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사람사는 이야기]부천도시공사 '동네관리소' 이병호씨

작년 10월부터 원도심 지역 통합관리밸브 등 소비성 자재 교체 무상 제공302곳 1460건 손길… 만족도 '100%'"할머니, 어디 또 불편하신 데 없으세요?"부천도시공사 '동네관리소' 이병호(47)씨는 최근 부천 대장동의 허름한 집에 사시는 80대 할머니 댁을 방문했다. 방충망이 찢어져 고쳐 달라는 전화가 왔기 때문이다.그가 살펴보니 집은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20여년 전에 설치했다는 방충망은 삭아서 절반이 찢어져 있고 수도배관에선 물이 새는 바람에 화장실 바닥이 흥건했다. 형광등은 시커멓게 그을려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또 수도꼭지와 세탁기는 연결이 안 돼 있었다.그는 동료 이동진씨, 안전기술팀 건축직 신지훈씨의 지원을 받아 할머니 집수리에 나섰다. 수도배관은 신청 목록에도 없어 한참 떨어져 있는 고강동 철물점에 가서 밸브를 구했다. 평소 같으면 1시간 남짓 걸리는 집수리가 3시간 이상 걸려 끝났다.이씨가 이 일을 하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 부천도시공사에 '동네관리소'가 출범하면서다. 원도심 지역의 노후·불량 주택의 통합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동네관리소'는 소비성 자재 교체 및 단순 집수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동네 관리소'의 서비스 대상지역은 대장 안 동네, 성곡동 23~25통, 성곡동 은행단지, 춘의1-1구역 등 8개 지역. 그의 손길을 거쳐 간 곳만 302곳 1천460건에 달한다. 조명, 전기, 욕실, 문 부속, 화재감지기 등을 교체해 왔다.이씨는 "아파트나 상가 등은 관리사무소가 있지만 노후 주택에서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은 작은 거 하나 고치려 해도 출장비 등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르신들의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덜어 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그는 동네관리소일 뿐만 아니라 고유업무인 시설 안전점검까지 1인 2역을 해야 하지만 어르신들의 환한 웃음을 보면 피로가 금방 풀린다고 한다.그런 성실함과 열정 때문인지 '동네관리소'에 대한 주민 만족도 조사결과는 100%다. 부천시는 호응도 좋은 '동네관리소' 기능을 2021년부터는 부천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또 시의회에서 주거복지센터 관련 조례가 본회의를 통과해 '동네관리소'가 확대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이씨는 "일을 끝내고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정말 보람을 느낀다"며 "1년 동안 '동네관리소'의 바쁜 업무를 지원해 준 안전기술팀의 직원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부천도시공사 '동네관리소' 이병호씨가 "노후 주택에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의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덜어 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하고 있다. 2020.9.28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

2020-09-28 장철순

[사람사는 이야기]'유쾌한 치료' 유태원 김포 연세유병원 원장

휴양지·도서관 연상시키는 인테리어척추·관절 비수술 치료 재활 전문가 주민 교감·지역봉사도 앞장 '참 명의'몸이 아파 치료받으러 가면서도 유쾌한 기분이 드는 병원이 있다. 휴양지 의자가 놓인 로비에는 멀티화면을 통해 파도가 치고 벽면 전체에는 열대우림 사진이 붙어있다. 환자들이 예쁜 잠옷 같은 입원복 차림으로 돌아다니는가 하면, 진료실 가는 길목에는 도서관처럼 책이 쌓여 있다. 인도에서 공수한 조명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인테리어를 구상하고 실행한 유태원(50) 김포 연세유병원 원장은 "나도 의사지만 병원을 싫어해서 최대한 병원과 다른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지난 2018년 김포시 구래동에 '리조트식 럭셔리 정형외과'를 표방하고 개원한 유 원장은 척추·관절 비수술 치료로 국내에서 명성이 높은 재활의학 전문의다. 연세대 의대 졸업 후 신촌·강남세브란스병원을 거쳐 축구 국가대표팀 주치의를 지낸 대학 선배와 함께 서울 강서솔병원을 13년간 이끌었다.연세유병원에는 유 원장이 직접 재활을 담당한 빙상·골프·축구 스타들의 이름이 나열돼 있다. 그리고 바로 밑에 '소심한 성격 탓에 사진 한 장 찍자고도 못 함…'이라고 적혀있다. 강서솔병원에 몸 담았을 때 비수술 치료 사례를 풍부하게 경험한 유 원장은 "국내에서 허가받은 비수술 치료는 거의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수줍은 듯 말했다. 환자마다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사후 관리에서 특히 강점을 보이는 유 원장은 "오래전에는 비수술 치료라는 게 별다를 게 없어 어르신들이 불만을 내비치곤 했지만, 요즘은 치료하기 쉬울 때 증상을 잡아 상처도 덜 남기고 관리하기 편한 상태를 유지하는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타 지역에서 유 원장의 실력을 아는 환자들이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와중에도 그는 주민들과 더 많이 교감하려 노력 중이다. 김포에서 지낸 2년 동안 장학금 쾌척과 보육원 지원, 장애인 의료혜택 등 소리 소문 없이 선행을 실천해온 유 원장은 "병원을 단순 치료시설이 아닌, 환자와 직원 모두 마음에 위안을 얻을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계속 가꿔보려 한다"며 활짝 웃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유태원 원장의 진료실에 들어서면 훌라댄서가 착용할 법한 꽃목걸이가 환자들을 먼저 맞이한다. 2020.9.21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2020-09-21 김우성

[사람사는 이야기]윌케어 인슐린 자동주입기 제조 '신명메디에스' 정수평 회장

합병증 생겨 더 위험 관리하는게 중요펌프착용 건보적용·비용지원 희소식정확·지속 주입 초속효성 인슐린 사용"당뇨인들의 아픔과 고뇌 그리고 가족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습니다."인슐린 자동주입기기를 만드는 기업인으로,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가족들에게 편의를 제공키 위해 노력하고 있는 (주)신명메디에스 정수평(63) 회장.정 회장은 제1형(소아) 어린 환우가 겪고 있는 인슐린 주사 처치의 애로점을 해소했다.그는 30년 의료계 경험과 당뇨병 전문 교수, 전문의, 수많은 당뇨 환우들과 함께하며 체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립한 '신명메디에스'를 통해 인슐린펌프를 개발, 보급하고 있다.정 회장은 "세상에는 건강한 이들이 이해 못하는 아픔이 있다. 평생을 살아도 당뇨환자들의 어려움과 아픔에 대해 모르고 지나갈 수 있다. 오직 가족만이 그 아픔을 같이한다"고 설명했다.IT기술과 의료기술이 발달했지만 당뇨는 더욱 늘어나며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되고 있다. 식이조절 등 생존을 위한 노력을 함께하는 그 가족들의 스트레스도 배가되는 상황이다.정 회장은 지난 2월 (사)한국당뇨협회(회장·김광원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와 업무협약을 맺고 인슐린을 투여하는 제1형(소아)·제2형(성인) 당뇨인의 건강증진과 생활개선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정 회장은 "당뇨는 그 자체보다 수반되는 합병증이 더 위험하기 때문에 관리가 중요하다. 합병증 발생 시 많은 비용부담으로 가족 전체의 피해로 확대되고 또 국가적 손실이 초래된다"며 "중증 당뇨환자의 근본적인 치료법인 당뇨펌프 착용에 일부 비용이 건강보험 적용으로 환자 부담이 경감되고 일부 광역단체가 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희소식"이라고 말했다.그가 개발한 '윌케어 인슐린 자동주입기(Will Care Insulin Pump)'는 정확하게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주입하고 초속효성 인슐린을 사용할 수 있다.정 회장은 "지난 1월부터 제1형 당뇨인을 대상으로 인슐린 자동주입기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며 "모든 당뇨인들이 건강을 회복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인슐린 주사 처치의 불편 사안을 해소하고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도 덜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주)신명메디에스 정수 평회장이 "당뇨환우들의 보이지 않는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말하고 있다. /(주)신명메디에스제 제공

