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퇴임 앞둔 조건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각종 모임서 공직 후배인 군수·구청장에도 고개 숙이며 기부 설득대뜸 1억원 수표 건넨 '수도사 주지' 김혜운 스님 가장 기억에 남아귀하지 않은 성금은 없어… 최고의 성과 모두 인천시민에 공돌려직원들 시간 뺏을라 이임식 안해… 이곳에서 시간은 행복이었다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던 때 더 어렵고, 더 힘든 이웃들을 돌보자는 취지로 설립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배지는 어느덧 나눔과 기부의 상징이 됐다. '짠물 도시' 인천에서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열매가 인천 시민들의 가슴에 물들듯 새겨지고 있다. 지난해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인천공동모금회)는 전국 17개 지회 가운데 최고 성과를 냈다. 그 뒤에는 지난 6년간 인천공동모금회를 이끌어 온 조건호(83) 회장이 있다.1935년 옹진군 북도면 시도에서 태어난 조 회장은 1961년 대학을 졸업하고 공직에 입문했다. 경기도와 인천시 요직을 두루 거친 조 회장은 1995년 "고향 발전의 밑거름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민선 초대 옹진군수 선거에 뛰어들어 당선됐다. 이후 2대, 3대 군수를 내리 역임한 뒤 2006년 45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2011년 3월부터 인천공동모금회를 맡은 조 회장은 6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30일 퇴임해 평범한 인천시민의 삶으로 돌아간다.조 회장이 인천공동모금회와 인연을 맺은 2011년은 전해 발생한 공금유용사건 등으로 공동모금회의 위신과 신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때였다. 추락한 신뢰를 다시 회복해야 하는 막중한 시기에 인천공동모금회가 지역사회 원로로 꼽히는 조 회장에게 'SOS'를 친 것이다."가족들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모두가 만류했어요. 그런데 딸이 오히려 '이런 기회에 봉사하고 조직을 쇄신시키는 것이 더 보람된 일 아니냐'고 말하는 거예요. 마침 재단을 세워 지역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알아보고 있었기 때문에 회장직을 수락했지요."조 회장이 인천공동모금회 회장이 된 후 느낀 것은 "인천에는 부자들이 참 많은데, 가난한 사람들도 참 많다"는 점이었다. 너도나도 힘들다고 하지만, 인천 지역의 사회지도층 먼저 기부문화를 선도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2011년 취임 당시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은 4명에 불과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개인 기부 활성화를 위해 2007년 12월부터 아너소사이어티 클럽을 운영해왔는데, 인천에서는 1년에 1명 꼴로 가입한 셈이었다.조 회장은 발로 뛰어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가입을 권유했다. 일명 '회장님 수첩'을 만들어 가입 대상자 이름을 적은 뒤 각종 모임에 나가 끝까지 기부를 설득했다. 인천의 10개 군수·구청장이 모인 자리에 직접 찾아가 후배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부탁을 아끼지 않았다. 새벽 같이 새얼아침대화와 인천경영포럼 등에 나가 사랑의 열매를 전했고, 소액이라도 정기기부에 동참하는 사업장이 있다면 직접 찾아가 감사를 전했다."연초가 되면 명단을 만들어서 일대일로 접근해 될 때까지 가입을 권유했어요. 군대로 치면 '각개전투'식이지. 보통 1~2년은 기다려야 하고, 길면 3년까지 기다린 분들도 계세요. 다들 요새 사정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면 서글플 때도 있지만, 결국에는 다들 기부를 약속하시더라고요."자신의 명예와 지갑을 채우기 위한 것도 아니었다. 인천공동모금회 회장 자리는 사실 무보수 명예직이라 오히려 '내 돈 써가면서 일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천의 존경 받는 원로로서 지역이 변화하길 바랐고, 어렵고 힘든 이웃들이 조금 더 나아지길 원했던 것뿐이었다.조 회장의 이 같은 노력 끝에 2016년 12월 인천에서 드디어 100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탄생했다. 지난 2008년 정석태 전 진성토건(주) 회장이 인천 지역 아너소사이어티 1호 회원으로 가입한 뒤 9년 만이다. 인천공동모금회는 100호 회원 가입을 기념해 남동구 구월동 사무실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명예의 전당'을 개관하기도 했다. 명예의 전당에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들의 핸드프린팅과 이름이 적혀 있다. 그리고 남은 빈자리를 기다리고 있다. 100호 회원 가입 이후 최근까지 3명이 더 가입해 인천의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은 103명이 됐다. 조 회장 임기 6년간 99명이 가입한 것으로 한 달에 1명 이상은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늘어난 것이다. 종교인, 교수, 사업가 등 회원 면면도 다양하다. 이는 전국 어느 공동모금회 지회에서 볼 수 없는 성과다.조 회장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103명의 회원 중 31호 가입자인 '수도사 주지' 김혜운 스님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어느 날 김혜운 스님을 만나 기부를 부탁하고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을 권유했더니 대뜸 사무실로 오시더니 지갑에서 1억원 짜리 수표 1장을 떡하니 내놓고 나가시는 거예요. 어찌나 고맙고 기뻤는지 몰라요. 제 임기 동안 가입한 99명 모두 소중한 분이지요."조 회장은 친동생인 조상범 법사랑 위원 인천연합회(인성개발 회장) 회장의 묵묵한 도움도 잊지 않았다. 57호 회원이기도 한 조상범 회장은 부모처럼 믿고 따르는 '형님'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섰다. 법무부 산하 범죄예방 봉사단체인 법사랑 위원 인천연합회 부회장 13명도 조상범 회장의 권유에 따라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줄줄이 가입했다.조 회장 부임 이후 인천공동모금회는 매년 지속적인 모금액 상승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임기 첫 해 72억 원이었던 모금액은 2014년 147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2016년 16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성과를 올렸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전국 공동모금회 경영성과 평가에서 3연속 최고등급을 받았고, 2016년에도 전국 최우수지회에 선정됐다. 공동모금회 성과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모금총액증가율, 아너소사이어티 신규회원 가입률, 개인 정기기부자 모금증가율, 기부자 유지율 등 거의 모든 항목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조 회장은 인천공동모금회의 성과가 모두 인천시민들의 따뜻한 마음 때문이라고 공을 돌렸다."땀 흘려 거리 공연을 통해 모아온 성금, 아이들의 사랑이 담긴 저금통, 여성 운전자의 택시 모금함 등 귀하지 않은 성금은 없지요. 이게 다 인천시민들 덕입니다. 인천이 사랑도 많이 생겼고, 정도 많이 넘치는 따뜻한 도시가 됐어요. 송도 신도시에 100층짜리 건물 짓는 것보다 시민 전체가 행복해지는 것이 인천 발전이라고 생각해요."30일 정든 인천공동모금회을 떠나는 조 회장은 이임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점심시간 직원들과 평소 즐겨 먹던 순댓국을 먹으면서 조용히 후임자에게 자리를 넘겨주기로 했다. 행사 준비로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 시간을 빼앗길까 염려하는 마음에서다."나도 나이가 80이 넘어갔으니까 쉬고 싶어요. 주변에서는 아직 '청춘'인데 일을 더 하라고 하는데, 이제 집사람이랑 놀러 다니고 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도 인천공동모금회와 인연을 맺었으니까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역할을 해주고 싶어요. 여기서 일한 것이 보람도 보람이지만, 나는 행복이라고 느낍니다." 글/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조건호 회장은?▲ 1935년 인천 옹진군 북도면 출생▲ 1953년 인천중 졸업▲ 1955년 인천고 졸업▲ 1961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64년 부천군 공보실장▲ 1980년 경기도 기획담당관·안성군수▲ 1981년 인천시 재무국장·내무국장▲ 1986년 경기도 평택·송탄·안산·부천시장▲ 1991년 경기도 기획관리실장▲ 1995~2006년 인천시 옹진군 민선 1~3대 군수▲ 2011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지회 회장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조건호 회장이 인천공동모금회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100호 회원 가입을 기념해 남동구 구월동 사무실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개관한 아너소사이어티 '명예의 전당'에서 임기 6년간 99명이 가입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들을 이야기하며 인천공동모금회의 성과가 모두 인천시민들의 따뜻한 마음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조건호 회장이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언론 속 아너소사이어티 기사를 설명하고 있다.

2017-03-21 김민재

[인터뷰… 공감]'경기도 최초 여성 1급 공무원' 이화순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

젊은 女직원이라는 이유로 첫 직장 '감원 1호' 이후 동료 권유로 공직입문 29년 몸담아주민과 더불어 살던 구청장 시절 가장 기억에 남아… '내가 이래서 공무원이 됐지' 생각MOU 체결 기업 관계자들과 소그룹 간담회 계획 등 실제 투자로 이어질 수 있게 노력그의 걸음은 늘 처음이었다. 경기도 최초의 여성 기술감사계장, 성남 수정구청장, 도시주택실장, 기획조정실장, 의왕부시장, 화성부시장, 의회사무처장까지. 그리고 이달 초 경기도 여성 공직자로는 처음으로 1급 공무원이 되면서 또 다시 의미있는 족적을 남기게 됐다. 이화순 경기도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의 얘기다.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직 역시 여성 공직자가 맡는 것은 처음이다.누구도 밟지 않은 길에 가장 먼저 발을 내딛는 기분은 어떨까. 14일 경기도청에서 만난 이 청장에게 '경기도 최초 여성 1급 공직자'가 된 소감을 묻자 그는 "하하, 뭐 특별히 할 말이 있을까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서 감사하고 정말 좋습니다"라며 웃었다. 2017년 4월 그는 공직에 최초 임용된 지 29년이 된다. 이 청장이 가진 수많은 '최초'의 타이틀 속엔 울고 웃었던 29년의 시간이 묻어있다."제가 공직에 입문할 때는 여성이 적었기 때문에 '최초', '처음' 같은 수식어들이 많이 붙었지만 요새 들어오는 후배 공무원들을 보면 '내가 요즘 시험 봤으면 이렇게 될 수 있었을까' 생각을 많이 한다"는 이 청장은 "사회가 여성, 남성에 대한 구분이 많이 엷어지고 누구나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기본 토대는 마련된 것 같다. 선배가 이렇게 걸어온 길을 발판 삼아 많은 후배들이 더 크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최초 여성'1997년 3월 경인일보는 '부실시공 포도대장 떴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술 분야 여성 1호로 경기도 기술감사계장이 된 당시 이 청장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 청장은 "제가 당시 건설교통부에서 도시계획 업무를 하다 1997년 경기도에 왔다. 당시 기획감사계장을 맡게 됐는데 경인일보에 기사가 났다"며 "'나도 신문에 날 수 있구나' 싶어서 굉장히 신기했었다. 그때가 '경기도 최초 여성' ○○○ (직책) 타이틀로 기사가 나간 게 처음"이라고 회고했다.국가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여성 공직자가 적었던 시절, 줄곧 이 청장은 '처음'의 길을 걸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시절로 꼽은 성남 수정구청장 재임 기간도 마찬가지였다. 이 청장은 "공직에 들어와 경기도에서 주로 일을 했지만 정부 부처에서도 기초단체에서도 일을 했다"며 "정부 부처에서는 정책이 결정되고 법이 개정되는 과정을 전반적으로 보고, 경기도에선 도 전체를 볼 수 있는 행정을 경험하는 등 곳곳에서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구청장을 맡았을 때"라고 했다. 벌써 15년 전 일이지만 아직도 수정구 주민들과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이 청장은 "구청 일은 정말 사람들이 먹고 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을 서비스해주는 것"이라며 "쓰레기를 치우고 교통을 정리하는 일 같이 사람들이 울고 웃고, 생활하는 일을 함께 하는 게 구청장의 일이더라.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아주머니, 통장님 이런 분들의 사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사람 사는 느낌을 같이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이래서 공무원이 됐지' 라는 생각을 그 당시 정말 많이 했다"고 말했다.경기도 도시주택실장·기획조정실장, 화성시 부시장, 경기도의회 사무처장으로 재직했던 때도 빼놓지 않고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언급했다. "여러모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했다. 이 청장은 "도시주택실장을 두번했는데 그 중 2010년은 뉴타운 사업이 완전 뒤집어졌던 때였다. 민간하고 TF팀을 꾸렸었는데 3개월 동안 매일 아침 7시에 김밥 먹으면서 회의를 했었다. 기획조정실장 할 때는 도 살림을 총괄하고 도 전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니 의미가 있었다"며 "여러군데서 일을 참 다양하게 많이 했는데 화성시에선 '바다 행정'이라는 걸 처음 했다. 화성시는 인구도, 예산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갈등도 곳곳에 많았던, 정말 매력적이고 다이나믹한 도시였다. 도의회에선 128명의 도의원들과 호흡하면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배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후배 여성 공직자·사회인들 모두 훌륭해… 제가 걸어온 길 발판이 됐으면'경기도 최초 여성 1급 공직자가 된 이 청장에게 '여성'이란 더욱 남다른 단어일 터. 여성 고위 공직자가 흔치 않은 공무원 조직에서 그는 교육 기간 2년을 제외하고는 공직에 몸담은 29년간 공백 없이 달려왔다. "이번에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에 지원하려고 이력서를 쓰면서 보니까 교육 다녀온 것 외엔 한 번도 중간에 공백이 없었다는 점을 새삼 알게 됐다"던 이 청장은 "쉼 없이 다양한 곳에서 일해왔는데, 여성이라서 불편할 때가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털어놨다.그러면서도 "그런데 그게 꼭 단점만은 아니었다. 여성은 감성도 더 풍부하고 섬세하고 또 지구력이 있다. 의지만 가지면 여성이 잘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남자를 닮아갈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경험 역시 조직 내에서 직원들과의 관계, 민원인들과의 소통 등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는 게 이 청장의 설명이다. 황해경제자유구역청에서도 이러한 강점을 최대한 살리겠다고 했다. 그는 "기존 황해청과 MOU를 체결한 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소그룹을 구성해 간담회를 하려고 한다. 20~30명을 한번에 모아 회의를 할 수도 있겠지만 서너명 조금씩 모여 요즘 각 회사가 어떤 상황인지, 어려운건 없는지 일일이 이야기를 들으면 실제 투자로도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가 취임식 때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 정성을 갖고 함께 일할 수 있게 발로 같이 뛰자'고 말했다. 새로운 자세로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애꿎게도 지금의 이 청장을 있게 한 건 공직에 입문하기 전 몸담았던 기업의 여성 인력 감원 방침이었다. 이 청장은 "남편과 대학 캠퍼스 커플이었는데 졸업 후 같은 직장에 입사했다. 당시는 젊은 여성 직원들이 '감원 1호'가 됐던 시절이었는데 저도 예외는 아니었다"며 "회사 다니다가 자유의 몸이 되니 잠깐은 홀가분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다들 앞으로 가는데 저만 거꾸로 걸어가는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하루하루가 하릴없이 가던 그때, 1년 먼저 회사를 그만둔 직장 동료의 권유로 고시 공부를 하게 된 게 '경기도 최초 여성 1급 공직자' 이 청장을 만들었다.이 청장은 "요새 공직에서도 그렇고 사회 각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 후배들을 보면 똑똑하고 역량을 갖춘 분들이 많다"며 "저는 여성 공직자들이 많이 없었던 때 출발했기 때문에 특별하지 않아도 최초,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었지만 그런 발자국 하나하나가 후배 사회인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 누구도 가지 않은 길에 망설임 없이 발자국을 찍어왔다. 앞으로 그의 발자국은 또 어느 낯선 길에 찍히게 될까. 글/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이화순 청장은?▲ 1961년(만 55세) 충북 보은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건축계획학) 졸업▲ 1988년 4월 최초 임용(기술고시 23회)▲ 2003년 성남시 수정구청장▲ 2004년 의왕시 부시장▲ 2006년 경기도 건설본부장▲ 2008·2010년 경기도 도시주택실장▲ 2012~2014년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건축정책관▲ 2014년 경기도 기획조정실장▲ 2014~2016년 화성시 부시장▲ 2016~2017년 경기도의회 사무처장▲ 2017년 3월 ~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경기도 최초 여성 1급 공직자가 된 이화순 경기도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이 "여성으로서 공직에 몸담아 다양한 분야에서 30여년 간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관계자들과 소통하는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이화순 청장이 1997년 3월 기술 분야 여성 1호로 경기도 기술 감사계장이 됐다고 보도한 경인일보 지면. /경인일보 DB

