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관의 날씨이야기

 

[양진관의 날씨이야기]날씨와 스모그

지난해 말 중국에 강한 스모그가 덮쳤다. 스모그는 중국 전체 면적의 9분의 1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강력했다. 중국 일부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의 최고 15배에 육박하였는데 이로 인해 베이징의 자금성도 희뿌연 스모그 속에 가려졌고 내륙 곳곳이 회색으로 변해버린 모습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었다. 중국 당국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스모그 적색경보를 발령했는데 이는 스모그로 인해 가시거리가 200m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가 24시간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된다고 한다. 스모그가 가장 심했던 연말 23개 도시의 유치원과 학교 대부분이 휴교하였고 스모그로 인해 가시거리가 500m에도 못 미치면서 항공기 운항 취소는 물론 24중 추돌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의 다발로 가시거리가 200m 이하로 떨어진 고속도로를 잠정 폐쇄했다고 한다.스모그로 떠들썩한 중국을 보며 1952년 영국에서 발생한 런던 스모그 사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당시 산업생산과 난방, 취사용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대량으로 발생한 황화물이 스모그(smoke+fog)라는 말 그대로 안개와 결합하여 런던에 4일간 지속되었는데, 이때 발생한 스모그를 들이마신 런던시민은 급성호흡기 질환, 질식 등으로 3주 만에 4천 여명이 사망하였으며, 이후 만성폐질환으로 8천여명이 사망하였다. 이처럼 강력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스모그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그 세력을 떨치는 중이다. 프랑스 파리나 리옹도 높은 수준의 스모그 때문에 에펠탑이 안보일 정도의 대기오염으로 해마다 4만2천 명이 조기에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유럽 국가들은 여러 스모그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시에서는 이산화질소 농도가 허용치를 상회하면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총 9시간여 동안 로마 도심에서는 모터 달린 자전거와 오토바이의 통행을 금지한다. 또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만 운행을 허가하거나, 홀짝 운행을 시행하는 등 차량 운행을 제한한다. 이탈리아 내 다른 도시들도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상회하면 스모그 대책으로 나온 차량운행제한에 동참한다. 파리시는 최근 10년 만에 최악의 겨울 대기오염을 겪고 있는데, 지난 2014년 이후 3년 연속 하루씩 차량 2부제를 시행하다가 올해는 파리시와 주변 지역 22개 도시가 나흘째 차량 2부제를 시행했다. 또한 지난 7월부터 주중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파리 시내에 20년 이상 된 노후 차량의 진입을 금지하는 정책과 파리에서는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시민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공공요금을 면제해주는 스모그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파리시를 비롯해 4개 도시 시장들이 오는 2025년까지 디젤 차량의 시내운행을 전면 금지할 것이라고 선언할 정도로 프랑스는 스모그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중국에 연말부터 이어진 스모그가 기승을 부리다 물러났지만 스모그에 대한 우려는 아직 높다. 중국은 최근 스모그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첨단 기상위성을 추가로 발사했다. 베이징시는 1천200개 기업에 공장 가동을 중단하도록 했으며, 스모그를 줄이기 위해 대도시에서 석탄난방 시설을 교체하는 작업 등 10대 스모그 퇴치방안을 제시했지만 겨울철 스모그 발생 횟수는 부쩍 늘고 있다.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사태들은 우리나라의 스모그 등 대기오염에 대한 대책 수립을 위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기오염물질이 중국발 못지않게 국내배출도 크게 증가하는 요즘 중국 스모그를 반면교사 삼아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축소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양진관 수도권기상청장양진관 수도권기상청장

