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오은선 14좌 완등

 

'鐵의 여인' 일보전진 위한 후퇴… "도전은 계속된다"

※ 안나푸르나 등정 일지▲ 9월14일=한국 출국▲ 9월21일=네팔 안나푸르나 북면 베이스캠프 도착▲ 9월23일=안전 등반 기원하는 '라마제'▲ 9월28일=전진캠프ABC(5천100m) 및 캠프 1(5천600m) 사이트 구축▲ 9월30일=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등정 루트 최종 점검▲ 10월1일=안나푸르나 1차 등정길 베이스캠프(4천200m)→캠프 1(5천600m)▲ 10월2일=캠프1→캠프3(6천800m)▲ 10월3일=안나푸르나 7천400m고지 화이트아웃으로 발길 돌려→전진캠프ABC(5천100m)▲ 10월4일=전진캠프ABC→베이스캠프▲ 10월11일=계속되는 폭설로 무너진 전진캠프 보수▲ 10월17일=안나푸르나 2차 등정길 베이스캠프→전진캠프ABC▲ 10월18일=캠프1→캠프2(6천400m)로 오르던 중 폭설 만나 전진캠프ABC 하산▲ 10월19일=전진캠프ABC에서 등정 포기 결정, 베이스캠프 복귀[경인일보=네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송수복 객원기자]네팔 안나푸르나(8천91m)가 이번만은 여성산악인 오은선(43·블랙야크·수원대OB) 대장을 허락하지 않았다.지난달 14일 원정길에 오른 오씨는 19일 두 번째 정상 등정 시도가 기상 악화 때문에 좌절되자 결국 등정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달 초 추석 연휴 기간 첫 등정 시도에서 7천400m까지 올랐으나 1m 바로 앞도 보이지 않는 '화이트아웃' 현상으로 정상을 600여m 남겨 두고 내려와야 했다. 다시 기회를 엿보던 오씨는 이번에는 정상 부근의 강한 제트기류와 영하 30℃를 밑도는 혹한을 만나 결국 베이스캠프로 철수했다.그러나 세계 여성산악인 최초 14좌 완등 도전은 오 대장이 가장 유력해 산악계에서는 내년 초 충분히 해볼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9일 블랙야크에 따르면 오 대장과 함께 14좌 완등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 에드루네 파사반(36·스페인)이 이달 초 13번째 봉우리인 시샤팡마 등정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현재 오 대장이 13개로 가장 앞서 있다. 또한 올 봄 시즌이 시작 전까지만 해도 오은선 대장보다 2개 앞서 선두를 지켰던 오스트리아의 겔린데 칼텐브루너(38)마저 지난 여름 세계 제2고봉 K2(8천611m)에 도전했으나 지난 8월5일 정상을 약 300m 남겨놓고 눈과 강풍 때문에 포기, 세계 1·2위 고봉인 에베레스트(8천848m)와 K2를 남겨놓고 있다. 특히 지난해 9개 고봉 등정으로 뒤처졌던 오 대장은 비록 이번 안나푸르나에서 사실상 최초의 고배를 마셨지만 올해 그녀의 등정 실적은 실로 눈부시다.그녀는 올해 무려 4개의 8천m 고봉에 올라 단숨에 히말라야 8천m급 경쟁에서 선두로 나서는 기염을 토했다. 오 대장은 올 봄 캉첸중가(8천586m)와 다울라기리(8천167m)를 등정한 데 이어 지난 7월10일 낭가파르밧(8천125m)에 오르자마자 가셔브룸1봉(8천68m) 등정에 연속 성공해 세계 산악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이번 그녀의 등정 실패는 너무 무리한 기대보다는 한 템포 쉬어가라고 산이 전하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이미 우리는 오은선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벌여온 고미영 대장을 지난 7월 히말라야 낭가파르밧에서 잃고 비탄에 잠긴 바 있다.'철(鐵)의 여인'.뿐만 아니라 안나푸르나는 한국 산악계와 악연으로 유명하다.'풍요의 여신'이라는 뜻을 가진 안나푸르나는 히말라야 8천m 14개 봉우리 중 10번째로 높진 않지만 험한 산세와 시시각각 돌변하는 기상 그리고 그로 인한 눈사태 위험으로 14좌 중 가장 오르기 힘든 산 중 하나다. 세계 최초 히말라야 8천m 16좌 등정에 성공한 엄홍길 대장조차 네 번을 실패하고 세 명의 동료를 잃고나서야 겨우 정상에 올랐다. 이에 한국 산악계는 어느 산보다 이곳에서 많은 희생을 치렀다. 1989년 영남대 원정대원 2명을 비롯해 1991년 인천산악연맹 원정대 2명 등 지난해까지 14명의 한국인이 안나푸르나 설원에 묻혔다. 이번 달에도 충북 직지원정대 소속 대원 2명이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뒤 사망한 것으로 결론나 안나푸르나에 묻힌 한국인 산악인의 숫자는 16명으로 늘어났다. 10년 전인 1999년에는 국내 여성 산악인 최초로 에베레스트(8천848m)에 오른 지현옥씨가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바 있다.올해 안나푸르나 등정은 악천후로 연기했지만 오 대장은 이번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더욱 강하게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내년 초 안나푸르나와 한국 산악계와의 '악연'의 고리를 '독종' 오 대장이 끊어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 인터뷰 / 오은선 대장 "열정만 있다면 기회는 반드시 옵니다""순수한 열정이 있다면 기회는 반드시 다시 옵니다."기상 악화로 히말라야 8천m 14좌 완등의 마지막 관문인 안나푸르나(8천91m) 등정을 결국 접은 오은선 대장은 "대자연에 순응하며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지혜와 산에 대한 순수한 마음과 열정이 있다면 기회는 반드시 다시 온다"며 도전을 계속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불태웠다.오 대장은 이번 등정 포기에 대해 "저에게 기대를 걸고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대한민국 국민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그러나 "최고의 등반은 살아서 돌아오는 것"이라며 무리한 도전을 경계한 오 대장은 "불확실성이 단 1%라도 존재한다면 살아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보장할 수 없다"고 무리한 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뜻을 분명히 했다.오 대장은 "앞으로도 14좌 최초 완등이나 여성산악인 최초라는 타이틀에 얽매이지 않고 평상심으로 산에 오를 것"이라며 "성급하게 마음먹지 않고 기회를 기다리면 반드시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9-10-19 송수복

