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특별기고]코로나19, 스마트시티 기술로 이겨내자

정부·국민 합심, 의료진 헌신에도감염병사태 팬데믹으로 장기화 전망인프라 네트워크 지능형 ICT 접목확진자 동선·역학조사 10분내 축소IFEZ '365일 안전플랫폼' 개발 기대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흔들어 놓고 있다. 정부의 노력, 의료진의 헌신과 전 국민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는 등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한치 앞을 볼 수 없는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일련의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막대한 인력과 예산, 행정력이 투입되고 있으며,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 향후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예측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코로나19 방역 시스템과 관련해 스마트시티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스마트시티 기술을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파악에 활용한다고 한다. 기존에는 28개에 달하는 유관기관 간 공문을 보내거나 일일이 전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소통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스마트시티 기술을 이용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돼 평균 하루 이상 소요됐던 이동 동선 도출 등 역학조사 분석 시간이 10분 이내로 줄어들어 역학조사관의 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보다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스마트시티란 인프라 네트워크에 지능형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해 도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확보한 도시를 말한다.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IFEZ)은 차별화된 노력으로 스마트시티 플랫폼 구축을 선도해 왔다. IFEZ는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2003년부터 3개 단계로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해 2017년 3월 IFEZ 스마트시티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고, 365일 24시간 운영 체계를 구축해 중단 없는 5대 공공 서비스(방범, 방재, 교통, 환경, 대시민 정보 제공)를 통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를 구현하고 있다.IFEZ 스마트시티 기술력은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체 스마트시티 플랫폼 개발 관련 특허 3건, 저작권 2건을 획득했으며, 2017년 8월에 글로벌 시장 분석기관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가 IFEZ 스마트시티 운영센터를 2016~2017년 2년 연속 도시행정 분야 최우수 프로젝트로 선정한 바 있다. 또 GIS 소프트웨어 국제 콘퍼런스인 GeoSmart Asia 2017에서 우수 소프트웨어 부문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이런 스마트시티 기술력을 벤치마킹하고자 국내외 관계자가 IFEZ 스마트시티 통합운영센터를 찾고 있다. 2014년 개소 이후 올 2월 말까지 누적 외국인 방문객 수는 1만5천여명, 내국인 방문객을 합치면 총 2만4천여명에 이른다. 'IFEZ 스마트시티 플랫폼' 라이선스를 국내 지자체 11곳에 판매해 지난 3월 기준 판매액이 5억원을 넘어섰다.또 스마트시티 기술력 확보와 국가 공인 품질 인증 취득, 국내외 플랫폼 보급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공모 사업인 '스타트업 파크 조성사업'에서 1위로 선정돼 120억원의 국비를 확보했다.'스타트업 파크, 품(POOM)'은 미국의 실리콘 밸리와 같은 개방형 혁신 창업 메카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4월 중 '투모로우시티'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해 11월 개소할 예정이다. 스타트업 파크는 IFEZ가 4차 산업혁명 전진 기지로 도약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됨은 물론이고 일자리 창출과 혁신 성장을 위한 경제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IFEZ는 스마트시티 기술력 확보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시민이 중심이 되는 스마트시티를 구현하고 시민이 느낄 수 있는 시민 체감형 서비스를 확대해 IFEZ가 명실상부 국내외를 대표하는 스마트시티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스마트시티를 추진하는 궁극적 목적은 시민의 행복, 시민의 삶 가치 향상이다. 혁신 기술을 활용해 시민의 삶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스마트시티 기술력으로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이겨내 시민 모두가 다시 평온한 일상생활로 복귀하기를 기대해 본다. 정부, 모든 국민이 한마음으로 연대하고 협력한다면 머지않아 극복되리라 믿는다./박종식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기획조정 본부장박종식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기획조정 본부장

2020-04-15 박종식

[특별기고]코로나19 우리는 이겨낼 수 있습니다

외국인 거주자 많아 집단 감염 우려 불구사태초기 적극대처 '공직자 저력' 보여줘솔선수범 자세로 급여·업무 추진비 삭감과도한 공포, 일상·생업 위축되지 않기를지난해 12월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호흡기 감염 질환인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가 출렁이고 있다. 1968년 홍콩독감, 2009년 신종플루에 이어 사상 3번째 팬데믹(세계 대유행) 선언으로 그만큼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병이 확산되는 위기 상황에서 안산시는 사태 초기부터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먼저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는 한편, 전 직원 비상근무조를 편성해 매일 지역방역 활동에 나섰고, 혹시 모를 코로나19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확진자 발생 현황 및 동선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외부에서 우리 안산을 새롭게 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확산 초기에는 전국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어 확진자가 많이 나올 것이란 예상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지 않았고, 이는 안산시 공직자의 저력을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안산시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보다 체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재난기본소득을 수용할 수 있도록 '안산시 재난극복 및 민생경제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조례에는 재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 주민, 소상공인 등 재난피해자에 대한 지원과 민생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생활안정자금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향후에도 조례를 근거로 감염병 등 각종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에게 생활안정자금 또는 물품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게 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또한 안산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과 소비가 위축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이 벼랑 끝에 내몰리는 위기상황을 탈출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극복 안산시 민생경제 활성화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지원방안에는 안산시 생활안정지원금 713억원과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지방비 부담분 288억원을 비롯해 소상공인 지원, 저소득층 및 영유아 양육지원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안산시 생활안정지원금은 안산시에 거주하는 74만 모든 시민에게 나이, 직업, 소득에 관계없이 1인당 10만원씩 지급된다. 아시아 두 번째 상호문화도시에 걸맞게 외국인 주민 8만8천여명에게도 1인당 7만원의 마중물을 지원한다.더불어, 안산시는 정부가 발표한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서도 지방비 20%인 288억원을 전액 부담한다. 정부는 20%를 지방이 부담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일부 지자체는 기 시행한 기본소득형 사업으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또한 안산시는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을 1천500억원까지 확대하고, 소상공인에 대한 보증수수료를 전액 지원해 사실상 무이자 대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에 따른 강제휴업 보상금 지원과 더불어 상수도 요금 99억원 감면과 함께 안산화폐 '다온' 발행액을 2천억원까지 확대하고, 7월 말까지 발행액의 10%를 인센티브로 부여해 골목상권 소비를 극대화할 예정이다.이런 내용을 포함한 안산시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서는 총 1천2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우리 시는 재원조달을 위해 공직사회부터 뼈를 깎는 긴축 재정에 돌입했다. 고통 분담에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시장인 나부터 4개월치 급여의 40%를 반납하고, 올해 업무추진비도 30% 감액하기로 했다.아울러 전국 최초로 징수한 시화호 송전탑 공유수면 사용료 등으로 100억원, 인건비와 불요불급한 경상 사업비 10% 삭감 등 세출 구조 조정으로 확보할 계획이다.시민들께서는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는 방심하지 말고 경계하되,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일상생활과 생업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안산시의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믿고 따라와 주시길 당부 드린다./윤화섭 안산시장윤화섭 안산시장

2020-04-12 윤화섭

[특별기고]간호사의 사명감, 환경이 받쳐줘야

감염병 경험 살려 선별진료 업무재촉·항의에 이해시키기 힘들어전염불안·휴일없는 노동 등 희생관심·격려 일회성에 그쳐선 안돼지금 대한민국의 평범한 일상은 코로나19가 모두 삼켜버렸다. 대구·경북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수백명씩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병상과 의료인력이 부족해졌다. 그 안타까운 소식은 나의 발길을 대구로 이끌었다.나는 국가지정 감염병동이 있는 인천광역시의료원에서 간호사 생활을 했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4년 에볼라, 2015년 메르스 당시 감염병 관리업무를 맡았다. 질병 대처에 대한 경험은 충분했지만,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가족들은 "이순이 넘은 나이에 왜 위험한 지역에 가느냐"고 극구 말렸다. 나는 동료들과 함께하기에 "걱정하지 말라"고 가족들을 안심시킨 뒤 지난 3월 대구지역 보건소로 배치돼 2주간 머물렀다.대구 선별진료소에서 나의 임무는 검사를 예약한 코로나19 의심자들을 돕는 일이었다. 하루에 60~150명 정도가 나를 거쳐갔다. '레벨 D' 방호복에다 고글과 마스크를 쓰면 숨이 턱턱 막히고, 땀이 비가 오듯 쏟아졌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야외에서 업무를 했기 때문에 확진된 입원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에 비하면 훨씬 근무환경이 나았다.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 간혹 마음이 상하기도 했다. 자가격리 해제를 위한 2차 검사에 왔는데 왜 검사를 빨리해주지 않느냐는 '재촉형', 예약 오류에 대해 거세게 몰아붙이는 '항의형' 등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것이 힘들기도 했다. 이 같은 어려움은 공무원과의 상호협조, 간호사들의 동료애로 극복하며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전국 각지에서 의료봉사에 지원한 간호사들은 성별, 나이, 경력은 달라도 '원팀'처럼 움직였다. 방호복을 입고 벗을 때 안전하도록 서로 점검해주고, 자가 격리자에게 제공할 감염 예방물품을 준비할 때도 서로 도왔다. 선배로서 대견스러웠다. 특히 순천, 진주, 부산, 강릉 등에서 보내준 지역 특산품과 응원 물품에 하루 피로를 말끔히 풀고 힘낼 수 있었다.사실 올해는 간호사로서 뜻깊은 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보편적 건강 보장 실현에 핵심 역할을 하는 간호사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세계 간호사의 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호사들이 처한 사회적 현실은 그리 따뜻하지는 않다. 감염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자녀들이 사회적 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짊어져야 해서다. 친인척이 자녀를 돌볼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 자녀와 떨어져 몇 주를 생활해야 하고, 이런 여력도 없는 간호사들은 직업을 포기해야 할 위기에까지 내몰리고 있다.감염병 전담병원 간호사들은 별도 휴식공간이 없어 장례식장이나 빈 병실에서 잠을 청하고, 인스턴트 식사에 휴무일도 보장되지 않는 중노동에 시달리면서도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가적 비상사태임을 알고 당연히 감수하고 있지만,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 하는 상황이 슬프고 안타까웠다.간호사로서 국가적 재난 시기에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어 보람됐고, 국민적 관심과 격려가 쏟아져 자부심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감염병 대란 때마다 반짝 쏟아지는 일회성 응원에 그쳐선 안 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일하는 간호사들이 사명감과 자존감을 갖고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장성숙 인천시간호사회 회장장성숙 인천시간호사회 회장

