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팔도유람

 

[新팔도유람]삼다도 '4·3 다크 투어리즘'

아기 안고 숨진 어머니 조형물 등 평화공원에 비극의 역사 담아한꺼번에 446명 희생된 북촌… 너븐숭이기념관·위령성지 위치학살후 암매장 장소로 이용된 비행장내 섯알오름 지하 탄약고성산일출봉 인근 터진목·우뭇개동산 등 600여곳 유적으로 남아유채꽃이 만발한 제주의 4월.72년 전 봄에도 꽃은 피었지만 제주도민들은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제주4·3사건은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까지 6년 6개월 동안 전개됐다.섬 곳곳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제주 전체 인구 약 30만명 중 10%인 3만여명이목숨을 잃거나 행방불명됐다. 또 중산간마을 95%가 소실됐다.4·3의 비극과 아픔은 600여 곳의 유적으로 남았다.유적을 방문하는 4·3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은 과거를 반성하고,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제주4·3을 알려면 4·3평화공원으로2008년 3월 개관한 제주4·3평화공원은 4·3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화해와 상생의 미래를 열고 있다. 전체 면적은 39만5천380㎡로 위령제단에서는 연중 4·3희생자에 대한 참배가 이어진다. 위패봉안실에는 1만4천532명의 희생자의 위패가, 행방불명인 묘역에는 3천913명의 비석이 들어섰다.1949년 1월 6일 변병생(당시 25세)과 그녀의 두 살배기 딸은 4·3평화공원 인근 봉개동 오름에서 군인들에게 쫓기던 중 총에 맞아 숨졌다. 후일 눈 더미 속에서 발견된 어머니는 죽어가는 순간까지 아기를 꼭 껴안고 있었다. 공원에는 죽어간 두 생명이 거센 바람에 흩날리는 눈과 같다는 의미로 '비설(飛雪)'이라는 조형물이 세워졌다.4·3평화기념관에는 6개의 상설전시관이 있다. '역사의 동굴'을 시작으로 '흔들리는 섬', '바람타는 섬', '불타는 섬', '흐르는 섬', '새로운 시작'으로 구성됐다. 비문 없는 비석, 해원의 퐁낭(팽나무), 희생자들의 얼굴 사진이 내걸린 전시물은 관람객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다랑쉬 특별전시관'은 4·3당시 동굴 속에 숨은 아홉 살 아이와 여자 셋을 포함한 양민 11명이 군·경 토벌대가 피운 연기에 질식사한 비극의 현장을 보여준다.# 446명의 넋을 기리는 너븐숭이 4·3기념관1949년 1월 17일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에서는 한날한시에 남녀노소 446명이 희생됐다. 북촌리 마을은 4·3당시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났다. 이날 오전 군 병력 일부가 북촌리를 지나던 중 무장대의 습격으로 군인 2명이 숨졌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군인들은 주민들을 북촌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내몰고 마을을 불태웠다.군인들은 주민들을 '빨갱이 가족'이라며 한꺼번에 수십 명씩 끌고 나간 후 기관총으로 집중사격을 가했다. 한 어머니는 아기를 안은 채 숨졌지만, 배고픔에 울던 아기는 죽은 어머니의 젖가슴에 매달려 젖을 빠는 비극적인 목격담이 나왔다. 집단 학살을 당한 북촌마을은 후손이 끊기면서 한 때 무남촌(無男村)으로 불렸다. 2009년 제주도는 2천532㎡ 부지에 북촌 너븐숭이 4·3기념관(294㎡)과 위령성지를 건립했다. 기념관에는 강요배 화백의 4·3그림 '젖먹이', 북촌리의 비극을 배경으로 한 현기영 작가의 '순이삼촌' 초판본과 일어판·영어판 소설이 전시됐다. 당시 아이들의 시신은 임시 매장한 상태 그대로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아있다. 너븐숭이에 있는 돌무덤은 '애기무덤'이라 불린다. '너븐숭이'는 넓은 돌밭을 뜻하는 제주방언이다. # 일제가 남긴 지하 탄약고… 양민 학살터로 사용태평양전쟁(1941~1945)이 발발하자, 일본군은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에 알뜨르비행장을 확장, 조성했다. 전투기 격납고 19개는 지금도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다. 전쟁 막바지에는 비행장을 요새화하기 위해 섯알오름 동굴진지와 고사포진지가 구축됐다. 당시 일본군은 야트막한 섯알오름의 내부를 전부 파내 탄약고로 사용했다. 이 지하 탄약고는 일제가 패망하면서 미군에 의해 폭파됐다. 이 때 오름의 절반이 함몰돼 큰 구덩이가 생겼다. 이 구덩이는 4·3이후 예비검속 당시 주민을 학살, 암매장한 장소로 이용됐다.당국은 1956년 5월 모슬포지역 희생자 132명의 유해를 수습하도록 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희생자의 신원은 확인하기 어려웠고, 유족들은 흩어진 뼈를 추슬러 무덤을 만들고 묘비를 세웠다. 비문에는 '조상은 100명이 넘되 자손은 하나'라는 의미로 '백조일손지묘(百祖一孫之地)'라고 새겼다. 6·25전쟁이 한창일 때 제주는 4·3사건이 진행 중이었지만, 1951년 1월 대정읍 모슬포에 육군 제1훈련소가 창설됐다. 1956년 문을 닫을 때까지 5년 간 장병 50만명을 배출했다. # 성산일출봉 푸른 바다가 붉은 피로 물들어서귀포시 성산읍은 서북청년단으로 구성된 특별중대가 주둔, 마을 곳곳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서청 특별중대는 성산초등학교를 접수해 1년간 주둔했다. 이들은 군복만 입었을 뿐 명찰과 계급장이 없었다. 학교 건물에서 숙식하던 이들은 학교 옆 감자창고에 주민들을 붙잡아 온 후 매일 고문을 자행하면서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젊은 여성에게는 몹쓸 짓도 서슴지 않았다.이들은 주민들을 고문한 후 대부분 총살했다. 학살 장소는 성산리의 '터진목'과 성산일출봉 입구에 있는 '우뭇개동산'이다.1948년 11월부터 1949년 2월까지 이곳에서 집단 학살된 희생자는 467명에 이른다. 푸른 바다는 매일 붉은 핏빛으로 물들었다. 성산읍 4·3유족회는 2010년 터진목 입구에 위령비와 함께 467명의 희생자 이름을 새겨놓았다.백가윤 제주다크투어 대표는 "제주지역 4·3유적은 600곳이 넘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되면서 잊혀져가고 있다"며 "한국전쟁이 일어날 당시 제주에선 4·3사건이 진행됐는데 올해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4·3과 전쟁 유적을 함께 돌아보는 4·3기행을 추천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남한 단독정부 수립 반대… 1948년부터 6년6개월간 양민 희생# 제주4·3사건이란1945년 광복을 맞아 일본에서 귀환한 제주도민이 6만명에 이르면서 실직난과 생필품난이 심각해졌다. 여기에 콜레라 창궐, 대흉년, 양곡정책 실패 등 여러 악재가 겹쳤다. 미군정이 통치하면서 일제 경찰은 군정 경찰로 변신했고, 군정 관리의 부정·부패는 사회문제로 부각됐다.1947년 3·1절 기념식은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하는 가두행진이 이어졌다. 군중들에게 경찰이 총을 발포하면서 민간인 6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3·1절 발포사건은 민심을 더욱 악화시켰다.유혈 진압에 반발해 그해 3월 10일 공무원과 교사, 학생, 회사원 등 민·관 사업장 95%가 참여하는 총파업이 일어났다. 미군정은 총파업을 벌인 2천500여명을 구금했고, 이 중 3명이 고문으로 사망, 도민들은 더욱 반발하게 됐다.1948년 4월 3일 새벽 2시, 350여 명의 무장대는 도내 24개 경찰지서 중 12개 지서를 공격했다. 유혈 사태는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령이 풀릴 때까지 6년 6개월간 지속돼 많은 양민이 희생됐다. /제주신보=좌동철기자 사진/제주신보 제공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4·3평화공원 출구 통로에 전시된 희생자들의 얼굴.눈 더미 속에서 발견된 모녀의 넋을 기리는 '비설' 조형물.3만명에 이르는 4·3희생자와 행방불명인을 기리기 위해 2008년 3월 문을 연 제주4·3평화공원.성산일출봉이 보이는 '터진목' 해안에서는 467명의 양민이 학살됐다.태평양전쟁 당시 일제가 설치한 알뜨르비행장 격납고(왼쪽). 알뜨르비행장을 요새화하기 위해 구축한 섯알오름 지하 탄약고는 양민을 학살하고 암매장한 장소로 이용됐다.타 지방 형무소로 끌려간 후 행방불명된 이들을 추모하는 묘역.북촌 너븐숭이에 남아 있는 애기무덤 돌무더기.

2020-04-08 좌동철

[新팔도유람]대구·경북 봄꽃 명소 4곳

의성 산수유마을 10만그루 군락 이뤄숲실마을 산책로 물감 엎질러놓은 듯최대 참꽃 군락지 비슬산 핑크빛 장관김유신장군묘·대릉원돌담길·보문단지경주는 시내 전체가 벚꽃으로 뒤덮여대구 하중도 9만8500m 유채꽃단지도일상은 멈췄지만 계절은 흘러간다.코로나19가 휩쓴 삭막한 도시에도 꽃망울은 맺힌다.곳곳을 장식하는 새하얗고 샛노란 꽃들이 보는 것만으로도 시름을 잠시 잊게 한다.올해는 코로나19 탓에 축제는 물론 꽃놀이조차 마음껏 즐길 수 없는 상황이 됐지만, 대구·경북의 대표적인 봄꽃 명소들을 지면으로나마 즐겨보자.# 경북 의성 산수유경북 의성 사곡면 산수유마을(화전리)은 3월 말이면 온통 노랗게 물든다. 산수유 시목지로 유명한 이곳은 수령 300년이 넘는 산수유나무만 3만5천여 그루에 달한다. 비교적 최근에 심은 나무까지 더하면 10만그루 넘는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마을 전체가 산수유 물결을 이룬다. 산수유의 매력을 단순히 보는 것에서만 그친다면 아쉬울 일이다. 의성군에서 알려주는 산수유마을 관람 포인트를 알아두자.- 할매할배바위 앞을 지나치지 말 것골짜기 따라 꽃길 산책로를 걷다 보면, 화전2리 마을 어귀에 다정히 쌍을 이루는 할매할배바위가 또다른 마을의 시작을 알린다. 금줄을 두른 할매할배바위는 마을의 액운을 막아준다고 한다. 오래전, 자식이 없던 부부가 바위에 치성을 드려 아들을 얻었다는 얘기도 전해져온다. 마을에서는 지금도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할매할배바위에 제를 올린다고 한다.- 산수유꽃은 숲실마을부터가 백미마을을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마을 입구에 차를 세우고, 눈앞에 보이는 산수유나무에 모여 들어 인생사진을 찍곤 한다. 하지만 지천을 덮은 산수유꽃을 제대로 만끽하고 싶다면 조금의 수고로움을 투자하자. 논·밭두렁을 따라 산비탈 둘레길을 따라 하염없이 올라가다가 적당한 땀이 온몸에 밸 때쯤 숲실마을이 나타난다. 이곳에서부터 화곡지에 이르는 산책로가 그야말로 백미다. 샛노란 물감을 엎질러놓은 양 현란한 산수유꽃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경북 경주 벚꽃경주는 봄이면 시내 전체가 벚꽃으로 뒤덮인다. 코로나19 때문에 벚꽃 명소들을 폐쇄했다가는 도시 전체를 봉쇄해야할 정도. 경주시 네이버포스트 '하하호호경주'에서 선정한 경주 벚꽃 명소 10선 중 5곳을 소개한다.김유신장군묘에서 이어지는 흥무로 벚꽃길은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선정된 바 있는 명소다. 길가로 왕벚나무가 터널을 이뤄, 꽃이 만개하면 장관을 연출한다. 야간 경관조명도 설치돼 있어 밤에도 벚꽃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경주시내 대릉원 돌담길도 빼놓을 수 없는 벚꽃 명소. 대릉원과 첨성대를 비롯해 황리단길 등 여행 스팟이 한데 모여있어 더욱 인기다. 돌담 너머로 언뜻언뜻 보이는 초록의 대릉과 고즈넉한 돌담의 분위기,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경주의 대표 관광지인 보문관광단지도 온통 벚나무가 심어져 있다. 탁 트인 보문호수의 둘레길인 보문호반길을 산책하며 벚꽃눈을 맞거나,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는 것 모두 충분히 벚꽃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보문정은 한국대중음악박물관 옆 작은 연못에 자리한 정자다. 이곳은 수양버드나무처럼 꽃가지가 늘어진 독특한 수양벚꽃이 포인트. 연못에 비친 정자와 벚나무의 모습이 마치 무릉도원을 연상케 해, 사진작가들이 즐겨찾는 출사 스팟이다. CNN은 보문정을 '한국에서 꼭 가봐야할 명소 50선'에 꼽기도 했다.세계문화엑스포가 열린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도 봄을 만끽하기 좋은 장소다. 경주타워와 전시관, 미술관 등 볼거리가 다양하고 야외 공원과 산책로도 잘 조성돼있다. 벚꽃길은 엑스포공원 뒤편 솔거미술관 앞길이 아름답기로 소문났는데, 경주 내 다른 벚꽃 명소에 비해 인파가 몰리는 편이 아니라 비교적 여유롭게 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대구 비슬산 참꽃대구 달성군의 비슬산은 전국 최대의 참꽃 군락지로 유명하다. 산 정상의 바위모양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 '비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상에서 낙동강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으며 봄철에는 철쭉과 참꽃, 가을에는 억새 군락이 눈길을 끈다. 또한 용연사 경내의 석조계단(보물 539호)과 대견사지 삼층석탑(대구 유형문화재 42호) 등 문화재도 품고 있는 산이다.해발 1천m 고지의 비슬산 정상에는 매년 봄이면 거대한 핑크빛 장관이 펼쳐진다. 기암군과 웅대하고 넓은 능선이 인상적인 정상부에 붉게 피어나는 참꽃은 어느 군락보다도 화려한 모습을 보인다. 일단 평탄한 고원분지에 꽃이 피기 시작하면, 조화봉에서 천왕봉 정상부까지 금세 불길이 타오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참꽃 군락지 중 하나로 손꼽힐만하다.참꽃을 보기 위한 비슬산 산행은 보통 현풍 방면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4월 하순의 참꽃을 보려면 비슬산자연휴양림에서 올라가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 조화봉 일대까지 오르면 가장 빠르게 참꽃 군락에 닿을 수 있어서다. 정상인 천왕봉까지 군락 전체를 조망하며 한달음에 갈 수도 있고, 가는 길에 대견사도 있다.걸어서 올라가기 힘들면 비슬산 명물 '반딧불이 전기차'를 타고 30분 만에 참꽃 군락지까지 편하게 올라갈 수도 있다.참꽃은 진달래꽃과 같다. 먹을 것이 여의치 않아 배를 곯던 시절,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달달한 간식거리여서 인간에게도 유용한 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반면 비슷하게 생겼지만 먹을 수 없는 철쭉은 개꽃이라고도 부른다.붉은 파도가 절정인 시기, 매년 35만명 이상이 찾는 비슬산참꽃문화제가 열린다. 보통 4월말~5월초에 개최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안전상의 문제로 취소됐다.# 대구 하중도 유채꽃대구 도심 속에서 너른 꽃단지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싶다면 하중도가 제격이다. 대평지에 펼쳐진 유채꽃의 향연이 이색적으로 다가올 듯하다. 너른 공간을 배경으로 누구든 꽃밭 속에서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구 북구 하중도는 금호강을 가로지르는 팔달교와 노곡교 사이에 위치한 22만여㎡ 규모의 섬이다. 채소를 무단 경작하는 등 방치되고, 상습 침수와 환경 오염에 찌들어있던 땅이 화려한 변신을 한 것은 2013년이다. 지자체가 계절별로 꽃단지를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봄에는 유채꽃과 청보리,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메밀을 심어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하중도 하류에는 하천 정화력을 가진 물억새를 심어놓았다. 계절마다 볼거리가 다양하다 보니 운암지수변공원, 함지공원, 구암서원, 침산정 등과 함께 대구 북구 8경 중 1경에 지정돼 있다.그 중에서도 4월 중순쯤 흐드러지게 피는 유채꽃은 놓칠 수 없는 장관이다. 9만8천500㎡에 이르는 대규모 유채꽃단지가 조성된다. 가족, 친구, 연인을 비롯해 유치원, 동호회 등에서 단체 관광을 오기도 한다. TV 드라마 등의 촬영지로도 소문나면서 매년 관광객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하중도를 통과하는 노곡교에 계단을 설치해 노곡교에서 하중도로 걸어내려갈 수 있다.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도보로 하중도를 찾는 것은 괜찮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주차장 등에 차량의 진입은 통제된 상태다. /매일신문=이연정기자 lyj@imaeil.com경북 의성의 산수유마을. 10만 그루 넘는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3월 말이면 절경을 이룬다. /의성군 제공경북 의성의 산수유마을은 봄이면 마을 전체가 노란빛으로 물든다. /의성군 제공지난해 경주 김유신장군묘를 찾은 관광객들이 벚꽃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경주시 제공지난해 비슬산 참꽃 군락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달성군 제공대구 하중도에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폈다. /대구 북구청 제공

