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끊어야 관광 산다

 

['저가' 끊어야 관광 산다·3·끝] 전문가 제언

문광부 등으로 단속 권한 확대여행사별 상품 검증시스템 검토경쟁력있는 관광 콘텐츠도 대안'방문 숫자 집착' 조급증 버려야저가패키지 관광이 결국은 한국관광 기피현상을 낳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가패키지 관광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개입과 관광업계의 자정 노력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김남조 한양대 교수(관광학과)는 "항공권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외국 관광객을 끌어들여 쇼핑 등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고질적인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며 "이를 끊기 위해서 정부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 또한 중국정부와 협업해 중국 현지 여행사들의 관광객 자료를 축적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저가관광을 근절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개입과 함께 여행업계도 현 상태가 지속되면 모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상황을 인식하고 스스로 이러한 관행을 바꾸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경기관광공사 홍승표 사장은 단속권한을 확대해 저가관광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홍 사장은 "문화체육관광부나 한국관광협회 등에 사법경찰과 같은 단속권한을 부여해 저가관광을 단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이전과는 다른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야 고질적인 문제를 뿌리 뽑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승표 사장은 이어 "국가에서 여행사별로 관광상품에 대한 검증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현재의 쇼핑중심 관광이 관광콘텐츠의 부족에 따른 영향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저가관광을 단속하는 것과는 별개로 다른 국가와 차별화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관광콘텐츠를 발굴·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서울 외곽지역에서 관광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국가의 관광산업 발전으로 이어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견이다. 강숙영 경기대 교수(관광경영학과)는 "한국여행의 경우 서울과 제주도 중심의 관광콘텐츠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쇼핑을 제외하면 한국은 볼 게 없다는 말이 중국에서 나돌 정도"라고 했다. 강 교수는 이어 "서울이 아닌 지역만을 방문하더라도 관광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콘텐츠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각 지자체가 쇼핑만이 아닌 볼거리·먹거리·배울거리·즐길거리 등의 관광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지역의 공항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정부 등이 관광산업과 관련해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일본 등 타국과 비교하면서 관광객 숫자에 집착하게 되면 관광콘텐츠 개발 등 관광의 질을 높이는 데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다.장병권 호원대 교수(호텔관광학부)는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2천만명 시대를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렇게 (목표를 채우기 위한) 양적 확대를 위해 힘쓰다 보면 저가관광의 유혹에 휘둘릴 수 있다. '빨리빨리'라는 생각을 버리고 차근차근 시장질서를 확보하면서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고 했다. /정운·황준성기자 jw33@kyeongin.com

