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일폭십한: 하루는 햇볕을 쪼이고 열흘은 춥게 한다

추석을 앞두고 올해 농사는 망쳤다는 말을 듣는다. 날씨가 따라주지 않은 탓에 그렇다. 곡식은 싹도 중요하지만 그 싹을 잘 길러야 풍성한 곡식을 수확할 수 있다. 하루 동안은 햇볕이 나다가 열흘 동안 날씨가 쌀쌀해져 따스한 온기가 없으면 곡식이 제대로 생육할 수 없어 결국 죽기 쉽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날씨가 그 지역의 일정한 기후를 따라 일정하게 변화해야만 곡식이 제대로 발육된다. 곡식의 발육에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기후의 일정함이나 항상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준다. 맹자는 싹이 아무리 좋아도 일정함이나 항상성이 유지되지 않으면 망치는 것을 사람에게 적용하였다. 그 싹이란 바로 실마리 혹은 단서라고 부르는 것인데 맹자는 이를 사단(四端)이라는 인간이 지닌 마음의 싹으로 말했다. 이른바 싹수가 있는 지도자라도 지속적으로 그 싹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그 싹수는 잘 유지되어 자라나기 힘들다. 맹자는 한 나라를 다스리는 책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보았다. 한 나라를 다스리는 책임자의 싹수가 아무리 훌륭해도 아래나 주위의 참모들이 선량하지 않거나 선량하더라도 그 말을 지속적으로 받아들여 활용하지 않는다면 그 싹수는 쓸모가 없다. 자신의 충언을 듣고 실행하다가 열흘은 자신을 멀리하여 그 말을 듣지 않는 임금을 맹자는 이렇게 일폭십한의 비유를 들어 비판했다. 임금만을 지목해 말한 것이 아니다. 공자는 사람의 마음은 잘 잡으면 보존되지만 놓아버리면 없어져 버리니 그 들고남이 정한 때가 없으며 그 방향도 알 수 없다고 하였다. 우리도 하루는 자기의 마음을 잘 잡고 있다가 열흘을 놓아버리면 그것이 바로 일폭십한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9-19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수불승화: 물이 불을 이기지 못한다

역사를 살펴보면 사람들이 지닌 도덕적 가치의 우위와 현실적 능력의 우위는 일치하지 않는다. 도덕적 명분과 현실적 능력 사이에서 갈등하기도 하고 갈등하지 않기도 한다. 맹자는 인간은 누구나 양심이 있기 때문에 선악을 구분하고 실천할 수 있는 도덕적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이른바 양지양능(良知良能)의 이론이다. 그러나 이건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서로가 목숨을 놓고 싸우는 전쟁에서는 이기는 것이 상책이기 때문에 선악은 저 아래 묻히기 마련이다. 중국의 전국시대는 어찌 보면 약육강식의 전쟁의 시절이었는데 맹자는 이런 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도덕적 판단과 실천을 잃지 말아야 함을 강조하였다. 세상에서 도덕적으로 정당함이 부당함을 이기지 못하는 상황은 비일비재인데 일관성 있게 도덕적 주장을 하려니 도덕과 힘을 대비시켰다. 그래서 『맹자』를 읽다 보면 그런 대비를 자주 보게 된다. 그중 하나의 대비가 물과 불로 나타났다. 물로 불을 끄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원리이다. 그런데 이 당연한 원리가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일을 당했을 때 사람들은 '물이 불을 이기지 못한다'고 푸념한다. 다시 말해 양심적인 사람이 비양심적인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고 푸념한 것이다. 우리가 현실에서 자주 푸념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맹자는 다음과 같이 변명한다. "어짊이 어질지 못함을 이기는 것은 마치 물이 불을 이기는 것과 같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은 한 잔의 물을 가지고는 한 수레 가득한 나무에 붙은 불을 끄려 하다가 꺼지지 않으면 물이 불을 이기지 못한다고 푸념한다." 맹자에 의하면 여전히 물이 불을 이기는 성질은 변함이 없다. 다만 그 당연한 성질을 사람들이 현실에 구현하지 못해 벌어지는 것뿐이다. 하지만 맹자 말을 뒤집어보면 인간들이 대체로 양심을 회복하는 힘이 강해지지 못하면 불이 물을 이기는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9-12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경천지유: 하늘의 달라짐을 공경하라