[안나푸르나 여정 - 10월14일] 여성원정대 방문

산양 몇 마리가 베이스캠프 주변을 배회하더니 사라졌다. 2팀의 한국원정대가 머물렀던 자리에 먹거리를 찾으러 온듯 하다. 원정대가 떠나고 없는 자리에 남은 흔적으로 사람이 있었음을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 전부인 한가로운 히말라야 어느 산속의 전경에서 사람의 그림자 만큼이나 반가운 것이 또 있을까. 그것도 한국에서 일부러 찾아왔으니 얼마나 더 반가웁겠는가. 버선발로 대청마루에서 뛰어내려오는 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으리라. 12일 오전한국여성산악회 회원인 송귀화(여. 60), 이승형(여.50), 박은영(여,40)씨와 수원대학교 산악부 OB회장인 최성우(47)씨가 베이스캠프에 찾아왔다. 카트만두를 출발하여 일주일만에 도착하였다는 이들의 표정에서 쉽지 않은 여정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언니 너무 반가워요" 오은선 대장이 이승형씨와 부둥켜 안으며 반가움의 표시를 한다. 이에 이승형씨가 "어디 아픈데는 없구요? 등반하는데 지장을 주지나 않을까 고민했어요."라며 화답한다. 뒤이어 송귀화씨와 박은영씨가 도착을 하고 그 뒤로 금번 여성산악회의 트레킹에서 머슴을 자임하며 궂은일을 맡아온 최성우씨가 도착을 했다. 아는 얼굴들마다 인사를 나누다보니 모처럼 베이스캠프가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온다. 부산의 다이나믹 원정대로부터 저녁식사 초대를 받고 식사를 마친후 이들은 맛난 식사였다며 흡족한 모습으로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하루를 마치고 베이스캠프에서의 첫 날 밤을 보낸 이들은 다음날 아침 전진캠프 부근까지 다녀오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낸 후 14일 아침 그들이 지나왔던 길을 따라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시작했다. "한국에 돌아가서 꼭 연락드릴게요" 오은선 대장이 아쉬움이 묻어나는 인사말을 건네자 "안전하게 등반 성공하고 돌아오길 바란다."며 최성우씨와 오대장이 두손을 꼭 잡은 뒤 미리스티 꼴라로 떠나가는 모습을 그렇게 한참이나 바라보던 오대장이 다시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등정준비를 위한 회의를 소집한다. 안나푸르나 능선에 머물고 있는 제트기류에 대한 대비와 수시로 변하는 기상상황에 대한 준비를 모색하는 자리다. 폭설로 인해 묻힌 캠프에 대한 대책도 함께 논의 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등반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는 상황이다. 바람에 사람이 날려 갈 수 있다는 초속 30~40m의 제트기류가 18일까지 계속된다는 기상예보 때문인지 오대장이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2009-10-15 경인일보

