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오늘의 창]기대되는 이재명, 아쉬운 남경필

지방선거가 끝나고 한국갤럽이 여론조사를 했다. 당선자 중 가장 기대되는 인물과 낙선자 중 가장 낙선이 아쉬운 사람을 묻는 조사였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일명 '경기대첩'에서 맞붙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당선자가 기대되는 당선자 중 1위를, 낙선이 아쉬운 정치인은 남경필 현 경기지사가 1위였다. 남·북 및 북·미 대화 등으로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질 뻔한 지방선거를 다시 화제의 중심으로 만든 것도, 선거 이후에 가장 기대되는 행보가 예상되는 이도 바로 이 두 사람이다.두 사람 모두 차기 진보와 보수 진영의 잠룡이다. 이재명 당선자는 역대 경기지사 중 유일한 풀뿌리 정치인 출신으로, 이미 지방자치와 한국 정치에 새로운 족적을 남겼다. 지방선거 이후 대선 블루칩으로 떠오른 건 자명한 사실이다. 비록 이번 선거에서 명암이 엇갈렸지만, 남경필 지사 역시 보수 혁신과 재건을 책임질 인사로 거론되면서 낙선 후에도 분주할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결과로 무게감이 달라지긴 했으나, 각 진영에서의 이들 위치는 과거와 별로 변함이 없어 보인다. 두 사람의 치열한 경쟁이 비단 이번만이 아닐 것이란 예감이 든다. 선거를 통해 두 사람 모두 과제와 교훈을 얻었다. 이재명 당선자는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거셌던 네거티브를 뚫고 도민의 선택을 받았다. 비방과 의혹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억울한 점도 있었겠지만, 맹목적 비판이 아닌 합리적 비판에 대한 대응은 좀 더 수용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도 들었다. 이재명 만이 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적폐청산과 개혁을 위한 출발선에서, 그는 다시 한번 참을 인(忍)을 새겨야 한다. 그래야 그가 외쳤던 새로운 경기도가 완성되고, 이재명 당선자도 기대되는 정치인임과 동시에 신뢰받는 지도자가 될 수 있다. 남경필 지사는 그동안 자신이 외쳐왔던 보수 개혁을 위해 투신해야 한다. 낙선을 아쉬워하는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대한민국의 좌우균형을 찾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그래야 아쉬운 일이 그나마 덜 생긴다. /김태성 정치부 차장 mrkim@kyeongin.com김태성 정치부 차장

2018-06-18 김태성

[오늘의 창]정치 축제가 몰고 올 후폭풍을 경계하자

정치권의 축제가 끝났다.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승리를 위해 달려온 수개월 간의 여정은 승자와 패자를 남긴 채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했다. 승자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 보다 패자의 아픔을 보듬고, 패자는 승자를 헐뜯기보다 승자의 기쁨을 함께하는 아량이 필요하다.선거 후 정치권의 뒷정리도 더없이 중요하다. 정치권의 한순간 한순간이 곧 민생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흔히 지방선거의 끝은 '정치 과잉'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한다.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이뤄지면서 가장 큰 관심이 정치 쪽으로 쏠리는 탓이다. 당장 선거가 끝났으니 정당별로는 책임론이 거세게 일 것이고, 당내에서는 계파 간 갈등과 분열 등이 첨예해질 것은 자명하다.여기에 정치권의 이합집산, '줄서기'로 대변되는 관료사회 권력 추의 이동, 기존 권력의 누수 등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곧 '생산성 낮은 정치'로 이어지고, 부정적 단면의 극성은 민생경제의 파탄을 가져올 어두운 그림자를 키우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국회 차원의 불확실성도 우려를 낳는다. 무엇보다 반환점을 돈 하반기 국회는 선거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하반기 국회 의장단 구성과 전당대회를 통한 각 정당 대표 선출이 기다린다. 이 기간 국회는 공백 상태를 면치 못하면서 사실상 '깡통국회'로 전락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여야 간 대치도 부정적 측면을 키울 수 있다. 지방선거 이전부터 극을 달렸던 여야 간 대립과 국회 파행 장기화가 선거 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반기 국회에서 실타래를 풀지 못한 방송법 개정안과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안, 규제프리존 특별법안 등을 둘러싼 첨예한 대치가 불가피해서다. 이 가운데 상가임대차 보호법·주택 임대차 보호법·소비자 집단소송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은 또다시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는 결국 민생 경제를 위협하는 위험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정국일수록 경제계는 몸을 움츠릴 것이고, 그 여파로 경제의 혈관이 좁아지면서 국민의 주머니는 더없이 가벼워지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선거가 몰고 올 후폭풍을 우리가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김연태 정치부(서울본부)차장 kyt@kyeongin.com김연태 정치부(서울본부)차장

2018-06-13 김연태

[오늘의 창]대개천하(大蓋天下), 인개천하(仁蓋天下)