2017-03-14 강기정

[인터뷰… 공감]한국교총 직선제 최초 여성 회장 인천교총 박승란 교장

교총 가입 강요 교장에 맞서 탈퇴 '해야할 말 못참아'이사 제의 받고 다시 인연… 교섭위원 활동 이어와'현원 대장' 전산화 등 새로운 일보다 관행 철폐 앞장현장 목소리 중요… 좋은 교육 환경 만드는 일 최선국내 최대 규모의 교원 단체인 한국교직원총연합회(한국교총) 70년 역사에서 직선제로 선출한 첫 여성 회장이 인천에서 나왔다. 인천시교원단체총연합회(인천교총) 박승란 회장(인천신광초 교장)으로 지난 달 제14대 인천교총 회장에 취임해 활동 중이다. 한국교총에 따르면 박승란 회장이 뽑히기 전까지 17개 시·도교총에서 여성으로 회장에 오른 인물은 한 명도 없었다. 중앙대 설립자로 초대 총장을 지낸 임영신(1899~1977년) 박사가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 한국교총의 전신인 대한교육연합회 11~13대(1965~1972년) 회장을 맡은 적이 있는데, 임 회장은 간선으로 선출됐다.초·중등 교원 성비 불균형이 매년 심화해 사회적 논란이 되는 상황이다. 교원 단체인 시·도교총의 여성 리더가 70년 만에 나왔다는 사실은 교총 내부에서도아는 이가 많지 않다.'최초의 여성 회장'이란 타이틀을 염두에 두고 지난 27일 오전 11시 인천신광초에서 박 회장을 만났다. 박 회장은 "주변에 여자 선배님들 중 '자랑스럽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라면서도 "여자로서라기 보다 인천교총 활동을 오래 해왔고, 함께 활동한 분들의 권유도 있어 회장에 나섰다"고 말했다. 박승란 회장을 오랜 기간 지켜본 이들은 그녀를 '당당하게, 할 말을 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다. 박 회장도 "해야 할 말을 하지 않고 침묵하는 순간을 못 참는다"고 말했다. 14대 인천교총의 캐치프레이즈는 '선생님 곁에 교총'이다. 교권 보호·확립을 위해 실질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홍보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박 회장은 1961년 경기도 시흥시 소하리, 지금의 광명시 KTX역 부근에서 1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초등 교사였던 부친의 '외벌이'로 꾸려지는 생계가 넉넉하지 않았지만, 1960년대에 딸을 유치원에 보낼 정도로 교육열이 높았다. 10대 시절 역사학자가 꿈이었지만 아버지 권유로 인천교대(현 경인교대)에 진학했다. 교대를 졸업하고 1982년 초임 교사가 됐을 때 아버지에게 들은 조언은 30여년 교사 생활의 나침반이 됐다."처음 교직을 시작할 때 아버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교장·교감에게 인정받는 교사가 되기 보다, 동료와 학부모가 자녀를 맡기고 싶어하는 교사가 되라'고. 이 이야기를 2002년 인천대 교육대학원 석사 과정 때 '장학론의 대가'인 이윤식 교수님께 들었어요. 이 교수님은 '좋은 교사상' 모델을 이렇게 설명하셨어요. '학창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 함께 하는 교사 중 가장 좋은 선생님을 꼽아봐라. 그 중에 내가 맡길 교사가 있는지 생각해보고, 그 사람들의 좋은 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끄집어 내라'고. 저는 지금도 이런 교사상이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해요."박 회장을 설명하는 키워드의 하나는 '당당함'이다. 하고 싶은 말이나, 하고자 하는 일이 있을 때 앞장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교총 탈퇴 사건'이었다. 박 회장은 두 번째 발령받은 인천석남초에서 교총 가입 강요 문제로 교장과 언쟁을 벌인 적이 있다. 자신이 교총 회원이었지만 학교 교무부장 등이 '무리수를 둬가며' 후배 교사들에게 교총 가입을 유도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이로 인해 고민하고 있는 후배 교사를 두둔했다. 마침 교무실을 찾아온 교장에게 "설득을 해야지 강요는 안 된다"고 얘기했다가 언쟁이 붙었다. 이 일로 박 회장은 교총에 탈퇴서를 냈다. 교직 경력 8~9년 차에 벌어진 일이다. 평교사가 공개된 자리에서 교장의 입장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지금도 드물지만, 1980년대 후반 당시에 사회적 분위기를 생각하면 하나의 '사건'이었다. 박 회장은 "후배교사가 '무조건 교총에 가입하라'는 말을 듣고 무척 부담스러워 해 '이건 아닌 것 같다' 생각해 말하고 행동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박 회장은 '엄격하지만, 아이들 마음을 읽으려는 선생님'이 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과 노는 일을 좋아해 초임 때부터 지금까지 한국걸스카우트 인천연맹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교사로서 역량을 높이는 재미에 푹 빠져 살았다. 교총과 다시 인연이 시작된 건 지난 2000년부터다. "할 말을 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은 박 회장에게 '교총 이사' 제의가 들어와 수락했다. 교총 이사회에 참석했고, 정책위원이 됐다. 정책위 활동을 하며 인천의 교육 정책에 눈을 떴고, 이는 인천교총 교섭위원 활동까지 이어졌다. 박 회장이 교섭위원 활동을 하는 동안 인천교총은 '직장 어린이집 개설' 등 크고 작은 성과를 냈다. 시대에 뒤떨어지는 관행 철폐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 중 '현원 대장'의 전산화를 이끈 일은 흥미롭다."교감이 되면 '현원 대장'을 작업하게 돼 있어요. 전체 직원들이 언제 들어와 무엇을 하고 언제 나갔는지를 기록하는데, 이것을 한자 수기(手記) 3부를 작성하는 거에요. 현원 대장 용지까지 지정돼 있었어요. 전산으로 입력하지 않고 왜 수기로 쓰느냐고 물어보는데, 모두 당연하게 써야 한다고만 생각했지 대안을 얘기하지 않더라구요. 인천교총 교섭을 통해 현원 대장 전산 입력을 가능하게 했는데, 그게 작년의 일이에요."박 회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인천신광초 교장실에 처음 들어섰을 때 책상 옆 벽면의 한자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여일리불약제일해 생일사불약멸일사). '한 가지 이로운 일을 시작함은 한 가지 해로운 일을 제거함만 못하고, 새로운 일을 한 가지 더 하는 것은 하고 있는 한 가지 수고를 더는 것만 못하다'는 뜻으로 칭기즈 칸의 책사(策士) 야율초재(耶律楚材)가 한 말이다. 10여년 전 인천용일초에서 교무부장 시절 책에서 얻은 글귀로, 그 이후 계속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있다고 했다."제가 욕심이 많아요. 그래도 가급적이면 새로운 일을 만드는 것보다, 불편한 것을 개선해 나가면서 좋은 방향으로 가게끔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칭기즈 칸 책을 많이 읽었는데, 그는 글도 몰랐지만 경청을 잘 하는 사람입니다. 자기가 잘 모르는 부분에는 남의 말에 귀를 기울였어요. 저 역시 경청하는 사람이 되려고 힘쓰고 있습니다."박 회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교사의 자존감은 교사의 전문성에서 나오고, 자존감을 지키는 일이 곧 교권을 지키는 일"로 보고 "혼자보다는 조직이 교권을 강하게 지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인천교총 회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회장 임기 3년간 남기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물었다."결국은 교권입니다. 교권이라는 게 선생님의 권리가 아니라 가르치는 권리예요. '가르치는 맛 나는 학교,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는 선생님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저도 학교 현장에서 어렸을 때 저항도 많이 했고, '아니다'라는 말도 많이 해봤어요. 나 혼자 교직에 있다가 점찍고 나가는 것도 좋지만, 교총이라는 조직에 들어왔고 조직의 수장으로서 우리 후배들이 좋은 교육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작은 기여라고 하고 싶습니다."글/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박승란 회장은? ▲ 1961년 경기도 시흥시 소하리(현 광명시) 출생▲ 1974년 인천부평서초 졸업▲ 1977년 인천부평여중 졸업▲ 1980년 인천여상 졸업▲ 1982년 경인교대 졸업, 인천청천초 부임▲ 2000년 인천교총 교섭위원(~2016년)▲ 2008년 제11대 인천교총 부회장▲ 2009년 교감 임용(인천능허대초)▲ 2013년 인천교총 교섭위원장(~2016년)▲ 2014년 제13대 인천교총 부회장▲ 2015년 교장 임용(인천신광초)▲ 2017년 제14대 인천교총 회장박승란 인천시 교원단체 총연합회 회장이 신광초등학교에서 학생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가르치는 맛 나는 학교,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는 선생님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2017-03-07 김명래

[인터뷰… 공감]안신권 광주 나눔의 집 소장

정부 합의 반대하자 지원 끊겨 흉상제작 중단 '씁쓸'… 예산 빌미 좌지우지하면 안돼'귀향' 개봉 후 후원금 급증… 유재석 등 유명인 기부 색깔몰이·대기업 무관심 아쉬워살아 생전 진정성 어린 사과 받게 해드리고 싶어… '아시아 인권 허브'로 발돋움할 것수학 전공한 그가 17년전 사회복지대학원을 다닐때 우연히 받은 권유, 아내 응원 힘입어 인연맺어정치인들이 시즌만 되면 찾아와 허리를 굽히는 곳. 항상 할머니들의 손을 꼭 잡으며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곳.하지만 (정치인에 의해)달라지는 것은 없고, 오히려 정치논리에 의해 소외 당하기 십상인 곳. 바로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에 소재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 집'이다.나눔의 집은 그 시설만 놓고 보면 사회복지시설이다. 만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양로원이다. 일반 양로원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곳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만을 대상으로 한다. 여기에 부대시설로 역사교육을 위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한 인권박물관)과 '국제평화인권센터'가 운영중이다.이곳의 운영을 맡고 있는 안신권(56) 소장은 나눔의 집이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잡기까지 궂은 일을 도맡아 한 산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우연한 기회에 이곳을 방문해 인연을 맺은 것이 벌써 17년, 안 소장은 막연한 선입견으로 이곳을 바라봤던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만 하다."2000년 12월이었던 듯하다. 아내와 우연한 기회에 나눔의 집을 찾았다. 당시에도 이곳은 아픔을 간직한 할머니들이 모여 계시는 곳으로 언론에 오르내릴때라 호기심반 기대감 반으로 찾았다"는 안 소장은 이곳에서 만난 일본 여성에 강렬한 인상을 갖게 됐다고 한다. "단국대에 도예를 배우러 온 일본 여성분이셨는데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꿋꿋이 봉사하는 모습에 느낀 바가 많았다"고 회상했다.그러던 중 나눔의 집 관련 스님 한 분이 '이곳에 사회복지전문가가 없으니 일을 도와주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왔고, 안 소장은 고심을 거듭했다."당시 사회복지대학원(석사과정)을 다니고 있었는데 마침 논문학기라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가장으로서 근무조건을 따질 수밖에 없었고, 머뭇하는 순간 아내가 힘을 불어넣어줬다"는 안 소장은 '여성인권을 다루는 의미있는 일이니 한번 해보라'는 아내의 말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나눔의 집과 인연을 맺었다.하지만 낯선 환경에서 할머니들을 대하는 것이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처음엔 할머니들이 남성에 대해 혐오감을 갖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뒤 알게 됐다. 기우라는 것을. 처음 할머니들을 뵙던 날, 아들같이 대해주시고 잘 따라주셨다. 남성중심문화의 시대에 자라셔서 일부 영향이 미쳤던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거부감 없이 따뜻하게 대해주셔 감동이었다. 더 잘 보살펴 드려야겠다는 사명감이 배가되는 순간이었다"고 말한다.학부에서 수학을 전공한 안 소장은 본인이 사회복지분야에 이렇게까지 몸담을 줄은 몰랐다고 한다. 몇년 전에는 전문성을 더 갖추고자 박사까지 도전했다. 안 소장의 노력은 지난 2015년 2월, 결실을 맺게 돼 동국대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생애사 연구(인권과 복지권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사회복지 박사학위를 받았다."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얘기하면서 그들의 생애사를 다룬 연구가 많지 않아(사회복지분야적 접근) 정리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활동에 힘을 보태고, 일본으로부터 제대로된 사과를 받아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싶었다"고 강조했다.하지만 그해 12월 정부는 일본과 '한일 위안부 합의'(2015.12.28)라는 것을 했고, 안 소장은 자괴감을 느꼈다."이 문제는 단순한 피해자 문제가 아니고 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되돌아봐야 한다. 합의 과정에 당연히 할머니들이 참여하고 원하는 것들을 반영했어야 했다. 내용상, 절차상 문제가 있기에 당연히 폐기하고 (치유·화해)재단도 해체하고 10억엔도 돌려줘야 한다"며 "피해자가 살아 계실 때 원하는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안 소장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방향은 확실하다. 이른바 이원화 전략. "정부는 예산을 지원하고, 체계적 연구를 통해 자료 및 활동을 해온 전문성을 갖춘 민간에게 그 역할을 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정부는 예산을 빌미로 단체를 좌지우지해서는 안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그러나 정부는 반대로 가는 모양새다.여성가족부는 지난해부터 광주 나눔의 집을 비롯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이른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대(당시 나눔의 집은 피해자 상의없이 잘못된 합의, 일본측의 진정한 사과가 없던 합의라고 반발했음)했던 단체들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했다. 여가부는 의도적 중단이 아닌 예산부족이 이유라고 설명하지만, 나눔의 집의 경우 연간 1천만원에 불과한 지원을 끊은데 대해 일부에서 보복성 중단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여가부의 '여성단체 공동협력 사업' 일환으로 지원을 받아 위안부 할머니 흉상을 제작해왔다. 2014년까지 모두 5개의 흉상을 제작했는데 지난해 지원이 끊긴후 2014~2016년 고인이 된 배춘희, 유희남 할머니 등 3분의 흉상 제작이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아이러니하게도 정부의 일부 지원은 끊겼지만 지난 2015년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이후 나눔의 집 후원자와 방문자는 50% 정도 늘었다. 일본 방문객이 늘어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한일합의안이 발표되고 몇 달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소재로 다룬 영화 귀향이 개봉되며 할머니들에 대한 공감대가 커져서인지 방문객은 물론 후원금의 경우 100% 넘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도 거론했다. "여러 후원자들이 계시지만 유명인들의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유재석씨는 1억6천만원이나 기부했고, 김구라씨도 후원과 함께 꾸준히 나눔의 집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유명인들이 동참하고 있다"는 안 소장은 "하지만 일부 네티즌이 이들을 색깔론으로 몰아가며 공격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죄송스럽고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개인들의 후원이 크게 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대기업 후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한국야쿠르트에서 매달 200만원을 지원하는 것이 전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는게 안 소장의 말이다. 나눔의 집은 현재 부지 뒤편에 유품전시관 및 추모관 공사가 한창이며 김화선 인권센터 건립을 위한 모금활동도 계속 진행중이다.나눔의 집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는 사이 웃지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사실 '나눔의집'이라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하는 의미가 커 브랜드 차원에서 관리라든가 하는 것을 따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보면 그게 아닌것 같다"는 안 소장은 "얼마전 사무실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다짜고짜 '요즘 나눔의집 운영이 그렇게 힘드냐'는 말과 함께 '이런 김치를 팔면 어떡하느냐'는 항의를 받았다. 알고보니 나눔의집 브랜드를 본딴 시설이 여기저기 생겨나면서 오해를 빚게 되는 상황이 생겨났다"고 한다.나눔의 집은 현재 10분의 할머니들이 생활하고 계신다. 평균연령이 90세를 훌쩍 뛰어넘은 가운데 하수임(87) 할머니가 막내이고, 정복수(101) 할머니가 최고령이다. 안 소장의 중심은 언제나 할머니들이다."할머니들 말씀을 들어보면 '그땐 위안부문제를 말하기도 쉽지 않았고, (당한 수모가) 인권침해인지도 몰랐다. 그저 타고난 운명이겠거니하고 운명 탓을 했다'고 하신다"며 "건강히 오래 사셔서 할머니들 살아 생전에 일본의 진정성 어린 사과를 받게 해드리고 싶다. 부디 그날까지 건강히 오래오래 계셨으면 좋겠다"고 되뇌었다.끝으로 이곳을 '아시아의 인권 허브'로 발돋움시켜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인권관련 증언을 위해 할머니들을 모시고 미국에 가보면 홀로코스트센터가 미국인들에게 역사나 인권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교육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눔의 집에는 할머니들의 산 역사가 있다. 이러한 역사를 통해서 아시아의 많은 이들에게 인권의 소중함과 역사의 중요성을 알리는 장이 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글/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사진/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안신권 소장은?▲ 1961년 강원도 고성 출생▲ 1980년 속초고 졸업▲ 1985년 관동대 수학교육학과 졸업▲ 2001년 국민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 석사▲ 2001년 나눔의 집 소장▲ 2011년 제1회 청호불교복지대상 우수상▲ 2012년 보건복지부 장관상▲ 2013년 경복대 겸임교수▲ 2015년 동국대 대학원 사회복지 박사▲ 2015년 동원대 겸임교수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 집'의 운영을 맡고 있는 안신권(56) 소장이 위안부 할머니의 피해 실상을 묘사한 그림 앞에서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활동에 힘을 보태고, 일본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아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말하고 있다.위안부 할머니 흉상.