2020-09-14 김환기

[사람사는 이야기]'온라인 교육 전문가' 서광석 포천 이동中 교사

꾸준한 동영상 교육 위기가 기회로홍콩학생들과 온라인 달리기 대회소외된 학생없는 자립 교육 고심중"자, 다시 한 번 따라 해봅시다."서광석(40) 포천 이동중학교 교사가 웹캠을 보며 저글링을 한다. 모니터 안의 한 아이가 이를 어려워하자 서 교사는 아이와 눈을 맞춘 후 천천히 방법을 설명했다.서 교사는 15년 차 베테랑 체육교사이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교육 전문가로 이름이 더 알려졌다. 특히 온라인학습 교사지원단 '경기교사온' 대표를 맡으면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국에서 가장 바쁜 교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서 교사도 처음에는 온라인을 자신의 체육 수업을 좀 더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게 하는 수단쯤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점차 온라인 교육에 대한 여러 프로그램과 방법 등을 익히고 학생들을 교육하면서 온라인의 제대로 된 활용법을 찾을 수 있었다.그는 온라인 교육을 활용하면 결과는 물론 교육 과정을 기록하면서 아이들의 학습 습관도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서 교사는 2018년부터 자신의 체육수업은 결과뿐 아니라 평소 노력 여부도 평가할 수 있다고 학생들에게 공언했다. 학생들은 서 교사가 제시한 교육 영상을 주당 1개 이상 촬영해 제출했고 이는 그간 운동 잘하는 학생들만이 좋은 점수를 받아왔던 체육 수업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그도 놀랄 만큼 동영상 교육을 꾸준히 성실히 한 학생들의 성적이 크게 오르는 것을 확인했다."아, 이렇게 영상을 활용하면 학생들에게 더 좋은 효과를 끌어낼 수 있겠구나 싶어 여러 학습 툴과 동영상 제작을 본격적으로 학습하기 시작했죠."그 와중에 올해 초 코로나19가 발생했고 앞서 2년여간 동영상과 온라인 교육을 활용했던 서 교사에게 이번 위기는 오히려 기회로 다가왔다.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에게도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여러 교육 그룹에서 온라인 교육을 본격적으로 연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의 동영상 수업은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최근에는 온라인의 특성을 활용해 이동중학교 학생들과 홍콩 중학생들 간 온라인 왕복 오래달리기 리그까지 개최했고 유명 유튜버를 온라인에서 초대해 강의를 듣기도 했다.서 교사는 "우리는 코로나19의 위기를 K-보건과 시민의식 등으로 이겨내고 있다"며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디지털 역량을 기르는 등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외된 학생 없이 자립할 수 있는 교육, 학교에 가지 않아도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교육을 고심 중에 있다"면서 "지난 1학기 동안 10년 치 온라인 교육이 발전했다고 할 만큼 많은 선생님들이 노력 중에 있다"고 전했다. 포천/김태헌기자 119@kyeongin.com동영상 교육 전문가인 서광석 이동중학교 교사는 코로나19에 가장 바쁜 선생님이 됐다. 사진은 서 교사의 유튜브 교육 장면. /서광석 교사 제공

2020-09-07 김태헌

[사람사는 이야기]경기도신체장애인복지회 용인시지부 심광현 사업본부장

지인 권유 계기로 2017년 단체 참여학생 후원·수해복구지원 적극 활동"자녀 함께하는 봉사 가장 큰 교육""작은 실천을 통해 삶의 참 의미를 배우고 있어요."용인시 처인구 마평동의 (사)경기도신체장애인복지회 용인시지부 심광현(44) 사업본부장. 그는 도와야 할 분은 많은데 넉넉지 않은 삶의 현실 앞에 놓인 자신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용인에서 개인사업을 하던 심 본부장은 지난 2017년 지인의 권유로 우연히 봉사에 참여하면서 지금은 봉사가 '생활의 일부'가 됐다.그가 참여하고 있는 도신체장애인복지회는 매년 장애가 있는 홀몸 어르신의 고희연을 열어드리고 장애 학생을 후원하는 '사랑의 끈', 장애인들의 공연 체험을 할 수 있는 '한마당 어울림' 등의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심 본부장이 봉사와 연을 잇게 된 것도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이동을 도와주는 행사에 참여하면서다.작은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무실로 찾아와 고맙다고 소소한 먹을거리를 기어코 주고 가는 이들을 보면서 진심이 무엇인가를 배웠다고 한다.이후 그는 장애인 청소년을 후원할 수 있도록 기부하고 '용인애향회', '용인일꾼들' 등의 봉사단체를 통해 집수리, 연탄 나르기, 하천정화활동 등에 빠지지 않고 동참하고 있다.얼마 전에는 처인구 백암면에 수해복구 지원을 나갔다가 집이 침수돼 오갈 곳 없는 홀몸어르신 두 분의 사연을 듣고 자비를 들여 안방 장판을 깔아주기도 했다."도저히 그냥 집으로 올 수가 없더라고요. 집 전체를 깔아드렸으면 더 좋았을텐데 저도 넉넉지 않아 우선 지내실 수 있도록 안방 장판만 깔아드렸어요. 마음이 무겁더라고요."심 본부장은 "도와야 할 사람은 많은데 경제적으로 여의치 않아 마음이 아프다"며 "나에게는 별것 아니지만 도움을 받는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하면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새마을회 봉사급식에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인 자녀들과 함께 봉사할 때도 종종 있다. 처음엔 낯설어하던 아이들이 지금은 제법 능숙하게 돕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로서 자녀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교육이 봉사인 것 같다고 했다. 심 본부장은 "나에게는 별것 아니지만 도움을 받는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벅차오른다"고 강조했다. '삶의 참 의미를 봉사를 통해 배운다'는 그의 말 한마디가 가슴에 와 닿는다. 용인/박승용기자 psy@kyeongin.com(사)경기도신체장애인복지회 용인시지부 심광현 사업본부장이 "나에게는 별것 아니지만 도움을 받는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벅차오른다"고 말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2020-08-31 박승용

[사람사는 이야기]창립 10주년 맞는 '한신대 사회봉사단 HAHA'

