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창간특집

 

[르네상스 대한민국·부동산](사)벤처기업협회장 남민우 그가 말하는 韓경제

모든 부문서 '인플레' 일어나야 자산가치 상승주가 오르고 실물경제 나아지면 자연스레 월급도 오를것금리 인하는 위축된 소비심리 풀기위해 불가피"벤처창업기업 10개 중 9개가 망하는 게 뭐 잘못됐습니까?"벤처기업의 성공을 위해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벤처기업협회 수장, 남민우회장의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닌 것 같아 당혹감이 밀려왔다. 고층 빌딩이 빽빽하게 솟은 판교 테크노밸리 인근 심장부에 위치한 건물의 꼭대기 층, 지문인식을 거쳐서 비로소 들어갈 수 있는 사무실에 근무하는 성공한 벤처 CEO라 작은 기업 망하는 건 대수롭지도 않은가 싶어 갸우뚱하던 찰나였다."창업기업이 몽땅 망해도 그것 자체가 용인되는 창업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덧붙인 그는 "창업기업이 휴·폐업 기업이 되고 또 다른 창업기업이 나오면 또 휴·폐업하고, 이 과정을 흔히들 악순환이라고 하지만 생태계에서 새로 태어나고, 자라고, 죽는 건 당연한 섭리"라고 설명했다.뛰어난 경영의 신이 있어, 새로 태어나는 창업기업에 손을 대면 대는 족족 성공하는 것은 소설에나 나오는 결과론적인 얘기라는 것이다.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사실 '새로운 사업을 하면서 그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위험과 실패를 감내하고 어려운 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의지'를 의미하는 기업가 정신도 어느 정도의 실패는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고 있지 않은가.대신, 나머지 한두 개 기업이 소위 '대박' 성공스토리를 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남 회장은 "성공하는 창업기업이 실패하는 기업보다 절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으니, 융자보다는 투자 중심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며 "국회에 1년째 계류 중인 크라우드펀딩 법안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엔젤투자에 대해서도 "현재는 개인 엔젤투자에 대해서만 세제혜택을 주고, 지난달부터 도입한 전문 엔젤제도에서도 투자자를 개인으로 한정하고 있다"며 "법인에도 세제혜택을 줘야 엔젤투자 규모가 커질 수 있고 결국 한두 개 기업이라도 크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거침없이 쓴소리를 내뱉는 그도, 박근혜 정부의 2기 경제내각에 대해선 기대가 크다.그는 "그동안은 일이 잘못될까 지나치게 조심스러웠다면, 최경환호는 적극적으로 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어 일단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기대심리에만 그치는 것을 넘어 실제로 시장이 활력을 찾고 실물경제 활성화로 확대되기까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오는 4/4분기인 10~11월께 확실히 분위기가 호전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가장 눈에 띄는 개혁으로 손꼽히는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워낙 경기가 침체돼 있고 소비가 위축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마이너스 상태인 소비를 최소한 영점으로라도 끌어올리자는 관점에서 본다면 집값이 오르는 것에 대해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부분에 있어서 '인플레'가 일어나야 한다고 보는데, 자산가치가 상승해야 빚이 많은 서민도 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인플레가 일어나면 집값이 오르고, 순차적으로 주가도 오르면서 심리가 실물로 옮겨가게 되고, 자연스레 월급도 오르게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가계부채 1억원이 1천만원으로 떨어진 것처럼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남 회장은 이 같은 관점에서 기준금리 인하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그는 "금리가 떨어지면 부채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금리가 싸야 사람들이 더 돈을 쓸 것이고 위축된 소비심리를 팽창시키기 위해선 어느 정도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며 "극단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경제가 부채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에선 외국계은행에 흡수 합병당한다는 우려와 함께 힘들다는 목소리를 많이 내지만, 현재는 국민들이 준 권력이 금융권을 포함한 대기업에 포위돼 있다"며 "강력한 개혁 의지를 보여준 처음처럼 최경환호가 대기업의 기득권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남 회장은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의 초대 청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청년실업의 해소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는 만큼 초대 청년위원장에게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책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청년실업의 가장 큰 원인은 우리 사회의 보상시스템과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미스매칭'돼 있다는 것"이라는 남 회장은 "공부 잘하는 것 하나로 모든 것을 보상해 주는 현재의 시스템을 깨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에선 청소나 배관수리 등의 힘든 일을 하는 근로자가 급여도 더 많이 받는 게 당연한 얘기지만, 대한민국에선 공부를 잘한 사람이 돈도 더 잘 벌고 잘산다"며 "아무리 엄마들에게 '공부가 다가 아니다'라고 말해봤자 사회보상시스템이 미스매칭된 상태에서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엄마들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라는 것이 바로 문제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교육시스템이 우리 사회의 변화를 뒤따라오지 못하는 점도 청년실업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았다.남 회장은 "우리 사회의 수요가 '소프트웨어 개발' 쪽으로 많아진 만큼 관련 학부가 생겨야 하는데, 대학은 여전히 문과와 이과로만 나눠 정원을 늘리니 줄이니 고민을 하고 있다"며 "학생들은 졸업 후 갈 곳이 없다고 하는데,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선 일할 사람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경영학과든 디자인학과든 4년제 대학에서도 소프트웨어 일련 과정을 만들어 1년만이라도 집중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 전공불문, 해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남 회장은 청년위원회에서 현재의 대학진학률 70%를 50%로 떨어뜨리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또 "청년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취직이 안 되는 청년의 절반 이상이 학교와 전공 선택을 후회하더라. 지금은 70%가 대학 진학을 하는데, 이들이 10%의 일자리를 갖고 경쟁하니 나머지 60%는 피를 볼 수밖에 없다"며 "선뜻 변화를 꾀하기 힘든 대학에는 정부가 지원해 직업학교나 창업학교로 변신할 수 있도록 하고, 조기입직이나 선취업 후진학 등으로 정책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그에게 대한민국의 경제 르네상스를 위한 정부의 급선무가 무엇인지 물었다."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한 적합업종 제도, 창업 활성화, 규제 완화 등 정부의 개혁의지가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당장 어떤 불을 끄라기보다는, 돈을 쓸 의지가 없는 대기업에 돈이 몰리지 않도록, 일하려는 의지를 가진 자에게 힘을 주고 돈도 주는 등 시장의 균형을 바로잡고, 시장에서의 기회가 기득권 세력에 독점화되지 않도록 견제의 눈을 항상 뜨고 있으라고 주문하고 싶다." /신선미기자▲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이 경인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창업 기업이 어려운 환경을 딛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융자보다는 투자 중심의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김종택기자

2014-08-31 신선미

[르네상스 대한민국·부동산]새누리 정책위의장 주호영 그가 말하는 韓경제

최경환 경제팀 '7·24 정책' 발표후 거래 회복 조짐…서민·중산층 내집 마련 지원도 이어갈 것인천경제특구 '투자이민제' 포함 수도권 정상화 한몫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실에는 '약팽소선'(若烹小鮮)이라고 쓰인 작은 액자가 걸려 있다. 생선이 잘 익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놓고, 기다리라는 뜻이다. 민심을 읽는 정치를 함에 있어 '생선 굽듯이 신중하게 처리하라'는 노자의 리더십을 잘 표현한 고사로 정책위의장직을 수행하는 데 딱 맞을 거 같아 걸어 놓고 있다고 한다. "정책은 타이밍과 심리적 효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주 의장은 최근 최경환(경제부총리 겸 재정기획부장관) 경제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긍정 평가하면서 "좋은 생선을 굽기 위해 타이밍 맞는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심리적으로나 지표상으론 상승분위기가 확연하지만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게 솔직한 그의 고백이다. 여전히 소비와 투자 등 내수의 불확실성이 잠재돼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이후 수차례 부동산 정상화 대책이 나왔지만 시장에선 잘 먹히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7·24 부동산 대책이 그동안 주춤했던 규제완화와 기준금리 인하, 세제 문제를 건드리면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꿈틀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호조세속에 최경환 경제팀에 대한 집권여당의 신뢰와 인식은 어떨까. 법조출신으로 직설적이면서도 논리정연하기로 소문난 주 의장은 먼저 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스타일에 대해 운을 뗐다. "정치인 출신이어서 그런지 타이밍과 추진력이 돋보인다고 주위에서 평가를 하더라"며 시중의 여론을 에둘러 평가했다. "개인의 이름을 거명하기는 좀 그렇지만 전 정부(현오석 기획재정부)에 비해 정책 몇 개 쓴 것뿐인데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고, 떨어졌던 집 값도 꿈틀하고 있다"며 "이처럼 지표가 올라가는 것을 보면 역시 정책 자체보다는 심리적 효과가 더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최근 주식시장이 살아나고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는 지표를 근거로 제시했다. 물론 "소비, 투자 등 내수부문의 불확실성 때문에 회복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긴 하지만 '경제회복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경제심리 회복과 경기보완 정책을 지속 추진해 나가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확신했다.주 의장은 "새 경제팀의 규제완화와 금리인하에 힘입어 부동산 구매심리가 상승하고, 거래 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는 것은 확연한 사실"이라며 "이번에 LTV·DTI 규제 합리화로 인해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주택 가격이 3월 이후 계속 하락세였지만, 7월 첫 주부터 상승세로 전환되고, 아파트 매매가격 회복세도 조심스럽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속 조치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과도한 규제를 정상화하고 수요기반 확충을 통해 주택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그는 "이를 위해 분양가 상한제 신축 운영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폐지하는 주요 법안을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며 "당정은 생애최초주택구입자 등 무주택자에 대해 디딤돌 대출을 확대하는 등 서민·중산층의 내집 마련 지원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다만 "주택상한제의 경우 여야간의 이견이 있어 국회 처리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아마 야당의 반대로 어려울 것"이라며 "그래서 먼저 임대주택을 비롯한 공공적인 주택공급에 한정해 추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분양가가 풀려야 공급이 원활해질 수 있다는 시장의 원리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여당은 현재 어느 수준이 정상화의 기준이 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시장이 워낙 꽁꽁 얼어붙어 있다보니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주택거래를 저해하는 규제를 풀어 시장의 기능을 일단 회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였다.문제는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어떻게 해소할지 여부다. 주 의장도 이 같은 우려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만 LTV와 DTI 확대로 부동산 활성화라는 장점을 강조했다. "수치로는 가계대출 확대로 악화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오히려 신용대출이 아니라 담보대출이기 때문에 안정성이 담보되고, 제2금융권에서 제1금융권으로 갈아타는 경우도 많아 가계부채의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양날의 칼날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 당 차원에서 부동산 시장에 나가 현실을 파악하고 가계대출의 이동 현황도 면밀히 분석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증적 검증을 해 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기준금리를 더 인하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기부양 측면에서만 본다면 금리인하가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금리는 경제 전반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한국은행과 경기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재정·통화정책간 적절한 거시정책조합을 위한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여당의 역할에 대해선 "지금 당 정책위에서 '민생경제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있고, 나성린 정책위 수석부의장 주재로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에 일주일 단위로 시장 점검회의를 한다"고 소개했다. 실제 당내 경제통인 나 부의장의 국회의원 사무실에는 정부의 종합상황실처럼 부동산과 각종 경제 지표들을 그래프로 그려 놓고 주간 단위로 체크하고 있다.연천의 군 부대에서 법무관을 지내고 법관시절 성남지원에서 판사를 지낸 것외에는 경인지역과 연고가 없지만 그는 "이제 수도권과 지방을 분리하는 시절은 지났다. 제 고향 사람들도 수도권지역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의 성공 여부는 가격이 가장 비싼 수도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경기·인천지역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향후 계획도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활력이 저하된 데다, 시장의 과열기 규제가 정상화를 막았다"고 진단하고, 분양가 상한제의 신축 운영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시장 과열기 때 도입된 규제 완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투자이민제 투자대상에 인천경제자유구역내 미분양 주택을 포함시키기로 하면서 인천과 인근 지역 주택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았느냐는 말도 곁들였다. 조만간 당에서 추진할 부동산 정상화 계획도 넌즈시 말해 주었다. 최경환 경제팀이 이번주에 부동산 정상화 추가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며, 김무성 당 대표와 당 지도부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직접 나가 실상을 파악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수도권이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이 침체돼 있지만, 규제 정상화 등 시장회복을 위한 정책효과가 가시화되면 수도권 시장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의종기자