2020-04-01 이연정

[新팔도유람]'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경남지역 드라이브 코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집에서만 생활해야 하는답답한 생활이 계속되면서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럴 땐 사람들과 접촉 하지 않고 바깥 나들이를 할 수 있는 자동차 드라이브도 권해볼 만하다.지난 2006년 국토해양부는 우리나라 도로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을 선정해 발표했다. 100선에는 사천과 남해를 잇는 '창선·삼천포대교'를 비롯해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 함양 지안재 야경, 거제 해금강 해안도로, 통영 산양일주도로 등 경남도내 14곳이 포함돼 있다.이후 많은 도로가 개설되면서 다양한 드라이브 코스가 나왔지만 정부가 인증한 경남도내 아름다운 길 14곳을 찾아 떠나보자.창원~고성 해안길 어촌·포구 정겨움 더해창포마을·동진대교 지나 공원·박물관도법동·세포마을은 낚시·캠핑 겸할수 있어# 창원 창포~고성 동해바닷길을 따라 드라이브도 하고 포구에 앉아 낚시도 할 수 있는 창원시 진전면 창포리~고성군 동해면 양촌리 국도 77호선을 찾아봤다. 창원 진전면 창포 해안길을 따라 고성군 동해면 외산리 동진교를 지나 고성군 내산리까지 이어지는 길은 시원한 수평선이 보이는 동해바다와는 달리 작은 어촌과 포구들이 정겨운 곳이다. 창원 진동면 태봉고 앞 국도를 따라가다가 진동면을 지나 신기마을 앞에 좌회전 신호가 있다. 여기부터 왼편 바다가 시원스럽게 보이기 시작하면 한국의 아름다운 길 이정표가 보이고 창포마을이 나온다. 썰물일 때는 긴 갯벌이 나오지만 밀물일 때는 언제 그랬냐 싶게 푸른 바다로 모습을 바꿔 볼 때마다 느낌이 달라진다. 창포마을을 조금 지나면 창포와 고성군 동해면을 잇는 연륙교인 붉은 색의 동진대교가 모습을 드러낸다.동진대교를 건너면 답답했던 마음을 뻥 뚫어주는 바다 풍경이 눈길을 잡는다. 대교 끝에서 왼쪽 길로 내려가면 외산리 마을로, 직진을 하면 내산리로 가게 된다. 두 갈래 길이지만 어느 길을 선택해도 상관없다. 두 길은 장군산과 노인산을 빙 둘러 공수바위산 인근 조선특구로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외산리 길은 바다 안쪽 길이어서 조용하게 낚시를 즐기거나 캠핑을 하기에 좋다면, 내산리 방면은 막포방파제와 해맞이공원, 내신방파제를 지나는 시원시원한 바닷길을 볼 수 있다. 공수바위산 앞 덕곡마을 앞에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가면 동해면사무소가 나오고 왼쪽으로 가면 거류면사무소로 이어진다. 동해면사무소 방면을 가면 동해중학교와 옛 성터가 나오고 건너편에는 당항포랜드와 자연사박물관도 보인다. 거류면사무소길을 택했다면 운전에 유의해야 한다. 구불구불한 길이 쉬지 않고 이어져 자칫 한눈을 팔다가는 사고 위험이 있다.모처럼 나간 길 제철을 맞은 봄 도다리 낚시도 해볼 만하다. 지금은 도다리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계절이라 갯지렁이와 릴낚시만 준비하면 어디든지 낚시가 가능하다. 동진대교를 지나면 도로를 따라 낚시꾼들이 즐비하지만 아이들과 캠핑도 겸하고 싶다면 법동마을이나 세포마을 선착장도 좋다. 오롯이 낚시만 하고 싶다면 곳곳에 있는 방파제도 좋다. 비교적 바다가 잔잔하고 풍경도 빼어나다. 해질녘 어둠이 내리면 산 너머로 어스레하게 남아 있는 붉은 빛이 또 다른 석양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5개 교량 연결 '창선~삼천포대교' 한려수도 절경 만끽 하동 쌍계사·진해 다양한 벚꽃길 '필수'함양 지안재 야경·남해대교 일몰 일품 몽돌해변과 동백숲 어우러진 해금강 해안도로도 강추# 경남의 또 다른 아름다운 길 100선■ 창선~삼천포대교 = 사천 대방동에서 남해군 창선면을 연결하는 다리다. 지난 2003년 개통했다. 이 다리는 길이 3.4㎞에 삼천포와 창선도 사이 3개의 섬을 연결한다. PC빔교인 단항교, 창선과 사천 늑도를 잇는 하로식아치교인 창선대교, 사천 늑도와 초량을 잇는 늑도대교, 초양섬과 모개섬을 잇는 종로식 아치교인 초양대교, 모개섬과 사천을 연결하는 콘크리트 사장교인 삼천포대교라는 5개의 교량이 연결돼 일명 다리박물관으로 불리며 한려수도의 절경과 어우러진 야경이 아름답다.■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 = 하동군 화개면 탑리~대성리에 있는 길이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이어주며 번성했던 화개장터에서 쌍계사의 초입까지 화개천을 따라 이어지는 벚꽃길이다. 진주, 산청, 구례 어느 지역에서 출발해도 봄꽃을 볼 수 있다. 벚꽃축제가 취소되기는 했지만 꽃구경 나온 차량들로 붐빌 수 있다.■ 진해의 아름다운 길 4곳 = 진해 벚꽃은 워낙 유명하다. 벚꽃이 피는 계절에는 인파들로 드라이브가 여의치 않다. 진해시 시민회관~북원로타리로 여좌천 벚꽃터널과 산새와 꽃들이 반기는 천자봉 산길 2곳은 가벼운 산책이나 등산로에 적합하다. 해안 관광도로와 태백동 안민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해안관광도로는 바닷길과 함께 황포돛대노래비와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 진해 해양공원 등 볼거리도 충분하다.■ 김해 가야의 거리 = 김해시 봉황동~구산동에 금관가야의 발상지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됐다. 가야문화 유적지를 중심으로 총연장 2.1㎞에 달한다. 주변에 산재한 봉황동 유적, 수로왕릉, 대성동고분군, 국립김해박물관을 볼 수 있다. 드라이브 보다는 산책길에 어울린다.■ 함양 지안재 야경 =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에서 함양읍 구룡리를 연결하는 도로로 드라이브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평탄한 길이 아니라 구절양장처럼 굽이굽이 치는 고갯길로 각종 광고나 영화에도 나올 만큼 유명한 곳이다. 지안재라고도 하지만 오도재라고도 한다. 밤에는 뱀이 지나는 것 같은 야경도 찍을 수 있다.■ 남해대교와 남면해안도로 = 남해대교는 남해군 설천면~하동군 금난면 국도 19호선에 있다. 한국 최초의 현수교로 남해대교에서 바라보는 노량해협과 다도해, 그리고 일몰 광경은 일품이다. 보석처럼 빛나는 낙조가 아름다운 남면 해안도로는 평산항, 사촌해변, 가천다랭이마을, 앵강만 등이 이어진 천혜의 드라이브 코스다. ■ 거제 해금강 해안도로 = 학동몽돌해변의 몽돌 부딪히는 소리와 붉게 물든 동백 숲이 어우러진 해금강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첫 손에 꼽을 만하다. 인근에는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도 있다.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풍경은 코로나19로 답답했던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통영 산양일주도로와 통영대교 = 동백나무와 함께하는 꿈의 60리 산양관광도로로 불리는 이곳은 관광특구로 지정된 미륵도를 한 바퀴 도는 코스다. 굽이굽이 길과 바다로 빨려들어갈 듯한 코스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어우러져 기분을 들뜨게 한다. 일주도로 중간에 있는 달아공원은 석양이 아름다운 곳으로도 유명하다. 통영 미수동 통영운하 위에 설치된 대교는 밤이면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으로 마술의 세계에 빠져든 듯하다. /경남신문=이현근기자 사진/경남신문=전강용기자, 경남신문DB창원시 진전면 창포리를 지나 고성군 동해면 외산리 동진교를 건너면 바로 푸른 바다가 나타난다.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사천시 각산에서 바라본 창선·삼천포대교.거제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풍경.하동 십리벚꽃길.함양 지안재 야경.아름다운 야경 뽐내는 통영대교.

2020-03-25 이현근

[新팔도유람]'사랑이 싹트는' 전북 남원 봄나들이

4대 누각 '광한루' 대표 명물오작교·버드나무 등 '로맨틱'춘향 일대기 꾸민 테마파크도바래봉·정령치·선유폭포 등지리산 등반 '서북능선' 추천고원분지 운봉 동편제마을…황산대첩비·혼불문학관 눈길'미스터 션샤인' 배경 서도역관광객들 몰려 신흥명소 각광'춘향전의 고장' 남원에도 봄볕이 들었다. 겨우내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던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남원의 봄을 즐기려는 상춘객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남원은 성춘향과 이몽룡이 사랑을 나눈 광한루원, '어머니의 산'으로도 불리는 지리산, 소설 '혼불'의 무대가 된 옛 서도역 등 풍성한 봄철 볼거리를 품고 있다.# 춘향과 몽룡이 사랑을 속삭인 광한루봄은 사랑을 꽃 피우기 좋은 계절이다. 성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났던 광한루원은 춘향전의 주무대로 봄 나들이에 적격이다. 경회루, 촉석루,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4대 누각에 들어갈 만큼 만듦새가 뛰어난 광한루는 옥황상제의 궁전 광한청허부를 지상에 고스란히 옮겼다. 하늘나라 월궁을 광한루라 했고 그 아래 천상의 은하수를 상징하는 호수와 오작교를 놓아 정취를 더했다. 오작교는 견우와 직녀의 전설이 깃든 돌다리다. 최근 오작교의 다리 상판석에서 '원형 윷판성혈'과 '칠성성혈'이 발견돼 눈길을 끈다. 성혈은 돌 표면에 새긴 홈을 말한다. 조선 선조 15년(1582년) 당시 남원부사 장의국이 광한루를 수리하면서 다리를 새로 놓고 이를 오작교라고 부르게 되면서부터 광한루의 대표적인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오작교에 서린 우주관을 나타내는 원형 윷판은 상판석 중앙, 칠성성혈은 우측 상판에 새겨졌다. 향토 사학자들은 윷판의 원형은 달나라의 우주이고, 윷판 가운데 가로 세로로 새겨진 일곱 개 별의 성혈은 칠월과 칠석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했다.오작교와 함께 방장정, 영주각 등이 삼신산을 이룬다. 짙은 녹염의 물가로는 버드나무 고목이 줄지었고 깊고 짙은 숲그늘과 고풍스러운 전각들이 잘 어우러져 있다. 남문으로 가는 길에는 팔작지붕을 얹은 2층 누각인 완월정이 있다. 춘향관, 월매집 등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그네 등 전통놀이 체험장도 관광객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광한루원 인근에는 남원의 대표 먹자골목으로 꼽히는 추어탕 거리가 형성돼 있다. # 도심권 대표 관광지 '춘향테마파크'광한루원을 나와 요천을 가로질러 걸어서 오갈 만한 거리에 '춘향테마파크'가 자리한다. 만남, 맹약, 사랑과 이별, 시련, 축제 등 춘향의 일대기로 꾸며져 춘향과 몽룡의 사랑에 흠뻑 젖을 수 있다. 동헌과 옥사를 재현한 시련의 장에선 곤장을 치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사랑과 이별의 장에는 단심정이 자리했다. 남원시는 도심권 대표 관광지인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가족 단위와 젊은층 관광객들을 위한 체험·관광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남원시는 내년까지 민간자본을 들여 춘향테마파크와 함파우소리체험관, 김병종시립미술관을 연결하는 총연장 2.16㎞의 관광형 모노레일을 설치할 예정이다. 남원항공우주천문대 주변 집타워에서 출발하는 2개 코스의 집와이어도 설치된다.# '어머니의 산' 지리산남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지리산 등반코스는 서북능선이다. 서북능선은 남원시와 구례군에 걸쳐 있는 운봉∼바래봉∼팔랑치∼부운치∼세걸산∼정령치∼만복대∼고리봉∼성삼재∼노고단 구간을 일컫는다. 총 18.4㎞로 하루에 주파하기에는 쉽지 않다. 지리산은 '어머니의 산'이다. 우리나라 다른 산에서 찾아보기 힘든 큰 스케일로 전북·남, 경남 등 3개 도, 5개 시·군, 15개 면을 품고 있다. 봄철 지리산 볼거리는 바래봉과 정령치가 압권이다. 정령치 아래 선유폭포는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으며 일상에 지친 등산객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봄기운이 완연한 지리산 뱀사골은 반야봉과 토끼봉 사이에서 반선마을까지 뻗어내린 골짜기로 9.2㎞의 구간이다. 계곡 곳곳에 기암괴석이 널렸고 깊은 소(沼)가 입을 벌리고 있다. 높은 산을 오르는 게 버겁다면 운봉 동편제마을의 황산대첩비, 판소리 가왕 송흥록·국창 박초월 생가를 비롯해 혼불문학관 등을 찾아봐도 좋다. 해발 470m 고원분지에 위치한 운봉읍 동편제마을은 150년 이상 된 소나무 92주가 동구숲 형태를 이루고 있다. 산양치즈, 소시지 가공, 판소리 등 다양한 체험 자원이 풍부하고 지리산 둘레길 2코스와도 연계돼 연중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남원의 핫플레이스 '서도역'1932년 일본제국주의강점기 시절 세워진 서도역은 당시 양식 그대로 목조 건물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2001년 남원역의 신축과 함께 폐쇄돼 현재는 기차가 다니고 있진 않다. 하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아 보존되고 있다. 이곳은 옛 정취가 그대로 살아있어 이준익 감독의 '동주' 등 각종 영화·드라마 촬영 장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한 방송사에서 구한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이곳에서 촬영되면서 드라마의 배경지였던 남원시 사매면 '옛 서도역'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소설가 최명희의 '혼불' 배경지이기도 한 옛 서도역에서는 현재 간이 콘서트는 물론, 뮤직비디오 촬영과 유명 모델들의 화보촬영까지 이어지며 주말 하루 평균 100여 명 이상이 찾는 곳으로 화려하게 탈바꿈했다.만남과 이별이 엇갈리는 역이라는 장소의 특성과 함께 아름다운 풍광이 어우러져 SNS 등에서 남원의 신흥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전북일보=신기철기자남원 광한루원. 성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난 곳으로 춘향전의 주무대다. /남원시 제공지리산 정령치 아래에 있는 선유폭포. /남원시 제공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지리산 뱀사골. /남원시 제공소설 '혼불'의 배경지인 서도역.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이 촬영된 곳이다.

