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오늘의 창]구 소련과 쇼스타코비치, 현재 대한민국과 블랙리스트

'어떤 음악을 들을까.' 휴일에 1시간 정도 시간이 생겨서 간만에 음악이나 들어야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수많은 음악과 음반들 중에서 무얼 선택할지 고민하게 된다.새해가 밝은지 2주가 지나가는 시점에서 눈길을 끈 작품은 쇼스타코비치(D. Shostakovich·1906~1975)의 '교향곡 12번, 1917년'이었다. 작곡가가 악보 첫 페이지에 쓴 '레닌을 기억하며'라는 부제가 달린 이 작품은 꼭 100년 전 러시아에서 왕정 체제를 무너뜨리고 일어난 10월 혁명(볼셰비키 혁명)을 소재로 1961년 작곡돼 그 해 초연됐다.4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각 악장에 제목이 붙어있다. 혁명의 페트로그라드, 라즈리프(Razliv·레닌그라드 인근의 호수), 아우로라(Aurora·혁명에 참여했던 군함), 인류의 새벽으로 이어진다. 교향곡 보다는 교향시에 가까운 이 작품은 음악을 듣지 않아도 각 악장의 제목을 통해 작품의 전개가 연상된다.음악을 들으면서 격동의 시대를 산 작곡가를 생각했으며, 현 우리 시국을 떠올렸다.작곡가는 러시아 혁명을 어렸을 때 겪었고, 제2차 세계 대전도 체험했다. 사회주의 체제에서의 경험 또한 자신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여냈다.'교향곡 4번'에 대한 공산당 기관지인 프라우다지의 공격은 작곡가 쇼스타코비치를 다른 노선으로 밀어 넣었다. 그동안 전위적인 실험성을 추구해오던 쇼스타코비치는 1937년 작곡된 '교향곡 5번'에서부터 전통과 '사회주의 사실주의'를 버무려낸 중도적 노선으로 접어든 것이다.하지만 체제와 권력이 작곡가의 상상력까지 통제할 순 없었다. 때문에 삶의 긍정에 기반해 현실의 비극성을 적절히 드러낸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0번'과 같은 수작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우리나라 현 정권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또한, 개인의 사상이나 상상력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철저한 오산 속에서 만들어졌다. 문화와 예술에 대한 몰이해도 더해졌다. 1980년 신군부 주도하에 신문·방송·통신을 통폐합한 언론통폐합과 같은 행태가 재현되는 모습을 보면서 구 소련 체제하의 쇼스타코비치와 우리나라 현 정권 체제하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2017-01-15 김영준

[오늘의 창]새해의 역설 '갈수록 힘 나는 사회'

보통 해가 바뀌는 신년이면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품게 마련이다. 이는 새해를 설계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새해 풍경은 1년 중 가장 활력이 넘치고 생기 있어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전체 사회 분위기가 이 상식의 틀에서 한참 벗어난 듯하다. 활력과 생기보다는 불안과 침체가 더 어울리는 분위기다. 이러한 부정적 기운은 한 발짝만 나가도 느낄 수 있는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난다.얼마 전 의정부의 한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은 "살 맛이 나지 않는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이 상인은 "갈수록 더 어려워지니 어떻게 살라는 건지…"라며 한숨 섞인 푸념을 했다. 상인의 푸념이 엄살로만 들리지 않는 게 더욱 심각하다. 경기 북부지역 경제인과 상인들의 기대심리는 이처럼 바닥이다.굳이 중앙 정치권의 소요를 들먹이지 않아도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김영란법'의 여파와 연말 마치 후속타처럼 강타한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은 새해 기대감마저 날려 보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 북부지역 주요 행정기관이 밀집한 의정부 식당가는 냉기가 감돌며 위축되다 연말에는 예년에 없던 초 불황을 맞아 전의마저 상실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양주와 포천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양계농가와 관련 업계를 초토화했다. 지역 기업인들도 아우성이다. 중소기업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매우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일선 기업인들은 사상 최악의 '자금난'을 겪고 있다. 금융권의 문턱은 중소기업에 여전히 높고 그나마 숨통을 터주던 정책자금도 올해는 부족할 것이란 예측이 나돌며 기업인의 신년회 자리는 '넋두리 자리'로 변했다. 이처럼 지역 경제전망이 어둡자 민심 또한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특히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악화일로에 있다. 예전에 귀로만 전해 듣던 '빈부격차'가 이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현실이 되다 보니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상대적 박탈감은 절대적 박탈감으로 바뀌고 부의 대물림은 '금수저', '흙수저'로 당연한 것을 넘어 정당한 것으로 보는 세태가 만연하는 부정적 현상이 사회 전체로 전염되고 있음을 실감한다.우울한 새해가 시장 상인의 말처럼 '갈수록 어려워지는 사회'가 아니라 '갈수록 힘이 나는 사회'로 가는 '진통의 시기'라고 믿고 싶다./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7-01-10 최재훈

