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파탄 10년 유바리(일본)를 가다·4·끝]회복속도 빠른 인천

본청 채무액, 10여년만에 감소세도시공사도 최근 2년 '연속 흑자'2018년 재정정상단체 전환 목표인천은 재정위기 주의단체로 지정된 유일한 광역지방자치단체다. 지난해 7월 인천과 함께 재정위기 주의단체로 지정된 부산과 대구는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25% 밑으로 떨어져 올 5월 재정 정상단체가 됐다.인천시는 2018년 재정 정상단체 전환을 목표로 한 '재정 건전화 3개년 계획'을 지난해 8월 수립했다. 이 계획은 ▲채무비율 25% 미만으로 전환 ▲부채 13조원을 8조원대로 감축 ▲의무경비 미부담액 해소 등이 핵심이다. 인천시 계획대로 추진되면 본청 채무비율은 2018년 21.44%까지 떨어진다. ┃그래픽 참조일본 홋카이도(北海道)의 '파산도시' 유바리(夕張)시는 2007년 3월 수립한 재정재건계획에 따라 2026년까지 빚을 갚아야 한다. 이에 비하면 인천은 '큰 위기'가 닥치기 전 조기에 대응책을 마련했으며, 재정 회복 상태가 상당히 빠른 것이다.인천시의 고강도 재정건전화 정책으로 본청과 공사·공단 총 부채는 2014년 13조원대에서 지난해 11조원대로 줄었다. 지난해 본청 채무액만 보면, 10여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인천시가 올해 확보한 국비는 2조4천520억원으로, 전년(2조853억원)보다 17.6% 증가했다. 2014년 2천338억원에 불과하던 보통교부세는 지난해 4천30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인천시는 고금리 채무 구조개선을 통해 1천207억원의 이자를 절감하고, 리스·렌터카 등록 유치를 확대해 3천970억원의 세수입을 올렸다. 공무원들도 시간외 근무수당 축소 등을 통해 고통을 분담했다. 시 관계자는 "재정 정상단체가 되는 2018년까지 신규 지방채 발행을 최대한 억제할 방침"이라며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기반 확충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인천시 산하 공사·공단 중 부채가 가장 많은 곳은 인천도시공사로, 그 규모가 7조원대다. 그런 인천도시공사가 자구 노력을 통해 2년(2014·2015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01억원을 기록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17억원을 기록하는 등 올해에도 흑자가 예상된다"며 "3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면 기관 신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인천도시공사는 검단신도시(현 검단새빛도시), 영종하늘도시, 도화지구 등 핵심사업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인천도시공사는 검단신도시의 경우, 인천시의 '스마트시티'(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주도의 개발 프로젝트) 유치 상황을 지켜보면서 단지조성 공사와 용지공급 시기를 판단할 계획이다. 또 도시공사가 토지를 대고 건설사가 택지를 조성하는 '대행개발 방식'을 적용해 사업비를 절감할 방침이다.도화지구에 대해선 가치 상승을 위한 '토지리폼'이 추진된다. 토지리폼은 용적률 향상, 건축물 높이 상향조정 등을 통해 토지의 가치와 사업성을 높이는 작업을 말한다. 영종하늘도시 조성사업은 용지매각을 위한 마케팅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인천도시공사는 단지조성 공사 비용을 현금 대신 공동주택 용지 등으로 주는 '대물 변제' 방식을 통해 사업비를 절감했으며, 지난해 경상경비 등을 10% 감액해 190억원을 아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2016-10-11 목동훈