2014-08-31 정의종

[르네상스 대한민국·부동산]경기도 대형사업 4대 핵심 키워드

1천250만명이 거주하는 국내 최대 광역단체인 경기도는 언제나 역동적이다. 무궁무진한 발전이 가능한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경기도 지도는 지금 이 순간도 변하고 있다. 수십 수백조원의 경제가치를 창출하는 첨단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고, 대한민국 문화의 중심도 경기도로 이동 중이다. 또 북한과의 접경지로서 통일한국을 대비하는 DMZ는 새로운 역사와 문화·경제적 가치를 지닌 곳으로 탈바꿈하고 있으며, 서해안을 중심으로 한 관광 산업 활성화는 정점을 찍고 있다. 현재 경기도를 변화시키는 지역별 주요 사업은 무엇일까. 경기도 지도를 다시 그리게 하는 도의 핵심 4대 키워드를 짚어 봤다.첨단산업 메카 평택건국이래 최대 '삼성 고덕 100조 투자'LG, 진위2 입주… 협력사 등 5조 투자문화산업 중심 '고양 한류월드'1만8천석 규모 'K-POP 공연장' 유치마이스 복합단지 추진… 시너지 기대■ 첨단산업의 메카 발돋움하는 평택 = 평택은 최근 들어 경기도내 시·군중 산업적으로 가장 비약적인 발전이 진행중인 지역으로 손꼽힌다.그 중심에는 고덕 삼성전자 전용 산업단지가 있다. 지난해 5월 착공한 삼성 고덕 산단은 최소 100조원대 투자로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로까지 불린다.지난 2010년 12월 사전입주협약을 맺은 지 2년 5개월만에 착공에 돌입한 평택고덕 삼성전자산업단지는 평택시 고덕면·지제동·장당동 일원 393만㎡ 규모다.현 수원사업장의 2.4배에 달하며, 삼성전자가 진행해온 국내외 생산라인 투자 중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경기도시공사가 사업비를 투자하고 평택시가 행정지원을 하며 조성사업비만 총 2조2천277억원이 투입된다.삼성전자는 이곳에 100조원 이상을 투자해 차세대 반도체 생산시설 및 의료기기를 비롯한 신수종사업 생산시설을 조성한다. 일자리도 무려 3만개 이상이 창출될 예정이다. 부지조성공사는 2015년 완료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지난 12월에는 '평택 진위 2 일반산업단지계획'이 최종 고시돼 LG전자의 평택입주도 확정됐다. LG전자는 이곳에 산업용 냉동공조설비, 조명산업 등 미래신수종사업과 고부가가치 전자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LG전자와 협력사도 5조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5천700명 이상의 고용효과도 기대된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도는 진위2 일반산업단지가 현재 조성중인 삼성산업단지와 함께 경기도 남부지역의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해 대한민국은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첨단 산업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중심지, 한류월드 = 고양을 한류콘텐츠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경기도의 야심찬 계획도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도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K-POP 공연장의 한류월드 유치에 성공했다. 도는 한류월드 핵심 부지를 무상 임대조건으로 제시하며 서울 강서구와 송파구 잠실 등 다른 지자체의 추격을 따돌리고 유치를 확정했다. K-POP 공연장은 문광부가 오는 2016년까지 국고 250억원과 민간투자금 2천424억원을 투자해 짓는 1만8천석 규모의 K-POP 전용 공연장이다. 이에 맞춰 지난해 3월에는 도내 최대 규모의 특1급 호텔인 대명 엠블호텔킨텍스가, 12월에는 국비 2천200억원이 투입된 디지털방송 콘텐츠 지원시설인 빛마루가 문을 열었다. 이밖에도 한국관광공사와 한류월드에 한류관광 마이스(MICE) 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하기로 합의해 한류 발전과 국내 마이스산업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도는 분석하고 있다. 또 지난 8월에는 한류월드내에 EBS 디지털통합사옥 기공식을 가졌으며, 연초에는 헐리우드 대작 '어벤져스2'의 국내 촬영 베이스캠프가 한류월드내에 설치돼, 전세계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지난 7월 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방한한 중국 부동산개발 및 제조 투자회사 대표 70여명은 한류월드에 방문해 투자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한류월드사업단은 호텔·상업용지 소개와 매수 조건을 설명했고 홍콩 공상총회 왕푸셩 회장 등의 깊은 관심과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류월드내 새로운 외자유치 소식도 조만간 들릴 것으로 보인다.통일한국의 중추DMZ체험 가능한 파주 '캠프그리브스'정부 세계평화공원 조성 맞물려 인기화성 국제테마파크朴대통령 관광분야 육성안에 포함8년 난항 '2조5천억 규모사업' 탄력■ 통일 한국 지도, 경기도가 먼저 만든다 = 경기도는 분단 상황인 대한민국 지도에서 북한과 맞닿아 있는 접경지다. 도는 지난해 정전 60년과 새로운 통일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DMZ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경기도는 지난해 정전 60년을 맞아 DMZ가 가진 생태와 평화적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DMZ 60년, 이제는 생명이다!'를 슬로건으로 다양한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통일 한국'이 화두에 오르면서 DMZ체험관이 설치된 파주 '캠프그리브스'가 주목받고 있다.정부의 DMZ세계평화공원 조성과 맞물려, 정전 협정 직후인 1953년 7월 30일부터 미(美) 2사단 예하 부대로 사용되다 60년만에 시민에게 반환된 캠프그리브스가 평화의 상징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캠프그리브스내 군인막사, 장교숙소 등의 건축물은 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높고 주변지역은 환경생태적 가치가 높다. 경기관광공사 등이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캠프 그리브스 DMZ체험관을 개관한 후 진행중인 체험프로그램에 문의가 곳곳에서 쇄도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DMZ는 더 이상 절망과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희망과 생명의 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5월 재개된 도라산역 일반관광 'DMZ train'의 관광객 증가는 국민의 DMZ에 대한 관심을 잘 드러낸다. 도라산역 관광객은 8월 기준 1만4천894명으로 하루 평균 193명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운행 재개 전 하루 30명에 불과했던 관광객이 6.5배 증가한 수치다. 도는 이같은 상황을 바탕으로 국책사업인 'DMZ 세계평화공원' 유치에 총력을 다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화성에는, 세계 최고 국제테마파크 = 8년전 화성 송산지역은 국제테마파크 유치 계획으로 들썩였다.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USKR)로 요약되는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 조성 사업이 추진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USKR은 화성시 신외동 송산그린시티 조성지에 420만㎡ 규모로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를 본뜬 테마파크를 2018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청사진은 한해 두해가 지나면서 빛을 잃어갔다. 롯데자산개발을 주관사로 하는 사업 시행자 USKR PFV와 토지 소유주인 수자원공사 간에 토지 매입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허송세월만 보낸 것이다. 지역 정치권은 이 문제를 서로 나서 해결하겠다며 공약화하기도 했지만, 논의는 제자리였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강력한 재추진 의지를 통해 새 빛을 보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회의에서 "경제 성장을 이끌어가야 할 서비스산업이 낡은 규제와 폐쇄적 시장구조, 복잡한 이해관계와 사회적 논쟁으로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면서 "의료와 관광 등 유망 서비스분야부터 개방과 경쟁을 통해 혁신하고 이것을 서비스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강조한 관광 분야 육성에는 송산그린시티가 포함됐다. 사실상 답보 상태인 송산 그린시티에 경쟁력을 갖춘 국제 테마파크를 유치하는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제 투자설명회(IR)를 하고 공모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밝힌 투자 기대효과는 무려 2조5천억원에 달한다. USKR 조성을 추진했던 경기도는 환영의사를 밝히면서, 향후 정부가 진행할 투자설명회와 사업자공모 등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태성·이경진기자▲ 그래픽/성옥희기자/아이클릭아트

2014-08-31 김태성·이경진

[르네상스 대한민국·부동산]경기지역 공공기관 지방이전부지 활용

46개기관 이전부지 면적 684만1천㎡분당 10분의1 수준 '미니신도시' 규모대다수 도심 위치 실수요자들 관심인근 부동산업체 등 개발 문의 '빗발'정부, 기관 부지매각 관련규제 완화인접부지 포함 활용계획 수립 가능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부지의 활용에 대한 기대심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경기도내 46개 공공기관의 이전부지 면적만 684만1천여㎡에 이른다. 성남 분당신도시(6천949만여㎡)의 10분의1 수준으로 웬만한 미니 신도시 규모다. 이 때문에 인근 부동산 업체에는 개발방향 등을 묻는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아파트 주민들은 '매매가격에 득이 되면 득이 됐지 손해 볼 일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건설업체 역시 신흥시장에 기대감을 갖기는 마찬가지다. 공공기관 이전부지가 침체된 경기도내 부동산 시장에 '숨'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31일 낮 12시께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옛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 본청과 국립농업과학원이 우선 전북 전주 혁신도시로의 이전을 마쳐 직원들은 눈에 띄게 줄었다. 점심시간을 즐기러 나온 직원들로 북적이던 예전과 달리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내년 3월 국립축산과학원까지 모두 이전이 완료되면 농촌진흥청 수원시대는 역사속에만 남게 된다.한산한 옛 농촌진흥청의 모습과 달리 주변 부동산 시장은 활기찼다. 이미 농촌진흥청 등 7개 기관의 부지(198만㎡) 활용 계획안이 세워져있기 때문이다.계획안을 보면, 198만여㎡ 중 35%가 공원, 녹지 등으로 가꿔지고 국립원예특작과학원(56만여㎡), 국립축산과학원(40만9천여㎡) 일대는 1㏊당 200명 정도의 살기좋은 주거지역으로 탈바꿈된다. 동수원권에 비해 주민생활 편익시설이 열악하다는 서수원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청사진도 담겼다.지난해 12월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도 마친 상태라 현실화 가능성은 시간 문제다.주민 최영훈(36)씨는 "수원 비행장 소음 피해에 시달리던 권선구 서둔동·탑동 주민들에게 농진청 부지 개발 계획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며 "서수원의 지도가 바뀌는 일"이라고 말했다.염태영 수원시장 역시 "서수원권 주민들의 균형발전 기대감이 피부로 와닿게 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경기도내 공공기관 이전부지는 = 지방이전 공공기관은 경기도내에만 46개다. 국토해양인재개발원(수원)과 중앙토지수용위원회(성남), 노동부고객상담센터(안양) 등 청사를 임차한 공공기관 등 14개는 제외한 수치다. ┃표 참조8월말 현재 매각이 완료된 공공기관은 농촌진흥청과 국립경찰대학(용인), 국방대학교(고양) 등 25개에 달한다. 이들 기관의 부지면적만 470만1천여㎡ 규모다. 나머지 21개(213만9천여㎡) 기관은 매각이 진행중이다. 공공기관 이전사업이 전체적으로 마무리가 되지않다 보니 농촌진흥청처럼 개발 계획안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곳은 아직 미미하다. 의료복합단지와 친환경주거단지 등으로 바뀔 경찰대와 법무연수원 부지(모두 용인), 한류문화콘텐츠 제작 지원센터가 거론중인 농림축산검역본부(안양) 등 손에 꼽히는 수준이다.하지만 이들 부지의 개발에 따른 기대심리는 만만치 않다.경찰대·법무연수원 부지와 인접한 용인 구성동의 경우 주변 아파트를 중심으로 투자자들과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게 부동산 업계의 중론이다. 더욱이 공공기관들이 도심 외곽이 아닌 대부분 도심 중앙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역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오는 12월 이전 예정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8만3천여㎡)의 경우 성남 분당의 노른자위다. 지하철 분당선 미금역 역세권에 탄천, 봉우재공원 등 주변 자연환경도 뛰어나다.■ 부동산 시장 기지개 = 도내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척도는 수원광교신도시의 마천루로 불렸던 옛 에콘힐사업의 진행사항이다. 에콘힐 사업은 지난해 6월 사업자인 에콘힐(주)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3천700억원을 산업은행에 상환하지 못해 사업이 결국 백지화됐었다. 이후 땅 주인인 경기도시공사는 지난해말 에콘힐 사업의 핵심인 백화점 부지(일상3·4만1천130㎡)에 대한 공모 절차를 진행했지만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민간사업자가 단 한 곳도 없어 유찰됐다.하지만 올들어 사정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유찰됐던 일상3 부지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상업시설 개발전문회사인 STS개발이 선정되더니 나머지 2개의 주상복합 부지도 모두 민간에 매각됐다. 무산된지 1년2개월만에 옛 에콘힐사업 3개 부지가 모두 주인을 찾은 셈이다.남양주 다산신도시 역시 심상치 않다. 다산신도시 진건지구내 6천억원 규모의 공동주택용지가 모두 매각됐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입찰 당시 평균 42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는데, 한 블록의 경우 14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007년 광교신도시의 102대1이라는 경쟁률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최근 마감된 위례신도시 상가주택 용지의 경우 '청약폭주'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이같은 부동산 시장에 불어오는 훈풍 소식에 공공기관 이전부지 활용에 대한 기대심리까지 더해지며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경기도시공사 이민호 홍보팀장은 "부동산 시장이 기지개를 켠 상태"라며 "대부분 공공기관들이 위치한 땅들을 보면 위치가 뛰어나다. 개발 콘셉트만 잘 세우면 지역 발전의 새로운 거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공공기관 매각 적극 나서 =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지방이전 공공기관이 보유한 부지의 매각을 지원하기 위해 '2014년 제1차 종전부동산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매각 물건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국유재산이 아닌 공공기관 이전 부지 일명 종전 부동산만을 대상으로한 이같은 별도 투자설명회는 올해 처음이다.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한 매각 설명회가 아닌 시공사와 시행사·자산운용사·금융사 등 기관투자자 200여명을 초청해 매각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국토부는 오는 17일 2차 투자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앞서 정부는 공공기관 이전 부지의 매각을 원활히 하기 위해 관련 개정법률(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기도 했다.개정 법률은 옛 부동산의 부지 형태가 불규칙하거나 도로, 상하수도를 설치 및 정비할 필요가 있을 때 부동산밖의 토지를 포함해 활용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했다. 국방대(고양) 부지의 경우 내년 1월부터 주변 부지와의 조화로운 개발이 가능하게 됐다. /김민욱기자▲ 그래픽/성옥희기자 /아이클릭아트

