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사람사는 이야기]10년째 '이웃사랑 실천'… '용인 아산내과' 장재남 원장

기부몫 떼고 지출… 동료의사도 동참30여회 2억4천여만원 상당 현물 기부"병원 홍보 수단으로 비쳐질까 조심"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에 위치한 '용인아산내과'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따뜻한 병원'으로 알려져 있다.장재남(56) 원장과 동료 의사 2명과 함께 운영하는 이 병원은 2008년 개원하면서 운영이 잘 되든 안 되든 수익의 일부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곳에 쓰기로 뜻을 모았다.이들은 그 첫 마음을 10년 동안 한결같이 실천하고 있다.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며 인터뷰를 거절했던 장 원장은 "병원을 함께 운영하는 동료 의사 두 분의 한결같은 지지와 결심이 있었기에 기부를 할 수 있었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이들은 개원한 첫 해 300만원 상당의 쌀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기부 금액과 횟수를 늘려왔다. 기부 물품도 쌀·전기장판·선풍기·전기밥솥·여성용품·식료품 등으로 다양해졌다.어떤 기준을 정하고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해마다 횟수나 금액, 품목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원칙만큼은 한결같다. 이렇게 시작한 이웃 사랑은 개원 후 한해도 거르지 않아 지금까지 30여회에 걸쳐 2억4천여만원 상당의 현물을 기부했고 지난 6월에는 1천500만원 상당의 쌀 492포대를 처인구에 전달했다."수익금에서 먼저 기부할 몫을 떼어내고 나머지로 지출을 합니다. 병원 운영비 지출이 점점 늘어난다고 기부액을 줄일 수는 없습니다. 지출하고 남은 것을 기부하는 것은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으니까요."개원 당시와 병원 운영상황이 많이 달라졌음에도 꾸준히 기부를 이어온 장 원장의 기부 철학이다. 그렇다고 또 얼마를 기부했는지 꼼꼼하게 챙기는 스타일도 아니다. 일정 금액이 모이면 기부하고 그것이 지역의 어려운 분들에 도움이 되면 그 뿐이다. 동료 의사들도 같은 마음이다.한편으론 병원을 믿고 찾아준 지역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으로 보답하려는 것이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병원 홍보 수단으로 비쳐질까봐 조심스러워 한다. 병원 광고나 홍보를 일절 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나와 동료들은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기부 그 자체에 만족하고 사람들의 병을 치료하는 본업에 매진하겠습니다." 기부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천천히 곱씹게 되는 장 원장의 마지막 말이 유독 여운이 남는다. 용인/박승용기자 psy@kyeongin.com장재남 용인아산내과 원장은 동료의사들과 뜻을 모아 일정 수익이 모이면 지역사회에 기부하고 있다. '지출하기 전 기부부터'의 원칙을 세우고 횟수와 금액을 따지지 않는 그의 기부활동에서 기부의 의미를 곱씹게 된다. /용인시 제공