도량이 천하를 덮고(대개천하·大蓋天下), 어짊이 천하를 덮어야(인개천하·仁蓋天下) 천하를 받아들이고,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중국 주나라의 태공망이 쓴 것으로 전해지는 육도삼략(六韜三略)의 핵심으로, 마음이 크고, 인심을 베풀어야만 민심을 얻고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는 말이다. 당시 주나라 문왕은 태공망에게 "어떻게 천하를 다스려야 하냐"고 물었고, 태공망은 주저 없이 6가지 비법(?)을 말하며, 대개천하와 인개천하를 으뜸으로 전했다고 한다. 태공망은 일자 바늘로 세월을 낚았던 강태공이다. 이렇듯 넓고, 어진 마음은 오래전부터 지도자의 필수 덕목으로 꼽힌다.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혼탁하게 진행되고 있다. 상호비방, 각종 비리폭로를 넘어 가정문제까지 들춰내며 상대 후보와 유권자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안산의 경우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 문제를 놓고 심각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일부 후보들은 안산시를 위한 개발계획과 복지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하면서도 상대 후보의 의견을 대놓고 비하하는 등의 감정싸움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후보자 간 대립은 결국 주민들 간 마찰을 만들고,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만 안타깝게 할 뿐이다. 특히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안산지역 내 많은 인사들 간 치열한 선거전으로 인해 선거 이후 봉합하기 어려운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생길 정도다.당선인에게 바란다. 선거 이후 패한 후보는 물론 반대했던 인사들, 주민 모두 조속히 감싸 안아야 한다. 선거기간 쌓인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힘들었던 기간만큼 대립이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화랑유원지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 문제를 비롯 무수히 많이 제시됐던 공약들에 대해 상대 후보와 주민 등의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후 진행해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넓고, 어진 마음으로 안산시를 멋지게 이끌어 주길 바란다. /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kimdh@kyeongin.com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8-06-11 김대현

[오늘의 창]'여우비'

'여우비'는 옛 이야기에서 여우를 사랑한 구름이 여우가 시집가자 너무 슬퍼 우는 비를 말한다. 맑은 날에 잠깐 내리는 비를 가르쳐 '여우비'라 한다.요즘 안양시청에는 때아닌 '여우비'가 종종 출몰(?)해 민원인들을 당혹하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안양시청을 자주 찾는 민원인들이 공통으로 취하는 행동이 있다. 바로 청사에 들어올 때는 고개를 숙이며 뛰고, 나갈 때는 하늘을 한번 쳐다보며 뛰는 것. 시 역시 민원인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시청사 입·출구마다 안내 표시판을 세워 놓고 있다. 이는 안양시가 전국 최초로 미세먼지 절감 대책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인공 비 살 수 시범운영 때문이다. 시는 지난 5월부터 시청사 건물 옥상에 미스트나 인공 비 발생 시설을 별도 설치해 지상으로 인공 비를 뿌리고 있다. 인공 비는 건물 동서남북 4개면 모두에서 미세먼지 농도 수준이 '나쁨'을 기록할 때 1시간씩 매일 3회에 걸쳐 내리고 있다. 시는 다음달 말까지 인공 비 살 수를 시범 운영한 다음 데이터를 축적해 시뮬레이션 작업을 할 예정이다. 시는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나온 결과치를 토대로 만약 인공 비가 미세먼지 절감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학교 등 교육시설을 비롯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운영 장소를 확대할 계획이다.요즘 환경부의 대기환경 발표를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대기오염농도 수준이 '나쁨'이거나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다. 길거리를 지나는 보행자나 공원에서 운동하는 시민들, 학교에 등하교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면 대다수가 입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기초단체장 이상 후보자들은 하나같이 '깨끗한 도시'를 만들겠다며 앞다퉈 미세먼지 문제를 선거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선거 공약을 면밀히 살펴보면 나무 심기, 경유차 조기 폐차 유도 등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추진해야 하는 중장기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바로 앞에 닥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안양시의 '여우비' 시범운영 사업처럼 내 집 앞 미세먼지 문제부터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실천해보면 어떨지 싶다. /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2018-06-06 김종찬

[오늘의 창]가끔은 느리게…

세상에는 빠른 길 밖에 없는 걸까. 네비게이션을 켜면 빠른 길, 지하철 어플리케이션을 켜도 빠른 시간표가 먼저 나온다. 그래서 조금만 늦어도 화를 낸다고 누군가 말했다.하지만 그 길을 천천히 가면 미처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고, 가끔은 천천히 가는 길에서 여유와 힐링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사는 듯 싶다. 또 누군가는 진짜 좋은 것은 모르는 듯 아는 듯 천천히 온다고 말했다. 요즘처럼 빨리 빨리를 외치는 일상에서 느림이라는 것은 때론 죄악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느리다고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이 말인 즉 지금의 사람들은 과정보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경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중시하게 되면 결과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법도 발생할 수 있다. 남이 다 해놓은 것을 자신의 결과물로 치장하는 일도 비일비재해진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그런 일들 말이다. 현실에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빠르게 처리해야 할 일은 빠르게 해야겠지만 굳이 빠르지 않아도 되는 일조차 빠르게 한다면 살아가면서 느껴야할 여유마저 빼앗는 셈이 아닐까. 매일 똑같은 일상을 위해 같은 길을 다니다보면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세상에는 빠른길만 있는 건 아니다. 가끔 여유를 갖고 천천히 가다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주변 모습에 감동을 받을 수도 있다. 그건 자신에게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오늘 퇴근길 늘 다니던 길을 천천히 가보자.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지금껏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느림의 길에서 찾는 여유라는 '힐링'이 될 것이다. /최규원 경제부 차장 mirzstar@kyeongin.com최규원 경제부 차장

