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권

[판교 리얼리티·(3)실패]화려한 판교의 초라한 밤… '상권 공동화'

판교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출퇴근 시간이 지나면 어둠 속에 갇힌다. 하루 7만명의 직장인이 오가고 1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지만 밤이 되고 주말이 되면 판교의 상가는 불이 꺼진다.바닥을 치는 매출과 비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상인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판교 테크노밸리 인근 상가에는 공실이 넘쳐난다. 판교역이라고 상황이 다른 것은 아니다. 역 주변의 대형 복합쇼핑몰에도 '임대 문의' 전단이 붙은 텅 빈 가게들이 곳곳에 보이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마트가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철수를 결정했다.'상권 공동화' 현상은 곧 판교의 위기다. 상권은 기업환경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다. 기업 구성원들의 생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프라가 무너지면 판교를 탄탄하게 지켜 온 기업들의 이탈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2018년 판교 테크노밸리 매출 87조원. 반짝이는 성공에 가려진 판교의 어둠을 들여다봤다.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판교리얼리티' 바로가기 ※기획취재팀글: 공지영차장, 신지영, 김준석기자 사진: 임열수부장, 강승호차장, 김금보기자 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평일 저녁과 주말이면 텅 비어버리는 판교 테크노밸리 중심가. /김금보 기자 artomate@kyeongin.com

2020-01-07 경인일보

[판교 리얼리티·(3)실패]어둠속 상권

판교역 광장에는 출퇴근 직장인들만 오간다. 판교는 평일 저녁과 주말이 되면 어둠에 잠긴다. 7만명 직장인이 오가고 1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지만 밤이 되면 상가에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상권 공동화'가 심각하다.주말이던 지난달 21일 저녁 판교테크노밸리 내 U스페이스를 찾아 가보니 10개 가게 중 2곳만 영업 중이었다. 그나마도 식당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건물 1층 카페 2곳만 겨우 문을 열어 놓은 모습이었다. H스퀘어도 상황은 마찬가지. N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식당 주인은 "대부분 너무 장사가 안되고, 평일에도 밤 10시 이후면 아예 손님이 끊긴다. 그래도 장사를 해야 하니까 주말에도 열고 평일에도 새벽 5시까지 영업하지만 매출은 바닥"이라며 "이 곳 식당 상당수가 부동산 중개업소에 가게를 내놨는데 너무 안 빠져서 마지못해 운영하는 곳이 많다. 우리 가게도 중개업소에 내놓은 지 5년이 지났다. 유럽에서는 밤 10시면 문 연 식당이 없다고 하는데 판교가 딱 그런 상황"이라고 씁쓸하게 웃었다.김동욱 와이즐리 대표도 "1년 이상 판교에서 사무실을 운영했는데 회식은 고작 2차례밖에 안 했다. 직원들이 회식하자는 이야기가 없어 싫어하는 줄 알았다"면서 "서울 왕십리로 회사를 옮긴 뒤 회식이 부쩍 많아졌다. 판교에선 직원들이 퇴근하기 바빴는데, 이제는 삼삼오오 모여 저녁도 먹고 얘기도 하다 퇴근하는 문화가 생겼다. 회사 주변 상권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평일 저녁과 주말 공동화 현상은 판교를 품고 있는 성남시의 가장 큰 근심거리이기도 하다. 높은 지가와 임대료에 비해 매출이 신통치 않으면서 영세상점부터 대형 상가까지 공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전동억 성남시 아시아실리콘밸리 담당관은 "저녁과 주말의 공동화가 판교의 문제다. 판교가 오직 업무타운이 돼 버려 생긴 현상이다. 시도 상권이 붕괴되는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공통된 현상 한 가지를 증언했다. 그나마 유동인구가 있는 판교역 주변 상권만 활성화됐을 뿐, 판교의 나머지 상권은 '붕괴' 직전이라는 것이다. /기획취재팀▶디지털 스페셜 '판교리얼리티' 바로가기※기획취재팀글: 공지영차장, 신지영, 김준석기자사진: 임열수부장, 강승호차장, 김금보기자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주말마다 인적이 끊기는 판교 테크노밸리 중심가는 '상권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 /김금보 기자 artomate@kyeongin.com