좋은 일이 잘 보존되면 그 이상 좋을 게 없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히 보존되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 그러므로 언젠가는 좋은 일이 점점 좋지 않게 변해간 '시경'에서는 그 주체를 천하의 정치를 들어 경천지유(敬天之 )를 읊었지만 정치뿐이 아니다. 개인도 그렇고 가정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고 국가도 그렇고 세계도 그렇고 지구도 그렇고 태양계도 그렇고 우주도 그렇다. 이렇듯 좋은 것이 좋지 않게 변해갈 때는 그 달라지는 징표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미세한 단계로 나타나 보여주면 그것이 조짐이요 기미이고 현저하게 드러나면 이미 현실로 구현되어버린 것이다. 달라질 조짐이 보이면 두려워하고 공경하라는 뜻이다. 예로부터 후천(後天)이 되면 세계가 일가(一家)가 될 것이라는 예언이 있다. 선천은 봄여름에 해당하여 발산하는 시절이고 후천은 가을겨울에 해당하여 수렴하는 시절이다. 한곳으로 수렴하니 세계도 일가(一家)로 수렴한다는 것인데 세계일가라는 이 말은 흥하면 같이 흥하고 망하면 같이 망하게 되니 세계 온 나라가 운명공동체가 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개인이나 한 나라가 자기만 잘났다고 해서 자기만 잘살아지는 세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선천이 각자도생의 시절이었다면 후천은 공동운명의 시절이다. 이런 천도의 변화를 두려워하고 공경하지 않으면 모두 쫄딱 망한다는 뜻이다. 아직도 이런 변화를 공경하지 않고 그저 내 나라만 잘살면 된다는 강대국의 리더십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인간만 잘살면 된다는 발상이 북극의 빙하를 녹여 다시 인간에게 돌아오는 지금의 두려운 변화를 보면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인간과 자연도 공동운명이 된 이 마당에 인간끼리의 공동 운로(運路)야 말할게 뭔가!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9-05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일도사민: 편안하게 해주기 위한 방법으로 백성을 부린다

요즈음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어떤 정책이 좋은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얼까? 경제적 전문지식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 말고도 인문학적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도 있는 문제이다. 고전에 도(道)라는 글자가 자주 나온다. 道란 길이다. 이 길은 사람들이 오가며 통행하는 길이다. 사람은 오갈 때 길을 통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길은 당위(當爲)의 의미가 있다. 다시 말해 사람이 반드시 행해야 할 그 무엇을 도(道)라고 한다. 길은 서로 연결되어 통해있기 마련이므로 길이 있다면 어디든 목적한 곳에 다다를 수 있다. 그래서 道는 고전에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뜻도 지니게 되었다. 목적이 정해지면 그에 맞는 방법이 따르기 마련이다. 일도(佚道)에서 일(佚)이 목적이라면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방법이 도(道)이니 일도(佚道)란 '편안하게 해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법'정도로 새길 수 있다. 사민(使民)은 말 그대로 백성을 사역하는 것이니 각종 부역과 세금을 의미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세금을 올려서 부세(賦稅)하는 것이 바로 사민(使民)이다. 세금을 자꾸 올리면 백성들이 좋아할 리 없다. 그런데 맹자는 편안하게 해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세금을 올리면(佚道使民) 비록 힘들어도 원망하지 않는다(雖勞不怨)고 하였다. 그러므로 정부의 정책은 그 목적과 방법이 일도(佚道)가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백성들이 자신들이 힘들어도 수긍을 한다고 보는 것이 맹자의 견해이다. 어떤 정책을 낼 때 곱씹어볼 필요가 있는 말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8-29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풍우최납: 바람과 비에 꺾이고 부러진다