현지 활동서 태권무·K-POP 공연가정폭력 피해돕기 펀딩 기부 '화제'오산시 '따숨만들기' 프로젝트 동참"봉사는 나눔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콩 심은데 콩 나듯이 사랑을 함께 나누면 사랑을 심듯이 그 사랑의 마음을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한신대학교 사회봉사단 'HAHA'. 매 학기 봉사단원을 모집해 해외 및 국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HAHA'. 적을 때는 80명에서 최대 150여명이 모여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지난 2010년 만들어진 'HAHA'는 그동안 인도네시아와 인도, 케냐, 네팔, 몽골, 키르기스스탄, 우간다 등 매년 1~2차례 해외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지만 해외 봉사는 한 학기 동안 음악과 미술, 체육, 한국어 프로그램을 준비해 여름과 겨울방학 2~3주 기간 현지 아이들에게 교육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왔다.'HAHA'는 바로 숨은 한류 전도사들이다. 이들은 봉사 기간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K-POP 공연 등을 선보이고 다음날부터 준비된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이 끝나는 마지막 날에는 그동안 가르쳐 준 부채춤과 태권무, 탈춤, K-POP 공연을 함께 즐기며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눈다.창립 4년 차인 지난 2014년부터는 오산시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봉사활동에도 참여하며 지역봉사 활동 영역도 넓히고 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해 '사랑의 동화책 읽어주기'를 비롯해 오산 관내 학교와 사회봉사 교류, 학내 축제시 금연 실천,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등도 운영한다.특히 'HAHA'는 지난 2018년 아동보호전문기관을 대상으로 봉사를 진행하면서 가정폭력 피해 아동들을 위한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후원 배지 제작 펀딩을 실천, 세간을 놀라게 했다. 당시 80만원을 목표로 시작된 펀딩의 최종 수익은 무려 1천440% 초과 달성해 1천152만6천원을 기록했고, 수익금 전액을 가정폭력 피해 아동들을 위해 기부해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올해는 코로나19로 봉사활동하기도 어려운 시기이지만 'HAHA'는 지난 1월 네팔 해외봉사를 비롯해 오산시가 추진한 '따숨 만들기'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코로나19로 등교하지 못한 신입생들에게 소속감을 심어줄 수 있는 '집콕들의 컬러링북 만들기', 유기견 봉사 활동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늘 손을 내밀고 있다.사회봉사단 'HAHA'의 9기 기장을 맡았던 박예담(25)씨는 "봉사는 언제나 누군가 와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선택해서 찾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돕는 차원만이 아니고, 함께 서로의 필요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과정"이라며 "올해 졸업반이기는 하지만 봉사단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다"는 소박한 진심을 전했다. 오산/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한신대학교 사회봉사단 'HAHA'는 올해 코로나19로 봉사활동이 어려운 시기임에도 오산시가 추진한 '따숨 만들기'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박예담씨 제공

2020-08-24 최규원

[사람사는 이야기]성남하이테크밸리에 위치한 '한보섬유' 박용성 대표

국내 유일의 '3D 스마트 섬유' 생산회사이윤 근무 환경·기술개발 투자노동자에게 좋은 회사 만들어갈 것성남시 중원구 '성남하이테크밸리'(구 성남일반산업단지) 내에 있는 한보섬유(대표·박용성)는 지난 1985년 설립된 섬유업체다. 매출액 40억원 규모에 직원은 35명으로 외견상으로는 평범한 중소기업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 회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박용성 대표의 경영철학과 최신 기술력 때문이다.36년간 '섬유 외길'을 걸어온 박 대표의 사무실에는 그 흔한 대표 명패나 대형 화분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이동식 옷걸이에 걸려있는 제품들과 각종 인증서·표창장 등이 사무실을 가득 채우고 있다.인터뷰할 때도 평범한 이웃 아저씨의 모습으로 나름 성공한 사업가로서의 자기 자랑은 한 마디도 늘어놓지 않았다. 대신 직원과 이웃에 대한 관심, 제품에 대한 자부심 등만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박 대표는 예전에도 지금도 '직원들과 혼연일체가 돼 직원들에게 좋은 회사를 만드는 일'을 기업 경영의 목표로 해 왔다. 박 대표는 "주변에서 왜 빨리 돈 벌어 아이들한테 물려주고 호강하면서 살지 않느냐는 말들을 자주 하는데 그러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그러기에 그는 회사 이윤을 직원 복지와 기술개발에 재투자하고 형편이 되는 한 중원구청에 쌀 등을 기탁하며 이웃돕기에도 나선다. 현재 한보섬유 직원들은 대학생까지 자녀 학자금 전액을 지원받고 있다. 자신뿐만 아니라 직계 가족이 아프면 치료비도 전액 지원받는다. 웬만한 기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복지제도다. 때문인지 창업 때부터 같이한 직원들도 여럿 된다. 문제가 되는 직계가족 또는 친척 채용은 찾아볼 수 없다.박 대표의 경영철학은 이 같은 동급 최강의 직원복지와 기술력으로 이어졌다. 한보섬유는 '3D 최첨단 스마트 섬유업체'로 국내 유일의 홀가먼트 제작을 통해 연결부위가 없어 옷의 늘어짐과 처짐이 없는 니트·스웨터 등 여성용 의류를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자체적으로 디자인연구소를 두고 있고 특허출원한 독보적인 직조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한섬·신세계 등 백화점브랜드 OEM 제작, 자체 매장 2곳 운영 및 온라인 판매 등을 병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태리 폐션업체인 GUFFANTI와 3년 계약을 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의 노력으로 마침내 해외에서도 제품 퀄리티를 인정받게 됐다"며 "섬유산업이 열악하고 덤핑 등의 고질적인 문제도 여전하지만 직원들을 위한 좋은 회사라는 목표는 절대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를 하면서도 계속해 제품을 체크하고 직원들과 소통했다. 그에게서는 외길을 걸어온 '장인 기업가'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36년 섬유 외길'을 걸어온 한보섬유 박용성 대표가 "섬유산업이 열악하고 덤핑 등의 고질적인 문제도 여전하지만 직원들을 위한 좋은 회사라는 목표는 절대 놓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2020-08-17 김순기

