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미의 나무이야기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동서양이 인정한 '진짜 나무' 참나무

4월은 산과 들에 벚꽃, 진달래, 개나리를 비롯한 다양한 꽃들이 만개하고, 헐벗었던 산들이 연두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계절이다. 봄을 맞아 숲을 우아하게 수놓은 연둣빛 잎들을 두 눈 가득 담고, 온 몸을 감싸는 따사로운 봄기운을 만끽하기 위해 가까운 산을 오르면 자주 볼 수 있는 나무가 바로 참나무류이다.참나무는 소나무와 함께 우리나라 숲을 대표하는 나무인데, 참나무류는 전체 산림의 약 25% 정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참나무라는 이름은 없다. 참나무는 어떤 한 가지 수종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등 참나무과 참나무속에 속하는 나무를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 참나무에 달리는 열매를 도토리라 부르기 때문에 도토리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참나무는 진짜 나무라는 뜻이며 참나무속은 학명이 쿠에르쿠스(Quercus)인데 라틴어로 '진짜', '참'이라는 뜻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참나무를 보는 안목이 다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참나무는 전국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데 높이 20~30m까지 자라며, 잎은 어긋나고 대부분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4~5월에 피며, 열매인 도토리는 접시 같은 각두 안에 들어 있으며 타원형 또는 공 모양이다. 참나무류는 이름의 유래도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신갈나무는 옛날 짚신 바닥에 깔았던 나뭇잎이라 하여 신갈이나무라고 한데서, 굴참나무는 수피에 세로로 깊은 골이 파여 있어 골참나무라고 부르던 것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갈참나무는 잎이 가을 늦게까지 달려있고, 단풍이 눈에 잘 띄는 황갈색이라서 가을 참나무로 불리다가 갈참나무가 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졸참나무는 참나무 중 잎이 제일 작기 때문에 졸병 참나무란 뜻에서 이름이 붙었다. 떡갈나무는 예부터 조상들이 오래 보관하기 위해 떡갈잎으로 떡을 쌌는데, 그만큼 넓은 잎을 가진 나무라는 뜻이다. 상수리나무는 임진왜란에 의주로 피난을 떠난 선조가 제대로 먹을 만한 음식이 없자 도토리로 묵을 만들어 먹었고 이 맛에 반한 선조가 환궁한 뒤에도 가끔 수라상에 올렸다고 한다. 수라상에 올린다는 뜻인 '상수라'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참나무는 예로부터 우리 숲의 주를 이루어 우리 민족과 함께 생활해온 나무이다. 도토리는 대표적인 구황식물이었는데 흉년이 들 때마다 더 많이 도토리가 달려 백성들의 배고픔을 달래주었다. 이는 참나무가 꽃을 피워 수분을 하는 시기에 비가 많이 오면 모내기에 적당해 풍년이 들지만 참나무는 수분이 어려워 열매를 덜 맺기 때문이다.열매인 도토리는 동의보감에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쓰고 떫으며 독이 없어 설사와 이질 등을 낫게 하고 장과 위를 든든하게 하여 몸에 살을 오르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도토리로 만든 음식은 소화가 잘 되며 뼈를 튼튼하게 하고 체중감소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요즘처럼 미세먼지로 인해 우리의 건강을 위협받고 있을 때 몸 안에 쌓이는 중금속을 제거한다고 알려져 있는 도토리는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은 식품이다. 참나무는 목재의 질이 단단하여 유럽에서는 와인이나 위스키를 숙성시키는 술통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재질이 좋아 건축재와 선박재, 관재 등으로 이용했고 참나무로 만든 숯은 최고로 친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04-02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초록잎 캔버스에 붉은 꽃 수를 놓은 동백나무

겨울이 서서히 물러가고 어느덧 남녘에서부터 꽃소식이 전해진다. 눈을 뚫고 나온 노란 복수초와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는 매화꽃이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엄동설한 추운 바람 속에서도 정열적인 붉은 꽃을 피우는 동백나무는 인고와 기다림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보여주는 나무이다. 동백나무는 늦겨울에 따스한 봄의 온기를 전해 주는 전령사 역할도 하는데 붉은 꽃잎이 이제 막 단장을 마친 여인의 붉은 입술을 닮았다고 해서 '여심화'라 부르기도 한다. 동백의 활짝 핀 화려한 꽃송이는 숲을 불태울 듯 한 정경이지만 꽃이 떨어진 후에도 쉽게 지지 않는다. 오히려 또 다시 꽃을 피우는 듯하다. 동백꽃은 질 때 꽃잎이 하나하나 떨어지지 않고 꽃봉오리 전체가 떨어져 나무 아래 붉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장관을 연출한다. 꽃 필 때의 청초함과 눈부신 아름다움을 꽃이 지고난 후에도 한 결 같이 간직하고 있어 시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한편으로는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은 애잔함을 노래하게 하는 꽃이다. 가수 이미자씨가 부른 '동백아가씨'는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고 프랑스의 문호 뒤마의 소설 '춘희'를 비롯해 오페라 '라트라비아타'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문학과 오페라 등의 소재로 많이 다루어졌다. 그러나 꽃이 지는 모습이 불길하다고 해 제주도나 일본에서는 집안에 심는 것은 금기시 해왔다. 동백나무는 차나무과에 속하며 크게 자라면 7~8미터까지 자라는 늘 푸른 큰키나무이다.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도에 자라는 대표적인 나무이며,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대만,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까지 넓게 분포하고 있다. 동백나무는 주로 해안가에 떼 지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자라는 곳에 따라 11월부터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화려한 꽃 잔치를 이어간다. 이른 봄 가지 끝에 1개씩 피는 꽃은 5개의 꽃받침 위에 5∼7장의 꽃잎이 있고 그 안에 노란색 수술이 자리 잡고 있다. 줄기는 회백색이고, 사계절 내내 반짝반짝 윤이 나는 잎은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어긋나게 달리며 잎 가장자리에 물결모양의 잔 톱니가 있다. 곤충이 없는 시기에 꽃을 피우는 동백나무는 열매를 맺기 위해 동박새를 선택한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조매화이다. 향기보다 강한 꽃의 색으로 동박새를 불러들여 꽃가루받이를 한다. 동백나무는 녹색의 작은 방울같이 생긴 열매도 보기 좋다. 열매는 갈색으로 익으면서 세 개로 벌어지고 그 안에 잣처럼 생긴 종자가 들어있다. 