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독자기고]참사(慘事)가 참사(慘史)로만 남지 않으려면…

참사의 현장을 보존하는 이유는 비참하고 끔찍한 일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이다. 이를 위해 기념관이나 추모공원을 조성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추모하고 기린다. 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을 떠났던 250명의 아이들과 12명의 교사들이 다시 돌아오지 못한 세월호참사로 안산에서도 기억교실을 보존하고 안전공원 조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왜 안산이 참사지역인가?'를 묻는 이들이 있다.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했으니 추모공원은 진도에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은 우리 주변을 잠시만 둘러봐도 나온다. 3일이면 집으로 돌아왔어야 할 아이들, 엄마, 아빠, 아내, 남편이 없다는 것, 날마다 보던 이웃의 아이들이, 골목에서 자주 보던 아이들이, 교실과 교무실에서, 공원에서, 삶의 터 곳곳에서 이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이 참사, 즉 비참하고 끔찍한 일이기 때문이다.또 기억교실을 보존하는 것도 좋고, 안전공원을 만들어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은 좋은데 화랑유원지는 아니지 않나 라는 질문을 한다. 이와 관련해 가장 큰 걸림돌을 꼽는다면 '봉안당' 있는 공원이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이에 동조하는 시민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대한민국과 대한국민이 자랑스럽게 내세울만한 집단적 특성을 가진 성향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다. 조상대대로 가족이 화목하고, 웃어른을 공경하며, 이웃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던 우리네 정서는 산업화와 자본 위주의 사회에서 무너진 지 오래다. 정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라도 경제적 이유를 들어 허무는 일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가족이 있어도 쓸쓸한 노년을 보내는 어른들, 수험생이 있으면 온갖 집안 행사에서 제외되고 이웃의 도움으로 해결했던 일들이 금전적 가치를 지불해야만 하는 현실을 살고 있다. 전국의 산에서 버려진 무덤이 헤아릴 수 없고, 납골당 역시 혐오시설로 치부되어 근접하기 어려운 곳에 마련되어 자주 찾지 않는 곳이 되었다. 이에 우리 안산시민이 무너진 정서에 매달리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담은 아름다운 정서를 형성하는 일을 참사집중지역에서 시작한다는 것만으로도 길이 회자될 일이다.416이후 안산은 달라졌다. 기억하자는 사람이든, 이제 그만 하자는 사람이든 세월호를 완전히 외면할 수 없고, 안산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 역시 '안산'하면 '세월호'와 '단원고'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416과 관련한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 가느냐에 따라 안산시민의 품격과 안산이라는 도시의 위상이 달리 평가될 수 있다. 416 참사(慘事)가 참사(慘史)로만 남을지, 참사를 품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자랑스러운 역사로 자리매김 할지는 안산시민의 선택에 달려있다./김미숙 안산시 고잔동 주민김미숙 안산시 고잔동 주민

2017-10-18 김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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