2020-01-07 경인일보

[판교 리얼리티·(3)실패]신분당선 빨대효과

휴일 외지서 찾아오는 손님 적어공동화 심각… 대기업 점포 이탈직장인, 퇴근후 서울로 빠져나가업무지구로만 활용… 강남과 대조판교 상권은 크게 보아 '판교역'과 '판교 테크노밸리'라는 두 가지 범위로 나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판교 상권을 분석해봤다.판교테크노밸리 중심부인 '카카오 판교오피스'를 중심점으로 반경 700m를 상권으로 설정한 결과, 주말 유동인구는 9.9%(3만8천504명)이고, 주중 유동인구는 90.1%(35만2천286명)로 나타났다. 업무타운인 테크노밸리는 주말과 주중의 유동인구 차이가 극심했다. 판교역을 중심으로 한 상권은 어떨까. 테크노밸리보다는 상황이 나았지만, 판교역 반경 700m 상권도 주말유동인구 비율은 22.7%(18만4천603명)이고 주중은 77.3%(62만8천287명)로 차이는 매우 컸다. 판교에 10만명의 정주 인구가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주말에 일부러 외지에서 판교를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판교의 상권 공동화는 '대기업 점포의 이탈'에서도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지난달 18일 판교역에 들어선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와 '노브랜드' 매장이 철수를 결정했다. 전자기기 전문매장인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의 철수는 전국 45개 매장 중 첫 사례다. 게다가 판교역에서 수십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초근접 역세권이다. 인근 P부동산 관계자는 "장사가 안돼 나간 것"이라면서 "지하 1층과 지상 1층을 쓴 일렉트로마트는 1층 매장만 330㎡가 넘었는데 면적당 임대료가 40만원 이상이다. 임대료가 비쌌다"고 설명했다.판교 상권의 붕괴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손쉽게 알 수 있는 이유는 판교를 관통하는 신분당선의 '빨대 효과'다. 서울과 판교의 이동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뚫린 신분당선은 판교 상권 활성화가 아니라 판교 직장인의 강남 상권 이용을 늘리는 효과만 불러왔다는 게 정설이다. 실제로 신분당선 이용 통계를 보면 보다 명확히 알 수 있다. → 그래프 참조지난해 판교가 속한 신분당선 1단계 구간(강남~정자)의 시간대별 이용승객을 조사해 보면, 전체 평일 평균 이용객 22만7천652명 중 출근시간(오전 7~10시) 이용객이 6만3천385명으로 집계돼 전체 시간대의 27.8%를 기록했다. 퇴근시간대(오후 5~8시)도 26.8%(22만7천652명 중 6만1천161명)였다. 결국 평일 출퇴근 시간대 신분당선 이용객이 비슷한 것은 퇴근하면 바로 신분당선을 이용해 판교를 떠난다는 셈이다.게다가 신분당선 1단계의 주말 이용객은 13만4천265명으로, 주중의 58%에 그쳤다. 신분당선은 서울에서 판교를 오가는 출퇴근 용도일 뿐 판교 상권을 이용하기 위해 일부러 이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는 서울의 대표적인 업무지구인 테헤란로와 중심 상업지 강남역을 통과하는 '2호선'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드러난다. 2호선의 주말 이용객(114만6천679명)은 주중(168만3천885명)의 68% 수준으로 신분당선보다 10%p나 높았다.즉, 판교와 강남은 대규모 업무지구와 상업지구가 결합됐다는 공통점을 가졌지만 판교는 오직 업무지구로만 활용될 뿐 상권은 죽었다는 것이 강남과의 큰 차이점이다. /기획취재팀▶디지털 스페셜 '판교리얼리티' 바로가기※기획취재팀글: 공지영차장, 신지영, 김준석기자사진: 임열수부장, 강승호차장, 김금보기자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판교역에서 쏟아져 나와 버스로 향하는 직장인들. 출퇴근 시간 판교역 일대는 인파로 붐빈다. /김금보 기자 artomate@kyeongin.com