2016-03-10 정운·황준성

['저가' 끊어야 관광 산다·2] 왜 판칠 수밖에 없나

항공료 수준 비용받고 패키지모집단체 30명이면 900만원 리베이트국내 쇼핑업계 구조적 문제 산재관광지 가이드도 상품팔기 혈안'인터넷 불만' 국가 이미지 훼손중국인 단체관광객을 겨냥한 '저가 패키지'는 국내 여행사와 중국 여행사간의 이해관계가 어우러진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쇼핑 리베이트로 수익을 남겨야 하는 국내여행사와 리베이트를 주고 관광객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국내 쇼핑업계까지 구조적 문제가 산재해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리베이트중국 여행사는 항공료 수준의 경비만 받고 관광객을 모은다(아웃바운드여행사). '한국 저가 관광패키지'의 시작점이다. 관광객을 중국 여행사로 넘겨 받은 국내 여행사(인바운드여행사)는 1인당 10만원 안팎의 대가(?)를 지급한다. 관광객 1명이 국내에서 쓰는 숙박·식사·교통 등의 경비가 20만원이라고 한다면 국내 여행사는 관광객을 넘겨 받는 순간 30만원의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다.단순 계산으로 30명의 단체관광객을 받았다면 이미 국내 여행사는 900만원의 비용을 쓴 것이 된다. 이 비용을 '쇼핑 리베이트'로 돌려 받아야 하는 것이다.국내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여행사에 돈을 주지 않으면 단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없다"며 "그 비용을 되찾으려다 보니 관광프로그램 보다는 쇼핑프로그램에 더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게다가 가이드들도 대부분 고정된 급여가 없으니 쇼핑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관광객의 쇼핑액에 따라 자신의 수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일부 가이드는 쇼핑 실적이 저조하면 화를 내거나, 쇼핑장소를 떠나지 않는 등 강압에 가깝게 쇼핑을 종용하기도 한다. 쇼핑점은 여행사 등에 리베이트를 줘야 하기 때문에 비싼 가격에 상품을 판매한다.■ 저가 관광, 국가 이미지 훼손저가 패키지로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쇼핑점 외에도 국내 유명한 관광지를 찾는다. 경복궁·인사동·이태원·남산 등이 대표적이다. 관광객들은 이 곳에 대한 설명을 전적으로 가이드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인솔하는 가이드는 국내 관광지에 대한 설명보다는 상품 판매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관광지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도 쇼핑을 할 예정인 상품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경복궁에서 조선 왕에 대해 설명하면서 인삼을 많이 먹어 자녀가 많다는 식의 설명이다. 그럴 경우 대부분 다음 일정이 인삼 판매점이다.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다 보니 사실 자체를 왜곡하거나 없는 말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관광업계의 설명이다. 가이드의 잘못된 설명으로 한국 관광유적지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대표적인 경우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현주 박사는 "저가 관광으로 인해 불만을 갖게 된 관광객이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한 불만을 표할 수 있고, 이러한 부분은 국가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저가 관광문제는 국내 관광업계뿐 아니라 중국 측과도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바리바리 쇼핑관광 저가관광을 마친 중국 관광객들이 출국하기 위해 쇼핑한 물건들을 들고 인천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2016-03-08 정운

문광부, '전담여행사 삼진아웃제' 저가관광 근절책 발표

저가 패키지 관광으로 인한 국가이미지 훼손(경인일보 3월7일자 1·3면 보도)을 막기 위해 전담 여행사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골자로 하는 정부대책이 나왔다.문화체육관광부는 8일 불공정 거래 행위 등이 3차례 적발됐을 때 전담여행사 지정을 취소하는 '삼진아웃제'도입을 포함한 '저가 관광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문광부는 일부 전담여행사가 비정상적인 가격경쟁으로 단체관광을 유치하고 불공정 행위를 저지르는 등 한국 관광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어 이 같은 정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문광부는 저가 관광 근절 방안으로 ▲전담여행사 상시 퇴출제 ▲신고포상제 ▲우수 여행사 지원 강화 등을 시행키로 했다.문광부는 기존에 2년마다 갱신제 심사를 거쳐 전담여행사 지정 취소 여부를 결정했지만, 조건을 강화해 매년 분기별 유치 실적을 심사하고 가격 합리성이 낮은 전담여행사를 상시적으로 퇴출할 수 있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3차례 불공정행위가 적발되면 전담여행사 지정을 취소하는 것이다.저가 관광 근절을 위한 중국과의 협력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문광부는 올해 7월 중국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중·일 관광장관회의에서 '한중 관광 품질 제고와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공동 관리감독'에 관한 협약서 체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양국 불공정 여행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제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종덕 문광부 장관은 "중국인 관광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뿐만 아니라 관광업계의 자발적인 노력이 절실하다"며 "중국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한국,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2016-03-08 정운

