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한남정맥

 

[다시 찾은 한남정맥·8]마루금 단절하는 골프장

산을 깎아 녹지 대규모 파괴마루금 양쪽2㎞내 26곳 건설정미천 발원지 수질오염 우려농약검사 등 규제 완화 악재지하수·水생태계 보전해야한남정맥은 한강 유역과 경기 서해안 지역을 가르는 수도권 도심 속 산맥이다. 이 곳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한강과 서해로 흐르기 때문에 한남정맥 지역의 환경을 보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 사회 지도층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골프 붐'으로 골프장이 많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건설사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한남정맥의 녹지를 밀어내고 골프장을 지었다.이 때문에 한남정맥 마루금(산줄기를 이은 선)에는 수십개의 골프장이 자리잡게 됐고, 녹지축은 훼손되고 있다.지난 6일 오후 1시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에 위치한 칠장산을 찾았다. 산 정상에 오르자 확 트인 풍경과 함께 산을 깎아 만든 대규모 골프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2007년 한남정맥 조사 당시에는 공사중이었던 곳으로 이 자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목장이 있던 자리였다. 하지만 이제는 85만㎡의 넓은 평지가 돼 버렸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녹색사회국장은 "골프장은 사계절 운영돼야 하기 때문에 잔디 관리를 위해 농약을 필수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이 곳은 한남정맥에서 한강으로 흐르는 가장 큰 하천인 정미천이 발원하는 곳이기 때문에 보전이 매우 중요한 지역인데 골프장의 농약으로 인해 물의 오염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지난해 산림청이 발표한 '한남·금남정맥 실태조사 및 보전방안 연구'에 따르면 한남정맥 마루금 양쪽 2㎞이내에는 모두 26곳(건설 계획이 세워진 2곳)의 골프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골프장의 면적은 2천751만5천여㎡이다. 이는 한남정맥 유역권 총면적 5억6천570만㎡인 점을 감안하면 한남정맥에 골프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4.86%에 달한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12곳의 골프장은 한남정맥 마루금에 불과 200m 이내에 위치해 있다.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양창영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골프장 농약 사용량 현황에 따르면 전국 482개 골프장 중 88골프장이 농약 사용량 2위를 차지했고, 지산골프장도 19위에 올라 한남정맥에서 발원하는 하천들의 수질이 악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골프장은 토지 매입 가격을 줄이기 위해 대부분 산지에 위치해 있다. 산을 깎아서 만든 골프장은 넓은 면적의 녹지를 파괴하고, 대부분이 잔디와 일부 관목류, 교목만을 키우게 된다. 이로 인해 생물 다양성이 훼손되고, 잔디 관리를 위해 사용된 농약으로 인근 지역의 지하수와 하천이 오염될 수 있다. 이처럼 골프장에 의한 환경파괴 우려가 커지고, 대중화가 많이 이뤄져 골프장 건설이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은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문화관광체육부는 2008년 '골프장의 입지 기준 및 환경보전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시·도 총 임야면적의 5% 이내로 제한된 규정을 폐지했다. 또한 골프장내 산림과 수림지를 40%까지 확보해야 하는 규정도 20%로 하향시켜 골프장 설치 가능 지역을 확대했다. 이와 함께 2011년에는 농약잔류량 검사조항도 폐지해 골프장 시설의 증가와 자연 파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최근 골프장 건설이 주춤하고 있지만 골프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회복되면 더 많은 골프장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며 "현재 법률이나 규정상으로는 이를 억제할만한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골프장 건설 계획 단계에서부터 기존의 녹지와 연결할 수 있도록 하고, 지속적인 농약 검사를 실시해 지하수를 포함한 수생태계가 보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주엽기자