2020-01-07 경인일보

[판교 리얼리티·(3)실패]좌절된 '한국의 롯폰기'

투자자 조급함·결정권 쥐지못한 공공기관난관 맞물려 현재 모습 머물러지붕 덮는 초기계획 비용문제로 취소올해부터 '10년 전매제한' 해제인프라 악화로 기업들 외부이동 우려도판교 상권의 위기는 곧 판교의 위기다. IT산업 기반의 기업하기 좋은 곳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상권이 붕괴되면 곧 생활 인프라가 무너지는 것이고 기업환경도 덩달아 악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 10년 전매제한이 풀리는데, 인프라 악화로 판교 기업들의 외부 이동이 현실화 될 수 있다. 이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두고 '문화'의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개발 당시부터 벤처산단의 업무 효율성에만 매몰된 나머지 사람을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을 고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람이 모여야 상권이 활성화되는데, 문화가 없는 판교는 일하는 시간 외에 사람을 불러모으는 데 실패했다.문화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지점에 '알파돔시티'가 있다. 판교역 알파돔시티는 판교 상권의 중심부에 자리한 5조원 규모의 매머드급 사업이다.알파돔시티는 축구장 16개를 모은 면적(13만7천497㎡)에 4개의 주축 건물을 세우고 그 위에 지붕(돔)을 덮는 프로젝트였다.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의 4배, 영등포 타임스퀘어의 3배가 넘는 거대한 상업복합시설을 조성해 "강남 상권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목표에서 시작했다.이상후 전 LH 부사장은 "주말이면 강남역 뒷골목에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수도권의 젊은 층이 더 이상 강남을 가지 않고 판교로 모이게 하는 게 알파돔시티의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알파돔시티의 변천사는 판교 상권의 성공과 실패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영화 스튜디오와 K-POP 타운과 같은 콘텐츠 외에도 알파돔시티에서 '판교 문화'를 만들어 내려는 시도는 여럿 있었다. 알파돔시티에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을 유치해 발레 아카데미를 만드는 것, 실크로드가 경유하는 아시아와 유럽 국가를 묶어 나라별 공연을 연중 펼치는 구상이 그런 시도의 일환이었다.만약 발레 아카데미를 유치할 수 있었다면 최근 유아와 성인을 막론하고 열풍처럼 번진 발레 인기에 힘입어 직장인 외 사람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실크로드 국가를 주제로 펼치는 공연은 애초 목표가 관광 목적의 외부인을 끌어들이자는 취지였다.알파돔시티가 꿈꾼 건 '한국의 롯폰기(六本木)'였다. 8개의 대형 건물이 모인 일본 도쿄 최고의 번화가 롯폰기는 '모리그룹'이 주도권을 가지고 개발해 성공했다. 