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위기' 인천 아시안게임

 

['총체적 위기' 인천 아시안게임·6·끝]에필로그

육상경기연맹과 트랙 협의?현재 확인요청 공문만 접수아직 살펴보지도 않은 상태IAAF 국내 시험기관 의뢰?기준적합 확인서 공개 불구한국엔 공인기관 없어 의문인천아시안게임지원본부가 지난 27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및 문학박태환수영장 시공 관련 설명자료'라는 것을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지난 23일부터 경인일보가 아시안게임 준비상황의 문제점을 기획시리즈로 내보내는 '총체적 위기, 인천아시안게임'이란 연속보도에 대한 반론 차원이었다.설명자료 중 눈길을 끈 것은 주경기장 육상트랙 부분이었다. '주경기장 육상트랙을 대한육상경기연맹과 협의해 국제공인 기준에 적합하게 설치했고', '주경기장 설치 트랙 제품 시료를 국내 시험기관에 의뢰해 시험한 결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 두 가지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우선 대한육상경기연맹(이하 대한육련)과 협의해 국제공인 기준에 적합하게 설치한 사실이 없다. 현재 대한육련에는 트랙이 잘 깔려 있는지 검사해 달라는 '포설확인 요청 공문'만 접수돼 있는 상황이다. 대한육련에서는 주경기장 트랙이 어떻게 시공돼 있는지 아직 살펴보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또한 국내 시험기관에 의뢰해 시험한 결과 국제육상경기연맹의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시험성적서'까지 공개했는데, 국내에는 국제육상경기연맹의 기준에 적합한지를 공인할 수 있는 시험기관이 단 한 곳도 없다. 국제육상경기연맹은 전 세계에 12곳의 시험기관을 지정해 놓고 있는데, 국내 기관이 아직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2곳의 시험기관이 어디인지는 국제육상경기연맹 인터넷 홈페이지에만 들어가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육상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육상경기연맹에서 공인받은 육상 트랙 롤시트 방식 제품 생산업체는 이탈리아, 중국, 대만 등 외국도 있고 국내에도 2곳의 업체가 있다"면서 "중국 제품이 품질 면에서 제일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사실이 이러한데도 아시안게임 경기장 시설을 책임지고 있는 지원본부는 대회가 코앞에 닥쳤는데도 문제점을 덮기에만 급급한 것이다. 7월 1일부터는 모든 책임을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가 져야 하는 상황이다. 유 당선자가 당장 할 일은 지금까지 아시안게임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인력이 제대로 배치돼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어떤 공무원도 자신이 지금까지 진행한 일이 완전히 잘못됐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뜯어고쳐야 한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을 바꾸지 않으면 일은 바뀌지 않는다.경인일보가 지난 1주일 내내 살펴본 아시안게임 준비상황은 그야말로 낙제급이었다. 개폐회식이 열리는 주경기장은 물론이고 대다수 신축 경기장이 부실덩어리였고, 육상트랙은 아예 전면 재시공이 불가피해 보였다. 숙박시설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고 있었다. 많은 부분에서 시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런데도 지금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인천시 정부가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진오기자▲ 국제육상경기연맹 홈페이지에는 육상 주로 표면 테스트 공인기관 12곳이 공개돼 있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미국 등지에만 있다. 아시아에는 공인기관이 없다. /국제육상경기연맹 홈페이지 캡처

2014-06-30 정진오

['총체적 위기' 인천 아시안게임·5]무리한 예산 절감 '화근'