2018-06-04 최규원

[오늘의 창]한반도 평화, 이제 지루한 성공의 길 택할 때

지난 주말 사이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를 타듯 요동쳤다. 24일 진행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이어 몇 시간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선언, 26일 제2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 다시 불씨가 살아난 북미 정상회담 재추진 소식 등 불과 며칠 사이 수년간 겪어야 할 일이 한 번에 일어난 것처럼 어안이 벙벙했다.국내 정치권과 언론 또한 롤러코스터에 동승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몇 시간 사이 정 반대의 기사와 논평 등을 쏟아내며 국민들을 더 혼란에 빠뜨렸다. 24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진행하자 언론과 각 정당은 한반도 비핵화의 첫발을 뗐고 북미 정상회담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도와 논평 등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2일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선언하자 일부 야당은 이런 조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외교 참사', '문재인 운전자론 실패',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 교체' 등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언론 또한 '북미정상회담 무산'이란 제목 하에 한반도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보도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제2차 남북정상회담 발표 이후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다시 장밋빛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다.한반도의 명운이 걸린 중대한 문제가 마치 '쇼'나 영화를 관람하듯 이렇게 가볍게 다뤄져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극적 반전', '성사 아니면 실패' 등 이번 사안을 보는 시각이 너무 가볍고 이분법적이다. 주말 사이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여러 소식을 접하며 문득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가 최근 펴낸 칼럼집 '파국론에 등을 돌리고'가 떠올랐다. '이분법을 넘어 우리가 걸어야 할 지루한 성공의 길을 토의하다'란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최 교수는 이념의 좌·우를 떠나 파국을 향해 달리는 양분법과 극단론에서 벗어나 느리지만 착실히 우리 사회를 진전시켜 나가자고 주문한다.'한반도 평화'라는 종착역에 도착하기 위해 이제는 멀미가 날 만큼 오르락내리락 쾌속 질주하는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와 지루한 성공의 길을 택해 뚜벅뚜벅 걸어 나아가야 하는 우리 모두의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boq79@kyeongin.com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8-05-30 김명호

[오늘의 창]최저임금 논란 해법 마련 시급

최근 만난 인천 지역 한 중소제조업체 사장은 "해외로 나가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사업이 잘돼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게 아니라, 공장 운영이 힘들어 다른 활로를 모색한다는 의미였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부품값도 올라 제품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가격 경쟁력이 걱정이라고 했다. 수출시장에선 물론 내수시장에서조차 수입제품에 밀려 아예 생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다른 업체 사장은 미국시장에 공급했던 몇몇 제품의 '수출 포기'를 선언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시장과 사업주의 어려움, 수용성을 충분히 분석해서 목표 연도를 신축적으로 생각하면 좋겠다"고 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린다는 공약과 관련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의 지불 능력을 높여주면서 같이 가야 한다. 인상 시에는 속도를 봐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론에 무게를 실었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이런 당정(黨政)의 속도 조절론을 반영하듯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 수당 일부를 최저임금 산입범위로 포함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고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삭감이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경영계도 이번 개정안이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엔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노사(勞使) 모두 불만족스러운 상황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지난 3월 말 가계부채 잔액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고 제조업 가동률, 유가 등 지표에서도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경영계와 노동계 간 대립이 지속되면 언제든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 결국 당정이 나설 수밖에 없다. 현장의 목소리를 기반에 둔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이현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uplhj@kyeongin.com이현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8-05-28 이현준