2014-08-31 김민욱

[르네상스 대한민국·부동산]멈춰 선 택지개발 곳곳서 사업 재개·2

건설사 공동주택용지 확보경쟁 불붙어LH '양주 옥정신도시' 등 택지판매 신바람주택인허가실적 7개월연속 상승세 건설사들 9~11월 14년만에 최대물량 예고건설업 취업률도 늘어 5년만에 최대치좀더 저렴한 주택을 바라 조합시행을 선택했지만 금융비용 발생으로 조합원 분담금은 애초에 비해 2배가량 높아졌다. 하지만 조합은 분양 물량 만큼은 평당 분양가를 기존보다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장 상황이 그만큼 나아졌다고 보는 것이다. 주 조합장은 조심스럽게 "최경환 부총리가 LTV·DTI를 상향 조정하기 전 3.3㎡당 1천230만~1천240만원선을 고민했다면 지금은 1천240만~1천260만원선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주 조합장은 "지금은 주택 사업자들이 시장을 두렵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분양가를 올릴 수 없어 스스로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 맞추고 있다"며 " 예전처럼 사업자가 부르는대로 값이 되는 세상이 아니어서 굳이 분양가 상한제 심사가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 택지판매 증가주택건설사업 주체들의 전망이 나아지면서 양주 옥정신도시를 개발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고무돼 있다. 경기북부 최대 신도시 옥정신도시는 704만7천㎡, 3만7천여가구를 수용할 계획으로 2008년 조성공사에 착공했지만, 이후 토지매각 부진으로 지난해 말까지 20개 필지중 17필지가 매각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부지조성공사를 모두 마칠 때까지 지어진 건 LH의 임대아파트(A7, A13블록)뿐. 심지어 계약했던 업체들도 모두 해약했었다.하지만 올해 처음 민간분양(대우 푸르지오 A9블록)이 이뤄졌고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이 A11-1, A11-3블록을 매입했다.택지를 매입한 중흥건설 관계자는 "이번에 계약한 양주 옥정신도시 택지는 대행개발로 매입해 약정에 따라 5년후에 잔금을 치르고 택지를 사용할 수 있다"며 "5년 뒤면 양주신도시가 어느 정도 자리잡혀 시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매입 배경을 설명했다. LH 관계자는 "개발 계획을 세울 당시 경기침체가 이렇게 길 줄 알았다면 사업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혀를 내두르면서도 "올해 들어 민간에서 택지를 사고 분양한다는 것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이런 분위기는 양주신도시만이 아니다.LH는 건설사들의 공동주택용지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 1~7월 사이에 지난해 매각금액의 2배가 넘는 택지를 판매했다.지난 7개월 사이 판매한 공동주택용지는 총 82개 필지 5조1천247억원어치로, 지난해 매각금액 2조4천540억원의 2배가 넘는다. 입찰 경쟁률이 높았던 김천혁신도시 3-1블록은 387개 회사가 경쟁하기도 했다.게다가 82필지 중 45필지(54%)가 수의계약으로 매입됐다. LH의 택지는 처음에 매각공고가 날때 입찰이나 추첨에 부쳐지기 때문에, 수의계약으로 팔렸다는 것은 LH 입장에서는 미분양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과 같다. 건설사들이 '놓았던 토지도 다시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중흥건설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호전됨과 동시에 앞으로 택지 공급이 줄어들 예정이어서 자금 여력이 되는 기업들은 서둘러 택지를 매입하고 있다"며 "혁신도시 쪽은 올해 초부터 인기가 높아졌고, 경기도의 택지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분양시장 호전으로 경기회복까지?시장 상황 호전은 건설사들의 분양열기로도 짐작할 수 있다. 건설사들은 이번 가을 분양시장(9~11월)에 14년만에 최대 물량을 쏟아낼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올 7월까지 주택인허가 실적이 전국 26만4천535가구로 7개월 연속 상승, 지난해 같은 기간(21만6천518가구)보다 22.2%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주택시장이 상대적으로 좋았던 지방은 23.7%가 늘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국토교통부가 목표로 했던 주택인허가 물량 수치인 37만4천가구를 훌쩍 뛰어넘어 50만 가구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주택건설시장의 호전은 건설업의 취업률도 늘렸다. 지난 7월 건설업 취업자가 1년 전보다 5만7천명, 3.2%가 늘어 184만9천명을 기록했다. 이는 5년만에 최대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림어업 취업자 수 감소세가 확대됐지만 건설업의 취업자 증가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체 취업자 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2천597만9천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0만5천명 증가했다. 5개월 연속 취업자수 증가폭이 둔화되다 지난달 건설업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물론 큰 돈이 들어가는 택지개발사업이 모든 기업들의 참여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주택건설경기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중흥, 호반, 반도 등 중견기업 10곳 정도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일으키는 택지개발사업이 부동산을 통한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경제 주체들 사이에 조심스런 기대가 일고 있다. /권순정기자▲ 그래픽/박성현기자 /아이클릭아트▲ 광주역 대림e편한세상 조감도.

2014-08-31 권순정

[르네상스 대한민국·부동산]멈춰 선 택지개발 곳곳서 사업 재개·1

좌초됐던 광주 역동지구 대단지 분양성공인근 태전 3~7지구 시행사 6곳 '의기투합'주택개발 선제 조건 '철탑지중화' 추진신현 1지구 주택조합도 12년만에 사업승인"2008년 중단됐던 택지개발사업, 드디어 재개합니다!"경기도 곳곳에서 한동안 멈췄던 택지개발사업이 재개되고 있다. 2006~2007년 호황을 맞았던 주택건설시장은 2008년 세계경제 침체 이후 7년여 동안 맥을 못추는 듯했다. 광주의 태전지구도 그런 곳 중 하나다.# 찬바람 '횡', 멈춘 개발광주시 태전동 태전1~7지구는 신장지사거리 남측, 45번국도 서편에 자리한 곳으로 1·2지구와 3지구 사이에 직리천이 흐른다.태전지구에서 신장지사거리를 지나는 대각선 방향에 자리한 역동지구에 성남~여주간 복선전철의 광주역이 확정되고 인근에 성남~장호원간 자동차전용도로가 계획되면서 2007년만해도 전철 수혜단지, 투자추천지역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시 우림건설이 태전1차 우림필유 478세대와 송정동 372세대 등 총 850세대를 공급하는 등 구체적인 분양 계획이 세워지기도 했었다. 청담씨앤디 외 5개의 시행사가 태전지구 개발을 계획했던 것도 이즈음. 하지만 이 모든 계획 중 2007년 호황의 막차를 탄 것은 우림건설 뿐이다.당시 태전 5·6지구를 현대건설과 함께 개발하려했던 시행사 청담씨앤디는 2007년 택지를 매입했지만 이후 자금을 동원하기 어려워지면서 사업 추진을 접어야 했다. 그리고 7년이 흐른 지금, 청담씨앤디와 현대건설은 멈췄던 개발계획을 다시 진행하려 하고 있다.# 정책 변화, 돈 풀리는 시장재시동을 거는데 정부의 도움이 컸다. 최경환 부총리의 부동산시장 정상화 정책은 시장에 분명히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해말부터 부동산 경기를 회복하기 위해 취한 정책들 일부가 시장에 혼선을 줬다면 최 부총리의 LTV·DTI 상승으로 대표되는 금융정책은 시장에 돈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를 안긴 것이다. 기대심리에 움직이는 부동산 시장은 긍정적으로 화답하고 있다.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주택거래량은 전월에 비해 5% 증가하고, 1년전에 비해서는 94% 늘었다. 5년치 7월 평균 거래량으로 비교해봐도 25%가량 늘어났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금융완화 카드를 언급한 것이 6월. 당시 주택거래량은 전월대비 6% 감소했고, 1년전에 비해서도 43.7% 줄어든 수준이었다. 또 5년치 6월 평균 거래량과는 비슷했다. 이는 5월도 상황이 비슷했다.시장 반응은 광주에서 더 뜨겁게 폭발했다. 지난 2010년 분양하려다 좌초됐던 역동지구의 대림 이편한세상 2천122가구, 대단지가 지난 6월 평균 3.1대1, 최고 5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분양을 마친 것이다. 광주의 마지막 분양이 지난 2008년 신현1지구 대림 이편한세상 2차였기 때문에 이번 분양은 6년만의 쾌거였다.# 다시…그리고 그보다 더!그러자 역동 인근의 태전지구가 바빠졌다. 태전3·4·5·6·7지구의 시행사 6곳이 모여 주택건설사업의 선제조건이었던 철탑지중화사업을 서둘러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와함께 청담씨앤디는 7월 20일께 중대형 면적으로 구성했던 사업승인을 소형 면적으로 바꿔 광주시청에 다시 제출했다. 철탑 지중화가 수월히 진행된다면 내년 2~3월에는 착공에 들어가고 분양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시행사들은 전망하고 있다. 사실 택지를 오랜시간 끌어안고 있는다는 건 금융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다. 역동의 대림 이편한세상 시행사 (주)해냄주택은 대한주택건설협회 경기도회를 통해 "2006~2007년 사이에 땅을 사 올해 분양하기까지 7년여라는 긴 세월이 걸려 사실 남는게 하나도 없다"며 분양성공이 시행사의 수입을 늘릴 것이라는 예상을 비웃었다. 그렇다면 태전지구의 시행사들도 '빚털기' 정도를 기대하는 걸까?이에 대해 태전5·6지구 청담씨앤디 이혁 부장은 조금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혁 부장은 "당시 택지를 매입할 때만 해도 2~3년내에 분양할 계획이었는데 이렇게 오랜 시일이 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도 "역동의 아파트 분양권에 벌써 웃돈이 2천만원 이상 붙는 걸 보면 부담을 털어내는 것 이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의 불씨는 광주 신현1지구에서도 피어나고 있다.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일대의 신현1지구는 약 1천여 세대 규모로 1999년 지구지정됐지만, 지금까지 지구내 공동주택지 6개 필지 중 2필지 338세대(대림이편한세상 1·2차 단지, 2008년 분양)만 분양됐을 뿐이다.인근의 대림신현주택조합외 4개 조합의 부지는 2000년에 조합을 구성, 2002년 조합아파트를 준공하려고 했지만 사업진행이 쉽지 않았다. 시일이 걸리자 조합을 탈퇴하는 사람이 100여명에 이르면서 충원을 거치는 등 홍역을 치른 뒤 애초 예정 준공일로부터 12년이 흐른 지금에야 사업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대림신현조합의 주종현 조합장은 "그간의 어려움을 털고 다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건 조합원이 사용할 집 외에 분양분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주 조합장은 "도시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분당과 광주에서 가장 가까운데다 광주의 청정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택지여건이 좋다"며 "다만 지을 338세대 중 분양에 실패하면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올라가는 것이어서 조심스러웠는데 지금은 시장 분위기가 신현지구의 가치를 볼 수 있을만큼은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그래픽/박성현기자 /아이클릭아트

