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우 칼럼

 

[이준우 칼럼] 깊은 성찰이 필요한 우리 사회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삶의 형태가 고착화 된 현실부모자식·세대·스승과 제자 간갈등·반목의 골 너무 깊어사회지도층부터 열린 시각과포용하는 마음으로 협력 이끌어야 새해 벽두부터 북한 때문에 온통 난리법석이다. 정치권도 장난이 아니다. 여당과 야당, 그리고 야당끼리도 서로 물고 뜯고 싸우느라 민생은 관심도 없다. 그러는 사이 국민들의 복장만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전셋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내 집 마련은커녕 전세대란으로 그나마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날 지경에 처한 소시민들, 언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수많은 직장인들, 노후준비를 하지 못한 채 노년을 맞이하여 수심에 가득 찬 어르신들에게는 당장의 전쟁촉발 위기도 문제지만 오늘 내일 먹고 살 일이 더 걱정이다.반면, 부모가 물려준 재산으로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사는 이들, 1980~90년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기반으로 한 몫 잡은 부자들, 정부의 각종 혜택으로 거부가 된 재벌들과 그 2세들의 목소리는 너무 자신만만하고 당당하다.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타인의 고통과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는 자세는 없어 보인다.새해가 시작된 지 열흘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우리 사회는 희망은커녕 실망과 절망에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암울한 현장이 되어 가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실망과 절망의 끝에서 사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망이란 단지 생명의 끝이 아니라 자신의 꿈과 희망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살아갈 이유와 소망을 잃어버린 채 유지되는 생명은 살아있으나 죽은 거나 매한가지다.우리 사회를 가만히 들여다보자. 온통 3망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다. 실망, 절망, 사망으로 말이다. 일자리가 없어 실망하고 절망하고 사망에 이르는 젊은이들의 통곡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직장에서 사장이나 상사의 갑질에 고통당하면서도 호구지책으로 밤낮없이 일해야 하는 근로자들의 소리 없는 탄식이 보이지 않는가? 정규직에 비교당해서 상심에 젖어 있는 수많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애환이 느껴지지 않는가? 부자노인의 여유로운 일상은 일부일 뿐 지금도 거리에서 노숙하거나 보일러도 가동되지 않는 차디찬 방에서 잠을 청해야 하는 어르신들이 가슴에 다가오지 않는가?너 나 할 것 없이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삶의 형태가 고착된 우리 사회다.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간의 갈등과 반목의 골이 너무 깊게 패였다. 무언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이대로 갔다간 우리 사회에는 미움과 불신, 이기적인 자기욕망만을 향한 아귀다툼으로 가득 찬 생지옥이 될지 모른다. 깊은 자기성찰이 바로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유다.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느낌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더불어 공존하는 데까지 다다르는 폭넓은 사고와 감정의 확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나만을 위한 생각과 감정에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인정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그 물꼬를 터야 한다. 맑은 정신과 깊은 사랑의 마음으로 내가 아닌 타인을 향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범을 누군가가 먼저 시작해야 한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어떤 일이든지 전파되기 십상이다. 그러니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사회지도층부터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 열린 시각과 존중하는 마음으로 좌와 우, 안과 밖, 위와 아래가 서로를 향해 바라보는 깊은 성찰을 해야 한다. 대립과 반목, 지엽적이고 비본질적이며 소모적인 논쟁으로 분열을 일삼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남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실천해야 한다.여당 의원들과 야당 의원들이 민생의 절절한 아픔과 어려움을 머리와 가슴에 새기며 지역의 현장으로 달려가 머슴처럼 진짜 일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만이 아닌 타인까지도 아우르는 깊은 자아성찰이 필요하다. 정치권에서부터 출발해서 교육 현장과 일터, 가정까지 화해와 평화가 회복되어야 한다. 나를 먼저 돌아보고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게 대한민국이 살 길이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6-01-11 이준우

[이준우 칼럼] ‘한 평짜리 삶’

장애인복지법 규정 시설기준1인당 침실면적 ‘3.3㎡’ 불과자립한 중증장애인 ‘서비스 사각’활동보조 신청 3개월후에나 제공정부, 시설과 지역사회 연결하는자립생활 지원체계 확립 시급우리나라의 장애인복지정책은 ‘탈 시설화’에 의한 지역사회로의 통합을 지향한다. 하지만 장애인의 사회통합은 결코 쉽지 않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갖춰져 있지 못하다. 일례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사회조사에서 교육과 고용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장애인 차별 정도가 나타났는데 차별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65.8%에 달했다. 특히 비장애인(66.0%)이 장애인(62.4%)보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더 심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런데도 장애인에게 지역사회에 무조건 나가서 살라고 하는 것은 상당히 무책임한 일이다.역설적으로 이는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거주시설이 여전히 불가피함을 보여준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모든 사람이 가능하면 시설이 아닌 자신의 가정에서 가족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책적 여건을 조성해야 하며 동시에 예산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그러나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거의 10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그동안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해 ‘서비스 이용인’과 함께 해 온 수많은 장애인 거주시설들은 그 수고와 노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격려를 받지 못하고 있다.현재 국토교통부는 ‘주택법’에 근거해서 대한민국 국민에게 보장하는 최저주거기준(공고 제2011-490호)을 설정해 1인 가구의 총 주거면적을 14㎡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장애인복지법’에서 규정한 장애인 시설 기준은 1인당 침실 면적이 3.3㎡이다. 그러니까 시설 장애인의 삶은 한 마디로 ‘1평짜리’다. 1실 당 공동거주 인원이 성인 8명이니까 8명이 8평의 공간에 이불장, 옷장, 책상 등을 놓고 ‘생활재활교사’라고 불리는 사회복지 종사자와 함께 살아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2015년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최저생계비는 61만7천281원인 반면 장애인 거주시설 입소 수급자 전체 평균 생계비(주부식비, 피복비, 위로금) 지원금은 월 1인당 23만2천146원이다. 이를 시설 장애인 1인당 하루 소요비용으로 계산하면 7천632원이며 시설 장애인 1인당 1끼 지원비용은 2천309원이다.또 다른 ‘장애인복지법’은 국가와 지자체에게 중증장애인의 자기결정에 의한 자립생활을 위하여 ‘활동보조서비스’를 명하고 있다. 그러나 시설 장애인은 ‘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정부는 시설 직원이 활동보조를 하면 된다는 논리이지만 5명에서 10명에 이르는 ‘서비스 이용인’을 담당해야 하는 현행 기준으로는 시설에 종사하는 직원이 장애인 한 명의 외출을 돕기 위해 시설을 나서면 다른 장애인들을 지원할 인력이 없다. 그러니까 ‘탈 시설화’해서 ‘사회통합’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통합을 위한 기본적인 여건은 정말 녹록지 않다. 무수한 장벽이 있지만 한 가지만 예로 들면, 시설에서 자립한 중증장애인이 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신청부터 서비스 제공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거치는데 최소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시설에서 자립한 장애인이 집 안에서 혼자 움직이지 못하고 있어도 3개월 후에야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정부의 정책이 진정 시설 장애인의 사회통합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먼저 시설 안과 지역사회의 서비스를 연결하는 자립생활 지원 전달체계부터 확립해야 한다. 그러니 시설 장애인의 스트레스는 높아지고 종사자의 이직은 계속된다. 시설장은 사회로부터 마치 악덕 사회복지사마냥 인식되는 느낌을 갖고 지내게 된다. 더군다나 2015년 보건복지부의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 수준에 관한 자료에 의하면 장애인 거주시설 종사자의 급여가 이용시설과 거주시설 전체 가운데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힘든 근무 여건 속에서도 버텨주는 종사자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그래서일까? 국회의원들에게 화가 치민다. 의정활동은 뒤로 하고, 눈만 뜨면 싸우는 국회의원들을 거주시설 종사자로 1달만 일하게끔 하면 어떨까? 진정한 헌신과 희생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지 않을까?/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5-12-14 이준우

