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유관중 전환' 속도내는 프로야구·신중한 프로축구

KBO 통합 매뉴얼 마련… 10개 구단 만반의 준비야구장내 마스크 착용·좌석 간 간격등 조율 마쳐K리그는 차분… 연맹 이사진등 이견없을때 확정수용 규모·음식물 섭취등 구체적 방안 조정 남아각 구단 재정난 숨통… 메이저리그등 해외도 주목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무관중 경기로 리그를 진행해 온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정부의 유관중 경기 전환 허가 발표로 인해 관중석을 개방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하지만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각 구단은 대조적인 반응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부의 발표를 기다렸다는 듯 관중을 들이는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는 것에 비해 프로축구연맹은 구단별 입장은 물론 이사진의 목소리까지 청취한 뒤 의사를 확정하겠다며 다소 느긋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유관중 전환 준비된 KBO와 10개 구단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개막한 이후 무관중 속에 진행된 2020 KBO리그는 마침내 관중 입장이 허용되자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다.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질병관리본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무자들이 구체적인 입장 시기, 인원수, 입장 허용 범위를 정할 것이다. 점진적으로 얼마나 늘려나갈지 나올 것"이라며 "그 지침이 내려오면, 우리는 거기에 맞춰서 준비한다"고 밝혔다. 이같이 정부가 프로스포츠의 제한적 관중 입장을 허용하면서 KBO는 지난달 30일 서둘러 'KBO 코로나19 대응 3차 통합 매뉴얼'을 마련했다.이에 앞서 KBO와 10개 구단은 입장 시기와 관중 규모 등이 확정되면 팬들이 경기장에서 최대한 안전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사전에 철저히 대비를 마친 상태다. 경기 관람 시 모든 관중은 입장할 때부터 야구장 내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각 구단은 출입문과 화장실, 매점 등에서 거리 유지를 위해 '1m 거리두기 스티커'를 바닥에 부착하고 입장 시 출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해 37.5도 이상인 경우 출입을 제한한다.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동반인도 1칸 이상 좌석 간 간격을 두고 앉는다. 관람객 정보 확인을 위해 모든 티켓은 온라인 예매 및 카드 결제만 허용된다. 좌석이 확정되지 않는 자유석과 키즈존, 놀이시설과 같은 여러 사람이 밀집할 우려가 있는 구역은 운영이 중단된다. ■ 구단 의견 수렴 후 유관중 전환, 신중한 K리그지난 5월8~9일 무관중으로 각각 개막한 K리그1(1부리그)과 K리그2(2부리그) 역시 유관중 전환을 앞두고 있다.일단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정확한 지침이 내려오면 일주일 정도 각 구단의 준비 기간을 거친 뒤 관중의 입장을 허용한다는 구상이다. 연맹 일각에선 이르면 오는 10일 진행되는 K리그1 11라운드와 K리그2 10라운드부터 관중 입장이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각 구단 프런트는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1일 50여명에 달하는 만큼 구단의 입장을 확실하게 정리한 뒤 연맹 이사진의 입장 등을 모두 종합해 이견이 없는 시일을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당장 팬들과의 호흡과 소통이 시급하지만 서로의 건강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관객 수용 시기를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유관중 경기로 전환된다고 해도 연맹이 각 구단에 전달한 코로나19 매뉴얼이 그대로 적용될 방침이다. KBO와 마찬가지로 관중들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고 입장 시 체온 측정, 관중석 떨어져 앉기 등이 기본적으로 지켜진다.세부 방침도 문체부와 협의 후 확정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은 관중 수용 규모다. 연맹은 경기장 수용 규모의 40% 미만으로 일단 기준을 마련해 놨다. 착석 방식, 관중들의 동선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음식물 섭취 부분도 조정이 필요하다.■ 유관중 전환에 따른 적자 문제 해결되나-외신 주목체육계 안팎에서는 유관중이 진행될 경우 프로축구 구단보다 프로야구 구단의 재정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돼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단 프로축구단은 홈구장 사용을 위해 이 시설을 관리하는 지역별 시설관리공단에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경기를 포함해 연간 일정을 그대로 진행해야 하는 만큼 예정된 지출은 변동이 없다. 다만 경기수 감소, 무관중 등으로 인해 후원 계약이 어려워 올해 큰 적자가 예상돼 유관중 전환 소식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유관중 전환이 신속히 이뤄질수록 프로스포츠계의 숨통이 적게나마 트일 수 있는 데다가 팬들도 직접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호흡을 같이 하고 싶어하는 만큼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유관중 전환은 외신들도 주목하는 부분이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채널인 ESPN은 KBO리그의 움직임에 대해 보도했다. ESPN은 "KBO 관중석을 채운 사람 모형의 패널들이 진짜 팬들로 교체된다. 메이저리그(MLB)에 청사진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MLB는 가까스로 이달 말 리그 개막을 확정했다. KBO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은 MLB 외에도 최근 개막한 일본 프로야구,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서도 공유하고 있어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 pssh0911@kyeongin.com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무관중 경기로 리그를 진행해 온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정부의 제한적 관중 입장을 허용하면서 각 구단이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월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개막한 2020 KBO리그가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고 있다. /경인일보DB수원삼성의 홈 개막전도 무관중으로 열렸다. /경인일보DB

2020-07-02 송수은

[이슈&스토리]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균형 잡을 수 있을까

보안검색요원 임금체계 별도 적용"연봉 5천만원" 일반직 수준은 오해 공사 "노사전문가협의회 통해 합의"법·제도 개선TF 노조 빠진 탓 갈등 "알바생은 보안검색요원 될수 없어단독근무에 1년 이상 걸려" 해명도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1만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최근 밝혔다.인천공항공사는 정규직 전환 1호 공공기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공식 외부 일정을 인천공항에서 진행했다. 취임 3일째인 2017년 5월12일이었다. 이날 인천공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중에 비정규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우선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당시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공항가족 1만명 모두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작업이 이날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인천공항은 공공기관 단일 사업장 기준으로 비정규직 수가 가장 많다. 정규직 전환 1호 공공기관이라는 상징성도 가진다. 인천공항공사가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약 3년 만에 정규직 전환 작업을 마무리했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한 탓에 후폭풍도 거세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 정규직 전환 대상인 비정규직 노조, 취업준비생까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방식에 반대하는 글이 올라왔고, 22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정규직 전환 방식과 처우는인천공항공사가 밝힌 정규직 전환 대상 비정규직은 9천785명이다.인천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하기로 한 비정규직은 공항소방대 211명, 야생동물통제 30명, 여객보안검색 1천902명 등 2천143명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안전과 밀접한 분야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 대상으로 정했다. 나머지 7천642명은 전문 자회사에 편입된다. 외부 용역 방식으로 일하던 직원들이 (주)인천공항시설관리(3천490명), (주)인천공항운영서비스(2천423명), (주)인천공항경비(1천729명) 등 인천공항공사 자회사의 정규직이 되는 방식이다. 정규직 전환 대상과 방식은 인천공항공사, 노동계, 전문가로 구성한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결정했다.인천공항공사 일반직(해외사업·전략·기획)은 입사 첫해 4천500만원을 받는다. 전체 직원 평균 연봉은 지난해 기준으로 8천만원 정도다.인천공항공사가 직고용하는 보안검색요원 등에게는 별도의 임금 체계를 적용한다. 수행 직무가 일반직과 다른 데다,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결정한 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노사전문가협의회는 자회사에 편입되는 직원들이 직고용 직원보다 낮은 처우를 받지 않도록 합의했다. 자회사에 편입된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4천만원 정도다. 이 때문에 직고용되는 보안검색요원도 비슷한 수준에서 연봉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안검색요원 평균 연봉은 3천800만원 수준이다.일각에선 보안검색요원을 일컫으며 '알바하다가 연봉 5천만원 받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인천공항공사 직원이 되기 때문에 일반직 초임 연봉을 받는 것으로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 임금이 일반직과 다르게 책정될 예정이기 때문에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다.# 뜨거운 감자 '보안검색요원'논란의 중심에는 보안검색요원 1천902명이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들을 자회사로 편입시킨 뒤 공개경쟁 방식을 통해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고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노조와 취업준비생들은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고 있다. 보안검색요원들은 공개경쟁 채용에서 탈락한 이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논란① "협의 없는 일방적 결정"인천공항공사 노동조합과 민주노총 소속 노조들이 이번 결정에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협의 없는 일방적 결정'이라는 점이다. 제3기 노사전문가협의회는 지난 2월28일 채용 방식 등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때 '청원경찰 방식의 직접 고용'은 합의되지 않았다. 이후 3개월간 아무런 협의가 없다가 인천공항공사가 일방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발표했다는 게 노동계 주장이다.인천공항공사 노조는 감사원 감사 청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인천공항 현장 내부부터 외부까지 계속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실과 정보가 확인되지 않는 왜곡된 소문과 억측들로 인해 정규직 전환의 취지까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이고 일관성 없는 정규직 전환 추진으로 인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자 대표들과의 협의를 시급히 진행할 것을 인천공항공사에 촉구한다"고 했다. ■ 논란② '취업준비생의 허탈감'6월23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22만명 이상이 동의했다.글쓴이는 "이번 인천공항 전환은 정말 충격적"이라며 "정직원 수보다 많은 이가 정규직 전환이 된다니요. 이들이 노조를 먹고 회사를 먹고 (인천공항공사는) 이들을 위한 회사가 되겠지요"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이곳(인천공항공사)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입니까.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입니까"라고 했다.이 청원 외에도 보안검색요원을 인천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글이 온라인 게시판 곳곳에 올라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공기업 채용 선호도 1위를 자랑하는 곳이다.■ 논란③ 공개경쟁 채용으로 인한 '고용 승계 불안'인천공항공사는 이번 '정규직 전환 완료'를 발표하면서 2017년 5월12일 이후 입사자는 공개경쟁 채용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다. 이전 입사자는 인·적성 검사를 통과해야 정규직이 된다. 보안검색요원 1천902명 중 공개경쟁 채용 대상자는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보안검색요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은 공개경쟁 채용 방식에 반대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공개경쟁 방식으로 채용 여부를 결정하면 3년 넘게 일한 직원들도 탈락할 수 있다"며 "채용 탈락자에 대한 구제 방안도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공개경쟁 방식으로 청원경찰을 채용하면 인천공항 현장에서 오랜 기간 일한 보안검색요원보다 시험을 준비한 사람들이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마무리"인천공항공사는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사실과 다른 측면이 많다"고 해명하고 있다. '노동단체와 협의 없는 일방적 직고용 추진'과 관련해선 2017년부터 노사전문가협의회를 통해 합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안검색요원 직고용에 따른 법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법·제도 개선TF(2020년 3~4월)를 운영했으며, 경찰청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하고 외부 법률 자문도 받았다고 했다. 법·제도 개선TF에 노동단체는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노동단체의 추가 협의 목소리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준비생들이 허탈감을 보이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오해가 있다고 설명했다.인천공항공사는 "보안검색요원은 2개월간의 교육을 수료하고 국토교통부 인증 평가를 통과해야 하는 등 단독 근무를 위해서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알바생은 보안검색요원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임금 체계도 일반직 직원과 다르다고 인천공항공사는 설명했다.인천공항공사는 내달부터 세부 채용 절차를 진행해 올해 말까지 채용을 완료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재직자 탈락 우려와 관련해 "추가 취업 기회 제공 등의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인천공항공사 구본환 사장은 지난 22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정규직 전환 완료'를 발표하며 "인천공항은 공공 부문 정규직 전환 최대 규모 사업장이자 다양한 노동단체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등 어려운 전환 여건 속에서도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 왔다. 남아 있는 정규직 전환 절차를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2017년 5월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건의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인천공항공사 노동조합은 지난 23일 공항공사 청사 앞에서 정규직 전환이 노동단체와 협의없이 결정된 것에 대해 반발하는 집회를 열었다. /인천공항공사 노조 제공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해당화실에서 직접 고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06-25 정운

[이슈&스토리]갭투자 잡으려다 금기 건드린 '규제의 갭'

수도권 대부분 지역제한·대출 기준 강화… 빚 끼고 매매 불가능투기세력보다 실수요 '서민 무주택자' 내집 마련의 꿈 무너뜨려# 멀어진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 꿈정부의 21번째 부동산 규제인 6·17 대책은 풍선효과와 갭투자를 막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규제 지역을 대폭 넓히고 대출 기준도 강화했다. 즉 돈을 빌려 집을 사지 못하게 했다.그런데 부동산 대책 발표 하루도 채 안 돼 수도권에 살고 있는 3040 무주택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평생 월세나 전세로 살게 만들고 있다는 성토다. 집값이 대폭 올랐는데 대출마저 묶이면서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지 못한 경우 집값을 치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갭투자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정부의 취지와 달리 시장은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를 무너뜨렸다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금기시 됐던 '실수요자 시장'까지 건드렸다는 것이다. 사실 서민들이 대출이나 전세보증금을 끼지 않고 통상 5억원 넘는 도내 아파트를 사기 쉽지 않다. 전세자금 대출을 받고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주택을 사면 대출금을 회수하기로 했는데,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하 아파트는 거의 찾기 어렵고 그 비중도 낮다. → 표 참조투기과열지구에서 사는 무주택 서민들은 내집 마련을 포기하거나 규제가 덜한 지역에서 집을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하지만 규제지역 확대로 수도권 내에 집을 사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의정부, 남양주, 부천 등 비규제지역은 시세의 70%까지 주택담보대출(LTV)이 나왔지만 이번 6·17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50%로 축소됐다. 서울 전 지역과 수원, 성남 수정구, 안양, 안산 단원구, 구리, 군포, 의왕, 용인 수지·기흥, 화성 동탄2, 인천 연수구와 남동구, 서구가 투기과열지구다.고양과 남양주, 군포, 안성, 부천, 안산, 시흥, 용인 처인, 오산, 평택, 광주, 양주, 의정부는 조정대상지역이다. 서울 생활권의 수도권은 모두 규제지역이라고 봐도 무방하다.이에 대출 한도 축소로 그동안 세웠던 무주택자들의 아파트 마련 계획도 다시 짜야 한다. 조정대상지역은 LTV가 9억원 이하는 50%, 9억원 초과는 30%다. 총부채상환비율(DTI)도 50%다. 투기과열지구는 LTV가 9억원 이하는 40%, 9억원 초과는 20%, 15억원 초과는 0%다. DTI는 40%다.직장과 주거 생활권이 수도권인 무주택자들은 현금부자를 제외하고 내 집 마련의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처지다. 결국 전 정부에서 "빚 내서 집 사라"고 주장했던 것을 무시한 무주택자들은 후회만 남게 됐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규제범위를 넓혀버리면 서울 및 수도권의 모든 지역에서 대출 규제가 근본적으로 강화된다"며 "오히려 반서민정책으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진작 집부터 샀어야 한다는 후회·상실감이 추후 학습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과 전월세 안정방안 등 실수요자 보호대책이 빠진 점이 아쉽다"며 "20~30대와 40대 실수요층은 6년이 넘는 장기간의 집값과 전셋값 급등에 따른 상실감과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맞춤형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고 강조했다.주담대 받고 산 아파트, 임대 매물로 못내놔… '전세난' 심화 우려'세입자 보호' 임대차 3법 발의 등 겹쳐 '시장 불안' 부추길 가능성# 예고되는 전세대란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평가 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으로 더는 투기수요가 피해갈 곳이 없어졌다"고 예상했다. 다만 당장의 부작용으로 전세대란을 꼽고 있다. 문제는 누군가가 갭투자로 매입한 아파트는 누군가가 전세로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이라는 점이다. 갭투자가 줄면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드는 결과가 따른다. 갭투자 수요 감소로 이들이 공급하는 전세매물이 줄어 전체 전세시장의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급 위축이 전셋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실제로 최근 수도권 전세 시장에서는 '전세 물량 부족'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KB국민은행의 6월 8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의 전세수급지수는 167.2에 달한다. 경기도는 170을 넘었다. 100을 넘어갈수록 '전세 부족'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 그래프 참조전셋값 안정 등 세입자 보호를 위해 발의된 '임대차 3법'이 집주인 등 임대인을 불안케 하면서 오히려 전세시장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이번 부동산 대책이 이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심교언 교수는 "현재 전세시장이 불안한 것은 주택 가격대별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요자들이 전세 시장으로 밀려난 데 따른 영향"이라면서 "이번 대책으로 각종 규제로 매매거래를 못하게 되면서 전세수요는 더 늘어나는 반면 전세 공급 기여 물량이 사라지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내달 분양 물량, LTV 등 조정… 계약시 수천만원 추가확보 필요일정 연기땐 공급난·집값 상승 연쇄작용 '현금부자 잔치'로 전락# 셈법 복잡해진 7월 분양당장 다음 달 분양을 앞둔 경기·인천의 분양시장도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산시와 의정부시에서 '오산롯데캐슬스카이파크(2천339가구)', '의정부주상복합라과디아(1천88가구)'가 다음 달 분양 예정인데 조정지역으로 묶여 LTV 등 대출이 변동되기 때문이다. 인천시에서도 중구 '운서2차스카이뷰스카이시티(909가구)'가 7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양을 고려한 실수요자들이 대출이 줄면서 현금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데 한 달여 만에 수천만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건설사들이 분양 계획을 미룰 경우에는 공급난이 우려된다. 공급 부족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분양 업계 관계자는 "5억~6억원대의 아파트 분양에서 대출이 10%만 줄어도 수분양자들이 추가로 5천만~6천만원의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며 "당장 5천만원 넘는 현금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하반기 예정된 아파트 청약 시장이 현금 부자 잔치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20-06-18 황준성

