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오늘의 창]인천항 보통사람들

요즈음 재미있게 보는 TV 광고 한 편이 있다.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수업 시간에 아빠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울 아빠는 지구를 지켜요. 미세먼지를 엄청 줄이고 나쁜 연기를 없애서 공기를 맑게 해준대요. 소나무를 많이 많이 심어서 지구를 시원하게 해주고요. 북극곰을 살려준대요." 이때 선생님이 "아빠가 뭐하시는데?"라고 묻는다. 아이는 아빠의 직업이 매우 자랑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콘덴싱 만들어요"라고 대답한다. 보일러와 온수기 등을 만드는 기업의 광고로, 제품의 친환경성을 강조한다. 이 광고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선, 아빠를 슈퍼맨과 같은 '히어로'로 표현한 아이의 천진난만한 시선이 사랑스럽다. 또,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환경'이 한 분야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미세먼지가 심한 것보다 추운 게 낫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또 하나는, 콘덴싱 보일러를 만드는 아빠처럼 문제 해결을 위해선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이다. 영화 '1987'이 화제다. 장준환 감독이 만든 이 영화의 제목은 '보통사람들'이었다. 그는 '보통사람'(감독 김봉한)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제작 중인 것을 알게 된 후 제목을 '1987'로 바꿨다고 한다. 지난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인천항만공사 주최로 '2018 인천항 항만가족 신년인사회'가 열렸다. 무대 중앙에는 '여러분이 인천항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갑니다'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새얼문화재단 지용택 이사장의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여러분 금년 한 해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이 잘되길 바랍니다. 그 이상 뭐가 있겠습니까. 보통사람들이 하는 일이 잘되면 나라가 잘되는 것이고, 여러분이 편안해야 나라도 편안합니다." 인천항이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컨테이너 처리량 300만TEU를 달성했다. 인천항 보통사람들이 만들어 낸 성과다. 인천항은 인천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이곳의 생산유발효과는 지역내총생산(GRDP)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경인일보는 인천항과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와 관련한 역사·인물을 소개하는 연중기획 '바다가 들려주는 인천이야기'를 시작했다. 올해 연중기획의 주인공은 '인천항 보통사람들'이다. /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8-01-28 목동훈

[오늘의 창]'이제는 소박한 장례문화가 정착돼야 할 때'

최근 안양시가 작은 장례문화 정착에 앞장서겠다고 선포했다. 수의는 평소 즐겨 입던 옷으로, 관은 고가의 나무재질 보다는 소박한 관으로, 하객 음식대접은 필요한 양만큼 그리고 시신은 화장 또는 기증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하지만 과연 실효성이 있을 지 의구심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사회적 관습에 따라 고인의 넋을 기리는데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참여 열기는 생각 외로 뜨거웠다. 안양지역 노인회와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유관 기관 등이 시와 함께 작은 장례문화 실천 서약 운동을 벌이겠다고 나선 것이다.이 중에서 안양지역 노인회가 선뜻 작은 장례문화 정착 운동에 앞장선 점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일반적으로 보기에는 작은 장례문화가 허례허식(虛禮虛飾)을 없애자는 별스럽지 않은 조치 일 수도 있지만 어르신들의 입장에서 보면 후손들에게 서운 할 수 있는 내용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당시 노인회 한 관계자는 "시대의 변화에 어른들이 먼저 맞춰가야 한다"고 짧게 답한바 있다.시 역시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이제는 작은 장례문화가 정착되어 갈 때라고 보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조사를 보더라도 지난 2000년 15.5%를 차지하던 1인 가구는 2016년 30%로 두 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65세 이상 1인 가구도 지난해 1인 가구 중 65세 이상 비율은 24%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오는 2045년이면 1인 가구는 809만8천가구로 이 중 65세 이상 1인 가구는 45.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장례를 치를 후손들이 줄어든다는 것이다.과거 우리나라의 장례는 사회적 관습과 종교에 따라 풍장(風葬)·매장(埋葬)·화장(火葬)·수장(水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 됐고, 후손들은 시신을 안치한 관과 그것을 운구하는 용구, 무덤 등 장례절차를 하나의 문화로 여겨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또 다시 사회적 관습이 변화되고 있다. 이제는 과거의 방식을 점차 버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의 슬픔을 마음으로 나누는 건전하고 소박한 장례문화가 정착될 때이다. /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2018-01-21 김종찬

[오늘의 창]우리 동네 교육감, 관심을 갖자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인천에서 '단일 후보'를 내기 위해 움직이는 단체 3곳이 있다. 지난 해 11월 '바른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단'이 가장 먼저 시작했고 이어 '인천 촛불 교육감 추진 위원회'가 발족했다. 16일에는 '좋은 교육감 추대 추진위원회'가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여기에 더해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 기구 1~2곳이 더 생길 가능성이 있다. 인천은 현재 구속 수감 중인 교육감이 뇌물죄 확정으로 직을 상실하면서 교육감이 공석인 상황. 여기에 더해 교육감 권한대행도 '선거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교육감 선거판'은 이미 달아올랐다.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기 전이다. 교육감 단일화 추진 기구와 출마 희망자들의 움직임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인천의 교육감 단일화 추진 기구와 후보들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 해석 등을 요청하면서 조심스럽게 활동하고 있다. 그래도 차기 교육감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크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교육감은 교육자치법에 따라 인천의 교육·학예 사무를 총괄한다. 한 해 3조 원이 넘는 규모의 예산을 수립해 집행한다. 교육 규칙을 제정하고, 교육 과정 운영에 관한 사항을 관장한다. 이밖에 평생 교육, 학교 체육, 보건, 학교 환경 정화 등의 사무를 담당한다. 426개 유치원과 508개 초·중·고교, 8개 특수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입학 예정인 원생·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육감의 정책에 영향을 받게 된다. 학교 급식비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고교 입학금을 면제하는 것도, 학원 교습 시간을 정하는 것도 교육감이다. 그 중요성에 비해 시민 관심이 낮은 것.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출마 후보들의 공통된 고민거리였다.'먹고 살기 힘든데 무슨 교육감 타령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 놈이 그 놈인 것 같다'는 냉소주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시간을 내 교육감 출마 희망자들이 누구인지, 교육감 단일화 추진 기구의 목적은 무엇인지 등을 찾아보기를 권한다. 교육 대표자로서 적합한 삶을 살아왔는지 들여다보자. 시장, 구청장뿐 아니라 교육감도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8-01-16 김명래