인천시가 '들어가야 할 돈'을 아낀다고 나선 것이 잇따른 소송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최저가 입찰제가 부실 시공의 원인이 됐고, 시공사는 나름대로 하자를 줄여보겠다고 나서면서 당초 설계 내역에 없는 비용이 발생했다. 결국 인천시에 남은 건 부실투성이 경기장과 수백억원대의 소송이다.경기장 시공사들이 잇따라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꼭 필요한 곳에 쓴 돈을 달라"는 것으로, 동일하다. 인천시의 물량 내역서에 공사에 꼭 필요한 항목이 빠져 있었다고 시공사들은 공통적으로 이야기한다. 경기장에 하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설계 변경이 필요했는데, 인천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제대로 공사를 하기 위해 내역에 없는 장비나 자재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설계변경과 관련해) 인천시에 100을 요구했다면 이중 반영된 것은 40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60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하거나 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인천시가 경기장 건설 예산을 무리하게 줄이면서 의도적으로 물량 내역서에서 여러 내역을 뺏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계양경기장의 경우 설계설명서에는 타워크레인이 있었는데, 물량내역서에는 타워크레인이 빠졌다"며 "인천시가 예정금액을 낮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뺀 것으로 미뤄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시공사들은 추가 공사비를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공사비를 아꼈다고 말한다. 공사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장비나 자재만 추가로 썼을 뿐 추후 발생할 수 있는 하자를 100% 예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계양경기장의 누수 원인으로는 '자재값 축소' 등이 꼽힌다. 계양경기장은 둥근 형태인데, 이곳 외벽에는 곡선이 아닌 평면 패널이 사용됐다. 때문에 경기장을 가까이서 보면 곳곳에 패널이 어긋나 있다. 방수처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빗물이 샌다.계양경기장 관계자는 "판 사이에 틈이 있다 보니 조인트 부분에서 내부로 물이 들어온다. 물이 빠지도록 배수 통로가 만들어졌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비정형 건축물 전문가인 위드웍스 건축연구소 김성진 소장은 "곡선 패널을 쓰거나 평면 패널을 쓰더라도 잘게 만들어 써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설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것 같다"며 "패널 밑 배수층도 완벽하게 처리되지 않았고, 누수 검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누수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이 경기장 시공사인 태영건설 관계자는 "내측에 방수 역할을 할 수 있는 내피를 시공했다. 다른 업체가 전기·통신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방수가 제대로 되지 않게 된 것 같다"면서 "누수가 되는 곳에 실리콘을 바르는 방식으로 보수 작업을 진행 중인데, 날씨로 인해 외부가 팽창하면서 실리콘이 터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부실투성이 경기장에 대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지만 인천시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시 관계자는 "소송에 대해 언급할 만한 내용이 없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시공사에게) '소송하려면 떠들지 말고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각 경기장이 부실 공사로 건설된 가운데 남동경기장 입구에 하자보수 공사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나붙어 있다. 배드민턴 종목 경기가 열리는 계양경기장 관리사무소 천장의 석고보드가 누수로 곳곳이 부풀어있고 경기장 복도에 누수로 빗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다. /임순석·조재현기자

2014-06-26 홍현기

['총체적 위기' 인천 아시안게임·5]내실 못다진 부실공사

인천아시안게임 배드민턴 경기가 열리는 계양체육관 관리사무소 천장은 26일 곳곳이 불룩하게 부풀어 있었다. 누수로 인해 물을 머금은 석고보드가 팽창한 것이다. 곳곳에는 검은색 곰팡이가 피었다. 누수가 심해 비가 오면 관리사무소 곳곳에 휴지통을 받쳐 놓아야 한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비가 오면 제대로 일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둥근 형태의 계양체육관은 멀리서 보면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가까이서 보면 외벽에 붙은 패널이 어긋나 있다. ┃관련기사 3면체조 경기가 진행되는 남동체육관에서는 이날 건물 내벽 곳곳에서 균열이 발견됐다. 출입문은 서로 아귀가 맞지 않아 제대로 닫히지 않기도 했다. 남동체육관과 바로 옆 하키경기장을 연결하는 다리에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이들 '부실 경기장'의 시공사들은 인천시를 상대로 각각 수십억원의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육상트랙마저도 '불량'인 서구 주경기장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300억원대의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며 소송을 준비 중이다. 부실 경기장을 만들고도 소송 결과에 따라 인천시가 추가로 수백억원을 내놔야 할 판이다.남동경기장 시공사인 계룡건설 등은 인천시를 상대로 63억원의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계룡건설은 링 형태의 천장 장식물인 '로버' 도장 공사비, 타워크레인 사용비, 용수 터파기 비용, 가설통로 정비 비용 등 공사에 반드시 필요한 비용이 물량 내역서에 빠져 있다며 인천시가 이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계양경기장 시공사인 태영건설 등도 지난 4월 인천시를 상대로 46억원의 공사 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천장 등 높은 곳을 시공하는 데 필요한 '가설공사용 비계', 타워크레인 사용 비용 등을 인천시가 줘야 한다는 것이 소송 이유다.주경기장 시공사인 현대건설도 설계 변경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공사비를 인천시가 지급해야 한다는 이유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인천시에 추가 건설비용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인천시는 '줄 수 없다'는 내용의 답신을 보낸 상태다. 인천시 관계자는 "6개월 전부터 소송을 한다고 해서 (소송을) 하라고 했다"며 "(시공사의) 논리적이지 않은 이야기에 대해 언급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관급 발주 공사에 대해 각 공사장마다 이같이 소송이 잇따르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 건설사에서는 발주기관에 '미운털'이 박힐 수 있어 이 같은 소송을 자제하는 경향이 있다.계룡건설 관계자는 "공사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인데, 도면이나 시방서에 누락된 것이 있어 설계 변경이 불가피했다. 그런데 이런 설계 변경을 인천시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꼭 필요해 사용한 비용을 주지 않으니 소송을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 발주기관에 소송을 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같이 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인천시가 예산을 너무 낮게 잡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치러질 각 경기장이 번듯하게 겉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경기장마다 부실시공 논란이 일고있다. 부실투성이인 각 경기장 시공사는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며 소송중이거나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육상트랙마저 '불량'인 서구 주경기장, 내부균열과 연결다리에서 누수가 발생한 남동경기장, 경기장 내부에 누수가 발생한 계양경기장, 외벽 패널이 어긋나 있다고 지적된 십정경기장. /임순석·조재현기자

