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2030 저출산 리포트]'키우는 돈이 만만찮다' 두려움만 낳는 육아

수원·성남 등 '결혼 선호' 절반 안돼30대 '5년내 출산 계획' 25%에 불과저출산 첫 원인 '교육비 등 부담' 꼽아20대, 미취학 아동 '직접 보육' 많아지역·연령따라 '필요한 지원' 비율 상이20대 성남 '휴직제' 의정부 '출산장려금'정부가 공들이는 '공동보육'은 후순위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지만 가장 빠르게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지는 도시. 1993년 이후 경기도 합계출산율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1993년 경기도 합계출산율은 1.86으로 전국 1위였지만 2018년에 1.00으로 내려앉았고, 지난해에는 그마저도 떨어져 0.94명이다. 올해 2분기는 0.88로 더 하락해 역대 최하위 성적표를 받았다. 출산율 급락에 경기도는 수조원대 예산을 쏟아부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경기도가 저출산 관련 사업에 사용한 예산은 4조3천335억3천만원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예산을 저출산 사업에 투입했고, 올해는 1조2천여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집행되고 있다.그럼에도 경기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저출산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018년 도내 '초저출산' 현상이 나타난 곳을 보면 수원 팔달구(0.77), 고양 일산동구(0.79), 고양 일산서구(0.83) 등인데, 차라리 1.0명을 넘는 지역을 찾는 게 빠를 정도다. 한국은행 경기지역본부는 경기도 출산율 급락현상을 두고 '경기도의 서울화'로 설명했다. 그간 저출산 문화가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됐는데 경기도, 특히 도내 대도시가 서울 저출산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문제들이 인근 중소도시로 계속 확산될 것이란 예측이다.경기도 저출산 문제는 이제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지금 불을 끌 소화기를 든 건 경기도에 거주하는 '2030'세대다. 정부와 경기도가 이제야 다각적인 측면에서 저출산을 연구하고 정책의 방향을 잡기 위해 각각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인구정책담당관을 신설하며 컨트롤 타워를 자처했지만, 느긋하게 여유 부릴 시간이 없다. 경인일보는 통계청이 매년 실시하는 경기도 31개 시·군의 '사회조사' 중 저출산 질문이 포함된 2016년과 2018년 사회조사 속 2030 세대를 집중해 들여다봤다. 그리고 저출산 불씨를 꺼주길 희망하는 이들의 '니즈(needs)'를 분석했다.■ [경기도 2030 저출산 리포트-현실]'키우는 돈이 만만찮다' 두려움만 낳는 육아# 경기도 2030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한국 사회에서 출산의 출발점은 아무래도 결혼이다. 1.0명대 아래로 내려간 합계출산율과 달리 서울대 연구진이 발표한 2016년 기혼 출산율이 2.23명이라는 점은 일단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는 일에 긍정적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2018년 사회조사 결과, 경기도 2030의 상당수는 결혼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다만 필수보단 '선택'이라고 보는 시각이 이전세대와의 확실한 차이점이다. '결혼을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도내 20대(20~29세)는 전체의 40.6%,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응답은 47.6%를 기록했다.30대(30~39세)는 20대보다 조금 더 희망적이다. '결혼을 하는 것이 좋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51.3%로, 과반을 넘겼다.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응답도 42.1%다.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면, 해도 좋을 만한 환경을 제공했을 때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원, 성남, 부천, 고양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도내 10개 지역에서는 2030 모두 '결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이 50%를 채 넘지 못했다.출산계획을 묻는 응답은 다소 절망적이다. '5년 이내 출산 계획이 있다'에 20대는 16.5%, 30대 25%만 있다고 답했다. 20대 중 5년 내 출산 계획이 가장 적은 곳은 양평군(5%)이었다. 용인시(7%)와 부천시(7.8%), 고양시(9.6%) 등도 한 자릿수 응답을 보였다. 30대는 가평군(15.5%), 시흥시(15.7%), 포천시(15.9%) 등이 불명예를 안았다. 이는 대도시, 농촌을 가릴 것 없이 경기도 2030 대부분이 출산에 부정적임을 알 수 있다.# 2030이 지목한 저출산 원인 '양육비 부담'2030은 왜 아이를 낳는 것에 부정적일까. 2030이 꼽은 저출산 원인 1위는 '교육비 포함 자녀 양육의 부담'이었다. 기혼자 비율이 20대보다 높은 30대는 자녀 양육의 부담이 31.8%로 가장 높았고 일·가족 양립 여건과 환경 미흡(27.6%), 직장 불안정 또는 일자리 부족(15.3%), 주거비 부담(13.5%) 등이 뒤를 이었다. 20대도 자녀 양육의 부담(25.9%)을 가장 심각한 원인으로 짚었지만 직장 불안정 또는 일자리 부족을 지적한 비율도 23.5%, 일·가족 양립 여건과 환경 미흡(22.4%)도 근소한 차로 지적됐다. → 표 참조더불어 2030은 주거비부담을 각각 13.5%, 12.5%로 저출산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2016년 조사 당시, 9.9%였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주거비 부담이 높아진 셈이다. 무섭게 치솟는 경기도 집값 상승은 향후 저출산에 악영향을 끼치는 강력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31개 시·군 중 자녀 양육부담을 저출산 원인으로 가장 많이 지목한 지역은 동두천시 30대(48%)와 20대(40.9%), 포천시 30대(44.4%), 김포시 30대(39.9%)였다. 일·가족 양립 여건과 환경 미흡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은 곳은 과천시 30대가 36.3%, 파주시 30대 35.8%, 군포시 30대 34%, 양주시 30대 32.5%, 고양시 30대 32% 순이었다. 직장 불안정 또는 일자리 부족 탓에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응답한 지역은 하남시의 20대가 38.4%, 안성시 20대 33.4%, 구리시 20대 32.8%, 의정부시 20대 31.7%, 오산시 20대 31.4%로 가장 높았다. 경기도 2030은 지나치게 높은 양육비용과 육아부담을 부모에게 떠맡기는, 비협조적인 사회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며 주저하고 있었다.# 2030 양육실태'미취학 아동의 보육방법'은 어린이집을 가장 많이 꼽았다. 국공립, 공공형 어린이집이 늘어나면서 어린이집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유치원은 정반대의 결과다. 2016년 사회조사에서 26%를 차지했던 유치원은 2018년에 24.4%로 소폭 하락했고, 같은 기간 본인·배우자가 보육한다는 비율은 21.8%에서 28.1%로 늘어났다. 2년 새 어린이집을 택한 비율이 2배 가량 높아졌고, 유치원 대신 부모가 보육을 한다는 비율이 오히려 증가하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특히 20대는 직접 미취학 아동을 보육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녀가 어린 탓도 있지만 그만큼 영유아를 믿고 맡길만한 보육시설이 부족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가평(100%), 시흥(100%), 파주(84.4%), 오산(78.8%), 고양(76.2%), 포천(67.8%), 성남(67.6%), 의왕(65.9%)순이었다. 보육 만족도는 모든 시·군에서 '만족한다'는 비율이 70%를 웃돌았지만 성남(67.6%)과 안산(54.8%), 용인(50.6%) 3곳에 거주하는 20대는 '만족하지 않는다(보통·약간 불만족·매우 불만족)'는 응답률이 더 높았다.■ [경기도 2030 저출산 리포트-정책]보육환경 다 다른데… 늘 대책은 거기서 거기# 2030이 원하는 출산·보육 정책은2030은 '보육비 및 교육비 지원'을 가장 필요한 출산지원정책으로 꼽았다. 그 뒤를 이어 출산지원금 지원과 육아 휴직제 확대와 같은 제도개선 등이 꼽혔다. 그러나 도내 지역별, 연령별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2030이 원하는 출산지원 정책은 상이하다.성남시의 20대는 육아휴직제 확대 등 제도 개선(53.1%)을 가장 많이 원했고, 30대는 보육비 및 교육비 지원(37.9%)이 그 뒤를 이었다. 의정부시는 20대가 출산장려금 지원(52.5%)을, 30대는 보육비 및 교육비 지원(40.5%)을 우선 지원 사업으로 꼽았다. 광명시와 동두천시의 20대는 각각 38.5%, 37.2%가 '출산·육아기 이후 여성 경제활동 복귀 지원'을 가장 많이 원했다.반면 수원시는 20대(36%)와 30대(30.7%) 모두 보육비 및 교육비 지원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여주시는 20대(40.5%), 30대(29.2%)에서 출산 장려금 지원 정책을 선택했다. 또 우선 보육정책도 '보육비 지원금액 확대'를 1순위로 꼽으며 양육비 부담의 현실을 지적했다.하남 20대(30%)가 '보육비 지원대상의 확대'를 가장 크게 꼽았고 이천 30대(21%), 안산 20대(19.9%)가 그 뒤를 이었다.보육시설 확충 및 환경 개선을 원하는 목소리는 구리 20대가 49.7%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용인 20대가 31.7%, 여주 20대가 24.2%, 성남과 의왕 30대 각각 21.5·21.2%로 높았다. 보육교사 전문성 확충은 가평(29.1%)·양주(25.5%)·김포(22.8%)·동두천(18.9%)·양평(19.5%)지역의 20대가 시급한 문제라 판단했다. 안성 20대(24.6%)는 보육시간 연장 등 맞춤서비스 확대를 꼽았다.한편 2030 모두 가장 후순위로 꼽은 보육정책은 정부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공동보육·품앗이와 같은 돌봄프로그램 지원'이었다. 이는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지역의 육아 인프라,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적 지원 등 기본적인 지원조차 아직 부족하고 훨씬 시급하다고 본 까닭으로 읽힌다./공지영·이원근·손성배·김동필·신현정기자 jyg@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20-10-07 공지영·이원근·손성배·김동필·신현정

[경기도 2030 저출산 리포트]각 시·군 얼마나 잘하고 있나

'일·가정 양립 대책' 일부 취지에 어긋나'국공립보육 필요' 구리시 시설확충 미흡지자체들 "중앙사업은 거의 없어" 하소연"혼자 잘해봤자 조삼모사 파격투자 필요"# 2030과 동떨어진 정책 방향성그렇다면, 경기도 31개 자치단체는 2030이 원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을까. 2018년 사회조사에서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 대책을 간절히 원했던 지역은 성남과 하남시다. 성남의 저출산 예산에는 관내 기업에 재직 중인 맞벌이 가정 등에 직장 고충상담 및 컨설팅, 소통 커뮤니티 지원,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이 있다.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관내 기업의 직접적 변화를 끌어내는 근본적인 정책은 아니지만 대상자에게 직접 다가가는 움직임은 있다.반면 하남시가 발표한 올해 성인지 예산은 그 취지와 걸맞지 않다. 모름지기 성인지 예산은 양성평등과 함께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이 대표격인데, 하남시 기업과 일자리 등을 담당하는 일자리경제국이 편성한 성인지 주력사업은 '전통시장 지원사업'에 5억6천여만원, '기업인 교육지원사업'에 5천300만원, '농업인 학습단체 운영 및 지원'에 2천만원 등이다. 하남시 2030이 기대한 성인지 사업과는 거리가 멀다.국공립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 확충을 가장 많이 꼽았던 구리시는 현재 13개 국공립 어린이집이 있는데, 2018년 이후 지어진 곳은 4개뿐이다. 지난해와 올해 본예산을 들여다보면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과 관련된 예산은 없고, 기존 국공립 어린이집 리모델링 예산만 포함돼 있다.구리에 이어 보육시설 확충의 목소리가 높았던 용인은 현재 44개 국공립 어린이집 중 2018년 이후 13개가 신설됐는데, 대부분 공동주택(아파트) 건설과 함께 국공립어린이집이 신설된 경우다. 수지, 상현 등 신도시가 개발된 지역에만 한정돼 아쉬움을 남긴다.아주 어린 자녀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20대에서 어린이집, 유치원 등 기관이 아니라 본인 및 배우자가 100% 보육을 전담한다고 나타난 시흥시는 2017년부터 영아표준보육과정 프로그램에 5억9천여만원을 투입하고 영아반이 있는 어린이집을 평가·인증하고 영아 전용 프로그램 지원에 월 10만~15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의 대전환은경기도 2030의 눈으로 본 도내 31개 시·군의 저출산 정책은 '대동소이'하다. 각 지역의 정책은 서로 유사한 모습으로 중복됐고, 다소 상관관계가 적은 정책들도 포함됐다. 무엇보다 저출산을 넘어 초저출산 시대가 눈앞에 닥쳤지만, 깊은 고민과 연구는 요원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 예견돼왔고 이제 현실에서 체감되고 있지만 정책도, 사회 분위기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불행한 것은 지금의 20, 30대는 성장기 동안 정부와 사회가 별다른 대응도 못한 채 속절없이 인구절벽, 저출산 문제에 직면한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20여년간 계속된 정부와 사회의 헛발질에 2030세대의 피로감도 누적됐다.지자체들은 저출산 현상을 직접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할 말이 많았다. '출산축하금', '임산부영유아건강관리사업', '한방난임지원' 등 지자체가 대부분 시행하는 사업을 비롯해 '신혼부부 주택매입지원', '중·고등학교 신입생 체육복비', '임산부 특별교통수단' 등 저출산 정책 상당수가 '지자체 자체 사업'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자체 관계자는 "국가에서 내려오는 사업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현장에선 진짜 이러다간 큰일 날 것 같아 일단 타 지자체 저출산 정책 중 반응이 좋았거나 효과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그대로 가져와 따라 한다. 일단 우리(지자체들)끼리라도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솔직히 저출산 정책은 정부가 확실한 철학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예산도 파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우리 지역만 저출산 정책을 잘해 인근 지자체 인구를 빼 오는 식은 결국 조삼모사 아닌가"라고 일갈했다.지금이야말로, 저출산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 '결혼하고 싶고', '아이를 낳고 싶은' 경기도,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라. 우리는 저출산의 늪에서 헤어날 수 있을까./공지영·이원근·손성배·김동필·신현정기자 jyg@kyeongin.com