[오늘의 창]'올해가 더 걱정이라는데…'

무술년(戊戌年) 새해 경제 전망이 어둡다. 내수 부진, 인건비 상승, 무역 장벽, 환율 변동 등 무엇 하나 만만한 게 없다. 지역 경제계 안팎에서도 대비책을 세우려고 애쓰는 분위기가 읽힌다.인천상공회의소는 최근 '2018년 기업 자금 사정에 관한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 설문에 참여한 인천의 약 150개 업체 중 39.2%는 지난해보다 자금 사정이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 요인으로는 '인건비 상승'(19.7%), '대출금리 인상'(17.5%), '최저임금 인상'(15.5%) 등을 꼽았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63.2%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환율 변동에 의한 자금 사정 악화(56.3%)도 걱정했다.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는 새해 첫 달인 1월 경기 상황에 대해 인천 중소기업들이 부정적으로 전망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약 200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건강도 지수'가 81.9로 전월 대비 10.4p 급락했다는 것이다. 이는 전국(84.3)보다도 2.4p나 낮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다음 달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 업체가 많다는 것이고, 100 미만은 그 반대를 뜻한다.한국은행 인천본부의 최근 조사에선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서서히 살아나던 인천 제조업계의 체감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완성차 업체 파업 여파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12월 업황 BSI(Business Survey Index, 기업경기실사지수, 약 350개 업체 응답)가 70으로, 전월보다 10p 급락했다. 새해 1월 경기 전망도 70으로 전월보다 8p 하락했다. 기업가의 현재 경영 상황 판단이나 향후 경기 전망 등을 수치화한 BSI도 100이 기준치다.새해 벽두부터 "올해가 더 걱정"이라는 한숨 섞인 푸념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소상공인과 중소 제조업계 등을 지원하는 인천시, 경제 분야 공공기관 및 기업 지원단체 등의 세심한 정책적 뒷받침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다./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8-01-14 임승재

[오늘의 창]지난 10년과 앞으로 10년

지난 5일 하남시 대학유치위원회는 하상곡동 옛 '캠프 콜번'이 주둔했던 미군 반환공여지의 세명대학교 유치계획을 공식적으로 백지화했다고 밝혔다.이날 하남시 대학유치위원회가 2014년 7월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한 공모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세명대의 우선협상자 자격을 박탈함에 따라 미군 반환공여지는 3년 6개월 만에 처음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 됐다.캠프 콜번 부지는 하남시가 2005년 11월 반환받은 뒤 2007년 11월 중앙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유치를 추진하다 2013년 3월 취소됐던 것까지 포함하면 꼬박 10년이라는 시간을 대학유치에 매달리다 허송세월을 보냈다.개발제한구역에다 미군 공여지까지 몇십 년 동안 재산적 피해를 입어 왔던 옛 캠프 콜번 인근 주변 주민들의 실망감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하지만 누구에게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누가 추진을 했느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은 정치적 논리일 뿐, 하상곡동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봐야 한다.오히려 지난 10년에 대한 미련을 훌훌 털어버리고 지금이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 맞다고 본다.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세상은 많이 변했고 10년 뒤에는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듯이 개인적으로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 유치는 더 이상 매력이 있는 아이템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된다.지난해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그룹 계열회사들은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을 기록했지만, 정작 삼성그룹은 10년 뒤 먹거리가 없다고 고민에 빠져 있다.하남시도 마찬가지다. 당장 미군 반환공여지에 유치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10년 뒤 하남시의 비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세심한 전략을 세워야만 할 것이다.'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처럼 지금부터 시민들의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moon23@kyeongin.com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8-01-09 문성호