2014-06-26 홍현기

['총체적 위기' 인천 아시안게임·4]'의혹투성이' 회전식 관람석

"예산 절감" 홍보했지만 로열티 문제로 업체와 소송계약·개발 동시참여 간부 공무원 '원고=피고' 신분특허 관련없는 부분 계약 포함 감사원 적발 되기도인천시가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일제히 설치한 실내체육관 '회전식 관람석'의 문제는 관람객의 불편함과 조잡함 등 겉으로 드러난 것 이외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 더 큰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고 있다.인천시는 A업체와 공동으로 회전식 관람석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까지 출원했다. 그리고 인천지역 이외의 지역에 이 시스템을 설치할 경우 그에 따른 로열티까지 인천시가 받기로 했다고 홍보했다. 인천시가 발주한 것에는 일정 금액을 감액하기로 약정했다. 인천시 예산절감을 위해서였다.그런데 실제로는 A업체와 인천시가 서로 소송을 벌이는 사이가 되었다. 인천시는 '특허 공동 출원 협약서'의 내용대로 '로열티'를 달라는 것이고, A업체는 계약을 하면서 설계금액보다 낮은 금액에 계약을 했기 때문에 로열티를 추가로 지불할 여력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공동 특허권자인 인천시와 A업체가 서로 원고와 피고가 되어 다투고 있는 것이다.특히 이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다는 인천시 간부 공무원 B씨는 이 일에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승진까지 했다. B씨는 이 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자이기도 하다. 원고와 피고가 동일인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25일 선학체육관에서 확인한 바로는 회전식 관람석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불편함만 초래할 뿐이라는 점이 두드러졌다.선학체육관 남쪽 스탠드 회전식 관람석이 고장 나 서로 떼어져 있었는데, 이 떨어진 의자들이 훨씬 자유롭게 회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이렇게 될 경우 전기 구동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면 특허도 필요치 않고, A업체의 독점 계약도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스탠드에 나무 판을 까는 방식일 경우에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인천시는 굳이 회전식 시스템을 도입해 수의계약 방식으로 A업체에 일을 모두 밀어주려 했다.이러한 점이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감사원은 특허와 관련 없는 관람석 부분까지 수의계약에 포함하여 24억원 상당의 납품 특혜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 감사원 지적에 따라 시는 계약 방식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회전식 의자 부분은 모두 A업체가 납품했다. 회전식 관람석 구상 단계부터 드러난 문제점까지 꼼꼼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정진오기자

