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시민기자의 눈] 잘못된 음주문화, 과감히 고치자

우리 사회의 고질화된 음주문화라고 하면 첫째 원샷, 둘째 폭탄주, 셋째 2·3차 술자리 정도를 꼽는다.음주가 사람을 사귀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빨리 취하기 위한 목적이 돼버린 것이다. 더욱이 1차로 끝내지 않고 술자리를 옮겨가며 계속 잇는 버릇은 필히 고쳐야 한다. 젊은날, 다음 날 출근하여 술자리 차수 많음을 자랑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돈 낭비에 시간 낭비, 건강까지 해치고 도움이 되는 것은 별로 없었다. 여기에다 내 것을 나누기라도 하듯 꼭 술잔을 돌린다. 간염 예방 등을 위해서라도 자기 잔을 사용해야 하나 여러 사람과의 친목을 도모한다며 자리를 옮겨가면서 술잔을 주고 받는다. 결국 처음엔 사람이 술을 먹지만 차츰 술이 사람을 먹게 되고 나중에는 술이 술을 먹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지나친 음주는 일탈행위를 불러온다. 범죄를 저지르게 되기도 하고 스스로 범죄에 노출되기도 한다.물론 우리의 잘못된 인식도 한 몫 했다. '주량과 업무 능력은 정비례한다' '술 대접 잘하는 사람이 인간관계도 잘 맺는다' '술 자리도 엄연한 직장생활의 연속이다' 등. 음주를 처세술의 수단으로 여겼던 것이다. 그러니 억지로라도 술자리에 참석해 잘못된 음주문화에 동참한 것은 아닐까?요즘들어 직장별, 지역별로 음주문화 개선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바로 '112', '119'문화인데 '1차, 한 종류의 술로 2시간 이내' '1차, 한 종류의 술로 9시 이전에' 술자리를 마치는 것이다. 금주 청정구역을 선포한 지방자치단체도 있다. 공원이라든가 대중이 많이 이용하는 곳에서의 음주를 조례로 금지하고 어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 술은 일반적으로 기쁜 일이 있을 때 기분을 돋우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위로를 받기 위해 마신다. 예부터 우리 선인들의 음주 풍습은 전통적으로 심신을 흐트러지지 않게 하여 어른께 공경의 예를 갖추고 남에게 실례를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의 잘못된 음주문화, 과감히 고쳐야 한다. 술을 강권해서는 안 된다. 원샷, 폭탄주, 술잔 돌리기 등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음주로 타인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이영관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이영관 시민기자

2016-07-06 이영관 시민

[시민기자의 눈] 스위스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을 보며

최근 기본소득 헌법개정안에 대한 스위스 국민들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됐다. 스위스 기본소득 운동단체들이 '성인 월 2천500스위스프랑(약 300만원), 미성년자 월 650스위스프랑(약 78만원)'을 제시한 것이다. 기본소득법안에 대한 국민투표 결과, 76.9%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 투표결과를 보고 주위에서는 '더이상 공짜로 놀고 먹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이를 지켜보며 몇 해 전 우리나라에 무상급식(사실은 세금급식)이 처음 대두되었을 때가 생각났다. 재벌그룹의 손자까지 무차별적으로 무상급식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와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라면 고른 복지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논리가 상충했다. 선택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를 두고 나름 내로라하는 교육계나 경제계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보편적 복지를 택했고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종종 여러 복지시리즈가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간지럽히고 있다. 무상 교복, 무상 체육복, 무상 앨범, 무상 수학여행 등.이면에 경기도 어느 중학교 급식실에는 이런 현수막 문구도 붙어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여러분은 부모님의 세금으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 학교의 선생님들이 공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하려는 교육적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여기서 얘기하는 '부모님'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부모님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납세자'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선 우리나라에서 국민들의 복지의식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과거 의식수준에서 이젠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복지프레임이 정착돼 가는 과정의 어느 지점 아닐까. 선진국 국민은 스스로 복지의 대상이 되고자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복지 전문가들은 복지제도의 최종 목표는 모든 개인이 복지정책의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스위스 국민들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스위스 국민들의 선택이 우리 국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이영관 시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이영관 시민기자

2016-06-16 이영관 시민기자

[시민기자의 눈] 자연이 살아있는 일월저수지에서

서수원 일월(日月)저수지 일대 일월공원이 시민들의 휴식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저수지 주변의 자연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얼마전까지만 해도 이팝나무꽃이 한창이었다. 마치 쌀을 튀겨 놓은 것 같다. 아카시꽃은 바람이 불면 그 향기가 아파트까지 풍긴다. 언젠가부터 왜가리, 민물가마우지, 물닭, 청둥오리, 해오라기, 학 등 각종 조류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가마우지가 물속으로 다이빙, 물고기를 입에 물고 올라오는 장면은 가히 장관이다. 그뿐인가? 일가를 이룬 물닭가족도 만날 수 있다. 어른 주먹만한 새끼 4, 5마리를 거느리고 저수지 가장자리를 유영하는가하면 수컷끼리 암컷을 차지하려는 쟁탈전도 볼 수 있다. 왜가리가 미동도 없이 물가에 서서 물고기를 잡는 장면을 보면 새삼 기다림과 인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성균관대학교에서 흘러들어오는 유입수쪽의 나무다리에서는 어른 팔뚝만한 잉어들이 먹이 줄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먹이를 주면 잉어들이 커다란 입을 벌리고 새까맣게 모여든다.여기에 더해 저수지 둑 아래에는 일월공원 텃밭도 있다. 수원시에서 시민들에게 텃밭을 분양한 곳인데 여기에서 도시농부의 삶을 즐길 수 있다. 고추, 토마토, 오이, 호박, 상추, 고구마 모종이 햇볕을 받아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것을 지켜보면서 새로운 기쁨을 느낄 수 있다. 농작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노동의 피로는 어느덧 사라진다.최근 이곳 일월공원 일대가 생태계 보전지역이자 자연학습장으로 시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 등 여러 관계기관의 수년에 걸친 수질환경정화작업으로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시민의 공원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도심 속에 이런 녹지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도시민에게는 행복이다.일월저수지를 둘러싼 산책길은 총 1.9㎞다. 한 바퀴 천천히 산책하면 30분 정도 걸린다. 이 화창한 신록의 계절에 아카시향을 맡으면서 산책로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몇 가지나 되는지 한 번 손꼽아 보기를 권한다. 산책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이영관 시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이영관 시민기자

