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불새'처럼 화려하고 '백조'같이 우아하게

스트라빈스키·힌데미트 등 무대 올려'차세대 예술가' 비올라 이한나 협연인천시립교향악단이 올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연주회 시리즈 중 하나인 '뉴 골든 에이지'의 두 번째 무대가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이병욱 예술감독이 지휘할 인천시향은 제385회 정기연주회이기도 한 이번 무대에서 스트라빈스키의 출세작 '불새'를 메인으로 정했다.스트라빈스키의 '불새'는 아름다운 발레음악으로 유명하지만 다양한 악기 사용과 효과적인 기악 연주법 사용, 대담한 화성과 아름다운 리듬 등 콘서트용 음악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작곡자는 50분에 달하는 원곡을 축소해 여러 가지 모음곡 버전을 만들었는데, 1919년 버전이 이번 무대에서 연주된다. 현재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차세대 비올리스트 이한나(사진)와 협연으로 힌데미트의 '백조 고기를 굽는 사나이'도 연주된다. 총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중세 독일 민요를 바탕으로 20세기 작곡 기법을 도입해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015년 월간 객석이 선정한 '차세대를 이끌어갈 젊은 예술가'에 선정된 비올리스트 이한나는 '비올라'라는 악기의 위상을 높인 연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츠, 오푸스 앙상블의 멤버로 활동 중이다. '백조 고기를 굽는 사나이'의 오케스트라 구성에 비올라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이한나의 연주를 더욱 돋보이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또한 이날 연주회의 처음은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중 1막 전주곡이, 휴식 후 2부 처음은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이 장식한다.'뉴 골든 에이지'는 이병욱 예술감독과 함께 더 높이 도약하는 인천시향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보여주려는 시리즈이다. 인천시향은 지난 4월 '뉴 골든 에이지'의 첫 번째 무대에서 말러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4월 9일자 16면 공연 리뷰 참조) 공연의 입장료는 R석 1만원, S석 7천원이다. 문의 : (032)438-7772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사진/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2019-10-13 김영준

[김영준의 재밌는 클래식·(29)목신(牧神)]말러·드뷔시에 의해 소환된 '목신'

기존 작법 벗어나려던 '세기말'새로운 음악 창조 소재로 활용'목신'은 숲, 사냥, 목축을 관장하는 신이다. 그리스신화 속 판(Pan)과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파우누스(Faunus)를 통칭한다. 농경시대를 거치며 목신을 표현한 문학과 미술작품은 르네상스 이후 계속해서 나왔다. 그에 반해 음악에선 드뷔시(1862~1918)의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1894년)과 말러(1860~1911년)의 '교향곡 3번'(1895년) 등 비슷한 시기의 두 작품에서 목신이 등장한다.두 작곡가의 작품관과 세기말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낳은 걸로 볼 수 있다. 서양 음악계에선 바흐 이후 200년 가까이 이어진 기존의 작법에서 발전(확대) 혹은 결별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두 작곡가는 목신을 소재로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고자 했다.말러의 작품을 초·중·후기로 나눌 때, '교향곡 4번'까지를 초기로 본다. 초기 작품 중 정점에 있는 3번 교향곡은 6악장으로 구성됐으며, 연주시간은 100분에 달한다. 각 악장마다 부제를 달고 있는데, 여덟 대의 호른 합주로 시작해 큰북에 맞춰 장송행진곡으로 이어지는 1악장 도입부의 부제가 '목신이 깨어난다'이다. 여기서 목신은 자연을 의인화한 것이며 세계와 우주를 의미한다. "교향곡을 작곡한다는 것은 가능한 모든 기교를 이용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던 말러는 목신을 내세워 파격적 작품을 창조해 냈다.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선 인상주의 미술과 상징주의 시(詩)가 유행했다. 드뷔시는 당대 미술과 시의 경향을 작곡의 자양분으로 삼았다. 기존의 작법과는 다른 방식을 택한 드뷔시는 옛 중세 선법과 음계,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처음 본 자바음악 등으로 대체한 새로운 음악을 창안했다. 그의 출세작이자 최초의 인상주의 음악인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은 그렇게 세상이 나왔다. 드뷔시는 이 작품의 초연 때 곡해설에서 "나는 말라르메의 시('목신의 오후')를 자유롭게 회화로 표현했다. 시 전체를 샅샅이 다룬 것은 아니고 하나의 배경으로 삼아 그 분위기를 그렸다"고 썼다.마침 인천시립교향악단(지휘·이병욱)이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을 연주한다. 125년 전 출현한 위대한 인상주의 음악을 인천에서 확인할 흔치 않은 기회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9-10-10 김영준