[안나푸르나 여정 - 10월11일] 전진캠프 보수하러 가는 날

지난주 내린 폭설로 인하여 베이스캠프의 일부 텐트도 무너지는 등 등반에 지장을 초래하는 기상으로 인해 등반에 필요한 캠프에 설치해둔 텐트 및 장비의 확인을 위해 전대원과 셀파가 전진캠프로 올라가기로 한다.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등반장비를 챙기고 메모리얼 힐을 지날 즈음 지난 주에 내린 눈으로 인해 빙하지대마저도 신설로 뒤덮힌 모습이 가는 길조차 쉽지 않을 것을 예고하는 듯 하다. 문제는 빙하지대를 지나 암벽구간을 넘어설때 바위에 살짝 얼어붙은 얼음으로 인해 미끄럽기가 한이 없어 미리설치해둔 고정자일에 몸을 의지해 보지만 발 동작이 유난히 어렵게 느껴지는 구간이다. 이후 가파르게 치솟은 바위구간과 능선으로 올라서는 구간에 쌓인 눈은 일반적인 오름짓을 거부하며 중력의 작용을 순응케하라며 악다구니를 써대는 듯 하다. 앞서 가던 오은선 대장이 "픽스로프 구간이 끝나면서는 더 조심히 올라야해요. 현재 자일이 없는 상태니까 발자욱을 잘 따라서 올라야 할겁니다."라며 주의를 당부한다. 셀파들은 먼저들 지나가고 뒤 이어 대원들이 오르는데 전잰캠프에 거의 다다랐을 즈음엔 여느때와 마찬가지의 날씨로 앞뒤 구분이 어려운 화이트 아웃 현상이 일어 나고 있었다. 전대원이 전진캠프에 도착하여 현장을 보았을땐 모든 것이 눈에 묻혀서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안갈정도다. 오대장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향마다 셀파들과 힘을 합쳐 텐트자리를 더듬어 찾아서 삽으로 파내려가보니 족히 2미터는 넘게 온 것으로 파악된다. 모든 텐트가 눈의 무게에 무너져 내렸고 그 위래 다시 눈이 뒤덮은 탓에 텐트안에 두었던 장비를 꺼내는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고 그만큼 체력의 소모도 컸다. "전진캠프가 이지경이면 이 위의 캠프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거에요. 오늘은 여기 전진캠프 복구에 총력을 다하고 나머진 다시 상의해보죠." 오은선 대장의 지시에 따라 장비를 전열하고 무너진 텐트를 복구하는데 모든 힘을 다한 원정대원들과 셀파들이 어느정도 정리를 하자 하산을 서두르기 시작한다. 계속되는 화이트 아웃과 또 다시 내리는 눈 때문에 한시라도 베이스캠프로 하산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한 오대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오대장의 예상대로 하산길도 만만치 않은 길이 되었다. 내린 눈 위로 신설이 뒤덮고 여전히 화이트 아웃현상은 계속되니 모두가 지쳐가고 있는 것이다. 무사히 전대원이 베이스캠프로 귀환을 마치자 블랙야크의 강태선 사장이 고생들이 많았다며 등을 다독여 주며 맞아준다. 전진캠프에서 찾아온 장비와 몸을 텐트에 함께 밀어 넣고 물먹은 눈처럼 잠자리에 눕는다.

2009-10-13 경인일보

[오은선 14좌완등 특파원리포트]주말께 2차 도전

[경인일보=네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송수복 객원기자]세계 여성 산악인 사상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완등에 도전하는 오은선(43·블랙야크) 대장이 이번 주말 안나푸르나(8천91m) 2차 등정을 시도한다.오 대장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일기가 조금씩 호전되고 있어 일기예보를 참조, 3~4일 뒤인 이번 주말께 다시 한번 안나푸르나 등정에 도전할 예정이다.오 대장은 지난 3일 오전 안나푸르나 정상을 600여m 남겨두고 강풍과 눈보라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워 아쉽게 발길을 돌린 바 있다. 이후 오 대장은 베이스캠프로 내려온 뒤 1주일가량 강한 바람과 비와 눈이 번갈아 내리고 텐트마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는 등 궂은 날씨로 발이 묶여 있었다.오 대장은 "베이스캠프 날씨가 호전되곤 있지만 아직 안나푸르나 정상엔 제트기류(Jet Stream·대기권 상부 좁은 영역에 거의 수평으로 집중하는 강한 기류)가 불고 기온이 영하 25도를 오르내리고 있다"며 "그동안 내린 폭설이 단단하게 굳어 안정되면 신속하게 등반을 속개해 기쁜 소식을 전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한편 고(故) 고미영씨와 함께했던 김재수 대장과 열 손가락이 없는 김홍빈 대장팀은 등반을 아예 포기하고 지난 9일 오전 베이스캠프에서 철수했다.

2009-10-12 송수복

안나푸르나 1차 등정 '그 긴박했던 순간의 기록'