2016-05-30 이영관 시민기자

[시민기자의 눈] 홀로 계신 엄마를 생각하며

지난 5월 6일 엄마를 보고 왔다. 2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는 혼자 사신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엄마한테 연락하지 않았다. 멀리 사는 딸이 간다고 하면 엄마는 만사 제쳐놓고 장을 보고 음식을 할 테고 싸줄 먹거리까지 챙길 게 뻔하기 때문이다. 엄마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밤늦게 도착해 오롯이 엄마와 둘 만의 시간을 가졌다. 난생 처음 손을 꼭 잡고 밤새 엄마의 얘기를 듣고 맞장구를 쳤다. 엄마는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반복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엄마의 뇌 회로가 연결 됐다 안 됐다 하는 것 같았다. 엄마의 반복된 이야기를 멈추게 하는 방법은 먼저 질문을 하는 것이다. "식사는 잘하세요?" 엄마한테서 나올 말을 뻔히 내다보면서…. 한데 엄마는 평소 하던 "잘 먹는다. 걱정마라" 대신 "나는 굶는 걸 잘한다. 젊었을 때부터 익숙해서 굶어도 잘 견뎌" 라는 게 아닌가. 일순, 둔중한 뭔가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멍했다. "엄마 젊었을 적엔 시절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아니잖아요"라고 하려다 그만뒀다. 평생 가족만을 위해 살아온 엄마가 당신만을 위해 무엇을 한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음을 알기에. 게다가 한적한 시골마을이라 구판장이나 구멍가게도 없어진 지 오래됐고 마트는 걸어가기에는 너무 먼 곳에 있다. 먹거리를 사기 위해서는 하루에 몇 번 오가는 버스를 타야 하고 버스시간을 맞춰야 하고 버스를 놓치면 택시를 타야 하는데 이 또한 만만치 않다. 언니가 자주 들른다고는 하나 한계가 있을 터였다.새벽 무렵, 엄마는 잠이 들었고 나는 냉장고를 점검하고 엄마 머리맡에 놓여있는 전화번호부를 뒤적였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마트와 우유대리점, 식당 등 전화번호를 휴대전화에 입력했다. 엄마에게 필요한 것을 주문 배달할 심산이었다. 이럴 때 중국에서 신종사업으로 번지고 있다는 '부모님 방문 서비스'(수고비를 받고 자식들을 대신하여 부모님을 찾아뵙는 방문서비스)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개운치 못한 자식 역할이기는 하겠지만…. 아쉬움을 가득 안고 집에 돌아와 어버이날 아침,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본 지 얼마 안됐지만 아주 반가워하시고 기뻐하셨다. 음성 너머로 엄마를 그려가며 통화하는 딸에게 '홀로 계신 엄마를 어떻게 해드려야 하나'하는 숙제가 남았다./김희정 시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김희정 시민기자

2016-05-16 김희정 시민기자

[시민기자의 눈] 남한산성 생태계 보존위해 숲관리 철저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막으려고 항공방제를 했는데 그 결과, 남한산성 계곡의 옆새우와 가재가 멸종되고 말았어요. 그러면 그 옆새우를 먹이로 하는 새들은 어떻게 될까요? ” 남한산성 지킴이이자 남한산성 새박사로 통하는 임봉덕(62·비영리단체인 남한산성 생태연구회 회장)씨의 말이다.온 나라가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방제로 인해 또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남한산성 계곡에는 옆새우와 가재 등이 사라졌다고 한다. 물론 직접적 원인을 항공방제에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전혀 무관하다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는 소나무 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 2014년 4월 6개 시군에 3∼6회, 올해는 7개 시군 617ha에 3∼5회의 항공방제를 했다. 경기도에서 소나무 재선충을 죽이려고 약제를 살포한 이후 옆새우와 가재 등이 사라졌고 이로 인한 상위 먹이사슬의 개체수 변화도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해발 500m의 분지형으로 돼 있는 남한산성은 생태계의 보고라 해도 손색이 없다. 지형특성상 고산식물이 자라고 1급수에서나 자라는 운문산반딧불이, 늦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옆새우, 가재 등이 살고 있다. 그 외에 참매, 새매, 붉은배새매, 황조롱이 등 15종의 천연기념물과 말똥가리, 벌매, 왕새매 등 환경부 지정 보호종 8종 등 조류만 총 150여 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남한산성의 생태계 보존을 위해서 좀 더 체계적으로 숲을 관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관·민 협력이 필요하다.2014년 4월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은 이후 남한산성 탐방객 추정 연인원은 500만명, 차량 120만대로 예측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지정 이전보다 배가 넘는 수치다. 숲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생태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우선 탐방객들은 정해진 등산로만 이용하고, 고사목도 자연천이현상이 발생할 수 있도록 일괄 처리하는 것을 개선, 다양한 수종이 식생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재선충과 관련해서는 항공·지상방제외에 친환경 방제방법인 ‘페로몬 유입트랩’이나 예방주사 등 보다 친환경적인 방제법을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 첫눈이 내린 남한산성엘 가면 이제 눈 위에 떼 지어 노니는 들꿩의 모습과 멋진 비행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연보호가 바로 사람보호다. 자연을 보는 우리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이영관 시민기자이영관 시민기자