2014-06-26 정진오

['총체적 위기' 인천 아시안게임·4]회전식 관람석 문제점

간격좁아 45도 틀면 옆사람 부딪쳐 '혈세낭비' 지적연결방식 '조잡' 쉽게 고장… 다리 떨림까지 전달돼인천시는 아시안게임 경기장 시설 중 '회전식 관람석'을 특색 있는 것으로 홍보하고 있다. 회전식 관람석이란 스포츠 경기가 아닌 무대 행사를 관람할 때 의자를 무대 방향으로 45도 틀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춘 것을 말한다. 인천시는 이 시스템을 A업체와 공동 개발해 특허까지 냈다. 그리고 이를 강화, 계양, 남동, 선학, 송림 등 5개 실내체육관에 설치했다. 당연히 특허를 가진 A업체가 의자 납품을 독점했다. 인천시는 회전식 관람석 개발의 기본 방향을 편리성, 안전성, 경제성 등 3가지에 있다고 내세웠다.과연 이 회전식 관람석이 편리하고 안전하고 경제적일까. 25일 오후 2시께 선학체육관을 찾았다. 남쪽 스탠드는 의자와 의자를 연결해 주는 볼트와 너트가 빠진 의자도 꽤 되는 등 벌써부터 고장이 나 있었다. 그나마 성한 북쪽 스탠드에 설치된 회전식 관람석 가동을 부탁했다. 관리인들도 어떻게 가동하는지 잘 몰라 한참을 부산을 떤 뒤에야 의자들이 일제히 움직였다.여러 가지 문제점이 즉각 드러났다. 우선 덩치가 큰 사람이 나란히 앉아서 구경하기는 어려웠다. 정면을 향해 있다가 방향이 틀어지면서 앉은 사람끼리 부딪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 시스템은 1개 층에 나란히 놓인 13개나 14개의 의자가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인데 옆자리와의 간격이 고작 2.5㎝에 불과하다 보니 45도 방향이 바뀌면서 간극 없이 맞붙게 된 것이다. 또한 옆 사람끼리 어깨도 부딪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런 자세로는 오랫동안 앉아서 무엇을 구경하기가 무척 불편할 수밖에 없다. 특히 남녀간에는 서로의 몸이 밀착하는 데서 오는 불쾌감도 불가피해 보였다.한눈에 보기에도 조잡했다. 의자를 연결해 주는 것이 조잡해 고장나기 십상이었고, 옆 사람이 다리를 흔든다든지 조금 심하게 움직이면 그 떨림이 나란히 앉은 13~14명의 사람들에게 까지 전달될 수밖에 없다.선학체육관을 나서면서 느낀 것은 '이것을 왜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스탠드를 말 그대로 계단식으로 단순하게 하고, 앉는 부분은 나무로 까는 것이 훨씬 나아 보였다. 그러면 이처럼 요란스럽게 의자를 설치하는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다.인천아시안게임지원본부가 5개 경기장에 설치한 회전식 관람석은 총 1만1천여 개이고, 총 계약금액은 18억원가량 된다. /정진오기자▲ 2014 인천아시안게임 복싱경기가 치러질 인천시 연수구 선학체육관 관람석. 스포츠 경기가 아닌 무대 행사를 관람할 때 의자를 무대 방향으로 45도 틀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춘 '회전식 관람석'이 설치돼 있으나 나란히 놓인 13개나 14개의 의자가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로 옆사람끼리 겹칠 수밖에 없게 되어 있어 오히려 불편을 주는 시스템이다. 25일 오후 무용지물인 회전식 관람석이 이미 회전축이 고장난 채 방치된 것도 다수 발견됐다. /조재현기자