2020-03-18 신기철

[新팔도유람]'시간여행의 도시' 전남 나주

나주목문화관·금학헌·금성관 등 읍성 역사공부 / 서성문 인근 '39-17 마중'에선 동학농민혁명 접해'나빌레라 센터' '남도 정미소' '밀레날레 마을미술관 Ⅰ관' 등 도시재생이 낳은 문화공간들도 많아나주는 시간여행의 도시다.'2천년 시간여행 나주'와 '천년목사고을 나주'라는 문구는 예로부터 남도 행정과 문화의 심장부였던 나주 역사의 깊이와 폭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나주읍성권을 비롯해 영산포 근대문화권, 반남고분군 등 나주 볼거리는 다채롭다.'코로나 19'를 날려버릴듯한 봄볕을 받으며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나주를 찾아 '뚜벅이' 시간여행을 떠난다.# 나주읍성, 시간 속을 걷다광주에서 국도 1호선을 따라 나주에 들어서면 옛 4대문중 하나인 동점문(東漸門)이 시야에 들어온다. 일제강점기에 헐렸던 것을 지난 2006년 9월에 복원했다. 적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성문 앞에 반원형의 옹성(甕城)을 둘러친 것이 특이하다.나주여행은 마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까마득하게 오래된 2000년 역사의 속살을 헤집는 시간여행이다. 두발로 걸어가며 나주목(牧)문화관을 비롯해 인접한 목사내아(금학헌), 금성관을 차례로 거쳐 '호남의 행정중심지'였던 나주의 역사 속으로 들어간다.나주목문화관에서는 '나주읍성 둘러보기' 등 6개 공간을 돌아보며 나주의 역사변천과 인물, 읍성내 관청 등에 대해 상세하게 접할 수 있다. 옛 나주읍성 모습은 축소모형으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웅장한 '나주목사 행렬행사' 역시 70여 명의 인물을 한지 인형으로 생생하게 재현해 눈길을 끈다.'금학헌'(琴鶴軒)으로 불리는 목사내아(內衙)는 나주 목사가 거처하던 살림집이었다. 성안에 있던 관아건물 가운데 '금성관'(객사)과 '정수루'(동헌 출입문)와 함께 원형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현재는 전통문화 체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선정을 베푼 목민관으로 유명한 '학봉 김성일 방'과 '독송 유석증 방', 인·의·예·지실이 마련돼 있어 숙박을 할 수 있다.마당에는 호두나무와 벚나무가 심어져 있다. 담장에는 '벼락 맞은 팽나무'가 여전히 강한 생명력을 보이고 있다. 금학헌을 찾은 관광객들은 기적적으로 소생한 팽나무 앞에서 소원을 빌기도 한다.금성관(보물 제2037호)은 나주읍성 한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금성관에 궁궐을 상징하는 궐패(闕牌)와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殿牌)를 모셔놓고 매달 음력 초하루와 보름에 대궐을 향해 망배를 올렸다고 한다. 금성관 좌우 부속건물인 동익헌·서익헌은 사신이나 중앙관리들이 묵는 객사로 활용됐다.금성관 북쪽 모퉁이에 자리한 '사매기 째깐한 박물관'은 나주여행에서 지나칠 수 없는 공간이다. 곰탕집을 운영하는 이상덕 관장이 정성스레 모은 '옛날 나주 사매기 사람들이 사용했던 귀중한 생활용품'들로 가득하다. '째깐한'은 '작다'라는 의미의 전라도 말이다.입구에는 나주극장이 1990년대 문을 닫기 전 마지막으로 뿌린 영화 '돌아이2'(1986년 작) 전단지가 붙어있다.내부에는 '박물관 보물 1호'라는 타이틀을 붙인 헤어진 검정고무신과 반짇고리를 비롯해 나주곰탕을 끓일 때 사용한 '황동 가마솥'과 목화솜 무게를 잴 때 쓴 '목화 저울', 삼베를 짤 때 사용한 '부티'와 '베 바디', 대청문짝을 들어 올려 고정하는 '박쥐 들쇠', 나주 유일의 조선시대 군사 훈련교범, 가난한 나주선비가 사용했을 서안(書案)과 천자문 등 나주의 오랜 역사가 배어있는 손때 묻은 물건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금성관에서 나주향교 까지는 500여m 거리. 거란족 침입때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나주로 몽진(蒙塵)한 고려시대 현종과 연관 있는 '사매기' 길을 싸목싸목 걸으며 나주 역사를 음미하기에 제격이다.나주향교 건물배치는 앞에 제사공간을, 뒤에 학습공간을 둔 '전묘후학'(前廟後學) 형태이다. 대성전(보물 제 394호) 일부 벽체에 쓰인 흙은 공자 고향인 중국 산둥 성 곡부에서 가져왔다고 알려져 있다. 유학을 강학하던 명륜당과 유생들이 글공부를 하며 유숙하던 서재(西齋)를 돌아본다. 500년생 비자나무 한 그루가 푸르다.# 서성문에서 만나는 125년 전 동학의 역사나주향교와 이웃하고 있는 복합문화공간 '39-17 마중'에서 나주를 중심으로 한 근대사와 마주하게 된다. 바로 동학 농민혁명이다.1894년 음력 4월 27일 전주성을 함락한 농민군은 여세를 몰아 나주성 주변을 포위한다. 당시 농민군은 나주지역을 제외한 호남지역을 완전히 장악한 상태였다. 7월 1일부터 손화중과 최경선, 이방언, 이화진 등이 이끄는 농민군들이 나주성을 본격적으로 공격한다. 4개 문 가운데 서성문(西城門)을 집중 공략했다. 그러나 농민군의 수차례에 걸친 총공세에도 끝내 성문을 열지 못했다. 이에 8월 13일 지도자 전봉준은 10여명의 부하를 데리고 나주성에 들어가 나주목사 민종렬을 직접 만나 '나주성을 넘기라'는 담판을 시도하기도 했다.이 당시에 수성군 도통장(都統將)을 맡은 난파(蘭破) 정석진(1851~1896)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농민군 평정하는데 큰 공을 세운 그는 해남군수에 제수된다. 이듬해 11월 개화파 김홍집 내각이 단발령을 내리자 1896년 2월 정석진은 나주유림과 함께 의병을 일으킨다. 그러나 관군에 체포돼 남문 밖에 위치한 전라우영(全羅右營)에서 처형된다.난파의 큰아들인 정우찬이 1915년 선친을 추모하는 뜻에서 난파정을 재건축했다. 그리고 난파의 손자인 정덕중은 홀로 계신 어머니를 위해 1939년에 목서원을 지었다. 한옥과 일본, 서양식을 절충해 만든 독특한 구조이다.나주의 아픈 역사를 머금은 이곳은 2017년에 전주출신 사업가 남우진씨가 한옥숙박과 공연, 전시를 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과거 쌀 창고였던 카페에서는 커피 외에 나주 배와 나주 딸기를 이용한 차를 판매한다. '39-17 마중'과 서성문은 지척이다.# 도시재생 통해 나주 근·현대 역사 살려내200여m 길이의 서성문 성벽 하단이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팽나무 고목을 지나 나주천을 따라가다 보면 '나빌레라 문화센터'에 닿는다. 비단실을 생산하던 전남 최대의 잠사(蠶絲)공장이 폐산업시설 재생사업을 거쳐 문화예술 창작발전소로 탈바꿈했다.나주시내 도시재생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11월 개관한 '남도 정미소(情味笑)'는 본래 1920년께 만들어져 나주평야에서 수확한 나락을 찧어 도정하던 곳이었다. 도시재생을 통해 정(情)과 맛(味), 웃음(笑)이 함께하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옛 금남금융조합(고조현 외과)옆에 위치한 나주 밀레날레 마을미술관Ⅰ관은 나주읍성을 무대로 펼쳐진 작가들의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2016년 처음 열린 '밀레날레'는 1천년을 의미하는 '밀레'(Mille)와 '비엔날레'(Biennale)를 합쳐 만든 말로, '천년에 한번 열리는 행사'를 의미한다. '우리네 야그(이야기) 좀 들어보소'(김연희 작가)를 포함해 22개의 작품들이 시내 곳곳에 설치돼 있다."'얘기(이야기) 보따리'에 와서 '얘기 곳간' 열쇠를 꺼내요. 번호 키를 가지고 가서 그 번호 문을 열면 얘기 거리가 나오고 테이블에 앉아서 서로 얘기를 나누는 거죠."이진나 마을미술 해설사의 설명이다. 벽에는 책보에 잘 싸인 70여개의 '얘기 보따리'가 부착돼 있다. 방문자는 많은 보자기 가운데 하나를 마음대로 고른다. 보자기를 풀어보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열쇠가 나온다. 직접 해보니 인문학자와 미술작가가 함께 만들었다는 '자미산 할미바위' 이야기 자료가 나왔다. '밀레날레' 작품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읍성여행도 좋을 듯싶다. 광주일보/글·사진=송기동기자나주목(牧)문화관에 전시돼 있는 '나주목사 행렬행사' 축소모형.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천년고도 목사고을' 나주 시간여행의 시작점인 금성관(보물 제2037호).나주 목사가 거처하던 살림집인 목사내아(內衙).1895년 동학 농민군의 피울음이 배어있는 나주 서성문.나주평야에서 수확한 나락을 찧던 도정공장에서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남도 정미소(情味笑)'./나주시 제공잠사(蠶絲)공장에서 문화예술 창작발전소로 변신한 '나빌레라 문화센터'.1939년과 2017년의 시간을 잇는 복합문화공간 '39-17 마중'.

2020-03-11 송기동

[新팔도유람]대전·청주 잇는 '대청호 오백리길'

자연부락·소하천 포함 등산로·산성길·옛길 등 200㎞ 21개 테마4구간 '슬픈연가' '7년의 밤' '창궐' 등 드라마·영화 촬영 유명세1구간 캠핑장·민평기 가옥… 2구간 농촌체험 가능한 찬샘마을3구간 관동묘려·5구간 백골산성·21구간 구룡산장승공원 추천비상등을 켠 채 이대로 도롯가에 멈춰 서고 싶은 날이 있다.삶이 주는 막막함이다. 질퍽한 흙길을 지나 땅 끝에 닿았다. 미혹과 번뇌를 벗어난 깨달음의 피안(彼岸)은 물 한가운데 섬처럼 떠 있는 듯 했다.미동조차 없는 거대한 호수에 오리 한마리가 떠다닌다. 그 움직임이 작은 파동으로 발끝에 전해졌다.'괜찮다'. 나무숲에 부는 바람이 말해주었다. '아무 것도 아니다'. 이름 모를 빛깔 고운 새가 지저귄다.수면 위로 부서지는 햇빛이 눈부시다. '너의 삶도 그러할 것이다'. 물과 바람과 햇볕이 건네는 나지막한 목소리에 눈을 감고, 가만히 귀 기울여 들었다.대청호오백리길에서는 누구나 오롯이 혼자였으나 결코 결핍하진 않았다.대청호는 대전과 충북 청주 등지를 걸치고 있는 인공호수다. 오른쪽으로 청주 상당구 문의면 덕유리, 왼쪽으로 대전 대덕구 미호동을 가르는 대청댐이 5년여 공사 끝에 1980년 12월 들어서면서 길이만 80㎞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졌다. 여기에 가두고 있는 물은 14억9천만t으로 국내 최대인 소양호, 충주호 다음이다.대청호는 대전·충청권의 젖줄이자 지역주민들의 쉼터에서 10년 전 사람과 산과 물이 만나는 녹색생태관광사업의 하나로 '대청호오백리길'이 조성돼 한해 200만 관광객이 찾아오는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2011년 8월 대전발전연구원 녹색생태관광사업단이 발행한 소식지를 보면 대청호오백리길의 역사적 유래가 나온다. '대전·충청권 지역 대청호 주변 자연부락과 소하천을 모두 포함하는 200㎞ 도보 길로 등산로, 산성길, 임도, 옛길 등을 포함하고 있다. 5개 지자체 도보길인 대전 대청호로하스길, 대청호반길, 옥천 향수길, 보은길, 청남대 사색길 등을 포함하고 대청호 전체 상징성과 대전·충청권에 걸쳐 있는 대청호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해 대청호오백리길이라 했다.'21개 테마 길로 이뤄진 대청호오백리길의 대전 구간은 두메마을길(1구간), 찬샘마을길(2구간), 호반열녀길(3구간), 호반낭만길(4구간), 백골산성 낭만길(5구간), 대청로하스길(21구간) 등 6개 구간이다. 6~20구간은 충북지역이다. 이중에서도 호반낭만길은 2005년 권상우·김희선 주연의 드라마 '슬픈연가' 이후 '트루픽션', '7년의밤', '창궐' 등 여러 영화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마산동삼거리~드라마촬영지~자연생태관~추동취수탑~연꽃마을~엉고개~신상교로 이어진다. 천천히 12.5㎞ 거리를 걸으면 6시간가량 걸린다.대청호 물길을 옆에 낀 데크로드를 따라 걷다 보면 건너편 야트막한 산들이 물위로 비쳐 자연의 데칼코마니가 성큼 다가와 있다. 한가로이 노니는 오리와 마주치기도 한다. 데크로드 끄트머리에 다다르면 슬픈연가 촬영지 안내판이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흙길이다. 막힘 없는 길에서 구불구불하고 물기 젖은 길로의 진입이다. 그 길 끝은 한걸음 내디디면 깊은 물길로 이어지는 가지 못할 길이었다. 바다가 없는 내륙의 땅 끝, 물의 길 초입에서 40여년 전 댐 건설과 함께 수몰된 압실마을이 떠올랐다. 청원 문의면 문덕리 대표 부락으로 마한시대부터 대물림하며 살아왔고 우리나라 남방계 취락과 북방계 중부지방의 건축양식이 잘 어우러진 곳이었다고 전해진다. 댐 조성 당시 4천75가구, 2만6천여명의 원주민들은 조상대대로 지켜온 고향을 떠나야 했다. 70m 깊은 물 밑에 이들의 흔적이 아득하게 잠겨 있다.두메마을길(1구간)은 대청댐물문화관~숫고개~미호동산성~비상여수로~삼정마을~이현동 거대억새밭으로 연결된다. 2012년 12월 준공된 비상여수로댐 인근에는 로하스가족공원워터캠핑장이 있다. 이씨·민씨·강씨가 살아 삼정동이라 불리는 마을과 조선후기 고종황제때 승지를 지낸 민후식이 처음 지은 '민평기 가옥'도 이 구간의 볼거리다. 찬샘마을길(2구간)은 무섭고 슬픈 역사의 길이다. 계족산성에서 북동쪽으로 6㎞ 지점에 있는 성치산 정상을 둘러 싼 성치산성(대전시기념물29호)을 내려오면 윗피골(성황당고개)에 도착한다. 마을 뒷산에 석축 성곽인 노고산성(대전시기념물19호)이 있고 후삼국시대 후백제 견훤의 군사와 신라가 이곳에서 큰 싸움을 벌여 그 피가 내를 이뤄 내려왔다고 한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피골이다. 이후 직동에 이어 찬샘마을로 바뀌었다. 대청호 주변 전형적인 시골마을에서 농촌체험과 숙박이 가능한 체험학습 특화마을로 변화하고 있다.호반열녀길(3구간)에서는 관동묘려(寬洞墓廬)를 빼놓을 수 없다. 열부 정려를 받은 쌍청당 송유(1389-1446년)의 어머니 유씨부인이 1452년(문종2년) 82세로 세상을 등지자 장례를 지내고 옆에 건축한 재실(齋室)이다. 대청에 '관동묘려'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백골산성 낭만길(5구간)은 신상교~강살봉~백골산성~방축골길~와정삼거리 13㎞다. 마산동산성 동남쪽 대청호 건너편에 400m 둘레로 지어진 테뫼식 산성이 백골산성이다. 석축 성벽이 무너져 원래 모습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그 아래로 물이 갈라놓아 섬이 된 대청호의 산하를 탁 트인 시야로 조망할 수 있다. 청원 문의대교에서 시작하는 대청로하스길(21구간)은 대청호물문화관에서 길을 접는다. 2004년 3월 대전에 내린 100년 만의 폭설로 부러지고 쓰러진 구룡산 소나무를 다듬어 장승으로 만든 구룡산장승공원이 주요 코스다. 대청로하스길과 이어지는 수변에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 대청문화전시관과 대청공원이 나온다. /대전일보=문승현기자대청호 오백리길에서 바라본 대청호. /대전마케팅공사 제공연꽃마을 전망 좋은 곳. /대전마케팅공사 제공영화 '7년의 밤' 촬영지. /대전마케팅공사 제공전망쉼터. /대전마케팅공사 제공

2020-03-04 문승현

[新팔도유람]호반의 도시 춘천 서면 '낭만 드라이브'

의암호변 이어진 도로 빼어난 경관 '핫플레이스'SNS 달구는 '포토존' 카페들… 야외정원 등 인기레고랜드 들어설 중도, 소양강 너머 '도심야경' 매력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강원도 춘천시 서면은 시내에서 가려면 배를 타야 할 정도의 교통 오지였다.이제는 의암호변을 끼고 이어진 도로가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찾아올 만큼 빼어난 드라이브 코스로 '핫'하다.사계절 특유의 경관을 뽐내는 의암호와 중도가 한눈에 보이는 풍경을 지닌 카페들은서면을 SNS·인터넷 스타로 만들었으며 많은 이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카페만 방문한다면 이곳을 다 즐겼다고 할 수 없다.주변에는 애니메이션박물관, 박사마을 어린이글램핑장 등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춘천 서면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핫플레이스다.# 의암호 보며 인생샷 '찰칵'의암호와 중도의 수려한 풍경을 감상하면서 힐링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각양각색의 카페들은 드라이브 코스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강에서 부는 상쾌한 바람을 타고 커피 향이 코끝을 스쳐 지나가면 가던 길을 멈추게 된다.도로변 곳곳에서 성업 중인 카페만 어림잡아 5곳 정도다. 카페에서 보이는 리버뷰는 1분1초를 매번 셔터 찬스로 만들 만큼 매력적이다. 자신의 SNS에 사진 한 장을 게시한다면 "이곳이 어디야?"란 댓글이 끊임없이 달릴 것이다. 들어갈 때 휴대폰 배터리양을 확인해야 한다. 휴대폰이 꺼지는 순간 그 광경을 카메라 사진으로 담지 못하는 아쉬움을 가득 안고 카페 문을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카페 카르페와 이디아커피 춘천의암호점은 주말마다 매장이 꽉 찰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의암호가 보이는 야외 정원 때문이다. 주말에 야외 정원에서 푹신한 소파에 앉아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소소한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인근의 아메카제와 카페룬, 어반그린 등과 같은 카페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입맛대로 커피를 맛볼 수 있는 명소다.# 중도에서 즐기는 로맨틱한 야경에 '심취'해가 떨어진 시간에 춘천대교를 지날 때 어두운 중도를 홀로 밝히는 건물이 궁금증을 자아낸다.이제는 레고랜드가 들어설 중도를 차를 타고 다닐 수 있다. 구불구불한 길을 화살표대로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비엔나커피하우스 춘천레고랜드점. 이곳의 3층 야외 테라스의 경치는 날이 풀릴 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눈치 싸움이 치열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곳이다.걸어가기에는 너무 먼 거리로, 드라이브 삼아 들어가면 제격이다.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게 되는 이유는 소양강 건너편 춘천의 도심 야경을 한 눈에 감상 할수 있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도 야경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높이 6m '태권V' 반기는 '애니메이션 박물관'예전 자료부터 토이로봇관까지 '온가족 만족'자연 놀이터 박사마을 어린이글램핑장도 추천# 어린 시절 추억과 낭만 '가득'아이들에게는 놀이공간이고, 부모들에게는 추억을 제공하는 장소인 애니메이션 박물관도 춘천 서면의 명소다. 2003년에 개관해 누적 50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 만점인 공간이다. 지난해 50만명이 방문하면서 명실공히 전국구 이색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박물관에서는 애니메이션 역사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의 촬영 기법, 카메라, 자료 설명 등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1915년 흑백 영상부터 현재까지의 디지털 애니메이션 변천사를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수많은 제작진의 노력과 손길로 그림 한장씩 모인 짧은 영상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실감이 된다.1층의 상상의 계단을 올라가면 2층부터는 국가별 애니메이션관이 조성됐다. 재팬과 애니메이션의 합성어인 '재패니메이션'의 캐릭터들과 월트 디즈니사 대표 캐릭터이자 미국의 상징인 '미키마우스'까지 설명돼 있는 애니메이션관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가 봤던 만화다"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게 만든다.이 밖에 본인의 얼굴을 구름빵, 뽀로로 등의 캐릭터와 자동으로 합성해주는 체험을 할 수 있고, 달려라 하니 등의 한 장면에 자신의 목소리를 입히는 더빙관이 마련돼 있어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놀러가기에 제격이다.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에 가족, 연인의 목소리를 담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경험이 될테다. 또 6m 높이의 로보트 태권V가 있는 공간은 1970년대 영화관·만화방을 재현해 포토존으로 손색이 없다.애니메이션박물관 옆에 토이로봇관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마리오네트 로봇 공연단이 아이돌 뺨치는 절도있는 칼군무로 아이들을 반기고 있다. 또 내부에서는 로봇 레이싱, 축구 등 게임과 함께 삼삼오오 모여 각자 흥미로워 보이는 게임들을 즐긴다. 토이로봇관의 꽃인 K-POP에 맞춰 춤추는 로봇들을 따라 꼬물꼬물 춤추는 자녀들을 본다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공연은 오전 2번, 오후 5번 총 7번의 로봇 댄스타임이 시작되며 러닝타임은 13분 가량이다.# 자연 감성 놀이터로 '활력 충전'춘천 서면에 들르기 전에 간단한 요깃거리나 도시락을 챙기는 것도 좋다. 박물관 뒤쪽에 1만5천㎡ 규모의 넓은 잔디밭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암호가 보이는 이곳은 피크닉 장소로 유명하다. 강변 앞의 새파란 들판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있으면 이보다 큰 힐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또 인근에는 올해 조성된 도내 최초의 동물없는 동물원이 있다. 'Jump AR'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이언트 캣, 자이언트 비룡, 웰시코기, 알파카, 아기비룡, 레서판다, 아기 고양이 등의 동물과 놀 수 있다. 스마트폰을 터치하면 동물들의 사랑스러운 애교도 볼 수 있다. 박물관 방문객들은 실감나는 동물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아 저장 또는 공유할 수 있다.근처에는 박사마을 어린이글램핑장도 있다. 현재 동절기 휴장 중이지만, 다음달 말부터 운영이 재개되면 자연 속에서 낭만을 즐길 수 있다. /강원일보=김인규기자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춘천시 서면 의암호변에 모여있는 카페들. /강원일보=사진부레고랜드가 들어설 중도 비엔나커피하우스 춘천레고랜드점에서 감상할 수 있는 춘천 도심의 야경. /강원일보=사진부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6m 높이의 로보트 태권V. /강원일보=사진부춘천시 서면 강원정보문화진흥원 내 갤러리 툰. /강원일보=사진부