2015-11-29 이영관

[시민기자의 눈] 멀리 사는 친척보다 이웃이 좋은 까닭

며칠 전 식사준비로 분주한 이른 아침, 위층에 사는 S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침마다 라디오 볼륨을 높였던지라 혹여 불만을 표시하려는 게 아닌가 싶었다. S는 의외로 집에 혼자 자고 있는 아들을 깨워달라고 했다. 여러 번 전화해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대로 두면 학교에 못 갈 것이니 아이가 일어날 때까지 초인종을 누르거나 현관문을 세게 두드려달라는 것이다. S의 절박함이 묻어나는 전화에 맨발에 삼선슬리퍼를 끌고 위층으로 갔다. 얼마나 누르고 두드리고 했을까. S집 옆 호에 사는 분이 나오고 몇몇 이웃이 더 모여들고 S가 나에게 디지털도어록 비밀번호를 알려주기 바로 직전, S의 아들이 잠에 푹 전 목소리로 인터폰을 받았다.또 하루는 아래층에 사는 이웃 Y로부터 인터폰이 울렸다. Y와는 층간소음으로 심하게 다퉈 서로 얼굴을 붉힌 적이 있었다. 약간 긴장된 상태로 Y를 맞았다. Y 역시 S처럼 예상외의 말을 했다. ‘집에 디지털도어록이 고장 났는지 열리지 않는다. 열쇠수리점에 전화를 하려는데 휴대전화마저 집에 두고 나왔다. 휴대전화 좀 빌려줄 수 있겠냐’ 였다. Y 또한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일주일 동안 연이어 일어난 S와 Y의 일에 조금 당혹스럽고 어이없기도 했다. 근데 일이 다 해결된 뒤 마음을 가득 채우는 뿌듯함과 흐뭇함은 또 뭔가 싶었다. 그리고 내가 이웃에게 받았던 도움이 스멀스멀 되살아났다. 여행 갔을 때 쌓인 신문과 우유를 치워준 일, 급한 일로 어린아이를 맡겼던 일 등. 생활에서 잊힌 지 오래된 ‘멀리 사는 친척보다 이웃이 낫다’, ‘세 닢 주고 집 사고, 천 냥 주고 이웃 산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층간소음, 담배 연기, 애완동물 등으로 이웃 간에 불미스런 일이 자주 생기는 요즘이다. 이웃과의 사이는 어떠해야 할까? 어릴 적, 옆집 철수네 숟가락이 몇 개인지 이웃 사정을 훤히 아는 사이는 아직 내게 부담이다. 하지만 “이웃사촌이라고 급할 때는 떨어져 사는 딸보다는 한 지붕 밑에 사는 그 사람들이 더 의지가 되실 거 아녀요?” 라는 박완서 선생의 소설 속 문장에 공감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김희정 시민기자김희정 시민기자

2015-11-16 김희정 시민

[시민기자의 눈] 사랑으로 엮어가는 사람살이

한 간암 환자에게 간을 기증하겠다는 주민들이 줄을 이었다는 미담이 이천 지역사회에 전해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정안민(이천주사랑교회 목사)씨가 간암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7월. 당시 간 기증을 가장 먼저 자청한 사람은 정씨의 아내였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두 딸도 간의 크기가 작다는 결과가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정씨의 둘째 딸인 다혜(24)씨가 아버지에게 간을 나눠주기로 결정됐고 지난 9월 초 수술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놀랍게도 아버지 정씨의 투병소식을 접한 지역주민들이 간을 기증하겠다며 줄을 이은 것이다. 기증자의 연령층도 다양해 10대부터 70대까지 무려 22명이나 됐다고 한다. 병원 측에서도 놀랄 정도로 보기 드문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둘째 딸인 다혜씨가 꽃다운 어린 나이에 선뜻 간 절제수술을 하겠다고 나선 것도 대견하지만 지역이나 주위 사람들이 이런 딸의 정성을 기특하게 여겨서인지 서로 간을 기증하겠다고 나선 따뜻한 이웃사랑이 입과 입을 통해 전해지면서 지역을 훈훈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간을 기증받는 사람이나 기증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나 인간미 풋풋한 미담들 뿐이다.모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는 딸 다혜씨는 “자식으로서 당연한 도리를 했을 뿐이에요. 아버지가 아니더라도 사랑하고 존경하는 누군가가 같은 상황이었다면 똑같은 결정을 했을 거예요”라고 했다. 그간의 사정을 듣고 선뜻 간 기증에 자원한 A씨도 “평소 사랑하는 사람이 장기를 필요로 한다면 줄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며 부녀의 건강을 기원했다.수술을 받은 아버지 정씨도 “각박한 요즘세상에서 사랑이 식어간다고들 하는데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아직은 많다. 나는 사랑에 빚진 자”라며 “이웃사랑에 꼭 보답코자 노력하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아빠가 건강해지면 배드민턴을 치고 싶다는 다혜씨와 아직은 지역에서 할 일이 많은 분이라며 선뜻 자신의 간을 기증하겠다고 나선 지역주민들이나 명징한 이 가을 하늘 아래 사람살이가 어때야 하는지를 전해주고 있다./김희정 시민기자김희정 시민기자