[오늘의 창]부자(富者)들의 기부

부자(富者)에 대한 인식이 우리나라만큼 나쁜 곳도 없다. 굳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대형 부정부패 사건이 터져 나올 때마다 오르내리는 재벌들의 이름은 이제 식상 하기까지 하다. 수십 년 간 지속돼온 이런 재벌들의 행태에 더해져 고속 성장의 그늘 아래 단물을 빨아 먹으며 탄생한 졸부들은 사회 곳곳에서 '갑질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연말연시만 되면 수억, 수십 억원씩 기부하며 사진 한 장 찍는 재벌 기업, 부자들이 좋은 일을 하고도 대접받지 못하는 이유도 이런 사회적 인식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인천에서는 부자들의 기부 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뜻깊은 일이 있었다. 바로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100호 탄생 행사가 열린 것이다.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진행하는 인천 아너소사이어티는 지난 2008년 1호 회원을 시작으로 9년 만에 100번째 고액 기부자를 탄생시켰다.이름을 올린 기부자 대부분은 인천 지역에서 터를 닦고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들이다.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중에는 혈혈단신 인천으로 올라와 고생 끝에 자수성가한 사업가들이 많았다. "그동안 인천에서 돈을 벌어 이만큼 왔으니 이제는 지역 사회에 돌려줄 차례"라며 기부를 한 이들도 있었고,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을 맞아 자식들과 함께 '통 큰 기부'를 한 기업인들도 많았다.인천공동모금회의 한 관계자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자 대부분은 기존에도 지역 사회에서 봉사 활동이나 기부를 해 왔던 이들이고, 익명으로 거액을 내놓은 사람들도 있다"며 "돈이 아니라 마음이 부자인 이들이 고액 기부자로 이름을 올린다"고 말했다.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중에는 부부(3쌍)나 형제(2쌍), 부자(父子·3쌍)지간인 이들도 있었다.정유년 새해에는 이런 부자들의 훈훈한 소식이 더 많이 전해지길 기대해 본다. /김명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boq79@kyeongin.com김명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7-01-08 김명호

[오늘의 창]미봉책(彌縫策)

미봉책은 꿰매어 깁는 계책이란 뜻으로, 결점이나 실패를 덮어 발각되지 않게 이리저리 수선해 감추기만 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 춘추시대 주(周)나라와 정(鄭)나라의 전쟁에서 유래돼 군대를 재배치해 보충한다는 의미였으나, 일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순간의 결함만 떼우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일을 처리할 때 쓰곤한다.최근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이 딱 미봉책이다. 교육부는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 밀려 눈치보기 식으로 교육현장 적용을 1년 유예하기로 한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이는 국정교과서 사용 여부에 대한 결정을 차기 정부로 넘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토본 공개 당시 박정희 대통령 미화 또는 친일 행적 미화 등 특정 사안에 대한 지적들이 잇따랐고, 반대 여론이 확산되면서 올해 신학기 현장적용 강행이 불가능하다는 정부의 판단이 섰기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교육부는 유예결정 발표 당시 올해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을 희망하는 학교에 한해 연구학교로 지정해 운영하겠다는 단서조항을 제시했다. 국정교과서 사용을 강요하지는 않겠지만, 학교에서 사용하겠다고 신청한다면 권장하겠다는 것이다.이 쓸데없는 미봉책 때문에 교육현장은 또다시 혼란을 겪고 있다. 교과서는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최종 선택한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정서상 학운위와 학교장 결정을 통해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을 결정할 경우 반발하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과의 마찰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 보듯 뻔할 수 밖에 없다.특히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해 전국 13개 시·도 교육청은 벌써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거부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학교가 국정교과서를 선택하면 관할 교육청에서는 교육부에 연구학교 지정을 승인요청을 해야 하나, 지정요청 등의 법 절차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들 교육청내 몇몇 학교들은 역사교과서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교육청의 거부방침에 최근 주문을 취소했거나 취소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선택했던 일부 학교들은 학내 구성원들과 갈등을 빚는가 하면 교육청의 눈총을 받으며 마찰을 빚고 있다.1년 유예든, 차기 정권으로 결정을 넘기면 끝인 것을, 쓸데없이 연구학교 지정이라는 '미봉책'으로 교육현장에 또 다른 혼란거리를 던져준 셈이다. /김대현 사회부 차장 kimdh@kyeongin.com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7-01-03 김대현

[오늘의 창]기대보다 걱정 앞서는 정유년

지난해보다 더 나은 한 해가 되길 바랄 수밖에 없는 2017년 새해가 드디어 밝고야 말았다. 그런데 시작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헌정 질서를 문란케 한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단죄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새해에도 여전할 터이다. 특검은 강도 높게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고, 국회에서 의결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헌법재판소 심리 중이다. 정치권의 정계개편 움직임은 속도를 내고 있고, 조기 대선과 개헌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정국은 혼란스럽다. 가계소득은 정체됐는데 농·축·수산물 등 먹을거리와 각종 서비스 요금 등 물가는 크게 뛰기 시작했다. 물가 상승 속도는 올해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인천에서는 이미 광역버스 요금이 올랐다. 청라에서 강남을 가는 광역버스는 그동안 2천500원만 내면 됐지만, 이제는 3천350원을 줘야 강남까지 갈 수 있다. 대표적인 생활물가인 휘발유·경유 가격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올해 국내 가계부채가 1천50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그 와중에 금리 인상 가능성마저 커지고 있다. 인천지역 가계대출 규모는 2014년 42조7천억원, 2015년 43조9천억원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9월 현재에만 48조4천억원 규모로 껑충 뛰었다. 금리 인상이 빚 있는 가계를 압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인천시가 올해 맞닥뜨릴 과제도 만만치 않다.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문제가 대표적이다. 경인고속도로가 도심 균형발전을 저해한 만큼, 이 도로를 일반도로로 바꿔야 한다는 부분엔 정부와 인천시가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4천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일반도로 조성 비용은 누가 어떻게 마련할지 대안이 없는 상태다. 검단새빛도시, 루원시티 등을 조성하기 위한 토지공급도 올해 예정돼 있는데, 이들 사업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전문 기관들은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제3연륙교 건설, 해군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이전, 경인아라뱃길 활성화 문제 등도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들 현안은 유정복 인천시장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조속한 정국안정은 올해 예상되는 혼란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신속히 내려져야 한다. 중앙의 정국 상황과 인천의 현안이 따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현준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uplhj@kyeongin.com이현준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7-01-01 이현준