동백나무는 예로부터 우리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이용되어 왔다. 나무는 가구나 기구를 만드는데, 열매는 기름으로, 꽃과 잎은 약재로 쓰였는데 무엇보다도 많이 쓰인 것은 열매에서 짜낸 기름이다. 맑은 노란색의 동백기름은 불포화지방산 중 하나인 올레산이 많아 쉽게 산화되거나 증발되지 않고 공기 중에 놔두어도 잘 굳지 않아 등잔용 기름이나 윤활유, 화장품으로 이용했다. 동백기름은 식용으로도 사용했는데 맛도 괜찮은 편이고 심장병과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정평이 나있다. 특히 옛날 여인들은 이 동백기름이 필수품이었는데 머릿결이 갈라지거나 끊어지는 것을 방지해 윤기 있고 단정한 머릿결을 만드는데 썼다. 동백나무는 재질이 단단해 다식판이나 얼레빗, 화장대 등을 만드는데 사용했고, 가정에서는 동백꽃을 말린 가루를 상비약으로 준비했다가 화상과 타박상, 지혈 등에 사용했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02-19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호인 측백나무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1호가 무엇인지 물으면 알고 있는 국민들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 모른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1호는 바로 대구시 도동에 있는 측백나무숲이다. 경부고속도로 도동IC 부근에 있는 절벽에 1천400여 그루의 측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측백나무는 원래 중국이 원산지인데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데 있어 우리나라가 원산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논란이 많았으나 대구 도동외에도 충북 단양과 경북 안동, 영양, 울진 등 여러 곳에서 자생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져 지정되었다. 측백나무중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하나같이 석회암 지대의 가파른 절벽의 암석틈에서 자라고 있으며 그 앞에 물이 흐르는 등 환경이 매우 비슷하다는 특징이 있다. 측백나무는 높이 25m, 직경 1m까지 자라는 늘푸른 큰키나무이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으로 세로로 갈라지며, 작고 납작한 잎은 비늘모양으로, 가지를 사이에 두고 서로 어긋나게 달린다. 4월에 피는 꽃은 황록색이며, 9~10월에 달리는 열매는 구과로 달걀형이다. 측백나무는 맹아력이 강하고 생장속도가 빠를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푸르고 가지가 촘촘히 뻗어 바람을 막거나 소리를 차단할 수 있으며 병충해에도 강하므로 생울타리나 방풍림으로도 많이 심고 있다. 측백나무와 사촌지간 쯤 되는 나무로 편백과 화백이 있는데 자라는 모양이 서로 많이 유사해 꽃과 열매를 보기전에는 상당히 구별이 어렵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측백은 W, 화백은 X, 편백은 Y자형으로 비늘잎이 쪼개지는 모양이 서로 달라 구분이 가능하다. 측백이라는 이름은 '본초강목'에 잎이 납작하고 옆으로 자라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나와 있다. 잎은 옆으로 자란다고는 하기 어려우나 자세히 보면 비늘잎이 겹쳐져 있어 모양은 눌려서 납작한 편이니 연관성이 아주 없다고 할 수도 없다. 또한 측백은 한자로 側과 柏을 쓰는데 흰색(白)이 서쪽을 의미해 서쪽으로 기운 나무라는 뜻이지만 실제 이렇게 자라는 것은 아니다. 음양의 관점에서 보면 서쪽을 의미하는 나무는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음수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측백나무는 소나무와 함께 선비의 절개와 고고한 기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나무이다. 그래서 경복궁을 비롯해 궁궐 여기저기에 심어져 있다. 중국에서도 사원이나 귀족의 묘지에 반드시 심는 나무였다. 관청은 '백부'라 하여 권위의 상징으로 측백나무를 심었으며, 산둥성 곡부에 있는 공자의 묘소에도 오래된 측백나무가 향나무와 함께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또한 측백나무의 잎은 앞뒤의 모양과 색이 비슷해서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군자의 나무라고 한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관리들을 감찰하는 기관인 사헌부를 '백부'라고 부른 이유도 측백나무처럼 늘 변함없이 원칙을 준수하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측백나무는 예로부터 귀한 약재로 쓰여 왔다. 특히 서늘한 성질로 인해 혈액에 쌓인 습기와 열을 없애주는데 효과가 크다. 어린 가지와 잎은 각종 출혈에 지혈제로 쓰고, 근피는 화상으로 짓무른 부위를 치료하는데 사용한다. 최근에는 잎의 추출물이 발모촉진 또는 탈모방지에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측백나무 목재는 가공이 쉬워 건축재 등으로 다양하게 쓰여 왔는데 예전에는 관을 만드는 나무로 중요시 되었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01-15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크리스마스 트리로 사랑받는 전나무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이 저무는 해의 아쉬움을 더해 준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이맘때쯤 거리에는 캐롤이 울려 퍼지고 멋지게 장식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한층 더 분위기를 고조시켜 훈훈한 세밑 풍경을 만들어준다. 얼마전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보낼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장식하게 될 트리로 전나무가 낙점되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보통 크리스마스 트리로는 전나무 외에도 구상나무, 소나무 같은 상록수가 쓰이는데 특히 전나무는 늠름하게 뻗어 올라간 아름드리 줄기와 짙푸른 잎새 등 모양이 장식용으로 제격이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일설에 따르면 16세기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제일 처음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했다고 한다. 루터는 어느 해 크리스마스 전날 밤 하늘에 아름답게 빛나는 별들을 배경으로 초록색 전나무가 서있는 모습을 보고 종교적 깨달음을 얻은 후 전나무 한 그루를 집안에 들여놓고 촛불을 매달아 장식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전나무는 대표적인 겨울나무이다. 겨울산이 하얗게 쌓인 눈들로 은빛으로 빛나고 우뚝 선 전나무에도 순백의 눈이 덮이면 크리스마스 카드속 그림처럼 아름답다. 전나무는 조선시대 산수화에서 소나무 다음으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이다. 