[사람사는 이야기]'의왕시 경로당 주치의' 송진호 전문의

작년 전국 최초 110곳 3400회 진행이야기 통해 친밀감 형성 건강 챙겨"획기적 사업, 지속가능 대책 필요""더 많은 의사들이 어르신들의 주치의가 되길 바랍니다."이달 초 만난 송진호(77) 의왕시 경로당주치의는 켜켜이 쌓인 차트를 앞에 두고 전화상담을 하고 있었다. 코로나19로 경로당 문을 닫아 방문상담 대신 전화로나마 어르신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이다.지난해 1월부터 시 경로당 주치의로 일하고 있는 그는 1년여 간 의왕시내 경로당 110곳을 다니며 3천400여회 상담을 진행했다. 요즘은 전화로 하루에 100~150명 어르신의 건강과 안부를 묻는다. 통화를 하면 4~5시간이 훌쩍 간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전화를 받지 않는 분도 있고 귀찮아 하거나 답답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마스크를 꼭 쓰고 집앞 공원이라도 다녀오시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의왕시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경로당 주치의제'를 시행했다. 2년째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과를 쌓고 있지만 시작하기는 쉽지 않았다. 전담 주치의 모집에 애를 먹었다. 1, 2차 모집공고에는 지원자가 없었다. 생소한 일인 데다 그 많은 경로당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일이라 선뜻 나서는 의사가 없었다.송 주치의는 그동안 지역 경로당 다니는 어르신 대부분을 만났다.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그는 늘 손을 잡으면서 인사를 하고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차분히 듣는다. 어디가 아프다고 말하는 분도 있고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는지 물어보는 분도 있다. 요즘 속상한 일을 털어놓는 분도 계시고 살아온 인생사를 풀어놓기도 한다.그는 "손을 잡으면 친밀감이 형성돼 이런저런 이야기를 비교적 잘 말씀해 주신다"며 "나도 나이가 들다 보니 서로 말이 좀 통한다.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좋아하고 나도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래서 송 주치의는 본인의 일이 진료가 아닌 상담이라고 한다. 일이 반이고 봉사가 반인 이 일이 마음에 들기도 하거니와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경로당 주치의제는 획기적인 정책이고 좋은 복지사업"이라며 "노인들에게 독거공간, 집을 주는 것보다 집에서 나와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치의제가 전국적으로 활성화 되기를 바라는 그는 "이 사업이 뿌리를 내리려면 시에서 지속가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의사 커뮤니티와 소통하고 의사들이 주치의로 나서도록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러면 지역사회는 한층 더 밝고 건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왕/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의왕시 송진호 경로당주치의가 "경로당 주치의제는 획기적이고 좋은 복지사업"이라며 "사업이 뿌리 내리려면 시에서 지속가능 한 대책을 세워 의사들이 적극 참여토록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의왕시보건소 제공

2020-08-10 민정주

[사람사는 이야기]美 모세레이크 前항만청장 제프리 비숍

부동산 자문회사서 제2의 인생 시작1년에 5~6번꼴 방한 투자 협약·소개시장·의원 등 만나 지역발전 고민도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요즘, 2주간의 자가격리를 무릅쓰고 최근 한국을 찾은 '푸른 눈의 이방인'이 있다.미국 내 부동산 자문회사 'SVN International'의 임원인 제프리 비숍. 비숍은 전 세계적 부동산 투자자와 사용자를 연결하며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말 입국해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친 뒤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등을 만나며 투자 대상 물색에 나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미 경제교류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남다른 한국 사랑을 과시하고 있는 비숍은 평소 연신 땀을 닦아가면서도 매콤한 낙지볶음을 즐기고 여기에 막걸리 한 잔을 함께 곁들일 정도로 자연스레 한국문화와 정서가 몸에 배어 있다. 그는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좋아한다"며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한국의 풍부한 역사는 한국인들이 열정적이면서도 유연한 사고를 갖게 한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비숍이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건 지난 2016년도 부터다. 1년에 5~6번 씩은 한국을 찾을 정도다. 과거 30여 년간 항만 분야 공직에 몸 담았던 그는 미국 워싱턴주 그랜트카운티 내 모세레이크 항만청장을 역임했을 당시 그랜트카운티의 자매도시인 군포시와 인연이 닿았다. 비숍은 "군포시와의 교류를 시작으로 그랜트카운티 국제공항을 한국 항공우주산업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비숍은 지난해 4월 산본공고와 미국 내 빅밴드 커뮤니티칼리지 간 교류 협약을 추진하는 등 군포와 꾸준히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방한 기간에도 지역구 이학영 국회의원과 한대희 군포시장을 잇따라 만나 자신의 사업을 소개하는 한편 지역의 미래 발전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군포는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깝다는 이점을 가진 곳이다. 향후 금정역 환승센터가 건립되면 접근성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그러면서도 서울이 아닌 외곽에 위치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군포는 내겐 제2의 고향"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최근 미국으로 돌아간 비숍은 오는 9월 예정된 투자박람회 참석차 한 달 뒤 다시 한국에 올 예정이다. 비숍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지만 오히려 지금이 한국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엔 사전 정보가 없었던 탓에 아무것도 못한 채 너무나 초조한 시간을 보냈는데 다음엔 2주를 잘 버틸 수 있는 뭔가를 준비해 올 것"이라며 방긋 웃었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2020-08-03 황성규

[사람사는 이야기]'나눔경영 실천하는' 강원호 다누시스 대표이사

2002년 설립된 광명 정보통신업체20년 가까이 市복지관·체육회 활동운영위원장 등 '전방위 일꾼' 맡아"나눔 경영을 실천하겠습니다."사회 공헌활동과 봉사를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실천하면서 지역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한 기업인이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광명지역 '참 일꾼'으로 알려진 강원호 다누시스 대표이사다.현재 광명시립 하안노인종합복지관 운영위원장과 자문위원장, 광명시체육회 부회장, 광명중앙로타리클럽 총무 등을 맡은 강 대표는 20년 가까이 주로 시립복지관과 시 체육회에서 전방위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그는 "조경사업을 한 아버지께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언제나 베푸시는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나도 어른이 되면 이웃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마음을 가졌고 이를 실천하게 돼 좋다"고 말했다. 특히 "무슨 대가를 바라거나 주위에 생색을 내기 위해 나눔이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어쩌다 보면 화가 나기도 한다"며 "어려운 이웃의 처지를 이해하고 내 가족처럼 돌보고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법인과 개인 명의로 매년 수 천만원을 조용하게 기부·후원하고 있는 강 대표는 "7살 때인 1971년부터 광명에 살면서 고향처럼 느껴져 더 많은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며 더불어 함께 사는 지역사회를 꿈꾸고 있다.소하동에 소재한 광명SK테크노파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누시스는 유·무선 통신장비와 지능형 영상 시스템 등을 개발해 보급하는 영상 및 정보통신 전문업체다.지난 2002년에 설립된 이 업체는 현재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시티' 조성사업의 주역이 될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시민들 안전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강 대표는 "다누시스가 지난 2014년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후 매년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면서 현재 직원이 54명으로 늘어났고 올해 매출 목표 200억원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직원 모두는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이상의 나눔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며 흐뭇해 했다.또 "다누시스가 성장할 수 있도록 대표로서 최선을 다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사회공헌 활동도 기업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마지막으로 "전문 경영인의 재능을 지역사회에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항상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기업 사랑을 우리 사회에 보답하는 나눔 경영을 언제나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광명/이귀덕기자 lkd@kyeongin.com강원호 다누시스 대표이사가 "직원들과 함께 나눔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광명/이귀덕기자 lkd@kyeongin.com

