분한 상태에선 사람에게 위협을 가할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각종 전염병이 창궐하는 요즘, 야생동물을 잡아먹어 각종 전염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도 귀기울여야 할 때다.반려견은 말 그대로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로, 주인이 잘 챙겨주고 보살필 때 의미가 있다. 누군가에겐 반려견이 다른 이에겐 위험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이윤희 지역사회부 차장 (광주)

2014-03-10 이윤희

감시받는 사회

1998년에 제작된 미국영화가 있다. 제목은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Enemy of the State). 이 영화는 국가가 개인을 감시하려고 할때 그 결과가 얼마나 끔찍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요즈음에도 종종 케이블TV에서 방영되고 있다.개봉 당시 이 영화에서 사용됐던 감시 장치들은 꽤 논란이 많았다. 첨단 도청장치, 초고화질 CCTV, 위성추적기 등이 과연 실현 가능하겠느냐고 말이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 스마트폰 하나면 몰래 카메라, 도청, 위성추적까지 가능해졌다. 정보통신의 눈부신 발전으로,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했던 것들이 이제는 현실이 됐다.그리고 우리는 지금 이 영화에서처럼 감시받는 사회에 살고 있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CCTV, 엘리베이터, 사무실 곳곳에 설치된 CCTV 등으로 인해 사생활을 보장할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더해 블랙박스가 설치된 차량들이 거리에 넘쳐나면서 언제 어디서나 감시를 받고 있다는 느낌은 더욱 심해졌다. 요즈음 차량용 블랙박스가 5대중 1대꼴로 설치됐다고 하니 움직이는 CCTV가 전국에 100만대가 넘는 셈이다. 문제는 공공기관 위주로 설치된 CCTV와는 달리 블랙박스 영상은 개인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사생활 침해 우려가 더욱 커졌다는 점이다.교통사고 발생시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설치했다는 블랙박스가 이제는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一擧手一投足)을 감시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블랙박스의 영상을 개인이 관리하다보니 블랙박스의 영상이 심심찮게 인터넷상에 떠돌면서 개인신상이 털리는 일까지 발생,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최근에는 블랙박스의 영상이 초고화질화되고 앞쪽뿐만 아니라 옆, 심지어는 차량 뒤쪽까지 촬영할 수 있도록 기능이 개선되면서 블랙박스를 단 차량은 말 그대로 달리는 CCTV역할을 하고 있다.물론 블랙박스의 장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 경찰도 교통사고 조사나 불법행위 감시에 블랙박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현재 블랙박스 설치와 운영, 모두 자율이다보니 동영상을 유출해도 제대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다행히도 안전행정부가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해 블랙박스 등록제 등을 도입하고 차량 앞 뒤에 블랙박스 장착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것으로는 왠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블랙박스 장착은 자율로 하더라도 영상을 확인하는 권한을 경찰로 제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볼만하다. 블랙박스 장착 이유가 교통사고 발생시 사고 책임을 가리기 위한 것인 만큼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을 경찰에게 주자는 것이다./김신태 문화부 차장