올해 학교수업에서 필자가 한 학기 동안 황제내경 강의를 하였다. 주로 기후와 날씨예측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다. 슈퍼컴퓨터로도 알기 힘들고 귀신도 모른다는 날씨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아마도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할 것이다.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가능성과 당위성의 문제는 다르다. 마치 장사하는 사람이 오늘 손님이 몇이 올지 몰라도 대략 예정해서 물건을 준비해야 하는 것과 같다. 옛사람들은 기계도 없던 시절 이런 문제를 어떻게 다루었을까? 황제내경이란 고전에 보면 그 해 간지(干支)를 활용해 기후를 예측하는 운기론의 방법이 소개되어있다. 2018년은 간지로 무술(戊戌)이다. 우리나라의 늦여름에는 어느 해가 되었든지 후덥지근하기 마련이지만 매해 구체적으로는 서로 다른 기후 현상을 보인다. 우리나라는 늦여름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데 태풍이 오면 피해를 입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황제내경의 운기론에 따르면 태풍이 오고 안 오고를 결정하는 것은 객기(客氣)인데 올해의 늦여름 구간에 찾아오는 객기(客氣)는 바람이다. 그래서 무술(戊戌)년의 늦여름 기후양상을 풍우최납(風雨최拉)이라고 표현해놓았다. 우기(雨期)에 풍기(風氣)가 더해져 나무를 부러뜨리고 가지도 꺾어버리는 양상을 정의한 것이다. 태풍의 피해가 없기를 바랄 뿐이다./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8-22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위군자유: 군자다운 선비가 되어라

공자가 제자인 자하(子夏)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군자다운 선비가 되고 소인 같은 선비가 되어서는 안 된다.[女爲君子儒, 無爲小人儒] 진정한 선비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인데 과연 진정한 선비란 무엇일까? 선비 '유(儒)'자 속에서 찾아본다. 유(儒)는 '수인(需 )'으로 주역 64괘에 들어있는 수괘(需卦- )에서 본래의 깊은 의미를 만날 수 있다. 需卦는 물 기운이 하늘위에 있는 형상으로 하늘위에 물 기운이 형성되어있는데 아직 내리고 있지 않아 비가 내리기를 기다리는 상이다. 생물이 비를 기다리며 살기에 수(需)란 일차적으로 '기다림'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이 모두들 기다리는 사람이 군자다운 선비의 첫 번째 조건이다. 그럼 두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 역에서 상중하(上中下)의 천지인(天地人)은 상천(上天)과 하지(下地) 중인(中人)이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동양에서 오랫동안 천지의 가운데 있는 존재라는 우주적 위상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사람자체가 가운데라는 '중(中)'이란 의미를 지닌다. 도상(圖象)으로 가운데에 위치한다는 쉬운 의미에서 중용, 중심, 근본 등등의 깊은 철학성으로 확충되면서 유학의 중(中)사상은 발전을 거듭해간 것이다. 동양철학의 핵심사상의 중(中)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결론적으로 이 시대에 맞는 중용을 행하면서 동시에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사람이 바로 선비[儒]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8-15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삼계화택: 모든 세계가 불난 집과 같다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류의 문명을 촉발시킨 것이 불의 발명이라지만 요즈음처럼 불이 짜증 나고 무서울까? 기후학자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지구는 계속해서 급속하게 가열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더운 여름인데 지구온도의 그래프는 계속해서 우상향(右上向)으로 달려가고 있다. 이집 저집 할 것 없이 다 불이 붙은 것처럼 헉헉대니 삼계화택의 비유가 생각이 난다. 불가에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중생이 살고 있는 세계를 삼계(三界)라 하는데 욕계(欲界)와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라 구분하기도 한다. 중생은 이 삼계를 윤회하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 삼계가 모두 불이 난 집과 같다. 그래서 삼계가 편안하지 못함이(三界無安) 마치 불난 집과 같다(猶如火宅)고 하였다.불은 중생의 한시도 쉬지 않고 들끓는 번뇌를 비유한 것으로 번뇌가 몸과 마음을 태우며 사는 존재가 삼계의 중생이다. 현실적으로도 지금의 지구환경은 인간의 번뇌에 의해 만들어진 측면이 강하다. 인간의 근본번뇌란 어리석음과 그로부터 발출된 탐심과 진심(瞋心)인데 이 마음에 의해 지금의 지구환경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역사상 자연주기에 의한 지구 온도의 승강은 있어왔지만 지금의 지구 온도의 상승은 자연주기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현대 문명은 우리에게 화두를 던져주었다. 이미 집에 불은 붙었는데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8-08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욕파불능: 그만두고자 해도 그만 둘 수 없다