[이준우 칼럼]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는 대한민국

농인들 삶의 질 향상시키고자존감 높여주는 ‘한국 수어법’정치권, 공식·제도적 인정하는법안통과 외면말고 서둘러야그들에겐 교과서 문제보다언어로 인정 받는게 더 급하기에2013년에 4개의 수화언어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될 때만 해도 수화를 주된 언어로 사용하며 살아가는 농인들은 환호했고, 금방이라도 수화가 언어로 인정될 것처럼 들떠 있었다. 수화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설움을 경험해왔던 날들을 이젠 더 이상 현실에서 마주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여겼기에 한없이 기뻐했다. 하지만 2015년이 저물어가는 지금까지도 수화언어 관련 법안은 통과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본격적인 논의는 시작도 해보지 못한 채 폐기 처분되어가는 형국이다. 수많은 농인들이 낙심하고 좌절감에 빠져들고 있다. 자신들의 언어를 언어로 인정해 달라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조차도 외면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인 것이 심히 유감스럽다.농인들이 손과 표정으로 의사소통하는 언어인 수화는 음성언어 중심의 사회에서 지속해서 단죄되거나 폄하되었다. 그래서 그 이름도 ‘수어’가 아닌 ‘수화’로 명명되어 왔던 것이다.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농인들은 생활 속에서 가장 중요한 시각적인 정보수용이나 농인의 특성에 적합한 정보제공 등을 외면받거나 소외되어 그 결과 정보화 사회에서 가장 정보에서 배제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물론 최근 국립국어원과 한국농아인협회가 우리나라의 농인들을 위해 하나의 커다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경우는 아주 특별하다. 무려 1만535개의 수화 전문용어를 표준화하여 사진과 영상으로 구성된 수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사업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의 대표적인 유물 총 650점의 설명을 수화로 만드는 일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올해 이들 사업이 마무리되고, 내년 초에 농인들에게 제공될 터인데, 벌써부터 농인 사회에서는 기대가 크다.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다양한 용어들이 수화로 정리되어 있지 못했기에 답답했고, 정부가 만든 박물관들을 가도 재미와 의미를 경험할 수 없었던 농인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엄청난 수화 콘텐츠가 정부 주도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벅차기만 하다. 그렇지만 이것뿐이다. 그 어느 곳에서도 농인을 위한 ‘수화’ 중심의 정보 제공을 구체적으로 시도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농인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수화가 언어적 서비스로 제공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다.일각에서는 농인들도 글을 알 테니까 자막으로 정보를 접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한다. 하지만 농인들 자신은 언어로서의 수화에 의한 완벽한 의사소통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들은 수화가 훨씬 편하다. 수화가 모어(母語)이고 한국어는 제2언어인 것이다. 솔직히 구화나 문자는 농인들에게는 참 성가시고 힘든 방식이다. 농인들은 단지 말하지 못하는 장애인이 아니라 말하는 방법이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농인들이 수화를 사용하는 것을 무능한 것으로 치부하는 음성언어 중심의 사회에서 교육, 취업, 정보 접근, 문화향유, 지역사회 참여 등 전 영역에서 농인들을 소외시키고 차별하는 ‘사회 인식 및 제도’와 ‘교육 및 문화 환경’ 등에 있다.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 수어법’ 제정은 향후 농인 복지와 교육, 치료와 재활 등이 올바르게 자리매김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화가 언어로서 공식적인 지위를 획득하게 되면 수화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동시에 농인들의 자존감을 높여 삶의 질 또한 높이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정보통신 관련법’ 등 농인에 차별적인 제도들에 대한 개정 운동이 뒤따라 일어나고 그 다음 사회적 서비스들의 개선이 본격화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음성언어가 주류인 우리 사회에서 의사소통의 장애로 인해 다양한 정보 소외를 경험하고 있는 농인들에게 수화통역서비스를 지원하는 일이 보다 더 법적으로 확대될 것이고, 이는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언어를 권리로서 보장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에서 ‘한국 수어법 제정’을 하려는 움직임은 사라져가는 느낌이다. 안 된다! 대한민국은 수화를 언어로서 공식적·제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 시작이 ‘한국 수어법’이다. 농인들에게는 교과서 문제보다도 더 시급한 것이 수화를 언어로 인정받는 일이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5-11-09 이준우

[이준우 칼럼] 사회복지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중구난방식 확장해왔던 사업의제도·서비스·시설 면밀 검토와선택과 집중 지혜 발휘 할 필요복지정책이 국가와 국민을신바람 나게하는 근원 되도록끊임없는 노력도 요구된다사회복지 현장이 급변하고 있다. 최근 읍면동 단위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가동되었다. 지역주민의 피부에 와 닿는 사회복지서비스가 이뤄지게끔 하려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사회복지전달체계와의 유기적인 연계가 이뤄지고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일까? 복지수요는 크게 늘어나는데 국민의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다. 더욱이 급속한 고령화 추세로 연금이나 건강보험 등 노인관련 재정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실질적인 지원에 대한 만족도는 여전히 낮은 상태다. 사회적 양극화와 청년실업, 근로빈곤 등 다양한 복지수요에 대한 대응도 미흡하다.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세수는 감소하고 있어 중앙과 지방정부의 재정적 어려움은 만성적으로 가중되고 있어서 늘어난 복지부담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그런데 정말로 심각한 문제는 복지비용 지출이 늘어나는 만큼 고용과 국가적 생산능력도 높아지는 선 순환적인 경제흐름이 일어나지 못하고 소모적인 형태로 고착돼 가고 있는 데에 있다. 즉, 복지비용의 증가가 고스란히 국민의 삶에 체감되는 만족감이 커지게끔 하고, 그에 따라 일터와 지역사회·가정 등에서 보다 생산성 있는 활동들이 늘어나서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이러한 사회적 경향은 전통적인 사회구조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완전고용과 높은 출산율, 고성장에 기초한 남성 생계부양자 중심의 사회복지정책을 전면 재조정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즉, 기존의 전통적인 사회복지정책은 남성 생계부양자에 대한 ‘교육과 투자’가 선행되고, 그 이후 그들의 ‘고용’과 그에 따른 생산성 창출, 다음으로 ‘은퇴’라고 하는 생애주기에 따른 가족지원과 교육·훈련, 그들에 대한 사회보험, 그리고 은퇴기의 노령연금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연속적인 복지시스템에 기초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이젠 무용지물이 된 상황이 눈앞의 현실로 펼쳐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사회적 기업, 사회적 일자리 등과 같은 사회적 경제조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 결과 일정수준의 수익을 창출해 내는 자활과 자립을 지향하는 ‘탈 전통적인 사회복지실천’ 영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한편, 과거 저소득층에 대한 위기개입실천의 대명사였던 지역사회복지관이 이제는 무한돌봄센터나 희망복지지원단 사업 등에 의한 공공사례관리 실천이 자리 잡아감에 따라 지역사회복지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장애인복지관의 경우에도 치료재활 서비스의 상당 부분이 특수학교 부설 치료센터나 발달장애인지원센터, 특수교육지원센터의 서비스와 중복되고 있으며 장애인복지관 내에서 이뤄지던 직업재활서비스 또한 다양한 형태의 ‘보호작업장’과 ‘장애인사업장’ 등의 확대 및 사회적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로 인해 복지관 사업에서 점차 비중이 줄어가고 있는 상황이다.‘그때 그때’ 필요할 때마다 이 사업 만들고, 저 사업 만드는 방식으로 확장해 왔던 사회복지제도와 서비스, 시설들을 이제는 한 자리에 펼쳐놓고 면밀하게 검토할 때가 된 것이다. 선택과 집중의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복지정책이 국가와 국민을 신바람 나게 하는 근원이 되게끔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서비스를 공급하는 입장에서 주로 설치해 왔던 관행에서 수요자 내지 이용자의 관점에서 이용자의 권리에 부합하는 서비스 방향을 설정함과 동시에 서비스 투입에 따른 성과를 염두에 두는 사회복지정책과 서비스 실천을 국가적 과제의 하나로 실현해야 한다. 즉 우리나라 사회복지정책과 서비스전달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정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국민의 진정한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복지정책과 전달체계, 실제적인 서비스들의 총체적이며 전문적인 관리운영을 국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감당해 나갈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해야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사회복지를 경영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획기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 있다. 복지 때문에 망하지 않고 복지 때문에 더 잘 살기 위한 묘안을 짜내야 할 때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5-10-12 이준우

장애인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나라

여행·관광 즐기고 싶은 장애인 현실은 ‘공중누각’ 경우 허다 엘리베이터·휠체어 리프트 등 편의시설 설치 시급하고 숙박·음식점·관광지 관련 정보제공 시스템도 갖춰야 공중누각(空中樓閣)! ‘누각’이란 휴식을 취하거나 놀이를 하기 위해 산이나 언덕·물가 등에 지은 단아하고 조그마한 다락집이다. 이러한 ‘누각’을 보면 고풍스러우면서 여유롭고 품위도 있어서 누구나 올라가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된다. 그래서 누구나 올라가서 앉아보고 누워보고 쉬게 된다. 그러나 이런 누각이 공중에 떠 있다면 어떠한 느낌일까? 하루하루를 불편한 몸으로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억눌렸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쉼을 얻고자 하는 욕구는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휴가를 통해 해소하려는 비장애인과도 같을 것이다. 수도권을 비롯해 대전·대구·부산 등 주요 광역시에도 지하철 이용이 가능해졌고, 열차이용 역시 KTX에서 무궁화호까지 휠체어 탑승이 가능토록 했으며, 지자체마다 장애인 콜택시를 운행하고 있어서 장애인도 관광을 하는데 조금씩 편해져 가고 있다. 국공립공원이나 문화유적지 같은 곳에서는 입장료 할인 혹은 면제 혜택까지 준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치게 되면서 결국 장애인에게 여행과 관광은 ‘공중누각’과 같은 경우가 너무도 허다하다. 아직도 장애인들은 함께 여행을 떠날 가족이나 친구의 도움이 없이는 선뜻 여행을 계획하지 못하거나 갔다가도 헛걸음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내 연구실 조교인 박사과정 학생 제자는 중증 지체 1급 장애인이다. 얼마 전 이 제자가 어머니의 생신을 맞아 가족과 서울 근교 동굴을 찾았다고 한다. 휠체어로 접근과 이동이 가능한 나들이 장소를 찾는 데만 2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인터넷을 통해 동굴테마파크 내 관광열차를 운행한다는 사전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그래도 동굴이기에 행여나 휠체어가 입장하는 데 무리가 없을까 싶어 담당하는 사무소에 전화해 문의했으나 ARS로 돌아가는 응답에 이렇다 할 정보를 얻지 못한 채, 그래도 혹시나 하고 찾아갔다가 무더위에 역시나 헛걸음만 하고 돌아왔단다. 2012년에 한국관광공사에서 발간한 ‘전국관광지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조사’에 따르면, 내부 장애인편의시설에 대한 점수는 70~100점 정도로 높은 점수를 얻은 반면, 매표소나 안내판과 같은 안내시설은 30~60점으로 나타났으며, 다른 연구들을 통해서도 장애인의 관광제약으로 관광활동에 필요한 정보부족이 꼽혔다. 장애인이 마음껏 여행을 다니기 위해서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편의시설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 지체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 경사로, 장애인 화장실은 물론,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지원이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판, 음성지원 안내 등의 서비스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렵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자연자원(산·바다·동굴 등)을 관광할 수 있도록 케이블카나 휠체어 리프트의 설치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모든 관광지에 장애인을 위한 편의제공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현실에서는 정확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관광공사에서는 무장애여행이 가능한 전국 관광지와 숙박업, 음식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제공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보다 많은 정보가 제공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앞에서 언급했던 내 제자의 경험에서도 여실히 나타난 바와 같이 각 관광지에서 홈페이지를 비롯해 전화문의를 통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이러한 국가와 각 지자체, 그리고 관광사업을 하는 민간기업의 노력이 어우러질 때 장애인들이 가고 싶은 곳을 관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꼭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장애인이 편리하면 모두가 편하다는 사실이다. 장애인이 여행할 수 있는 환경이면 노인이든 어린아이든 누구나 다 여행할 수 있다. 모두가 행복하게 여행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가족이나 친구, 혹은 사회복지기관이나 종교단체의 도움을 통해서만 이루어졌던 장애인의 여행과 여가가 언제든 떠나고 싶을 때 자유로이 장애인 스스로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5-09-07 이준우

