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팔도유람]뉴트로 성지로 떠오른 '대전 소제동'

100여채중 30여채 남아… 한국 근현대사 속 옛모습 그대로일본식 주택 '관사 16호' 온돌형식 접목 등 계량된 구조 눈길민간주도 도시재생으로 카페·음식점 등 청년문화 스며들어'소제동 아트벨트'로 묶어 복원·보수…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전시·공연 등 복합문화예술행사 '오늘 꾸는 꿈' 8월 23일까지대전의 역사는 철도 발달과 맥을 같이 한다.1905년 경부선이 개통되면서 대전의 발전이 시작됐다.당시 대전은 한적한 농촌이었지만 역이 생기면서 주변에 우체국과 학교, 시장 등 각종 기반 시설이 들어서게 됐다.넓은 밭이라는 의미로 '한밭'으로 불리던 대전은 일제강점기 철도부설지로 결정되면서 188명의 일본인 철도기술자들이 거주하게 됐다.역 주변에는 새로운 도시가 만들어지기 마련이다.대전천과 대동천의 합류 지점은 새로운 문화가 시작됐다.현재의 대전역 동광장 너머 소제동 이야기가 이렇게 시작된다.# 100년 이어 온 삶 터전·근대 유산 = 소제동은 철도 관계자들이 많이 거주해 '철도관사촌'으로 불렸다. 축구장 일곱 배 크기의 소제호를 메워 마을이 만들어졌다. 한 때 100여 채에 달했던 관사촌은 6·25의 상흔으로 이젠 30여 채가 남아 역사를 잇고 있다. 대전역 인근 '솔랑시울길' 이정표를 따라 골목을 걸으면 관사촌이 눈앞에 펼쳐진다.다다미방의 흔적이 남은 일본식 가옥의 지붕에는 관사 번호판이 걸려 있는 곳이 더러 있다. 현재로 치면 아파트의 '동호수'다. 도코노마(다다미방의 장식 공간), 도코바시라(도코노마의 장식 기둥), 오시이레(붙박이장) 등과 같은 일제강점기 주택 요소들이 아직 남아있다. 누군가는 왜색 짙은 '구시대의 산물'이라고 하지만 철도관사촌은 한국근현대사 속 대전의 옛 모습을 오롯이 품고 있다. 한국전쟁 후에는 일본인들의 역사보다는 한국 사람들의 생활에 관련된 삶의 문화가 더 오랫동안 짙게 남아있는 공간이다. 일본인 철도기술자들을 위한 기숙사(공동주택)였지만 그 이후에는 한국인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주거 형태다. 일제강점기와 근현대를 거치며 공간이 허락되는 대로 조금씩 넓어진 가옥은 세월의 흔적을 나이테처럼 간직하고 있다.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관사 16호'가 눈에 띈다. 겉보기엔 건물 중앙을 반으로 나눠 두 가구가 나눠 사는 일본식 주택이다. 내부는 전통적인 일식 가옥이라기 보다 온돌 형식, 한국의 환경에 맞춰 개량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역사적 맥락에서 봤을 때 일본인의 역사보다는 한국인, 즉 대전시민의 생활에 관련된 삶의 문화가 더 오랫동안 짙게 남아 있는 그런 곳이다.# 뉴트로 감성 듬뿍 관광 명소 자리매김 = 도시는 늙기 마련이다. 화려했던 과거는 화석처럼 굳어지고 골목길을 가득 메웠던 아이들의 목소리도 기억 저편의 회색빛 추억으로만 남게 된다. 소제동이 딱 그런 처지다. 1985년 대전 서구 둔산동 일대에 '콘크리트 도시'가 들어서면서 소제동 주민들은 세간살이를 챙겨 정든 마을을 떠났다. 도심 속 유허가 된 소제동을 두고 공무원들은 '대전역세권 재정비촉진계획'이라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도시로서의 가치를 잃은 소제동은 2009년 도시환경정비사업 지역으로 지정됐다. 재개발 계획으로 묶인 소제동은 도심 속 외딴섬이 됐다. 줄곧 침체됐던 소제동이 활기를 띤 건 2016년쯤이다. 민간 주도의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부터다. 낡고 지저분했던 관사촌에 청년문화가 스며들기 시작한 게 이때다. 옛 가옥에 현대식 인테리어를 접목한 카페와 음식점이 생겨났고 소셜 미디어에서는 대전 철도관사촌이 일명 뉴트로(Newtro)의 성지로 여겨지게 됐다. 1920년대부터 이어진 건축 변화상을 보여주며 철도 개통으로 급 발전한 대전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소제동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게 됐다. 기성세대가 버린 공간에 청년문화가 녹아들며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철도관사촌 일대에서 새롭게 문을 연 상점은 10여 곳이 넘는다.원도심 쇠퇴 현상으로 버려진 지역이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외지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역 전통문화의 명맥을 잇기 위한 대전문화재단의 '전통나래관'과 지역 작가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소제창작촌'은 부쩍 달라진 소제동의 분위기를 품고 있다. 몇 년 사이 소제동은 1년에만 50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예술로 여는 미래, 역사에 문화를 새기다 = 소제동은 대전의 100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근대도시 대전의 정체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공간이다. 소제동 일대는 근대 가옥들이 보존된 독특한 골목길과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대동천변의 산책로, 멋스러운 맛 집 등이 어우러져 주목받고 있다. 이런 소제동에 문화가 추가적으로 입혀져 볼거리를 더한다. 6월 초 문을 연 '소제동 아트벨트'는 대전의 대표 청년문화재단인 씨엔씨티마음에너지재단이 지역문화기반 조성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역사적 의미가 담긴 공간에 전시, 공연, 퍼포먼스, 워크숍 등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담아서 차별적인 매력을 지닌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소제동 아트벨트는 철도관사 건물을 복원·보수해 문화공간으로 활용해 관사16호, 마당집, 핑크집, 두충나무집 등 각 건물의 특징을 살린 전시관의 이름으로 운영한다. 재단은 대전의 역사와 미래 가치를 고려한 문화예술 지원 활동의 하나로 소제동 일대를 생활과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복합문화예술타운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소제동 아트벨트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8월 23일까지 열린다. 복합문화예술행사 '오늘 꾸는 꿈'은 전시와 설치, 공연, 퍼포먼스, 교육, 관객참여 프로그램 등 시각예술과 공연예술을 아우른다. 행사에는 안충기, 박선민, 심래정, 자스민 샤이틀, 루프엑스, 김혜경, 김태은 등 국내외 14개 팀 32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소제동 아트벨트를 기획한 신수진 디렉터(한국외국어대 교수, 전 문화역서울 284 예술감독)는 "예술은 일상에 쫓기느라 잊고 있었던 질문을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 소제동 아트벨트는 100년의 시간을 간직한 골목길에 예술가들의 상상력과 활력을 더해서 미래로 나가게 하는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기간 중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전시와 함께 퍼포먼스, 워크숍,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져 관광객에게 흥미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대전일보=김용언기자대전 동구 소제동의 철도관사촌. 겉으로는 일본식 건축 양식을 띄고 있지만 오랜 기간 대전 시민의 삶이 녹아든 곳이다. 사진은 기존 관사를 리모델링해 6월초 새롭게 문 연 '소제동 아트벨트'. /씨엔씨티마음에너지재단 제공옛 관사를 개조해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관사16호 내·외부 등 소제동 아트벨트 건물들. /씨엔씨티마음에너지재단 제공/아이클릭아트옛 관사를 개조해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관사16호 내·외부 소제동 아트벨트 건물들. /씨엔씨티마음에너지재단 제공옛 관사를 개조해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관사16호 내·외부 등 소제동 아트벨트 건물들. /씨엔씨티마음에너지재단 제공소제 창작촌. /씨엔씨티마음에너지재단 제공

2020-06-24 김용언

[新팔도유람]강원도 평창 노람뜰 일대 테마파크

돌문화체험관·바위공원 '이색' 인근 무료 오토캠핑장 위치올해 1월 준공 힐링체험파크 이어 물환경센터도 조성중'메밀 부치기 원조' 평창올림픽시장 전병·국수 등 '군침'해발 700m 장암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마니아들 인기평화길·백일홍축제장 등 생태하천 산책·휴식공간 많아강원도 평창군은 현재 693억원을 들여 노람뜰 일대에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중이다.체험 및 체류형 관광시설을 집중 조성해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노람뜰에는 노람뜰 녹색치유&레포츠단지, 평창 힐링체험파크, 평창에코랜드, 평창강물환경 체험센터, 목재문화체험장 , 평창수학아카데미아 등이 조성됐거나 속속 건립이 추진중이다.# 4계절 체류형 관광시설 집중 유치 = 평창군이 역점적으로 조성한 녹색치유&레포츠단지는 지난 5월 12일 평창 돌문화체험관 개관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평창군은 2013년부터 녹색휴양공원, 바위공원 및 장암산 등산로 정비, 평창 돌문화체험관 등을 건립하는 녹색치유&레포츠단지 조성사업을 진행해 왔다.평창 돌문화체험관은 총 79억원을 들여 연면적 1천730㎡ 규모로 건립됐다. 지상 1, 2층에는 체험실, 수석테마 카페, 수장고, 세미나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평창 돌문화체험관 옆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바위공원이 있다. 2006년 조성된 바위공원은 1만7천785㎡ 부지에 100t이 넘는 대형바위를 비롯해 금수강산, 신선암, 거북바위, 형제바위 등 자연과 동물의 형상을 한 123점에 이르는 진기한 수석들이 전시돼 수석 동호인 및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근에는 32개의 데크를 갖춘 무료 오토캠핑장이 있다. 피서철에는 텐트를 이용한 캠핑장으로 인기가 높아 전국에서 찾아온 캠핑족들로 연일 붐빈다.# 한강수계 최상류 발원지서 힐링체험 = 평창 힐링체험파크는 37억4천만원을 들여 올 1월 준공됐다. 새소리원(미로숲) 4천200㎡, 생태습지원 3천900㎡, 물소리원 2천260㎡, 빛의 화원 4천900㎡ 등이 들어섰다. 평창강 물환경체험센터는 약 4만㎡ 부지에 97억원을 들여 2022년 말까지 물환경학습장, 수생태연못, 습지 체험마당, 수변 관찰로, 야생초화원, 버스킹 광장 등이 조성된다.평창 에코랜드는 70억원을 들여 2022년 말까지 조성된다. 에코랜드에는 인공생태하천 및 석부작 체험공간 등이 들어선다.목재문화체험장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52억원을 들여 건립된다. 주요 시설물로 전시관과 교육시설, 목재 놀이터, 숲 속의 집, 소규모 야외 체험시설 등이 있다.# 메밀 부치기 원조 평창올림픽시장 = 노람뜰 인근 평창읍 하리에 위치한 평창올림픽시장은 과거 평창전통시장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가 확정 된 후 이름을 바꿔 재탄생했다. 1955년부터 60여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전통시장으로 인근 정선, 영월 등지와 이어지는 교통의 요지에 들어섰다. 평창올림픽시장은 강원도 대표 먹거리로 꼽히는 메밀 부치기 원조 시장이다. 골목형 밀집시장으로 60여 점포가 옹기종기 모여 영업을 하고 있다. 메밀 부치기를 비롯해 메밀전병, 메밀국수 등 메밀을 이용한 음식이 유명하다. 이외에 올챙이국수와 콧등치기국수, 수수부꾸미, 옥수수 막걸리 등 별미가 가득하다. 올림픽시장은 상설로도 운영되지만, 장날은 5, 10일마다 열린다. # 활공장·백일홍 꽃밭·평창강생태하천 볼거리 풍성= 바위공원의 앞에 위치한 장암산은 평창강과 어우러지며 멋진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해발 700m 정상에서 청명한 하늘과 굽이치는 평창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은 마니아들의 성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명품 평창 평화길은 지난 5월 1일 노람뜰 인근 평창읍 구 상리다리에서 개장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총 25억원을 들여 노람뜰 순환 목재 데크로 1.7㎞, 전망대 2개소, 간이쉼터 7개소, 입구쉼터 1개소 등이 들어섰다.평창군은 노람뜰을 끼고 돌며 흐르는 평창강의 생태하천 조성공사도 총 161억5천800만원을 들여 2019년 12월 완공했다.이 공사는 평창읍 여만리~종부리 구간 9.3㎞ 내 중리지구, 천변리지구, 종부지구 등 3곳의 친수공간과 인도교 2개소, 가동보 1개소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중리지구에는 잔디광장, 산책로를 조성해 관광객에게 휴식·여가 활동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천변리지구는 잔디블록 광장, 데크길, 휴게공간을 만들어 인근에 위치한 평창 오일장과 연계한 휴식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종부지구 백일홍축제장 주변은 친수공간과 휴게쉼터로 조성됐다. /강원일보=김광희기자 사진/평창군 제공/아이클릭아트노람뜰 유채꽃밭.마니아들의 성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장암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123점에 이르는 진기한 수석을 전시중인 바위공원.평창올림픽시장은 강원도 대표 먹거리로 꼽히는 메밀 부치기 원조시장이다.종부지구 백일홍축제장.지난달 개장한 평창 평화길.

2020-06-17 김광희

[新팔도유람]경기도의 숨겨진 여행지를 찾아서

전곡항서 들어가는 '화성8경' 입파도물놀이·갯바위 낚시 등 즐길수 있어안양예술공원 곳곳에 설치작품 전시거장 설계 파빌리온… 망해암 눈길안성 죽주산성·칠장사 등 역사공부화성 송산 '공룡알화석지' 시간여행야생화 보고 '비봉습지공원'도 명소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여름 휴가지를 두고 사람들의 마음만 바빠지고 있다.더위를 피해 떠날 수 있는 바다와 계곡은 이미 정보의 고수(?)들이 차지했고,틈새 여행지는 검색을 생활화하는 사람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숨겨진 여행 명소는 늘 존재하는 법이다.뜨거운 여름 일상으로부터 완벽한 탈출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경기도의 숨겨진 여행지를 공개한다. # 평온한 휴식과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입파도'와 '풍도'천혜자연이 숨쉬는 섬 '입파도'는 섬 대부분이 해발 50m 이하의 낮은 구릉으로 아기자기한 선형을 이루고 있다. 동·서쪽으로는 완만하고 남·북쪽으로는 해안절벽이 있다. 붉은색 기암괴석이 해송, 갈매기와 어우러지며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켜 '입파홍암(立波紅岩)'이라고도 부른다.'입파도'는 화성시의 화성 8경 중 하나로, 전곡항에서 입파도행 정기선을 타면 도착할 수 있다. 해안가는 바닷물이 맑고 썰물 때에도 물이 많이 빠지지 않아서 물놀이하기 좋고, 선착장 주위와 갯바위에서는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다만 모래와 조개껍데기가 섞여 주의가 필요하다.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는 섬 '풍도'는 면적 1.84㎢, 해안선 길이 5.5㎞에 불과하지만 천혜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봄이면 노루귀와 복수초를 시작으로 초롱꽃, 풍도대극, 붉은대극, 바람꽃 등 종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야생화가 섬 전체를 뒤덮는다. 섬의 서쪽 해안에 자리한 '북배'는 붉은 바위를 뜻하는 '붉바위'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붉은 바위와 파란 바닷빛이 어우러져 절경을 자랑한다. 특히 해질녘 펼쳐지는 이국적인 풍경은 여느 섬과는 다른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자연 속에 숨은 미술관을 간직한 안양예술공원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와 예술의 공간으로 탈바꿈한 안양예술공원에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설치예술작품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이곳에 가면 자연스럽게 자연과 어우러진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삼성산 삼림욕장 산행코스를 따라가면 경기도유형문화재 제93호인 안양사귀부(安養寺龜趺) 등 다양한 불교유적을 볼 수 있다. 여름이면 공원 계곡에서 물놀이까지 즐길 수 있다. 인근에는 20세기 모더니즘 건축의 마지막 거장으로 불리는 '알바로 시자 비에이라(Alvaro Siza Vieira)'가 아시아 최초로 설계한 안양 파빌리온이 위치해 있다.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작품 중 하나인 '안양 파빌리온'은 공공예술과 관련된 각종 도서 및 자료가 다양하게 보관되어 있고, APAP 공연 등이 수시로 진행된다. 또 안양예술공원을 통해 오를 수 있는 '망해암'은 관악산 지류 정상이란 지리적 불리함에도 절벽을 이용한 다양한 건물들이 배치되어 있어 등산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망해암'은 눈부신 태양이 서쪽 산 너머로 사라지는 일몰이 장관이다. # 역사의 배움터 '안성'안성은 지리적 여건으로 과거 고구려와 백제, 신라의 각축장이었다. 그만큼 역사의 산실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여행지가 곳곳에 위치해 있다. 이중 매산리 비봉산에 자리하고 있는 죽주산성은 통일신라시대 때 처음 축성됐다. 내성·본성·외성으로 구성된 석성으로 지난 1973년 경기도기념물 제69호로 지정됐다. 고려시대인 1236년(고종 23) 몽고군의 제3차 침입 당시 방호별감 송문주가 성 안에 피난해 있던 백성들과 함께 몽고군과 싸워 이긴 전적지이다. 이와 함께 죽산면에 위치한 칠장사는 경기도 내 사찰 중 가장 많은 유물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칠현인(七賢人)이 오래 머물렀다 하여 칠장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벽초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에 나오는 일곱 도적과 갖바치 스님 이야기의 배경이 된 곳으로도 유명한 칠장사에는 신라 협안왕의 서자인 궁예가 13세까지 활쏘기 연습을 한 활터가 남아 있다.이 밖에 일주문 앞으로 700m정도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철당간 지주는 지방 유형문화재 39호, 고려시대 혜소국사를 추모하기 위해 세운 혜소국사비는 보물 488호, 인목대비가 죽은 친정 아버지 김제남과 영창대군을 생각하며 지은 칠언시를 김광명에게 하사한 것으로 전해지는 인목대비친필족자는 보물 제1627호로 지정됐다. 국보 296호로 지정되는 오불회괘불은 큰 행사 때에만 볼 수 있다.#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치는 시간 여행지 '화성'화성시 송산면에 위치한 공룡알화석지는 시화호의 탄생과 함께 발견된 백억년 전 시간의 흔적이다. 시화호 간척지의 육지화에 따른 생태계와 지질 변화를 조사하던 중 공룡알, 둥지 등이 발견됐다. 지금까지 조사가 이뤄진 12개 지점에서 둥지 30여개, 200여개에 달하는 공룡알이 발견되었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갯벌 속 화석까지 확인되면 세계 최대의 공룡알 화석지로 거듭난다. 입구에서부터 공룡알 화석을 볼 수 있는 무명섬까지의 거리는 약 1.6㎞로, 붉은 염생식물이 갈색 흙과 어우러져 신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아울러 바닷물이 나가며 드러난 바닥은 바다 생물의 변화도 보여준다. 소금기가 빠지면서 염생식물들이 점차 사라지고 육지 식물이 자리하고 있다. 변화의 흐름은 무척이나 느려 지금은 바다와 육지 생물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다.비봉면에 위치한 '비봉습지공원'은 야생화의 보고(寶庫)로 불린다. 시화호 수질개선과 자연생태계 회복을 위해 화성시와 안산시의 3개 하천 합류부에 조성한 인공습지인 '비봉습지공원'은 개장 이래(2015년 6월) 현재까지 전체 면적의 절반 정도만 일반에 개방되고 있다. 나머지 구역은 자연정화작업 중이다. 이 곳의 산책길은 광활하게 펼쳐진 습지를 배경으로 A,B,C 등 총 3코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거리는 각 1~2㎞다. 산책로에는 낭아초와 범부채꽃 등 계절에 맞는 야생화들이 많이 피어 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안산시 단원구 대부동에 위치한 풍도. /경기관광공사 제공화성시 우정읍 국화리에 딸린 섬 입파도. /경기관광공사 제공20세기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알바로 시자 비에이라'가 아시아 최초로 설계한 안양 파빌리온. /APAP 제공경기도 내 사찰 중 가장 많은 유물을 보유한 사찰인 칠장사. /칠장사 제공야생화의 보고(寶庫)로 불리는 비봉습지공원. /경기관광공사 제공