어떤 일을 하게 되면 일종의 단계가 있다. 그 일을 시작하는 단계가 있고 해나가는 단계가 있고 완성하는 단계가 있다. 시작과 중간과 마무리의 세 단계로 볼 수 있는데 이 세 가지 단계가 연속성이 있어야만 어떤 일이든 완성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일 중에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안연은 스승인 공자의 경지에 대해 '우러러볼수록 더욱 높이 있고 뚫어보고자 하나 더욱 견고하다'고 말하였다. 이만하면 자신의 경지가 높아졌다고 생각해서 스승을 쳐다보니 스승의 경지가 이전보다 더욱 높다는 것이고, 어느 정도 경지를 뚫었다고 생각해서 스승을 쳐다보면 그 경지가 더욱 견고하게 느껴지더라는 뜻이다. 이 정도 되면 포기할만한데 안연은 그 때의 심정을 '그만 두고자 해도 그만둘 수 없다'고 말해놓았다. 왜 그랬을까?안연은 스승과 같이 되어야겠다는 공부에 대한 진심이 발동했기 때문이다. 후대에 주석가들은 이 대목에 대해서 마치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지 않을 수 없고 배고픈 사람이 밥을 찾지 않을 수 없는 지경과 같다고 풀이하기도 하였다. 세상에 어떤 종류의 공부든 하다가 포기하는 것은 진심이 발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로 목이 마르면 어떻게 물을 찾는 일을 포기할 수 있을까? 공부가 밀쳐내도 떠나가지 않을 정도는 되어야 욕파불능(欲罷不能)이라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쁜 일은 이렇게 되기 쉽지만 좋은 일은 어렵다. 금연하려 담배를 밀쳐내도 담배가 떠나가지 않듯이 확 뒤집어서 좋은 일을 이렇게 하면 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8-01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성환오칠:5와 7로 고리를 이룬다

1년은 4계절이고 한 계절마다 3달씩 있으니 12달이 돌아간다. 올해도 그렇고 내년도 그러니 계속 반복되는 자연의 절도이다. 자연의 반복되는 절도를 보고는 고인들이 여러 가지 도리를 부쳐서 글로 남기기도 하였다. 인간이 변화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자연의 변화에서 깨달아 그대로 전해주었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춘하추동이라는 4계절의 개념이다. 봄여름이 지나 가을 겨울이 오고 다시 봄여름이 오는 반복적인 자연현상에서 우주적 질서란 반복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노자도 도(道)의 운동은 반복이 핵심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반복은 그저 형식적 흐름이 아니라 그 속에 실질적 변화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하는 시간마다 의미를 매겼다. 동양의 고전에서는 봄은 탄생이요 여름은 성장이며 가을은 열매이며 겨울은 감춤이라는 의미를 핵심으로 지닌다. 이 중에 다시 한 번 열매의 계절인 가을로 초점이 모아진다. 봄여름 애써서 경작한 이유는 가을의 수확에 있다는 뜻이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는 과도기적 시기를 예사롭게 보아 넘기질 않았다. 이래서 생긴 것이 삼복(三伏)의 전통인데 삼복은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과도기에 배치되어 있다. 천부경에서 '5와 7로 고리를 이룬다'는 말을 삼복과 연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음력기준 절기를 12지지로 볼 때 寅月이 1월이니, 5월은 午월이고 未月은 6월이며 申月은 7월이다. 삼복인 음력 6월은 전반부 6달을 마치고 후반부 6달을 시작하는 과도기에 해당한다. 그래서 6월을 중심에 두고 자연 고리가 생기니 그것이 5월과 7월이다. 지금의 염천(炎天) 삼복은 선천을 잘 마치고 후천을 준비하기 위한 과도기인 셈이니 이 더위를 저마다의 후천을 준비하며 잘 넘겨야 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7-25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포관격탁: 관문을 지키고 목탁을 친다