2017-02-28 이윤희

[인터뷰… 공감]병상에 누운 장용석 전 경장 13년째 지키는 사람들

천차만별의 직업 중 위험한 일이 여럿 있다. 경찰 직업도 그중 하나다. 한때 '권위'의 상징이었고 지금도 그런 면이 없진 않지만 갈수록 '치안 서비스'가 강조되면서 경찰은 어느덧 위험 직종이 돼 버렸다. 9천519명. 최근 5년간 근무 중 부상당한 경찰관의 숫자다. 이 중 피의자 등의 피습으로 인한 부상자가 2천730명에 달하고, 각종 안전사고에 의한 부상자는 4천224명이나 된다. 장용석(47) 전 경장은 13년전 현장에 출동했다가 의식을 잃었고 지금도 병상에 누워있다. 그 사이 3살이었던 그의 아들은 지난 10일 중학교를 졸업했다. 장 전 경장도 그렇지만 그의 가족이 꿋꿋이 삶을 이어올 수 있었던 데는 경찰 동료들의 지원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료들은 장 전 경장을 잊지 말자며 그의 이름을 단 '장용석 카페'를 열었고 '아빠 역할'도 대신하고 있다. 동료들은 늘 장 경장의 상태가 호전됐는지에 관심을 두고, 아들의 장래희망이 무엇인지, 딸의 생일이 언제인지를 줄줄이 꿰고 있다.물론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다. 일에 쫓기며 그를 잠시 잊기도 했다. 하지만 장 경장이 병상에 누운 지 만 10년이 되던 해, 수원중부경찰서장으로 부임한 고기철 서장의 의지와 직원들의 마음이 더해지면서 다시 그가 동료들의 곁에 왔고, 그들의 내민 손길은 따뜻하다 못해 그야말로 뜨겁다.장 경장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애쓰는 이들을 만났다. 고기철 전 서장과 조상만 수원중부서 경리계장, 이영희 복지담당 행정관이 20일 오전 수원중부경찰서 내에 있는 '장용석 카페'로 모였다.-장 경장이 부상당했을 때 상황은.조상만(이하 조) : 2004년 당시에는 서호파출소가 지금의 수원서부경찰서가 아닌 수원중부서 관내였다. 장 경장이 서호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중 술을 마시고 난동을 부리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가 떠밀려 넘어졌다. 하필이면 인도 경계석에 머리를 부딪히는 바람에 곧바로 의식을 잃었고,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차도가 없었다.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지만 회복이 어려웠다.이영희(이하 이) : 당시 동료들이 크게 충격을 받았다고 들었다. 그 현장에 장 경장이 아니었다면 본인이 갔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잊혔던 장 경장을 다시 돕게 된 계기가 있다면.고기철(이하 고) : 2014년에 발령받아 수원중부서에 왔는데, 경찰의 날에 보도된 장 경장의 부인 인터뷰를 읽었다. 서장으로 부임 전에도 직원들이 장 경장에게 간헐적으로 도움을 주긴 했지만, 금전적인 도움보다도 가장의 빈 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자녀가 있는 상황에서 장 경장의 아이들이 상실감 없이 자랄 수 있도록 '아빠 노릇'을 대신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조 : 당시 실무 담당자였는데, 상조회 정관에 장 경장의 지원안이 추가돼 공식적이면서도 정기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다. 아이들의 생일 등 경조사를 챙기고, 입학과 졸업 등 부모가 동행해야 하는 각종 행사에 정복을 입고 찾아갔다. 장 경장의 딸 혜리(14) 초등학교 졸업식에 갔을 때 걱정도 됐는데 혜리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뭉클하면서도 뿌듯했다. 매년 상조회에서 그 해 장 경장을 도울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또 어떤 도움들을 줬나.고 : 'S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장 경장을 돕기 위해서는 우선 장 경장을 바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전 직원에게 알리기도 하고 병문안도 권장하며 그의 상황에 공감(sympathy)하자는 의미의 'S'자다. 또 1년 동안의 평가를 통해 수원중부서가 S등급을 받으면 그 성과급의 일부를 장 경장을 위한 기금으로 나누자(share)는 의미의 '3S' 프로젝트였던 셈이다. 실제로 S등급을 받아 장 경장 이외에도 불우한 상황의 동료 경찰을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다.이 : 장 경장은 병상에 있고 부인은 일을 해야 해 아이들 학업이 걱정스러웠다. 의무경찰로 군 복무 중인 친구들 중 일부가 교육봉사로 매주 토요일에 혜리 과외 공부를 시켰는데, 자신감도 생기고 학업에도 흥미를 갖게 된 것 같았다. 과외는 혜리가 중학생이 될 때까지 지속됐다.조 : 장 경장의 아들 연호(16)의 꿈이 축구선수다.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알고 있으니 주말에 야구, 축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kt 위즈파크 개막전에서 시구도 하고 수원FC 경기에 시축하는 기회도 지원했고, 연호의 경우 수원FC 축구단 훈련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장용석 카페에 대한 동료들의 호응이 좋다는데.조 : 장 경장의 투철한 사명감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1월 1일부터 운영되기 시작했다. 작게나마 현판식도 가졌는데, 장 경장의 가족들이 참석해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잠깐 쉬기도 하고 민원인도 만날 수 있는 데다 커피도 맛있어 직원들이 카페를 자주 이용하는 것 같다.이 : 운영은 경찰서 복지위원회가 하는데 수익금은 주로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쓰인다. 식대로도 지원하고, 장 경장이나 동료 경찰을 도울 일이 있을 때 그에 대한 자원으로 쓰이기도 한다. 수원중부서가 없어지지 않는 한 장용석 카페는 영원할 것이다.-만약 장 경장이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지.고 : 당시 파출소에 근무했는데, 지금쯤이면 최소한 출동 팀장이었을 것 같다. 부인 말로는 장 경장이 원래 생일이 아닌 경찰의 날이 자신의 생일이라고 말할 정도로 경찰이라는 직업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아마 '열혈 경찰'로 다양한 활동을 했을 것 같다.조 : 장 경장의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예전에는 누가 병문안을 가도 표정변화가 없었다면, 요즘은 아는 이의 얼굴이 보이면 티가 나도록 웃는다. 강한 정신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일 텐데 가족들과 주변 동료들의 진심이 장 경장에게 큰 힘이 됐으면 한다.-상태가 많이 호전된 장 경장과 가족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한다면.이 : 연호와 혜리 둘 다 착하고 바르게 크고 있어서 참 감사한 일이다. 장 경장의 뒤를 이어 자녀들이 경찰이 되는 상상도 해봤는데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장 경장의 부인께도 같은 여자이자 엄마로서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는 말 전하고 싶다.조 : 수원중부서에 장용석 경장을 모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모든 동료들에게 귀감이 되는 동시에 직원들도 장 경장에게 항상 관심을 갖고 있으니 이 같은 관심이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달됐으면 좋겠다.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하고 있다.고 : 좋은 일, 궂은 일을 하다가 어려움을 당한 의인들도 가족의 입장에서는 큰 시련이다. 하지만 장 경장의 사연은 모든 경찰관에게 자신의 사연이나 다름 없을 만큼 공감을 얻고 있다. 동료들이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으니 아이들도 자랑스러운 아버지와 함께 따뜻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글/신선미·권준우기자 ssunmi@kyeongin.com·사진/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지난 2004년 현장에서 다쳐 식물인간 상태로 병상에 누워있는 장용석 전 경장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는 고기철 전 수원중부경찰서장(경기남부지방경찰청 형사과장), 조상만 수원중부경찰서 경리계장, 이영희 복지담당 행정관이 수원중부경찰서 내에 마련된 장용석 카페에서 장 전 경장의 투철한 직업 의식을 되새기며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2017-02-21 신선미·권준우

[인터뷰… 공감]김세훈 인천 청학숲유치원 이사장

유복한 환경서 경기고 나왔지만 SKY 못들어가 사업으로 보여줘야겠다 다짐주변서 말렸던 해수욕장 인근 수영장·도심 아닌 산골 유치원 등 '믿음의 결실'자전거로 전세계 누비고 팝송 음반도 발매… 젊은이들도 끊임없이 시도하길48년전 산기슭 야외풀장은 대박이 났고 그 옆 유치원은 숲교육 모델이 됐다세월이 흘러 장로합창단원이 된 그는 꿈의 무대인 카네기홀에도 섰다김세훈(72) 인천 청학숲유치원 이사장은 지역사회에서 알아주는 '모험왕'이다. 1969년, 그가 국민관광지로 이름났던 해수욕장인 송도유원지 인근 연경산 기슭에 인천 첫 야외풀장인 청학풀장을 개장한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 모두 "미쳤다"며 혀를 내둘렀다. 1982년 야외풀장 바로 옆에 청학숲유치원을 세웠을 때도 "어느 학부모가 산비탈을 올라야 갈 수 있는 유치원에 자녀를 맡기겠느냐"는 조롱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청학풀장은 48년 넘게 인천시민의 추억이 깃든 공간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고, 청학숲유치원도 생태체험교육으로 현재 인천에서 가장 입학 경쟁이 치열한 사립 유치원으로 성장했다.김세훈 이사장의 인생은 이렇듯 도전의 연속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 부르기를 즐겼던 그는 지난해 9월 18일 미국 뉴욕에 있는 카네기홀(Carnegie Hall)에서 공연을 펼쳤다. 뉴욕기독교방송(CBSN)이 주최한 찬양대합창제에 참가한 인천장로성가단의 일원으로 전 세계 음악가들이 평생에 꼭 한 번은 밟길 원하는 '꿈의 무대'인 카네기홀에 우뚝 섰다. 김세훈 이사장을 비롯해 머리가 희끗희끗한 60~70대가 대다수인 인천장로합창단원들은 '꿈의 무대'에 오르기 위해 매주 토요일 새벽 5시부터 7시까지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4년 전부터 노래학원에 다니면서 실력을 갈고닦았고, 지난해 초 오디션을 통해 인천지역 교회 장로들이 교파를 초월해 구성한 인천장로성가단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카네기홀이라는 세계적인 무대에서의 공연이 확정됐을 때 느낀 설렘, 공연장 2천500석을 가득 메운 관객 앞에 섰을 때의 떨림, 2곡의 합창곡을 부른 뒤 온몸에 감돈 전율이 아직도 생생합니다."김세훈 이사장은 1945년 3월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해방둥이다. 그가 5살이던 한국전쟁 당시 1·4후퇴로 가족 모두가 인천으로 피란 온 실향민이기도 하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나온 조부가 해주와 인천 동구 중앙시장 인근에서 치과를 운영한 덕분에 제법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인천 창영초등학교와 동산중학교를 졸업한 김세훈 이사장은 서울의 명문고등학교인 경기고등학교 교사를 지낸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경기고에 입학했다. 그는 "당대 최고의 인재들이 모였다는 고등학교에 들어갔지만, 성적이 좋질 않아서 소위 SKY에는 들어가지 못했다"며 "명문대학교에 진학해 고위직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입사한 동기들을 보면서 일종의 열등의식을 느끼곤 했는데, 당시엔 그들을 따라잡기 위해선 사업으로 성공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세훈 이사장은 1960년대 중반 서울 제2한강교(현 양화대교) 아래에 야외 목욕탕이 조성돼 돈을 받고 입장시키는 광경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주로 노인들이 이용했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조부 별장에 있는 인천 청학동 연경산 아래 인공연못이 떠올랐다.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야외 수영장을 첫 번째 '사업 아이템'으로 구상하게 된 것이다. "야외 수영장이란 개념이 낯선 시절인지라 구청에서 공중목욕탕으로 허가를 내줬습니다. 도로조차 나지 않은 산기슭에, 그것도 여름이면 수만 명의 피서객이 몰리는 송도해수욕장 근방에 야외 수영장을 차린다고 하니까 동네 사람들은 물론 가족까지도 '정신 나간 짓'이라며 말렸습니다."그렇게 문을 연 인천 최초의 야외 수영장인 청학풀장은 1969년 8월 개장 첫날 손님이 3명에 불과했다. 김세훈 이사장은 인천 곳곳을 돌아다니며 계모임 등을 대상으로 "깨끗한 물에서 피서를 즐기고 싶다면 송도유원지가 아닌 청학풀장을 찾아달라"고 홍보했다. 청학풀장은 입소문을 타면서 하루에 80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성황을 누렸다. 김세훈 이사장은 1982년 청학풀장 바로 옆에 청학숲유치원을 설립했다. 도심이 아닌 산골에 유치원을 차린 것도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다고 한다. 그는 "5살도 안 된 어린 시절이지만, 황해도 해주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과수원을 거닐고 토종닭을 기르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었다"며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자연과 농촌의 소중함을 알도록 하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유치원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도 수업 전 아이들이 연경산 둘레길을 걸으며 사계절의 변화를 체험하도록 한다. 흙바닥에서 뒹굴고, 나뭇가지를 이용해 도구를 만들거나 집을 짓고, 농작물을 기르는 법을 배우는 등 요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는 '숲교육'을 선구적으로 시도한 셈이다."유치원을 시작할 때 만해도 원생이 많이 모이질 않았습니다. 지금은 유명 연예인이 자녀를 맡길 정도로 인기가 높고, 중국에서도 아동에 대한 '숲교육'을 벤치마킹하러 방문합니다. 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저는 끝까지 '된다'고 믿었어요. 그러한 믿음이 결실을 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김세훈 이사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새로운 도전에 심취해 있다. 사업에 열중하느라 여행 한 번 제대로 가보지 않았던 그는 8년 전부터 자전거를 타고 국내외를 누비기 시작했다. 인천에서 출발해 전남 목포, 신안까지 서해안을 완주했고, 금강에서부터 낙동강을 거쳐 부산까지 강을 따라 질주하기도 했다. 2009년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 파리 등을 15일 동안 횡단했다. 성지순례길로 유명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900㎞ 거리를 11일 동안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해발 1천400m에 달하는 스페인 피레네산맥도 넘었다. 환갑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지만 하루 80~100㎞ 거리를 달려야 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김세훈 이사장은 "앞으로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계획"이라며 "나이가 70대에 접어들었지만, 제2의 인생을 산다는 기분으로 전 세계를 달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노래학원 강사의 권유로 12곡으로 채워진 팝송 음반까지 냈다. 전문적인 가수가 아니라서 부끄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평소 노래를 즐기는 그의 도전의식의 산물이다. 김세훈 이사장은 "세상이 어지럽고, 경제도 어렵다는 요즘 시대에 젊은 세대들이 살아가기가 많이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며 "나같이 나이 든 사람도 인생에서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듯이 젊은 세대들도 포기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글/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김세훈 이사장은?▲1945년 황해도 해주 출생▲서울 경기고등학교 졸▲건국대학교 축산학과 졸▲청학숲유치원 이사장▲청학풀장 대표인천 최초의 야외 수영장을 개장한 김세훈 청학숲유치원 이사장이 도전의 연속이었던 그의 인생사를 이야기하고 있다.눈밭이 된 유치원에서 원생들과 함께하고 있는 김세훈 이사장.2009년 유럽 자전거 횡단 때 프랑스 파리 에펠탑을 찾은 김세훈 이사장.지난해 9월 김세훈 이사장이 속한 인천장로성가단의 카네기홀 무대.

2017-02-14 박경호

[인터뷰… 공감]라오스서 희망 전하는 '야구 천사' 이만수 감독

SK 떠날때 '야구 전도사 활동 왜 머뭇 거리냐' 아내 질책에 라오스로 걸음 옮겨현지 청소년들 꿈을 위해 야구장·숙소·학교 건립 등 앞으로 20년은 더 활동해야더 많은 분들의 관심으로 '한국 방문' 원하는 아이들에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야구팬들이 기억하는 야구인 이만수는 선수시절 삼성라이온즈를 이끈 강타자, 메이저리그 지도자로서 활약한 후 국내 프로야구로 돌아와 팬들 곁으로 다가서는 감독의 모습일 것이다. 또 최근에는 자신이 가장 열심히 했던 야구를 통해 재능기부를 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있다. 특히 라오스라는 야구불모지에서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가르치며 꿈을 심어주고 있다. 화려한 선수시절,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현장 감독을 떠나 기부단체인 헐크파운데이션이라는 사단법인을 만들어 '야구 천사'라는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가고 있는 이만수 전 SK와이번스 감독을 지난 7일 만나봤다.# 라오스와의 인연은 '가족의 힘으로'최근 라오스를 방문하고 귀국한 이 감독은 인터뷰 시작부터 라오스 이야기를 꺼냈다.이 감독은 "이제 아이들이 희생번트와 희생타도 이해해요. 야구의 룰을 배워나가고 또 하나하나 이해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오니 너무 행복하다"고 말을 꺼냈다.그는 "왜 이말부터 꺼냈냐면요, 사실 야구 규칙이 다른 종목에 비해 너무 복잡하고 어렵거든요.근데 아이들이 야구의 룰을 이해하고 야구인이 돼가는 모습을 보니 행복해서 대뜸 라오스 이야기부터 꺼냈다"고 말했다.이 감독이 라오스에 야구 전도사 활동을 구상한 건 SK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부터다.우연히 지인에게 라오스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가르쳐 보는 건 어떻냐고 제안을 받았고 감독 시절 유니폼과 장비를 전달하면서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그리고 SK의 감독을 물러나며 부인 이신화씨가 '지도자 시절 약속했던 야구 전도사 활동을 왜 하지 않고 머뭇 거리냐'는 질책(?)을 했다. 선수생활과 미국 야구 연수, 그리고 한국 지도자 생활까지 항상 묵묵히 옆에서 지켜봐 주던 부인 이씨의 질책성 질문을 받은 이 감독은 유럽 가족여행을 취소하고 라오스로 향했다.당시 이 감독이 라오스에 도착했을 때는 야구 인프라는 커녕 야구라는 스포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어서 막막했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희생번트를 가르쳤을때 왜 다른 선수가 베이스를 이동하기 위해 희생을 해야 하냐고 물어 올 정도로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다"며 "하나하나 배워 나가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이 감독의 라오스 야구 보급 활동은 청소년에게 야구를 가르치는데만 국한하지 않고 있다. 더 많은 청소년들이 야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해 야구장을 비롯한 인프라 구축에도 관심을 갖고 추진해 나가고 있다. 그는 "지금 내가 60살이니까 앞으로 20년은 더 해야 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20년 동안 야구장도 짓고,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웨이트장과 숙소, 학교까지 만들어 주고 싶다"며 "20년 동안 이런 인프라적인 부분을 완성해 놓고 한국 지도자들이 와서 나 보다는 더 편안한 환경에서 라오스 청소년들을 지도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야구인으로서 팬들에게 받은 것들을 돌려주고 싶다라오스 이야기를 하던 이 감독은 이런 모든 활동들이 선수 시절부터 지도자 생활까지 이어지며 꾸준히 생각하다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어린시절부터 꾸준히 해 오고 있는 두가지 일들에서 시작됐다"며 "그 중 하나인 일기 쓰는 습관이 제가 어떤 목표를 갖고 추진하는데 있어서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고 말했다.40여년 넘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기를 쓰고 있다는 이 감독은 "매일 적어 놓은 내용들을 찾아 보기도 하고, 그런 내용을 정리해 SK감독을 물러날때 꼭 실천하고 싶은 22가지를 정해 놨었다"며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야구 보급 사업이나 재능기부, 책이나 칼럼 쓰는 일 등 모든 것이 그때 정리해 놓은 것에서부터 시작됐다"며 "라오스의 활동도 그 중 하나인데 라오스에서 여러 활동을 하다보니까 현재는 27가지로 목표가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이 감독은 "40여년간 그라운드에 있으면서 팬들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선수시절부터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항상 팬들이 주신 사랑을 꼭 여러 사회활동으로 돌려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사회에 돌려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늘 보다는 내일을,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기를이 감독은 후배 선수들을 비롯해 지도자들이 오늘 보다는 내일을, 그리고 먼 미래를 위한 꿈을 갖고 노력해 나갔으면 하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믿지 못하시겠지만 솔직히 저는 재능을 타고난 선수는 아니었다"며 "14살때 야구선수 이만수는 물주전자를 들고 다니거나 벤치에서 동료 선수들이 열심히 뛸 수 있도록 파이팅을 외치는 그냥 평범한 선수였다"고 말했다.이어 이 감독은 "하지만 너무 야구가 좋았고 야구를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제가 가장 못하는 장거리 달리기와 체력을 늘리기 위해 매일 새벽 왕복 10km 정도 되는 대구 수성못까지 달리기를 했고 4시간만 자면서 운동을 했다"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학교 2학년때까지도 실력이 늘지 않았지만 10년 뒤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로 노력했고 서서히 실력이 향상되며 여러분이 아는 이만수가 태어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이 감독은 "제가 만약 중학교 2학년때 기량이 안는다고 포기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이라며 "지도자들도 선수가 오늘 당장 좋은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 보다는 일정기간 목표를 세우고 선수가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후배 야구인들을 위한 조언을 이어가던 이 감독은 다시 라오스 이야기를 꺼냈다. 이 감독은 "지난해 모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으로 라오스 청소년과 지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발전한 모습과 야구 분위기를 느끼며 많은 것을 배우고 갔다"며 "지난해 방문하지 못했던 청소년들의 한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그는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야구를 배우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싶은 청소년들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라오스 청소년들이 야구를 통해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뛰겠다"고 말했다. 글/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 사진/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이만수 감독은? ▲ 1958년 생▲ 한양대학교 학사▲ 삼성 라이온즈(1982~1997년)▲ 애크론 애로스 코치(1998년 3월)▲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1999년 12월~2006년)▲ SK 와이번스 수석코치(2006년 10월~2010년 6월)▲ SK 와이번스 2군 감독(2010년 6월~2010년 8월)▲ SK 와이번스 1군 수석코치(2010년 8월~2011년 3월)▲ SK 와이번스 2군 감독(2011년 3월~2011년 8월)▲ SK 와이번스 감독대행(2011년 8월~2011년 10월)▲ SK 와이번스 감독(2011년 11월~2014년)지난 5일 경인일보 본사 소회의실에서 야구 재능이 없었던 선수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거쳐 SK 와이번스 감독까지 이룬 후 이제는 야구불모지 라오스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 주고 있는 이만수 감독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이만수 전 감독은 라오스 야구보급활동 외에도 최근에는 피칭머신제작업체와 홍보 모델 계약금으로 받은 전액을 아마추어 야구팀 지원을 위해 기부(오른쪽 사진)해 화제가 됐고 지난달에는 재미교포들을 위한 재능기부 행사를 가졌다. /헐크파운데이션 제공

