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목 칼럼

 

[서상목 칼럼]사회복지협의회의 '어머니' 역할

사회복지현장 뒷받침 할 수 있게 각종 지원·육성 주기능으로 인식인권·안전·회계·법령에 대한교육·훈련·지도하는 '지원센터'중앙·지역에 설치 각종 사고 예방국민들에 양질의 서비스 제공해야뮤지컬 명화인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을 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평생 군생활을 한 폰 트랩(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 대령은 부인을 잃자 군대식으로 여섯 자녀를 키운다. 이런 가정에 가정교사로 채용된 수녀 출신 마리아(배우 줄리 앤드류스)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사랑과 정성으로 양육한다. 결국 폰 트랩 대령과 마리아는 결혼함으로써 차갑고 딱딱하기만 했던 가정을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가정으로 탈바꿈시키는 내용이다. 폰 트랩 대령이 딱딱하고 엄하기만 한 '아버지'라고 한다면, 마리아는 훈훈하고 따듯한 '어머니'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필자는 금년 초부터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사회복지협의회가 사회복지분야에서 마리아와 같은 '어머니'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회복지계 예산지원과 각종 법령을 마련하는 보건복지부가 '아버지'라고 한다면, 민간사회복지계의 대표기관인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복지계를 보살피고 양육하는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필자는 몇년 전 모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법제론'을 강의한 적이 있다. 강의준비를 위해 수십개에 달하는 각종 사회복지 관련 법령을 검토하면서 놀란 것은 이들이 지원이나 육성보다는 규제 위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왜 그런 가 봤더니 사회복지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규제가 추가되어 왔기 때문이었다. 사회복지시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곳이기에 이들에 대한 인권침해는 사회적으로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지원은 적은 상황에서 규제만 많아지면 복지서비스에 대한 질은 낮아지고 이는 규제강화와 질저하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와 같이 민간 사회복지계를 보살피고 양육하는 '어머니' 역할을 하는 '마리아'가 필요하고, 이를 바로 사회복지협의회가 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사회복지협의회가 '어머니'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현장 지원·육성을 주 기능으로 인식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각종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사회복지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권·안전·회계·법령에 대한 교육·훈련·지도를 하는 '지원센터'를 중앙은 물론 시도협의회에 설치·운영함으로써 사회복지시설에서의 각종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국민들에게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지역사회복지협의회의 핵심 기능은 해당 지역의 사회복지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 또는 프로젝트를 개발하며, 사업수행에 필요한 인적 및 물적자원을 확보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사회복지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 역시 '지원센터'의 핵심적 기능이 되어야 한다.대부분의 사회복지시설들은 기본 운영경비를 중앙정부 또는 지방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으나, 운영에 필요한 최소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따라서 민간의 인적 및 물적자원이 사회복지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사회복지협의회의 새로운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지난 10년간 '사회공헌정보센터'를 운영해옴으로써 이 분야에서 나름대로 전문성을 키워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단위의 사회복지 수요를 전국적 차원의 인적 및 물적자원 공급자와 연결시킬 수 있는 '사회복지서비스 혁신 플랫폼'을 구축·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및 분야별 사회복지수요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연결하는 '나눔종합정보망'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각종 프로젝트를 개발해 추진하는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한다.이와 같이 앞으로 사회복지협의회가 '어머니'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우리 사회복지계는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7-02-20 서상목

[서상목 칼럼]국민 복지만족도 제고 : 사회복지협의회의 새로운 역할

민간·공공 '톱니바퀴' 매개 역할서비스 체감도 UP·행정 지방화사회복지 실천기관 발전 계기로기업 사회공헌·나눔문화 활성화'중부담-고복지' 복지모델 추구수요·공급간 '플랫폼' 담당할 것1994년 말 보건사회부의 명칭이 보건복지부로 전환되면서 정부는 1995년을 '선진복지 원년'으로 선포하고, 처음으로 범 정부 차원의 '선진복지 청사진'을 만들어 추진하였다. 그 후 2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복지수준은 양적으로 크게 발전하였고, 복지예산 역시 300조원에 달해 정부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복지수준은 이러한 양적 성장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라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그 중 핵심은 사회복지 전달체계가 확고히 정립되어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국민들에게 복지서비스를 전달하는 많은 '톱니바퀴'가 있으나, 이들이 적재적소에 연결되어있지 않아 '사회복지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현 정부는 출범 초부터 '생애주기별 맞춤복지'를 지향하면서 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노력하였다. 2015년 '사회보장급여법'이 통과되면서 공공부문의 전달체계는 시·군·구 사회보장협의체와 읍·면·동 '복지허브화' 사업을 중심으로 그 골격이 갖춰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주로 복지서비스를 전달하고 있는 민간복지부문의 역할은 아직도 불명확한 상태이다. 따라서 정유년 새해를 맞아 사회복지 분야의 최대 현안은 전달체계에서 민간부문의 역할을 확립하고, 이를 공공전달체계와 연결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직 설치되어 있지 않은 77개 시·군·구에 사회복지협의회 조직을 조속히 결성하여, 사회복지협의회가 해당 지역의 민간복지부문과 공공부문을 연계하는 매개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해, 지역사회복지협의회는 지역의 사회복지 현안을 발굴하여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재정 및 인적자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마련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회복지협의회가 사회복지분야의 여러 '톱니바퀴'를 연결하여 '복지시계'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함으로써, 국민들의 복지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사회복지협의회의 지방조직 강화는 시대적 대세라고 할 수 있는 '복지행정의 지방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사회복지협의회가 사회복지인들의 친목단체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복지 문제를 발굴하고 필요한 자원을 조달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명실공히 사회복지 실천기관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지난 20여년간의 많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복지수준은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대체로 '저부담-저복지' 복지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이는 한국이 그간의 노력으로 복지선진국이 되긴 하였지만, 그 수준은 아직 선진국 중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에 머물고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2010년 현재 한국에서 조세와 사회보험료의 대 GDP비율은 26% 수준으로 북구형 모델의 45%, 대륙형 모델의 40% 보다 낮고, 공공복지지출의 대 GDP비율 역시 10% 수준으로 북구나 대륙형 모델의 28%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앞으로 한국이 추구해야 할 복지국가의 방향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나, 필자는 복지시스템의 효율성 제고와 '나눔문화' 확산에 역점을 둠으로써 '중부담-고복지'를 추구할 것을 제안한다. 앞에서 제기한 사회복지협의회의 기능 활성화를 통해 복지시계 톱니바퀴들이 맞물려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것은 그 첫 번째 요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요건은 국민의 조세부담을 과다하게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필요한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시민사회의 '나눔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나눔문화 분야에서도 사회복지협의회가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시키는 '플랫폼'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7-01-30 서상목

