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1 한 걸음 더

 

[70+1 한 걸음 더·10·끝] 체육계 잇단 파문 대책은

위원회, 도핑검사 3회이상 적발땐 영구 출전정지 규정 강화'폐쇄적 조직' 폭행 묵인 관행탓… 문광부 징계 절차 간소화도핑 적발, 도박, 폭행은 2016년 스포츠계에서 더 이상 언급되지 말아야 할 주제들이다.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선수들이 자신의 기록 단축이나 승리를 위해 약물 남용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데다 허탈감을 극복하고자 손쉬운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잘못된 습관 때문이다. 또 군대 못지 않은 선·후배 간에 대한 수직적인 관계도 폭력의 불씨를 낳고 있다. 관계 기관은 올해부터 선수 교육은 물론 규정 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도핑 적발=금지 약물은 선수들의 경기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실제 선수들은 도핑에 대한 경각심 부족으로 '어떤 약이 도핑에 걸리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마린보이' 박태환이다. 그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 약물인 '네비도(Nebido·호르몬 근육주사)'를 인지하지 못했고,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18개월 징계를 받기도 했다.따라서 선수 개개인이 도핑 규정과 절차를 숙지해야 한다. 한국 도핑방지위원회가 발표한 '2016 도핑방지가이드'에 따르면 선수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가 제공하는 금지약물 검색서비스를 통해 본인의 체내에 투여되거나 복용하고자 하는 약물이 금지 약물에 포함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 치료 목적으로 금지 약물을 복용할 경우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치료목적사용면책을 신청해 심사를 받아야 한다.또 도핑방지위원회는 축구·야구·배구·농구·골프 등 프로스포츠 선수도 도핑 검사에서 3회 적발됐을 때 영구 출전정지 징계를 내리기로 하는 등 규정을 강화했다.■ 운동선수 도박=선수들이 도박에 빠지는 이유는 무얼까. 이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관계자는 "운동선수들이 승부의 세계 이후에 찾아오는 공허함과 허탈감으로 인해 도박 문제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에 있다"며 "마음의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도박을 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선수 본인의 주 종목에 대한 정보가 많아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이유도 도박에 참여하게 되는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한다.선수들이 도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예방 교육이 필수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선수들이 도박에 빠지지 않도록 스포츠 관련 단체와 연계해 전국 95개 대학 6천여 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도박문제 예방 교육을 준비 중에 있다.■ 선수 폭행=선수 간, 또는 지도자가 선수에게 폭행을 하더라도 적발되지 않는 이유는 운동부가 폐쇄적인 조직이면서도 자칫 상급자에 대한 '괘씸죄'로 선수 생명에 지장을 받지 않을 까라는 점에서 묵인되기 때문이다.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앞으로 선수 또는 지도자가 폭력을 했을 경우에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자격 정지 1년 이상의 중징계를 받도록 했다. 징계 절차도 간소화했다. 원 소속단체에서 1차 징계 의결 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바로 재심을 실시해 징계 절차를 종료토록 했다. 또 선수·지도자를 대상으로 하는 폭력 사건으로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은 경우 메달리스트 연금 수령 자격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김영준·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16-02-24 이원근·김영준

[70+1 한 걸음 더·10·끝] 자성의 소리 높은 체육계

도박·도핑이어 폭력까지 난무신뢰 회복위한 제도 보완 절실불법 도박, 도핑 적발, 스포츠 폭력 등으로 수난을 겪고 있는 우리 체육계에 대한 자성의 소리가 높다. 지난해 10월 프로농구 선수들이 불법 도박혐의로 KBL의 징계를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KBL은 12명의 선수 가운데 선수등록 이후 불법도박을 벌인 3명에 대해서는 제명을, 나머지 선수들에겐 벌금과 경기 출전 금지, 사회봉사활동 등의 징계를 내렸다.같은해 11월에는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임창용과 오승환 등이 '원정 도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고, 이들은 지난달 열린 재판에서 벌금 최고 액수인 1천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도핑(doping·부정한 약물을 복용한 행위)도 늘 문제다. 국민으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수영 선수 박태환의 도핑 파문은 한국 스포츠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일깨워 주었고, 프로축구·배구 등에서도 일부 선수들의 약물 오남용 사례는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엎친데 덮친 격으로 폭력까지 난무했다.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은 지난해 말 후배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빙상에선 쇼트트랙 대표팀 훈련 도중 동료선수를 폭행한 신다운 선수가 출전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승부가 갈리는 스포츠는 가장 공정해야 하고 깨끗해야 한다는 대전제를 기반으로 한다. 불법 도박, 도핑 적발, 폭력은 프로와 아마추어 가릴 것 없이 스포츠 전 분야에서 용납될 수 없다. 스포츠 선수들은 공인으로서 국민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더 이상의 실망감을 안겨줘서는 안 된다. /김영준·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2016-02-24 이원근·김영준