2019-08-19 박승용

[사람사는 이야기]김세윤 오산시농구협회장

12개 팀 이끌며 '생체활성화' 주도연말 자선대회 참가비로 이웃돕기"3대3 전용경기장·대회 신설 필요""농구 저변 확대를 통해, 오산시를 농구 메카로 만들고 싶습니다."인구 23만의 오산시는 생활체육이 활성화돼 있는 대표적 도시지만, 농구에서만큼은 불모지였다. 대중적인 스포츠 종목임에도 지난 2016년까지는 관련 단체도 전무했다. 이 때문에 오산시에서 농구 동호회를 하는 청소년과 성인들은, 이웃해 있는 수원시와 화성시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이러한 문제점을 타개하고자 지난 2017년 지역 농구 동호인들이 중심이 돼, 오산시농구협회가 창설됐다.이후 오산시에는 8월 현재 12개 팀의 동호회에서 400여명의 선수가 소속돼, 농구를 통한 생활체육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유소년 선수까지 합하면 오산에만 농구 인구가 1천명이 넘을 정도다.뒤늦게 오산에 농구 붐을 일으킨 주인공은, 오산시농구협회 김세윤(40) 회장이다.스스로 농구 마니아를 자처하는 김 회장은 직장을 연고로 오산에서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 농구공을 손에서 떼지 않고 지낼 정도로 농구 사랑이 깊은 그는, 농구가 어울려 하는 스포츠이기에 '팀'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 회장은 "농구는 개인 종목이 아니어서 서로 호흡을 맞춰야 하고, 맞붙어야 할 다른 팀들도 필요하다"며 "협회 창설 후 자생적으로 12개 팀이 생겨나 현재 시민리그를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부터 중장년층까지 세대도 두꺼워지고 있다"며 "인근에 복무하는 미군들도 오산 리그에서 활동해 동호회원들끼리는 '글로벌리그'라며 우리 스스로를 치켜세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농구 사랑'은 '이웃 사랑'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연말이면 협회 자선대회를 통해 참여 팀들이 지출한 참가비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또 협회 산하 단체로 농구아카데미인 'VAULT 바스켓볼'을 열어 청소년들을 위한 재능기부도 한다. 이를 통해 오산시농구협회 중등부 팀이 지난달 열린 제23회 경기도지사기 생활체육 농구대회에 처음 출전해 동메달을 따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김 회장의 목표는 오산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농구가 생활체육으로 더욱 활성화돼, 농구하면 '오산'을 떠오르게 하는 것이다. 오산시는 농구장 등 시설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어서, 김 회장은 지역 정치권에 이에 대한 요구도 많이 하고 있다. 오산 농구 저변 확대를 위해 3대3 경기가 가능한 전용 경기장 건설과 관련 대회 신설 등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김 회장은 "지금이 시작이라 생각하고 농구 저변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농구를 사랑하는 도시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오산시를 농구메카로 만들고 싶다는, 김세윤 오산시농구협회 회장.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2019-08-12 김태성

[사람사는 이야기]'순수 후원금'만으로 10년째 봉사단체 이끄는 강인권씨

주민자치 박람회 보고 '봉사단' 꾸려회원 42명 月 1만~2만원씩 십시일반식사대접·노래자랑·미용등 지원앞장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동안 순수 후원금만으로 쉼 없이 봉사활동을 펼쳐온 이가 있다. 성남시 중원구 금광2동에서 33년째 살며 부동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강인권 공인중개사가 그다.강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금광동 자원봉사단'은 내년 4월이면 10년을 맞는다. 강씨는 지난 2009년 금광2동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을 당시 주민자치와 관련한 전국박람회를 참관하게 된 것을 계기로 자원봉사단을 만들었다.그는 "전국박람회에서 다른 지역은 주민자치위가 다양한 봉사활동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봉사 단체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처음에는 반대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강씨는 "주민자치위가 왜 그런 것까지 하느냐, 정치하려는 개인적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등 반대가 심했다. 처음에는 4명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래도 강씨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주민자치위원장을 그만둔 직후 독자적으로 봉사 단체를 꾸리기 시작했다. 취지에 동감한 지역민들이 하나둘 합류하면서 지금은 활동 회원이 41명, 매달 1만~2만원씩 후원하는 후원회원이 42명에 이른다.회원들의 경우 세무사, 어린이집 원장, 생활관리사, 자영업자, 성남시청 공직자, 주민 등으로 분포가 다양하다. 봉사단 활동은 전적으로 후원금으로 이뤄진다. 강씨는 "회의비나 사무실 운영비 등은 임원진들이 내고 후원금은 모두 봉사활동 자체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은 1년 내내 다양한 형태로 이어진다. 홀수 달이면 금광2동 주민센터에서 지역 내 어르신 200여명을 모시고 색소폰 연주·민요·무용·노래자랑 등이 곁들여진 중식 봉사를 한다. 짝수 달에는 소망재활원 1급 장애인 및 교사 130여명을 찾아 중식을 제공한다. 또 연 11회 어르신들에게 머리 커트 및 염색을 해주고, 연 4회 독거 어르신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어르신 70여명에게 백미, 김치, 떡국, 계란 등을 지원한다. 연 1회 8개 경로당에서 대청소를 하는 것도 '금광동 자원봉사단'의 역할이다.강씨는 "필요한 음식은 봉사단이 직접 만들고 무용이나 연주, 염색 등 기술이 필요한 사안은 동네 분들이 재능기부를 해준다"며 "봉사활동을 할 때는 나름 떠들썩한 게 꼭 동네잔치를 하는 것 같아, 우리가 정이 있는 동네를 만든다는 기쁨에 회원들 모두 힘을 내고 있다"라고 귀띔했다.강씨는 "단순히 누구를 도와준다는 생각만으로는 봉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없다"며 "봉사를 통해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순수 후원금만으로 10년째 '금광동 자원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강인권씨가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2019-08-05 김순기