[서상목 칼럼]창조융합과 상생발전의 생태계를 만들자

정치·경제·복지 상생발전으로우선 선순환 구조 완성해야대선정국에서도 공약으로 제시집권후 새로운 전통 확립 필요권한분산·수평적 행정문화촉진 가능한 내각제 개헌도 기대필자가 꼽는 21세기 핵심어(key word)이자 우리나라가 당면한 핵심과제 두 가지는 단연 창조융합과 상생발전이다. 전자는 올해 초 다보스포럼에서 첨단기술의 융합을 의미하는 제4차 산업혁명이 부각되면서 그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후자는 IT혁명 이후 나타나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 제4차 산업혁명을 맞아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 때문에 그 대처방안 마련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산업분야에서 선진국을 따라가는 '모방전략(Fast Follower Strategy)'을 성공적으로 구사함으로써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이제부터는 우리 스스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혁신전략(First Mover Strategy)'을 펼쳐야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를 위해서는 창조와 융합을 통한 혁신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최근 해운, 조선, 철강, 석유화학과 같은 기간산업들이 중국의 추격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도 우리가 '혁신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하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모방전략'과 '혁신전략'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정도로 내용상 차이가 크다. 전자가 확실한 목표를 추구한다고 하면, 후자는 목표 자체가 불확실하다. 때문에 주입식보다는 토론식 교육 방식이 요구되고, 성실과 근면에 더해 창의와 협력이 필요하다. 국가 중심의 지원과 규제보다는 민간 주도의 자율과 경쟁이 요구된다. 더 나아가, '모방전략'에서는 정부와 대기업 중심의 '수직적 문화'가 지배하였으나, '혁신전략'에서는 복합적 생태계에서의 '수평적 문화'가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사회 생태계는 아직도 '혁신전략' 보다는 '모방전략'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경제가 성장동력을 상실하여 2%대 낮은 경제성장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 원인이다. 우리사회 양극화 문제 역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는 커지고 있고, 노동시장에서 임금 격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회적 스트레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자살률 세계 최고, 노인빈곤율 세계 최고, 그리고 출산율 세계 최저가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그러면 어떻게 창조융합과 상생발전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 할 수 있는 정치·경제·사회적 패러다임을 만들고 이를 정착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필자는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을 위해 '웰페어노믹스(Welfarenomics)'라는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전략으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기업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고, 정부의 전략수립 및 집행 기능을 강화하며, 시민사회의 지역공동체 형성 능력을 확대하여 '지속가능한 자본주의' 패러다임을 정착시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복지를 일자리와 연계시키고, 복지에도 기업가 정신과 금융시장 개념을 도입하여 사회혁신을 촉진시키며, 복지에 경영개념을 적용하여 효율성을 증대시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정치와 경제·복지의 상생발전을 이루어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탄핵정국이 민주주의와 법치국가의 기본 틀 안에서 질서정연하게 진행돼야 한다. 그 후 이어질 대선정국에서도 주요 대선 후보와 정당들이 인기영합적인 정책보다는 창조융합과 상생발전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여 집권 후 이를 집행하는 새로운 전통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해, 권한집중과 수직적 행정문화를 초래하는 대통령제에서, 권한분산과 수평적 행정문화를 촉진할 수 있는 내각제로의 개헌도 동시에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 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 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6-12-26 서상목