2017-01-08 양진관

[양진관의 날씨이야기]건강과 날씨이야기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계절이 돌아왔다. 겨울이 되면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과 면역력 저하로 오는 갖가지 질병으로 고생하기 쉽다. 겨울철 지나쳐버리기 쉬운 건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봄에만 찾아오는 줄로만 알았던 황사와 미세먼지가 가을·겨울 안가리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일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2011~2015년 도내 월별 미세먼지 오염도 분석 결과를 발표했는데, 계절적으로 겨울에 해당하는 12월부터 2월까지의 수치가 다른 계절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12월 57㎍/㎥, 1월 66㎍/㎥, 2월 71㎍/㎥ 이런 수치는 겨울 난방을 위한 연료사용과 건조한 지표면 영향 등 여러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는 입자가 10μm 이하로 아주 작기 때문에 코점막을 그대로 통과해 기관지염,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기 쉽고, 심장과 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중국 공업지역의 알루미늄이나 구리, 납 등 해로운 물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중금속이 몸속에 쌓이게 된다. 미세먼지와 황사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호안경, 마스크, 긴소매의 옷 등으로 접촉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마스크는 규격표시가 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지나간 후엔 실내를 환기 시키고 외출 후에는 깨끗이 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쨍하던 여름햇살이 부드러워지고 불어오는 찬바람에 낙엽이 떨어지면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것을 넘어 심경변화가 잦아지고 무기력해지거나 심하면 계절성 우울증이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신체적인 증상과 관련이 있는데 가을, 겨울에 일조량이 줄어들어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적어지면서 신체 리듬이 깨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계절성 우울증은 일조량 부족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시로 야외활동을 하며 일광욕을 하면 자연스레 치유될 수 있다고 한다. 밖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비타민D 합성을 위해 햇볕을 쬐야하기 때문이다. 추워진 날씨 때문에 야외활동을 피하고 싶겠지만,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일조량이 줄어드는 겨울에는 부족해진 체내 비타민D를 채우는데 일광욕 만한 것이 없다. 이를 반영하여 기상청에서는 적정 자외선 노출 시간에 대한 정보를 개발하고 있다. 적정 자외선 노출시간이란 홍반은 발생시키지 않고 비타민 D를 충분히 생성할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계절에 따른 자외선에 대한 적정 노출시간이 다른데 같은 면적을 가정하였을 때 겨울철의 적정 노출시간은 여름철 적정 노출시간보다 더 길다. 햇볕을 쬐는 요령은 정말 간단하다. 하루 20분 정도 일주일에 3~4회 정도씩 팔을 걷고 실외로 나가 햇볕을 쬐면 되는데 직장인들의 경우 점심후 산책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너무 추운 겨울에는 실내에서라도 창문을 열고 햇볕을 쬐어도 좋다.추운 겨울 따뜻한 이불 속에서 나오기 힘들다. 그래도 계절성 우울증, 비타민D 합성과 늘어나 버린 체중을 생각해서라도 이불을 털고 마스크를 챙겨 밖으로 나가보자. 가벼운 산책으로 겨울철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양진관 수도권기상청장양진관 수도권기상청장

2016-12-11 양진관

[양진관의 날씨이야기]날씨와 경제

푹푹 찌던 여름을 보내기가 무섭게 가을을 건너뛰고 겨울이 온 것처럼 찬바람이 불었다. 이번 추위는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남하한 것이 원인인데,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첫얼음이 관측되었고, 전국 곳곳의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졌다. 준비할 겨를도 없이 갑자기 차가워진 바람에 옷장 속 걸어두었던 겨울외투를 꺼내 입기도 하고, 서둘러 두툼한 패딩점퍼를 구매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옷깃을 파고드는 찬바람에 인상을 찌푸릴만도한데 이번 추위가 마냥 반가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방한용품업체와 난방물품업체, 의류업계들이다. 이른 겨울추위로 월동준비를 서두르는 소비자 덕에 전기매트, 내복, 구스다운과 같은 겨울용품들이 벌써 품귀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매출이 급증했다고 한다. 추운 날씨를 기다린 곳은 또 있다. 작년과 올해 초 유례없는 가뭄과 겨울 이상고온으로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겨울축제를 개최하지 못했던 인제·화천과 같은 지자체들이다. 겨울축제는 매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기 때문에 지역 상권이 축제 특수를 누리기 위해서는 산천을 꽁꽁 얼려버릴 낮은 기온과 강수량이 필요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작년과 올해 초 겨울축제가 무산되면서 큰 타격을 입은 어민과 지역상인들은 올해 일찍 불어온 찬바람이 얼마나 반가울까. 반대로 이번 추위에 건설현장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보통 겨울에는 기온이 떨어져 땅이 얼면 작업이 어렵고, 또한 눈이 오는 시기가 빨라지거나 길어지면 콘크리트 타설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겨울이 오는 시기에 따라 건설업계는 매출에 직격탄을 맞는다. 이처럼 기상기후와 산업은 별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그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업계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지난여름, 35℃를 넘나드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에어컨 판매가 급증했고, 더위를 피해 백화점, 마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매출이 올랐지만 반대로 냉방시설이 없는 전통시장에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겨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최근 재미있는 지수가 개발됐다. 다음소프트에서 개발한 '치킨지수'인데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불쾌지수 등과 SNS에서의 치킨 언급량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불쾌지수가 75미만으로 날씨가 쾌적했을 때 치킨 언급량이 높았는데 날씨가 좋을수록 치킨을 많이 찾았다는 이야기다. 치킨지수가 가장 낮았을 때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0℃ 안팎까지 떨어져 한파주의보까지 내려진 지난 1월 19일이라 하니 치킨배달마저도 날씨에 따른 상관관계가 있다.오는 23일, 기상청에서는 겨울철 기후전망을 발표한다.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3개월 동안의 기온이 평년보다 낮을지, 높을지 또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지 많을지 확률을 발표하는데,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기상기후 정보를 활용해 소비패턴 변화를 예측하고 생산과 유통에 체계적인 사전대비를 하고 있다. 부채를 파는 큰아들과 우산 파는 작은아들을 둔 할머니가 비가 오면 부채가 안 팔리니 큰아들 걱정, 해가 뜨면 우산이 안 팔리니 작은아들 걱정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할머니가 생각을 바꿔 해가 뜨면 부채가 잘 팔릴 큰아들 생각에 기뻐하고, 비가 오면 우산이 잘 팔릴 작은아들 생각에 기뻐하면서 매일이 행복했다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지만 지금처럼 기상기후정보가 부채 파는 큰아들과 우산 파는 작은아들에게 제공되었다면 이야기는 또 다른 결말로 흘러가지 않았을까./양진관 수도권기상청장양진관 수도권기상청장