겸재 정선이나 김홍도 등 조선후기의 화가들이 그린 금강산 그림에는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데 주변 경치와 어우러져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특히 장안사를 그린 그림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전나무는 오대산 월정사나 부안 내소사, 청도 운문산 등 오래된 사찰 입구에서도 볼 수 있다. 사찰을 새로 짓거나 중건할 때 기둥으로 쓰기 위해 심은 흔적이 보이는데 재질이 단단하지 않아 기둥재로 적합한 목재는 아니지만 길고 곧은 목재를 얻을 수 있어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판을 보관하는 곳인 수다라장, 양산의 통도사와 강진의 무위사 기둥의 일부도 전나무를 사용했다. 합천 해인사 학사대에는 고운 최치원 선생께서 평소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놓고 홀연히 떠났는데 그 지팡이가 자라 전나무 거목이 됐다는 이야기가 동국여지승람 등에 전해 내려온다. 현재 천연기념물 541호로 지정된 전나무는 최치원선생이 심은 전나무가 고사한 후 1757년경 후계목으로 심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전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침엽교목으로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다. 전국의 깊은 산에 자생하며 추운 곳에서 잘 자라는데 토양이 비옥하고 습도가 높은 곳을 좋아해 고온 건조한 기후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심은 뒤 7, 8년까지는 매우 느리게 자라지만 그 이상이 되면 생장속도가 빨라진다. 나무 높이는 40m에 달하고 둘레길이는 1.5m까지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색 또는 암갈색이고 오래될수록 잘게 갈라진다. 잎은 납작한 바늘모양으로 길이가 4cm정도이며 뒷면에 흰기공선이 있다. 가지는 어긋나게 나며 수평으로 퍼져 나무형태가 전체적으로 원뿔모양을 이루어 매우 아름답다. 꽃은 4월 하순에 가지 끝에 피는데 황록색의 수꽃은 아래로, 연한 녹색의 암꽃은 위를 향해 달리는데 꽃처럼 생기지 않았다. 열매는 구과로서 원통형이며 10월초에 익는다.전나무는 나무에서 우윳빛 액이 나와 젖나무로도 불렸는데 전나무로 표준식물명이 정해졌다. 옛날에는 수피에 흰빛이 돈다고 해서 백송이라고도 불렀고 중국에서는 회목이라고 한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6-12-18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늦가을 물들이는 황금빛 낙엽송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요즘 울긋불긋 화려함을 뽐내던 단풍이 지고 난 후 뒤늦게 홀로 황금빛을 자랑하며 마지막 가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나무가 바로 낙엽송이다. 낙엽송은 단풍뿐만 아니라 초봄 연둣빛 신록의 자태도 고운데 박두진 시인은 낙엽송이란 시에서 '가지마다 파아란 하늘을 받들었다. 파릇한 새순이 꽃보다 고옵다'라고 할 정도로 싱그러운 생명력과 꽃보다도 곱다고 아름다움을 예찬하고 있다. 낙엽송은 소나무과의 침엽수로 일본이 원산지이며 상록수인 소나무과의 다른 나무들과 달리 가을이면 물들어 잎이 떨어지는 큰키나무이다. 정식 이름은 이렇게 잎을 갈고 원산지가 일본이라고 해서 일본잎갈나무이다. 우리나라 금강산 이북지방에 자생하는 잎갈나무가 있는데 백두산에 가면 울창한 원시림을 이루고 있으며 낙엽송과 구분이 쉽지 않다. 낙엽송은 잎갈나무와 달리 비교적 춥지 않은 중부 이남의 비옥한 땅에서 잘 자라며, 높이 30m 직경 1m까지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으로 세로로 갈라져서 긴 비늘조각처럼 벗겨지며 가지는 수평으로 뻗거나 아래로 처진다. 잎은 선형으로 짧은 가지에 20~30개씩 모여나는데 밝은 녹색으로 소나무나 잣나무보다는 길이가 짧다. 꽃은 5월에 노란색 타원형의 수꽃과 담홍색의 달걀모양 암꽃이 한 나무에서 따로 피며 열매는 솔방울 모양으로 9~10월에 익는데 처음에 아래쪽을 향하다가 열매가 익을 때 위쪽을 향한다. 낙엽송은 자라는데 햇빛이 많이 필요한 나무로 병충해에 강하나 공해에는 비교적 약한 편이다.낙엽송은 1904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됐다. 60~70년대 이후 치산녹화계획에 따라 정부주도하에 나무심기가 한창일 때 1순위 권장수종으로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으로 헐벗은 산을 푸르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현재는 우리나라 산림면적의 6.2%인 27만2천㏊를 차지하고 있다. 낙엽송은 자라는 속도가 빨라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목재를 생산할 수 있으며 특히 목질이 우수하고 곧게 자라 상품성이 좋아 경제 수로 각광 받고 있다. 목재는 강하고 결이 세서 못이 잘 박히지 않을 정도이며 탄력이 적어 전봇대나 갱목, 건물을 신축할 때 건물 바깥쪽 공사판 지지대용으로 널리 쓰였고 나무젓가락을 만드는 단골재료이기도 했다. 그러나 가지는 잘 부러지는 특징이 있어 눈에 의한 피해에 약하며 옹이가 많은 게 단점이다. 나무껍질에서는 염색의 재료와 타닌을 채취하고 수지에서는 테르핀유를 채취하기도 한다. 얼마 전 태백산 일대의 낙엽송과 관련된 얘기가 언론을 장식하고 많은 사람이 반대의견을 내놓은 적이 있다. 태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태백산 숲의 11.7%를 차지하고 있는 낙엽송 50만그루를 5년간 베어내고 그 자리에 우리나라 고유수종인 참나무와 소나무 등을 심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낙엽송은 일본이 원산지이므로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에는 걸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우리 토양과 기후에 잘 적응해서 우거진 숲을 이룬 낙엽송을 짧은 기간에 대면적 벌채를 하는 것은 산림훼손은 물론 숲 생태계를 파괴하게 되므로 무작정 외래종이라는 이유로 나무를 베어내는 일은 무엇보다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문제이다. 다행히 한 발 뒤로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 건 아닐까 싶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6-11-20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노란 낙엽으로 가을 정취를 더하는 은행나무

뜨거웠던 여름이 물러간 후 짧은 가을이 아쉬울 만큼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다. 눈에 담는 풍경마다 그림 같다. 산과 들은 물론 도심까지 노란빛으로 치장해 붉은 단풍과 어우러져 가을의 정취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나무, 은행나무다. 은행(銀杏)은 '은빛 살구'라는 의미로 열매의 모양이 살구를 닮아서 붙인 이름인데, 송나라 때 지방 정부가 중앙 정부에 제공하는 조공품 목록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잎이 오리발과 닮아서 압각수(鴨脚樹), 할아버지가 심은 나무의 열매가 손자 대에 열린다 해서 공손수(公孫樹)라 부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는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유교와 불교의 전파와 함께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은행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인 낙엽 교목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분포한다. 