[서상목 칼럼]경기도 '무한돌봄센터'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하자

취약계층 개개인을 상대로민간복지·공공기관 협력 통합관리한국최초 '사회복지전달 체계'시·군 크기따라 3~10개센터 운영추가 비용만 道가 부담 '예산 절약'민관 협치·개인별 맞춤관리 장점박근혜 정부는 선거 전 '생애주기별 맞춤복지'를 공약으로 제시하였고, 정부 출범 후 몇 년간의 숙고 끝에 2015년 '사회보장급여에 관한 법'을 제정하여 읍·면·동을 '복지허브화'하는 내용의 공공전달체계 방안을 확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현장의 상황을 살펴보면, 사회복지서비스의 대부분을 민간복지기관들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공공부문의 전달체계만을 언급한 2015년 '사회보장급여에 관한 법'은 '미완성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사회복지정책의 기본골격이라고 할 수 있는 전달체계를 완성하려면, 현재 경기도에서 시행되고 있는 '무한돌봄센터'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대·실시하면 된다는 것이 '무한돌봄센터'를 구상하여 추진한 필자의 생각이다. 2010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무한돌봄센터'는 취약계층 개개인을 상대로 지역단위로 민간복지기관과 공공기관 간 협력을 기반으로 통합적 사례관리가 이루어지는 한국 최초의 사회복지전달체계이다. 시·군별로 크기에 따라 3~10개의 무한돌봄센터가 운영되고, 한 지역에 여러 개의 복지기관이 있는 경우 연락 및 업무조정 역할을 담당할 간사기관을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가 예산지원을 하고 경기복지재단이 사례관리 등 전문적 자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센터 운영에 소요되는 추가 비용만 경기도가 부담하기 때문에, 지원예산 규모 역시 연간 100억원을 넘지 않을 정도로 경제적이다. 한 마디로 예산절약적이고, 민간과 공공이 협치를 하면서, 수요자 개개인에 맞는 총합적 사례관리가 이루어진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 사회복지전달체계에 대한 역사는 1981년부터 시작되었지만, 아직도 제대로 된 전달체계가 확립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981년 필자가 연구팀장이었던 '영세민종합대책' 보고서에서 전문적 전달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전국적으로 '사회복지사무소' 체계를 구축할 것을 건의하였으나, '작은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는 전두환 정부의 당위론으로 인해 추진되지 못하고, 읍·면·동에 사회복지전문요원을 배치하는 절충안이 1988년부터 시행되었다. 1995년 '보건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을 추진하였으나, 시범사업이 진행되는 중도에 필자가 장관직에서 물러남으로써 전국적으로 시행되지는 못했다. 그 후 노무현 정부에서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을 추진하였으나, 행정자치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주민자치센터' 안이 정부방침으로 확정되었다. 그러나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전문적 사회복지서비스의 제공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됨으로써, 앞에서 지적한 대로, 2015년 '읍·면·동 복지허브화' 방안이 다시 마련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사회복지업무가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방정부의 업무로 확정된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현장의 상황과는 달리, 전달체계에서 민간부문의 기능과 역할은 무시되고 공공 중심의 전달체계만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복지행정을 지방정부가 담당하는 것은 세계적 지방화 추세로 미루어 타당하다고 사료되나, 민간부문의 역할이 도외시된 전달체계는 큰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민간사회복지계를 대표하면서 민간과 공공의 가교역할을 하라고 '사회복지사업법'에서 법정단체로 지정된 사회복지협의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 시·군·구 사회복지협의회 설치를 의무화함과 동시에, 사회복지협의회로 하여금 민간복지부문을 대표하여 민·관 협력의 주체가 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사회복지협의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모금과 배분과정에서 협력할 것을 명시하는 방향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이 개정된다면, 사회복지전달체계가 완성됨은 물론, '나눔문화'가 활성화되고, 모금과 배분과정에서의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6-11-21 서상목

[서상목 칼럼]출산율 제고를 위해 '한국형' 아동수당제 도입하자

기존의 무상보육제도를보육서비스 수요자 중심 전환제도 실행후 출생아 모든 엄마에출산장려금 자녀수 따라 지원일정 연령에 이를때 까지해마다 정해진 양육수당도 지급최근 아동수당제도의 도입에 관한 논의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금년 9월 초 구성된 국회 저출산·고령화 특별위원회에서 아동수당제가 처음으로 논의된 이후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이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부총리는 아동수당제도가 많은 재원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출산율 제고 효과는 크지 않다는 이유로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아동수당을 도입하자는 논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지난 10여년간 정부가 저출산 해소를 위해 많은 대책들을 쏟아냈으나, '선택과 집중'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아동수당제도의 도입을 선도함으로써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인 출산에 따른 경제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보자는 국가정책의지를 분명히 하자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아동수당제도가 도입되는 것을 계기로 저출산 관련 정책들을 통합하여 정책들의 중복성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시행되고 있는 무상보육정책을 아동수당제도로 통합한다면, 보육서비스에 대한 과수요 문제 등 현행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근로자의 절반이 소득세를 내지 않은 상황에서 소득세 가족공제제도 역시 아동수당으로 통합된다면, 현행 제도의 소득계층 간 역진성 문제를 개선함은 물론 정책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 효과성 측면에서도 많은 개선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아동수당제도 도입을 위해 목적세를 신설함으로써 새로운 제도 도입에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목적세는 도입 취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만 이루어질 수 있다면, 조세저항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1970년대 방위세, 1980년대 교육세, 그리고 1990년대 농촌발전세 등 시대적 과제의 해결을 위해 목적세를 도입한 경험을 갖고 있다.그러나 아동수당제도의 도입을 반대하는 측은 오래 전부터 아동수당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경우 아동수당제도 실시에 따른 출산율 제고 효과가 별로 크지 않다는 실증적 연구결과를 지적하고 있다. 아동수당제도는 1926년 뉴질랜드가 처음으로 도입한 이후 현재는 OECD 34개국 중 미국, 한국, 멕시코, 터키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실시할 정도로 보편화된 사회보장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동수당제도는 대다수의 나라에서 저출산 문제가 부각되기 이전에 시행되었기 때문에 그 목적이 출산 장려보다는 다자녀 가구의 빈곤화를 방지하기 위한 예방적 복지시책으로 추진되어 왔다. 따라서 빈곤 예방보다는 출산율 제고가 시급한 한국의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선진국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것이 아니라, 우리 현실에 맞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아동수당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우선, '한국적 아동수당제도'의 첫 번째 내용은 기존의 무상보육제도를 보육서비스 수요자에게 보육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둘째, 새로운 제도도입 이후 탄생하는 모든 아동의 어머니에게 출산장려금을 출산자녀 수에 따라 증가하도록 차등 지급하는 것이다. 이와 아울러, 제도도입 이후부터 출생하는 아동에게는 출산장려금 지급에 더해 일정 연령에 이르기 까지 매년 일정 금액의 양육수당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국가가 보육서비스에 대한 지원을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면 추가적 예산지원 없이 보육서비스의 질을 크게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출산장려금과 양육수당을 위한 추가 재원은 목적세 형태로 '출산장려세'를 신설하고 이를 소득세, 법인세, 담배소비세 등에 적절히 배분하는 방안을 강구한다면, 조세저항을 최소화하면서 필요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새로운 출산장려제도의 도입과 목적세의 신설은 현재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저출산 정책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6-10-17 서상목