[재정파탄 10년 유바리(일본)를 가다·4·끝]고삐 풀지않는 재정건전화

국비 관리 강화 세외수입 확대 등재정위기단체 탈피 3년계획 '착착'도시공사 '부동산 경기·금리' 변수인천시는 2018년까지 본청의 예산대비 채무비율을 25% 미만으로 낮춰 재정위기 주의단체에서 벗어나겠다는 '재정 건전화 3개년 계획'을 수립해 이행 중이다. 이 계획은 국비와 지방세 등 세입을 늘리고 불필요한 세출을 줄여 채무를 조기에 상환하겠다는 게 뼈대다. 인천시의 재정 건전화 노력은 국비·보통교부세 증가, 차환을 통한 금융이자 지출 절감, 공유재산 매각, 시내버스 준공영제 지원체계 개선 등의 성과로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라면 2018년 재정위기 주의단체 탈출은 무난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인천도시공사는 부채 규모를 7조원대(2016년)에서 5조원대(2018년)로 줄일 계획이다. 도시공사는 검단신도시(현 검단새빛도시), 영종하늘도시, 도화지구 등 대형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빚이 쌓였다.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는 '토지공급 연기' '재원회수 지연' '사업성 악화' 등으로 이어졌고, 이 때문에 금융·영업부채가 크게 늘었다. 과거보다 부동산 경기 등 사업추진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 도시공사의 분석이다.■재정위기 탈출 시간문제인천시는 '재정 건전화 3개년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인천시는 신규 지방채 발행을 최대한 억제하고, 도시철도 채권의 경우 사업비의 10% 내에서 발행하기로 했다. 또 송도국제도시 6·8공구 등 자산매각 수입을 활용해 지방채를 조기에 상환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광역지방자치단체 유일의 재정위기 주의단체다. 재정악화가 계속돼 '재정위기 단체'로 지정될 경우, 지방채 발행과 신규 투자사업 추진 등이 제한된다. 일본의 '파산도시' 유바리(夕張)시처럼 자율적인 예산 편성·집행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럴 경우 송도국제도시 등 경제자유구역 개발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시 관계자는 "재정 건전화를 위해 경제자유구역 특별회계 여유 재산을 일반회계로 편입해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인천시 재정상황을 고려하면서 (이관받은 재산에 대해) 경제자유구역 특별회계에 예산을 전출하고 있다"고 했다. 1990년대 송도 공유수면 매립에는 인천시의 재원이 많이 투입되기도 했다.인천시는 지방세와 세외수입 확대 등 세입기반을 확충하고, 국비·보통교부세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일반회계 일정비율을 지방채 상환기금으로 적립하기로 했다. 한편 인천시는 재정위기 주의단체 탈출을 최우선 과제로 두되, 시민 삶의 질 향상에 필요한 사업·정책에 적정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는 방식으로 지역 경기가 둔화되는 것을 막을 방침이다.■부동산경기 회복 '긍정 신호'인천도시공사는 검단신도시, 영종하늘도시, 도화지구사업 추진 여건이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인프라 구축으로 사업성이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검단신도시 사업 전망에 대해 "최근 김포 풍무지구가 높은 분양률을 기록했다"며 "인천 1호선 검단 연장선과 제2외곽순환고속도로가 완공되면 투자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영종하늘도시는 영종도 카지노복합리조트 조성사업으로 사업성이 향상됐으며, 최근 아파트·주택용지 분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게 도시공사 설명이다. 다만 제3연륙교(영종~청라) 건설이 지연되고 있는 점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도시공사 부채는 토지매각으로 자금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악성'은 아니다. 그런데 부동산경기와 금리 변화가 가장 큰 변수다. 도시공사 사업은 부동산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도시공사의 부채부담이 커질 수 있다.인천시와 LH가 추진하고 있는 루원시티(서구 가정오거리 일대 도시개발) 사업도 부동산경기 침체 영향으로 지연된 사례다. 금융비용 증가로 막대한 손실이 예상돼 향후 인천시 재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2016-10-11 목동훈