산업도시·노동가치… 되돌아본 '기회의 땅'

국립민속박물관 조사 토대 생활문화 유물·영상 300점광복후 공업史·임금 투쟁… 학술회의·음악제 행사도'2019 인천 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인천광역시와 국립민속박물관이 공동으로 주최한 특별 전시 '노동자의 삶, 굴뚝에서 핀 잿빛 꽃'이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최근 막을 올렸다.내년 2월 16일까지 이어질 이번 전시는 2017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진행한 '인천 공단과 노동자의 생활문화' 학술조사를 토대로 인천의 민속문화를 소개하는 자리이다. '1부 인천에서 만들다'와 '2부 어느 하나 가볍지 않은 삶'으로 구성된 전시회에는 노동자들이 입었던 작업복, 동료들과 찍은 사진, 삶을 기록한 일기를 비롯해 당시 생산된 경인사이다 상표, 성냥과 밀가루 포대, 삼익악기 등 각종 유물 및 영상 300여점이 전시됐다. 1부는 광복 이후 인천 공업의 역사를 소개한다. 1950년대 인천은 일제강점기의 왜곡된 공업구조를 극복하고 6·25전쟁의 피해를 회복해나갔다. 1960년대는 고도성장하는 국가 경제와 함께 인천의 경제가 동반 성장했고, 부평과 주안에는 최초의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섰다. 1970년대 이후에는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따라 인천의 산업구조는 석유화학 및 조립금속을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 화장품과 바이오, 로봇 산업 등 첨단산업으로 도약해나가고 있다. 2부에선 열악한 작업환경을 감내하며 생계유지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았던 노동자들이 삶을 보장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쟁했던 모습을 소개한다. 인천은 '기회의 땅'이었다. 전쟁을 피해 모여든 사람들은 인천에 정착해 의식주를 해결했다. 노동자들의 일상과 살림살이를 통해 노동자들은 새로운 꿈을 위해 노력하며 살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인천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산업도시로서 인천의 발전상과 함께 공단 노동자를 이해하고 노동의 가치에 공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기간 중 '인천공단 노동자의 삶' 학술회의와 렉처 콘서트, 갤러리 토크, 노동 음악제, 교육 워크숍과 사진 전시 등 다채로운 연계 행사도 마련된다. 문의 : (032)440-6750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1960년대 대성목재 전경. /인천시립박물관 제공경인사이다 상표. /인천시립박물관 제공동서식품이 제조한 커피 용기와 관련 물품. /인천시립박물관 제공

2019-10-10 김영준

100개 동아리 참여… 11~13일 '제1회 서구생활문화축제'

인천서구문화재단은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제1회 서구생활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서구문화재단은 관내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생활문화동아리를 한 데 모아 함께 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약 100개의 동아리가 공연, 전시 등을 진행하게 된다.첫날인 11일에는 오후 6시부터 서구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인천서부교육지원청 '서구두빛나래협의체' 청소년 공연팀과 청년예술가지원사업 대상자인 임태현 씨의 비보이 공연이 펼쳐진다. 12일에는 낮 12시부터 성인 동아리들의 공연이 진행되며, 야외에서는 체험, 판매 부스가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5개 동아리가 함께 참여하는 뮤지컬 'Dreams Come True' 작품이 이날 행사의 마무리를 장식한다.13일에는 청년예술가 오현 씨의 전통국악 공연 등이 진행되고, 이 외에도 퍼레이드 공연, 그림 그리기 대회 등의 다양한 행사가 함께 열린다.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인천서구문화재단 홈페이지(iscf.kr)에서 확인하거나 전화(070-4174-7614)로 문의하면 된다.서구 관계자는 "올해 처음 개최하는 이번 축제가 지역 동아리들이 활동을 공유할 수 있는 장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며 "서구의 생활문화 활성화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2019-10-08 공승배