2020-04-09 장성숙

[특별기고]선(線), 선(善), 선(先)

사회적 거리, 모두 위한 '線'정서적 거리 좁히기 노력 '善'내일은 늦어 지금 당장 '先''감염병과 전쟁' 승리하자선선한 날씨에 우리는 참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계절은 어김없이 '하얀 목련(양희은님)'이 피고 '벛꽃엔딩(장범준님)'이 울리건만 우리는 아직도 기나긴 겨울의 터널 속에 머물러 있는 듯합니다. 봄꽃은 어서 나와 나를 반기라며 제 잘난 멋을 뽐내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봄꽃은 커녕 함께 나가 줄 사람과의 간격을 벌리느라 '냉장고 파먹기'라는 웃픈 현실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답답한 마음에 집안을 둘러보다가 아들놈의 삼선슬리퍼를 보고 '선'에 꽂혀 몇 글자 끄적거려 봅니다. 첫째 선(線)은 '사회적 거리두기'입니다.이유야 온 국민이 다 아실테니 각설하고 제가 생각한 線은 내가 아닌 모두를 위한 線입니다. 아는 분들께 "마스크는 왜 쓰고 다니십니까?"라고 여쭤보니 "나 때문이 아니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씁니다."라고 하십니다.우리 민족은 늘 이랬습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참 이상한 나라'라는 동영상을 보시면 더욱 공감이 되실 겁니다. '우리나라', '우리 마을', '우리 동네'… '나'보다 '우리'를 항상 먼저 생각하는 지혜로운 민족인 '우리'가 이번에도 線을 잘 지켜서 '나'로 인해 '우리'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線을 지켜야 이 끔찍한 전쟁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둘째 선(善)은 '정서적 거리 좁히기'입니다.모이지 말라고 합니다. 만나지 말라고 합니다. 집에만 있으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네 인간관계는 점점 멀어질 거라고 합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혼자 놀기'에 익숙지 않은 우리에게 무언가 몰두하도록 해야 합니다. 제 생각은 '정서적 거리 좁히기'가 답입니다.우리 주변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 속에 고통받으며 누군가의 응원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합니다. 따뜻한 전화 한 통, 기억도 가물가물한 손 편지 쓰기, 힘든 환경에도 지금까지 잘하고 있는 내 머리 쓰담쓰담 등 마음과 마음을 잇는 선(線)을 만들고 선(善)을 완성하는 일을 지금 시작합시다. 우리는 善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세 번째 선(先)은 '지금 당장'입니다."오늘은 반드시 지켜야 할 모임이 있으니 사회적 거리두기는 내일부터 하자.", "정서적 거리 좁히기 동참하고 싶지만 이제와서 쑥스럽고 낯부끄럽잖아?" 아닙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합니다. 하루만 미루자, 조금만 늦추자 했던 나의 생각이 어쩌면 이 전쟁을 한달이든 일년이든 끝도 없이 늦출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유럽의 어느 나라는 수천의 생명이 죽어가고,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는 수천명의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내일부터는 너무 늦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당장'이 바로 선(善)입니다.선(線), 선(善), 선(先)을 지키는 우리에게 희망이란 단어는 현실일 겁니다.봄날처럼 다가온 희망을 움켜쥐고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합시다.생각난 김에 아들놈에게 새 삼선슬리퍼나 하나 사다 줘야겠습니다.더 찬란한 봄을 기다리며…./김기배 수원시 관광과장김기배 수원시 관광과장

2020-03-24 김기배

[특별기고]코로나가 키워 준 고국의 소중함

감염피해 공포 속 인종차별 겪어가족·지인 없는 곳 두려움 증폭과거 답답함 느껴 한국 떠났지만귀국해보니 국민보호 '최고' 실감나는 프랑스 중부지방의 부르쥬(Bourges)라는 도시에 있는 대학 에꼴나시오날슈페리어다흐 드 부르쥬(Ecole nationale superieure d'art de Bourges) 3학년에 재학 중이다. 내가 처음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월 말쯤이었다. 파리의 지하철에서 프랑스인 남성에게 중국 여성이 무차별적인 언어폭력을 당한 이야기가 마치 괴담처럼 들려왔다. 같은 아시아계 유학생으로서 매우 화가 났다. 마치 온 유럽이 이때다 싶었는지 숨겨 왔던 맨얼굴을 드러냈다. 그들에게는 우리가 사람이 아닌 바이러스로 보이는 것일까. 그 후 한국으로부터 깜짝 놀랄 소식이 들려왔다. 대구와 경북의 확진자 급증, 그리고 마트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서 몇 시간 동안 줄을 서 있는 사진이었다. 그러나 유럽에 있는 나와는 먼 일이라고 생각했다.오래지 않아 코로나 사태는 프랑스에도 닥쳤다. 인종차별 피해는 바로 나의 일이 되었다. 내 앞에서 대놓고 손 소독제를 짜서 바르는 사람, 마트에서 나를 마주치면 돌아가는 사람, 나에게 인사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캐셔. 그 사이 하루가 다르게 확진자 수는 늘었고, 바이러스 공포는 그만큼 커졌다. 곧이어 프랑스 모든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휴교령이 내리기 전날까지만 해도 나는 마트에 가서 생필품을 평소보다 많이 샀다. 프랑스 친구들은 물건을 사재기하는 나를 유난 떤다고 보았다.어느 순간, 불현듯 나의 처지를 깨달았다. 나는 프랑스인도 아니며, 이곳에 가족도 없고, 나를 보호해 줄 지인도 없으며 병원에서 나의 상황을 설명할 만큼 불어가 유창하지도 않다. 만약 내가 확진자가 된다면 나의 상황은 어떻게 변할 것이며, 내가 그것들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밤에 잠도 들지 못하게 했다. 이러다가는 바이러스에 죽는 것이 아니라 정신병으로 죽을 것 같았다. 동시에 이런 두려움에 휩싸이는 나와 상반되는 프랑스 시민들의 평화로운 모습이 나를 화나게 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왜 마스크를 하지 않느냐고 소리치지만 정작 자신들은 기침을 할 때에도 얼굴을 가리지 않는가. 그리고 만약 그 위험이 나에게 닥친다면, 나는 이들에게 가장 나중의 순서가 될 것이 불 보듯 뻔했다.나는 빠르게 공항상황을 검색했다. 공항 터미널 축소 소식이 떴다.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 표를 샀다. 지난 16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유럽발 여객에 대한 특별검역이 시행된 첫날이었다. 공항에서는 육군 현장지원팀이 안내했다. 비로소 보호받을 수 있는 고국에 왔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한순간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저절로 '이게 나라다'란 말이 떠올랐다. 나는 프랑스에서 여행자도 거주자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다고 항상 생각했다. 그들에게 나는 단지 동양에서 온 이방인이다. 한국의 여러 가지 답답한 부분 때문에 프랑스로 떠난 나였지만 역시 고향이 최고다. 지금의 한국은 단순히 고향이어서 최고가 아니고, 유럽과 아메리카 그리고 옆 나라 중국과 일본을 비교했을 때 최고 수준의 국가서비스로 국민을 안심시키는 최고의 나라이다. 국가가 국민을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우리나라는 그것을 가장 잘하고 있는 나라이다./유연주 에꼴나시오날슈페리어다흐 드 부르쥬 3학년유연주 에꼴나시오날슈페리어다흐 드 부르쥬 3학년

2020-03-18 유연주

[특별기고]남북관계 한파 녹이는 '봄은 온다'

北 명산절경 사계절 담았지만전시 전체 느낌은 화사한 봄빛금강산 등 남북 잇는 교량 역할왁자지껄 교류전 열리길 '소망'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10년 가까운 단절을 딛고 남북 문화교류가 펼쳐졌다. 북한에서 삼지연관현악단이 내려와 평화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공연을 강릉과 서울에서 진행했고, 연이어 남한 예술인들이 평양 시민들 앞에서 새봄을 여는 희망을 담은 공연을 펼친 바 있다. 당시엔 예술 교류만이 아니라 연이은 남북, 북미, 북중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봄의 훈풍이 불었다. 그 2018년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의 남북관계는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이다.지난 1월부터 한 달 남짓 인천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는 남북관계의 한파를 녹이는 '조선화가 아카이브Ⅰ황영준展-봄은 온다'가 열렸다. 한겨울에 열리는 전시이기 때문일까. '봄은 온다'라는 부제에는 '봄이 꼭 왔으면 한다'는 다짐 같은 게 느껴진다. 아직은 봄이 오지 않았다는 현실 인식이 배어 있는 것이리라. 혹은 황영준의 조선화 전시가 한반도의 봄을 가져올 것이라는 소망을 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이번 전시에 소개된 화봉 황영준(1919~2002)의 작품들은 금강산과 백두산, 묘향산 등 이름만 들어도 아름다운 풍경이 상상되는 산수화가 주를 이루었다. 선묘와 점묘를 이용하여 화폭을 메워가는 황영준의 그림들은 화사하면서도 아련하게 봉우리들이며, 폭포들이며, 마을들을 담아내고 있다. 명산절경의 사계절을 다루고 있는 200여 작품이 다양한 풍경을 연출하였지만 전시회 전체가 풍기는 느낌은 화사한 봄빛 같은 것이었다. 북한 조선화의 특징인지 아니면 작가 황영준 작품들의 특징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전시 작품들의 밝고 기운찬 화폭들은 말 그대로 봄빛을 발하고 있었다. 전시는 마치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대북 개별관광을 부르는 손짓 같았다. 이번 전시에는 금강산관광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금강산 그림들이 특집으로 꾸며져 있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북한 관광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양덕온천문화휴양지'의 옛 풍경(평남 양덕 은하리 황금산, 1959)도 소개되어 있다.2019년부터 일체의 남북 왕래가 중단되고 교류 협력도 전면 중단의 상태에 놓여 있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그림이나마 남북을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해 준 것 같다. 그러나 인적 교류 없는 작품의 전시에 그쳐 아쉬움이 크다. 앞으로 전시회를 통한 남북 미술교류로 이어지고 발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북 작가와 비평가들이 어울려 품평도 하고 논쟁도 하는 사람들의 교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봄이 온다'(봄이 오길 바란다)고 진언하듯 다짐할 것이 아니라 머지않은 시기에 남북 미술 교류전이 왁자지껄 열리는 때가 왔으면 좋겠다./박영정 인천 연수문화재단 대표박영정 인천 연수문화재단 대표