[이슈&스토리]K-바이오산업 인천이 이끈다

송도에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등 60여개 입주단일도시 기준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산업 생산단지경제자유구역 '글로벌 혁신 클러스터' 정부도 힘싣기市, 11공구 산업기술단지등 '포스트 반도체' 로 육성인천경제청, 92만㎡ 클러스터 → 200만㎡로 '큰 그림'포스트 코로나시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제약·바이오 산업분야'가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단지가 있는 인천이 'K-바이오산업'의 전진기지로 주목받고 있다.인천 송도국제도시는 명실상부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 규모(56만ℓ)의 바이오산업 생산단지를 확보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44만ℓ, 싱가포르가 27만ℓ, 아일랜드 더블린·코크가 23만ℓ 등으로 인천의 뒤를 따르고 있다.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 기업인 인천 송도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3위), 셀트리온(7위)을 비롯해 DM바이오, 얀센백신 등 60여개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 있다. 2018년 국내에서 허가된 바이오의약품 12개 중 7개가 이곳에서 나왔다.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국책 과제인 '바이오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바이오산업생산고도화사업'에 선정된 '아미코젠'은 지난달 21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인천테크노파크 확대산업기술단지(11공구)에 입주하기 위한 용지매입계약을 했다. 아미코젠은 바이오의약품 핵심 부품소재 사업에 400억원 규모의 선제적 투자를 예고하기도 했다.앞서 셀트리온도 송도에 의약품개발을 위한 시설확장(100만ℓ)과 글로벌 유통망 구축 등 2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분야 등은 위기를 맞았지만 바이오분야 기업들은 주식시장에서 시가 총액이 급상승하는 등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에 인천 송도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바이오기업을 대표해 나란히 이름을 올렸는가 하면 코스닥 시장에서도 시총 상위 10곳 가운데 5곳이 바이오관련 기업으로 채워질 정도로 바이오 산업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재편될 산업분야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확대 등으로 바이오헬스분야의 수출은 지난해 4월 8억4천만달러에서 올해 4월 10억9천만달러로 크게 증가했다.정부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주요 산업으로 바이오 업계에 주목하며 바이오 기업이 집적돼 있는 인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지난달 28일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인천 송도 투모로우시티에서 열린 '대한민국 새로운 경제성장의 주역, K-스타트업 바이오·언택트 창업의 허브, 인천 스타트업 파크' 비전 선포식을 찾았고, 20일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열린 '제4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에서 인천·충북경제자유구역을 '글로벌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로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와 관련, 인천시도 바이오산업을 '포스트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다짐으로 관련산업에 대한 전면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인천시는 송도 11공구에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17만8천200㎡)' 등을 건립해 이들 바이오단지를 스타트업 파크와 연계해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바이오 첨단기술연구단지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또한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 육성을 위한 맞춤형 인력양성기관 유치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산자부 공모사업인 바이오 공정 인력양성센터를 유치해 대규모 전문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센터는 바이오 관련 학위와 신입·재직자 교육기능을 한다. 2017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바이오 공정 전문 인력은 2022년 8천101명, 2027년 2만307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는 우선 삼성바이오, 셀트리온의 후속 투자와 국내·외 바이오 시장의 급속 성장에 따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90%를 웃도는 바이오 원부자재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 지원센터'도 인천에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각국의 자국 산업 보호, 코로나19로 인한 바이오 원부자재 조달 차질 등에 대응하기 위해 원부자재 자체 개발력을 강화하자는 차원이다. 정부도 5년 내 바이오 원부자재 30% 국산화로 전후방산업의 동반성장을 지원하겠다는 '바이오헬스산업 혁신 전략'에서 이 같은 센터 설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이러한 움직임에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이 'K-바이오'를 선도하고 있는 송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련 부서에도 입주 문의 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바이오 관련 기업과 기관이 모이게 되면 인천 소재 바이오 기업들이 상호 협력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도 이러한 움직임이 국가 바이오산업 성장에도 큰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인천경제청은 현재 송도 4, 5, 7공구 92만㎡에 조성된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를 현재 매립 중인 11공구 200만㎡로 확장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인천경제청은 최근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에 대한 적극적인 기업 유치를 통해 ▲입주기업(60개→700개) ▲고용규모(5천명→2만명) ▲누적투자(7조원→15조원) ▲연매출액(2조원→10조원) 부분에서 송도를 K-바이오를 선도하는 바이오 클러스터로 성장시키기 위한 2030년까지의 목표와 비전도 제시했다.앵커 기업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을 현재 56만ℓ에서 100만ℓ 이상으로 확대 유치하고,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바이오헬스케어분야 기업을 현재 20여 개에서 300여 개로 늘리는 한편, 세포배양배지 등 바이오 공정 분야 소재·부품·장비 등의 원부자재 수급망을 강화할 계획이다.또 11공구 개발계획에 따라 지난 20일 실시계획의 변경을 완료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 기반시설 설계 완료, 내년 하반기 기반 시설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그래픽/ 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지난 20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열린 제4차 포스트 코로나 회의에서 성운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첫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경인일보DB코스피 시가총액 3위인 송도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왼쪽)와 7위인 셀트리온. /경인일보DB

2020-06-11 윤설아

[이슈&스토리]옛 모습 잃어가는 경기만 갯벌-지역별 해법

해수 원활하면 스스로 살아나김종성 서울대 교수 조언20년 만에 다시 돌아본 경기만은 활력과 침체가 함께 엿보였다. 부흥했던 과거를 생각하며 망가진 바다와 갯벌을 바라보는 어민들의 절박함, 이제 다시 해보자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공존했다. 정부도 망가진 바다와 갯벌을 살리기 위한 예산 지원을 거듭하고 있다.옛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경기만 갯벌의 옛 모습을 찾기위한 다양한 정책에 대해, 어민들과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대안은 무엇인지 살펴봤다.유부도·동검도 복원사례 '교훈'갯벌 제방 교량으로 개선 효과"해수만 원활하게 유입되면 자연적으로 갯벌은 살아날 수 있습니다."경기만 갯벌은 각종 간척 사업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해양 생태계의 보고였다. 안산 선감도는 전국 최대 바지락 황금어장으로 꼽혔고 화성 지역 갯벌들도 가리맛 조개 등 풍부한 어족 자원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1991년부터 시작된 간척 사업으로 경기만 갯벌은 옛 모습을 점차 잃어가기 시작했다. 갯벌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 이때 우리는 어떻게 갯벌 살리기에 나서야 할까?오랜 시간 국내 갯벌을 연구해 온 김종성(사진) 서울대 교수는 바닷물이 자연스럽게 갯벌에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방조제로 갯벌에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되면 조개들이 깨끗한 산소를 공급받을 수 없게 된다"며 "갯벌 밑에서 사는 조개들이 숨을 쉬기 위해 올라오다가 다 죽어버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고 설명했다.김 교수는 충남 유부도와 인천 동검도 갯벌 복원 사례를 들면서 바닷물의 유입을 강조했다. 유부도는 지난 2017년부터 오는 2021년까지 유부도 남쪽 제방과 폐염전을 철거해 바닷물이 갯벌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인천 동검도는 인근 갯벌을 갈랐던 제방형태 연륙교 일부를 해수가 통하도록 교량 형태로 바꿔 갯벌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그는 "인공어초 등 구조물을 만들어 해양 생태계를 살리려는 노력은 장단점이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며 "제한적으로 필요한 곳에 식수 공급이나 농업 용수를 제공하기 위해 댐 등으로 물길을 막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하구 전체를 막아서는 것은 그곳에 있는 생태계를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김 교수는 갯벌법 제정 등 최근 바뀌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김 교수는 "과거에는 갯벌 생태계를 얘기할 때 늘어나는 종의 수 등 눈에 보이는 것들만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 제정된 안은 보호 지역을 수심 6m 이하까지로 정의해 갯벌의 전반적인 생태계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며 "갯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해수부 '어촌뉴딜' 총사업비 94억 확보 낙후된 어촌 시설 개선·자생력 강화 '활력'오이도 갯벌은 해양수산부의 '2020년 어촌뉴딜300사업'에 최종선정되며 활력을 되찾고 있다. 국비 66억원을 포함해 총 사업비 94억원을 들여 도시어촌인 오이도의 어항기반시설을 정비하고, 배후지역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 어민들은 이 사업으로 낙후된 시설을 개선하고, 해양자원 회복을 이끌어 내 오이도를 찾은 관광객에게 신선한 해산물을 쾌적하게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2020년 어촌뉴딜300사업은 낙후된 선착장과 같은 어촌의 필수기반시설을 개선하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개발로 어촌을 가기 쉽고, 찾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지역밀착형 생활SOC사업이다.해양수산부는 낙후된 어촌의 생활인프라를 개선하고 지역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2년까지 총 300개소를 선정해 2024년까지 약 3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어민들은 이 같은 지역 밀착형 지원이 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어민은 "서해라고 하지만, 지역마다 나는 해산물이 조금씩 다르고, 각 특색이 있다"며 "천편일률적인 사업보단 그 지역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특화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흔한 맛조개·알찬 꽃게 흔적없이 사라져"뚝방 일부 터서 연륙교 건설 생태계 보전"소·중 맛조개의 산지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은 옛 명성을 잃었다.엄지손가락 굵기에 7㎝ 길이의 화성 맛조개는 특유의 감칠맛을 자랑하며 '맛의 황제'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맛조개는 궁평항 앞에서부터 화성시 장덕리 부근 갯벌까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고, 14㎞에 달하는 갯벌 어디에나 들어가기만 하면 바구니 1개를 채우는 건 순식간이었다. 꽃게도 마찬가지. 궁평항 부근은 꽃게들의 지정 산란장소였다. 꽃게 2마리 중 1마리는 알을 가득 품고 있었다.하지만 간척사업으로 해수가 막히며 갯벌과 함께 사라졌다.뻘 성분(진흙) 퇴적이 늘고 모래가 줄어들며 서식 환경이 바뀌게 됐고, 갯벌 생물들이 먹고 살던 미세생물들도 점차 사라졌다. 어떤 곳은 영양분이 과하게 몰려 썩었고, 어떤 곳은 영양분이 없어 메말라갔다.궁평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 어민은 "뚝방을 일부 터서 고가로 만들면 물길이 원래대로 돌아오며 생태계도 보전할 수 있고, 갯벌도 산다"며 "태안 기름 유출 사건 때 보았듯, 바닷물이 민물과 공존하면서 자연이 자정하는데 이 효과가 어마어마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인천 동검도의 경우 뚝방을 일부 터 다리(연륙교)로 만들었다. 이후 황폐해지던 갯벌은 예년 수준으로 회복 중에 있다.권관항 국비 등 145억 '수혈' "서해대교 내해 지역 항만지구 제외" 어민 이구동성평택시 현덕면의 자그마한 포구인 권관항에 낭보가 전해졌다.해양수산부 '2020년 어촌뉴딜300사업'에 최종 지정돼 국비 102억원을 포함한 145억원이 투입되는 것. 권관항은 서해안 '노을'을 테마로 하는 어촌마을로 재탄생한다.예로부터 권관항은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서해안 유명 포구 중 하나였다. 하지만 평택항 개발로 인한 항만지구 설정과 서해안 고속도로 및 국도 39호선의 개설,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해양자원이 급속도로 망가졌다.박판규 권관리 어촌계장은 "사업 선정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드린다"며 "지역 어민과 함께 옛 권관항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이 같은 낭보를 뒤로하고 이 지역 어민들이 공통으로 원하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서해대교 내해 지역을 항만지구에서 풀어주는 것이다. 평택항 개발 사업 이후 서해대교 내해가 항만지구로 설정돼 평택시나 인근 다른 지자체가 도움의 손길을 전하려 해도 힘든 부분이 있었다. 서해대교가 생기며 내해지역은 사실상 항만기능을 잃었다. 물길 자체가 바뀌면서 퇴적이 늘고, 폐그물망 등 쓰레기도 늘었다. 예전에 갯벌로 나가면 잡혔던 모시조개·맛·바지락·대합·피꼬막 등은 개체 수가 확 줄었다. 한 어민은 "인근 당진·아산 어민에 우리(권관)까지 포함하면 300여 가구가 여전히 바다만 보며 살아가고 있다"며 "지자체가 지역민을 위한 올바른 정책을 내고 예산을 투입할 수 있도록 이젠 항만지구에서 이곳(내해지역)을 제외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38년전 완성 담수호·세계5대 갯벌 천수만 '반토막' "역간척 말고는 답이 없어유""부남호를 살리려면 역간척 말고는 답이 없어유."지난달 30일 찾은 충청남도 서산시 부남호 당암포구. 간척사업이 진행됐던 1980년대 이전부터 60여년간 당암포구에서 살아온 최병환(72) 전 당암어촌계장은 부남호를 살리기 위해선 역간척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보릿고개라고 해서 당시에 먹고 살 게 없으니까 간척으로 농사를 짓게 해주려고 한거다. 근데 짠물이 들어와서 농사도 못 짓는다"라며 "간척해서 좋아진 건 도로 뚫린 거 밖에 없다"라며 허탈하게 웃었다.부남호는 지난 1979년 (주)현대건설이 서산 A·B 지구 매립 면허를 갖게 되면서 1980년 5월 공사를 시작해 1982년 10월 공사를 완료한 담수호다. 세계 5대 갯벌로 불리면서 천혜의 관광자원과 해양자원을 간직한 보고(寶庫) '천수만'이었지만, 간척사업으로 천수만의 갯벌 면적은 절반가량 줄어들었고 생물의 서식처가 파괴됐다.방조제 등으로 해수유통이 막힌 부남호의 수질 오염은 현재 심각한 수준이다. 최씨는 "가두리 양식장을 해도 수질이 너무 안 좋아서 물고기가 금방 죽어버렸다"라며 "간척하고 나서 어획량도 90% 가까이 줄었다"라고 토로했다.현재 부남호에는 10여개의 가두리 양식장만 떠 있는 상태다. 주변 음식점에는 관광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처럼 간척사업으로 수질오염·생태계 파괴 등 지역경제까지 타격이 미치자 충남 태안군은 지난해 부남호에 2천972억원 규모 역간척 기본계획을 수립했다.역간척은 간척의 역과정으로 바다에 쌓은 제방을 열어 간척 이전의 자연상태로 되돌린다. 단순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아니다. 해수유통으로 어획량이 늘어나고 자연이 회복되면서 이를 통해 관광 사업으로 발전한다. 충남도 관계자는 "갯벌과 같은 생태계 복원사업은 예전부터 진행됐는데 부남호 역간척 사업도 그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원근·김동필·신현정기자 lwg33@kyeongin.com대부도 오염된 갯벌에서 먹이를 찾는 백로.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2020-06-04 이원근·김동필·신현정