2014-03-05 김신태

남경필과 정병국

남경필 정병국(존칭 생략)…. 벌써 50대, 4·5선 의원이 됐다. 한때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이 수구꼴통의 이미지로 희망의 끝이 보이지 않았던 시절, 40대들인 그들이 당을 변화시켰다. 원희룡 의원과 함께 '남원정'이라는 이름으로 개혁의 색깔로 덧칠 할 수 있었고, 그 활약으로 노쇠정당 이미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영원한 소장파로 남을 것 같았던 그들이었지만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하고, 10년만에 정권을 탈환하자 갈기갈기 찢어지기 시작했다. MB정권 이후 안주하는 세력들이 늘어나면서 '식물조직'이라는 오명을 받았고, 박근혜정부 이후엔 남원정의 귀환을 바라는 목마름도 없지 않다.10년 전, 남·정이 한나라당 쇄신을 이끌면서 맺었던 인연은 각별했다. 영·호남 중심의 지역정치에 매몰, 경기도 사람인 두 사람은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바른 소리 한다고 온갖 수모와 모욕을 겪으면서 두 사람은 자주 '외톨이'신세가 됐고, 때론 부부간에도 같이 식사하고, 여행하면서 서로를 격려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정치적 진로를 함께 고민하기도 했다.그런 두 사람이 이제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됐다.원내대표 출마를 고수해온 남경필이 여권 수뇌부의 강권을 뿌리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두 사람이 지난해 정치적 진로를 논의하면서 남경필은 원내대표, 정병국은 도지사로 역할을 분담하고 서로 분발을 다짐했지만, 묘하게 짜여진 두 사람의 운명이 이번 지방선거 격전지인 경기도 선거의 핵으로 부상했다.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남경필이 정치적으론 '우위'로 보이지만, 인간적으로 정치적 입지를 추켜세워주며 맏형 역할을 한 정병국의 역할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처지이다. 누구의 양보를 강요할 수 없는 관계가 돼 버린 것이다. 이런 관계로 남경필이 지사 출마를 굳힌 뒤 먼저 찾아가 양해를 구한 것도 정병국이었다고 한다.정답은 선의의 경쟁이다. 지금까지 남원정의 아이콘이 개혁정치의 상징이었고, 그 이미지를 대변해 왔다. 새누리당에서도 두 사람의 경쟁은 경기도에서 내 놓을 수 있는 최선의 카드로 보인다.물론 여기엔 20대 최연소 도의원을 거쳐 4선 의원에 오른 현장의 정치인 원유철도 눈에 들어온다. 그 역시 페어 플레이를 통한 경선 붐업을 요구하고 있다. 공교롭게 남원정에서 원희룡이 빠진 자리에 원유철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경기도의 남원정이 될지 주목된다./정의종 정치부 차장

2014-03-03 정의종

인천시교육청의 두 잣대

인천시교육청이 최근 처리한 두 가지 사안을 지켜보면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하나는 최근 단행했다가 일부 철회한 진로진학상담 교사 인사요, 또 하나는 무더기 탈락사태를 초래한 올해 일반계 고입 전형이다. 두 사안 모두 본인들이 희망한 학교를 배정받지 못하면서 불거진 일인데, 인천시교육청의 대처는 극명하게 엇갈렸다.인천시교육청은 지난 14일 단행한 인천공립학교 교원 인사 가운데 일부 진로진학상담 교사의 인사를 철회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진로진학상담 교사들은 지난해까지는 희망하는 학교를 대부분 배정받았지만, 올해는 일부 교사들이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지 못했다. 원치 않은 학교를 배정받은 교사들이 불만을 제기하자 인천시교육청이 한 발 물러선 것이다. 2010학년도부터 도입한 진로진학상담 교사의 인사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빈자리가 많다보니 별다른 잡음이 없었지만, 이제는 교사가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기존 학교에 배치됐던 교사들이 다른 학교로 옮기길 희망하면서 빚어진 결과였다.인사에 불만을 제기한 진로진학상담 교사들의 주장을 정리하면 대략 이렇다. 과거와 달리 자신이 희망한 학교로 배정받지 못하는 교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천시교육청이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끔 교사들한테 충분하게 사전설명을 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500여명의 무더기 탈락사태를 예견하고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올해 인천지역 일반계 고입 전형과 유사한 점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일부지만 교사들은 구제를 받았고, 학생들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인천시교육청이 뒤늦게 공개한 '2014학년도 후기 평준화 고교 탈락자 진학현황'을 보면, 일반고에 응시했다가 떨어진 437명이 특성화고로 진학했다. 계열을 바꾸고 싶지 않았던 학생 37명은 집과 멀리 떨어진 영종·강화 등 특수지역으로 진학했다. 17명은 광명이나 부천 지역의 평생교육시설 등으로 떠났다. 14명은 공교육을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보겠다고 했고, 7명은 유학길에 오르겠다고 한다.일부 진로진학상담 교사들의 인사를 철회한 것에 대해 인천시교육청은 "좀 더 합리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기준을 찾으려다 보니 불가피하게 인사를 정정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일반고 전형은 개인의 적성과 희망 등은 무시하고 '성적'으로만 진행했는데, 그렇다면 그것은 '좀 더 합리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기준'이었는지 되묻고 싶다. 목청껏 소리를 낸 교사들은 구제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침묵으로 일관한 수백여명의 학생은 애써 외면하는 게 교육당국의 참모습은 아닐 것이다./김도현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4-02-25 김도현