[오늘의 창]그렇지만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

연말연시가 되면 언론사에는 각종 미담사례 소식이 밀려든다.올해도 좋은 일이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언론사 측에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해 소식을 전하고 있다. 얼마전 일이다. 모르는 번호로 부재중 전화가 왔기에 무심히 넘겼는데 이튿날 또 전화가 왔다.경기 광주에 사는 한 노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분이 조심스럽게 '자신의 사연이 기사화될 수 있느냐'고 문의해왔다. 솔직히 말하면 꼭 기사화 해야 한다며 간곡히 부탁해왔다. 이 노인은 올해 73세의 할아버지로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 가족없이 혼자 생활하고 있다. 본인 말로는 '평생을 사회에 대한 불만과 피해의식을 갖고 살아왔는데 이번 일로 세상을 따스하게 바라보게 됐다'며 말을 꺼냈다."올 여름 폐가 좋질 않아 병원 치료를 받게 됐다. 기초생활수급자 생활비(40여 만원)가 전부인 상황에서 (입원이) 부담이 됐지만 몸이 워낙 안좋아 짧게 입원하고 퇴원했다. 그런데 한달 뒤 상태가 더 나빠져 재입원하는 상황이 됐다"는 할아버지는 당시 눈앞이 막막해 이대로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하지만 의사가 강경하게 입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뜻을 따랐지만 막상 퇴원날짜가 다가오자 할아버지는 걱정이 앞섰다.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의료비 할인혜택이 있었지만 이 할아버지는 수술비를 내고 나면 사실상 생계가 힘든 상황이었다.그런데 퇴원 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수술비가 모두 정산됐으니 퇴원해도 좋다는 병원 측 얘기가 있었고, 내용을 알아보니 해당 의사가 안타까운 할아버지 사정을 알고 자비로 병원비를 내준 것이다.할아버지는 너무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표시할까 하다가 '여러 사람에게 이런 훌륭한 의사분을 알리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떠올랐고 언론사에 제보하기에 이르렀다. 제보를 받고 바로 해당 의사를 찾아갔다.바쁜 진료시간에 짬을 내 만난 미담사례의 주인공은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했다. 일부 선행 주인공들이 그렇듯 이 의사도 자신의 선행이 드러나기를 바라지 않는 것 같아 설득하려 했더니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자신은 순수한 마음에서 한 일이지만 이 사례(의사가 환자에게 의료비를 받지 않거나 하는 등의 행위)가 의료법 위반(의료법 제27조)이 될 수도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그러면서 본인은 기사화되지 않아도 좋으니 이 할아버지가 앞으로 의료비 혜택을 볼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을 언론이 찾아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할아버지의 병명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인데 잘 먹고 잘 쉬어야 상태가 호전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사회가 나서 방법을 찾아달라는 것이었다. 긴급의료지원제도라는 것이 있지만 1번밖에 쓸 수 없어 할아버지 같은 기초생활수급자는 해당 제도를 이용하는 것도 신중하다고 한다.너도나도 힘들다고 외치는 요즘, '그렇지만 아직 세상은 따뜻하다'고 일깨워주는 분들이 많아 고마울 따름이다./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6-12-27 이윤희

[오늘의 창]지금 이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하다 필자의 페이스북에 지금 이 순간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댓글을 남겨달라고 했다.팔로워가 많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연말이고 많은 관심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해 사랑의 손길을 내밀기도 부족한 상황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국정농단 청문회를 개그콘서트보다 재밌게 보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수백의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의 진실이 알려지길 기대했지만, 그렇게 많이 배우고 높으신 양반들은 갑자기 까마귀 고기를 드셨는지 모르쇠로만 일관하고 있다.그래서 차라리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통 사람들끼리 공유해 보려고 한다.'너무 웃어서 배 아팠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오늘도 웃을 수 있는 이유 사랑하는 내 가족과 오늘 만큼은 여유있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산타클로스 혹은 하나님이 있다면 우리나라좀 들여다 봐주세요. 너무 죽어나가요. 정치인들은 내년에 복지예산 좀 늘려줘요. 서민들도 좀 삽시다!', '○○○ 구속이 누군가에게는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 '대한민국 만세', '청문회에서 나오는 죄짓고 거짓말하는 인간들, 국민세금 펑펑 쓴 인간들, 불공정하게 특권을 누리거나 그걸 봐준 부역자들 싹 다 잡아서 가둬주시고, 용기 있는 내부 고발자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정치적 혹은 개인적 이야기들로 보이겠지만 이 것이 지금 이순간을 살아가는 동시대 자화상들의 말이다.누군가는 화를 내고 있고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자 한다. 처한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지 사람의 생각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표현한다. 같이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 혼자 살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그건 자신의 착각이다.함께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한다. 이 글을 읽어오는 동안 시간이 지났고 그렇게 시간은 내일로 향하고 있다. 조금만 있으면 2016년 한 해도 다 흘러간다. 그렇게 우리는 시간속에서 살아간다. 누군가 그랬다. '세상의 끝으로 떨어지면 좋은게 하나 있다. 왜냐하면 앞으로 올라갈 일밖에 없기 때문이다'라고. 이제 보통사람들이 계속 올라가는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더이상 떨어질 곳이 없으니까./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6-12-25 최규원