2020-07-27 이귀덕

[사람사는 이야기]'랑데부' 우수지 대표·(주)비엠라인 김희수 대표

2017년 안양창업센터 1인기업 첫발수익은 유기견·한부모 가정 돕고파어머니 김 대표 "오히려 내가 배워""학업 성적이 안 좋아도 난 내가 목표하는 바가 있으니까 그 길로 가면 된다고 생각했어요."안양의 반려견용품 판매업체 '랑데부'의 우수지(24·여) 대표는 당찬 꿈이 많다.'자신의 한계, 실패와 좌절에서 겪은 조심성이나 의기소침 대신 기업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홀연히 유학을 떠나겠다', '랑데부의 수익을 유기견을 위해 쓰고 한부모가정이란 이유로 마음 다친 사람들을 돕고 싶다든가' 하는 큰 꿈을 꾼다.우 대표는 꿈이 큰 만큼 열심히 산다. 2017년 11월 랑데부를 탄생시키고 아이템 기획부터 판매까지 혼자 담당한다. 세금처리는 물론 계약서도 본인이 작성하고 검토한다. 오전 6시부터 시작된 하루는 낮 시간엔 회의로 가득 차, 이른 시간과 늦은 시간, 주말 등을 업무에 쓰지 않을 수 없다. 지칠 법도 한데 우 대표는 차분하고 진지한 특유의 톤으로 "제가 선택한 길"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하루 목표치는 하고 쉬어야 한다"고도 했다.바삐 뛰는 젊은 사장은 지난 10일 온라인 수출화상회의에서 MOU를 끌어내는 성과를 내고, (사)경기중소기업연합회 화장품 산업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이번엔 안양시 청년기업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안양창업지원센터에 자리한 1인 기업 랑데부의 사무실이 24살 청년이 이끄는 '실험실' 정도가 아닌 것이다.나이를 뛰어넘은 추진력과 의젓함은 엄마에게서 받은 가장 큰 자산이다. 엄마, 김희수(53)씨는 안양의 화장품 제조업체 (주)비엠라인의 대표다. 사람들은 우 대표의 엄마가 김 대표라는 사실을 알면 '엄마 덕'을 기정 사실화한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런 말을 들으면 겉으론 웃지만 너무들 쉽게 판단한다고 생각한다. 우 대표가 얼마나 애를 쓰는가를 보지 않고 그저 '엄마 덕'으로 치부한다"며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청년들의 진실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일침을 놨다.'모녀기업인'으로 콘셉트를 잡고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우 대표는 기자 앞에서 단 한 번도 김 대표를 엄마라고 부르지 않았다.심지어 서로 통화할 때도 엄마 대신 '김 대표님'이었다. 그게 하도 이상해 김 대표에게 얘기했더니, "우 대표가 스스로 호칭을 정했다. 아마 밖에 나와 엄마라고 불렀으면 아직도 그 정도밖에 안되냐고 했을 것"이라며 "공과 사는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답했다. 일은 일로서 대한다는 단호함에서 두 기업인이 닮아있었다.동료 사업가이자 딸에게 김 대표는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나이 든 남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기업인 사이에서 20대 여성이 겪을 크고 작은 일들이 엄마로서 걱정이 되는 것이다.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우 대표에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하고 고마워요. 그를 보고 저도 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안양/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딸이라서 죄송합니다'. 시대를 헤쳐나온 김희수(오른쪽) (주)비엠라인 대표는 올드-보이로 가득찬 사업계에 자신만의 원칙으로 대응하며 그들의 관행을 물리쳐 왔다.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술과 노래에서 사업의 정보를 얻느니 차라리 내발로 뛰어 찾겠다는 당당함이 세 자녀를 강하게 키운 원동력이다. 우수지 랑데부 대표는 세 자녀 중 둘째다. 안양/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2020-07-20 이석철·권순정

[사람사는 이야기]'생활속 작은 봉사' 스포츠용품점 KS 권현석 대표

안성에서 '생활 속 작은 봉사'활동을 수년째 실천 중인 30대 젊은 청년이 있어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안성시 가현동에서 스포츠용품 도소매업체인 'KS'를 운영하고 있는 권현석(39) 대표다.권 대표는 매일 점심시간 이후 자신의 사무실 인근에 위치한 안성천변을 돌며 산책로 등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환경정화 봉사를 하고 있다.13일 오후에도 권 대표는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들고 홀로 천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그는 "우리 동네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것뿐이지 큰 의미가 있는 봉사는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친 뒤 한사코 취재를 거부했다. 하지만 기자의 끈질긴 설득에 권 대표는 말문을 열었다.권 대표의 생활 속 작은 봉사활동은 큰 의미가 있지만 시작한 계기는 사소했다. 그는 "사실 봉사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지난 2017년 겨울께 건강도 챙길 겸 점심을 먹고 안성천변을 걷기 시작했는데 산책로에 눈살을 찌푸릴 만큼 쓰레기가 많았다. 그래서 다음날 바로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구입해 운동 시간마다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로 그의 선행은 매주 3~4회에 걸쳐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다.권 대표가 안성천변의 환경정화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본 시민들은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한 시민은 "나 또한 건강문제로 매일 점심시간 이후에 안성천변에서 걷기운동을 하는데 그때마다 권 대표가 쓰레기를 줍고 있어 단순히 공공근로와 같은 청소부인 줄 알았다"며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단하다'는 생각과 더불어 '나는 뭐 했나'하는 생각에 창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특히 이 같은 권 대표의 선행은 지인들에게까지 전파돼 가끔은 지인들과 함께 하기도 한다. 지인 박모씨는 "권 대표가 점심을 먹고 나면 꼭 안성천변으로 쓰레기를 주우러 가는데 맨 처음에는 '저러다 말겠지'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수년째 선행을 이어오니 나도 모르게 권 대표와 점심을 하면 함께 쓰레기를 줍는 습관이 들게 됐다"고 설명했다.권 대표는 "이따금 쓰레기를 주우러 안성천변에 갔을 때 깨끗한 경우가 있다. 그럴 때가 가장 즐겁다"며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시작한 것이 아니기에 시간이 허락되면 꾸준히 봉사를 이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수년째 안성천변에서 틈틈이 쓰레기를 줍는 권현석 KS 대표는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으려 시작한 것이 아니기에 시간이 허락되면 꾸준히 봉사를 이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2020-07-13 민웅기