희망의 봄

2010년 10월 이후 중단됐던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됐다.지난 20일 1차 상봉단을 시작으로 23일 2차상봉까지 온갖 우여곡절끝에 60년간 남과 북으로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부둥켜 안고 반가움과 기쁨의 눈물을 흘릴수 있는 자리가 이뤄진 것이다.정말 기쁜일이 아닐 수 없지만 반세기 넘는 시간동안 그리움에 사무쳐야 했던, 또 기다림속에 생을 마감해야 했던 지난 날을 생각하며 서러운 눈물을 흘리는 상봉자들을 보니 가슴이 저렸다.앞서 지난 16일 밤엔 뜻밖의 사고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 타바에서 한국인이 탑승한 관광버스를 상대로 폭탄테러가 발생해 우리 국민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했다.여행위험지역에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채 여행을 한 여행사와 여행객들의 부주의가 사고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있지만 우리 국민들의 피해가 발생한 점은 분명 안타까운 일임에 틀림없다.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새도 없이 바로 다음날 17일 밤에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이 붕괴해 부산외국어대 신입생과 재학생 등 100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인재(人災)가 또 벌어졌다.기다리고 기다리던 대학 입학을 목전에 두고 스무살도 되지 않은 청춘들의 생이 불과 몇초만에 지고 말았다.설레는 맘에 즐거워야했던 신입생 환영회는 순식간에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바뀌었다.현재 경찰이 사고 조사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지만 결국 지붕 상판패널의 부실한 시공이나 사후 관리가 붕괴 참사의 직·간접적 원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또 하나의 인재임이 드러나 온 국민들에 충격을 주고 있다.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23일 폐막했다. 우리 국민 뿐만 아니고 전세계인들은 올림픽에 열광하며 때론 환호했고 때론 좌절과 분노를 삼켜야 했다.승부가 판가름 나는 경기이다 보니 메달색을 놓고 전 세계 사람들은 울고 웃었다.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피와 땀을 흘리며 인내해 온 우리 선수들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하지만 이제는 다 끝난 일. 편파판정에 불운까지 겹친 선수들을 보며 온 국민이 마음 아파했지만 경기내내 뿌듯한 순간이 더욱 많았다는 점에 위안을 삼아야 한다.지난 한주동안 정말 다사다난했다. 흔히 연말에 하는 말이 어떻게 지금 이순간에 딱 어울리는지 답답하다.겨울이 다 지난 듯하다. 이제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눈앞에 와있다. 무거운 마음을 다 털어내고 이제는 밝은 희망을 볼 때가 됐다./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4-02-23 이성철

위안부 할머니에게 보내는 응원 편지

2014년은 세계 1차 대전(1914~1918)이 발발한 지 꼭 '100주년이 되는 해'다.이에 '2014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 조직위는 전쟁의 위험과 그 파괴적인 결과에 대해 인류에 경고하기 위한 특별 기획전을 마련했다. 세계대전을 다룬 '자크 타르디전'과 여성에게 가해진 폭력과 불평 등에 관한 '길에서, 그녀가 만나다' 등의 기획전들이 전쟁으로 인한 인류의 부조리를 집중 조명했다.한국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주제로 한 한국만화기획전(展) '지지 않는 꽃'을 앙굴렘축제에서 선보였다. 전세계에 위안부 문제를 알리며 현재까지도 사과하지 않는 일본의 잘못된 역사관을 만화로 질타, 세계인들과 소통해 뜨거운 성원을 받았다.유독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과해야할 당사자인 일본만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국만화기획전 '지지 않는 꽃' 관련 기자회견을 중단토록 전방위적인 로비를 해 무산시켰다. 또 앙굴렘축제 공식 전시 프로그램에 계획된 전시를 하지 못하도록 앙굴렘축제조직위에 압력(?)를 행사하다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축제에 마련된 일본만화 부스를 무단 철수하는 결례를 하기도 했다.한국 전통의 화선지에 수묵채색 기법으로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로 동원돼 상상할 수 없는 고초를 겪는 소녀의 일대기를 장엄하게 그려 낸 '나비의 노래'(그림·김광성, 글·정기영)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눈시울을 절로 붉히게 만드는 등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렸던 것이다.전시장 한편에 세워진 '소원줄' 벽에는 전 세계인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전하는 응원메시지가 모여 만들어질 정도여서 전세계 언론이 주목했다.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 50여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평균 나이가 88세의 고령으로, 대부분 거동이 어렵거나 병원에 입원중이다.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이 같은 절실함에 18일부터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을 시작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다룬 한국만화기획전 '지지 않는 꽃'이 전국 순회 앙코르전이란 대장정에 나선다. 이 전시회에 가능한 많은 분들이 관람해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대한민국의 의지를 전세계에 보여줄 수 있길 기대한다. '소원줄' 벽에 자녀들과 함께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응원메시지를 남겨보는 건 얼떨까!/전상천 지역사회부 차장