2020-06-10 김종찬

[新팔도유람]'곶자왈' 모태로 만들어진 제주

코로나19로 무기력해지고 우울감(blue)을 겪는 현상을 '코로나 블루'라 부른다. 스트레스·불안·무기력으로 짙어지는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는 데는 삼림욕이 제격이다. 삼림욕을 제공하는 제주의 휴양림은 자연이 선사하는 공기 청정기이자 폭염을 잠재우는 천혜의 에어컨이다. 휴양림은 '곶자왈'을 모태로 형성됐다. 제주 섬 곳곳에는 화산활동으로 뜨거운 용암이 흐르다가 굳어져서 크고 작은 바윗덩어리로 변한 곳이 널려있다. 이곳에 울창한 식생이 형성된 곳을 '곶자왈'이라 부른다. 곶자왈에는 여름에 시원한 바람을 뿜어내는 '풍혈(숨구멍)'이 있다. 돌무더기 사이로 더운 바람이 들어가 밑으로 통과해 차가운 바람으로 바뀌는 원리다. 겨울에는 이와 반대로 훈풍이 나온다. '제주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에는 태고적 원시림을 간직한 4곳의 휴양림이 있다. 절물자연휴양림과 교래자연휴양림, 서귀포자연휴양림, 붉은오름자연휴양림은 여름철 대표 피서지로 꼽힌다.약수암서 흘러나온 물 신경통·위장병에 좋아40년 이상 된 삼나무가 더위 차단 그늘 만들어# 절물자연휴양림-삼림욕에 스트레스가 저절로 해소제주시 봉개동 300만㎡의 국유림에 조성된 절물자연휴양림은 1997년 7월 문을 열었다. 잘 정돈된 200만㎡의 인공림과 자연 스스로 뿌리를 내린 100만㎡ 천연림이 조화를 이룬다. '절물'은 오래전 절 옆에 약수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약수암에서 흘러나오는 약수는 갈증 해소에 그만이다. 신경통과 위장병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인기가 높다.휴양림 내 오름에는 아열대와 난대, 온대에 걸쳐 출현하는 다양한 식물이 자생한다. 초록의 이끼가 덮인 울창한 원시림과 9개의 봉우리로 둘러싸인 오름 분화구 내부는 한 때 천혜의 요새로 꼽혔다.1945년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 108여단 소속 병력 6천명이 이곳에 집결, 10개의 동굴진지(갱도)를 뚫고 거미줄처럼 연결했다. 이곳에서 최후의 결전을 대비했다. 휴양림에 남아 있는 숯가마터는 현무암을 둥글게 쌓아 올린 아치형 가마로 원형이 남아 있다. 깊은 숲에 들어가 숯을 구우며 살아야 했던 민초들의 애환이 서려 있다.절물자연휴양림은 삼나무가 울창한 삼울길, 가벼운 산책이 가능한 건강산책로, 자연 상태 그대로의 숲길을 걸을 수 있는 장생의 숲길, 해발 697m의 절물 오름을 오르는 오름 등산로 등 다양한 산책로가 있다.땅에 뿌리를 내린지 40년이 넘은 삼나무가 하늘높이 가지를 뻗어 한낮에도 무더위를 차단하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숲 속에는 숙박시설과 어린이 놀이터가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 탐방객들이 휴식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천연 원시림… 생태관찰·오름산책로 2개 코스탐방객 위한 초가·콘도 형태 숙박시설도 갖춰# 교래자연휴양림-태고의 신비스러운 숲 간직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교래자연휴양림은 천연 원시림을 간직하고 있다. 태초의 신비스러운 숲으로 들어가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코스는 두 개로 왕복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생태관찰로(2.5㎞)와 3시간이 걸리는 오름 산책로(7㎞)가 있다. 생태관찰로는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로 쪼개지면서 요철(凹凸) 지형을 이룬 곶자왈의 속살을 엿볼 수 있다. 돌 틈으로 공기가 드나드는 숨구멍이 있어서 천혜의 항온·항습이 이뤄진다. 휴양림마다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이유다. 그래서 아열대 지방에서 올라온 종가시나무와 시베리아에서 내려 온 단풍나무가 공존하는 독특한 숲을 형성하고 있다. 원시림을 처음 마주한 방문객들은 영화 반지의 제왕이나 쥬라기 공원에 온 것 같다고 한다.생태관찰로에서 산책을 마치면 큰지그리오름(해발 598m)까지 이어지는 오름 산책로가 나온다. 이 길은 목동들이 푸른 초원을 찾아 소와 말을 끌고 다닌 자연과 조상들의 삶이 공존해 있는 곳이다. 이곳에도 숯가마터가 있는데 참나무로 잘 구운 숯을 두드리면 '탱, 탱'하는 쇳소리가 난다고 한다. 1970년대 까지 불땀이 오래가는 참숯을 생산했다. 교래자연휴양림의 면적은 2.3㎢(70만평)에 달한다. 탐방객들이 머물 수 있도록 19개 객실을 갖춘 초가와 콘도 등 숙박시설이 갖춰졌다. 편백나무 '힐링' 숲길산책로 포함 3개 탐방로해발 700m 법정악 '맑은 날' 마라도 조망 가능# 서귀포자연휴양림-삼림욕과 전망대 풍경 빼어난 명소서귀포자연휴양림은 한라산 서쪽 1100도로변에 자리하고 있다. 숲길산책로와 법정악 전망대산책로, 어울림숲길 등 3개의 탐방 코스가 있어서 시간과 산책 강도에 맞는 숲길을 선택할 수 있다. 숲길산책로는 비자나무와 주목, 소나무, 곰솔, 삼나무가 하늘높이 가지를 뻗어 한낮에도 햇볕이 들지 않는다. 탐방로 3.5㎞ 지점에는 휴양림의 자랑이자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개운해지는 편백나무 숲이 탐방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법정악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전망대 산책로는 3㎞에 이른다. 잘 정비된 나무 데크와 자갈길을 지나 해발 700m 높이의 법정악에 오르면 드넓은 남태평양을 배경으로 한 서귀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구름 한 점 없는 날에는 푸른 바다 위에 떠있는 마라도를 볼 수 있다. 서귀포자연휴양림은 해발 620~850m의 한라산 기슭에 위치해 있고 숲의 넓이는 255만㎡에 달한다. 숙박시설과 운동시설 외에 최대 8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세미나실도 갖추고 있다.전망대 오르면 한라산 자락 다양한 오름 펼쳐져해맞이 숲길은 말찻오름 정상서 일출감상 기회# 붉은오름자연휴양림-고즈넉한 숲에서 여유와 명상을2012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들어선 붉은오름자연휴양림은 190만㎡ 면적의 숲과 곶자왈을 간직하고 있다. 휴양림의 상징인 붉은오름(569m)은 이름처럼 흙과 돌이 빨갛다. 오름은 붉은색 화산재(화산송이)인 '스코리아(scoria)'로 덮여있다. 휴양림에는 상잣성 숲길(3.2㎞), 붉은오름 등반길(1.7㎞), 해맞이 숲길(6.7㎞) 등 3개의 탐방로가 있다. 돌로 쌓은 잣성은 조선시대 국영목장의 경계선이다. 하잣성(해발 150~250m)은 말들의 경작지 침범을 막기 위해, 상잣성(450~600m)은 말들이 한라산으로 깊숙이 갔다가 동사(凍死)하거나 길을 잃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됐다. 붉은오름 정상에는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선 한라산 자락을 따라 솟아오른 논고오름, 거린오름, 동수악 등 오름의 다양한 군상을 볼 수 있다. 붉은오름을 지나 가장 긴 코스인 해맞이 숲길은 말찻오름(653m)과 연결돼 있다. 말찻의 '찻'은 제주어로 잣(성·城)을 뜻하며, 오름 분화구는 예로부터 말을 가두고 키워온 방목장으로 이용됐다. 해맞이 숲길은 말찻오름 정상에서 장엄한 일출을 감상할 수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동쪽 바다에서 어둠을 뚫고 올라오는 여명의 빛이 산야를 물들여 갈 때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초가 모양의 숙박시설(11동)과 다목적구장, 방문자센터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제주신보=좌동철기자 사진/제주신보=고봉수기자절물자연휴양림을 찾은 관광객들이 울창한 삼나무 그늘 아래서 삼림욕을 즐기고 있다.절물자연휴양림을 찾은 방문객들이 흐르는 계곡물에서 족욕을 하고 있다.초가 모양으로 설치된 교래휴양림의 숙박시설.서귀포자연휴양림 산책로(왼쪽)와 옹달샘.울창한 숲 속 사이 산책로를 따라 걸을 수 있는 붉은오름자연휴양림.

2020-06-03 좌동철

[新팔도유람]'경북 문경' 새로운 이색 관광지 빅3

코로나 19로 수개월간 지친 심신을 한번쯤 재충전하고 싶은 계절이다. 국내여행은 가능하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하는 분들은 코로나 청정지역인 경북 문경을 추천한다. 국민관광지인 문경새재가 한국인이 꼭 가봐야할 관광지 100선 중 1위로 등극할 만큼 문경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번 쯤은 다녀온 곳 중 하나일 것이다. 최근에는 문경에 백두대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내 최장거리 단산 모노레일, 국내 유일 영상생태체험시설인 문경 에코랄라, 문경새재 미로길 등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안성맞춤인 새로운 관광지가 연이어 생겨 주목받고 있다. 특히 문경은 코로나 지역 감염자가 거의 없는 청정지역이어서 비교적 안전한 관광이 보장된다.패러글라이딩·드라마 촬영 명소로 유명정상에 나무데크 길·별빛전망대 등 마련# 국내 최장거리 '단산 모노레일'문경새재도립공원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문경읍 고요리 산 84번지 단산(해발 959m)은 백두대간 남한 구간의 중간지점이다. 백두대간 줄기인 주흘산, 조령산, 희양산, 백화산, 월악산, 속리산, 대미산, 성주봉 등 아름다운 명산을 사방으로 바라볼 수 있는 명당으로 문경새재 못지않은 경치를 자랑한다. 그림 같은 풍경과 탁 트인 전경은 단산을 국내 최고의 패러글라이딩과 드라마 촬영 명소로 만들었다. 단산 정상부에 있는 문경 활공랜드는 2002년 패러글라이딩 프레월드컵,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패러글라이딩 월드컵이 열렸던 세계적 수준의 활공장이다. 단산 정상은 영화 및 방송사의 새로운 촬영지로도 인기다.여기에다 단산 정상을 쉽게 갈 수 있는 국내 최장거리 산악형 모노레일이 지난 4월27일 개장했다. 문경시는 단산 정상을 왕복하는 3.6㎞ 구간에 8인승 모노레일 10대를 운영하고 있다.문경레저타운(골프장) 골프텔 앞 승강장에서 정상까지는 30분, 왕복 50분 정도가 소요되며 모노레일 차량 10대가 하루 최대 600명 이상의 이용객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왕복 요금은 일반인 기준 1만2천원. 무인으로 운영되는 모노레일은 냉·난방까지 겸비한 최고의 시설로 뛰어난 안정감과 승차감을 자랑한다. 시속 3㎞로 속도는 느리지만 최대 경사 42도인 가파른 산을 오르내리면 몸이 쏠리고 고개가 젖혀질 정도로 놀이기구 못지않은 짜릿함을 선사한다. 백두대간 절경 위를 날아다니는 패러글라이딩을 감상하는 것은 덤이다.단산 정상에 오르면 장엄한 백두대간을 둘러볼 수 있는 나무데크 길(190m)과 별빛전망대, 숲속 캠핑장(16면), 레일 썰매장(6레인), 산악자전거길 등 장애인도 이용이 가능한 다양한 관광·레저시설이 갖춰져 있다. 산악자전거길은 단산에서 오정산을 거쳐 문경대학교 뒷산까지 10㎞ 이상을 즐길 수 있다.첨단장비 활용 '나만의 영상 만들기' 눈길야외놀이터·석탄박물관·영화세트장 위치# 영상생태체험시설 '에코랄라'지난해 문경에 새롭게 문을 연 문경 에코랄라는 아이들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이색 여행지다. 종전에 있던 문경석탄박물관과 가은오픈세트장을 통합하고, 에코타운과 자이언트 포레스트 시설 등을 더해 복합 생태 영상문화 테마파크로 업그레이드했다. 사업비만 1천억원 가까이 투자됐다. 최첨단 장비의 도움을 받아 직접 영상 촬영의 기획부터 편집까지 체험할 수 있는 전국 유일의 특별한 시설이기도 하다. 에코타운은 백두대간 생태 전시관인 에코서클, 특수촬영과 영상 제작을 체험하는 에코스튜디오, 첨단 농업기술을 보여주는 에코팜 등으로 나뉜다.에코스튜디오는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 좋은 곳이다. 최첨단장비의 도움을 받아 시나리오 선정부터 촬영, 편집까지 나만의 영상물을 만들 수 있다. 초고속 카메라와 모션 캡처 등 특수촬영 기법을 체험하며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짜릿함을 만끽한다. 예를 들면 관람객이 직접 영화 '매트릭스'의 촬영기법에 따라 슬로 영상으로 움직여지는 것은 기본이고, '슈렉'이나 '반지의 제왕'의 골룸 등으로 변신도 가능해 폭소를 터뜨리게도 한다.야외 놀이터인 자이언트 포레스트도 인기다. 거인광장, 종이배 연못, 신기한 수도꼭지 등 독특한 놀이시설과 더불어 야외 공간 전체가 거인의 숲을 탐험하는 스토리로 꾸며졌다. '자이언트 포레스트 AR'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더욱 현실감 있게 즐길 수 있다.자이언트 포레스트 맞은 편에는 문경석탄박물관이 있다. 과거 은성광업소 자리에 건립된 박물관은 국내 석탄 산업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특히 거미열차를 타고 은성갱도 안을 탐험하면서 석탄의 역사와 채굴 과정을 영상, 음성, 모형 전시로 재미나게 즐길 수 있다.삼국시대를 배경으로 건립한 가은오픈세트장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이곳은 10여년 전 인기 대하드라마 '연개소문', '자명고', '천추태후'를 비롯해 최근 영화 '안시성'까지 수많은 대작들이 촬영된 곳이다. 새재도립공원내 '친환경 길' 4개로 꾸며인공호수·자생식물원 갖춰 '자연속 힐링'# 옛길 메카 '문경생태미로공원'길 문화의 상징인 문경새재도립공원 내 자연생태공원에는 한번 들어가면 다시 빠져나오기 어려운 길이 지난 4월부터 생겼다.돌담길과 측백나무길 등 도자기, 연인, 돌, 생태를 주제로 한 친환경 미로길 4개가 새로 만들어졌고, 주변에는 잉어 등 다양한 어류가 서식하는 아름다운 인공호수 및 계곡과 함께 자생식물원이 있다.각 미로마다 사진 촬영의 좋은 배경이 될 수 있는 도자기 및 연인 조형물도 설치돼 있다.문경생태미로공원이라 이름 지어진 미로길은 3천586㎡ 부지에 길이가 1천500m이다.문경시 관계자는 "미로를 풀어나가는 재미와 함께 자연과 하나 돼 힐링할 수 있어 특히 가족단위 관광객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입장료는 어른 3천원, 단체 2천500원이며 문경시 농특산품 교환권 1천원을 되돌려 준다. 문경새재에 있는 농특산품직판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윤환 문경시장은 "국토의 중심인 문경은 2021년 중부내륙고속철도까지 개통되면 서울 강남에서 문경까지 1시간 19분 만에 올 수 있다"며 "천혜의 자연환경에 이색 관광시설까지 잘 어우러진 문경은 국민들이 사랑하고 많이 찾는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신문=고도협기자 사진/매일신문·문경시 제공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문경 단산 모노레일 승강장.모노레일을 타고 단산 정상에서 본 백두대간 풍경문경 단산 모노레일문경 에코랄라에서 영상 촬영중인 관광객들.문경 에코랄라문경 생태미로공원 입구.문경생태미로공원