[오늘의 창]기왕이면 '광역경기도'였으면 좋았을 것을…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설 선수들이 링에 올랐다. 잽(Jab)을 주고 받으며 탐색전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현재 챔피언은 도전자보다 먼저 한방을 날리고 싶다. 전문가들이 현 챔피언의 열세를 점치기에 마음은 더욱 조급했다. 둘 다 물러서지 않는 인파이터 스타일이어서,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그리고 첫 번째 라이트스트레이트가 뻗어 나왔다.오는 6월이면 결정될 차기 도백의 자리를 두고 현 챔피언과 도전자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보수 남경필 경기지사, 진보 이재명 성남시장의 양강구도가 일찌감치 자리잡아, 나머지 후보군들이 조바심을 낼 정도다. 선두권에 자리 잡은 두 사람 모두 현 상황이 싫지 않은 눈치다. 싸움을 통해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양측의 노이즈마케팅 전략도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남 지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같은 상황을 부인하지 않았다. 내심 이 시장이 민주당 후보가 되기를 바란다는 뉘앙스도 풍겼다. 지난 바른정당 대선 경선 당시 유승민 대표와의 경쟁을 되돌아보며, "피하니 싸움이 되지 않았다"며 유 대표의 아웃복싱 스타일을 흥행 저조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재명이라는 제대로 된 맞상대를 만난 셈이다. 그러던 와중에 다음 선거의 정책 의제로 서울과 경기를 합치자는 '광역서울도'라는 강력한 펀치를 날렸고, 이 펀치로 또다른 공방전이 시작됐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이라 불리면서도 서울의 등쌀에다 지방의 눈치까지 보고 있다. 그런 경기도의 최대 고민인 규제를 해결하고 메가시티로 가자는 취지는 십분 이해하고 공감한다. 이만한 어젠다를 뒤집을 민주당 후보가 있을까를 생각하면, 멋진 한방을 날린 셈이다. 그러나 뒤집어 놓고 보면, 광역서울도 한마디에 경기도 자존심은 구겨졌다. 하필이면 올해는 경기정명 천년의 해다. 서울은 수년 전 정도 600년을 대대적으로 기념했다. 그러나 경기도는 현 지사가 재선 프로젝트로 '경기'라는 지명을 지우자고 하는 셈이다. 말도 '아'다르고 '어'다르지만, 공약도 마찬가지다. 경기도지사 선거인만큼 같은 뜻이어도 '광역경기도'라고 이름을 붙였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든다. 경기도민으로서 말이다. /김태성 정치부 차장 mrkim@kyeongin.com김태성 정치부 차장

2018-01-07 김태성

[오늘의 창]'프라하의 봄' 50주년, 지휘자 쿠벨리크

지난달 28일에 개봉한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이 신년 연휴 기간에 30%에 달하는 높은 예매율을 보이며 누적 관객 200만명을 넘어섰다. 다수의 관객에게 "지금까지 본 한국 영화 중 가장 울림이 큰 영화"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50년 전 동유럽의 체코슬로바키아에서도 민주자유화운동이 일어났다.구 소련의 스탈린 체제를 신봉하던 체코슬로바키아 정부에 대항해 1960년대 지식층이 중심이 돼 민주자유화의 실현을 위한 조직적인 운동을 펴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활동의 결실로 1968년 4월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 총회에서 민주자유화 노선의 강령을 채택하게 된 것이다. 이를 '프라하의 봄'이라고 일컫는다. 비록 그해 8월 소련의 무력 진압으로 '프라하의 봄'은 좌절되지만, 이후 자유의 꽃이 피는데 밑거름이 된다. '프라하의 봄'은 세계적인 음악 축제의 명칭이기도 하다.'프라하의 봄 음악제'는 해마다 체코 민족 음악의 창시자랄 수 있는 스메타나의 기일인 5월 12일에 시작돼 3주 동안 진행된다. 축제는 매년 프라하 시민회관(오베츠니 둠)에서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으로 막을 올린다. 드보르자크와 야나체크 등 체코의 위대한 작곡가들의 작품이 연주되며 세계 정상급 단체와 연주자들도 대거 초청된다.축제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시작됐다. 1946년은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창단 50주년을 맞는 해였다. 축제는 당시 체코 필의 상임 지휘자였던 라파엘 쿠벨리크(1914~1996)에 의해 창설됐다. 하지만 쿠벨리크는 조국이 공산화된 1948년 영국으로 망명을 택한다. 오랜 기간 서방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 소련이 붕괴하고 체코가 민주화된 1990년 조국으로 돌아온 쿠벨리크는 그해 열린 '프라하의 봄 축제' 개막식에서 '나의 조국'을 지휘했다. 당시 지휘자와 프라하 시민, 하벨 대통령 모두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프라하의 봄' 50주년인 올해 영화 '1987'과 함께 쿠벨리크가 지휘하는 '나의 조국'을 감상해 보면 어떨까. 쿠벨리크는 '나의 조국'을 대략 6차례 음반으로 남겼다. 연주의 질과 함께 비교적 구하기 쉬운 연주를 추천하면 보스턴 교향악단 음반(DG·1971년)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음반(오르페오·1984년)이다. 1990년대 체코 필과 남긴 실황 녹음은 연주 외적 가치도 함유한다./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2018-01-02 김영준

[오늘의 창]연이은 참사 바뀌어야 할 것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

지난 3일 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 낚싯배가 전복돼 15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났다.2014년 세월호 참사후 국가 안전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와 시스템 개선, 법령 보완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대형 인명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웠다던 정부의 각종 발표도 공염불이 되는 듯하다.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은 영흥도 낚싯배 참사 후속 조치로 지난 19일 '해양 선박사고 예방 및 현장 대응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아마 이번 제천 화재 참사의 경우도 사망자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고 사고 원인 등이 나오면 정부가 기자들을 불러 모아 대책 방안을 발표할 것이다. 반복된 참사와 정부의 뒤늦은 대책,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이다.지난 3일 영흥도 낚싯배 사고 직후 인천시는 대책 본부를 구성, 사고 수습과 피해자 유가족 지원 등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유정복 인천시장까지 나서 관련 대책 회의를 주재했다. 그러나 인천시의 지원 대책을 취재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유가족 보상 문제를 비롯한 여러 지원 대책을 물어보기 위해 사고대책 주관 부서인 시 재난안전본부에 전화를 걸었더니 낚싯배 사고 전담은 수산과에서 한다며 전화를 돌렸다. 시 수산과는 사고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과 대책은 옹진군에서 더 잘 알 것 같다며 다시 그쪽과 통화해보란 말만 되풀이했다. 이후 인천시 노인정책과와 공감복지과 등 몇몇 부서를 더 거친 다음에야 인천시의 종합적인 대책을 들을 수 있었다. 누구 하나 속 시원히 대답해 주는 사람은 없었고 관련 공무원 모두 우리 부서가 주관하지 않아 자세한 건 모른다고 했다. 제천 참사 유가족들은 장례식장을 찾은 대통령에게 "세월호 이후 나아진 게 뭐냐"고 외쳤다고 한다. 이런 참사와 관련해 바뀌어야 할 것은 제도나 법령, 사회적 시스템이 다가 아닌 듯하다./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7-12-26 김명호