2014-06-25 정진오

['총체적 위기' 인천 아시안게임·3]아낄곳 쓸곳 구별못하는 행정

5개 경기장 대부분 적용… 市 "1천억 절감" 자화자찬육상경기 트랙·롤시트 등 중요시설까지 중국산 선택무리한 준공 맞추기·시-조직위간 불협화음도 문제경기장 곳곳에서 나타나는 부실시공 문제는 '돈 쓸 곳'과 '아낄 곳'을 구별할 줄 모르는 행정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대상을 가리지 않는 최저가 입찰 방식이 화를 불렀다는 것이다.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을 맡은 현대건설은 최저가 입찰을 통해 공사를 수주했다. 인천시는 2011년 아시안게임 예산 절감을 내세우며 5개 경기장 조성공사에 대부분 최저입찰제를 도입했다. 인천시는 이때 최저가 입찰 등을 통해 1천억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게 됐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낮은 공사비에 맞춰 공사를 하다 보니 값싼 자재를 쓸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아시안게임 기간 중 가장 많은 경기가 치러지는 육상 경기 트랙마저도 중국산 자재가 쓰이게 된 것이다.인천시에 따르면 아시안게임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2만㎡에 롤시트를 까는 데 사용된 비용은 9억여원. 이곳 롤시트는 중국의 한 회사에서 수입해 국내 업체가 시공했다. 이 같은 비용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대구시에서 롤시트를 까는 데 쓴 돈 18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대구 육상대회 경기장에는 이탈리아의 몬도사에서 제조한 '몬도트랙'이 시공됐다.대구시 관계자는 "몬도트랙이 다른 트랙에 비해 탄성이나 재질이 좋다는 점 때문에 해당 롤시트를 선택했다. 육상트랙은 선수들이 매일 같이 달려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곳인데 중국산을 쓴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인천에 롤시트를 납품한 업체 이름은 처음 들어봤다"고 말했다.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린 '세리머니'에 따른 무리한 준공 맞추기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의 경우 준공식을 가진 뒤 다시 재시공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공사가 제대로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준공식을 가졌고, 결국 재시공이란 결과가 나오게 됐다는 것이다.인천시 관계자는 "육상트랙의 얼룩은 준공식 이후 잔디를 옮기는 과정에서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롤시트를 까는 작업은 손상을 막기 위해 가장 마지막에 이뤄진다"면서도 "준공시기는 당초 정해진 기간에 따라 한 것이다. 무리하게 빨리 준공을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조직위와 인천시 사이의 불협화음도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육상트랙을 재시공하게 된 표면적 원인은 두 기관 사이의 소통 부족이다. 조직위가 준공식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이곳 트랙을 재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점이 두 기관 사이 협의가 부족한 점을 그대로 보여준다.성화대도 두 기관 사이 소통 부족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인천시가 성화대 기단을 설치한 뒤에야 조직위가 해당 기단의 위치나 규모 등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 때문에 수천만원을 들여 기단을 지은 인천시는 또다시 1억5천여만원을 주고 '추가' 기단을 만들어야 한다. 두 기관 사이의 불협화음으로 성화대는 대회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설계 중이다. 조직위는 성화에 들어갈 예산이 얼마인지도 산정하지 않고 있다. 성화대는 인천시가 기단을, 조직위가 점화 부분을 각각 따로 설계하고 있다.인천시 관계자는 "시에서는 점화 부분 높이가 높을 것으로 보고 기단을 낮게 했다. 그런데 조직위에서는 운동장에서 보이게 하기 위해 기단을 높여 달라고 해 다시 짓게 됐다"며 "사전에 협의는 했는데 성화개념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

2014-06-24 홍현기

['총체적 위기' 인천 아시안게임·3]경기장도 부실투성이

연결틈새 달리기 힘들어육상트랙 재시공 불가피짧은 다이빙대 이어붙여2개 겹치기도 '사고 위험'인천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장도 곳곳이 부실투성이다. ┃관련기사 3면지난 21일 오후 1시께 인천시 서구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이곳에 깔린 푸른색 육상트랙은 경기를 한 번도 치르지 않았는데 얼룩덜룩 했다. 육상 트랙은 구간 별로 색깔이 바랬고, 검게 변한 곳도 있었다.육상트랙은 '롤시트'로 시공됐는데 각 롤시트가 접하는 부분에는 검은색 본드 자국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본드로도 바닥에 제대로 부착이 안 돼 롤시트 곳곳이 들떠 있었다. 롤시트 접합부분을 손가락으로 누르자 물기가 삐져나왔다.롤시트 사이에 틈이 벌어진 곳도 있었다. '스파이크'를 신고 달리는 육상 선수들이 이 곳에 발이 걸려 넘어질 수도 있다. 주경기장 육상트랙 사진을 본 한 육상인은 "이런 곳에서 달리기는 어렵다"며 "트랙이 평평해야 하는데 곳곳이 튀어나와 있고, 틈이 벌어져 선수가 제대로 뛰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서구 주경기장 육상 트랙은 전면 재시공이 불가피해 보였다.지난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른 경험이 있는 대구시 관계자는 "대회가 석 달도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공사중이라니 믿을 수 없다. 대구는 대회 4개월 전에 국제공인까지 모두 마쳤었다"며 "국제공인도 받지 못했다고 들었는데 이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곳곳에 얼룩이 있는 부분에 대해 감리단에 확인을 지시했다"며 "본드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다. 지금도 주사기를 이용해 본드를 주입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 들뜸 현상도 완화될 것"이라고 해명했다.주경기장 전광판 뒤에 설치된 성화대 기단은 창고로 써야 하는 처지다. 아시안게임조직위에서 인천시가 이미 설치한 기단을 쓸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단을 만들었는데 조직위에서 기단이 자신들이 올릴 부분보다 작다고 해 다시 만들기 위해 설계용역을 줬다"며 "기존에 만든 기단은 창고로라도 쓸 것이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아직까지 성화대 설치에 필요한 예산도 책정해 놓지 않아 제 기간 내 성화대가 설치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는 다이빙대가 큰 문제다. 인천시는 콘크리트 재질 2개 다이빙대의 길이가 짧다는 지적이 나오자 스테인리스 자재를 이어 붙였다. 한 다이빙대에 전혀 다른 자재가 사용되면서 선수들이 제 기량을 펼치기 어려울 수도 있다.다이빙대 중에는 서로 겹쳐 있는 곳도 있어 연습 중 사고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콘크리트 다이빙대 옆에 '스핀보드'가 추가로 설치되면서 기존 다이빙대 위치가 옮겨졌고, 2개 다이빙대가 겹치는 지금의 기이한 모습이 나오게 됐다.인천시 관계자는 "TD(아시안게임 기술대표)의 요구에 따라 이뤄진 일이다. 이쪽과 재질 등에 대해 모두 협의를 했다"며 "당초 설계자인 건축업체도 구조상 이상이 없다고 했다. 국제수영연맹(FINA) 규정을 모두 지켰고, TD가 다 검토했다"고 해명했다. /홍현기기자