[사람사는 이야기]재능기부·봉사로 인생2막… '영원한 선생님' 이춘화씨

장애인 특강·부적응 학생 상담 등…초교 교사 퇴직후 7년간 쉬지 않아"바쁘지만 활력소 찾고 에너지 얻어""힘들긴요, 바쁘게 지낼 수 있어서 감사하고 즐겁답니다."40여년간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이춘화(71)씨는 지난 2012년 2월 교편을 내려놨다. 교사 생활은 그만뒀지만, 교사 시절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린 재능기부와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인생 2막'을 장식해가고 있다.퇴직 이후 그는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지금도 일주일을 요일별로 쪼개, 매일 고정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하루는 장애인 고용센터에서 매주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펼치고, 또 하루는 초등학교를 찾아 부적응 학생들에게 교육과 상담을 병행하는 일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수원지방검찰청 형사조정위원회 위원으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 그는 매주 두 차례가량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주말에도 다문화 가정 등 지역 내 소외계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보수 없이 가르침에 나선다.이씨가 최근 가장 열정을 갖고 참여하는 일은 만학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한글 봉사'다. 그는 앞서 군포 대야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이야기 들려주기 봉사활동을 해왔지만, 지난해 말 건물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돼 이를 잠시 쉬게 됐다. 때마침 과거 교사 시절 봉사회에서 인연이 닿았던 동료 퇴직교사로부터 한글 봉사 요청이 들어왔고, 그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제안을 수락했다. 매주 화요일이면 어김없이 군포 금정동에 마련된 조그만 공간에서 2시간씩 학생들을 만나는 그는 요즘 이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말한다. 이씨는 "늦은 나이에도 이분들처럼 배움에 도전한다는 자체가 너무 멋지고 대단한 일"이라며 "퇴직 이후 하루하루가 너무 바쁘지만, 이런 곳에서 활력소를 찾고 내 삶을 움직이는 에너지를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지난 23일 한글 교실에서 만난 그의 얼굴에는 내내 미소가 가득했다. 이씨는 나이와 관계없이 학생들에게 '언니',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즐거운 수업 분위기를 이끌었다. 2시간이 훌쩍 지나가는 사이 이씨의 얼굴에 묻어나던 미소는 어느새 학생들에게도 고스란히 옮겨져 갔다.퇴직 전보다 훨씬 바쁜 일상을 사는 이씨의 시간은 거꾸로 가고 있는 듯했다. 전직 교사로서의 재능과 사명감을 가치 있는 일에 쏟아부으며 그 속에서 보람을 찾고, 이를 삶의 원동력으로 승화시키는 그는 천생 선생님이었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재능기부와 봉사활동을 통해 인생 2막을 연 영원한 선생님 이춘화씨는 넘치는 에너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도 에너지를 받는다며 활짝 웃었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2019-07-29 황성규

[사람사는 이야기]의왕서 '민간 푸드뱅크' 운영하는 '박충수 목사'