[오늘의 창]내부 제보자가 용기를 내려면

자신이 속한 조직의 비리나 부조리를 고발하는 내부 제보자가 되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제보한 사실이 노출될까?' 걱정을 떨치기 어렵다. 제보가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것은 아닌지 밤잠을 설칠 것이다. 이 때문에 내부 제보를 받으려는 쪽은 무한 신뢰할 수 있는 존재가 돼야 한다. '제보를 하면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제대로 파헤친다' '제보자는 철저히 보호한다' 정도의 평가는 받아야 제보자는 용기를 낼 수 있다.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 탈세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세관 당국에 핵심 제보가 안 들어온다고 한다. 세관 당국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세관을 못 믿겠다고 한다. 어렵게 제보를 하면 총수 일가에 증거를 인멸하는 시간만 벌어줄 것이라는 말까지 한다. 인천세관에서 개설한 SNS '제보단톡방'에는 이따금 세관을 비아냥거리는 글만 올라오고 있다.세관 당국과 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유착됐다는 의혹은 아직도 해소되지 못했다. 세관 직원이 총수 일가 밀수를 묵인하고 혜택을 받았다는 등 각종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관세청은 내부 감찰을 벌이겠다고 했지만, 그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감찰을 통해 사실로 확인된 것이 있으면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아니라고 알려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어느 하나 명쾌한 것이 없다.최근 김영문 관세청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관세청 묵인 의혹이 자꾸 강조되다 보니까 (관세청에) 제보를 안 해주고 있다"며 "일단 우리를 믿고 적극적으로 제보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제대로 수사하겠다는 관세청장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믿어달라"는 백마디 말보다 신뢰 회복을 위한 행동이 필요한 때다. 세관 당국은 4차례에 걸쳐 총수 일가 자택 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벌여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물품이나 자료를 확보했지만, 구체적 밀수 경로를 특정하고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한진그룹 내부 직원의 제보가 필요하다.세관 당국이 자신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드러내고 환골탈태하길 바란다. 수사에도 '골든타임'이 있다고 한다. 세관 당국이 더는 늦지 않기를 바란다. /홍현기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hhk@kyeongin.com홍현기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8-05-16 홍현기

[오늘의 창]자치단체장의 인사·조직 관리 리더십

그동안 국(局)이 없었던 가평군에 올해 '경제복지국'과 '미래발전국'이 신설된다.인구 10만명 미만인 군(郡) 단위 지자체에 국을 둘 수 없도록 정한 대통령령인 '지자체 기구 정원 규정'이 최근 개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평군에는 오는 7월 중 회계과, 행복 돌봄과, 교통과 등 3개 과 9개 팀이 늘어나고 공무원 수도 60여 명 증원된다. 특히 올해 10여 명 안팎의 사무관 승진 인사가 예정돼 있어 인사 정체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돼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이 같은 인사가 예정된 만큼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차기 군수의 인사·조직 관리 리더십이 조직과 지역 사회에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학연, 지연, 혈연 등과 선거 후 논공행상에 따른 인사 등 조직의 위계를 흔드는 공정하지 않은 인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원칙 있는 인사정책을 요구하는 소리로 해석된다. 인사행정은 지방자치 행정의 근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때문에 단체장은 무엇보다 인사정책에 행정력을 집중한다. 다수의 단체장은 선거를 앞두고 '인사가 만사다', '사기진작과 조직원들의 발전을 위한 교육과 인센티브 제공'. '창의력을 발휘하는 공무원들 승진 인센티브 제공' '능력 있는 인재 등용' 등등 조직원들을 위한 인사 정책에 대한 공약을 내놓는다.하지만 대다수 조직원은 교과서적인 이러한 인사정책을 이해하면서도 내심 사심 없는 단체장의 원칙 있는 인사 정책과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관리 리더십을 고대한다.일부 공무원들은 단체장의 지도력을 인사정책으로 평가하기도 하고 인사에 따른 사업 성과를 리더십의 산물로 보기도 한다.형평성 있는 인력 배치와 공정한 인사 관리가 배제된 인사정책은 조직원간 갈등, 불신과 상실감, 무력감 등을 야기하고 이는 곧 느슨한 조직으로 이어져 결국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한다. 인사관리 리더십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다는 얘기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사 관리 리더십이야말로 조직원은 물론 조직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인 만큼 차기 가평군수의 공정한 인사 관리 리더십을 통한 조직· 지역 발전을 기대해본다. /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kms@kyeongin.com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2018-05-09 김민수

[오늘의 창]등대지기와 등대올림픽

지난 4일 우리나라 최초로 불을 밝힌 등대인 팔미도 등대를 취재차 들렀는데 그동안 몰랐던 이야기를 들었다.많은 이들이 등대를 지키는 사람을 등대지기로 부르는데, 정작 등대에서 일하는 이들은 등대지기로 불리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등대지기라는 표현이 너무 외롭게 일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게 하거나 전문직이 아닌 것처럼 들린다는 이유였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지기'라는 표현이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없지만 어떤 직업을 두고 '~지기'라고 부르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무도 경비원을 '문지기'라 부르지 않고, 역무원을 '역지기', '철도지기'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전문 자격증을 갖춰야 하는 항로표지관리원이 직업의 정식 명칭이고 '팔미도 항로표지관리소'가 일터의 정식 이름이다.이번에 또 새롭게 알게 된 것이 하나 있는데, 이 등대 와 같은 전국의 항로표지 5천289기(올해 3월31일 기준) 가운데 가장 많은 725기(13.75%)가 인천에 있다는 사실이다.인천의 바다가 조석 간만의 차가 심하고 항로가 복잡하고 길 뿐 아니라 안개도 심해 다른 항만과 비교해 배들이 드나드는 여건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이와 관련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는 '등대 올림픽'으로 불리는 제19차 IALA(국제항로표지협회) 컨퍼런스가 열린다. 4년에 한 차례 열리는 행사로 83개 회원국 49개 연구기관 등이 참여해 국제항로표지 중장기정책과, 항로표지 신기술과 미래 비전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전 세계 40여개국의 등대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도 준비된다고 한다. 내 고장을 드나드는 배들을 안전하게 안내해주는 '항로표지시설'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이 행사에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ksh96@kyeongin.com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8-05-07 김성호