2014-06-24 홍현기

['총체적 위기' 인천 아시안게임·2]숙박시설 '질·양' 태부족

전체 7천여실 중 운영인력용 1910실도 확보 안돼유흥가 모텔·여관 비상대피로 창고로 전락 '위험'일부업소 웃돈 요구… 관람객 홈스테이 의존할판아시안게임 필수 참가자들이 머물 숙소의 절대량도 턱없이 부족하다. 공사판인 호텔에 모텔, 여관까지 동원해도 대회 운영 인력이 묵을 객실이 없다. ┃표 참조인천시에 따르면 아시안게임에 필수적으로 마련돼야 할 숙소는 모두 7천135실. 이 가운데 호텔은 2천775실인데, 이 중 1천742실은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사 진행 상황에 따라 대회일 이전에 준공을 받지 못하는 숙소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실제 선수단 임원진 등 48명이 머물 예정이었던 계양구 작전동 카리스호텔은 절대 공기 부족으로 최근 아시안게임 숙소로 활용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OCA 관계자나 외신 대다수가 대회일 전에 인천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때 준공되는 호텔이 없으면 심각한 숙소 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모든 호텔이 대회일 전 공사를 마친다고 해도 4천360개 객실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 가운데 외신기자 등 미디어 관계자가 묵을 2천450개 객실은 모텔이나 여관으로 마련됐다.이들 모텔 대부분은 유흥가에 위치해 있다 보니 안락함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20일 경인일보가 인천시, 한국관광공사, 인천도시공사와 함께 이들 업소에 대한 점검을 벌인 결과 대부분 모텔이 창문을 열어도 빛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상당수 업소는 대피로를 창고로 활용하며 각종 물품을 쌓아 놓았다. 인천시 남구에 있는 한 아시안게임 협력 업소는 한국관광공사 우수숙박업소(굿스테이) 기준을 무시하고 '대실 2만원'이라는 현수막을 걸어 놨다. 연수구에 있는 모텔은 유선으로 성인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모텔의 객실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 각 경기별 대회운영 인력이 머무를 1천910개 객실은 대회가 코앞까지 다가왔지만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 숙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기존 4만원 수준의 숙박비를 7만원까지 올려 숙박업소를 구하고 있다. 이 같은 '웃돈'에도 일부 모텔이 10만원 이상의 숙박비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조직위의 설명이다. 아시안게임조직위 관계자는 "경기별로 운영요원 숙소를 구하고 있는데 아직 얼마나 구했는지 통계가 집계되지 않았다. 그래도 90% 이상은 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무래도 시청 주변이나 경기장 주변 도심지의 경우 숙소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7만원으로 상한선을 정했는데 10만원 이상을 요구하는 곳도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대회 필수 참가 인력에 대한 숙소도 마련되지 않다 보니 관람객 숙소는 홈스테이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신청 외국인이 적어 홈스테이가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족 단위로 찾는 관광객이 많고, 외국인들의 개인문화가 강하다는 점은 홈스테이의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이유다. 실제로 인천시는 외교부를 통해 이달 초부터 홈스테이에 참여할 외국인을 모집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신청한 외국인은 8명에 불과하다. 인천시는 23일까지 4천663명(1만432명 수용) 홈스테이 가정을 모집해 놓은 상황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9월까지 계속 외국인을 상대로 홍보하면 많은 외국인이 홈스테이를 이용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숙소부족 문제에 대해 아시안게임조직위는 인천시 쪽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본부 호텔이나 VIP가 머무는 호텔은 조직위에서 직접 현장에 나가 챙기고 있다"며 "관람객이나 모텔에 대한 부분을 조직위에서 신경쓰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인천시에 모텔 점검을 요청했고, 관람객용 숙소도 인천시에서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