2014-08-31 권순정

[르네상스 대한민국·부동산]경기회복 기대 높인 최경환 경제 정책

악성 미분양 아파트가 속속 팔려나가고일반 아파트 거래까지 꿈틀대고주요 미착공 사업장은 다시 분양시장으로…새 경제팀, LTV·DTI 완화 등 부동산·건설경기 활성화 비중꿈쩍않던 거래 심리 '자극' 경기·인천 아파트 시장 상승세추석이전 추가 발표… 전문가도 하반기 주택시장 긍정 전망'대한민국, 부동산 르네상스를 맞이하는가'.지난 4월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국가적 재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대한민국은 마비상태나 다름없었다. 민간소비는 크게 위축됐고 대내외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의 확산으로 지난 2008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정부의 경제개혁 노력은 동력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7월 24일 최경환 경제팀이 내놓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은 꿈쩍도 않던 경제를 흔들기에 어느 정도 충분해 보였다.일각에선 단기적인 경기부양에 급급한 나머지 가계의 부채 증가를 부추기는 부동산 정책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경기를 활성화하려면 경제의 체질개선과 성장동력 창출이라는 근본적인 대책부터 내놓는 것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부동산 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악성 미분양 아파트가 속속 팔려나가기 시작했고 일반 아파트 거래도 꿈틀거리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던 아파트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주택시장 거래량과 가격 등 대부분 지표가 일제히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아직 일부 지역에 국한된 상황으로 회복 기운이 전국적으로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부동산 시장이 길고 길었던 침체 터널을 벗어나려는 모습은 확실해 보인다. 정부가 내놓은 경제 정책이 부동산 경기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린 게 사실이다. 실제로 주택 구입 조건이나 수요자의 심리가 개선되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기존 주택의 매입이나 신규 분양시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도 변화가 눈에 띈다.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던 주요 미착공 사업장도 분양시장에 다시 뛰어들면서 하반기 분양물량이 14년 만에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이에대해 부동산·건설업계는 지난 6년간의 부동산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르네상스'의 신호탄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 핵심은 '부동산·건설 경기 활성화'새 경제팀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경제정책 방향은 부동산·건설 경기 활성화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수요기반을 늘리고 공급 규제를 완화해 부동산 가격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내야 시장의 거래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우선 부동산 규제완화의 핵심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다. LTV는 현재 은행·보험(수도권 50∼70%, 기타 지역 60∼70%)과 비은행권(수도권 60∼85%, 기타 지역 70∼85%)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모든 금융권에 대해 70%를 적용키로 했다. DTI는 은행·보험(서울 50%, 경기·인천 60%)과 비은행권(서울 50∼55%, 경기·인천 60∼65%) 간 차등 적용을 해소하고 수도권과 전 금융권에 60%를 적용한다. 주택구입 자금 지원도 대폭 늘렸다. 정부는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한 저금리 주택구입 자금 대출인 디딤돌대출의 공급을 늘리고 지원 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특히 현재까지 무주택자만 신청이 가능하지만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것을 조건으로 1주택자도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부동산 대책 한 달, 약발 받는 수도권 시장새 경제팀이 LTV·DTI 완화 등을 담은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지 한달이 지났다. 이후 연이은 후속조치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까지 더해지면서 그동안 꿈쩍않던 매매심리가 자극받고 있어 향후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와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이미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다.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들어 18~23일 한 주간 아파트 매매시장은 신도시를 비롯한 경기·인천이 모두 0.04% 오르면서 6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경기도내 지역별로는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용인(0.09%)·의왕(0.09%)·과천(0.08%)·평택(0.07%)·광명(0.06%) 등이 오름세를 이어나갔다.실제로 용인은 풍덕천동 일대 수지체육공원 및 신분당선 연장 수혜단지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동보4차, 상록7단지 등이 500만~1천만원 상승했다. 의왕은 대단지 중소형 면적이 매물 품귀 속에 강세를 나타냈다. 내손동 래미안에버하임이 500만~1천만원 올랐다.신도시는 매매전환 수요 등에 따른 매수 문의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판교(0.12%)·분당(0.07%)·평촌(0.04%)·중동(0.04%)·일산(0.02%) 순으로 올랐다. 이에대해 부동산114 김은진 연구원은 "정부가 추석 이전에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 방안 등 추가 규제완화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석 이후 가을 이사철 도래와 함께 하반기 주택시장 회복 불씨가 본격적으로 되살아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이성철기자▲ 그래픽/박성현기자 /아이클릭아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4-08-31 이성철

[다시 대중일보를 생각하다]50년 선배에 듣는 그때 그시절 언론

역사적으로 언론의 역할이 한시도 중요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 기자에게 '기레기'(기자+쓰레기 합성어)라는 말이 서슴없이 붙고, 심지어 신문은 '찌라시'라는 소리를 듣기도 할 만큼 그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 신문이 이렇게 인식되는 걸 보면 올해부터 경인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한 초년 기자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역사를 잊으면 미래도 없다고 했다. 언론의 역사를 모르고는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경인일보 막내인 윤설아 기자가 언론계의 50년 선배인 신원철(74) 인천 연수원로모임 회장을 지난 8월 14일 만났다. 신 회장은 1964년 인천에 있던 '동양통신 경기지사'에서 처음 기자생활을 했다. 신원철 회장은 경인지역 언론의 태동지역인 인천에서, 중앙지 기자로 있으면서 1960~70년대를 산 몇 안 남은 외근 기자 대선배다. 신원철 회장과 함께 그 시절 속으로 들어가 보자.# 까까머리 청년, 기자가 되다1964년 여름 군대에서 막 제대한 까까머리 청년이 인천 숭의동, 그러니까 지금의 인천시 남구청 인근의 한 기와집 앞을 서성였다. 인천지역에서도 방귀깨나 뀐다는 사람들이 드나든다는 김은하 국회의원의 집이었다. 이 청년은 제대 후 '뭐하고 사나' 고민하다가 인천기계공고 육상부 선수로 전국을 제패할 당시 인천육상연맹 회장으로 알게 된 김은하 국회의원을 무작정 찾았다. 취직을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해서 '동양통신'에 발을 들였다. 김은하는 서울 수복 이후 인천에 동양통신 경기지사를 차린 지역의 유지였다.동양통신은 인천지역 기자의 산실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벽, 장세광, 최경조 등 당대 내로라하는 언론인들이 동양통신 출신이다. 막내기자 신원철이 동양통신에서 처음 만난 선배가 이벽(1926~2000)이었다. 그리고 처음 하게 된 일은 인쇄된 기사를 언론사, 공공기관, 기업체에 전달해 주는 일이었다. 지금이야 노트북으로 기사를 써서 전산프로그램에 전송하면 그만이지만, 당시엔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신문을 만들었다. 기자가 기사를 써서 넘기면 필경사가 그걸 베껴서 신문을 만들었다."일단 출근은 했는데, 뭘 가르쳐 주지도 않고, 시키지도 않고 맨날 심부름이나 보냈어요. 주로 하는 일이 '가리방'(철필) 긁는 일이었지요. 먹지 같은 종이에 철필로 기사를 쓰고 그 종이를 등사판에 올려 놓은 다음 검정색 잉크를 롤러로 밀어 인쇄를 하는 등사판 방식이었습니다."1964년 동양통신의 '고객'이었던 인천지역 언론사는 경기매일신문과 인천신문 2개뿐이었다. 경기매일신문은 1945년 10월 7일 해방 이후 경인지역에서 첫 창간된 지역신문 '대중일보'의 후신이다. 송수안이 중심이 돼 만든 대중일보는 전쟁을 겪으면서 인천신보(1950년 9월), 기호일보(1957년 7월)를 거쳐 경기매일신문(1960년 7월)으로 이름을 바꿨다. 인천신문은 허합이 주간인천을 인수해 1960년 8월 창간한 신문이었다. 경기일보는 이보다 늦은 1966년 2월 인천에서 출발했다. 동양통신 기사는 신문사 이외에도 시청, 세관, 경찰 등 관공서와 선박, 유통업체 등이 받아 봤다고 한다.당시 인천지역 언론인의 주머니 사정은 어땠을까. 동양통신에서 월급을 받는 직원은 필경사 한 명이었다고 한다. 그러면 기자들은 어떻게 생활을 했던 걸까. 신원철 회장은 자신이 매일 배달하던 '봉투'에 그 답이 있다고 했다. "당시 지사장, 선임기자 2명, 초임기자 2명, 필경사 1명이 있었는데, 필경사 빼고는 월급이 없어요. 선배들이 자꾸 어디 가서 봉투를 가져오라고 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촌지'였습니다. 그걸로 생활을 하는 거였더라고요. 결국 무보수로 일하면서 햇수로 2년간 동양통신을 다녔던 겁니다."신 회장은 동양통신 경력을 바탕으로 1966년 3월 24일 매일경제 공채 1기로 입사했다.# 언론통제와 프레스카드1961년 5·16 군사정변 전후 정권의 부패와 맞물려 기자들도 덩달아 부패했다. 기자 명함을 무기로 지니고 다니는 소위 '사이비 기자'가 판을 쳤다. 밀주를 만드는 사람을 찾아가 돈을 뜯어내거나 불법 과외교습을 하는 교사를 조사해 뒷돈을 받는 기자들이 더러 있었다는 것이 신 회장의 설명이다. 지금 들으면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당시에는 기자증이 있으면 군대도 안 갔다고 한다.1971년 12월 21일 박정희 정권은 '언론자율 정화에 관한 결정사항'을 각 신문, 방송, 통신사에 공표하고, 이듬해 2월 1일자로 문화공보부 장관 명의의 프레스카드를 기자들에게 발급했다. 프레스카드가 없는 기자는 취재에 응하지 말라는 공문을 각 관공서에 보내기도 했다. 이 프레스카드는 일종의 관공서 '출입증' 기능도 겸했다. 겉으로는 사이비기자를 없애자는 취지였지만, 속내는 기자들을 관리하고, 정부비판 기사를 사전에 검열하겠다는 의도였다. 신 회장은 그동안 각 출입처에서 받은 프레스카드를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었다.인천언론인클럽이 2008년에 낸 '인천언론사'를 보면 당시 프레스카드 제도로 인해 18개 중앙 일간신문사, 통신사에서 각 사별 4~6명까지 주재하던 기자들이 1~2명으로 줄었고, 전체적으로는 200여 명에서 50여 명으로 급감했다. 일부 중앙 일간신문, 방송이 통폐합됐고, 통신사의 경우 합동, 시사, 동화, 동양, 경제통신이 통폐합돼 '연합통신'(현재 연합뉴스) 단 한곳만 남게 됐다. 프레스카드 제도는 1988년 1월 막을 내렸다."정부기관에서 신문사에 상주하면서 편집에 관여를 하고, 맘에 안 드는 기사가 있으면 삭제하던 때가 있었어요. 결재 받아서 편집하고, 언론인을 구타하고, 구속하고 신체적 모욕감을 주기도 한 암울한 시기였어요."기자들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제작거부로 맞섰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해직이었다. 이른바 동아·조선 해직기자 사건이다. 경인지역 언론도 군부독재의 언론탄압에 펜을 꺾지 않으려 애썼다. 계엄철폐 시위가 한창이었던 1980년 5월 15일 경기신문은 "부당한 압력 속에서도 언론의 자유를 지키고 공정보도를 하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다음날 이를 신문에 게재했다.신원철 회장은 기자들의 잇따른 해직으로 경력기자를 뽑던 조선일보에 1979년 3월 2일 입사했다.# 경인언론 3사 통합군사정권의 언론탄압은 중앙·지역 가릴 것 없이 단행됐다. 1973년 9월 1일 경기·인천지역 신문사 3곳은 정부의 1도(道) 1사(社) 정책에 따라 통폐합되는 아픔을 겪었다. 앞서 소개한 '경기매일신문'과 1960년 창간했다가 1969년 수원으로 본사를 옮긴 인천신문의 후신 '연합신문', 1966년 2월 인천에서 창간된 '경기일보'가 하나로 합쳐져 '경기신문'이 되었다. 통폐합 과정에서 주도권은 연합신문이 쥐었다.신원철 회장은 이에 대해 "힘의 논리에서 인천이 수원에 졌다"고 해석했다. 당시 통합 신문사 본사는 경기도청이 있는 수원에 둬야한다는 것이 명목상 이유였지만, 앞서 1967년 서울에 있던 도청을 수원에 넘겨준 것부터가 힘에서 밀린 것이라고 신 회장은 설명한다. 신 회장은 당시 수원 국회의원이었던 이병희의 '로비'가 크게 작용했다고 기억한다."힘의 논리, 로비 부족으로 수원에 본사를 두게 된 걸로 알고 있어요. 수원 국회의원 이병희 씨와 관계가 많지요. 서울에 있던 교육위원회, 도청, 병무청까지 뺏긴 것이 다 힘의 논리에서 밀린 것이죠. 인천이 인구도 많고 문화 등이 다 집중돼 있었는데도 말이에요. 인천엔 유승원이라는 국회의원이 있었는데 그가 아무리 대령 출신 '혁명주체'였어도, 이병희 조직, 체계에 대응하기엔 부족했던 것 같아요."# 신문기자와 고스톱화투나 포커가 기자들의 일상이다시피한 적도 있었다. 물론 판돈은 기자를 '관리'하던 공무원 주머니에서 나왔다. 신원철 회장은 당시 고스톱 판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풍문으로만 듣던 그때 그 시절 얘기다.언론통제로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 어느날 대통령 앞으로 인천시청 총무과장 명의의 투서 한 장이 전달됐다. "인천시청 출입기자 5명이 매일같이 기자실에서 포커와 고스톱을 치고 중국집에서 요리와 고량주를 시켜 먹고 각 국장에게 돈 달라고 손 벌린다. 게다가 고스톱 자리에선 정부정책을 비판하기도 하니 엄중히 처벌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대통령 비서실장이 각 사 편집국장에게 진위여부를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군사정권 대통령 비서실장에게서 내려왔으니 살아날 길이 있나 싶었다. 하지만, 기자실에서 고스톱 판을 벌이는 게 어디 인천시청 기자실만의 일이었겠는가. 결국 기자들은 "죽어도 안 했다"고 버텼고, 각 사 편집국장들도 모르는 척 눈감았다.함께 포커치고 놀던 기자의 부인이 남편이 매일같이 술 먹고 노름을 하느라 집에 안 들어오니까 홧김에 신고를 하는 바람에 이른 아침 기자실에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었다.# 기자,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치열함'언론탄압의 시절이나 자유로운 취재활동이 보장되는 요즘에나 기자는 늘 '치열한 취재경쟁' 속에 놓여 있다. 신 회장도 당시 전쟁과도 같았던 취재경쟁 상황을 들려줬다."일단 조간이나 석간이나 서로 특종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경찰 상황실장을 매수하기도 하고, '사스마와리'라고 경찰서를 뺑뺑이 도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일이 아니겠어요. 그땐 경찰서 유치장 수감자들도 취재했으니까요. 옛날엔 지금과 같이 통신기기가 발달한 시기가 아니라서 잡음이 심한 파출소 무전기로 상황을 전해 듣고 데스크에 보고했던 기억이 나네요."신원철 회장은 80년대 초까지 기자생활을 하고, 교육출판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인천시교육위원을 거쳐 1995년 초대 민선 연수구청장에 당선돼 내리 2선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비판, 감시하는 역할을 했던 기자 시절이 가장 뜻 깊은 시기였다고 회상했다.그는 오늘날 언론을 "자유가 보장된 만큼 책임이 뒤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재대상에 제한이 없어져 가능한 모든 것을 소재로 기사를 쓸 수 있지만, 책임져야 할 일도 많아졌다는 것이다.막내둥이 윤설아 기자는 50년 뒤 신출내기 기자에게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글/김민재기자 사진/조재현기자▲ 인천지역 언론계의 대선배인 신원철 연수원로모임 회장이 1960~70년대 당시 경인지역 언론의 태동과 통폐합의 아픔, 그당시 치열했던 취재이야기와 그 뒷이야기들을 그동안 직접 모아온 자료들을 보여주며 경인일보 막내기자인 윤설아 기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2014-08-31 김민재