[이슈&스토리]바다를 삼켜버린 플라스틱… 내가 나에게 버린 쓰레기

바다거북 사체서 페트병 뚜껑·비닐 등 발견경인지역 해변, 미세플라스틱 농도 전세계 27곳중 두번째 높아수돗물 정수장서도 검출전체 해안 쓰레기의 75% 연구결과도파편화 과정 화학물질이 해양 오염시켜개인 텀블러·종이 빨대 사용 등 전 국민적 노력 절실플라스틱이 바다를 병들게 하고 있다.우리가 쉽게 사용하고 버린 플라스틱이 바다를 점령해 바다 속 생태계를 위협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바다를 삼켜버린 플라스틱의 위협은 결국 인류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는 만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지금부터라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바다거북 뱃속 채운 플라스틱국립생태원은 2017년부터 국내 해안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사체를 부검하고 있다. 바다거북의 정확한 사인을 분석하기 위해서인데, 사체 장기에서는 대부분 플라스틱이 확인되고 있다. 뾰족한 플라스틱 조각으로 장기가 찢기고, 플라스틱의 일종인 비닐은 장기를 막아 소화를 불가능하게 했다.이런 플라스틱과 비닐은 바다거북이 해초나 해파리 등 먹이를 먹는 과정에서 몸속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생태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초를 먹는 과정에서 주변에 있는 플라스틱 조각을 함께 먹고, 떠다니는 비닐을 해파리인 줄 알고 먹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살기 위해 먹은 것들이 오히려 죽음을 재촉한 셈이다. 이혜림 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은 "바다거북 사체 속에선 우리가 흔히 쓰는 페트병 뚜껑이나 사탕 껍질, 각종 비닐 등이 확인된다"며 "우리가 쉽게 버린 것들이 바다거북에겐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결국 사람과 연결되는 문제일 수밖에 없는데, 바다거북이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가 아닐까 한다"고 했다.플라스틱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작게 부서질 뿐 분해되지 않는다. 바다로 흘러든 플라스틱 역시 작게 부서져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이 된다.미세플라스틱은 인천·경기지역 해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 연구팀이 지난 2018년 4월 유명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미세플라스틱 관련 논문을 보면, 인천·경기해변에서 확인된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전 세계 27개 조사지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플라스틱 소비가 많은 수도권이 가까이 있고, 태평양 등 큰 바다와 직접적으로 접해있지 않는 지형적 특성과 스티로폼 부표 사용 등 복합적 요인이 이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미세플라스틱은 우리가 먹는 수돗물을 만드는 정수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2017년 조사한 내용을 보면, 정수과정을 거치지 않은 원수(原水) 12곳 중 인천 수산정수장 1곳의 원수에서 ℓ당 1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정수과정을 거친 24개 정수장 중에선 인천 수산, 용인 수지, 서울 영등포 등 3개 정수장의 수돗물에서 ℓ당 각각 0.6개, 0.2개, 0.4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플라스틱 문제를 더는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라지지 않는 플라스틱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북태평양 지대에 형성돼 있는 거대한 플라스틱 폐기물 지대는 면적이 160만㎢에 달하고 여기엔 8만t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해안 쓰레기의 75%가 플라스틱류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은 떠다니면서 자외선에 의해 광분해와 부식, 풍화작용 등으로 점점 파편화된다. 플라스틱은 점점 작아질 뿐, 결코 분해되지 않는다. 그리고 크기가 5㎜ 미만인 미세플라스틱이 돼 장거리를 이동한다.미세플라스틱은 주변 환경에 있는 화학물질과 중금속 등을 흡수하고 축적하는 특성이 있어 이를 흡수할 경우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를 먹은 물고기와 요각류, 갯지렁이, 동물플랑크톤 등에선 생식률이 저하되는 공통적인 증상이 발견되고 있다.반대로 플라스틱의 원료나 첨가제 등 독성 화학물질이 플라스틱이 작은 크기로 파편화하는 과정에서 해수로 방출돼 바다를 오염시키기도 한다.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위해성에 대해 명확하게 규명한 연구는 아직 없는 상태다.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바다생물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도 초기단계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의 체세포와 조직에 직접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간독성, 신경독성, 면역독성, 기형유발 등 인체에 독성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더 늦지 않게"… 플라스틱 사용 줄여야정부는 지난해 5월 "해양 플라스틱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며 해양 플라스틱 저감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어업인의 자발적인 폐어구·폐부표 회수를 유도하기 위해 어구·부표 보증금 제도를 도입하고, 단시간에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형되는 스티로폼 부표를 친환경 부표로 교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육상과 해외로부터의 쓰레기 해양 유입을 최소화하고 해양쓰레기 전용 전처리시설 확대, 해양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개발 등도 추진하겠다고 했다.정부는 이 외에 2023년까지 해양 미세플라스틱 관리기반 구축을 위해 미세플라스틱 분포 현황조사와 미세플라스틱 통합 위해성 평가를 추진하고 해양 미세플라스틱 환경 위해성 관리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해양 플라스틱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정책적 활동 외에도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이기 위한 전 국민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개인용 텀블러 활용하기, 스테인리스·종이 빨대 사용하기, 대나무 칫솔 사용하기, 물 끓여 마시기 등 방식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혜림 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은 "소비자 한 명 한 명이 의식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파급력이 클 수 있다"고 했다.플라스틱 산화 생분해제 사용도 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플라스틱이 사라진 것처럼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엄유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연구원은 "플라스틱을 아주 작은 크기로 만들어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플라스틱 산화 생분해제'를 제품 생산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바다나 토양에서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집중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바다거북 사체와 플라스틱 폐기물. 이 비닐, 그물조각 등은 다른 바다거북 사체에서 확인된 것들이다. /국립생태원 제공인천녹색연합 회원들이 해안가에 널브러진 쓰레기들을 치우고 있다. /인천녹색연합 제공

2020-05-28 이현준

[이슈&스토리]스쳐가던 차량들이 '소비 대세'가 되다

美 카페·패스트푸드 매장서 시작… 2000년대 국내 정착코로나 사태 속 지자체들 '선별진료소 제안' 빠르게 도입'확진자 증가 억제 효과' 유럽·美·中 등 각국서 벤치마킹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농산물 판매 접목 13회 매진 행진서점·청약·연예인 팬 사인회 등까지 영역 급속도로 넓혀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그 시작은 미국이었지만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계기로 한국에서 꽃을 피웠다. 1920~30년대 미국에서 시작돼 비교적 빠른 시간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등 매장에 주로 도입됐다. 차에서 내릴 필요없이 주문에서 결제, 제품 수령까지 동선이 짧아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서는 1992년 맥도날드가 부산에 국내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이후 자동차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드라이브 스루는 도심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비교적 늦게 도입됐고 본격적인 확산도 늦은 한국이지만,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에 다양한 아이디어와 결합하면서 여러 형태의 드라이브 스루를 만들어내고 있다.■ 코로나19와 드라이브 스루코로나19 사태 대응 과정에서 한국이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 하나가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코로나19 검사다. 병원이나 보건소에 가서 검체를 채취해야만 확진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이 보통인데, 확진자가 급증하는 시기에는 빠른 대처가 어렵기도 하고 검체 채취를 위해 대기하던 중에 되레 바이러스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공포까지 겹쳐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다. 방호복 같은 물품 소모도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다.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시기 한국은 패스트푸드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드라이브 스루를 본격적으로 검체 채취에 활용했다.사실 이 방법은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당시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처음 제안됐지만 실험에 그쳤을 뿐 공식적으로 시행된 적은 없었다. 신종플루 백신이 개발되면서 잊혀지는 듯했던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다시 주목한 것은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이다. 이들은 지난 2018년 생물테러 시 의약 배분과 관련한 질병관리본부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대규모 환자가 발생했을 때 해독제 지급 방식으로 드라이브 스루 도입을 검토하면서 주목을 받았다.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2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당시 논의 단계에 머물렀던 드라이브 스루 형태의 선별진료소를 본격제안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3일 뒤인 26일 고양시가 실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한 전국 최초의 선별진료소, '고양 안심카 선별진료소'를 덕양구 주교동에 설치하면서 아이디어를 현실화했다.코로나19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될 때 지자체의 남다른 아이디어와 빠른 행동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경기도 역시 긴급하게 음압시스템을 갖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의 문을 열며 대응한 결과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확진자 증가폭이 줄어들면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선별진료소는 하나 둘 문을 닫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해외 각국에는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벤치마킹해 대응하고 있다. 현재 영국과 독일, 프랑스, 미국, 캐나다, 호주,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 중국 등이 도입했다.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비판했던 일본도 최근 이를 도입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언택트 시대, 드라이브 스루가 새로운 돌파구 될까드라이브 스루의 재발견은 코로나19 사태를 막기 위한 한 때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 사람들의 생활상을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표준으로 드라이브 스루가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그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가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이 농식품 판매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농식품은 패스트푸드와 달리 소비자가 직접 보고 품질을 평가하는 만큼 드라이브 스루와 접목되기 쉽지 않은 상품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 등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농식품 판매의 방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진흥원은 학교급식중단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농가를 도울 방법을 생각하다가 당시 외신들이 주목하던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 힌트를 얻어 유통시장의 판도를 바꾼 것이다. 진흥원은 그간 진행한 13차례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 할인행사에서 준비한 상품을 모두 판매하는 등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는 중이다.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백화점 등도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시작했고 일부 매장은 모바일로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면 설정한 상품 수령시간에 전달하는 진화된 형태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선보이는 곳도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고 있는 셈이다.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와 요식업계도 드라이브 스루에 주목, 본격적인 언택트 시대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풍광을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를 소개하는 한편, 화려한 비주얼과 맛까지 겸비한 호텔음식을 판매하는 곳도 등장했다. 신선함이 생명인 회도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포항의 한 횟집은 3천마리의 횟감을 단 3시간 만에 모두 판매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밖에도 드라이브 스루 서점이나 도서관, 어린이 장난감 대여, 악기 대여 등 상품을 주고 받는 서비스, 재건축 조합의 조합원 총회, 아파트 청약 계약, 연예인 팬 사인회까지 사실상 드라이브 스루와 접목되지 못하는 서비스가 없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드라이브 스루가 이색 행사의 하나로 반짝 인기를 누리다 사라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한국인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기발한 아이디어로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이 경기도내 농가 지원을 위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농특산물 특별할인 판매행사'을 진행했다. 진흥원은 지난 3월 9일부터 지난 16일까지 13차례 진행한 행사에서 준비한 모든 상품을 판매하며 농식품 유통 방식에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제공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20-05-21 김성주