['저가' 끊어야 관광 산다·2] 상점에 발묶인 저가패키지, 한국은 없다

가이드 '리베이트 수익' 구조 탓상품 비싸게 팔고 '강매'도 속출3박4일간 7곳 이상 약속된 방문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저가관광은 '쇼핑'이 주를 이룬다. 저가 여행사는 한국의 정취와 특색을 느낄 수 있는 관광지를 찾기 보다는 '약속된 쇼핑 상점'으로 관광객을 이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을 여행하는 동안 7곳 이상의 상점에 들러 쇼핑을 한다고 관광업계는 설명한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국내 관광지는 대부분 서울에 있고, 경복궁·남산·북촌 한옥마을·동대문·인사동·이태원 등이 인기를 끈다고 한다. 여기에 한두 곳 정도가 추가될 수는 있지만, 둘러보는 관광지는 이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쇼핑으로 채워진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들르는 쇼핑 장소는 인삼, 자수정, 잡화, 화장품, 김, 호간보(헛개나무열매를 이용한 건강보조식품), 솔잎 추출물(건강보조식품) 등의 전문판매점이다.이들 판매장은 중국인 관광객만을 전문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가이드에게 지급하는 리베이트 등이 판매가격에 반영돼 있다 보니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판매점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의 시내면세점도 많게는 2곳까지 들르다 보면 저가 패키지여행의 프로그램 구성은 '최소 관광, 최대 쇼핑'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가이드의 물건 판매 강요는 중국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부 가이드는 상품판매점서 관광객의 구매액이 저조하자 버스에 탄 관광객들을 다시 내리게 한 뒤 물건을 사도록 했고, 쇼핑몰에서 적어도 1시간 이상을 가둬두다시피 하면서 물건 구입을 종용하기도 한다"고 했다. 게다가 싼 값의 숙박업소를 찾아 경기도나 인천 등에 묵다 보니 관광지로의 이동 시간이 길고 식사 수준도 엉망이다 보니 만족도는 더욱 떨어진다.관광지에 대한 설명도 엉터리인 경우가 많다. 가이드 중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도 많을 뿐 아니라, 물품 판매에 더 적극적이라는 이유로 여행사에서 한국 문화 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조선족 가이드를 선호하기도 한다.가이드는 대부분 고정된 급여 없이 관광객의 쇼핑액수에 비례해 수당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관광지에서의 관광보다는 쇼핑에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물품 판매를 위해서 관광지에서도 쇼핑할 물건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여행사 관계자는 "저가패키지 관광에서는 제대로 된 관광을 할 수 없다"며 "당연히 관광객들은 불만을 나타내지만, 여행사는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서 관광객들을 쇼핑장소 중심으로 돌리게 된다. 저가 관광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 구조를 깨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2016-03-08 정운

['저가' 끊어야 관광 산다·1] '관광 한국' 망치는 싸구려 패키지

정부, 저가관행 근절지시 불구 지자체 '모객'에만 혈안한국 이미지 실추 방조… "인센티브제 허점 보완해야"정부도 저가 패키지 상품 근절에 나섰지만, 지자체는 저가 여부와 상관없이 '관광객 유치'에만 몰두하고 있다. '저가'로 관광객은 몰리지만, 관광 한국의 이미지는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지자체도 저가 패키지 상품 근절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부도 "저가 관광 끊어야"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중국 단체관광의 질적 향상을 위해 전담여행사 갱신제 심사를 진행해,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여행업체를 퇴출하는 등 단체관광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저가 덤핑 관광 근절이 목표다. 여행업계는 경쟁이 과열되면서 '싼 값'에 관광객들을 모으려고 혈안이 돼 있다. 쇼핑의 비중은 높아만 가고, 숙박시설과 식사 수준은 갈수록 질이 떨어지면서 '관광 대한민국' 이미지는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게 문광부의 설명이다. 문광부 관계자는 "여행사들이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만연한 구조적인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문광부는 저가 패키지의 기준을 가격과 함께 관광 프로그램에 있는 쇼핑의 비중 등을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호원대 장병권 교수(호텔관광학부)는 '중국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한 대응과제'라는 보고서에서 '근절되지 않는 저가 여행상품'이 지속적인 관광객유치를 해치는 첫번째 요인으로 꼽았다. 장 교수는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쇼핑관광과 바가지요금으로 구성된 저가 여행상품 판매 관행 때문에 중국관광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천·경기 저가 관광 방조 한국관광공사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인천과 경기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010년 우리나라를 찾은 전체 관광객의 17.6%와 30.5%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그 비율은 점점 낮아져 2014년에는 5%와 13.5%에 그쳤다. 이에 자치단체들은 저마다 외국관광객의 방문 비중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제를 운영한다. 지자체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단체 여행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숙박한 뒤 지역 관광지를 여행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구조다. 인천시는 지역의 숙박업소에서 1박 이상을 하고 지역에서 한 끼 이상의 식사(조식제외)를 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여기에 비밥을 관람하거나 쇼핑과 관광지를 방문하면 추가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하지만 숙박과 식사만으로도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수원시는 관광지 2곳 이상 방문이라는 조건이 있지만, 일반 숙박업소를 이용해도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인천과 같은 조건이다.인천과 수원의 '일반 숙박시설 이용 가능 조항'은 다른 자치단체의 조건과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부산시는 한국관광공사 지정 우수숙박업소인 '굿스테이 인증' 또는 객실규모 100실 이상인 숙박업소를 이용해야 한다. 대구시도 관광호텔이나 굿스테이 업소, 종합휴양업에서 숙박해야 인센티브를 준다. 소규모의 일반숙박업소에서 숙박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다. 숙박시설에서의 서비스 만족도를 우선한 것이다.인천시 관계자는 "인센티브가 저가 관광을 하는 여행사에 지급되는 문제점은 인식하고 있다"면서 "도시이미지 제고를 위한 인센티브 활용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정운·황준성기자 jw33@kyeongin.com지난 4일 오후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로 입항한 중국발 여객선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입국대기를 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2016-03-06 정운·황준성