[오늘의 창]지옥의 통학 길

'567명 지옥의 통학 길'. 경인일보가 지난 2월 8일 23면에 보도한 기사 제목이다.기사 내용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월 3일 올해 평준화 지역 일반고교 신입생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배정 인원은 전체 6만4천422명으로, 수원·성남·안양·부천·고양·광명·안산·의정부·용인 등 9개 학군의 199개 일반고교에 이들을 추첨 방식으로 배정했다. 이 중 567명 학생은 원치 않는 마지막 지망으로 배정, 원거리 통학을 감수하고 있다. 지난해 455명보다 무려 112명이나 증가한 수치."몇 명 안되네" 라고 말할 수 있겠으나, 일부 학생들은 더 큰 문제에 직면했다. 실제 A 학생은 등교 시간 만 2시간가량 소요되는 학교에 배정됐다. 어쩔 수 없이 가족 모두가 인근 도시로 이사를 선택했다. '입학 전 전학'이라는 제도가 있기에 집 가까운 학교로 입학 전 전학을 했다. 원거리 배정원칙이 깨지면서 생긴 폐해였다.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신입생들 대부분은 초·중학교를 함께 다닌 터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쉬웠지만 A 학생에겐 낯설었다. 결국 A 학생은 1학년 2학기 때 '전학'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또다시 '이사'를 선택했다.하지만 이상한 배정원칙이 또 발목을 잡았다. 입학 전 전학한 터라, 전학 후 1년 미만인 학생은 최초 배정학교로 가야 했다. 학군이 다른 곳으로 이사했는데도 규정은 이상하게도 그랬다. 그마저도 감수(?)했지만 최초 배정학교 측과 협의 과정에서 입학은 불발됐다. 2시간가량 소요되는 통학이 문제였다. 2학년 1학기 때 전학을 다시 신청하기로 했다.최초 배정학교로 전학을 신청한 터라 2학년 1학기가 아닌, 2학기 때나 전학 신청이 가능한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학군이 다른 곳으로 이사해도 최초 배정학교로 전학해야 하는 웃지 못할 공교육의 '민낯'이다. 설령, 2학년 2학기 때 전학을 신청해도 일명 '뺑뺑이'로 학교를 배정받더라도 원거리 학교로 배정된다면 단순히 'A학생의 운'이라 말할 수 있을까. 공교육의 폐해를 없애는 것도 교육기관의 책무다./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차장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차장

2017-12-24 김영래

[오늘의 창]이대목동병원 미숙아 사망 정확한 사인 밝혀야

이대목동병원의 미숙아 사망사고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가장 첨단화 된 진료를 자랑하는 대학병원에서 그것도 4명의 신생아가 잇따라 사망한 데 따른 허망함이다.부모들은 하루하루를 가슴을 졸였지만 그래도 병원을 신뢰하고 인큐베이터에 아기를 맡겼다.하지만 결과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죽음에 부검까지 받아야 하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이를 어떤 부모가 용납할 수 있을까.이대목동병원을 다니고 있는 일부 임산부들이 큰 맘먹고 병원을 옮겼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병원은 지난해 결핵 간호사로 인해 2명의 신생아가 잠복결핵에 걸리고, 9월엔 생후 5개월 영아가 맞던 수액에서 벌레가 발견되기도 했다. 병원이 환자로부터 신뢰를 잃은 셈이다.출산 및 육아경험을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우리병원은 괜찮을까' 걱정을 하며 수십건의 글이 올라오는 등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동네 병원도 아닌 국내 유수의 대학병원에서 발생한 사건인 만큼 산모와 임신부의 불안감도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엔 '신생아실 포비아'까지 나돈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후 "신생아의 소장과 대장에서 가스팽창이 일어난 흔적을 육안 관찰로 확인했지만 사망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고 1차 소견을 발표했다. 조직 현미경 검사 등 각종 검사 결과를 종합해야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정부는 이번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 조그만 의혹도 없게,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는 일벌백계해야 한다.신생아 중환자실의 안전관리를 서둘러야 한다. 또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고위험 산모·신생아 치료 시스템 등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부실한 의료체계로 신생아들이 숨지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된다. 그래야만 숨진 신생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 책임을 질 수 있다. /이경진 사회부 차장 lkj@kyeongin.com이경진 사회부 차장