발달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우리 사회의 과제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 학대무시 당하거나 덮여지기 일쑤그들의 가능성·잠재력 이해하고격려할 과감한 지원과사회의 동등한 인격체로서살아갈 수 있는 환경 조성 중요지적 능력이 크게 부족하거나 자폐 성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발달장애인들은 경쟁 중심의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감히 경쟁 대열에도 낄 수 없는,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가장 대표적인 존재들이었다. 발달장애인들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사회적인 규칙에 의해 자녀양육을 포기해야 했으며, 또한 보호기관의 보호와 관리를 강제적으로 받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왔다. 특히 많은 경우 이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신체적, 성적 혹은 정서적인 학대를 경험해 왔는데, 이러한 학대는 간혹 이들을 돌보는 보호자 혹은 가족들에 의해 자행되기도 했다. 더욱이 이들에게 가해지는 학대는 폐쇄 공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 결과 외부로 노출되지 못했다. 피해를 당한 발달장애인들에게 있어 진술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들에게 가해지는 학대 내용이 사회적으로 무시당하거나 혹은 대부분은 공개되지 않은 채 덮어지는 경우도 빈번했다. 이에 따라 다른 장애유형이나 비 장애인에 비해 취약한 상황에 있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발달장애인지원법)’이 2014년 4월 29일 제정되어 2015년 11월 2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발달장애인지원법은 장애인의 인권존중과 권리증진을 실현하고 진정한 사회통합과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써 발달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사실 발달장애인들은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살아간다. 이 세계 속에는 발달장애인들과 관련이 있는 가족, 교사, 사회복지사, 직업재활사 등이 있다. 발달장애인들을 돕는 이들은 발달장애인들이 최대한 자신의 선택으로 자신의 방식대로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들이 보다 넓은 세상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게끔 하는 데까지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발달장애인지원법은 발달장애인들의 제한된 세계를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으로 통합하고 확장 시키는데 크게 기여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하다. 향후 시행될 발달장애인지원법의 내용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이 법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게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나아가 우리 사회 여러 영역에서 실질적으로 발달장애인의 사회통합과 권리보장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하고도 기초적인 과제가 무엇일까? 장애인복지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모든 시민이 발달장애인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갖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이미 구축되어 있는 잘못된 장애 개념을 바꾸는 일이 시급하다. 일반 시민은 말할 것도 없고 장애인복지 전문가들 역시 권리 중심의 접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전문가들 또한 발달장애인에 대한 바른이해가 부족하고 그에 따라 발달장애인의 권리보장을 위한 서비스 개입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들은 시혜적인 지원의 성격을 띠고 있다.이제는 발달장애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전문가들이 솔선수범하여 뛰어넘어야 한다. 그들은 여전히 무능력하고 무가치하다는 인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단지 도와야하기 때문에 돕는 존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발달장애인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이해하고 그 역량에 비전을 갖고 그들을 격려할 과감한 지원과 우리 사회에서 동등한 인격체로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려는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일반 시민들도 올바른 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몇 달 남지 않은 발달장애인지원법 시행을 앞에 두고 전 국민적으로 발달장애인의 권리와 이해에 대한 교육과 계몽이 적극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전국의 지자체장들과 국회의원들이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및 인권 교육에 적극 참여하는 이벤트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무한도전 같은 TV 프로그램이 함께 해 준다면 더욱 효과적이지 않을까?/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5-08-17 이준우

중증장애인도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는 대한민국

장애인콜택시 운행 방식지자체마다 천차만별시외인접지역 이동 불편국토부, 가이드라인 마련휠체어특장차·일반택시 병행부족하고 번거로움 해결해야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중증지체장애 1급 이모 양은 오전 9시까지 용인으로 출근하기 위해 6시 30분에 눈을 뜬다. 활동보조인이 오기 전에 혼자 할 수 있는 부분을 미리 준비하다 7시에 활동보조인이 오면 간단히 샤워한 후 재빨리 장애인 콜택시를 부르기 위해서다. 머리 말리기, 아침 식사 등의 채비는 콜택시가 연결되는 시간에 따라 생략하거나 간단히 해야 한다. 차로는 30분 거리지만, 8시를 넘겨서 접수하면 2~3시간을 넘게 대기하다 지각하기가 십상이다. 그렇게 전투하듯 출근해서 일과를 보낸 뒤 문득 창밖을 본다. 비가 퍼붓는다. 퇴근하기 위해 용인의 장애인 콜택시에 전화한다. 그러나 즉시콜 접수가 주 운행방식인 성남과는 달리 1주일 전 예약제인 용인의 장애인 콜택시는 “예약이 모두 완료되었다”거나 그나마 몇 안 되는 즉시콜 마저도 “접수자가 많아 오늘은 이용이 어렵다”는 답변들을 접한다. 결국 이모 양은 비바람에 전동휠체어가 다 젖은 채로 전철을 타고 퇴근한다.국내에 장애인 콜택시가 최초로 도입된 것은 2003년으로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서 휠체어리프트가 장착된 특장차 100대를 시범 운행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천안과 수원 등 몇몇 지자체에서도 운행되었으며, 2005년 1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하 교통약자법)이 제정되면서 장애인 콜택시를 운행하는 지자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요금이 일반 요금의 30~50% 수준으로 많은 장애인이 이용한다.그런데 이런 장애인 콜택시의 실제 운영은 각 지자체의 조례에 따르도록 되어 있어 지역마다 운행방식이 천차만별이다. 예약제와 즉시콜제의 차이, 운행시간, 운행요금, 시외 운행구간 등 기본적인 운영시스템은 물론, 운영하는 기관마저도 시·군의 직접 운영부터 지체장애인협회나 시내버스회사 택시사업부 등의 위탁운영에 이르기까지 각각 달라서 장애인 이용자들이 거주지 외 인접지역을 오가야 하는 경우에는 이만저만 성가신 게 아니다.또한 워낙 이용자가 많다 보니 장애인들은 언제 연결될지 모르는 장애인콜택시를 기다려야만 하는 현실에 부딪힌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접수 민원에 응대하는 콜센터 직원은 물론 이용자를 대면하고 직접 서비스하는 콜택시 기사들과 이용자들 간의 갈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토교통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약제로 운행되는 차량과 즉시콜제로 운행되는 차량을 병행해 운영하거나 그 비율의 정도, 요금의 적정 수준, 시외운행 요금체계나 운행구간은 어떤 기준과 범위로 정해야 하는지 등을 세밀하게 정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각 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게 조례를 정해 운영하도록 한다면 장애인콜택시를 운영하는 지자체들의 어려움을 덜 수 있을 것이다.또한 몇몇 지자체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휠체어 이용자용 특장차와 비휠체어 이용자용 일반 택시의 병행 운행’을 전면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비휠체어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콜택시에 대한 이용욕구가 크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휠체어 장애인이 특장차를 이용할 경우 실제 필요한 시간에 정작 휠체어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서 특장차와 일반 택시를 병행 운행한다면 현재의 장애인콜택시 부족 현상을 개선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이제 진정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중증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당사자의 욕구가 잘 반영된 제도를 시행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운영하는 실무자들은 이용자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불편함과 개선점들을 당당히 요구하되 실무진에게는 “수고한다” “고맙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배려할 줄 아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 세 박자가 딱 맞아 떨어질 때, 대한민국에서 중증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5-07-20 이준우