[사람사는 이야기]연천군 전곡1리 이장으로 제2인생 펼치는 김성환씨

긍정적으로 사는 인생의 지혜 터득경원선 고가화 등 현안 해결 '보람'민원인 입장 '역지사지' 후배들 당부"농사꾼이 돼 보니 하늘과 땅의 소중함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습니다."26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평범한 주민으로 회귀해 이장직을 맡아 마을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연천군 전곡읍 전곡1리 이장 김성환(55)씨는 "마을 주민과 대면하는 일상이 부업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지방행정 6급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그동안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기관과의 가교역할을 주저하지 않고 있는 그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한 이장직이 벌써 2년을 훌쩍 넘겼다"며 "청춘이라고 과신하기에는 무리이지만 열정만큼은 사춘기 못지 않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인생의 지혜를 다시 배우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흔히 '이장'은 그동안 마을 대소사와 궂은일을 도맡아 왔지만 온라인 시대에 접어든 요즘에는 이장으로서의 업무 외에도 농사일에 충분히 전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그는 과거 발품을 팔며 이집저집 고지서 배달을 하며 마치 이웃집 숟가락을 세던 시대에서 이제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공무원 재직 때부터 퇴직 후의 장래를 준비해 온 김 이장은 "천직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농사일을 하면서 차츰 자연과 친해지다 보니 한 해 풍년을 기원하는 농부의 간절함이 절로 생겨났다. 공무원 생활에 연연하며 잃은 것을 생각할 겨를조차 없다"며 미소 지었다.공직 생활 중 민원과 규제업무를 담당했던 그는 지금 입장이 바뀌다 보니 과거의 노력이 최선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각종 업무에 지쳐 있더라도 행정을 잘 모르는 민원인 입장에 서서 노력했더라면 주민들의 고충이 덜 했을 것이라는 그의 말에서 아쉬움이 묻어 나왔다.김 이장은 어느 날 갑자기 담당자가 바뀌어 민원 전달이 중단되거나, 혹여 담당자가 부재 중일 때 메모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민원인이 하염없이 담당자 전화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 등은 '역지사지(易地思之)' 인식이 부족해서 생기는 '불편',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이어 "지난 시절 한없이 부족한 선배였지만 남아 있는 후배들은 존중과 배려를 몸에 담아둘 것을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마을 내 시외버스터미널과 경원선 전철 시내구간 고가화 등 최대 현안들이 잘 해결됐을 때 보람을 느꼈다"며 마을 번영과 군 발전에 이장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덧붙여 "농사꾼으로 후회없이 제2의 인생 여정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연천군 김성환 전 공무원이 농사일과 전곡읍 전곡1리 이장직을 겸하며 제2의 인생을 펼쳐나가고 있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

2020-07-06 오연근

[사람사는 이야기]'경기교육청 교육사이트 개발 참여' 시흥능곡초 김형태 교사

미래기술 관심 '로봇 선생님' 애칭동료와 놀이사이트 제작보급 보람4차산업 공교육의 중요성 더 커져"향후 미래 기술교육과 관련해 학생들에게 교육격차가 벌어지게 해서는 안됩니다.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공교육의 개념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교육계 입문 18년 차인 김형태(42·시흥능곡초등학교) 교사는 일명 '로봇 선생님'으로 불린다.로봇을 만드는 손재주가 아닌, 작동을 명령하고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와 관련해 과학적인 지식을 인정받은데 따른 애칭이다.이처럼 미래기술 교육 영역에 한발 앞선 그의 남다른 지식은 지역 교육계에서도 유명세를 타게 했다. 마을 축제에 로봇 부스 코너를 꾸미는 일부터 참여한 그는 코로나19 장기화 이후에는 일반화된 가정 온라인 학습을 주도하는 콘텐츠 개발까지 다양한 역할을 주도하면서 확고한 이미지를 굳히게 됐다.그냥 로봇을 좋아하는 교사 정도로 인식됐던 그의 이미지. 하지만 코로나19 국면을 맞으면서 또 다시 변했다. 코로나19 정국에서 학생들이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창의적인 온라인 사이트 개발을 주도하면서 온라인 교육 통으로 새롭게 변신한 것이다.그는 이를 두고 "등교를 할 수 없는 현실에서 학생들이 가정에서라도 잘 놀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지역 선생님들과 함께 노력한 끝에 놀이 사이트를 개발해 보급할 수 있게 된 것이 보람이었다"고 표현했다.시흥교육지원청이 공식 온라인 교육 시스템으로 채택한 '함께 놀자' 사이트가 바로 그것이다. 사이트는 음식 만들기 등 학생들의 취미 생활을 학습과 병행할 수 있도록 고안된 온라인 교육 시스템으로, 높은 수준이란 평가를 받았다.개발과정 중 느낀 아쉬움에 대해서 그는 거침없이 소신을 밝혔다. 대표적으로, 구글 등 해외사이트에 의존해야 하는 국내 온라인 상황의 현실 탓에 교육 내용보다는 사용법을 알기 위해 도구에 공을 들여야 했던 안타까운 현실을 아쉬움의 잔상으로 떠올렸다.그리고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교육계의 열악한 온라인 상황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민낯을 보이게 한 부끄러운 사례"라며 지적한 뒤 국내형 온라인 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면서 정보 격차 없이 모든 학생이 접할 수 있는 사용 가능한 교육 온라인 플랫폼을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그는 "4차 산업시대에 맞는 미래기술 교육을 위한 공교육 기능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인식돼야 한다"며 "그 교육 공동체 중심이 바로 학교였으면 하는 개인적 소망도 갖고 있다"고 바람의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시흥/심재호기자 sjh@kyeongin.com시흥능곡초등학교 김형태 교사는 독창적인 순수 국내형 온라인 시스템의 개발의 필요성은 물론 미래 첨단 교육을 위한 정보격차 없는 공교육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했다. /심재호기자 sjh@kyeongin.com

2020-06-22 심재호

[사람사는 이야기]'이천 화재참사 분향소 지키는' 권명희 市여성단체협의회장

40여일 가량 묵묵히 궂은일 도맡아"12년전 참사반복에 너무 안타까워"문제 조속해결해 일상 되찾길 바라"유가족의 아픔을 나누고 함께하는 것은 봉사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모든 이천 시민들이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이천시는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한 물류 창고에서 불이나 38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에 따른 위기를 지혜롭게 넘겨야 하는 중대한 상황에 처했다.특히 한익스프레스 화재 희생자 분향소에는 유가족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고 싶은 지역 사회기관 단체 및 일반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화재 참사 당일 모가면 체육회관 임시생활시설부터 청소년센터 분향소까지 40여 일 가깝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유가족과 함께 하고 있는 이천시여성단체협의회 권명희(69) 회장이 있다.권 회장은 "12년 전에도 똑같은 자리에서 유가족들과 눈물을 흘리며 다시는 이런 고통이 오지 않기를 바랐는데 또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돼 너무나 안타깝다. 진심으로 이들과 아픔을 함께 하고 있지만 아비와 자식 등이 자신의 품 안을 떠난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진심 어린 이천 시민들의 사랑을 담은 위로가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권 회장은 사고가 나자 자원봉사자 등과 함께 곧바로 현장에 달려가 오열하는 유가족을 끌어안고 등을 두들기며 함께 울었다.젊은 처와 어린 자식들의 슬픔이 너무나 안타까워 유가족들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매일 아침마다 분향소가 차려진 서희청소년문화센터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분향소에 도착해 참배 후 그날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방문객들을 안내하고 헌화 꽃 전달, 청소 등을 도맡아 하고 있다.권 회장은 "저뿐만 아니라 야간에 봉사하는 향토협회원들, 특히 의사이자 자원봉사자로서 유가족의 건강상태 체크와 급한 환자가 생기면 왕진을 자처하는 엄태준 이천시장 부인인 남선희 여사와 유가족의 모든 일을 돕는 민호기 자원봉사센터장 등이 함께 하고 있기에 힘들지 않다"며 "이웃의 슬픔을 나누는 이천시민이란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가 힘든 건 유가족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문제가 빨리 해결되고 유가족들이 회복돼 일상을 되찾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다"며 하루속히 유가족들이 아픔을 딛고 꿋꿋하게 설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40여 일 가까이 이천 물류창고 화재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권명희 이천시여성단체협회장이 "내가 힘든 건 유가족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문제가 빨리 해결되고 유가족들이 회복돼 일상을 되찾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