재고 빵 요일나눠 10~15가구에 전달정부지원 못받는 사람 수소문 '봉사'주말에 쉬는 빈 학원 빌려 목회활동 박충수 목사는 의왕의 유일한 민간 푸드뱅크 운영자다. 작지만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시작한 일이 벌써 16년이 됐으니 이제는 작은 일이라고는 할 수 없다. 박 목사가 의왕으로 이사한 건 18년 전이다. 군포에서 군포 경실련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던 때다. 군포 옥탑방을 벗어나 내손동 임대아파트로 왔는데 임대료가 보통이 아니었다. 보증금과 임대료가 매년 5%씩 올랐다. 일반 임대료보다야 낮았지만 협의도 없이 무조건, 2년에 한 번씩도 아니고 해마다 법정 최대치인 5%씩 오르는 것을, 박 목사는 정부가 서민들한테 생색은 다 내면서 정부 재산을 늘리는 꼼수로 보았다. 박 목사는 당장 '보증금 임대료 납부 거부 비대위'를 꾸리고 위원장을 맡았다. 각 정당과 시민단체들을 찾아가 도움을 구했다. 군포경실련은 물론이고 당시 민주노동당도 힘을 보탰다. 가까운 동네에 살고 있던 심상정 의원이 큰 힘이 됐다. 3개월 후 정부는 임대아파트 보증금과 임대료를 2년에 한 번씩, 0.32% 올리고 경기 침체기에는 동결하기로 했다.1년 후에는 의왕시 최초로 푸드뱅크를 설립했다. 박 목사는 평촌 자연드림, 오전 자연드림, 군포 자연드림에서 하루 동안 팔고 남은 빵을 가져온다. 4명의 봉사자가 요일을 나누어 하루에 10~15가구를 돌며 빵을 나누어 드리고 있다. 주민센터와 임대아파트 관리소 등의 도움을 받아, 되도록 정부지원을 받지 않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목회활동은 학원을 빌려서 하고 있다. 원장의 지원을 받아 학원을 쉬는 일요일에 박 목사가 그곳에서 본분을 다한다. 이로써 돕고 돕는 박 목사의 일주일이 충만하게 채워진다. 그는 장로회 신학대학교 '교역대학원' 출신이다. '사회 사역, 민주화 등을 위해 인재를 키우는 곳'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교회사역만 하려고 했는데 마음대로 안됐습니다. 학교에서 목사가 꼭 교회에서만 사역하는 게 아니라 교회 밖에서도 활동해야 한다고 배웠으니, 작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하겠다며 군포경실련 의정참여단으로 사회활동을 시작한 것이죠"라고 소회를 밝혔다. 평생 돈벌이와는 거리를 두고 살았는데, 집안 경제를 책임지던 아내가 지난 6월 퇴직하고서는 약간 고민을 하고 있다. 그의 마음을 두드린 것은 의왕 '5일장'이다. 박 목사는 "5일장 추진하는 사람들이 일러준 보부상 정신이 마음에 들었어요. 노후에는 장에 다니며 사람들도 만나고 용돈도 벌면서 살아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의왕/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학원이 쉬는 일요일, 빈 학원을 빌려 목회활동을 하는 박충수 목사는 '작지만 의미있는 일'을 꾸미며 사회에 온기를 더하고 있다. 의왕/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2019-07-22 민정주

[사람사는 이야기]적십자사 경기도지사 과천 중앙동 봉사원 김명숙씨

힘든일 웃으며 활동 어느새 건강회복회장시절 어르신들 수의 만들어 전달도움 받았던 사람 재능기부땐 '뿌듯'"봉사를 시작하던 20년 전보다 지금이 더 건강해요."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과천 중앙동 봉사회 김명숙(59)씨가 봉사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사연은 '없다'. 2002년 아는 언니의 "의미 있는 일을 해보지 않겠냐"는 권유에 적십자봉사회를 찾았던 것이 계기의 전부다. 하지만 별다른 인연 없이 지금까지 6천 시간의 봉사활동을 했다. 김씨는 다문화가정 지원, 몸이 불편한 어르신 온천나들이 사업, 비닐하우스 화재 구호물품 전달 등 재난이 발생한 전국의 현장을 찾아다녔다. 그는 그의 오랜 봉사이력 어느쯤에 있는 청주 수해를 떠올렸다. "당시 새벽부터 피해 입은 가정을 방문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쉬지않고 각종 가재도구를 정리했는데, 잠깐 허리를 펴니 나도 모르게 '아~아프다'고 말이 나왔다. 근데 함께 있던 봉사원들 모두 힘든 그 상황을 싫다 하지 않고 찡그리지 않고 웃었다. 그게 봉사의 마력이다."김씨는 과천중앙동 봉사회에서 6년간 회장을 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딸이 수의를 만들어주면 무병장수한다'는 속설에 딸의 마음으로 '수의만들기' 사업을 진행했다. 공모사업 지원금과 회원들이 낸 회비로 전체 사업비의 20%를 부담해야 했지만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회장으로 일하는 기간 내내 이어졌다. 매주 하루를 정해 3월부터 10월까지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만든 수의 4벌은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전달됐고, 우수 봉사 사례로 적십자 경기도지사 표창까지도 받았다. 봉사는 김씨에게 삶의 활력도 돌려줬다. 봉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허리가 안 좋아 걷는 게 불편할 정도였지만 과천 시내 이곳저곳서 청소·배식봉사를 하다 보니 어느새 건강이 나아지고 왠지 모를 뿌듯함에 삶의 활력도 살아났다는 것. 봉사를 몰랐으면 지금의 삶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요즈음 봉사 현장을 다니다 보면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남을 돕겠다며 네일아트 등 재능 기부를 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며 "적십자 활동 초기에는 남에게 도움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활동 하나하나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되레 복이 돼 돌아오는 것 같다"고 말한다.가족들의 배려로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는 김씨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배웠던 것들이 가족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고 감사했다"며 "앞으로 살아가면서 채우고 싶은 것은 없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짓는다. 과천/이석철·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김명숙 대한적십자사 과천 중앙동 봉사원은 몸이 고단해도 찡그리지 않고 웃을 수 있는 것이 '봉사의 마력'이라며 그 동력으로 20년간 6천시간을 일해왔다고 했다. /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