2016-11-13 양진관

[양진관의 날씨이야기]건강한 가을, 생활기상정보와 함께

가을에는 무더위를 가져왔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서 물러나고 그 빈자리를 대륙성 고기압이 채우게 된다. 이 대륙성고기압은 서서히 남하하면서 일부가 분리되는데 이를 이동성고기압이라고 한다. 한반도는 가을철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맑고 선선한 날씨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런 가을 날씨에도 건강을 위협하는 몇몇 요소들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지금부터 가을철에 알면 좋을 몇 가지 생활기상정보를 소개하고자 한다.여름철 강한 일사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은 한풀 꺾인 가을 일사에 방심하여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에 소홀해지곤 한다. 그러나 가을 자외선은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 피부를 건조하게 하여 각종 피부질환을 유발하고, 기미·주근깨 등의 색소 질환을 발생시키는 등 피부건강을 위협한다. 이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것이 자외선지수다. 자외선지수는 태양고도가 최대인 남중 시간에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UV-B) 영역의 복사량을 지수로 환산한 것이다. 자외선지수는 3월부터 11월까지 하루 두 번 6시, 18시에 서비스되는데, 6시에는 오늘과 내일, 모레의 자외선지수가, 18시에는 내일과 모레의 자외선지수가 예보된다. 작년부터는 피부암, 백내장 등을 유발하는 자외선 B(UV-B)에 대한 지수뿐만 아니라 피부노화와 주름 등에 영향을 주는 자외선 A(UV-A)까지 반영하는 총자외선 지수 또한 예보하고 있다.가을 환절기, 주변에서 쉽게 감기 환자를 볼 수 있다. 감기는 기본적으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날씨와도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통 기온이 낮을 때 감기가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감기가 꼭 낮은 기온에 의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감기는 기온변화가 크고 건조한 날씨에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발생한다. 가을철, 특히 10월은 연중 기온의 일교차가 가장 큰 시기로 이 시기에 감기 발생률은 상당히 높다. 이때 확인하면 좋을 생활기상정보로 감기 가능지수가 있다. 감기 가능지수는 감기 환자 수와 감기 발병과 관련되는 주요 기상요소의 객관성 있는 통계분석을 통해 개발된 지수로 기상조건에 따른 감기 발생 가능성을 지수로 환산한 것이다.가을철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생활기상정보는 꽃가루농도위험지수이다. 대기 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꽃가루가 존재하고 각각의 꽃가루 농도는 계절에 따라 다른데, 우리나라에서는 봄철에는 나무 꽃가루가, 가을철에는 잡초 꽃가루가 많이 날린다. 꽃가루 농도는 기온, 바람, 강수 등의 기상요소와 관계가 있다. 따라서 꽃가루 질환이 있는 사람은 꽃가루 확산이 잘 되는 날씨를 미리 알고 꽃가루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꽃가루농도위험지수는 단순히 꽃가루 농도를 예측한 것이 아니라 꽃가루 질환 환자 수를 반영하여 꽃가루 질환 발생 가능 정도까지 고려한 것이기 때문에 봄·가을 시기, 이를 이용한다면 간편하게 꽃가루 질환에 대비할 수 있다. 꽃가루농도위험지수는 4~5월, 9~10월에 제공하고 시기별로 제공하는 꽃가루의 종류를 달리한다. 기상청에서는 꽃가루를 크게 참나무, 소나무, 잡초류로 구분하고 참나무와 소나무 꽃가루에 대한 지수를 4~5월, 잡초류 꽃가루에 대한 지수를 9~10월에 각각 제공한다. 이외에도 가을에 제공하는 생활기상정보로 식중독 지수, 체감온도, 대기확산지수, 천식·폐 질환 가능지수, 뇌졸중 가능지수, 피부질환 가능지수 등이 있다. 이러한 생활기상정보는 기상청 홈페이지 (www.kma.go.kr) 날씨> 생활과 산업> 생활기상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생활기상정보는 날씨를 우리의 건강과 생활에 연관을 지어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상정보 서비스인 만큼 관심을 가지고 이용한다면 아주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양진관 수도권기상청장양진관 수도권기상청장