2020-02-18 박영정

[특별기고]인천서 만난 '월북화가의 조선화'

화려한 색·점묘 실경산수 개척남한서 열리는 첫 회고전 '의의'막내딸 부친 유작 상봉 '눈시울'얼어붙은 남북관계도 봄 오길…지금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북한의 조선화가 화봉 황영준의 전시회 '봄은 온다'가 지역에서 화제다.황영준의 이번 전시회는 다음의 몇 가지 의미와 특징을 가지고 있다.첫째 충북 옥천 출신의 월북화가로 남한에서 열리는 첫 번째 대규모 회고전이라는 점, 둘째 조선화의 장르를 개척하여 북한에서 높은 대우를 받은 공훈화가라는 점, 셋째 인천 출신의 이당 김은호에게 낙청헌 화숙에서 그림을 배운 제자라는 점을 들 수 있다.그러나 무엇보다도 그가 월북 화가로서 민족분단의 질곡을 온몸으로 겪은 당사자였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남다른 관심을 갖게 한다.더욱이 지난 10일 개막식에서 그의 혈육인 막내딸 황명숙씨가 생전의 아버지와 이루지 못한 상봉의 한을, 아버지의 유작들과 극적으로 상봉함으로써 풀어 개막식에 참석한 주위 사람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남한에 아내와 네 자녀를 두고 1950년 월북한 황영준은 북한에서 다시 결혼을 하지 않고 남한의 가족들을 그리며 살았다고 한다.이번 전시회는 그가 평생 그려온 여러 장르의 작품들이 망라되어 있다. 전통적인 수묵화를 비롯하여 사실적인 묘사와 색채가 특징인 조선화의 산수, 화조, 곤충과 식물 그리고 주민들의 생활상이나 건설현장과 공장의 노동자들을 그린 인물 등 200여점의 작품들이 전시장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그중에서도 작가의 역량이 가장 돋보이는 작품들은 금강산을 비롯한 실경 산수화라 하겠다. 특히 금강산, 백두산, 묘향산 등은 그동안 남한의 작가들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없었던 천하절승의 풍경들로 북한화가 황영준은 이를 다양한 기법으로 연구하고 표현하여 자신만의 독자적인 조선화로 발전시켰다.특히 그의 금강산 그림들은 과거 겸재나 단원의 진경산수와 달리 화려한 색채와 풍부한 점묘, 선묘들을 구사하여 새로운 실경산수의 세계를 이루고 있다.겸재나 단원이 절제되고 생략된 필선으로 진경산수를 완성했다면 황영준은 실경의 현장성을 바탕으로 풍부한 색채와 리얼리티를 통해 그만의 개성적인 조선화로서의 실경산수를 구현한 것이다.이로 인해 관객들은 작가의 그림을 통해 실제 금강산을 유람하는 듯 생생한 자연의 현장성과 조형미를 함께 감상하게 된다. 이는 바로 조선화의 특징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기도 하다.북한에서 개척한 조선화는 대중적인 감성과 정서로 쉽게 이해하고 감상을 할 수 있는 조형형식으로 북한의 이념적 바탕 위에서 탄생된 것이다. 한편 금강산의 화려한 풍경과 달리 이름 모를 북녘 마을의 산하와 풍경들은 한없이 소박하고, 연필로 그린 잠자리나 새 등의 작은 소재들은 섬세하고 고졸하여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이번 전시회의 구성은 매화그림에서 시작하여 매화그림으로 끝을 맺는다. 말하자면 이 전시회를 통해 매화 향기 가득한 봄이 오기를 염원하는 것이다. 스승 이당의 고향 인천에서 펼친 북한화가 황영준의 매화를 보면서 근래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깊은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이 오기를, 평화가 오기를 기대해 본다./이종구 작가·중앙대 교수이종구 작가·중앙대 교수

2020-01-20 이종구

[특별기고]북으로 간 후소회

이당 충실히 계승 북쪽 제자 화봉운보등 남쪽 제자들이 만든 모임후소회가 北 조선화와 접속한 것남북간의 진화 양상 '비교' 기회화봉(華峰) 황영준(黃榮俊, 1919~2002)은 조선화의 낯선 대가다. 조선화란 우리 회화 유산을 일변 계승하고 일변 비판하면서 북에서 새로이 발전시킨 민족적 회화양식을 일컫는 바, 남으로 말하면 한국화다. 예전에는 한국화가 아니라 동양화였다. 동양은 일제의 조어다. 중국을 대신해 동아시아 패권국으로 오르려는 일제의 야심이 껴묻은 동양은 식민지 잔재다. 동양화는 이 동양에서 파생했다. 1922년 조선총독부가 주최한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약칭 선전)의 제1부 '동양화부'에 공식적으로 사용된 이래 대한민국미술전람회(약칭 국전) 역시 잉용함으로써 일반화된 동양화가 4월혁명 이후 국전과 함께 비판에 오른 것은 당연한 일일진대, 드디어 1982년 국전을 개혁한 '대한민국미술대전'에 '동양화부' 대신 '한국화부'라는 명칭이 등장하면서 한국화가 60년 만에 동양화를 대체하였던 것이다. 남이나 북이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동양화를 비판하면서 한국화와 조선화가 정립되었거니와, 조선화의 뿌리에 남의 화맥(畵脈)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야말로 종요롭다. 유화로 시작하여 수묵화로 일가를 이룬 근원(近園) 김용준(金瑢俊, 1904~1967)은 저명한 예의 하나다. 정지용(鄭芝溶, 1902~1950)·이태준(李泰俊, 1904~?)을 비롯한 '문장'그룹과 친교한 근원은 풍속화란 말을 발명한 미술사가이기도 한 바, 그의 월북을 통해 남쪽 문인화의 전통이 북의 조선화와 깊숙이 접속했다. 최후의 화원(畵員) 이당(以堂) 김은호(金殷鎬, 1892~1979)의 화숙(畵塾)에서 그림을 배운 화봉은 조선화의 또 다른 계통이다. 아다시피 1936년 이당의 제자들이 창립한 후소회(後素會)는 해방 후 친일논란에도 불구하고 남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바, 그중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 1913~2001)과 월전(月田) 장우성(張遇聖, 1912~2005)이 우뚝하다. 그런데 이당의 제자가 북에도 있다. 이미 한국에 소개된 일관(一觀) 리석호(李碩鎬, 1904~1971)는 이당의 수제자 그룹이다. 끝내 '동양화'에서 자유롭지 못한 스승과 달리 문자향(文字香)을 독자적으로 발양한 일관의 화풍은 후소회의 별종이다. 후소회(재주보다 바탕이 먼저)란 이름을 지은 위당(爲堂) 정인보(鄭寅普,1893~1950)의 뜻에 오히려 닿은 일관의 분기(分岐)는 흥미로운데, 이 점에서도 후소회 출신으로 공훈예술가에 오른 화봉의 존재는 이채롭다. 이당을 어쩌면 가장 충실히 계승한 숨은 제자 화봉을 통해 후소회가 북의 조선화와 정통으로 접속한 것이매,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화봉의 대규모 전시가 뜻깊다. 마침 화봉 탄생 100주년이다. 권력을 내면화한 북의 조선화가 걸어온 길들을 전형적으로 증언할 이 전시는 후소회가 남과 북에서 어떻게 진화했는지 비교할 눈을 열어준다는 점에서도 귀중하다. 더욱이 인천이 낳았으나 인천으로 귀환하지 못한 이당의 반어가 부리는 요술이 정체에 빠진 최근의 남북 관계를 이을 실낱이 될지도 모를 기연을 생각하매 경인일보가 발견한 화봉의 출현이 '역사의 간지'처럼 반짝인다. 남에 두고 온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문득 눈을 감은 화봉도 아마도 이 전시회에 동행할 것에 미치건대, 봄아, 오소서!/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