[이슈&스토리]'중구에서 송도국제도시로' 빠르게 이동하는 물류 허브

10공구 위치한 신항, 대형선박 입항하고 하역속도 빨라1분기 물량 69만TEU 중 56.2%인 38만9천TEU나 처리3선석 부두 건설 중… 2025년 완공 땐 전체 86.3% 집중인천항만공사 사옥도 올 하반기 중구에서 송도로 이전남항, 스마트 오토밸리등 '수출 전초기지'로 변화 시도인천항 물류 중심이 중구에서 송도국제도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중구는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오랜 기간 물류 중심지 역할을 했다. 1974년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부두는 중구에 있는 인천 내항에 만들어졌다. 2004년 개장한 인천항 외항(外港) 첫 번째 컨테이너 전용 부두인 남항도 중구에 자리 잡고 있다. 내항과 남항은 우리나라 수도권 컨테이너 물류의 관문역할을 수행하며 인천항 물동량 상승을 이끌었다.2015년 6월 송도국제도시 10공구에 인천 신항이 문을 열면서 인천항 물류 중심은 송도가 되고 있다. 인천항 전체 물동량의 절반 이상이 신항에서 처리될 정도로 송도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신항 배후단지와 아암물류2단지 등 앞으로 인천항에 공급될 항만 배후단지의 90%는 송도에 들어선다. 올 하반기에는 인천항만공사 사옥도 중구에서 송도로 이전한다.물동량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남항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부두' 역할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인천항 물류를 원활하게 만들어 줄 '수도권 수출 전초기지'로 개편하게 되는 것이다. 남항에는 수도권 최대 중고차 수출단지가 조성된다. 일부 부지는 이미 화물을 보관하는 컨테이너 장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인천항 컨테이너 화물 중심지가 된 신항올 1분기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69만3천607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신항에서 처리된 물동량은 38만9천680TEU로 전체 물동량의 56.2%를 차지했다.개장 첫해인 2015년 29만6천TEU에 불과했던 신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6년 82만2천TEU, 2017년 149만1천TEU, 2018년 167만6천TEU로 급격히 늘었고, 지난해에는 169만5천TEU를 기록했다. 4년 사이에 5.7배로 늘어난 것이다.신항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남항보다 더 큰 규모의 컨테이너선 입항이 가능해서다. 남항은 신항보다 수심이 낮은 데다, 항로도 길어서 최대 4천TEU급 컨테이너선이 입항할 수 있다. 반면 신항에는 8천TEU급 컨테이너선이 접안하고 있다. 컨테이너 선박들이 대형화하는 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신항을 찾는 배들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신항 컨테이너터미널에는 장치장 크레인을 원격으로 조정하는 반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하역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도 신항에 선박이 많아지는 이유다.대형 선박이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항로 49개 가운데 33개가 신항 컨테이너터미널로 연결된다. 항로가 늘어나면서 화주·포워더 등의 선택 폭이 넓어졌고 물동량도 자연스레 늘어났다.신항을 추가로 개발하는 사업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제2차 신항만기본계획'에서는 2025년 신항 물동량을 315만4천TEU로 예측했다. 연간 21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신항의 하역능력을 고려하면 2025년에는 100만TEU 이상을 하역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인천항만공사는 이에 따라 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 옆에 안벽 길이 1천50m, 4천TEU급 이상 3선석 부두를 추가로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수부와 인천항만공사는 내달 부두 하부공사 턴키 발주(설계·시공 동시 발주)를 시작해 2025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새로운 부두가 건설되면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하역 능력 403만TEU 가운데 86.3%가 신항에 집중된다. 컨테이너 물동량 중심이 남항에서 신항으로 완전히 옮겨지게 된다.# '부두'에서 '수출 전초기지'로 변화 시도하는 남항2004년 개장 이후 인천항 컨테이너 화물의 중심이었던 남항은 이제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과 E1컨테이너터미널(E1CT) 등에서는 계속 컨테이너 하역이 이뤄지지만 배후부지는 다른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인천항만공사는 남항 배후 부지에 중고차 수출 클러스터인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인천항은 전국 중고차 수출 물량의 80% 이상을 처리하는 항만이다. 지난해 인천항에서는 전국 중고차 수출 물량(46만8천881대)의 89%에 달하는 41만9천586대가 처리됐다.전국 제1의 중고차 수출 항만인 인천항은 큰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2~3년 이내에 인천 중고차 수출업체의 90%가 밀집한 옛 송도유원지 부지를 비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과 가까운 지자체들은 저렴한 부지 제공 등을 '당근'으로 제시하며 중고차 수출업체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고차 수출업체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 인천항에서 처리하는 물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내항 전체 물동량 중 18.1%를 차지한 중고차 수출 물량이 다른 항만으로 옮겨지면 인천항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는 남항 배후단지 39만6천175㎡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기존 중고차 수출단지와 달리 중고차 판매·경매장, 검사장, 자동차 부품 판매, 수리장, 자원재생센터 등을 갖추게 된다. 중고차 수출 강국인 일본의 대형 중고차 판매장처럼 온라인 판매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1천43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570여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매년 55억원의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천명 이상이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를 이용하는 등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인천항만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남항 옛 CJ대한통운 인천터미널 부지와 영진공사 잡화부두, 선광인천컨테이너터미널 부지 등에는 컨테이너 장치장이 만들어졌다. 이곳은 인천항 냉동·냉장 컨테이너 수출 전초기지로 자리 잡았다. 남항은 제2경인고속도로 능해나들목과 인천항, 인천국제공항 등과 가까워 컨테이너를 일시 보관하는 컨테이너 장치장으로 활용도가 높다.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신항 배후단지와 아암물류2단지 공급 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컨테이너 물류 중심축이 송도로 이동하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신항은 컨테이너, 남항은 물류 부지 등 항만별로 기능을 특화해 활용도를 더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인천 송도국제도시 10공구에 있는 인천 신항과 항만 배후단지. /인천항만공사 제공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조감도. /인천항만공사 제공인천 송도국제도시 9공구에 있는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인천항만공사 제공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부두가 있는 인천 내항. /인천항만공사 제공

2020-05-14 김주엽

[이슈&스토리]침체된 지역 문화·공연계 '슬기로운 해법'

사라진 행사·기약없는 휴관 '코로나 생활고'경기도 '예술백신 프로젝트' 단체 1046곳 지원 랜선 생중계·자동차극장 눈돌려 '갈증 해소'현장 관람문화와 공존 변화 '영세성 걸림돌'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전파되면서 지역 문화·공연계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침체기를 겪었다. 예정됐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고, 관련 종사자들은 일감이 끊겨 생계를 걱정할 위기에 직면했다.지역 문화계 종사자들은 이번 위기를 '빙하기'라고 표현할 정도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점차 안정기에 들어가면서 얼어붙었던 지역 문화계도 새 순(?)이 돋아나고 있다. 지자체나 지역 문화단체 등은 고사위기에 몰린 예술인을 돕기 위해 긴급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고, 지역 문화계 일부에선 그동안의 관람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로 관람객들을 찾고 있다.# 3개월 간의 공백지역 문화계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상륙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출입문의 빗장을 걸어잠그기 시작했다. 일주일간의 임시 휴관 형태로 이어지던 공연·전시 시설 등의 봉쇄 조치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 되기 시작하면서 점차 기약 없는 휴관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봉쇄된 기간만 3개월에 달한다. 그 사이 지역에서 사라진 공연과 전시만 수백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지역 예술인들 또한 예술 활동을 통한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한국예총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천500여건, 피해액만 520여억원에 달한다.심지어 코로나19로 멈춰선 문화계의 피해는 기획 및 대관 전시 등을 넘어 '교육'이란 무형의 문화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예술가들이 아닌 강사나 해설사 등도 당장 생계를 걱정할 위기에 놓였다.하지만 코로나19가 안정화에 들어가면서 문화예술계의 공백은 현재 진행형이 아닌 과거형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정부의 생활방역(생활속 거리두기) 전환에 맞춰 문을 걸어 잠근 박물관과 미술관 등 문화예술시설들이 다시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줄줄이 취소 혹은 연기된 공연과 전시도 다시 일정이 잡히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 선 예술계코로나19로 인한 침체가 장기화 되자 지역 예술계는 '랜선'을 통한 안방 1열 공연 등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랜선' 공연은 본 공연에 앞서 관객 관심을 유도하는 예고편이나 작품의 해설을 돕는 형식으로 제작되어 왔다. 이렇게 만든 작품은 온라인에 송출됐다. 다만 공연의 전체적인 내용은 담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문화 공백이 길어지면서 지역 예술계에 새로운 시도가 접목되기 시작했다. 경기아트센터는 지난달 초부터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올해 예정된 레퍼토리 시즌제 공연을 무관중 생중계 공연으로 이어가고 있다. 경기아트센터가 지금까지 랜선으로 선보인 공연만 '경기필 앤솔러지Ⅲ'와 '춤-ON, 련' 등 5편에 달한다. 해당 공연은 실시간으로 경기아트센터 공식유튜브 '꺅!티비'와 네이버TV 경기아트센터 '꺅티비'를 통해 중계됐다. 광명문화재단 역시 지난달 29일 '재즈의 맛_전제덕 하모니카 콘서트, 봄의 왈츠'를 네이버 TV 라이브 생중계로 선보였다.콘서트가 자동차극장 영역으로도 들어왔다. 그동안 자동차극장은 영화를 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침체된 사회적 분위기가 장기화 되자 용인문화재단은 지난달 25일 국내 최초로 자동차 극장 형식의 '드라이브 인 콘서트'를 선보였다. 콘서트는 이동식 무대인 '아트트럭' 위에서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고, 관객은 각자 자동차에서 별도로 지원받은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공연을 관람하도록 했다.# 경기도형문화뉴딜정책으로, 위기 예술인 지원경기도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도형 문화 뉴딜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도는 경기문화재단, 경기아트센터, 경기관광공사, 한국도자재단, 경기콘텐츠 진흥원 등 5개 기관과 협업해 문화예술관광 분야를 지원한다.프로젝트는 크게 3개 분야로 ▲긴급활동지원 ▲취약근로자 보호 ▲공공시설 입주단체 임대료와 사용료 감면으로 총 지원규모는 103억원이다. 이 중 긴급활동지원으로 도내 예술단체 1천46곳이 지원을 받게 되며, 특히 경기문화재단은 ▲백만원의 기적 ▲드라이빙 씨어터 ▲전업 예술인을 위한 긴급 작품구입 ▲예술인 영상콘텐츠 제작 지원 ▲지속가능한 예술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예술인조합 공공예술 지원 사업 등 5개의 사업을 묶어 '예술 백신 프로젝트' 라는 이름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취약근로자 보호를 위해서는 코로나19로 일거리가 끊긴 도내 활동 문화예술 강사, 공예인, 영화종사자 등 총 913명에게 수입 보전 및 활동 유지 비용 등을 지원하고, 경기문화창조허브, 경기상상캠퍼스 등 공공시설에 입주해 있는 도내 예술단체(186곳)를 대상으로는 임대료, 사용료를 감면해준다.이 밖에 경기아트센터는 공연 취소 등으로 심각한 피해를 직접 겪고 있는 도내 공연단체를 위한 '코로나극복 경기예술단체 우수공연 지원사업'을 비롯해 곳곳으로 찾아가서 공연을 선보이던 경기아트센터 '문화나눔 사업' 출연 단체 등을 위한 무관중 공연영상 공개 등 다양한 형태로 예술인들을 돕는 무대를 지원한다.# 코로나 19가 남긴 숙제코로나19의 재확산 위험이 상존하는 데다 시설 운영과 관람에 여전히 많은 제약이 따라 문화예술 활동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6일을 기점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24개 국립문화시설의 운영이 재개됐다. 대신 사람이 일시에 몰리는 현상을 피하기 위해 사전예약제를 통한 개인 관람만 허용하고 관람객 이름과 연락처도 파악하기로 했다. 관람객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발열 여부도 체크 한다.국립문화시설을 필두로 민간 시설과 단체들도 서서히 재가동에 들어간다. 정부는 공·사립 문화시설의 개관을 생활방역 지침 준수를 전제로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야외활동 중단에서 비롯된 온라인 문화예술 활동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이에 국내 일부 대형 예술계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문화 콘텐츠와 IT기술 결합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K팝 한류를 개척한 SM엔터테인먼트는 이미 홀로그램·AR·VR(가상현실) 기술을 전략적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해 왔고, 세계적 음악가·예술단체들은 과거의 공연을 온라인으로 재 생성해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미술관과 갤러리들은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작품을 감상하도록 하는 언택트(비대면) 전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하지만 지역 문화계에서는 이와 같은 비대면 사회를 대비하는 문화 콘텐츠 창출에는 초보와 다름 없다. 비록 민간 예술계에서 현장 관람이 아닌 월정액 및 1회 비용 지급 시 원하는 공연을 볼 수 있는 비대면 온라인채널을 개설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사실상 수익은 거의 없다. 민간 전시관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문화예술계에서는 앞으로의 공연 관람 문화는 현장 중심과 비대면이 공존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민간 전시관들의 경우 상당수가 개인으로 운영되거나 영세하다 보니 선뜻 비대면 서비스를 개설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지난달 11일 온라인 '꺅! tv 경기아트센터'에 경기도무용단 '련' 춤-ON, 무관중 생중계. /경기아트센터·한국도자재단 제공한국도자재단의 국제공모전 온라인 전시관. /경기아트센터·한국도자재단 제공4월 25일 용인시민체육공원 남문주차장에서 개최한 드라이브 인 콘서트에서 비상등을 켜며 환호를 보내는 시민들. /경기아트센터·한국도자재단 제공경기아트센터의 VR중계 장비. /경기아트센터·한국도자재단 제공

2020-05-07 김종찬

[이슈&스토리]사회적 거리두기 '느슨' 5월 코로나 확산 중대고비

징검다리 황금연휴 여행객 '급증'숙박·항공권 예약률도 90% 넘어5월 황금 징검다리 연휴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코로나19'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코로나19 확산 초기 여행이나 외출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지금까지와 달리 많은 시민들이 '밖으로 나가느냐, 마느냐'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그동안 적극 실천해온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고 있는 지금이 오히려 진짜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떠나는 이, 남는 이근로자의 날과 주말, 어린이날 등이 겹치면서 과감하게 여행을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초등학생 자녀를 둔 전업주부 이모(42)씨는 어린이날을 전후로 1박 2일간 가족들과 함께 전라도로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이씨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름 성실히 참여했다. 3개월 넘게 제대로 나들이 한 번 다녀오지 못했고, 육아 스트레스도 커 큰 마음을 먹고 결정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은 잘 알고 있다"며 "안전 수칙을 잘 지키며 여행기간 주의할 생각"이라고 했다.속초 강릉 등 강원지역 숙박시설 예약률이 97%에 달하는 등 연휴 기간 강원도를 비롯한 국내 주요 관광지가 다시 활기를 찾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제주도 항공권 예약률도 90% 수준에 달한다.'집콕'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직장인 박모(43)씨는 연휴기간 국내 여행을 떠나거나 근교 나들이를 가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결국 집에 머무르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 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자 지금 이맘때로 예정된 스페인 여행을 취소했다. 어디도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서였다. 해외 여행도 취소하고 여태껏 나름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히 이행해 왔는데, 국내 여행쯤 참지 못하겠냐는 것이 김씨 생각이다. 국내 관광지 숙박권이 동났다는 뉴스를 볼 때면, 굳이 나만 애쓸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다시 꾹 참기로 했다. 그는 "온 국민이 긴장감 속에 동참하던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가 어느샌가 느슨해진 건 맞는 것 같다"며 "연휴가 끝난 뒤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될지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정부, 생활속 거리두기 전환 검토하루 신규 확진자수 4~14명 불구연휴 이후 잠복기 지켜봐야 주장# 방역 승패 가를 중대 고비이번 연휴기간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부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만간 일상 생활 속에서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힌 상태다. 정부는 지난 3월22일부터 15일동안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했고, 4월4일에는 이를 2주간 연장해 4월19일까지로 연장했다. 4월19일에는 5월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일부 강력 권고를 완화해 5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4월30일 기준으로 코로나19 누적 확진환자 수는 1만765명으로, 현재 격리 치료중인 환자는 1천459명이다. 909명에 달하기도 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최근 1주일간 4~14명으로 낮아지는 등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추가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휴기간이 끝난 뒤 코로나19 잠복기인 2주동안 확산 상황을 지켜본 뒤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정부 역시 이런 지적을 염두에 두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움츠려 있던 시민들이 의욕적으로 나들이에 나서고 활동량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이 있는 주요 관광지에는 문화관광 해설사를 배치해 방문객들이 방역 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지역 주요 관광지마다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을 비치하고 관광객의 발열체크, 마스크 착용 확인, 관람 동선 관리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여행객이 몰리는 관광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들도 자체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는 검역대상 발열 감지 기준을 종전 37.5℃에서 37.3℃로 낮춰 검역수위를 높이기로 했고, 지역 870여개 관광사업체에 대한 방역 특별 지도점검을 진행했다. 강원도도 외부유입 차단을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 버스터미널, 기차역 등에 방역 소독을 진행하고 열화상 카메라 등을 배치했다.넓은 야외도 밀접접촉 발생 여지"안전하게 즐기는 방법이란 없어"# 끝난 게 아니다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연휴가 마지막 고비라고 생각하고 제발 집에 계셔달라. 다른 선택은 없다"고 강조했다. 밖에 나가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 지킬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게 그가 집에 머물러달라는 이유다.많은 이들이 모이는 곳을 피한다고 하지만, 실제 밖으로 나가보면 본인의 생각과 달리 아무리 한적한 공원이라 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모여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모여 있는 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방역대책이라고 해야 기껏해야 마스크 한 장인데, 그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밖에 나가면 뭔가를 먹어야 하고, 화장실도 써야 하고, 음식을 먹을 때는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 휴양지뿐 아니라 도심의 유명한 음식점들은 이미 붐비고 있다. 자가 차량을 이용해도 목적지에 사람이 붐비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의미가 없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구·경북지역과 같은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언제든지 빚어질 수 있는 중대 고비라는 것이다.실내가 아닌 탁 트인 야외라고 해서 안전하다고 보는 시각도 무리가 있다. 야외에서도 얼마든지 밀접접촉이 발생할 여지가 있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확진자 가운데 감염 경로파악이 되지 않는 확진자의 비율도 상당 부분 존재한다. 엄중식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의 가능성 없이 안전하게 연휴를 즐길 수 있는 방법 따위는 없다고 보는 것이 현명하다"며 "마지막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의 고삐를 늦춰선 안된다"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20-04-30 김성호