2020-10-07 공지영·이원근·손성배·김동필·신현정

[창간 75주년·'대전환의 시대']'소유에서 거주로' 경기도형 기본주택

'휴먼시아 거지' 신조어 등 나쁜 인식 불거져교통·입지 우수 '중산층 임대주택' 정책꺼내스카이라운지·호텔식주거 고급화 실험 나서제도 개편 통한 3기 신도시에 대량공급 관건취약층 자리위협 가능성 역차별 극복도 과제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에 더해 보험 대출까지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아파트를 산다는 신조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이 올해 부동산 시장의 화두다.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더 늦기 전에 사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정부가 23번이나 내놓은 부동산 과열 억제 정책도 모두 무용지물로 전락한 상태다. 공급이 부족해 아파트 시장이 과열됐다는 지적에 정부가 3기 신도시 조성 등 수도권 127만가구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별 효과가 없다. 이제는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는다 해도 아파트 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조차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갑자기 아파트에 대한 열망이 커진 것일까. 전문가들은 무주택자들이 겪는 서러움과 계층 간 갈등의 심화를 꼽는다.무주택자인 전·월세 세입자들은 통산 2~4년마다 살 집을 찾아야 한다. 그간 닦아 놓은 주거 환경을 잇기 위해서는 수천만원 오른 보증금을 부담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게 일반적이다. 전세의 경우 적어도 보증금이 오르는 2년에 한 번씩 집 없는 서러움을 겪게 된다.취약 계층은 정부가 제공하는 임대아파트에서 살 수 있지만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임대아파트 브랜드 '휴먼시아'에 산다고 '휴거(휴먼시아 거지)'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니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결국 과열된 아파트 시장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그 어떤 정책보다도 주거 안정이 최우선으로 선행돼야 한다는 것으로 집결된다. 전·월세 세입자가 보증금과 월세에서 서러움을 느끼지 않고 평생 살 수 있는 아파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여기에 주변의 눈총을 받지 않는 정도의 질 좋은 주거 환경이 더해져야 한다. 즉 혐오 파괴다. 부담은 적고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주거 환경을 갖춘 임대 아파트가 있다면 굳이 평생 갚기 힘든 수억원을 빌리면서까지 아파트를 사려는 일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중산층까지 살고 싶어하는 질 좋은 평생주택, 공공임대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정부도 못한 공공임대 패러다임 전환에 나선 경기도현재 공공임대 패러다임 전환에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경기도다. 정부도 바꾸지 못한 인식 개선에 가장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경기도형 중산층 임대주택 시범사업 모델'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거주할 수 있는 '기본주택'을 꺼내 들었다. → 표 참조두 사업모델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임대주택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은 함께 한다. 먼저 '경기도형 중산층 임대주택 시범사업 모델'은 교통이 편리하고 생활 편의시설을 갖춘 입지에 들어선다는 점이 특징이다.기존에 저렴한 부지를 찾기 위해서는 교통 등 생활 인프라가 부족했다. 이에 경기도는 수원 광교신도시처럼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지역에 첫 실험 공간을 조성한다. 광교신도시 내 옛 법원부지에 지어지는 중산층 임대주택 549가구가 바로 이것이다.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20년 이상 임대 자격을 얻을 수 있고 고소득자여도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하면 입주가 가능하다.109㎡(33평) 기준 임대료는 보증금 2억5천만원에 월 67만원이다. 주변의 시세가 보증금 5억원에 월 70만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저렴하다.여기에 고급 아파트에서만 가능했던 호텔식 주거 서비스도 도입한다. 조식부터 청소, 세탁, 세차, 육아까지 고급화 실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기본주택은 중산층 임대주택 모델에 공공성이 더해졌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직접 조성한 주택을 민간 임대나 분양으로 전환하지 않고 장기 임대하는 방식이다. 무주택자라면 최대 30년 이상 살 수 있으며 임대료(조성원가 3.3㎡당 2천만원 기준, 1천가구)는 3인 가구(전용 59㎡) 월 48만5천원, 4인 가구(전용 74㎡) 월 57만3천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아파트 최상층에 스카이라운지와 게스트하우스 등을 갖춘 '스카이 커뮤니티'를 설치해 임대주택의 고급화를 이룬다는 구상이다.무엇보다 두 사업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정부의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소득·자산을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분양 주택의 대안인 임대주택을 만들어 주택에 대한 패러다임을 '소유'에서 '거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사실 기존 공공임대는 취약계층을 우선하다 보니 일반인들이 역차별을 받았다. 이로 인해 공공임대는 취약계층만 사는 곳으로 인식이 굳어져 오히려 혐오 시설로 취급받는 실정이다.이에 정부도 최근 들어서야 공공임대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1인 가구나 신혼부부 중심의 중소형 공급 면적을 가족 단위 거주가 가능한 85㎡까지 넓히고 입주자격 역시 중위소득 130% 이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소유'에서 '거주', 주택 패러다임 전환 기로에 선 3기 신도시임대주택이 주택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특히 혐오 시설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려면 보편화 돼야 하는데 그 기로가 3기 신도시가 될 전망이다. 임대주택의 개념을 전환하는 경기도의 기본주택이 자리 잡기 위해선 모든 국민의 이목이 쏠려 있는 3기 신도시에 많이 조성돼야 한다. 이 점을 알고 있는 이재명 지사도 경기도와 GH가 참여하는 3기 신도시 지역(하남 교산, 안산 장상, 과천)의 주택공급 물량 절반을 기본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하지만 관건은 제도 개편이다. 현재 3기 신도시는 공공주택특별법에 의해 공공임대주택(국민임대 등 장기공공임대 25% 이상, 영구임대 5% 이상) 공급 비율이 35% 이상이다.100가구 중 35가구가 임대주택인 셈인데, 기본주택 등 주택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는 사업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역시나 혐오 지역으로 낙인 찍히고 소외될 수 있다.기본주택이 3기 신도시에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되려면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에 명시된 공공임대주택 유형에 포함돼야 한다. 소득과 자산 기준에서 기존의 공공임대주택과 차이를 두고 있는 만큼 정부와 합의가 필요하다.또 GH는 기본주택의 사업 안정화와 공급에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주택도시기금의 융자이율을 1~3%에서 1%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이 또한 정부 협의가 수반돼야 한다. 아울러 취약계층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도 극복해야 한다.이헌욱 GH 사장은 "주거가 안정화된 다른 국가는 장기공공임대주택을 아주 부자 빼고는 모두 입주할 수 있도록 해 사회적으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하고, 부동산이 재테크 수단이 되지 않는다"며 "현재 시장에 맡겨진 주거 취약층이 안정화되면 자연스럽게 부동산 시장도 안정화될 것이다. 정부가 이런 형태의 임대주택을 인정해주는 게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수원 광교신도시 옛 수원지법·지검 부지(A17블록). 2020.10.7 /경인일보DBGH는 2021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동탄2 A94블록(공정률 100% 후분양 예정) 1개동 최상층에 스카이라운지, 게스트하우스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 향후 기본주택에 더 다양한 형태의 스카이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할 계획이다. 2020.10.7 /GH제공

2020-10-07 황준성

[창간 75주년·'대전환의 시대']인천발 폐기물 정책 대전환

1992년 서울·경기 쓰레기도 매립 시작… 소음·분진·악취 골치당초 2016년 수도권매립지 사용종료 계획 흐지부지 결국 연장인천시 2025년 반입 영구중단·친환경 계획 '독자노선 본격화' 폐기물 태우고 잔재물 하루 160t 처리 자체매립지 조성키로"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있다." 2020년 10월 현재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수도권의 폐기물 처리 정책에 대한 인천시의 대답이다.우리나라의 폐기물 정책은 발생지 처리 원칙을 기본으로 한다. 이는 처리 비용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결국 폐기물을 어디에 버릴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집에서 나온 쓰레기는 우리 집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상식인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수도권에서는 이런 당연한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 1992년부터 서울·경기에서 나온 각종 폐기물을 인천 서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에서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는 이런 불공정한 폐기물 처리 방식을 바꾸겠다며 2025년 수도권매립지를 사용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수도권 3개 시·도가 각자 폐기물을 처리하고, 이를 위한 처리 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현재의 폐기물 직매립 방식에서 벗어난 친환경 매립 방식으로 전환하고, 폐기물 발생량 자체를 획기적으로 줄이려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인천시는 이런 자원순환 정책의 대전환을 통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계획이다.# 2천500만명 쓰레기, 이제는 그만1980년대 후반 서울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가 포화에 이르자 서울시는 정부(당시 환경청)에 신규 매립지의 건설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정부는 지자체와 협의해 서해안 외곽 지역을 최적지로 판단하고, 김포와 인천 서북부에 걸쳐 조성 중이었던 동아매립지를 수도권매립지 부지로 낙점했다. 대통령의 재가로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뒤로한 채 수도권매립지는 1992년 첫 매립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의 쓰레기가 인천에 버려지기 시작했다.인천이 수도권매립지로 입는 피해는 막대했다. 인천 북부권을 관통하는 폐기물 수송도로(드림파크로)에서는 소음과 분진이 발생했고, 매립지 주변에서는 악취가 들끓었다. 매립지 조성 당시만 해도 동아매립지는 농경지로 계획된 수도권 외곽이었으나 인근에 청라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 검암·경서지구 등 주거지가 조성되면서 매립지는 인천의 골칫덩이가 됐다.서울, 경기, 인천지역의 수도권 64개 기초단체가 버린 쓰레기의 양만 2019년까지 1억5천280만3천t에 달했다. 하루 평균 960대의 폐기물 운반 차량이 드나들었고, 4천165만㎥ 규모의 침출수가 발생했다.수도권매립지는 우리가 일상에서 버린 쓰레기만 처리하는 곳이 아니다. 각종 공사장에서 나온 건설폐기물과 사업장 폐기물, 하수 슬러지 등 수도권에서 나온 거의 모든 폐기물을 처리하는 곳이다. 전체 반입량 중 생활폐기물의 비중은 37% 정도이고, 건설폐기물이 35%, 사업장 일반 폐기물이 28%다.환경부와 3개 시·도는 수도권매립지를 애초 2016년까지만 사용하기로 했으나 막상 종료일이 다가오자 사용 기간 연장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마땅한 대체부지가 없고, 잔여부지가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1천630만㎡ 규모의 수도권매립지는 총 4개 매립장으로 계획됐는데 절반밖에 사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인천시는 매립지 종료를 주장했으나 대체부지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고, 2015년 환경부와 3개 시·도로 구성된 4자 협의체는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을 추가 사용하고, 대체 매립지를 공동으로 찾아 나서자고 했다. 3-1매립장의 예상 사용 연한은 2025년이었다.결국 수도권매립지의 수명이 2016년에서 2025년으로 한 차례 연장된 셈이다.# 인천시, 자체 매립지로의 전환 도전여의도 면적(2.9㎢)의 5배가 넘는 초대형 매립지를 대체할 곳을 찾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환경부와 3개 시·도는 대체 매립지 추진단을 구성, 입지 선정 용역을 진행해 2019년 후보지를 7~8곳으로 압축했으나 주민 반발을 우려해 지금까지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는 3-1매립장이 종료하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의 폐기물 반입은 영구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표명하고, 본격적인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인천지역에서 나온 폐기물만 처리하는 '자체 매립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는 생활폐기물을 봉투째 묻어 버리는 현재의 직매립 방식으로는 대안이 나올 수 없다고 보고, 폐기물을 태우고 남은 잔재물만 처리하는 친환경 매립지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5만㎡ 이상의 최소 면적만 활용해 하루 160t만 처리하는 미니 매립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20t 트럭 기준 하루 8대 분량의 폐기물만 반입해 주변 환경 민원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인천시는 인천연구원에 용역을 맡겨 입지 선정 연구에 들어가는 한편 지난달 21일부터 지자체와 개인 토지 소유자를 대상으로 매립지 입지 공모를 시작했다. 인천시는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롭고 민원 소지가 적은 지역을 후보지로 선정해 연말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인천시의 자체 매립지 구상은 단순한 폐기물 처리 시설의 설치 사업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인천시의 폐기물 정책, 더 나아가 수도권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으려는 일종의 혁명적 발상이기도 하다. 인천 수도권매립지에 당연하다는 듯이 폐기물을 버려왔던 환경부와 3개 시·도의 안일함 때문에 수도권매립지라는 '괴물'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폐기물 감축 노력 없이 수도권매립지를 사실상 영구화하려는 환경부와 지자체의 무책임함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인천시는 자체 매립지 조성의 선결 과제로 소각·선별시설의 확충과 재활용률 향상을 비롯해 폐기물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계획을 함께 구상 중이다. 자체 매립지는 소각재만 처리하기 때문에 소각시설의 추가 설치가 이뤄져야 한다. 인천시에는 송도와 청라에 광역 소각장이 설치돼 있는데 내구연한에 도달했고, 노후가 심각해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현대화 사업을 통한 확장, 신규 시설 설치 등 다양한 방법을 마련 중이다. 또 소각·매립폐기물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별 시설에서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미리 분류하고, 자원순환 정책의 대 시민 홍보로 발생량을 줄이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2014년 수도권매립지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매립종료 인천시민투쟁위원회' 회원들이 2016년 매립지 사용 종료를 인천시에 촉구하고 있다. 2020.10.7 /경인일보DB2012년 9월초부터 10월말까지 수도권매립지 주민지원협의체가 반입 폐기물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면서 수도권일대 쓰레기 대란이 발생했다. 2020.10.7 /경인일보DB