어느 사회든 그 사회가 만든 자리에는 높고 낮음이 있고 그 자리에 상응하는 녹봉에도 많고 적음의 차이가 있다. 보통은 길가는 이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높은 자리와 많은 녹봉을 원한다고 대답할 것인데, 맹자는 높은 자리와 많은 녹봉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생의 목적이라고 보았다. 포관격탁(抱關擊柝)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성어다. 포관(抱關)에서 관(關)은 성문 등의 관문을 말하는데 포관이란 관문을 지키는 사람을 뜻한다. 격탁(擊柝)에서 탁(柝)은 밤에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치는 목탁으로 격탁(擊柝)은 야경꾼을 뜻한다. 둘 다 낮은 직급의 관리로 녹봉도 적은데 이런 일을 하며 겨우 생계를 유지함을 말한다.맹자는 고위직 벼슬을 맡아 조정에 들어가 활동하는데 도가 행해지지 않으면 부끄러운 일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올바른 정치가 행해짐을 목적으로 삼지 않고 또 그것이 행해지지 않을 것 같으면 높은 자리를 사양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하였다. 그 대신 생계는 꾸려야 하니 지위도 낮고 녹봉도 적은 자리에 거처하는 것은 허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자신의 목적이나 능력과 어울리지 않는 높은 자리에 있으면 반드시 역사에 지울 수 없는 후유증이 생긴다. 정당하고 원대한 목적이 분명하지만 여의치 않을 땐 포관격탁(抱關擊柝)도 한 방법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7-18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일언상방: 말 한마디로 나라를 망하게 한다

말은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 마음이 진실하다면 그 말에는 그 마음이 담겨있다. 그러므로 모든 성현들이 말을 중요하게 여겼다. 말은 마음에 담고 있는 말도 있고 입 밖으로 나온 말도 있다. 본질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사회성을 띠기 때문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또 그 말을 하는 사람이 사회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논어에는 그런 대표적인 사람을 임금으로 보았다. 지금으로 치면 국가의 정책을 만드는 일에 결정적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한 번 입 밖으로 의사를 표출하면 그것이 법이 되고 국민의 삶을 결정한다.그런데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은 말도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 말은 결국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은 말이란 결국 그 사람의 마음이요 의지요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자는 정공(定公)의 '한 마디 말'에 관한 질문에 마음의 차원에서 대답을 하였다. 임금의 마음에 들어있는 한마디는 나라를 망하게도 하고 흥하게도 하는데 그것은 곧 마음이다. 나라를 흥하게 하는 한마디란 '위군난(爲君難)'이요 나라를 망치는 한마디는 '막여위(莫予違)'이다. 임금 노룻이 어려운 것이라는 뜻의 '위군난(爲君難)'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이고 내 말에 어기는 자들이 하나도 없다는 뜻의 '막여위(莫予違)'는 나만 생각하는 독재의 마음이다. '막여위(莫予違)'를 품고 정치하면 망하는 지름길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7-11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인심난제: 사람의 마음은 제어하기 어렵다

동물원에는 조련사들이 있다. 하늘을 나는 새나 달리는 짐승이나 심지어 물속에 사는 돌고래와 같은 동물까지 훈련을 시켜서 제어를 한다. 어찌 보면 제어라기보다는 길들인다는 표현이 어울릴 수도 있겠다. 조련사가 아니라도 사람은 살아가면서 어떤 대상을 제어하고 싶은 경우가 있다. 내가 관계하는 상대를 나의 목적대로 움직이게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게 쉽게 되지 않는데 부모와 자식 사이나, 부부의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내 자식이 이러이러하게 움직여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고 그렇게 하라고 해보았자 그렇게 되질 않는다. 그러고는 자기 목적대로 안 되면 화를 내곤 한다.자기가 아닌 남을 진정한 의미에서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지난한 일이다. 다른 사람은커녕 자기 자신조차 제어하기란 무척 힘들다. 남을 제어한다는 것은 순서상 자기 자신을 제어할 수 있을 때나 생각해볼 일이다. 내가 나를 제어한다는 것은 결국 내 마음을 제어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다. 그러나 꼭 해야만 하는 문제이다. 사람이 지니고 있는 저마다의 마음이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의 출발처이자 해결처이기 때문이다. 제어하기 어려운 마음을 제어하기 위한 시작은 반성이다. 반성은 외부로 향하는 일상적 시선을 거꾸로 확 돌이켜 나를 비추어보는 일이다. 이런 일은 하루에 단 십분이라도 필요하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7-04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강복객기: 객기를 내려 복종시켜라