2014-11-09 김주엽

[다시 찾은 한남정맥·7]산 정상 뒤덮은 공원묘지

경사면 '콘크리트 옹벽' 탓빗물, 땅 속으로 흡수 안돼지표면 흐르면서 흙 쓸어가환경단체 "높이 제한" 제언새로운 장례 문화 필요성도'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시체나 유골을 매장하는 시설을 '분묘'라고 하고, 이를 설치한 구역을 '묘지'라고 정의하고 있다. 고려·조선 시대부터 성행한 묘지의 풍습은 1960년대 후반부터 선진국의 묘지 공원을 흉내 낸 '공원 묘지'의 형태로 전국에 퍼지게 된다. 하지만 당시 정부의 제대로 된 정책 부재로 공원이 사라지고 '공동 묘지'만 있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남게 된 공원묘지는 도시가 개발되면서 '도시 부적격 시설'이라는 낙인이 찍혀 도시 밖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공원묘지들은 도시 외곽 산으로 옮겨갔고,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에 위치한 한남정맥의 산에 공원묘지가 우후죽순 생기게 됐다. 지난해 산림청에서 실시한 '한남정맥 실태조사 및 보전 방안 연구'에 따르면 한남정맥에 조성된 공원묘지는 16곳인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금남정맥(전라북도 무주 주화산~충청남도 부여·2곳), 낙동정맥(강원도 태백 구봉산~부산 다대포 몰운대·3곳), 금북정맥(경기도 안성 칠장산~태안반도 안흥진·5곳)의 공원묘지 숫자를 합친 것보다 2배 많은 것이다. 정맥 곳곳에 만들어진 공원묘지 때문에 한남정맥의 산들은 고통받고 있다.지난달 24일 오전 11시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서울공원묘원을 찾았다. 한남정맥 부이산과 함박산 사이에 20만9천660㎡ 면적으로 만들어진 이 곳은 5천여기의 묘지가 들어설 수 있는 곳이다. 많은 수의 묘지가 자리잡다 보니 산 정상까지 오르는 경사면 곳곳에는 콘크리트 옹벽이 세워져 있다. 이날 답사에 동행한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경사가 가파른 곳까지 콘크리트 옹벽을 설치하고, 분묘를 만들게 되면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하기 어려워진다"며 "이 때문에 빗물이 계속 지표면을 따라 흐르게 되고, 흙이 쓸려 내려가면서 산사태가 날 위험성도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이어 찾은 안성에 위치한 천주교 수원교구 공원묘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공원묘원에 비하면 곳곳에 심어진 나무가 눈에 띄었지만 산 정상 부근까지 묘지로 가득 차 있었다. 심지어 산 정상 부근에는 봉안 시설이 만들어져 있다. 7년 전 경인일보와 인천녹색연합이 답사할 당시에는 숲이 우거진 곳이었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녹색사회국장은 "꼭 숲을 밀어내고, 봉안당을 설치해야 했을지 의문이 든다"며 "분묘도 산사태 방지를 위해서 5부 능선 아래로만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한남정맥에 자리잡은 공원묘지 면적은 243만7천여㎡. 이는 한남정맥 전체 면적의 0.4%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도권은 우리나라 국민의 4분의 1이 살고 있을 정도로 인구 밀도가 높다. 이들의 편의를 위해 거주 지역에서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한남정맥에는 어쩔 수 없이 많은 묘지가 설치돼 있는 것이다.하지만 최근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2017년까지 전국에 28곳의 수목장림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이와 함께 인천시는 2021년까지 한남정맥에 있는 공원묘지 중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인천가족공원(106만9천482㎡)에 수목장림을 만들고, 산 정상 부근까지 빼곡히 조성된 분묘들을 이전시킬 방침이다.그러나 수목장림의 경우 기존 숲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고, 전혀 새로운 시설을 만든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가족공원의 경우에도 세부적인 계획은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기 때문에 기간 내에 분묘가 정리될지 미지수인 상황이다.박주희 녹색사회국장은 "묘지 조성은 우리나라 전통 풍습상 어쩔 수 없지만 최소한의 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단시간에 바뀔 수는 없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장례문화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산 정상 부근까지 묘지로 가득찬 서울공원묘원.