2015-10-15 김희정

[시민기자의 눈] 소리소문 없는 스승의 제자 사랑

이천 소재 이현고등학교 홈페이지에 ‘교직원장학회 장학생 선정’이라는 제목이 있어 클릭해봤다. 내용은 교직원장학회 장학생 명단과 장학금이었다. 학교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교직원장학회에 대해 문의했다. “교직원이 월급여에서 일정액(1계좌당 5천원부터)을 적립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제도”라며 “모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선생님들의 작은 소망에 의해 운영되는 자발적인 장학회다. 2011년 개교 이래 지금까지 해마다 재학생 7~8명에게 40만원씩 약 300만원을 지급하며 전 교직원 모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장학금 전달식 사진은 없느냐는 질문에 “교직원장학회 장학금은 학생들 통장으로 입금하는 게 전부다.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한 이유는 학생 통장에 들어온 돈의 출처를 궁금해하는 학생들을 위한 배려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금액이 많고 적음을 떠나 마음이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 게 기부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면 좋겠다”고 하자 학교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은 우리 학교만 하는 건 아니다. 관내 여러 학교에서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게다가 학교는 학생들이 잘한 일을 칭찬하고 알려야 한다. 선생님으로서 제자에게 당연히 할 일을 하는 거다.”이현고등학교 관계자와 전화를 끊고 그 학교에 대해 간간이 들려오는 소문을 상기해봤다. 그 소문 가운데 하나는 ‘선생님과 학생의 인성이 바르고 서로 간에 배려심이 많다’는 거였다.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나 스승에 대한 존경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요즘이다. 하지만 지나온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면 학생들의 역량을 신장시키는 조력자뿐만 아니라 소리소문 없이 제자를 돕고, 대가를 바라지 않고 관심과 사랑을 주는 사람 또한 선생님이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 그런 선생님이 많다. 그런 선생님들이 가까이에 있고, 그분들과 함께 있는 학생들은 더 빛나고 훌륭하게 성장할 거라는 기대가 생겨 괜스레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가을이다./김희정 시민기자김희정 시민기자

2015-10-07 김희정

“침, 뽑으시겠습니다”

최근 등산을 하다 발목을 다쳐 한의원을 다닌다. 이 한의원의 간호사 M씨는 내가 만난 여느 간호사보다 기억력 좋고 친절하며 인사성 또한 밝다. 게다가 환하게 잘 웃고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날씬하다. 강약과 리듬감을 넣어 문장의 끝을 살짝 올리는 말투와 목소리는 사랑스럽다. 그뿐이 아니다. 내가 침을 맞으러 환자용 침대로 가면 그녀는 나보다 한 발짝 먼저 가 침대를 다시 한번 정돈해준다. 한의사가 침이나 뜸을 놓고 간 뒤 뒤처리는 물론 그녀의 몫이다. 그녀가 말을 하지 않는다면 침을 빼는지 어쩐지 모르게 침을 뺀다. 그녀의 친절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환자에게도 변함이 없다. 그런 그녀에게 나는 바라는 게 하나 있다. 그녀가 환자에게 제대로 된 높임말을 써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녀는 시종일관 높임말을 쓴다. 예를 들면 “○○○님, 1번 치료실로 가실게요. 아, 발등이 많이 부어오르셨죠. 냉찜질하시겠습니다. 침, 다 맞으셨으니 침, 뽑으시겠습니다. 뜸이 요렇게 다 타셨습니다. 진료비는 6천원이십니다. 거스름돈 4천원되시겠습니다” 등이다. 침을 맞고 있는 동안 나는 그녀가 높임말을 나에게 하는 건지, 아니면 침이나 뜸에게 하는 건지, 그녀 자신에게 하는 건지 생각한다. 가끔 엉뚱한 상상도 한다. ‘내가 그녀에게 간호사님, 치료실로 와 주실게요. 냉찜질해주시겠습니다. 자, 진료비 6천원주시겠습니다’ 등 뭐 그런 말을 한다면 그녀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녀가 사용하는 정체불명의 높임말은 온전히 그녀 탓만은 아니다. 사실 우리는 이런 식의 불필요한 높임말을 쇼핑센터, 마트, 커피숍, 병원 등 우리 주변에서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다. 다친 발목을 치료받는 한 달 동안 나는 그녀가 사용하는 높임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매번 목구멍에서 맴돌다 쑥 들어가 버렸다. “치료받느라 고생하셨습니다”등 매사에 너무나 정중하게 인사하는 그녀의 해맑은 눈빛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녀에게, 아니 혹자에게 바란다. 그녀가 제대로 된 높임말을 쓴다면, 주변에서 진심어린 바른 언어를 사용한다면 그녀의 진정성 담긴 친절과 상냥함이 더욱 빛날 것이라고. /김희정 시민기자▲ 김희정 시민기자

2015-09-07 김희정

3D 프린팅 산업 이제부터 시작이다

3D 프린팅 산업이 우리 일상에 빠른 속도로 파고들며 또 다른 산업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얼마 전 고양시 킨텍스에서도 우리나라 3D 프린팅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전시회가 열려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3D 프린팅은 잉크를 종이 위에 쏘는 2D 프린팅과 작동원리는 대동소이하나 2D 프린팅이 평면상에 앞뒤 좌우로밖에 움직일 수 없다면 3D 프린팅은 여기에 상하로 움직일 수 있는 기능을 하나 더 추가하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 차이다. 198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3D 프린팅은 30여 년 사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며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되고 있다. 이런 성장 속도라면 앞으로 3D 프린팅 산업은 머지않아 컴퓨터 혁명에 버금가는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각국은 앞다퉈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며 황금알을 낳을 3D 프린팅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이 한창이다. 이러한 전망으로 미뤄보건대 우리나라가 세계 3D 프린팅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과거 IT산업과 같이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IT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은 대학의 역할이 컸다. 또다시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청년실업과 경기침체, 저성장시대 등 여러 악재를 극복할 기회가 왔다. 대학이 다시 한 번 나설 때이다. 과거 IT 인재를 쏟아냈듯이 3D 프린팅 교육을 보급하고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 서둘러 교육과정에 3D 프린팅을 도입하고 체계적인 인재 육성에 나서야 한다. 최근 경기도에서도 경복대학교가 전국 최초로 3D 프린팅을 교양필수로 편성하고 고가의 첨단 3D 프린팅 장비를 갖춘 실습실을 마련했다. 이 장비들은 교육활용뿐 아니라 벤처기업에 지원되고 있다. 이 대학은 학생들에게 3D 프린팅을 교육해 취업과 창업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물론 이처럼 대학이 3D 프린팅 교육에 나서기 위해서는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워낙 장비가 고가인 데다 전문인력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한때 IT산업이 우리나라 미래의 먹거리로 떠오르며 정부와 대학이 손을 맞잡고 IT산업의 발달을 이끌던 시절이 있었다. 오늘날 3D 프린팅 산업도 그러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김영란 시민기자▲ 김영란 시민기자