[재정파탄 10년 유바리(일본)를 가다·3]재정위기 주의단체 전락한 인천

정부 정책 힘입어 '수천억 지방채'20%대 채무비율 36.8%까지 껑충AG 경제효과 기대했지만 실망만인천은 지난해 7월 말 예산대비 채무 비율이 39.9%(2015년 1분기 기준)를 기록해 재정위기 주의단체로 지정됐다. 정부는 지자체의 채무비율이 25%를 넘으면 '주의', 40%를 초과하면 '심각'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당시 인천의 채무비율은 재정위기 주의단체로 함께 지정된 부산(28.1%)·대구(28.8%)·태백(34.4%)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의 '파산도시' 유바리(夕張)시는 2006년 6월 파산선언 이후 사실상 예산 편성·집행 권한을 잃었으며, 이듬해 3월부터 재정재건계획에 따라 빚을 갚아 나가고 있다. 인천의 재정 상태가 유바리시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인구 3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는 등 도시규모에서 차이가 있는 데다, 인천은 산업 기반이 비교적 탄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천시 역시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긴축재정을 운용할 수밖에 없었고, 시민들은 일정 부분 고통을 분담해야 했다.유바리시는 폐광 이후 관광산업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파산을 당했다. 무분별한 투자가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1990년대 초반부터 일본이 장기 불황에 빠진 것도 유바리시 파산의 요인이 됐다. 유바리시 테라에 카즈토시 총무과장은 "유바리시의 파산은 일본 경기침체와도 관련이 있다. 버블이 붕괴되면서 유바리시도 함께 무너졌다"고 했다.인천이 재정위기 주의단체로 전락한 원인은 무엇일까. '무분별한 지방채 발행'과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신설' 등을 그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로 이어지면서 인천의 대형 개발사업이 중단된 것도 원인 중 하나다.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재정확대 정책을 펴며 지자체에 동참을 요구했다. 그 방법 중 하나로 지방채 확대 발행을 승인했다.인천시는 2009년 정부 승인을 얻어 2천465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또 전년(2008년) 발행하지 않은 지방채 414억원을 추가로 발행했다.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차원에서 지자체의 지방채 발행규모를 확대했고, 인천시는 이 명목으로 5천507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더 발행했다. 시 관계자는 "당시 발행한 지방채는 도로와 공원을 조성하고 인천도시축전을 준비·개최하는 데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정부에서 지방채 발행과 조기 집행을 권장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과도한 지방채 발행은 채무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2000년 들어 20%대를 유지하던 인천시의 채무비율은 2009년 29.8%로 30%에 육박했고, 이듬해 36.8%로 껑충 뛰었다.아시안게임 준비는 인천시를 재정난에 빠지게 했다. 인천시는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을 위해 1조970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당시 인천시는 아시안게임 개최를 통해 인천의 위상을 높이고, 경기장과 그 주변에 도로·공원을 신설해 도시균형 발전을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천아시안게임은 기대했던 경제 효과와는 달리 '빚'만 남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인천시보다 더 심각한 건 인천도시공사다. ┃그래픽 참조도시공사 채무액은 7조3천794억원(2015년 기준)으로, 인천 전체 채무의 약 64%를 차지한다. 도시공사 자체 채무비율도 252%에 달한다. 도시공사의 채무는 대형 개발사업인 검단신도시(현 검단새빛도시), 영종하늘도시 등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쌓이기 시작했다.부동산 경기침체로 대형 개발사업이 중단되면서 금융부채가 증가한 것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검단 등 대형 개발사업이 멈췄다"며 "투입재원 회수가 지연되면서 부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검단의 미래는 무분별한 지방채 발행과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신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대형 개발사업이 중단되는 등 인천은 재정위기 주의단체로 지정됐다. 사진은 인천의 대형 개발사업 중 하나인 검단신도시로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6-10-10 목동훈

[재정파탄 10년 유바리(일본)를 가다· 3]지방채 남발에 '대형사업 스톱'