2017-12-19 이경진

[오늘의 창]재정난 극복… 시민 삶의 질 개선위해 노력해야

인천지역 고등학생들의 점심이 내년부터 무상으로 제공된다. 고교 무상급식에 필요한 730억원 규모의 재원을 어떻게 나눠낼지를 두고 대립하던 인천시와 시교육청이 한발씩 양보하면서 합의를 이뤄냈다. 이로써 인천은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밥값을 책임지는 도시가 됐다.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처음이라고 한다.유정복 인천시장은 '재정난 극복'을 무상급식 확대 시행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인천시는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정부의 재정 '위기단체' 지정 수준인 39.9%까지 높아지는 등 극심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다. 40%를 넘을 경우 재정자주권이 제한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아시안게임 개최 준비와 인천 도시철도 2호선 등 대규모 재정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얻은 많은 빚이 시 재정 운영에 발목을 잡았다.이로인한 인천시의 '긴축' 재정은 많은 시민을 힘들게 했다. 내가 낸 세금으로 당연히 이행됐어야 할 각종 행정서비스는 지연되거나 축소되기 일쑤였다. 인천터미널 부지 매각 등 알토란 같은 시민재산도 팔아야 했다. 정부 보통교부세·국비 지원금 확충과 누락 세원 발굴 등 노력도 필요했다. 마침내 올 7월께 예산대비 채무비율은 정상 수준인 25% 아래로 떨어졌고, 연말 20% 초반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천시의 재정난이 극복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의회의 예산 심사 분위기도 몇 년 전까지 "어떻게 하면 사업비를 더 줄일까"를 중심으로 심사가 진행됐는데, 올해는 "웬만하면 해 주자"는 쪽으로 바뀌었다며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공무원도 있다.고교 무상급식 확대 시행은 재정 건전화의 성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인천시는 그동안의 재정난으로 소홀했던 분야가 무엇인지 더욱 적극적으로 살펴 시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필요한 시책을 더욱 다양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재정난 극복에 함께한 시민을 생각하는 자세일 테다./이현준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이현준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7-12-17 이현준

[오늘의 창]'그냥'

누군가의 질문에 '그냥'이라고 답하는 것은 보통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개 성의 없는 답변이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오랜만에 친구가 생각나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은 갑작스런 전화에 '무슨 일이 생긴걸까?'라는 걱정스런 마음에 되물었을 때 자연스럽게 되돌아온 대답의 '그냥'의 뒷 말에는 '보고싶어서', '생각나서', '잘 지내나 궁금해서' 뭐 이런 말들이 숨겨져 있으리라. 똑같은 답이라고 할지라도 관계와 상황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진다.가을이 온 지도 모르게 벌써 겨울이다. 겨울의 시작이라기에는 신고식이 너무 가혹할 정도다.보통 연말이면 가장 많이 진행되는 행사는 결산 행사다. 산업 각 분야 또는 영화, 음악 등 문화계 등 한 해를 결산하고 잘한 사람들을 찾아 표창으로 그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고생한 노력에 대한 보상인 셈이다.그러나 사실 가장 많이 진행되는 행사는 각종 기관 및 기업체들의 나눔 행사다. 추위에 난방은 물론 밥 한 끼를 걱정해야 하는 독거노인, 한부모가정, 소년·소녀가장 등 취약계층이 조금은 덜 춥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추진된다. 김장나눔 행사가 대표적이며, 이 밖에도 연탄 전달 및 각종 성금 및 위문품을 전달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된다.지원 대상은 보통 기관과 자매결연을 맺은 시설 및 지자체 등으로부터 추천받은 차상위 계층 등이다.보통 기관들은 이러한 행사 후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나눔 활동에 대한 성과를 자랑한다. 이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너무 천편일률적이고 해마다 반복된다. 때문에 꼭 해야하는 연례행사처럼 애초 취지와 달리 딱딱하고 성의가 없어 보이거나 마치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꾸미는 경우가 종종 있다.필자가 수년 전 미담을 취재했던 한 당사자의 인터뷰 일화가 생각난다. 이러한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유를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그냥'이었다. 수차례 이유를 되물었지만 대답은 '그냥'이었다.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눠보니 '그냥'이라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생활이 봉사였고, 그냥 몸에 배인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성의없어 보이는 '그냥'이라는 답변이 진실하게 느껴질 수 있는 사람인가?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그냥'이라는 답이 따듯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당신은?/최규원 경제부 차장최규원 경제부 차장

2017-12-12 최규원

[오늘의 창]제3연륙교 건설 확정의 불편한 진실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청라국제도시와 영종지구(인천공항)를 잇는 '제3연륙교' 건설이 최근 확정됐다. 인천시는 '11년 제자리, 영종~청라 제3연륙교 마침내 건설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어 "2개의 민자 대교 손실보전금 부담 문제로 11년 동안 한 발짝도 떼지 못한 제3연륙교 건설공사가 본격화한다"고 했다. 그렇다. 제3연륙교 건설이 확정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제3연륙교는 청라와 영종 등 경제자유구역을 활성화하고 이곳에 사는 주민들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다. 인천시 계획대로 추진하면 2020년 건설 공사를 시작해 2025년 초 개통한다.제3연륙교 건설비 5천억 원은 지난 2006년 청라와 영종 택지개발 조성원가에 반영돼 이미 확보된 상태다. 하지만 기존 민자도로인 인천대교와 공항고속도로 실시협약에 있는 이른바 '경쟁 방지 조항' 때문에 사업 추진이 매우 오랜 기간 지연됐다. 제3연륙교 신설로 인천대교·공항고속도로의 통행량이 감소하면, 그 손실을 보전해줘야 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인천시의 '조기 개통이 필요하다'와 국토교통부의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그러다가 손실보전금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를 놓고 인천시와 국토부가 갈등을 빚었다. 인천시는 중앙부처에서 일정액을 분담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국토부는 인천시에서 전액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렇게 보낸 시간이 11년이다. 그 사이 '조기 개통 필요'는 '마침내 건설'이 됐다. 늦게나마 제3연륙교 건설이 확정된 것을 환영하면서도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국토부는 11년이라는 시간을 벌었고, 인천시는 손실보전금을 전액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조기 개통'과 '손실보전금 공동 분담' 둘 중 하나도 챙기지 못한 셈이다. 경제자유구역·인천공항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이지만, 정부의 건설비 지원도 없다.이제는 정부도 제3연륙교가 필요할 때가 됐다. 인천공항 확장, 복합리조트 조성 등으로 교통 수요 급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국가공기업이자 교통 수요 증가의 원인자인 인천국제공항공사, LH(영종·청라 사업시행자)와 손실보전금 분담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다./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7-12-10 목동훈