[다시 대중일보를 생각하다]경인지역 언론 어떻게 변모했나

해방직후 '수도권 최초' 우리말 신문한국신문 연표, 경인일보 흐름 명시1959년 '경기사전'에 발행부수 공개대중일보 이은 인천신보 8500부 발행정기간행물 폭증 후 군정때 '통·폐합'30여년 흐른 지금은 '1인 미디어시대'독자와 함께 '언론 르네상스' 이뤄야언론계에도 혁신이 필요한 때다. 개인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말 그대로 정보의 홍수를 이루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언론계의 최일선에 있는 기자와 눈높이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되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기자들이 독자로부터 신뢰를 잃는 경우도 잦다. 언론계에도 르네상스가 절실한 상황이 되었다.해방 직후 경인지역 첫 신문, 대중일보로 시작해 지금껏 수도권 언론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경인일보가 창간 69주년 기념호에서 초창기 경인지역 언론의 상황을 다시 들여다보는 기획을 4면과 5면에 걸쳐 마련했다. 4면에서는 대중일보에서 인천신보로 이어지는 시기의 언론 상황을 간략히 살피고, 5면에서는 중앙 언론사의 인천 주재 기자로 일하면서 지역 언론계를 외부인의 눈으로 지켜본 신원철(74) 인천 연수원로모임 회장과 경인일보 새내기인 윤설아 기자와의 50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대담을 준비했다. 1964년 기자생활을 시작한 대선배가 이제 막 기자사회에 발을 디딘 풋내기 기자에게 들려주는 진솔한 얘기는 언론계의 어제와 오늘을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69년 전인 1945년 10월 7일 인천에서는 '대중일보'가 세상에 선을 보였다. 수도권에서 가장 먼저 나온 우리말 신문이었다. 그리고 5개월여가 지난 뒤 역시 인천에서 인천신문이 창간되었다. 경기도에서 지역 언론의 양립시대가 이뤄진 것이다.대중일보와 인천신문의 창간 당시 상황을 1973년에 나온 '인천시사'는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광복후 인천에서 최초로 발간된 지방지는 대중일보였는데, 개업의(開業醫) 고주철을 사장으로 하여 1945년 10월 7일 창간하였다. 그 이듬해인 1946년 3월 1일에는 김홍식을 사장으로 하고 엄흥섭을 편집국장으로 하는 인천신문이 창간되었다. 그 당시는 좌우익의 투쟁이 치열한 때였는데, 인천신문은 비록 일시적이었지만 한때 노골적으로 좌경화하여 그와는 반대의 논진을 펴고 있는 대중일보와 대결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졌다.'후발 주자인 인천신문은 좌익을, 선두에 선 대중일보는 우익을 각각 대변했다는 얘기다. 인천은 해방 전후 좌우익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공간이었기 때문에 언론 활동도 자연스럽게 그에 따른 행보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인천시사가 말하는 것처럼 대중일보가 우익을 대변한 적도 있지만, 그 이전에는 좌익 일변도였다. 인천신문 창간 당시 편집국장이었던 엄흥섭이 대중일보 편집국장을 먼저 지냈기 때문이다. 대중일보는 해방공간의 대표적 좌파 시인인 임화의 시를 창간 축시로 받아 실을 정도였다. 대중일보에 누가 근무하느냐에 따라 신문의 논조가 좌와 우를 오갔다.인천에서 해방 직후 수도권 최초의 신문이 발간될 수 있었던 것은 인천에 기사를 작성할 기자와 신문을 만들 인쇄시설이 그만큼 빨리 준비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인천을 '작은 일본'으로 건설하려 했던 구상과 맞닿아 있다. 인천 개항 7년 후인 1890년 1월 28일 일본인들은 인천에서 '인천경성격주상보'라는 신문을 발행했다. 국내 지역신문의 효시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당연히 인쇄시설도 인천에 들어섰다. 이후 인천은 기자들이 넘쳐나는 도시가 되었다. 지금으로 치면 주식거래나 선물거래와 비유할 수 있는 미두(米豆) 전문 기자도 미두장(米豆場)이 있는 인천에 많이 상주했다고 한다.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이 신문 활동을 주도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길 수는 있어도, 숨길 일은 아니다. 지나온 과거를 정확히 바라보고, 거기에서 우리의 새로운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언론의 르네상스일 것이다.대중일보는 인천신보, 기호일보, 경기매일신문, 경기신문, 경인일보 등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이어왔다. 이 같은 사실은 1983년의 '한국 신문 100년 연표'에도 명확하게 나와 있다. '한국 신문 100년 연표'는 경기매일신문을 대중일보와 같은 신문으로 기록하면서 특기사항에 '대중일보→인천신보→기호일보→경기매일신문→경기신문'으로 이어지는 경인일보의 흐름을 명시했다. 경기신문은 1973년 9월 1일, 경기일보·경기매일신문·연합신문이 통합된 것이며 1982년 2월 30일 지금의 경인일보로 제호를 고쳤다는 점도 '한국 신문 100년 연표'는 설명하고 있다.그러면 1950년대 경기도에는 어떠한 신문들이 있었을까. 또 그 신문들의 발행부수는 얼마나 되었을까. 신문 발행부수가 공개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그동안에는 신문의 발행부수가 기밀사항처럼 취급되었으며, 대개의 신문들은 발행부수를 크게 부풀리고는 했다. 이런 상황을 놓고 볼 때 1950년대 경인지역 신문 발행부수를 살펴본다는 것은 지금에 비춰보면 신기할 정도다.지금까지 기자가 확인한 바로는 경인지역 신문의 발행부수가 공인매체를 통해 공개된 것은 1959년 발간된 '경기사전(京畿事典)'이 처음이다. 물론 일본인들이 인천에서 신문을 처음 만들던 1890년대 '인천경성격주상보'는 500부 정도 찍었던 것으로 1933년 간행된 '인천부사(仁川府史)'는 기록하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발행부수의 많고 적음에 의미를 부여할 일이 아니다. 신문이 나오느냐 마느냐가 더욱 큰 일이었기 때문이다.경기사전은 1956년과 1957년 사이의 통계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경기사전은 정기간행물을 인천신보(대중일보에서 이름이 바뀐 것)와 경인일보(현 경인일보와는 다른 신문) 등 2개의 일간지와 열흘마다 나오는 순간지(경기민경) 1개, 주간지(인천공보, 주간 경기, 주간 인천) 3개, 월간지(경기화보, 경기도정) 2개를 소개하고 있다. 일간지는 모두 인천이 발행지였으며, 경기민경은 경기도 경찰국에서, 인천공보는 인천시청에서 각각 발행했다. 주간 경기는 수원에서, 주간 인천(연합신문의 전신)은 인천에서 각각 나왔다. 월간지 2개는 모두 경기도청에서 발행했다. 대중일보에서 이어져 온 인천신보는 8천500부의 발행부수를 보였으며, 경인일보는 7천부였다. 경기도 경찰국은 1만2천부의 경기민경을 찍어 열흘마다 배포했다. 나머지 주간지와 월간지는 3천부에서 6천부 사이였다.경기사전에 기록된 당시 경기도 인구수는 총 216만9천303명이었다. 인천이 29만6천313명이었고, 수원이 7만1천918명이었다. 이때의 인천 인구는 강화(10만5천402명)와 옹진(1만5천347명)을 제외한 것이다. 지금 경기도·인천의 인구는 1천300만명을 헤아린다. 경기도청이 서울에 있던 시절, 그리고 글을 읽지 못하는 문맹자가 많던 시절, 경기도 제1의 도시 인천에서 발간되던 일간지의 발행부수가 적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1956년 1월에는 인천교육청이 '문맹자 완전 퇴치 운동'을 전개할 정도였다. 당시 인천의 문맹자를 9천명 정도로 당국은 파악했다.전쟁이 끝난 지 5년여밖에 지나지 않은 당시는 폐허를 딛고 각 분야에 걸쳐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르네상스 시대'였다. 최헌길 경기도지사는 경기사전 추천사에서 '정부 수립 후 10년은 실로 건설의 10년이었고, 국가중흥의 10년이었다'고 전제한 뒤 '정치, 경제, 외교, 교육 등 전반에 걸쳐서 눈부신 발전을 보았지만, 그 중에서도 문화면에 있어서는 보다 획기적인 성장을 보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신문, 잡지 등 문화간행물이 선진국가의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고 자평했다.이런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1960년 인천시가 집계한 신문 등 정기간행물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때 인천에서만 일간신문 49종, 주간지 49종, 월간지 3종이 발행되었다.그러나 곧바로 5·16 쿠데타 이후 언론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앞에서 얘기한 경인일보가 5·16 후 군정(軍政)이 포고한 시설 기준 미달로 폐간되었다. 또 '인천통신', '동서통신' 등의 통신사도 5·16 후 문을 닫았다. 그리고 계속되는 군사정권 아래서 1973년과 1980년 두 차례 언론 통폐합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 뒤 30여년이 흐른 지금 언론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1인 미디어 시대'라 일컬을 정도다.언론이 나아갈 바를 고민하는 것은 언론 종사자만의 몫은 아니다. 언론계는 독자와 함께 생각해야 하고, 이를 교류해야 한다. 그 속에 '언론 르네상스'의 답이 있을 것이다. /정진오기자▲ 그래픽/박성현기자▲ 경기사전편찬위원회가 1959년 6월 발간한 '경기사전' 표지. 이 책은 범례에서 '경기사전은 경기도에 관한 행정, 산업, 경제, 교육, 종교, 문화, 고적, 인사 등을 수록한 일명 기관사전(機關事典)'이라고 밝히고 있다. 경기사전의 각종 통계는 1956~1957년 사이의 것을 중심으로 했다.▲ '경기사전'은 '신문 정기간행물 발간상황' 항목에서 당시 발간되던 신문들의 발행부수까지 공개했다.▲ 한국 언론계에서 '영원한 사회부장'으로 추앙받는 오소백(1921~2008) 기자의 대표작 '기자가 되려면'(개정·증보 12판)에 수록된 '한국 신문 100년 연표'의 '경기매일신문'과 '대중일보' 설명란.