2020-01-09 최원식

[특별기고]2020년에는 경기도가 평화시대를 열어가자

北 무기개발 가능성등 한반도 정세 예측불허도민 생존권 직결된 '평화' 손놓고 방관못해道, 유엔 승인 '양묘장 조성' 남북교류 물꼬제재한계 넘어 '협력 해법찾기' 주도적 추진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지만 한반도 정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북한의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며 미국은 정찰기 등으로 북한을 감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3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북한과 미국이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는 점은 다행이나 한반도 정세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상황 악화를 막고 협상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제재 상황하에서도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로서 자율성 있는 남북교류협력의 공간 확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신년사에서 "닫혔던 개성의 문을 열어 꼬인 남북관계의 실타래를 풀겠다"며 적극적 개성관광 재개 등 경기도의 주도적 평화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평화는 경기도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북미관계나 남북관계가 순탄하지 않은 상황이라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2020년 경기도에서는 유엔, 미국 제재와 별개로 남북 간 상호협의를 통해 추진 가능한 이슈를 선점하는 등 대북 제재 틀 내에서 지속적인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창의적 해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산림 회복, 인도적 지원 분야 등 제재 면제 신청이 가능한 분야를 적극 발굴하는 등 대북 제재라는 국제적 규범 준수와 동시에 그 틀 내에서 남북교류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그 일환으로 도는 지난해 12월 2일 유엔으로부터 '개풍양묘장 조성사업'에 관한 대북제재 면제 승인을 받았다. 지원물자 152개 품목(22억7천500만원)이다. 대북제재의 한계를 지방자치단체가 극복한 첫 번째 사례로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통일부에 건의해 면제 승인에 따른 후속조치 요구 및 양묘장 조성 세부계획 수립 등 철저한 준비로 대북 협의를 추진하고자 한다. 개풍양묘장 조성사업 외에도 유엔 대북 제재 면제 승인 가능 분야를 적극 발굴할 필요가 있다.남북 관계 돌파구 마련을 위한 '개성지역 역사·문화유적 탐방'도 선제적으로 추진한다. 개성 관광은 남북 합의사항으로, 재개 시 남북 간 신뢰 강화 및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개성관광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공식적 채널을 통해 북측에 사업 제안을 요청하고 사업 추진 시 북한 주민 접촉 신고 및 북한 방문 승인에 대한 행정적 지원 협조 등 정부 차원의 대북 협의 안건으로 추진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개성관광 재개는 평화경제의 상징인 개성공단 재개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또한 DMZ 국제평화지대화(대통령 유엔 연설) 제안에 따른 도의 역할을 정립하고자 한다. DMZ를 냉전과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의 염원이 깃든 자연·생태계 공간으로 조성하고, DMZ 내 국제기구 유치 등 국제평화지대화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코자 한다. 정부도 2020년에 실질적 사업 추진의 첫 단계로 DMZ 남북 공동 실태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조사 결과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남북 공동 등재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마지막으로 한반도 신경제 구상의 핵심인 통일경제특구를 경기북부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통일경제특구는 다가올 미래의 한반도 평화시대를 바라보며 경기도가 남북한 경제, 역사·문화, 관광 등 남북 교류의 기반 마련과 남북 공동 번영을 위한 경제 협력지대를 조성코자 하는 것으로 2007년 남북 간 합의된 10·4 서해평화특별협력지대의 연장선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 시대를 구축하고 남북 번영의 경제협력지대를 조성하며 경제, 역사·문화, 관광 등 남북 교류의 기반이 될 것이다. 중첩 규제를 받아온 경기북부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는 특별한 희생에 대한 보상의 기회가 될 것이다.현재 한반도 정세는 예측 불허의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민족화해·상생 의지가 굳건한 점을 고려, 현 시점에서 가능한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추후 남북관계의 전향적 변화와 더불어 교류협력이 확대되는 데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경기도는 대북제재 한계 내에서, 아니면 한계를 넘어서까지도 실천할 수 있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주도적으로 이를 추진해야 한다. 2020년 평화시대, 경기도가 열어나가겠다./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2020-01-08 이화영

[특별기고]다시 품어보는 우리 반쪽의 미술세계

오랫동안 北예술 한국선 '금기'2005년 송암선생 유화전 '성과'분단후 언론사 첫 초대전 의의다양한 연구·교류 활성화 기대나라가 갈리고 70여년이 흘렀다. 그래도 우리 힘으로 상주 인원 오만여명의 북한 근로자가 10여년간 일터를 잡은 개성공단도 세우고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꿈에도 그리던 금강산을 관광했다. 그뿐인가. 백두산 천지를 비롯해서 제한적이지만 평양, 남포, 개성 그리고 임진왜란 당시 승려의 몸으로 목탁 대신 창을 들도록 선도한 서산대사 청허 휴정(西山大師 淸虛 休靜, 1520~1604)이 주석한 묘향산도 갈 수 있었다.또 우리나라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그리고 박근혜(국회의원 재직시) 대통령도 스스로 38선을 넘어 북한 주민에게 열화와 같은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남북한 문화사업은 이룩된 것이 노력에 비해 많지 않다.특히 회화, 조각, 서예에 대해서 남북이 절벽처럼 전시, 연구 성과가 거의 없었다. 1987년 계간 미술 겨울호(통권 44호)에 '해방 공간의 한국 미술' 특집으로 북으로 간 미술가들을 다루었고, 2004년 밀알미술관에서 발행한 '한국 미술의 잃어버린 페이지', 2005년 월간 미술 6월호에서 '분단미술사, 잃어버린 페이지'라는 특집을 내놓았다. 2018년 문범강의 '평양미술-조선화 너는 누구냐' 정도가 북한예술을 우리 앞에 당겨 가까이 보게 했다.오랫동안 북한 미술은 우리 사회의 금기였다. 이들의 작품을 우리가 볼 수 있게 된 것은 분단과 6·25를 전후해 월북하거나 납북된 문인이나 예술인들에 대하여 월북 이전 작품들을 해금(解禁)시킨 정부 정책 덕분에 가능했다. 필자가 과문하고 소장하고 있는 자료가 빈약한 때문에 그 사이 남모르게 남북한 예술 교류에 공이 큰 분들을 이 자리에 미처 다 밝히지 못하는 것을 사과드린다.그 사이 우리 인천의 소중한 성과가 지난 2005년 송암 이회림(松巖 李會林, 1917~2007) 선생이 자비로 북한유화전(北韓油畵展)에 전시한 회화 500여점이 돋보인다. 선생은 "송암미술관은 개관기념전으로 우리 유화도입기(油畵導入期)에 선구적 역할을 한 일본유학생과 납북·월북 작가 및 그들에게 교육받은 대표적 북한미술가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 민족미술 발전을 위한 학습장을 제공하고 나아가 민족 동질성 회복과 통일조국의 실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습니다"라고 자신의 염원을 밝혔다.오랜 세월 개인과 작은 단체들이 엄청난 노력과 경제적 손실을 감당하고 얻은 성과였지만, 그 사이 주변의 몰이해와 사회와 정부의 지원이 없었기 때문에 노력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던 차에 신년 초 북한의 대표적인 예술인 중 한 명인 화봉 황영준(華峯 黃榮俊, 1919~2002) 화백의 작품 200여 점이 경인일보 주최로 인천에서 첫 선을 보이게 되었다는 쾌거를 듣고 축하하지 않을 수 없다. 화봉은 인천 출신 이당 김은호(以堂 金殷鎬, 1892~1979) 화백이 1936년에 후배들을 키우기 위해서 만든 후소회(後素會)의 회원이며 그 문하에서 5년간 절차탁마(切磋琢磨)하여 일가를 이루었다. 그런 점만 놓고 보더라도 인천과의 인연이 깊다고 하겠다. 당시의 작품으로는 '하늘 소 탄 농민', '농촌풍경', '금강산풍경' 등이 있다.분단 이후 신문사가 북한 미술 작품을 초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더욱이 어느 한 사람의 작품을 동시에 수백 점을 가져왔다는 사실은 앞으로 북한미술연구에 길이 보인다고 하겠다. 이를 시작으로 조각, 서예분야로 범위를 넓혀 보다 폭넓게 북한예술과 접촉하고 체계적인 연구와 교류의 길로 나아가길 바란다./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2020-01-07 지용택

[특별기고]서로e음, 지역을 살리고 주민을 잇는다

서로e음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다. 초기 폭발적인 가입을 이끌었던 마중물이 스마트폰 앱과 연계한 '선불충전카드 형식' 그리고 '캐시백 10% 적립'이었다면 이번은 소상공인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혜택플러스 가맹점 확보'다.편의성에 혜택까지 두루 갖춘 서로e음은 지난 5월 발행,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역 내 경제 흐름도 바꿔놓았다. 역외소비가 역내소비로 돌아선 것은 물론이고, 소비의 외부유입 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의 일상생활도 크게 바뀌었다. 아무리 좋은 혜택으로 무장해도 주사용 카드를 바꾸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갑에는 서로e음 카드가, 스마트폰에는 서로e음 앱이 발 빠르게 등장했다.결제수단 1순위도 당연히 서로e음이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동전의 양면이 있기 마련이다.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서로e음도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바로 예산 부족이다. 얼마 전 인천시가 국·시비를 3%로 줄이면서 서로e음도 어쩔 수 없이 혜택을 재조정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지역화폐 민관운영위원회와 함께 '어떻게 해야 주민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 수없이 고민했다. 그 결과, 캐시백 비율 7%는 유지하되 적용한도를 종전 10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추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사실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잠을 못 잘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 무엇보다 캐시백 비율의 잦은 변동으로 인해 주민들에게 혼란과 불편함을 드려 죄송한 마음이 크다. 열렬히 호응해주신 만큼 실망감이 크시진 않을까 걱정도 된다. '좋다고 마음껏 쓰라고 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적당히 쓰라니 일관성이 없는 정책 아니냐'는 뭇매도 염려스럽다.하지만 이것만은 우리 주민이, 서로e음 사용자가 꼭 알아주셨으면 한다. 지역화폐의 당초 목표가 캐시백 의존이 아닌 소상공인 살리기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인 만큼 서구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만 예측 불가능한 외부적 요인에 의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그 첫 단추가 혜택플러스 가맹점 확보다. 소상공인을 지역화폐 정책의 수혜자에서 참여자로 바꿔주는 유도책이기도 하다. 혜택플러스 가맹점에서는 서로e음으로 결제 시 각종 이벤트와 함께 추가 할인(3~7%)을 해준다. 11월 말부터는 단순히 가맹점만을 모아놓은 1차원적인 노출이 아닌 '주문-결제-배달'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편리성까지 갖춘다. 마케팅을 고민하는 소상공인은 서로e음 30만 사용자를 대상으로 무료 광고도 가능하다. 절약한 광고료를 고객에게 할인 혜택으로 제공하면 일거양득이다. 이런 게 선순환 지역경제의 표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서구에서 생활의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자족기능까지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또 다른 혜택은 특별상품관이다. 서구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공산품은 '온리서구', 서구 식품산업단지에서 생산되는 식품은 '냠냠서구'라는 이름으로 서로e음 앱을 통해 소비자를 만난다. 기부 기능도 추가된다. 적립된 캐시백을 좋은 일에 쓰고 싶다는 의견을 반영한 기능이다. 앱에 '서로e음 광장'을 신설함으로써 문화행사를 비롯해 복지정책, 교육정책 등 다양한 소식도 제공한다. 다양한 행사장에 서로e음 카드 하나만 들고 가면 입장료와 체험비, 푸드트럭 이용비를 모두 충당할 수 있다. 정보와 결제, 사용자와 소상공인이 하나로 이어지는 것이다. 잘 만든 플랫폼 하나로 지역 경제가 단단해짐을 알 수 있다.서로e음은 단기간에 전국 지역화폐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사용자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해 주민에게 혼란과 심려를 끼쳐,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렇지만 서구만의 지역화폐, 전국에서 유일무이하게 주민 그리고 소상공인과 함께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지역화폐로 자리 잡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너그러이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지금까지 그래오셨듯 서로e음의 새로운 변화에도 관심 가져주시고 격려해주시길 바란다. 서구의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흔들림 없이 '지역경제를 살리고' '주민을 하나로 이어주는' 지역공동체화폐 서로e음을 완성해내겠다./이재현 인천광역시 서구청장이재현 인천광역시 서구청장