모리그룹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 채 명확한 상권 콘셉트를 바탕으로 건물마다 '여성용 명품', '이벤트', '미술', '전망' 등의 콘셉트를 부여해 유기적으로 어울려 상권을 형성하고 조율한다.그 결과 80년대 전까지 도쿄 주변부에 불과했던 롯폰기는 한해 1천500만명이 찾는 명소로 탈바꿈됐다. 반면 알파돔시티 프로젝트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건 의사결정 과정에서 민간과 공공, 어느 한쪽도 주도권을 쥐지 못한 탓이 컸다. 알파돔시티 프로젝트는 LH를 포함한 민관합동 PF(프로젝트 파이낸싱)가 맡았다. 관련 법상 공공기관(LH)의 투자는 20% 이내로 제한됐다. 공공기관의 땅장사를 막겠다는 게 관련 법의 취지다.공공기관은 당장 자금을 회수할 수 없더라도 20~30년을 내다보고 투자할 수 있지만, 민간 투자자들은 빠른 자금 회수가 급선무다. 영화, K-POP, 발레, 연중 공연과 같은 콘텐츠들이 민간 투자자들의 반대 속에 무산되면서 최대한 빨리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됐고, 결과적으로 알파돔시티를 관통하는 정체성도 흐려졌다.판교역 상권이 구심점 없이 목 좋은 상점을 모아놓는 데만 그치자 '롯폰기'가 아닌 신도시에 흔히 볼 수 있는 중심 상가 정도의 수준으로 전락했다. 최근 흐름은 거대 상권에도 일관된 정체성을 부여하는 게 추세다. 사양길에 접어든 코엑스를 신세계가 인수해 '스타필드'로 일관되게 리모델링하자 상권이 되살아난 것이 대표적인 예다.판교역 상권의 상징인 알파돔시티는 단기 투자회수를 목적으로 한 민간 투자자들의 조급함과 지분 제약으로 결정권을 쥐지 못한 공공기관의 한계가 맞물려 현재 모습에 머물렀다.LH와 대한지방행정공제회 등이 가지고 있던 알파돔시티 건물은 현재 각각 신한알파리츠·미래에셋으로 소유권이 넘어간 상태다. 모두 4개 건물이 주축인 알파돔시티는 2개 건물이 완성됐고, 2개 건물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4개 건물 위를 지붕(돔)으로 덮는 애초 계획은 취소됐다. 역시 비용 문제였다. 알파돔시티에는 돔이 없다. 돔 없는 알파돔처럼 가장 성공한 신도시 판교에는 주중·낮에만 붐빌 뿐 밤과 주말엔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판교가 반쪽짜리 성공인 이유다.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판교리얼리티' 바로가기※기획취재팀글: 공지영차장, 신지영, 김준석기자사진: 임열수부장, 강승호차장, 김금보기자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판교테크노밸리 한 상가건물 공실에 임차인을 구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강남상권 수요를 끌어들이는 거대한 상업복합시설을 목표로 출발한 알파돔시티 사업은 여러 한계에 부딪히면서 여느 중심상가 수준의 상권을 조성하는 데 그쳤다. 사진은 판교역 광장을 중심으로 신축 중인 알파돔시티 2개동 건설현장.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20-01-07 경인일보