인천 금융위기때 지방채 한도 증액AG경기장 건설만 1조970억 발행주목받던 검단신도시 부채 2조여원영종하늘도시 분양 38% 악재 겹쳐인천시 본청과 인천도시공사 등 공사·공단의 채무액은 2014년 13조원을 넘어섰다. 인천시 예산대비 채무비율은 지방채를 대거 발행한 2009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재정위기 주의단체로 지정된 2015년 1분기에는 39.9%까지 치솟았다. 인천도시공사는 검단신도시(현 검단새빛도시)와 영종하늘도시 등 대형 개발사업이 부동산 경기침체 탓에 사실상 중단되면서 '은행 빚'이 크게 늘었다. 2014년 도시공사의 채무액은 8조원을 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분별한 지방채 발행과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신설,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대형 개발사업 중단은 인천을 빚더미에 올라앉게 했다. ┃표 참조■'지방채 발행' '경기장 신설'로 인천시 채무 증가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지자체의 지방채 발행 한도액을 늘려줬다. 당시 인천은 타 지자체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건설경기가 살아 있었다. 전국에서 터파기(기초공사를 위해 땅을 파는 작업) 소리가 들리는 곳은 인천뿐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인천시는 건설사업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겠다며 수천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해 도로·공원 조성과 인천도시축전 준비·개최에 썼다. 지방채 발행을 결정한 건 인천시이지만, 정부의 승인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인천시 부채증가에 한몫했다는 지적도 있었다.인천시가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을 위해 발행한 지방채는 1조970억원이다. 특히 서구에 주경기장을 신설하면서 부채가 증가했다. 당시 문학경기장을 주경기장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인천시는 '도시균형 발전' '지역 민원' 등을 이유로 4천700억원 규모의 주경기장 신설을 강행했다. 아시안게임 관련 채무는 약 1조원(2015년 기준)으로, 인천시 본청 채무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인천시가 아시안게임 개최를 위해 지은 경기장들은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상황. 올해 신설 경기장의 적자규모가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돼 신설 경기장 비용상환은 물론 관리·운영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도 골칫거리다.이밖에 인천시는 2호선 건설 등 도시철도 건설을 위한 채권발행으로 1천900억원(2015년 기준) 규모의 빚을 졌다. 송도 6·8공구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토지매각 선수금이 증가하면서 한때 인천시의 영업부채가 급증한 적도 있다.■부동산 경기침체에 대형사업 '휘청'인천 서구 당하·마전·불로·원당동 일원이 2007년 6월 일명 '검단신도시'(현재 1천118만1천㎡)로 지정됐다. 당시 검단신도시는 '수도권 마지막 신도시'로 불리며 관심을 끌었다. 특히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깝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검단신도시가 인천 서북부 개발을 이끌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토지보상과 지장물 철거 등에 든 비용은 2조4천503억원. 하지만 분양실적은 6개 필지 2천516억원에 그치고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에 사업시행자(도시공사와 LH)의 경영난까지 겹쳐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것이다. 검단신도시 부채는 금융 이자까지 더해져 2조8천억원에 이르고 있다.영종하늘도시(중구 운북동 일원 1천930만4천㎡) 개발사업도 부동산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경우다. 2006~2008년 도시공사는 공동주택 용지 등 43개 필지를 건설사에 팔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들이 자금난을 겪게 되면서 계약해지 요구가 잇따랐고, 도시공사는 23개 필지를 도로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올 9월 말 현재 영종하늘도시 분양률은 38%(금액 기준)에 그치고 있다.도화지구(남구 도화동 43-7 일원 88만2천㎡) 사업은 인천대를 송도로 옮긴 뒤 그 일대를 개발하는 것으로, 도시공사가 인천시 사업을 대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대행사업비 정산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도화지구 내 옛 대학부지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결정되지 않아 8천600억원 정도의 채무가 남아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2016-10-10 목동훈