2019-07-08 이석철·최규원

[사람사는 이야기]시네파운데이션 초청 단편영화 '령희' 촬영감독 한상길씨

세계영화계 거목들 보고 성장한 느낌'기생충' 황금종려상 수상 장면 전율왕성한 활동으로 '라이징 스타' 정평"제가 촬영감독으로 참여한 영화 '령희'가 모든 영화인들의 꿈의 무대인 '칸 국제영화제'에 후보작으로 선정되고, 이 때문에 레드카펫을 밟았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안성에 소재한 동아방송예술대학 출신의 30대 젊은 촬영감독이 국내 영화계를 넘어 세계무대로 이름을 떨치고 있어 지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DIMA엔터테인먼트 소속 한상길(33) 촬영감독.그는 촬영감독으로 연제광(29) 감독과 함께 단편영화 '령희'를 만들었고, 이 작품은 지난 5월 프랑스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시네파운데이션 후보작에 초청됐다.시네파운데이션은 영화학교 학생들이 만든 단편영화를 모아 놓고 경쟁하는 부문으로 세계 366개 영화학교에서 2천개의 작품이 대회에 출품됐고, 최종 17편이 초청됐다.이는 영화 '령희'가 기라성 같은 전 세계의 작품들과 겨루고, 118대 1의 경쟁을 뚫은 셈이다.그는 "'령희'가 칸 영화제에 초청돼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음에도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이 믿겨 지지가 않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이어 "칸에서 전 세계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과 배우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 단계 더 성장한 느낌을 받았다"며 "특히 이번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봤을 땐 같은 영화인으로서 창작 의욕이 가슴 속에서 맹렬히 불타오른 느낌도 함께 받았다"고 말했다.그가 최초로 영상카메라를 손에 잡은 건 초등학생 때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에도 경쟁이 센 방송부에 들어가 줄곧 영상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이후 그는 동아방송예술대학에 입학해 영상제작과에서 촬영을 전공, 전문성을 키워 나가 대학교 2학년 때 최초로 촬영감독으로써 단편영화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지역에서는 그가 영화계에 '깜짝 스타'로 등극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 폭 넓은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영화판에선 이미 '라이징 스타'로 정평이 나 있었다.10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상업영화를 제외한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광고, 드라마 등의 분야에서 촬영 감독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고, 이를 토대로 다수의 국내·외 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수상한 바 있다.그는 마지막으로 "많은 작품 활동을 펼쳐 왔지만 상업영화에는 참여해 본 적이 없는 만큼 조만간 이 분야에도 도전해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며 "앞으로도 촬영감독으로서 이뤄내야 할 일이 많지만 앞만 보고 달리는 것 보다 영화계에서 온몸으로 습득한 경험을 우리 학교 후배들에게 알려주는 '등대'의 역할도 함께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그는 현재도 '디마마스터클래스'와 '대학24'라는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며, 연제광 감독을 비롯한 많은 감독들과 장편영화를 준비 중에 있어 지금보다 미래가 더 궁금한 촬영감독이다.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한상길 촬영감독은 영화 '령희'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는 앞만 보고 달려가기 보다는 후배들의 '등대'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DIMA엔터테인먼트 제공