사람들은 평소에 기타령을 많이들 한다. 전해오는 말에도 기가 살면 살고 기가 죽으면 죽는다고 하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기(氣)는 다양한 차원에서 이야기가 되지만 본질적이고 주체적이고 바른가의 문제의식을 지니고 볼 수도 있다. 바른 기운이 주인으로서의 본래적 정기(正氣)라면 그렇지 않고 분수를 벗어나는 여러 가지 마음을 추동하는 기운을 객기(客氣)라고 한다. 자연의 세계도 객기(客氣)가 찾아들면 자기답지 않은 기후와 날씨를 연출한다. 예를 들어 겨울엔 마땅히 춥고 여름엔 더운 것이 정상적인 기후인데 겨울인데도 눈도 내리지 않고 얼음도 얼지 않고 개울물이 흘러가면 그것을 객기의 포토데스크 인천항 사일로 기네스 등재 도전소치로 본다. 봄여름가을겨울이 다 마찬가지이다. 인간도 자신에 내재한 정기를 잘 보존하지 못하고 객기를 부리면 자신의 분에 맞지 않는 언행이 튀어나온다. 객기를 부리면 그 폐해가 한둘이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탓에 주인 격인 정기(正氣)가 작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운은 마음과 직결되어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기를 쓰는 것은 곧 마음을 쓰는 것이기도 하다. 마음에서 나온 기가 거꾸로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에 기를 조절하는 것은 심신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더운 여름철 건강관리의 첫 번째는 객기를 내려 항복받는 일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6-27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쇄소응대: 물을 뿌리고 비질을 하며 윗사람의 부름에 응답하는 일

쇄소응대의 쇄(灑)는 마당을 쓸기 전에 먼지나지 않게 물을 뿌리는 일이고 소(掃)는 마당을 쓰는 일이며 응대(應對)는 어른이 부르면 호응하여 대답하는 일인데 '소학'에서 어린이들을 교육시키던 방법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이 돼서도 필요한 공부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논어'에 보면 공자의 제자인 자하(子夏)와 자유(子遊)가 교육방법에 이견을 보이는 대목이 나온다. 하루는 자유(子遊)가 자하(子夏)의 교육방법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하의 제자들은 물을 뿌리고 마당을 쓸고 응대(應對)하고 나아가고 물러남에 당해서는 괜찮다고 할 수 있으나 그런 것들은 지엽적인 것이고 근본적인 것은 없으니 어찌하겠는가?" 본말(本末)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일상의 청소하고 응대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한 것이다. 그러자 자하(子夏)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군자가 교육을 행함에 있어 어느 것이라고 하여 먼저 전할 것이며, 어느 것이라고 하여 게을리 하겠는가?" 자유가 일상의 생활습관이나 예절은 근본적인 것이 아니라고 비판하자 자하가 도(道)란 형이상학의 본말에 일관된 것으로 일상과 괴리되지 않음을 강조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야할 길은 고원하고 멀리 떨어져있지 않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6-20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구혼구왕: 짝을 구해서 가라

우리나라 각 지역을 책임감 있게 다스리고 이끌어갈 인물을 뽑는 선거가 끝났다. 모든 일은 목적이 분명할수록 효과를 낸다. 출마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일차적으로 선거의 목적은 당선에 있지만 국민의 입장에서는 그 인물을 통한 제대로 된 경륜이다. 주역에서는 경륜하는 방법에 대해 한 가지 훈수를 두고 있다. 경륜(經綸)이란 글자를 유심히 보면 둘 다 실 사(絲)가 들어가 있다. 경이 세로의 실이라면 륜은 가로의 실로 경륜을 통해 옷감 등을 조직(組織)하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옷을 사람들에게 몸을 보호하기 위해 입으라고 나누어주는 것이 경륜의 목적이다. 좋은 옷을 만드는 과정을 조직이라 하듯 경륜은 조직을 잘 짜야 한다. 주역에의 수뢰둔괘(水雷屯卦)에서 그 방법을 말해주었다.예전에는 지금의 지방자치장들에 해당하는 자리를 대신(大臣)의 자리라 불렀는데 그 자리의 인물에게 '구혼구왕(求婚구往)'이라 하였다. 남녀의 혼인을 통해 가정을 조직하듯 정치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그 자리에서 제대로 조직하기 위해서는 혼자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짝을 구해서 경륜을 해나가야 한다. 둔괘(屯卦)는 천지가 만물을 창생하는 초창의 시기에 비견될 만큼 어려운 시절을 의미한다. 당선된 그 자리에서 자기의 독선과 아만을 버리고 지역의 인재를 등용하여 함께 경륜해 나가길 바란다. 오만하면 덜리고(滿招損) 겸손하면 보태지는 법이라(謙受益) 하였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6-13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인백기천: 남이 백 번에 능통하면 나는 천 번을 한다