[70+1 한 걸음 더·9] '문화를 즐기는 文化'가 먼저다

다양한 제도불구 홍보통로 한정'수도권·20대' 향유계층 제한적기업·학교 등 참여 의지 보여야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의 2016년도 재정규모는 5조4천948억원이다. 정부의 총재정 규모가 삭감됐음에도 문화관련 예산은 지난해 대비 10% 늘었다. 문체부는 문화 융성 가치 확산으로 창조경제· 국민행복을 이끈다는 목표아래 ▲융·복합을 통한 창조산업 고도화 ▲창의인재 육성을 통한 창조역량 강화 ▲문화를 통한 국민행복·사회통합 ▲문화경쟁력, K-프리미엄 창출을 4대 전략으로 내세웠다. 국민이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사업도 여럿 신설했다. '문화가 있는 날' 사업 외에 생활문화센터를 31개 신설해 지난해 71개소에서 102개소로 늘리고, 작은 미술관도 10개소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 문화 소외계층 및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공연'도 대폭 확대해 문화 격차를 줄이기 위한 계획도 발표했다. 문화의 가치를 이처럼 부각 시킨 것은 역대 정부 중 처음이다. 문화정책· 연구자들은 "문화정책을 국정기조로 내세우고 법과 제도를 다양하게 만든 정부는 그동안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그러나 문화 향유 층은 여전히 한정적인 것으로 조사돼, 문화를 통한 국가적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문화를 즐기는 문화'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문광부가 지난해 8월 전국 15세 이상 남녀 2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화가 있는 날 인지도 조사'에 따르면 본 사업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45.2%에 그쳤다. 문화가 있는 날을 이용한 사람은 이들 중 37.2%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인지도는 서울이 51.4%가 '들어본 적 있다'고 답했고, 인천·경기가 47.4%로 두 번째로 많았다. 부산·울산·경남지역은 39.6%만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 중 64.4%가 알고 있었지만 60세 이상은 23.4%에 그쳤다. '문화가 있는 날'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서는 '평일이라 시간을 내기 어려워서'라는 응답이 61.7%로 가장 높았다.이에 따라 문화가 있는 날을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로 옮기거나 시행 날짜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다. 한편으로는 정시 하교 및 퇴근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 적극적인 홍보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 문화기획자는 "사업이 3년 차에 접어 들었지만 대부분의 홍보가 언론가 문화기관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존에 문화를 즐기던 사람들에게만 정보가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나 기업에서도 이를 홍보하고 참여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 융합연구실 노영순 실장은 "실질적으로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민간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기업체별 여가활동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는 등 문화 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정주·김성호기자 zuk@kyeongin.com전시·공연·영화 등 각종 문화행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이 정책 개선과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1일 오후 수원의 한 영화관에서 관람객들이 영화 표를 예매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6-02-21 민정주·김성호

[70+1 한 걸음 더·9] 문화정책, 환경개선부터

매달 마지막 水 공연등 할인대다수 그림의 떡 '반쪽정책'인천에 사는 배모(31)씨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을 기다린다. 이날은 전시, 공연, 영화 등 각종 문화행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이다. '문화 포털' 사이트에서 할인이 적용되는 행사를 골라 예매를 하는 것이 중요한 일정이 됐다. 배씨는 "공연은 말할 것도 없고, 요즘은 전시든 영화든 관람료가 계속 올라 부담이 돼서 보고 싶은 전시는 가능하면 '문화가 있는 날'에 보러 간다"며 "이런 날이 한 달에 하루밖에 없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김모(32)씨는 '문화가 있는 날'은 그림의 떡이라고 여긴다. 있다는 건 알지만 문화가 있는 날 특별히 문화생활을 즐긴 적은 없다. 7시에 퇴근을 해도 저녁 식사를 하고 나면 여유롭게 문화를 즐길 수 없다. 김씨는 "평일에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정책이지 전체 국민의 생활 속의 문화 확산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한다"며 "문화가 있는 날이 있다는 것을 아예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문화융성'을 국정기조 중 하나로 내세운 현 정부는 대표 정책으로 '문화가 있는 날'사업을 2014년부터 실시하고 있지만 배씨와 김씨의 반응에서 보듯 현실에서는 반쪽짜리 정책에 머물고 있다.정부가 '생활 속 문화의 확산'을 목표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미술관·박물관·고궁 등 무료관람, 공연 및 영화 할인 등에 지난해 집행한 사업 예산은 추경을 포함 130억원이었다. 올해 예산은 130억 원이니 추경을 통해 조금 더 증액될 수 있다. 사업 시작 첫 달인 2014년 전국 880여 개였던 참여 시설도 2015년 11월에는 2천80여 개로 2배 이상 늘었다. 정부의 사업에 협조하는 문화기관의 숫자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국민 참여도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다.문화계 한 관계자는 "문화의 가치를 부각하는 것은 좋지만 그 가치를 실현하려면 갈 길이 멀다는 것이 문화 정책자나, 향유자의 공통적인 생각"이라며 "예산을 늘리고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못지않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과 자세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정주·김성호기자 zuk@kyeongin.com

2016-02-21 민정주·김성호

[70+1 한 걸음 더·8] 정책선거 분위기 조성돼야

'매니페스토' 도입 10주년 불구후보 선택기준 중 절반 못 미쳐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부터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고, 당선 후에도 공약을 지키도록 하는 시민운동인 '매니페스토(Manifesto)'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4·13 총선은 우리나라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을 시작한 지 꼭 10년을 맞는 해에 치르는 선거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아직 정책선거 분위기가 일상화되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중앙선관위가 조사한 '제19대 총선 유권자 의식조사'를 보면, 유권자가 지지후보에게 투표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한 사항으로 '정책·공약'이 34%로 가장 높았으나, 아직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물·능력'이 30.8%로 뒤를 이었고, 소속 정당 13.8%, 주위 평가 7.6%, 정치 경력 4.4% 등 순으로 나타났다. 정책·공약을 보고 투표했다는 유권자는 17대 총선 15.2%, 18대 총선 30.8% 등으로 점점 많아지고 있다. 투표 고려 사항으로 '인물·능력'과 '소속 정당'을 꼽은 유권자는 17대 총선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픽 참조정당이나 후보 이미지에 의한 투표에서 실질적인 정책·공약으로 투표하는 선거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다고 선관위는 분석했다. 정책·공약을 꼼꼼히 점검하자는 매니페스토 운동은 영국에서 시작됐다. 영국에서는 유럽의회선거를 포함한 모든 선거운동이 매니페스토 공약집 발간으로 시작되는데, 2파운드(약 3천400원)짜리 유료 공약집은 영국 유권자 절반 이상이 사서 읽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약집은 선거기간 후보 토론회의 주요 자료 등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유권자의 자발적인 공약 점검이 일상화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안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아직 정책 선거가 정착됐다고 보긴 어려우므로 인물이나 연고주의에 의존하는 선거 풍토를 벗어나 정책으로 경쟁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며 "정책·공약알리미 사이트 등을 통해 각 후보의 공약을 세세히 판단하고, 유권자가 적극적인 의견을 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강기정기자 pkhh@kyeongin.com