[서상목 칼럼] 기본소득보장제, 환상인가? 묘수인가?

퇴직근로자 기본생계 보장으로기업은 구조조정 자유롭고시민의 '사회권' 확실히 보호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도입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막대한 재정 소요되기 때문기본소득보장제도는 영어로 Universal Basic Income(UBI)이라고 하는데, 글자 그대로 모든 국민에게 일정 수준의 소득을 국가가 현금으로 지급해주는 제도이다. 과거에는 이상주의적인 경제학자나 정치인들이 주장한 기본소득보장제도가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 활발한 토론의 대상이 되는 것은 90년대 이후 IT혁명이 급속한 속도로 진행되면서 소득분배가 지속해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IT혁명은 이의 혜택을 본 산업, 기업 또는 개인에게는 부가가치와 소득을 획기적으로 상승시킬 기회이나, 이러한 과정에서 소외된 다수에게는 분배구조를 악화시키는 장본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지난 20년간 소득분배는 지속해서 나빠지고 양극화 현상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한국을 포함한 선진 각국의 정부가 나름대로 양극화 해소 대책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현재로는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 60년대에는 수출산업이 노동집약적이었기 때문에 수출의 확대가 고용의 증대와 실질임금의 상승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이른바 '형평 속의 성장(growth with equity)'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수출산업의 자본 및 기술집약도가 지속해서 높아지면서 수출의 증가가 고용의 증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고용시장마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이원화됨으로써 임금구조의 양극화와 소득분배의 악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등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정상적인 경제정책으로는 이러한 추세를 반전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기본소득보장제도라는 '극단의' 처방이 새롭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기본소득보장제도는 나름대로 역사적인 뿌리를 갖고 있다.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이며 수학자였던 콩도르세(Condorcet)는 계몽주의(enlightenment)와 합리주의(rationalism)의 이상을 실천하기 위한 정책으로 기본소득보장제도를 제안하였고, 영국 태생으로 미국의 건국지도자였던 페인(Paine) 역시 계몽주의와 농업정의(agrarian justice) 구현의 방법으로 기본소득보장제도를 주장한 바 있다. 기본소득보장제도의 지지자들은 두 가지 추가적인 이유를 지적한다. 첫째, 이 제도가 실시되면 산업구조조정이 보다 용이 해진다는 것이다. 기본소득보장제도가 시행되면 근로자들은 재취업을 위해 좀 더 많은 시간을 갖고 다양한 준비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또한 퇴직근로자의 기본생계가 제도적으로 보장되기 때문에 기업은 필요에 따라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기본소득보장제도가 실시되면 실업자도 최소 수준의 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불황 시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둘째로 기본소득보장제도는 현대적 의미의 사회복지정책의 기본목표라고 할 수 있는 시민의 '사회권(social right)'을 확실히 보장해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취약계층의 소득보장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공공부조제도와 최저임금제 등이 실시되고 있으나 시행과정에서 많은 부작용이 야기되는바, 기본소득보장제도는 복잡한 제도를 폐지하고 복지행정을 단순화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본소득보장제도의 도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이의 추진을 위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새로운 재정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기본소득보장제도의 도입은 복지제도는 물로 재정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개혁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 실제로 집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임은 틀림없으나, 나름대로 큰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연구와 토론의 대상이 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6-09-12 서상목