[판교 리얼리티·(3)실패]봉준호·이수만 '입성' 무산

판교역 지하 '촬영 스튜디오' 최적지상설공연장서 1년 내내 행사 계획도한계 극복 못하고 '공영주차장' 활용백두산에 이어 한라산이 폭발했다. 한라산 폭발로 패닉에 빠진 대한민국을 묘사한 이 영화는 판교역 아래 꾸려진 지하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빛과 소음이 차단된 지하 스튜디오에는 늘어선 차량 위로 거대한 해일이 덮치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재현된 해안도로, 백록담을 묘사하기 위한 거대한 수조가 놓였다.밤샘 촬영을 마친 배우들은 판교역 옆에 위치한 호텔로 향했다. 숙소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아 부족한 잠을 자기에 판교역 스튜디오는 최상의 접근성을 가졌다. 배우들이 스튜디오를 떠나자 카메라 스태프는 촬영된 필름 원본을 곧장 영상 스태프에게 넘겼다. 스태프는 판교 알파돔시티에 자리 잡은 컴퓨터 그래픽 업체에 영상을 전달했고, 이 업체는 새벽부터 곧장 작업에 들어갔다. 영화와 관련된 컴퓨터 그래픽 업체만 스무 곳이 넘는다. 이들 업체는 모두 판교에 자리 잡고 있다. CG처리가 된 영상은 화면 톤과 사운드를 입힐 수 있도록 바로 옆 건물의 후작업 업체에 맡겨졌다.영화 촬영-그래픽-후작업-편집까지 한 번에 해결 가능한 장소가 바로 판교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지하 스튜디오 위 광장에선 연중 펼쳐지는 K-POP 공연이 한창이었다. 동시에 화려한 조명이 내리쬐는 K-POP 무대 옆에서 '실크로드'를 주제로 한 퍼레이드가 펼쳐졌다.물론 이 모든 이야기는 '계획대로 조성됐다면'이란 가정 아래 설정된 허구다.하지만 허구는 충분히 실현 가능했던 일이다. 봉준호 감독이 판교를 찾아온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설국열차(2013)를 성공시킨 봉 감독은 영화계 원로인 이장호 감독과 함께 판교 알파돔시티를 찾았다. 알파돔시티는 판교역을 둘러싸고 조성된 상업복합시설이다. 알파돔시티자산관리(주) 대표이사를 역임한 이상후 전 LH 부사장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봉 감독이 찾아와 판교역 지하에 영화 스튜디오를 지어보자고 했어요. 판교는 서울 강남과 가까워 배우들이 오가기도 좋고, 밤샘 촬영하고 근처 호텔에서 투숙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거죠. 영화 스튜디오가 들어서면 판교에 CG나 영화 후작업을 하는 업체도 들어올테고, 그러면 판교가 '문화산업'에 강점이 생긴다는 설명이었습니다."봉 감독은 설국열차를 체코 프라하의 '바란도프(Barrandov) 스튜디오'에서 올 로케이션(현지 촬영)으로 찍었다. 얼어붙은 지구를 CG로 표현하기 위해 거대한 스튜디오가 필요했지만, 국내에선 마땅한 장소를 구할 수 없었다.판교역 지하공간은 서울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면서도 빛·소음 차단이 유리하기 때문에 영화 스튜디오의 최적지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또 판교의 IT와 영화산업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보자는 것도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계획은 현실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구상에 그쳤다. 현재 판교역 지하는 별다른 시설 없이 공영주차장으로 활용된다.봉 감독에 앞서 판교를 찾은 유명인이 또 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다. 이 대표는 2012년 2월 판교역 알파돔시티 기공식에도 참석해 축사까지 했다. 당시 이 대표는 판교에 K-POP 타운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봉 감독이 탐냈던 판교역 지하에 K-POP 상설 공연장을 만들고 SM 기획사를 판교에 입주시키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SM타운은 판교가 아닌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들어섰고, 이 구상도 백지가 됐다.당시 판교역 지하에 5천명 이상이 들어갈 수 있는 상설 공연장을 갖추고, 1년 내내 한류 공연을 펼치겠다는 구상에 따라 SM을 비롯해 YG, JYP 엔터테인먼트 등 유명 기획사와도 실제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알파돔시티는 3대 기획사에 상설 공연의 대관료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전 부사장은 "종종 (판교에)영화 스튜디오와 K-POP 상설 공연장이 조성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판교리얼리티' 바로가기 ※기획취재팀글: 공지영차장, 신지영, 김준석기자사진: 임열수부장, 강승호차장, 김금보기자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판교 테크노밸리 중심부에서 바라본 일출 모습. 판교를 영화와 K-POP의 성지로 개발하려던 계획이 실행되지 못하면서 판교 테크노밸리는 주말과 저녁에 인적이 끊기는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다. /경인일보DB=경기도 제공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참석해 주목받았던 2012년 판교 알파돔시티 기공식 모습. SM엔터테인먼트는 당시 판교에 K-POP 타운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경인일보DB

2020-01-07 경인일보

[지자체장, 2020년을 계획하다]無信不立 되새기는 '은수미 성남시장'