2014-02-18 전상천

순수성 되살린 사람들면 됐으면…

얼마 전 인사에서 편집국 지역사회부로 발령났다. 지역사회부는 내근부서다. 기자생활 13년간 주로 출입처를 맡아 취재와 기사작성을 하는 외근업무를 해왔던 터라 처음에는 다소 낯설었다. 또 하루종일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해 지루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지루해 할 틈이 없이 바쁜 부서다.지역사회부는 경기도내 30개 시군을 담당한다. 본사권인 수원시를 제외한 30개 시군의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전 분야에 걸친 기사를 받아 본사 각 부서에 배분하고, 또 주요 기사를 중심으로 지면을 제작한다.또 사람들면을 제작한다. 사람들면은 도내 각 기관과 단체, 개인 등의 경조사는 물론 행사, 미담 등의 이야기를 발굴해 싣는 면이다. 전체 지면 중 가장 많은 개수의 기사가 들어가는 면이고, 전통적으로 독자층이 가장 두터운 면이기도 하다.사람들면의 기사 한 줄로, 수십~수백~수천만원의 성금이 모이기도 하고, 신문에 '나' 또는 내가 속한 단체, 기관, 동호회가 소개돼 즐거워 하기도 한다. 또 개인 또는 기관, 단체의 선행과 미담이 주를 이루는 면으로 사회적 문제나 정치성이 배제된 가장 순수한 면이기도 하다.하지만 최근들어 기관을 중심으로 사람들면의 활용이 다소 왜곡돼 가는 것 같다. 사람들면을 담당한지 한 달이 채 안 됐지만, 기관명만 보면 무슨 기사인지 다 알 수 있다.현재 도내 일선 소방서들의 핫 아이템은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자정결의대회'이다. 일선 경찰서는 모두가 '강압적 졸업문화 개선을 위한 캠페인'에 주력하고 있다. 또 도내 전 학교에서는 저마다 이색졸업식을 한다고 난리다. 소방서, 경찰서, 학교발 각각의 기사는 모두가 같은 내용이다.경험상 정부 또는 상급기관의 정책과 방침에 맞춰 기관별로 똑같은 행사를 개최하고, 보도자료를 생산해 출입기자에게 보도를 요청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신문보도를 통해 정부나 상급기관의 정책에 맞춘 행사를 개최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아쉽다. 행사 내용도, 참석 대상도 모두가 똑같다. 때문에 보여주기식 자정결의를 하는 것 같고, 캠페인을 하는 것만 같다. 같은 정책과 방침이라도 소방·경찰서별 또는 학교·지역별 특성을 고려하고 감안한, 또 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진실한 행사나 캠페인이 아닌 것 같아 아쉽다.사람들면의 주 고객(?)들이 당초의 순수성을 되살려줬으면 좋겠다./김대현 지역사회부 차장