2019-10-24 이재현

[특별기고]함께 해요, 플라스틱 폐기물 줄이기

플라스틱으로 고통 받는 지구나와 내 가족 삶 위협 '위험 요소'정부 다양한 정책 노력 불구폐기물 발생 꾸준히 증가개개인 실생활 실천문화 조성 절실최근 '플라스틱으로 고통받는 지구'라는 뉴스를 자주 접한다. 폐그물에 걸려 죽은 바다거북, 떠밀려온 고래 뱃속에 가득한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태평양 바다를 떠다니는 플라스틱 섬 등등.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매년 80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고, 이 쓰레기가 모여 미국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에 '태평양 쓰레기 지대(The Great Pacific Patch)'를 만들었는데, 그 면적이 우리나라의 15배에 달한다고 한다. 폐플라스틱 문제는 그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에 스쳐 가는 뉴스로 여겨져 왔다. 뉴스를 들을 때는 폐그물에 걸려 죽은 거북이가 불쌍하다 느끼지만, 잠시 후에는 무심코 카페에서 일회용 컵으로 커피를 마시고, 마트에서 일회용 비닐봉지에 물건을 담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다.그러나 폐플라스틱 문제가 더는 태평양의 문제가 아님을 체감하게 하는 사례들이 일어나고 있다.2018년 4월 전국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수거되지 않은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으로 몸살을 앓았다. 최근 곳곳에 몰래 버려진 쓰레기가 거대한 산을 이루어, 환경을 오염시키고 많은 이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재활용원료로 위장해 필리핀으로 수출되었던 폐플라스틱이 국제적인 부끄러움이 되어 다시 돌아왔다.2019년 9월, 우리는 지구의 문제가 나의 고통으로 바뀌는 그 어느 지점에 서 있다. 바닷새와 해양 포유류를 괴롭히던 쓰레기가 나와 내 가족의 삶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라는 것을 여러 사건을 통해 알아가고 있다.정부도 이러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발굴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분리수거 정착,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 일회용 비닐이나 컵 규제 등 환경부는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그런데 정부 차원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폐기물 발생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재활용 제도도 잘 정착되지 않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폐기물을 근본적으로 줄여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를 지속 가능한 자원이용 구조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폐기물 문제는 정부 정책이나 규제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와 참여가 없으면 현실에 정착하기가 어렵다. 태평양 바다의 쓰레기 섬을 바라보며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그 쓰레기는 우리의 생활 주변에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와 있기 때문이다.새로운 정책의 개발을 위한 노력과 함께 시민 개개인이 실생활에서 실천해가는 노력과 문화의 조성이 절실한 때이다. 장에 갈 때는 장바구니를, 카페에 갈 때는 텀블러를 이용하는 것, 페트병을 분리수거 할 때 포장재를 떼는 것, 우유 팩을 버릴 때 물로 한번 씻어주는 것, 담배꽁초를 유리병에 넣지 않는 것 등등.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넘쳐나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바다의 거북이와 고래를 살릴 뿐만 아니라, 나와 우리 가족의 쾌적하고 건강한 삶을 지키는 방패가 될 것이다. 매년 9월 6일은 정부에서 지정한 '자원순환의 날'이다.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지구를 지키는 마음으로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 하나를 실천해 보는 것이 어떨까?/최종원 한강유역환경청장최종원 한강유역환경청장

2019-09-05 최종원

[특별기고]합창의 즐거움에 대하여

'2019 남양주 사릉 시민 합창페스티벌' 성황세대 아우른 13개팀 감미롭고 웅장한 멜로디주민들 세계적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 기대축제 통해 이웃사촌간 공동체의식 더 단단2010년에 방영된 KBS '남자의 자격' 합창단을 기억하는 사람은 알 것이다. 인간이 가진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질 때 그 아름다움과 감동이 얼마나 큰 것인지. 각자의 삶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소리를 모으고 함께 같은 꿈을 꾸는 것이 얼마나 가슴 떨리는 순간인지를 말이다. 10여 년 만에 합창의 감동을 남양주 사릉(思陵)에서 다시 느꼈다.지난 6일 단종 비인 정순왕후의 능인 사릉에서는 남양주 사릉 시민 합창 페스티벌이 열렸다. 그날은 마침 정순왕후의 승하일이었다. 승하일에는 항상 비가 내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역시나 가벼운 빗방울이 흩날려 더위를 식혀주었다. 경연을 거쳐 선발된 9개 민간합창단 팀과 시립합창단 등 모두 13개 팀의 공연이 있었는데 유치원 어린이부터 고령의 어르신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노래를 선사했다. 무대 위에서 서로 격려의 눈빛을 교환하며, 마음을 맞춰 들려주는 아름다운 목소리는 두 시간 동안 감미롭게 때로는 웅장하게 사릉을 휘감았다.남양주에는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40기의 조선왕릉 가운데 사릉을 포함한, 광릉, 홍릉, 유릉 등 모두 4기의 왕릉이 있다. 특히 다른 조선 왕릉과는 다르게 비교적 도심과 가까운 데 자리하고 있어 접근성이 꽤 좋은 편이다.하지만 시민들이 왕릉을 자주 찾고 즐길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이번 합창 페스티벌을 계기로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주민들의 발길과 사랑이 더해질 때 비로소 왕릉은 단순히 왕릉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될 것이고, 후세에도 그 이름을 전할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아울러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온 합창이 지닌 큰 울림에 주목해보고 싶다. 200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에스토니아의 합창 축제가 좋은 예이다. 북유럽의 발트해 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에서는 5년마다 성대한 합창 축제가 열린다. 에스토니아 말로는 '라울루피두(Laulupidu)'라고 하는데 '노래잔치'라는 뜻이라고 한다. 최대 2만명까지 오를 수 있는 무대와 8만명까지 수용하는 무대 앞 공원을 합하면 모두 10만명이 노래를 부르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다. 에스토니아인으로서 긍지를 북돋고 독립국가에 대한 의지를 세계에 천명하는 이 축제는 1896년부터 열렸다고 하니 150년이 넘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떼창 축제인 셈이다. 노래는 에스토니아 사람들의 민족정신을 지켜주는 유일한 수단이었고, 이 축제는 인근 국가인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까지 전파되어 발트 3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예전에는 우리나라도 지역마다 민요가 있었다. 어떤 노래를 부르는지에 따라 어느 지역 사람인지가 드러났다. 축제를 통해 같은 노래를 이어 부르며 지역의 공동체의식은 더 단단해졌다. 우리 남양주시는 신도시 개발로 새로 이사 오는 가구가 경기도 내 시·군 중에서 거의 1, 2위를 다툴 정도로 매우 많다. 남양주가 제2의 고향으로 그리고 자녀들과 함께 쭉 살고 싶은 곳이 될 수 있으려면 여러 가지가 필요할 것이다. 합창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다행히도 남양주에는 지역별로 다양한 시민합창단이 활동 중이다. 목소리로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려주는 합창의 즐거움에 푹 빠지면 낯설게 느껴졌던 주민이 어느새 이웃사촌이 되고 자연스레 오래오래 함께 살고 싶은 동네가 되지 않을까. 다행히 가수 뺨치게 노래 잘하는 사람도 많은 세상이니 작은 음이탈쯤은 새로 사귄 이웃들이 아름다운 음색으로 덮어 줄 것이다. 작은 용기를…./조광한 남양주시장조광한 남양주시장