2020-02-26 김인규

[新팔도유람]19세기 후반 모습 간직한 '인천 개항장 거리'

인천역 출발 '차이나타운' 짜장면 박물관·조계경계석·대불호텔 보고은행거리 지나 제물포구락부·자유공원 잇는 '역사공부 코스' 매력적근대건축물 개조한 '아트플랫폼' '한국근대문학관' 볼만한 문화공간옛 병원 리모델링 등 아날로그 정취 살린 '싸리재' 다양한 카페 눈길19일은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과 동면하던 개구리가 깬다는 경칩 사이의 우수(雨水)였다.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펴고선 19세기 후반 개항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인천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인천의 시간 여행지는 중구청을 중심으로 멀지 않은 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걷기 여행의 최적지이다. 대한민국과 인천의 역사를 담고 있는 시설들과 옛 식당, 옛 건물을 리모델링해 변모한 문화 공간과 특색있는 카페까지 다양하게 펼쳐져 있는 곳이다. 여행객들은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서 보고, 먹고, 쉬면 된다.도심의 특성상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 그중에서도 전철을 이용해 인천 중구까지 접근하면 좋다. 경인선의 동인천역과 인천역, 수인선을 이용한다면 신포역과 인천역을 기점으로 취향에 맞춰 동선을 짤 수 있다. 1~2시간 코스부터 여유 있게 걷고 즐길 수 있는 하루 코스까지 다양하다.# 역사 여행인천역에서 출발하면 길 건너편의 붉은 '패루(牌樓)'와 마주하게 된다. 패루를 지나면 차이나타운 거리가 펼쳐진다. 중국음식점이 몰려 있는 이곳은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북성동 행정복지센터 쪽으로 접어들면 '짜장면 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짜장면의 발상지인 '공화춘' 건물을 리모델링해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2층 규모의 이곳에선 짜장면에 대한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박물관을 나와서 '인천화교중산학교'를 지나 내리막길을 따라가다 보면 조계경계석이 있다. 조계경계석을 정면으로 볼 때 왼쪽이 청나라 조계지, 오른쪽이 일본 조계지다. 조계지란 개항도시에 자리잡은 외국인 거주지를 뜻하며, 이들 외국인은 행정권, 경찰권을 포함해 치외법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조계석을 뒤로 하고 가다보면 왼편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로 1888년 건립됐으며, 2년 전 복원된 대불호텔을 만날 수 있다. '양탕국'으로 불린 커피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제공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대불호텔에서 일본조계지로 들어서면 '은행거리'가 시작된다. 이 거리에는 옛 '일본제1은행' '일본18은행' '일본58은행'이 줄지어 있다. 일본18은행 건물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재개관해 이 일대 근대건축물의 모형을 전시하고 기능을 설명하고 있어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은행거리에서 자유공원 쪽으로 방향을 틀면 개항기 일본영사관 자리에 1933년 건립된 중구청 건물이 나오며, 중구청을 오른편으로 끼고 오르막길을 따라가면 19세기 후반 개항장 일대에 거주하던 미국, 영국, 이탈리아, 중국, 일본 등 외국인이 사용한 고급 사교 클럽인 '제물포 구락부'가 있다. 제물포 구락부 옆 계단을 오르면 원래 '각국공원'으로 불리던 자유공원에 다다른다.응봉산 정상에 조성된 자유공원에는 개항 당시만 해도 '존스턴 별장'을 비롯한 외국인 사택과 공장 등이 들어서 있었지만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초토화되면서 대부분 소실됐다.현재는 인천상륙작전의 시발이 된 월미도를 바라보는 맥아더 장군의 동상 등이 남아 있다. 공원에선 가깝게는 인천항, 멀게는 인천대교까지 내려다보인다.이 밖에도 개항장 거리 일대에는 한국 야구가 처음 시작된 '웃터골 운동장' 터가 있는 제물포고등학교를 비롯해 인천기상대, 내리교회, 답동성당 등이 도처에 있다. # 뉴트로 여행뉴트로란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인천 개항장 거리에는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인 뉴트로에 부합하는 여행지 또한 다수 있다. 수십 년에서 100여 년 된 건물들을 리모델링해 문화 공간이나 카페로 변모한 곳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공간들이다. 앞서 소개한 역사 여행을 하다가 휴식 차원에서 들려도 되고, 이들 공간만을 추려서 여행 코스로 짜도 충분히 인천 개항장 거리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인천 중구청 인근의 카페 팟알, 인천아트플랫폼, 한국근대문학관카페 팟알(Cafe POT R)은 1880년대 말~1890년대 초에 지어진 3층 일본식 점포 주택을 개조해 꾸며졌다.이곳은 해방 전까지 인천항 하역 노동 인력을 공급했던 하역회사 사무소 겸 주택이었다. 건물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시 문화재로 지정됐다. 1층은 입식, 2층과 3층은 다다미방으로 이루어졌다. 1층에 인천 개항 역사를 소재로 한 머그잔, 엽서, 노트, 텀블러 등의 각종 문화 상품과 인천 관련 도서를 전시·판매한다. 대표 메뉴는 팥빙수, 단팥죽이다. 인천아트플랫폼은 개항기 근대건축물과 1930~1940년대에 지어진 건물들을 개조해 창작스튜디오, 공방, 교육관, 전시장, 공연장 등으로 조성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창의적인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사진, 그림, 조각 작품들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한국근대문학관은 일제강점기에 물류창고, 김치공장이었던 건물을 문학관으로 개조했다. 옛 자취가 가득한 외벽과 목조 천장 구조물을 최대한 보존했다. 1890년대 계몽기부터 1948년 분단에 이르기까지의 한국 근대문학 자료를 총망라해 전시한다. 현진건, 한용운, 염상섭, 최남선, 김소월 같은 근대문학 대표 문인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 인천 근현대를 주름잡던 싸리재애관극장에서 동인천역을 연결하는 고갯길이 싸리재다. 동인천역이나 신포역에서 접근하기가 좋다. 옛날 이 길엔 싸리나무가 많았다고 한다.지금은 낙후한 거리가 되었지만, 100여 년 전부터 인천의 문화 교류는 신포동과 싸리재, 배다리를 거쳐 경인선 철도를 통해 서울로 이어졌다. 최근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싸리재의 아날로그 정취를 살린 카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카페 '싸리재'는 지은 지 90년 된 목조 카페이다. 이 곳에선 노부부가 커피를 내리며, 카페 안쪽에는 노부부의 100년 된 한옥 살림집이 있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부부는 축음기를 수집하고, 레코드판 음악을 들려준다.백열전구를 만드는 일광전구는 폐업한 산부인과를 개조해 카페 '일광전구라이트하우스'로 개업했다. 병원의 흔적을 최대한 살려 공사했으며 안으로 들어가면 여러 개의 공간이 미로처럼 연결돼 있다.LED가 백열전구를 대체하면서 전구 회사들이 백열전구 생산을 중단했지만 일광전구는 백열전구를 문화 공간에 접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브라운핸즈 개항로'는 싸리재 꼭대기에 있던 폐업한 이비인후과 병원이 카페로 바뀌었다. 황토색 타일을 붙여 지은 4층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접수창구였던 공간이 먼저 반긴다.환자들이 대기했던 나무 의자와 서류 수납함, 캐비닛 등 병원 기물 등을 활용해 실내를 꾸몄다. 가파른 계단과 깨진 타일과 벽면을 고스란히 살렸다. 이 밖에도 지면 관계상 소개하지 못한 공간이 수두룩하다. 인천관광공사가 최근 펴낸 '빈티지여행 인천'에 수록된 인천 중·동구의 문화 공간과 카페는 30여 곳에 이른다. 직접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곳들이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위부터)제물포구락부, 청일조계지 경계계단, 대불호텔·중구생활사박물관, 인천개항박물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인천아트플랫폼. 출처/인천관광공사 가이드북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 차이나타운 전경. /인천관광공사 제공인천 중구청 앞 개항장 거리. /인천관광공사 제공인천아트플랫폼 야경.카페 브라운핸즈 개항로. /인천관광공사 제공인천 신포동과 동인천역을 잇는 싸리재 거리. /인천관광공사 제공카페 일광전구라이트하우스. /인천관광공사 제공

2020-02-19 김영준

[新팔도유람]영욕의 세월 간직한 제주 역사의 산실

조선시대 518년간 섬 중심 역할해온 공간선정베푼 기건·허명 등 286명 목사 다녀가많은얘기 품은 읍성 일제 훼철령따라 철거근대화 부흥불구 관공서 빠져나가며 쇠락제주성(城)은 조선시대(1392~1910년) 518년간 제주의 중심지였다. 성곽 길이는 3㎞에 이르렀고, 바다 방면을 제외해 동문·남문·서문 등 3개문이 있었다.이 고도(古都)는 제주목 관아(濟州牧 官衙)에서 다스렸다. 조선시대 제주목사는 군사·행정·사법 등 전 분야를 지휘·감독했다. 이런 까닭에 제주목사의 동헌은 8도 관찰사가 머물던 감영과 마찬가지로 영청(營廳)이라 불렀다.제주목사는 병마수군절제사(兵馬水軍節制使)라는 군직을 겸임, 육·해군을 통솔했다.조선시대 286명이 제주목사로 부임했다. 가족을 데리고 오지 못하는 변방의 수령 임기는 2년 6개월(900일)이지만 평균 재임기간은 1년 10개월이었다. 아울러 연고가 있는 관직에 제수할 수 없게 한 상피제(相避制)를 엄격히 적용, 제주 출신은 제주목사로 임명될 수 없었다.일신상의 이유로 부임하지 못했던 이도 12명이 됐다. 6개월을 넘기지 못한 목사는 28명(10%), 1년을 채우지 못한 목사도 65명(23%)이 됐다. 파직되거나 탄핵을 받아 압송된 목사는 68명(24%)에 이르렀다. 재임 중에 노환·질병으로 사망한 목사는 21명(7%)이 나왔다.이경록은 제주목사로 6년이나 부임했다. 임진왜란 발발로 이임하지 못했고, 성산일출봉에 성곽을 구축하던 중 풍토병에 걸려 1599년 제주에서 생을 마감했다.제주목사 중에는 선정을 베풀어 칭송이 자자한 이가 있는 반면, 폭정으로 원성을 산 이도 있었다.기건 목사(재임 1443~1445)는 겨울에도 알몸으로 바다에 들어가는 해녀를 안쓰럽게 여겨 평생 전복과 미역을 입에 대지 않았다.이약동 목사(1470~1473)는 겨울 백록담에서 한라산신제를 지내면서 동상으로 죽고 다치는 백성이 나오자 신단을 아라동 산천단으로 옮겨 제를 봉행하도록 했다. 이임 시 관물과 관복 모두를 두고 떠나는 도중 말채찍을 손에 쥐고 있자 이마저도 관덕정 기둥에 걸어 놓고 제주를 떠났다. 그는 말년에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청렴하게 살았다.허명 목사(1814~1815)는 채무로 백성들의 고통이 심해지자 임시방편으로 차용문서를 만들어줬다. 더 나아가 이 문서를 태우고 무효를 선언해 민초들을 구원했다. 효력이 없는 문서를 '허명의 문서'라 부르는 이유다.폭정을 일삼은 목사도 있었다. 1619년 부임한 양호는 탐학이 극도로 심해 여러 차례 사간원의 탄핵을 받았으나 광해군의 비호로 무마됐다. 백성들은 그를 호랑이를 대하듯 두려워했다. 벼슬에서 쫓겨나서 제주에 남아 행패를 부리던 그는 1623년 반정이 일어나 인조가 즉위하자 체포돼 사형 당했다.역사 속 인물도 제주목사로 부임했다. 인조반정 이후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어 '이괄의 난'을 일으킨 이괄은 1616년부터 3년간 제주목사로 재직한 바 있다.16세기 중반 황해도에서 일어난 '임꺽정의 난'을 제압한 남치근은 왜구를 격퇴하기 위해 1552년 목사로 부임해 왜구를 무찔렀다.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을 물리친 양헌수 장군은 1864년부터 2년간 목사로 재임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이자 춘향전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홍종우는 1905년부터 1년간 목사로 부임했다. 그는 갑신정변의 주역이자 혁명의 아이콘이었던 김옥균을 1894년 상하이에서 암살한 인물이다.제주목 관아(국가사적 380호)는 500년간 영욕의 세월을 보냈다. 1434년(세종 16) 대화재로 관아 건물이 모두 불타면서 소실됐다. 22대 목사인 최해산이 재건을 시작, 이듬해인 1435년 골격이 갖춰졌다. 조선시대 내내 증축과 개축이 이뤄졌다. 관아는 58동 206칸 규모로 지어졌다. 후일의 화재를 대비하기 위해 관아 건물은 서로 닿지 않도록 건축했고 담장을 쌓았다. 관아는 관덕정을 중심으로 좌우로 배치됐다. 좌측에는 목사의 동헌과 관아 시설이 우측에는 제주판관 집무실 등이 있었다. 이외에 좌수·별감이 집무하던 향청, 육방의 우두머리가 집무하던 작청, 군장교의 장청, 회계 사무를 관장하던 공수청, 죄인을 가두는 옥, 노비들의 거처인 관노방 등이 들어섰다.제주시는 조선시대 관아 건물의 배치도가 확인되면서 1999년부터 2002년까지 175억원을 들여 29동의 옛 건물과 시설물을 복원했다. 시민들은 기와 헌와(獻瓦) 운동을 벌여 복원에 필요한 기와 5만장 전량을 기부했다. 시민들의 정성으로 선조들의 혼과 숨결이 살아 있는 제주목 관아가 부활했다.하지만 전국 해안과 내륙 등 요충지에 세워진 읍성(邑城)을 한민족의 단합된 힘과 항전의 상징으로 여겼던 일제에 의해, 1910년 조선총독부의 1호 법률인 '조선읍성 훼철령'에 따라 읍성들이 철거돼 대부분 제 모습을 잃었다.일제는 제주항 축항공사를 이유로 제주성 3면의 성담 대부분을 바다에 쓸어 담아 방파제 매립재로 사용했다. 현재 제주시 이도1동 오현단 일부에만 제주성지(濟州城址)가 남아 있다.제주목 관아와 옛 제주성 일대는 광복을 지나 1980년대까지 제주도청·법원·검찰·경찰·세무서 등 관공서가 들어섰고, 은행·증권회사가 자리 잡은 제주 최대의 번화가였다.그러나 관공서가 속속 이전했고, 2009년 중앙로에 있던 제주대학교병원마저 떠나면서 원도심의 화려했던 옛 영광은 석양에 기울고 있다.2002년 시민들 힘 합쳐 관아 29개동 재건해설사 4명 배치… 수문장·전통무예 선사인근 상점가·동문재래시장 등 탐방 인기주말마다 '차없는 거리' 문화공간 탈바꿈여느 원도심과 마찬가지로 인구가 줄고 젊은이들은 살지 않으면서 도심 공동화(空洞化)가 가속화되고 있다.원도심에 활기를 불어 넣는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역사·문화 자원을 덧입히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제주목 관아에서는 해설사 4명이 배치돼 제주목사의 일대기와 제주 역사를 알려주고 있다. 또 수문장 교대의식과 전통무예 시연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는 4월부터 시행된다. 제주목 관아를 따라 칠성로 상점가에 이어 동쪽으로 중앙지하상가, 동문재래시장, 탐라문화광장을 탐방하는 코스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동문야시장에는 제주의 신화와 캐릭터를 주제로 흑돼지와 전복·새우 등 다양한 청정 재료를 활용한 퓨전음식이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171만명이 방문했다.코로나19 여파에도 야시장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제주시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차 없는 거리'를 오는 4월부터 일요일마다 운영할 예정이다. 제주목 관아 옆 관덕정을 중심으로 중앙로 사거리~서문사거리 500m 구간에 낮 12시~오후 8시까지 8시간 동안 차량 통행을 제한할 방침이다.고희범 제주시장은 "전 세계 400여 개 도시가 차 없는 거리를 운영, 차가 아닌 사람 중심의 친환경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일요일마다 제주목 관아 일대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노천카페를 운영해 시민과 관광객들이 걷고 즐기는 공간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신보=좌동철 기자/아이클릭아트제주목 관아는 58동 206칸 규모로 지어졌다. 화재를 대비해 관아 건물은 서로 닿지 않도록 건축됐고 담장을 쌓았다. 지금은 29동의 옛 건물과 시설물이 복원돼 있다.매년 4~10월에 열리고 있는 수문장 교대 의식.지난해 10월 제주목 관아 앞 도로에서 시범 운영된 차 없는 거리 모습.원도심인 칠성로 쇼핑거리에서 선보인 전통 무예.다양한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동문재래시장 야시장 전경.