대한민국 미래 담보하는 청년세대에 대한 사회투자

학자금·생활비·병원비 등생계형 청년부채 탕감하거나임대주택·창업·취업 지원을그들 입장에서 전면 재조정해실업문제 스스로 해결토록 하고의견수렴 통로를 만들어 주자요 며칠 사이 청와대와 여당 간의 불협화음이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국민들의 등골은 휘어지는데 정치권은 서로 싸우느라 정신이 없다. 그 사이 꿈과 희망을 안고, 미래를 힘차게 개척해가야 할 청년세대들의 좌절과 낙심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깊어지고 있다.고용노동부의 발표에 의하면, 2014년 한 해 동안 자격증 취득과 어학연수 등 취업 준비를 위해 휴학을 한 학생이 무려 44만8천명에 달했으며 졸업 후 취업까지는 평균 1년 이상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그나마 정규직으로 취업한 사람도 대졸 취업자 전체에서 절반(47.2%)에도 못 미치고 있다. 나머지는 취업했다고 해도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수밖에 없다. 2015년 2월 청년 실업률은 11%로 사상 최대치를 이미 기록했고, 5월 현재 청년 실업자는 약 41만명, 실업률은 9.3%로 집계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평균 실업률 3.8%를 크게 뛰어넘는다. 문제는 정부가 제시하는 수치는 대체로 최소의 실태를 반영하는 것이기에 실제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년층은 30%를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사회 일각에서는 지나친 대학 진학률이 청년층의 노동시장 ‘미스 매치’ 현상을 가속화 시켰고, 이로 인해 청년 실업이 급증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대략 80%를 상회 하는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엄청난 수의 대졸 학력자들을 양산했는데 이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해서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초래했고 그 결과 대졸자의 구직난이 심화 되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고령층의 정년 연장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일자리 시장 확대로 청년층 일자리의 상대적 축소 현상이 청년 실업의 주범이라고 한다.이러한 진단은 부분적으로는 맞지만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청년들에 대해서는 너무 무책임한 원인 분석이다. 현실을 보자. 졸업하고 ‘눈높이를 낮추고 낮춰(?)’ 회사에 취업했더니 월급은 150만원쯤 된다. 그래도 직장이 생겼으니까 쪽방 같은 곳이지만 집은 있어야 한다. 월세로 매달 60만원씩 내고, 왔다 갔다 차비 쓰고, 난방비, 수도와 가스, 전기 사용료를 내고, 매끼 밥 사 먹고 산다.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은 건 좋은데 미래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이쯤 되면 고용의 질이 좋은 자리는 벌써 다 차지해버린 기성세대가 좀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이제는 좀 더 큰 틀에서 청년실업을 바라보아야 한다. ‘실업’이라는 문제 자체에만 몰입하지 말고, 대한민국 청년의 성장 잠재력에 국가와 기성세대가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에 관심을 극대화해야 한다. 지금의 기성세대가 100세까지 살게 되면 현재의 청년들과 싫어도 최소 40~50년은 함께 살아야 한다. 그러니까 청년의 능력을 강화 시켜서 이들이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게 하여 미래의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수 있게끔 해야만 우리의 미래가 있는 것이다. 청년들이 당면해 있는 고용 절벽을 최대한 완화하고, 청년들에게 적극 투자해서 그들이 크게 성장해야만 향후 중장년층 고용안정을 함께 달성하는 세대 간 상생 고용이 가능해질 수 있다.그러므로 사회 투자적인 관점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지원을 과감하게 실행하자. 이를 테면 학자금이나 생활비, 병원비 등 생계형 청년부채를 획기적으로 탕감하거나 그 해결을 위한 일정 부분의 지원을 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모색해보자. 또한 청년 임대공공주택 보급 사업, 청년 창업 지원, 구직활동과 취업알선 지원을 청년들의 관점에서 전면 재조정해보자. 청년층의 실업문제를 청년들이 해결할 수 있도록 해보자.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청년층 실업문제를 담당하는 공공기관마다 청년들의 적극적인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자. 역사상 가장 수준 높은 고등교육을 받은 우리의 젊은 세대에게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지원을 해보자. 그것만큼 미래를 담보하는 투자가 또 어디에 있는가?/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5-06-29 이준우

신속·효과적 위기 대처가 그리운 현실

‘메르스 사태’ 정부 대응은질병관리본부 전담인력 확충지역별 병원지정 격리 치료환자 수용병원 고충정책 수립투명한 정보공개로국민불안감 해소 적극 나서야‘메르스’로 인해 나라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 간 소통도 문제거니와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도 못한 채 그야말로 우왕좌왕하는 진면모를 국민에게 제대로 보여줬다. 무능한 정부의 실상이 고스란히 재연된 것이다. 범국가적인 재난이나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정부 차원의 위기관리시스템이 이번에도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인 ‘사스’ 때나 2009년 ‘신종플루’ 때에 비하면 이번에는 ‘해도 해도’ 너무 허술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인구밀도가 높은 경우에는 전염성 질환이 확산한다면 엄청난 재앙으로 번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현행 재난안전관리기본법 등에 의해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국무총리실 중앙안전관리위원회,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 등에서 이뤄지는 정부 차원의 접근은 가동하기까지의 의사결정 소요시간이 과도하게 길어서 실제 문제 해결에는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조처를 하려 할 때는 이미 확산일로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더 신속한 대응전략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시스템을 뛰어넘는 보다 견고한 ‘전염성 질환 차단을 위한 공공보건의료 안전망’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동시에 기존의 보건의료 체계들은 획기적으로 그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단지 전염병 확산을 막으려는 조치 수준이 아닌 근본적인 예방과 효과적인 초기 대응이 강력하게 이뤄지게끔 해야 한다. 실제로 ‘사스’와 ‘신종플루’에 이어서 ‘메르스’에 이르기까지 거의 6년마다 발생하는 전염성 질환이 앞으로는 또 어떤 모습으로 반복될지 누구도 알 수 없음에 주목해야 한다. 예방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불가피하게 발생했을 시에는 신속하면서도 효과적인 초기대응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처럼 제대로 된 정보를 공개하지도 않고 실질적인 특단의 대책도 부재하면 결국은 국민의 불안감만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무엇보다도 우선, 현재 2~3명에 불과한 질병관리본부의 전염성 질환 전담인력을 크게 확충해야 한다. 문제가 터지고 난 뒤에 수습할 인력으로서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들 인력을 통해 상시적인 예방과 건강관리교육, 다양한 바이러스성 감염질환 등에 대한 연구조사까지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각 지역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전염성 질병 예방 및 관리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나가야 한다. 그런 후 이들 전문가가 관할 지역의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계몽과 교육, 다양한 예방사업을 병행해야 한다.다음으로는 지역별로 전염병 대비 전용 병원을 지정하거나 설치함과 동시에 격리병실을 획기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이미 이 세상은 촘촘히 서로 연결되어 있다. 아무리 차단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 그래서 전염병이 무서운 것이다. 이번에 발생한 메르스 사태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전염병은 그 가능성이 아주 낮아도 정부가 신속히 개입해서 격리 등의 조치로 확산을 막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철저한 격리에 기초한 치료가 요구된다. 하루라도 빨리 격리치료를 위한 시설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을 타개해야 한다.이를 위해서 또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전염병 환자를 수용하는 민간병원의 고충을 염두에 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가령 격리치료를 수행해야 하는 병원의 경우 다른 환자들이 오지 않게 되고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병원 경영에 압박을 받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따른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제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마지막으로 투명한 정보공개와 발빠른 소통이 ‘일사불란’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 더 이상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정직과 신뢰가 깨어진 정부의 말은 그 말의 내용이 아무리 현란하고 결연해도 국민들의 가슴에는 공허함만 가져다준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2015-06-08 이준우

진정한 소통과 공감이 필요한 시대

국회의원들은 여야 떠나계류중인 많은 법안빨리 논의해 통과시켜야 한다눈물 흘리는 민초들과 공감하고소통하기 위해서라도정치권이 해야할 책무 이기에…편리한 세상이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소통이 가능하다. 금융 결제며 각종 자료 수집도 어렵지 않게 척척 해낼 수 있다.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이나 사고 소식은 거의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은 스마트폰으로 움직여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 뜨면 가장 먼저 스마트폰부터 손에 드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도 사람들은 온통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 국민들만큼 열심히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그런데 오늘 우리 사회는 ‘불통’, 즉 ‘소통 장애’로 고통받고 있다. 얼마 전 야당의 최고위원회의 때에 드러난 막말과 퇴장, 생뚱맞은 노래, 빈정대며 쏟아내는 말들은 ‘불통’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여당과 야당, 청와대와 정부 각 부처 간 소통의 부재로 인한 불협화음도 가히 요지경이다. 사회 지도층부터 소통이 안 되니까 가정과 개인도 소통이 안 되기는 매한가지가 되고 말았다. 5월은 가정의 달인데, 그 말이 무색하게도 부부간, 부모와 자식 간에도 진정성 있는 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미안하지만 대한민국은 소통 부재 사회다. 소통을 못 하니까 공감능력 또한 상실하고 말았다. 공감이 없어지니까 그 자리를 냉담함이 채우고 있다. 까칠하고 냉소적인 경향이 커지고 있다.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는 세상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 ‘자기’라는 폐쇄회로 속에 확고히 갇혀 버린 채, 오직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사느라 분주하다. 아무도 서로를 향해 걷지 않는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 ‘광장’의 인물들처럼 우리는 어딘가를 향해 가지만 누구를 향해 가지는 않게 되었다. 심지어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그 사랑마저도 사랑의 대상을 고통스럽게 한다. 최승호 시인이 ‘오징어 3’에서 한탄했던 내용이 현실이 되고 있다. “그 오징어 부부는/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부둥켜안고 서로 목을 조르는 버릇이 있다.”진정성이 결여된 소통으로 가득 찬 정보사회는 ‘존경’과 ‘배려’를 없애 버린다. 실제로 대한민국에 더 이상 존경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통령도 더 이상 존경의 대상이 아니다. 교수와 교사도, 종교인들도 과거에 비해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존경은 공공성의 초석을 이루는 핵심인데, 이렇게 존경심이 사라지면 공공성도 무너진다. 존경심은 또한 이름과 결부되어 있다. 익명성과 존경은 양립할 수 없다. 디지털 매체를 통해 촉진되고 있는 익명의 소통은 존경심을 대대적으로 파괴하며 조심성 없고 존중할 줄 모르는 무례한 문화를 확산시킨다. 이를테면 ‘악플’의 폭력성을 살펴보면 쉽게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이름과 존경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름은 존재를 나타내는 유리창이다. 그래서 신뢰란 이름에 대한 믿음으로 정의할 수 있다. 책임을 지는 것, 약속을 지키는 것 또한 이름에 대한 신뢰로 출발한다.디지털 시스템에 기초한 소통은 사랑의 접촉이 결핍된 기형적인 정보사회를 만드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모니터를 통해 만나는 상대와 이 세계는 더 이상 온전한 대면이 아니다. 화면이라는 중간 매개체를 통해 만나는 접속에 불과하다. 그와 같은 접속에는 인간의 온기도 없고, 생생한 숨소리를 맡거나 들을 수도 없다. 단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가상의 세계를 보고 느끼고 들을 수 있을 뿐이다. 이런 가상 세계가 진정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까? 왜 우리가 그토록 애쓰고 노력해서 정보사회를 구축해 왔는가?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우리가 그토록 몰입해왔던 사랑과 우정, 그리고 신뢰와 존경이 디지털 매체에 의해 종속된다면 과연 행복할까? 더 이상은 안 된다. 사람과 사람이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기계는 공감능력이 없다. 공감이 있는 소통이야말로 사람과 사람을 사랑으로 연결할 수 있다.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 보자! 그러려고 이렇게 아등바등 사는 것 아닌가? 제발 부탁드린다. 국회의원들이 여야를 떠나 국민의 심정을 공감하고 제대로 만나서 소통해야 한다.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그 많은 법안을 조속히 논의하고 통과시켜야 한다. 공무원 연금도 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눈물 흘리는 민초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정치권에서 해야 할 기본적인 책무는 반드시 해야 한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5-05-18 이준우