'아시아실리콘밸리 성남' 굳히기청년층 등에 안정된 거주권 확대은수미 성남시장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성남시는 '전국 최초'라는 타이틀을 여러 개 거머쥐었다.전국 최초로 '드론 시험비행장 조성과 전용 5G 상공망 설치'를 이뤄냈고, '아동수당 플러스 제도'를 시행했다. '공공빅데이터 오픈 이노베이션 챌린지 대회 개최'·'모바일 지역화폐로 개인택시 요금 결제'·'노인돌봄시설 인증제'·'12세 이하 아동의료비 100만원 상한제'·'지능형 모바일 등기발송시스템'·'전기저상 마을버스 운행' 등도 전국 최초다. 은 시장은 "도전과 개척의 역사"라며 "특히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기업환경 우수기업 평가에서 3년 전만 해도 순위권 밖에 머물렀는데, 단숨에 1위를 차지한 것이 가장 뜻깊고 보람됐다"고 말했다.올 한해도 은 시장은 '믿음이 없으면 결코 설 수 없다'는 의미의 '무신불립(無信不立)' 정신을 되새기며 신발 끈을 동여맸다. 은 시장은 "오직 시민만 바라보고 온 마음을 다해 변치 않는 믿음을 드린다면 그 어떤 어려운 환경에서도 끝내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2020년은 창조도시를 향한 도전의 한 해가 될 것이다. 이미 시작한 아시아실리콘밸리 성남을 더욱 굳히고 사각지대 없는 성남 사통팔달의 편의성을 확대해 나가겠다. 청년과 일하는 이들에게 안정된 거주권을 확대하고, 문화적 쉼과 역사가 일상이 되는 성남을 만들겠다. 또 오는 7월이면 공원 일몰제가 시행되는데 시민 여러분께 공원을 돌려드리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대한민국에서 제일 먼저 미래를 볼 수 있는 창조의 도시 성남을 위해 시민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은 시장은 '2020년 가장 중점적으로 하고자 하는 사업 3가지'로는 '교통복지 1번지'·'500t 소각장 신규건립'·'성남수질복원센터 이전 지하화'를 꼽았다. 교통복지는 삶의 질을 높이는 우선 순위로 'OK성남택시'·'성남형버스준공영제'·'성남도시철도1·2호선'·'도로 위 지하철 S-BRT(Super- Bus Rapid Transit) 시범운행' 등이 그것이다. '500t 소각장 신규건립'은 주민 건강권과 지역 안전, '성남수질복원센터 이전 지화화'는 지역의 오래된 숙원으로 꼭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2020-01-07 김순기

성남시, 해외 9개국 수출길 뚫는다

작년 60개 업체 300억 계약 성과올해도 55개 중기참여 시장개척지난해 60여개 중소기업이 참여한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300여억원의 수출 계약 성과를 냈던 성남시가 올해도 9개국에서 그 여세를 이어간다.성남시는 7일 "중소기업 55개사가 참여하는 해외시장 개척단이 오는 3월에서 9월 사이에 9개국 10개 도시에서 수출 상담에 나선다"고 밝혔다. 해외시장 개척단은 모두 5개 기수로 편성돼 기수별로 10~15개사가 참여한다.1기 개척단은 오는 3월 9~14일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 2기는 4월 13~1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터키 이스탄불, 3기는 6월 22~27일 미얀마 양곤·싱가포르, 4기는 8월 24~30일 캐나다 밴쿠버·미국 로스앤젤레스, 5기는 9월 14~19일 폴란드 바르샤바·체코 프라하로 각각 날아가 시장 공략에 나선다.시는 해외시장 개척단 참여 기업에 항공료 50%(최대 100만원)·상담장 임차료·통역비 등을 지원한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6개 기수의 해외시장 개척단이 동남아, 인도, 북미, 러시아, 유럽, 중국 등에서 2천529만2천달러 상당의 수출 계약을 했다"며 "올해 해외시장 개척단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성남시 홈페이지(새소식)에 있는 서류를 갖춰 시청 7층 산업지원과로 우편이나 방문 접수하면 된다"고 말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2020-01-07 김순기