[오늘의 창]'청년들이 꿈을 키우는 안양'

안양시의 관공서 중 24시간 불이 켜져 있는 건물이 있다. 바로 청년들이 소통하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청년들만의 공간으로 조성된 청년 창업 지원 센터(청년공간 A-cube)이다. 청년 창업 지원센터는 안양시가 청년 창업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는 도시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문을 열었다.이 곳에서는 대학생 및 청년층 예비 창업자들이 '창업'이란 부푼 꿈을 꾸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시 역시 이들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공간 제공 뿐만 아니라 창업 및 인문학 교육, 다양한 법률 교육 등을 수시로 열고 있다.창업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극복 방법을 사전 교육 시킴으로써 창업 실패와 피해를 최소화 해 성공적인 창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시의 지원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갈 곳 잃은 청년들의 꿈을 응원하고 있다. 주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 청년들을 위해 시는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작은방 지원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꿈과 열정이 있지만 높은 주거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청년들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겠다는 것이다.안양지역 교회와 최장 10년간 무상임대 계약을 맺어 추진되는 '작은방 지원 사업'은 12월 부터 교회의 빈 공간을 사회초년생들을 위한 기숙사 형태의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해 운영한다. 시는 또 청년들의 창업 지원 및 안정적인 주거환경 제공과 함께 취업 기회 제공 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그동안 취업박람회가 내실보다 외형을 중시하고 정해진 기간에만 열렸다면 시는 구인업체의 참여 수가 적더라도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수시로 작은 취업 박람회를 열고 있다. 또한 박람회에 참석하는 청년들의 주머니 사정도 고려해 무료 면접 정장 대여서비스를 벌이고 있다.청년들의 취업에는 정해진 날짜가 없고 청년들의 능력에는 한계가 없다. 오직 현실의 벽이 청년들의 능력에 제동을 걸고 있을 뿐이다. 안양시 처럼 청년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준다면 지역 사회가 더욱 빛날 것으로 기대한다. /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2017-12-03 김종찬

[오늘의 창]베테랑 경관의 잇단 죽음, 엄중하게 인식해야

인천 경찰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10일부터 27일까지 한 달도 채 안 된 시기에 경위급 3명이 가족과 동료들을 뒤로한 채 세상을 떠났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3명이 '공항 장애', '우울증',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누구보다 일 욕심이 많고 의욕적이던 경찰관도, 경사(慶事)를 앞둔 가장도 '죽음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승진 스트레스를 결국 이겨내지 못했다는 말도 들린다. 모두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 정확한 사인(死因)을 알 길이 없다. 경찰 내부는 어수선하다. 이들의 죽음을 취재하며 동료들과 유가족을 만난 기자들의 마음도 무거웠다."경찰관은 직무 스트레스가 있어도 어디서 해소할 곳이 없다." 경인일보가 취재 과정에서 들은 얘기다. 매일 발생하는 사건 처리에 숨돌릴 틈조차 얻기 어렵다.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절차에 따라 잘잘못을 가려주는 게 경찰관이 맡는 일이다. 반복되는 교대 근무로 '개인적 여가'를 여유롭게 누리는 것도 쉽지 않다. 최근 한 달 새 숨진 경찰관 3명은 모두 경위였다. 경위는 간부도, 비간부도 아닌 '낀 계급'이다. 근속승진이 도입된 이후 경위 계급이 급증해 비간부인 순경, 경장, 경사보다 그 수가 많다. 간부로 분류돼 있으면서도 실무자 역할도 담당한다. 간부로서 책임감과 실무자로서 신속하고 꼼꼼한 일처리 능력이 필요한 위치다. 간부와 비간부의 중계자, 조율자로서 역할도 부여된다. 직무 스트레스가 있어도 털어놓을 상대가 마땅치 않다. '간부', '비간부' 용어를 폐지해 조직 내부 위화감을 없애겠다는 경찰청의 계획이 수개월 전 발표됐지만, 현장 경찰관의 처지는 '용어 정리'로만 해결되기 힘들다.인천경찰청은 이들의 죽음을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 모두 20~30년 경력의 베테랑이었다. 우울증 등이 극단적 선택을 유발한 유일한 요인이 아닐 것이다. 대책 마련을 위해 수립되는 TF는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베르테르 효과'를 차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7-11-28 김명래