[이슈&스토리]코로나19 주식 폭락 떠받쳤던 '동학개미운동'의 몰락

외국인 판 삼성전자주 등 매입회복 이끌며 상당한 수익 챙겨이후 추가 급락장 전망한 시장하락장 재미 'ETF인버스' 환승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지만 우리나라는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일명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으로 자금이 증시로 흘러가 방어선을 구축했기 때문이라는 게 증권가의 지배적인 해석이다.실제로 코로나19 발 증시 폭락 과정에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대장주로 꼽히는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를 연일 팔아치울 때 개인 투자자들은 고스란히 주워담았다.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 폭락장이 상승장으로 전환된 점을 염두에 두고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로 인해 지난 17일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해 1주당 5만원을 한 달 만에 재돌파했다. 장중 최고가는 5만2천원까지 올랐다. 삼성전자의 올해 최저가가 지난달 19일 4만2천3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 당시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은 상당한 평가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하지만 동학개미운동의 열기가 투자 위험이 큰 인버스 금융상품 등까지 대거 옮겨붙고 있다. 인버스 금융상품은 지수가 하락했을 때 수익을 내는 것으로 동전의 앞뒤를 맞추는 것과 같아 리스크가 크다. 동학개미운동이 코로나19로 급락하는 우리 증시를 떠받친 점은 사실이지만 무분별한 투자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는 주의가 필요하다.# 우량주에서 상장지수펀드(ETF) 통해 인버스로 갈아타는 개미들상장지수펀드(ETF, Exchange Traded Fund)는 특정 지수의 성과를 추종하는 펀드로 주식처럼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상품이다. 쉽게 말해 여러 종목의 주식을 하나로 묶어 놓은 금융 상품이다. 가장 대표적인 코스피200은 한국을 대표하는 주식 200개 종목의 시가 총액을 지수화 한 것으로 선물지수200이라고도 불린다.펀드 형태여서 개별 주식을 선별하지 않아도 되고 언제든지 원하는 가격에 거래할 수 있는 주식투자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 특히 ETF는 지수 상승과 하락에 모두 투자가 가능해 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시장지수 관련 ETF 및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면 되고 지수 하락이 예상될 경우에는 인버스 ETF에 투자할 수 있다. 이에 최근 코로나19로 하락장이 예상되면서 우량주로 재미를 본 개인 투자자들이 인버스 ETF로 옮기는 분위기다. 실제로 ETF 시장 거래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난 14일 기준으로 ETF시장 순자산 총액은 47조323억원 규모까지 증가했다. 지난달 말 45조3천500억원 대비 2조원, 2월16일 기준 41조9천억원보다는 5조원 넘게 급증했다.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200선물인버스2X'였다. 누적 순매수 금액이 약 9천368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는 해당 종목을 9천444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는데 기관이 뱉어낸 것을 고스란히 개인이 주워담은 셈이다. → 그래프 참조심지어 저점이었던 지난달 19일(1천457.54) 지수가 30% 이상 뛰어오르는 데도 인버스 ETF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급락장이 한 번 더 올 것으로 예상했던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복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9∼10월 코스피는 1차 저점을 기록한 뒤 같은 해 11∼12월 기업 신용 위험에 따른 우려로 2차 저점을 형성했다. 돌아온 해외 자본, 순매수 행렬증시 상승 여파 개인 손실 커져2월부터 피해 구제 신청 증가세전문가들 "무분별 투자 피해야"# 암운 드리운 인버스 투자하지만 인버스 ETF 금융상품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장밋빛 미래는 회색빛으로 바뀌고 있다.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버스 ETF를 사들였으나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으로 증시 상승폭이 커졌기 때문이다.지난 17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한 달 만에 1천910선을 회복하며 3% 이상 상승 마감했다. 1천910선 회복은 지난달 10일(1천962.93)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5일부터 30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던 외국인이 귀환한 것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팔자'였던 외국인이 전기전자 업종 위주로 순매수세를 보이며 '코리아 포비아'를 끝냈다.이로 인해 수익률은 처참한 상태다. 지난 1일 8천830원에 거래를 마쳤던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지난 17일 23.33% 급락한 6천770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ODEX인버스'와 'KODEX코스닥150선물인버스'도 수익률은 각각 -13.29%, -13.24%를 냈다. → 그래프 참조# 잘못된 주식투자 정보에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도 증가, 전문가들 무분별한 투자 주의코로나19로 주식 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주식투자정보서비스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피해구제 신청도 늘고 있다. 주식투자정보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2월부터 증가하고 있다는 게 한국소비자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월에는 190건이 접수돼 전년 동기보다 28.8% 감소했지만 2월에는 204건으로 17.9% 늘었고, 3월에는 247건으로 12.8% 증가한 실정이다.한국소비자원은 이런 현상을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투자 손실이 발생한 소비자들의 계약 해지 요청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주의를 당부했다.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3천237건을 분석한 결과, 업체가 제공한 정보로 투자했지만 손실이 발생해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피해가 96.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하지만 증권사들의 투자 의견은 여전히 '매수' 일색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3월 기업분석보고서를 발행한 국내 증권사 32곳 중 30곳은 보고서의 투자의견에서 '매도'로 제시한 경우가 한 건도 없었다.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폭락장이 지속할 동안에도 주식을 계속 사라고 권유할 뿐 팔라고 이야기한 경우는 없었다는 이야기다.선택은 투자자들의 몫이지만 실패에 따른 책임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투자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상승하지 않고 정체 구간에 들어선 것만으로도 인버스2X ETP(상장지수상품)는 수익률 측면에서 기초지수보다 불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특정 시점에 투자를 올인하는 방식보다 매수시점을 적당히 분산해 나눠서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좋다"며 "인버스 ETF는 위험성이 높은 상품이라 투자를 피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코스피가 이틀째 1% 가까이 상승하며 1,910선을 회복한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58포인트(0.98%) 오른 1,914.73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2020-04-23 황준성

[이슈&스토리]인천 국회의원 당선자 경제분야 대표 공약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인천 지역 당선자들의 지역 경제 공약은 무엇일까?경인일보는 인천 지역 선거구 당선자 13명에게 지역 경제 분야 대표 공약을 1~2개씩 꼽아달라고 했다. 당선자들의 지역 경제 공약은 일자리 창출, 구도심 재생 및 상권 회복, 교통 인프라 개선 등에 집중됐다. 지역 경제 현안이 공약에 반영된 셈이다. 특히 산업단지 구조 고도화 또는 신설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개발사업을 추진해 지역 상권의 활력을 되찾겠다는 당선자가 많았다. 이들 사업 대부분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추진해야 하는 일로, 당선자들은 '중앙부처 설득' '국비 확보' '법령 개정' 등의 방식으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중구중구 영종 지역은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곳이다. 인천공항은 2000년 개항 이후 성장을 거듭하면서 세계적인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했지만, 항공MRO(수리·정비·분해조립) 사업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강화·옹진 미래통합당 배준영 당선자는 영종 지역을 미국 시애틀과 같은 국제공항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항공MRO 단지를 조성하고, 국토교통부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항공교육원을 유치해 영종을 국내 항공교육의 요람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동인천 북광장 2030역전 프로젝트' 추진 - 허종식 (동·미추홀갑)'학익 ICT 클러스터' 첨단 물류 융합 단지로 조성 - 윤상현 (동·미추홀을)■동구동구는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 지역으로, 인천 지역 8개 구 중 인구가 가장 적다. 2016년 총선에서는 중·강화·옹진과 한 선거구를 이뤘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미추홀구와 한 선거구로 묶였다. 동·미추홀갑 선거구에선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후보가 당선됐다. 허종식 당선자는 동구 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인전철 동인천역 주변을 개발하는 '동인천 북광장 2030역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첨단 산업을 유치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허종식 당선자는 부평에서 동구 인천재능대학교, 송림오거리, 배다리를 거쳐 중구 연안부두까지 이어지는 트램(노면전차)이 동구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미추홀구미추홀구는 인천 구도심 중 한 곳이다. 미추홀구와 서구에 걸쳐 있는 주안국가산업단지는 조성된 지 50년이 넘었다. 동·미추홀갑 허종식 당선자는 주안산단 구조 고도화 사업을 진행해 청년 일자리 3만개를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동·미추홀을 무소속 윤상현 당선자는 '미래 성장 동력'을 육성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윤상현 당선자는 학익유수지를 매립한 자리에 '정보통신기술(ICT)-항만물류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윤상현 당선자는 "좋은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이 미추홀에서 태동할 것"이라며 "학익 ICT 클러스터를 첨단 물류 융합 단지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허종식 당선자는 '청년창업드림촌 건설 추진', 윤상현 당선자는 '청년창업드림촌 용현동 이전 추진'을 공약하는 등 청년 창업 활성화도 약속했다.소래포구 '국가 어항 사업' 완수 - 맹성규 (남동갑)제조 인프라 바탕 산학 연계 강화해 지역경제 활성화 - 윤관석 (남동을)■남동구남동구 당선자들은 한목소리로 인천 최대 국가산업단지인 남동산단 활성화를 공약했다. 더불어민주당 남동갑 맹성규 당선자와 남동을 윤관석 당선자 모두 '남동산단 스마트산단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앞세우고 있다. 남동산단은 7천여 개 기업이 모여 있는 인천 최대 규모의 산업단지다. 지난해 스마트산단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구조 고도화 사업 등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맹성규 당선자는 수도권 대표 관광지인 소래포구의 '국가 어항 사업 완수'를 약속했다. 윤관석 당선자는 남동구의 제조 인프라를 바탕으로 산학 연계를 강화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송도~옥련동~청학동~주안동 '옥련동 트램'건설 추진 - 박찬대 (연수갑) 마이스(MICE)·바이오(Bio)등 신성장 산업 육성 - 정일영 (연수을)■연수구연수구는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를 포함하고 있다.송도가 지역구인 연수을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당선자는 마이스(MICE), 바이오(Bio) 등 신성장 산업 육성을 공약했다. 송도에는 인천 최대 컨벤션 시설인 송도컨벤시아가 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 같은 인프라와 기업을 활용해 지역 경제를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정일영 당선자는 '스타트업 파크를 중심으로 한 송도 창업 밸리 구성'도 약속했다. 송도가 '규제 프리존'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연수갑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선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송도에서 옥련동과 청학동을 거쳐 미추홀구 주안동까지 이어지는 '옥련동 트램'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했다.경인전철 송내역~백운역 4.5㎞ 지하화·상부에 핵심상업지역 유치 - 이성만 (부평갑)한국지엠 신차 개발, 고용 안정 위해 정책 지원 아끼지 않을 것 - 홍영표 (부평을)■부평구부평구 최대 사업장은 한국지엠 부평공장이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이 있는 부평을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당선자는 한국지엠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영표 당선자는 한국지엠의 신차 개발과 고용 안정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고,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부평갑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당선자는 경인전철 송내역~백운역(4.5㎞) 구간을 지하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경인전철 지하화 구간 상부에 핵심 상업 지역과 지식센터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는 방식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제2서운일반산업단지 조성해 서운산단과 시너지 효과 - 유동수 (계양갑)첨단 산업단지 예정된 '계양테크노밸리' 차질 없이 개발 - 송영길 (계양을)■계양구계양구는 '베드타운' 성격이 강한 지역으로, 일자리가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계양갑 유동수 당선자와 계양을 송영길 당선자는 계양구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해 '자족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유동수 당선자는 제2서운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약속했다. 제2서운산단을 지정해 현재 운영 중인 서운산단과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게 유동수 당선자의 설명이다. 송영길 당선자는 첨단 산업단지 조성이 예정된 계양테크노밸리를 차질 없이 개발하겠다고 공약했다. 165만여㎡ 규모의 계양테크노밸리가 조성되면 11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송영길 당선자는 예상했다.'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 바탕으로 지역 경제 활력 되찾을 것 - 김교흥 (서갑)검암역세권 주변·경인아라뱃길 관광자원 개발해 지역경제 활성화 - 신동근 (서을)■서구서구 구도심 지역은 제1경인고속도로로 오랜 기간 단절돼 지역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서갑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당선자는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의 활력을 되찾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경인고속도로 주변 지역 전통시장을 '먹거리 타운'으로 만들고, 창업보육센터와 창업지원주택 등을 건립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경인고속도로 가좌나들목 주변을 서구테크노밸리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서을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당선자는 검암역세권 주변과 경인아라뱃길 관광자원을 개발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강화 남단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연안여객선 완전 공영제 도입 - 배준영 (중강화옹진) ■강화군강화군은 여러 규제로 묶여 있어 대규모 개발사업이 불가능한 지역이다. 강화 북부는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고, 강화 대부분은 문화재보호구역 지정에 따라 규제를 받고 있다. 인천에 속해 있는 탓에 수도권정비계획법 적용도 받는다.중·강화·옹진 배준영 당선자는 강화 남단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이 일대를 개발하겠다고 공약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 있어 민간 투자 유치가 원활해진다.■옹진군옹진군은 섬으로만 이뤄진 곳이다. 영흥도 등 일부 지역은 연륙교가 건설돼 있지만, 섬 대부분은 여객선을 타야 방문할 수 있다. 백령도 콩돌해안과 사곶해변, 덕적도 서포리해변 등 훌륭한 관광자원이 있지만, 여객선 탑승 비용이 비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배준영 당선자는 연안여객선 완전 공영제를 도입해 여객선 이용 요금을 낮추고, 연평도 신항을 건설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운·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미추홀구와 서구에 걸쳐 있는 주안국가산업단지. /경인일보DB송도투모로우시티. /경인일보DB서구 경인고속도로 일반화구간 일대. /경인일보DB