장애인복지를 통해 통일의 물꼬 트기

평양에 장애인복지관과직업재활시설을 설치남한의 우수한 복지프로그램북한 전문가에 전수하는장애인복지 지원사업으로꽉막힌 남북관계 개선 어떨까통일은 구호나 정치적인 수사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통일을 향한 강력한 열망을 한반도라는 삶의 현장에서 풀어내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삶의 어떤 영역이든, 그곳이 크든 작든 하나라도 제대로 실천하고 현실화시켜야만 한다.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 조국이 분단된 지가 벌써 70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한반도는 북한과 남한으로 쪼개졌으나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한민족이다. 비록 정치와 이념, 언어, 문화 등 삶의 모습들이 점점 더 달라지고 있지만 그래도 말이 통하고 아직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생활방식도 일정 부분 유사하다.당연하지만 숙고해 보면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북이나 남측 모두 사회적 취약계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열악한 삶에 처해 있는 장애인들이 살아가고 있다. 남북한 모두 청각 장애인은 수화를 언어로 쓰고 있고, 시각장애인은 점자를 사용한다. 다운증후군으로 인한 지적장애인의 외형적 모습과 사회성도 유사하다. 그동안 폐쇄적인 북한의 특성상 북녘 장애인들의 실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의 장애인복지가 개선되는 것으로 보이는 사례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를테면 1998년에 조선불구자지원협회라는 장애인단체가 설립되어 장애인 실태조사, 재활용품 지원, 재활치료 등을 실시하였으며, 2003년에는 장애인 존중과 권익보장을 규정한 ‘장애자보호법’을 채택하여 국제사회에 장애인용품 지원을 요청하는 등 과거의 일방적인 장애인 억압정책에서 다소 탈피하여 장애인 보호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더욱이 2013년 7월 3일에는 ‘장애인권리협약’에도 서명하였다. 이유야 어쨌든 장애인권리협약에 서명했다는 자체가 획기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이 장애인 문제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다른 문제들에 비해 장애인 문제가 정치적인 영향을 덜 받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장애인의 인권 문제에 대한 조치들이 대외적으로 인권 존중이라는 선전 효과를 높이면서 내부적으로도 북한 체제 유지에 큰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북한의 장애인권리협약 서명 이면에는 순수하지 않은 의도가 숨어 있기는 하지만 국제사회와 대한민국은 오히려 이를 북한 장애인들의 실질적인 인권 증진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적게는 78만명에서 많게는 200만명이나 되는 북한 장애인들의 삶은 매우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북한 장애인들에 대한 권리 보장과 사회 복지적인 지원은 시급하게 진행되어야 한다.이를 위해 정부는 민간과 함께 북한 장애인들의 인권 개선 및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장애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같은 민족으로서 언젠가는 통일을 이룩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남북한 모두 장애인 문제는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해 나가야 하는 민족의 사명임을 인식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남북한 간의 정치 상황 변동과 무관하게 북한 장애인들의 생존권, 교육권 보장 차원에서 장애인 지원 사업을 꾸준히 감당해 온 몇몇 선구적인 NGO들이 있다는 것은 대단히 소중한 자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들 NGO를 적극 활용하여 북한 장애인을 지원하는 방안이 강구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대북지원 사업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박근혜 정부는 통일에 대한 강력한 열망을 가진 것으로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취해지는 구체적인 행동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장애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확대는 실망을 넘어 분노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민심을 통일을 향한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남북한 사회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가장 취약한 사회계층에 있는 장애인들에 대한 지원은 그 어떤 명분보다도 중요하다. 꽉 막힌 남북관계의 물꼬를 장애인복지 지원 사업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예를 들어 평양에 장애인복지관과 직업재활시설을 설치하고 남한의 우수한 장애인복지 프로그램을 아낌없이 북한의 전문가들에게 전수해주면 어떨까? 북한도 장애인을 지원하겠다고 하면 마음을 열지 않을까? 너무 순진하다고? 조건 없이 장애인을 지원해 보고 생각해도 늦지 않다. 방산 비리 등으로 술술 새어나가는 국민의 혈세만 막아도 이건 해 볼만한 일이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5-04-27 이준우

청년이 다시 꿈꿀 수 있는 대한민국

성장만 강조하는 기성세대잘 산다는 것, 행복한 삶이어떤 것인지 고민할 때다젊은이들이 하고 싶은것할 수 있도록 기회 주고투자해야 미래가 보인다울적해 졌다. 연구실에 있어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동네 목욕탕에 갔다. 뜨거운 물에 몸을 한참이나 담갔다가 나왔는데도 영 개운치 않다. 자꾸만 자식 같은 내 제자들이 아른거린다. 졸업을 앞둔 학부 4학년들은 말할 것도 없고, 박사과정에서 죽으라고 학위논문 쓰고 있는 풀타임 대학원생 제자들이 가슴에 짠하게 들어온다. 온갖 정성으로 가르쳤던 내 아이들이 졸업한 후에 마땅히 가야 할 길을 만들어 주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마음에 속이 타들어 간다. 보내고 싶어도 보낼 곳이 마땅찮은 현실에서 한숨만 터져 나온다.비약적인 경제성장에 비해 사회구성원들에게 성장의 결실이 골고루 분배되는 데에는 여전히 미흡한 우리 사회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의 심각한 청년 실업문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뜩이나 더 암울하게 하고 있다. 단지 체감하는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청년 실업률은 11.1%로 1999년 7월 이후 15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불난 집에 부채질하듯이 이를 두고도 일각에서는 청년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 대기업만 선호한다고 투덜댄다. 한 발 더 나가 스펙이나 학력은 좋은데도 정작 직장에서 요구하는 업무 역량은 턱없이 부족하다고도 말한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정년이 연장되어야 하고, 고령사회에서 노인 일자리사업이 더 크게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임금 피크제 없이 정년 연장을 하면 기업은 인건비 부담이 높아져 신규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청년실업을 가중한다는 고민까지 함께 논의하는 경우는 드물어 보인다.결과적으로 지금 한국사회의 모든 상황은 철저하게 청년들의 희생을 담보한 지점에 위치해 있다. 사실 대한민국의 기성세대들은 철저하게 성장의 시대를 살아왔다. 강박관념에 가까운 성장 중심의 경제발전을 끊임없이 추구해 왔다. 그들은 하나같이 성장만 말했고, 그 대가로 오늘날의 발전된 대한민국을 손에 쥐었다. 악착같이 일해서 경제성장에 이바지하였다. 문제는 지금은 성장의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성장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향후 급격한 경제성장은 가능하지 않음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사회적 양극화도 여전할 것이다. 오히려 삶의 질도 점점 더 나빠질 수 있다. 성장 없는 사회가 꽤 오랫동안 지속할 전망이다.그런데도 성장만을 강조하는 것은 기성세대가 범하는 큰 죄악이다. 이제는 성장이 아닌 우리 사회 전반을 성찰해야 할 때다.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행복한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의과대학’에 가고, 로스쿨이나 좋은 대학에 가거나 대기업에 취업해야만 성공했다는 인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리고는 청년들이 하고 싶은 것, 신명 나게 할 수 있는 것을 꿈꾸도록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삶은 열정을 찾는 것, 모험에 나서는 것, 새로운 방향으로 달려가는 것, 실패를 딛고 일어나는 것임을 경험하게 해 주어야 한다. 청년들의 꿈과 비전을 세워 줄 미래에 대한 삶의 기준이 새롭게 정립되어야 한다. 기성세대들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청년들이 시도하고 실현해 내도록 격려해야 한다.청년들의 내면에 미처 있는 줄도 몰랐던 가능성이 한계 앞에서 드디어 꽃으로 피어날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할 때가 되었다. 고작 200만~300만원 지원할 요량으로 청년 창업을 지원한다고 생색내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청년 창업 지역사회’ 같은 커뮤니티를 ‘세종시’ 정도 규모로 조성하고, ‘안심대출’과 같은 청년 창업자금을 유망한 청년 창업자 1인에게 최소한 2억~3억원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 물론 대출기준도 잘 정해야 하고, 창업 및 경영 컨설팅도 당연히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1만명 청년 창업가를 양성해 보자. 이를 위해 기업과 정부와 대학이 손을 맞잡고 우리 아이들이 꿈꿀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최선의 투자를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 삼성이나 LG·SK 등과 같은 대기업에서 대략 1천억원 정도씩 내놓으면 어떨까? 경제위기에 금가락지 다 꺼내던 국민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이러한 사회적 시너지가 일어나게 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고, 투자하면 미래는 그들이 책임진다. 생각보다 우리 청년들, 잘할 수 있다. 돈보다 사람을 키우는 것이 남는 사업일 것이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5-03-30 이준우