흥겨웠던 7080시절로 'BACK다방'

신포시장 12·13일 포크무대 구성30~40년전 나이트클럽 요소 접목가수 백영규·DJ 김유철 등 만나인터넷 중계… 관객·시청자 소통인천 중구 신포동에서 포크 음악의 새바람이 시작된다. 1960~1980년대 젊은 세대에 큰 영향을 끼친 포크 음악을 주제로 한 '제1회 신포동 포크 음악축제'가 오는 12일과 13일 오후 7시 신포시장 인근 문화의 거리에서 펼쳐진다.신포시장연합회가 주최하는 신포동 포크 음악축제의 기획과 연출은 인천 출신 가수 백영규가 맡았다.백영규는 지난해부터 음악다방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활용한 '백다방 콘서트'를 진행해 왔다. 이번 축제에서도 백다방 콘서트의 요소들이 활용되며, 1970~1980년대 나이트클럽의 요소들도 접목해 새로운 구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12일 출연진은 채은옥, 조덕배, 신계행, 백영규, 김영목, 딕훼밀리를 비롯해 옛 드라마 '아들과 딸'에서 도끼빗 DJ로 출연했던 탤런트 윤철형으로 구성됐다. 13일 무대에는 양하영, 김학래, 박강수, 서J, 백영규, 박호명, 팝페라 그룹 엘루체, 인천 마지막 DJ 김유철 등이 오른다.백영규는 "제1회 축제이고, 제한된 예산으로 인해 화려함 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신포시장 상인들과 주말을 맞아 시장을 찾은 시민, 중·장년의 음악팬 등 모두에게 포크 음악의 묘미와 함께 30~40년 전 추억을 떠올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축제를 앞두고 시장 인근 등 중구 지역에서 현장 홍보를 진행했는데, 시민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면서 "실력 있는 뮤지션들과 시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우리나라 포크 음악의 획을 그은 인물들로 구성된 축제 출연진들은 중·장년 시민들의 포크 음악 갈증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백다방 TV'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될 예정인 이번 축제는 현장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교감을 이끌어 내는 등 새로운 공연 문화를 만드는 데에도 일조할 전망이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 출신 가수 백영규/채널넘버식스 제공

2019-10-08 김영준

바로크 선율따라 '가을밤 시간여행'

창단 40주년 '헨델의…' 아시아 투어크리스티, 佛 특유의 음악 발굴·소개17~18세기 레퍼토리 부활 이끈 주역당시 악기 '정교한 고음악 음향 설계''고음악의 거장' 윌리엄 크리스티와 그가 이끄는 레자르 플로리상이 오는 17일 오후 8시 아트센터 인천에서 음악팬들과 만난다. 레자르 플로리상은 창단 40주년을 기념해 헨델의 '메시아'로 아시아 투어 공연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선 아트센터 인천에서 단독으로 개최된다. 특히 크리스티와 레자르 플로리상은 주법이나 음량 등 현대식 악기와는 차이가 있어서 더욱 섬세한 음향을 요구하는 고음악을 정교한 음향 설계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하프시코드 연주자이자 지휘자, 음악학 연구가, 교육자 등 다방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크리스티는 바로크 음악을 재발견해 대중에게 소개한 선구자로 일컬어진다. 1979년 보컬과 기악 앙상블로 이뤄진 레자르 플로리상을 창단하면서 커리어의 전환기를 맞은 그는 대중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륄리, 라모, 샤르팡티에 같은 프랑스의 바로크 작곡가들의 작품을 통해 프랑스 특유의 우아함과 화려함을 간직한 바로크 음악을 발굴하고 소개해왔다. 크리스티와 함께 17~18세기 바로크 레퍼토리의 부활을 이끈 레자르 플로리상은 프랑스 작곡가 샤르팡티에의 오페라 제목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레자르는 '예술', 플로리상은 '꽃 피는' 혹은 '만개하는'이라는 의미로 '만개하는 예술'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바로크 시대의 악기를 이용해 바로크 음악을 구현해내는 이 단체는, 매년 전세계에서 100회 가량의 무대를 선보이며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창단 40주년을 맞이한 레자르 플로리상이 아시아 투어 프로그램으로 선택한 작품은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이다. 기악 연주자만으로 구성된 단체들과 달리 가수들이 함께 구성되어 있는 레자르 플로리상은 40년이란 긴 세월을 함께해온 호흡이 이번 공연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트센터 인천 관계자는 "지난 3월 하이든의 대표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를 혁신적 비주얼 아트로 재탄생시킨 '라 푸라 델스 바우스'의 무대를 통해 2019년 시즌을 시작한 아트센터 인천에서 이번에는 바로크 시대로 돌아가 '윌리엄 크리스티 & 레자르 플로리상'의 공연을 통해 원전연주의 진수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료는 3만~10만원. 문의: (032)453-7700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합창·오케스트라 '레자르 플로리상' /아트센터 인천 제공지휘·음악감독 윌리엄 크리스티, 소프라노 엠마뉴엘 드 네그리, 소프라노 캐서린 왓슨, 카운터테너 팀 매드, 테너 제임스 웨이, 베이스-바리톤 페드릭 로완 (사진 왼쪽부터).