2015-08-31 김영란

자식 생일 어떻게 보내세요?

“저를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23년간 저를 키워 주셨어요. 그래서 오늘 제가 생일을 맞았습니다. 다시 한 번 생일을 맞아 부모님께 감사 인사 올립니다.”대학생 딸과 아들을 둔 우리 부부는 얼마 전 신선한 경험을 했다. 아침 잠이 많아 늘 늦게 일어나던 아들이 거실에 나와 큰 절을 받으란다. 큰절을 하면서 감사의 인사말을 한다. 바로 아들 생일 아침이다.부모는 언제 자식이 다 컸다고 느낄까? 육체적으로 성숙하여 힘든 일도 척척 해낼 때? 아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 나이가 먹어 결혼할 때? 아니다. 그렇다면 경제적으로 자립할 때일까? 자식으로부터 용돈을 받을 때? 그건 모르겠다. 아직 경험해 보지 않았으니까. 자식이 다 컸다고 느낄 때는 아마도 자식이 정신적으로 성숙했을 때가 아닌가 싶다. 자신만을 알던 자식이 부모 생각할 줄 알고 자신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나온 데 대해 부모의 은공인 줄 알고 비로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가 아닐까.문득 지난날 아이의 생일축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돌 때는 생일 축하 케이크에 불을 켜고 온 집안 식구들이 축하를 했다. 아이가 커가면서 생일축하 외식으로 바뀌었다. 언제부터인지 생일 날엔 무조건 선물 주고 외식하는 날이 돼 버렸다.필자는 학생들에게 생일 날 아침에 부모님께 큰절을 올리라고 지도한 적이 있다. 그러나 내 자식에게는 강요한 적이 없다. 그들이 알아서 하면 모를까. 한데 오늘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들에게 큰 절을 받았다. 경험으로 미뤄봐 우리 아이도 학교에서 그렇게 하라고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새삼 가족에 대해, 가정에 대해 생각해 본다. ‘한솥밥 먹는 식구가 아닌 사람은 가족이 아니라고 본다’는 세태 변화속에서 학교에서의 교육이 중요함을 거듭 느낀다.가슴 한편에서 꽉 찬 기쁨을 느낀 이 아침, “그래 아들아, 오늘 네 생일 축하한다. 앞으로 훌륭한 인물로 성장하거라. 자신의 이익만을 구하지 말고 사회·국가·세계 인류를 위해 이바지하는 인물이 되거라.”/이영관 시민기자▲ 이영관 시민기자

2015-08-26 이영관

달밤에 체조하는 사람들

매일 저녁 권선동 중앙공원에는 ‘달밤에 체조하는 사람들’로 만원을 이룬다.어스름이 깔리는 저녁부터 공원은 운동과 휴식을 취하려는 시민들의 피트니스센터가 된다. 걷는 사람들을 가만히 지켜보면 침묵 속에 규칙이 있다. 안내표지판도 없고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걷는 방향이 같아 서로 마주치는 일이 없다.공원 곳곳을 보면 독특하게도 연령대별로 즐겨 찾는 장소가 다르다. 둘레길은 주부들이 파워워킹 하는 곳으로, 거미줄 같은 소로는 연인이나 학생들의 산책로로 이용된다. 공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정자는 땀을 식히며 SNS를 즐기는 젊은이나 연인, 학생들이 주를 이룬다. 반면 공원 입구에 있는 정자에는 불빛 아래 어르신들이 장기를 두는 곳이다. 맞은 편 정자는 젊은 주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운동도 하고 더위를 피하는 곳이다.공원 옆 다용도 경기장은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에 농구를 하는 학생, 쭉쭉이체조를 하는 이들로 나뉜다.중앙공원하면 떠오르는 쭉쭉이체조는 월요일~금요일 오후 8시에서 9시까지 어김없이 열린다. 아빠를 따라 체조를 하는 앙증맞은 꼬마에서부터 가장 앞줄에서 반 박자 늦게 쫓아 하는 머리가 반 이상 벗겨진 연세 지긋한 아저씨, 예쁜 체형을 만들겠다는 젊은 아가씨, 뱃살이 고민인 아줌마, 격무에 시달려 스트레칭이 필요한 술배 나온 아저씨 등 모두가 뽕짝과 구령에 맞추어 쫓아 하다 보면 어느새 물속에 푹 빠졌다 나온 사람들처럼 온몸이 땀에 젖는다.“공원이 얼마나 좋은지 여기가 도시의 한가운데인가 싶더라고요. 아주 깊은 숲 속을 걷는 것처럼 풀과 나무들의 향기가 짙어 가슴속까지 맑아지는 것 같았어요. 따로 돈과 시간 들여 멀리 산수 좋은 곳을 찾아갈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는 매일매일 찾게 됐어요.”늦도록 중앙공원의 밤은 일상의 피곤을 내려놓고 충전하려는 사람들로 진풍경이 벌어진다. 초저녁부터 늦은 밤까지 공원을 오가는 사람들이 교차하며 달밤에 체조하는 사람들은 쉽게 잦아들 줄 모른다./심춘자 시민기자▲ 심춘자 시민기자