2020-10-07 김민재

[창간 75주년·'대전환의 시대']팬데믹 직격탄 맞은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

개항 1년 안돼 휴업에 도로 폐쇄도… 터미널 연결 갱웨이 주행 레일 녹슬어中 금한령 완화 불구 감염병 악재 타격모든 관광 분야중 회복 가장 늦을 듯'전염병 취약' 소비자 인식 개선 필요내수 활성화 연안크루즈 운항이 대안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광업계가 위축됐다. 특히 해상 위를 떠다니며 여러 국가에 들러 관광하는 크루즈 산업은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 인천 지역 주요 관광 인프라 가운데 하나인 인천항 크루즈터미널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4월 열린 크루즈터미널 개장식에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크루즈 산업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파급 효과도 큰 산업이다. 크루즈터미널 개장을 계기로 인천은 동북아 크루즈 관광 허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예측하지 못한 전염병으로 크루즈터미널은 문을 열자마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점휴업 중인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최근 찾은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크루즈터미널로 향하는 도로가 폐쇄된 상태여서 이곳을 관리하는 인천항시설관리센터의 도움을 받아야 크루즈터미널에 들어갈 수 있었다. 개장한 지 1년이 넘었어도 일반 시민의 출입은 통제된 셈이다.지난해 4월 문을 연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을 이용한 크루즈는 4척에 불과하다. 지난해 10월28일 셀러브리티 크루즈(Celebrity Cruises)사의 9만t급 크루즈 밀레니엄(Millennium)호가 승객 2천100여명을 태우고 입항한 이후 1년 가까운 기간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에 기항한 크루즈는 없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자동차 물동량 감소로 갈 곳을 잃은 6만t급 자동차 운반선 모닝 세실(MORNING CECILIE)호가 화려한 크루즈를 대신해 4월부터 2개월간 이곳에 정박했을 뿐이다.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인 22만5천t급 크루즈의 접안이 가능하도록 1천180억원을 투입해 국내 최대 규모로 만든 이 터미널도 전 세계를 강타한 감염병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관광객으로 붐벼야 할 크루즈터미널 1·2층 출입국장은 텅 비어 있었다. 크루즈터미널이 개장할 당시 관광객으로 북적였던 모습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배와 터미널을 연결하는 약 37억원짜리 '갱웨이(Gangway)' 2기도 장기간 방치돼 있다. 이 때문에 갱웨이를 떠받치는 주행 레일은 심하게 녹슨 모습이다. 갱웨이 주변을 비추는 감시 카메라는 오랫동안 관리받지 못해 거미줄이 처져 있었다.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올해 인천항에 오기로 한 크루즈는 총 23척이었으나 현재까지 19척이 취소됐다. 오는 11월까지 4척의 크루즈 기항 스케줄이 있지만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인천항만공사 설명이다. 크루즈터미널 건설을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올해 같은 상황이 벌어질 거라곤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인천항을 방문하는 크루즈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전후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95척이 인천항을 찾았고 2014년 92척, 2015년 53척, 2016년 62척의 크루즈가 기항했다. 당시에는 크루즈를 접안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인천 북항이나 내항 등을 운영하는 하역사에 요청해야 했다. 인천을 찾은 크루즈 승객들은 화물터미널에서 내려야만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인천에 수도권 최초의 크루즈 전용 터미널 건립을 결정했다. 하지만 2017년 중국 정부의 금한령(禁韓令)으로 중국발 크루즈의 인천 기항이 무더기로 취소됐다. 2017년 17척, 2018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0척의 크루즈만 인천을 찾았다.올해 초에는 중국 정부가 금한령을 완화할 움직임을 보인 데다, 사상 처음으로 인천항에서 세 차례 모항 운영이 예정되면서 인천항 크루즈 산업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를 맞아 장기간 회복이 어려운 상태에 놓였다.# 위기의 인천항 크루즈,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크루즈 업계에선 당분간 크루즈를 운항하기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루즈 분야는 모든 관광 중 가장 마지막에 회복될 것이라는 게 여행업계의 일반적 시각이다.올해 초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이던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지면서 크루즈는 '떠다니는 세균 배양접시'로 전락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좁은 선박 내에서 세계 각지에서 온 승객과 선원 수천 명이 장기간 생활하는 크루즈는 전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크루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매우 나빠졌다.여러 나라를 기항하며 현지 관광을 즐기는 크루즈의 특성도 운항 재개를 어렵게 만드는 이유로 꼽힌다. 여러 나라에서 외국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크루즈에 타더라도 제한된 기항지만 방문할 수밖에 없다. '선내 방역'과 '기항지 안전'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완벽히 충족돼야 크루즈 운항을 재개할 수 있는 셈이다.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강숙영 교수는 "코로나19로 누적된 선사와 항만시설의 적자 폭을 회복하는 것에는 다소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며 "코로나19 발병 이후 크루즈 업계는 방역을 강화하고 있으나, 그동안 과장된 정보가 일반 시민들에게 전달된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어 "크루즈 관광을 재개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을 경우를 대비해 소비자의 인식과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전문가들은 당분간 크루즈 운항이 불가능한 지금 시기를 활용해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을 인천의 관광 거점으로 만들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천항은 2천만명의 인구를 가진 수도권을 배후에 두고 있어 모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받지만 인천항에서 출항하는 크루즈는 많지 않다. 크루즈 내수 시장 수요가 아직 많지 않아 관광지가 적고, 주요 국가 크루즈 항만과 거리가 먼 탓에 부산이나 제주를 더 선호하는 것이다.크루즈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우선 연안크루즈를 적극적으로 운항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대만과 중국, 호주, 뉴질랜드 등은 해외로 향하지 못하는 크루즈를 연안크루즈로 활용하고 있다. 인천연구원 교통물류연구실 강동준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해외 관광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인천과 남해안·동해안 주요 해양 도시를 잇는 연안크루즈 노선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연안크루즈가 인기를 끌면 국제 크루즈 운항이 재개됐을 때 인천항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가 많아지고 인천항을 중심으로 한 (크루즈) 정기 노선도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연안크루즈를 운항하려면 정부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국내 크루즈 여행사 대부분은 해외 선박을 용선해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서 정기적인 연안크루즈 노선을 운항할 수 있는 업체가 거의 없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정책연구실 황진회 연구위원은 "여행사가 선박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정책 자금을 저리로 융자하는 등 공공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며 "크루즈 승객들의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질병청이 선박 내 방역을 인증하는 등의 대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이 코로나19 영향으로 '개점 휴업' 상태다. 2020.10.7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2020-10-07 김주엽