2017-02-07 김종화

[인터뷰… 공감]독도 소녀상 건립 앞장선 민경선 경기도의원

소중한 영토 지켜내기위한 사명감으로 '독도사랑·국토사랑회' 만들어日 보수여론 자극 위안부 문제에 악영향 등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혹'영토주권 행사·위안부 문제, 정부 외교 전략이 옳은지 생각해보는 계기모금 문의 등 응원 목소리도 많아 포기못해… 서두르지 않고 나아갈 것인기 얻으려고 하냐는 등곱지않은 시선 이해하지만실효 지배 우리땅인데소녀상이든 방파제든뭐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우리 땅(독도)과 못다 핀 꽃(위안부 피해 문제)…그의 마음을 울리다각양각색의 도의원들 중에서도 그는 가슴이 뜨겁고, 그만큼 끈질긴 것으로 유명하다. 초선 의원이었던 2012년엔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 백지화를 주장하며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79일간, 국회 앞에서 62일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1인 시위를 했다. 최근에도 서울 은평구청 앞에서 고양시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폐기물 처리 시설 설치를 막기 위해 68일간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엔 독도에 소녀상을 세우는 일에 그의 열정과 인내가 집중됐다. 지난해 5월 독도문화축제가 첫 단추였다. 우리나라 가장 동쪽 끝에 발을 내딛었을 때 그가 느꼈던 건 일종의 '사명감'이었다고 했다. 민 의원은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맏형이고 도의회도 광역의회 중 큰형이 아닌가. '대한민국의 소중한 영토를 지켜내기 위해 최대 광역의회인 도의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하는 숙제가 마음에 남았다"고 말했다. 동행했던 당시 윤화섭(민·안산5) 의장은 독도 사랑을 실천할 연구단체 구성을 민 의원에게 제안했다. 그렇게 독도사랑·국토사랑회가 그해 10월 발족됐다.그의 가슴을 결정적으로 울린 것은 영화 '귀향'이었다. 스크린을 통해 잠시나마 지켜본 위안부 피해자들의 참상은 마흔여섯인 민 의원을 엉엉 울게 했다. 그리고 그가 독도에서 가져온 숙제의 해답을 찾았다. 평화의 소녀상을 세워 일본의 전쟁 범죄를 소중한 우리 땅 독도에서 또렷이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 민 의원은 "독도, 위안부 문제는 일본의 역사 왜곡과 맞닿아있다. 독도는 우리의 영토 주권을 나타내면서도 평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공간이고, 위안부 문제는 우리의 아픈 역사임과 동시에 평화와 인권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매년 '다케시마의 날' 전후로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벌어지고 위안부 문제 합의도 당사자인 할머니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데 정부는 미온적이기만 하다. 그렇다면 도의회에서라도 뭔가 해야한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 없는 정치인, 소신 있는 정치인…"서두르지 않고 나아갈 것"지난달 16일 모금 활동을 시작한 후 인터뷰가 진행된 이날까지 민 의원의 열흘은 그야말로 폭풍 같았다. 바로 다음 날인 17일 기시다 일본 외무상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명칭)는 일본 고유의 영토로 소녀상 설치를 허용할 수 없다"고 도발하면서 국내 여론은 물론 일본 여론도 요동쳤다. 정부는 "서로 다른 사항인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를 연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고 도의회가 직접 모금활동을 하는 것은 현행 법에 어긋난다며 제동을 걸었다. 민 의원은 "한국은 물론 일본 언론에서도 인터뷰 요청이 이어지는 등 관심이 쏟아졌지만 정작 모금 자체는 법적 문제로 사흘 밖에 진행하지 못했다. '3일 천하'였던 셈"이라고 씁쓸해했다.독도 소녀상 추진에 마냥 찬사만 쏟아졌던 건 아니다. 일본 보수여론을 자극해 아베 정권을 공고히하는 효과만 낳아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으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는 일을 어렵게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투트랙으로 접근해야 할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를 결합시키는 바람에 한·일 갈등의 중심이 '위안부 피해'에서 '독도 문제'로 옮겨가 논란을 희석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년 뒤에 있을 선거를 의식해 이름 한번 알려보려고 정치인들이 철없는 짓을 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받았다. "난관이 없으리라는 생각은 안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빨리, 또 많이 부각돼 당혹스러웠다"고 말한 민 의원은 "당장 며칠 내에 소녀상을 세우겠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짧게는 1년을 잡고 모금 운동을 시작점으로 천천히, 차근차근 공론화를 거쳐 추진하려던 것인데 오히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괴롭게 한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고 토로했다.그러나 "포기하진 않겠다"는 게 민 의원의 다짐이다. 그는 "인기를 얻으려는 수단 아니냐, 왜 경북도의회가 아니라 애먼 경기도의회가 하냐 등등 다양한 지적이 나온다. 다 이해할 수 있다"며 "그러나 독도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고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과연 해결되는 문제일지는 의문이다. 실효 지배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럼 독도에 소녀상을 세우든 방파제를 세우든 할수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독도 소녀상 추진으로 우리가 영토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고 있는지, 과연 위안부 피해 문제를 우리 스스로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하려고 하는지 자성해보고, 과연 지금의 외교 전략으로 어떤 실익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역설했다. "국민들은 답답하거든요. 우리가 실효 지배하고 있다는 독도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얼마나 당당한지, 할머니들은 동의한 적 없다는 위안부 합의를 했다는 게 과연 우리 정부인지. 우리의 움직임이 설익었다, 섣불렀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제는 그런 질문을 우리 스스로 던져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비판 못지 않게 응원의 목소리가 크다는 점도 민 의원이 독도 소녀상 추진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실제로 모금 활동을 시작한 후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 모금 계좌를 알려달라"는 문의가 이어졌다. 도의회 앞과 독도에 소녀상을 설치할 수 있는 비용 일체를 기부하겠다는 독지가부터, 독도 소녀상 추진에 반대의사를 밝힌 정부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항의하는 도민까지 많은 이들이 독도 소녀상 추진에 성원을 보냈다. 민 의원은 "얼마 전엔 가평에 사는 한 어르신께 전화를 받았다. 경상북도와 도의회, 정부에 '이렇게 뜻깊은 일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가로막고 나서냐'고 일일이 항의하셨다면서 '꼭 성사시켜달라'고 당부하셨다"며 "독도사랑·국토사랑회 소속 의원들 모두 선거를 의식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지역에선 '지역 일도 산적해있는데 애먼데 신경쓴다'면서 곱지 않게 보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응원해주는 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포기할 수가 없다"고 했다. "차근차근 해나가다보면 저희들의 진정성도 알아주실 거라 믿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씩 밟아 나가야죠."붉은 닭의 울음소리가 새벽을 울렸듯 대한민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가 정유년 새해의 벽두를 울렸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독도에 세우겠다며 지난 1월 16일 모금 활동을 시작한 게 단초였다.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던 한·일 외교 갈등은 이른바 '독도 소녀상' 설치 문제로 다시 불붙었고, 갈등의 중심 역시 소녀상에서 독도로 옮겨붙었다.한국을 넘어 일본까지 뒤흔든 독도 소녀상 설치 움직임에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맨 처음 이를 공식 제안한 경기도의회 연구단체 독도사랑·국토사랑회 민경선(민·고양3) 회장이다. 지난해 12월 14일 그는 도의회 제315회 정례회 본회의 5분발언을 통해 도의회 앞과 독도에 소녀상을 설치하자고 제안했고 한달 뒤 모금 활동을 본격화했다. 응원도 쏟아졌지만 비판도 그만큼 거셌다. '소신 있는 정치인'과 '이름 한번 알려보려는 철 없는 정치인'이라는 평가 사이에 서있는 민경선 의원을 설 연휴를 코앞에 둔 1월 25일 도의회에서 만났다. 글/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민경선 도의원은?-1971년생. 전북 정읍 출생-서강대 금융경제학 석사-2000~2003년 동대문신문사 편집국장-2006~2008년 최성 국회의원 보좌관-2008~2010년 (사) 한반도평화경제연구원 사무국장/책임연구원-2010년 6월~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고양3)'독도 소녀상' 설치를 주도하고 있는 경기도의회 민경선 의원(독도사랑·국토사랑회 회장)이 " 충분한 논의와 함께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어려움이 있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소녀상을 설치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2017-01-31 강기정

[인터뷰… 공감]한의녕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초대 원장

'창업 → R&D → 성장 → 강소기업' 비즈니스 체계 구축 '일자리·경제' 투트랙 노력타운홀미팅 등 직원들과 소통 프로그램 운영… 양 기관 불협화음 해소·관행개선 의지시장동향 등 지식공유·정보 분석통해 선제적 대응… 일하는 문화도 실행력 중심으로道 경제예산 70% 차지 통합기관 수장에 비관료 기업인 영입, 그가 주목받는 이유다."경제와 과학의 통합 기관이 된 만큼,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첨병 역할을 하겠습니다."한의녕(58)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하 진흥원) 초대 원장은 정유년 경기도 경제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의 인물이다.경기과학기술진흥원과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통합돼 올해 새롭게 출범한 진흥원은 한 해 예산만 무려 2천100억원에 육박하며 조직원도 243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기관이다. 경기도 경제 예산 3천억여원 가운데 70%가량이 진흥원을 통해 사용되는 셈이다. 이 같은 기관의 초대 원장을 맡았으니, 세간의 관심을 끌만도 하다.기관 통합으로 진흥원 원장 자리가 경기도의 경제 부총리급 정도로 격상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한 원장의 발탁과정도 파격적이다. 남경필 경기지사의 측근도, 화려한 경력의 관료 출신도 아니다. 순수 민간업체에서 잔뼈가 굵은 기업인 영입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한 원장은 SAP 등 글로벌 다국적 기업에서 ICT(정보통신기술)분야와 테크놀로지 및 경영컨설팅 등 과학과 경제의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진흥원은 중소기업의 신기술 개발과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융합, 기업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과제를 맡는다. 과학기술정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만들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특히 도는 국내 총생산의 22%를 차지하고 연구개발 인력의 36%가 집적된 우리나라 경제·혁신활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과학기술정책을 추진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원장이 원장으로 선임된 후, 적임자를 뽑았다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진흥원 사무실에서 만난 한 원장은 우선 통합조직의 시너지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 조직의 혁신을 시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진흥원은 최근 11본부 41부서(정원 243명)를 9본부 1센터 36부서로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그는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생존과 성장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지원군이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노력하고 준비해야 한다"며 "통합 기관으로 새롭게 출범한 만큼 무거운 책임감으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내고 활발한 대내외 소통으로 투명 경영을 추진해 화합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 상반기 중 지속적인 업무 혁신과 내부 소통 활동 강화로 기관의 물리적·문화적 통합을 완성해 통합 시너지를 위한 기반을 완성하도록 하고, 하반기에는 통합 비전 선포와 함께 진흥원의 리빌딩을 통해 조기 성과 창출에 힘쓰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현재 비즈니스 지원시스템에서 과학기술R&D를 통합함으로써 '창업→R&D→사업·성장→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이어지는 비즈니스 체계를 통해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포부다. 한 원장이 통합기관의 시너지를 강조하는 이유는 양 기관의 불협화음이 나오며 통합작업에 난항을 겪은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지난해 9월 '경기도 출연기관의 통폐합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 통과된 것을 근거로, 통합을 이뤘지만 양 기관의 직급 및 보수체계와 주무관청 문제 등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효율적 경영을 위해 통합을 추진했으나 비대한 조직이 갖기 쉬운 대응체제, 소통의 부재, 책임의 불명확성 등은 항상 노출돼 있다.통합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구체적 계획도 제시했다. 한 원장은 "'영보드(Young Board)'나 '타운홀미팅(Town Hall Meeting)', '얼리버드(Early Bird)' 등 직원들과 수평으로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기적인 소통의 자리를 통해 사내 비효율적인 제도 및 관행 개선 방안을 자유롭게 논의하고, 직원 간 친목을 도모함으로써 조직 간 화합을 이끌겠다는 의지다.건전한 소통을 위해 '두드림(Do Dream)'이라는 이름의 릴레이 메일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그는 "'감동을 주거나 격동시키다'라는 뜻이 있고, 'Do Dream'으로 우리가 지향하는 진흥원의 미래에 최대한 빨리 도달해 보자는 뜻으로, 직원 중심의 프로그램을 통한 활발한 소통은 임직원들의 조직 내 만족도 향상은 물론 애사심 고취로 이어진다"고 말했다.한 원장은 올 상반기까지 직의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경기도는 물론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기관이 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중소기업이 가지고 있는 한계나 단점을 되레 장점으로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기업에 비해 정보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을 위해 글로벌 시장 동향과 신기술 관련 최신정보를 기업에 제공하는 등 지식 공유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집된 정보를 정밀하게 분석해 국내외 기업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통찰력을 키워,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의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도와주고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방어할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실행력 중심으로 일하는 문화도 스마트하게 변모시킬 계획이며, 회의 주제도 결과 보고가 아닌 구체적인 실행방법에 집중하게 해 효과적인 문제점 개선 방안들을 도출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한 원장은 "비전도 실행이 없다면 결국 단순한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며 "실행문화의 뿌리가 진흥원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고 중소기업에까지 전파될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진흥원의 서비스가 중소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변화시키려는 것이다. 그는 "경기도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지원과 과학기술의 통합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갖고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지원군이 되기 위해 늘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글/이경진기자 lkj@kyeongin.com·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한의녕 원장은?▲ 1958년 인천 부평 출생(만 59세)▲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영학과 졸▲ 1983.07~2001.03 한국IBM 부장▲ 2002.11~2008.06 SAP KOREA 대표이사▲ 2008.10~2010.12 삼성 오픈타이드코리아 대표이사▲ 2011.10~2013.04 송도 U라이프 솔루션즈 대표이사▲ 2013.03~2016.02 대한방직(THTC) 부회장/고문▲ 2016.04~2016.12 원클릭 코리아 회장한의녕(58)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하 진흥원) 초대 원장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정보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을 위해 글로벌 시장 동향과 신기술 관련 최신정보를 기업에 제공하는 등 지식 공유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17-01-24 이경진