중소기업 해외시장 개척, 300억 수출성과 성남시 올해도 여세 이어간다

지난해 60여개 중소기업이 참여한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300여억원의 수출 계약 성과를 냈던 성남시가 올해도 9개국에서 그 여세를 이어간다.성남시는 7일 "중소기업 55개사가 참여하는 해외시장 개척단이 오는 3월에서 9월사이에 9개국 10개 도시에서 수출 상담에 나선다"고 밝혔다.해외시장 개척단은 모두 5개 기수로 편성돼 기수별로 10~15개사가 참여한다.1기 개척단은 오는 3월 9~14일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 2기는 4월 13~1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터키 이스탄불, 3기는 6월 22~27일 미얀마 양곤·싱가포르, 4기는 8월 24~30일 캐나다 밴쿠버·미국 로스앤젤레스, 5기는 9월 14~19일 폴란드 바르샤바·체크 프라하로 각각 날아가 시장 공략에 나선다.시는 해외시장 개척단 참여 기업에 항공료 50%(최대 100만원)·상담장 임차료·통역비 등을 지원한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6개 기수의 해외시장 개척단이 동남아, 인도, 북미, 러시아, 유럽, 중국 등에서 2천529만2천달러 상당의 수출 계약을 했다"며 "올해 해외시장 개척단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성남시 홈페이지(새소식)에 있는 서류를 갖춰 시청 7층 산업지원과로 우편이나 방문 접수하면 된다"고 말했다.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성남시 중소기업들이 오는 3~9월 사이에 9개국에서 시장 개척에 나선다. 지난해 열린 태국 방콕에서 수출 상담회. /성남시 제공

2020-01-07 김순기

'문화 감성 저격' 성남아트센터 2020 라인업은?