2019-07-17 조광한

[특별기고]서구 수돗물, 안전한 시스템 만들 기회다

40만 시민 불편 겪고 2만건 이상 민원 제기과학적 물관리등 근본적인 해결 방안 필요인천만의 문제 아니라는 것 전문가들 시각정부, 생활형 SOC사업 포함 추경 반영하길인천지역 수돗물 사고가 일어난 지 40여 일이 지났다. 40만 시민이 불편과 불안을 겪고, 2만건 이상의 민원이 제기됐다. 시민들은 사고 이전으로 돌아가길 원한다. 그런데 이대로 정상화되면 이 같은 사고가 또 일어나지 않을까. 전국 여러 곳에서 비슷한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데 괜찮은 걸까 하는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필자는 환경부 근무 시절 수질정책과장, 상수도정책관, 기획조정실장을 지내며 물과 관련된 재난 경험을 많이 했다. 당시의 경험과 이번 사고를 직접 겪으면서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마련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를 제언해 본다.첫째, 과학적 물 관리 시스템 도입이다. 시대는 21세기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얘기하고 있는데 생명수인 수돗물 관리를 아직도 사람에만 의존하고 있다. 취수원에서 각 가정까지 수돗물 공급 전(全) 과정에 센서류를 달아 감지, 제어하는 기술 도입을 서두르자. 배관망을 과학적으로 관리해 탁도계나 염도계가 어느 기준점을 초과하면 자동으로 배출시키게 하자. 수계전환도 과학적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우선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자. 이런 선진화된 시스템은 스마트워터시티(Smart Water City)라는 이름으로 파주시와 세종시, 부산시가 적용하고 있다. 파주시는 수돗물의 직접 음용률이 1%에서 36.3%까지 오르고, 주민 만족도(93.8%)도 상당히 높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둘째,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매뉴얼과 협의체를 만드는 것이다. 어느 누가 봐도 5분 이내에 읽고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되는 매뉴얼을 만들어 활용해야 한다. 매뉴얼은 부서별, 개인별 역할을 분명히 담은 '두 쪽' 분량이면 충분하다. 또한 사안의 심각성과 대응을 결정하는 데에는 내부 담당부서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과학적인 시스템이 우선하더라도 특정인에게 판단을 맡겨서는 위험하고 예민한 문제들은 늘 발생하기 마련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응 등 대내외적인 소통조직력도 필요하다.셋째, 최첨단 정수처리시설 구축이다. 기존의 정수처리시설에 세밀한 막여과(멤브레인)와 오존 등을 활용해 한 번 더 수돗물을 걸러주는 고도정수처리 시설을 갖춰야 한다. 서울시의 경우 모든 정수장에 2015년까지 이 시설을 갖추었으나 인천은 아직 이만한 수준의 시설이 없다. 당시 서울은 필요 이상의 과잉투자라 할 정도의 일부 비난에도 이를 구축했다. 이번 사태의 발생지인 공촌정수처리장을 먼저 서울 이상의 고도화된 모델로 바꿨으면 한다. 원인진단을 통해 현재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아는 정부가 그 재정 지원을 지자체에만 맡기고 정작 나서지 않으면 해결은 요원할 일이다.넷째, 상수도관을 제대로 평가, 빅데이터화 하고 단계별로 개선해야 한다. 상수도관은 내구연수로 얼마 지났으니 바꾸자고 흔히 얘기하는데 그것만으로는 수도관의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없다. 따라서 상수도관을 구간별로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하고 DB를 구축해야 한다. 서구에 밀집해 있는 로봇업체들의 로봇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배관을 무작정 바꾸기보다 내구연한을 늘릴 수 있는 선진화된 기술을 검토해 비용을 줄이고 효용성을 높이는 것도 좋겠다.인천지역 수돗물 사고가 인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자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정부의 근본적인 해결 의지를 촉구한다. 인천서구를 수돗물 선진화 시스템 모델로 만들어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정부 선언이 나오길 기대한다. 정부에서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생활형 SOC사업에 포함해 추경에 당장 반영하길 바란다. 물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먹고 씻는 기본적인 일에 마비가 온 지역 주민들에게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일은 대표적인 민생 살리기이자 어려운 지역경제를 살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이재현 인천광역시 서구청장이재현 인천광역시 서구청장

2019-07-08 이재현

[특별기고]재정분권 새판짜기가 필요하다

기초지자체 복지예산 부족 심각사업비 대부분 중앙과 공동분담'매칭 방식'으로 부담 '눈덩이'증세·국가보조율 상향 등 통해중앙-지방간 재원조정 '시급'지난 1월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이 "과도한 복지예산 부담으로 기초지자체 재정이 파탄 위기에 몰리고 있다"며 중앙정부의 국비 보조율을 높여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 화제가 됐었다. 최일선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자치단체장으로서 정 구청장의 고충 하나하나가 가슴 절절하게 다가왔다.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 구청장의 요청이 타당하니 개선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 뒤로 바뀌었을까? 피부에 와 닿는 변화는 아직 더디기만 하다. 오히려 복지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기초자치단체에 예산 부담 떠넘기기는 줄지 않고 있다. 경기도도 예외가 아니다. 경기도 추경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31개 시·군은 고교무상급식과 어린이집 운영비 지원 등 경기도-31개 시·군간 예산 분담비율을 최소한 5 대 5 비율로 조정해줄 것을 제안했지만 보조율은 3 대 7로 결정되었다. 경기도가 각 사업예산의 30%, 시·군이 70%를 부담하는 것이다.고교무상급식은, 안전한 먹거리 제공과 보편적 복지라는 점에서 꼭 필요한 사업이다. 다만 '고등학교의 설치, 운영, 지도'의 사무가 서울시나 경기도, 광역시를 뜻하는 '시·도'의 사무인데, 서울시와 인천시의 경우 고교무상급식 사업에 대한 분담비율은 60% 이상이다. 31개 시·군은 서울시와 인천광역시의 분담률을 들며 형평성의 문제를 고려해달라고 건의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경기도 지방보조금 관리조례시행규칙'을 근거로 도비 분담률 30%를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어린이집 운영비 지원'도 마찬가지다. 경기도는 어린이집 운영비 지원을 신규사업으로 추경예산에 포함, 도비 30% 분담률을 고수하고 있다. 다수의 시·군이 이와 관련된 유사사업을 이미 진행 중에 있다. 본 사업을 경기도가 추경으로 편성할 만큼 시급성을 요하는지, 이해관계에 의한 '예산 끼워넣기'는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버거운 복지예산 부담은 수원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부 기초지자체는 사회복지 지출로 직원 인건비도 감당 못할 정도며, 공공질서 안전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곳도 있을 만큼 기초지자체 예산 부족은 심각하다. 이 같은 위기감에는 복지사업의 대부분이 중앙과 기초지자체가 비용을 공동 부담하는 '매칭' 방식에서 기인한다. 국가의 복지지출이 커지면 커질수록 기초지자체의 부담도 덩달아 커진다. 중앙정부와 경기도와 같은 광역 지자체는 "복지 확대 생색은 중앙정부가 내고, 덤터기는 우리가 쓴다"는 기초지자체의 불만을 새겨들어야 한다.늘어나는 복지비 예산을 누가 얼마만큼 부담할 것인지 정하고, 더 늦기 전에 폭증하는 기초지자체 예산 부담을 줄여야 한다. 증세, 국고보조율 상향조정, 지방 소비세율 인상 등을 통해 중앙-지방 간 재원 조정을 시작해야 한다. 국비 지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 예산 분담 비율 조정과 조달 방안을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 더 나아가 재정 분권을 통해 기초지자체의 자치능력 향상 방안도 구체화해야 한다.무엇보다도 중앙정부가 기초지자체 재정에 영향을 주는 사업을 진행할 때는 중앙과 지방대표자들이 모여 지방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입법·정책 사항의 사전보고 및 사전협의를 의무화해야 한다.대통령이 '제2, 제3의 부산 북구청장 편지'를 받지 않으려면 복지비 부담에 따른 정부의 재정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오죽하면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 복지대타협특위를 구성해 지자체 스스로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했을까? 기초지자체의 곳간이 거덜 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복지 디폴트' 즉 지급불능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복지사업의 새판짜기에 나서자. 더 늦기 전에./염태영 수원시장염태영 수원시장

2019-06-04 염태영

[특별기고]제2경인선, 인천교통혁명·수도권 균형발전 마중물

광역철도 건설사업, 기재부 예타대상 선정국토부, 요구받은 보완자료 차질없이 준비개통시 서창·논현동서 20분대면 서울 진입힘든 출근길 개선… 시민 더 여유로워질 것인천교통혁명이 시작되었다. 지난 4월 1일 '제2경인선 광역철도 건설사업'이 기획재정부의 '2019년 제1차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됐다. 서울과 인천을 연결하며, 한국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이 개통된 지 100년이 훌쩍 넘은 지금, 두 도시를 잇는 새로운 철도노선 사업이 첫 단추를 꿴 것이다.경인선은 1899년 9월 18일 제물포와 노량진 사이에 최초로 개통된 이후로 현재까지 인천시민의 발로서 제 역할을 다해왔다. 비록 개통 당시에는 일제강점기로 화물운송을 주목적으로 했지만, 지금은 서울과 인천 사이를 잇는 제1의 교통수단으로서 인천시민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이동 수단이다.그러나 경인선의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혼잡도는 말 그대로 극심한 상황이다. 또한 앞으로도 집값 및 일자리 등의 이유로 인천~서울, 인천~경기 등 광역단체를 넘어가는 장거리 출·퇴근 수요가 증가할 예정이다. 실제로 인천 서남부와 서울 남부 지역 간 광역교통 수요는 매년 평균 5.9% 증가하고 있다.이렇듯 경인선을 이용한 시민들의 출퇴근은 고되고 힘든 여정이다. 경인선의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서 '제2경인선 광역철도'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게 되었다. 구로 차량기지 이전 종점부터 청학사거리까지 잇는 동 사업은 지난해 12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진행한 사전타당성조사 결과에서 경제성을 확보했다. 또한 이를 근거로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24일 투자심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대상 사업으로 선정했고, 기획재정부는 국토교통부의 신청을 받아들였다.'제2경인선 광역철도' 사업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알리기 위해 짧은 시간이었지만 철저한 계획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진행해 왔다. 지난해 12월에는 동 사업의 추진을 염원하는 인천의 국회의원 및 인천시와 함께 '제2경인선이 만들어낼 인천의 교통혁명'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토론회에는 박남춘 인천시장과 국토교통부 김정렬 제2차관이 참석해 힘을 실어주었다.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과 수차례 논의를 통해 국토교통부에서 기획재정부로 최우선순위로 하여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대상사업으로 신청했다. 또한 예비타당성조사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는 물론 실무자들과도 긴밀한 협의를 이어왔다. 이에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 선정이라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했다.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더 많은 관문들이 기다리고 있다. 기획재정부에서 본사업과 관련하여 경인선 혼잡도 등 보완자료를 국토교통부에 요구했으며, 이에 대한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제출한 보완자료까지 포함하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되고 그 결과가 통과된다면, 그 이후에는 기본계획수립, 기본설계·실시설계를 거쳐 착공하게 될 것이다. 제2경인선 광역철도 사업이 개통하게 된다면 인천 남동구 서창동과 논현동에서는 20분대, 연수구 청학동에서는 30분대면 서울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의 경우 서울과 경기 등 타 수도권에 비해 출근시간이 가장 길다고 하는데, 동 노선의 개통과 함께 인천시민의 힘든 출근길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인천교통혁명'이 이뤄지는 것이다. '제2경인선 광역철도'로 인한 인천교통혁명은 인천시민의 삶을 더 여유롭고, 더 편안하게 만들 것이며 인천시민의 행복지수를 높일 것이다. 또한 수도권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와 더불어민주당 인천광역시당을 맡고있는 저의 어깨가 무거움을 잘 알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 선정'이라는 첫발을 디뎠으므로, 앞으로도 인천 발전과 수도권 균형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도록 하겠다./윤관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윤관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2019-04-14 윤관석