[오늘의 창]경인고속도로 원상 복구

인천시가 경인고속도로 인천 구간을 일반도로로 전환해 시민들에게 돌려주려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경인고속도로 인천~서인천IC 10.45㎞를 일반도로로 전환하는 내용의 협약을 국토교통부와 체결했다. 그런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고속도로 양옆에 있는 방음벽과 축대 벽을 헐고, 고속도로와 그 주변 도로의 높낮이를 맞추는 일 등 도로 개량사업에만 약 4천억원이 들 것으로 인천시는 추산한다. 거기에 공원을 조성하는 등 도로 일부를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미려면 더 큰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유지·관리비도 문제다. 매년 40억원이라는 유지·관리 비용을 인천시가 감당해야 할 상황이다.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사업이 자칫 '돈 먹는 하마'라는 애물단지를 끌어들이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국토부는 "정부가 일반(지방)도로 개량 비용과 유지·관리비를 줄 근거와 준 사례도 없다"며 인천시의 국비 지원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인천시는 국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설물 인수를 보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연한 결정이라 아니 할 수 없다.경인고속도로는 인천항과 서울을 연결하기 위해 1960년대 후반 개통된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다. 이 도로가 인천시민의 서울 접근성을 향상시킨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도로가 인천 도심을 관통하면서 도시 공간은 단절됐고, 그 주변은 낙후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경인고속도로는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이미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했다.정부는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사업의 취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인천시가 단순히 도로 시설물과 관리권을 넘겨받겠다는 것이 아니다. 인천시민들의 소음·먼지 피해를 줄이고, 도시계획 차원에서 도시 공간 단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일반도로화 목적이다. 피해 보상 차원에서라도 국비 지원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정부는 통행료 징수를 통해 경인고속도로 건설 비용을 두 배 넘게 빼 내갔다. 2014년 말 기준 회수율은 225%(건설투자비 2천729억원, 회수액 6천150억원)다.도로 개량비 4천억원은 원상 복구 비용이나 다름없다. 인천 땅에서 50년 가까이 고속도로 영업을 통해 돈을 벌었다면, 원래대로 해놓고 떠나는 것이 맞다. 주택·상가 세입자도 그 정도는 안다./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목동훈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6-12-20 목동훈

[오늘의 창]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중소기업인이 뽑은 2017년도 사자성어에 '파부침주'(破釜沈舟)가 선정됐다. '파부침주'는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말 그대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식으로 싸우겠다'는 굳은 결의를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모든 국정 시스템이 마비돼 시국이 혼란스러우니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국가 존립마저도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말로 보인다.모든 국민이 며칠 앞이면 다가올 2017년의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물론 희망적이기보다 회의적인 분위기가 팽배하다. 실제로 각종 경제 관련 전문기관에서 내놓는 경제전망치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심화로 체감경기는 악화를 거듭하고 있고 각종 경제 지표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는 승자 독식의 대기업 중심 구조 속에 정경유착의 병폐가 여실히 드러났고 가계부채의 폭발적 증가, 소득 불균형 심화, 대외 수출 의존도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불균형 등 악재가 산재해 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내년도 경기전망에서 10개 업체 중 9개 업체가 '내년 경기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이것이 과연 중소기업들만의 생각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새롭게 펼쳐질 내년에 그동안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험난한 길이 펼쳐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든다. 모든 경제 지표가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하더라도 지금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훌륭한 정치 지도자의 합리적인 리더십이 있다면 무슨 걱정이 있을까마는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더욱 안타깝다. 결국 이 모든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스스로 나서는 방법 외엔 없어 보인다.상황이 악화할수록 더욱 굳건해지는 국민성을 토대로 위기 극복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다.2017년 희망의 대한민국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바로 국민들의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 나라의 주인은 바로 우리이기 때문이다./이성철 경제부 차장이성철 경제부 차장

2016-12-18 이성철

[오늘의 창]'협치'와 '소통'의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

요즘 김포는 2017년도 '번갯불' 예산심의 결과를 놓고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김포시의회 예결특위가 1조1천여억원에 달하는 내년 시 살림에 관한 예산안에 대해 단 하루 만에 61억여원을 대폭 삭감, 14일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예결위 활동은 애초 각 실·국 별 현미경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 공직사회가 잔뜩 긴장하고 있었으나 지난 9일 전례도 없이 단 하루만 예결산 회의를 열고 '속전속결' 심의 후에 활동을 종료했다. 일부 심의 과정에서 속기록에 남는 아무런 논의나 소명 절차도 없이 예산이 대폭 삭감돼 부실 심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민족디아스포라(1억5천만원) 등 김포 평화도시 조성을 위한 정책예산을 전액 삭감당한 예산담당 부서의 한 팀은 2017년 사업예산 편성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함에 따라 사실상 개점휴업을 면키 어렵게 됐다. 특정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존재하는 부서의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것은 행정조직 자체의 존립을 부정하는 심각한 행위란 비판을 면키 어렵다.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단 조성 등을 추진한 일부 김포시 실·국은 예산 편성의 필요성과 사업 타당성 등을 설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예산이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하게 됨에 따라 어디에 하소연도 못 하고 망연자실하고 있는 상태다.특히 시장 업무추진비를 70%나 삭감한 데 대해선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대다수의 반응이다. 법정경비인 시장의 업무추진비는 전국 각 지자체에 공통된 기준을 적용, 운영되는 점을 고려할 때 납득이 안된다.행정감사 등에서 논란이 되었던 시장의 과도한 외유가 문제였더라면 그에 관련된 예산만 삭감하는 게 맞지, 대중국기지를 표방하고 있는 김포시의 국내외 교류 추진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경제가 어려워지는 이 마당에 예산절감 차원이었다면 시의회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의 자체 업무추진비에 먼저 손을 댔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더욱 중요한 문제는 예산 졸속 심의의 원인이 바로 '협력' 혹은 '협치'의 정신 부재란 점이다. 예결위 심의를 둘러싸고 새누리당과 민주당 의원들 간 이견도 매우 컸다. 시의회와 집행부 간 시정 전반에 대한 소통도 사실상 '먹통'이었다는 데서 병은 깊기만 하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정책을 논하고 예산을 심의·편성했다면 김포시의회로 인해 시민들은 더 행복한 내일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촛불 민심'으로 대변되는 현 탄핵정국의 핵심은 '협치' '소통' 리더십의 결여가 원인이었음을 우리는 잊으면 안 된다./전상천 지역사회부(김포) 차장전상천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2016-12-13 전상천