2014-02-17 김대현

에어바운스 사고와 안전 불감증

지난달 18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 내 어린이 놀이시설 키즈파크에서 에어바운스가 왼쪽으로 기울어지는 일이 발생해 인천 모 초등학교 2학년 A(9)군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에어바운스에서 놀다 변을 당한 아이는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경찰은 A군 사망 원인을 질식사로 보고 있다. 함께 놀던 아이들에게 깔려 숨을 쉬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그날 저녁 집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던 아내가 대뜸 말했다. "송도컨벤시아 키즈파크에서 사고 났네!" 인터넷에서 사고 기사를 본 것이다.남의 일 같지 않았다. 이날 9살, 7살짜리 두 아들과 함께 송도컨벤시아 키즈파크에 놀러 가려 했었다. 아내에게 일이 생기는 바람에 키즈파크에 놀러 가는 계획을 취소하게 됐고 가족 나들이도 무산되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같은 나이의 사내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 입장에서 가슴이 아렸다. 하마터면 A군이 아닌 내 아이가 사고를 당할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어린아이들은 키즈파크를 무척 좋아한다. 애들은 키즈파크를 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뛰어놀곤 했다.'안전요원이 신속하게 조치를 취했다면 그 아이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까움을 넘어 화까지 치밀었다.이번 일이 있기 전에도 여러 차례 안전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특히 키즈파크 운영 업체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예견된 인재(人災)'라는 비난까지 나온다.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업체 대표와 안전관리 책임자를 입건했다. 또 송도컨벤시아를 운영하고 있는 인천도시공사가 키즈파크 업체로부터 VIP 무료초대권 수백 장을 받은 점, 업체가 한 달 넘게 무허가로 키즈파크를 운영한 점에 주목, 도시공사와 업체간 유착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관련자들의 죄 유무와 경중은 법원에서 가려지겠지만, 어쨌든 숨진 A군이 살아 돌아오지는 못한다.사람들은 신문, 방송,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수많은 뉴스를 접한다. 하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 놀이시설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이 한두 번인가.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학원이나 유치원에서 단체로 놀이시설 또는 수영장에 놀러 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면 '혹시 내 아이가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앞으로는 어른들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또 다른 아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놀이시설 운영자들은 안전을 최우선시해야 한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4-02-12 목동훈

'돈 냄새 공천' 방치할 건가

여야 각 정당에는 광역자치단체별로 시·도당이라는 게 있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없는 일반 국민들은 생소할지 모르지만, 중앙과 지방의 하부조직을 연결하는 아주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그 자리는 정당별로 신망있는 원내외 당협(당원협의회) 위원장이 맡아 광역단위의 정책을 조율해 중앙정치권에 반영시키고, 중앙에서는 그런 조직을 활용해 정당의 뿌리를 굳건히 내리게 한다. 선수(정치인)들 사이에선 도당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특히 지방선거가 있을 때는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헤게모니 싸움 또한 치열한 게 지방정당의 메커니즘이다.그런 면에서 경기도는 전국에서 인구도 가장 많고, 국회의원 수도 많기 때문에 정치 야심가라면 누구나 도당의 권력에 군침을 삼키기 일쑤다.그러나 새누리당 경기도당 자리는 현재 특정 세력에 의해 6개월째 '수장'을 뽑지 못하고 빈 자리로 방치되고 있다. 지난해 8월 고희선 전 의원의 별세로 공석이 된 경기도당은 아직 후임자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당헌·당규상으론 궐위이후 40일이내에 새 위원장을 선출하게 돼 있다. 그러나 중앙당 홍문종 사무총장이 후임자 인선을 계속 미루면서 숱한 뒷말만 양산한 채 문제투성이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이라면 지금 도당은 오는 6·4지방선거를 겨냥, 경기도지사와 일선 시군의 정책과 공약도 다듬어야 하고, 대선이후 멀어져간 조직도 아우르는 등 촘촘한 선거 대응에 나서야 할터.'수장'이 없다보니 경기도지사·시장·군수 후보 인선은 물론 지방선거를 앞두고 심각한 수준의 부작용만 초래하고 있다는 소식이다.경기지사 주자군의 경우 4선의 원유철·정병국 의원과 역시 4선 의원을 지낸 김영선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고 현장을 누비고 있으나 중앙에서는 여전히 중진 차출론을 꺼내들면서 김빼기를 하고 있다. '우리편 잘한다'고 해도 시원찮을 판에 우리편 흠집내기에 혈안이다.정당의 허리격인 도당의 관리가 제대로 안되다 보니 일선 선거현장에선 벌써 '돈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는 소문이다.한 입지자는 "벌써 3억원을 족히 썼을 것"이라며 "이러다 '10당 5락'(10억원 쓰면 당선되고, 5억원 쓰면 낙선한다는 속설)의 전설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 놨고, 일부에선 '돈 공천'조짐이 일면서 "'밀당'이 판치는 공천이 될 것 같다"는 해괴한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모두 도당의 관리가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정의종 정치부 차장

2014-02-09 정의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