2016-02-14 박경호·강기정

[70+1 한 걸음 더·8] 공약, 한 번 더 살펴봅시다

4·13 총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내년 말 19대 대통령선거, 2018년 6월 지방선거 등 앞으로 3년 동안 해마다 치러야 하는 선거로 유권자들은 넘쳐나는 공약 속에서 헤매야 한다. 공약은 정당과 후보 개인이 유권자의 선택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하는 선거의 본질이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남발된 '장밋빛 공약' 가운데 실제로 지켜진 것이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유권자 스스로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정책이 무엇인지 꼼꼼히 따지고, 실현 가능한 공약을 구별해 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지난해 말 기준, 19대 국회에서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이 공약 57.92%를 이행했고, 경기지역 국회의원들은 48.52%를 이행했다고 발표했다. 전국 평균 공약 이행률은 51.24%이다.후보가 내세우는 공약들 상당수는 후보 혼자서 정책을 만들고, 이행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국회·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등 입법·행정주체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법과 제도를 만들고, 이에 대한 예산을 마련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을 따지지 않았다가 사회적 갈등만 유발한 선거공약의 대표적인 사례로 2012년 19대 총선의 핵심 이슈였던 '무상보육'을 꼽는다. 현재 정부와 각 시·도 교육청 간 예산편성 책임을 둘러싸고 논란이 되고 있는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보육)은 19대 총선 당시 여야 모두 내세웠던 공약인 '무상보육'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여야 모두 무상보육 예산을 누가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세부적인 이행계획이나 사회적 합의는 없었다. 정영태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선거문화에서 정당이나 후보가 주는 정보가 적기 때문에 유권자 입장에선 '선거용 공약'과 '실현 가능한 공약'을 구분해 판단하기 쉽지는 않다"며 "정당이나 후보의 철학을 자세히 살펴 내세운 공약에 부합하는지, 유권자가 생각하는 사회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공약인지 따져보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경호·강기정기자 pkhh@kyeongin.com

2016-02-14 박경호·강기정

[70+1 한 걸음 더·7] 손바닥 뒤집듯 '룰' 없는 선거판

정당·정치인 이해관계로 결정총선 70여일 앞두고도 '깜깜이'유권자 목소리 반영 선행돼야여야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정당, 정치인 개인의 유불리 다툼을 벌이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서야 부랴부랴 규정을 정해 '누더기' 선거를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선거를 45일 앞둔 2월 27일에야 선거구를 확정했다.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는 동안 혼란은 극심했지만 결과물은 '게리맨더링'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의석수를 299석에서 300석으로 늘리는 가운데 수원 권선구 서둔동을 엉뚱하게 '팔달구 선거구'에 편입시키는 등 의원들이 '제 밥그릇'만 챙기고 선거구는 '나 몰라라' 했다는 성토가 이어졌다.2008년 제18대 총선과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도 정치권은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2008년엔 선거를 46일 앞두고 선거구를 확정했는데 지역구를 2석 늘리는 대신 비례대표를 그만큼 줄여, 여야 지역구 다툼에 비례대표가 희생양이 됐다는 반발이 거셌다. 선거를 불과 한달여 앞두고 간신히 선거구를 정했던 2004년에는 의원 정수를 273명에서 299명으로 대폭 늘려 역시 "밥그릇만 챙겼다"는 볼멘소리가 일었다. ┃표 참조유권자의 목소리 대신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룰이 결정되는 것은 비단 총선에서만 벌어진 게 아니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두고 국회는 교육 경력이 없어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교단에 서보지도 않고 교육 수장이 되는 건 말도 안된다"며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자 여야 정치권은 6·4 선거까지만 교육 경력을 따지지 않고, 7월에는 다시 입후보 조건에 포함시키기로 하는 촌극을 빚었다. 2014년 6월 말까지 존치하기로 했던 교육의원제는 전문성 있는 교육 자치를 위해 제도 유지를 외치는 목소리가 거셌지만, 존폐 여부는 물론 대안 논의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채 결국 흐지부지 사라졌다.국민을 염두에 둔 선거가 이뤄졌다면, 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선거구를 획정하거나 규정을 바꾸는 등 '깜깜이' 선거로 유권자의 혼란을 키우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게 지역정가의 중론이다. 총선을 70일 앞두고도 여러 기본 '룰'조차 확정되지 않은 지금 유권자를 의식한 '한층 더' 성숙한 정치 문화가 요구되는 이유다. /강기정·박경호기자 kanggj@kyeongin.com