2020-02-12 좌동철

[新팔도유람]볼거리·먹거리 풍부한 '경북 카페·베이커리 투어'

최근 새롭게 떠오른 관광 트렌드 중 하나가 바로 '카페'다. 예쁜 사진을 남기거나 좋은 품질의 커피 또는 디저트를 맛보며 추억을 쌓는 것이 요즘의 감성으로 자리잡고 있어서다.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최근 경상북도가 '카페 베이커리 60-오늘은 어디 갈까?'를 펴냈다. 이 책자에는 23개 각 시·군을 대표하는 카페, 베이커리, 디저트가게 총 60곳이 담겼다. 권역별로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동해안권(포항·경주·영덕·울진·울릉) 12곳 ▲백두대간의 산으로 둘러싸인 북부권(안동·영주·문경·영양·예천·봉화) 15곳 ▲낙동강 줄기 부근의 중서부권(김천·구미·영천·상주·군위·의성·청송) 20곳 ▲시골의 여유와 도시의 세련됨을 함께 갖춘 대구근교권(경산·청도·고령·성주·칠곡) 13곳 등이 포함됐다. 이 중 구미와 청송, 영덕의 카페 각 한 곳을 직접 찾아가봤다. 책자에서 보는 것보다 볼거리, 먹을거리가 훨씬 풍부했다.공예품부터 쿠션·펜 등 개구리 제품 가득표정·행동 모두 달라… 종류만 1만개 넘어# '개구리 박물관' 구미 라나커피최근 젊은층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구미 '금리단길'(금오산+경리단길)의 끝에서 금오천을 건너면, 비교적 한적한 곳에 라나커피가 자리하고 있다. '라나'는 스페인어로 개구리라는 뜻. 1층은 카페, 2층은 개구리공예전시관으로 운영된다. 1층 카페에 들어서면 중앙에 커다란 진열장이 눈에 띈다. 셀 수도 없을만큼 수많은 개구리 장식품들이 빼곡히 들어서있다. 계산대 앞과 창틀, 계단도 온통 개구리로 꾸며졌다. 1층에 있는 개구리만 수백 마리는 족히 될 듯하다.2층은 더욱 놀랍다. 300㎡가 넘는 공간의 벽면은 물론, 중앙에도 개구리가 가득하다. 그야말로 초록 세상이다. 유리 진열장 안에는 도자기로 만든 장식품부터 쿠션, 펜, 계산기, 장난감, 물컵, 열쇠고리, 양말, 신발 등 다양한 제품의 개구리들이 관람객을 맞는다.도자기 장식품도 어느 것 하나 같은 표정, 같은 행동이 없다. 뚱뚱한 개구리, 날씬한 개구리부터 마이클잭슨 개구리, 발레리나 개구리, 슈퍼맨 개구리, 자전거를 탄 개구리, 다양한 악기를 든 개구리 오케스트라까지 다양한 개구리들의 모습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이 모든 개구리 작품은 윤영숙 대표가 44년간 개인적으로 수집한 것. 청도에서 '개구리박물관'으로 많은 인기를 끌다가, 작품이 점점 많아지고 관리가 어려워지자 1년전쯤 이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이곳에 있는 개구리 작품은 종류만 1만가지. 총 갯수는 그의 3~4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영덕 강구항 '동해바다 경치' 한 눈에 펼쳐져대형 조형물 '파도를 품은 잔' 사진 찍는 재미# 바다 경치 한눈에, 영덕 카페봄대게로 유명한 영덕 강구항. 대게 가게들이 즐비한 대게거리와 해파랑 공원을 지나 탁 트인 바다 전망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 자리 잡은 카페가 눈에 띈다. 2층 건물의 '카페봄'은 그야말로 '동해바다 전망 맛집'으로 불린다.1층과 2층, 별동 모두 바다를 향해 큰 창을 냈다.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드넓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 그 중 2층 야외석은 뷰 포인트다. 카페봄에서는 일행이 있더라도 마주 보고 앉기보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나란히 앉아야 제 맛이다. 2층 야외석은 모든 자리가 나란히 앉도록 배치돼있다.특히 이곳에는 '파도를 품은 잔'이라 불리는 대형 커피잔 조형물이 있다. 커피잔 조형물에는 '바다를 봄, 내 마음의 봄'이라는 글귀가 새겨져있어 감성을 불러 일으킨다. 때문에 이 잔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넘쳐난다.카페봄은 커피 종류를 비롯해 고구마라떼, 오곡라떼, 각종 에이드, 계절 생과일주스를 판매하며, 스무디 종류도 8가지에 달한다.지중해 휴양지 같은 포항 '포인트'안동 명소인 북카페 '구름에오프'팔공산 자락 '시크릿가든'도 추천# 북카페, 정원 등 볼거리 다양'경북 카페 베이커리 60-오늘은 어디 갈까?' 책자에는 이외에도 특색 있는 카페들이 다양하게 소개돼있다. 포항 구룡포에서 호미곶으로 가는 해안도로 곁의 작은 섬 위에 위치한 '포인트'는 지중해 휴양지에 온 것 같은 새하얀 건물로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내부 곳곳에 큰 창을 냈는데, 탁 트인 동해 바다가 마치 액자에 담긴 듯한 인테리어 효과를 낸다. 별관 건물의 루프탑도 포토존이며, 큐브라떼와 아인슈페너가 인기다.울진 '카페 구산블루스'는 가수 핑클이 캠핑카를 타고 추억여행을 떠났던 예능 프로그램의 배경으로 등장한 울진 구산해변에 자리하고 있다.안동 '구름에오프(Off)'는 안동문화관광단지 내에 위치한 북카페다. 인문학, 소설, 여행서 등 1천300권이 있다. 정갈한 인테리어와 고즈넉한 주변 풍경이 잘 어우러진다. 구름에오프 맞은편에 있는 그림책 갤러리 구름에온(On)에는 국내외 유명 그림책 1천여 권이 있다.팔공산 산자락에 위치한 칠곡 '시크릿가든'은 경상북도 제1호 민간정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약 6천㎡의 정원을 개인이 20여년간 가꿔왔다. 카페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는 계곡과 다양한 식물군을 감상할 수 있다. 송소고택 옆 한옥 리모델링 나지막한 흙담·툇마루 등 눈길 생강에이드·사과잼 토스트 별미# 한옥 정취 물씬, 청송 백일홍경주 최부잣집과 함께 조선시대 영남 부호 가문으로 손꼽히는 청송 심부잣집. 심부잣집 저택인 송소고택(파천면 덕천리)은 영조 때 만석꾼으로 불린 심처대의 7대손 송소 심호택이 1880년에 지은 것으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관광 명소다.한옥 건물을 리모델링한 '리빙카페 백일홍'은 바로 이 송소고택 옆에 위치하고 있다. 나지막한 흙담으로 둘러싸인 백일홍에 들어서면 툇마루를 의자로 활용한 인테리어가 먼저 눈에 띈다. 툇마루에 놓인 오색 쿠션이 촌스러운 듯하면서도 한옥과 잘 어울린다. 좀 더 들어가면 마당 곳곳에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는데, 모두 제각각 다른 디자인임에도 정갈한 느낌을 준다.'리빙카페'라는 명칭에 걸맞게 방 하나는 아예 소품숍으로 꾸며놓았다. 도자기 공예가인 최해자 대표가 손수 만든 도자기 그릇과 컵이 진열대 가득 놓여져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색상, 패턴의 천으로 만든 앞치마 등 손님들의 눈을 사로잡을 리빙 소품들이 가득하다.카운터가 있는 내부 공간도 독특하다. 낡고 오래된 책, 꽃무늬 도자기, 아기자기한 식물이 한데 어울려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카푸치노 등 커피 메뉴는 물론이고 진저라떼와 '오늘 달인 대추쌍화차', 생강에이드, 딸기라떼 등 그날의 추천 메뉴도 먹어볼 만하다. 청송사과잼 토스트도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매일신문=이연정기자 사진/매일신문=이채근기자·경북도 제공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포항 '포인트'안동 '구름에오프'칠곡 '시크릿가든'

2020-02-05 이연정

[新팔도유람]경남으로 떠나는 '쥐라기 여행'

아주 옛날에는 공룡이 헤엄치고, 익룡이 날아다녔다는데 그 많던 공룡들은 발자국만 남기고 어디로 떠난 걸까. 6천600만년 전 운석이 지구와 충돌했다거나 화산이 폭발해 멸종됐다는 공룡이 지금 우리 지역 고성과 진주에 수많은 흔적들을 남기고 있다. 혹 그들이 살아 있는 것은 아닐까? 겨울이 가기 전 아이들과 손을 잡고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수천만년 전의 공룡의 세계로 떠나보자.세계 최초 보행행렬·물갈퀴 모양 등혁신도시 공사중 2500여개 화석 나와익룡·도마뱀·랩터 등 각종 흔적 전시게임·퍼즐·애니메이션이 재미 더해# 새 발자국의 천국…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지난 2019년 11월 혁신도시가 들어선 진주 충무공동에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이 문을 열었다. 지난 2009년 진주 혁신도시 조성공사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은 2천500여개의 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되면서 천연기념물 제534호로 지정됐다.세계 최대의 익룡 발자국 외에도 세계 최초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알 수 있는 보행행렬이 2개나 발견됐고, 앞발에 물갈퀴가 뚜렷하게 찍힌 발자국도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은 무엇보다 진주 도심에 위치해 가벼운 산책 겸 들러도 되는 장점이 있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하늘을 나는 익룡이 반긴다. 크게 1전시실인 '진주화석관'과 2전시실인 '익룡화석관'으로 나뉘어 있다.1전시실인 진주화석관에는 진주 혁신도시 조성 중 발견된 1억1천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의 익룡과 공룡, 새, 포유류의 발자국이 전시돼 있다. 전 세계에 오직 3개밖에 없는 도마뱀 발자국 표본이 발견됐는데, 이곳에 보존된 화석은 2010년 7월 2번째 발견된 것으로 도마뱀이 지나간 흔적을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고, 불과 1cm 밖에 되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작은 랩터의 발자국도 있다. 현미경으로 보면 닭발처럼 오돌토돌한 피부 표면이 보이는 발자국도 볼 수 있다. 새 발자국은 3개의 발가락 자국을 남기는데 수각류 공룡들은 2개의 발에 각각 3개의 발가락으로 걸어 다니다 새로 진화돼 조류가 됐다. 발톱 자국이 뚜렷하게 남겨진 2개의 거북 발자국 화석도 찾아 볼 수 있다.전시만 보면 재미가 없을까봐 제2전시실 입구에는 게임으로 즐기는 지구 역사란 코너도 벽면에 설치해 잠시 쉬어가게 하고 있다. 2전시실인 '익룡화석관'에 들어서면 천장에 듕가리프테루스라는 이름을 가진 익룡의 뼈대가 마치 날고 있는 것처럼 맞이하고 있다. 전시 장소마다 나무 퍼즐도 설치해 새들의 발자국 화석 모형을 맞춰볼 수 있도록 해 심심하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구리 발자국 4개의 앞발과 뒷발자국이 새 발자국과 함께 남아 있는데 새가 개구리를 잡아 먹기 위해 돌아다녔고, 개구리의 점프 능력도 알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 되고 있다.지난 2009년부터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의 화석발굴 장면도 사진으로 전시해 놓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발굴하고 보존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했다. 2층 영상관에는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을 대표하는 캐릭터인 '에나'가 출연하는 애니메이션 '에나, 날아오르다' 등이 상영돼 한반도의 화석에 대해 쉽게 알아보도록 하고 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영상관 옆 아이들의 쉼터에서 대형 창문을 통해 이곳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많은 화석들을 내려다볼 수 있도록 했다. 놓치지 말고 봐야 한다. 새들의 발자국은 정말 자세하게 보고 설명을 들어야 알 수 있을 만한 작은 흔적이어서 이를 찾고 보존하는 이들의 노력과 열정이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국내 처음 공룡 발자국 발견된 지역7400㎡ 부지에 대형 모형·화석 압도입체감 입혀 실감나는 트릭아트 눈길티라노체험장·놀이터·편백숲도 마련# 공룡이 살아 있는 고성공룡박물관'경남 고성=공룡'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국내 최초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고, 한반도에도 공룡 화석이 곳곳에 있지만 가장 쉽게 공룡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곳이 고성이기 때문이다. 어딜 가도 공룡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데다가 올해로 5번째 열리는 고성 공룡엑스포도 이미지를 굳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고성군은 1983년 하이면 상족암을 군립공원으로 지정하고 2004년 국내 최초의 공룡전문박물관으로 개관한다.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이 아기자기하다면 고성공룡박물관은 실제 크기의 거대한 공룡 모형과 대형 화석들이 아이들의 시선을 확 끈다.고성공룡박물관은 부지만 무려 7천400㎡에 달한다. 노약자나 아이들을 위해 입구에 에스컬레이터도 설치돼 있고, 34m 높이의 공룡탑이 위용을 보인다.이곳은 부지가 넓고 시설물이 많아 미리 코스를 정하고 가면 원활하게 둘러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어른 걸음으로 주차장-공룡탑-공룡공원-상족암-공룡발자국 탐방로-경남도청소년수련원-산책로-출렁다리-공룡탑을 돌아오면 30분가량이 소요된다. 하지만 박물관 전시실은 많은 시간을 들여야 볼 만한 시설들이 가득하다.제 1전시실에는 티라노사우르스, 이구아나돈 등의 공룡 골격과 오비랩터류, 안항구에라 등 다양한 종류의 공룡이 실물 크기로 서 있어 압도를 한다. 2층 전시실에는 고성의 지층과 공룡발자국, 발자국으로 보는 공룡의 생태, 공룡의 보행렬 등이 소개돼 있다. 고성 하이면 제전마을에 있는 용각류와 조각류의 사진을 통해 공룡의 걸음걸이를 살펴 볼 수 있다. 중앙홀에는 중생대 아시아에 살았던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의 거대한 전신골격과 하늘을 지배한 익룡이 발길을 잡는다. 3전시실에는 백악기 공룡인 파키케팔로사우르스와 트라케라톱스 등이 마치 살아있는 듯 움직여 생동감을 주고, 인간과 공룡의 동행이란 이름으로 트릭아트실도 마련해 공룡에 입체감을 입혀 실제 공룡과 한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도 들게 하고 있다. 공룡시대의 다양한 화석들을 모아 놓은 화석전시실에서는 고대 지구에 살았던 생물들을 만날 수 있다.전시실을 나왔다면 티라노체험장에서 공룡을 소재로 한 치즈와 피자, 쿠키 등을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고, 야외 박물관 격인 공룡공원에서 실제처럼 만들어 놓은 20여점의 공룡 조형물을 보면서 아이들과 놀 수 있는 놀이터도 설치했다. 어른들을 위해서는 편백숲도 마련했고, 초식동물 트리케라톱스를 찾는 미로공원도 가볼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상족암(床足岩)이다. 넓은 암반과 기암절벽이 계곡을 형성한 곳으로 수직 절벽이 밥상다리 모양을 하고 있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됐고, 쌍족(雙足) 혹은 쌍발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글·사진/경남신문=이현근기자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고성공룡박물관 트릭아트익룡발자국전시관 입구.진주익룡발자국 전시실에 그려진 익룡 그림.사람 손과 비교한 공룡 발자국.원상호 학예사가 진주익룡박물관에 설치된 익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고성공룡박물관 입구.공룡박물관에 위치한 공룡공원에 있는 조형물.고성공룡박물관 전시실 내 공룡 머리뼈.

2020-01-29 이현근

[新팔도유람]버려지고 방치된 곳 탈바꿈 '전북 완주군 문화공간들'

전북 완주군에는 비어있던 건물을 활용해 문화, 예술 소통 공간으로 탈바꿈하고창고를 리모델링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 곳들이 있다.추운 날씨 속에서 집에만 있기 보다는 문화를 직접 보고 듣고 즐기고 주말, 가족·연인 등과 함께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호남 잠종장 공장 재활용폐산업시설 재생공모에 선정공예공방 활용·전시 등 진행기관단체 20여곳 벤치마킹도예술인재·셰프 창업지원 역할■복합문화지구 '누에'(재)완주문화재단 복합문화지구 누에(nu-e)는 지난 1987년부터 사용해 오던 '호남 잠종장'이 부안으로 이전하면서 2015년에 문화체육관광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공모산업에 선정, 다음해에 비어있던 건물을 활용해 문화, 예술 소통 공간으로 탈바꿈했다.폐산업시설로 그 쓰임을 잃은 공장을 문화, 예술 소통 공간으로 바꾸면서 군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로컬 디자인과 창조공간, 생활문화공간, 교육공간으로 구성해 지역의 문화생활 향유 기회를 확대했다.현재 문화예술교육 기반과 전시 기반 등에서 문화예술사업을 진행하며 공예공방을 활용한 개방형 내일공방, 다시 상상움터, 꿈틔움, 융복합문화예술교육 등과 누에 아트홀을 기반으로 기획 및 대관 전시 등의 사업을 개최하고 있다.지난 2016년 총 46개의 파일럿 프로그램에 이어 2017년에는 9개 분야 13개 사업, 2018년 7개 분야 11개 사업, 지난해에는 5개 분야 13개 사업을 운영하면서 입소문이 돌아 누에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실제 단체 체험을 중심으로 연간 5천여명이 유료 체험에 참여했으며 지난 2018년에 개관한 전시장 아트홀에는 6천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고 20여개 기관단체에서 벤치마킹을 했다.특히 복합문화지구 누에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는데 옛 관사를 활용한 팝업스페이스 '누에 살롱'은 문화예술인과 셰프의 창업을 지원하는 공유경제형 공간이다.또한 누에 아트홀에는 외식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인 '청년키움식당'을 운영하면서 창업 경험이 없는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의 또 다른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완주군은 1기 수탁(2018년~2020년) 초창기 기반 수립 기간이었다면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2기 수탁으로 보다 적극적인 비전과 전략으로 공략할 계획이다.중장년층 이상을 겨냥한 창의적인 노후와 아동(청소년) 중심의 문화예술교육을 다각화해 저렴한 비용으로 시설과 기자재를 전문강사의 도움을 받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할 예정이다.#양곡창고 7개동 리모델링일제 '쌀 수탈' 아픈 역사간직100년 넘게 원형 그대로 보존미술관·카페·책공방 등 운영지역민 교감 콘텐츠 발굴 노력■삼례문화예술촌삼례문화예술촌은 일제강점기 만경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임시 보관하던 7개동의 양곡창고를 리모델링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확충, 지난 2013년에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이다.삼례역과 만경강을 이용해 쌀을 수탈하고 우리 선조들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지만 선조들의 아픈 역사를 후손들에게 전승해 역사교육의 장소로 활용하고 삼례지역의 도시재생과 지역 유산을 보존하고 있다.지역과 함께 살아온 오래된 건물의 가치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100여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창고의 원형을 그대로 볼 수 있다.새로움을 쫓는 현대인들에게 오래되고 낡고 허름한 건물은 가치가 없다는 고정 관념을 없애고 옛것도 훌륭한 문화적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성공적인 모범 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다.또한 일제강점기 양곡 수탈을 위해 건립된 창고를 철거하지 않고 재활용함으로써 선조들이 겪었을 아픈 역사와 현대인들의 감각에 맞는 공간 조성이라는 두 가치의 혼재를 조화롭게 살렸다.현대인의 감각에 맞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담아 각계각층이 즐길 수 있는 기획전시와 교육,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과거와 현재가 만나 문화로 미래를 여는 지역의 새로운 문화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삼례문화예술촌에는 모모미술관(기획전시, 작가초대전)을 비롯해 카페뜨레(카페 운영), 책공방북아트센터(책만들기 체험, 레터-프레스 전시), 시어터애니(주말상설공연 및 기획공연, 영화 상영), 김상림목공소(목공예 작품 전시, 목수학교 운영), 어울마당(각종 행사 및 페스티벌 운영), 커뮤니티 뭉치(세미나 및 전시 공간 운영) 등 총 7곳이 운영되고 있어 다양한 체험과 경험들을 할 수 있다.완주군은 양곡창고 7동을 정적인 공간과 동적인 공간으로 나누어 각계각층의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고 지역 학생과 주민들이 교감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 발굴로 지속가능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100년 가까이 한자리를 지키며 그 지역과 함께 살아온 오래된 건물의 가치에 주목하고 그 공간과 시간의 흔적을 다음 세대에 고스란히 물려주어 옛 선조들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경험을 만들자. /전북일보=김선찬기자삼례문화예술촌 입구·내부 모습. /전북 완주군 제공삼례문화예술촌 항공촬영. /전북 완주군 제공삼례문화예술촌 모모미술관. /전북 완주군 제공완주군 복합문화지구 '누에' 전경. /전북 완주군 제공누에 아트홀 내부. /전북 완주군 제공누에 미술관. /전북 완주군 제공