[창간 75주년·'대전환의 시대']K-바이오산업 주목 받는 인천시

DM바이오 등 60여개 기업 송도에 입지생산단지 56만ℓ 확보 '세계 최대 도시'삼성바이오로직스 25만6천ℓ4공장 계획셀트리온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단계700개 기업 육성·생산 규모 101만ℓ 확장市 2030년까지 클러스터 조성 계획 발표세브란스병원 건립 관건… 대학과 연계도정부 인력양성센터 공모 도전 이달내 결과'포스트 코로나' 시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세계의 이목이 제약·바이오 산업 분야에 쏠리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4~6년에 한 번씩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이 올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과 함께 고령화 시대 각종 질병·난치병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미래 산업의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산업단지가 있는 인천은 'K-바이오산업'의 핵심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인천 송도국제도시는 명실상부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 규모(56만ℓ)의 바이오산업 생산단지를 확보한 도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44만ℓ, 싱가포르가 27만ℓ, 아일랜드 더블린·코크가 23만ℓ 등으로 인천의 뒤를 따르고 있다. 2018년 국내에서 허가된 바이오의약품 12개 중 7개가 이곳에서 나왔다.코스피 시가 총액 상위 10위 안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바이오 기업을 대표해 송도에 자리 잡고 있으며, DM바이오, 얀센백신 등 60여개 바이오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특히 인천 바이오 산업 쌍두마차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올 들어 신규 공장 건설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인천 송도가 글로벌 바이오 생산기지 세계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게 됐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송도에 단일 공장 세계 최대 규모인 25만6천ℓ 규모로 4공장을 짓기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1공장(3만ℓ), 제2공장(15만4천ℓ), 제3공장(18만ℓ)을 가동하는 등 송도에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제4공장(25만6천ℓ)의 연면적은 24만㎡로, 상암월드컵경기장의 약 1.5배 규모다. 이로 인한 고용창출 효과는 약 2만7천명, 생산유발 효과는 약 5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셀트리온도 비슷한 시기 인천시와 '글로벌 바이오 생산 허브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제3공장 건립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에 제1공장(10만ℓ)과 제2공장(9만ℓ)을 가동 중이며, 제3공장은 20만ℓ 규모로 건립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의 국내 경증·중등증 환자 대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본격적인 임상 시험에 돌입해 바이오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과 셀트리온 제3공장이 완공되면, 100만ℓ를 넘어 독보적 경쟁력을 보유하게 된다.인천이 바이오헬스산업 집적단지로 급부상하면서 인천시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인천시는 정부의 '한국판 뉴딜'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바이오·제약 분야를 '인천형 뉴딜'에 추가해 인천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시는 최근 '세계 롤모델로 인정받는 인천 특화형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이라는 비전을 앞세운 '인천 바이오 뉴딜 추진계획'을 수립·발표했다.2030년까지 바이오기업 700개사를 육성해 생산규모를 101ℓ로 확장하고, 전문 인력 1만4천명을 양성해 17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 표 참조핵심 과제로는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구축(2020~2025) ▲첨단의료 복합단지 지정·조성(2021~2025) ▲바이오 앵커 기업 제조 역량 확충 지원(2020~2030)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30 프로젝트(2020~2025)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산업 전주기 성능평가 센터 구축(2022~2026) ▲인천형 바이오 랩센트럴 조성(2021~2025) ▲의료기기 글로벌 실증 트레이닝 센터 구축(2021~2025)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수도권통합센터 유치(2020~2025) 등이 있다.바이오·제약 분야에서는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원부자재 해외 의존도를 낮춰 기술력을 확보하는 능력을 갖추고, 의료기기 분야 벤처·스타트업 창업을 도와 스마트 의료 기술에 관한 연구 개발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여기에는 연세대가 추진 중인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립 여부도 관건이다. 바이오 회사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바이오 임상 실험, 연구 개발 등이 병원을 주축으로 하면 더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는 앞서 캠퍼스 부지 제공 혜택 등을 받은 조건으로 2024년까지 개원하기로 인천시와 합의했지만 착공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최근 인천시, 시의회, 시민사회의 압박으로 설계 절차에 착수했다. 그러나 인근 지역인 경기도 시흥시 서울대병원 유치 공모 등의 외부 변수가 작용하고 있는 만큼 병원 건립 성사 여부에 지역 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인하대가 바이오 전문 캠퍼스를 구상·추진 중인 송도사이언스파크 캠퍼스를 비롯해 인천대 송도캠퍼스, 해외 유수 대학이 소재한 글로벌캠퍼스 등 대학도 바이오 인재·인력 양성과 연구 실험실 확보 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시는 중앙정부와 산·학·연·병의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 사업별 세부 과제의 계획 단계부터 산업 인프라 구축까지 전 분야 상생 협력을 통해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해 전략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인천시가 유치 준비 중인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는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의 첫 단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판 뉴딜의 핵심 사업으로 주목받는 바이오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을 공동으로 설립해 육성하기로 했다. 이들 기관은 앞으로 6년 동안 600억원을 투입해 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에 도달하는 실습 시설을 구축하고, 아일랜드의 선진 교육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2017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바이오 공정 전문 인력은 2022년 8천101명, 2027년 2만307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천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의 후속 투자와 국내·외 바이오 시장의 급속 성장에 따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판단으로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공모에 뛰어들었다. 한국의 바이오인력양성센터는 아일랜드 국립 교육기관인 NIBRT(National Institute for Bioprocessing Research and Training)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NIBRT는 첨단 바이오공정 시설을 이용한 인력 교육·연구를 국가 차원에서 추진 중이다. 센터는 NIBRT처럼 기업 맞춤형 과정과 학위 과정 등 다양한 교육 과정을 운영하게 된다.NIBRT는 아일랜드 더블린대(University College Dublin) 캠퍼스에 있는데, 유력 바이오교육센터이다 보니 바이오 기기 제조·생산 기업들과의 협력 체계도 잘 구축돼 있다.인천시 역시 송도에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가 들어올 경우 바이오 기업은 물론 각종 기관 유치가 더 수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 관련 기업과 기관이 모이게 되면 연구·개발에도 유리하며 기업들이 상호 협력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이런 움직임이 국가 바이오산업 성장에도 큰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경인일보DB송도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송도에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생산량 25만6000ℓ 규모의 제4공장 건설을 발표했다.4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체 생산 능력은 62만ℓ로 증가한다. 2020.10.7 /경인일보DB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약 40조원을 투자해 한국을 세계 바이오·케미컬 의약품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킨다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2020.10.7 /경인일보DB박남춘 인천시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 8월 '글로벌 바이오 생산허브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2020.10.7 /경인일보DB

2020-10-07 윤설아

[창간 75주년·'대전환의 시대']상상도 못한 '변화의 물살' 뱃머리를 돌리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전례 없는 큰 위기개인 삶 넘어 산업·문화까지 뒤흔들어각계각층 다양한 노력 '새로운 기회'로대한민국이 갑작스러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의 삶은 일순간 정지됐고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잠시 머물다 지나칠 것 같던 바람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다.이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하기 위한 '대전환'의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다.창간 75주년을 맞은 경인일보도 코로나 대유행을 피해갈 수 없었다. 경인일보는 1945년 창간 이후 처음으로 재택근무를 경험했고 어느새 일상이 돼 버렸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위기 속에 대전환의 시대가 우리 앞에 다가왔다.이 같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를 맞아 지금 우리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이에 경인일보는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가는 각계의 대전환을 통해 위기 극복을 모색하고자 한다.우선 창업의 패러다임이 변했다. 제2의 인생을 도전하는 퇴직자들은 대전환을 기회로 삼아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맞춰 다양한 아이디어로 자신만의 독특한 '나만의 길'을 찾고 있다.먼 꿈만 같았던 탄소 없는 '미래차'도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기술은 연구를 넘어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이 됐다.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여행을 하는 것을 상상이나 해봤을까. 사고를 줄이고, 운전자 편의를 위한 자율주행기술도 이젠 현실이 됐다.항공사들의 위기 탈출도 눈물겹다. 하늘 위 비행기를 보기 힘들어진 지금 일부 항공사들은 여객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항공 화물' 쪽으로 눈을 돌렸다. 국내외 항공사들은 하늘길만 돌아다니는 '목적지 없는 비행'으로 위기를 만회해 보려고 하고 있다.대면 교류가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소통으로의 대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재택근무는 물론 회사내 화상 회의 등이 활성화되고 있다. 언택트 시대에 비대면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젊지만 출산율이 가장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수도권. 아이의 울음소리를 예전만큼 듣기 힘들어졌다. 저출산이야말로 시급한 대전환이 필요한 때다. 아이를 낳고 키우고 싶은 정책을 만드는 것이 저출산의 늪에서 헤어날 수 있는 방법이다.올해 최대 화두 중의 하나는 부동산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 정부는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미 부동산은 '소유'에서 '거주'로 주택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특히 3기 신도시는 임대주택의 개념을 전환 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골칫거리였던 수도권 폐기물의 문제도 해결 기미가 보이고 있다.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폐기물 문제는 이젠 결론을 지을 때가 왔다. 환경부와 3개 시·도는 대체매립지 추진단을 구성해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성장동력에 제약·바이오산업 분야가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어떤 감염이 또 올지 모르는 상황에 수도권이 바이오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계절이 바뀌고 또다시 봄이 와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해법을 찾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을 것이지만, 어떤 역경에서도 한 걸음 내딛으려는 노력은 곧 '대전환'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경인일보는 이런 '대전환' 시대를 맞아 사람과 사람을, 그리고 도시와 마을을 잇는 가교로 시민들 사이 간극을 메우는 완충재의 역할을 자임하며 창간 75주년을 시작한다. /조영상기자 donald@kyeongin.com역경 속에도 매일 동이 트고, 다시 돛을 달고 나아갑니다. 여전히 목적지는 아득합니다. 어느 바람에 돛을 올려야 할지 고민이 깊어집니다. 우리는 어떠한 환난이 닥쳐도 땅을 박차고 일어섰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는 헤쳐나갈 방향조차 가늠할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가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고 너와 나, 우리의 탄탄한 삶을 무너뜨렸습니다. 굳건하다 믿었던 사회 시스템에도 균열이 일었고 그 뒤틀린 틈 사이로 불신이 커져만 갑니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팬데믹 시대를 사는 우리는 작은 돛단배와 같습니다. 힘을 모아 돛을 바로 잡고 물길을 헤쳐가는 모두의 지혜가 절실합니다.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모든 것의 가치를 다시 생각할 때입니다. 창간 75년, 사회의 등대를 자처한 경인일보의 어깨가 한층 더 무겁습니다. 대전환의 시대정신을 더 깊이 고민하겠습니다. -여주 남한강변에서 글/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사진/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2020-10-06 조영상

[창간 75주년 축하메시지]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경인일보' 창간 7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75년 전 광복을 맞이한 그해 10월 7일. 언론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경기·인천지역에 향토언론의 씨앗이 뿌려졌습니다.첫 제호인 '대중일보'는 오직 독자만 바라보겠다는 일념을 담았고, 지난 75년 '경인일보'의 역사는 경기·인천의 현대사이자 지역민의 삶 그 자체였습니다. '경인일보'는 격동의 현장 곳곳을 발로 뛰며 바른 눈과 바른 귀로 세상을 바라보고 열린 생각과 열린 마음으로 독자들을 만났습니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신문', '각계각층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가는 신문', '지역 경제발전과 문화 창달에 이바지하는 신문'을 사시(社是)로 한길을 걸어온 '경인일보' 기자들과 임직원께 감사드립니다. '경인일보'를 아껴주신 독자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경인일보'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해왔습니다. 일찍부터 디지털에 주목하여 1998년 경인 지역 언론 최초로 '인터넷 신문 서비스'를 시작했고, 최근에는 핵심뉴스를 동영상이나 사진·데이터로 시각화한 '디지털 스페셜'을 선보이며 지역민의 삶과 밀착된 정보를 빠르고 쉽게 전달하고 있습니다.또한 '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 같은 기획 연재와 'FOCUS 경기'를 통해 경기도의 사람과 자연, 문화를 재조명하고, '수도권 이대론 쓰레기에 묻힌다', '코로나19 로컬의 재발견', '신 서해견문록'과 같은 '통 큰 기사'로 지역의 경제 및 사회 이슈를 차별화된 시각으로 다루고 대안을 모색해왔습니다.'경인일보'는 지역 사회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앞으로도 지역의 목소리를 충실히 담아내며 1천300만 경기도민과 290만 인천시민 모두가 신뢰하는 신문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10-06 경인일보