2014-11-02 김주엽

[다시 찾은 한남정맥·6]끊어지고 훼손된 녹지축

광교산 버들치 고개도로다른 도로·터널 개통에도관리도 없고 폐쇄도 안해수리산 터널 8곳… 또 생겨도이산 생태통로 기준 미달한남정맥은 경기·인천 서남부 지역을 가로지르는 수도권 핵심 녹지축이다. 인구 밀도가 높은 수도권 지역에 위치해 있다 보니 다른 정맥에 비해 많은 도로가 놓여 있다. 지난해 산림청에서 실시한 '한남정맥 실태조사 및 보전 방안 연구'에 따르면 한남정맥 187㎞ 구간 중 군도 이상의 도로(철도 포함)는 2.25㎞ 마다 건설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도와 마을로, 농로까지 포함하면 모두 104개의 도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1.49㎞에 1개씩 도로가 놓여 있는 셈으로 한남정맥 녹지축은 마루금을 지나는 도로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다른 도로 개통됐지만 폐쇄되지 않고 있는 버들치 고개 도로지난 12일 오전 10시 수원시 광교산 버들치 고개에서 한남정맥 6번째 답사를 시작했다.수원시와 용인시 경계 지점에 위치한 버들치 고개는 과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과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을 이어주던 고개였다. 그러나 광교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주변에 다른 도로와 터널이 개통되고 사람들은 이 곳을 더 이상 이용하지 않고 있다.문제는 이용자들이 감소함에 따라 도로가 폐쇄돼야 하지만 아직도 도로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도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한남정맥 녹지축의 단절이 지속되고 있다.이날 찾은 버들치 고개 도로를 확인해보니 도로 곳곳에 아스팔트가 파손돼 있었고, 길 옆에는 대형 폐기물들이 버려져 있었다. 이 도로는 광교산을 오르기 위해 차를 가져오는 일부 등산객의 주차장 용도로만 사용될 뿐 이 곳을 지나 이의동이나 성복동으로 가는 운전자는 없었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국장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을 환경 보전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폐쇄할 수는 없지만 도로의 기능을 이미 상실한 곳은 폐도를 시켜야 산림생태계를 유지시킬 수 있다"며 "도로의 복원이 가능한 시점이 됐을 때, 훼손된 자연을 어떻게 복구시킬 수 있을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터널로 능선 곳곳이 관통돼 버린 수리산탐사단은 장소를 이동해 수리산 제3전망대에 올랐다. 경기도 군포시와 안양시, 안산시에 걸쳐있는 수리산은 486m의 높이로 한남정맥에서 가장 높고, 산림 면적이 가장 넓은 곳이다.이 때문에 산림 보호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수리산 곳곳에 뚫려있는 터널로 산림이 망가지고 있다. 수리산을 관통하고 있는 터널은 서울외곽순환도로 수암터널, 수리터널과 서해안고속도로 순산터널, 영동고속도로 반월터널과 국도 터널인 능내터널, 산본터널, 도장터널, 금장터널 등 8개이다. 지금도 수리산은 수원~광명간 고속도로를 지나는 3개의 터널이 공사 중이다.전망대에서 바라본 수리산은 터널 공사로 인해 곳곳이 잘려나간 모습이었다. 녹색의 산림 중간을 잘라내고, 커다란 구멍을 뚫어내고 있는 모습이 흉물스럽게도 보였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녹색사회국장은 "도로 연결을 위해 터널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수리산에는 (터널이) 너무 많다"며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하는데 공사 주체에서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무늬만 생태통로 건설로 갈 곳 없어진 동물들탐사단이 다음 찾은 장소는 서울외곽순환도로 도리분기점이다. 이 곳은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제3경인고속도로의 분기점으로 한남정맥 운흥산과 도이산 마루금 사이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2010년 도로가 개통된 이후 도로공사에서는 동물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생태통로를 설치했다.하지만 설치 이후 생태통로는 전혀 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 모습이었다. 사람들의 통행도 자유로웠고,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또한 동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생태통로의 공터도 인근을 지나는 차량들의 소음 때문에 70㏈(진공청소기 소리 정도의 크기)을 초과했다. 생태통로 너비도 10여m에 불과해 환경부가 제시한 생태통로 설치 기준인 30m에 비해 좁았다. 박주희 국장은 "이런 생태통로에 과연 동물들이 다닐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지자체에서는 녹지축 보호를 위해 생태통로를 정비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주엽기자▲ 수리산 제3전망대에서 바라본 수원~광명간 고속도로 터널 공사 현장 모습.