[재정파탄 10년 유바리(일본)를 가다·2] 삶이 붕괴된 도시

시립진료소, 의사 고작 5명초중고 보조금등 모두 끊겨버스·열차도 '근근이' 운행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유바리(夕張)시 파산은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세(稅) 부담은 늘어났고 그와 반대로 행정서비스와 민간보조금은 줄었다. 다른 도시 시민보다 세금을 많이 내는데, 오히려 혜택은 줄어든 것이다. 재정난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유바리시 북부에 위치한 시립진료소. 이곳을 방문한 시각이 오후 4시 정도 됐는데, 3층짜리 건물의 2~3층은 불이 꺼져 있었다. 건물 안에 들어가 진료소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도중 젊은 부부가 아이를 데리고 들어왔다. "아이가 열이 난다"며 진료를 요청했지만, 진료소 측은 "진료가 어렵다"며 다른 병원으로 갈 것을 권했다. 시립진료소는 민간의료법인이 위탁 운영 중이다.유바리시에는 원래 시립의료시설이 없었다. 이 진료소는 탄광회사가 직원들을 위해 운영하던 병원이다. 탄광회사는 폐광 후 도시를 떠났고, 유바리시는 1982년 병원을 인수해 시립병원으로 운영해 왔다. 그러다가 2006년 도시가 파산하면서 시립병원은 시립진료소로 축소됐다. 당시 시립병원 운영으로 40억엔(432억9천만원)의 적자를 봤다. 진료과목에서 외과·안과·소화기내과·이비인후과는 없어졌으며, 의사는 5명이 전부다. 병상은 200개에서 19개로 크게 줄었다. 구급차도 없다고 한다. 유바리시에는 시립진료소를 포함해 총 4개의 의료기관이 있지만, 입원이 가능한 곳은 진료소뿐이다. 유바리시에서 33년째 장사를 하는 아베 요우노스케(63)씨는 "응급환자가 생기면 소방서 구급차를 부르면 되지만, 구급차에 타는 순간부터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노인들은 진료소의 인공투석실이 폐쇄된 것이 가장 큰 불편 사항"이라고 말했다.유바리시에는 초·중·고가 1개씩 있다. 탄광산업이 활발할 때는 초등학교 21개, 중학교 9개, 고등학교가 4개 있었다. 학교당 학생 수는 많게는 2천명에서 적게는 700명 정도 됐다. 그러나 폐광에 이어 재정난까지 겪게 되면서 학생 수가 크게 줄었다. 폐교들은 기업·단체에서 사무실과 식당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그대로 방치돼 있다.파산이후 세금은 오르고, '초중고 예술 프로그램 지원금' '신규·소규모 농장 보조금' 등 시민들에게 지원되던 보조금은 모두 끊겼다. ┃표 참조2006년 당시 자녀가 초등학생이었던 도미타 에니코(54·여)씨는 "아이들에 대한 지원이 없어진 게 가장 어려웠다"며 "지자체의 지원이 끊기면서 학부모가 모든 비용을 대야 했다. 100% 자부담이 됐다"고 말했다.유바리시의 교통수단은 열차와 버스·자가용이 전부다. 하루에 5번만 운행하는 열차는 이용객 감소와 유지·관리비 증가로 운행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고, 버스 역시 운전사 부족으로 운행 횟수가 적다고 한다. 유바리시 노인회 간부인 야구치(75) 씨는 "다른 도시로 통학하는 학생 몇 명만 열차를 이용한다. '공기를 태우고 달린다'고 할 정도로 승객이 적다"며 "교량과 터널이 오래돼 언젠가 운행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했다. 유바리시 스즈키 나오미치(35) 시장도 열차운행 중단에 찬성하고 있다고 한다. 버스는 운전사 부족으로 증편이 어려운 상황이다. 야구치 씨는 "홋카이도청에서 유바리 교통대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공직사회도 파산의 고통을 분담해야 했다. 유바리시 직원은 263명에서 127명으로 줄었다. 시장 월급이 86만2천엔(933만원)에서 25만9천엔(280만원)으로 삭감되는 등 직원 인건비도 줄었다. 유바리시의 재정운용 상황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았던 시의원도 절반으로 줄었다. 현재 시의원 수는 9명으로, 많을 때는 37명까지 있었다고 한다. 유바리시 시바키 세이지 재무과장은 "채무를 줄이기 위해선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수입이 많지 않기 때문에 돈을 안 쓰는 게 최고의 방법이었다"고 했다. 유바리/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민간 의료법인이 운영을 맡고 있는 유바리시립진료소 전경. 파산 이후 시립병원에서 시립진료소로 이름이 바뀌고 진료과목·의사·병상 수가 줄었다. 유바리시에서 입원이 가능한 유일한 의료시설이다. 유바리/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2016-10-04 목동훈