2019-07-01 민웅기

[사람사는 이야기]'연천 푸르내 농촌체험마을' 10년째 운영 김선기 위원장

도농간 교류·온라인 '판로 현대화'연간 방문객 2만5천~3만여명 달해제철농산물 소비자에 신선함 전달"이젠 농업도 인간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단순 업종에서 벗어나 다양한 변화가 필요합니다."연천군 청산면 궁평리 푸르내 농촌체험마을 운영 10주년을 맞이한 김선기(67) 푸르내마을 운영위원장은 도·농간 교류를 통한 농가소득 창출도 농업의 현대화라고 강조했다.그는 지난 2007년 뜻이 맞는 농업인 20여 농가를 모아 농촌이 살아갈 방향을 연구했다. 그는 가뭄에 논바닥이 갈라지듯 고령화로 농촌 노동력에 금이 가기 시작한 현실을 자각해 농가를 모아 활로 개척에 머리를 맞댔다.농촌 체험마을을 운영해 보자고 마음을 모은 농가들은 2009년 청산면 마을복지관 자리에 농업체험마을을 개소했다.개소 이후 그는 금전적 손해와 심신 피로가 겹쳐 "내가 왜 이걸 시작했나?" 후회도 됐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불안한 출발은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열정과 성심을 다한 농부의 방문객 서비스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학부모와 자녀 등 가족단위가 할 수 있는 30여 종의 농촌 체험은 이들의 발길을 다시 찾아오게 했다.푸르내마을 방문객 수는 연간 2만5천~3만여명으로 늘어났다. 그러자 농가들은 현지 수확한 농산물 판매와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가구당 연간 1천만~1천500만원 가량의 수익을 더 올리게 됐다. 체험마을 운영 전에는 농가들이 개인 거래에 의존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젠 온라인과 방문객 입소문 등으로 판로개척의 힘겨움을 덜게 됐다.막장 만들기, 쌀 강정 만들기, 오이 보석바 비누 만들기, 쇠비름 효소 만들기 등 각종 체험활동은 제철 농산물을 이용한 것으로, 신선함이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며 방문객 90%가 재방문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3년 정부 공모사업에서 20억원과 군비 5억원을 지원받아 사업장을 확대했다"며 "우리 마을은 이웃돕기 봉사활동과 선진지 견학 등을 활성화해 지역공동체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오는 29일 열리는 오이축제에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운영위원 모두가 자긍심을 갖고 지역홍보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고 강조한 그는 "진입로와 주차장이 너무 협소해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군(郡)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연천군 청산면 궁평리 푸르내마을 김선기 운영위원장은 "농촌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대 변화에 따라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

2019-06-24 오연근

[사람사는 이야기]기부활동 멈추지 않는 파주 '박원근 (주)더원테크 대표'

운정1·2·3동 복지센터 매달 쌀·성금해마다 '노래자랑잔치' 홀몸노인 위로'희망드림 장학금' 저소득층 자녀돕기"어려운 가정도 우리 이웃인데, 다 같이 행복하게 살아야지요."소외 이웃들을 보듬으며 지역사회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박원근 (주)더원테크 대표. 통신 관련 중소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박 대표는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사랑 나눔 전도사'로 잘 알려져 있다.박 대표는 지난해부터 매월 운정 1·2·3동 행정복지센터에 쌀 10~15포(10㎏들이)와 현금 50만원씩을 보내고, 매년 가정의 달에는 '어르신 행복노래자랑 잔치'를 열어 독거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있다. 박 대표는 "수년 전 사업 실패로 돈이 없어 쌀이 떨어져도 살 수 없었던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며 "행정복지센터에 서류 떼러 갔다가 불우이웃돕기 저금통을 보고 많지는 않지만 참여하게 됐다"고 나눔활동 동기를 설명했다.박 대표는 "우리나라 GDP가 3만 달러를 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밥 굶는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이 많다"면서 "이들도 모두 우리의 이웃인데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되지 않겠느냐"라며 앞으로도 계속 기부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박 대표가 매월 보내는 쌀은 영구임대 아파트 거주 독거노인 등 저소득층에 전달되고 현금은 청소년들의 장학기금으로 쓰인다.현재 운정1동 행정복지센터는 박 대표의 지원을 받아 '홀몸노인 및 장애인 요구르트 배달', '소외계층 청소년 학원비'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운정2동 행정복지센터는 '더원테크 희망드림 장학금'을 조성해 저소득층 가정 자녀들의 학비를 보조하고 있다. 운정3동 행정복지센터는 독거노인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보살피고 단백질 공급원 두부를 전달하는 '두부 사려 똑!똑!똑!'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박 대표는 나눔활동 초기에는 법인자금을 사용했으나 '회삿돈을 사용하는 것은 진정한 나눔이 아니라'는 생각에 지금은 자신의 급여에서 자동이체형식으로 정기적으로 떼어내 각 행정복지센터에 보내고 있다. 그는 "기부금을 회사비용으로 처리할 수도 있지만, 회삿돈으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내 호주머니에서 꺼내 나누는 것만이 진정한 나눔"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가정의 달인 지난 5월 말에는 1천여만원을 들여 운정행복센터 뱅킷하우스에서 저소득층 어르신 등 200여명을 모시고 '운정 어르신 행복노래자랑 잔치'를 열었다.이날 참석자 모두에게는 파주산 '한수위' 쌀을, 노래자랑 참가자에게는 대형 TV를 비롯해 각종 생활용품을 주는 등 푸짐한 상품으로 어르신들이 흥겨운 하루를 보냈다. 박 대표는 "사업 실패로 쫄딱 망했던 나에게 이 사회가 다시 기회를 줘 재기할 수 있었다"며 "많지는 않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고 활짝 웃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사랑나눔 전도사'로 유명한 박원근 (주)더원테크 대표는 사회의 도움으로 재기했던 자신의 경험을 거울삼아 이웃과 함께 사는 길을 선택했다. 그의 꾸준한 기부에 힘입어 파주시 운정2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회사 이름을 딴 장학금을 운영할 정도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