2014-09-14 김주엽

[다시 찾은 한남정맥·5]함봉산·십정산의 송전탑

주거지 인근에 송전탑 위치인체 유해성 논란 불구연구조차 이뤄지지 않아지중화도 예산탓 만만찮아환경단체 "한전 해결 나서야"인천지역에는 5곳의 대형 발전소가 위치해 있다. 이곳 발전소에서는 1천300만㎾의 전력을 생산해 수도권에 공급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 전체 전력 수요의 42%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때문에 인천에는 이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송전탑이 수백 곳에 건설돼 있다. 문제는 주택가로부터 일정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곳에 송전탑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송전탑은 주로 수도권의 핵심 녹지축인 한남정맥의 산줄기를 따라 설치돼 있다는 것이다. 송전탑 설치 과정에서 만들어진 진입도로 건설로 산림은 훼손됐고, 이를 복구하지 않은채 방치한 곳이 많아지면서 토사 유실 등 더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와 함께 한남정맥 능선을 따라 건설된 송전탑들이 학교와 주거단지로부터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지난 29일 오전 10시.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에 위치한 함봉산에서 한남정맥의 5번째 답사를 시작했다. 함봉산은 30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매우 낮은 산이다. 하지만 높지않은 이 산 곳곳에는 송전탑이 놓아져 있다. 이날 함봉산 정상에 올라보니 송전탑 5개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이 송전탑들은 신인천복합화력에서 생산된 전기들을 수도권에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함봉산 정상에서부터 가까운 곳에 위치한 십정산, 만월산까지 송전탑은 위치해 있었다.지난해 산림청에서 조사한 한남정맥의 송전탑 개수는 모두 77개다. 금북정맥(경기도 안성시 칠장산에서 태안반도 안흥진까지 지나는 산줄기)에 47개의 송전탑이 있는 것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가 있는 것이다. 특히, 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인천 구간은 1.7㎞당 1기의 송전탑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송전탑이 주택가와 떨어진 산에 있을 수밖에 없지만 송전탑 설치 이후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줘야만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 수 있다"며 "당장은 예산상의 문제때문에 어렵겠지만 지중화 등 필요한 조치가 실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낮은 산에 송전탑을 설치하다보니 송전탑을 연결하는 고압선은 아파트 옥상에서 긴 막대기를 뻗으면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지나고 있다. 고압선이 흐르는 곳 밑에는 백운초등학교, 제일고등학교, 부평서중학교, 부평서여중학교 등이 위치해 있어 학생들의 건강에 좋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게 환경단체의 목소리다.인천녹색연합 박주희 간사는 "아직도 송전탑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조사되지 않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고압선 주변에 강한 자기장이 흐르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한전에서는 하루빨리 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야 송전탑으로 인한 갈등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과거 이 일대는 송전탑 이설 문제로 갈등이 심각했던 지역이다. 연립주택의 재건축이 논의되면서 고압선때문에 아파트 건축 높이의 제한을 받아 송전탑 이설이 진행됐고, 이로 인해 연립주택 주민들과 이설 예정지 주민들이 갈등을 빚었다. 결국, 송전탑을 이설해 지중화하는 방향으로 양측의 갈등은 정리됐다.그러나 송전탑만 이설된 채 지중화 공사는 설계실시 용역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한전에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400억원에 달하는 지중화 공사비용 투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도 송전탑을 이어주는 고압선은 주택가와 아파트, 학교 위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고 있다.당시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던 한 주민은 "송전탑 문제는 과거 개발독재때의 정책이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발생되는 문제"라며 "십정동 송전탑의 경우 백운초등학교와 거리가 160m에 불과하지만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학교 위를 지나는 송전선로를 보면 '우리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시와 한전에서는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주엽기자