[오늘의 창]정치의 8가지 덕목

사서삼경 중 하나인 '서경(書經)'은 요순(堯舜)시대부터 서주(西周)시대까지 덕으로 다스린 군주들의 문서를 수집해 공자가 편찬한 책으로, 동양고전 중 가장 오래된 정치학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서경에는 한 나라의 지도자가 정치를 할 때 다음과 같은 8가지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첫 번째, '먹을 것(食)'이다. 아무리 이상적인 공약을 떠들어도 대중들을 배불리 먹이지 못하면 실패한 정치다. 예를 들어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지난 2009년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들고 나와 승리 한 반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은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다가 주민투표까지 간 끝에 결국 시장직을 잃게 됐다. 이는 대중들에게 먹거리가 그만큼 민감한 문제라는 뜻이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둘째는 '재화(貨)', 요즘으로 치면 생산과 소비를 통한 금전의 유통과 경제문제의 해결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는 '제사(祀)'인데 현대사회는 제정일치(祭政一致)가 아닌 만큼 제사의 필요성이 줄어들었지만, 굳이 현대적으로 해석하자면 복잡한 종교 갈등의 해결이라 할 수 있겠다. 세계사를 살펴봐도 대부분의 굵직한 전쟁은 종교로 인해 발생한 것이며, 한 나라 안에서 종교적 갈등이 심해지면 나라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군주들은 저마다 국교를 정해 종교를 통일시키려고 노력한 것이다.넷째는 '건설(司空)', 다섯째는 '교육(司徒)', 여섯째는 '치안(司寇)'이며, 일곱째는 '손님 접대(賓)'로 주요 국가와의 외교 혹은 경제적인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마지막은 '군사를 다스림(師)'이다.서경은 이처럼 2천 년 전의 통치 원칙을 들려주고 있는 데 요즘의 정치인들이 반드시 새겨 들어야 할 내용들로 가득하다. 특히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극적으로 만난 사건은 외교문제와 군사문제가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는 총 7장의 투표를 통해 시·도지사, 교육감, 시·도의원 등을 뽑아야 하는데 출마에 나선 사람들이 상대방 흠 잡는 네거티브 전략에만 집중하지 말고 위에 언급한 8가지 덕목이라도 잘 새겨서 좋은 정책으로 승부했으면 한다./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8-05-02 김선회

[오늘의 창]기초의원 공천과 풀뿌리 민주주의

'공천이 만사'라는 흔해 빠진 말이 돌고 돌아도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 것이 기초 의원 공천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최일선인 군·구·시의원에 나설 대표 주자를 뽑는 일인데, 능력과 실력이 공천 여부를 좌우하지 못한다. 현역 국회의원, 지역위원장의 입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천 잡음이 늘 있는데, 양대 정당에서 그 정도가 심하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라고 특별할 게 없다. 자유한국당의 공천 구태도 여전하다.어떤 사람이 기초 의원 후보로 선택되고 있을까.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예산 심사에 앞서 방대한 자료를 꼼꼼하게 검토하고 회의 석상에 들어가는 기초 의원 A가 있다고 치자. 예산 심사가 열리기 전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이 지역구 행사 참석이 예정돼 있다고 가정해 보자. 기초 의원 A가 "중요한 의사 일정을 앞두고 있어 '국회의원 의전'이 어렵다"고 의원실에 얘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다음 공천 탈락이 뻔하다. 실제 기자가 그동안 만난 민주당, 자유한국당 등 양당 소속 군·구의원들 중 상당수는 국회의원 또는 원외 지역위원장이 공천권을 쥐고 있다고 말했다. 공천권자에게는 수족(手足)이 필요하다. 누가 더 자주 공천권자의 손발이 돼 일했는지가 '공정한 평가'를 위한 척도다. 일꾼은 눈에 보일 리 없다. '기초의회 폐지론'이 잊을만할 때마다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어찌 보면 우리는 아직껏 제대로 된 기초 의회를 구성해 본 적이 없다. 구의원을 수년 간 해도 기초 의회의 기능과 역할조차 모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인천의 경우 민선 7대 기초단체장들 기초 의원들을 대놓고 무시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점을 되짚어봐야 한다. 그래서 옥석을 가리는 일이 필요하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확대하겠다면, 그 출발점은 기초 의원 공천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을 올려놓고 유권자에게 선택의 책임을 떠넘겨서 되겠는가. /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problema@kyeongin.com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8-04-30 김명래