[오늘의 창]사드(THAAD) 터널

한중 관계가 어둡고 긴 터널에서 언제쯤이면 완전히 빠져나올 수 있을까. 한반도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로 불거진 한중 갈등이 최근 양국 정상의 만남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은 듯하다.올해로 수교 25주년을 맞이한 한중 관계의 원상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인천의 중소 수출기업들도 중국 현지의 변화된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인천시 등이 지난 15~16일 중국 산둥성 성도인 지난(濟南)에서 개최한 인천지역 중소기업 우수 상품 교역 상담회에 바이어는 물론이고 중국 언론까지 큰 관심을 나타냈다. 산둥 유력 방송사가 행사장을 촬영하는 등 사드 문제가 불거진 뒤 좀처럼 못 보던 광경이 펼쳐졌다고 한다.인천은 대중(對中) 교역 의존도가 높은 도시다. 이 때문에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이후 '통관 지연 및 검사 강화', '주문량 감소', '한국제품 홍보 어려움'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뒤따랐다. 인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인천 약 130개 제조업체 대상) 결과를 보면, 전체의 47.5%가 중국 수출의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그동안 국내에서는 사드 출구가 보이지 않자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찾기 움직임이 일었다. 인천 경제계에서도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인도를 비롯해 아시아 신흥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인도의 문화와 소비 동향 등을 배우는 경제단체의 세미나와 설명회가 잇따라 운영되고, 인도 바이어를 대거 인천으로 초청해 중소기업 제품 박람회를 여는 등 여러 가지 변화가 감지됐다. 소위 '베트남 바람'도 불고 있다. "비행기 표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나올 만큼 인천의 경제기관과 단체, 기업 등이 앞다퉈 시찰단을 꾸려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다.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에서 신(新) 남방정책(아세안 협력 등)을 내놓았다. 대중 교역 의존도가 높은 인천에서 특히나 주목해야 하겠다./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7-11-26 임승재

[오늘의 창]시민의 뜻이 민심이다

제대로 된 종합운동장 하나 없는 시흥시. 이 같은 문제가 이웃 동네 부천시의 도움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시흥시가 부천시와 정책협의를 통해 '시흥·부천시 체육시설 공동개발사업(이하 체육시설 공동사업)'을 이끌어 낸 것. 내용은 시흥시와 부천시가 시 경계(境界) 주변 부지를 활용한 공동이익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양 시는 지난 2015년 12월 시흥시·부천시 공동발전 정책실무협의회 첫 회의 후 지난해 10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체육부서 간 협의를 마치고 지난해 12월 29일 '시흥시·부천시 체육시설(야구장)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양 시는 협약 체결을 통해 계수동 394 일원(시흥IC 인근) 2만1천847㎡ 부지에 총 사업비 88억1천900만원(토지매입비 51억원, 조성비 37억1천900만원)을 투입, 생활야구장 1면(인조잔디, 조명, 펜스) 및 부대시설 등을 설치하고 2단계로 체육공원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방식은 시흥시와 부천시가 50대 50으로 예산 분담을 전제로 올 2~7월까지 공동개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구상 용역을 마치고 하반기 지방재정 투융자심사 및 공유재산관리계획에 반영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양 시는 시의회의 동의를 거쳐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늦어도 내년 하반기 공사에 착공할 예정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시흥시의회가 반대의견을 내고 나섰다. 난항이다. '주객이 전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반반씩 부담해 짓는 체육시설이 완공 후 부천시민 이용이 더 많을 것이라는 걱정을 하고 나선 것이다. 사업비를 공동 부담이 아닌, 시흥시가 부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시흥시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반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재원부담도 덜고, 이웃 동네와의 교류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부천시민 이용이 높을 것이라는 주장보다는 완공 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주문이 우선 아닌가.시흥시 집행부도 시민의 생각이 무엇인지, 할 수 있다면 주민투표라도 해서 사업을 제대로 마무리했으면 한다.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차장 yrk@kyeongin.com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차장

2017-11-19 김영래

[오늘의 창]인천 고택(古宅)- 세월의 문을 열다

경인일보의 2016년 연중기획 '(인천)고택 기행'이 책 '인천 고택(古宅)-세월의 문을 열다'(다인아트 刊)로 엮였다.최근 출판 기념회를 통해 세상에 이름을 알린 이 책은 "옛사람들의 생각과 이야기, 그들이 거닐었던 거리와 살았던 집들은 지금 우리에게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됐다.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에게 100년 전 건축물은 몇 채 남아있지 않다. 그 이전의 문화재들은 다양한 노력과 방법으로 보존되고 있지만, 근대의 유산들은 기억 저편으로 묻히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 인천이라는 공간의 특성이 더해졌다. 한반도에서 인천만큼 시간과 공간의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된 도시는 드물다. 근대 이후만 놓고 본다면, 1883년 제물포 개항과 함께 한적하던 어촌에 외국인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에 항만이 건설되고 군사기지가 조성됐다. 철도가 놓였다. 21세기 들어선 국제공항이 건설되고, 경제자유구역에는 UN 기구들이 둥지를 틀었다. 100여년 전 외세에 의해 강제적 국제도시화를 겪은 인천이 자발적으로 국제화에 나서고 있으며, 그에 발맞춰 신도시를 중심으로 거대 건축물들이 들어서고 있다.건축가 승효상은 건축과 우리 삶의 관계를 가장 명확하게 표현한 말로 "우리가 건축을 만들지만, 다시 그 건축이 우리를 만든다(We shape our building, thereafter they shape us)"를 꼽는다. 윈스턴 처칠이 1943년 10월 폭격으로 폐허가 된 영국 의회의사당을 다시 지을 것을 약속하면서 한 연설의 일부분이다.2015년 말 기자와 함께 5명의 취재팀이 꾸려졌다. 취재팀은 이듬해 벽두부터 인천지역의 근대 건축물과 고택의 문을 열고 들어가 그 공간과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옛집에 들어선 기자들은 해당 건축물에 스민 인간의 삶의 흔적을 좇았다. 시간과 공간의 변화가 가장 급격했던 인천의 모습을 지켜봤을 건축물과 그곳을 거친 시민의 삶을 들여다본 것이다.기획을 마치고 책을 펴내면서 이 글 서두에서 밝힌 물음에 대한 해답은 독자 여러분의 몫으로 남겨놔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시대를 증언한 건축물에 대한 가치는 관심을 두고 다가설수록 더욱 높아짐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행정가와 학자는 물론 시민들이 우리 지역의 옛 건축물들을 통해 인천을 들여다보는 색다른 경험을 자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2017-11-14 김영준