2014-08-31 김주엽

[다시 찾은 한남정맥·4]고통받는 원적산

등산로 폭 최고 12m 넓어져나무·돌 뿌리 드러내 위험지자체 둘레길 조성도 원인중복 안내시설물 샛길 죽여등산로의 사전적 정의는 '등산하는 길'이다. 다시 말하면 산을 찾는 사람들이 정상을 더 쉽게 오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등산로 폭이 확장되면 자연생태계에 변화를 초래한다. 자연 그대로의 숲에 사람이 오르내리면 맨땅이 드러나고 길이 생기게 되는데, 산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많아질수록 침식으로 인해 등산로 폭이 넓어지고 흙이 쓸려나가게 된다. 이에 따라 나무와 돌은 그 뿌리를 드러낸다. 이것이 방치되면 등산객의 안전문제가 발생하고, 또 다른 등산로가 생겨나 산림 생태계를 파괴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지금 한남정맥에서는 이러한 악순환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지난 22일 오전 10시. 인천시 서구 원적산 등산로 입구에서부터 한남정맥 4번째 답사를 시작했다. 이번 답사에서는 2007년 경인일보 조사 이후 등산로 폭의 변화를 더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지난 조사에 참여했던 인천녹색연합 신정은 녹색참여국 국장도 함께했다. 2007년 경인일보와 녹색연합은 한남정맥 465개 지점의 등산로 폭을 측정했다. 그 결과 너비가 2m 이상 되는 등산로가 126곳이었고,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인 5m가 넘는 지점도 30곳이 조사됐다.신정은 국장은 "지난번 조사에서도 급격히 훼손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며 "지자체에서 그 이후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넓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등산로에 들어서자 신 국장의 추측이 정확하다는 것을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대부분 등산로가 지난번 조사때보다 1m 이상 넓어진 것이다.2007년 조사에서 2m로 측정됐던 2개 지점의 등산로는 각각 2.9m와 4.6m로 확장됐다. 심지어 1.2m인 것으로 조사됐던 등산로는 세 갈래 길이 생기게 되면서 12m로 넓어지게 됐다. 이는 승용차 2대가 동시에 지나칠 수 있는 너비다. 대부분 등산로가 가족단위 등산객 3~4명이 나란히 길을 걸어도 충분했다. 이 때문에 등산로 주변의 나무들은 죽어가고 있다. 등산로 폭이 넓어지면서 침식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 부근의 등산로는 이미 흙이 하나도 없는 암석 바닥이 드러나 있었고, 등산로 사이에 있는 나무들은 뿌리가 드러난 채 말라가고 있었다.신 국장은 "원적산은 등산로 바닥이 잔돌과 모래알갱이가 많은 화강암 풍화토로 돼 있어 침식이 잘 된다"면서 "등산로 폭이 늘어나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인공 등산로 조성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여러 지자체에서 서로 다르게 조성한 둘레길도 등산로 확장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2007년 조사당시, 5m 너비의 원적산 등산로와 인천 둘레길이 지나고 있던 곳은 이미 43㎡ 규모의 등산객 휴식장소가 돼버렸다. 철마산과 가정동 방향의 갈림길이 있던 곳에는 지름 10m, 높이 3~4m인 정체불명의 돌무더기가 생기면서 등산로 너비가 2m 이상 확장됐다.과도하게 설치되고 있는 안내문도 문제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산림청이 실시한 한남정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남정맥에는 1㎞ 당 2.54개(총 394개)의 안내 시설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북정맥(경기도 안성시 칠장산에서 태안반도 안흥진까지 지나는 산줄기)의 안내시설물이 1㎞당 0.47개인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많은 숫자다.산림청은 "한남정맥 능선을 기준으로 여러 지자체의 경계에 둘레길 사업이 확산되면서 각 지자체에서 지정한 둘레길을 설명하는 안내시설물들이 중복적으로 놓아지고 있다"고 원인을 설명했다.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안내문이 많아지게 되면 등산객들은 혼란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샛길로 등산로를 이동하게 되면서 (등산로가) 더 넓어지게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인천시에서는 안내시설물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주엽기자▲ 등산객들의 발길로 훼손된 원적산 정상 부근.