2020-01-22 김선찬

[新팔도유람]전남 나주 '남천예술인마을'

도예가·사진작가·서양화가 등현재 다양한 분야 18명 입주나주로 주민등록 옮기고이웃 피해 안주는 게 거주 조건일 년 중 가장 춥다는 1월이 시작됐지만 남도의 겨울은 아직 소복이 쌓인 눈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눈으로 덮인 하얀 세상을 만날 수 있다면 어디로든 떠나고 싶을 만큼 아쉬움이 더해간다.움츠러드는 기운을 떨쳐내고 무작정 길을 나서보자.겨울여행이 주는 묘미는 고요함이다.도시의 화려한 네온사인을 벗어나 만난 조용한 시골마을의 겨울 속에서 진짜 자연을 만날 수 있었다.이번에 떠나는 신팔도유람 여행지는 '예향(藝鄕) 남도'의 예술인마을이다.굴뚝 위로 하늘하늘 피어오르는 연기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싸목싸목(천천히의 방언) 산책하듯 숲속 정원을 오르다보니 나무 기둥이 꼼꼼하게 박혀있는 흙집이 하나 둘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일년 밥상을 책임져 줄 장(醬)이 담겨 있어야 할 항아리에는 알록달록 예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잠시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이곳은 전남 나주시 노안면의 '남천예술인마을'이다. 도예가, 사진작가, 서양화가, 피아니스트, 공연기획자, 시인, 시나리오 작가, 음식연구가 등 예술인들의 집합소인 이곳은 외부 자본이 전혀 투입되지 않은, 개인이 사비를 털어 예술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꽃피는 봄도 좋지만 봄 못지않은 게 우리마을 겨울 풍경이지요. 눈 내리는 날 찾아오셔도 좋아요. 이곳은 유독 눈도 많이 내립니다. 온통 새하얗게 덮인 모습은 환상적이에요.""보름달 뜰 때 오시면 분위기가 최곱니다. 겨울밤, 집 앞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이 쏟아진다는게 어떤 건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경기 여주에서 내려와 새로 입주한 신입(?) 양인목씨 집에 모여 앉은 예술인들은 차분한 목소리로 마을 자랑하기에 바빴다. 많은 예술인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일은 극히 드문 상황이었기에 잔뜩 긴장한 채 자리에 합석했던 기자는 어느새 자연스럽게 대화에 섞이면서 마을 주민이 된 듯 편안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이라지만 그들의 대화에서 이질감은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그런 점이 서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듯 했으며 '이웃사촌'답게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집주인 양씨는 반가운 이웃들을 위해 따뜻한 국화차와 과일, 곶감, 군고구마 등 테이블 가득 대접하느라 분주했다."이곳은 자연을 품고 있는 마을입니다. 자연속에서 더불어 살며 자유롭게 문화예술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설립했지요. 예술인들이 모여 발생하는 에너지로 마을이 보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발전하기를 바랍니다."남천예술인마을을 설립한 이는 남재천(61) 이사장이다. 예술인이 아닌 '문화 애호가'라며 자신을 소개한 남 이사장은 궁극적으로 '문화예술이 살아있는' 나주를 만들고 외국인들이 우리 고유 문화를 찾아 한국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예술인마을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처음에는 펜션을 한 번 운영해 볼까 하는 마음으로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손으로 때려가며 지은 흙집이에요. 집을 부쉈을 때 어떻게 하면 가장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최대한 자연소재로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흙집을 여러 채 지어놓고 보니 어느 순간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러 곳을 다니며 보고 느낀 건 결국 '소멸되어가고 있는 문화예술을 살려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남천예술인마을'의 탄생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90평으로 시작했던 공간은 하나 둘 집을 지어가면서 부지를 넓혀갔고 현재 1만5천평에 마을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흙과 나무만을 이용한 친환경주택을 고집했으며, 주변 경관을 그대로 살려 인간과 자연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연출했다. 뒤편으로는 풍수학적으로 소조산(小祖山)으로 불리는 금성산이 마을을 품듯 자리하고 있고 마을 앞으로는 영산강과 멀리 무등산까지 바라보인다. 자연이 만든 흙길 사이사이에는 정자와 냇물, 고목, 언덕이 함께하고 있어 작은 숲 속의 풍경을 연상케 한다. 누구라도 한번 찾아오면 이곳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것만 같은 곳이다. 마을이 만들어졌으니 들어와서 살아갈 예술인들을 찾아야 했다. 남 이사장은 평소 가깝게 지내던 예술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들과 함께 입주 예술인들을 찾아나섰다. 하나둘 지인을 통해 예술가들이 모여들었고 마침내 2011년 11월, 정식으로 입촌식을 갖고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다.펜션 염두에 둔 남재천 이사장흙·나무로 친환경 주택 고집외국인에 한국 고유 문화 소개'예술가 무상 제공' 마음 먹어정기적 모임 갖고 회원전 진행입주가 확정된 예술인들에게는 흙집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입주 조건은 간단했다. 주민등록을 나주시로 옮길 것, 수도세와 전기세는 본인이 부담할 것. 여기에 여건이 된다면 화재보험까지 가입해 주면 좋겠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같은 조건만 약속되면 결격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평생 무상으로 머무르며 창작활동을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결격사유'는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의미한다."예술인들이 모여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마을을 만들면서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해요. 하지만 각자의 개성이 있기 때문에 예술활동을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마을을 꾸리면서 제 스스로 정한 방침이 있다면 '간섭하지 않기'입니다. 간섭을 하면 상처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설령 작가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행동이었을지언정 그들이 받아들였을 때 간섭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마을에는 현재 18명의 예술인이 입주해 있다. 이날 양씨의 집에 모인 이들은 10여명. 이 가운데 6명은 10년 전 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온 이들이다.예술인들은 매달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다. 한 달에 한 번씩 당번을 정해 식사를 준비하는 식이다. 각자의 능력에 따라 라면을 끓여서 함께 먹어도 되고 삼겹살을 굽기도 한다. 그동안 입주작가들이 참여하는 회원전도 여러 차례 열었고 겨울이면 한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지인들과 다른 예술인들을 초청해 '모닥불 축제'도 개최해오고 있다.각자의 보금자리 공개에 흔쾌히 응해준 예술인들을 따라 마을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양인목씨의 집과 이웃해 있는 곳은 사진작가 최옥수씨의 공간이다. 흙벽에 걸려있는 '최옥수 사진방' 팻말이 눈에 띈다. 수채화 작업을 하는 여류작가 윤경희씨 공간은 마당부터 눈길이 간다. 장독에 직접 그려넣은 작품들이 상당하다. "꽃피는 봄에 오면 집앞에 쭈욱 펼쳐진 화려한 꽃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윤 작가는 화실에서 직접 작품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소설가 김관빈씨의 보금자리는 '천장이 예쁜 집'으로 통한다. 집집마다 천장의 높이나 모습이 비슷하긴 하지만 원룸 형태로 아담한 덕에 유독 천장이 도드라져 보인다. 집 바깥 황토 벽면에는 겨울을 나기 위한 땔감이 쌓여있어 운치가 있다.서양화를 전공한 김수연 작가의 집은 무척이나 깔끔했다. 그림 도구들이 가지런하게 정리되어 있고, 작은 공간이지만 가까운 이웃들이 모여 티타임을 갖기에 최적의 장소인 듯 했다.서양화가 최병구 작가는 넓은 안방을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었다. 대작(大作) 수십개와 각종 미술 도구들이 많았지만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최 작가는 예술인마을 사무국장 일을 맡고 있다.도예가 유영대 작가의 공방 이름은 '남천요'다. 유 작가가 직접 만든 찻잔과 그가 중국을 오가며 가져온 다양한 차(茶)가 많은 탓에 이곳은 종종 예술인들의 사랑방 겸 카페가 되기도 한다. 남 이사장은 "좋은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곳이 진정한 '명당'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비를 들여 예술인들에게 무료로 공간을 제공하고 있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소통하는 벗이 생겼다는 점에서 그 이상의 값어치를 선물받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광주일보=이보람기자 사진/광주일보 나명주기자흙과 나무만을 이용해 만든 남천예술인마을 흙집. 하얀눈에 뒤덮인 마을 풍경은 셔터만 눌러도 작품이 된다. /윤경희 작가 제공예술인들이 직접 가꾸고 꾸민 마을 풍경.수채화 작업중인 윤경희 여류작가.서양화가 최병구 작가는 가장 큰 안방을 작업실로 활용하고 있다.

2020-01-15 이보람

[新팔도유람]조선시대 임금들이 머물렀던 '충남 아산 온천'

1300년 된 온양온천, 뛰어난 수질에 전통시장 등 주변 인프라 풍부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파도풀 등 다양한 테마시설에 야간 운영도아산스파비스, 광물질 함유 세포재생 촉진… 마사지 바데풀 등 자랑추우면 추울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따뜻한 온천수다.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노곤함은 금세 사라져 버린다.그야말로 겨울철에 안성맞춤 힐링법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는 수많은 온천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곳이 바로 충남 아산이다.충남 아산은 1천300여 년의 역사를 가지며 조선시대에는 세조·정조 등 여러 임금이 온궁을 짓고 휴양하던 '온양온천', 전국 최대의 유황온천으로 보양하기 좋은 '도고온천', 게르마늄 성분과 워터파크 시설이 있는 '아산온천' 등 3대 온천지구가 있는 명실상부한 온천도시다.겨울 여행의 꽃인 온천으로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1천300여 년의 역사와 전통 온양온천현존하는 문헌기록상 그 출전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인 온양온천은 백제, 통일신라를 거쳐 그 역사가 1천300여년이 되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조선시대에는 여러 임금이 휴양이나 병의 치료차 머물고 돌아간 다수의 기록과 유적들이 남아있다. 39.7도~54.6도 내외의 알칼리성 실리카 온천으로 규산이 풍부하며 수질이 좋아 각종 질병치료와 피부미용에 효과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온양온천은 온천수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호텔 등 숙박업소와 대중탕이 많아서 온천을 보다 쉽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또한 온천욕 후 전통시장에 들러 시장 구경도 하고 다양한 먹거리도 즐길 수 있다. 온양온천 전통시장은 온양행궁의 수랏상 식재료를 공급했던 시장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다. 온양온천은 삼국시대부터 온정(溫井)이라 불렸으며 2008년 수도권 전철 천안~아산 구간이 개통된 이후 접근성이 더욱 편리해지며 더욱 많은 여행자가 찾는 곳이다.# 자연이 만든 프리미엄 스파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는 단순히 수질 좋은 온천에 몸을 담그던 수준을 넘어 스파와 물놀이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테마 시설을 갖춘 프리미엄 보양 온천이다. 최상급 온천수에서 온천욕과 스파를 즐길 수 있고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풀장 시설도 갖추고 있어 '가족 휴양지'로서도 그만이다. 야외 노천 스파존에는 다양한 시설들이 물놀이를 책임지고 있다. 물속에서 간단한 스낵부터 시작해 와인, 생과일주스, 칵테일, 생맥주 등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아쿠아 바와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의 야외 시설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인피니티 스파 시설이 있다. 특히나 사계절 가족형 파도 풀은 남녀노소 이용하기 좋아 스파 도고의 인기시설로 꼽힌다. 스파 도고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밤까지 스파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금·토·일요일 및 공휴일과 공휴일 전 날에는 나이트 스파가 운영돼 밤 10시까지 즐길 수 있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가 국내 최초로 사계절, 겨울에도 온천수 파도풀을 운영한다. 유황온천수인 스파 도고 파도풀은 이국적인 분위기의 바닷가를 연상시켜 도고가 아닌 미지의 섬 해안가에, 파도가 일렁이는 해안가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스탠다드 카라반 30대와 디럭스 카라반 20대로 구성된 총 50대 카라반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카라반 캠핑장으로 카라반 숙박시 워터파크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카라반 체크인 한 첫날은 스파(워터파크)가 무료로 제공되고 둘째날 체크아웃하는 날에는 온천이용이 무료이다. 카라반에서의 이색 하룻밤과 스파까지 이용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의 혜택을 만날 수 있다.# 국내 최초 온천수 아산스파비스아산스파비스는 온천휴양을 통해 온 가족의 건강증진을 도고하고자 건립된 종합온천, 워터파크 시설이다. 아산스파비스 온천수는 20여 종의 광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특히 중탄산나트륨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온천욕을 즐기며 피부의 지방분이 제거되어 청량감을 줄 뿐만 아니라 세포재생을 촉진시키는데 효과가 있다. 스파비스는 3세대 가족 중심형 온천으로 바데풀, 실외온천풀, 야외풀을 365일 이용 가능한 사계절 종합온천 시설로서 33℃ 이상 온천수를 사용하며 연중 20여가지의 계절별 입욕제를 이용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탕과 기포마사지를 통한 기능탕으로 머리는 차갑게 몸은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건강 보양 온천시설이다.아산스파비스는 국내 최초의 온천수를 이용한 신 개념의 테마온천으로 수중 마사지 바데풀과 어린이용 키즈풀, 사계절 이용이 가능한 실외 온천풀에서 물놀이와 온천을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건강테마온천이다. 365일 이용 가능한 시설인 실내 바데풀은 독일의 바데 하우스를 모델로 만들어 졌으며 대형 원형풀로 구성되어 온천수를 이용해 각종 질병의 예방, 요양, 건강증진 목적으로 새롭게 개발된 건강보양 온천 시설이다. 또한 겨울 추운 날씨에는 근육의 긴장으로 인한 관절질환 및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현대인들에게 스파비스 바데풀에서 릴렉스마사지, 넥샤워를 하면서 어깨, 허리, 머리에 걸쳐 마사지를 함으로써 어깨 결림 해소, 신체긴장감 해소효과를 얻을 수 있다.실외 온천풀은 온 가족이 함께 수영복을 입고 노천온천, 다양한 아이템탕을 즐길 수 있으며 유아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유아풀이 있어 다양한 풀에서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주변 가볼만 한 곳유·무형 민속자료 전시전통생활문화사 한눈에# 온양민속박물관온양민속박물관은 유·무형의 민속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전시해 학술연구와 후세들의 교육 자료로 활용하며 자랑스러운 전통을 계승하고 세계에 한국문화의 독자성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1978년 구정 김원대 선생이 설립했다. 이 곳은 종합민속사립박물관으로서 전시, 교육, 워크숍 등 한국인의 전통생활문화사를 한 눈에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이순신 장군 영정 모셔기념관 등 나들이에 딱# 현충사현충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나라 사랑 정신을 널리 알리고 이를 되새기기 위해 충무공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충무공이 무과 급제할 때까지 살던 곳으로 존폐 고비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사계절 조경 경관이 매우 훌륭하고 넓은 잔디가 깔려 있어 아이들이 뛰어 놀기도 좋아 가족나들이 장소로도 손꼽힌다. 해방 후 매년 4월 28일 탄신 제전을 올려 고인의 넋을 추모하고 있으며 1966년 현충사를 중건하고 1974년 종합적인 조경공사를 시행해 오늘의 경관을 갖추게 됐다. 본전 내에는 이순신 장군의 영전을 모시고 기념관에는 난중일기, 장검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옛집, 활터, 정려 등이 있다. /대전일보=황진현기자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노천스파존.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제공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아산스파비스 실외온천풀. /아산스파비스 제공아산스파비스 이벤트탕. /아산스파비스 제공온양민속박물관. /아산시 제공현충사 충무공이순신기념관. /아산시 제공

2020-01-08 황진현

[新팔도유람]수백년 명맥 이어온 '강원 횡성전통시장'