2016-02-03 강기정·박경호

[70+1 한 걸음 더·7] '한층 더' 성숙한 정치문화 요구

밥그릇 싸움에 선거구 획정 지연분구 예정지 혼란 후보 가늠못해4·13 국회의원 총선거가 7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구조차 오리무중일 정도로 '깜깜이' 선거가 이어지고 있다. 총선 주자들은 물론 유권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지만, 여야는 이를 외면한 채 선거구획정에 따른 유불리를 점치며 힘겨루기만 거듭하는 모습이다. 주민의 대표 일꾼을 뽑는 선거에 정작 주민은 없는 상황인 것이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금 정당과 정치인 개인의 이해관계가 아닌, 유권자를 바라보는 '한층 더 성숙한' 정치문화가 절실하다는 얘기다. 인천 강화군에서 총선출마를 준비 중인 새누리당 안덕수 예비후보는 당초 서·강화을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최근 계양을로 등록 선거구를 바꿨다. 기존 서·강화을에 포함돼있던 강화군은 인구가 6만7천명이라 선거구 인구 하한(13만8천명)에 미치지 못해 조정 대상으로 거론된다. 선거구획정이 늦어지면서 강화군이 어디로 편입될지 몰라, 고민 끝에 가장 유력한 곳으로 점쳐지는 계양을로 옮겨간 것이다. 선거구가 전망과 다르게 엉뚱한 곳으로 편입되면 안 예비후보는 또다시 활동무대를 옮겨야 한다. 계양구에 뿌릴 수만장의 명함도 모두 '헛수고'가 된다. 선거구획정이 지연되며 빚어지는 혼란이다.선거구획정이 오는 24일을 넘기면 최악의 경우 경기·인천지역에 주소를 둔 국외 유권자 2만여명은 자신의 선거구를 4월 13일 투표소에 가서야 알게 될 수도 있다. 국외 유권자는 통상 선거인 명부를 보며 자신의 선거구도 함께 확인하지만, 선거구획정이 오는 24일 재외선거인 명부작성 전까지 이뤄지지 않으면 명부열람 시 선거구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외의 경우 선관위가 일일이 유권자 개인에게 선거구 정보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어, 선거구를 알지 못하는 유권자가 후보를 제대로 살펴보지도 못한 채 투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에서도 어떤 선거구에 포함될지 미지수라 '끼인 신세'가 된 유권자들마저 생기고 있다. 인천 연수구는 구 도심권과 송도 국제도시를 중심으로 갑·을로 나뉠 전망인데 그 경계에 있는 동춘동·옥련동 유권자들은 누가 동네 일꾼 후보군인지 가늠조차 어려운 실정이다.상황이 이렇지만 국회는 이날까지도 선거구획정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해 설 연휴 이후로 처리가 미뤄졌다. 지역구는 253석, 비례대표는 47석으로 원칙을 정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정할지에 대해선 여야와 의원 개개인간 이해관계가 계속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강기정·박경호기자 kanggj@kyeongin.com

2016-02-03 강기정·박경호

[70+1 한 걸음 더·6] '나눔 실천' 온정 릴레이

쪽방촌 어르신들 8년째 성금남매, 양말 팔아 수익금 쾌척헌혈증 모아 백혈병 환아 도움자신도 어려운 상황에서 남을 돕는 사람들이 있다.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둘러보고 내가 줄 수 있는 도움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착한 이웃들이다.인천의 대표적인 쪽방촌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대부분 노인들로 30%가 기초생활수급자인 이곳 주민들이 최근 불우이웃돕기 성금 135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주민들은 문구용 볼펜 조립 등 자활사업을 통해 버는 한 달 20만원 남짓과 폐지를 주워 판 돈으로 생계를 이어나간다. 하지만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십시일반 성금을 모았다.지난 2008년 시작된 쪽방촌 어르신들의 불우이웃 돕기는 8년째 이어져 올해까지 940여만원을 기부했다. 성금은 같은 저소득 가정의 어린이와 노인의 의료비, 생활비 등으로 사용됐다. 쪽방촌 주민 대표 김명광(75)씨는 "평소 온정을 보내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보답하고 우리보다 어려운 분들에게도 용기를 전하고 싶어 성금을 모으게 됐다"고 했다.수도권 대표 관광지이자 어시장인 소래포구에는 매주 일요일 장상훈(남동고2)군, 장서희(고잔중2)양 남매가 운영하는 특별한 양말가게가 열린다. '양말 한 켤레로 사랑을…수익금 전액 보육원에 기부합니다'라는 간판을 내걸고 양말을 파는 이들은 수익금을 인천 해성보육원에 기부한다. 몇 달 전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고아들을 도울 방법을 찾다가 방학기간을 이용해 뜻깊은 봉사 활동을 하기로 했다. 올해 각각 고3, 중3으로 진학하는 등 학업준비로 바쁠 시기이지만 보육원에 있는 어린 동생들이 눈에 밟혀 봉사에 나섰다.인천 남구 학익동에서 작은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최종권(50)씨는 헌혈증을 내는 손님에게 순댓국 한 그릇을 준다. 돈 대신 받은 헌혈증을 모아 백혈병에 걸린 아이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최씨의 가게 한쪽 벽은 손님들이 기증한 헌혈증으로 도배돼 있다. 최씨는 4년 전 사업에 실패한 뒤 대출을 받아 가게를 차렸다. 이 때 주변에서 받은 도움을 잊지 않기 위해 나눔을 실천하기로 했다. 최씨는 이밖에 매달 1차례씩 가게 주변의 어르신들에게 순댓국을 대접하기도 한다. 최씨는 "최근 어려워진 경제 상황 때문에 가게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지만, 나눔 활동을 위해서 가게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헌혈인구 감소로 혈액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난 11일 단체헌혈에 나선 용인시청 공무원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6-01-31 임열수

[70+1 한 걸음 더·6] '한 번 씩만 더' 나눕시다

헌혈·연탄봉사등 참여 절실다수의 지속적 도움이 큰 힘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올 1월 29일 기준 경기혈액원의 혈액보유분은 2.9일치로 혈액수급위기단계상 '주의' 수준이다. 적정혈액보유량은 5일분 이상인데, 특히 O형 혈액과 AB형 혈액은 보유량이 1.7일분, 1.5일분에 불과한 상황이다. 인천혈액원은 평균 보유량이 4.9일로 경기도 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B형(8.7일분)을 제외한 나머지 혈액형은 모두 적정 보유량보다 낮은 상황이어서 시민들의 헌혈 동참이 절실하다.최근 들어 혈액이 부족해지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잠시 주춤했던 각종 수술이 연말 연초 갑자기 몰리면서 혈액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최근 연이은 한파로 바깥 활동이 줄어든 것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혈액원 관계자는 "헌혈은 생명과 같은 피를 나누는 기부행위라는 의미가 있다"며 "길에서 헌혈의 집이 보이면 주저말고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경기도는 연말연시 이웃돕기 모금실적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온도탑 온도가 '100도'를 넘지 못했다. 100%이상을 달성한 인천과 달리 31일 현재 목표액 240억원 중 228억원만 모인 상황이다. 그나마 94.6%를 달성한 것도 경기침체로 법인기부가 줄어 들었지만 개인기부가 크게 늘어난 덕이다. 모금회 관계자는 "소수가 다액을 기부하는 것 보다는 소액이더라도 많은 사람이 지속적인 기부를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어려운 이웃에게 연탄을 나누는 '연탄은행'은 연말연시 봉사활동 '붐'이 지나고 난 뒤가 걱정이다. 연탄은 늦게는 4월까지 필요한데 비해 연탄나눔 봉사는 연초가 지나면 뚝 끊기기 때문이다. 인천지역의 경우 연탄기부 물량 45만장은 확보됐지만, 이를 전달할 봉사자가 부족한 실정이다.연탄은행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며 "연탄뿐 아니라 다른 기부활동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2016-01-31 김민재