2014-06-23 홍현기

['총체적 위기' 인천 아시안게임·2]'공사판' 숙박시설

선수단 머무를 호텔 공사중주변 편의시설 없이 '잡초만'미디어·선수촌도 완공안돼자칫하면 국제적 망신 우려인천아시안게임 각국 선수단, OCA 관계자, 미디어 분야 등 주요 인사들이 머물 숙소가 모두 부실투성이이다.지난 20일 오후 5시께 인천 송도국제도시 '홀리데이 인 호텔'. NHK 등 주요 외신, OCA 관계자 등 200명이 묵을 이 호텔은 아시안게임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여전히 공사 중이다. 건물 1층에 들어서자 마감처리가 되지 않은 콘크리트 골조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각종 공사자재가 쌓여 있었다. 객실 안은 벽지만 발라져 있을 뿐 마감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이달 말까지 공사를 끝낼 것"이라는 이 곳 시행사 오케이센터개발의 말을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까다로워진 준공검사 등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대회일까지 호텔이 준비를 마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호텔은 또한 아파트 공사장 한가운데 위치한다는 점도 문제다. 이 아파트 단지 공사는 입주시기를 맞추기 위해 대회 기간 중에도 공사가 계속된다.호텔 주변 환경도 엉망이다. 공사차량이 오가면서 보도블록은 모두 깨져 있었고, 주변 유휴부지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호텔 주변에 편의시설도 갖춰지지 않아 마트나 음식점에 가려면 20분은 걸어야 했다.이날 경인일보와 함께 아시안게임 숙소 점검에 나섰던 인천시 관계자는 "개막이 세달도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공사 중이라 걱정이다"며 "외신기자들이 숙소 주변을 촬영해 있는 그대로 방송해도 국제적 망신을 당할 것 같아 우려된다"고 했다.송도국제도시의 다른 아시안게임 협력 호텔도 사정은 마찬가지. 외신 관계자 200명이 숙박하는 송도센트럴파크호텔은 이날 호텔 사다리차를 동원해 여전히 건물 외벽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내부에서는 바닥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휘발성 물질 냄새가 심하게 났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런 냄새는 적어도 두달은 지나야 빠질 텐데 걱정이다"고 했다. 이 호텔은 예정대로 공사가 진행되더라도 아시안게임 기간 중 절반밖에 사용할 수 없다. 대회일 전 준공이 불가능한 호텔 건물 절반은 임시로 출입구를 막은 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준공될 예정이다. 절반은 여전히 공사 중인 호텔을 외신 기자 등이 사용해야 하는 처지다.아시안게임 선수촌·미디어촌도 아시안게임 기간 중 '공사판'이기는 마찬가지. 당초 선수촌으로 활용하려고 했던 인천구월 보금자리주택 B1블록에서는 아시안게임 기간 중에도 아파트 공사가 계속된다. 23일 해당 아파트는 외부공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선수들과 외신 관계자는 바로 옆에 공사장을 두고 생활해야 한다. 선수촌 담당 아시안게임 조직위 관계자는 "암반이 나와 일정이 늦어지다 보니 B1블록을 선수촌에서 제외시켰다"며 "하지만 내년 3월로 입주 시기가 정해져 있는 상태라 아시안게임 기간 중에도 공사가 불가피하다. 외장공사는 그 때까지 마무리하고 내부 공사를 한다는 계획이다"고 말했다.숙소 담당 조직위 관계자는 "오늘(23일)도 걱정이 돼 현장에 나가봤다. 공사가 많이 진행이 안 된 상태이긴 하지만 호텔 측에서 공기를 맞출 수 있다고 하니 일단 지켜보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숙소가 준공 안 될 경우를 대비해 다른 지역 호텔을 찾는 등 대체 방안 마련도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 23일 오전 공사가 한창인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센트럴파크호텔. 대회일 전 준공이 불가능한 이 호텔 건물 절반은 임시로 출입구를 막아 사용할 예정이다. 아시안게임 기간 중 여전히 공사 중인 호텔을 외신 기자 등이 사용해야 하는 처지다. /임순석기자