해발 800m 청정고원서 자란 취나물저렴한 한우 셀프식당·국밥집 일품특산물 더덕 구이정식·찐빵도 인기'동대문 밖 제일가는 시장', '성남 모란시장 더덕값은 횡성시장이 결정한다' '서울 사람은 나물 가지러 횡성에 온다'.횡성전통시장은 수식어 만으로도 규모와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횡성군의 대표 상권이다. 횡성읍 중심가에 시장 상가가 자리를 잡아 100여개의 점포가 성행 중이다. 횡성전통시장은 1980년 상설시장 형태로 거듭난 후 규모와 가치를 인정받아 2002년 전국 전통시장 중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지원 받았고, 다시 18년 세월이 흘러 2020년 시설 현대화사업을 확정짓고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한우, 취나물, 찐빵, 더덕' 먹거리 천국산나물의 왕으로 꼽히는 취나물이지만 횡성전통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취나물은 해발 800m 태기산 청정고원에서 자라 향긋함이 으뜸이다. 자연산 취나물이 듬뿍 담긴 취나물밥에 강원도식 막장으로 만든 뽀글장을 비벼먹으면 맛과 영양에 빠짐이 없다. 시장 안쪽 이웃사촌은 8천원에 취나물밥과 생선구이, 넉넉한 반찬이 상에 오른다.강원도내 대표 음식 메밀전과 전병은 횡성전통시장에서도 인기 메뉴다. 횡성식 메밀전은 나물과 절인 배추를 깔고 반죽을 넓게 발라 부쳐 재료는 수수하지만 담백하고 식감이 부드러운 것이 매력이다. 대화메밀부침과 봉평메밀, 메밀촌 등 시장 내 메밀 음식점은 모두 맛집으로 손색이 없다. 한우의 고장답게 한우 음식점도 여럿이다. 대흥정육셀프식당, 태풍정육셀프식당, 귀족한우셀프식당, 88정육식당 등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한우 구이를 맛볼 수 있다. 소머리고기와 부속물을 푹 끓여낸 소머리국밥은 작은밥집과 수지식당이 유명하다.고급 식재료이자 횡성 특산물 더덕은 수지식당에서 더덕구이정식으로 판매되고, 찐빵으로 30여년 시장통을 지킨 희정빵집도 안흥찐빵 못지 않은 유명세를 지니고 있다. 손만둣국과 칼국수, 보리밥을 주메뉴로 하는 승원식당과 횡성잔치국수는 저렴한 가격에 배가 터질듯 푸짐함을 자랑해 소위 '가성비 끝판왕'으로 통한다. # 주말마다 축제장으로 변신올해 횡성전통시장은 매주 토요일과 금요일 밤이면 흥겨운 축제장으로 변신했다. 횡성시장조합이 준비한 '내고향 주말장터'는 지난 4월부터 장날을 뺀 매주 토요일 개최됐다. 횡성지역에서 엄선된 신선한 로컬푸드가 전용 판매장으로 소비자들을 만났고 공예품 만들기, 난타 공연, 경품이벤트 등 볼거리가 시장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조합은 내고향 주말장터를 11차례 개최하며 3천700여명의 방문객이 들어 3천1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했다.지난 8월부터 금요일 밤마다 열린 '밤마실 가는날' 행사는 시장 거리를 통째로 막아 7080무대와 디제잉 등이 펼쳐지는 공연장으로 만들었다.무더위를 달랠 먹거리와 마실거리는 모두 시장 상점 구매를 원칙으로 해 불경기로 고된 상인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조합은 밤마실 가는날 행사에 1천200여명이 모여 1천5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날짜 끝자리 1일·6일마다 열리는 장18세기 조선 영조시대 문헌서도 언급1919년 4월1일 장날 맞춰 "독립만세"토요일마다 '축제'… 내년부터 현대화# 250년 역사 횡성 5일장횡성전통시장 일원은 끝자리 1일과 6일에 맞춰 닷새를 주기로 횡성 5일장이 열린다.횡성장의 시초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역사 문헌을 거슬러 올라가면 1770년 조선 영조 대 편찬된 동국문헌비고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횡성읍내에서 1, 6일 장이 선다고 기록하고 있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도 횡성장은 왕성했고 1919년 4월1일 장날에 맞춰 독립만세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횡성장은 지금도 장날이면 장터 유동인구가 1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고 타 시·군과 충청도에서까지 상인들이 찾아와 좌판을 펼친다.# 젊은 시장으로 거듭난다'낡다'는 이미지는 전통시장이 극복해야 할 선입견 중 하나다. 횡성전통시장은 현대화 리모델링을 빠르게 이뤄냈지만, 이마저도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경쟁력을 점차 잃어가던 중이었다. 절치부심하던 횡성전통시장은 내년 사업비 32억원을 들여 젊은 시장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다.횡성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횡성전통시장을 물건을 사고 파는 시장 본연의 기능을 뛰어넘어 다양한 문화공간을 꾸며 새로운 지역 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시장 옥상은 작은 공연장과 정원 등을 갖춘 문화 공간이 마련된다. 시장 전역은 무료 와이파이존이 구축되는 등 젊은 소비층을 끌어당기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현재 슬레이트 지붕은 전면 철거되고 개폐가 가능한 아케이드 시설로 대체, 말끔한 이미지와 함께 채광, 환기 효과를 높인다. 노후 전선과 시장 골목 바닥도 새로 정비해 화재를 대비하고 미세먼지, 폭염을 저감시킬 쿨링포그시스템도 설치된다.황광열 횡성전통시장조합장은 "시장이 갖는 추억과 전통을 무기로 경쟁력을 높여 대형마트의 공세를 넘어보려 노력하고 있다"며 "군민들에게는 정겹고 관광객들은 즐겁다, 신난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수 있는 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원일보=정윤호기자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취나물밥·감자옹심이더덕구이·횡성한우매주 금요일 밤마다 열리는 '밤마실 가는 날' 행사에 시민·관광객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횡성군 제공매주 토요일 진행되는 내고향 주말장터에서 떡메치기 체험 중인 아이들. 사진/횡성군 제공토요일마다 진행되는 내고향 주말장터에서 공예품 만들기 체험. 사진/횡성군 제공

2019-12-25 정윤호

[新팔도유람]산업화 시대 돌아보는 도내 명소

수원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 전자산업 역사 조망냉장고 등 초기모델부터 스마트홈 기술까지 경험K뷰티 성지 자리매김 '아모레퍼시픽 스토리가든'6·25전쟁기 제품부터 성장과정 전문 도슨트 안내 50년대 건물 리모델링한 안양 '김중업건축박물관' 한국적 전통 계승 현대건축 거장의 미학 고스란히'견학은 아이들이나 가는 것'이라는 말은 옛날 이야기다. 이젠 성인들도 직업과 관련된 산업 관광지에서 전문성을 높이고 전혀 다른 분야의 현장을 보며 상식을 넓히고 있다. 다만 견학 장소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새로운 배움을 향한 도전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 산업 중심지인 경기도에선 인생 2막에 도전하는 어른들의 니즈(needs)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 가전산업의 발전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가전산업의 발달은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꿨다. 전기의 발견에서 시작해 최신 스마트 컨버전스 가전제품의 등장까지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은 전자 산업의 역사를 돌아보고 인류를 위한 혁신에 대해 이야기한다.투어 시작은 뮤지엄 5층의 '발명가의 시대'에서 시작된다. 인류 역사에 중요한 기술과 발명품 그리고 위대한 과학자들을 소개한다. 기원전 600년 그리스 탈레스의 정전기 발견, 최초의 전기저장장치 라이덴병, 에디슨의 초기 상용 백열등 등 인류 발전과 전자 산업의 뿌리를 볼 수 있다. 이어서 전기를 이용한 조명, 통신, 가전의 발달과정과 의미를 알아본다. 아울러 음식 저장의 혁명을 가져온 냉장고처럼 가전제품의 역사적인 등장과 흥미로운 초기 모델을 살펴볼 수 있다. 3층 '기업 혁신의 시대'에서는 정보처리의 고속화를 가져온 반도체, 정보의 대중화를 가져온 디스플레이 등을 자세히 알아본다. 초창기의 커다란 창문형 TV와 컬러TV 시대를 연 제품부터 최신형 디스플레이 제품까지 만날 수 있다. 마지막 1층에서는 핸드폰으로 제어되는 스마트홈을 경험하고 노트북과 휴대폰 등 최신 제품들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다. 평일 뮤지엄 관람은 온라인 사전예약자 대상으로 전문 도슨트 투어가 진행된다. 주말에는 별도 예약 없이 자유 관람으로 운영 된다. # 한류의 중심 K뷰티의 성지 '아모레퍼시픽 스토리가든'아모레퍼시픽 스토리가든은 K뷰티를 선도하는 화장품 기업의 역사를 감성적으로 담은 홍보관이다. 작은 씨앗이 자라서 나무가 되고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 뷰티 산업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여정을 보여준다. 스토리가든을 구성하는 각 공간은 방문객의 자연스러운 몰입을 유도하며 감성적인 이야기를 전달한다. 특히 한 소년이 부엌에서 어머니가 동백 씨앗을 골라서 정성껏 동백기름을 만드는 것을 보고 영향을 받아 K뷰티 기업을 만든 이야기가 감동적인데 그 소년이 바로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고(故) 서성환 회장이다. 스토리가든 투어는 정해진 시간에 전문 도슨트와 동행하는 방식이다. 회사의 설립과 발전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관람하고 재현된 어머니의 부엌을 구경한다. 아모레퍼시픽의 성장 이야기에서 6·25전쟁과 관련된 얘기도 있다. 피난지인 부산에서 'ABC포마드'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뒀는데, 전쟁 통에도 화장품으로 멋 부리는 것이 유행이었다니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부분이다. 스토리가든은 주로 20~30대 단체관람객이 많이 방문한다. 아모레퍼시픽의 메인 생산시설로 자동화된 첨단 생산라인을 볼 수 있어 국내 화장품관련 학과와 기업인들의 필수 견학 코스다.# 한국 현대건축의 시작 '김중업건축박물관'김중업은 한국 현대건축의 시작으로 상징되는 건축가다. 김중업건축박물관은 현대건축의 거장 김중업의 작품세계를 통해 안양의 역사까지 보여주는 의미 있는 공간이다. 박물관이 위치한 장소는 김중업이 설계한 유유산업의 공장이 있던 곳이다. 1959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당시 이례적으로 공장에 예술적 의미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산업건축물이다. 2007년 공장이 이전하면서 당시의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외관이 다른 건물과는 확연히 다른데, 기둥역할의 구조물을 외부로 노출해 내부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건축가 김중업의 개성이 잘 드러난 건물로 평가받는다. 1층과 2층으로 나뉜 전시실은 '건축이란 인간이 빚어놓은 엄청난 손짓이며 귀한 사인'이라는 김중업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대표작인 주한프랑스대사관은 땅의 형태에 순응하는 전통건축의 정신을 계승하며, 한옥 처마 고유의 아름다운 곡선을 콘크리트로 완벽하게 재현했다. 여기에 프랑스가 추구하는 우아하면서도 절제된 미학을 자연스럽게 녹여내 1965년 샤를 드골 대통령으로부터 공로 훈장과 기사 칭호까지 받았다. 2013년 건축 전문가 100명이 꼽은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에서도 2위에 선정되었다. 박물관 전시실에는 김중업의 스승이자 모더니즘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 코르뷔지의 작품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상설전시 외에도 근대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기획전시를 선보이고 있으며 알찬 교육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이다. 지역쌀만 고집… 감미료 일절 사용 안해옛 오매장터 위치… 교육·체험 가능#그 시절 한잔 술이 그립다면… 전통 살려가는 '오산양조'오산양조는 설립된 지 3년 된 신생 양조장이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전통주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니 인근 지역의 양조장 중 막내 격이다. 그러나 오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친 저력 있는 곳이기도 하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마을기업으로 양조장을 설립하고 오산의 대표 전통주를 넘어 특산물을 만들겠다는 굳은 의지로 정성껏 술을 빚는다. 양조장은 제조장과 실습장 두 공간으로 나뉜다. 제조장의 전면은 술을 빚는 과정을 밖에서도 훤히 보이도록 유리로 만들었다. 실제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작업 과정을 보고 들어와서 막걸리를 시음하고 구매해 가기도 한다. 실습장에서는 다양한 전통주 관련 교육과 체험이 진행된다. 오산양조장의 대표 술은 오산막걸리다. 덧술을 한번 더한 이양주 프리미엄 막걸리로 구수한 누룩 향과 부드러운 첫 느낌이 인상적이다. 약주인 오매백주와 증류주인 독산도 선보인다. 모두 오산에서 난 쌀을 사용하며 감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가격도 저렴한 편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양조장이 위치한 곳은 옛 오매장터였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오산장의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오산역 쪽으로 상설화된 오색시장이 중심이다. 오산양조는 오색시장과 오산천을 잇는 징검다리를 꿈꾼다. 오산장을 찾는 많은 관광객이 양조장에 들러서 막걸리 맛도 보고 체험도 즐기며 오산천의 아름다운 경관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양조장이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전자산업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 내부모습. /경기관광공사 제공K뷰티를 선도하는 화장품 기업의 역사를 감성적으로 담은 홍보관인 아모레퍼시픽 스토리가든. /경기관광공사 제공아모레퍼시픽이 6·25전쟁 당시 피란지인 부산에서 만들어 큰 인기를 끈 'ABC포마드'와 '메로디크림'. /경기관광공사 제공한국 현대건축의 시작 '김중업건축박물관'전시실. /경기관광공사 제공

2019-12-18 김종찬

[新팔도유람]아듀! 기해년, 따뜻한 남쪽서 추억을

한라숲전망대·수월봉 등 곳곳 해넘이명소21일부터 어리목 일대 '윈터 페스티벌' 열려내년 1월까지 감귤농장 수확 농촌관광상품저지리 예술체험·야간 시티투어버스 운영올해도 역시 추운 겨울이 찾아왔다. 하지만 백번을 가도 새로운 섬 제주의 겨울은 몸도 마음도 포근하다. 다사다난했던 기해년(己亥年) 한 해를 마무리하고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이할 시기가 다가왔다. 제주에서의 특별한 겨울여행으로 2019년의 '마지막 추억'을, 2020년의 '새로운 희망'을 새겨보자.# 12월 제주관광 10선제주관광공사(사장·박홍배)는 '올해도 애쓴 당신과 나, 12월의 제주에서 쉬멍쉬멍'을 테마로 자연, 축제, 관광지,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2019년 12월 제주관광 10선'을 선정했다.우선 해넘이 명소를 첫 번째로 꼽았다.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 해넘이축제, 한경면 자구내포구, 표선면 소금막해변, 서귀포시 강정포구, 한라생태숲 전망대, 수월봉, 사라봉 등 제주 곳곳에서 일렁이는 해넘이를 배경으로 한 해를 마감하고 차분하게 새해를 준비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추천한 곳은 오는 21일부터 내년 1월 19일까지 한라산 어리목 일대에서 열리는 '제주윈터 페스티벌'이다. 제주의 겨울을 담아갈 포토존과 눈썰매, 컬링, 대형 윷놀이 투호 등 전통문화체험까지, 연인 혹은 가족들과 함께 제주의 겨울을 맘껏 즐길 수 있다.세 번째 추천 관광지는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에 자리한 '제주신화전설탐방로'다. 제주도를 본뜬 모양의 총 5개 코스와 14개 조형물 쉼터로 조성됐다. 화산송이 길과 곶자왈, 돌담길과 정낭으로 제주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공간이다.제주의 겨울 오름도 가볼만 한다. 제주관광공사는 서귀포시 성산읍 소재 '궁대오름'을 추천했다. 동서로 낮게 누운 활모양 산체로 정상높이 239m, 가장 긴 탐방로가 2.5㎞ 규모의 작고 완만한 오름이다. 이와 함께 제주시 애월해안로에 있는 'SM디지털아트뮤지엄', 제주시 도련3길에 자리한 '수상한집 광보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소재 '팜파스그라스', '옥돔과 꿩요리' 등이 12월 제주 관광으로 선정됐다.# 제철을 맞은 제주감귤 농장체험겨울의 국민과일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감귤이다. 겨울을 맞아 제주 감귤농장에서의 감귤 따기와 시식체험이 인기다. 감귤 수확 기간인 내년 1월까지 제주에서는 감귤 체험농장이 곳곳에서 운영된다. 펜션 혹은 호텔에서 감귤 따기 체험을 제공하거나, 다양한 놀이 콘텐츠와 함께 체험농장을 운영하기도 한다. 감귤을 이용한 감귤피자, 타르트, 에이드, 감귤청 등 만들기 체험장도 가족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회장·부동석)는 제주형 융복합 농촌체험상품 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오는 22일까지 제주를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감귤 따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겨울에 추천하는 제주도 체험공방제주는 유명한 여행지뿐 아니라 농어촌 마을체험 또한 인기다. 제주 농어촌 마을의 이색적인 콘텐츠를 마을 주민들과 함께 탐방할 수 있는 '팜팜버스'는 올 한 해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 12월은 '저지리 마을 예술투어'가 예약 판매되고 있다. 세계 인류 무형유산인 해녀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체험도 다양하다. 해녀의 상징인 '태왁'을 만들거나 해녀 옷 입어보기 체험을 즐길 수도 있다. 제주 해녀가 직접 채취한 해산물을 활용한 제주 해녀 다이닝, '해녀의부엌'도 올해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마을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예술인들의 공방 체험도 인기다. 도자기 공방, 캔들 만들기, LED 아트 등 원데이 클래스는 소소하고 특별한 제주의 추억을 안겨다 줄 것이다.# 제주시티투어버스변화무쌍한 제주 날씨를 피해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는 길잡이로 '제주 시티투어버스'도 눈여겨 볼만 하다. 제주공항과 연계해 제주시내를 한 번에 돌아볼 수 있는 시티투어버스는 올해 여름 야간투어버스 시즌티켓을 오픈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제주시티투어버스는 트롤리형 1층 버스와 하프 개방형 2층 버스가 매 시간 번갈아가며 운행한다. 제주국제공항을 시작으로 민속자연사박물관, 사라봉, 동문시장, 관덕정, 탑동광장, 어영 해안도로, 도두봉, 이호해수욕장,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한라수목원 등 도심권 전통시장과 주요 관광 명소들을 경유해 제주시내의 당일 투어 코스로 제격이다. 또한 관광 약자를 위한 휠체어 전용공간과 경사로 및 편의시설이 구비돼 있어 휠체어 탑승이 용이하다. 제주도관광협회는 "렌터카 없이 탁 트인 시야로 제주를 느끼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적극 추천한다"며 "차량 내부에는 좌석별 USB 충전 포트도 마련돼 있어 편하게 사진과 영상을 찍으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행 시간은 하루 총 9회,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이용요금은 1일 1만2천원, 1회 3천원이다. 제주여행 예약사이트 '탐나오'에서 사전 구매 시 할인이 가능하다. /제주新보=강재병기자·사진/제주新보 제공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궁대오름.제주신화전설탐방로.감귤농장.차귀도 낙조.