2020-04-16 정운·김주엽

[이슈&스토리]또다른 n번방… '디스코드'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 공유 범죄 진단

버젓이 재유포… 채널운영자가 만12세 '충격'스마트폰에 익숙한 아이들 음란물 쉽게 노출'박사방' 주범도 10~20대… 처벌강화 목소리"전원 신상공개해야" 국민청원 200만 돌파'성인에 돈받고 팔아' 수요 없애는 게 우선인권관점 교육 부재로 기성세대 성문화 답습'우리는 게이머들을 한 자리에 모으기 위해 디스코드를 만들었습니다'.디스코드 회사 홈페이지에 있는 문구다. 디스코드는 게임에 특화된 음성 채팅 프로그램이다.디스코드를 사용하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친구들과 마이크로 대화를 나누면서 게임을 할 수 있다.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디스코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을 무료로 다운받은 뒤 회원 가입을 하면 된다.이렇게 디스코드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카카오톡만큼 익숙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편리한 접근성을 역이용한 일당이 결국 디스코드를 범죄의 온상지로 만들었다.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최근 디스코드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유포한 남성 10명을 검거했다. 특히 이들 중 대다수는 만 19세 미만인 미성년자였다.경찰 조사 결과 직접 채널을 운영해 성착취물을 유포한 3명 중 2명, 텔레그램과 디스코드로 일정한 대가를 받고 성착취물을 재유포한 7명 중 6명이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였다. 심지어 채널 운영자 1명은 만 12세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아동·청소년을 19세 미만의 자로 정의한다. 만 19세 미만의 가해자들이, 만 19세 미만의 피해자들이 등장하는 성폭력 영상을 재유포한 것이다. 문제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연령이 점점 빨라지면서 사이버 성범죄에 가담하는 연령대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스마트폰을 가지고 태어난 세대라고 불릴 만큼 기술에 익숙한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어린 나이에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가해 청소년의 상담을 포함해 청소년 성교육·성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최혜윤 상담가는 "이전보다 범죄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저학년부터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온라인에서는 음란물을 접하기 쉬운 환경이라 아이들이 노출되기 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디스코드 사건 이전에 이미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n번방의 주요 범인들도 10~20대다. 텔레그램 성착취물 거래·공유방을 운영하다 신상이 공개된 조주빈(25)의 '박사방'을 비롯한 'n번방' 사건에도 미성년자가 수사망에 잡혔다. 이 때문에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촉법소년 등 미성년자의 성범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층 힘을 얻고 있다.현행법상 촉법소년은 형사책임연령인 만 14세가 되지 않은,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다. 촉법소년은 검찰이 아닌 가정법원으로 보내진다. 최대의 처벌(보호기간)은 2년 이내의 장기 소년원 송치 처분이다. 촉법소년 처벌 강화는 형사미성년자 연령의 경계선에 있는 만 14세도 보호조치가 아닌 형벌을 받게 하자는 취지다.또 성착취물을 공유한 미성년자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라는 게시글이 올라와 현재 200만명이 넘게 동의를 하기도 했고 이와 유사하게 나이에 관계없이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원도 이어지고 있다.성착취물 공유방에 피해자들의 신상이 유포되면서 'n차 피해'를 가하는 등 범죄의 중함을 고려해 해당 영상을 유포하거나 소비한 미성년자의 신상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는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의 신상정보 공개 관련 피고인이 아동·청소년인 경우에는 신상정보를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전문가들도 미성년 성범죄자에게 엄한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짚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미성년자에게 칼만 휘둘러서는 범죄예방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요가 있으면 언제든지 공급자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수요를 없애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이 교수는 "미성년자들이 미성년자들에게 돈을 받고 판 게 아니라 돈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성인들에게 돈을 받고 판 것"이라며 "한 사람을 처벌한다고 해서 (성착취물 공유)방이 없어지지 않는다. 수요를 죽일 생각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이어 "어른들은 하나도 책임을 지지 않고 아이들한테만 엄벌하라고 하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하면서 "텔레그램 박사방 유료회원 중 30대가 가장 많았다고 하는데 사리를 아는 어른들이 성폭행을 하라고 부추기고 했다는 거다. 그런 사람들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교육의 부재도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혜윤 아하서울시립청소년문화센터 상담가는 "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교육이 부재해 기성세대의 성문화를 그대로 아이들이 답습하고 있다"며 "사교육으로 인권이나 성교육을 하는 건 한계가 있어 공교육에서 다뤄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청소년들은 성인들과 달리 교육을 통해 변화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수사기관도 학계와 교육계의 문제 인식을 공감하고 있다. 김선겸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인터넷에서 접근이 쉽다 보니 이게 범죄인가 하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다"며 "(청소년들이 n번방 성착취 대화방 등에서 유통되는) 영상이 어떤 범죄 동영상인지 모르고 공유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고 큰 고통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성배·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우리는 게이머들을 한 자리에 모으기 위해 디스코드를 만들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있는 디스코드 홈페이지. /디스코드 홈페이지 화면 캡처미성년자 포함한 여성을 협박,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연합뉴스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3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주최한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근본적 해결을 원한다'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2020-04-09 손성배·남국성

[이슈&스토리]집중 방역계획 세운 선관위… 방구석 유권자들 위한 배려

비접촉 발열체크·손소독 등 거쳐 입장증상 있을땐 별도의 '임시기표소' 안내줄간격 1m이상 유지… 주기적 환기도후보는 선관위 통계시스템서 확인 가능정책·공약 알리미사이트로 '상세 비교'선거정보도서관·공약이슈지도 등 활용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제21대 총선 투표일(4월 15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최악의 투표율이 우려되고 있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투표소에 가길 꺼리는 유권자들이 투표 대신 기권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질병에 취약한 노년층과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가길 꺼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가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총선 뉴스가 실종된 것도 한몫 하고 있다. 선관위와 총선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갖은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선심성 공약(空約)과 자극적인 선거 구호에 현혹될 것이 아니라 차분하게 후보의 정책을 뜯어보고 살펴볼 좋은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선관위는 이런 유권자들을 위해 안심 투표소 운영 방침을 세웠고, 거리로 나오지 않는 방구석 유권자들을 위해 공약 알림 플랫폼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투표, 안심하고 하세요선거관리위원회는 전국 3천500여개 사전 투표소와 1만4천300여개 선거 당일 투표소에 대한 집중 방역 계획을 수립하고 유권자를 맞이할 준비에 한창이다. 방역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외부인의 투표소 출입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들을 위한 매뉴얼도 새로 만들었다.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는 유례 없는 풍경이 펼쳐질 전망이다.투표소에 갈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면 헛걸음을 할 수 있다. 선관위는 유권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매뉴얼을 정했다. 선관위는 투표소 입구에 발열 체크 전담 인력을 배치해 비접촉식 체온계로 발열 체크를 하기로 했다. 유권자는 비치된 손 소독제로 소독한 뒤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투표소에 들어가야 한다.체온이 37.5도 이상이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다른 유권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별도 설치된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하게 된다. 선관위는 임시 기표소를 투표일에 수시로 소독해 혹시 모를 감염을 방지할 예정이다.투표 사무원과 참관인은 유권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똑같이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한다. 유권자가 투표를 할 때 접촉하는 모든 물품과 장비, 출입문 등도 수시로 소독할 예정이다. 투표소 질서안내요원은 투표소 내부 또는 입구에서 선거인의 줄 간격을 1m 이상 유지하고, 주기적인 환기로 투표소 내 공기가 순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선관위는 지난달 24~2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거소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신청을 받았다.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또는 자택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기간에 거소 투표를 신청하지 못한 확진 환자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사전 투표기간(4월 10~11일) 지정된 생활치료센터에 특별 사전 투표소를 설치하고 운영하기로 했다.선관위가 이런 대책을 내놓았지만, 자가격리자 또는 중증 확진 환자의 투표권이 모두 보장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 확진 환자가 투표장을 다녀갔다는 역학조사가 나올 경우엔 큰 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실제 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유럽 등 51개국 86개 재외공관의 재외선거사무가 중단되면서 유권자 8만5천919명이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돼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선거 운동 개시일인 2일 이런 우려를 의식해서인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중앙 선관위와 함께 비상한 각오로 안전한 투표 환경조성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장관은 "이번 선거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 아래 열린다"며 "(재외공관 선거 사무가 중단된) 이들 국가에서 소중한 참정권 행사가 이뤄지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해당 지역 재외국민 여러분들의 이해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장관들은 또 "코로나19 대응 상황에서 안전한 선거를 위해서는 투표소 내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이 중요하다"면서 "투표소에 오실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 확인, 거리 두기 등 투표 사무원의 안내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투표, 따져보고 하세요2일부터 선거운동에 나선 후보들이 과거처럼 확성기를 사용한 선거운동을 자제하고,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조용한 선거운동이 예상되고 있다. 선관위는 각 정당과 후보들의 공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정책·공약 알리미 서비스를 개시했다. 유권자가 후보자를 길에서 직접 만날 수 없지만, 온라인으로는 얼마든지 찾아갈 수 있다.우리 동네에 어떤 후보가 나오는지는 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http://info.nec.go.kr)을 방문하면 된다. 선거일정과 내가 사는 동네의 지역구 명칭이 무엇인지 누가 나왔는지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역대 선거 결과도 볼 수 있다.후보자 명단을 확인했다면 선관위 정책·공약 알리미 사이트(http://policy.nec.go.kr)에서 무엇을 약속했는지를 찾아보면 된다. 각 당의 정책을 비교할 수 있고, 지도에 표시된 각 시·도와 시·군·구를 클릭하면 후보자들의 개별 공약도 살펴볼 수 있다. 공약이슈지도(http://issue.nec.go.kr)에서는 지역별 유권자의 관심 사항을 파악할 수 있다. 공약이슈지도는 선관위와 국민권익위가 2016년 6월부터 2019년 9월까지 국민신문고 민원데이터 1천494만4천578건을 분석해 지역별, 성별, 연령별 민원 키워드를 추출해 만든 공약 지도다. 이밖에 선거정보도서관(http://elecinfo.nec.go.kr)에서는 과거 당선자들의 선거공보 등의 자료를 열람할 수 있어 당시 공약이 실현됐는지 살펴볼 수 있다. 또 국회정보시스템(http://likms.assembly.go.kr/)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어떤 법을 발의했고 회의에서 어떤 말을 남겼는지 확인할 수 있다.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4월 1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가 진행되고, 이에 앞서 4월 10~11일 사전투표가 열린다. 선거운동기간은 2일부터 14일 자정까지다. 이번 선거는 투표장에 가기 전 신분증과 함께 마스크를 꼭 챙겨야 한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자료/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공약이슈 지도. /홈페이지 캡처

2020-04-02 김민재

[이슈&스토리]코로나19가 불러온 '경제위기 악순환'