[70+1 한 걸음 더·5] '극단적 선택' 예방책

안전 펜스·번개탄 캠페인등'생각할 기회'로 포기 유도지역·연령별 맞춤대책 시급지난 2012년 서울시는 마포대교에서 자살자가 끊이질 않자 '생명의 다리'라는 이름으로 다리를 재단장했다. 하지만 '생명의 다리' 단장 이후 자살자는 오히려 증가했고 철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일각에서는 단순한 위로의 문구보다 안전 펜스 등을 설치하는 것이 자살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뛰어내리는 것 자체를 어렵게 하면 자살을 기도하기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이것이 자살을 포기하게 하는 계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른바 '자살수단 접근성 차단정책'이다.지난 2014년 경기도의 자살자 수는 3천139명, 인천시의 자살자 수는 834명을 기록했다. 자살자들이 선택한 수단은 목맴, 가스 및 휘발성 물질중독, 투신, 농약중독, 익사 순으로 경기·인천지역이 동일한 순위를 보였다.자살 수단 중 눈에 띄는 것은 가스 및 휘발성 물질중독, 즉 번개탄이다. 지난 2005년 전체 자살수단 중 0.6% 비중에 불과했던 번개탄은 2008년 모 연예인의 자살을 계기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최근 통계인 지난 2014년 전체 자살 수단 중 2위를 기록했다.상황이 이렇자 경기도는 '자살수단 접근성 차단정책'의 일환으로 번개탄 판매개선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번개탄에 생명사랑 문구를 표시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 진열하는 등의 방식으로 번개탄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겠다는 의도다.전문가들은 이같은 정책 외에도 농촌과 도시로 나눠지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고 노인과 청년 등 연령별 특징에 맞춘 자살예방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오는 2025년 노인인구가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이들 노인 5명 중 1명은 독거노인일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노인 자살을 막기 위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도 자살예방센터 이명수 센터장은 "자살 예방을 위해선 자살수단과 지역적 특성 등을 면밀히 분석해 한국에 맞는 자살예방책을 시행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욱·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27일 오후 한강을 관통하는 다리 중 투신사건이 가장 많아 '자살다리'로 불리던 서울 마포대교 난간에 자살예방을 위한 따뜻한 문구들이 적혀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2016-01-27 김민욱·신지영

[70+1 한 걸음 더·5] 자해 충동 땐 '한 번 더 생각을'

한국에선 매년 1만 명 이상의 자살자가 발생한다. 하루 평균 40명, 35분마다 1명이 자살을 택하는 꼴이다. 이 뿐만 아니다. 지난 2013년 한국의 인구 10만 명 당 자살자 수는 29.1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인 12명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로, 자살사망률이 가장 낮은 터키(2.6명)의 10배가 넘는다. 한국은 10년째 OECD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한국은 자살자가 많을 뿐 아니라 '자녀 살해 후 부모 자살'이라는 독특한 특징이 나타나는 나라다. 지난 21일 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최모(48)씨가 부인과 아들, 딸을 모두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단 '자녀 살해 후 부모 자살'이 아니더라도 가족의 자살은 남은 구성원에게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사회부적응 등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자살자 중 경기·인천지역 자살자 수는 3천939명으로 28%를 차지한다. 지난 17일 수원시 당수동에서는 김모(33)씨가 차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을 기도하다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지난 2008년부터 번개탄에 의한 자살자는 꾸준히 늘어 최근 통계인 2014년에는 자살수단 중 2위에 올랐다.심리 상담가들은 자해 충동이 일어나는 대상자에게 15분 간 타이머를 맞춰놓고 다른 생각을 하도록 유도한다고 한다. 치밀어 오르는 자살충동을 잠시 회피함으로써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충동적인 선택에 앞서 '한 번 더 생각할 기회'를 갖는 것은 단지 자살을 선택할 시기를 늦추는 게 아니라 자살 자체를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경기도자살예방센터 이명수 센터장은 "자살 수단에 대한 접근성을 낮춰 한 번 더 고려할 기회를 주는 것이 자살 예방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민욱·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2016-01-27 신지영·김민욱

[70+1 한 걸음 더·4] '제도적 결함' 정신보건

우발적 살인 29.8%·폭력 42.5% 범죄빈도 가장높아정신과 치료 인식개선·국가적 차원 정책개발 시급충동 범죄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공포스럽다. 충동 범죄의 원인을 단순히 성격상의 결함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분노를 건강하게 풀지 못하도록 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참기 위한 대안 찾기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경찰청이 최근 발표한 '2014 범죄통계'에 따르면 홧김 또는 우발적인 충동 등으로 발생한 살인 범죄는 29.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우발적인 충동으로 이뤄진 강간 범죄는 27.2%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홧김에 우발적으로 벌어진 폭력 범죄의 경우 42.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이처럼 최근 우리 주변에 순간적 충동을 참지 못하고 범죄로 이어지는 사건이 늘어나면서 분노·충동 범죄에 대한 대응 전략을 연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분노·충동 범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범죄로 이어지는 계기와 원인을 찾는 것이 문제 해결의 관건인 셈이다.이에 따라 경찰청은 지난해 프로파일러 10여 명을 투입해 분노·충동 범죄 대응 전담반을 꾸렸다. 수사 당국은 최근의 분노·충동 범죄는 피해자를 교묘하게 자신의 통제 아래 두고 살해하는 유영철, 강호순 등 사건과 달리 무계획적이고 충동적인 데다 가해자와 피해자 간 특별한 인과관계도 없다고 보고 분노·충동 범죄가 촉발되는 요인을 분석해 개념화한다는 계획이다.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는 사람에게 정신과 상담이나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초기에 분노 또는 충동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증상이 발견되더라도 병원에 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사소한 이유로 극단적인 언어폭력이나 타인을 향한 공격 등의 행동이 촉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미국의 경우 분노와 충동을 조절하지 못한 범죄자의 경우 이를 질병으로 인식해 분노 조절 관리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기도 한다. 반면 우리 법원은 정신분열이나 망상장애 등 정신 질환 진단을 받은 경우 제한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스트레스나 문제가 생겼을 때 정신과적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해 더욱 유연한 사회 인식이 필요한 상황이다.최근 국내에서 충동조절 장애로 치료를 받는 환자 수가 늘고 있다는 점은 청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사회에서 고립된 상황에서 혼자 좌절감과 분노를 느꼈을 사람들이 체계적인 심리 상담과 치료를 통해 분노를 푸는 방법을 스스로 익히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충동조절장애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지난 2009년 3천720명에서 2014년 5천544명으로 늘고 있다.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사회에서 부당하게 대우받고 차별받았다는 생각이 피해망상을 가져왔고, 이런 점들이 범죄의 바탕이 될 수 있다"며 "정신 보건이라는 관점에서 개인의 탓으로 몰기보다는 국가와 지자체 차원에서 이들을 조기에 치료하고 충동이나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 프로그램 또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영·김범수기자 jyy@kyeongin.com