분노 사회와 삶의 여백

‘돈’이 전부가 아니라 함께 더불어 잘 사는 공동체 구성이 더 중요하다는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고 국민 모두 조금씩 양보하고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분노 조절이 안돼 발생한 사건들로 인해 한국사회가 들끓고 있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끔찍한 일들이 잊어버릴 만하면 계속 터지고 있다. 군대 내에서만 일어나는 줄 알았던 총기 난사가 바로 우리가 사는 지역사회에서도 연이어 발생하고 말았다. 형과 불화를 겪다 총기를 난사한 70대와 옛 동거녀 가족을 총기로 살해한 50대 남성을 접하면서 더 이상은 이래선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전 사회적으로 고조되고 있다.사실 최근 2~3년 사이에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분노조절 장애로 인한 범죄는 가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자고 있는 아내와 아들에게 끓는 물이 담긴 냄비를 던져서 큰 화상을 입힌 가장이 경찰에 구속된 사건, 층간 소음으로 위층으로 달려 올라가서 몸싸움 끝에 칼부림을 했던 사례, 연인이 이별 통보를 했다고 찾아가서 몸에 불을 지르는 등의 강력 사건이 지속적으로 일어났던 것을 줄줄이 열거할 수 있다. 심지어 어린 아동을 돌보는 어린이집에서부터 학교와 군대, 나아가 삶의 터전인 동네에서 조차 분노조절 장애로 인한 범죄가 폭력과 구타 등의 모습으로 버젓이 자행되었다.이제 한국사회는 분노조절 기능이 마비된 이른바 ‘분노 사회’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되었다. 기껏 총기관련 법안을 강화하고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하면 다 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모습에 신뢰가 전혀 가지 않는 것은 왜 그럴까? ‘어린이집’에서부터 사회의 요소요소에 ‘CCTV’를 설치하면 다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무엇보다도 한국사회가 총체적으로 분노를 조절하고 서로 배려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선적으로는 사회 전반에서 표출되고 있는 분노를 완화시키는 완충적인 ‘사회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분노는 돌고 돈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분노가 저절로 치유되진 않는다.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지역사회 정신건강증진센터, 사회복지관, 여러 형태의 상담센터 등과 같은 지원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사회적 자원들을 국민들이 쉽게 접근해 이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시스템이 형성되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당사자 스스로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으며 동시에 주변의 도움을 받아 치유되어 갈 수 있다.그 다음으로는 우리 사회가 어서 속히 삶의 여백이 있는 사회로 탈바꿈되어 가야 한다. 고도 압축성장을 경험하며 끊임없이 잘 사는 사회를 추구해 왔지만 정작 어떻게 하면 잘 사는 것인지, 그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은 전혀 없었던 사회가 한국사회인 것이다. 그저 소처럼 일만 하는 것을 행복의 조건으로 알며 살아가고 있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그래서 우리는 늘 성과만을 생각하며 산출해 내야 할 성과물을 요구받는 존재로 살아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삶을 즐기는 시간, 사랑하는 시간, 향유하는 시간, 창조하는 시간, 공유하는 시간이라곤 거의 없다. 밤새워 공부하고, 죽도록 일만 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 결과로 돈이라도 많이 벌고 그로 인해 잘 먹고 잘 살아야 되는 것 아닌가? 안타깝게도 빈부격차, 청년실업과 노년의 팍팍한 삶의 현실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삶의 여백은 사라지고, 메마른 생존 경쟁에서 사람 사는 정겨운 모습도 상실되어가고 있다.어떻게 해야 잘 사는 것인지, 무엇이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인지, 국가는 국민을 위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국가 지도자와 정부 관료들의 뼈저리며 눈물 어린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경제만 살린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무엇이 국민들을 신명나게 하며 무엇으로 국민을 기뻐 뛰며 춤추게 할 것인지를 가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라 살림이 어려우면 진정으로 소통하되, 삶의 여백을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를 국민과 함께 공감해야 한다. 그래야 해결의 실마리가 풀린다.‘돈’이 전부가 아니라 함께 더불어 잘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회적 합의를 모색해야 한다. 아무리 돈이 없어도 최소한의 자존심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국민이 조금씩 양보하고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2015-03-02 이준우

민간 역량 강화와 결집 필요하다

시너지효과 내기 위해선민간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지역사회복지 현장에적극 유입할 수 있는정부와 지자체의 창의적인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최근 연말정산 파동을 지켜보면서 정부의 정책과 제도 운용의 철학적 빈곤을 여실히 볼 수 있었다. 엄청난 사회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이 어떻게 이토록 손쉽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국민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결정하여 집행하는 기본조차 무시된 듯한 느낌이다.특히 수많은 정부 정책들 가운데서 가장 민감하게 고민하고 신중하게 다루어야 할 영역이 국민의 생존과 복지에 관련된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복지정책은 아직도 공급자 중심의 사고에 고착되어 있어 보인다. 무상보육의 예만 보아도 그렇다. 문제가 터져 여론몰이에 따라 정책의 수정과 보완이 이루어지는 전근대적인 모습이 현실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깊이 생각해볼 필요도 없다. 삼척동자도 다 알만한 일이다. 국민의 복지를 공급자인 정부와 지자체 즉, ‘관’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물론 다행스럽게도 복지정책을 지역사회의 욕구에 부응하도록 ‘민’과 ‘관’이 협력하여 수행하게끔 한 획기적인 제도도 있다. 바로 ‘지역사회복지계획’이다. 지역사회복지계획은 지난 2003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통해 지역사회복지계획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시·군·구 기초자치단체는 이에 근거하여 ‘제1기(2007~2010년)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시행하였고, 제2기(2011~2014년) 지역사회복지계획’이 실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2014년에 제3기(2015~2018년) 지역사회복지계획이 수립되었다. 이러한 지역사회복지계획의 수립 배경은 지난 참여정부에서 추진한 지방분권정책에 의한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 이양과 그에 따른 지방의 자율성과 책임성 강화 및 민간부문의 복지 참여 확대를 통해 복지 자원을 체계적이며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하여 지역 실정에 맞는 복지정책수립을 통해 지역의 복지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역복지 역량을 강화하도록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해 지역사회복지계획의 수립이 의무화된 것이다.하지만 지역사회복지계획도 형식은 ‘민’과 ‘관’이 협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관’이 주도하는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질적인 지역사회복지 사업의 예산이 대부분 ‘관’으로부터 나오는 실정에서 실제 지역사회복지계획의 수립과 실행에서 ‘민’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협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민’을 대표하는 사람들 또한 ‘관’ 친화적일 경우가 빈번하다.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민의 역량을 키우고 결집시키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유효한 정책과 계획이 개발되고 수립되어도 집행 과정에서 이를 전달하고 수행할 수 있는 지역의 민간역량이 갖춰지지 않으면 민관 협력은 불가능하다. 민간의 힘을 끌어내어서 그 힘을 지역사회복지에 쏟게끔 하는 일은 지역사회를 행복한 공동체로 만드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에서 사고 발생 19일 만에 용의자가 자수하게 된 가장 큰 요인도 네티즌을 비롯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에 기인하였다.그러므로 민간의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결집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일이야말로 공급자 중심의 복지에서 서비스 이용자의 권리에 기반을 두는 모습으로 발전해 가는 시금석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민간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들을 지역사회복지 현장에 적극적으로 유입할 수 있는 정부와 지자체의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령 청년층을 주 대상으로 낙후된 지역에 일정기간 거주하게 하면서 교육과 생활 인프라, 문화환경 등을 조성하는 지역사회복지실천을 계획해 보는 것도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대학 장학금을 지급하고, 거주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최소 수준의 생활비를 지원할 수 있으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청년 실업의 문제도 일정 부분 완화시킬 수 있으며 청년층이 지역사회복지 일선에서 일정기간 경험하는 일이 향후 자신의 진로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이제 지역사회복지는 민간의 역량을 최대화하여 ‘민과 관’이 진정으로 함께 이루어가야 한다. 종전의 정책 집행 방식이 정부 및 지자체의 ‘일방적 결정과 공표’, 만약 ‘반발’이 있으면 ‘방어적 대응’을 하는 데에서 벗어나서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협상-보상’의 접근이 되어야 한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2015-02-02 이준우

희망은 있다!