[창간 75주년·'대전환의 시대']창업으로 바꾼 제2의 인생

평균 49.1세 퇴직… 향후 20년 삶 재설계 필요치킨집·편의점 개업 대신 '도전' 기회로 삼아경기일자리재단·인천중장년기술창업센터 등관련 교육·사업화·공간제공까지 다양한 지원대전환의 시대가 시작됐다. '제4차 산업혁명'이 전환점이라면, '코로나19'는 전환점을 앞당기는 에스컬레이터로 작용하면서 개인은 물론, 기업과 정부 모두 새로운 체력을 기르고 새 옷으로 갈아입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개인 역시 기존에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기업과 가치관을 모두 내려놓고 코앞으로 다가온 전환점을 어떻게 돌 것인지, 그 후 자신은 어떤 모습이 돼야 하는지 설계해야 하는 때다.경기도일자리재단이 2018년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중장년이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평균 연령은 49.1세(남성 51.4세·여성 47.1세)로 조사됐다. 그러나 퇴직이 곧 경제활동 중단을 뜻하는 건 아니다. 대부분 40대 전후에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뒤 20여년을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상황이다. 개인적 대전환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더 큰 꿈으로 자신의 삶을 더욱 빛내는 사람들이 있다. 창업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이들이다.# 꿈을 현실로 실현하는 중장년 창업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시련을 온몸으로 받아낸 중장년들의 창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한때 창업이 '고용되지 못해 스스로를 고용한다'는 뜻으로 읽히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 더욱 치열해진 경쟁 속에 '치킨집', '편의점'으로 대표되던 창업의 러시는 종말을 고했고, 시대의 흐름을 타고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창업'이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경기도일자리재단 여성능력개발본부 정보미 과장은 "매년 여성창업플랫폼을 통해 창업을 희망하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며 "경기도에서만 매년 100건 내외의 창업과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재단은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창업보육센터·창업성장센터 등을 단계별로 운영해 여성창업자를 육성·지원하고 있다. 창업을 지원하고, 창업기업이 직원을 고용하는 등 선순환구조를 이루고 있다.또 재단이 운영하는 '원스톱 창업지원 프로세스'는 창업관련 교육과 온라인 창업상담, 전문가 멘토링 등을 제공한다.인천시는 인천중장년기술창업센터를 통해 경력·기술 아이디어 등을 보유한 만 40세 이상 중장년을 발굴해 창업 과정을 지원한다. (예비)창업기업 등을 대상으로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예비)창업자 육성에 필요한 경영 지원 등을 펼친다. 창업 교육, 멘토링, 사업화 지원, 투자 코칭 지원 등 창업 전 단계를 지원하고 있다.# 할 수 있는 걸 찾을 게 아니라 내 선택지를 늘려야죠.인터넷쇼핑몰 운영 전미란씨(前 뷰티사업가) "창업은 인생의 선택지 늘리는 것"사업과 대학 강의를 병행하던 도시의 커리어우먼 전미란(46·사진)씨는 숲속 전원마을의 '전 선생'으로 살고 있다. 물건은 손으로 만져보고 눈으로 직접 봐야 한다고 믿었던 그가 인터넷 쇼핑몰 사장님으로 변신해 연일 최고 매출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는 것이다.전씨는 "1년만 쉬자는 생각으로 전원주택으로 이사했더니 지인이 떠맡기듯 반려견을 부탁했는데 '그 아이'로 인해 발이 묶여버렸다"며 "아픈 반려견을 두고 나갈 수 없어 할 수 있는 걸 찾다 보니 인터넷 쇼핑몰이 있었다"고 계기를 설명했다.뷰티업계에 오래 몸을 담았던 전씨는 "뷰티업계의 핵심은 건강이다. 건강을 지키는 먹거리를 조금씩 판매하기로 했다"며 "경기도일자리재단 여성능력개발본부 등을 통해 여러 지원을 받으면서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고 많은 지원을 받아 쇼핑몰 문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그의 '전선생 부엌'은 현재 포털에서 상위 랭킹을 기록하고 있는 인터넷쇼핑몰이다. 건강한 먹거리를 판매하면서 고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한 결과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 2018년 2월 문을 연 이후로 끊임없이 매출이 늘어 성공한 커리어우먼 시절에 비해 몇 배의 소득을 기록하고 있다.전씨는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하지만 난 아니라고 본다"며 "창업은 내 과거와의 헤어짐이 아니라 선택지를 늘리는 것이다. '도시의 전미란'과 '전원마을의 전미란' 모두가 나"라고 말했다.# 내 이름이 곧 브랜드벤처 기업가 변신 이선화씨(前 전업주부) "내 이름 딴 브랜드 만들고 싶었다"인천에 거주하는 이선화(51·사진)씨는 전업 주부에서 직장인으로, 또 지금은 벤처 기업가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이씨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다 문뜩 나 자신을 위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들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내 이름으로 된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20대 초반 젊은 나이에 결혼해 전업주부로 살다, 10여년간 보습학원 상담실과 이동통신업계 등에서 일을 하며 결혼·출산·육아라는 정해진 레일 위를 달려온 평범한 중년 여성이었다. 하지만 자녀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자 잠자고 있던 사업가의 꿈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는 "주부가 무슨 사업이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변의 만류가 들리지 않을 만큼 무언가 이뤄내고 싶었다고 한다.지난 6월 K-Startup 창업 지원포털을 통해 인천 중장년기술창업센터의 사업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막연했던 사업가의 꿈에 한발씩 다가가고 있다. 기능성 배달용기를 구상해 경진대회에 입상했고, 현재 예비 창업자로 인천 중장년기술창업센터에 입주해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이씨는 "제품을 준비하면서 고려할 게 많은데 생각만큼 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표정만큼은 높은 만족감과 기대로 밝았다. 그는 "능력이 뛰어나도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 내 남은 인생, 창업을 통해 더욱 빛을 내겠다"고 말했다.# 어린시절 키웠던 발명가의 꿈, 중년에 다시 도전합니다메디컬 회사 설립 윤한철씨(前 직장인) "남은 인생 못다한 꿈 위해 살고파"코리아 삼바우 메디컬(주) 윤한철(47·사진) 대표는 지난해 11월 회사를 설립했다. 안정적이었던 직장을 떠나 소년 시절의 꿈을 다시 쫓기로 한 것이다.그는 "어렸을 때 꿈이 과학자였지만 20~30대에 금융 위기를 겪어 어려운 경제사정에 마냥 꿈 얘기만을 할 수 없었다"며 "중년이 되자, 어린시절 강하게 꿈꿔왔던 삶을 지금이라도 실현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남은 인생을 다시 꿈을 쫓는데 쓰기로 했다.지금 도전하는 것은 칫솔이다. 늦은 나이에 도전한다는 불안감도 들었지만 구강 구조에서부터 치위생학, 기계공학 등을 공부해 기초를 쌓고, 치과의사와 연구원, 제조공장 등을 찾아가 보완에 보완을 거쳐 설계를 완성했다.윤 대표는 "100세 시대라는 말처럼 중장년들도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시대가 오고 있다"며 "지금까지 가족 등을 위해 살았다면 앞으로 남은 인생은 못다한 꿈을 이루는 데 쓰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주·김태양기자 ksj@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20-10-06 김성주·김태양

[창간 75주년·'대전환의 시대']전기차·자율주행기술로 바뀐 車 패러다임

버스·충전시설 등 인프라 빠르게 보급내연기관 제한 EU '전기차 시대' 예고세계각국 '완전 자율주행차' 경쟁 치열'제로셔틀' 개발 경기도, 기술협력 추진공급분야에 비해 소비자 태도변화 더뎌접근성 개선할 '정부 정책적 지원' 필요제로백(시속 0→100㎞/h) 2.8초, 최고 속도 280㎞/h. 국제자동차연맹(FIA) 주관 전기차 경주대회 '포뮬러 E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전기차의 성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람보르기니, 페라리, 부가티 등의 슈퍼카와 비교해도 못지 않은 성능을 자랑한다. 현재 전기차 기술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먼 얘기만 같았던 '미래차'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우리 주변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가솔린과 디젤로 상징되던 내연기관이 모터를 활용한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되는 것이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전 세계적인 탄소배출 저감 노력은 이런 움직임을 가속화하는 가장 큰 동력이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자율주행차량 개발도 빨라지고 있다. '탄소 없이, 사고 없이', 더욱 편안하게 이동하기 위한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 우리 옆에 다가온 전기차인천에서 시내버스를 몬 지 30년 정도 된 김주화(60)씨는 요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회사가 정부지원을 받아 도입한 '전기버스'를 운전하면서다. 엔진이 없어 소음이 적고, 차량 진동도 거의 느끼지 못하는 데 가속은 매우 빠르다. 차 안은 기름 냄새 없이 쾌적하다. 에어컨을 켜도 차량 운행에 무리가 없다. 노선을 한 번 운행하는 데 보통 4시간 정도 걸리는데, 충전 없이 2~3회 왕복 운행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씨는 "차 안이 쾌적하고 소음도 없어 승객들도 좋아한다"며 "엔진이 있는 일반 버스보다 성능이 오히려 좋다"고 했다. 이어 "기사들이 이 차를 한번 몰면 일반 버스를 몰기 싫어할 정도"라고 했다.인천 송도에 있는 초소형 전기차 업체 캠시스는 2인승 모델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220V 가정용 콘센트로 3시간 정도 충전하면, 70㎞ 정도의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최고속도도 시속 80㎞까지 낼 수 있다. 일반 준중형 차량 대비 절반 정도의 크기로 기동성이 뛰어나고, 에어컨과 히터도 설치돼 있다. 최근까지 1천500여대가 계약된 상태로, 근거리 출퇴근용으로 인기가 좋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테슬라를 비롯한 국내·외 완성차 제작업체들이 전기차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전기차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재 전국적으로 12만대 정도의 전기 차량이 등록돼 운행하고 있다. 전기 급속충전기 등 충전 인프라도 전국적으로 7천240여개가 설치·운용 중이다. 전기차가 우리 생활 속으로 빠르게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전기차 보급 대수를 2022년 43만3천대, 2025년엔 113만대까지 높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EU는 차량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을 기존 130g/㎞에서 단계적으로 줄여 2050년엔 10g/㎞로 줄이는 규제책을 시행하는 등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탄소 배출량 제한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가 이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차량당 95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 환경 등을 이유로 향후 10년~20년 사이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를 전면 제한하겠다는 국가들도 늘고 있다. 이런 강도 높은 환경규제는 전기차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개발 속도 내는 자율주행차자율주행차는 자동차 스스로 주행경로를 인지·판단·제어하면서 이동하는 교통수단을 의미한다. 2015년께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의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자율주행 기술 수준에 따라 레벨 0부터 레벨 5까지 구분되는데, '레벨 0'은 자율 주행 기능이 전혀 없는 차량을, '레벨 5'는 조향과 속도 등을 자동차 스스로 정해 운행하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을 의미한다. 숫자가 클수록 높은 수준의 기술이다.교통사고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차량에 대한 욕구가 자율주행차 개발의 배경이 됐다.자율주행차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경쟁은 치열하다. 구글 웨이모, GM크루즈, 포드 오토노머스 비히클스 등이 대표적이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최근 레벨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차 출시가 멀지 않았음을 예고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등 국내 완성차 업체도 해외 업체와 자율주행 합작법인을 출범시키는 등 기술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다. 우리 정부와 지자체도 자율주행차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7년간 총 1조974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자율주행 기술개발 혁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 등을 가리기 위한 법적 체계 정비 등 제도 마련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지자체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자율주행 셔틀인 '제로셔틀'(레벨4, 특정구간 조향·속도 자동화)을 개발해 운행하고 있는 경기도는 최근 화성시,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홍익대, 한국첨단자동차기술협회 등과 자율주행차 기술연구센터와 공기조화기술(HVAC) 실증지원센터 구축을 추진키로 했다. 화성시에 들어설 '자율주행 OEM 실증 클러스터'는 자율주행 완성차에 납품될 부품을 시험하고 인증하는 역할을 한다. HVAC 실증지원센터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에어컨, 난방기, 환풍기 등의 성능을 시험한다. 화성시는 4천700여개의 자동차 관련 기업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혁신산업생태계 조성계획'을 수립해 자율주행 인프라 확보를 추진 중이고, 성남시도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과 자율주행차 공동제작에 나선 상태다. #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를 위한 과제자동차 운행에 따른 환경오염과 에너지 고갈, 교통사고 발생 등 문제는 자동차 대중화 이후 오랜 기간 사회가 떠안아야 할 숙제였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는 이런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결합할 경우, 시너지는 더욱 커질 수 있다.전문가들은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를 촉진하기 위해선 내연기관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가 공급 부분에선 이뤄지고 있지만, 소비 부분에선 아직 더딘 측면이 있다"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발전하고 있는 기술에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윤영 인천테크노파크 자동차센터장은 "환경규제 등의 영향으로 시장이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건 이미 기정사실"이라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충, 보급 등에 있어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있다면 이런 전환의 흐름은 한층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창간 자동차 산업의 미래 관련 선진운수 전기버스 2020.09.23 /조재현기자경기기업성장센터 일대를 주행중인 '제로셔틀'. 2020.10.6 /경인일보DB