[오늘의 창]'시민구단' 인천Utd와 서포터스

체육 담당 기자로 다시 뛰고 있다. 꼭 2년 만이다. 40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로 기억될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전후해 체육을 담당했다가 다른 부서로 갔었다. 어느덧 4년이 지나서 오는 8월이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개막한다.요즘 프로축구 K리그가 한창이다. 1부 리그에 있는 '시민구단'인 인천유나이티드도 기자의 출입처다. 시민구단이 고액 연봉을 받는 스타급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여러 '기업구단' 틈바구니에서 버텨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인천 등 1부 리그에 살아남은 시민구단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특히 인천 구단은 올 시즌 초반 리그 최강인 전북 현대를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무려 8년 만에 이룬 홈 개막전 승리였다. 2014년부터 4년 동안 5월이 돼서야 시즌 첫 승을 거뒀다.하지만 인천 구단은 여느 해보다 더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서포터스와의 첨예한 갈등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성적이 바닥을 치는 등 위기의 구단을 구해내 호평을 받던 강인덕 대표이사에 대해 서포터스가 독단적인 구단 운영을 중단하라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그나마 시즌 초반 인천 구단 선수들이 경기에서 선전한 덕분에 양측의 갈등은 진정되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6경기 연속 무승 속에 3연패까지 당하면서 여론이 급격히 얼어붙었다.인천 구단과 서포터스 사이의 오랜 반목에 많은 시민 축구팬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언제까지 이 광경을 지켜봐야 할까. 양측이 해법을 내놓을 때 아닌가 싶다.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isj@kyeongin.com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2018-04-25 임승재

[오늘의 창]민원으로 선물 받은 기아차, 이젠 답할 때

지난 12일 광명시의회가 민원을 이유로 10여년이 넘도록 건축물을 불법용도 변경해 사용해 온 기아자동차측에 큰 선물(?)을 줬다.기업의 교육연구시설용 건물을 체육시설이나 근린생활시설로 변경, 개발할 수 있는 조례를 수정한 것. 이로인해 해당 건축물의 가치가 크게 높아졌다.그러나 과정상 광명시와 의회의 결정이 매끄럽지 못하다. 장기간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도 없었고, 의회는 '민원'을 이유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그것도 멀쩡한 시설을 폐쇄 시켜 제기된 민원이었다. 조례 심의과정에서 기아차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지적도 있었지만, 기아차는 답을 하지 않았다.민원인들도 호소문을 통해 불법 사실을 지적한 언론을 '정상화를 가로막는 무리'로 사실상 규정했다. 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이라면 불법도 면책되어야 한다는 논리다.이번 사태의 내막은 광명시와 기아차가 불법외 합법한 시설인 수영장까지 폐쇄하면서 민원을 야기시켰다는 것이다.기아차는 매년 3억~4억원을 투입(적자)해 상생시설로 운영해 왔다고 공헌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아차 직원에 적용된 할인(?)에 따른 손해 아닌가 싶다. 중요한 것은 연간 1천300만~1천500여만원 대의 재산세를 납부하는 건물을 소유한 기아차는 이번일로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원의 이익을 얻게된다는 것이다.폐쇄의 촉발점도 센터측에서 기아차 외의 타사차 주차금지, 일반이용객 주차금지 조치에 따른 '갑질논란'에서 시작됐다.큰돈 번 기아차가 이제 나서야 할 때다. /김영래 사회부 차장 yrk@kyeongin.com김영래 사회부 차장

2018-04-22 김영래

[오늘의 창]적(積)폐, 그리고 적(敵)폐

▶동네 꼬맹이들도 시비가 붙으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말한다. "네가 하는 것은 되고 내가 하면 안되냐"며, "내로남불이냐"고 윽박지르기 일쑤다. 동일 사안에 대한 이중적 잣대를 비판하는 정치권 용어가 이제는 어엿한(?) 생활용어가 된 셈이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과 민주당원의 댓글조작 논란 등은 이런 내로남불 흥행에 불을 지핀 사례다. 국민의 눈높이에선 똑같은 정치꾼인데, 그들 사이에서 진보와 보수를 나누고 로맨스와 불륜을 구분 짓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요즘에는 정치권발(發) 유행어가 하나 더 생겼다. 바로 적폐(積弊)다. 적폐는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을 부르는 용어다. 국정농단 세력을 겨냥한 문재인 대통령의 외침이 이제는 사회 전 분야에서 그릇된 일을 가리키는 단골용어가 됐다. 비상식의 지배를 받았던 우리 국민에게 적폐 청산이야말로 사이다 같은 속시원 함을 주는 청량제가 됐다. 하지만 적폐도 내로남불과 공통점이 생기면서 참신한 맛이 사라졌다. 나의 잘못은 실수이자 관행이지만, 남의 일은 비리와 부패의 청산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내로남불의 아류가 된 셈이다.▶적폐청산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적폐의 적이 '쌓을 적(積)'이 아닌 '대적할 적(敵)'으로 바뀌는 순간 내로남불 식의 적폐청산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그 이상의 도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스스로에게 더욱 혹독한 채찍을 가할 때 적폐청산이 그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다. 국정농단의 틈에서 희망으로 탄생한 정부이기에, 문 대통령 스스로가 내부 불의에 더욱 분노해야 한다. 보수 반성을 외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정부와 진보 여당에 고언(苦言)한 "우리도 이러다 망했다"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김태성 정치부 차장 mrkim@kyeongin.com김태성 정치부 차장