잎은 부채모양으로 흔히 2개로 갈라지고 잎끝에 미세하게 물결모양의 무늬가 있다. 잎은 긴 가지에 어긋나게 나지만 짧은 가지에는 뭉쳐서 난 것처럼 보인다. 꽃은 5월에 피는데 암꽃과 수꽃이 서로 다른 나무에서 핀다. 나무껍질은 회색으로 두꺼운 코르크질이 발달했으며 세로로 깊게 갈라진다. 은행나무가 지구 상에 처음 뿌리를 내린 것은 무려 3억 년 전 정도이며 혹독한 빙하기를 거치면서 많은 생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는데도 살아남아 메타세쿼이아와 함께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린다. 은행나무가 이렇게 오랜 세월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강하기 때문이었다.요즘 도심에서는 은행이 떨어져 고약한 냄새를 풍겨 민원의 원인이 되곤 한다. 벌레나 동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서인데, 딱딱한 속껍데기를 감싸고 있는 노랗고 물렁한 껍데기에 포함된 은행산과 점액질의 빌로볼 성분이 특유한 냄새의 원인물질이다. 또 은행나무 자체에도 플라보노이드라는 살균과 살충 성분이 있어 벌레의 유충이나 식물에 기생하는 각종 곰팡이, 바이러스를 억제한다. 이러한 보호 장치를 통해 은행나무는 지금까지 가장 오래 살아남은 나무가 되었다. 은행은 폐기능 개선에 도움을 줘 천식에 효과가 있으며,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혈전을 없애는 기능을 한다. 어린이 야뇨증이나 피로회복에도 은행만큼 좋은 게 없다. 그러나 청산배당체라는 독성물질이 있어 날것으로 먹으면 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익혀서 먹어야 하며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자란 은행나무에 세계 어느 곳에 있는 것보다 약리적 물질이 월등히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은행나무는 높이 60m까지 크게 자라며 모양이 아름답다. 수명이 길어 천연기념물 30호로 지정된 양평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수령이 1천100년 이상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 나무 중 가장 키가 크고 당당한 위엄을 보이는데, 조선 세종 때 정3품 당상관의 품계를 하사받기도 했다. 은행나무는 예로부터 절이나 사원, 문묘 등에 많이 심고 보호해 왔기 때문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 중에 은행나무가 가장 많다. 병충해가 거의 없으며 넓고 짙은 그늘을 드리우기 때문에 정자 옆에 많이 심었고, 자동차 배기가스를 흡수해 정화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건조해도 잘 자라며 추위에도 강해 도심지 주변의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6-10-23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늘 푸르고 변함이 없는 잣나무

요즘 경기도 가평에는 잣 수확이 한창이다. 전국 생산량의 45% 이상을 차지하는 가평 잣은 잣알이 굵고 윤기가 흐르며 맛이 담백하고 고소해 경기도를 대표하는 임산물이다. 올해는 자연재해가 없고 일조량까지 풍부해 잣이 대풍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잣나무는 늘 푸르고 변함이 없어 소나무와 함께 고고한 선비의 지조를 상징하는 나무다. 잣나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로 꼽히는데 잣나무를 영어로 코리안 파인(Korean Pine)이라고 하며 학명에도 한국의 나무라는 것이 분명히 표시되어 있다.잣나무는 소나무과의 상록침엽교목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러시아 그리고 일본에만 자란다. 추운 곳을 좋아하는 한대수종으로 우리나라에는 백두산과 개마고원에 주로 분포하고 강원도 오대산과 설악산 등 높은 산에서 자라는데 남부지방에서는 표고 1천 미터 이상 되는 고산지대에서 자생한다. 잣나무는 1970년대부터 조림을 시작했으며 리기다소나무와 낙엽송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심어져 있다. 잣나무는 토심이 깊고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라는데 어렸을 때는 그늘을 좋아하지만 커갈수록 햇빛요구량이 많다.잣나무는 높이는 30m, 가슴높이 직경이 1m까지 곧게 자라고 가지가 돌아가며 고르게 뻗어 긴 삼각형의 안정된 형태를 보인다. 나무껍질은 흑갈색이고 가로세로로 얇게 갈라져 있으며 바늘 모양의 잎은 짧은 가지 끝에 다섯 개씩 모여서 달리는데 유난히 짙푸르고 무성하다. 꽃은 적황색으로 5월에 피고, 열매는 다음 해 10월에 열리는데 솔방울처럼 생겼으나 긴 타원형으로 크기가 어른 주먹만 하고 비늘 밑에 잣이 들어있다. 보통 잣송이 하나에서 100개 정도의 잣이 나오는데 열매를 맺으려면 적어도 12년 이상 자라야 하고 25년 정도 지나면 결실량이 많아진다.잣은 죽을 쑤거나 요리나 다과에 고명으로 얹어 먹었는데 단백질 등 기본 영양성분은 물론 무기질과 비타민까지 고루 갖춘 완전식품이다. 잣은 지봉유설 등 옛 문헌에 보면 중국 사람들이 잣을 좋아해 당나라 때는 신라사신들이 갈 때마다 잣을 많이 가지고 가서 선물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중국에서는 잣이 매우 귀했는데 특히 신라인들이 가져간 잣의 품질이 좋아 우리나라 잣나무를 신라송이라고도 불렀으며, 바다를 건너왔다고 하여 잣나무를 해송(海松)으로도 불렀고 열매인 잣은 해송자라고 불렀다.정월대보름 전날 잘 고른 잣 12개를 바늘에 꿰어 열두 달을 정하고 불을 붙여 잘 타는 달은 일이 잘 풀린다고 믿어 한 해를 점치는 풍속이 있었고, 정월 초하룻날 잣나무 잎으로 만든 술을 마시면 액운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다.잣나무는 품질이 매우 좋은 목재다. 나무의 가운데가 불그스름한 색을 띠고 있어 색과 무늬가 아름다우며 틀어짐이나 수축, 팽창이 적고 가볍기까지 하여 건축재, 가구재, 선박재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되어왔다. 그러나 송진이 많아 가공이 어렵지만 송진 때문에 향이 좋고 보전이 잘되는 장점이 있다. 옛말에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고 아들을 낳으면 잣나무를 심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빨리 크는 오동나무로는 딸의 혼례 때 가구를 만들고 곧고 굵게 자라는 잣나무로는 관을 준비한다는 의미이다. 경북 경산의 삼국시대 초기 고분에서 출토된 목관이 잣나무로 밝혀져 이용되어 온 역사가 그만큼 길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6-09-25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한여름 정열적인 자태 뽐내는 배롱나무