손님 끊어져도 임대·인건비 등 '부담' 여전매출 타격 中企·소상공 "문닫는 일만 남아"경기신보·소진공 등 평소 2~7배 격무 불구인프라 한계 탓 대출 보증까지 수개월 필요줄폐업 땐 정책 금융기관도 연쇄 손실 우려정부 지원 확대·업무 분산 노력에도 '시름'코로나19가 발생한 지 두 달, 감염 공포만큼 큰 경제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가게에는 손님이 끊기고 기업들은 납품과 수출이 막혔다. 그 와중에도 월세는 내야 하고 직원들 월급도 줘야 한다. 이미 받은 대출금의 이자도 더해진다. 자금난이 심화되자 너도나도 대출 보증을 해주는 정책 금융기관으로 향하는 바람에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에 비상이 걸렸다. 업무는 한 달 전부터 마비됐고 처리가 늦어지면서 당장 돈이 급한 기업인·소상공인들은 물론, 보증을 받은 기업·가게들이 폐업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정책 금융기관에서도 한숨만 깊어지는 상황이다. 악순환 속에 정부가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업무 분산을 위한 창구를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지만 아직 현장에선 시름이 깊다.#"한 달 고정비만 1천만원인데 수입은 200만원…대출받고 싶어도 못 받아요." 한숨 쉬는 기업과 가게물병을 제조하는 A회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납품에 차질이 빚어졌다. 들어오는 돈이 반토막 나자 재료 값이며 인건비 지출에 막막함이 더해졌다. 대출이라도 받아야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상황. 대출증을 지원해주는 경기신용보증재단을 찾았지만 보증서를 발급받으려면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회사와 비슷한 상황인 업체들이 이미 너무 많이 대기 중이란다. 언제가 될지는 쉽사리 기약할 수 없다고 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건설장비를 대여해 주는 B업체는 올해 들어 매출이 60% 이상 줄었다. 3월까지 매출은 590만원에 불과한데 인건비에 임대료까지 한 달 고정비만 1천만원 가까이 나온다. 계속되는 적자에 돈을 빌리러 소상공인진흥공단을 찾았지만 기나긴 줄에 대출 접수는 일찌감치 마감됐고 번호표조차 받지 못했다. 돈을 빌리고 싶어도 과연 빌릴 수 있을지, 언제 빌릴 수 있을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다.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업체 모두 주저앉았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79였던(100에서 숫자가 아래로 내려갈수록 좋지 않다는 의미) 경기지역 제조업체들의 업황 수준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월 68까지 떨어졌다. 비제조업체들 역시 1월 79였던 업황 수준이 2월 65로 낮아졌다. 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경기 수준 역시 1월에는 67.3이었지만 2월에는 41.5까지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남은 일은 문을 닫는 것뿐"이라는 중소기업·소상공업체들의 절망이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사정이 이렇자 정부는 꾸준히 중소기업·소상공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최대 20배까지 늘리고 소상공업체에는 특례보증·초저금리를 적용하는 한편 급기야 저신용 소상공인에겐 1천만원까지 보증서를 받지 않는 등 대출의 문턱을 대폭 낮췄다. 정부와 각 지자체가 추가경정예산을 연달아 편성하면서 지원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A회사와 B업체 사례처럼 정부 등이 자금을 계속 풀어도 실제 중소기업·소상공업체에까지 닿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지원 수요가 전례 없이 폭증한 가운데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이라면 중소기업·소상공업체들이 대출을 신청한 시점부터 실제 돈을 쥐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그 시간을 버티는 게 관건이지만 제때 자금 수혈을 받지 못해 직원을 자르고 가게를 내놓는 기업과 업체들이 줄줄이 늘어날 처지다.#"기업·가게 줄폐업하면 우리도 큰일이에요." 빨간 불 들어온 정책 금융기관중소기업·소상공업체에 대한 보증지원을 담당하는 경기신용보증재단(이하 경기신보) 각 영업점의 상담은 오전 9시에 시작한다. 영업점 문을 열기 30분 전부터 이미 보증지원 상담을 받으려는 기업인, 소상공인들이 줄지어 서 있다. 밀려드는 인파에 영업점은 종일 북새통이다. "왜 이렇게 보증서 발급이 늦냐"는 항의도 빗발친다.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300건 남짓이었던 보증지원 상담건수는 이달 2천건 가량으로 7배 가까이 뛰었다. 매일 300건 가량을 담당했던 직원들이 갑자기 7배 가까운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직원들의 야근이 거의 매일 이어지는 가운데 급하게 150명 이상을 충원하고 본점 내부엔 보증서 발급 관련 업무만 전담하는 부서까지 만들어 그나마 발급 속도를 높였지만 일선에서 지원해야 할 자금 규모는 날이 갈수록 늘고 경기 침체로 수요 역시 계속 증가하다 보니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경기도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중소기업·소상공업체가 있는 점도 한몫을 한다.다른 정책 금융기관들은 물론 실제 대출을 진행하는 은행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각 지역신보가 한계에 도달하자 정부는 시중은행에서 직접 보증지원 상담을 담당하게 하는 한편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소상공인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을 통해 처음으로 직접 대출 업무까지 실시하고 나섰다. 이에 소진공 역시 업무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 소진공 수원센터만 해도 하루에만 처리 물량의 2배 이상인 500건 가까운 대출 접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대출 업무 담당 직원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야근을 해 온 가운데, 지난 25일에는 대행이 아닌 직접 대출마저 시작됐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에 대한 보증지원을 실시하는 신용보증기금에서도 경기 남부지역에서만 불과 나흘 만에 코로나19 특례보증 접수 규모가 486억원을 기록했다.업무 과부하가 이어져 제때 자금이 수혈되지 않아 폐업하는 중소기업·소상공업체가 늘어나면, 이들에게 직접 대출을 해줬거나 보증을 해준 정책 금융기관들의 손실도 연쇄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게 관건이다. 경제위기로 중소기업·소상공업체들의 자금 수요가 폭증해 정책 금융기관들의 업무 과부하를 초래하고, 이 때문에 자금 지원이 늦어져 줄폐업이 이어지면 해당 기관들도 피해가 막대해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인 것이다. 정책 금융기관들은 직원들의 피로도 증가에, 이와 맞물린 대위변제에 따른 손실 걱정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보증심사를 간소화해 대출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지만 심사가 부실하게 이뤄지면 그 부담 역시 지역신보 등 정책 금융기관들이 떠안아야 하는 것도 고민이다. 앞서 지역신보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신용보증재단 중앙회의 재보증률(지역신보는 신용보증재단 중앙회로부터 손실을 일정 비율 보전받고 있다) 확대, 보증 지원 상담 업무를 함께 맡게 된 시중은행과의 리스크 분담 등을 건의했던 이민우 경기신보 이사장은 "자금 지원 확대를 처음 결정했을 때부터 수요 폭증에 대한 대책이 함께 시행됐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있다. 여전히 지역신보에 리스크가 집중되는 구조적 한계도 있다"면서도 "자체적으로도 인력을 계속 충원하고 있고 상담 창구를 확대하는 등 정부의 대처로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강기정·김준석기자 kangg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연초마다 벌어지는 보증지원 수요 폭증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경기신용보증재단이 업무 마비 상태에 놓였다. /경기신용보증재단 제공

2020-03-26 강기정·김준석

[이슈&스토리]감염병 피해, 인천 항공산업·제조업 등 전방위 확산

인천공항에서 지상조업 업무를 하는 A씨는 이달에만 반강제로 연차를 8일이나 사용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업무가 줄어들자 회사 측에서 연차 사용을 요구한 것이다. A씨는 일상이던 연장 근무가 없어지면서 이미 월 급여가 50만원 이상 줄었는데,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어 불안하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직원 감축 등으로 이어질까봐 두렵다"고 했다.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로 항공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고, 경제적 피해가 지역 사회 구석구석까지 확산하고 있다.인천공항 여객 수는 전년과 비교하면 90% 이상 줄었다. 이는 지상조업사와 면세점 등 관련 업계의 경영 악화로 이어졌으며, 현장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한 지상조업사는 계약직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근무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면세점 등 공항 내 상업시설이 영업시간을 단축하면서 직원과 협력업체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관광지는 한산하다. 인천 차이나타운 식당은 매출이 90% 이상 줄어 직원 월급 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 피해도 우려된다.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경우, 수출·수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제품을 만들어도 팔 곳이 없어질 수 있는 것이다.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11조7천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p 내렸다. 정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50조원을 지원하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인천의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무서운 것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며 "국내 상황과 달리 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 항공업계를 비롯한 국내 산업 피해는 피할 수 없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2020-03-19 정운

[이슈&스토리]'코로나19' 여객 감소 피해 전방위 확산

인천공항 하루 이용객 1만4천여명, 작년보다 92% ↓여객기는 고작 241기 뜨고 내려… 77% 감소 '직격탄'항공사 이어 지상조업사·기내식 제조업체등 어려움면세점 직원들 무급휴직중… 여행사·호텔도 '아우성'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전 세계 사망자는 6천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은 확진자 증가 폭이 줄어들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 등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팬데믹(Pandemic·세계 대유행)을 선언했다. 코로나19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분야는 항공업계다. 상점들은 '손님이 없는 것'이라면 항공업계는 '가게 문을 열지 못하도록 대못이 박힌 형국'이다. 각국은 코로나19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해 여객의 이동을 막았다.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 나라는 150여 개에 달한다. 미국은 최근 유럽 모든 국가에서의 입국을 금지했다.전 세계 항공기는 멈췄고 그 영향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무역 등 외국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그 영향은 사회 구석구석까지 미치고 있다.인천국제공항은 지난 18일 1만4천846명의 승객이 이용했고, 241편의 항공기가 뜨고 내렸다. 2019년 3월18일 인천공항 이용객은 18만9천91명. 항공편은 1천54회 운항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여객은 92% 감소했고, 여객기 운항은 77% 줄었다. 이는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각국의 입국 제한 조치가 확대되면서 인천공항 이용객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그래픽 참조항공기 여객 감소로 인한 피해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공항에는 운항을 하지 못해 발이 묶인 항공기들이 주기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항공사 임원들은 임금을 반납하고, 직원들은 무급 휴직을 실시하는 등 어려움을 견디기 위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항공사의 어려움은 관련 업계로 이어진다. 지상조업사가 대표적이다. 지상조업사는 항공기 이착륙을 유도하고 승객의 짐을 싣고 내리는 일 등을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많게는 한 기업에 수백억원의 영업 적자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들 역시 임원 임금 반납, 직원 복지 축소, 채용 동결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각 기업은 위기를 이야기하지만, 기업에 속한 노동자들은 생계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지상조업 노동자 임금은 최저임금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이들은 매달 추가 근로를 하면서 생활을 영위했다. 한 달 추가 근로 수입은 50만~100만원이라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일감이 줄었고, 근로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실질적인 임금 감소를 감내하고 있다.지상조업 노동자 A씨는 "추가 근무가 없어지면서 (월 수입이) 평소에 받는 것보다 50만원 이상 줄었다"고 했다.항공기 운항과 공항 이용객이 줄면서 공항 기내식 제조업체, 공항 급유업체 등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상업시설 중에서는 면세점이 큰 타격을 입었다. 해외 여행객 감소는 면세점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천공항 면세점 직원들은 여객이 90% 이상 줄면서 무급휴직을 하고 있다. 시내면세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운영 시간을 줄이는 등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크다. 면세점 협력업체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공항 면세점 협력사에 근무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자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자는 '인천공항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면세점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면세업체들의 자구책이 등장했다"며 "결국 이러한 비용 절감의 희생자는 협력업체"라고 했다.면세점 매출 회복 시기가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연구원은 19일 "코로나19 사태가 중국과 한국의 국지적 문제였다면 면세점 실적 회복 시기는 5월 정도일 가능성이 컸지만 글로벌 문제가 되면서 계산이 복잡해졌다"고 했다. 이어 "중국 수요 회복으로 따이공(보따리상)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나 특별입국 절차와 항공 노선 축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며 "실적 부진 폭을 예상보다 빨리 줄일 수 있으나 매출 증가 전환 시기는 지연될 수 있다"고 했다.여행사와 호텔 등 관광업계도 아우성이다. 입국 제한으로 해외 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으며, 입국 제한 국가가 아니더라도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은 여행을 꺼리게 만들었다. 국내 여행도 마찬가지다. 봄에 접어들었지만 월미도 등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한산하다.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호텔들은 객실 점유율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더 큰 문제는 생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중국 공장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부품과 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 세계적인 수요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들이 시행 중인 이동 제한 조치 등이 장기화하면 경기 침체가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한국은행은 최근 발간한 '최근 해외경제 동향 및 주요 이슈' 자료에서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아세안(ASEAN) 주요국 경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은 "이미 세계적 경기 침체(global recession)가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18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지난해만 해도 여행객들로 붐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한산하다. 지난 17일 인천공항 이용객은 1만4천여 명으로, 전년 같은 날 대비 90% 이상 줄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18일 인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줄지어 서 있다. 올해 3월 인천공항 항공 여객 수가 전년 대비 90% 이상 감소하면서 항공기들은 취항할 곳이 없어졌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20-03-19 정운

[이슈&스토리]급변하는 사회환경속 눈부시게 발전하는 문화콘텐츠

'돈 되는 1인 미디어' 대세로 자리올해 800억원 모험투자펀드 신설도1인 가구와 고령 인구 증가, 노동시간 단축, 기술발전, 새로운 매체 및 유통망(플랫폼) 등장 등으로 우리 사회의 문화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1인 방송 열풍에 방송·통신업 상표출원은 4년 사이 50% 넘게 급증했고, 이로 인한 문화 파급 효과는 관광과 소비재 수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달성과 방탄소년단(BTS)의 4집 앨범 세계 음악 시장 석권 등으로 인해 우리 문화의 세계적인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다만 음원 사재기 논란과 상영관 독점 문제 등으로 인한 우리 문화 산업의 불공정과 불합리한 관행은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다.■ 영상콘텐츠 시장 변화스마트폰 등장에 따라 TV 방송국이 지배했던 영상콘텐츠 시장의 영향력은 점차 축소되고, '크리에이터'가 진행하는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미디어가 대세를 이끌고 있다.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19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판단하는 비율은 지난 2018년 57.2%에서 지난해 63%로 5.8% 늘었다. 반면 TV를 필수매체로 판단하는 비율은 2018년 37.3%에서 지난해 32.3%로 줄었다. 인터넷 검색서비스 이용 역시 인터넷 검색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 중 60%가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10대에서 특히 기존 인터넷 포털보다 1인 미디어의 대표격인 유튜브의 활용도(69.6%)가 높은 것으로 조사돼 향후 1인 미디어 시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실제 1인 방송 열풍에 지난 2015년 3천298건에 불과했던 방송·통신업 상표출원이 지난해에는 5천173건으로 57% 증가했고, 개인 출원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15.8%)가 30대(38.3%)와 40대(26.9%)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이는 적은 비용으로도 누구나 다양한 소재의 콘텐츠를 쉽게 제작할 수 있고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콘텐츠를 공유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이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정부도 콘텐츠산업의 혁신적인 성장에 발맞춰 가능성 있는 신규 콘텐츠에 투자하기 위한 800억원 규모의 '모험투자펀드'를 올해 신설했다.1인 미디어 등 온라인 미디어의 성장이 곧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 시장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 것이다.VR·5G기술 결합 콘텐츠산업 성장기생충·BTS, 변방서 주류 파고 들어■ 문화, 연관 산업 성장도 견인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경제주평'에 따르면 한국 대중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유통 및 소비되는 한류가 전파되면서 관련 문화 콘텐츠의 해외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문화 콘텐츠 수출액은 통계가 집계된 2005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동안 중국 및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으로 증가하던 수출은 유럽과 미주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 되고 있다.아울러 방탄소년단(BTS)과 영화 '기생충'으로 대변되는 한류 산업은 이제 영화, 광고, 출판 등 단순 수출을 넘어 가상현실(VR) 등의 지식정보산업과 모바일 솔루션 등 콘텐츠 솔루션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을 창출하고 있으며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의 폭발적 성장은 시장 가치사슬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은 지난해 1인 미디어 성장과 세대 이통통신(5G) 상용화 등에 힘입어 수출액이 역대 처음으로 100억 달러(약 12조3천억원)를 돌파했다.와중에 정부는 한류의 지속 확산과 연관 산업의 성장 견인을 위해 ▲한류스타, 중소기업 협업상품 개발 ▲한류콘텐츠 및 한류 종합박람회 확대·신설 ▲한국문화축제 등 대규모 한류 팬 유치 등을 추진한다.이와 함께 시장별 차별화된 전략 도입으로 한류 지역 다양화, 전통문화, 미술·공연 등 현대예술, 스포츠 등 전방위적인 한류 장르 확대를 추진한다. ■ 전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 한류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비영어권 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휩쓴 이후 미국에서 흥행 바람을 타고 있는 데 이어 방탄소년단(BTS)의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Map of the Soul): 7'이 '빌보드 200' 정상을 예약하는 등 K무비와 K팝이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비주류문화가 주류문화를 흔드는 '왝더독'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봉 감독의 영화와 BTS 앨범은 동시대인의 관심사를 작가주의와 상업주의를 결합한 양식으로 선보였는데 전 세계 문화계에선 한국적인 요소를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작품으로 승화시켰다고 평가받고 있다. 두 작품의 성공에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도 한 몫 거들었다. 각국의 언어와 평가, 기대감 등이 담긴 두 작품에 대한 영상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으로 재가공돼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자막이 필요한 외국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 현대경제연구원도 '방탄소년단(BTS)의 성공 요인 분석과 활용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과 해외 음악 시장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류 문화 ▲경쟁력 있는 음악 콘텐츠와 두터운 팬층 등이 핵심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음원 사재기·상영관 독점 '독버섯'창작자 보호 공정 신호등 정부 노력■ 불공정한 문화 관행, 지속 가능한 문화생태계 구축으로 해결음원 사재기 논란과 상영관 독점 문제 등 문화생태계가 건전하지 않으면 국민의 문화향유와 더불어 우리 문화산업의 성장도 흔들릴 수 있다. 이 중 음원 사재기 논란의 경우 음반에서 음원으로 가요계가 재편되면서 벌어진 현상인데, 음원이 많이 판매될수록 각종 음악 방송 및 미디어콘텐츠 등의 상위권에 노출될 빈도가 많다. 노출이 많을수록 수익과 연결되다 보니 음원 사재기가 끊이질 않고 있다. 상영관 독점 역시 직접 투자 등의 영화가 전국 스크린의 상당수를 점유하고 수익률에 취약한 독립영화의 상영 기회가 계속 줄어들자 관람객들 사이에서 상영관 독점 문제가 불거졌다. 그간 정부도 이와 같은 음원 사재기와 상영관 독점 문제 등을 막기 위해 잇따라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창작-소비-유통'에 있어 다양성·창의성·공정성을 강화하는 지속 가능한 문화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기로 했다. 또 국어문화, 전통문화, 기초예술, 인디 문화 등을 계속 지원해 우리 문화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보존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전통공연예술 창작거점을 조성하고 전국 20개교에 한복 교복을 개발해 보급하도록 조치한다. 이어 공연 창작에는 63억원의 예산을 신규 투입해 기초예술 활성화에 나선다.창작자의 정당한 권익 보장 및 불공정 관행 근절에도 앞장선다.창작자 보호 및 공정유통 확립 등을 골자로 근거법령 제정을 조속히 추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내 '공정신호등'을 신규 운영한다.프리랜서 비중이 높은 문화예술인 대상으로는 안정적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창작준비금과 생활안정자금 융자를 대폭 확대하고 사회보험과 보육·심리상담을 지원해 생계 부담 완화 및 창작활동을 촉진한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난 5일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에서 "문화는 국민의 행복에 직접 영향을 주고 국가의 경제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모든 정책과 수단을 동원해 문화 활성화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연합뉴스·아이클릭아트