['저가' 끊어야 관광 산다·1] 한국 이미지 깎아내리는 저가상품

1박 2만원·한끼 2천~3천원기사 식비포함 등 질 저하로시설 이용 추가요금 불만도인천·경기 싼 숙소에 묵고…'여행은 서울에서' 실속없어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엔 감소했다. 국내 지자체와 관광업계는 관광지에서의 씀씀이가 커 '큰 손'으로 불리는 관광객의 유치에는 힘을 쏟고 있지만, 관광 프로그램은 쇼핑 위주로 짜여 있어 부실한 경우가 많다. 특히 저가 패키지 상품으로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질 낮은 숙박시설과 식당을 이용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지 않다. 이러한 행태는 '관광 한국'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결과로 이어진다.인천시 남구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김상혁씨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1박에 2만원 하는 여인숙에서 자고, 한 끼에 3천원도 안 되는 밥을 먹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며 "저가 패키지 상품으로 인천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지만 자치단체는 그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저가 관광 상품을 구성하다 보면 특성상 음식과 숙박 시설 제공 등에서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 단체 관광의 경우 가이드에게 일정액을 '리베이트'로 주고, 가이드와 버스 운전기사에게는 식사와 숙박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관행이다.이 때문에 관광객이 한 끼 식대로 5천원을 부담하더라도 실제 관광객은 3천~4천원 수준의 식사를 하게 된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여기에 기본 밥값이 3천원대인 경우도 있고 심지어 한끼 2천원대의 식사가 제공되기도 한다.경기도의 한 호텔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투숙 중 수영장을 이용하려 하자 추가요금을 요구했다. 호텔 측은 저가 패키지를 통해 온 경우 숙박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추가요금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관광객은 "여행 전 공지되지 않았을뿐더러 이런 불편이 있었으면 한국으로 여행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한다.또한 저가관광의 경우 인천이나 경기도 주요 도시에는 '잠시' 머무는 경우가 많아 도시 인지도 향상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인천시 남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경화(가명)씨는 "저가여행사들은 싼 숙소와 식사를 찾아서 인천이나 경기도에 오는 게 대부분"이라며 "대체로 아침을 먹고 서울로 향하기 때문에 지역경제에도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우리의 관광정책은 관광객들이 조금이라도 더 지역에 머무르게 하는 게 초점"이라며 "(항공편을 이용하는) 관광객은 인천을 경유만 하는 경향이 많았던 만큼, 도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관광객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황준성기자 jw33@kyeongin.com유커, 배에서 버스로… 관광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수준이 떨어지는 음식과 숙박시설이 연계된 이른바 '저가패키지' 상품으로 불편만 느끼다 발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로 들어온 중국인 관광객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2016-03-06 정운·황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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