2014-06-23 홍현기

['총체적 위기' 인천 아시안게임·1]프롤로그

핵심시설인 육상트랙 부실시공 등 이곳저곳 공사판수영장 다이빙대 규격 보다 짧아 땜질 수리 '해프닝'대회조직, 市·지원본부 등 삼원화 손발 안맞기 일쑤개막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인천아시안게임 대회 준비 상황이 총체적으로 부실하다.이대로 가면 꼼짝없이 국제적 망신을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지난 4월 말 준공한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은 여전히 이곳저곳이 공사판이다. 특히 주경기장의 핵심 시설인 육상 트랙은 부실시공으로 경기 한 번 하지 않고 다시 뜯어내야 할 판이다. 시공된 트랙을 눈으로 보면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대번에 최신 경기장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주경기장 관람석에는 가변석이 설치돼 있는데 강심장이 아니면 도무지 앉을 엄두가 안 난다. 바닥을 걸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맨 뒤 좌석은 아래 십여 m 바닥까지 허공에 떠 있는 형태다. 수영장 역시 다이빙대가 규격보다 짧게 시공된 사실을 최근에야 알고서 그냥 눈속임으로 이어 붙이는 촌극을 벌였다. 관람객 누구나 볼트로 연결해 덧붙인 자국을 볼 수 있을 정도다. 이런 경기장은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는 게 수영인들의 지적이다.부실은 가장 기초적인 경기장 시설에만 그치지 않는다. 선수단이나 관광객들이 묵을 숙박 분야도 부실투성이다. 신축호텔의 경우 벌써 공사를 끝내고 방마다 환기를 시키는 여유기간을 가질 때이지만, 여러 호텔이 아직도 공사 중이다. 또한 호텔 주변에는 술을 마시거나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없다. 도시 이미지 전파력이 강한 미디어 종사자들은 성인방송이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뒷골목 모텔에 숙박해야 하는 처지다.겉으로 드러난 것만 문제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속은 더 곪아 있다. 경기장은 공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각종 소송에 휘말려 있다. 한두 가지가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것만도 수백억원 규모다.대회를 준비하는 조직은 삼원화 되어 있다. 인천시에도 조직이 있고, 경기장 등을 건설하는 지원본부가 따로 있다. 그리고 중앙정부와 인천시 등이 공동으로 꾸린 조직위원회도 있다. 이들 조직은 손발이 전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중앙에서 내려온 인사들은 마치 점령군처럼 인천시 조직을 깔보기 일쑤다. 인천 공무원들하고는 얘기도 하지 않는다.대회 조직위원회는 1주일 전인 지난 16일 국회 '국제경기대회지원특별위원회'에 준비상황을 보고하면서 해당 국회의원들에게 큰 문제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국회를 상대로 거짓말을 한 셈이다. 조직위가 내세우는 가장 큰 개최 효과는 '대한민국 및 개최도시 인천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 있다.지금 당장 준비 상황을 뜯어고치지 않으면, 조직위의 바람과는 반대로 대한민국과 인천은 세계적인 조롱거리로 전락할 수 있다.이제 그 공은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에게로 넘어갔다.경인일보는 아시안게임 준비상황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각 분야별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6회에 걸쳐 긴급 점검한다. /정진오기자▲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일(9월 19일)이 코앞에 닥쳤지만, 각 분야별 준비상황은 무엇 하나 제대로 돼 있는 게 없다. 준공한 지 2개월이 다 되었지만 여전히 공사 중인 서구 주경기장의 6월 21일 모습은 아시안게임 준비가 얼마나 부실하게 진행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잔디도 없고, 트랙도 여기저기 뜯겨 있다. 부실시공에 따른 보수 공사다. 그러나 땜질이 아닌 전면 재시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홍현기기자

2014-06-22 정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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