[오늘의 창]탄핵정국 속에 가려진 농민들의 슬픔

전국 각지에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가 끊이지 않고 있는 요즘 들녘에는 풍년임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의 탄식이 가득하다. 매년 반복되는 쌀 가격 하락 문제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농민들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가 추수 직후 쌀 수매에 선제적으로 나서기도 했지만 쌀 가격 하락을 막지 못했고, 최근 탄핵 정국에 빠져들며 정부와 정치권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농민들은 성난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농민단체들은 국내 농업계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 단독 집회에 나서기도 하고, 탄핵 집회에도 참여하고 있다.농민들이 거리에 나선 건 꼭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쌀 가격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정부에서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는 문제와 농업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문제를 각성시키기 위함이 클 것이다.최근에는 역대 최고 속도로 조류독감이 퍼져 나가고 있다. 25일만에 1천만마리가 살처분돼 가금류농가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조류독감을 바라보는 농민들은 언제나 그렇듯 현실적이지 못한 대책과 대응, 그리고 사후처리 등으로 인해 또다시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쌀값 하락 문제는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조류독감을 비롯한 가축류와 가금류에 대한 질병 문제도 수년째 발생하고 있다. 이런데도 정부의 대응과 대책은 농민들의 상처를 보듬기보다는 아픔만 가중시키고 있다.옛부터 가을 들녘은 풍요를 상징했다. 1년 동안 힘들게 일궈 놓은 성과가 풍요라는 결실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독 올해 추수 이후 들녘은 불안한 미래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슬픈 눈빛만이 가득하다.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민심이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국민들은 이로 인해 정국이 불안하기는 하지만 밝은 미래를 여는 과정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농업계도 지금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탄핵정국 이후 정부와 정치권에서 쌀수매가 하락문제, 조류독감을 비롯한 가금류와 가축류의 질병 문제 등 수년째 반복되며 농업계를 힘들게 하는 각종 문제에 대해 농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헤쳐나가는 시간이 빨리 오기를 바라본다./김종화 경제부 차장김종화 경제부 차장

2016-12-11 김종화

[오늘의 창]지진피해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지난 10월 경북 경주 지진(규모 5.8) 발생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에서도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규모는 여진에 해당하는 2.3 이었지만 수도권도 더 이상 지진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에서 이뤄진 '활성단층 지도 및 지진 위험 지도 제작' 연구 보고서에도 수도권 지역에는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활성단층(제4기 단층)인 추가령 단층과 왕숙천 단층 등이 지나간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추가령단층은 서울~성남~안양~수원~오산 등으로 뻗어있으며 지난 10월 수원에서 발생한 지진 역시 이 단층에 인접해 있다. 아직 추가령단층에서 발생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주 지진에 이은 지진 불안감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양의 경우에도 지진 피해를 우려한 대책 마련 요구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추가령단층 지역인 안양의 동안구는 지난 1989년 정부의 1기 신도시 건설계획에 따라 들어선 평촌 1기 신도시가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안양지역에서도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으로, 건물 상당수의 건설 시기가 20년을 훌쩍 넘었다. 재개발·재건축 대상지만 18곳에 달한다.또 국민안전처가 지난해 공공시설물에 대한 내진보강 대상시설 전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양시 내진보강 대상은 총 50개소로, 일반건축물 21개소, 교량 15개소, 병원 9개소 등이 해당한다.교육 시설은 안양시 관내 87개 초·중·고교 시설물의 총 290개 동 가운데 지난해 개정된 내진 설계 기준에 따라 설계 적용된 건물은 66개동, 전체동의 34.9%에 불과하다. 20년 이상 노후된 학교 65개교에 대해서는 내진 설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다행히 안양지역에서는 아직까지 사용제한 및 사용금지에 해당하는 D·E등급의 노후 건축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북 경주에 이어 수원 지역 등에서 유례없는 지진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안양시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안양시도 앞으로 시설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2016-12-06 김종찬