[특별기고]잊혀진 기억과 기록될 미래의 역사

안성은 유서 깊은 호국의 고장으로써 충주를 거쳐 부산에 이르는 영남대로의 길목이다. 또한 삼국시대부터 군사적으로 전략적 요충지였으며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도성 방어의 중요한 지역이었다. 그에 따라 몽고 침입 시에는 송문주 장군이 죽주산성에서 몽고군과 전투를 펼쳐 승리를 이뤘으며, 홍건적의 난때는 거짓 항복하는 척하며 술을 먹여 취한 틈을 타 적의 괴수 6명의 목을 베어 결정적으로 전세를 뒤엎은 곳이 바로 안성이다. 이렇듯 나라의 위기 때마다 보여준 안성의 호국정신은 일제의 침탈과 식민통치 기간에도 나타났다. 안성의 독립운동사에서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양성·원곡면의 만세운동이며, 지난번 기고문에서 보았듯이 안성읍내에서는 좀 더 색다른 방식으로 만세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죽산지역에서의 일제에 대한 저항은 일찍부터 의병활동으로 시작됐다. 이곳은 예로부터 군사적 요충지이자 삼남지방으로 이어지는 교통의 요지였기에 경기 남부 의병의 거점이 돼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이에 따라 정주원, 여병대, 윤석규, 김동식, 김봉환 등 걸출한 안성 출신 의병장들이 많이 배출되고 활동했다. 죽산지역 역시 3·1운동이 일어날 당시 일제 식민통치에 저항하는 만세운동이 크게 벌어지기도 했다. 1919년 4월 1일 죽산공립보통학교(현 죽산초등학교)의 양재옥·안재헌 학생이 교정에서 50여명의 학생들과 함께 만세를 부른 것이 시작이었다. 학생들의 만세시위에 동화된 주민들이 참여하면서 대규모로 확산됐다. 4월 2일에는 오전부터 죽산시장을 중심으로 만세시위가 시작되더니 이날 밤에는 각 마을에서 모인 주민들로 2천여명의 군중이 집결했다. 이들은 죽산경찰관주재소, 죽산우편소, 이죽면사무소로 가서 독립만세를 외치고, 건물에 투석하는 등 실력항쟁의 양상을 보였다. 또한 일죽면에서는 주민 200여명이 주천경찰관주재소, 일죽면사무소 등에서 만세시위를 벌였고, 삼죽면에서는 주민 300여명이 삼죽면사무소를 공격했다. 이처럼 죽산은 4월 1일부터 3일까지 2천여명의 주민이 참여하여 일제의 식민 통치기관인 주재소, 우편소, 면사무소를 응징하는 만세운동을 전개했으며, 이로 인해 출동한 경찰과 군대에 의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안성의 또 다른 실력항쟁지이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죽산의 일제에 대한 항거는 우리들에게 기억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3·1운동의 중요지역으로 안성을 꼽지만 그 중에서도 양성·원곡면의 만세운동을 주로 말한다. 앞에서 죽산지역의 만세운동을 언급했듯 양성·원곡면의 만세운동에 못지않게 강렬한 만세운동을 전개했고 대규모의 인원이 참여한 실력항쟁의 양상과 그에 따른 피해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3·1운동의 역사에서 그리고 안성의 역사에서 죽산의 독립운동을 다시 주목해야 할 이유이다. 또한 죽산지역 독립운동가들의 잊혀진 이름을 밝혀내고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야 하는 과제도 풀어가야 한다. 전국적으로 3·1운동 100주년에 대한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안성은 3월 11일이 최초의 3·1운동 발생일이지만 가장 극력하게 만세운동을 펼치고 심지어 이틀간의 해방을 이룬 업적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매년 4월 2일에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100주년인 올해에도 안성은 4월 2일에 '4·1만세항쟁, 2일간의 해방'행사를 독립운동 성지인 안성3.1운동기념관에서 개최한다. 특히 4월 2일부터 7일까지 문화제 주간으로 설정하고, 내혜홀광장에서 시민 및 청소년 참여 문화행사 '함께 기억하는 100년'(4월 3일~5일)과 안성3.1운동기념관에서 전국 독립운동 기념관 체험박람회 '함께하는 나라사랑'(4월 6일~7일) 행사가 동시에 열린다. 예년보다 다채롭고 성대한 100주년을 맞이하겠다는 의지이다. 4월 2일에 열리는 '만세항쟁 재현퍼포먼스'는 좀 더 특별하다. 당시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2천명의 모습을 재현하고자 양성면과 원곡면에서 각 1천여명이 기념관을 향해 만세행진을 진행한다. 이 행사에 일반 시민과 청소년, 다른 지역의 주민들도 참가하여 당시 선열들의 만세운동을 함께 느껴보면 좋을 듯하다.안성은 3·1운동의 3대 실력항쟁지로 황해도 수안군, 평안북도 의주군 등 북한에 2곳이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남북교류협력사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지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차근차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모든 과정들이 남북의 평화로운 시대, 미래 100년에 기록될 역사이며, 안성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역사를 만드는 주역으로 기억되길 기대한다./이주현 안성시 문화관광과장이주현 안성시 문화관광과장

2019-03-11 이주현

[특별기고]안성 자산가들 "빌려준 집·땅 내놓으라"

지역 최초 3·1운동前 일제에 '경제적 압박'日 경찰 신경 건드린 '독립운동의 한 방식'3월 30일부터 면사무소 습격등 본격 시위안성읍내 만세운동 시장 발달했기에 가능안성은 영남대로와 삼남대로가 만나는 지점의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다. 이에 조선후기 안성은 대구, 전주와 더불어 조선 3대 시장이라고 할 만큼 시장이 발달된 곳이었으며, 인구도 많고 물자도 풍부한 지역이었다. 안성은 큰 시장이 있었던 만큼 다른 지역의 3·1운동과는 몇 가지 차이점이 보인다. 기구를 날려 이목을 끌고 독립만세를 불렀다. 안성읍내 최초의 만세운동은 1919년 3월 11일이다. '독립운동에 관한 건' 제14보 일제 경찰의 중앙보고서 극비문서에 의하면 "안성에서는 1919년 3월 11일 오후 8시에 군중 약 50명이 완구용 경기구(輕氣球)를 날리고 일제히 독립만세를 고창했으나 즉시 해산하고 주모자 3명을 검거했다. 그날 밤 공립보통학교 학생이 시위운동을 개시하려고 기획하는 것을 발견, 주모자 18명을 검거하고 경계 중"이라고 기록했다. 완구용 기구를 날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다음 주민들과 함께 만세를 고창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만세운동을 사전에 약속하면 발각될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소수 사람들만이 주동을 하고, 시장에 나온 상인 혹은 장 보러 온 주민들이 갑작스럽게 참여하게 되는 방식이었다. 이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방식으로 새로운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3월 16일의 '독립운동에 관한 건' 제17보에 의하면 일제 경찰은 이를 매우 폄하하고 있다. "군중의 단순한 경기구 비행에 대한 호기심으로 주변에 있던 소년들이 무의미한 집합 만세를 고창한 것으로 하등 독립운동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보고한 것이다. 앞서 3명의 주모자를 체포했다고 한 것과는 배치되는 것으로 아마도 사건을 크게 일으키지 않기 위해 안성경찰서에서 축소 보고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안성읍내 3·1운동에서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안성의 자산가들이다. '매일신보' 3월 11일자의 '삼일 만세운동의 후속보도 안성편'에서 "요사이 조선인 자산가들은 내지인(일본인)에게 빌려준 집과 땅을 내어놓으라고 핍박을 하던 중이라더라"라고 안성 자산가들의 동향을 보도했다. 안성지역 최초의 3·1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인 3월 11일 이전에 안성의 자산가들은 경제적으로 일제를 압박한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애국심의 발로일 수도 있고, 일본이 패망하거나 일본인들이 빚을 갚지 못하고 일본으로 도망할 경우를 가정한 경제적 이유에서 일 수도 있다. 안성의 자산가들은 3·1운동으로 인해 일제로부터 해방이 되거나 적어도 일본인들이 빚을 못 갚을 만큼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놓일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며, 그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일제 경찰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확실하게 간주하고 있었다. 3월 9일의 '독립운동에 관한 건' 제10보에도 동일하게 기록되어 있어 안성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심각하게 판단하고 있었다. 따라서 안성의 자산가들이 보인 행동은 일제 경찰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든 독립운동의 한 방식임이 틀림없는 것이다.이후 안성에서는 일제의 삼엄한 감시 때문에 한동안 만세운동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다 3월 28일 읍내면 동리에 거주하는 서순옥이 주민 20여 명과 함께 산에 올라 만세를 부르면서 다시 촉발되었다. 본격적인 안성읍의 만세운동은 3월 30일부터 시작하였다. 약 300명의 군중이 면사무소를 습격하여 유리창을 파괴하고 군청에 몰려간 것이다. 이로 인하여 주모자 3명이 검거되고 시장의 각 상점은 아침부터 폐점이 되었다. 당시 '매일신보' 4월 3일자에는 "30일 오후 7시쯤 태극기를 들고 만세운동을 시작해 석정리, 도기리, 장기리, 동리, 서리 주민 1천여 명이 안성경찰서 앞으로 가서 만세를 부르고 면사무소 유리창을 파괴하고 군청으로 들어가 군수에게 만세를 부르게 하였다. 31일에는 오후 4시쯤 안성조합 기생일동이 만세를 부르며 시위를 시작하였다. 그날 밤 7시 반쯤에는 군중 약 3천명이 등에 불을 켜고 시위를 하였다"고 그날의 상황을 기록하였다. 이상을 종합한 안성읍내 만세운동의 특징은 첫째, 경기구를 날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서 불특정 다수를 만세운동에 동참시켰다는 것이다. 둘째, 자산가들이 자본으로 일본인들을 압박하는 다른 방식의 독립운동에 나선 것이며, 마지막으로 여성들인 기생들이 만세운동의 전면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점은 안성이 조선시대부터 시장이 발달하여 사람과 자본이 많이 몰리는 큰 시장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홍원의 안성맞춤박물관 학예연구사홍원의 안성맞춤박물관 학예연구사