2020-06-08 서인범

[사람사는 이야기]'미술치료 봉사활동' 김경애 양주시 문화관광해설사

지역 초·중·고 찾아다닌지 19년째직접 짠 교육과정 교사들 상담교본자녀위해 헌신한 노인들도 돕고파"무턱대고 훈계하면 오히려 반항심만 키울 수 있습니다. 시간은 다소 걸리더라도 문화예술을 활용한 청소년 지도가 효과가 있더라고요."양주시에서 16년째 문화관광해설사로 일하는 김경애(62)씨는 틈틈이 시간을 내 학교에서 미술치료를 한다.미술치료는 불안한 학생들의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알약과도 같은 효과를 낸다.김씨는 미술치료를 위해 양주·동두천지역 초·중·고교를 직접 찾아가 학생들을 만난다.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도 해주곤 하지만 학생들과 함께 미술을 즐기는 게 주목적이다. 그는 "즐거운 일을 하다 보면 스스로 닫혀있는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며 "그때부터 서로 솔직하게 소통하며 고민을 나누게 된다"고 강조했다.김씨가 청소년들을 상대로 미술치료를 시작한 지는 올해로 19년째다. 그동안 그가 직접 짠 미술치료 프로그램들은 이제 일선 교사들에게 훌륭한 상담교본이 되고 있다.그에게서 미술치료를 받은 학생들은 금방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지는 않는다.하지만 시간이 지나 마음을 연 학생들은 친구나 가족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한 고민을 그와 상담하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김씨는 "미술치료를 지금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은 변변치 않은 실력에도 변화를 보이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아이들이 어느새 달라져 있는 모습을 볼 때면 저절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고 말했다.그는 미술치료를 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 대상의 특성을 파악해 이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짜야 해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그의 헌신이 주위에 알려지며 2008년에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감사장, 2016년에는 행정부장관 표창장이 주어지기도 했다. 2019년에는 청소년 선도의 공로로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김씨는 "미래의 희망인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심신으로 밝게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게 곧 보람"이라며 "이제는 반대로 자녀를 위해 일생을 헌신한 노인들을 위한 미술치료에도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양주시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는 김경애씨는 틈틈이 시간을 내 양주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미술치료 봉사를 19년째 이어오고 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2020-05-25 최재훈

[사람사는 이야기]광주 '퇴촌토마토연합회' 안인상 회장

5년전 메르스 사태때 이후 '두번째'천혜 환경·친환경 농법 '단맛 일품'드라이브 스루·거리 조성 등 계획"토마토가 올해 유난히 더 맛있는데…. 저희가 좀 더 열심히 방법을 찾아 많은 소비자들이 맛볼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다음달 개최 예정이던 '제18회 퇴촌토마토축제'의 취소 소식이 최근 전해졌다. 매년 수 십만명의 인파가 몰리며(지난해 30만명) 광주를 넘어 전국적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는 퇴촌토마토축제의 취소 결정에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전했다. 그 중에서도 아침저녁으로 자식 돌보듯 토마토를 보살피며 축제날 소비자들과 만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농가의 아쉬움은 특히 더했다.20년 넘게 토마토를 재배하고 퇴촌면 7개 토마토작목반을 대표하는 '퇴촌토마토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안인상(대성농장 운영) 정지2리 이장의 얼굴에는 시름이 가득했다.안 회장은 "혹시나 했는데 결국 취소됐다.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 열리지 못했고 이번이 두 번째다. 축제 때면 관람객들도 즐거웠겠지만 80여 농가들도 엄청 신이 났다. 평생 농사만 해온 농민들이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느끼는 바도 컸다. 토마토 풀장에서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면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올해 일교차가 커 토마토의 맛이 깊어졌는데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할 수 없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그는 "광주 퇴촌 토마토가 맛있는 건 다 이유가 있다. 퇴촌면은 일대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형태다. 산이 높지 않아 일조량이 좋은데다 밤낮의 일교차도 커 당도가 높다. 여기에 청정 팔당호 주변에서 벌수정을 통한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돼 육질이 단단하다. 토마토 재배 최적지인 셈"이라고 설명했다.특히 토마토축제가 진행되는 6월 하순이면 기온이 올라가 토마토 익는 속도가 빨라지고 가격 경쟁력까지 두루 갖추게 된다고 한다. 그는 "그때를 '홍수출하'시기라고 한다. 6월 하순 전까지는 어느 정도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지지만 이후엔 출하량이 급격히 늘어 농가가 판매장에서 소화하는데 한계가 있다. 축제가 진행됐다면 큰 문제가 없었겠지만 올해는 걱정"이라고 털어놨다.안 회장은 "퇴촌면을 비롯 광주시에서 많이 신경을 써주고 있다. 택배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온라인 판매는 물론 차안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토마토 드라이브 스루' 거리 조성을 함께 준비 중이며 아파트 등에 직접 나가는 소비자를 만나는 '찾아가는 판매처' 등도 구상 중"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덧붙여 그는 "아직 코로나19에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하지만 토마토가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만큼 많이들 드시고 활력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광주 퇴촌토마토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안인상 이장이 본인이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웠다는 토마토 앞에서 오랜만에 웃음을 지어보였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2020-05-18 이윤희

[사람사는 이야기]가평 '안씨네농원' 안동훈 대표

'우수 농산물' 전량 학교급식 납품최연소 이장등 지역봉사 일꾼 명성"우리사회 근간산업 후대 물려줘야""친환경으로 건강하게 키운 농산물을 아이들 식탁에 올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농부의 자부심이자 즐거움입니다."약관의 나이로 농사일을 시작해 30년 넘게 농사에 전념하며 가평군에서 친환경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안씨네농원' 안동훈(51)대표는 농업 예찬론자다.20여년 전 친환경 농사에 뛰어든 안 대표는 현재 생산 농산물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전량을 학교 급식 식자재로 납품하는 등 주목받고 있는 농부다. 또 안 대표는 지역사회 봉사 일꾼으로도 이름이 자자하다. 가평군 최연소 이장, 농업후계자, 가평군 친환경출하 회장, 장학금 기부자, 국제 봉사단체 회원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안 대표는 20여년 전인 32세의 나이로 이장에 피선돼 도시계획도로 개설, 보행자 안전망 설치, 경로잔치 개최, 불우이웃 돕기 행사 등 동네의 크고 작은 일에 전력을 다한 사실이 지금껏 회자되고 있다.그는 지난 10년간 모교에 2천여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가평로타리클럽에 입회, 지역 및 국제 봉사를 실천하기 위해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있다.이렇듯 안 대표는 지역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을 하고 있지만 그를 대변하는 대표 수식어는 역시 청년 농사꾼이다.현재 안 대표는 2만3천140㎡의 농지에서 친환경으로 키운 파 등의 농산물을 서울 소재 학교에 전량 급식 식자재로 납품하는 등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농업경영인이다.그는 "처음 농대에 입학할 당시 농민의 고령화 등 사회는 농업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지만 유통 등 개선책 등을 마련한다면 도전해볼 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역시 농사는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고 그에 따른 시행착오도 겪는 등 좌충우돌하는 시련도 겪었다"고 회상했다.그는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 이른 시일 내에 이 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곧 학사 일정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아이들의 건강한 식탁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농업은 우리 사회의 근간 산업이고 이 산업만큼은 우리가 꼭 지키고 발전시켜 후대에 물려줘야 한다"며 "이것이 미래 농업 발전을 위해 청년들이 나서야 하는 이유며 그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펼치는 것은 우리 농업경영인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가평군에서 친환경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안씨네농원' 안동훈 대표는 농업예찬론자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2020-05-11 김민수