2014-08-24 김주엽

[다시 찾은 한남정맥·3]계양산 습지

생태계 고려않고 폭 넓혀예전보다 많은 토사 유입토우부대 옆 목상동 습지수도권 유일한 '원형보존'인천시는 2006년 계양산에 위치한 계양산 목상동 습지지역과 지선사 습지지역을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용역을 실시했다.목상동 습지지역은 늦반딧불이, 애반딧불이, 대모잠자리 등 인천의 육지지역 중 생물종 다양성이 가장 풍부하고, 희귀식충식물인 통발이 다수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선사 습지지역도 이삭귀개, 늦반딧불이, 도롱뇽 등의 서식처가 발견돼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당시 롯데에서 추진한 18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테마파크) 사업으로 생태계보전지역 지정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렸고, 결국 이곳은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현재 계양산 습지는 무분별한 등산로 확장 공사로 훼손되고 있다.■ 등산로 확장으로 피해 받고 있는 습지지난달 27일 오전 10시. 계양산 삼림욕장 입구에서부터 한남정맥 세번째 답사를 시작했다.계양구는 지난해 9월부터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해 등산로 10.2㎞를 정비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등산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인근 습지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길의 폭을 2~3m(기존 1m)로 넓히는 바람에 오히려 습지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등산로를 확장하는 공사 과정에서 퍼낸 흙을 습지 위에 덮어버렸고, 빗물에 의한 토사 파임 현상을 막아주던 나뭇가지들을 모두 베어버려 적은 양의 비로도 등산로의 흙이 유실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등산로 바로 옆에 있는 습지에 예전보다 더 많은 토사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장정구 인천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등산객들의 무분별한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해 등산로를 만들었지만 (등산로가)산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등산로 일대의 습지는 모두 흙으로 메워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등산로를 따라 20분 정도 이동하자 징매이 고개 생태통로에 도착할 수 있었다.2009년 만들어진 징매이 고개 생태통로는 282㎡의 습지가 조성돼 있고, 인근의 원적산과 연결돼 있어 야생동물들의 휴식 장소와 이동로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지난해 야생동물연합 한창욱 박사가 실시한 '징매이 고개 생태통로 모니터링'에서도 이곳에는 삵, 너구리, 족제비, 황조롱이, 말똥가리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하지만 생태통로가 등산로와 너무 인접해 있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장정구 사무처장은 "등산로 가까운 곳에 생태통로가 있다 보니 사람 냄새에 민감한 야생동물들이 이곳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계양산에 훼손되지 않은 유일한 습지인 목상동 습지이날 탐사단은 17사단 토우부대 인근에 위치한 목상동 습지에 도착했다. 환경 운동가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군부대 뒤편 습지'로 불리는 이곳은 원형이 잘 보전된 수도권 유일의 습지로 알려져 있다.이날 조사를 함께 한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 김은영 연구원은 "아무래도 군부대 인근에 위치하다 보니 등산객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훼손이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이곳은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도 물웅덩이가 유지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이날도 이곳은 오랜 가뭄으로 물이 말라버린 다른 습지와는 달리 물웅덩이가 고여 있었다. 습지에 도착하자 버들나무와 통발 등 습지에 자생하는 대표적인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었고 쌀미꾸리, 한국산개구리, 참개구리, 뱀 잠자리 유충 등을 볼 수 있었다. 장정구 사무처장은 "수도권 다른 지역을 가보더라도 이 정도 규모의 습지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인천시에서는 이곳을 보전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주엽기자▲ 계양산에 훼손되지 않은 유일한 습지인 목상동 습지. 쌀미꾸리, 한국산개구리, 참개구리 등 멸종 위기 종들이 서식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 제공