[서상목 칼럼] 내각제 개헌이 아니면, 개헌 논의 불필요하다

위기 처한 경제·양극화된 사회…한반도 통일 시대적 과제 앞에국민 합의 도출 어려운 상황정치권이 개헌에만 몰두하면민생문제는 뒷전으로 밀릴 것현 시점 부정적인 측면이 더 커최근 개헌에 관한 논의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회의원과 국민의 다수가 동의를 하면서도 권력구조 개편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의견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그 어느 것도 개헌에 필요한 국회의원 2분의 2 그리고 국민의 과반수 찬성이라는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권력구조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많은 정치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되어왔다. 우선 대통령제는 내각제와 비교해서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은 제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대통령제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의 직접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과 의회의 권력이 서로 대립된 관계를 형성하여 정국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20대 총선과 같이 이른바 '여소야대' 상황이 전개되면 행정부를 장악한 대통령의 권력과 입법부를 장악한 의회권력이 충돌할 경우 해결책을 찾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내각제의 경우에서 연정을 통해 행정부 권력과 의회권력을 일치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있으나, 대통령제에서는 이러한 장치가 없기 때문에 정국불안이 장기화 될 수 있다.대통령제의 또 다른 문제는 정당체제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특정 정당의 지지를 받아 선거에서 당선되지만 대통령에 취임하면 소속 정당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하고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한국과 같은 단임제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대통령제의 장점은 대통령이 강력한 힘을 갖고 국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지적한 대로 대통령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집권당이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여 이른바 '이원적 민주 정통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우리의 경험을 보면 국회의원 선거에서 집권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비록 과반의석이 있어도 이른바 '정치선진화법' 때문에 60% 이상의 의석이 있지 않는 한 야당이 반대하면 아무 법안도 통과시킬 수 없다. 대통령 단임제를 중임제로 바꾼다고 강력한 정부가 탄생한다는 보장 역시 없다. 중임제의 장점은 대통령이 잘하면 5년이 아니라 8년을 집권함으로써 국정의 연속성이 개선될 수 있으나, 재집권을 하려는 대통령 지지세력과 이를 견제하려는 반대세력 간 반목과 갈등은 오히려 더욱 심화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정국불안이 야기될 가능성은 단임제에서보다 더 높아질 것이다. 대통령 연임제의 대안으로 이원집정제를 주장하기도 하나, 이 역시 의회가 선출한 총리가 대통령과 당적이 다른 경우에는 매우 심각한 정치적 갈등을 야기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내각제가 가장 바람직한 권력구조임에 틀림없으나, 내각제로의 개헌 가능성은 현 시점에서 희박한 것이 사실이다. 국회의원은 물론 국민들의 내각제에 대한 지지도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내각제로의 개헌이 아니라면 개헌논의는 불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대통령 중임제로의 개헌은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증폭시키기 때문에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이원집정제로의 개헌 역시 의회가 선출하는 총리가 대통령과 정당이 다른 경우 심각한 대립과 혼란을 야기할 것이기에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권력구조 외에 국민의 기본권 등 여러 문제에 대한 논쟁이 시작될 것이다. 예를 들어 진보세력은 경제민주화 조항을 강화하기를 원하나, 보수세력은 이 조항이 아예 삭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위기에 처한 경제를 다시 살리고, 양극화된 사회를 바로 세우며, 핵무기와 미사일로 한국을 위협하는 북한 정권을 붕괴시켜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통일 한반도를 만들어가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개선보다는 개악이 될 가능성이 큼은 물론이고 권력구조 이외의 사항에서도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권이 개헌 문제에 몰두하게 된다면 민생 문제는 뒷전으로 밀릴 것이 뻔하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개헌 논의는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6-08-08 서상목

[서상목 칼럼] 브렉시트(Brexit)와 신(新)자유주의의 종언(終焉)

英 선거에서 메이가 수상되고美에선 힐러리가 대통령 된다면'자본주의 4.0'은 '3.0'의 폐해를보완하는 수준에서 그치고반대결과 나오면 신고립주의와반세계화로 전개될 가능성 높아자본주의와 산업화가 지금까지 몇 단계의 발전과정을 거치면서, 영국은 전환점에서 새로운 변화를 선도하는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시장원리를 강조하는 '자본주의 1.0'은 18세기말 제임스 왓트의 스팀엔진으로 상징되는 1차 산업혁명과 아담 스미스의 고전적 자유주의가 양 날개 역할을 하였으며, 그 중심에 영국이 있음으로써 이른바 '팍스 브리타니카' 시대를 열었다. 사회복지와 거시경제 운용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자본주의 2.0'은 19세기 말 토마스 에디슨의 전기발전소로 상징되는 2차 산업혁명과 유럽에서 복지국가의 태동이 핵심 내용이다. 비록 산업화 과정은 미국이 주도하였으나 원천적 기술은 영국에서 유래되었고, 복지국가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미국보다는 영국이 선도하였다. 시장경제를 다시 강조하는 '자본주의 3.0' 역시 1979년 영국의 대처 수상이 집권하여 하이에크 등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사상을 정책으로 옮김으로써 시작되었고, 이듬 해 미국에서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다시 시장으로 돌아가자는 신자유주의 이론은 금융시장의 세계화와 IT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불황이 없는 지속적 경제성장'이라는 업적을 이룩하였으나, 세계화와 IT기술 혁신은 양극화를 심화시켰고 급기야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라는 '사고'를 치고 말았다. 세계금융위기는 선진국 정책당국자들 간 긴밀한 협력 덕분에 대공황으로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그리스를 포함한 남유럽국가들의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서 EU는 구제금융문제를 둘러싸고 회원국들 간 새로운 갈등의 소지가 생기게 되었다. 이에 더해 동유럽 13개국이 EU에 가입하면서 경제사정이 상대적으로 좋은 독일, 프랑스, 영국 등으로의 이주민들이 급증하자 EU에 대한 불만은 최고조에 달하게 된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평소 EU와 다소 거리를 두려는 성향을 갖고 있는 영국이 회원국으로는 처음으로 EU 탈퇴를 국민투표로 결정하게 되었다. 자본주의 진화라는 중장기적 시각에서 살펴보면, 영국의 EU 탈퇴 선택은 신자유주의의 종언을 표명하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앞으로 새로 전개될 '자본주의 4.0'의 내용이다. '자본주의 4.0'이 '자본주의 3.0'과는 정반대의 신고립주의와 국수주의로 갈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자본주의 3.0의 부작용을 수정하는 선에서 그칠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하나 분명한 것은 이번 9월 초에 치러질 영국의 수상 선거와 금년 말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될 것인가는 '자본주의 4.0'의 행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브렉시트를 이끈 존슨 전 런던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영국 수상선거는 탈퇴를 주장한 측의 대표주자로 레드섬 에너지 차관과 잔류를 주장한 측의 대표주자로 메이 내무장관의 양자 대결로 치러질 전망이며, 현재로는 메이 장관의 당선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중도성향의 민주당 힐러리 후보와 극우성향의 공화당 트럼프 후보의 양자 대결로 이번 대선이 치러질 것이나, 힐러리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일 다가오는 선거에서 영국에서 메이 장관이 수상이 되고 미국에서 힐러리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자본주의 4.0'은 '자본주의 3.0'의 폐해를 보완하는 수준에서 그 내용이 결정될 것이나,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오면 '자본주의 4.0'은 신(新)고립주의와 반(反)세계화의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이제까지 세계화의 덕을 가장 많이 본 국가라고 할 수 있고 앞으로 발전방향 역시 세계화의 틀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영국의 차기 수상 선거와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세계화를 부정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6-07-04 서상목