[오늘의 창]학교 이전·재배치, 실현 가능한 대책 수립해야

내 아이가 다니거나 곧 입학할 초등학교가 2~3년 뒤 문을 닫아야 한다는 소식을 들은 부모 마음은 어떨까. 폐교 대상 학교 아이들은 지금보다 먼 거리를 통학해야 할 텐데 '낯선 거리'를 걸어가야 할 것을 생각하면 불안하다. 새 학교와 친구들에게 적응해야 하는 '추가 과제'를 떠안게 된다. 더군다나 그 학교가 구도심 외곽에 계획 도시로 개발된 신도시로 옮겨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느끼는 박탈감이 적지 않을 것이다. 왜 우리 아이는 이런 일을 겪어야 하나. 올 하반기 인천 서구 봉화초, 남구 용정초 아이들이 걱정하고 학부모들이 분노해 촛불을 들게 한 인천시교육청의 학교 이전·재배치 계획이 그랬다. 인천시의회가 지난달 20일 이들 학교 이전·재배치가 포함된 '2019년도 인천시립학교 설립계획 2차 변경안'에서 봉화초·용정초 이전 계획을 삭제한 채 안건을 처리하면서 이번 일은 일단락된 듯싶다.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 사건의 발단은 인천시교육청이 아닌 교육부의 '적정 규모 학교 육성 정책'에 있다. 학령 아동 수는 감소하는데, 송도·청라·영종·서창 등 신도시 개발로 학교 신설 수요는 급속히 증가하는 인천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학교를 신설하려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신설 이전 대상 학교(폐지 학교)를 구도심에서 선택해오지 않으면 심사에서 거푸 탈락시켰다.시교육청은 청라·서창지역 학교 신설을 위해 내년 상반기 중앙투자심사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 만약 여기서 신설 안건이 통과되지 못하면 2019년부터 신설 학교에 다닐 것으로 예상되는 1천153명(청라), 1천3명(서창)의 아이들은 인근 학교의 '콩나물 교실'을 더 견뎌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2의, 제3의 사례가 나와 지역 간 갈등과 반목을 유발할 게 뻔하다.그런데 인천시의회 '학교 신설 및 폐지·통합 관련 조사특별위원회'는 앞으로 유사 사례가 발생했을 때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학교 신설 계획을 관철할 수 있는 '로드맵'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시의회가 반대하면 안 한다'는 자세로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다. 인천시는 '학교 신설은 교육청 업무'라며 한발 뒤로 물러서 구경만 하고 있는 모양새다. 더 늦기 전에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6-12-04 김명래

[오늘의 창]지역 경제, 내년이 더 걱정이다

최근 만난 인천의 중소기업 대표들은 하나같이 "내년이 더 걱정"이라고 토로한다. 나라 안팎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우려다. 최순실 국정논단, 해운업 구조조정, 가계부채 문제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혼란이 야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예상 밖 당선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여파에 대해 많은 이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대두 가능성, 미국 금리인상 등 한미관계와 세계 경제의 급격한 변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인천 경제계는 올 들어 어느 지역 못지않게 국·내외 경기 불황과 맞서야 했다. 특히 지역 경제에 적잖은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 있었다. 바로 인천지역 중견 수출기업 세일전자(주)의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 신청이었다. 세일전자 부도는 안재화 대표가 인천시비전기업협회 회장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해 온 터라 지역 경제계 안팎의 이목이 더욱 쏠렸다. 세일전자를 비롯해 PCB 업계가 고초를 겪은 한 해였다. 인천에서 내로라하는 이 업계의 유망 기업들이 잇따라 휘청거렸다. 다행히 매출채권보험 등의 도움으로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들의 연쇄 부도를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수도권 최대 규모인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이하 남동산단)는 또 어떤가. 남동산단 입주 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이 지난 8월 60%대로 곤두박질치며 부진을 겪고 있다. 놀고 있는 공장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남동산단은 지난 4월 최고점인 79.2%를 찍은 이후 5월 78.9%, 6월 76.0%, 7월 75.6%, 8월 69.7%로 공장 가동률이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내수도 걱정이다.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던 인천 소비 심리도 다시 완전히 꺾였다. 한국은행 인천지역본부가 29일 발표한 인천 소비자심리지수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3월·78) 이후 최저치인 95.2에 머물렀다.각종 경제 지표에서 부정적인 신호가 계속 감지된다. 인천시를 비롯해 중소기업 지원기관과 경제단체 등이 기업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인 것 같다./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6-11-29 임승재

[오늘의 창]남경필의 탈당과 도정 여론조사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 22일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과 함께 탈당 선언을 해 전국적인 정치 이슈의 주인공이 됐다. 그런데 경기도는 남지사가 탈당하기 불과 3일 전인 11월 19일 이상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경기도정 여론조사'로 명명된 이 조사는 도가 '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라는 전문기관에 의뢰한 것으로 도민 1천 명을 대상으로 도정에 대한 이해도나 만족도 등을 알아보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만약 도정에 대해서만 물어봤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텐데 조사 문항에 ▲지지정당은 어디인가 ▲지난 도지사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했는가 ▲최순실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새누리당 비박계가 어떤 행동(탈당 등)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등의 문항이 포함돼 있어 현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 위반 혐의를 두고 조사 중에 있다. 정치 성향 등을 물어보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려면 반드시 조사 이틀 전 선관위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를 누락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한 신고 누락보다도 이번 도정여론조사 문제의 본질은 도정을 빙자해 남지사 개인의 정치적 거취를 알아봤다는 데 있다. 즉 '남경필'이라고 설문지에 못을 박지는 않았지만 '비박계가 탈당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하는 뉘앙스의 질문지를 넣어 남지사의 탈당에 대한 의중을 물어본 것이다. 경인일보 보도(11월 22일자 1·3면) 이후 선관위 조사 등 문제가 불거지자 도는 부랴부랴 해명자료를 내고 이 모든 것이 여론조사 기관인 미디어리서치의 잘못이라고 규정했다. 자신들이 시키지도 않은 일을 여론조사 기관이 임의로 한 것이기 때문에 미디어리서치에 대해 경찰 수사 의뢰까지 했다며 큰소리를 치고 있다. 게다가 미디어리서치 측도 "자신들이 한 일"이라며 조기에 문제를 덮고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한 두 문항도 아니고 6개나 되는 도정과 전혀 무관한 정치 현안을 여론조사 기관이 임의로 작성했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도청 직원들은 물론 여론조사 업계에서도 '불가능한 일'이라며 남 지사 측근이 분명 개입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분명 진실은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국정농단'이 문제가 돼서 탈당한 도지사가 '도정 농단' 사건에 휘말리지 않기를 기대할 뿐이다. /김선회 정치부 차장 ksh@kyeongin.com김선회 정치부 차장