[경인일보=정리/이준배기자·네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송수복 객원기자]세계 여성 산악인 사상 최초로 8천m급 14좌 완등 대기록을 준비중인 오은선(43·블랙야크) 대장은 지난 추석때 마지막 봉우리인 안나푸르나(8천91m) 1차 등정을 시도했다. 그러나 정상을 600여m 앞두고 심한 눈보라로 인한 화이트아웃(white out)으로 인해 결국 베이스캠프까지 철수했다. 베이스캠프에서 다시 등정을 준비중인 그녀는 다음주쯤 날씨가 풀리는대로 2차 등정 시도에 나설 계획으로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올해 칸첸중가(8천586m)·다울라기리(8천167m)·낭가파르밧(8천126m)·가셔브룸 I(8천68m) 정상을 무산소 등정해 세계를 놀라게 한 오 대장도 지난 추석 안나푸르나에서 생과 사를 넘나들었다. 긴박했던 안나푸르나 그곳에선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안나푸르나 캠프 3(7천200m) 고지까지 함께 등반하며 동반 취재에 나섰던 경인일보 송수복 객원기자의 생생한 현장 리포트를 단독 게재한다.# 9월 30일=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등정 루트 최종 점검아침부터 한국의 기상청으로부터 이곳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지역의 날씨 정보를 듣고 온 오은선 대장이 긴급히 셰르파들을 불러 회의가 진행됐다. 5일부터는 날씨가 급격히 안좋아지기 때문에 일정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결국 봄시즌 4시간의 이동거리면 충분한 캠프2까지 구간이 6시간으로 늘어났다. 10월 2일 캠프2에서 1박을 더 한뒤 10월 3일 아침에 정상 공격을 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 물론 이후 일정도 현지의 기상 상황과 여타 돌발 상황을 감안해 유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산악에선 기상이 급변하는지라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10월 1일=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천200m)→캠프 1(5천600m)밤새도록 텐트를 두드리던 비와 싸락눈이 새벽녘에서야 그쳤다. 안나푸르나 정상 부근은 여전히 구름에 가려 있다. 오전 6시, 오 대장이 텐트를 나서기 위해 등산화 끈을 묶는 것으로 하루 일과는 시작됐다. 오 대장은 "아마도 많은 눈으로 인해 눈을 헤쳐나가는 것도 큰 일이 될듯해요. 힘이 많이 들겠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안나푸르나를 봤을때 깜짝 놀랐을 정도"라며 안나푸르나를 바라보고 섰다. 이어 기상 예보를 확인한 오 대장은 출발 전 라마제단에 향을 피우고 쌀가루를 뿌린다. 이윽고 셰르파들도 배낭을 점검하며 출발준비를 서두른다. 일단 이번 1차 등정 시도는 셰르파와 오 대장의 단독 등반으로 결정이 났다.# 10월 2일=캠프1→캠프3(6천800m)도전의 날이 밝았다. 전날 캠프1까지 단숨에 올라가 하루를 보낸 오은선 대장은 오늘 밤 그녀의 14좌를 향한 마지막 발걸음을 시작한다. 현재 시간 오후 4시 안나푸르나 정상은 맑고 쾌청하나 영하 22도로 약간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날 오 대장은 캠프2 설치후 4시간여만에 캠프3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철의 여인'의 면모를 다시한번 입증했다. 하루 먼저 출발했던 다른 원정대와의 격차를 일시에 줄인 것이다. 오 대장은 다른 원정대보다 300m 아래에 캠프3를 설치하고 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캠프3에서 휴식을 취한 오 대장은 밤 11시께 정상을 향한 첫 발을 뗐다. 오 대장이 예정대로 등반할 경우 정오쯤에는 정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기쁜 소식 하나를 더 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10월 3일=안나푸르나 7천400m고지→전진캠프ABC(5천100m)어젯밤 캠프3를 출발하여 정상으로 향하는 오 대장의 발걸음을 휘영청 밝은 달빛이 환하게 비추고 바람마저 잦아들어 희망적이었다. 오 대장은 셰르파와 함께 한 줄로 늘어서 두텁게 쌓인 눈을 헤쳐가며 서서히 고도를 높여갔다. 희박한 산소에 의지하여 몸을 높여가는 행위로 인해 헛숨을 쉬듯 연거푸 공기를 들이마시며 힘겨운 발자국을 찍어갔다. 그러나 부족한 공기와 낮아지는 기압으로 두 걸음에 한 번씩은 가다서다를 반복해야 하는 상황으로 힘겨운 모습이다. 게다가 무릎까지 빠져드는 눈에 가파르게 다가오는 경사까지 결코 쉽지않은 오름짓이다. 그런데 오전 7시 날이 밝아오면서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눈을 퍼붓기 시작한다.순식간의 일이라 베이스캠프에 무전을 쳐보고 기상상황을 체크해 보았으나 "기상상태 문제 없음"이란 짤막한 답변만이 반복된다. 그러나 산악에선 현장 상황이 제일 중요한 터.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화이트 아웃까지 겹치고 갈수록 푹푹 빠져드는 발때문에 힘겨움이 배가 될 때 "더이상 전진하는 것은 문제가 생길 것 같으니 의논 한 번 해보죠"라며 오 대장이 말했다. 갤줄 모르는 날씨에 속수무책으로 발이 묶일 판이어서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할 때였다. "저희는 하산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더이상 운행을 하다간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니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어요." 오 대장의 단호한 판단으로 하산이 결정됐다. 이런 높은 산중에서 무모한 도전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온다.정상을 코앞에 두고 이런 결정을 내리는 오 대장의 마음도 편치 않았으리라. 안자일렌을 하고 서서히 고도를 낮추며 캠프3에 도착한 오 대장은 다시 전진캠프인 ABC 까지 고도를 낮추는 긴 하산길에 접어들었다. 그토록 맑고 청명한 하늘을 보여주던 안나푸르나의 하늘은 앞뒤 구분없이 구름과 안개에 묻혀 어느새 흔적도 없다.# 10월 4일 전진캠프ABC→베이스캠프하산길이라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 오 대장과 거리를 두고 내려오던 다른 원정대 대원이 캠프2에서 캠프1으로 향하던 도중 길을 잃어 하는 수 없이 크레바스에 들어가 밤을 지샌 후 아침에서야 빠져나와 한동안 연락두절 상태로 모두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다. 코오롱 김재수 원정대는 7일 오전에 헬기로 베이스캠프를 빠져나가기로 하고 등반을 포기했다. 그러나 오 대장은 아직 포기를 모른다. 4일 오전 베이스캠프로 돌아온 오 대장은 12일 이후 날씨가 좋아지는대로 2차 등정 시도를 할 예정이다. 결국 장기전으로 돌입하기로 하고 오 대장은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며 추후 등반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2009-10-08 이준배

[안나푸르나 여정-10월 6일]