[서상목 칼럼] 역사는 반복하는가? 트럼프의 국수주의와 샌더스의 사회주의

트럼프나 클린턴이 당선돼도우리에겐 불리한 상황 전개될 듯우선 대외경제여건 악화 대비당면한 경제현안 조속 해결하고여야는 한국 국익수호 위해외교·대북정책 한목소리 내야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대선과정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를 매우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으면서 경제와 외교분야에서 국수주의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회장이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되는가 하면, 스스로 사회주의자라고 주장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가장 잘 발달되고 세계무대에서 국방이나 정치는 물론 경제와 기술 분야를 사실상 주도하는 미국의 대선에서 극우와 극좌를 상징하는 후보들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을 지켜보면서, 역사는 반복한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18세기말 시작된 산업혁명과 이에 따른 세계화의 물결은 그 후 1세기 이상 서방세계를 휩쓸었고, 이는 해당 국가들의 국력 신장과 더불어 국민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산업화와 경제발전은 결과적으로 부의 양극화와 노동자 계층의 불만을 야기했고, 이는 19세기 말 독일을 중심으로 강성노조와 공산주의 사상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도전에 대해 독일의 비스마르크 수상과 서구의 기득권 세력은 사회보험제도의 도입과 더불어 민간중심의 사회복지사업 전개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슬기를 발휘하지 못한 제정러시아는 공산주의 혁명의 희생물이 되었고, 그 후 공산주의는 동유럽과 중국 등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 되었다. 1920년대 말 발생한 대공황 역시 그동안 지속 되어온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지속적 발전에 큰 걸림돌 역할을 하였다. 대공황으로 인한 세계경제질서의 파괴와 국제정치적 혼란은 독일의 나치즘, 이탈리아의 파시즘 그리고 일본의 군국주의가 태동되는 기반을 만들어 주었다. 물론 현재 미국의 대선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샌더스의 사회주의와 트럼프의 국수주의는 1세기 전의 공산주의와 나치즘에 비하면 그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나, 경제위기와 양극화 현상 이후에 정치분야에서 극좌나 극우 세력이 득세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월가를 중심으로 '1% 대 99%' 논쟁이 시작되었고, 이는 사회주의자 샌더스 후보가 젊은 층과 서민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게 된 근본원인이다. 또한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불황과 높은 실업률은 자신의 일자리에 대해 불안해하는 저학력 백인 근로자들로 하여금 개방화를 막아 국내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트럼프 후보의 대중인기영합적 발언에 열광케 하고 있다. 결국 시장경제의 위기로 인한 양극화의 심화와 실업의 증가 현상이, 한편으로는, 적극적 재분배정책을 주장하는 사회주의 성향의 정치인을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수주의적 차원에서 인종차별과 시장폐쇄를 주장하는 극우적 정치인의 등장을 가능케 한 것이다. 로마가 '천년제국'을 유지한 것은 가는 곳마다 길을 만들고 점령국의 다양한 문화를 수용했기 때문이라는 역사적 인식을 바탕으로, 21세기 유일한 초강대국인 미국이 보다 현명한 길을 모색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면 경제적으로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고 군사적으로 한미동맹이 필수적 생존요건인 한국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외교지식의 결여와 즉흥적 발언으로 국제정치적으로 대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트럼프 후보보다는 국무장관과 상원의원까지 역임한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후보의 대중인기몰이 솜씨가 보통이 아니기 때문에 트럼프의 승리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비록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국내여론을 고려하여 국정운영을 해야 하기에 우리에게는 과거보다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하나는 대외경제여건의 악화에 대비하여 구조조정과 경제개혁 등 당면 경제현안들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한국이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여야정치권이 적어도 외교정책과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지난 총선에서 '여소야대' 국회가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국난의 상황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보다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치가 펼쳐짐은 물론, 박근혜 정부 역시 '무사안일'에서 벗어나 '살신성인'의 자세로 임기 말까지 자신들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주기 바란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 · 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 ·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6-05-30 서상목