2020-05-27 고도협

[新팔도유람]'삼포로 가는 길' 바람 부는 저 들길 끝으로 나도 가야지

명동항 출발 5구간 3.4㎞ 1시간 소요인근 진해해양공원·우도 나들이 추천삼포마을 지나다 보면 '노래비' 반겨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선뜻 외출하기가 두려워졌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으로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사람과 사람사이, 두 팔 간격 건강 거리두기▲30초 손 씻기, 기침은 옷소매 ▲매일 2번 이상 환기, 주기적 소독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등 개인방역 5대 핵심수칙을 제시했다.집에만 머물기가 너무 갑갑하다면 마스크를 챙긴 후 진해바다를 누비는 진해바다 70리길을 걸어보자. 진해바다 70리길은 창원시 진해구 속천에서 출발해 안골포 굴강에 이르는 29.2㎞로 지난 2016년 조성됐다.새로운 길을 만드는 방식이 아닌 기존의 길을 정비하고 안내판 등을 설치했다. 취재팀은 진해바다 70리길 7개 구간 중 5구간 삼포로 가는 길을 걸었다. 삼포로 가는 길은 명동에서 괴정까지 이어지는 약 3.4㎞구간으로 60분 정도 소요된다. 이 구간은 한국관광공사가 2019년 12월 가볼만한 곳 6곳 중 한 곳으로 선정할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한국관광공사는 겨울방학을 맞아 세대를 아우르는 마음 따뜻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노래와 함께 떠나는 여행'을 테마로 했다.삼포로 가는 길의 출발점은 명동이다. 명동항은 주말이면 낚시꾼과 가족, 연인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명동항 인근에는 진해해양공원이 있는 음지도로 향하는 음지교가 있다. 진해해양공원은 삼포로 가는 길에 포함되진 않는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면 한 번 돌아보는 것도 좋다. 진해해양공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2월 22일부터 관람시설을 휴장했지만 9일부터 재개장했다. 솔라타워 전망대에 올라 진해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음지도를 한 바퀴 돌아보고 우도보도교를 통해 우도 나들이도 추천한다. 우도는 지난 2013년 해양공원이 있는 음지도에서 우도로 갈 수 있는 우도보도교가 생기면서 배를 타지 않고도 갈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명동에서 우도를 거쳐 소쿠리섬을 오가는 배는 다닌다. 우도보도교는 바다를 가로지르며 향하는 배와 그 뒤로 나타나는 뱃길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우도보도교를 걷기 좋은 시간대는 해가 질 무렵이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명동항 입구에서 우도까지 걸어오는 수고로움을 잊게할만큼 아름다운 풍경이다. 명동항 앞에 있는 동섬 앞바다는 하루에 2번 물이 빠져 명동과 동섬이 연결돼 바닷길을 걸을 수 있다.명동마을을 지나면 오르막길이 나온다. 이 구간은 계절별로 벚꽃과 동백 등 다양한 꽃들이 있으며 명동항과 진해해양공원 등을 포용하고 있는 바다를 스쳐지나간다. 드라이브와 자전거를 타기 좋은 구간이다. 삼포마을도 낚싯배가 출항을 하곤 해 낚시꾼들이 찾는다. 명동마을과 삼포마을에는 커피숍이 여럿 있다. 삼포마을을 벗어나 인근 숲 속의 새소리를 들으며 200m 정도 오르막길을 오르면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가 나온다. 이 노래는 1983년 강은철이 부른 곡으로 배따라기 이혜민이 작사·작곡했다. 이혜민은 어린 시절 갔던 그리운 추억의 바닷가 마을 삼포를 노래로 표현했다. 이 노래비는 2008년 세워졌다. 노래비 앞 버튼을 누르면 '바람 부는 저 들길 끝에는/ 삼포로 가는 길 있겠지/ 굽이굽이 밤길 걷다보면 한발두발 한숨만 나오네/ 아~하 뜬구름 하나/ 삼포로 가거든/ 정든 님 소식 좀 전해주렴/ 나도 따라 삼포로 간다고/ 사랑도 이젠 소용 없네/ 삼포로 나는 가야지'라는 '삼포로 가는 길'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 노래를 모른다고 해도 듣고 있으면 자연스레 귓가에 맴돈다. 노래비를 지나 괴정까지 이르렀다가 진해 지선 시내버스(303번)를 타고 다시 명동으로 돌아와도 되고, 그 구간을 다시 돌아오는 방법도 있다.1구간 천안함 수색 한주호 준위 동상2구간 행암기찻길 포토존 '석양' 눈길6구간은 괴정서 영길까지 '흰돌메길'가수 이미자 곡 '황포돛대'로도 유명7구간 종료 지점 '굴삼겹구이' 마무리진해바다 70리길의 시작점인 1구간 진해항길은 진해수협 앞에서 한화L&C 진해공장까지는 약 4.8㎞이며 70분 정도 걸린다. 이 구간은 창원시민들의 휴식처인 진해루와 에너지환경과학공원, 소죽도공원 등을 지나친다. 진해루 주변 해안도로는 4계절 내내 산책이나 달리기 등을 하는 시민들이 많으며, 진해루 옆에는 거북선 모양의 어린이 놀이시설도 있다. 또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 중 순국한 고(故) 한주호 준위의 동상이 있다. 소죽도공원에는 해외참전기념탑이 자리잡고 있으며, 해양레포츠센터도 지난다.2구간은 한화L&C 진해공장에서 행암까지 이르는 2.4㎞로 약 40분이 소요되는 행암기찻길이다. 한화L&C에서 장천까지 이르는 200여m 구간은 인도가 없어서 다소 위험하다. 따라서 조금 번거롭더라도 이순신리더십국제센터 쪽으로 건너서 이동하는 편이 낫다. 2구간은 초입이 위험하고, 진해침례교회를 지나며 진해항 1부두까지 경치가 별로지만 진해항 1부두를 통과하면 바다가 펼쳐진다. 2구간의 끝부분인 행암 기찻길에는 포토존도 있고, 석양 또한 예쁘다.3구간은 행암에서 수치까지 약 2.4㎞로 40분 정도 걸리는 합포승전길이다. 행암에서 예비군훈련장 옆 오르막길을 오른 후 오른쪽 합계마을 방면으로 이동한다. 합계마을 입구로 접어들면서 인도가 사라진다. STX조선해양이 보이며, 솔라타워, 창원 집트랙의 출발점인 구구타워와 함께 저 멀리 거가대교도 눈에 들어온다. 이 구간에는 합포해전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승전비가 있다.4구간은 수치서 명동에 이르는 약 5.7㎞로 조선소길이며 진해 바다 70리길 7개 구간 중 가장 길다. 약 80분 정도 걸린다. STX조선해양 정문서 중앙오션까지 향하는 길은 주변에 새로운 도로가 생기면서 승용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다.6구간은 괴정에서 영길까지 향하는 약 5.2㎞구간, 흰돌메길로 약 80분 정도 걸린다. 괴정에서 언덕을 넘으면 남문지구에 최근에 생긴 아파트들이 많다. 세스페데스 공원, 웅포해전 기념비, 흰돌메공원, 황포돛대 노래비 등을 지난다. 흰돌메공원은 하얀바위나 흰돌이 많아 예부터 전해내려오는 백석산·흰돌메라는 지명을 딴 것으로 시민공모를 통해 이름이 붙여졌다.흰돌메공원은 도로 위 출렁다리를 지나며 흰돌메공원 전망대에서는 신항(창원)이 내려다보인다. 황포돛대는 가수 이미자가 불러 국민 애창곡이 됐다. 진해 출신 작사가인 이용일(본명 이일윤)이 경기도 연천 포부대 근무 당시 고향 바다인 영길만을 회상하며 노랫말을 만들었다. 노래비는 지난 2003년 만들어졌으며, 스위치를 밟으면 황포돛대 노래가 흘러나온다.7구간은 영길서 안골포 굴강까지 약 5.3㎞구간, 안골포길로 80분 정도 소요된다. 이 구간도 안성마을에 접어들면서 인도가 없는 구간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안골포 굴강은 경상남도 기념물 제143호로 조선시대 선박의 수리·보수, 군사물자의 하역, 특수목적 선박 등의 정박을 목적으로 세운 군사시설이다. 방파제와 선착장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 지역은 이순신 제독이 한산도대첩 이후 안골포에 주둔한 왜군 주력함대를 격파한 안골포해전이 벌어졌던 곳이다.7구간 종료 지점 전에는 겨울철에 굴삼겹구이를 먹을 수 있는 굴막들이 여러 곳 있어 미식가들을 유혹하기도 한다. 총 7개 구간 완주 8시간 소요■진해바다 70리길은?진해바다 70리길은 진해 바다 전체를 떠올릴 수 있고 진해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도보여행길이다. 모두 7개 구간으로 나눠지며 완주를 위해서는 약 8시간이 걸린다. 기존의 길을 정비했기 때문에 어느 지점에서 시작하거나 합류해도 무관하고 반드시 완주하지 않아도 된다.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보며 건강하게 걷기에 의미를 두면 될 듯 싶다. 진해바다 70리길의 구간별 명칭은 지역주민, 어촌계, 진해문화원 등 여러 분야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결정됐다. 각 구간별 안내지점 7개소와 70리길 종점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NFC 또는 QR코드를 인식하면 완주증을 받을 수 있다. 시작점은 진해수협(창원시 진해구 태평로 143)이며,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오려면 진해구 내에서 속천으로 향하는 시내버스(301, 302, 303, 305, 306, 307, 315, 317번)를 타야 한다. /경남신문=권태영기자창원시 진해구 삼포항과 해양공원. 사진/경남신문=김승권기자/아이클릭아트창원시 진해구 삼포항.창원시 진해구 명동항.

2020-05-20 권태영

[新팔도유람]산과 바다 어우러진 전북 고창군 투어

와인글라스 항구 구시포, 캠핑성지로 '각광'인근 해수욕장·갯벌체험마을 최적의 코스동양 최대 고인돌 군락지·람사르 습지 위치고창읍성·서정주 문학관 등 문화유적 '산재'풍천장어·복분자·수박·바지락 '미식 천국'세계적 게르마늄 함유량 석정온천 대미장식코로나19로 여행길을 떠나는 발걸음이 무거워졌지만,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 초여름은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꽃은 지지 않았으며, 신록의 푸르름과 따스해진 날씨는 사람들의 오감을 절로 자극한다.이즈음 전북 고창을 찾으면 미식기행을 겸한 오감만족여행을 만끽하기에 그만이다.고창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 유적과 운곡 람사르 습지, 고창읍성, 미당 문학관, 삼양염전 등 다양한 볼거리에 풍천장어까지 맛볼 수 있어 발품이 아깝지 않은 여정을 꾸릴 수 있다.특히 우리나라 최초 와인글라스 항구인 구시포항은 '캠핑성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코로나19가 잠잠해진다면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고창으로 떠나보자. # 우리나라 최초 와인글라스항구 구시포항에서 즐기는 '캠핑'고운모래와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구시포항은 명사십리로 이어지는 해안선과 송림이 일품이다. 특히 최근에는 30~40대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오토캠핑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백사장 앞에는 구시포항의 또 다른 명소인 가막섬이 여행객을 반긴다. 발밑으로는 고운 금모래가 펼쳐져 안전하고, 쾌적한 해수욕 조건까지 갖추고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 와인글라스(wine-glass) 형태의 국가어항으로 국내에서 가장 특색 있는 항구로 꾸며질 전망이다.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도 자아낸다. 바로 인근의 동호해수욕장은 완만한 경사의 모래사장과 갯벌이 어우러져 어린이도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백사장 뒤쪽으로 가지런히 서있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고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 피서객이 많다. 해수욕을 끝내면 하전어촌체험마을의 갯벌체험도 주요코스로 꼽힌다. 물이 빠지면 1㎞이상 드러나는 갯벌은 모래와 펄이 섞인 갯벌이어서 발이 빠지지 않아 남녀노소 불문하고 가족이 갯벌체험의 즐거움을 맛보기에 제격이다. # 한반도 첫 수도를 느낄 수 있는 문화유산 고창은 문화유적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지석묘 군락지는 선사시대 큰 군집을 이뤘던 고창지역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고창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조밀한 고인돌 분포지역으로 무려 2천여기가 산재해 있다. 기원전 4~5세기경 조성된 동양 최대의 고인돌 집단 군락지인 죽림리, 상갑리, 매산 마을을 중심으로 한다. 고인돌 주변에는 생태학술적으로 매우 가치가 있는 람사르 내륙습지도 소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멸종 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보호종 등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 중이다. 또 조선 초기에 왜적을 막기 위해 쌓은 고창읍성은 옛 위용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판소리 대가 동리 신재효 선생 생가와 미당 서정주 문학관 등 곳곳에 문화유적이 산재해 자연과 함께 문화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백제 위덕왕 24년(577)에 검단선사에 의해 창건된 선운사는 유서 깊은 고찰로 사계절 내내 고유의 정취를 가득 내뿜는다. 선운사에서 좀 더 들어가면 조용한 암자 도솔암을 만날 수 있다. 고요하면서도 암자를 감싼 신록이 묘하게 어우러진다. 선운사로 가는 길에는 자연과 이야기가 함께하는 문화생태탐방로인 질마재 길을 걸을 수 있어 더욱 의미깊다.# '수박, 복분자주, 풍천장어' 먹거리 많기도 많네 국내 '미식의 고장'을 꼽을 때 고창은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장어'와 '복분자'의 명산지로, 이 둘의 조합은 '보양식'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고창스테비아수박은 시원하고 달콤한 맛으로 사랑받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 농산물이다. 풍천장어는 바닷물과 강물이 어우러지는 지점에서 바다에 물이 들어올 때 육지로 바람을 몰고 들어온다 해서 풍천장어라 이름 붙었다. 고창에서는 지역 특유의 양념과 조리법을 가진 각 음식점들이 저마다의 비법으로 장어구이를 판매하고 있다.고창은 장어 말고도 숨은 별미가 있다. 그것은 바지락이다. 고창은 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청정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특히 고창은 드넓은 갯벌에서 잡은 바지락이 국내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전국최대의 바지락 산지다. 고창군내 식당 곳곳에서는 바지락을 넣어 만든 칼국수, 부침개, 비빔밥 등을 선보이고 있다. # 여행 마지막 '힐링'을 장식할 석정온천고창은 '여독'을 풀어줄 온천도 보유하고 있어 여행 마지막 행복을 만끽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창 석정온천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게르마늄 함유량을 자랑한다. 프랑스 루르드 샘물은 게르마늄물로 불치병 환자를 치료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석정온천은 이 루르드 샘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게르마늄 성분 함유량이 많은 온천임을 인정 받았다. 고창군은 온천일대 식생을 복원(가시연꽃, 소나무숲, 버드나무숲, 자생종 초화류 식재)하고 가시연꽃 학습장을 만들어 생태 교육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전북일보=김윤정기자옛 위용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고창읍성. 꽃과 노을이 어우러진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고창군 제공구시포해수욕장 송림 오토캠핑장. /고창군 제공구시포항 석양. /고창군 제공고창 고인돌. /고창군 제공선운사. /고창군 제공운곡습지. /고창군 제공/아이클릭아트

2020-05-13 김윤정

[新팔도유람]5·18 민주화운동 40주년 맞아 11일 문 여는 '광주 전일빌딩 245'

'헬기 사격' 증거 발견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도로명 주소·탄흔 숫자 일치하는 '245' 명칭에 붙여보안사 보도검열·YWCA 시민군 교전 장면 등 재현공중에 매달린 UH-1 헬기모형과 벽면 영상쇼 눈길AR·VR 장비로 방문객이 사격모습 직접 확인·체험시민 위한 남도관광센터·디지털정보도서관도 갖춰"사람들은 저를 찾아와 너른 세상을 가르쳐주는 책을 읽고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대화를 나눴습니다.'백의의 천사'라는 부푼 꿈을 안고 졸린 눈을 비비며 열심히 공부도 하였습니다. …(중략) 광주의 과거, 현재, 미래를 품에 안은 저는 전일빌딩 245입니다."'전일빌딩 245'에 들어서면 1층 전일 아카이브 코너에 설치된 메인 모니터에서 전일빌딩을 1인칭 화자(話者)로 한 영상이 흘러나온다.간결한 문구와 영상이 함께 어우러져 옛 전남도청앞 '금남로 1가 1번지'에 자리했던 한 건물이 품고 있는 광주의 현대사를 압축해 보여준다.'호남언론'의 1번지이자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진압군의 '헬기 사격'을 입증하는 상징적 현장인 옛 전일빌딩(5·18 민주화운동 사적 제28호 지정)이 광주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자칫 헐릴 뻔했던 건물은 5·18 당시 헬기에서 쏜 총탄 자국이 발견됨에 따라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광주시는 4년여 동안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해 최근 '전일빌딩 245'라는 이름을 붙인 시민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다.오는 11일에 개관하는 '전일빌딩 245'의 역사적 의미와 층별 문화콘텐츠에 대해 살펴본다.# 1980년 5월을 온몸으로 기억하다광주 시민들에게 전일빌딩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1968년부터 1980년까지 4차례에 걸쳐 신·증축된 전일빌딩(지하 1층·지상10층)은 당시 호남에서 가장 큰 사무실용 건물이자 광주 최초의 미디어 복합 문화 건물로 평가된다. 옛 전남일보(현 광주일보)와 전일방송(VOC) 등 언론사를 비롯해 전일도서관, 남봉미술관, 전일다방, 간호학원 등 다양한 용도의 시설이 들어서 있었다. 전일빌딩은 옛 전남도청과 함께 1980년 5월을 온몸으로 기억하는 역사적인 현장이다. 당시 내·외신기자들이 옛 전남일보 편집국이 자리한 전일빌딩 3층 창가에서 금남로를 피로 물들인 공수부대의 진압장면을 촬영했다. 또 5월 27일 새벽에는 전일빌딩을 지키던 시민군들이 11공수여단 61대대 진압군에 의해 사살되거나 생포됐다.놀랍게도 전일빌딩은 5·18의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당시의 총탄자국을 품고 있었다. 광주시는 리모델링 공사를 앞두고 혹시 남아있을지 모르는 5·18 흔적을 찾기 위해 2016~2017년 국립 과학수사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했다. 조사결과 건물 내·외부에서 총탄자국 245개(외벽 68, 실내 177개)가 발견됐다. 특히 10층 바닥과 기둥, 천장에 남아있는 탄흔은 제자리비행(Hovering)을 하는 헬기에서 사격한 것으로 분석됐다(2019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과정에서 법원의 명령조사로 탄흔 25개가 건물내부에서 추가 발견됐다). '전일빌딩 245' 명칭은 옛 전일빌딩의 도로명 주소(광주시 동구 금남로길 245)와 건물에서 발견된 총탄자국 숫자가 일치하는 데서 명명됐다.# 2~7층 디지털 도서관 등 시민문화공간 갖춰'전일빌딩 245'는 '역사공간에 시민들의 삶을 담아 미래 정신으로'라는 콘셉트 아래 크게 ▲광주의 과거를 기억하는 곳(1980 0518· 9~10층) ▲광주의 현재를 만나고 나누는 곳(시민플라자·지하 1~4층) ▲광주의 미래를 꿈꾸는 곳(광주콘텐츠 허브· 5~7층) ▲공존·휴게공간(옥상정원, 굴뚝정원·8층, 옥상) 등으로 구분된다. 1층에 자리한 '전일 아카이브'는 전일빌딩의 역사를 자료사진과 영상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보여준다. 방문객은 대여한 'AR(증강현실) 디바이스' 태블릿을 이용해 '전일빌딩 터의 역사'와 헬기 사격 상황을 보여주는 '5·18 그날의 전일빌딩'을 실감나게 살펴볼 수 있다. 금남로쪽 '캔버스 245'공간에는 1980년 광주의 아픔이 빛으로 승화돼 인권의 도시 광주로 다시 태어남을 표현한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 작품 '다시 태어나는 광주'(10분 50초)가 천장형 LED 모듈에 펼쳐진다.1층 중앙에서 3층까지는 꽃처럼 피어나는 원형계단으로 연결돼있다. 2층은 '남도 관광센터', 3층은 '디지털 정보도서관'과 작가나 시민들이 공간을 대여해 기획 전시를 할 수 있는 '시민 갤러리'로 변모했다. 특히 1980년 5월 당시 전남일보(광주일보 전신) 편집국이 있었던 3층에는 '5·18과 언론' 코너가 마련돼 있다. '보안사의 보도검열'과 '신문기자들의 저항', 유인물 신문인 '투사회보' 등 5·18 당시 언론 상황을 축소모형으로 재연해 놓았다. 'YWCA 교전' 코너에는 1980년 5월 27일, 진압군이 전일빌딩과 인접한 YWCA 시민군과 교전하는 모습을 실물크기 모형과 애니메이션으로 연출했다. # 5·18 진실 밝히는 '헬기 사격' 탄흔 간직9~10층은 5·18 기념공간이다. 방문객들이 1980년 헬기 총격의 실제 흔적을 직접 보면서 왜곡된 5·18의 진실을 하나하나 알아갈 수 있도록 한다. 공간은 크게 프롤로그로 시작해 증거, 목격, 왜곡, 기록, 진실을 거쳐 에필로그에 이르는 옴니버스 식으로 전시스토리를 구성해놓았다. '증거' 코너는 국립 과학수사연구원이 2016~2017년 4차례 조사를 통해 찾아낸 헬기사격의 결정적 증거인 총탄 흔적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9·10층에는 옛 전남도청과 전일빌딩을 중심으로 제작한 광주 시가지 축소모형과 함께 M60 기관총을 장착한 UH-1 모형헬기가 공중에 매달려있다. 벽면에는 헬기사격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한 멀티 어트랙션(Attraction·관람객을 끌기 위해 짧은 시간 상연하는 공연물) 영상 쇼가 연출된다. '전일빌딩 헬기사격 VR(가상현실)'코너에서는 방문객이 헤드셋을 착용하고 전일빌딩을 향해 총탄을 난사하는 진압군의 헬기 사격모습을 VR로 경험할 수 있다. 당시 상황 속에 놓여있는 것처럼 총탄이 정면으로 날아오는 듯 생생하다. 올해로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아직 발포 명령자와 헬기사격 등 진실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자녀들과 함께 '전일빌딩 245'를 비롯해 옛 전남도청,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옛 가톨릭 센터) 등을 찾아 1980년 5월 '그날'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길 권한다. /광주일보=송기동기자 사진/광주일보=나명주·김진수기자번지수와 총탄 숫자에서 착안해 명명한 '전일빌딩 245'1980년 5월 21일 전일빌딩 앞을 날고 있는 UH-1 헬기.광주시는 '호남언론의 1번지'이자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 탄흔을 품고 있는 전일빌딩을 시민 복합문화센터 '전일빌딩 245'로 리모델링해 오는 11일 개관한다. 옛 전남도청에서 바라본 전일빌딩.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증강현실(AR) 디바이스'를 통해 살펴보는 가상의 헬기사격 모습.1층부터 3층까지 연결하는 '피어라 상징계단'3층에 전시된 1980년 5월 당시 '보안사의 보도검열' 미니어처.'전일빌딩 245' 9~10층에 전시된 진압군의 UH-1 헬기 모형.