2015-08-17 심춘자

인터넷모집 산악회 ‘돈벌이 급급’

얼마 전 소백산을 다녀왔다. 인터넷 카페를 이용해 회원을 모집하는 ○○○산악회를 이용했는데 수원을 중심으로 안산, 안양, 용인 등지에서 40명이 며칠 만에 모였다. 아침 6시 집에서 출발해 밤 10시 귀가하기까지 인터넷 회원모집 산악회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소백산의 경우 산행코스가 천동지원센터에서 출발해 비로봉을 거쳐 연화봉, 희방사까지 총거리가 15㎞ 정도인데 보통 6∼7시간이 소요된다. 문제는 이 긴 시간 산행을 하는데 인솔자 없이 등산객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산행에 대장이 동행하지 않고 아르바이트 한 명을 동행시켰다. 아르바이트이다 보니 책임감이 없어서 그런지 그는 일행과 함께 하지 않고 혼자서 산행을 했다. 통상 단체산행을 하려면 등산과 응급처치의 전문성을 가진 최소한 2, 3명의 인솔자가 대열의 앞, 중간, 뒤에 배치돼야 하는데 찾아볼 수가 없었다.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우후죽순 생겨난 산악회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만 같아 씁쓸하다. 이번 산행에 회원당 참가비 3만원을 받았는데 산악회로부터 받은 서비스는 아침과 저녁, 안내도, 산악회 리본이 전부다. 그 흔한 물병 하나 없고 입장료도 각자 부담이다. 안내받은 것이라곤 산행 후 몇 시까지 주차장에 모여 저녁식사하고 출발한다는 내용이다. 하산 후 주차장까지 택시를 이용하면 요금이 1만원이라는 말과 함께….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의식이 없다. 승차 시 안전벨트 착용에 대한 안내도 없고, 산행 시 우측통행이라든가 어느 지점이 위험하다는 등의 주의사항도 전혀 없다. 구급약품을 준비하지도 않았다. 더욱이 1회성 보험가입에 대한 언급은 카페 공지사항에도 없다. 안전사고에 대한 무방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인터넷 모집 산악회,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것이므로 더욱 안전을 기해야 한다. 등산은 목적지보다는 동행한 사람이 누구냐가 중요하다고 한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믿을만한 산악회를 선택하고 전문성을 갖춘 리더와 함께 해야 아름다운 산행이 될 것이다./ 이영관 시민기자▲ 이영관 시민기자

2015-08-10 이영관

하루를 바꾸는 한마디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아… 네. 좋은 아침입니다.” 며칠 전 아침, 뜻밖의 이웃을 만났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그와 나, 둘 뿐이었다. 얼떨결에 인사는 했지만 그러는 와중에 ‘저 분이 나를 아나? 어디서 만났지?’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간 인간관계를 헤집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초면이었다. ‘혹시, 저 아세요?’라고 묻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다. 어쨌거나 그의 아침 인사 덕분에 하루 종일 기분이 상쾌했다.어제는 대여섯 살과 서너 살 정도로 보이는 두 아이와 함께 아이 엄마가 엘리베이터를 탔다. 아이 엄마와는 오가며 한두 번 마주친 적이 있어 “안녕 하세요”라고 인사를 나눴다. 아이 엄마도 “안녕하세요”라며 밝게 미소 지었다. 문제는 대여섯 살 돼 보이는 아이의 질문이었다. “엄마, 이 분 아세요?” 나를 쳐다보는 아이 눈빛에 호기심과 의구심이 가득했다. 아이 엄마는 “아니”라고 말했고 아이는 “근데 엄마, 모르는 사람한테 왜 인사를 해요?”라며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다. 순간, 나와 아이 엄마는 당황했다. 눈을 마주치고 멋쩍게 웃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마땅한 말을 찾아 머뭇거리다 보니 엘리베이터는 이미 1층에 도착해 있었다.나는 요즘 엘리베이터를 타면 같이 탄 이웃에게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 고민이다.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해야 하나, ‘진지는 드셨냐?’ ‘밤새 안녕 하셨느냐?’ 라고 해야 하나, 미국사람처럼 ‘하이’ 라고 하며 손을 살짝 들어야 하나, 중국인의 ‘사오관셴스(少關閑事)’처럼 이웃이 타든 말든 오해받기 싫으니 딴전을 피워야 하나, 아니면 대부분 사람이 그렇듯 휴대전화에 묵념을 해야 하나, 그도 저도 아니면 엘리베이터 벽에 신문기사나 좋은 시, 유머, 재밌는 에피소드를 붙여놓고 읽어야 하나 등. 밀폐된 공간 안에서 그 짧은 시간 동안 지루하고 어색하지 않게 불편한 침묵을 깰 방법은 뭐가 있을까?생각해보니 처음 만난 이웃에게 “좋은 아침입니다” 라고 공손한 인사를 건넨 그는 용기와 교양이 있는, 답답한 공기의 흐름을 바꿔놓는 상쾌한 분임에 분명하다./김희정 시민기자▲ 김희정 시민기자