유난히 기승을 부렸던 올 여름 폭염도 한풀 꺾이고 어느덧 가을의 문턱으로 접어들고 있다. 꽃이 흔하지 않은 한여름 뜨거운 태양보다 더 화사하게 피어나 붉디붉은 정열적인 자태를 한껏 뽐내는 나무, 무궁화와 함께 여름 꽃나무를 대표하는 배롱나무다. 중국 남부가 원산지인 배롱나무는 부처꽃과에 속하는 낙엽활엽소 교목으로 높이가 약 5∼6m까지 자란다. 나무 전체는 넓게 퍼지는 둥근 타원형으로 줄기는 전체적으로 연한 갈색이나 껍질이 벗겨진 자리는 매끈하고 백색이다. 특히 줄기는 세월이 흐를수록 고풍스러움과 멋스러움을 더해 가는 특징이 있다. 잎은 마주나며 타원형이나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다. 꽃은 7월부터 9월까지 가지 끝에서 원추꽃차례에 붉은색·보라색·흰색으로 피고, 꽃잎은 꽃받침과 더불어 6개로 갈라지는데 끝이 주름이 졌으며 아래에서부터 차례로 피고 진다. 꽃말은 '부귀'이며 흰 꽃은 향기가 좋고 꿀이 많아 여름철 밀원식물로 인기가 높다.배롱나무는 토양이 비옥하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라며, 추위에 약해 중부 이북지방에서는 겨울을 나기 위해 보온시설을 해주어야 하나 공해와 건조에는 강한 편이다. 배롱나무는 백일 동안 붉은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해서 백일홍나무 또는 목백일홍(木百日紅)으로도 불린다. 한글이름인 배롱나무는 백일홍나무가 구전되면서 소리 나는 대로 '배기롱나무'로 발음되다 시간이 지나 '기'자가 빠져 배롱나무가 되었다. 나무껍질을 손으로 긁으면 잎이 움직인다고 해서 간지럼나무, 배고팠던 시절 꽃이 질 때쯤 벼가 익는다 해서 쌀밥나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제주도에서 부르는 '저금 타는 낭'도 간지럼 타는 나무라는 뜻으로 배롱나무를 말한다. 일본에서는 나무줄기가 매끄러워 원숭이가 미끄러지는 나무 '사루스베리'로 부른다.배롱나무는 나무의 수형도 아름답지만 꽃이 피는 기간이 길기때문에 예로부터 정원수로 각광을 받았다. 고려 말 선비들의 문집인 '파한집'이나 '보한집'에 이름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고려 말 이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세조 때 강희안이 쓴 원예서 '양화소록'에 배롱나무에 대해 "비단처럼 아름답고 이슬꽃처럼 온 마당을 비춰주어 그 어느 것보다도 유려하다"고 쓰여 있다. 중국에서는 배롱나무를 자미화(紫微花)라 부르는데 오랜 기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당나라 현종은 배롱나무를 매우 사랑해 국가 차원에서 심는 것을 장려했다고 하며, 배롱나무가 많은 당나라 장안의 성읍을 자미성이라 불렀을 정도다. 배롱나무는 줄기가 매끈하고 하얀 속살이 보여 여인의 몸을 연상케 한다 해서 대가 집 안채에 심는 것은 금기시했고, 사찰에서는 매년 한 차례 껍질을 벗어버리는 배롱나무를 보고 스님들이 속세의 때를 벗어버리고 수도에 정진하라는 의미로 심었다고 한다. 서원에는 선비들이 백일동안 꽃이 피는 끈기를 배우고, 깨끗하고 청렴하게 수행하라는 의미로 심어졌다.배롱나무의 꽃은 그늘에서 말려 차로 달여 먹고 기름에 튀겨 먹거나 국을 끓여 먹는 등 다양하게 이용된다. 나무껍질과 뿌리는 약용으로 사용하는데 주로 지혈, 해독, 천식 등에 효능이 있으며 잎에는 타닌성분을 다량 함유하여 철을 매염제한 흑갈색 계통의 색을 얻을 수 있는 염료식물로도 이용된다. 목재는 나뭇결이 곱고 단단하여 기구나 실내장식품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6-08-28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선비의 지혜와 절개를 상징하는 회화나무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8월, 꽃이 만발한 봄을 피해 이맘때쯤 가지 끝에 황백색의 자잘한 꽃을 피우는 나무가 있다. 바로 선비의 지혜와 절개를 상징하는 회화나무이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콩과에 속하는 넓은 잎 큰키나무인 회화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잘 자란다. 높이 30미터, 직경 2미터까지 크게 자라는 회화나무는 느티나무, 은행나무, 팽나무, 왕버들과 함께 우리나라 5대 거목중 하나이다.회화나무는 가지를 많이 쳐서 넓게 자라며 어린가지는 푸른색을 띠는데 비비면 특유의 냄새가 난다. 잎은 아까시나무와 비슷하며, 꽃은 꽃대가 휠 정도로 많이 피는데 밀원이 부족한 한여름에 꿀벌들에게 인기가 높다. 열매는 9~10월에 노란색으로 익으며 둥근 씨앗이 줄줄이 연결되어 있는 꼬투리모양으로 독특하다.회화나무는 한자로 나무목과 귀신귀를 합친 괴(槐)로 쓰는데 괴의 중국 발음이 '회'이므로 회화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며, 지방에 따라서 회나무·해나무·호야나무 등으로 다르게 부르기도 한다. 흔히 회화나무를 '학자수' 또는 '선비목'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이는 중국의 과거시험 중 진사시험의 시기가 회화나무꽃이 필 즈음이었기에 '괴추(槐秋)'라 부르기도 하고, 과거에 응시하는 사람들이 합격을 기원하는 뜻으로 회화나무를 심는 등 이런 관행이 송나라까지 이어져 회화나무는 사대부와 학자, 선비를 상징하는 나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화나무는 영문명도 같은 뜻인 스칼라 트리(Scholar Tree)이다. 회화나무는 우리 선조들이 최고의 길상목으로 손 꼽아왔는데 회화나무를 집안에 심으면 가문이 번창하고 큰 인물이 난다고 귀하고 신성하게 여겨 함부로 아무 곳에나 심지 못하게 했다. 특히 집안 앞마당에는 보통 나무를 심지 않던 우리 선조들은 회화나무만큼은 앞마당에 특별히 심었고, 심지어는 옛 선비들이 집을 옮겨갈 때 이삿짐 목록에 집어넣을 정도로 회화나무를 무척 아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회화나무는 우리나라와 중국 유교문화의 핵심적인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회화나무가 유교를 이해하는 중요한 나무로 등장한 것은 중국 주나라의 제도 때문이었다. 주나라에서 삼공(三公)의 자리와 고급관리인 사(士)의 무덤에 회화나무를 심어 신분을 구분했다. 성리학을 지배이념으로 삼은 송나라시대에도 회화나무는 상징목이었는데 지금도 허난성 등의 서원에서는 회화나무를 볼 수 있다. 또한 성리학을 지배이념으로 삼은 조선왕조도 조정과 관청, 그리고 향교와 서원을 중심으로 회화나무를 상징목으로 보급했기에 창덕궁과 성균관, 안동 도산서원, 해남 녹우당 등 유교관련 유적지에는 예외 없이 회화나무를 볼 수 있으며, 도산서원을 배경으로 한 천 원짜리 지폐 뒷면의 무성한 나무도 바로 회화나무이다.회화나무는 꽃과 열매, 껍질, 뿌리 등을 한약재로 사용하는데 주로 고혈압과 중풍, 손발의 마비 등 순환기계 질병과 치질 등에 효과가 크고 오래 먹으면 머리카락이 희어지지 않고 장수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회화나무꽃에는 루틴성분의 노란색소가 많아서 혈압을 내려주고 모세혈관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열매에는 열을 내리고 혈액의 응고를 촉진해 주는 성분이 있어 예전에는 출혈이 있을 때 열매를 갈아 마시기도 했다. 특히 열매에는 천연여성호르몬이 풍부해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중년 여성을 위한 특급약나무라고 할 수 있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6-07-31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고고한 품격이 돋보이는 자작나무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을 오르다 보면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가 눈부시게 하얀 수피로 은세계를 만드는 자작나무이다. 마치 순백의 동화의 나라로 들어온 것처럼 감동적이고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장관이다. 많은 사람이 자작나무 하면 영화 '닥터 지바고'속에 '라라의 테마' 음악이 흐르는 광활한 시베리아벌판의 자작나무숲을 떠올릴 것이다. 하늘을 찌를 듯이 줄지어 서서 눈처럼 새하얀 수피와 싱그러운 초록잎을 자랑하는 자작나무의 자태는 사계절 내내 아름답다. 봄, 여름의 푸른 숲에서, 황금색 단풍 옷을 갈아입은 가을에는 하얀 수피가 한층 더 도드라지며 겨울엔 흰 눈과 어우러져 고고하고 품격이 돋보인다. 