2014-08-31 정진오

[창간69주년]르네상스 대한민국, '국민 행복'이 열쇠다

대한민국의 르네상스적 전환이 지금 왜 필요한가. GDP의 빠른 성장? 아니면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해서? 아니다.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건 행복감이다. 삶의 충일함을 통해 얻는 안도와 품격과 너그러움이다. 나는 단언할 수 있다. 우리의 오늘이 불안하고 지리멸렬하고 빈곤하다고 느끼는 것은 결단코 가난해서가 아니다.연전에 부탄에 다녀온 바 있다. 부탄은 히말라야 기슭에 자리잡은 작은 나라로서 1인당 GNP가 2천여달러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생필품을 인도에서 수입하는 대신 히말라야 만년설이 녹아내리는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 전기를 생산해 인도에 수출하는 게 국가의 주수입원이다. 그들은 강대국, 또는 GDP를 지향하지 않는다고 세계에 이미 선언한 바 있다. '지속가능한 경제모델'이 그들의 지향이다. 수자원을 최우선 보호하고 그를 위해 삼림과 생태계를 위해 개발속도를 국가가 합리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개발 중심의 빠른 성장은 공동체와 생태문화를 해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에 대한 확신을 정부-지식인-일반국민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그들이 지향하는 것은 국민총행복지수 곧 GNH다. 몇년 전 조사한 국민행복지수가 무려 97%로서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산비탈 밭에서 일하는 농민 부부에게 물은 적이 있다. "농토를 더 늘리고 싶지 않으세요?" "아뇨. 만약 내가 농토를 더 늘리면 그만큼 일을 더 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우리 아이들은 물론 신과 가까이 지내는 시간도 더 줄여야 하는데, 내가 왜 그렇게 살아야 하나요?" 밤낮으로 일해 가족들 얼굴 보기가 힘들어도 돈만 많이 벌어오면 '좋은 부모'가 되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 대비된다. 1인당 GNP가 2만4천여달러로서 그들보다 12배 부자인 우리의 행복지수는 조사에 따라 편차가 좀 있지만 대략 50% 남짓이다. 90년대 초반의 통계도 대동소이하다. 바꿔 말하자면 지난 20년동안 열심히 일해 모든 국민이 그동안 평균적으로 3배나 부자가 되었는데 더 행복해진 사람이 한 명도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과는 그러므로 자명하다.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GNP는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 지난 시대의 가치관이나 전략으로 계속 살아간다면 앞으로도 행복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 그러므로 행복해지려면 가치관이나 삶의 전략을 담대하게 바꾸어야 한다는 것. 국가는 우리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일을 본질적으로 돕지 않을 것이다. 국가의 메카니즘은 당연히 글로벌 체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선진국이라는 허울 좋은 포장지에 담긴 '강대국'에의 지향에 국가가 계속 힘을 바칠 밖에 없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에게 물질주의를 장려하면서 효도-형제애-이웃-보편적 우의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생산성제고'라는 걸 앞장서 강조해 온 것도 바로 체제가 아닌가. 행복을 위한 다양한 가치를 자본이 주는 알량한 몇몇 편이성과 맞바꾸도록 획책하고 사주한 것도 그렇다. 결과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의 칭송인 바, 기적의 부가적인 축복 역시 우리 모두에게 고루 배달돼 생활속으로 스며들었다는 보장은 없다. 반도의 작은 나라 우리에게도 세계적 글로벌 기업이 있다는 식의 자랑은 이제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행복해지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국가와 오염된 사회문화 체계, 곧 글로벌경제 체제로부터 내 삶의 일정 부분을 분리시켜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세계로부터 나를 일부분이나마 분리해야 한다는 건 혼자만 뒤떨어질는지 모른다는 불안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제일주의 욕망을 경쟁적으로 따라야하는 길에서 만나야 되는 불안에 비해선 작은 불안, 일시적인 불안이다. 이를테면 내가 내 차를 갖기 전까진 세상에 그토록 더 비싸고 좋은 자동차가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내 차를 가졌더니 비로소 내차보다 더 비싸고 좋은 수많은 차들이 교환가치의 서열에 따라 줄지어 내게 다가왔던 것이다. 이후 더 좋은 차를 가질 수 없는 스트레스때문에 나는 자주 우울하고 화나고 불안했다. 세계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이런 불안은 당연히 거세된다.소비주의 욕망으로 무장한 삶은 거대한 '싱크홀' 위에 그 트랙이 그려져 있다. 언제 발밑이 허물어질는지 모른다.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싱크홀'의 공포때문에 달리고 있는 게 혹 아닌가. '물질주의를 벗어나라!'고 강력히 권고하던 교황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 소비 중심으로 죽기살기 내닫게 싱크홀을 배치한 글로벌경제체제의 메카니즘에 함몰되면 돈을 아무리 벌어도 행복해질 방법이 없다. 그것으로부터 삶의 일부를 과감히 분리시켜 고유한 내 가치 중심으로 삶의 전략을 바꾸려는 에너지를 내부에서 끌어내는 사람만이 행복의 지평을 연다. 문제는 '인컴(Income)'이 아니다. ┃인터뷰 3면-박범신(작가·상명대 석좌교수)-▲ 수도권 언론의 정통을 이어온 경인일보가 창간 69주년의 신새벽을 맞았다. 어둠을 헤치고 온 세상에 희망의 빛을 비추는 찬란한 아침 햇살처럼, 첩첩수심의 깊은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던 대한민국이 이젠 아픔을 딛고 화려하게 비상하길 기원해 본다. 경남 합천 오도산/김종택기자▲ 박범신(작가·상명대 석좌교수)

2014-08-31 박범신

[창간69주년/알림]한걸음 더 다가간 경인일보

광복과 함께 태어난 경기·인천 최초의 우리말 신문 '대중일보'를 계승하며 수도권 언론의 독보적 정통을 이어온 경인일보가 창간 69주년을 맞았습니다.암흑기를 떨치고 일어서 한국 언론사(史)의 중심에 섰던 대중일보, 그 시대정신을 이어받은 경인일보는 올해 창간 특별기획으로 '르네상스 대한민국'을 선보입니다. 길었던 경기침체, 깊게 파인 갈등의 골, 그리고 가슴 저미는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깊은 수렁에서 고통스러웠던 우리 대한민국이 이젠 아픔을 딛고 다시 화려하게 비상하기 바라는 국민적 의지를 지면에 담아내자는 의도입니다. 다양한 섹션과 차별화된 기획으로 독자 여러분의 평가를 기다리겠습니다. 특히 수도권 언론의 적자(嫡子)로서, 공익과 화합, 소통을 최우선으로 하는 풍성한 창간기념사업들을 통해 '르네상스 대한민국'의 당당한 대열에 독자 여러분과 함께 서겠습니다.■ 경인일보가 새로워집니다새로워진 지면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면은 더욱 시원해지고, 콘텐츠는 한층 명료해졌습니다. 읽기 쉬운 신문, 볼거리가 풍성한 신문, 편안한 신문으로 독자 곁으로 다가섭니다.- 본문 키우고 제목 서체 변경 : 본문은 서체 크기를 키우고, 글자와 글자 사이 간격을 넓혀 기존 지면의 답답함을 해소했습니다. 제목은 날렵하면서 힘있는 명조를 선택해 가독성을 극대화시켰습니다. 시원하고 짜임새있는 신문으로 기사를 읽는 시간이 단축돼 바쁜 일상에 신문읽기가 수월해 질 것입니다.-날씨 등 콘텐츠 디자인 개선 : 날씨·장바구니·프리뷰 등 다양한 콘텐츠의 디자인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습니다. 유익하고 알찬 정보 제공에 집중했습니다. 트렌디한 그래픽으로 보는 재미도 더했습니다. 지면마다 시리즈 컷도 다양한 사이즈의 컬러로 개선해 눈에 띄는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 분단·아픔의 상징 DMZ, 문화·관광의 총아로!따라올 수 없는 퀄리티의 사업으로 수도권의 문화욕구 충족에 앞장서 온 경인일보는 올해도 다채로운 공연·기획을 선보입니다. 특히 정년 60년을 기념해 성황리에 진행된 캠프그리브스 체험사업과 평화누리길 청소년 탐험대에 이어, 'DMZ세계평화공원 유치를 위한 문화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선보입니다. 한국시인협회와 함께하는 '전국 DMZ고교생백일장','시인이여! DMZ를 기억하라'는 기라성같은 저명 시인들과 미래의 시인들이 DMZ에서 함께하며 통일의 염원을 되새기는 뜻깊은 문화·교육행사가 될 것입니다. 또 DMZ청소년다큐멘터리 제작사업, DMZ시네마로드투어, DMZ다큐멘터리 제작 워크숍 등 DMZ관련 사업을 전개 청소년 및 국내외 영상제작자,영화인들과 함께 DMZ를 문화·관광의 총아로 거듭나게 하는데 일조할 것입니다.■ 업그레이드 된, 그래서 더 화려하고 유익한 사업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자리잡은 아줌마축제가 9월26일~28일 수원에서 한층 내실있는 모습으로 성대한 막을 올립니다. 올해는 특히 8월에 치러진 안양아줌마축제를 필두로 9월과 10월 의정부와 고양에서도 아줌마축제를 마련해, 지역 주부들의 문화 향수를 달래게 됩니다. 9월21일 안성 MTB자전거대회를 시작으로 용인시·경인일보 전국오픈 배드민턴, 평택항마라톤, 화성효마라톤,2014송도마라톤, 안산다문화 자전거 퍼레이드 등 다채로운 체육행사는 시민들의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에 윤활유가 될 것입니다. 또 9월21일~23일까지 중국 북경에서 진행되는 한중경제인친선교류회와 10월 가천대학교에서 열리는 2014대한민국유학생문화대축전은 경제 활성화와 우리사회의 화합·소통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이밖에 의정부 청소년 열린음악회와 송년디너쇼, 경인봉사대상등 경인일보가 자랑하는 연례사업들도 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오는 2015년 <광복70년!경인일보 70년>을 앞두고 자만하지 않되, 당당한 모습으로 독자여러분 앞에 한걸음 더 다가가겠습니다.