2020-05-06 송기동

[新팔도유람]대전시민의 심장 '한밭수목원'

나의 이데올로기. 널 생각하면 가슴에 바람이 분다. 수천수만의 나무와 이름 모를 꽃들과 수풀 사이를 헤집고 마침내 불어 닥친다. 분주한 도심 한복판에서 이 청량한 바람이 일기까지 수 십 년 식물의 세월과 견고한 신념의 시간이 흘러야 했다. 나의 존엄은 너의 웅장한 위엄과 비례한다. 미로처럼 얽힌 길에서 아직 피지 않은 장미와 전설을 품은 소나무를 만나고 단풍나무는 수줍은 듯 가지를 늘어뜨린다. 하늘 향해 쭉 뻗은 졸참나무와 바람에 흐느끼는 버드나무는 빛깔 고운 원추리와 돌단풍, 가지복수초, 깽깽이풀, 노랑무늬붓꽃을 말없이 품는다. 그 뿌리의 깊이와 원대함을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심장은 뛰고 혈관에 피가 돈다. 좌심실·우심실 같은 너의 동원과 서원에서는 쉴 새 없이 맑은 산소를 내뿜는다. 물고기를 먹이고 키우며 태풍을 막아내는 맹그로브는 너의 너른 품안에서 열대의 꿈을 꾼다. 우리의 이념, 우리의 존엄, 우리의 심장 '한밭수목원'은 인위적으로 설계·제작된 가공품에서 본디 그대로의 태곳적 자연으로, 살아 숨 쉬는 원시의 생명체로 부활했다.# 어디에도 없는 도심속 수목원 = 대전의 중심 둔산대공원(서구 만년동)에 자리 잡고 있는 한밭수목원은 2000년 수목원 기본·실시계획을 시작으로 2001-2004년 서원, 2005-2009년 동원, 2009-2011년 열대식물원을 조성하는 것으로 10년에 걸친 건립 대장정을 마쳤다. 한밭수목원은 전국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최대 규모의 도심 속 수목원으로 국·시비 314억 원이 투입됐고 면적은 37만 1466㎡(11만 2000평)에 달한다. 무궁화원, 야생화원, 관목원, 목련원, 암석원 등 24개 주제별로 목본류 1105종, 초본류 682종 모두 1787종의 식물자원을 식재·전시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지구의 탄소 저장소'라고 불리는 맹그로브를 주제로 한 열대식물원도 조성했다.# 대전시민이 지켜낸 한밭수목원 = 2020년 현재 연간 130만 명 넘는 대전시민들과 관광객이 몰려드는 지역명소로 거듭났지만 한밭수목원이 탄생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2009년 5월 한밭수목원 개원 당시 대전일보 보도를 보면 1980년대 말 대전 둔산지구 개발이 이뤄질 때 99만여㎡의 호수공원 조성계획이 마련됐으나 이후 추진 과정에서 공원 구역이 불과 10만여㎡로 축소되고 나머지는 택지로 변경됐다. 대전일보는 '토지공사가 정부대전청사 부지로 대규모 공공부지를 내놓으면서 손실분 보전을 위해 대규모 공원계획을 슬그머니 빠뜨린 것'이란 지적과 함께 특별취재반을 꾸려 집중보도에 들어갔고 시민들은 지역언론의 문제 제기에 응원을 보냈다. 결국 둔산대공원 계획은 지역 여론의 지속적인 압박으로 56만 9000㎡를 살리는 것으로 결론 났다. 그렇게 되찾은 땅에 1997년 평송청소년문화센터, 1998년 대전시립미술관, 2003년 대전예술의전당, 2007년 이응노미술관 등 문화예술 공간이 속속 들어섰고 한밭수목원은 둔산대공원 조성 역사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이르렀다.# 수풀이 속삭이는 한밭수목원 속으로 = 4월의 수목원은 온통 신록의 물결이다. '신록예찬'을 쓴 이양하 선생에게 연희전문학교(연세대 전신)가 있다면 대전시민에겐 한밭수목원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이 한밭수목원을 한가득 메우고 있다.한밭수목원 측에서 추천하는 산책로는 5개 코스다. '솔바람길'은 동원 바닥분수-대전사랑동산-목련원-소나무원-암석원으로 이어진다. 소나무원에 대전의 시목(市木)인 소나무가 큰 숲을 이뤘다. 시화 백목련도 식재돼 있다. 백목련은 우아하고 품격 높은 시민정신을 상징한다. '은빛여울길'(동원 바닥분수-장미원-향기원-수변데크-화목정-수변데크-암석원)은 650m로 40분 정도 걷는다. 크고 작은 바위 사이에 숨은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암석원, 장미가 만발하는 장미원, 정자 화목정은 한밭수목원 방문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장수하늘길'(동원 바닥분수-약용식물원-특산식물원-천연기념물 후계목-식이식물원-암석원)에는 보은 속리 정이품송, 예천 천향리 석송령 등 35개 종목 후계목이 뿌리를 내렸다. '푸른숲길'은 소나무숲-침엽수원-참나무숲-서원입구를 잇는 가장 긴 1㎞ 산책로다. 한시간 가량 서원을 둘러가는 길에서 숲속 식물들이 만들어낸 살균성 물질 즉 '피톤치드'를 마시며 편안한 사색에 빠져 든다. '속삭임길'(서원입구-벚나무길-명상의숲-습지원-숲속문고-서측입구)은 30분 코스다. 자기사랑, 자존심, 고결이 꽃말인 수선화 군락, 잎이 지고 꽃이 피어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뜻하는 상사화가 발길을 잡는다. 신록예찬에서 이른 대로 '가장 연한 것에서 가장 짙은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초록을 사랑'하는 이라면, 한밭수목원 안내도를 들여다보기 전에 엑스포시민광장 양 옆으로 길을 낸 동원과 서원의 안채로 무작정 들어서길. 그 내밀한 정원 안에선 충남 청양 칠갑산 기슭에서 살다 칠갑저수지 건설로 수몰될 뻔한 소나무의 전설이 내를 이루고 너와집 지붕을 이는 굴참나무가 봄바람에 일렁이고 있다./대전일보=문승현기자 사진/대전일보 제공29일 대전 한밭수목원 동원을 찾은 시민들이 수변데크를 걷고 있다. /대전일보 제공29일 대전 한밭수목원 동원을 찾은 시민들이 수변데크를 걷고 있다. /대전일보 제공29일 젊은 남녀가 한밭수목원 내 단풍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걷고 있다. /대전일보 제공한밭수목원 내 열대식물원. 맹그로브 주제원과 함께 야자원, 열대화목원, 열대우림원 등을 조성했다. /한밭수목원 제공29일 한밭수목원 서원 소나무숲길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대전일보 제공

2020-04-30 문승현

[新팔도유람]강원도 태백산 자락 江의 발원지를 찾아서

황부잣집이 땅으로 꺼져 생겼다는 '황지연못' 낙동강 시작인근 옛 물길 복원 구간·황부자며느리공원 등 산책로 다양금대봉골 '검룡소' 석회암반 뚫고 용출된 지하수 한강으로서해서 거슬러 온 '이무기'가 용이 되려던 몸부림 등 전해져오십천 등 세 물줄기 '삼수령'과 매봉산 '바람의 언덕' 추천물은 생명의 근원이다.생명의 젖줄인 물을 분출해내는 발원지는 생명의 중심지로, 예로부터 신성하게 여겨져 왔다. 태백산 자락에는 3가지 강의 발원지가 있다.태백시내 중심가에 있는 황지는 낙동강의 발원지로, 태백산 검룡소는 한강 발원지로 널리 알려졌다.태백과 삼척의 경계인 백병산에서 시작돼 동해로 흘러드는 오십천의 발원지는 삼척시 도계읍이지만 낙동강, 한강, 오십천 등 세 강의 분수령이 되는 삼수령은 태백시 화전동에 자리잡고 있다.# 황지연못의 전설=황지는 태백시내 중심부에 있는 연못이다. 하루 5천톤의 물이 황지에서 솟아나와 낙동강 1천300리(520여㎞)를 흐른다. 연못의 둘레가 100m인 상지, 중지, 하지로 구분된다. 황지연못에는 공원이 조성돼 있다. 공원에는 겨울 태백산 눈축제 기간 눈·얼음 조형물이 세워진다. 인근에 황지자유시장이 위치해 있어 전통시장의 멋도 즐길 수 있다.황지의 명칭과 관련된 이야기는 크게 2가지가 전해진다. 하나는 널리 알려진 황씨 성을 가진 부자(富者)의 집터가 연못이 돼 황지가 됐다는 전설이다. 한 노승이 황부자의 집에 시주하러 갔는데 시주 대신 쇠똥을 퍼 주었다. 이것을 보고 놀란 며느리가 시아버지의 잘못을 빌며 쌀 한 바가지를 시주했다. 노승은 "이 집의 운이 다해 큰 변고가 있을 것이니 날 따라오되 절대 뒤돌아보면 안된다"고 말했다. 며느리가 노승의 뒤를 따라 가다 도계읍 구사리 산등성이에 이르렀을때 집 쪽에서 천지가 무너지는 큰 소리가 났다. 며느리는 노승의 당부를 잊고 뒤를 돌아 봤는데 황부자 집은 땅 밑으로 꺼져 큰 연못이 됐고 황부자는 이무기가 돼 연못 속에서 살게 됐다. 며느리는 아이를 업은 듯 보이는 돌이 됐다. 일설에는 집터가 세개의 연못으로 변했는데 상지가 집터, 중지가 방앗간터, 하지가 화장실 자리라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연못물이 1년에 한 번 흐려져 황색으로 변하는데 연못 속 신룡(神龍)이 용궁을 청소하기 때문이라는 전설이다. 윤선거가 쓴 파동기행(1664년)과 이보(1629~1710년)의 유황지기에 언급됐다.# 물길따라 걷는 산책길=황지연못부터 황지동 황지천까지 800여m 구간은 낙동강 옛 물길 복원사업이 진행 중이다. 일대 1만3천783㎡에 조경수를 심는 등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대부분 마무리 돼 지금도 물길을 따라 간단한 산책이 가능하다. 황지연못 인근 태백문화예술회관 뒤편에는 황부잣집 며느리 이야기를 테마로 한 황부자며느리공원이 있다. 이곳에선 간단한 산책·산행과 함께 야생화·허브를 감상할 수 있고 며느리 친정집 등이 꾸며졌다. 며느리공원 본적산 산길 중턱에는 풍차모양 무인카페도 꾸며져 있어 차 한잔과 함께 며느리공원·태백 전경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한숨 돌릴 수도 있다.매년 가을에는 황지연못 문화광장~며느리공원 등산로까지 7㎞ 구간에서 태백고원 700 산소길 걷기대회도 열린다.은빛 장관을 연출하는 억새와 구절초, 쑥부쟁이, 용담 등 야생화가 피어있는 가을 정취가 물씬 풍겨나는 본적산 일대를 산행하며 힐링할 수 있다.# 태백산 검룡소와 이무기=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는 태백산국립공원 내 창죽동 금대봉골에 위치해 있다. 금대봉 기슭의 제당굼샘과 고목나무샘, 물골의 물구녕 석간수와 예터굼에서 솟아나오는 물은 지하로 스며들어 검룡소에서 다시 솟아나와 514㎞ 한강의 발원지가 된다. 이곳은 1987년 국립지리원 도상실측 결과 최장 발원지로 공식 인정됐다. 검룡소는 2010년 국가지정 명승 73호로 지정됐다.둘레 20여m의 검룡소는 석회암반을 뚫고 하루 2천~3천톤의 지하수가 용출된다. 용출된 물이 오랜시간 암반을 타고 깊이 1~1.5m, 너비 1~2m로 용트림을 하듯 흐른다.전설에는 서해 바다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고 싶어 한강을 거슬러 올라와 검룡소에 이르렀다. 이무기는 이곳이 가장 먼 상류임을 확인하고 연못에 들어가 용이 되고자 했는데 이때 연못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부림을 친 자국이 바위에 남아있다고 전해진다. 검룡소의 물은 사계절 9℃ 정도로 암반 곳곳에 이끼가 붙어 신비한 모습을 자아낸다. 검룡소주차장부터 검룡소까지 1.5㎞ 코스는 특별히 가파른 길이 없어 미취학 아동도 산책하듯 즐길 수 있다. 중간중간 계단이 있어 유모차 등의 사용은 어렵고 겨울철에는 아이젠 착용이 필요하다. 소요시간은 35분 가량이다.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중간 중간 벤치에 앉아 쉬며 쉬엄쉬엄 걷다보면 어렵지 않게 검룡소를 만나볼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계곡에는 출입하면 안된다. 검룡소 부근에 조성된 포토존에서 추억을 남기며 아쉬움을 달래보자.매년 여름 태백 황지연못과 검룡소에서는 한강·낙동강 발원지 축제가 열린다. 축제기간 도심 워터파크와 물놀이 난장, 야외 영화상영 등이 진행된다.# 삼수령과 바람의 언덕=태백 시내에서 35번 국도를 따라 삼척 방향으로 가다보면 해발 920m의 고개를 만난다. 이곳에서 한 줄기는 한강이 돼 서해로, 또 한 줄기는 낙동강이 돼 남해로, 다른 한 줄기는 오십천이 돼 동해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삼수령으로 불린다. 정상에는 삼수령을 기리는 조형물과 함께 작은 공원과 정자각이 조성돼 있다.삼수령은 한강, 낙동강, 오십천의 분수령이 된다. 삼수령을 피재라고도 하는데 난리를 피해 이곳으로 넘어왔기 때문에 피해오는 고개라는 뜻으로 사용됐다고 전해진다.삼수령 맞은편으로 차도를 따라 올라가면 매봉산 바람의 언덕이 나온다. 정식 명칭은 매봉산풍력발전단지로 850㎾ 급 대형 풍력발전기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풍력발전기 아래로는 132만㎡(40만평)의 너른 배추밭이 펼쳐져 있다. 변덕스런 고산 날씨가 허락해준다면 푸른 하늘과 배추밭, 하얀 구름떼와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져 이 세상 풍경이 아닌 감동을 얻을 수 있다.겨울철에는 눈으로 출입을 통제하고 봄~여름 농번기에는 농사차량으로 차량운행이 어렵다. 애초 관광지로 개발된 곳이 아니다보니 마을부터는 콘크리트로 포장된 농로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고랭지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는 생업이 걸려있는 문제이니 만큼 배려가 필요하다. 시는 사람들이 몰리는 발원지 축제 기간에는 삼수령 주차장에서 바람의 언덕으로 셔틀을 운행한다. 또 인근에 주차장과 함께 별도의 탐방로를 조성, 주민·관광객의 불편을 최소화 할 계획이다. /강원일보=전명록기자 사진/강원일보 제공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황지연못.황부자며느리공원.낙동강 옛 물길 복원사업.검룡소.태백 매봉산 바람의 언덕.