[인터뷰… 공감]김홍용 서정대학교 총장

국립대 의대 정교수 내려놓고 모친 유지따라 경영자의 길 걸어교육 불모지 양주서 3개 학부·5천명 개교 15년만에 기적같은 성장 일궈자격증 취득 지원 장학금 '눈길' 1명이 3~4개씩 따 등록금 내고 남아2005년부터 취업률 수도권 상위권 지켜 이제는 취업의 질 고민할때전임교수중 3명이 명장 국내 최다… 인성 포함한 실력 키우기 초점연구개발 협력분야 확대·군부대 심리상담 등 지역사회와 공존 노력김홍용(58) 서정대학교 총장은 지금 두 번째 인생을 살고 있다. 원래 의사인 그는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하는 국립대 의대 정교수 자리에까지 오르며 탄탄대로의 삶을 살았다. 이런 그가 별안간 인생 항로를 바꾼 건 서정대의 설립자이자 어머니인 고 김상우 박사가 남긴 유언 때문이다. 김 박사는 타계하기 전 장남인 김 총장에게 학교를 부탁했다. 어머니의 유지에 따라 김 총장은 의사 가운을 벗고 대학 경영자의 길로 들어선다. 적자생존의 살벌한 현 대학생태계에서 신생 사립대학을 이끈다는 것은 '사지(死地)에서 살아남기'나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 많은 사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정대는 개교 15년 만에 3개 학부, 학생 수 5천 명이 넘는 대학으로 성장해 대입에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주목하는 '관심 대학'으로 떠올랐다. 2002년 고등학교도 부족했던 '교육의 불모지' 양주에 터를 잡을 때만 해도 비관적인 시선이 팽배했다. 이름 있는 대학도 아니고 신생 대학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민들도 냉랭했다. 이런 대학이 불과 1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졸업생 취업률이 수도권 최상위로 치닫고, 절반이 넘는 학생이 자격증을 소지하고 가고 싶은 기업을 골라 취업하는 기적 같은 성장을 이뤄냈다. 이처럼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서정대 김홍용 총장을 만나 그의 교육철학과 대학 경영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총장으로서 저의 역할이고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학생이 맘껏 공부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학교에선 공부만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김 총장의 우직한 다짐은 캠퍼스에서 현실화하고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자격증 취득지원 장학금'. 자격증을 따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이다. 김 총장이 '학비 걱정 없는 학교'를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실천한 일이다. 이 독특한 장학금은 학교에 '자격증 붐'을 일으켰다. 지난해 학생들이 딴 자격증 수는 모두 3천420개를 넘었다. 3~4개의 자격증을 따 등록금을 충당하고도 남을 만큼의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한둘이 아니다. 김 총장은 "우리 학교에서는 학업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다"고 당당히 말했다.서정대는 요즈음 흔히 말하는 '좋은 대학'으로 꼽힌다. 청년실업 시대에 취업률은 '좋은 대학'을 결정짓는 최고의 기준이 됐기 때문이다. 서정대는 2005년부터 취업률에서 수도권 상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김 총장은 "이제 취업률이 아니라 취업의 질을 고민할 때"라며 달라지고 있는 학교의 취업정책을 소개했다. "졸업생의 취업 현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다가 '취업 질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됐어요. 쉽게 말하자면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을 갖춘 기업을 매치시키는 것입니다."적합한 인재를 찾는 기업과 좋은 기업을 원하는 학생이 서로가 만족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학교가 중계자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학과별로 근로조건, 급여, 기업 규모와 성장성 등 조건을 두루 따졌습니다. 공개된 정보를 활용하고 직접 교수들이 발품을 팔아 기업을 돌아다녔어요. 그리고 좋은 업체라고 판단되면 이 회사가 요구하는 교육을 맞춤식으로 가르쳤습니다. 여기다 산업기사 등 자격증이나 어학능력, 경진대회 수상 등 누구나 인정하고 실용적인 '스팩'을 갖추도록 했습니다."김 총장은 자격증 취득을 취업의 질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개인의 실력을 자격증만큼 객관적이며 합리적으로 증명해주는 게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호텔경영과, 호텔조리과, 관광과 졸업생의 3분의 2가 '특1급 호텔'에 취업하고 있습니다. 질적 취업률이 높아진 것이지요. 학생들이 자격증에 도전하면서 좋은 직장을 골라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자격증 외에 김 총장이 취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인 부분이 교수진 구성이다. 서정대 강단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숙련 기술을 보유한 '명장'이 포진하고 있다. 김 총장은 명장을 통해 학생들이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고급 기술을 전수받을 기회를 만들었다. 현재 서정대에는 조리명장(문문술·호텔조리과), 자동차정비명장(김웅환·자동차과), 미용명장(정매자·뷰티아트과) 등 3명의 명장이 전임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명장 교수를 가장 많이 보유한 대학이다. "강의실에서 명장이 직접 자신의 고급 기술이나 비법을 가르치는 곳은 전국에서도 찾기 드뭅니다. 이것이 우리 학교가 기능장, 산업기사, 국제대회 국가대표, 국가기관장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하는 이유입니다. 기능분야 교과목을 담당하는 교수도 산업기능장이나 명인, 또는 해당 분야 20년 이상 경력자를 모셔 질 높은 심화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김 총장은 "자격증 취득과 명장 교수는 취업으로 이어져 서정대가 최근 8년 연속 질적 취업률 최상위 그룹에 들게 됐다"며 "학생의 역량을 키워 질 좋은 일자리에 취업시키는 게 총장으로서 가장 큰 보람"이라고 흐뭇해 했다.서정대는 김 총장의 특별지시로 평일 야간과 토요일에도 많은 강의가 열린다. 배움의 열정을 높이 사는 김 총장은 "우리 학교는 직장인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언제든 와서 공부할 수 있게 강의실 문을 항상 열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힘을 기르자'는 서정대의 교훈이자 김 총장의 교육철학이기도 하다. 여기서 힘은 '기술과 능력'을 의미한다고 김 총장은 설명했다. 그는 "기술과 능력은 사회에서 당당히 살 수 있는 자질을 의미한다"며 "'힘' 안에는 인성과 교양도 포함되며 이 또한 성공적인 사회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라고 열변했다."우리 대학 응급구조과 학생들을 예로 들자면 4년제 출신도 들어가기 어렵다는 서울대병원과 삼성병원에 척척 취업하고 있어요. 현장경험이 풍부한 교수들이 학생들의 실력은 물론 질적 취업까지도 신경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 학교와 학생들이 가진 위력이라고 할 수 있죠."김 총장은 "대학에 진학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력을 쌓기 위해서"라며 "직업으로서의 실력, 인성으로서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인성과 교양은 실무 능력과 함께 사회생활을 성공적으로 해나가는 데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며 무엇보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수진이 사회인이 갖춰야 할 자세나 품성 등을 우선 지도하고 특히 학생들의 감성이 메마르지 않도록 캠퍼스 조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서정대는 양주시에 가장 먼저 '대학 캠퍼스 시대'를 열며 여러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와 공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 스타트 마을', '꿈나무 안심학교',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엔 '센서제어형 전동식 제설기 개발'과 'LED 가로등 모듈 시스템 개발' 등 산업 연구개발로 협력 분야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김 총장은 "지난해는 23억원 규모의 공동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했다"며 "올해는 40억원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서정대의 지역사회 기여는 지역 군부대와 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김 총장은 "지역사회 기여는 대학의 의무이기도 하다"며 "군부대를 찾아가 장병들에게 심리상담을 해주고 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야간수업을 하는 등 우리 대학이 지역사회와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끝으로 김 총장은 대학진학을 앞둔 청소년들에게 "대학 진학은 자신이 가진 '능력'과 '꿈'에 기초해 미래에 필요한 힘을 기르기 위한 목적이어야 한다"며 "대학에 진학하는 것, 직업을 얻는 것이 인생 전부는 아니며 스스로 능력을 발휘하면서 진정한 꿈을 실현하는 것이 앞으로 사회적인 흐름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사진/최재훈(양주)기자 cjh@kyeongin.com■김홍용 총장은?▲ 경희대 의대 의학박사▲ 前 길병원·이화여대 병원 의사▲ 前 예일대 파견교수, 전북대 의대교수▲ 서정대 총장(2003년~현재)김홍용 서정대학교 총장은 국립대학교 전임 교수가 보장된 의사생활을 포기하고 사립대학 경영자로 인생 진로를 전환했다. 김 총장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에만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2017-01-10 최재훈

[인터뷰… 공감]인천 '엘림아트센터 운영' 이현건 엘림존 대표이사

건물내 음악 감상실 5곳 마련… 진공관 오디오·아날로그 스피커 통한 색다른 소리 전해300석 규모 공연장 '엘림홀' 최고 시설에 파이프 오르간도 설치 다양한 무대 기회 제공숙박·레저 등 연계사업도 구상… 많은 이들에게 음악 통해 새로운 기쁨 선물하고 싶어최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클래식 음악을 위한 전문 공연장 '엘림아트센터'가 들어섰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화 불모지'라는 말을 들어온 인천에 과연 어느 누가, 왜, 클래식 전문 공연장을 만드는 '무모한 도전'을 했는가에 대해 지역 사회에선 궁금증이 많았다. 이 엘림아트센터를 운영하는 회사인 엘림존의 이현건(59) 대표이사를 찾아가 만났다. 그는 "하루하루 바쁘게만 살아온 많은 이들에게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짜릿한 추억을 선물하고 싶어서였다"고 했다. 취재진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이 대표이사는 마음이 급해 보였다. 그만큼 보여줄 것, 느끼게 해줄 것이 곳곳에 많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건물 3개 층을 쓰고 있는 엘림존을 모두 감상하려면 갈 길이 멀다"며 음악감상실부터 서둘러 안내했다.기계공학 전공 연 매출 300억대 밸브 제조회사 일군 후 새인생 위해 청라에 전문 공연장 세워한번에 10~2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음악 감상실(오디오갤러리)은 모두 5곳이 마련돼 있다. 이 음악감상실에는 1930~40년대 미국 극장에서 주로 사용했다는 '웨스턴 일렉트릭 사운드 시스템(Western Electric Sound System)' 상표가 붙은 스피커와 진공관이 보이는 앰프, 턴테이블 등이 설치돼 있었다.미국에서 많이 쓰던 웨스턴 일렉트릭의 스피커는 극장에 불이 자주 나고, 오래된 건물이 철거되면서 함께 소실되는 경우가 많아 지금은 보물처럼 여겨진다고 그는 설명했다.그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가 연주하는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들려주며 "웨스턴 일렉트릭의 스피커에서는 '찐득한' 소리가 난다"고 표현했다. 최근 이곳을 찾았던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가 음악 감상실에서 음악을 감상하고는 "연주자들의 운지와 활을 쓰는 방법도 느껴진다"고 말했을 정도라고 했다. 이곳 음악감상실에 설치된 오디오 장비들은 그가 기업을 운영하며 여유가 생길 때마다 하나둘 수집해온 것들이라고 한다."옛 진공관 오디오를 통해 음악을 들으면 아주 좋아요. 근데 요즘 사람들은 가청 주파수 범위에서 만든 디지털 음악에 길들여 있어 많이 아쉬워요. 아날로그 스피커로 듣는 음악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죠. 요즘 스피커들은 수천 와트의 전기가 필요하지만, 이 오디오들은 전력 소모도 많지 않아요."그는 스피커가 필요 없이 연주자들의 음악을 어쿠스틱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는 엘림아트센터의 핵심 공간인 300석 규모의 공연장 '엘림홀'로 안내했다.이 엘림홀에서는 지난 12월 9일 개관 이후 최근까지 ▲정경화 바이올린 독주회 ▲프랑스 삭쎌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신동일 파이프 오르간 콘서트 ▲양성원과 레봉벡의 크리스마스 콘서트 ▲임동혁 피아노 독주회 등으로 꾸며진 '개관 페스티벌'이 진행됐다.그는 처음 홀을 만들고자 했을 때 어떤 크기로 지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는 어느 자리에서든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하지 않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적당한 크기인 300석 규모로 지었다.그는 이 엘림홀을 최고로 꾸미기 위해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등의 작업을 했던 전문 회사에 맡겼다. 앞좌석과 뒷좌석의 간격도 넓었고, 의자도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반영한 편안한 의자가 설치됐다. 실내는 자작나무 합판으로 마감했다. 바닥에 온돌을 설치해 공연장에 온풍기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소음의 방해 없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홀 중앙에서는 인천에서 보기 힘든 파이프 오르간도 만날 수 있다. 독일 'Gerald Woehl'사가 만든 이 파이프 오르간은 설치하고 소리를 수정하기까지 9개월이 걸렸을 정도로 그는 공을 들였다.그는 "인천을 포함한 전국에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할 수 있는 공연장이 많지 않아 늘 아쉬웠다"며 "다양한 음악과 연주자를 소개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이 정도 시설을 운영하는 단체의 대표라고 하면 흔히들 클래식 전문가일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는 클래식과는 무관한 기계공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기업인이었다.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유체나 기체의 흐름을 제어하는 밸브 제조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 이 분야 부품의 국산화 작업에 30년간 매달려왔다.그는 '영텍'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밸브를 여닫는 '포지셔너'라는 정밀 제어기기 부품을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했고, 회사를 연 매출 300억원 규모로 성장시켰다.그러다 지난 2013년 그의 성공을 눈여겨본 영국계 회사가 회사 매각을 제의해왔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회사였지만 그는 새 인생을 살아보기로 하고 매각에 응했다."대부분의 사람이 태어나서 학교를 졸업하고, 결혼하고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새 은퇴를 앞두게 돼요. 저도 평생 일만 하며 살아왔죠. 그런데 그때가 되면 인생을 즐기기 힘든 나이가 되어버리죠. 많은 이들에게 여유와 휴식이 필요해요."'엘림'은 성경에 나오는 지명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모세와 함께 '애굽'을 탈출한 이스라엘 사람들이 홍해를 건넌 후 두 번째로 진을 쳤던 곳으로 12개의 샘물과 70그루의 종려나무가 있던 오아시스다. 지금은 휴식을 상징하는 대명사처럼 쓰인다. 그는 이 엘림존을 통한 음악 공간뿐 아니라, 이와 연계할 수 있는 숙박, 레저 등 사람들에게 휴식과 기쁨을 줄 수 있는 작은 사업들도 구상 중이다."많은 사람들이 생을 마감하기 전에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하는 것들이 많아요. 이러한 최고의 음악, 최고의 예술을 경험하고, 또 새로운 기쁨을 알게 된다면 바랄 게 없습니다. 하나씩 구상해 나가겠습니다."글/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이현건 대표는? ▲ 1958년 7월 서울 출생 ▲ 1977년 서울 남강고 졸업 ▲ 1982년 홍익대 정밀기계 졸업 ▲ 1984년 홍익대 대학원 정밀기계 졸업 ▲ 1985년 신우공업(주) 입사 ▲ 1995년 신우공업(주) 부사장 ▲ 1995년 신우공업 부설 기술연구소 소장 ▲ 1999년 (주)CCI 부사장 ▲ 2001년 (주)영텍 법인 설립 ▲ 2014년 (주)영텍, ROTORK(英)에 매각 ▲ 2016년 엘림아트센터 개관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클래식 음악을 위한 전문 공연장 '엘림아트센터'를 세운 이현건 엘림존 대표이사는 "많은 사람들이 두고두고 즐거워할 추억이 될 경험을 선물하기 위해 공연장을 꾸몄다"고 말했다. 엘림아트센터는 300석 규모의 공연장 '엘림홀'과 150석 규모의 '챔버홀', 30석 규모의 '리사이틀홀'과 오디오갤러리 등을 갖추고 있다. 엘림아트센터의 핵심 엘림홀에 있는 이 대표의 모습.엘림아트센터에는 '웨스턴 일렉트릭 사운드 시스템'이 만든 극장용 스피커와 독일 'KLANGFILM'의 스피커, 진공관 앰프 등이 갖춰진 오디오갤러리(음악감상실)가 5곳이나 있다.

2017-01-03 김성호

[인터뷰… 공감]신원섭 산림청장

실태조사·안전대진단·사방댐 조성에 부처간 협업망 구축 노력임산물 생산 가공·6차 산업화 활성화 등 산촌경제 살리기 기여친환경 목재제품 선순환 이용 늘려 국가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서울 세계산림총회 유치, 외교·농림부와 '협력' 성공외교 자평"3년 연속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 제로(0)를 달성한 것이 큰 보람입니다."신원섭 산림청장은 최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 한해 동안 22개의 태풍 중 말라카스(16호)와 차바(18호)가 한반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단 한 명의 인명피해가 없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신 청장은 "지난 9월 28일 발생한 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1시간 최대강우량이 제주시 서귀포 116㎜, 울산 104㎜를 기록하는 등 단기간에 폭우가 쏟아졌으나 산림청의 산사태 취약지역 중점 선택 관리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그는 "산림청은 폭우로 야기된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를 사전 방지하기 위해 국민안전에 역점을 둔 산사태 재난 예방·대응역량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산림청은 산사태 예방대응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위기단계별 지역 산사태 예방기관의 업무수행 체계를 정립, 선제적인 재난예방·대응체계를 마련하는데 노력을 경주해 왔다. 산림청은 신 청장의 지휘 아래 산사태 취약지역 등 생활권을 중심으로 인명피해 우려 지역 5천여 개 소에 대한 실태조사를 추진, 사전예방활동을 강화했고 연인원 2만6천620명을 투입해 산사태와 임도 등 산림분야 피해 우려 지역에 대한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했다.또 산사태 발생 시 1개의 사방댐이 5t 차량 500대분의 토석이나 유목을 차단, 인명이나 재산피해를 예방하는 효과가 큰 만큼 사방댐 825개소, 계류보전사업 575km를 우기 전에 조성하기도 했다.특히 산림청은 신 청장의 철학을 반영해 그 동안 부·처간 협업망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는 "국방부와 공동으로 민북지역 군사시설 등의 안전을 위해 산사태 발생 위험성이 높은 9개 소에 대한 사방사업을 올 연말까지 완료해 군장병과 군사시설을 산사태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할 예정"이라며 "도로관리사업소 등과 협력해 터널이나 주요 도로 인근에 사방댐을 설치, 재해를 감소시키는 한편 각 광역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재난안전한국훈련을 통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평소 고속도로 등 도로변에서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인명과 재산피해는 물론 장시간 차량통행이 제한,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신속 대응으로 피해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신 청장의 평소 신념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신 청장은 "올 한해에 산림경영 활성화로 산주의 직·간접적 소득 증대에 주력해 왔다"고 했다. "산림청은 사유림에서 목재·청정임산물·산림생명자원 등 산물의 직접생산 증대를 도모해 오는 2020년까지 청정임산물생산액을 2조3천억원까지 확대하는 등 안정적 소득을 창출하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6차 산업화 활성화 및 각종 규제개선으로 다른 분야와 연계한 사업이 가능해져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분야로 주목받고 있어요. 탁월한 산림경관과 생태계의 건강성 유지 증진으로 산림휴양·치유 등 복지서비스를 제공, 4천만명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하는 한편, 임산물 생산액도 9조원까지 매출을 끌어 올리려 하고 있습니다."특히 산림청이 다양한 고급 일자리를 창출해 산촌경제 활성화를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림을 활용키 위해서 임산물 생산·가공 등 단순한 일자리에서부터 산림 플래너와 대리경영, 목조주택건축, 6차 산업화, 바이오산업 등에서 전문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산림청은 그동안 임업경영체를 규모화·전문화하고 임산물 재배에서 가공·체험·관광까지 아우르는 6차산업화로 임가(林家) 9만6천호의 소득을 향상시키는데 사활을 걸고 있어요. 게다가 일자리를 찾아온 청년 귀산촌 인력 증가로 산촌이 활력을 되찾고 있습니다."이와 동시에 신 청장은 집중적인 산림경영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확대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경제림 중심으로 조림·숲가꾸기를 늘리고 목재제품 이용을 활성화할 경우 오는 2030년 이후부터 매년 2천만t CO2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목재제품 선순환 이용을 늘리면서 온실가스는 감축하는 일거양득 효과도 볼 수 있어 편익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신 청장은 산림의 공익가치에도 주목하고 있다. "사유림을 적정 관리함으로써 산림생태계 활력도가 향상돼 대기정화와 수자원함양 기능 등 공익가치를 더욱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산림의 수자원함양 기능 향상을 위한 숲가꾸기를 실시한 후 가용수자원 44% 증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한편 신 청장은 "지난 5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155차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이사회'에서 2021년 세계산림총회 개최지로 서울이 선정됐다"며 이 행사 개최의 큰 의미에 대해서 전하기도 했다. "외교부와 손잡고 산림분야 최대 국제회의 유치에 성공한 것인데, 아·태지역에서 '세계산림총회'가 열리는 것은 1978년 이후 40여년 만의 일입니다. 세계산림총회(World Forestry Congress·WFC)는 산림 지식·경험 공유, 산림 보존·관리, 사회·경제·제도적 문제에 관해 논의하는 최대 규모의 산림 국제회의로 FAO 주관으로 6년마다 대륙별로 개최하는 행사입니다. 행사 유치를 위해 우리나라는 이탈리아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으며, 과거 헐벗은 산을 푸르게 가꾼 우리의 기적적인 국토녹화 성공 이야기가 총회 유치에 큰 역할을 한 것입니다. 또 이번 산림총회 유치는 관계부처간 협업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산림청, 외교부, 농림축산식품부가 긴밀히 협력해 적극적인 외교전을 펼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신 청장은 끝으로 "산림의 공익적 가치가 매우 큰 만큼 앞으로 국민들이 우리 숲을 더욱 사랑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글/전병찬(세종)기자 bychan@kyeongin.com· 사진/산림청 제공"도로변 산사태는 사회·경제적 손실 불가피 유관기관 협력 중요 산림은 공익 가치 매우 커 국민이 우리 숲 아껴야"■신원섭 청장은?▲ 1959년 충북 진천 출생▲ 1978년 충북 운호고졸▲ 1985년 충북대 임학과졸▲ 1988년 캐나다 Univ. of New Brunswick 대학원 임학석사▲ 1992년 임학박사(캐나다 토론토대)▲ 1993~2013년 충북대 산림학과 전임강사·조교수·부교수·정교수▲ 1996~1997년 미국 아이다호대 방문교수▲ 1998년 한국식물·인간·환경학회 부회장▲ 1998~2000년 충북대 농대 산림과학부장▲ 2011~2013년 한국산림휴양학회 회장▲ 2012~2013년 한국임학회 편집위원장▲ 2013년 산림청장(현)신원섭 산림청장은 산사태 예방에 대한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업무수행 체계 점검을 통해 최근 3년간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가 하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신원섭 산림청장이 정부대전청사 산사태예방지원본부 상황실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신원섭 산림청장이 지난 19일 충북 충주시 금가면에서 열린 '사랑의 땔감 나누기 행사'에 참석, 장작을 패고 있다.