[재정파탄 10년 유바리(일본)를 가다·2] 행정효율 강화 추진

파산 이후 사회적 요인 탓 인구 급감·고령화 심각 '미래 불투명'시영주택 건설 '新시장 형성' 기대… 향후 산업정책 미지수 고민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유바리(夕張)시 구호는 'Restart! More Challenge'다. '다시 시작하자 더 도전하자'는 뜻으로 재정 재건 의지를 담고 있다. 2006년 파산을 선언한 유바리시는 2026년까지 빚을 갚아야 한다. 파산한 지 10년이 됐고 부채 상환 완료까지 10년이 남았으니, 현재 중간 지점에 와 있는 셈이다. 유바리시는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콤팩트 시티' 건설을 추진 중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사는 시민들을 한곳으로 모아 행정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유바리시의 미래는 불투명하다.■인구 절반이 노인유바리시 인구는 예상보다 빠르게 줄고 있다. 빚은 허리띠를 조여 갚아나가면 되지만, 인구 감소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특히 전체 인구의 절반은 노인이다. ┃그래픽 참조인구는 폐광이 시작되면서 감소해왔는데, 2006년 파산 이후 급감했다. 2006년과 2007년 사회적 요인으로 인한 인구 감소 비율은 70%대로, 자연적 감소 비율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파산 이후 유바리시를 떠난 사람이 급증했다는 얘기다.유바리시는 고령화가 심각하다. 아동 수가 2008년부터 급격히 감소해 2014년에는 236명만 남았다. 또 그해 중학교 졸업자 65명 가운데 37명만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나머지 중학교 졸업자는 다른 도시에 있는 학교를 다니거나 이사를 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도미타 에니코(54·여)씨는 "학생 수가 적다 보니 아이들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유바리시에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아예 이사 가거나 아이들만 다른 도시로 유학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유바리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출 억제 및 정주 촉진 ▲결혼·출산·보육 지원 강화 ▲이웃공동체 형성 ▲교류인구 창조 등을 추진 과제로 설정했다. '교류인구 창조'는 다른 도시와의 교류를 활성화해 유바리시 내 유동인구를 늘리겠다는 내용이다.■행정 효율성을 높이자시영주택 건설이 한창이었다. 유바리시가 시내 중앙부에 단층짜리 시영주택을 짓고 있는데, 이는 '콤팩트 시티' 건설의 일환이다. 시민들이 모여 살면 행정 효율성이 향상되고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다는 게 유바리시의 설명. 입주 희망자 대부분이 노인이라 단층으로 짓고 있다고 한다. 새 시영주택 옆 주택들은 수십 년간 개·보수가 이뤄지지 않아 금방 무너질 듯 낡았다. 유바리시는 북쪽에 있는 시립진료소를 시내 중앙부로 이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시민들이 병원까지 이동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유바리 시민이 병원까지 이동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67분(2012년 기준)으로, 홋카이도 평균(35분)의 두 배다. 시립진료소는 '방문 진료'를 강화하고 있다. 예방으로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것인데, 취지는 좋아 보여도 의료인력·시설 부족에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게 주민들의 얘기다.파산으로 민간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면서 자원봉사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들은 기업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운동장 등 공공시설을 관리하고 환경 정비 활동을 한다. 자원봉사자 덕분에 그나마 유바리시가 유지되는 것이다.■뭐 먹고 살래?'유바리시 재생 방침에 관한 검토위원회'는 올 3월 보고서를 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빚을 갚는 것보다 '지방창조'가 더 중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2026년까지 빚만 갚다 보면, 그 이후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재정 재건을 위해선 가혹한 계획이 최우선시되어야 하지만 빚 갚는 데만 집중하면 유바리시의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다"고 했다.채무 상환 이후 어떤 산업 정책으로 일자리를 만들 것인지, 인재를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에 대한 유바리시의 고민이 보고서에 담겨 있다. 유바리/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한 노인이 유바리시내를 걷고 있다. 상가 건물은 셔터가 내려져 있다. 유바리시는 인구의 절반이 노인으로 고령화가 심각하다. 유바리/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2016-10-04 목동훈