2019-06-17 이종태

[사람사는 이야기]사유철 사회공헌단 '비움, 그리고 채움' 단장

건강예방·의료비지원사업 등 추진지역내 4개 병원 큰 도움 줘 '든든'매달 '컴퓨터 보급' 규모 점점 늘어"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었고,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어하는 병원들과 이웃들이 있었어요. 전 중간에서 양쪽을 연결해준 것밖에 없습니다."사유철 사회공헌단 '비움, 그리고 채움' 단장은 이같이 말하며 겸손하게 웃었다. '비움, 그리고 채움'은 주변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거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로, 지난해 11월 발족했다.사 단장은 '비움, 그리고 채움'을 이끄는 일 외에도 의정부역지하상가 상인회장, 의정부시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시민단체 등 지역 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여러 조직과 단체에 발을 담그다 보니 어려움에 처한 이웃이 더 잘 보였고, 그를 도울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었다"고 '비움, 그리고 채움'의 설립 과정을 설명했다.'비움, 그리고 채움'은 공식적으론 고용노동부 허가법인인 사단법인 나눔고용복지지원센터 산하의 사회공헌단이다. 이주 근로자 등을 위한 복지사업을 하는 나눔고용복지지원센터에서 파생돼 사회공헌을 위해 만들어진 '비움, 그리고 채움'은 건강 예방 사업, 주요 의료비 지원, 위기가정 지원사업, 기부문화 활성화 등 크게 4가지 사업을 추진한다.특히 입원비 및 검진비 지원, 틀니 지원, 저소득층 정보복지 지원을 위한 컴퓨터 보급 등 취약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활동은 요청이 끊이지 않을 만큼 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 단장은 "지역 내 병원들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현재 안과 병원과 치과 병원, 척추 전문 병원, 요양병원 등 4곳이 참여하고 있는데 앞으론 정신과와 한방 분야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비움, 그리고 채움'이 각 동 행정복지센터,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 등과 연계해 매월 컴퓨터를 보급하는 사업은 점점 지원 규모가 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의정부시 송산2동에 사는 한 시각장애인이 장애인용 특수 장비를 갖춘 컴퓨터를 받았다.지금까지 '비움, 그리고 채움'을 통해 의료비 등을 지원받은 취약계층은 40여명에 이른다. 수혜자 한 사람당 수백만원에 이르는 지원 금액과 짧은 활동 기간을 생각할 때 적지 않은 성과다. 사 단장은 "사회복지를 전공한 뒤 계속 관심을 갖고 생활하다 보니 의미 있는 활동들을 하게 됐다"면서 "큰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의지와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고 시민들의 후원을 당부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사유철 사회공헌단 '비움, 그리고 채움' 단장.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2019-06-03 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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