자기가 원하는 어떤 일을 단 한 번에 이루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이 세상에서 보기 힘들다. 희대의 천재로 알려진 고운 최치원 선생은 10대 어린 나이에 중국으로 유학을 가서 빈공과에 장원급제를 한다. 이후 고국인 신라로 돌아와 임금에게 올린 글인 '계원필경(桂苑筆耕)'의 자서에 보면 12세에 중국으로 유학하러 갈 당시 학문으로 성공을 이루기 전에는 돌아오지 말라는 엄한 아버지의 한마디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술회하였다. 남들이 백 번에 가능한 일을 자기는 천 번에 걸쳐 가능하도록 만들었다고 하였다(人百之己千之). 이 말은 '중용'에서 유래한 말로 원문에는 '남이 한 번에 되면 나는 백 번을 해보고 남이 열 번에 되거든 나는 천 번을 해본다.(人一能之己百之,人十能之己千之)'라고 하였다. 무엇이든 하지 않는다면 몰라도 한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태도를 말한 대목이다. 인간의 재능은 타고나는 면도 있지만 자기의 노력에 의해 잠재된 것이 발휘된다. 재능 가운데 요긴한 것이 현명함(明)과 강건함(强)이다. '중용'에서는 이런 태도로 하면 어리석음을 떨치고 현명해질 수 있고 유약함을 극복하고 강건해질 수 있다고 하였다. 현명해져야 갈 길을 제시할 수 있고 강건해야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데 그 둘 다 불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노력을 강조하는 것은 동서양 천재들의 인터뷰내용 가운데 공통점인데, 천재가 아닌 우리 같은 범인들은 말할 것도 없다. 정진(精進)이 없이는 그 어떠한 목적에도 도달할 수 없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6-06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동동왕래: 자주자주 가고 온다

우리나라의 남북을 통틀어 보면 맨 꼭대기에 있는 산이 백두산이다. 우리나라의 등줄기를 백두대간이라 하듯이 산수의 정기를 발출하는 근원에 해당하는 산이다. 백두산에는 천지라는 못이 있는데 그것을 염두하여 상징화하면 산위에 못이 있는 山上有澤의 형상이다. 주역에서는 산위에 못이 있는 형상을 한 괘가 있는데 택산함(澤山咸)이라는 괘이다. 함(咸)은 느낀다는 뜻과 '전부'나 '다'라는 뜻을 지닌 글자이다. 산과 못의 정기가 통하면서 서로 느껴 한 몸이 되니 전체를 다 느낀다는 의미이다. 사람으로 치면 한참 감성이 발달한 소녀와 소남이 서로의 정을 통하면서 느끼며 일체를 이루는 상황에 해당한다. 예전에 우리나라의 백두산을 불함산(不咸山)이라 했다는데 이는 상하 남북이 서로 통해 느껴 하나가 되지 못한다는 역사의 의미로도 보지만 느낌표를 찍어 不咸!이라 하면 '어찌 느끼지 못하겠느냐'의 반어적 표현이다. 통일에 관한 염원을 담은 풀이이다.함괘에 남녀가 서로 느껴 한 몸이 되면서 일체를 이루기 위해 자주자주 왕래를 한다는 구절이 있다. 동동왕래(憧憧往來)란 일차적으로 남녀가 애정을 나누며 교합하는 절정을 묘사한 구절이기도 하지만 역의 이치는 그런 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개인으로서의 남녀뿐 아니라 남남북녀란 말이 있듯이 우리나라의 남북도 마찬가지이다. 서로가 마음을 소통하여 일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주자주 오가야 한다. 주역에서는 자주자주 오가야 상대가 너의 뜻을 따른다고 하였다. 세상사 모든 禮를 행하는 모습은 한번 가면 한 번 온다는 왕래로 나타난다. 반세기 넘는 분단의 상황을 하나로 통하기 위해서는 자주자주 오가며 진실하게 서로를 느껴야 할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5-30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포인수유: 물거품은 물로 인해 있는 것이다