2020-04-22 전명록

[新팔도유람]경기도 근교로 떠나는 가족나들이

완연한 봄을 알리는 4월이 시작됐다.도심 속 녹지 공간은 녹색으로 물들었고 들에는 꽃이 폈다.강변 흰 구름 사이로 비치는 밝은 햇살은 눈이 부셔 여행객들의 마음을 한껏 부풀게 하고 있다.여행의 추억을 기록할 '다이어리'도 서랍장 깊숙한 곳에서 꺼낼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코로나19'란 복병이 난데없이 출몰해 여행객들의 일정에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코로나19'로 인한 걱정에 선뜻 여행지를 결정할 수 없다면 아무 준비 없이 가볍게 떠났다가 올 수 있는 경기도 여행지를 추천한다.용인8경중 4경 '농촌체험의 場'원두막·들꽃광장·연꽃단지 인기# 탈 일상의 전원체험 공간, 용인농촌테마파크용인8경 중 제 4경에 속하는 용인농촌테마파크는 도시민들에게는 농촌의 추억과 향기를, 아이들에게는 농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설립된 테마형 체험단지다. 이 곳에는 크게 식물생장을 통한 생태계 순환을 이해하고 곤충에 대한 모든 것을 파헤치는 체험관을 비롯 전통농가의 삶과 미래 과학농업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농경문화전시관, 계절별 꽃을 볼 수 있는 경관농업단지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원두막과 들꽃 광장, 꽃과 바람의 정원 등 각 시설에 속한 소규모 시설물이 특히 인기다. 아울러 초입에 있는 연꽃단지에는 연과 수련 등 다양한 수생식물이 재배되고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는 사진 촬영 명소다. 이 밖에 인근에는 법륜사와 대한불교열반종의 총본산인 와우정사 등도 있어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경의선 철길·증기기관차 전시바람개비동산 등 출사지로 유명# 가족과 함께 평화를 배우는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임진각은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며 통일을 염원하는 평화 관광지다. 이 곳에는 임진강철교, 자유의 다리, 실향민들이 북쪽의 가족에게 배례하는 장소인 망배단, 평화의 종, 임진각 평화누리 등이 있어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이 중 임진각 평화누리는 분단의 아픔을 생각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임진각을 둘러본 여행객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달래기 위해 조성된 공원이다. 이 곳에는 DMZ 내 경의선 장단역 부근의 레일과 침목을 가져와 복원한 철길과 증기기관차가 전시돼 있다. 또한 통일 염원의 메시지가 적힌 리본이 빼곡하게 매달린 철조망과 건축가 민현식이 설계한 공연장과 솟대집, 통일 부르기, 바람의 언덕 등 각종 조형물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특히 3천여개의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바람개비동산은 평화누리의 명물이다. 바람개비동산은 사진이 예쁘게 나와 사진 마니아들의 출사지로 유명하며 해가 질 때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준다. 야외공연장 앞 음악의 언덕은 아이들의 놀이터다. 이 곳은 평소에도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탁 트인 잔디밭에서 연날리기 하기가 좋다.평화누리를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경의선 철도를 타고 중간에 금촌역이나 문산역에서 내려 근처에 있는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려 임진각까지 가는 것을 추천한다. 아울러 임진각과 제3땅굴 등 주변의 안보관광지와 연계하면 더욱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생활1980 등 문화공간에 뛰어놀기 좋은 잔디밭… 포토존 '매력'# 도심 속 비밀의 숲을 간직한 '수원 경기상상캠퍼스''코로나19'로 인해 장거리 여행이 부담스럽다면 도심 속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를 추천한다. 일, 놀이, 학습이 선순환되는 문화놀이터인 '경기상상캠퍼스'는 모두가 함께 즐기는 생활문화 공간인 '생활1980'과 동호회·공동체·활동가 등 생활문화를 매개로 활동하는 '생생1990', 누구에게나 열린 메이커스 공간인 '공작1967' 등 다양한 문화공간이 마련돼 있어 방문객들은 재미와 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시설이 문을 닫았지만 건물 외부 곳곳에는 추억 여행을 잠시 떠나볼 수 있는 조형물과 '인사이더'가 좋아할 만한 포토존이 다수 존재한다. 게다가 꽃다발과 화관 등 사진촬영 소품을 빌려주는 곳도 있어 별도의 인생 샷 준비물이 필요 없다. 특히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울창한 숲과 함께 넓은 잔디밭이 있어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기 좋다. 팔당호 풍경 최고의 '피크닉'해설사가 전하는 정약용 이야기도# 호수가 보이는 풍경, '남양주 다산생태공원'다산생태공원은 생태·역사·문화가 어우러진 친환경적인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물 환경 생태공간으로 다양한 초화가 조성되어 이용객이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수변공원이다. 두물머리에서 만난 강물이 한강으로 이어지는 팔당호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다산생태공원'은 볼거리가 많은 남양주시에서도 팔당호의 수려한 풍경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어 피크닉 최적 장소로 손꼽히고 있다.데코로드로 구성된 다산생태공원의 산책로는 호수를 가까이서 관람할 수 있게 해준다. 다산생태공원 산책로에 조성된 팔각정인 '수월정'은 물에 비친 달을 감상할 수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소내나루전망대'에서는 팔당호의 전경과 지나가는 새들의 쉼터인 '소내섬'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공원 내에서는 봄을 알리는 개나리와 진달래 등 들꽃이 화려하게 피어 있어 굳이 장거리 꽃구경을 갈 필요가 없다. 공원 내에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식물에 대한 정보제공과 한강을 사랑한 정약용 선생의 생애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는 생태해설사도 있어 아이들의 학습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으뜸 휴양공간… '매쟁이골' 쉼터로 각광수생 식물관찰로~궁도장 산책하기 좋아# 가족 건강 여행, '군포 수리산 도립공원 숲속 놀이터'수리산은 도심에서 가까우면서도 산세가 깊고 자연생태가 잘 보존된 경기도의 명산이다. 경기도는 수리산의 자연경관과 생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쾌적한 산림휴양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도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수리산도립공원은 크게 납덕골지역과 매쟁이골지역으로 나뉜다. 그 중 매쟁이골이 가족들의 쉼터로 각광 받고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가을 야생화를 감상하며 잠시 걷다 보면 새로 조성된 넓은 잔디밭이 나온다. 곳곳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 있어 준비한 도시락 가방을 풀기도 좋다.수생 식물관찰로를 지나 궁도장까지 가벼운 산책을 즐겨도 좋다.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속 사이에 설치된 놀이터는 아이들이 뛰놀기에 안성맞춤이다.오토캠핑부터 데이캠핑까지 '취향대로'테이블·의자 등 장비도 저렴하게 대여# 간편한 데이캠핑의 매력, '구리 토평 가족 캠핑장'최근 캠핑에도 미니멀리즘 바람이 분다. 마치 이사를 가듯 큰 트레일러에 장비를 가득 싣고 떠나는 대신, 피크닉처럼 가볍게 챙겨서 하루를 즐기는 방식의 '데이캠핑'이 주목받는다. 사이트를 구축하고 철수하는 노력과 시간을 가족과 함께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똑똑한 캠핑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구리 토평 가족 캠핑장'은 언제라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캠핑장이다. 일반적인 오토캠핑은 물론 데이캠핑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데이캠핑은 비교적 여유 있는 평일에 한해 운영되지만 가족과 함께 밥을 짓고 자연과 호흡하며 캠핑 분위기를 만끽하기 충분하다. 이용 요금도 단돈 1만원으로 부담 없고, 타프와 화로대, 테이블과 의자 등 캠핑 장비도 저렴한 금액에 대여할 수 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사진/경기관광공사 제공/아이클릭아트용인농촌테마파크.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수원 경기상상캠퍼스.남양주 다산생태공원.군포 수리산 도립공원 숲속 놀이터.구리토평 가족 캠핑장.

2020-04-15 김종찬

[新팔도유람]삼다도 '4·3 다크 투어리즘'

아기 안고 숨진 어머니 조형물 등 평화공원에 비극의 역사 담아한꺼번에 446명 희생된 북촌… 너븐숭이기념관·위령성지 위치학살후 암매장 장소로 이용된 비행장내 섯알오름 지하 탄약고성산일출봉 인근 터진목·우뭇개동산 등 600여곳 유적으로 남아유채꽃이 만발한 제주의 4월.72년 전 봄에도 꽃은 피었지만 제주도민들은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제주4·3사건은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까지 6년 6개월 동안 전개됐다.섬 곳곳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제주 전체 인구 약 30만명 중 10%인 3만여명이목숨을 잃거나 행방불명됐다. 또 중산간마을 95%가 소실됐다.4·3의 비극과 아픔은 600여 곳의 유적으로 남았다.유적을 방문하는 4·3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은 과거를 반성하고,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제주4·3을 알려면 4·3평화공원으로2008년 3월 개관한 제주4·3평화공원은 4·3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화해와 상생의 미래를 열고 있다. 전체 면적은 39만5천380㎡로 위령제단에서는 연중 4·3희생자에 대한 참배가 이어진다. 위패봉안실에는 1만4천532명의 희생자의 위패가, 행방불명인 묘역에는 3천913명의 비석이 들어섰다.1949년 1월 6일 변병생(당시 25세)과 그녀의 두 살배기 딸은 4·3평화공원 인근 봉개동 오름에서 군인들에게 쫓기던 중 총에 맞아 숨졌다. 후일 눈 더미 속에서 발견된 어머니는 죽어가는 순간까지 아기를 꼭 껴안고 있었다. 공원에는 죽어간 두 생명이 거센 바람에 흩날리는 눈과 같다는 의미로 '비설(飛雪)'이라는 조형물이 세워졌다.4·3평화기념관에는 6개의 상설전시관이 있다. '역사의 동굴'을 시작으로 '흔들리는 섬', '바람타는 섬', '불타는 섬', '흐르는 섬', '새로운 시작'으로 구성됐다. 비문 없는 비석, 해원의 퐁낭(팽나무), 희생자들의 얼굴 사진이 내걸린 전시물은 관람객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다랑쉬 특별전시관'은 4·3당시 동굴 속에 숨은 아홉 살 아이와 여자 셋을 포함한 양민 11명이 군·경 토벌대가 피운 연기에 질식사한 비극의 현장을 보여준다.# 446명의 넋을 기리는 너븐숭이 4·3기념관1949년 1월 17일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에서는 한날한시에 남녀노소 446명이 희생됐다. 북촌리 마을은 4·3당시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났다. 이날 오전 군 병력 일부가 북촌리를 지나던 중 무장대의 습격으로 군인 2명이 숨졌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군인들은 주민들을 북촌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내몰고 마을을 불태웠다.군인들은 주민들을 '빨갱이 가족'이라며 한꺼번에 수십 명씩 끌고 나간 후 기관총으로 집중사격을 가했다. 한 어머니는 아기를 안은 채 숨졌지만, 배고픔에 울던 아기는 죽은 어머니의 젖가슴에 매달려 젖을 빠는 비극적인 목격담이 나왔다. 집단 학살을 당한 북촌마을은 후손이 끊기면서 한 때 무남촌(無男村)으로 불렸다. 2009년 제주도는 2천532㎡ 부지에 북촌 너븐숭이 4·3기념관(294㎡)과 위령성지를 건립했다. 기념관에는 강요배 화백의 4·3그림 '젖먹이', 북촌리의 비극을 배경으로 한 현기영 작가의 '순이삼촌' 초판본과 일어판·영어판 소설이 전시됐다. 당시 아이들의 시신은 임시 매장한 상태 그대로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아있다. 너븐숭이에 있는 돌무덤은 '애기무덤'이라 불린다. '너븐숭이'는 넓은 돌밭을 뜻하는 제주방언이다. # 일제가 남긴 지하 탄약고… 양민 학살터로 사용태평양전쟁(1941~1945)이 발발하자, 일본군은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에 알뜨르비행장을 확장, 조성했다. 전투기 격납고 19개는 지금도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다. 전쟁 막바지에는 비행장을 요새화하기 위해 섯알오름 동굴진지와 고사포진지가 구축됐다. 당시 일본군은 야트막한 섯알오름의 내부를 전부 파내 탄약고로 사용했다. 이 지하 탄약고는 일제가 패망하면서 미군에 의해 폭파됐다. 이 때 오름의 절반이 함몰돼 큰 구덩이가 생겼다. 이 구덩이는 4·3이후 예비검속 당시 주민을 학살, 암매장한 장소로 이용됐다.당국은 1956년 5월 모슬포지역 희생자 132명의 유해를 수습하도록 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희생자의 신원은 확인하기 어려웠고, 유족들은 흩어진 뼈를 추슬러 무덤을 만들고 묘비를 세웠다. 비문에는 '조상은 100명이 넘되 자손은 하나'라는 의미로 '백조일손지묘(百祖一孫之地)'라고 새겼다. 6·25전쟁이 한창일 때 제주는 4·3사건이 진행 중이었지만, 1951년 1월 대정읍 모슬포에 육군 제1훈련소가 창설됐다. 1956년 문을 닫을 때까지 5년 간 장병 50만명을 배출했다. # 성산일출봉 푸른 바다가 붉은 피로 물들어서귀포시 성산읍은 서북청년단으로 구성된 특별중대가 주둔, 마을 곳곳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서청 특별중대는 성산초등학교를 접수해 1년간 주둔했다. 이들은 군복만 입었을 뿐 명찰과 계급장이 없었다. 학교 건물에서 숙식하던 이들은 학교 옆 감자창고에 주민들을 붙잡아 온 후 매일 고문을 자행하면서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젊은 여성에게는 몹쓸 짓도 서슴지 않았다.이들은 주민들을 고문한 후 대부분 총살했다. 학살 장소는 성산리의 '터진목'과 성산일출봉 입구에 있는 '우뭇개동산'이다.1948년 11월부터 1949년 2월까지 이곳에서 집단 학살된 희생자는 467명에 이른다. 푸른 바다는 매일 붉은 핏빛으로 물들었다. 성산읍 4·3유족회는 2010년 터진목 입구에 위령비와 함께 467명의 희생자 이름을 새겨놓았다.백가윤 제주다크투어 대표는 "제주지역 4·3유적은 600곳이 넘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되면서 잊혀져가고 있다"며 "한국전쟁이 일어날 당시 제주에선 4·3사건이 진행됐는데 올해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4·3과 전쟁 유적을 함께 돌아보는 4·3기행을 추천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남한 단독정부 수립 반대… 1948년부터 6년6개월간 양민 희생# 제주4·3사건이란1945년 광복을 맞아 일본에서 귀환한 제주도민이 6만명에 이르면서 실직난과 생필품난이 심각해졌다. 여기에 콜레라 창궐, 대흉년, 양곡정책 실패 등 여러 악재가 겹쳤다. 미군정이 통치하면서 일제 경찰은 군정 경찰로 변신했고, 군정 관리의 부정·부패는 사회문제로 부각됐다.1947년 3·1절 기념식은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하는 가두행진이 이어졌다. 군중들에게 경찰이 총을 발포하면서 민간인 6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3·1절 발포사건은 민심을 더욱 악화시켰다.유혈 진압에 반발해 그해 3월 10일 공무원과 교사, 학생, 회사원 등 민·관 사업장 95%가 참여하는 총파업이 일어났다. 미군정은 총파업을 벌인 2천500여명을 구금했고, 이 중 3명이 고문으로 사망, 도민들은 더욱 반발하게 됐다.1948년 4월 3일 새벽 2시, 350여 명의 무장대는 도내 24개 경찰지서 중 12개 지서를 공격했다. 유혈 사태는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령이 풀릴 때까지 6년 6개월간 지속돼 많은 양민이 희생됐다. /제주신보=좌동철기자 사진/제주신보 제공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4·3평화공원 출구 통로에 전시된 희생자들의 얼굴.눈 더미 속에서 발견된 모녀의 넋을 기리는 '비설' 조형물.3만명에 이르는 4·3희생자와 행방불명인을 기리기 위해 2008년 3월 문을 연 제주4·3평화공원.성산일출봉이 보이는 '터진목' 해안에서는 467명의 양민이 학살됐다.태평양전쟁 당시 일제가 설치한 알뜨르비행장 격납고(왼쪽). 알뜨르비행장을 요새화하기 위해 구축한 섯알오름 지하 탄약고는 양민을 학살하고 암매장한 장소로 이용됐다.타 지방 형무소로 끌려간 후 행방불명된 이들을 추모하는 묘역.북촌 너븐숭이에 남아 있는 애기무덤 돌무더기.

2020-04-08 좌동철

[新팔도유람]대구·경북 봄꽃 명소 4곳

의성 산수유마을 10만그루 군락 이뤄숲실마을 산책로 물감 엎질러놓은 듯최대 참꽃 군락지 비슬산 핑크빛 장관김유신장군묘·대릉원돌담길·보문단지경주는 시내 전체가 벚꽃으로 뒤덮여대구 하중도 9만8500m 유채꽃단지도일상은 멈췄지만 계절은 흘러간다.코로나19가 휩쓴 삭막한 도시에도 꽃망울은 맺힌다.곳곳을 장식하는 새하얗고 샛노란 꽃들이 보는 것만으로도 시름을 잠시 잊게 한다.올해는 코로나19 탓에 축제는 물론 꽃놀이조차 마음껏 즐길 수 없는 상황이 됐지만, 대구·경북의 대표적인 봄꽃 명소들을 지면으로나마 즐겨보자.# 경북 의성 산수유경북 의성 사곡면 산수유마을(화전리)은 3월 말이면 온통 노랗게 물든다. 산수유 시목지로 유명한 이곳은 수령 300년이 넘는 산수유나무만 3만5천여 그루에 달한다. 비교적 최근에 심은 나무까지 더하면 10만그루 넘는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마을 전체가 산수유 물결을 이룬다. 산수유의 매력을 단순히 보는 것에서만 그친다면 아쉬울 일이다. 의성군에서 알려주는 산수유마을 관람 포인트를 알아두자.- 할매할배바위 앞을 지나치지 말 것골짜기 따라 꽃길 산책로를 걷다 보면, 화전2리 마을 어귀에 다정히 쌍을 이루는 할매할배바위가 또다른 마을의 시작을 알린다. 금줄을 두른 할매할배바위는 마을의 액운을 막아준다고 한다. 오래전, 자식이 없던 부부가 바위에 치성을 드려 아들을 얻었다는 얘기도 전해져온다. 마을에서는 지금도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할매할배바위에 제를 올린다고 한다.- 산수유꽃은 숲실마을부터가 백미마을을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마을 입구에 차를 세우고, 눈앞에 보이는 산수유나무에 모여 들어 인생사진을 찍곤 한다. 하지만 지천을 덮은 산수유꽃을 제대로 만끽하고 싶다면 조금의 수고로움을 투자하자. 논·밭두렁을 따라 산비탈 둘레길을 따라 하염없이 올라가다가 적당한 땀이 온몸에 밸 때쯤 숲실마을이 나타난다. 이곳에서부터 화곡지에 이르는 산책로가 그야말로 백미다. 샛노란 물감을 엎질러놓은 양 현란한 산수유꽃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경북 경주 벚꽃경주는 봄이면 시내 전체가 벚꽃으로 뒤덮인다. 코로나19 때문에 벚꽃 명소들을 폐쇄했다가는 도시 전체를 봉쇄해야할 정도. 경주시 네이버포스트 '하하호호경주'에서 선정한 경주 벚꽃 명소 10선 중 5곳을 소개한다.김유신장군묘에서 이어지는 흥무로 벚꽃길은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선정된 바 있는 명소다. 길가로 왕벚나무가 터널을 이뤄, 꽃이 만개하면 장관을 연출한다. 야간 경관조명도 설치돼 있어 밤에도 벚꽃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경주시내 대릉원 돌담길도 빼놓을 수 없는 벚꽃 명소. 대릉원과 첨성대를 비롯해 황리단길 등 여행 스팟이 한데 모여있어 더욱 인기다. 돌담 너머로 언뜻언뜻 보이는 초록의 대릉과 고즈넉한 돌담의 분위기,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경주의 대표 관광지인 보문관광단지도 온통 벚나무가 심어져 있다. 탁 트인 보문호수의 둘레길인 보문호반길을 산책하며 벚꽃눈을 맞거나,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는 것 모두 충분히 벚꽃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보문정은 한국대중음악박물관 옆 작은 연못에 자리한 정자다. 이곳은 수양버드나무처럼 꽃가지가 늘어진 독특한 수양벚꽃이 포인트. 연못에 비친 정자와 벚나무의 모습이 마치 무릉도원을 연상케 해, 사진작가들이 즐겨찾는 출사 스팟이다. CNN은 보문정을 '한국에서 꼭 가봐야할 명소 50선'에 꼽기도 했다.세계문화엑스포가 열린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도 봄을 만끽하기 좋은 장소다. 경주타워와 전시관, 미술관 등 볼거리가 다양하고 야외 공원과 산책로도 잘 조성돼있다. 벚꽃길은 엑스포공원 뒤편 솔거미술관 앞길이 아름답기로 소문났는데, 경주 내 다른 벚꽃 명소에 비해 인파가 몰리는 편이 아니라 비교적 여유롭게 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대구 비슬산 참꽃대구 달성군의 비슬산은 전국 최대의 참꽃 군락지로 유명하다. 산 정상의 바위모양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 '비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상에서 낙동강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으며 봄철에는 철쭉과 참꽃, 가을에는 억새 군락이 눈길을 끈다. 또한 용연사 경내의 석조계단(보물 539호)과 대견사지 삼층석탑(대구 유형문화재 42호) 등 문화재도 품고 있는 산이다.해발 1천m 고지의 비슬산 정상에는 매년 봄이면 거대한 핑크빛 장관이 펼쳐진다. 기암군과 웅대하고 넓은 능선이 인상적인 정상부에 붉게 피어나는 참꽃은 어느 군락보다도 화려한 모습을 보인다. 일단 평탄한 고원분지에 꽃이 피기 시작하면, 조화봉에서 천왕봉 정상부까지 금세 불길이 타오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참꽃 군락지 중 하나로 손꼽힐만하다.참꽃을 보기 위한 비슬산 산행은 보통 현풍 방면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4월 하순의 참꽃을 보려면 비슬산자연휴양림에서 올라가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 조화봉 일대까지 오르면 가장 빠르게 참꽃 군락에 닿을 수 있어서다. 정상인 천왕봉까지 군락 전체를 조망하며 한달음에 갈 수도 있고, 가는 길에 대견사도 있다.걸어서 올라가기 힘들면 비슬산 명물 '반딧불이 전기차'를 타고 30분 만에 참꽃 군락지까지 편하게 올라갈 수도 있다.참꽃은 진달래꽃과 같다. 먹을 것이 여의치 않아 배를 곯던 시절,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달달한 간식거리여서 인간에게도 유용한 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반면 비슷하게 생겼지만 먹을 수 없는 철쭉은 개꽃이라고도 부른다.붉은 파도가 절정인 시기, 매년 35만명 이상이 찾는 비슬산참꽃문화제가 열린다. 보통 4월말~5월초에 개최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안전상의 문제로 취소됐다.# 대구 하중도 유채꽃대구 도심 속에서 너른 꽃단지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싶다면 하중도가 제격이다. 대평지에 펼쳐진 유채꽃의 향연이 이색적으로 다가올 듯하다. 너른 공간을 배경으로 누구든 꽃밭 속에서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구 북구 하중도는 금호강을 가로지르는 팔달교와 노곡교 사이에 위치한 22만여㎡ 규모의 섬이다. 채소를 무단 경작하는 등 방치되고, 상습 침수와 환경 오염에 찌들어있던 땅이 화려한 변신을 한 것은 2013년이다. 지자체가 계절별로 꽃단지를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봄에는 유채꽃과 청보리,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메밀을 심어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하중도 하류에는 하천 정화력을 가진 물억새를 심어놓았다. 계절마다 볼거리가 다양하다 보니 운암지수변공원, 함지공원, 구암서원, 침산정 등과 함께 대구 북구 8경 중 1경에 지정돼 있다.그 중에서도 4월 중순쯤 흐드러지게 피는 유채꽃은 놓칠 수 없는 장관이다. 9만8천500㎡에 이르는 대규모 유채꽃단지가 조성된다. 가족, 친구, 연인을 비롯해 유치원, 동호회 등에서 단체 관광을 오기도 한다. TV 드라마 등의 촬영지로도 소문나면서 매년 관광객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하중도를 통과하는 노곡교에 계단을 설치해 노곡교에서 하중도로 걸어내려갈 수 있다.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도보로 하중도를 찾는 것은 괜찮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주차장 등에 차량의 진입은 통제된 상태다. /매일신문=이연정기자 lyj@imaeil.com경북 의성의 산수유마을. 10만 그루 넘는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3월 말이면 절경을 이룬다. /의성군 제공경북 의성의 산수유마을은 봄이면 마을 전체가 노란빛으로 물든다. /의성군 제공지난해 경주 김유신장군묘를 찾은 관광객들이 벚꽃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경주시 제공지난해 비슬산 참꽃 군락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달성군 제공대구 하중도에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폈다. /대구 북구청 제공