 3일 저녁 11시54분. 캠프3를 출발하여 정상으로 향하던 발걸음은 휘영청 밝은 달빛에 반사되어 온 세상이 환하게 비추어 주던 밤이었다. 바람마저 잦아들어 안나푸르나의 정상 언저리가 밝게 빛나오고 오은선 대장을 위시하여 코오롱 김재수 원정대, 김홍빈 원정대의 모든 대원과 셀파가 한줄로 늘어서서 두텁게 쌓인 눈을 헤쳐가며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고 있던 밤이었다. 희박한 산소에 의지하여 몸을 높여가는 행위로 인해 헛숨을 쉬듯 연거푸 공기를 들여마시는 것만이 그나마 부족한 산소를 겨우 채우는 것이나 여전히 부족한 공기와 낮아지는 기압으로 인해 가다서다를 두 걸음에 한 번씩 해야 하는 상황인데다 무릎까지 빠져드는 눈과 가파르게 다가오는 경사도로 인해 결코 쉽지 않은 오름짓이다. 날이 밝아오던 오전 7시를 넘기자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눈을 퍼붓기 시작한다. 순식간의 일이라 베이스캠프에 무전을 쳐보고 기상상황을 체크해 보니 들려오는 대답은 "기상상태 문제 없음"이란 짤막한 답변만이 반복된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화이트 아웃까지 겹치고 갈수록 푹푹 빠져드는 발 때문에 힘겨움이 배가 더할 때 누군가의 결단이 필요했다. "더 이상 전진하는 것은 문제가 생길 것 같으니 의논 한 번 해보죠." 오대장이 뒤이어 오르던 한국의 원정대의 대장들과 이후의 상황에 대해 대책을 논의하기로 하는 가운데 각각의 원정대마다 베이스캠프로 이런 저런 내용의 무전 내용이 정신없이 오고간다. 개일 줄 모르는 날씨에 속수무책으로 발이 묶일 판이어서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할 때였다. "저희는 하산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더 이상 운행을 하다간 더 큰 위험에 노출 될 수 있으니 다음을 기약하는 수 밖에요." 오은선 대장의 단호한 판단을 듣던 다른 원정대들도 의견을 수렴하더니 하산하기로 한다. 한 시간여만 더 전진하면 정상에 도착하게 되는 거리의 능선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오대장은 많은 고민을 했으리라. 안자일렌을 하고 서서히 고도를 낮추며 안전에 안전을 기하며 캠프3에 도착하여 한숨을 돌린 뒤 다시 전진캠프인 ABC 까지 고도를 낮추는 긴 하산길에 접어든다. 그토록 맑고 청명한 하늘을 보여주던 안나푸르나의 하늘이 앞뒤 구분 없이 구름과 안개에 묻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한편 베이스캠프에선 추석 한가위라 베이스캠프엔 작은 차례상이 차려지고 그 앞에 나란히 서서 한결 같은 마음으로 등반이 무사히 끝나기만을 기원한다. 차레상을 치우려 하는 찰나 카트만두를 떠난 작은 헬기 한 대가 베이스캠프 앞 너른 개울에 먼지를 일으키며 착륙을 한다. 금번 원정대의 총단장을 맡은 강태선(61) 블랙야크 사장과 조선일보의 최보식기자가 모습을 드러내며 헬기에서 빠져나와 베이스캠프를 지키던 취재진들과 반가이 인사를 나눈다. 북적이는 베이스캠프와는 달리 ABC에선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다음날 베이스캠프까지 하산하기로 한다. 두어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한 까닭에서다. 오은선 대장과 거리를 두고 내려오던 어느 원정대의 대원은 캠프2에서 캠프1으로 향하던 도중 길을 잃어 하는 수 없이 크레바스에 들어가 밤을 지샌 후 아침에서야 빠져나와 한동안 연락두절 상태로 모두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든 사건도 있었으나 무엇보다도 원정대를 힘들게 하고 두려움에 떨게 한 것은 끊임없이 발생하는 눈사태였다. 이러한 눈사태가 결국 셀파들이 등반을 꺼려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남아 등반에 협조하지 않기로 하는 등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는 가운데 기상상황마저 좋지 않아 앞으로의 등반여부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를 하여야만 했다. 결국 코오롱 김재수 원정대는 7일 오전에 헬기로 베이스캠프를 빠져나가기로 하고 등반을 포기하기로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계속 되는 기상악화로 헬기가 정상운행이 가능한지의 여부도 문제다. 남은 원정대의 셀파들도 등반을 못하겠다고 버티는 가운데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다소 여유로운 시간을 갖던 오은선 대장이 셀파들을 불러 모은다. 단호하고 침착한 목소리로 "어렵고 힘든 등반이었어요. 다시 올라가려면 마음의 정리도 필요하겠죠. 하지만 나는 여러분들이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해 뭐라 하지 않겠어요. 다만 나와 등반을 계속할지의 여부는 결정을 내려주세요. "라고 말하자 두 명의 셀파가 캠프2로 가는 구간은 못가겠다고 끝까지 버티는 가운데 사다(셀파중의 리더)인 옹추셀파가 좋지 못한 몸상태로도 자신은 몸이 다하는 데까지 오은선 대장과 함께 하겠다고 하여 숙연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하였다. 결국 셀파들도 오대장의 뜻을 따라 움직이기로 결정을 하고 등정을 위한 일정을 조정하기로 한다. 결국 장기전으로 돌입하기로 하고 오대장은 이런 저런 지시를 내리며 추후 등반을 위해 준비를 한다. 원정대의 매끼 식사를 담당하던 펜바(32)가 아픈 몸으로 하산을 하였고 취재진에게 없어서는 안될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기가 모두 고장이나서 애를 태우기도 하였다. 사나흘 후면 한국에서 여성산악회 회원들과 수원대학교 산악회 OB 회장이 뚤루부긴 언덕을 넘어 베이스캠프로 응원차 들어오는데 원정대의 팀닥터를 맡은 안재용 박사는 바쁜 일정 탓에 귀국을 해야하는 등 베이스캠프는 분주하기만 하다. 한편 7일부터 안나푸르나 정상부근에 일주일 정도 제트기류가 머문다 하여 당분간 등반은 어렵기에 오은선 대장은 이러한 일정과 일들에 대해 꼼꼼하게 체크를 하며 다음의 등반을 기다리는 중이다./송수복 객원기자 gosu8848@kyeongin.com