2020-10-06 이현준

[창간 75주년·'대전환의 시대']코로나가 뒤바꾼 항공산업지도

인천공항승객 年7000만 → 1200만 급감M&A도 모두 무산… 업계 재편 불가피사태 장기화 우려 속 항공사 대책 모색여객감소 영향 '화물운송' 효자로 부각일부 업체, 비행기 개조 거쳐 재투입도국내선 경쟁 집중… '회귀선' 상품 등장세계이슈 'K-방역' 해외와 경쟁 차별화항공산업 지도가 바뀌고 있다. 올해 초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코로나19는 항공산업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국내 항공산업은 지난해까지 늘어나는 항공 수요를 바탕으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은 국제선 승객이 7천만명을 넘어서면서 국제선 승객 기준 세계 5위 공항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확산한 코로나19는 한순간에 공항의 모습을 바꿨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인천공항 이용객이 1천200만명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첫해 승객 1천400만명보다 적은 수치다.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북적이던 인천공항 출국장과 입국장, 면세점에선 승객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는 최근 보고서에서 항공산업이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하는 시기를 2024년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 회복 시기가 2024년보다 늦어질 수 있다.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을 제한하면서 각 나라 상공을 오가던 항공기는 갈 곳이 없어졌다. 인천공항 주기장에는 갈 곳을 찾지 못해 멈춰 있는 항공기가 줄지어 있다.# 잘 안 풀리는 항공사 'M&A'국내 항공산업은 높은 항공 수요 증가세를 기반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이뤘다. 특히 2000년대 들어 LCC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16년 전인 2004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곳이었다. 2005년 제주항공 설립을 시작으로 LCC가 잇따라 생겨나면서 현재는 2개의 대형 항공사와 7개(제주항공·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진에어·플라이강원)의 LCC 등 9개의 항공사가 취항해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항공 등 2개 항공사가 첫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항공사가 많아지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각 항공사는 항공기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항공 수요를 흡수하고, 타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힘썼다. 항공사의 공격적 경영은 지난해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하면서 일본행 여객이 급감했고 이는 항공사 수익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사의 어려움은 더 커졌다.이러한 상황은 결국 M&A 무산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부터 인수 대상자를 찾는 등 9개월 동안 관련 작업을 진행했으나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게 됐다.제주항공도 올해 초부터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두 M&A가 모두 무산된 데에는 코로나19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수 협상을 시작할 때만 해도 코로나19가 이처럼 확산할 것으로 예측하지 못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항공산업 구조는 재편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단기간에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국내 항공산업은 항공 수요에 비해 항공사가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코로나19가 항공산업 재편을 촉발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뒷전에 밀렸던 '항공 화물'의 재발견'항공 화물'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사들이 주목하는 분야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여객의 이동은 제한되고 있으나 화물 운송에 대한 수요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 감소세가 큰 상황에서 항공 화물 분야는 항공사의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항공 화물은 화물 전용기와 여객기 하부(Belly)에 실린다. 여객기 운항이 대폭 줄어들자 항공사들은 여객기에 화물만 싣는 방식으로 활로를 찾았다. 대한항공이 시작한 이 방식은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외 항공사 대부분이 활용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기 운항이 줄어들면서 항공사가 처리할 수 있는 '화물 운송 능력'도 감소했고, 이는 항공 화물 운송 운임이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각 항공사가 여객기 개조 등의 방법으로 화물 운송량을 늘리면서 운임은 고점 대비 떨어졌으나 전년 대비 1.5~2배 수준이다.항공사들은 여객기를 항공기로 개조하기도 했다. 여객 수요가 당분간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9월8일 화물 수송을 위해 개조 작업을 완료한 보잉777-300ER 기종을 화물 노선에 투입했다. 국내에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한 것은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화물 전용 항공편을 투입하기 위해 코로나19 사태로 멈춰선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했다. 국토교통부는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의 사전 기술 검토와 항공안전감독관의 적합성·안전성 검사를 거쳐 9월1일 대한항공의 여객기 개조 작업을 승인했다.아시아나항공은 세계 최초로 A350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 항공기에 있던 이코노미 좌석 283석을 제거하고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 항공기는 9월24일 인천~미국 LA 구간에 처음 투입돼 IT·전자기기 부품, 전자 상거래 수출품, 의류 등 20t을 탑재하고 미국으로 향했다.# '목적지 없는 비행'까지 등장화물 운송에 대한 수요가 높더라도 모든 여객기를 화물 노선에 투입할 수 없다. 특히 화물 전용기가 없는 저비용항공사(LC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처럼 화물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단기간에 영업이 어려웠다. LCC는 자구책으로 국내선을 확장하는 데 힘썼다. 국제선 운항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놓은 대책이다. 외국 여행을 가지 못하면서 국내 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도움이 됐다. 진에어, 에어부산 등 LCC는 국내선 승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유휴 여객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목적지로의 이동'이 아닌 '항공기 탑승' 자체를 상품으로 내놓기도 했다. 공항에서 항공기에 탑승한 뒤 상공을 비행하다 다시 공항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목적지 없는 비행', '회귀선' 등으로 불리는 상품은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 먼저 선보였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여행 기분'이라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A380 기종을 '회귀선'에 활용키로 했다. A380 기종은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비행에 활용됐던 항공기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공항 주기장에 발이 묶여 있었다. 이 항공기는 10월24~25일 인천공항에서 이륙해 강릉, 포항, 김해, 제주 상공을 비행한 뒤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K-방역' 인천공항 위기 타개 해법 되나인천공항은 'K-방역'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 세계 공항이 멈추다시피 한 상황에서 인천공항이 가지고 있는 '방역시스템'을 앞세워 타 공항과 차별화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이는 향후 항공 수요가 회복됐을 때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인천공항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해외 공항 건설·운영사업을 따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공항을 선택하는 기준이 편리함과 효율성 등이었다면 이제는 가장 큰 기준이 위생, 청결, 방역"이라며 "인천공항은 세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국내 방역시스템을 기반으로 '가장 안전한 공항'을 앞세워 해외 공항과의 차별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20-10-06 정운

[창간 75주년·'대전환의 시대']포스트 코로나시대 '언택트 리터러시'

# 기업 필수 생존전략 '온라인 소통'전통주 라이브 커머스, 판매량 2.5배↑인터넷은행 '호황'… 대면 창구 사라져지난달 21일 수원시 인계동의 연어덮밥 전문점 '올림선'. 휴대폰 카메라를 필두로 방송 마이크와 조명, 짐벌(카메라 수평을 유지하는 장비)이 가게 중앙에 설치됐다. 20대 청년 3명이 그 앞에 섰다.한국전통가공식품협회가 '양조장 2세들이 추천하는 전통주 선물세트'라는 콘셉트로 네이버에서 전통주 라이브 커머스(생방송을 뜻하는 'live streaming'과 전자상거래를 뜻하는 'e-commerce'의 합성어)에 도전한 것.임승규(27)씨는 7천여명의 접속자 앞에서 어머니 강진희(48) 술아원 대표가 여주쌀로 만든 한국 전통주 '경성과하주'를 소개했다.또 다른 전통주 '동몽'을 판매한 정일영(27)씨가 자신을 서울 논현동 칵테일바 사장이라고 소개하자 "다른 나라 술과 전통주 동몽의 차이점이 뭐냐"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이날 생방송 중에는 '좋아요'를 의미하는 하트가 화면 오른쪽 하단에서 빠르게 올라왔다. 왼쪽 하단에는 해당 전통주 세트를 구매할 수 있는 링크가 삽입돼 방송 후 이틀 동안 5천건의 상품평이 달렸다. 상품 소개와 판매, 평가가 모두 비대면으로 이뤄지면서 이 제품은 평소보다 2.5배 많이 팔렸다.올림선 대표 김경태(41)씨는 "이전엔 한 번에 한 명의 고객에게만 상품을 팔았었는데 이제는 비대면으로 수천 명에게 동시에 상품을 소개하고 팔 수 있어 신기할 따름"이라고 말했다.코로나19로 여러 사람이 한 번에 모이는 게 불가능해지며 비대면(Untact) 소통이 기존의 대면 소통을 대체하고 있다.학교도 회사도 물리적 공간이 아닌 온라인 가상 공간에서 운영되면서 기업은 고객에게 반드시 비대면 창구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BC(Before COVID-19, '코로나 이전'이란 뜻의 신조어)의 온라인 소통이 단순 서비스 차원이었다면 AC(After COVID-19, '코로나 이후'란 뜻의 신조어)에는 기업의 필수 생존 전략으로 등극했다. 이는 단순히 소통 방식의 변화가 아닌 사회 각 부문을 본질적으로 바꾸는 '대전환'이다.당장 은행 대면 창구부터 사라지고 있다. 비대면 계좌 개설을 강조한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떠오르면서 전통적 영업 방식을 고수하는 은행은 전에 없던 불황을 맞았다.지난달 2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5대 은행 점포수는 모두 4천562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9개 줄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에만 순이익 18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년 전체 순이익(137억원)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커지는 '디지털 격차' 해결책은 숙제자본주의 고도화땐 '접속' 새로운 권력정보취약층·소상공인 접근성 지원 필요배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가게를 방문해 물건을 살 수 없게 된 고객들은 배송 시간에 더욱 민감해졌다. 기존 배송이 당일 배송, 새벽 배송이었다면 이제는 시간 단위 배송으로 바뀌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달 24일 그룹 계열사인 CJ 대한통운의 물류망을 활용해 '쓰리포 배송'을 선보였다. 고객은 휴대폰에서 오후 8시 이전에만 주문 버튼을 누르면 상품을 2~3시간 안에 집에서 받아볼 수 있게 됐다.판촉 또한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른바 '라이브 커머스'다.비대면 중고차 업체 오토플러스는 지난 4월 프리미엄 중고차 라인 '선택형 리본카'를 런칭하면서 유튜브를 주 판촉 통로로 선택했다. 이 업체는 소속 정비공이 중고차 성능을 점검하는 모습을 콘텐츠화해 자사 유튜브 채널에 주기적으로 노출하면서 고객의 신뢰를 확보했다.이를 기반으로 지난달 22일 유튜브에서 실시간으로 그랜저IG 3.0과 싼타페 더 프라임 각 1대를 팔았다.이처럼 비대면 소통이 일종의 문화로 자리잡으며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존재감을 공고히 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지난 5월 경기연구원의 설문조사(경기연구원, '코로나19 시대 언택트 소비와 골목상권의 생존 전략' 보고서) 결과 온라인 채널 주 이용자 10명 중 9명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 채널을 더 많이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온라인 쇼핑몰, 음식배달앱, 온라인·전화 주문 후 테이크아웃 등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이용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하지만 여전히 장애인·저소득층·농어민·고령층 등 정보취약계층 3명 중 1명 가까이는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2019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인용)에서 30년 전 인터넷이 처음 도입됐을 때 발생했던 '디지털 격차'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장호진 교수는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자본주의가 고도화되면 접속(Contact)이 새로운 권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본격적인 언택트 시대엔 정보취약계층이 극빈층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정부도 이 같은 현실을 인지하고 관련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그러나 라이브 커머스 분야의 지원책은 미미한 수준이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마저 "라이브 커머스라는 용어부터 좀 생소하다"(지난 7월2일 '대한민국 동행세일, 가치삽시다' 행사)라고 말한 바 있다.지난 4월 산시성의 한 마을에서 지역 특산물인 목이버섯 라이브 커머스 촬영 현장을 방문해 격려한 중국 시진핑 주석과 대비되는 행보다. 현장에선 정부와 지자체가 조금 더 발 빠르게 관련 대책을 세워줄 것을 호소한다.한국전통가공식품협회 김석호(41)씨는 "라이브 커머스를 기본적 수준으로만 진행해도 최소 3천만원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소상공인에게 스튜디오와 촬영 장비, 전문 인력을 대여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네이버 쇼핑 라이브와 연계한 전통주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 시음행사 반응을 전한 '올림선' 사장 김경태(41) 씨. 2020.10.6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비대면 추세로 빈부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노숙인 앞으로 택배차량이 늘어서 있는 늦은 밤 수원시 인계동 거리. 2020.10.6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

2020-10-06 이여진

[창간 75주년·'대전환의 시대']위기를 기회로… 경인일보의 '재도약'