2020-04-01 이연정

[新팔도유람]'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경남지역 드라이브 코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집에서만 생활해야 하는답답한 생활이 계속되면서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럴 땐 사람들과 접촉 하지 않고 바깥 나들이를 할 수 있는 자동차 드라이브도 권해볼 만하다.지난 2006년 국토해양부는 우리나라 도로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을 선정해 발표했다. 100선에는 사천과 남해를 잇는 '창선·삼천포대교'를 비롯해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 함양 지안재 야경, 거제 해금강 해안도로, 통영 산양일주도로 등 경남도내 14곳이 포함돼 있다.이후 많은 도로가 개설되면서 다양한 드라이브 코스가 나왔지만 정부가 인증한 경남도내 아름다운 길 14곳을 찾아 떠나보자.창원~고성 해안길 어촌·포구 정겨움 더해창포마을·동진대교 지나 공원·박물관도법동·세포마을은 낚시·캠핑 겸할수 있어# 창원 창포~고성 동해바닷길을 따라 드라이브도 하고 포구에 앉아 낚시도 할 수 있는 창원시 진전면 창포리~고성군 동해면 양촌리 국도 77호선을 찾아봤다. 창원 진전면 창포 해안길을 따라 고성군 동해면 외산리 동진교를 지나 고성군 내산리까지 이어지는 길은 시원한 수평선이 보이는 동해바다와는 달리 작은 어촌과 포구들이 정겨운 곳이다. 창원 진동면 태봉고 앞 국도를 따라가다가 진동면을 지나 신기마을 앞에 좌회전 신호가 있다. 여기부터 왼편 바다가 시원스럽게 보이기 시작하면 한국의 아름다운 길 이정표가 보이고 창포마을이 나온다. 썰물일 때는 긴 갯벌이 나오지만 밀물일 때는 언제 그랬냐 싶게 푸른 바다로 모습을 바꿔 볼 때마다 느낌이 달라진다. 창포마을을 조금 지나면 창포와 고성군 동해면을 잇는 연륙교인 붉은 색의 동진대교가 모습을 드러낸다.동진대교를 건너면 답답했던 마음을 뻥 뚫어주는 바다 풍경이 눈길을 잡는다. 대교 끝에서 왼쪽 길로 내려가면 외산리 마을로, 직진을 하면 내산리로 가게 된다. 두 갈래 길이지만 어느 길을 선택해도 상관없다. 두 길은 장군산과 노인산을 빙 둘러 공수바위산 인근 조선특구로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외산리 길은 바다 안쪽 길이어서 조용하게 낚시를 즐기거나 캠핑을 하기에 좋다면, 내산리 방면은 막포방파제와 해맞이공원, 내신방파제를 지나는 시원시원한 바닷길을 볼 수 있다. 공수바위산 앞 덕곡마을 앞에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가면 동해면사무소가 나오고 왼쪽으로 가면 거류면사무소로 이어진다. 동해면사무소 방면을 가면 동해중학교와 옛 성터가 나오고 건너편에는 당항포랜드와 자연사박물관도 보인다. 거류면사무소길을 택했다면 운전에 유의해야 한다. 구불구불한 길이 쉬지 않고 이어져 자칫 한눈을 팔다가는 사고 위험이 있다.모처럼 나간 길 제철을 맞은 봄 도다리 낚시도 해볼 만하다. 지금은 도다리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계절이라 갯지렁이와 릴낚시만 준비하면 어디든지 낚시가 가능하다. 동진대교를 지나면 도로를 따라 낚시꾼들이 즐비하지만 아이들과 캠핑도 겸하고 싶다면 법동마을이나 세포마을 선착장도 좋다. 오롯이 낚시만 하고 싶다면 곳곳에 있는 방파제도 좋다. 비교적 바다가 잔잔하고 풍경도 빼어나다. 해질녘 어둠이 내리면 산 너머로 어스레하게 남아 있는 붉은 빛이 또 다른 석양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5개 교량 연결 '창선~삼천포대교' 한려수도 절경 만끽 하동 쌍계사·진해 다양한 벚꽃길 '필수'함양 지안재 야경·남해대교 일몰 일품 몽돌해변과 동백숲 어우러진 해금강 해안도로도 강추# 경남의 또 다른 아름다운 길 100선■ 창선~삼천포대교 = 사천 대방동에서 남해군 창선면을 연결하는 다리다. 지난 2003년 개통했다. 이 다리는 길이 3.4㎞에 삼천포와 창선도 사이 3개의 섬을 연결한다. PC빔교인 단항교, 창선과 사천 늑도를 잇는 하로식아치교인 창선대교, 사천 늑도와 초량을 잇는 늑도대교, 초양섬과 모개섬을 잇는 종로식 아치교인 초양대교, 모개섬과 사천을 연결하는 콘크리트 사장교인 삼천포대교라는 5개의 교량이 연결돼 일명 다리박물관으로 불리며 한려수도의 절경과 어우러진 야경이 아름답다.■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 = 하동군 화개면 탑리~대성리에 있는 길이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이어주며 번성했던 화개장터에서 쌍계사의 초입까지 화개천을 따라 이어지는 벚꽃길이다. 진주, 산청, 구례 어느 지역에서 출발해도 봄꽃을 볼 수 있다. 벚꽃축제가 취소되기는 했지만 꽃구경 나온 차량들로 붐빌 수 있다.■ 진해의 아름다운 길 4곳 = 진해 벚꽃은 워낙 유명하다. 벚꽃이 피는 계절에는 인파들로 드라이브가 여의치 않다. 진해시 시민회관~북원로타리로 여좌천 벚꽃터널과 산새와 꽃들이 반기는 천자봉 산길 2곳은 가벼운 산책이나 등산로에 적합하다. 해안 관광도로와 태백동 안민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해안관광도로는 바닷길과 함께 황포돛대노래비와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 진해 해양공원 등 볼거리도 충분하다.■ 김해 가야의 거리 = 김해시 봉황동~구산동에 금관가야의 발상지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됐다. 가야문화 유적지를 중심으로 총연장 2.1㎞에 달한다. 주변에 산재한 봉황동 유적, 수로왕릉, 대성동고분군, 국립김해박물관을 볼 수 있다. 드라이브 보다는 산책길에 어울린다.■ 함양 지안재 야경 =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에서 함양읍 구룡리를 연결하는 도로로 드라이브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평탄한 길이 아니라 구절양장처럼 굽이굽이 치는 고갯길로 각종 광고나 영화에도 나올 만큼 유명한 곳이다. 지안재라고도 하지만 오도재라고도 한다. 밤에는 뱀이 지나는 것 같은 야경도 찍을 수 있다.■ 남해대교와 남면해안도로 = 남해대교는 남해군 설천면~하동군 금난면 국도 19호선에 있다. 한국 최초의 현수교로 남해대교에서 바라보는 노량해협과 다도해, 그리고 일몰 광경은 일품이다. 보석처럼 빛나는 낙조가 아름다운 남면 해안도로는 평산항, 사촌해변, 가천다랭이마을, 앵강만 등이 이어진 천혜의 드라이브 코스다. ■ 거제 해금강 해안도로 = 학동몽돌해변의 몽돌 부딪히는 소리와 붉게 물든 동백 숲이 어우러진 해금강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첫 손에 꼽을 만하다. 인근에는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도 있다.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풍경은 코로나19로 답답했던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통영 산양일주도로와 통영대교 = 동백나무와 함께하는 꿈의 60리 산양관광도로로 불리는 이곳은 관광특구로 지정된 미륵도를 한 바퀴 도는 코스다. 굽이굽이 길과 바다로 빨려들어갈 듯한 코스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어우러져 기분을 들뜨게 한다. 일주도로 중간에 있는 달아공원은 석양이 아름다운 곳으로도 유명하다. 통영 미수동 통영운하 위에 설치된 대교는 밤이면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으로 마술의 세계에 빠져든 듯하다. /경남신문=이현근기자 사진/경남신문=전강용기자, 경남신문DB창원시 진전면 창포리를 지나 고성군 동해면 외산리 동진교를 건너면 바로 푸른 바다가 나타난다.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사천시 각산에서 바라본 창선·삼천포대교.거제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풍경.하동 십리벚꽃길.함양 지안재 야경.아름다운 야경 뽐내는 통영대교.

2020-03-25 이현근

[新팔도유람]'사랑이 싹트는' 전북 남원 봄나들이

4대 누각 '광한루' 대표 명물오작교·버드나무 등 '로맨틱'춘향 일대기 꾸민 테마파크도바래봉·정령치·선유폭포 등지리산 등반 '서북능선' 추천고원분지 운봉 동편제마을…황산대첩비·혼불문학관 눈길'미스터 션샤인' 배경 서도역관광객들 몰려 신흥명소 각광'춘향전의 고장' 남원에도 봄볕이 들었다. 겨우내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던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남원의 봄을 즐기려는 상춘객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남원은 성춘향과 이몽룡이 사랑을 나눈 광한루원, '어머니의 산'으로도 불리는 지리산, 소설 '혼불'의 무대가 된 옛 서도역 등 풍성한 봄철 볼거리를 품고 있다.# 춘향과 몽룡이 사랑을 속삭인 광한루봄은 사랑을 꽃 피우기 좋은 계절이다. 성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났던 광한루원은 춘향전의 주무대로 봄 나들이에 적격이다. 경회루, 촉석루,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4대 누각에 들어갈 만큼 만듦새가 뛰어난 광한루는 옥황상제의 궁전 광한청허부를 지상에 고스란히 옮겼다. 하늘나라 월궁을 광한루라 했고 그 아래 천상의 은하수를 상징하는 호수와 오작교를 놓아 정취를 더했다. 오작교는 견우와 직녀의 전설이 깃든 돌다리다. 최근 오작교의 다리 상판석에서 '원형 윷판성혈'과 '칠성성혈'이 발견돼 눈길을 끈다. 성혈은 돌 표면에 새긴 홈을 말한다. 조선 선조 15년(1582년) 당시 남원부사 장의국이 광한루를 수리하면서 다리를 새로 놓고 이를 오작교라고 부르게 되면서부터 광한루의 대표적인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오작교에 서린 우주관을 나타내는 원형 윷판은 상판석 중앙, 칠성성혈은 우측 상판에 새겨졌다. 향토 사학자들은 윷판의 원형은 달나라의 우주이고, 윷판 가운데 가로 세로로 새겨진 일곱 개 별의 성혈은 칠월과 칠석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했다.오작교와 함께 방장정, 영주각 등이 삼신산을 이룬다. 짙은 녹염의 물가로는 버드나무 고목이 줄지었고 깊고 짙은 숲그늘과 고풍스러운 전각들이 잘 어우러져 있다. 남문으로 가는 길에는 팔작지붕을 얹은 2층 누각인 완월정이 있다. 춘향관, 월매집 등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그네 등 전통놀이 체험장도 관광객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광한루원 인근에는 남원의 대표 먹자골목으로 꼽히는 추어탕 거리가 형성돼 있다. # 도심권 대표 관광지 '춘향테마파크'광한루원을 나와 요천을 가로질러 걸어서 오갈 만한 거리에 '춘향테마파크'가 자리한다. 만남, 맹약, 사랑과 이별, 시련, 축제 등 춘향의 일대기로 꾸며져 춘향과 몽룡의 사랑에 흠뻑 젖을 수 있다. 동헌과 옥사를 재현한 시련의 장에선 곤장을 치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사랑과 이별의 장에는 단심정이 자리했다. 남원시는 도심권 대표 관광지인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가족 단위와 젊은층 관광객들을 위한 체험·관광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남원시는 내년까지 민간자본을 들여 춘향테마파크와 함파우소리체험관, 김병종시립미술관을 연결하는 총연장 2.16㎞의 관광형 모노레일을 설치할 예정이다. 남원항공우주천문대 주변 집타워에서 출발하는 2개 코스의 집와이어도 설치된다.# '어머니의 산' 지리산남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지리산 등반코스는 서북능선이다. 서북능선은 남원시와 구례군에 걸쳐 있는 운봉∼바래봉∼팔랑치∼부운치∼세걸산∼정령치∼만복대∼고리봉∼성삼재∼노고단 구간을 일컫는다. 총 18.4㎞로 하루에 주파하기에는 쉽지 않다. 지리산은 '어머니의 산'이다. 우리나라 다른 산에서 찾아보기 힘든 큰 스케일로 전북·남, 경남 등 3개 도, 5개 시·군, 15개 면을 품고 있다. 봄철 지리산 볼거리는 바래봉과 정령치가 압권이다. 정령치 아래 선유폭포는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으며 일상에 지친 등산객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봄기운이 완연한 지리산 뱀사골은 반야봉과 토끼봉 사이에서 반선마을까지 뻗어내린 골짜기로 9.2㎞의 구간이다. 계곡 곳곳에 기암괴석이 널렸고 깊은 소(沼)가 입을 벌리고 있다. 높은 산을 오르는 게 버겁다면 운봉 동편제마을의 황산대첩비, 판소리 가왕 송흥록·국창 박초월 생가를 비롯해 혼불문학관 등을 찾아봐도 좋다. 해발 470m 고원분지에 위치한 운봉읍 동편제마을은 150년 이상 된 소나무 92주가 동구숲 형태를 이루고 있다. 산양치즈, 소시지 가공, 판소리 등 다양한 체험 자원이 풍부하고 지리산 둘레길 2코스와도 연계돼 연중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남원의 핫플레이스 '서도역'1932년 일본제국주의강점기 시절 세워진 서도역은 당시 양식 그대로 목조 건물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2001년 남원역의 신축과 함께 폐쇄돼 현재는 기차가 다니고 있진 않다. 하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아 보존되고 있다. 이곳은 옛 정취가 그대로 살아있어 이준익 감독의 '동주' 등 각종 영화·드라마 촬영 장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한 방송사에서 구한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이곳에서 촬영되면서 드라마의 배경지였던 남원시 사매면 '옛 서도역'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소설가 최명희의 '혼불' 배경지이기도 한 옛 서도역에서는 현재 간이 콘서트는 물론, 뮤직비디오 촬영과 유명 모델들의 화보촬영까지 이어지며 주말 하루 평균 100여 명 이상이 찾는 곳으로 화려하게 탈바꿈했다.만남과 이별이 엇갈리는 역이라는 장소의 특성과 함께 아름다운 풍광이 어우러져 SNS 등에서 남원의 신흥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전북일보=신기철기자남원 광한루원. 성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난 곳으로 춘향전의 주무대다. /남원시 제공지리산 정령치 아래에 있는 선유폭포. /남원시 제공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지리산 뱀사골. /남원시 제공소설 '혼불'의 배경지인 서도역.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이 촬영된 곳이다.