2014-08-31 경인일보

[르네상스 대한민국]작가·상명대 교수 박범신 그가 말하는 행복

자본에 의해 인간본성 나날이 해체돼개개인이 정치·경제권력으로부터 '독립만세' 외쳐야…'나의 개혁' 없이 정치 탓하는 것은 공염불경인일보 창간 69주년을 맞아 소설가 박범신은 행복의 조건을 이야기했다. 대한민국의 르네상스적 전환도 결국은 이 시대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해야 행복한 사람들의 세상에 이를 수 있을까. 문화부 윤인수 부장이 묻고 또 물었다.-요즘 대한민국이 침울하다. 특히 세월호 사건 이후 국가가 제대로 기능하는지 국민들의 회의가 커졌고, 군부대 폭력사건은 우리 시대의 인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가 총체적 인본주의 위기에 직면한 듯하다. 이에 대한 시대 진단을 내린다면."자본에 의해 인간 본성이 나날이 해체되고 있는 중이다. 우리 사회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체제하의 모든 세계인의 삶이 거의 파국의 턱밑까지 다다랐고, 가까운 시일 내에 좋아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본다. 자본이 우리 삶을 대부분 장악해버려서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살지 못하고 있다. 좋은 카페는 많아졌는데 진정한 만남은 없고, 문명의 이기는 발달했는데 더 바쁘고, 달나라에도 가는데 이웃은 더 멀고, 공부는 많이 하는데 지혜는 줄어들게 된 것은 자본이 우리를 끝없이 이간질시키기 때문이다. 매우 위험한 국면이다. 그러나 우리는 5천년동안이나 강대국 틈에서 모국을 지키며 살아온 민족이다. 파국에 직면한 듯 보이지만, 결코 파국을 맞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어차피 자본주의의 굴레를 벗어던지는 건 불가능하다. 다만 자본주의를 선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우리가 자본주의의 주인이 되면 된다. 자본주의는 좋은 점도 많다. 삶을 안락하게 하고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자본주의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자본주의의 좋은 점을 삶의 전략으로 차용하면 된다. 우리들이 정체성을 버리고 자본주의에 소속되고 예속되는 태도가 문제다. 내가 주인이 돼서 자본주의를 삶의 능동적 전략으로 삼으면 좋아질 것이다."-양극화, 특히 경제적 양극화가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양극화나 정파주의를 통해 이득을 보려는 기득권 집단이 있고 지금도 그렇다. 정파상업주의가 문제다. 그들에게 속아 끌려 다니면서 양극화, 정파주의에 너무나 즉발적이고 천박하게 대응하려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사회 최전선에 요란하게 회자되고 있는 것도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만큼의 번영과 민주화를 단시간에 이룬 우리의 문화정서적 수준도 만만치 않다. 눈에 얼른 띄지않는 것뿐이다. 중도개혁적 중산층이 그렇게 지리멸렬한 상태는 아니라고 본다. 정보를 제 입맛에 맞게 전달하는 일부 언론과 잘못된 정치시스템, 기타 자본에 장악당한 사회현상 등이 전면을 휩쓸면서 건강한 중도개혁파의 목소리가 퍼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더는 이대로 머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 우리에게는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개혁적 중산층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언론이나 양심적 지식인 집단이 해야 할 중요한 몫이다. 문제는 그들을 광장으로 견인해 낼 지도자나 양심적 견인그룹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 역할은 다수가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출구를 만들고 앞장서 견인할 진정성 넘치는 지도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다."-이 시대, 혼란의 주범으로 정치를 꼽는 국민이 많다. 정치는 변할 수 있을까. 어떻게 변해야 할까."우리 각자가 '독립만세'를 불러야 한다. 자본이나 정치권력의 조작에 따른 예속으로부터 벗어나 내 스스로 주인이 되는 독립선언이다. 정치권이나 국가나 체제는 우리들이 행복해지는데는 별 관심이 없다. 국민 총생산을 늘리려 할 뿐이다. 대통령 하나가 잘 하면 우리가 다 행복해 질 거라는 생각은 순진한 환상이다. 주체적으로 현실을 보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본의 노예에서 내가 주체가 되는 것으로 삶의 개혁을 이뤄야한다. 나의 개혁에는 눈감거나 소홀히 하면서 정부나 정치가만을 탓하는 태도로 개혁을 외치는 것은 공염불이다. 반인간, 반개혁으로 이득을 보려는 자들의 전략과 속임수에 빠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 정치나 국가는 생산성 제고를 통한 강대국이 되려는데만 계속 매진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은 행복이 아닌가."-행복의 조건을 언급하면서 부탄의 예를 들었다. 무엇이 부탄을 행복하게 하는가."부탄에는 '행복청'이라는 기관이 있다. 가령, 누군가 건축허가를 요청하면 행복청은 이 건물을 지었을 때 건물주와 이웃에게 함께 좋을 점을 심사한다. 우리는 법률상 문제가 있는지 여부만 따지지만, 부탄은 이웃에게 이익이 없으면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공동체가 최우선 가치다. 우리는 노인들한테 20만원 주네, 10만원 주네 하는 문제로 논쟁을 한다. 지금의 노인들은 자식을 위해 야수적인 노동력을 바쳐가며 이 나라를 구한 세대다. 독거노인들에겐 평균 3.6명의 자식이 있다는 통계가 있다. 이들 중 둘셋은 중산층이다. GDP 성장을 늦추더라도 공동체로서의 가정을 이루는 것이 소중하다고 국가가 앞장서서 가르쳤으면, 국가가 10만원 20만원 안줘도 자식들이 부모를 돌보았을 것이다. 부모를 돌보는 것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고 앞장서 가르친 게 누군가. 국가 아닌가. 공동체가 해체됐으니 복지의 부담도 전적으로 국가가 져야한다. 복지의 딜레마는 이것이다. 소외된 이웃이나 버림받은 노인을 오직 국가에 내맡겨야하는 사회는 허리가 휠 수밖에 없다. 공동체를 앞장서 깨버리고 GDP에만 명운을 걸었던 개발제일주의 국가가 앙갚음을 당하는 중이다. 그 어림에 복지문제가 있다. 어떻게 우리가 사랑하고 살 것인지도 고민하는 나라와 지도자가 좋은 나라 좋은 지도자라 생각한다."-이 시대의 혼란이 인문학의 부재 혹은 쇠퇴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에 동의하나."인문학이 스스로 패망한 건 아니고, 자본 중심의 정치 사회 구조가 인문학을 내몰고 버린 것이다. 자본 세력과 정치권력과 문화가 한 덩어리가 돼서 오로지 경제만을 외치는데 무슨 인문학이 발현하겠나. 박정희 대통령이 잘 살자는 불씨를 가져왔는데, 그와 함께 온갖 갈등과 분열 등의 그늘도 생겨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가 준 좋은 유산을 받되, 나쁜 건 극복하려 노력해야 한다. 청출어람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런데 아버지 때와 똑같이 하려는 것 같다. 원래 자식에겐 '살부의 본성'이 있다. '아비'를 죽여서라도 잘못된 구조는 강력하게 부정, 새로 태어나려는 욕망이 그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자식들까지 물질주의에 오염돼 애비 살해의 욕망, 다시 말해 자기부정의 욕망이 사라졌다. 성공 못하는 애비는 무시하고, 성공한 애비에겐 빌붙어 자식들까지 오직 그 성공을 나눠 가지려고만 한다면 어떤 역사 발전이 있겠는가. 우리는 50여년 불같이 살아왔다. 물 불 흙 공기 4대 원소가 고루 균형을 잡고 있어야 건강한 사회인데, 압축성장시기는 '불'의 시대였다. 그 결과 '물'이 부족한 사회가 됐다. 물은 모성, 생명, 관용, 문화이다. 지금은 오직 불같은 전투력으로 살았던 애비들의 시대를 부정해야 한다. 죽여야 한다. 새로운 삶의 동력을 물에서 끌어내야 한다."-최근 방한했던 교황이 일으킨 선한 메아리는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의 자기정화 기능 부재를 보여주고 있다."우리나라 지도자들은 문제해결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지 않는 것은, 만나면 그들의 요구를 다 들어줘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다. 그러나 유가족들이 우선 바라는 것은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다. 위로를 바라는 것은 상처받은 사람들의 원초적 심정이다. 교황이 오시는데 100만명의 인파가 운집하는걸 보면서 엄청난 비명이 들리는 것 같았다. 교황이 와서 우리의 문제를 다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걸 거기 모인 사람들도 알고 있다. 그들이 바라는 건 상처받은 내 마음을 알고 같이 울어달라는 것 아니겠는가. 진실한 위로를 바라는 것인데, 그 위로를 우리나라 '애비들'에게서 얻지 못하고 로마에서 온 애비에게 구하고자 하는 것은 이 나라의 애비들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애비들인 지도자들은 지금도 헛다리를 긁고 있다. 국민들이 당장 바라는 건 경제지표 향상이 아니다. 공감에 따른 위로와 격려가 우선이다."-지금과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려는 르네상스적 전환을 이루려면 어떤 각성과 변화가 필요한가."지도자와 지식인들은 높은 자리에서부터 내려와야 한다. 힐링의 프로그램이 사회 곳곳에 깔려야 한다. 위로받을 수 있는 문화정책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창안해야 한다. 사회 밑바닥에서부터 상처를 봉합하고 위로함으로써, 적들과도 화해시키고, 헤어진 사람들도 만나게 해야 한다. 그게 참된 정치이고 지도력이 아닌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정치도, 경제도 아니다. 문화밖에 없다. 지금처럼 증오심이 극에 달한 사회에서는 정치적인 어필로는 위로가 안 된다. 그러나 문화가 끼어들면 경상도 여자와 전라도 남자가 연애하는 데 문제가 없다. 남과 북, 노인과 청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혁명 수준의 투자와 장려를 통해 창의적인 르네상스의 문화 프로그램들을 사회 밑바닥에 바둑판처럼 깔아놓으면, 정치공학적 술수로 어떻게 해보려는 반인간적 시도는 모두 무력해질 것이다. 창조 경제가 아니라 창조문화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으며 그것이 바로 르네상스다. 인문학적으로 뒷받침되는 창조문화적인 사회 환경만이 우리의 상처, 분열을 치유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정서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박범신 작가는…■ 출생1946년 충남 논산■ 학력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경력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여름의 잔해'로 등단'73그루프'를 조직해 동인으로 활동1981년 '겨울강, 하늬바람' 대한민국 문학상 수상1995~2004년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2007년 KBS 한국방송공사 및 서울문화재단 이사장명지대학교 명예교수 현 상명대학교 석좌교수 대담/윤인수 문화부장<편집부국장> 정리/민정주 문화부 기자▲ 박범신 작가가 경인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이 르네상스적 전환을 이루려면 지도자와 지식인들이 높은 자리에서부터 내려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조형기 프리랜서