2014-07-06 김주엽

[다시 찾은 한남정맥·2]김포 한강 신도시와 검단 신도시 일대

김포 신도시 대규모 단지마루금과 거리 1㎞ 안돼검단, 녹지축 밀고 조성생태계 단절 가속화 우려한남정맥의 산들은 마루금(산등성이)으로 이어져 있다.그러나 2007년부터 경기도 김포시와 인천 서구 일대에서는 신도시 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정맥의 마루금은 위협받기 시작했다. 지금도 김포와 서구 일대에서는 마송지구, 양곡지구, 한강신도시, 검단 제1신도시 등 여러 지역에서 택지개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신도시 아파트에 가려버린 한남정맥지난 13일 오전 10시께 김포시 통진읍 것고개 해병 제2사단 흑룡부대 연대본부 부근. 한남정맥 2번째 답사가 시작됐다.7년 전 한남정맥을 찾았을 때,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던 김포 마송지구는 현재 학교 3곳과 주민 1만여명이 거주하는 신도시로 탈바꿈해 있었다. 대규모 아파트들은 한남정맥의 마루금인 것고개와 불과 1㎞도 채 되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도로에서 바라본 높게 솟은 아파트들은 한남정맥의 능선을 막아서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번 답사를 함께 한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 사람들과 자동차의 왕래가 많아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남정맥의 생태 축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신도시 개발 계획을 세울 때,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산의 높이가 낮다 보니 행정 관청에서는 한남정맥을 동네 뒷산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10분 정도 이동하자 한남정맥의 한 줄기인 김포 가현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산은 이미 김포 한강신도시에 건설 중인 고층 아파트들로 가려진 상황이다. 가현산과 가까운 김포시 양촌면 구래리와 마산리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건설되면서 도로에서는 산이 있는 것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인천녹색연합 박주희 간사는 "경기도의 주택 보급률은 이미 99%를 넘어서고 있지만 도에서는 60개가 넘는 택지개발 사업을 아직도 추진하고 있다"며 "녹지와 경관을 훼손하면서까지 과도한 신도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녹지축을 밀어버린 자리에 자리 잡은 검단신도시이날 탐사단은 인천시 서구 검단고등학교에서부터 서구 마전동의 한 대형마트까지 2㎞의 거리를 도보로 답사했다. 그러나 한남정맥 마루금이 남아있는 지역은 불과 500여m에 불과했다. 남은 지역은 이미 아파트와 학교, 도로가 마루금을 밀어낸 자리에 있었다. 방아재고개(검단고등학교 앞), 문고개(마전중학교 앞)는 아스팔트로 포장된 4차선 도로가 깔려 있고, 개발이 완료된 마전지구 아파트들이 마루금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이 지역의 한남정맥 마루금은 이미 대부분 사라져 버린 것이다. 장 사무처장은 "현재 인천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검단 1신도시도 이처럼 녹지축을 생각하지 않은 채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신도시 개발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보호해야 할 한남정맥도 개발 대상에 포함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한남정맥 서쪽에서 진행된 대규모 간척사업은 한남정맥 서쪽 지역을 훼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과거 염전이나 갯벌 등 해안가와 인접해 있어 활용 가능한 토지가 없었던 한남정맥은 이 일대에서 진행된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개발을 할 수 있는 충분한 토지가 생겨나게 됐다. 향토 지리를 연구하는 인천 서인천고등학교 최원길 교사는 "한남정맥 자체가 낮은 구릉이고, 대규모 간척 사업으로 활용 가능한 토지가 많아졌기 때문에 개발에 대한 수요와 압력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방식의 난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게 되면 마루금이 전부 사라지게 되면서 생태계 단절은 더욱 심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주엽기자▲ 한강 신도시 아파트 공사로 가려져 버린 김포 가현산의 모습. /인천녹색연합 제공