[서상목 칼럼] '여소야대' 상황에서 경제난국 해법 찾기

총선 결과 '여소야대' 정국이당면한 경제현안 해결하는데장애요인 된다는 인식 확산되면차기대선 되레 野 심판받을 수도여야지도자 경제관 더 개방적이고미래지향적으로 전환 되길 기대한국 경제는 지금 수출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내수도 위축되어 사방이 적신호뿐인 '사면초가'상황에 처해있다. 경기가 장기침체되면서 한국 경제의 주축을 이루어온 조선, 철강, 석유화학, 해운, 건설 등 기간산업의 대표적 기업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고, 청년실업은 사상 최고치인 11.8%를 기록하고 있으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로 인해 양극화 현상도 전혀 개선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은 것이 작금의 경제여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총선에서 집권여당의 참패로 앞으로 4년간 '여소야대'의 정국이 전개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당이 국회에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었던 19대 국회에서도 주요법안에 대해서 60%의 찬성을 요하는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경제활성화와 고용촉진에 필요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5개 법안 등이 여야 간 의견 차이로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정치상황이다. 그런데 서비스산업의 개방과 경쟁을 반대하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거부해온 정치세력이 국회의석의 다수를 차지하면서, 현재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를 구해낼 수 있는 조치들이 정부와 정치권에 의해 취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과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우선 현재 최대 경제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살펴보자. 한국의 대표적 해운업체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부채 비율이 각각 2천7%와 847%에 달한 상황에서 두 회사를 합병하는 등의 과감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또한 장기간 경영부실로 인해 산업은행이 대주주가 된 대우조선에 대한 분할매각 등의 조치도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대량실업사태가 발생할 것인데, 단기적 인기에 영합하기 쉬운 정치권이 이러한 구조조정 조치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모두 원론적인 차원에서는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가백년대계 차원에서 정부와 여야정치권이 합리적 구조조정방안에 대해 합의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또 하나의 경제현안은 고용창출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서비스산업을 육성하자는 당위론에는 정치권에서 누구도 반대하지 않으나, 각론에 들어가면 의견이 분분하여 지난 2011년 12월에 제출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아직까지도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여러 가지 쟁점 중 핵심은 이 법으로 의료민영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일부 의료계와 정치권의 우려이다. 보건의료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장잠재력이 큰 분야로 지목되면서,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해 선진각국은 안간힘을 다 쏟고 있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또한 보건의료산업은 BT와 IT를 포함한 각종 기술은 물론, 경제와 경영 등 사회과학분야의 지식이 융합하여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대표적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보건의료분야에서 상당한 국제경쟁력을 갖고 있다. 지난 6년간 백만 명 이상의 외국인 환자가 치료를 목적으로 한국을 찾았다는 사실이 이를 잘 입증해주고 있다. 개방과 경쟁은 모든 산업이 발전하는 기본적 요건이며, 보건의료분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더욱이 한국이 강한 국제경쟁력을 갖고 있는 보건의료분야를 개방과 경쟁이 두려워 '우물 속에 가두는' 정책을 고집한다면, 한국 보건의료산업의 미래는 암담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의료계와 정치권이 자신감을 갖고 미래 발전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주기를 기대해 본다.노동개혁도 마찬가지이다. 기득권을 갖고 있는 강성노조들이 노동시장을 보다 유연하게 만들려는 개혁안에 반대하고 정치권이 이에 호응한다면, 비정규직의 양산으로 인한 양극화의 심화와 청년 실업의 증가는 불가피한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국가경쟁력 비교에서 한국에서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한국 경제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가장 핵심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할 것이다.지난 총선은 공천과정에서 나타난 집권여당의 비민주성과 독선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로 나타난 '여소야대' 정국이 당면한 경제문제를 푸는데 있어 장애요인이 된다는 국민적 인식이 확산 된다면, 다음 대선은 거꾸로 야당에 대한 심판이 될 수도 있다. 여야 정치지도자들의 경제관이 보다 개방적이고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해본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6-04-25 서상목