[사람사는 이야기]과천시재향군인회 이명숙 여성회장

쓰레기 줍기·꽃심기·어르신 돕기 등20여년째 궂은일 마다않고 사랑 손길사명아닌 기쁨… '좋은 이웃' 남을 것"봉사는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는가가 더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이명숙(60) 과천시재향군인회 여성회장은 봉사하는 데 있어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다.이 회장은 동네 쓰레기 줍기, 배식봉사, 화단에 꽃 심기, 고추장·된장 담그기, 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과 간식 만들기, 김장행사 등의 봉사를 20여년째 이어오고 있다.허드렛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도움 요청에 언제나 화답한다. 그래서 기관에서 일만 생기면 그를 찾나 보다. 과천시재향군인회뿐만 아니라 여성예비군, 농협 고향주부모임, 주민자치회, 과천시자원봉사센터 등 지역의 여러 봉사단체에 속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이 회장이 가장 반가워하는 봉사는 어르신 대상이다. 부모님이 마흔 넘어 늦둥이로 낳고 시부모님과 함께 산 터라 자신보다 연배가 높은 어른들을 대하는 것이 더 쉽다고 한다. "어르신들 봉사가서 '하지마세요, 제가 할게요'라고 하면 정말 크게 웃으시면서 귀여워해 주세요. 제 나이가 환갑이지만 봉사 가면 제일 어리다고. 그러니 귀여움도 얻고 젊음도 얻고 얼마나 좋아요."그에게 봉사는 '사명'이라기보다는 '삶의 일상이자 기쁨'이다. 가장 기쁨을 줬던 경험으로 지난해 태풍피해 복구를 꼽았다. 추수를 앞두고 몰아친 태풍 때문에 일년 농사를 망친 논을 정리했다. "과천시 봉사단체들이 버스 한 대를 빌려 함께 강원도로 갔어요. 유기농 벼농사를 지었는데 추수도 못하고 다 망가졌어요. 미생물이 썩는 냄새도 진동했죠. 그 농부 마음이 어땠을지 생각해보세요. 너무 안타까워 눈물이 났어요. 그래도 농부는 우리가 논을 정리해주자 희망을 찾았다며 웃어줬어요. 울다가 웃었죠."이야기는 코로나19로 이어졌다. "판로가 막힌 과천 화훼농가의 장미꽃밭을 갈아엎던 때도 많이 울었어요. 너무 마음 아파요. 그래도 힘든 때 누군가가 힘을 보탰다는 위안을 드려야죠."타인의 마음에 공감하는 이 회장의 봉사활동은 기한이 있다. 아들 둘을 통해 손주들이 생기기 전까지다."대부분 사람들에게 봉사가 인생의 전부가 될 수는 없어요. 봉사에 열정을 쏟던 것도 인생의 한 페이지겠죠. 아이들이 엄마가 필요없는 나이가 되자 이웃을 도왔다면 다시 내 가족들이 날 필요로 할 때 그 자리로 돌아갈 겁니다."이 회장의 솔직한 선언. '끝까지 봉사하겠다'란 말보다 더 진실한 그 한계선 때문에, 그가 끝까지 '좋은 이웃'으로 남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과천/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이명숙 과천시재향군인회 여성회장은 "과천은 봉사활동이 매우 활발한 지역"이라며 "자신은 특별하지 않다"고 인터뷰에 손사래를 쳤다. 과천/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2020-04-20 이석철·권순정

[사람사는 이야기]취임 1년반만에 '흑자'… 구성서 구리시 장애인근로복지센터장

열성근무 기본 시설·업무 개선에도적자… 원인은 턱없이 낮은 납품단가원청사 설득 해결 이젠 야근수당까지"참 열심히 일을 하는 데도 수익이 나질 않았습니다."구리시 장애인근로복지센터 구성서(62) 센터장은 지난 2017년 취임해 1년 반만에 적자에 허덕이던 센터를 흑자 구조로 탈바꿈시켰다.구 센터장이 이른 시간 안에 경영을 정상화시킬 수 있었던 데는 미싱부터 재단, 나염까지의 공정을 직접 하나하나 배우고 터득하며 업무의 비효율성을 찾아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그는 지금껏 여름휴가를 가본 적이 없다. 공식 휴가조차 단 하루만 사용했을 뿐이다. 구 센터장은 늘 시간이 부족하다.40여명의 장애인과 10여명의 직원들이 일하는데 불편함은 없는지, 또 다른 사업을 수주할 수 있는지 찾고 또 고민했다. 고민 끝에 효율이 낮은 것은 시설이 문제란 판단을 내렸다.장애인 직원들이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작업장의 조명을 바꾸고 오래된 기계를 바꿨다.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납품단가였다. 원청회사들은 장애인들로 구성된 근로복지센터의 납품가를 턱없이 낮춰 놓았고 그것들이 누적돼 있었다."이대로는 안 된다. 이러면 우리 직원들이 열심히 해도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라고 판단한 구 센터장은 원청회사들을 찾아 사정하고 설득했다. 납품단가를 하나하나 정상화시켰다. 그렇게 1년 정도 버텨냈고 새로운 계약들을 체결하며 수익구조를 바꿔나갔다.구 센터장은 적자구조를 탈피하면서 직원들을 불러놓고 수입구조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도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직원들은 그런 구 센터장의 마음과 수익구조에 대해 잘 이해했고 더 열심히 일에 매진했다. 환경이 바뀌고 직원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지면서 센터는 점차 구 센터장이 생각했던 것처럼 새롭게 바뀌고 있다.그는 "이제 1주일이면 3일은 야근을 해야 할 정도로 일이 많아졌다. 야근수당 받는 직원들도 기분이 좋고…. 우리도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것에 모두가 굉장히 기뻐했다"고 말했다.구 센터장은 지난해 적자 구조를 탈피한 기념으로 직원들에게 작지만 소중한 보너스도 지급했다. 그리고 남은 여유자금으로는 더 많은 장애인을 고용할 계획이다.그의 임기는 5년이다. 이제 2년 반 가량 남았다. 구 센터장은 "나이가 있어 더 할 수도 없고 제가 있을 때까지는 직원들을 잘 보살피고 재정을 안정화해서 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책임지고 싶다"며 남은 임기 동안 실행하고 싶은 포부를 밝혔다. 구리/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구리시 장애인근로복지센터 취임 1년 반만에 흑자로 탈바꿈 시킨 구성서 센터장가 "재정을 안정화해 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책임지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구리/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2020-04-13 이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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