복지서비스 만으론노인문제 해결할 수 없다어르신의 역량 강화와이를 토대로 창업수준의일자리사업 개발과 활성화가현재로선 가장 현실적 대안2015년 새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1주일이 다 돼간다. 활기차고 희망이 넘치기보다는 여기저기에서 힘들다는 아우성만 들려온다.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는 비장하고 결연한 의지가 느껴지는 대기업 총수들의 한결 같은 신년사들은 오늘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경제적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그저 답답할 뿐이다. 늘 그랬듯이 국민들은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데, 현실은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과 '미생'으로 대변되는 청년들의 미래도 암울하거니와 한평생 국가와 가족을 위해 온갖 희생을 다해 왔던 어르신들의 염려 또한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60~70대 어르신들 가운데 2011년 기준으로 볼 때, 국민연금을 못 받는 경우가 289만명이며 소득 하위 20%가구의 절반이 고혈압·퇴행성 관절염 등과 같은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심지어 소득이나 자산이 0원인 어르신들도 무려 201만명으로 추산된다.더욱이 곧 눈앞의 엄청난 현실로 닥치게 될 베이비부머 세대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소지가 높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712만명, 전인구의 14.6%로 경제사회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으나 이제는 급격한 시대적 변화앞에서 노동시장에서의 퇴장을 강요받게 됐다. 그럼에도 이들은 왕성하게 재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정부정책은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이런 상황은 우리나라의 노인복지정책을 단지 변화(Change)시키는 정도가 아니라 탈바꿈(Transformation)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시급하게 혁신적으로 말이다. 무엇보다도 노인복지정책이 노인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 오히려 적극적이며 당당한 노년에 대한 관점을 받아들인 가운데 재조정돼야 한다. 그들의 생애 족적에 대한 '축하'와 얼마 남지 않은 죽음 너머의 또 다른 세계를 향한 금의환향에 대한 '존경', 그리고 그들이 경험한 삶의 경력과 연단에 대한 '가치부여'로부터 정책이 출발돼야 한다.이것은 흔히 노인복지에서 말하는 '부양'이나 '원조' 또는 '관리'와는 질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이러한 기존의 개념들은 어르신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 수 있다. 어르신을 이해한다고 하면서 말하는 '노쇠' '고독' '소외' '단절' '빈곤' 등과 같은 용어들은 노년을 불쌍한 세대로 낙인을 찍어서 절망과 허무로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노년을 설명할 때, "여전히 소중한 존재" "여전히 새로움을 추구하시는 분" "참으로 아름다우신 어르신" "지혜로우신 어르신" "후손에게 꿈을 물려주시는 분" "풍성한 결실을 맺게 해 주시는 분" 등과 같은 말들을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이를 기반으로 노인문제는 이제 실질적인 일자리사업으로 풀어내어야 한다. 시혜적인 노인복지서비스만으로는 노인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기초연금만 갖고 노인복지를 이야기하는 시대는 끝났다. 노인복지관이나 노인요양원 등과 같은 노인복지시설을 확장하겠다는 시책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어르신이 당당하게 주체가 돼야 한다. 어르신의 역량강화와 이를 토대로 하는 창업수준의 노인일자리사업 개발 및 활성화가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이런 차에 소중한 모델을 보게 된다. 화성시가 지원하고, 노인일자리전담기관 화성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노인일자리 대표사업인 '노노카페 커피앤'이다. 화성시가 장소와 운영할 수 있는 제반 지원을 감당하고, 카페의 내부 인테리어와 기타 필요한 물품 등은 기아자동차·IBK기업은행 등 민간기업이 후원해 실시하는 사업이다. 여기서 근무하시는 어르신들은 당당하게 일하며 자신있게 삶을 펼쳐 간다. 노인일자리창출을 위한 '노노카페 커피앤'은 1호점인 화성시남부노인복지관을 비롯 화성시청점·화성종합경기타운점 등 모두 20개소가 문을 열고 약 150명의 어르신들이 실버바리스타로 활동하고 있다. 지자체와 사회복지기관, 그리고 기업과 어르신이 함께 힘을 합쳐 일구어나가는 새로운 창업형 노인일자리사업이 혁신적인 성공사례로 다가와 있다. 희망은 있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2015-01-05 이준우

국민의 행복을 위한 소통과 화합

가정·직장·사회 등 삶의 현장 삭막한 전쟁터로 변했는데정부·정치권 무기력해 보이기만…서로 마음열고 함께 토론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기 위해지금이라도 환골탈태 해야한다국민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온갖 정쟁과 갈등, 반목 등이 나라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여야간 싸움은 보편화된 현상이 됐고, 심지어 '찌라시' 파동으로 청와대와 정치권이 초토화됐다. 무기력하고 탐욕스러운 정치권은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됐고, 그 사이 우리네 직장·가정·지역사회 등 모든 삶의 현장들은 삭막한 전쟁터가 되고 말았다. 인정 많고 사람 좋은 삶의 터전들이 천박하고 저급한 이기심과 탐욕으로 얼룩진 경쟁사회로 변질되고 말았다.어느덧 우리가 사는 지역사회에서 '공동체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사람 사는 곳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며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정겨운 전통은 더 이상 찾기 어렵게 됐다. 과거 가난했지만 적어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만큼은 함께 정을 나누는 장소이자 상호의존적이고 호혜적인 사람들의 관계망이었다. '공동체성'이라는 기능이 상실된 도시는 더 이상 행복한 생활현장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지역사회에서 우리가 꿈꾸고 누리려고 했던 행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삶은 팍팍해지고 이웃 간의 정은 점점 더 메말라가고 있다.2013년 청년실업률은 13.1%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런데 문제는 2018년까지 이 같은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출산율 저하로 아이들의 수는 줄어드는 반면 노인 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노인진료비가 1990년 2천403억원에서 2011년 15조4천억원, 2013년에는 노인 한 사람당 평균 322만원의 진료비를 사용해 65세 이상 노인이 쓴 전체 진료비는 무려 18조852억원에 이르렀다. 국민 전체의 1인당 진료비 102만원의 3배를 노인인구가 쓰고 있다. 당연히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비 지원이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특히 국민의 정신건강은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다. 경쟁 심화, 고용 불안정, 가족의 변화, 빈곤 증대 등과 같은 현실과 더불어 지역사회에는 팽팽한 긴장과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 당연히 정신질환·자살·중독 등의 문제가 커지고 있다. 2011년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한번 이상 정신질환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이 2006년 8.3%에서 2011년에는 10.2%로 무려 2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보건복지부의 자살실태조사 결과도 살펴보면 자살사망 직전 1년 동안 정신질환으로 인한 의료이용이 무려 50%나 됐다. 더욱이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의하면 19세 이상 성인 8명중 1명이 우울증으로 나타났다.2013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는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33위, 복지 충족지수는 31위, 자살률은 1위로 보고됐다. 최근 미국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발표한 '삶의 질' 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35개국 중 75위를 기록했다. 이는 내전을 겪은 73위의 이라크보다 낮은 수치다.이 지경까지 됐는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무기력해 보인다. 정부와 여야간 소통이 없는 것처럼 비친다. 국민의 행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마음을 여는 진정한 소통과 화합의 정치는 결코 우리에게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외국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정작 세종이 지금의 우리네 현실을 본다면 뭐라고 하실지 염려스럽다. 조선 건국이라는 창업의 어수선한 혼란기를 종결시키고 정치를 안정시켜 행복한 나라를 구축하신 세종의 소통하는 리더십이 그립다. 재상과 여러 신하들 그리고 집현전 학사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와 토론을 거쳐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했던 정치 운영의 방식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세종이 즉위하면서 제일 처음 하신 일이 "함께 논의하자!"였다는 것을 볼 때, 세종의 치적이 가능했던 것은 소통이었을 것이다.정부와 정치권이 모두 마음을 열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토론하고 함께 계획을 수립하여 실천해 가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이 환골탈태해야 한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2014-12-08 이준우