그래서 자작나무를 숲의 귀족이요 나무들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한대지방을 대표하는 나무인 자작나무는 북한이 남방한계선에 해당하며 우리나라에 있는 자작나무숲은 강원도 인제 원대리의 숲처럼 인공적으로 심어 조성한 것이다. 자작나무는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넓은 잎 큰키나무로 높이 20m까지 자라며, 꽃은 4월에 피는데 암꽃은 위를 향하고 수꽃은 이삭처럼 아래로 늘어진다. 잎은 둥그스름한 삼각형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자작나무의 이름은 껍질을 태울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한자로는 화(樺)로 쓴다. 자작나무 껍질은 기름기가 많아 불이 잘 붙고 오래가므로 호롱불로 살던 시대에는 불을 밝히는 재료로 많이 사용했다. 결혼하는 것을 화촉을 밝힌다고 하는데 화촉의 '화'가 바로 자작나무를 가리키는 것이다.얇은 종이를 여러 겹 붙여 놓은 것 같은 자작나무의 속껍질은 매끄럽게 한 겹씩 잘 벗겨지므로 종이를 대신해 그림을 그리거나 불경을 새기는 데 사용되어 왔다. 특히 여기에는 큐틴이라는 성분이 다른 나무보다 많이 들어 있어 잘 썩지도 않으며 벌레, 곰팡이와 습기에도 매우 강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보존이 가능하다. 국보 제207호 경주 천마총에서 발견된 천마도는 말의 안장 양쪽에 달아 늘어뜨리는 말다래에 그려진 그림인데, 자작나무 껍질을 여러 번 겹쳐 누빈 후 가장자리에 가죽을 대어 만든 것으로 가장 중앙부에 비천하는 백마를 그려 넣은 것이다. 경주 금관총에서 발굴된 금관도 머리에 닿는 안쪽에 자작나무의 껍질이 덧대어져 있다. 고대 우리나라에서 사용한 활인 단궁의 궁배를 감는데도 지팡이나 각종 연장의 손잡이를 감싸는 데도 이 껍질을 사용했다. 껍질을 태운 숯으로는 그림을 그리거나 가죽을 염색했다. 그래서 옛날에 그림도구나 물감 염료 등을 파는 가게를 '화피전'이라고 불렀다. 북부지방의 너와집은 지붕에 자작나무 껍질을 덮고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돌로 눌러 놓기도 했다. 자작나무는 목재로서의 쓰임새도 다양하다. 박달나무와 사촌지간이라 조직이 매우 치밀하며 단단하고 색상도 황백색으로 깨끗해 가구를 만들거나 조각재로 많이 쓰여 왔다. 북유럽에서는 잎이 달린 자작나무 가지를 다발로 묶어서 사우나를 할 때 혈액순환을 위해 온몸을 두드리는 데 사용하고 있다. 자작나무는 고로쇠나무나 거제수나무처럼 곡우 즈음에 수액을 채취해 먹는다. 사포닌성분이 많아 약간 쌉쌀한 맛이 나는 자작나무 수액은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건강음료로 인기가 높다. 한방에서는 수피를 백화피라 하여 해열과 해독에 약재로 사용한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6-07-03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6월 숲의 주인공 산딸나무

화려한 봄꽃들의 축제가 끝나고 녹음이 우거진 숲속을 거닐다보면 초록의 바다에서 마치 하얀 나비 떼의 군무를 보는 듯해 유난히 눈에 띄는 아름다운 나무가 있다. 나무 전체에 팔랑개비 모양의 커다랗고 새하얀 꽃이 층을 이루듯 무리지어 피어 멀리서 보아도 청초하고 깨끗한 자태를 자랑하는 나무, 바로 6월 숲의 주인공 산딸나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산딸나무는 층층나무과에 속하며 겨울에 잎이 지는 넓은잎 큰키나무로 제주도 한라산에서부터 중부 이남까지 표고 300∼500m정도에서 높이 12m, 가슴둘레직경 50㎝까지 자란다. 줄기는 어두운 회색이거나 갈색으로 매끄럽고 얼룩무늬가 돋보이며, 잎은 계란형으로 마주보며 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잔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다.산딸나무는 지역에 따라 딸나무, 산달나무 등으로 다르게 부르는데, 산딸나무라는 이름은 열매의 모양이 산에서 자라는 큰 나무에 딸기 같은 열매가 달린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9~10월에 열리는 빨간 열매는 모양도 우리가 흔히 먹는 산딸기를 쏙 빼닮았고 달착지근하고 육질이 많아서 먹을 수 있으며 새들에게도 인기가 많다.산딸나무를 아는 사람들에게 꽃잎이 몇 장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4장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보통 흔히 보는 벚꽃이나 매화, 살구꽃 등은 꽃잎이 5장인데 산딸나무는 특이하게 4장이다. 그러나 사실 엄밀히 얘기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꽃잎이 아니라 잎이 변해 꽃잎처럼 보이는 '포'라고 하는 식물기관이다. 산딸나무는 아주 작은 꽃들이 20∼30개씩 모여 공처럼 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데 지름이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가뜩이나 우거진 초여름의 숲에서 작은 꽃만으로는 벌이나 나비 같은 수분곤충들을 불러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절실한 생존전략으로 꽃포가 크고 화려하게 발달한 것이다. 서양산딸나무는 봄에 잎보다 꽃이 먼저 피며 꽃의 색깔도 다양하고 높이도 크게 자라지 않는 등 우리나라 산딸나무와 좀 다르다. 오랫동안 유럽과 미국에서도 사랑을 받아온 나무인데 미국의 버지니아 주와 노스캐롤라이나 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를 상징하는 꽃이며,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시절에는 남자들이 이 꽃을 사랑하는 여인에게 보내 고백을 했을 정도로 생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였던 것 같다. 예수님이 못 박힌 십자가를 산딸나무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꽃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하트모양의 꽃포가 2장씩 서로 마주보고 있어 십자모양을 이루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에게 신성한 나무로 여겨지기도 한다. 산딸나무의 영명은 'Dogwood'이다. 옛날에 산딸나무 껍질을 다린 물로 개의 피부병과 개에 물린 상처를 치료했다거나 또는 목질이 단단한 산딸나무로 단도의 손잡이를 만들어 사용했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산딸나무는 공원이나 정원, 가로수로도 많이 심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아름다운 꽃과 열매, 그리고 붉은 단풍까지 화려해 오랫동안 즐길 수 있으며 환경오염에도 강하고 생명력도 질겨 잘 자라기 때문이다. 산딸나무는 재질이 단단하고 굳으며 촘촘한 나이테 때문에 대패질한 표면이 매우 깨끗하고 맑아 목관악기나 가구, 조각을 만드는데 이용하는 등 목재로서의 활용도도 뛰어나다. 또한 한방에서는 나무껍질을 해열제나 강장제로도 쓴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6-06-05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봄향기 가득한 산나물의 귀족 음나무