불가의 경전인 금강경에 보면 어떤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한강의 모래알 숫자만큼 세세토록 보시를 하는 복덕보다 금강경의 게송을 깨달아 들려주는 것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하였다. 사람마다 가장 소중한 것이 자신의 목숨인데 어째서 한 게송을 제대로 설하여주는 것이 사람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목숨을 한량없이 보시하는 것보다 더 크다고 했을까? 이는 불가의 세계관 때문이다. 금강경에서는 세계의 참모습은 가거나 오는 것이 없이 如如하게 움직이지 않으니 이 세계의 모든 현상을 꿈과 같고 환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와 같고 이슬과 같고 번개와 같은 것으로 관찰하라고 하였다.바다의 물거품을 관찰해보면 순간 일어났다 사라지고 다시 또 일어났다 사라짐이 끝이 없다. 그 수많은 물거품이 중생이 겪어온 생멸에 해당한다. 잘 보면 그 물거품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것이 아니다. 그저 大海가 만들어내는 현상일 뿐 大海 그 자체는 어디서 오거나 간 적이 없다. 거품은 끊임없이 생멸을 하지만 대해는 생멸이 없다. 그러므로 거품이 중생이라면 대해는 如來이다. 거품을 아무리 많이 보시한들 大海를 통째로 깨닫게 해주는 보시의 공덕과 비교할 수 있을까? 금강경에서 말하는 보시(布施)는 한 물거품에 머물지 않고 大海를 통째로 선물하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인데 그런 보시를 하는 분들이 부처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5-23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성유호우: 비를 좋아하는 별도 있다

우리가 천체라고 부르는 저 하늘의 별들은 어느 것 하나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이 없다. 이론상 몇 억 광년이 지나야 가 볼 수 있는 별들이 부지기수이다. 그런 것과 비교해보면 태양이나 달은 지구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태양과 달은 자기 나름의 규율을 따라 운동할 뿐이다. 그러나 아득히 멀리 있는 별들은 자기 자리가 거의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예전에 천문을 관찰할 때는 해나 달이 어떤 별을 배경으로 삼고 있는 모양에 대해 해나 달이 '어느 별자리에 있다'는 표현을 썼다. 천문에 대한 관찰을 통해 지구에서 일어나는 氣候현상이 저 하늘의 별들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생각과 증험이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서경>에서는 달이 어느 별에 있느냐에 따라 비나 바람 등의 기후현상에 영향을 준다고 보아서 그것을 의인화하여 별의 기호(嗜好)로 표현했다. 별이 저마다 바람이나 비 등을 좋아하는 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달이 어느 별에 있는지를 알면 비나 바람의 영향을 추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묘(昴)나 필(畢)이라는 별을 비를 좋아하는 대표적인 별로 여겨왔다. 수많은 별은 저마다의 기호와 욕구를 지닌 대중을 뜻하고 달은 정치인과 국가 관료를 뜻한다. 중요한 것은 달이 해당 별의 욕구를 파악해 따라 와줘야만 비가 내린다는 점이다. 6월 선거를 앞두고 선거전이 한창인데 별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달이 출현하길 바란다. 그래서 시민들에게 단비를 뿌려주길 바란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5-16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지치근용: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용기에 가깝다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둘로 나누면 나와 남이다. 고전에서는 나를 己나 身이라 부르고 남을 人이라 부른다. 修身이나 修己라는 말들을 자주 하고 治人이란 말도 종종 사용한다. 나와 남이 별 허물없이 모두 다 잘 되면 그게 곧 천하가 잘 되는 것이니 이것이 平天下이다. 언제나 출발점은 나에서부터이니 修己나 克己나 修身등은 모두 그런 뜻을 지니고 있다. '중용'에서는 나에서부터 시작해나가는데 필요한 세 가지 마음의 덕이 있다고 보았다. 바로 지혜와 사랑과 용기이다. 배움을 좋아함은 지혜에 가깝고(好學近乎知) 힘써 실천함은 사랑에 가깝고(力行近乎仁) 부끄러움을 앎은 용기에 가깝다(知 近乎勇). 이 지혜와 사랑과 용기를 진리에 통할 수 있는 보편적인 세 가지 덕이라 한다. 이 중에 나의 나태함을 일깨우고 분발하게 만드는 덕은 부끄러움을 아는 용기이다. 똑 같이 사람의 모양을 하고 사는데 왜 사람답게 살지 못할까하는 부끄러움이 바로 진정한 용기의 추동력이다. 참회라고 하건 회개라고 하건 다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진정으로 부끄러움을 안다면 곧 실천할 날이 멀지 않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5-09 철산 최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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