2009-10-07 송수복 객원기자

[안나푸르나 여정-10월 2일]

[경인일보=송수복객원기자] 도전의 날이 밝았다. 하루전날 출발한 부산의 다이내믹 원정대와 코오롱 김재수원정대와는 하루차이로 오은선 대장은 늦은 출발을 하였다. 캠프1까지 단숨에 올라가 하루를 보낸 오대장의 판단에 따라 향후 등반 일정은 약간의 변화가 있을 뿐 기존의 등반계획에서 벗어난 것은 없다. 날씨가 따라주고 주변상황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한 그녀의 14좌를 향한 마지막 발걸음의 시작은 오늘밤부터 시작될 것이 확실하다. 현재 시각 오후 4시. 안나푸르나 정상날씨는 맑고 쾌청한 영하 22도의 약간의 바람이 부는 상황. 그녀는 다른 원정대보다 300m 아래에 캠프3를 설치하고 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캠프2 설치 후 4시간여만에 캠프3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으로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다른 원정대와 벌어졌던 하루라는 격차를 일시에 줄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늘 밤 10시를 전후하여 정상 공격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오은선대장과 한국 원정대들이 일시에 정상에 설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은 한국민들에게 기쁜 소식 하나를 더 할 수 있게 된 셈이다.이는 여성으로 세계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이라는 대업을 이루는 것으로 오늘 밤 그녀의 출발소식에 이은 내일 아침 정상등정의 쾌거를 듣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9-10-02 송수복객원기자

[안나푸르나 여정-9월 30일]

[경인일보=송수복객원기자] 아침부터 한국의 기상청으로부터 이곳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지역의 날씨 정보를 듣고 온 오은선 대장이 긴급히 셀파들을 불러서 회의가 진행되었다. 5일부터는 날씨가 급격히 안좋아지기 때문에 일정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서인데 이것은 하산까지 염두에 둔 일정 변경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10월 1일 새벽에 출발하여 전진캠프인 ABC를 지나 캠프1에서 하루를 보낸 뒤 10월 2일 캠프 2로 진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곳의 지리에 밝은 셀파 중의 한 명인 체지 노르부(28) 셀파가 현재 캠프 1에서 2로 이동하는 구간에서 자주 발생하는 눈사태와 히든크레바스가 광활하게 발달하여 코스의 변경이 불가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결국 봄 시즌에 4시간의 이동거리면 충분하였던 캠프2까지의 구간이 6시간으로 늘어나 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눈사태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숨어 있던 빙하가 드러나면서 기존의 코스를 변경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등반자들에겐 크나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결정된 사항이어서 10월 2일 캠프2에서 1박을 더 한 뒤 10월 3일 아침에 정상 공격을 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회의를 마친다. 이후 일정은 현지의 기상상황과 여타한 상황에 유동적으로 대처하기로 한다.한편 부산 다이나믹 원정대의 김창호 원정대와 코오롱 김재수 원정대는 아침에 정상공격을 하러 가겠노라고 한 뒤 출발하였으니 문제만 없다면 이들도 3일 오전에 안나푸르나 정상에 서게될 것이다. 오은선 대장과 등반 루트와 공격시기 등에 대해 조율을 거쳤다고는 하나 어쨌든 각자의 원정대이므로 정상 공격에 대한 시기와 방법은 각자의 몫인 셈이다. 내일 아침 10월 1일이면 정상 공격의 첫 걸음으로 캠프1에 당도하게 된다. 이틀간 내린 눈으로 기존의 발자욱을 덮은 상태인 등반로를 어떻게 헤치며 오를 것인가, 눈사태응 어찌 피할 것인가, 고민하며 잠자리에 든다. 유난히도 별 빛이 밝은 밤이다. 안나푸르나의 정상으로 향하는 날도 이토록 밝은 하늘을 보았으면 좋겠다.