2016-12-27 전병찬

[인터뷰… 공감]'의정부·차하얼 공공외교 포럼' 한팡밍 차하얼학회 주석

대학시절 '장학금' 계기 다양한 한·중 문화사업 앞장동상 설립추진으로 의정부와 본격적인 교류 시작중국 국제관계 형성 '싱크탱크' 차하얼학회 수장경기도내 지자체와 중국 민간단체간 공공외교 방향 제시양국 민중이 함께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항거한 사실은 좋은 본보기의정부의 '동북아 평화 거점 역할' 협조… 관광객 유치 아낌없이 지원생태·환경도시 수원과 협약… 베이징·장자커우 등과 교류 역량 발휘최근 북핵 문제와 '사드(THAAD)' 배치 등을 놓고 한·중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분위기에서도 의정부시를 비롯해 경기도 지자체들은 민간차원 외교 활성화로 정부의 대 중국 외교 악조건을 극복하고 있다. 이들은 학술, 문화, 예술 등 비정치 분야에서 민간외교 이른바 '공공외교'를 통해 대 중국 교류의 끈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지자체의 공공외교는 최근 한·중 관계와 같이 국가 간 복잡한 정치적 갈등 상황 속에서 새로운 외교채널 역할을 한다. 의정부시는 지난 13일 신한대학교와 공동으로 '제2회 의정부·차하얼 공공외교 평화포럼'을 열어 중국 내 민간외교 관계자들을 초청했다.경인일보는 이날 포럼 참석차 방한한 한팡밍(韓方明·Han Fangmig·50)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협의회 외사위원회 부주임(차관급)을 만나 경기도 지자체와 중국 민간단체 간 공공외교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한 부주임은 차하얼학회 주석(회장) 자격으로 포럼에서 안중근 의사의 평화 정신을 강조하면서 국내 역사학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안중근 의사가 목숨을 던지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평화 정신은 후대로 이어질수록 더욱 큰 의미를 시사하고 있습니다."중국 내 민간외교 노선을 주도하고 있는 차하얼학회(察哈爾學會·The Charhar Institute)의 한팡밍 주석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안중근 의사의 평화 정신 계승을 강조했다.차하얼학회와 의정부시의 관계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의 협력을 얻어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을 추진하던 중 기념비 설치 사업을 민간조직인 차하얼학회가 맡게 됐다. 의정부시는 이듬해 안중근 의사 동상을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고 차하얼학회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본격적인 교류가 진행됐다. 지난해 처음 열린 평화포럼은 이러한 교류의 일환으로 추진됐다.지난 2009년 설립된 차하얼학회는 민간주도 공공외교와 대외정책 연구, 홍보 및 컨설팅 등을 담당하면서 중국의 민간외교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특히 중국의 비공식 외교 및 국제관계 형성을 위한 '싱크 탱크(Think Tank)' 역할을 하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의 서면보고 기관으로 알려질 만큼 중국 외교정책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차하얼학회를 이런 중요 위치로 끌어올린 한 주석이 한국의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에 관심을 쏟게 된 것은 우연한 동기에서 비롯됐다.한 주석은 "베이징대학교 재학시절 한국의 중소기업이 마련한 '안중근 장학금'을 받게 된 것을 계기로 안중근 의사의 평화 정신을 실천하기로 마음 먹었다"며 "이후 양국을 오가며 안중근 의사 동상설립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문화교류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한 주석의 활동 역시 평화를 바탕으로 한 민간외교 최일선에 서 있다. 한 주석은 "최근 북핵 문제와 사드 배치 등으로 양국관계가 수교 이후 가장 싸늘하게 식어버린 것 같다"며 "차하얼학회는 이와 달리 경기도와 의정부시, 수원시 등 한국 지방정부와 활발하게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일수록 차하얼학회가 한국과의 공공외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실제 차하얼학회는 이번에 열린 평화포럼에 앞서 지난 10월 수원시와 교류협약을 맺는 등 공공외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에 열린 '의정부·차하얼 공공외교 평화포럼'은 한 주석의 안중근 의사 평화 정신 계승 노력을 잘 드러낸 자리였다.한 주석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과 한국의 민중이 서로 지원하면서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항거한 사실은 공공외교의 훌륭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며 "안중근 의사가 보여준 평화 사상은 현재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현실적이고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또 한 주석은 안중근 의사 평화 정신 계승의 일환으로 안중근 의사 동상설립 사업을 중국 내·외적으로 활발히 하고 있다. 그는 "차하얼학회는 안중근 의사의 동상을 건립해 의정부역 앞 광장에 기증하는 방안은 물론 '공공외교 평화포럼'을 정례화해 매년 의정부시에서 열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아울러 포럼을 주관할 사무국 역시 의정부에 두고 의정부시가 동북아시아 평화구축의 거점도시가 되도록 협조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차하얼학회는 의정부시의 '800만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이는 의정부시와 차하얼학회의 공공외교가 실질적인 협력으로 진일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한 주석은 "차하얼학회가 중국의 지방도시와 좋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물론 지방도시들이 중국 정부의 관광 관련 부서와 업무를 처리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의정부시가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벌이는 홍보활동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의정부시의 지명도를 높이는 방안도 찾겠다"고 덧붙였다.차하얼학회가 의정부시와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해 손잡고 있다면 경기 남부의 중심인 수원시와는 환경과 생태 중심의 공공외교를 펴고 있다.한 주석은 "지난 10월 수원시와 맺은 협약을 바탕으로 내년 1월에는 수원시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한다"며 "이 자리에서 환경보호와 생태문제를 놓고 수원시와 중국의 여러 지방도시가 교류할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차하얼학회는 수원시와 ▲한중 청년교류 활성화 ▲중국 내 수원시 관광자원 홍보 ▲생태환경 업무교류 ▲뉴미디어 분야 콘텐츠와 기술교류 등 다양한 분야의 공공외교에 협력하기로 했다.한 주석은 "한국의 생태도시, 환경도시를 선도하고 있는 수원시는 오는 2022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 장자커우와 환경과 생태를 주제로 한 큰 폭의 교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수원시와 맺은 협약을 통해 중국과의 관광교류 확대 및 문화·관광자원 홍보의 폭넓은 협력과 동시에 양국 청년교류, 생태환경 업무교류를 추진할 것"이라며 "양국 공공외교의 외연을 확대하고 실질적인 우호 증진과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차하얼학회가 의정부·수원 양 도시와 이처럼 돈독한 관계를 맺게 된 데에는 경기도의 노력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한 주석은 "남경필 지사와는 그가 국회의원 시절부터 친구 관계를 이어왔다"며 남 지사와의 친분을 과시했다.특히 경기도는 한 주석에게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경기도 수석외사고문직을 맡기는 등 한 주석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차하얼학회는 의정부와 수원 등 경기 남·북부 중심 도시의 역량을 바탕으로 평화와 생태환경 등 공공외교의 영역을 넓히며 한·중 민간외교를 선도하고 있다. 한 주석은 "중국 정부의 대 한국 외교정책 속에서도 차하얼학회가 지닌 비공식 공공외교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의정부시와 수원시 등 민간외교 분야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겠다"며 내년에 더욱 활발한 외교사업 의지를 밝혔다.한 주석의 이번 의정부시 방문은 의정부시 공공외교의 성과와 발전적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한 주석은 의정부시를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도시, 한국전쟁의 중심에서 큰 피해를 봤지만, 전쟁의 상흔을 딛고 일어선 평화의 도시'로 인식하고 있어 앞으로 의정부시와 공공외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차하얼학회를 통한 중국과의 공공외교를 선택하기로 했을 때 이 점을 가장 크게 염두에 뒀다. 의정부시가 가진 전쟁과 평화, 번영의 상징성을 민간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국민에게 파고들어 아픈 역사를 딛고 일어서 중국과 미래 지향적인 동반자 관계를 설정하고자 한 것. 안 시장은 이번 한 주석과의 만남에서도 이 점을 특히 강조했고 한 주석도 이에 적극적인 공감을 드러냈다. 한 주석은 "차하얼학회는 동북아 평화를 위해 의정부시와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겠다"며 "의정부시와 공공외교를 발판으로 양국 외교의 발전을 위해 더 큰 공헌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글/최재훈(의정부)·정재훈기자 jjh2@kyeongin.com· 사진/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한팡밍 주석은?1966년 중국 하북성 상의현 출생베이징대학교 졸업(학사·석사·박사)미국 하버드대학교 방문교수주요 경력현)전국인민정치협상협의회 외사위원회 부주임현)전국인민정치협상협의회 10·11·12기 최연소 위원현)중국국제무역중재위원회 중재원현)중국경제사회이사회 상무이사현)중국-아프리카 경제기술합작위원회 공동 주석2015~현재 중국 LeTV그룹 부회장2013~2014년 중국 광샤그룹 부회장2008~2013년 TCL그룹 부회장2011~2013년 중국선박 이사2010~2013년 중국국제항공공사 이사2009~2013년 중국전력그룹 이사2006~2008년 TCL그룹 이사출판'공공외교론'(2011년)'차하얼학회 외교관계 총서'(2011년)'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들'(2010년)'서서 말하라'(2007년)'중국인과 말레이시아 현대화 발전과정'(2002년)중국 차하얼학회 한팡밍 주석이 공공외교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출처/안중근의사기념관(www.ahnjunggeun.or.kr)안병용 시장과 중국 차하얼학회 한팡밍 주석이 의정부역 앞 광장에서 안중근 동상 설립을 위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2016-12-15 최재훈·정재훈

[인터뷰… 공감]첫 오프라인 매장 문 연 '경기도주식회사 김은아 대표'

마케팅·브랜드 개발 어려움 겪는 '1차 고객' 기업들 요구 파악이 우선제품 디자인·홍보 지원… 안테나숍·숍인숍 등 '유통채널' 확대 방침소비자 요구 유연하게 대처 가능 '소규모 사업' 운영 한계를 장점으로물류·수출망 등 인프라 절실… 지역사회와 플랫폼 운영 뒷받침돼야"코리아 경기도주식회사는, 중소기업들에게 환영받는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경기도주식회사. 말 그대로 경기도민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 주식회사다. 하는 일은 도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일이다. 조금 막연하긴 하지만, 분명 이 회사가 하는 일이다. 우수한 제품과 기술력을 갖췄으나 대기업에 밀려 시장에서 제대로 된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취임 직후부터 경기도주식회사의 설립을 공언해 왔다. '경기도'라는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가 중소기업들에게 든든한 '빽'이 돼준다는 게 그 밑그림이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남경필 표 '공유적 시장경제'의 상징이기도 하다. 좋은 제품만 만들면 판로는 도가 열어주겠다는 게 이 사업의 핵심이다. 중소기업을 살리는 일은 결국 '판로개척'이라는 생각도 반영됐다.이 파격적인 사업을 이끌어갈 핵심 멤버 또한 파격적으로 발탁됐다. 김은아(43) 경기도주식회사 초대 대표이사는 관료 출신도, 더군다나 흔한 CEO 출신도 아니다. 잡지발행과 전시 기획 등으로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도내 중소기업들의 브랜드 전략을 수립할 적임자로 무대 위에 섰다. 김 대표는 CJ푸드빌에서는 브랜드 리뉴얼과 론칭을 담당하며 '빕스', '뚜레주르', '투섬플레이스', '계절밥상' 등을 성공시킨 바 있다. 이런 점이 그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게 한 요소다.경기도주식회사의 첫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만난 김 대표는 고객인 중소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1차 고객은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인들이 필요로 하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며 "좋은 클라이언트가 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중소기업)의 요구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중소기업들이 경기도주식회사의 오픈 플랫폼(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건물·판매망 등)을 이용, 이익 창출 등을 통해 만족감을 느끼고 궁극적으로 고객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이같은 니즈(needs) 파악을 위해 시장 트렌드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동대문에 문을 연 '안테나숍'은 시장 현황 파악은 물론, 마케팅 활동에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경기도주식회사에는 현재 19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1호 매장에는 참여 기업 200여 개의 제품이 전시돼 있다.김 대표는 "도내에는 76만 개의 중소기업들이 있으며, 이 기업들은 대한민국의 일자리와 지역경제 발전의 주축"이라며 "하지만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도 인력·자본 등 내부자원 부족으로 마케팅과 브랜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도주식회사의 목표는 중소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중소기업들도 소비자들의 니즈에 발맞춰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이 같은 목표를 위해 새로운 유통 판로를 개척하고 유통 채널에 맞는 콘셉트 기획을 통해 중소기업 브랜드를 모집하고 제품 디자인 지원 및 홍보·마케팅 지원과 함께 유통 채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도 45개의 숍인숍(매장 안에 있는 또 다른 매장)을 운영하고, 2025년까지 핫플레이스를 중심으로 5개 안테나숍을 내기로 했다. 도내 중소기업의 국내 판로를 위해 G마켓, 옥션 등 인터넷 오픈마켓과 연간 90만 명이 방문하는 온라인 경기사이버장터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네이버·카카오 등 기존 유통채널과의 결합으로 맞춤형 유통채널을 구축해 중소기업 브랜드를 계속 개척해나갈 방침이다. 해외 판로는 미국 뉴욕·중국 상하이 등에 개설된 경기도통상사무소(GBS) 8곳과 연계해 추진할 예정이다.김 대표는 중소기업이 가지고 있는 한계나 단점을 되레 장점으로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그는 "소규모의 사업 운영으로 겪는 한계가 유연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가치 소비 중심의 트렌드 변화에 맞춰 세분화 된 소비자의 니즈에 중소기업의 구조적 유연함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소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 "고급패션 명품 브랜드보다 가성비를 고려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고, 소유가 아닌 사용 또는 활용 개념으로 공유적 시장경제가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이 중소기업들에게 장점이 될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브랜드가 약한 중소기업들도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상품을 출시할 경우, 충분히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경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뜻이다. 김대표는 또 "기업 소유 유휴 자원을 타기업과 공유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 이미 등장하고 있는 시대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이러한 형태의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경기도청과의 협력적 관계를 통해 공공성과 효율성의 균형을 맞춰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경기도주식회사의 성공을 위해서는 남 지사와 도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협력적 거버넌스로 물류, 결제, 수출망 등의 인프라 구축 지원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와의 대타협을 통한 룰을 세팅해 협력적 생산과 소비 활동을 위한 플랫폼이 운영될 수 있도록 도가 뒷받침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아울러 "해결사의 역할보다는 좋은 리소스들을 연결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기도주식회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중소기업들은 경기도주식회사가 어떻게 꾸려나갈지 지켜보는 것 보다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글/이경진기자 lkj@kyeongin.com· 사진/김은아 대표 제공중소기업 판로 개척 전략수립 책임자 관료 출신도 CEO 출신도 아니다잡지발행·전시기획 등 잔뼈 굵은 그녀CJ푸드빌 브랜드 마케팅 경력빕스·뚜레주르·투섬플레이스 등 발자취■김은아 대표는?▲ 2010~2015CJ푸드빌 브랜드마케팅 ▲ 1997~2010디자인하우스 전시기획 및 브랜드마케팅컨설팅김은아 경기도주식회사 대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전시장에서 "경기도주식회사는 중소기업들이 경기도라는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경제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매개체"라고 강조했다.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경기도주식회사 1호점은 66㎡ 규모로, 도내 유망 중소기업들의 아이디어 상품들로 채워졌다.