2020-03-12 김종찬

[이슈&스토리]'스마트산단'으로 거듭나는 인천 남동산업단지

1992년 준공돼 지역 생산 55%·수출 54% 차지… 제조업 이끌어와시설 노후·업체 영세화로 쇠퇴… 자동화 진행 불구 연구개발 미흡2019년 정부 구조고도화 사업에 선정 올해부터 4년간 5천억 투입스마트공장 1천개 보급·교통 개선… 바이오헬스 등 동반성장 모색우리나라 뿌리산업인 제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인천 남동산업단지가 '스마트산단'으로 탈바꿈된다.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생산·제조·유통 과정의 효율성은 높아지고, 공정상 불량률은 낮아진다.주문량과 재고량을 컴퓨터가 실시간으로 파악해 쓸데 없는 비용도 크게 줄어든다.연관성이 큰 기업은 서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함께 연구 개발에도 참여하며, 바이오 헬스, 드론, 자율자동차 등 미래 산업과의 동반 성장도 꾀한다.청년들이 다니고 싶은 쾌적한 근무 환경과 교통 인프라는 덤이다.인천시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러한 '스마트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남동산단에 2020년부터 4년간 5천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왜 이런 변화를 시도하게 됐을까. 산업단지는 제조업의 근간이자 중소기업의 요람, 지역 경제의 중추를 맡는 핵심 지역이다.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 생산의 70%를, 수출의 73%를 차지하고 있다.남동산단 역시 1992년 준공돼 인천 지역 생산의 55%, 수출의 54%를 차지하며 인천 경제를 이끌어왔다.남동산단은 1980년 7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인천시 남동의 폐염전 지역을 공업단지로 조성해 수도권의 용도 지역 위반 공장들을 이전시킬 계획으로 만들어졌다.서울에서 40㎞ 떨어진 인천 해안 지역 남동구 논현동, 남촌동, 고잔동 일대의 폐염전이었다. 당시 해당 지역은 인천의 중심가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공업단지 조성 시 인력 조성과 교통의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그러나 국유지가 많고 광대한 폐염전 지대로 용도 확보가 쉽다는 점에서 개발지로 선정됐다.같은 해 9월 수도권 문제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1984년 7월 수도권정비기본계획을 고시하고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조성 공사는 2단계로 나누어 진행됐다.수인선 협궤철도의 내륙 쪽인 1단계 공사는 1985년 4월부터 1989년 12월까지로 264만2천㎡가 조성됐으며, 해변 쪽의 2단계 공사는 1986년 10월부터 1992년 6월까지 693만1천㎡가 조성됐다. 단지 내 입주 업종은 한국표준분류상의 전 제조업이 해당한다. 처음 한국산업단지공단 입주업체 수는 2천800개로, 종업원 수는 4만5천여 명 정도였다. 2019년 말 기준 6천906개 업체가 입주했으며, 고용 인원도 10만2천명을 훌쩍 넘었다. 이는 인천 고용의 62.5%를 차지한다. 주요 업종은 기계가 52.2%로 가장 많고 전기전자(16.7%), 석유화학(11.1%), 목재·종이(4.2%) 순이다. → 그래프 참조그러나 제조업이 예전의 활기를 잃으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됐다.기업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최저 공장 가동률을 80%로 보는데 지난해 10월 남동 산단 전체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68.9%에 불과했다. 그것도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남동산단 쇠퇴의 주된 원인은 시설 노후화와 입주업체의 영세화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자동화는 진전되고 있으나 일자리만 감소할 뿐 창업·혁신·연구개발 미흡으로 산업 구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점점 도태된 것이다.정부는 2018년 12월 스마트산단 조성을 국정과제로 정하고 2019년 2월 반월시화산단과 창원산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산단 구조고도화 사업을 시작했고, 마침내 2019년 9월 남동산단이 선정돼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스마트 산단의 3대 전략은 '산단 제조혁신', '근로자 친화공간 조성', '미래형 산단 구축'이다.인천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본부는 남동 스마트산단에 생산·제조·관리·유통 과정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공장 1천여 개를 보급하고, 근로자들의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교통 인프라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송도와 청라국제도시의 첨단 산업단지와 연계해 바이오헬스, 드론 등 미래 산업과의 동반성장도 꾀한다.또한 개별 기업이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기업 간 데이터를 공유해 연관성 있는 기업들이 함께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도울 계획이다.또한 창업과 신산업 시험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쾌적한 근로환경과 정주환경을 갖춰 청년 근로자들이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인천시와 한국산업단지 인천지역본부는 최근 '인천 남동스마트산단사업단'을 출범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역량 있는 민간 전문가인 단장을 중심으로 스마트산업단지 구축과 관련한 각종 사업 추진을 전담하게 된다. 시를 비롯해 인하대, 남동구, 인천테크노파크,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 스마트시티주식회사 등 6개 기관도 참여한다.남동 스마트산단 조성 사업이 인천 산업 단지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다시 인천의 경제를 이끌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인천시 관계자는 "시설 노후화, 근로자 편의시설 부족과 영세기업 증가에 따른 고용의 질 악화로 인해 청년층 취업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산업단지를 제조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 근로자의 근무환경 개선, 스마트 통합인프라 등을 구축하여 청년들이 찾아오는 미래형 첨단 산업단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남동산업단지 전경. /경인일보DB

2020-03-05 윤설아

[이슈&스토리]2·20 대책 1주일도 안돼 들썩이는 아파트값

수원·안양 등 올 들어 경기 남부 급부상추가조정지역 지정·담보대출 제한 불구온라인·SNS, 안산·군포 다음 타깃 공유안시성·김부검 신조어 만들며 상승 유도정부는 지난 20일 풍선효과로 집값이 폭등한 수원과 안양, 의왕을 조정지역으로 묶는 부동산 규제를 내놨다. 풍선효과가 발생할 경우 규제로 묶는 과열 억제 정책이 이번에도 단행된 것이다. 이번 2·20 부동산 규제까지 정부는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진화하기 위해 매번 '규제→풍선 효과→추가 규제'하는 대안만 제시했다. 현 정부 들어서 19번이나 나온 부동산 규제 정책의 큰 틀은 이 구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과열은 진화는커녕 지역을 옮겨가며 더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그 풍선효과는 항상 인접한 경기도로 고스란히 퍼지고 있다. 서울을 규제하니 과천과 성남이, 과천과 성남을 억제하자 인접한 광명과 하남이, 또 이 지역을 누르니 수원과 용인, 의왕, 안양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사실상 '두더지 게임'과 같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번 2·20 대책으로 과열된 수원과 의왕, 안양 등 경기남부 지역의 아파트값 오름세가 꺾일 것을 기대 중이다. 항상 엇나갔는데도 기대는 변치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기대도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벌써부터 예견되고 있다. 2·20 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이제는 안산과 군포, 시흥, 부천 등의 아파트값이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2·20 대책은 왜 나왔나2·20 부동산 대책의 가장 큰 골자는 수원과 의왕, 안양(수의안) 등 경기남부 지역의 집값을 잡는 것이다. 경기도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올해 들어 대폭 뛰었기 때문이다. → 표·그래픽 참조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크게 두 가지의 규제를 더했다. 추가 조정지역 지정과 조정지역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다. 먼저 수원시 영통구와 권선구, 장안구,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으로 포함했다. 이로 인해 수원과 안양, 의왕은 모든 지역이 규제대상이 됐다. 또 경기도는 과천, 성남, 하남, 고양(7개 지구), 남양주(별내·다산동), 화성 동탄2신도시, 광명, 구리, 안양 동안·만안구, 수원 광교지구, 용인 수지·기흥구, 수원 팔달·영통·권선·장안구로 조정지역이 확대됐다.아울러 정부는 조정지역에 대한 분양권 전매를 기존 6개월(민간택지 기준, 공공택지 1년)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일로 강화했다. 사실상 전매를 막았다. 청약이 뜨거운 지역에서 주로 부동산 과열이 일어나자 투기성 청약을 막기 위해 전매를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실제로 지난해 12·16대책 이후 올해 집값 상승 폭이 가장 높은 수원의 경우 지난 19일 진행된 '매교역 푸르지오 SK뷰(1천74가구, 특별공급 제외)' 청약 모집에 15만6천505명이 몰렸다.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5.7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청약에도 7만4천519명이 몰려 평균 78.35대 1 경쟁률을 보였다.또한 조정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 60%에서 50% 강화했고, 9억원 초과분은 30%로 제한했다. 다만 서민 실수요자의 반발을 막기 위해 무주택세대주, 주택 가격 5억원 이하, 부부합산 연 소득 6천만원 이하(생애 최초 구입자 7천만원)의 요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LTV가산 10%를 적용해 기존과 같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그럼에도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웬만해서 연소득이 6천만원을 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1주택 세대의 주택담보대출 시 요건을 높여, 기존 주택 2년 이내 처분에서 2년 내 기존 주택 처분 및 신규 주택 의무 전입으로 변경했다. 투기성 매입을 막기 위한 조치다.3기신도시 보상으로 더 커진 유동성 자금DLS·라임사태 탓 또 주택시장으로 몰려"타 투자처 발굴 안되면 단기효과 그칠것"# 2·20 대책 일주일, 벌써부터 나타나는 부작용하지만 정부의 의도와 달리 일주일도 채 안 돼 풍선효과 등의 부작용이 일고 있다. 규제지역을 피해 유동성 자금이 타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이미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등에서는 다음 풍선효과 지역 후보지가 공유되고 있다. 정부의 2·20 대책 발표 이후 또다시 유동자금이 비규제지역을 찾아 발 빠르게 움직이는 셈이다.현재 거론되는 지역은 안산, 군포, 시흥, 부천 등 경기 서남부다. 이들 지역 부동산에는 최근 들어 매수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군포 소재의 부동산들은 매물 품귀 현상이 벌어져 매수자들이 물건도 보지 않고 계약금부터 보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2·20 대책 이후 매수세가 커져 기존 매도 물량마저 거둬지는 추세다.안산에 있는 부동산들도 2·20대책 발표 이후 확실히 분위기가 더 뜨거워졌고 특히 소사~원시선 라인인 선부역과 성포역, 초지역 등 신안산선 예정지 인근의 물건을 찾는 외지인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한다.일각에서는 집값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거주 지역이 포함된 신조어를 만들고 있다. '안시성(안성·시흥·화성)', '김부검(김포·부천·검단)', '오동평(오산·동탄·평택)', '남산광(남양주·산본·광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수용성'이 신조어로 집값 상승이 견인됐던 터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 발표된 교통 개선 대책 외에는 특별한 호재가 없지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투자처도 없어 갈길 잃은 유동성 자금을 선점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집값 거품 외에도 거래 중단에 따른 실수요자들 주택난, 전세난 및 전세난민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집값 상승이 두드러진 수원 영통구의 경우도 전셋값도 두 달 새 5% 넘게 뛰었다. 용인 수지구와 기흥구도 각각 5%, 4.5%가량의 변동률을 보였다. 경기도 내 전셋값도 계속 상승하며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1.43% 올랐다. 경기도 전체의 전셋값이 이처럼 오름세가 이어진 것은 지난 2015년 전세대란 이후 처음이다.결국 기존에 살던 전세세입자 등 도민들은 높아진 보증금에 삶의 터전을 옮겨야 할 형편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반복되는 풍선효과, 넘치는 유동성 자금 부동산밖에 갈 곳 없다정부가 과열된 부동산을 막기 위해 숱하게 규제를 내놓았음에도 풍선효과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유동성 자금은 넘쳐나는데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국내 주식 시장은 오름세 속에서 변동이 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리스크도 커졌다. 하지만 부동산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부동산에 투자하면 결국은 돈을 번다는 말들도 이 때문이다.게다가 문제는 정부가 3기 신도시 조성으로 올해부터 최대 60조원가량의 토지보상금을 순차적으로 지급할 것이라는 점이다. 유동성 자금이 더욱 넘쳐날 것이란 얘기다. 갈 곳 없는 유동성 자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몰려 집값 상승세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부동산 투자자들은 보고 있다. 정부가 대토보상과 리츠를 확대하려고 하지만 대부분 보상자들은 현금을 원하고, 이 자금을 부동산 매입으로 쓸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하자면 반복되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서는 규제에 규제를 추가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투자처가 발굴돼야 한다는 소리다.사실 그동안 은행들은 정부의 느슨한 감시망을 통해 무분별하게 외환파생상품(키코)과 파생결합증권(DLS), 라임자산운용(라임) 사모펀드를 팔면서 수십조원의 손실로 수많은 투자자들을 울렸다. 결국 부동산 투자를 정답으로 여기는 것도 펀드나 증권 투자에 대한 정부의 안일하고 느슨한 감시도 한몫한 셈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에 만성이 되면서 단기간 만들어진 처방전의 효능 기간이 점점 단축되고 있다"며 "다양한 투자처가 발굴되지 않는 한 결국 유동성 자금은 계속 부동산으로 흘러갈 것이고, 정부의 대책 효과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현재의 정책 추세로는 화성, 동탄, 오산, 평택 등으로 또다른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2·20 대책의 효과도 불과 2~3개월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수원 지역의 집값 상승으로 광교에서 10억 클럽을 가입한 아파트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특히 광교 중흥S클래스의 경우 KB부동산이 조사하는 전국 상위 50개 아파트에 수원 지역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며 '대장주'로 떠올랐다. 사진은 중흥S클래스가 위치한 광교 일대. /경인일보DB

2020-02-27 황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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