정직·약속에 대한 신뢰 가르칠 수 없는 한국사회

무상급식은 공짜 밥이 아닌우리 아이들 교육의일환이기에 급식비 갖고정치쟁점화 해선 안돼정부·교육청·지자체머리 맞대고 재원 마련해야정신을 못 차려도 한참 못 차렸다. 때늦은 무상급식 논쟁이 한창이다. 정부 예산안이 편성된 상태에서 도대체 무얼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화가 치민다. 무상급식과 관련해 여야는 물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입장 차이도 커 짧은 시간에 합의점을 도출해 내기도 어렵다. 늘 그래왔듯이 무상급식 공방은 성과없는 허망한 논쟁에 그칠 것이다. 적당한 때가 되면 정치권에서는 적절한 수준에서 논란을 덮을 것이다. 문제는 무상급식은 우리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학교교육에 직결돼 있다는 것이다. 무상급식은 공짜 밥이 아닌 교육의 일환이기에 학생들의 급식비를 갖고 정치 쟁점화해서는 안된다.정부와 교육청·지자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 시행할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재정이 확보되지 않으면 증세라도 해야 한다. 생각해 보자. 아이들을 가르칠 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정직'과 '약속에 대한 신뢰'가 아닐까? 교육의 핵심은 기능적인 지식이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가치와 철학을 아이들의 가슴 속에 오롯이 담아내도록 하는 것이다.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는 것을 기성세대가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에게 정직과 약속의 가치를 가르쳐야 할 것 아닌가? 어른들이 제도를 만들어놓고 시행하고 있는 사업을 돈이 없다고 하루아침에 말을 바꾸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겠다는 말인가?정직과 약속에 대한 신뢰를 삶으로 가르치지 못하는 병리적인 한국사회의 현실로 인해 오늘 이 순간에도 학교를 등지는 아이들은 늘고 있다. 2013년 교육통계에 의하면 2007년 0.9%였던 학업중단율은 2009년 0.94%, 2013년 1.01%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3년 고등학생의 학업중단율은 1.7%에 달한다. 초·중·고 학령인구를 감안할 때, 매년 7만여명 정도의 청소년이 학업을 중단하고 있다.학업중단의 문제는 단순히 학업을 그만두는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학업중단이 지속되면 심리적 갈등과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우울과 자살, 인터넷 중독 등을 유발하며, 청소년 비행과 범죄에 연루되는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며 점차 사회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 또한 학업중단은 학교를 단순히 떠나는 의미 외에 학업중퇴자라는 낙인과 비행이나 범죄로의 접촉 등을 경험하면서 사회부적응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공식적 교육체계를 통한 자원 축적의 기회를 상실함에 따라 노동시장 진출 이후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아지게 되는 불리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그래서일까? 우리나라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100점 만점에 60.3점으로 단연 최하위였다. 회원국 가운데 만족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네덜란드로 무려 94.2점이었고, 우리보다 한 단계 위인 루마니아도 76.6점으로 16점 이상 차이가 났다. 더욱이 이번 조사에 처음 포함된 '아동결핍지수'도 우리나라는 54.8%를 기록해 OECD 국가 가운데 결핍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높은 헝가리의 31.9%와도 큰 차이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9~11세 아동의 스트레스 수치는 4점 만점에 2.02점, 12~17세는 2.16점으로 5년전의 1.82, 2.14보다 상승했다. 아동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은 숙제·시험·성적 등 학업과 관련된 항목이었다. 학교생활과 큰 관계가 있는 것이다.아이들이 행복한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는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 학교를 버리고 떠나지 않도록 아이들의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과거 우리네 부모들이 허리띠 졸라매고 아이들 교육과 행복을 위해서 모든 희생과 헌신을 감수했듯이 기성세대들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다른 부분의 예산을 줄이더라도 아이들에게 돌아갈 돈만은 만들어야 한다. 이참에 국회의원 수를 반쯤 줄이거나 공공기관·산하 단체장들의 수도 삼분의 일로 축소하면 어떨까? 정부가 지원하는 각종 이익단체들도 없애는 것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2014-11-10 이준우

최고의 복지가 곧 '일자리'가 되는 사회

사회적 경제조직들에 대한국민의식 전환되도록범 정부적 차원서 홍보하고실제적 어려움 해결하게끔적극 지원과 컨설팅 할 수 있는네트워크도 형성해야'사회복지'라고 하면 모두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퍼주기사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동시에 일률적이고 정형화된 현금 혹은 현물 지원에 국한된 것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사회복지의 궁극적인 목적은 서비스를 통해 대상자들이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서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사회의 생산적인 주체로 설 수 있게끔 하는 데에 있다.그래서 박근혜정부가 강조한 '최고의 복지는 곧 일자리'라는 모토는 사회복지의 바람직한 역할과 기능을 적절하게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누구나 다 아는 대로 우리 사회는 이미 고용없는 저성장 시대로 진입해 있다. 당연히 오늘 이 시점에서 일자리 창출은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설정됨이 마땅하다.그래서일까? 그간 정부는 끊임없이 재정을 동원한 다양한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주력해 왔다. 재정에 기초한 일자리사업은 단기적일 뿐만 아니라 한시적이며 단순 근로를 지향하는 낮은 질의 일자리를 과도하게 확산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강력한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게 해 주는 가장 확실한 정책인 것도 분명하다.그 결과, 고용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이 촉발됐고, 이는 '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최근에는 보다 의욕적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사회적 경제 생태계 조성과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적인 지원을 추진해 오고 있다.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과 사회적 경제 조직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지나치게 관 주도적이다. 솔직히 그렇다 보니 사회적 경제 조직별로 관계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인건비·사업개발비 등이 상이하게 집행되고 있고, 공공부문의 우선적 생산품 구매지원은 공통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대상 지자체 및 기관별로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중요한 사실은 고용과 일자리에 있어서 과거와 같은 정부주도적 정책만으로는 더 이상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실제로 상당수의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정부의 재정지원이 끊기게 되면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사회적 경제 조직 대다수는 소상공인 수준의 적은 인력과 낮은 매출수준에 머물러 있어 일상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음에도 인력충원을 위한 재정적인 뒷받침이 없어서 추가적인 인력확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적으로 사회적 경제 조직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획기적으로 전환되게끔 범정부적 차원에서 홍보해야 한다. 특히 사회적 경제를 일시적인 경향이거나 정권의 공약이행 차원이 아닌 향후 시장경제의 보완적인 영속성있는 핵심조직으로 인식해 지속적이면서 분명한 정책 실현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다음으로는 사회적 경제 조직들의 실제적인 어려움들을 해결하게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컨설팅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가령 지자체와 정부 간의 정책공조와 역량융합을 통해 관련 법령을 개정하거나 사회적 경제 교육을 강화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형성시켜야 한다. 나아가 시민과 창업 희망자, 종사자, 관계기관 직원 등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지식전수 수준의 교육만이 아니라 수준별 맞춤형 실무중심 교육을 전문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해야 한다.또한 정부와 지자체·민간기관·대기업 등을 통한 사회적 경제 조직 활성화를 위한 기금을 조성해 지역내 인큐베이팅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동시에 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서 활발하게 유통되게끔 지원해야 한다.이제 사회복지는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줌으로써 서비스대상자가 유능한 사회적 인적자본이 되도록 하는 사회적 서비스로 전환돼 가야 한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2014-10-13 이준우

복지 패러다임의 전환 시급하다

대규모 시설 중심의복지실천에서 하루빨리동단위 소규모 공동체를형성해가는 구조로 바꾸고지역주민 스스로 복지주체가되게끔 의식전환 필요언젠가는 사달이 날 줄 알았다. 재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너나 할 것 없이 복지정책을 제시할 때, 알아봤어야 했다.중앙정부의 복지정책만 해도 어림잡아 350여 가지가 넘는다. 지방정부에 위탁돼 시행되는 사업도 족히 300여 가지가 된다. 그 뿐 아니라 지자체 특화사업만도 최소한 100여개에 이른다. 2008년이후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복지 재원 마련이 지자체의 가장 골치 아픈 현안이 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니 보건복지부가 담배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을 올려 2조8천억원을 더 걷기로 한 데 이어 안전행정부가 주민세와 자동차세 등 지방세를 인상하고 세금감면 혜택을 줄여 1조4천억원을 더 징수하겠다고 하는 것은 필요한 복지재원을 충당하기 위한 조치로는 사실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일각에서는 정부가 나라살림에 대한 솔직한 입장표명을 해야 하고, 그런 후에 정교한 세제개편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어떻게 해서든 세수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적정수준에서 세금보다는 사회보험 부담률을 높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다. 모두 다 맞는 말이다. 다만 경기가 빨리 회복돼야 한다는 전제가 요구되는 처방들이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북유럽 복지선진국들과 같이 고부담 고복지로 가기에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 팍팍한데 국민의 복지욕구와 기대치는 과도하게 높아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접근도 여전히 미흡하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정책 패러다임과 전달체계, 실제적인 사회복지사업 등을 근본적으로 혁신해 나가야 할 고민과 성찰이 진지하게 시작돼야 할 때가 된 것이다.진정한 복지는 국민 스스로 자신이 속해 있는 지역사회를 복지친화적인 환경으로 다함께 노력해 만들어 가는 모습으로 발전돼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혜적이고 자선적인 복지에서 창조적이며 자립적인 복지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지역을 바꾸고, 주민의 삶을 혁신함으로써 지역사회 자체가 행복한 지역공동체가 되게 하는 차원에서 복지의 틀이 재구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 대규모 사회복지시설 중심의 복지 실천에서 하루빨리 동단위의 소규모 복지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구조로 탈바꿈해야 한다. 지역주민 스스로 복지 주체가 되게끔 의식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주민자치센터와 기존의 사회복지기관들이 바로 지역주민의 복지향상을 위한 소통과 연계의 거점센터로 거듭나야 한다.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혁신돼야 한다. 최소한의 금전적 지원만으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됐다는 발상에서 벗어나 이들을 인적자본으로 인식하고 자립의지와 생산능력을 고취할 수 있는 사회적 지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대규모 사회복지시설 설치를 지양하고 존재해 있는 다양한 지역사회 자원을 복지자원화해 지역의 특성과 실정에 부합하는 소규모 복지공동체들이 생겨나게 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복지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도록 밑으로부터의 욕구에 부응하는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기억해야 한다. 지역사회가 끈끈한 공동체로 변모하게 되면 지역문제에 대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연대를 조건으로 하는 다양한 수준과 차원의 활동들이 자연스레 생겨나게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협동조합운동이나 사회적기업·공동육아·대안교육·지역화폐 운동 등에서 그 가능성을 보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는 품앗이·두레·계·향약 등과 같은 전통이 문화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공동체성에 기반한 우리 고유의 접근을 현대적으로 우리식 사회복지 전달체계 모델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복지는 사업이 아니라 생활이다. 복지는 돈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연대와 신뢰에 기반한 상생운동으로 펼쳐가야 한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4-09-15 이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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