2019-03-04 홍원의

[특별기고]안성 3·1운동 100주년, 2일간의 해방과 3대 실력항쟁지

양성·원곡 주민들 일본인 몰아내자일제, 가혹한 탄압으로 보복'안성사건'으로 남한에서 유일 만세운동 선열들의 정신 이어가며독립운동 역사 대표적 성지 평가안성은 3·1운동을 대표하는 독립운동의 성지이다. 1919년 안성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은 어느 곳보다 뜨거웠고, 가장 격렬하게 전개됐으며, 그로 인해 안성인들은 혹독한 시련을 감내해야 했다. 가혹했던 그 시절의 의기는 지금 안성 3·1운동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됐다.만세운동이 전국으로 불타오르기 시작했을 때 안성에서도 독립을 위한 불길이 솟았다. 안성 최초의 만세운동은 1919년 3월 11일 양성공립보통학교(현 향성초등학교) 교정에서 학생들에 의해서 일어난 것이다. 당시 양성면 덕봉리 출신으로 서울에서 보성전문학교를 다니던 남진우 학생과 같은 마을 출신으로 선린상업학교를 다니던 고원근 학생이 고향으로 내려와 3·1운동의 소식을 알리면서였다. 이들은 학생들을 독려하여 함께 만세운동을 불렀지만 교사들에 의해 제지되었다. 그러나 학생들에 의해 만세운동이 시작되어 전 주민으로 확산되었다는 것은 큰 의미를 남겨준다. 3·1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던 3월 말부터는 양성면과 원곡면에서 주민들에 의해 만세운동이 산발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각 마을 단위로 수십명의 주민들이 자발적인 의지로 만세운동을 전개한 것이다. 이후 결집을 통해 만세운동이 격렬하게 전개되면서 4월 1일과 2일에 걸쳐 폭발적인 시위로 이어졌다. 주로 비폭력 평화적 시위의 3·1운동 정신이 발현되었으나 다수의 주민들이 참여하면서 조선의 독립에 대한 확신을 갖고 적극적인 실력항쟁으로 이어졌다.안성의 대대적인 만세운동의 양상은 4월 1일 저녁 최은식, 이덕순, 홍창섭, 이유석 등의 주동자들이 주민들을 이끌고 만세고개(현 안성3·1운동기념관)를 넘어 양성으로 행진하여 양성면 주민들과 연합하면서 일제 통치기관을 파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2천여명으로 구성된 연합시위대는 양성면에 소재한 경찰주재소, 우편소, 면사무소 등을 투석하고 방화하였고, 이어 일본인 상점과 고리대금업자의 집을 습격하여 파괴하였다. 그 결과 일제의 통치와 일본인들을 완전히 몰아내는 적극적인 실력항쟁을 펼쳐 이틀간의 해방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양성·원곡면의 만세운동은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정도였다. 일제 식민 통치와 불합리한 일본인들의 수탈에 대한 저항운동으로 실력항쟁의 양상을 보였으나 절대로 인명에 대한 살상을 가하지 않은 것은 독립의 쟁취를 위한 목표에서 나타난 것으로 감정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은 양성·원곡면 만세운동의 다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일제에 대한 저항은 가혹한 탄압으로 이어졌다. 원곡면 주민들은 평택의 경부선 철도까지 파괴하려고 모의하였으나 일본군의 출동 소식을 듣고 자진 해산하여 주변으로 숨었다. 일제는 군병력과 경찰을 투입하여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쳤으며 그 과정에서 방화와 폭행을 가했다. 그러나 검거가 부진하자 면장을 앞세워 농번기임을 감안하여 경찰서장의 연설을 들으면 사면해 주겠다고 회유하여 내가천리 뒷산에 모이도록 했다. 이를 믿은 주민들은 현장에 모였으나 군병력이 이들을 폭행하고 검거하기 시작했다. 결국 300여명이 안성경찰서로 끌려가 혹독한 고문과 신문을 받았다. 그 결과 안성지역 만세운동 참여자에게는 징역 5월부터 최고 12년에 달하는 형이 선고되었고, 특히 단일지역으로는 가장 많은 127명이 기소되어 실형을 선고된 것은 우리나라 3·1운동사에서 최대의 탄압으로 평가된다. 당시 신문에서 '안성사건'이란 이름으로 지속적으로 보도할 만큼 세간의 관심이 컸던 사건이기도 했다.한편 일제는 민족대표의 판결문에 평안북도 의주군 옥상면, 황해도 수안 수안면과 더불어 만세운동의 주요지역으로 적시하였다. 이로 안성의 3·1운동이 전국 3대 실력항쟁지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현재 두 곳의 지역은 북한에 위치하고 있어 남한에서는 유일한 실력항쟁지가 안성이라는 점에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안성의 3·1운동 역사에 대해 다시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3·1운동 이후 안성인들은 사회운동, 임시정부, 광복군 등으로 이어지며 독립운동의 정신을 이어갔다. 그 결과 경기도 내에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가 배출 및 활동하였음을 확인하였고, 한국 독립운동 역사에서 안성이 대표적인 성지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해방이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도 적극적으로 만세운동에 나섰던 선열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 3·1운동 100주년과 마주하는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일 것이다. 안성의 독립운동가가 그토록 염원했던 한국의 봄이 민족의 통일로 이루어지길 바라본다./김대용 안성3·1운동기념관 학예연구사김대용 안성3·1운동기념관 학예연구사

2019-02-26 김대용

[특별기고]위대한 시민, 위대한 역사를 창조한다

우리곁 떠난지 10년된 '심재덕 前 수원시장'100년뒤 큰 그림 그렸던 '2095 발전기획단'지방분권·특례시 완성 살기좋은 도시 조성그의 시야 밑거름으로 한반도 평화 기여해야'수원사람이 발가벗고 30리를 뛰었다'. 수원사람이면 어린 시절부터 자주 들었던 말이다. 두 가지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전해진다.첫째는 수원상인 이야기다. 팔달문을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한 수원. 가게에서 외상 거래를 많이 하던 사람이 외상값을 떼어먹고 도망을 갔다. 세월이 흐른 뒤 자신이 외상값을 떼어먹었다는 것을 잊고, 물건을 사려고 하자 속옷 차림으로 방에서 쉬고 있던 주인은 목소리만 듣고 돈을 떼어먹은 사람임을 알아보고 속옷 차림으로 뛰쳐나갔다. 주인의 얼굴을 보고서야 '아차', 줄행랑을 쳤고 30리에 달하는 추격전 끝에 붙잡혀 외상값을 갚았다는 얘기 끝에 생겼다는 설.둘째, 옛날 수원 도성에서 30리쯤 떨어진 떡전거리에 효성이 지극한 선비가 친구들의 권유에 못 이겨 기방 출입을 하던 어느 날, 기방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 그런데 잠결에 생각하니 그날이 선친의 제삿날. 아버지의 제사를 지내지 못할 불효를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다. 다급한 마음에 의관도 갖추지 못하고 뛰기 시작해 가까스로 자정을 넘기지 않고 집에 도착해 아버지의 제사를 지낼 수 있었다.얼핏 생각하면 수원사람을 비하한 것처럼 보이지만 한 설화는 잘못된 상거래를 바로잡고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실수를 하긴 했지만 부친을 위해 최선을 다한 효자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수원의 정체성을 찾기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 오죽하면 아주 특별한 토론회를 준비했을까. '수원사람 발가벗고 30리 뛴다, 정설 확립 토론회'였다. 매년 1월이면 유독 보고픈 사람. 미스터토일렛 전 수원시장 심재덕 이야기다.그가 우리 곁을 떠났다. 벌써 10년, 그의 기일에 맞춰 SK아트리움에서 10주기 추모행사를 열었다. 입추의 여지없이 꽉 채운 객석을 보며, 그는 지금도 수원의 심장으로 살아계신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장실문화운동에서, 생명의 수원천으로, 빛나는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함께. 수원 도시 곳곳에 그의 손길과 숨길이 미치지 못한 곳이 없다. 오늘의 수원을 있게 한 사람, 남보다 앞서 수원사랑을 생각하고 온몸으로 실천했던 사람이다.콘크리트가 뒤덮고 있던 수원천을 자연하천으로 복원을 시작했고, 서호를 시민 품으로 돌려주었다. 팔달산 터널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화성행궁 복원의 역사를 열었다. 불가능하게만 여겨졌던 수원화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이뤄냈고, 모두가 만류한 2002년 월드컵 수원경기 유치를 성사시킨 것도 심재덕이었다. 심재덕은 수원시장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2095수원발전기획단'에 열을 올렸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100년 뒤 수원은 그저 작은 평범한 도시로 전락될 수 있다. 수원의 맥을 찾아 역사문화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며 100년 뒤 수원의 큰 그림을 그렸다. 오는 3월 개장하는 광교컨벤션센터를 비롯해 체계적이고 균형 있는 수원 발전의 시작점은 '2095수원발전기획단'이었다.온몸이 뒤틀리는 암 투병 속에서도 수원이 전 세계 화장실 문화운동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세계화장실협회의 창립을 이뤄내며 희망의 마중물을 만들었다.올해는 기미독립만세운동 100돌, 수원시승격 70돌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다. 특히, 수원은 특례시를 이뤄내 더 큰 수원으로의 도약의 갈림길에 있다. 시민이 진정한 도시의 주인이 되는 실질적인 풀뿌리 민주주의와 분권을 이루고, 특례시를 완성해 수원을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또 그의 정신과 시야를 밑거름으로 새로운 남북평화 협력시대에 수원이 선도적인 남북교류와 협력의 장을 만들며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심재덕이 꿈꾸고자 했던 것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나누고, 미래세대로 이어줘야 한다. "위대한 시민은 위대한 역사를 창조한다"라는 당신의 말씀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은 우리들의 몫이다./염태영 수원시장염태영 수원시장

2019-01-27 염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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