2020-03-18 신기철

[新팔도유람]'시간여행의 도시' 전남 나주

나주목문화관·금학헌·금성관 등 읍성 역사공부 / 서성문 인근 '39-17 마중'에선 동학농민혁명 접해'나빌레라 센터' '남도 정미소' '밀레날레 마을미술관 Ⅰ관' 등 도시재생이 낳은 문화공간들도 많아나주는 시간여행의 도시다.'2천년 시간여행 나주'와 '천년목사고을 나주'라는 문구는 예로부터 남도 행정과 문화의 심장부였던 나주 역사의 깊이와 폭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나주읍성권을 비롯해 영산포 근대문화권, 반남고분군 등 나주 볼거리는 다채롭다.'코로나 19'를 날려버릴듯한 봄볕을 받으며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나주를 찾아 '뚜벅이' 시간여행을 떠난다.# 나주읍성, 시간 속을 걷다광주에서 국도 1호선을 따라 나주에 들어서면 옛 4대문중 하나인 동점문(東漸門)이 시야에 들어온다. 일제강점기에 헐렸던 것을 지난 2006년 9월에 복원했다. 적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성문 앞에 반원형의 옹성(甕城)을 둘러친 것이 특이하다.나주여행은 마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까마득하게 오래된 2000년 역사의 속살을 헤집는 시간여행이다. 두발로 걸어가며 나주목(牧)문화관을 비롯해 인접한 목사내아(금학헌), 금성관을 차례로 거쳐 '호남의 행정중심지'였던 나주의 역사 속으로 들어간다.나주목문화관에서는 '나주읍성 둘러보기' 등 6개 공간을 돌아보며 나주의 역사변천과 인물, 읍성내 관청 등에 대해 상세하게 접할 수 있다. 옛 나주읍성 모습은 축소모형으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웅장한 '나주목사 행렬행사' 역시 70여 명의 인물을 한지 인형으로 생생하게 재현해 눈길을 끈다.'금학헌'(琴鶴軒)으로 불리는 목사내아(內衙)는 나주 목사가 거처하던 살림집이었다. 성안에 있던 관아건물 가운데 '금성관'(객사)과 '정수루'(동헌 출입문)와 함께 원형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현재는 전통문화 체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선정을 베푼 목민관으로 유명한 '학봉 김성일 방'과 '독송 유석증 방', 인·의·예·지실이 마련돼 있어 숙박을 할 수 있다.마당에는 호두나무와 벚나무가 심어져 있다. 담장에는 '벼락 맞은 팽나무'가 여전히 강한 생명력을 보이고 있다. 금학헌을 찾은 관광객들은 기적적으로 소생한 팽나무 앞에서 소원을 빌기도 한다.금성관(보물 제2037호)은 나주읍성 한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금성관에 궁궐을 상징하는 궐패(闕牌)와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殿牌)를 모셔놓고 매달 음력 초하루와 보름에 대궐을 향해 망배를 올렸다고 한다. 금성관 좌우 부속건물인 동익헌·서익헌은 사신이나 중앙관리들이 묵는 객사로 활용됐다.금성관 북쪽 모퉁이에 자리한 '사매기 째깐한 박물관'은 나주여행에서 지나칠 수 없는 공간이다. 곰탕집을 운영하는 이상덕 관장이 정성스레 모은 '옛날 나주 사매기 사람들이 사용했던 귀중한 생활용품'들로 가득하다. '째깐한'은 '작다'라는 의미의 전라도 말이다.입구에는 나주극장이 1990년대 문을 닫기 전 마지막으로 뿌린 영화 '돌아이2'(1986년 작) 전단지가 붙어있다.내부에는 '박물관 보물 1호'라는 타이틀을 붙인 헤어진 검정고무신과 반짇고리를 비롯해 나주곰탕을 끓일 때 사용한 '황동 가마솥'과 목화솜 무게를 잴 때 쓴 '목화 저울', 삼베를 짤 때 사용한 '부티'와 '베 바디', 대청문짝을 들어 올려 고정하는 '박쥐 들쇠', 나주 유일의 조선시대 군사 훈련교범, 가난한 나주선비가 사용했을 서안(書案)과 천자문 등 나주의 오랜 역사가 배어있는 손때 묻은 물건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금성관에서 나주향교 까지는 500여m 거리. 거란족 침입때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나주로 몽진(蒙塵)한 고려시대 현종과 연관 있는 '사매기' 길을 싸목싸목 걸으며 나주 역사를 음미하기에 제격이다.나주향교 건물배치는 앞에 제사공간을, 뒤에 학습공간을 둔 '전묘후학'(前廟後學) 형태이다. 대성전(보물 제 394호) 일부 벽체에 쓰인 흙은 공자 고향인 중국 산둥 성 곡부에서 가져왔다고 알려져 있다. 유학을 강학하던 명륜당과 유생들이 글공부를 하며 유숙하던 서재(西齋)를 돌아본다. 500년생 비자나무 한 그루가 푸르다.# 서성문에서 만나는 125년 전 동학의 역사나주향교와 이웃하고 있는 복합문화공간 '39-17 마중'에서 나주를 중심으로 한 근대사와 마주하게 된다. 바로 동학 농민혁명이다.1894년 음력 4월 27일 전주성을 함락한 농민군은 여세를 몰아 나주성 주변을 포위한다. 당시 농민군은 나주지역을 제외한 호남지역을 완전히 장악한 상태였다. 7월 1일부터 손화중과 최경선, 이방언, 이화진 등이 이끄는 농민군들이 나주성을 본격적으로 공격한다. 4개 문 가운데 서성문(西城門)을 집중 공략했다. 그러나 농민군의 수차례에 걸친 총공세에도 끝내 성문을 열지 못했다. 이에 8월 13일 지도자 전봉준은 10여명의 부하를 데리고 나주성에 들어가 나주목사 민종렬을 직접 만나 '나주성을 넘기라'는 담판을 시도하기도 했다.이 당시에 수성군 도통장(都統將)을 맡은 난파(蘭破) 정석진(1851~1896)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농민군 평정하는데 큰 공을 세운 그는 해남군수에 제수된다. 이듬해 11월 개화파 김홍집 내각이 단발령을 내리자 1896년 2월 정석진은 나주유림과 함께 의병을 일으킨다. 그러나 관군에 체포돼 남문 밖에 위치한 전라우영(全羅右營)에서 처형된다.난파의 큰아들인 정우찬이 1915년 선친을 추모하는 뜻에서 난파정을 재건축했다. 그리고 난파의 손자인 정덕중은 홀로 계신 어머니를 위해 1939년에 목서원을 지었다. 한옥과 일본, 서양식을 절충해 만든 독특한 구조이다.나주의 아픈 역사를 머금은 이곳은 2017년에 전주출신 사업가 남우진씨가 한옥숙박과 공연, 전시를 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과거 쌀 창고였던 카페에서는 커피 외에 나주 배와 나주 딸기를 이용한 차를 판매한다. '39-17 마중'과 서성문은 지척이다.# 도시재생 통해 나주 근·현대 역사 살려내200여m 길이의 서성문 성벽 하단이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팽나무 고목을 지나 나주천을 따라가다 보면 '나빌레라 문화센터'에 닿는다. 비단실을 생산하던 전남 최대의 잠사(蠶絲)공장이 폐산업시설 재생사업을 거쳐 문화예술 창작발전소로 탈바꿈했다.나주시내 도시재생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11월 개관한 '남도 정미소(情味笑)'는 본래 1920년께 만들어져 나주평야에서 수확한 나락을 찧어 도정하던 곳이었다. 도시재생을 통해 정(情)과 맛(味), 웃음(笑)이 함께하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옛 금남금융조합(고조현 외과)옆에 위치한 나주 밀레날레 마을미술관Ⅰ관은 나주읍성을 무대로 펼쳐진 작가들의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2016년 처음 열린 '밀레날레'는 1천년을 의미하는 '밀레'(Mille)와 '비엔날레'(Biennale)를 합쳐 만든 말로, '천년에 한번 열리는 행사'를 의미한다. '우리네 야그(이야기) 좀 들어보소'(김연희 작가)를 포함해 22개의 작품들이 시내 곳곳에 설치돼 있다."'얘기(이야기) 보따리'에 와서 '얘기 곳간' 열쇠를 꺼내요. 번호 키를 가지고 가서 그 번호 문을 열면 얘기 거리가 나오고 테이블에 앉아서 서로 얘기를 나누는 거죠."이진나 마을미술 해설사의 설명이다. 벽에는 책보에 잘 싸인 70여개의 '얘기 보따리'가 부착돼 있다. 방문자는 많은 보자기 가운데 하나를 마음대로 고른다. 보자기를 풀어보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열쇠가 나온다. 직접 해보니 인문학자와 미술작가가 함께 만들었다는 '자미산 할미바위' 이야기 자료가 나왔다. '밀레날레' 작품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읍성여행도 좋을 듯싶다. 광주일보/글·사진=송기동기자나주목(牧)문화관에 전시돼 있는 '나주목사 행렬행사' 축소모형.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천년고도 목사고을' 나주 시간여행의 시작점인 금성관(보물 제2037호).나주 목사가 거처하던 살림집인 목사내아(內衙).1895년 동학 농민군의 피울음이 배어있는 나주 서성문.나주평야에서 수확한 나락을 찧던 도정공장에서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남도 정미소(情味笑)'./나주시 제공잠사(蠶絲)공장에서 문화예술 창작발전소로 변신한 '나빌레라 문화센터'.1939년과 2017년의 시간을 잇는 복합문화공간 '39-17 마중'.

2020-03-11 송기동

[新팔도유람]대전·청주 잇는 '대청호 오백리길'

자연부락·소하천 포함 등산로·산성길·옛길 등 200㎞ 21개 테마4구간 '슬픈연가' '7년의 밤' '창궐' 등 드라마·영화 촬영 유명세1구간 캠핑장·민평기 가옥… 2구간 농촌체험 가능한 찬샘마을3구간 관동묘려·5구간 백골산성·21구간 구룡산장승공원 추천비상등을 켠 채 이대로 도롯가에 멈춰 서고 싶은 날이 있다.삶이 주는 막막함이다. 질퍽한 흙길을 지나 땅 끝에 닿았다. 미혹과 번뇌를 벗어난 깨달음의 피안(彼岸)은 물 한가운데 섬처럼 떠 있는 듯 했다.미동조차 없는 거대한 호수에 오리 한마리가 떠다닌다. 그 움직임이 작은 파동으로 발끝에 전해졌다.'괜찮다'. 나무숲에 부는 바람이 말해주었다. '아무 것도 아니다'. 이름 모를 빛깔 고운 새가 지저귄다.수면 위로 부서지는 햇빛이 눈부시다. '너의 삶도 그러할 것이다'. 물과 바람과 햇볕이 건네는 나지막한 목소리에 눈을 감고, 가만히 귀 기울여 들었다.대청호오백리길에서는 누구나 오롯이 혼자였으나 결코 결핍하진 않았다.대청호는 대전과 충북 청주 등지를 걸치고 있는 인공호수다. 오른쪽으로 청주 상당구 문의면 덕유리, 왼쪽으로 대전 대덕구 미호동을 가르는 대청댐이 5년여 공사 끝에 1980년 12월 들어서면서 길이만 80㎞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졌다. 여기에 가두고 있는 물은 14억9천만t으로 국내 최대인 소양호, 충주호 다음이다.대청호는 대전·충청권의 젖줄이자 지역주민들의 쉼터에서 10년 전 사람과 산과 물이 만나는 녹색생태관광사업의 하나로 '대청호오백리길'이 조성돼 한해 200만 관광객이 찾아오는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2011년 8월 대전발전연구원 녹색생태관광사업단이 발행한 소식지를 보면 대청호오백리길의 역사적 유래가 나온다. '대전·충청권 지역 대청호 주변 자연부락과 소하천을 모두 포함하는 200㎞ 도보 길로 등산로, 산성길, 임도, 옛길 등을 포함하고 있다. 5개 지자체 도보길인 대전 대청호로하스길, 대청호반길, 옥천 향수길, 보은길, 청남대 사색길 등을 포함하고 대청호 전체 상징성과 대전·충청권에 걸쳐 있는 대청호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해 대청호오백리길이라 했다.'21개 테마 길로 이뤄진 대청호오백리길의 대전 구간은 두메마을길(1구간), 찬샘마을길(2구간), 호반열녀길(3구간), 호반낭만길(4구간), 백골산성 낭만길(5구간), 대청로하스길(21구간) 등 6개 구간이다. 6~20구간은 충북지역이다. 이중에서도 호반낭만길은 2005년 권상우·김희선 주연의 드라마 '슬픈연가' 이후 '트루픽션', '7년의밤', '창궐' 등 여러 영화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마산동삼거리~드라마촬영지~자연생태관~추동취수탑~연꽃마을~엉고개~신상교로 이어진다. 천천히 12.5㎞ 거리를 걸으면 6시간가량 걸린다.대청호 물길을 옆에 낀 데크로드를 따라 걷다 보면 건너편 야트막한 산들이 물위로 비쳐 자연의 데칼코마니가 성큼 다가와 있다. 한가로이 노니는 오리와 마주치기도 한다. 데크로드 끄트머리에 다다르면 슬픈연가 촬영지 안내판이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흙길이다. 막힘 없는 길에서 구불구불하고 물기 젖은 길로의 진입이다. 그 길 끝은 한걸음 내디디면 깊은 물길로 이어지는 가지 못할 길이었다. 바다가 없는 내륙의 땅 끝, 물의 길 초입에서 40여년 전 댐 건설과 함께 수몰된 압실마을이 떠올랐다. 청원 문의면 문덕리 대표 부락으로 마한시대부터 대물림하며 살아왔고 우리나라 남방계 취락과 북방계 중부지방의 건축양식이 잘 어우러진 곳이었다고 전해진다. 댐 조성 당시 4천75가구, 2만6천여명의 원주민들은 조상대대로 지켜온 고향을 떠나야 했다. 70m 깊은 물 밑에 이들의 흔적이 아득하게 잠겨 있다.두메마을길(1구간)은 대청댐물문화관~숫고개~미호동산성~비상여수로~삼정마을~이현동 거대억새밭으로 연결된다. 2012년 12월 준공된 비상여수로댐 인근에는 로하스가족공원워터캠핑장이 있다. 이씨·민씨·강씨가 살아 삼정동이라 불리는 마을과 조선후기 고종황제때 승지를 지낸 민후식이 처음 지은 '민평기 가옥'도 이 구간의 볼거리다. 찬샘마을길(2구간)은 무섭고 슬픈 역사의 길이다. 계족산성에서 북동쪽으로 6㎞ 지점에 있는 성치산 정상을 둘러 싼 성치산성(대전시기념물29호)을 내려오면 윗피골(성황당고개)에 도착한다. 마을 뒷산에 석축 성곽인 노고산성(대전시기념물19호)이 있고 후삼국시대 후백제 견훤의 군사와 신라가 이곳에서 큰 싸움을 벌여 그 피가 내를 이뤄 내려왔다고 한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피골이다. 이후 직동에 이어 찬샘마을로 바뀌었다. 대청호 주변 전형적인 시골마을에서 농촌체험과 숙박이 가능한 체험학습 특화마을로 변화하고 있다.호반열녀길(3구간)에서는 관동묘려(寬洞墓廬)를 빼놓을 수 없다. 열부 정려를 받은 쌍청당 송유(1389-1446년)의 어머니 유씨부인이 1452년(문종2년) 82세로 세상을 등지자 장례를 지내고 옆에 건축한 재실(齋室)이다. 대청에 '관동묘려'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백골산성 낭만길(5구간)은 신상교~강살봉~백골산성~방축골길~와정삼거리 13㎞다. 마산동산성 동남쪽 대청호 건너편에 400m 둘레로 지어진 테뫼식 산성이 백골산성이다. 석축 성벽이 무너져 원래 모습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그 아래로 물이 갈라놓아 섬이 된 대청호의 산하를 탁 트인 시야로 조망할 수 있다. 청원 문의대교에서 시작하는 대청로하스길(21구간)은 대청호물문화관에서 길을 접는다. 2004년 3월 대전에 내린 100년 만의 폭설로 부러지고 쓰러진 구룡산 소나무를 다듬어 장승으로 만든 구룡산장승공원이 주요 코스다. 대청로하스길과 이어지는 수변에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 대청문화전시관과 대청공원이 나온다. /대전일보=문승현기자대청호 오백리길에서 바라본 대청호. /대전마케팅공사 제공연꽃마을 전망 좋은 곳. /대전마케팅공사 제공영화 '7년의 밤' 촬영지. /대전마케팅공사 제공전망쉼터. /대전마케팅공사 제공

2020-03-04 문승현

[新팔도유람]호반의 도시 춘천 서면 '낭만 드라이브'

의암호변 이어진 도로 빼어난 경관 '핫플레이스'SNS 달구는 '포토존' 카페들… 야외정원 등 인기레고랜드 들어설 중도, 소양강 너머 '도심야경' 매력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강원도 춘천시 서면은 시내에서 가려면 배를 타야 할 정도의 교통 오지였다.이제는 의암호변을 끼고 이어진 도로가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찾아올 만큼 빼어난 드라이브 코스로 '핫'하다.사계절 특유의 경관을 뽐내는 의암호와 중도가 한눈에 보이는 풍경을 지닌 카페들은서면을 SNS·인터넷 스타로 만들었으며 많은 이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카페만 방문한다면 이곳을 다 즐겼다고 할 수 없다.주변에는 애니메이션박물관, 박사마을 어린이글램핑장 등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춘천 서면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핫플레이스다.# 의암호 보며 인생샷 '찰칵'의암호와 중도의 수려한 풍경을 감상하면서 힐링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각양각색의 카페들은 드라이브 코스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강에서 부는 상쾌한 바람을 타고 커피 향이 코끝을 스쳐 지나가면 가던 길을 멈추게 된다.도로변 곳곳에서 성업 중인 카페만 어림잡아 5곳 정도다. 카페에서 보이는 리버뷰는 1분1초를 매번 셔터 찬스로 만들 만큼 매력적이다. 자신의 SNS에 사진 한 장을 게시한다면 "이곳이 어디야?"란 댓글이 끊임없이 달릴 것이다. 들어갈 때 휴대폰 배터리양을 확인해야 한다. 휴대폰이 꺼지는 순간 그 광경을 카메라 사진으로 담지 못하는 아쉬움을 가득 안고 카페 문을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카페 카르페와 이디아커피 춘천의암호점은 주말마다 매장이 꽉 찰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의암호가 보이는 야외 정원 때문이다. 주말에 야외 정원에서 푹신한 소파에 앉아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소소한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인근의 아메카제와 카페룬, 어반그린 등과 같은 카페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입맛대로 커피를 맛볼 수 있는 명소다.# 중도에서 즐기는 로맨틱한 야경에 '심취'해가 떨어진 시간에 춘천대교를 지날 때 어두운 중도를 홀로 밝히는 건물이 궁금증을 자아낸다.이제는 레고랜드가 들어설 중도를 차를 타고 다닐 수 있다. 구불구불한 길을 화살표대로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비엔나커피하우스 춘천레고랜드점. 이곳의 3층 야외 테라스의 경치는 날이 풀릴 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눈치 싸움이 치열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곳이다.걸어가기에는 너무 먼 거리로, 드라이브 삼아 들어가면 제격이다.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게 되는 이유는 소양강 건너편 춘천의 도심 야경을 한 눈에 감상 할수 있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도 야경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높이 6m '태권V' 반기는 '애니메이션 박물관'예전 자료부터 토이로봇관까지 '온가족 만족'자연 놀이터 박사마을 어린이글램핑장도 추천# 어린 시절 추억과 낭만 '가득'아이들에게는 놀이공간이고, 부모들에게는 추억을 제공하는 장소인 애니메이션 박물관도 춘천 서면의 명소다. 2003년에 개관해 누적 50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 만점인 공간이다. 지난해 50만명이 방문하면서 명실공히 전국구 이색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박물관에서는 애니메이션 역사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의 촬영 기법, 카메라, 자료 설명 등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1915년 흑백 영상부터 현재까지의 디지털 애니메이션 변천사를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수많은 제작진의 노력과 손길로 그림 한장씩 모인 짧은 영상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실감이 된다.1층의 상상의 계단을 올라가면 2층부터는 국가별 애니메이션관이 조성됐다. 재팬과 애니메이션의 합성어인 '재패니메이션'의 캐릭터들과 월트 디즈니사 대표 캐릭터이자 미국의 상징인 '미키마우스'까지 설명돼 있는 애니메이션관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가 봤던 만화다"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게 만든다.이 밖에 본인의 얼굴을 구름빵, 뽀로로 등의 캐릭터와 자동으로 합성해주는 체험을 할 수 있고, 달려라 하니 등의 한 장면에 자신의 목소리를 입히는 더빙관이 마련돼 있어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놀러가기에 제격이다.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에 가족, 연인의 목소리를 담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경험이 될테다. 또 6m 높이의 로보트 태권V가 있는 공간은 1970년대 영화관·만화방을 재현해 포토존으로 손색이 없다.애니메이션박물관 옆에 토이로봇관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마리오네트 로봇 공연단이 아이돌 뺨치는 절도있는 칼군무로 아이들을 반기고 있다. 또 내부에서는 로봇 레이싱, 축구 등 게임과 함께 삼삼오오 모여 각자 흥미로워 보이는 게임들을 즐긴다. 토이로봇관의 꽃인 K-POP에 맞춰 춤추는 로봇들을 따라 꼬물꼬물 춤추는 자녀들을 본다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공연은 오전 2번, 오후 5번 총 7번의 로봇 댄스타임이 시작되며 러닝타임은 13분 가량이다.# 자연 감성 놀이터로 '활력 충전'춘천 서면에 들르기 전에 간단한 요깃거리나 도시락을 챙기는 것도 좋다. 박물관 뒤쪽에 1만5천㎡ 규모의 넓은 잔디밭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암호가 보이는 이곳은 피크닉 장소로 유명하다. 강변 앞의 새파란 들판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있으면 이보다 큰 힐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또 인근에는 올해 조성된 도내 최초의 동물없는 동물원이 있다. 'Jump AR'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이언트 캣, 자이언트 비룡, 웰시코기, 알파카, 아기비룡, 레서판다, 아기 고양이 등의 동물과 놀 수 있다. 스마트폰을 터치하면 동물들의 사랑스러운 애교도 볼 수 있다. 박물관 방문객들은 실감나는 동물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아 저장 또는 공유할 수 있다.근처에는 박사마을 어린이글램핑장도 있다. 현재 동절기 휴장 중이지만, 다음달 말부터 운영이 재개되면 자연 속에서 낭만을 즐길 수 있다. /강원일보=김인규기자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춘천시 서면 의암호변에 모여있는 카페들. /강원일보=사진부레고랜드가 들어설 중도 비엔나커피하우스 춘천레고랜드점에서 감상할 수 있는 춘천 도심의 야경. /강원일보=사진부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6m 높이의 로보트 태권V. /강원일보=사진부춘천시 서면 강원정보문화진흥원 내 갤러리 툰. /강원일보=사진부