[재정파탄 10년 유바리(일본)를 가다·1] 심각한 도시공동화

호텔·스키장, 겨울 한철장사비시즌땐 인적 드물어 '스산''뭘해도 안된다' 체념한 주민12만명서 9천명으로 '脫도시'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중앙부에 위치한 유바리(夕張)시는 2006년 재정재건단체 지정을 신청하면서 파산을 선언했다. 유바리시는 지자체의 방만한 재정운용과 도덕적 해이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잘 보여준다. 인천은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40%에 달해 지난해 7월 재정위기 주의 단체로 지정됐다. 2018년까지 채무비율을 25% 밑으로 낮추겠다는 재정 건전화계획을 수립해야 했다. 유바리시와 인천은 많이 다르지만,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점에선 비슷하다. 경인일보가 창간 71주년 기획으로 파산한 지 10년이 된 유바리시에서 재정 건전화의 중요성을 취재했다. 이와 함께 인천이 많은 빚을 지게 된 이유와 부채감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살펴본다. ┃편집자주지난달 27일 홋카이도 남쪽에 있는 신치토세공항에서 차로 약 1시간 정도 달리자 '파산 도시' 유바리시가 나왔다. 유바리시 면적은 763.07㎢로 서울(605.39㎢)보다 넓다. 하지만 6개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시가지는 그리 크지 않다. 시가지는 남북을 연결하는 도로를 따라 길쭉한 모양으로 형성돼 있다. 도로 양옆으로 2~3층짜리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데, 하나같이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지은 지 얼마 안 돼 보이는 현대식 건물도 간혹 있었지만 대부분 낡고 오래됐다. 길거리는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 스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유바리역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역 옆에 있는 호텔과 스키장은 유바리시의 몇 개 안 남은 관광시설 중 하나. 그러나 스키시즌이 아닐 때는 관광객이 거의 없다고 한다. '겨울 한철장사'인 셈이다. 하루에 열차가 5번만 운행하는 유바리역은 이용객이 적어 무인 역으로 운영되고, 역사는 관광안내소와 찻집으로 쓰고 있었다. 근처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하시바 하데카즈(55)씨는 "이곳 관광객의 70%는 겨울철 스키 손님"이라며 "파산 도시라고 해서 보러 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잠시 머물렀다 다른 관광지로 떠난다"고 했다. 또 "유바리 사람들은 '뭐를 해도 안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포자기에 가까운 상태"라고 했다.석탄 채굴이 활발했던 때에는 북쪽의 탄광 근처까지 열차가 운행됐으나, 폐광이후 점점 노선이 단축돼 유바리역이 종점이 됐다. 재정난 때문에 역사 화장실이 폐쇄된 적도 있다.유바리시는 1891년 석탄층이 발견되면서 만들어진 마을이다. 태평양전쟁 때 시(市)로 승격했으며, 1960년에는 인구가 12만명에 달했다. 탄광산업이 쇠퇴하면서 인구가 줄기 시작했는데, 파산 때문에 도시를 떠나는 사람까지 생겨 현재 인구는 9천명 밖에 되지 않는다.파산의 원인은 '관광산업 실패'다. 유바리시는 폐광이후 탄광회사들이 운영하던 주택과 병원 등 각종 인프라를 매입했다. 또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 유원지 등 관광시설을 조성했다. 이렇게 쌓인 빚은 2006년 파산선언 당시 632억엔(6천899억원·장기부채 포함)이나 됐다. 이 중 353억엔(3천853억원)은 당장 갚아야 하는 빚이었다. 현재 유바리시 한 해 예산은 100억엔(1천91억원)으로, 파산 당시에는 이보다 적었다. 유바리시는 재정재건계획에 따라 2026년까지 빚을 모두 상환해야 한다.지난달 28일 찾은 석탄박물관은 문이 닫혀 있었다. 관리·유지비용 때문에 문을 여는 날이 많지 않다고 한다. 그 주변에는 대관람차 등 놀이시설이 있었는데, 대관람차는 고철로 내다 팔고, 수영장과 식당 등의 시설은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무성하게 자란 풀은 성인 남성의 허리에 닿을 정도였다.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도 없었다.유바리시는 민간에 위탁 운영중인 호텔 2개와 스키장도 매각할 계획이다. 유바리시 테라에 카즈토시 총무과장은 "시설이 오래돼 관리·유지에 어려움이 있다"며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매각할 계획"이라고 했다. 1990년대 후반 연 관광객 수가 230만명에 달하던 유바리시는 한해 55만명(2015년 기준) 정도만 방문하는 도시가 됐다. 유바리시는 지난 10년간 해왔던 것처럼 매년 25억엔(273억원)을 앞으로 10년 동안 더 갚아야 한다. 유바리/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① 유바리역은 이용객이 적어 관광안내소로 사용되고 있다. 유바리시가 민간에 운영을 맡긴 유바리 리조트(호텔, 스키장)는 유지·관리비 부족 문제로 인해 매각될 예정이다. ②시청사가 있는 도시 중심지이지만, 낮인데도 상가 셔터가 내려져 있다. 이곳 주민들은 영화제나 멜론축제, 스키 시즌 등 관광객이 있을 때만 영업을 한다고 한다. 거리에선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유바리/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2016-10-03 목동훈