2016-10-16 양진관

[양진관의 날씨이야기] 기후변화와 농업

결실의 계절 가을. 최근 국내산 농산물 속에 수입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구아바, 망고와 같은 과일들이 선보이고 있다. 이는 아열대·열대 작물 재배가 국내에서도 가능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반도에서 '아열대'라는 단어가 언급된 것은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이며 이때부터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다는 주장이 시작됐다. 실제 지난 100년간(1911~2010) 우리나라 대도시의 평균기온은 1.8도 올랐으며, 세계 평균 0.75도에 비해 상승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5월부터 폭염 특보가 발표되고, 올여름 전국 폭염 일수가 22.4일을 기록하여 1973년 이래 최고 2위를 경신하는 등 한반도의 기온상승은 일상생활에서도 어렵지 않게 체감할 수 있다. 또한, 아열대는 비가 적은 곳이 많은데 이와 비교하면 작년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던 한반도는 남 이야기 같지가 않다.한반도의 기후변화는 타 산업보다 기후에 의존적인 농업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는 각종 국내산 작물의 재배 남방 한계선을 북상시킨 것인데 대구, 경북이 주산지인 사과는 포천, 연천 등 경기 북부, 제주 한라봉은 충북 충주, 복숭아는 경기, 강원으로 올라갔다. 또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은 재배한계선 북상에 그치지 않고 그 빈자리를 수입에 의존했던 아열대성 과일들이 차지하게 되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비싼 난방비로 인해 실험단계였던 아·열대성 과일들의 국내토착화 성공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바나나가 열려 화제가 되었던 제주도에서는 아메리카 열대지역이 원산지인 파파야를 재배하는데, 겨울에도 하우스 온도가 유지돼 추가난방이 불필요할 정도라고 한다. 각 지자체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새 소득작목으로 열대과일 발굴과 육성에 주력하고 있어 국내 농업의 전반적인 구조가 변화했다고 할 수 있다.하지만 아직은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라고 확대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다. 기후 지역이라는 것은 구분이 어렵고 변동성이 있기 때문에 한반도를 아열대라고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반도의 기후는 변화하고 있고, 한반도 아열대화에 대한 경각심을 잃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이에 환경부에서는 이산화탄소 감축에 대한 문제와 더불어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평균기온 2℃ 상승에 대비한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또 기상청은 지난 7월, 기상청·농업진흥청·산림청이 머리를 맞대는 공동세미나를 개최하였다. 건조나 냉동상태로 수입된 과일들이 점차 국산 과일로 변모하면서 배와 사과 같은 토종 과일이 식탁에서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기후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열대 작물 시험재배와 같은 단순 대응만을 준비하다간 현지에서 키운 애플 망고나 바나나 같은 열대·아열대 과일이 우리네 식탁을 모두 차지하지 않을까. 지속적으로 기후변화에 주목하고, 새로운 대처방안을 적극 모색할 때이다./양진관 수도권기상청장약력: 부산출신, 부산대 졸업, 서울대 대학원 대기과학과 석사 학위, 2008년부터 2년간 호주 Bureau of Meteorology에서 국외훈련. 기상청 지진감시과장, 총괄예보관, 기상레이더센터장, 지진관리관, 예보국장 등 주요 보직 역임.양진관 수도권기상청장

2016-09-18 양진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