2018-04-18 김태성

[오늘의 창]국회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개점휴업', '빈손', '공전', '파행'. 최근 2주째 멈춰 선 4월 국회를 가리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들이다.사실 4월 국회의 장기 표류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정부 개헌안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던 여야가 방송법 개정안을 놓고 다툼을 벌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이 불거진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거취 공방에 이어 김경수 의원의 댓글 조작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국회는 완전히 마비됐다.야당은 '국회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고, 예정된 상임위도 줄줄이 취소됐다. 이 때문에 여야 합의로 잡아놓았던 9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추경 시정연설과 10~12일 대정부질문조차 열리지 않았다. 여야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국회 정상화 모색을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회동을 가졌지만, 뚜렷한 입장차만 확인하고 뒤돌아서기를 반복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절대 곱지 않다. 지하철 내에서 정치권 얘기를 주고받는 시민들 가운데는 '국회가 그렇지. 뭐' 등의 자조적인 푸념이 나오기 일쑤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다. 국회가 장기간 공전하다 보니 미세먼지 대책 관련 법안, 중소기업 인력지원 특별법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법안도 그대로 묶여 있다.'국회'는 말 그대로 국민을 위한 대표 회의기구다. 국회의원들만의 '정쟁 기구'가 아니다. 정당별 당리당략과 이해타산이 민생을 외면하는 선을 넘어선 안된다. 그들을 선택해 준 국민의 눈과 목소리를 잊어서는 곤란하다. 국회는 첫째도 국민, 둘째도 국민, 셋째도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기구라는 사실을 여야 모두 뼛속 깊이 다시 새겨야 할 시점이다. /김연태 정치부(서울본부)차장 kyt@kyeongin.com김연태 정치부(서울본부)차장

2018-04-16 김연태

[오늘의 창]'대부도'가 뜬다

7천600여명이 살고 있는 안산의 섬 대부도가 주목받고 있다. 제종길 시장은 취임직후부터 "안산의 미래가 대부도에 달려 있다"고 말하며, 15년후 인구 5만여명이 거주하는 명품 전원도시를 조성해 미래 안산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이에 대부도에 대부해양관광본부를 신설해 3개과 50여명의 직원들을 배치하는 등 진작부터 개발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안산시는 제조업 유치나 대규모 주거단지 조성 등을 지양하고, 골프, 승마, 대부해솔길 트레킹 등의 관광 상품 개발을 통해 종사자 등의 거주 등 자연스러운 인구유입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서해안 유일의 24시간 입출항이 가능한 방아머리마리나리조트 건설은 안산을 세계적 해양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란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특히 대부도는 미래지향적 탄소제로 에너지 자립섬으로 조성된다. 이를 위해 시는 주민, 에너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 도시가스 공급을 위한 공사가 이미 착공을 했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김철민 국회의원(민·안산상록을)도 대부도 개발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 의원은 안산시와 함께 대부도 도시숲 조성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 10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김 의원은 최근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보다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볼수 있도록 지역구가 아닌 대부도에 도시숲을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산림청과 사업을 확정했다.안산의 섬 대부도 개발에 이처럼 모두가 머리를 맞대며 힘을 모으고 있다. 수년후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돼 있을지 자못 기대된다. /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kimdh@kyeongin.com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8-04-11 김대현