2009-10-02 송수복객원기자

[안나푸르나 여정-10월 1일]

[경인일보=송수복객원기자] 밤새도록 텐트를 두드리는 비와 싸락눈이 새벽녘이 되어서야 그쳤다. 비로서 텐트밖으로 빠져나와 하늘을 보니 별빛만 가득한 하늘이지만 안나푸르나의 정상부근은 여전히 구름에 가려있다. 아마도 많은 눈이 내렸고 내리고 있으리라. 정상으로 출발하기 위해 평소보다 빨리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스텝들의 움직임에 많은 사람들이 잠에서 깨어 식당텐트 주변으로 모여들고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이른 아침이지만 각자 해야할 일에 집중하기 위해 벌써부터 분주하기 시작하는데 KBS 촬영팀은 비상체제에 돌입한 모양이다. 카메라를 점검하고 오은선대장의 출발전 모습을 담기 위해 오대장의 텐트앞에 미리 카메라를 설치하고 대기하는 중이다. 오전 6시, 오대장이 텐트를 나서기 위해 등산화 끈을 묶는 것으로 하루 일과는 시작한다. 이미 밝아진 안나푸르나의 정상을 바라보던 오대장이 "아마도 많은 눈으로 인해 눈을 헤쳐나가는 것도 큰일이 될 듯해요. 힘이 많이 들겠죠.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안나푸르나를 봤을때 깜짝 놀랐을 정도니까요."라며 안나푸르나를 바라보고 섰다. "동민아 기상청 예보는 확인해 뒀니?" 오대장의 말에 백동민씨가 "네! 어제의 예보대로 4일 이후에 기후변화가 예상된대요" 백동민씨가 미리 확인해둔 기상예보에 대해 말한다. 그사이 라마제단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며 베이스캠프를 감싼다. 출발하기 전 향을 피우고 쌀가루를 뿌리는 의식을 준비하는 듯 하다. 이윽고 셀파들도 자신들의 장비를 배낭에 넣으며 출발준비를 서두르며 산소통과 레귤레이터를 점검한다. 오은선 대장이 "셀파들은 산소를 마시면서 등반을 하기 때문에 저를 기다리지 않고 가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무산소다 보니 숨이 차서 힘든데도 자기들만 간다니까요."라고 말했던 때가 생각이 나는 부분이다. 어젯밤에도 등반과 관련한 회의가 열렸다. 기후변화로 일정 또한 바꿀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 기존의 캠프1, 2, 3를 차례로 밟고 오르는 순서를 상황에 따라 배제할 수도 있다는 얘기로 결론이 났다.결국 셀파와 오대장의 단독등반으로 결정이 난 것으로 등반루트상의 변수 여부에 따라 일정의 변화를 줄 모양이다. 원정등반은 이런저런 일들로 변수가 많은 것이 등반만큼이나 힘들다. 자신만 잘해서도 안되며 한팀이 조화롭게 움직여야 즐겁고 완성도 높은 등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봤을때 오대장의 스타일은 여러사람과 함께 움직이기 보단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한다. 역설적으로 그러한 등반스타일이 14좌를 완성하게 한 원동력이란 생각이 든다. 기존의 캠프를 무시하고 변형으로 오를 수 있는 자신감.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독자적인 등반노선을 추구하는 그녀만의 스타일이 금번의 안나푸르나 원정등반에서도 빛을 발하여 여성최초 히말라야14좌 완등이란 위업을 무탈하게 이루어 질것으로 기대한다. 오은선 대장의 대학산악연맹 동기인 이영주(44)씨가 캠프1까지 동행하기로 하여 함께 출발한 시각은 오전 7시 5분. 보도국의 카메라가 메모리얼힐까지 따라가며 그녀가 출발하는 모습을 담고 그 이후 전진캠프인 ABC까지는 영상제작국의 홍성준(40) 감독과 기획제작국의 김형운(45) PD가 동행하기로 한다. 정화영(44) 영상제작국 PD는 미리 ABC에서 하루를 보내고 캠프1에서 합류한 뒤 이후 일정을 함께 하기로 한다. 베이스캠프엔 방송송출 준비와 기사전송을 위해 남은 취재진이 이후의 일정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상황을 주시중이다. 후발대도 내일과 모레에 걸쳐 전진캠프를 거쳐 캠프 1,2로 진출할 예정인지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북면의 등반로에는 한국인 원정대원들로 북적일 것이다. 안나푸르나에 도전장을 내민 4팀 모두 좋은 결과로 하산을 마칠 수 있도록 기원해본다.안나푸르나 원정대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두명의 셀파1. 다와 옹추 (37) 고향인 마칼루를 떠나 히말라야의 산군을 두루 돌아다니며 9년째 셀파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의 14좌 완등자인 한왕용대장과 오은선대장을 좋아하며 함께 등반한 것이 여러번 있었을 정도로 한국원정대와는 각별하다. 현재 히말라야 8,000미터 이상의 산 중금번 안나푸르나 까지 포함하면 10개 를 등정하게 되어 14좌에 대한 욕심을 갖고 있다. 네팔인 최초의 14좌 완등의 셀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안나푸르나 정상에도 꼭 서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으며 16세의 나이에 해외원정대의 키친 보이로 산행을 시작하여 텐징 노르게이 등산학교를 거쳤으나 글자를 읽거나 쓰는 것에는 많은 부족함이 있다. 셀파중의 최고 리더인 '사다' 역할을 맡고 있으며 지난주 코오롱 김재수 원정대의 카메라맨이 다쳤을 때에도 셀파들을 이끌고 구조작업을 진두지휘 하는 등 셀파들 간에도 신망이 두터운 사람이다. 2. 페마 체링 (39) 다와 옹추와는 동서지간으로 다와 옹추의 손아래 동서다. 다와 옹추와 마찬가지로 마칼루에서 태어나 10여년째 셀파생활을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8,000미터 봉우리 16번 올랐으며 7개의 8,000미터 이상의 산을 올랐다 한다. 말 없이 순진한 미소가 일품인 페마는 키친보이들이 해야할 일도 손수 거들며 원정대원들과 친화력을 높인다. 산을 오르는 행위가 돈벌이로 이용되는것에 대해 현재 네팔이란 나라가 내세울 만한 것이 그것뿐이어서 신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산행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 한다. 또한 다와 옹추와 함께 14좌의 꿈을 이뤘으면 한다고 앞으로 많은 도움을 부탁한다며 수줍게 미소를 짓는다.현재 네팔에는 수 없는 등반셀파들이 존재를 하고 해외에서 오는 원정대를 도와 정상으로 가는 길에 앞장을 선다. 하지만 체계화 되지않은 등산교육으로 인해 기술부족으로 사고를 당하거나 기상악화 등 등반상황에 따른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렇기 때문에 네팔에서 셀파라는 직업은 위험하지만 고소득을 보장 받는 직종이다. 현재 네팔의 물가를 비교해 보았을때 이들의 소득수준은 상위계층에 속한다. 그러나 등반이 사시사철 내내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몸시즌을 제외하고는 변변한 소득이 없어 고향마을로 가 있거나 트레킹 가이드를 하는 것으로 소득의 일정부분을 메운다. 국내의 원정대도 이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한국으로 초청하여 관광을 시켜 주기도 하였으며 셀파가정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와는 정반대로 임금을 주지 않거나 폭언, 폭행을 하였던 사례도 있었으니 사람 만나기 나름이란 말이 그대로 적용된 경우다. 또한 셀파라고 하여 다 같은 셀파가 아니어서 등반에 도움이 못되거나 심지어 등반에 방해가 되는 셀파도 있어서 원정대에게 있어서 셀파라는 존재는 절대적으로 필요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되는 셈이다.어찌 되었건 고산등반을 위해서는 함께해야할 동반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이 원정대의 몫으로 남을 것이다. 그들에게 도움을 받아 8,000 미터의 고봉들을 넘나들었던 덕에 좋은 추억과 자신의 이력에 도움이 되었다면 한 번쯤 돌다보며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우리에게 그들의 손길이 필요하였듯이 이젠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줄 차례가 아닐까.