2016-12-13 이경진

[인터뷰… 공감]봉필규 경기도상인연합회장

냉난방 취약 단점 볼거리 제공 등으로 경쟁력 높이는 방법 찾아야장사 경험없어 공산품 판매한지 18년… 아이들 못챙겨 마음 아파다른 상인도 다를바 없어 복지 담당할 '대하 협동조합' 출범 팔걷어병원·요양비 등 노년기 부담 줄이는 게 목표… 복지재단 확대 꿈꿔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아케이드와 주차장을 설치해주고 대형마트를 강제로 쉬게 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은 '전통시장에 돈만 퍼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인들을 두고 '떼만 쓰는 집단'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이들도 늘었다. 전통을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대 흐름에 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지난 5일 봉필규 경기도상인연합회장을 만나자마자 가시돋친 말을 쏟아냈지만 그는 반박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전통시장이 소비자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전통시장에 주차장이 생기고 비가림막이 만들어지면 궁극적으로는 시장 상인들을 위한 것이지만 동시에 시장을 찾아주는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기도 해요. 하지만 그것만으로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시설을 따라갈 수 없는데도 이 같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만 바란다면 당연히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시장이 냉난방에 취약한 대신, 대형 유통매장들이 하기 어려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식으로 차별화를 하는 거예요. 정례화된 공연이든 정비된 산책로든 볼거리를 위해 시장에 온김에 콩나물 한 봉지라도 사서 돌아간다면 그만한 경쟁력이 없지요. 회장 취임 이후 4년 만에 45개였던 시장 수가 97개로 2배 이상 늘었어요. 아직도 시설이 심하게 노후화한 곳의 경우 시설현대화 작업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전통시장 스스로 차별화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마음을 결코 돌릴 수 없을 겁니다."봉 회장은 사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대기업 영업사원이었다. 현대자동차에 몸담았던 그는 직장 동료들과 동아리 활동으로 운동을 하다 다치는 바람에 3개월 가량을 휴직해야 했고, 영업사원 특성상 3개월의 업무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섰다. 결국 IMF 시기와도 맞물렸던 지난 1998년 2월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의 안양남부시장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좌절하지 않고 야심차게 재기를 꿈꾼 점은 높이 살 만하지만, 보통의 30대 초반 청년이라면 인생의 2막을 열 직장으로 전통시장을 택하지는 않을 터였다."원래 지금 가게는 장인어른이 닭과 달걀을 판매하던 자리였어요. 당시에는 월급쟁이로 사는 것보다도 내 장사를 해보자는 마음에 장인어른 가게를 물려받아 아내와 장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장사를 해본 적이 없으니 뭐가 뭔지 알 수가 있어야지요. 닭이나 생선은 생물이어서 자신이 없었고, 공산품은 유통기한이 지날 때까지 팔지 못하면 새 상품으로 교환해 준다는 말을 듣고 그때부터 이곳에서 공산품 판매를 해온거예요. 물론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새 상품으로 바꿔주는 경우는 없더라고요."(웃음)그리고 세월이 흐르는 동안 대기업 다니는 동기들은 부장도 되고 상무직도 달았다. 회사를 박차고 나와 시장상인으로 산 18년이 후회로 남았을지도 모를 일이다."특히 아이들한테 미안해서 후회했던 적이 많아요. 큰아들이 해병대에서 군 복무 중인데 첫 면회를 가서 아버지한테 하고 싶었던 말 있으면 하라고 했더니 '어릴 적에 많이 외로웠다'고 하더군요. 생각해보면 18년간 매일 새벽 4시에 가게 문을 열고 밤늦게 집에 들어갔는데 아이들을 제대로 돌봤을 리가 있겠습니까. 막내아들이 지금 고등학교 1학년인데 아내가 새벽 4시에 나왔다가 7시에 잠깐 집에 가서 애를 깨우고 밥먹여 학교 보낸 뒤에 다시 일하러 오는 모습을 보면 아내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커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다면 더 살뜰히 챙겨주며 키울 수 있지 않았을까요."그의 아쉬움과 후회는 경기도 내 전체 시장 상인들의 그것과도 일맥상통했다. 시장의 근무여건이나 생활패턴은 어디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임기 내 책임지고 추진한 것도 바로 전통시장 상인들의 복지를 담당할 '대하 협동조합' 출범이었다."아이들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넘어 실제로 자녀들이 어렵게 살아가 부모가 생활을 책임져야 하거나 자녀의 이혼으로 손주를 맡게 되는 조손가정 상인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게다가 시장 상인들은 전부 고령화해 당장 병원비나 향후 요양병원비에 대한 부담도 떠안고 있는 상황이에요. 정부에서 전통시장에 대한 지원을 많이 해주고는 있지만, 조직의 외형만 잘 되는 것이 전부는 아니죠. 경기도 내 전체 시장 상인이 대략 7만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매달 1만원씩 모으면 7억원입니다. 개별 상인들을 체계적으로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대하 협동조합입니다."현재 협동조합 출범을 위한 모금이 진행 중이고, 조합 이사진도 모집하고 있다. 조합이 요양병원과 연계하면 상인들의 노년기 부담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결국에는 보다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해질 수 있는 상인복지재단으로까지 조합이 확대되는 것이 봉 회장의 목표이자 계획이다."조직원이 건강해야 조직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지겠지요. 아무리 전통시장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라고 해도 과거 없는 현재는 없듯이 더욱 튼튼하고 건강한 경기도상인연합회를 만들어 전통시장을 지켜내고 싶습니다. 또 30대 초반부터 청춘을 바쳐 이 자리까지 왔으니 기회가 된다면 전국상인연합회장직에도 도전해 경기도를 넘어 전국 시장 상인들을 위한 복지재단을 세우고 싶습니다."글/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사진/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봉필규 회장은?동아리 활동 부상으로 휴직IMF 맞물려 대기업 영업직 그만 둬안양남부시장서 열린 제2의 인생이후 그는 7만 상인들의 대표가 됐다▲ 1966년 7월 5일생▲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 안양시 물가 안정 위원회▲ 경기도 SSM 사전조정협의회 위원▲ 산업통상자원부 유통산업연합회 상생분과 위원▲ 안양남부시장상인연합회 회장▲ 전국시장상인연합회 부회장봉필규 경기도상인연합회장이 안양 남부시장에서 협동조합 등을 만들어 더욱 건강하고 활기찬 전통시장을 지켜 내겠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2016-12-06 신선미

[인터뷰… 공감]박태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원장

도 인프라·예산지원 서울대 출연 '국내 최초·최대' 융합기술연구기관8년간 기술축적 완전체 '판교제로시티' 4차 산업혁명 중추적 역할 기대농업용비료 효과개선·조류독감 진단등 다양한 기술들 '제때활용' 중요무분별 예산절감 기관 퇴보시킬뿐… 마음놓고 연구 '운영 안정화' 시급"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한 명언이 있어요. '상상력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Imagination is more important than knowledge)' 정치인들이나 공직에 계신 분들께 꼭 들려주고 싶은 말입니다. 그분들이 생각하는 '과학기술'의 정의와 저희가 생각하는 '과학기술'과는 매우 큰 차이가 있어요. 전자가 현재 산업의 발전을 일으키고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는 것이 그 목적이라면, 후자는 앞으로 우리의 먹거리를 책임져 줄 수 있는 연구분야를 말합니다."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위치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하 융기원). 박태현 융기원 원장은 기자들을 만나자마자 열변을 토했다. 과학과 기술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보기에 행정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은 답답하게 보였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행정가들은 예산을 투입하면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야 하는데 이쪽 분야라는 것이 시간을 정해놓고 예산을 들인다고 꼭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일본이 계속해서 노벨상을 타는 반면 우리나라는 순수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타는 것이 참 힘든 일이라고 했다. 과학자들에게 돈을 대주면서 꾹 참고 기다려 주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매년 경기도에서 예산을 지원받는 융기원으로서는 상당히 답답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도지사들이 바뀔 때마다 무언가 터뜨려야 한다는 중압감이 교수들과 엔지니어들을 압박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박 원장은 "그래도 요즘은 많이 좋아졌다"며 "도청 직원이나 도의원들이 우리의 업무에 대해 많이 이해를 해주고 있어 업무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했다. 박 원장에게 융기원의 탄생부터 현재 융기원이 집중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융기원은 어떤 곳인가?"융기원은 융합과학기술의 혁신역량 강화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의 과학기술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경기도가 인프라와 예산을 지원하고, 서울대학교가 출연해 설립, 운영하고 있는 국내 최초·최대 규모의 융합기술 전문 연구기관이다. 지난 2005년 융기원 설치 및 운영조례가 제정되고, 2007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법인설립 허가를 받은 뒤 2008년 비로소 개원됐다. 그리고 2009년에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만들어졌다. 실제 학위가 주어지는 커리큘럼이 생긴 것이다. 현재 융기원에는 나노융합, 바이오융합, 스마트시스템, 범학문 통합 등 총 4개의 연구소를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여러 개의 센터들이 조직돼 있으며, 바이오헬스분야, 에너지반도체, 미래자동차, IT융합, 로봇융합, 게임융합, 공공데이터 분야 등 국내 최고의 연구소를 목표로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올해 융기원 최고의 성과를 꼽는다면?"남경필 도지사의 역점사업인 '판교제로시티' 내에 자율주행 차를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Test Bed)를 구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8년간 축적된 융합기술의 완전체로 경기도 4차 산업혁명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융기원 설립 이후 인공지능, 무인자동차, 가상현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축적해온 융합기술이 드디어 판교제로시티를 통해 빛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4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산업혁명이라는 말은 원래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시작된 기술혁신과 이에 수반하여 일어난 사회·경제 구조의 변혁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산업혁명은 인류 역사에서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를 이용한 기계화, 2차 산업혁명은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 3차 산업혁명은 '반도체(전자·IT)' 이용한 자동화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주목되는 4차 산업혁명은 기술의 융합을 통한 사물 지능화를 말한다. 즉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융합기술'에 달렸다고 하겠다. 대표적인 예로는 자율주행차, 인공지능로봇, 사물인터넷, 스마트시티, 3D프린팅 등을 들 수 있다. 지금 융기원의 자율주행차도 5G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중인데, 4차 산업혁명시대는 5G의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하고 있다. 참고로 5G는 차세대이동통신기술로 기존의 인터넷 속도보다 100배 이상 빠르고, 용량은 1천 배 이상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다."-경기도에는 해결해야할 다양한 정책과제들이 산재해 있는데, 도가 융기원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가."판교제로시티 구축같은 역할을 수행할 연구기관은 경기도에서 융기원이 유일하다고 본다. 그만큼 융기원에는 융합기술의 역량이 축적돼 있다. 또 서울대가 보유하고 있는 광범위한 지식·기술 또한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융기원 연구진들은 그동안 수많은 국가과제를 수행해 오면서 경기도 사회문제해결형 융합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자율주행차 기술뿐만 아니라 인공지능로봇, 가상현실 구현, 음식물쓰레기 처리, 바이오에너지 생산, 에너지관리기, 자동차 배출 유해가스 저감, 농업용 비료효과 개선, 기능성식물 신품종개발, 농업농촌 6차산업 공동연구, 조류독감 및 구제역 진단기술 등 매우 다양한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도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앞으로 융기원이 가진 계획이나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우선 기관의 운영 안정화가 시급하다. 단기성과의 조급함과 무분별한 예산절감은 기관을 퇴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융기원은 경기도가 지원하고 서울대가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 도 지원예산이 축소된 데다 2017년 이후부터는 서울대의 운영이 종료되는 시점이라 향후를 대비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연구기관은 매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과 분명히 다르다.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경우 80% 가까이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고 일본의 RCAST의 경우도 40% 가까이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다. 융기원처럼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연구기관은 사실 운영비 지원 없이 기관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장기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 과연 월급 걱정하는 기관에서 어떤 사업을 마음 놓고 펼칠 수 있겠는가? 우수한 연구인력에 대한 사기진작이나 인력확보에 상당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연구기관이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보유기술을 연마할 수 있도록 운영비를 지원하고, 판교제로시티처럼 융기원이 보유한 기술을 도에서 제때 활용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대담·정리/김학석 정치부장·김선회기자 ksh@kyeongin.com· 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박태현 융기원 원장은?-1957년 서울 출생-1981년 서울대 화학공학과졸-1983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공학과졸(석사)-1990년 화학공학박사(미국 퍼듀대)-주요 경력▲1983~1986년 럭키중앙연구소 유전자공학연구부 연구원▲1990~199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박사 후 연구원▲1992~1997년 성균관대 유전공학과 교수▲1997년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현)▲2001~2002·2006~2007년 미국 코넬대 방문교수▲2007~2008년 서울대 바이오최고경영자과정 주임교수▲2013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장(현)▲2016년 한국생물공학회 회장박태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원장은 "융기원에는 융합기술의 역량이 축적돼 있으며 서울대가 보유하고 있는 광범위한 지식·기술 또한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2016-11-29 김학석·김선회

[인터뷰… 공감]취임 앞둔 최진용 인천문화재단 차기 대표이사

고등학교까지 인천에서 졸업… 서울로 떠난 후에도 집처럼 드나들어지역 이해도 우려보다 다양한 예술장르 폭넓은 인맥 등 장점 봐달라5만권 넘는 장서 보유 매년 100권이상 읽어… 대학강단 경력도 '밑천'문화는 우리사회 '성장 동력' 상처입은 나라의 품격 빨리 회복했으면최근 인천문화재단을 이끌어갈 차기 대표이사 공모에 12명의 지원자가 대거 몰리자 인천지역 문화계 안팎의 관심이 쏠렸다.과연 어느 인사가 여느 때 보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인천의 문화예술을 풍요롭게 가꿔가야 할 책임을 지닌 재단의 대표이사로 선정될 것인가? 역시 자연스레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공모 결과 인천문화재단 외부 인사 7인으로 구성된 '대표이사추천위원회'의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2인의 후보가 추천됐고 최진용(69) 전 의정부예술의 전당 사장이 인천시장의 최종 선택을 받았다. 김윤식 현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의 뒤를 이을 후임으로서 취임을 2주가량 앞둔 최진용 전 의정부예술의 전당 사장을 인천 중구 신포동의 한 카페에서 지난 21일 만났다.그는 "40년 문화행정 경험을 고향 인천의 문화현장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가슴 벅차고 기쁘다"며 "인구 300만 도시 규모와 비교하면 여러모로 미흡한 고향 인천의 문화 발전을 위한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헌신하겠다"고 재단 대표이사 선정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차기 대표이사에 그가 선정됐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지역에서는 대부분 '도대체 누구냐?'라는 반응이 많았던 것이 사실. 그래서인지 최 전 의정부예술의 전당 사장은 인터뷰 상당 부분을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란 인천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인천 남구 도화동에서 태어나 중·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사실상 지역 외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대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를 맡았던 인사들이 대부분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한 경력을 바탕으로 대표 이사직을 맡아왔기 때문이다.실제로 그는 이번 공모 과정에서 평가관들로부터 그에게 인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재단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문화공보부 공무원 9급으로 공직에 입문해 34살이 될 때까지 인천에 살며 출퇴근을 인천에서 했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집을 바로 마련할 수 없었죠. 서울로 이사해서도 어머니와 형님, 누나, 동생들 친지들 모두 인천에 있어 인천을 집처럼 드나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인천을 떠나 있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지역을 폭넓게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우려보다는 앞선 대표이사와 달리 풍부한 문화행정을 가진 장점을 봐 달라고 그는 당부했다. 그는 출판, 미술, 영화, 전통예술,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극장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행정과 현장에서 섭렵했다.그는 "앞서 대표이사직을 맡아 주셨던 훌륭하신 지역 인사들이 지역에 대한 이해가 높았던 것이 강점이었다"면 "40년간 현장에서 쌓아온 문화행정 경험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온 폭넓은 인맥도 나의 강점"이라고 말했다.그는 많은 이들이 문제라고 보는 것들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확신하며, 또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계 인사와 직접적인 친분이 지금 당장은 부족하지만, 지역 구분 없이 많은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폭넓게 친분을 쌓아 왔다"며 "예술계를 들여다보면 지역이라는 범주 이외에도 다양한 관계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그는 엄청난 장서를 보유한 장서가로도 알려져 있다. 오죽하면 그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책 좀 그만 사고 노후대비에 신경을 써야 하지 않겠느냐"며 만류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가 보유한 장서의 규모는 평범한 사람이 생각하는 숫자를 훨씬 뛰어넘는데, 자그마치 5만 권이 넘는다고 한다. 1만권은 자택 1층에 나머지 4만여권은 파주 출판단지의 한 창고를 빌려 보관하고 있다. 사람이 태어나 매일 죽는 날까지 매일 책을 한 권씩 사더라도 3만6천500권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근에는 한 대형서점의 개점 35주년 기념식에서 우수고객으로 인사말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2곳의 독서모임을 이끌며 매년 100권의 책을 읽는다고 한다.그는 풍부한 문화 행정경력과 다양한 경험으로 대학 강단에 서기도 했다. 이화여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등에서 '문화정책', '미술관 경영전략', '서양미술사' 등 강의를 맡아 6년가량 학생들을 가르쳤다.그는 요즘 혼란을 겪고 있는 현 시국 상황에 대해 언급하며 그 어느 때보다 문화·예술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그는 "온 국민이 모두 절망감을 느끼고 있는 시기인 만큼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역할을 문화의 영역에서 맡아줘야 한다"며 "책을 읽고, 그림을 보고, 공연을 보고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야 하는데, 문화 예술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문화라는 것이 당장 효과가 없을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문화는 우리 사회를 성장하게 하는 동력이자 엔진 역할을 했다"며 "문화의 치유력으로 우리 사회가 빨리 회복하고 땅에 떨어진 품격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최진용 차기 대표이사는?-1947년 인천 남구 도화동 출생 -김포 대곶초-인천 동산중-동산고-건국대 행정학과-연세대 행정대학원(언론 홍보전공)-주요경력▲의정부예술의전당 사장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대한민국예술원 사무국장 ▲국립현대미술관 사무국장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조정국장 ▲국립중앙극장 극장장 ▲국립현대미술관 전시과장 ▲문화부 예술진흥국 전통예술과장 ▲문화부 예술진흥국 영화진흥과장인천문화재단 차기 대표이사로 선정된 최진용 전 의정부예술의전당 사장은 "고향 인천의 문화 발전을 위한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헌신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6-11-22 김성호