2016-11-27 김선회

[오늘의 창]잊혀진 철도파업, 노사도 함께 잊혀질 수도 있다

22일로 57일째를 맞은 철도노조 파업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물류대란 우려까지 돌출됐던 철도파업이 '최순실 게이트' 논란 이후 뉴스에서 종적을 감췄다. 국민들 뇌리에서 철도 파업이 점점 잊혀가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철도 노사 양측의 입장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면서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해결책을 찾을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현재 철도노조는 장기화된 파업을 철회할 명분이 없고 코레일 또한 성과연봉제를 철회할 명분이 없는 상태다. 노사 모두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으로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니 둘 다 상처뿐인 결과만을 얻는 제로-제로 게임(zero-zero game)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철도는 전면파업에 돌입하더라도 필수유지인력은 현장에 남아 있어야 하는 필수공익사업장이다. 전면파업이 금지된 만큼 국민 생활에 영향이 크다는 의미다.지금까지 필수공익사업장의 장기파업에는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 중재안을 마련한 경우가 많았고 이번 철도 파업도 정치권이 나서지 않는 한 파업 종료는 힘이 들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그나마 철도파업보다 영향력이 큰 최순실 게이트만 집중하던 정치권이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야당의 성과연봉제 도입시기 유예안에 이어 야 3당 원내대표가 나서 철도파업 장기화와 노사합의 실패에 대해 "전적으로 정부와 사용자의 책임"이라고 전제한 뒤 "국민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적 과제로 간주하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철도노조의 전향적인 결정을 감히 요청한다"고 밝힌 점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첫걸음으로 보인다.다음 달 9일이면 수서발 고속철도(SRT)가 정식 운행에 들어간다. 수서발 고속철도 출범으로 철도가 코레일 독점체제에서 무한 경쟁시대로 접어들었고 코레일 노사 모두에게 위기가 될 것이다.이제 철도 노사는 국민들 눈높이에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합의점을 찾아나서야 할 때다. /문성호 사회부 차장 moon23@kyeongin.com문성호 사회부 차장

2016-11-22 문성호

[오늘의 창]미래는, 준비하는 지자체의 몫

4차 산업혁명이 산업계의 화두가 됐다. 기존의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낸 차세대 산업혁명에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선점에 나섰다. 전통 제조업체의 상징인 GE가 지난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변신을 외친 것도, 삼성전자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및 사물인터넷(IoT)의 기술을 가진 하만을 거액에 인수 합병한 일도 이 같은 4차 산업혁명에 적응하고 선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들 기업에는 '무리'라는 비판보다 '과감했다'는 평가가 경제계에서 주를 이루고 있다. 미래에 대한 대비는 기업들만의 일이 아니다. 지자체들도 이 같은 변화를 몸소 체감하고, 준비하고 있다. 도시를 살리고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남보다 앞서 시류를 읽고, 과감한 선택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가장 뜨거운 관심분야는 '드론'(무인항공기)이다. 경기연구원이 내놓은 '드론산업 육성의 전제조건'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상업용 드론시장은 연평균 34.8% 성장해 2023년 8억8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드론 기술력과 시장 상황은 중국·미국에 비해 많이 부족해, 걱정부터 앞선다. 이 때문에 지금이라도 중소·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함은 물론, 이에 대한 저변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교육도시를 표방하는 오산시는 드론육성과 저변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지자체 중 하나다. 전국 단위 드론페스티벌을 열어 드론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한편, 외국 상위 랭커들이 참여한 드론 월드컵을 유치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곽상욱 시장은 드론에 대한 직접적인 관심을 보이며, 관련 산업유치와 육성을 시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교육도시인 만큼 아이들이 드론을 접하고 즐기는 것 자체가, 드론 인재육성에 도움이 될 것이란 믿음도 작용했다. 이밖에 수원시·용인시 등도 관련 행사를 열어, 드론에 대한 열기를 띄우려 노력하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는 지자체들의 도전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현실적 여건도 녹록지 않다. 더 많은 지원과 응원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mrkim@kyeongin.com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6-11-20 김태성

[오늘의 창]인천 체육, 내년을 향해

제97회 전국체육대회(10월 7~13일 충남 일원) 인천 선수단의 해단식이 지난 10일 열렸으며, 11일에는 종목단체 평가 보고회도 개최됐다. 대회의 결과를 새기며 1년 후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선 것이다.인천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 47개, 은 49개, 동 92개로 종합점수 3만6천885점을 획득하면서 목표로 한 종합 7위의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8위(금 58개, 은 56개, 87개·종합점수 3만6천379점)에서 한 계단 순위를 끌어올린 것.목표 달성에 성공한 인천 체육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기초 종목에 대한 지원과 육성의 필요성은 재차 확인됐다.인천 육상은 지난해 전국체전 트랙에서 17개 시·도 중 614점(금 2, 은 2)으로 종목 12위, 필드에서 494점(금 3, 은 1, 동 1)으로 14위, 도로에선 431점(은 1)으로 9위에 올랐다.올해 대회에선 트랙에서 797점(금 2, 은 5, 동 6)을 획득하면서 8위로 뛰어 올랐지만 필드에서 319점(은 2)으로 15위, 도로에서 52점으로 최하위인 17위에 그쳤다.지난 해에 비해 필드에서 175점, 도로에서 379점 하락했다. 특히 금메달 114개가 걸린 육상 종목에서 인천 육상이 획득한 금메달은 고작 2개였다.올해 체전에서 인천 수영(경영·다이빙)은 1천69점(금 6, 은 3, 동 4)으로 종목 7위에 오르면서 선전했다. 하지만 안주하기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육상에 이어서 91개로 금메달이 많이 걸린 올해 체전 수영에서 정상에 오른 인천 선수는 3명뿐이다. 남 일반부의 박태환, 양정두, 다이빙 여 일반부 조은비(이상 인천시청)가 각각 2관왕을 차지하면서 인천수영을 이끈 것이다. 특히 고등부에서 정상에 오른 선수가 한 명도 없는 부분은 인천 체육 지도자와 행정가 모두가 짚어 봐야 할 대목이다.올해 체육 예산이 17개 지자체 중 최하위권인 인천은 이번 체전에서 기초 종목의 아쉬움 속에서도 중상위권 수성에 성공하는 성과를 냈다. 좋은 분위기는 살려 나가되, 시체육회와 시교육청, 가맹경기단체는 유기적인 선수 육성을 토대로 장기적 관점에서 인천 체육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2016-11-15 김영준