[재정파탄 10년 유바리(일본)를 가다·1] 어떻게 이 지경이 되었나

1960년대 잘나가던 탄광도시, 폐광후 인구 줄자 '관광산업' 집중한때 혁신사례 '장관 표창'… 부채급증·회계조작 결국 쇠락의 길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유바리(夕張)시는 탄광산업이 활발했던 1960년대 소위 잘 나가는 도시였다. 그러다 정부의 에너지정책 변경으로 해외에서 석탄이 수입되면서, 탄광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다. 유바리시는 탄광회사들이 운영하던 주택과 병원 등을 매입하고, 유원지 조성 등 관광산업 육성으로 고용을 유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과도한 투자는 부채증가로 이어졌고, 결국 2006년 파산을 선언했다. 유바리시는 회계를 조작해 부채를 감췄고, 공무원과 시의원들은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체 했다.■탄광도시에서 관광도시로1960년 유바리시 인구는 12만명이었다. 탄광산업 발달로 사람이 몰렸다. 탄광 입구가 23개나 됐고 그 일대는 마을이 형성됐다. 유바리에서 나온 석탄은 질이 좋았다. "용광로가 깨진다"고 할 정도로 화력이 좋았다고 한다. 유바리의 탄광산업은 일본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됐다. 일본 해군 장성이 "유바리 덕분에 배와 잠수함이 움직인다"며 탄광 직원들을 격려한 적도 있었다.이이즈카 타카시(86)씨는 "당시 유바리시를 2개의 도시로 나누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며 "식품점을 운영했는데, 물건이 있으면 다 나갔다. 물건을 모으는 게 더 힘들었다"고 했다. 유바리에는 '슈파로'라는 호텔이 있다. 이 호텔이 있던 자리에 백화점이 있었고, 그 주변으로 음식점과 술집 등 상점이 300개 넘게 있었다고 한다. 당시 홋카이도에 백화점이 5개밖에 없었는데, 그중 하나가 유바리에 있었던 것이다. 유바리 백화점은 홋카이도 백화점 중에서 에스컬레이터가 가장 먼저 설치됐다고 한다. 이이즈카 씨는 "백화점이 세일을 하면 길이 꽉 막힐 정도로 사람이 붐볐다"며 "폐광으로 인구가 줄기 시작했다"고 했다.탄광회사들은 직원들을 위해 주택·병원·복지시설 등을 운영했다. 폐광으로 회사가 유바리를 떠나게 되자, 유바리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이들이 운영하던 시설을 매입했다. 또 이들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제3기관(지방공기업)을 설립했다. 이때부터 빚이 쌓이기 시작했다.유바리시 테라에 카즈토시 총무과장은 "유바리는 탄광과 함께 성장하고 탄광과 함께 쇠퇴한 도시"라며 "지하에는 산업이 있었지만 지상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했다. 영원할 줄 알았던 석탄채굴이 중단되자 지역경제를 이끌 산업이 없어졌다는 얘기다. "탄광시설을 관광자원화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시민들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그 방법밖에 없었다. 테라에 과장은 "관광산업이 '탄광'의 나쁜 이미지를 없애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며 "관광산업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다.■관광도시에서 파산도시로유바리시는 폐광이후 '탄광에서 관광으로'라는 구호를 만들었다. 그리고 석탄박물관과 유원지를 만드는 등 관광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이를 위해 정부로부터 돈을 빌리기도 했다. 당시 유바리시는 혁신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유바리시 시바키 세이지 재무과장은 "국가에서 탄광시설을 관광자원화하는 것을 지지했었다"며 "혁신이라고 해서 장관 표창까지 받았다"고 했다.유바리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빚이 쌓이면서 '혁신 도시'에서 '재정을 잘못 운영한 도시'가 됐다. 일본은 물론 세계 언론들이 '파산 도시' 유바리를 집중 보도했다. 한 주민은 "2006년 파산선언 이후 길거리에 기자들밖에 없었다"며 "도시가 파산한 것인데, 마치 내가 잘못한 것 같은 자책감까지 들 정도였다"고 했다.유바리시는 2007년 3월 재정재건계획을 세웠다. 2026년까지 20년간 매년 25억엔(273억원)의 빚을 갚아 나간다는 내용이었다.파산이후 인구 유출이 심해졌다. 시민들이 홋카이도 외 지역과 홋카이도 내 삿포로·에베쓰·도마코마이 등의 도시로 떠났다. 지난해 1월 기준 노인(65세 이상) 비율은 47.72%로, 홋카이도(27.98%)와 일본 전체(25.90%)보다 두 배 정도 높다. 파산이후 젊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 도시로 떠나면서 도시의 생산활동인구가 많이 줄어든 것이다.'재정난'에 '인구 절벽'과 '고령화'까지 겹친 셈이다. 유바리시는 과도한 투자로 재정이 나빠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시바키 과장은 "(재정운용 상황이 나쁜 상태를) 알면서도 (고용·시설 유지를 위해) 멈출 수 없었다"며 "유바리시는 부채를 감추려고만 했고, 시의회는 이를 덮어 줬다"고 했다. 유바리/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①방치돼 있는 유원지 내 물놀이 시설. 유원지 내에 식당 건물 등과 야외 공연장 등의 시설이 있는데,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②문이 닫힌 유바리 석탄박물관. 유지·관리비 부담 때문에 문닫는 날이 많다고 한다. ③테라에 카즈토시 유바리시 총무과장. ④시바키 세이지 유바리시 재무과장. 유바리/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2016-10-03 목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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