경기도청 이전 발맞춰 이듬해 수원으로 와 '활로 모색'윤전기·납 활자 이동 '대작업' 거쳐 1969년 '기념식'1973년 경기매일신문·경기연합일보·경기일보 '통합'정론직필 정신… 도청 소재지 '최초 언론사' 자리매김인천·경기지역을 75년째 지키고 있는 경인일보는 1973년 경기매일신문, 경기연합일보, 경기일보가 합쳐지는 대전환기를 맞았다. 그중 하나인 경기연합일보는 서울에 있던 경기도청이 1968년 수원으로 이전하자 이듬해 인천에서 수원으로의 본사 이전을 단행한다.1969년 4월26일 오후 2시 수원시 교동의 2층 짜리 적산가옥 앞에서 열린 경인일보 이전 기념식은 다음과 같은 말과 함께 시작됐다."1968년 8월15일 인천신문(경인일보 전신)은 경기연합일보로 게재하고(사명을 바꾸고) 사세 확장에 안간힘을 다했으나 극심한 운영난에 빠져 지역언론의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에 직면했습니다."본사 이전도 경인일보의 위기가 아니었다면 없었을 일이었다. 경기도청 소재지로 본사를 옮겨 활로를 모색해보자는 구상이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전망 속에 본사 이전은 희망을 향한 전환점이었다.당시의 경인일보 구성원들은 인천에 뿌리내리고 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인천-수원 사이 교통망이 열악해 출퇴근에 편도 3시간 이상이 걸리기 일쑤였고, 수원 본사 이전 결정에 따라 퇴사하는 사람도 생겨났다.회사 살림을 옮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신문을 인쇄할 윤전기를 통째로 옮겨오는 것도 큰일이었지만, 더 큰 문제는 활자를 옮기는 것이었다. 납으로 만든 활자를 활용해 문선공이 하나의 글자로 만들어 신문을 인쇄했는데, 한 글자당 수백 개에 달하는 납 활자가 흩어지지 않게 이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인천과 비교되는 수원의 생활 환경도 문제가 됐다. 당시 개항도시였던 인천은 인구 60만명의 명실상부한 경기도의 중심이었던 반면 수원은 고작 인구가 6만명에 불과한 그야말로 낙후된 도시였다. 모던시티를 떠나 시골로 오게 됐다는 상실감은 구성원들이 공통으로 느낀 바였다. 수원 사옥 앞 도로 역시 포장이 되지 않은 채여서 비라도 오면 흙탕물이 튀겨 걷기가 힘들 정도였다.이창식(1930~) 당시 경인일보 편집국장(4·5대)은 "인천본사 근무 시절에 수원지국을 찾아갈 일이 있었는데, 그때 다녀가 보면 시골도 그런 시골이 없었다. 인천만 해도 항구도시고, 개항하고 서양문물이 들어온 데다가 미군 문화까지 융합돼 활기찼다. 모든 게 인천의 10분의1에 불과했다. 팔달문에서 장안문까지 모든 도로가 비포장이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했다.이런 환경 속에 12명의 편집국원이 4면 짜리 신문을 수원에서 발행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인천은 수원과 함께 경기도에 속했고, 인천 소식과 수원 소식을 나눠 다루는 일은 없었다. 하나의 신문에 인천과 경기의 소식이 모두 담겨 나왔다.인천서 출퇴근하기가 힘들었던 경인일보 구성원들은 사옥 앞 수산여관에서 단체 합숙을 했다. 단칸방에 이불 하나를 너 댓이 함께 덮고 기거하던 시절이었지만, 여관방에서는 도청 소재지에서 신문을 만든다는 열기가 끓어올랐다.사옥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적산가옥인 옛 단추공장에 마련됐다. 수원에서 이 단추공장처럼 큰 건물을 찾아보기 힘들었을 뿐 아니라 적산가옥을 소유한 이명석이 경인일보 본사 이전에 영향을 미친 이병희(1926~1997) 국회의원과 가까웠기 때문이었다.2층짜리 빨간 벽돌 공장이었는데 1층에는 신문을 찍어내는 공무국과 광고를 담당하는 업무국, 2층에는 편집국이 위치했다.1층엔 일본제 마르노니 윤전기가 돌아갔다. 1960년대 지역신문 중 윤전기를 소유하고 있었던 언론사는 매우 드물었다. 윤전기에 신문을 찍어내기 전, 납 활자를 주자기(글자를 주조하는 기계)에 넣게 되는데 이 작업 중에 납 냄새가 심하게 났다.이 때문에 2층 편집국에는 마감하는 와중에도 새카만 연기가 매캐한 냄새와 함께 올라오곤 했다.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새 출발을 하는 전환기 경인일보에는 활기가 넘쳤다.1967년 서울에서 수원으로 경기도청 소재지가 바뀌었으나 수원은 여전히 번듯한 일간지 하나 없는 언론 불모지 상태였다. 군 출신으로 도청 수원 이전의 주역인 이병희 의원이 도청에 이어 경인일보도 수원으로 이전시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데는 정치부 기자로 6대 국회를 출입했던 이창식 국장의 설득과 제안이 영향을 미쳤다. 경인일보 이전을 돕기로 한 이 의원이 발행인·사장으로 외화를 수입해 오던 불이무역 사장 이현수를 섭외하면서 본사 이전 후 새 출발을 할 경인일보의 구도가 잡혔다.구성원의 면면도 화려했다.인천본사에는 정치부 차장인 조창환, 강훈천·김지선 기자, 체육부 차장 손병균, 경제부 차장 정오현이 남았다.수원본사에는 이현수 사장과 이창식 편집국장을 필두로, 박희태 업무국장이 자리했다. 이병희의 정책보좌관이었던 김진동은 논설위원, 이후에 수원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우봉제, 윤석한이 상무를 맡았다. 조한길·오광철 부국장, 최만석·이창윤·조동기·이철훈 등이 취재진을 꾸렸다.경인일보 편집부국장을 거쳐 경기일보 논설위원, 인천일보 이사를 지낸 이천우가 수원본사 이전 후 공채로 합류했다.이천우와 함께 김성환, 임순만, 유재천이 서울 소재 정부부서를 출입했다. 제10대 경인일보 사장을 지낸 김건영 전 사장은 당시 의정부 주재기자를 맡고 있다가 이 국장의 부름으로 수원 본사로 이동했고, 역시 제20대 사장을 지낸 김화양 전 사장도 같은 시기 평택 주재기자를 하다 본사 근무로 전환했다.경인일보·경기방송 사장을 지낸 우제찬 전 사장도 같은 수원 토박이 출신인 정진철과 함께 이때 경인일보로 합류했다.고려대학교를 중퇴하고 인천에서부터 이창식 국장 집에서 숙식을 해결해 온 김전기, 사진기자 계일성은 매일 수산여관에 머무르는 고정 멤버였다. 1963년 인천신문에 입사해 경인일보 15대 편집국장을 지낸 김기룡은 수산여관 대신 몇 천원 짜리 하숙방을 구해 출퇴근했다.도청 소재지 최초의 언론사로서 수부도시에 자리잡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각 기관의 장이나 지역 유지들이 편집국장을 만나기 위해 사옥 2층에 줄을 섰고, 이들의 인사를 받는 데만 반나절이 걸리던 시절이었다.공화당 출신의 홍대권이 영업 상무로 오며 광고를 둘러싼 갈등이 사내에서 벌어지기도 했다. 군 출신으로 정치권을 거쳐 언론사에 입성한 홍대권은 기자들에게 광고 영업을 강요했고, 순수하게 신문만 만들고 싶다는 기자들과 맞섰다.신군부가 들어서며 홍대권은 부정축재자로 몰렸다. 이즈음 수원시 조원동은 '마누라는 없어도 장화는 있어야 식구가 산다'고 말할 정도로 포장되지 않은 험한 토지였는데, 경영진들이 신사옥을 짓겠다며 조원동을 비롯한 이쪽 저쪽 땅을 마구 매입했다. 이 땅들은 대부분 회사 소유가 아니라 개인 소유로 돌아갔다. 퇴근 후 술 한 잔 걸치는 문화는 지금이나 그 시절이나 마찬가지였다. 점심은 사옥 맞은 편 중국집 실비옥을 주로 갔고, 저녁엔 누구 하나 말하지 않아도 '팔미옥'에서 만났다. 감자탕에 막걸리나 소주를 곁들이며 밤이 늦도록 술잔을 기울이는 게 편집국의 문화였다.기자들이 한 시절 젊음을 바친 적산가옥은 허물어진 지 오래.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그 자리엔 아파트가 들어섰다. 홑겹 이불에 잠을 해결하던 수산여관도 허물려 지금은 고시텔이 들어섰다. 도청 소재지에 첫 언론사가 나타났다는 흥분과 떨림도 세월과 함께 산화했다. 늦은 밤 컴컴한 수원 시내를 채웠던 윤전기 돌아가는 소리도 이제는 들리지 않는다. 현재의 경인일보 신문은 디지털로 제작돼 서울의 인쇄소에서 찍혀 나온다. 너도나도 디지털을 부르짖으며 신문이란 구시대의 산물이 됐다. 이런 시대에도 신문이 의미 있는 것은 그제나 이제나 신문에 바르고 정직한 그날의 소식을 담고 싶은 기자들의 열정 때문이다.다시 1969년 4월26일. 그날의 경인일보 이전식은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된다."저희 신문사는 '도민을 위한 도민의 신문'으로 정론직필의 정신을 이어가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부단한 성원을 간청드립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인천신문 창간 전야인 1960년 8월 13일에 촬영된 사진. 둘째줄 왼쪽부터 두번째 정오현 전 경인일보 경제부장, 세번째가 이창식 전 경인일보 편집국장, 여섯번째가 허합 전 경인일보 사장. 인천신문 구성원들은 경인일보 수원 본사 이전 후에도 주요 구성원으로 활동했다. 2020.10.6 /이창식 전 경인일보 편집국장 제공