2019-12-11 강재병

[新팔도유람]경상북도 영양 '특별천연구역'속으로

검마산 깊은 자락 인적 닿지 않은 산림2㎞ 숲길따라 걸으며 지친 심신 풀어내수하마을, 아시아 최초 밤하늘보호공원별빛·반딧불 장관… 인근 캠핑장 갖춰져석계선생 부부 구빈정신 깃든 두들마을수백년 참나무 간직… 장계향 교육원도치열했던 한 해가 조금씩 저문다. 덩달아 자연도 푸른 옷을 벗어 던지고 겨울 쉼속으로 조용히 들어갈 채비를 서두른다. 이럴즈음 우리내 삶도 일상을 벗어나 꾸밈도, 번민했던 그 무엇도 없는 고즈넉한 여행을 떠나 보는게 어떨까? 전국 최고의 오지 영양군. 누군가는 영양을 '특별천연구역'이라고 한다. 영양의 어딜 가더라도 오염되지 않고, 사람의 개발 손길에서 벗어난,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의 개발 손길이 닿지 않은 천연 자작나무숲경북 영양군 수비면 죽파리 검마산 깊은 산자락이 온통 새하얀 자작나무들로 빼곡하다. 이 곳은 내륙지방에서는 보기드문 축구장 40여개의 면적보다 넓은 규모의 자작나무 숲 단지다. 지난 1993년도에 약 30ha의 면적으로 조성됐다. 생태경관이 매우 우수해 올 해 남부지방산림청 영덕국유림관리소에서 지역특화사업으로 자작나무숲길 2㎞를 설치,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자작나무 숲의 대표격인 인재 자작나무 숲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줄기 굵기가 60㎝를 넘는다.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없어 자연 고스란히 지켜져 오고 있다.최근 들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이 자작나무 숲은 인근 수비 국제밤하늘보호공원과 울진 금강송 생태 경영림, 봉화 석포 분천역, 산타마을 등과 연계해 우리나라 최고의 산림 휴양지로 가꿔진다.자작나무 숲이 있는 죽파리는 영양군 시외버스 터미널에서도 하루 3회 버스가 운행될 정도로 적막강산 오지다. 검마산, 일월산, 울진의 백암산 등이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조선시대 보부상들이 정착해 마을을 개척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수십년 동안 사람의 손길을 벗어나 오롯이 자연 그대로 자라난 자작나무들은 뽀얀 속살같은 하얀 껍질을 간직해 눈이 시릴 정도다. 숲 속을 걷는 것만으로도 지친 심신의 피로를 그대로 풀어낼 만하다.# 몽골 초원 밤하늘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경북 영양 수비 수하마을은 오지중에 오지다. 골이 깊어 더 이상 갈 수 없는 세상 끝 마지막 남은 땅인듯 싶을 정도다. 이 곳을 요즘들어 찾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아시아 최초의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이다. 인공 불빛과 현대화 속에서 점점 잃어가고 있는 밤하늘과 은하수 별무리들을 볼 수 있어, 국제밤하늘보호협회(IDA)가 이 일대 3.9㎢를 2015년 10월 '보호공원'으로 지정했다.이 곳 오무마을에서 밤 하늘을 올려다 보면, '하늘에서 별이 얼굴로 쏟아 진다'는 말이 실감나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된다. 특히나 달빛마져 숨어든 그믐밤에도 이 곳은 그리 캄캄하지 않다. 인공의 빛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이 곳은 일찌감치 반딧불이 생태공원으로도 지정, 보호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맹그루브숲에서 볼 수 있는 반딧불이의 장관을 이 곳에서도 볼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으로 발걸음이 빨라진다. 캠핑족이라면 이 곳 주변에 들어선 '영양수비별빛캠핑장'에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요즘에는 이 곳에서 '5G(오지) 캠핑'이 마련되고 있다. 은하수투어와 목공체험, 캠프파이어, 캠핑요리대회 등 잊지 못할 체험할 수 있다.#'구빈'(求貧) 참나무, 수백 년 마을 버팀목으로경북 영양군 석보면 두들마을은 검소함이 깃들어 있다. 대의를 굳게 가졌던 선비의 청빈한 삶이 전해져 오기도 한다. 어지러운 세상을 피해 영양 땅에 은둔했던 재령 이 씨 문중의 석계 이시명과 그의 부인 안동 장씨 계향. 이들은 '가학'(家學)과 '구빈'(救貧)하는 삶으로 대명절의의 뜻을 폈으며,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름을 남기고 있다.두들마을 언덕 위에는 아름드리 참나무(도토리나무)가 여러 그루 자라고 있다. 석계 선생 부부가 1631년 이곳에다 터를 잡으면서 심었던 나무들이다. 390여 년이 흐른 세월에도 꿋꿋하게 버티고 선 나무가 50여 그루에 이른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궁핍해진 사람들의 가난한 살림에 보태기 위해서였다. 지금도 언덕 위에 세월만큼 많은 가지를 뻗치고 있는 아름드리 참나무에는 석계 선생과 정부인 안동 장 씨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교훈이 그대로 전해온다.장계향 선생은 부친인 장흥효의 영향으로 시·서·화에 능했다. 19살 때 석계의 계실(繼室·둘째 부인)로 시집 온 장 선생은 전실인 김 씨 부인의 자녀를 포함해 7남 3녀를 훌륭히 키워냈다. 일곱 아들을 '7현자'로 불리게 했으며 남편과 네 아들, 두 명의 손자가 나라의 부름을 받은 '7산림'으로 불리도록 했다.장 선생은 한국 전통음식의 보고(寶庫)인 음식디미방을 저술했다. 음식디미방은 지금으로부터 약 340년전에 쓰인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조리서다. 딸들을 위해 지은 조리서인 것이다.두들마을에는 몇 해전 '장계향 문화체험 교육원'이 들어섰다. 이 곳은 장계향 선생을 현대로 불러오는 다양한 선양, 교육 사업이 진행된다. 현존 최고의 한글조리서 '음식디미방'에 소개된 조리법을 재현해 전통음식 조리, 전통주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조리실습시설이 있다. /매일신문=엄재진기자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영양군 수비면 죽파리에는 넓은 규모의 자작나무 숲이 조성돼 있다. 이 곳은 최근 산림청과 영양군이 생태휴양지로 가꾼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영양군 제공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일대는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됐다. 이 곳에서는 마치 몽골 초원에서 경험할 수 있는 별빛이 쏟아지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영양군 제공영양군 석보면 두들마을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 /영양군 제공

2019-12-04 엄재진

[新팔도유람]국내 해상 최장 경상남도 '창원 집트랙' 체험기

음지도~소쿠리섬까지 연결시속 80㎞ 쏜살같이 내려와불안은 잠시… 풍경에 감탄돌아올땐 시원한 제트보트99타워 에지워크도 스릴감창원시의 새로운 해양레저관광자원으로 자리잡을 '창원 집트랙'이 지난 10월 25일 정식 개장했다. 창원 집트랙은 1천399m로 국내 해상 최장거리를 자랑한다. 집트랙 체험 후에는 제트보트를 10여분간 타면서 스릴을 즐긴다. 집트랙이 있는 99타워 해발 94m 지점에는 극한체험시설인 에지워크도 있다. 집트랙은 출발 전과 출발 직후 무서움을 잠시 느끼면 되지만 에지워크는 체험자들을 바라만 봐도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취재팀은 지난 5일 오후 창원 집트랙을 찾았다. 창원 집트랙은 창원시 진해구 명동 음지도에 있는 진해해양공원에 자리잡고 있다. 음지도 진입 전부터 비명과 환호성이 함께 들려왔다. 집트랙을 타고 내려가는 관광객의 목소리로 추정됐다. 솔라타워 옆에 있는 구구타워는 1층에 커피숍과 편의점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19층에서 에지워크, 21층에서는 집트랙을 이용할 수 있다. 20층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개장할 예정이다. 집트랙과 제트보트는 함께 체험할 수 있으며, 에지워크와 집트랙·제트보트는 함께 체험도 가능하고 각각 체험할 수도 있다. 에지워크와 집트랙을 함께 체험하려면 동선상 에지워크 체험을 먼저 하는 편이 낫다. 집트랙을 먼저 이용하면 제트보트를 타고 음지도에 내려서 다시 언덕을 올라 99타워를 올라와야 하기 때문이다.# 집트랙·제트보트 = 하늘을 나는 것은 오랜 기간 인간의 꿈이란 말이 있다. 새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날지 못하더라도 집트랙은 허공을 가르며 이동하며 비행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집트랙은 줄 하나에 몸을 달고 빠른 속도로 숲과 계곡, 육지와 바다를 이동하는 레포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창원 집트랙은 음지도에 있는 99타워 21층 해발 105m에서 1.4㎞ 정도 떨어진 소쿠리섬 도착지 해발 15m까지 허공을 질주한다. 시속 80㎞의 속도로 바다를 가로지르기에 체험 시간은 1분 남짓 걸린다. 동시에 6명이 출발할 수 있다. 집트랙 출발대에 서면 아름다운 진해만이 내려다보인다. 거제도와 거가대교, 해군 휴양시설인 저도, 마산합포구 구산면 심리 등도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보호장비와 헬멧을 착용하고 출발대에 서면 살짝 무서움도 든다. 출발대 앞에 보호문이 열리고 리프트가 내려가면 몸을 살짝 뒤로 젖히며 출발하면 된다. 창원 집트랙에 대한 많은 동영상을 봤으며, 같이 출발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난 잘 탈 수 있을 거야'라고 몇 번씩 다짐하지만 생각과 현실은 달랐다. 출발 이후 쏜살같이 내려가는 집트랙은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에 어느샌가 무서운 마음도 내려놓게 된다. 취재팀이 체험했던 당시에는 소쿠리섬 쪽에서 앞바람이 불어 출발하자마자 정면이 아닌 뒤쪽의 음지도 쪽을 바라보며 내려갔다. 하늘 위에서 바라본 음지도 해양공원과 우도의 풍경은 예술이었다. 중반 정도를 지나면 집트랙의 속도가 차츰 느려지며, 도착지 200m 전 왼쪽에서는 탑승객들의 사진 촬영(구매는 유료)도 하고 있다. 집트랙은 몸무게 30㎏ 이하, 120㎏ 이상인 고객은 안전상의 문제로 탑승할 수 없다. 만 14세 이하, 신장 120㎝ 이하 고객은 단독 탑승할 수 없으며 보호자와 동반탑승해야 한다.소쿠리섬에서 제트보트를 이용해 음지도로 돌아온다. 제트보트는 비행기 제트엔진을 활용해 만든 고속보트로 스피드와 시원함을 즐길 수 있다. 창원 집트랙의 제트보트는 최대 12명까지 탈 수 있으며, 10명 이상이 되면 출발한다. 이동속도는 시속 80~90㎞에 이른다.바다를 가로지르며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제트보트는 10여분간 바다를 질주하며 360도 회전도 한다. 구명조끼는 반드시 입어야 하며, 360도 회전 시에는 안전 손잡이를 잡아야 한다. 집트랙 이용 요금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만 제트보트까지 이용하면 그런 생각은 잊힌다.생일을 맞아 지인들과 집트랙·제트보트를 즐긴 박미영(53·창원시)씨는 제트보트에서 계속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했다. 박씨는 "제트보트에서 너무 신났다. 생일맞이 나들이로 너무 좋았고 일상에서 스트레스도 날릴 수 있었다"며 "다음에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지워크 = 에지워크는 높은 산이나 타워 외벽에 발코니를 설치해 천장레일에 안전로프를 걸고 타워 둘레를 걷는 극한체험시설이다.단순히 타워 둘레를 걷는 것이 아니라 전문 안내요원의 설명에 따라 4가지 정도의 미션을 수행하기에 스릴 만점이다. 최대 6인까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에지워크 이용 시에는 전용복장과 안전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구두와 샌들, 슬리퍼를 신고 이용할 수 없다. 에지워크 체험을 마친 위주환(41·부산시)씨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에지워크를 체험하니 무섭기도 했지만 짜릿했다"며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한 에지워크 체험은 너무 시원하고 좋았다"고 말했다.■여기까지 왔으니… 주변 명소는#진해해양공원= 창원집트랙이 있는 음지도에 있으며 지난 2005년 3월 개관했다. 해양솔라파크, 어류생태학습관, 해전사체험관, 해양생물테마파크 등이 있다. 솔라파크는 136m 해상전망대가 있는 타워동과 아름다운 다도해의 풍광을 배경으로 한 전시동으로 구성돼 있다.#내수면 환경생태공원=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에 있는 생태습지공원이다. 지난 2008년 진해시에서 유수지 주변 산책로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환경공원으로 조성했다. 주소: 창원시 진해구 여명로25번길 55.#진해드림파크= 진해드림파크는 아름다운 숲이 뒤에 있으며, 정면에는 진해만의 바다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진해만 생태숲, 목재문화체험장, 광석골 쉼터, 청소년수련원의 4대 사업을 통합해 시민 공모로 이름지어진 약 195㏊의 대규모 산림휴양시설이다. 진해만생태숲에서는 아열대 희귀식물 약 90종과 후박나무 등 총 145종 약 7만본의 난대림 수목을 관찰할 수 있다. 목재문화체험전시관은 나무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광석골 쉼터는 자연계곡 속에 조성한 쉼터이며, 청소년수련원은 청소년 교육문화의 공간이다. 주소: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 산1-2.#진해루해변공원= 진해루해변공원은 시민들의 산책로와 아이들의 놀이터, 달리기 코스로 유명하다. 진해루 누각 2층은 전망이 좋고 한여름 피서 공간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거북선 모양의 어린이 놀이터와 천안함 피격 사고 이후 구조 과정에서 순직한 한주호 준위의 동상도 있다. 주소: 창원시 진해구 진희로 150./경남신문=권태영기자, 사진/경남신문=전강용기자집트랙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이용객들.진해만 석양 속에서 창원 집트랙을 탄 이용객들이 소쿠리섬으로 향하고 있다.이용객들이 제트보트를 타고 음지도로 돌아오고 있다.환경생태공원.진해드림파크진해루

2019-11-27 권태영

[新팔도유람]BTS가 인증한 전라북도 명소

호랑이·침팬지·반달가슴곰 등6백여마리 키우는 전주동물원고택·카페 모인 오성한옥마을계곡·오성제 수려한 경치 일품패러글라이딩의 '성지' 경각산정상 두개의 바위, 고래뿔 형상글로벌 케이팝스타 방탄소년단(BTS)을 세계적 스타로 키운 기획사 대표 방시혁 씨는 전북과 인연이 깊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는 남원, 어머니는 전주가 고향으로 부모 모두 전북 사람이다. 지난 7월 BTS가 화보촬영을 위해 다시 전북을 방문, 전주동물원과 완주 경각산, 소양면 오성한옥마을 등을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 장소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 새롭게 탈바꿈 중인 전주동물원전주동물원은 1978년 6월 10일 개원했다. 당시 지방동물원으로는 유일하게 호랑이, 사자, 기린, 하마, 들소, 큰뿔소, 침팬지, 캥거루 등 동물을 다수 보유했다. 현재는 희귀동물인 반달가슴곰, 재규어 등 총103종에 610여 마리의 동물을 전시하고 있다. 당시 동물원은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과 회색벽, 철조망 속의 그저 관상을 위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동물복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전주동물원이 새롭게 변하고 있다.동물원 측은 사자, 호랑이, 곰, 늑대, 초식동물 등이 지내던 방사장 면적을 확대하고 커다란 고목나무 아래 작은 나무와 잔디 등 자연소재를 최대한 활용해 생태동물원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 또 일부 구간에서만 관람할 수 있도록 관람구간을 정해 관람객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동물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BTS는 이곳에서 화보를 촬영하고 놀이기구를 탑승하는 영상을 담았다.# 완주군 소양면 오성한옥마을오성한옥마을은 한 달에 평균 1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관광지다. 종남산과 서방산이 병풍처럼 마을을 둘러싸고 맑은 계곡과 오성제가 있어 수려한 경치를 자랑한다. 뛰어난 자연과 한옥이 어우러지면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공간이다. 예쁜 카페와 고택들이 자리잡고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도 인기다. 오래된 한옥과 새롭게 신축된 한옥들이 어울려 있는데 한옥의 경관을 훼손하지 않는 건축물들이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토석담과 돌담, 전통고택과 솟을대문, 돌탑과 정자, 세월교, 한글의 자음과 모음으로 표현한 한글다리 등 마을 곳곳 볼거리가 많다. 벌써부터 방탄소년단 팬들은 이곳 촬영지를 찾아 인증 샷을 남기고 있다.소양 오성한옥마을을 찾았다면 근처 위봉사와 위봉산성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 위봉산성은 조선 숙종 원년(1675)에 유사시 전주 경기전의 태조 영정과 조경묘의 시조 위패를 봉안하기 위해 쌓은 곳으로 실제 갑오 동학혁명 때 태조의 영정과 시조의 위패를 이곳에 피난시키기도 했다.# 아름다운 경관을 담은 경각산 활공장경각산은 경각이라는 이름 그대로 정상에 버티고 선 두 개의 바위가 고래의 등에 솟아난 뿔의 형상이다. 모악산과 마주보며 완주군과 임실의 경계에 있으며 호젓한 산행을 즐기기에 좋다.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에게 최고 인기지역 중 하나다. 전주 시내와 가까워 접근성은 물론 경관이 좋은 경각산 활공장은 1986년부터 전국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전국 5대 패러글라이딩 명소로 꼽힌다. 패러글라이딩을 직접 즐기려는 이들도 많이 찾지만 활공하는 모습을 담고자 하는 사진 동호인도 많이 만날 수 있다. 또 매년 5월이면 이곳을 주제로 사랑의 축제 '완주 프러포즈 축제'가 열린다. 여성을 상징하는 모악산과 남성을 상징하는 경각산의 사랑으로 구이저수지수가 만들어졌다는 설화를 담아 개최되고 있다. 축제는 달달 그 자체다. 스몰웨딩 체험, 드레스·턱시도 체험, 포토 스팟 촬영 등이 펼쳐진다. BTS는 이곳에서 직접 패러글라이딩을 즐겼다.# 자연을 벗 삼은 술 한 잔의 매력경각산을 찾았다면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은 꼭 들러야 하는 코스 중 하나다. 구이저수지가 맞닿아 있는 수려한 경관과 함께 자리 잡은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은 태고 적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술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오롯이 담고 있다. 5만여 점의 유물 전시부터 쿠킹 교실과 전통주 빚기 체험과 같은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우리 술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내용들을 쉽고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다.가족들과 함께 했다면 음주운전 가상 체험관의 고글 체험도 추천한다. 술 맛이 아무리 좋다 해도 뭐든지 과하면 독이다. 음주를 하지 않은 정상인이 음주 후 경험할 수 있는 시야손상 현상을 체험할 수 있어 음주의 위험성을 인식할 수도 있다. /전북일보= 최정규기자전주동물원 정문. /완주군·전북일보 제공오성한옥마을특구. /완주군·전북일보 제공전북 완주군 경각산 패러글라이딩. /완주군·전북일보 제공/연합뉴스

2019-11-20 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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