2020-02-26 김인규

[新팔도유람]19세기 후반 모습 간직한 '인천 개항장 거리'

인천역 출발 '차이나타운' 짜장면 박물관·조계경계석·대불호텔 보고은행거리 지나 제물포구락부·자유공원 잇는 '역사공부 코스' 매력적근대건축물 개조한 '아트플랫폼' '한국근대문학관' 볼만한 문화공간옛 병원 리모델링 등 아날로그 정취 살린 '싸리재' 다양한 카페 눈길19일은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과 동면하던 개구리가 깬다는 경칩 사이의 우수(雨水)였다.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펴고선 19세기 후반 개항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인천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인천의 시간 여행지는 중구청을 중심으로 멀지 않은 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걷기 여행의 최적지이다. 대한민국과 인천의 역사를 담고 있는 시설들과 옛 식당, 옛 건물을 리모델링해 변모한 문화 공간과 특색있는 카페까지 다양하게 펼쳐져 있는 곳이다. 여행객들은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서 보고, 먹고, 쉬면 된다.도심의 특성상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 그중에서도 전철을 이용해 인천 중구까지 접근하면 좋다. 경인선의 동인천역과 인천역, 수인선을 이용한다면 신포역과 인천역을 기점으로 취향에 맞춰 동선을 짤 수 있다. 1~2시간 코스부터 여유 있게 걷고 즐길 수 있는 하루 코스까지 다양하다.# 역사 여행인천역에서 출발하면 길 건너편의 붉은 '패루(牌樓)'와 마주하게 된다. 패루를 지나면 차이나타운 거리가 펼쳐진다. 중국음식점이 몰려 있는 이곳은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북성동 행정복지센터 쪽으로 접어들면 '짜장면 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짜장면의 발상지인 '공화춘' 건물을 리모델링해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2층 규모의 이곳에선 짜장면에 대한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박물관을 나와서 '인천화교중산학교'를 지나 내리막길을 따라가다 보면 조계경계석이 있다. 조계경계석을 정면으로 볼 때 왼쪽이 청나라 조계지, 오른쪽이 일본 조계지다. 조계지란 개항도시에 자리잡은 외국인 거주지를 뜻하며, 이들 외국인은 행정권, 경찰권을 포함해 치외법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조계석을 뒤로 하고 가다보면 왼편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로 1888년 건립됐으며, 2년 전 복원된 대불호텔을 만날 수 있다. '양탕국'으로 불린 커피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제공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대불호텔에서 일본조계지로 들어서면 '은행거리'가 시작된다. 이 거리에는 옛 '일본제1은행' '일본18은행' '일본58은행'이 줄지어 있다. 일본18은행 건물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재개관해 이 일대 근대건축물의 모형을 전시하고 기능을 설명하고 있어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은행거리에서 자유공원 쪽으로 방향을 틀면 개항기 일본영사관 자리에 1933년 건립된 중구청 건물이 나오며, 중구청을 오른편으로 끼고 오르막길을 따라가면 19세기 후반 개항장 일대에 거주하던 미국, 영국, 이탈리아, 중국, 일본 등 외국인이 사용한 고급 사교 클럽인 '제물포 구락부'가 있다. 제물포 구락부 옆 계단을 오르면 원래 '각국공원'으로 불리던 자유공원에 다다른다.응봉산 정상에 조성된 자유공원에는 개항 당시만 해도 '존스턴 별장'을 비롯한 외국인 사택과 공장 등이 들어서 있었지만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초토화되면서 대부분 소실됐다.현재는 인천상륙작전의 시발이 된 월미도를 바라보는 맥아더 장군의 동상 등이 남아 있다. 공원에선 가깝게는 인천항, 멀게는 인천대교까지 내려다보인다.이 밖에도 개항장 거리 일대에는 한국 야구가 처음 시작된 '웃터골 운동장' 터가 있는 제물포고등학교를 비롯해 인천기상대, 내리교회, 답동성당 등이 도처에 있다. # 뉴트로 여행뉴트로란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인천 개항장 거리에는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인 뉴트로에 부합하는 여행지 또한 다수 있다. 수십 년에서 100여 년 된 건물들을 리모델링해 문화 공간이나 카페로 변모한 곳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공간들이다. 앞서 소개한 역사 여행을 하다가 휴식 차원에서 들려도 되고, 이들 공간만을 추려서 여행 코스로 짜도 충분히 인천 개항장 거리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인천 중구청 인근의 카페 팟알, 인천아트플랫폼, 한국근대문학관카페 팟알(Cafe POT R)은 1880년대 말~1890년대 초에 지어진 3층 일본식 점포 주택을 개조해 꾸며졌다.이곳은 해방 전까지 인천항 하역 노동 인력을 공급했던 하역회사 사무소 겸 주택이었다. 건물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시 문화재로 지정됐다. 1층은 입식, 2층과 3층은 다다미방으로 이루어졌다. 1층에 인천 개항 역사를 소재로 한 머그잔, 엽서, 노트, 텀블러 등의 각종 문화 상품과 인천 관련 도서를 전시·판매한다. 대표 메뉴는 팥빙수, 단팥죽이다. 인천아트플랫폼은 개항기 근대건축물과 1930~1940년대에 지어진 건물들을 개조해 창작스튜디오, 공방, 교육관, 전시장, 공연장 등으로 조성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창의적인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사진, 그림, 조각 작품들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한국근대문학관은 일제강점기에 물류창고, 김치공장이었던 건물을 문학관으로 개조했다. 옛 자취가 가득한 외벽과 목조 천장 구조물을 최대한 보존했다. 1890년대 계몽기부터 1948년 분단에 이르기까지의 한국 근대문학 자료를 총망라해 전시한다. 현진건, 한용운, 염상섭, 최남선, 김소월 같은 근대문학 대표 문인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 인천 근현대를 주름잡던 싸리재애관극장에서 동인천역을 연결하는 고갯길이 싸리재다. 동인천역이나 신포역에서 접근하기가 좋다. 옛날 이 길엔 싸리나무가 많았다고 한다.지금은 낙후한 거리가 되었지만, 100여 년 전부터 인천의 문화 교류는 신포동과 싸리재, 배다리를 거쳐 경인선 철도를 통해 서울로 이어졌다. 최근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싸리재의 아날로그 정취를 살린 카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카페 '싸리재'는 지은 지 90년 된 목조 카페이다. 이 곳에선 노부부가 커피를 내리며, 카페 안쪽에는 노부부의 100년 된 한옥 살림집이 있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부부는 축음기를 수집하고, 레코드판 음악을 들려준다.백열전구를 만드는 일광전구는 폐업한 산부인과를 개조해 카페 '일광전구라이트하우스'로 개업했다. 병원의 흔적을 최대한 살려 공사했으며 안으로 들어가면 여러 개의 공간이 미로처럼 연결돼 있다.LED가 백열전구를 대체하면서 전구 회사들이 백열전구 생산을 중단했지만 일광전구는 백열전구를 문화 공간에 접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브라운핸즈 개항로'는 싸리재 꼭대기에 있던 폐업한 이비인후과 병원이 카페로 바뀌었다. 황토색 타일을 붙여 지은 4층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접수창구였던 공간이 먼저 반긴다.환자들이 대기했던 나무 의자와 서류 수납함, 캐비닛 등 병원 기물 등을 활용해 실내를 꾸몄다. 가파른 계단과 깨진 타일과 벽면을 고스란히 살렸다. 이 밖에도 지면 관계상 소개하지 못한 공간이 수두룩하다. 인천관광공사가 최근 펴낸 '빈티지여행 인천'에 수록된 인천 중·동구의 문화 공간과 카페는 30여 곳에 이른다. 직접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곳들이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위부터)제물포구락부, 청일조계지 경계계단, 대불호텔·중구생활사박물관, 인천개항박물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인천아트플랫폼. 출처/인천관광공사 가이드북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 차이나타운 전경. /인천관광공사 제공인천 중구청 앞 개항장 거리. /인천관광공사 제공인천아트플랫폼 야경.카페 브라운핸즈 개항로. /인천관광공사 제공인천 신포동과 동인천역을 잇는 싸리재 거리. /인천관광공사 제공카페 일광전구라이트하우스. /인천관광공사 제공

2020-02-19 김영준

[新팔도유람]영욕의 세월 간직한 제주 역사의 산실

조선시대 518년간 섬 중심 역할해온 공간선정베푼 기건·허명 등 286명 목사 다녀가많은얘기 품은 읍성 일제 훼철령따라 철거근대화 부흥불구 관공서 빠져나가며 쇠락제주성(城)은 조선시대(1392~1910년) 518년간 제주의 중심지였다. 성곽 길이는 3㎞에 이르렀고, 바다 방면을 제외해 동문·남문·서문 등 3개문이 있었다.이 고도(古都)는 제주목 관아(濟州牧 官衙)에서 다스렸다. 조선시대 제주목사는 군사·행정·사법 등 전 분야를 지휘·감독했다. 이런 까닭에 제주목사의 동헌은 8도 관찰사가 머물던 감영과 마찬가지로 영청(營廳)이라 불렀다.제주목사는 병마수군절제사(兵馬水軍節制使)라는 군직을 겸임, 육·해군을 통솔했다.조선시대 286명이 제주목사로 부임했다. 가족을 데리고 오지 못하는 변방의 수령 임기는 2년 6개월(900일)이지만 평균 재임기간은 1년 10개월이었다. 아울러 연고가 있는 관직에 제수할 수 없게 한 상피제(相避制)를 엄격히 적용, 제주 출신은 제주목사로 임명될 수 없었다.일신상의 이유로 부임하지 못했던 이도 12명이 됐다. 6개월을 넘기지 못한 목사는 28명(10%), 1년을 채우지 못한 목사도 65명(23%)이 됐다. 파직되거나 탄핵을 받아 압송된 목사는 68명(24%)에 이르렀다. 재임 중에 노환·질병으로 사망한 목사는 21명(7%)이 나왔다.이경록은 제주목사로 6년이나 부임했다. 임진왜란 발발로 이임하지 못했고, 성산일출봉에 성곽을 구축하던 중 풍토병에 걸려 1599년 제주에서 생을 마감했다.제주목사 중에는 선정을 베풀어 칭송이 자자한 이가 있는 반면, 폭정으로 원성을 산 이도 있었다.기건 목사(재임 1443~1445)는 겨울에도 알몸으로 바다에 들어가는 해녀를 안쓰럽게 여겨 평생 전복과 미역을 입에 대지 않았다.이약동 목사(1470~1473)는 겨울 백록담에서 한라산신제를 지내면서 동상으로 죽고 다치는 백성이 나오자 신단을 아라동 산천단으로 옮겨 제를 봉행하도록 했다. 이임 시 관물과 관복 모두를 두고 떠나는 도중 말채찍을 손에 쥐고 있자 이마저도 관덕정 기둥에 걸어 놓고 제주를 떠났다. 그는 말년에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청렴하게 살았다.허명 목사(1814~1815)는 채무로 백성들의 고통이 심해지자 임시방편으로 차용문서를 만들어줬다. 더 나아가 이 문서를 태우고 무효를 선언해 민초들을 구원했다. 효력이 없는 문서를 '허명의 문서'라 부르는 이유다.폭정을 일삼은 목사도 있었다. 1619년 부임한 양호는 탐학이 극도로 심해 여러 차례 사간원의 탄핵을 받았으나 광해군의 비호로 무마됐다. 백성들은 그를 호랑이를 대하듯 두려워했다. 벼슬에서 쫓겨나서 제주에 남아 행패를 부리던 그는 1623년 반정이 일어나 인조가 즉위하자 체포돼 사형 당했다.역사 속 인물도 제주목사로 부임했다. 인조반정 이후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어 '이괄의 난'을 일으킨 이괄은 1616년부터 3년간 제주목사로 재직한 바 있다.16세기 중반 황해도에서 일어난 '임꺽정의 난'을 제압한 남치근은 왜구를 격퇴하기 위해 1552년 목사로 부임해 왜구를 무찔렀다.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을 물리친 양헌수 장군은 1864년부터 2년간 목사로 재임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이자 춘향전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홍종우는 1905년부터 1년간 목사로 부임했다. 그는 갑신정변의 주역이자 혁명의 아이콘이었던 김옥균을 1894년 상하이에서 암살한 인물이다.제주목 관아(국가사적 380호)는 500년간 영욕의 세월을 보냈다. 1434년(세종 16) 대화재로 관아 건물이 모두 불타면서 소실됐다. 22대 목사인 최해산이 재건을 시작, 이듬해인 1435년 골격이 갖춰졌다. 조선시대 내내 증축과 개축이 이뤄졌다. 관아는 58동 206칸 규모로 지어졌다. 후일의 화재를 대비하기 위해 관아 건물은 서로 닿지 않도록 건축했고 담장을 쌓았다. 관아는 관덕정을 중심으로 좌우로 배치됐다. 좌측에는 목사의 동헌과 관아 시설이 우측에는 제주판관 집무실 등이 있었다. 이외에 좌수·별감이 집무하던 향청, 육방의 우두머리가 집무하던 작청, 군장교의 장청, 회계 사무를 관장하던 공수청, 죄인을 가두는 옥, 노비들의 거처인 관노방 등이 들어섰다.제주시는 조선시대 관아 건물의 배치도가 확인되면서 1999년부터 2002년까지 175억원을 들여 29동의 옛 건물과 시설물을 복원했다. 시민들은 기와 헌와(獻瓦) 운동을 벌여 복원에 필요한 기와 5만장 전량을 기부했다. 시민들의 정성으로 선조들의 혼과 숨결이 살아 있는 제주목 관아가 부활했다.하지만 전국 해안과 내륙 등 요충지에 세워진 읍성(邑城)을 한민족의 단합된 힘과 항전의 상징으로 여겼던 일제에 의해, 1910년 조선총독부의 1호 법률인 '조선읍성 훼철령'에 따라 읍성들이 철거돼 대부분 제 모습을 잃었다.일제는 제주항 축항공사를 이유로 제주성 3면의 성담 대부분을 바다에 쓸어 담아 방파제 매립재로 사용했다. 현재 제주시 이도1동 오현단 일부에만 제주성지(濟州城址)가 남아 있다.제주목 관아와 옛 제주성 일대는 광복을 지나 1980년대까지 제주도청·법원·검찰·경찰·세무서 등 관공서가 들어섰고, 은행·증권회사가 자리 잡은 제주 최대의 번화가였다.그러나 관공서가 속속 이전했고, 2009년 중앙로에 있던 제주대학교병원마저 떠나면서 원도심의 화려했던 옛 영광은 석양에 기울고 있다.2002년 시민들 힘 합쳐 관아 29개동 재건해설사 4명 배치… 수문장·전통무예 선사인근 상점가·동문재래시장 등 탐방 인기주말마다 '차없는 거리' 문화공간 탈바꿈여느 원도심과 마찬가지로 인구가 줄고 젊은이들은 살지 않으면서 도심 공동화(空洞化)가 가속화되고 있다.원도심에 활기를 불어 넣는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역사·문화 자원을 덧입히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제주목 관아에서는 해설사 4명이 배치돼 제주목사의 일대기와 제주 역사를 알려주고 있다. 또 수문장 교대의식과 전통무예 시연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는 4월부터 시행된다. 제주목 관아를 따라 칠성로 상점가에 이어 동쪽으로 중앙지하상가, 동문재래시장, 탐라문화광장을 탐방하는 코스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동문야시장에는 제주의 신화와 캐릭터를 주제로 흑돼지와 전복·새우 등 다양한 청정 재료를 활용한 퓨전음식이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171만명이 방문했다.코로나19 여파에도 야시장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제주시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차 없는 거리'를 오는 4월부터 일요일마다 운영할 예정이다. 제주목 관아 옆 관덕정을 중심으로 중앙로 사거리~서문사거리 500m 구간에 낮 12시~오후 8시까지 8시간 동안 차량 통행을 제한할 방침이다.고희범 제주시장은 "전 세계 400여 개 도시가 차 없는 거리를 운영, 차가 아닌 사람 중심의 친환경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일요일마다 제주목 관아 일대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노천카페를 운영해 시민과 관광객들이 걷고 즐기는 공간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신보=좌동철 기자/아이클릭아트제주목 관아는 58동 206칸 규모로 지어졌다. 화재를 대비해 관아 건물은 서로 닿지 않도록 건축됐고 담장을 쌓았다. 지금은 29동의 옛 건물과 시설물이 복원돼 있다.매년 4~10월에 열리고 있는 수문장 교대 의식.지난해 10월 제주목 관아 앞 도로에서 시범 운영된 차 없는 거리 모습.원도심인 칠성로 쇼핑거리에서 선보인 전통 무예.다양한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동문재래시장 야시장 전경.

2020-02-12 좌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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