[오늘의 창]소소한 풍속도 바꿔놓는 '김영란법'

얼마 전 지역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한 기업인이 고교 동창 아버지의 장례식을 찾으며 깊은 갈등에 빠졌다. 30년 이상 우정을 나눈 이 친구가 공교롭게 공무원 신분이라 조의금을 얼마나 할지를 두고 고민이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오랜 병치레로 최근 몇 년 동안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사정도 아는 터라 더욱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을 넘기며 '법의 힘'이 점차 피부에 와 닿는다. 이 법을 따르자면 이 기업인은 공무원인 친구에게 10만원이 넘는 조의금을 낼 수 없다. 친구가 딱해 보이고 마음이 무겁더라도 법이 이를 알 리 없다.경조사는 인간관계에서 우리가 오랫동안 매우 중요하게 여겨온 풍속 중 하나다.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마음을 나누고 표현하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 풍속이다. 그런데 오늘날 이 경조사가 법으로 규제되고 있다. 김영란법이 있기 전 이 풍속을 통제하려 법에 버금가는 강제성을 띤 캠페인이 있었다. 서슬 퍼렇던 80년대 '허례허식 추방운동'이다. 국가가 나서 대대적인 운동을 펼쳐 풍속을 바꾸려 했다. 당시 이 운동은 형편에 맞지 않거나 위화감을 조장하는 의례와 의식을 피하자는 것이 목적이었다. 사실 이 운동은 중산층, 서민에게나 적용되는 것이었다.경조사의 풍속이 세기가 바뀐 지금, 청탁과 금품수수 등 부정부패를 막자는 법의 불똥을 맞게 됐다.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자리가 부정청탁이나 금품이 오가는 자리로 변질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20세기 말 허례허식 추방운동이 그랬듯 21세기 초 김영란법으로 아름다운 풍속이 또 한 번 '어글리(ugly)'라는 누명을 쓰게 됐다. 경조사에서 마음을 전하는 수단이 돈 봉투로 바뀌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야속해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획일적인 규제가 순수한 마음과 흑심을 객관적으로 판별하기 어렵다는 이유라고 친다면 금액을 10만원으로 정한 기준은 또 무엇일까?김영란법은 서서히 일상의 소소한 풍속도를 바꿔놓고 있다. 쓰레기통에 마구 버린 쓰레기 중에는 간혹 버리지 말아야 할 것도 섞여 있듯이, 법으로 바뀌는 것 중에 우리가 그 가치를 잘못 보아 넘긴 것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법의 속성이기도 한 획일적 규제와 적용은 평등이라는 가치를 실현할지는 모르지만 지나칠 경우 인간의 삶의 질마저 획일화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2016-11-13 최재훈

[오늘의 창]교육과 보육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분담 주체를 놓고 2년째 마찰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정부는 시·도 교육청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과 마찬가지로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시·도 교육청은 예산편성을 하지 않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어린이집 운영자들은 학부모들에게 누리 과정비용을 전가할 수 없어 신용카드 대출 등으로 운영비와 교사급여를 지급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사태 장기화로 폐원을 선택하는 어린이집도 나오고 있다.교육청은 어린이집은 교육이 아닌 보육의 개념이라는 입장이다. 또 감사기능 등 전반적인 관리·감독 권한이 유치원은 교육청→교육부인데 반해 어린이집은 자치단체→보건복지부라는 점도 예산 지급을 반대하는 이유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이 지급하기 위해서는 감사를 포함한 관리· 감독권한 이관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정부 입장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유·보(유아교육·보육) 통합이 어차피 '곧'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교육청에서 이관에 앞서 지급해야 한다는 논리다.누리과정 지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당시 공약 사항이다. 또 유·보 통합 역시 핵심공약이다. 집권 초기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지급했고 유·보 통합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면서 유아교육·보육 정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현재 유·보 통합은 박 대통령의 임기 중에는 불가능해졌고, 앞으로 상당기간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들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에서 지급해야 한다는 정부의 논리는 원동력이 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정부는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 교육부가 직접 광역단체에 해당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명시한 '지방교육정책 지원 특별회계법안'을 신설해 또다시 논란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표면적인 내용으로는 교육청이 주장하는 대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광역단체를 통해 지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만, 이 특별회계법은 교육부가 광역단체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하고, 그 액수만큼(경기지역 기준 5천200억원) 도 교육청의 예산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결국,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만큼 교육청이 기본적으로 지원하고, 관리·감독해야 하는 유치원과 특수학교, 초·중·고교의 예산이 줄어드는 셈이다. 피해는 도미노처럼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결국, 지방교육정책 특별회계법안은 도 교육청에 지급돼야 할 정부 예산의 편법성 지원을 규정해주는 꼴이다. 보육과 교육의 개념을 확정한 후 관리·감독과 예산지원 등 책임을 주는 것이 정확한 순서라고 보여진다. /김대현 사회부 차장 kimdh@kyeongin.com김대현 사회부 차장

2016-11-08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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