하루하루 녹색 빛깔을 더해가는 5월의 산은 생명의 기운이 넘쳐나서 싱그럽고 아름답다. 이른 봄 생강나무에 노란 꽃이 피는가 싶더니 진달래가 온 산을 장식하고 어느새 연녹색의 잎들이 서로 앞을 다투어 얼굴을 내밀면서 숲은 온통 초록의 물결로 뒤덮인다.마을 주변이나 산에 오르다 보면 많은 나무들 가운데 크고 날카로운 가시 때문에 유난히 눈에 띄는 나무가 있다. 우리가 흔히 엄나무라고도 부르는 음나무다. 지역에 따라 개두릅나무, 멍구나무, 엉개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두릅나뭇과의 낙엽활엽교목인 음나무는 높이 25m, 직경 1m까지 자라며 잎은 단풍나무잎처럼 5∼9개로 깊게 갈라진다. 황록색 꽃은 8월에 피는데 꿀이 많아서 벌과 나비가 모여 들어 기능성 꿀을 생산할 수 있는 밀원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매우 높다. 음나무는 물기가 약간 있고 토심이 깊은 곳과 계곡 근처를 좋아하며 어려서는 그늘진 곳에서 잘 자라지만 클수록 약한 햇빛을 좋아한다. 음나무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가시는 어릴 때 나무 전체에 덮여 있다가 줄기의 지름이 한 뼘쯤 굵어지고 키가 십여 미터쯤 자라게 되면 아래쪽의 수피부터 차츰 회흑색으로 짙어져 가며 거의 사라져 없어진다. 가시는 맛이 좋은 음나무 어린 순을 노리는 들짐승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생존의 수단이라고도 할 수 있다.예로부터 음나무는 액운을 막아주고 만복이 깃들게 하는 길상목으로, 성황림의 신목으로 우리 민족과 함께 해왔다. 위협적인 가시 때문에 귀신이 집에 들어오지 못한다 하여 옛날 사람들은 대문 옆이나 마을 어귀에 음나무를 수문장처럼 심었다. 정월대보름에 병마와 잡귀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미리 막기 위해 음나무 가지를 잘라다가 문설주위에 가로로 걸어두는 풍습도 전해지고 있다. 음나무를 깎아 '음'이라고 하는 육각형 노리개를 만들어 잡귀가 범접하지 못하게 아기 옆구리에 채워주기도 했다.봄이면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돋우는 두릅나무 새순은 참두릅, 음나무 새순은 개두릅이라고 한다. 개두릅이라고 하여 참두릅보다 결코 맛이나 향이 뒤떨어지지 않는다. 대개 4월 하순에서 5월 초 가시가 갈색에서 녹색으로 변하면 곧 음나무 새순이 돋는데 잎이 완전히 피기 전의 새순은 쌉싸래한 맛과 독특한 향으로 봄철 산나물의 귀족으로 불리고 있으며 식도락가들은 개두릅을 먹어야 제대로 봄맞이를 했다고 한다. 특히 음나무순은 인삼의 주요성분인 사포닌과 루틴 등 기능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맛뿐만 아니라 영양적 측면에서도 가히 웰빙시대의 대표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다.음나무순은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부치거나 튀겨서 먹고 김치를 담그기도 하며 삶아서 말리거나 간장에 절여서 저장하기도 한다. 가지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닭이나 오리와 함께 백숙요리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한방에서는 음나무 껍질을 해동피라 부르며 피부병, 관절염 치료에 처방했고, 약리 실험에서 중추신경을 진정시키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음나무는 재질이 좋아 목재로도 다양하게 이용되어 왔다. 나뭇결이 아름답고 목재의 강도도 적당한데다 가공하기 쉬워 가구재로 선호되었고 습기를 잘 흡수하지 않는 성질이 있어 나막신과 스님들이 지니고 다녔던 나무그릇인 발우를 만드는데도 사용되어왔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6-05-08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봄의 여왕 벚나무

남녘에서부터 전해진 꽃소식이 이제는 수원 화성과 팔달산까지 올라와 벚나무가 꽃송이를 터트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올해는 특히 이상고온현상으로 개나리, 진달래와 벚꽃이 한꺼번에 만개해 보는 상춘객들의 눈을 더욱 즐겁게 해주고 있다.봄이면 꽃으로 온 천지를 화사하게 장식해주는 벚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전국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산벚나무, 왕벚나무, 올벚나무 등 16종이 자생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꽃을 보기 위해 관상용으로 개량해서 세계적으로는 40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종류가 다양한 벚나무는 모양새가 너무 비슷하고 변이가 심해 전문가들도 구별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꽃피는 시기, 암술대와 꽃자루의 털의 유무, 꽃잎의 길이나 형태 등으로 구별하는데 그나마 꽃이 피었을 때가 가장 쉽게 구별이 된다. 울릉도 특산이라 할 수 있는 섬벚나무는 가장 먼저 흰색에 가까울 정도로 연한 꽃을 피우고 올벚나무나 왕벚나무는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피며, 산벚나무는 꽃이 피는 동시에 잎이 나오고 수양벚나무는 가지가 수양버들처럼 늘어진다.왕벚나무는 화려한 꽃으로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일본의 국화라는 인식 때문에 일제의 잔재로 여겨져 외면을 받을 때도 있었다. 광복 이후 상당수가 잘려 나갔고, 1980년에는 창경궁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궁궐의 품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제 강점기 때 심은 벚나무 2천여 그루를 베어버리기도 했다.왕벚나무는 원산지에 대한 논란이 많았는데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간에 논쟁이 치열했으며 최근에는 중국까지 여기에 가세했다. 일본에서는 왕벚나무꽃을 동경도의 도화로 지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일본을 상징하는 꽃으로서 일본문화의 전령사로 세계 각처에 보급하는데 열을 올려 왔다. 미국 워싱턴의 포토맥 강변에서 열리는 벚꽃축제는 20세기 초 일본이 3천여 그루의 왕벚나무를 기증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왕벚나무의 원산지는 제주도 한라산이며 산벚나무와 올벚나무 사이의 자연교잡종이라는 것도 증명되었다. 원산지를 판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생지인데 자생 벚나무가 제주도에서 확인된 것만 200그루가 넘으며 벚꽃의 종주국임을 주장하는 일본은 아직도 자생지를 찾고 있는 중이라는 입장이다.왕벚나무와 일본벚나무가 유전적으로 동일하다는 것도 산림청이 일본과 한국 벚나무의 유전자 분석 결과와 미국 농림부가 일본과 한국의 벚나무시료 82개를 채취해 염기서열 등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확인되었다. 벚나무는 활을 만드는 주요 재료중 하나이다. 병자호란을 겪고 왕위에 오른 효종은 북벌을 계획하면서 궁재로 쓰기 위해 북한산 우이동과 장충공원 근처에 벚나무를 심기도 했다. 산벚나무는 나뭇결이 균일하고 조직이 치밀한데다 잘 썩지도 않는 등 목재로서 우수해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 목판 제작에도 사용되었다.봄을 대표하는 꽃으로 사랑받으면서 전국 곳곳에 가로수로 심어진 벚나무는 100만 그루가 넘으며, 그 지역의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하는 곳도 여러 곳이다. 이맘때가 되면 들려오는 '벚꽃엔딩'의 감미로운 멜로디와 함께 아름드리 벚나무 아래서 눈처럼 흩날리는 꽃잎 속을 걸으며 봄을 만끽해 보자./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6-04-10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봄의 전령사 생강나무