2009-10-02 송수복객원기자

[안나푸르나 여정-9월 28일]

[경인일보=송수복객원기자] ABC 전진캠프로부터 무전이 들어온다. 캠프1에 머물던 오대장 일행이 캠프2 방향으로 진행하다 하산하기로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베이스캠프에선 이런저런 일들로 분주하다. 일단 안나푸르나 산군에 속한 히운추리 등반에 나선 충북산악연맹의 직지원정대에 관련한 기사보도를 위해 안나푸르나 북면 베이스캠프로 파견나온 KBS 보도국 직원들은 저녁방송을 준비하느라 다들 바쁘고 필자는 눈보라속에 젖은 옷과 장비를 말리는 김에 밀려있던 빨래도 하고 지난 눈사태 후폭풍에 휩쓸려 부상을 당한 코오롱 김재수 원정대의 셀파가 허리에 통증을 호소해와 다이닝텐트에선 안재용박사가 진료중이고 식당텐트에선 신영철(57. 사람과산 편집위원, 소설가)씨와 옹추셀파간의 인터뷰가 진행중이다. 한왕용씨와 오은선대장과 여러번 등정을 같이한 네팔국적의 셀파인 다와 옹추(37)셀파의 의지와 산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 등을 묻는데 옹추셀파는 히말라야의 14개 고봉을 모두 오르고 싶다고 한다.금번의 안나푸르나까지 등정하면 4개만 남는다는데 명예에 관한 욕심도 나는 가보다. 돈을 주기에 댓가를 받고 산행을 안내하는 셀파들은 그간 등반의 역사에도 무수히 등장을 해왔지만 단 한번도 그들이 주연이 되어본적이 없다. 그들은 조용한 동반자로만 여길뿐이었으니 심지어 그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기도 하고 계약된 금액을 지불하지 않는 등 불편한 상황을 만들었던 우리나라 원정대들의 역사에도 그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음은 여러 보고서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옹추셀파가 자리를 뜨고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는 신영철 소설가의 모습을 뒤로한 채 라마제를 지낸 제단쪽으로 오자 멀리 캠프1을 출발한 오대장 일행이 산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모두들에게 알리고 베이스캠프로 오는 그들을 반갑게 맞이하기 위해 모두들 하던 일을 멈추고 모여든다. 사람이 그리운 정을 하나둘 느끼며 사는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마중나와 맞잡은 손을 놓기도 전에 풀어 놓는 그간의 일들... 이틀이 지났건만 며칠 동안 못보던 사람처럼 반가운 속내를 털어 놓는다. 하지만 반드시 좋은 소식만 있으란 법이 없다보니 뜻하지 않는 비보를 함께 전할 수 밖에....충북연맹 직지원정대의 무사귀환을 비는 것 이외엔 방법이 없음을 안타가워하며 라마제단에 향불을 올리고 베이스캠프로 들어온다. (라마제를 제낸 후 산행을 하거나 산행을 마치고 베이스캠프로 귀환할 경우 라마제단을 돌아 항상 쌀가루나 쌀을 허공에 뿌리고 향을 피워야 한다.)

2009-10-02 송수복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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