2014-06-15 김주엽

[다시 찾은 한남정맥·1]김포 문수산 일대

하천연결 시켜주는 녹지 훼손땐 한강·예성강등 오염공장수 70배 이상 늘고 도로들 생겨나 '로드킬' 위험탄저병 탓 과수 농가도 고통… 인공시설등 이격 절실안성시 칠장산에서 김포 수안산까지 북서쪽 방향으로 약 160㎞ 구간의 산등성이. 경기·인천 서남부 지역을 가로지르는 한남정맥이다. 이 산줄기는 안성, 용인, 성남, 수원, 의왕, 군포, 안산, 안양, 시흥, 부천, 인천, 김포 등의 행정구역에 걸쳐있다. 한남정맥은 한강유역과 경기 서해안 지역을 가르는 도심 속 산맥으로 이곳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한강으로, 서해로 흐른다. 그러나 수도권 핵심 녹지축이지만 한남정맥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무관심 속에 녹지축은 도처에서 진행 중인 각종 개발로 인해 끊기고 훼손되고 있다. 경인일보와 인천녹색연합은 한남정맥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07년에 이어 다시 이 곳을 찾았다. 앞으로 경인일보는 모두 10차례에 걸쳐 이 곳의 변화를 담아볼 예정이다. /편집자 주■ 문수산성 복원사업으로 훼손된 산의 녹지지난달 16일 오전 10시 민간인 통제선 바로 밑에 위치한 김포시 월곶면 보구곶리에 있는 문수산 진입로. 한남정맥 끝자락인 문수산은 한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어귀인 조강과 맞닿아 있다. 산을 조금 오르다보니 북한의 개풍 지역은 물론 예성강과 임진강, 한강이 한 눈에 들어왔다. 멀리는 한남정맥의 산인 계양산과 가현산이 있고, 그 사이에 녹지축을 끊어 놓은 듯 세워져 있는 한강신도시의 고층 아파트 단지도 눈에 보였다. 이번 답사를 함께 한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국장은 "한남정맥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나라 하천을 연결시켜주기 때문이다"며 "한남정맥이 훼손되면 그와 연결된 한강, 예성강, 임진강 등 여러 하천들이 오염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산 정상 부분에 오르니 문수산성이 눈에 들어왔다. 문수산성은 숙종 20년(1694년)에 강화 입구를 지키기 위해 쌓은 것으로 현재는 4천640m 구간이 남겨져 있다. 김포시는 2009년부터 이 곳에 대한 복원작업을 시작하면서 성곽을 기준으로 양쪽 10여m의 나무를 잘라 내버렸다. 이 때문에 산 정상에는 푸르른 숲 대신 누런 흙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장 사무국장은 "성곽을 복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을 오염시키며 복원작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녹지라는 것은 연결돼 있어야 서로 도움을 주며 자라나는 것인데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공장에 끊어지고 있는 한남정맥김포시는 급속도로 공장지대가 형성되고 있다. 2007년 11곳에 불과했던 공장은 현재 789곳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공장 수가 70배 이상 늘어났다. 이 때문에 한남정맥 능선을 따라 공장들의 편의를 위해 도로들이 생겨났고 녹지축이 단절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께 방문한 군 작전도로인 쌍룡대로 인근에도 능선이 끊어진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한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형 생태유치원이 정맥을 밀어낸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장 사무국장은 "정맥 축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공장이나 인공 시설물 등을 이격해서 지을 필요성이 있다. 한남정맥은 낮은 산지이기 때문에 관리가 되지 않으면 무작위로 공장들이 난립할 수 있다"며 "정맥 축 주변으로 건물이 생겨나게 되면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도로가 만들어지게 되고, 정맥을 따라 이동하는 두꺼비나 고라니가 '로드 킬'을 당할 위험성도 높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날 한남정맥을 따라 이동하는 도로 곳곳에는 수많은 공장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자동차 폐차장, 주물 공장, 플라스틱 제조 공장 등 하천을 오염시키는 공장들이 지난 2007년에 비해 많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곳 주민 김의균(52)씨는 "김포에 가구, 폐전선, 우레탄 등을 재활용하는 공장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과수농가들은 탄저병 때문에 과일 수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고, 주민들은 목이 따갑고, 눈이 침침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사무국장은 "공장을 한 곳에 산업단지 형태로 지어놔야 주민들과 자연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주엽기자▲ 한남정맥 능선에 자리잡은 김포시의 한 공장. /인천 녹색연합 제공

2014-06-01 김주엽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