생명이라곤 도무지 없을 것 같았던 얼어붙은 땅에 살가운 온기가 배어나는 계절이다. 앙상한 가지가 아직 싹을 틔울 낌새도 보이지 않는 이맘때쯤 산에 오르면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주는 나무가 있다. 회갈색 나뭇가지에 잎도 없이 노란 꽃을 피우는 생강나무는 우리 강산의 봄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전령사이다.생강나무는 한반도에 널리 분포하는 녹나무과의 낙엽활엽수로 강을 끼고 있는 산자락이나 계곡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크게 자라도 3∼4m 정도인 관목이다. 잎이나 줄기에 상처가 나거나 잘라 비비면 진한 향을 발산하는데 그 냄새가 마치 알싸한 생강냄새와 비슷하다고 해서 생강나무라 불린다. 이 향은 상처를 아물게 하는 일종의 소독제 같은 화학물질로 생강나무가 만들어 내는 방어물질이다. 생강나무는 다양한 쓰임새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녹차가 들어오기 전부터 어린잎이 돋아날 때쯤 이를 따서 말렸다가 차로 마셨는데 참새의 혓바닥을 닮은 어린잎의 모양을 따서 작설차라고 했다. 또한 독특한 향 때문에 나름대로 풍미가 있어 잎을 쌈으로 먹고 장아찌나 부각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참죽나무잎과 함께 부각 중 최고로 손꼽힌다. 생강나무의 까만 열매는 예로부터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이나 등잔용으로 썼다. 생강나무 기름은 질도 좋고 향도 좋아 값비싼 동백기름을 구하지 못하는 중북부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대용품이었기에 산동백, 개동백으로 불렸고 심지어 강원도에서는 그냥 동백나무라고도 했다. 그래서 강원도 민요나 문학작품에 나오는 동백나무는 사실은 남쪽지방에서 겨울에 붉은 꽃이 피는 동백나무가 아니라 생강나무를 말하는 것이다. 춘천이 고향인 김유정이 1936년 발표한 단편소설 '동백꽃'에는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노란 동백꽃'에 '알싸한 향'까지 바로 생강나무를 말하는 것이다. 또한 정선아리랑의 님 그리워 부르는 대목에도 등장하며, 가요 '소양강처녀'의 2절은 '동백꽃 피고 지는 계절이 오면 돌아와 주신다고 맹세하고 떠나셨죠'라고 시작되는데 여기에 나오는 동백꽃도 역시 생강나무꽃이다. 그 만큼 중부지방에서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다양하게 이용되었다. 한방에서는 생강나무의 나무껍질을 타박상과 산후풍에, 말린 가지는 복통과 해열, 기침 등의 치료에 썼다.숲속의 봄은 생강나무로부터 마을의 봄은 산수유로부터 온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한 시기에 꽃망울을 터뜨린다. 그런데 산에서 자생하는 생강나무가 조경수로 많이 심겨지면서 거의 같은 모양으로 노랗게 꽃을 피우는 산수유나무와 자주 혼돈하게 된다. 이 둘의 구별법은 꽃모양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는데, 생강나무꽃은 가지에 바짝 붙어 아주 작은 공처럼 몽글몽글 모여서 피고 산수유는 꽃에 비해 꽃자루가 길어 작은 꽃들이 조금 여유로운 공간을 갖는다. 또한 생강나무는 꽃을 피운 줄기 끝이 녹색이며 줄기가 갈라지지 않고 매끄러운 반면 줄기가 갈색이며 거칠고 껍질이 벗겨진 부분이 많은 것이 산수유나무다.이제 꽃샘추위의 기세도 누그러져 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자그마한 꽃망울을 터뜨리는 봄의 전령사 생강나무꽃을 맞으러 길을 나서보면 어떨까?/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6-03-13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한민족의 표상 소나무

늘 푸른 기상을 상징하는 나무가 바로 소나무이다. 우리 국민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나무이기도 하다. 우리가 보통 소나무라고 알고 있는 나무는 줄기가 붉은 색을 띠어서 적송, 내륙지방에 자란다고 하여 육송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고유의 수종이다. 소나무는 지역적으로도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금강송, 강송, 춘양목 등이다. 금강송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강원도와 경북에 자라는 줄기가 곧고 수관이 좁은 소나무를 말하며 금강송을 줄여 강송이라고도 한다. 춘양목은 경북 봉화의 춘양면 일대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말하는데 1980년대 초까지 춘양역을 통해 운송하던 소나무가 품질이 우수해 출발역인 춘양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척박한 땅에서도 꿋꿋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소나무는 한민족의 표상으로 우리 민족과 함께 수천 년의 삶을 이어왔다. 소나무를 역사적으로 보면 이인로의 '파한집'에 신라시대부터 화랑도들이 수양의 일환으로 소나무를 심었다는 기록이 있고, 고려시대에는 부귀영화를 기원하기 위해 소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소나무가 건축과 조선에 중요한 자재로 사용되면서 금송(禁松)지역을 선정해 소나무림을 보호하고 조림을 하기도 했다. 안면도 소나무는 병선 건조를 위해, 울진 소광리의 소나무는 왕실의 관곽재 생산을 위해 특별 관리하기도 했다.소나무는 곧은 절개와 지조를 상징해 한시부터 현대시까지 많은 문학작품에 등장했으며 그림의 소재로 사랑을 받아왔다. 애국가의 남산의 소나무는 고난을 극복하는 의지의 상징으로 묘사돼 있으며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비롯해 수많은 그림의 소재가 바로 소나무였다.소나무의 한자인 송(松)은 나무 목(木)에 벼슬을 뜻하는 공(公)을 붙여 벼슬을 해도 좋을 만큼 훌륭한 나무라는 의미도 있는데 그래서 벼슬을 받기도 하고 상속을 받기도 했다. 속리산 정이품송은 세조가 법주사를 갈 때 가지를 들어 올려 왕의 가마가 지나가게 했다 하여 정이품 품계를 받았다고 한다. 예천의 600년 된 소나무 석송령은 자기 명의의 땅이 있어 지금까지 50년 넘게 세금을 내고 있으며 석송령의 보호와 재산관리를 위해 송계가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또 소나무를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해 궁궐복원을 위해 소나무를 벨 때도 반드시 예를 갖추어 '어명이요'를 세 번 알리고 나서야 톱을 댔다.소나무는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기에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소나무와 함께 했다.소나무로 지은 집에서 태어나고 대문에 솔가지를 매달은 금줄이 처진 집에서 첫날을 맞았다. 소나무로 만든 가구나 도구를 이용하고 땔감과 음식재료로 사용했으며, 소나무로 만든 관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렇게 문화적 가치도 높고 쓰임새가 다양한 소나무가 안타깝게도 지구온난화와 소나무재선충 등 병충해 확산으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2090년께에는 강원도 산간지대 등 일부에서만 소나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 세대들도 소나무를 보고 즐길 수 있도록 보호대책을 마련하는데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본부장

2016-02-14 조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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