2015-07-26 김희정

‘최저임금’ 논의 내용 공개해야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 법적으로 정하는 ‘최저임금’은 매년 4월 1일부터 6월 29일까지 노·사·정 27명의 위원이 심의 의결한다. 이 위원회에서 결정된 임금은 대한민국의 모든 근로자는 물론, 불안정 저임금노동자 500만명의 임금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나 근로자들이 이들의 회의 내용을 알 길은 없다. 방청을 목적으로 참석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녹취록은 심의가 끝나고 국회에서 자료요청을 해야 열람할 수 있다. 게다가 공식적인 회의록은 논의내용을 과하게 축약하는 수준으로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를 확인할 수 없는 수준이다. 위원이 소속된 단체 실무자의 배석조차도 까다롭다. 밀실협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국회의원과 청년유니온,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지난 2일 국회 정론관에서 최저임금위원회의 공개를 촉구했다. 하지만 대부분 위원들이 회의록 공개에 대해 부정적이라 성사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에 청년유니온 정준영 정책국장은 “최저임금 논의 내용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모두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한편 장하나 의원이 지난 4월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와 속기록 등을 공개하고 방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서 통과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임기웅 시민기자

2015-06-14 임기웅

스승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대통령을 보며

“오늘의 저를 있게 하고 지금의 대한민국이 발전을 이룬 것은 모두 선생님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이 존경받고 교육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입니다.”올해 스승의 날은 그 어느 해보다 의미가 깊다. 현직 대통령으로선 최초로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밖으로 나와 중·고교 은사님을 모시고 스승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여 대통령의 교육정책에 대한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이번 기념식을 지켜보면서 전국의 선생님뿐 아니라 국민들도 교육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으리라고 본다.‘스승의 날’ 기념식에 대통령의 참석.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해마다 기념식에 참석함은 물론 현장 선생님들과 대화도 갖고 선생님 존경 풍토와 교육예산 지원 등 교육에 각별한 사랑과 관심을 좀 더 가져 줬으면 한다.더 나아가 교육부 장관은 물론 예산을 담당한 부처장관에게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대통령의 교육철학이 구현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직접 확인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땅에 떨어진 교권과 무너진 교원들의 사기는 하루아침에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이 앞장서고 전 국민들이 호응한다면 이에 힘입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본다.그러려면 선생님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교권은 누가 거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더는 스승의 날이 자조적인 날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스승의 날만 되면 마치 무슨 죄라도 지은 양 위축되지 않았으면 한다. 이번 스승의 날을 계기로 대한민국 선생님의 위상과 자긍심 회복에 커다란 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참교육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학교는 스스럼없이 교문을 활짝 열고, 국민들은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활짝 여는, 그런 교육환경이 됐으면 한다.언론이나 사회에서도 촌지 등 부정적 이미지만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아직은 따뜻한 사회,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참교육자의 길을 가고 있는 우리네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회자돼 웃음꽃이 피는 사회를 그려본다.우리의 아이들이 먼 훗날 그때 그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는 말을 하며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사회를 꿈꿔본다./이영관 시민기자▲ 이영관 시민기자

2015-06-07 이영관

모래놀이터, 배설물 기생충 득실

“이것 좀 보세요!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 모래에 이렇게 똥이 많네요.”얼마 전 아파트 어린이놀이터를 지나다 안면이 있는 한 주부의 말에 걸음을 멈춰야 했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모래장난을 하고 있는데서 그 주부가 들춰낸 것은 고양이 배설물이었다.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개를 모아 놓았다.뉴스를 통해 국공립어린이집 놀이터 모래검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만 해도 단순히 ‘심하네 !’ 정도로 넘겼었다. 그런데 내가 사는 아파트 주변도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은 최근 북부지역 어린이놀이시설 132개소의 토양(모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대상지의 9.1%에 해당하는 12개소에서 기생충(란)이 검출됐다. 시설별로는 도시공원 10.0%, 주택단지 9.8%, 어린이집 9.1 %, 유치원 7.7%, 초등학교 운동장은 7.4 %로 나타났다. 도시공원의 경우 환경부가 2014년에 실시한 전국 검출률 5.8%보다 높은 수준이다.유기동물이나 길고양이들의 배설물에 기생충이 득실거려 놀이터 등을 이용하는 어린이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개나 고양이의 배설물에서 나온 기생충은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한다. 특히 입으로 감염되기 쉬운 개회충은 실명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모래놀이가 정서 발달과 창의력, 사회성이 향상된다고 강조하지 않더라도 재미있고 교육 효과가 크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어린이들의 장난감인 모래놀이터가 어린이의 건강을 해칠 위험에 노출돼 있다니 걱정이다.모래놀이터에 가림막을 설치해 동물출입을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우선은 놀이 후 반드시 손 씻기 등 위생지도를 철저히 해야겠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모래 속 이물질을 정기적으로 제거하고, 교체 및 소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그렇다고 모래놀이를 하지 못하게 하거나 놀이터를 없앨 수는 없지 않은가. 유기동물이나 길고양이 등에 대한 관리대책이 더 철저해 졌으면 한다. /이영관 시민기자▲ 이영관 시민기자