[인터뷰… 공감]법무보호복지공단 김명달 경기북부지부 보호위원연합회 회장

함께 잘못 돌아보고 반성의 시간 갖게 돼… 남들과 똑같이 보고 격려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 기반 큰 성과 부당 대우 등 사후관리 아쉬워재범율 낮추기 '우리의 몫' 국가기관만으로 역부족 민간 후원 절실보호관찰 청소년에도 관심… 장학기금 조성 멘토링 통해 복학도와"앞으로 평생 그들(출소자들)과 함께 잘못을 돌아보고 매일 새로 일어서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겨울이 성큼 다가오면서 소외된 이웃에 온정을 베푸는 손길도 바빠졌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인심에 예전 같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의 정은 아직 온기가 남아 있다. 복지의 그늘에 가려 사는 소외 이웃 중에는 출소자도 있다. 법이 내린 죗값을 치르긴 했지만, 교도소 담장 밖 세상은 냉정하기 만하다. 죄지은 자에게 복지가 '웬 말인가?' 하겠지만, 그들 중에는 도움의 손길이 절박한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출소자의 재범률을 낮추는 것은 제도적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출소자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선입견이 바뀌지 않는 한 범죄의 악순환은 끊기 힘들어 보인다.법무보호복지공단은 출소자의 사회복귀를 돕는 기관이다. 공단은 여러 민간 조직의 도움으로 움직인다. 그중 하나가 '보호위원연합회'로 출소자 사회복귀 지원에 뜻을 같이하는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 공단 경기북부지부 보호위원연합회를 이끄는 사람은 김명달(55) 회장이다. 연말을 앞두고 출소자를 위한 각종 후원행사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보내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출소자들을 도우면서 크게 달라진 점은 매일 매일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들을 진정 반성하게 하는 길은 우리가 그들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김 회장이 출소자들의 인생 길잡이를 시작한 게 올해로 24년째다.그의 손을 거쳐 간 출소자들에게 그는 '대부' 같은 존재다. 그들 중에는 이제 어엿한 기업 대표가 된 이도 있고 돈을 벌어 남을 돕는 이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그와의 만남을 행운이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들을 보듬지 않으면 그들은 영원히 과거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잘못을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남들과 똑같이 보고 격려했던 게 전부입니다."김 회장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출소자의 자립에 관심을 쏟게 됐다. 직업을 알선하는 일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교도소와 힘을 모아 출소 예정자를 대상으로 취업박람회를 여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전부터 교정기관에서 논의는 있었지만, 선뜻 나서는 곳이 드물었다. 당시 의정부교도소 교정위원으로 활동하던 그는 이를 강력하게 밀어 전국의 모범사례로 만들었다. "출소자에게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입니다. 사회복귀 절반의 성공이라고 봐도 될 만큼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교도소 취업박람회를 보편화하고 기반을 다졌다면 앞으로 질적인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체계를 갖춰야 하고 출소자의 특기와 적성도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김 회장이 열정을 쏟은 교도소 취업박람회는 해가 갈수록 기업의 반응도 나아지고 있다. 초창기의 출소자 채용 기업이 주로 인력난이 심한 3D업종에 몰렸다면 최근에는 유통과 서비스업 등 업종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는 출소자 채용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처음에는 참여 기업을 찾는 데 무척 애를 먹었다"며 "인맥을 총동원할 정도였다"고 했다. 김 회장은 출소자의 취업지원에 아쉬운 점으로 사후관리를 들었다. 취업 후 이들이 직장생활에 적응하는 기간이 매우 중요하지만, 아직 체계가 잡혀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간혹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어디에도 하소연하지 못하고 참다 결국 그만두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취업도 중요하지만, 더욱 필요한 것은 취업한 출소자들을 관리하는 일입니다. 가끔 찾아와 어려운 점을 하소연하는 이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혼자 견디다 속된 말로 '사고를 치는 일'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이들을 상담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기관과 단체의 힘이 필요한 부분입니다."김 회장은 우리 사회가 왜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이야기는 24년간 자신의 경험을 담아 우리 사회에 던지는 뼈있는 지적이었다. "우리 사회가 그들을 멀리하면 할수록 범죄사회에 다가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출소자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바라보는 시선이 강할수록 그들이 다시 범죄를 저지를 확률도 높아진다고 봅니다. 한 사회의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사회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데 그중의 하나가 관심입니다. 그들을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사회의 몫이기 때문입니다.""법무보호복지공단 등 국가기관에서 일부를 맡고 있긴 하지만 역부족이며 민간조직의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후원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출소자를 오랫동안 상대하다 보니 문득 '이들의 범법을 막을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범죄예방에도 관심을 두게 됐고 특히 청소년의 범죄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됐습니다. 요즈음 청소년 범죄가 성인 범죄 못지 않게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청소년 범죄가 더욱 걱정스러운 것이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범죄 의식이 부족해 재범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복귀도 어렵다는 것입니다."김 회장은 법무부 의정부보호관찰소 특별법사랑위원협의회 회장을 맡기도 했었다. 현재는 고문으로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있지만, 보호관찰 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변함이 없다. 그는 보호관찰 청소년들을 위해 장학기금을 조성해 정기적으로 지급하고 있고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에게는 멘토링을 통해 복학을 돕고 있다. 그는 "어린 나이 탈선은 흔한 일이라며 가벼이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청소년 범죄는 성인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회복이 힘들어 두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법무부는 그동안 김 회장의 이 같은 열정과 노력에 대해 수많은 표창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난 2013년에 받은 '교정대상'은 김 회장이 기억에 남는 상으로 꼽았다. 그가 활동하는 의정부에서는 13년 만에 나온 수상자였다. "표창도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끼게 하는 보상이라고 생각하지만, 꾸준히 돌봐온 출소자에게서 뜻밖의 좋은 소식이 날아왔을 때 그만큼 기쁨과 보람을 느낄 때도 없습니다. 늘 마음 한구석에 안타까움이 남던 출소자가 어느 날 제과점 사장이 되고 곰탕집 사장이 돼서 찾아와 줄 때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김 회장은 자신이 경영하는 웨딩홀 예다움에서 올 연말에도 돌보는 출소자들과 함께 조촐한 송년회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봄에는 사비를 들여 이곳에서 출소자들을 위한 합동결혼식과 연회도 열어줬다. 그는 "벌써 내년 일을 준비해야 할 때가 됐다"며 "내년에는 몇 년 전부터 구상해온 출소자 지원사업을 꼭 시도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귀띔했다.글·사진/최재훈(의정부)기자 cjh@kyeongin.com■김명달 회장은? -학력▲ 경기대학교 대학원 범죄예방전문화과정 수료▲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수료▲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정책학 전공 석사 졸업-주요 경력▲ 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보호위원연합회 회장▲ 법무부 법사랑위원 의정부연합보호관찰협의회 고문▲ 의정부교도소 교정위원 취업지원협의회 고문▲ 국민대학교 글로벌 스포츠학 경호보안학과 자문교수▲ 주식회사 에이스시큐리티 회장'출소자의 길잡이'로 산 지 올해 24년을 맞은 김명달 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보호위원연합회 회장은 출소자가 사회 일원으로 복귀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김 회장은 올해도 출소자 복지사업으로 누구보다 열정적인 한 해를 보내고 있다.

2016-11-15 최재훈

[인터뷰… 공감]프로야구 수원 kt wiz 임종택 신임 단장

착실히 강해지는 팀으로 육성… 탈꼴찌 통해 성장 가능성 입증할 것선수층 강화 과감하게 투자 '2군 훈련장' 수원 주변 이전 장기적 목표초·중·고 연속성 중요… 야구 좋아하는 청소년 늘리기에 마케팅 집중소외계층 함께하는 사회공헌 활동과 지역 토착화 방안 꾸준히 모색"열심히 뛰겠습니다."프로야구 수원 kt wiz 임종택 신임 단장의 일성이다. kt는 지난달 kt 소닉붐 프로농구단 단장으로 활동한 임종택 단장을 야구단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구단은 임 단장의 선임 배경에 대해 kt의 체질 개선과 도약을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임 단장은 kt 부산 마케팅단 지사장, 경영지원담당 등을 역임했고 kt 소닉붐 농구단과 e-sports, 사격팀, 하키팀을 총괄해왔다. 스포츠단을 이끈 경험과 리더십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 임 단장은 내년 시즌 kt가 발전할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스포츠 철학을 들어봤다.지난 달 2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임 단장은 "야구단이 좋은 환경에 있을 때 부임한 것이 아니고 구원 투수와 비슷하게 오게 됐다"며 "상당한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낀다. kt를 어떻게 하면 잘 이끌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그러면서 임 단장은 내년 시즌 3가지를 약속했다. ▲kt의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 ▲선수단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 ▲팬들의 사랑을 받는 야구단이 되는 것이다. kt는 올 시즌 53승 2무 89패로 지난해보다 1승만을 추가한 성적으로 지난해에 이어 최하위에 머물렀다. 또 음주운전과 공연음란죄 등 각종 문제가 선수단을 따라다녔고 이는 곧 선수단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신생팀으로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여러 난제에 부딪히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었다는 의미다. 임 단장은 이 부분을 지적하면서 "2017시즌에는 달라진 kt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우선 그는 kt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kt는 초대 감독이었던 조범현 감독의 후임자로 김진욱 감독을 선임했다. 임 단장은 "김진욱 감독이 '감동을 주는 야구'를 표방했고, 나 또한 팬들에게 kt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무엇보다 선수층이 가장 중요하다. 성적을 한꺼번에 끌어올리겠다는 생각보다는 착실히 강해지는 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탈꼴찌를 해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 뒤 점진적으로 포스트시즌과 한국시리즈 진출도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외국인 선수 선발과 FA(자유계약선수) 영입, 트레이드 등으로 kt의 부족한 부분도 보완할 뜻도 내비쳤다. 실제로 kt는 7일 새 외국인 투수로 돈 로치를 계약금 포함 총액 85만 달러(9억7천여만원)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지난 2년간 kt가 외국인 투수와 계약한 금액 중 가장 큰 금액이다. 돈 로치를 영입하면서 '2선발로 적합한 선수'라고 소개한 만큼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kt의 투자가 적지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임 단장은 선수단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수 육성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전했다. 2015년까지 성균관대 야구장을 빌려 사용했던 kt는 익산 국가대표야구장을 2군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타 구단에 비해 2군 선수 육성을 위한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이에 임 단장은 "2군 구장의 개선할 부분을 찾아보겠다"며 "현재 익산시와 시설 인프라구축에 대해 논의중이다. 여의치 않으면 장기적인 관점에선 수원 주변으로 2군 훈련장을 옮기는 것을 염두해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어 "단장이 되고 나서 '성적보다는 신생구단으로서 패기와 근성있는 모습, 푸릇푸릇한 모습을 보여달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선수단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지역 마케팅에 대한 본인의 생각도 내비쳤다. kt는 최하위라는 성적 속에서도 올해 68만2천444명의 관중을 동원하면서 10개 구단 중 7번째로 많은 관중 동원을 기록했다. NC 다이노스(54만9천125명)와 한화 이글스(66만472명)보다 많은 숫자다. 지난해 64만5천465명보다 3만7천여명이 증가했다.이에 임 단장은 "올해 kt는 2년 간 지속해 온 워터 페스티벌,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시킨 야구장, 위즈맘 페스티벌과 같은 다양한 이벤트가 팬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지역 마케팅은 유소년부터 초·중·고까지 체계적으로 연속성 있도록 야구의 맥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수원에 야구를 좋아하는 청소년이 더 많아지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분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답했다.아울러 "비 시즌 때 수원 지역의 소외 계층과 함께하는 등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야구단을 홍보하고 교육청과 시청, 도청과 접촉해 업무를 제유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살피겠다"며 "수원 지역의 야구관련 기관과 학교를 방문하는 등 각계각층의 얘기를 듣고 싶다. kt가 수원 지역에 토착화 할 수 있는 방안들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수원 케이티위즈파크는 내년 시즌을 앞두고 2천석을 증축하는 공사에 들어갔다. 새로워지는 수원케이티위즈파크와 kt만의 마케팅 및 기술력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될지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임 단장은 "수원 kt 팬들께 여러 가지로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부분이 있었다"며 "다음 시즌부터는 팬들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는 구단, 팬들에게 자랑이 되는 구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대담·정리/신창윤 체육부장·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임종택 단장은?-학력▲ 수원 수성고 졸업▲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졸업-주요경력▲ kt 입사▲ kt 부산 마케팅단 지사장▲ kt 경영지원실 경영지원담당▲ kt 스포츠 농구단(농구, e-sports, 사격, 하키) 단장프로야구 수원 kt wiz 임종택 신임 단장이 kt의 체질 개선과 선수단 관리로 2017시즌에는 달라진 kt를 만들어 팬들에게 자랑스러운 구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2016-11-08 이원근·신창윤

[인터뷰… 공감]여인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가격 변동폭 큰 배추·무 등 계약재배 시범사업… 양념류까지 점차 확대온라인 수급종합시스템 구축… 비축기지 통·폐합해 광역화·현대화 추진中 모바일 시장 진출 '물꼬' 단순 상품 넘어 식문화 수출로 저변 넓혀야맞춤형 전략으로 동아시아 공략… 칭다오 물류센터 건립 등 인프라 확충"농수산물 수급 안정과 유통구조 개선 기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내년이면 창립 50주년을 맞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가 여인홍 사장 체제 출범과 때를 같이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여 사장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30여년의 공직생활 동안 유통정책과장-유통국장-식품산업정책실장 등을 거치면서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을 추진했던 인물이다.농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여 사장의 다양한 경력은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인물이란 평가와 함께 기대감을 동시에 갖게 한다.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여 사장은 지난 4일 취임식에서 "농업·식품산업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aT가 공공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매진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특히 취임과 동시에 ▲정부정책을 선도하는 기능 강화 ▲농업분야 청년인재 유입 등 농식품 일자리 창출 ▲탄력적인 조직·인력 운영 ▲성과 중심 조직문화 정착 등 신임 사장 답지 않은 구체적인 조직 운영 방향을 설정해 추진하는 열정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aT의 세계적인 농업 유통 전문기업화를 추진하고 있는 여 사장을 현장에서 만나 그의 경영 철학을 들어봤다.# 기본에 충실한 aT 만들기여 사장은 aT의 기능적 역할에 대해 "안전한 농식품을 국내외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라며 "공공성을 기반으로 기본에 가장 충실한 공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그는 "aT가 기본에 충실한 회사가 되려면 국내 농수산물의 수급안정과 유통구조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수급관리 종합시스템 고도화, 직거래 인증제도 도입, 사이버거래소 등 온라인 거래, 로컬푸드 확산 등 신유통사업의 내실화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밝혔다.여 사장이 농산물 수급불균형 해소를 우선 꼽은 이유는 바로 aT의 설립 이유이기도 하지만 크게는 국내 농업계 전체의 존립과 연결되는 중요사항이기 때문이기도 하다.여 사장은 "농산물 유통은 정확한 수급정보 확보와 효과적 분산 그리고 비축, 방출 등이 적기에 추진될 때 농산물 수급의 불안정성을 비로소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농산물 수급안정 기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올해부터 가격 변동폭이 큰 배추와 무에 대한 계약재배 시범사업을 진행중이며, 마늘과 양파 등 양념류로 점진적인 확대를 해나가겠다"며 "일부 물량은 상시 비축과 연계해 수급조절물량으로도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외에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 수급종합시스템을 구축해 효과적으로 수급정보를 전파해 나갈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도 동시에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농산물의 수급조절 및 가격안정사업을 위한 필수요건으로 부대 시설인 비축기지의 현대화 사업을 꼽으며 향후 차질 없는 추진 의사를 밝혔다.여 사장은 "대부분의 비축기지가 지난 1960년대에 지어진 건물로 상당히 노후된 상황"이라며 "저온설비 등을 갖춘 현대시설로 개선하고, 전국에 산재한 12개 비축기지를 5개 권역으로 물류거점화 하는 등 광역화에 나설 것"이란 구상도 밝혔다.이어 "대한민국 인구의 반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수도권부터 개선하기 위해 지난 9월 수도권 농산물 정부비축기지를 김포로 이전했다"며 "8개 지역에 분산된 지방 비축기지도 충청권, 호남권, 대구·경북권, 부산·경남권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통폐합해 나갈 계획"이라며 보다 세세한 계획안도 밝혔다.# 농산물 수출을 통한 한국 식문화 수출농산물 수급관리와 유통 이외에도 aT의 중요한 사업은 바로 국산 농수산물의 수출이다.여 사장은 식품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국산 농산물의 수요 증대를 목표화 하고 있다. 농업과 식품산업의 연계성 강화에 목표를 두고 중소 식품·외식업체 경쟁력 강화 지원, 쌀 가공식품 산업 육성 등에 공사의 역량을 확대해 나가갈 계획이다.여 사장은 "한국 농식품의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우선 식품 특성상 통관시 어려운 검역문제를 해소하고, 고품질의 제품생산은 물론 지속적 수출을 위한 안정적 물량확보가 필요하다"며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에 대한 소비자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제품 생산이 기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농식품도 이젠 단순 상품수출에서 벗어나 한국의 식문화 수출을 통한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며 "최근 시장개방, 온라인 및 모바일 상거래 확산 등에 따른 환경변화에도 신속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여 사장은 가장 관심 대상국으로 주저 없이 중국시장을 지목했다.덕분에 취임 후 첫 중국 출장에서 '일부 농식품의 중국 모바일 시장 진출'이란 의미 있는 성과물도 챙겨왔다. 시작은 미미하나 우리 농식품이 중국 전역에 판매될 수 있는 기반 확보는 물론 가능성을 타진한 계기를 만든 셈이다. 여 사장은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Wechat)에 한국 식품 전용 쇼핑몰인 '한식왕'을 개통했다"며 "파워블로거들을 활용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판매 생태계도 구축했다"고 밝혔다.이어 "위챗에는 중소기업을 막론한 18개의 우리 농식품업체가 생산하는 약 500개의 제품이 등록됐고 8만6천만명의 위챗 회원들에게 판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여 사장은 "위챗 등록 외에도 600만 명에 달하는 중국 유커에 대한 체험형 식문화 관광 활성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중국 내에서 열리는 식품박람회에도 꾸준히 참여해 한국 농식품에 대한 홍보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그는 중국 외에도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동아시아 각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채비를 갖추면서, 농식품 부문의 활발한 무역거래가 성사될 그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여 사장은 "중국 외에도 동남아, 중동 등 미래 핵심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권역별 특성에 부합하는 맞춤형 전략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수도권과 가장 가까운 중국 칭다오에 물류센터를 세우는 등 현지 수출 물류 인프라 구축을 강화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대담=심재호 경제부장 sjh@kyeongin.com·정리·글=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사진=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여인홍 사장은?-학력▲ 서울대 졸업(1982)▲ 국방대학원 국방관리학 석사(2002)경력▲ 1983 제19회 기술고등고시▲ 2008~2009 농촌진흥청 기획조정관▲ 2010~2011 중앙공무원교육원 국장▲ 2011 국립식물검역원 원장▲ 2011~2012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관▲ 2012~2013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2013~2016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수상▲ 1997 국무총리표창▲ 2004 근정포장내년이면 창립 50주년을 맞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의 여인홍 신임 사장은 "농업계에서 30년의 공직생활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조직 운영방향을 설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2016-11-01 김종화·심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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