2020-10-06 신지영

[창간 75주년·'대전환의 시대']뉴트로 열풍, 구도심 활기 되살릴 기회

도시재생, 낡으면 지우는 재개발과 달라'까페 팟알' 민간서 최초 근대건축 부활원형대로 복원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인천아트플랫폼 개관 이후 관광객 몰려공공 앵커시설 조성과정 민간 갈등 늘어"철지난 영화 세트장처럼 될라" 우려도'뉴트로'(Newtro)라는 신조어가 최근 들어 더욱 사회·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과거의 문화나 풍습, 물건 따위를 새롭게 즐기는 일'이라고 의미를 정의한다.요즘은 유·무형 콘텐츠를 가리지 않고 뉴트로의 간판을 달면 잘 팔린다. 2020년 상반기에는 1990년대 가요를 재현한 '싹쓰리'(유재석·이효리·비)가 대중문화를 휩쓸면서 뉴트로 열풍이 각 분야로 확산했다. 지금 거리 곳곳에서는 옛것으로 인테리어를 한 음식점이나 카페를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다. 특히 사람과 공간 자체가 오래된 구도심에는 뉴트로 열풍이 도심의 활기를 되찾을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국립국어원의 용어 정의처럼 과거를 새롭게 즐기는 매력은 구도심 활성화의 화두인 '도시재생'과 밀접하다. 오래된 흔적을 모두 없애고 새로움으로만 채우는 '재개발'과는 확실히 다른 의미로 뉴트로를 접목할 수도 있다. 최근의 뉴트로 열풍 속에서 개업 10년 차가 되어가는 인천 중구 개항장거리의 '카페 팟알'을 다시금 주목했다. 카페 팟알은 인천에서 순수 민간인 주도로 잊힌 근대건축물을 본래 기능으로 되살려 낸 거의 첫 사례로 꼽힌다. 또 뉴트로를 정책적으로 도시재생에 접목할 때 경계해야 할 점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카페 팟알의 뉴트로 카페 팟알은 1880년대 말에서 1890년대 초께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식 목조건물(점포 겸용주택)이다. 개항기 인천항에 노동인력을 공급했던 하역업체인 대화조(大和組)의 사무실(1층)이자 숙소(2~3층)로 쓰였다.조그만 어촌마을이던 제물포는 1883년 개항으로 무역항이 됐고, 순식간에 항구도시가 탄생했다. 배와 부두 등지에서 짐을 나르는 하역노동자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화조는 부두노동자들을 해운회사에 공급하는 업체 중 하나였다. 대화조 사무실은 개항기 일본인들이 모여 사는 치외법권 지역인 일본 조계 안에 있었다.이 건축물이 현재까지 남아있음으로써 개항기 제물포항과 일본 조계를 이야기할 수 있고, 일제강점기로 넘어가면 조선인 하역노동자의 노동력 착취 현장을 기억할 수도 있다. 인천 일본 조계 내 현존하는 유일한 정가(町家·마찌야) 유형의 건물로 건축사적 가치도 크다.옛 대화조 사무실이 카페 팟알로 재탄생한 때는 2012년 8월이다. 문화운동가 출신 백영임(사진) 팟알 대표가 2011년 8월 건물을 매입해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작업을 거쳐 카페를 열었다. 건축물뿐 아니라 그 안에 묻혔던 옛이야기까지 함께 복원된 순간이었다. 문화재청도 그 가치를 인정해 2013년 카페 팟알은 등록문화재가 됐다. 카페 팟알의 대표 메뉴인 팥빙수와 카스텔라도 옛 문헌을 통해 많이 팔렸다는 이야기를 확인하고 선정한 메뉴다.백영임 팟알 대표는 "예쁘게 만든 것은 사진 한 번 찍으면 그걸로 끝이지만, 그대로 남기면 역사를 이야기할 수 있다"며 "팟알에 오는 손님들은 예뻐서 오는 게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집, 무형의 가치를 채운 집을 찾아서 온다"고 말했다.카페 팟알 3층 다다미방에는 벽면 일부에 벽지를 바르지 않고 유리장을 씌워 액자처럼 전시하고 있다. 그 벽면에는 술 약속이나 음담패설 등 하역노동자들이 쓴 낙서가 그대로 있다. 옛것을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옛것의 이야기를 채워넣어 지금 이야기하는 게 팟알의 뉴트로다. 팟알에서 근대 인천을 담은 엽서나 마스킹 테이프, 머그컵, 지도, 노트 등 이른바 '인천 굿즈'를 판매할 수 있는 것도 그때 그 공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뉴트로와 도시재생2009년 인천 중구청 인근에 근대건축물을 활용한 인천아트플랫폼이 개관한 이후 이 일대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활동 근거지가 됐다. 카페 팟알이 문을 연 이후에는 개항장거리 일대 근대건축물에 새롭게 둥지를 튼 가게들이 늘어났다. 지자체는 일반 건물들을 일본 조계의 옛 모습처럼 꾸미는 사업을 추진했다. 인천도시공사 등 공공영역에서 아예 근대건축물을 매입해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개항장거리 일대가 제법 '뉴트로 느낌'이 나면서 관광객이 몰렸다. 강화·옹진·월미도 등 해양관광지를 제외한 인천 도심 관광은 개항장과 인근 인천차이나타운이 먹여 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긍정적인 변화일까. 카페 팟알 백영임 대표 얘기를 더 들어봤다. 그는 "도시재생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계속 남아서 살게끔 하는 것인데, (인천 개항장 일대는) 몇몇 어르신을 빼고는 원주민이 떠나고 있다"며 "문제는 공적인 기관에서 원주민이 계속 살 수 있게 지원하는 게 우선인데,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원주민의 생계와 겹치는 사업을 추진해 경쟁을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중구 신포동이나 인천차이나타운 등지를 포함한 개항장 일대를 다시 활성화할 앵커시설로는 이미 인천아트플랫폼이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근대건축물이 밀집한 이 일대에 카페 등 특색 있는 가게가 늘어나 민간영역에서 활성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공공영역이 지속해서 앵커시설 조성을 목적으로 민간영역과 부딪치는 갈등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대표적인 게 지난해 인천시가 근대건축물인 제물포구락부를 세계 맥주 판매점과 카페로 활용하려다 계획을 철회한 일이다. 문화재에서 맥주를 판다는 발상에 지역 역사학계는 물론 지역 상인들의 반발도 심했다. 인천도시공사가 중구 송학동의 단독주택을 매입해 활용하는 '이음 1977' 등도 공공영역이 민간영역을 침범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지역사회에서 나온다. 개항장거리 일대가 모양만 흉내 낸 일본식 건물로 채워지면서 그저 사진만 찍고 지나칠 영화 세트장처럼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카페 팟알은 다시 치열한 고민 속에 새로운 생존 전략을 찾고 있다. '인천 굿즈'를 다양하게 기획하고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팟알 문방구'를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운영방식과 공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개항장 뉴트로에 이야기를 입히는 시도는 분명하다. 백영임 대표는 "나는 장사꾼이라는 정체성으로 살아남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겉모습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닌 오래갈 수 있는 무형의 가치를 채워나가는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오래된 구도심에 뉴트로 열풍이 활기를 되찾을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카페 팟알로 재탄생한 목조건물은 1880년대 말에서 1890년대 초 지어졌다. 2020.10.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개업 10년 차가 되어가는 인천 중구 개항장거리의 '카페 팟알'. 카페 팟알은 인천에서 순수 민간인 주도로 잊힌 근대건축물을 본래 기능으로 되살려 낸 거의 첫 사례로 꼽힌다. 2020.10.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20-10-06 박경호

[창간 75주년 축하메시지]박병석 국회의장, "광복때 창간, 흔들림 없이 정진… 지금에 안주 않고 변화·혁신 앞장"

안녕하십니까. 국회의장 박병석입니다.경인일보 창간 75주년을 축하드립니다.배상록 대표이사님을 비롯한 임직원과 기자 여러분, 경인일보를 아껴주시는 애독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경인일보는 우리나라가 광복을 찾은 해에 창간됐습니다.75년 동안 우리나라가 눈부시게 성장했듯이 경인일보도 '정론직필'의 한 길을 걸으며 경기·인천 지역의 대표 언론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불편부당한 언론의 사명을 다하며 흔들림 없는 걸음을 이어왔기에 수도권 최고 정론지로 우뚝 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경인일보는 또한 지금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고 있습니다.인터넷과 모바일, SNS 등을 통해 보다 빠르고 정확한 뉴스를 전달하면서 디지털시대를 선도하고 있으며 독자와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향토언론의 사명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국난극복을 위해 어려움을 겪는 지역 상권과 지역민에 온정을 전하며 위기극복을 위한 희망을 모아가고 있습니다.지난 75년간 그랬듯이 앞으로도 경기·인천 1천600만 지역민을 대변하며, 늘 독자와 함께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십시오.다시 한 번 경인일보 창간 75주년을 축하드리며 100년을 향한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2020-10-06 경인일보

[창간 75주년 축하메시지]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독자 생각하는 대중일보로 시작… 시련·역경·기쁨·환희 함께 해와"

반갑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태년입니다.경인일보 창간 7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정론직필 언론 본연의 자세를 유지해오신 배상록 대표이사님을 비롯해 임직원과 기자 여러분 감사합니다.경인일보를 변함없이 사랑해주신 애독자 여러분께도 감사 말씀드립니다.경인일보는 75년 전 독자를 생각하겠다는 의미의 제호인 '대중일보'에서 시작됐습니다.경인일보는 경기·인천 지역민들 곁에서 시련과 역경, 기쁨과 환희의 순간을 함께했습니다. 바른 눈과 귀로 세상을 바라보고 격동의 현장 곳곳을 발로 뛰며 수도권을 대표하는 정론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경인일보는 변화와 혁신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경기·인천 언론 최초로 인터넷 신문 서비스를 시작하며, 모바일과 SNS 등 신문지면 한계를 넘어 더 빠르고 편리하게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코로나19로 온 국민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는 지역 언론 본연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지난 75년처럼 독자들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하는 든든한 동반자 경인일보가 돼주시길 바랍니다.다시 한 번, 경인일보 창간 75주년을 축하드립니다.앞으로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신문, 각계각층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가는 신문, 지역 경제발전과 문화 창달에 이바지하는 신문'이 되어주시길 기대합니다.

2020-10-06 경인일보

[창간 75주년 축하메시지]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사회 문제 파헤치는 지역언론의 나비효과 기대"

경인일보가 일으키는 나비효과를 기대합니다.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지역언론이 떠오릅니다. 기자가 발품을 판 기사로 지역의 실상을 알리고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파헤치며 사회 깊숙이 자리한 폐단을 고쳐나가는 과정은 나비효과와 꼭 닮아 있습니다. 경인일보는 지난 75년간 긍정적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며 바람직한 지역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구현했습니다. 경인일보가 쏟아낸 무수한 특종은 관련 법안과 정책 개정을 이끌며 세상을 바꿔 왔습니다. 지역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사명감 없이는 거둘 수 없는 성과입니다. 경인일보를 훌륭한 지역언론으로 이끌어 오신 배상록 대표이사님과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와 헌신에 경의를 표합니다.경기도의회는 참여존중·소통공감·도민중심 의회를 목표로 도민행복을 든든히 뒷받침하는 '디딤돌 의회'가 되고자 합니다. 특히 주민이 주인 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기도의회 북부분원 신설 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자치분권발전위원회 구성·운영 조례'를 제정하며 실질적 자치분권 실현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기틀을 다졌습니다. 앞으로도 사람중심, 민생중심의 가치 속에 도민 행복이 피어나는 경기도를 일궈 나가겠습니다.지역이 발전해야 지역언론도 발전합니다. 경인일보가 힘찬 날갯짓으로 지역 구석구석을 깨우며 자치분권 시대를 열어나가는 주역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경인일보 창간 75주년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0-10-06 경인일보

[창간 75주년 축하메시지]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비대면 시대 전환기 지역민들의 든든한 동반자"

경인일보 창간 75주년을 경기교육 가족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1945년부터 75년간 독자를 생각하며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여 수도권 종합미디어, 나아가 세계적 미디어로 발돋움하기까지 한결같이 애써 오신 임직원 여러분께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경인일보는 지역에서 선도적으로 인터넷 신문을 시작해 시대변화를 주도하며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와 지식을 독자들에게 제공해 왔습니다. 코로나19로 앞당겨진 비대면 시대로의 전환기에도 지역민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선물하고 아픔을 함께 나누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 세심한 시선과 날카로운 보도로써 지역 경제와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고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가는 신문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경기교육은 학생중심·현장중심 교육으로 모든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학생 주도 학습과 교육과정 다양화로 미래교육의 기반을 다지고,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누구나 건강하고 안전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넘어 지역과 함께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며 미래교육을 선도하는 경기교육에도 경인일보 독자 여러분의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을 바랍니다.경인일보 창간 75주년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경인일보가 따뜻한 세상과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생동하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언론으로 무궁히 발전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10-06 경인일보

[창간 75주년 축하메시지]박남춘 인천시장, "경제발전·문화 창달 선두에선 지역 핵심 언론"

'수도권 민의의 대변자, 정확한 분석과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정론지' 경인일보의 창간 75주년을 300만 인천시민과 함께 축하합니다.경인일보는 지난 1945년 10월 인천에서 태동한 대중일보에서 시작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역 내 다양한 이슈에 대해 공정하고 전문적이며 차별화된 보도를 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격동의 현장 곳곳에서 바른 눈과 열린 귀로 진실을 담아내기 위해 흘린 땀과 눈물은 많은 이들의 사랑과 신뢰를 얻기에 충분했습니다. 그 사랑과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지역 내 경제발전과 문화 창달의 선두에서도 많은 역할을 해주셨고, 이를 통해 지역의 핵심 언론으로 자리잡았습니다.75년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온 관계자 여러분께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 역사를 이어 더욱 눈부신 발전을 이루기 위해 이 시간에도 노력하고 계신 배상록 대표이사 사장님과 임직원, 기자 여러분께도 기대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지난 2년간 민선 7기 인천시는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이란 시정철학을 기조로,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며 오로지 인천의 발전만을 위해 달려왔습니다. 그 결과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고 쌓여만 왔던 다양한 현안들을 해결해 왔습니다. 머무르지 않겠습니다. 시민들께서 더 많은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저도 시민과 같은 곳을 바라보며, 시민을 위해 힘쓰는 시장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경인일보의 아낌없는 충고와 격려를 기대합니다.세상을 밝게 비추는 맑은 창, 경인일보의 창간 75주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300만 인천시민의 눈과 귀, 입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0-10-06 경인일보

[창간 75주년 축하메시지]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역사 현장부터 삶의 이야기까지 근현대사 그 자체"

경인일보 창간 7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1945년 창간되어 시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75년. 경인일보의 역사는 곧 우리 인천 언론의 역사이며 근현대사 그 자체입니다.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현장부터 소소한 삶의 이야기까지 경인일보는 늘 시민들과 함께 했습니다.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 애써주시는 경인일보 모든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무엇보다 현장 곳곳을 발로 뛰시는 기자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경인일보의 인천교육에 대한 한결 같은 관심은 삶의 힘이 자라는 우리 인천교육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우리는 지난 몇 달 동안 의료진의 헌신, 민주시민의 성숙함,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결합해 'K-방역'이라는 방역체계를 정착시켜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 또한 원격 수업으로 전환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코로나19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할 앞으로의 사회와 미래세대를 위한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천시교육청은 우리 아이들과 교직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지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겠습니다.언제나 그랬듯이 경인일보도 인천교육이 만들어가는 열정과 감동의 현장에 늘 함께해 주시기를 바라며 정확한 보도로 공교육의 기본을 다하는 교육행정의 동반자가 되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경인일보가 인천 300만 시민 어느 누구의 삶도 외면하지 않는 따뜻한 언론사로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2020-10-06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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