2019-10-07 김영준

모처럼 '입맞추는' 한·중·일… 인천 송도서 내일 '동아시아 합창제'

윤학원 예술감독 '화해·평화' 공연맡아'서로 이해하자' 취지, 각국 민요로 구성 김종현 지휘자 "하나의 앙상블, 상징적"'알라딘' 곡 메들리… 흑인 영가도 연주2019 동아시아 합창제가 8일 오후 7시30분 인천 송도국제도시 트라이보울에서 개최된다. '2019 동아시아 문화도시 인천'의 일환으로 개최되는 합창제는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문화재단과 한국합창지휘자아카데미의 주관으로 개최된다. 한국과 중국, 일본 합창단원들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의 공연으로 진행된다.'동아시아 문화도시'는 한·중·일 3국간 문화다양성 존중이라는 가치아래 2014년부터 '동아시아의 의식, 문화교류와 융합·상대문화 이해'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매년 한·중·일 각 1개 도시를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해 진행해왔다. 올해는 인천과 시안(중국), 도시마구(일본)가 선정됐다. 문화 교류의 일환으로 인천에선 각 도시의 지역합창단을 초청해 수준 높은 음악 공연을 선사하고 향후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3국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합창제를 펼치게 된 것이다.이해, 화해, 평화의 주제 아래 진행될 이번 공연은 한국 합창의 거장 윤학원이 예술감독을 맡았고, 인천시립합창단의 김종현 상임지휘자가 한·중·일 연합합창단을 이끈다. 공연 레퍼토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조금이나마 더 알아가자는 취지 아래 고향을 주제로 한 3국의 민요 2~3곡씩을 비롯 최근 큰 인기를 모은 영화 알라딘의 곡 등 메들리로 구성될 예정이다. 흑인 영가도 연주된다. 반주(피아노)는 김희정이 맡는다.김종현 지휘자는 "정치, 경제적으로 민감해진 지금 이 시기에 3국의 합창단원들이 같이 모여 같은 레퍼토리를 연습하고 서로의 소리를 듣고 맞추어 하나의 앙상블이 되는 이 모습보다 더 상징적이고 적절한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관람안내는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김종현 지휘자.

2019-10-06 김영준

[김영준의 재밌는 클래식·(28)타계한 '블랙디바' 제시 노먼]격조있는 소프라노 '오페라의 검은 여왕'