2015-06-01 이영관

손 내미는 사람있어 따뜻한 세상

며칠 전 있었던 일이다. 은행 자동화기기 앞에서 일을 보고 있는데 아이가 속이 메스껍다고 말했다. 아이의 얼굴과 입술이 창백해 보였다. 급기야 구토할 것 같다고 했다.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마무리되지 않았기에 얼른 화장실로 가라고 했다. 하지만 내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아이는 구토를 하고 말았다.주위 사람들은 행여 토사물이 묻을까 봐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엄마인 나도 무척 당황스럽고 민망했다. 어찌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던 찰나였다.자동화기기와 가까운 은행 창구 쪽이나 은행 입구에는 사람들이 분주히 오갔다. 게다가 내 가방 속에는 화장지나 물티슈 등 어떤 것도 들어있지 않았다.그 순간 “몇 장 들어있지 않지만 쓰세요”라며 휴대용 화장지를 건넨 손길이 있었다. 50대쯤 돼 보이는 아주머니는 다시 가방 속을 뒤지더니 “얼른 아이 입을 닦아줘요”라며 휴대용 물티슈를 내밀었다. 그 물티슈로 아이 입을 닦는 동안 아주머니는 두루마리 화장지가 담긴 화장지케이스를 들고 나타났다. 아주머니는 화장지케이스를 건네며 “이건 저쪽 창구에서 가져온 것이니 사용한 뒤 그곳에 가져다 놓으면 돼요”라는 말을 덧붙였다.내가 화장지를 꺼내 바닥에 있는 토사물을 치우려는 데, 50대 남자분이 헐레벌떡 뛰어와서는 “은행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그 아저씨 얼굴에도, 아주머니처럼 안쓰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나는 은행직원의 도움을 받아 주위를 깨끗하게 치웠다. 고개를 들어 정신을 차리고 보니 두 분은 온데간데없었다.그때는 경황없고 정신이 없어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름은 모르지만 도움을 준 아주머니와 아저씨께 감사의 인사를 꼭 드리고 싶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세상인심이 메말랐다고들 한다. 하지만 어려움에 처했을 때 손 내밀어 주는 한두 사람만 있어도 세상은 충분히 살만하고 아름답다. 이제 내 손이 필요한 곳을 찾아볼 차례다./김희정 시민기자▲ 김희정 시민기자

2015-05-25 김희정

버스정류장 불법광고물 ‘눈살’

한때 기다림의 장소이자 설렘의 장소였던 버스정류장이 근래 들어 새롭게 단장되며 예전에 느꼈던 그런 정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바뀌었다. 내가 타야 할 버스가 어디까지 왔는지, 얼마 동안 기다리면 되는지 알려주는 알림판이 설치되고, 유명시인들이 재능 기부한 시나 시민공모 시 창작품 등이 게시돼 잠깐 이나마 마음의 휴식을 주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그런데 종종 얼굴을 찌푸릴 때가 있다. 시가 있는 벽면과 버스 노선을 알려주는 벽면에 불법 광고물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장소임에도 시민의식이 실종된 행동으로 정류장 미관이 훼손되고 있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다. 관원을 모집하는 태권도 학원이나 배달 음식점 광고물, 부동산 경매 안내, 등산복 매장 폐업을 알리는 광고물 등이 시가 있는 알림판을 꽉 채웠다. 불법 광고물들은 꾸준히 제거되고 있었지만 이에 질세라 또 다른 불법 광고물들이 그 자리를 새롭게 메우고 있었다. 이런 현상은 비단 필자가 거주하는 권선동 한 지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인계동 동수원뉴코아 맞은 편 기업은행 앞 버스정류장은 부동산 투자 광고물로 도배를 하다시피 했다. 물론 기존의 버스노선 안내도는 훼손된채…. 아주대 앞 버스정류장도 마찬가지였다. 학생과 젊은이가 많은 지역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술집 광고물이 많았다. 칵테일과 생맥주 무제한제공이나 인터넷 광고물 등이 더께를 이루고 있었다.이 모든 것은 분명 시민의식이 실종된 현장이다. 공공시설물이 우리 모두의 시설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함부로 이용하고, 여럿이 함께 이용하는 시설임에도 주위의 이웃은 안중에도 없는 이기적인 행동의 전형이다. 버스정류장은 도시의 얼굴이다. 공공시설물을 아끼고 관심을 두고 지켜봤으면 한다./심춘자▲ 심춘자

2015-05-13 심춘자

“근로자의 날 ‘노동절’로 바꿔야”

‘근로자의 날’이라는 용어를 ‘노동절’로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노동계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지난 1일 125주년 세계노동절 집회가 인천을 비롯 서울, 경기, 부산 등 전국적으로 열렸다. 노동절은 메이데이(May Day) 혹은 워커스 데이(Workers’ Day)라고도 한다. 경찰의 유혈탄압에 대항하며 하루 8시간 노동제를 쟁취한 미국노동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노동운동 지도자들은 1889년 7월 제2차 인터내셔널 창립대회에서 ‘노동절’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후 노동자의 노고를 위로하고 사기, 권익, 복지를 향상시키는 기념일로서 전세계적으로 매년 5월 1일에 기념한다.그러나 우리나라만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노동절을 ‘근로자의 날’로 부르고 있다. 근로자는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라는 한자어로, 사용자에 종속된 개념으로 쓰이는 반면 노동자는 ‘일을 통해 상품을 생산하는 사람’으로 사용자와 대등한 개념으로 쓰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만 근로자 대신 노동자라는 표현을 할 뿐 언론마다 서로 다른 표기로 혼란만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노동절 집회에 참여한 이미리(28)씨는 “근로자라는 표현을 노동자라고 고쳐 쓰는 게 더 바람직하다”며 “노동절 역시 일을 하는 사람들을 기리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경석 노무사 역시 “노동절이라는 명칭이 세계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한국은 북한의 노동당과 같은 단어들 때문에 노동자라는 단어를 안 쓰고 근로자라는 단어를 박정희 때부터 차용해서 썼다”며 “군부시대는 노동이라는 단어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것보다 근로라는 단어를 각인 시키는 게 중요해 노동을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강효백 교수(경희대 법무대학원)는 “근로자란 한자어는 일제의 유물로, 노동자 대신 ‘부지런한 勤’을 붙여 사용자로 하여금 갑질을 유발한다”며 “노동자의 권리 대신 부지런히 일만 하는 뜻을 가진 ‘근로자의 날’ 명칭 변경에 대해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임기웅 시민기자

2015-05-03 임기웅
1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