다양한 기획 공연으로 시민들의 문화 감성을 저격해왔던 성남문화재단 성남아트센터가 개관 15주년을 맞는 올해는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기획 공연을 선보인다. 성남문화재단이 7일 공개한 '2020년 공연 라인업'에 따르면 정통 클래식을 비롯해 새로운 브랜드의 콘서트 시리즈, 꾸준히 사랑받은 스테디셀러 공연 및 세계적 연주자들의 내한 공연 등 다양한 관객층을 아우르는 기획 공연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콘서트 오페라 '오페라 정원' 첫선'오페라 정원'은 '파우스트'·'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탄호이저' 등을 제작해온 성남아트센터가 20020년을 맞아 새로운 형식으로 종합예술의 꽃인 오페라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브랜드 콘서트 시리즈다. '세비야의 이발사(4월 18일)'·'피가로의 결혼(7월 11일)'·'가면무도회(9월 12일)'·'로미오와 줄리엣(12월 12일)' 등 총 4회 공연으로 진행되며, 오페라 형식은 그대로 유지하되 무대·소품·의상 등을 최소화해 관객들이 성악가의 노래와 연기에 집중해 오페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한국 최초의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롤주립극장 수석 오페라 지휘자인 홍석원씨가 지휘자로 참여하며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과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는다. 이와 함께 5월 22~24일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산학협력을 통해 제작한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가 무대에 오른다■'2020 SNART Classic'…세계적인 연주자 내한과 단독공연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는 정통 클래식 공연장답게 세계적인 연주자의 첫 내한공연과 국내 단독 리사이틀까지 클래식 애호가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공연들이 이어진다. 우선 4월 11일에는 '건반 위 암사자'로 불리는 러시아 피아노 여제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Elisabeth Leonskaja)가 두 번째 단독 리사이틀을 갖는다. 지난 2018년 3월 같은 무대에서 열린 첫 내한공연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찾는 한국 무대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 후기 소나타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6월 14일에는 유럽 최고이자 노르웨이 대표 교향악단인 베르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Bergen Philharmonic Orchestra)가 국내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상임 지휘자 에드워드 가드너(Edward Gardner)가 지휘봉을 잡고 '맨발의 피아니스트'로 잘 알려진 알리스 사라 오트(Alice Sara Ott)가 협연자로 참여한다.9월 19일에는 세계 3대 바리톤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성악가 토마스 햄슨(Thomas Hampson)이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피아니스트 볼프람 리거(Wolfram Rieger)의 반주로 볼프와 말러의 가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10월 25일에는 스웨덴의 정상급 악단 스웨덴 챔버 오케스트라(Swedish Chamber Orchestra)가 첫 내한 무대를 성남에서 갖는다. ■인기·스테디셀러 공연 정통 클래식 기획공연뿐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대중공연도 선보인다. 2월 16일에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유키 구라모토가 '밸런타인데이 콘서트'로 따뜻한 음악을 선물한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가족 뮤지컬 '신비아파트 시즌3: 뱀파이어왕의 비밀'(5월 16일~7일), 12월에는 연말 인기 레퍼토리인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12월 3일~5일)이 준비돼 있다.이 밖에도 성남아트센터의 대표 브랜드 공연인 '마티네 콘서트'와 '연극만원'도 2020년 공연 라인업을 공개하고 연간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시즌권 및 일반권 티켓을 오픈한다.'2020 마티네 콘서트'는 '베토벤 250'을 주제로 3월부터 12월까지 매달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와 오케스트라의 초청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2020 연극만원' 시리즈는 '삶 그리고 연극'을 주제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리얼한 모습을 담은 명품연극 6편을 소개한다. 성남문화재단 관계자는 "개관 15주년을 맞아 그동안 아트센터에 보내주신 관객들과 시민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더욱 알차고 풍성한 기획공연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고품격 공연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문화 경험을 제공하고 큰 감동을 선사하는 복합문화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건반 위 암사자'로 불리는 러시아 피아노 여제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Elisabeth Leonskaja). 오는 4월 11일 성남아트센터 곤서트홀에서 두 번째 단독 리사이틀을 갖는다. /성남문화제단 제공오는 9월 19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토마스 햄슨(Thomas Hampson). 세계 3대 바리톤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성악가로 잘 알려져 있다./성남문화제단 제공

2020-01-07 김순기

[판교 리얼리티·(2)기회]대기업 사원도 스타트업 대표도 "판교는 기회의 땅"

판교의 오늘은 곧 미래의 꿈이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판교의 발 디딜 틈 없는 출퇴근 버스에 올라타 몸을 부대끼고 커피를 마시며 틈틈이 대화를 나눈 끝에 얻은 결론이다.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대기업의 직장인, 이제 막 방구석을 탈출해 창업에 도전 중인 스타트업 대표 등 우리가 만난 '판교인'은 저마다 이력과 개성이 달랐지만 '판교는 기회의 땅'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자전거를 탄 채 스마트워치를 수시로 확인하며 이동하던 직장인은 "판교엔 구둣방이 없다"고 귀띔했고, 야심차게 판교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한 창업가는 "서울 강남과 가까워 접근성은 좋지만 교통체증이 심해 결국 떠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여전히 창업하기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스타트업의 가능성을 분석하는 한 투자가는 "판교는 기업투자의 선순환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곳"이라며 "대기업 간부가 스타트업에 종잣돈을 투자하다가 발전 가능성을 보고 이직하는 일도 있다"고 희망을 이야기했다.부지런히 발로 뛰며 귀로 듣고 눈으로 본 판교, 판교에는 여전히 희망이 존재했다. /기획취재팀▶디지털 스페셜 '판교리얼리티' 바로가기※기획취재팀글: 공지영차장, 신지영, 김준석기자사진: 임열수부장, 김금보기자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6일 아침, 판교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줄줄이 버스에 오르는 판교 직장인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2020-01-06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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