2014-08-31 윤인수

전문 백패커 김권식씨의 배낭 꾸리기

백패킹을 하는 사람들은 일반 등산을 하는 사람들보다 부피가 큰 짐이 2가지 이상 추가된다.바로 침낭과 텐트다.백패킹용 배낭은 텐트, 침낭과 매트리스까지 추가되기 때문에 보통 60ℓ 이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여기에다 1박에 따른 식량까지 꾸려야 하니 자칫 잘못하다간 배낭의 무게가 무거워져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포기할 수도 있다.배낭을 꾸리는 가장 기본은 '무거운 물건과 자주 쓰는 물품은 위쪽으로'이다. '하중의 적절한 분산과 가벼운 장비로 챙길 것' 등은 등산 배낭을 꾸릴 때와 마찬가지다.배낭의 가장 아래쪽에는 보통 침낭과 다운재킷 같이 가볍고 부드러운 물품들을 채운다. 아래쪽에 가벼운 물건 특히 침낭과 옷을 채우는 것은 허리에 닿는 부분에 딱딱한 이물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데도 이유가 있다.배낭 중간쪽에는 취사장비와 각종 식량들을 넣는다. 백패킹 고수들은 D팩이라고 하는 다용도 가방에 물건을 넣어 배낭이 어지러워지는 것을 방지하기도 한다.그리고 배낭 최상층에는 바람막이 재킷과 같이 사용 빈도가 많은 물건들을 쌓아 올린 후 텐트를 얹어 배낭 덮개를 덮으면 끝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장거리 이동을 위해 최소한의 물품, 그리고 같은 물품이라면 가벼운 소재로 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김종화기자▲ 백패킹 전문가 김권식씨가 선자령 백패킹 당시 배낭에 챙겼던 장비들.

2014-08-31 김종화

노르딕워킹 이호윤 헤드 코치의 '스틱 사용 노하우'

국내 명산을 가면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나온 의류를 입은 사람들이 즐비하지만 등산장비를 정확한 사용법을 알고 사용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다양한 등산장비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스틱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스틱의 길이는 똑바로 잡고 섰을 때 팔꿈치 각도가 90도 가량이 되도록 해야 하지만 오르막에서는 길이를 조금 짧게 해 상체 무게를 의지할 수 있게 하고 내리막에서는 10㎝ 정도 길이를 늘려서 아래쪽을 짚을 때 상체를 스틱에 기대듯이 내려오도록 하는 것이 좋다. 스틱을 적절히 사용할 경우 다리에 실리는 하중의 30%를 팔과 상체로 분산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장거리 산행 또는 트레킹에서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된다.국내 아웃도어 업체에서 판매하는 스틱은 정상을 오르는 등반용 스틱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트레커와 도심 속 걷기 운동을 하는 노르딕워킹용 스틱도 판매되고 있어 여행 형태에 따라 달리 사용하는 것도 좋다.스틱을 사용할때 주의할 점은 크게 2가지다. 우선 첫번째는 길이조절부가 안정적으로 잠겨 있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길이조절부가 눌려 들어갈 경우 사용자가 균형을 잃고 넘어져 부상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등산스틱은 누르는 힘에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기 때문에 밧줄 대용으로 사람을 끌어 올리는데 사용하면 위험하다. /김종화기자▲ 백패킹 전문가 김권식(왼쪽)씨와 노르딕워킹 이호윤 헤드코치가 선자령에서 1박을 한 후 백두대간 능선을 감상하며 차를 마시고 있다. /김종화기자

2014-08-31 김종화

[우리땅 백패킹]송수복의 실전 원적산 산행기

가파른 길 나와도 호흡따라 천천히천덕봉 평지 찾아 텐트 치는데 '3분'게으름 동반 추운 아침 정상 단걸음최소화된 짐만 갖고 하룻밤의 무릉도원을 향한 발길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걷는 것은 기본이고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정도의 장비만을 믿고 산을 찾는다. 한때 계곡을 타고 내려오던 스타일의 산행을 '백패킹'이라 했지만 현재는 비박의 개념과 거의 동일시 하는 분위기다. 많은 백패커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한 백패킹 대상지로 선호하는 곳 중에 조망이 뛰어난 곳인 이천 원적산을 주말을 이용해 찾았다.원적산은 이천시내에서 버스를 이용해 광주시 경계에 있는 동원대학 앞에서 하차하여 올라간다. 고갯마루 아래로 정개산 입구라는 커다란 안내판이 서있고 넉넉하지 않은 공간에 차량들이 빼곡하다. 산 아래로 난 임도는 기존의 길에 산악자전거를 위한 정비까지 마쳤으니 걷는 길로는 고속도로나 진배없다. 약수터를 오가는 차량만 아니라면 그럭저럭 산내음 깊은 산길이었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서로가 편한대로 이용하는 길이다보니 욕심낼 일이 아니다. 벌바위약수터에 이르러 능선으로 오르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다. 가파른 길이지만 길게 오를 수 있는 높이가 아니니 겁먹을 일도 없고 그저 호흡따라 천천히 오르면 그만이다. 이미 해는 떨어지고 갈 길은 아직 먼데 생각만큼 빠른 속도로 목적지에 다다르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새 주능 3봉에 도착하고 보니 반정도 온 거리로 팻말이 서있다. 여름밤 바람이 온몸을 끈적이며 훑고 지나간다. 시원하단 느낌보단 씻어내고픈 느낌의 바람이다. 하늘을 덮고 있던 나무들 사이로 능선의 북쪽으로 하늘이 환하다. 골프장의 불빛이 어찌나 밝던지 이천시내 불빛과는 비교가 안되는 느낌이다. 남쪽으론 이천시내의 불빛이 고스란히 들어오다 나무에 가리곤 한다. 하늘을 꽉 채울만큼 밝은 달과 도심의 불빛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갑작스레 하늘이 시원스레 열리고 달빛이 고스란히 내려온다. 산아래에 위치한 군부대에서 사계정리를 하다보니 나무가 없는 능선이 되어서 오히려 조망이 좋은 산으로 바뀐 것이다. 머리 위로 천덕봉이 지척이고 사격장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으로 원적봉이 보인다.천덕봉 아래 헬기장 주변으로 평지를 찾아 텐트를 친다. 몸 하나 구겨 넣을만한 크기라 무겁거나 치는데 힘이 드는 것도 아니어서 채 3분이 걸리지 않는다. 간단하게 빵과 음료로 요기를 한 후 텐트밖으로 나가 달빛을 받으며 앉아서 잠시 명상을 하는 게 전부인 밤이다. 늘 그렇듯 낯선 하루와 낯선 곳에서의 밤을 동시에 보낸다. 밤사이 바람이 거세게 불어도 잠을 설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기엔 쌀쌀할 정도로 떨어진 기온탓으로 침낭 속을 파고든다. 하룻밤 사이 기온차가 많이 날 정도로 편차가 심했다. 반팔 차림이 추운 8월의 아침이 혼란스러움과 게으름을 동반하고 있다. 햇살이 비추는 능선길을 재촉한지 십여분만에 정상에 섰다. 634m의 낮지 않는 산으로 일망무제의 조망이 가히 으뜸인 곳이다.1박 코스로는 동원대학 - 정개산 - 천덕봉(1박) - 원적봉(또는 1박) - 낙수대 - 경사리 코스를 추천하며 동원대학에서 천덕봉까지는 약 3시간이 소요된다. /송수복 객원기자▲ 원적산은 백패킹을 즐기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조망이 뛰어난 여행지로 꼽히고 있다. /송수복 객원기자

2014-08-31 송수복 객원기자

[우리땅 백패킹]오지에서 쉼표 힐링 여행

큼직한 배낭 메고 발길 닿는대로깊은 산골과 동화 '1박이상 야영'2~3인 또는 혼자만의 색다른여행한국은 아웃도어 천국이다. 아마 이 말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국 어느 산을 가도 유명 아웃도어 의류와 장비를 갖춘 자칭 아마추어 산악인들을 만날 수 있다.아웃도어 업계에 따르면 한국 자체 브랜드와 외국 아웃도어 업체의 한국 직접 진출 등 다양한 형태로 200여개의 브랜드가 한국에 진출해 있다고 한다.등산과 캠핑으로 대표 되는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원대를 돌파했고 올해 7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산악지형이 전체 면적의 70%에 이르는 한국 지형상 한국인들이 산을 가까이 하고 그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건 당연한 것일 수 있다.1970년대부터 고도성장을 시작하며 각박해져 가는 도시생활 속에 지쳐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을 돌아 보고 힘을 북돋아주기 위해 자연으로 떠나는 건 건강한 생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여행 기자를 5년여간 하며 새로운 트레킹 코스를 소개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산과 여행지를 방문하며 최근에는 좀 색다른 여행에 나서는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70~100ℓ쯤 되는 큰 배낭을 메고 2~3명의 사람이 트레킹에 나서는 모습이다.특히 이런 분들은 지리산 둘레길이나 백두대간길이라고 부르는 태백산맥 일대의 험준한 산악지역에서 자주 만난다.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 외에는 깊은 산속에 숙박을 할 수 있는 대피소(일반적으로 산장이라고 부름)가 없는 한국의 산악관광 여건상 이들 대부분은 '비박' 또는 '백패킹'을 하는 사람들이다.#산에서 휴식을 취하는 여행 '백패킹'과 '비박'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에 하나가 '비박'이라는 단어다. 산에서 잠을 잔다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는 '비박'은 사실 'Biwaks'이라는 독일어에서 유래됐다. 독일어 사전에 'Biwaks'은 야영, 노영(露營)이라고 나와 있다.하지만 비박은 산에서 텐트 치고 자는 야영과 숙영을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산행이나 트레킹을 하다 예기치 않게 야외 숙박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물론 사람들에 따라 미리 산행 중에 잠을 잘 것을 대비해 텐트와 매트리스를 가지고 가서 잠을 자기도 하지만 갑작스러운 일몰로 인해 가지고 있는 장비를 이용해 잠을 자는 것을 비박이라고 한다. 반면 백패킹은 1박 이상의 야영을 하며 일정 구간을 여행하는 것을 말한다.산 정상을 오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면서 발길 닿는대로 걷는다는 것에서는 트레킹과 유사하지만 야영을 한다는 것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야영을 한다는 것 때문에 캠핑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는데 백패킹은 도보여행을 하면서 야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캠핑 장비에 비해 가볍고 간단하게 꾸려서 직접 메고 이동하는 것에 차이를 보인다.유럽에서는 야영을 위해 계곡이나 냇가를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물이 풍부하지 않은 한국 계곡의 특성상 국내에서는 고갯길이나 등산로를 이용한 구간이 인기를 끈다. 특히 백패킹은 혼자만의 여행 또는 2~3인이 함께 산 중턱 또는 계곡에서 자연과 벗삼아 지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김종화기자 /취재 협조 (주)MK아웃도어 (www.nemoequipment.co.kr) (주)메드아웃도어(http://medoutdoor.co.kr/)▲ 등산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이라면 백패킹은 자연속으로 녹아드는 여행이다. 강원도 선자령을 찾은 백패킹 전문가 김권식씨와 노르딕워킹 이호윤 헤드코치가 텐트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종화기자

2014-08-31 김종화
1 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