[서상목 칼럼] 인위적 물갈이공천에서 국민공천제도의 도입으로

한국형 오픈프라이머리제도 도입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를직접 선출하는 관행 정착시켜야그래야만 당선된 정치인들국민과 당원 위해 헌신하는공직자로 거듭 날 수 있을 것공직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정당이 수행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요정당들의 차기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할 후보 결정과정을 지켜보면서 한국의 정당들은 아직 '민주적 정당'이라고 부르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른바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거친 말들이 오가면서 대혼란을 일으킴으로써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상황은 야당도 마찬가지로 본격적인 공천과정이 시작되기도 전에 당이 두 개로 쪼개졌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친노' 세력과 신임 대표간 공천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으며, 국민의당 역시 더불어민주당과의 연합공천문제로 당지도부간 심각한 마찰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정당들의 모습이다. 공천시기만 되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갈등과 혼란의 원인은 한국의 주요정당들이 공직선거 공천자를 결정하는 객관적이고도 공정한 원칙과 전통이 부재한 상황에서 당시 당권을 쥐고 있는 개인이나 세력이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후보자를 결정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과거 대통령이나 당대표가 당내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던 시절에는 나름대로 조용히 후보자선출과정이 진행될 수 있었으나, 최근 당내민주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공천과정에서의 갈등과 혼란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그 정도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가장 민주적인 방법은 당원 모두가 선출과정에 참여하여 공직선거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당원들의 결속력이 강한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방법을 채택하여 후보를 선출하였다. 그러나 전국적 기반을 갖고 있지만 지지자들의 소수만이 정당에 가입한 여야의 주요정당들은 직접선거방식을 채택하지 못하고,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혼합하는 간접적인 방식과 당지도부가 특정 인물을 임의로 선정하는 '전략적 공천'을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를 통해 이러한 간접적이고 불투명한 후보선출방식의 한계가 만천하에 여실히 노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얼마 전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는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 제도의 도입을 건의하여 이 방안이 당론으로 채택되었으나, 야당과 합의를 보지 못함으로써 '오픈 프라이머리'의 필수요건인 '예비선거'를 치를 수 없게 된 것이다.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를 반대하는 첫 번째 논리는 이 제도가 현역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신인의 정치권 진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인의 물갈이가 매우 바람직하다는 논리에 근거를 두고 있으나, 정치인 교체의 권한을 당권을 쥐고 있는 개인이나 세력에 주는 것보다는 유권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훨씬 낮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민주주의 이론은 물론 그간의 경험을 통해서도 입증되었다고 사료된다. 두 번째 반대논리는 예비선거를 하게 되면 선거기간이 길어지고 선거자금도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직선거 후보자들은 사실상 항상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예비선거로 선거기간이 특별히 길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과다한 선거자금문제는 현재와 같이 일정 수준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자의 예비선거비용은 국고로 보전하면서 돈 쓰는 선거활동에 대한 철저한 규제와 단속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면, 이 문제 역시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결론적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천과정에서의 난맥상은 공천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개선방안 중 가장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한국형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를 도입하여, 국민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공직선거 후보를 직접 선출하는 관행을 조속히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선거에서 당선된 정치인들이 자신에게 공천을 준 당지도부가 아니라, 국민과 당원을 위해 헌신하는 공직자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

2016-03-21 서상목

[서상목 칼럼] 북한 핵과 우리의 대응

한국은 단기적으로 핵개발 등위기상황에 대해 국제사회와北이 국제적 규범 지키도록'강제적 포용정책' 구사하며중장기적으론 북한 붕괴에도대비하는 양면전략 구사해야병신년 새해 벽두부터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한국은 물론 전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이제까지 북한은 매우 일관된 전략을 가지고 핵무기 개발의 꿈을 꾸준히 키워왔다.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하여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과 미국은 물론 NPT, IAEA 등 국제사회 전체가 북한으로부터 철저히 기만당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중국과 같은 개방정책을 추진하면 정권유지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북한은 핵개발을 통한 '벼랑 끝 외교'의 구사만이 경제적으로 절대적 우위에 있는 남한에 흡수당하지 않으면서 정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고 있다. 이제까지 북한 핵개발에 대한 국제적 협상이나 압력이 북한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은 북한이 핵무기를 가장 핵심적 생존수단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북한은 이번 제4차 핵실험을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핵실험이 북한이 주장하는 수소폭탄은 아니더라도 원자탄보다 2~5배 정도 위력이 큰 이른바 '중폭핵분열탄' 실험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이는 북한이 핵무기의 소형화와 경량화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음을 의미한다. 이에 더해 연이는 광명호 4호 미사일 발사를 통해 북한은 사정거리가 1만3천㎞나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핵무기 탑재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였다. 이러한 북한의 핵능력의 고도화와 미사일 개발은 한국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확실하다. 남북한과 같이 적대적 상태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쪽은 핵보유국이 되고 다른 한쪽은 비핵국인 경우, 비핵국은 핵보유국의 인질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과 같이 강한 불량성이나 테러의 특성을 갖고 있는 국가가 핵보유국이 되는 경우, 비핵국의 입장은 무장한 조폭 앞에 맨손으로 서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이와 같이 한국의 안보상황이 풍전등화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 핵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는 무관심 또는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고 할 수 있다. 2006년 이후 북한이 공공연히 네 차례의 핵실험과 여섯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민들과 언론의 반응은 얼마 후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함으로써 북한 핵에 대한 불감증만 높아진 것이 지금까지의 한국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의 대응은 과거와는 다른 보다 강력하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해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우선 군사적으로 핵과 미사일 부문에서의 남북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미군 전술핵의 남한내 재배치를 추진함은 물론이고, 그간 중국의 반대로 결정을 미루어온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국 배치를 조속히 결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국과의 긴밀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국의 핵연료 재처리 능력과 미사일 자체개발 능력을 지속적으로 제고하는 노력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에 더해 북한 핵과 관련하여 이해관계가 비슷한 미국과 일본과의 협력관계를 보다 긴밀히 함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여 유엔차원의 대북제재의 강도를 높이려는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한국 정부가 취한 개성공단의 전면 중단 조치 역시 불가피했다고 판단된다.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북한에게 연 1억 달러의 외화를 안겨주는 개성공단을 운영하면서 한국 정부가 유엔에서 다른 나라들에게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에 동참해달라는 호소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번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남북관계는 중대한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이제 한국은 단기적으로 핵개발 등 위기상황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국제적 규범을 지키도록 채찍을 활용하는 '강제적 포용정책'을 구사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내부적 모순에 의한 북한의 붕괴에도 대비하는 양면전략을 구사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

2016-02-15 서상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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