밀라노 라스칼라·런던 코벤트가든 굴지의 무대 섭렵… 인권운동 앞장지난 1일 오전(한국시간) 우리 언론은 AP통신 등을 인용해 '오페라의 검은 여왕', '여자 파바로티'로 불린 미국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제시 노먼의 타계 소식을 알렸다. 향년 74세.2015년부터 척수손상을 앓았던 노먼은 합병증인 패혈성 쇼크와 다기관 기능 부전으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1945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태어난 노먼은 어려서 피아노를 배우고, 교회 성가대 활동을 했다. 아프로-아메리칸 성악가의 시조격인 마리아 앤더슨과 흑인 가수로는 처음으로 1961년 메트로폴리탄 무대에서 주역을 노래한 레온타인 프라이스 같은 흑인 성악가의 오페라 아리아를 들으며 꿈을 키웠다. 워싱턴DC에 있는 하워드대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노먼은 이후 피바디음악학교와 미시간대학에서 공부했다. 노먼은 대학 졸업 후 유럽으로 건너갔다. 1968년 독일 뮌헨 라디오 방송국이 주최한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노력의 결과를 봤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데뷔 무대로, 바그너의 '탄호이저'에서 엘리자베트 역을 맡아 호평받았다. 흑인 가수가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것에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그는 탁월한 실력으로 극복했다. 이후 밀라노 라스칼라와 런던 코벤트가든 등 세계 굴지의 오페라 무대들을 섭렵했다.주가를 올리던 1975년 돌연 무대를 떠나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노먼은 1980년 복귀해 한층 성숙하면서도 깊어진 목소리와 연기로 10여년 동안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노먼은 1983년 메트로폴리탄 개관 100주년 기념 공연으로 기획된 베를리오즈의 '트로이 사람들'의 주역으로 초대받았다. 프랑스와 독일 오페라의 드라마틱한 역에 특출했던 노먼은 이 공연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노먼은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였는데, 루푸스 환자를 위해 재단을 만들고 집 없는 사람을 위해 후원회를 조직하는 등 흑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에도 앞장섰다. 1989년 7월14일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린 프랑스 혁명 200주년 기념식에서 부른 '라 마르세예즈'는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20세기 후반 캐슬린 배틀, 바버라 핸드릭스와 함께 '3대 흑인 소프라노'로 불린 노먼은 오페라 외에도 독일 가곡과 흑인 영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히트곡과 재즈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격조 있는 최고의 노래를 들려준 위대한 가수였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9-10-03 김영준

풍자·해학으로 풀어낸 '식민에 길들여진 예술인'

극단 골목길의 연극 '해방의 서울'이 오는 11일과 12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오른다.인천문화예술회관의 자체기획 브랜드 공연 '스테이지 149'에 선정된 '해방의 서울'은 '만주전선',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등 식민시대의 암울한 근대사 속에서 다양한 계층들의 삶을 그려온 박근형이 극을 쓰고 연출한 화제의 연극이다. 식민 시절의 종착으로 내닫는 1945년 8월, 아무것도 모른 채 식민의 달콤함에 빠진 영화판 사람들의 이야기를 특유의 해학으로 풀어낸다.맛도 모르는 음료를 비싼 돈을 주고 마시며 상류층 행세를 하는 조선의 예술가들, 부와 명예를 쫓아 모던보이가 되려하는 젊은이들, 권번에 문하생으로 팔려온 어린 소녀들까지 피지배자로 한 세대를 훌쩍 넘겨 살아온 극 안의 사람들은 이제 식민지인으로서의 삶이 더 익숙해진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해방의 서울'은 화려하고 풍요로운 친일의 삶을 동경하는 예술가들의 민낯을 그리며, 여전히 청산하지 못한 역사적 과제와 광복 후 74년 동안 반성과 정죄 없이 해방을 맞은 우리의 예술이 과연 식민으로부터 독립되었는지 되묻는다.예술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들여다 본 친일의 말갛고 우아하게 분칠된 얼굴, 누군가에겐 '아름다운 시절'로 기억되는 그 시절 예술가들의 모습을 통해 '친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공연의 막은 11일 오후 2시와 7시30분, 12일 오후 3시에 열린다. 관람료는 모든 자리 2만원이다.인천문화예술회관이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스테이지149'는 예술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작품들을 통해 인천 공연예술의 현주소(149는 예술회관의 번지수)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담은 기획 시리즈이다. 문의 : (032)420-2735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연극 '해방의 서울' 공연 모습. /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2019-10-03 김영준
1 2 3 4 5 6 7 8 9 10