2016-01-24 조윤영·김범수

[70+1 한 걸음 더·4] 분노, 한 번 더 참자

순간적 감정을 참지 못하는 '충동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 구조적·개인적 해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충동범죄의 경우 대부분이 '한번 더' 생각하고, 순간만 지나치면 발생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오전 9시 3분께 광주시 경안동의 한 아파트 18층에서 최모(48)씨가 부인(42)과 아들(18)·딸(11)에게 둔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최씨는 범행 직후 창문 밖으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최씨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다녀오는 등 평범한 가장이었지만 경제적인 문제와 불면증 등이 겹치자 순간을 참지 못하고 극단적인 범행을 저질렀다. 충동조절장애로, 공격적 충동이 억제되지 않아 극단적 행동이나 범죄로 이어지는 장애다. 전문가들은 가정불화와 현실에 대한 불만이 순간 자포자기의 감정으로 폭발하면서 발생한 사건으로 분석했다.충동조절 장애는 의학적으로 '간헐적 폭발성장애'라고도 불린다. 사소한 이유에도 극단적인 언어폭력이나 재물손괴, 타인을 향한 공격 등 폭발적 행동이 자주 표출된다. 또 공격적인 행동을 한 후에는 후회도 하지만, 오히려 안도감 또는 만족감을 느끼면서 반복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공격적 행동은 점차 진화한다.이 장애를 가진 사람은 평소에 평범해 보이더라도 사소한 이유 하나로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충동조절장애의 원인으로는 어릴적 부모의 방임과 가정폭력을 당하거나, 과도하게 억제된 삶을 살았을 때 자주 발생한다는 분석이 있다.실제 부천의 한 초등학생이 부모에 의해 시신이 훼손된 사건과 관련, 아버지 최경원(34) 역시 충동조절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에서 최는 "어렸을 때 체벌을 받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가 처음 아이를 체벌했을때, 부인 등 가족에 의해 제지됐거나, 조절이 됐다면 학대가 멈췄거나 살인으로 진행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지적했다. 가정폭력이 최의 충동조절장애를 만들었고, 남편 의존도가 높은 부인의 제지가 없는 상황에서 사소한 이유로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 훼손·유기까지 이어진 것이다.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몇 년 새 발생한 분노 또는 충동조절장애로 인한 범죄는 가정불화와 현실 불만과도 무관하지 않다"며 "가정과 학교·사회가 구성원들의 정신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영·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

2016-01-24 김범수·조윤영

[70+1 한 걸음 더·3] 동반성장의 효과

현대로템-인터콘시스템스15% 원가절감·50억원 매출노사화합 경신, 경쟁력 강화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아래로 향한 상황이지만, 기업들은 동반성장을 꾀하거나 각자의 영역에서 도약을 모색하며 담금질을 하고 있다.동반성장위원회와 대·중소기업협력재단 등은 현재 대기업이 참여하는 투자재원조달, 성과공유제, 구매조건부 R&D 협력, 구매상담회, 상생결제시스템 등의 사업을 진행하며 실적을 이끌고 있다.지난 2014년 현대로템과 수원에 위치한 협력업체 인터콘시스템스는 터키 이즈미르시 전동차에 설치되는 방송장치를 공동개발해 동반진출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5억8천만원의 개발비를 지원하고, 인터콘시스템스는 제품개발과 시제품 제작 및 검증 등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현대로템은 기존 수입품 대비 15%가량의 원가를 절감했고, 인터콘시스템스는 협력개발을 위한 신규인력 창출과 50억원의 매출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또한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은 기존 대기업의 인프라 공동활용을 내용으로 2010년부터 '해외 동반진출 지원사업'을 추진해 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공동 해외 수주활동을 지원하고, 소비재 생산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보유한 해외 유통망을 이용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코트라(KOTRA)도 대기업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대·중소기업 동반진출사업'을 실시하고 있다.지난해 10월 코트라는 한국GM과 '북미 자동차부품 시장 진출 상담회'를 공동 개최했다. 협력사 포함 중소기업 41개사는 한국GM과의 동반 마케팅을 통해 신규 판매망을 확보했다.인천의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주)경신은 노사가 어우러지는 문화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경신은 임직원 간의 친목도모 및 여가활용을 위해 동호회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현재 경신의 사내 동호회는 야구·수영·축구·여행·악기 연주 등 49개에 이른다. 전체 임직원 1천300여명 중 60%가 넘는 임직원들이 동호회 활동을 즐기고 있다. 회사 측은 매년 2회 활동금을 지원하며, 해마다 우수 동호회를 선정해 부상을 수여하는 등 직장 내에서 활기찬 에너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이 같은 노력 끝에 경신은 2001년 '보람의 일터 대상'과 같은 해 제19회 인천상공대상 '노사협조부문'대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9억달러 수출을 달성했다.인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일본은 '종업원은 회사의 자산'이라는 기업문화를 앞세워 기업성장과 위기극복의 원동력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안정적 노사문화는 기업발전은 물론 영속의 출발점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준·신선미기자 kyj@kyeongin.com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주)경신에서 수상하는 2015 최우수 동호회에 선정된 야구 동호회인 경신 트리거가 부상으로 지난해 가을 인천 문학구장 스카이박스에서 프로야구를 관람했다. /(주)경신 제공