[오늘의 창]공조(共助)

공조(共助)라는 말이 있다. 여러 사람, 또는 다른 기관이 목적을 위해 서로 도와주거나, 힘을 모은다는 뜻이다. 얼마 전 남과 북의 형사들이 힘을 합쳐 악당을 붙잡다는 스토리의 영화 '공조'가 개봉해 흥행몰이를 하기도 했다. 영화는 북에서 온 형사 현빈을 방해만 하던 남한 형사 유해진이 중반 이후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적극적인 공조를 시작하면서 어느새 공동의 적이 된 악당을 응징한다는 스토리로 전개된다.의왕시에서도 최근 의왕시와 의왕경찰서 간 주민안전을 위한 '공조'가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국도 1호선 고합삼거리 횡단보도 폐쇄이다. 이곳은 수원방면 고천지하차도 출구로와 110m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의왕~과천 간 고속화도로 교량 아래에 위치해 운전자의 시야에도 잘 보이지 않아 교통사고 다발지역으로 분류된 곳이다. 지난 2010년 고천지하차도 개통이후 최근까지 12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사망자도 3명에 달했다.의왕시와 경찰서는 횡단보도를 폐쇄하기로 합의하고, 지난 5월부터 횡단보도를 주로 이용하는 왕곡동 통미마을, 솔거·효원아파트 주민 등을 대상으로 폐쇄 당위성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이용해 온 횡단보도를 폐쇄할 경우 멀리 돌아서 다녀야 하는데다 대체 도로인 하천통로의 안전성 취약 등을 이유로 지속적으로 반대했다.의왕시와 의왕경찰서는 적극적인 공조에 나섰다. 의왕서 오문교 서장은 직접 주민들을 만나가며 하천통로 등에 방범 CCTV와 보안등 추가설치 등을 약속하며 설득했다. 의왕시도 1억9천만원의 예산을 긴급 투입해 CCTV와 보안등 설치는 물론 우회보행로 시인성 확보를 위한 수목 제거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특히 시와 경찰서는 충분한 협의 끝에 기존 횡단보도 폐쇄에 따른 주민불편 최소화를 위해 고천사거리(수원방향) 원효·솔거 아파트 버스정류장을 신설하고, 의왕~과천 간 고속화도로(과천방향 진입로)에 횡단보도를 신규 설치했다. 여기에 계원예술대학교 학생의 재능기부와 학교 밖 청소년, 경찰 등 30여 명이 공조해 주민들이 안전에 취약하다고 우려한 80m에 이르는 지하보도에 벽화를 그려 어두운 환경을 밝게 하는 등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주민들의 만족도는 기존 횡단보도 폐쇄 이전만큼 높아졌다. 주민안전을 위해 뭉친 민·관·관 간 공조(共助)의 제대로 된 모범이 아닐 수 없다. /김대현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kimdh@kyeongin.com김대현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2017-11-12 김대현

[오늘의 창]부평미군기지 오염문제도 America First로 가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박 2일 일정으로 7일 우리나라를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맞춰 인천 지역에서는 부평 미군기지의 다이옥신(1급 발암물질) 오염과 관련해 미국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환경단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환경부는 반환 예정인 부평 미군기지의 다이옥신 오염 사실을 최근 공식 발표했다. 그러면서 1급 발암물질에 오염된 미군 부지를 누가 어떻게 정화할 것인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미군 측과 건설적인 협의를 지속해 가겠다"는 것이 공식적인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지금껏 미군이 주둔했던 부대 내 오염부지를 미군 스스로가 돈을 들여 정화한 사례는 없다고 한다. 결국 '협의'라는 명분 아래 시간만 끌다가 우리 정부가 정화 비용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환경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인천 지역 환경단체들은 이번에 부평 미군기지에서 검출된 다이옥신을 미군이 매립한 불법 폐기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군이 부대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수십 년간 서서히 오염된 게 아니라, 고엽제처럼 다량의 다이옥신이 함유된 오염 물질을 미군이 일부러 매립했다는 것이다. 미국 폐기물 관련 법에 따라 부평 미군기지 오염물질 모두를 본국(미국)으로 가져가 처리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다이옥신은 물에 녹지 않아 대부분 토양 표토에서 검출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환경부 발표를 보면 다이옥신이 중간, 하부 토양에서 대부분 검출됐으며 이 같은 결과는 미군이 다이옥신에 오염된 여러 물질을 땅속에 일부러 묻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라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의 사실 여부를 떠나 미군이 수십 년간 주둔했던 곳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된 만큼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당사자인 미군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외쳐야 할만큼의 불공정한 대우를 어떤 나라로부터 어떻게 받았는지, 또 무엇을 그렇게 양보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진정한 불평등이 뭔지, 왜 자국 우선주의가 필요한지 좀 더 공부하고 싶다면 부평을 포함한 국내 모든 미군기지의 역사부터 배워볼 것을 권한다. /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boq79@kyeongin.com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7-11-07 김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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