[오늘의 창]선거철, 다시 찾아온 구도심의 계절

"너희들이 선거 때마다 얘기했던 게 모두 실현됐으면 구도심은 진작 상전벽해 했을 거다."최근 한 정치인의 지방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구경하던 시민 중 1명이 퉁명스럽게 내뱉은 말이다. 기자 옆에 있던 70대 정도로 보이는 노인은 혀를 끌끌 차더니 금세 자리를 떴다.또 선거철이 돌아왔고 다시 구도심 활성화 정책이 각 후보군의 '1번 공약'으로 등장했다. 광역, 기초 가릴 것 없이 이번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여야 후보들은 저마다의 구도심 활성화 정책을 들고 나와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안상수, 송영길, 유정복으로 이어지는 인천시장들 모두 이런 목표를 가지고 시정을 펼쳤지만 괄목할만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그 사이 인천 신도심과 구도심 간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인천발전연구원이 발표한 '인천시 균형발전을 위한 재원조성 방안에 관한 연구'를 보면 2003년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 연수구, 서구 등 경제자유구역에 포함된 일부 기초자치단체와 그 외 자치단체 간 부(富)의 불평등이 급속하게 심화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경제자유구역에 속한 기초자치단체들이 인천시 전체에서 차지하는 지역 내 총생산(GRDP) 비중이 2005년 40.5%에서 2013년 44.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된 반면 그 외 지역은 2005년 59.5%에서 2013년 55.9%로 오히려 감소했다.인천의 구도심 활성화 전략은 시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 방향이 전환되며 일관되게 추진되지 못했다. 특히 임기 내 치적을 위해 오랜 기간 걸리는 구도심에 대한 투자보다는 가시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경제자유구역 투자 유치나 대단위 개발 프로젝트에 집중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의 구도심 정책이 다시 기로에 섰다. /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boq79@kyeongin.com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8-04-04 김명호

[오늘의 창]등산객에 전하는 정상酒에 대한 제언

지난 3월 13일부터 시행되는 자연공원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국립공원 등 산에서 음주가 금지된다. 일명 '정상주(酒)' 금지다. 여름에는 막걸리를 얼려 정상에 오른 후 함께 한 일행과 나눠 마실 때의 그 맛은 참 달다. 이런 터라 금지 소식이 다소 아쉽다.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볼멘소리도 이해가 간다.하지만 법의 취지를 볼 때 이 법은 1차 과태료 5만원, 2차 과태료 10만원을 뜯어내기 위함이 아닌, 자연을 보호하기 위함일 게다. 간혹 산에서 술 취한 등산객들이 일어난 자리에 남은 쓰레기를 볼 때면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정상주'에 취해 추태를 부리는 사람들을 볼 때면 "당신 같은 사람들은 산에 오지마"라고 하고 싶은 마음도 비슷할 것이다. 특히 산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의 주요 원인이 '정상주'임을 감안하면 등산객 스스로 자정을 해야 한다.얼마 전 설악산 대청봉 인근 중청대피소에서 소형 플라스틱병에 담긴 소주 6병을 마시고 대피소 직원을 폭행한 사건, 또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상에서 술에 취해 119에 구조를 요청하는 훌륭하신 분(?)들의 이야기 등등.제언한다. 산은 산을 찾는 사람들이 보호해야 하고, 술 한잔이 꼭 필요한 등산객이라면 산을 생각해 하산 후 편하게 마시자. 산이 산을 찾는 이들에 의해 훼손된다면 후일 '등산 금지 '등 더욱 강한 법이 나올지도 모른다. /김영래 사회부 차장 yrk@kyeongin.com김영래 사회부 차장

2018-04-02 김영래

[오늘의 창]염태영 수원시장과 빙판의 우생순

얼마 전 막을 내린 평창동계올림픽의 하이라이트 중 한 장면은 바로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다. 물론 월드클래스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연전연패를 당했지만, 한민족이 힘과 응원으로 뭉친 단일팀의 경기는 전세계에 큰 감동을 줬다.올림픽 전 단일팀 구성에 대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평창올림픽 성공의 밑거름 역할을 한 것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평창과 160㎞나 떨어진 수원시는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숨은 공신이다. 수원시는 국내 최초의 여자아이스하키팀 창단을 발표하면서, 단일팀의 성과가 올림픽으로만 끝나지 않게 했다.염태영 수원시장은 "실업팀이 하나도 없어 올림픽이 끝난 뒤 대부분의 선수가 돌아갈 곳이 없다는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의 애환과 팀 창단에 대한 소망을 수원시가 외면할 수 없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 오로지 스포츠 정신으로 '빙판의 우생순'을 꿈꾸는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과 함께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 한다"며 이들의 후원자를 자처했다.수원시는 26일 오후 영통구 하동에서 아이스링크와 컬링장, 수영장, 실내체육관을 갖춘 '수원복합체육시설'(가칭) 건립 착공식을 열었다. 오는 2021년 상반기에 수원 광교호수공원에 국제규격을 갖춘 아이스하키장 등 빙상센터가 들어서는 셈이다. 수원시에서 창단하는 여자아이스하키 팀은 이곳을 '홈'으로 아이스하키 대중화에 나서게 된다. 4년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더 나은 성과를 위한 도전도 이곳에서 꽃피우게 될 것이라는 게 체육계의 전망이기도 하다. 선수들도 잠시나마 생계 걱정은 덜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스하키 선수를 꿈꾸는 영재들도 수원으로 모이게 될 것이다. 수원시가 강원도 이외에 또다른 동계스포츠 메카가 될 지도 지켜볼 만 하다.수원시는 염 시장의 말처럼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이 길이 시민들의 응원 속에 외롭지 않은 꽃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이경진 사회부 차장 lkj@kyeongin.com이경진 사회부 차장

2018-03-27 이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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