2016-01-17 김영준·신선미

[70+1 한 걸음 더·3] '한 발만 더' 함께 뛰자

GDP 2만불 시대 9년째 정체대·중소기업 등 시너지 필요대한민국은 수년째 선진국 문턱에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2007년 1인당 국민소득(GDP) 2만1천632달러로 2만달러 시대를 연 이후 한국은 지난해까지 9년째 1인당 GDP 2만달러 구간에 머물러 있다. 2015년 한국은 1인당 GDP 2만7천513달러로 27위에 올랐다. 1인당 GDP가 2만달러에서 3만달러에 도달하기까지 일본·스웨덴이 5년, 독일은 4년 걸렸다. 이에 비한다면 한국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위기에서 한국경제가 도약하기 위한 해법으로 대·중견·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꼽는다. 또한, '반(反)기업 정서' 해소를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와 노사문화 개선을 통한 기업의 체질 강화도 필요하다고 진단한다.국내 중견 기업의 수는 2011년 1천422개에 불과했지만, 2013년 3천846개로 증가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견기업의 양적 확대는 성장 사다리가 잘 작동되고 있는 증거며, 한국경제 선진화의 신호탄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아직 1차 협력사와 2·3차 협력사들 사이의 동반성장 성과는 미흡하다는 평가다.지난해 발간된 IMF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소득계층 20%가 1% 성장했을 때 GDP는 0.03%p 하락한 반면, 하위 소득계층 20%가 1% 성장하면 GDP는 0.38% 상승했다. 이는 중소기업과 중산층, 저소득층의 성장 없이는 경제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인천지역 중견기업들이 참여한 비전기업협회를 이끌며 새로 신성장창조경제협력연합회장에 부임한 안재화 세일전자(주) 대표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끊임없이 접점과 장점을 찾아야 하는 융복합 과정을 통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한 단계씩 올라서는 상향 평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분위기도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수원에서 문을 연 지속가능경영재단은 단순히 봉사활동이나 후원 등 보여주기식 활동을 뛰어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기반으로 사회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지원사업을 펴고 있다.재단 관계자는 "사회적 책임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공공기관 등도 함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결국 경제 생태계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신선미기자 kyj@kyeongin.com

2016-01-17 김영준·신선미

[70+1 한 걸음 더·2] 시급한 중장기적 정책

CSI등 지표 하락세 전환올해 경제 더 악화 전망정부 대형 할인행사 정착전통시장 상품권 확대도소비는 저성장 시대에 들어선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 중에 하나다.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내수가 얼어붙었을 때 정부가 가장 먼저 꺼낸 카드 역시 소비 진작이다.정부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K-세일 등 범국가적인 세일과 개별소비세 인하, 임시 휴일을 통해 대대적으로 소비를 유도하려 애를 썼다. 경기 회복과 함께 소득증가에 따른 가계 소비여력이 늘었다기보다는 정부의 일시적 정책 시행에 기인한 면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범국민적으로 소비를 확대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올해 소비감소 더 심각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하며 지난해 하반기 우리 경제를 지탱해 줬던 소비가 지난 12월부터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의복 등 준내구재 -3.5%,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 -0.5%, 가전제품 등 내구재 -0.3% 등 판매가 모두 줄면서 전월 대비 소비가 1.1%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였던 소비자심리지수(CSI)도 위협받고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99까지 하락한 CSI는 사태가 진정되면서 지난해 7월 이후 낙관적 수준인 100 이상을 보이고 있지만, CSI가 언제 또 떨어질지는 모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래픽 참조미래 소비자심리지수의 잣대이자 현재 가계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항목인 경기판단CSI와 생활형편CSI는 각각 75와 84로 전월대비 4p, 5p 하락했다.경기도 역시 CSI는 105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판단CSI와 생활형편CSI는 각각 84와 96으로 100 이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가계의 소득 증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보니 소비 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 장기적인 소비 진작 캠페인 필요정부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소비 확대를 통한 내수 진작으로 정했다. 특히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대규모 할인행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소비를 극대화 시킨다는 계획이다.이에 따라 지난해 소비진작을 이끌었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와 K-세일을 정착시키기로 했다.또한 면세판매장의 세금 즉시 환급 등의 방안을 추진한다. 특히 면세점 신규특허 발급요건, 특허기간, 특허수수료 등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면세점 제도보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기업들의 연간 온누리상품권 구매 목표도 올해 1천600억원에서 2천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1분기 중 조기 구매를 유도하기로 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16-01-13 황준성

[70+1 한 걸음 더·2] '하나 더' 사고 팔자

영농조합·커피전문점 상생등내수 활성화 위한 묘책 필요중국 증시 폭락 및 원화 가치 하락, 저유가 사태 등 대내외 악재들로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를 살릴 해법으로 내수 활성화를 위한 소비촉진이 최우선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소비가 늘면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이는 곧 국가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의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란 복병을 만나 소비가 급감한 상황에서 경기·인천 지역의 지자체와 경제단체들이 직접 나서 우리 제품을 '하나 더' 사고팔자는 절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도 경제 회복을 위한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평택시 소재 미듬영농조합과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와 3자간 협약을 맺고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에 대한 활로를 열었다.지역 재배 농산물을 영농조합을 통해 공급하고, 다시 가공을 해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6차 산업 방식을 통해 생산 단체는 안정적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소비자들은 질 좋은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자연스레 소비 확산으로 이어지는 등 우수 사례로 꼽혔다.커피 매장을 주로 이용하는 젊은 소비자층을 상대로 '옥고감', '라이스칩', '리얼 후르츠 사과' 등 지역 가공농산품을 판매하면서 소비와 매출을 동시에 잡기도 했다.인천농협은 강화섬 쌀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지역 내 대형마트와 힘을 모아 쌀 판매를 시작했다. 지역 내 구청 및 공공기관, 학교, 기업 등에 쌀 구매 요청서 등을 보내는 등 275t을 판매하는 큰 성과를 올렸다. 또 제주농협과 '농산물 팔아주기 상생 협약'을 통해 제주농협은 강화섬 쌀을, 인천농협은 귤 등 제주산 과일을 팔아주는 등 '교차 판매'를 통해 소비를 이끌었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지역 경제단체들은 경제 활성화의 원천인 소비촉진을 위해 전통시장과 대형유통업체를 활용한 대대적인 건전 소비 촉진 캠페인 등을 준비 중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지역경제 회복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석진·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2016-01-13 황준성·박석진

[70+1 한 걸음 더·1] '한명만 더' 고용확대나선 中企

'채용=발전' 김치회사 대표 신념청년실업·노인일자리 지속 관심최근 침체된 한국 경제에 대한 해법으로 지역 중소기업마다 '한명 더' 채용하는 고용 창출을 제시하고 있다.파주시 파주읍에 위치한 도미솔김치는 지난해 하반기 신규 직원을 10명이나 채용했다. 전체 직원이 60명인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채용이다.게다가 지난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학교급식 납품이 줄어 매출에도 타격이 컸던 때였다.이 업체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신규 채용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직원 한 명을 더 채용하는 것이 곧 회사와 국가 경제의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박미희(55) 대표의 신념 때문이다.그는 청년 실업과 노인들의 일자리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채용에 나서고 있다.지난해 5월부터는 지역 노인들에게 일감을 맡기고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박 대표는 "기업들은 흑자가 나야 고용에 나설 수 있지만 사실 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전제조건은 고용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규직원을 한 명 채용할 때마다 연간 4천만원 이상이 소요돼 부담이 크지만 일자리 하나 더 늘림으로써 더 큰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 남동구의 대형 특수 천막구조물 제작·설치업체 봉안천막산업도 지난해 12명을 채용했다.작은 업체지만 인천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운영한 '지역·산업맞춤형인력양성사업'에 참여하면서 연간 두자릿수 채용을 이어오고 있다.직업 훈련센터에서 직무와 관련된 기술과 이론 등을 익히고 수료한 구직자들을 연계하는 고용확대 정책으로 가능한 일이었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내외적 경영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 업체는 모두 지속적인 고용확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김영준·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2016-01-10 신선미·김영준

[70+1 한 걸음 더·1] '청년 1+ 채용' 운동

15~29세 실업률 두 자릿수 돌파경기·인천지역 중기 '협력 선언'관계기관 세제지원… 질·양 강화지난해 청년실업률은 10%를 넘어서면서 2000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 취업 애로 계층은 11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고령화마저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지난해 평균 퇴직 연령 53세인 장년층의 일자리도 절박한 실정이다. 저성장이라는 늪에 빠져 있는 한국 경제에서 실업 문제는 정부와 기업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일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규모를 막론하고 고용 창출에 나서야 할 때다.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 고용인원의 88%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나서면서 고용의 양적 성장은 물론 나아가 한국 경제의 재도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두 자릿수 청년실업률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만15~29세의 청년실업률은 11.1%에 달했다. 6월까지도 두 자릿수 실업률이 이어지면서 10.2%를 기록했고 연말이 돼서야 8%대로 낮아졌다. 하지만 경기지역 청년실업률은 되레 증가했고, 인천지역 청년실업률은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경기지역 청년실업률은 8.9%로 1년 전 같은 기간 6.9%보다 2.0%p나 상승했다. 인천의 청년실업률은 13.3%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서울시와 6개 광역시 평균(10.7%)보다도 2.6%p나 높다.청년들의 체감실업률이 20%를 넘어선 것도 이미 오래 전이다. 최근 취업포털 잡서치가 전국 남녀 직장인을 대상으로 '새해 소망과 걱정'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도 직장인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 불안'(16.7%), '취업 및 이직 실패'(14.8%) 등 고용 관련 문제를 우선순위로 꼽았다. 올해 바라는 소망으로 '청년실업률 감소'를 선택한 응답자도 12.3%나 됐다.■'한 명만 더', 경기·인천지역 고용 활성화 움직임대내외적으로 기업들의 경영 여건은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하지만 파주시에 위치한 도미솔김치와 같은 중소기업들의 고용 확대 노력이 국가적인 고용 활성화의 움직임으로까지 번져나가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특히 경기·인천지역 중소기업계는 각 업체당 '한 명만 더' 채용하자는 '청년 1+ 채용' 협력을 체결하는 등 고용 확산 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경기지방중소기업청, 중소기업중앙회 경기본부,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본부 등 도내 32개 중소기업 지원기관장 모임인 경기도중소기업지원기관장협의회는 지난해 8월 '청년 1+ 채용 협력 선언'을 했다. 청년고용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고용 창출에 적극적인 중소기업에 세제·재정지원을 강화해 일자리의 양적 확대와 고용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인천에서도 '청년 1+ 채용운동'을 통해 인천시의 청년 일자리 창출 목표치인 4만여개 중 3만개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인천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도 올해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양성사업 참여 훈련생의 취업률 제고 등을 최우선 사업 계획으로 세웠다.인자위 관계자는 "'9988'로 대변되는 중소기업 하나하나의 노력이 전체 고용의 확대를 불러올 것"이라며 "산업계, 지자체, 학계, 노동계 등 다양한 주체들이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준·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무르익은 '고용 품앗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신규 채용에 나선 파주시 파주읍의 도미솔 김치 박미희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만든 김치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2016-01-10 신선미·김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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